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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겨냥 보복관세 강화하는 캐나다

    미국 겨냥 보복관세 강화하는 캐나다

    미국발 무역전쟁 속에서 이번에는 캐나다가 미국 제품을 겨냥한 보복관세의 위력을 더 높이겠다며 대상 품목의 조정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훨씬 더 강력한 충격을 가하기 위해 보복관세 목록을 갱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주재 캐나다 대사인 데이비드 맥노턴이 미국의 캐나다에 대한 고율 부과 방침에 대한 대응조치로 ‘품목조정 계획’을 언급한 데 대한 부연 설명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맥노턴 대사는 이르면 다음 주에 캐나다가 고율 관세를 부과할 새 제품 목록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날 미 기자들에게 말했다. 캐나다는 지난해 5월부터 오렌지주스, 메이플시럽, 위스키, 화장지 등 166억 캐나다달러(약 14조 2100억원) 규모의 광범위한 미국 제품에 고율 관세를 물리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미국이 자국 산업을 해쳐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며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보복관세다. 맥노턴 대사는 대미 타격 배가를 위해 새로 목록에 들어갈 미 제품에 사과, 돼지고기, 에탄올, 와인 등 농축산물이 대거 포함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릴랜드 장관은 맥노턴 대사의 발언에 대해 자세한 설명은 아꼈다. 캐나다는 지난해 서명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인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를 의회에서 비준하기 전에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철회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무역합의 이후에도 계속되는 미국과 캐나다 통상 갈등은 글로벌 무역에 보호주의 색채가 짙어지는 국면에서 우려를 샀다. 미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내걸고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는 중국과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유럽연합(EU), 일본 등을 상대로도 거친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이 같은 통상갈등 고조는 글로벌 통상과 투자나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는 주요 악재로 지목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에서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3개월 전 전망치보다 0.2% 포인트 낮춘 3.3%로 제시했다. IMF는 “글로벌 무역갈등이 빨리 해소된다면 세계 경제에 상당히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무역갈등과 이로 인한 정책적 불확실성 때문에 세계 경제가 더욱 압박을 받을 위험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 박빙 총선 네타냐후 “승리땐 서안 정착촌 영토로 합병시킬 것”

    박빙 총선 네타냐후 “승리땐 서안 정착촌 영토로 합병시킬 것”

    美 등에 업고 ‘보수 표심’ 노려 강경 발언 요르단 서안에 이스라엘인 40만명 거주 팔레스타인 “정착촌은 불법… 제거될 것” 트럼프 골란고원 선언 ‘즉석 결정’에 논란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일 총선에서 승리하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을 공식 영토로 합병하겠다고 밝혔다. 정착촌은 이미 그 존재만으로 국제법상 불법이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불을 보듯 뻔한데도 네타냐후 총리가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은 이스라엘 보수 우파를 결집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골적인 친(親)이스라엘 행보도 네타냐후 총리의 거침없는 언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채널12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동예루살렘과 골란고원처럼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이스라엘 주권을 확대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 정착촌 단지는 물론 소규모 정착촌을 구분하지 않고 이스라엘의 주권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어떠한 조처와 발표도 사실을 바꾸지 못할 것이다. 정착촌은 불법이고 제거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요르단강 서안은 1967년 이스라엘이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후 점령한 곳이다. 제네바 협정은 전쟁으로 점령한 땅에 정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안보, 종교, 역사 등의 이유로 서안 곳곳에 정착촌을 세웠다. 현재 40만여명의 이스라엘인이 이스라엘군의 보호 아래 정착촌에 거주한다. BBC는 이날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을 “팔레스타인에 땅을 내주는 데 반대하는 유권자들을 의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이 베니 간츠 전 참모총장의 신생 정당 ‘청백’과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가 강경한 발언으로 보수 표심을 자극하려 한다는 것이다. 전날 이스라엘 채널13 등은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리쿠드당과 청백은 전체 120석 중에 각각 28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향후 연립정부 구성 과정에서 리쿠드당이 유리하다고 내다봤다. 여론 조사 결과 친네타냐후 성향의 우파 및 유대교 정당 등이 총선에서 66석을 확보, 청백과 성향이 비슷한 중도좌파 및 아랍계 정당이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54석보다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동을 들쑤셔놓은 골란고원 사태가 짧은 ‘역사수업’ 후에 내린 결정이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나는 (참모들에게) ‘약간의 역사 지식을 빨리 달라’고 말했다”면서 “(골란에 대한) 신속한 결정을 내렸고, 좋은 결정을 했다”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골란 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한다는 문서에 서명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네타냐후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 병합하겠다” 어떤 폭발력?

    네타냐후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 병합하겠다” 어떤 폭발력?

    유대인 민족주의 성향을 보여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오는 9일 총선에서 승리하면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을 병합하겠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측은 정착촌이 “불법이고 제거될 것”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정착촌은 국제법으로도 위법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6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 채널 12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동예루살렘과 골란고원처럼 서안에서 이스라엘 주권을 확대할지 묻는 질문에 “우리는 진행 중이며 그것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과 영국 BBC 등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있느냐고 묻는데, 대답은 ‘그렇다’이다. 우리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이다. 난 이스라엘의 주권을 확장할 것이고, 정착촌 단지들(settlement blocks)과 외딴 정착촌(isolated settlements)을 구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총선을 사흘 앞두고 접전 양상을 벌이는 극우 정당과의 경쟁을 이겨내기 위해 팔레스타인에 땅을 내주는 데 반대하는 강경파 유권자들을 붙들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BBC는 잠재적인 폭탄 하나를 건드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5일 저녁 총선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네타냐후가 이끄는 리쿠드당과 극우 정당들의 연합인 블루와 화이트가 28석씩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의 전체 120석 가운데 두 정당이 모두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채 엇비슷한 득표를 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달 말까지는 블루와 화이트가 근소하게 앞서다가 이달 들어 네타냐후 총리가 보수층 결집에 총력을 쏟으면서 리쿠드당 지지율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채널 13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파 및 종교 정당들이 총선에서 확보할 의석은 모두 66석으로 중도좌파와 아랍계 정당들(54석)보다 많을 것으로 조사됐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대변인인 나빌 아부 루데이네는 “어떤 조처와 발표도 사실을 바꾸지 못할 것이다. 정착촌은 불법이고 제거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팔레스타인은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가자 지구에 국가를 건설하기 원한다. 이곳들은 1967년 이스라엘이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후 점령한 곳으로,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을 합병했고 가자 지구에서는 2005년 철수했다. 서안은 팔레스타인 250만명이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이지만 이스라엘군이 주둔하며 그 보호 아래 40만명의 유대인이 정착촌을 꾸려왔다. 정착촌은 2014년 이후 결렬 상태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 협상을 재개하는 데 뜨거운 감자 가운데 하나다. 팔레스타인과 다른 많은 국가는 전쟁으로 점령한 땅에 정착하는 것을 금지한 제네바 협정 위반으로 간주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안보 필요성 및 성경적·역사적·정치적 연관성을 이유로 들며 정착촌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뒤 친(親)이스라엘 행보를 보이고 있는 미국 대사관은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골란고원을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했으며, 2017년 12월에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자국 대사관을 옮기겠다고 발표해 팔레스타인과 아랍권 지도자들,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 등 미국 대부분의 동맹국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미국 관리들은 이스라엘 총선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평화 계획이 발표될 것이라고 했지만, 협상 재개 전망은 밝지 않다고 통신은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피우진 “北정권 기여 김원봉 독립유공자 서훈 가능성”

    피우진 “北정권 기여 김원봉 독립유공자 서훈 가능성”

    “현재 기준으론 안 되지만 의견 수렴 중” ‘서훈 검토 안 한다’던 기존 입장 뒤집어 한국당 “김일성도 훈장 줘야 하나” 비판 “손혜원 부친 특혜… 피 처장 사퇴하라”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26일 광복군 부사령관을 역임한 뒤 해방 후 월북해 북한 최고위직을 지낸 약산 김원봉의 독립유공자 서훈 수여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피 처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원봉 선생을 국가보훈 대상자로 서훈할 것인가’라는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의 질의에 “지금 현재 기준으로는 되지 않는다”면서도 “의견을 수렴 중이며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피 처장은 “우리가 평화와 번영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북한 정권에 기여했다고 해서 검토하지 말라고 하는 부분은 적절하지 않다. 물론 북한과 6·25전쟁을 치렀지만 그런 부분을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피 처장의 발언에 “그런 기준이면 김일성과 무슨 차이냐”라면서 “북한 정권수립에 공헌한 사람도 보훈 대상이 되면 김일성도 훈장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은 “대한민국에 이적행위를 한 사람은 안 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은 “현행 기준으로는 안 되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보훈 유공자 선정기준에 대해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피 처장이 심각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피 처장의 발언은 그동안 김원봉의 서훈 수여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보훈처의 입장을 뒤집는 듯한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보훈처 관계자는 “심사기준을 개선하려면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피 처장의 발언은 각계의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이날 정무위에서는 무소속 손혜원 의원 부친의 독립유공자 선정 문제를 놓고도 야당이 피 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집중포화를 날렸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은 “주무장관인 보훈처장이 직접 이해당사자인 손 의원을 만나 독립유공자 지정 선점 기회를 줬다”며 “이는 전형적인 불공정한 행정이자 특혜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피 처장은 “문의가 오면 직접 가서 설명도 드리고 한다”고 해명했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대한민국을 파괴하러 온 간첩 혐의자를 독립유공자로 선정한 것”이라며 “피 처장은 보훈처장 자격이 없다. 당장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한·벨기에 정상회담 협력 방안 논의

    한·벨기에 정상회담 협력 방안 논의

    文대통령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동참을” 필리프 국왕 “한국 정부 평화 정착 노력 지지”문재인 대통령은 26일 한국을 국빈 방문한 필리프 벨기에 국왕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우호 증진 및 실질협력 강화 방안, 한반도 정세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필리프 국왕의 방한은 벨기에 국왕으로서는 27년 만이며, 문 대통령 취임 후 유럽왕실 인사의 첫 방한이다. 필리프 국왕은 왕세자 시절 다섯 차례나 방한할 만큼 ‘친한’ 인사로 알려져 있다. ●왕세자 시절에 5차례 방한 ‘친한’ 인사 문 대통령은 확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벨기에는 다른 언어와 문화에도 불구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며 높은 사회적 통합을 이루고 나아가 유럽연합(EU) 통합까지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배울 점이 많은 나라”라며 “‘통합이 힘이다’는 벨기에의 국가 모토는 평화 통일을 바라는 우리 국민들에게도 참으로 공감이 가는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지난달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비롯해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환경에 대해 설명한 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인 벨기에가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지지를 보내준 것에 감사를 표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여정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필리프 국왕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이후에도 변함없이 지지하고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필리프 국왕은 “문 대통령의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역할에 대해서 감사와 치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필리프 국왕의 국빈 방문에는 공식대표단을 비롯해 기업 최고경영자(CEO) 90명과 주요 대학 총장 등 총 250여명의 대규모 수행단이 동행했다. ●국왕 6·25전쟁 참전 벨기에 용사 추모식 참석 앞서 필리프 국왕 내외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6·25전쟁 참전 벨기에 용사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식에 참석했다. 추모식에는 레이몽드 베르 벨기에 한국전 참전협회장을 비롯한 참전용사 등 50여명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 우리 군 관계자들이 함께 했다. 벨기에는 1951년 1월 보병 1개 대대 규모의 전투병력을 파병했다. 106명이 희생됐고, 9명의 시신은 수습되지 못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2기 장관’ 청문회, 검증 없이 면죄부 주는 일 없어야

    장관 후보자 7명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어제 시작됐다. 명단 발표 이후 각종 의혹이 쏟아져 나오면서 청문회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 크다. 특히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인 후보자들을 주시하고 있다. 이번 정부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벌여 온 만큼 후보 검증이 그에 걸맞은지 확인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장관은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해당 부처의 최고 책임자다. 어떤 정책이든 장관이 그에 반하는 행위를 한 전력이 있다면 국민에게 관련 법규를 지키라고 할 명분이 서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심각한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다. 최 후보자는 경기 분당에 거주하면서 서울 잠실 재건축 아파트, 세종시 분양권에 투자해 시세차익을 노린 의혹을 받는다. 모두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에 있는 부동산이다. 투기로 의심받을 만하다. 어제 청문회에서 여당 의원들은 “다주택자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팔아 이익을 실현해야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최 후보자를 옹호했다. 현 정부가 이익 실현과 관계없이 갭투자를 통한 다주택 보유자를 투기세력으로 보는 현실을 외면한 외눈박이 비호나 다름없다. 부인이 용산 참사 현장 인근 개발지를 10억여원에 매입해 수년 만에 26억원 상당의 아파트와 상가를 분양받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도 마찬가지다. 해당 지역 4선 의원인 진 후보자 부인의 개발지 매입은 사전 정보 취득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그 자체만으로도 부적절하다. 게다가 행안부는 지역 균형개발 등에 직간접으로 관여한다. 부인이 지역개발지 투기에 나선 게 맞다면 진 후보자는 행안부 장관 자격 미달일 수밖에 없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대북 관련 발언도 쉽게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은 통과의례”,“사드 배치하면 나라 망한다”는 등의 발언이다. 발언 자체만 놓고 보면 통일부 장관이 되기에는 편향된 대북관을 가졌다는 의심을 받을 만하다. 어떤 배경과 의도에서 그런 발언을 했는지 정밀한 검증이 필요하다. 어제 보았듯이 27일까지의 청문회에서 여당은 후보를 무작정 비호하고, 야당은 후보자의 흠결을 확대재생산하면서 청문회가 알맹이 없이 흐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청문회는 많게는 수십조원이 들어갈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부처 수장의 자격을 검증하는 자리다. 야당은 치밀한 논리와 사실에 근거한 질문으로 따져야 한다. 여당과 청와대는 청문회를 장관 임명의 통과의례쯤으로 여기는 오만함을 버려야 한다. 무자격 후보에게 검증 없이 면죄부를 줄 수는 없지 않은가.
  • [열린세상] 보수에 대한 쓸데없는 참견/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열린세상] 보수에 대한 쓸데없는 참견/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일찍이 보수주의 사상의 원조인 에드먼드 버크는 보수주의 정치의 신조로 역사와 전통의 교훈과 교양을 갖춘 엘리트에 의한 정부를 꼽았었다. 지켜야 하는 것은 역사와 전통이며 이를 위해 성숙한 판단과 양심에 따른 지혜를 갖춘 엘리트들이 정부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보수 정치인들은 해방 직후 반민특위의 활동을 부정하거나 5·18민주화운동을 괴물 집단에 의한 폭동으로 정의하거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부정하는 막말성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들이 지킬 것이 일본 제국주의 지배의 유산이고, 시민들을 짓밟은 군홧발이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역사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1948년 단독 정부 수립일을 건국일로 정하자는 과거 주장까지 더하면 우리 보수가 지닌 역사 의식의 민낯에 부끄럽기까지 하다. 이에 멈추지 않는다. 대통령을 “저딴 게”, “민족반역자”로 지칭하거나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 인용하기까지 한다.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기 위한 언술이라고 치부하기엔 품위 제로를 꼬집을 수밖에 없다. 역사와 전통에 걸맞은 교양을 최우선의 자질로 삼아 왔던 서구 보수주의의 신조를 들먹이기조차 아깝다. 위헌이란 말도 남용하고 있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위헌이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불문의 헌법정신에 반한다고 한다. 그러나 현 정부 정책이나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도가 어떻게 헌법을 위반하고 있는지 필자로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정치적 무책임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총 16회에 달하는 국회 보이콧, 유치원법과 공수처 설치안,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 개혁 법안들에 대한 반대, 심지어 선거제도에 관한 5당 합의문의 서명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시전한 뒤집기 한판. 이 모든 것들은 한국당의 정치 공식이 모든 변화에 대한 묻지마식 거부에 있음을 눈치채게 한다. 양극화된 국회에서 113석의 제1야당으로 보수적 변화를 모색할 수는 없지만 128석뿐인 여당도 단독으로 법안을 통과시키기 어렵다. 게다가 최소 180석의 동의가 필요한 국회선진화법이 있으니 여야 4당의 합의와 패스트트랙 등 의회 내 다수를 형성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야합이라 공격하면 그만이다. 이러한 무위(無爲) 전략은 한편으로 과거 정부에서 생산된 보수적 현상이 유지돼 좋고 다른 한편으로 대통령과 집권당을 무능 프레임에 가둬 둘 수 있어 더 좋다. 꿩 먹고 알 먹기다. 반사이익으로 지지율까지 오른다. 그러나 20대 국회는 불임으로 치달아 간다. 2018 지방선거 참패 후 정치도 진보와 보수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한국당이 자평했을 때, 많은 시민들은 성숙하고 교양과 지혜를 갖춘 견제 세력을 기대했다. 그러나 자성과 재기 다짐이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그들이 말하는 균형은 역사 의식의 부재와 정치적 무책임으로 나타나고 있다. 내친김에 쓸데없는 참견 하나 하고자 한다. 서구의 보수주의가 근대 국민국가 시대에 계몽주의와 자유주의 혁명에 대한 반대에서 출발해 자유주의 수용으로, 또 자유방임적 사고에서 벗어나 복지에 대한 국가의 역할을 인정하는 등 시대정신에 맞게 진화해 왔듯이 한국의 보수도 변화를 모색했으면 한다. 한국의 보수주의는 단정 수립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자유민주주의를 반공과 동일시하며 출발해 이후 ‘반공=자유주의=민주주의’로 퇴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보수 세력은 권력, 돈, 강제력에 취해 도덕적으로 추락했고, 민주주의 사상과 이론의 발전은 진보 세력의 몫이 됐다. 그런데 한국 보수의 오늘은 오히려 태극기부대로 대표되는 극우행동주의에 더욱 기대는 모양새다. 경제 부문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보수주의는 박정희 시대 국가 주도의 경제발전론에서 김영삼 시대 신자유주의 수용으로 진화했지만, 국제 금융위기 이후 심화된 경제 양극화와 복지 사각지대 증대에 대해 실효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가 퇴조하는데도 여전히 시장의 자유와 낙수효과만 되뇌고 있다. 역사 의식과 품위를 갖춘 보수, 정치적 책임감을 지닌 보수, 민족적 관점에서 과감하게 38선을 넘었던 민족주의자 김구와 김규식의 뒤를 잇는 보수, 사회안전망 구축과 복지 정책을 먼저 과감하게 시도하는 보수를 기대하는 것은 비단 필자만일까.
  • ‘조작 사진’ 논란 교학사…국정교과서 사태 단초된 ‘우편향 교과서’ 만들기도

    ‘조작 사진’ 논란 교학사…국정교과서 사태 단초된 ‘우편향 교과서’ 만들기도

    2013년 뉴라이트 학자 참여한 역사 교과서 펴내박근혜 정부, “교과서 바로잡아야 한다”며 국정화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합성 사진으로 또 ‘구설수’교학사가 만든 한국사 관련 공무원 수험서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려고 만든 합성 사진이 게재돼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 이 출판사의 과거 이력에도 관심을 쏠린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 교과서 논란’의 뿌리가 됐던 ‘우편향 교과서’를 만든 곳이다. 교학사는 1951년 창립했다. 표준전과, 표준수련장 등 표준 시리즈로 알려졌고, 중·고교 교과서도 만들어왔다. 이 출판사가 언론과 대중의 대대적 관심을 받은 건 2013년 일이다. 뉴라이트 등 보수학자들이 이 출판사에서 역사 교과서를 썼는데 학계와 정치권에서 “우편향 교과서”라는 비판이 터져나왔다. 이 교과서는 8월 교육당국의 검정 심사를 통과해 논란을 키웠다. 박근혜 정부는 우편향 교과서 논쟁을 겪은 뒤 국정교과서 발행하려는 계획을 구체화한다. 지난해 교육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가 밝힌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3년 10월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교과서를 바로잡으려면 강력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면서 “전쟁에 임하는 자세로 나서야 박근혜 정권 5년 내에 좌파를 척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기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청와대의 시나리오에 동조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2013년 10월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이학재 의원은 “국가적 통일성을 위해 역사 교과서는 국정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고, 염동열 의원은 “(역사 교과서를 위한) 중립적 검정위원회를 만들거나 국정교과서로 가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같은해 7월 박 전 대통령은 언론사 논설·해설위원들을 만나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않고 자라면 혼이 없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교학사가 지난해 8월 출판한 책 ‘한국사 능력검정 고급 1·2급’ 내용 중 ‘붙잡힌 도망 노비에게 낙인을 찍는 장면’(드라마 ‘추노’)이라는 설명과 함께 게재된 그림에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이 합성된 채 삽입돼 논란이 됐다. 해당 사진은 드라마 ‘추노’의 한 장면을 캡처해 얼굴에 노비 낙인이 찍히고 있는 배우 얼굴을 노 전 대통령으로 합성한 것으로 보인다. 교학사는 이날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교학사 관계자는 “직원이 내용에 적합한 사진을 찾는 과정에서 제대로 검수를 하지 못해 이뤄진 실수”라면서 “모든 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특히 가족분과 노무현재단에는 직접 찾아뵙고 사죄의 말씀을 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책은 전량 회수해 폐기할 예정”이라면서 “해당 직원에 대한 문책 여부 등은 사태 수습 이후 내부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교재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 출판됐으며 3000부가량 인쇄됐다. 정확한 판매량은 확인되지 않았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서울광장] 친일 커밍아웃/박록삼 논설위원

    [서울광장] 친일 커밍아웃/박록삼 논설위원

    돌아본다. 전두환씨가 지난 11일 광주지방법원 현관을 들어서며 버럭 내뱉은 “이거 왜 이래?”라는 고함은 일종의 ‘행동 개시 신호’였나.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라는 등 각종 5·18 망언을 선동한 자유한국당 일부 세력은 내심 불안했을 상황이었다. 지난 겨우내 추위와 미세먼지 속에서도 태극기와 성조기 손에 든 채 주말, 주중 가리지 않고 ‘박근혜 석방’을 외쳐 온 이들이 확고한 지지자들이나 이 노령의 극우세력을 기반으로 정치적 확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어쨌든 지난달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뉴페이스인 ‘황교안 전 총리’가 당대표가 되었다. 여러 주요 당직도 ‘강성 우파’가 거머쥐었다. 5·18 망언에 대해 당내 징계를 넘어서 의원직 제명까지 하라는 국민의 요구는 드높지만, 한국당은 아예 국회 윤리위 파행을 유도하고 있다. 당내 징계야 솜방망이로 시늉만 내도 되겠지만, 국회는 그렇지 않은 탓일 게다. 다행히 문재인 정부에서 최저임금 인상, 물가 상승, 청년실업 등 경기 체감도가 좋지 않다. 또 고맙게도 정부 여당은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헛발질도 해줬다. 촛불 정부에 거는 개혁의 기대감이 너무 큰 탓이었는지 안팎에서 크고 작은 비판이 쏟아졌다. 그 반사이익 덕도 톡톡히 보고 있다. 게다가 이 정부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도 뭔가 삐그덕댄다. 그래도 모를 일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격 종전선언·비핵화 빅딜을 이뤄 내기라도 한다면 회복하기 어려운 ‘악몽 같은 정치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실로 건곤일척의 비상한 정국이었다. 그때 39년 전 쿠데타를 진두지휘했던 주역이 광주를 찾았다. 치매니 독감이니 핑계대며 버티다가 끌려가다시피 광주의 법정에 서게 됐다. 광주가 어떤 곳인가. 1980년 학살의 시간과 공간의 기억 속 총칼로 정치권력을 얻어 낸 상징의 공간이자 이념 전쟁의 최전방 현장과도 같은 곳이다. 거기서 그가 보여 줄 몸짓 하나, 말 한마디는 향후 판세를 가늠할 중요한 변수였다. 게다가 알츠하이머로 제정신이 아니라니 혹시나 국민과 역사 앞에 참회하는 뜻이라도 내비치면 보수 세력 결집은커녕 자칫 지리멸렬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썩어도 준치였다. 아니, 지만원씨의 표현을 빌리자면 역시 ‘영웅’이었다. 구차한 쭈뼛거림 따위는 전혀 없었다. 이렇게 국정농단에 대한 거센 국민적 저항과 촛불 정국, 그리고 대통령 탄핵 및 대선 패배를 거치며 2년 남짓 웅크려 있던 보수 대반격의 신호탄이 쏴 올려졌다. 총공세는 거침없었다. 그다음날인 12일 나경원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김정은 수석대변인” 운운한 것은 서막에 불과했다. 14일 최고위원회 회의와 15일 의원총회에서 나 원내대표는 잇따라 자신들의 정체성을 과감히 드러내는 커밍아웃을 했다. “해방 후 반민특위로 인해 국민이 분열했다”는 발언은 해방 이후 이승만 자유당으로 시작해 공화당-민정당-민자당 등으로 이어지는 자유한국당의 정체성과 뿌리를 드러냈다. 그 정체성과 뿌리의 본질은 ‘보수’가 아니다. 바로 친일이자 극우다. ‘반민특위 발언’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친일 부역자들과 야합해 만든 정당의 후신으로서 정체성에 대한 커밍아웃이었다. 진짜 보수는 사상적 가치, 역사적 연원을 따지면 친일, 친미 등 외세 의존과 거리가 멀 수밖에 없다. 예컨대 백범 김구를 보자. 그는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보수 정치인이자 철저한 반공주의자였다. 그러나 외세의 간섭과 분단을 막고자 공산주의자의 본진인 평양으로 건너갔다. 지켜야 할 가치와 질서를 지키는 것, 그게 보수다. 나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제2, 제3의 개성공단 및 남북 자유무역협정(FTA)을 모색해 대동강의 기적을 이루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때와 지금, 어느 쪽이 진짜인가. 나 원내대표의 ‘사이다 발언’ 혹은 ‘커밍아웃’ 덕인지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30%를 넘는 고공행진을 연일 거듭한다. 지난해 12월 여야 5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합의를 가볍게 뒤집은 것도 자신감의 발로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국회 연설에서 이렇게 물었다. “북한 체제에 비판적인 사람은 친일파인가?” 그 물음에 답한다. “북한 체제에 비판적이어서 친일파라 부르는 게 아니다. 국가와 민족의 이익을 등지고 자신의 이익과 영달을 위해 일제의 식민지배에 적극 협조했고, 해방된 나라에서 반성하지 않은 채 식민의 폐해를 외면하기 때문에 친일파라 부르는 것이다.” youngtan@seoul.co.kr
  • 선거 앞둔 터키… 에르도안, 뉴질랜드 테러 악용

    선거 앞둔 터키… 에르도안, 뉴질랜드 테러 악용

    막말에 외교갈등 비화… 보수 표심 노려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국면에서 호주 국적 남성이 저지른 뉴질랜드 총기테러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뉴질랜드와 호주 양국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터키와 뉴질랜드, 터키와 호주의 외교갈등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20일(현지시간) 에르도안 대통령의 막말에 대한 터키 측 입장을 직접 들어보겠다며 윈스턴 피터스 외무장관 겸 부총리를 터키에 보내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호주는 호주 주재 터키대사를 불러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에 항의하고 발언 철회를 요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5일 뉴질렌드 테러 발발 이후 최근까지 선거 유세장에서 용의자가 직접 촬영한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여 줬다. 그는 또 1차 세계대전 당시 뉴질랜드인, 호주인 등 1만명이 학살당한 1915년 터키 갈리폴리 전쟁을 언급하고, “반(反)무슬림 정서를 품고 터키에 오는 뉴질랜드인과 호주인은 선조들처럼 ‘관에 담겨’ 고향에 돌아갈 것”이라고 막말을 해 서방의 빈축을 샀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오는 3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터키 보수 표심을 결집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독일을 모르고 어찌 브렉시트 이후를 알겠어

    독일을 모르고 어찌 브렉시트 이후를 알겠어

    독일은 어떻게 유럽을 지배하는가/폴 레버 지음/이영래 옮김/메디치미디어/396쪽/1만 8000원 지구 반대편 유럽은 지금 그야말로 ‘시계 제로’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시한인 29일까지 열흘도 채 안 남은 상황.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0일 EU에 연장안을 공식 요청했다. EU는 내부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도 버거운 영국에 ‘연장이 필요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대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그렇지 않으면 연장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경고도 함께 던졌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다른 27개 EU 회원국들과 함께 적절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영국이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경우를 피하는 게 근본적으로 모든 당사국들에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EU를 이끄는 독일의 수장다운 발언이다.●EU 권력 쥔 건 자본 덕분? 절반만 맞는 얘기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병자’로 불리던 독일이 어느새 유럽을 이끌고 있다. 초국가적 조직 EU를 통해서다. ‘유럽의 수도는 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이 아닌 베를린’이라는 표현도 낯설지 않다. EU 초창기엔 누구나 프랑스가 중심에 있다고 생각했다. 초반 20년 정도 프랑스어가 유럽 기관에서 지배적인 언어였고, EU 집행위원회 체계도 프랑스식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지금은 누가 뭐래도 독일이 중심에 있다. EU 권력의 구조와 기관의 성격, 권력의 흐름 모두 독일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이런 이유에 관해 독일의 ‘경제력’ 때문이라 답할 수 있다. 절반은 맞는 이야기다. 독일 경제 규모는 유럽에서 가장 크다. 2조 5000억 유로(약 3213조 975억원)에 이르는 독일 국내총생산(GDP)은 프랑스나 영국보다 약 25% 정도 높다. EU 전체 GDP 12조 3000억 유로 가운데 독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다. 독일이 부담하는 EU 예산 기여금 역시 가장 많다. 그러나 이런 이유만으로 지금 현상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신간 ‘독일은 어떻게 유럽을 지배하는가’는 독일이 EU의 권력을 어떻게 잡게 됐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유럽을 어떻게 지배하는지를 설명한다. 1997년부터 6년 동안 독일 대사를 지낸 영국인 저자 폴 레버가 다방면으로 독일을 분석했다. 저자는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게르하르트 슈뢰더 등 전 독일 총리의 행보를 뒤따르며 EU에 영향을 미친 독일의 정치력을 비롯해 벤츠, 보쉬, 지멘스, 티센크루프와 같은 독일의 제조업체가 EU 시장에서 활개치도록 한 독일의 보호무역 연계 정책을 짚는다. ●“20년 후에도 EU 패권은 독일이 잡을 것” 독일은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 위기와 2010년대 초반 유로 지역의 재정 위기 때 경제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해결하며 유럽의 중추 세력으로 부상한다. 저자는 독일이 안정·성장 협약의 EU 기본 정신에 기반을 두고 세력을 넓혀 간 부분을 눈여겨본다. 이 협약은 유럽통화동맹 회원국들이 매년 재정 적자는 GDP의 3% 이내, 정부 부채는 GDP의 60% 이하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EU에서 가장 큰 사안 중 하나였던 난민 처리에서도 독일이 두드러지게 나선 점을 주목한다. 메르켈 총리는 2015년부터 2년 동안 시리아와 이라크 등에서 난민 100만명을 수용하는 개방 정책을 펼쳤다. 극우정당이 독일에서 약진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EU 내 독일의 입지는 더 커졌다. 전쟁 주범이었던 부끄러운 과거사를 벗어나 ‘모범 국가 독일’의 이미지를 EU에 투여하면서 성장한 과정도 흥미진진하다. 저자는 결국 독일이 EU의 기본 정신을 앞장서 지켜 나가면서 그 지배력을 높였다고 주장한다. 이는 사실 전쟁 이후 독일의 과거 청산과 경제력 증대, 그리고 관리 능력 등과 맥을 같이한다. 저자는 이를 바탕으로 EU의 미래도 예견한다. 그는 “독일은 자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자국 경제가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힘을 행사한다. 그 이상의 근원적인 비전이나 목적은 없다”고 단정한다. 그리고 “20년 후의 EU에 영국이 없다는 것을 제외하면 그때도 독일이 지금처럼 패권을 쥐고 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다만 독일을 중심축에 놓고 EU의 변화를 좇아 가는 구성은 다소 아쉽다. EU의 중요한 사건을 중심에 놓고 독일이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를 설명했다면 독일의 역사를 잘 모르는 독자들의 이해가 더 쉬웠을 법하다.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 독일이 EU의 패권을 잡고 EU의 운영방식을 서서히 바꿔 나가는 과정을 읽는 일은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브렉시트 이후 EU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에도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백악관 선임고문 남편 “트럼프 대통령은 인격장애” 독설 날려

    백악관 선임고문 남편 “트럼프 대통령은 인격장애” 독설 날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말 30개 넘는 폭풍 트윗을 쏟아내자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 남편인 조지 콘웨이 변호사가 ‘트럼프 대통령은 인격장애’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이에 아내 콘웨이 고문은 남편의 트윗에 대해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콘웨이 변호사는 1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미정신과협회가 펴내는 정신장애 진단·통계 편람에서 자기애성 인격장애와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설명한 부분을 캡처해 올리면서 “모든 미국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심리적 상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신적으로 아픈데, 상태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언론과 의회, 부통령, 내각에 대해서도”라는 말을 덧붙여 미 정치권과 언론의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뜻을 내비쳤다.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 출신으로 백악관에 입성해 지금껏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거의 유일한 핵심 측근인 콘웨이 선임고문은 18일 오전부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남편의 독설과 거리를 두느라 바빴다. 콘웨이 변호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상태를 문제삼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북한과 큰 전쟁에 근접했었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논란이 되자 정신건강 검진 필요성을 제기했고, 출생 시민권 폐지 발언에는 앞장서 위헌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오강현 의원 “유기동물보호소(반려문화센터) 건립하자”, 박우식 의원 “마산동 주민센터 등 생활기반 시설 조속 확충해야”

    오강현 의원 “유기동물보호소(반려문화센터) 건립하자”, 박우식 의원 “마산동 주민센터 등 생활기반 시설 조속 확충해야”

    오강현 경기 김포시의회 의원은 19일 열린 제191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발언에서 김포시에 ‘반려문화센터’ 건립할 것을 제안했다. 김포에는 최근 3년간 1500건 이상 유기동물이 발생하고 있다. 오 의원은 “김포 유기견보호소를 교육을 통해 새 반려가족 입양기관과 도우미견 양성기관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필요한 인력은 일자리경제과와 협업해 일자리를 찾는 시민에게 직업훈련 교육을 실시해 일자리 매칭이 가능하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기동물 문제는 단순 민원처리가 아닌 사회적으로 자리잡은 반려동물 문화와 관련된 산업적 관점까지 고려해 지자체가 직접 나서서 관리해야 한다”면서, “김포시에 ‘반려문화센터’ 건립을 제안한다”고 전했다. 또 “현재 검증된 사설보호소와 늘어난 동물병원, 자원봉사자 등과 그룹 네트워크를 만들어 김포에서 유기동물보호소(반려문화센터)가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박우식 의원은 경쟁력 있는 김포한강신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먼저 그는 “생활기반 시설을 조속히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산동 주민센터와 마산·운양 도서관, 문화예술관 등 기본적인 생활 인프라를 조속히 시공할 것을 촉구했다. 또 공공건축물에 총괄건축가·공공건축가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고질적인 악취 문제 해결도 주문했다. 환경단속반 대곶면 출장소 설치를 비롯해 환경단속반 인원을 늘리고 환경단속 24시간 감시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구래동 문화의 거리 조성과 가마지천 생태하천 복원, 생태공원~아트빌리지~금빛수로를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질적인 주차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IT를 활용한 주차 공간 공유시스템 구축과 구래 중심상가 월드애비뉴 주차장 공영주차장 전환, 지하주차장 건설, 주차로봇시스템 도입 등을 제시했다. 쓰레기와 담배꽁초·불법전단지와 전면적인 전쟁을 선포할 것도 강조했다. 구래동 중심상가나 장기동 먹자골목, 라베니체 등 각종 불법전단지와 담배꽁초, 쓰레기 무단투기 등 근본적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역설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손혜원, 나경원에 “내 아버지, 당신 같은 정치인이 입에 올릴 분 아니다”

    손혜원, 나경원에 “내 아버지, 당신 같은 정치인이 입에 올릴 분 아니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자신의 부친을 언급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향해 “(아버지는) 당신 같은 이기적인 정치인이 함부로 입에 올릴 그런 분이 아니다”라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손혜원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제 아버지 손용우 독립지사께서는 고향 양평 선배인 몽양 여운형선생을 따라 일찌기 서울로 올라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온몸을 던져 독립운동하신 분으로 1940~1941년 사이 18개월간 서대문형무소에 복역하신 분”이라면서 가족사를 소개했다. 손혜원 의원에 따르면 그의 부친은 출소 뒤에도 여운형 선생과 함께 독립운동을 계속 했고, 1947년 7월 여운형 선생이 암살된 뒤 크게 절망하고는 박헌영이 세운 조선노동당에 가입했다. 그러나 “어머니 말씀에 의하면 아버지는 1947년 후반 마포나루에서 배를 타고 북에 갔다가 한달 만에 돌아오신 이후 어머니와 외할아버지의 간곡한 설득으로 1948년 5월 큰오빠 출산과 함께 전향했다”면서 “6·25전쟁 직후 남로당원들은 모두 월북했지만 아버지는 갓 태어난 둘째 오빠 등 온 식구들과 함께 모두 부산으로 피난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어 “아버지가 신청한 4번의 독립유공자 신청 서류에는 아버지의 전향 사실에 대한 당시 경찰청장과 정보과 형사의 증언, 그리고 친필로 남겨놓은 진정서도 함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손혜원 의원은 “나경원 의원께 경고한다. 무슨 전략인지 또는 열등감인지 말끝마다 ‘손혜원’을 외치며 계속 떠들어대는 것은 당신 자유다”라면서도 “그러나 내 아버지를 당신 입에 올리는 일은 삼가달라”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는) 국가와 민족, 그리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자랑스러운 분이다”라면서 “고작 1년 남짓 몸 담았던 남로당 경력으로 평생 빨갱이 소리를 들으며 살았다. 자신의 독립운동 경력은 무시되고 폄하된 채 자신이 청춘을 바쳐 지키려던 조국으로부터 온갖 불이익을 당하며 억울한 생을 사신 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밖에 모르는 당신 같은 이기적 정치인이 함부로 입에 올릴 그런 분이 아니다”라면서 “부디 조심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앞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해방 후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로 인해 국민이 무척 분열했던 것을 모두 기억할 것”이라는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손혜원 의원의 부친을 언급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15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손혜원 의원의 부친이 6번인가 독립유공자 신청을 했다가 떨어졌는데 이번에 손혜원 의원이 전화로 접수했더니 (독립유공자가) 됐다는 것 아닌가”라면서 “그 분이 조선공산당 활동을 했고, 해방 이후에도 대한민국에 자유민주주의 정부 수립을 방해한 활동을 한 것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나경원 “반민특위가 국론 분열”…역사왜곡 넘어선 ‘극우결집’

    나경원 “반민특위가 국론 분열”…역사왜곡 넘어선 ‘극우결집’

    4월 재보선 염두 극우세력 결집 위한 ‘막말화법’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이 잘 됐어야 했지만 (반민특위가) 결국 국론분열을 가져왔다”고 주장하면서 정치권에 ‘친일 청산’ 프레임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14일에도 ”해방 뒤 반민특위로 인해 국민이 무척 분열했던 것을 모두 기억하실 것이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밝힌 ‘친일 잔재 청산’ 발언에 대한 한국당 측의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 대표의 발언은 국민의 인식과 동떨어진 역사왜곡이자 망언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반민특위, 친일청산 기치 내걸고 221명 검찰 송치 반민특위는 일제 식민지 시대 친일파의 반민족행위를 조사하고 처벌하고자 1948년 설치한 특별위원회다. 하지만 이승만 정부와 친일 경찰의 조직적인 방해로 이렇다할 활동 없이 1년여 만에 와해됐다. 1948년 5월 10일 총선거로 꾸려진 제헌국회는 같은 해 9월 7일 반민족행위처벌법을 통과시켰다. 8·15 광복 뒤 우리 민족의 지상과제인 친일파 척결을 이뤄 내 민족 정기를 회복하기 위해서였다. 이 법은 1905년 을사늑약 체결 전후부터 1945년 해방 때까지 일제에 협력했거나 항일 독립운동가를 살해·위협한 조선인을 처벌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반민특위는 반민족행위처벌법에 따라 10월 23일 국회의원들이 추천한 10명의 위원(임기 2년)을 선출했다. 위원장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 국무위원 등을 지낸 김상덕(1891~1956)이, 부위원장에는 훗날 최초의 민선 서울시장이 되는 김상돈(1901~1986)이 뽑혔다. 반민특위는 국회 안에 특별조사위원회(친일파 조사)와 특별검찰(기소·송치), 특별재판소(재판)를 설치했다. 곧바로 특별경찰대를 꾸려 반민족행위자 7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에 나서 이듬해 1월부터 검거에 들어갔다. 모두 559건(221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282건, 경기 32건, 황해 26건, 충남 25건, 충북 26건, 전남 27건, 전북 35건, 경남 50건, 경북 34건, 강원 19건이다. 대표적 친일반민족행위자로는 일제시대 악질기업가이자 화신백화점 소유주였던 박흥식(1901~1994)과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내몬 최남선(1890~1957)·이광수(1892~1950), 여제자들에게 정신대 참여를 독려한 김활란(1899~1970) 등이다. ●미 군정·이승만·친일경찰 반발로 1년 만에 유명무실화 그러나 친일청산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우선 1945년 해방 직후 미 군정이 남한 지역을 통치하면서 한국인들의 정치활동을 금지했다. 반민족행위자를 척결할 가장 좋은 시기를 놓쳤다. 미 군정은 남한에 반공국가를 세워 소련으로 대표되는 공산세력의 확장을 막아내려고 했다. 이들은 친일파의 역할에 주목했다. 민족의식 없이 강자에게 의지해 자신의 삶을 영위해 온 이들이라면 미 군정에도 마찬가지로 충성할 것으로 생각해서였다. 친일파의 청산은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일이 돼 버렸다. 또 미 군정은 자신 이외의 어떠한 정부 활동도 인정하지 않았는데, 이는 임정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김구(1876~1949)로 대표되는 임정 세력은 미 군정 규정을 어기고 임정을 사실상의 정부로 간주하려고 해 양측 간 갈등이 컸다. 이 과정에서 미 군정은 일제시대 통치 구조를 부활시키고 친일파를 대거 등용했다. 1948년 7월 20일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이승만(1875~1965) 역시 미 군정의 통치구조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친일파는 이승만 정권 유지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임정 세력은 더욱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 이승만은 정치적 라이벌인 김구 등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고자 친일파를 처단하기 위한 반민특위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했다. 우선 친일경찰의 상징인 노덕술(1899~1968) 등이 독립운동가 겸 살인청부업자 백민태(생몰연대 미상)를 고용해 반민특위 요인들을 암살하려고 했다. 하지만 백민태가 자수해 미수에 그쳤다. 1949년 6월 국회 부의장 김약수(1890~1964)와 노일환(1914~1982), 이문원(1906~1969) 등 진보성향 의원들이 외국군대(미국·소련) 철수와 남북정치회의 개최를 요구하는 평화통일방안 7원칙을 제시했다. 당시 북진통일론을 주장하던 이승만 정부는 “이들이 남조선로동당(남로당) 공작원과 접촉해 정국을 혼란시키려 했다”며 김약수 등을 체포했다. 이것이 ‘국회 프락치사건’이다.이 사건 직후 시민단체 ‘국민계몽회’ 회원 수백명이 반민특위 사무실에 몰려와 “반민특위에서 암약하는 공산당을 숙청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특위에서 서울 중부경찰서에 도움을 청했지만 경찰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특위는 이승만 대통령에게 항의하고 시위 배후로 지목된 서울시 사찰과장 최운하(생몰연대 미상) 등을 반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그러자 경찰이 반격에 나섰다. 반민특위 사무실을 습격해 특경대원 35명을 체포하고 사무실 서류와 집기도 압수했다. 때맞춰 서울시경 9000여명이 반민특위 간부 교체와 특경대 해산을 요구하며 집단 사표를 제출했다. 이승만은 “경찰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현실론을 명분삼아 반민특위 압박을 강화했다. ●반민특위 실패로 친일파가 대한민국 지배세력으로 군림 이 때부터 반민특위 활동은 빠르게 위축됐다. 1949년 7월 법무부 장관에서 돌아온 이인(1896~1979) 의원이 반민법 공소시효 단축을 골자로 하는 정부개정안(반민법 2차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이 의원은 독립운동가 출신임에도 “민족분열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며 반민특위에 내내 부정적이었다. 결국 김상적 위원장 등 특조위원 전원이 개정안에 반대하며 사임했다.그나마 특조위에서 구심적 역할을 하던 위원들의 사퇴하자 친일 비호세력을 주축으로 새로운 특위가 구성됐다. 이로써 반민특위 활동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 기소된 친일 인사 가운데 재판을 마무리한 이는 불과 38명으로, 그나마도 전원이 집행유예 등으로 풀려나 실제 처벌받은 반민족행위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친일파 청산에 대한 국민적 염원에도 당시 이승만 정부의 조직적 방해 때문에 반민특위 활동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는 2019년까지도 친일세력이 우리 사회의 지배세력으로 군림하는 길을 열어준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4·3 재보궐 선거 노려 극우세력 결집 의도 반민특위 실패는 지금까지도 한국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럼에도 나 대표가 이와 같은 주장을 하는 이유는 다분히 정략적인 계산이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4·3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태극기부대’로 불리는 극우 보수세력의 결집을 노려 ‘트럼프식 막말화법’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선거 승리를 위해 제1야당 원내 대표가 왜곡된 역사관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표를 모으려는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행동이라는 반응이 많다. 민주당은 “나베 경원”(아베 신조 일본 총리 이름에 나경원 원내대표의 이름을 합친 비난) 등으로 나 원내대표를 비난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대전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런 망언이 계속되고 있기에 한국당을 극우 반민족당이라고 이야기하고, 나 원내대표 이름이 ‘나베 경원이라는 이야기가 계속되는 것 아니냐”며 “이런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면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나 원내대표가) 괜히 자위대 행사에 참석한 게 아니었다”며 “한국당 국회의원 나경원은 토착왜구란 국민들의 냉소에 스스로 커밍아웃했다”고 했다. 이어 “국민을 분열시킨 것은 반민특위가 아니라 친일파들이었다”며 “실패한 반민특위가 나경원과 같은 국적불명의 괴물을 낳았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반민특위가 이승만 정권의 훼방과 탄압으로 인해 친일부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것이 한국 현대사의 비극임은 누구나 다 잘 아는 사실”이라며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한국당이 친일파의 후예임을 고백한 것과 진배 없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나경원, ‘반민특위 국민분열’ 발언 논란 진화나서

    나경원, ‘반민특위 국민분열’ 발언 논란 진화나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15일 ‘반민특위(반민족행위자특별조사위원회) 국민 분열’ 발언 논란에 대해 진화에 나섰다. 나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보훈처의 독립유공자 포상 분류자 재심사를 비판하면서 “우파는 곧 친일이라는 프레임을 문재인 정부가 만들고 있다. 해방 후에 반민특위로 인해서 국민이 무척 분열했던 걸 모두 기억하실텐데 이러한 전쟁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잘해달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반민특위 활동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해방 후에 이런 부분이 잘됐어야 한다”면서 “지금 이 시점에 또다시 그런 문제로 해서 결국은 사실상 해방 이후에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한 세력에게까지 독립유공자 서훈을 주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부분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여야 정치권은 나 원내대표의 ‘반민특위로 인해 국민이 분열됐다’는 발언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대전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나 원내대표는 반민특위를 야밤에 습격해 강제로 해산시킨 이승만 전 대통령의 행위가 잘됐다는 것인지 거기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이런 망언이 계속되고 있기에 한국당을 극우 반민족당이라고 이야기하고 나 원내대표 이름이 ‘나베 경원’(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나 원내대표 이름의 합성어)이라는 이야기가 계속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도 “친일청산을 위한 기구였던 반민특위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해서 친일청산이 제대로 못했던 것이 역사의 아픔으로 남고 국민을 분열되게 만들었던 것”이라며 “이런 식의 발언을 한다는 것은 과연 제대로 된 역사인식을 갖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심을 들게 한다. 부디 나 원내대표는 ‘아무말대잔치’를 중단해달라”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나 원내대표는 국론 분열이 반민특위 탓이라는 역사 왜곡 발언을 되풀이했다”며 “근현대사에 대한 오도된 인식이 매우 뿌리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이승만 전 대통령은 반민특위의 친일파 청산 활동을 방해했을 뿐 아니라 친일파들을 앞세워 민족정기를 훼손했다”며 “이 전 대통령을 한국당이 국부로 칭송하는 것 또한 부끄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민주평화당은 ‘토착왜구 나경원을 반민특위에 회부하라’라는 다소 과격한 논평을 내며 나 원내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평화당 문정선 대변인은 “한국당 국회의원 나경원은 토착왜구란 국민들의 냉소에 스스로 커밍아웃했다”며 “한국당은 명실상부한 자유당의 친일정신, 공화당, 민정당의 독재 DNA를 계승하고 있다. 국민을 분열시킨 것은 반민특위가 아니라 친일파들이었다”고 지적했다. 문 대변인은 “실패한 반민특위가 나경원과 같은 국적불명의 괴물을 낳았다”며 “다시 반민특위를 만들어서라도 토착왜구는 청산되어야 한다. 토착왜구 나경원을 역사의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도 국회 의원총회에서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말이 있는데 한국당이 친일파의 후예임을 고백한 것과 진배 없다”며 “한국당은 지난번 5·18 망언에 이어 반민특위 망언까지 극단적인 망언시리즈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동영상] 금요일마다 학교 대신 거리로 16세 툰베리 노벨평화상 후보로

    [동영상] 금요일마다 학교 대신 거리로 16세 툰베리 노벨평화상 후보로

    스웨덴의 기후변화 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가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 세 가지 점이 놀랍다. 이제 나이 16세이며, 야스퍼거 증후군을 갖고 있으며, 그녀가 매주 금요일 학교 수업을 거부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행동을 촉구하기 위한 각국 학생들의 시위와 행진을 조직했다는 것이 추천 취지란 것이다. 노르웨이 의원 셋이 그녀를 후보로 추천했다고 영국 BBC가 14일 전했다. 노르웨이 사회당의 프레디 안드레 오브스테가르드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기후변화를 멈추기 위해 아무 것도 안하면 전쟁, 내전, 난민 등을 불러올 것이기 때문에 쑨베리를 후보로 제안했다”며 “쑨베리는 대중운동을 시작했으며 난 평화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쑨베리는 추천만으로도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만약 그녀가 수상하면 파키스탄 소녀 말라라 유사프자이가 17세에 수상한 최연소 기록을 고쳐 쓰게 된다. 그녀가 지난해 8월 스웨덴 의회 앞에서 처음 일인시위를 벌인 뒤 해시태그 ‘금요일엔 미래를(Fridays For The Future)’ 붙여 학교 수업을 빠지고 기후변화에 대한 행동을 조직하자고 또래들을 설득했다. 이 기후행동은 스웨덴은 물론 독일, 벨기에, 영국, 프랑스, 호주와 일본까지 세계 100여개국을 번져 기후변화에 반대하는 수업 거부 운동에 수천명이 참여했다. 툰베리는 그 뒤 거의 모든 금요일에 시위를 조직하느라 학교 수업을 빠졌다. 그녀는 트위터에 자신이 아스퍼거 증후군을 갖고 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지난해 12월 폴란드에서 열린 유엔 기후 대화에 이어 지난 1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글로벌 경제 리더들에게 “기후변화에 관해 우리는 실패했다는 점을 인정해야만 한다”고 역설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노벨평화상 후보는 각국의 정치인들이나 국제기구 간부들, 학자들이나 이전 수상자들이 추천할 수 있다. 10월에 수상자가 발표되며 12월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시상식이 거행된다. 지금까지 올해 후보로는 301명이 추천을 받았는데 223명은 개인, 78개 기관인데 이들 추천자와 추천 후보 이름은 50년 후 삭제될 때까지 공표되지 않는다. 한편 세계를 휩쓴 청소년들의 ‘기후행동’은 15일 한국에 상륙한다. ‘청소년 기후소송단’ 등 중고생 300여명이 주축이 된 ‘315 청소년 기후행동’은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기후악당국가 탈출’을 선언하는 집회를 갖는다. 행사는 사전 퍼포먼스와 참가자 자유 발언 등에 이어 청와대 인근 분수대까지 행진하는 순서로 진행되는데 주최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 정부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안일한 모습을 비판하고 적극적 정책 변화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나경원 “해방 후 반민특위 탓 국민 분열” 논란

    나경원 “해방 후 반민특위 탓 국민 분열” 논란

    친일청산 ‘반민특위’ 분열 원인 지목 민주당 “이념적 편가르기, 강한 유감” 민평당도 “한국당 정체성 뭔가” 비판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4일 “해방 후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로 인해서 국민이 무척 분열했다”고 주장했다. 친일청산 활동을 했던 반미특위를 분열의 원인으로 묘사한 발언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보훈처가 과거와 전쟁을 확대하며 기존 독립유공 서훈자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하고 사회주의 활동 경력자 298명에 대해서는 재심사를 통해 서훈 대상자를 가려내겠다고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친일 행위를 하고도 독립운동자 행세를 하는 가짜 유공자는 가려내겠다고 한다”며 “가짜는 가려내야 하지만 본인들 마음에 안 드는 역사적 인물에 대해서는 친일 올가미를 씌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국 우파는 친일이라는 프레임을 통해서 이 정부의 역사공정이 시작되는 것 아닌가”라며 “반민특위로 무척 분열했던 것을 모두 기억할텐데 또다시 이러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실 것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반민특위는 일제 시대 반민족행위를 조사하고 처벌하기 위해 1948년 설치한 특별위원회다. 이승만 정부와 친일 경찰 등의 조직적 방해로 인해 1년만에 와해되고 말았다. 여야는 일제히 비판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친일 잔재를 청산하고 역사를 바로 세우라는 국민 염원마저 ‘국론 분열’ 운운하며 이념적 편 가르기에 나선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5.18 망언으로 국민을 분노하게 한 김진태, 김순례, 이종명 의원에 대한 징계는 눈 가리고 아웅하더니 반민특위 활동에 대해 국민을 분열시켰다고 평가하는 한국당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미군 장성들 “한미훈련 축소, 안보 우려 없다”

    미군 장성들 “한미훈련 축소, 안보 우려 없다”

    주한미군사령관도 “불안론 동의 안 해 외교 뒷받침… 훈련 상황 공개 안 할 뿐”한미 양국 군이 키리졸브 연습(KR)과 독수리 훈련(FE),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등 ‘3대 연합훈련’을 폐지·축소한 것을 놓고 보수진영 일각에서 안보 불안론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 현장에서 안보를 책임진 미군 고위 지휘관들이 안보 우려를 일제히 일축했다. 미군의 대표적 야전사령관인 로버트 넬러 해병대사령관은 한미연합군사훈련 폐지 및 축소의 부정적인 영향이 현재까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넬러 사령관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방 관련 토론회에서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 종료 등이 한미 양국의 군비 태세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지금까지 그 누구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말하지 않았다”면서 “양국 군은 오늘 밤에라도 당장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긴장감을 갖고 전쟁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답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도 이날 보도된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최근 연합훈련의 폐지 및 축소로 인한 방위태세 약화를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전문가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전문적인 군사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막연한 불안감을 표시하거나 한반도 평화 무드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안보불안론을 제기하고 있는 현상을 지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한미 군사동맹의 모든 고위급 지도자들은 우리 사령부와 군대가 어떠한 위기와 잠재적 적대행위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연합군이 준비돼 있다는 것을 알기에 여러분은 밤에 편안히 잘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 연습은 물론이고 모든 연습은 우리의 요구수준을 충족할 것”이라며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외교적 노력에 여지를 마련해주기 위해 그것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반도 평화 무드가 조성된 지금 북한을 굳이 자극하지 않기 위해 티 안 나게 훈련을 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편 키리졸브 연습을 대체해 ‘19-1 동맹연습’을 지난 12일 마친 한미는 13일부터 15일까지 로크드릴(ROC-Drill)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로크드릴은 자체적으로 특정 상황이나 주제를 부여해 전술토의를 하는 개념으로, 동맹 연습에서 제외된 한미 연합영역의 훈련을 보완할 방침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김균미 칼럼] ‘바짓바람’을 반길 수만은 없는 이유

    [김균미 칼럼] ‘바짓바람’을 반길 수만은 없는 이유

    “예전엔 아빠들의 무관심이 자녀 교육의 필수조건이라고들 했는데, 이제 다 한물간 얘기죠. … 바짓바람의 시대가 온 거죠.”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방영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 등장하는 로스쿨 교수 차민혁의 대사다. 대한민국 상위 0.1%의 욕망을 풍자한 드라마 속 차 교수의 ‘피라미드 이론’과 ‘바짓바람’ 발언에 공감하는 ‘아빠’들이 주위에 생각보다 많다. 입시 설명회 장소에 나타나는 아버지들은 이미 일상이 됐다. 자녀를 직접 가르치는 아버지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치맛바람에 빗대 바짓바람이라 부를 만큼 사회적 현상이 된 걸까. 지난 일요일 우연히 TV에서 ‘바짓바람 시대, 1등 아빠의 조건’이라는 프로그램을 봤다. 중고교에 다니는 자녀교육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여러 아버지를 다뤘다. 학원과 과외를 알아보고 학습 일정을 관리하는 아버지, 같이 공부하며 고교와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아버지가 등장한다. 이들은 부모가 모두 관심을 갖고 자녀를 지도할 때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입을 모은다. 진로 선택에서부터 심리상태 관리까지 아빠들이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강조한다. 교육 전문가들은 대학 입시 전형이 워낙 복잡해지고 수학능력시험과 학교 내신뿐 아니라 다양한 활동이 입시에서 중요해지면서 온 가족을 입시전쟁에 뛰어들게 만든다고 진단한다. 아버지들이 자녀 교육에 관심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모든 것이 대입에 맞춰져 그렇잖아도 경쟁에 지친 자녀를 더욱 힘들게 몰아세워 부모 모두에게 의지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간다면 교육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는 지적이 귀에 쏙 박힌다. 요 며칠 동안 교육 관련 블로그와 카페는 바짓바람을 다룬 이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으로 뜨겁다. ‘남편과 같이 봤는데 많은 걸 생각하게 됐다’, ‘남편과 꼭 같이 봐야겠다’는 댓글부터 ‘(아이들을) 믿고 기다려 주는 아버지들이 대단하다’ 등 다양하다. 자녀 교육을 엄마한테만 맡기는 시대는 지나갔다. 자녀의 미래를 위해 시간과 열정, 돈을 쏟아붓겠다는 부모들을 말릴 수도 없다. 그렇다고 아버지들까지 입시전쟁에 가세해야 하는 상황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 엄마의 치맛바람과 아빠의 바짓바람을 이분법적으로 접근하거나, 누구의 역할이 더 중요하고 효과적이라고 재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잔소리하고 자녀를 닦달하는 건 엄마 역할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줘서도 곤란하다. 자녀의 양육과 교육은 부모 모두의 책임이다. 가정의 상황에 따라 엄마와 아빠의 역할이 다를 수 있을 뿐이다. 부모가 다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롤모델이 돼야 한다. 그래도 자녀의 학습계획을 직접 짜고 일일이 관리하는 아버지 모습이 아직은 낯설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40대 후반의 대학 진학률이 역대 가장 높았다고 한다. 이들은 자녀 입시를 도와야 한다면 직접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언제든지 그럴 자세도 돼 있다고 한다. 직접 가르치지 못하면 무리해 사교육의 도움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에 불안해하는 부모들의 상태는 학생수는 줄어도 매년 늘어나는 사교육비의 실태가 잘 보여 준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지난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29만 1000원이다. 2007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고다. 지역별·소득수준별 사교육비 양극화가 악화했다. 교육부는 사교육비 대책으로 공교육 정상화와 대학 입시의 투명성과 공정성 강화를 내놓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대입과 교육정책에 대한 불신만 키웠던 국가교육회의가 여야가 합의한다면 연내에 국가교육위원회로 새로 출범할 수 있다. 정권이나 당파를 초월한 10년 단위의 국가 교육 기본계획을 세우게 된다니 지켜볼 일이다. 대입정책이 교육정책의 전부는 아니지만, 핵심을 차지한다. 국민 대다수는 자녀가 일단 대학에만 입학하면 교육정책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다. 따라서 미래를 좌우할 장기 교육계획을 세우는 국가교육위는 당장의 여론에 휘둘리지 말고 미래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키워 내는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려면 교육 전문가들로만은 한계가 있다. 치맛바람이라고, 바짓바람이라고 비판만 하지 말고 부모의 교육열이 선순환할 수 있는 장기 교육 비전부터 국가교육위는 제시해야 한다.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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