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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8개국 장교 ‘제2 맥아더’를 꿈꾸다

    88개국 장교 ‘제2 맥아더’를 꿈꾸다

    “좋은 리더십은 지휘 계통 바깥에 있는 사람에게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입니다.”(교관) 월권 아닌가요.”(학생) “그렇지 않습니다. 예컨대 나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할 때 아프간 장성들이 내 부하는 아니었지만 그들을 설득해서 내 의도를 관철해야 할 경우가 많았는데 그럴 때 리더십이 필요한 겁니다.” 25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미국 캔자스주 ‘포트 레븐워스’ 육군 기지 내 ‘루이스 앤드 클라크 센터’ 2층 강의실. 강단에 서 있는 교관과 자리에 앉은 학생 16명 모두 전투복을 입고 있었다. 1시간가량 진행된 ‘리더십 향상’ 수업은 학생들이 하도 불쑥불쑥 질문을 해대는 바람에 진도가 제대로 나가지 못할 정도였다. 수업이라기보다는 토론장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람보’와 같이 덩치가 큰 미군의 이면에 이런 학구적 면모가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미 국방부는 이날 185년 역사의 포트 레븐워스 취재를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의 외신 기자 16명에게 허용했다. 국내 언론 중에는 서울신문 등 2개사가 초청받았다. 서부 개척 시대의 교통 요충지에 설치돼 미시시피강 서쪽에서 가장 오래된 미군 기지로 꼽히는 포트 레븐워스는 교육, 교정, 보훈 등의 다양한 기능을 갖춘 미 육군 유일의 다목적 기지로, 군인과 민간인을 합쳐 1만 2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장교 교육의 요람’으로 불리는 129년 전통의 육군 지휘참모대학(CGSC)과 제병협동본부(CAC), 137년 전에 지어진 미국 최초의 연방교도소(USDB), 워싱턴의 알링턴 국립묘지에 버금가는 대규모 국립묘지 등이 모두 포트 레븐워스 안에 있어 ‘미군 기지의 전설’로 불린다. ●北·中·시리아 장교들에겐 개방 안 해 미 육군 유일의 영관급 재교육 기관인 지휘참모대학은 장군을 꿈꾸는 장교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엘리트 코스다. 짧게는 3주에서 길게는 2년간 이곳에서 지휘관이 반드시 갖춰야 할 리더십과 전술, 교양 등을 연마한다. 지휘참모대학의 ‘역사관(官)’인 캘빈 크로는 기지 내 2층 집들을 가리키면서 “이곳은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이 교육받을 때 살던 집이고 저곳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장군이 기거하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내로라하는 선배 장군들의 숨결을 느끼면서 현재 1300여명의 장교들이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다. 지휘참모대학은 외국 장교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한다. 기지 안에는 외국 국기가 현관에 꽂힌 주택들이 많다. 현재 한국 등 88개국의 장교 120여명이 미국 장교들과 섞여 교육을 받고 있다. 하마드 빈 이사 알할리파 바레인 국왕과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등이 장교 시절 이곳을 수료했다. 한국에서는 ‘월남전 영웅’ 채명신 장군과 김동신 전 국방장관 등이 이곳을 거쳤다. 지휘참모대학은 북한, 시리아, 중국, 리비아 등에는 문호를 개방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민주화 이후 교육생을 받고 있다. 최근 독재 정치가 종식된 리비아는 몇 년 내 교육에 참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휘참모대학의 외국군 장교 프로그램 디렉터인 짐 페인은 “중국은 아직 공산국가이기 때문에 교육생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해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페인은 외국 장교들을 교육생으로 초청하는 이유에 대해 “미국식 가치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라고 솔직하게 답변하기도 했다. 민간과 군을 통틀어 연방 차원으로는 가장 오래된 교도소이자 미 육군 유일의 중범죄자 교도소(레벨3)인 연방교도소에는 살인과 성폭행 등 5년형 이상의 범죄를 저지른 군인 453명이 수감돼 있다. 위키리크스에 군 기밀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브래들리 매닝 일병도 이곳에서 독방 생활을 하고 있다. 제병협동본부 사령관 참모장인 핏 그랜드는 “수감자의 62%가 성폭행 범죄자들”이라면서 ‘분노 다스리기’ 등의 정신 치료와 종교 의식 등 37개에 이르는 교정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랜드 참모장은 “해외의 미 육군 교도소는 한국과 독일에만 있다.”면서 3개월 미만 미결수가 수감되는 교도소(레벨1)들이라고 설명했다. ●기지 내 국립묘지엔 남부군 장병 비석도 2만 2000여구의 유해가 묻힌 기지 내 국립묘지는 알링턴 국립묘지가 너무 먼 유족들이 선택하는 곳이다. 오랜 기지의 역사를 방증하듯 묘지에는 남북전쟁에서 전사한 남부군 장병들의 비석들도 간혹 보였다. 이날 오후 4시 루이스 앤드 클라크 센터 강당에서는 쿠웨이트에 9개월간 파병되는 헌병 35명에 대한 환송식이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행사 중 단상의 대형 스크린에 35명의 스냅사진을 파노라마식으로 팝송과 함께 ‘상영’함으로써 영화 같은 뭉클함을 연출했다. 헌병대장은 연설을 통해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묵묵히 일하고 개인이 아닌 육군의 이름으로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병들이 부동자세로 내뿜는 군가가 강당을 쩌렁쩌렁 울렸다. 포트 레븐워스(캔자스주)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대선후보 수락연설로 살펴본 오바마 -롬니 정책노선

    美 대선후보 수락연설로 살펴본 오바마 -롬니 정책노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민주당 전당대회 후보 수락연설에서 ‘민주당의 길’을 걷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는 공화당 전당대회 후보 수락연설에서 ‘공화당의 길’을 강력하게 추구하겠다는 공약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미 대선은 진보대 보수 이념과 노선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두 후보 모두 경제난으로 유권자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점을 의식해 경제 문제에 연설의 대부분을 할애한 것은 공통점이다. 하지만 해법에 있어서는 정반대를 지향했다. ‘앞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건 오바마는 중산층·서민의 세금은 깎아주되 부유층 감세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반면 ‘더 나은 미래’를 표방한 롬니는 모든 계층에 전반적인 감세를 실시함으로써 투자 의욕을 고무해야 한다고 밝혔다. 롬니는 정부 규모를 줄임으로써 재정적자를 감축해야 한다고 역설한 반면 오바마는 부유층 세금과 전쟁 종식에 따른 국방비 삭감으로 정부 빚을 줄여야 한다고 맞섰다. 가장 논란이 큰 정책인 건강보험개혁(오바마케어)에 대해 오바마는 결코 과거로 되돌리지 않겠다고 확언한 반면 롬니는 반드시 폐기해 버리겠다고 공언했다. 이 이슈를 두고 두 후보 모두 민심이 자기 편이라는 계산인 셈이어서 유권자들의 선택이 주목된다. 득실 계산이 불분명한 지구온난화와 같은 이슈에서까지 두 후보가 극명한 가치관의 차이를 보인 것도 흥미롭다. 롬니는 “오바마는 해수면 상승을 낮추고 지구를 치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나의 약속은 당신과 당신 가족들을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오바마는 “지구온난화는 농담이 아니며, 지금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인류에 큰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적극 반론을 폈다. 롬니는 외교정책에 있어 ‘강한 미국’과 ‘미국 예외주의’를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했고 대(對)중국 강경 입장을 밝혔다. 반면 오바마는 일방주의와 전쟁을 지양하겠다고 강조했다. 롬니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이 되면 유연성보다는 기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오바마는 “지금은 냉전시대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들의 뚜렷한 외교구상 차이가 읽혀진다. 오바마는 또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 “기업들이 국내에 숙련 기술자가 없어 중국에서 근로자들을 찾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애초 원고 문장을 실제 연설에서는 ‘중국’ 대신 ‘해외’로 바꾸기도 했다. 특히 오바마는 롬니가 이라크 철군을 비판한 데 대해 “전쟁에 쓸 돈을 경제에 쏟겠다.”고 했는데, 이 언급이 시리아, 나아가 이란 문제 등에 대한 무력 해결을 지양하는 미국의 정책기조를 반영하는 것인지 주목된다. 두 후보 모두 북한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오바마는 동성애자와 여성의 낙태 권리 등을 언급한 반면 롬니는 언급을 피했다. 샬럿(노스캐롤라이나주)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월요 인포 그래픽] 찬란한 중동의 古都, 전쟁의 불꽃 앞에 스러지다

    [월요 인포 그래픽] 찬란한 중동의 古都, 전쟁의 불꽃 앞에 스러지다

    혈안이 된 권력 다툼 앞에 세계인의 유산이 덧없이 무너지고 있다. ‘북아프리카의 작은 로마’(팔미라) ‘향기로운 도시’(다마스쿠스) ‘지중해의 하얀 신부’(트리폴리)…. 별칭만큼이나 찬란한 문명을 품은 중동의 고도(古都)들이 역사책에서 자취를 감출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봄부터 중동·북아프리카를 뒤흔든 내전과 소요 사태가 인류 최초의 문명지인 메소포타미아에서 싹튼 수천년 역사의 유적들을 앗아가고 있다. 18개월째 내전을 치르고 있는 시리아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만 6곳에 이르는 중동의 박물관이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시리아는 비옥한 초승달 지대의 심장부로 바빌로니아인, 페르시아인, 그리스인 등 수많은 민족들이 서로 이 땅을 차지하겠다고 전투를 벌였다. 이 때문에 이슬람교, 기독교 등 온갖 종교와 인종을 공유하며 인류 역사에서 가장 소중한 유산을 일궜다.”고 말했다. 특히 5000년 역사의 도시 다마스쿠스, 알레포는 도시 자체가 유적이다. 이런 도시를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이 군사 기지, 무기 저장고로 전락시키며 잔혹하게 파괴하고 있다. 도심 깊숙이 파고들어 시가전을 벌이고 유적을 은신처나 방패막이로 삼으면서 수천년간 난공불락이었던 성(城)과 요새들을 무너뜨리고 있다. 십자군 전쟁 때도 함락된 적 없는 알레포성의 철문은 정부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부서져 나갔다.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로 유명한 영국군 장교 TE 로렌스가 “세계에서 가장 경이롭고 완벽하게 보존된 성”이라고 감탄했던 십자군 요새 ‘크라크 데 슈발리에’도 정부군의 폭격을 맞아 내부 교회 등이 파손됐다. 지중해 연안에서 가장 굳건했던 12세기 요새 ‘알마디크성’은 지난 1월 심한 폭격으로 성벽에 구멍이 뚫리는 수모를 당했다. 동서 교역의 중심지로 중동에서 가장 화려한 로마 시대 문화를 꽃피웠던 팔미라도 정부군의 제물이 됐다. 유적지에 탱크 등 군용차량을 대놓는 것은 물론이고 지하에는 참호까지 판 것으로 알려졌다. 정교한 아름다움으로 유명한 아파메아의 로마 시대 모자이크화 12점은 전쟁통에 도둑맞았다. 도굴꾼들이 불도저를 끌고 와 모자이크가 박힌 신전 벽과 바닥을 무참히 떼어 갔다. 인터폴까지 수색에 나선 상태다. 정부군 탱크는 1850m에 걸쳐 있는 로마 시대의 도로에 늘어선 기둥까지 공격했다. 혼란 속에 도굴꾼들만 신이 났다. 요르단, 터키 등 인접국 미술시장에서는 시리아에서 유출된 유물들이 넘쳐난다는 증언이 잇따른다. 25개에 이르는 지역 박물관들은 약탈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마랏 알누만의 모자이크 미술관에서는 북부 고대 도시에서 출토된 작품 다수를 도난당했다. 전 국토의 문화유산들이 비상사태에 놓이자 지난 5월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모든 분쟁 당사자들은 시리아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호해 달라.”고 촉구했다. 인터폴도 시리아 문화유산이 위험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이는 시리아만의 재앙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반정부 시위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독재를 종식시킨 이집트는 소요 기간 동안 유물 1000여점을 도난당하는 상처를 입었다. 이집트 역사를 축약한 12만 점의 유물을 보관한 카이로 이집트박물관은 지난해 1월 도굴꾼들에게 유물 18점을 빼앗기고 70여점을 훼손당했다. 아시아까지 세력을 떨쳤던 아크나톤 왕의 석회 석상과 투탕카멘 왕 금박 목재 석상 2개 등이 사라졌다. 같은 달 고대유적지 다흐슈르의 보관소도 파괴됐다. 이집트 고·중왕국 시기 왕족과 귀족들의 묘지로 굴절 피라미드와 붉은 피라미드가 유명한 곳이다. 지난해 8개월간의 리비아 내전은 북아프리카 최고의 로마 유적, 렙티스 마그나를 위험으로 몰아넣었다. 무아마르 카다피군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공습을 피하려고 로켓, 탱크 등 무기와 군수품을 숨기며 렙티스마그나를 ‘방패’로 내세웠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일부 언론은 이에 나토군이 렙티스마그나와 페니키아인들의 무역항 사브라타를 폭격했다고 전했다. 1만 4000년 전 작품인 세계문화유산 아카쿠스산 암각화도 파손됐다. 도굴꾼들은 실크에 특수 화학물을 묻혀 벽화를 옷감에 찍어 가는 수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적으로 전쟁 중의 문화재 파괴는 민간인 학살만큼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두 이슈가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에마 컨리프 영국 던햄대 교수는 “사람이나 유물의 희생 어느 한쪽만 봐서는 안 된다. 인류의 기반이자 후대의 자산인 문화재의 재앙은 결국 인간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에드 후세인 전미외교협회 중동 선임 연구위원은 “국민을 대량 학살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아버지도 모스크를 폭격했다. 국민들을 쉽게 죽이는 정부는 문화유산을 보호하지도 못한다.”고 비난했다. 국제사회는 2차 세계 대전의 상흔을 반성하며 1954년 전시 문화재 보호를 위한 헤이그 협약을 맺었다. 현재 126개국이 가입돼 있다. 하지만 군사 행위 시 문화재 보호 의무와 처벌 조건을 강화한 제2의정서 가입국은 63개국에 그치는 등 실질적인 구속력은 없다. 심우찬 국방부 군법무관은 “제2의정서에 가입하면 군부대가 유적지 근처를 통과하거나 인접 지역을 숙소, 식량 배급 등을 위해 이용하는 것마저도 처벌을 받게 돼 군사작전에 크게 제한을 받는다.”고 말했다. 주요국들이 가입을 미루는 이유다. 이 때문에 역사의 비극은 되풀이되고 있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 세계 최대 불상인 바미얀 석불 폭파, 2003년 이라크전 때 자행됐던 이라크 유적 파괴, 약탈이 대표적인 예다. 한마디로 문화유산은 ‘파괴되면 그만’인 게 현실이다. 이 교수는 “문명국가임을 자인하는 미국조차 이라크전 때 문화재를 파괴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면서 “이런 마당에 민주사회에 도달하지 않은 국가들에까지 이를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인 만큼 인류의 문화유산을 고의로 약탈, 파괴하면 전범처럼 엄정하게 단죄하는 국제법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기동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한국위원회 위원장은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정권이나 종파 등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켜 정당성을 훼손하거나 무역을 제재하는 것도 방법”이라면서 “무엇보다 각국 정부와 비정부기구(NGO) 등 민간이 평소에 문화재 보호 의식을 키우고 전시 대비 문화재 보호 전략을 마련하는 등 예방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노벨상 두 번 받았다, 그런데 틀린 논문 그대로다

    노벨상 두 번 받았다, 그런데 틀린 논문 그대로다

    기본적인 질문을 하나 던져 보자. “잘못된 논문은 왜 철회해야 하는가?” 당연한 얘기지만 잘못됐기 때문이다. 특히 과학에서 잘못된 논문을 바로잡는 것은 과학의 학문적 특성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과학은 본질적으로 지식을 쌓아가는 분야다. 하나의 사실이 밝혀지면 이를 기반으로 또 다른 연구가 이뤄지고,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다. 과학저널의 역사는 수백년에 이른다. 최초의 과학저널은 영국의 ‘왕립학회 철학회보’(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로, 1665년에 만들어졌다. 최초의 논문 철회 역시 이 저널에서 이뤄졌다. 1746년 벤저민 윌슨은 이 저널에 “1746년 발표한 ‘라이덴병’에 관한 논문은 벤저민 프랭클린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틀린 것으로 보이는 만큼 철회한다.”고 1756년에 썼다. 언급된 프랭클린은 바로 그 미국의 정치가이자 과학자인 프랭클린이고, 등장한 연구는 피뢰침의 발명으로 이어진 연을 이용한 번개 실험이었다. 과학적으로 완벽하다고 여겨지는 이론이나 실험이 추후에 잘못된 것으로 밝혀지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천동설과 지동설, 창조론과 진화론이 그랬고 인체에 대한 신비 등 셀 수 없이 많은 분야가 과학적 발전에 따라 새롭게 쓰여진다. 위대한 과학자들 역시 잘못된 주장으로 역사에 오명을 남긴다. ●과거의 잘못된 논문 다 철회해야 하나 최근 해외 과학계에서는 ‘과거의 잘못된 논문은 무조건 철회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노벨상을 두 차례나 받은 최초의 사람. 화학자이자 반전운동가 라이너스 폴링(1901~1994)이 1953년에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DNA의 3중 나선구조’ 논문에 대한 얘기다. 폴링은 일찍부터 화학에 관심을 가졌고 특별한 재능을 보였다. 대학 졸업 전에 이미 원자의 전기적 구조와 분자의 화학결합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머릿속에 갖고 있었다. 졸업 후에는 유럽에 머물며 보어(1922년 노벨 물리학상), 슈뢰딩거(1933년 노벨 물리학상) 등 세계적인 석학들 속에서 꿈을 키웠다. 폴링은 1927년부터 오리건대의 화학 교수를 지내면서 분자의 구조가 물질의 화학적, 물리적 특성은 물론 인체내의 생리적 기능도 결정한다는 사실을 알아채기 시작했다. 결국 오랜 기간의 연구 끝에 폴링은 각 원자들이 모여 적절한 방법으로 서로 결합해 분자를 이루고, 분자가 모여 물질이 될 수 있는 원자의 가장 기본적인 결합 방법을 규명했다. 이 공로로 그는 195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폴링의 업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원자와 분자구조에 대한 자신의 이론을 기반으로 단백질, 변성된 단백질, 엉긴 단백질 등 다양한 형태의 단백질 구조를 규명했다. 아미노산, 폴리펩티드 등 현재 알려진 단백질의 구조분석 기법이 바로 폴링에서 시작된 것이다. 현대 의약학의 아버지인 셈이다. 폴링에게 노벨상을 안겨 준 또 다른 업적은 핵무기와 관련이 있다. 1940년대 원자폭탄 개발을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오펜하이머는 폴링에게 화학부문 책임자를 맡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폴링은 이를 거절했다. 전쟁이 끝나자 폴링은 적극적인 반핵운동을 시작됐다. 폴링은 1955년 51명의 노벨상 수상자와 함께 전쟁종식 및 핵실험 금지 서명운동을 시작했고, 1958년 49개국 과학자 1만 1000여명의 서명을 받은 청원서가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달됐다. 이해 폴링은 ‘더 이상의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책을 통해 과학이 전쟁의 도구가 되어 가는 과정을 고발했다. 이 같은 운동의 결과로 폴링은 1962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폴링은 노벨상을 두 차례 수상한 네명의 인물(나머지 셋은 마리 퀴리·존 바딘·프레데릭 생어) 중 한명이자 과학과 다른 분야에서 상을 수상한 최초의 인물이며, 두 차례 모두 단독 수상한 유일한 인물이다. ●“과거의 오류도 의미 있어 철회 반대” 폴링은 두 차례 부정적인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가장 유명한 것이 현재까지 학계의 의견이 갈리고 있는 ‘비타민C 과다섭취’ 요법이다. 비타민C 신봉자였던 폴링은 1973년 직접 연구소를 차려 비타민C를 연구했고, 많이 먹을수록 건강해진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항암효과가 뛰어나며 필요량의 수백배를 섭취하면 20년에 이르는 경이적인 수명 연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폴링은 94세로 세상을 떠나 충분히 장수했지만 그의 연구소가 진행한 비타민C 관련 임상실험들은 추후에 과장되거나 조작됐다는 것이 입증됐다. 폴링이 이를 알았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이보다 앞선 논란은 ‘20세기 과학계 최고의 경쟁’으로 불렸던 DNA에 관한 얘기로, 앞서 언급한 논문 오류 사건이다. 단백질과 분자 구조를 입증한 폴링은 DNA 구조 규명에서도 가장 앞서 있었다. DNA 구조를 발견한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 역시 폴링을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았고, 폴링의 연구기법을 이용했다. 하지만 폴링은 DNA가 3중나선이라고 믿었고, 이 같은 믿음을 토대로 1953년 2월 PNAS에 논문을 실었다. 그러나 다음해 4월 왓슨과 크릭이 ‘2중 나선 DNA’ 논문을 네이처에 발표하면서 폴링의 주장은 불과 두달 만에 틀린 것으로 판명됐다. 폴링 역시 자신의 연구가 잘못된 정보에 기반했으며, 오류를 인정했지만 왓슨과 크릭의 노벨상에 대해서는 “너무 젊다.”면서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5월, 논문철회 및 조작 감시사이트인 리트렉션 워치는 아직까지 PNAS에 그대로 실려 있는 폴링의 논문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PNAS는 “너무나 당연히 틀렸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논문”이라는 이유로 지금까지 폴링의 논문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전세계에서 583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투표에서 47.17%는 ‘그냥 내버려 둬야 한다’, ‘잘못된 논문이라고 명시해 남겨둔다’가 36.88%였다. 반면 ‘온라인에는 남겨둔 채 철회됐다고 기재한다’(14.58%)와 ‘아예 철회하고 삭제한다’(1.37%)는 소수에 머물렀다. 로이터헬스 대표인 이반 오랜스키는 “잘못된 논문을 무조건 철회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나름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도 중요하다는 교훈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우리 함께 분쟁종식 평화메시지 보내요”

    전쟁의 아픔이 서린 강원 화천에서 제1회 세계평화안보문학축전이 15일부터 사흘간 열린다. 화천군은 14일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고 세계의 분쟁 종식을 기원하며 전 세계인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 축전을 매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행사 첫날에는 화천읍 붕어섬에서 개회식을 시작으로 화천홍보대사인 이외수 작가와 화천군의 도움으로 한국유학 중인 에티오피아의 세보카와 레디엣 버거슈가 참여하는 평화토크콘서트가 진행된다. 16일에는 평화의 댐 세계평화의 종 공원에서 열리는 백일장에 500여명의 학생, 일반인, 주한 외국인 학생들이 참여해 실력을 겨룬다. 백일장은 표절작과 예상창작물들을 배제하기 위해 주제어를 제시하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대회 당일 시놉시스를 제시해 진행된다. 입상자 30명에게는 대통령상 1000만원을 비롯해 모두 2730만원의 상금을 준다. 이어 오후 6시 30분부터는 붕어섬 야외 특설무대에서 비목 콩쿠르 10주년 기념음악회에 이어 김제동, 윤도현밴드, 김C 등이 출연하는 평화의 종 콘서트가 열린다. 야외무대 주변에서는 화천산 농특산물과 가공식품 시식회도 열릴 예정이다. 행사 마지막 날인 17일에는 문학축전 참가자 평화사절단 위촉식과 최종심사 결과발표, 시상식이 열린다. 정갑철 군수는 “올해 처음 선보이는 세계평화안보문학축전은 외교통상부, 통일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경찰청 등 정부 각 부처의 도움으로 해마다 열기로 했다.”면서 “비목문화제에 이어 호국보훈의 달에 뜻깊은 행사로 정착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화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반기문 총장 ‘탁월한 국제 지도자상’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의 저명한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이 수여하는 ‘탁월한 국제 지도자상’을 받았다. 애틀랜틱 카운슬은 매년 외교관과 군인, 기업가, 인도주의, 예술 등 5개 분야에 걸쳐 지도자상을 수여한다. 올해는 반 총장과 함께 영국의 해리 왕자, 폴 폴만 유니레버 최고경영자(CEO), 미군에 소속된 모든 남녀, 바이올리니스트 안네조피 무터 등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애틀랜틱 카운슬은 반 총장이 기후 변화와 글로벌 경제의 격변, 식량·물·에너지 부족 등의 새로운 도전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세계 지도자들을 성공적으로 단합시켰다고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반 총장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저명한 정치인인 척 헤이글 애틀랜틱 카운슬 회장 등 900여명의 저명인사들을 상대로 한 이날 연설에서 시리아의 유혈 사태 종식을 강력히 촉구했다. 특히 시리아 휴전 상황 감시단의 규모를 현재의 59명에서 군 요원 300명과 민간요원 100여명 등으로 대폭 확충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반 총장은 오전 워싱턴DC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특별 연설을 통해 세계 분쟁 지역에서 평화 건설을 위해 다양한 역할을 하는 유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CSIS 특별 행사의 사회를 맡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은 한국인 출신의 반 총장이 따뜻한 인간애에 바탕을 둔 특유의 성실성으로 맹활약하고 있다고 치하했으며 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의 참화를 딛고 세계 속에 ‘코리언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남북수단 석유·국경분쟁 전면전

    남북수단 석유·국경분쟁 전면전

    지난해 분리, 독립한 남수단과 수단이 전면전 위기로 치닫고 있다. 남수단의 살바 키르 대통령은 수단이 남수단에 선전포고를 했다고 말한 것으로 AP와 AFP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단의 안토노프 전투기가 이날 남수단의 접경지역이자 유전지대 25㎞ 일대에 폭탄 8발을 투하했다고 남수단군 측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폭탄 투하 지역은 어제 양측 지상군의 교전이 있었던 곳”이라며 “오지인데다 통신사정이 좋지 않아 피해상황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수단 공군은 23일 남수단의 국경마을 벤티우 시장과 유전에 폭탄 2발을 투하했다. 이로 인해 적어도 2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쳤다. 이에 남수단은 수단 전투기를 향해 응사했다.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수단의 공습으로 남수단 민간인 16명 이상이 사망하고, 34명이 부상했다.”며 “주요 인프라시설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양측의 교전에 대해 남수단은 수단 측의 선전포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키르 대통령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에게 “이웃 하르툼(수단의 수도)이 남수단공화국에 전쟁을 선포했다.”며 경제적·외교적 지원을 요청했다. 중국은 국경분쟁 종식을 거듭 촉구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남수단은 헤글리그 유전지대에서 철수했다.”며 “양측은 대화를 통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연합(AU)은 양측에 3개월간의 평화 협상을 촉구했다. 하지만 수단 측의 입장은 강경하다. 수단 대통령 오마르 알 바샤르는 “남수단의 ‘벌레 같은’ 정부를 박살내겠다.”며 “협상 시간은 끝났다.”고 말했다. 바샤르는 “남수단이 석유이익금의 절반을 준다고 해도 석유 한 방울도 수단 통과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종교와 인종 문제가 겹친 수십년간의 내전을 겪다 분리·독립한 이후 명확하지 않은 국경선과 석유이익분배 문제로 갈등을 빚어 왔다. 남수단에서 생산되는 석유는 수단을 통과하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출된다. 남수단은 지난 1월 “수단이 수억 달러의 석유이익금을 훔쳐간다.”고 비난하면서 석유공급을 중단했다. 수단은 남수단 유전 폭격으로 대응했고, 이에 남수단군은 유전지대 헤글리그를 장악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민주,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급물살

    12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의 지도체제 개편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 최대 세력인 친노(친노무현)계의 대선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이 18일 대선 출마를 조기에 선언할 뜻을 시사한 가운데 친노계 문성근 대표 대행이 당의 지도체제 개편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도체제 개편은 6월 9일 치러질 차기 당 대표 경선 및 대선 구도와 닿아 있다는 점에서 논의가 확산될 수 있다. 19일 열리는 4·11 총선 당선자대회에서 민주당의 지도체제 개편안이 본격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도체제 개편 초점은 당권-대권을 일원화시키는 통합론과 현재의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리더십을 분점하고 있는 집단지도체제를 당 대표의 권한을 강화하고 최고위원과 분리해 선출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개편하는 방안이다. 문 대행이 사견을 전제로 한 지난 17일 발언이 신호탄이 됐다. 문 대행은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권과 대권을 합치는 게 효과적이고, 분리한다고 해도 단일성 집단체제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헌 25조에서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고자 할 때는 대통령선거일 1년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문 대행의 지도체제 개편 제기는 4·11 총선 패배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는 지도체제의 취약성과 맥락이 닿아 있다. 새누리당이 기존의 당권-대권 분리 구도를 깨고 대선 주자인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독주 체제로 총선 승리를 한 데 대한 일종의 벤치마킹이다. 당내 논의의 무게는 단일성 지도체제로의 개편에 쏠리고 있다. 당권-대권의 일원화 논쟁이 대선을 앞두고 계파 간 정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큰 탓이다. 비노(비노무현) 진영은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구 민주계 좌장인 박지원 최고위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대권 후보가 결정되면 당이 후보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한다.”면서도 “현실적으로 당헌 개정이 어렵고, 현 시점에서 논의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손학규 전 대표 측은 “현재의 당권-대권 분리 규정은 오랜 논의를 통해 확립됐고 이를 바꾸는 건 시기도 늦고 적절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친노계 한 의원은 “한두 달 사이에 당권주자와 대선후보를 나눠 뽑는 정치 일정은 당력 소모가 극심해질 수 있다.”면서도 “현실적으로 당내 각 계파들이 당권·대권 일원화를 용인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단일성 지도체제 개편은 공감대가 적지 않다. 민주당은 2008년 7·6 전당대회를 통해 정세균 대표의 단일성 지도체제를 시행한 바 있다. 정 대표 체제로 민주당은 2009년 4·29, 10·28 재·보선과 이듬해 6·2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는 등 효과를 본 바 있다. 민주당은 2010년 10월 손학규 당대표 체제에서 집단지도체제로 회귀했다. 당시 정세균·손학규·정동영 등 당내 빅3 간의 상호 견제의 결과물로 평가된다. 486그룹 대표주자인 우상호 19대 총선 당선자는 “현 집단지도체제는 최고위원이 반대하면 의사결정을 이루지 못하는 등 효율성도 떨어지고 정작 책임은 당 대표만 지는 구조가 돼 의원들이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대선이라는 전쟁을 수행하려면 단일성 지도체제로 대표 권한이 강화돼 대선 후보를 강력히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밝힌 신계륜 당선자는 “하루빨리 논의를 거쳐 현재의 지도체제를 단일 지도체제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종식 ‘혁신과 통합’ 사무처장도 “계파의 이해득실 논리를 떠나 정치적 합의를 이뤄 단일 지도체제로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이날 대선 출마와 관련해 “정권교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할 때가 됐다. 가급적 빨리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전장서 한쪽 눈 잃은 베테랑 女기자, 시리아서 사망

    유혈사태 종식을 촉구하는 국제 사회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2일(현지시간) 반정부 거점 도시 홈스에서 서방기자 2명이 정부군의 포탄 공격으로 숨졌다. 영국의 선데이타임스는 미국 국적의 자사 소속 여기자인 마리 콜빈(왼쪽)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고, 프랑스 외무장관 알랭 쥐페도 파리의 사진전문 통신사 IP3 소속 사진기자 레미 오클리크(오른쪽·28)가 숨졌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반군이 바바 아므르 지역에 임시로 세운 미디어센터를 정부군이 폭탄으로 공격하면서 이곳에 있던 두 기자가 숨졌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이 과정에서 적어도 3명의 다른 서방기자가 부상했다. 프랑스 국적인 오클리크는 최근 아랍의 봄 현장 곳곳에서 취재활동을 벌여 왔고, 50대인 콜빈은 20년 동안 선데이타임스에서 전쟁전문 기자로 일해 왔다. 콜빈은 2001년 스리랑카에서 포탄 파편에 맞아 한쪽 눈을 잃었다. 콜빈은 하루 전인 21일 밤 CNN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현지의 참상을 전하면서 정부군의 폭격으로 집이 무너지는 바람에 숨진 소년의 얘기를 전했다. 지난해 리비아 내전을 비롯해 수많은 분쟁지역에서 취재활동을 벌여온 콜빈은 인터뷰에서 “시리아가 지금껏 경험한 현장 가운데 최악의 상황”이라면서 “홈스 주변의 높은 빌딩에는 수많은 저격수가 배치돼 있다. 저격수의 위치는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지만, 포탄은 어디로 떨어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며 급박한 현지 상황을 전했다. 홈스에서는 지난달에도 반정부 시위를 취재하던 프랑스인 기자 1명이 숨진 바 있다. 시리아 인권 관측소는 반정부 시위 이후 지금까지 76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정부는 반군에 무기 제공 등 군사적 지원을 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시리아를 더 군사화할 조치를 취하고 싶지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국제사회가 너무 오래 기다리면서 필요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美의회 “시리아 반군 무기 지원” 속내는 ‘親알아사드’ 이란 견제?

    시리아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러시아와 중국이 언급한 ‘시리아인에 의한 시리아 사태의 해법’은 물건너 간 형국이다. 아랍연맹(AL)과 이슬람 수니파인 알카에다의 반군 지지 선언에 이어 미국 일각에서도 반군에 대한 무장 지원을 주장하는 등 시리아가 ‘제2의 리비아’ 사태로 흘러가고 있다. ●알아사드 정권 이란의 완충 지대 역할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AL과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시리아 반군 지지를 선언한 가운데 조지프 리버먼 미 상원 국토안보위원장은 12일(현지시간) 유혈사태 종식을 위해 시리아 반군의 무장을 미국이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인 리버먼 위원장은 CNN에 출연해 “지금이야말로 시리아 반군에 대한 지원에 나서야 할 때”라면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은 시리아 정부에 무기를 공급해 자국민을 죽이도록 도와 주는 이란에 전략적인 승리를 안겨 주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적으로 의료지원을 하고, 이어 반군에 대한 훈련과 통신 장비 제공, 궁극적으로는 무기 보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의 역할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공화당의 목소리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잭 류 백악관 비서실장도 무장 지원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는 시간문제”라며 알아사드 체제의 종식을 위해 미국은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제2리비아 사태’로 내전 확대 전망 이런 가운데 시아파인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운명이 시아파가 다수인 이란의 역내 입지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정치전문가인 파리드 자카리아 포린 어페어즈 편집장은 CNN을 통해 알아사드 정권의 몰락을 이란이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일한 동맹이며, 완충지대 역할을 하고 있는 알아사드 정권을 잃는 것은 이란에 큰 손실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시리아 정부군에게서 특별한 약점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반군이 무기지원을 받더라도 승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대리 전쟁을 시리아에서 발생 가능한 최악의 상황으로 상정했다. 한편 AL 외무장관들은 오는 24일 튀니지에서 미국과 유럽 대표들이 참여한 가운데 반군을 지원하는 국제연대 ‘시리아의 친구들’ 회의를 열어 행동 프로그램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헤겔철학은 ‘아이티 노예해방’ 영향 받았다”

    “헤겔철학은 ‘아이티 노예해방’ 영향 받았다”

    카리브해 연안의 생도맹그 섬에서 1791년 노예혁명이 일어났다. 1789년 프랑스혁명이 일어난 지 2년 뒤였다. 생도맹그 섬은 프랑스의 식민지였을 뿐만 아니라, 설탕 플랜트 산업을 통해 전 세계 식민지 중 가장 부유했던 섬이었다. 아프리카 부족전쟁에서 패배해 노예로 팔려왔던 아프리카 노예 50만여명은 자유를 위해 직접 투쟁에 나섰다. 1794년 생도맹그의 무장 흑인은 프랑스 공화국의 판무관으로 하여금 노예제 철폐를 기정사실로 인정하게 했고, 1794~1800년 영국의 침략군에 맞서 싸웠다. 투생 루베르튀르가 이끄는 흑인 군대는 영국군을 물리쳤고, 이것은 이후 세계 최초로 영국이 노예무역을 중단(1807년)하는 데 초석이 됐다. 생도맹그는 이후 나폴레옹군의 침략을 받지만, 1804년 1월 1일 최종적으로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선포했고, 노예제와 식민지의 종식을 이뤄냈다. 이로써 프랑스 혁명에서 ‘자유는 인간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라고 한 선포는 프랑스와 유럽을 넘어서, 전세계적으로 완성되는 단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이 생도맹그 섬은 현재도 미국 등 강대국의 내정간섭으로부터 신음을 하고 있는 아이티다. 독일의 철학자 헤겔과 카리브해의 아이티가 무슨 연관이 있다고, 독일 비판철학과 프랑크푸르트 학파 전문가인 미국 철학자 수전 벅모스가 2009년에 ‘헤겔, 아이티, 보편사’(김성호 옮김, 문학동네 펴냄)라는 책을 펴냈을까. 벅모스는 1807년 펴낸 헤겔의 ‘정신현상학’에서 제시하고 있는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적 구상의 결정적 동기’가 동시대 지식인들의 말 못할 고민거리였던 생도맹그 섬의 노예해방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흔히 아리스토텔레스의 고대 노예제를 ‘추상하면서’ 헤겔의 정신현상학이 나왔다고 후대 학자들이 분석하고 평가하고 있지만, 헤겔의 사유와 독서록 등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 벅모스의 주장이다. 저자는 유럽 지식인들이 구독하던 월간지이자 발행 부수 3000부였던 ‘미네르바’가 1804~1805년 1년 동안 노예제와 노예혁명에 대한 기사를 무려 100건을 실었는데, 이 책을 정기구독한 헤겔이 생도맹그 섬에서 일어나는 일을 몰랐을 리 없다고 논증한다. 평생을 ‘레날주의자’로 산 헤겔은 레날(1713~1796년) 신부가 쓴 ‘두 인도의 역사’를 통해서도 카리브해 연안의 노예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한다. 여기서 두 인도란 오늘날 인도를 말하는 동인도와 카리브해 지역의 서인도를 말한다. 헤겔은 이후 1822년에 ‘법철학’에서 “노예로 태어나 주인이 나를 보살피고 기른다 하더라도, 그리고 내 부모와 조상이 모두 노예였다고 하더라도, 내가 자유의 의지를 갖는 순간, 즉 내 자유를 인식하게 되는 순간에 나는 자유롭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법철학’에서는 노예해방이 ‘인륜적 요구’로 등장하고, ‘주관적 정신의 철학’에서는 아이티가 직접 거론되는 것 등을 볼 때 이미 정신현상학을 쓸 당시 생도맹그 노예해방의 영향을 반영했다고 했다. 벅모스가 헤겔 철학에서 아이티의 영향을 강조하는 것은, ‘자유는 인간의 자연적 상태이자 양도할 수 없는 권리라고 선포한 바로 그 사상가들이 수백만명에 달하는 식민지 노예 노동자의 착취를 주어진 세계 일부로 받아들였다.’라고 당대의 철학자와 지식인을 비판하기 위해서다.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민족적으로, 인종주의적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부조리한 일이 자신들이 사는 세계의 반대편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침묵하고, 외면했던 유럽 중심의 계몽주의와 서구 중심적 근대화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는 것이다. 그들은 왜 노예제와 같은 반인륜적인 상황에 대해 침묵했는가. 그것은 상업자본주의에서 초기 산업자본주의로 넘어가는 18세기에 자신들에게 떨어지는 설탕같이 달콤한 이윤에 도취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저자가 더 경악하는 것은 당대의 침묵에 대해 헤겔을 연구하던 서양의 학자들도 무려 200년 동안 당대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고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럼 제목에 있는 ‘보편사’는 무엇인가. 저자는 서구 중심의 사이비 근대화에서 벗어나서, 보편적인 개념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말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이 가야 할 탈근대화의 방향은 제3세계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인류 보편의 원리에 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세계화를 부르짖고 있는 한국에서는 ‘세계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라는 슬로건 대신 ‘지역적 특성을 통해 세계적 행동을 촉진할 것’이라는 제안이 유의미해 보인다. 최근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점령하라’와 같은 활동이 일어나는 현상을 볼 때 ‘인간은 자유의 몸으로 태어나 도처에서 사슬에 묶여 있다.’는 루소의 ‘사회계약론’ 역시 재해석돼야 할지 모르겠다. 신자유주의로부터 벗어날 자유, 자본의 강제로부터 억압된 자유의 해방 말이다. 이 책은 문학동네가 새롭게 기획한 인문총서 ‘엑스쿨투라’(Ex Cultura) 시리즈 첫 번째 책이다. 문화와 세계를 키워드로 다양한 현대 이론가들의 지적 지형도를 펼쳐보여 주겠다는 해외 저작 번역 시리즈다. 1만 8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내전종식 가시화 아프간 자원쟁탈전 본격화

    내전종식 가시화 아프간 자원쟁탈전 본격화

    “아프가니스탄 광물 자원을 잡아라.” 오는 2014년까지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이 완전히 철수하는 등 아프간 내전 종식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1조~3조 달러(약 1150조~3450조원)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의 광물 자원을 놓고 국제사회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아프간 정부가 국가재건 비용으로 충당하기 위해 각종 광물 자원에 대해 입찰에 나섬으로써 미국과 중국, 인도,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세계 각국들이 자원 확보를 위해 아프간으로 달려가고 있다. 이들 국가 중 선두그룹은 중국과 인도이다.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페트로차이나)는 지난해 12월 28일 아프간에서 실시한 입찰에서 북부 파르얍주의 아무다리야 바신 유전을 낙찰받아 정식 계약을 맺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CNPC가 미국과 영국, 호주 기업들과의 치열한 경합 끝에 따낸 아무다리야 바신 유전은 향후 25년간 생산할 수 있는 8700만 배럴 규모의 원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아프간에 매장된 원유 관련 자원은 아프간 북부 지역에 매장된 16억 배럴 규모의 유전을 비롯해 5억 배럴 규모의 천연가스액, 16조 ft³규모의 천연가스로 추정된다. ●中정부 “아프간 제품 사주겠다” 중국은 구리 광산 개발권도 따냈다. 2007년 아프간 최대인 아이나크 광산 개발권을 놓고 진행된 입찰에서 중국 야금과공(冶科工)그룹(MCC)이 낙찰받았다. 수도 카불 남부 로가르주에 위치한 아이나크 구리광산은 매장량이 1300만~2000만t으로 추정가치가 8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중국을 비롯해 미국과 러시아, 캐나다, 호주 등 5개국 기업들이 지난 2년간에 걸쳐 불꽃 튀는 경쟁을 벌였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양국 외교 군사 책임자들의 상호 방문을 발표한 데 이어 입찰을 앞두고 양제츠 외교부장을 카불에 급파, 랑긴 스판타 아프간 외무장관을 만나 “중국 정부는 중국 투자자들이 아프간에 투자하는 것을 지지한다.”면서 “1100만 달러어치의 아프간 제품을 사겠다.”고 약속하며 MCC를 측면 지원하기도 했다. 캐나다의 한 광물 전문가는 “중국이 광물 개발을 국가전략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민간 기업 중심의 서구 광물 회사들이 투자하기를 꺼리는 지역조차도 과감히 투자한다.”면서 “중국 회사들 대부분이 정부 소유라 위험한 투자로 손해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개인(회사 책임자나 주주들)이 직접 피해를 입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중국 기업들의 강점”이라고 지적했다. 인도의 기세도 만만찮다. 인도 국영 인도철강공사(SAIL)는 지난해 11월 실시된 카불 인근 하지각 철광산에 대한 입찰에서 4개의 아프간 철광석 광산 채굴권을 따냈다. 인도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 영국, 호주, 캐나다, 터키, 이란 등 8개국 22개 기업들이 치열한 입찰 경쟁을 벌여 14개 기업이 연합전선을 편 인도에 채굴권이 돌아갔다. 카불 서쪽 바미얀주의 해발 3800m의 고산지대에 있는 하지각 광산은 아시아 최대인 18억~20억t 규모(순도 62%)의 철광석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는 하지각 철광산에 대해 140억 달러를 투자, 채굴 및 운송장비를 갖출 방침이다. 미국은 물밑에서 치밀한 준비를 하고 있다. 미 국방부 태스크포스팀이 구성돼 광물자원 협상 시스템 구축 지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광산 계약 전문회사를 고용한 데 이어 외국인 투자자와 다국적 광산회사에 넘길 기술적 자료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물 탐사에 참여한 폴 브링클리 미 국방부 차관은 “아프간 정부가 광물자원을 제대로 개발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아프간 정부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미 기업을 우회 지원할 뜻을 밝혔다. ●무능 정부·빈약한 인프라 걸림돌 하지만 일각에서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전쟁과 아프간 정부의 무능과 부패, 철도 등 사회 인프라(SOC) 시설의 부족 탓에 광물 채굴이 수년 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지적도 있다. 머레이 히츠만 미국 콜로라도 광산대학 교수는 “정상적인 광산 회사라면 지금 당장 아프간으로 달려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침략루트 열릴라 中, 北 못 버린다

    침략루트 열릴라 中, 北 못 버린다

    “우리는 원자탄과 미사일을 두려워 해선 안 됩니다.(중략) 제국주의자들이 우리에게 전쟁을 걸어 올 경우 우리는 3억 이상의 인명을 희생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중략) 전쟁은 어차피 전쟁입니다. 세월은 흐를 것이고, 우리는 다시 예전보다 더 많은 아이를 낳을 것입니다.”(212쪽) 인구 부문이 약간 이상하다고 느끼겠지만, 어디서 많이 들어본 주장 같지 않은가? 북한의 김일성이나 김정일의 발언인가 싶다. 속으로는 겁을 집어먹었을지언정 북한이 미국을 향해 독하게 쏟아내는 ‘벼랑 끝 전술’과 똑 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1956년 마오쩌둥이 소련의 흐루쇼프의 자본주의 진영과의 평화공존 정책을 비판하며 쏟아낸 발언이다. 1971년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해 미·중 수교의 첫 장을 연 헨리 키신저가 지난해 5월에 펴낸 ‘중국이야기’(민음사 펴냄)는 청나라의 이홍장을 시작으로 마오쩌둥-덩샤오핑-장쩌민 등의 중국 정치 지도자들 특유의 외교전략을 분석하고 설명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키신저는 21세기 G2로 성장한 중국의 국제관계나 외교정책을 이해하려면, 먼저 ‘분열하면 반드시 통일하고, 통일하면 반드시 분열했던’ 중국의 오래된 제국의 역사와 통치의 방식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양한 이민족과 국경을 맞대고 있었던 중국에 ‘외교’란 풍성한 외교적·경제적 수단을 활용해 적대국이 될 수 있는 나라들을 중국이 감당할 수 있는 관계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외교는 방어가 목적이고, 군사적 공격조차도 상대방에게 심리적으로 타격을 줘 도전하려는 마음을 일으키지 못하게 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문화혁명 등을 통해 전통사회를 철저히 깨부수려 했지만, 여전히 유교적 틀 안에서 사고하고, 제국이었던 중국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오랑캐를 다스리듯 이웃나라와 관계를 만들어나가기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한 1956년 마오쩌둥의 발언은 이런 중국적 외교의 특성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그는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강경하게 발언하지만, 막상 군사적 대치 속에서는 미국과 전쟁을 하게 될까 노심초사했다. 마오쩌둥은 이념적 형제인 중국공산당 대신 국민당의 뒤를 봐주며 극동 해안과 만주, 신장 등에서 자신들의 잇속을 챙긴 소련에 대해 힘이 다 갖춰지지 않았을 때도 칼을 들이댔다. 그 덕분에 중국은 20년간 인연을 끊었던 미국과 수교를 맺게 된다. 오랑캐로 오랑캐를 다스리는 이이제이를 연상케 한다. 또한, 마오쩌뚱은 세계 초강대국이던 소련과 미국을 놓고 심리전도 벌인다. 제갈공명의 ‘공성계’(空城計)의 패와 같은 것이다. 이를테면 마오쩌둥은 1958년 미국에 대항해 타이완의 진먼과 마쭈에 대한 포격을 실시하는데, 이보다 3주 전에 흐루쇼프가 베이징을 방문케 한다. 모스크바가 사전에 타이완에 대한 포격에 동의하는 듯한 인상을 미국에 던져준 것이다. 이때 마오쩌둥은 미국이 실제로 전쟁을 걸어올까 걱정해 미국 선박을 피해 조심조심 포격할 것을 군대에 요청했다. 덩샤오핑도 비슷한 전술을 1978년에 썼다. 덩샤오핑은 1978년 말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1979년 베트남 침공을 통보했다. 막상 중국이 베트남을 침공하자 미국이 이 침공을 허락한 듯한 인상을 주게 돼 다른 강대국이 간섭할 생각을 못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장쩌민 역시 주권의 제약을 암시할까 봐 중국의 폭력 사용을 공식적으로 포기하지 않았지만, 30여 년 무력 사용을 자제했다. 키신저의 시각에서 보면 마오쩌둥을 비롯해 중국의 지도자들은 레닌보다는 손자병법이나 삼국지, 수호지와 같은 중국의 고전에서 더 많이 외교적 과제나 주도권을 계획한다고 평가했다. 1969년 당시 미국과의 수교전략에도 삼국지를 인용했다고 한다. 키신저의 중국이야기를 통틀어 한국에서 관심을 둘 부분은 한국전쟁이 발발하게 된 과정과 소련 대신 중국이 한국전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원인을 분석한 대목이다. 키신저는 북측의 김일성과 남쪽의 이승만, 두 지도자가 그 나름대로 국가의 명분을 위해 평생을 싸웠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 한반도 전체에 대한 리더십을 주장했다고 평가했다. 마오쩌둥은 북한의 남침이 중국이 타이완을 정복해 내전이 종식된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판단했지만, 북한의 김일성은 타이완이 중국의 손에 떨어지면 남한에서 자신의 기회를 잃을 것을 간파했다. 그 때문에 맥아더 장군이 1949년 3월 한국을 미국의 방위선 밖으로 내놓고, 1950년 1월 딘 애치슨이 아시아 정책관련 연설에서 이를 확인해주자, 김일성은 중국과 소련에 남침을 허락받고자 집요한 설득 작업에 들어갔다. 결국, 김일성은 마오쩌둥의 지지를 얻어냈다. 젊은 김일성이 스탈린과 마오쩌둥 머리 끝에서 놀았던 셈이다. 키신저는 중국이 한국전에 참전한 이유를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 작전이 성공하자, 1894년 청일전쟁과 같은 비극적 역사가 반복될 가능성에 위기를 느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제가 만주 점령과 중국 북부 침공을 감행했던 그곳에 미군이 등장하는 것을 중국이 묵인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는 1894년 일제의 ‘전통적인 중국 침략 루트’를 미국에 용인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키신저는 2011년 책을 쓰는 시점에서 북핵을 어젠다로 중국과 미국이 만난다는 것이 아이로니컬하다고 지적한다. 중국은 북핵 프로그램 초기 10년 동안은 북한과 미국이 풀어야 할 문제라고 방관했다. 그러나 북핵이 확산돼 일본, 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와 같은 다른 나라에도 핵확산 가능성이 발생하자, 아시아의 전략적 지형을 바꾸어 놓을 가능성 때문에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뛰어들었다. 중국은 북한의 붕괴도 두려워한다. 북한이 무너지면 중국이 60년 전 한국전에 개입해 방지하려고 했던 ‘전통적 침략 루트’가 다시 열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595~596쪽) 키신저는 북한이 붕괴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고 지적하면서 중·미 대화를 기본으로 한 6자회담으로 복잡해질 수 있는 국제관계를 풀어나갈 것을 제안한다. 키신저가 소개한 중국 지도자들의 외교정책을 지켜보고 있으면, 전략적 사고보다 다양한 사안에 대해 대체로 ‘조용한 외교’로 대응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외교가 능사인지 의문이 생긴다. 2만 5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기고] 학교폭력 해결할 민·관 합동기구 만들자/김종식 한국민간조사 학술연구소장

    [기고] 학교폭력 해결할 민·관 합동기구 만들자/김종식 한국민간조사 학술연구소장

    학교폭력이 최악의 상황에 이른 것 같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학교 폭력의 대부분은 학생 간 구타나 모욕, 금품 갈취 등 주로 개인적인 반감이나 욕구 불만 등 충동에 기인한 단발성 괴롭힘이 많았다. 그러나 근래 학교폭력은 폭행·공갈·협박은 말할 것도 없고 성폭행 후 촬영, 목숨을 담보로 한 기절놀이, 물고문, 자살 유도 등 흉포화 양상을 띠며 광범위한 장소에서 상습적인 가혹행위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심지어는 교사를 농간하거나 위협하여 교실 분위기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가기도 한다. 그뿐 아니라 학교폭력이 재학생 간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퇴학생과 가출학생, 나아가 학교 주변 폭력배와 손을 잡는 사회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특히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 지경에 이르자 여기저기서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의 안전을 위해 ‘당국의 대책만을 믿고 있다가는 큰코다치겠다.’는 푸념과 함께 ‘다른 일을 접고서라도 등·하굣길을 지켜야 하는 것인지’, ‘어떤 호신용구로 무장시켜 내보내야 할지’, ‘어떤 무술을 가르쳐야 좋을지’ 궁여지책을 찾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사실 그동안 교육 및 치안 당국이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학교보안관 또는 청원경찰 배치, 배움터 지킴이 운영과 CCTV 설치, 학교 주변 순찰 강화 등 여러 가지 대응책을 마련해 왔으나 인력과 권한 그리고 정보력의 한계로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4일 발족한 스쿨 폴리스 역시 학교폭력에 어느 정도의 장악력을 보여줄지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렇듯 학교폭력도 이제 내성이 생겨 상징적·선언적 수준의 조치나, 최근 당국이 쏟아내는 자문기구 또는 협의기구의 원론적 대응으로는 예방이나 진압 그 어느 것도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즉, 매우 집요하고도 밀착된 추적과 관리가 절실한 시점이다. 경찰이 학교폭력과의 전쟁에서 성과를 거두려면 경찰 주관하에 학교, 학부모, 지자체, 지역언론, 시민단체 등이 공동참여하는 시·군·구·읍·면 단위 ‘학교폭력근절대책협의회’(가칭)를 구성하여 지역별로 학교 또는 학생들의 실정에 맞는 맞춤형 교육과 선도대책을 세워야 한다. 또 참여공동체가 입수한 학교폭력 징후 및 피해 관련 첩보를 수시로 분석·점검하면서 학교가 할 일, 경찰이 취해야 할 조치, 학부모가 맡아야 할 일, 지자체가 분담해야 할 일 등 책임 소재를 실천적으로 명확히 하는 형태의 범사회적이고 체계적인 민·관 합동기구 설치를 통한 공동 치안을 강화하는 일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현재 경찰이 전국의 방범 취약 장소에 설치·운영하고 있는 방범 순찰함(순찰날인함)의 명칭을 ‘학교폭력 신고함’으로 바꾸어 교사·학부모·피해자·목격자·관련자 등 시민 누구나, 전국 어디에서든 학교 폭력을 감지 또는 인지한 상황을 신분 노출 없이 자유롭게 기술하여 신고할 수 있게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전화신고는 신고자의 음성이 녹음·기록되는 경우가 많아 이용을 회피하기 때문이다. 신고된 내용을 담당 경찰서의 지역학교폭력대책협의회로 신속히 통보토록 하는 신고환경의 전국적 네트워크도 민관 합동기구의 설치와 함께 연구해 볼 만한 적극적 인 대안이라 하겠다.
  • “이라크 화약고 우려·이란發 국지분쟁…”

    올해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있어 ‘격동의 해’였다면 내년은 ‘위기의 해’가 될 전망이다. 시사주간 타임은 ‘핫스폿’인 중동과 북한, 유럽 등에서 워싱턴의 영향력이 쇠퇴하고 있다며 내년 오바마 정부가 맞닥뜨릴 10대 외교 난제를 27일(현지시간) 선정했다. ●北 상황, 中과 경쟁에 불리 개전 9년 만인 올해 미군이 모두 철수한 이라크가 당장 ‘화약고’로 떠오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쟁 종식을 알리는 성명에서 “성공적이고 민주적인 이라크가 전 지역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이는 지나친 낙관이었다. 최근 수니파와 시아파의 종교 갈등이 극심해지면서 지난주에만 수니파 교도 73명이 숨지는 현재 기류로 미뤄볼 때 내년 이라크에 유혈사태 폭증이 예상된다고 타임은 지적했다. 최근 핵무기 개발과 제재를 둘러싸고 서방국가와 갈등을 벌이고 있는 이란과의 전쟁 가능성도 도사리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과의 전쟁은 물론, 세계 경제를 악화시킬 중동 내 위기 전이를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공화당 측은 오바마의 무능을 탓하며 이란에 더 강경한 해법을 쓰라고 압박하는 등 국내 정치는 양국 관계를 대치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과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최고책임자였던 메이어 다간 국장 등은 미 정부가 여전히 협상 테이블에 있다고 주장하는 ‘군사적 옵션’이 이란이 핵억지력 구축을 유도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지도부가 교체된 북한의 ‘시계제로’ 상황도 미국에 큰 위협이다. 중국의 북한에 대한 후견인 역할에 기대온 미국은 올해부터 전략적 우선순위를 중동에서 아시아로 이동, 외교정책의 중심을 중국과의 지정학적 경쟁으로 옮겼다. 이러한 전략적 경쟁 고조는 북한을 다루는 데 필요한 (중국과의) 생산적인 파트너십을 해치는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리비아 등 중동 지도부 공백도 걸림돌 리비아와 이집트의 지도부 공백과 새 권력층에 대한 우려, 유로존 위기,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내 테러와의 전쟁, 시리아와의 애매한 관계,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평화협상, 아프리카 내 알카에다의 영향력 확대 등이 남은 난제로 꼽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글로벌 시대] 아·태로 전략적 무게중심 옮기는 미국/류진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 교수

    [글로벌 시대] 아·태로 전략적 무게중심 옮기는 미국/류진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 교수

    미국이 아시아·태평양으로 외교전략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 2박3일 일정으로 미얀마를 방문했다. 미국 국무장관의 미얀마 방문은 1962년 군사정권 집권 이후 처음이었다. 클린턴 장관은 행정수도 네피도에서 테인 세인 대통령을 만났고, 옛 수도 양곤에서 민주화 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 등 야당·시민단체 대표들과도 시간을 가졌다. 불편한 관계였던 두 나라의 관계 개선 시도는 미국의 아시아 접근을 상징한다. 클린턴 장관은 앞서 지난달 10일 하와이대 동서센터에서 미국의 외교전략 중심은 앞으로 아시아·태평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11월호에서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세기’라는 기고를 통해 미국이 왜 중동에서 아·태지역으로 전략 중심을 옮기고 있고, 전략의 원칙과 내용은 무엇인지를 설명했다. 이 기고문에서 “미·중 관계는 지금까지 씨름한 양자 관계 중에서도 가장 힘겹고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중국 견제가 깔려 있음을 감추지 않았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 방문자리에서 “태평양시대의 대통령”이라고 말했고, 2010년 클린턴 장관은 난사군도(南沙群島·스프래틀리 군도) 분쟁에 “남중국해에 미국은 핵심적 이해를 가진 당사국”이라며 개입 강화 의도를 드러냈다. 클린턴 장관은 “아·태지역이 21세기 경제무역과 전략의 중심이 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10년 동안 미국 외교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이 지역에서 역량을 확대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구축 시도, 안보 동맹 확대, 아·태경제협력체(APEC) 주도권 강화 등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발언과 움직임은 미국의 전략중심이 중동에서 아·태지역으로 옮겨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왜 이 같은 조정을 하려 하나. ‘테러와의 전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아·태지역의 정치·경제적 중요성이 하루가 다르게 커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지역은 전세계 정치·경제를 움직이는 엔진이 되고 있고, 미국의 이해관계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주도권을 더 강화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 지역의 모순과 갈등이 미국에 파고들 공간과 기회를 제공하고 영향력 강화의 빌미를 주는 탓도 있다. 이곳은 정치적 대립과 역사적 모순이 겹겹이 쌓여 있고, 경제적 발전단계도 큰 차이를 보인다. 다른 이념과 생각들이 부딪치고 있다. 지역 강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에 대한 생각도 다르다. 일부 국가들은 미국을 이용해 중국을 견제하고 중국의 발전을 막으려 한다. 아·태지역에서 미국 외교전략의 초점은 어떻게 중국과의 관계를 정하느냐다. 미국의 대중전략 기조는 중국의 빠른 발전과 국력 강화를 막고, 중국의 확대되는 국제적 영향력을 견제하는 것이다. 중국을 의식한 외교전략의 이동이다. 중국 외교의 중점은 국가발전을 위해 평화롭고 안정된 주변환경의 확보에 있다. 미국은 주변국가와 중국 간의 갈등과 부딪침을 부채질한다. 냉전종식 이후 미국의 대중국 정책의 중심은 관여와 견제였다. 시기와 사안에 따라 강조점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원칙은 바뀌진 않았다. 호주 최북단 다윈에 미 해병대를 주둔시키기로 하고 우선 250명을 파견한 것도 중국을 겨냥한 일본, 필리핀 등과의 안보 동맹 일환이다. 미국은 중국을 둘러싼 전략적인 포위망을 만들려 해왔다. 난사군도 및 시사군도(西沙群島) 분쟁 탓에 미국의 이런 움직임에 동조하는 아시아 국가들도 있다. 미국은 인도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위협’ 견제라는 점에서 인도도 미국과 공감대를 갖고 있고, 미국을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하려는 생각도 있다. 그렇지만 독립적 외교를 중시하는 인도가 미국을 추종하거나 남아시아에서 미국의 대리인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은 가야 할 길이 멀다. 사회경제적 개혁, 민주화의 확대, 빈부격차 해소와 부정부패 방지. 낮은 자세로 주변국가들의 반감을 사지 않는 사려 깊고 조화로운 정책 추구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 나토軍 “연말 완전 철수” 이라크전 8년만에 종식

    미군에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도 올 연말까지 이라크에서 완전 철군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사담 후세인 정권이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명분을 내세워 시작된 이라크 전쟁이 8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12일(현지시간) 일부 병력을 남기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올 연말까지 모든 병력을 완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미군도 올 연말까지 주둔 병력을 모두 철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위안부 문제 日 법적 책임 최선 다하라”

    한국과 일본이 최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놓고 유엔총회에서 충돌했다. 우리 측은 일본 측에 문제 해결을 위한 양자협의 개최를 촉구함과 동시에 국제 사회의 여론을 계속 환기시킬 방침이다. 신동익 주유엔대표부 차석대사는 1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제66차 유엔총회 제3위원회 여성 지위 향상 토의에 참석해 의제 발언에서 “한국 정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대 위안부 문제 등 조직적인 강간과 성 노예 문제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한국 정부는 유엔과 모든 회원국이 희생자들을 위한 실효적 구제 조치 및 배상, 가해자에 대한 법의 심판을 통한 불처벌 종식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본 측 대표는 “위안부 문제가 위안부 여성의 존엄성에 큰 모욕이었음을 인정하며, 심대한 신체적, 정신적 상처를 겪었던 모든 위안부 여성에 대한 진지한 사죄와 참회를 표한다.”면서도 “제2차 세계대전 중 성 노예 피해자에 대한 배상 문제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및 이후 양자 협정에 의해 법적으로 해결됐다는 것이 일본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일본 측이 위안부 문제가 법적으로 해결됐다는 주장을 되풀이하자 신 차석대사는 “위안부 문제는 전쟁 범죄 및 인도에 반하는 범죄에 해당될 수 있는 사안으로서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해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이 남아 있다.”며 “유엔 여성 폭력 특별보고서 등도 전반적 인권 침해 문제, 특히 군대 위안부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나 그 이후 양자 협정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확인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최근 우리 정부는 군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에 한·일 청구권 협정에 규정된 절차에 따른 양자 협의를 제안한바, 일본 정부가 이에 성실히 응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우리 정부가 유엔 인권이사회가 아닌 유엔총회에서 위안부 문제를 직접 언급한 것은 1997년 이후 처음으로, 양자뿐 아니라 다자외교를 통해서도 일본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일이 유엔총회에서 설전을 벌이면서 오는 19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가 어떻게 협의될 것인지 주목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미국의 가을] 분노의 들불… 미국식 자본주의 틀 흔들까

    “몇살인가.” “고등학교 졸업반이다.” “어디에 사나.” “플로리다 잭슨빌에 산다. 지난 주말 친구 2명이랑 16시간을 운전해서 뉴욕에 왔다.” “무슨 주장을 하고 싶은 건가.” “혁명을 해야 한다. 빈부 격차가 너무 심하다. 탐욕스러운 부자들한테 중과세를 해야 한다.” 3일 오후(현지시간) 폭스뉴스 제휴 라디오의 사회자가 뉴욕 월가 시위대 중 이름을 ‘헤더’라고만 밝힌 한 여고생과 나눈 전화통화의 일부분이다. 지난달 17일부터 월가에서 시작된 시위는 ‘주요 7개국(G7) 반대’, ‘세계화 반대’와 같은 이전의 경제 관련 시위와는 양상이 확연히 다르다. 고교생까지 ‘혁명’이라는 말을 입에 담을 정도로 시위층이 넓고 시위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며 미국 내 다른 대도시뿐 아니라 캐나다 등 외국으로 확산일로에 있다. 다만 긴축재정 등에 반대하는 유럽 등 다른 나라들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와 다른 점은 공격의 화살이 정권이 아니라 월가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 정부가 성장보다는 분배에 치중하는 민주당 정부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이번 시위의 표적은 월가의 금융재벌 등 부유층, 그리고 정치권에서는 부자 증세에 반대하는 공화당이라고 할 수 있다. 월가 시위가 ‘아랍의 봄’처럼 ‘미국의 가을’을 이끌면서 혁명 수준으로 미국식 자본주의의 틀을 뒤흔들어 놓을지는 속단할 수 없다. 민영화와 규제완화, 정부 역할 축소와 극단적인 자유시장 강조 등을 모토로 하는 ‘미국식 자본주의’의 폐해가 오늘의 결과를 초래했지만, 다른 한편으론 미국민의 보편적 정서가 자유를 중시하고 사회주의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듀크대 4학년에 재학 중인 한국계 학생 최모씨는 “뉴욕 시위 얘기를 하는 학생은 아직 주위에서 못 봤다.”면서 “지금은 시험기간이라 다들 공부에만 신경 쓰고 있다.”고 학교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시위 지도부가 사실상 부재하고 목표가 일사불란하지 않은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시위 주최측에 해당하는 애드버스터스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번 시위의 목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 하여금 의회에 대한 자본의 영향력을 종식할 위원회를 만들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서는 ‘전쟁 반대’나 ‘지구 온난화 해결’ 등이 시위 목표로 등장하는 실정이다. 캘리포니아대의 데이비드 메이어(사회학) 교수는 “시위가 새로운 운동의 서막을 알릴 잠재력은 있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다양한 명분에 대한 일련의 이벤트에 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곧 본격화될 여야 간 재정적자 감축 협상에서 공화당이 끝내 부자 증세에 반대한다면, 시위는 다른 국면으로 확대될 소지가 다분하다. 이 경우 진보 대 보수의 대립으로 양상이 전환되면서 미국 사회가 극심하게 분열될 가능성도 있다. 오바마 정부가 월가 개혁에 미온적으로 나온다면 시위대의 화살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향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에서 젊은이들이 주축이 돼 사회 변혁을 이끈 대표적 사례는 베트남전 반대운동이다. 1967년 4월 뉴욕에서 40만명이 시위에 참가하면서 반전운동이 본격적인 힘을 얻었다는 점, 영국 등 다른 나라로 반전운동이 번졌다는 점, 가수 밥 딜런 등 명사들이 반전운동에 동조하고 나섰다는 점 등이 지금까지의 월가 시위와 비슷한 단면이다. 50만명 이상의 징집 거부로까지 심화되면서 베트남전 철수라는 ‘결실’을 얻어낸 전철을 밟을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1968년 세계를 휩쓸었던 사회적·정치적 변화와 체제에 대한 저항이 있은 지 43년. 2011년 10월 미국과 유럽, 남미, 중동으로 들불처럼 번지는 보통사람들의 분노의 끝이 어디일지 주목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재미교포 이창래씨 소설 ‘항복자’ ‘데이턴 문예 평화상’ 수상

    재미교포 소설가 이창래(46)씨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소설 ‘항복자’(The Surrendered)로 올해 ‘데이턴 문예 평화상’을 수상했다고 AP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출간된 ‘항복자’는 한국전쟁의 격랑에 휘말린 세 사람을 통해 전쟁의 참상과 공포를 심도 있게 묘사한 작품으로,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출간 당시 뉴욕타임스가 “눈을 뗄 수 없는 작품”이라고 평하는 등 현지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데이턴 문예평화상은 1995년 데이턴 평화협정에 따라 보스니아 내전이 종식된 것을 기념해 제정된 상으로, 평화 증진에 기여한 문학작품에 수여되며 상금은 1만 달러다. 올해 논픽션 부문에선 회고록 ‘정의에서’(In the Place of Justice)를 쓴 윌버트 리듀가 수상했다. 살인 혐의로 미국 루이지애나 교도소에서 40년 이상 복역한 뒤 저널리스트와 편집장으로 변모한 자신의 인생을 회고한 책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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