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전쟁터
    2026-06-15
    검색기록 지우기
  • 회사원
    2026-06-15
    검색기록 지우기
  • 유연성
    2026-06-15
    검색기록 지우기
  • 시의원
    2026-06-15
    검색기록 지우기
  • 재취업
    2026-06-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578
  • [만나고 싶었습니다] 최영철 서경대 총장·前국회부의장

    [만나고 싶었습니다] 최영철 서경대 총장·前국회부의장

    최영철(74) 전 국회부의장이 돌아왔다. 노태우 정부의 통일부총리를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자리에서 물러나 사실상 ‘은둔생활’을 해왔던 그가 15년 만에 사회로 복귀했다. 이번에는 언론계·정계·관계가 아닌, 교육자가 되어서다. 서경대학교 총장을 맡은 지 1년 남짓 동안 언론과 인터뷰를 하지 않던 최 총장이 서울 정릉의 서경대 총장실에서 서울신문과 첫 인터뷰를 갖고 입을 열었다. 그가 어떻게 지내왔는지,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들어봤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김형오 국회의장이 지난 연말 경호권을 발동했을 때 최 전 국회부의장의 이름이 매스컴에 나왔다. 1986년 ‘국시는 반공보다 통일’이라는 대정부 질문으로 정국에 파란을 일으켰던 통일민주당 유성환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과정에서 경호권이 발동된 사례가 소개됐고, 그가 경호권을 발동했다는 것이다. 기억이 어슴프레한 당시에 국회의장이 아닌 부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한 이유가 궁금했다. 최 총장은 “당시 이재형 국회의장이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아 제가 임기 2년 동안 의장 직무를 거의 대행하다시피 했어요. 그날도 이 의장이 밤 늦게까지 견디지를 못하고 모든 것을 나에게 맡겨버렸기 때문에 제가 총대를 메게 된 것이지요.”라고 소개했다. 경호권을 발동하면서 동료 의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지 않으려고 다리가 퉁퉁 부을 정도로 여야를 오가면서 중재를 했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3당 총무’. 담담하던 최 총장의 목소리는 현 정부에 대한 평가로 바뀌자 높아졌다. 최 총장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압도적인 표를 몰아주었던 지지자들이 대통령에게 걸었던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 또한 큰 것 같아요. 모든 것을 다 가지려고 하면 모든 것을 다 잃는 법입니다. 대통령이 국민 모두로부터 박수를 받으려다 모두는 고사하고 지지자들까지 등을 돌리게 하고 있어요. 자기 지지자만이라도 계속 박수를 치도록 해야 합니다. 다 가지려 하니까 좌고우면하게 되고 우유부단하게 되고 아무 것도 못하는 거예요. 옳다고 생각하면 소신대로 밀어붙여야 해요.” ●1987년 5년 중임제 제안에 여야 모두 거부 요즘의 국회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최 총장은 “국회요? 그게 국회요? 난장판이지. 국회가 전쟁터인지 이종격투기장인지 원…. 16년 동안 국회의원 생활을 했지만 국회의원을 했다고 말하기조차 창피하고 부끄러워요. 정권교체가 이뤄지지 않을 때라면 몰라요. 여당과 야당이 서로 바꿔가며 집권을 해서 서로 상대방의 고충과 고민도 알게 돼 대화가 쉬워질 법도 한데,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어요. 대화를 통해 서로 조정하고 그래도 안 되면 다수결로 결정하는 것이 민주정치 아닌가요? 이게 존중되지 않는 국회라면 국회라고 할 수 없지요.” 최 총장은 이런 정치풍토는 25년간 지속돼 온 대통령 단임제의 적패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단임제가 합법적 정권교체를 가능하게 하는 데는 결정적으로 기여했지만 정치불안이라는 폐해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그는 빠른 시일 안에 대통령 단임제를 중임제로 개헌하고 국회의원 선거구도 중선거구제로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털어놓는 비화 한 가지. 1987년 직선제 개헌을 위한 여야 8인 정치회담에서 그는 대통령 단임제를 임기 5년의 중임제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여야 모두로부터 거부당했다. 최 총장은 “당시에 대통령을 직선할 경우 꼭 이긴다는 확신이 여야 모두에게 없었어요.”라고 전했다. 그는 정부형태도 통일이 될 때까지는 대통령 중심제가 옳으며, 늦어도 내년 상반기부터는 개헌논의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북관계 서둘지 말고 차분히 분위기 조성 통일부총리를 지낸 뒤 1997년 ‘통일로, 막히면 돌아가자’라는 저서를 펴낸 최 총장에게 경색된 남북관계의 해법을 물었다. 그는 당장에 묘수는 없다고 했다. 노무현 정권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남발한 부도수표의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이명박 정부가 죽을 맛인 것 같은데, 우선은 서둘지 말고 꾸준히 대화의 문을 두들기며 분위기를 조성해 가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대중(DJ)·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이어졌다. 최 총장은 절대로 믿어서는 안 될 교섭 상대를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너무 나이브(순진)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햇볕정책이라는 말을 김대중 대통령보다 제가 먼저 저서 ‘통일로, 막히면 돌아가자’에서 제시한 바 있어요. 그러기에 당초 6·15 공동성명이 발표됐을 때 박수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햇볕과 함께 동시에 해결해야 할 핵문제 등 대량살상무기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어 경악했어요.” DJ가 평양에서 돌아온 직후 통일고문회의를 열어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그 자리에서 최 총장은 왜 대량살상무기에 대해 한마디 언급이 없었느냐고 따졌다. DJ는 공동성명에는 언급 되지 않았으나 문서로 써서 줬다고 대답했지만, 그런 문서는 없었다. 최 총장은 “엄청난 현금을 김정일에게 갖다 주고 천문학적인 경제지원을 하는 등 따뜻한 햇볕을 계속 쏟아 비췄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많은 돈으로 북이 협박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핵무기 개발을 하는 데 도와준 꼴밖에 안 되고 말았어요.”라고 비판했다. ■“권력무상에 가족 그리워 정치 버렸다” 최영철 서경대 총장이 1993년 통일부총리를 끝으로 사실상 15년 동안의 긴 은둔생활에 들어간 이유는 뭘까. 이런 궁금증을 에둘러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고 묻자 그는 “유유자적했다.”고 말했다. 그가 은둔생활을 결심한 이유는 세 가지. 첫째는 1988년 13대 국회의원 선거에 참패하면서 정치인으로서의 한계를 느꼈다. 16년 동안 선거구에 쏟아부었던 애정과 정성이, 하루아침에 외면당한 데 대한 충격이 너무 컸고 이제는 물러설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둘째 이유는 가족 때문이었다. 23년의 공직생활(국회의원 16년·장관 5년·공무원 2년) 동안 매일 전투하듯 살았다. 자식들이 어느 학교, 무슨 과엘 가는지, 어떻게 자라는지 모르고 일에만 매달렸다. 그래서 앞으로는 가족에 봉사할 시간을 갖기로 했다. 은둔생활의 절반을 자녀들이 유학하고 있던 미국에서 함께 지냈다고 한다. ‘2등으로 만족하자.’는 그의 좌우명이 세번째 이유다. 국회부의장에 부총리에 3개 부처 장관까지 했으면 됐지, 더 이상 욕심내지 말자고 결심했다는 것이다. 공직에서 물러났지만 ‘호남의 인재 최영철’에게 정치권의 유혹이 없었을 리가 없다. 동향(목포) 출신의 김대중(DJ) 대통령이 집권하자 함께 일하자는 제의가 들어왔다. 그는 정중히 사절했다. “DJ와 제 선고(先考)는 사업을 함께 한 적도 있는 사이고 DJ의 막내동생이 저와 초등학교 같은 반이어서 어릴 때부터 내왕이 잦았던 사이예요. 함께 일할 생각이 없느냐고 타진해 왔을 땐 참 고마웠지요.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가 그리 가는 것이 그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최 총장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과 이웃해 근 40년을 연희동에 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을 가장 최근에 만난 것은 2007년 12월. 노 전 대통령은 뇌의 운동신경에 이상이 있어 거동이 어렵고 사람은 알아보지만 말이 어눌한 상태라 방문을 삼가고 있다는 것이다. 전 전 대통령은 심장 관상동맥에 이상이 있어 작년 말에 조형시술을 했지만, 함께 골프를 칠 때면 드라이브 거리가 최 총장보다 훨씬 더 멀리 나갈 정도로 건강하다고 전했다. 최 총장은 정정했다. 20년이 훨씬 넘은 옛 얘기를 하면서도 사람 이름과 직책을 정확하게 들면서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설명했다. 건강의 비결은 주말에 가끔 치는 골프와 주중에 서경대 뒤 북한산 정릉 언덕을 산책하는 것. 30대의 나이에 언론사 정치부장, 38세부터 시작한 4선 국회의원, 49세의 국회부의장, 3개 부처 장관 가운데 어느 자리가 가장 좋았었느냐고 물었다. 최 총장은 서슴지 않고 “대학 총장이 제일 좋아요. 이보다 더 좋은 자리는 없었던 것 같아요. 밝고 발랄한 젊은이들 속에서 함께 사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어요.”라며 웃었다. 목포대와 서경대에서 북한학을 2년 정도 강의했던 그가 어떻게 총장이 됐을까. 최 총장은 “김성민 서경대 이사장과의 친분관계에서 비롯됐지요.”라고 했다. 서경대는 옛 국제대학. 이기붕 전 부통령의 부인 박마리아씨가 1947년 설립한 한국대학이 국제대학으로 바뀌었다가 1988년 김성민 이사장이 인수해 정릉에 자리잡고 서경대로 개명한, 62년 전통의 종합대학교다. 대일외고, 대일고교와 대일관광디자인고가 모두 같은 뿌리다. ■ 최영철 서경대 총장·前국회부의장 프로필 ▲전남 목포 ▲목포고·서울대 정치학과 ▲동아일보 정치부장 ▲9·10·11·12대 국회의원 ▲국회부의장 ▲체신부 장관 ▲노동부 장관 ▲대통령 정치담당 특보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 ▲목포해양대 객원교수 ▲서경대 석좌교수 ▲서경대 총장
  • “민노총 무조건 남탓… 자기성찰 해야”

    “민노총 무조건 남탓… 자기성찰 해야”

    “민주노총이라는 (헌)집을 부수고 새집을 지어야 한다. 리모델링을 시도하는 시기는 끝났다.” 집행부의 성폭력 파문과 산하 노조의 연이은 탈퇴 등으로 총체적인 위기에 놓인 민노총의 현주소다. 민노총은 12일 내부 혁신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위기탈출을 위한 대대적인 조직 정비에 나섰다. 민노총 안팎의 인사들이 참석해 서울 영등포 민노총 본부 사무실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는 그동안의 곪을 대로 곪은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한 거침없는 쓴소리가 쏟아졌다. 자기 성찰과 함께 기존 조직의 틀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류를 이뤘다. 특히 외부 인사들은 조직 내부의 흐트러진 태도를 비판하면서 투쟁과 파업 중심의 활동보다 대중적인 사회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민주노동당 정성희 상임위원은 “성폭력 사건은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민노총’이라는 그간의 부정적 이미지와 혼합돼 민주노조운동의 도덕성을 무너뜨렸다.”면서 “노조가 책임져야 할 문제를 정권과 자본의 탄압으로만 돌린 채 자기 성찰을 외면하지 않았는지 곱씹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김민영 사무처장은 “조직이 무엇을 위해 만들어졌는지 생각해야 할 때”라면서 “투쟁과 파업만 강조하지 말고 대학 등록금 인하 운동처럼 대중적인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내부적으로는 지도력의 붕괴를 복원하고 정규직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잘못된 기조를 수정해 노조 활동의 목표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자전국회의 이승우 부의장은 “정규직 조합원의 경제적 이익을 대변하는 운동을 중심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위기가 몰려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장실천연대 이재현 의장은 “사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내부의 합의를 모으려는 노력보다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였고 결국 조직의 분열을 불러왔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보수단체인 뉴라이트전국연합이 이날 ‘민주노총 충격보고서’를 내놓고 민노총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밝혔다. 민노총 초대 사무총장을 지낸 고(故) 권용목 뉴라이트 신노동연합 상임대표가 쓴 책이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책은 ▲부패·비리 사건들 ▲불법 파업 사례 ▲조직 내부의 비민주성 ▲노조 지도부의 권력화 ▲정규직 편만 드는 편향된 노동운동 ▲내부 정파 문제 등 민노총이 출범한 뒤 파문을 일으킨 6개 비리사건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책에서 “민노총 설립 10년은 파업으로 해가 뜨고 파업으로 해가 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우리나라를 ‘파업공화국’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2004년 보건의료노조파업’, ‘2005년 울산 플랜트 노조파업’, ‘2005년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파업’ 등을 대표적 불법파업의 예로 든 저자는 “지나치게 전투적인 파업방식 탓에 국가적 손실은 물론 국민에게도 불안감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노총이 내부적으로 폭력성을 띠고 있는 탓에 의사결정 과정도 일방적으로 진행된다.”면서 그 예로 2005년 3월 민노총 임시대의원회의에서 발생했던 폭력사태를 들었다. 저자는 “당시 회의장은 강경파와 반대파 간의 몸싸움으로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면서 “파업을 주도하는 1% 정도의 강경파를 위해 나머지 조합원들을 희생시키는 비민주적인 조직”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민노총 측은 “비판할 자격 없는 보수단체들의 민노총 흔들기가 또 자행됐다.”면서 “이미 처벌받은 문제들까지 다시 꺼내 언급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유대근 박성국기자 dynamic@seoul.co.kr
  • 다큐 ‘나의 마음은… ’ 할머니 “일본 사죄하라”

    다큐 ‘나의 마음은… ’ 할머니 “일본 사죄하라”

    “일본은 사죄하라. 그리고 두 번 다시 전쟁을 하지 마라.” 재일 위안부 피해자인 송신도(87)할머니가 유창한 일본어로 일본에 보낸 경고다. 송 할머니는 1993년 재일 위안부 피해자로서는 최초로 일본 총리와 국회를 상대로 공식 사죄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10년에 걸친 투쟁은 2003년 대법원에서의 패소로 끝났지만, 송 할머니는 “(재판은 졌지만)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고 했다. 송 할머니의 지난 10년은 고스란히 기록돼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감독 안해룡·2월26일 개봉)’라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됐다. 2일 이 영화의 양징자 프로듀서를 통해 송 할머니와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어떻게 위안부로 끌려 가게 됐나. -나는 1922년 충청남도에서 태어났어. 16살이 되던 해 부모님이 정해준 결혼이 싫어 첫날 밤에 가출했지. “전쟁터에 가면 결혼 안 해도 혼자 살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위안부가 됐어. 중국 무창의 ‘세계관’이라는 위안소에 있었지. 지금도 내 옆구리와 허벅지에는 군인들에게 칼로 베인 상처가, 팔에는 가네코(子)라는 당시의 이름이 문신으로 남아 있어. 사내 둘을 낳았는데 키울 수가 없어 남한테 맡겼지. 1945년 일본이 망하고 일본으로 건너갔는데, 거기서 조선인을 만나 살게 됐어. →재판은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1992년 1월에 일본군이 위안부 문제에 관여했다는 정부 문서가 나왔어. 그때 일본 시민단체들이 ‘위안부 110’이라는 핫라인을 개설해 피해자에 대한 제보를 받았지. 그때 내가 ‘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과 만나게 됐어. 1993년 4월5일 이들과 함께 소송을 하게 됐지. 위안부에 대해서 부끄러워하지 않고 말하는 게 좋다 싶어서 10년 동안 여러 곳에 다니면서 증언을 하고 국회 앞에서 농성도 했어. →왜 사죄나 배상보다는 “전쟁을 하지 마라.”고 말하는가. -전쟁에 있어서는 일본 군인과 위안부였던 나, 모두가 피해자야. 전쟁이 나면 모두 죽어. 아무도 득을 보는 사람이 없어. 욕심 때문에 전쟁을 하는 거야. 남의 것을 내 것으로 하려고 하니까. 왜 자기 나라 전쟁에 조선 여자를 끌고 갔는가. 일본에 이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전쟁 때 천황이 군인들에게 담배를 보내 준 것도 내가 봤어. 자기 나라 국민에게 전쟁 잘 하라고 응원하는 바보가 어딨어? 억울하기도 하고 배상도 받아야지. 하지만 아무리 말해 봤자 일본은 바뀌지 않으니까 두 번 다시 전쟁을 하지 말라고 말하는 거야.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중세’의 다양한 신분계층 어린이들을 엿보다

    옛날 옛적에 왕·여왕이나 공주·왕자가 살던 시절에 태어났기를 공상하는 어린이들이 적지 않다.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신하를 부리는 공주나 왕자로 자신들이 태어날 것이라고 조금도 의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존경하는 신사 숙녀 여러분!’(로라 에이미 슐리츠 글, 로버트 버드 그림, 김민석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을 읽는다면 아이들은 자신의 착각을 깨달을 것이다. 희곡 형식으로 쓰여진 이 동화책은 1255년 영국 장원을 중심으로 ‘중세’를 살아가는 다양한 신분계층의 어린이를 등장시켜 당시의 삶을 재현했다. 양치기 소녀 앨리스, 쟁기 소년 윌, 종자의 딸 로우디, 똥 던지는 아이 바버리, 왕따 유대소년 살로몬 등의 고단한 인생이 생생한 중세풍 그림과 함께 살아났다. 농노의 딸 모그는 아버지가 열병에 죽자 기뻐했다. 아버지가 더 이상 엄마와 어린 동생 잭, 모그를 때릴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농노가 죽으면 농노가 가지고 있는 가장 좋은 가축을 가질 영주의 권리 즉 ‘상속 상납’이 기다리고 있다. 모그네 집의 가장 큰 재산인 암소 ‘파라다이스’를 잃게 생긴 것이다. 모그는 어떻게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갈까. 양치기 소녀 앨리스는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잃고 양젖을 먹고 자랐다. 의료시설이 형편없던 중세에는 아이를 낳다가 산모가 죽은 일이 허다했다. 양과 같이 살면서 양을 씻기고 돌보는 앨리스는 어느 날 가장 좋아하는 양이 사경을 헤매자 해가 지고 새벽 별이 뜰 때까지, 목이 쉬고 지칠 때까지 노래를 부르고 또 부른다. 양이 어서 낫길 바라면서. “사람은 쉬지 않는데 어째서 밭은 쉴 권리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하는 쟁기소년 윌. 중세 농장 경영방식인 ‘삼포제’를 비판한다. 소작농의 아들 윌은 휴경을 거쳐 기름진 땅으로 바뀌는 경작지를 영주가 독차지한다는 현실을 깨달은 것 같다. 기사의 아들 사이먼은 늠름하고 멋진 말을 타고 전쟁터로 나가는 꿈을 꾸지만, 1년 전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는 굶어죽을 지경이고 말과 한쪽 다리도 잃었다. 사이먼은 돈이 없어 기사 대신 수도사가 돼야 할 형편이다. 자유인이 되기 위해 도시로 도망쳐 ‘1년+하루’를 살아야 하는 도망자 파스크는 봉건시대가 본질적으로 영주가 농노계층을 착취하는 구조임을 보여준다. 도서관의 사서인 작가는 15세기 르네상스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유럽의 중세의 역사와 제도를 통해 21세기 사회를 되돌아보게 했다. ‘중세 시대로 떠나는 여행’이란 코너로 도시와 자유, 중세시대의 유대인, 매사냥, 십자군 전쟁 등 중요한 제도와 현상을 설명한 것도 유익하다. 95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현장스토리] 스타를 담기 위한 ‘카메라 전쟁’

    [현장스토리] 스타를 담기 위한 ‘카메라 전쟁’

    # 레드카펫은 취재진의 전쟁터 제 45회 백상예술대상이 27일 오후 서울 올림픽홀에서 열린 가운데 배우들을 담기 위한 취재진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서울신문NTN 한윤종 기자 han0709@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김 의장 움직여라” 여야 배수진

    여야가 배수진을 쳤다. 쟁점법안의 처리와 저지를 위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24일 김형오 국회의장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한나라당은 “김 의장이 결단해야 한다.”며 직권상정을 부추겼고, 민주당은 “국회 파행을 각오하라.”며 결사 항전 태세를 갖췄다.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직권상정은 국회의장의 권한이자 의무”라고 말했다. 과거 국회의 의장 직권상정 사례도 설명했다. 표면상 명분을 제공한 것이지만, 사실상 국회의장을 구석으로 몰겠다는 의도가 읽혀진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여당이던 17대 국회에선 종합부동산세법과 사립학교법 등 ‘좌파 법안’이 6차례나 강제 처리됐다.”고 상기시켰다. 당시 열린우리당 출신 김원기·임채정 국회의장이 본회의에서 “상임위에서 법안 논의조차 막는 것은 옳지 않다. 직권상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던 일도 소개했다. 한나라당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의장이 약속을 지켜주리라 믿는다.”며 직권상정을 요청했다. 당 지도부는 의장실을 찾아가 30분 남짓 직권상정 문제를 논의했다. 2월 국회에서도 쟁점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여권이 향후 국정 운영의 동력을 상실할 것이라는 위기감도 묻어난다.홍 원내대표로서는 내달 3일까지인 이번 국회 회기 내 법안 처리가 ‘명예 퇴진’과도 직결돼 있다. 스스로도 사퇴설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사석에서 “혼자 죽을 수는 없다.”면서 “김 의장도 이번에는 그냥 못 넘어간다. 그렇게 처신하면 한나라당에서 죽는다. 설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는 후문이다.야당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소속 의원과 당직자에게 비상대기령을 내렸다. 한나라당 소속 상임위원장과 의원들의 ‘작전 개시’ 움직임이 포착되면 즉각 대응할 참이다.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3당 및 시민단체 등과 연합 전선도 구축하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지난달 6일 작성한 여야 합의문을 여당이 파기한다면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당시 합의문은 한나라당이 국회를 전쟁터로 만든 과오를 인정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겠다고 한 문서로, 종전(終戰)선언문”이라면서 “한나라당이 2차 입법전쟁을 하겠다는데 여기가 무슨 중동(中東)이냐.”고 비난했다.국회의장실의 태도는 변함이 없다. 각 상임위에서 법안을 상정해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고, 야당의 방해로 도저히 상정과 심의가 안 되고 국민이 원하고 요구하면 김 의장이 직권상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의장의 한 측근은 “2월 중에 미디어법을 꼭 처리해야 하느냐. 민생과 관련한 문제라면 의장이 주저하지 않겠지만 시기적으로 아직 충분히 곰삭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2월 국회에서 미디어관련법의 상정이 사실상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주목된다.이지운 홍성규기자 jj@seoul.co.kr
  • 일본 ‘열도’의 공포 ’블레임:인류멸망2011’

    일본 ‘열도’의 공포 ’블레임:인류멸망2011’

    자국의 멸망을 소재로 한 일본영화 ‘블레임:인류멸망2011’가 17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블레임’의 사전적 의미는 신의 저주, 벌이라는 뜻으로 이 영화에서는 치사율 99%에 이르는 신종 바이러스를 일컫는 말이다. 무시무시한 영화의 제목답게 시작부터 땀을 쥐게 하는 상황은 자막이 올라갈 때까지 관객을 큰 충격으로 몰아넣는다. 블레임으로 인해 전세계로부터 고립 당하고 결국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 나설 수 밖에 없는 일본인들의 모습을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잘 표현해냈다. #지형적 조건으로 인한 불안심리 대변 전세계를 공포에 빠뜨리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블레임은 도쿄의 한 병원에서 시작돼 1일만에 2500만명 추가 감염, 30일째 도시 기능 정지, 90일째 국가 폐쇄라는 무서운 결과를 불러온다. 신의 저주 블레임에 뒤덮인 일본의 모습은 가히 전쟁터를 연상시킨다. 또한 ‘악마의 바이러스가 일본을 공격했다.’는 전세계의 속보와 함께 블레임은 일본을 넘어 전인류를 위협하게 되고 전세계는 일본으로의 접근을 통제한다. 무차별 공격 속에 사람들은 대혼란에 빠지고 이 저주에서 벗어나는 일은 오직 블레임의 정체와 원인을 밝혀내는 것뿐. 하지만 이것도 목숨을 걸고 진행해야 하는 일이다. 영화를 관람한 한 영화관계자는 “너무나 실감나게 그려내 과거에 일어난 실화인줄 알았다.”며 “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본영화는 대지진으로 인한 열도 소멸, 사실적 히키꼬모리 묘사, 바이러스 감염의 대재앙을 그린 영화들로 자국민들의 불안심리를 대변하고 있다.”며 “이번 영화는 그중에서도 탄탄한 구성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할 정도로 오싹하다.”고 밝혔다. 상상에 불과하지만 일본이 스스로 멸망을 영화의 소재로 다루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도 아주 사실적으로 말이다. 이는 외부와 쉽게 고립될 수 있는 섬나라기 때문에 전쟁 시 대륙보다 불리한 입장이었고, 지진이 잦은 지형적 조건으로 인한 불안심리를 반영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영화에서 마츠오카로 분한 츠마부키 사토시는 잘생긴 외모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배우. 최근 하정우와 함께 한일 합작영화 ‘보트’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첫 감염환자를 진찰한 응급센터 의사역을 맡아 블레임의 위험성을 가장 먼저 인지하고 원인을 찾기 위해 끝까지 고군분투하는 열연을 펼쳐 영화를 더욱 빛냈다. 전인류를 위협하는 치명적 바이러스에 맞선 인간의 마지막 사투를 사실적으로 담아낸 패닉 블록버스터 ‘블레임:인류멸망2011’은 오는 26일 일반 관객을 찾아간다. 서울신문NTN 이현경 기자 steady101@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막말 LJ “시청자는 왜곡된 진실 좋아해” (릴레이톡톡②)

    막말 LJ “시청자는 왜곡된 진실 좋아해” (릴레이톡톡②)

    (LJ 릴레이 톡톡①에 이어) ☆ 방송은 재밌어? “방송은 정말 알면 알수록 힘들어. 재미는 있는데 이렇게 힘든 줄은 진짜 몰랐어. 사람들은 자꾸 더 강하고 센 걸 원하잖아. 그래서 난 공중파 방송 나가면 스트레스를 엄청 받아. ‘과연 내가 말하는 이 한마디 한마디가 편집이 될 것이냐 아니냐.’ 노이로제가 걸리더라. 이 바닥은 정말 전쟁터야. 시청자 입장에서는 “내가 하면 강호동, 유재석 보다 더 웃기겠다.”고 하겠지만 실제 상황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 ☆ 독설 김구라와 차이점은? “독설을 하는 방송인은 두 가지 스타일로 나눌 수 있어. 나 같은 애는 선천성으로 까진 거고 (김)구라 형은 학교 얌전히 다니다가 뒤늦게 까진 후천성 날라리지. 선천성 날라리는 머리를 쓰면서 말을 하진 않아. 그냥 나오는 대로 내뱉을 뿐이지. 하지만 구라형은 머리가 좋은 사람이야. 자신의 생각을 무조건 던지긴 보단 정치, 경제랑 엮어서 얘기를 쏟아내니까.” ☆ 여자 경험담 죄다 사실? “내가 방송에서 하는 여자 혹은 밤 문화 얘기는 가감 없이 다 하는 편이야. 꼭 나만 문란하고 복잡하게 사는 것 같아 보이는데 난 단지 겉으로 얘기를 할 뿐이야. 따지고 보면 다른 연예인들에 비해 내가 여자를 덜 만나는 거야. 하지만 그들은 방송에서 절대 얘기를 안 하지. 단지 그 차이야. 솔직하고 그렇지 않은 차이. 그런데 시청자들은 왜곡된 진실만을 믿는 걸 좋아하더라.” ☆ 너무 독한 거 아냐? “내가 솔직하지만 방송에서 어쩔 수 없이 독하게 하는 것도 있어. 방송인이 억울한 게 바로 그 부분이야. 배우는 악역을 하면 칭찬을 받아. 왜냐면 악역이라는 연기를 잘 했다는 거지. 예능인들도 마찬가지야. 예능에서 막장 캐릭터에 캐스팅됐으면 그에 맞게 막나가는 건데 시청자들은 착각하는 거야. 하긴 리얼리티라고 하니까 캐릭터 성격도 다 진짜라고 그대로 믿어버려.” ☆ 구설수에 올라 마음이 상했지? “연예인이니까 욕을 먹는 건 어쩔 수 없어. 어쨌든 나를 지켜본다는 거니까.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는 말이 있잖아. 나도 공감해. 누군가 나에게 욕을 하다보면 나중에는 좋아하게 돼있어. 내가 하는 비속어, 은어를 이 다음에 커서 알아듣게 되면 반가워하겠지. 악플은 용기 없는 애들이나 쓰는 거야. 한마디로 불쌍한 거지.” ☆ 평소엔 뭐하고 놀아? “내가 취미가 너무 없어서 연예인 게임단에 가입했어. 다른 PC방 가서 시간 때우는 것 보다 훨씬 좋아. 연예인들끼리 모여서 주위에 선행할 수 있는 기회도 있더라고. 게임은 못하지만 언제든지 편하게 어울려 놀 수 있어서 좋아.” ☆ LJ, 앞으로의 계획은? “겉모습에 치중하지 않을 거야. 내가 욕을 하더라도 나를 좋아해주는 분들은 나를 믿고 지켜봐줬으면 좋겠어. 내가 꼭 욕만 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 감정변화를 보여주는 만능 연예인이 되고 싶어. 상황에 따라서 눈물을 뽑아낼 수 있는 그런 방송인이 되고 싶어. 난 될 수 있어. 하하하” ☆ 다음주자 추천해줘. “윤정수형을 추천하고 싶어. 사실 정수형이랑은 에넥스텔레콤 연예인 게임단에 소속되면서 친해졌어. 그런데 요즘에는 통 만나지를 못했네. 아마 팬들도 방송에서 형이 안보이니까 궁금해 할 거야. 무엇보다 더 내가 보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내가 섭외했으니까 정수형 인터뷰 할 때 내 안부인사도 꼭 전해줘.(웃음)”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 / 사진=유혜정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씨줄날줄] ‘일당백’의 비극/이용원 수석논설위원

    일당백(一當百)은 ‘한 사람이 100명을 당해낸다.’는 뜻이다. 나라와 나라 사이의 전쟁이건, 민간 부문의 경쟁에서건 일당백은 대단한 용기와 뛰어난 (전투) 능력·의지를 표현할 때 흔히 쓰는 찬사이다. 실제로 인류의 전쟁사를 들여다보면 수적으로는 절대 열세인데도 부대원들이 일치단결하고 지도자가 절묘한 군사작전을 펴 몇십, 몇백배에 이르는 적에게 승리를 거둔 일이 적잖게 있어 왔다. 예컨대 우리 역사에서도 중국 수나라의 100만 대군을 국토 깊숙이 유인한 다음 섬멸시킨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 군민(軍民)이 힘을 합쳐 당 태종의 침공을 끝까지 막아내 기어이 철군토록 한 안시성전투 등은 일당백의 정신을 그대로 보여준 빛나는 승리이다. 하지만 이같은 일당백의 신화는 이미 과거의 장으로 넘어간 듯하다. 첨단무기가 총동원되는 21세기의 전쟁터에서는 일당백의 의지만으로 침략군의 그 압도적인 군사력을 단기간에 방어해 내기가 거의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전쟁은 더 이상 승패를 겨루는 무대가 아니라 일방적인 학살로 탈바꿈하기 십상이다.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뿌리 뽑겠다며 가자지구에 진군해 총공세를 펼친 전쟁이 22일만에 잠정 휴전에 들어갔다. 영국 BBC 방송이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의 집계를 인용한 데 따르면 이번 전쟁에서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1245명이며, 부상자는 5300명을 넘는다고 한다. 또 사망자 중에는 민간인이 절반가량이라고 했다. 반면 이스라엘 쪽 사망자는 민간인 3명을 포함해 13명이라고 했다. 전쟁 초기 이스라엘에서 가장 인기 높은 코미디쇼에서는 ‘원정팀 500명, 홈팀 4명, 결과는 좋지만 만족할 수 없으니 격차를 더 벌려야 한다.’는 발언으로 팔레스타인인(원정팀)과 이스라엘인(홈팀)의 사망자 수를 스포츠 중계 형식으로 비교해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잠정 휴전 시점에서 양쪽의 희생자 수는 1245명 대 13명, 곧 100대 1이다. 가자지구 국경지대에 망원경·도시락을 들고 와 전쟁 현장을 구경하며 ‘브라보.’를 외쳤다는 이스라엘 국민은 이 비극적인 ‘일당백’의 현실 앞에서 이제는 만족하려는가.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민주, 텃밭 광주서 여론전

    민주당이 18일 ‘텃밭’인 광주를 찾았다. 당 지도부는 이날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구심점 역할을 했던 광주 동구 충장로에서 장외 결의대회를 갖고, 방송법과 사이버 모욕죄 법안 등 ‘MB악법’ 저지에 힘을 보태 줄 것을 호소했다. 민주당의 광주지역 장외집회는 지난해 6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가진 이후 7개월 남짓 만이다. 겨울비가 내린 탓인지 이날 집회 참석자는 500명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정세균 대표는 이 자리에서 “‘MB악법’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법안”이라며 대여 투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광주 시민의 지지를 당부했다. 정 대표는 최근 방송 사태를 언급하며, “정부가 YTN노조에 대해 부당한 탄압을 일삼더니 이제 KBS에서 PD와 기자를 해고해 방송장악 수순을 밟고 있다. 군사독재 정권에서도 없던 이런 일을 막는데 광주 시민, 전남 도민이 힘을 보태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또다시 국회를 부끄러운 전쟁터로 만든다면 민주당 국회의원 전원이 똘똘 뭉쳐 반드시 언론자유를 수호하겠다.”며 미디어관련법 저지를 다짐했다. 앞서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한 정 대표는 방명록에 ‘악법과 민주주의는 양립할 수 없다.’고 적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지못미~”…부시 대통령 ‘최악의 순간’ 20

    영국 언론이 임기를 1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난 시절을 돌아보는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부시’ 베스트 20을 선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선정한 ‘조지 부시의 워스트 순간 20’(20 Worst Moments)에는 정치·경제·사회 등 각계에서 실수를 범한 부시의 정책들을 볼 수 있다. 특히 이 리스트에는 이라크 전쟁과 테러에 관련된 항목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다음은 영국 언론이 선정한 ‘조지 부시의 워스트 순간 20’ 중 일부.(괄호 안는 원문 제목) 1. 없는 무기 만들어내려다 ‘거짓말쟁이’ 된 부시(No WMDs) 부시는 사담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WND)를 보유하고 있다는 명목으로 이라크 공격을 감행해 전 세계적인 비난에 부딪힌 바 있다. 그러나 이라크에서는 그 어떠한 대량살상무기도 발견되지 않았고 많은 사상자와 부상자를 낸 이라크 전쟁에 대한 비난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2. 빈 라덴 경고 무시하다가 큰 코 다친 부시(Ignoring Pre-9/11 Terror Memo) 9.11 테러가 발생하기 일주일 전 텍사스의 별장에서 휴가를 보내던 부시는 CIA로부터 “빈 라덴이 미국을 공격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조취도 취하지 않은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이 같은 부시의 행각은 자국 내에서도 빈축을 사기에 충분했다. 3. ‘방패 없이 전쟁터 나가’라고 부추긴 부시(Lack of Body armour for US troops) 부시는 이라크와 값비싼 전쟁을 치르느라 예산을 모두 소비한 탓에 파병 군인들에게 보호 갑옷을 지급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나 또 한 번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아들을 이라크에 보낸 많은 부모들은 ‘방패 없이 전쟁터에 나간’ 아들 생각에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4. 날씨에게도 배신당한 부시(Failure to include Louisiana’s coastal parishes in state of emergency plan) 지난 2005년 8월 미국을 덮친 대규모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착륙 이틀 전, 부시는 루지애나와 앨라바마 미시시피 등 3개의 주에 긴급대피령을 내렸다. 그러나 정작 피해 규모가 가장 컸던 루지애나 인근 해안은 경고 지역에서 제외시켜 빈축을 산 바 있다. 5.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몰매 맞은’ 부시(Limiting stem cell research) 부시는 임기 초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를 금지시켰다. 그러나 배아줄기세포가 파킨슨 병을 치료하는데 엄청난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환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텔레그래프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이익을 보기 위해서는 먼저 그가 정책을 취소하는 날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비꼬았다. 6. ‘부익부 빈익빈’ 만들기에 강한 부시(Tax cuts for the wealthy) 미국의 부호들에게 세금을 감면하는 법을 통과시킨 부시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가속화 시킨 ‘공’을 인정받아 세계 여론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미국 경제는 ‘글로벌 경제 위기’를 부를 만큼 무너져 내렸지만 부호들은 부시의 세금 감면법을 방패삼아 더욱 배를 불릴 수 있게 됐다. ‘조지 부시의 최악의 순간 20’ 1) No WMDs(이라크 전쟁 발발 원인인 ‘대량살상무기’는 없었다) 2) “Brownie, you’re doing a heck of a job”(재앙 대책 본부장이 거대 태풍 ‘카트리나’예측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감싸준 부시의 멘트) 3) No Post-War Plan for Iraq(이라크 전쟁은 다시 없다 ‘허언’) 4) Permitting Torture(물 고문 등 각종 고문 허용) 5) Ignoring Pre-9/11 Terror Memo(9.11 테러 경고메시지 무시) 6) “Mission Accomplished”(없는 무기 찾으려 전쟁 일으키고도 “임무 완료”라 평가) 7) Entering Iraq without a UN mandate(UN 승인 없이 이라크 진공) 8) Insisting there was a link between Saddam Hussein and al-Qaeda(사담 후세인과 알카에다의 ‘억지’ 연관성 주장) 9) Failing to capture Osama bin Laden(오사마 빈라덴 체포 실패) 10) Abandoning the Kyoto Protocol(자국 산업체 보호하려 환경조약은 ‘교토의정서’ 반대) 11) Refusing to let Katrina ruin his holiday(태풍 ‘카트리나’로 미국 곳곳에서 피해 속출했을 때, 부시는 연일 ‘휴가중’) 12) Underestimating the cost of the war(이라크 전쟁 소요비용 ‘과소평가’) 13) Lack of body armour for US troops(예산 부족으로 파병 병사들에게 갑옷 지급 미루다) 14) Failure to include Louisiana’s coastal parishes in state of emergency plan(태풍 ‘카트리나’ 최대 피해지역만 제외한 ‘앙꼬없는’ 태풍경보발령) 15) Tax cuts for the wealthy (부호만을 위한 세금 감면정책) 16) Losing focus on Afghanistan(’줏대없는’ 아프가니스탄 정책) 17) Limiting stem cell research(배아줄기세포 연구 제한) 18) Appointment and backing of Alberto Gonzales(능력있는 인재보다 ‘인맥’ 내세운 앨버토 곤잘러스 법무부 장관 인사) 19) Awarding lucrative Iraq reconstruction contracts to Halliburton(이라크 전쟁 발발 후 최대 다국적 석유 기업 핼리버튼사(社)에 이라크 사업 계약관련 수주) 20) Warrantless Wiretap(9.11테러 이후 ‘무선 도청’방식 승인)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광장] 성찰의 역사와 우격다짐의 역사/김종면 편집위원

    [서울광장] 성찰의 역사와 우격다짐의 역사/김종면 편집위원

    원로 역사학자 강만길 선생은 어느 자리에선가 “우리가 대학 다닐 땐 한국 근대사가 세종대왕 대에서 끝났다.”고 한 적이 있다. 반세기 전 한국 근대사 연구는 그만큼 척박했다. 그러면 지금 한국 근대사, 나아가 현대사에 대한 연구는 어디쯤 와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겨우 도움닫기 수준이라고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 진작 규명됐어야 할 근·현대 역사의 실체조차 끝없는 논란을 낳고 있으니 말이다. ‘좌편향’ 고등학교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를 둘러싼 갈등이 반년 넘게 이어졌다. ‘우편향’ 현대사 특강 논란, ‘4·19데모’ 파문, 임정 법통 훼손 문제까지 겹쳐 대한민국은 역사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보수·진보의 허약한 진영논리나 권력의 입맛에 따른 정권사관에 의한 또 다른 역사왜곡이 아니라면 역사담론의 활성화는 얼마든지 반길 일이다. 그러나 그동안 역사논쟁은 진실의 소재를 떠나 서로 삿대질하는 감정싸움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역사교과서 논란은 금성판 교과서 수정으로 일단락됐다. 대한민국 정체성을 부정하는 이른바 자학사관의 구체적 세목들이 고쳐졌다. 하지만 교과서 수정에 반대한 쪽은 고사하고, 찬성한 쪽도 좌편향 흐름은 여전하다며 불만이다. 8일 법원은 “역사교과서 수정은 가능하다.”며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 교과서 수정에 힘을 보탰다. 이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첨예한 문제에 섣불리 왈시왈비하는 것 자체가 무모한 일인지 모른다. 그렇다고 마냥 침묵하거나 뜨뜻미지근한 양비론에 몸을 맡길 수 없다는 데 저널리즘의 고민이 있다. 나는 패배를 가르치는 역사교과서는 수정돼야 한다고 믿는다. 역사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가능하지만 그것은 교과서가 아니라 참고서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어린 학생들은 교과서를 통해 이 나라의 ‘공식’ 역사를 배우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1년 국사와 세계사를 통합해 ‘역사’ 과목을 신설키로 했다. 또 한차례 진통이 예상된다. 이제 편싸움을 하더라도 다르게 해야 한다. 청군이 됐건 홍군이 됐건 공정한 게임의 룰을 통해 정설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역사 공론장의 선수부터 바뀌어야 한다. ‘교과서운동’을 주도한, 정치색을 띤 윤리·경제교수 등은 제자리로 돌아가고 ‘정통’ 역사학자들이 나서야 한다. 권력으로 간 뉴라이트 정치인까지 역사교과서 논쟁의 한복판에서 활약하고 있으니 ‘MB사화’란 험한 말을 듣는 것 아닌가. 뉴라이트 인사들이 각별히 생각하는 이웃 나라 속담에 ‘떡은 떡집’이란 말이 있다. 누구나 떡을 만들 수 있지만 그래도 떡집의 떡이 괜찮은 법이다. 역사교과서 수정 같은 작업이야말로 전문가 몫이다. 해를 넘긴 ‘비전문 우향우’ 인사들의 현대사 특강은 그런 점에서도 당장 그만둬야 한다. 편향을 바로잡겠다며 또 다른 편향을 만드는 건 자기모순이다. 역사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첨단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보릿고개 마인드’를 가진 인사들이 애걸하듯 강의한들 누가 귀 기울이겠는가. 교훈을 주기보다는 역사 자체를 멀리하는 역사허무주의만 부추길 뿐이다. 며칠 전 만난 A교수는 현대사에 대한 판박이 해석을 강요할 게 아니라 병자호란 같은 조선 국제사를 놓고 토론하며 오늘의 교훈을 이끌어내도록 하는 게 낫지 않으냐고 했다. 맞는 말이다. 학생들에게 정말 필요한 건 우격다짐식 현대사 특강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며 시대의 진실을 되새기는 ‘성찰의 역사’다. 김종면 편집위원 jmkim@seoul.co.kr
  • 도넘은 막말 국회 커지는 정치 불신

    도넘은 막말 국회 커지는 정치 불신

    새해 벽두부터 국회에서 막말이 난무하고 있다. 품격을 잃고 상식을 벗어난 발언이 거침없이 쏟아진다. 무법 국회에 막말 국회까지, 국회의원이 스스로 정치 수준을 떨어뜨리고, 정치 불신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가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에게 격하게 항의한 것을 두고 “쇼를 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회가 청와대의 하도급, 2차 하청기관이 되고 더러운 전쟁터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투쟁했다.”고 말해 한나라당의 반발을 샀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이 자유발언을 통해 “의원이 쇠사슬로 굴비처럼 몸을 묶는 저주의 굿판을 벌여도 수수방관한 의장은 비겁했다.”면서 “해머를 휘두르는 자는 공사장으로, 주먹을 쓰는 사람은 권투장으로 보내고, 이도저도 어려우면 국회 지하실에 유치장을 신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통위 회의장에서 해머를 휘둘렀던 민주당 문학진 의원은 고개 숙여 사과하면서도 “도둑을 잡을 땐 필요하면 몽둥이도 들 수 있다.”고 항변했다. 정당의 ‘입’인 대변인의 독설도 도를 넘어섰다.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민주당과 민노당을 “폭력좌파”라고 힐난했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합의처리’를 둘러싼 논란을 두고 “기어다니는 바퀴벌레도 아는 사실”이라며 여당 지도부를 깎아내렸다. 민노당 부성현 부대변인은 지난 5일 국회 경위들과 충돌을 빚은 뒤 “(박 사무총장은) 한나라당으로 말을 갈아탄 뒤 온갖 추문에 휩싸인 구태 정치인의 표상”이라며 맹비난했다. 국회 문방위에서는 전날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등 막말이 오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이번엔” vs “이번에도”… 입법 여론전

    “이번엔” vs “이번에도”… 입법 여론전

    ■한나라 전열 재정비 한나라당이 쟁점법안 처리를 위한 2월 임시국회에 대비해 전열 정비에 들어갔다. 당내 일부 강경파가 협상 실패에 따른 원내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했지만 당 지도부의 수습으로 반발 기류는 사그라지는 분위기다. 친이(친이명박) 진영의 대표적 모임인 ‘함께 내일로’는 8일 오찬 회동을 갖고 원내지도부 책임론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모임 대표인 심재철 의원은 “홍준표 원내대표에 대한 불만은 많았지만, 홍 원내대표의 거취와 앞으로 대처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친이재오계의 한 의원은 “내부 의견 수렴을 거쳤지만 더 이상 확전하는 것은 당내 분란을 일으킬 수 있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가 원내대표단을 두둔하고 있고, 친이계 중진인 이상득 의원도 책임론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지자, 강경파도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박희태 대표는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최종적인 승리 목표는 2월 국회”라면서 “지금은 경제살리기 법들을 꼭 통과시키도록 홍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항해 중에 선장을 뛰어 내리라고 할 수 없다. 한번 더 냉정하게 생각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홍준표 사퇴론’을 일축했다. 이로써 전날 친이 진영의 차명진 대변인이 여야 합의안을 ‘항복문서’라고 비판하며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시작된 강경파의 반발도 ‘찻잔 속 태풍’으로 정리되는 형국이다. 대신 당내에서는 분위기를 일신해 2월 임시국회에 임하자는 주문이 쏟아졌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두나라당, 웰빙정당이라는 근본적인 체질을 고쳐야 한다.”면서 “언론은 한나라당의 모습에 대해 지리멸렬이라고 평가하지만 내가 보기엔 전멸했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앞으로 한나라당 의원들도 민주당 의원들 못지않게 의원직 사퇴도 불사한다는 결연한 자세를 가지고 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지금까지 쟁점법안에 대한 대국민 여론전에 실패했다고 보고, 미디어관련법 등의 대대적인 홍보전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한나라당은 방송 토론과 당보 제작, 지구당 교육, 의원총회 등 가능한 모든 채널을 통해 홍보작업을 펼치기로 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설날 전에 당보 30만부를 찍어 전국 당협위원회에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이날 민주당 문학진 의원과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이정희 의원을 국회 파행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한 점을 들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서울 남부지검에 고발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민주 2월국회 결의 입법 대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민주당이 한결 여유로워 보인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2월 임시국회에서 일부 쟁점법안의 ‘무조건 처리’를 공언하고 있어 마냥 승리감에 젖어 있을 때가 아니라는 기류가 짙다. ‘두번 실패한 법안은 영원히 실패한다.’는 국회의 통념으로 볼 때 한나라당이 2월 임시국회의 2차 입법전에선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 원혜영 원내대표는 8일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국론을 분열시킬 우려가 있는 것은 합의처리하도록 지난 합의문에서 못을 박았다.”고 강조한 뒤 “국회를 전쟁터로 전락시키기 위한 시도는 또 한번의 심판을 불러올 것”이라며 한나라당을 겨냥했다. 김부겸 의원도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한가지 상황을 막았다고 해서 자랑스러워하거나 승리를 자축할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제동을 걸었다. 2차전은 새해 정국주도권 문제를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시기다. 똑같은 입법 대결이라 하더라도 2월 임시국회는 향후 정치지형을 가늠하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이명박 대통령은 여야간 정쟁과 거리를 둔채 녹색뉴딜 정책, 4대강 정비사업, 비상경제정부 선포 등 2기 국정 프로젝트를 가동시켰다. 민주당은 이를 쟁점법안을 밀어붙이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쟁점법안 대다수가 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반영하는 기초토대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2월 싸움은 여야 대치 수준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당 고위관계자의 관측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여권의 국정독주를 견제해야 할 제1야당으로서 능력까지 요구받게 된다. 그 다음은 곧바로 4월 재·보궐 선거다. 정세균 대표는 이를 감안한 듯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언론관계법이 제일 중요하며, 금산분리 관련법이나 휴대전화 도·감청 관련 통신비밀보호법 등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핵심 법률들도 철저하게 막아야 된다.”며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민주당은 이같은 상황인식 아래 대대적인 바닥 여론 다지기에 들어간다. 1차전 승리의 견인차였던 여론전에서 지지세를 확대하려는 복안이다. 9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리는 당 지도부 및 지역위원장 연석회의를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전국 권역별로 ‘MB악법’ 저지를 위한 대국민보고대회를 갖는다. 당 핵심관계자는 “지역위원장을 중심으로 MB악법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1차 저지선의 성과도 알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정책의 폐해를 쉽게 알리기 위해 ‘재벌언론법’,‘재벌은행법’ 등 ‘네이밍(이름짓기) 홍보전’도 지속할 계획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1차 법안전쟁 이후] 한나라 靑속도전 불만 폭발 ‘후폭풍’

    [1차 법안전쟁 이후] 한나라 靑속도전 불만 폭발 ‘후폭풍’

    입법 대치전이 쓸고 간 흔적이 7일 여의도 곳곳에서 묻어났다. 승패가 엇갈리고, 책임론이 난무하고,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그 한가운데엔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당·청 관계를 놓고 이번 대치전 동안 ‘의견조율이 없다.’, ‘청와대가 의회 민주주의를 무시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극한대치의 근원적 책임은 청와대에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당초 한나라당은 민생법안과 이념법안의 단계적 처리를 염두에 뒀지만, ‘청와대발(發)’ 속도전 지침이 내려진 뒤 ‘연내 일괄처리’로 돌아섰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국회가 ‘MB에 의한 MB를 위한 MB의 더러운 전쟁터’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급랭 정국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고 여야 지도부의 협상력마저 떨어져 결국 국회의 권위가 실추됐다는 비판이 높아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對)의회관을 문제 삼는 지적도 있다. 정치컨설팅업체 포스의 이경헌 대표는 “의회를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인식하기보다 청와대의 단순 지원세력으로 삼으려 했다.”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이 신년 국정연설에서 “국회만 도와주면 된다.”고 언급한 대목이 이를 반영한다는 얘기다. 청와대의 자체 국정기조를 ‘절대선’으로 규정해 놓고, 국회의 입법기능은 무시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입법 대치전 와중에 4대강 정비사업을 비롯해 비상경제정부 체제 구성, 녹색뉴딜 정책 등 논란이 되는 현안을 밀어붙인 것이 대표적이다. 정치권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청와대나 내각이 성과중심의 경제성장을 지향하는 인적 네트워크로 돼 있어, 의회의 주된 기능인 절차적 민주주의를 무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청 관계만 떼놓고 보더라도 공식적인 당·청 회의 한번 열리지 않았고 여야 영수회담은 기대하기도 어려웠다.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최진 소장은 “당·청이 상시적인 정책교류를 원활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미국이 백악관에 의회관계실을 별도로 두고 의회와 대통령의 소통에 주력하는 점은 시사점이 커 보인다. 한나라당에서 지도부 책임론이 터져나온 것도 이 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친이(親李·친이명박) 성향의 의원연구모임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합의안은 불법과의 야합이고 떼법에 대한 굴복”이라면서 “불법 폭력에 동조한 지도부의 자성과 대국민 사과를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정작 당 지도부는 협상실패의 책임을 야당의 폭력으로 돌렸다. 박희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폭력이 근절되지 않고는 의회민주주의가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며 야당을 겨냥했다. 한나라당은 폭력사태와 연루됐다는 이유로 민주당 문학진 의원과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이정희 의원 등을 고발하기로 했다. 일그러진 당·청 관계에 대해 자성하고, 대안을 찾으려는 목소리를 듣는 것은 힘들었다. 구혜영 주현진기자 koohy@seoul.co.kr
  • [염주영 칼럼] 패자부활전이 없는 사회

    [염주영 칼럼] 패자부활전이 없는 사회

    신년 화두는 경제위기의 극복에 모아지고 있다. 올해 경제가 그만큼 어렵다는 반증일 것이다. 혹자는 ‘제2의 대공황’이 될 것이라고 하고, 어떤 경제학자는 ‘100년 만에 한번 올까 말까한 위기’라고도 한다. 그러나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우리 앞에 닥친 위기가 경제위기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경제위기 못지않게 사회공동체 위기에도 노출되어 있다. 사회공동체 위기를 잘 극복하지 못하면 경제가 살아나더라도 사회는 여전히 불안해질 것이다. 계층구조가 악화되고 갈등지수가 높아져 사회안정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경제위기 극복의 절박성에 우리 모두가 공감한다. 하지만 사회공동체 위기는 관심권 밖이다. 그래서 경제위기가 극복된 이후에도 사회공동체 위기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11년 전의 외환위기 때도 그랬다. 당시에 우리나라는 2년 만에 경제성장률을 9.5%까지 끌어올리며 조기에 외환위기를 극복했다. 모범적인 외환위기 극복 국가로 세계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수치로 표시되는 외환위기 극복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르다. 사회공동체 위기는 더 심각해졌다. 수많은 기업이 도산하고, 자영업체가 문을 닫았다. 이보다 훨씬 많은 수의 직장인들이 실업자 대열에 합류했다. 아예 취업의 기회조차 봉쇄된 청년실업자들은 부지기수로 많았다.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으로 강등됐다. 많은 사람들이 신용불량자가 되었고, 일부는 노숙자가 되기도 했다. 이들에게 한번의 패배는 영원한 패배였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패자부활전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 대신 ‘IMF 낙오자’라는 낙인이 찍혀 신빈곤층을 형성했다. 외환위기는 극복되었지만 그들 대부분이 제자리로 복귀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소득불평등도(지니계수)는 외환위기 전후 2년간에 0.2830에서 0.3204로 높아졌다. 1996년에는 인구 열 명 중 한 명이 가구당 소득이 평균치의 절반에 못미치는 빈곤층에 속했다. 그러나 빈곤층 인구비율은 외환위기를 거치며 급격히 높아져 2006년에는 인구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불어났다. 외환위기 극복은 ‘그들만의 리그’였으며, IMF 낙오자들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물론 소수의 부자들은 더 많은 부를 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중산층이 대거 몰락해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계층의 하향이동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이런 변화는 지난 10년을 총체적 갈등의 시대로 만들었다. 빈부갈등·이념갈등·노사갈등·여야갈등 등 모든 분야에서 갈등이 증폭되었다. 지난 20여일 동안 여의도 의사당을 전쟁터로 뒤바꿔 놓은 여야간의 극단적인 대치는 정치권의 당리당략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한편으론 사회내의 증폭된 갈등의 단면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올해 또다시 생존경쟁에서 밀려난 패배자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대량으로 쏟아져 나올 것이다. 이번 경제위기가 성공적으로 극복된다 해도 그들 대부분이 원래 있던 자리로 되돌아갈 수 있을까. 이들이 경제위기 극복과 함께 제자리로 원대복귀할 수 있도록 국가가 사다리를 놓아 주어야 한다. 패배의 역경을 딛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패자부활전의 기회를 제도적으로 보장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갈등을 치유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패배자에 대한 배려가 턱없이 부족하다. 이사대우·멀티미디어본부장 yeomjs@seoul.co.kr
  • 가수를 보면 콘서트가 보인다?

    가수를 보면 콘서트가 보인다?

    밋밋한 무대 한 가운데 가수 혼자 뻣뻣하게 노래 부르는 공연은 이제 그만.극심한 경기불황으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던 공연계는 가수마다 자신의 색깔이 명확하게 드러난 콘서트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아티스트의 성향이 그대로 보일 정도로 뚜렷해진 가수와 콘서트의 함수 관계를 들여다본다. 우선 김장훈의 콘서트는 ‘기부천사’라는 별명처럼 ‘휴머니즘’이 느껴진다.그는 지난달 19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5회 공연에 2만명을 동원했다.무대에 카이스트 팀과 협력·개발한 ‘플라잉 스테이지’를 마련한 김장훈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관객들과의 친밀도를 높였다.사회 문제를 외면하지 않는 가수답게 ‘사노라면’에선 애국심을 느끼게 했고,‘마이웨이’를 부를 땐 도산 안창호 선생을 비롯해 자신의 길을 걸어간 인물들을 배경으로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역시‘화이트 나이트’라는 이름으로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연말 공연을 펼친 신승훈은 평소의 모습답게 ‘모범생형’콘서트를 보여 줬다.수많은 히트곡을 자랑하는 신승훈은‘어제와 내일,그리고 그 사이의 오늘’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음악 인생을 한 편의 파노라마처럼 엮었다.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목소리와 노래로 팬과의 추억을 공유한 신승훈은 관객 참여에 초점을 맞쳤고,앙코르에서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인공 강마에를 패러디한 ‘신마에’로 변신하는 팬서비스도 선보였다. 박진영의 브랜드 콘서트 ‘나쁜 파티’는 자신의 색깔을 그대로 옮긴 ‘파격형’에 가까웠다.공연장에 가면 으레 들을 수 있는 곡소개나 입담은 자제했고, 한편의 뮤지컬처럼 무대를 꾸몄다. 크리스마스 시즌답게 한 남성이 여성을 만나 데이트하는 과정을 스토리로 만들어 박진영이 무대에서 대사도 하고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기존의 콘서트와는 달라 어색함도 종종 눈에 띄었지만,LED 전광판을 활용한 화려한 무대 장치는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공연을 가진 이승환과 이승철은 오랜 콘서트 경력으로 다져진 관록있는 무대를 선보였다.자신의 발라드 히트곡을 엮어 ‘명곡 오리지널 버전 콘서트’를 연 이승환은 1부에서 1990년대 히트곡을 중심으로 조명과 음향에 집중한 치밀함이 돋보였다.서울 잠실 실내 체육관에서 공연한 ‘라이브의 황제’ 이승철은 시원한 가창력을 바탕으로 마술쇼,화려한 무대 장치 등과 함께 무대 위에서 자신의 카리스마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공연기획사 ‘좋은 콘서트’의 원효진씨는 “우리나라는 전문 공연장이 아닌 체육관에서 갖는 콘서트가 많아 최근엔 해외의 공연 전문 기술자를 불러들이는 등 무대장치나 음향 등에 거액을 투자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면서 “관객들의 눈높이가 점점 높아지고,가수들의 연출 노하우도 쌓여가면서 자신의 개성을 살린 콘서트로 승부하려는 아티스트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땅을 너무 사랑해서…” 성질 돋운 정가 말말말

    “땅을 너무 사랑해서…” 성질 돋운 정가 말말말

     다사다난했던 2008년도 어느덧 저물고 있습니다.올해도 정치권에서는 수많은 말들이 오갔습니다.이명박 정부 출범에 이어 4·9총선,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미국발 금융위기 등 수 많은 쟁점들을 둘러싸고 무수한 말들이 쏟아졌습니다.’비공감 발언 10가지’를 뽑아봤습니다.  유난히 ‘성질 돋우는’ 발언이 많았던 2008년,여러분이 생각하는 올해의 ‘비공감 발언’은 무엇인가요?    1.”사진 찍지마,XX.성질이 뻗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께서 국정감사장에서 거듭되는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많이 짜증이 나셨던 모양입니다.지난 10월24일 국감 정회 직후 유 장관을 촬영하려던 사진기자들에게 폭언을 쏟아내시는 장면이 카메라에 그대로 잡혀버렸는데요.이후 유 장관님이 “우발적으로 부적절한 언행 보인 것은 분명하다.”며 대국민사과를 하시면서 상황은 마무리 됐습니다만 네티즌 사이에선 각종 패러디가 등장하면서 꾸준히 ‘사랑’받는 유행어가 됐습니다.  탤런트 출신 장관님께서 사진찍는 것을 마다하신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으셨겠죠.또 전쟁터 같은 국감장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신 점도 이해합니다.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엄한 사진기자들에게 눈꼬리를 모으시다니.조금 지나치신 것 아니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죠.일각에서는 유 장관님이 자신을 방어해야할 국감장에서 ‘자폭’하신 것이라고도 말하더군요.    2.오렌지? 아니죠~ 아륀지! 맞습니다  올해 초 이명박 정부의 밑그림을 그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영어 몰입교육이었죠.당시 인수위원장을 맡으셨던 이경숙 위원장님께서는 “미국 가서 오렌지 달라고 했더니 못 알아들어 ‘아륀지’라고 했더니 알아듣더라.”라며 한국인의 영어발음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셨습니다.  이 발언은 가뜩이나 영어 몰입교육에 대한 논란이 커지던 상황에 기름을 부었습니다.이 위원장님의 ‘아륀지 여사’라고 불리면서 네티즌들에게 ‘몰매’를 맞았죠.이후 이 위원장님께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하셨고 영어 몰입식교육은 저 멀리 날아가 버렸습니다.덕분에 아직도 ‘아륀지’를 ‘오렌지’라고 발음하는 사람도 고개를 들고 살 수 있게 됐답니다.    3.대통령님,정말 주식사면 부자되나요?  전세계를 휩쓴 미국발 경제위기,우리나라라고 예외는 아니었죠.반토막 난 펀드에 눈물흘리던 수 많은 국민들께 ‘경제 대통령’께서 조언을 하셨습니다.이 대통령께서 지난 11월 24일 미국 방문 중 동포 간담회에서 “지금 주식을 사면 최소 1년 이내에 부자가 된다.”며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셨습니다.  어찌보면 주가가 바닥을 치고 있는 시점에서 정상적인 발언일 수 있었지만 일국의 대통령이 투자회사 직원처럼 보였다는 비난이 잇따랐습니다.당장 먹고 살 돈도 없는데 무슨 주식투자냐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또 “대통령의 ‘허언시리즈’”(민주당) “증권 브로커같은 대통령” (자유선진당) “도박사나 할 소리”(민주노동당) 같은 야당의 비난도 이어졌습니다.정상적인 발언도 부적절한 시기를 고르면 얼마나 비정상적으로 들리는지를 쓰라린 교훈으로 남기면서 말이지요.    4.李대통령은 마리 앙트와네트?  총선 직후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 논란에 휩싸인 와중에 이 대통령께서 주옥(?)같은 발언을 하셨습니다.미국산 쇠고기를 다시 들여오기로 한 직후 “질 좋은 고기를 들여와서 값싸고 좋은 고기를 먹게 되는 것…마음에 안 들면 적게 사면 된다.”라며 민심에 불을 지르셨죠.  비슷한 발언으로는 민동석 당시 농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의 “쇠고기 협상은 미국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 있었습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서 민심을 모르셔도 너무 모르셨다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이었습니다.일부 네티즌은 “고기가 없으면 빵 먹으면 되지 않나.”라는 프랑스 왕비 마리 앙트와네트를 대통령과 동급으로 떠올렸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논란이 대규모 촛불시위로 이어지자 이 대통령께서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바라보았다. 오래전부터 즐겨 부르던 ‘아침이슬’도 들었다.”고 소회를 밝히셨는데요.청와대에 출입했던 모 선배는 “청와대 뒷산에서 함성소리는 들리지만 노랫소리가 잘 들리지는 않았을 것이다.아마 ‘아침이슬’일거라 추측하지 않았을까?”라고 하더군요.  ’아침이슬’을 들으셨는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통령께서 민심을 잘 들으셨는지 아닐까요?    5.정몽준 의원님,버스요금은 1000원입니다.  최근 불어닥친 금융위기로 주가가 많이 떨어져 손해가 막심하시긴 하지만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은 여전히 정치권 ‘최고 부자’입니다.국민을 위해 불철주야 바쁘신 의원님께서 버스를 타시기엔 너무 시간이 부족하셨나 봅니다.정 의원은 지난 6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 토론회에서 버스 요금을 “한 번 탈 때 70원”이라고 답했다가 빈축을 샀었죠.  현재 시내버스를 타려면 현금 1000원이 드는데,정 의원께서는 언제 버스를 타보신 걸까요?혹시 700원을 잘못 말하신 걸까요?정 의원께서는 “버스는 타봤지만 보좌진이 계산해서 잘 몰랐다.”고 해명하셨지만 워낙 부자로 소문난 정 의원이시다 보니 그다지 여론의 동정을 이끌어내진 못했습니다.  이후 정 의원께서는 지지자가 보내줬다는 교통카드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가 그 카드가 어른이 쓸 수 없는 청소년용인 것으로 밝혀져 또 한 번 망신을 당하셨죠.가만히 넘어가면 될 일을 ‘긁어 부스럼’으로 만들었다는 후문입니다.    6.나는 그저 땅을 사랑했을뿐이고~  지난 2월 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자신의 땅 투기의혹에 대해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하는 것일 뿐 투기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해명했습니다.하지만 박 후보자는 이 ‘자폭 발언’으로 인해 비난여론이 더 거세지자 닷새 후 자진사퇴하게 됐죠.차라리 “면목없다.” “잘 몰랐다.”처럼 직접적인 사과나 해명이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요?  같은 기간 장관 후보자들의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부부가 교수 25년 하면서 재산이 30억원이면 양반 아니냐”(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배우 생활 35년에 140억원의 재산은 벌 수 있다. 배용준을 한 번 봐라.”(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발언이 화제가 됐었죠.  이 같은 해명에 대해 대부분의 국민들은 “나는 얼마나 벌어야 양반이 돼나.” “유 장관도 한류스타?”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7.’발끈’한 강만수 장관,서민 가슴에 ‘대못질’?  한국 경제를 이끌고 계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께 2008년은 ‘잊고싶은 한해’가 될 것 같습니다.최악의 경제위기를 헤쳐나가기도 버거운데 야당은 물론 언론·시민단체·네티즌까지 합세해 ‘강만수 때리기’에 여념이 없었으니까요.  올해 ‘구설수 순위’를 매겨본다면 강 장관은 단연 1위일 겁니다.강 장관은 종부세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론이 나오기도 전에 “헌재 접촉” “종부세 일부 위헌”을 발설해 야당의 반발을 사는가 하면 “양극화는 시대의 트렌드다. 세금으로 해소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거나 “집 없는 사람에게 그린벨트는 분노의 숲이다. 그린벨트나 환경문제는 후손들이 걱정할 일이니 우리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해 많은 이를 아연실색하게 만들기도 하셨죠.  지난 7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삼겹살 값을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곤욕을 치렀던 강 장관은 “삼겹살은 직접 사지 않아서….”라며 민망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공격만 당하던 강 장관께서 마침내 ‘발끈’하셨습니다.조세 전문가인 강 장관은 지난 9월 국회 예산결산특위 회의에서 종부세 완화혜택이 일부 부유층에게만 집중된다는 민주당 양승조 의원의 질책에 “서민에게 대못을 박으면 안 되고 고소득층에게 대못을 박으면 괜찮으냐.”라며 강하게 반박했습니다.네티즌들은 “부유층에겐 시원한 발언이었겠지만 서민들 가슴에는 ‘대못질’을 했다.”며 싸늘한 시선을 보냈습니다 .    8.안전한 물대포,안 맞아봤으면 말을 하지 말어  지난 여름 촛불집회가 최고조에 이르면서 경찰의 과잉진압과 시위대의 과격시위 논란이 뜨겁게 맞섰습니다.시위대가 쇠파이프 등을 이용해 경찰을 폭행한다는 주장과 경찰이 물대포·최루액을 이용해 폭력진압을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나눠졌는데요.이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경찰의 물대포였습니다.  ”경찰이 물대포 사용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다.” “물대포에 맞아 고막이 찢어졌다.”는 등 인터넷을 통한 제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물대포는 경찰 장구 중에 가장 안전한 장구입니다.”라고 말해 성난 촛불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방망이보다 안전하다는 물대포.경찰이 직접 시험삼아 맞은 뒤 안전성을 입증했으면 논란은 ‘촛불 꺼지듯’ 사그라들지 않았을까요?    9.’키다리 아저씨’가 줬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큰 돈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이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또 한 번 정치적 위기를 맞게 됐습니다.김 최고위원은 지난 10월 29일 18대 총선을 앞두고 기업인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나에겐 숨겨진 키다리 아저씨가 한 분 있다.”고 해명습니다.하지만 김 최고위원이 그 아저씨로부터 받은 돈은 무려 4억 7000여만원이라고 하네요.또 검찰은 김 최고위원이 또 다른 후원자에게 2억 5000여만원을 받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4억 7000만원을 후원해 줄 수 있는 ‘키다리 아저씨’.아무리 낭만적으로 생각해보려고 해도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10.기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투기지역 해제를 놓고 국토해양부와 엇박자를 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가 해외 출장 등으로 바빠 실무자들과 의사 소통을 제때 하지 못했다.”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투기지역 해제와 같은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담당 과장과 국·실장은 물론 차관조차 모르고 오직 장관만 국토해양부 장관과 논의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죠.  18대 총선 당시 여기자의 뺨을 건드려 성희롱 논란에 휘말린 정몽준 의원의 “며칠 동안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 그랬다.” 발언도 여성계의 반발을 샀습니다.  또 지난 6월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한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촛불집회를 “천민 민주주의”라고 표현했다가 네티즌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공감 발언’이 가득한 2009년 되기를  힘겹게 한 해를 넘긴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내년에는 사회지도층과 정치권의 ‘입 단속’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비공감 발언’이 지나치게 정부·여당에 몰려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습니다.하지만 야당의 발언 중 국민들의 뇌리에 남는 것들이 거의 없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야당이 잘해서라기보다 그만큼 개성이 없었다는 것이죠.관심을 먹고 사는 정치인들의 생리상 ‘무관심’은 ‘비난’보다 독이 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봅니다.  새해에는 국민들이 “그래 맞아.” “정말 그럴듯해.”라고 말할 수 있도록 ‘공감 발언’들이 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아륀지’ ‘엄친아’ 등 올해를 휩쓴 유행어와 신조어 [동영상 갤러리]죽기 전에 이 호텔 가볼수 있을까 박계동·원혜영 ‘엇갈린 운명’
  • [초선의원이 말하는 파행의 18대국회] 권영진-이춘석-박선영 의원의 ‘솔직토크’

    [초선의원이 말하는 파행의 18대국회] 권영진-이춘석-박선영 의원의 ‘솔직토크’

    올 한 해를 누구보다 바쁘게 지낸 사람들이 있다.부푼 꿈을 안고 여의도에 둥지를 튼 초선의원들이다.당선의 기쁨도 잠시,국회 개원과 원구성이 늦어지면서 만만치 않은 신고식을 치렀던 이들은 연말까지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18대 국회 첫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서울신문이 지난 24일 마련한 초선의원 좌담에서 한나라당 권영진(서울 노원을),민주당 이춘석(전북 익산갑),자유선진당 박선영(비례대표) 의원은 의정활동 7개월의 소회를 솔직담백하게 쏟아냈다. →의정활동 첫해를 돌아보신다면. -박선영 의원(이하 박) 미국산 쇠고기 수입파동과 개원,원구성에 이르기까지 어려웠다.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이 있었고 정기국회 들어와서는 이념적 대립도 있었다.독도 문제에서는 3당이 같은 목소리를 냈지만 연말 국회 상황이 이러니 국민에게 송구스러운 마음뿐이다.안타깝고 속상한 한 해였다. -권영진 의원(이하 권) 보람은 작고 실망은 컸다.정치인들 스스로 자기 반성과 성찰의 입장에서 돌아봐야 한다.국회 전체로 보면 법안 통과 비율이 (24일 현재) 11%밖에 안 된다.싸우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들어왔는데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스럽고 부끄럽다. -이춘석 의원(이하 이) 국민과 지역구민에게 죄송하다.정치권 밖에서 개인적으로 봉사하고 노력하는 것에 한계가 있어 국회의원이 되면 제도적으로 이런 것들을 완비할 계기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막상 국회에 들어오니 초심을 실현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초심을 얼마나 가지고 있나 다시 생각해 본다. →바깥에서 보던 국회의원과 가장 달랐던 점은. -권 국회가 선진화를 위해 법치사회를 실현해야 할 과제가 있는데 법치가 제대로 확립 안 돼 법을 어겨도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아직도 정치가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개인은 훌륭한데 국회의 구조 속으로 들어오면 너무 왜소해진다.놀라울 뿐이다. -이 밖에서 피상적으로 생각하는 국회의원은 입법부의 구성원으로 한 지역을 대표하니 나름의 권위가 있다고 생각했다.저는 스스로 진보적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그런데 다른 의원들과 얘기해 보면 제가 상당히 진보적이라고 느껴진다.국민들보다 의원들 간의 이념 편차가 너무 넓다.한나라당은 생각도 못할 정도로 수구적이다.민주당에는 국민 현실에서 떠나 너무 진보적인 사람도 있다.국회와 당을 떠나 국민의 눈높이가 어느 수준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박 우리나라에서는 보수와 진보의 기준이 잘못돼 있다.자유선진당이 북한 인권과 탈북자 보호를 말한다고 해서 우리를 가장 보수적으로 본다.진보가 인권을 주장해야 하는데 우리가 인권을 말하고 있다.바깥에서 볼 때는 의원들의 전문성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했다.들어와 보니 각계 전문가들이 상당히 포진돼 있다.다만 국회에서 소수정당이 설 자리가 없는 것이 안타깝다. →자기가 속한 정당의 문제점을 짚어 보신다면. -이 민주당은 이번 임시국회가 끝나면 정체성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민주당이 정체성을 정립하기가 가장 어려운 정당이다.여당이 절대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1야당의 색깔을 좀 더 분명히 해야 한다.정부·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선명한 야당이 돼야 한다. -박 자유선진당은 너무 점잖다.이회창 총재부터 대법관 출신이고 반듯한 것을 추구한다.이상적이고 점잖다 보니 중심을 잘 잡아가는데,이런 점이 국민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아 상황에 따라 우리가 이편 저편 드는 것으로 보이는 것 같다.우리는 원칙에 따라 옳은 것을 하는 것인데 국민들에게는 그렇게 안 보이는 것이다. -권 국회와 관련해서 더 책임있는 쪽은 여당이다.여당이 운영의 묘와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상정도 회의실 안에서 문 걸어 잠그고 밖에서 쇠망치질 할 이슈가 아니다.한나라당 의원이 172명이나 된다.단일대오로 정당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른 정당에 서운한 점은. -박 한나라당이 자유선진당을 교섭단체로 취급하지 않고 양당 구조로만 끌고 가려는 게 가장 섭섭하다.민주당하고만 대화하면 되는 줄 안다.민주당은 정말 우리에게 잘못 한 게 많다.민주당이 사과를 요구할 자격이 있나.자기들도 우리에게 (‘2중대 발언’ 등과 관련해) 사과 한번 하지 않았다.좀 거시기 하죠(모두 웃음).약속을 잘 지켜야 한다.한나라당도 우리 당과 약속을 두 차례나 깼다.민주당은 더 많이 깼다.원혜영 원내대표가 다 합의해 놓고 의원총회 가서 번번이 깼다.정말 당혹스러웠다. -권 국민들이 선택한 다수당이 일할 수 있도록 야당이 공간을 열어줬으면 한다.물론 다수결 원칙과 소수당 배려도 잘 배합되고 균형을 이뤄야 한다.투쟁일변도에서 벗어나 조정하고 타협해야 한다.민주당이 반민주 악법이라고 못박았다.야당이 반대하면 여당은 아무것도 못하나.지금 국회에는 대화와 타협은 없고 주장과 싸움만 있다. -이 다수결 원칙에 따르면 한나라당만으로 뭐든지 할 수 있다.승자독식에 의해 이기는 자만 존재하고,소수 정당의 의사가 존중되지 않으면 정치가 극한 대립으로 간다.새 정부가 출범했으니까 야당이 협조해서 가는 것이 맞다.하지만 100개가 넘는 법안을 다 통과시키겠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오만이고 독선이다.한나라당이 172석을 갖고 있지만 지금 다시 선거를 한다면 과연 그 정도의 의석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여당이 유연하게 해 줬으면 한다. →한나라당이 한·미 FTA 비준안을 단독 상정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의 빌미를 준 게 아닌지. -권 한나라당 지도부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상대방을 못 들어오게 해서 직권상정하라고 지시했을 리 없다.민주당도 지도부가 해머 들고 가라고 지시하지 않았을 것이다.야당이 계속 의사진행을 지연시키려 하니 여당이 좀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그런데 밖에서 야당이 망치로 출입문을 치고 하니까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간 것 같다. -박 비준안 상정 전에 여야 간사단 회의를 했는데 민주당이 연로한 (외통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을 다 사임시키고,젊은 의원들로 보임해 어떤 식으로든 막겠다고 했다.그러니 한나라당에서 과잉 대응한 것이다.한나라당은 야당 상임위 위원들조차 못 들어오게 했다.당일 오후 1시29분에 한나라당 간사가 (외통위 자유선진당 간사인) 저에게 전화해 “들어올 거면 지금 들어오라.”고 했다.저는 “(같은 외통위 소속인) 이회창 총재와 함께 2시에 들어갈 테니 문을 열어 달라.”고 했다.1시50분에도 한나라당 간사가 전화해서 “지금 안 오면 안 된다.”고 했다.이 총재와 제가 5분 대기하다가 들어가니 여당이 벌써 비준안을 상정처리하고 나가 버렸다.여당 의원들이 나갈 때 경위들이 2m 정도 폭으로 나가는 길을 터 주더라.그걸 보면서 분노했다.한나라당이 표결하고 나갈 때는 길을 내주면서 야당 의원들 들어간다고 할 때는 길을 못 내주나. -이 해당 상임위 위원을 못 들어가게 한 것은 의회주의의 말살이다.법률안이 비준안처럼 통과되면 저뿐 아니라 민주당의 젊은 국회의원들이 (의원) 배지 뗄 생각도 하고 있다. -박 당시 민주당 의원들이 외통위 회의실 앞 복도에서 그냥 앉아서 눈물 흘리고 있었으면,그래서 그 사진 보도됐으면,한나라당은 백패(百敗)였다.어제 외통위 소위 하러 가보니 문이 다 뜯겨져 있더라.가슴이 아팠다.이걸 고치지 말고 우리의 아픔으로 남겨두자고 했다. →보좌진을 몸싸움에 동원한 것은 문제가 아닌지. -권 국회의원들이 비겁한 것이다. -박 읍참마속으로 폭력 행사한 보좌진을 처벌해야 한다.이번 기회에 표지석을 세운다는 생각으로 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내년에도 똑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폭력을 사용한 사람은 의원이든 보좌관이든 처벌해야 한다. -이 보좌관은 기본적으로 의원과 생각이 같다.보좌관이 잘못한 건 맞지만 왜 그런 결과가 나오게 됐나도 따져봐야 한다.폭력만 부각됐다.드러나는 표상만 봐서 문을 부숴서 처벌해야 한다고 하면 앞으로 모든 국회 운영이 어려울 것이다.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하지만 보좌관 가운데 정당 생활 오래한 사람들은 소속 의원들보다 이념적 가치를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 →새해 국회에서 이것만은 꼭 고치자고 한다면. -이 마지막까지 대화하고 타협하는 모습을 보여 장외투쟁으로 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지금이 분수령 같다. -박 폭력이 등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제자들에게도 내 뜻과 소신에 어긋나는 안건이 통과되더라도 몸으로 막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권 다른 당에 상처를 주면서 낙인찍는 것을 안 했으면 좋겠다.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그런 입장과 생각을 지지하는 국민들도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사회 박찬구 정치부 차장 ckpark@seoul.co.kr 정리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일제고사 싫어요” 또 갈라진 교육현장

    “일제고사 싫어요” 또 갈라진 교육현장

     ”줄세우기식 일제고사는 보고 싶지 않았어요”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공정택 교육감은 물러나야 합니다.”  23일 전국 중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가 전국에서 일제히 실시된 가운데 일부 학부모·학생들은 이에 반발,체험학습을 강행했다.서울시교육청은 일제고사 시행에 반발하는 학생·교사 등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상태로 향후 마찰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제고사 강행하는 공 교육감이 싫어요”  서울시교육청 앞에서는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교사·학부모·청소년 단체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일제고사 거부권 보장 ▲파면·해임당한 7명의 교사에 대한 징계 철회 ▲일제고사 불참 학생 무단결석 처리 취소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 퇴진 등을 주장했다.일부 학부모는 자녀의 손을 잡고 함께 참석했다.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김태균 대표는 “체험학습을 하면 무단 결석으로 간주한다는 공문까지 내려왔다.”며 “아이들의 학교가 전쟁터가 되어 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동당 이수정 서울시의원은 “시의회에서 공 교육감에게 교사들의 해임과 파면 등에 대해 따졌더니 ‘내가 너무 고집을 부린 것은 아닌가 싶다’라고 했다.”고 밝힌 뒤 “하지만 공 교육감의 전횡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학부모 대표와 함께 학생 대표 신정우(15) 학생이 회견문을 낭독했다.체험학습을 신청했으나 학교측이 받아주지 않아 무단결석했다는 신 군은 “학생들에게 등수를 매겨 서열화 시키려는 공 교육감이 너무 싫다.학생들의 개성을 존중해주는 교육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평등학부모회 정경희 사무국장은 “일제고사는 학교정보공개·고교선택제·교원평가 등과 연결해 학교와 학생들을 줄세우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주장했다.  ’무한경쟁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청소년모임 Say-No’의 닉네임 ‘안단테’(17)는 “이명박 정부의 각종 부당한 정책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일제고사가 부당하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아닌가.”라고 되물었다.’안단테’는 지난 촛불시위 당시 다음 아고라에서 ‘이명박 대통령 탄핵서명 운동’을 주도한 네티즌으로 유명하다.’안단테’를 비롯한 청소년모임은 이날 일제고사 해당 여부와 관계없이 기자회견과 체험학습에 참석했다.   ●경찰,덕수궁 행진 저지…고성·욕설 오가기도  기자회견을 마친 교사·학생·학부모들은 ‘청소년은 일제고사 보기 싫을 뿐이고’ ‘일제고사 꺼져’ 등의 현수막·팻말을 든 채 덕수궁까지 행진했다.이들을 조선일보 건물 앞에서 행진을 막기 위해 출동한 전경 50여명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경찰은 대형 현수막과 팻말을 뺏으려 시도했지만 학생 등의 강한 반발에 막혔다.이 과정에서 고성과 욕설이 오갔지만 경찰이 물러서면서 상황은 10여분 만에 정리됐다.      현수막을 들고 있던 이모(16)양은 “그저 현수막을 들고 걸어가는 것 뿐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며 “여학생들이 앞장서 있었는데 물리력을 동원하려 한 것은 지나친 대응”이라고 말했다.  ● “체험학습,일제고사보다 유익하다”  덕수궁 근처에 모인 이들은 덕수궁 체험학습 모임과 등교거부 청소년 워크숍 모임으로 나눠 행사를 진행했다.이날 덕수궁 체험학습 강사로 나선 문화연대 황평우 문화유산위원장은 체험학습에 참여한 20여명의 학생들에게 “우리는 역사·문화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며 “이명박·공정택처럼 오만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황 위원장의 인솔아래 덕수궁 중화전 등과 덕수궁미술관을 관람한 학생·학부모들은 “일제고사보다는 체험학습이 훨씬 유익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제고사를 보지 않은 중학생 딸과 함께 체험학습을 찾았다는 박창완씨는 “딸의 의사를 존중하기 위해 함께 참여했다.”며 “무한경쟁을 부추기고 사교육을 조장하는 일제교육은 분명히 잘못됐다.자녀 교육에 있어서 우선 선택권을 가진 것은 학부모인데 시교육청이 무슨 상관인가.”라고 주장했다.  체험학습에 온 장모(15)양은 “학교는 그냥 빠지고 왔다.아마 무단결석 처리가 될 것”이라면서 “교감 선생님이 일제고사를 안 보겠다고 하는 학생들을 따로 부른다던데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박모(15)양은 “일제고사를 통해 열등감을 느끼는 학생들도 많다.”며 “잘못된 교육정책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일제고사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평우 위원장은 “일제고사는 획일화된 교육정책의 결과”라며 “학생들에게 다양한 문화·역사체험을 하게 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한 교육”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덕수궁측은 난감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한 관계자는 “외국인들도 많이 오는 사적지인데 팻말을 들고 몰려오는 모습이 썩 보기 좋지는 않다.”고 말하면서도 “그래도 우리로선 어쩔 도리가 없다.”며 씁쓸한 반응을 보였다.  ●시교육청 “일제고사가 아닌 학업성취도 평가”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일제고사와 관련 백지 답안지나 체험학습을 유도한 교사에 대해 엄중 문책하겠다고 밝혔다.또 학력평가를 거부하고 체험학습을 떠난 학생은 무단결석 처리할 방침이다.  기자회견 현장에서 만난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업성취도평가를 일제고사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그는 “학생들의 수준을 알기 위해 치르는 시험을 왜곡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이 관계자는 지난 10월 일제고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파면·해임당한 7명의 교사와 관련 “이들이 징계를 당한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며 “소청심사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고 법적으로 해결하면 될 일을 가지고 왜 시위에 나서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일제고사를 둘러싼 교육계의 파열음은 쉽게 그치지 않을 기세다.교육계 안팎에서는 공 교육감 취임 이후 발생한 일제고사·국제중학교 건립 논란 등 일련의 갈등과 대립이 더욱 격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글·사진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동영상 나우뉴스팀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