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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4층 빌라 ‘기우뚱’ 20명 대피…정밀 진단 시급

    부산 4층 빌라 ‘기우뚱’ 20명 대피…정밀 진단 시급

    부산에 있는 4층짜리 빌라가 한쪽으로 기울어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전문가는 최근 내린 많은 비와 경주 지진에 따른 여파로 추측하고 있다. 1일 부산 사상구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6시 30분쯤 부산 사상구 주례동에 있는 D 빌라가 오른쪽으로 2도 정도 기울어 주민 20여 명이 급하게 대피했다. 주민들은 오후 9시쯤 지인 집 등지로 각자 이동했으며 구청은 안전사고 위험을 고려해 빌라 인근에 보행자 통행을 막고 있다. 구청은 해당 빌라가 더 기울어지지 않도록 안전조치를 했고, 계측기에 나타나는 빌라 기울기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해당 빌라는 지난달 초부터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현상이 발견돼 사상구청이 정밀 안전점검을 하던 중이었다. 전문가들이 해당 빌라를 살펴본 결과로는 당장 주민대피가 필요한 정도는 아니고 안전조치를 하고 나서 정밀 진단을 하면 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청은 해당 빌라에 대해 안전진단용역을 하는 중이었는데 지난달 30일 저녁 갑자기 빌라에 달아 둔 계측기에서 주민대피가 필요한 정도로 빌라가 기운 것으로 나타났다. 송숙희 사상구청장은 “빌라가 기운 원인과 해결책을 찾으려고 안전진단용역을 하고 있었는데, 지난달 30일 저녁 계측기에서 이상 수치가 나타나 안전을 고려해 우선 주민들을 대피하도록 했다”며 “기운 원인은 전문조사를 해봐야 나오겠지만, 최근 많은 비가 내린 데다 경주 지진에 따른 여진의 여파도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당 빌라는 2002년 완공됐으며 11가구가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코레일 운영 도시철도 차량 노후화 심각…기대수명 넘은 차량 5대 ‘5년 더’ 사용

    코레일 운영 도시철도 차량 노후화 심각…기대수명 넘은 차량 5대 ‘5년 더’ 사용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하는 도시철도 차량의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최인호(부산 사하갑) 의원은 29일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도시철도 노후차량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지하철 1호선 등을 운행하는 전동차 2450량 중 21.8%에 이르는 535량이 20년 이상 된 노후차량이라고 밝혔다. 이는 2012년 234량이었던 노후차량이 불과 4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또 기대수명(사용내구연한) 25년이 넘은 차량 5량은 정밀안전진단을 거쳐 앞으로 5년 더 연장 사용하도록 해 안전문제가 대두하고 있다. 차량 고장으로 인한 운행장애는 2012년 10건, 2013년 16건, 2014년 18건, 지난해 14건, 올해는 8월까지 13건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차량 노후화로 인해 이런 추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은 “지난 1월 서울지하철 4호선 전동차 사고로 17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 사고의 원인이 19년 동안 사용한 노후부품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유념하고 코레일 측은 노후차량 교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누떼의 목숨 건 대이동

    누떼의 목숨 건 대이동

    동물의 대이동은 사파리 관광의 백미다. 특히 케냐와 탄자니아의 경계인 마라강에서 펼쳐지는 누떼 이동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매해 케냐 마사이마라로 이동한 누떼는 8월에서 10월 사이 탄자니아 세렝게티로 돌아온다. 이때 이동하는 녀석들의 숫자는 수백만 마리에 달한다. 평생 3만 킬로미터를 달리는 녀석들은 물과 풀을 찾기 위해 이동하는 이 생존 여정에서 갈증과 배고픔, 피로감을 견디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에 굶주린 포식자들의 습격을 피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이렇듯 누떼의 험난한 여정이 담긴 영상이 최근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흙먼지를 일으키며 숨 가쁘게 들판을 달려온 녀석들은 마라강의 거친 물살을 가르며 힘차게 전진한다. 하지만 그런 녀석들을 기다리고 있던 악어의 습격으로부터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장면이 발생한다.이렇게 고난의 여정을 거쳐 세렝게티로 돌아온 누 떼는 건기가 시작될 무렵인 4월, 다시 케냐의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으로 돌아간다. 한편 누떼를 필두로 펼쳐지는 초식동물의 대이동 순간은 케냐 최고의 장관은 물론 세계 7대 경관으로 선정될 만큼, 해마다 전 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이 광경을 보기 위해 모여든다. 사진=유튜브/Call of The Wild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일제에 유린당한 한서린 남산 기슭… 애국지사 동상 ‘혼’ 달래는 호국의 길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일제에 유린당한 한서린 남산 기슭… 애국지사 동상 ‘혼’ 달래는 호국의 길

    서울미래유산은 정치역사, 산업노동, 시민생활, 도시관리, 문화예술 등 5개 분과로 나뉜다. 정치역사분과 세부 선정 기준에 따르면 당시 흔적이 모두 사라지고 터만 남아 있는 경우 미래유산 선정보다는 표지석, 지도 표시 정도로 기념한다. 동상, 탑, 기념물의 경우 인물에 대한 평가보다는 예술적 가치만을 고려한다. 분묘의 경우 가옥에 비해 보존 중요도가 낮고 인물 평가에 따른 논쟁을 우려해 미래유산 선정에서 제외한다. 다음번엔 산업노동분과 세부 선정 기준을 알아본다. 서울시는 미래유산을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을 서울신문·문화지평과 공동 주관으로 매주 토요일 진행한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co.kr)에서 답사 코스 확인과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다음 답사는 경희궁에서 모여 돈의문터, 경교장, 충정아파트, 아현동 가구거리, 성우이용원 등을 돌아본다. “제가 문화재청 문화지킴이 활동도 하고 순찰을 하면서 이 지역 문화재도 수시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서울미래유산 탐방답사 8회차 모이는 장소가 지하철 3호선 동국대입구역 6번 출구 장충파출소 앞이었다. 플래카드를 걸고 있자니 한 경찰관이 다가와 말을 건넨다. 플래카드 거는 위치가 잘못돼서 지적하러 나온 줄 알았더니 괜찮으니 계속하란다. 경찰관은 자신을 서울 중부경찰서 소속 위시환 경위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문화재 사랑은 물론 김성섭 중부경찰서장의 ‘우리 동네 바로 알기’ 시책까지 알려 준다. 거기다가 중부경찰서가 펴낸 ‘서중경(서울 중부경찰서)의 역사산책’이란 책자까지 한 권 건넨다. 책자는 지역 문화재와 동네마다 감춰진 이야깃거리를 140쪽 분량으로 소개한다. 김성섭 서장은 발간사에서 “동네 역사를 알아야 지역 실정에 맞는 맞춤형 치안 시책을 펼 수 있다고 생각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치안에 인문학을 결합시킨 이런 발상이야말로 요즈음 말하는 융합인 셈이다. 1회차 정동 답사를 이끈 이필용(47) 서울미래유산해설사가 두 달 만에 기가폰을 목에 걸었다. 일제가 뽑아 버렸던 ‘장충단비’ 을미사변·갑신정변 때 희생된 영령 기려 이 해설사는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마을기업팀 매니저로 일하면서 짬을 내 한양도성 길라잡이 활동 등을 하는 베테랑 문화해설사다. 이 해설사가 일행을 처음 멈춰 세운 곳은 1900년(광무 4년)에 세워진 장충단비(서울시유형문화재 제1호) 앞이다. 장충파출소에서 불과 30여m 떨어진 곳에 있다. 이 비는 명성황후 시해 사건인 을미사변을 비롯해 갑신정변, 임오군란 때 희생된 영령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을미사변 때인 1895년(고종 32년)에는 궁내부 대신 이경직과 시위대장 홍계훈 등 많은 병사들이 일본군에 의해 희생됐다. 고종은 이곳에 사전(祠殿) 1동과 부속건물 2채를 세워 장충단을 꾸몄다. 대한제국시절 봄, 가을 두 차례 지내던 제사를 일본의 통감부가 설치된 뒤 1908년 중단됐다. 1910년에는 장충단을 폐사하고 비석도 뽑아 버렸다. 항일 감정을 자극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조선총독부는 1919년부터 벚꽃을 잔뜩 심고 1920년대 후반에는 장충단공원을 조성했다. 뽑힌 장충단비는 1945년 해방과 함께 현 신라호텔 자리에 세워졌고 1969년 지금 자리로 옮겨졌다. 건물은 한국전쟁 때 소실됐다. 신라호텔 자리에는 일본의 조선총독부가 1909년 안중근 의사에게 저격된 이토 히로부미를 추모하기 위해 1932년 그의 이름을 딴 사찰 박문사를 들여놓았다. 이 해설사는 “일제가 박문사를 지으면서 경복궁 석재와 목재를 뜯어 왔고 경희궁 정문 흥화문을 가져와 정문으로 사용했다”면서 “심지어 상하이 사변 때 죽은 일본군 육탄 3용사 동상을 세워 대륙침략 정신교육 전진 기지로 삼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육탄 3용사는 아사히신문이 2007년 6월 13일 당시 보도가 엉터리였다고 오보를 인정한 바 있다. 이 해설사는 “박문사를 지은 일본 다이세이(大成) 건설이 후일 신라호텔까지 지었다”며 “이 역사적 연결성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천덕꾸러기가 돼 버린 ‘수표교’ 청계천 공사로 옮긴 뒤 돌아가지 못 해 장충단에 박문사를 짓듯 일제는 원구단을 허물고 철도호텔(현 웨스턴조선호텔)을 짓고 창경궁을 동물원인 창경원으로, 경희궁(경덕궁) 자리에 경성중학교를 세우는 식으로 우리 문화재를 짓밟았다. 장충단비 지근 거리에 수표교(서울시유형문화재 제18호)가 보인다. 이 해설사는 일행을 다리 아래로 안내했다. 대부분 다리 밑을 처음 구경한다고 웅성거렸다. 다리 상판을 이고 있는 교각에는 경진지평(庚辰地平) 각자(刻字)가 있다. 1760년에 글자를 새겨 넣고 네 단계로 수위를 관리했다. 수표교는 원래 청계천에 있었는데 복개공사 때문에 1958년 옮겨졌다가 1965년 현 자리에 놓여졌다. 엉뚱한 곳에서 천덕꾸러기처럼 서 있는 수표교가 언제쯤 청계천으로 되돌아갈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장충단에는 유난히 동상이 많다. 이준 열사, 유관순 열사, 외솔 최현배 선생 등 모두 일제에 항거한 이들이다. 중구는 장충단비~한국유림 독립운동 파리장서비~수표교~이준 열사 동상~이한응 선생비~최현배 선생 기념비~유관순 열사 동상~3·1독립운동 기념탑~국립극장~김용환 지사 동상~자유센터로 이어지는 길을 ‘호국의 길’로 이름 지었다. 일제에 의해 철저히 유린당한 남산 기슭에 이들을 모셔 혼이라도 달래려 한 게 아닐까 추측한다. 조선 인조 때 만들어진 ‘국궁도장’활 쏘며 심신 수련하는 생활체육인 모여 남산 자락을 오르기 시작하다 보니 석호정 활터 표지석이 나타났다. 조선 인조 때인 1630년쯤에 만들어진 국궁도장이다. 1970년 서울시와 서울정도600년고증위원회의 배려로 표지석 자리보다 위로 올라가 남산순환도로 옆에 자리잡았다. 이날도 활을 쏘며 심신을 수련하는 생활체육인들이 여럿 나와서 국궁을 즐기고 있었다. 사대(射臺) 앞에는 습사무언(習射無言)이란 글이 보인다. 활을 쏠 때 말하지 말라는 궁도구계훈 중 하나다. 가로글씨지만 우에서 좌로 읽어야 한다. 표적까지는 145m, 쏘아 올린 살이 멀어지며 순식간에 육안에서 사라진다. 답사단은 남산순환로를 통해 서울 미래유산인 국립극장을 들른 뒤 자유센터, 반얀트리 서울 호텔을 지나 한양도성길을 제법 걸었다. 반얀트리는 과거 타워호텔이란 이름을 가진 자유센터 부속 숙박동이었다. 자유센터는 1962년에 열린 아시아반공연맹 임시총회의 회의장이었고 타워호텔이 숙박시설이었던 것이다. 이날 답사에 참여한 김수경(48) 소요재 대표는 “22살 때 타워호텔에서 호텔리어가 되기 위해 인턴십을 했던 추억이 있다”며 “불의의 교통사고로 꿈을 접고 고향인 부산으로 귀향해 직조를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직물공예와 자투리 천을 이용한 업사이클링 예술공예를 전문으로 하는 공방을 창신동에 두고 있다. 국립극장 내려오면 미래유산 ‘군락’ 테니스장·야구장·체육관·족발골목 등 이 해설사는 “이 두 건물 모두 근대 건축계 거장 김수근씨가 설계한 것”이라며 “김수근씨는 파괴된 한양도성에서 나온 성석을 기초석이나 옹벽으로 사용하는 저급한 역사 인식을 보여 줬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해설사는 서울KYC의 한양도성 목멱구간 해설사로도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 도성 파괴를 늘 안타까워했다. 호국의 넋이 충만한 남산 기슭을 둘러보고 다시 원점으로 내려오는 장충단로에서 장충테니스장, 장충리틀야구장, 길 건너 장충체육관과 장충동 족발골목 등 서울미래유산 ‘군락’을 만났다. 인근에 있는 남산 1호 터널도 서울미래유산이다. 서울 요새화 계획에 따라 교통 기능보다는 방공호 목적으로 건립됐다. 이 터널로 인해 강남 개발이 가속화되는 등 건축사와 정치사적인 측면에서 보존 가치가 있다. 장충테니스장은 장호테니스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1971년 지어진 우리나라 테니스 역사의 요람이다. 장충체육관은 우리 건축설계와 기술로 지어진 최초의 돔형 체육관이다. 남매와 함께 온 김연진 경기관광공사 과장은 “이런 프로그램이 서울에서만 이뤄지는데 도보길 역사탐방을 경기도에 접목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수경 대표는 “이 프로그램은 ‘참된 미래유산’인 우리 아이들에게 선물로 전해 줄 보물지도를 그리는 일”이라며 “단순한 추억 찾기가 아니라 우리가 알고 지켜야 할 가치들을 들려주고 함께 보물지도를 그릴 때 서울미래유산 가치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예전부터 이 지역 답사를 마치면 늘 태극당 제과점 쪽 먹자골목에 있는 ‘닭한마리 돼지한근’이란 곳을 들른다. 이날도 답사단 여럿이 푸짐한 김치찌개로 허기를 채웠다. 아쉽게도 70년 전통의 태극당은 아직 서울미래유산이 아니다. 글 사진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청계천변 녹회색 육중한 존재감… 1·2층 상가만 남고 사라진 터전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청계천변 녹회색 육중한 존재감… 1·2층 상가만 남고 사라진 터전

    서울 구도심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로 전체적으로 서쪽이 높고 동쪽이 낮다. 도성 안의 물 또한 지형을 따라 대체로 서쪽에서 동쪽을 따라 흐른다. 그 중심을 이루는 것이 바로 지금의 청계천이다. 상하수도가 없던 시절에는 물의 흐름이 곧 사회적 위계였다. 수원지에 가까운 인왕산, 북악산 기슭에는 궁궐과 세도가들의 주거지가 들어섰다. 하류로 갈수록, 즉 물의 오염도가 높아지는 것에 비례해서 거주민들의 삶은 팍팍해졌다. 청계천의 원래 이름은 ‘개천’(開川)이다. 문자 그대로는 ‘열린 하천’이지만 그 의미는 자연 하천이 아닌 ‘내를 파낸’ 하천이다. 경인 아라뱃길과 합류하는 굴포천의 또 다른 이름이 ‘판개울’인 것과 비슷하다. 도성의 젖줄이나 다름없어서 조선 시대부터 이 하천을 관리하는 것은 정부의 큰 관심사였다. 태종은 ‘개천도감’(開渠都監)이라는 전담 부서까지 마련할 정도였고, 조선 후기의 영조는 대대적인 준설 사업을 벌이고 호안 석축을 쌓아 구불구불하던 물길을 바로잡았다. 청계천(淸溪川)이라는, 상황의 묘사라기보다는 희망 사항에 불과한 이름이 붙은 것은 일제강점기다. 총독부의 사업으로 이 하천의 여러 지류가 복개되기 시작했다. 심지어 청계천 본류에 대한 다양한 복개 및 도로, 철도 계획까지 등장했다. 다만 실제로 실행에 옮겨진 것은 미미했다. 준설로도 청계천의 환경이 악화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1930년대 청계천 변에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 바로 박태원의 ‘천변풍경’이다. 박태원은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의 저자이며, 영화감독 봉준호의 외조부이기도 하다. 특히 ‘카메라 아이’(camera eye)로 일컬어지는 그의 소설 작법은 훗날의 명감독 외손자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는 것 같아 흥미롭다. 1절 ‘청계천 빨래터’에서 시작해 50절 ‘천변풍경’으로 끝나는 이 소설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이 등장한다. 필원이네, 칠성 어멈 등을 위시한 동네 아낙들은 청계천 변에서 빨래를 하며 온갖 잡담을 나누는가 하면 ‘신전집 주인의 장구 대가리 처남’은 물지게를 지고 천변에 나온다. 그러나 그 물은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마시기는커녕 빨래하기에도 적합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빨래터가 사실은 개천가의 샘물이 솟는 곳에 있었으며, 심지어 유료였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그 나머지 청계천의 물이 어떠했는지는 다음의 구절이 잘 말해 준다. ‘…그 불운한 중산모는 하필 고르디 골라, 새벽에 살얼음이 얼었다가 막 풀린 개천물 속에 빠졌다. 상판대기에 불에다 덴 자국이 있는 깍정이 놈이 다리 밑에서 뛰어나와 얼른 건졌으나, 시꺼먼 똥물이 뚝뚝 떨어지는 것이, 코에다 갖다 대보지 않더라도 우선 냄새가 대단할 듯싶다….’ # 물길은 덮이고 찻길은 뚫리고 일제강점기인 1937년, 그리고 1955년에 무교동 인근 구간이 일부 복개된 것을 제외하면 저 ‘청계천 똥물’이 시민들의 시야에서 본격적으로 사라진 것은 개발시대에 들어서였다. 1958년부터 1977년의 기간 동안 광통교에서 시작해 중랑천 조금 못 미친 지점까지 물이 흐르는 방향을 따라 복개가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이와 거의 동시에 청계 고가도로가 놓이면서 청계천은 서울을 동서로 잇는 중요한 간선도로가 됐다. 그 물리적인 서쪽의 끝이 태평로였다면 동쪽 끝은 용두동 인근이었다. 하지만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의 저자인 손정목의 증언에 따르면 그 훨씬 너머 아차산 인근에 있던 ‘미군 위락 시설’ 워커힐 호텔이 청계천 고가도로의 궁극적인 목적지였다. 외화벌이 등을 목적으로 이미 1961년부터 추진돼 오던 국가적 사업이었다. 청계천이 복개되고 그 위에 고가도로가 놓이게 되면서 판잣집들이 즐비하던 천변에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1969년 세워진 삼일 아파트다. 7층 높이에 무려 24개동, 어마어마한 대규모 건물군이었다. 창신동과 숭인동, 그리고 청계천 맞은편의 황학동 일대를 가득 채운 빽빽한 빌딩의 숲이었다. 그 사이를 누비며 달리는 청계 고가도로, 그리고 마침 비슷한 시기인 1968~1971년 사이에 세워진 김중업의 삼일 빌딩과 함께 청계천 일대는 바야흐로 개발 시대 서울의 새로운 상징으로 떠올랐다. 아직 도시 구조상 한강이 사람들의 인식에 깊게 들어오기 전이었다. 청계천은 수도의 대동맥 같은 지위를 부여받았다. 복개된 상판 아래 저 어둠 속에는 도시의 온갖 오물을 담은 탁한 물이 여전히 흘러가고 있었지만, 그 위의 세상은 딴판이었다. 삼일 아파트는 흔히 청계천을 꽉 채우고 있었던 것처럼 이야기되지만 실상은 좀 달랐다. 총 24개 동 중 절반인 12개 동은 청계천 남쪽 황학동에 있었다. 그리고 북쪽의 나머지 12개 동도 6개동씩 두 그룹으로 나뉘어 각각 창신동과 숭인동에 자리 잡았다. 이 두 그룹 사이는 민간 투자 부지로 그 길이가 무려 250m였다. 간단히 말해서 삼일 아파트는 청계천변 양쪽에 서로 멀리 떨어진 세 그룹으로 분산돼 지어졌던 것이다. 삼일 아파트 사이에 자리 잡고 있었던 민간 투자 부지에 개발의 바람이 불면서 대형 건물 3개가 들어섰다. 그중 가장 동쪽에 있으면서 가장 큰 건물이 바로 현대건설이 지은 것으로 알려진 숭인 상가아파트다. 건축물 관리대장에 따르면 1979년 10월 22일 사용 승인을 받은 것으로 나오니 이 연재에서 다뤄 온 다른 건물들에 비해 건립 연대가 한참 늦다. 그 2년 전인 1977년 11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분양 사건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제 본격적으로 강남, 강북의 시대가 열리던 시점이었다. 이 건물이 지어지던 당시는 이미 청계천 복개 공사 및 청계천 고가도로 공사도 다 끝난 다음이었다. 삼일 아파트가 완공된 지는 무려 10년이 다 된 시점이었다. 다만 ‘숭인 상가아파트’로 검색되는 1970년대 초반 신문 기사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건립 연대에 대해서는 좀더 신중한 검증이 필요하다. # 숭인 상가아파트 두께 삼일 아파트 두 배 넘어 숭인 상가아파트는 중후장대한 건물이다. 길이가 81m에 달하며 지하 1층 지상 8층이다. 게다가 중복도형이라 건물의 두께가 이웃인 삼일 아파트에 비해 두 배가 넘는다. 그러다 보니 연면적은 무려 19920.99㎡에 달하고 246가구가 거주한다. 지금도 청계천 건너편에서 이 건물을 바라보면 그 존재감이 상당하다. 어지간한 광각 렌즈가 아니면 한 번에 잡히지도 않을 정도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한국 최초의 아파트로 평가되는 충정 아파트를 연상케 하는 녹회색 타일(내지는 타일 위 도색)로 전면과 후면이 마감돼 있어 더욱 육중한 느낌이 든다. 3층까지는 점포와 사무실, 그 이상은 아파트로 돼 있어 주거와 상업의 복합 비율도 상당히 높다. 이 지역이 서울뿐 아니라 전국을 상대로 하는 거대한 동대문시장 권역인 탓이겠지만, 상가의 업종은 보일러, 금속, 배관, 피혁 등 주민들의 일상생활과는 무관하다. 그 점은 건물 인근의 신설동종합시장이나 동묘시장 등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워낙 다양한 시장이 주변에 많기 때문에 생필품 구입 등에 불편이 있을 상황은 아니다. 게다가 지금은 황학동 삼일 아파트가 있던 곳에 세워진 거대 주상복합 단지 안에 대형 할인 매장도 들어가 있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숭인 상가아파트는 전체적으로나 부분적으로 아주 명확한 좌우 대칭의 구도를 갖고 있다. 좋게 말하면 질서정연하고 나쁘게 말하면 단조롭고 지루하다. 다만 발코니를 통해 저층부의 상가와 그 위의 공동주거 부분에 살짝 변화를 주려고 했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중복도 건물이라 당연히 주거 가구의 절반이 북향인데 이 역시 전면과 같은 디자인의 외관이다. 특이한 것은 주차장이다. 처음부터 제대로 계획된 듯한 넓은 주차장이 지하층에 있다. 자동차가 보급되고 있었던 당시의 시대상과도 관련이 있겠지만, 이 정도 투자는 그냥 이루어지지 않는다. 법과 제도의 강제력이 필요하다. 우연이었을까. 건축물 관리대장상 사용 승인을 받은 1979년은 주차장법이 제정된 해이기도 했다. 옥상에 올라보면 이 일대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부분에서 청계천이 완만하게 꺾이기 때문에 시야가 더욱 넓게 느껴진다. 옥상에는 녹색 방수액이 칠해져 있고 빨래가 조금 널려 있으며 각종 장비가 놓여 있을 뿐 별다른 사용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다만 우뚝우뚝 솟은 환기탑들이 마치 설치 예술 같은 느낌을 줄 뿐이다. # 새로운 ‘천변풍경’ 숭인 상가아파트 옥상에서 내려다본 청계천은 박태원이 ‘천변풍경’에서 묘사한, 그 똥물 흐르는 도시의 시궁창도 아니고, 고가도로 위로 자동차가 씽씽 달리던 개발시대의 그 모습도 아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청계천은 2003년 7월 1일부터 2005년 10월 1일까지 복개된 상판과 고가도로를 걷어 내면서 다시 햇빛을 보게 됐다. 전기 모터로 물을 순환하므로 더이상 자연하천이 아니고, 녹조 문제도 종종 일어나며, 무엇보다 졸속으로 무리하게 진행된 일이라 ‘복원’이라는 말을 붙일 수조차 없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하수 관로가 별도로 설치돼 천연의 하수도 역할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났다. 그러나 소위 합류식 구조의 한계로 큰비가 오면 오수가 유입돼 겨우 만들어진 생태계는 해마다 문제를 일으킨다. 다만 평소에는 산책하는 사람들도 제법 많고 각종 물고기, 심지어 새들도 많이 보인다. 이 주변은 현재 서울 시내에서 새로운 상가아파트가 가장 많이 지어지고 있는 곳의 하나이기도 하다. 청계천 일대는 주거와 상업의 복합지수가 높은 지역으로 계속 변신 중이다. 그 원조 격인 삼일 아파트는 어떻게 되었을까?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아직 남아 있다. 청계천 맞은편의 황학동 쪽은 완전히 없어졌으나 창신동과 숭인동 쪽은 그렇지 않다. 다만 구조안전진단, 그리고 주민과 상인들 간의 갈등으로 인해 1, 2층의 상가만 남기고 그 위의 아파트는 완전히 철거돼 없어졌다. 박태원이 천변풍경을 1937년에 쓴 것을 감안하면 그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중 재봉이와 창수, 그리고 이쁜이와 금순이는 중년의 나이가 됐을 때 삼일 아파트에 살면서 청계천이 복개되고 그 위에 고가도로가 놓이는 것을 바라보았을 수도 있다. 한때 삶의 터전이었던 청계천이 마치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어둠 속으로 유배되는 모습을 보는 기분은 어떠했을까. 그러나 인간이 만드는 도시에 영원이란 없다. 그 청계천은 불과 30년 남짓한 세월이 흐른 후에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때와는 또 다른 ‘천변풍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세상에 대한 인간의 온갖 욕망 또한 여전히 그 위에 떠내려간다.
  • 정상용 교수 “지하수 수위 통해 지진 사전감지 가능” 주장

    정상용 교수 “지하수 수위 통해 지진 사전감지 가능” 주장

    경주에서 강진이 발생하기 1∼2일 전 주변 지하수 수위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드러나 지진예측에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상용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26일 경북 경주시 산내면 지하수 관측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진이 발생한 지난 12일과 19일에 앞서 11∼12일과 16∼17일에 수위가 평소보다 크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 관측소는 전국 300여개 가운데 진앙인 경주시 내남면에서 가장 가깝다. 관측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일 지표면에서 179㎝ 아래 암반 지하수가 12일에는 130㎝ 지점까지 올라왔다. 하루 새 49㎝ 상승했다. 12일 이곳에 내린 비의 양은 14㎜에 불과했다. 강수량 90.5㎜를 기록한 지난 3일 상승한 38㎝를 초과했다. 12일 오후 7시 44분 경주 남남서쪽 8.2㎞에서 규모 5.1 전진이 일어난 뒤 오후 8시 33분에 그보다 남쪽인 남남서쪽 8.7㎞에서 규모 5.8 본진이 일어났다. 이 여파로 13일 수위는 지표면 아래 91㎝ 지점까지 올라갔고, 16일에는 81㎝까지 올라가는 등 상승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강수량이 25.6㎜에 그친 17일 지하수 수위는 갑자기 지표면 아래 40㎝ 지점까지 무려 39㎝ 올라갔고, 비가 내리지 않은 18일에는 지표면 아래 38㎝ 지점으로 상승했다. 19일 오후 8시 33분쯤 경주 남남서쪽 11㎞에서 규모 4.5 지진이 발생했다. 이날 수위는 지표면 아래 31㎝ 지점까지 상승했다. 이후 수위는 큰 변화 없이 미세하게 내려가 23일에는 지표면 아래 36㎝ 지점에 머물렀다. 여진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강한 지진에 앞서 지하수 수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이 잇따라 나타난 만큼 지진예보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1시간 단위로 하는 측정을 분 단위 또는 초 단위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백남기 농민 위독에 가족들 대기상태... 시민단체 “부검 반대·특검 도입해야”

    작년 11월14일 서울 도심 ‘민중충궐기’ 시위 중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의식불명에 빠진 농민 백남기(69)씨가 위독해진 가운데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부검 반대 의견을 밝혔다. 또 특별검사를 도입해 책임자 처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백남기대책위)는 25일 백씨가 입원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백남기대책위에 따르면 백씨는 위독한 상태다. 이뇨제를 투약해도 소변이 나오지 않아 수혈·항생제투여·영양공급 등을 할 수 없다. 혈압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백씨는 사건 직후 수술을 받았으나 대뇌 50% 이상, 뇌뿌리가 손상돼 의식불명 상태로 인공호흡기와 약물에 의존해 이날까지 317일간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입원해 있다. 백남기대책위는 검찰이 병원 등에 부검하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대책위는 이에 대해 법률적으로나 의학적으로 부검할 필요가 없는데도 강행한다면 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백씨의 법률 자문을 맡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이정일 변호사는 “백씨를 수술했던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서 ‘물대포 직사 살수’라는 원인을 분명히 했고 검찰도 지난주 영장을 집행해 백씨 관련 의무기록지를 모두 압수해갔다”며 “백씨가 돌아가신다면 다른 원인이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진실 규명을 바라면서도 부검을 반대하는 것은 모순된 주장이라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명백한 상황에서 원인을 밝히겠다는 검찰의 부검 의도는 정당한 공권력 행사라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의사 전진한씨는 “장기간 입원과 수술 치료로 환자 상태는 처음과 변형됐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사망 선언 후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하는 것은 명백한 발병원인을 환자의 기저질환으로 몰아가려는 저의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했다. 백남기대책위는 “수많은 영상과 증언이 넘쳐나는데도 검찰은 무려 10개월째 이 사건을 조사만 하고 있다”며 “이는 검찰의 명백한 직무유기로 특별검사 도입을 통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처에 매달 17억원씩은 너무 많아”…베를루스코니 위자료 삭감 소송

    “전처에 매달 17억원씩은 너무 많아”…베를루스코니 위자료 삭감 소송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가 이혼한 전 부인에게 주는 돈이 너무 많다며 위자료 삭감 소송을 냈다.  23일 안사통신 등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대법원은 오는 11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배우 출신 전 부인 베로니카 라리오를 상대로 낸 위자료 조정 소송에 대한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법정에 출두해 현행 매월 140만 유로(약 17억 3000만원)씩 주고 있는 위자료가 과다하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라리오는 1990년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결혼한 뒤 자녀 3명을 낳았으나 남편이 미성년자 등과 끊임없는 성추문에 휘말리자 2009년 별거한 뒤 2014년 정식 이혼했다.  이탈리아 법원은 두 사람이 별거 중이었던 2012년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라리오에게 매월 300만 유로(약 37억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지만, 베를루스코니는 이에 불복하고 항소해 이듬 해 위자료 지급 액수를 200만 유로(약 24억 7000만원)로 낮췄다.  이후 상급 법원에서 다시 140만 유로까지 줄였으나 베를루스코니는 이마저도 비정상적으로 많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곧 80세 생일을 맞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지난 6월 심장판막 교체 수술을 받은 뒤 자신이 이끄는 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의 후계자를 지명하고, 프로축구단 AC밀란을 중국 자본에 넘기는 등 은퇴 수순을 밟고 있다.  건설업과 미디어 사업으로 막대한 부를 일군 뒤 이탈리아 총리를 3차례나 역임한 그는 2013년 회계부정으로 유죄 판결을 받으며 이탈리아 상원 의원 자격을 박탈당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경주 지진, 비슷한 규모로 계속되는 군발 지진 가능성”

    지난 12일 규모 5.8의 지진 발생 이후 여진이 계속되는 경북 경주 지진은 단순히 전진, 본진, 여진의 개념이 아닌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계속 일어나는 ‘군발(群發)성’ 지진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와 함께 활성단층은 약 258만년 전부터 현재까지 활동했던 기록이 남아 있는 ‘제4기 단층’을 이야기하는 것이지 지진이 당장 발생할 수 있는 ‘활동성 단층’이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22일 서울대 글로벌컨벤션플라자에서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한국지구물리·물리탐사학회가 공동으로 연 특별 심포지엄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이같이 지적했다. 이번 특별 심포지엄은 지난 12일 규모 5.8의 경주 지진 발생으로 ‘긴급진단 한반도 지진, 우리는 안전한가’라는 주제로 열렸다. 기조 강연자로 나선 이기화 서울대 지질학과 명예교수는 “이번에 발생한 지진에서 전진과 본진을 제외한 여진이 비슷한 규모로 계속 일어나고 있는 만큼 ‘군발 지진’일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군발 지진은 한 지역에서 본진이라고 할 만한 큰 지진 없이 비슷한 규모와 형태의 지진들이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일어나는 것으로 ‘지진군(群)’이라고도 부른다. 이 교수는 일반적으로 큰 지진이 발생한 뒤 여진은 숫자와 규모가 점점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 발생하는 여진은 그런 경향성을 볼 수 없기 때문에 군발 지진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역사지진’에 대한 연구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지진학자들이 지진계를 통해 얻은 지진정보와 데이터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는데 역사지진을 통해 얼마나 큰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지도 예측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진의 조기경보 시스템과 관련한 주제발표자로 나선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자료를 얼마나 빨리 받을 수 있는가가 조기경보의 핵심인 만큼 지진관측소의 밀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지 센터장은 각종 구조물에 작은 지진계를 설치해 지진 발생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넓은 지역이 아닌 국지적으로 경보를 내릴 수 있는 ‘온 사이트 워닝’(On-Site Warning)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기상청도 22일 오전 ‘지진 정밀분석 중간결과’를 발표하면서 조기경보 시간을 현재 50초 이내에서 10초 이내로 단축하기 위해 지진관측소를 현재 206곳에서 2018년까지 314곳으로 확충하기로 했다. ‘한반도의 활성단층’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한 최성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장은 “월성원자력발전소 남쪽에 있는 읍천단층을 비롯해 수도권과 충청, 전남 등 전국에 활성단층(예전에 움직였던 단층)으로 추정되는 25개 단층이 자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활성단층이 무조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질환경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라며 “원전 부지를 평가할 때 필요한 것은 활동성단층(현재 움직이는 단층)인지 아닌지의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나라에 현재 활성단층이 450개 이상인데 25개밖에 조사가 안 된 상태”라고 말한 바 있다. 원전의 안전성 평가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최인길 한국원자력연구원 종합안전평가부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운영을 시작한 신고리 3호기가 규모 7.0 지진에 대한 내진 설계가 돼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규모 6.5의 지진에 맞춰 건설돼 있다”며 “원전은 설계 기준이 넘는 지진에 대해서도 안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고 주기적인 내진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원자력안전법령에서 원전 시설은 규모 6.5의 지진에 대비해 구조적으로 안정성을 갖춰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 박사는 “역대 최대 규모의 경주 지진 발생으로 국내 원전의 내진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관측자료와 각종 데이터를 확보해 신뢰도가 높은 평가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부산 조선소 간 문재인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국가 경쟁력 살려내야”

    부산 조선소 간 문재인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국가 경쟁력 살려내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얼굴) 전 대표가 22일 “조선·해운 산업 구조조정이 국가경쟁력을 살리는 구조조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 현안과 가급적 거리를 둔 채 민생·경제행보를 이어가는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영도구 대선조선소에서 열린 거영해운의 석유화학제품선 명명식에 참석해 “조선·해운산업은 핵심 기간산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조선·해운산업은 국민 경제를 뒷받침하는 버팀목이며, 유사시에는 군수물자와 병력을 수송하는 기능을 하므로 안보상으로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안전처가 할 일이 무척 많다”면서 “전국적으로 40년 넘은 노후 학교 건물이 6300동, 안전진단 최하등급 학교수도 26개나 된다. (지진안전을 위한) 정부와 국회의 관심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 공동대표는 일각에서 거론되는 ‘반기문-안철수 대선연대론’과 관련,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들 불안하신가 봐요”라며 웃은 뒤 “여러 번 말씀드렸듯이 국민의당이 집권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더민주 원혜영 의원과 국민의당 주승용 의원 등 양당 중진들이 통합경선 방안을 논의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국민의당이 집권하는 게 목표”라고만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지진 불안에 떠는 한반도] 최대 지진 진앙지 헛짚은 기상청 “3.0~4.0 여진 수개월 계속될 것”

    [지진 불안에 떠는 한반도] 최대 지진 진앙지 헛짚은 기상청 “3.0~4.0 여진 수개월 계속될 것”

    당초 파악지 0.7㎞ 남동방향 ‘수정’ 남남서 방향으로 여진 순차 이동 조기경보시간 50초→10초 내로 지난 12일 밤 발생한 경주 지진 이후 계속된 여진이 남남서 방향으로 순차적으로 이동하는 특징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규모 5.8의 본진(本震)보다 강한 여진은 발생할 가능성이 낮지만 규모 3.0~4.0 여진은 짧게는 몇 주, 길게는 수개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22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 본청에서 ‘경주지진 정밀분석 중간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21일 기준으로 규모 1.5 이상의 여진은 총 412회 발생했는데 규모 4.0 이하의 지진은 대부분 본진의 진앙에서 10㎞ 이내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새로운 지진의 전조현상이 아닌 ‘여진’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전진과 본진을 제외한 여진의 89.8%가 2.5㎞ 이내에 집중됐으며 97.1%의 여진은 반경 5㎞ 이내에서 발생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반경 10㎞ 밖에서 일어난 여진은 9건에 불과했다. 또 여진의 70.2%인 288건이 최초 지진 발생 후 이틀째인 13일까지 발생했다. 지진의 진원 깊이는 13~17㎞에 주로 분포했으며 평균 깊이는 15.2㎞로 분석됐다.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이번 지진에 대해 정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지만 규모 5.8의 본진으로 많은 에너지가 밖으로 분출됐고 이미 주변 단층을 자극한 상태이기 때문에 전진(前震)에 버금가는 강한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당초 12일 밤 경주시 남남서쪽 8㎞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던 본진의 진앙을 남동 방향으로 0.7㎞ 떨어진 경주시 남남서쪽 8.7㎞인 것으로 수정했다. 이보다 앞서 발생한 전진 진앙지도 당초 발표된 남남서쪽 9㎞에서 북북서 방향으로 0.8㎞ 이동한 남남서쪽 8.2㎞ 지역인 것으로 변경됐다. 규모 4.0 이상 여진을 포함한 4번의 지진을 분석한 결과 남남서쪽으로 이동하는 특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정확한 지진 조사를 위해 지난 20일 8명의 기상청 연구자들로 현장조사 대응팀을 구성해 내년 3월 31일까지 6개월간 운영할 계획이다. 이들은 서울대, 부산대, 부경대 연구진들과 함께 강(强)진동 발생지역에서 현장조사를 통해 지진 영향 범위와 정도를 파악하는 한편 단층의 형태와 지질형태를 조사하게 된다. 한편 현재 지진 조기경보시간을 50초에서 2018년까지 10초 안으로 단축시킬 계획이라고 기상청은 밝혔다. 고윤화 기상청장은 “오는 11월부터 국민안전처의 문자발송시스템과 연계해 긴급재난문자서비스를 직접 발송할 계획”이라며 “또 현재 규모 5.0 이상의 지진에만 조기경보를 해 왔는데 2019년부터는 규모 3.5~5.0의 지진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죽음의 백조’ 美 B-1B, 최북단까지 첫 무력비행…김정은에 강력한 경고

    ‘죽음의 백조’ 美 B-1B, 최북단까지 첫 무력비행…김정은에 강력한 경고

    미국이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군사적 대응 조치로 21일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를 군사분계선(MDL) 부근 지역까지 전개하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B-1B 2대는 미사일 등으로 무장한 채 군사분계선에서 30여㎞ 떨어진 경기도 포천 미군 영평사격장(로드리게스 훈련장) 상공을 거쳐 오산기지에 도착, ‘핵·미사일’ 도발을 일삼고 있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겨냥한 행보를 이어갔다. 미국의 폭격기가 이번처럼 최북단으로 비행루트를 설정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이날 “대한민국 방호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이고 굳건한 공약의 일환으로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가 오늘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오산 공군기지에 착륙했다”고 밝혔다. B-1B 2대는 이날 MDL 남쪽의 동부전선 및 영평사격장 상공을 거쳐 오후 1시 10분쯤 오산기지 상공에 도착해 앞뒤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저공비행을 했다. 미국이 B-1B를 한반도에 전개한 것은 지난 13일에 이어 8일 만이다. 각종 미사일과 지하시설 파괴용 유도폭탄 등을 탑재하고 포천 미군사격장 상공을 비행한 것은 유사시 북한에 대한 폭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공군 F-15K 2대와 미 공군 F-16 2대의 호위를 받으며 비행한 B-1B 2대 가운데 앞서던 1대는 곧바로 괌 기지를 향해 떠났고 뒤따르던 1대는 선회 비행을 거쳐 오산기지에 착륙했다. 오산기지에 착륙한 B-1B 1대는 한시적으로 오산기지에 머물며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모양이 백조를 연상시켜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으로 통하는 B-1B는 B-52 ‘스트래토포트리스’, B-2 ‘스피릿’과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꼽힌다. 초음속 폭격기인 B-1B는 최대 속도가 마하 2로, 3대 전략폭격기 가운데 가장 빠르다. 재래식 무기 탑재 능력도 가장 커 다량의 폭탄으로 적지를 융단폭격할 수 있다. B-1B는 B-52, B-2와는 달리 핵폭탄을 탑재하지는 않는다. 이번에 한반도에 전개된 B-1B는 지난달 초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엘스워스 공군기지에서 괌 기지로 전진 배치됐다. 일각에서는 주한 미 7공군이 오산기지에 착륙한 B-1B를 오는 24∼25일 부대 공개행사인 ‘에어파워 데이’에서 일반에 공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은 B-1B에 이어 B-2와 B-52도 순차적으로 한반도에 전개해 대북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중순에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가 서해와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진행되는 한미 연합 항모강습단 훈련에 참가해 북한 핵심시설 타격 연습을 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주 지진 피해로 훼손된 문화재 복구비는? 경주시 “최소 46억” 주장

    경주 지진 피해로 훼손된 문화재 복구비는? 경주시 “최소 46억” 주장

    경북 경주에 ‘9·12 지진’으로 훼손된 문화재를 복구하는 데 드는 비용이 최소 46억원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21일 경주시에 따르면 지진으로 발생한 문화재 피해는 국가지정 32곳, 도지정 22곳, 비지정 1곳 등 모두 55곳이다. 첨성대(국보 제31호)는 북쪽으로 2㎝ 기울고 상부 정자석 모서리가 5㎝ 더 벌어졌다. 다보탑(국보 제20호)은 상층부 난간석이 내려앉았고 불국사 대웅전 지붕과 용마루 등이 일부 파손했다. 단석산 마애불(국보 제199호)의 보호각 지지대 하부에 균열이 생겼고 이견대(사적 제159호)와 오릉(사적 제172호) 기와가 훼손됐다. 전문가는 문화재는 일반 건축물과 성격이 달라 복구비가 좀 더 많이 든다고 설명한다. 일일이 정밀안전진단을 거쳐서 얼마나 훼손됐는지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석조문화재는 보통 정밀안전진단에만 3000만∼5000만 원이 든다.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의 경우는 해체 수리에 40억 원이 들었다. 파손된 기와도 단순히 기와만 새로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와 아래에 있는 흙, 나무 등 부재를 들어내서 피해 정도를 파악해야 한다. 이같이 문화재 복구에 큰 비용이 들다가 보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복구비 산정을 놓고 마찰을 빚기도 했다. 경주시는 정밀안전진단과 긴급 복구에 드는 비용만 추산해 46억 원이라고 정부에 전달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해체 수리 비용이 빠져 정확하게 얼마나 들어갈지 알 수 없다. 경주시 관계자는 “만약 해체해 복원해야 할 일이 있다면 경주 문화재 복구에는 100억 원 이상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후퇴하지 않고 전진해야”…오바마 마지막 유엔 연설

    “후퇴하지 않고 전진해야”…오바마 마지막 유엔 연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오늘날 세계는 역설적 상황에 부닥쳐 있다”며 ”우리는 후퇴하지 않고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그의 재임 기간 마지막 유엔총회 연설에서 ”세계는 점점 안전하고 점점 번창하고 있지만, 동시에 국가들은 난민 위기와 테러리즘, 중동의 기본 질서 붕괴 같은 문제로 싸우고 있다”고 역설적인 세계 상황을 지적한 뒤 이같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48분간 진행됐으며, 내년 1월 두 차례에 걸친 8년 임기를 마무리하는 그의 마지막 유엔총회 연설이다. AFP 연합뉴스
  • 오바마 마지막 유엔 연설…“우리는 후퇴하지 않고 전진해야”

    오바마 마지막 유엔 연설…“우리는 후퇴하지 않고 전진해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그의 재임 기간 마지막 유엔총회 연설에서 “오늘날 세계는 역설적 상황에 부닥쳐 있다”며 “우리는 후퇴하지 않고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세계는 점점 안전하고 점점 번창하고 있지만, 동시에 국가들은 난민 위기와 테러리즘, 중동의 기본 질서 붕괴 같은 문제로 싸우고 있다”고 역설적인 세계 상황을 지적한 뒤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동 등 세계 곳곳에서 대혼란을 초래하는 극단주의와 종파 간 폭력 사태가 이른 시일 내 반전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리아 내전 등은 군사적 수단이 해결책이 아니며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만약 우리가 정직하다면 공존을 위해서는 어떠한 외부의 물리력도 다른 종교 공동체나 민족 공동체에 가해져선 안 된다는 것을 알 것”이라며 “공동체가 어떻게 공존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의문이 풀릴 때까지 극단주의의 불씨는 계속 타오르고 수많은 인류는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미국 등 강대국들은 세계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도전을 해결하는 데서 제한된 능력만 갖추고 있다”며 “세계가 더 분열되지 않고, 앞으로 진전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통합을 위한 기존 길에서 코스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대국이던 쿠바와 미얀마에 대한 오바마 정부의 지원, 지구온난화 해결 및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한 국제적 협력을 진전 사례로 꼽으며, 자신은 전지구적 도전에 눈감으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48분간 진행됐으며, 내년 1월 두 차례에 걸친 8년 임기를 마무리하는 그의 마지막 유엔총회 연설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내진설계 안 된 고속도로 교량, 경주·울산에 집중

    안전등급에서 C등급을 받은 데다 내진설계조차 안 된 전국 고속도로 교량 33개 가운데 25개가 최근 지진의 영향권에 포함되는 경부고속도로 언양~영천 구간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이 20일 한국도로공사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고속도로 교량 가운데 C등급을 받은 것은 150개다. 안전진단 C 등급은 ‘주요 부재에 내구성·기능성 저하 방지를 위한 보수가 필요하거나 부조 부재에 보강이 필요한 상태’를 의미한다. 이들 C등급 고속도로 교량 가운데 33개는 내진 설계조차 반영되지 않았다. 특히 25개가 최근 지진의 영향권으로 볼 수 있는 경부고속도로 언양∼영천 구간에 있다. 내진 설계가 반영되지 않은 고속도로 교량은 전국에 총 360개다. 도로공사는 305개에 대해 내년까지 내진 보강을 추진하고, 55개는 고속도로 확장 공사에 포함해 2019년까지 내진 성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고속도로 교량은 연간 13억대의 차가 다닌다”며 “지진으로 교량이 파괴될 경우 대규모 인명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내진 성능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주 또 지진…전문가들 “여진이다” VS “새로운 지진의 전진이다” 의견 갈려

    경주 또 지진…전문가들 “여진이다” VS “새로운 지진의 전진이다” 의견 갈려

    19일 경주에서 일어난 규모 4.5의 지진을 지난 규모 5.8지진의 여진으로 볼지 아니면 새로운 본진일지를 놓고 전문가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규모 4.5 지진은 19일 저녁 8시 33분 58초에 경주시 남남서쪽 11km 지역에서 발생했다. 기상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지진은 규모 5.8 경주 지진의 여진”이라고 전했다.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도 연합뉴스 통화에서 “지난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5.8 규모 지진의 여진으로 분석된다”면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땅에 축적된 응력이라는 큰 힘을 해소하는 과정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 센터장은 “양산단층 서쪽의 제2, 제3의 단층들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여진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지진 발생 빈도는 더 잦아지겠지만 규모는 커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6.5 이하의 지진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질연 이윤수 박사도 ”지난 12일 5.1 지진과 5.8 지진, 전날 4.5 지진까지 하나의 단층대에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원래 큰 지진이 한번 일어나면 단층대를 따라 여진이 확산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이어 ”큰 에너지가 발생하면 이를 해소함으로써 안정화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번 여진도 응력을 해소하는 과정“이라면서 ”이번 지진이 나지 않았다면 오히려 에너지가 축적되면서 더 큰 피해를 일으켰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도 ”본진의 규모가 5.8로 굉장히 큰 편에 속했기 때문에 여진의 규모가 5 초반대까지도 가능하다“며 ”위치도 본진의 위치랑 유사하고 규모도 본진보다 적기 때문에 여진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진의 기간은 짧게는 수주, 길게는 여러 달까지 가능하다“며 ”당분간은 여진을 안심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지난 12일 강진의 여진인지를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해 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호준 삼성방재연구소 박사는 ”일반적으로 본진 후에 일어나는 여진은 본진보다 1정도 작은 규모로 일어나는 것이 보통이고, 여진의 규모도 점차 줄어드는 형태로 일어난다“며 ”이번 4.5 지진이 12일 경주 5.8 지진과 같은 지질판에서 일어난 지진인지를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본진과 여진이 일어난 지점들을 지도상에 그려본 후 이번 지진이 일어난 진앙지가 그 안에 위치한다면 여진이라고 볼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새로운 지진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지진이 너무 잦은 것이 심상치 않다“면서 ”이번 지진이 여진인지, 아니면 다른 지진의 전진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손 교수는 이어 ”한반도에서도 규모 6.5 이상의 대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자꾸 흔들리면 지반이 약해지면서 지진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진영의 여성의학] 난임시술 위험 낮추는 착상전 유전진단

    [김진영의 여성의학] 난임시술 위험 낮추는 착상전 유전진단

    A씨는 임신이 되기는 하는데 자연유산이 계속돼 걱정이 많았다. 세 차례 연속 자연유산이 돼 병원을 방문한 결과 ‘습관성 유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연구자들의 노력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이런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검사법이 최근 등장했다. 바로 ‘착상전 유전진단’이다. 착상전 유전진단은 착상되기 전의 배아 상태에서 유전질환이나 염색체 이상이 있는지 진단해 정상으로 진단된 배아만을 자궁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착상전 유전진단을 시행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유전병 유전자를 가진 부부가 유전병 위험을 낮추기 위해 배아 단계에서 미리 검사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부부 중 한 사람이라도 염색체 이상이 있는 경우 배아도 염색체 이상이 생기면서 습관적으로 유산이 되거나 기형아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배아에서 염색체를 미리 검사하는 것이다. 임신이 된 뒤에도 기형을 사전에 진단하기 위해 초음파 검사나 양수 검사를 시행하지만 이미 임신 주수가 많이 지난 경우에는 중절이 불가능하다. 또 습관성 유산은 대부분 임신 초기에 발생하기 때문에 산전 진단을 할 수 있는 시기까지 임신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에 비해 임신 초기 산전 진단보다 더 빠른 시기, 즉 착상이 되기 전 배아 상태에서 유전진단을 하면 정상적인 배아만을 자궁에 이식해 임신에 성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시험관아기 시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시험관아기 시술을 하면 체외에서 배아를 배양하기 때문에 발달 중인 배아에서 세포 한 개를 채취한 뒤 유전진단을 할 수 있다. 진단 결과는 그 다음날 확인할 수 있고, 정상 유전자를 갖는 것으로 진단된 수정란만 자궁에 이식한다. 그렇다면 단 몇 개의 세포만으로 어떻게 유전자나 염색체가 정상인지 검사할 수 있을까. 여기에도 과학의 힘이 발휘된다. ‘중합효소 연쇄반응’(PCR)이라는 기법을 이용하면 극소량의 DNA를 추출해도 양을 증폭시킬 수 있다. 과거에는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 부위에 PCR로 유전자를 증폭해 이상 여부를 진단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전체 유전체를 증폭시키는 기법이 등장해 다양한 염색체·유전자 이상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게 됐다. 염색체의 특정 부위에 부착할 수 있는 ‘탐침자’를 고정시킨 마이크로칩을 이용해 염색체 이상을 진단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차세대 염기 서열분석’(NGS)이라는 방법이 개발돼 착상전 유전진단에 사용하고 있다.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수십만 개에서 수십억 개의 서로 다른 염기서열 분석 반응을 동시에 진행하거나 판독할 수 있다. 대량의 유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는 방식이다. 착상전 유전진단을 해야 하는 경우는 주로 단일 유전자 질환과 염색체 이상이 나타날 때다. 따라서 단일 유전자 질환인지 여부를 정확하게 진단해야 하고 구체적인 가계도와 가능한 한 많은 가족 구성원에 대한 유전정보가 필요하다. 원인이 여러 가지 복합적일 수 있는 질환에서는 시행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염색체 일부가 잘리고 위치가 바뀌는 등 구조적 이상이 있는 환자는 난자나 정자가 비정상적인 염색체를 갖고 배출된다. 이것이 습관성 유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나이가 많아지면 염색체 이상이 있는 난자가 배란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로 인한 임신 실패나 유산을 예방하기 위해 시행한다. 다만 적은 수의 세포를 이용한 진단이므로 진단 오류가 있을 수 있고, 착상전 유전진단을 시행해 임신이 됐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산전 진단으로 확진을 해야 한다.
  • 고교정보시스템 중단에 입시 혼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학생부 종합전형을 위해 전국 대학 입학사정관들에게 제공하는 ‘고교정보시스템’ 서비스를 돌연 중단하면서 입시 현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학교 정보를 제공해 달라는 각 대학의 요청이 쇄도하면서 일선 고교들이 입시 업무 폭증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고교 진학 담당 교사들은 “대학이 입학 정보를 고교에 직접 요구하지 말라”는 내용의 성명까지 내놨다. 교육부와 대교협의 주먹구구식 정책이 입시 혼란을 가중시킨 셈이다.<서울신문 8월 29일자 10면> 고교 진학 담당 교사들의 모임인 전국진학지도협의회(전진협)는 19일 “대교협이 고교·대학 간 협의체를 만들어 고교 소개자료 공통 양식을 개발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전진협은 이 성명에서 “대학들이 입시철에 급하게 추가 정보를 요구해 진학 교사들의 업무가 폭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은 대교협이 전국 2500여개 고교가 학생 수 등 고교 기본 정보를 비롯해 교육 현황, 특기 사항 등 대입과 관련한 22개 항목을 기재하면 각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이를 내려받아 각 고교를 비교하며 전형자료로 활용하는 고교정보시스템을 갑자기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대교협은 지난달 19일 “교육부의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에서 매년 나오던 2억원의 운영비가 나오질 않아 부득이하게 시스템을 중단하게 됐다”는 내용의 공문을 대학들에 보냈다. 서울 지역 한 대학 입학사정관은 “고교정보시스템이 갑자기 중단돼 제대로 정보를 비교할 수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 고교로 정보를 요청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대교협은 이와 관련, “고교정보시스템을 없애고 장기적으로 필요한 고교 정보는 ‘학교알리미’에서 통합 제공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경주 남남서쪽 11㎞ 규모 4.5 지진…서울 등 전국서 감지(종합)

    경주 남남서쪽 11㎞ 규모 4.5 지진…서울 등 전국서 감지(종합)

    기상청은 19일 오후 8시 33분쯤 경북 경주 남남서쪽 11㎞ 지역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날 지진은 지난 12일 경주 인근에서 규모 5.8 지진이 발생한 뒤 일어난 3백여차례의 여진 가운데 규모가 가장 컸다. ‘경주 지진’의 여진은 이날 오전 9시까지 총 374회 발생했다. 이날 4.5 지진은 그간 여진 가운데 규모가 최대였던 12일 발생한 4.3 지진보다 규모가 크다. 5.8 지진의 전진이었던 5.1 지진까지 포함하면 규모가 2번째다. 이날 지진도 12일 지진처럼 전국에서 진동이 느껴질 만큼 강력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전업주부 김모(36.여)씨는 “집 소파에 기대앉아 있었는데 등 부분에서 덜컹거리는 진동이 3초가량 느껴졌다”며 “지난 경주 지진 때는 울렁거리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여진은 덜컹거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서울 양재동에 사는 직장인 김모(32)씨는 “집 소파에 누워 있었는데 좌우로 비틀거린 듯 서너번 흔들리는 것이 느껴졌다”며 “쥐고 흔들듯이 흔들거려 어지러움이 느껴질 정도라 무서웠다”고 말했다. 수원에 사는 박모(62)씨는 “집에서 야구경기를 보고 있었는데 tv가 흔들리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며 “건물이 좌우로 움직일때 느낌은 지난주 강진이 일어났을 때와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남 진주에 사는 유동형(48)씨는 “아파트 4층에 사는데 집에서 저녁을 먹고 TV를 보던 중 집이 흔들리는 느낌을 3초 정도 받았다”며 “식탁도 ‘드르륵’ 움직였다”고 말했다. 지진이 발생하자 주민들은 집이나 아파트 밖으로 나와 긴급 대피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야간 학습중인 학생들에 대해 “일단 운동장으로 대피하고, 안정되면 귀가하라”고 각급 학교에 지시했다. 일부 학교는 자율학습을 중단하고 학생들을 긴급 귀가시키기도 했다. 부산에서는 지하철이 1분가량 서행하다 정상운행하기도 했다. 한수원은 고리원전에 대해 비상발령을 C급에서 B급으로 상향조정했다. 한수원은 그러나 “고리원전의 가동엔 문제없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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