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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름만 많이 끼리라던 서울에 웬 함박눈?

    ‘오늘 서울은 구름이 많고,한때 눈·비온후 밤에 갬.’ 4일 오전 11시 기상청은 이같은 내용의 일기예보를 발표했다.이보다 앞선 예보에서는 서울 등 내륙지방엔 눈 없이 구름만 많이 낄 것으로 발표됐었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우산을 써야 할 정도로 굵은 함박눈이 쏟아지기 시작해 오후까지 계속됐다. 기상청은 결국 이날 낮 12시 현재 서울의 적설량이 1㎝를 기록했다고 뒤늦게 발표했다. 갑작스럽게 쌓인 눈과 어두워진 날씨로 운전자들의 시야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올림픽대로와 서부간선도로·강변북로 등 시내 주요 도로에서는 정체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기상청은 서울 지역에 대규모 구름 떼가 지나면서 갑작스럽게 눈이 내리고 있지만 기온이 영상이므로 쌓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예고 없는 함박눈이 쏟아지자 기상청 게시판에는 “11시부터 눈이 오는데 왜 서울에는 눈이 안온다고 하는지 모르겠다.”(이중후),“밖은 전쟁터다.운전하는데 시야 확보가 되지 않을만큼 눈이 많이 온다”(황세광),“기상청에 들어가는 세금이 아깝다.”(김재범) 등의 항의글이 빗발치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英 해리왕자 “다시 전장으로 돌아가고파”

    英 해리왕자 “다시 전장으로 돌아가고파”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복무 사실이 해외 언론에 노출되면서 전장(戰場) 배치 10주만에 조기 귀국한 영국 왕위계승 서열 3위 해리(23) 왕자가 “빨리 전장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영국군 근위기병대 산하 블루스 앤드 로열스 연대 소속 육군 소위인 해리 왕자는 4개월 예정으로 작년 12월14일 아프간 주둔군에 투입돼 탈레반 거점과 불과 500m 가량 떨어진 헬만드주의 한 영국군 기지에서 공중정찰과 폭격기 공중강습에 대한 지휘통제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1일 오전 군용기 편으로 옥스퍼드셔 소재 공군기지에 도착해 아버지인 찰스 왕세자, 형인 윌리엄(25) 왕자와 재회한 해리 왕자는 2일자 현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장으로 돌아가고 싶으며 소속 지휘관에게도 조속히 전쟁터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장 생활에 대해 해리 왕자는 “임무를 수행하고 전우들의 생명을 지키는 일을 할 뿐”이라고 몸을 낮추면서 “최악의 경우 폭탄을 투하해야 하는데, 좋은 일은 아니지만 목숨을 구하려면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자신을 영웅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데 대해 해리 왕자는 “나는 절대로 영웅이 아니다”라면서 “전장에서 싸우고 있는 수천명의 병사를 생각하면 나는 절대 그들에 비해 영웅이라고 할 수 없다”고 겸손해 했다. 그러면서 지뢰가 터지는 바람에 팔과 다리를 잃고 자신의 귀국행 비행기에 동승한 병사들이 ‘진정한 영웅’이라고 추켜세웠다. 해리 왕자의 전장 복귀 희망과 관련, 리처드 다낫 영국 육군참모총장은 군 복무에 대한 해리 왕자의 야망과 열정은 십분 이해하지만 최소한 앞으로 18개월은 ‘소원’을 성취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해리 왕자는 육군 장교로 공군 전투기 조종훈련을 받고 있는 형 윌리엄이 조만간 해군에 배속돼 해외 분쟁 지역에서 근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내비쳤다. 영국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윌리엄 왕자가 해군 함대에 배치돼 남대서양, 페르시아만, 서인도제도 등지에서 근무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해리 왕자는 지난달 29일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왕가(王家)에 틀어박혀 있는 것을 싫어한다면서 “난 영국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털어놨다. 해리 왕자는 언론매체를 피해있는 것이 좋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박미선 “한발자국 내려오니 편안한 방송하게 됐죠”

    박미선 “한발자국 내려오니 편안한 방송하게 됐죠”

    요즘 ‘국민이모´로 통하는 박미선(41)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황금신부´ ‘돌아와요 순애씨´ 등에서 드라마 연기자로 주가를 올린 데 이어 KBS 2TV ‘해피투게더´의 MC를 맡는 등 각종 오락 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인기 실감요? 글쎄요. 젊은 친구들 나가는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니 사인해 달라는 초등학생들이 좀 늘긴 했더라고요.” 올해로 데뷔 21년차. 그녀는 치열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오락 프로그램에서 시청자들의 즐거움을 위해 자신만의 비법을 다듬고 또 다듬는다. “예전엔 짜여진 대로 했지만, 요즘 오락 프로그램들은 딱히 대본이 없어요.‘해피투게더´도 100% 애드러브죠. 후배들이 불편해 하지 않을 정도로 눈치껏 치고 들어가고,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게 흐름을 잘 타는 것이 중요해요.” 상대를 깎아내리는 ‘못된 개그´나 과장된 ‘몸개그´ 없이도 솔직하고 편안한 웃음을 선사하는 개그우먼 박미선. 그는 “지난 20년간 시행착오 속에 인기란 물거품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인기 있을땐 메인 MC를 하다가 패널 섭외를 받거나, 출연자가 아닌 심사위원 제의를 받을 땐 속도 상했죠. 하지만 한 발자국만 내려오니까 모든 것이 편해지고, 일도 즐거워지더군요.” 최근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은 ‘독한 개그´에 대한 생각도 분명히 했다. “시대가 원해서 그런 식의 개그가 인기를 얻는 것은 좋은데, 수명이 오래가진 않을 거예요. 사람들이 처음엔 통쾌하고 재밌어 하지만, 남는 것은 별로 없잖아요. 스스로 ‘바보´가 되는 훈훈하고 따뜻한 코미디는 더 하기 어려워진 것 같아요.” 그동안 각종 프로그램에 출연해 울고 웃다보니 20년의 세월이 훌쩍 지나갔다는 박미선은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5학년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그가 활동을 쉰 것은 아이들을 낳고 쉰 두 달뿐이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미안해 하기보다는 ‘엄마는 일을 해서 즐거운 사람´이라고 이해를 시켰어요. 가끔씩 어깨도 주무르라고 얘기해요. 일하는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죄스러워 하기보다 더 당당해졌으면 좋겠어요.” 동갑내기 남편인 개그맨 이봉원의 근황을 물으니 “방송 출연과 지방행사, 사업 구상 등으로 나보다 더 바쁘게 지낸다.”는 답이 돌아온다. 박미선은 올해 누구보다 많은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꽃배달 사업도 새로 시작했고, 연극 등 공연 쪽에 진출할 생각도 갖고 있다. “좋든 나쁘든 꽃을 선물하는 마음이 너무 좋아서 사업을 시작했어요. 그동안 고깃집, 학원사업, 백화점 커피숍, 주식 투자 등 하는 사업마다 잘 안됐어요. 즐겁게 일하다보면 돈이야 언젠간 따라오겠죠. 연기자로서는 정통 코미디로 돌아가기보단 그동안의 연기 경험을 살려 연극 쪽에 꼭 도전해보고 싶어요.” 여기에 구호단체 ‘기아대책´의 ‘행복한 나눔´ 대표까지 맡을 예정이라고 하니, 말그대로 대한민국을 이끄는 ‘아줌마 파워´가 느껴진다. “어차피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잖아요. 세상에는 누구나 자신을 필요로 하는 자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나이나 결혼 여부에 주눅들지 말고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멋진 한해가 되지 않을까요? 올해는 가족들간에 사랑한다는 말도 자주 하시고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新 인디아 리포트] (8) 인도 대표 아이콘들

    [新 인디아 리포트] (8) 인도 대표 아이콘들

    |뭄바이·아그라(인도) 최종찬특파원| 인도가 관광 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4대 문명 발상지의 하나로 볼거리가 많은 인도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인크레더블 인디아(Incredible India)’를 만드는 대표 아이콘들을 돌아봤다. ●타지마할 뉴델리에서 엉덩이에 불이 날 정도로 덜커덩거리는 버스를 타고 4시간을 가면 아그라 남쪽에서 만난다.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이슬람 건축물이다. 무굴 제국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5대 황제 샤자한이 14번째 아이를 낳다 죽은 왕비 뭄타즈 마할을 기리기 위해 세운 무덤이다.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로 꼽히며 샤자한도 나중에 이곳에 묻혔다. 샤자한은 왕비에 어울리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무덤을 지었다. 돈을 쏟아붓다 보니 나라 살림이 거덜나는 줄도 몰랐다. 루비 등 보석과 최고급 대리석을 사들였고 지구촌 유명 조각가들을 초빙했다. 인부도 2만여명을 동원했다.1655년 타지마할이 완공된 후 샤자한은 타지마할과 닮은꼴 건물을 지을 수 없게 장인들의 손목을 잘랐다고 한다. 비극적인 역사가 숨어 있는 이곳에는 세계 각지의 관광객들로 매일 넘친다. 인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거의 다 만날 정도로 인기가 높다.500루피(약 1만 2000원)를 내고 관광지 가운데 가장 철저한 검색대를 통과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 무장한 보안군들이 관리하는 타지마할의 모습은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햇살의 각도에 따라 밝고 어두우며 꿈꾸는 듯한 모습으로 변한다. 샤자한 부부의 가묘가 있는 중앙사원은 내부 촬영과 날카로운 물건의 반입이 금지된다. 내부를 장식하는 보석을 파가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중앙사원 옆에 4개의 기둥은 붕괴될 경우 사원 쪽으로 쓰러지지 않게 바깥쪽으로 기울게 설계되었다. 인도 유적지 가운데 명성과 가장 걸맞은 건축물이다. 사랑 때문에 국가를 말아먹은 샤자한의 그릇된 용기가 부럽기도 했다. ●아그라성 샤자한의 애틋한 사랑을 가슴에 품고 타지마할에서 버스로 10분을 타고 가면 만난다. 높이 20m, 둘레 2.5㎞에 이르는 성벽과 성문이 붉은 사암으로 만들어진 이 성은 샤자한 황제가 궁전으로 만들었다.200루피를 내면 바깥 모습과는 한 차원 다른 성 안을 구경할 수 있다. 성벽 중요 지점에는 둥근 성루를 만들어 놓았고, 궁전 벽면엔 흰 대리암 상감을 입혔다. 중앙에는 안뜰을 마련했고 남북의 홀은 기둥들보 구조로 돼 있다. 돌로 만든 차양을 받치는 까치발에는 조각이 빼곡히 새겨져 있다. 한마디로 정교하고 아름답고 세련된 모습이다. 유일하게 대리석으로 만든 포로의 탑에는 서러운 역사가 갇혀 있다. 셋째아들 아우랑제브에게 왕권을 빼앗기고 유폐된 샤자한이 인생의 마지막 8년을 보낸 곳이다. 야무르 강 건너편에 있는 타지마할을 쳐다보며 죽은 왕비를 그리워하다 파란만장한 생애의 날개를 접은 곳이다. 성루에 서면 강 너머로 타지마할이 보인다. 하지만 극심한 공해 때문에 한낮에도 희뿌옇게 보일 뿐이다. 강은 더럽고 수량도 적어 개울처럼 보였다. 아그라성에서 역사 가이드를 52년째 해온 B N 아가브왈(70)은 “성 안에는 궁녀들의 예배당과 황제의 개인 예배실, 시장, 주택지구가 있었다.”며 무굴 제국이 번성했던 시절 성 안의 규모에 대해 설명했다. 오늘밤 세상이 모두 잠들면 샤자한의 영혼이 포로의 탑에서 나와 생전에 그렇게 그리워했던 왕비와 380년만에 극적인 재회를 하길 빌었다.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 영국왕 조지 5세의 인도 방문을 기념하는 건축물로 1924년 완성됐다. 과거엔 인도의 관문의 역할을 하다 지금은 엘리폰타섬까지만 운항하는 배의 선착장으로 사용된다. 뭄바이의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유명관광지이지만 잡상인이 들끓고 제대로 된 안내 표지판이 없을 정도로 관리가 소홀했다. 무장군인이 지키는 뉴델리의 ‘게이트 오브 인디아(전쟁터에서 숨진 10만명의 군인 이름이 새겨져 있음)’에 비하면 이곳은 거의 방치된 셈이다. 파헤쳐진 구멍이 있어 사진 찍다가 다칠 우려도 있다. 가까이에 있는 럭셔리한 타지마할 호텔과 함께 앵글에 담으면 추억의 급수가 높아질 것 같다. ●엘리폰타섬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에서 통통배(왕복요금 120루피)를 타고 1시간을 가면 작은 섬이 인사한다. 선착장에 내려서 꼬마기차의 인도를 받고 120개 계단을 다 올라가면 섬의 대표 관광지인 힌두신전이 나온다. 입장료가 200루피인 이 신전은 큰 바위산을 깎아 만든 것으로 5∼8세기에 걸쳐 조성된 석굴사원이다. 창조의 신 ‘브라흐마’, 수호의 신 ‘비슈누’, 파괴의 신 ‘시바´ 등 인도 대표 신들을 조각해 놓았다. 이곳도 관리가 부실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된 조각도 있다. 현지 가이드인 아비나슈(19)는 “하루 방문객이 400∼500명 정도”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관광객 레닉(35)은 “인도인들이 외국인 관광객의 돈만 노리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유적 관리가 제대로 안 돼 망가져가는 것이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siinjc@seoul.co.kr ■인도인과 결혼한 교포 박정희씨 |델리(인도) 최종찬특파원| “조상이 유적을 많이 물려줘 관광지가 많습니다. 달라이라마의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북서부 히말라야 산맥지대에 있는 다람살라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뭉게구름, 잉크빛 하늘, 돌산과 설산의 조화, 한마디로 천국입니다.” 일본 유학 도중 만난 인도 청년과 결혼해 시부모를 모시고 21년째 인도에서 살면서 패키지투어 전문 여행사를 운영하는 여행 코디네이터 박정희(45)씨는 인도사람이 다 됐다.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는. -시골여성들은 남자를 받들며 살아가지만 도시여성들은 그렇지 않다. 정부나 방송국, 은행 등의 고위직에 많이 진출해 있다. 델리 주 총리, 펩시콜라 본사 CEO, 인도 바이오 테크 CEO도 여성이다. 결혼하면 시부모를 모시기 때문에 한국처럼 고부갈등이 있다. 연속극에서도 이 주제를 많이 다루며 기혼 여성이 2명 이상 모이면 시어머니 얘기가 화제가 된다. ▶인도에서 세 가지 조심할 사항은. -하나는 길조심, 영연방국가로 차량이 우측통행을 하니 조심해야 한다. 둘째 물조심. 수돗물은 절대 먹으면 안 된다. 생수를 돈 주고 사먹어야 배탈을 방지할 수 있다. 셋째는 돈조심. 찢어진 돈을 받으면 다시 쓸 수 없으니 번호가 찢어져 있거나 중간이 뜯겨져 나간 것은 받지 말아야 한다. ▶인도 생활 21년을 결산하면. -처음엔 음식 적응이 가장 힘들었다. 인도어를 읽고 쓰지 못해 불편한 점도 있었다. 하지만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아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인도사람들은 양면성이 있다. 순박하고 애정이 많은 반면에 이기적이고 자존심이 강하다. ▶한국 관광객에게 아쉬운 점은. -인도에서 한국식에 맞추려고 하는 것이 문제다. 로마에 오면 로마의 법을 따라야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마음을 열고 인도사람들을 대했으면 좋겠다. ▶사용 가능한 언어는 몇 개나 되나. -한국어, 일본어, 영어는 읽고 쓸 수 있다. 힌디어, 구자라티어, 마라티어는 쓰고 읽을 수는 없어도 말할 수는 있다. 집에선 구자라티어로 얘기한다. 편지 쓸 때는 남편에게는 일본어로, 아들에게는 영어로 쓴다. 외출하면 영어, 힌디어, 구자라티어, 마라티어를 만나는 사람에 맞춰 쓴다. ▶인도에도 사교육 열풍이 부는지. -부모가 아이를 가지면 그때부터 아이를 사립 영어학교에 입학시키려고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한다. 입학을 예약하기 위해 브로커에 돈을 주기도 한다. 유명 사립영어학교 입학은 하늘의 별따기다. 고액과외도 있고 족집게 선생님도 있다. siinjc@seoul.co.kr
  • “협상테이블은 전쟁터… 36계 기법 구사를”

    “협상테이블이 곧 전쟁터입니다.” 현역 육군 대령이 실전에 유용한 협상 기술을 분석한 책을 펴내 눈길을 끈다. 방위사업청 전자전장비사업팀장을 맡고 있는 정호수(48·육사39기) 대령이 쓴 ‘세상을 바꾼 협상이야기(발해그후 펴냄)’이다. 정 대령은 연합사 전쟁기획장교, 육군전력단 협상담당장교 등을 지낸 협상전략가다.1998년 조달본부에서 육군 무기 구매 협상을 하면서 협상기술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한다. “협상의 원칙이나 기법 등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제시한 서적은 찾을 수가 없더군요. 협상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취지에서 책을 집필하게 됐습니다.” 정 대령은 책에서 6·25전쟁 휴전협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 북·미 핵협상, 한·미 자동차 협상 등 국제적인 협상을 분석해 그 속에 담긴 협상전술을 정리했다. 무엇보다 현역 군인이 협상을 전쟁에 비유해 원칙을 정리하고 그 원칙으로 전쟁사를 분석하듯 협상사례를 분석한 것이 그럴 듯하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정 대령이 협상원칙으로 제시한 ‘협상기법 36계’. 협상에 나설 때는 인내하고 또 인내하라(제1계), 공격적인 질문은 구렁이 담 넘어가듯 일단 피하라(제19계), 상대의 체면을 살려주라(제33계), 자기가 원하는 선에 말뚝을 박아놓고 상대를 설득하라(제36계) 등 다양한 협상기법과 전술을 소개했다. 사례로 든 북·미 핵협상에서 북한은 자기 주장의 반복, 주도적인 양보, 주도권 확보, 협상지연, 유리한 장소 선택, 살라미(하나의 카드를 여러 개로 쪼개 각각의 보상을 받아내는 방식) 전술 등의 협상기술을 발휘했다고 정 대령은 분석했다. 정 대령은 “협상력이 국력이라는 생각은 관념적으로 가지고 있지만 협상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것 같다. 수많은 협상경험이 기록으로 남겨져서 한국의 협상력 제고에 기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노숙자로 전락한 퇴역미군 실상

    MBC ‘W’는 18일 오후 11시50분 ‘무방비 도시, 케냐 나이로비를 가다 외’편을 방송한다. 위기를 맞은 아프리카 케냐의 민주주의, 최초의 백인 게이샤, 퇴역 미군의 생활 등을 생생하게 전해 준다. ‘아프리카의 모범생’이라 불리는 케냐. 아프리카 민주주의의 표본으로 통했던 이 나라가 폭동에 휘말렸다. 지난해 12월27일 네 번째 대통령 선거일 이후, 국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경찰이 최루탄과 총으로 맞서 지금까지 600여명의 사망자와 4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이같은 소요의 원인은 케냐 대통령의 부정선거 논란 때문이다. 케냐 국민들은 “우리의 소중한 한 표를 도둑맞았다.”고 외치고 있다. 얼마 전 백인 게이샤 관련 기사가 인터넷을 달궜다. 게이샤 사회의 400년 전통을 깨고 정식 게이샤로 데뷔한 호주 출신 여성이 화제의 주인공이었다.일본에서도 신비에 싸여 있는 게이샤 사회에 이방인이 발을 들이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도쿄 아사쿠사에서 게이샤 생활을 시작한 최초의 백인 게이샤 사유키를 만난다. 미군의 퇴역 후 생활을 살펴보는 코너도 흥미롭다. 오늘날 미군은 전세계에 손길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다. 이같은 활약에도 불구하고 미군의 퇴역 이후 생활은 안정적이지 않다. 한창 일할 나이임에도 사회로 복귀한 그들에게 주어지는 것은 허드렛일뿐이다. 그나마도 여의치 않은 퇴역군인들은 노숙자로 전락하기까지 한다. 전쟁터에서의 스트레스로 정신 장애를 앓는 사례에서부터 사회부적응자로 내몰린 사례까지 미국 사회의 또다른 그늘이 돼버린 퇴역 군인들의 실상을 조명한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사시 추가접수 기회 주세요”

    “처·자식이 있는 32살의 가장입니다. 올해를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5년을 준비했는데 앞으로 어찌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제발 추가접수의 기회를 주세요.”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법시험 인터넷 원서접수에서 미접수자들이 속출했다. 지난 11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제50회 사법시험이 인터넷으로만 접수하면서 제 시간에 접수를 하지 못한 수험생들이 14일 무더기로 ‘추가’ 또는 현장 접수를 예전처럼 해달라고 법무부 게시판에 하소연하고 나섰다. 법무부는 2006년 처음으로 인터넷 원서접수를 도입, 현장·우편 접수를 병행하다 인터넷 접수로 전면 일원화했다. 따라서 일주일 뒤까지 받던 현장 및 우편 접수는 사라졌다. 일부 수험생들은 “마감시한 10분 전부터 사이트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며 일시 폭주로 인한 사이트 불안정 문제가 아니냐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사시를 관장하는 법무부는 병행 시행 첫해인 2006년 일시 폭주와 기술적 문제로 사이트를 중단하고 하루 연기한 적이 있다. 현재 법무부는 “추가 접수는 물론 현장·우편 접수도 결코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이트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음은 물론, 제 시간에 원서를 접수하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수험생 책임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학원가에서는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신림동 고시학원의 관계자는 “40대 이상의 고령 수험생이 신림동에만 2000명 이상”이라면서 “컴퓨터를 사용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고시원에는 인터넷이 없어 접수 때마다 PC방이 전쟁터”라고 강조했다. 학원가에서는 법무부가 주장하는 비용 절감과 절차 간소화는 ‘행정편의주의’의 전형이며, 현장·우편 접수 등 ‘오프라인 접수’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올해 사법시험 응시생수는 2만 3656명으로 지난해보다 약간 늘었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중국은 지금 ‘설날열차표’ 구하기 전쟁중

    “고향에 가기 위해서라면…” 최근 중국 각 지방 기차역에는 매일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어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최대 명절인 춘절(설날)을 맞아 귀성 열차표 예매가 전국적으로 시작됐기 때문. 지난 13일 저녁 7시부터 대륙 각 기차역에는 베이징, 광저우 ,상하이 등지로 가는 열차의 예매가 시작됐다. 철도청 관계자는 “13일 하루 동안 베이징서역(北京西驛)에만 11만여명이 몰려들었다.” 며 “춘절을 전후해 전국 각지에서 1억7860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에게만 국한되던 왕복 기차표 구매가 일반인까지 확대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리게 됐다.”며 “몇 일전부터 많은 시민들이 역 앞에서 노숙을 하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고 전했다. 기차표 예매를 시작한 첫날인 지난 13일 베이징의 각 기차역에는 2000여명의 공안이 배치돼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한편 철도청 측은 귀성객과 관광객에게 비행기나 고속버스 등의 교통수단도 함께 이용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71@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온라인게임 위기 넘는다”

    “쓰죠. 하지만 쓴약일수록 몸에는 좋겠죠.”온라인게임회사 엔도어즈의 김태곤(36) 개발이사는 최근 국산 온라인게임의 침체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김 이사는 ‘바람의 나라’‘리니지’를 만든 송재경 XL게임즈 대표,‘어스토니시아 스토리’를 만든 손노리의 이원술 대표 등과 함께 1세대 게임개발자로 통한다. 김 이사는 홍익대 전자공학과 4학년이던 1996년 컴퓨터용 패키지게임 ‘충무공전’을 선보였다. 당시만 해도 국내 게임시장은 온라인게임이 아니라 CD 등에 담긴 패키지게임이 주류였다. 그는 “고등학생 때부터 게임에 관심이 많았고 프로그램을 배운다고 8비트 컴퓨터를 사서 게임만 하기도 했다.”면서 “친구들과 만든 충무공전이 실패했으면 지금쯤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충무공전 이후에도 임진록시리즈 등으로 패키지게임시장에서 성공신화를 이어갔다. 2002년엔 ‘거상 온라인’으로 온라인게임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패키지 게임시장이 불법복제로 침체하고 있었지만 인터넷을 통해 다른사람과 함께 즐기는 게임이 시대의 요구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패키지게임에서 온라인게임으로 넘어온 다른 스타개발자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것과 달리 거상·군주 등 온라인게임에서도 잘 나갔다. 업계에선 이런 그를 마케팅 능력도 겸비했다고 평가한다. 김 이사는 익숙함 속의 새로움을 강조한다.10개 가운데 8개는 비슷하더라도 강조하는 1∼2개는 신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의 최신작 ‘아틀란티카’에도 게임개발 15년의 공력과 그의 이같은 지론이 스며들어 있다. 역할수행게임(RPG)이면서도 온라인게임으로는 드물게 공격과 방어를 한번씩 번갈아가면서 하는 ‘턴제’방식을 도입했다.9일 공개서비스를 앞두고 사전서비스 중인 아틀란티카는 서버를 추가할 정도로 이용자들의 반응이 좋다. 김 이사는 게임이 산업이 됐다고 강조했다.“10여년 전만 해도 대학생끼리 만든 충무공전이 선보일 수 있을 정도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하나의 게임을 개발하는 데 투입되는 인력이 200∼300명은 기본이고 투자비도 수십억원이 들어갈 정도로 산업화됐다.”고 말했다. 게임개발자가 되는 방법도 “예전의 ‘라면 먹고 게임 만들던 식’이 아니라 대학에서 게임을 전공하고, 수백명이 참여하는 프로젝트에서 단계별로 올라가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또 위험(리스크)이 커진 만큼 ‘보신주의적’ 게임개발도 많아졌다. 이용자 기호에만 맞춘 게임이다.“그러다 보니 비슷비슷한 게임이 많아졌고 이용자들은 신작에 별다른 관심을 안보이게 됐다.”면서 “위험을 줄이려고 이용자들의 선호만을 좇아 만든 게임이 역설적으로 최근 몇년간 국산 온라인게임의 위기를 불러온 셈”이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온라인 게임의 종주국이라는 말도 경계했다. 종주국이라는 말에 집착하는 순간 우리만의 경쟁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분명 서버운용 기술 등 우리만의 강점이 있다. 그렇다고 종주국이라는 단어에만 집착하면 미국·일본·중국 등 경쟁국에 비해 비교우위를 갖고 있던 것을 잃어 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계에 발을 들인 15년 동안 한번도 쉽게 해본 적은 없는 전쟁터 같은 상황의 연속이었다.”며 “국내 게임업계로 볼 때 위기인 것만큼은 분명하지만 기회도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살려달라” 아비규환

    “살려달라” 아비규환

    전쟁터가 따로 없었다.‘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불기둥이 치솟았고, 건물에서 일하던 현장 근로자들은 “살려달라.”며 뛰쳐나왔다. 검은 연기는 하늘을 집어삼킬 듯 뿜어져 나왔고, 시간이 갈수록 사망자 수는 늘어났다. 가족들은 실낱 같은 희망을 품고 달려왔지만 오후 11시를 넘기면서 실종자 모두 숨진 것으로 확인되자 현장은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사고 발생 7일 오전 10시45분쯤 이천시 호법면 유산리 냉동물류센터 ‘코리아2000’ 지하층 기계실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났다. 사고 당시 건물 지하에서는 57명이 작업 중이었고, 오후 3시11분쯤부터 사망자가 실려 나왔다.17명은 구조되거나 자력으로 탈출했지만 일부는 심한 화상으로 중태에 빠졌다. 불길은 오후 4시쯤 겨우 잡혔으나 유독가스와 연기는 하늘을 뒤덮었다. 소방당국은 냉동창고 안에 보관된 냉매 약품이 연쇄폭발하면서 유독가스가 더욱 심해진 것으로 추정했다. 밀폐된 공간에서 유독가스가 순식간에 번지며 희생자들이 대피로를 찾지 못해 인명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화재 현장에서 불과 100m 떨어진 곳에 한국가스공사 이천분소가 있어 현장을 지켜보던 이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이곳은 주변 공장과 주택에 가스를 공급하는 시설로 불이 옮겨 붙었다면 최악의 폭발 사고가 일어났을 뻔했다. ●가족들의 통곡 사고 소식을 전해 들은 가족들은 현장에 속속 도착했지만, 생사가 확인되지 않자 서로 부둥켜 안은 채 울부짖다가 실신하기도 했다. 숨진 이용호(43·유성기업)씨의 삼촌은 현장에 마련된 가족 대기실에서 “(조카에게 휴대전화를 걸었는데) 계속 신호가 가고 30초쯤 있다가 연결이 끊긴다. 신호가 가는 걸 보면 휴대전화는 타지 않았고, 결국 어딘가 살아있을 확률이 있지 않으냐. 어서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해서 찾아달라.”며 울부짖었다. 황의충(48·한우기업)씨의 사촌은 “어제까지 (황씨의) 아버지 생신이어서 함께 웃고 떠들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벌어져서 너무 황당하다.(황씨의) 아들이 이번에 연세대 법대에 합격했는데, 좋은 모습 못 보고 가다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숨진 신원준(43·아토테크닉)씨의 부인은 “(아이들에게는) 엄마가 친구들을 만나러 나와있는데, 오늘 못 들어갈지 모르니 씻고 먼저 자고 있으라고 했다. 아빠의 소식은 차마 얘기하지 못했다.”며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신씨의 부인은 “오늘 아침에 별말 없이 출근했는데 혹시 병원에서 (사망자의) 신원이 확인되면 연락 좀 달라.”고 취재진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강재용(66·한우기업)씨의 사위 유한일씨는 사망자 명단에서 장인의 이름을 확인한 뒤 “DNA검사를 해봐야 아는 것 아니냐. 아직은 모른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구조작업·신원확인 난항 불이 나자 소방차 등 진화장비 214대와 소방관 620여명, 경찰 2개 중대와 교통기동대 등이 동원돼 진화 및 구조작업을 벌였다. 유독가스로 현장진입에 어려움을 겪던 소방당국은 오후 2시30분부터 119구조대를 투입해 시신을 수습했다. 소방당국은 창고 내부의 우레탄 원료가 연쇄 폭발을 일으켜 붕괴 위험이 커지자 오후 5시쯤 구조대원을 철수시키고 한때 작업을 중단했다. 유독가스가 빠지고 열기가 낮아지며 오후 6시를 넘어서 구조작업이 속도를 냈다. 소방당국은 오후 11시18분쯤 40구의 시신을 모두 수습했지만, 업체에서 미처 파악하지 못한 현장 근로자나 아르바이트생 등이 더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 밤샘 수색작업을 펼쳤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최초 폭발보다는 사망 후에 건물 바닥에서 올라오는 열과 불에 시신이 훼손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천 윤상돈 이재훈 이경원기자 nomad@seoul.co.kr
  • [선택 2007 D-4] 후보들 ‘4당5락’ 잠과의 전쟁

    매끈한 피부를 자랑하던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의 얼굴은 요즘 푸석푸석하다. 만성적인 수면부족 탓이다. 선거운동에 본격 돌입한 이후 하루 4시간 자면 많이 자는 축에 속한다고 한다. 버틸 만하냐고 물으면 “5시간 자보는 게 소원”이라고 응수한다.대통합민주신당 유은혜 부대변인의 수면시간도 4시간 안쪽이다. 휴일도 반납한지 오래인 그의 얼굴은 ‘쪽 빠졌다’. 경기 고양시의 집에서 여의도 구간을 새벽에 귀가했다가 새벽에 출근하는 그에게 5시간 수면은 “꿈 같은 얘기”다. 17대 대선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후보들도, 당직자들도 ‘잠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이기고 있는 쪽은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명분으로, 지는 쪽은 따라잡아야 한다는 각오로 체력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추격하고 있는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주로 새벽 2시가 넘어서라고 한다. 각 캠프 요원들이 밝힌 평균 수면시간은 공교롭게도 ‘4시간’으로 비슷하다.“4시간 자면 당선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소리도 회자된다. 특히 한나라당은 “평생 4시간 이상을 자본 적이 없다.”는 이명박 후보가 선출된 이후 4시간이 ‘모범 수면시간’처럼 됐다.9월 말부터 모든 당직자의 출근시간을 아침 7시30분으로 앞당김으로써 수면시간의 일률조정을 기도한 상태다. 잠과의 전쟁터에서는 이 당 저 당을 막론하고 아침에 졸린 눈을 비비며 식은 김밥을 씹는 장면이 공통적이다. 잠이라는 생리현상까지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죽기살기식 대선판에서 입 안의 김밥만이 유일한 ‘나이팅게일’ 역할을 하고 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서울광장] 딱총들고 ‘쩐의 전쟁’ 나서나/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딱총들고 ‘쩐의 전쟁’ 나서나/육철수 논설위원

    요즘 돈이 돈 같지 않다. 주식시장에서 크게 한번 출렁거리면 시가총액 30조원 날아가 버리는 건 순식간이다. 내년 예산이 257조원인데, 나라살림할 돈의 12%가 하루에 사라진다고 생각해 보라. 살이 떨리는 일이다. 그 돈이면 1년치 교육이나 국방예산쯤 될 테고, 저소득층 몇백만명을 그냥 먹여살릴 거다. 그런데도 며칠 지나면 언제 그런 일 있었느냐 싶을 정도로 까맣게 잊어버리고 만다. 돈 놓고 돈 먹기판 시장은 이렇게 무섭다. 최근 각국 정부가 주도하는 ‘국부펀드’(SWF:Sovereign Wealth Fund)가 세계 자금시장의 핵으로 떠올랐다. 석유 등 원자재를 팔아 모은 돈이나 무역흑자로 쌓인 외화가 밑천이다. 현재 30개국에서 2조 9000억달러를 국부펀드로 운용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8750억달러를 비롯해서 싱가포르 3300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노르웨이 각 3000억달러 등 그 규모도 엄청나다. 지난 9월에는 중국이 1조 3000억달러의 외환보유고에서 2000억달러를 뚝 떼내 펀드를 만들었다. 외환 9000억달러를 갖고 있는 일본도 국부펀드 가동을 심도있게 검토 중이란다. 각국 정부가 재정 건전화를 위해 세계시장을 무대로 앞다퉈 돈벌이에 나서는 걸 보면 그래도 돈은 돈인 모양이다. 이들 나라들은 국부펀드를 활용해서 다른 나라의 주식·채권·파생상품·부동산 등에 투자한다. 자금을 얼마나 잘 굴렸는지 수익률도 만만치 않다. 싱가포르투자청(GIC)은 설립 이후 25년동안 연평균 9.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나랏빚을 갚고 국민의 세부담을 덜어준다니 참 부럽다. 세금에만 의존해서 국민을 쥐어짜기에 여념없는 우리 처지를 생각하면 언감생심이다. 국부펀드는 따지고 보면 정부가 한푼두푼 아껴서 저축한 돈이다. 그런데 툭하면 지저분한 행태로 혈세를 빼먹는 공무원들을 거느린 정부에 재테크까지 하라고 다그치는 게 주제넘은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계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정부가 국민 주머니만 쳐다보고 살림하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는 얘기다. 흔히 국부펀드의 등장으로 세계 3차대전이 시작됐다고 한다.10년 후면 국부펀드가 20조달러로 성장한다니, 나라끼리 피 터지는 ‘쩐의 전쟁’이 벌어진다는 말이 실감난다. 우리는 외환보유고 2600억달러로 세계 5위다.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것도 없다. 하지만 언제까지 세계의 변화를 멀뚱멀뚱 쳐다보고만 있어야 하는지 답답하다. 외환이라는 게 이제 달러 가치가 떨어져서 죽자사자 갖고 있는다고 득 될 게 없다. 최근 3년동안 외환보유액 평가손만 54조원이다. 달러화 약세에서 그 많은 외화는 골칫덩어리일 뿐이다. 정부는 2년전 한국투자공사(KIC)를 세워 200억달러를 맡겼다. 자산운용 규모로 보아 남들은 대포와 따발총을 쏘아대는데, 딱총을 들고 덤벼드는 꼴이다. 게다가 KIC는 이태 연속 적자에다 투자성과도 미미하다. 전장의 총사령관 격인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이에 대해 “투자를 안 하는 것도 중요한 투자”라며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 그는 “조만간 좋은 투자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귀띔하지만, 왠지 믿음이 안 간다. 전쟁터에서 이기려면 우선 외환당국이 변해야 한다. 지금처럼 외환 여유자금 운용을 보수적으로 할 게 아니라, 과감한 투자 방도를 찾을 때가 됐다.‘실탄’이 넉넉해야 싸움을 걸어보든가 말든가 할 게 아닌가.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한승원 토굴살이] 살(煞),혹은 신의 저주

    [한승원 토굴살이] 살(煞),혹은 신의 저주

    전쟁터에 내보내 잃었거나, 역병, 자동차 사고, 물놀이 사고로 잃었거나, 자식 두셋을 거듭 잃은 부모는 남의 자식을 향해 귀여우니, 어쩌니 하고 말하지 않는 법이다. 남의 자식의 버르장머리나 심성에 대한 말은 더더욱 하지 않아야 한다. 자기 말에 살(煞)이 끼어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살이란 사람이나 물건 등을 해치는 독살스럽고 모진 기운, 악귀의 저주이다. 그런 부모는, 누군가가 원할지라도, 혼례식 주례를 해서는 안 되고, 중매를 서서도 안 된다.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아무런 표정 없이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한다. 혼례식을 앞둔 부모나 혼례 당사자들은 팔자좋은 어른을 주례로 삼는다. 이혼한 경력이 없어야 하고, 자식 잃은 슬픔을 맛보지 않았어야 하고, 무병해야 하고, 심성이 고와야 하고, 부정한 일에 연루되지 않았어야 하고, 사회적으로 명망이 있고 너그럽고 자비로워야 하고, 떳떳한 자식들을 슬하에 둔 사람이어야 하고…. 팔자 좋지 않은 어른, 부정한 일을 저지른 어른을 주례로 선택할 경우, 그가 뱉은 축복의 말에 신의 저주가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고 사람들은 우려한다. 우리는 미다스왕의 이야기를 알고 있다. 자기가 만지는 것마다 모두 황금이 되었으면 하는 탐욕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어느 날 아침 손으로 만지는 것마다 황금이 되어버리는 환희를 맛보았다. 그러나 포크도 빵도 물도 황금이 되어버리자 그는 배가 고플 수밖에 없었다.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슬퍼하는 아버지를 위로하는, 사랑하는 공주를 만지자 공주마저도 황금으로 변해버렸다. 그는 탐욕 가득 찬 스스로를 참회하고 나서 신으로부터, 손으로 만지면 무엇이든지 황금이 되는 저주, 살을 용서받을 수 있었다. 미운 며느리의 발뒤꿈치가 빨래를 밟느라고 희어져 있으면 시어머니가 왜 그것이 달걀같이 생겼느냐고 시비하며 미워한다는 속담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그의 추종세력은 자기들이 내세우려 한 대선 예비후보 세 사람이 낙마하는 절망을 맛본 바 있다. 더구나 애초에, 그 세 사람이 눈에 뻔히 보이는 시나리오에 의하여 단일화시킨 한 예비후보마저 노 대통령이 저주한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맨 꼴찌로 패배하고 말았다. 노 대통령이 낙마시키려고 기회 있을 때마다 저주의 말을 퍼부은 바 있는 한 야당 후보의 지지율은 50%대에 이를 정도이고, 그것은 사상 유래 없는 지지율이라고 여러 사람들이 호들갑을 떨어댄 바 있다. 그 후보는 대통령이 다 된 듯 으스대며 유세를 거듭하고 다니다가 야릇한 변수를 만나 시방 당혹해 하고 있다. 노 대통령과 그의 추종세력은 자기들이 낙마하기를 바란 사람이 대통합민주신당의 후보로 선출되자, 어찌할 수 없이 지지의사를 밝혔는데, 그 후보는 지지율이 간신히 20% 대를 턱걸이했다가, 그 야릇한 변수가 생긴 직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3위로 떨어지고 있다. 자기가 밀었던 사람들이 모두 낙마하고, 낙마하기를 바랐던 사람들이 오히려 득세하는 현실 앞에서 노 대통령과 그의 추종 세력은 자기들의 말에 살이 끼어 있음을 얼른 알아채야 한다. 이젠 누구를 지지한다느니, 누구는 반드시 낙마해야 한다느니 하는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 그가 누군가를 비난하면 할수록 그 비난받은 자의 지지율은 높아지고 누구를 지지한다고 말하면 그 지지받은 자의 지지율은 더욱 추락하게 되므로. 자기를 개혁진보 세력이라고 내세우는 사람들에게 위기가 닥쳐 있다. 개혁진보는 분명히 좋은 것이지만, 무슨 까닭으로인지 이제 그것의 약발은 떨어져 버렸다. 대선을 앞둔 지금, 누구의 어떤 잘못으로인가, 진보개혁의 기치를 내세우는 사람, 머리에 붉은 띠 두른 채 주먹 하늘로 치켜들며 외치는 사람들을 곱게 보지 않는 시각이 만연(蔓延)되어 있다. 한승원 소설가
  • 집으로 가는 길/이스마엘 베아 지음

    아프리카와 아시아 내전 지역의 전투에 참여하고 있는 소년병의 숫자는 대략 30만명. 한창 보호 받아야 할 나이에 사악한 어른들의 대리전에 총을 메고 전장에 뛰어든 아이들의 모습은 참혹하기 그지없다. 사랑보다 분노와 폭력을 먼저 배운 이 아이들이 과연 어떤 미래를 맞게 될까? 절망의 늪에서 이들을 구하기 위해 세계의 어른들은 어떤 일을 해야 할까? 지난 2월 미국에서 출간돼 큰 반향을 일으킨 ‘집으로 가는 길’(송은주 옮김, 북스코프 펴냄)은 이에 대한 해답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1990년대 ‘내전의 나라’라고 불린 시에라리온에서 소년병으로 활동했던 이스마엘 베아. 래퍼를 꿈꿨던 그는 내전의 소용돌이 속에 마이크 대신 총을 들게 된 사연, 마약까지 먹어 가며 전투를 치렀던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내전의 참상을 고발한다. 1993년 어느날, 열두 살 소년이었던 그는 눈앞에서 엄마 등에 업혀 숨져 있던 여자 아기, 죽은 아기를 부둥켜안고 울고 있는 엄마 등의 모습에서 내전의 상처를 처음 경험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살던 마을까지 반군의 습격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듣게 되고 가족의 생사도 모른 채 여기저기 떠돌게 된다. 그리고 소년의 머릿속에는 “도대체 세상에 어떤 해방운동이 무고한 민간인과 어린아이들에게 총을 쏜단 말인가?”라는 물음이 떠나지 않는다. 어느날 한 마을에서 만난 군인들은 반군들과 싸울 힘이 있는 소년과 힘센 남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그에게 총을 쥐여 준다.“너희 가족을 죽인 놈을 찌른다는 게 겨우 그 정도야?”라는 고함소리와 함께. 전투를 거듭하며 시체들이 두렵지 않게 됐지만 군대 막사에서 잠이 들 때면 머릿속이 휑했고,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마약이 필요했다. 그는 다행스럽게도 유니세프의 도움으로 전쟁터를 빠져나올 수 있었고 각국 어린이들의 눈으로 전쟁을 고발하는 국제행사에 참석해 참상을 전했다.“어린이들을 괴롭히는 문제는 전쟁입니다. 우리는 소년병이나 짐꾼으로 분쟁에 휘말려 들어 여러 가지 고된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저는 이제 소년병이 아니라 그저 어린아이일 뿐입니다.” 그는 1998년 미국으로 건너가 유엔 국제학교 고교과정을 마치고 2004년 오벌린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했고 지금은 국제 인권감시기구 ‘휴먼 라이츠 워치’의 어린이 인권 분과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9800원.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씨줄날줄] 비운의 백제왕 昌/이용원 수석논설위원

    700년 가까운 백제사에서 왕위에 오른 분은 모두 31명. 그 중 세인이 기억하는 임금은 다섯 손가락 안쪽일 터이다. 그런데 잊혀진 왕 가운데 한 분인 부여창(扶餘昌)이 최근 화제에 떠올랐다. 며칠 전 부여 왕흥사 목탑터에서 ‘백제왕 창이 죽은 왕자를 위해 절을 세웠다.’는 내용이 새겨진 사리장엄 등이 발굴되었기 때문이다.‘백제왕 창’은 누구인가. 삼국사기·일본서기 등 현존 사료를 종합해 그의 삶을 재구성해 보았다. 백제왕 창의 시호는 위덕왕(재위 554∼598년)이다. 그가 활약한 6세기 중·후반은 고구려·백제·신라 3국간 전쟁이 한창인 시기였다. 그의 아버지 성왕은 도읍을 공주에서 부여로 옮기고 국호를 남부여로 고치는 등 국가체제를 정비한 뒤 영토 확장에 나섰다. 먼저 신라와 손잡고 고구려를 쳐서 빼앗긴 한강 유역 땅을 76년만에 되찾았다. 또 가야 지역에 진출, 지배력을 일정부분 회복했다. 태자인 부여창은 부왕의 신임을 받아 일찍부터 군대를 이끌고 전쟁터를 누볐다. 하지만 ‘백제 중흥’을 꾀한 성왕의 꿈은 오래가지 못했다. 신라의 기습 공격으로 2년만에 한강 유역을 상실했다. 이에 부여창은 ‘중신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신라에 보복 공격을 가한다. 이것이 관산성 전투이다. 전쟁이 길어지자 성왕은 직접 군대를 이끌고 지원에 나선다. 그러나 정보가 새는 바람에 매복한 신라군에게 참혹하게 살해된다. 부왕의 전사 소식을 들은 부여창의 군대 또한 참패한다. 자신이 고집한 전쟁에서 부왕을 잃은 부여창은 왕위를 잇지 않고 출가하려다 중신들의 설득으로 3년만에야 백제 27대 임금자리에 오른다. 기록을 검토하면 위덕왕은 모자란 군주가 아니었다. 다만 그가 상대한 신라 임금이 3국통일의 기초를 닦은 진흥왕이라는 점이 불운의 씨앗일 뿐인 것이다. 1995년 부여 능산리 절터에서도 ‘백제왕 창’으로 시작되는 명문을 새긴 사리함이 발굴됐다. 위덕왕의 누이가 전사한 성왕을 위해 능사를 지었다는 내용이었다. 아버지와 아들을 추모하고자 각각 사찰을 세운 비운의 왕, 그의 목소리를 들려줄 제3, 제4의 유물이 머잖아 부여 땅에서 모습을 드러내리라는 예감이 드는 까닭은 왜일까.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한나라 ‘盧-鄭 틈새 벌리기’ 풀무질

    “정동영 얘기대로 하면 노 대통령은 한국 젊은이 피팔아 먹은 사람이다.”(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과 대통합신당의 정동영 대선 후보간 ‘틈새 벌리기’를 시도하고 나섰다. 경선 라이벌이었던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이해찬 전 총리의 협력을 토대로 범여권 단일 후보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며 이명박 후보와 양강 구도를 만들려는 정 후보에 대한 ‘견제’인 셈이다. 이 정책위의장이 공격 소재로 갖고 나온 것은 이라크 파병 연장안에 반대하며 한 정 후보의 전날 발언이었다. 정 후보는 24일 의총에서 “이 후보는 한국군이 세계 용병의 공급원이 돼도 좋은 지 대답해야 한다. 전쟁터에 한국 젊은이들의 피를 내다 팔아 잘 살면 된다는 식의 가치를 추구해선 안 된다.”며 비판한 바 있다. 이 정책위의장은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동영 후보 기준대로 하면 노 대통령은 지난 4년간 한국 젊은이 피 팔아서 나라 잘살면 된다는 가치를 실현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때 정동영은 무슨 역할을 했나.”라며 정 후보를 비판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또 “노 대통령께서 언급하신 것은 이번 파병연장은 대북관계와도 긴밀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었다.”면서 “그렇다면 노 대통령의 언급이 거짓말이라는 뜻인지 아니면 정동영의 시각에는 진정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없는 것인지 의심될 수밖에 없다.”고 공세를 계속했다. 이 의장은 끝으로 “자이툰부대의 파병을 나가겠다고 지원하는 사람이 넘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것을 지금 모르고 있다.”면서 “젊은이 피 팔아서 나가는 일에 우리 젊은 장병들이 나서겠나? 국가 이익에 국제관계가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인식이 매우 부족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며 대선 후보로서의 식견 부족을 은근히 부각시키려 했다. 나경원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정 후보의 ‘용병’발언에 대해 “정 후보식으로 생각한다면 이 부분에 가장 책임있는 사람인 노 대통령에 대해서는 왜 한마디 사과요구를 하지 않느냐.”면서 “이라크 파병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 한다.”고 힐난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4륜 오토바이 ATV 인기

    4륜 오토바이 ATV 인기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고? 4륜 오토바이 ATV(all-terrain vehicle) 마니아들에겐 천만의 말씀이다. 산과 강, 계곡 등 길이 아니어도 바퀴가 닿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거뜬히 헤쳐 나간다. 지프나 일반 산악오토바이가 가지 못하는 험한 곳도 거침없이 오르내린다. 오프로드(off-road)의 새로운 강자,ATV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이유다. 자연과 맞선다는 짜릿함에 점점 많은 마니아들이 빠져들고 있는 것. 경기도 양평의 ‘X-Life 유명산 ATV체험장’을 찾았다. 영화와 드라마, 뮤직 비디오 등의 단골 촬영지로 많이 알려진 곳이다. 최근 억새꽃이 만개하면서 여느 억새 명산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고 있다. 억새 무성한 길을 따라 원동기의 ‘마력(魔力)’에 푹 빠져 보자. ●오프로드의 새 강자 ‘어떤 곳이든 가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전지형(全地形)만능차’ ATV는 1975년 미국에서 농업용으로 개발됐다. 탱크의 조작방법과 비슷한 초창기 모델이 운전하기 어려워 외면받다가 일본의 한 오토바이 제조업체에서 현재와 같은 보급형 모델을 개발하면서 광범위한 용도로 쓰이고 있다.‘탈것’이라기보단 험로를 주파하기 위한 ‘장비’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원동기다. 오프로드를 헤치며 나가는 재미가 쏠쏠해 모험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익스트림 레포츠로 주목받고 있다. 속도가 느려 도로에서 탈 수는 없지만, 산길 등에서는 속도감과 엔진의 진동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보기보다 운동량도 많다.20분만 타고 나면 등줄기에 땀이 맺힐 정도. 10여년 전 국내에 첫선을 보인 후 3∼4년 전부터 동호인 숫자가 점차 늘고 있다. 주로 체험장에서 대여하는 ATV를 이용하지만 개인적으로 구입하는 동호인들도 많다. ●“전쟁에 나가는 것 같아요!” 유명산 설매재 정상에 있는 X-Life ATV 체험장에서 한 광고회사 동호회원 10여명과 함께 ATV 체험에 나섰다. 참가자들이 일제히 ATV의 시동을 걸자 우르릉∼하며 웅장한 기계음이 산자락을 타고 퍼져 나갔다. 장난감처럼 보였던 ATV에서 의외로 커다란 굉음이 터져 나오자 회원들 얼굴에 ‘오호, 제법인걸’하는 듯한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것 같아요!” 장갑차 부대에서 군 생활을 했다는 두진욱(28)씨는 아주 ‘제대로’ 신났다. 연습삼아 체험장 앞 공터를 세 바퀴쯤 돈 회원들이 모래 먼지를 날리며 유명산을 향해 박차고 나갔다. 20분 남짓 구불구불한 나무터널이 이어졌다. 초보자 코스답게 그리 험하지는 않은 편. 간혹 돌무더기 등을 만나기도 했지만,ATV는 의외로 부드럽고 안정되게 헤쳐나갔다. 나무터널을 지나면 억새가 만발한 평원길. 햇살을 받아 은빛으로 빛나는 억새 너머로 유장하게 흘러가는 북한강의 자태가 퍽 인상적이다. 한 가수의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을 뒤로하고 ‘Z’자 모양으로 꺾인 급경사와 마주했다.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가속기 레버를 당기는 간단한 동작만으로 ATV는 힘차게 언덕길을 솟구쳐 올랐다. 짜릿하고 통쾌하다. 이것이 원동기의 마력이 아닐지. 험한 급경사를 오르고 나면 영화 ‘왕의 남자’촬영지. 여기가 초보자 코스의 반환점이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중첩된 산봉우리들을 배경 삼아 너른 억새밭에 고고하게 서 있던 소나무를 기억할 게다. 영화 초반 두 주인공이 장님 흉내를 내며 얼싸안던 그 소나무다. 영화에서야 멀리 도시 풍경까지 담을 수 없었겠지만, 실제로 보면 양평 등 도시 한가운데를 관통하며 흘러가는 남한강 물줄기와 주변 산자락들이 감동적이라 할 만큼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자, 이쯤에서 환호일발 장전! ●모험심만 있다면 OK ATV를 즐기는 데 별도의 자격증은 필요없다. 조작방법이 간단해 자전거를 탈 줄 아는 사람이라면 금방 익숙해진다. 뭔가 특별한 놀이를 즐기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충분하다. 단, 안전만은 예외. 가이드의 주의사항을 ‘금과옥조’처럼 받들고 따라야 한다. X-Life의 박성진 팀장(36)은 “10분 정도 주행하면 자신감이 생겨 뒷사람을 쳐다보거나, 여성 참가자가 탄 ATV를 추월하려 들고, 심지어 범퍼카처럼 들이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험한 행동이죠. 돌부리 등을 만나 핸들이 꺾여도 항상 ‘一´자를 유지하고, 언덕길을 오를 때는 상체를 앞으로, 내려갈 때는 엉덩이를 뒤로 빼는 등 기본적인 자세를 잘 지켜야 안전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라고 주문했다. 글 사진 양평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양평 유명산 ATV 체험장 # 가는 길 팔당대교→양평방향→아세아 연합 신학 대학교→아신역 좌회전→설매재 자연휴양림→유명산 ATV 체험장.www.x-life.co.kr,011)336-6571,011)796-9901. # 요금 A코스(1시간10분) 3만∼4만원,B코스(30∼40분) 2만∼3만원,C코스(A+B코스,1시간30분) 4만∼5만원,D코스(상급자용. 1시간50분) 6만∼7만원, 영화 촬영지를 도는 왕남코스(1시간40분) 5만∼6만원. # 준비물 장갑이나 헬멧 등 기본적인 안전장구는 모두 체험장에서 제공한다. 흙탕물이 튈 수 있어 여벌 옷을 가져가면 좋다. 맑은 날엔 먼지가 많아 마스크나 고글 등을 착용하면 도움이 된다.
  •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 (9) 논산 연무~상월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 (9) 논산 연무~상월

    전북 여산에서 1번 국도와 갈라진 옛길은 충남 논산 연무대와 닿아 있다. 이 길로 접어 들면 연무읍 고내리에 봉곡서원이 나온다. 서원 앞에 사는 80대 할머니는 “여자들이 꿈을 꾸면 옛날에 욕을 본 사람들이 나타난다며 (서원을) 옮기라고 해유.”라고 말했다. 이곳에는 최근까지 사람이 살다가 떠난 흔적이 있다. 특별하게 보이는 서원은 아니지만 이계맹 등 조선시대 때 귀향을 갔던 선비들의 위패를 모시고 있기에 그리 생각하는 듯했다. ●논산훈련소 주변 경기도 옛말 서원 앞에는 ‘황화정(皇華亭)’이라고 쓰인 비석이 있다. 황화정은 서원에서 400m쯤 북쪽에 있던 정자다. 옛날 현감(군수)이 관찰사(도지사)를 맞고 배웅을 하던 곳이다. 황화정이 훼손된 뒤 비석만 이곳으로 옮겼다고 한다. 황화정이 있던 마을은 지금 한적하고 쇠락한 농촌일 뿐이다. 예전에 전라도 지역에 속했던 마을이다. 이 마을 끝에서 옛길은 다시 1번 국도와 만난다. 곧 이어 육군훈련소(옛 논산훈련소·연무대)와 입소 대대가 나온다. 훈련소 앞에서 식당 호객을 하던 김영심(74)씨는 “훈련소도 옛날 훈련소지, 지금은 아녀. 자꾸 오그라져.”라며 최근의 경기를 전했다. 흔한 술집도, 다방도 없다. 입소병의 ‘총각딱지’를 떼주던 아가씨촌도 사라졌다. 교통이 좋아져 입소날에 부모의 차를 타고 오고 면회 때도 멀리 나가 먹는다고 말했다. 김씨와 함께 호객을 하던 70대 할머니는 “재수 있으면 하나 걸리고 공 치는 날이 많아.”라고 한탄을 했다.“밥 먹고 가슈.” 두 할머니는 끝내 객(客)의 소매를 잡아끈다. 훈련소 입소 대대 앞도 마찬가지다. 식당이 줄지어선 거리는 사람 하나 보이지 않았다. ●논산은 역사상 최고 전쟁터 훈련소에서 옛길을 따라 좀더 올라가다 옆길로 2㎞쯤 빠지면 견훤 왕릉이 나온다. 이 왕릉은 기념물 26호로 연무읍 금곡리에 있다. 견훤은 완산(전주)에 도읍을 정하고 세력을 키웠으나 아들 신검과 왕위 계승을 둘러싸고 내분을 빚으면서 고려 왕건에게 멸망했다. 죽으면서 “완산이 그립다.”고 해 이곳에 묻어주었다고 한다. 날씨가 좋으면 이곳에서 전주 모악산이 보이는 것도 이런 연유다. 논산은 후백제가 왕건과 전투를 벌였고 백제가 멸망할 때 계백장군이 신라와 싸운 황산벌이 있는 곳이다. 육군훈련소도 이곳에 있고 계룡대도 있다. 삼군본부가 있는 계룡대는 현재 계룡시에 속하지만 이전에는 논산 땅이었다. 논산지역 향토 사학자 류제협(61)씨는 “논산은 넓은 곡창지대여서 전투식량 조달이 손쉬워 역사상 수많은 전쟁이 치러졌다.”며 “삼국시대 때는 접경 지역이라 전쟁이 많았고 계룡대는 높은 계룡산이 둘러싼 천혜의 요새여서 들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논산은 최대 전쟁터일 뿐만 아니라 삼국 통일을 이끌어 통일을 상징하는 고장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견훤 왕릉에서 다시 탄 옛길은 연무터미널과 개태골을 거쳐 1번 국도와 갈라져 은진향교로 향한다. 은진면 교촌리에 있는 이 향교는 조선시대 교육기관으로 봄과 가을에 제향을 지낸다. 공자 등 성현 22명의 위패를 모신 향교는 평상시에 문이 닫혀 있다. 향교 안에 3000년 된 은행나무가 있어 떨어진 은행 열매가 옛 정취를 이어준다. 향교에서 1㎞쯤 올라가면 망보기마을이 나온다. 고개에서 적들이 오는지 망을 보았다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한양이나 전라도로 갈 때 선비들이 이곳에서 쉬었다고 한다. 큰 정자나무 밑에 계단식 서낭당이 있다. “20년 전만 해도 소몰이꾼들이 정자나무 밑에서 쉬다 갔어.” 나무 밑에서 붉은 고추를 널어 말리던 70대 할머니가 넋두리처럼 내뱉었다. 이 마을을 지나면 옛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관촉사가 있다. 보물 232호 석등도 있지만 높이 18m의 국내 최대 석불인 은진미륵(보물 218호)이 서 있어 유명하다. 고려 목종 9년(1006년)에 완공된 이 석불은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다. 구절초가 절 안에 가득 꽃망울을 터뜨려 가을 분위기를 한껏 뽐냈다. 사찰로 들어가는 계단 옆에 세워진 이승만 박사 추모비는 이 곳의 옛 정취와 달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추모비는 방공청년회 논산지부가 1965년 건립한 것이다. ●‘춘향전´에 7군데나 지명 나와 옛길은 다시 논산시 부적면으로 이어진다. 향토 사학자 류씨는 “전북 여산에서 충남 공주 경천까지 가는 길의 지명이 춘향전에 7군데나 나와 이 구간이 ‘춘향전 옛길’이라고 불린다.”고 말했다. 새다리도 이 가운데 하나다. 부적면 신교리 논산천에 있는 이 다리는 새로운 교량이 건설되면서 다리를 놓았던 돌이 냇가에 묻혔다고 한다. 부적면사무소 앞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진 옛길은 지금도 넓은 논 사이를 달린다. 호남선 건널목을 건너 얼마 지나지 않아 부인2리의 자연부락인 지밭마을이 나온다. 이 마을 무당이 후백제를 멸망시키려 왔던 왕건의 꿈을 해몽해줘 왕건이 이를 믿고 공격, 끝내 멸망시켰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마을 입구에서 만난 서용호(81)씨는 “한양으로 가던 길은 농로가 됐거나 경지 정리로 모두 사라져 버렸다.”고 푸념했다. 4∼5㎞쯤 되는 비포장 농로를 달리다 보면 노성천이 나오고 이 하천을 건너자마자 초포마을이 나온다. 이 일대 주민들은 이 마을을 ‘풀개’라 불렀다. 주소는 광석면 항월리다. 이곳은 한양을 오갈 때 반드시 거치는 마을이었다. 자연히 주막촌이 형성됐고 왈패들이 많았다.‘최장사’니 ‘팔장사’니 하는 힘센 전설적인 장사 이름이 전설로 내려온다. 주민들은 이들이 들었던 거대한 돌이 있다고 전했으나 지금은 흔적이 없다. 새로운 교량이 들어섰지만 예전 다리를 쓰던 돌들이 냇가에 흩어져 있다.20∼30년 전까지만 해도 논산장을 가려면 지나던 길이다. 주막집들은 지금 슬래브 주택으로 바뀌었다. 허름한 기와집 한 곳에서만 막걸리를 팔았다. 주민 이유영(67)씨는 “주먹 깨나 쓰던 장사들이 많아선지 ‘아사리 풀개’라고 불렀다.”면서 “내가 어릴 적만 해도 이곳에 5일장이 서면 노성, 상월 등 인근 동네 아이들이 무서워 오는 걸 꺼렸다.”고 회고했다. 풀개를 떠난 옛길은 노성천 옆을 따라 올라간다. 노성면으로 들어서자 교촌리 ‘윤증고택’이 맞는다. 윤증(1629∼1714) 선생은 조선시대 숙종 때 한학자로 스승 송시열 선생의 논리를 비판하는 등 성품이 대쪽 같았다. 대사헌, 우의정 등에 임명됐으나 모두 사양했다. 고택은 윤증의 성품대로 간결하고 품위가 있다. 중부지역 양식에 남도풍이 가미돼 있다. 중요민속자료 190호다. 길은 이어 상월면을 거쳐 공주시 계룡면으로 들어간다. 논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부인2리 지밭마을 유래 “옛날 선비들이 한양에 말 타고 갈 때 서낭당 앞에서 내려서 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말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대유.” 논산시 부적면 부인2리 지밭마을 주민 오영근(65)씨는 마을에 내려오는 전설을 전하면서 대뜸 이렇게 말했다. 마을안 논 옆에 세워져 있는 서낭당은 무당을 모신 곳이다. 이 무당은 고려 태조 왕건이 견훤의 아들 신검의 후백제를 멸망시키는 사건과 관련이 있다. 왕건이 후백제를 치려고 개태사 근처에 진을 치고 잠을 자다가 꿈을 꾸었다. 자신이 무쇠솥을 쓰고 물속에 빠지는 꿈이었다. 왕건이 “불길하다.”고 고민하자 부하들이 “이 마을에 해몽을 잘하는 무당이 있으니 한번 물어보자.”고 했다. 무당의 딸로부터 ‘흉몽’이라는 얘기를 듣고 낙심해 되돌아가던 왕건을 때마침 집에 돌아온 무당이 붙잡았다. 무당은 “길몽이다. 솥은 왕관을, 물은 등극을 뜻한다.”고 풀이했다. 왕건은 무당의 말에 곧바로 후백제를 쳐 멸망시켰다. 왕건은 고려를 건국한 뒤 무당의 은혜를 갚고자 ‘부인’이라는 작위를 내리고 땅을 하사했다. 지금의 마을 이름도 이 작위명에서 유래하고 있다. 지밭이란 자연부락명도 ‘제사를 지내는 데 쓰는 밭’이란 뜻에서 변형됐다. 오씨는 “쳐다봐서 보이는 땅은 전부가 무당 땅이었다고 해요.”라고 전했다. 재미있는 것은 왕건이 하사한 엄청나게 넓은 토지의 일부가 지금도 전해진다는 것이다. 이 땅은 두 마지기(400평 정도)로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경작하고 있다. 여기에서 나온 쌀로 매년 대보름 전날 마을 서낭당에서 무당의 제사를 지내주고 있다. 요즘 서낭당 앞에는 건축폐기물이 어지럽게 쌓여 있지만 제사 때는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고 지낸다고 한다. 제삿날이면 일부 주민이 풍물을 치면서 서낭당으로 올라간다. 제사가 시작됨을 알리는 신호이다. 이 풍물소리를 들은 이웃들이 준비해놓은 음식을 하나씩 가지고 뒤따른다. 제사는 성대하다. 오씨와 함께 도랑에서 우렁이와 참게를 잡고 있던 서일웅(67)씨는 “(제사를 지내는) 그날은 주민 모두가 멸치도 안먹는다.”고 웃었다. 비린 것을 피할 정도로 무당의 제사를 신성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20여년 전만 해도 제사 때면 외지인이 마을에 들어오지 못했다.”면서 “지금도 제삿날 직전에 초상집에 갔던 주민은 서낭당 근처에 얼씬도 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논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결승전(2국)] 농심배,홍민표 2연승 좌절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결승전(2국)] 농심배,홍민표 2연승 좌절

    제11보(154∼161) 한국팀에 첫 승을 안겨주었던 홍민표 6단이 중국 왕시 9단의 벽에 가로막혀 2연승 달성에는 실패했다.18일 중국 베이징 쿤룬호텔에서 열린 제9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제3국에서 홍민표 6단은 중국랭킹 4위 왕시 9단을 맞아 시종일관 고전한 끝에 231수만에 불계패를 선언했다. 이로써 중국도 귀중한 첫 승을 올려, 한·중·일 3국은 나란히 한명씩의 선수가 탈락하게 되었다. 제4국은 이날 승리를 거둔 중국의 왕시 9단과 일본의 두 번째 주자가 대결을 펼친다. 백154가 날카로운 맥점. 원성진 7단은 하변 흑이 아직 완벽히 살아있지 못한 점을 이용해 조금씩 흑의 양보를 받아내고 있다. 만일 흑이 <참고도1>과 같이 백 한점을 탐내면 백은 2를 선수한 뒤 4로 공격한다. 이 그림은 실전과는 달리 흑이 상당히 위태로워 보이는 모양이다. 하변 흑이 백의 틀 속에 갇힌 것은 분명하지만 흑에게는 항상 가로 찌르는 급소가 남아 있어 백도 섣불리 잡으러 갈수는 없다. 백160으로 끊은 것이 적시의 타이밍. 이후 <참고도2> 백1을 선수하고 백4로 잡으러 가면 흑도 살기 위한 몸부림을 쳐야 한다. 흑4로 찔러왔을 때 백5로 젖히는 것이 양쪽의 단점을 모두 방비하는 일석이조의 수가 된다. 초반부터 바둑판 전체를 전쟁터로 만들어 놓은 두 기사의 기 싸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 [열린세상] 북·미 협상과 동북아 정세/이성형 이화여대 정치외교학 교수

    [열린세상] 북·미 협상과 동북아 정세/이성형 이화여대 정치외교학 교수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모처럼 순풍에 돛단 듯 나아가고 있다. 북핵문제 해결을 둘러싸고 동북아의 냉전질서에 빅뱅이 올 가능성까지 보인다. 물론 곳곳에 숨어있는 복병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큰 흐름은 바뀌지 않을 성싶다. 무엇보다 미·중관계의 안정화, 북·미 대화에 대한 미국의 의지,6자회담의 순항, 남북한 정상회담, 후쿠다의 아시아 중심외교가 긍정적 조짐으로 읽힌다. 북·미협상부터 살펴보자. 미국은 한·미 FTA 협상 타결을 기점으로 한반도에 내린 닻이 더욱 공고해졌다고 판단했다. 내친김에 북한에도 닻을 내려 역외 균형자로서 역할을 강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할지 모르겠다. 과거 미국은 한·미동맹이 약화된다면, 일본에서의 미군 지위도 약화될 것이고, 나아가 동아시아에서 개입능력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란 불안감마저 가지고 있었다. ‘악의 축’,‘전제정치의 교두보’였던 북한을 다시 대화상대로 받아들인 것은 진퇴양난에 빠진 이라크 사태와 이란 핵 위기의 여파이기도 하지만, 한·미 FTA 협상 타결로 얻은 심리적 안정감도 한몫을 했을 것이다. 북한도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 북한이 요구하는 것은 정권의 안보이며, 다른 한편으로 핵 위기 타결을 대가로 최대한의 원조와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딜레마는 오래된 것이고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딜레마이다. 상품주기설로 유명한 레이먼드 버논은 ‘멕시코의 딜레마’란 책에서 1970년대 제도혁명당 정부가 처한 이중의 딜레마를 지적한 바가 있었다. 국가자본주의 발전전략을 취한 제도혁명당 정부는 국가부문의 비효율성과 부패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과 정당성의 하락을 경험하고 있었다. 제도혁명당 정부는 기존 상황을 고수한다고 해도 조만간 정권을 잃게 될 것을 알고 있었다. 개혁과 개방 노선을 스스로 취한다 해도 선거에서 지지층을 잃게 되어 정권을 넘겨줄 것이다. 제도혁명당은 어쩔 수 없이 후자의 길을 택했다. 딜레마는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북한도 1970년대 멕시코처럼 비슷한 딜레마 상황에 빠져 있다. 현재의 경제적 난국이 지속된다면 조만간 내부 붕괴의 위험에 처할 것이다. 핵문제를 타결하고 북·미 수교, 북·일 수교가 된다면, 경제적 어려움은 극복하겠지만 현재의 정치판도가 변화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 당국도 이러한 어려움을 알고 있을 것이다. 후쿠다의 등장도 한반도에는 서광이다. 고이즈미 총리 이래 한·일관계와 중·일관계는 냉각되었다. 하지만 후쿠다 총리가 등장하면 동아시아 중시외교가 복원될 것이고, 중·일관계도 풀릴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6자회담이나 북한 문제에 대해 소극적이었던 일본 외교도 보다 적극적으로 바뀌고 급기야 북·일수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과 미국이 합의한 연내 핵신고, 불능화 합의와 실행이 한반도 주변정세의 지각변동을 가져올 신호탄이 될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은 급류를 탄 동북아시아 정세 가운데 개최될 것이다. 일단 남북관계의 진전에 따른 미국의 우려가 어느 정도 줄고, 한·미동맹과 남북관계의 엇박자가 해소되었다는 점에서 정상회담의 조짐도 밝다. 미국이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을 지지하는 것도 하나의 전진이다. 미국이 적극적으로 북·미관계 개선에 나선다면, 중국의 입장이 다소 미묘하게 바뀔지 모르겠다. 북한은 6자회담에서 모두가 자신에게 구애를 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몸값 불리기에 나설 것이다. 중국은 북·미 관계를 중시하여 작년 8월에 주북한 대사에 미국통인 류샤오밍을 임명했다. 나름대로 대비한 것이다. 조만간 북·일 수교도 진행된다면 북한의 몸값은 더 오를 것이다. 앞으로 평양은 외교가의 전쟁터가 될 것이다. 남북한 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만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성형 이화여대 정치외교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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