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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연 특파원 워싱턴 저널] 성인 1명당 1정… ‘총격사망 年 2만명’ 전쟁터보다 많아

    # 미국 버지니아주에 사는 메리 존스(69·여)의 침대 매트리스 밑에는 권총이 있다. 잠을 자다가도 언제든 손만 뻗으면 바로 발사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풀어 놓았다. 남편과 사별하고 장성한 자식들과 떨어져 혼자 사는 그녀는 “총은 강도로부터 나의 안전을 지키는 유일한 방어 수단”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공원에 산책갈 때도 운동복 주머니에 권총을 휴대한다. # 메릴랜드주에 사는 루크 케슬러(41)는 16살 때 친구한테서 권총을 구입했을 때의 흥분을 잊지 못한다. 방에서 혼자 거울을 보고 권총을 겨누는 영화 속 장면을 밤새도록 따라해 봤다. 그는 “여러 종류의 총을 소유하고 있는 아버지가 ‘너는 총을 좋아하니 유산으로 총을 물려주겠다’고 말했다.”며 웃었다. 지난 1년 사이 기자가 만난 평범한 미국인들의 실상이다. 한국에 있을 때는 미국에서 총기 규제가 안 되는 이유가 주로 전국총기협회(NRA) 등 압력단체의 로비 때문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미국에 와 보니 일반 국민 중에도 총기 규제에 찬성하는 사람을 만나기 힘들었다. 초등학교 교실에서 어린이들이 총에 맞아 죽어도, 연방하원의원이 대낮에 피격을 당해도 여전히 미 국민 다수는 총기 소지를 찬성한다. “범죄자들은 암시장 등을 통해 여전히 총기를 구할 텐데 일반 시민들만 무장해제시키면 어떻게 하느냐.”는 게 주된 이유다. 미국인 특유의 총에 대한 ‘로망’도 총기 소유 찬성 심리를 부추긴다. 한국인들이 태권도와 같은 무술에 로망이 있다면, 미국인들은 남녀를 막론하고 서부영화처럼 총에 열광하는 심리가 있다. 한 한국인 영화감독 지망생이 미국 대학에 유학와서 조폭들이 쇠파이프로 난투극을 벌이는 장면을 시나리오로 써서 발표했더니 미국인 학생들이 “유치하다. 왜 총을 사용하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이더라는 얘기도 있다. 미국 국민 전체가 소유하고 있는 총기는 2억 5000만정에 이른다. 미국 인구가 3억여명이니까, 성인 1인당 1정 이상씩 갖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연간 2만여명이 총격 사건으로 사망한다. 전쟁터(이라크전 8년 9개월간 미군 4500명, 이라크 국민 11만 5000명 사망)보다 사망자가 많다. 그런데도 총기 소유 찬성 여론은 갈수록 늘어 지금은 70%를 넘는다. 천혜의 환경을 가진 축복받은 땅이 ‘주기적으로’ 총기 난사사건으로 얼룩지는 것을 보면서 세상에 완벽하게 행복한 곳은 없다는 철학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carlos@seoul.co.kr
  • [글로벌 시대] 밥상과 창의력/장홍 프랑스 알자스주정부 개발청자문위원

    [글로벌 시대] 밥상과 창의력/장홍 프랑스 알자스주정부 개발청자문위원

    프랑스 유학 초기에는 한국식으로 서둘러 점심을 끝낸 후 나머지 시간을 주체하지 못해 고역일 때가 많았다. 프랑스의 점심시간은 공식적으로 2시간이다. 주말이나 저녁 식사는 더 길다. 비즈니스로 저녁을 할 때도 보통 오후 7~8시쯤 시작해서 밤 12시 가까이 되어야 끝나기 일쑤다. 저렇게 먹고 즐기면서 언제 일을 할까 하는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속도와 무한경쟁을 무슨 전쟁터의 구호처럼 외쳐대는 글로벌 시대를 조롱하듯 프랑스인들은 느긋하게 식탁에 둘러앉아 음식을 즐기고, 와인을 음미하며 다양한 주제들을 식탁 위에 올리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자동차에 기름이 떨어지면 주유를 해야 한다. 사람도 배가 고프면 먹어야 한다. 하지만 이 두 가지 행위에는 엄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움직이기 위한 에너지를 공급한다는 측면에서는 유사하지만, 사람이 먹는 이유는 이보다 훨씬 복잡하다. 바로 맛이란 요소가 개입되기 때문이다. ‘맛이 있느니, 없느니’ 하는 표현을 일상적으로 입에 달고 살지만, 막상 맛의 정체가 뭘까 하는 데 생각이 이르면 쉽게 감이 오지 않아 당혹스러운 게 또한 맛이다. 맛이란 단어는 친숙한 만큼 모호하고, 모호한 만큼 신비롭기조차 하다. 국어사전에는 맛을 ‘물건을 혀에 댈 적에 느끼는 감각, 사물에 대한 재미스러운 느낌, 체험을 통해서 알게 된 느낌’ 등으로, 프랑스의 프티 로베르 사전에는 ‘오감 중 하나를 통해 감지하는 느낌, 음식의 맛, 어떤 음식에 대한 끌림, 좋고 아름다운 것 등에 대한 판단이나 감정, 특별히 좋아하는 것’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위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맛이란 단지 먹고 마시는 것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취향이나 기호, 그리고 심지어는 미적 감각까지를 어우르는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맛이란 결국 이성이나 논리의 범주가 아니라 인간의 감각기관을 통해 느껴지고 감지되는 감정이고 감흥인 것이다. 하지만 맛은 직관을 통해 인간을 어떤 깨달음의 경지로 이끌기도 한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맛의 미스터리가 존재한다. 맛이 인간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심오하고 광대하기에, 라이프니츠 이후 많은 철학자들이 맛에 대한 철학적 접근을 시도하기에 이른다. 이들은 맛 혹은 맛의 비판을 ‘미학’이란 이름으로 철학에 편입시킨다. 맛으로부터 미학이 탄생한 것이다. 맛의 철학은 칸트에 이르러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그에 따르면, ‘맛에 대한 분별력은 인간의 독립성과 도덕적 자유의 상징에 대한 하나의 표현’이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이런저런 맛을 접하게 된다. 어머니의 손맛에서부터 다국적 거대 식료품기업의 수많은 제품에 이르기까지, 때로는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다양하고 새로운 맛에 길들여지며 살고 있다. 효용성과 결과·속도만이 가치의 척도가 되어버린 신자유주의 시대에, 이에 부합하는 규격화된 맛의 대명사인 패스트푸드의 전성시대에, 맛의 본질에 대한 성찰은 다른 어떤 사회적 담론이나 철학적 주제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주희의 근사록에는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진 것 가운데서 언어와 식음 이상의 것은 없다.’란 대목이 나온다. 세월이 한참 흐른 오늘날 더욱 곱씹어 볼 가치가 있지 않은가! 이쯤에서 프랑스의 식문화에 대한 나의 의문은 베일을 벗는다. 맛있는 음식을 차려놓고 이와 어울리는 와인을 천천히 즐기는 행위는 언뜻 시간의 낭비처럼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절대 아니다. 맛을 느끼고 즐기는 행위는 그것 자체가 감각을 깨우는 훈련이요, 창의력을 키우는 과정이다. 여기에 식탁에 둘러앉은 사람들 간의 대화와 토론은 창의력에 불을 붙이는 역할을 한다. 또한 맛에 대한 각자의 표현과 반응은 곧 개인의 자유와 개성을 드러내는 대단히 중요한 행위이다. 뒤늦게나마 창의성을 강조하는 교육당국에 제안하고 싶다. 창의성 교육을 밥상에서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맛의 날’을 제정해서 일찍부터 맛에 눈뜨게 하면 어떨까? 왜냐하면 프랑스의 창의성은 밥상으로부터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 [사설] 보훈 되새기게 하는 제2연평해전 10년

    제2연평해전 10주년 기념식이 어제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기념식에 참석했다. 만시지탄이기는 하나 대통령이 전사자 6명을 일일이 호명하고, 유가족을 위로한 것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들은 북한의 공격을 온몸으로 막아낸 이들이다. 결코 잊을 수 없는, 잊어서도 안 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아들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동안 그들을 잊고 지냈다. 그들의 영결식에 대통령은 물론 국무총리·국방장관도 참석하지 않았다. 일반인의 조문마저 막으며 황급히 그들을 떠나 보냈다. 2002년 월드컵의 열기가 온 나라를 뒤덮을 당시 조국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던진 전사자들에 대해 정부의 무관심과 홀대가 얼마나 심했는지 한 전사자의 부인은 “이런 나라에서 어떤 병사가 전쟁터에 나가 싸우겠느냐.”며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기도 했다. 유족에게 위로 편지를 쓴 사람이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이었다니 부끄럽고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현 정부 들어 기념식을 정부 차원의 행사로 격상하며 신경을 쓰기 시작한 것도 미안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미국은 대통령이 해외를 방문하면 미군 부대부터 찾을 만큼 군인의 자긍심을 한껏 높여준다. 군 작전 중 헬기사고로 숨진 전사자들의 유해가 도착하면 거수경례로 맞는 이도 바로 대통령이다. 군인이 기꺼이 나라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는 의지의 반영이다. 하지만 우리는 전사자는 물론 나라를 지키는 군인 대접을 너무 소홀히 해온 것은 아닌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나라를 위해 바친 고귀한 희생을 정치적 상황에 따라 폄훼하거나 이념적 잣대로 재단하려 한 것은 아닌지 깊이 되새겨 볼 일이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풍요는 나라를 위해 촌각의 주저나 망설임 없이 목숨을 던진 이들이 있어 가능한 일임을 영원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 토종외식업체 해외진출 ‘음식 한류몰이’

    토종외식업체 해외진출 ‘음식 한류몰이’

    국내에 패밀리레스토랑 시대를 연 것은 198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들어온 ‘코코스’다. 한때 연매출 500억원, 전국 45개 매장을 거느렸던 코코스는 치열한 경쟁 속에 무리한 투자로 2003년 12월 사업을 접었다. 이후 약 10년간 T.G.I프라이데이즈, 베니건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 외산 브랜드의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종지부를 찍은 것은 1997년 태어난 토종 브랜드 CJ푸드빌의 ‘빕스’였다. 미국식 비즈니스 모델을 한국화함으로써 2010년 당당히 업계 1위로 떠오른 빕스가 토종의 자존심을 걸고 이제 해외 진출에 나선다. ●베트남은 국내 빵업체들 전쟁터 27일 업계에 따르면 빕스는 국내 패밀리레스토랑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하반기 중국 베이징에 1호점을 낸다. 베이징 주요 상권에 오는 9~10월 개점할 예정으로, 막바지 작업 중이다. 업계에서는 25년 전 소개된 미국 비즈니스모델을 경쟁력 있게 소화한 국산 브랜드가 해외 진출에 나서게 돼 “상당히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또 다른 토종 브랜드 ‘애슐리’도 처음 중국 공략에 나선다. 이랜드그룹의 애슐리는 뛰어난 가격 경쟁력(점심 기준 9900~1만 2900원)을 바탕으로 10년 만에 110여개 매장에 연매출 2500억원대를 올리는 ‘빅3’로 자리잡았다. 이랜드그룹은 원활한 중국 사업을 위해 현지 최대 유통기업인 완다그룹과 손을 잡았다. 지난 22일 서울 이랜드그룹 본사에서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과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업무 협약을 맺었다. 완다그룹은 49개 쇼핑몰과 40개의 백화점 등을 보유한 기업집단으로, 중국에서 이랜드의 외식, 패션, 관광·레저 등 사업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토종 외식업체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면 베트남은 국내 빵 브랜드들의 전쟁터다. 2007년 베트남에 첫발을 내고 호치민에 15개 매장을 운영 중인 CJ푸드빌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는 지난 20일 하노이에 첫 점포를 개설했다. 추가 매장 개설을 위해 빅씨마트와 제휴를 맺었다. 뒤늦게 베트남에 진출한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지난 24일 호치민에 2번째 매장을 열었다. 파리바게뜨는 연내 베트남 매장을 5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카페베네 中·美 이어 사우디에 매장 토종 커피점 브랜드 카페베네는 중동에 처음 진출한다. 중국과 미국에 이은 세 번째 해외 사업지다. 카페베네는 사우디아라비아 케덴그룹과 협약을 맺고 수도 리야드에 매장 2개를 연다. 두 회사는 5년 안에 사우디아라비아는 물론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지에 카페베네 점포 100곳을 개설한다는 야무진 목표를 세웠다. 케덴의 모하메드 알세이크 대표는 중동의 한류 열풍을 통해 자연스럽게 한국의 문화 콘텐츠에 관심을 두게 됐고, 공동사업자로 카페베네를 선택했다고 한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2012 런던올림픽 D-30] 내 상대는 나뿐… 인간 한계 넘는다

    [2012 런던올림픽 D-30] 내 상대는 나뿐… 인간 한계 넘는다

    새달 제30회 올림픽이 열리는 런던은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전망이다. 약 200개국, 1만 500여명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302개(26개 종목) 금메달을 놓고 사투를 벌이기 때문이다. ‘적’과의 싸움이지만 외롭게 자신과 싸워야 하는 선수들도 있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한다. 이들이 펼치는 ‘기록과의 전쟁’은 40억 TV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을 명장면이 될 것이 틀림없다. 가장 뜨거운 시선을 받을 주인공은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육상 남자 100m(9초69)와 200m(19초30), 400m 계주(37초10)에서 3관왕으로 우뚝 섰다. 모두 세계 신기록이었다. 이후 그는 2009년 베를린, 2011년 대구 등 2차례 세계선수권에서 모두 금 5개를 수확해 무적의 단거리 제왕임을 입증했다. 다만 대구선수권 100m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한 것이 유일한 흠. 이 때문에 런던에서 볼트가 자신이 세운 100m 세계기록(9초58)을 갈아치울지 더욱 관심을 끈다. ‘장거리 황제’ 케네니사 베켈레(30·에티오피아)도 주목된다. 베이징에서 볼트의 그늘에 가렸지만 5000m와 1만m 2관왕에 올랐다. 5000m(12분31초25)와 1만m(26분14초53) 세계기록 보유자인 그는 세계선수권에서만 금 5개를 따냈고 올림픽에서도 2004년 아테네대회 1만m 등 금 3개를 목에 걸었다. 베이징대회 이후 잇단 부상에 시달려온 그는 대구선수권에서 재기를 노렸지만 1만m 경기 도중 부상이 재발, 기권하고 말았다. 런던에서 베켈레가 올림픽 3연패를 일군다면 가장 위대한 장거리 선수로 기억될 것이다. 여자장대높이뛰기의 ‘지존’ 옐레나 이신바예바(30·러시아)도 기대를 모은다. 2003년 슈퍼그랑프리(영국)에서 생애 첫 세계기록(4m82)을 작성한 그는 2005년 세계선수권대회(헬싱키)에서 5m01로 여자 선수 최초로 5m 벽을 깼다. 2009년 스위스 취리히 벨트클라세 골든리그에서는 자신의 최고인 5m06을 기록했다. 30세를 맞은 이신바예바가 런던에서 우승하면 장대높이뛰기에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첫 여성 선수로 이름을 올린다. 수영에서는 ‘황제’ 마이클 펠프스(27·미국)가 볼트 못지않은 관심의 대상이다. 아테네 6관왕, 베이징 8관왕에 오르며 수영사에 큰 획을 그었다. 특히 베이징에서 접영 100m와 200m, 자유형 200m, 개인혼영 200m와 400m, 계영 400m와 800m, 혼계영 400m 등 모두 8개 종목에서 금을 쓸어담아 마크 스피츠(62·미국)가 뮌헨올림픽(1972년)에서 세운 올림픽 7관왕(수영) 기록을 36년 만에 갈아치웠다. 그가 올림픽에서 거둬들인 메달은 총 16개(금14· 동2). 펠프스는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런던에서 ‘체조 영웅’ 라리사 라티니나(78·러시아)의 올림픽 통산 최다 메달(총 18개, 금9·은5·동4) 에 도전장을 던졌다. ‘인어’ 페데리카 펠레그리니(24·이탈리아)에게도 눈길이 간다.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 이탈리아에 여자수영 첫 금메달을 안겼다. 자유형 200m(1분51초85)와 400m(3분59초15)에서 세계기록을 갖고 있다. 특히 자유형 400m 세계기록은 2009세계선수권(로마)에서 여자선수 처음으로 4분 벽을 깬 것이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6·25 62주년] 재일학도의용군은 월 98만원인데… 소년병은 월 12만원

    6·25 전쟁 당시 어린 나이에 전장에 나갔던 만 18세 미만의 소년병 가운데 생존자가 7500여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학업의 기회마저 포기하고 어렵게 살고 있는 이들의 예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국방부에 따르면 1950년 6월 25일부터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까지 전쟁터에 나간 소년병의 숫자는 2만 9603명이고 이 중 전사자가 2573명, 현재 생존해 있는 인원은 7500여명이다. 당시 소년병들은 62년이 지난 지금 평균 나이가 70대 후반이다. 정부는 지난 수십년간 소년병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국제법상 만 18세 미만의 소년·소녀 징집은 금지되어 있어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08년에 와서야 이들의 실체를 명확히 인정해 병적을 정정해 주고 참전 사실을 전사에 기록하는 등 예우에 나서고 있다. 이에 앞서 2001년에는 참전유공자 예우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참전유공자들에게 월 5만원씩의 명예수당을 지급했고 이는 지난해부터 12만원으로 올랐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2008년 9월부터 6·25 참전유공자는 국가유공자의 18가지 그룹 중 하나에 속하도록 법이 개정됐으며 소년병들은 넓은 의미의 국가유공자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전시 혼란기 속에서 병적 기록이 미비한 일부 참전자의 경우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고 월 12만원의 명예수당이 희생에 대한 적절한 예우인지도 논란이 일고 있다. 6·25참전 소년 지원병과 마찬가지로 비슷한 나이에 일본에서 입대해 참전한 재일학도의용군 출신에 대한 보상과는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재일학도의용군 출신에 대해서는 1968년부터 정착수당까지 지급했으며, 1981년부터는 당시 생활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국내에 정착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본인이나 유족에게 월 98만 4000원 이상의 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보훈처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6·25참전 유공자로 명예수당의 혜택을 받고 계신 분들이 18만여명인데 예산이 그리 많지 않은 편”이라며 “소년병 출신들에게 상이군경 6급 수준의 연금인 월 90만원씩을 책정하기에는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연극리뷰] ‘봄의 노래는… ’

    [연극리뷰] ‘봄의 노래는… ’

    1막은 잔잔했고 2막에선 감정이 휘몰아쳤다. 휴머니즘에 강한 재일교포 극작가 정의신의 힘을 새삼 느낄 수 있었던 그의 2012년 신작, 연극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가 그렇다. 작품은 일제강점기 조선 남도의 외딴섬에 있는 홍길이네 이발소의 가족과 그곳에 주둔 중인 일본군, 조선인이지만 일본 헌병에 자원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역사에 희생된 자들의 아픔을 말한다. 1막은 평탄한 길을 걷는 듯한 느낌이다. 액자구조 형식을 취한 연극은 백발의 노인이 된 영순과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이승을 떠나지 못한 영혼으로 부인 영순 곁을 맴도는 홍길의 대화로 시작된다. 68년 전 이들은 바다 내음이 봄의 남풍을 타고 코를 찌르던 지금의 봄과 같은 절기에 이뤄진 둘째 딸 미희의 결혼식을 떠올리고 극은 과거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홍길이네 가족의 과거는 따뜻하면서도 아프다. 홍길과 영순에게는 왼쪽 발이 부러져 발목이 90도 정도 돌아간 절름발이 진희, 가수를 꿈꾸며 일본 부대의 클럽에서 노래하는 둘째 딸 선희와 그녀의 전 남편 춘근, 남편 만석이 자신보다 큰언니 진희를 더 사랑한다는 사실에 늘 질투하는 셋째 딸 미희, 당차고 사회 의식이 강한 넷째 딸 정희가 늘 곁에 있다. 홍길이네 이발소에 오가는 사람 중엔 홍길이네 가족 외에도 전쟁터에서 오른쪽 다리를 잃은 일본군 중좌 시노다, 조선인이지만 어려운 집안 살림을 일으키고자 일본 헌병에 지원해 일본인과 조선인 모두에게 미움받는 대운이 있다. 2막 대부분의 장면에선 정의신 작가 특유의 눈물샘 자극 효과가 발동된다. 공연 시간 내내 등장인물들이 만들어 내는 일화가 주변 경계인, 가족, 한·일 양국의 역사, 그 역사 속에 희생된 사람들을 되돌아보게 한다. 특히 일본군 기지를 폭파하려다 정희가 일본군에 체포되면서 평화롭던 홍길이네 가족에게 위기가 닥치고 정희로 인한 슬픔을 토해 내는 영순 역의 배우 고순희가 선보이는 눈물 명연기는 관객의 눈물까지 훔치게 한다. 작품은 관객을 적절히 웃겼다 적절히 울린다. 연출은 관객에게 아예 맘껏 울라는 듯 슬픈 장면이 끝나면 비교적 긴 암전 시간에 애절한 음악을 흘려보낸다. 배우들의 연기도 일품이다. 한쪽 다리가 절단된 연기를 펼치는 시노다 역의 배우 서상원은 2시간 가까이 한쪽 다리를 접어 고정한 채 목발에 의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가끔 등장하는 가족들의 몸싸움 장면에선 모든 배우들이 몸을 아끼지 않는다. 음주 연기도 실제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사용하며 때론 격한 감정을, 때론 정감 있는 모습을 보이는 배우들의 감정선도 풍부하다. 연극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는 7월 1일까지 서울 중구 예장동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된다. 전석 2만 5000원. (02)758-2150.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스쿨푸드, 서울 가로수길 재입성

    분식 프랜차이즈 스쿨푸드가 가로수길로 다시 돌아왔다. 11일 스쿨푸드에 따르면 본점이 지난 1월 프랜차이즈로서의 오리지널리티를 확실하게 다진다는 전략하에 외식업계 전쟁터인 강남역으로 이전했지만 스쿨푸드의 역사와 함께 한 가로수길점의 상징성을 포기할 수 없고 외국인들에게 기존 가로수길점이 여전히 맛집으로 소개되고 있을 만큼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어 이번에 한층 업그레이드한 콘셉트로 다시 입점하게 됐다.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스쿨푸드 가로수길점은, ‘Chef’s schoolfood(셰프의 스쿨푸드)’라는 콘셉트로 RE:TRADITION(전통의 재발견), RE:SEARCH LAB(분식의 재해석), RE:INNOVATION(새로운 혁신)의 세 가지 슬로건을 내세워 스쿨푸드의 방향성을 잡는 상징적인 장소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가로수길점은 메뉴와 분위기 등 전반적인 콘셉트를 상향시키고 스쿨푸드의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 및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본점 역할도 하게 된다. 이전 스쿨푸드 가로수길점 고객 중 외국인 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했던 것을 감안, 국내 고객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광고와 홍보를 공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스쿨푸드는 오픈 하루 전인 지난 10일 저녁 6시부터 특별히 선별한 고객과 주요인사들을 초청, 가로수길점 오픈을 기념해 출시되는 신메뉴를 시식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경험하는 오픈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스쿨푸드 관계자는 “가로수길점의 천정부지로 치솟는 월세와 유지비 등의 문제점과 스쿨푸드의 브랜드 입지를 더욱 견고히 다지고자 하는 등 종합적인 이유로 강남역으로 본점을 이전했지만 스쿨푸드의 역사인 가로수길의 상징성을 버릴 수가 없었다.”며 “재입점한 가로수길점은 해외 진출 등 스쿨푸드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여러 가지 창의적인 시도를 할 수 있는 실험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스에프이노베이션이 운영하는 오리지널 프리미엄 분식 브랜드 스쿨푸드는 셰프가 매장에서 직접 조리하는 까르보나라 떡볶이, 롤 형식의 김밥 ‘마리’ 등 다양한 창의적인 신개념 퓨전메뉴를 선보이며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현재 직영과 가맹점 포함 전국 6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전 매장의 맛 통일화를 위해 정기적으로 강도 높은 레시피 교육과 순회 점검을 하고 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올가을 글로벌 IT업계 ‘퍼펙트 스톰’ 예고

    올가을 글로벌 IT업계 ‘퍼펙트 스톰’ 예고

    ‘정보기술(IT) 시장에 엄청난 태풍이 물려온다.’ 가뜩이나 피 말리는 전쟁터인 글로벌 IT 업계가 오는 가을 치열한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과 애플, 구글 등이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의 새 모델을 잇달아 출시할 전망이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컴퓨터 운영체제(OS) 새 버전을 내놓으며 전쟁에 가세해 시장을 후끈 달굴 것으로 보인다. 미 시사주간 ‘타임’은 가을 IT 시장 상황을 두 개 이상의 태풍이 겹쳐 만나는 ‘퍼펙트스톰’(완전한 태풍)이라고 비유하며 “이같은 환경은 (소비자에게) 호기이거나 악재일 것”이라고 전했다. IT업체는 피할 수 없는 전쟁에 말려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타임의 진단이다. IT 마니아에게는 기기 선택의 폭이 넓어져 낭보지만, 보통 소비자에게는 오히려 상품 선택 때 혼란만 가중될 뿐이라는 분석이다. 타임의 IT 신제품의 출시 전망을 정리했다. 태블릿PC 애플의 아이패드가 선도하는 세계 태블릿PC 시장에서는 저가를 무기로 한 안드로이드 기기(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쓰는 제품)의 공세가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선봉에는 구글이 선다. 구글은 다음 달 자사의 첫 태블릿PC를 선보이고, 가을쯤 시장에 내놓을 전망이다. 제품은 7인치로 구글의 최신형 OS인 ‘젤리빈’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대표적 저가 태블릿PC인 아마존 킨들 파이어와 맞설 수 있게 179~199달러(약 21만~23만원)선에 맞춰질 듯하다. 아마존도 7인치와 10인치 킨들 파이어 새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0인치 모델은 아이패드(9.7인치)와 경쟁하기 위한 것으로 가격은 299달러(약 35만원)를 밑돌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삼성도 4분기에 새 태블릿PC를 내놓을 전망이라고 타임은 분석했다. 한편, IT 시장에는 ‘애플이 소형 아이패드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애플이 기존 모델보다 작은 아이패드를 저가에 판매한다면 게임체인저(시장 판도를 바꾸는 혁신적 제품)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타임은 전했다. OS 중에는 올해 10월 출시 예정인 MS의 윈도 8이 주목된다. 이 OS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태블릿PC의 터치스크린에 알맞는 메트로 유저인터페이스(UI)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윈도 8 출시 이후인 11월쯤 이를 장착한 다양한 태블릿PC들이 시판될 듯하며, 인텔도 윈도 8을 기반으로 한 울트라북(초슬림·초경량 노트북)을 내놓을 전망이다. 타임은 또 윈도 8이 설치된 ‘하이브리드’ 제품이 여럿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이브리드는 태블릿PC와 키보드로 구성된 제품으로 노트북 형태의 기기에서 키보드를 간편하게 분리하면 태블릿PC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스마트폰 IT 시장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애플의 차기 아이폰의 출시 시점이다. 해외 업계에서는 11월쯤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새 모델이 어떤 형태일지는 철저히 비밀에 가려져 있다. 또 비슷한 아이폰 출시와 비슷한 시점에 안드로이드폰 20여종과 윈도폰 4종 이상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여 가을 IT 시장에서는 예측 불허의 일전이 예고된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폭주’ 페라리, 쏘나타 들이받는 ‘죽음의 영상’ 충격

    죽음의 질주를 벌이던 최고급 스포츠카 페라리가 쏘나타 택시를 들이받는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2일 새벽 싱가포르의 시내 중심부에서 신호를 받고 교차로를 건너던 쏘나타 택시의 옆을 무단으로 폭주하던 페라리 599 GTO가 강하게 부딪혔다. 차량 엔진이 떨어져 나갈 정도의 큰 사고로 페라리의 운전자는 현장에서 즉사했으며 택시 기사와 승객은 병원 후송 후 결국 숨졌다. 이 충격적인 장면은 뒤따르던 차량 블랙박스에 의해 생생히 촬영됐으며 페라리의 속도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지 경찰의 조사결과 페라리의 운전자는 31세의 사업가 마 카이로 알려졌으며 택시 외에 오토바이도 친 것으로 드러났다. 싱가포르 경찰은 “택시에는 52세의 기사와 20세의 여성이 타고 있었다.” 면서 “충돌사고 후 거리는 흡사 전쟁터 같았다.”고 밝혔다. 한편 페라리 599 GTO는 무려 40만 달러(약 4억 7000만원)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스포츠카 중의 하나로 제로백 3.35초, 최고속도는 335km/h 이상이다. 인터넷뉴스팀 
  • [영화프리뷰] ‘머신건 프리처’

    [영화프리뷰] ‘머신건 프리처’

    수단 아이들을 위해 ‘총을 든 선교사’로 유명한 샘 칠더스의 삶을 영화화한 ‘머신건 프리처’는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영화다. 무엇보다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현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처럼 묵직하게 다가온다. 특히 이 작품은 기존의 실화 영화와는 달리 주인공을 미화하기보다는 인간적인 고뇌까지 사실적으로 묘사한 부분이 돋보인다. 그 뒤에는 샘 칠더스의 자서전을 읽고 감동을 받아 제작은 물론 주연까지 맡은 영화 ‘300’의 짐승남 제라드 버틀러의 명품 연기가 뒷받침됐다. 영화는 불법과 마약 등 방탕한 삶을 살던 샘 칠더스가 개과천선해 선교사이자 목사의 길을 걷게 된 배경에서 시작된다. 자신처럼 갈 곳 없는 사람들을 위한 교회를 세우고 목회 활동을 펼치던 그는 어느 날 수단으로 집 짓기 봉사를 떠난다. 그런데 그곳에서 조지프 코니와 ‘신의 저항군’이 어린아이들을 유괴하거나 학살하는 무자비한 현실을 목격한 그는 총을 들고 반군에 맞서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나선다. 영화 중반부터는 샘 칠더스가 왜 기관총을 든 선교사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국제 인권 단체 엠네스티에 따르면 현재까지 북우간다와 남수단에서 조지프 코니 일당이 유괴하거나 죽음에 이르게 한 아이들은 무려 4만명으로 추정된다. 살아남은 아이들은 소년병이 되어 전쟁터로 끌려가거나 매춘을 강요받는다. 영화는 지금도 계속되는 참혹한 현실을 부각시키면서 그들의 손에서 한 명의 아이들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기관총을 들었던 한 남자의 전쟁 같은 삶을 진정성 있게 담아 낸다. 또한 자신의 전 재산과 인생을 이 일에 바치면서 샘 칠더스가 자신의 가족들과 겪어야 했던 갈등과 인간적인 아픔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조명한다. 물론 아직도 반군에게 총으로 맞서야 했는지 방법론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샘 칠더스가 영화 말미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히는 부분이 나온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까지 지금도 수단 아이들을 지켜주고 있는 샘 칠더스의 실제 삶이 자세하게 소개되면서 영화에 현실성을 불어넣는다. 샘 칠더스 역을 맡은 제라드 버틀러는 ‘300’의 과격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섬세한 내면 연기부터 강인한 액션 연기까지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인다. 스케일이 크고 화려한 액션 영화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지만, 의미있는 실화 영화를 만나고 싶다면 한번쯤 볼 만하다. 24일 개봉.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당권파 ‘그들만의 총궐기’ 태세… 12일 진보당 중앙위 ‘전운’

    당권파 ‘그들만의 총궐기’ 태세… 12일 진보당 중앙위 ‘전운’

    당권파의 ‘퇴로 없는 총궐기’로 가나? 19대 총선 비례대표 부정선거 사태로 내홍을 겪고 있는 통합진보당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의 대치가 세력 정치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정희 공동대표 등 당권파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독자적으로 진상조사 재검증 공청회를 열어 세 규합에 나서면서 12일 개최되는 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중앙위원회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권파는 핵심 인물인 이석기(비례대표 2번) 당선자가 제시한 ‘당원 총투표 의결안’을 중앙위에 현장 발의로 기습 상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맞서 비당권파는 지난 4~5일 열린 전국운영위원회 권고안과 달리 구속력이 강화된 ‘비례대표 총사퇴 결의안’ 상정 카드를 고심하고 있다. 첫 관문은 10일 열리는 2차 전국운영위다. 양측은 일단 이날 회의에서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정희·유시민·심상정·조준호 대표 등 공동대표단의 사퇴 이후 지도부 공백을 메울 집행 기구가 혁신비대위다. 비당권파는 혁신비대위를 통해 당 혁신 과제인 당원 명부 전면 재조사와 비례대표 사퇴 권고안 및 징계 제소 등을 집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2차 전국운영위마저 파행되거나 혁신비대위 구성 자체가 부결되면 12일 중앙위는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정면 격돌하는 전쟁터가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물리적 충돌까지 빚게 되면 재기 불능 사태에 빠질 수 있다. 당권파는 중앙위에서의 쇄신안 의결보다는 당원을 상대로 한 총투표를 유리한 카드로 보고 있다. 인천·울산연합과 민주노총계가 국민참여당계(유시민), 진보신당 탈당파(심상정·노회찬)에 동조하는 상황에서 고립무원의 당권파(경기동부+광주전남연합)만으로는 중앙위 표대결에서 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당원 총투표의 경우 당권파의 결집력이 극대화되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의결권을 가진 진성당원(당비 납부자)은 7만 5000여명이고, 지난해 12월 통합 당시 당권파 당원 규모는 4만 5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당권파는 유시민 공동대표가 요구한 당원 명부 재정비 방안을 수용하고 당원 전수조사에 곧 착수할 방침이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美 국방부, 亞·阿 첩보활동 강화

    미국 국방부가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한 정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별도의 첩보 조직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기존 국방부 내 국방정보국(DIA) 등에서 작전요원 수백명을 차출해 이른바 ‘국방비밀국’(DCS)을 만든 뒤 중앙정보국(CIA) 요원들과 함께 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의 정보 수집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번 개편은 지난해 국가정보국(DNI)이 내부 보고서에서 “국방부 작전요원들이 지금까지 전 세계 CIA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테러,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정보를 비밀리에 수집하고 있었으나 정보기관들과의 공조가 부족하다.”고 지적한 데 따라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미 국방부의 첩보 활동은 주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 전쟁터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는데 DCS라는 조직을 통해 비(非)전쟁 지역에서의 첩보 활동을 강화하려는 측면도 있다. 아울러 국방부가 해외 비밀조직원들에 대해 승진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아 이들이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기거나 아예 다른 정보기관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지적된 것도 개편의 요인이 됐다고 한 당국자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새 조직은 해외 비밀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요원에 대해서는 CIA와 같은 수준의 혜택을 제공하고, 국방부는 물론 CIA 지역국장에게도 직접 정보를 보고토록 함으로써 유기적인 협력을 강화토록 했다. 이번 개편 작업은 마이클 비커스 국방부 정보담당 차관과 CIA 산하 국가비밀활동부(NCS) 책임자가 공동으로 마련했으며 리언 패네타 국방부 장관이 최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AP ‘뉴욕경찰 이슬람 신자 사찰’기사 퓰리처상

    AP ‘뉴욕경찰 이슬람 신자 사찰’기사 퓰리처상

    미국 뉴욕 경찰이 이슬람 신자들을 사찰한 사실을 보도한 AP통신의 특종 기사 등이 올해의 퓰리처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퓰리처상은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보도상이다. 퓰리처상을 주관하는 미국 컬럼비아대학은 16일(현지시간) AP통신의 ‘뉴욕 경찰 이슬람 신자 사찰’ 시리즈 기사를 탐사보도 부문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통신은 지난해 8월 뉴욕 경찰이 중앙정보국(CIA)의 협조 아래 이슬람 신자들을 사찰한 사실을 폭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다. 미국 무슬림들의 분노와 항의를 불러왔고, 미국 의회는 연방 정부에 경위 조사를 촉구했다. 그러나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치안을 위한 합법적인 활동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만성통증 환자에 대한 진통제 남용을 고발한 시애틀타임스의 기획 기사도 탐사보도 부문 퓰리처상을 받았다. 학교 내 폭력 실상을 파헤친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는 공공보도 부문을,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에서 발행되는 패트리엇뉴스는 펜실베이니아대학 풋볼팀 코치의 성추문 보도로 지역보도 부문에서 각각 수상했다. 인터넷 매체 허핑턴포스트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터에서 귀환한 상이 장병의 사회 적응을 다룬 기사로 국내보도 부문 수상자가 됐다. 이 매체가 퓰리처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사진 부문에서는 AFP통신사 마소우드 호사이니의 테러 희생자를 두고 비명 지르는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모습을 담은 작품(속보 부문)과 참전 미군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다룬 덴버포스트 크래이그 워커의 작품(기획 부문)이 수상했다. 뉴욕타임스는 해설과 국제 뉴스 등 2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프로농구] “심봤다” 인삼公

    [프로농구] “심봤다” 인삼公

    6일 원주치악체육관은 전쟁터 같았다. 지난 5차전 때 있었던 애매한 심판판정과 흥분한 팬들의 물병 투척으로 챔피언결정전은 후끈 달아올랐다. 코트는 살벌(?)했다. 동부팬은 ‘인삼! 챔프전 구경 잘했지? 너흰 여기까지다’라는 플래카드로 상대의 기를 죽였다. KGC인삼공사는 패색이 짙었다. 2쿼터 초반까지 17점(28-45)을 뒤졌다. ‘원주산성’ 김주성·윤호영·벤슨이 리그 때의 위용을 되찾았다. 공격횟수를 많이, 공격을 빨리 해야 승산이 있는 인삼공사가 높고 빠른 상대와 세트오펜스를 하려니 빡빡했다. ●2쿼터까지 17점차 열세 뒷심발휘 그러나 후반 들어 인삼공사 특유의 속공플레이와 압박수비가 살아났다. 이정현이 3쿼터에 두 방, 크리스 다니엘스가 4쿼터에 두 방의 3점포를 꽂은 게 신호탄이었다. 경기종료 1분 54초를 남기고 오세근이 기어이 동점(62-62)을 만들었다. 한 골씩 주고받은 뒤 ‘챔프전의 사나이’ 양희종이 9.6초를 남기고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게 결승골이 됐다. 인삼공사가 정규리그 우승팀 동부를 66-64로 꺾고 챔프전 전적 4승2패로 챔피언에 올랐다. 전신인 SBS와 KT&G를 포함해 15년 역사에 첫 우승이다. ‘짜릿한 첫 경험’을 한 선수들은 쏟아지는 축포 아래서 샴페인을 터뜨렸다. 서로 눈물을 닦아주며 진한 포옹을 나눴다. 헹가래도 쳤다. ●두 시즌 혹독한 리빌딩 결실 이변이었다. 인삼공사는 올 시즌 가장 뜨거운 팀이었다. 지난 두 시즌 간 혹독한 리빌딩을 거쳐 오세근·양희종·김태술·박찬희 등 이름만으로 배부른 국가대표 라인업을 갖췄다. 김성철·이정현·김일두 등 ‘백업멤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쟁쟁한 선수들이 촘촘히 뒤를 받쳤다. 전문가 몇몇은 6강에 턱걸이만 해도 다행이라고 했지만, 인삼공사는 젊음과 패기를 앞세워 정규리그 2위로 파란을 일으켰다. 압박수비와 속공플레이로 KBL을 평정했다. 그러나 4강플레이오프(PO)에 직행한 뒤에도 우려의 시선은 그대로였다. 단기전에서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편견. ‘새파란’ 나이와 경험 부족이 근거였다. 그러나 겁없는 초짜들은 KT를 3승1패로 가뿐히 물리치고 챔프전에 올랐다. 챔프전에서도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동부의 절대 우세를 예상했다. 최다승(44승)-최다승률(.815)-최다연승(16연승) 등 동부가 정규리그 때 일군 성과가 워낙에 대단했다. 인삼공사의 4연패를 예상하는 분석도 있었다. 그래서, ‘밑져야 본전’이라서, 두려울 게 없었다. 어린 선수들은 무식해서 용감했다. 넘어지면 일어났고 맞으면 더 세게 때렸다. 동부보다 더 많이, 더 빠르게 뛰면서 인삼공사는 챔피언에 올랐다. ●기록상 ‘절대강자’ 동부 2년연속 눈물 가드 김태술은 “(공익근무 시절에) 안양에서 나한테 매점을 묻는 사람도 있었다. 잊혀진다는 게 힘들었고 잘할 수 있을까 스스로 의문도 많았는데 우승트로피로 보상이 됐다.”고 활짝 웃었다. 양희종은 “종료 버저가 울리고 벤치선수들이 뛰어나오는데 슬램덩크 만화가 떠올랐다. 안양에서 뛰는 게 행운이다.”라고 말했다. 김성철은 “13년간 비주류팀에 있으면서 은퇴 전에 우승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은퇴 전에 후배들이 좋은 선물을 해줬다. 꿈인 것 같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반면 정규리그에서 신화를 썼던 동부는 눈물을 삼켰다. 통산 4번째 우승을 노리던 동부는 지난해 KCC에 발목을 잡힌 데 이어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게 됐다. 강동희 감독은 “올 시즌 참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마지막 선물을 드리지 못해 아쉽다. 심기일전해서 새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원주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핵안보정상회의 첫날] 27일 출·퇴근길 정체 ‘절정’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첫날인 26일 아침. 행사장이 있는 강남권의 서울 시민들 출근길은 그야말로 ‘차량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경찰청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9시에 서울 등 수도권 47개 지점에서 측정한 교통량은 35만 8702대로, 지난주 월요일의 37만 8634대에 비해 5.3%가 줄었다. 특히 강남권 교통량은 4만 3635대로 일주일 전 4만 8497대에 비해 10%나 줄었다. 그러나 행사가 열린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근에서는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아침 송파구 종합운동장에서 삼성역 방향으로 가는 차로가 꽉 막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이 때문에 시내버스에 30분이 넘게 갇혀 있던 시민들이 뒤늦게 버스에서 내려 뛰어서 출근하는 진풍경도 보였다. 회사원 조모(31)씨는 “기본적인 교통대책도 없이 이런 행사를 치르느냐. 시민들이 봉이냐.”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운전석을 비우고 버스에서 내린 뒤 길 한복판에서 담배를 피우는 버스 기사도 눈에 띄었다. 종합운동장역~선릉역 구간을 운행하는 무료 셔틀버스는 아예 무용지물이었다. 안내원은 “걸어 가시는 게 빠를 것”이라며 승객들을 돌려보내기도 했다. 이날 2부제에 동참하지 않은 차량은 10대 중 4대 정도로 관측됐다. 오전 7~10시 강남권 30곳에서 차량 6200여대를 조사한 결과 끝자리 홀수번호 차량이 2400여대로 38.2%에 달했다. 2010년 서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20) 때보다 2% 포인트 정도 참여율이 낮은 수치였다. 국회의사당에서도 2부제를 어긴 차량이 많아 시민들의 빈축을 샀다. 모두 200여대의 차량 가운데 20% 정도인 40여대의 끝번호가 홀수였다. 모 의원의 운전기사는 “차량이 한 대뿐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 그렇다고 국회의원이 지하철을 타고 다닐 수도 없는 일 아니냐.”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 건강보험공단 직원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150여대 가운데도 50여대의 끝번호가 홀수였다. 주차관리요원은 “(2부제가) 잘 지켜지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정상회의가 열리는 코엑스 주변의 경계는 삼엄했다. 사전 승인을 받은 사람만 삼성역과 코엑스몰 출입이 가능했으며, 경찰이 차량은 물론 곳곳의 도보 통행까지 차단하는 바람에 먼 길을 돌아가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전체 정상회의가 열리는 27일은 서울 전역의 숙소에서 코엑스로 정상들 차량이 일시에 몰리면서 첫날보다 출퇴근 시간대에 교통통제가 더욱 집중돼 혼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명희진·배경헌·조희선기자 apple@seoul.co.kr
  • 한가인 “엄태웅이 ‘된장’이라면 김수현은 ‘초콜릿’ 같아요”

    한가인 “엄태웅이 ‘된장’이라면 김수현은 ‘초콜릿’ 같아요”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유하 감독의 ‘말죽거리 잔혹사’(2004)에 캐스팅된 건 ‘로미오와 줄리엣’의 올리비아 핫세를 닮았다는 이유였다. 인형처럼 크고 깊은 눈과 오똑한 콧날, 뽀얀 피부 등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얼굴에 양 갈래로 땋아 내린 머리, 심지어 공부까지 잘할 듯 보였다. 사내들이 현실과는 무관하게 가슴에 기억하고 싶은 첫사랑의 원형일 터. 8년 만에 그녀가 충무로로 복귀했다. 가슴 한쪽에 묻어둔 아프지만 아름다웠던 첫사랑의 기억을 되살려 내는 이용주 감독의 ‘건축학개론’(22일 개봉)의 여주인공 서연을 맡은 한가인(30)이다. 15년 만에 불쑥 나타난 첫사랑을 보고 파도가 인 건 30대 중반의 승민(엄태웅)만은 아닐 것 같다. 8년 전 ‘말죽거리 잔혹사’를 기억하는 이라면, 묘한 설렘을 불러일으킬 만큼 한가인은 여전했다. 공교롭게도 최근 40%가 넘는 시청률 대박을 터뜨리고 종영한 ‘해를 품은 달’에서 한가인이 연기한 연우 역시 훤(김수현)의 첫사랑이다. “‘첫사랑의 아이콘’을 의도한 건 아닌데 모아 놓고 보니 다 첫사랑이네요. 제가 청순해 보여서 그런 건가요. 제 입으로 말하기에는 좀 그렇네요(웃음). 아주 털털한 편이에요. 술도 ‘소맥’(소주+맥주)을 가장 즐겨요.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은 게 확실한 성격이죠. 작게는 음식부터, 크게는 작품 선택까지 내가 먹고 싶고, 하고 싶은 작품을 하지 않으면 고스란히 드러나요.” 이 영화에서 한가인은 욕을 한다. 알듯 모를 듯한 표정으로 엄태웅에게 “그 ‘X년’이 나야?”라고 묻는가 하면, 술을 마시다가 감정이 북받쳐 3~4개의 비속어가 결합한 욕설을 토해 낸다. 고전적이고 단아한 이미지를 떠올리면 파격이다. “여성관객들은 좋아하시던 걸요. 전에는 엘프(요정)같았는데 이젠 옆집 동생 같다고요. 남성들은 간혹 환상이 깨졌다고도 하시던데, 어쩌죠? (웃음) 개인적으로는 가장 통쾌했던 장면이에요. 평소 욕이라고 해 봤자 ‘자식’ 정도였죠. 영화에 나온 욕은 해 본 적이 없는데 어색하지는 않더라고요. 평소에도 일상적 단어에 감정을 실어(예컨대 ‘아이 진짜 짜증 나~’라며 실연을 해 보였다) 버릇해서였나 봐요.” 영화 속 서연은 30대 중반의 이혼녀다. 실제보다 어린 나이의 역할을 소화했던 한가인에겐 이 또한 처음이다. “서연이란 캐릭터는 또래 여자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요. 취업을 했든, 가사를 돌보든, 육아를 하든 뭔가 결과물이 보여야 하는데 딱히 이뤄놓은 건 없는 거죠. 저도 마찬가지고요. 공갈 빵 같다고 해야 하나요. 포장은 그럴듯한데 속은 텅 비어 있는, 인생이 뒤죽박죽인 느낌이 들 때가 있잖아요.” 한창 뜨던 여배우가 스물셋에 덜컥 결혼을 한다는 건 무리수였다. 그러나 그 후에도 한가인은 여전히 ‘CF퀸’으로 남았다. 다만, 결혼 이후 배우로서는 만족할 만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전환점이 간절했던 그녀가 ‘건축학개론’을 선택한 까닭이다. 그녀는 “목소리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었어요. ‘망언’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예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게다가 제 얼굴 골격이 남성적이에요. 턱도 발달했고요. 그래서 목소리가 중성적이고, 쇳소리도 조금 있어요. 광고에서 짧은 대사는 인위적으로 예쁘게 낼 수 있지만,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불가능해요.”라고 털어놓았다. 그런데 상대역인 엄태웅은 외려 ‘얼굴과 목소리가 안 어울리는 게 오히려 더 매력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평소 말하는 톤대로 해봐라.’라고 말했다. 그녀는 “배우로 새 출발을 했다고 할까요. 제 콤플렉스를 나쁘게 보지 않으신다는 허락을 받은 기분이에요.”라고 설명했다. ‘건축학개론’ 촬영이 끝날 무렵 촬영에 돌입한 ‘해품달’은 거대한 도전이었다. 사극은 발성과 대사, 몸짓까지 낯설었던 데다, 비인간적일 만큼 착하고 아낌없이 희생하는 연우란 캐릭터는 애당초 연기력을 펼칠 여지가 많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아역배우들의 ‘말도 안 되는’ 열연으로 성인 배우들의 가시밭길이 예고된 상황. 원작소설의 팬이었다는 그녀는 “연기력 논란은 처음부터 예상했다.”면서 “연우는 누가 해도 안티 100만명은 생길 캐릭터다. 성인(聖人)에 가까운 완성된 인격체로 누구도 용서하고 배려한다. 몰입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정신적으로 한 살쯤 더 먹은 기분이다. 힘들고, 포기하고 싶고, 사극에 대한 공포까지 느꼈는데 시청자들이 무척 좋아해 주시니까 역경을 헤쳐나온 성취감마저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축학개론’은 찍는 내내 배우로서 행복했다면, ‘해품달’은 전쟁터에서 상처도 입었지만 왠지 승리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부터 ‘건축학개론’에서 여덟 살 연상의 엄태웅과 호흡을 맞추다가, 1월부터는 ‘해품달’에서 여섯 살 연하인 김수현과 멜로 연기를 했다. 둘의 차이점이 궁금했다. “음… 태웅 오빠가 된장이라면, 수현씨는 초콜릿 같아요.” 명쾌하게 정의를 내렸다. “힘들고 지칠 때 엄마가 끓여준 된장찌개가 위안이 되잖아요. 아무것도 안 해줘도 편하고, 연기를 받아주는 느낌도 좋았어요. 반면 초콜릿은 먹으면 살찐다는 걸 아는데 어쩔 수 없는 유혹을 느끼잖아요. 된장보다 불안정하지만, 달콤한 거죠.”(웃음) 결혼 8년차인지라 2세 계획을 실행에 옮길 법도 한데 한가인은 데뷔 이후 가장 일을 많이 하고 있다. 최근 6개월 동안 온전히 쉰 날은 딱 하루란다. 그녀는 “주변에서 그런 말씀을 많이 한다. 그런데 (임신과 출산으로) 2~3년 정도 일을 못 한다면 체력적인 한계도 오고, 입지도 줄어들 것 같다. 이전까지 타의에 휩쓸려 작품을 골랐다면, 비로소 내 의지대로 일을 선택하고, 칼을 가는 단계라 (일을 쉬기에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상업사진 중단 후 ‘한국의 재발견’ 나선 사진가 김중만

    [김문이 만난사람] 상업사진 중단 후 ‘한국의 재발견’ 나선 사진가 김중만

    아주 먼 공간을 현재로 확 끌어당긴다. 좁혔다 늘였다, 모든 것이 보는 방향과 각도에 따라 변한다. 과학과 예술, 그리고 영혼이 버무려진 걸작이 탄생하기도 한다. 뭘까. 바로 사진이다. 하여 누구나 사진을 감상하고 싶어 한다. 이 시대의 대표적 사진작가 김중만(58)씨. 요즘에는 어떤 앵글로 감동을 만들어 가고 있을까. 5년 전, 더 이상 상업사진 촬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새로운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기에 카메라를 든 그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우선 최근의 몇 가지 사례부터 들여다보자. 첫 번째, 서울대병원 본관 1층에 가면 ‘우리 모두에겐 희망에 대한 절대적 소망이 있다’는 주제의 흔치 않은 사진전을 감상할 수 있다. 김씨가 직접 병원 곳곳을 누비며 삶에 도전하는 환자와 가족, 그리고 진료 현장을 뛰는 의료진의 숨김 없는 모습을 담은 사진 30점이 전시되고 있다. 김씨가 꼬박 3일 동안 병원에 기거하며 찍은 작품들이다. 이 전시는 ‘희망 기부, 나눔의 문화’에서 출발했으며 23일까지 계속된다. 두 번째, 병영문화 월간잡지 ‘HIM’을 통해 ‘그대들이 지키는 아름다운 우리 강산’이라는 제목으로 병사들을 위한 헌정 사진전을 시작했다. 그가 직접 몸으로 찍은 아름다운 국토강산의 사진들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최근호에는 ‘강원도 영월 요선암’ 등 새로운 사진 8점이 포토 에세이 형식으로 지상 전시되고 있다. 세 번째, 지난 20일 동북아역사재단 등과 협약을 맺고 다음 달 1일부터 1년 동안 독도 전역을 카메라에 담는 작업을 시작한다. 생활과 동식물 등 기록적, 예술적 가치가 있는 사진을 총망라하게 돼 또 다른 차원의 독도 수호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가 터치하는 독도의 사계는 어떤 모습일까. ●레게 머리 알아볼까봐 헤어스타일 바꿔 지난 19일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스튜디오에서 김씨를 만났다. 바쁜 촬영 일정 때문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잠시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김씨 특유의 레게머리 스타일이 아니어서 의외였다. 헤어스타일을 왜 바꿨느냐고 물었다. “이렇게 하면 알아보지 못할 것 같아서요.”라며 웃는다. 먼저 병원 전시 얘기를 꺼냈다. “아시다시피 병마와 싸우는 환자들은 희망을 가져야 하거든요. 또 병원에는 좋은 의사들이 많이 남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건강한 삶, 건강한 세상 만들기에 동참하자는 취지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환자들, 나눔을 통해 값진 삶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고자 했습니다.” 병사들을 위한 헌정 사진전도 이 같은 ‘나눔’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아는 분의 권유도 있었지만 나라를 지키는 60만 병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하겠다고 했지요. 그들에게 ‘아름다운 강산’, ‘국토사랑’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너희들이 있어 편하게 살고 있으니 뭔가 해 줘야 한다는 ‘나눔의 생각’에서 말입니다.” 이어 독도 얘기를 꺼냈다. “사실 제가 ‘한국의 재발견’이라는 이미지 작업을 한 지 5년 차가 됩니다. 첫 번째는 관광공사와, 두 번째는 문화재청과 협약을 맺어 한국적인 것을 찾는 작업을 했지요. 그런 연장선상에서 독도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독도는 그동안 개인적으로 두 번 정도 다녀왔는데 정말 아름다운 곳이지요. 좋은 작업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사진작가들은 도저히 들어갈 수 없는 보물 같은 곳이지요” 그는 또한 “우리의 땅 독도에서 우리의 정서를 반영한 작품을 만들어 독도를 세계에 알리고, 미래세대를 위한 영유권의 근거를 기록물로 남길 것”이라면서 “그들(일본)이 뭐라고 하든 말든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꾸준히 준비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독도 프로젝트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전시회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사진 관람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도 다음은 어디냐는 질문에 “제주도로 향할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를 위해 틈틈이 제주도에 다녀온다고 귀띔했다. ●한국 전통·깊이 간과했던 지난날 반성 “그동안 한국의 전통과 한국적 깊이를 간과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작업을 하면서 반성도 많이 하게 됐습니다. 상업사진을 하면서 정체성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없었지요. 뒤늦게나마 우리나라 이미지에 빠지면서 정체성을 생각했고 ‘너는 누구냐’ 하는 물음에 조금 (답을)찾아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한국 사진가가 해야 할 일은 무궁무진합니다.” 그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진다. 상업사진 시절에 대한 반성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1988년 한국인으로 귀화한 그는 패션작가로 유명 연예인들과 사진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전도연, 비, 원빈, 정우성, 배용준, 이병헌, 강수연, 손예진 등 1000여명에 이르는 스타와 패션사진, 광고, 영화, 포스터 등 다양한 분야의 사진을 찍었다. 연간 17억원을 벌어들일 정도였다. 그러던 2007년 11월 어느 날 둑길을 걸으면서 문득 자신에 대해 물음표를 던졌고 상업 사진을 확 접었다. 연간 수입이 8000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좀 더 일찍 고민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 안의 영혼과 진정한 자신을 찾아야 한다는 어떤 절실함이 다가왔습니다. 중랑천 둑길을 걷다가 문득 수양버들을 보고 ‘너를 찍어도 되겠니’라고 몇 번 물었고 비로소 대답을 들었을 때 방향전환을 하게 됐지요.” ●阿 봉사한 부친 유언 따라 26곳에 골대 세워 이후 수양버들을 찍으면서 둑길에 있는 나무들과 친구가 됐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았을 법한 외로운 나무들과도 가까워졌다. 어쩌면 소외된 사람들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것처럼 다가왔다. 그렇게 찍은 둑길 사진만 무려 4만 5000여 장이다. “저는 사진작가로 생각 안 합니다. 그저 사진가일 뿐입니다. 사진가의 인생으로 반절 정도 왔습니다. 앞으로 5년 차의 사진가로서 우리나라를 정성으로 담아내려 합니다.” 화제를 아프리카로 돌렸다. 지난달에도 아프리카에 다녀왔다고 하면서 “그동안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 걸린 아이 등 불우한 아이들과도 자주 만났는데 이들을 위해 실질적으로 무엇을 해 줄 것인가 고민을 많이 해 왔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종단 축구 골대 세우기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과 요하네스버그, 보츠와나, 나미비아, 잠비아, 짐바브웨, 케냐, 에티오피아 등 희망의 축구 골대로 아프리카의 남부에서 북부로 올라가는 것이지요.” 이 사업의 일환으로 현재 26개의 축구 골대를 세웠다. 이는 아버지가 생전에 아프리카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정신과 맥락을 같이한다. 1960년대 말 가족을 이끌고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로 이주해 평생을 진료에 바친 의사 아버지는 생전에 “아프리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아들에게 자주 강조했고 ‘아프리카 사진’ 또한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찍기 시작했다. 그가 목숨 걸고 찍은 아프리카 사진들은 현재 제주도에 있는 아프리카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사진 인생 37년… 75만장 찍어내 1975년 개인전을 통해 데뷔했으니 그의 사진 인생은 올해로 37년째. 그동안 찍은 사진만 무려 75만장이다. 내친김에 100만장까지는 찍어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이런 그에게 사진이란 무엇인지 물었다. “전쟁입니다. 카메라를 들고 치열한 전선으로 뛰어들어가 이기는 것입니다. 200년 사진 역사에 한국인으로 뛰어들어야 합니다. 우리 것이 좋은데 아직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극복하려면 열정과 한국의 혼을 가진 후배들이 많이 나와야 합니다. 앞으로 그 전쟁터는 더 치열해질 테니까요. 우리나라는 디지털카메라 보급 1위 국가입니다. 모든 국민들이 사진가다운 DNA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아름다운 것을 열망하는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는 그는 “일반 국민들은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찍고 사진가인 저는 아름답지 않은 것을 아름답게 찍어나가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김중만 1954년 철원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3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로 이주했다. 프랑스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니스 국립응용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던 중 사진작가로 방향을 틀었다. 1975년 니스 ‘장피에르 소아르니’에서 데뷔 개인전을 가지면서 본격적인 사진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977년 프랑스 ‘아를 국제 사진 페스티벌’에서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23살 때 프랑스 ‘오늘의 사진작가 80인’에 최연소 작가로 선정됐다. 1988년 한국으로 귀화한 뒤 패션작가와 유명 연예인들 사진 작업을 하던 중 2007년 상업사진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기아와 질병으로 고생하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후원하면서 세계 오지와 극지를 오가며 예술 사진을 찍었다. 최근에는 ‘한국의 재발견 프로젝트’에 전념하고 있다. 주요 저서와 사진집으로는 ‘동물의 왕국(1999), ‘아프리카 여정’(2005), ‘김중만 사진집’(2005), ‘섹슈얼리 이노선트’(2006) 등이 있다. 아울러 패션사진가상(2000), 모델라인 2002 베스트 드레서 백조상(2002), 제5회 마크 오브 리스펙트상(2010) 등을 수상했다. 현재 스튜디오 ‘벨벳 언더그라운드’ 대표로 있다.
  • 한가인 “얼굴 골격이 남자 같아서…”

    한가인 “얼굴 골격이 남자 같아서…”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유하 감독의 ‘말죽거리 잔혹사’(2004)에 캐스팅된 건 ‘로미오와 줄리엣’의 올리비아 핫세를 닮았다는 이유였다. 인형처럼 크고 깊은 눈과 오똑한 콧날, 뽀얀 피부 등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얼굴에 양 갈래로 땋아 내린 머리, 심지어 공부까지 잘할 듯 보였다. 사내들이 현실과는 무관하게 가슴에 기억하고 싶은 첫사랑의 원형일 터.  8년 만에 그녀가 충무로로 복귀했다. 가슴 한쪽에 묻어둔 아프지만 아름다웠던 첫사랑의 기억을 되살려 내는 이용주 감독의 ‘건축학개론’(22일 개봉)의 여주인공 서연을 맡은 한가인(30)이다. 15년 만에 불쑥 나타난 첫사랑을 보고 파도가 인 건 30대 중반의 승민(엄태웅)만은 아닐 것 같다. 8년 전 ‘말죽거리 잔혹사’를 기억하는 이라면, 묘한 설렘을 불러일으킬 만큼 한가인은 여전했다. 공교롭게도 최근 40%가 넘는 시청률 대박을 터뜨리고 종영한 ‘해를 품은 달’에서 한가인이 연기한 연우 역시 훤(김수현)의 첫사랑이다.  ●“욕할 때가 가장 통쾌했다”  “‘첫사랑의 아이콘’을 의도한 건 아닌데 모아 놓고 보니 다 첫사랑이네요. 제가 청순해 보여서 그런 건가요. 제 입으로 말하기에는 좀 그렇네요(웃음). 아주 털털한 편이에요. 술도 ‘소맥’(소주+맥주)을 가장 즐겨요.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은 게 확실한 성격이죠. 작게는 음식부터, 크게는 작품 선택까지 내가 먹고 싶고, 하고 싶은 작품을 하지 않으면 고스란히 드러나요.”  이 영화에서 한가인은 욕을 한다. 알듯 모를 듯한 표정으로 엄태웅에게 “그 ‘X년’이 나야?”라고 묻는가 하면, 술을 마시다가 감정이 북받쳐 3~4개의 비속어가 결합한 욕설을 토해 낸다. 고전적이고 단아한 이미지를 떠올리면 파격이다.  “여성관객들은 좋아하시던 걸요. 전에는 엘프(요정)같았는데 이젠 옆집 동생 같다고요. 남성들은 간혹 환상이 깨졌다고도 하시던데, 어쩌죠? (웃음) 개인적으로는 가장 통쾌했던 장면이에요. 평소 욕이라고 해 봤자 ‘자식’ 정도였죠. 영화에 나온 욕은 해 본 적이 없는데 어색하지는 않더라고요. 평소에도 일상적 단어에 감정을 실어(예컨대 ‘아이 진짜 짜증 나~’라며 실연을 해 보였다) 해 버릇해서였나 봐요.”  영화 속 서연은 30대 중반의 이혼녀다. 실제보다 어린 나이의 역할을 소화했던 한가인에겐 이 또한 처음이다. “서연이란 캐릭터는 또래 여자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요. 취업을 했든, 가사를 돌보든, 육아를 하든 뭔가 결과물이 보여야 하는데 딱히 이뤄놓은 건 없는 거죠. 저도 마찬가지고요. 공갈 빵 같다고 해야 하나요. 포장은 그럴듯한데 속은 텅 비어 있는, 인생이 뒤죽박죽인 느낌이 들 때가 있잖아요.”  한창 뜨던 여배우가 스물셋에 덜컥 결혼을 한다는 건 무리수였다. 그러나 그 후에도 한가인은 여전히 ‘CF퀸’으로 남았다. 다만, 결혼 이후 배우로서는 만족할 만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전환점이 간절했던 그녀가 ‘건축학개론’을 선택한 까닭이다. 그녀는 “목소리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었어요. ‘망언’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예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게다가 제 얼굴 골격이 남성적이에요. 턱도 발달했고요. 그래서 목소리가 중성적이고, 쇳소리도 조금 있어요. 광고에서 짧은 대사는 인위적으로 예쁘게 낼 수 있지만,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불가능해요.”라고 털어놓았다. 그런데 상대역인 엄태웅은 외려 ‘얼굴과 목소리가 안 어울리는 게 오히려 더 매력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평소 말하는 톤대로 해봐라.’라고 말했다. 그녀는 “배우로 새 출발을 했다고 할까요. 제 콤플렉스를 나쁘게 보지 않으신다는 허락을 받은 기분이에요.”라고 설명했다.  ●“연우는 누가 했어도 안티 100만 캐릭터”  ‘건축학개론’ 촬영이 끝날 무렵 촬영에 돌입한 ‘해품달’은 거대한 도전이었다. 사극은 발성과 대사, 몸짓까지 낯설었던 데다, 비인간적일 만큼 착하고 아낌없이 희생하는 연우란 캐릭터는 애당초 연기력을 펼칠 여지가 많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아역배우들의 ‘말도 안 되는’ 열연으로 성인 배우들의 가시밭길이 예고된 상황.  원작소설의 팬이었다는 그녀는 “연기력 논란은 처음부터 예상했다.”면서 “연우는 누가 해도 안티 100만명은 생길 캐릭터다. 성인(聖人)에 가까운 완성된 인격체로 누구도 용서하고 배려한다. 몰입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정신적으로 한 살쯤 더 먹은 기분이다. 힘들고, 포기하고 싶고, 사극에 대한 공포까지 느꼈는데 시청자들이 무척 좋아해 주시니까 역경을 헤쳐나온 성취감마저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축학개론’은 찍는 내내 배우로서 행복했다면, ‘해품달’은 전쟁터에서 상처도 입었지만 왠지 승리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부터 ‘건축학개론’에서 여덟 살 연상의 엄태웅과 호흡을 맞추다가, 1월부터는 ‘해품달’에서 여섯 살 연하인 김수현과 멜로 연기를 했다. 둘의 차이점이 궁금했다. “음? 태웅 오빠가 된장이라면, 수현씨는 초콜릿 같아요.” 명쾌하게 정의를 내렸다. “힘들고 지칠 때 엄마가 끓여준 된장찌개가 위안이 되잖아요. 아무것도 안 해줘도 편하고, 연기를 받아주는 느낌도 좋았어요. 반면 초콜릿은 먹으면 살찐다는 걸 아는데 어쩔 수 없는 유혹을 느끼잖아요. 된장보다 불안정하지만, 달콤한 거죠.”(웃음)  결혼 8년차인지라 2세 계획을 실행에 옮길 법도 한데 한가인은 데뷔 이후 가장 일을 많이 하고 있다. 최근 6개월 동안 온전히 쉰 날은 딱 하루란다. 그녀는 “주변에서 그런 말씀을 많이 한다. 그런데 (임신과 출산으로) 2~3년 정도 일을 못 한다면 체력적인 한계도 오고, 입지도 줄어들 것 같다. 이전까지 타의에 휩쓸려 작품을 골랐다면, 비로소 내 의지대로 일을 선택하고, 칼을 가는 단계라 (일을 쉬기에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아프간 야전병원 이야기 담은 메디컬 드라마 ‘컴뱃 호스피탈’

    케이블채널 AXN는 밀리터리 메디컬 드라마 ‘컴뱃 호스피탈’을 20일부터 매주 화·수요일 밤 10시 50분 방영한다. 미국과 캐나다 합작품인 이 드라마는 아프가니스탄 전쟁터의 야전병원 상황을 담아 지난해 6월 방영 당시 화제를 모았다. 미모의 여의사와 현지 엘리트 사이의 사랑, 전쟁이라는 상황이 주는 도덕적 갈등을 심도 깊게 묘사해냈다는 호평까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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