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전진
    2025-08-2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891
  • [프로야구] 두산, 뚝심 OK… LG, 실책 NG

    [프로야구] 두산, 뚝심 OK… LG, 실책 NG

    곰의 뚝심이 쌍둥이의 패기를 잠재웠다. 준플레이오프(PO)를 마지막 5차전까지 치르고 올라온 두산이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나와 13년 만의 ‘더그아웃 시리즈’를 벌인 LG를 4-2로 꺾고 먼저 1승을 챙겼다. 기록을 보면 역대 29차례 PO에서 1차전을 먼저 이긴 팀이 22번이나 한국시리즈(KS)에 진출했다. 두산은 이날 1승을 먼저 챙기면서 이 76%의 심리적 우위를 가지고 나머지 경기를 자신 있게 치르게 됐다. 경기 흐름을 먼저 잡은 것은 두산. 1회 이종욱이 류제국의 2구째를 통타,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나가고 정수빈의 볼넷에 이어 김현수가 우전 적시타를 뽑아 1-0으로 달아났다. 이어 정수빈이 3루까지 내달려 만든 무사 1, 3루에서 최준석의 땅볼을 3루수 정성훈이 악송구한 틈을 타 2-0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LG는 금세 쫓아왔다. 박용택이 우전 안타에 이어 김기태 감독이 2번으로 전진 배치한 이병규(7번)가 노경은의 143㎞짜리 초구 직구를 밀어쳐 105m를 날아가는 홈런으로 연결했다. 그의 이번 포스트시즌(PS) 첫 타석 홈런은 PS 통산 11번째, PO 5번째다. 이후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졌다. PS 첫 승리를 기록하며 1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노경은은 6이닝 동안 88개의 공을 던져 안타를 4개 내주고 삼진을 2개밖에 못 잡아냈지만 타자들을 범타로 유도하는 빼어난 투구로 승리의 발판을 깔았다. 마운드에 설 때마다 영화 스타워즈 주제곡 ‘제국의 역습’이 흘러나온 류제국도 5와3분의1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뿌려 피안타와 볼넷 4개씩을 적어냈지만 탈삼진도 8개나 기록하는 호투를 선보였다. 팽팽하던 승부를 가른 건 7회 LG 3루수 정성훈의 결정적 실책이었다. 정성훈은 1사 3루에서 최준석의 평범한 땅볼을 더듬거려 3루 주자 이종욱이 홈을 밟게 해 PO 한 경기 최다 실책(2개) 타이를 10번째로 기록했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9회 좌중간 담장을 맞히는 2루타로 나간 김재호를 정수빈이 우전 적시타로 불러들여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결국 선발끼리의 맞대결에서는 노경은이 이긴 셈이었다. 노경은은 MVP에 뽑혔지만 “진정한 MVP는 홍상삼”이라고 평가했다. 홍상삼은 노경은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승수보다 더 귀한 세이브를 거뒀다. 노경은은 지금까지의 기세를 이어가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KS)에 오르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플레이오프를 3연승으로 마감하고 한국시리즈에 가자고 동료들과 얘기했다”며 “힘을 아끼기 위해 이른 시일 내에 KS 진출을 결정짓겠다”고 말했다. LG는 김기태 감독이 박용택-이병규-이진영 등 왼손 타자를 배열하고 특히, 이병규를 2번에 전진배치한 전술은 적중했으나 정규리그에서 중심타선 못지않았던 6~9번 타자들이 무안타로 침묵한 게 패인이었다. 5타수 2안타 2득점으로 공격의 물꼬를 튼 이종욱, 그리고 7회 마운드에 올라 승리를 지킨 홍상삼. LG로선 17일 오후 6시 같은 곳에서 이어지는 2차전에서 이 둘을 막을 비책 마련이 절실해졌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기고] 송전탑 갈등, 해외 전력사업의 걸림돌/류향렬 한전 해외사업운영처장

    [기고] 송전탑 갈등, 해외 전력사업의 걸림돌/류향렬 한전 해외사업운영처장

    우리는 2011년 9월 15일의 대규모 정전 사건을 잊을 수 없다. 전력수요 급증에 따른 전력예비력 저하로 대한민국 사상 최초로 전국적인 제한송전 조치까지 이루어졌다. 그런데 그 정전 사건을 겪은 지 채 2년도 되지 않아 전력산업에 종사하는 우리는 요즘 또 다른 역사적 사건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바로 밀양 송전탑 갈등이다. 북경남~신고리 765kV 송전선로 구간 중 양산시, 기장군, 울주군, 창녕군 등 4개 지역의 109기 철탑공사는 완료됐지만, 밀양시 단장·산외·상동·부북면에 걸친 52기 건설은 주민들의 반대 또는 백지화 요구로 5년째 공사 착수 및 중단이 반복돼 왔다. 해당 주민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한전은 그동안 공사를 중단한 채 주민들의 요구를 십분 받아들여 ‘주민·한전 간 대화위원회’, ‘국회공청회’, ‘전문가협의체’를 통해 현실적인 대안도 같이 검토한 바 있다. 하지만 주민들이 요구하는 송전선 지중화와 우회송전 의견은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밀양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어르신들이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일 수 있음을 생각할 때 한전인들도 마음이 무겁고 안타깝다. 하지만 국가의 안정적 전력 공급의 책무를 지고 있는 공공기관으로서 이러한 국책 사업을 더 이상 지연시킬 수는 없다. 한전은 해당 지역 주민들을 위해 송전선로 인접 지역 이주대책, 태양광 밸리사업, 지역주민 개별보상 등 충분한 보상과 지원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국가전력산업의 핏줄인 송전선 건설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가의 모든 산업이 전력 불통으로 동맥경화에 걸리게 되고, 결국 국가 경쟁력 자체가 흔들릴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국책 사업을 흔드는 외부 세력의 개입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되며 이제는 지역 주민들과 한전의 진정한 대화를 통한 해결이 이뤄져야 할 때다. 내년에 준공될 신고리 3, 4호기가 전력난을 해소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한전은 모든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송전선로를 적기에 준공함으로써 내년에 닥칠 전력수급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 내년 6월까지 송전선 건설이 완료돼야 한다. 더 이상 공기를 늦출 수 없는 절박한 시점에 와 있다. 해외 무대에서 발전 분야는 물론 송전·배전 사업을 수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끊임없이 전진하고 있는 한전은 카자흐스탄 송전선로 건설, 서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가나·말리·베냉 4개국 연계 송전망 경과지 사업과 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미얀마, 필리핀, 베트남 등지에서 송전 및 배전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렇듯 해외 송배전 수출사업에 기치를 내걸고 있는 한전이 국내 송전탑 건설 갈등조차 해결하지 못한다면 해외에서 이미지 실추는 물론 전력사업에도 큰 걸림돌이 될 것이며, 결국 국가위상 및 경제발전에 커다란 손실을 초래할 것이다. 우리 국민들의 타협과 합의를 통해 모두가 잘사는 세상을 꿈꾸며 상생의 길로 나가야 할 때다.
  • [어린이 책꽂이]

    리나의 크레파스(신애희 지음·그림, 소년한길 펴냄) 톡톡 토도독. 창밖에 비가 내리는 날, 혼자 집에 있는 리나의 눈에 크레파스가 들어온다. 벽에 동물을 그리던 리나는 벽 밖으로 스윽 나오는 코끼리 코에 깜짝 놀라지만 금세 벽 밖으로 뛰쳐나온 동물들과 온 방을 휘저으며 논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든 세트와 캐릭터들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인다. 1만 4000원. 규칙이 왜 필요할까요(서지원 지음, 이영림·박선희·권오준 그림, 한림출판사 펴냄) ‘규칙은 왜 있는 것일까. 잘못된 규칙도 지켜야 하는 것일까.’ 소이의 물음에 엄마, 아빠는 백성들에게 소시지 금지령을 내렸다가 자신이 참지 못해 규칙을 어긴 로마시대 황제,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해 신을 배반하고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 등 ‘규칙’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1만 3000원. 책 만드는 이야기 들어볼래?(곰곰 지음, 전진경 그림, 사계절 펴냄)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소개하는 사계절 출판사의 어린이 인문교양 시리즈 ‘일과 사람’을 만드는 편집자들이 직접 펜을 들었다. 책과 서류 뭉치가 가득 쌓인 편집자들의 책상, 궁금했던 작가의 작업실, 잉크와 종이 냄새가 코를 찌르는 인쇄소 등 책 한 권이 나오기까지 편집자들이 거치는 과정과 풍경을 재기 넘치는 그림과 글로 담았다. 1만 1000원. 울트라 비밀 권법(박보미 지음·그림, 한솔수북 펴냄) ‘캡숑맨’이 괴물을 물리치려는 결정적인 순간에 TV를 꺼버리는 엄마가 훈이 눈에는 ‘억지로 괴물’로 비친다. 훈이는 ‘억지로 괴물’을 물리치기 위해 비밀 권법을 연마한다. 잔소리가 싫은 아이와 잔소리를 할 수밖에 없는 엄마의 팽팽한 줄다리기와 화해가 만화처럼 전개된다. 1만 1000원.
  • [조한종 기자의 ‘新 해양 실크로드’ 북극 항로를 가다] 우리의 북극항로 정책은

    [조한종 기자의 ‘新 해양 실크로드’ 북극 항로를 가다] 우리의 북극항로 정책은

    힘겹게 베링해협을 달린 배는 11일(현지시간) 오후 북극해항로(NSR) 끝점을 지났다. 그리고 북위 66도 05분, 러시아 극동 시베리아와 미국 알래스카를 나누고 북극해와 태평양을 나누는 폭 40마일(64.4㎞)의 좁은 물길 베링해협에 들어섰다. 러시아 바렌츠해 노바야제믈랴 제도에서 시작된 북극해항로 4175㎞를 지나는 데만 꼬박 13일이 걸렸다. 우스트루가항에서 출항한 지 25일째, 9690㎞나 된다. 지금껏 배는 동시베리아해의 얼음 바다를 건너 극동 시베리아 육지 최북단과 브랑겔섬 사이의 롱해협을 지났다. 이후 척치해에서 하루를 항해한 끝에 베링해협과 만났다. 쇄빙선은 이틀 전 동시베리아해에서 돌아갔다. 배는 외롭게 이틀 한나절을 더 항해한 뒤 베링해협에 이르렀다. 잿빛 하늘과 얼음으로 덮였던 북극해도 롱해협부터 푸른 하늘과 평온한 일상의 바다 모습으로 돌아왔다. 영하 4~5도의 청명한 날씨 속에 먼바다에는 고래가 눈에 띄기 시작한다. 남은 거리는 5834㎞. 러시아 캄차카반도를 따라 베링해와 쿠릴열도, 오호츠크해까지 북태평양 기압골의 영향으로 파도가 심할 게 뻔하다. 배는 10m 높이 파도에도 맞서야 한다. 이런 풍랑을 헤치고 6~7일 내려간 뒤 러시아 사할린섬과 일본 홋카이도 북쪽 소야해협을 지나 동해로 접어들게 된다. 여기에서 2~3일 뒤인 21일 목적지인 광양항에 도착할 듯하다. 운항 여건은 좋아지고 있다. 빠르게 얼음이 녹아서다. 오는 길엔 러시아 영해를 드나들거나 타이완으로 가는 유조선과 동행했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항으로 가는 벌크선도 만났다. 북극항로를 오가는 배가 많아진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도 이번 시험 운항을 시작으로 북극항로 준비를 서두를 때다. 세계적인 조선·해운 분야 기술, 인천공항과 부산항 등 물류 흐름의 유리한 여건을 갖춘 점을 고려해 일회성 관심과 행사에서 벗어나 중장기적인 정책 시스템과 연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우선 북극해 업무의 전문성을 살려 업무를 총괄할 정부조직 설치가 시급하다. 현재 담당 조직이 각 부처에 나뉜 데다 독립된 예산도 확보하지 못해 급변하는 북극항로에 대처하는 데 늦을 수밖에 없었다. 전문가들은 국무총리실 산하에 ‘북극해위원회’를 두고 외교부와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등에 산재한 관련 업무를 총괄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이곳에서 북극해 정책의 비전과 목표, 관련 산업별 기본계획, 투·융자 등 종합 청사진을 수립하라는 것이다. 해운물류, 수산, 조선, 자원 등 북극해 관련 산업별 비즈니스 개발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시베리아 철길과 트럭으로만 접근이 가능했던 카자흐스탄 등 내륙 국가에도 북극항로와 시베리아 내륙수로를 이용한 바지선 수송이 새 운송 서비스로 등장하는 등 급변하고 있다. 이에 부응해 북극항로와 시베리아 수로를 연계한 북극해 내륙수송 서비스 개발에 눈을 돌리는 등 다양한 비즈니스를 개발해야 한다. 러시아의 쇄빙선이 부족해 통항에 애를 먹는 것도 국내자본 투입을 통해 새 비즈니스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는 자국의 자원개발과 북동항로의 활성화를 위해 외국의 자본과 기술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세계적인 우위의 조선, 해양플랜트 건조 기술을 포함해 항만건설 등 관련 부문에 협력을 꾀해야 한다. 러시아, 노르웨이 등 관련국과의 외교력 강화도 절실하다. 북극항로에 대한 기대에 걸맞게 지방자치단체 간의 과열 경쟁도 정리해야 한다. 벌써 국내 기착항을 서로 유치하겠다고 아우성이다. 정부는 국가 이익보다 지자체와 정치권의 이슈로 이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전문가들에게 맡겨 경쟁력을 철저하게 따진 뒤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을 구분해 국가의 미래와 경쟁력에 맞게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내 육상 물류운송 루트의 혁신도 빼놓을 수 없다. 지금까지 국내 물류는 수도권에서 인천항을 잇는 서부축과 부산항, 울산항, 여수항 등을 잇는 남부 종축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북극항로 시대가 열리면 개발에 뒤졌던 동해안 항구를 이용하는 동축 방향의 물류 흐름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도로와 철길을 통한 서부축과 종축의 육상 물류가 과포화 상태이고 경쟁력도 떨어진다. 본격 북극항로가 열릴 때를 대비해 낙후한 동해안 항만들을 다듬어 새 전진기지로 만들 시점이다. 지금 각국의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수에즈와 파나마운하보다 거리와 시간을 줄이는 지름길이라는 판단에서다. 대부분 대통령이나 국가 최고기관에서 챙긴다. 가장 큰 혜택을 입을 러시아는 무르만스크 지역을 포함해 사하 공화국, 백해의 카렐리야 등 북극해항로 인근 10여곳을 개발계획지역으로 정해 인프라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센터장은 “북극해 거버넌스 수립에 동참하기 위해 정부조직별로 관련 산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한편 북극해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법률 제정 등 입법 작업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베링해협 bell21@seoul.co.kr
  • [부고]

    ●류형석(국민대통합위원회 갈등조정부장·국무조정실 부이사관)유석(전 해양수산부)정열(사업)씨 모친상 박신자(전 서울윤중초 교감)김은미(순천전진 환경과장)배경희(반포고 행정실장)씨 시모상 10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2일 오전 6시 (02)2258-5940 ●정도안(해양수산부 국장)씨 별세 1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2)3010-2265 ●김재동(한국항공우주산업 책임연구원)영경(충청대 치위생과 교수)씨 부친상 정완택(성남산업진흥재단 홍보협력팀장)씨 장인상 10일 성남시장례식장, 발인 12일 오전 8시 30분 (031)752-0404 ●김삼식(한국세무사회 위원·세무사)씨 별세 경희(서울세무사회 사원)씨 부친상 9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2일 오전 6시 (02)2227-7587 ●이상곤(신한금융투자 감사부 부장)씨 모친상 10일 경북 청도하나병원, 발인 12일 오전 9시 (054)373-5730 ●김치구(삼성서울병원 주임)씨 부친상 1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02)3410-6901 ●김용석(작가)일진(인창아동센터장)씨 모친상 심창래(YTN 부국장)박형진(디엘가스산업 대표)씨 장모상 10일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 12일 오전 9시 (02)923-4442 ●고창범(전 중앙일보 기자)창완(전 성지테크 상무)씨 모친상 김미숙(제주춤예술원 대표)씨 시모상 10일 제주 한마음병원, 발인 13일 오전 6시 50분 (064)750-9424 ●금동석(디비씨 차장)세정(대교 대리)동민(제스프로 차장)씨 부친상 안준원(사업)김지훈(연합뉴스 증권부 부장대우)나종호(대교 근무)씨 장인상 조현정(유리치투자자문 과장)씨 시부상 10일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 12일 오전 (02)923-4442
  • [프로야구] ‘중심’ 김현수가 터져야 두산이 산다

    [프로야구] ‘중심’ 김현수가 터져야 두산이 산다

    ‘김현수가 살아야 두산이 산다.’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에서 2경기 연속 통한의 끝내기 안타를 얻어맞고 벼랑 끝에 몰린 두산이 주포 김현수(25)의 ‘부활’로 기적의 역전 드라마를 꿈꾼다. 11일 안방 잠실에서 펼쳐지는 3차전은 두산의 사활 갈림길이다. 준PO가 5차전으로 치러진 2005년 이후 1·2차전에서 연패한 팀이 이후 3연승으로 PO에 진출한 경우는 한 차례뿐이었다. 그 기적의 팀이 바로 두산이다. 2010년 준PO에서 롯데에 2경기를 먼저 내준 뒤 3경기를 내리 낚아 PO에 나간 좋은 추억이 생생하다. 두산 마운드는 1·2차전에서 선발 니퍼트와 유희관이 호투하며 나름 제몫을 해냈다. 2경기 평균자책점 3. 이에 견줘 방망이는 무거웠다. 정수빈이 2루타 2개 등 6타수 5안타 2타점, 타율 .833으로 혼자 펄펄 날았다. 그러나 기대를 모은 중심 방망이는 헛돌았다. 3번 민병헌은 6타수 1안타(타율 .167), 4번 김현수는 8타수 무안타, 5번 홍성흔도 6타수 1안타로 기대를 저버렸다. 넥센의 3번 이택근이 1차전 끝내기 안타, 4번 박병호가 1차전 홈런에 이어 2차전 연장 결승 득점을 올리는 등 결정적인 역할 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무엇보다 간판 타자로 ‘해결사’ 노릇을 해야 할 김현수의 부진은 코칭스태프와 팬들을 안타깝게 한다. 1차전 4타수 무안타에 그친 김현수는 2차전에서 조급증을 더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돌아서더니 3회 1사 1루에서는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었다. 게다가 2-1 역전에 성공한 9회 1사 3루에서는 바깥쪽 공을 무리하게 당겨 치는 바람에 전진 수비하던 1루수에게 잡혔고 3루 주자는 홈에서 아웃됐다. 쐐기점을 올릴 수 있던 상황인 터라 아쉬움은 더욱 컸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김현수의 부진에 대해 “심리적인 부담 때문이다. 실마리가 될 첫 안타가 중요하다”며 타순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코치진도 “포스트시즌 징크스도 있고 잘해 보려는 욕심도 커 서두르는 것 같다”면서 “평정심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은다. 김현수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그건 핑계에 불과하다”면서 “내가 가을잔치에서 못하면 많은 말이 나온다. 심리적으로 쫓기지 않고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06년 데뷔한 김현수는 올 시즌 .302 등 통산 타율이 3할(.316)에 달하는 팀을 대표하는 타자다. 하지만 2007~08년 SK와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42타수 6안타, 타율 .143으로 극히 부진하면서 포스트시즌 ‘트라우마’를 앓고 있다.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 .273. 김현수가 운명의 3차전에서 심적 부담을 덜고 호쾌한 타격으로 팀을 구할지 주목된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사회갈등 수준 OECD국 2위·경제 손실 부끄러워 현장행정·소통 강화… 갈등 해소에 최선”

    “사회갈등 수준 OECD국 2위·경제 손실 부끄러워 현장행정·소통 강화… 갈등 해소에 최선”

    정홍원 국무총리는 3일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화와 타협, 배려와 소통으로 우리 사회를 통합된 선진공동체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단기 제4345주년 개천절 경축식 경축사를 통해 “세계적 경제위기와 심화하는 갈등구조 등 수많은 과제와 도전을 극복하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가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 총리는 “오랫동안 끌어온 몇 가지 갈등 문제를 풀어 가는 과정에서 사소한 의견차이가 심각한 갈등 양상으로 확산될 수 있음을 거듭 확인했다”면서 “정부는 적극적인 소통과 현장중심 행정을 통해 우리 사회의 갈등구조를 해소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회갈등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2위에 이르고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도 엄청나다고 하는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총리가 개천절 경축사에 사회갈등 문제를 중점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으로, 경남 밀양 지역 송전탑 공사 등 주요 갈등 현안에 이해 당사자들의 타협과 대화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밀양 지역 송전탑 공사는 중단된 지 126일 만에 전날 재개됐지만 주민과 시민단체 등의 반대로 충돌이 벌어지면서 갈등이 재현되고 있다. 정 총리는 “대한민국은 지구촌이 주목하는 자유와 인권이 살아 숨쉬는 민주주의 국가로 성장, 많은 나라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진보하지 못하는 역사는 퇴보를 의미한다. 지금까지의 성취를 바탕으로 더 나은 미래, 더 밝은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행복한 ‘희망의 새 시대’를 열어 가는 것”이라고 타협과 대화를 통한 전진을 강조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아베 정치 파트너 “한국과 관계 개선 원해”

    아베 정치 파트너 “한국과 관계 개선 원해”

    일본 집권 자민당의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는 3일 개천절을 맞아 도쿄 주일대사관에서 열린 국경일 기념 리셉션에서 한국 특파원단과 만나 “한국과의 교류 및 관계 개선을 하고 싶다”며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야마구치 대표는 “공명당은 한국과 오랜 교류가 있고 재일동포의 지위 향상에도 이해를 보여 왔다. 이런 의미를 살려 폭넓은 교류를 끊임없이 계속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정치적으로는 양국 간 의원연맹이 새 정권이 들어선 뒤 새롭게 정비를 하고 있다. 이런 교류가 쌓여 가는 과정에서 정부 관계도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정상회담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 대해서는 “관계를 방해하는 여러 요인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고, 양국 국민이 그런 것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리셉션에서 이병기 주일대사는 인사말을 통해 “한·일 양국이 정치·외교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지만 양국민 간의 상호이해와 교류는 변함없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이어 “우리 속담에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다”고 소개한 뒤 “양국 관계가 이른 시일 내에 본래 모습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며 “저와 대사관은 양국민들의 우정을 토대로 한·일 관계 안정화라는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가이후 도시키 전 총리, 가이에다 반리 민주당 대표, 센고쿠 요시토 전 관방장관, 사사키 미키오 일·한 경제협회장, 사이키 아키타카 외무성 사무차관 등 일본 정·관계 요인을 비롯해 내외빈 800여명이 참석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행정정보 공유시스템 조기 정착… ‘국민 정보주권시대’ 열어야”

    “행정정보 공유시스템 조기 정착… ‘국민 정보주권시대’ 열어야”

    박근혜 정부가 공공정보의 개방·공유 및 부처 간 소통·협력을 기치로 내건 ‘정부 3.0’ 정책 추진이 지난달 26일로 100일을 맞았다.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는 관련 대통령 보고일정을 조율하는 등 중간점검 모드에 돌입했다. 안행부는 1일 학계, 기업, 시민단체 등 관련 전문가들을 초청해 현재까지 평가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전문가들은 지난 정부에서 주춤했던 공공정보 개방의 가치가 다시 주목받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한편, 공직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사회의 흐름에 발맞춰 줄 것을 주문했다.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좌담회에는 박찬우 안행부 1차관과 안문석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석좌교수, 김한수 LG CNS 상무, 전진한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소장이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먼저 정부 3.0 추진 과정에서의 평가와 아쉬움 등 소회를 밝혔다. 박찬우 차관(이하 박) 부처마다 시스템을 연계 통합해야 하는데 표준화가 여전히 미흡하다. 현재의 행정정보공유 시스템을 보면 240여개는 공유할 수 있지만 나머지는 공유가 돼 있지 않다. 범국가적인 공유도 아니고 관련 기관끼리의 공유가 가능한 수준이다. 지금부터라도 서로 연계통합이 되도록 해야 한다. 정보공유를 원하는 부처들의 말을 들어 보면 결국 과세 정보와 같은 개인 정보와 관련된 것을 공유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개별법에서는 법이 정한 본래 목적 이외에는 사용할 수 없도록 돼 있다. 개인정보보호와 데이터 공개는 양자가 모순되기는 하지만 모두 국민이 원하는 것이다. 안문석 교수(이하 안)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있지 않나. 이걸 잘 활용하면 되지 않을까. 미국처럼 개인정보보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도 정부가 국민의 사회보장번호를 활용해 복지사업의 누수를 점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진한 소장(이하 전) 정보가 공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시민들도 정부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서울시와 KT가 심야 시간 통화량 정보를 바탕으로 심야버스 노선을 재조정한 사례가 좋은 예다. 데이터라는 것이 일반 시민들에게는 잘 와 닿지 않지만, 정책으로 이어지면 느끼게 된다. 빅데이터가 결국 사람의 욕구를 조사하는 것 아니겠는가. 네이버와 다음과 같은 포털업계에서도 의지가 있다. 이들 포털이 많은 것을 갖고 있다. 공무원들도 이들과 협의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박 우리도 국민 중심, 수요자 중심이라고 말하는데 국민들도 인식했으면 좋겠다. 정부가 1차적인 공급자로서 잘못이 있을 수 있지만 시민들도 함께 바뀌었으면 한다. 정부 3.0은 결국 정부와 시민이 협력하고 공유하자는 것이다. 안 공무원들이 지난 정부에서 정보공개에 대한 인식이 소극적으로 변했다. 그러다 현 정부에서 “정보공개를 해야 한다”고 인식을 다시 바꾸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국민의 ‘정보주권시대’를 열었다고 표현하고 싶다. 이를 통해 5년이 지난 뒤 공무원들이 “당연히 정보공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이 또한 큰 변화다. 정보주권의 대표적인 나라가 핀란드인데 이런 나라의 부패지수가 왜 낮은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자. 김한수 상무(이하 김) 이제 데이터를 저장만 하는 시스템을 넘어 데이터의 공유와 활용이 중요한 시점이 됐다. 자기 시스템만 만들기에 바빴던 시대였지만 이제는 (데이터의) 연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물론 대기업에서의 역할도 있을 것이고 이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안 정부기관들이 무엇을 공개할지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이것이 지속 가능하게 성과를 내려면 민간에서 계속 요구해야 한다. 시민단체, 대학, 기업이 정부에 더욱 요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정부가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모습이 될 것이다. 정부가 정보를 공개하려면 예산이 들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선택과 집중도 필요하다. 정보공개법에 따른 연차보고서가 있지 않은가. 어떤 정보를 국민이 요구하는지, 어떤 정보가 정말 필요한데 공개되고 있지 않은지에 대해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전정보공개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박 수요자(국민)와 상호작용을 통해 내용이 충실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사전정보공개 부분은 양과 질을 모두 늘려가겠다. 민간의 관심도 중요하다. 정부는 공개하려고 하는데 민간이 관심 없고 요구가 없다면 속도가 빨라질 수 없다. 내년 연말까지 4억 9000만건의 정보가 공개된다. 2~3년 뒤면 6억 5000만건에서 7억여건의 정보가 상시공개 상태가 될 것이다. 투자대비 효과 측면에서 보면 공개된 정보가 최대한 활용될 수 있도록 민간과 시민단체, 기업이 협업해주기를 바란다. 안 정부가 1차적인 정보공개를 할 때도 어느 정도까지 가공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여기에 대한 예산도 필요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궁극적으로 정부 3.0이 제대로 된다면 일자리 창출도 상당 부분 기여할 것이다. 시민단체 쪽 생각은 어떤가. 전 최근에 서울시가 시민들이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버스역, 지하철역 정보를 공개했다. 상당히 재미있었다. 홍보업체 등 업계에서 이러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같은 데이터를 봐도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더불어 우리나라는 기록관리생산이 잘 활용되지 않는다. 기록관리생산은 국가기록원만이 아니라 각 부처가 해야 한다. 부처별로도 의미있는 기록을 알릴 수 있지 않을까. 예컨대 기상청이 지난 50여년의 기상데이터를 공개한다고 해보자. 이를 기업이 이용할 수 있다. 안 국민이 정부에 순응하는 나라는 전자정부를 못한다. 정부에 더 요구해야 한다. 김 상무에게 질문을 하고 싶다. 데이터 활용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제한이 없지 않나. 김 공개된 데이터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검토해보니 벤처의 영역이지 대기업의 영역은 아니라는 생각도 했다. 박 앱(App)으로만 제한해 얘기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데이터와 다른 기술 산업이 융합해야 한다. 다른 차원의 산업이 육성할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이 설정돼야 할 것이다. 버스정보 앱을 예로 들으면 앱만으로는 돈을 벌지 못하지만 이를 위한 시스템 구축 업체가 수익을 낸 것이다. 정부 3.0은 ‘유능한 정부’도 핵심 과제다. 유능한 정부는 문제를 해결하는 정부인데, 혼자는 못한다. 문제 해결이 가장 어려울 때는 각 대상자들이 문제에 대한 동의를 얻지 못할 때다. 문제와 인식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전제가 바로 정보의 공유다. 정보 공유를 통해 문제에 대해 협의를 할 수 있고 해결책도 나온다. 정부 3.0에서 칸막이를 없애자는 얘기를 계속하는 이유도 이것이다. 안 조기경보체계가 완비돼야 유능한 정부를 만들 수 있다. 유능한 정부는 조짐을 보고 미리 해결책을 찾는다. 이것이 빅데이터 활용이라는 최근 추세와도 연계돼 있다. 칸막이 제거도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하면 의외로 쉽게 할 수 있다. 전 박근혜 정부에서 이런 구호를 갖고 일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협업이다. 시민의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으면 안 된다. 김 정부 3.0이 말하는 개방과 공유, 소통, 협력의 가치가 바로 집단지성이 구현되는 기반이 될 것이다. 그 속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의 의견이 반영되고 합의된 해결책이 나올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유능한 정부가 만들어질 것이다. 안 과거에는 대다수가 만족하면 됐지만 지금은 소수라도 만족하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됐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맞춤형서비스의 핵심은 개별화다. 이제는 정부가 국민 개개인이 요구하는 사안을 풀어줘야 한다. 정부 3.0이 말하는 맞춤형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정리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미래경영 향해 공기업이 뛴다] 한국수자원공사

    [미래경영 향해 공기업이 뛴다]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물관리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16개의 다목적댐을 운영하면서 안정적인 용수 공급은 물론 홍수와 가뭄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고 수력 발전시설로 전력공급에도 기여하고 있다. 나아가 관광자원으로서의 댐의 역할과 기능을 친수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수공은 태풍 루사 등과 같은 이상 기후변화를 고려, 기존 댐의 치수능력 증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설계홍수량에 대한 댐 설계 기준을 강화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설계홍수량을 빈도별 홍수에서 가능최대 홍수량(PMF)으로 전환했다. 이를 위해 소양강, 충주, 안동, 섬진강, 사연, 영천, 수어댐의 정밀안전진단을 시행하고 기상이변에 대비한 댐 안전성 확보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나머지 댐도 ‘이상홍수’에 대비한 댐 안전성 확보를 위한 시설보완 대책을 추진 중이다. 과학적인 수자원(댐) 관리도 추진한다. 30여년간의 물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신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해 과학적이고 투명한 물관리를 시행 중이다. 유역 통합 물관리를 위해 5개 분야 7개 시스템으로 이뤄진 지능형 수자원 관리기술(K-HIT)을 보유·적용한다. 고성능 컴퓨터(HPC) 기반의 강우예측모형(K-PPM)을 활용해 전국 단위 3㎞ 격자의 고해상도 강우예측정보도 제공한다. 류찬희 기자 chani@seoul.co.kr
  • [2013 공직열전] (18) 외교부 (중)주요 국장급 공무원들

    [2013 공직열전] (18) 외교부 (중)주요 국장급 공무원들

    외교부는 최근 인사에서 국장급에 외무고시 21회와 22회의 실무 전문가형을 전진 배치했다. 대체로 전문성과 업무 장악력을 갖춘 부처 내 검증된 외교관들이라는 점에서 차세대 파워로 꼽힌다. 부처 내 사관학교로 통하는 ‘워싱턴 스쿨’(북미 라인)이 주류지만 미국과 중국, 일본, 다자외교 등 두 분야 이상을 경험한 ‘하이브리드’형도 적지 않다. 국장급의 경우 전통적으로 북미국, 동북아국, 북핵 파트 등 정무 현안을 다루는 부서에 힘이 실린다. 문승현 북미국장은 북미 1과장, 북미국 심의관 등 정통 코스를 거치며 워싱턴 스쿨의 계보를 잇고 있다. 주미 공사참사관 시절 일면식도 없던 한덕수 당시 주미대사로부터 ‘진국’이라는 평을 받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워싱턴 인맥을 바닥부터 훑었던 노력파로,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며 3~4월 두 달간 외교부 인근 사우나에서 출퇴근을 했다. 오랜 전통을 자랑했던 ‘재팬(일본) 스쿨’은 다소 힘이 빠진 모양새다. 중국의 ‘대국굴기’(?起·우뚝 일어섬)가 본격화되면서 한반도 외교 실무를 챙기는 동북아시아국장은 미·중, 중·일 현안에 모두 정통해야 하는 자리가 됐다. 박준용 동북아국장은 주중 공사참사관을 지낸 대표적인 ‘판다 허그’(중국 라인)다. 중국과 미국 양국에서 해외 연수를 했고, 동북아국 심의관도 지내 대일 현안에 대한 이해도 또한 높다.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고, 언론 관계에는 다소 비밀스러운 ‘중국 외교관’ 스타일이라는 평이다. 6자회담 차석대표로 북핵 실무를 총괄하는 이도훈 북핵외교기획단장은 정무적 감각이 좋다.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실에서 일했고 유엔과장, 주유엔참사관 등을 거쳐 다자외교에도 정통하다. 미·중 양국 북핵 채널과의 조율에 뛰어나고 시야도 넓다. 중국통인 노규덕 평화외교기획단장은 주중 1등서기관, 중국몽골과장에 이어 대미 현안을 다루는 주미 공사참사관까지 주요 2개국인 ‘G2’(미·중) 외교를 모두 경험했다. 중국과의 교섭 경험이 풍부해 탈북자 문제에도 능하다. 지난 5월 라오스 탈북자의 강제북송 현안을 다루면서 언론에도 차분하게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근혜 정부 대아시아 외교의 실무 총괄인 서정인 남아시아태평양국장은 ‘남아태 1호’의 상징성이 크다. 외교부 입부 후 인도네시아·태국 등 주로 동남아 공관 업무를 했고, 동남아과장·남아태심의관을 거쳐 국장까지 오른 정통파다. 공보과장 출신으로 언론 감각도 갖췄다. 국장급 중 올해 개방형으로 외부 수혈된 40대 초반의 신범철 정책기획관도 주목받고 있다. 중장기 대외전략 입안을 주요 임무로 맡고 있는 신 기획관은 한국국방연구원(KIDA) 출신의 대북 안보 전문가로 윤병세 장관이 영입했다. 한혜진 부대변인은 여기자 출신으로 정무 감각도 인정받고 있다. 민감한 현안은 장·차관에게 직보도 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언론 현안을 다루는 솜씨가 세밀하고, 부처 내 국·실과의 조율에도 능하다. 오영주 개발협력국장은 차세대 여성 파워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핵심인 공적개발원조(ODA) 업무에 해박하고 추진력도 강하다. 2006년 다자외교 요직인 유엔과장에 여성으로는 처음 낙점되기도 했다. 제3의 외교 영역인 공공외교를 이끄는 한충희 문화외교국장은 덕장 스타일이다. 2010년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의 특채 파문 당시 인사기획관으로 책임을 지고 한직을 떠돌았다. 외교부 내에서는 당시 고위직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아 그가 희생양을 자처했다는 동정론이 적지 않다. 하태역 유럽국장은 몇 안 되는 ‘러시아 전문가’다. 역대 장관들마다 그를 러시아 공관에 낙점해 주러시아 1등서기관, 러시아과장, 주러시아 공사참사관을 역임했고 스스로도 러시아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올 초 통상 기능의 산업통상자원부 이관으로 경제외교 부문은 다자·지역·국제경제 등 3개국으로 재편됐다. 김성인 다자경제외교국장은 행시 출신의 다자통상 전문가다. 김승호 지역경제외교국장과 윤강현 국제경제국장도 통상·에너지 분야의 전문성이 깊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백양로 공사로 7m 떨어진 1공학관 무너질 수 있다”

    “백양로 공사로 7m 떨어진 1공학관 무너질 수 있다”

    연세대가 대규모 대학 개발사업인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 공사를 진행하다 뒤늦게 일부 지역에 대한 안전진단에 들어가 논란이 일고 있다. 안전진단을 진행 중인 곳은 백양로 사업 구간에서 7m쯤 떨어진 제1공학관으로 1970년대에 지어진 낡은 건물이다. 24일 이 대학 측에 따르면 해당 프로젝트는 900억원을 들여 정문에서 대학 내 500여m에 이르는 백양로 지하에 연면적 6만 4879.5㎡, 지상 1층, 지하 4층 규모로 주차장과 강당, 라운지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지난 8월 9일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됐다. 대학은 이번 사업에서 당초 ‘농구장부터 중앙도서관까지’ 개발할 계획이었지만 개발구역이 ‘제1공학관부터 중앙도서관까지’로 확대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공대 교수들이 제1공학관 건물에 대한 안전 문제를 거론했고, 대학은 이에 따라 지난 13일부터 45일 동안 3000여만원을 들여 예정에 없던 안전진단에 나섰다. 이 대학 공대의 한 교수는 “제1공학관 건물에서 7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지하로만 10m 이상 건축물이 들어선다. 지상에는 나무를 심는 토피층도 만들어야 하는데, 1970년대에 지어진 제1공학관이 이를 버틸 수 없다”며 “이대로 공사를 강행하다가 자칫 건물에 금이 가거나 무너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교수도 이와 관련해 “교내 식수를 무단으로 베는 것을 비롯해 공사가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며 “제1공학관뿐 아니라 인접한 중앙도서관과 학생회관 등도 안전진단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 측은 이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임홍철 백양로건설사업단장은 “안전진단은 재건축하거나 공사 도중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때 실시하는 것”이라며 “제1공학관은 오래된 건물이지만 백양로 공사로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사 시작 후 안전진단을 한 이유에 대해서는 “공대 교수들이 문제를 제기해 우려를 불식하고,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검토하는 차원에서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조한종 기자의 ‘新 해양 실크로드’ 북극 항로를 가다] (2) 자원의 보고, 북극

    [조한종 기자의 ‘新 해양 실크로드’ 북극 항로를 가다] (2) 자원의 보고, 북극

    북위 66도 33분, 23일 새벽(현지시간) 마침내 북극권(Arctic Circle)에 들어섰다. 북극항로 시범운항이 시작된 지 7일 만이다. 북극권을 넘어서면 육지에서는 더 이상 나무가 자랄 수 없다. 빠르게 기온이 내려가면서 갑판 위에서는 입김이 하얗게 나온다. 배는 12노트(22.2㎞) 속도로 바쁘지 않게 북쪽으로 올라왔다. 북극점이 가까워지면서 낮 길이도 많이 늘었다. 저녁 9시가 되어도 환한 낮이 이어진다. 북극점 쪽으로 올라갈수록 낮의 길이는 더 길어질 것이다. 빙하가 흘러내려 만들어진 복잡한 해안선의 노르웨이 서쪽 피오르(Fjord)를 따라왔다. 육지와 20~25마일(32~40㎞) 간격을 두고 북으로 북으로 올라왔다. 고요한 발트해를 나와 북해로 접어들면서 너울성 파도가 심해졌다. 덩치 큰 유조선인데도 선실과 갑판에서 걷기조차 힘들다. 러시아 서부 우스트루가항을 출발한 유조선(스테나 폴라리스)은 그동안 남으로는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의 발트 3국과 폴란드, 독일을 바라보고 북으로는 핀란드와 스웨덴, 덴마크에 둘러싸인 발트해를 경유했다. 운항 중 덴마크 앞바다에서 안내 파일럿을 태우고 덴마크 해협을 지났다. 해협을 가로질러 놓인 장대한 그레이트 벨트 브리지를 빠져나와 발트해의 끝 지점인 스카우항 외항에서 닻을 내리고 한숨 돌렸다. 이곳에서 저유황 기름을 급유하고 부식을 채운 뒤 노르웨이 오슬로 앞바다에서 횡보하다 연안을 따라 다시 북으로 급하게 뱃머리를 돌려 올라왔다. 저유황 중질유 급유는 영국과 노르웨이, 덴마크를 사이에 둔 북해 운항 선박들에는 필수다. 이 지역을 지나는 선박들로부터 북해권의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아예 특별해역권(SECA)으로 정해 놓았다. 북해는 영국과 노르웨이의 석유시추선이 수도 없이 자리잡고 석유를 뽑아 내는 세계적인 석유 생산지다. 이런 곳을 지나는 선박들에 환경 지키기를 강요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들쭉날쭉한 노르웨이 서해안을 따라 운항하며 관광지와 어항으로 유명한 베르겐을 지났다. 예부터 이웃나라들과 한자동맹을 맺어 무역항으로 명성을 얻어 오던 곳이지만 지금은 어선들이 들락거리는 어항과 관광지다. 발트해와 북해를 지나오며 눈에 띄지 않던 어선들이 이곳 항구 입구에서는 분주하게 들락거리는 모습이다. 북으로 오르면서 세계적 관광지로 유명해 크루즈선이 오가는 송네 피오르(Songne Fjord) 입구도 만났다. 배와 거리가 멀어 망원경으로 피오르를 더듬었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노르웨이 피오르는 내륙에서 복잡하게 파이며 뻗어 나온 육지가 해안선에 이르러 절단된 듯이 경사가 급하다. 100만년 전의 북유럽은 1000m가 넘는 빙하로 덮여 있었다. 빙하는 차츰 그 두께가 늘어나다 해빙기에 접어들어 그 중압감을 견디지 못하고 해안과 계곡 등으로 흘러내렸다. 그때 하천 바닥을 파 내려가 계곡을 칼로 절단한 것처럼 ‘U’자형으로 깎아냈고 그 자리에 바닷물이 들어와 현재의 피오르가 만들어졌다. 빙하의 무게에 비례해 피오르는 깊어졌다. 깊은 곳은 1000m가 넘는 곳도 있다. 세계에서 가장 길고 깊은 송네 피오르는 길이 204㎞, 깊이 1308m에 이른다. 북극권의 러시아도 무르만스크항에서 쇄빙선을 이용해 북극 빙하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관광자원화했다. 척박한 북극권 나라들이 녹아내린 빙하지역과 빙산을 세계적인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 러시아 무르만스크를 포함한 인근의 야말반도 일대는 북극 자원의 보물창고로 알려진 곳이다. 무르만스크는 겨울이 길어 북극의 맹렬한 추위와 싸워야 하는 열악한 지역인데도 인구가 10만명을 넘는다. 옛 소련 시절 군사요충지였지만 요즘은 북극 자원의 전진기지로 주목을 받는 곳이다. 이곳 야말반도 페초라지역 일대는 석유와 천연가스, 광물 등 각종 지하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북극권 주변은 지하자원이 전 세계의 25~30%에 이를 만큼 어마어마한 양이 매장돼 있다. 무르만스크는 이런 지하자원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위해 최근 부두도 새로 건설했다. 얼어붙은 북극의 바다를 통한 자원 수출을 위해 쇄빙선 기지도 뒀다. 지금까지 러시아에서 운영하는 이곳 쇄빙선 기지에는 원자력 쇄빙선 6척, 디젤 쇄빙선 4척 등 모두 10척이 있다. 러시아는 북극 카라해 대륙붕에 묻혀 있는 석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하기 위해 바닷속에 파이프라인을 설치 중이다. 파이프라인을 통해 석유와 천연가스를 육상으로 끌어올려 정제한 뒤 아시아권 국가에 수출할 계획이다. 2016년 완공을 앞두고 이미 상당한 설비가 완공 단계에 있다. 미국의 셰일가스 영향으로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바렌츠해 쉬토크만섬에서도 세계 메이저 석유회사와 공동으로 무르만스크 쪽으로 해저 파이프라인을 건설 중이다. 노르웨이도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바렌츠해 대륙붕 해저 개발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북서항로 쪽의 알래스카와 캐나다 보퍼트해 주변에도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이 불붙었다. 북극권에서 이미 개발 중인 석유와 천연가스 유전은 400개를 웃돌고 있다. 북극지역은 광물자원도 무진장으로 묻혀 있다. 무르만스크 쪽의 금과 다이아몬드, 니켈 매장량은 세계적이다. 특히 다이아몬드는 무르만스크와 랍테프해 연안에서 많이 생산된다. 이 밖에 철광석과 크롬, 주석, 알루미늄, 은, 백금, 수은, 몰리브덴, 망간 등을 포함한 희토류도 다량 묻혀 있다. 동시베리아 지역에서는 많은 목재가 유럽으로 수출되고 무르만스크와 랍테프해 연안에는 석탄이 엄청나게 매장돼 있다. 북극권 러시아에는 이런 다양한 자원을 수출하기 위해 크고 작은 항구가 72개나 있다. 이 가운데 무르만스크항을 비롯해 페백항, 딕시항, 카단가항, 이가르카항 등 9곳은 수출항으로 자리 잡았다. 어자원도 풍부하다. 북극 바렌츠해에는 멕시코 난류가 올라오면서 대구, 연어, 가자미류, 게의 생산이 세계적이다. 특히 대구는 연간 100만t 이상 생산돼 세계 최대를 자랑한다. 대구는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양이 상당하다. 북극 최대 항구도시인 무르만스크는 지하자원 외에 이같이 어자원도 풍부해 인근에 어장이 형성돼 있을 정도다. 러시아는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북동항로(NSR)를 장차 수에즈운하에 버금가는 항로로 키우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남청도 한국해양대 교수는 “북극해의 얼음이 녹고 지하자원 개발이 쉬워지면서 풍부한 자원을 찾아 세계 각국들이 앞다투어 자원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북극 노르웨이 해상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오늘의 눈] 때로는 우회전략이 필요하다/황비웅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때로는 우회전략이 필요하다/황비웅 정치부 기자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때때로 우회전략이 필요하다.”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 초빙교수인 존 케이의 ‘우회전략의 힘’에는 미국의 국립공원 산불 관리에 얽힌 에피소드가 나온다. 과거 미국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산불 진화 방침은 ‘완전진화’였다. 아무리 작은 산불이라도 즉시 진화한다는 정공법을 택했다. 하지만 산불은 날이 갈수록 더 늘어나기만 했다. 무엇이 잘못됐던 것일까. 작은 산불이 꺼지는 동안 덤불이 타면서 만들어진 자연방화대가 없어져 산불이 더 쉽게 확산된 때문이었다. 공단은 결국 완전진화에서 ‘선택적 진화’라는 우회전략을 택했다. 정치권 얘기로 가보자. 추석 연휴 직전이 3자회담을 통한 국회 정상화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었다. 하지만 회담이 끝난 뒤 여야의 해석은 제각각이었다. 여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민주당의 요구를 대부분 들어줬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야당은 박 대통령과의 대화가 끝까지 평행선이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의 사과 등 민주당이 제시했던 7가지 요구사항은 그야말로 정면승부 전략이었다. 청와대와의 현실적인 타협점 없이 강경파들의 주장이 고스란히 담겼다. 우회로가 전혀 없었다. 박 대통령 역시 유연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민주당의 요구사항에 대한 본인의 입장 표명이 전부였다. 원칙 고수만을 강조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만 돌아가는 세상은 없다. 시시각각 변화무쌍한 정치권에서는 더욱 그렇다. 여야 간 합의사항은 번복되기 일쑤고, 합의한 사안이라도 여야 간 이해관계에 따라 해석을 달리한다. 3자회담이 끝난 뒤 여야가 보인 반응과 회담 실패로 귀결되는 과정 역시 정공법으로는 문제 해결의 단초조차 제공할 수 없음을 보여준 것이다. 언제까지 계획과 원칙만을 고수할 것인가. 민주당 입장에서 국가정보원 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장외투쟁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라면, 과감히 우회전략을 택하는 것이 목적 달성을 위한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청와대와 여당 역시 마찬가지다. 민주당의 장외투쟁에 대한 비판과 정기국회 복귀 촉구라는 정공법만이 능사가 아니다. 장외투쟁을 접고 국회로 돌아오게 하기 위한 협상 노력을 얼마나 했는가. 민주당의 장외투쟁이 오히려 압박 수단이 된다면서 내심 상황을 즐기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행복을 찾아서’라는 영화에서는 주인공인 흑인 소년이 주차장에서 빨간 페라리를 모는 증권 중개인을 지켜본 뒤 증권회사 CEO까지 오르는 과정을 보여준다. 하지만 행복은 돈이 많다고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우회전략의 힘’에서는 “행복은 빨간 페라리가 아니다”라고 단호히 말한다. 우회로를 통해 궤도를 수정하며 가다 보면 행복은 절로 따라온다는 것이다. 다행히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22일 ‘추석민심 보고 간담회’에서 대통령의 불통정치를 비판하면서도 원내외 병행 투쟁의 동시 강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이 진정으로 우회로를 택할지는 모르겠지만, 새누리당에서도 우회 전략으로 화답한다면 조금이나마 여야 간 합의 시기를 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 stylist@seoul.co.kr
  • [글로벌 경제] 경제 대국들, 신흥 ‘메콩강 경제권’ 주도권 경쟁

    [글로벌 경제] 경제 대국들, 신흥 ‘메콩강 경제권’ 주도권 경쟁

    박근혜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인도차이나 반도의 국가들을 뜻하는 ‘메콩강 경제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지역은 중국을 대체할 글로벌 생산기지인 데다, 해마다 6% 이상 성장하는 대소비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어 경제대국들의 주도권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9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메콩강 경제권은 동남아 지역 최대 하천인 메콩강(4350㎞)을 낀 태국과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등 5개 나라를 말한다. 중국 윈난(雲南)성 등 인접지역을 포함해 ‘확대 메콩강 유역’(GMS·Great Mekong Subregion)으로 범위를 넓혀 정의하기도 한다. 2억 3000만명에 달하는 인구와 한반도 면적의 4배에 달하는 크기, 원유와 천연가스 등 풍부한 천연자원 덕분에 전 세계에서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지역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떠오른 중국과 인도를 연결하는 지리적 이점도 있다. 이곳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태국 밧화(貨)를 결제통화로 쓰고 있어 ‘밧 경제권’으로도 부른다. 최근 메콩강 경제권이 각광받는 것은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서 경쟁력을 잃어가는 상황과 관계가 깊다. 중국의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6091달러로 1990년대 초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더 이상 인건비 만으로는 제조업 경쟁력을 지키기 어렵게 된 것이다. 미국의 미래전략 전문가인 조지 프리드먼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메콩강 경제권 국가들에 밀리면서) 저임금에 기대서 세계시장을 정복한 중국의 경제 발전이 끝나가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반면 베트남과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의 알파벳 앞 글자를 딴 ‘CLMV’ 국가들의 인건비는 아직도 중국의 20~30% 수준에 불과하다. 이 지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도 6%를 넘어 소비시장으로서의 가치도 커지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인구가 9000만명에 달하고 1인당 GDP도 중국의 4분의1 정도여서 중국을 대체할 최적의 생산기지로 평가받는다. 경제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태국을 제치고 향후 메콩강 경제권의 맹주(盟主)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베트남 경제 주도권을 쥐려는 주변 국가들의 경제 전쟁도 가열되고 있다. 중국은 지역적 장점을 십분 활용해 베트남과 맞붙은 윈난성 등 화남 지역을 전진기지 삼아 각종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도 ‘공적개발원조(ODA) 카드’를 내세워 베트남 환심 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미국, 러시아에 이어 네 번째 방문국가로 일본 대신 베트남을 택한 것 역시 이곳을 지렛대 삼아 인도차이나 반도의 영향력을 넓히려는 속내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히잡 쓴 1만여 소녀들 ‘떼창’… 터키의 청춘, K팝에 물들다

    히잡 쓴 1만여 소녀들 ‘떼창’… 터키의 청춘, K팝에 물들다

    “세니 세비요룸, K팝!”(사랑해요, K팝) 동서양의 문화가 만나는 도시, 터키 이스탄불. 서울에서 8000㎞ 떨어진 이곳에도 K팝 열풍이 불어닥쳤다. 터키의 K팝 팬들은 한국어 노래 가사를 따라부르는 ‘떼창’을 연출했다. 각양각색의 히잡을 쓴 10대 소녀들은 한국 가수의 노래에 맞춰 방방 뛰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탄불 율케르 스포츠 아레나 공연장에서 열린 ‘KBS 뮤직뱅크 인 이스탄불’의 공연 현장 모습이다. 터키에서 한국 가수들이 대규모 공연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장은 터키를 비롯해 불가리아, 그리스, 이란 등 유럽과 중동에서 몰려든 1만여명의 팬들로 가득 찼다. 10~20대 중반의 젊은 여성팬이 대부분이었고, 5만~25만원짜리 티켓은 일찌감치 동났다. 이들은 엠블랙, FT아일랜드, 미쓰에이, 비스트, 에일리, 슈퍼주니어 등 6개 팀이 등장할 때마다 공연장이 떠나갈 듯한 환호를 보냈다. 그동안 유튜브와 SNS 같은 인터넷으로만 보던 K팝 스타들이 실제로 눈앞에서 공연한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한국 가수들이 터키 전통춤과 터키 민요를 K팝에 접목한 무대를 선보이고 터키어로 인사말을 하자 더욱 뜨겁게 호응했다. 엠블랙의 힘찬 오프닝으로 시작한 공연은 FT아일랜드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달아올랐고, 이어 미쓰에이와 비스트, 슈퍼주니어의 연이은 출연으로 절정에 달했다. 3시간이 넘게 기립해 공연을 즐기던 관객들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여운이 가시지 않는 듯 공연장 출구에 몰려들어 K팝 가수들이 탄 차량을 끝까지 배웅했다. 터키에서 처음 공연을 한 가수들도 예상 밖의 뜨거운 환호에 놀란 반응이었다. FT아일랜드의 이홍기는 “공항에서 우리 그룹을 상징하는 풍선과 깃발을 든 팬들이 몰려들어 깜짝 놀랐다. 유럽 공연이 처음인데 터키의 열정적인 팬문화가 놀라웠다”고 말했다. 엠블랙의 소속사인 제이튠의 구태원 이사는 “이번 공연으로 터키의 한류 공연 시장성을 확인해 유럽 월드투어 때 공연을 오는 K팝 가수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공연의 총 책임자인 박태호 KBS 예능국장은 “아티스트들과 팬들의 열정도 뜨거웠고 터키에서 K팝 및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높인 것 같아 기쁘다”고 만족해했다. 터키에서 K팝이 인기가 있는 것은 ‘형제의 나라’라고 불리는 한국에 대한 호감에다 새로운 음악을 원하는 젊은층의 욕구를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한국전에 참전한 부모 세대는 한국을 ‘혈맹’이라고 여기고 있고, 젊은 층은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과 터키의 3, 4위전에서 보여준 양국의 우애를 통해 좋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 터키 최대 국영 방송인 TRT 뮤직 채널장인 이스마일 균교르는 “K팝은 특색있는 음악과 역동적인 안무로 터키의 젊은층을 사로잡고 있으며, 터키에서도 한국의 아이돌 그룹을 모델로 삼아 따라가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 아버지도 한국전 참전 용사인데 터키와 한국은 60년 동안 밀접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고, 젊은 층에도 이런 분위기가 전달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버지와 함께 공연을 관람한 베르나(15)양은 ”월드컵 한국전 이야기를 듣고 한국이 좋아졌고 K팝의 리듬감과 퍼포먼스, 노래공연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터키의 음악잡지 블루진의 오스게 오스폴랏 기자는 “4~5년 전부터 11~35세의 K팝 팬이 놀라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터키의 팝 음악은 전통적인 것이 많지만 K팝은 미국팝 형식을 갖추면서도 멋진 퍼포먼스와 의상으로 호감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터키의 한류팬은 최대 30만명가량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류 구심점 역할을 한 것은 사극을 필두로 한 한국의 드라마다. ‘해신’을 비롯해 ‘주몽’, ‘동이’ 등 역사 드라마가 초반 인기를 주도했고 최근에는 ‘꽃보다 남자’, ‘시크릿 가든’ 등 트렌디 드라마도 인기가 높다. 전태동 주이스탄불 총영사는 “터키의 역사가 오래됐기 때문에 전통과 역사를 소개하는 작품에 관심이 높다. 특히 한국 드라마는 극적이고 터키 드라마에 비해 방영 기간이 짧은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류팬인 메르베(24)는 “인터넷을 통해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봐서 한국 사람이나 문화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로맨틱하고 깨끗하고 순정적인 사랑을 표현한 드라마 내용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현지 관계자들은 터키가 유럽, 중동, 중앙아시아의 문화와 교통의 요지인 만큼 한류 전진 기지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태동 총영사는 “터키는 이슬람권이지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뿌리내렸기 때문에 개방적이고 다른 문화에 대한 포용력이 있다”면서 “신선한 음악으로 무장한 한국 가수들이 터키에 진출하면 K팝이 더욱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탄불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아이티전 MVP 손흥민, 승선 하자마자 첫 승리 낚아…‘홍의 믿음’에 보답

    ‘손세이셔널’ 손흥민(21·레버쿠젠)이 꽉 막혀 있던 태극호의 득점포를 화끈하게 뚫었다. 손흥민은 6일 아이티와의 경기에서 두 골을 몰아치며 홍명보 감독에게 첫 승을 선물했다. 지난 2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되며 “골 선물을 드리겠다”던 다짐을 200% 지켰다. 지난 3월 카타르와의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터진 ‘라스트 미니트’ 결승골에 이은 약 반년 만의 A매치 득점. 손흥민은 A매치 3·4호골을 하루에 몰아쳤다. 손흥민과 단 한번도 인연이 없었던 홍 감독은 경기 전 “빼 달라고 요구하기 전까지는 절대 교체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태극마크만 달면 유난히 작아지던 제자를 위한 작은 배려다. 덕분에 왼쪽 날개로 90분 풀타임을 뛴 손흥민은 한국인 사상 최고 이적료(1000만 유로·약 147억원)를 받고 레버쿠젠에 둥지를 튼 이유를 아낌없이 보여줬다. 전반 21분 중원부터 툭툭 공을 몰고 전진하더니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상대 수비를 제치고 오른발 슈팅을 꽂아 넣었다. 페널티킥 두 골을 앞세워 팀이 3-1로 앞선 후반 27분에는 이청용(볼턴)-이근호(상주)로 이어진 패스를 받아 가슴트래핑 후 골키퍼를 제치고 골망을 흔들었다. 저돌적인 드리블은 수비라인을 단숨에 무너뜨렸고 슈팅은 간결하면서도 강력했다. 슈팅까지는 잘 만들어 놓고도 마무리가 안 됐던 태극호의 부족했던 마지막 2%를 손흥민이 확실히 채웠다. 사실 반신반의하는 이들도 많았다. 스피드와 슈팅에 뚜렷한 강점이 있지만 팀 플레이에 녹아들지 못한다는 시선이다. 조직적, 이타적인 플레이를 유달리 강조하는 홍 감독과의 첫 인연에 뜨거운 시선이 쏠린 이유다. 하지만 손흥민은 첫 경기부터 그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홍 감독은 “수비에서 완벽하진 않았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흐뭇해했고, 손흥민은 “감독님이 믿음을 주신 만큼 더 적극적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美휴스턴시 최첨단 ‘우주공항’ 건설 출사표

    美휴스턴시 최첨단 ‘우주공항’ 건설 출사표

    미국 우주산업의 전진기지 휴스턴시가 원대한 청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휴스턴시는 미래형 우주공항의 디자인을 공개하고 민간 우주사업자들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현재 미군과 나사(NASA) 측이 사용 중인 엘링턴 공항에 들어설 이 우주공항은 우주선 이착륙장 외에도 일반 승객들이 사용할 터미널과 항공 박물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휴스턴시 항공국 마리오 디아즈 국장은 “이 우주공항은 보통 공항처럼 우주를 여행하는 승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면서 “추가로 소형 위성 발사대, 우주선 개발 시설, 우주인 훈련 시설 등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주공항을 건설하기 위해 휴스턴시가 넘어야 할 산은 하나 둘이 아니다. 먼저 미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재 휴스턴시는 정부에 구체적인 건설계획을 제출한 상태로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되는 자금 조달도 쉽지않다. 현지언론은 “정부의 승인과정이 대략 15개월은 걸릴 것”이라면서 “만약 우주공항 승인이 떨어지면 시 채권, 민간 자금, 정부 지원금으로 건설에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우주공항 건설은 민간에서 먼저 진행 중이다. 영국 버진 그룹 산하의 버진 갤럭틱 사는 현재 미국 남서부 멕시코주에 우주공항을 만들어 내년부터 탑승료 20만 달러(약 2억 2000만원)짜리 우주여행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김일수 樂山樂水] 가을 문 앞에 이르러

    [김일수 樂山樂水] 가을 문 앞에 이르러

    무더위 때문에 무척 힘들었던 지난여름이었다. 하지만 어김없이 계절은 바뀐다. 풀벌레소리가 더 맑게 귓가에 울리고, 가끔 소슬바람도 옷깃을 스쳐간다. 한낮의 더운 바람 속에도 벌써 가을 정취가 묻어 나는 듯하다. 이처럼 긴 여름의 끝자락에서 가을의 문턱을 마주하노라면 생각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누구나 저 문을 넘어서 계절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면, 그 자연의 법칙으로부터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리라. 그래서 새삼 변화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피조물의 세계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인간의 생각과 삶의 구석구석도 변하기 마련이다. 각자의 의식과 삶이 변하면 사회도 변할 수밖에 없다. 사회가 변하면 그것을 떠받치고 있는 풍습, 제도 등도 변해야 한다. 이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의 생활세계는 항시 예측불가능과 불안전성, 갈등 같은 난제와 부딪히지 않을 수 없다. 그 불안을 제거하고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시민사회는 오래전부터 법과 규약, 국가제도 등을 세우고 이를 유지·발전시켜 왔다. 문제는 무엇을 위해, 어느 방향으로, 또 어떻게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가이다. 바람직한 변화의 열매를 얻으려면 먼저 지금 우리가 어디쯤에 서 있는지, 어디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지, 어느 정도의 보폭으로 걸어갈 것인지를 면밀히 살펴야만 한다. 변화의 목적은 오늘날의 문화코드로 읽자면 국민행복이다. 새삼스럽게 들릴지 몰라도 그것은 경제민주화처럼 이미 우리 헌법이 오래전부터 지향해 온 핵심가치이다. 변화의 방향은 자유와 안전의 조화이다. 더 많은 자유냐, 더 많은 안전이냐는 오늘날의 다양한 변화욕구를 담아낼 그릇이 될 수 없다. 국민행복은 자유라는 한쪽 날개와 안전이라는 다른 한쪽 날개를 펴고서야 제대로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변화의 보폭은 어느 시점을 출발선으로 삼고, 몇 단계 앞까지 전진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이다. 추상적 유토피안들은 대낮에 부엉이를 날려 보내려 하지만 저녁놀이 찾아 오기도 전에 낭패를 만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 유토피안들은 저녁놀이 깃들 무렵에야 부엉이를 날려 보낸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한밤의 어둠을 뚫고 더욱 전진한다. 구체적 유토피안의 관점에서 보면 최근의 상법개정안이나 경제민주화 논의에는 현실의 여건에 비해 너무 일찍, 너무 멀리 날려 보낸 부분이 없지 않다. 사회생활은 이해관계만 얽혀 있는 게 아니다. 거기에선 가치관계도 중요한 몫을 한다. 몇 가지 윤리덕목만 가지고 질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가정과 교육현장이 최근 들어 위기에 빠져 있다. 촘촘한 법망도 모자라 상시적인 감시망과 공권력의 개입을 필요로 하는 지경까지 왔다. 전통적인 밥상머리 교육이나 인성교육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이미 보육시설에서부터 경쟁은 시작된다. 정작 중요한 가치를 읽어 버린 채 목적도 없이 방황하는 군상들은 여기저기에 산재해 있다. 공전국회, 촛불시위, 조세개혁 파동, 공직사회의 부패, 더 채우려는 파업, 전세대란, 구멍 뚫린 안전망, 높은 이혼율, 끊임없는 자살소식,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과 이산가족들의 한숨 등 셀 수 없는 사회의 막힌 담들이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단군 이래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누리면서 우리는 정말 인간다운가? 가을의 문턱으로 다가서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온 자기집중적인 삶의 구각을 벗어 버렸으면 좋겠다. 인간은 결코 자기왕국에 갇혀 사는 고립된 개체가 아니다. 그는 관계 속의 존재이기에 자신을 위해 타인의 희생을 기대하듯, 자신도 타인을 위한 희생의 공간을 내놓아야 한다. 곤경에 처한 이웃들이 눈에 들어오도록 마음을 열고, 두 팔을 벌려 포용의 자리로 나왔으면 좋겠다. 스스로 도울 길 없는 불우한 이들의 이웃이 되어 주는 넉넉한 마음밭이 되었으면 좋겠다. 올가을의 문이 우리 모두에게 사랑의 온기를 채우고 나누는 새로운 마음가짐의 문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고려대 명예교수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1) 수요가 있어야 미래 먹거리도 있다 - SK건설 터키 사업 현장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1) 수요가 있어야 미래 먹거리도 있다 - SK건설 터키 사업 현장

    ‘터키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뭘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는 가장 쉬운 방법은 직접 터키에서 지내며 그곳 사람들의 얘기를 경청하는 것일 게다. SK건설이 터키 이스탄불에서 벌이고 있는, 유럽 대륙과 아시아 대륙을 잇는 교통 인프라 사업들도 시작은 이와 같았다. 터키인들이 필요로 하는 것, 그에 대한 고민이 향후 20년 이상 SK그룹에 꾸준한 먹거리를 제공할 역사적인 대공사 ‘유라시아 해저터널’과 제3교량 건설의 단초가 됐다. 유럽과 아시아의 길목인 고도(古都) 이스탄불의 교통 정체는 유명하다. 지난달 13일 이스탄불에서 만난 조성일 SK터키 부장은 “걸어서 15분 걸리는 거리도 출퇴근 시간에는 2시간 가까이 걸린다”며 “지금은 라마단 이후 이어지는 휴가 끝머리라 그나마 한산한 편”이라고 이스탄불의 극악한 교통 환경에 대해 전했다. 터키는 3%의 유럽 땅과 97%의 아시아 땅으로 이뤄져 있다. 그 경계가 되는 것이 이스탄불을 가로지르는 보스포러스 해협이다. 그런데 이 해협 서쪽인 유럽 쪽에는 기업 사무실이 집중돼 있고, 동쪽인 아시아 쪽에는 주택가가 모여 있다. 이 때문에 출근 시간에는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퇴근 시간에는 반대 방향으로 교통 수요가 대거 발생한다. 이스탄불 인구는 1300만명 정도다. 그러나 이를 해소해 줄 다리는 해협 위로 고작 2개가 걸려 있을 뿐이다. 1973년 영국과 독일 건설사가 지은 제1교량, 1988년 일본과 이탈리아 건설사가 지은 제2교량이 그것이다. 조 부장은 “2개 교량의 소화 능력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지만 해협을 건너는 수요는 지금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SK건설의 유라시아 해저터널은 이러한 이스탄불의 교통 정체를 획기적으로 줄여 줄 공사로 주목받고 있다. 해저터널을 통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유라시아 해저터널 공사는 연결 도로 등을 포함해 총연장 14.6㎞에 달한다. 이 중 5.4㎞ 구간은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과하는 복층 터널이다. 총사업비 12억 4000만 달러로 리비아 대수로 공사 이후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벌인 최대 토목 공사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13일 방문한 공사 현장에서는 해저 굴착을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이었다. 해협을 바로 앞에 둔 현장에는 해협 방향으로 지반을 뚫고 갈 터널굴착장비(TBM)의 출발 지점을 만들기 위해 굴착기들이 한창 지반을 파내려 가고 있었다. 이 공사의 해저 구간에선 전진하면서 커터로 지반을 깎는 동시에 콘크리트 패널인 세그먼트를 부착해 터널을 만드는 장비인 TBM를 통해 공사가 진행된다. 김정훈 SK건설 부장은 “현재는 공사 초기 단계로 10% 정도 진척된 상황”이라며 “본격적인 터널 굴착 공사는 TBM이 현장에 투입되는 11월쯤부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투입되는 TBM은 직경 13.7m에 총길이 120m, 무게 3300t에 달한다. 설계·제작에만 15개월이 걸렸으며 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크다. 현재 운송 단계로 현장 도착 후 장비 재조립이 끝나면 바로 공사에 투입된다. 이후 지하 36m 해저터널 굴착 시작점에서 가동을 시작해 17개월 동안 하루 평균 6.6m씩 터널 구조를 만들며 해협 밑을 지나게 된다. 이번 공사는 TBM 공법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다. 국내 기업이 대규모 TBM을 활용해 터널 공사를 진행한 예가 없기 때문이다. 지반의 특성 때문에 국내 공사는 주로 발파식으로 진행되며 TBM을 쓴다고 해도 5m대 소규모다. 해저터널 사업을 총괄하는 서석재 SK건설 인프라부문 전무는 “국내 기업으로서는 전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공사 경험 자체가 SK건설의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 사업이 가진 창조성의 핵심은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사업 개발 방식이다. 지금껏 국내 기업의 해외 건설 공사는 ‘갑’인 개발권자에게 ‘을’인 건설사가 공사를 수주해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SK건설은 이를 뒤집어 직접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자금을 조달해 건설한 뒤 운영까지 하는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드’(TSP) 방식을 채택했다. SK건설은 2008년 12월 사업권을 획득한 뒤 2년 2개월 동안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유럽투자은행, 유럽부흥개발은행 등 세계 10개 금융기관과 금융약정을 체결해 9억 6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서 전무는 “단순한 기존 설계·조달·시공(EPC) 방식은 안정적 수입을 확보할 수 없어 경쟁력의 한계가 있다”며 “이번에 처음 시도한 TSP 방식은 말하자면 기술과 금융을 융합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터널은 50여개월간의 공사를 거쳐 2017년 4월쯤 개통될 예정이다. 이후 SK건설은 26년 2개월 동안 유지보수를 하며 직접 터널을 운영하게 된다. 이 기간 동안 통행료 수입도 얻게 되는데 SK건설 측은 연간 통행량이 12만대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터키 정부가 6만 8000대까지는 수익을 보장해 주기로 돼 있어 유라시아 해저터널은 향후 20여년간 SK그룹의 안정적 먹거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유라시아 해저터널과 함께 SK건설은 터키 인프라 사업의 하나로 보스포러스 해협을 지나는 제3교량도 건설하고 있다. 6억 9700만 달러 규모의 공사로 현대건설과 공동 수주했다. 지난달 14일 방문한 제3교량 건설 현장에서도 공사 초기 단계로 진입로를 정비하고 교량 주탑을 건설하는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었다. 교량 중 가장 북쪽(유럽 쪽 사르예르 가립체, 아시아 쪽 베이코즈 포이라즈쿄이)을 잇는 이 공사는 총연장 2164m로, 다리 구간만 1408m다. 특히 제3교량은 세계적으로 선례가 없는 ‘사장-현수교’ 방식으로 건설된다. 주탑이 다리 상판 무게를 버티는 사장교와 주탑 사이 줄을 걸고 그 줄에 다시 상판을 묶는 현수교 방식이 혼합된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안전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SK건설은 세계 최초로 실현되는 사장-현수교 기술 역시 미래 먹거리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건설이 터키에서 인프라 사업에 집중하는 건 주변 시장 진출까지 염두에 둔다는 뜻도 있다. 이승수 SK건설 터키지사장은 “이제는 터키 건설업도 발전해 해외 업체가 얻을 수 있는 부분은 줄고 있다”며 “터키의 지리적 이점을 생각하면 터키에서의 인프라 사업은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쌓고, 또 이를 통해 주변국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탄불(터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