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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개방 확대…패권 추구 않겠다”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으로 대륙의 문을 열어젖힌 지 40년 만에 이룬 성과는 ‘공산당의 지도력 덕’이었다고 자화자찬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이뤄진 개혁개방 40주년 경축 연설에서 “개혁개방 40년은 중국 공산당의 지도력이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근본임을 보여줬다”며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을 위해 개방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무역전쟁 중인 미국을 비롯해 서방이 기대했던 개혁개방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이나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미국의 강력한 견제를 받고 있는 미래 산업 정책에 대한 대략적인 수정 계획도 없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개혁개방 40년 성과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 한다는 일부 비판을 의식한 듯 개혁개방 창시자 덩샤오핑(鄧小平)의 발언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개혁을 하지 않으면 사회주의가 파괴될 것”, “빈곤은 사회주의가 아니다”와 같은 덩의 발언을 소개하며 중국이 1966~1976년 진행된 사회주의 운동인 문화대혁명으로 붕괴 직전에서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결국 세계 1위와 2위 강대국의 패권 경쟁임을 의식해 “중국의 발전은 어느 국가에도 위협이 되지 않으며 중국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결코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국은 세계 발전에 기여한 공헌자이자 국제 질서를 지키는 수호자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사사건건] 윤장현에 미끼 던진 전과 6범… ‘공천·노무현·혼외자’로 대어 낚았다

    [사사건건] 윤장현에 미끼 던진 전과 6범… ‘공천·노무현·혼외자’로 대어 낚았다

    윤장현(69) 전 광주시장이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40대 사기범에게 4억 5000만원을 뜯겼다. 그는 당초 피해자로 여겨졌으나 피의자로 신분이 바뀐 뒤 재판을 받아야 할 처지로 전락했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광주지검 공안부(부장 이희동)는 지난 13일 윤 전 시장에 대해 공천을 기대하며 돈을 보낸 것으로 보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초기 단계부터 “짜 맞추기 수사”라며 반발했던 윤 전 시장 측과 검찰 간 법정 공방이 예고된다. 이 사건이 단순한 사기로 밝혀질지, 윤 전 시장이 사기범에게 건넨 거액의 돈이 6·13 지방선거 공천을 염두에 둔 대가성 성격으로 결론 날지는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사기범에게 놀아난 윤 전 시장은 언론 등을 통해 “지혜롭지 못한 판단으로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며 여러 번 머리를 조아렸다. 하지만 윤 전 시장이 송금한 돈이 사기범의 ‘공천’을 시사한 듯한 발언에 ‘미필적 고의’ 형태로 공감했고, 그 대가로 빌려줬다는 객관적 증거가 나올 경우 실정법의 처벌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윤 전 시장이 연루된 희대의 사기 사건의 전말을 짚어 본다. ●감쪽같이 속은 윤장현 전 시장 윤 전 시장은 시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해 12월 21일 한 통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권양숙입니다. 잘 지내시지요. 딸이 비즈니스 문제로 곤란한 일이 생겼습니다. 5억원만 빌려주시면 곧 갚겠습니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이미 구속된 사기범 김모(49·여·전과 6범)씨가 지역의 유력 인사들에게 무작위로 날린 ‘낚시용 미끼’였다. 윤 전 시장을 제외한 사람들은 ‘보이스피싱’ 정도로 생각하고 대응하지 않았다. 시민단체 활동 시절부터 다른 사람을 자주 도왔고, 감성적인 성품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윤 전 시장은 그런 메시지에 깜짝 놀랐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던 윤 전 시장은 이튿날인 22일 문자를 보낸 당사자와 전화통화를 했다. 김씨는 경상도 사투리를 써 가며 자신이 권양숙 여사인 것처럼 속였다. 김씨는 개인사나 정치활동 얘기 등으로 말을 꺼내며 “곧 돌려줄 테니 5억원만 빌려주세요. 나중에 힘이 돼 드리겠다”고 말했다. 윤 전 시장은 김씨의 말을 그대로 믿고 같은 달 26일 은행에서 2억원을 대출받아 송금했다. 사흘 뒤인 29일엔 지인에게 1억원을 더 빌려 비서를 통해 보냈다. 올 1월 5일엔 1억원을 추가로 대출받아 김씨에게 송금했다. 마지막 1월 31일엔 5000만원을 또 대출받아 보냈다. 한 달 새 모두 4차례에 걸쳐 4억 5000만원을 김씨가 알려준 김씨의 어머니 은행 계좌로 송금했다. ●김씨는 지능적인 정치관련 사기범 광주에서 휴대전화 판매업을 해 온 김씨는 여러 대의 전화를 번갈아 사용하며 ‘1인 2역‘을 하면서 윤 전 시장을 감쪽같이 속였다. 김씨는 윤 전 시장과 지난 10월 초까지 280여 차례의 전화 통화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1월 초엔 “어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전화해 광주 윤 시장 힘써 달라 했다. 시정에만 힘쓰세요”란 메시지를 보냈다. 18일엔 “시장님 재임하셔야겠죠. 이용섭(현재 광주시장으로 당시 유력한 민주당 시장 출마 예정자)과 통화해 제가 주저앉혔다”고 말했다. 김씨는 윤 전 시장이 돈을 송금한 이후에도 여러 차례 “당 대표에게 신경 쓰라고 당부했다. 이제 곧 경선이 다가온다. 전쟁이 시작될 거다”며 후보 공천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 갔다. 사기범 김씨는 윤 전 시장이 이를 눈치채지 못하자 더욱 대담해졌다. 윤 전 시장이 2억원을 첫 송금한 지난해 12월 26일 이후엔 시장실을 직접 찾아갔다. 앞서 권양숙 여사로 위장한 김씨는 “내가 자주 전화하기 어렵다. 광주에 내 ‘메신저’ 김XX가 있다. 사실 노 전 대통령의 혼외자를 기르고 있는 위탁모이기도 하다. 그쪽과 얘기하시면 된다”며 또 다른 자신을 ‘셀프 위탁모’로 소개한 뒤였다. 김씨는 이처럼 ‘1인 다역‘을 하며 올 1월 윤 전 시장을 상대로 자신의 아들(28)과 딸(30)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혼외자로 속여 취업을 부탁했다. 윤 전 시장은 3월쯤 김씨의 자녀가 각각 김대중컨벤션센터와 모 사립중의 기간제 교사로 취업하도록 도왔다. 이 과정에서 “조직관리 자금이 없어 힘들다. 이번 생신 때 (문재인) 대통령을 조우해 말씀드렸다”며 공천을 암시하는 듯한 ‘립 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윤 전 시장은 이후에도 위탁모를 자처한 김씨를 수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시장은 “혼외자 얘기를 듣고 부들부들 떨렸다. 이대로 두면 전국이 또 한 번 발칵 뒤집힐 것이란 생각에 판단력이 흐려졌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김씨는 또 지난 7~9월 지역의 유력인사 4명에게 비슷한 수법으로 접근했다.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뒤 “5억원을 빌려주면 곧 갚겠다. 향후 정치활동에 도움주겠다”고 했으나 당사자들이 송금하지 않아 미수에 그쳤던 사실이 수사결과 드러났다. ●검찰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 논란 김씨의 이 같은 사기 행각이 이어지면서 지난 9월 말~10월 초쯤 이와 관련한 각종 루머가 시중에 떠돌았다. 윤 전 시장이 보이스피싱으로 거액을 뜯겼다는 소문도 가세했다. 윤 전 시장 역시 이즈음에야 자신이 사기당한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는 당시 이 사건을 가슴에 묻어둘지, 수사 의뢰할지를 두고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는 별도로 전남경찰청은 이런 ‘첩보’에 대한 내사에 들어갔다. 당시 지역의 한 인사가 노무현재단 측에 “권 여사에 대해 광주에서 여러 말이 나온다”고 알렸고, 재단 측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수사기관에 빨리 신고하라”고 답변하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김씨를 특정해 계좌 추적과 통화내역 분석을 했다. 김씨가 송금받은 계좌에서 ‘윤장현’이란 이름도 발견됐다. 경찰은 김씨가 지방선거 공천을 앞두고 유력인사를 사칭해 자치단체장 후보군을 상대로 돈을 가로챘거나 가로채려 한 사건으로 규정했다. 이 같은 김씨의 구체적 사기행각을 확인한 뒤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지난 7일 김씨에 대해 사기와 사기 미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김씨는 자신을 휴대전화 판매업자라고 주장했지만 광주·전남 선거판에서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전문 선거꾼’으로 알려졌다. 윤 전 시장에게 공천을 암시하는 듯한 정치적인 얘기로 접근한 것도 이런 이력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또 사기 피해를 당한 윤 전 시장도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윤 전 시장이 김씨에게 송금한 것이 6·13 지방선거 당내 공천을 앞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윤 전 시장이 송금 이후에도 김씨와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주고받은 통화내역 등을 관련법 위반 근거로 보고 있다. 윤 전 시장은 지난 4월 4일 출마 포기 선언 이후 김씨에게 “빌려간 돈을 돌려달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사기범을 실제 권양숙 여사로 믿고, 공천 도움을 받으려는 생각으로 거액을 보냈지 않았느냐”고 추궁했다. 윤 전 시장 측은 “생활비 등 경제적 부분에 대한 걱정을 얘기했지, 공천이 무산됐기 때문에 돌려달라고 한 취지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윤 전 시장은 또 김씨에게 송금한 돈을 은밀히 전달하지 않고, 본인 명의로 대출받아 계좌이체한 점 등을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당후보 추천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해서는 안 된다는 공직선거법 제47조 2항을 적용했다”며 “윤 전 시장이 사기범에 속았는지는 중요치 않다”고 말했다. 검찰은 사기범의 자녀 취업 청탁에 개입한 윤 전 시장 등 6명에 대해서는 별도로 직권남용혐의 등을 적용해 계속 수사하기로 했다. 또 윤 전 시장이 사기범에게 송금할 때 차용증과 이자를 받았는지, 지인에게 1억원을 빌릴 때 역시 차용증과 이자 지급을 했는지도 살피고 있다. 검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가리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피의자인 윤 전 시장과 검찰 사이의 진실공방은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산이, ‘기레기레기’ 발표… 성별 갈등 부추기는 언론 향해 독설

    산이, ‘기레기레기’ 발표… 성별 갈등 부추기는 언론 향해 독설

    래퍼 산이(33·본명 정산)가 왜곡 보도를 일삼고 혐오를 조장하는 기사를 쓰는 일부 기자들을 겨냥한 신곡 ‘기레기레기’를 발표했다. 11일 정오 산이는 전날 예고한 대로 각종 음원 사이트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기레기레기’를 공개했다. 산이는 ‘기레기레기’에서 자신의 페미니즘 논란 등과 관련해 언론에 쌓인 분노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페이크 뉴스나 가십거리 짜라짜리시 갈겨 쓰지/ 그러니까 니가 이런 소릴 듣는 거야’, ‘치우치우친 언론이 혐오조장 업어 키웠키웠지/ 펜은 칼보다 강하지만 거짓 잉크 묻은 펜을 랩으로 싹 갈겨버려’ 등 가사를 통해 일부 언론의 자격 미달 행태를 꼬집었다. ‘기획사 대표가 접대 술 사멕이며/ 기자님 우리 애들 나오면 (잘 부탁해요)/ 니가 뭐라도 된 거 같지 과연/ 내가 보기엔 끼리끼리 뭉쳐 붙어 서로 빨아주는 모습/ 영락 영화 지네인간 4편 이게 현실이지’ 등 수위 높은 랩으로 직설적인 비판을 내뱉기도 했다. 아울러 성평등에 대한 바람과 갈수록 격화되는 우리 사회의 성별 갈등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원했던 건 성평등 근데 현재 우린 젠더 전쟁 중’이라며 현실을 비판했다. 또 ‘지극지극히 성혐오집단 메갈 일베/ 그리고 뒤에서 부추기는 기레기’라고 노래를 끝맺으면서 극단적 혐오 세력과 성대결 구도로 몰고가는 기자들을 함께 비판했다. 산이는 지난 10일 유튜브에 올린 ‘2018 기레기 AWARDS’ 영상을 올렸다. 산이는 ‘여혐 산이 잘나가던 래퍼의 추락(feat. 힙찔이)’, ‘래퍼 산이 공연 중 여성 혐오 발언 쏟아내 논란 자초’ 등 자신에게 ‘여혐 프레임’을 씌우고 감정적이고 자극적으로 쓴 기사 제목들을 읽으면서 답답함을 호소했다. 산이는 “말도 안 되는 가짜 기사들이 이렇게 많다”며 “‘산이 실수 하나만 해라. 매장시켜버릴 테니까’(라는 것 같다).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산이는 지난달 16일 ‘이수역 폭행 사건’ 관련 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페미니즘 관련 논란의 중심에 섰다. ‘페미니스트’, ‘6.9cm’ 등을 연이어 발표하고 메갈·워마드 등 극단적 페미니즘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산이의 이런 행보는 일부 사람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급기야 지난 2일 열린 ‘브랜뉴이어 2018’ 콘서트에서는 일부 관객들이 산이에게 야유를 보내고 ‘죽은이 산하다 추이야’(‘산이야 추하다’라는 뜻)라는 비하 표현이 적힌 인형을 무대 위로 던지는 일이 벌어졌다. 산이는 무대 위에서 랩과 말로 그런 관객들을 향해 “메갈·워마드는 사회악”이라며 응수했다. 이 일로 전 소속사인 브랜뉴뮤직은 관객에게 사과했고 뒤이어 산이와의 전속 계약 종료로 이어졌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왕자 타령하던 공주는 없다…유리구두 깨뜨려 맞서 싸운다

    [글로벌 인사이트] 왕자 타령하던 공주는 없다…유리구두 깨뜨려 맞서 싸운다

    ‘아름다운 공주와 백마 탄 왕자는 나쁜 마녀를 물리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아이들에게 디즈니 동화를 읽어 줄 때면 맞닥뜨리는 익숙한 결말이다. 하지만 딸을 둔 부모들은 “언제까지 왕자 타령인가”라며 자못 한숨을 내쉬는 순간도 있다.지난 반세기 이상 ‘공주 이미지’의 교과서로 자리잡아 온 디즈니 왕국의 역대 공주들이 가히 마블 어벤져스 같은 히어로로 변신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지난달 21일 북미에서 개봉한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먹왕 랄프2: 인터넷 속으로’에 백설공주, 신데렐라, 라푼젤, 에리얼, 포카혼타스, 티아나 등 대표 프랜차이즈 공주 14명의 캐릭터들이 카메오로 등장해 축제 분위기라고 전했다. ‘주먹왕 랄프2’는 북미 박스오피스 2주 연속 1위에 올랐고 10일 현재 전 세계 2억 1600만 달러(약 2200억원)의 흥행 수익을 거뒀다. 한국에서는 내년 1월 3일 개봉한다. ‘주먹왕 랄프2’에는 ‘겨울왕국’(2013)의 엘사와 안나, ‘모아나’(2016)의 모아나 등 확고부동한 팬덤을 과시하는 신세대 ‘디즈니 프린세스’ 캐릭터도 등장한다. 이 작품이 화제가 된 이유는 역대 디즈니 공주 14명이 모두 출연한 전례 없는 물량 공세뿐 아니라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해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토르 등의 마블 히어로 연합인 ‘어벤져스’ 같은 영웅적 활약을 하기 때문이다. WSJ는 “(‘주먹왕 랄프2’에서) 디즈니 공주들의 파격은 시대의 변화를 좇는 새로운 시도”라고 평했다. ‘주먹왕 랄프2’에서 공주들은 연약하지 않으며 왕자가 없어도 각자 침입자에게 맞서 싸울 줄 안다. 신데렐라는 트레이드 마크인 유리구두를 깨고 메리다는 활을 겨누고 모아나는 나무 노를 휘두른다. 잘록한 허리 라인이 강조된 코르셋 같은 드레스를 벗어던지고 트레이닝복이나 청바지, 민소매 티를 입은 공주들도 인상적이다.제작사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의 ‘셀프 디스’ 장면도 유쾌하다. 이 영화 여주인공인 바넬로피가 자신도 공주라고 소개하자, 디즈니 공주들이 “마법의 머리카락이 있니?”(라푼젤), “마법의 손은?”(엘사), “독사과는 먹어 봤어?”(백설공주) 등 자격 검증을 위한 질문들을 쏟아낸다. 압권은 “사람들이 강한 남자가 나타난 것만으로 너의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니?”라는 공주들의 단체 질문에 바넬로피가 “맞아요”라고 답하는 대목이다. 그 순간 공주들은 다 함께 “(얘) 공주 맞네”라고 해맑은 목소리로 외친다. 1937년 세계 첫 장편 애니메이션인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이후 공주 브랜드는 디즈니의 대표 장르가 됐다. 긴 머리와 아름다운 얼굴, 착한 마음씨의 여성성이 강조된 비주얼, 예외 없는 권선징악의 해피엔딩 플롯, 잘생긴 왕자라는 조력자와의 결혼이 지상 목표가 되는 서사 구조는 디즈니의 오랜 흥행코드였다. 공주들은 전형적이었고 남성 우월적인 상황에도 순응적이었다. 이 같은 공주 캐릭터의 변화를 시도한 대표적 작품이 인디언을 주인공으로 발탁한 ‘포카혼타스’(1995)다. 구릿빛 피부와 흑갈색 눈을 가진 포카혼타스는 인디언 추장의 딸이지만 백인 남성과의 자유로운 연애관을 드러낸다. 그럼에도 ‘로맨스=행복’이라는 기존 플롯에는 큰 변화가 없다.또 다른 유색인종 캐릭터인 ‘뮬란’(1998)은 공주 캐릭터의 진화를 예고한 작품으로 꼽힌다. 뮬란은 디즈니 공주 중 처음으로 전쟁에서 조국을 구하는 영웅성이 두드러진다. 최근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도 이 같은 경향성은 이어진다.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의 8배가 넘는 12억 7400만 달러의 역대급 흥행을 기록한 ‘겨울왕국’의 엘사와 6억 400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둔 ‘모아나’가 디즈니 공주 캐릭터의 전환점이 됐다. 고색창연한 왕자와의 로맨스가 사라지는 대신 모험을 통해 소녀에서 강하고 독립적인 여성으로 커가는 성장담으로 바뀐다. 영국 배우 키라 나이틀리는 지난달 1일 한 시사회 기자회견에서 한 소신 발언으로 시선을 모았다. 그녀는 자신의 세 살 딸에게 디즈니 애니메이션 신데렐라와 인어공주를 보여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딸에게 결코 훌륭한 ‘롤 모델’이 아니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나이틀리는 “엘사라면 인어공주(에리얼)에게 ‘고작 남자(왕자) 하나 때문에 너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포기하고 물거품이 되고 싶어?’라고 따지지 않겠느냐”며 “그런 상황이 정말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녀는 “엘사는 방금 만난 남자(왕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한다는 동생 안나에게 ‘절대 안 돼’라고 단호하게 말한다”면서 “‘겨울왕국’을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나의 결정에 대해 똑같이 불편함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디즈니의 차세대 공주 캐릭터인 엘사와 모아나는 사랑만으로 현실이 바뀔 수 없다는 걸 분명히 알고 있는 지혜를 갖고 있다. 둘 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적 능력과 행동력을 드러내며 ‘내 자신은 내가 구원한다’는 의지를 뚜렷이 발산한다. 이는 지난 반세기 넘게 여성을 부수적이고 순종적인 인형 같은 존재로 그려 온 디즈니 왕국의 변화를 방증한다. ‘주먹왕 랄프2’의 바넬로피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 세라 실버먼은 최근 라디오 토크쇼에서 “디즈니 공주들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점점 진화하고 있고 우리의 현실 세계를 거울처럼 비추는 인물로 성장 중”이라고 말했다. 여성 캐릭터의 진화는 디즈니 마블에서도 시도된다. 내년 3월 전 세계 개봉 예정작인 ‘캡틴 마블’은 마블 세계관 가운데 여성 히어로를 원톱으로 만든 첫 영화다. 아울러 내년 연말 개봉 예정인 ‘겨울왕국2’도 엘사와 안나의 당찬 변화가 기대된다. 디즈니 공주들이 동심 콘텐츠에서 머물지 않고 동시대의 정치·사회·문화와 호응한다는 시선도 있다. 1930년대 이후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 초기 캐릭터는 아름다운 외모와 여성성이 획일적으로 강조됐고, 남성의 소유물처럼 비쳐지는 ‘안티 페미니즘’ 성격이 짙었다. 미 여성계는 1920년 여성들에 대한 참정권 인정에도 성 차별과 가부장적 질서가 견고했던 당대 남성 중심 사회가 반영된 것이라고 지적해 왔다.디즈니의 르네상스기로 꼽히는 1990년대 포카혼타스, 뮬란, ‘미녀와 야수’의 벨 등 각자 개성이 뚜렷한 입체적인 공주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인종·문화적 배경도 다채로워졌다. 디즈니는 2000년대에 별다른 성공작이 없는 암흑기를 보냈다.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른 드림웍스의 ‘슈렉’ 시리즈의 승승장구를 지켜보는 ‘잃어버린 10년’이었다. 디즈니가 절치부심 끝에 내놓은 독보적 작품이 ‘겨울왕국’이다. 엘사와 안나 자매를 주인공으로, 남성을 조연으로 극의 전통적 비중도 바뀌었다. 폴리네시아 신화를 모티브로 한 ‘모아나’는 여성 영웅의 이미지를 창조했다. 특히 ‘겨울왕국’(엘사와 안나)과 ‘모아나’(모아나와 할머니)는 공통적으로 여성 캐릭터들이 연대해 자신과 세계를 구원한다. 동화와 현실은 정치·경제·사회적 변화와 함께 간다. 여성의 목소리와 사회적 역할이 커지면서 디즈니 공주들도 강하고 활동적이며 영웅적인 캐릭터로 바뀌어 가는 것이다. 주먹왕 랄프의 목소리 역을 연기한 존 C 라일리는 최근 인터뷰에서 “디즈니는 오랜 기간 여성(공주)들에 대한 수많은 고정관념을 만들어 온 데 대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며 “‘주먹왕 랄프2’를 통해 디즈니 공주들의 편견이 깨지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윤장현 전 광주시장 속인 희대의 사기꾼은 마치 권양숙 여사처럼 행동했다.

    “시장님 꼭 재임하셔야 겠지요. 당 대표에게도 신경쓰라 했습니다. 제가 힘이 돼 드리겠습니다” 권양숙 여사를 사칭해 윤 장현 전 광주시장으로부터 4억5000만원을 뜯어낸 김모(49·여) 씨는 자신이 마치 지방선거 공천권이라도 쥐고 있는 것처럼 윤 전 시장을 속였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광주지검은 10일 윤장현 전 시장을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윤 전 시장과 사기범 김씨가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와 통화 내용 등을 공개했다. 이 내용에 따르면 김씨가 처음 윤 전 시장에게 자신을 권양숙 여사라고 소개한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은 지난해 12월 21일. 김씨는 다음날인 22일 윤 전 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권양숙입니다.딸 문제로 돈이 필요합니다. 나중에 돌려드릴테니 5억원만 빌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속은 윤 전 시장은 김씨에게 1월말까지 4차례에 걸쳐 4억5000만원을 송금했다. 김씨는 윤 시장이 속아 넘어가자 더욱 대담하게 청치나 공천 등의 얘기를 이어갔다. 올 1월 초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어제 당대표한테도 광주의 윤장현 시장을 신경쓰라고 얘기 했으니 힘내고 시정에 임하세요”. 같은달 18일엔 “시장님 재임하셔야겠죠. 이용섭(현재의 시장)과 통화했는데 제가 만류를 했고, 알아 들은 거 같다. 좀만 기다려보자”며 문자를 보내는 등 마치 자신이 공천에 깊숙히 개입하고 있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윤 전시장이 돈을 보낸 즈음에는 “이제 곧 경선이 다가온다. 전쟁이 시작될거다.이용섭을 만류해 주저 앉혔다”는 내용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이처럼 수십차례의 휴대폰 메시지를 통해 마치 윤장현 시장의 6·13지방선거 공천에 도움을 줄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 결국 윤 전시장으로부터 4억5000만원을 뜯어 냈다. 김씨는 이런 사기행각이 성공하자 더욱 통이 커졌다.지난 7월~9월 광주전남지역 유력 정치인 4명에게 접근했다.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김씨는 주로 “해외교포 유권자를 관리할 자금이 필요하니 5억원을 빌려주면 4년 내에 갚겠다.향후 정치활동에 도움을 주겠다”며 송금을 요구했으나 모두 거절하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 그는 또 자신의 말에 속아준 윤 전 시장을 타깃으로 자녀 취업 청탁에 나선다. 지난 1월 자신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혼외자를 키우는 대리모라고 소개한 뒤 시장실을 찾아 자녀들의 취업을 부탁했다. “1인 2역’을 하며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그는 “권여사가 보내서 왔다”고 윤 전 시장을 속인 뒤 자녀 취업을 청탁했다. 검찰 조사 결과 김씨는 휴대포 대리점에서 일한 경력이 있고, 자신이 사용 중인 휴대폰이 3개 이상이라고 밝혔다. 윤 전 시장은 김씨의 아들과 딸을 각각 시 산하 공기업과 모 사립학교에 취업을 청탁했다가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윤 전 시장은 최근 ‘노무현의 핏줄이란 말에 눈이 멀었다. 광주에 있으니 챙겨 달라는 부탁에 가능한 범위에서 도움을 주겠다고 생각했었다’고 지인 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시장은 지난 10월까지도 김씨와 문자를 주고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기범의 ‘완벽한 연기’에 속아 넘어갔다. 김씨는 윤 전 시장으로부터 뜯어낸 4억5000만원은 자신의 어머니 계좌로 입금 받은 뒤 차량·집 구입비와 자녀 결혼 자금 등으로 사용했다. 검찰은 김씨에게 속은 윤 전 시장이 2018년 6·13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돈을 보낸 경위와 송금된 금액의 성격, 돈의 출처, 공천 관련성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윤 전 시장은 이에 대해 “공천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면 은행계좌를 이용했겠느냐”며 “완벽한 사기 시건에 걸린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윤장현 전 광주시장 속인 희대의 사기꾼은 마치 권양숙 여사처럼 행동했다.

    “시장님 꼭 재임하셔야 겠지요. 당 대표에게도 신경쓰라 했습니다. 제가 힘이 돼 드리겠습니다” 권양숙 여사를 사칭해 윤 장현 전 광주시장으로부터 4억5000만원을 뜯어낸 김모(49·여) 씨는 자신이 마치 지방선거 공천권이라도 쥐고 있는 것처럼 윤 전 시장을 속였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광주지검은 10일 윤장현 전 시장을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윤 전 시장과 사기범 김씨가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와 통화 내용 등을 공개했다. 이 내용에 따르면 김씨가 처음 윤 전 시장에게 자신을 권양숙 여사라고 소개한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은 지난해 12월 21일. 김씨는 다음날인 22일 윤 전 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권양숙입니다.딸 문제로 돈이 필요합니다. 나중에 돌려드릴테니 5억원만 빌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속은 윤 전 시장은 김씨에게 1월말까지 4차례에 걸쳐 4억5000만원을 송금했다. 김씨는 윤 시장이 속아 넘어가자 더욱 대담하게 청치나 공천 등의 얘기를 이어갔다. 올 1월 초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어제 당대표한테도 광주의 윤장현 시장을 신경쓰라고 얘기 했으니 힘내고 시정에 임하세요”. 같은달 18일엔 “시장님 재임하셔야겠죠. 이용섭(현재의 시장)과 통화했는데 제가 만류를 했고, 알아 들은 거 같다. 좀만 기다려보자”며 문자를 보내는 등 마치 자신이 공천에 깊숙히 개입하고 있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윤 전시장이 돈을 보낸 즈음에는 “이제 곧 경선이 다가온다. 전쟁이 시작될거다.이용섭을 만류해 주저 앉혔다”는 내용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이처럼 수십차례의 휴대폰 메시지를 통해 마치 윤장현 시장의 6·13지방선거 공천에 도움을 줄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 결국 윤 전시장으로부터 4억5000만원을 뜯어 냈다. 김씨는 이런 사기행각이 성공하자 더욱 통이 커졌다.지난 7월~9월 광주전남지역 유력 정치인 4명에게 접근했다.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김씨는 주로 “해외교포 유권자를 관리할 자금이 필요하니 5억원을 빌려주면 4년 내에 갚겠다.향후 정치활동에 도움을 주겠다”며 송금을 요구했으나 모두 거절하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 그는 또 자신의 말에 속아준 윤 전 시장을 타깃으로 자녀 취업 청탁에 나선다. 지난 1월 자신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혼외자를 키우는 대리모라고 소개한 뒤 시장실을 찾아 자녀들의 취업을 부탁했다. “1인 2역’을 하며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그는 “권여사가 보내서 왔다”고 윤 전 시장을 속인 뒤 자녀 취업을 청탁했다. 검찰 조사 결과 김씨는 휴대포 대리점에서 일한 경력이 있고, 자신이 사용 중인 휴대폰이 3개 이상이라고 밝혔다. 윤 전 시장은 김씨의 아들과 딸을 각각 시 산하 공기업과 모 사립학교에 취업을 청탁했다가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윤 전 시장은 최근 ‘노무현의 핏줄이란 말에 눈이 멀었다. 광주에 있으니 챙겨 달라는 부탁에 가능한 범위에서 도움을 주겠다고 생각했었다’고 지인 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시장은 지난 10월까지도 김씨와 문자를 주고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기범의 ‘완벽한 연기’에 속아 넘어갔다. 김씨는 윤 전 시장으로부터 뜯어낸 4억5000만원은 자신의 어머니 계좌로 입금 받은 뒤 차량·집 구입비와 자녀 결혼 자금 등으로 사용했다. 검찰은 김씨에게 속은 윤 전 시장이 2018년 6·13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돈을 보낸 경위와 송금된 금액의 성격, 돈의 출처, 공천 관련성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윤 전 시장은 이에 대해 “공천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면 은행계좌를 이용했겠느냐”며 “완벽한 사기 시건에 걸린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화웨이 창업주 딸, 캐나다서 체포…다시 불붙는 미·중 갈등

    화웨이 창업주 딸, 캐나다서 체포…다시 불붙는 미·중 갈등

    다음주 고위급 무역협상 앞두고 악재 “美 가장 견제하는 中기업에 전쟁 선포”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중국 화웨이 창업주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晩舟·46) 화웨이 이사회 부의장이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지난 1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체포됐다. 미·중 정상이 그동안 벌여 온 ‘무역전쟁’을 ‘휴전’하기로 합의한 날 미 당국이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기업 화웨이의 핵심 경영진이자 총수가 일원을 체포한 것이어서 가까스로 재개된 미·중 무역협상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란에 대한 미국의 거래 제재를 위반한 혐의를 받아 온 멍 부의장은 나흘 전 밴쿠버 공항에서 체포됐다. 이언 맥러드 캐나다 법무부 대변인은 “(멍완저우는) 미국이 신병 인도를 요구하는 인물이며 보석 심리일은 금요일(7일)로 잡혀 있다”고 밝혔다. 멍 부의장은 화웨이를 세운 런정페이(任正非·74) 회장의 전처가 낳은 딸로 부모의 이혼 후 어머니의 성을 따랐다. 1993년부터 화웨이 재무 분야에서 다양한 직책을 맡아 오다가 2011년 상무이사 겸 CFO로 부임한 뒤 올 3월 부의장으로 승진했다. 멍 부의장이 체포된 구체적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화웨이가 미 제재를 위반하고 이란과 다른 국가들에 제품을 판매했다는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 멍 부의장은 지난 10월 29일 경영진 회의에서 “회사가 외부 규정을 완벽하게 지킬 수는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중국은 캐나다와 미국에 체포 이유를 명백히 밝히고 체포된 인원을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관영 인민일보는 소셜미디어 계정 ‘협객도’를 통해 “누군가 ‘신냉전’을 강요한다면 중국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의 5G 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이미 취한 바 있다. 영국 통신사 BT는 최소 2년 내로 핵심 4세대(4G)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퇴출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미 온라인매체 쿼츠는 “미국이 가장 견제하는 중국 회사에 전쟁을 선포했다”면서 “중국이 자국의 기술산업 발전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의도를 알고 있는 만큼 화웨이를 정조준한 이번 사건은 양국 관계에 심각한 악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멍 부의장 체포에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는 충격을 받았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전날보다 1.55%, 3.24% 주저앉았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91% 하락해 마감했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웨이 CFO 체포 소식에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부각됐다”면서 “다음주 열리는 미·중 고위급회담의 결과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美고교생 ‘징글벨’ 곡에 “흑인을 죽이자”...화들짝 놀란 미국 사회

    美고교생 ‘징글벨’ 곡에 “흑인을 죽이자”...화들짝 놀란 미국 사회

    미국 뉴햄프셔주의 고등학생들이 크리스마스 캐럴인 ‘징글벨’ 곡에다 “KKK, KKK, 흑인들을 다 죽이자” 라는 가사를 붙여 녹음한 인종차별적 동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지역 일간 ‘포스터스 데일리 데모크랫’에 따르면 윌리엄 하브런 뉴햄프셔주 교육감은 이날 “지난 주말 도버시 도버고등학교의 교실에서 학생들이 증오를 유발하는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이 스마트폰을 통해서 널리 퍼지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 역사 수업시간에 남북전쟁 후 남부 재건에 관한 과제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유포된 것 같지만 그 영향은 매우 해롭다”고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해당 학교측은 “11학년 (고교 2학년에 해당) 학생들에게 역사적 사건을 가지고 징글벨 노래를 만들도록 시켰는데 그 중 2명이 백인우월주의 단체 KKK를 주제로 징글벨을 부른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사건으로 학생들과 교사 중 누구를 징계에 처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최근까지 인종 문제를 겨냥한 증오범죄가 잇따르고 있는 미국 사회에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56세 남성 시저 사요크 주니어가 버락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 등 민주당계 정치인과 지지자들에게 사제 폭탄을 보낸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대선이 있던 2016년부터 SNS에서 정치적 사안에 대해 열정적으로 발언하기 시작했고, 종교·이민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와 선거에 대한 우파 매체의 기사를 열정적으로 퍼 날랐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한 민주당계 정치인, 유명인들의 SNS 계정을 찾아 그들을 비난하거나 협박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사요크로부터 욕설 혹은 협박조의 메시지를 받은 SNS 사용자 대부분은 그의 메시지를 무시했지만 결국 테러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미국 사회가 SNS를 통한 증오범죄에 어느 때보다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트럼프 “북·미회담 비행거리 내 개최… 시진핑, 北문제 100% 협력”

    2차회담 장소 아시아 지역 가능성 커져 北과 가까운 몽골·베트남·인니 등 거론 “김정은과 좋은 관계”… 북·미 진전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1~2월 중 열릴 것이며 3곳을 두고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힌 데 이어 장소를 ‘항공기 비행 거리 안에 있는 곳’이라고 구체화하면서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2일 백악관 발언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2차 북·미 정상회담을) 1월 또는 2월에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소에 대한 질문에 “실제로 세 군데를 놓고 얘기하고 있고 아직 장소를 결정하지는 못했다”면서 “항공기 비행 거리 내”라고 말했다. 이에 기자들이 ‘항공기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냐’고 되물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김 위원장 전용기인 참매1호기를 언급한 것이라면 2차 북·미 정상회담은 북한에서 비행기로 2~4시간 거리에 있는 아시아 지역에서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참매1호기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것으로, 제원상 비행 거리가 1만㎞ 정도다. 앞서 1차 북·미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은 4700여㎞ 떨어진 싱가포르까지 참매1호기 대신 중국이 제공한 747항공기를 이용했다. 이는 낡은 참매1호기로는 장거리 이동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북한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따라서 2차 정상회담은 북한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대사관이 있는 몽골,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직접 유치 의사를 밝히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다. 베트남도 과거 전쟁으로 미국과 적대관계에 놓였지만 이를 극복하고 경제발전을 이뤘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또 몽골은 접근성 면에서 김 위원장이 육로로 이동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항상 후보에 오른 판문점도 북·미 정상의 안전·보안 등이 용이해 물리적 시간이 부족할 경우 언제든지 낙점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기자들에게 “북한 문제에 관해 그(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 100%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며 시 주석에게 대북 압박 동참 약속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 문제에 대해) 지난 80년간 노력이 있어 왔고, 북핵 문제만 보더라도 20년을 끌어 왔다”면서 “우리는 이제 시작한 지 6~7개월밖에 안 되지 않느냐. 나는 김 위원장과 아주 좋은 관계”라며 그동안 많은 진전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전쟁의 참혹함 서린 ‘참호’…긴 여정 끝엔 회의감만 남다

    전쟁의 참혹함 서린 ‘참호’…긴 여정 끝엔 회의감만 남다

    제2차 세계대전은 보통 우리에게 ‘유대인 학살’로 기억된다. 그럼 제1차 세계대전은 우리에게 무엇으로 기억될까. 나는 ‘참호전’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많은 사람이 ‘참호’(塹壕/塹濠)라는 한자어보다는 ‘트렌치’(trench)라는 영단어에 익숙할 것이다. 지금도 우리는 트렌치코트를 즐겨 입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참호에서 비를 피하려고 이 옷을 걸쳤던 영국군에게 그것은 패션 아이템이 아니었다. 트렌치코트는 트렌치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도구였다. 그리고 트렌치코트를 입었든 안 입었든, 기관총탄을 피하려는 목적에서 파기 시작한 흙구덩이에서 대치하던 군인들은 이 전쟁이 본인을 갉아먹고 있음을 직감했을 테다.●인물과 인물, 인물과 상황의 긴장감 극대화 여기에는 피아가 없다. 그들은 적군 외에 참호와도 싸워야 했으니까. 곳곳에 널린 시체와 오물 썩는 냄새가 진동했던 참호는 감염의 온상지이기도 했다. 어느 통계에 따르면 군인들이 참호에서 병들어 사망한 경우가 총에 맞아 전사한 경우보다 많았다고 한다. 이런 역사적 현실에 바탕을 둔 영화가 ‘저니스 엔드’다. 원작은 R S 셰리프가 쓴 동명의 희곡(1928년 런던 초연)이다. 그런 까닭에 사울 딥 감독은 작품을 완성하는 데 연극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무슨 말인가 하면, 한정된 시공간에서 인물과 인물 혹은 인물과 상황의 긴장감을 높이는 방식으로 역작을 만들어 냈다는 뜻이다.●영국군 3인의 1인칭 시점… 관객 체감도 높여 1918년 3월 프랑스 전선에 파병된 영국군을 다룬 이 영화는 특히 세 캐릭터에 집중한다. 참호전이 놀이인 줄 알았던 소위 롤리, 참호전이라는 지옥을 버티려고 술을 마셔댔던 대위 스탠호프, 참호전이 야기하는 비참으로부터 롤리와 스탠호프 등 모두를 지켜내고 싶었던 중위 오즈번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모습을 통해 관객은 참호전을 비롯해 전쟁 자체에 내재된 부조리에 대해 통감하게 된다. (예컨대 영국군에게는 자신들의 지휘부가 정예 독일군보다 더 치명적인 적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것을 체감하게 하는 영화 장치가 카메라의 움직임이다. ‘저니스 엔드’에는 인물 옆이나 뒤에 카메라가 바짝 붙어서 찍은 장면이 유독 많다. 1인칭 체험이다. 영화를 보는 사람이 영화 속 인물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시각은 제한되나 실감은 커진다. 전쟁의 참혹성을 관념적으로만 알던 사람에게, 이 작품은 전쟁이 왜 참혹할 수밖에 없는지를 심리적으로 깨닫게 한다. 제작자의 발언은 그래서 거짓이 아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전쟁에 열광하는 걸 원치 않았다. 이 영화의 대부분은 전쟁의 혼란과 두려움에 관한 것이었고, 이는 일반적인 전쟁 영화와 완전히 다른 점이다.” 그러기에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참호에서 죽은 군인들아니 사람들이 왜 이렇게 생을 버려야만 했는지를, 긴 ‘여정의 끝’이 어째서 이 모양이어야 하는가를. 영화가 아니라 100년 전 일어났던 전쟁에 드는 회의감이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여성의 벗은 상반신에 아파트 평면도 그려서 판촉

    여성의 벗은 상반신에 아파트 평면도 그려서 판촉

    중국의 한 부동산 회사가 여성의 알몸 상반신에 아파트 평면도를 그린 뒤 판촉 행사를 벌였다. 홍콩 명보는 2일 중국 광시장족자치구 난닝시에서 웨이룬(偉潤)투자공사가 전날 난잔신청(南站新城)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아파트 단지 홍보 행사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홍보 행사에서 찍힌 동영상에 따르면 여러 명의 상반신을 벗은 여성 모델들이 등에 아파트 평면도 그림을 그린 채 앉아있으며 관람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여성 모델들의 앞가슴에는 난잔신청이란 네 글자가 적혀 있다. 웨이룬투자공사 영업 직원들은 언론의 취재에 해당 동영상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판촉 행사는 이미 끝났으며 계속 할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택 판매 경쟁이 너무 치열해 여성 누드를 활용하는 것과 같은 판촉 행사가 열렸다”고 분석했다. 난닝시 부동산 가격은 계속 오르는 추세이나 오름 폭은 줄어들고 있다. 중국 부동산 업계에는 미국과의 무역전쟁 여파로 경기 하강이 우려되자 구매 제한령 철폐, 분양가 제한령 해제와 같은 규제가 풀릴 것이라는 루머가 확산 중이다. 지난해 10월 열린 중국 공산당 제19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집은 투기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으며 당시 연설에서 이 발언이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트럼프-시진핑 회담, 잘 진행됐다”…무역 전쟁 해소되나

    “트럼프-시진핑 회담, 잘 진행됐다”…무역 전쟁 해소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일(현지시간) 미-중 무역 담판 회동이 “매우 잘 진행됐다”고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말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팔라시오 두아우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두 정상의 업무 만찬에 배석한 후 이같이 밝혔다. 다만 커들로 위원장이 미-중 무역 전쟁을 해소할 만큼 진전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중국 정부는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은 예정보다 30분 늘어난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두 정상은 회담 이후 별도의 기자회견 없이 떠났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시 주석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결국 어느 시점에 중국과 미국에 훌륭한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진핑 주석도 회담을 하게 돼 기쁘다면서 “협력만이 평화와 번영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다”고 답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미·중 무역전쟁 갈림길…전 세계 눈은 트럼트-시진핑 회담에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미·중 무역전쟁 갈림길…전 세계 눈은 트럼트-시진핑 회담에

    남미의 아르헨티나에서 개막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 금융위기 이후 거의 10년 만이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G20 정상회의 기간에 열리는 미국과 중국 정상회의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올 들어 본격화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향배가 12월 1일(현지시간) 저녁에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 간 정상회담에 달렸기 때문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추수감사절 때 자신의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기자들에게 “미·중 정상회담을 평생 준비해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평생을 준비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휴전이냐’‘확전이냐’, 정상회담 코앞인데 결과는 예측 불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엄청난 대미 무역흑자가 불공정 통상 관행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중국이 미국의 지적재산권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고 있고, 미국의 첨단기업들을 대거 인수합병하면서 핵심 기술을 통째로 가져가는 식의 방법으로 ‘기술 도둑질’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핵심 기술 유출로 인한 국가안보 위협을 중국과의 무역전쟁의 명분으로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관세를 내세워 중국으로 몰려갔던 미국 제조업들이 미국으로 돌아와 일자리를 늘릴 것으로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브에노스아이레스로 출발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나는 우리가 중국과 (무역합의에) 근접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중국도 합의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한다”며 합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동시에 “지금 당장 수십억 달러의 돈이 관세나 세금 형태로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다”면서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지금 상황이 좋다”고 말해 무역협상 전망에 대해 엇갈린 신호를 보냈다. 트럼프의 헷갈리는 발언을 놓고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려 최대한 양보를 얻어내려는 특유의 화법이라고 분석이 나온다. 애초 정상회담에 배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던 대중(對中) 초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미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회담에 참석할 것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미국이 고삐를 바짝 조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중국의 시 주석은 확전을 피하면서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 모양새를 갖추길 바라고 있다.해외 언론들은 미국과 중국 정상이 얼굴을 맞대고 앉기로 한 것 자체는 양국 간 합의가 도출됐기 때문으로 보면서 회담 결렬과 그로 인한 미·중 무역전쟁 격화와 세계 경제 불안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희망 섞인 전망을 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7월 6일 자정을 기해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시작됐다. 이어 모두 세 차례에 걸쳐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매겼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 내년 1월 1일자로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현재 10%에서 25%로 올릴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중국이 그동안 손 놓고 있었던 것은 물론 아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의 방식으로 맞대응해왔다. 중국은 연간 130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산 수입품 가운데 이미 1000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10%, 25%의 관세를 매겼다. 미국은 한 발 더 나아가 자국 기업들은 물론 안보동맹국들에게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라고 요청했다. 미 상무부는 최근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생명공학 등 14개 차세대 기술의 수출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 규정을 마련하는 등 중국의 ‘기술굴기’ 저지를 본격화하고 있다. 트럼프와 시진핑 얼굴만 쳐다보는 G20 정상들 부동산 개발업자이자 사업가로 최고의 협상 기술을 자랑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국내외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장기 집권의 토대를 마련하고 G2로서 국제적 위상을 굳건히 하려는 노련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지난해 4월 플로리다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의 첫 만남 이후 같은 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국빈방문까지 세 차례 회담을 통해 친분을 다져왔다는 트럼프와 시진핑이 올해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뒤 처음으로 맞대면하는 이번 회담에서 둘 다 웃으면서 돌아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른 회담 참가국들은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그렇지 않아도 내년 이후 세계 경제 전망이 밝지 않은데 여기에 부담을 더 얹는 상황이 되지 않길 바라는 것 이외에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게 지금의 국제적 현실이다. 김균미 대기자 kmkim@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민주노총 끊임없는 혁신·반성 통해 국가경영 주체돼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민주노총 끊임없는 혁신·반성 통해 국가경영 주체돼야”

    “국민 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저는 정리해고 당한 노동자들, 농가부채만 늘어나는 농민들, 전세금 폭등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고통과 억눌려 왔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여기 섰습니다.” 2002년 16대 대선,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던 대선의 경제 분야 TV 토론에서 이름조차 낯선 한 후보의 모두발언은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 IMF 환란은 극복했지만, 정작 서민 중산층의 삶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뼈아픈 현실을 반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원한 노동자이자 진보 정치인’ 권영길(77) 초대 민주노총 위원장 겸 민노당 전 대표는 그해 대선 후보로 나서 95만표 남짓의 득표를 올리는 데 그쳤지만,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진보정치 정책과 노선을 성공적으로 알렸다. 이후 17·18대 국회의원을 역임하며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과 함께 진보정당이 한국에서 자리잡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는 2013년 정계 은퇴 뒤 암 투병을 딛고 최근 사단법인 ‘평화철도와 나아지는 살림살이’(이하 평화철도) 이사장으로 남북철도 연결 등 남북화해와 평화통일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진료차 경남 창원 자택에서 서울로 올라온 권 이사장을 지난 28일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남북철도운동에 대해 설명해달라. -2012년 18대를 마지막으로 국회의원(경남 창원성산, 노회찬 전 의원이 같은 지역구에서 20대 의원으로 당선)직을 그만뒀다. 평등 평화 통일이라는 신념을 범국민운동으로 전개하는 게 더 낫겠다고 판단하고 의원직을 마감했다. 그러나 2014년 6월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 자가면역체계 이상이 발견됐다. 합병증으로 설암 수술 등을 받고 아직 회복 단계다. 평화철도는 남북철도를 연결하는 실사구시적인 평화운동이다. 평화가 이뤄져야 통일이 이뤄지고, 통일이 돼야 영구평화 체계가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의 지원 등은 퍼주기 논란이 벌어진다. 하지만 철도를 깔자는 건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다. 이를 위해 휴전선 철조망을 걷어내 평화의 철도를 우리 손으로 만들자는 취지다. 철도 건설에 쓰이는 아스팔트 침목은 1개 10만원이다. 여기에 한 사람이 1만원씩 내서 내 손으로 평화의 침목을 깔자는 것이다. 100만명이 참여하는 ‘침목깔기 1만원 기증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평화철도 공동대표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맡는다. 한반도 평화를 만드는 남북철도 연결에 노동계가 앞장선다는 것이다. 경남 창원의 현대로템은 열차를 만드는 회사다. ‘우리 손으로 제작한 열차가 북녘을 넘어 유럽까지 달린다’는 취지에 공감해 노조 조합원들이 모두 동참했다. 개신교와 불교, 가톨릭 등 종교계도 모두 참여하기로 했다. →남북 경제교류 확대는 한계에 봉착한 우리 경제의 돌파구도 된다. -집이 있는 경남 창원은 조선과 기계공업이 주력 산업이다.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 중이라 지역 경기가 엉망이다. 얼마 전 목욕탕에 갔더니 어떤 분이 ‘문재인 정부는 통일 정책은 잘 하는데…’라며 얼버무리더라. 그래서 현재의 경제 난국은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가 겪고 있고, 산업 경쟁력 약화라는 구조적인 문제라 현 정부를 마냥 탓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자유주의에 바탕을 둔 한국 경제는 돌파구가 안 보인다. 수출의존형이라는 특성은 그대로인데 해외에서 물건이 안 팔리는 걸 어쩌겠나. 더구나 미국과 중국의 경제전쟁은 앞으로도 확전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더이상 중국의 부상을 용인하기 어렵다. 한국 경제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격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지속가능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고, 이는 남북 경제공동체가 될 것이다. 남북철도 연결 혜택의 8할은 우리 쪽에 돌아온다. 금강산이나 개성 등 각종 관광이나 물류 등 경제적 효과가 막대하다. 남북철도를 막는 건 대북제재가 아닌 대남제재가 되는 게 결국 이런 이유에서다. →어느 철도를 연결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나. -경의선은 이미 연결돼 있고, 동해선 복원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평화철도는 경원선 복원에 집중할 생각이다. 경원선은 서울에서 백마고지까지 연결돼 있다. 북쪽은 평강 이북까지는 이어져 있다. 백마고지와 평강을 연결하면 된다. 거리도 27㎞ 정도로 비교적 짧다. 침목 설치 비용으로 50억원이면 충분하다. 북한의 원산 갈마관광단지 등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접근성이 갖춰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경원선 복원이 가장 바람직하다. 다만 남북 다 군사적 요충지를 지나야 한다. 갈마관광단지를 살리는, 경제부국을 만들기 위한 지름길이라고 북측을 설득해야 한다. 그래야 평화의 길을 앞당기는 것이다. 몸이 좀 추슬러지면 북한도 방문할 계획이다. →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불참 등을 놓고 논란이 많다. -경사노위는 사회적 대화를 하기 위해 마련된 기구다. 그러나 사회적 대화의 목표와 방향 설정 등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출범한 게 문제다. 최저임금이나 탄력근로제 등 단편적인 의제에만 매달리니 정상적인 논의가 되기 어렵다. 독일, 네덜란드 등은 우리보다 앞서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복지제도 확충, 무상교육 무상보육 등 사회보장 정책을 합의했다. 이들 국가에서는 노조가 국가 권력과 함께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우리는 ‘노조는 그런 걸 하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여긴다. 정부도 사회도 심지어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이게 근본적인 문제다. 예를 들어 무상보육에 대한 합의가 없기 때문에 아동수당만 하더라도 국회에서 예산 싸움만 하고, 그러니 정치권이 신뢰를 얻지 못한다. 우리는 경제 규모 10위권의 국가이지만 교육이나 의료 등은 60위권 국가들만도 못하다. 중산층 서민들이 내는 세금이 제대로 쓰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합리적인 재원의 배분까지도 사회적 대화에서 논의가 돼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사회적 대화의 틀을 만들고 풀어가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는 아직 절반 이상 남아 있다. →민주노총이 대기업 귀족노조를 대변한다는 비판도 많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0년 내란음모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을 때 호주와 영국의 노조들이 ‘김대중 석방’을 요구하는 파업을 결의했다. 그러나 호주와 영국에서는 ‘당연히 노조가 할 일’이라고 받아들였다. 노조는 자국은 물론 외국의 민주화와 인권 상황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출범 당시부터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민주 및 인권 신장 등 사회개혁 투쟁을 내걸었던 것도 그런 취지에서였다. 언론노조나 사무금융노조, 금속노조 등 모든 산별노조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개별 노조들이 어느 순간 단위노조 투쟁에 주력하고, 그게 중점적으로 부각된 측면이 있다. 한 대기업 노조 간부가 ‘수십년간 노동운동을 하면서 가장 후회되는 게 조합원 자녀 대학 학자금 지원을 따낸 것이다. 개별 회사의 학자금 재원들을 모아 우리나라 전체 대학생의 개별 학자금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민주노총이 움직였어야 했다’고 말하더라. 민주노총 역시 개별 사안에 몰두하다 보니 사회적 역할은 묻혀버렸다. 탄력근로제만 해도 (대기업 중심인) 민주노총 조합원이 아닌 중소기업의 비조합원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노조가 없는 전체 일하는 사람들의 문제이기 때문에 노조가 탄력근로제를 반대하는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만 하더라도 일부 조합원의 불만을 설득해가면서 비정규직 철폐를 외쳤다. 이런 과정은 생략되고 민주노총이 조직 이기주의로 비춰지는 게 안타깝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언론 탓을 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는 혁신과 자기 반성을 통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단순히 정부에 반대만 하는 게 아닌 국가 경영의 주체가 돼야 한다. 자기 희생을 통한 대안을 공격적으로 제시해야 민주노총도 살고 대한민국도 살 수 있다. →현 정부와도 노동계가 각을 세우는 분위기인데. -과거에 차령산맥 이북의 노동 관련 손해배상 사건은 김선수 변호사(현 대법관)가, 이남은 문재인 변호사가 가장 많이 맡았다. 대한민국에서 문 대통령만큼 노동자와 함께 싸웠던 이가 없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노조에 대한 개념 정의가 부족한 것 같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신자인 문 대통령에게 “멈추지 말고, 두려워 말라”고 당부했다.(권 이사장도 가톨릭 신자다) 그러나 촛불정신에 따라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이 분기점에 서 있는 듯하다. 촛불의 주체는 서민과 노동자 등 지금껏 차별을 받아왔던 사람들이고, 이들을 위한 정치가 현 정부의 역사적 소임이다. 소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정권의 존재 가치가 사라진다.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대과 없이 임기를 마친 대통령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촛불혁명을 통해 당선된 문 대통령은 그래서는 안 된다. 지지율에 연연하는 대신 앞날의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정책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진보정치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진보정당은 철저히 민생정치에 주력해야 한다. 정의당 등도 민생정치는 무엇인가, 국가는 무엇인가 등을 종합적으로 통찰해 서민 중산층의 희망이 돼야 한다. ‘소득의 평준화’라는 경제 민주화는 사회적으로는 노조가 분위기를 형성하고, 진보정당이 국회에서 현실화해야 한다. 그게 진보정당의 갈 길이고 한국 정치 개혁의 길이다. ‘민주노총과 민노당은 내 영혼’이지만, 지금은 어느 당 소속도 아니다. 진보진영이 다시 통합돼야 한다는 게 변함없는 신념이다. 새롭게 하나가 된 진보정당이 출범하면 다시 당적을 갖겠다. douzirl@seoul.co.kr ●권영길은 누구 1941년 일본에서 태어났다. 경남 산청에서 유년기를 보내다 부산으로 이주해 경남중과 경남고를 거쳐 서울대 농과대학 농잠학과를 졸업했다. 1971년 서울신문 기자로 입사해 파리특파원 등을 지냈다. 부친이 빨치산으로 활동했다는 가정사가 그를 진보운동으로 이끌었다. 안락한 언론인의 자리를 박차고 1988년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초대위원장을 맡은 데 이어 1995년 출범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초대위원장을 맡았다. 이듬해 김영삼 정부 시절 ‘노동법 날치기 사건’에 맞서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총파업을 이끌어 법안 철회를 이끌어냈다. 이후 진보 정치인으로 살았다. 민주노동당의 전신인 국민승리 21에 입당해 1997년 15대 대선 후보에 출마하고, 1999년 민노당 창당 뒤 2002년 16대 대선 후보로 나섰다. 민노당 당대표이자 경남 창원에서 2004년 17대, 2008년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고용·노동 전문가인 권혜원 동덕여대 경영학부 교수가 딸,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가 사위다.
  • “부모 죗값을 왜” “남의 피눈물로 성장”… 마이크로닷 ‘연좌제’ 논란

    “부모 죗값을 왜” “남의 피눈물로 성장”… 마이크로닷 ‘연좌제’ 논란

    부모가 거액을 빌려 잠적했다는 래퍼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25)에 대한 방송 하차 요구와 함께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연좌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부모 죄를 아들과 연결시키는 것은 지나치다”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장이 맞선다.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 21일 ‘마이크로닷이 왜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마닷이 4살일 때 부모의 사기 사건이 있었는데 이제 와서 부모가 아닌 마닷이 책임을 지고 욕을 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일부 ‘현대판 연좌제’라고 동의하는 댓글도 있지만 비난의 글이 많았다. 한 네티즌은 “그때 나이가 잣대가 돼야 하나. 아들이 연예계로 나간다면 부모가 먼저 사죄하고 죗값을 치러야 했다. 부모는 사기 치고 이민 가고, 그 자식은 고국에 와서 돈벌이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남의 피눈물로 성장하고 공인이 된다?”며 책임이 있음을 강조했다. 연좌제는 범죄인과 특정 관계가 있는 사람에게 연대책임을 물어 처벌하는 제도다. 6·25한국전쟁 때 인민군에 부역했거나 납북됐던 인사의 가족·친지 등이 이 제도로 공무원 진출을 못하거나 해외여행을 제한받는 등 불이익을 받았다. 이 제도는 1981년 헌법이 개정되면서 사라졌다. 최근 인터넷상에는 20년 전 제천에서 목장을 운영한 그의 부모가 친척과 이웃 등에게 거액을 빌려 뉴질랜드로 도주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마이크로닷은 논란 초기에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데다 과거 방송에 나와 부를 과시하는 듯한 태도로 네티즌들의 공분이 커지는 상태다. 변호사들은 “부모가 저지른 범죄에 도의적 책임은 질 수 있지만 개입하지 않는 한 민·형사상 처벌을 받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특파원 생생리포트] 냉장고 없애겠다고 한 알리바바, 당근 라벨 갈다 결국 사죄

    [특파원 생생리포트] 냉장고 없애겠다고 한 알리바바, 당근 라벨 갈다 결국 사죄

    장융(張勇)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가 신유통 신선식품 마트를 통해 냉장고를 없애겠다고 했다가 당근의 라벨을 갈아붙인 것이 소비자에게 들통나 망신살이 뻗쳤다. 마윈(馬雲) 회장의 후계인 장 대표는 지난 16일 열린 ‘2018년 중국 첨단 사상 포럼’에서 ‘냉장고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는 “허마셴성(盒馬鮮生)이 미래에 냉장고를 없애버리게 될 것”이라며 “이제 사람들은 대량으로 식료품을 사 냉장고에 보관할 필요없이 휴대전화로 주문하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가 주도하는 ‘신유통’ 산업의 발달로 앞으로 가정에서 냉장고가 필요 없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허마셴성은 알리바바 그룹 산하의 온-오프라인 연계 매장으로 육류, 채소, 과일, 수산물 등 신선식품이 주력 상품이다. 주문하면 3㎞ 이내는 30분 내에 배달이 완료되어 허마셴성 주변에 집값이 상승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신유통’을 표방한 허마셴성은 인터넷, 빅데이터, 스마트 물류 등의 기술을 바탕으로 유통 비용을 크게 낮추면서도 소비자들에게 신속하게 상품을 배송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점포별로 고객들의 소비 패턴을 정확하게 분석해 매장의 신선식품 재고량과 소매가격까지 함께 낮췄다. 현재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선전, 청두, 항저우, 시안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중국 전역에 100개에 가까운 허마셴성 매장이 개설됐다. 하지만 장 대표의 냉장고를 없애겠다는 발언이 나온 바로 이틀 뒤인 18일에 상하이 허마셴성에서 직원이 식자재 라벨을 바꾸는 행위가 소비자에 의해 발각됐다. 상하이 허마셴성 다닝점에서 지난 15일 당근을 사던 방모씨는 9, 10, 11일 상표 표기 날짜를 15일자로 바꿔치기한 사실을 발견했다. 방씨가 허마셴성 점장에게 신고하자 책임자는 라벨 바꿔치기를 한 직원이 파견직이라며 실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날짜를 바꿔치기한 라벨은 점장 자신이 인쇄했다고 밝히자 방씨는 시장 관리당국에 허마셴성을 고발했다.73개 당근 상품의 라벨 바꿔치기 사건이 드러난지 6일 만인 지난 21일 허마셴성의 후이(侯毅) 대표는 “이번 라벨 사건에 대한 관리 책임을 지고 오늘 사임한다”며 “모든 매장에서 자체 조사를 시작했으며 오늘부터 고객에게 1등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면 가장 엄격한 처벌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마셴성은 ‘당일 야채만을 판매하며 하루 지난 야채는 팔지 않는다’고 상품 진열대에 적혀 있으며 모든 신선식품에는 생산 날짜가 표기돼 있다. 글·사진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美·中 ‘유화 제스처’… 무역전쟁남중국해 갈등 봉합되나

    G20 공동성명 초안 ‘보호무역 반대’ 빠져 다음달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유화 제스처를 강화하고 있다. 무역전쟁, 남중국해 군사충돌 위기 등 G2(미·중) 갈등이 적정 수위에서 최악으로 치닫지 않게 관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중국이 21일 미국 해군의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 전단의 홍콩 입항을 허용했다. 미국도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장을 이번 정상회담에서 배제하는 조치로 화답했다. 이는 오는 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및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긴장관계를 완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레이건호 항모전단에는 순양함인 챈슬러즈빌함과 구축함 벤폴드함, 이지스 구축함 커티스윌버함 등이 포함돼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9월 중국은 미 해군 강습상륙함인 와스프함의 홍콩 입항을 거부했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양측이 12월 1일 만찬 회동을 하면서 최대 6명의 참모진을 각각 대동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어느 참모가 정상회담에 참석하는지는 회담 분위기와 최종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중 두 정상은 오는 30일부터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회동하고, G20 일정이 끝난 직후인 12월 1일 별도 양자회담과 만찬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무역 전쟁을 해소하고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은 적지만,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는 건 막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진전을 이루기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고 발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양국이 무역전쟁을 일시 중단하고, 대화 의지를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은 안도하고 글로벌 경제의 악재를 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G20 정상회의 공동성명 초안에 보호무역에 저항하자는 결의가 명시적으로 들어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문구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2008년 11월 G20 정상회의가 출범한 이후 공동성명에 꾸준히 등장해 온 주요 의제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 때문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시장을 계속 개방하고 평평한 운동장(공정한 교역)을 확보한다”는 완화된 어구가 들어갔다. 서울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협상 모드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협상 모드

    다음달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이 서로 유화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무역전쟁 등 미중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이 미국 항공모함의 홍콩 입항을 허용하자, 미국은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을 미중 정상회담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중국은 21일 미국 해군의 니미츠급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전단의 홍콩 입항을 허용했다. 이는 이달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및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긴장관계를 완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레이건호 항모전단에는 순양함인 챈슬러즈빌함과 구축함 벤폴드함, 이지스 구축함 커티스 윌버함 등이 포함돼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9월 중국은 미 해군 강습상륙함인 와스프함의 홍콩 입항을 거부했었다. 중국의 성의에 대해 미국도 나바로 위원장을 미중 정상회담에서 배제하는 것으로 화답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22일 보도했다. SCMP는 양측이 12월 1일 만찬 회동을 하면서 최대 6명의 참모진을 각각 대동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어느 참모가 정상회담에 참석하는지는 회담 분위기와 최종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30일부터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회동하고, G20 일정이 끝난 직후인 12월 1일 별도 양자회담과 만찬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글로벌 경제의 초대형 악재인 미중 갈등 및 무역전쟁의 향방이 결정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돼 있다. 전문가들은 무역 갈등을 해소하고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은 적지만,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는 것은 막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진전을 이루기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는 발언도 같은 맥락에서이다. 양측이 무역전쟁을 일시 중단하고, 대화 의지를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은 안도하고, 글로벌 경제의 악재를 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 공동성명 초안에 보호무역에 저항하자는 결의가 명시적으로 들어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문구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2008년 11월 G20 정상회의가 출범한 이후 공동성명에 꾸준히 등장해온 주요 의제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 때문으로 빠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시장을 계속 개방하고 평평한 운동장(공정한 교역)을 확보한다”는 완화된 어구가 들어갔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계경제의 중장기적인 둔화를 전망하면서, 보호무역 기류의 확산, 중국의 경기둔화 가능성 등을 주요 하방 리스크로 꼽았다. OECD는 내년 예상치를 3.5%로 9월 전망 때보다 0.2% 포인트 내렸다. 2020년은 내년과 같은 3.5%로 전망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미군 학살의 상징 필리핀 ‘발랑기가 종’ 귀환...한국 경유해 반환

    미군 학살의 상징 필리핀 ‘발랑기가 종’ 귀환...한국 경유해 반환

    미국이 117년 전 필리핀과의 전쟁 중 전리품으로 빼앗은 ‘발랑기가의 종’ 3개를 마침내 필리핀에 반환하기로 했다. 이 종들은 1899~1902년 미·필리핀 전쟁 중 미군이 자행했던 민간인 대학살을 상징하는 역사적인 ‘종’(鐘)이다. 필리핀 매체 스타 글로벌과 GMA 뉴스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샤이엔 워런공군기지에서 열린 발랑기가 종의 반환 기념식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이 종들이 곧 필리핀으로 귀환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필리핀 대통령궁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발랑기가 종들의 반환에 환영한다”면서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필리핀으로 종 3개가 모두 돌아올 때까지 (종들은) 반환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발랑기가의 종’은 한 세기 넘게 응어리진 미군의 ‘필리핀 살육’이라는 피의 역사를 품고 있다. 필리핀 사마르섬 발랑기가의 성당 종탑에 있던 이 종들은 양국이 전쟁 중 미군이 빼앗은 전리품이다. 원래 성당 미사 시작을 알리는 종이었지만 1901년 9월 28일 필리핀 반군이 현지에 주둔 중인 미군 9연대를 공격하는 신호로 사용했다. 당시 반군 300여명은 여성으로 변장해 무기가 든 목관을 성당으로 가져갔고, 이튿날 아침 종소리를 신호로 삼아 공격해 미군 48~76명이 숨졌다. 이 사건은 미·필리핀 전쟁에서 미군이 경험한 최악의 패전으로 기록됐다.하지만 이 공격은 피의 보복을 불렀다. 9연대는 최소 2500명에서 1만명에 달하는 원주민을 살해한 뒤 시신과 성당, 마을들을 불질러 초토화시켰다. 이 과정에서 종 3개도 사라졌다. 미군은 그동안 9연대가 반란군을 성공적으로 진압했으며 1902년 4월 9일 발랑기라를 떠날 때 원주민들로부터 종들을 선물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영국인 작가 봅 쿠티가 2004년 발표한 ‘개들을 교살하라(Hang The Dogs): 발랑기가 대학살 역사의 진실’이라는 책을 통해 미군이 전리품으로 빼앗은 것으로 드러났다. 필리핀 정부는 지속적으로 종 반환을 미국에 요구했고, 두테르테 대통령도 강력하게 영구 반환을 제기해왔다. 결국 매티스 국방장관은 지난 8월 미 의회에 종 반환 계획을 보고했다. 필리필 언론들에 따르면 현재 종 2개는 와이오밍주 워런공군기지에 있고, 마지막 종 1개는 한국의 주한미군 2사단 영내 박물관에 있다. 필리핀에서 9연대가 빼앗은 종 3개 중 2개는 미국으로 보내졌지만, 1개는 9연대가 보관하다 한국에 주둔하면서 넘어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미 국방부는 조만간 워런공군기지에 있는 종 2개를 항공편이나 배편으로 한국에 보낸 후 최종적으로 종 3개를 이르면 연내 한꺼번에 필리핀에 반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발랑기가의 종의 반환은 1871년 신미양요 당시 미군에 빼앗긴 어재연 장군의 ‘수자기(···진중에 세워진 대장의 군기)’를 떠올리게 한다.국제적으로 전쟁 중 획득한 노획품은 반환하지 않는 게 통례다. 수자기는 강화도 광성보의 조선군 지휘관 어재연 장군이 사용했던 깃발이었다. 함포와 야포를 쏘며 상륙하는 미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어져 어재연 장군을 포함해 조선군 243명이 전사하고, 미군 3명이 숨졌다. 미군이 강탈한 수자기는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이 보관하다 136년 만인 2007년 10월 한국에 돌아왔다. 하지만 영구 반환이 아닌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해 최장 10년만 대여하는 조건이었다.어재연 장군기는 문화재청에서 2010년부터 강화역사박물관으로 이관돼 전시 중이다. 김명주 강화역사박물관 학예사는 1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관된 후 2012년 미측과 상의해 기간을 연장했고, 2014년 갱신할 때 2020년까지 대여하는 것으로 다시 기간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수자기는 그림으로만 전해졌는 데 미국이 대여한 어재연 장군기를 통해 실물을 볼 수 있게 됐고, 현재 국내에 있는 거의 유일한 보존 가치가 탁월한 진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학예사는 “대여 기간의 연장을 요구하면서도 미 측에 영구 반환해달라고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아 내부적으로 검토만 하고 있다”면서 “지방의 박물관이 홀로 나서기 쉽지 않은 만큼 정부가 관심을 갖고 영구 반환을 적극 추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北리종혁 “과거범죄 청산 회피하는 日, 일본인 납치 문제 떠들며 적반하장”

    北리종혁 “과거범죄 청산 회피하는 日, 일본인 납치 문제 떠들며 적반하장”

    리종혁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일본 당국은 패망 70년이 훨씬 지난 오늘까지 과거 범죄 청산을 회피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일본인 납치 문제만을 떠들며 우리 공화국을 물고 늘어지는 등 적반하장으로 놀아대고 있다”며 일본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리 부위원장은 16일 경기 고양 엠블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 답사에서 일본의 조선인 강제동원 등 전쟁범죄를 비판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일본이 북한의 비핵화와 함께 일본인 납치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 고위급 인사가 국제무대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보다 일본의 과거사 청산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일본과 북한이 북·일정상회담과 국교정상화 등을 위해 물밑접촉을 하는 가운데 북한이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제기하며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국제대회 참석 차 3박 4일 일정으로 방남한 리 부위원장은 “이번 대회에서 제2차 세계대전과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의 강제동원 실태와 진상 규명에 관한 문제가 논의되는 데 대해 공감한다”면서 “일제의 조선인 강제 납치 및 연행, 만행 실태와 그 해결 과제라는 제목으로 발언하려 한다”며 답사를 시작했다. 리 부위원장은 2차 세계대전과 태평양전쟁 시기 일본의 침략과 학살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1938년 국가 총동원법이라는 것을 날조하고 패망할 때까지 무려 840여만 명에 달하는 조선 사람들을 강제 납치 연행하여 마소처럼 부리다가 집단적으로 잔인무도하게 학살했다”며 “당시 우리나라 인구가 2000만 명임을 고려할 때 이것은 사실상 거의 모든 생산 가능한 노력자들을 노예로 부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10대의 소녀들과 자녀들, 유부녀들을 비롯한 청순한 조선 여성들을 20만 명이나 끌고 가 일본군 성노예로 유린한 범죄는 이 세상 어떤 침략군대에서도 있어본 적 없는 치 떨리는 만행”이라면서 “일본은 세계 최대의 납치국, 야만국가로서의 진면모를 세상에 드러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리 부위원장은 “일본 당국은 패망 후 70여 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피묻은 침략 역사와 과거 범죄의 사죄, 보상은커녕 인정조차 안 한다”며 “일본은 자기 범죄사를 축소 은폐하는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역사 교과서, 각종 어용 선전 수단으로 아예 전면 왜곡, 전면 부정, 극구 찬양하는 데로 돌아섰으며 재침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 형성하는 데로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자위대 능력은 서방 세계에서 미군 다음가는 침략군으로 변모되고, 전수방어전략에서 전방위적인 선제공격 전략으로 바뀌었다”며 “일본은 더는 입버릇처럼 외워 되는 평화국가인 것이 아니라 군수업체, 언론이 하나로 유착돼 군국화로 미친 듯이 내달리는 전쟁국가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가장 불안정한 요소로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리 부위원장은 조선인 강제 납치 및 연행의 범죄 역사를 청산하기 위한 해결 과제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일본 정부의 진상 조사 및 공개, 둘째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과 희생자 유가족에 대한 사과 및 배상, 셋째 일본 정부의 조선인 강제 납치자 유해 안장을 위한 실천적 조치가 그것이다. 리 부위원장은 “얼마 전 조선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보상할 데 대한 남측 법원의 판결이 나왔음에도 일본은 저들이 보상할 문제 아니라고 우겨대고 있다”며 “우리 전체 조선민족은 조선인 강제 납치 및 연행, 만행에 대한 일본의 솔직하고도 진정어린 반성과 사죄, 충분한 배상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리 부위원장은 올해 남북 관계의 진전을 언급하며 일본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 남북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 몇 달 사이에 세 차례의 북남수뇌상봉, 조미수뇌상봉 이뤄지고 역사적인 북남공동선언들과 조미공동성명이 채택된 것은 아시아태평양에 도래하는 평화의 시대, 역사의 새로운 출발 알리는 장엄한 선언이다”며 “이제 우리는 여기서 발걸음 멈출 수도 주춤거릴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북남 관계의 경이적인 사변들은 북과 남이 손을 맞잡고 일본의 과거 죄악을 해치며, 다시는 우리 후대에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에도 긍정적인 조건과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며 “일본 당국은 과거 조선 인민에게 끼친 일제 죄악을 절대로 용납지 않으려는 북과 남의 결연한 의지 똑바로 보아야 한다”며 답사를 마무리했다. 경기도와 아태평화교류협회가 주최한 이날 국제대회에서는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의 진상 규명과 21세기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대회에는 남북과 일본, 중국, 우즈베키스탄, 몽골, 필리핀, 카자흐스탄, 스리랑카, 호주 등의 정·재계 및 학계 인사 300여 명 참석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환영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축사를 했으며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총리,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기조연설을 했다. 고양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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