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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내 반한감정 격화·군사관계 변동 가능성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5일 피습당한 동기가 현재 진행 중인 한·미연합 군사훈련으로 알려짐에 따라 북한이 ‘침략전쟁 연습’으로 규정해 온 ‘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의 성격에 관심이 쏠린다. 한·미 군 당국은 예정대로 연합훈련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피습 사건 여파에 따라 한·미 군사관계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은 여전히 남는다. 한·미연합사령부가 지난 2일부터 주관해 온 ‘키 리졸브’ 연습은 유사시 미국에서 한반도로 전개되는 증원병력과 한국군의 통합 작전수행을 목표로 한 시뮬레이션 위주의 지휘소 훈련이다. 이는 1·2부로 나눠 13일까지 진행된다. 독수리훈련은 실제 병력과 장비가 참가하는 야외기동훈련으로 다음달 24일까지 지속된다. 한·미연합사는 키 리졸브 1부 방어연습 일정을 하루 앞당겨 5일 종료했지만 이는 훈련 목표가 조기에 달성됐기 때문에 4일 오후 결정된 사안으로 리퍼트 대사의 피습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9일부터 키 리졸브 2부 연습을 재개하는 등 전체 훈련 일정은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일부 시민단체는 이 훈련이 남북대화 분위기를 파괴하는 북침 전쟁·선제공격 연습이라고 비난해왔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북한이 공격하는 상황을 가정해 훈련을 진행하는 만큼 북침 연습이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오히려 지난해 키 리졸브 기간 동안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을 실시하는 데 합의했고, 한·미 연합훈련에 맞춰 미사일 발사, 해상 포 사격훈련 등의 도발을 반복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 내 반한감정이 격화될 것으로 보여 한·미 군사관계를 고려하면 미국 무기 구입 압박이나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 등에서 미국 측의 입지만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영종대교 추돌사고 “사고수습하려 내렸는데 뒤차가 그대로 들이받아”

    영종대교 추돌사고 “사고수습하려 내렸는데 뒤차가 그대로 들이받아”

    영종대교 추돌사고 영종대교 추돌사고 “사고수습하려 내렸는데 뒤차가 그대로 들이받아” 인천공항고속도로 영종대교에서 105중 추돌 교통사고가 발생, 2명이 숨지고 63명이 다쳤다. 짙은 안개 때문에 빚어진 이날 사고는 2011년 충남 논산시 연무읍 천안∼논산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84중 추돌사고를 뛰어 넘는 역대 최악의 다중 추돌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사고는 11일 오전 9시 40분쯤 인천공항고속도로 영종대교 서울 방향 13.9km 지점 상부도로에서 시작됐다. 유모(60)씨가 1차로에서 몰던 서울택시가 앞서 가던 한모(62)씨의 경기택시를 추돌, 한씨의 택시가 2차로로 튕겨나갔다. 2차로를 달리던 최모(58·여)씨의 공항리무진버스는 한씨 택시를 들이받았고 이어 뒤에 쫓아오던 차량들이 연쇄 추돌했다. 유씨는 “어떤 차량이 내 차를 들이받아 그 충격에 앞에 가던 택시를 추돌하게 됐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사고로 김상용(52)씨, 임종근(46)씨 등 2명이 숨지고 63명이 다쳤다. 중상자 10명을 포함한 부상자 63명은 인천·서울·경기지역 16개 병원에 분산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중에는 외국인도 18명이나 포함됐다. 공항에서 서울로 가는 관문인 영종대교 위에서 발생한 사고여서 외국인 피해가 커졌다.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하자 영종대교 상부도로는 순식간에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영종대교 전체 길이 4.4km의 30%에 이르는 1.3km 구간에 사고 차량 105대가 뒤엉켰다. 추돌사고 여파로 공항 리무진 버스, 승용차, 트럭 등 차량 수십 대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졌다. 부상자들은 고통을 호소하며 구조의 손길을 기다렸다. 경찰은 사고 발생 20분 후인 오전 10시 서울방향 통행을 전면 차단하고 사고 차량들을 수습했다. 소방당국은 대응 2호를 발령, 인접지역 가용 인력과 장비까지 동원해 사고를 수습했다. 사고 현장에는 소방 인력 146명, 경찰관 40명 등 236명의 수습·구조 인력이 투입됐다. 이날 연쇄 추돌사고는 가시거리가 10m에 불과할 정도로 안개가 짙어 피해 규모가 커졌다. 안개가 워낙 짙게 낀 상황이다 보니 앞에서 발생한 사고 사실을 모르는 차량들이 잇따라 앞차들을 들이받았다. 사고 수습을 하기 위해 운전자들이 차에서 내린 사이 뒤차가 사고 차량들을 그대로 들이받는 차량 블랙박스 영상들도 여럿 공개됐다. 일부 차량들은 차량 뒤에 삼각대를 설치하고 비상등도 켰지만 안개가 짙어 무용지물이었다. 이와 함께 영종대교 상부도로가 평소 차량 혼잡도가 낮아 과속 차량이 많았던 점도 사고 규모를 키운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영종대교 상부도로의 제한속도는 100km이지만 과속 카메라가 어디에 달려 있는지 모두 꿰뚫고 있는 일부 버스·택시 운전기사들은 제한속도를 초과해 과속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 차량들도 버스·택시를 따라 덩달아 과속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이날 사고는 영종대교의 최고 높은 지점을 지나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지점에서 발생했다. 차량들이 앞차들의 사고를 발견하고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는 이미 사고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경찰은 이날 공항과 경기 남양주를 오가는 공항리무진 버스 기사 최씨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최씨 외에 첫 사고 차량 운전자들을 12일 중 소환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안전운전 의무 위반에 대한 수사와 함께 영종대교 운영기관인 신공항하이웨이의 초동조치가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신공항하이웨이 관리 지침에 따르면 안개가 짙어 차량 운행에 심각한 지장이 있을 때는 경찰청과 협의해 차량운행을 통제할 수 있지만 이날 사고 전까지 차량 통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설령 사고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즉각 신공항하이웨이 차량을 동원, 교량 진입 통제조치를 취했다면 105중 추돌사고로까진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안정균 서부경찰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조사본부를 구성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차량 보험 문제는 105대가 뒤엉킨 사고여서 상당히 복잡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는 첫 사고 후 차량 105대가 잇따라 들이받은 사고가 아니라 2∼3개 권역으로 나뉘어 약간의 간격을 두고 추돌이 이뤄진 사고여서 보상 처리에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종대교 교통사고, 사망 2명..사고현장 끔찍 ‘추돌사고 원인 알고보니..’

    영종대교 교통사고, 사망 2명..사고현장 끔찍 ‘추돌사고 원인 알고보니..’

    영종대교 추돌사고, 영종대교 교통사고 인천공항고속도로 영종대교에서 105중 추돌 교통사고가 발생, 2명이 숨지고 63명이 다쳤다. 짙은 안개 때문에 빚어진 이날 사고는 2011년 충남 논산시 연무읍 천안∼논산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84중 추돌사고를 뛰어 넘는 역대 최악의 다중 추돌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사고는 지난 11일 오전 9시40분께 인천공항고속도로 영종대교 서울 방향 13.9km 지점 상부도로에서 시작됐다. 유모(60)씨가 1차로에서 몰던 서울택시가 앞서 가던 한모(62)씨의 경기택시를 추돌, 한씨의 택시가 2차로로 튕겨나갔다. 2차로를 달리던 최모(58·여)씨의 공항리무진버스는 한씨 택시를 들이받았고 이어 뒤에 쫓아오던 차량들이 연쇄 추돌했다. 유씨는 “어떤 차량이 내 차를 들이받아 그 충격에 앞에 가던 택시를 추돌하게 됐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사고로 김상용(52)씨, 임종근(46)씨 등 2명이 숨지고 63명이 다쳤다. 중상자 10명을 포함한 부상자 63명은 인천·서울·경기지역 16개 병원에 분산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중에는 외국인도 18명이나 포함됐다. 공항에서 서울로 가는 관문인 영종대교 위에서 발생한 사고여서 외국인 피해가 커졌다.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하자 영종대교 상부도로는 순식간에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영종대교 전체 길이 4.4km의 30%에 이르는 1.3km 구간에 사고 차량 105대가 뒤엉켰다. 추돌사고 여파로 공항 리무진 버스, 승용차, 트럭 등 차량 수십 대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졌다. 부상자들은 고통을 호소하며 구조의 손길을 기다렸다. 경찰은 사고 발생 20분 후인 오전 10시 서울방향 통행을 전면 차단하고 사고 차량들을 수습했다. 소방당국은 대응 2호를 발령, 인접지역 가용 인력과 장비까지 동원해 사고를 수습했다. 영종대교 상부도로의 제한속도는 100km이지만 과속 카메라가 어디에 달려 있는지 모두 꿰뚫고 있는 일부 버스·택시 운전기사들은 제한속도를 초과해 과속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 차량들도 버스·택시를 따라 덩달아 과속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이날 사고는 영종대교의 최고 높은 지점을 지나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지점에서 발생했다. 차량들이 앞차들의 사고를 발견하고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는 이미 사고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경찰은 이날 공항과 경기 남양주를 오가는 공항리무진 버스 기사 최씨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최씨 외에 첫 사고 차량 운전자들을 12일 중 소환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영종대교 추돌사고,영종대교 교통사고, 영종대교 교통사고, 영종대교 추돌사고, 영종대교 추돌사고, 영종대교 추돌사고, 영종대교 추돌사고 뉴스팀 chkim@seoul.co.kr
  • 영종대교 추돌사고 “105중 추돌사고 어떻게 일어났나 보니…” 충격

    영종대교 추돌사고 “105중 추돌사고 어떻게 일어났나 보니…” 충격

    영종대교 추돌사고 영종대교 추돌사고 “105중 추돌사고 어떻게 일어났나 보니…” 충격 인천공항고속도로 영종대교에서 105중 추돌 교통사고가 발생, 2명이 숨지고 63명이 다쳤다. 짙은 안개 때문에 빚어진 이날 사고는 2011년 충남 논산시 연무읍 천안∼논산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84중 추돌사고를 뛰어 넘는 역대 최악의 다중 추돌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사고는 11일 오전 9시 40분쯤 인천공항고속도로 영종대교 서울 방향 13.9km 지점 상부도로에서 시작됐다. 유모(60)씨가 1차로에서 몰던 서울택시가 앞서 가던 한모(62)씨의 경기택시를 추돌, 한씨의 택시가 2차로로 튕겨나갔다. 2차로를 달리던 최모(58·여)씨의 공항리무진버스는 한씨 택시를 들이받았고 이어 뒤에 쫓아오던 차량들이 연쇄 추돌했다. 유씨는 “어떤 차량이 내 차를 들이받아 그 충격에 앞에 가던 택시를 추돌하게 됐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사고로 김상용(52)씨, 임종근(46)씨 등 2명이 숨지고 63명이 다쳤다. 중상자 10명을 포함한 부상자 63명은 인천·서울·경기지역 16개 병원에 분산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중에는 외국인도 18명이나 포함됐다. 공항에서 서울로 가는 관문인 영종대교 위에서 발생한 사고여서 외국인 피해가 커졌다.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하자 영종대교 상부도로는 순식간에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영종대교 전체 길이 4.4km의 30%에 이르는 1.3km 구간에 사고 차량 105대가 뒤엉켰다. 추돌사고 여파로 공항 리무진 버스, 승용차, 트럭 등 차량 수십 대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졌다. 부상자들은 고통을 호소하며 구조의 손길을 기다렸다. 경찰은 사고 발생 20분 후인 오전 10시 서울방향 통행을 전면 차단하고 사고 차량들을 수습했다. 소방당국은 대응 2호를 발령, 인접지역 가용 인력과 장비까지 동원해 사고를 수습했다. 사고 현장에는 소방 인력 146명, 경찰관 40명 등 236명의 수습·구조 인력이 투입됐다. 이날 연쇄 추돌사고는 가시거리가 10m에 불과할 정도로 안개가 짙어 피해 규모가 커졌다. 안개가 워낙 짙게 낀 상황이다 보니 앞에서 발생한 사고 사실을 모르는 차량들이 잇따라 앞차들을 들이받았다. 사고 수습을 하기 위해 운전자들이 차에서 내린 사이 뒤차가 사고 차량들을 그대로 들이받는 차량 블랙박스 영상들도 여럿 공개됐다. 일부 차량들은 차량 뒤에 삼각대를 설치하고 비상등도 켰지만 안개가 짙어 무용지물이었다. 이와 함께 영종대교 상부도로가 평소 차량 혼잡도가 낮아 과속 차량이 많았던 점도 사고 규모를 키운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영종대교 상부도로의 제한속도는 100km이지만 과속 카메라가 어디에 달려 있는지 모두 꿰뚫고 있는 일부 버스·택시 운전기사들은 제한속도를 초과해 과속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 차량들도 버스·택시를 따라 덩달아 과속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이날 사고는 영종대교의 최고 높은 지점을 지나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지점에서 발생했다. 차량들이 앞차들의 사고를 발견하고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는 이미 사고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경찰은 이날 공항과 경기 남양주를 오가는 공항리무진 버스 기사 최씨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최씨 외에 첫 사고 차량 운전자들을 12일 중 소환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안전운전 의무 위반에 대한 수사와 함께 영종대교 운영기관인 신공항하이웨이의 초동조치가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신공항하이웨이 관리 지침에 따르면 안개가 짙어 차량 운행에 심각한 지장이 있을 때는 경찰청과 협의해 차량운행을 통제할 수 있지만 이날 사고 전까지 차량 통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설령 사고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즉각 신공항하이웨이 차량을 동원, 교량 진입 통제조치를 취했다면 105중 추돌사고로까진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안정균 서부경찰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조사본부를 구성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차량 보험 문제는 105대가 뒤엉킨 사고여서 상당히 복잡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는 첫 사고 후 차량 105대가 잇따라 들이받은 사고가 아니라 2∼3개 권역으로 나뉘어 약간의 간격을 두고 추돌이 이뤄진 사고여서 보상 처리에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종대교 추돌사고 “105대 보상처리 진통 예상” 도대체 왜?

    영종대교 추돌사고 “105대 보상처리 진통 예상” 도대체 왜?

    영종대교 추돌사고 영종대교 추돌사고 “105대 보상처리 진통 예상” 도대체 왜? 인천공항고속도로 영종대교에서 105중 추돌 교통사고가 발생, 2명이 숨지고 63명이 다쳤다. 짙은 안개 때문에 빚어진 이날 사고는 2011년 충남 논산시 연무읍 천안∼논산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84중 추돌사고를 뛰어 넘는 역대 최악의 다중 추돌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사고는 11일 오전 9시 40분쯤 인천공항고속도로 영종대교 서울 방향 13.9km 지점 상부도로에서 시작됐다. 유모(60)씨가 1차로에서 몰던 서울택시가 앞서 가던 한모(62)씨의 경기택시를 추돌, 한씨의 택시가 2차로로 튕겨나갔다. 2차로를 달리던 최모(58·여)씨의 공항리무진버스는 한씨 택시를 들이받았고 이어 뒤에 쫓아오던 차량들이 연쇄 추돌했다. 유씨는 “어떤 차량이 내 차를 들이받아 그 충격에 앞에 가던 택시를 추돌하게 됐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사고로 김상용(52)씨, 임종근(46)씨 등 2명이 숨지고 63명이 다쳤다. 중상자 10명을 포함한 부상자 63명은 인천·서울·경기지역 16개 병원에 분산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중에는 외국인도 18명이나 포함됐다. 공항에서 서울로 가는 관문인 영종대교 위에서 발생한 사고여서 외국인 피해가 커졌다.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하자 영종대교 상부도로는 순식간에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영종대교 전체 길이 4.4km의 30%에 이르는 1.3km 구간에 사고 차량 105대가 뒤엉켰다. 추돌사고 여파로 공항 리무진 버스, 승용차, 트럭 등 차량 수십 대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졌다. 부상자들은 고통을 호소하며 구조의 손길을 기다렸다. 경찰은 사고 발생 20분 후인 오전 10시 서울방향 통행을 전면 차단하고 사고 차량들을 수습했다. 소방당국은 대응 2호를 발령, 인접지역 가용 인력과 장비까지 동원해 사고를 수습했다. 사고 현장에는 소방 인력 146명, 경찰관 40명 등 236명의 수습·구조 인력이 투입됐다. 이날 연쇄 추돌사고는 가시거리가 10m에 불과할 정도로 안개가 짙어 피해 규모가 커졌다. 안개가 워낙 짙게 낀 상황이다 보니 앞에서 발생한 사고 사실을 모르는 차량들이 잇따라 앞차들을 들이받았다. 사고 수습을 하기 위해 운전자들이 차에서 내린 사이 뒤차가 사고 차량들을 그대로 들이받는 차량 블랙박스 영상들도 여럿 공개됐다. 일부 차량들은 차량 뒤에 삼각대를 설치하고 비상등도 켰지만 안개가 짙어 무용지물이었다. 이와 함께 영종대교 상부도로가 평소 차량 혼잡도가 낮아 과속 차량이 많았던 점도 사고 규모를 키운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영종대교 상부도로의 제한속도는 100km이지만 과속 카메라가 어디에 달려 있는지 모두 꿰뚫고 있는 일부 버스·택시 운전기사들은 제한속도를 초과해 과속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 차량들도 버스·택시를 따라 덩달아 과속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이날 사고는 영종대교의 최고 높은 지점을 지나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지점에서 발생했다. 차량들이 앞차들의 사고를 발견하고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는 이미 사고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경찰은 이날 공항과 경기 남양주를 오가는 공항리무진 버스 기사 최씨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최씨 외에 첫 사고 차량 운전자들을 12일 중 소환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안전운전 의무 위반에 대한 수사와 함께 영종대교 운영기관인 신공항하이웨이의 초동조치가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신공항하이웨이 관리 지침에 따르면 안개가 짙어 차량 운행에 심각한 지장이 있을 때는 경찰청과 협의해 차량운행을 통제할 수 있지만 이날 사고 전까지 차량 통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설령 사고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즉각 신공항하이웨이 차량을 동원, 교량 진입 통제조치를 취했다면 105중 추돌사고로까진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안정균 서부경찰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조사본부를 구성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차량 보험 문제는 105대가 뒤엉킨 사고여서 상당히 복잡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는 첫 사고 후 차량 105대가 잇따라 들이받은 사고가 아니라 2∼3개 권역으로 나뉘어 약간의 간격을 두고 추돌이 이뤄진 사고여서 보상 처리에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날 잠재적 학대범 취급” 어린이집 교사의 사표

    “더는 좋은 선생님이 될 자신이 없습니다.” 인천의 어린이집 보육교사 김영숙(45)씨는 오는 13일을 끝으로 이 일을 그만둔다. 지난달 인천 어린이집 폭행사건 이후 어렵게 내린 결정이다. 김씨는 “어딜 가도 인천에서 보육교사를 한다는 말을 못 하겠더라”고 했다. 따가운 시선은 베테랑인 그에게도 견디기 어려운 무게로 다가왔다. 지인들이 무심코 던지는 ‘애들 살살 다뤄’, ‘네가 때렸니’라는 한마디가 송곳이 되어 가슴에 박혔다. ‘인천 어린이집 보육교사=아동학대’라는 낙인은 그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됐다. 본지가 지난 5~6일 서울의 민간어린이집 원장 50명을 대상으로 긴급설문 조사를 한 결과 58%(29명)가 이번 사고 여파로 ‘그만두겠다고 통보한 교사가 있다’고 응답<서울신문 2월9일자 1면>했던 것과 같은 맥락인 셈이다. 그는 “사실상 홀로 3살(만 1세)짜리 영아 9명을 돌보기 때문에 항상 일손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날마다 전쟁을 치르는 것과 같다”고도 했다. 그의 일터는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 1층에서 운영되는 가정어린이집. 원장과 김씨를 포함해 교사 4명이 영아 19명을 돌본다. 법적으로 교사 한 명이 돌볼 수 있는 영아 수는 다섯 명이다. 얼핏 보면 문제가 없지만 사실상 원장은 점심시간에 잠깐 들여다보고 가는 게 전부다. 다른 가정어린이집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6년간 어린이집 6곳에서 근무했던 그의 설명이다. 업무 강도에 비하면 급여도 터무니없이 낮다. 김씨의 한 달 실수령액은 134만원. 어린이집에서 100만원을 지급하고 나머지는 구에서 보육교사 처우개선비, 연구개발비, 환경개선비 명목으로 지원된다. 고용계약상 근무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지만 초과근무도 부지기수. 김씨는 “보육교사 1~3급 간 급여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가정 어린이집들은 굳이 정부가 시행하는 ‘평가인증’을 받을 게 아니라면 1급보다는 2, 3급 교사를 선호한다. 역설적으로 경험 많은 1급 교사들이 상대적으로 고용불안에 시달린다”며 “보육시설들이 수익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인건비가 싼 교사들의 일자리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1999년 보조 교사로 시작해 2002년 보육교사 1급 자격증을 땄다. 학부모들의 달라진 시선도 김씨의 결심을 재촉했다. 김씨는 “항상 알림장을 보시고 말미에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던 학부모가 최근에는 전화를 걸어 ‘아이를 그냥 내버려 두세요’라며 되레 나를 질책했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어 김씨는 “보육교사 모두를 잠재적인 아동학대범으로 바라보는 것만 같아 억울하고 화가 났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16년 전 기억을 떠올렸다. “맨 처음 보조교사를 시작했을 때 아이들이 스펀지처럼 지식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기쁨을 느낄 수조차 없다”고 했다. “낮잠시간 알림장을 쓰겠다고 안 자려고 버티는 아이들과 사투를 벌이는 내 모습을 보며 ‘이것 또한 아동학대가 아닐까’라고 되물을 정도로 혼란스럽다.” 영어강사로도 일했던 김씨는 “아이들이 여전히 좋지만 이젠 끝내려고 한다. 평생교육원 같은 곳에서 어르신들에게 영어를 가르칠 계획”이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영종대교 추돌사고 “아수라장 그 자체” 현장 모습 보니

    영종대교 추돌사고 “아수라장 그 자체” 현장 모습 보니

    영종대교 추돌사고 영종대교 추돌사고 “아수라장 그 자체” 현장 모습 보니 짙은 안갯속에 100중 추돌사고가 일어난 인천 영종대교 사고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이었다. 추돌사고 여파로 공항 리무진 버스, 승용차, 트럭 등 차량 수십 대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지고 뒤엉켜 도로에 널브러져 있었다. 2명이 숨졌고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해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의 울부짖음도 도로 곳곳에서 들렸다. 11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5분쯤 인천시 중구 영종대교 서울 방향 상부도로 12∼14km 지점에서 승용차 등 100여 대가 잇따라 추돌했다. 사망자는 김모(51)씨와 임모(46)씨로 이들의 시신은 각각 경기도 고양 명지병원과 인천 서구 나은병원에 안치됐다. 부상자는 중상자 7명 등 모두 64명으로 인하대병원, 국제성모병원 등 인천과 경기지역 병원에 이송됐다. 부상자 가운데는 외국인 환자 16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각한 상처를 입고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던 환자들의 신음이 곳곳에서 울려 퍼지면서 영종대교는 한때 전쟁터를 연상케했다. 이날 사고를 당한 택시기사 유모(60)씨는 “사고지점 인근을 지나가고 있는데 앞쪽에서 ‘쿵’ 하는 소리가 2~3차례 연속해서 들렸다”며 “잠시 후 갑자기 뒤에서 차량이 들이받아 택시가 180도 돌아서 가드레일에 부딪혔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그러나 유씨는 “가드레일을 부딪치고서 기억을 잃었다”며 “정신을 차리고 보니 택시가 찌그러져 있고 요란한 구급차 소리가 났다”고 말했다. 사고 피해 운전자들은 이날 오전 영종대교에 안개가 짙게 끼어 앞 차량 뒤꽁무니만 살짝 보일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전자는 “차량 앞유리에까지 안개가 낀 것 같았다”며 “서행하면서 가는데도 앞쪽에 이미 추돌해 찌그러진 차량들이 안 보일 정도여서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차모(65)씨도 “안개 때문에 앞이 안 보여 시속 10∼20㎞ 속도로 택시를 몰았다”며 “옆 차선 트럭이 앞선 대형 트럭을 들이받았고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뒤에서 버스가 내 차를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경찰도 차량 운전자들의 이 같은 진술을 토대로 이번 사고가 안개 탓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안개로 가시거리가 10여m에 불과한 상황”이었다“며 ”안개 때문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과 피해 현황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기상대 측은 이날 사고 직전인 오전 9시 기준 인천공항 인근 가시거리가 600m 정도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지점은 인천공항에서 멀리 떨어진데다 바다 위 대교여서 해상 안개의 영향으로 가시거리는 불과 수십 m도 채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천기상대의 한 관계자는 ”안개는 지역적으로 편차가 크고 바다 쪽은 해상에서 밀려오는 안개로 사고 당시 대교 위에 더 짙게 끼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영종대교 상부도로 1차로를 주행하던 공항 리무진 버스가 앞서 가던 승용차를 추돌한 직후 뒤에서 쫓아오던 차량들이 잇따라 연쇄 추돌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종대교 추돌사고 “아수라장 그 자체” 현장사진보니…

    영종대교 추돌사고 “아수라장 그 자체” 현장사진보니…

    영종대교 추돌사고 영종대교 추돌사고 “아수라장 그 자체” 현장 모습 보니 짙은 안갯속에 100중 추돌사고가 일어난 인천 영종대교 사고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이었다. 추돌사고 여파로 공항 리무진 버스, 승용차, 트럭 등 차량 수십 대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지고 뒤엉켜 도로에 널브러져 있었다. 2명이 숨졌고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해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의 울부짖음도 도로 곳곳에서 들렸다. 11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5분쯤 인천시 중구 영종대교 서울 방향 상부도로 12∼14km 지점에서 승용차 등 100여 대가 잇따라 추돌했다. 사망자는 김모(51)씨와 임모(46)씨로 이들의 시신은 각각 경기도 고양 명지병원과 인천 서구 나은병원에 안치됐다. 부상자는 중상자 7명 등 모두 64명으로 인하대병원, 국제성모병원 등 인천과 경기지역 병원에 이송됐다. 부상자 가운데는 외국인 환자 16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각한 상처를 입고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던 환자들의 신음이 곳곳에서 울려 퍼지면서 영종대교는 한때 전쟁터를 연상케했다. 이날 사고를 당한 택시기사 유모(60)씨는 “사고지점 인근을 지나가고 있는데 앞쪽에서 ‘쿵’ 하는 소리가 2~3차례 연속해서 들렸다”며 “잠시 후 갑자기 뒤에서 차량이 들이받아 택시가 180도 돌아서 가드레일에 부딪혔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그러나 유씨는 “가드레일을 부딪치고서 기억을 잃었다”며 “정신을 차리고 보니 택시가 찌그러져 있고 요란한 구급차 소리가 났다”고 말했다. 사고 피해 운전자들은 이날 오전 영종대교에 안개가 짙게 끼어 앞 차량 뒤꽁무니만 살짝 보일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전자는 “차량 앞유리에까지 안개가 낀 것 같았다”며 “서행하면서 가는데도 앞쪽에 이미 추돌해 찌그러진 차량들이 안 보일 정도여서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차모(65)씨도 “안개 때문에 앞이 안 보여 시속 10∼20㎞ 속도로 택시를 몰았다”며 “옆 차선 트럭이 앞선 대형 트럭을 들이받았고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뒤에서 버스가 내 차를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경찰도 차량 운전자들의 이 같은 진술을 토대로 이번 사고가 안개 탓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안개로 가시거리가 10여m에 불과한 상황”이었다“며 ”안개 때문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과 피해 현황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기상대 측은 이날 사고 직전인 오전 9시 기준 인천공항 인근 가시거리가 600m 정도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지점은 인천공항에서 멀리 떨어진데다 바다 위 대교여서 해상 안개의 영향으로 가시거리는 불과 수십 m도 채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천기상대의 한 관계자는 ”안개는 지역적으로 편차가 크고 바다 쪽은 해상에서 밀려오는 안개로 사고 당시 대교 위에 더 짙게 끼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영종대교 상부도로 1차로를 주행하던 공항 리무진 버스가 앞서 가던 승용차를 추돌한 직후 뒤에서 쫓아오던 차량들이 잇따라 연쇄 추돌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종대교 추돌사고 “사고 당시 상황 실제로 들어보니…” 충격

    영종대교 추돌사고 “사고 당시 상황 실제로 들어보니…” 충격

    영종대교 추돌사고 영종대교 추돌사고 “사고 당시 상황 실제로 들어보니…” 충격 짙은 안갯속에 100중 추돌사고가 일어난 인천 영종대교 사고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이었다. 추돌사고 여파로 공항 리무진 버스, 승용차, 트럭 등 차량 수십 대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지고 뒤엉켜 도로에 널브러져 있었다. 2명이 숨졌고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해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의 울부짖음도 도로 곳곳에서 들렸다. 11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5분쯤 인천시 중구 영종대교 서울 방향 상부도로 12∼14km 지점에서 승용차 등 100여 대가 잇따라 추돌했다. 사망자는 김모(51)씨와 임모(46)씨로 이들의 시신은 각각 경기도 고양 명지병원과 인천 서구 나은병원에 안치됐다. 부상자는 중상자 7명 등 모두 64명으로 인하대병원, 국제성모병원 등 인천과 경기지역 병원에 이송됐다. 부상자 가운데는 외국인 환자 16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각한 상처를 입고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던 환자들의 신음이 곳곳에서 울려 퍼지면서 영종대교는 한때 전쟁터를 연상케했다. 이날 사고를 당한 택시기사 유모(60)씨는 “사고지점 인근을 지나가고 있는데 앞쪽에서 ‘쿵’ 하는 소리가 2~3차례 연속해서 들렸다”며 “잠시 후 갑자기 뒤에서 차량이 들이받아 택시가 180도 돌아서 가드레일에 부딪혔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그러나 유씨는 “가드레일을 부딪치고서 기억을 잃었다”며 “정신을 차리고 보니 택시가 찌그러져 있고 요란한 구급차 소리가 났다”고 말했다. 사고 피해 운전자들은 이날 오전 영종대교에 안개가 짙게 끼어 앞 차량 뒤꽁무니만 살짝 보일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전자는 “차량 앞유리에까지 안개가 낀 것 같았다”며 “서행하면서 가는데도 앞쪽에 이미 추돌해 찌그러진 차량들이 안 보일 정도여서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차모(65)씨도 “안개 때문에 앞이 안 보여 시속 10∼20㎞ 속도로 택시를 몰았다”며 “옆 차선 트럭이 앞선 대형 트럭을 들이받았고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뒤에서 버스가 내 차를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경찰도 차량 운전자들의 이 같은 진술을 토대로 이번 사고가 안개 탓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안개로 가시거리가 10여m에 불과한 상황”이었다“며 ”안개 때문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과 피해 현황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기상대 측은 이날 사고 직전인 오전 9시 기준 인천공항 인근 가시거리가 600m 정도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지점은 인천공항에서 멀리 떨어진데다 바다 위 대교여서 해상 안개의 영향으로 가시거리는 불과 수십 m도 채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천기상대의 한 관계자는 ”안개는 지역적으로 편차가 크고 바다 쪽은 해상에서 밀려오는 안개로 사고 당시 대교 위에 더 짙게 끼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영종대교 상부도로 1차로를 주행하던 공항 리무진 버스가 앞서 가던 승용차를 추돌한 직후 뒤에서 쫓아오던 차량들이 잇따라 연쇄 추돌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영종대교 추돌사고 “현장은 전쟁터” 실제로 보니

    [포토] 영종대교 추돌사고 “현장은 전쟁터” 실제로 보니

    영종대교 추돌사고 [포토] 영종대교 추돌사고 “현장은 전쟁터” 실제로 보니 짙은 안갯속에 100중 추돌사고가 일어난 인천 영종대교 사고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이었다. 추돌사고 여파로 공항 리무진 버스, 승용차, 트럭 등 차량 수십 대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지고 뒤엉켜 도로에 널브러져 있었다. 2명이 숨졌고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해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의 울부짖음도 도로 곳곳에서 들렸다. 11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5분쯤 인천시 중구 영종대교 서울 방향 상부도로 12∼14km 지점에서 승용차 등 100여 대가 잇따라 추돌했다. 사망자는 김모(51)씨와 임모(46)씨로 이들의 시신은 각각 경기도 고양 명지병원과 인천 서구 나은병원에 안치됐다. 부상자는 중상자 7명 등 모두 64명으로 인하대병원, 국제성모병원 등 인천과 경기지역 병원에 이송됐다. 부상자 가운데는 외국인 환자 16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각한 상처를 입고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던 환자들의 신음이 곳곳에서 울려 퍼지면서 영종대교는 한때 전쟁터를 연상케했다. 이날 사고를 당한 택시기사 유모(60)씨는 “사고지점 인근을 지나가고 있는데 앞쪽에서 ‘쿵’ 하는 소리가 2~3차례 연속해서 들렸다”며 “잠시 후 갑자기 뒤에서 차량이 들이받아 택시가 180도 돌아서 가드레일에 부딪혔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그러나 유씨는 “가드레일을 부딪치고서 기억을 잃었다”며 “정신을 차리고 보니 택시가 찌그러져 있고 요란한 구급차 소리가 났다”고 말했다. 사고 피해 운전자들은 이날 오전 영종대교에 안개가 짙게 끼어 앞 차량 뒤꽁무니만 살짝 보일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전자는 “차량 앞유리에까지 안개가 낀 것 같았다”며 “서행하면서 가는데도 앞쪽에 이미 추돌해 찌그러진 차량들이 안 보일 정도여서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차성환(65)씨도 “안개 때문에 앞이 안 보여 시속 10∼20㎞ 속도로 택시를 몰았다”며 “옆 차선 트럭이 앞선 대형 트럭을 들이받았고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뒤에서 버스가 내 차를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경찰도 차량 운전자들의 이 같은 진술을 토대로 이번 사고가 안개 탓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안개로 가시거리가 10여m에 불과한 상황”이었다“며 ”안개 때문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과 피해 현황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기상대 측은 이날 사고 직전인 오전 9시 기준 인천공항 인근 가시거리가 600m 정도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지점은 인천공항에서 멀리 떨어진데다 바다 위 대교여서 해상 안개의 영향으로 가시거리는 불과 수십 m도 채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천기상대의 한 관계자는 ”안개는 지역적으로 편차가 크고 바다 쪽은 해상에서 밀려오는 안개로 사고 당시 대교 위에 더 짙게 끼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영종대교 상부도로 1차로를 주행하던 공항 리무진 버스가 앞서 가던 승용차를 추돌한 직후 뒤에서 쫓아오던 차량들이 잇따라 연쇄 추돌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종대교 추돌사고 “찌그러진 차량 안 보일 정도로 안개 심해”

    영종대교 추돌사고 “찌그러진 차량 안 보일 정도로 안개 심해”

    영종대교 추돌사고 영종대교 추돌사고 “찌그러진 차량 안 보일 정도로 안개 심해” 짙은 안갯속에 100중 추돌사고가 일어난 인천 영종대교 사고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이었다. 추돌사고 여파로 공항 리무진 버스, 승용차, 트럭 등 차량 수십 대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지고 뒤엉켜 도로에 널브러져 있었다. 2명이 숨졌고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해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의 울부짖음도 도로 곳곳에서 들렸다. 11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5분쯤 인천시 중구 영종대교 서울 방향 상부도로 12∼14km 지점에서 승용차 등 100여 대가 잇따라 추돌했다. 사망자는 김모(51)씨와 임모(46)씨로 이들의 시신은 각각 경기도 고양 명지병원과 인천 서구 나은병원에 안치됐다. 부상자는 중상자 7명 등 모두 64명으로 인하대병원, 국제성모병원 등 인천과 경기지역 병원에 이송됐다. 부상자 가운데는 외국인 환자 16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각한 상처를 입고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던 환자들의 신음이 곳곳에서 울려 퍼지면서 영종대교는 한때 전쟁터를 연상케했다. 이날 사고를 당한 택시기사 유모(60)씨는 “사고지점 인근을 지나가고 있는데 앞쪽에서 ‘쿵’ 하는 소리가 2~3차례 연속해서 들렸다”며 “잠시 후 갑자기 뒤에서 차량이 들이받아 택시가 180도 돌아서 가드레일에 부딪혔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그러나 유씨는 “가드레일을 부딪치고서 기억을 잃었다”며 “정신을 차리고 보니 택시가 찌그러져 있고 요란한 구급차 소리가 났다”고 말했다. 사고 피해 운전자들은 이날 오전 영종대교에 안개가 짙게 끼어 앞 차량 뒤꽁무니만 살짝 보일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전자는 “차량 앞유리에까지 안개가 낀 것 같았다”며 “서행하면서 가는데도 앞쪽에 이미 추돌해 찌그러진 차량들이 안 보일 정도여서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차성환(65)씨도 “안개 때문에 앞이 안 보여 시속 10∼20㎞ 속도로 택시를 몰았다”며 “옆 차선 트럭이 앞선 대형 트럭을 들이받았고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뒤에서 버스가 내 차를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경찰도 차량 운전자들의 이 같은 진술을 토대로 이번 사고가 안개 탓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안개로 가시거리가 10여m에 불과한 상황”이었다“며 ”안개 때문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과 피해 현황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기상대 측은 이날 사고 직전인 오전 9시 기준 인천공항 인근 가시거리가 600m 정도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지점은 인천공항에서 멀리 떨어진데다 바다 위 대교여서 해상 안개의 영향으로 가시거리는 불과 수십 m도 채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천기상대의 한 관계자는 ”안개는 지역적으로 편차가 크고 바다 쪽은 해상에서 밀려오는 안개로 사고 당시 대교 위에 더 짙게 끼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영종대교 상부도로 1차로를 주행하던 공항 리무진 버스가 앞서 가던 승용차를 추돌한 직후 뒤에서 쫓아오던 차량들이 잇따라 연쇄 추돌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영종대교 추돌사고 “처참한 현장 상황 전쟁터 방불”

    [포토] 영종대교 추돌사고 “처참한 현장 상황 전쟁터 방불”

    영종대교 추돌사고 [포토] 영종대교 추돌사고 “처참한 현장 상황 전쟁터 방불” 짙은 안갯속에 100중 추돌사고가 일어난 인천 영종대교 사고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이었다. 추돌사고 여파로 공항 리무진 버스, 승용차, 트럭 등 차량 수십 대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지고 뒤엉켜 도로에 널브러져 있었다. 2명이 숨졌고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해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의 울부짖음도 도로 곳곳에서 들렸다. 11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5분쯤 인천시 중구 영종대교 서울 방향 상부도로 12∼14km 지점에서 승용차 등 100여 대가 잇따라 추돌했다. 사망자는 김모(51)씨와 임모(46)씨로 이들의 시신은 각각 경기도 고양 명지병원과 인천 서구 나은병원에 안치됐다. 부상자는 중상자 7명 등 모두 64명으로 인하대병원, 국제성모병원 등 인천과 경기지역 병원에 이송됐다. 부상자 가운데는 외국인 환자 16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각한 상처를 입고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던 환자들의 신음이 곳곳에서 울려 퍼지면서 영종대교는 한때 전쟁터를 연상케했다. 이날 사고를 당한 택시기사 유모(60)씨는 “사고지점 인근을 지나가고 있는데 앞쪽에서 ‘쿵’ 하는 소리가 2~3차례 연속해서 들렸다”며 “잠시 후 갑자기 뒤에서 차량이 들이받아 택시가 180도 돌아서 가드레일에 부딪혔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그러나 유씨는 “가드레일을 부딪치고서 기억을 잃었다”며 “정신을 차리고 보니 택시가 찌그러져 있고 요란한 구급차 소리가 났다”고 말했다. 사고 피해 운전자들은 이날 오전 영종대교에 안개가 짙게 끼어 앞 차량 뒤꽁무니만 살짝 보일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전자는 “차량 앞유리에까지 안개가 낀 것 같았다”며 “서행하면서 가는데도 앞쪽에 이미 추돌해 찌그러진 차량들이 안 보일 정도여서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차성환(65)씨도 “안개 때문에 앞이 안 보여 시속 10∼20㎞ 속도로 택시를 몰았다”며 “옆 차선 트럭이 앞선 대형 트럭을 들이받았고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뒤에서 버스가 내 차를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경찰도 차량 운전자들의 이 같은 진술을 토대로 이번 사고가 안개 탓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안개로 가시거리가 10여m에 불과한 상황”이었다“며 ”안개 때문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과 피해 현황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기상대 측은 이날 사고 직전인 오전 9시 기준 인천공항 인근 가시거리가 600m 정도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지점은 인천공항에서 멀리 떨어진데다 바다 위 대교여서 해상 안개의 영향으로 가시거리는 불과 수십 m도 채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천기상대의 한 관계자는 ”안개는 지역적으로 편차가 크고 바다 쪽은 해상에서 밀려오는 안개로 사고 당시 대교 위에 더 짙게 끼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영종대교 상부도로 1차로를 주행하던 공항 리무진 버스가 앞서 가던 승용차를 추돌한 직후 뒤에서 쫓아오던 차량들이 잇따라 연쇄 추돌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움푹 파인 오랜 상처는 저 깊은 곳에 묻어두오

    움푹 파인 오랜 상처는 저 깊은 곳에 묻어두오

    강원 양구는 흔히 ‘최전방의 군사도시’ 정도로 인식된다. 부분적으로는 그리 볼 수도 있지만, 품고 있는 자연과 삶의 풍경들을 보자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대표적인 게 고산준령에 둘러싸인 거대한 분지 펀치볼이다. 시계가 탁 트인 날엔 정말 거대한 ‘화채 그릇’처럼 보인다. 분지 바닥에 눈이라도 쌓이면 꼭 요거트가 가득 채워진 듯하다. 이 모습 하나만으로 양구를 찾을 이유는 충분하다. 여기에 화가 박수근의 생애를 엿볼 수 있는 박수근미술관과 전쟁기념관, 국토정중앙천문대 등 은근히 볼 게 많다.양구는 호반의 도시다. 뜬금없는 소리 같지만 지도를 보면 금방 확인이 된다. 북쪽으로는 파로호를 사이에 두고 화천과 이웃하고 있고, 남쪽으로는 소양호 상류의 물줄기를 인제와 공유하고 있다. 두 호수의 물을 가두고 있는 평화의 댐, 소양댐 등이 각각 화천, 춘천에 속해 있어 상대적으로 양구의 이름이 덜 알려졌을 뿐 이처럼 거대한 호수를 두 개나 품고 있는 지역은 사실 찾아보기 쉽지 않다. 양구에 안개가 자주 끼는 건 이 때문이다. 호수의 수온과 외부의 온도차가 큰 날엔 어김없이 짙은 안개가 몽실몽실 피어난다. 지역 간 차이도 심하다. 춘천에서 양구읍내로 들어가는 웅진터널 초입까지는 멀쩡하다가도 터널만 나서면 10m 앞도 분간하기 힘들 만큼 안개가 낀다. 이 덕에 곧잘 서정적인 아침 풍경이 펼쳐진다. 양구의 대표 아이콘인 ‘펀치볼’(Punch Bowl)의 정식 명칭은 해안분지(亥安盆地)다. 한데 그보다는 펀치볼이라는 이름이 훨씬 귀에 익다. 펀치볼은 화채 그릇이란 뜻이다. 한국전쟁 당시 한 외국 종군기자가 가칠봉에서 해안분지를 내려다본 뒤 펀치볼이라 불렀고, 그 이름이 여태 이어지고 있다. 펀치볼은 격전지였다. 한국전쟁 당시 양구가 무대였던 9번의 큰 전투 가운데 4번의 전투가 펀치볼에서 벌어졌다. ‘무적 해병’의 신화가 만들어진 ‘도솔산 전투’와 40일 동안 주인이 6번이나 바뀌었다는 ‘가칠봉 전투’의 주무대이기도 하다. 펀치볼이 속한 행정구역은 해안면이다. 돼지 해(亥) 자에 평안할 안(安) 자를 쓴다. 이런 희한한 이름을 갖게 된 내력은 이렇다. 아주 오래전 해안분지 일대는 해발 600m까지 물이 차 있었다고 한다. 습한 지역이었던 탓에 뱀이 많이 서식했는데, 주민들은 무시로 출몰하는 뱀을 퇴치할 방법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한데 지나던 승려가 집집마다 돼지를 키울 것을 권했다. 돼지는 뱀, 개구리 등을 가리지 않고 잡아먹는 데다 뱀에게 물려도 두꺼운 비계 때문에 독이 퍼지지 않았다. 뱀의 천적이었던 셈이다. 그 덕에 주민들은 편하게 농사를 짓고 살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해안분지의 남북 길이는 11.95㎞, 동서는 6.6㎞다. 둘레는 무려 33㎞에 이른다. 크기가 근 백리에 달하는 초대형 화채 그릇인 셈이다. 왜 첩첩산중에 이런 분지가 생겼을까. 일부에선 거대 운석과의 충돌설을 주장한다. 한데 이 정도 크기의 운석과 충돌했다면 그 여파로 지구는 또 한번 빙하기를 겪었지 않았을까 싶다. 요즘엔 ‘차별침식’이라는 용어로 설명하는 게 대세다. 분지의 중심부는 화강암, 바깥쪽은 변성퇴적암이다. 지표 깊숙한 곳에서 만들어지는 화강암은 지표상에 노출되면 심한 풍화작용을 일으킨다. 이 탓에 주변 산지의 변성퇴적암보다 중심부가 훨씬 빠르게 침식됐고, 가운데가 푹 꺼진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해방 이후 북한 땅이었던 해안분지를 되찾은 건 한국전쟁 뒤다. 1954년 유엔군 사령부로부터 ‘수복지구’ 행정권을 넘겨받은 한국 정부는 민북 지역에 대한 정책적 이주를 추진했다. 1956년 처음으로 해안면에 정착한 개척민들은 바로 그때 이주한 사람들이었다. 을지전망대에서 굽어본 펀치볼의 모습은 경이롭다. 바닥은 해발 500m대로 푹 꺼졌다. 마치 거대한 원반형 미확인비행물체(UFO)가 앉았던 듯하다. 그 주변으로 1000m가 넘는 고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쌌다. 서쪽은 가칠봉(1242m)과 대우산(1179m), 도솔산(1148m), 대암산(1304m) 등이 막아섰고, 동쪽엔 달산령(807m)과 먼멧재(730m)가 우뚝하다. 북쪽은 휴전선이다. 그 너머로 금강산의 봉우리 일부가 걸개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먼 길 달려 양구까지 온 것도 이 모습 한번 보자는 뜻이었다. 그 노고에 자연은 넘치도록 보상을 해 줬다. 펀치볼 주변엔 이른바 4대 안보 관광지가 있다. 을지전망대와 제4땅굴, 통일관, 양구 전쟁기념관 등이다. 을지전망대는 군사분계선 1㎞ 남쪽의 가칠봉 능선에 있다. 비무장지대 남방 한계선에서 가장 가까운 전망대다. 펀치볼 전체를 조망할 수 있어 안개가 차오르는 겨울철에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다. 제4땅굴은 1990년 3월 양구 동북쪽 26㎞ 지점 비무장지대 안에서 발견됐다. 군사분계선에서 1.2㎞ 떨어졌다. 을지전망대와 제4땅굴은 해안면 통일관에서 신청서를 작성한 후 갈 수 있다. 전쟁기념관은 통일관 바로 옆에 있다. 양구까지 와서 박수근미술관을 둘러보지 않을 수 없다. 양구는 박수근(1914∼1965)이 나고 자란 곳이다. 정림리 생가터에 2002년 박수근미술관이 조성됐다. 미술관을 중심으로 아담한 정원과 숲길이 조성돼 있어 가족 나들이를 하기에도 손색이 없다. 미술관은 언뜻 산성을 연상하게 할 만큼 견고한 외벽을 둘렀다. 바로 옆에는 포스트모더니즘풍의 건물이 함께 서 있다. 상충되는 이미지의 건축물들이 고향의 색감 아래 혼재돼 있다. 미술관에서는 박수근이 그린 그림과 삶의 편린들을 확인할 수 있다. 가족들과의 애틋한 사연, 당대와 불화한 예술인의 쓰디쓴 인생 역정 등을 엿볼 수 있다. 미술관은 박수근의 유품, 습작, 판화, 삽화 등을 상설 전시하는 기념전시실 두 동과 기념품 판매장으로 나뉜다. 미술관 밖은 개울가다. 빨래하는 아낙들의 모습을 소재로 수많은 걸작들을 쏟아낸 현장이다. 박수근 동상은 기념사진 명소다. 원래 가족 사진을 모티브로 제작됐는데, 사진에서는 ‘난닝구’를 입고 있지만, 동상은 와이셔츠를 입고 있는 게 차이다. 박수근 화백 작고 50주년인 올해 양구 박수근미술관에서 다양한 기념 전시회가 마련된다. 별 헤는 겨울밤을 체험하고 싶다면 국토정중앙천문대를 찾으시라. ‘한반도의 배꼽’이라는 양구의 정중앙점 부근에 건설된 천문대다. 천체투영실에서는 의자에 누워 가상의 밤하늘과 우주여행을 떠날 수 있다. ‘우주 이야기’를 담은 공상과학영화, 별자리와 우주에 대한 3D 영상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천문대의 특성상 관람 시작 시간이 늦다. 양구의 여러 명소들을 둘러보고 와도 늦지 않다. 오후 2시부터 관람이 가능하며 대신 밤늦게까지 여유 있게 관람할 수 있다. 글 사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서울에서 46번 국도를 타고 춘천을 지나 양구로 향한다. 양구읍에선 453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면 돌산령 터널을 지나 해안면이다. 옛길은 돌산령터널 직전에 우측 옛길 입구로 올라가야 한다. 한데 옛길로 가면 풍경은 좋지만 겨울에는 제설 작업이 안 돼 위험할 수 있다. 46번 국도 대신 서울춘천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국도보다 다소 빠르게 갈 수 있다. 양구북한관 480-2674. 양구의 명소 두타연은 동절기에 오전 9시~오후 4시까지 출입할 수 있다. 월요일은 쉰다. 이목정안내소 482-8449. 숲 해설가와 함께 ‘펀치볼 둘레길’을 돌아보려면 양구국유림관리소(481-8565)에 예약해야 한다. 박수근미술관(480-2284)은 양구 초입, 국토정중앙천문대(480-2586)는 도촌리에 있다. →맛집:해안면의 정주골(481-6777)은 시래기고등어찜, 산채정식 등을 잘 한다. 시래원(481-4200)은 시래기정식, 시래기닭찜을 내준다. 남면 도촌리에 있다. 광치막국수(481-4095)는 막국수와 돼지고기 편육이 맛있는 집. 양구 읍내의 석장골오골계식당(482-0801)에선 갖은 양념에 잰 오골계를 숯불에 구워 먹는다. →잘 곳:양구 KCP호텔(482-7700)이 가장 추천할 만한 숙소다. 한국관광공사의 베니키아 호텔 체인에 가입돼 있다. 읍내에선 센츄럴모텔(481-2121)이 깔끔한 편. 남면의 광치자연휴양림(482-3115)도 인기다. 해안면 쪽에는 평화펜션(481-5672), 펀치볼민박(481-0878) 등이 있다.
  • [씨줄날줄] 문명 충돌의 시대/구본영 논설고문

    “우리는 쿠아치다.” 프랑스 잡지 ‘샤를리 에브도’의 무슬림 풍자 만평을 실은 터키의 한 신문사 앞에서 성난 군중이 든 종이 팻말이다. 샤를리 에브도 편집장 등을 살해한 테러범 이름이다. 프랑스와 유럽 지도자들이 “우리 모두 샤를리다”라며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반문명적 테러에 공동 전선을 펴자 맞불을 지른 꼴이다. 설마 제2의 십자군 전쟁이 일어날 리는 없을 게다. 21세기 개명된 지구촌에서 말이다. 하지만 샤를리 에브도 테러 여진이 이슬람권과 유럽 내 기독교 문화권과의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긴 하다. 독일에서 유럽의 이슬람화에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들의 시위가 확산일로라는 소식이다. 무슬림 인구 비율이 독일(5%)보다 높은 프랑스(7.5%)에서도 ‘톨레랑스’(관용)라는 미덕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분위기다. 테러의 여파로 ‘이슬람 혐오증’이 절정에 이르면서다.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의 프랑스 영사관 근처에서 벌어진 샤를리 에브도 규탄 집회는 이에 대한 반작용일 게다. 이쯤 되면 서방의 ‘이슬라모포피아’(이슬람 혐오증)는 십자군 전쟁 이래 최고조에 이른 느낌이다. 오죽하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문명의 충돌 양상을 피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겠는가. ‘문명 충돌’은 본래 미국 하버드대 정치학 교수였던 새뮤얼 헌팅턴이 제기한 이론이다. 그는 1996년 펴낸 같은 제목의 저서에서 냉전 종식 이후 국제정치의 가장 심각한 분쟁은 문명 간 충돌 양상이라고 주장했다. 헌팅턴은 문명권을 구분하는 1차 기준은 종교이며, 이에 따라 “이념 갈등이 사라진 자리를 서구 기독교 문명권과 이슬람이나 유교 문명권의 충돌로 대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로 그의 불길한 예언이 현실화한 인상이다. 프랑스의 다른 시사 월간지 ‘플루이드 글라시알’이 최신호에서 때아닌 황화론을 들먹이자 더욱 그런 느낌이 들었다. 유교의 발상지인 중국의 관영 환구시보가 “중국인을 폄하했다”고 발끈하는 등 ‘충돌’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헌팅턴의 문명 충돌론이 탁견이긴 하지만, 일정한 한계를 지닌 것도 사실이다. 지나치게 서구나 기독교 문화권 우월적 시각이라거나 ‘문명’ 이외의 다른 갈등 요인들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는 분명 반문명적 만행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기독교는 평화의 종교이고, 이슬람은 폭력의 종교라는 이분법이 해법이 될 순 없다는 생각이다. 하긴 아브라함을 공동의 조상으로 삼는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가 서로 반목하는 것 자체가 세계 문명사의 아이러니인지도 모른다. 섣불리 다른 문화의 가치를 재단하기에 앞서 조심스럽고 겸허하게 접근하는 것이야말로 문명 충돌을 막는,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의 대안은 될 듯싶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LS그룹] 재계 보기드문 ‘사촌 공동경영’ 전통으로 제2의 도약 노린다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LS그룹] 재계 보기드문 ‘사촌 공동경영’ 전통으로 제2의 도약 노린다

    LS그룹은 경영권을 두고 ‘무혈 전쟁’을 벌이는 재벌가와 달리 훈훈한 회장직 승계 등 사촌 간 공동경영으로 재계의 주목을 받는 기업이다. LG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셋째, 넷째, 다섯째 동생인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이 2003년 LG그룹으로부터 전선과 금속부문을 계열 분리, 독립해 만든 회사다. 3형제는 구태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홍 회장을 그룹 초대 회장으로 하고 사촌들에게 회장직을 계승하게 하는 ‘사촌경영’ 원칙에 뜻을 같이했다. 창립 10주년을 맞은 2012년 11월 구자홍 회장은 그룹 회장직을 맡은 지 10년 만에 고 구평회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사촌 동생인 구자열 회장에게 아낌없이 경영권을 승계하며 ‘사촌 간 공동경영’이라는 전통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구자홍 회장은 당시 이임식에서 “LS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더 역동적이고 능력 있는 경영인이 제2의 도약을 이뤄야 할 때”라며 “구자열 회장이 최적임자로 확신한다”고 치켜세웠다. 구자홍 회장은 현재 그룹 연수원인 LS미래원의 회장직을 맡아 안팎으로 그룹의 경영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LS전선과 LS산전도 사촌지간인 구자엽 회장과 구자균 회장이 나눠 맡고 있다. 재계에서 보기 드문 사촌 간 공동경영은 실적으로 나타났다. 핵심 기술의 국산화, 인수합병(M&A), 글로벌 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2003년 7조 3500억원이던 매출을 10년 만인 2013년 26조 9658억원으로 4배가량 키웠다. 재계그룹 순위도 13위(공기업 제외시)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렇게 내부 화합이 잘 다져진 LS그룹에도 위기는 찾아왔다. 2013년 원전부품 시험조작서 조작 및 담합 사건이 터지면서 비리기업이란 오점을 남긴 게 결정적이었다. 원전비리 여파는 지난해 내내 LS그룹의 발목을 잡았다. 회사의 주력 계열사인 LS전선의 자회사 JS전선은 상장 폐지됐고, 사업 정리 선언으로 매출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취임 첫해부터 악재가 터진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원전비리 문책성 인사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며 2014년을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았다. 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5월 LS-니꼬동제련 공장에서 잇단 사고가 터지고 7월에는 LS전선에 대한 국세청의 세금 폭탄(109억원)이 떨어졌다. 글로벌 건설 경기 침체까지 겹친 LS전선의 매출액은 2011년 6조원에서 2013년 5조원 아래로 급락해 3년 만에 4조원 안팎으로 주저앉았다. LS그룹의 묘책은 오너가 2·3세의 승진 인사에서 시작됐다. 능력이 검증된 차세대 경영후계자들을 대거 중용해 경영관리 역량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일환이었다. LS그룹은 지난 1일 구자균 LS산전 부회장과 구자은 LS전선 사장을 회장과 부회장으로 각각 승진시켰다. 구자균 회장은 초고압 직류 송전 기술의 세계적 경쟁력 확보에, 구자은 부회장은 LS전선의 위기 속에 해저·초전도케이블 등의 핵심사업의 기술력과 해외 수주를 주도했다는 점을 평가받았다. 트랙터, 전자부품 사업을 미래전략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LS엠트론을 사업부문으로 승격시켜 구자은 부회장에게 대표자리를 맡겼다. 구두회 명예회장의 외아들인 구자은 LS엠트론 부회장은 LS-니꼬동제련 전무, LS전선 사장 등을 거쳤다. 사촌 경영이 잘 지켜진다면 차기 LS그룹 회장은 구자은 부회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 재계는 그를 눈여겨보는 분위기다. 구태회 명예회장의 차남인 구자엽 회장은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LS전선과 가온전선 회장을 맡고 있다. 최근 새로운 비전을 담은 ‘LS전선 길(way)’을 발표하며, 단순한 케이블 공급회사가 아닌 엔지니어링과 시공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케이블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이끌고 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지난해 9월 LS미래원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독한 승부 근성과 강한 리더십’을 강조하며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글로벌 선도기업 이상의 변화 주도를 강조했다. LS그룹 전체 연간 세전 이익이 최근 3년간 4000억~5000억원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2009년 이후 그룹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정체돼 있다는 아픈 진단을 대내외에 밝혀 정면 돌파를 선언한 셈이다. 잇단 승진으로 조금씩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 구본규 LS산전 상무(구자엽 LS전선 회장 아들), 구본혁 LS-니꼬동제련 전무(고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 아들), 구동휘 LS산전 부장(구자열 LS그룹 회장 아들) 등 3세들의 활약상도 지켜볼 대목이다. 현재 51개 계열사를 산하에 둔 LS그룹은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해저케이블, 스마트그리드, 초고압직류송전(HVDC), 전기차 전장부품, 해외자원 개발 등 그린 비즈니스를 육성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로는 초전도·초고압 케이블 분야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한 LS전선, 그린카·태양광 등 그린비즈니스 리더 LS산전, 국내 유일·세계 3대 동제련 기업인 LS-니꼬동제련, 트랙터 등 산업기계·부품 글로벌 기업 LS엠트론, 국내 최초 전선회사 가온전선, 에너지 서비스기업 E1과 예스코 등을 두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치킨으로 전투기도 살 수 있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치킨으로 전투기도 살 수 있다

    포클랜드를 두고 영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지난 2일(현지시간) 러시아로부터 12대의 전투폭격기를 임차하기로 합의하면서 현지 언론과 누리꾼들의 화제가 되고 있다. 최신형도 아닌 구식 전투기 12대를 임대하는 것이 현지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아르헨티나가 빌려오는 전투기가 ‘러시아판 F-111’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다양한 정밀유도무기를 운용할 수 있어 포클랜드에 배치된 영국군에게 큰 위협이 된다는 것도 있지만, 거래 방식이 특이했기 때문이었다. -전투기 임대료는 ‘쇠고기’와 ‘밀’ 20세기 초만 하더라도 아르헨티나는 유럽에서 ‘아르헨티나 드림’을 꿈꾸며 이주할 정도로 부유하고 살기 좋은 나라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만화영화 '엄마 찾아 삼만 리'의 원작인 '아페니니 산맥에서 안데스 산맥까지'라는 아동 단편소설 역시 아르헨티나로 일자리를 찾아 떠난 어머니를 찾아 떠나는 이탈리아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었을 만큼 20세기 초 아르헨티나는 강대국이자 희망의 나라였다. 1920년대 세계 대공황의 여파로 줄곧 내리막길을 걷긴 했지만, 넓은 영토와 탄탄한 1차 산업이 유지되고 있었던 아르헨티나의 군사력은 ‘썩어도 준치’였다. 1980년 포클랜드 전쟁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말이다. 아르헨티나는 브라질과 함께 남미의 양대 강국으로 항공모함과 순양함, 중형 잠수함, 당시 기준으로 최신 전투기를 다수 보유한 군사강국이었다. 그러나 포클랜드 전쟁에서 무려 100여 대의 항공기와 8척의 군함을 상실하면서 군사력이 크게 약화되었고, 전쟁 이후 패전에 의한 정치적 혼란과 경제 위기 등으로 인해 20년 가까이 제대로 된 무기 도입을 하지 못해 현재는 육·해·공군을 막론하고 노후 장비만 보유한 나라로 전락했다. 아르헨티나 주변에는 안보를 위협할만한 나라가 없었기 때문에 그동안 노후 전투기나 군함만으로도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는 전투기와 군함이 너무 낡아 부품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신형 무기 도입이 필요해졌다. 설상가상으로 아르헨티나가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포클랜드에 영국이 지난 2008년부터 전투기와 구축함을 증강 배치하면서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 도입이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신형 전투기 도입 사업을 시작했다. 아르헨티나가 가장 먼저 손을 내민 곳은 이스라엘이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스라엘제 크피르(Kfir) 전투기 18대 도입을 추진했고, 지난해 1월 도입이 성사되는 듯 했으나, 협상 타결 직전 영국의 압력으로 협상이 유야무야되면서 전투기 도입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스웨덴과 접촉해 최신형 전투기인 JAS-39E 그리펜(Gripen) NG 전투기 도입을 추진했던 것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 전투기는 전체 부품의 약 28%가 영국에서 생산되고 있었고, 당연히 영국은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아 그리펜 전투기 도입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영국의 집요한 방해공작을 피하기 위해 아르헨티나가 눈을 돌린 곳은 러시아였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10년부터 러시아제 무기 도입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러시아 입장에서는 돈 없는 고객인 아르헨티나 보다는 돈 있는 국가인 영국과의 관계가 더 중요했기 때문에 아르헨티나는 수송헬기 몇 대 도입하는 것 말고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러시아와 서방 국가들의 사이가 급격히 틀어지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러시아와의 무기 도입 협상도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는 러시아에 중고 전투기와 군함을 임대 또는 판매해 줄 것을 요청했고, 러시아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변수는 ‘결제방식’이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해 여름 디폴트를 선언했고, 외환보유고는 바닥을 치고 있으며, 대외 부채가 1320억 달러를 넘는 상태이기 때문에 사실상 무기 대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는 상태였다. 돈은 없어도 무기 도입은 절실했기 때문에 아르헨티나가 러시아에 제시한 결제 방식은 ‘바터 무역(Barter trade)' 즉, 물물교환이었다. 아르헨티나는 돈은 없지만 콩과 밀, 쇠고기 등 농축산물은 풍부한 나라이고, 세계적인 농축산물 수출국이기도 하다. 아르헨티나는 자신들에게 풍부한 밀과 쇠고기로 전투기 임대료를 내겠다고 러시아에 제안했다. 전투기 임대 계약은 스위스와 체코, 스페인 등의 국가가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종종 썼던 방식인데, 계약 기간이 길지 않다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단시간 내에 전력 증강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돈은 없는데 전력공백 문제가 시급한 아르헨티나에게 농축산물과 전투기 물물교환은 매력적인 결제 방식이었다. 러시아는 세계 3위의 밀 수출국이기 때문에 아르헨티나로부터 밀을 수입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으나, 쇠고기는 이야기가 달랐다. 러시아는 과일과 채소류, 육류 등을 매년 400억 달러 이상 수입하는 세계 5위의 농축수산물 수입대국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미국과 캐나다, EU, 호주 등 주요 농축수산물 수출국들이 대러시아 경제제재 조치를 발표하자 이에 격노한 푸틴 대통령이 이들 국가로부터의 농축수산물 수입을 1년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해버리면서 러시아 국내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해 버렸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축수산물의 수입선 다변화를 모색하던 중 돈은 없지만 농축수산물은 풍부해 현물로 대금을 지급하고 무기를 도입하려는 아르헨티나와가 물물거래를 제안해 온 것이었다. 러시아는 입장에서는 도태 장비인 Su-24를 아르헨티나에 빌려 줌으로써 노후 항공기 운용에 필요한 유지비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임대 대금으로 농축산물을 들여와 국내 식료품 가격 안정도 도모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아르헨티나 역시 강력한 정밀유도무기 운용이 가능한 Su-24 도입을 통해 공군력 강화를 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위축되고 있는 국내 축산업계에 활력을 불어 넣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태국도 ‘닭’으로 전투기 구매한 적 있어 물물교환을 통해 전투기를 도입한 사례는 아르헨티나 이외에도 태국이 있다. 사실 ‘먹을 것’으로 전투기 대금을 지급한 원조는 핀란드였다. 핀란드는 지난 1992년 64대의 F/A-18 전투기를 구매하면서 약 30억 달러에 달하는 전투기 구매 대금에 상당하는 절충교역을 요구했고, 이 가운데 일부는 순록고기도 있었다. 여담이지만 순록고기는 스칸디나비아 지역이나 독일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거의 소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팔리지 않았고, 이 때문에 핀란드에 F/A-18 전투기를 판매했던 맥도널 더글러스 공장의 구내식당의 메뉴로 순록고기가 질리도록 올라왔다는 일화도 있다. 그러나 핀란드는 전투기 대금으로 순록고기를 직접 지불했던 것이 아니라 일정 금액의 순록고기의 미국 시장 판매를 요구했던 것이고, 이 물량 일부를 전투기 제작사가 떠안은 것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순록고기로 전투기를 구매했다고 볼 수는 없다. ‘먹을 것’으로 물물교환을 통해 무기를 구매한 대표적 케이스는 태국이다. 동남아시아 지역에는 지난 2000년대 이후부터 중국 위협론이 대두되면서 군비 증강 열풍이 불고 있는데,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인접한 국가들이 전투기와 호위함, 잠수함 등을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경제가 어렵던 태국은 이러한 무기 대량 구매를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하지만 중국의 위협 때문에 군사력 현대화는 절실했고, 우선 노후화된 F-5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한 신형 전투기 도입에 착수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태국은 미국의 F-16, 러시아의 Su-30과 MIG-29, 프랑스의 라팔(Rafale) 등을 후보 기종으로 놓고 신형 전투기 구매를 계획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외환위기를 겪은 지 얼마 되지 않은 태국은 대당 1억 달러에 가까운 고성능 전투기를 구매할 여력이 없었지만, 당장 전투기는 급했기 때문에 지난 2004년부터 ‘닭 물물교환’을 통해 전투기를 구매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세계 4위의 닭 수출국인 태국은 2004년 여름 아시아를 덮친 조류독감으로 인해 닭 수출길이 막히자 “닭을 시장에 팔 수 없다면 물물교환이라도 해서 시장에 진입해야지 언제까지고 닭을 태국에 썩혀둘 수 없다”는 탁신 총리의 강력한 지시에 따라 물물교환 방식으로 무기 도입을 추진했다. 태국이 가장 먼저 물물교환 의사를 타진한 나라는 러시아였다. 태국정부는 Su-30MK 전투기와 MIG-29를 저울질 하다가 인접국인 미얀마와 말레이시아가 MIG-29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MIG-29는 고려 대상에서 제외하고 Su-30MK를 도입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곧 모스크바 주재 대사관을 통해 “닭 25만 톤을 Su-30MK 전투기 6대와 바꾸자”고 제안했으나, 러시아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러시아는 이미 브라질에서 대량으로 닭을 수입하고 있었고, 조류독감이 유행하는 태국에서 닭을 구입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국은 포기하지 않고 미국에게 매달렸다. 2005년 미국 정부에 냉동 닭 8만 톤을 제공하는 대신 F-16 전투기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2006년 봄에 쿠데타가 일어난 직후 미국이 군사정권에 대한 무기 수출을 거부하면서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러시아와 미국에게 퇴짜를 맞은 태국은 프랑스에 닭 - 전투기 물물교환 의사를 타진했으나 애초에 유럽 최대의 닭 생산국 가운데 하나였던 프랑스가 이를 받아들일 리 만무했고, 태국이 마지막으로 눈을 돌린 곳이 스웨덴이었다. 2006년부터 본격화된 협상에서 태국은 냉동 닭고기와 고무, 쌀 등으로 대금을 결제하고 JAS-39C/D 전투기 6대와 Saab 340 조기경보통제기 1대, 각종 미사일 등을 받아오는데 합의하고 2008년과 2010년에 비슷한 조건으로 총 12대의 전투기를 계약하는데 성공했다. 냉동 닭 1마리에 평균 1kg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약 8,000만 마리의 닭이 희생되어 6대의 전투기로 돌아온 것이었다. 이 전투기는 체급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의 FA-50과 비슷하지만, 전체적인 성능은 최신형 F-16에 버금가는 강력한 수준을 자랑하는 기종이기 때문에 태국의 공군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실제로 지난 2011년부터 본격적인 운용에 들어간 태국공군 역시 이 전투기의 성능에 크게 만족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2013년 말부터 6대 추가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그런데 태국은 이번에도 물물교환 방식의 거래를 원하고 있어 스웨덴 정부가 과연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옥당 펴냄) ‘올리버 트위스트’ 저자 찰스 디킨스가 남긴 유일한 역사서. 영국의 국가 성립기부터 현재까지의 과정을 초등학생이 읽어도 좋을 만큼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왕 중심의 연대순 기술이지만 특정 시대·왕조의 조명에 머물지 않고 숲을 보듯 영국사를 조망한 게 특징이다. 종교전쟁 포로의 처형 장면이나 백성 반란과 진압 과정, 친·인척 간 왕위 찬탈 음모, 귀족의 배반 등 시대별 역사의 편린과 고통이 생생하게 묘사됐다. ‘도저히 참아 줄 수 없는 악당’(헨리8세), ‘위대한 군주보다는 살인마나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존재’(리처드1세) 등 왕들에 대한 평가도 일반 인식과는 조금 다르다. 모순 사회에 대한 비판과 가난하고 억압받는 이의 편에 선 시선이 곳곳에 스몄다. 원제는 ‘A Child’s History of England’. 648쪽. 2만 5000원. 생각이 사라지는 사회(이정춘 지음, 청림출판 펴냄) 디지털 미디어로 혼란스러운 한국의 미디어 환경을 정색하고 다뤘다. 대부분의 사람이 실시간 미디어에 노출된 채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위험한 현주소와 그 개선 방향을 짚었다. 속도는 빨라진 반면 여유는 부족해지고 쉽게 연결되지만 관계는 점점 약해져 ‘생각이 사라지는 사회’로 변모한 상황. 디지털 시대의 혁명적 미래를 부인하지 않으면서 ‘방향 잃은 미디어’의 지나친 해악을 설득력 있게 따진다. 휴대전화가 없으면 불안과 두려움을 느낄 만큼 지나친 의존성, 미디어의 무분별한 콘텐츠가 개인·집단에 심어 주는 잘못된 가치관…. 혼란의 주원인들을 지목하면서 미디어 자체의 자정 노력과 대중의 견제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대형 사고가 빈번한 한국 사회에서 미디어가 오히려 불안과 혼란을 가중시키는 현상에도 주목한다. 결국 새로운 미디어에 빠져 있을 게 아니라 그것이 생각·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인지해야 ‘착한 스마트’ 사회로 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440쪽. 2만 4800원. 허위 자백과 오판(리처드 A 레오 지음, 조용환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미란다원칙’은 경찰이 범죄 용의자를 체포, 연행하면서 묵비권 행사나 변호인 선임권을 주지시키는 것이다. 책은 그 미란다원칙 이후의 가려진 실상에 천착해 흥미롭다. 경찰의 허위 자백 유도·강요와 그로 인해 비극적 결말을 낳는 피의자 신문과 형사법 구조의 문제점에 대한 고발이다. 피의자 신문은 과연 진실을 밝히기 위한 건지, 왜 위험을 무릅쓰고 허위 자백을 하게 되는지, 과연 자백을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한 회의적인 해답들이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검찰이 수사·기소권을 독점해 경찰을 지휘감독하는 제도의 근본적 한계나 경찰의 피의자 신문이 외부 검증을 받지 않은 채 비밀리에 진행되는 등의 문제점이 조목조목 들춰진다. 민주화 이후 폭력·억압의 신문이 과학수사로 대체됐다곤 하지만 법원의 오판을 낳는 신문과 허위 자백의 의혹이 적지 않은 우리 실상을 다시 보게 한다. 588쪽. 2만 9000원. 한일 피시로드, 흥남에서 교토까지(다케쿠니 도모야스 지음, 오근영 옮김, 따비 펴냄) 일본인들이 잘 먹지 않는 곰장어(먹장어) 구이가 부산 자갈치시장에선 명물이 된 까닭은? 한국산 갯장어가 일본 교토의 명물 하모 오토시의 최고급 재료로 쓰이는 이유는? 흔히 먹거리로만 여겨지는 생선 이야기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들여다본 독특한 책이다. 일본의 한국 지배와 한국전쟁 등 근현대의 역사적 사건들이 한·일 양국의 수산업 지형도와 풍속을 어떻게 만들고 바꿔 놓았는지, 그리고 지금 그 여파는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개괄한 일종의 생선 교류사. 18세기 어업사부터 근현대사를 관통하며 진행된 양국 생선 교류의 이모저모를 촘촘하게 찾아 엮었다. 저널리스트답게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현장에서 건진 증거들이 펄펄 뛰는 생선처럼 싱싱하다. 어부를 비롯한 수산업 종사자, 관련 학자 등 사람들의 이야기가 읽는 맛을 더한다. ‘물고기는 국적에 상관없이 그저 한 바다를 노닐 뿐’이라는 화해와 소통의 메시지도 담겼다. 368쪽. 1만 8000원.
  • [커버스토리] 그래~ 이 맛이야… 괜찮아, 사실이야

    [커버스토리] 그래~ 이 맛이야… 괜찮아, 사실이야

     경기 광주에 사는 30년차 주부 이익순(54)씨는 평소 음식 맛을 내려고 소고기, 해물 등 다양한 복합 양념이 첨가된 ‘다시다’를 쓴다. 글루탐산나트륨(MSG)만 들어가 있는 미원은 김장할 때만 쓴다고 했다. 이씨는 “몸에 나쁜지 알면서도 음식 맛이 안 나 찌개 등을 끓일 때 어쩔 수 없이 조금씩 쓴다”면서 “MSG가 무해 하다는 이야기를 TV에서 봤지만 계속 뜬소문이나 의혹이 제기되는 걸 보면 안심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감칠맛’을 내는 대표적인 식품첨가물인 MSG는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짠맛, 단맛, 쓴맛, 신맛에 이어 제5의 맛으로 인정받으며 ‘식탁 위의 혁명’으로까지 불렸던 MSG는 도대체 어쩌다 이 같은 ‘주홍글씨’를 새기게 됐을까. ●대상 ‘미원’으로 초보 주부 사로잡아  1908년 일본에서 탄생한 MSG가 우리나라에 건너온 것은 일제 강점기 때 원조 조미료 회사 아지노모토사가 자연스럽게 들어오면서부터다. MSG는 음식 맛을 돋우는 마법의 재료로 통하며 ‘뱀가루’라고 불렸을 정도다. 해방 이후 일제 조미료 수입이 금지되자 6·25전쟁 직후 대성공업사가 ‘미소미’를 생산했지만 별 재미를 못 봤다.  본격적인 MSG 시장을 연 건 대상의 창업주인 임대홍 회장이 일본에서 조미료 생산기술을 배워오면서부터다. 임 회장은 1956년 부산에서 동아화성공업주식회사를 설립하며 ‘신선로표 미원’을 생산했다. 미원은 대성공을 거뒀다. 음식을 준비하는 초보 주부나 음식점에서 미원은 1등 공신으로 자리를 잡았다.  조미료 사업이 대 히트를 이어가자 현재의 CJ제일제당(삼성그룹 분리 전)도 MSG 시장에 뛰어들었다. 제일제당은 원형사를 인수해 1963년 12월 미풍산업주식회사를 차린 뒤 ‘미풍’을 내놨다. 하지만 미풍은 미원의 짝퉁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1세대 MSG의 승리는 미원이 가져갔다.  삼성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이 “세상에 안 되는 것” 세 가지 중 조미료를 꼽으며 안타까워했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던 조미료 시장에 먹구름이 낀 건 1968년 미국의 한 의사가 ‘MSG가 들어간 중화요리’가 가슴 압박감이나 두통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고 주장하면서부터다. 이때 제기된 ‘중화요리증후군’은 이후 MSG와 큰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 났지만 당시 불거진 MSG 유해성 논란은 1993년 말 국내 조미료 시장에 고스란히 옮겨 붙었다. ●1993년 럭키 “인체 유해” 네거티브 광고  불을 지른 건 1993년 12월 ‘맛그린’을 내놓은 럭키(현 LG생활건강)였다. 후발주자였던 럭키는 미원과 다시다를 ‘화학조미료’라고 가르키며, 인체에 유해한 MSG가 다량 햠유돼 있다는 도발적 광고를 냈다. 대상과 제일제당은 발칵 뒤집어졌다. 안전성이 확보된 MSG가 건강에 해로운 것처럼 비쳐졌기 때문이다.  당시 보사부(보건복지부)는 2주 만에 럭키 맛그린에 대해 광고시정명령을 내리고 피해를 입은 미원과 제일제당에 사과하도록 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MSG=화학조미료’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데 보름이란 시간은 충분했다. 사실 ‘맛그린’도 MSG만 뺐을 뿐 핵산이나 합성향 등 다른 첨가물을 여전히 사용해 천연조미료라고 말할 수 있는 제품은 아니었다. 결국 맛그린은 MSG에 대한 불필요한 논란과 혼란만 가중시킨 채 시장에서 사라졌다.  이 여파로 이후 조미료 시장에서 MSG라는 단어는 자취를 감췄다. 식품업체는 너도나도 ‘천연’, ‘자연’임을 강조하는 복합조미료를 생산하기 시작했는데 대표적인 제품은 2007년 출시된 CJ제일제당의 ‘산들애’와 대상의 ‘맛선생’이다. 이 제품들은 MSG 등의 첨가물을 없애고 100% 자연재료로 만들어졌음을 강조하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FAO·WHO “안전하다” 연구 결과 발표  그러는 사이 MSG에 대한 누명은 벗겨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0년과 2012년 ‘MSG는 평생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유엔식량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가 연합한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도 1987년 230여 건의 연구 결과를 검토한 결과 ‘MSG는 건강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 MSG 일일 섭취 허용량을 철폐했다. ●국내선 외면… 세계 시장 매년 2% 성장  국내 소비자들은 MSG를 외면하고 있지만 전 세계 MSG 시장은 매년 2%대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소금보다 나트륨 저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는 등 MSG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MSG 제조업체도 수출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대상에 따르면 국내 매출은 1990년 이후 2013년까지 400억원 증가에 그친 반면, 수출 매출은 같은 기간 2000억원 이상 늘었다. 대상의 최대 수출국은 일본으로, 2013년 MSG 5325t이 일본으로 건너갔다. 매출액으로는 약 101억 458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여전히 MSG를 바라보는 국내 소비자들의 시선은 따갑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MSG가 건강에 나쁘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계속해서 나오는 이유는 효모나 글루타민산 등 조미 소재에 과학적 정보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한번 나쁜 인상이 심어지면 소비자들의 마음을 다시 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기고] 새로운 위기 속에 진화하는 나토/김창범 주벨기에유럽연합 대사

    [기고] 새로운 위기 속에 진화하는 나토/김창범 주벨기에유럽연합 대사

    지난주 영국 웨일스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는 냉전 종식 이래 가장 엄중하고 심각한 회의였다. 우리에겐 낯설지만 나토는 서방세계에서는 안보의 대명사이자, 세계 최대의 군사동맹이다. 냉전 시대에는 구소련에 맞서 서구적 가치를 지키고, 대서양 양안의 미국과 유럽을 하나로 묶은 협력의 상징이기도 했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이래 더 이상 유럽에서 전쟁은 발발하지 않을 것이고, 항구적 평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에 의문을 다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가설은 최근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먹구름과 이라크, 시리아발 위기상황이 유럽 안보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이 이야기한 대로 나토는 새로운 위협과 위기에 직면하여, 결정적인 분기점에 놓여 있다. 이러한 위기감 속에 이번 정상회의는 이례적으로 중요한 결정들을 채택하게 됐다. 우선 정상들은 집단 방위를 강화하기 위한 행동계획을 마련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여파로 안보위협을 느끼는 나토 회원국을 보호하기 위해 발틱 3국 등 동유럽국가와 육·해·공군의 상시 순환 근무, 병력과 장비의 사전배치, 불시소집훈련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수천명에 달하는 ‘긴급 출동 연합군’을 창설하고, 유사시 즉각 파병토록 했다. 또한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이라크에서 소위 ‘이슬람 국가(IS)‘를 격멸하기 위한 다국적 연합체’를 출범시키기로 하였다. 더 이상 국제사회가 IS의 위협을 좌시하지 않고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13년에 걸친 아프가니스탄 합동 군사작전을 사실상 종료하고 내년부터 아프간 군 지원과 훈련, 교육임무로 이양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음을 선언했다. 이와 함께 한국, 호주, 일본 등 24개 주요국들과 정치·군사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파트너십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은 무엇일까. 첫째, 군사동맹의 가치에 대한 재발견이다. 위기의 순간에 나토가 집단 안보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둘째,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이 전 세계 안보지형을 뒤바꾸어 놓았듯이 우크라이나와 이라크 등에서의 위기 상황은 범지구적인 차원에서 전략적 환경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위협과 위험은 새로운 대응을 필요로 한다. 아시아 중시정책을 표방한 오바마 정부로서는 대서양 양안의 안보강화도 병행해 나가야 하는 이중의 부담을 안게 됐다. 셋째, 나토는 글로벌 안보협력체로 거듭나고 있다. 이에 따라 중동부 유럽은 물론, 중동과 아시아지역 파트너 국가들과의 연대를 더욱 강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1949년 집단안보체제로 출범했던 나토가 65년이 지난 지금 다시 그 존재의 이유를 찾고 있다. 도전에 대한 응전으로 역사는 진화한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나토의 응전이 어떠한 역사의 변화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 전시 ‘신속기동軍’ 편성… 北 진입해 민사작전·WMD 제거

    전시 ‘신속기동軍’ 편성… 北 진입해 민사작전·WMD 제거

    한·미 군 당국이 전시에 공동작전을 펼칠 연합사단을 편성하기로 4일 합의한 것은 2016년 말로 예정된 미 2사단의 평택 이전에 따른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유사시 북한에 진입할 신속기동군 형태의 연합부대를 편성함에 따라 북한을 자극할 우려와 함께 한·미 군사 일체화 논란에 따른 주변국의 반발 가능성도 있다. 한·미연합사단 창설 계획은 2012년 초 당시 김상기 육군참모총장(대장)이 존 D 존슨 미 8군사령관(중장)에게 의사를 타진하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당시 김 총장은 주한미군 이전계획에 따라 평택으로 옮겨야 하는 미 2사단을 경기 북부 지역에 잔류시키자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도 지난해 11월 “연합사단에 대한 검토가 초기 단계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군 고위 관계자 역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제거 능력을 신속히 획득하기 위해 연합사단이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양국은 기존 미 2사단 주둔지 주민들의 반발 등을 고려해 당초 계획대로 미 2사단을 2016년까지 모두 한강 이남인 평택으로 이전한 상태에서 연합사단을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이라크·아프간 전쟁의 여파와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등의 발호로 한반도 유사시 대규모 지상군 파견이 어려울 경우에 대비해 한국 육군 기계화여단과의 공동작전이 매력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라크 전쟁 이전까지 1만 6000명 선이던 주한미군 2사단 병력은 주요 전투부대가 미국으로 차출됨에 따라 현재 1개 주요 기계화 전투여단과 포병여단, 항공여단 등 1만명 안팎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 기계화여단(1500~2000명 규모)이 편성되면서 전차와 장갑차를 보강하게 된다. 2사단 포병여단은 다연장로켓포(MLRS)와 전술지대지미사일(ATACMS)을 보유해 전쟁 초기 북한의 장사정포를 공격할 수 있고 자체 화학부대를 보유하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전시에 북한 지역에 진입해 민사작전을 펼치고 WMD를 제거할 특수임무도 수행하는 방향으로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이라크 전쟁 이후 미국 본토로 병력을 많이 빼 반쪽짜리 군대가 된 미 2사단에 한국군 여단을 편성시켜 완벽한 기동부대로 만든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사단의 사단장은 미 2사단장(미군 소장)이 ‘연합사단장’이라는 형태로 겸직하고, 부사단장은 한국군 준장이 맡게 된다. 30여명의 참모 요원은 한국군과 미군이 동등하게 편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전시작전통제권이 우리에게 돌아오게 되면 한·미 양국은 한미연합사를 대신해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맡고 미군 대장이 부사령관을 맡는 연합전구사령부를 창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한·미연합사단이 편성되면 전략적 수준을 넘어 전술적 차원에서 한·미가 긴밀히 협력하게 돼 한·미 간 군사 일체화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이는 미국 미사일방어(MD) 요격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놓고 우리 정부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는 중국 등의 반발을 부를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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