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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장 기대했던 아베 당혹… 日 “한미일 대북 안보협력 체계 균열”

    연장 기대했던 아베 당혹… 日 “한미일 대북 안보협력 체계 균열”

    고노 외무상, 한밤중 주일 한국대사 초치 日방위성 “믿을 수 없다… 대응 검토할 것” 美국방부 “한일 이견 해소 함께 협력해야” AP통신 “美 삼각체제 강화 노력에 차질”22일 한국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하자 일본 정부는 놀라움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일관되게 지소미아의 연장 필요성을 주장해 왔고 실제로 한국 정부가 연장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던 일본 정부는 한국의 발표에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청와대 발표가 나온 직후인 오후 6시 30분쯤 급히 총리관저에 들어서면서 지소미아 중단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니혼TV는 “총리관저에서는 한국 측 발표 1시간 전까지만 해도 한일 외교장관끼리 대화가 통하기 때문에 지소미아 연장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한밤중인 오후 9시 30분쯤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불러 한국 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한 항의 입장을 전달했다. 일본 방위성 간부는 “믿을 수 없다. 한국은 도대체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인가. (일본) 정부도 지금부터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한국 정부 내 강경파가 온건파을 누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로써 문재인 정부는 일본은 물론이고 한미일 안보협력 체계에도 무게를 실을 생각이 없는 것으로 비쳐질 선택을 한 셈이 됐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현재 한국의 정부·여당이 경험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들을 타개하기 위한 물타기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일본 정부는 미일 공조가 잘될 경우 정보 공유에 있어 실질적인 타격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전직 방위성 고위간부는 니혼TV에 “북한의 미사일 등 대응과 관련해 한미일 공조는 못한다는 한국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일본의 중견 언론인은 “당분간 한일 관계의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의 연장을 요청한 것으로 아는데, 그것을 거부당한 것이기 때문에 한일은 물론이고 한미일도 당분간은 경색 국면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중국, 러시아에 맞선 북동 아시아 전체의 안보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교도통신은 속보 형식의 보도를 통해 “한국이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를 징용판결 문제에 대한 보복이라고 이해해 그에 대한 대응 조치로서 지소미아 파기를 결정했다”며 “역사 문제에 의한 한일 대립의 영향이 통상 분야로부터 안보협력으로 확대됐다”고 전했다. 이어 “한미일 3국에 의한 대북 대응 연대에 균열이 생겼다”고 했다. 미 국방부 데이비드 이스트번 대변인은 이날 “한일 양국이 이견 해소를 위해 함께 협력하길 권장한다”며 “양국이 신속하게 이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AP통신은 “한국의 이번 결정으로 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두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 간의 갈등이 한층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따라서 한미일 삼각 안보 협력 체제를 강화하고자 하는 미국의 노력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표정 굳은 아베…日 “文정부, 한미일 안보협력 신뢰 깨뜨렸다”

    22일 한국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하자 일본 정부는 놀라움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일관되게 지소미아의 연장 필요성을 주장해 왔고 실제로 한국 정부가 연장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던 일본 정부는 한국의 발표에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청와대 발표가 나온 직후인 오후 6시 30분쯤 급히 총리관저에 들어서면서 지소미아 중단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니혼TV는 “총리관저에서는 한국 측 발표 1시간 전까지만 해도 한일 외교장관끼리 대화가 통하기 때문에 지소미아 연장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한국 정부 내 강경파가 온건파을 누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로써 문재인 정부는 일본은 물론이고 한미일 안보협력 체계에도 무게를 실을 생각이 없는 것으로 비쳐질 선택을 한 셈이 됐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현재 한국의 정부·여당이 경험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들을 타개하기 위한 물타기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일본 정부는 미일 공조가 잘될 경우 정보 공유에 있어 실질적인 타격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전직 방위성 고위간부는 니혼TV에 “북한의 미사일 등 대응과 관련해 한미일 공조는 못한다는 한국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일본의 중견 언론인은 “당분간 한일 관계의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의 연장을 요청한 것으로 아는데, 그것을 거부당한 것이기 때문에 한일은 물론이고 한미일도 당분간은 경색 국면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중국, 러시아에 맞선 북동 아시아 전체의 안보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교도통신은 속보 형식의 보도를 통해 “한국이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를 징용판결 문제에 대한 보복이라고 이해해 그에 대한 대응 조치로서 지소미아 파기를 결정했다”며 “역사 문제에 의한 한일 대립의 영향이 통상 분야로부터 안보협력으로 확대됐다”고 전했다. 이어 “한미일 3국에 의한 대북 대응 연대에 균열이 생겼다”며 “협정 파기에 따라 한일 간 기밀정보의 공유에 어려움이 발생하게 됐다”고 했다. AP통신은 지소미아 종료를 보도하면서 “한국의 이번 결정으로 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두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 간의 갈등이 한층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따라서 한미일 삼각 안보 협력 체제를 강화하고자 하는 미국의 노력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한국 정부의 결정이 미국에 낭패감을 불러올 것”이라면서 “지소미아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막아내려는 노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경기방송 간부, 불매운동 비판 유튜브 시청 강요 논란

    경기방송 간부, 불매운동 비판 유튜브 시청 강요 논란

    경기방송의 고위 간부가 직원들에게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비판하는 내용의 유튜브 동영상 시청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간부가 방송사 대표와 임원들의 식사 자리에서 “문재인(대통령을) 때려 죽이고 싶다”, “불매운동은 100년간 성공한 적이 없다”는 등 자극적인 발언을 쏟아냈다는 내부 폭로도 나왔다. 당사자는 제보자들이 발언의 취지를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13일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경기방송의 간부 A씨는 지난 4일 새벽 전직원이 가입한 사내소통망에 ‘불매운동이 특정 정치세력에 이용당할 수 있고, 시장경제를 혼탁하게 해 소비자에 피해를 준다’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을 올렸다. 그는 6일에는 보도국 본사 회의에서 일본 불매운동을 비판하는 유튜브 영상을 (직원들이) 모두 보고 확인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관계자는 A씨가 지난 8일 보도팀장들에게 불매운동으로 선량한 시민이 피해를 보는 기사를 쓰라는 지시도 내렸다고 주장했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일 박영재 경기방송 대표 등 간부 10여명이 모인 점심 모임에서 “문재인을 때려 죽이고 싶다”, “불매운동이 100년간 성공한 적이 없다. 물산장려니 국채보상이니 성공한 게 뭐 있나”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모임 참석자들은 A씨가 “아사히 맥주 사장이 무슨 죄가 있나. 유니클로 사장이 무슨 죄가 있느냐”라며 “우매한 국민을 속이고 총선에 이기려고 반일로 몰아간다”며 현 정부를 비판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서도 “1965년 한일협정으로 끝난 일이다. 일본의 논리가 맞다. 한국이 어거지로 돈을 달라는 것”이라고 직원 회식자리에서 발언했다고 증언자들은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을 욕하는 유튜브가 많고, 그 예로 유튜브 내용을 얘기한 것”이라며 “유튜브 영상을 보라고 한 것도 반일 프레임에 갇혀 있어서 한 것인데 앞 부분을 잘라내고 말을 왜곡했다”고 반박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법서라] 검사들은 그만둘 때 왜 흔적을 남길까

    [법서라] 검사들은 그만둘 때 왜 흔적을 남길까

    검찰 내부망에 ‘사의 표명’ 문화대부분 자기반성·당부·감사 인사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검찰에는 독특한 문화가 있습니다. 검사들이 조직을 떠날 때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사직 인사 글을 남긴다는 점입니다. 의무는 아닌데 자연스러운 문화로 정착하면서 이제는 작별 인사를 하지 않고 떠나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하고 낯설다고 합니다. 대체로 검사들은 그동안 걸어온 길을 되짚으며 자기 반성과 당부의 글을 남기고 선·후배 등 검찰 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 식으로 끝을 맺습니다. 물론 일부 검사는 검찰 인사에 따른 불만, 서러움을 내비치기도 합니다. 다른 정부 부처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풍경인데요. 같은 법조인인 판사들 세계에서도 이런 문화는 없다고 합니다. 댓글에 울고 웃는 검사들...‘댓글패’ 선물 지난 6월 윤석열 검찰총장이 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70여명의 검사가 옷을 벗으면서 수 많은 사의 표명 글이 내부 게시판에 올라 왔는데요. 이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것은 첫 번째로 사퇴를 알린 봉욱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의 글이었습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반듯하게 쓴 손글씨에 검찰 직원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직접 펜으로 꾹꾹 눌러 쓴 4페이지 분량의 편지를 내부 게시판에 올렸기 때문인데요. ‘봉욱체로 지정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흘러 나왔습니다. 이렇게 사의 표명 글이 올라오면 댓글이 달립니다. 실명 게시판이기 때문에 ‘악플’이 달리기는 어려운 구조입니다. 한 전직 검사 표현에 따르면 성의 있게 댓글을 단 자와 그렇지 않은 자로 나뉠 뿐입니다. 보통 평검사가 그만둘 때는 100~150개, 부장검사는 150~200개, 검사장급 이상은 300개가량의 댓글이 달린다고 합니다. 근무 기간이 길어질수록 검찰 안에서 인연을 맺은 직원들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댓글 수도 늘어날 수밖에 없을텐데요. 봉 전 차장의 글에는 616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역대 최대치입니다. 4년 전 그만 둔 ‘마지막 중수부장’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이 세운 기록(613개)을 간발의 차이로 앞섰습니다. 이 두 사람 모두 댓글이 많은 이유는 “적을 만들지 않는 스타일 때문”이라고 합니다. 올해는 특히 댓글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검찰 내에서 평판이 좋은 검사들이 대거 나갔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찬식 전 서울동부지검장, 박윤해 전 대구지검장, 차경환 전 수원지검장, 권익환 전 서울남부지검장에도 500개 안팎의 댓글이 달렸다고 합니다. 마지막 떠나는 인사에 달리는 댓글 수와 댓글의 진정성은 그 검사가 검사 생활을 제대로 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가장 냉정한 ‘성적표’가 아닐까 싶은데요. 검사 입장에서도 자존심이 달린 문제입니다. 일부 검찰청에서는 댓글만 따로 출력해 ‘댓글패’를 만들어 퇴직 선물로 주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윤석열 검찰총장도 지난 6일 새로 보직을 받은 법무부, 대검, 재경지검 간부급 검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후배 검사와 수사관, 직원들을 배려하라고 당부했습니다. “결국 우리(검찰)한테 부여된 업무를 얼마나 잘 하느냐는 우리 조직에서 얼마나 멋진 인간 관계를 유지하고 운영해 나가느냐와 직결돼 있다.”가족주의 문화, 전국 근무 특수성 반영 사직 인사 글은 이프로스 내 ‘검사 게시판’에 올라옵니다. 검찰 내부 직원들만 볼 수 있는 실명 게시판인데요. 검사 게시판이 만들어진 게 2001년 7월쯤이니 검사들의 ‘인터넷 작별 인사’ 문화도 그즈음부터 생겼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사의 표명 글이 올라오기 시작한 건 2003년쯤으로 보입니다. 검사들이 그만 둘 때 사의 표명 글을 올리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옵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공직에 몸 담았다는 것은 뭔가 보람 있고 뜻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였을텐데, 막상 떠나려고 하면 자신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게 된다. 검사로서 스스로의 삶을 정리하고, 함께 근무했던 동료 직원들과도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프로스)까지 있으니 관례 비슷하게 된 게 아닌가 싶다.” 지방의 한 차장검사는 “검사들의 근무 특수성에 기인한 문화”라고 바라봤습니다. 검사는 전국을 돌며 근무를 하기 때문에 일선 검찰청 직원들과 함께 일할 기회가 많은데, 나중에 퇴직할 때 일일이 전화를 할 수 없으니 온라인을 통해 인사를 나눈다는 설명입니다. 또 다른 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의 가족주의 문화가 온라인 공간의 활성화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검찰만의 끈적끈적함, 서로 밤 늦게까지 업무를 하면서 쌓인 ‘전우애’가 공직을 떠날 때도 발휘된다는 설명입니다.검사의 메시지 진화...작심발언에서 완곡법 배경이 어찌됐든, 검찰 인사가 날 때마다 어김없이 사퇴를 알리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물러날 때임을 직감했던 검사장들은 미리 준비한 글에 사자성어나 시 한 구절을 더해 자신의 생각을 대신 전했습니다. ‘특수통’, ‘공안통’ 등 수사 검사로 승승장구한 검사들도 떠날 때는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옷 벗을 각오를 한 일부 검사는 작심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2003년 3월 요직 중 하나로 꼽히는 법무부 검찰국장에서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인사 발령을 받은 장윤석 전 검사장이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은 상당히 수위가 쎈 편입니다. “개혁을 위한 서열 파괴라는 미명 하에 선배를 후배 밑에 앉히는 것은 떠나라는 협박이다. 오늘 불명예스럽게 서울고검에 부임하고 사직하는 것은 스스로 물러서기보다 차라리 인사의 총탄에 맞아 죽어나가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이다.” 2013년 9월 혼외아들설이 제기된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압박성 감찰을 비판하며 사의를 표명한 김윤상 전 대검찰청 감찰1과장의 글도 비장함이 묻어납니다. 김 전 과장은 당시 “후배의 소신을 지켜주기 위해 직을 걸 용기는 없었던 못난 장관(당시 황교안)과 그나마 마음은 착했던 그를 악마의 길로 유인한 모사꾼들에게 내 행적노트를 넘겨주고 자리를 애원할 수는 없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최근 사표를 낸 검사들이 올리는 사직 인사 글에서는 과거처럼 강경 발언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듭니다. 대신 세련된 방식으로 불만이나 아쉬움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한 주진우 전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의 최근 사의 표명 글이 대표적인데요. 그는 “제 공직관이 흔들리고 있는데 검사 생활을 더 이어가는 것은 국민과 검찰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주 부장의 글은 완곡법이 더 강한 메시지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고발사건 무마 경찰 간부 구속..부산

    고발사건을 무마했다는 혐의를 받는 현직 경찰 간부가 구속됐다. 부산지법 영장전담 임주혁 부장판사는 직무유기,공용서류 은닉,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A 경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5일 밝혔다. 임 판사는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소속이던 A 경위는 2015년 5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의사 명의를 빌려 운영하는 ‘사무장 병원’을 고발했으나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A 경위는 경찰 전산시스템인 킥스(KICS)에 사건을 등록하지도 않은 채 해당 병원이 별다른 문제가 없다며 2016년 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내사 종결했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 경위는 전직 경찰인 사무장 병원 이사장 B 씨와 같은 경찰서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어 의혹을 증폭시켰다. A 경위가 1년 넘게 고발사건을 수사하지 않은 사이 B 씨는 해당 병원을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검찰은 지난달 3일 부산경찰청을 압수수색하고 A 경위를 수사해왔다. A 경위는 이 사건과 별개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경찰청은 A 경위를 직위 해제한 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징계할 예정이다. 부산경찰청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고발한 관련 병원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중앙지검도 꿰찬 尹사단… 특수수사 판 더 키웠다

    중앙지검 1~3차장에 ‘적폐수사’ 특수통 특수 1~4부장도 윤석열 사단으로 채워 환경부 블랙리스트·목포 투기 의혹 등 現 정부 인사 겨냥 수사 검사들은 좌천 윤석열호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윤석열 사단’이 서울중앙지검의 요직인 1~3차장을 차지했다. 검사장 인사에 이어 차장·부장검사 인사에서도 ‘적폐수사’를 담당한 특수통들이 전진 배치된 반면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수사를 한 검사들은 사실상 좌천됐다. 법무부는 31일 차장·부장검사 등 고검검사급 인사를 8월 6일자로 단행했다. 지난 26일 이뤄진 검사장 인사의 후속이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1~3차장엔 국정농단 사태를 비롯해 적폐수사를 담당한 ‘윤석열 사단´이 승진, 배치됐다.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3차장에는 송경호(49·사법연수원 29기)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이 승진했다. 특수2부가 담당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의 연속성을 고려한 조치다. 공안 사건과 재판을 담당하는 2차장에는 신봉수(49·29기) 중앙지검 특수1부장이 승진했다. 중앙지검에 꾸리는 사법농단 특별공판팀 업무를 감안한 인사로 보인다. 신 부장은 사법농단 수사를 마친 뒤 공소 유지를 맡아 왔다. 고소·고발 사건을 담당하는 선임 차장인 1차장에는 신자용(47·28기) 법무부 검찰과장이 승진했다. 그는 국정농단 특검팀부터 직전 중앙지검 특수1부장까지 윤석열 총장과 손발을 맞춰 왔다. 성폭력·강력수사를 담당하는 4차장에는 형사부 근무 경력이 많은 한석리(50·28기) 강릉지청장이 보임됐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법농단, 전직 대통령 사건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공소 유지 업무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부장들을 차장으로 보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3차장 산하인 특수1~4부장도 ‘윤석열 사단´으로 채워졌다. 대부분 국정농단 특검팀 혹은 중앙지검에서 윤 총장과 같이 근무한 인연이 있다. 특수1부장으론 구상엽(45·30기) 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이 이동했다. 특수2부장과 특수4부장에 보임된 고형곤(49·31기) 남원지청장과 이복현(47·32기) 원주지청 형사2부장은 국정농단 특검팀 파견 경력이 있다. 특수3부장에는 허정(46·31기) 광주지검 특수부장이 자리했다. 검찰의 ‘입´인 대검 대변인은 권순정(45·29기) 중앙지검 형사2부장이, 법무부 대변인은 서울시청 파견에서 복귀하는 박재억(48·29기) 전 중앙지검 강력부장이 맡는다. 서울동부지검과 남부지검에서 문재인 정부 인사들을 겨냥한 ‘환경부 블랙리스트’와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한 검사들은 좌천됐다. 앞서 한찬식 동부지검장과 권익환 남부지검장이 검찰을 떠났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불구속 기소한 주진우 동부지검 형사6부장은 검사 5명이 근무하는 소규모 지청인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으로 발령 났다. 서울고검 검사로 배치된 권순철 동부지검 차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에 “인사는 메시지라고 합니다”라며 사의 표명 글을 올렸다. 손혜원 의원을 기소한 김범기 남부지검 2차장은 서울고검 형사부장으로 발령 났다. 수사를 담당한 김영일 형사6부장은 그나마 대검 수사정보2담당관으로 전보됐다. 서울 소재 지검 차장 5명 중에서 권순철·김범기 차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DJ·盧 측근 뒷조사’ 前국정원 간부들 1심 실형…법정 구속

    ‘DJ·盧 측근 뒷조사’ 前국정원 간부들 1심 실형…법정 구속

    이명박 정부 시절 대북 특수공작비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뒷조사 등에 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국가정보원 간부들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송인권)는 2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국고손실)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종흡 전 국정원 3차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김승연 전 국정원 대북공작국장에게는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다.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가 지난해 보석으로 풀려났던 이들은 이날 법정 구속됐다. 최 전 차장과 김 전 국장은 대북 업무 목적으로 써야 하는 대북공작금 10억원 상다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관련된 풍문성 비위 정보를 수집하는 데 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국정원이 김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미국에 감춰져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데이비드슨’이라는 작전명을 붙여 뒷조사에 나섰고, 국세청 등에도 공작비와 뇌물 등으로 5억원을 건넨 것으로 파악했다. 이와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의 비리 의혹을 추적하기 위해 대북공작금 8000여만원을 쓴 혐의도 있다. 그러나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의혹은 애초에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실체가 없는 풍문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서울 시내의 한 특급 호텔에 국정원 ‘안가’가 있는데도 별도로 스위트룸을 빌리는 등 28억원의 공작금을 쓴 혐의도 받았다. 이 스위트룸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사적 용도로 주로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이들이 원세훈 전 원장과 공모해 ‘가장체 수익금’ 등 대북공작국의 특수활동비를 불법으로 유용했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두 사람이 받은 혐의와 관련해서는, 공범인 원 전 원장이 ‘회계관계직원’이 아니므로 국고손실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보고 업무상 횡령죄를 적용했다. 재판부는 최 전 차장에 대해 “부하 직원의 반대도 무시하고 적극적으로 위법행위를 지시했고, 지침까지 개정해 국정원의 전횡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배제했다”면서 “공작사업의 정당성만 주장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국장에 대해서도 “범행의 내용을 고려하면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럼에도 자신이 추진한 공작사업의 정당성만 주장하고, 납득 어려운 변명으로 부인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아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일본 등에 군사기밀 팔아넘긴 군 전직 간부들 2심도 실형

    일본 등에 군사기밀 팔아넘긴 군 전직 간부들 2심도 실형

    돈을 받고 군 기밀정보를 일본 등 외국에 팔아넘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군 전직 간부들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군형법상 일반이적,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된 국군정보사령부 전직 팀장 황모(59)씨와 홍모(67)씨에게 각각 원심과 같은 징역 4년을 24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누설한 군사기밀이 상당하고, 특히 외국에 파견되는 정보관의 인적사항을 외국 정보기관에 전달한 행위는 정보사령부뿐 아니라 대한민국에 대한 배신행위”라면서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다”고 지적했다. 황씨는 2013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컴퓨터 모니터 화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확보한 군사기밀 160여건을 2002년 정보사령부를 퇴직한 홍씨에게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그 대가로 홍씨에게서 약 67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홍씨는 이렇게 받은 군사기밀 중 일부를 일본 등 외국 공관의 정보원에게 돈을 받고 팔아넘긴 혐의로 기소됐다. 황씨는 또 2016년 1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중국에 파견된 정보관(일명 ‘화이트 요원’)의 신상정보를 파악해 홍씨에게 누설한 혐의도 있다. 홍씨가 이를 중국 측 정보원에게 넘겼고, 이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중국에서 근무하던 정보관들은 모두 급히 귀국해야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행위는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의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한 것”이라면서 “피고인들을 엄정히 처벌하는 것이 이 순간에도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대다수 정보사 요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국가 안보를 튼튼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재판부는 홍씨로부터 군사기밀을 입수해 외국 정보기관에 팔아넘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탈북민 이모(51)씨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씨가 홍씨로부터 자료의 출처를 들은 적이 없고, 이씨 입장에서는 자신이 평소 다루던 북한 관련 정보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취업 대가금품수수…부산항운노조 지부장

    외부인을 부산신항 물류 업체에 취업시켜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부산항운노조 지부장이구속됐다. 부산지검 특수부(박승대 부장검사)는 배임수재,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현직 부산항운노조 지부장 A 씨를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부산신항의 한 지부장인 A 씨는 신항 물류 업체에 취업시켜주겠다며 외부인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A 씨가 취업을 알선한 사례가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여죄를 캐고 있다. 검찰은 부산항운노조 간부들이 2013년부터 올해 초까지 노조 간부 친인척 등 외부인 135명을 유령 조합원으로 올린 뒤 이 중 105명을 부산 신항 물류 업체에 전환 배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앞서 전환배치 과정에서 돈을 받은 혐의로 부산항운노조 조합원 B 씨(구속)와 신항 지부장 C 씨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2월 부산항운노조에 대한 수사를 펴 전직 위원장 등 30여명을 기소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예상대로’ 홍남기, ‘발목잡힌’ 김현미, ‘반신반의’ 박영선

    ‘예상대로’ 홍남기, ‘발목잡힌’ 김현미, ‘반신반의’ 박영선

    장관들의 업무 스타일은 큰 틀에서는 정치인, 관료, 학자 등으로 나눌 수 있지만, 꼭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관료 같은 학자도 있고, 학자 같은 관료도 있다. 그러나 장관에 대한 평가는 의외로 전임 장관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전임 장관이 좌충우돌하다가 죽을 쑨 경우 현직이 돋보이지만, 거꾸로 전직 장관의 빛에 가려 존재감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예상을 빗나가지 않은’ 홍남기 기재부 장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역시 예상대로다”라는 반응이 주류다. 전임 김동연 부총리가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정책 수립과 집행에 있어서 각을 세웠던 것과 달리 “시키는 일을 잘할 것”이라는 취임 전후의 분석이 딱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안팎에선 “역시 주사급 부총리”라는 혹평도 나온다. 김동연 부총리가 종종 직원들의 말을 듣는 대신 밀어붙이는 스타일이었다면, 홍남기 부총리는 잘 들어주는 스타일이다. 디테일에도 강하고 선후배들과도 관계가 좋다. 그래서 나오는 것이 리더십(Leadership)보다는 펠로우십(Fellowship)에 가깝다는 평가다. 이를 두고 ‘동행 리더십’이라는 후한 평가도 있지만, 기재부의 떨어진 위상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자조 섞인 반응도 내부에서 나온다. 최근 버스 파업 때 경제부총리가 국토교통부에 주도권을 내준 것도 기재부 공무원들은 불만이다. 자기 목소리는 사라지고, 청와대와 톤을 맞추면서 기재부의 존재감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공무원 평가는 좋은데 언론 평가 박한 김현미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언론과의 관계는 매끄럽지 못하지만, 내부 공무원들의 평가는 후하다. 소신이 있는데다가 청와대와 이낙연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과 가까워서 국토부에 대한 울타리가 돼 주고, 직원들에게 일을 맡기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언론이나 정치인 등을 만날 때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 등이 있으면 솔직하게 “이 부분은 우리 국장이 답하는 게 맞을 것 같다”며 쿨하게 바통을 넘기는 등 관료들의 역할을 보장하는 스타일이다. 국토부 공무원들이 최정호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것을 두고 안타까워하면서도 당분간 김현미 체제가 유지되는 것에 대해 불평이 나오지 않는 이유다. 대부분 정치인 출신 장관은 언론과 관계가 돈독한데 김현미 장관은 언론과의 공식적인 접촉을 꺼린다. 간담회도 마지못해 하는 편에 속한다. 이런 이유로 언론의 평가는 박한 편이다. 자신의 발언이 확대재생산되는 경우가 많아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0년인 재건축 연한을 4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두고 혼선을 빚은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사석에서 “정치부와는 다른 경제 부처 기자들의 취재 관행에 익숙해지지 않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김현미 장관은 최근 3기 신도시 건설과 2기 신도시 전철 연결 등을 놓고 스탭이 꼬이면서 내부에서는 “일만 벌여 놓고 떠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관료 출신과 달리 과감하게 대안을 내놓은 것은 좋지만, 실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번 개각 때 발을 빼려다가 최정호 후보자의 낙마로 발목이 잡힌 격이다.  공포의 대상에서 안착에 성공한 박영선 장관 박영선 중기벤처기업부 장관은 의정 활동 기간 특유의 독한 이미지가 형성된데다가 청문회 과정에서 김학의 동영상으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공격하는 등 곡절을 겪으면서 공직사회에서는 “박 장관 밑에서 일하려면 고생 좀 할 것”이라며 중기부 직원들을 걱정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나는 그 부처에 가서 일하라면 공직을 그만둘 것”이라고 말하는 관료도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진 이런 우려는 기우다. 중기부 직원들은 오히려 힘 있는 장관이 와서 울타리가 돼주니 좋다고 환영일색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는 등 일단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데다가 교수 출신인 전임 홍종학 장관과 달리 존재감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청문회 때 중기부 노조가 박 장관 환영 성명을 낸 것도 이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산하기관이나 기업들의 점수도 후하다. 박 장관은 취임 초 회의에서 “산하기관 책임운영제를 도입하겠다”며 자율과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이들의 얘기도 경청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언젠가는 박 장관 특유의 독한 면모가 나올 것”이라며 박 장관의 모습에 반신반의하는 직원들도 없지 않다. 최근 대변인을 공모키로 한 것이 변화의 신호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임 장관 인사 등 원위치시킨 조명래 장관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부임 이후 먼저 한 일은 전임 김은경 장관이 한 인사의 상당 부분을 원위치시킨 것이다. 교수 출신이라는 점에서 전임 장관과 유사한 이력을 지녔지만, 업무 스타일은 많이 다르다는 평이다. 김 전 장관은 관료사회에 대한 불신이 깊어서 종종 직원들과 엇박자를 내기도 했다. 반면 조 장관은 취임 당시 공정한 인사를 강조하면서 전임 장관 때 이뤄졌던 인사를 상당 부분 바로잡았다. 직원들과 대화를 자주 하는 편이다. 외부의 민원에 대해서도 “이행하라”고 지시하기보다는 “검토해보고 논의하라”는 방식을 택한다고 한다. 하지만, “전임 장관의 인사를 원위치시킨 것 외에 학자 출신 장관으로서 소신은 아직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내부에서 나온다. 본부 간부들을 대거 산하기관 등으로 내려 보내고, 대신 소속기관 간부들을 끌어다 쓰는 등 환경부의 판을 뒤집은 김은경 전 장관의 빛에 가려 대내외적인 존재감이 떨어져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전임자 덕 보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성윤모 장관은 튀지 않고 후배들과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다. 전형적인 관료 출신 장관이다. 업무도 꿰뚫고 있는데다가 앞으로 나서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공무원들은 일하기 편하다는 평가다. 게다가 전임 백운규 장관과 비교된다. 교수 출신인 백 장관은 공직 경험이 없는데다가 의욕이 앞서 이를 따르지 못하는 공무원들을 많이 질책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관료들과 충돌도 있었다고 한다. 관료 출신으로 자상한 성 장관에게 공무원들이 후한 점수를 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 산자부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며 “낮아진 산자부의 존재감을 성 장관이 되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노동·경영계 줄타기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노동부 관료 출신인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 현안에 해박하다. 관료 출신 특유의 꼼꼼함도 지니고 있다. 실·국장들이 보고에 들어가서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평가는 후하다. 직원들을 질책하기보다는 부드럽게 대한다. 역시 전임 장관 덕을 보는 편에 속한다. 공무원들은 속성상 현직보다는 전직 장관에 대해서는 가혹하게 평가한다. 죽은 권력이기 때문인가. 공무원들은 “전임 김영주 장관이 칼을 내부를 향해 휘둘렀다”고 혹평한다. 경영계보다는 노동계 편향이었던 점도 이 장관과 대조적이다. 이 장관은 지금은 경영계와 노동계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노동계의 반발이 격해질 경우 이 장관의 줄타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두고 볼 일이라는 평가도 있다. 김성곤 선임기자 sunggone@seoul.co.kr ▶[장관 업무 스타일(상)] 실·국장회의 생중계에 경악한 고위 공직자들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 ‘유능한 후배들이 스스로 알아서’…책임 미루는 양승태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 ‘유능한 후배들이 스스로 알아서’…책임 미루는 양승태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수요일, 금요일 두 차례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 중계 합니다. 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 사이가 그렇게 지시를 하는 사이가 아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유능한 사람이기에 알아서 하는 것이고 나는 지시한 적이 없다”, “인사심의관실에서 왜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다.”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4회 공판에서 양 전 대법원장이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피의자신문 조서가 일부 공개됐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짙어지자 집 옆 놀이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밝힐 때부터 검찰 수사 과정 내내 양 전 대법원장이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는 것은 알려졌지만 그가 검찰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진술을 했는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공개된 양 전 대법원장의 검찰 진술을 종합하면 “나는 지시하거나 관여하지 않았다”로 모인다. 사법행정의 최종 결재권자이자 책임자인 만큼 각종 문건을 승인한 것은 자신이 맞고 관련 내용을 보고 받은 것도 맞다고는 인정했다. 그러나 그 보고 내용들은 결국 하급자들이 ‘알아서 한 것’이고 자신은 가장 마지막에 보고를 듣기만 했을 뿐이라는 취지다. 이른바 ‘재판거래 의혹의 핵심인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과 관련해서 사법부 고위 관계자들이 청와대, 외교부와 재판 관련 논의를 했다는데도 양 전 대법원장은 ‘아무것도 몰랐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 “그런 것 하는 데 왜 대법원장 지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2013년 12월 당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의 공관에서 열린 이른바 ‘소인수회의’에서 청와대와 대법원, 외교부, 법무부 고위 관계자들이 모여 일제 강제징용 사건을 논의한 데 대해 양 전 대법원장은 “보고받은 기억이 없다”고 했다. 회의에 차한성 당시 법원행정처장이 참석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도 “보고받은 기억이 없다. 들은 적이 있으면 기억하겠지만 전혀 들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2014년 3월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만난 사실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분을 알지 못한다”며 부인했고, 윤 장관에게 법관의 재외공관 파견을 요청한 사실 있냐는 질문에도 마찬가지로 윤 장관을 만난 사실도 없다고 잡아뗐다. 검찰이 외교부 직원의 이메일에서 ‘양승태 대법원장이 윤병세 장관과 조우한 계기에 양 대법원장이 재외공관 확대에 대해 논의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발견됐다고 제시하니 양 전 대법원장은 “조우라는 것은 우연히 만났다는 건데 우연히 만난 것을 일일이 기억할 순 없는 것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2014년 10월 열린 2차 소인수회의에서도 당연히 “몰랐다”는 반응이 나왔다. 양 전 대법원장은 2차 소인수회의에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 참석한 사실에 대해 “사후에 보고받아 알게 됐고 사전에는 몰랐다”고 밝혔다. “박 대법관이 다녀와서 얘기한 것 같다. 전혀 사전 보고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박 전 대법관과의 진술이 엇갈린 것이 확인됐다. 박 전 대법관은 검찰 조사에서 “그런 정도의 자리라면 대법원장에게 보고하고 참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거듭 물었다. “박 전 대법관이 2차 회의에 참석하기 전 각급 법원을 상대로 일제 식민지 시대 관련 과거사 사건의 현황을 조사한 뒤 이를 회의에 지참한 사실이 확인되는데 피고인(양 전 대법원장) 지시로 박 전 대법관이 이를 지참하고 회의에 참석 한 것 아닌가”,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박 전 대법관이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을 챙긴 것 아닌가” 그러자 양 전 대법원장은 오히려 “처장은 업무 하나 하나마다 대법원장의 지시를 받고 하는 게 아니다. 처장은 대법관이다”, “대법원장과 처장 사이가 그렇게 지시를 하는 사이가 아니다. (처장은) 대법원장이 사건 하나 하나를 갖고 지시를 하는 지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의 핵심 실행자이자 중간 책임자인 임 전 차장에게도 전혀 지시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이어갔다. 임 전 차장이 2016년 4~5월쯤 청와대 등을 통해 외교부에 강제징용 사건 관련 의견서를 내라고 독촉한 것과 관련, 양 전 대법원장은 “임 차장이 굉장히 유능한 사람이기에 알아서 하는 것이고 나는 지시한 적이 없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굉장히 유능한 사람이어서 챙겨보라고 따로 지시해야 할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그 사람들(외교부와 청와대)을 직접 접촉한 사람이 아니겠느냐. 임 차장이 의견서를 내기로 했는데 왜 안 내냐고 했을 뿐이다. 저와 연관된 사안은 아니다.” 처장도 차장도 대법원장의 지시 없이 ‘알아서’ 청와대와 외교부를 접촉한 뒤 모든 논의가 이뤄진 뒤에 대법원장에게 결과만 보고됐다는 것이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이나 법원행정처 심의관을 지낸 후배 법관들을 향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과 관련, 특정 쟁점에 대해 재판연구관에게 검토를 지시한 적이 있나요?”(검찰), “지시한 적 없습니다.”(양 전 대법원장) “정다주 전 기획조정심의관(현 지방법원 부장판사)이 작성한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처분 효력 집행정지 관련 검토 문건을 알고 있나요?”(검찰), “전혀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양 전 대법원장) “통합진보당 행정소송을 심리하던 재판부에 법원행정처 입장이 담긴 문건을 전달하도록 승인하지 않았나요?”(검찰), “그런 것을 하는데 왜 대법원장이 꼭 지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저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양 전 대법원장)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전 고등법원 부장판사)이 통진당 소송 현황을 상시적으로 보고했는데, 대법원장의 지시가 있던 것 아닌가요?”(검찰), “제가 시켜서 보고를 한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 생각해서 한 것입니다”, “대법원장이 최고위급 간부에게 그런 식으로 지시를 한다는 게 말이 안 됩니다.”(양 전 대법원장) ◆‘물의 야기 법관 리스트’ 결재는 시인···“인사 조치 이유는 인사실이 알아서”당시 사법부의 정책에 반대하거나 정부를 비판하는 의견을 밝힌 법관들을 비롯해 이른바 ‘물의야기 법관’ 리스트를 작성해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와 관련해서는 양 전 대법원장은 최종 결재를 했음은 인정했다. 그는 “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들이 ‘물의야기 법관 인사조치 검토’ 문건을 대법원장에게 보고할 때 한 명 한 명에 대해 설명하면서 정책 결정을 받았다고 진술했는데 사실인가”라는 검찰의 질문에 “사실이다”라고 답했다. 인사조치 방안에 승인한다는 뜻으로 문건에 표시된 ‘V’표시에 대해서도 “제가 했다. 제가 했거나 옆 사람에게 체크하라고 했으니 제가 한 게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양 전 대법원장은 인사조치를 왜 했냐는 질문에는 “인사실에서 왜 그렇게 한 것인지 알지 못한다”면서 “결재를 했다고 해서 이런 내용까지 다 확인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헌법재판소 파견 법관 인사안에 대해서도 “결재는 내가 한 게 맞다”면서도 “행정처에서 올린 의견대로 결정한다. 실질적으로 대법원장이 관여하는 게 거의 없다”고 반박했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 각종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이 벌어진 가장 핵심적인 원인으로 ‘제왕적 대법원장’의 권한이 지목됐다. 그러나 정작 그는 ‘유능한’ 후배 법관들이 ‘스스로, 알아서’ 논의하고 처리해 온 일들을 결과만 보고받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으로 법정에는 양 전 대법원장이 인정한 유능하고 스스로 일한 후배 법관들이 증인으로 나와 그와 마주하게 된다. 양 전 대법원장의 검찰에서의 진술을 후배 법관들이 어떻게 설명할지 주목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실·국장회의 생중계에 경악한 고위 공직자들

    실·국장회의 생중계에 경악한 고위 공직자들

    “같은 보고 두번하면 좌시 않겠다” 깐깐 박양우한유총사태 단호 대처·소통하는 리더십 유은혜 “정치인 좋아요” “관료·교수 출신 싫어요”장관 업무 스타일 따라 공직자들 희비갈려 “오늘부터 실·국장 회의는 전직원에게 생중계 시스템 활성화하세요. 만약 같은 업무를 다시 보고하는 경우 좌시하지 않겠습니다.”(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문재인 정부 2기 성격의 내각이 세팅되면서 이들 장관의 업무스타일이 공직사회에 화제다. “나 같으면 저런 장관 밑에서 일 못 할 것 같다”는 혹평을 받던 장관이 의외로 직원들의 호평을 받는가 하면, 관료주의를 깨보겠다며 새로운 시도를 하는 장관은 공직사회에서 박한 평가를 받는다. 주요 부처 장관들의 업무 스타일은 개성 만발이다. 이를 두고 “장관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호불호는 관료주의에 물든 공직자들의 기준일 뿐 국민의 평가는 아닌 만큼 이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 주요 장관들의 업무 스타일을 들여다봤다.  험난한 청문회 거쳐 운발 탔다는 유은혜 부총리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위장전입 등으로 험난한 청문회를 넘은 것과 달리 교육 부총리로서 무난하게 연착륙했다는 평가다. 교육부 안팎에서는 운장(運長·운 좋은 장관) 또는 복장(福長·복 있는 장관)으로 불린다. 취임 초 개원 연기 투쟁 등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문제를 단호하게 처리해 점수를 땄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치원 사태는 교육부가 안고 있는 현안을 덮어버렸다. 대입 정시 확대 등 교육개혁 문제가 뒤로 밀린 것도 여기에 해당된다. 정치인답게 주로 듣는 스타일이다. 교육 분야에 대한 경력이 일천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뒤따른다. 하지만, 유은혜 장관이 원체 진지하게 얘기를 들어주면서 그런 인식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전언이다. 듣기보다는 말과 행동이 앞서 관료들이 뒤처리에 급급해야 했던 전임 김상곤 장관과 대비되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문제는 대학 입시 문제와 오는 8월 시행을 앞두고, 대학 안팎에서 혼란을 빚고 있는 강사법 문제, 국가교육회의와의 역할 분담 등 민감한 사안은 안 건드린다는 것이다. 내년 총선 출마를 앞두고 사퇴할 때까지 무탈하게 사회 부총리를 마치는 데 중점을 두고 행정을 편다는 비판도 안팎에서 나온다. 군기 든 행안부, ‘천상 판사’ 진영 장관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법관으로 시작해 정치인으로 변신했지만, 다른 정치인 출신 장관과 달리 오히려 행정가의 풍모가 엿보인다. 진영 장관은 빠르게 행안부를 장악했다. 취임 이후 드러내 놓고 질책한 실·국장이 없을 정도로 부드럽지만, 직원들은 군기가 들었다. 박근혜 정부 때 기초연금 파동을 겪으면서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를 내던진 결기에다가 특유의 외유내강형 리더십이 작용했다. 결론을 내리기 전에 보고를 받고 얘기를 충분히 들으면서 질문을 던지는 스타일이다. 이런 합리적인 과정을 거쳐서 내린 결정은 안 바꾼다. 안전총괄 부처의 장으로서는 제격이다. 내부에서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천상 판사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장점이자 한계라는 지적도 있다. 행안부 장관을 공직 생활의 마지막으로 생각하는 만큼 진 장관에게서는 소명의식이 느껴진다고 한다. 관례대로가 아닌 생각하는 행정을 주문한다. 하지만, 정치인 출신으로 재기 발랄했던 전임 김부겸 장관과 스타일이 달라 일부 직원들은 초기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얘기도 나온다.  의욕 너무 앞서 걱정되는 김연철 장관김연철 통일부 장관도 최근 과장급 이상 장관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1년 8개월 만에 이뤄진 인사였다. 과장급 간부의 절반 이상이 자리를 바꿨다. 균형과 화합, 발탁을 내세운 이번 인사에서 비고시 출신과 여성에 대한 배려가 돋보였다. 현재 추진 중인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이뤄지면 실·국장 인사도 큰 폭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임 조명균 장관이 관료 출신으로서 조심성이 많아 “어젠다를 밀어붙이지 못한다”며 안팎에서 답답해하던 것과 달리 김 장관은 여당의 지원을 받는데다가 학자 출신이라서 그런지 과감한 스타일로 파이팅이 넘친다는 게 내부 평가다. 하지만, 북핵문제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김 장관의 입지를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 전 장관과 달리 활발한 의견개진이 이뤄지겠지만,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통일부 직원들은 조직논리 등 내부 사정에 밝은 조 전 장관을 훨씬 편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I will be back’ 외쳤던 박양우 장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행시 23회 출신으로 청와대 행정관을 거쳐서 교수와 민간기업을 두루 경험했다. 문체부 차관으로 물러나면서 측근들에게 “언젠간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는 말이 회자될 만큼 장관에 대한 열망도 강했다. 그런 이유로 일 욕심은 물론 공직사회 개혁에 대한 의욕은 대단하다. 역시 박 장관은 파격적이었다. 그는 취임 이후 실·국장회의를 직원들에게 생중계하고 있다. 전임 도종환 장관 때인 2017년 말 도입된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실·국장들은 당연히 긴장했다. 부처별로 확대간부회의는 공개로 진행하는 경우는 있지만, 실·국장 회의 전면 공개는 문체부가 유일하다. 한 술 더 떠서 “같은 보고를 두 번하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현장을 제대로 꼼꼼하게 챙겨보지 않고 보고를 했다가 나중에 깨닫고 다시 보고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였다. 실·국장 회의 중계에 대한 반응은 상반된다. 일반 직원이 회의 상황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좋다는 의견도 있지만, 과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실·국장 회의를 공개하면 장관이 직원들을 직접 상대하는 것처럼 비쳐 ‘실·국장 패싱 논란’을 낳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공개되는 회의에서 실·국장들은 교과서 같은 얘기만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국장에게 맡겨 전권을 주다시피했던 도종환 전 장관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박 장관의 의욕에 문체부 직원들은 적잖게 당혹스러워한다는 전언이다. 김성곤 선임기자 sunggone@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회] ‘지연된 정의’ 되짚는 재판도 지연?… ‘재판 속도’ 샅바싸움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회] ‘지연된 정의’ 되짚는 재판도 지연?… ‘재판 속도’ 샅바싸움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수요일, 금요일 두 차례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생생 중계합니다. 속도를 붙잡고 당기기 시작한 검찰과 변호인의 샅바싸움조차 속도를 내지 못하고 더뎠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세 번째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검찰과 변호인의 밀려있던 설전이 시작됐다. 지난 5일 예정됐던 재판이 한 차례 취소된 뒤 검찰은 부쩍 서두르는 모양새였다. 이미 피고인들이 재판에 넘겨진 지 넉 달이 다 되어갔고, 세 사람 중 유일하게 구속 상태인 양 전 대법원장은 구속기간(6개월)이 제한되어 있다. 그런데 아직 증인들을 언제 법정에 부를지조차 정하지 못했으니 거듭 답답함이 터져 나왔다. 지난 5일 예정됐던 재판은 박병대 전 대법관의 눈 수술 등 건강상의 이유로 열리지 않았다. 검찰은 “건강상태로 인한 공판 출석 어려움 그 자체를 문제삼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기일변경 과정이나 절차가 다소 매끄럽지 못하다고 생각되거나 적정성에 의문이 있다”며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수술은 이미 예정돼 있었을 텐데 공판기일(5일) 바로 직전인 전날 오후 4시에야 기일변경 신청서를 접수해 그 과정에서 검찰은 어떠한 의견도 제출할 기회가 없었고, 구체적인 사유도 알지 못했다”는 지적이었다. 또 “갑작스런 기일변경과 공전으로 사실상 오늘까지 마치기로 돼있던 서증조사를 제 때 마칠 수 없게 됐고 아직 증인 채택 및 신문 일정조차 결정되지 않아 증인신문이 언제 시작될 수 있을지 가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검찰은 구속 피고인인 양 전 대법원장과 나머지 두 전 대법관의 재판을 분리해서 심리하는 방안도 검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검찰, 피고인들 ‘재판 지연’ 비판… “양승태 분리 심리해 달라” ‘재판 지연’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재판이 시작되고부터 검찰에게 일종의 트라우마처럼 자리잡았다. 지난해 11월 이 사건으로 가장 먼저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벌써 여러 선례를 남긴 이유에서다. 변호인 11명의 전원 사임으로 2명의 변호인을 새로 선임하는 과정까지 거쳐 첫 공판이 3월 11일에야 열렸다. 재판이 시작되서도 USB의 증거능력을 두고 다투느라 한참 입씨름을 벌였고 가까스로 증인신문이 시작됐지만 초반에 나오기로 했던 핵심 증인인 현직 법관들은 자신의 재판 일정을 이유로 일정을 미뤘다. 그리고 지난 2일 오후 임 전 차장은 돌연 재판부가 자신에 대한 유죄 판결을 정해놓고 불공정한 재판을 하고 있다며 재판부 기피신청을 냈다. 이번주로 예정됐던 재판은 물론 다음주 재판까지 잠정 중단된 상태다. 석 달 가까이 임 전 차장의 재판에서 다뤄진 사안은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 재상고심 관련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법관 블랙리스트 의혹, 각종 재판개입 의혹 등으로 앞으로 갈 길은 멀기만 하다. ‘지연된 정의’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재판마저 한없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경계가 검찰에 깔려있다. 그러나 정작 피고인들과 변호인들에게 속도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공판준비절차에서 일주일에 며칠씩 재판을 열 것인지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면 재판이 시작된 뒤에는 하루 중 몇시까지 재판을 할 것인지를 매번 다툰다.이날도 검찰이 “지난 5일 하지 못한 서증조사를 위해 당초 예정된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재판 외에도 다른 날을 하루 더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변호인들이 즉각 반발했다.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공판 진행은 절차에 따라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것이지 한정된 (시간) 안에서 무조건 욱여서 넣을 게 아니다”라면서 “이 사건이 이렇게 번잡스럽게 된 것은 기본적으로 증거가 너무 많아서 그러다. 증거가 10개, 20개, 100개면 끝날 것을 20만 페이지가 넘는데 이걸 저희가 증거법칙대로 꼼꼼히 보려고 하니까 그렇게 된(늦어진) 것이지 서증조사를 언제까지 끝내야 한다 이런 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주일에 두 번도 재판부 사정을 감안해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는데, 이 이상으로 하는 것은 너무 무리다. (피고인들이) 하루종일 뒤에 가만히 앉아있지만 스트레스와 신경쓰는 것을 보면 건강이 앞으로 버틸 수 있을지 많이 걱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한 협조하겠지만 건강상태를 봐달라”고도 덧붙였다. 정해진 증거조사를 어느 정도 진행하고 이날 재판을 오후 7시 30분쯤 끝낼 계획이라고 재판장이 말하자 이번에는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이 지난 재판에 이어 ‘식사시간’을 또 언급했다. “오후 5~7시 사이에만 식사 제공을 받을 수 있어 재판이 오후 7시 반이 넘어 끝나면 식사가 불가능해진다”며 재판을 너무 늦게까지 진행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다음 기일을 온종일 꽉 채워 하더라도 저녁까진 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이다. 형사재판을 받는 구속 피고인들은 식중독이나 음독 등의 위험성 때문에 외부 음식을 먹지 못하게 돼있다. 그러나 검찰과 변호인단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다 보면 해는 금방 저물고, 그러면 구치소에서 마련한 식사를 정해진 시간에 하지 못하면 그날 끼니를 거르거나 다 식은 밥을 삼켜야 한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매주 3회 재판을 받던 박근혜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도 재판부에 자주 식사시간을 확보해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국정원 정치공작 사건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던 한 전직 국정원 간부의 가족은 법정 밖에서 “사람을 잡아 넣었으면 밥은 먹게 해줘야 할 것 아니냐”는 원망을 종종 쏟아냈다. 임 전 차장은 재판이 열리는 날이면 거의 저녁을 먹지 않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정작 피고인들은 “원칙대로, 천천히”…양승태 변호인 “저녁식사 거르지 않게 해달라” 누군가는 자주 거르는 것일 수도, 당장 먹고 살 걱정을 해소하느라 몇 번쯤은 빠뜨리게 될 수도 있는 것도 저녁밥 한 끼이고 또 누군가는 나락으로 떨어진 듯한 시간 속에서도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챙겨야 하는 것도 저녁 한 끼일 수 있다. ‘밥은 먹게 해달라’는 요청에 재판장은 다시 확인을 했다. “(오후 7시반에 재판이 끝난다고 해서) 아예 못 드시는 건 아니죠?”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식사시간에 대해 답해줄 교도관을 다급하게 찾았다. “교도관들께서 확인을 해주실 텐데…”하며 눈을 돌리고는 “지금 여기에 안 계신가 봅니다”라며 말끝을 흐렸다. 방청석 앞 쪽에 앉아있던 교도관 두 명이 각자 턱을 괴고 조느라 그 눈빛을 보지는 못했다. 재판장인 박남천 부장판사는 “저도 재판을 신속히 진행하고 싶습니다”라고 반복해서 말하며 속도론에 힘을 더하면서도 “증인신문 과정에서 불필요한 논란이 있을 수 있어 그 전에 증거조사를 통해 정리했으면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증거와 관련한 새로운 의견도 내놨다. “검찰이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압수한 문건은 위법한 절차에 의한 것”이라며 또다른 증거능력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지난 공판까지, 그리고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사건의 재판에서 잇따라 흘러나오는 돌림노래와 같은 ‘임종헌 USB’와 비슷한 맥락이면서 다른 이야기였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의견서를 통해 “검찰은 김앤장을 압수수색할 때 변호사의 업무상 비밀과 관련된 문건에 대해 압수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았다”라면서 “검찰이 김앤장으로부터 압수해 제출한 문건은 위법수집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업무상 비밀누설죄 처벌 가능성이 있어 김앤장 변호사 등 증인들이 증언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검찰은 “김앤장은 영장에 의해 압수수색이 됐고 압수대상에게 적법하게 고지해야 한다고 명시된 형사소송법을 지켰다”면서 “변호사 다수가 참여해서 압수수색이 진행됐고 그 과정에서 거부권은 행사되지 않았다.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일축했다. 검찰은 특히 “전범기업 소송 대리인들이 증언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변호인의 의견에 심각한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해당 증인이 법정에 출석해서 증언할지 말지는 증인의 권한이고 증언을 거부하는 합당한 사유가 있는지는 재판부가 판단할 문제인데 피고인 측이 증언을 거부할 권리에 대해 말하는 것은 형사처벌 운운하면서 증언을 거부해야 한다는 시그널을 주는 것과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양승태 측, ‘김앤장 압수문건’ 문제삼아…유명환 전 장관 증인 채택 지난달 31일 재판에서도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임종헌 USB에서 출력한 문건과 심의관들이 작성한 문건의 동일성을 문제삼으며 증거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이날도 “임종헌 USB는 증거물로서만 동의하고 압수 절차가 위법하다는 점은 계속 주장하겠다”고 말했다.재판부는 “지난 기일에 이어 새로운 증거능력 문제가 제기된 만큼 해당되는 증거의 압수수색 절차에 대해 검찰이 의견서를 내고 별도의 증명이 필요하다면 추후에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김앤장에서 압수된 문건의 작성자인 김앤장 소속 최모 변호사와 김앤장 고문을 지낸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2015년 일제 강제징용 소송 재상고심과 관련해 피고 측 소송대리인인 김앤장 한상호 변호사와 수시로 접촉한 것으로 파악했다. 재판부는 이들을 포함해 13명의 증인을 더 채택했다. 신광렬·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 유해용·김현석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심의관을 지낸 법관들이 양 전 대법원장과 법정에서 대면하게 된다. 검찰은 당장 14일부터, 그게 어렵다면 19일부터 증인신문을 서둘러 시작해야 한다고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오는 21일부터 이 법정에 증인들을 불러 신문을 하기로 했다. 첫 번째 증인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을 지낸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 그는 임 전 차장의 재판에서도 가장 먼저 증인석에 앉았다. 정 부장판사에 이어 시진국·박상언·김민수 부장판사의 순서로 법정에 나올 예정이다. 두 시간 동안 진행된 오전 재판은 이렇게 미뤄진 서증조사는 하지도 못한 채 끝이 났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법서라] 정보경찰 각각 수사하는 검경…동시에 출동한 까닭은

    [법서라] 정보경찰 각각 수사하는 검경…동시에 출동한 까닭은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    국정농단부터 사법농단까지 지난 정부의 ‘적폐청산’ 수사를 계속한 검찰의 현재 과제는 정보경찰 수사입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경찰이 위법하게 정보수집을 했고, 이 과정에서 불법사찰이나 정치관여 의혹이 있다는 내용입니다. 정보경찰 의혹은 국정원이나 국군 기무사령부의 정치관여 혐의와 유사한 형태입니다. 정보수집을 하는 국가 기관이 권한을 남용해 정치에 개입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최근 경찰이 정보경찰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로 송치했는데, 검찰이 다시 수사하라고 돌려보냈습니다. 여기까지는 흔히 있는 일입니다. 현재 수사권 체계에서는 경찰의 수사를 검찰이 지휘하게 돼 있으니까요. 정보경찰 수사가 여느 수사와 다른 점은 같은 사안을 두고 검찰과 경찰이 각각 동시에 수사하고 있다는 겁니다. 쉽게 예를 들면 살인 사건이 발생했는데, 검찰과 경찰 모두 출동한 겁니다. 그리고는 살인 사건 피의자와 목격자를 각각 검찰과 경찰에 불러서 조사한 거죠. 똑같은 범죄사실에 대해 적용한 법조문도 살인과 상해치사로 다릅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경찰청장 책임 크다는 검찰, 청와대 탓이라는 경찰  정보경찰 수사는 지난해 3월 영포빌딩에서 시작합니다.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 사건을 수사하면서 청계재단이 있는 영포빌딩을 압수수색했는데, 지하실에 문건이 있었던 겁니다. 청와대 자료를 무단으로 반출한 게 3000여건이라고 합니다. 여기에는 정보경찰 문건도 있었습니다. 검찰로서는 ‘노다지’를 발견한 거죠. 검찰은 경찰청 정보국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정보경찰 수사를 시작했고, 경찰은 특별수사단을 만들어 자체 수사를 벌였습니다.  검찰과 경찰에 수사 상황에 대해 물어보면, 둘 다 상대방의 수사 내용을 모른다고 답합니다. 지난해 3월 시작한 수사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이명박 정부 시절 ‘댓글공작’으로 구속기소됐지만 유독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경찰 수사는 더디기만 했습니다. 경찰 내부 저항이 컸다고 합니다. 경찰 관계자는 “특별수사단이 현직 고위 간부의 집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정보경찰 피를 말릴 것처럼 수사하니 경찰 조직원들의 충격과 불만이 상당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경찰 위법 의혹에 대해 검찰은 강신명 경찰청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법원은 강 전 청장만 구속하고 이철성 전 경찰청장 등 당시 정보국장이나 청와대 치안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전직 정보심의관과 청와대 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기각됐습니다. 법원은 “본건 가담경위 내지 정도 등에 참작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를 달았습니다. 쉽게 말해 ‘경찰청장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본 거죠.  경찰도 얼마 지나지 않아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수사 결과를 보고 기자들이 의아했던 점이 있습니다. 검찰 수사에서는 구속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경찰은 이번 사태를 청와대 책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송치 대상자를 보면 답이 나옵니다.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 현기환·조윤선 전 정무수석, 이철성 전 경찰청장·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박화진 경찰청 외사국장(당시 청와대 사회안전·치안비서관)입니다. 사건 당시 경찰청에 있던 인물은 전혀 없고 청와대 근무자만 있습니다.    ◆檢“고위직 책임져야”vs警“관행인데 억울”  수사권 조정을 두고 투닥투닥 싸우는 검경인데, 이번 정보경찰 수사 반려를 두고는 양쪽 모두 일언반구 없습니다. 수사권 조정 갈등으로 비칠까 의식한 탓인지 서로 아무런 이유도, 입장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취재 결과 법리 적용을 이유로 반려한 것은 아니라는 점만 확인됐습니다. 유사한 범죄사실을 두고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을, 경찰은 직권남용만 적용했거든요. 결국 남은 것은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수사 미진’입니다. 검찰이 ‘직권남용을 지시한 경찰청장 등 고위직에 대한 수사를 보완하라’고 지시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간 검찰은 적폐청산 수사를 하면서 최고위직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물었습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직권남용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공무원에게 대가는 곧 자리입니다. 관행적으로 하던 일이라 위법하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그 자리에 있었다면 행위에 책임을 져야 하는 거죠.”  고위직에 있었고, 과거 정권에서 잘 나갔다면 그에 맞는 책임을 지라는 겁니다. 검찰은 이 논리를 과거 정권의 권력기관에 적용했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했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기소했습니다. 원세훈·남재준·이병호·이병기 전직 국정원장 4명을 구속기소했습니다. 이들의 주요 혐의에는 직권남용이 빠지지 않습니다.  경찰이 같은 직권남용을 두고 최고위직을 조사하지 않은 것은 자칫 ‘제식구 감싸기’로 비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경찰은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경찰청 정보국장을 지낸 전직 경찰 간부의 말입니다.  “정보경찰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의 정책·치안정보를 수집합니다. 그런데 정당한 업무와 위법한 업무 사이 경계에 있는 일이 많아요. 세월호 유족 집회 대응 정보는 당연히 정당한 업무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사찰이 될 수 있죠. 지금 정부의 정보경찰도 과거와 유사한 업무를 하고 있어요. 지금 청와대도 그걸 바라고 있을 겁니다. 정보가 있어야 정책을 펴고, 정책에 대한 반응을 알아야 되거든요. 청와대 지시를 따른 것뿐인데 죄가 된다고 하면 참 씁쓸합니다. 법원이 어떻게 판단할지 기다려봐야죠.”  정보경찰에 대한 검·경의 시각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경찰은 다소 위법한 정보수집은 관행이고, 설령 불법이라 하더라도 청와대 지시 때문이라는 논리입니다. 현직 경찰 간부는 강 전 청장이 구속된 날 울분을 토했습니다. 그는 “검찰이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불리하니까 경찰 망신주기를 하려고 강 전 청장을 보란듯 구속했다”며 “과거 정보경찰 업무가 잘못된 것이라면 이제부터 하지 말자고 하는 게 정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범정 폐지한 검찰, 정보경찰은 어떻게 통제할까  검찰은 문무일 검찰총장 취임 후 범죄정보과를 폐지하고 수사정보정책관실로 개편했습니다. 수사와 직접 관련이 있는 정보 기능만 남겨뒀다는 설명입니다. 반면 정보경찰 개혁은 수사권 조정 논의와 함께 시작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정부, 청와대는 지난달 20일 열린 경찰개혁 당·정·청 회의에서 정보경찰의 통제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법령에 ‘정치관여시 형사처벌’ 규정을 넣고, 정보 활동범위를 명시하겠다는 겁니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협의회 종료 후 브리핑에서 “현재 경찰은 준법지원팀을 신설해 모든 정보활동의 적법성 여부를 상시 확인·감독하고 있으며, 정보경찰 활동규칙을 제정해 정보수집의 기준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실효성 없는 개혁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정보경찰의 정보는 ‘풀뿌리 정보‘라고도 불립니다. 밑에서부터 촘촘히 끌어올린 ‘밑바닥 정보’라는 뜻입니다. 과거 검찰에 범죄정보 기능이 있을 때도 정보 수집만큼은 검찰이 경찰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정보경찰은 고위공직 후보자의 인사검증도 맡고 있습니다.  기자간담회에서 양복 상의를 벗어흔든 문 총장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정보경찰 관련 문제는 수사권 조정과 직접적 관련은 있지 않다. 수사권 조정으로 독점적 권능들이 결합했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정보경찰이라는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경찰이 검찰의 수사지휘권이라는 간섭 없이 수사권을 오롯이 갖게 되면 위험하다는 겁니다.  사실 정보경찰은 수사권 조정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반면 검찰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요구는 분명합니다. 이를 위해 수사권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수사권 조정의 선결 과제가 정보경찰 개혁은 아니지만, 관련 수사가 진행되는 만큼 수사권 조정과 관계 없이 이번 기회에 정보경찰 개혁에 대해 논의할 필요는 있습니다. 수년이 흐른 뒤에 경찰청장, 정보국장, 정보경찰들이 줄줄이 수사를 받게 되는 비극은 없어야 하니까요.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함바비리’ 유상봉 “10년 전 서울청장에 뇌물” 원경환 “전혀 사실 아냐… 무고죄로 강력 대응”

    ‘함바비리’ 유상봉 “10년 전 서울청장에 뇌물” 원경환 “전혀 사실 아냐… 무고죄로 강력 대응”

    민갑룡 “檢 확인 안 된 것 공개 적절했나”‘함바(공사장 밥집) 비리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브로커 유상봉(73·수감 중)씨가 10년 전 원경환 서울경찰청장(당시 강동경찰서장)에게 뇌물을 줬다고 주장하며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서울경찰청장은 경찰청장에 이어 조직 내 ‘넘버 2’다. 경찰은 수사권 조정 문제를 두고 검경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검찰이 의도를 가지고 내용을 흘린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달 서울동부지검에 원 서울청장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현재 이 사건을 내사하고 있다. 유씨는 원 서울청장이 경찰서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원 서울청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반발했다. 그는 “금품수수 등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무고죄로 강력히 법적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함바 비리는 경찰에겐 뼈아픈 기억이다. 유씨는 2010년부터 경찰 간부, 공기업 경영진, 건설사 임원 등에게 뒷돈을 건네거나 함바 운영권을 미끼로 사기 행각을 벌였다. 이 사건으로 강희락 전 경찰청장이 구속돼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이 경찰을 흠집 내기 위해 고의적으로 진정서 접수 사실을 흘린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유씨의) 진정이 있었다고 하고 그에 대해 수사하는 것은 법에 따라 할 일”이라면서도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것들이 공개되는 게 적절했는지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 검찰과 경찰은 최근 상대 조직의 전직 최고위 인사를 수사해 왔다. 검찰은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과거 정부 시절 정보경찰의 정치 개입 의혹 등과 관련해 구속했다. 경찰은 과거 부산지검 검사의 고소장 분실·위조사건과 관련해 임은정 부장검사가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을 고발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경찰청장 “서울청장이 뇌물?…검찰, 확인 안 된 것 공개 적절했나”

    경찰청장 “서울청장이 뇌물?…검찰, 확인 안 된 것 공개 적절했나”

    ‘함바 비리’ 브로커 “10년 전 서울청장에 뒷돈” 검찰 진정경찰 내부 “검찰이 흠집내려 일부러 흘린 것 아니냐” 의심‘함바(공사장 밥집 비리)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브로커 유상봉(73·수감중)씨가 10년 전 원경환 서울경찰청장(당시 강동경찰서장)에게 뇌물을 줬다고 주장하며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서울경찰청장은 경찰청장에 이어 조직 내 ‘넘버 2’다. 경찰은 수사권 조정 문제를 두고 검경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검찰이 의도를 가지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흘린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달 서울동부지검에 원 서울청장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현재 이 사건을 내사 중이다. 유씨는 원 서울청장이 경찰서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 그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원 서울청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반발했다. 그는 이날 취재진에 “금품수수 등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무고죄로 강력히 법적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원 서울청장은 과거에도 유씨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강희락 청장의 부탁으로 서장실에서 한번 본 적은 있지만 이후 교류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고 실제 감사에서도 금품 수수 등이 확인되지 않았다. 함바 비리는 경찰 조직에 아픈 기억이다. 유씨는 2010년부터 경찰 간부, 공기업 경영진, 건설사 임원 등에게 뒷돈을 건네거나 함바 운영권을 미끼로 사기 행각을 벌였다. 이 사건으로 강희락 전 경찰청장이 구속돼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유씨는 당시 사기죄로 구속기소됐다가 만기 출소했지만 다른 사기 범죄로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이 경찰 고위직에 흠집 내기 위해 고의적으로 진정서 접수 사실을 알린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유씨의) 진정이 있었다고 하고 그에 대해 수사하는 것은 법에 따라 할 일”이라면서도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것들이 공개되는 게 적절했는지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유씨가 교도소에 계신 것으로 아는데 거기서 공개했나”라는 우스갯소리로 검찰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검찰과 경찰은 최근 상대 조직의 전직 최고위직들을 강도 높게 수사해왔다. 검찰은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과거 정부 시절 정보경찰의 정치 개입 의혹 등과 관련해 구속했고 경찰은 과거 부산지검 검사의 고소장 분실·위조사건과 관련해 임은정 부장검사가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을 고발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경찰 수장 구속한 檢 칼끝, MB·박근혜 청와대로

    靑 치안비서관·정무수석 보고 체계 타깃 조윤선·현기환 前수석 집중 조사 대상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정치·선거에 개입한 전직 경찰 수장이 구속된 가운데 검찰의 칼끝이 청와대를 향하고 있다. 검찰은 경찰청 정보2과, 정보국, 청와대 치안비서관실, 정무수석으로 이어지는 청와대-경찰 보고 체계를 집중적으로 규명할 방침이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상대로 이명박·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개입 정도 등을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법원은 전날 강 전 청장의 영장을 발부하는 한편 강 전 청장의 후임이었던 이철성 전 경찰청장, 김상운 전 경찰청 정보국장, 박화진 전 청와대 치안비서관의 영장은 모두 기각했다. 이들은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친박’(친박근혜) 맞춤형 정보를 수집하고 대책을 세워 청와대에 보고하는 등 선거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법원은 강 전 청장을 제외한 하급자 3명에 대해선 ▲사안의 성격 ▲피의자의 지위 및 관여 정도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볼 때 구속 필요성이나 상당성을 인정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낮은 직급에 대해선 구속될 만한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취지다. 앞서 박기호·정창배 치안감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사유와 같은 취지다. 사건 당시 박 치안감은 경찰청 정보심의관, 정 치안감은 청와대 치안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있었다. 강 전 청장의 구속은 정보경찰 사건의 형사 책임이 ‘경찰청장’급부터 있다는 법원의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검찰은 기각된 전현직 경찰에 대한 영장을 재청구하기보단 ‘윗선’을 향해 바로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강 전 청장이 영장실질심사에서 “청와대가 시키는 대로 정보를 만들었다. 그 정보가 어떻게 쓰일지 몰랐다”고 진술한 만큼 지시를 내린 청와대 측 관계자가 누구인지 규명하는 작업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강 전 청장이 2014년 8월부터 2016년 8월까지 2년간 경찰청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조윤선·현기환 2명이 거쳐 갔다. 혐의에 오른 경찰 고위 간부들 대부분 역시 청와대 파견 근무를 거쳤다. 특히 검찰은 이번 구속 혐의 핵심이 된 ‘총선 개입’ 시기에 정무수석을 역임한 현 전 수석이 집중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檢 ‘정보경찰 불법사찰’ 수사 칼끝 윗선 겨누나

    박근혜 정부 때 치안비서관 지낸 ‘정보통’ 세월호 특조위 감시·보수단체 동원 방해 누리과정 진보교육감 성향 파악한 정황 2014년~2016년 주요 정치인 동향 수집 선거 관여 드러나면 선거법 위반 소지도 박근혜 정부 시절 경찰청 정보국의 불법 사찰을 수사하는 검찰이 현직 경찰 고위 간부를 소환 조사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정보경찰의 불법 사찰건도 경찰로부터 송치받아 보강 수사 중인 검찰이 경찰청 윗선으로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전날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는 박모 치안감을 불러 박근혜 정부 시절 경찰청 정보국에서 생산한 문건에 관해 조사했다. 박 치안감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치안감은 2014년 정보2과장을 지내고 정보심의관, 청와대 치안비서관 등을 역임한 ‘정보통’이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12월, 지난 9일 세 차례에 걸쳐 경찰청 정보국을 압수수색하며 정보경찰이 생산한 문건을 확보했다. 그중에서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관련 정책 정보를 수집하는 정보2과가 생산한 문건에 주목하고 있다. 정보2과가 수집한 정보는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청와대로 전달된다. 검찰은 경찰청 정보국이 2014~2016년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감시하면서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를 동원해 위원회 활동을 방해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들은 보수 언론 등을 통해 여론전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과정 예산 갈등이 있던 2016년에는 교육청 부교육감들의 성향을 파악한 의혹도 받는다. 2014년 지방선거와 2016년 총선에서 주요 정치인의 동향을 수집하고 판세를 분석한 정황도 있다. 정보경찰 문건 수사는 지난해 2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 의혹’ 수사 과정에서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을 압수수색한 검찰이 정보경찰의 청와대 보고 문건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청은 같은 해 3월 진상조사단을 꾸려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된 66건과 보고되지 않은 70여건 등 총 130여건의 문제성 정보 문건을 확인하고, 4개월 뒤 영포빌딩 문건 수사팀을 출범시켰다. 이후 정보경찰이 박근혜 정권에서도 이 같은 문건을 생성·보고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찰청은 같은 해 8월 박근혜 문건 수사팀도 새로 가동했다. 경찰청은 이명박 정부 시절 영포빌딩 문건팀은 지난해 말 이모 경무관과 정모 치안감 등 정보2과장 출신의 현직 경찰 고위 간부들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면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반면 박근혜 정부 문건에 대해선 아직 경찰 자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경찰 수사와 별개로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2과장을 지낸 경찰 고위 간부를 소환한 것을 시작으로 윗선 파악에 들어갈 예정이다. 검찰은 정보경찰의 세월호 특조위 등 정보수집이 본연의 업무인 치안유지와 상관없다고 판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선거 관여의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본다. 전직 경찰 고위 간부는 “정보 수집 업무라는 게 정권 입맛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는 특성이 있다”며 “잘못한 건 처벌받아야겠지만 정보 경찰의 업무를 도매금으로 불법이라고 규정하는 건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세월호 유가족 불법 사찰했다” 前 기무사 간부 기소

    ‘댓글 공작 관여’ 전 靑 비서관도 재판 세월호 유가족을 불법 사찰한 전직 국군기무사령부 참모장(소장)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스파르타’로 불린 기무사 온라인 댓글 공작에 청와대가 관여한 정황을 확인하고 전직 청와대 비서관도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는 15일 지모·이모 전 기무사 참모장과 김모·이모 전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박근혜 정부 시절 기무사 부대원을 동원해 세월호 유가족 등을 불법 사찰한 혐의로 지모 전 참모장을 기소했다. 지 전 참모장은 정보융합실장(대령) 당시 이미 기소된 김모 전 참모장과 공모해 세월호 유가족의 동정, 요구사항, 성향 사찰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생년월일, 학력, 인터넷 물품 구매내역, 정당 당원 여부, 과거 발언 등 다양한 첩보를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드 배치 찬성, 대통령 탄핵 반대 등 여론 조성 작업도 벌였다. 해외 도피 중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은 기소중지했다.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은 검찰 수사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어 지난해 12월 ‘공소권 없음’ 처분됐다. 지난해 3월 국방부 의뢰를 받아 기무사의 온라인 정치 관여 공작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3개월 만에 배득식 전 기무사령관을 가장 먼저 구속 기소했다. 기무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댓글 공작 조직인 일명 ´스파르타´를 운영했는데, 배 전 사령관은 여권을 지지하고 야권을 반대하는 등 정치 관여 글 2만여건을 온라인에 게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배 전 사령관은 올해 2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날 추가 기소된 이 전 참모장은 배 전 사령관과 공모해 온라인에 정치 관여 글을 게시하고 정부 정책 이슈에 대해 온라인상 여론을 분석한 ‘일일 사이버 검색결과´를 청와대에 보고한 혐의를 받는다. 기무사는 ‘좌파세´라는 제목으로 ▲노무현재단, 문성근의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을 신좌파단체로 ▲민주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등 야 4당은 좌파 정당으로 ▲민주노총, 진보연대, 전교조, 전공노, 한국대학생연합은 종북·좌파단체로 규정하고 온라인 활동을 분석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이 전 비서관도 이들과 공모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비서관들이 기무사에 (사찰을) 적극 지시하는 등 군과 관이 공모해 민주주의 헌법 질서를 중대하게 위반했다”며 “다만 조 전 사령관 등을 조사하지 못해 기무사 불법 사찰에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가 관여한 사실은 밝혀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박근혜 정부 기무사, 청와대와 공모해 세월호 유족 사찰

    박근혜 정부 기무사, 청와대와 공모해 세월호 유족 사찰

    박근혜 정부 집권 당시 세월호 참사 유족을 사찰하고 댓글 공작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 전직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현 명칭은 군사안보지원사령부) 고위 간부들과 박근혜 정부 청와대 인사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두고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무사의 지모 전 참모장과 이모 전 참모장, 박근혜 정부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을 지낸 김모씨와 이모씨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지 전 참모장은 2014년 4~7월 세월호 유족 사찰을 지시하고 2016년 8~11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찬성 및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반대 여론 조성 등 정치 관여 활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세월호 유족 사찰 혐의와 관련해 “보수정권 재창출 내지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제고를 위해 정치관여 활동 및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하는 등 정치적 중립성을 상실한 행위를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기무사는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월호 이슈가 박근혜 정부에 불리하게 전개될 것을 우려해 세월호 유족들의 정부 비판 활동을 감시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생년월일, 학력, 인터넷 물품구매내용, 정당 당원 여부, 과거 발언을 토대로 온건파 여부, 정치성향 등에 대한 기무사의 다양한 첩보 보고 활동도 병행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 전 참모장과 김씨, 이씨는 2011년 7월~2013년 2월 기무사에 댓글 공작 조직인 일명 ‘스파르타팀’을 통해 온라인 정치관여 활동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들이 온라인상 여론 조작을 지시하는 등 청와대와 기무사 간 공모 관계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보기관의 은밀한 온라인상 정치관여 활동의 배경에는 청와대 비서관의 지시가 있었던 사실이 규명됐다”면서 “이번 사건은 군·관이 공모해 민주주의 헌법 질서를 중대하게 위반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2014년 4월 이후 세월호 유족들의 가족 관계와 사생활, 특이 언동 등을 수집해 보고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았던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수사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약 4개월 만에 위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이 전 사령관에 대해 ‘공소권 없음’ 처분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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