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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黨“흐뭇” 靑“신중”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 사퇴와 법무부장관 인선 문제로 첨예화된 당·청 갈등 수습 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구성하기로 합의한 당·정·청 고위급 모임인 ‘4인 모임’이 8일 열렸다. 이날 모임은 6일 청와대 오찬에서 합의된 뒤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 정부측 한명숙 국무총리와 이병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백범기념관에 모여 모임의 운영방식과 의제 등을 협의했다. 김 원내대표는 1시간 30분 가량의 회동 후 브리핑에서 “4∼5개 현안에 대해 폭넓게 많은 얘기를 나눴다. 앞으로 현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을 때마다 수시로 비공개·비공식 모임을 갖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협화음 같은 분위기는 없었고 (모임이) 상당히 의미있는 역할을 할 것이란 생각을 가졌다.”고 소개했다. 김 의장 등은 모임에 앞서 청와대가 당의 건의를 받아들여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장관에 기용하지 않기로 한 소식을 미리 접한 듯 표정이 밝았다. 김 의장은 모임을 갖게 된 소감을 묻자 “폭염을 뚫고 전진해야죠.”라고 말했다.‘후임 법무장관 인선 결과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엔 “그런 차원이 아니다. 민심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가서 대통령과 당이 국민 지지를 함께 받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도 “(회의장) 안에서 (법무장관)인사 얘기를 들었다. 대통령이 당의 의견을 존중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후임 교육부장관 인선도 ‘4인 모임’에서 논의되느냐는 질문에 “오늘 논의되진 않았다. 대통령이 인사문제에 대해 당 의견을 듣기로 했으니 그렇지 않겠느냐.”며 당에서 의견을 개진할 뜻을 내비쳤다. 정부측은 조심스러웠다. 한 총리는 “아주 생산적인 시간이었다.”고 했고, 이 비서실장은 “좋은 얘기, 많은 얘기가 있었다. 나는 듣기만 하고 얘기는 안 했다.”며 말을 아꼈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미래 국방 로봇이 맡는다

    적이 숨어 있거나 지뢰가 매설돼 있을지도 모르는 동굴 안을 서슴없이 돌아다닌다…. 험준한 지형이나 장애물에 걸려 넘어져도 벌떡 일어나 거침없이 전진한다…. 군인이라면 어려울 수도 있는 이런 임무를 로봇은 ‘두려움 없이’ 수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육군은 앞으로 10년 안에 이런 정찰용 군사로봇을 개발해 보병부대 및 대테러부대 등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이어 2025년이후 다목적 군사로봇과 중전투 및 화력지원 군사로봇 등을 각각 개발, 실전배치키로 했다.●정찰용 휴대 군사로봇 적이 숨어 있거나 지뢰가 매설돼 있을지도 모르는 지역을 돌아다니며 촬영한 영상을 기지로 보내는 로봇이다. 무게가 20㎏을 넘지 않아 휴대가 가능하다.적 앞에서 연막탄을 터뜨리거나 화학무기 유무를 판별하고 모퉁이를 돌기 전 목을 길게 빼 정탐하는 기능도 있다. 넘어지면 혼자 일어서고 스스로 기지를 찾아올 수 있는 똑똑한 로봇이다. 폭발물 감지센서와 다목적 팔을 갖추고 있다.●지뢰탐지·제거 군사로봇 땅속에 박힌 불발탄이나 대인지뢰, 대전차지뢰 등을 탐지하고 제거하는 임무를 맡는다. 지뢰나 폭탄이 매설된 위치와 영상을 무선으로 송신할 수 있다. 연못을 건널 수 있는 이 로봇은 무게가 4.8t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미국의 ‘미어캣(Meercat)’과 유사한 이 로봇은 개발되면 여단급 공병부대에 배치된다. 개처럼 땅을 기어다닌다고 해서 견마로봇으로 불린다. 지뢰탐색·제거를 비롯해 정찰, 경계, 순찰 등 다목적 임무를 수행한다. 원격제어가 가능하고 동영상을 촬영해 기지로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소·중대급 부대에서 활용할 계획이다.●정찰·전투용 군사로봇 6개의 바퀴로 움직이는 로봇. 중앙에 원격 조종되는 중기관총을 장착해 적과 전투를 벌일 수도 있다. 도로나 야산을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고 적이 숨어 있거나 군사시설이 있는 곳을 촬영해 무선 전송할 수 있다. 여단급 보병부대에 배치될 계획이다.●중전투 및 화력지원 군사로봇 무인 전차와 유사한 형태를 가진 로봇. 대구경 직사포와 대전차 미사일, 기관총 등 중화기를 탑재할 계획이다. 주·야간 영상센서가 부착돼 악천후나 야간에도 적을 향해 화력을 퍼부을 수 있다. 여단급 기계화부대에 배치된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군산항 옛 영화 되찾는다

    군산항 옛 영화 되찾는다

    107년 역사의 군산항이 옛 영화를 되찾는다. 전북도는 2일 지난 1970년대까지만 해도 지역경제를 주도했던 군산항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중·장기 육성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군산항을 전국 8대 항만으로 육성하기 위한 6대 중점사업 계획을 마련했다. 군산항을 식품산업 전용터미널로 육성하고 첨단부품소재 대중국 수출 전진기지로 육성해 서해안의 거점항구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6대 사업은 ▲준설사업 집중관리로 접근성 제고 ▲정기항로 개설과 물류네트워크 구축 ▲7∼9부두 건설 ▲컨테이너 물동량 증대 ▲동서연안도로 연결 ▲군산항 살리기 전담부서 설치 등이다. 군산항 바닥에는 매년 40㎝나 토사가 쌓여 이를 준설하기 위해 내년부터 2010년까지 해마다 200억원을 들여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수심을 깊게 해 5만t급 이상 대형화물선도 자유롭게 입항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정기외항선이 운항하도록 손실액의 일부를 지원해주고 동남아, 미주항로를 단계적으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군산항의 기능 확대를 위해 절실한 7,8,9부두 건설사업을 관련부처와 협의해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오는 2011년까지 7부두를 건설해 연간 하역량을 3200만t으로 늘리고 이후에도 항만시설을 계속 확충한다는 복안이다. 컨테이너 물동량을 대폭 확대하기 위해 선사는 물론 화주와 운송취급인에게도 인센티브를 줘 충청권 물동량까지 확보키로 했다. 인센티브는 전남 광양항 수준으로 올릴 예정이다. 이밖에도 해망동∼구도심∼군장대교를 연결하는 3.2㎞의 도로를 건설해 구도심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군산항은 지난 1899년 5월1일 개항해 1930∼1940년대 일본으로 미곡을 반출하는 중요 항구였으나 이후 부산, 인천, 울산, 마산항 등에 밀려 쇠퇴일로를 걷고 있다. 개항 107년이나 됐지만 1979년에야 현대식 1부두를 건설했고 2000년까지 5부두를 만들어 하역능력을 18선석 1278만t으로 늘렸다. 최근까지 자동차전용부두, 양곡부두 등 6부두까지 건설했지만 연간 하역능력이 1591만t에 지나지 않는다. 군산지방해양청 최인석 계장은 “군산항은 금강하구언에 자리잡고 있어 매년 토사를 준설해야 하고 배후가 약해 물동량이 적은 약점이 있다.”면서 “군장국가공단, 자유무역지역, 새만금지구 등이 활성화될 것에 대비해 항만시설 확충계획을 수립중인 만큼 군산항이 서해안의 거점항구로 옛 영화를 되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재건축 개발부담금제 새달 25일 시행

    오는 9월25일부터 개발부담금제가 시행된다. 이미 재건축을 추진 중인 사업장의 조합원은 법 시행일부터 준공 시점까지의 상승분에 대해서만 부담금을 내면 된다. 건설교통부는 2일 이같은 내용의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정안을 마련, 입법예고했다. 제정안에 따르면 개발부담금은 법 시행일 이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하는 재건축사업 단지부터 적용된다. 부담금은 준공 이후 4개월 이내에 부과된다. 부과된 뒤 6개월 이내에 내야한다. 개발부담금은 준공시점의 주택가격에서 재건축 추진위원회 승인시점의 주택가격·개발비용·정상집값상승분을 뺀 값이다. 준공시점은 추진위원회 승인일이지만 이 법의 시행일 이후 기간에 대해서만 나눠서 부과된다. 전체 부담금은 조합원별로 사업 시작시점 주택가격, 사업 종료시점 주택가격 추정액, 관리처분계획상 청산금 등을 따져 나뉜다. 조합원별 개시시점은 법 시행일 당시의 주택가격이다. 예컨대 A아파트의 추진위 승인시점이 2001년 9월25일이고, 준공시점이 2011년 9월25일이라고 가정하자. 전체 초과이익이 1500억원이고 이에 대한 전체 부담금액이 약 500억원이라도 부담금은 재건축부담금법 시행일(2006년 9월25일)이후 5년에 대해서만 적용돼 실제 부담금은 약 250억원 정도로 줄어든다. 전체 조합원들의 시세차익이 2000억원이고 특정 조합원이 법 시행일 이후 1억원의 차익을 냈다면 그의 부담금은 1250만원(250억원×1/2000)이 된다. 개발부담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주택가격은 공시가격이다. 공시제도 도입 전에 재건축이 착수됐다면 복수의 감정평가 법인이 가격을 조사해 산술평균한 가격을 사용한다. 개발비용은 건설비용, 각종 공과금, 재건축 임대주택 의무건설 비용, 조합운영비 등으로 구성된다. 건설비용에는 공사비, 설계감리비, 부대비 이외에 재건축 사업시 필요한 기존 주택의 철거비, 안전진단비용, 감정평가 수수료, 회계·감사비, 컨설팅비 등 용역비용이 모두 포함된다. 기반시설부담금 및 기존 재건축 임대주택 의무건설에 따른 비용도 개발비용으로 인정한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프리미어리그] 설기현 결승골

    ‘내겐 큰 물이 더 어울려.’ ‘태극 3호’ 프리미어리거 설기현(27·레딩)이 06∼07시즌 개막을 앞둔 프리 시즌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설기현은 27일 뉴덴에서 열린 잉글랜드 리그1(3부 리그) 소속 FC밀월과의 원정 평가전에 선발로 나와 전반 40분 짜릿한 결승골을 터뜨렸다. 레딩은 1-0으로 승리해 프리 시즌 5연승을 내달렸다. 이달 초 챔피언십(2부 리그) 울버햄프턴에서 프리미어리그 레딩으로 둥지를 옮긴 설기현은 이로써 이적 후 네 차례 경기를 통해 2골2도움을 낚으며 주전 경쟁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평소 측면 공격수로 뛰던 설기현은 이날 최전방 투톱으로, 동료 레로이 리타와 호흡을 맞추며 전반 45분만 소화했다. 경기 초반부터 강한 압박과 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며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던 설기현은 전반 40분 상대 미드필더 데릭 맥이네스의 백패스를 가로채 골키퍼까지 따돌린 뒤 왼발로 결승골을 작렬시켰다. 설기현은 “등을 지고 플레이를 해야 하는 스트라이커보다 전진하며 공을 다루는 윙 포지션이 솔직히 편하다.”면서 “오랜만에 스트라이커를 맡아 쉽지 않았지만 어느 위치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국어는 맛나고 시적인 언어”

    “한국 사람, 한국 말을 잘 몰랐는데 정말 고맙다.” 오랜 전통이 살아있는 한국어의 오묘한 멋을 소개한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중견 코니 강(63·한국 이름 강견실) 기자가 쓴 기사가 미국 주류 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신문은 24일(현지시간)자 1면 사이드와 15면에 걸쳐 강 기자가 쓴 ‘당신을 알면 알수록 사랑해’를 게재했다. 경어(敬語)를 사용하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소개한 글인데도 파격적으로 전진배치하고 많은 지면을 할애한 것이다. 기사가 나가자 이날 오전 타임스 편집국에는 강씨를 찾는 전화가 빗발쳤고 e메일도 쇄도했다. 하나같이 “한국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줘 기쁘다.”는 내용이었다. 노스웨스턴 대학을 졸업하던 1964년 뉴욕 로체스터의 ‘데모크래트 앤드 크로니클’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한 강 기자는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 등을 거쳐 1992년부터 타임스에서 일하고 있는 42년 경력의 베테랑. 주류 언론에 진출한 첫 한국 여성인 강 기자의 고국 사랑은 1995년 펴낸 ‘내 조국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도 잘 알 수 있다.1990년부터 한국과 ‘코메리칸’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한국 문화에 대해 글을 써오던 중 한국어에 대해 써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가 마침내 이번에 쓴 것이 놀라울 정도로 큰 반응을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 기자는 어렸을 때 체험한 영어와 한국어의 미묘한 차이, 특히 ‘우리 엄마’‘우리 남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공동체적 의식이 강한 문화를 반영하는 것이며 한국어는 영어보다 훨씬 표현력이 풍부하고 감성적이어서 차라리 시적(詩的)이라고 소개했다. 또 강 기자는 “오랜 전통의 한국 문화, 깊이가 있고 아기자기하면서 맛나고 시적인 한국어를 어떻게 하면 미국인들에게 전달할까 고민해오다 이번에 글을 썼는데, 편집진이 과감히 ‘칼럼 원’에 실었다.”고 말했다.로스앤젤레스 연합뉴스
  • 서울시 5급인사 거센 女風

    서울시 5급 인사에서 여성 공무원들이 핵심 부서 팀장에 발탁되는 등 강한 여풍(女風)이 불었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단행된 서울시 5급 전보 및 교류인사에서 인사 대상자 120명 가운데 여성은 7명으로 모두 주요 보직에 발탁됐다. 특히 이들 가운데 4명은 인사, 감사, 예산, 재정 등 핵심 부서의 팀장에 전진 배치됐다. 서울시는 체육과 지방행정사무관인 변태순(42)씨를 예산과 팀장으로, 해외 연수를 마친 남길순(44)씨를 재정분석담당관실 팀장에 임명했다. 금융도시담당관인 김명주(31)씨를 감사관에, 가족보육담당관 박근수(46)씨를 인사과 팀장에 각각 배치했다. 또 나머지 3명도 주택과와 경쟁력강화기획본부, 체육과 등 주요 부서로 자리를 옮겼다.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끝낼수 없는 ‘영일만 신화’

    포스코가 포항지역 건설노조원들의 불법 본사 점거로 1968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이구택 회장 등 경영진들이 포항으로 총출동,‘비상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포스코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건설사 노사문제 때문에 중요한 해외출장마저 차질이 빚어지고 있지만 ‘법과 원칙’으로 이번 사태를 해결한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건설노조원의 본사 점거가 20일로 8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 회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을 보내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 회장은 “건설 노조원들의 포항제철소 출입문 통제와 검문검색 강행, 직원 집단폭행, 본사 점거로 이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법과 원칙을 무시하는 행동이며 이와 같은 불법과는 도저히 타협할 수 없다고 결심했다.”면서 “한국의 경제와 민주주의가 전진할 것인가 후퇴할 것인가는 법과 원칙의 사회를 정착시키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이 회장은 “그동안 흔들림 없이 자기직무를 묵묵히 수행해 준 직원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다함께 힘을 모아 의연하고 냉철하게 헤쳐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지난 14일 일본 출장을 떠났다가 15일 급거 귀국해야 했다.15∼16일 미탈스틸, 아르셀로 등 세계 철강기업 대표들이 모인 가운데 국제철강협회(IISI) 집행위원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본사 점거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자 일정을 취소해야 했다. 이 회장은 시간을 아끼기 위해 김포공항 대신 부산의 김해공항으로 입국, 곧바로 포항으로 달려가 현황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독려했다.1969년 포항제철 공채 1기로 입사,‘영일만 신화’와 함께 한 이 회장에게 이번 사태는 너무나 충격적이었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본사 집무실을 건설 노조원들에게 뺏긴 터라 기술연구소에 임시로 마련된 집무실에서 작업복을 입고 안전화를 착용한 채 밤늦도록 현장을 지휘하고 있다.윤석만 마케팅 부문장(대표이사)도 이번주 초까지 중국 출장이 예정돼 있었지만 14일 중도 귀국한 뒤 포항에 머물고 있다. 이윤 스테인리스 부문장, 정준양 생산기술 부문장, 최종태 경영지원 부문장, 이동희 기획재무 부문장도 포항에서 비상근무 중이다. 한편 포스코는 21일 정기이사회도 포항 기술연구소에서 열기로 했다. 사외이사들에게 현장을 직접 보여 주고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삶의 일탈 낯선 세상으로

    삶의 일탈 낯선 세상으로

    북적거리는 도시, 스트레스를 한아름 안겨주던 일에서 뛰쳐나와 “나 이번 휴가에는 정말 푹 쉬고 싶어∼.”라며 울부짖고 있다면. 조금은 독특한 추억과 경험이 담긴 여행을 하고 싶다면. 갈 때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태국, 그 중에서도 깐짜나부리의 자연에 나를 맡기자. 깊은 산 속, 콰이강가에 걸린 해먹에 누워 좋아하는 음악을 귀에 꽂고 책 한 권 펼치는 순간. 세상만사 모든 시름을 다 벗어버린 ‘나’만이 존재한다. 글 사진 태국 깐짜나부리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태국 콰이강의 깐짜나부리 정글 래프트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수풀이 무성한 밀림 사이를 흐르는 연한 갈색의 강물, 그 위에 둥실둥실 방갈로가 떠있는 그림을 상상해보라. 어둠이 내려앉으면 전등 대신 호롱불에 의지해 길을 밝힌다.TV도, 에어컨도, 컴퓨터도 쓸 수 없다. 완벽하게 세상에서 벗어나 있다. 혹, 그래서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것은 당신이 들어갈 만한 그림이 아니다. 강가에 쳐놓은 흔들거리는 해먹(그물침대)에 누워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 ‘극도의 한가로움’이 그려지고, 어느 순간 그런 여유를 동경하는 자신을 발견했다면, 이곳에 당신을 던져보라. # 자연 속에 그려넣은 한가로운 나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로 5시간 남짓 떨어진, 멀지 않은 태국에는 방콕, 푸껫, 파타야, 치앙마이 등 유명한 여행지가 많다. 방콕에서 서북쪽으로 120여㎞ 떨어진 깐짜나부리도 어떤 면에서는 꽤나 잘 알려진 곳이라 하겠다. 우리나라에는 다소 생소한 지명이지만, 면적상으로는 태국에서 3번째로 큰 지역인데다, 그 유명한 콰이강의 다리가 있으니. 이런 곳에서 어떻게 ‘휴(休)’를 즐길 수 있겠냐고? 성급한 판단은 잠시 접고, 깐짜나부리 시내에서 서북쪽으로 차를 몰고가자. 태국에서도 손꼽히는 천혜의 밀림, 사이욕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길이다.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가면 연갈색 물이 흐르는 콰이강을 만난다. 이 강변에 있는 작은 선착장에서 롱테일 보트를 타고 달려가면, 바로 그 ‘그림’이 나온다.‘리버콰이 정글 래프트(River Kwai Jungle Raft)’다. # 머리를 비우고, 그냥 자연에 맡기자 콰이강의 연갈색 물은 울창한 밀림, 정글 래프트의 나무 방갈로와 한데 어우러져, 자연스럽고 안정된 그림을 만들어내는 가장 적합하다. 들뜨고 지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연한 베이지톤의 그림이다. 이런 곳에서 누군가 내게 전화를 하지 않았을까, 연락을 해야 한다는 걱정은 필요하지 않다. 당장 컴퓨터를 켜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버렸다. 방갈로 기둥 사이에 매달아 놓은 해먹에 누워 MP3플레이어에 가득 채운 음악을 듣는다. 일에 치여 읽지 못했던 책을 폈다.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가끔씩 지나는 롱테일 보트가 만들어내는 파도에 해먹이 움직인다. 그네처럼 흔들흔들, 재미있다. 책을 읽다가 눈이 피로해지면 눈 앞에 펼쳐진 울창한 밀림을 바라보며 달래준다. 시력까지 좋아지는 듯하다. 테라스에 누워 선탠을 즐기는 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어둠이 내려앉고, 호롱불이 리버콰이 정글 래프트를 은은하게 밝힌다. 저녁식사는 양꿍, 쁘리오 완 등 태국음식으로 차려져 있다. 작은 불빛에 의지해야 하는 어둠이 약간 불편하고, 어색하더니 어느새 적응이 됐다. 오히려 아늑한 느낌이다. 강가에 있어 푹푹 찌던 도심의 더위는 이곳에 없다. 바람이 살랑이며 불어와 에어컨이나 선풍기 따위는 필요 없다. 눈을 뜨는 아침부터 잠자리에 드는 밤까지, 스트레스를 벗어버린 편안함과 시간에 쫓기지 않는 넉넉함, 자연에 동화되는 여유를 그저 만끽하면 된다. # 정글 탐험, 몬족 마을 여행도 좋아 이 무릉도원(武陵桃源)에서 활동적인 무엇인가를 해보고 싶다면-그럴 일은 없어보이지만 혹 지루해졌다면- 콰이강으로 뛰어들어 보자. 카누를 타거나, 대나무로 만든 뗏목을 타고 조금 더 멀리 나가서 수영을 즐기는 대나무 래프팅을 해도 좋다. 구명조끼를 입고 잔잔한 물결에 몸을 맡겨 흘러흘러 가는 것도 꽤나 재미있다. 물살이 세지 않아 조금만 발장구를 치면 원하는 방향으로 쭉쭉 전진한다. 방갈로 뒤편 밀림 속에 태국의 소수민족 ‘몬족 마을’을 돌아보는 코끼리 트레킹을 해도 되겠다. 전통 생활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이들의 마을을 찬찬히 둘러보는 것도 이국적인 문화를 만끽하는 방법. 단, 모기약은 필수다. ■ 이곳에서 休~ 리버콰이 리조텔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 속의 산책, 세상에서 벗어난 여유, 여기에 약간의 ‘문명 생활’을 추가하고 싶다면 ‘리버콰이 리조텔(River Kwai Resortel)’이 딱이다. 사이욕 국립공원 선착장에서 롱테일 보트를 타고 달려가면 밀림을 배경으로 한 목조 건물이 나타난다. 이곳이 리버콰이 리조트다. # 밀림을 정원 삼아 산책하는 맛 선착장에서 보면 그리 넓어보이지 않는 2층 건물이 이 리조트의 본관이다. 롱테일 보트에서 내려 로비로 올라가는 곳곳에 태국 전통 장식품들이 놓여있어 작은 박물관 같다. 로비 한쪽에 맑고 푸른 물이 가득한 수영장과 콰이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레스토랑이 있고, 방갈로로 가는 길에는 ‘매점’도 있다! 확실히 정글 래프트보다는 현대적이다. 50여채의 방갈로가 숲 속에 난 좁은 길을 따라 띄엄띄엄 놓여있다. 함부로 나무를 자르거나 길을 내는 등 밀림을 훼손하지 않고 방갈로를 짓다 보니 이렇게 방갈로들이 멀찍이 놓여졌단다. 자연을 보호하고자 함이었지만, 결국은 울창한 밀림을 리조트의 정원으로 만들어버린 셈이 됐다. 다양한 허브를 재배하는 허브공원이 가까이 있어, 은은한 허브향이 풍겨온다. 밀림을 정원 삼아 산책도 하고, 자연 아로마 요법으로 마음까지 다스린다. 조금 더 걸어가면 태국에서 손꼽히는 규모(길이 280m)의 ‘라와동굴’ 표시가 나온다.107개의 계단을 올라 동굴로 들어갔다. 온갖 기이한 형상으로 만들어진 자연 인테리어로 동굴 안이 화려하게 장식돼 있다. 동굴 안 햇빛이 들어오는 곳에 불상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도 독특하다. 역시 독실한 신자가 많은 불교국가답다.(어른은 200바트, 아이는 100바트) # 여유 속에서 찾는 알찬 즐거움 평상시에 태국식당에서 먹어본 얼큰한 국물 ‘양꿍’과 볶음국수 ‘팟타이’를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은 이곳에서 준비한 독특한 코스다. 주방장이 직접 나와 태국의 채소, 양념 등을 소개하며 만드는 법을 설명한다. 커다란 팬을 들고 온갖 재료를 넣으며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보고, 한끼를 즐기는 재미있는 시간이다. 통돼지 바비큐 뷔페와 캠프파이어가 이어지며 리조트의 밤이 저문다. 연갈색의 콰이강물과 대조되는 깨끗한 수영장에서 물장구를 치거나, 햇살을 즐기는 선탠을 해도 좋다. 콰이강에서 카누, 수영, 대나무 트레킹을 즐기고 온 뒤 피곤함이 밀려온다면 산들바람을 느끼며 태국 전통 마사지를 받아보자. 호사가 별건가. 몸이 노곤해지며 피로가 풀리고 정신이 맑아지는, 여기서 누리는 이것이 바로 호사다. # 여행 정보 ■ 가는 길:태국 방콕의 북부터미널에서 깐짜나부리로 가는 에어컨버스(120바트·100바트는 약 2600원)가 매일 오전 2차례 출발한다.3시간 정도 소요. ■ 여행상품:㈜황금깃털여행(마타하리)는 태국전통안마, 바비큐 파티, 코끼리 트레킹, 뗏목 트레킹(또는 카누), 태국 전통음식을 만드는 쿠킹 클래스 등이 포함된 ‘리버콰이 리조텔’상품을 89만원에 준비했다.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리버콰이 정글 래프트’ 는 79만원. 두 상품 모두 콰이강의 다리, 담넌 사두악 수상시장, 사이욕 너이 폭포, 전쟁박물관 등의 일정이 포함돼 있다.3박5일. 1577-2585,www.goldtravel.co.kr ■ 이곳 뺀다면 아니온만 못하리 # 휘파람이 들려오는 듯, 콰이강의 다리 제2차 세계대전에 지어진 미얀마로 넘어가는 철도용 다리. 영화 ‘콰이강의 다리’(1957년)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푸른 숲으로 둘러싸여 흐르는 연갈색의 콰이강은 전시 상황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고즈넉하다. 다리 위를 걸으면 멀리서 경쾌하면서도 비장한 콰이강의 휘파람 행진곡이 들려오는 듯하다. 다소 허술하게 관리되는 곳도 있어, 발 아래 흐르는 황토빛 강물이 그대로 보이기도 한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경우라면 다리 전경만 보는 것이 좋을 듯. 난간의 모양이 아치형이 아닌, 사다리꼴로 된 곳이 폭파 이후 복구된 부분이다. 콰이강의 다리 위를 달리는 기차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운행한다.20바트. 기차가 지날 때에 대비해 곳곳에 대피공간이 있다. 주로 일본인이 많이 오는 편. 적어도 다리를 만들 당시는 일본이 ‘패전국’이 되기 전 ‘점령국’이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근처 수상 레스토랑(Floating Restaurant)에서 콰이강을 보며 맛있는 태국음식을 먹을 수 있다. 유명 관광지의 식당인 만큼 다른 곳에 비해, 또 보통 태국의 물가에 비해 약간 비싼 편이다. 대다수의 메뉴가 100바트 이상. # 전쟁 관련 갤러리, 전쟁박물관 콰이강의 다리 근처에 ‘제쓰 전쟁박물관(JEATH War Museum)’이 있다. 세계대전 당시 태국에서 일어난 전쟁에 참가했던 일본(Japan), 영국(England), 미국(America), 태국(Thailand), 네덜란드(Holland)의 앞글자를 딴 이름이다. 당시 일본군의 무기와 사진들을 전시해 놓았다. 또 콰이강의 다리 건설 당시의 열악하고 잔혹한 환경을 밀랍인형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조악해보이는 인형의 모습이 오히려 더욱 잔인하고 사실적으로 보인다. 입장료 20바트,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 ‘태국스러운’ 시장, 담넘 사두악 서민의 생활을 보고 싶다면 시장을 가라고 했다. 태국인의 순수함이 남아있는, 방콕 근처에서 가장 크고 활발히 움직이는 수산 시장이 바로 이곳. 황토빛 짜오프라야강 곳곳에 나무로 지어진 주택들과 배를 타고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모인다. 비좁은 수로를 황야우라는 배들이 부대끼며 다니는 진풍경이 펼쳐진다.1시간 정도 구경을 하면서 싱싱한 과일, 먹을거리, 수공예품들을 즉석에서 구입할 수도 있다. 황야우 빌리는 데 500∼1000바트 정도. # 사이욕 너이 폭포 깐짜나부리 외곽 열대밀림 지대인 ‘사이욕 국립공원’ 안에 있는 폭포. 큰 규모의 폭포가 ‘사이욕 야이’, 그보다 작은 것이 ‘사이욕 너이’다. 비가 많이 오는 우기에는 사이욕 너이가 폭포의 웅장함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경관을 연출해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 축제의 천국 말레이시아 말라카 ‘치트라와르나 말레이시아(citrawarna malaysia)’.‘말레이시아의 색깔’이란 뜻의 말레이어로 다인종·다문화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다양한 색깔을 한껏 뽐내는 축제다. 지난 8일 개막돼 말레이시아 전역을 뜨겁게 달궈가고 있다. 독립기념일 축제나 메가세일 축제 등 연이은 축제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이 축제의 개막식에서 사이드 시라주딘 말레이시아 국왕은 2007년을 ‘말레이시아 방문의 해’로 공식선포하기도 했다. 내년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 그동안 이룩한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풍요 등의 바탕위에 관광지로서의 명성 또한 한층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것이다. 엄격한 회교율법이 지배하는 말레이시아 여행에 매력을 못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조용하고 자연친화적인 분위기속에 다양한 색깔을 숨겨둔 말레이시아의 관광지들에 주목하는 사람들 또한 점차 늘고 있는 추세. 그중의 한 곳이 말라카다. 스펙트럼을 통해 뿜어져 나오는 빛처럼 동서와 고금을 아우르는 다양한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 말레이시아의 심장, 쿠알라룸푸르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 세계적 랜드마크인 페트로나스 트윈빌딩 등의 현대적 건물이 눈을 부시게 하는가 하면, 도심에서 1시간거리인 부키팅기 같은 고산지역의 원시림이 폐부를 씻어주기도 한다. 그곳에 야자수 늘어진 해변은 없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의 역사와 문화의 향기를 느껴보고 싶다면, 그네들만의 다양한 전통과 생활상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결코 지나쳐서는 안 될 곳이다. 팔색조의 현란한 날갯깃과 같은 다양한 색깔을 가진 나라 말레이시아. 물이랑 열대과일 몇개 싸들고 팔색조의 중심부를 관통해 보자. 글 사진 말레이시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역사의 향기 가득한 말라카 말라카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의 도시.‘말라카의 역사는 말레이시아의 역사’라는 말처럼 옛것과 새것, 동양과 서양이 절묘하게 융화되어 있는 곳이다.14세기말 수마트라섬에서 쫓겨온 한 왕자에 의해 세워진 말라카 왕조는 해상 실크로드의 동방거점으로 성장하며 풍요로운 시절을 구가했지만,1511년 포르투갈의 침공으로 멸망한 이후, 수백년에 걸쳐 네덜란드와 영국 등 유럽열강의 지배하에 놓이게 된다. 이같은 외세 통치기간의 역사가 토착화되면서 동서양의 문화가 혼재된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게 된 것. 말라카 관광은 현지인들이 에이 파모사(A´ Famosa)요새라고 부르는 산티아고 요새(porta de santiago)에서 시작된다. 포르투갈의 점령 직후 세워진 난공불락의 요새.1641년 네덜란드의 침공으로 파괴됐다가 정복자들의 손에 의해 복원된 다음, 다시 영국과 일본 등의 공격을 받아 정문외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질곡으로 점철된 말레이시아 역사를 웅변하고 있는 곳이다. 하모니카를 불며 관광객들의 동정을 자극하는 악사를 뒤로하고 산티아고 요새 뒤쪽 언덕을 오르면 세인트 폴 처치(St.Paul´s church). 포르투갈의 그리스도교 포교 거점지였지만, 이곳 역시 가톨릭을 박해하던 네덜란드와 영국의 공격으로 파괴되어 벽만 남아있다. 요즘엔 ‘밤이면 밤마다’ 말라카 해협을 배경삼아 내레이션 쇼가 진행되고 있다. 세인트 폴 교회앞에 서 있는 프랑스 신부 성 사비에르(St.Xavier) 동상의 왼쪽손이 가리키는 대로 언덕을 내려오면 스태더이스 광장이다. 말라카 왕국부터 외세 통치시절과 현재까지의 유물들이 보관된 스태더이스기념관, 네덜란드 건축 양식의 크라이스트 처치 등이 있는 곳이다. 얼핏 보기에도 유럽의 시골마을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인상을 받는다. 스태더이스 광장 왼쪽의 존커 스트리트(Jonker Street)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골동품 골목이다. 수백년된 골동품을 파는 가게들과 불교·이슬람교·힌두교 사원이 모여있는 평화의 거리, 그리고 기념품 등을 파는 가게 등이 뒤섞여 있다. 이곳 상권을 주름잡는 사람들은 화교. 그래서인지 중세유럽식 건물에 중국식 홍등이 매달려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조그마한 기념품은 이곳에서 준비하는 것이 좋다. 공항 면세점보다도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유적지외에 특별한 관광코스가 없는 이곳에서 말라카 강(강이라기보다는 수로에 가깝다)을 따라 뱃놀이를 즐겨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 강변에 빼곡히 들어선 전통가옥들과 허름한 현대식 건물에 매달린 빨래들, 그리고 개흙을 뒤져 조개를 잡는 사람 등 현지인들의 생활상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다. 거리가 다소 짧은 것이 흠. 날은 무더운 데다 이곳저곳 구경 하며 돌아다니느라 다리는 아프고…. 숙소까지 편하게 가는 방법을 찾는다면 트라이쇼(trishaw)가 제격이다. 트라이쇼는 세발 자전거 모양을 한 일종의 인력거. 스태더이스 광장이나 존커 스트리트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꽃으로 장식된 트라이쇼에 앉아 야자수 나뭇가지에 걸린 석양을 바라보자면 남국의 정취가 여실히 느껴진다. # 말레이시아의 심장 쿠알라룸푸르 “자동차 기름값보다 사먹는 식수값이 비싼 나라”라는 가이드의 설명이 귀를 의심케했다. 휘발유는 1ℓ에 600원-그것도 최근에 올랐기 때문이란다- 정도. 식수는 300㎖가 채 못 되는 페트병에 800원 가까이 된다. 혹시 이 나라 부자들은 물을 낭비하는 자식들에게 “물을 돈쓰듯 한다.”고 야단칠는지도 모를 일이다. 서울 뺨치는 차량숲을 지나 세계적인 랜드마크,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앞에 섰다. 높이가 452m에 달하는 세계 2위의 마천루다. 쌍둥이 건물로는 세계 최고층 건물이다. 이슬람 모스크 형태를 하고 있는 둥그런 지붕을 밑에서 올려다 보자니 뒷목이 뻐근할 지경. 하지만 이 건물 한쪽을 국내의 한 건설업체가 지었다는 설명에 뻐근함은 곧 으쓱거림으로 바뀌어 졌다. 쿠알라룸푸르 전경을 감상하기에는 KL타워만한 곳이 없다. 특히 야경이 아름다워 ‘다이아몬드 인 블랙(diamond in black)’으로 불리기도 한다. 선웨이 라군(sunway lagoon)리조트도 그냥 지나치면 서운한 곳.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와 경기도 용인의 캐리비안 베이를 합쳐놓은 듯한 대형 테마파크다.2m에 달하는 파도풀장과 170m짜리 인공해변, 그리고 공원 전체를 가르는 길이 400m의 초대형 현수교가 이곳의 자랑거리. # 서늘한 고원(高原) 부키팅기 푹푹 삶는 듯한 도심의 열기를 피하고 싶다면 쿠알라룸푸르에서 불과 1시간 거리에 있는 부키팅기를 찾아가 보자. 말레이어로 ‘높은 언덕’이란 뜻을 가진 곳. 해발 1400m 고원에 위치해 우리나라의 초가을 날씨를 연상케 할 만큼 선선하다. 연평균 기온은 18∼20℃정도. 현지인들이 ‘여름에는 가죽점퍼, 겨울에는 밍크코트’를 입고 찾는단다. 그래서인지 ‘밍크코트’는 몰라도 긴팔옷을 입은 사람들은 간간이 눈에 띈다. 말을 빌려타고 울울창창한 밀림지대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이 권할 만하다. 유의할 점은 음료수나 과자 등의 가격이 쿠알라룸푸르 시내보다 무려 6∼7배에 달할 만큼 비싸다는 것. 또 다른 자랑거리는 골프코스다. 동남아 골프 여행객들 사이에 간간이 회자되는 곳.18홀 규모에 총길이는 6312m다. 페어웨이의 기복이 심해 난이도는 높은 편이다. 하지만 워낙 시원한 곳이니 잘 안 맞는다고 ‘열받을’ 일은 없을 듯하다. # 싱마타이 여행 떠나볼까 10일이상의 동남아시아 배낭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그리고 태국 등 3개국을 돌아보는 ‘싱마타이 여행’을 고려해 볼 만하다.3국을 연결하는 철도와 선박, 버스 등의 교통편이나 게스트 하우스 등 숙박시설이 잘 정비되어 있어 별다른 불편함없이 여행할 수 있다.3개국 모두 우리나라와 비자면제 협정이 맺어져 있는 것도 장점. 체류기간이 30일 이내라면 별도의 비자가 필요없다. 싱가포르(visitsingapore.com), 말레이시아(mtpb.co.kr), 태국(tatsel.or.kr) 관광청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다. 말레이시아 현지여행사인 FM투어(myfmtour.com)의 윤지환씨, 싱가포르 룩 싱가포르여행사(65-6270-8812)의 정 실장(looksingapore@yahoo.co.kr), 그리고 태국 필그림 여행사(66-1-510-0101)의 임 실장(pilgrimthai@hotmail.com ) 등을 통해서도 현지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엔투어(www.ntour.co.kr) 등의 여행사에서는 ‘싱마타이 기차 배낭여행’ 상품을 팔기도 한다.90만∼120만원선. # 여행정보 ●말레이시아는 차량통행 방향이 우리와 반대. 횡단보도 또한 없는 곳이 많다. 도로를 건널 때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고온다습한 아열대 기후지만, 호텔 등에 냉방시설이 잘돼 있어 긴팔 옷 하나쯤 준비하는 것이 좋다. ●물인심이 짠 편이다.4성급 호텔인 데도 음료수가 비치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심지어 미니바가 텅 비어 있기도 하다. 숙소에 들어가기 전 음료수 등은 미리 사둘 것. ●사먹는 식수는 ‘drinking→air mineral→mineral water’ 등 3등급. 물갈이 등에 민감한 사람이면 ‘air mineral’이상을 마시는 것이 좋다. ●욕실에 드라이어나 면도기 등 생활용품이 비치되지 않은 경우도 흔하다. ●전기용품을 사용하려면 국내에서 3핀 어댑터를 준비해 가야 한다. 전압은 220v. ●호텔 등에서 지급하는 영수증은 반드시 확인하고 꼼꼼하게 챙겨둘 것. ●국제전화 요금이 엄청 비싼 편. 출국전에 국제전화 카드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 싸고 재미난 해외여행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시작된다.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올여름 가볼 만한 해외 여행지를 소개한다. 유럽, 남태평양 등 좋은 곳도 많지만 시간과 경제적인 여건을 생각하면 동남아나 중국쪽을 권해본다. 동남아를 제집 드나들듯 돌아다녔다는 엔투어(02-775-0900,www.ntour.co.kr)의 김신철 동남아 팀장이 일반적인 패키지 여행이 아닌 저렴하고 새로운 여행 방법과 여행지를 소개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태국, 가이드없이 떠나보자 가족이 함께 해외를 간다면 ‘돈’이 만만치 않게 드는 것이 사실이다. 태국 전지역을 싸게 여행할 수 있는 타이항공의 에어텔 프로그램인 로열오키드 할러데이스(ROH)를 이용해보자. 어른 두명이 ROH를 이용하면 12세미만의 아이 한명은 ‘공짜’로 경제적인 부담이 확 줄어든다. ROH는 패키지 여행이 아닌 전 일정에 가이드나 인솔자가 없이 오붓하게 가족들만이 즐기는 자유여행이다. 옵션이나 쇼핑의 강요도 없고 팁을 요구하는 것도 없다. 미리 가고 싶은 곳과 일정을 정해서 움직이면 된다. 공항과 호텔이나 여행지로 픽업서비스가 포함되어 있어 자유여행을 처음 떠나는 가족이라도 전혀 어려움이 없는 새로운 상품이다. 가능한 도시는 방콕, 푸껫, 파타야, 크라비, 코사무이, 치앙마이 등 태국의 주요 관광지이며 상품가격은 왕복항공료와 조식이 포함된 숙박 2박, 그리고 픽업서비스를 포함하여 1인 45만원부터다.(02)775-0900. # 열차를 타고 떠나는 동남아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을 잇는 철로를 이용해 이들 나라를 돌아보는 ‘싱마타이.’ 전세계 배낭여행객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동남아 3개국의 관광청이 오랜기간 준비해 온 야심찬 프로젝트다. 유럽여행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야간열차를 타고 국경을 넘는’ 기차여행의 낭만을 동남아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됐다. 각국의 서로 다른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또 앙코르와트가 있는 캄보디아나 홍콩 등 동남아 전 도시로의 연결이 가능해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여행이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싱마타이 simple 푸껫 10일’. 싱가포르나 쿠알라룸푸르 같은 대도시 여행과 야간열차 이동으로 피곤해진 심신을 태국 푸껫의 아름다운 해변에서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상품이다. # 아름다운 자연과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 모여라 깨끗한 산과 바다, 문화 유적지가 어우러진 맥주의 도시 중국 칭다오(청도)는 요즘 인기 상한가. 칭다오가 관광지로 주목 받는 이유는 아름다운 산과 해변·섬뿐 아니라 시내에는 여러 나라의 독특한 문화를 담은 건물들, 다양한 쇼핑거리와 저렴한 해산물 그리고 무엇보다 빠질 수 없는 칭다오 맥주까지 세계적인 여행지로서 모든 조건을 갖춘 곳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표 맥주 칭다오 맥주의 고장인 칭다오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해수욕장인 제1해수욕장에서 물놀이뿐 아니라 칭다오의 상징인 잔교를 걸으며 산책도 하고 저녁엔 시원한 칭다오 맥주 한 잔으로 일상을 잊고 쉬기에 그만이다. 특히 매년 8월에 열리는 ‘칭다오 맥주 페스티벌’은 전 세계 20개 유명 맥주 회사들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맥주축제.10일이 넘는 축제 기간동안 온 도시에 맥주 파티가 열려 우리를 더욱 즐겁게 한다. 올해는 8월13일에 축제가 시작된다. # 세계 7대 불가사의 앙코르와트로 떠나는 사원여행 영화 툼레이더의 촬영 장소로 잘 알려진 앙코르와트는 동남아 전체를 호령했던 크메르 제국의 수도인 시엠리아프, 그리고 그 속에 남아있는 수천 개의 사원들을 가리킨다. 신을 위해 지어진 신전인 이곳은 분명 인간의 세상이 아닌, 신의 세상이다. 유럽과 동남아 여행을 한 사람이라면 이번 여름 꼭 앙코르와트에서 ‘신’들을 느끼며 세속의 때를 벗기를 권한다. 앙코르와트 유적군 외에도 시엠리아프 시내에 있는 올드(old)마켓에서는 현지인들의 생활상을 엿보고 저렴한 기념품도 살 수 있다. 요즘 젊은이들이 가장 관심이 있는 여행지 중 하나이다. # 유토피아 ‘샹그릴라’를 찾아서 영국의 작가 젬스 힐턴의 베스트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의 배경이 되었던 중국 윈난성. 태곳적 웅장한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실존하는 유토피아’라고 불린다. 미얀마, 베트남, 라오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윈난성에는 티베트, 리수족, 라오족 등 약 26개 소수 민족이 살고 있다. 이들이 함께 만들어 가고 있는 독특한 전통과 풍습도 전세계 여행객들이 운남성을 찾게 하고 있다. 윈난성의 대표 도시인 다리와 리장에는 마치 수천년전으로 돌아간 듯한 고성이 그대로 간직되어 있고, 특히 윈난성의 쿤밍은 세계 배낭 여행자들이 모여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같이 여행을 떠나는 곳으로 변신하고 있다.
  • [인디아 리포트] (12) 살아나는 소비산업

    [인디아 리포트] (12) 살아나는 소비산업

    |뉴델리 이기철특파원|뉴델리의 다국적 정보통신(IT)기업 테이타윈드 상무이사인 안슈만 싱(29)씨 부부는 외아들 쿠샤그라(7)와 함께 뉴델리 외곽 신도시 구르가온의 수샨트 로크에 산다. 이들이 사는 방 4개짜리 아파트는 회사에서 빌려준 것이다. 거실 벽에는 이들 가족의 꿈인 5500만루피(1억 3750만원 상당·1루피는 25원 기준)짜리 초호화 자동차 마이바흐 사진을 붙여두고 있다. 마이바흐를 빼고도 그들에겐 꿈이 있다.“유럽풍의 단독 주택으로 이사를 하는 것이다. 이탈리아 대리석으로 수영장을 만들고…” 월 6만루피(150만원 상당)를 받는 IT 회사 렘코 중역인 부인 지티카(27)의 희망사항이다. TV채널 ‘디스커버리’를 보던 쿠샤그라는 광고에 소개되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디즈니랜드를 꿈꾼다.“엄마, 우리 언제 저기 가죠?”라고 아들이 묻자 “내년 초 미국 여행 계획이 있단다. 그때 가자.”라고 엄마가 답한다. 내 집 마련과 자동차 구입 등 이들 가족이 꿈을 이루려면 적어도 2000만루피(5억원 상당)가 든다. 이렇듯 인도에는 소비 심리가 꿈틀거린다. 최근 2∼3년 사이 세계 명품 브랜드가 속속 들어오고 있다. 루이뷔통, 샤넬, 불가리, 크리스티앙 디오르….5성급 호텔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명품은 해외여행을 다녀온 인도인을 중심으로 급격히 번지고 있다. 해외여행객은 2002년 490만명에서 2004년 620만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이 공항 면세점 등을 통해 명품의 매력을 먼저 만끽하고 있다. 라나 고시 타타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인도는 부의 과시 수단으로 전통적인 금에서 명품 브랜드로 넘어가고 있다.”며 “5년 내에 세계에서 2∼3번째 큰 명품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인도인의 구매력이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인도응용경제연구소는 연간 21만 5000루피(537만 5000원) 이상 수입을 올리는 가구가 1996년 120만에서 올해 520만 가구로 4배나 증가했다. 또 연간 1000만명이 절대 빈곤선에서 탈출, 예비 소비계층으로 변신하고 있다. 이순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는 “인도인의 소비 성향은 66%대로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갑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 사람들은 사야 될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미국의 AT커니는 인도를 2005년 이후 2년 연속 소매개발지수 1위 국가로 꼽았다. 소매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세계 최고로 평가했다.2004년 소매유통 시장은 1800억달러에서 2400억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같은 해 한국의 유통분문은 고작 407억달러. 인도의 소매 유통에서 현대적인 판매망을 갖춘 공식부문이 2%에 불과하다. 나머지 98%가 비기업형, 재래형이어서 특별한 신고나 허가절차가 없는 자생적 상점이다. 재래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공식부문의 유통은 늦지만 황소걸음으로 전진 중이다. 단일 브랜드의 경우 올 2월에서야 비로소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51%까지 허용했다. 반면 소매 유통에 대해서는 외국인 직접 투자를 아직 허용하지 않고 있다. 프라카시 사이 인도공과대(IIT) 경영학부 교수는 “98%에 이르는 전국의 영세 소매업자의 반발이 가져올 정치적 부담 때문에 소매유통을 쉽게 개방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델리와 뭄바이를 중심으로 쇼핑몰 건설이 붐이다. 쇼핑몰 면적은 연 117% 가량 증가하고 있다.2001년 3만 3302평에서 지난해 74만 2011평으로 늘어났다. 매장 수도 2003년 25개에서 올해는 220개로,2010년 600여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소매유통 개방에 대한 청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집권당인 국민회의당과 야당인 BJP당은 모두 개방을 지지하고 있다. 관료들도 개방에 적극적이다. 미국과 유럽 등의 개방 압력도 거세다. 만모한 싱 총리와 카마 나드 상공장관은 “올해 안으로 유통시장 개방 여부에 대해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유통시장을 전면적인 것이 아니라 제한적·단계적 개방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집권당에 연합정당으로 참여하고 있는 공산당은 실업증대를 이유로 개방을 반대하는 것이 걸림돌이다. chuli@seoul.co.kr ■ 인도 백화점 가보니 |뉴델리·하이데라바드 이기철특파원|인구 1300만여명의 인도 수도 뉴델리에는 백화점이 없다. 쇼핑은 주로 재래시장에서 하거나 뉴델리 유일의 종합쇼핑센터인 ‘안살플라자’를 찾는다. 안살플라자는 반원 형태의 3층짜리 건물 두 동이 마주보면서 큰 원을 이루고 있다. 의류를 중심으로 식당가 등이 형성돼 있다. 지난 11일 금융중심지 뭄바이 연쇄테러에서 보듯 불안요소가 많다. 건물마다 경비가 무척 삼엄하다. 입구에는 금속탐지기가 설치돼 있다. 옆에는 회갈색 군복 차림의 보안요원이 감시의 눈을 번득인다. 안에 들어서면 가게마다 다시 보안요원들이 있다.2층 ‘뮤직월드’의 보안요원 비나이는 “테러 방지를 위해서 가방은 갖고 들어갈 수 없다.”며 제지했다. 번호표를 받고 가방을 넘겼다.70평 남짓한 크기의 뮤직월드에는 음악과 영화 CD·DVD, 게임기 등을 진열, 판매하고 있다. 음악 CD는 1장에 160루피(4000원). 관리직원 쿠마라네는 “젊은이들이 하루 600∼1000명 정도 오며 뉴델리에서 몇 안되는 엔터테인먼트 매장”이라고 자랑했다. 그 옆에는 청바지 ‘게스’ 매장.30평의 매장에는 청바지가 걸려 있다. 여직원 아초모노는 “20∼30대 여성고객이 대부분으로 하루 80∼100명 정도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붙어 있는 가격대가 만만찮다. 하나를 집어 들어보니 8995루피(22만여원)였다. 옆의 것은 6999루피(17만여원)였다. 아초모노는 “청바지는 전부 수입산이고 관세가 많이 붙어 홍콩이나 싱가포르보다 더 비싸다.”고 말했다. 인도에서 6번째 도시인 하이데라바드의 5층 건물 ‘센트럴백화점’. 실내 음악은 시끌벅적했고, 젊은 남성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지하 1층 주차장엔 쇼핑객들의 오토바이가 빼곡하게 주차돼 있다. 이런 인도 소매 유통시장에 세계의 기업들이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인도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유통회사는 세계 1위 월마트이다. 월마트는 2005년 인도에서 섬유와 액세서리 제품을 12억달러어치나 수입했던 것을 강조하며 정부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테스코도 ‘홈케어마트’와 제휴,2010년까지 50개의 매장을 개점할 계획이다. 인도가 세계 유통 춘추전국의 중심지로 예고되고 있다. chuli@seoul.co.kr ■ 황인도 롯데제과 인도 법인장 |첸나이 이기철특파원|“인도의 유통시장은 양극단으로 나뉘어 있다. 대중들에게 아주 싼 가격으로, 부유층에겐 최고급 명품으로 치고 들어가야 한다.” 황인도 롯데인도 법인장은 “인도가 개방경제로 전환한 지 16년째이지만 유통은 여전히 문을 닫고 ‘쇄국’을 유지하고 있고 재래시장이 중심축”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2004년 5월 인도로 진출했다. 황 법인장은 남부 첸나이에 본사를 둔 ‘패리스제과’를 진단하기 위해 재무팀장으로 인도에 발을 내디뎠다. 진단결과 인수가 매력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1900만달러(240억원 상당)로 주식공개상장(IPO)을 통해 80.39%의 지분을 매입, 인수했다. 사탕과 껌을 생산하는 이 회사를 인수함으로써 롯데는 외국기업에 빗장을 걸어 잠근 소매유통 시장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었다.“인도에는 600만개의 소매점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과자를 파는 곳이 350만개다. 롯데 제품을 취급할 소매점포 60만개를 확보했다.” 하지만 물류비용과 시간도 만만찮다고 하소연한다.“첸나이에서 수도 뉴델리까지 제품을 싣고 오가는 데 한 달이 걸린다. 주마다 주세(州稅)가 다 달라 판매할 때 곤혹스럽다. 또 아삼 등 서뱅골지역에 들어가려면 다시 ‘보호지역입국허가(PAP) 비자’를 받아야 한다.” 롯데인도는 폰디체리의 제과공장(3000여평), 첸나이 시내 공장터(1만여평), 첸나이 포드자동차 옆에 연구개발센터(1500여평) 부지가 있다.“첸나이 시내의 공장터는 공해문제 등으로 2001년 폐쇄됐다. 살 때 20억원 가량 들었는데 지금은 5배 정도 올라 100억원을 웃돌지요.” 그는 첸나이 시내 땅을 두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호텔은 허가가 가능하다는데 서울 잠실 롯데월드와 같은 위락시설의 허가를 안 내줍니다.” 그러나 그는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며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다. chuli@seoul.co.kr
  • 하반기 부동산시장 재편?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거래 과정이 한층 투명해지면서 시장 재편 조짐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청약제도 개편 움직임으로 청약통장가입자들의 움직임도 예상된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는 더욱 강화되고 무질서한 시장이 잡히면서 거래는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 투명성 확보로 투기 잡는다 실거래를 기반으로 하는 아파트 거래 통계가 나온다. 완벽한 통계는 연말쯤 구축될 예정이지만, 정부는 담합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곳에 대해선 우선 확보된 실거래가를 공개, 급한 불을 끄기로 했다. 실거래가 통계가 구축되면 소비자들은 정확한 가격정보를 얻을 수 있고, 호가 위주의 가격 통계로 소비자의 판단을 흐리게 했던 사설 정보업체의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시장은 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부터 등기부등본에 실거래가 기재가 의무화되면서 허위계약서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부동산중개시장에서는 ‘업-다운계약서’로 불리는 이중계약서가 대부분 사라졌다. 특히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는 자금조달·입주계획 신고를 의무화해 투기성 거래가 줄어들고 시장경쟁 원칙에 따른 집값 형성 분위기로 접어들고 있다. ●무거운 세금, 매물 증가는 미지수 당장 이달 재산세 고지서를 받아들면 세금 인상을 피부로 느낄 것이다. 과세표준이 되는 공시지가가 지난해 대비 20%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서민주택,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지난해 대비 세부담 상승률이 제한되지만 6억원 이상은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재산세 인상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12월엔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되는데 6억원 이상의 주택 소유자들이 다시 한번 세부담에 놀라게 된다. 내년부터 1가구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중과세 조치도 따른다. 하지만 중과세 조치로 집을 여러 채 갖고 있는 주인들이 팔자 물건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실거래가를 기반으로 양도세를 매김에 따라 실질적인 양도세 인상 요인이 생기면서 기대 수익 하락으로 집주인들이 선뜻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거래 투명성 확보로 수요가 감소, 활발한 거래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청약제 개편, 통장 가입자 우왕좌왕 당장 도입하지는 않지만 소형 아파트에 대해 무주택자 위주의 청약제도 개편 윤곽이 드러나면서 통장 가입자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청약저축 가입자와 무주택자들에게는 유리한 정책이지만,25.7평 이하 민영 아파트 청약을 기다리고 있는 예금·부금가입자는 상대적으로 청약기회를 잃게 된다. 따라서 중대형 아파트를 청약하기 위해 ‘통장 갈아타기’ 증가도 예상된다. ●재건축, 일관된 규제 강화 기반시설부담금, 안전진단강화 등으로 재건축 시장은 더욱 움츠러들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늘어나는 면적에 대해선 기반시설부담금을, 조합 개발이익이 3000만원을 초과하면 조합원에게 개발부담금을 물린다. 사업의 투명성 확보와 함께 개발이익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8월부터는 재건축 예비안전진단을 공적기관에 맡겨야 한다. 사업의 첫 단추부터 엄격히 적용, 무분별한 재건축을 막고 투기 수요를 줄이자는 취지다. 서울 강북 뉴타운 사업은 상대적으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 강북에 2곳의 도시재정비촉진지구가 지정되는 것을 시작으로 강북 재개발 시장 분위기는 한껏 달아오를 가능성이 크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이재민 힘내세요”

    제3호 태풍 ‘에위니아’가 몰고 온 집중호우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전남과 경남·북 등에서 11일 수해복구 활동이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일선 지방자치단체와 관계 당국에 따르면 공무원과 군병력 등 공공부문의 대규모 인력과 중장비가 피해지역에 투입되고, 주민들도 주택보수에 나서는 등 복구에 안간힘을 쏟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태풍 ‘에위니아’로 전진권(54·경남 창녕군)씨 등 4명이 숨지고, 권영주(62·경북 상주시)씨 등 3명이 실종되는 등 모두 7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122가구가 물에 침수되고 15동의 주택이 부서졌다. 농경지 1만 4790㏊가 물에 잠기고, 도로 44곳, 교량 2곳도 파손됐다. 특히 전남 여수지역은 상가와 주택 등 51개동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고, 경남 진주에서는 남강댐의 방류량이 늘면서 농경지 318㏊와 주택 171가구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아울러 창녕군, 사천시, 함안군, 여수시, 장흥군, 제주 등에서 모두 317가구 86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217가구 647명만 귀가했고 나머지는 마을회관 등 수용시설에 대피해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이용섭 행자부 장관은 이날 피해가 많은 경남 진주시와 산청군 등을 방문해 피해상황을 직접 점검했다. 한편 소방방재청은 지금까지는 자연재해에 대한 피해복구조사를 시·군·면 등에서 실시했으나 이번부터는 피해현장에서 직접 이재민을 대상으로 ‘자연재해지원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자연재해지원센터에는 전기·가스·농촌지도업무 등과 관련된 전문가들이 참여해 안전점검 지원과 함께 각종 상담 활동을 벌이게 된다. 진주시는 필수요원을 제외한 전 공무원 1190명과 군병력 230명, 민방위대원 1756명 등 모두 3200명의 인력과 중장비 등을 투입해 피해주민들의 생계를 위한 복구작업을 벌였다. 진주에는 200㎜ 이상의 폭우로 문산지역 삼곡, 남서, 오곡 등 7개 마을과 농경지 1000여㏊가 침수됐다. 육군도 피해복구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서 경남과 부산·울산지역에 육군 39사단과 53사단 예하의 14개 부대 400여명과 차량 24대를 긴급 투입했다. 하지만 전남지역은 전남 해상에서 활성화된 장마전선이 서서히 북상하면서 평균 30∼60㎜, 많은 곳은 80㎜의 폭우가 쏟아질 전망이다. 도는 전날부터 시·군 공무원과 소방대원 등을 투입해 피해 복구작업에 나섰지만 또다시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경우 복구작업에 상당한 차질이 우려된다.한편 노동부는 11일 태풍 ‘에위니아’의 피해를 입은 업체에 고용·산재보험료를 연말까지 연장해주기로 했다. 체납액이 있어도 압류된 재산의 체납처분 집행을 연말까지 유예한다. 납기연장을 받고자 하는 업체는 근로복지공단(전화 1588-0075)에 신청하면 된다.전국종합 남기창 이동구기자 kcnam@seoul.co.kr
  • [이경형칼럼] 레임덕 콤플렉스

    [이경형칼럼] 레임덕 콤플렉스

    7·3개각이 단행된 이튿날 열린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이 정부가 끝날 때까지 속앓이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회의에 차관들이 대리 참석을 많이 하면 ‘대통령이 힘 빠졌다.’는 식으로 신문들이 쓸까봐 우려했다며 심기의 일단을 보였다.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교육부총리 내정 등 청와대 참모 출신의 내각 전진 배치를 두고, 언론에선 지방선거의 민심에 역주행하는 코드 인사라며 연일 비판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대통령도 이래저래 ‘속앓이’를 하겠지만, 무엇보다 듣기 싫은 소리는 ‘힘 빠진 대통령’이라는 말일 것이다. 임기가 있는 자리엔 필연적으로 레임덕이 있게 마련이다.5년 단임제 현행 헌법 체제 이후 역대 대통령이 모두 임기 말년에 비슷한 탄식을 했다.6공의 노태우 대통령은 3당 합당 이후 YS(김영삼)쪽으로 ‘힘’이 이동하면서 일찌감치 레임덕을 맛보았고, 기(氣)가 엄청 셌던 그 YS도 임기 말에 가서는 이회창 지지세력에 의해 ‘03 마스코트’가 패대기쳐지는 수모를 당했다.DJ(김대중)도 임기말 1년전부터 측근들의 비리로 힘이 빠지다가 끝내 아들들을 감옥에 보내기도 했던 것이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여권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 가운데 하나는 자신감 상실과 축소지향적 사고의 팽배다. 여러 곳에서 감지되는 민심 이반과 야권에 대항할 만한 차기 대권 주자의 부재 등이 자신감 상실의 주된 원인일 수 있다. 또 지금부터는 일을 새로 벌이기보다 서서히 마무리하는 시기이므로 국정 운영에 있어 축소지향적 사고가 작동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축소지향적 사고의 밑바닥에 레임덕 콤플렉스가 자리잡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레임덕에 빠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조바심이 과잉 방호 장치를 만든다는 뜻이다. 이른바 ‘대통령의 남자들’을 내각에 추가 포진시킨 이번 개각 중 특히 김 전 실장을 부총리로 기용한 것을 보면 그런 감이 든다. 본인의 탁월한 능력 여부를 떠나 현 부동산 정책을 주도하면서 ‘세금 폭탄’발언으로 서민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한 인사를 하필이면 교육부처의 수장으로 내정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바깥 세상의 돌아가는 얘기를 듣기보다는 확실한 ‘내 사람’‘내 철학’으로 무장을 하겠다는 비장함이 너무 과도하다. 이번 개각이 국정 운영의 일관성 유지 원칙에서 이뤄졌다는 대통령의 진정성을 믿고 싶지만, 마음에 와닿지는 않는다. 왠지 고슴도치가 주변에 미동만 있어도 온 몸의 가시를 곧추세우듯이 임기 말의 벙커 보강 작업에만 몰두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어떤 대통령인들 임기 마지막 날까지 ‘힘 빠진 대통령’으로 남아있기를 원하겠는가. 올 정기 국회만 지나면 대선 정국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판인데, 지금부터 단속을 잘 하지 않으면 정말 국정이 혼란스러워질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분권형 총리’를 더 고집할 필요도 없고, 내각의 친정(親政)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과히 나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 그리고 386비서관들 스스로 레임덕 콤플렉스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성찰하기 바란다. 아직도 1년 반이 남아 있다. 국정 운영의 시야를 넓게 보고, 사고에 여유를 가지면서 남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쫓기듯 정책을 밀어붙이면 ‘폭탄’ 같은 거친 말이 나오고, 그 파장은 폭풍으로 되돌아오는 법이다. khlee@seoul.co.kr
  • 하반기 내집마련 전략

    하반기 내집마련 전략

    하반기에 아파트 사야 하나. 분양받으려면 어디가 좋을까. 미분양·미계약 증가,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보유세 강화 등 각종 규제로 하반기에도 부동산 시장은 약세가 점쳐진다. 하반기엔 ‘8·31대책’‘3·30대책’ 후속 조치가 시행에 들어간다. 다주택자들이 대폭 강화된 세금 고지서를 받아들게 되면 급매물도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는 빛을 내지 못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수요자도 한가지 방법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안의 내집마련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청약통장은 택지지구 아파트 등에 청약통장을 가지고 있다면 판교, 용인 등 인기 지역이나 ‘강북U턴 프로젝트’ 호재를 안은 도심 재개발 물량을 눈여겨 봐야 한다. 미분양이 늘고 있어 신도시를 제외한 택지개발지구나 일반 단지들은 통장 없이도 분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달에 청약부금 및 전용면적 25.7평 이하 소형 평형 청약예금 가입자를 상대로 분양하는 도심 물량으로는 현대건설의 종로구 숭인5구역 재개발 물량과 삼성건설의 동대문구 답십리동 일대 전농 재개발 물량 등이 있다. 현대건설은 숭인5구역에서 총 288가구 중 112가구를 일반분양한다. 평당 분양가는 25평형이 1060만원,33평형이 1300만원선. 삼성물산은 전농 재개발 물량 총 472가구 중 24∼42평형 308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분양가는 평당 900만∼1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전용면적 25.7평 초과 청약예금 가입자라면 서울 충무로4가 충무로자이 등에 청약해 볼만하다. GS건설 충무로 중구청 인근에서 주상복합 충무로 자이 273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청약은 5일부터다. 이밖에 하남 풍산지구나 인천 송도신도시 물량도 눈여겨 봐야 한다. ●미분양 아파트 저렴한 가격에 분양 청약통장이 없다면 미분양·미계약 아파트를 찾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최근 경기도 화성 향남 등에서 미분양이 나오면서 지난 6월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전월보다 2095가구 늘어난 3만 2695가구로 집계됐다.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계속 약세로 점쳐지면서 미분양·미계약 아파트 물량은 늘어날 전망이다. 미분양 아파트는 청약통장을 쓰지 않아도 되는 데다 무이자 융자, 이자후불제, 발코니 확장 등 혜택도 주어진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미분양된 이유가 있는 만큼 단지 규모, 교통 여건, 도심 근접성 등 실수요 목적과 발전 가능성을 두루 살피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수도권 대규모 미분양으로는 서울 성북구 정릉동 현대아파트, 서대문구 북가좌동 두산위브, 경기도 부천시 송내동 대우푸르지오, 오산시 청호동 GS자이 등이 있다. 분양가 아래로 떨어진 마이너스 분양권도 같은 맥락에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알짜 급매물 아파트도 나온다 이 달과 9월 재산세,12월 종부세가 부과되는 만큼 연말로 갈수록 세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다투어 집을 처분하면서 급매물이 나올 전망이다.4·4분기까지 기다렸다가 급매물을 잡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박순신 휴앤파트너스 사장은 “실수요자 입장에서 급매물은 내집마련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10월 이후 늘어날 저가 매물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향후 집값이 크게 오르기도 힘든 만큼 단순 투자 목적이나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구입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특히 사업 초기단계의 재건축은 안전진단 강화, 개발 부담금 부과 등으로 사업이 힘든 만큼 실거주를 겸한 장기 투자 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좋아보이는 급매물이라도 급하게 계약해선 안된다.”면서 “언제부터 나온 매물인지, 싸게 나온 이유는 무엇인지, 집에 하자는 없는지 등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면서 “급매물은 일반 거래보다 빨리 이뤄지기 때문에 중개업소를 수시로 점검하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동작구 첫 여성동장 탄생

    서울 동작구(구청장 김우중)는 1980년 4월 개청이래 처음으로 여성 사무관인 김영란(40)씨를 흑석2동장에 임명했다고 3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그동안 공무원 경험과 경륜이 많거나 나이가 지긋한 사무관을 동장으로 임명하던 관행을 과감히 탈피, 개청이래 처음으로 실력있는 여성 사무관을 일선 행정기관에 전진 배치했다.”고 밝혔다. 김 동장은 지난해 남자 직원들도 하기 어렵다는 감사담당과 감사팀장으로 근무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아 동장에 발탁됐다. 김 동장은 “여성의 섬세함으로 동네 구석구석을 순찰해 주민불편 사항과 건의사항을 챙겨 주민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코드맨 전진배치 정책 레임덕 차단

    코드맨 전진배치 정책 레임덕 차단

    노무현(얼굴) 대통령이 3일 오후 단행한 개각은 지난 주말부터 예상한 대로였다. 열린우리당 내의 일부 반발이 있긴 했지만 미진에 그쳤다. 노 대통령은 인사에 있어 결정적인 하자가 없는 한 마음을 바꾼 적이 없다. 이번 개각은 ‘갈길은 간다’는 메시지인 셈이다. 경제부총리에는 권오규 청와대 정책실장을, 교육부총리에는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내정했다. 또 청와대 정책실장에는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을, 기획예산처 장관에는 장병완 기획예산처 차관을 기용했다. 또 국세청장에는 전군표 국세청 차장이 승진했다. 이번 ‘7·3 개각’은 규모는 작지만 그 함의는 만만찮다. 참여정부가 임기 후반기에 역점을 두고자하는 민생부문의 핵심포스트인 경제·교육의 수장을 바꿨다는 점에서다. 특히 노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국정운영 방향을 꿰뚫고 있는 전·현직 청와대 정책실장을 전진배치, 집권 후반기의 ‘정책집행 친정체제’를 한층 강화시켰다. 이는 국정과제의 마무리와 함께 레임덕(권력누수)을 막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군 주요지휘관과의 대화에서 밝힌 “정치와 역사에 관해서는 원칙주의를 견지해 나가고 적당하게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을 개각으로 구체화한 셈이다. 때문에 5·31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추스르기 위한 국정 쇄신 차원의 개각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노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구상한 인사라는 박남춘 청와대 인사수석의 설명도 이를 뒷받침한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김우식 과기부총리에 이어 경제와 교육부총리까지 핵심 참모들을 중용함에 따라 국정기강을 다시 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국무위원 19명 중 대통령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청와대 참모 출신은 행자·통일 등 무려 8명으로 늘었다. 당출신 7명까지 포함하면 15명이나 된다. 이른바 ‘직할통치 체제’와 다름없다. 관료 출신을 대거 등용하던 역대 정권의 집권 후반기 내각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박 인사수석은 인사 배경과 관련,“(경제·교육부총리) 자리는 굉장히 중요한 정무직이다. 대통령의 국정철학이나 정책방향에 정통하지 않으면 수행하기 어렵다. 내각에서 국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과제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위한 발탁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인재 기용의 폭에서 ‘코드인사’라는 비판을 제쳐 두더라도 ‘편협한 인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울 것 같다. 권 내정자는 OECD 대사에서 지난 4월 중순 청와대 경제수석,5월말 정책실장을 거쳤다. 불과 3개월도 채 안돼 3차례나 자리를 옮긴 형국이다. 이와 관련, 노 대통령은 권 지명자에게 OECD대사 부임 때부터 사회·경제정책을 원활히 아우를 수 있도록 준비시켰다는 게 청와대측의 전언이다. 일찌감치 경제부총리감으로 낙점했다는 말이다. 김 내정자는 노 대통령의 ‘정책 코드의 상징’으로 불린다. 특히 5·31 지방선거의 참패 원인으로 지목된 부동산정책을 주도했었다. 그런 탓에 김 내정자에 대한 여당의 반대는 한때 거셌다. 박 인사수석은 이에 “부동산 정책은 좀 더 기간을 두고 서서히 (성패를)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김 전 실장이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7·3개각’은 원활한 국정의 수행에 초점이 맞춰져 단행됐지만 여당 일각의 반대 의견이 제기된 만큼 참여정부로선 당·청 갈등의 ‘불씨’를 제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독일 승부차기 끝, 아르헨티나 꺾고 4강행

    독일 승부차기 끝, 아르헨티나 꺾고 4강행

    [스포테인먼트 | 박현기자] 독일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후 서로를 얼싸안고 그라운드를 돌며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반면 20년만의 월드컵 정상 탈환을 노리던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굵은 눈물을 쏟아내며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다.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2006독일월드컵 최고의 빅매치는 이렇게 개최국 독일의 짜릿한 승리로 끝났다. ’전차군단’ 독일이 천신만고 끝에 숙적 아르헨티나를 꺾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독일은 1일 자정(이하 한국시간)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벌어진 아르헨티나와의 2006독일월드컵 8강전에서 연장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후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다. 독일의 옌스 레만 골키퍼는 승부차기에서 두번이나 아르헨티나 선수의 슛을 막아내며 영웅이 됐다. 이로써 4강 진출에 성공한 독일은 오는 5일 우크라이나를 3-0으로 대파한 ‘아주리군단’ 이탈리아와 결승행 길목에서 만나게 된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선취골을 성공시키는 등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아쉽게 패하며 다시한번 월드컵 무대에서 쓸쓸하게 퇴장했다. 전반 초반부터 아르헨티나가 짧고 정확한 패스를 바탕으로 독일을 압도했다. 아르헨티나는 16강까지 이전 4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던 하비에르 사비올라를 대신해 카를로스 테베스를 에르난 크레스포의 투톱 파트너로 내세워 탄탄한 조직력을 선보이며 독일을 압박했다. 반면 변함없이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루카스 포돌스키의 투톱을 가동한 독일은 아르헨티나의 거센 압박과 유기적인 패스에 고전하며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전반은 양팀 통틀어 슈팅이 4차례만 나왔을 정도로 다소 답답하게 전개됐다. 후반에 들어서면서 경기가 서서히 불을 뿜기 시작했다. 기선을 제압한 쪽은 아르헨티나였다. 후반 4분 독일 진영 우측에서 얻은 코너킥 상황에서 후안 로만 리켈메가 문전을 향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이 크로스를 공격에 가담한 로베르토 아얄라가 정확한 헤딩슛으로 연결해 오른쪽 골네트를 흔들었다. 아르헨티나의 16강행에 파란불이 켜지는 순간이었다. 한 골을 먼저 넣은 후에도 아르헨티나는 빠르고 날카로운 역습으로 독일 문전을 위협하며 추가골 사냥에 나섰다. 반면 독일은 여전히 무기력한 공격으로 일관하며 좀처럼 아르헨티나 수비진을 공략하지 못했다. 아르헨티나에게 악재가 찾아온 것은 후반 26분이었다. 주전 골키퍼인 로베르토 아본단시에리가 불의의 부상을 당해 결국 레오나르도 프랑코와 교체됐다. 프랑코는 A매치 3경기만을 뛰었던 경험이 부족한 골키퍼로 아르헨티나의 뒷문은 그만큼 불안해질 수밖에 없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27분과 34분 리켈메와 크레스포를 빼고 에스테반 캄비아소와 훌리오 크루스를 투입하며 수비를 강화했다. 한 골을 지키겠다는 심산이었다. 반면 독일은 후반 17분과 29분 다비트 오동코어와 팀 보로브스키를 차례로 투입하며 동점골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결국 굳게 닫혔던 아르헨티나의 골문은 후반 종료 10분 전 ‘헤딩 기계’ 클로제의 머리에 의해 열리고 말았다. 아르헨티나 진영 좌측에서 미하엘 발락이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 버티고 있던 보로브스키가 헤딩으로 클로제에게 연결했고 클로제가 기다렸다는 듯 볼을 정확이 이마에 맞히며 좌측 골문을 시원하게 갈랐다. 독일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낸 천금같은 동점골이자 클로제의 이번 대회 5호골이었다. 이후 양팀은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였지만 추가득점없이 90분의 정규시간을 마쳤다. 연장 전후반 30분 동안에도 양팀은 치열한 몸싸움을 펼쳤지만 더이상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결국 1-1 동점으로 경기가 끝나며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후반 클로제와 교체 투입된 올리버 노이빌레의 골을 시작으로 독일은 4명의 선수가 차례로 골망을 시원하게 흔들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두번째 키커로 나선 아얄라의 슛이 레만 골키퍼에 막혔고 4번째 키커였던 캄비아소의 슛마저 방향을 완벽하게 예측한 레만 골키퍼의 손끝에 걸리며 땅을 쳤다. 레만 골키퍼는 자신이 왜 올리버 칸을 밀어내고 독일의 주전 수문장을 맡고 있는지를 확실히 증명해보였다. forever9@sportsseoul.com ▼실시간중계▼ [승부차기] 독일 4-2 아르헨티나 [연장 후반 15분] 독일 1-1 아르헨티나 : 아르헨티나 마지막 기회. 독일 진영 우측에서 얻은 프리킥도 수비수의 머리에 먼저 맞으며 골과는 무관합니다. 주심의 휘슬이 길게 울리며 경기가 끝납니다. 결국 승부차기로 4강 진출팀이 가려지게 됩니다. [연장 후반 13분] 독일 1-1 아르헨티나 : 아르헨티나 테베스의 슛이 하늘을 향합니다. 문전에서 패스를 주고받은 후 홰심의 오른발 중거리슛을 시도했지만 골문 위로 많이 벗어납니다. [연장 후반 10분] 독일 1-1 아르헨티나 : 아르헨티나의 골로치니가 독일 진영 우측에서 ‘슈터링’을 시도합니다. 앞으로 많이 전진했던 레만 골키퍼가 깜짝 놀라 뒷걸음질 쳤고 볼은 골포스트 상단을 맞고 아웃됩니다. [연장 후반 8분] 독일 1-1 아르헨티나 : 아르헨티나의 골로치니가 아크 정면에서 과감한 중거리슛을 시도했지만 골대 왼쪽으로 벗어납니다. [연장 후반 6분] 독일 1-1 아르헨티나 : 독일 진영 우측에서 아르헨티나의 코너킥. 로드리게스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크루스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위력이 없습니다. 골문 위를 많이 벗어납니다. [연장 후반 3분] 독일 1-1 아르헨티나 : 연장 후반은 완벽한 아르헨티나의 분위기입니다. 거칠게 독일을 밀어붙입니다. 독일은 수비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연장 후반 1분] 독일 1-1 아르헨티나 : 독일의 선축으로 연장 후반이 시작됩니다. 후반 시작과 함께 테베스가 과감한 중거리슛을 시도했지만 레만 골키퍼가 살짝 점프하며 볼을 잡아냅니다. [연장 전반 15분] 독일 1-1 아르헨티나 : 아르헨티나의 곤잘레스가 독일 페널티진영 우측에서 강력한 오른발슛을 시도했지만 정확성이 많이 떨어지며 골문을 벗어납니다. 연장 전반이 득점없이 종료됩니다. 휴식없이 진영만을 바꾼 후 후반이 곧바로 시작됩니다. [연장 전반 14분] 독일 1-1 아르헨티나 : 아르헨티나는 크레스포와 리켈메가 빠진 공백이 너무 큽니다. 공격이 현저하게 힘을 잃었습니다. 분위기 자체도 독일에게 넘겨준 상황입니다. [연장 전반 13분] 독일 1-1 아르헨티나 : 독일의 아르헨티나 진영 우측 코너킥. 발락의 크로스를 메첼더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대 위로 많이 넘어갑니다. [연장 전반 8분] 독일 1-1 아르헨티나 : 아~ 발락 카메라에 딱 걸렸습니다. 아얄라와의 몸싸움 도중 넘어졌는데 어이없게 얼굴을 감싸쥡니다. 목 근처에 아얄라의 팔이 스치긴 했지만 명백한 할리우드 액션입니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경고를 줘야한다면 주심에게 강력히 항의합니다. [연장 전반 5분] 독일 1-1 아르헨티나 : 테베스 정말 많이 뜁니다. 지칠 때도 된것 같은데 공수를 넘나들며 엄청난 운동량을 보여줍니다. 괴물같습니다. 독일 선수들 오늘 테베스 때문에 상당히 애를 먹습니다. [연장 전반 3분] 독일 1-1 아르헨티나 : 테베스가 독일 진영을 돌파하가다 수비수에 걸려 넘어집니다. 코에서 피가나며 치료를 위해 그라운드 밖으로 나갑니다. [연장 전반 1분] 독일 1-1 아르헨티나 : 아르헨티나의 선축으로 연장 전반이 시작됩니다. 치열한 승부입니다. 과연 누가 웃을까요. [후반 45+4분] 독일 1-1 아르헨티나 : 독일의 오동코어가 캄비아소에게 거친 백태클을 가해 경고를 받습니다. 아르헨티나의 프리킥이 무위로 끝나며 경기가 종료됩니다. 연장으로 돌입니다. [후반 45+2분] 독일 1-1 아르헨티나 : 독일 우측에서 아르헨티나의 코너킥. 공격에 가담한 에인세가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수비의 저항에 높이 뜨고 맙니다. 레만 골키퍼가 여유있게 잡아냅니다. [후반 43분] 독일 1-1 아르헨티나 : 아르헨티나의 로드리게스가 페널티킥을 얻기 위한 할리우드 액션으로 옐로카드를 받습니다. 페널티진영 우측 돌파를 시도하던 로드리게스가 람의 태클에 걸려넘어졌지만 주심은 정당한 태클이라고 판정했습니다. [후반 41분] 독일 1-1 아르헨티나 : 독일 크로제를 빼고 스피드가 뛰어난 뇌빌을 투입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집니다. 후반 막판 동점골이 터지며 오히려 독일이 분위기를 잡습니다. 리켈메, 크레스포를 뺀 아르헨티나는 공격의 창이 매우 무뎌진 상황입니다. [후반 34분] 독일 1-1 아르헨티나 : 이게 웬일입니까. 독일이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냅니다. 발락이 아르헨티나 진영 우측에서 올려준 크로스. 문전에서 보로브스키가 헤딩으로 떨궈줬고 클로제가 문전으로 달려들며 다시한번 헤딩슛으로 연결합니다. 아르헨티나 골문 좌측을 통렬하게 흔듭니다. 클로제의 이번 대회 5번째 골입니다. [후반 34분] 독일 0-1 아르헨티나 : 아르헨티나 3장의 교체 카드를 모두 사용합니다. 오늘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크레스포를 빼고 크루스를 투입하며 수비를 더욱 강화합니다. [후반 30분] 독일 0-1 아르헨티나 : 독일도 선수를 교체하며 공격을 강화합니다. 슈바인스카이거를 빼고 보로브스키를 투입합니다. 아르헨티나 페널티지역 우측에서 오동코어의 슈팅을 테베스가 저지합니다. 볼만을 건드렸지만 주심은 파울을 선언합니다. 하지만 행운의 기회를 골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독일입니다. [후반 28분] 독일 0-1 아르헨티나 : 아르헨티나가 빠른 역습으로 추가골 찬스를 잡았지만 아쉽게 슛이 바깥 골망만을 강하게 흔듭니다. 이번 대회 3골을 기록하고 있는 로드리게스가 페널티지역 우측에서 강력한 오른발슛을 시도했지만 우측 외곽 골망만이 출렁입니다. [후반 27분] 독일 0-1 아르헨티나 : 아르헨티나 두번째 선수 교체입니다. 리켈메를 빼고 캄비아소를 투입합니다. 리켈메가 느릿느릿 경기장 밖으로 걸어나오자 독일 홈관중들이 엄청난 야유를 퍼붓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이제 한 골 지키기에 나서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후반 24분] 독일 0-1 아르헨티나 : 변수가 생깁니다. 아르헨티나 주전 골키퍼 아본단시에리가 부상으로 경기장에 드러눕습니다. 경기에 더이상 뛸 수 없다는 신호를 벤치에 보냅니다. 프랑코 골키퍼가 교체를 준비하고 있고 아본단시에리는 들것에 실려 그라운드 밖으로 아웃됩니다. 프랑코가 교체 투입됩니다. 이번 대회 첫 출전하는 프랑코가 남은 시간 아르헨티나의 골문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후반 19분] 독일 0-1 아르헨티나 : 독일 좋은 동점 기회를 놓칩니다. 아르헨티나 진영 좌측 코너킥. 혼전 중 페널티지역으로 흐른 볼을 발락이 회심의 왼발슛으로 연결했지만 아얄라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골문으로 향하지 않습니다. 아쉽습니다. [후반 17분] 독일 0-1 아르헨티나 : 독일이 분위기 반전을 위해 선수를 교체합니다. 노장 스나이더를 빼고 스피드가 좋은 오동코어를 투입합니다. 오동코어가 침체된 독일의 공격을 살릴 수 있을까요. [후반 15분] 독일 0-1 아르헨티나 : 아르헨티나의 마스체라노가 옐로카드를 받습니다. 아르헨티나 진영 우측 돌파를 시도하던 스나이더에게 거친 파울을 범했습니다. 좋은 지점에서 프리킥을 얻은 독일은 하지만 포돌스키의 어이없는 킥으로 찬스를 날려버립니다. 포돌스키 너무 무책임한 프리킥 처리입니다. [후반 9분] 독일 0-1 아르헨티나 : 아르헨티나가 후반 초반 골을 터뜨리며 수비에 치중하던 독일도 서서히 공격에 나서기 시작합니다. 경기가 빠르고 거칠어집니다. 이제부터가 진짜 승부입니다. [후반 4분] 독일 0-1 아르헨티나 : 아르헨티나가 결국 선취골을 뿜어냅니다. 4강행이 눈앞에 보이는 아르헨티나입니다. 독일 진영 우측에서 얻은 코너킥. 전담 키커 리켈메가 문전을 향해 크로스를 올립니다. 공격에 가담한 아얄라가 클로제의 저항을 뚫고 정확한 헤딩슛을 시도했고 오른쪽 골네트를 흔듭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골이 터지며 경기가 가열되기 시작합니다. [후반 3분] 독일 0-0 아르헨티나 : 테베스가 후반 양팀 통틀어 첫 슈팅이자 이날 아르헨티나의 두번째 슈팅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수비의 저항에 골대 위로 엄청나게 많이 벗어납니다. 대형 홈런입니다. [후반 1분] 독일 0-0 아르헨티나 : 후반 시작과 함께 소린이 경고를 받습니다. 프리드리히의 우측 돌파를 손을 사용해 저지했습니다. 소린은 경고 누적으로 아르헨티나가 4강에 오를 경우 경기에 나서지 못합니다. [후반 1분] 독일 0-0 아르헨티나 : 독일의 선축으로 후반이 시작됩니다. 후반에는 전반과는 달리 재미있는 공격 축구가 전개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전반 45+1분] 독일 0-0 아르헨티나 : 독일이 전반 막판 아르헨티나 진영 우측에서 프리킥을 얻었지만 이렇다할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합니다. 결국 주심의 휘슬이 길게 울리며 전반이 끝납니다. 아쉽습니다. 명성이 비해 너무 재미없는 전반 경기였습니다. [전반 40분] 독일 0-0 아르헨티나 : 경기가 다소 루스하게 전개됩니다. 독일은 수비에 치중하고 있고 아르헨티나가 경기를 주도하고 있지만 독일 수비진을 허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다할 기회없이 40분이 흐릅니다. [전반 34분] 독일 0-0 아르헨티나 : 볼점유율에서 62%-38%로 아르헨티나가 우세합니다. 전반 분위기는 아르헨티나가 조금은 앞서는 상황입니다. [전반 30분] 독일 0-0 아르헨티나 : 독일 상당히 조심스러운 경기를 펼칩니다. 이전 4경기에서 보여줬던 화끈한 공격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 채 다소 답답한 공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너무 긴장한 탓일까요. [전반 26분] 독일 0-0 아르헨티나 : 크레스포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볼을 잡아 슈팅의 기회를 엿봤지만 핸드볼 파울이 선언됩니다. 크레스포 아쉽다는 표정입니다. [전반 24분] 독일 0-0 아르헨티나 : 리켈메가 독일 진영 페널티지역 근처에서 테베스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받아 돌파를 시도했지만 수비에 가담한 발락과의 몸싸움에서 밀리려 그라운드에 넘어지고 맙니다. 파울이 선언되지 않고 그대로 경기가 진행됩니다. [전반 18분] 독일 0-0 아르헨티나 : 독일이 또한번 아르헨티나 진영에서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합니다. 혼전 중 아크정면에 떨어진 볼을 수비수 메르테자커가 오른발 터닝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문 위로 넘어갑니다. [전반 16분] 독일 0-0 아르헨티나 : 독일 좋은 득점 기회가 무위로 돌아갑니다. 아르헨티나 진영 페널티지역 좌측에서 스나이더가 문전을 향해 뛰어들던 발락을 향해 크로스를 올립니다. 발락이 정확히 이마에 맞히며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우측 골대를 살짝 벗어납니다. 클린스만 감독 펄쩍 뛰며 아쉬워합니다. [전반 15분] 독일 0-0 아르헨티나 : 아르헨티나는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특유의 짧은 패스 게임으로 독일은 스피드와 신체적 우위를 앞세운 공격으로 경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팽팽한 기선 싸움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전반 10분] 독일 0-0 아르헨티나 : 독일 진영 좌측 대력 35미터 지점에서 프리킥을 얻은 아르헨티나. 리켈메가 문전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지만 다소 깊어 골키퍼가 곧바로 잡아냅니다. [전반 7분] 독일 0-0 아르헨티나 : 독일, 아르헨티나 문전 대략 40미터 지점에서 에인세의 파울로 좋은 프리킥 기회를 잡습니다. 포돌스키가 과감한 왼발 중거리슛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의 가슴에 안깁니다. 양팀 통틀어 첫번째 유효슈팅이 기록됩니다. [전반 3분] 독일 0-0 아르헨티나 : 독일의 젊은 공격수 포돌스키가 아르헨티나 진영에서 불필요한 파울로 경고를 받습니다. 양팀 선수들 언쟁을 펼치며 기싸움이 대단합니다. [전반 2분] 독일 0-0 아르헨티나 : 경기 초반부터 양팀 선수들 몸싸움과 신경전이 대단합니다. 하프라인을 조금 넘어선 지점에서 아르헨티나가 프리킥 기회를 잡았고 리켈메가 문전으로 올려봤지만 공격에 가담한 에인세의 파울이 선언됩니다. [전반 1분] 독일 0-0 아르헨티나 : 아르헨티나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됩니다. 화끈한 공격 축구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경기시작전] 독일 0-0 아르헨티나 : 독일은 조별예선과 변함없이 클로제와 포돌스키의 투톱을 가동합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사비올라를 대신해 테베스가 선발로 나서 크레스포와 호흡을 맞춥니다. [경기시작전] 독일 0-0 아르헨티나 : 양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등장한 가운데 국가가 차례로 연주되고 있습니다. 선수들 표정에서 비장함이 묻어납니다. 경기장은 시작 전부터 엄청난 열기로 가득합니다.
  • 자릿수는 ‘소형’… 무게로는 ‘대형’

    ‘7월 개각설’의 윤곽이 30일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기획예산처장관의 교체 방침으로 드러났다. 청와대측은 개각이라는 표현 대신 ‘일부 교체’로 불러줄 것을 요청할 정도로 소폭이다. 임명된 지 1개월가량 된 권오규 청와대 정책실장의 교체는 경제부총리 기용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개각의 폭과 관계없이 경제·교육부총리를 동시에 바꾼다는 점에서 의미가 여느 개각과 다르다. 참여정부의 후반기 최대 국정과제가 경제와 교육정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교육부총리의 교체는 ‘경질성’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부동산 정책의 추진과정에서 적잖은 사회적 갈등을 빚었다. 김진표 교육부총리 역시 사의표명 과정에서 대국민 사과를 한 급식 사고와 함께 외국어고 지원방식 등을 놓고 적잖은 논란을 야기했다. 한 부총리는 지난주 말에 이미 사의표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총리 역시 이날 사의표명에 앞서 29일 측근들에게 “(국회로) 돌아갈 생각”이라고 사임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측은 3개 부처의 장관 교체와 관련,“오래된 장관을 대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년을 넘긴 다른 부처의 장관들을 개각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경질’ 인사라는 해석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노 대통령은 후임 경제부총리에 권오규 청와대 정책실장, 교육부총리에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전진 배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한 보각(補閣)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다. 모두 자타가 공인하는 ‘노 대통령의 사람’들이다. 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 파악하는 이른바 코드가 맞는 인물들이다.특히 김병준 전 정책실장은 한명숙 총리와 경합할 만큼 노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 한 총리 임명후 물러날 때도 다시 중책에 기용될 것으로 점쳐져 왔던 터다. 따라서 이번 개각은 5·31 지방선거에 따른 민심수습과 함께 국정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친정체제의 강화로 비쳐지고 있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하반기 부동산 후속대책 시행…주택시장 전망

    하반기 부동산 후속대책 시행…주택시장 전망

    세금 강화,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하반기에도 정부의 ‘옥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도 부동산 경기가 하향 안정세로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하반기에는 8·31대책과 3·30대책의 후속 입법들이 본격 시행된다. 금융권의 추가 대출제한 조치와 금리인상 움직임 등이 이들 규제책과 맞물리면 거래 실종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8·31과 3·30대책에서 나온 세금 폭탄과 재건축 규제가 하반기부터 전격 시행된다. 전국 200㎡ 이상 신·증축 건물에 부담금을 부과되는 기반시설부담금제가 7월12일부터 시행되고,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가 8월25일부터 강화된다. 또 사업 준공시점과 착수시점(추진위 승인일) 집값 차액으로 발생하는 조합원당 3000만원 초과 이익에 대해 최고 50%까지 국가가 환수하는 재건축 개발부담금제도 9월25일부터 시행된다. 주택 소유자들은 대폭 늘어난 부동산 관련 세금 고지서도 하반기부터 손에 쥐게 된다.8·31대책에서 나온 보유세제 강화 방안은 7월 재산세 고지분부터 현실화된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평균 16.4% 상향 조정돼 고가 중대형 주택 보유자의 세금 부담은 전년보다 최고 3배까지 늘어난다. 연말 부과되는 종합부동세와 내년 초부터 1가구 2주택자에게도 적용되는 양도세율(50%) 인상 부분까지 감안하면 시장에 주는 충격파는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다. 사회 문제로 떠오른 부녀회 담합 등 인위적인 집값 끌어올리기 제제 방안이 조만간 나와 입법화된다. 과태료 부과 등 처벌이 검토되고 있다. 또 공공택지내 25.7평 이하 주택은 공공·민간 분양 전량을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청약제도 개편안도 새달초 발표된다. 민간 분양의 경우 지금은 청약예금·부금에 가입한 지 2년이 지나면 주택 소유 여부에 상관없이 자동으로 1순위가 되지만 앞으로는 청약자 연령·가구 구성·무주택 기간·청약통장 가입 기간 등 항목을 나누고 각각 가중치를 부여해 종합점수를 매겨 순위를 정하는 식으로 바뀐다. 정부는 또 내년부터 주택거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실거래가 기반의 집값 통계 시스템인 ‘e부동산 큰 장터’도 운영한다. 현재 민간이 제공하는 아파트 시세는 호가 위주인 만큼 건설교통부가 실제 거래된 가격을 토대로 시세를 알려주겠다는 것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정부가 직접 실거래가 자료를 시장에 제공하면 부녀회가 일정 가격 이상으로 시세를 조작하는 담합도 방지할 수 있는 등 부동산 시장 부작용이 상당부분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값을 올릴 수 있는 변수는 많지 않다.8월 판교신도시 중대형 분양이 예정돼 있지만 실제 분양가를 주변 시세의 90%로 맞춘다는 원칙이어서 차익 실현이 어렵다. 채권입찰제를 위한 채권매입 상한액 설정 기준과 평형에 따른 상한액은 7월초 발표된다. 이밖에 보유세나 거래세 중 하나는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도 목소리도 계속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규제책 등 집값 하락 요인이 워낙 많아 집값을 떠받치기에는 역부족이란 평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하향 안정세’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한다. 최고 5%까지 빠진다는 평가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 팀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콜금리 기준 1%포인트(3.25%→4.25%)나 오르는 등 정부의 강력한 대응 카드가 나오고 있다.”면서 “아파트 신규 대출 억제로 조정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2∼3% 정도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정부의 거품 경고와 개발부담금 등 규제 영향으로 최근 강남권의 재건축 투자 열기가 가라앉았다.”면서 “이에 따라 하반기에 서울·수도권의 전체 아파트값이 5% 정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가 추세에 있는 미분양도 하반기 집값을 끌어내릴 것으로 지적된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리서치팀장은 “상반기에 미뤘던 분양 물량이 하반기에 31만여가구가 쏟아질 예정이지만 주택 구매심리가 위축돼 미분양이 더욱 증가하고, 집값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열린세상] 우리는 행복하다/박강문 대진대 초빙교수

    지난 일요일은 6·25동란 발발 56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공식적인 기념행사는 없었다.‘햇볕’ 정권에서 ‘좌파’ 정권을 거치면서 공식적인 6·25 기념행사가 흐지부지 사라진 지 오래다. 이젠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로 시작하는 노랫말도 가물가물해지고 있다. 이런 결과는 용서와 화해가 이루어져서인가? 그렇지는 않다. 가해측의 참회와 사죄가 없었으므로 용서와 화해의 단계도 없었다. 올해 6월은 월드컵 광풍의 달이었다. 밤낮 없이 모든 지상파 텔레비전은 “이래도 축구 안 볼래?”하면서 축구공 놀이 하나에 전국민을 몰아넣었다.1950년의 6월25일을 상기하게 하는 것은 어디에도 없었다. 축구 축제와 6·25 비극은 함께 걸기에 어울리는 그림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역사적 대사건을 그렇듯 철저히 외면한다는 것은 너무하다. 한국 축구단이 24일 새벽 스위스에 0대2로 지면서 월드컵 광풍은 끝났지만,25일 당일조차 텔레비전은 일요일의 오락 프로그램으로 국민들을 즐겁게 해줄 뿐이었다. 대한민국 짜자작 짝짝. 너와 나의 챔피언. 우리에게 6월은 행복한 달이었다. 월드컵이 없었어도 우리 텔레비전은 6월의 우리를 충분히 행복하게 해 주었을 테지만. 6일 현충일에는 국영방송이 마오쩌둥을 찬양하는 내용이 담긴 특집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국군과 국제연합군이 압록강변까지 전진해 국토 단일화가 눈앞에 보일 때 중공군이 얼어붙은 강을 넘어 대거 쳐들어 왔다. 아군은 무수한 희생자를 내면서 눈물의 1·4후퇴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국토 수복 기회를 짓밟았으며 수많은 젊은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이가 현충일 프로그램의 자랑스러운 주인공이 되었다. 옛날 일은 흘러간 일, 오늘 우리는 그저 행복하다. 지금 우리가 중국과 국교를 트고 광범하게 교류하고 있는 세상이 되어 있다 해도 이럴 수는 없다. 대학생을 가르치는 나는 월드컵으로 모두 미쳐 돌아가는 6월 어느 날 ‘6·25동란’ 비디오를 틀어 주고 감상문을 쓰도록 했다. 대부분의 학생이 이 비디오를 보고서야 그토록 처참한 전쟁이었음을 처음 실감했으며 전쟁의 원인과 과정 역시 처음 알게 되었다고 적었다.6·25동란을 ‘민족해방전쟁’이니 ‘미완의 통일전쟁’이니 떠드는 학자들이 나오고, 교단에서 “군대 가지 말아라. 군대는 살인기술을 가르치는 데다.”하고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있으니, 학생들이 제대로 이 전쟁에 관해 배웠을 리가 없다. 초등 및 중등과정에서 우리 아이들을 제대로 좀 가르쳐 주면 좋겠다.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다고 개탄하게 되는 일면도 있지만, 이런 걱정은 수천년 전의 진흙판 문서에도 있는 것이다. 세계의 다른 아이들과 견주어 보면 우리 아이들은 훨씬 건실하고 예의바르다. 이런 아이들한테 국기에 경례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못된 어른들이 있는 것이 문제다. 감수성이 예민할 때 머릿속에 잘못 심어 놓은 것을 나중에 고쳐 주기는 힘들다. 6월에 6·15 남북공동선언을 기념하는 행사를 요란하게 하면서 6·25 기념행사를 외면하는 것은 잘못이다. 과거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현재에 할 일을 제대로 알지 못하며 바람직한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 국민을 무작정 행복하게 만드는 역사왜곡, 교육왜곡의 폐해가 심각하다. 통일작업은 진정한 화해 과정 없이는 신뢰가 쌓이지 않아 어느 한계선에서 멈출 수밖에 없다. 연방제나 경제협력 등은 기술적인 문제일 뿐이다. 정신의 융합이 함께 가지 않는 기술적인 통일은 성취된다고 해도 분란의 씨앗을 뿌린다. 우리가 젖어 있는 환상에서 이따금 깨게 해서 실상을 다시 살펴보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라고도 하고, 또 무엇이 어찌되면 “전국이 전쟁 화염에 휩싸일 것이다.”라고도 말한다. 이런 폭언은 우리 천진한 꿈을 깨우는 역설적인 교훈의 효과가 있다. 그래도 우리는 그저 행복하다. 너와 나의 챔피언, 대한민국. 낙관주의자들의 나라. 박강문 대진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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