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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원회, 포항·김천의료원 2024년 행정사무감사

    경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원회, 포항·김천의료원 2024년 행정사무감사

    경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권광택)는 지난 7일 포항의료원, 김천의료원에 대한 2024년 첫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포항의료원 행정사무감사에서 윤승오 의원(영천)은 도민들에게 균형있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거점도시만이 아닌 각 시군에도 도립병원 설립이 필요하며, 지역 거점 공공병원 운영평가가 여러 해에 걸쳐 낮게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주문했다. 임기진 의원(비례)은 홍보비와 관련해 포항의료원의 호스피스 사업 등 지역 주민에게 유용한 정보들은 주요 언론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에 홍보하고 의료서비스 향상에도 더욱 힘써주길 당부하였다. 도기욱 의원(예천)은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B등급을 받았으며, 특히 전문의, 간호사 전문성에서 낮은 등급으로 나타나 개선이 필요하며, 무료간병·공동간병 실적이 작년 5000여 건에 비해 올해 1700여건 정도로 많이 줄어든 점을 지적하고 의료원은 주로 저소득층이나 소외계층들이 많이 이용하는 만큼 공공의료원으로서 역할에 부합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배진석 의원(경주)은 주차장 증축과 같은 시설 개선 예산에 비해 의료장비 구입에 대한 예산이 적은 편이며 최신 의료시설 부분에 투자를 늘려 도민들이 느끼는 의료서비스 만족도를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주문했다. 백순창 의원(구미)은 의약품 구입과 관련해 2203년, 2024년 대구광역시에 본사를 둔 특정업체의 제품을 구입했던 점을 지적, 입찰구매 시 지역업체의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제안했다. 박영서 의원(문경)은 의약품 공동구매 입찰 시 사전 견적을 받아 상한액과 하한액을 정해두고 입찰을 하지 않았던 점을 지적하면서 예산 집행을 더욱 효율적으로 해 줄 것을 주문했다. 황재철 의원(영덕)은 외국인 근로자나 결혼이주여성 등 외국인 환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홍보에 좀 더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하며, 의료폐기물 처리에 매월 900만원 정도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3개 의료원이 공동으로 협의하여 의료폐기물 처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세워줄 것을 당부했다. 김일수 부위원장(구미)은 포항의료원이 다른 의료원에 비해 의료사고가 더 많이 일어난 점을 지적, 의료사고에 대한 배상금에도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재발방지에 힘써 줄 것을 주문했으며, 의료원 운영에 적자폭을 줄여 합리적으로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운영해 줄 것을 당부했다. 권광택 위원장(안동)은 지속적인 의료원 적자에 대해서 진료과별로 실적을 올려 손실을 최소화해 줄 것을 주문했으며, 현재 의료대란으로 인해 국민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지역공공의료원으로서 도민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천의료원 행정사무감사에서 박영서 의원은 도비를 지원받아 운영하는 공공 의료원임에도 불구하고 산후조리원 이용에 있어 김천시민이 아닌 도민이 이용했을 시 할인율이 다른 점을 지적, 이에 대한 개선을 요청했다. 윤승오 의원은 환자 만족도가 다른 의료원에 비해 떨어지고 불친절 민원 발생 수가 최근 3년간 30건 정도로 높은 편이며 인건비 비중 또한 의사와 직원, 간호사 간에 30% 정도 차이 날 정도로 불균형이 심한 점을 지적,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한 원인 파악과 개선책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백순창 의원은 김천의료원은 포항의료원과 병상수가 비슷함에도 직원 수는 3배 이상 많은 실정으로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서는 경영 혁신이 필요하며, 의약품 구매에서도 년 단위 구매가 아닌 분기별로 구매해 지역업체들의 입찰을 유도할 수 있도록 조치해 줄 것을 당부했다. 도기욱 의원은 항생제 투약 현황에 대해 김천의료원이 23년도 기준 25만건으로 포항의료원 9만건, 안동의료원 6.9만건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실정이며 이러한 과도한 항생제 처방은 과유불급임을 지적했다. 임기진 의원은 작년에 비해 올해 1년 미만 퇴직자가 17명이나 늘어난 점을 언급하면서, 간호사들이 한 달에 1주 이상 야간 근무를 할 정도로 업무강도가 강해 가임 적령기 간호사들에게 많은 부담이 되고 있으며, 이는 경북도의 저출생 극복을 위한 전쟁이라는 정책 기조와는 배치되는 만큼 직원들의 복리 증진에 좀 더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배진석 의원은 조직 인력진단 및 개선연구 용역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에 따른 개선의 의지를 찾아보기가 힘들며, 경영적자에 대한 자구적인 노력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고 의료원 운영에 대해 질타했다. 김일수 부위원장은 현재 병상 가동률이 88.1%로 다른 병원에 비해 높은 편이며, 타 지역에서도 벤치마킹할 정도로 공공산후조리원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병상가동률이 높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적자가 나고 상황은 적자 경영에 대한 개선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권광택 위원장은 청렴도 등급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최하등급을 받은 점, 병원 내 고충처리 시스템 개선이 필요한 점, 김천의료원이 주변 거점 병원 없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유리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적자를 내며 그에 대한 자구책이 없다는 점 등 여러 문제점에 대해 강하게 질책한 후 의료원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책 마련과 인력 구조에 대한 쇄신을 요청했다. 덧붙여 권 위원장은 의료원의 경영혁신과 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과 구성원들간의 소통과 솔선수범을 통한 조직문화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오는 11일 복지건강국 행정사무감사에 의료원의 경영개선 방안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하기로 했다.
  • ‘마리우폴에서의 20일’, 눈 감지 않고 고개 돌리지 말고 봐야하는 이유[영화잡설]

    ‘마리우폴에서의 20일’, 눈 감지 않고 고개 돌리지 말고 봐야하는 이유[영화잡설]

    창가 너머로 보이는 건물들 여기저기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길가에는 러시아군을 의미하는 ‘Z’를 페인트로 칠한 탱크가 포를 마구 쏴댑니다. 무전기를 통해 위기 상황을 경찰에 연락해보지만 속수무책입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마리우폴에서의 20일’은 러시아군의 침공에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므스티슬라우 체르노우를 비롯한 AP 통신 기자들이 찍은 영상으로 만든 다큐멘터리입니다. 2022년 2월 4일 평온한 일상을 보내던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 갑자기 폭격기의 공습이 시작됩니다. 항구 도시인 마리우폴은 러시아가 크름반도도 진격하는 길목에 있는 도시입니다. 사람들이 미처 도망치지도 못하는 순간 러시아군이 공습과 동시에 이곳을 포위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기자회견 장면. “우리에게 가해진 위협에서 벗어나고 재앙을 막고자 하는 방어적 공격”이라는 내용입니다. 그러면서 “민간인은 습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거짓말입니다. 카메라는 푸틴의 거짓말을 낱낱이 벗겨냅니다. 4살짜리 에반겔리나는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고 병원에 실려 왔고, 손도 쓰지 못했는데 생을 마감했습니다. 엄마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병원 의사들은 망연자실 바닥만 봅니다. 영상을 찍던 기자도 헬멧을 벗고 한숨을 쉽니다. 러시아군의 공습과 폭격이 이어지면서 전기가 끊기고, 인터넷도 끊깁니다. 영상을 외부로 보내 이곳에서의 참상을 알려야 하지만, 상황은 어려워집니다. 시민들이 도시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러시아가 임시 휴전 협상을 깨고 도시를 봉쇄했기 때문입니다. 진통제를 비롯한 의약품은 떨어집니다. 영안실이 시체로 가득해 다용도실에 시체를 보관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물과 식량이 줄어들면서 시민들은 상점을 약탈합니다. “전쟁은 인간의 내면을 볼 수 있는 엑스레이와 같다”는 말이 절절하게 다가옵니다. 기자는 공습과 폭격 속에서 목숨을 걸고 인터넷이 되는 곳을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이렇게 나간 영상들이 전 세계에 공개됩니다. 그러자 러시아는 이를 ‘가짜뉴스’로 몰아갑니다. 산부인과 병원 폭격으로 임신부가 죽었는데, 러시아는 ‘배우를 써서 연출했다’고 반박합니다. 그렇게 보낸 20일, 기자는 영상을 찍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차에 숨겨 결국 탈출에 성공합니다. 그러면서도 “카메라에 다 담지 못한 이 비극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쉽사리 떠나질 못합니다. 영화는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 인터뷰로 마무리합니다. 그는 “현대전은 정보전”이라며 “모두 가짜뉴스”라고 부인합니다. 담담한 내레이션이 얹힌 영상들은 마치 총알처럼 가슴을 파고듭니다. 위기의 상황에서 히어로가 나타나지도 않습니다. 전쟁 속에서 사람은 너무나도 쉽게 생을 잃을 수 있음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전쟁을 겪지 않은 이로서 지켜본 1시간 30분 간의 전쟁 참상이 너무도 끔찍합니다. 눈을 감을 수밖에 없고, 고개를 돌리게 됩니다. 비닐에 쌓여 땅속에 묻힌 이들, 심지어 이마저도 허락되지 않아 병원 지하실과 길거리에 놓인 시체들의 풍경은 여느 영화보다 분노케 하고 공포를 부릅니다. 마리우폴은 86일 만에 함락됐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여전히 전쟁 중입니다. 진실의 힘은 얼마나 큰지, 그럼에도 진실이 꼭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도 뼈저리게 알려줍니다. AP통신 기자들은 러시아의 가짜뉴스를 반박하고 인도주의적 지원 경로를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퓰리처상 공공보도상을 받았습니다. 다큐멘터리는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비롯해 전 세계 영화제 47개 부문 후보에 올라 33개의 상을 받았습니다. 다큐를 보고 있으면 문득 우리 현대사를 떠올리게 됩니다. 한국전쟁을 비롯해 518광주민주화운동과 같은 순간들이 그랬을 겁니다. 자칫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인 당시 사람들의 공포감은 어땠을까 싶습니다. 휴전 상태인 우리나라가 언제든 겪을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눈을 감지 말고 봐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개 돌려서도 안 되겠지요. 지난달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소식과 여기에 맞서 강대강으로 나서겠다는 정부의 모습이 영화와 겹치면서 그저 아찔해집니다. 김기중 기자의 ‘영화잡설’은 놓치면 안 될 영화, 혹은 놓쳐도 무방한 영화에 대한 잡스런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격주 토요일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 “한국은 지금 전쟁 중이냐”…내일도 서울 도심 ‘아수라장’ 된다는데

    “한국은 지금 전쟁 중이냐”…내일도 서울 도심 ‘아수라장’ 된다는데

    올해 들어 광화문 등 서울 도심에서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주말마다 집회가 열려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내일인 9일에도 대규모 정치 집회들이 열려 경찰이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서울경찰청은 토요일인 9일 세종대로와 을지로, 여의대로 등 일대에 수만명이 운집하는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일부 도로 교통 혼잡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등 친야 단체 43곳이 구성한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9일 오후 4시 중구 덕수궁 대한문에서 숭례문 구간을 점거하고 ‘전국노동자대회·1차 퇴진 총궐기 대회’를 연다. 해당 집회에는 약 3만 2000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사직로·을지로·충무로 등 곳곳에서 민노총 산별 노조와 친야 단체들이 주최하는 사전 집회도 열린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오후 2시부터 충무로역 일대에서 ‘전국장애인노동자대회’(경찰 추산 1000명)를 개최한다. 모두 윤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는 단체다.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야(野) 5당은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시청역과 숭례문 일대에서 ‘제2차 국민 행동의 날’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지난 2일 ‘김건희 윤석열 국정 농단 규탄·특검 촉구 집회’에 이은 집회다. 이러한 친야 단체에 맞서 대규모 맞불 집회도 예고됐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자유통일당 등 2만여명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시청역 인근에선 ‘주사파 척결 국민 대회’를 개최한다. 광화문 등 도심에선 올해 들어 단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매 주말 집회가 열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시민들은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시위대가 주말마다 차로를 점거하면서 주말도 생계를 위해 출근하는 회사원이나 자영업자들은 “생존에 위협을 겪을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경복궁·덕수궁 등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한국은 지금 전쟁 중이냐”는 말을 할 정도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집회는 연말까지 줄줄이 예고돼 있다. 오는 16일 촛불행동은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하는 내용의 ‘전국 집중 촛불’ 집회를 신고한 상태다. 23일에는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1만여명이 여의도 의사당대로 전 차로를 점거하고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러한 상황에 경찰은 집회 중에도 세종대로와 여의대로를 오가는 광역버스 등 통행을 위해 교통질서를 유지하면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집회 장소 주변에 교통경찰 220여명을 배치해 차량 우회 등 교통 관리를 할 계획이다. 집회 시간과 장소 등 자세한 교통상황은 서울경찰청 교통정보 안내 전화(02-700-5000), 교통정보센터 홈페이지(www.spatic.go.kr)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 尹 “北 핵 공격 나서면 한미동맹 기반해 즉각 핵 타격”

    尹 “北 핵 공격 나서면 한미동맹 기반해 즉각 핵 타격”

    윤석열 대통령이 8일 “북한이 핵 공격에 나선다면 한미 핵 기반 안보동맹에 기반해 즉각적인 핵 타격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인터뷰를 통해 “북한 김정은이 한국에 대한 핵 공격 감행을 결정한다면 매우 비이성적 행동”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서는 “북한의 파병에 대한 반대급부로 러시아가 북한에 민감한 고급 군사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습득하는 현대전 경험을 100만명 이상의 북한군에 적용한다면 이는 대한민국 안보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위협 수위에 맞춰 상응하는 단계적 대응을 취해 나갈 것”이라며 “북한군 참전으로 우크라이나 전장이 격화된다면 우크라이나 방어에 도움이 되는 조치도 우선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영부인에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나라는 한국뿐만이 아닐 것”이라면서도 “야당의 과도한 정치화 시도로 아내를 둘러싼 논란이 과장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야당이 추진하는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특검은 검찰의 위법 행위나 공정성 위반이 있을 때 임명되는데, 이번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4대(의료·연금·노동·교육) 개혁 완수를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4대 개혁은 지금 안 하면 할 수 없는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며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선거에서 표를 잃는 등 불리하게 작용할 우려 때문에 지난 정권들은 개혁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에 다 완성하지 못하더라도 단단한 틀을 만들어 다음 정권에서 마무리 지을 수 있게끔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지율이 추락하든 중간선거에서 좋은 결과가 안 나오든 제 임기에는 이 문제가 어느 정도 풀려야 하고, 개혁과 많은 제도 개선을 안하고 물러설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저출생 문제와 젠더 갈등 문제에 대해서는 “결혼하고 자녀를 출산한다고 해서 직장에서 승진이나 경력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내야 두 문제를 동시에 풀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명분은 누구를 침략하려는 것이 아니었다”며 “자유민주주의 진영이 승리할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을 갖고 있고 이는 종교적 신념과도 같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인터뷰는 지난달 16일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70여분간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뉴스위크 최신호는 윤 대통령의 인터뷰 기사를 표지 사진과 함께 커버 스토리로 다뤘다.
  • 尹, 미 뉴스위크 표지 장식…“北 핵공격 시 한미가 즉각 핵타격”

    尹, 미 뉴스위크 표지 장식…“北 핵공격 시 한미가 즉각 핵타격”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 표지를 장식했다. 8일(현지시간) 발간된 뉴스위크 최신호(11월 15일자)는 ‘국내적 진실들(Home Truths)’이라는 제목으로 윤 대통령 단독 인터뷰를 실었다. 기사에는 ‘윤 대통령의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이 아니다(South Korean President Yoon Suk Yeol’s Biggest Problem isn’t the North)’라는 부제를 달았다. 뉴스위크 측은 “전 세계인들에게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 내 도전적 환경의 엄중함을 현실적으로 부각하려 했다”며 “개혁을 통해 한국이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윤 대통령의 응전과 야당의 반대, 북한을 위시한 국제 환경의 난관 등을 기사의 주요 테마로 삼았다”고 밝혔다. 인터뷰는 지난달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70여분간 진행됐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우선 의료·연금·노동·교육 분야를 망라하는 4대 개혁에 대해 “4대 개혁은 지금 안 하면 할 수 없는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며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많은 정권이 선거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우려가 있고, 표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에 (4대 개혁을) 하지 못했다”며 “임기 내 다 완성하지 못하더라도 단단한 틀을 만들어 다음 정권에서 마무리 지을 수 있게끔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저출생 문제와 남녀 갈등 문제에 대해서는 “결혼하고 자녀를 출산한다고 해서 직장에서 승진이나 경력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내야 두 문제를 동시에 풀어갈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서는 “파병 반대급부로 러시아가 북한에 민감한 고급 군사기술을 제공할 수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습득한 현대전 경험을 100만명 이상의 북한군에 적용한다면 이는 대한민국 안보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위협 수위에 맞춰 상응하는 단계적 대응을 취해 나갈 것이며, 북한군 참전으로 우크라이나 전장이 격화된다면 우크라이나 방어에 도움이 되는 조치도 우선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윤 대통령은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 김정은이 한국에 대한 핵 공격 감행을 결정한다면 매우 비이성적 행동”이라며 “북한이 핵 공격에 나선다면 한미 핵 기반 안보동맹에 기반해 즉각적인 핵 타격이 이뤄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도 밝혔다. 그는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명분은 누구를 침략하려는 것이 아니었다”며 “자유민주주의 진영이 승리할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을 갖고 있고 이는 종교적 신념과도 같다”고 했다.
  • 尹 특검 거부의지 확인한 민주, 여론전 강화로 대여압박 공세

    尹 특검 거부의지 확인한 민주, 여론전 강화로 대여압박 공세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히자 더불어민주당은 장외집회와 추가 녹취록 공개 등 여론전을 통해 대여 압박의 수위를 끌어올릴 것을 예고했다. 8일 김성회 민주당 대변인은 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민주당의 요구안을 거부한 것으로 받아들인다”며 “총력대응 기조하에 범국민투쟁 여론전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 6일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앞두고 ‘대국민 사과·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용·전쟁 중단’의 3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오는 9일 ‘제2차 국민 행동의 날’과 16일 예고된 장외집회를 통해 정부·여당에 ‘김건희 특검법’ 수용 압박의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특히 9일 열리는 장외집회는 민주당이 단독으로 주최하지만 인근에서 시민사회의 ‘제1차 윤석열 정권 퇴진 총궐기대회’가 열려 강도 높은 발언 또한 예상된다. 김 대변인은 “이번 집회에 대해 중요한 두 가지 키워드는 김건희 특검법, 전쟁반대”라고 했고, 당 관계자 또한 “당내에 일사분란하게 특검에 집중하자는 공감대가 있다”고 밝혔다. 원내에서의 대여압박도 더욱 거세졌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김건희 가족 비리 및 국정농단 규명 심판본부’의 2차 회의를 진행한데 이어 추가로 대통령실 이전과 관련힌 명태균씨의 음성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서 명씨는 “경호고 나발이고 내가 거기 가면 뒈진다 했는데, 본인 같으면 뒈진다 하면 가나”라고 나와 있는데 민주당은 이 발언이 명 씨가 대선 직후 ‘김 여사에게 청와대가 아닌 곳으로 대통령실을 이전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을 말하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 수용에서 더 나아가 윤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이날 장경태·민형배·문정복·김용민 민주당 의원,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등 의원 30여 명이 참여한 ‘임기 단축 개헌연대 준비 모임’이 정식 출범했다. 또한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5개 정당 소속 의원이 모여 만든 ‘윤석열 탄핵 의원연대’(탄핵연대)도 오는 13일 정식으로 발족할 예정이다.
  • 푸틴 “트럼프, 상남자” 표정관리 끝…브로맨스 시즌2?

    푸틴 “트럼프, 상남자” 표정관리 끝…브로맨스 시즌2?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을 축하하며, 그와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토론클럽 본회의에서 “이 자리를 기회로 그에게 미국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과 대화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도 “준비됐다”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면서, 서방 지도자들과 연락을 재개하는 것도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암살 시도를 당했을 때의 행동이 인상 깊었다며 “그는 용감하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사람들은 특별한 상황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보여준다”며 “내 생각에 그는 매우 정확하고 용감하게 자신을 보여줬다. 남자다웠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와 무관한 트럼프 당선인이 과거 재임 시절 끝까지 유착 의혹을 받으며 괴롭힘을 당하는 인상을 받았다고 그는 말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언젠가는 미국과 관계가 회복되기를 바란다”며 공은 미국에 넘어가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 종전계획 러시아에 유리당선 이후 애써 ‘표정관리’…여유 과시 푸틴 대통령이 지난 5일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당선인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는 트럼프 승리가 확정된 6일에는 그의 당선을 축하할 계획은 없고, 신중하게 미국의 입장을 주시할 것이라며 애써 ‘표정관리’를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미국과 러시아 간 관계는 역사상 최악 수준이며, 더 악화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논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튿날 크렘린궁은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 소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곧이어 푸틴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트럼프의 당선을 축하하며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과 푸틴 대통령의 ‘브로맨스 시즌2’가 단계적으로 본격화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우크라인 파괴하든지 협상 시작하든지”‘자국이익 우선’ 트럼프·푸틴 ‘계산된 밀착’ 대선 전부터 ‘트럼프 귀환’은 러시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가 우크라이나의 영토 포기를 전제로 한 평화협상을 암시해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24시간 내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을 공언해왔다. 그는 ‘현재의 경계선’을 기준으로 러시아와 협상할 수 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하고 있다. 이는 자국 영토를 온전히 지키는 내용의 ‘승리 공식’을 고수하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전쟁 해법과는 배치된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유세 기간 우크라이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2012년부터 지난 5월까지 국방장관을 지내며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주도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7일 “전황은 우크라이나에 유리하지 않다”며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면서 우크라이나 인구를 파괴하든지, 아니면 현재의 현실을 깨닫고 협상을 시작하든지”라고 서방을 압박했다. 자국 이익을 우선시하는 트럼프 당선인과 푸틴 대통령의 ‘계산된 밀착’이 실현되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도 팔짱만 낀 채 관망하는 태도로 돌변하거나 분열할 개연성이 커진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란·중국과의 협력 축소를 요구하는 대신, 러시아에 부과된 각종 제재를 해제할 수도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 말처럼 ‘뼛속까지 사업가’로 ‘군식구들’에게 돈 쓰기를 싫어하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축소 또는 중단을 선언할 수도 있다. 6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정책고문 3인은 무기 지속 지원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점령 영토 포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20년 유예 ▲비무장지대 설정을 압박할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 정부, 유엔 회의서 북한 파병 비판 “극단적 군사화로 인권 악영향”

    정부, 유엔 회의서 북한 파병 비판 “극단적 군사화로 인권 악영향”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 인권 문제를 공개적으로 검증하는 회의에서 한국 대표단이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인권 침해로 규정하고 비판했다. 윤성덕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대사를 수석대표로 한 정부 대표단은 7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사무소에서 열린 북한에 대한 보편적 인권 정례검토(UPR) 회의에서 북한의 ‘극단적 군사화’가 북한 주민의 인권에 미칠 악영향을 지적하고 시정을 권고했다. 윤 대사는 이날 현장 발언을 통해 “북한은 주민의 기본적 자유를 억압하고 부족한 자원을 북한 주민의 민생이 아닌 불법대량살상 무기 개발에 탕진할 뿐 아니라 노동착취마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노동 착취라는 인권 현안으로 지적한 것이다. UPR은 유엔 회원국 193개국이 돌아가며 자국 인권 상황과 권고 이행 여부 등을 동료 회원국에 심의받는 제도다. 북한의 UPR은 이번이 4번째로 지난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한국 대표단은 북한군 파병 외에도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이산가족 문제의 즉각적 해결과 강제송환 탈북민에 대한 고문 및 비인도적 대우와 처벌 중단, 국제인권협약 준수 촉구, 주민 통제 목적으로 제정한 이른바 ‘3대 악법’(반동사상문화배격법·청년교양보장법·평양문화어보호법) 폐지 등을 권고사항으로 제시했다. 서면을 통해 유엔 고문방지협약과 인종차별철폐협약 가입을 촉구하고 이미 가입한 국제인권협약을 준수해야 한다는 권고도 더했다. 한국 정부는 “이번 UPR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북한의 국경봉쇄와 외부 정보 유입 통제 등으로 고립이 심화한 상황에서 적대적 두 국가론 등의 정책 변화와 함께 북러 군사 야합 등 복잡한 환경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북한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 침해가 자행된다는 결론을 담은 보고서를 낸 지 10년이 되는 해에 열린 UPR로, 오히려 악화하는 북한 인권 상황을 두고 국제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당초 91개국이 신청했던 현장 발언에는 86개국이 참여했고, 대다수가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태를 규탄했다. 우크라이나와 체코, 라트비아 등이 북한의 파병이 국제법을 어긴 러시아의 침략 전쟁에 공조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러시아와 중국, 쿠바,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등은 북한의 입장을 옹호하거나 그간의 개선 노력을 평가한다고 했다. 북한은 이날 조철수 주제네바 대사와 본국에서 파견된 이경훈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법제부장 등이 대표단으로 참석했다. 북한 대표단은 “공화국에는 정치범도, 정치범 수용소도 없다”며 북한 인권에 대한 비판을 정면 반박했다. 이어 “반국가범죄자들은 적대세력이 들여보내는 간첩·테러 분자, 공화국 파괴 책동을 일삼는 자들로서 그 수는 얼마 되지 않으며 그런 자들도 일반 범죄자들과 분리한 교화소에서 교화시킬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 “아니, 왜 안돼?”…‘북한과 합동군사훈련’ 시사한 푸틴

    “아니, 왜 안돼?”…‘북한과 합동군사훈련’ 시사한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과의 군사협력 강화 의지를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7일(현지시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개최된 발다이 토론클럽 본회의에서 “북한과 합동군사훈련을 할 수도 있다. 왜 안 되겠는가”라며 군사협력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특히 그는 지난 6월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조약)을 거론하며 “상대방이 침략받으면 상호 지원한다는 제4조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조약에 대해서는 “소련 시절 북한과 맺었던 조약을 되돌린 것으로, 사실상 새로운 내용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한과의 밀착을 강화하고 있는 러시아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러시아는 북한의 무기 지원 의혹과 군대 파견 정황 등으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같은 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북한군 1만 1000명 중 일부가 전투에 투입돼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북한군 배치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1961년 북한과 소련이 체결했던 ‘조·소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에는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으면 다른 쪽이 즉각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자동군사개입’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 “푸틴은 사람을 먹지 않는다…트럼프 취임 전 소통 가능성”

    “푸틴은 사람을 먹지 않는다…트럼프 취임 전 소통 가능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 전 그와 소통할 가능성이 있다고 러시아 크렘린궁이 7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그것은 배제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그(트럼프)는 자신이 취임하기 전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현재 그것에 우리가 덧붙일 말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어떤 식으로든 러시아 대표가 참석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누가 초대받을지도 모른다. 이는 우리가 대답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 대표단이 트럼프 당선인 측과 접촉했는지에 관해선 “왜 연락을 해야 하나”라고 반문하며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앞서 전날 러시아 매체 뵤르스트카는 푸틴 대통령이 ‘지인’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에게 대선 승리를 축하했다고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 매체 RTVI에 “(그 정보를) 신뢰할 수 없다”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하를 전하지 않았다면서, 대선 이후 두 사람 간 접촉이 없었고 접촉 계획 역시 모른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의 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작업이 진행되지 않았다. 지금은 이르다”고 페스코프 대변인은 말했다. 그는 “대통령 간의 회담은 잘 준비되어야 한다”며 “각 회담 뒤에는 전문가 수준의 많은 작업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전부터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 발언을 기억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새 정부가 전쟁의 지속이 아닌 평화를 모색한다면 이전 정부보다 더 좋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물론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문제를 하룻밤 안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다소 과장된 면이 있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푸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는 어떤 접촉도 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미국 대선에 출마했던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이 지난달 TV 토론에서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를 점심으로 먹을 것’이라고 한 데 대해서는 “푸틴은 사람을 먹지 않는다”고 말하며 웃었다. 한편 이날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기자들에게 “미국이 대화 재개를 제안한다면 러시아가 이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를 깬 것은 우리가 아니며, 대화 재개를 제안해야 하는 쪽도 우리가 아니다”라며 “하지만 어떠한 일방적인 요구 없이 우리가 어디에 있고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솔직하게 대화하자는 제안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달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한 후 미국 정부가 새로운 주러시아 미국 대사를 임명할 것으로 본다면서 “우리는 그것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공석인 주미 러시아대사를 임명하는 절차는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러 “서방, 협상하든지” 여유…젤렌스키 “유럽 자살행위” 읍소

    러 “서방, 협상하든지” 여유…젤렌스키 “유럽 자살행위” 읍소

    ‘트럼프 귀환’ 이후 러시아 태도에서 더욱 여유가 묻어난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독립국가연합(CIS) 안보 회의에서 서방이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쇼이구 서기는 “전황은 우크라이나에 유리하지 않고 서방은 선택에 직면했다”며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면서 우크라이나 인구를 파괴하든지, 아니면 현재의 현실을 깨닫고 협상을 시작하든지”라고 언급했다. 서방은 러시아가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종식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2012년부터 지난 5월까지 러시아 국방장관을 지낸 쇼이구 서기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주도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이번 발언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결시키겠다고 공언해온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직후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이 공개적으로 협상을 거론한 것이라 의미심장하다. 쇼이구 서기는 또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원전과 자포리자 원전을 겨냥해 ‘핵 테러’를 저지르려고 했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권을 테러리스트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진격을 가속하는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도 도네츠크의 작은 마을 크레민나 발카(러시아명 크레멘나야 발카)를 점령했다고 발표했다. 젤렌스키 “영토 양보는 유럽 전체에 자살행위”“힘을 통한 평화 시급”…러에 맞설 지원 요청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영토 포기를 전제로 한 휴전안에 강하게 반대했다. AFP통신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서 “푸틴에게 굴복하고, 물러서고, 양보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이는 우크라이나에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유럽 전체에 자살행위”라고 읍소했다. 그는 지금 시급히 필요한 것은 ‘힘을 통한 평화’라며, 유럽 정상들에게 러시아와 맞설 수 있는 강력한 지원을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24시간 내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을 공언해왔다. 그는 ‘현재의 경계선’을 기준으로 러시아와 협상할 수 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하고 있다. 또 전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정책고문 3인이 무기 지속 지원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점령 영토 포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20년 유예 ▲비무장지대 설정을 압박할 것을 제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런 휴전안은 자국 영토를 온전히 지키는 내용의 ‘승리 공식’을 고수하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전쟁 해법과는 배치된다. 그래서일까.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북한군 러시아 파병 문제도 거론하며 유럽 지도자들을 압박했다. 그는 “북한은 지금 사실상 유럽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북한 군인들이 유럽 땅에서 우리 국민을 죽이려 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5일 영상 연설에서도 북한군과 자국군 사이 교전 사실을 인정하며 “북한 병사들과 첫 전투는 세계 불안정성의 새 장을 열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유럽연합(EU)+알파(α) 정상회의’로 불리는 EPC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인 2022년 10월 범유럽 차원의 소통·협력을 강화하자는 뜻에서 출범했다. 이번 회의에는 EU 27개 회원국을 포함해 47개국 정상이 초청됐다.
  • [열린세상] 트럼프와 대북정책의 ‘착시 현상’

    [열린세상] 트럼프와 대북정책의 ‘착시 현상’

    2024년 미국 대선은 도널드 트럼프의 조기 승리로 끝났다.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철학은 1기에 이어서 2기에서도 대외정책에서 선명성을 보일 것이다. 보호무역주의와 두 개 전쟁의 조기 종전을 강조한 만큼 트럼프 행정부 2기는 MAGA 2.0을 통해 가치, 규범, 윤리보다는 미국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데 더 집중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는 동맹을 가치보다는 분담비 증액의 수단으로, 협력보다는 갈등으로 대하면서 이미지 정치 극대화를 꾀했다. 그런 전례가 있기에 트럼프 2기의 대북정책은 북한에는 기회를, 우리에게는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공화당 전당대회 후보 수락 연설에서 김정은과의 개인적 친분을 과시하며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와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했다. 북한이 도발을 이어 가고 있지만 “우리가 돌아가면 나는 그들과 잘 지낼 것이고, 그는 아마 나를 보고 싶어 하고 그리워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런 입장은 선거기간에도 반복됐다. 그 결과 트럼프 행정부 2기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적어도 3가지 착시 현상이 형성됐다. 첫째, 트럼프·김정은의 친분은 대북정책의 전략적 인내와 달리 대북정책 돌파구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착시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1기의 ‘일괄타결’ 대북정책도 하노이회담 실패로 아무런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북한은 모라토리엄 선언에도 불구하고 탄도미사일 발사를 계속했고, 핵능력과 핵물질도 꾸준히 증대시켰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일괄타결’ 2.0을 추진한다고 해도 핵무력 강화노선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북한과 돌파구를 만들어 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두 번째 착시는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는 대북제재 강화보다는 오히려 완화를 채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노이회담 결렬로 비핵화의 현실을 깨닫게 된 북한이 이후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으로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한 만큼 트럼프 신행정부는 대북제재 해제 카드를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지렛대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착시를 갖게 된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2기가 맞이할 북한은 러북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으로 이미 대북제재 해제 효과를 누리고 있다. 그렇다고 1기 때처럼 한미 연합훈련 중단, 주한미군 철수 등과 같은 지렛대 활용은 미국에 더 큰 부담과 불이익이 된다. 미국은 더이상 압도적인 초강대국도 아니고, 중국과의 전략경쟁 강화를 위해서는 인태 전략이 더욱 중요한 만큼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과의 연합훈련과 미군 주둔이 오히려 미국에 더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착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보다는 핵군비 통제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핵현대화 추진이 계획된 일정보다 늦어지고,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 및 중국·러시아의 핵 현대화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핵군비 통제협상이 현실적 정책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1차 북핵 위기 이후 제네바 합의, 2차 북핵 위기 이후 6자회담을 통해 북핵 동결, 불능화 조치까지 갔지만 북한은 비핵화 협상 시기에도, 비핵화 합의 이후에도 핵개발을 중단한 적이 없었고 능력을 고도화해 왔다. 더욱이 북한은 화성포-19 ICBM 발사 직후 핵무력 강화 노선을 그 어떤 경우에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 만큼 설사 북한이 대화의 장에 나온다 해도 협상은 핵군비 통제 협상이 아니라 대미 적대 정책 철회로 한미 연합훈련, 한미일 안보협력, 주한미군 철수 등의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행정부 1기의 대북정책에 기반해 2기의 대북정책을 섣부르게 예단해서는 안 된다. 북한 비핵화를 비롯해 러시아 파병 등 북한 제반 문제들의 종합적 해결 방안이 트럼프 행정부 2기의 대북정책에 포함되도록 노력해야 할 때다.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센터장
  • [강유덕의 유럽 프리즘] 트럼프의 재등장과 유럽의 과제

    [강유덕의 유럽 프리즘] 트럼프의 재등장과 유럽의 과제

    미국 대선 결과가 확정되면서 유럽 국가들은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유럽의 여론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을 기대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민주당 정부가 외교, 무역, 환경 등 주요 이슈에서 유럽과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미국 차기 행정부와 유럽이 협력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고 방위 예산을 대폭 확대해 왔다. 그러나 유럽 내에서는 점차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 트럼프는 당선되면 전쟁을 빠르게 종식시킬 것임을 강조해 왔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현실화한다면 유럽은 미국의 공백을 메울 수 없다. 유럽연합(EU)의 외교·안보 전략은 물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운영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유럽은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수용하거나 자체 방위력을 강화하는 갈림길에 서게 된다. 무역 역시 주목할 사안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동안 EU는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경험했다. 당시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활용해 철강과 알루미늄에 높은 관세를 부과했다. 유럽 국가들도 이 대상에 포함됐다. EU도 비슷한 보복 조치를 준비하면서 무역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도입을 언급한 ‘보편 관세’가 현실화한다면 미국과의 무역 흑자를 기록해 온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기후변화 대응은 유럽과 미국이 가장 크게 의견이 갈릴 수 있는 분야다. EU는 그린딜을 통해 기후변화 방지에 최우선 순위를 뒀다. 차기 EU 집행위원장은 그린딜 정책에 후퇴가 없을 것임을 천명했다. 반면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탈퇴했다가 조 바이든 정부 들어 복귀한 미국은 다시 탈퇴할 가능성이 크다. 기후변화 문제는 국제적인 공조 없이는 해결이 어렵다. 미국 차기 행정부가 환경정책을 후퇴시키면 유럽의 그린딜 추진은 큰 혼선을 겪을 수밖에 없다. 유럽 국가들은 차기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하는 데 있어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우선 주요국의 지도력 약화가 문제다.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는 장기간의 지지율 하락에 고전 중이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소수 정부로 힘겹게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 더구나 유럽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도 좋지 못하다. 독일 경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거의 0%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유럽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크게 줄이고 상당 부분을 미국산 에너지로 대체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 안보에서 유럽의 대미 의존도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유럽은 과거 외부 압박이 커질 때마다 내부 결속을 강화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치 지도력의 약화와 경기침체가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유럽 국가들은 미국 차기 행정부를 마주할 준비를 할 것이다. 한국 또한 이러한 대서양 관계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강유덕 한국외대 LT학부 교수
  • [이종수의 산책] 왕은 누구인가

    [이종수의 산책] 왕은 누구인가

    트럼프가 부활했다. 34개의 중범죄 혐의와 암살 시도를 넘어 사지에서 돌아왔다. 오른손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모아, 미국 언론들이 꼬집는 제스처(pinch gesture)라 부르는 모습으로 그가 4년간 세계를 다시 긴장시킬 것이다. 강력한 집권자는 트럼프뿐이 아니다. 러시아의 푸틴은 경쟁자 없는 대선에서 87%의 득표율로 5선에 성공하며 30년 집권을 확정해 놓았다. 그가 시작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양측에서 죽은 군인 수가 10만명을 넘어섰다. 규모가 작기는 해도 북한의 위원장과 한국의 대통령도 제왕 같은 집권자라는 소리를 듣기에 부족함이 없다. 도대체! 이쯤 되면 현대를 살아가는 세계인들이 민주화된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인지 의아해진다. 정치뿐 아니다. 민간에서도 ‘민주주의는 회사의 정문 앞에서 발을 멈춘다’ 할 정도로 자본주의가 엄혹하다. 종교 역시 교황의 권력에 맞서 종교개혁을 이루어 냈지만, 새롭게 나타난 개신교에는 더 많은 교황들이 각 교회에 나타났다. ‘만인제사장’이라는 종교개혁의 기치를 눈으로 확인하기는 어렵다. 역사적으로 민주주의를 탐구해 온 사상가들이 공통으로 부딪치는 딜레마가 바로 이것이었다. 정의와 평화가 강같이 흐르는 세상을 위해서는 왕이 없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그게 불가능하다. 플라톤도 결국 권력의 집중을 없앨 수는 없으니, ‘지혜롭고 정의로운’ 사람 곧 철인왕이 다스려야 한다고 결론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가 마흔일곱에 저술한 ‘국가’는 화이트헤드 교수가 서양 철학사를 ‘국가’에 주석을 다는 과정이었다고 평가할 만큼 지대한 기여를 했지만, 나타나지 않을 철인왕을 기다리는 것으로 이상향을 갈무리하고 말았다. 지혜롭고 정의로운 왕! 그가 홀연히 나타날 리는 없다. 오지 않는 철인왕 대신 각 사회는 다양한 제도와 사회적 장치를 고안해 왔다. 나는 가끔 고려 및 조선의 사관과 이스라엘의 예언자를 재미있게 비교해 본다. 사관은 왕의 언행을 역사에 남겨 심판받게 하는 방식으로 군주를 견제했다. 아무리 강력한 왕이라도 사관을 늘 의식했다. 조선의 강력했던 태종 임금은 1404년 즉위 4년째를 맞아 2월 8일 사냥을 나갔다. 노루를 쫓다 말이 넘어지며 왕이 땅에 나뒹굴었다. 천하의 태종이 넘어진 채 좌우를 돌아보며 한 말은 ‘사관이 알지 못하게 하라’였다. 사관은 그 말까지 실록에 그대로 썼다. 세종은 1431년 3월 20일 아버지에 대한 사관들의 평가가 궁금했다. 태종에 대한 실록을 보고 싶다고 신하들에게 말했을 때 우의정 맹사성과 윤회가 나섰다. “전하께서 이를 고치시는 일이야 하겠습니까마는 실록을 보신다면 후세의 임금도 이를 보며 고치고자 할 것이고, 사관 또한 군왕이 볼 것을 의식하여 사실대로 기록하지 못할 것이니 어찌 후세에 그 진실을 전하겠습니까” 하고 막았다. 7년 후 세종은 또 실록의 아버지가 궁금했다. 이번에는 황희와 신개가 가로막았다. 결국 세종은 물러섰고 그 후에는 어떤 조선의 왕도 실록을 보지 않는 규범이 섰다. 이스라엘의 예언자도 비슷하다. 그들은 미래를 점치는 편협한 종교인이 아니라 정의와 진실로 당대의 일을 해석하고 길을 제시했던 선각자들이었다. 공의의 입장에서 신앙의 힘으로 왕과 제사장이 권력을 남용하지 않도록 목숨을 걸었다. 하나님의 마음을 대변하는 역할을 자처했지만, 그들에게 하나님의 마음이란 하늘이 지은 백성과 그들의 나라를 돌보는 일이었다. 그러했기에 투옥과 살해가 다반사였다. 이사야는 분노한 왕에 의해 톱으로 잘리어 죽었고, 스가랴 역시 왕에 의해 교회 뜰 안에서 돌로 쳐죽임당했다. 예레미야는 백성들의 악행을 막으려다 돌에 맞아 죽었다고 전해진다. 왕은 누구인가. 민주주의가 보편화된 지 한 세기가 넘은 이 아침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민주주의를 위해 우리는 다시 사관을 대통령 옆에 두고, 교회와 사찰에 예언자들을 배치해야 하는 것일까. 지혜롭고 정의로운 집권자, 그래서 자신은 왕이 아니라 주권자인 민초들로부터 일시적으로 위임받은 ‘중심’일 뿐이라고 말하며 행동하는 지도자를 아직도 기다린다. 이종수 연세대 국제캠퍼스 부총장
  • 흑백요리사들 밀집 ‘맛의 성지’ 도산대로… 디저트 전쟁도 달달[서울펀! 동네힙!]

    흑백요리사들 밀집 ‘맛의 성지’ 도산대로… 디저트 전쟁도 달달[서울펀! 동네힙!]

    ‘백수저’ 셰프들 레스토랑 많은 곳 ‘블루리본’ 식당들도 총 59곳 포진프리미엄 도넛 젊은층 사로잡아맛집 투어 뒤 도산공원서 휴식을 새로운 요리의 발견이 새로운 별의 발견보다 인간을 더 행복하게 만든다고 했던가. 미식, 요리를 주제로 한 콘텐츠는 인간의 미각을 자극하며 늘 대중의 관심을 받는다. 최근 미식 욕구를 자극하는 콘텐츠가 또 한 번 인기를 끌었다. 넷플릭스의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 해당 프로그램이다. ‘흑백요리사’의 인기로 코로나19와 경기 불황으로 신음하던 외식업계가 오랜만에 특수를 누리는 가운데 함께 이름이 오르내리는 지역이 있다. 바로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다. ‘달리아 다이닝’, ‘에빗’, ‘포노 부오노’, ‘네기다이닝라운지’, ‘쵸이닷’ 등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백수저 셰프’들의 레스토랑이 가장 많은 곳이 도산대로 상권으로 알려지며 방송과 함께 덩달아 이목이 쏠린 것이다. 잘나가는 인기 셰프들이 서울의 많은 지역 가운데 도산대로에 둥지를 튼 이유는 무엇일까. ‘흑백요리사’에 나온 셰프들의 레스토랑을 둘러보기 위해 평일이었던 지난 6일 도산대로를 찾았다. ●패션의 거리에서 맛의 거리로 도산 안창호 선생의 호에서 이름이 유래한 도산대로는 신사역에서 영동대교 남단 교차로까지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3.2㎞ 길이의 광폭 도로다. 신사동, 청담동, 논현동 등 부촌으로 둘러싸인 것으로 유명하지만 주변 상권들이 모두 잘나가는 것은 아니다. 신사동, 가로수길 상권은 예전 같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도산공원 주변 상권은 공실률이 3%대에 그칠 만큼 활기를 띠며 같은 도산대로 안에서도 명암이 극명하다. 도산공원 상권은 1990년대 가장 유명한 ‘핫플레이스’였던 압구정로데오와 가까이 있다 보니 상권의 흥망성쇠가 압구정과 맞물리는 특성이 있다. 2000년대 들어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 상승으로 기존 임차인이 빠져나가는 현상)을 겪었던 압구정로데오는 임대료 인하 등의 노력으로 최근 다시 회복하기 시작했고, 이 같은 흐름을 타고 도산공원 상권은 유행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힙한’ 동네가 됐다. 특히 한남동 등의 유명 ‘오너셰프’들이 임대료가 조금 더 낮은 도산대로로 이동하면서 도산공원 상권은 젊은이들에게 점점 더 ‘미식의 거리’로 인식되고 있다. 더불어 도산공원은 압구정이나 신사동과 같은 조직화된 상인회가 없다. 상권이 가진 ‘부유하면서도 트렌디한’ 매력 그 자체로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요리전쟁·도넛전쟁 벌어지는 도산공원 도산대로의 흑백요리사 식당은 걸어서 1분도 안 되는 30~40m 거리에 오밀조밀 모여 총성 없는 ‘요리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최현석 셰프의 비건 레스토랑 ‘달리아 다이닝’을 시작으로 호주 출신 셰프 조지프 리저우드가 운영하는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 ‘에빗’과 히든 천재의 ‘포노 부오노’ 등을 연이어 둘러보는 데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굳이 흑백요리사 레스토랑이 아니더라도 입구에 맛집을 인증하는 ‘블루리본’이 붙여진 식당들도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블루리본 서베이를 통해 살펴본 결과 도로명주소에 ‘도산대로’가 들어간 블루리본 맛집은 총 59곳이었다. 3㎞가 넘는 도산대로를 걷다 보면 대략 50m에 한 번씩 맛집을 만난다는 뜻이다. 특히 ‘백수저 레스토랑’들은 공통적으로 아주 단순하고 모던한 디자인의 간판을 내걸고 있었다. 알 사람은 다 아는데 굳이 눈에 띌 필요를 못 느꼈기 때문일까. 오히려 눈에 띄는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는 것은 디저트 맛집들이었다. 지난 9월 ‘노티드 청담’에서 이름을 바꿔 새롭게 문을 연 ‘노티드 스튜디오 청담’은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프리미엄 도넛을 선보이며 젊은이들의 ‘당 충전 아지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노티드 스튜디오에서 걸어서 1~2분 거리에 있는 ‘모찌넛 코리아’, ‘던킨 원더스 청담’ 등 다른 프리미엄 디저트 브랜드들도 평일이라는 것이 무색하게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 정도면 도산대로에서는 ‘요리전쟁’뿐만 아니라 ‘도넛전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듯했다. ●미식 즐긴 후 도산공원서 휴식을 ‘맛집 투어’를 마친 뒤 한적한 도산공원에서 미식으로 얻은 감흥을 조금 가라앉혀도 좋다. 도산공원은 1973년 11월 10일 안창호 선생의 유해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던 부인 이혜련 여사의 유해를 옮겨 와 합장 안장하며 개원했고, 인근의 도산안창호기념관은 1998년 11월 9일에 건립됐다. 도산공원은 바쁜 도시인들이 잠시나마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휴식의 공간이자 민족과 공동체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역사 테마 공간이기도 하다. 주변 번화가와는 180도 다른 호젓한 분위기의 공원에 앉아 곳곳에 적힌 도산 선생의 말을 곱씹어 봐도 괜찮을 듯하다. 때마침 이번 주말은 도산공원이 개원한 지 51년, 도산안창호기념관이 개관한 지 26년이 된다.
  • [단독] “스포츠의사 되고 싶어”… 모처럼 웃은 우크라 소녀

    [단독] “스포츠의사 되고 싶어”… 모처럼 웃은 우크라 소녀

    참전 아버지 2년째 생사 불투명5·18기록관서 전쟁 참혹함 전해“韓학생들과 축구·롯데월드 즐겨”이태석재단 전쟁고아 학교 지원 “감사합니다.” 또박또박 한국어로 말하는 이바나 볼바네츠(15)의 얼굴에 미소가 활짝 번졌다. 아버지가 러시아와 맞서 싸우기 위해 자진 참전한 지 2년째. 전쟁터로 떠난 아버지의 소식이 끊겨 그간 웃음을 잃고 지냈던 볼바네츠가 참 오랜만에 보인 미소였다.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는 볼바네츠 같은 전쟁고아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현실을 알리기 위해 한국을 찾은 볼바네츠와 보호 교사인 올레나 루다(36), 그리고 이들을 돕는 ‘우크라이나의 쉰들러’ 아르멘 멜리키안(45)을 지난 6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들은 ‘남수단 슈바이처’로 불렸던 이태석(1962~ 2010) 신부의 뜻을 계승하는 이태석재단의 지원으로 한국을 방문해 7일 광주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전쟁의 참혹함에 대해 전하는 등 방한 일정을 소화 중이다. 볼바네츠의 아버지는 최근 북한군이 참전한 것으로 알려진 쿠르스크 지역에 파병됐다. 아직 공식적으로 사망 확인은 되지 않았지만 생사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한다. 전쟁 초기 9인승 승합차 하나로 민간인 300여명을 인접 국가로 대피시켜 화제가 된 멜리키안은 “예산을 전쟁에 쓰고 있어 정부가 볼바네츠 같은 학생들을 지원해 줄 수 없다”면서 “전쟁고아인 학생들이 학교에서 먹고 자며 교육받는 특수학교가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멜리키안은 현재 이태석재단과 함께 10개 특수학교를 돕는 한편 현지 노인·청소년을 대상으로 식량과 의약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여권과 비자 발급 문제로 학생들이 외국에 나오기가 쉽지 않은데 다행히 여권이 있던 볼바네츠가 학생들을 대표해 이번에 한국에 올 수 있었다고 한다. 웃음을 잊고 지냈던 볼바네츠가 활짝 웃은 이유는 한국 학생들과 축구를 함께 했던 기억 때문이었다. 우크라이나로 돌아가 친구들과 같이 운동할 수 있도록 재단에서 축구 용품을 사줬는데 마침 근처 운동장에서 또래 한국 친구들이 축구를 하고 있어 볼바네츠도 함께 뛸 수 있었다. 볼바네츠에게 한국의 어떤 점이 좋은지 물었더니 “음식도 맛있고 환경도 좋다. 롯데월드타워에 갔는데 거기도 좋았다”며 활짝 웃었다. 이태석재단이 운영하는 리더십아카데미의 구진성 대표는 “저도 볼바네츠가 웃는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미사일이 날아오고 공습경보가 울리는 절망적인 상황이다. 볼바네츠에게 꿈을 묻자 “전쟁이 끝나고 옛날 보통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가장 먼저 말한 이유다. 볼바네츠는 학교에서 현재 축구 선수로 활약 중이지만 우크라이나에서 여자 축구 선수의 길은 사실상 막혀 있다고 한다. 그래서 꿈을 살짝 바꿨다. 볼바네츠는 “대학 가서 공부해 의사가 되고 싶다”면서 “스포츠를 좋아하니까 스포츠 의사가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표했다.
  • 피보다 진한 보라색 전쟁

    FC안양의 상상은 현실이 됐다. 이제 FC안양과 FC서울이 경기도 안양종합운동장에서 맞붙는 ‘피보다 더 진한 보라색’ 더비매치가 온다. 프로축구 K리그2 우승으로 K리그1 승격을 이룬 유병훈 안양 감독은 안방에서 서울을 꺾는 걸 다음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7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에서 “안양 홈에서 서울을 상대로 K리그1 경기를 치르는 건 안양 팬들과 모든 안양 시민의 염원”이라고 강조했다. 안양은 2013년 창단한 이래 줄곧 K리그2에서 절치부심한 끝에 11년 만에 처음으로 1부리그에 입성했다. 2019년과 2021년, 2022년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그때마다 번번이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던 안양은 올해는 6월 2일부터 우승을 결정지은 11월 2일까지 5개월 동안 1위를 놓치지 않는 뒷심을 발휘하며 플레이오프 없이 곧바 로 승격했다. 축구 팬 사이에선 안양이 K리그1 무대에 서는 자체보다 K리그를 대표할 수 있는 더비 매치가 성사됐다는 게 더 큰 관심사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대표하는 토트넘과 아스널의 북런던 더비처럼 연고지 이전이라는 악연이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안양에는 원래 ‘LG 치타스’라는 연고 구단이 있었다. 하지만 2004년 갑작스럽게 연고지를 서울로 옮기며 구단 이름도 ‘FC서울’로 바꿨다. 하루아침에 지역 축구팀을 잃어버린 팬들의 분노가 시민구단 창단 운동으로 이어지면서 2013년 깃발을 올린 게 현재 안양이다. K리그1 정규리그에서 당당하게 ‘배신자를 응징하는 것’이 창단 당시부터 안양이 꿈꿔온 최대 목표였던 셈이다. 내년 K리그1 정규리그에서 안양-서울 더비 매치는 최소 세 차례 열린다. 유 감독은 “무거운 책임감도 든다”면서 “도전자 정신으로 임하겠지만 팬들의 마음을 담아 홈에서는 최소 한 경기는 꼭 승리해 안양 시민들의 한을 풀어주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기자회견을 함께한 주장 이창용 역시 “안양에 선수가 새롭게 입단하면 구단에서 안양 역사를 담은 영상을 보여준다. 보고 있으면 마음이 이상해진다”며 승리 의지를 불태웠다.
  • 문학·역사로 직조한 1000년 獨미술사

    문학·역사로 직조한 1000년 獨미술사

    “한겨울이라 잎사귀가 모두 떨어진 가지는 차가운 대지에 굳건히 뿌리박은 줄기에서 당당하게 뻗어 나와 있다. 외로워도 호연지기는 잃지 않는 독일인의 기품이 느껴진다.” 독일 낭만주의의 거장 카스파어 다비트 프리드리히(1774~1840)의 작품 ‘눈 속의 고인돌’ 속 참나무에서 류신 중앙대 유럽문화학부 교수는 독일인 특유의 정체성을 발견한다. 눈 덮인 낮은 언덕 위에 서 있는 참나무 세 그루를 보면서 저자는 독일 게르만족의 조상인 아리안족이 참나무를 숭배했던 점, 고대 로마제국이 게르만족의 영토에 침범했다가 토이토부르거 숲 전투에서 참패를 당했던 역사, 이 전쟁 후 독일에서 주조한 1페니 동전에 참나무 잎이 새겨진 점까지 끌어낸다. 반면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이 ‘역경의 동지’라고 불렀던, 독일의 행위 미술가 요제프 보이스(1921~1986)의 참나무는 나치의 과오를 청산한 독일의 미래로 해석한다. 보이스는 ‘7000그루의 참나무’ 프로젝트(참나무와 현무암 비석을 짝지어 심는 퍼포먼스)를 통해 나치 이데올로기와 전쟁이 남긴 상흔을 치유하고자 했다. 류 교수가 쓴 ‘사색의 미술관’에서는 이처럼 같은 참나무라도 시대적 맥락에 따라 의미가 변화할 수 있음을 짚어 낸다. ‘문학과 역사가 깃든 독일 미술 산책’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미술 작품뿐만 아니라 주제와 해석의 실마리가 되는 문학 작품과 역사적 배경을 함께 소개한다. 저자는 “문학적 상상력은 침묵하는 그림에 입을 달아” 주며 “모든 예술은 시대의 산물이자 역사의 오르가논(사고의 고찰법, 연구법)”이라고 설명한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중세 로마네스크부터 신고전주의, 낭만주의, 사실주의, 인상주의, 20세기 표현주의, 전후 현대 미술까지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통과 결별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뿐만 아니라 양차 세계대전을 겪은 독일 화가들의 내상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분투의 과정을 볼 수 있다. “명작은 재승인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그러나 사색의 틈을 마련하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무엇보다 저자는 독자와 보폭을 맞춘다. 쉽고 재밌게 설명하는 ‘이 친절한 도슨트’를 따라가다 보면 왜 그의 강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가 중앙대 최고 인기 교양강좌가 됐는지, 2021년부터 그가 네이버에 연재하는 ‘독일 미술사 산책’이 꾸준히 사랑받는지 알 수 있게 된다.
  • 韓 조선업 고부가 기술력 1위… ‘고용 창출·투자’ 손 내민 트럼프

    韓 조선업 고부가 기술력 1위… ‘고용 창출·투자’ 손 내민 트럼프

    선박 수주율 한국 23%·미국 0.04%中 이어 생산능력 2위 韓과 손잡기‘조선 대국’ 中 해군력 증강도 견제트럼프, 석유·화석연료 산업 중시韓 강점 보유 LNG운반선 등 혜택과잉 투자 요구·보호무역 ‘부정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 조선업은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혀 그 배경이 주목된다. 조선업이 쇠퇴한 미국으로선 ‘조선 대국’ 중국의 해군력 증강을 견제하려면 동맹국과의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협력이 필수적이다. 조선업은 미국 내 고용 창출 효과가 뛰어날 뿐 아니라 고용되는 상당수 백인 노동자 계층이 트럼프 지지 세력이다. 이에 고부가가치 선박 1위인 한국 조선업계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지난해 글로벌 선박 수주 점유율은 중국 59%, 한국 23%, 일본 13% 순이다. 미국은 0.04%에 그치는 등 조선 경쟁력이 밑바닥 수준이다. 하지만 미국으로선 당장 중국의 해군 군비 증강에 대응하기 위해 함정 MRO 사업이 필요하고 세계 2위의 생산능력을 지닌 우방국 한국은 최적의 파트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4월 “중국이 운영하는 전함은 234척으로 미 해군의 219척보다 많다”며 “조선 강국인 한국 등과 협력해 격차를 좁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한화오션은 지난 6월 한화시스템과 총 1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리조선소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필리조선소는 글로벌 MRO 사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오션은 지난 8월 미 해군이 발주한 함정 MRO 사업을 국내 최초로 수주하며 첫 거래를 텄다. HD현대중공업도 내년부터 미 함정 MRO 사업 입찰에 참여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한국에 유지·보수를 맡기고 미국 내에서 함정을 건조해 해군력을 증강하려는 계획”이라며 “현지 고용 창출 효과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은 우리 업체들이 현지 조선소에 투자해 달라는 요청으로도 읽힌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현재는 미국 국내법에 따라 미국 군함을 한국에서 건조할 수 없지만 법을 개정한 뒤 일부를 한국에 풀어 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과한 투자를 요구하거나 보호무역을 강하게 추진할 경우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정동익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상품에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면 교역량 감소에 따른 해상 물동량 감소와 상선의 수요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한국 조선업이 고부가가치 기술력 분야에서 세계 1위라는 점도 고려됐다. 한국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암모니아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선 여전히 수주 1위다. 트럼프 당선인이 석유와 화석연료 기반 산업을 중시하면서 한국 조선업이 혜택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밖에 건설 산업에서도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언급하면서 재건 사업을 겨냥한 한국 건설사의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와 이차전지의 경우 전망이 밝지 않다.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 자동차에 관세 부과 등을 예고했고 전기차 보조금도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에 투자한 국내 이차전지 업계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축소로 보조금까지 줄면 경영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반도체 업계는 불투명하다. 트럼프 당선인이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에 부정적 입장을 밝혀 미국에 투자하는 국내 기업엔 부담이다. 다만 대중국 견제가 강화되면서 한국이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 ‘러 현상유지·우크라 나토 가입 유예’…트럼프 참모진 ‘휴전안’ 제안

    ‘러 현상유지·우크라 나토 가입 유예’…트럼프 참모진 ‘휴전안’ 제안

    우크라이나 종전을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들 사이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우크라이나 가입을 유예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정책 고문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20%를 점유한 현 전선을 동결하고 우크라이나에 나토 가입 노력을 포기하도록 압박을 가하는 방안을 종전 구상 가운데 하나로 인수위에 제안했다. 우크라이나가 최소 20년 동안 나토에 가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미국은 그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공격을 억제할 무기 지원을 계속하는 내용을 포함하겠다는 것이다. 그간 러시아는 나토 확장에 따른 ‘동진’을 안보 위협으로 간주해왔다.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추진을 이러한 위협 가운데 하나로 여겼다. 트럼프 참모들은 현재의 전선을 그대로 고정한 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1290㎞ 길이의 비무장지대를 조성하는 안을 구상하고 있다. 측근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승인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최종 결정은 온전히 트럼프 당선인이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추상적”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내놨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7일 “진정성이 없다. (트럼프 캠프가 아니라) WSJ가 만들어 낸 계획 같다”면서 “보도가 점점 더 추상적이 되고 있다”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취임 뒤 24시간 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말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공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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