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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책속 이미지] 67년 만에 나타난 그리움 담긴 편지

    [그 책속 이미지] 67년 만에 나타난 그리움 담긴 편지

    미군은 한국전쟁 당시 임진강에 군수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다리 11개를 세웠다. 정전협정 이후 모두 철거했고, 경기도 파주 파평면 장파리 ‘리비교’ 하나만 남았다. 1953년 7월 4일 건설한 리비교는 미군뿐 아니라 한국군인, 피란민, 농민, 미군클럽 종사자 등 수많은 이들이 이용했다. 파주시는 이 다리를 DMZ 평화벨트로 조성해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했지만 2016년 안전진단 결과 E등급이 나오자 2020년 봄 갑작스레 철거했다. 상판을 걷어내자 군인들이 페인트로 쓴 낙서와 그리운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조국통일’이라는 글씨가 그저 처연하다. 장파리에서 태어나 미군부대로 출퇴근하는 아버지를 배웅하고 마중하던 이용남 작가가 그곳 사람들, 그리고 다리가 사라지기까지를 담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신안 “공원구역 풀어 흑산공항 지어 달라”

    신안 “공원구역 풀어 흑산공항 지어 달라”

    전남 신안군이 흑산공항 건설의 걸림돌인 흑산도의 ‘다도해해상국립공원 공원구역 해제’를 재요구하고 나섰다. 신안군은 2008년부터 섬 주민 이동권 확보를 위해 흑산도에 소규모 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립공원’이라는 이유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수년째 답보 상태에 있다. 신안군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 공원구역 해제(조정) 요청서를 다도해 서부사무소와 국립공원연구원, 국립공원 타당성 조사 추진기획단에 전달했다고 6일 밝혔다. 군은 2010년 제2차 국립공원 타당성 조사 당시 흑산공항 예정지에 대해 공원 구역 해제를 강력히 건의했다. 하지만 공원위원회는 추후 자연공원법 개정을 통해 공원시설 반영과 공원계획 변경 시에 검토하기로 하고 공원구역으로 계속 지정했다. 2018년 10월 이후 국립공원계획변경에 따른 심의가 장기간 중단되면서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군은 제3차 국립공원 타당성 조사에서 공원구역 해제와 함께 공원총량제 유지에 필요한 대체부지 지정 등 다각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군 관계자는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은 국립공원이자 세계문화유산지역에도 소형공항을 건설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공원위원회에서 제시한 주요 쟁점에 대한 보완서류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일윤 흑산공항대책위원장은 “10년 전 흑산공항 예정지를 공원구역에서 해제하지 못해 개인의 재산권이 침해받고 건설사업이 수년간 착공도 못 한 채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이번에는 공원구역에서 반드시 해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흑산공항은 2009년부터 준비한 오랜 숙원사업”이라면서 “섬 주민들의 교통기본권 확보와 서해안의 해양주권 강화를 위한 전진기지 구축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부고]

    ●이채숙씨 별세 강경웅(BNK투자증권 IB사업본부장)씨 모친상 4일 부산 시민장례식장, 발인 7일 오전 7시 30분 (051)636-4444 ●이관우씨 별세 이상돈(금융감독원 국제국 수석조사역)씨 부친상 4일 청주성모병원, 발인 6일 오전 11시 30분 (043)210-5187 ●박춘희씨 별세 선효영·옥영·주영·구영·대영·의영씨 모친상 김상훈·전진희(채널A 미디어텍 대표)씨 장모상 4일 부천 다니엘병원, 발인 6일 오전 (032)675-3611
  • 임오경 의원, 광명철산배수펌프장 노후펌프 교체비 7억원 확보

    임오경 의원, 광명철산배수펌프장 노후펌프 교체비 7억원 확보

    더불어민주당 임오경(경기 광명갑) 의원이 수해예방을 위한 철산배수펌프장 노후 펌프 교체 특별교부세 7억 원을 행정안전부로부터 확보했다. 5일 임 의원에 따르면 철산배수펌프장은 광명시 안양천로 495에 위치한 시설물로, 조달청 내용연수 11년을 초과한 34년이 넘었다. 2018년 철산배수펌프장의 펌프 성능 및 정밀안전진단 결과 수해 예방을 위해 노후 펌프 교체가 필요한 것으로 진단된 바 있다. 철산배수펌프장 노후 펌프를 교체해 치수방재 시설물의 안전성을 높여 광명시민의 소중한 재산과 인명을 더욱 촘촘히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해 임 의원은 “앞으로 의정활동에 있어서도 시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곳곳의 위험 요소들을 제거해 더욱 안전한 광명, 살기 좋은 광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안부의 특별교부세에는 자전거도로 보수·보강을 위한 3억원도 반영됐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부고] 강경웅씨 모친상, 전진희씨 장모상, 이인혁씨 장모상

    ■ 강경웅(BNK투자증권 본부장)씨 모친상 △ 이채숙씨 별세, 강경웅(BNK투자증권 IB사업본부장)씨 모친상, 4일, 부산 시민장례식장 401호, 발인 7일 오전 7시 30분. 051-636-4444 ■ 전진희(채널A 미디어텍 대표)씨 장모상 △ 박춘희씨 별세,·선효영·선옥영·선주영·선구영·선대영·선의영씨 모친상, 김상훈·전진희(채널A 미디어텍 대표·전 채널A 경영지원본부장)씨 장모상, 4일 오전 6시50분, 경기 부천시 다니엘병원 장례식장 특실, 발인 6일 오전 8시. 032-675-3611 ■ 이인혁(KR투자증권 대표이사)씨 장모상 △ 권복남씨 별세, 이인혁(KR투자증권 대표이사)씨 장모상, 4일, 강원 태백시 태백문화장례식장, 발인 6일, 장지 경북 안동시 선영. 033-552-4444
  • 국민 60% 의대정원 확대 찬성하는데...의료계는 왜 파업까지 불사할까

    국민 60% 의대정원 확대 찬성하는데...의료계는 왜 파업까지 불사할까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결정에 반발해 의료계가 7일(전공의)과 14일(개원의) 잇달아 파업을 예고하고 의대생까지 수업을 거부하기로 하는 등 집단행동이 의료계 전체로 번지고 있다. 코로나19 와중에 진료 마비로 혼란이 예상된다. 리얼미터의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국민 58.2%가 ‘의대 입학 정원 확대에 찬성한다’고 응답했을 정도로 찬성 여론이 다수인 상황에서 의료계는 왜 싸움을 시작했을까. 의료계는 이번 집단행동 결정이 밥그릇만 지키겠다는 집단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고 항변한다. 의사 수 부족이 문제가 아니라 지역간 의사 불균형이 문제이며 이를 해결하려면 의사들이 자발적으로 지역에서 일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임상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5명을 밑돈다. 그럼에도 의료 인프라와 접근성은 정상급이다. 다만 보건의료인프라가 수도권과 대도시에 편중됐다는 게 문제다. 서울과 경북의 인구 1000명당 활동 의사 수는 2.3배 가량 차이가 난다. 정부는 의사 수를 늘리고 지역내 공공의료 기관 등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할 인재를 선발하는 지역의사제를 도입하면 지역 간 의사 수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김대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일본도 자치의과대를 만들어 지방 의사 인력을 배출하는 유사한 정책을 폈지만, ‘자치의대 의사는 2류 의사’라는 인식이 퍼져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도 비슷한 제도를 시행했으나, 실제로 취약지에 남은 의료인은 16%밖에 안 된다”며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의료인을 선발해도 10년 후에는 자유의 몸이 된다. 그 때 지역에 남으려는 의료인이 몇명이나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경력 단절 의사들이 복귀해 지역에서 일하도록 매칭시켜주거나 해당 지역 출신이 지역에 의료기관을 차리면 혜택을 주는 등의 유인책을 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대변인은 또 산부인과 등 취약 분야의 의사를 충원하는 문제 또한 의대 정원 확대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산부인과 의사가 매년 100명 이상 배출되고 있지만 수입이 적고 고위험이어서 산부인과 전문의가 분만을 다루지 않으려 한다. 마찬가지로 동네의원에선 외과의사가 성형수술이나 통증 등 1차 진료를 하고 있고, 흉부외과 전문의 절반이 흉부외과 외에 다른 업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의대 정원을 확대해도 성형외과나 피부과 등 소위 ‘돈 되는 전공과’로만 학생들이 쏠릴 것이라는 얘기다. 2008년 일본 역시 의대 정원을 증원했으나 65세 고령자 인구가 2042년을 정점으로 급속히 감소해 의사 과잉 양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자 2022년부터 의대 입학정원을 감축하기로 지난달 결정했다. 의대 정원 확대의 수혜가 사립대학과 지역민간병원에만 돌아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주최로 지난달 열린 ‘정부 의대 증원 방안의 문제점과 대안’ 토론회에서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정부 대책은 병원협회가 바라는 민간병원 수련의 확충 정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립의과대 입장에서는 학생 정원 확대로 재정적 이익과 영향력 확대를 꾀할 수 있고, 지역 민간 의료기관은 싼 값에 인턴·레지던트·전임의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정부가 민간의료기관 경영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 한 민간의료기관이 공적 필수의료와 적정의료 수행에 의사를 활용하리라고 장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9년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발표한 ‘민간병원 공보의 근무 실태조사’에 따르면 민간병원에 배치된 공보의들은 응급진료가 아닌 외래진료, 건강검진, 영양제 판매, 미용시술 등을 강요받았다고 한다. 전 국장은 “지역의사를 양성해도 대부분 민간병원에서 근무할 수 밖에 없다”며 “지역 공공의료기관부터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상황에 닥쳐 증원 정책을 밀어부칠게 아니라 의료계와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장기 발전계획을 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희철 한국의학교육협의회 회장은 “OECD 의사 수 통계가 그 나라의 의료 수준을 보여주진 않는다”며 “20년간 한번도 세운 적이 없는 보건의료 장기 발전계획을 짜고, 인력 수급을 상시 모니터링하면서 의료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일본과 같은 실패를 겪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날 전공의들이 속한 수련 병원을 상대로 의대 정원 증원 관련 긴급 설명회를 여는 등 대화에 나섰지만, 의료계의 입장은 강경하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각 전공의 수련기관에 ‘환자 진료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공의 복무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7일과 14일 전공의 휴가 승인 현황을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사무국으로 제출하라는 요구도 덧붙였다. 전공의들이 총파업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수련기관이 관리하라는 취지다.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은 “대화로 합리적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파업에 대비해 필수 분야 대체 인력 확보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울릉 저동항 다기능어항으로 변신…2025년까지 332억원 투입

    울릉 저동항 다기능어항으로 변신…2025년까지 332억원 투입

    울릉도 저동항이 다기능어항으로 조성된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오는 2025년 8월까지 저동항에 332억원을 투입해 소형 배 부두와 산책로, 광장, 주차타워 등을 만들 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5일 착공한다. 다기능 어항은 수산업 지원을 중심으로 조성된 어항에 지역 특색에 맞게 관광·휴양·문화·복지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 항구를 가리킨다. 저동항은 1971년 제1종 어항으로 지정돼 그동안 울릉도 오징어잡이 전진기지와 경북·강원권 어선 피항지 역할을 했다. 포항과 강릉에서 매일 1회 여객선이 이곳으로 정기 운항한다. 포항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저동항 터미널 주변에 쉼터나 광장 등을 만들어 울릉도나 독도를 찾는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조선군 피로 얼룩진 ‘호랑이 입’, 이 땅에 새겨진 日 침략의 상흔

    조선군 피로 얼룩진 ‘호랑이 입’, 이 땅에 새겨진 日 침략의 상흔

    임진왜란은 수백만명이 학살되고 전 국토가 황폐화된, 역사상 최대의 외침이었다. 7년간 침략 전쟁은 36년간 일제강점보다 훨씬 처절한 피해를 입혔고, 동남해안에 남겨진 왜성들이 그 참혹한 역사를 증언한다. 한반도에 현존하는 30여 왜성 가운데 서생포왜성이 규모가 가장 크고 보존이 비교적 양호하다. 임진왜란의 주적인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축조한 성으로 사명대사가 강화 교섭을 벌였던 곳으로도 유명하다.●임진왜란, 전투와 협상의 양면전쟁 1592년 4월 14일,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 휘하의 왜군 1진이 부산포에 침략했다. 바로 뒷날, 가토 기요마사의 2진이 부산 다대포와 울산 서생포를 동시 침공했다. 임진년 침략 초기 12만명의 왜군은 17일 만에 한양을, 두 달 만에 평양을 점령할 정도로 일방적 판세였다. 고니시와 가토는 왜란의 원흉,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최측근 다이묘(유력자)였다. 고니시가 숙고형의 지략가였다면 가토는 무모할 정도로 타고난 무골이었다. 두 다이묘는 침략의 최선봉을 차지하려 경쟁했는데 조선을 자신들의 영지로 삼으려는 탐욕 때문이었다. 고니시는 한양을 점령하고 평양성에 주둔했으며, 가토는 한발 늦게 한양에 입성했다가 함경도로 진격했다. 두만강을 건넌 가토는 여진족의 저항으로 후퇴했고, 평양의 고니시는 명나라와 부딪치지 않으려 압록강 진격을 멈췄다. 그사이 조선 조정은 명에 원군을 청하는 등 실낱같은 반전의 기회를 만들었다. 파병을 결정한 명은 협상가 심유경을 평양에 보내 고니시와 강화협상을 시작했다. 본격 파병에 앞서 시간을 벌려는 기만술이었다. 이듬해 1월, 조명연합군은 평양성을 탈환해 전세를 바꾸었고, 왜군들은 행주대첩 패배 후 경상도 남부로 후퇴해 장기전에 돌입했다.1593년 8월부터 동남해안 일대에 19개의 왜성을 쌓아 일부 왜군을 남기고, 주력은 일본으로 철수했다. 명왜 협상으로 이룬 일시적 휴전이었다. 무력으로 대륙 정복을 꿈꾼 도요토미와 달리, 고니시는 싸우지 않고 한반도를 점령하기 위해 4년간 명과 협상을 지속했다. 반면 가토는 6000여 병사와 함께 서생포왜성에 주둔했고, 강화 중에도 2차 진주성을 공격해 함락하는 만행을 서슴지 않았다. 한편으로 조선 정부에 강화 교섭을 요구했고, 조선 측은 사명대사 유정을 대표로 내세웠다. 심유경·고니시 라인에서 소외된 가토와 조선의 이해가 일치한 결과였다. 4차례 교섭을 시도했는데, 1·2차는 사명대사가 직접 서생포왜성에 들어가 회담했다. 협상의 여러 조건이 있었지만 일본은 경상·충청·전라의 하삼도 분할 지배가, 명은 조속한 종전과 조선 철병이 본심이었다. 두 나라 사이에 낀 조선은 왜군의 완전 철수를 위해 명왜 협상을 어떻게든 결렬시켜야 했다. 사명·가토의 교섭은 이런 배경에서 진행됐다. 결국 1596년 9월 명왜 협상은 결렬되고, 1597년 14만 왜군이 재침공하니 정유재란이었다. 협상이 아닌 무력을 통해 하삼도 분할 점령을 시도한 2차 침략전쟁이었다. 임진년 직후에 축조한 왜성들은 주둔용 방어기지로 군수조달을 위해 부산 일대에 밀집했다. 반면 정유재란 때 신축한 왜성들은 전투용 전진기지였고 왜성 간 사이도 멀었다. 순천·남해·사천·고성·거제·마산·양산·울산의 8개 신축왜성은 최후의 남부 전선이기도 했다. 고니시는 서쪽 끝의 순천왜성에서, 가토는 동쪽 끝 울산왜성에서 농성했다. 결국 고니시는 노량해전을, 가토는 울산성전투를 치르고 구사일생 일본에 철군해 전쟁은 끝났다.●서생포왜성, 일본성의 실험 모델 서생포왜성이 자리한 울산시 서생면 서생리는 배산임해의 요충지로 원래 조선 수군의 만호진이 있던 곳이다. 임진왜란 후, 조선 수군은 왜성을 접수해 서생포진을 설치했다. 조선말까지 군사기지로 활용했기에 비교적 잘 보존됐다. 왜성은 진하해수욕장을 내려다보는 곳으로, 예전에는 바로 아래까지 바다여서 해상 보급이 용이했던 곳이다. 왜성은 동쪽 저지대의 외성과 서쪽 133m 높이 정상의 내성, 두 부분으로 이루어졌다. 성곽의 총길이는 2.5㎞, 내부 면적은 4만 6000여평에 달한다. 왜군들이 설치한 지상 건물은 없고 성벽만 남았지만 일본 성곽 특유의 지형 이용법과 공간기법을 잘 살필 수 있다. 외성부에는 계단식으로 대지를 조성해 병사들의 주둔지로 이용했다. 최근 굴립주 건물지를 발굴했는데, 초석 없이 땅에 박은 굴립주는 일본의 전통적인 기법이며, 기다란 건물형태로 보아 병사들의 숙소였을 것이다. 내성부는 급경사를 따라 여러 겹의 성벽으로 감싸고 정상부에 텐슈가쿠(天守閣·성주의 거소)를 세웠던 천수대가 남아 있다. 내성은 다이묘와 가신 무사들의 핵심영역으로 최후의 방어지였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보편적인 성벽 기울기는 80도 이상의 수직에 가깝다. 그러나 서생포왜성의 성벽은 하부가 60도 정도로 완만하고 위로 갈수록 경사가 급해지는 오목한 곡선형이다. 성곽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은 외부로 통하는 출입문이다. 왜성의 주출입구는 양쪽의 성벽을 복잡하게 꺾어 문을 앞뒤에서 방어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성벽 위에 야구라(櫓) 등의 방어용 건물을 설치했다. 이러한 출입구를 고구치(虎口)라 하는데 ‘호랑이 입’이라는 이름처럼 철통같은 방어용 시설이었다.가토는 1597년 11~12월에 울산왜성(학성, 도산성)을 급히 축성했다. 정유재란을 일으켰으나 급성장한 조명연합군의 전투력에 밀려 최후 방어선을 구축해야 했기 때문이다. 기존 울산읍성과 병영성을 헐어 그 석재를 가져다 쌓았기에 단기 완성이 가능했다. 그럼에도 2만 3000명 조선인들을 강제 동원했다고 한다. 동해로 연결되는 태화강을 배후로 하고 동산을 중심으로 3겹의 성곽을 둘렀다. 서생포왜성에 구현했던 오목형 성벽, 방어용 고구치 등도 적용했다. 이곳에서 정유재란 최대의 전투인 울산성전투가 벌어졌다. 조명연합군의 총공세를 가토의 1만 6000명 규모 왜군이 2주간 농성한 전투다. 인근 왜성에서 구원병 4만명이 올 때까지 가토군은 군마를 찔러 피를 마시고 말고기를 먹으며 겨우 버텼다고 한다.●왜성, 무엇을 지키려 했는가 귀국 후 가토는 자신의 영지에 구마모토성을 축성했다. 일본인들은 이 성을 오사카 나고야와 함께 일본의 3대성이라 하고, 가토를 축성의 달인이라 평가한다. 서생포와 울산왜성의 경험을 살리고 조선의 성들을 공격하면서 얻은 지식을 더했다. 아예 세이쇼류(淸正流)라 부르는 오목형 성벽의 곡선은 더욱 완만해졌고, 고구치나 텐슈가쿠는 더욱 견고해졌다. 돌출된 성벽(치) 등은 완연한 조선적 요소였다. 건물 바닥에 까는 다다미를 유사시 먹을 수 있도록 토란 줄기로 엮었고, 성안에 우물을 120개나 팠다. 울산성전투에서 겪었던 처참한 트라우마 때문이다. 방어용 건축인 성곽에 의미 없는 형태나 요소는 없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동화 속의 성들을 보자. 아래보다 위가 넓은 형태는 성벽에 붙은 적들을 바로 위에서 공격하기 위함이다. 높게 솟은 첨탑은 보다 멀리 적들의 움직임을 감시하기 위함이다. 뾰족한 지붕과 매끈한 성벽은 외부의 잠입을 막기 위함이다. 단단하고 튼튼하다 보니 아름다워진다. 유려한 형태의 수원화성, 장대한 중국의 만리장성, 화려한 인도 델리의 레드포트 등 세계의 중요한 성들은 기능적인 디자인과 미니멀한 공법의 유산이다.한국과 중국은 물론 중세 유럽의 성곽은 곧 도시의 경계였다. 보호의 대상은 시민과 백성이었고, 보호 대상에 차별이 없어 한 겹의 단일한 성곽을 둘렀다. 반면 왜성과 일본의 성 안에 백성은 없고 무사들만 있을 뿐이다. 성안의 인원도 다이묘·가신·하급무사로 계급화해 여러 겹의 성벽으로 감쌌다. 보호의 대상은 오로지 성주인 다이묘였다. 한국의 성곽은 땅을 깊게 파서 기초를 튼튼히 하고 성벽을 쌓는다. 기간이 오래 걸리지만 성벽을 수직으로 세울 수 있었다. 반면 왜성들은 기초를 하지 않고 지상에 바로 성벽을 쌓기 때문에 완만한 곡선을 이루어야 무너지지 않는다. 일상이 전쟁이었던 전국시대에는 빨리 쌓아야 승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서생포왜성의 존재는 과거 일본의 야만적 침략을, 낯선 형태는 봉건적인 호전성을 기억하게 한다. 역사적 상처의 아픔을 잊어선 안 된다. 아픔을 기억해야 반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틱톡 퇴출’은 시작에 불과… 中과 완전히 등 돌린 실리콘밸리

    ‘틱톡 퇴출’은 시작에 불과… 中과 완전히 등 돌린 실리콘밸리

    미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시에 있는 중관춘실리콘밸리센터(ZGC Innovation Center·일명 Z-Park). 이 센터는 중국 스타트업의 실리콘밸리 진출 전진 기지로 2016년 5월 개소한 곳이다. ZGC센터는 중국 대학생과 스타트업들이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미국을 제패하거나 미국의 서비스와 제품을 배워 본국으로 돌아가 제2, 제3의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를 꿈꿀 ‘중국몽’을 자라게 할 장소였다. 한국 내 혁신센터처럼 이곳에서는 매주 스타트업 데모데이가 펼쳐졌을 정도다. 그러나 지난 28일(현지시간) 다시 방문한 ZGC센터에는 중국어 간판이 모두 사라지고 건물 내 사무실을 임대한다는 안내판이 놓여 있었다. 그나마 ZGC그룹이라고 남겨 놓은 간판이 없었으면 수많은 중국인이 왕래하면서 제품(서비스)을 개발하던 장소라 인식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기술유출 의심 ‘디지털 호라이즌’ ZGC 입주 코로나 팬데믹 여파도 있었지만 실리콘밸리 내 ‘탈중국’ ‘중국 견제’ 분위기가 커진 것이 사실상 철수하게 된 배경이 됐다. ZGC센터에는 벤처 투자를 통한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 창구로 의심받던 ‘디지털 호라이즌’ 등이 입주해 있었다. 이곳에서 파트너로 일하던 김모 대표는 “ZGC가 폐쇄된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 비해 활동은 없다고 보면 된다. 베이징 중심의 ZGC 외에 선전 등 중국 내 지자체에서 설치한 혁신센터가 10개 정도 있었는데 모두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되던 지난해 상반기에도 ZGC 내 기업들에 미 연방수사국(FBI)에서 조사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학생이나 스타트업 등 잠시 체류하던 중국인들은 지금 실리콘밸리를 떠나고 있다”고 했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반도체, 5G, 바이오 헬스케어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끌던 실리콘밸리에는 한때 중국 자본과 인재들이 넘쳐났는데 양국 간 관계가 경색되자 엑소더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미디어 스타트업 ‘더밀크’가 시장조사기관 로디엄그룹의 ‘미중 벤처캐피탈(VC) 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8년 약 195억 달러 규모이던 미국 벤처캐피탈의 대중국 투자는 2019년 49억 달러 규모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46억 달러이던 중국 벤처캐피탈의 대미국 투자 규모는 25억 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중국 테크 기업을 퇴출시키려는 미국 정부의 움직임은 본격화하고 있다. 미 정부(국무부, 국방부 등)가 중국의 통신장비회사 화웨이에 공격을 한 이후 추진 중인 글로벌 숏 비디오 플랫폼 ‘틱톡 퇴출’ 움직임, 스파이 행위에 대한 의심으로 시작된 중국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 조치도 시작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 상반기 다운로드 건수 6억 2000만건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한 틱톡 퇴출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법적으로 미국에서 틱톡을 퇴출할 근거는 부족하지만 걷어내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틱톡을 ‘스파이 앱’으로 규정하며 군대에 틱톡 사용 금지를 내렸다.●美 벤처캐피탈 대중 투자 1년새 4분의1로 감소 중국을 보는 실리콘밸리 기업의 인식도 바뀌었다. 실리콘밸리와 중국은 한때 ‘친구이자 적’을 뜻하는 프레너미(Frenemy: Friend+Enemy) 관계였으나 지금은 ‘적’으로 인식이 변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도 29일(현지시간) 미 하원 법사위 청문회에서 “페이스북은 민주주의, 경쟁, 포용 및 표현의 자유라는 미국 경제의 가치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가치가 이길 것이란 보장이 없다. 중국은 매우 다른 아이디어에 기반한 자체 인터넷을 구축하고 있으며 그들의 비전을 다른 국가로 보내고 있다”며 중국에 직격타를 날린 것이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다. 이 때문에 인재도 빠져나가고 있다. 중국인들의 ‘실리콘밸리 엑소더스’가 이어지는데, 이는 중국이 미국 혁신의 본고장 실리콘밸리의 지적재산(IP)과 핵심 기술, 인재들을 빼간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견제가 심해졌기 때문이다.●구글·아마존·페북 사실상 중국서 퇴출 미 정부뿐만 아니라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중국 정부와 기업에 적대적 관계로 돌아선 이유는 정치적 이유뿐 아니라 ‘불공정 경쟁’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기업은 실리콘밸리에 진출, 미국인들의 데이터를 가져가 자국 기업 육성에 활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따라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국을 이기기 위해 실리콘밸리로 앞다퉈 진출했기 때문이다. 실제 화웨이는 연구개발센터를 샌타클래라에 열었으며 바이두, 텐센트, 징둥닷컴 등 인터넷 기업이 실리콘밸리 지사를 구글 본사 근처로 옮겼다. 반면 중국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데이터를 얻어 가는 것을 막았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시스코 등은 중국에서 사업이 금지됐거나 사실상 퇴출됐다. 하지만 이들 사업 모델을 그대로 따라 한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 소위 ‘BAT’는 글로벌 기업이 됐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심정적으로도 완전히 중국에 등을 돌리게 된 계기는 ‘홍콩 보안법’ 이 결정적이었다. 홍콩의 국가보안법은 홍콩의 인터넷을 중국 내 방화벽으로 이동시켜 웹을 검열하고 사용자에 대한 데이터 전송을 거부하면 회사의 관리자를 체포할 수 있도록 했는데, 미국 인터넷 기업을 직접 겨낭하고 있었다. 홍콩은 트위터, 페이스북, 링크드인 등 미국 소셜미디어 기업의 비중이 0.3%(약 700만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아시아태평양 본부 전체 또는 일부가 홍콩에 있다. 페이스북도 아시아 지역 정책, 커뮤니케이션, 법률, 재무, 마케팅을 홍콩에서 하고 있다. 구글, 아마존 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센터도 홍콩에 있다. ●트위터·페북 등 홍콩에 아태본부 운영 그러나 중국 시진핑 정부의 새로운 홍콩 보안법이 실리콘밸리를 뒤흔들었고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은 이 법을 준수하거나 홍콩마저 포기해야 하는데, 지금은 홍콩에서도 완전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현장에서는 미 실리콘밸리와 중국의 관계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 기간이 ‘당분간’이 될지, ‘영원히’가 될지는 누구도 모른다. ■손재권 대표는 매경 실리콘밸리 특파원을 지낸 뒤 현지에서 미디어 스타트업 ‘더밀크’를 창업했다. 현재 뉴스레터와 유튜브 방송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미 테크와 경제를 다루는 구독 매체 ‘더밀크닷컴’ 오픈을 준비 중이다. ■서울신문 논설위원이 집필하던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코너를 대신해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한 손재권 더밀크 대표의 ‘손재권의 실리콘밸리 투데이´를 7월 31일자를 시작으로 3주에 한 번씩 연재합니다.
  • 김원기 경기도의원, 포스트 코로나 대비 의정부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정담회

    김원기 경기도의원, 포스트 코로나 대비 의정부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정담회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 김원기 도의원(더불어민주당·의정부4)은 지난 28일 경기도의회 의정부상담소에서 의정부예총, 의정부문화재단 등 지역문화예술계 관계자 10명과 의정부시 관련부서 공무원 2명이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비대면만 강조하는 사회변화에 따라 문화예술과 문화예술인들의 전진과 탈피하는 과정에 대한 패러다임을 주제로 문화예술분야 공공성 강화 전략과 관내 문화시설 운영 재개를 위한 대응방안과 지원에 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참석한 지역문화예술 관계자들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수도권 공공시설 운영제한 조치 완화 지침에 따라 공연을 준비하고 있으며 8월 시작되는 행사에는 운영기준과 행동지침에 의거한 방역조치와 안전을 철저히 준수하기 위해 이전 행사보다 예산이 더 소요돼 행사 진행에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고, 상반기 취소된 공연 단체들의 개관 준비로 대관 일정이 빠듯하여 지역단체에 대한 대관 확보와 대관료 감면 지원 등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또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지침에 따라 비대면과 온라인 진행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참석한 시 관계자는 “행사 진행에 의한 확진자 예방을 위해 「코로나19 수도권 방역조치 조정에 따른 문화시설 운영안에 평가지표안, 평가기준 등이 명확하게 적용되어야 하고 시보조 사업으로 진행하는 행사는 평가계획 기준에 맞으면 행사 진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원기 도의원은 “문화예술 행사와 공연등에 정부 방역지침 준수와 이행을 각별히 당부하고 코로나 시대에 문화공연은 재정적 투자 비용이 많이 투입되어 비대면에 따른 방역예산 지원과 대관에 문화예술시설이 적극 오픈되어 활용될 수 있게 노력하겠으며 예산 범위 내에서 의정부예총 각 지부들이 하나씩 사업을 정하여 진행되기를 희망하고 코로나시대에 걸맞는 문화예술활동 컨텐츠 개발과 작품을 발굴하여 코로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데 다함께 지혜를 모아 대처해 나가자”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속보] 집중호우로 3명 숨진 부산, 나흘만에 또 호우주의보

    [속보] 집중호우로 3명 숨진 부산, 나흘만에 또 호우주의보

    행정안전부는 전남·경남·부산·울산 등 4개 시도에 호우특보가 발효되면서 오후 4시30분을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비상 근무에 돌입했다고 27일 밝혔다. 행안부는 중대본 가동에 따라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배수펌프장 가동 준비 등 수방자재를 전진 배치하도록 했다. 또한 급경사지, 비탈면 등 산사태 위험지역과 주택 및 저지대 침수 등 인명피해 우려지역에 대한 예찰을 강화하고 한발 빠른 주민대피를 요청했다. 아울러 부산 초량 지하차도 침수, 하천 범람과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둔치주차장과 지하차도 등의 침수피해 방지와 산간 계곡 및 펜션 진·출입 세월교 등에 대한 사전 출입통제를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부산은 23일 3시간여 동안 200㎜ 이상 집중호우가 내려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등 큰 피해가 난 지 나흘 만에 또 호우주의보가 발효돼 비가 내리고 있다.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27일 오후 8시 현재 중구 대청동 관측소 기준으로 24㎜ 비가 내렸다. 동래구 세병교·연안교·수연교 하부 도로, 북구 덕천배수펌프장-화명생태공원 구간 도로, 금정구 영락공원 굴다리 등 8곳이 침수돼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낙동강 구포대교 수위는 2.16m로 홍수주의보 기준 4m보다 다소 여유가 있는 상태다. 기상청은 28일 오전 6시까지 부산과 경남 남해안에 돌풍,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 강한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이날 오후 9시 기준 부산에는 시간당 5㎜의 비가 내리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일산 폐차장 화재, 5시간 만에 큰 불길 잡아... “잔불 정리는 이어질 것”

    일산 폐차장 화재, 5시간 만에 큰 불길 잡아... “잔불 정리는 이어질 것”

    경기 고양시 한 폐차장에서 화재가 발생, 소방헬기 등이 동원돼 진화 작업을 벌였다. 25일 오전 11시 43분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한 폐차장에서 불이 났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소방차 43대, 소방관 110여명, 소방헬기 2대, 산림청 헬기 1대 등을 투입해 오후 4시 29분쯤 큰 불길을 잡았다. 폐차 사이에 불씨가 남아 소방대원들이 차를 일일이 들춰내고 물을 뿌리느라 완전진화에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1시간 28분 만인 오후 1시 11분쯤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서 큰 불길을 잡은 뒤 5시 6분쯤 경보령을 해제했다. 오후 5시 기준 폐차장 건물 1동(30㎡)과 폐차 70여t이 불에 탄 것으로 조사됐다.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소방 관계자는 “폐차와 폐유 등이 많아 잔불 정리는 내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차량 절단 작업 중 불꽃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폐유에 옮겨붙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양시는 인근 거주민에게 창문을 닫으라는 재난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또 이곳을 지나는 시민은 우회해 달라고 당부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민갑룡 경찰청장 “매일 사과나무 심는 심정”

    민갑룡 경찰청장 “매일 사과나무 심는 심정”

    “하루하루 사과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일했습니다. 경찰개혁과 안전가치에 대한 역사적 소명과 국민적 기대 속에 어깨가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동료 여러분이 너무나 헌신적으로 함께해 준 덕분에 전진할 수 있었습니다.” 33년 경찰 생활을 마치고 그의 표현대로 ‘시민경찰’로 돌아가는 민갑룡 경찰청장의 이임사 중 일부다. 경찰 숙원이었던 수사권 조정의 선봉에 섰던 민 청장은 2년 임기를 꽉 채우고 23일 제복을 벗었다. 과거 경찰의 부끄러운 역사에 대해 ‘사과’를 많이 한 덕에 별명이 ‘애플청장’인 그는 이임사에서도 사과나무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민 청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제 삶의 전부였던 경찰 조직을 뒤로 하고, 작별 인사를 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운을 뗐다. 그는 “나무는 가만히 있고자 해도, 때로는 바람이 내버려 두지 않았다”며 “거친 비바람이 동력이 되기도 했고, 마음에 생채기를 남기기도 했다. 무엇보다 여러분과 함께한 지난 2년은 제 경찰 인생의 클라이막스였다”고 돌이켰다. 그는 “치안한류를 중심으로 외국 경찰이 부러워할 치안선진국의 면모를 착실히 갖춰가고 있다”며 “수사권 개혁이란 오랜 숙원도, 한마음 한뜻으로 모은 지혜와 역량 위에서 가능했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도 털어놨다. 그는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한 일이 있다. (일선 경찰들이) 주어진 역할과 책임의 무게감에 비해 상응한 처우와 복지를 누리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자치경찰제를 비롯한 굵직한 개혁과제도 미완으로 남기게 돼 미안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한편,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의 취임식은 24일 오전 11시 10분에 열릴 예정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의료진 63% “정서적 고갈”… 정부, 장기·체계적 대책은 ‘안갯속’

    의료진 63% “정서적 고갈”… 정부, 장기·체계적 대책은 ‘안갯속’

    전문가 “당장 대유행 땐 진료 속수무책”간호사 47% “건강 나빠져” 직종별 1위피로 누적돼 진료과정 감염 우려 커져 정부, 간호사 확충·근무 여건 거론 안해“예산 투입해 경력있는 간호사 육성해야단기 대책보다 현장 문제 알고 대처를”코로나19 방역과 치료의 최전선에서 싸우느라 체력이 바닥나는 이른바 ‘번아웃’에 내몰리고 있는 현장 의료진을 가장 힘들게 하는 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걱정과 함께 정부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23일 현장 의료진에 따르면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오더라도 현재로서는 의료진의 헌신 말고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하지만 정작 의료진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현장에서 시들어 가고 있었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중환자 치료를 잘해서 사망률을 낮추는 게 중요한데 이를 해낼 수 있는 필수의료 인력이 많지 않다”면서 “결국 부족한 인력에 업무가 몰릴 수밖에 없다. (역대 정부들이) 해방 이후에 필수의료 인력 양성에 신경을 써 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력 확보를 위해 정부가 이날 의료인력 4000명 확충과 공공의대 설립을 발표했지만 장기적인 안일 뿐 당장 대유행이 왔을 때는 속수무책이라고 덧붙였다. 의료진의 탈진 문제는 최근 연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지난 6월 발표한 ‘1차 경기도 코로나19 의료·방역 대응팀 인식 조사’를 보면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료한 의료진과 현장 대응팀 1112명 가운데 62.9%가 ‘코로나19 업무로 인한 정서적 고갈 상태’라고 답했다. 이 연구에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간호사들이 느끼는 정신적·육체적 고통이다. 유 교수팀 연구 결과를 보면 건강이 나빠졌다는 응답자 417명 가운데 직종별로는 간호사(47.7%)가 수위를 차지했고, 업무로 인한 정서적 고갈 평균 점수(7점 만점) 역시 간호사가 3.57점으로 가장 높았다. 정작 이날 당정협의는 의사 확충에만 주목했을 뿐 간호사 확대와 근무여건은 제대로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12년차 간호사인 대구 동산병원 최호정씨는 “원래 중환자가 위험한 상황이면 기본 3~4명이 의사를 돕는다. 하지만 (대구·경북 집단감염 때) 간호사 1명이 중환자 3명을 돌봤다”고 증언했다. 그는 “대구지역 중환자 병상 200여개를 모두 코로나19 환자를 위해 쓴다고 가정하면 간호사가 1100명이 필요하다. 이 인력을 몇 달 만에 어디서 구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지금부터라도 보건복지부가 예산을 투입해 전국적으로 간호사 교육제도를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경력 있는 간호사를 키워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를 통해 3년 만에 그만두는 간호사 수만 줄여도 장기적으로 감염병 대응이 수월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 따르면 현장 간호사 10명 중 6명꼴(66.54%)로 근속연수가 3년밖에 되지 않고, 1년 이내에 그만두는 간호사가 37.15%에 달했다. 의료진의 피로도가 누적돼 집중력이 떨어지면 진료 과정에서 감염 우려가 커진다. 의료진 감염은 병원 내 집단감염을 통해 의료체계 붕괴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코로나19 방역 업무 중 확진 판정을 받은 의료기관 종사자는 133명이다. 직군별로는 환자와의 직접 접촉이 잦은 간호사가 77명으로 가장 많았다. 현재 복지부는 의료진 재교육 후 중환자실 투입, 의료진 권역별 재배치 등을 대책으로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중환자 대응 문제만 하더라도 낙후된 시설들을 증축, 보강하는 한편 교육시스템을 새롭게 정립하고 간호사의 경우 법적으로 일정한 수의 사람을 강제로 배치할 수 있게 하는 등 복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복지부가 단기적인 대책이나 사람을 늘리는 것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현장의 문제를 제대로 알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공무원 1명이 하루 만에 아파트 64개동 점검… ‘국가안전대진단’ 사업 총체적 부실

    사업비 확보 못해 점검기관 자체 충당안전신문고 신고·처리량 할당 사례도점검 시설 정보 없어 사후관리도 소홀 공무원 1명이 아파트 관리소 직원과 함께 하루 만에 아파트 64개동, 4308가구를 돌아다니며 안전진단을 하는 게 가능할까. 세월호 참사 이후 해마다 국가 주요시설의 안전실태를 총체적으로 점검한다는 ‘국가안전대진단’이 이런 식이다. 감사원은 23일 국가안전대진단 사업 추진 실태를 감사한 결과 추진체계나 점검 방법, 사후관리까지 총체적인 부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가안전대진단은 지난 2015년부터 매년 2~4월 중앙행정기관·지자체·민간전문가 등이 공공주택·학교, 주요 사회기반시설 등에 대해 전국 단위로 시행하는 일제 점검이다. 감사원은 그동안 국가안전대진단이 실효성은 없고 보여주기에 그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자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국가안전대진단 현황 등을 감사했다. 그 결과 국가안전대진단은 지난해 12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으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전까진 법적 근거조차 불분명해 적정한 예산·인력 투입이 어려웠다. 사업예산 전체를 확보한 화재안전특별조사와 달리 국가안전대진단은 전체 사업비의 45%만 확보했고 부족한 사업비는 지방자치단체 등 점검기관 자체 예산으로 충당해야 했다. 행정안전부가 안전분야 국민참여 제고를 위해 도입한 안전신문고의 신고·처리 실적을 2017년부터 시도 소방안전교부세 교부기준에 반영하자 일부 지자체는 직원들에게 의무 신고량을 할당하기도 했다. 지난 5년간 44개 시군구에서는 안전업무 담당자가 직접 처리할 5284건을 안전신문고에 신고한 후 본인 또는 동료가 처리했고 5개 시군구 공무원 11명은 우수 신고자 포상금까지 받았다. 사후관리도 부실했다. 2016년 3월 관리시스템 구축 전까지 점검한 156만 6511곳에 대한 정보는 사라졌다. 세부 주소가 입력되지 않아 2017~2019년 점검 정보 총 105만 4174건 중 35만 2846건은 어떤 시설인지조차 알기도 어려웠다. 감사원은 행안부 장관에게 각종 사고·재난 발생이 우려되는 시설을 중심으로 점검대상을 체계적으로 선정하고 시설 유형별 점검 기준·방법을 명확히 정해 품질을 관리하는 등 추진 체계 전반을 개선하라고 통보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이인영 “평양 특사 방문해 김정은과 대화 복원하고파”

    이인영 “평양 특사 방문해 김정은과 대화 복원하고파”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제가 특사가 돼 평양을 방문하는 것이 경색된 남북관계를 푸는 데 도움이 된다면 백번이라도 주저 않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개최한 인사청문회에서 ‘경색된 남북관계 문제와 관련해 특사로 평양에 방문할 의사가 있느냐’는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평양을 방문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면 “전면적인 대화 복원부터 하고 싶다”면서 “인도적 교류 협력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나아가 남북 간 합의하고 약속한 것들을 이행하는 데 지체 없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관계 개선을 위해 김 위원장에게 제안할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 단계에서 북이 100을 다 얻지 못하더라도 70에서 80쯤 얻을 수 있다면 지금 이 시점에서 북미관계를 개선해나갈 것을 제안하고 싶다”면서 “지금 이 시점을 놓치면 또 한번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고, 그러면 다시 이런 기회를 얻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지난달 폭파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 대해 김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배상받을 용의가 있는지에 대해선 “엄중하게 항의하는 행위와 현재 막힌 남북관계를 풀어내는 행위가 충돌할 수 있다”며 “지혜롭게 뛰어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엄중하게 항의하는 정치 행위와 현 단계에서 막혀있는 남북관계를 풀어내는 행위는 상호 충돌할 수 있다”며 “평양에 대표부 설치한다고 했을 때 북쪽에서 땅을 대고 남쪽에서도 땅을 공여하는 과정이 있겠지만, 북한의 신의주·나진·선봉 등에 교역대표부나 무역대표부를 확장하며 연속으로 이 부분 확대한다면 지금의 현실에 묶이지 않으면서도 앞으로 전진하고, 책임이나 손배소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제시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사과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일했다”…33년만에 제복 벗는 ‘애플청장’의 이임사

    “사과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일했다”…33년만에 제복 벗는 ‘애플청장’의 이임사

    민갑룡 경찰청장, 23일 오후 이임식 참석재임 중 사과 많이 해 별명 ‘애플청장’이임사에서도 사과 언급해 눈길김창룡 새 경찰청장 24일 취임식 “하루하루 사과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일했습니다. 경찰개혁과 안전가치에 대한 역사적 소명과 국민적 기대 속에 어깨가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동료 여러분이 너무나 헌신적으로 함께해 준 덕분에 전진할 수 있었습니다.” 33년 경찰 생활을 마치고 그의 표현대로 ‘시민경찰’로 돌아가는 민갑룡 경찰청장의 이임사 중 일부다. 경찰 숙원이었던 수사권 조정의 선봉에 섰던 민 청장은 2년 임기를 꽉 채우고 23일 제복을 벗었다. 과거 경찰의 부끄러운 역사에 대해 ‘사과’를 많이 한 덕에 별명이 ‘애플청장’인 그는 이임사에서도 사과나무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민 청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제 삶의 전부였던 경찰 조직을 뒤로 하고, 작별 인사를 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운을 뗐다. 그는 “나무는 가만히 있고자 해도, 때로는 바람이 내버려 두지 않았다”며 “거친 비바람이 동력이 되기도 했고, 마음에 생채기를 남기기도 했다. 무엇보다 여러분과 함께한 지난 2년은 제 경찰 인생의 클라이막스였다”고 돌이켰다. 그는 “치안한류를 중심으로 외국 경찰이 부러워할 치안선진국의 면모를 착실히 갖춰가고 있다”며 “수사권 개혁이란 오랜 숙원도, 한마음 한뜻으로 모은 지혜와 역량 위에서 가능했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도 털어놨다. 그는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한 일이 있다. (일선 경찰들이) 주어진 역할과 책임의 무게감에 비해 상응한 처우와 복지를 누리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자치경찰제를 비롯한 굵직한 개혁과제도 미완으로 남기게 돼 미안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한편,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의 취임식은 24일 오전 11시 10분에 열릴 예정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누구를 위한 주한미군 재편인가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누구를 위한 주한미군 재편인가

    국방부가 발행한 1990년대의 국방백서에는 주한미군에 대해 “한국이 필요해서 주둔하는 미군”, 일본이나 독일의 미군에 대해 “미국이 필요해서 주둔하는 미군”으로 표기돼 있다. 전 세계 미국의 동맹국 중에서도 이렇게 스스로를 을의 위치로 격하하는 나라가 과연 대한민국 말고 또 있었을까. 2000년대 이후 이런 굴욕적인 묘사는 정부 문서에서 사라졌고 주한미군에 대해 한반도 방위의 인계철선(wire trap)이라는 표현도 쓰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관리들이 혹시 미국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거나 감축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30년 전 국방백서에서 유전돼 온 관성이 우리를 구속하고 있다. 엄연히 주한미군은 미국의 동북아 지역 패권의 상징이자 미국의 이익을 수호하는 방파제다. 더 나아가 미국 본토를 방어하기 위해 전진 배치된 군대로 신속대응 군대로 변모하고 있다. 작년에 출판된 밥 우드워드의 ‘공포(FEAR)-백악관의 트럼프’에는 인상적인 대목이 나온다. 백악관에 입성한 트럼프가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하자 맥마스터 안보보좌관이 미 국방부의 정보를 근거로 철수의 부당성을 주장한다. 북한이 사실상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 능력을 거의 완비한 상황에서는 주한미군이 미국 본토 방어에 결정적인 존재다. 만일 북한이 불시에 미 본토로 미사일을 발사하면 알래스카에 배치된 지상 레이더가 이를 탐지하는 데 15분 정도 소요되지만 주한미군은 8초 만에 북한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다. 한국은 북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광범위한 서비스를 미군에 제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주한미군은 미 본토 방어를 위한 조기 역량을 한층 향상시키게 됐으니 철수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 말을 들은 트럼프는 더이상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지 못했지만 “왜 우리가 군대를 보내 한국을 지켜 주냐”며 투덜거리는 비논리적인 습관은 이후로도 버리지 못했다. 예전에는 미국이 한국을 지켜 주었지만, 지금은 한국이 미국을 지켜 주는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주한미군 전력 중에서 한반도 방위를 위한 재래식 전력은 이제 얼마 남아 있지도 않다.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아파치 공격헬기 대대도 철수했고, 최전방의 화력 여단도 언제 철수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게다가 2사단마저 평택으로 이전하게 되면 한수 이북에 더이상 미군은 존재하지 않는다. 만일 남북 간에 재래식 분쟁이 발생한다면 한국 지상군은 미군이 없는 전장에서 홀로 싸워야 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반면 미군은 장차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전략자산을 한반도 인근에 꾸준히 증강해 왔다. 작년 10월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국방전략대화에서 중국 군 장성은 우리 측에 “성주에 배치된 미국의 사드 레이더 전파가 중국군에 수시로 감지됐다”며 사실상 사드가 중국을 감시하고 있다는 의혹을 강력히 제기했다. 이미 중국은 주한미군이 한반도 방위를 초월해 중국 견제를 주목적으로 체질을 전환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한국군은 2030년까지 한반도 인근 2000㎞를 감시권, 500㎞를 절대방위권으로 설정하고 이를 충족하는 목표군을 지향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대비 차원의 군사력 증강은 군사 활동의 범위를 대륙으로 확장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북한이 미국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면 그 방향이 남쪽이 아니라 북극항로이기 때문에 북한의 북쪽까지 감시해야 하는데 한국군도 장거리 레이더와 이지스 시스템, 군사위성으로 그 역할의 일부를 담당하라는 게 미국의 요구다. 당연히 미국은 본토 안보를 한국에 신세지는 방향으로 한 걸음 나아가고 싶어 한다. 미국 주도로 한미일 삼국 군대의 정보 자산이 융합되고 공통의 교전규칙과 공통의 작전상황도(COP)를 운용하게 되면 그 칼끝은 대륙을 향하게 된다. 최근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전 세계 미군을 “전구(戰區)별로 최적화하는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는 중국 견제라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요구에 충실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니 을에서 갑으로 전환되는 우리는 주한미군 감축을 지렛대로 방위비 분담금을 증액하겠다는 트럼프의 비논리성에 흔들릴 하등의 이유가 없다.
  • “경전철 목동선 시동… ‘꿈의 노선’ 숙원 풀겠다”

    “경전철 목동선 시동… ‘꿈의 노선’ 숙원 풀겠다”

    “신월·당산을 잇는 경전철 목동선과 목동아파트 재개발 등 양천지역 주민을 위한 대형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올랐습니다.” 세심한 ‘엄마 표’ 구정으로 지역 주민의 생활을 살피던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이 굵직한 지역 개발 현안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김 구청장은 22일 서울신문과 민선 7기 취임 2주년 인터뷰에서 “민선 6기 4년과 7기 2년, 6년 동안 모든 양천 주민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구립중앙도서관 개관, 도시공원의 재단장, 도시농업공원, 안양천 재단장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쳤다”면서 “삶의 질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양천구가 최고라고 자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양천 지역의 균형 발전과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경전철과 목동 아파트 재개발 등 굵직한 현안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데 구정의 초점을 맞출 것”이라면서 “정체된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모든 주민이 ‘행복한 도시’ 양천구를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전철 목동선의 진행 상황은. “경전철은 이미 정부와 서울시가 재정사업으로 진행하겠다고 결정했고 노선 등은 이미 확정이 된 상태였다. 기획재정부가 사업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 등으로 비용 분담을 검토하는 단계다.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만 나오면 본격적으로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 -내년부터는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나. “그럴 것이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경전철 신설 우선순위를 보면 강북횡단선이 먼저고 목동선은 그다음이다. 저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힘을 합쳐 강북선과 같이 착공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고 있다. 10여년 지역의 숙원 사업인 목동선 경전철 사업에 꼭 시동을 걸겠다.” -목동아파트 재건축 사업도 지역 주민들의 숙원 사업 중 하나다. “그렇다. 재건축 신청 기간인 건축 30년이 되자마자 주민들이 안전진단을 신청하기 시작했다. 목동아파트 6단지가 첫 안전진단에 이어 지난달 12일 ‘정밀 안전진단’도 통과했다. 현재는 도시계획수립만 남은 상태다. 13단지는 지난 7일 안전진단을 조건부로 통과했다.” -목동 6단지가 재건축의 신호탄이 되는 것인가. “지금 재건축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이 6단지다. 또 13단지를 비롯해 모두 14개 단지 392개동 2만 6629가구가 안전진단 신청·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구에서 목동아파트 재건축을 어떻게 지원하고 있나. “2018년 9월 재건축팀을 신설하는 등 목동 재건축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 또 안전진단을 하고 난 뒤 다음에 이뤄지는 정밀 안전진단은 구 예산으로 진행된다. 이미 예산을 편성해 놓고 재건축 사업의 진행 상황을 살피고 있다.” -개인적으로 목동아파트 재건축을 어떻게 생각하나. “재건축이든 도시재생이든 의사 결정이 되면 빨리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간을 오래 끌면 투기가 일어난다. 기다리다 지친 주민들이 집을 팔고 나가는 상황이 반복되면 아파트값은 올라갈 수밖에 없고, 고스란히 주민들의 피해로 작용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침체를 얘기 안 할 수 없다. 특히 구의 ‘착한 소비’가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시장이나 식당에 손님이 없어서 문을 닫는 가게도 많이 생기고 어쩔 수 없이 함께 일하던 직원을 내보냈다는 사장님들도 많았다. 그래서 지난 3월 중순부터 ‘같이해서 가치 있는 소비’라는 ‘착한 소비’ 캠페인을 시작했다. 식당에서 방문 포장을 하면 10% 할인해 주거나 자주 가는 단골가게에 선결제를 하고 나중에 다시 방문하자는 내용이었는데, 전국적으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됐다. 자치단체뿐 아니라 일부 대기업도 ‘착한 소비’에 동참하면서 전국의 자영업자들에게 ‘작은 힘’이 됐다.”-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평소 구에서는 관련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직원들과 함께 토론하고 논의하는 등 더 나은 정책을 위해 ‘생각마당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 위기 속, 경제동향과 지자체의 대응’, ‘포스트 코로나 시대, 패러다임의 변화’ 등의 주제로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직원들과 토론하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특히 교육, 일자리, 복지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변화가 예측되는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한발 먼저 고민하고 준비하겠다.” -구청 옆 양천공원이 공사 중이다. 재단장 중인가 아니면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나. “민선 7기의 역점 사업 중 하나로 주민 친화적 ‘공원’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양천·파리·신트리·목마·오목공원의 낡은 시설을 보수하고 각 공원에 테마를 입혀 특색을 갖추게 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넓은 잔디밭에서 주민들이 쉴 수 있는 휴식형부터 에펠탑과 개선문 등 프랑스 파리를 연상시키는 공원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아파트 숲속의 오아시스가 될 것이다.” -도시농업공원도 인기라는데. “특히 어르신들이 좋아한다. 서울 서남권에는 처음으로 도시형 주말농장 형태로 신월동에 들어선 도시농업공원은 2만 4078㎡의 부지에 텃밭을 조성해 식용꽃·상추·고추·방울토마토 등 다양한 채소를 기른다. 푸드마켓뱅크를 통해 취약계층에게 기부하고 있다. 농사의 기쁨도 느끼고 기부도 하고 일석이조다.” -민선 6·7기를 합쳐 총 6년 동안 구청장을 하는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업은.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민선 6기부터 준비했던 도서관 개관 사업이 대표적이다. 제가 취임하기 전에는 양천구에 구립 도서관이 한 곳도 없었다. 양천구는 자타가 공인하는 대표적 교육도시라면서도 누구 하나 도서관을 세울 생각을 안 했다. 올 하반기 신정·신월동 주민들을 포함해 구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인 구립 중앙도서관이 완공된다. 개관은 내년 초로 예정하고 있다.” -남은 민선 7기 2년 동안 꼭 하나 마무리하고 싶다는 사업은. “신정3동에 들어서는 서부트럭터미널 개발사업이다. 이곳 주민들은 양천구에서도 오랫동안 변방처럼 지냈다. 현재 운영사인 서부T&D가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제출, 절차가 진행 중이다. 기부채납 받은 부지에 양천구에 부족한 문화공연장 등 주민 편의시설을 유치하고 미래직업교육을 위한 허브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신월동을 새로운 도시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대형 사업이다. 남은 2년 동안 꼭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챙기겠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김수영 구청장 ▲1964년 서울시 서대문구 출생 ▲이화여대 국문학 학사, 서강대 행정학 석사, 숭실대 사회복지학 박사 ▲2006~2008 여성가족부 여성희망일터 지원본부장 ▲2009~2014 ㈔여성이 만드는 일과 미래 이사 ▲2012~2014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2017~2018 서부수도권행정협의회 회장 ▲2018~현재 목민관 클럽 공동대표 ▲2019~현재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위원 ▲2014~현재 민선 6·7기 양천구청장 ▲남편 이제학(63)씨와 1남 ▲저서 ‘양천, 나비 날갯짓’
  • ‘한국판 뉴딜’ 요란한데… 공공보건의료 확충·돌봄 확대는 없다

    ‘한국판 뉴딜’ 요란한데… 공공보건의료 확충·돌봄 확대는 없다

    코로나19 국내 발생 반년이 지났다. ‘뉴딜’ 구호는 넘쳐 나지만 공공보건의료 확충, 돌봄 확대 등 코로나19 이후 한국 사회 재건을 위한 기초작업은 제대로 거론조차 안 되고 있다. 성장지상주의 속에서 존재감이 사라진 보건복지부의 ‘3무(無)대책’을 3회에 걸쳐 해부해 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발표한 ‘한국판 뉴딜’을 접한 공공보건의료 관계자들과 보건복지 전문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실망과 당황으로 수렴됐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대응에서 핵심 역할을 해야 할 공공병상과 공공의료인력 확충, 돌봄 확대가 모두 빠져 버렸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다. 이는 복지부가 제 역할을 못 하면서 존재감을 상실했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선별진료소 운영과 확진환자 치료, 역학조사, 지역사회 예방조치 등 코로나19 대응은 전적으로 공공의료 시스템과 헌신에 힘입었다. 공공의료 과부하는 곧 코로나19 위협에 국민들이 직접 노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정부가 뉴딜을 예고했을 때 공공의료 확충에 관한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실제 발표는 예상과 정반대였다. 복지부가 지난 20일 한국판 뉴딜에 따른 복지부 추진 과제를 설명한 자료에서도 상병수당 도입 추진과 긴급복지 확대 등만 있을 뿐 공공의료 관련 내용은 하나도 없었다. 한국판 뉴딜의 주요 과제를 보면 복지부의 존재감이 전혀 없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김진석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2일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한다면서 정작 코로나19 대응의 핵심인 공공의료와 관련한 내용이 하나도 들어 있지 않다”면서 “지금 같은 상황에서도 복지부의 전통적인 정책과제가 제대로 반영이 안 된 건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오히려 도드라진 것은 스마트병원, 비대면의료 등 보건산업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는 이날 성명에서 “인력 확충과 공공병원 호소에 대통령은 ‘감염내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이 전문의가 없는 병원과 디지털로 협진하겠다’고 답했다”면서 “감염내과 전문의가 없는 병원에는 최첨단 모니터가 아니라 감염내과 전문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부족한 건 진단기술이 아니라 환자들의 의료접근권”이라며 “코로나19 확진자가 인공지능이 없어 사망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복지부는 한국판 뉴딜에서 왜 존재감을 상실했을까. 익명을 요구한 전직 복지부 관계자 A씨는 “다른 이유 있겠느냐. 준비가 안 돼 있기 때문”이라면서 “2018년 복지부가 발표한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도 부실한 계획이라는 비판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이나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문제 모두 복지부의 의지 부족을 보여 주는 사례”라면서 “예비타당성조사(예타)에 막혀 있는 공공병원 확충을 위해 국민건강과 관련한 사안은 예타 면제를 받도록 하는 등 적극적 노력을 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한국판 뉴딜 추진이 공공보건 확충이 아니라 보건산업 강화에 쏠린 것은 복지부 조직 자체의 무게중심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복지부 한 관계자는 “복지부에서 예산 비중이 가장 높은 게 보건산업정책국이다. 당연히 발언권도 세고 직원들 지원도 몰린다”면서 “스마트병원, 인공지능 디지털 돌봄, 웨어러블 기기 모두 보건산업과 연관돼 있다. 보건복지부가 아니라 보건산업부”라고 털어놨다. 복지부에 대한 비판에서 박능후 장관도 자유롭지 못하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한 위원은 “박능후 장관이 존재감을 보여 주지 못하는 것이라면 능력 문제겠지만 그냥 경제 관료들에게 맞서지 않으면서 임기만 늘리려는 건지 판단이 안 선다”고 꼬집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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