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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같은 화폭… 뭉크를 읽어내다

    소설같은 화폭… 뭉크를 읽어내다

    ‘절규’하는 현대인들에 가장 먼저 다가가, 제일 나중까지 이야기 들어주는 언론이길 “저 여자에게 전날 어떤 일이 있었기에 저렇게 술병과 잔이 널브러진 채로 누워 있는 걸까. 여기서 ‘더는 남자가 책을 읽고 여자가 뜨개질하는 장면을 그리지 않겠다’는 뭉크의 말이 떠오른다. 뭉크는 전형적인 여성을 그리지 않았다. 여성을 인간 그 자체로 본 것이다. 작품 속 여자는 ‘그날’ 이전으로 절대 돌아갈 수 없는, ‘소설적인 순간’을 맞은 것 같다.” 1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이날 창간 120주년을 맞은 서울신문의 기념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이 한창인 이곳에 문인 7명(장윤우·조대현·박남희·임정연·이은선·고광식·채기성)이 함께 모였다. 시, 동화, 소설, 평론 등 분야는 물론 세대도 넘나드는 이들의 공통점은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서울문우회 회원이라는 점이다. 동시대 문학인들은 표현주의 선구자인 뭉크(1863~1944)에게서 무엇을 읽었을까. 첫 문장은 2010년 등단한 소설가 이은선(41)이 전시에서 인상적이었던 그림 ‘다음날’(1894)에 대해 평한 것이다.‘키스’(1892)와 ‘뱀파이어’(1895)를 꼽은 문학평론가 고광식(67·2014년 평론 등단)은 등단작과 연결했다. 그는 강정 시인의 ‘키스’ 두 편을 인용한 평론 ‘타자를 소유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등단했다. 그는 “인간은 절망과 외로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상대와 하나가 되고자 하고 키스는 그 방법”이라며 “그러나 ‘뱀파이어’를 보면 합일(合一)이 되는 동시에 죽음으로 가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고 밝혔다. 청소년 판타지 소설 ‘혜수, 해수’ 시리즈를 쓰고 있는 소설가 임정연(57·2003년 소설 등단)은 ‘뱀파이어’ 시리즈와 ‘뱀파이어 인어’(1893~1896)를 꼽았다. 둘 다 판타지 세계를 그린 작가로서 공명한 것이다. 그는 “뱀파이어도 분명 애정이 있는 존재였을 텐데 그림 속 위협적인 입맞춤을 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을지 궁금했다”며 “작가들은 상황에 많이 집착하는데 뭉크의 그림 속 다채로운 상황들이 여러 생각이 들게 한다”고 말했다. 시인이자 문예지 ‘아토포스’ 주간인 박남희(68·1997년 시 등단)는 ‘팔뼈가 있는 자화상’(1895)을 인상 깊게 봤다고 전했다. 어두운 그림 아래 창백한 팔뼈가 인상적인 이 그림에서 그는 “뭉크의 그림은 죽음과 관련된 것이 많은데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로 미술뿐 아니라 문학까지 다양한 예술사적 맥락에서 자주 반복되는 주제인 ‘메멘토 모리’가 떠오르기도 했다”고 평했다.전시 기획에 대한 호평도 있었다. 원로 동화작가 조대현(85·1966년 동화 등단)은 개인 소장작품을 그러모아 유럽 지역 밖 최대 규모인 140점을 한꺼번에 들여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그는 뭉크의 대표작 ‘절규’(1895) 채색판화를 꼽으며 “이 좋은 그림들을 서울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한 일이었다”며 “한국의 그림도 해외에서 이렇게 멋지게 주목받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1963년 등단한 시인이자 공예가로 활동한 장윤우(87) 서울문우회장은 뭉크와 자신이 “전쟁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동질성이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뭉크는 1·2차 세계대전을 겪었고 나는 2차대전과 6·25전쟁을 겪었다”며 “그 수많은 죽음과 극심한 혼란을 겪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감정이 그림에서 느껴져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뭉크의 대표작인 ‘절규’를 가장 인상적이었던 그림으로 꼽았다. 이날 모인 문인 중 가장 최근에 작품 활동을 시작한 소설가 채기성(47·2019년 소설 등단)은 뭉크가 개인적인 아픔을 예술로 승화했다는 점을 높이 사며 “개인이 가진 불안과 단절, 신경질적 증상과 감정이 ‘당연한 것’이라는 보편성을 전달하고, 그래서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고 평했다. 그는 ‘카를요한 거리의 저녁’(1896~1897)을 꼽으며 “사람들의 불안마저도 살아 있는 그림”이라고 치켜세웠다. 김성한, 나태주, 임철우, 한강, 하성란, 편혜영 등…. 올해 75주년을 맞은 서울신문 신춘문예는 그동안 한국문학의 든든한 동반자를 자처했다. 그간 배출된 문인은 280명이 넘는다. 이은선은 “습작생 시절 가장 빛나는 작가들을 배출한 곳이 서울신문 신춘문예였고 이곳을 통해 등단해 좋았다”며 “창간 120주년을 맞은 서울신문이 뭉크의 ‘절규’와 같은 표정을 짓는 사람들 곁에 가장 먼저 다가가 제일 나중까지 이야기를 들어주는 언론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9월 19일까지.
  • 한반도 허리가 잠겼다

    한반도 허리가 잠겼다

    흙탕물이 운동장 넘어 교실 덮쳐… 낚싯배 전복사고로 2명 실종 “자식 같은 소들을 놔두고 어떻게 혼자 대피할 수 있겠어요. 제 안전도 중요하지만 소들도 지켜야 하니 어떻게든 물길을 막아 보려고요.” 18일 오후 충남 당진시 신평면 신송2리 일대. 이날 오전에만 162.5㎜의 비가 쏟아지는 등 역대급 수마가 할퀴고 지나간 이곳은 물바다가 돼 있었다. 대부분의 논밭은 ‘호수’로 변했고 도로들 태반이 통제된 상태였다. 마을 옆 남원천에선 붉은 황토물이 당장이라도 마을을 덮칠 기세로 세차게 넘실대고 있었다. 당진시는 이날 오전 재난문자를 통해 ‘남원천 제방 붕괴 우려가 있다’며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주민 수십 명은 마을회관으로 대피한 상태였다. 하지만 60대 주민 A씨는 축사에서 홀로 폭우와 싸우고 있었다. 축사 앞 도로는 이미 물에 잠긴 상태였다. 농장 주변으로 물이 불어나자 소들도 많이 놀란 듯 연신 ‘음매’ 소리를 내며 울어 댔다. A씨는 “30여 마리 소는 자식이나 마찬가지다. 폭우에 소들이 놀랄까 걱정이다. 그나마 빗줄기가 가늘어지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마을 주민 B씨는 “육십 평생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린 것은 처음이다. 제방이 버티는 것만 해도 천만다행이다. 더 많은 비가 내려 제방이 무너지면 시내까지 2㎞ 이상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장에서 만난 이완식(당진2) 충남도의회 의원은 “아직 인명 피해는 없지만 호우에 대처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3일째 계속된 폭우로 서울과 수도권, 충남 지역에 본격적인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충남 서해안, 경기 남부 곳곳에서 하천이 범람하고 둑이 터져 침수 피해가 발생하고 주민 대피명령이 잇따랐다. 수도권 주요 도로와 철도도 물에 잠겨 한때 통행이 중단되며 시민 불편을 초래했다.이날 당진시 당진천이 범람하면서 황토물이 인근 탑동초와 당진정보고를 덮쳤다. 흙탕물은 운동장을 채우고 복도와 교실까지 들이쳤다. 폭우를 뚫고 등교했던 두 학교 학생 1900여명은 한때 교내에 고립되기도 했다. 당진정보고 교문은 반쯤 물에 잠겼다. 이 학교 재학생 임모(17)양은 “등굣길이 전쟁 같았다. 학교에 오고 30분 뒤에 물이 엄청나게 차올라 선생님들이 절대 나가지 말라고 당부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수도권에서도 홍수 피해가 극심했다. 경기 오산시 오산천 탑동대교 수위는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대홍수경보 기준 수위인 4.20m를 넘어 4.96m까지 올랐다. 오산시는 오산천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명령을 발령했다. 인명 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10시 46분 경기 안성시 고삼면 고삼저수지의 낚시터에서는 폭우 속에 배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실종됐다. 실종자들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기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 한 도로에서는 오전 4시 49분쯤 차량 4대가 한꺼번에 고인 물에 고립됐다. 북부특수대응단이 긴급 출동해 보트를 타고 1시간 20여분을 수색한 끝에 50대 여성 2명을 구조하기도 했다. 산사태로 토사가 민가를 덮치고, 침수로 고립된 주택에서 80대 노인이 구조되는 등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 경기 양주시 백석읍에서는 오전 2시 25분쯤 “산사태로 공사장 블록이 집을 덮쳐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112 신고가 접수돼 긴급 출동한 경찰이 일가족 4명을 대피시켰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에서도 주택 침수로 갇혀 있던 주민 1명이 구조됐다. 이날 서울과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수도권에는 이틀째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전날 오후 3시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경기 파주 380.9㎜, 인천 강화 367.2㎜, 경기 연천 군남 300.5㎜, 강원 동송(철원) 255.5㎜를 기록했다. 특히 파주는 시간당 최대 75.1㎜의 강하고 많은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7시 20분을 기해 서울 전역에 내려졌던 호우주의보를 호우경보로 격상했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강북구·종로구·서대문구 등 3개 자치구에 산사태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서울 도림천·목감천, 경기 고양 공릉천, 파주 임진강·한탄강·포천천·차탄천·조종천에는 홍수주의보가, 동두천 신천·파주 문산천에는 홍수경보가 내려졌다. 오후 5시 기준 경기와 인천 유·초·중·고 128곳은 등교 시간을 조정하거나 단축수업, 휴업을 결정했다. 경기도에서 4곳이 휴업했고 36개 학교는 단축수업을 했다. 학교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117곳은 시설 피해를 봤다. 경기도 34개 학교에 물이 샜고 서울은 12개 학교가 누수, 1개 학교가 부분 파손됐다. 인천과 강원은 각 18개교와 6개교, 충남은 12개 학교가 침수되거나 부분 파손됐다. 이날 오후 동부간선도로 양방향 전 구간, 올림픽대로 여의상류나들목(IC) 및 63빌딩 진출 램프, 잠수교 등 주요 도로가 전면 통제되는 등 도로 통제와 쏟아지는 비로 퇴근길 도심 곳곳에서 정체가 빚어졌다. 시민들은 비바람과 싸우며 힘겹게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김모(34)씨는 “지하철역 플랫폼에 사람이 너무 많아 다시 버스를 타러 왔다”고 토로했다. 집중호우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던 시민들도 불편을 겪었다. 서울 종로구의 한 버스정류장에서는 도착 정보를 알리는 전광판에 ‘곧 도착’이라고 적힌 버스가 10분 넘도록 오지 않기도 했다. 고속도로와 철도 운행도 침수로 인해 한때 중단됐다. 서해안고속도로 송악IC 서울 방향 통행은 이날 오전 10시쯤 폭우로 인한 물고임으로 1시간 33분간 통제됐다. 지하철 1호선 양주 덕정역~연천역 구간과 경의중앙선 파주 문산역~도라산역 구간은 첫차부터 운행이 중단됐다. 자동차 침수 피해도 불어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12개 손해보험사가 집계한 집중호우 차량 피해는 2941건이며 추정 손해액은 269억 95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여름철(6~8월) 발생한 자동차 침수 피해 규모를 불과 12일 만에 뛰어넘었다.
  • 아무나 못 하는 10주년, 그걸 해낸 ‘프랑켄슈타인’

    아무나 못 하는 10주년, 그걸 해낸 ‘프랑켄슈타인’

    사랑하는 사람이 떠날 때면 영원한 삶은 불가능한지 진한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어릴 적 엄마를 잃은 빅터가 그랬다. 엄마를 보낼 수 없던 빅터는 몰래 묘지에서 엄마의 시신을 가져와 살려내려고 한다. 생명은 한 번 끊어지면 끝이지만 어떻게든 살려볼 수 있으리란 순진한 희망은 빅터가 평생 짊어질 운명이 된다. 한국 창작 뮤지컬의 대표 대작이자 올해 10주년을 맞은 ‘프랑켄슈타인’은 죽지 않는 인간을 만들고자 하는 빅터를 통해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원작은 1818년 출간된 메리 셸리의 동명 소설인데 큰 틀만 가져오고 세부 이야기를 대거 각색했다. 신이 되려 했던 인간과 인간을 동경했던 피조물, 두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이기심과 생명의 본질을 재고하게 만들면서 초연 이후 꾸준히 호평받아왔다. ‘프랑켄슈타인’은 나폴레옹 전쟁이 벌어지던 19세기 초를 배경으로 한다. 의사이자 신체접합술의 귀재인 앙리와 죽지 않는 인간을 만들고자 하는 빅터는 전쟁 중에 만나 뜻을 함께하게 된다. 실험을 위해 신선한 시신이 필요했던 빅터는 장의사와 거래하다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앙리가 그 죄를 대신 뒤집어쓰고 죽는다. 소중한 친구를 잃은 빅터가 실험을 통해 앙리를 다시 부활시키지만 예전 그대로일 것이라는 희망과는 달리 불완전한 생명체인 탓에 겪는 안타깝고 아픈 이야기가 펼쳐진다.난해한 실험실과 무모한 실험이 등장하는 공상과학(SF) 작품이고 멀리 동떨어진 시대를 다뤘지만 ‘프랑켄슈타인’은 관객들을 사로잡는 요소가 여럿이다. 우선 다섯 번째 시즌을 맞아 프로덕션을 바꾸면서 한층 더 완성도가 높아졌다. 전쟁터, 성, 실험실, 감옥, 술집 등 풍성한 배경이 무대 위에 영리하게 구현되면서 방대한 서사를 알차게 담아냈다. 또한 인간의 선악, 생명 창조 등 어렵게 다가올 수 있는 존재론적인 질문을 감성적이고 대중적으로 다루면서 보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작품을 대표하는 ‘너의 꿈속에서’를 비롯한 넘버들 역시 매력적이다.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캐릭터가 다른 장르의 작품에서는 외형적으로 괴물로 묘사되지만 ‘프랑켄슈타인’에서는 선한 의지를 지닌, 우리와 다르지 않은 인간적인 존재임을 보여주면서 더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왕용범 연출이 “10년 동안 매 공연 진심으로 공연해 준 모든 배우 덕분에 사랑받을 수 있었다”고 말한 대로 시즌을 거듭하면서 쌓아온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은 작품이 품은 서사와 감정을 더 풍성하게 하는 요소다. 무엇보다 창작뮤지컬인 ‘프랑켄슈타인’은 한국 뮤지컬계가 얼마나 위대한 명작을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표다. 뮤지컬이 갖춰야 할 여러 요소를 어느 하나 놓치지 않으면서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8월 25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뮤지컬 배우인 유준상·신성록·규현·전동석(빅터), 박은태·카이·이해준·고은성(앙리) 등이 출연해 쉴 틈 없는 회전문 관람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다.
  • 의대생 학부모들 “자녀 금쪽이로 키우기 싫어…증원 멈춰라”

    의대생 학부모들 “자녀 금쪽이로 키우기 싫어…증원 멈춰라”

    전국 의과대학에 자녀를 입학시킨 학부모들이 의대 증원 정책을 멈추고 학습권을 보장해달라고 호소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전국의대생학부모연합은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년 전부터 지켜온 대입사전예고제를 무시하고 사교육을 조장하는 2025년 급격한 의대증원 교육정책을 멈춰달라”며 “재학생 1만 8000명 의대생의 학습권을 보장해달라”고 말했다. 학부모연합은 ‘사회주의 좌파 학자와 관료에게 놀아난 포퓰리즘 정책 중단하라’, ‘의료 체계 붕괴 정책 전면 중단하라’, ‘의대생은 편법 학점 없는 학교에 가고 싶다’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지금도 부족한 기초의학교수의 급격한 채용과 당장 내년 3월에 3~4배 늘어난 25학번 신입생들의 교육공간이라도 마련이 되는 것인지 그 예산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부의 ‘2024학년도 의대 학사 탄력운영 가이드라인’은 F학점을 진급시켜 3학기 가학기제로 I(미완)학점까지 만들어 24학번을 오로지 진급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의대생 진급만을 위한 이 같은 특례 조치가 대학 교육 전체를 망칠 것”이라고 했다. 학부모연합은 “일부 언론기사처럼 의대생 자녀를 특혜받는 금쪽이로 키우고 싶지 않고 드러누워도 면허받는 천룡인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며 “학교로 돌아가 수업을 받게 하고 싶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천룡인은 일본 만화 ‘원피스’에 등장하는 귀족 계층으로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 특권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1학기 등록금만 내고 휴학과 유급금지 상태인데 바라지도 않는 교육부의 특례조치와 2학기 등록을 안 하면 제적시키겠다는 대학 총장의 발언은 4만 의대생 학부모들의 분노를 일으킬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학부모 모두는 부실교육으로 실력 없는 의사가 되는 것을 학부모로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료받을 환자로서 절대로 그냥 바라볼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 우크라 드론 위협 탓?…푸틴 별장, ‘방공 무기’ 늘렸다[포착]

    우크라 드론 위협 탓?…푸틴 별장, ‘방공 무기’ 늘렸다[포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탄 전용열차를 타고 종종 방문한다고 알려져 있는 발다이 별장이 다수의 방공 무기 배치로 요새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미 매체 뉴스위크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발다이 별장에는 최소 7대의 판치르-S1 중거리 방공 체계가 집중 배치됐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지난 5월 6일 촬영된 위성 사진에서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발다이 별장은 크렘린궁이 있는 수도 모스크바에서 북쪽으로 400㎞가량 떨어져 있다. 이 별장에는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이 같은 무기가 한 대뿐이었다. 판치르-S1은 대공 기관포와 대공 미사일을 결합한 대공방어체계로, 약 7㎞ 범위의 미사일과 최대 20㎞ 거리의 항공기를 요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ISW의 분석가들은 러시아 본토에 점점 더 깊이 침투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부터 고부가가치 목표물을 보호하기 위한 러시아 군부의 전략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폴란드에 본사를 둔 벨라루스 독립 매체 넥스타의 추가 보고서에 따르면, 발다이 별장 주변에는 이밖에도 S-300·S-400과 같은 이동식 지대공 미사일 방공체계 11대, 장거리 레이더 기지와 같은 군사 장비 최소 6개가 추가로 확인됐다. 군사 분석가들은 또 위성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발다이 별장 주변의 울창한 숲 속에는 더 많은 군사 장비가 엄폐돼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발다이 별장을 지키기 위해 배치된 판치르-S1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약 3.2㎞ 떨어진 랴비노비라는 섬에 배치돼 있다. 이밖에도 약 3㎞ 떨어진 고속도로 근처, 약 8㎞ 떨어진 발다이-아비아 비행장(ULNA) 근처, 약 6.4㎞ 떨어진 조기경보 레이더 기지 근처에도 이 같은 방공 무기가 존재한다.푸틴 대통령은 발다이 별장 외에도 모스크바주와 소치 등에 여러 관저를 두고 있는 데 이 같은 주요 건물도 비슷한 조치가 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모스크바에 본부를 둔 전략기술분석센터(CAST) 소장이자 러시아 국방부 민간자문위원회 위원인 루슬란 푸코프는 전날 자국 매체 로시스카야 가제타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 방공망을 우회하고 드러나지 않는 방향에서 타격할 수 있기에 그런 집중적인 방공망 범위는 규모 면에서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발다이 별장 위로 우크라이나 드론 한 대가 날아들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1월 우크라이나 매체 RBC 우크라이나는 자국 특수 기관이 러시아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석유 저장고를 표적으로 한 야간 드론 공습 과정에서 적어도 한 대의 드론이 인근 발다이 별장 상공을 성공적으로 비행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지속적인 드론 위협에 러시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
  • 영화 ‘부러진 화살’ 정지영 감독…가슴 아픈 소식 전했다

    영화 ‘부러진 화살’ 정지영 감독…가슴 아픈 소식 전했다

    영화 ‘부러진 화살’을 연출한 정지영 감독이 부인상을 당했다. 정 감독의 아내 고 정문숙씨가 지난 17일 별세했다. 74세. 고인의 유족으로는 남편 정 감독 외에도 아들인 정상민 아우라픽처스 대표가 있다. 모친을 떠나보낸 정 대표는 주변 지인들에게 “황망해지고 있어 직접 연락드리지 못하고 문자로 대신함을 넓은 마음으로 헤아려 주시기를 바랍니다”라며 부고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고인의 빈소는 연세대학교 신촌 장례식장 17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0일 오전 8시다. 정 감독은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졸업 후 1982년 영화 ‘안개는 여자처럼 속삭인다’를 통해 데뷔했다. 이후 ‘남부군’(1990년), ‘하얀 전쟁’(1992년), ‘부러진 화살’(2012년), ‘남영동 1985’(2012년), ‘블랙머니’(2019), ‘소년들’(2023) 등 민감한 사회적 이슈를 다룬 작품들을 주로 연출해 주목받았다.
  • 이재명 “당원 선택이 일극체제인가”…김두관 “감독과 선수 다 하려면 망해”

    이재명 “당원 선택이 일극체제인가”…김두관 “감독과 선수 다 하려면 망해”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김두관 후보가 18일 첫 방송토론회에서 ‘이재명 일극체제’ 논란을 두고 첨예한 공방을 벌였다. 김 후보는 “감독(당대표)과 선수(대선 주자)를 다하려면 당이 망한다”고 견제구를 날렸고, 이 후보는 “‘너는 왜 그리 공격당하냐’고 할 게 아니라 함께 싸워줬으면 한다”며 단합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CBS방송이 주관한 이날 토론회에서 “개인으로는 당대표를 다시 하는 게 아무 실익이 없지만, 윤석열 정권의 패악과 전쟁 같은 정치에서 제 역할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당원들이 선택한 것이고, 당원 지지율이 80%를 넘는 상황에서 일극체제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김 후보는 “(일극체제에 따라) 역동성과 다양성이라는 민주당의 DNA 훼손을 지적하는 우려가 많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연임 도전 이유가 2026년 지방선거 공천권 행사를 위한 것이냐는 김 후보의 질문에 “생각해 본 일이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답했다. 이어 김 후보가 “당대표가 되어도 지방선거 공천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냐”고 하자, 이 후보는 “제가 대선에 나갈지, 안 나갈지도 모른다”고 했다. 또 김 후보는 “시중에 ‘유대무죄’(대표가 되면 무죄가 된다)라는 말이 떠돈다. 연임하려는 이유가 사법리스크 때문 아니냐”고 지적했고, 이 후보는 “이미 당대표 상태에서 기소돼 재판하고 있고, 오히려 시간을 많이 뺏겨 (재판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반박했다. 채상병특검법과 관련해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제시한 ‘제3자 추천 특검법’의 수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두 사람의 답변은 갈렸다. 이 후보는 “현재 특검법(야당 추천 특검)대로 하는 게 정의롭다”고 반대했고, 김 후보는 “(현 상황에서 특검법) 통과가 쉽지 않아 유연하게 고려해 볼 만하다”고 찬성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개편에 대한 공방도 있었다. 이 후보는 “신성불가침한 의제처럼 무조건 수호하자는 건 옳지 않다. 내가 돈을 열심히 벌어서 살고 있는 집이 비싸졌다고 이중 제재(종부세)를 당하면 억울할 것 같다”고 했고, 금투세도 “일시적 유예가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반면 김 후보는 “우리 당의 근간인 종부세는 주택 보유자의 2.7%, 금투세는 주식투자자 중 1%에게만 부과하는 것”이라며 “(둘 다) 지켜야 한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지수 후보도 자리했다.
  • “우크라서 F-16 처음 파괴하면 2억여원” 러 기업, 자국 군에 포상 걸어 [핫이슈]

    “우크라서 F-16 처음 파괴하면 2억여원” 러 기업, 자국 군에 포상 걸어 [핫이슈]

    러시아의 한 기업이 미국산 F-16 전투기를 처음으로 파괴하는 자국 군인에게 거액의 포상금을 주기로 했다고 미국 매체 뉴스위크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네덜란드와 덴마크에서 1차적으로 보낸 F-16 전투기 총 24대가 곧 우크라이나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날 러시아 국방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해당 채널에서 한 러시아 장교는 자국 에너지 회사 포레스의 일리야 포타닌 이사의 말을 인용해 “F-15이나 F-16 전투기를 파괴하면 보상이 있을 것이다. 첫 번째(파괴)에 대한 포상금은 1500만 루블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1500만 루블은 미화로 약 17만 달러, 현재 한국 돈으로 2억 3500만원 정도다. 해당 기업은 또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도시 아우디이우카 전선에서 나토의 탱크를 파괴하면 50만 루블(약 780만원)의 금전적 보상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채널에 첨부된 영상에는 러시아 군인들이 포상금을 받고 지휘관과 악수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러시아 타블로이드지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 소속 언론인 알렉산데르 코츠는 이 같은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호평했다. 코츠는 또 러시아 항공우주군의 군인들이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서방 무기를 파괴하면 최소한 어느 정도의 혜택을 받아야 한다며 “F-16 전투기는 통통하고 맛있는 먹이로 여겨야지, 날아와서 모든 사람을 죽이려고 하는 미지의 우주선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우크라, F-16 전투기 100대가량 받을 듯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으로 인해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F-16 전투기 지원을 요청해 왔다. 지금까지 네덜란드와 덴마크 외에도 벨기에, 노르웨이가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약속한 F-16 전투기 수는 60대 이상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그리스가 F-16 전투기 32대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이날 전해졌다. 우크라가 필요로 하는 F-16 전투기 수는?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국 공군이 F-16 전투기를 128대까지 보유하지 않는 한 300대에 달하는 러시아 전투기에 맞설 수 없을 것이라고 지난 10일 밝힌 바 있다. 군사 전문가들 역시 우크라이나가 서방으로부터 약속받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전투기를 필요로 한다고 지적한다. 전투기 수가 너무 적으면 러시아군에 격추당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국방전략 전문가인 마크 캔시안은 지난 1일 자국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BI)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많은 전투기 없이도 엄청난 성과를 내리라 기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미국이 세계 최강의 공군력을 자랑하는 이유도 수백 대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문가이자 영국 국가안보보좌관인 마이클 클라크도 우크라이나가 지금까지 지원받기로 한 것보다 많은 전투기를 추가로 얻지 못하면 제대로 싸우지 못할 것이라면서 실제로 효과를 보려면 최소 200대가 필요하다고 최근 BI에 지적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는 소련제 미그-29기, 수호이기와 같은 구형 전투기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곧 받게 될 F-16 전투기는 더 뛰어난 표적 기능을 비롯해 최신 기술을 갖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의 조지 바로스 연구원에 따르면 F-16의 장점은 다재다능함과 지속 가능성이다. 바로스 연구원은 F-16이 열 추적 미사일 등 다양한 무기 체계와 호환 가능하도록 설계됐다며 필요한 예비 부품을 동맹국들로부터 쉽게 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F-16 전투기의 가격은 대당 4300만 달러(약 593억원)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바라는 이 전투기 수의 값어치는 자그만치 55억 400만 달러(약 7조 5894억원)에 달한다.
  • 엘살바도르 비상사태 선포 후 교도소 내 사망 300건[여기는 남미]

    엘살바도르 비상사태 선포 후 교도소 내 사망 300건[여기는 남미]

    엘살바도르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로 교도소에서 사망한 수감자가 3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소 인구가 폭증한 가운데 교정시설 관리가 부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권 침해가 자행되고 있다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엘살바도르의 비정부기구(NGO) ‘크리스토살’은 최근 ‘침묵은 옵션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엘살바도르가 치안 비상사태를 선포한 2022년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교도소에서 발생한 사망사건을 분류하고 정리한 보고서다. 보고서를 보며 엘살바도르가 갱단 조직원들을 마구 잡아들이기 시작한 2022년 3월 이후 교도소에선 남자 244명과 여자 17명 등 최소한 수감자 261명이 사망했다. 이 가운데 4명은 미성년자였다. 사망의 상당수는 의문사였다. 단체는 교도소 내에서의 범죄로 발생한 사망이 총 88건, 질병으로 인한 사망은 87건, 살인 의혹이 있는 사망은 14건, 정보가 부족해 사인을 확인 또는 추정하기 어려운 의문사는 72명에 각각 달한다고 밝혔다. 엘살바도르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계엄령에 준하는 비상사태를 선포, 영장 없이 범죄 혐의자를 체포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2년 남짓한 기간에 8만 명에 육박하는 갱단 조직원을 잡아들이고 빠르게 치안불안의 불을 끌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숱한 부작용이 야기됐다. 단체는 국가권력 남용을 주장하는 고발 3642건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단체는 1차 검증을 통해 신빙성이 부족한 고발을 걸러내고 1178건에 대해선 심층 확인에 나섰다. 교도소에서 발생한 사망사건에 대한 단체의 보고서는 이런 과정을 거쳐 작성됐다. 단체는 교도소의 급식과 위생 등 수감상태가 매우 부실하고 수감자에 대한 대우가 비인간적이며 잔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갱단 검거를 위해 수감자 고문이 자행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단체는 고발했다. 그러면서 단체는 궁극적 책임을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에게 돌렸다. 단체는 “마치 정부가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을 적절하게 보호하지 않겠다고 작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회의 치안불안은 크게 개선됐지만 교도소 안전은 매우 불안해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엘살바도르의 비상사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엘살바도르 의회는 최근 비상사태 연장을 승인했다. 2022년 3월 비상사태가 발동된 후 벌써 28번째 연장이다.
  • 일자리 창출·ESG경영 공들이는 기업들…대한민국 경제 엔진은 멈추지 않는다

    일자리 창출·ESG경영 공들이는 기업들…대한민국 경제 엔진은 멈추지 않는다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요 증가와 자동차 수출 호조 등에도 여전히 대한민국 경제에 드리워진 짙은 그림자는 걷히지 않고 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파고’뿐 아니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미중의 경제 패권 전쟁 등 대외적인 변수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또 건설기업 등은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과 자재값 상승 등으로 벼랑 끝에 몰려 있고 고물가로 인해 민간 소비마저 줄면서 국내 경기는 코로나19 팬데믹 시절보다 어렵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에 삼성과 LG, SK 등 국내 기업들은 어려운 여건에도 연구개발(R&D)과 신사업 육성에 총력전을 펴면서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우리 기업들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공을 들이면서 우리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어두운 곳을 밝히고 있다.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기 위한, 또 우리 사회를 밝히기 위한 우리 기업들의 노력을 소개한다.
  • [사설] 정론의 힘으로 미래를 열겠습니다

    [사설] 정론의 힘으로 미래를 열겠습니다

    서울신문이 오늘 창간 120주년을 맞았습니다. 국가의 운명이 바람 앞의 등불이던 1904년 구국의 횃불을 든 대한매일신보가 본지의 뿌리입니다. 이후 본지의 역사는 그대로 명암(明暗)과 영오(榮汚)가 교차한 한국 현대사의 축소판이었습니다. 어려운 시대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은 이제 번영하는 국가에서 국민이 행복을 누리는 ‘초일류 국가’로 진입할 수 있을지 갈림길에 있습니다. 이렇듯 중요한 시기에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다시 옷깃을 여미고 독자에게 새로운 미래의 다짐을 드리고자 합니다. 서울신문은 1905년 대한제국이 외교권을 빼앗긴 을사늑약 이후 역사의 변화를 줄곧 현장에서 기록한 한국 유일의 언론입니다. 대한매일신보가 구국의 일념으로 언론 활동을 시작한 것은 1904년 러일전쟁 와중이었습니다. 영국 기자 어니스트 베델이 대한제국의 어두운 현실을 보고 양기탁을 비롯한 민족 진영 인사들과 손을 잡았습니다. 이후 가장 강력한 논조로 외세의 배격을 외친 것은 물론입니다.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하고 신민회를 결성해 항일독립운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한 것도 대한매일신보였습니다. 서울신문은 역사의 격랑에 따른 부침도 겪었습니다. 1910년 국권 피탈과 함께 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로 전락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강압으로 간판을 바꾼 시기를 지령(紙齡)에서 제외한 것은 당연합니다. 1945년 서울신문이라는 이름으로 속간한 뒤 1948년에는 정부에 귀속돼 2002년 민영화 독립언론으로 재탄생할 때까지 권위주의 체제에서 시비곡직을 제대로 가리지 못해 독자들의 따가운 시선과 마주한 적도 없지 않았습니다. 이렇듯 서울신문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궤를 같이합니다. 식민지배와 전쟁을 극복한 대한민국은 이제 경제적으로 누구도 무시하지 못하는 국가로 성장했습니다. 한국이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에서 일본을 앞질렀다는 소식은 국민의 저력을 상징합니다. 베델과 양기탁 등 창간 주역들에게 고하고 기쁨을 나눠야 마땅한 오늘입니다. 한국의 경제 성장은 유례가 없는 것입니다. 1953년 1인당 국민소득이 67달러에 불과했으나 세계인이 눈을 비비고 다시 보게 됐습니다. ‘국토는 좁지만 경제 영토는 대국’이라는 표현이 조금도 과장이 아닙니다. 반도체 기술을 바탕으로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비롯해 기계와 철강·화학 분야의 경쟁력도 뛰어납니다. 무엇보다 음악·게임·방송·영화 등 콘텐츠 분야의 세계적 경쟁력은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제 인공지능(AI) 기술의 트렌드에 제대로 합류할 수만 있다면 미래는 보장돼 있습니다. 하지만 한반도 주변 정세를 돌아보면 열강이 각축을 벌이던 구한말 상황보다 결코 나아졌다고 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기술을 고도화하며 호시탐탐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은 한반도 안보 지형을 뒤흔드는 위협적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북러는 이른바 ‘유사시 자동군사개입 조항’을 부활시켰습니다. 중국이 북한 및 러시아와 불화상태에 놓여 있는 이상기류도 한반도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안보 환경에도 불구하고 초일류 국가로의 눈부신 비상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특히 국민 통합의 발판이 돼야 할 정치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는 상황은 반드시 극복해야겠습니다. 한국이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룬 유일한 국가’라는 평가를 국제사회에서 받은 것이 그리 오랜 옛날이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 우리 정치 상황은 이념으로 편을 갈라 싸우던 광복 직후보다 더욱 갈라지고 찢어진 모습을 보여 줍니다. 국가 발전을 법과 제도로 뒷받침해야 마땅한 국회는 정쟁으로 잃어버진 정상 기능을 하루빨리 회복해야 마땅합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남북한 공동의 애창곡이 들리지 않는 상황은 반드시 변화의 전기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김정은이 김일성과 김정일의 유훈인 민족과 통일의 개념을 폐기하고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것은 유감스럽기만 합니다. 북한은 나아가 ‘조국 통일 3대 헌장탑’을 철거하고 곳곳의 ‘통일’이라는 글자를 지우며 휴전선에는 콘크리트 장벽을 세우고 있습니다. 번영하는 미래가 ‘통일조국’에 있다는 공통의 인식도 크게 변질되고 있습니다. 유구한 한반도의 역사를 자기 세대의 안목으로 재단해 미래를 흐리게 하는 단견이 우리에게는 없는지 돌아볼 일입니다. 100년 전 종이신문밖에 없던 언론매체의 모습은 이제 방송과 인터넷을 넘어 AI의 영역으로 다각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론의 역할과 소명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참과 거짓이 뒤엉킨 탈진실의 시대일수록 누군가는 바른 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서울신문이 정론의 자리를 지켜 가겠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 檢 “SM 시세조종 증거 확보”… ‘벤처 신화’ 김범수 구속 기로

    檢 “SM 시세조종 증거 확보”… ‘벤처 신화’ 김범수 구속 기로

    주식 자산 4조 3000억 스타 벤처인하이브의 SM엔터 매수 방해 의혹金 측 “사업 협력 위한 매수” 반박사법리스크 고조… 22일 영장심사 검찰이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그룹 총수인 김범수(58)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지난 9일 김 위원장을 첫 소환 조사한 지 8일 만이다. 창업자이자 주식 자산만 4조 3000억원에 달하는 김 위원장이 구속되면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는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장대규)는 17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은 모바일 플랫폼 신화를 써 내려가며 공룡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카카오를 성장시킨 ‘스타 벤처인’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하이브의 공개매수가(12만원)보다 SM엔터 주가를 높게 설정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2~3월 카카오와 하이브는 SM 경영권 확보를 놓고 이른바 ‘쩐의 전쟁’을 벌였는데 결과적으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 주식 20.76%, 19.11%를 각각 확보하면서 SM의 최대 주주에 올랐다. 검찰은 카카오가 지난해 2월 16~17일과 같은 달 27~28일에 걸쳐 약 2400억원을 동원해 SM엔터 주식을 사들이면서 모두 553회 정도 고가 매수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에 주식 대량 보유 보고를 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시세조종 공모와 관련된 충분한 인적·물적 증거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는 당시 9만원 안팎이던 SM 주식을 1주당 12만원에 매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지난해 2월 28일 SM 주가가 12만 76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면서 SM 경영권 인수에 실패했다. 하이브는 카카오 측이 인위적으로 시세를 끌어올렸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이에 금융감독원과 검찰이 조사에 들어갔다. 김 위원장은 검찰 조사 당시 ‘SM엔터 주식을 매수하겠다는 안건을 보고받은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매수 과정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못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측 변호인단은 이날 입장문에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SM 지분 매수에 있어 어떠한 불법적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바가 없다”며 “사업 협력을 위한 지분 확보의 목적으로 진행된 정상적 수요에 기반한 장내매수였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은 오는 22일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김 위원장의 측근인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도 지난해 11월 김 위원장과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카카오 측과 공모해 펀드 자금 1100억원을 동원해 SM엔터 주식을 고가 매수한 혐의를 받는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도 지난 4월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 “日 연말까지 금리 두 번 올릴 듯… 이사회 개혁으로 밸류업 성공”[경제의 창]

    “日 연말까지 금리 두 번 올릴 듯… 이사회 개혁으로 밸류업 성공”[경제의 창]

    日기업들 경영이사·감시이사 분리‘제2 재벌 해체’ 정책으로 독립 경영이르면 7월, 늦어도 9월 금리 인상연말 한 번 더 올려 0.2~0.3% 전망아베노믹스로 엔고·투자 문제 해결국민들 장기 불황에 ‘디플레 마인드’ 일본 경제를 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어떤 이는 장기 불황에서 탈출했다고 말하지만 다른 이는 불황은 진행형이라고 외친다. 실제 경제지표와 실물경제 사이의 괴리는 크다.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지만 국내총생산(GDP)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일본은 38년 만에 ‘슈퍼 엔저’ 시대를 맞았다. 이달 들어 엔·달러 환율은 161.73엔까지 올랐는데 엔 환율이 달러당 160엔을 웃돈 건 1986년 이후 처음이다. 역대급 엔화 약세는 기업 실적과 증시도 역대급으로 끌어올렸다. 지난주 닛케이지수는 장중 4만 2426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요 170개 사의 지난해 총이익은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하지만 일본인들은 호황을 체감하지 못하겠다고 입을 모은다. 기록적인 엔저 현상이 인플레이션을 동반하면서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26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일본 경제는 지금 어디로 향하는 걸까. 36년간 일본 경제를 분석해 온 이지평 한국외국어대 특임교수에게 일본 경제의 현주소와 한국 경제에 주는 교훈을 들었다.-‘슈퍼 엔저’가 이례적으로 오래 지속되는 이유는. “2012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디플레이션(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한 없이 통화량을 늘리는 ‘아베노믹스’를 펼쳤다. 여기에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이 왔다. 0% 금리에 물가가 오르니 실제로는 마이너스 금리다. 일본 국민 입장에서는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저축한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셈이다.” -환율이 떨어지는데 왜 수출은 늘지 않나. “해외 자산 소득 수지가 흑자를 기록했지만 일본 기업들이 국내로 송금하지 않고 해외에서만 재투자하는 게 문제다. 중국이 부상하고 미국에서 관세를 올렸으니까 부가가치가 낮은 사업은 일본 밖으로 나가는 게 합리적이다. 그런데 나가는 사업이 있으면 새로 국내에도 성장하는 산업이 있어야 하는데 일본 기업의 국내 투자가 그걸 뒷받침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반도체나 인공지능(AI), 그린 이노베이션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닛케이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일본은 증시 ‘밸류업’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나. “일본의 밸류업은 이사회 개혁이 중심이다. 일본은 대기업끼리 모인 기업집단이 재벌과 같은 역할을 했는데 아베가 그걸 거의 해체하다시피 했다. ‘제2의 재벌 해체’ 정책으로 독립 경영을 도입했고, 일본 주가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경영을 하는 이사와 감시하는 이사도 분리돼 있다. 일본 회사에서 가장 높은 지위는 사외이사다. 사외이사에서 경영진이나 사장 지명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경영이사와 감시이사를 분리해 소액주주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외부 투자자의 의견을 듣는 구조가 필요하다.” -일본 주식이 오를수록 일본 국민은 가난해진다는 진단도 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실물경제가 주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건 맞지만 국민의 숨은 자산인 연금도 무시할 수 없다. 주식이 오르면 연금도 탄탄해진다. 일본공적연금(GPIF) 수익률이 증시 호황을 입고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22.7%를 기록했다. 연금 혜택은 전 국민이 받는다. 일본 정부도 서민의 자산 형성을 위해 기업 주가가 오르면 배당을 늘리도록 하고 있다.” -일본은 언제쯤 기준금리를 올릴까. “빠르면 7월, 늦어도 9월엔 인상될 걸로 본다. 일본이 지금 한 달에 6조엔 정도 양적 완화를 하고 있는데 다음달에는 이를 2조엔 정도 감축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7월에 금리까지 올리기는 어려울 걸로 보지만 엔저가 너무 부담되면 7월에도 금리를 올릴 수 있다. 현재로선 미국이 9월에 기준금리를 내리면 그때 맞춰 9월에 올릴 가능성이 더 높다. 그리고 연말에 한 번 더 올려 기준금리가 0.2~0.3% 정도 될 걸로 본다.” -‘트럼프리스크 2.0’이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면 중국에 60%, 기타 국가에 10%의 관세율을 부과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트럼프 정권 1기 때는 중국 관세를 피하려 베트남, 멕시코로 우회 수출도 많이 했는데 이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중 수출도 많이 하는 일본 기업 입장에서는 막다른 골목이다. 트럼프 집권 후 엔화가 너무 급격하게 오르면 지금 빠르게 불어나는 일본 기업 투자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 우리나라에 주는 시사점은. “장기 불황에는 국민 마인드 문제도 있다. 일본은 아베노믹스 이후 엔고에서 탈출하고 투자가 늘어났으며 인력 부족 문제도 어느 정도는 해결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마음속엔 ‘디플레이션 마인드’가 있었다. 일련의 과정에서 일본 정부가 국가 어젠다를 제시하지 못한 점도 문제다. 우리 정부도 선진화된 사회에서 어떻게 발전할지 국가가 국민에게 어젠다를 제시해야 한다.” ■ 이지평 특임교수 이지평 교수는 일본 도쿄 출신의 한국 국적 재일교포다. 일본 호세이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경제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1988년 LG경제연구원에 입사해 33년 동안 미래연구팀장, 에너지연구팀장, 수석연구위원 등으로 일했다. 2020년부터 한국외국어대 융합일본지역학부 특임교수직을 맡고 있다. 일본 경제 연구 전문지 ‘Japan Insight’(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의 공동 저자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우리는 일본을 닮아가는가’, ‘볼륨 존 전략’, ‘일본식 파워경영’, ‘주5일 트렌드’ 등이 있다.
  • K원전, 체코 24조원 ‘잭팟’ 터졌다… 프랑스 꺾고 유럽 첫 수주

    K원전, 체코 24조원 ‘잭팟’ 터졌다… 프랑스 꺾고 유럽 첫 수주

    원전 4기 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쾌거’가격·기술력 등 ‘가성비 전략’ 통해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탄력대통령실 “유럽 수출 교두보 마련” ‘24조원짜리 잭팟’이 터졌다. ‘팀코리아’가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4기 수주전에서 원전 강국이자 같은 유럽연합(EU) 회원국이란 점을 앞세워 파상 공세를 편 프랑스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의 원전 수출이다. 바라카 원전 4기의 총사업비가 20조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K원전 수출사를 고쳐쓴 셈이다. 업계에선 향후 15년 이상 원전 생태계 일감 공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도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계획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체코 산업통상부는 17일(현지시각) 열린 체코 공화국 정부 회의에서 프랑스전력공사(EDF)를 제외할 것을 발표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필두로 한전기술·한국원자력연료·한전KPS·두산에너빌리티·대우건설 등으로 결성된 팀코리아는 프랑스전력공사(EDF)를 극적으로 따돌렸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밤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은 ‘팀코리아 정신으로 최종 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면서 “이는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의 쾌거이며, 이로써 상업용 원자로를 최초로 건설한 원전의 본산 유럽에 수출하는 교두보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체코 원전 건설사업은 프라하에서 남쪽으로 220㎞ 떨어진 두코바니와 130㎞ 떨어진 테멜린에 각각 2기씩 1200㎿ 이하의 원전 4기를 짓는 프로젝트다. 애초 두코바니 원전 1기만 지으려다가 4기를 건설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체코 정부에 따르면 예상 사업비는 1기 약 2000억 코루나(약 12조원), 2기에 4000억 코루나(약 24조원)이다.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두코바니 5·6호기는 확정됐고, 테믈린 3·4호기는 체코 정부와 발주사가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가격 경쟁력과 시공 능력, 기술력을 앞세운 ‘가성비’ 전략이 통했다. 한수원은 출력 1000㎿급의 APR-1000을 앞세워 수주 도전에 나섰는데 건설 단가가 1기당 9조원으로 EDF의 원전 EPR1200(15조~16조원)보다 훨씬 저렴하다. 2021년 기준 한국 원전의 건설 단가는 1㎾당 3571달러로 프랑스(7931달러)의 절반에 못 미친다. K원전의 강점으로 꼽히는 ‘납기 준수 실적’도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한국은 UAE 바라카 원전을 납기일에 맞춘 반면 프랑스는 핀란드 올킬루오토 3호기를 예상보다 14년 넘겨 준공했다. 원전 수출은 15년 만이다. 우리나라는 2009년 12월 UAE 바라카 원전 수주전 당시에도 프랑스를 따돌렸다. UAE 원전 수주를 통해 우리나라는 세계 여섯 번째 원전 수출국에 이름을 올렸다. 체코 원전 수주는 첫 유럽 진출이라는 상징성을 가진다. 유럽 시장으로의 수출 확대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력 위기를 느낀 프랑스, 체코, 튀르키예, 영국, 폴란드 등은 무탄소 전원 확대 필요성에 따라 원전을 꾸준히 늘릴 태세다. 우리나라는 폴란드 퐁트누프 원전, 사우디 신규 원전 건설에도 도전 채비를 하고 있다. 과거 국제 원전 수출 시장의 선두 주자였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외면당하고 있다. 우리에겐 호재다. 2017년 1000억 달러(약 138조원) 규모이던 원자력 시장 규모는 연평균 10.4% 성장해 2026년 2459억 달러(약 272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한다. 한기인 전 한국전력 국제원자력대학원 명예교수는 “원전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소형모듈원자로(SMR) 등을 제외하면 큰 발전소를 짓는 나라는 제한적”이라면서 “원전을 들이려는 국가에선 K원전을 원해도 정치적 이슈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때가 있어 정부가 잘 풀어 줘야 원전 10기 수출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 1만 484페이지, 항일역사 오롯이… 민족정론지 소명 잊지 말아야

    1만 484페이지, 항일역사 오롯이… 민족정론지 소명 잊지 말아야

    ‘우리 대한매일신보의 목적은 대한의 안녕 질서에 관한 모든 덕목에 대해 공평한 민론을 주장함이어라.’(1904년 8월 4일 목요일 지령16호 사고) 여든을 훌쩍 넘긴 노교수가 모니터를 가리켰다. 서울신문의 뿌리인 대한매일신보가 디지털 파일로 120년 전의 모습을 드러냈다. 제호는 90도로 뉘어진 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로쓰기를, 사설과 기사는 세로쓰기를 해 현재의 서울신문은 물론 당시의 신문과도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원로 언론학자인 정진석(85) 한국외대 명예교수는 “대한매일신보는 영국인 배설(본명 어니스트 베델) 선생이 ‘코리아데일리뉴스’란 영자신문과 함께 합간으로 창간해 초기엔 이런 형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7월 18일이 대한매일신보의 생일이니 탄생한 첫날의 모습을 보여 주고 싶지만, 창간 후 16번째로 발간된 이 신문이 현재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지면”이라고 아쉬워했다. 배설 선생 연구에 일생을 바친 정 교수는 대한매일신보 국한문판 6862페이지, 한글판 3622페이지 등 총 1만 484페이지를 영인(원본을 사진 촬영해 복제)해 보관하고 있다. 옛 신문엔 ‘항일’의 기운이 가득했다. 대한매일신보가 1907년 국채보상운동을 이끌었던 건 널리 알려진 사실. 특히 정 교수는 대한매일신보가 일제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민족의 긍지를 일깨운 장면을 몇 가지 더 설명하겠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선 장인환·전명운 열사가 190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대한제국 친일 외교관 스티븐스를 암살한 사건입니다. 스티븐스가 일제의 한국 지배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자 의기를 보인 것이죠. 이 사건은 미국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고 두 열사의 변호사비 모금 운동이 일었습니다. 대한매일신보는 ‘우리가 주머니를 털어 두 열사를 구해야 한다’는 기사를 게재했죠. 대한매일신보는 이토 히로부미를 오스트리아의 독재자 메테르니히에 비유하면서 ‘100명의 메테르니히도 이탈리아를 압제하지 못했다’며 항일 기운을 북돋기도 했습니다.” 서울 마포구 양화진 외국인 묘지에 잠들어 있는 배설 선생은 ‘나는 죽을지라도 신보는 영생케 해 동포를 구하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정 교수는 “선생은 대한매일신보의 영속을 눈을 감으면서까지 기원했다”며 “창간 120주년을 맞은 서울신문이 유지를 받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신문은 건국기와 한국전쟁 당시 우리 민족의 진로를 제시하는 정론지 역할을 했다”며 “대한매일신보의 정신과 전통을 이어받아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는 역할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지난 8일 경기 용인시 자택에서 정 교수와 만나 배설 선생과 120년 전의 서울신문인 대한매일신보를 되돌아봤다.“나는 죽을지라도 신보는 영생케 해 동포를 구하라”영국인 배설 선생치외법권 방패 삼아일제의 탄압에 저항120년 된 참언론으로중심 잡아 주었으면… -배설 선생을 연구하게 된 계기는. “1976년 대한매일신보 영인본을 만들면서 신문에 실린 선생의 공판기록을 발견했다. 일제는 선생에게 ‘치안 방해’라는 죄명을 뒤집어씌우고 영국 사법당국에 고소해 재판을 받게 했다. 선생이 한국으로 와 신문을 발간한 동기가 무엇인지 궁금해 파고들게 됐다. 연구를 거듭할수록 그의 업적과 일제가 가한 탄압에 한 걸음씩 다가갈 수 있었다.” -배설 선생의 일화를 소개해 달라. “선생은 황성신문에 실린 장지연의 논설 ‘시일야방성대곡’과 기사 ‘오건조약 청체전말’을 영문과 한문으로 번역한 호외를 발행했다. 코리아데일리뉴스 1905년 11월 27일자를 통해서다. 이 호외는 엄청난 파급력을 지닌 채 대한제국을 넘어 세계 곳곳으로 전파됐다. 일제의 침략 실상을 널리 알리고 독립정신을 고취한 것은 무력투쟁 못지않은 공로다.” -대한매일신보의 특징을 설명하자면. “선생은 영국인의 치외법권을 방패 삼아 일제에 저항했다. 그래서 당시 다른 한국 언론인들과는 다른 위치에서 신문을 만들 수 있었다. 대한매일신보가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하고 신민회 비밀 본거지가 됐던 것도 선생이 치외법권의 보호를 받을 수 있어서였다. 여기에 양기탁, 박은식, 신채호 등 민족진영 언론인들이 참여해 신문을 만들었기에 민족지의 위상을 지녔다.” -대한매일신보를 계승한 서울신문이 창간 120주년을 맞았다. 신문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언해 달라. “러일전쟁이 발발하고 일제의 한반도 침략이 본격화돼 나라가 존망의 위기에 처했던 때에 대한매일신보가 창간됐다. 지금은 구한말과는 언론 환경이 달라졌다. 전파매체인 방송과 인터넷이 일상화된 시대다. 신속하게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은 신문이 따라갈 수 없다. 하지만 오히려 정보가 넘쳐나면서 혼란스러운 환경이다. 서울신문이 120년간 이어진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참언론으로서 혼탁한 시대의 중심을 잡아 줘야 한다.”
  • 1904년, 민족정신 횃불 밝히며… 대한민국 언론의 역사 시작됐다

    1904년, 민족정신 횃불 밝히며… 대한민국 언론의 역사 시작됐다

    대한민국 최고(最古) 신문인 서울신문이 18일로 창간 120주년을 맞았다. 서울신문은 일제가 국권을 침탈해 오던 1904년 7월 18일 창간호를 발행한 대한매일신보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대한매일신보는 구한말 암흑기 민족의 운명을 밝힌 횃불 같은 존재였다. 당시 조선 민중들은 날짜가 지난 신문까지 구해 돌려 가며 읽을 정도로 대한매일신보를 신뢰했다. 한글판, 국한문판, 영문판 등 3종류로 발행되던 1908년 5월 27일 당시 대한매일신보의 부수가 1만 3256부에 이르렀다는 일제 통감부의 기록이 이를 방증한다.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한 두 주역은 영국 신문 데일리 크로니클지 서울특파원(통신원)이있던 배설(본명 어니스트 베델)과 독립운동가 양기탁이다. 일제의 야욕을 국외로 알리고 싶었던 고종의 물밑 후원과 배설의 정의로운 기자정신, 양기탁의 항일민족주의 정신이 대한매일신보 탄생의 밑거름이었다. 일본의 동맹국이었던 영국 출신 사장 배설은 신보의 든든한 울타리가 됐고, 총무(전무 겸 편집국장) 양기탁은 신문의 대들보였다. 박은식, 신채호, 장도빈 등 조선 최고의 문장가이자 독립운동가들이 주필로 참여했다. 조선 민중이 신뢰했던 신문기사·논설 통해 을사조약 비판‘국채보상운동’ 이끌며 전성기 “(을사)조약은 이토(伊藤)가 우리 대신들을 공갈·협박하여 강압적으로 체결하였으며,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이라는 글을 쓴 이유로 황성신문 사장 장지연을 구속하고 신문을 정간시킨 것은 언어도단이다.” 대한매일신보 1905년 11월 21일자 논설의 일부분이다. 대한매일신보는 1905년 11월 17일 을사조약 체결을 전후해 일본을 매섭게 비판하는 기사와 논설을 끊임없이 실었다. 일제가 황성신문 발행을 금지하자 대한매일신보는 ‘시일야방성대곡’을 한문과 영어로 번역해 호외를 만들어 국내외에 뿌렸다. ‘을사조약에 동의하거나 서면에 조인하지 않았다’는 고종의 밀서가 영국 트리뷴지에 폭로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은 이가 배설이었고 대한매일신보는 트리뷴지의 보도 내용을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했다. 을사조약 반대운동으로 항일애국 신문으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한 대한매일신보는 국채보상운동을 이끌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대한제국이 일본에 강제로 진 빚 1300만원을 갚자는 국채보상운동은 대한매일신보 대구지사장을 겸했던 광문출판사 사장 김광제 등이 대구에서 처음 불을 지폈다. 1907년 2월 21일자 대한매일신보를 보면 “이천만 민중이 3개월 기한으로 금연하고, 그 대금으로 매인(每人)에게서 매월 20전씩 거둔다면 1300만원이 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고종도 이때 “우리 백성들이 국채를 보상하기 위해 단연(금연)하고 그 값을 모은다고 하는데, 짐도 담배를 피울 수 없다”고 선언할 정도로 국채보상운동은 온 나라를 휩쓸었다.대한매일신보는 의병들의 든든한 지원군이기도 했다. 전국 각지에서 봉기한 의병들의 활약상을 ‘처처의병’(處處義兵)이라는 코너를 두고 소개했다. 주필 박은식은 “한민족은 본래 충의가 탁월하고 두터워 삼국시대 이래로 외환을 만날 때마다 의병의 전공이 가장 탁월하였다…병역의무의 징집에 의거한 바 없이 오직 충의로 모여들어 적이 물러갈 때까지 싸우고야 말았다…의병은 이 나라의 국수(國粹)이다”라고 썼다. 일제 통감부가 “많은 폭도들이 대한매일신보의 격문을 읽고 분개하여 일어나고 있다”는 보고서를 작정해 본국에 보낼 정도였다. 한국 고유 언론 시스템 정착인맥 관행 깨고 기자 공채 도입1920년 첫 여기자 이각경 합격 1909년 10월 26일 만주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가 조선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다. 대한매일신보는 이를 특호 활자 제목으로 대서특필하며 “이토 암살은 독립투쟁의 일부”라고 정의했다. “내가 한국독립을 회복하고 동양평화를 위해 삼년간 해외에서 풍찬노숙하다 끝내 그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이곳에서 사(死)하노니…이천만 형제자매가 나의 유지를 이어받아 자유독립을 회복하면 사자무감(死者無憾)일 것이다”라는 안중근의 유언은 대한매일신보 1910년 3월 25일자에 또렷이 박혀 있다. 1910년 8월 29일 대한제국이 끝내 국권을 상실했다. 일제는 경술국치 바로 다음날 눈엣가시였던 대한매일신보를 인수해 버렸다. 국가를 상징하던 ‘대한’을 떼어 내고 매일신보로 제호를 바꿨다. 제호뿐만 아니라 대한매일신보의 정신까지 모조리 개조해 총독부의 기관지로 만들었다. 당시 일제는 매일신보와 일어로 발행되는 경성일보, 영자신문 서울프레스 등 3개 관변지만 남기고 모든 민족언론을 해체했다. 매일신보는 우리나라 신문 역사에 부끄러운 기록을 남겼지만, 일제강점기 연구에 없어서는 안 될 1차 사료(史料)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일제 무단통치로 민족지가 존재하지 않았던 1910~20년, 1940~45년 두 시기에 유일하게 발간된 신문이 매일신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1945년 8월 해방 직전 일본의 패망 조짐과 해방 직후 건국을 둘러싼 지도자들의 움직임 및 좌우 대립 상황을 기록한 언론은 매일신보뿐이다. 매일신보의 또 다른 역할은 한국 고유의 언론 시스템을 개발해 정착시켰다는 점이다. 1918년에는 아는 사람을 기자로 채용하던 관행을 깨고 국내 최초로 기자 공개채용을 실시했다. 홍난파, 유지영 등이 이때 공채에 합격해 기자가 됐다. 1920년에는 최초의 여기자 이각경이 공채에 합격했는데, 이 기자의 입사의 변이 지면에 실리기도 했다. 일제가 우리말을 말살하던 시기 매일신보는 작가 겸 기자들이 한글로 작품을 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간이었다. 이인직, 조중환, 이해조, 이상협, 민태원, 윤백남 등이 매일신보에 소설을 연재했다. 특히 이광수는 1917년 1월 1일 신년호부터 6월 14일까지 126회에 걸쳐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장편소설인 ‘무정’을 연재했다. 매일신보는 1919년 8월 소설 현상공모를 최초로 실시했는데, 이는 신춘문예의 효시로 평가된다. 해방의 감격과 함께 매일신보도 1945년 11월 22일 서울신문으로 재탄생했다.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이었던 위창 오세창이 사장을 맡았다. ‘임꺽정’을 쓴 벽초 홍명희와 애당 권동진은 고문으로 합류했다. 민족지도자들로 구성된 경영진은 서울신문의 새 출발을 ‘창간’ 대신 대한매일신보를 계승하는 의미에서 ‘혁신 속간’이라고 정의했다. 23일자 혁신 속간호 사설에서 서울신문은 “일당일파에 기울어지지 않는 공정한 언론보도에 충실할 것을 천명한다”고 다짐했다. 근현대사와 함께해 온 신문6·25전쟁 ‘진중신문’ 언론사 신화세종로 ‘이순신 장군’ 동상 등 건립 서울신문은 6·25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발행을 멈추지 않았다. 다른 신문사가 모두 회사 문을 닫고 해산했지만 서울신문은 전쟁 발발 당일은 물론 26일과 27일까지 모두 12차례의 호외를 찍어 냈다. 1951년 1월부터 3월까지 50일 동안은 어쩔 수 없이 부산 피란지에서 신문의 명맥을 겨우 이었지만, 1951년 4월 6일부터는 포성이 울리는 서울로 돌아와 ‘진중(陣中)신문’을 찍었다. 19일 동안의 진중신문 발행은 한국 언론사와 6·25 전사에 신화로 남아 있다. 한국전쟁 기간에 순직한 종군기자 18명 중 한국 기자는 서울신문 소속 한규호가 유일하다. 1985년 1월 1일은 한국 신문제작 역사에서 일대 혁명이 일어난 날이다. 서울신문이 새 사옥(한국프레스센터) 준공에 맞춰 국내 최초로 컴퓨터 조판 시스템(CTS·Computerized Type-setting System)을 도입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납 활자로 신문을 제작하던 전통 방식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디지털 미디어의 출발도 서울신문에서 이뤄졌다. 서울신문은 1995년 11월 22일 국내 최초 인터넷 뉴스 서비스인 ‘뉴스넷’을 개통했다. 뉴스넷은 서울신문, 스포츠서울, TV가이드, 뉴스피플 등 서울신문사가 발행하는 모든 매체의 콘텐츠를 정보통신망을 통해 전달하는 시스템으로, 인터넷 신문의 효시였다. 서울 세종로 네거리에 우뚝 서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은 누가 세운 것일까. 서울신문은 1966년부터 1972년까지 ‘애국선열 조상 건립사업’을 벌여 모두 15기의 동상을 세웠다. 그중 첫 번째가 바로 이순신 장군 동상이다. 서울신문 120년은 영욕이 굽이친 대한민국 근현대사 그 자체이다. 앞으로의 120년에도 무수한 굴곡이 서울신문 앞에 닥칠 것이다. 그러나 서울신문은 불편부당한 정론직필의 펜을 놓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심장부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이순신 장군처럼.
  • ‘24조 잭폿’ 체코 원전 수주…프랑스 꺾고 15년만 원전 수출

    ‘24조 잭폿’ 체코 원전 수주…프랑스 꺾고 15년만 원전 수출

    ‘24조원짜리 잭팟’이 터졌다. ‘팀코리아’가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4기 수주전에서 원전 강국이자 같은 유럽연합(EU) 회원국이란 점을 앞세워 파상 공세를 편 프랑스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의 원전 수출이다. 바라카 원전 4기의 총사업비가 20조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K원전 수출사를 고쳐쓴 셈이다. 업계에선 향후 15년 이상 원전 생태계 일감 공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도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계획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체코 산업통상부는 17일(현지시각) 열린 체코 공화국 정부 회의에서 프랑스전력공사(EDF)를 제외할 것을 발표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필두로 한전기술·한국원자력연료·한전KPS·두산에너빌리티·대우건설 등으로 결성된 팀코리아는 프랑스전력공사(EDF)를 극적으로 따돌렸다. 체코 원전 건설사업은 프라하에서 남쪽으로 220㎞ 떨어진 두코바니와 130㎞ 떨어진 테멜린에 각각 2기씩 1200㎿ 이하의 원전 4기를 짓는 프로젝트다. 애초 두코바니 원전 1기만 지으려다가 4기를 건설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체코 정부에 따르면 예상 사업비는 1기 약 2000억 코루나(약 12조원), 2기에 4000억 코루나(약 24조원)이다.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두코바니 5·6호기는 확정됐고, 테믈린 3·4호기는 체코 정부와 발주사가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가격 경쟁력과 시공 능력, 기술력을 앞세운 ‘가성비’ 전략이 통했다. 한수원은 출력 1000㎿급의 APR-1000을 앞세워 수주 도전에 나섰는데 건설 단가가 1기당 9조원으로 EDF의 원전 EPR1200(15조~16조원)보다 훨씬 저렴하다. 2021년 기준 한국 원전의 건설 단가는 1㎾당 3571달러로 프랑스(7931달러)의 절반에 못 미친다. K원전의 강점으로 꼽히는 ‘납기 준수 실적’도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한국은 UAE 바라카 원전을 납기일에 맞춘 반면 프랑스는 핀란드 올킬루오토 3호기를 예상보다 14년 넘겨 준공했다.원전 수출은 15년 만이다. 우리나라는 2009년 12월 UAE 바라카 원전 수주전 당시에도 프랑스를 따돌렸다. UAE 원전 수주를 통해 우리나라는 세계 여섯 번째 원전 수출국에 이름을 올렸다. 체코 원전 수주는 첫 유럽 진출이라는 상징성을 가진다. 유럽 시장으로의 수출 확대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력 위기를 느낀 프랑스, 체코, 튀르키예, 영국, 폴란드 등은 무탄소 전원 확대 필요성에 따라 원전을 꾸준히 늘릴 태세다. 우리나라는 폴란드 퐁트누프 원전, 사우디 신규 원전 건설에도 도전 채비를 하고 있다. 과거 국제 원전 수출 시장의 선두 주자였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외면당하고 있다. 우리에겐 호재다. 2017년 1000억 달러(약 138조원) 규모이던 원자력 시장 규모는 연평균 10.4% 성장해 2026년 2459억 달러(약 272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한다. 한기인 전 한국전력 국제원자력대학원 명예교수는 “원전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소형모듈원자로(SMR) 등을 제외하면 큰 발전소를 짓는 나라는 제한적”이라면서 “원전을 들이려는 국가에선 K원전을 원해도 정치적 이슈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때가 있어 정부가 잘 풀어 줘야 원전 10기 수출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 북한 정예부대 저지한 ‘경찰관 83명’…尹 대통령 “국가묘역해 기리겠다”

    북한 정예부대 저지한 ‘경찰관 83명’…尹 대통령 “국가묘역해 기리겠다”

    충남경찰청은 17일 논산시 순국경찰관 합동묘역에서 한국전쟁(6·25전쟁) 때 논산 강경을 사수하다 전사한 경찰관 83명의 희생을 기리는 추도식을 거행했다. 유가족과 경찰관 등 130여명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김장수 대통령실 정무기획비서관을 보내 유가족 대표에게 “이 합동묘역을 국가관리묘역으로 지정해 순국경찰관 83위의 공훈을 선양하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조전을 전달했다. 오문교 충남경찰청장은 추도사에서 “호국영령님들의 우국충정을 이어받아 국가안보를 더욱 확고히 하고, 국민의 안전과 평온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강경전투’는 한국전쟁 때 북한 정예부대 6사단이 수적으로 부족한 국군을 밀어내고 충남지역을 휩쓸며 남하하자 당시 정성봉 경찰서장 등 83명이 나서 장시간 저지한 전투다. 정 서장 등 참전 경찰관 전원이 산화했지만 후방 국군 방어선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정신을 기리기 위해 논산에 ‘순국경찰관 합동묘역’이 조성됐고, 전투가 시작된 매년 7월 17일을 추도일로 정해 유가족을 초청한 가운데 충남경찰청장 주관으로 추도식을 열고 있다.
  • 우크라 전쟁 이후 러시아인 65만 명 국외 탈출…가장 많이 간 국가는?

    우크라 전쟁 이후 러시아인 65만 명 국외 탈출…가장 많이 간 국가는?

    러시아 국민 최소 65만 명이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이후 다른 나라로 떠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러시아 반체제 성향 독립 매체 ‘더 벨’은 러시아인을 받아들인 국가들의 이민자 통계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이 밝혔다. 더 벨은 이들 러시아 국민의 대다수가 아르메니아(11만 명), 카자흐스탄(8만 명), 조지아(7만 4000명) 등 러시아와 무비자 체제 협정을 맺은 국가로 갔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각각 8만 명과 4만 8000명의 러시아 국민을 받아들였다. 유럽에서는 독일이 가장 인기 있는 데 약 3만 6000명의 러시아인이 이 나라로 향했다. 이어 세르비아가 약 3만 명의 러시아인을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미국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의 분석가들은 더 벨이 태국, 인도네시아, 아제르바이잔, 그리스, 키프로스와 같은 국가가 러시아 이민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고 포르투갈과 같은 일부 국가가 2022년 이후 러시아 이민 통계의 최신 정보가 없다고 보고한 점을 고려할 때 러시아를 떠난 러시아인의 실제 수는 70만 명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러시아의 부분 동원령이 시작됐던 2022년 9월 21일 이후 첫 2주 동안 약 70만 명의 러시아인이 국외로 떠났다고 포브스가 러시아 행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러시아 관리들은 개전 이후 출국했던 러시아인 대다수가 이듬해부터 귀국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ISW는 러시아 인구의 이 같은 영구적 손실은 러시아 경제에 지속해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 트럼프 “바이든이 중국·러시아 결혼시켜…조카로 북한 데려가” 맹비난

    트럼프 “바이든이 중국·러시아 결혼시켜…조카로 북한 데려가” 맹비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피격 사건 이후 더욱 건재함을 연일 과시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맹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 한 인터뷰에서 “문제는 지난 3년 반 동안 중국이 러시아, 이란, 북한과 동조했다. 그리고 북한은 많은 핵무기를 갖고 있다. 3년 반 전과 비교하면 다른 세상”이라면서 자신이 집권하던 당시에 비해 현재 상황이 악화됐음을 시사했다. 이어 “바이든은 바보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이 결혼하도록 했다. 그들은 결혼한 뒤 작은 조카인 이란과 북한을 데려갔다”면서 “그들은 이제 다른 누구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해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가 하는 제재가 모두를 우리에게서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나는 제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러 제재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방법에 대해 더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대만이 미국 반도체 사업 다 가져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끝까지 지키겠다’고 약속한 대만에 대해서도 입장차를 드러냈다. 그는 중국을 상대로 대만을 방어하겠냐는 질문에 “그들이 우리 반도체 사업의 약 100%를 가져가기는 했다. 대만이 방어를 원한다면 우리에게 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보험회사와 다를 바가 없다. 대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만이 우리 반도체 사업을 전부 가져갔다”고 재차 강조한 뒤 “지금 우리는 대만이 우리나라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짓도록 수십억달러를 주고 있으며 이제 그들은 그것도 가져갈 것이다. 대만은 매우 부유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투자 유치를 위해 대만 TSMC 등에 지급하는 반도체법 보조금에 대한 지적으로 해석된다. 한국에 영향 미칠 IRA 폐기될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공을 들여 온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서도 거세게 비판했다. 그는 “전기차에는 이의가 없다. 전기차는 훌륭하다고 생각하고 일론(테슬라 CEO)은 멋진 사람”이라면서도 “하지만 자동차 100%를 전기차로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는 주행거리가 짧고, 비싸며, 무겁다”면서 “그들(바이든 행정부)는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엄청난 양의 보조금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전기차 보조금을 중심으로 한 IRA를 폐기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확답을 내놓지 않으면서도 “IRA는 인플레이션을 낮추지 않았다. 도리어 높였다”면서 “우리는 이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저렴한 가격의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1월 대선 전에 기준금리를 낮춰서는 안 된다며 “선거 전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사건 직후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공화당 공식 대선 후보로 지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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