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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의 전쟁위험 제거/고르비와 합의도출 노력”/노대통령 회견

    노태우 대통령은 10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에서 냉전을 종식시키고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이루어나가는 문제를 깊이있게 논의하고 구체적인 결실도 있을 것』이라고 밝혀 이번의 한소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냉전체제 종식과 전쟁위협 제거를 위한 구체적이고 중요한 합의를 도출하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오는 19일로 창사 10주년을 맞는 연합통신과 특별회견을 통해 이같이 시사하고 『한소 수교가 이루어지고 한국의 대통령이 소련을 공식방문하는 사실 자체가 새로운 역사를 여는 일이며 이제 우리는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열 수 있다는 확신과 전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연말연초의 대폭개각설에 대해 『책임정치를 구현하고 나라가 처한 새로운 상황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인재를 등용한다는 차원에서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정부요직을 개편할 수 있겠으나 그 시기를 미리 거론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남북한총리회담 등 남북관계와 관련,『북한이 두 차례 회담에서 불가침선언의 채택만을 주장할 뿐 교류협력 문제에는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는 등 태도의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 등을 미루어 보면 북한이 조속한 남북 관계개선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하고 『그러나 우리는 북한의 입장도 적절히 수용하여 건설적인 합의를 이루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이 화해시대의 휴전선에는…/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전반적인 군축과 긴장완화의 세계적인 평화추세에도 불구하고 지금 한반도에는 남북한을 합쳐 자체방위 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병력과 무기가 존재한다. 6·25전쟁 당시의 8배가 넘는 파괴력을 가진 전력이 휴전선 비무장지대(DMZ)를 완충대로 하여 남북 양측으로 산개해 있는 것이다. 그 상태에서 전쟁이 터질 경우 1주일 이내에 2백40만명의 사상자가 나오고 한 달 이상 계속되면 5백만명의 사상자가 생긴다. 모든 시설의 80%가 파괴된다. 이상은 전혀 허구의 숫자도,가상의 수치도 아니다. 최신판 국방백서가 밝힌 「워게임」 예상결과라 해서 못 믿겠다는 허세도 부릴 일이 아니다. 남북한 전력대비는 세계적으로 그 권위가 인정되는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등에 의해서도 객관적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 나라의 군사력(전투잠재력)을 평가할 때 「전력지수」가 원용된다. 군사전문가와 과학기술자들이 공동으로 피아의 모든 부대의 특성과 능력,무기체계와 성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판단하여 서로 비교할 수 있도록 만든 기준을 말한다. 예컨대 북한이 갖고 있는 탱크는 소련제 T54,55형이고 남한의 그것은 미국제 M48형이다. 이 두 종류의 탱크는 포신도,엔진마력도 다르다. 장착된 컴퓨터 조준장치도 다르고 전차병의 훈련시간도 다르다. 이런 경우에 어떤 기준없이 무조건 보유대수의 과소만으로 전투능력을 평가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 결과로 나타난 수치가 전력지수이다. 그러나 전력지수를 통해 양쪽의 전투능력을 평가할 때는 무기체계의 효과나 구성요소와 같은 명백히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요소만 대상이 된다.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없는 무형적인 요소는 제외된다. 전문적인 방법으로 전력지수를 산출한 후에 실제로 컴퓨터에 걸거나 모형을 만들어 실전과 똑같은 실험을 거쳐 비로소 전력비교기준으로 확정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앞에 나온 「워게임」 결과 예측이다. 그러니 어느 쪽의 도발에 의해서건 한반도에 다시 전쟁이 터지면 결과는 완전한 파괴와 공멸뿐일 수밖에 없다. 흔히들 한반도를 세계의 화약고라고 한다. 좁은 땅,높은 인구밀도에 못잖은 화약의 밀도가 세계 으뜸이라는지적이다. 공식확인된 바는 없지만 핵과 화생방 무기의 밀도 역시 한반도와 그 주변이 제일 높으리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한 시각 위에서 지금 세계에서 가장 지혜롭지 못한 민족은 누구일까. 아마도 한반도에 존재하는 두 개의 다른 체제와 이념 그 아래서 살고 있는 이 민족이 아닌가 한다. 그까짓 밖에서 들어온 사상이 다르다는 핑계로 역사와 언어와 풍습이 같은 한민족이 등을 돌린 채 화약을 품고 산다. 양쪽 합쳐 1백60여 만 병력을 갖고 해마다 1백30억달러(약 9조1천억원)를 군사비로 쓰는 「배달민족」이다. 모든 군사비 지출은 군비경쟁에 따른 것이고 군비경쟁은 전쟁을 전제로 한다. 물론 군비경쟁이 전쟁의 가능성을 높이느냐는 문제는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어서 국제정치학계에서도 꾸준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새뮤얼 헌팅턴 교수 같은 이는 일찍이 군비경쟁과 전쟁 사이에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명제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은 군비경쟁이 강화될 때 전쟁이 뒤따르게 되었다는 결론을 내린다. 1815년 이후군비경쟁이 가속화된 상태에서 벌어진 분쟁들 가운데 82%가 전쟁으로 귀결된 반면 군비경쟁이 없는 상태에서 빚어진 분쟁들 중에는 단 4%만이 전쟁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에서 「파리헌장」으로 동서냉전의 종결이 공식선언되고 재래무기 감축,불가침협정이 서명됐다. 그런데 우리들은 이 화해의 시대에 왜 전쟁을 얘기하는가. 전쟁은 말로 하지 않는다. 협정이나 약속으로 기피되지 않는다. 전쟁은 사람의 의지와 욕심이 하는 것이고 무기로써 승부하는 것임을 역사는 말해주고 있다. 오늘날 세계의 변화와 주변정세의 흐름은 한반도에도 유리한 환경요인이 되고 있다. 두 차례의 남북한고위급회담이 곧 세 번째로 이어질 참이다. 지난 가을 한때 수백수천의 동포들이 서울과 평양에서,북경과 뉴욕에서 교류하고 화친했는데도 우리는 전쟁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세계도 그러하다. 미소의 협조무드와 냉전의 종식은 세계평화기운에 크게 기여했으나 양국의 긴장이완을 틈탄 지역분쟁이 고개를 들기 시작해 90년대엔 유례없이 확산될 것이라고 세계적으로 저명한 연구소와 석학들은 우려하고 있다. 그 분쟁은 소규모 전투가 주류를 이룰 것이지만 제3세계국가들의 화학무기 및 핵무기 보유가 늘어나면서 대규모 살상파괴를 가져올 위험이 커지고 있으며 어쩌면 핵전쟁으로 비화할지도 모른다는 탄식도 나온다. 우리는 북한과의 군사력 비교에선 지나친 경직성을 가져서도 안 된다. 이에 관한 한 우리 당국의 공식입장은 북이 남에 비해 월등하다는 것이었다. 우리 전문가들간에도 단순비교의 수치에 대해서는 이론이 있어왔다. 그중에는 주한미군이 보유한 전력을 제외하더라도 북한이 열세하다는 정반대되는 지적도 있다. 남북간의 전쟁은 다시는 안 된다. 북쪽의 총리도,남쪽의 총리도 이제 전쟁은 다시 말아야 한다고 두 차례 고위급회담에서 다짐했다. 성스러운 통일의 길에서 서로 상대방을 누르려 하지 말고 이기려고도 하지 말며 남침도 북침도 없어야 한다고도 했다. 문제는 그것이다. 한 쪽이 다툴 생각이 없으면 둘 사이에 싸움은 일어나지 않는다. 두 사람이 다툴 경우에 양쪽이 다나쁜 것이다. 전쟁을 희망하지 않으면 평화는 가능해진다. 전쟁은 일체의 인류죄악의 총괄이라고 했다. 『전쟁은 동물에게나 적합한데 그 어떤 동물도 인간처럼 전쟁을 하지는 않는다』고 토머스 모어경은 말했다. 이 화해의 시대에 한반도의 휴전선에는 참 이상하게도 을씨년스런 전쟁의 그림자가 늘상 떠나지 않아 하는 말이다.
  • 노대통령 본지창간 45돌 특별인터뷰

    ◎“지금은 역사부정보다 화합하는 슬기 필요”/“북은 「변혁의 흐름」 맞춰 개방화 나서야/경쟁력 확보위해 제조업 지속적 지원”/지역감정 불식하기 위한 정치인 각성·성숙한 국민의식 절실 ­북방정책은 누구나 예상하던 것보다 급속히 진전되었습니다. 한소정상회담이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것도,또한 지난 9월말 한소 외교관계가 수립된 것도… 모두 예상을 앞지른 것이었습니다. 대통령의 12월 중순 방소로 어떤 것을 기대할 수 있습니까. ▲나의 소련방문은 지난 반세기 우리에게 분단과 전쟁,엄청난 비극과 고통을 안겨다준 냉전체제의 높은 벽을 우리 스스로가 뛰어넘는 역사적인 발걸음입니다. 우리의 인접국인 소련과 86년간 단절되었던 외교관계… 우호협력관계가 완전히 회복되었음을 두 나라 국민과 세계에 밝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이루는 데에도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입니다. 나와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양국 관계는 물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를 포함한 국제정세에 관해 깊이있는 논의를 가질 것입니다. 나의 소련방문을 계기로 한소 양국간의 관계발전과 협력증진을 위한 틀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동안 두 나라 정부간에 협의되어온 무역·투자보장·이중과세방지·과학기술협력협정과 항공협정 등이 체결될 것입니다. 이러한 교류협력의 틀 위에서 한소 양국의 실질적인 관계가 발전되어 나갈 것입니다. ­소련은 한국에 대해 상당한 경제협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을지… 경협은 어떤 방향으로 추진되어나갈 것입니까. ○한·소 경협 먼 안목으로 ▲우리 경제는 소련이 필요로 하는 많은 요소를 갖고 있습니다. 시장경제를 통한 개발의 기술과 경험… 선박·자동차로부터 전자제품과 각종 소비재를 공급하고 생산할 수 있는 능력·건설·통신 등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는 데 필요한 자재와 기술… 우리의 우수한 인력과 기업경영능력… 이 모든 것은 소련이 개혁을 추진하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반면 소련은 광대한 국토에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으며 넓은 잠재시장을 갖고 있습니다.소련이 갖고 있는 첨단과학기술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두 나라의 경제구조는 이처럼 상호보완적이며 지리적으로도 인접해 있습니다. 당장 소련경제가 어려움을 맞고 있는 것도 사실이나 양국간의 교역·경제협력의 확대는 두 나라 모두의 번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될 큰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소련의 외채는 현재 4백억∼4백50억달러 수준입니다. 이것은 소련경제의 규모에 비하여 큰 것이 아니며 지불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소련이 필요로 하는 소비재를 공급하고 또 그것을 생산할 기계와 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부분은 신용이나 연불조건이 될 수도 있지만 우리가 소련으로부터 들여올 수 있는 많은 것이 있습니다. 소련과의 경협은 당장의 이익보다는 긴 장래를 내다보는 안목으로 추진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만나게 되면 내년 봄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남북한 동시방문 의사를 타진할 생각은 없습니까. ▲나의 이번 소련방문은 우리의 필요에 의한 것도 있지만 소련의 필요에 의한 것도 많습니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한국 대통령으로서 소련 대통령을 우리나라에 와달라고 초청은 할 수 있지만 북한에 가보지 않겠느냐고 물어보는 것은 예의상으로나 관행상으로 부자연스런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들 사이에 그 얘기는 거론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고르바초프 대통령 본인의 뜻이 북한에 가고 싶다든가 해서 그쪽과 접촉해서 이뤄지는 것은 별 문제입니다. ­최근 미국의회의 페르시아만사태 추가지원 압력이라든가,한미간 통상마찰의 증가 등 전통적으로 우호관계에 있는 한미 관계에 그늘을 드리우는 일들이 빈발하고 있는데… 한소 관계의 급진전에 비해 한미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는 것 아닙니까. ▲한미간의 작년 연간 교역은 3백65억달러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큰 통상관계를 갖게 되면 부분적인 마찰이 파생하게 마련입니다. 이러한 일을 「관계소원」의 시각으로 보는 것은 잘못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관계를 양국간 원만한 협의를 통해 해결해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페르시아만사태에 관한 유엔의 결의와 미국의 확고한 정책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지원에 대해서는 미국도 감사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우리의 북방정책에 대해 미국은 여러 차원에서 적극 이를 지원해왔습니다.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안보장관회의는 한반도 안보에 있어 한미 양국의 굳건한 협조체제를 입증해 주었습니다. ○북방정책에 미서 지원 내가 취임한 뒤 지난 2년간 네 차례의 한미정상회담이 열린 것은 두 나라 관계가 전례없이 좋은 상태에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일입니다. 지금 한미 관계의 소원을 가져올 근본적인 문제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팀스피리트훈련의 단계적 규모 축소나 격년제 실시 등이 한미간에 검토되고 있습니까. ▲지난 76년부터 매년 실시되는 팀스피리트훈련은 미국의 대한안보공약 실천의 상징이 되는 훈련입니다. 이 훈련은 한미 안보협력체제를 공고히하고 한국군과 미군의 연합·합동훈련을 통한 전투능력을 함양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해왔습니다. 팀스피리트훈련은 매년 한미간에 협의를 거쳐 훈련목표·훈련일정·참가병력규모 등을 결정하고 있습니다. 금년에는 남북대화와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우리의 의지를 보이기 위해 훈련을 축소 실시한 바 있습니다. 이와 같이 팀스피리트훈련은 매년 한미간 사전합의에 의해 훈련방법을 개선하거나 필요한 경우 훈련규모를 조절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난번 북경아시안게임 이후 한중간에 무역대표부를 상호 설치키로 하는 등 관계개선이 눈에 띕니다. 한중 관계정상화의 목표시기를 언제쯤으로 구상하고 있습니까. ○냉전종식 수용 바람직 ▲한중 양국간의 무역대표부 상호설치 합의는 양국 협력관계를 한 차원 높게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중 협력의 추세가 이대로 나아간다면 양국 관계정상화도 멀지않은 장래에 이룰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입장도 있을 것이므로 우리는 지나치게 서두르지 않을 것입니다. ­오는 12월11일로 남북고위급회담 제3차 서울회담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곧이어 대통령의 소련방문 일정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북한대표들이 서울에 올 것으로 보십니까. 한소 관계의 급진전이남북 관계개선을 오히려 저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까. ▲남북고위급 제3차 서울회담은 남북간의 합의입니다. 남북간에 신뢰를 쌓아가는 데 합의의 이행은 그 바탕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대표단이 올 것을 기대하며 오지 않을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봅니다. 남북간의 회담이 제3국과의 관계 때문에 영향을 받을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북한이 그들의 전통적인 동맹국인 소련이 우리와 외교관계를 수립한 데 대해 서운한 감정을 갖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세계질서를 바꾸고 있는 이 변혁의 큰 흐름을 정확히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이 거대한 변화의 조류는 이제 누구의 힘으로도 돌이킬 수 없는 것입니다. 북한이 냉전의 대결을 종식시키는 이같은 긍정적인 변화를 수용하고 남북관계에서도 현실적인 노선으로 전환하는 것이 북한의 발전을 위해서도… 민족의 장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할 것입니다. 나는 7·7선언을 통해 우리가 북방정책을 추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이 우리의 전통적인 우방과 관계를 개선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에 책임있는 성원으로 나오는 길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나는 북한이 멀지않아 스스로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필요한 현실적인 정책을 택하게 될 것으로 봅니다. ­이번 유엔총회 기간중에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을 추진하실 계획입니까. ▲유엔가입 문제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즉 우리의 유엔가입 문제는 가입의사를 갖고 있는 우리와 유엔간의 문제이며 남북한 통일문제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다만,우리는 남북한이 국제사회의 축복 속에서 다함께 유엔에 가입하여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정당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에서 그동안 남북한고위급회담 및 실무대표회의 등을 통하여 북한이 우리와 함께 유엔에 가입할 것을 권유해왔으나 북한은 아직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우리와 함께 유엔에 가입한다면 남북간 신뢰구축과 긴장완화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남북간에 동반자적 관계를 발전시켜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촉진시키는 데도 기여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유엔에 가입할 의사가 없거나 아직 가입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만이라도 우선 유엔에 가입해야 할 것입니다. 그 시기는 국내외적인 여건을 검토하여 우리가 결정할 것입니다. ○세대교체 국민이 결정 ­민자당 내분 이후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 3김퇴진론이 상당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의 신진대사·세대교체론을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민주사회에서 정치인의 공과는 선거라는 제도적 장치를 통해 국민들이 심판하는 것입니다. 국가발전과 민주주의를 위하여 기여해온 특정인의 거취문제를 두고 지나치게 자의적이고 급진적인 주장을 하는 것은 온당치 못합니다. 정치권의 신진대사,정치담당자들의 세대교체도 선거나 당대회를 통하여 국민과 당원들이 결정해나갈 일입니다. 다만 이런 논의가 나오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정치풍토에 대한 국민과 당원의 여망이 높다는 것을 뜻하며 정치인 모두가 겸허한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차기 민자당의 대권후보는 대통령 임기종료(93년 2월) 1년 이내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는 92년 2월 이전에 선출한다는 뜻입니까. 시기를 보다 구체적으로 적시해 주십시오. ▲날짜를 언제라고 꼭 집어서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1년 전쯤이란 기준은 외국의 관례 등에 비추어 그런 시기면 적합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미국 등의 예에서 보더라도 차기 대통령후보로 많은 사람들이 입에 오르내리기는 하지만 실제 누가 후보가 되는지는 지명전에 나와서 언론과 국민여론의 평가를 받고 그것이 다시 당원들의 평가로 집약되어야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그런 점에 비추어 우리도 빨라야 임기종료 1년쯤 되어야 나타날 수 있다고 봅니다. 민자당이 거대여당이라 해도 여러 가지 시대의 부름에 부응해야 하고 이질적인 3당이 합쳐 창당했으므로 이를 동질화하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경륜·정책으로 판단을 차기 후보가 너무 일찍 부각되면 국민들이 모두 염려하는 통치권의 혼선이라고 할까 누수현상이 일어나지 않겠습니까. 법질서를 세우고 공권력을확립하라는 국민의 여망 속에서 통치권 누수현상이 일어나면 이는 결국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는 일밖에 되지 않습니다. 벌써부터 차기 후보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임기종료 1년쯤 가서 논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음번 대통령을 직선제로 뽑는다면 영남후보의 호남유세,호남후보의 영남유세가 순조롭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십니까. ▲지난 13대 대통령선거 때 지역감정이 격화되어 겪은 아픔은 우리 모두가 뼈아프게 경험했던 일입니다. 이런 일이 다음 선거에서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 선거에서 이런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의 철저한 각성과 국민들의 성숙한 정치의식이 필요합니다. 의식의 혁명이 있어야 합니다. 사회각계,국민 모두가 이러한 전근대적인 의식을 바꿔야 합니다. 어떤 대통령 후보라도 그가 어떤 경륜과 정책을 가졌으며 그것을 실천할 능력이 있느냐가 중요하지 어느 지역 출신이라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어느 당의 대통령후보이면 후보이지… 영남후보,호남후보가 있을 수 있습니까. ◎노대통령 본지창간 45돌 특별인터뷰/「범죄와 전쟁」 온국민이 동참해야 성공/특명사정은 계속… 공직기강 꼭 확립 ­대통령께서 「범죄와의 전쟁」 선포 이후 많은 국민들이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범죄는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경찰력에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닙니까. ▲정부당국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만 공권력 하나에만 의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지난번 시민들과의 토론에 대전의 자율방범대장의 얘기를 들어보니 그 지역은 경찰관 1명이 3천명의 주민을 담당하고 있다더군요. 옛말에도 열 사람이 도둑 하나를 못 당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공동체 스스로 지켜야 영국 등 유럽국가들도 마을마다 자율방범대가 조직되어 운영되고 있어요. 공동체가 스스로를 지킨다는 정신이 중요합니다. 어느 부분이 취약하다고 하면 자치적으로 보완하고 고도의 장비나 수사력이 요구되는 부분은 공권력,즉 경찰력이 담당하게 됩니다. 범죄와의전쟁은 공권력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가 나서야 합니다. ­경찰관서에 불을 지르는 과격사태에도 공권력이 적극 대응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데요. ▲이제 「범죄와 폭력」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 마당이니 엄격히 다스리게 될 것입니다. 법을 바로 세우고 엄정하게 집행할 것입니다. ­지방자치제 실시문제에 대해서는 여야간에 대체적인 일정을 합의해놓고 있습니다만 내년 상반기의 지방의회선거를 필두로 14대 국회의원총선거,지방자치단체장선거,차기 대통령선거 등 4차례의 선거를 93년초까지의 2년여 기간에 치러야 합니다. 우리의 정치·경제·사회 여건에 비추어 짧은 기간에 너무 많은 선거를 치르는 것이 아닙니까. 지방자치단체장선거를 총선과 동시에 실시하거나 차기 정권으로 넘기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현재의 우리 선거풍토에 비추어 그같은 많은 선거가 국민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은 됩니다. 경제인들도 그런 점을 많이 염려하고 있습니다. 돈 안 쓰는 깨끗한 선거풍토가 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선거를 많이 하는 것은 연구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여야도 공감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여야가 서로 논의를 하게 되면 국민들도 수긍하고 안도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금년도 한 달 1주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연말까지 정치·경제·사회적 안정을 이루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연말에 가서 각 분야별로 총점검을 하여 미흡하거나 부실한 점이 드러난다면 해당부처 장관을 문책하실 작정이십니까. 개각을 한다면 그 시기는 연말입니까. 내년초가 될까요. ▲책임을 질 일이 있으면 언제든 그 책임을 묻는다는 것이 나의 방침입니다. 연말이다 연초다… 신문은 왜 그런 것을 지레 쓰려고만 합니까. 언제든 꼭 필요할 때는 하는 것이고 때를 정해 놓고 개각을 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특명사정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당초 발표대로 금년말까지만 운영하실 생각인지 아니면 활동시한을 더 연장하실 생각인지. ▲그동안 특명사정반의 활동은 공직기강을 바로잡고 우리 사회를 어지럽히던 부동산투기의 열기를 진정시키는데 성과를 거두어 왔습니다. 이와 같은 사정활동은 그 일을 맡은 기구나 사람의 명칭에 관계없이 앞으로 계속될 것입니다.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하여 안팎에서 우려하는 소리가 높습니다. 수출이 매우 저조한 상태이며,물가는 한자리 수가 지켜질지 의문시되고 있습니다. 현재의 경제상태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으며,이같은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어떤 특별한 구상이 있습니까. ○경제 구조적 전환기에 ▲우리 경제가 도전을 맞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나쁜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경제성장은 상반기중 10% 가까운 성장률을 보여 높은 편이고 고요사정도 9월 현재 실업률이 2.3%로 매우 양호한 수준입니다. 물가도 최근에는 상승세가 둔화되었고 상반기중 큰 폭의 적자를 보였던 국제수지도 하반기에는 개선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가 선진경제로 가는 구조적인 전환기를 맞고 있는데다 그동안 우리의 성장을 뒷받침해온 기업가정신과 근로의욕이 떨어져 경쟁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최근의 페르시아만사태로 인한 도전을 극복해야 할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무엇보다 기업인·근로자·소비자 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또 한 번 힘을 모아야 합니다. 우리 경제에서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나가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정부는 제조업에 대한 자금지원,인력과 공장용지의 공급 등 투자의욕을 뒷받침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입니다. 기업은 설비투자와 기술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근로자들은 열심히 일하여 생산성을 높여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에 나서줘야 합니다. ­민주화와 함께 각계의 제몫 찾기 소리는 높고 때로는 이것이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야기시키고 있습니다. 소득분배의 형평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대통령께서는 분배문제에 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까. ▲기업하는 사람들은 이 정부가 분배문제에 너무 치중한다고 불만입니다. 근로자나 서민은 분배문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약하고 노력이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이 정부 만큼 분배문제에 적극적인 정부가 있었습니까. 근로3권을 보장하여 우리 경제의 경쟁력이 문제가 될 만큼 임금이 개선되었습니다. 세제도 과감히 개혁해왔고 부동산투기 등 불로소득을 사회에 환수하는 제도도 이루었습니다. 전국민 의료보험이 실시되고 저소득층에 대한 각종 지원도 크게 강화되었습니다. 나의 임기중 2백만채의 주택을 건설하는 일이 진행중인데 이것은 세계 어느 나라도 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이중 90만채가 임대주택·근로자주택 등 어려운 계층을 위해 공공부문에서 짓는 집입니다. 모두가 잘 사는 복지사회나 분배문제의 해결은 하루아침… 한꺼번에 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모두가 인내를 갖고 힘모아 하나씩 이루어야 하는 일입니다. ­오는 23일이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백담사에 은둔한 지 2년이 됩니다. 전직대통령이 이같이 장기 은둔하고 있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개인적으로나 공인의 입장에서나 전임자가 산간벽지에서 오랫동안 은둔생활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일이기는 하지만 직·간접적으로 이제 은둔생활을 그만하고 정상적인 시민생활로 돌아오도록 권유를 했습니다. 그러나 본인은 역사와 국민에 대한 본인 나름대로의 인식을 갖고 좀더 정리해야겠다는 뜻을 강하게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은둔 2년이 되고 추운 겨울이 닥치게 되니 내 마음이 몹시 안타깝습니다. 국민들도 더이상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루속히 자유로운 입장에 서게 되면 좋겠습니다. ­대통령께서는 국내외 인사들의 공식접견 외에도 많은 사람들과 만나 바깥 여론을 듣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비공식적인 만남은 주로 언제,어떻게 이뤄집니까. 친인척들이 청와대에서 모이는 기회는 얼마나 됩니까. ○객관적 얘기 많이 들어 ▲나는 각계각층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가능한 많은 이야기와 의견을 듣는 대통령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도 힘들지만 이야기를 듣는 일도 더 힘들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으로서 불가피한 일정과 제약으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내기부터 힘듭니다. 그러나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장관이나 관계자들의 보고와 품의를 받은 뒤 꼭 외부인사의 객관적인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공식일정 사이사이 그리고 저녁시간도 자유로울 때가 별로 없습니다. 집안에 특별한 일이 있을 때 가까운 친척들이 가끔 모이지만 개별적으로 만날 틈은 별로 없습니다. ­대통령으로서 지금 가장 고심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바로 나의 신념,철학을 어떻게 실천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의 정치적 사회적 화합을,그리고 나아가 민족의 화합을 어떻게 이룩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어쩐지 이런 것이 잘 안 될 때는 내 능력의 부족 탓인가 아니면 국민성의 탓인가 하고 깊이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지역간의 갈등,계층간의 갈등도 모두 화합으로 풀어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안되는 근본핵심은 역사관에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현대사가 잘못돼 있구나,현대사를 재조명할 필요가 있구나 하고 절감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기성세대와 정치지도자들이 역사를 동강동강 잘라놓았습니다. 건국 후 자유당·민주당·공화당 할것없이 모두 전 정권을 부정함으로써 스스로의 정통성마저 부인하게 되었습니다. 과거가 모두 나빴다면 우리가 어떻게 세계가 부러워하는 올림픽을 치를 수 있었으며 우리의 정통성을 문제삼는 북한보다 훨씬 잘 살고 있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역사를 새로운 인식과 발상으로 다시 써야 합니다. 「내 자신 역사의 죄인이 아니고 역사에 이바지했노라」고 자랑스럽게 기록해야 합니다.
  • 유럽안보회의 냉전종식 선언의 함축

    ◎「동·서 45년 적대」 청산… 새 동반자시대로/19세기 「빈회의」 맞먹는 역사적 대전환/「화해의 신 국제질서」 창출 기대 부풀게 전후 세계사의 중심이었던 유럽에서 냉전이 종식됐다. 그리고 새로운 질서의 틀이 짜여지고 이제는 「안정과 평화」위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자리잡게 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아니 새로운 국제질서는 이미 태동하고 있다고 해도 괜찮다. 19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에 참석하고 있는 34개국 정상들 가운데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16개국과 소련 등 바르샤바조약기구(WTO) 회원국 6개국은 개막에 앞서 유럽재래식무기(CFE) 감축협정에 서명했다. 이들은 CFE협정 정치선언에서 「40년 이상 지속됐던 분열과 대결의 시대가 종식되고 이들 국가들간의 관계가 개선됐으며 이것이 모두의 안전에 기여했다」고 선언,냉전이 끝났음을 공식 확인했다. 아울러 「이같은 발전이 보다 더 단결된 유럽구조를 건설하기 위한 지속적인 상호협력 과정이 돼야한다」고 천명,단순히 냉전이 끝난 것이 아니라 유럽의 대대적인 역사적 변화가 눈앞에 다가와 있음을 천명했다. 지난해 초부터 동유럽의 변화와 함께 동서대결의 분위기가 급격히 무너지고 지난 10월3일 역사적인 독일통일로 이미 냉전체제는 붕괴됐었지만 이번 회담은 이를 재확인하고 새 국제질서의 창조를 선언함으로써 전후 세계사의 한 시대를 구분짓는 중요한 회담이 되고 있다. 그래서 일부 논자들은 이번 회담을 1814년 나폴레옹 몰락이후 빈에서 열려 구체제(Ancien Regime)를 부활시켰던 빈회담에 비교하기도 한다. 물론 빈회담이 구체제의 부활을 가져온 반면 이번 파리회담은 새로운 질서의 출발점이 되고 있어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시대를 가르는 역사성이라는 면에서는 경중을 가르기가 쉽지 않을 정도라고 평가해 무리가 없다. 「1945년 이래 가장 의미깊은 국제적 행사」라고 불릴 정도로 높이 평가되는 이번 회담은 단순선언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구체적 조치에 합의함으로써 신질서의 초석마련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군사적 측면에서는 CFE감축에 합의가 이루어졌다. CFE협정의 내용은 복잡하지만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선제공격이 불가능할 정도로 각 군사블록 및 각국의 군사력을 제한하고 이를 현장검증하기 위해 불시 사찰을 받아들이고 있다. 아직도 유럽에서의 군축과 화해를 보다 증진시키기 위해 새로운 신뢰조치의 구축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CFE협정이 타결되고 핵무기 감축문제의 논의를 시작키로 합의함으로써 전쟁의 위협을 대폭 감소시키는데 거보를 내디뎠다. 또 ①정상과 외무장관회담의 정례화 ②상설 행정사무국의 설치운영 ③분쟁방지센터의 설치 ④회원국의 자유선거 관리기구 신설 ⑤의회위원회의 설치 CSCE의 상설기구화가 이루어지게 됐다. 현재까지등 유럽질서의 양대 축인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의 해체와 의미축소의 공백을 전유럽국가들이 참여하는 CSCE의 상설기구화로 보완함으로써 신질서의 밑받침이 마련된 셈이다. 이 점과 관련해서는 미국이나 영국이 유럽대륙에서의 영향력 감퇴를 우려,나토의 역할 축소에 반대하고 있으나 「하나의 유럽」 혹은 「유럽 공동의 집」이라는 유럽통합의 구상이 점차 세를 얻어가며 구체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넘어야할 산이 더 남아 있다는 점도 지적돼야 할 것이다. 첫번째로 추가군축과 나토의 위상 재정립,상설기구의 권한과 위치 등 중요한 것에서부터 사소한 것에 이르기까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들이 남아 있다. 다음으로 지적될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 군사분야와 정치분야에서는 꽤 진전이 이루어졌고 합의도 이루어졌지만 경제적 통합을 이룰 수 있을 만큼 동서 유럽국가들간의 경제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만일 동유럽의 경제 사정이 혼미상태를 빨리 벗어나지 못하면 그만큼 화해와 평화,안정과 번영의 틀은 훼손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여기에 세포분열 현상을 보이고 있는 동유럽의 민족문제도 새 질서에 위협을 줄 가능성을 남기고 있다. 하지만 유럽국가들이 대소 어려운 점들을 극복하면서 파리회담에서 합의한 것처럼 신국제질서를 창조해내고 그것이 아시아·중남미·아프리카 등으로 확산된다면 전후 냉전체제가얄타체제로 불렸듯이 화해의 신국제질서는 파리체제로 불리게 될지도 모른다.
  • 파리의 「냉전종식 잔치」/김진천 파리특파원(오늘의 눈)

    인류는 큰 전쟁을 치른뒤엔 으레 새로운 국제기구를 만들곤 했다. 나폴레옹전쟁의 산물인 신성동맹,1차대전 후에 만들어진 국제연맹,그리고 2차대전 뒤의 유엔 등이 그것. 이런 관점에서 보면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안보협력회의(CSCE) 정상회담도 새 기구의 구성으로 파악해 볼 수 있다. 이념에 따라 동서로 갈려 대결의 시대를 걸어온 그동안은 서로 총질없는 냉전으로 불려 왔고 이제 그 「전쟁」이 끝났음으로 해서 새 기구 탄생의 충분조건이 마련되었으며 그리하여 이번 CSCE는 「전쟁 뒤의 새 기구 구성」 개념에 걸맞는 행사로 비춰지고 있다. 물론 CSCE는 15년 전에 구성된 헌 기구이기는 하다. 그러나 유엔이 그전의 낡은 국제연맹을 보수해서 만들었듯이 이번 CSCE도 75년의 1차회담 때의 그것에서 성격이 크게 바뀌어 새로 탄생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상설기관이 만들어짐으로 해서 문패도 번지수도 형태도 없던 「회의」가 보금자리를 갖게 됐고 분쟁예방 자유선거관리 등 몇가지 기능도 부여됐으며 회의도 정례화되었다. 그래서 이번 회담에는새 유럽의 탄생,얄타 이후 시대의 개막 또는 유럽사의 전환점 등의 역사적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이 열리게 된 배경을 살펴보면 참석자들 모두가 한결같은 잔치기분은 아니었을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냉전의 종식은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체제의 대결에서 공산주의 쪽이 스스로 궤멸함으로써 가능했었다는 게 역사가들의 시각이다. 개방이니 개혁 또는 시장경제의 도입 등 다양한 현상진단 용어가 사용되지만 결국은 공산주의의 포기로 귀결된다. 75년의 회담이 동서 양 진영의 팽팽하고 대등한 입장에서 열렸던 것에 비하면 이번 회담은 동쪽측이 백기를 들고 나와 우리도 이웃으로 인정해 달라고 호소하는 자리였으며 서쪽이 이를 받아들이는 격이 된 것이다.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은 의기소침한 동쪽을 다독거릴 양으로 개막연설에서 『이 자리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는 말을 잊지 않았으나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표정은 마냥 잔치기분만이 아닌 모습이 역력했다. 동독의 소멸을 공식확인하고 나머지 동구 국가들도 이제는 더이상 공산블록이 아니며 그나마 연결 고리로 남아있던 군사동맹체제마저 연내 해체를 다짐하는 상황에서 새 기구로 거듭난 CSCE는 재기할 수 없는 공산주의의 패퇴를 다시 확인시켜 주는 것이었다.
  • 모스크바에서의 한소정상회담(사설)

    지난 6월초 한국의 노태우 대통령과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났을 때 우리 국민들은 물론 전세계가 경탄의 눈초리로 그 모습을 지켜봤다. 비록 제3국에서의 만남이었으나 그것은 동서의 화해,소련의 개혁 및 동구 사회주의권의 붕괴과정이 보여주듯이 전후 냉전체제의 경이로운 종식을 전해주는 또다른 모습이었다. 더구나 두 나라의 과거가 어떠했던가. 한국에 있어서 소련은 오랫동안 적대국이었다. 그 참혹했던 동족전쟁에서 전쟁도발자를 지원하고 후원한 나라였다. 소련은 또한 사회주의 공산당 독재국가의 종주국으로서 우리와는 결코 우호동맹을 할 수 없는 마지막 나라인 것처럼 여겨져왔었다. 이제 시대와 역사는 변전하여 두 나라의 정상이 만났고 수교한 데 이어 우리 국가원수가 그쪽 수도 모스크바를 방문하게 된다. 그리고 조만간 고르바초프 대통령도 서울에 올 것이다. 한소 양국이 급속한 관계개선 과정을 거쳐 정식수교에 이른 것은 지난 9월30일이었다. 이후 양국은 수교 이전의 속도를 뛰어넘을 정도의 빠른 관계진전을보이고 있다. 정부차원의 각급 사절은 물론 문화ㆍ학술ㆍ체육교류,국민들 상호방문의 급증 등 일취월장의 교류협력을 다지고 있다. 그런 여러 현상들이 한소 관계의 앞날이 어떠해야 하는가 하는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실질과제가 바로 경제적 교류와 협력의 문제이다. 노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은 그동안 짧은 기간에 쌓아올린 우호협력의 바탕 위에서 이를 더욱 확산하려는 양국 공동의지의 결실이다. 순수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로서는 시베리아 등 소련 곳곳에 산재하는 풍부한 천연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소련으로서도 지난 9월 선택한 이른바 「5백일 계획」 등 경제부양책을 차질없이 실현시키려면 서방으로부터 1백억 내지 2백억달러의 경제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한국에도 20억달러 규모의 경협자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협만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한소의 국교정상화는 어느 한쪽만이 아닌 양쪽 모두가 나름대로의 필요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당위적인 귀착이었다. 국제정치적으로도 한소 양국은 이제 서로를 필요로 하는 이익의 공통분모를 공유하고 있다. 우리는 북한을 국제공개사회로 유도함으로써 평화적 통일을 앞당겨야 하는 입장에 있다. 유엔에 남북한이 동시가입하고 미·일·소·중 등 4강에 의한 평화의 교차보장이 이뤄지려면 소련의 협력은 필수적인 것이다. 소련 역시 셰바르드나제 외상이 지난달초 블라디보스토크 연설에서 강조했듯이 태평양지역에의 진출을 위해서는 한반도에서의 군축이 실현되고 평화가 정착되는 등 환경변화를 원하고 있다. 소련은 그들의 세계전략과 국가이익 측면에서도 한국에 협조해야 하는 것이다. 그들이 최근 아시아·태평양지역 안보기구의 창설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때문이다. 예상됐던 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한소 당국은 정식수교에 이르렀고 이제 양국의 정상이 상호 교환방문하는 단계에 올라 있다. 그것이 한소간 우호증진과 이익에는 물론 궁극적으로는 한반도 문제해결에 기여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 한·소 실질협력의 기반 구축/노대통령 모스크바행의 함축

    ◎남북관계등 주변정세에 큰 영향/경협규모·고르비 방한 확정할듯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12월 모스크바 한소정상회담은 우리나라 국가원수로는 최초로 소련을 방문한다는 상징적 의미와 함께 한소 관계,남북한 관계,한중 관계 나아가 동북아 주변정세에 심대한 파급효과를 지닐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한소 관계측면에서 보면 양국의 정치 경제 과학기술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한소 관계발전의 틀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6·4샌프란시스코 1차 한소정상회담이 수교의 기반을 닦았고 지난 8월 제1차 한소정부대표단회담이 경제분야에서 수교를 뒷받침했으며 지난 9월말 뉴욕에서의 한소외무장관회담에서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를 계기로 그동안 양국간에 가서명된 무역,항공,과학기술협력,투자보장협정과 실무협의가 진행중인 2중과세방지협정과 어업협정 등 6개 협정이 모두 정식 체결됨으로써 쌍무적 실질협력기반을 완전히 구축하게 된다. 다음은 남북한 관계에 대단히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것이라는 분석이다. 청와대관계자들은 남북고위급회담이 그동안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두 차례나 열렸고 북한이 대외적으로 화해 제스처를 쓰고 있는 밑바닥에는 세계적인 냉전종식의 기류 탓도 있겠지만 가장 직접적인 동인은 한소 관계의 급진전이었다고 단언하면서 이번 노 대통령의 모스크바방문은 한반도의 평화정착은 물론 북한의 개방시기를 앞당기는 데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 이유는 노­고르비 회담에서 노 대통령이 남북한 관계개선을 위한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남북정상회담의 조기실현,인적·경제적 교류 등 점진적인 통일접근방식 등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구함으로써 남북화해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17일 메드베데프 소련 대통령자문위원은 노 대통령에게 고르비의 친서를 전하면서 『소련은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을 포함한 한반도 관계정상화를 지지한다』고 밝혀 남북한 관계에 대한 소련의 시각이 한국에 접근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물론 한소 2차 정상회담 등 짧은 기간에 급진전되고있는 한소 밀착이 단기적으로는 북한의 대소 불쾌감표시 등 부정적 반응이 나올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북한으로 하여금 대일·대미 관계개선의 촉매효과를 가져오게 하며 이는 곧 북한을 개방의 길로 나서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볼 수 있다. 노 대통령의 방소는 한중 관계개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소 관계발전의 속도추이를 보아가며 대한 접근을 신중하게 꾀하고 있는 중국은 노­고르비 모스크바회담을 계기로 한중 관계개선의 속도를 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소련의 대한 관계 급진전은 한반도 및 동북아에서의 소련 영향력의 강화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국이 이를 보완·상쇄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관계유지 속에서도 한국과의 관계를 수립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노 대통령의 12월 방소에 대해 일부에서는 하필이면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한 연말에 정상외교를 펴는 이유가 뭐냐는 비판적 시각이 없지 않다. 연말까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해놓은 데다 우루과이라운드협상,페르시아만사태로 인한 유가인상 등 경제불안의 가중,장기공전한 정기국회의 불투명한 운영 등 정국동요 가능성에 비추어 시기가 적절치 않고 이번에 모스크바에 가봤자 소련측의 경협 독촉을 수용하는 것 이외에 다른 무엇이 있겠느냐는 시각이다. 그러나 연내 방소배경에는 90년중에 한소 관계발전의 틀을 완성시키겠다는 노 대통령의 의지외에 ▲내년 1월 한일정상회담에 앞선 고지확보 ▲내년 3∼4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 정지작업 ▲국내 정치면에서 노 대통령의 이미지 제고 등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이후 일본 총리가 내년 1월 중순 전에 방한,노 대통령과 회담을 갖게 되므로 이에 앞서 한소 양국이 동북아정세에 관해 시각을 교환함으로써 한일정상회담에 임하는 노 대통령의 위상을 강화시켜 줄 수 있다는 해석이다. 또한 고르비가 내년 봄에 일본과의 북방 영토해결을 목표로 방일할 계획이므로 방일길에 한국방문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연내에 모스크바를 먼저 방문해주는 것이 고르비를 편하게 해줄 수 있다는 점이다. 소련 입장에서 노 대통령의 이번 방소는 내년 봄 고르비의 방일에 앞서 한소 랑데부를 통해 일본을 자극함으로써 「한국카드」의 약효를 더욱 세게 충전시키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노 대통령의 방소가 이뤄지면 그동안 실무적으로 변죽만 울려왔던 경협문제가 어떤 형태로든 매듭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략 25억∼30억달러 규모의 대소 경협이 방소를 계기로 구체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측은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한 41개 소비재 품목의 연불수출에 역점을 두고 있는 반면 소련측은 소비재 생산공장의 합작투자,군수공장의 경공업공장으로의 전환에 경협의 역점을 두고 있어 이에 대한 조정이 귀추가 주목된다. 경협문제와 관련,수련 루블화가 태환성이 없고 국제시장에서 현금화할 수 있는 원유 원면 목재 등은 소련당국이 구상무역 범주에서 제외시키고 있는 점 등 때문에 우리측이 많은 어려움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나 소련이 잠재시장으로서의 가능성이 크고 자원강대국이라는 면에서 우리측의 일방적인 부담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노­고르비 회담에서 남북화해와관련,군축문제가 심도있게 논의될 경우 항공기를 포함한 전자 및 고도정밀무기에 대한 대소 의존도가 높은 북한에 대해서는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번 회담에서 내년 봄 고르비의 일본방문길에 남북한 동시방문 가능성이 타진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성사여부는 남북한 관계는 물론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정세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 미,대 이라크 타협안 준비

    ◎“이라크군 무조건 철수땐 쿠웨이트 일부 유전 양보”/뉴스위크지/의회도 부시의 무력사용계획에 제동 【워싱턴ㆍ파리ㆍ카이로 외신 종합】 미국은 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 의지를 거듭 강조하는 한편 이라크의 명분을 세워줄만한 양보없이 쿠웨이트로부터의 무조건 철군을 요구해왔던 이제까지의 강경태도를 누그러뜨려 타협안을 준비하는 등 화전양면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10일 대 이라크 군사력 사용문제와 관련한 협의차 중동ㆍ유럽 7개국 순방을 결산하는 기자회견을 파리에서 갖고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라크가 쿠웨이트에서 철수하지 않을 경우 이라크와 전쟁에 들어갈 준비를 갖추고 있으며 이같은 「분명한 신호」가 이라크측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2일 발행된 19일자 최신호에서 미 행정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부시 미 대통령이 페르시아만 사태에 관한 「곤욕스러운 타협안」을 준비중에 있다고 보도했다. 이 타협안은 이라크가 전제조건 없이 쿠웨이트에서 철수할 경우 이라크의 쿠웨이트내 유전지대 및 페르시아만 항구도시 등 영토할애요구를 아랍국들이 수락하더라도 미국은 이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또 이집트 사우디 등의 아랍국들이 쿠웨이트를 해방시키기 위해 미군과 함께 싸울 것으로 확신한다는 베이커장관 수행관리의 성명과는 달리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12일 신문회견에서 이집트 병사들은 평화유지군의 일환으로 쿠웨이트에 들어갈 수는 있으나 미군등 다국적군이 이라크를 공격하더라도 이라크에 진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중국 소련 등도 베이커 장관에게 미국의 성급한 무력사용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의회 의원들도 미국이 페르시아만에서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되며 전쟁을 하려면 사전에 광범한 협의를 갖거나 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부시 행정부의 무력사용계획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미 언론들은 부시 대통령이 페르시아만 위기의 정치적 또는 군사적 수단에 의한 종식시한을 내년 봄으로 잡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한편 11일 이라크를 방문한 전기침 중국 외교부장은 『페르시아만 위기는 아랍의 문제이며 아랍지도자들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으나 유엔안보리의 대 이라크 무력사용결의에 대해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임을 전부장이 후세인에게 통보하게될 것이라고 한 중국관리가 말했다.
  • 「독일과 한반도의 통일방식」 세미나 중계

    ◎“「흡수통합」보다 「협의통일」 바람직”/미ㆍ소 관계 변화,대북 영향엔 한계/북방정책ㆍ유엔 단독가입은 평양 더욱 고립시켜/김일성 사후에나 실질대화 가능 독일이 통일된지 한달이 넘었다. 독일의 분단과 통일은 한반도의 분단과 곧잘 비교돼 왔으며 분단 반세기동안 조국의 분단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는 독일통일 과정에 대한 정밀한 비교 분석이 요구되고 있다. 5일 한국 국제문화협회는 「분단국가의 통일­독일과 한국의 비교」라는 주제로 힐튼호텔에서 국제학술회의를 열었다. 5일 회의에는 7편의 논문이 발표됐는데 이 가운데 로널드 A 모스의 「한국의 통일:계획할 수 없는 것을 계획하며」는 독일통일방식의 한반도적용 가능성을 제기해 주목을 끌었고 요제프 요페의 「독일통일:방법과 이유 그리고 왜 지금인가」라는 논문은 독일과 한국의 차이점을 강조해 앞의 논문과 크게 대비됐다. 또한 서대숙교수(미 하와이대)는 「북한의 변화와 남북한 관계」라는 논문에서 남북한 관계가 당분간 진전되기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스박사(프린스턴대 역사학박사ㆍ미 경제전략연구소 부소장)는 ▲급격한 동독의 변화와 동서독 통일의 패턴이 한반도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고 ▲김일성주석의 고려연방제와 콜총리가 지난해 밝힌 독일 재통일방안 사이에는 유사점이 있으며 ▲한반도의 통일과정에서 일본의 역할이 증대될 것이며 ▲동북아시아의 집단안보를 위한 새로운 협력체제가 한반도통일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김주석의 제안과 콜총리의 방식은 위로부터의 혁명,연방제방식의 채택,경제협력ㆍ운송ㆍ통신분야의 교류를 촉진시키고자 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모스박사는 『일본 장기신용은행의 추정에 따르면 한반도가 통일될 경우 10년동안 연간 1백50억달러 내지 2백억달러의 「통일비용」이 소요되는데 한국의 부담능력은 그리 크지 않다』며 『거의 유일하게 이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나라가 일본이어서 통일 후 한반도에서 일본의 역할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따라서 한국인들이 통일 후 일본에 대한 경제예속성이 심화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동독 정권해체의 주요 요인이 두 체제간의 큰 소득격차와 뚜렷한 생활수준 차이였다면서 이런 면에서 남한은 북한인들에게 독일의 경우보다 더 적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아울러 지적했다. 요페박사(하버드대교수)는 베트남도,독일도 한반도통일에 대답을 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 통일이 무력사용없이 가능했던 것은 안전이 보장됐기 때문이라면서 한반도에서는 전쟁이 있었기 때문에 「무력사용포기」와 「실제적인 위협의 부재」라는 독일의 여건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분단된 독일은 동서냉전의 중심지로서 미소 관계의 변화에 따라 양독관계가 변화하게 됐지만 한반도는 독일과 같이 직접적으로 미국과 소련이 대치하고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미소 관계의 변화가 독일과 같은 극적인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89년 동구의 혁명이 보여주듯이 동독 또한 혼자만의 힘으로 설 수 없었고 소련이 원조를 중단하자마자 패망했지만 북한은 독재적인 구조를 확립하고 있으며스스로의 힘으로 버티고 있다는 점을 그는 지적했다. 그는 결국 한반도의 통일은 『또다시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남북한의 협의하에 통일을 하는 수 밖에 없고 그러려면 동등한 조건이라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서대숙교수는 독일통일과 남북한총리회담개최 등으로 한국인들의 통일에 대한 기대가 전례없이 높아졌지만 『북한과의 실질적인 대화를 위해서 남한은 김일성이 사라지고 김정일이 북한의 새 지도자로 부상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교수는 최근 북한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사실은 근본적인 변화는 전혀 일어나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남한이 북한 사회를 개방해 고립상태를 종식시키고,조국통일을 추진할 수 이게 되기를 원하는 만큼 북한도 한국에서 미군을 몰아내고 남한 인민들을 해방시켜 조국통일을 달성코자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교수는 『북한의 대남전략에 변화가 없는 한 남한의 경제발전과 외교적 성공을 통일로 연결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남한의 북방정책이 그 목적과는 달리 북한을 고립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강력하게 반대하는 한 교차승인,남한의 유엔가입노력 등이 어떤 성과를 거둘 것인지에 의문을 표하면서 남북한의 실질적 대화는 김일성 사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한ㆍ소 학자,LA타임스에 공동기고(해외논단)

    ◎“「통일한국」,동북아 새질서 이끈다”/“「분단의 인고」 겪어 분쟁조정에 적합/미ㆍ중ㆍ소ㆍ일 제치고 「다자간 협상」 주도” 냉전의 종식과 함께 동아시아의 신질서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는 최근호에서 이에 관한 분석을 싣고 있다. 노경수 스탠퍼드대 교수와 세르게이 곤차로프 소련 극동문제연구소 중소관계책임연구원이 공동집필한 「새로운 동아시아시대의 개막」이라는 제목의 이 칼럼은 통일된 남북한이 이 지역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냉전은 소련의 군사ㆍ정치동맹체제의 해체와 함께 끝이 났다. 이에 따라 전세계 미국의 동맹체제도 느슨해지기 시작했다. 냉전의 종식이 환영을 받고 있지만 아직 냉전이후 시기가 완전하게 시작되지는 않았다. 헬싱키 선언에 기초를 둔 새로운 안보구조가 구축된 유럽에도 신질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에 관한 우려가 남아 있다. 정세안정에 관한 의문이 유럽에 여전히 남아 있다면 이러한 의문은 냉전으로부터의 탈출을 겪을 다음번 지역인 동아시아에 보다 폭넓게 적용될 것이다. 사실 동아시아에서의 미소대결이 이미 상당한 정도로 줄어든 결과 필연적으로 이 지역의 근본적인 재편을 이끌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들은 이미 과거 이 지역에서 경쟁관계에 있던 미소의 관계개선으로 이 움직임을 알 수 있다. 소련은 한국ㆍ중국과 관계를 정상화했으며 조만간 일본과도 관계를 정상화하게 될 것이다. 미국도 베트남과의 대화를 시작했으며 캄보디아분쟁이 해결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미소는 또한 이 지역에서 동맹관계를 재정의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 소련은 베트남주둔군을 감축했으며 지금은 북한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정리해야할 필요성에 직면해 있다. 미국도 한국ㆍ일본ㆍ필리핀과 같은 이 지역동맹국들과의 새로운 관계를 숙고해야만 한다. 대체로 동아시아의 역동성은 유익하다. 그러나 현재 이 지역의 많은 국가들을 결속시킬 수 있는 새로운 체제에 대한 대안은 없다. 이러한 대안이 없이 현 체제가 계속 허물어진다면 새로운 긴장이 조성될 수도 있다. 가령 일본이 자국영토라고 주장하는 북방 4개섬(쿠릴열도)에 대해 일본과 소련이 합의점에 도달하게 된다면 주일미군에 대한 근거는 상실되어 전후 미일관계가 이뤄진 중심추 가운데 하나가 약화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필연적으로 미일관계의 다른 부문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남북한간의 회담이 원만하게 진행될 경우 주한미군에 대한 철수 주장이 높아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미국주도의 동맹체제가 영향을 받는 것에서 파생되는 불확실성은 소련의 포괄적인 지역정책 변화로 생기는 예측불가능한 것과 비교할 경우 높지않다. 예를 들어 줄어든 소련의 지지는 북한이 개혁정책을 추구하도록 이끌 수도 있지만 북한을 극도로 좌절시켜 복수적 파괴적인 행동을 유발시킬 수도 있다. 미국과 소련이 동아시아국가들과 관계를 맺도록 한 전후군사동맹체제가 계속 적절치 않게 된다면,우리들은 이 지역의 결속과 계속적인 발전을 보장할 수 있는 어떤 종류의 냉전 이후 질서를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인가. 누가 동아시아에서 냉전이 사라진뒤의 질서를 형성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있을 것인가. 지역안보 및 협력에 관한 다자간 협정은 실현가능하지 않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냉전의 긴장이 존속하는 한 어떠한 합의도 강대국사이에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로부터 나온 것이다. 게다가 이런 대결구도에서는 어떤 국가도 다자간협정을 이끌 조치를 주도할 수 있는 정통성을 갖고 있지 못하다. 동아시아지역의 미래구조와 어떤 국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지에 관해 문제가 남아있다. 미국은 이 지역에서 높은 영향력을 계속 보유하기를 원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지도적인 위치에 남기위해 지불해야하는 비용에 관해 점점 꺼리는 경향이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현재의 위치를 유지할 수는 없다. 일본은 이 지역의 주도적인 국가가 되기 위해 충분한 경제력을 분명히 갖고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지역의 일부 국가들만이 이미 경제면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일본이 정치면에서도 세력이 확장되기를 기대하고 있을 뿐이다. 소련이나 중국도 분명히 이 지역에서 역할을 맡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미국과 일본이 이 지역에서 정치ㆍ경제역할을 각각 강화하는 미 일 역할분담론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몹시 불완전하다. 소련과 중국은 이 제안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이 지역의 다른 국가들도 미일 역할분담안을 완전히 환영할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또한 이러한 아이디어는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이 필요한 현지점에서 볼때 현상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것을 고려하여 민주적이고 경제적으로 강한 통일된 남북한의 국제적인 역할을 생각해 보자. 이 「새로운 국가」가 냉전후 다자간 협정을 창조하는 조치를 주도하는데 필요한 정통성을 갖고 있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남북한은 이 지역의 강대국과 비교해서 다른 국가를 침략한 적도 없으며 간섭한 적도 없다. 통일된 남북한은 아시아 지배를 추구할 위치에 있지 않다. 또한 남북한은 초강대국의 책동으로 야기된 분단을 오랫동안 견디어 왔으며 이 지역의 소국뿐 아니라 대국의 이익을 균형있게 할 수 있는 안정된 협정에 진정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통일된 남북한은 이 지역을 지배하려는 야심을 가질 위치에 있지도 않지만 중요하지 않은 지역세력으로 되지도 않을 것이다. 남북한의 통일은 6천4백만의 인구,강화된 정치ㆍ경제력 그리고 문화적 유사성을 가져올 것이며 발언권은 높이 평가될 것이지만 다른 국가들의 우려를 야기시키지는 않게 될 것이다. 주요 강대국 사이의 대결 결과 분단된 남북한은 상호 협력이 없으면 통일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하다. 통일이 이루어질 경우 이 기세는 동아시아의 지역,다자간구조의 형성을 향한 폭넓은 노력을 이끌 수 있다. 그러나 미래는 가능하지만 필연적인 것은 아니다. 몇가지 요인들이 이것을 약화시킬 수 있다. 남북한간에 적대적인 분쟁이 재개되면 통일에 대한 전망은 끝장날 것이다. 다른 부정적인 것은 단기적인 이득을 위해 통일과정을 이용하려는 초강대국인 미ㆍ소의 시도로부터 파생될 수 있다. 가령 소련이 남북한을 일본을 견제하는 지렛대로 이용하거나 미국이 이 지역에 군사력 주둔을 유지하기 위해 분단을 연장하려 한다면 남북한의 통일이나 이 지역의 새로운 구조도 일어날 것같지 않다. 최소한 주요 강대국들은 한반도에 전쟁의 발발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주요 강대국들이 세계의 많은 화약고 가운데 한곳을 단순히 제거하는 것으로 한반도 분단의 종식을 인식해서는 안된다. 강대국들은 남북한의 통일을 동아시아지역에서 신질서를 창조하는 길을 여는 주요 계기로 보아야 한다.
  • 「마르크스ㆍ고르비」의 평화/이재근 본사 논설위원(서울칼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오늘의 세계에서 혜성과 같은 사나이다. 국제 정치무대의 스타플레이어이다. 안으로는 개혁과 개방,밖으로는 세계의 화해를 논하더니 하루아침에 노벨 평화상마저 거머쥐었다. 고르비의 노벨평화상을 서방측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부시 미 대통령은 『세계의 평화적 변혁을 추진한 용감한 사람』이라고 추켜세웠고 통일독일의 콜 총리는 『동서관계의 근본적 개선,유럽대륙분단의 종식,군축,지역분쟁해결에 기여한 공로』라고 찬양했다. 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은 『세계와 유럽의 화해 및 민주화 성공에 있어 그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했다. 이밖에 「일­소관계의 근본적 개척자」(가이후 일본총리),「지당한 일」(대처 영국수상),「소련 및 동구의 사회변혁 촉진 공로」(하벨 체코대통령)라는 찬사가 나왔다. 정작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쪽은 소련 내부였다. 그동안 소련인들 사이에는 고르비의 개혁정책이 너무 소극적이고 미온적이며 위선적이라고 하여 불만ㆍ불신의 소리가 높아온 터였다. 평화주의자,개혁의 기수,이 시대의영웅 고르비의 얼굴은 그래서 하나가 아니다. 언젠가 소련과학아카데미는 투표를 통해 고르비가 「레닌이후 최대의 인물」이라는데 동의했다. 반면 전소련 최고회의의장 그로미코(작고)는 고르비를 평하되 「철의 이빨을 가진 사나이」라고 했다. 두얼굴의 사나이 고르비의 관상은 어떤가. 우선 독일의 빌트지가 소개한 그것은 서양쪽의 「눈」이 될 것이다. 훤한 이마(대머리부분을 포함해서)는 지성과 의지력을,날카로운 눈은 탁월한 기억력,눈과 눈 사이의 깊은 골은 냉엄한 현실주의,듬직한 귓바퀴는 집요한 권력에의 의지를 나타낸다. 동양쪽의 고르비관상은 좀더 감칠 맛이 있다. 관상가 C씨에 의하면 고르비는 한세기에 한두사람 나올까 말까한 극귀의 상을 가졌다. 눈ㆍ코ㆍ귀 등 오관은 물론 두상과 체상전체가 둥글다. 북방계에 많은 정수체상으로서 마치 공이 비탈길을 굴러내려가듯 머물지 못하는 성격이다. 대단한 정력가이다. 게다가 아주 멀고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보는 듯한 위력적인 눈은 세상사를 바로 볼줄 안다. 코끝이 굵고 둥글며 산근보다 코허리부위가 더 잘룩한 것은 코믹한 면도 있음을 보여준다. 말하자면 쇼맨십도 풍부해서 대인관계가 부드럽다는 설명이다. 결론컨대 C씨는 『물은 흐르는게 자연법칙이다. 계곡을 타고 강을 이루어 평화의 바다에 이르는 날이 멀지않다』고 했다. 고르비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예언했다고 봐줄 수 있다. 관상얘기가 좀 길어졌다. 어쨌든 고르비가 탁월한 인물임에는 틀림없다는 견해들이다. 소련은 강대국이다. 마르크스­레닌이념으로 무장된 사회주의권 국가들의 종주국이다. 그 소련에 대한 침략이나 도발 또는 여타 사회주의 국가들에 대한 팽창적인 패권주의는 용납되지 않는다. 소련자신에 대한 보위와 같은 차원에서 그들을 보호할 것이다. 이것이 프롤레타리아혁명 70여년을 일관해온 소비에트 사회주의공화국 연방의 세계전략이었다. 80년대초 브레즈네프 독트린개념이 담고 있는 것도 이것이었다. 마르크스­레닌은 전쟁이전에 폭력을 거론했다. 그들에 있어서는 폭력이야말로 피착취자가 착취자를 타도하는 수단으로서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사회관계는 착취자의 폭력과 피착취자의 폭력사이의 계급투쟁이며 그것의 확대가 전쟁이다. 마르크스­레닌은 전쟁을 옹호하지는 않는다. 다만 프롤레타리아 사회주의 혁명에 있어서는 자본주의가 존재하는 한 전쟁은 불가피한 것이다. 궁극적으로 제국주의가 사회주의를 파괴하기 위한 침략전쟁을 시작할 것이라는 확신에 따른 이른바 「전쟁불가피론」이다. 그러한 논리에 따르면 완전한 사회주의 아래서는 전쟁이 없어지고 따라서 군대의 필요성도 없어진다. 마르크스주의의 그러한 근본적인 사고방식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사회주의 소련은 적대하는 진영에 포위된 사회주의를 지킨다는 명분아래 현저한 군국화의 길을 걸어온게 사실이었다. 그 사회주의 종주국 소련에서 희대의 인물 고르비가 천명한 페레스트로이카의 최대의 배경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하면 소련적 사회주의가 막다른 곳에 왔고 소련체제와 그 이데올로기의 권위가 소련내부로부터 붕괴되고 있다는 「현실」이다. 그렇게 보면 고르비의 개혁과 평화는 어디까지나 권력유지와 국제전략적 필요에 의한 불가피한 선택에 지나지 않는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고르비는 누가 뭐래도 마르크스­레닌의 후예이다. 그런 고르비가 무엄하게도 「마약」과 같은 자본주의와 타협하여 시장경제ㆍ사유재산제를 도입하고자 한다. 마르크스­레닌에의 반역이지만 그 후예일 수 밖에 없는 고르비가 노벨상을 그것도 평화상을 탄 것이다. 무덤속의 마르크스와 레닌,스탈린 세사람이 만난다면 그들 후예 고르비의 행각을 놓고 무슨 의논들을 할 것인가. 물론 정치인으로서의 고르비의 정책이념과 성과가 세계평화에 기여했다고 인정되어 노벨상을 받았을 것이다. 문제는 그의 앞날에 있다. 그 앞에는 발트3국 등의 분리독립문제,소수민족의 자치요구,경제재건등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고르비가 국내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페레스트로이카 이전으로 회귀하는 사태가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것이 본의아니게도 평화파괴나 전쟁도발의 결과가 되지말란 법도 없다. 물론 상상이고 기우이지만 그런 상상해봐서 무익한 것은 없다. 소련과의 수교이후 새 관계를정립해 나가야 하는 우리로서는 고르바초프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지켜보는 감회가 남다른 것이어서 생각해본 것이다.
  • 중­베트남,관계정상화 합의/베트남 외무

    ◎무력충돌 종식… 내년초 협정 서명/양국정상,지난달 중국서 비공개 회담 【뉴욕 교도 연합】 강택민 중국공산당 총서기와 구엔 반 린 베트남공산당 총서기는 지난 9월초 중국 남부에서 비밀리에 회동,양국간 관계정상화 과정에 합의했다고 구엔코 타크 베트남 외무장관이 20일 밝혔다. 오는 22일부터 일본을 방문하는 타크장관은 이날 교도통신과의 서면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양국간의 무력충돌은 이제 더이상 없으며 그대신 이제 쌀ㆍ석탄ㆍ자전거ㆍ재봉틀 및 사과 등의 교역이 양국간에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면서 『양국 고위관리들이 상호 방문할 것이며 자신도 가까운 장래에 북경을 방문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미관계에 언급 미국과 베트남은 양국관계 정상화를 확고히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관계정상화 과정은 금년말이나 내년초에 실현될 것으로 보이는 캄보디아문제에 대한 협정에 서명한 직후 개시키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ㆍ베트남 두나라는 베트남전쟁중 실종된 1천7백여명의 미군들에 관한 정보수집을 위해하노이에 미국 사무소를 개설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 「10ㆍ13 범죄추방 선포」 왜 나왔나

    ◎“전환기적 병리 청산” 결연한 의지/폭력ㆍ퇴폐 만연… 공동체 존립위협 판단/“불법추방에 모든 수단ㆍ제도 강구” 천명/일과성 아닌 지속적 지원으로 민관협조체제 이뤄야 노태우 대통령의 「10ㆍ13 새질서 새생활 실천」 특별선언은 한마디로 전환기적 현상의 종식을 위한 통치차원의 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 5년 임기의 집권후반기에 접어든 국정최고책임자로서 민주화시대를 여는 과정에서 터져나온 폭력,무질서,불법,과소비 등 모든 전환기적 요소들을 과감히 단절시켜야겠다는 결의를 표명한 것이다. 또 이같은 전환기적 현상의 근저에는 청소년교육ㆍ선도,건전한 시민정신의 결여,사치ㆍ퇴폐향락풍조의 만연,불로소득,투기심리,근검절약정신의 결핍 등이 깔려 있다고 보고 이같은 사회내부의 도전은 정부의 공권력만으로 치유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범국민운동을 전개하여 이를 극복해야겠다는 대통령의 간절한 대국민호소라고도 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이 「새질서 새생활 실천」 특별선언을 한 것은 결국 현 시점에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제반문제들을 다시한번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재진단하여 보완대책을 정부가 강구하겠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민간사회단체와 각계각층에서 산발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건전사회캠페인을 집중체계화하고 지원함으로써 모든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차원높은 국민운동으로 승화,발전시켜 「더불어 함께 사는 새로운 민주공동체」 건설을 구현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이번 특별선언에서 3가지의 과제와 이에 따른 정부대응 및 대국민 동참을 역설하고 있다. 첫째는 범죄와 폭력에 대한 전쟁선포다. 굳이 「전쟁」이란 표현을 쓴 것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의미에서 사용한 것으로 이해된다. 조직폭력배와 강력범,마약 조직을 단기간내 소탕하고 가정파괴범,인신매매범,유괴범도 완전히 추방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대범죄 선전포고와 관련,▲전외근 경찰관의 무장화 ▲경찰관의 계속 증원 및 장비보강 ▲흉악범ㆍ누범자에 대한 온정주의적 형사정책의 전환 ▲행형제도 개선 ▲청소년 선도 ▲범죄자를 잡다가 피해를 보는 시민에 대한 보상조치 등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전외근 경찰 가운데 65% 정도가 총기를 휴대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1백% 지급하여 범죄자의 체포,검거에 총기를 적절히 사용토록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정부는 현행 경찰관직무집행법을 개정,경찰이 범죄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방침이다. 경찰관은 이미 89년 9천6백57명을 증원한 데 이어 금년말까지는 4천2백95명을 늘리고 내년에도 4천4백명 수준으로 증원시킬 계획이다. 현재 선진국들이 주민 3백50명당 경찰 1인인 데 비해 우리는 6백50명당 1인으로 아직도 경찰인력면에서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흉악범ㆍ누범자의 형벌은 그들의 기본권 보호도 필요하지만 피해자의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이들에 대한 사회격리를 더욱 가혹하게 한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또한 범죄자들이 형무소에서 다시 모의를 하고 범죄기술을 익히는 것을 철저히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강력범죄의 절반 이상이 누범자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다는 통계에비추어 악질누범에 대해서는 사회보호법을 다시 손질해서라도 이들을 사회와 완전히 격리시키겠다는 것이다. 특히 노 대통령은 강도를 잡다가 부상한 시민에 대해서는 국가유공자에 준하는 예우와 보상을 해주도록 법적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는 「불의를 보고 참지 않는 시민정신」의 함양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주겠다는 뜻이다. 범죄추방을 위한 이같은 정부의 노력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에는 「특단의 대책」도 강구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청와대의 한 당국자는 특단의 대책에 대해 『기존법률도 한계가 있으면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범죄를 소탕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을 하고 있지만 다른 관계자는 검찰ㆍ경찰력을 총동원해서도 미흡할 경우 군병력을 동원해서라도 범죄를 소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어 주목된다. 둘째 불법과 무질서의 추방이다. 교통질서문란에서부터 전국토의 쓰레기장화에 이르기까지 우리사회전반에 걸쳐 만연되어 있는 무질서를 바로잡자는 것이다. 셋째 일하는 사회,건강한 사회를 만들어나가자는 것이다. 과소비와 투기,퇴페와 향락,사치풍조가 번지고 있는 한 근로가 존중되는 일하는 사회를 건설할 수 없다는 것이 노 대통령의 인식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퇴폐ㆍ향락을 조장하는 서비스산업의 팽창을 막고 제조업의 성장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수단을 강력히 강구할 방침이다. 가령 주택가나 신축건물에는 유흥업소나 고급사우나가 들어서는 것을 일체 불허하고 제조업에 대한 금융ㆍ세제상의 지원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첫째 과제인 범죄소탕은 정부가 책임지고 실천할테니 둘째,셋째 과제인 무질서추방,일하는 풍토조성은 정부의 의지만으로는 불가능하므로 현재 일부 사회단체들이 벌이고 있는 건전사회운동을 더욱 확산시켜 전국민이 동참하는 범국민운동으로 발전시켜나가자는 것이 이날 노 대통령의 10ㆍ13특별선언 핵심이다. 앞으로 이 특별선언이 국민들의 공감을 사 명실상부한 국민운동으로 승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공직자ㆍ지도층이 얼마나 진실되게 솔선수범하느냐 여부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공직사회가 앞장서 행동에옮기지 않는다면 국민에 대한 설득력을 잃는 것은 물론 대통령의 특별선언도 한갖 구호에 그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또 노 대통령은 이미 연말까지 정치ㆍ경제ㆍ사회를 안정시키겠다는 5ㆍ7특별담화를 발표한 데 이어 「10ㆍ13특별선언」을 했기 때문에 범죄소탕 등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곧바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국민의 대정부신뢰는 크게 실추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특별선언은 오히려 정부불신을 증폭시킬 것이며 노 대통령 정부는 구두선만 외고 있다는 따가운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리고 비록 특별선언이 새질서 새생활 범국민운동에 점화작용을 했다하더라도 국민운동은 스스로 동력을 자가발전시켜나가야 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정부는 이들 운동에 일과성이 아닌 지속적인 지원활동을 벌여야 하며 국민운동을 주도하는 핵심단체들도 개별단체의 홍보차원이 아닌 건전한 시민사회 건설이라는 큰 시각에서 상호 긴밀한 협력관계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 “새독일,유럽패권 추구 않을 것”/“통독의 조타수” 겐셔외무 회견

    ◎“세계평화 구축ㆍ유럽통합에 적극 기여/냉전종식 기류 타면 한반도통일 가능” 독일통일의 한 주역이었던 한스 디트리히 겐셔 독일외무장관은 4일 베를린에서 열린 첫 동서독 합동의회에 참석한 뒤 본에서 가진 첫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통일독일은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지고 유럽의 통합에 노력할 것이며 결코 패권주의를 추구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겐셔장관은 특히 남북한 국민들이 진실하게 통일염원을 실천해나가고 정치인들이 이를 수행해 나가면 머지 않아 통일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관은 할레(Halleㆍ동독영역) 태생으로 독일통일의 감회가 더욱 크실텐데. ▲저는 통일의 이날을 그 누구보다도 더 간절히 기다려 왔습니다. 저의 정치활동의 가장 큰 꿈을 이루게 되어 몹시 기쁘고 통일독일의 첫 외무장관이 되는 영광 역시 아주 큽니다. ­그동안 유럽공동체(EC)ㆍ유엔 등에서 이들 기구들의 성격과 기능을 존중하면서 독일 통일정책을 꾸준히 펼쳐오는 일이 쉽지 않으셨을텐데요. ▲통일은 저의 심장처럼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저는독일 통일을 위해 전제가 되는 공통점들은 유럽내에서 먼저 찾아지고 해결되어져야 한다고 믿어왔습니다. 이러한 기본정신을 바탕으로 우리 정부는 2차대전 후 외교정책을 추진해 왔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서부유럽의 단결과 협력이 기존의 동구권 국가들을 전유럽의 마당(장)으로 불러들이는데 아주 결정적인 기능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유럽인들은 1975년 핀란드 헬싱키에 모여 유럽의 안전과 협력을 약속하는 헬싱키협정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여러 기회를 통해 반복해 말했듯이 유럽은 하루저녁 사이에 변화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이 헬싱키협정같은 것은 유럽내에서 특히 기존의 동구권 국가들에서 많은 변화들을 이끌어 내는데 아주 중요한 기능을 담당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프랑스 듀마(Dumas)외무장관은 통일독일은 옛 주도권을 다시 잡으려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새로운 통일독일의 잠재력을 생각할 때 만에 하나라도 가능성은 없습니까. ▲전혀 그런 가능성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통일을 아주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새통일독일의 지리적 위치,늘어나는 인구,또 경제력 등을 고려할 때 통일독일의 무게가 늘어나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늘어나는 무게를 힘의 팽창이 아닌 더많은 국제적 책임으로 인식하고자 합니다. 통일독일은 무엇보다도 유럽통합을 위해,그리고 세계평화에 이바지 할 것입니다. ­1933년 1월1일부터 유럽단일시장이 형성됩니다. 이 유럽단일시장을 어떻게 준비하고 계신지요. ▲저는 이 유럽단일시장 형성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능력범위내에서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이 단일시장형성은 독일 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공동체 국가들의 커다란 관심사입니다. ­작가 토머스 만은 독일의 유럽이 아닌 유럽의 독일을 원한다고 했습니다. 독일 마르크화를 주축으로 한 유럽의 게르만화,즉 독일 마르크화의 헤게모니에 대한 우려의 소리도 높은 것 같은데요. ▲만약 통일독일의 마르크는 남고 다른 유럽공동체 국가들의 화폐들이 마르크로 흡수된다면 「헤게모니」라는 말이 있을 수 있겠죠. 그러나 우리 독일 정부는 위와 정반대로 다른 유럽공동체 국가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통화의 안정과 유럽중앙은행의 불종속을 원합니다. ­평소 장관께서는 경제연합 못지 않게 정치적 연합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일하고 계시는 줄로 알고 있습니다. 독일식 모델,즉 연방제 구조가 유럽의 정치적 연합에 타당하다고 보시는지. ▲그 누구도 유럽의 중앙국가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프랑스의 미테랑대통령은 전 유럽의 연방제를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독일의 연방제모델이 유럽에 잘 적용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통일독일을 미국ㆍ소련과 함께 세계강국으로 보시는지요. ▲아닙니다. 그렇게 되기를 원하지도 않습니다. 이제 새로운 세계질서 속에서 기존 강대국들의 역할도 변할 것으로 봅니다. 세계는 유엔을 중심으로 상호협력해야 합니다. 모든 국가들이 서로 얽혀있기 때문입니다. 세계는 제3세계문제ㆍ군축문제ㆍ환경오염문제 등 세계평화를 위해 많은 신경을 기울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통일문제를 어떻게 보시는지. ▲최근 기존의 동구권 국가들의 변화 그리고 동서독의 통일은 오랜시간 동안의꾸준한 노력과 준비를 인정하면서도 하나의 획기적 사건이었다고도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변화들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제 기존 이데올로기의 벽은 무너져 내렸습니다. 한국민은 1950년부터 3년간의 전쟁으로 분단의 아픔이 더욱 크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남북한 국민 모두 진실하게 통일을 염원하고 추진해 나간다면 그리고 일선의 정치인들이 책임있게 정책을 수행해 나간다면 머지않아 한반도에도 통일의 그날이 꼭 오리라 확신합니다.
  • 양국 수교 의의와 남북관계 전망/대담

    ◎「한ㆍ소 악수」 동북아 역학의 새 축으로/북방ㆍ동방정책 맞물려 분단극복 첫 난관 통과/북한은 개방충격 우려… 대미 급속접근 못할 듯/미 영향력 고조 예상… 전통적 우방과의 긴밀관계 유지 중요/정종욱/김유남 한소 외무장관이 지난 1일 유엔본부에서 수교합의 공동코뮈니케에 서명함에 따라 지난 45년간 지속된 한반도 주변의 냉전구조와 남북한관계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한소 수교의 역사적 의의와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 및 향후 남북관계 전망 등을 전문가들의 대담을 통해 알아본다. ▲정종욱 교수=지난 1일 한소 외상간에 합의된 수교결정은 한반도 분단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한소 수교가 동서독 통일이라는 엄청난 사건에 가려 외형상 다소 왜소해 보일지 모르나 소련이 한반도 냉전사에 차지하는 위치나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각축장이었던 한반도에 대해 소련이 지녔던 정책 등을 고려하면 한반도주변 역사의 재편을 알리는 빅 이벤트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소,아시아서 입지 확보 ▲김유남 교수=이번 한소 수교의 역사적 의미를 평가하려면 소련의 동방정책 내역을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식민지 정책으로 일컬어지는 유럽의 팽창주의 노선에 편승,추진된 러이사의 동방정책은 20세기 초 러일전쟁에서 일본에 패배함에 따라 좌절되기까지 한반도 주변정세에 막대한 영향를 끼쳤습니다. 이번 한소 수교는 소련의 입장에서 볼 땐 지난 85년간 단절된 동방정책의 복구란 측면에서 그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 교수=그렇습니다. 소 입장에서는 한소 수교로 소련이 해양세력으로서 한반도내에서 85년간 상실한 교두보를 다시 확보함과 동시에 태평양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오랜 숙원을 달성한 셈이죠. 소련은 1945년 전승국으로 다시 한반도에 진출할 기회를 가졌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38선 혹은 휴전선 이북에 한정됐었기 때문에 여전히 아쉬움이 남아 있었던거죠. 그러나 이번 양국간의 수교로 한반도 전역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국가로서의 입지를 확보하는 절호의 기회까지 포착하게 된 겁니다. 그리고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그동안 한반도의 분단은 남북분단 외에도 남북 동맹국간의 단절이라는 상황의 이중성 때문에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었는데 이번 한소 수교로 한반도 냉전의 주요 외곽을 구성하고 있는 소련과 관계 정상화함으로써 분단극복의 1차적 난관을 통과했다는 측면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한소간에 국교가 정상화됐다고 해서 북한이 오랜 동맹국인 소련과의 관계를 단절하게 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립니다. 오히려 최근의 일본과 북한의 급속한 접근 움직임에서 보듯이 한소 수교를 남북한 교차승인의 시대가 도래하는 신호로 파악하는 것이 옳을 겁니다. ▲김 교수=한소 수교가 남북한관계에 미칠 영향을 정확하게 평가하기란 대단히 어렵습니다. 다만 남북분단이 한반도주변 4강의 냉전구조 속에서 파생된 점을 감안하면 한소 수교는 이같은 냉전 4강의 구조적 뼈대에 변화를 가져온다는 측면에서 한반도주변 생태계에 일대 변혁을 일으키는 사건이라고 봅니다. ○전체 영향력 차이 없어 여기서 우리가 유의해야 할 대목은 한소 정상화에도 불구하고 동북아지역에 대한 소련의 영향력은 일부 개별국가에 있어 질적인 변화가 있다손치더라도 전체적으로 볼 때 양적인 면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다는 점입니다. 소련은 과거 북한에 대해 지녔던 영향력을 남북한에 걸쳐 분산시키면서 동시에 남북한간의 관계를 적절히 이용하는 위치에 섰다고 봐야합니다., ○한반도 냉전종식 계기 ▲정 교수=한소 수교의 손익을 평가하려면 한국과 소련이 수교로 얻게되는 손익대차 대조표부터 만들어보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소련은 최고 50억달러로 추산되는 한국의 경협자금도 매력적이지만 85년만에 한반도에 전진기지를 안전하게 확보했다는 전략적인 측면 역시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경우 주변관계 정상화로 한반도 주변의 냉전구조에 종식을 고했을 뿐만 아니라 통일을 성취할 수 있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그럼에도 냉전 이후의 한반도주변 국제정치가 이제부터 본격화된다는 점을 잊어선 안될것입니다. ▲김 교수=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미국ㆍ일본 등 우리의 기존 우방과의 관계를 어떻게 재정립하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때라고 봅니다. 주변 4강과 남북한이 갖는 함수관계를 인정,최근의 북한과 일본의 관계도 새로운 시각에서 긍정적으로 수용해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7ㆍ7선언의 저류를 이루는 교차승인의 진정한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정 교수=북방정책은 이제 한소 수교를 이뤄냄으로써 중요목적 중의 하나를 달성했고 남은 문제는 대중국 관계개선일 것입니다. 중국은 소련과 달리 북한과 대단히 밀접한 우호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한소 수교가 실현됐다고 해서 당장 중국의 한반도정책이 변화하고 한중관계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다소 무립니다. 그럼에도 한소 수교는 중국이 한반도정책에서 고집해 왔던 정경분리원칙을 깨뜨리게 하는 좋은 촉매제가 될 것입니다. 한중간에 외교기능까지 수행할 무역사무소 설치가 예견되는 등 점진적인 정치관계 개선까지 바라볼 수 있는 상황에 와 있습니다. 일본과 북한도 수교교섭 단계에 있고 미­북한 관계도 주한미군과 평화협정체결 문제 등이 남아있기 때문에 당장 정치적인 관계개선은 힘들지만 북한ㆍ일본 관계개선에 따라 평양과 워싱턴의 관계개선도 예상보다 빨리 진척될 것으로 보입니다. ○데탕트기류 미가 주도 ▲김 교수=북방정책의 성공요인으로 우리의 주체역량 강화와 자주외교 등을 들 수 있지만 국제적인 데탕트무드가 주류를 이뤘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데탕트는 미국의 주도로 이뤄진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한소 관계가 점진적이라기 보다는 혁명적으로 개선된 데 대해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우려를 감추지 못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의 입장이나 미­북한 관계에 하등의 변화가 없기 때문에 한소 수교만이 동북아 긴장완화의 필요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얘깁니다. 그러나 미국도 대외정책을 수행함에 있어서 원칙 못지 않게 국익을 앞세우는 만큼 한소 수교를 대북한정책 전환의 계기로 삼아 북한에 획기적인 제의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이 중국과 국교를 정상화시키기까지 중국학생 재교육 과학기술이전 등 엄청난 간접투자를 했던 경험을 북한에 대해서도 시도,경제민간교류 차원의 발전이 예상됩니다. ▲정 교수=북한이 전략ㆍ전술적인 변화는 조심스럽게 추구하고 있지만 한국에 대해 아직까지 기본원칙을 고수하고 있고 통일과 관련된 원칙적인 문제에 관한 근본적인 정책수정은 아직까지 가시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변정세변화 만큼 남북한 관계가 개선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입니다. 2차 남북 총리회담에서 북한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북한의 변화에 대한 평가가 가능하리라 봅니다. 한소 수교를 계기로 우리 정부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기본적인 장기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그동안 북방정책 과정에서 드러난 지나친 「한건주의」 자세를 지양하고 조화를 이루면서 통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신중히 구상해야 합니다. 여기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우리 우방과의 관계를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북방정책 성공의 큰 요인인 미소간 데탕트는 소련국력에 의해 성취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소련의 국력 쇠퇴과정에서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바꿔 말하면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강대국으로서 소련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미국의 영향력은 반대로 고조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북방정책이 미국과의 관계를 소홀히 하는 차원에서 추진되어서는 안됩니다. ▲김 교수=우리가 소련과 국교를 수립하고 중국과 관계개선을 하는 마당에 북한의 변화가 없는 한 한반도 문제의 탈출구가 없다는 식의 자세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남습니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좀더 과감하고 능동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북한으로 하여금 폐쇄사회에서 벗어나는 명분을 찻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대중 관계개선만 남아 이제 북방정책은 중국과의 국교정상화만 남은 상태여서 사실상 끝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앞으로는 정상적인 외교와 남북외교만 남았기 때문에 북방정책이라기 보다는 내한정책이라고 해야 옳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북방정책이 정치적 결단에 의해 좌우됐기 때문에 전문성이 다소 결여되고 한건주의가 팽배했으나 앞으로는 국익을 앞세운 종합적인 외교를 펴나가야 할 것 입니다. ▲정 교수=무리하게 중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추구하다 국내외로 부작용이 초래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김 교수의 취지에 십분 동의 합니다. 남북한 관계에서 한국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는 이의가 없지만 문제는 북한이 주변변화와 한국의 적극적인 양보조치를 수용할 태세와 능력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북한은 미국과의 교류를 통한 개방의 엄청난 충격을 견뎌낼 능력이 아직 갖춰지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미ㆍ북한 관계개선이 빠른 속도로 진전될 수는 없으면 일ㆍ북한 관계개선에도 상당한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ㆍ남방정책의 불균형이 오히려 남북한관계 불안을 초래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열강 이해각축 경계를 ▲김 교수=소련과 국교를 맺고 중국과 국교정상화의 문턱에 다가섰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난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군사 안보 경제 문화의 존적인면에서 미국과 특수관계를 유지해온 만큼 이 특수관계를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일반관계로 바꿔나갈 것인지 마음자세를 정립해야 합니다. 새 벗인 소련을 대함에 있어 옛 벗인 미국과 깊은 협의를 갖지 않으면 안될 것 입니다. ▲정 교수=결론적으로 말해 한소 수교가 한반도에서의 북방외교 후기질서를 창출하는 중요한 계기라는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20세기 초 한반도 주변 열강의 각축 과정에서 한민족이 입었던 불행을 또다시 되풀이하지 않도록 정부가 신중히 정책을 세울 것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주변국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견제하고 균형을 이루는 새 질서 속에서 남북한이 상호 관계개선을 게을리 할 경우 오히려 주변열강의 이해관계에 의해 한반도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 새 독일의 탄생(사설)

    1990년 10월3일. 동과 서로 갈라졌던 두 독일의 시대가 마침내 막을 내리고 새롭게 통일된 독일이 탄생한다. 전후 45년,분단 41년 만이다. 한 민족은 한 나라에서 함께 살아야 한다는 역사의 증언이 독일에서 실현되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같은 분단운명의 민족으로서 우리는 그들의 통일을 진심으로 경하하며 우리의 통일노력을 기대해 보는 것이다. 독일통일은 분단상태에서도 동서독이 지난 40여년간 교류와 접촉을 꾸준히 계속해온 데서 얻어진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동서독이 분단현실을 인정하고 상호교류에 의한 기반을 단계적으로 조성한 뒤에 거둔 자랑스런 열매다. 양국은 69년 브란트의 동방정책으로 72년 기본조약,73년 유엔 가입,74년 양측 대표부 교환설치 등의 기반을 다져왔다. 이것은 두 나라 국민의 잠재된 통일열망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또한 서독의 성숙한 민주주의와 경제력을 배경으로 서방은 물론 소련에 대해서도 신뢰를 주면서 통일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이끌어냈다. 통독은 특히 유럽에 새로운 정치 경제질서를 뜻하고 있다. 냉전상태는 종식되고 새평화시대의 선언을 의미한다. 때문에 새 독일은 국제사회에서 좀더 중요한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독일의 앞날이 순탄하리라고만 믿는 것은 아니다. 속도빠른 통일열차에 도취했던 독일국민들은 이제 사회적 심리적 통일이라는 한층 심각한 과제에 부닥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통제체제하에서 동독인들이 겪은 정서적 상처가 서독의 경제시혜만으로 치유될까 하는 문제다. 40%에 이른 동독의 생산성 감소와 내년이면 1백50만명으로 추산되는 동독실업도 또다른 숙제로 남는다. 동독이 서독과 같은 수준에 이르려면 5∼10년이 걸려야 할 것이라는 우려도 이러한 데 기인하고 있다. 주변국가들로부터 나오고 있는 통일독일의 경제적 팽창주의와 게르만 패권주의도 새 독일이 풀어야 하는 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민족」답게 그들은 통일을 하는 것이다. 통독이 한반도 통일의 교과서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후 냉전체제로 인한 분단운명을 같이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독일의 통일을 가능케 한여러 요인이 각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다. 독일분단이 전쟁을 일으킨 데 대한 죄값이라면 한반도 분단은 「무고한 희생」으로서 독일보다 일찍 해결됐어야 한다는 독일에서의 평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적지 않다. 통독과 관련되는 이 평가를 귀담아 들으면서 최근 한반도 주변에서 일고 있는 여러가지 사태발전을 우리는 고무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한국과 소련의 예상보다 빠른 수교발표를 비롯해 한국과 중국간의 관게개선 노력,일본과 북한,미국과 북한간의 접촉 등이 그러하다. 이러한 주변정세 속에서 남북한 당사자들이 벌이고 있는 통일노력도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북경아시안게임에서 합의발표된 남북한 스포츠교류는 분단감정을 무너뜨리는 데 바람직한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오는 16일에는 평양에서 제2차 남북총리회담도 열린다. 동서독이 취해왔던 커뮤니케이션의 확대와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독일의 통일을 보면서 우리는 우리가 갖지 못한 것이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해볼 때인 것이다.
  • “양독,평화통일의 「모범답안」보였다”/통독조약 조인… 각국의 반응

    ◎“통독여정에 새 이정표 세워” 서독/“전후시대 마감… 신 질서 구축” 소/“유럽통합 가속화될 것” 확신 불 헬무트 콜 서독총리는 12일 독일통일조약의 서명을 『통독으로 가는 길에 놓여진 또 하나의 새로운 이정표』라고 환영하면서 통독조약 승인에 대해 광범위한 만족의 뜻을 표명했다. ○콜 총리,만족 표시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은 통독조약이 서명된 모스크바에서 『우리는 2차대전의 결과를 넘어서게 됐다』고 말했다. 롤랑 뒤마 프랑스 외무장관은 『프랑스는 이제 프랑스와 독일이 함께 중심적인 위치에 서서 유럽통합을 가속화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콜 총리는 본에서 이날 미리 준비한 성명을 통해 『이번에 서명된 문서들은 우리 스스로가 협상에서 설정해 놓았던 목표들을 대폭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 최종 합의문서는 또한 90년 독일통일이 우리의 모든 우방들과 이웃들의 합의아래 실시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5월22일 있은 예멘의 평화적 통일을 간과하고 있는듯 『이것은 전쟁과 고통 그리고 분쟁과 새로운 쓰라림없이 평화적으로 이뤄진 근대역사상의 첫번째 통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동서 양독이 화생방 무기의 보유를 포기하고 통독의 군사력을 45% 삭감,37만명 수준으로 제한하기로 약속함으로써 협상과정을 가속화시켰다고 말했다. 한스 디트리히 겐셔 서독 외무장관은 『정말 행복한 날이다. 감사의 날이며 영원히 기억해야할 날이다』고 기쁨을 표시하고 『우리는 우리에게 지워진 책임을 알고 있으며 그 책임에 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의 신사고 반영 그는 이어 『우리는 과거에 있었던 전쟁과 전제주의의 희생자들,특히 유태인들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 『통일된 새로운 독일은 평화를 위해 헌신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겐셔 장관은 또 미ㆍ소ㆍ영ㆍ불 2차대전 4개 전승국들이 동서독과 함께 서명한 통일독일조약이 관계 6개국의 의회에서 승인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기 보다는 오는 10월3일 독일의 전면적인 주권을 회복시켜 주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사임한 동독외무장관의 대행 자격으로 이번 조약에 서명한 로타르 드 메지에르 동독 총리는 『이번 조약이 냉전시대의 종식을 알리는 것이며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용기있는 페레스트로이카 정책과 신사고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동독 관영 ADN통신이 전했다. 또 베를린을 방문중인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통일독일이 이렇게 빨리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이번 조약은 모스크바시의 한적한 곳에 위치한 한 공산당 호텔에서 조인됐는데 언론에 보도가 별로 되지 않은 탓으로 이곳을 지나는 모스크바 시민들은 조약 서명 사실을 대부분 모르고 있었다. 이 조약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모스크바 시민들 대부분은 『그들이 원한다면 통일이 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유엔 동시가입」이 남ㆍ북한 안정에 기여”

    ◎미 헤리티지재단 「한반도」 세미나/북한,10년내 민주화… 통일 가능성/주한 미군 추가철수는 군사력균형 저해/소,평양의 개혁거부에 실망… 신뢰성 균열 워싱턴의 보수두뇌집단인 헤리티지재단은 11일 「한반도 냉전긴장완화:미 정책입안자들의 선택」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는 현홍주 유엔주재 한국대사를 비롯,스티븐 솔라즈 미 하원 동아태소위원장,스펜스 리처드슨 국무부 한국과장 등이 참석,한반도의 비핵화문제와 대 북한 통신개방문제 등을 주요 관심사로 토론을 벌였다. 다음은 이날 참석자들의 발언요지이다. ▲스티븐 솔라즈(미 하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위원장)=남북한 총리회담의 개최는 의미있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유럽의 변화가 아시아에 도래한 것은 아니다. 한반도 적화통일 의도를 포기한 적이 없는 북한은 한국에 대해 군사적 우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으며 남북한간의 적대적 대립도 계속되고 있다.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 우리가 해서는 안될 것과 해야될 것이 있다. 미국은 주한 미군의 1차 감축계획인 7천명 이외에 더이상의 극적인 감축은 자제해야 한다. 주한 미군은 한반도 안정과 세계 평화에 크게 기여해왔으며 한반도에서의 군사력 균형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미 의회가 주한 미군의 추가 감축을 강요하는 방향으로 나간다면 그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다. 나는 남북한 총리회담의 장래를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내가 평양을 방문했던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북한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을 이번 총리회담에서 확인했기 때문이다. 북한의 지도부에 변화가 없는 한 한반도에서 상황진전을 기대할 수가 없다. 동독의 민주화가 독일통일의 길을 열었듯 한반도 통일도 북한의 변화가 있어야 길이 열린다. 북한의 핵개발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것이며 이는 반드시 저지되어야 한다. 북한의 핵 안전협정서명을 위한 미국의 외교적 노력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데 한반도 비핵지대화와 이에 대한 미ㆍ중ㆍ소의 보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배치해야 할 이유가 없다. 나는 금세기 말까지 북한이 민주화되고 결국한반도 통일이 이루어 지리라고 본다. ▲현홍주(유엔주재 한국대사)=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남기고 있다. 첫째,이 사태는 냉전 종식이 지역분쟁의 억제와 관계가 없으며 냉전이후 시대에는 유엔만이 분쟁 해소와 평화유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둘째,유엔의 그런 역할은 관련국들의 이해가 일치됐을때 효과적 일 수 있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셋째,유엔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치적ㆍ군사적 힘이 필요하며 넷째,미국이 국제위기 해소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교훈은 한반도에도 적용될 수 있다. 다시 말해 한반도에서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두개의 한국이 함께 유엔에 들어 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국의 유엔 가입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는 상충되지 않는다고 믿는다. 미일은 오래 전부터 한국의 유엔 가입을 지지해 왔고 중국은 한반도의 전쟁 재발을 원치 않고 있어 한국의 가입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이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곧 한국과 수교할 소련 역시 한국 가입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이 유엔에 가입하면 회원국으로서 유엔의 권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만일 지금 한국이 유엔 회원국이었다면 한국의 납세자들은 유엔의 대 이라크 봉쇄조치를 지원하는 문제에 대해 불편한 느낌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 한반도 비핵지대화는 어느 강대국도 한반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확실한 보장이 없는 한 의미가 없다. 더욱이 북한이 핵 안전협정에 서명조차 않는 상황에서 솔라즈 의원의 주장은 바로 북한이 바라고 있는 바다. ▲스펜스 리처드슨(미 국무부 한국과장)=미국은 한국의 북방정책을 지지하며 북방정책의 성공은 한반도 통일을 앞당길 것으로 믿고 있다. 분명히 밝히지만 미국은 한반도의 분단이 아니라 평화적 통일을 지지한다. 우리는 1988년 북경에서 북한과 외교관 접촉을 개시한 이래 북한에 대해 남북 대화진전ㆍ핵 안전협정 체결ㆍ테러포기 입증ㆍ미군 유해송환 등을 촉구해왔다. 북한이 우리 요구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면 우리는 그보다 더 진전된조치를 취할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요구가 대 북한 관계개선의 전제조건은 아니다. 미국은 모든 한반도 문제를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면서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브렌트 프랜젤(킷 본드 상원 의원보좌관)=미 의회는 페르시아만 사태와 관련한 책임 분담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고 특히 일부 의원들은 한국의 협조를 주시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이 미국의 안보 그늘에서 경제발전을 이룩한 데다가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에 대해 방위분담 압력을 가중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데릴 프랭크(헤리티지재단연구원)=소련은 평양의 개혁 거부자세에 실망하고 있으며 북한을 정치적ㆍ경제적 능력을 가진 상대로 간주하지 않고 있다. 개인적으로 접촉한 한 소련관리에 따르면 북한은 남북대화를 원치 않고 있다. 김일성이 죽기 전엔 남북한간의 관계개선을 크게 기대할 수 없다. 미국은 한국과의 안보협력을 긴밀히 하는 가운데 적정수준의 주한 미군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주한 미군의 추가감축은 북한이 공격형 군사배치를 포기했을때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이러한 정책은 남북간 협상에서 한국의 입지를 강화시켜 줄 것이다.
  • 노대통령ㆍ연 총리 청와대 대화내용

    ◎“서로 만나고 또 만나 통일의 길 열자”/양측 이익되게 물자교역을 노대통령/주석께서 안부말씀 전하셨다/「7ㆍ4성명」 따른 통일 추진 희망/연총리 ◇노태우대통령=온국민과 함께 북대표들을 환영하고 청와대로 온 것을 반갑게 생각하며 환영합니다. 이번 역사적 회담에 대해 국민의 관심이 얼마나 높은가는 그동안 여러분들이 본 우리 언론의 보도나 사설을 봐도 알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역사적인 회담을 통해 45년동안의 분단을 종식시키고 영광된 통일을 여는 출발점으로 만들어주길 기대합니다. 남북이 서로 오가고 자주 만나면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고 안될 일이 없습니다. ◇연형묵총리=대통령께서 귀중한 시간을 내어 따뜻하게 저희 대표단을 맞아주어 대단히 감사합니다. 경애하는 주석께서 노대통령을 만나면 안부를 전하라는 말씀을 위임받았습니다. 이번 회담이 열린 것은 북과 남의 합의에 따른 것이지만 그것도 경애하는 주석님의 결의에 따른 것입니다. 주석께서는 건강이 좋아 공장과 농장등을 자주 둘러보며 인민들과도 자주 만납니다. 김주석은 지난 7ㆍ4공동성명에서 표명된 자주ㆍ평화ㆍ민족대단합의 통일 3원칙에 따라 통일을 추진하길 바라고 있고 북과 남이 제도가 다르지만 서로 다른 제도를 지키면서 통일할 수 있는 길로서 연방제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주석은 북한은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이 이뤄져선 안되며 평화통일이 돼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번에 서울로 올 때도 분단 45년 만에 열리는 고위급회담인 만큼 회담을 아끼고 이번 회담을 통해 통일의 전제가 마련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하셨습니다. 막상 남에 와서 대표들을 만나 얘기하다보니 인간적으로 가까워지고 북남이 자주 만나면 여러가지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노대통령=이번 회담을 보니 남과 북이 많은 문제에 대해 같은 의견을 갖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문제는 남북민족의 염원을 담고 합의된 것을 하나하나씩 실천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지난 20년동안 대화를 통해 그동안 선전에 치우친 것 같은 부분은 지양돼야겠지만 7ㆍ4공동성명의 3원칙을 존중하고 모든 문제를 만나서 얘기하고 또얘기해서 합의점을 찾고 실천해나감으로써 역사적 소명인 통일로 나갈 수 있습니다. 민족의 열망과 의지를 뭉쳐나가면 여러가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2차 대전때 패전국인 일본도 커다란 경제발전을 이뤘고 동서독의 통일도 눈앞에 두고 있으며 냉전구조의 주축이었던 미소도 화해를 하는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단일민족인 우리가 대결할 이유가 더이상 없고 이념과 사상,정책이 달라도 우리는 반드시 민족화합을 이루고 통일의 길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대통령이 되기 전 올림픽을 유치했을 때도 이 세계가 화합을 이룩해나가자는 뜻도 담고 있었지만 남과 북이 화합의 한마당에 모이게 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었습니다. 7ㆍ7선언과 유엔 연설등을 통해 나는 세계에 대해 남측만을 도와달라고 한 것이 아니고 남북이 나란히 서로 돕고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으며 이를 온세계가 공감한 것입니다. 나의 북방정책도 결코 북을 고립시키려는 것이 아니며 북을 어려운 처지에 빠뜨리려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사회주의 세계와 관계개선을 이루고 북쪽이 서방세계와 관계개선을 이루면 냉전을 종식시키고 평화통일의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이 담긴 것입니다. 지난 6월초 샌프란시스코에서 소련의 고르바초프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남북한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다함께 기여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연총리=대통령의 말씀을 김일성주석께 잘 보고하겠습니다. 이번 회담이 좋은 결실을 맺고자 염원하고 있는데 불신과 긴장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급한 문제라고 봅니다. 회담과정에서도 얘기했지만 유엔가입문제,구속된 방북자의 석방,팀스피리트훈련 중지 등을 남북회담을 진전시키기 위해서도 대통령께서 결단을 내려주셨으면 합니다. 이런 문제가 해결되면 회담이 보다 순조롭게 진전되고 속도도 빠라질 것입니다. 7ㆍ7선언에 대해서도 잘 분석해본 바 있습니다만 대통령의 임기중 통일문제가 마지막 정점에 이를 것으로 우리는 생각 합니다. ◇노대통령=남북간의 불신해소와 신뢰를 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부부간에도자주 만나지 않으면 불신이 생기지만 이웃도 자주 만나면 신뢰가 굳어지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만나고 또 만나고 이야기하면 믿음이 조성되고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다시한번 확신합니다. 북한에 대한 나의 3가지 확고한 입장을 얘기하겠습니다. 첫째 우리는 북측의 발전을 돕고 협조하는 입장에 설 것이며 북측도 우리에 대해 같은 입장을 취해주길 바랍니다. 우리가 어려울 때 북이 돕고 북이 어려우면 우리가 돕는 관계로 발전시켜나가야 합니다. 둘째로는 남북간에 이해와 신뢰를 심은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는데,여러분들이 여기와서 보니 우리 사회에 대한 이해가 생겼고 여러분들을 본 우리 국민들도 여러분에 대한 신뢰를 심기 시작한 것 아닙니까. 내가 7ㆍ20대교류를 선언했는데,김주석이 지난 신년사에서 남북개방을 얘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셋째로는 남북이 서로 입장을 이해하고 가능한 한 서로의 입장을 수용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또 남북 경제협력문제에 있어서도 남북이 서로 필요한 물자를 교역하게 되면 서로 이익이 될 것입니다.(북측 김정우 대외사업부부부장을 향해) 김부부장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김부부장=앞으로 조건이 잘 맞아 그런 관계로 발전되길 바랍니다 ◇연총리=북에는 현재 크게 아쉬운 것은 없지만 사람힘(인력)이 달려 지하자원 개발을 다 못하는등 어려움도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렸던 3가지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결단을 잘 고려해주시길 거듭 바랍니다. ◇노대통령=아무튼 남북회담의 진전을 위해선 여러분들이 진지하게 노력해주길 바랍니다. 구속자문제등에 대해 지적했습니다만 그 사람들에 대해서는 북에서 온 여러분보다 대통령인 본인이 훨씬 더 사랑합니다. 이 지구상에서 냉전체제로 분단된 유일한 나라로 우리나라가 더이상 남아 있을 수 없습니다. 남북 화해와 통일을 이루는 일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만큼 여러분들의 평화통일의 능력을 세계로 향해 실증해주길 부탁드립니다. ◇연총리=만나주시고 여러가지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대 이라크 「철군압력」가중 모색/부시ㆍ고르비,헬싱키서 왜 만나나

    ◎지역분쟁 해결방식에 관심쏠려/소,미에 군사행동 자제 요청할 듯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페르시아만 사태 논의를 위해 정상회담을 갖기로 결정한 것은 냉전종식후 새로운 세계질서의 목표가 초강국간 경쟁이 아니라 협조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이다. 이라크는 소련의 오랜 우방이요 무기 고객이다. 그러나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이후 소련은 이를 규탄하는 국제여론에 가세,유엔의 대 이라크 경제제재조치를 지원해 왔다. 부시와 고르바초프의 오는 9일 헬싱키대좌는 이라크 고립화의 국제적 연대를 극적으로 과시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냉전종식후 첫 국제적 위기를 맞아 미소의 두 지도자가 소매를 걷어 붙이고 공동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초강국간 협조를 구체화하는 자리이다. 그건 냉전시대에 적수였던 미소간의 관계가 이젠 밀접하고 평화로운 관계로 발전했음을 뜻한다. 부시의 입장에서 볼때 이번 회담은 사담 후세인에게 대항하고 있는 나라가 미국 혼자가 아니라 온세계이며,후세인은 그의 침략을 눈 감아주는 일부국가의 변명뒤에 숨어있을 수가 없다는 아주 중요한 신호를 세계에 보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헬싱키 정상회담을 가리켜 미국 관리들이 『페르시아만 사태 초에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과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 외무장관이 후세인을 향해 공동 천명했던 철군요구를 증폭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풀이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시는 또 이번 회담을 고르바초프와의 새로운 비공식 협조관계를 시험하는 기회로 보고 있다. 고르바초프의 경우 소련의 국제적 지위가 국내 경제난 때문에 손상되긴 했지만 세계문제해결에 여전히 중요한 요소로 남아 있다는 것을 소련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다. 지난해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고 냉전의 긴장이 완화된 후 초강국의 대결 축소가 남긴 공백에 어떠한 세계 질서가 들어설 것인가는 지구촌의 관심사였다. 이 새로운 환경에 대해 공통적으로 표시된 큰 두려움의 하나는 표면상 초강국들의 관심이 안으로 돌려지면서 새로운 지역분쟁이 타오를 것이라는 점이었다. 따라서 부시와 고르바초프가 이러한 지역 분쟁에 대해 초기부터 확고하게 대처하는 자세를 보여주고,또 그러한 압력을 통해 사태의 조기수습에 성공할 경우 헬싱키 회담은 탈냉전시대의 세계질서 확립에 도움을 줄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국제사회의 후세인 규탄에 동참했지만 사태 해결과 관련한 그의 접근법은 외교적 노력과 유엔의 역할을 강조하고 군사대결을 피하려는 것이었다. 그는 이번에 부시에게 소련의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미국의 대 이라크 군사행동의 억제를 역설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사전문가들에 의하면 두 초강국 지도자간의 이번 대좌는 미국의 페르시아만 군사력증강과 관련하여 중요한 시점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을 취하는데 결정적으로 필요한 탱크와 대포의 수송이 내주엔 끝난다. 소련 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는 2일 『파멸적인 전쟁을 피할 수 있는 기회는 50%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미국의 행동에 대해 거듭 엄중한 경고를 보냈다. 모스크바에서는 미국이 페르시아만에서 대규모 군사행동을 감행할 경우 최근의 동서관계 진전을 냉전시대의 원위치로 되돌릴 것이라는 인식이 늘어가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부시에게『만일 미국이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을 종식시키기 위해 전면적인 군사행동을 할 경우 소련의 지지를 계산에 넣지 말라』고 경고할 것이다. 물론 고르바초프는 모스크바의 오랜 바그다드 커넥션을 이용한 위기해소책의 모색을 제의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주 고르바초프는 사태 해결방안에 언급,『군사력이 아닌 정치적 노력만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특히 『아랍국가들의 정치적 역할을 많이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미소는 페르시아만 사태 외에도 정상간의 협의를 필요로 하는 의제를 많이 갖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전략무기 감축조약이다. 부시와 고르바초프는 지난 5월30일∼6월3일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이 조약의 체결을 공약했었으나 그후 협상은 진전을 이루지 못한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나의 의제는 아프가니스탄 내전 해결문제다. 미소는 지금 아프가니스탄에서 불개입 원칙 아래 신정부구성을 위한 선거실시를 추진중이다. 이밖에 유럽 재래식 군사력 감축협상과 최근 유엔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간에 합의된 캄보디아 내전 해결방안도 의제로 올려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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