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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하이힐 ‘얼굴킥’ 구둣발 ‘낭심킥’… 민원인 폭력의 최전선 112

    [커버스토리] 하이힐 ‘얼굴킥’ 구둣발 ‘낭심킥’… 민원인 폭력의 최전선 112

    지난 4일 오후 8시 15분 서울 광진경찰서 화양지구대에서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술에 취한 시민이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안에서 소변을 본다는 신고였다. 출동한 경찰관이 소변을 보던 A(76)씨를 역사 밖으로 데리고 나가려 하자 그는 “안 나가. 개XX야!”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강제로 데리고 나가려는 경찰관의 낭심을 발로 가격했다. 낭심을 가격당한 경찰관은 움직이지도 못할 고통을 애써 참고 거듭 연행을 시도했다. 이에 A씨는 경찰관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길질을 해댔다. 결국 30여분의 실랑이 끝에 그는 공무집행 방해로 입건됐다.매일 각양각색의 민원인을 상대해야 하는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는 이른바 ‘민원인 폭력’의 최전선에 있다. 홍대입구, 이태원 등과 함께 서울 시내의 손꼽히는 유흥가인 건대입구역 일대를 담당하는 화양지구대는 그야말로 전쟁터다. 지난해 112 신고 건수는 마포구 홍익지구대(3만 3293건), 강남구 도곡지구대(2만 7525건), 화양지구대(2만 5633건), 관악구 당곡지구대(2만 3741건), 영등포구 중앙지구대(2만 3562건) 순이었다. #폭력으로 인한 공무 방해 입건 일주일 2~3건 밤 10시가 지나자 민원인들이 하나둘씩 화양지구대를 찾아왔다. 10시 20분쯤 지구대 안으로 들어선 B씨는 문을 열자마자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들이 다들 한패 아니냐! 경찰이 차 안에서 자는 거 말고 하는 게 뭐가 있느냐!”고 고성을 질렀다. 팔을 휘젓는 모습이 바로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 만큼 위협적이었다. 경찰관 서넛이 붙어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10분 이상 진정시켰다. 그는 이날 오후 공무집행 방해로 입건돼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나온 길이라고 했다. 11시가 가까워 오자 또 다른 신고가 접수됐다. 만취한 대학생이 자기 집이라 우기며 들어오려고 한다는 신고였다.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만취한 상태여서 출동한 경찰의 통제가 전혀 먹히지 않았다. 일반 가정에 행패를 부릴 수 있는 상황이어서 경찰들은 극도로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경찰에게도 계속 자신의 집이라고 주장하던 학생은 수십분의 설득 후 물러났고, 진짜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출동 경찰은 “취객만 상대하면 어느 정도 물리적 통제도 할 수 있지만 민간인이 주변에 함께 있는 경우 돌발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없이 마음을 다스리며 인내하고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며 “현장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임정(31) 순경은 “욕설이나 고성 등은 일상적으로 겪는 일”이라며 “물리적 폭력이 발생하면 어쩔 수 없이 공무집행 방해 등으로 입건할 수밖에 없는데 그런 상황도 일주일에 2~3건은 발생한다”고 말했다.#이유 없이 경찰차 파손… 차에 매단 채 도주도 지역 특성상 취객을 많이 상대하는 화양지구대 경찰관들은 늘 물리적 폭력에 노출돼 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흉기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도록 방검복, 방검장갑 등을 착용하는 건 필수다. 욕설이나 항의는 다반사다. 만취한 상태에서 단지 기분이 나쁘다고 경찰차를 걷어차거나 교통단속을 하는 경찰에게 침을 뱉는 경우도 있다. 음주운전 등을 단속하던 교통경찰을 차에 매단 채 질주하거나, 경찰을 차로 치고 달아나는 경우도 전국 곳곳에서 벌어진다. 지난달 19일 전북 고창군에서 경찰 3명이 기물 파손 후 차를 몰고 도망가려는 범인을 잡다가 급정거와 후진을 반복하던 차에 부딪혀 다쳤다. 또 지난달 중순 익산에서는 음주단속을 피하기 위해 경찰이 타고 있던 순찰차를 들이받고 도주한 경우도 있었다. 올해 1월에는 행인을 때려 연행되던 범인이 순찰차 안에서 경찰의 얼굴을 손으로 때리기도 했다. 유원재(38) 경사는 “취객은 말로 통제하기가 불가능해 힘든 때가 많다”면서 “특히 깨진 술병 등은 얼마든지 흉기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순찰할 때 잠시라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하이힐을 신은 여성 취객이 뒷좌석에서 발로 차 얼굴이 찢어진 경찰관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여성 취객이 급격히 늘면서 이날도 여성 경찰관은 현장 이곳저곳에 불려다니기 바빴다. #공무집행방해 입건 10년 만에 20.5% 증가 화양지구대 5팀장인 장정기(50) 경감은 “경찰뿐 아니라 일반 관공서에서도 경범죄처벌법(3조 3항)에 따라 술에 취한 채 관공서에서 주정을 하거나 시끄럽게 한 사람에 대해서는 6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형으로 처벌할 수 있다”며 “하지만 경찰도 힘든데 일반 공무원들이 민원인의 폭력 등을 현장에서 바로 제압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공무집행방해 입건 수는 2011년 1만 3052건에서 2015년 1만 4556건으로 4년 만에 11.6%가 늘었다. 2006년(1만 284명)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20.5%가 증가한 셈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지금 한강은 꽃피는 전쟁터

    지금 한강은 꽃피는 전쟁터

    인파 속 상해·성추행 사건 늘어 잔디·전철역엔 음식쓰레기 더미 달리는 전동휠·자전거 위험천만 순찰 강화 한계… 의식 바뀌어야“마포 하나 화장실, 비상벨 울린 곳 이상 없습니다.” 지난 8일 오후 봄꽃 축제가 열리는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을 순찰하던 박연철 경장이 미아 신고를 확인하는 동안에도 무전기는 쉴 새 없이 울렸다. 도보 순찰을 한 2시간 사이 한순간도 짬이 나지 않았다. 수시로 흡연자를 단속해 달라는 요청이 전달됐고, 만취자의 시비를 해결하라는 지시가 이어졌다. 그는 “밤이 되면 주취자나 폭행 건도 접수되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고 말했다. 낮 기온이 19도를 기록하면서 벚꽃이 만개한 한강시민공원에는 이날 300만여명이 몰렸다. 여의도 지구대에 접수된 112신고가 122건에 이른다. 지구대 안은 도난, 폭행 등을 신고하러 온 시민들로 북적였고, 경찰의 도움을 구하는 전화벨도 계속해서 울렸다. 촌각을 다투는 미아 사건도 여러 건이었다. 오후 7시쯤에는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출입구에서 20대 여성과 40대 남성이 서로 부딪쳐 시비가 붙었다. 남성은 “지하철역 출입구에서 몸을 밀고 발을 밟았다”고 주장했고, 여성은 “남자분이 부딪혔다며 시비를 걸고 몸을 만졌다”고 호소했다. 경찰은 결국 이들을 각각 상해 혐의 등으로 조사하고 있다. 김근준 서울 영등포경찰서 여의도지구대장은 “인파가 몰리다 보니 미아 신고나 교통 불편, 음주 관련 신고, 분실 도난 신고가 많다”며 “워낙 사람들이 많아 순찰차보다 도보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쓰레기 전쟁도 시작됐다. 노점상이 몰려 있는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인근과 마포대교 남단의 물빛광장 인근 잔디밭에는 유독 쓰레기가 많이 쌓여 있었다. 인도뿐 아니라 차도나 자전거길에도 어묵꼬치 꼬챙이, 컵라면 용기, 입을 닦고 버린 휴지 등이 굴러다녔다. 특히 먹다 남은 음식을 버려 둔 경우가 많아 악취도 곳곳에서 풍겼다. 지난해 한강공원의 쓰레기 배출량은 2월 122.4t에서 3월 311.6t으로 2.5배가 늘었고 4월과 5월에는 각각 448.6t, 560.2t 등으로 급증세가 이어졌다. 3~10월 사이 매달 평균 쓰레기 배출량은 461.3t이다. 공원 입구뿐 아니라 공원 안도 혼잡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아직은 법적 규정이 없어 공원 출입이 제한되는 세그웨이, 전동휠 등 1인용 이동수단이 버젓이 자전거 도로와 보행로를 활보했다. 혼잡한 공원에서 빠른 속도로 인파 사이를 달리는 전동휠이 걸어가던 시민들과 부딪치는 장면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보행자가 많은 지역임에도 속도를 줄이지 않는 자전거까지 뒤섞이면서 위험천만한 상황이 계속됐다. 한강공원이 금연구역이지만 매점·편의점·화장실 뒤편이나 다리 아래에서 담배를 피우는 시민들도 부지기수였다. 전동휠, 흡연, 음주 등에 대한 각종 민원은 3월부터 크게 늘어난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강시민공원 이용 관련 민원은 1월 59건, 2월 88건에서 3월 176건으로 늘었다. 이후 4월 297건, 5월 379건, 6월 445건, 7월 444건, 8월 484건 등으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봄부터 시작된 한강의 고난은 가을이 끝나는 무렵까지 이어진다. 시민 스스로 자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원을 찾은 전모(32)씨는 “노점상이 몰려 있는 곳에는 술 냄새와 음식물쓰레기 냄새가 진동해 서 있을 수가 없었다”며 “담배 냄새는 기본이고, 큰소리로 떠들고, 잔디에 술을 버리고 먹다 남은 음식을 통째로 놔 두고 가는 사람도 있던데 이제 좀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집이 근처여서 새벽에 운동을 나올 때가 있는데, 쓰레기 바다를 보는 듯한 날도 있다”며 “환경 미화원들이 힘겹게 치우는 모습을 보면 시민의식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한국 근대화의 주체는 ‘친일 안한 우익’

    한국 근대화의 주체는 ‘친일 안한 우익’

    대한민국의 설계자들/김건우 지음/느티나무책방/296쪽/1만 7000원 우리 현대사를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대결 구도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국문학자이면서 해방 이후 우리 지성사와 문학사를 연구해온 저자는 두 세력이 기실 하나의 뿌리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바로 우익이다. 또 애초 대한민국의 밑그림을 그렸던 그룹도 우익이라고 진단한다.저자는 일단 질문을 하나 던지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한국 사회의 진보 진영은 모두 좌파인지. 같은 맥락에서 우파는 다 보수 진영에 속하는 것이냐고 묻는다. 드넓은 이념의 스펙트럼을 고려하면 우파와 진보가 겹칠 수 있다는 게 저자 입장이다. 해방 후 백범 김구 등 기존 리더들이 잇따라 암살당하며 젊은 세대들이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계획하고 실행해야 하는 주체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조건이 필요했다. 당시 정서를 고려하면 일제에 부역한 사실이 없어야 하고, 또 공산주의 하고도 거리가 있어야 했다. 즉, 친일을 하지 않은 우익이어야 했다. 일제 말 전쟁에 동원되어 자기 의사와 무관하게 전쟁터로 끌려갔던 사람들, 일제 최고의 고등교육을 이수했지만 이렇다 할 친일 전력이 없는 이들, 월남 지식인들이 자연스럽게 중심 세력으로 떠올랐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친일을 하지 않은 우익을 바꿔 말하면 진보 우익에 다름 아니다. 저자는 장준하, 김준엽, 천관우, 선우휘, 함석헌, 조지훈, 김수영 등 진보 우익의 인물 지형도를 복원하며 그 기원을 더듬어 나간다. 그런데 왜 오늘날 우리는 우익에 대한 인식이 딴판인 것인가. 저자는 단언한다. 해방 후 우리 역사에서 좌익이 정권을 잡은 적은 없다고. 다시 말하면 우익과 보수를 가장한 극우 정치 세력과, 그냥 우익들 간의 이합집산과 대립의 정치사였다는 것이다. 해방 후 친일 세력은 살아남기 위해 ‘우익’을 독점하려 했다. 극우적 국가주의가 아니면 모두 좌파로 내몰며 우익을 사칭했다. 저자는 “한국의 정치와 정책을 말하면서 보수 우익 일부에서 틀 지은 ‘좌우 프레임’에 사로잡힐 이유는 없다”면서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좌우 프레임으로 득을 얻는 이들은 누구인지 따져 보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20번째 딸 기다리는 영국 대가족

    영국의 출산율 상승에 기여하는 대가족이 탄생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영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래드퍼드 가족에게 20번째 아이가 태어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북서부 랭커셔주 헤이샴에 거주하는 수와 노엘 래드퍼드는 소셜 미디어에 막내 딸의 초음파 사진을 올리면서 ‘거대한 가계도에 추가 될 새식구를 기다린다’고 밝혔다. 래드퍼드 가족은 출산 예정일을 알리는 사진도 함께 공유했다. 사진에는 ‘10명의 아들과 9명의 딸, 그리고 2017년 9월에 태어날 아기가 20번째가 된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그들은 친구들과 많은 주변인들로부터 넘치는 축하의 메시지를 받았다. 사진을 통해 래드퍼드 가족의 행복한 모습을 본 사람들은 “모두 축하한다. 깜짝놀랄 만한 아이들의 수에 경의를 표한다”라거나 “가족들이 잘 되길 기도하겠다”는 등의 글을 남겼다. 지난해 7월에 가진 막내 딸 피비가 태어나면, 부부는 장남 크리스(27)를 필두로 총 20명의 자녀를 둔 부모가 된다. 애석하게도 그들은 2014년 7월 임신한지 23주째에 아들 알피를 잃었다. 그래서 아들을 잊지 않기 위해 19번째 아이 할리의 가운데 이름을 ‘알피아’(Alphia)라고 지었다. 이미 장성한 아들 딸들은 엄마 아빠가 20번째 아이를 가지는 것에 대해 왈가왈부한 적이 없다. 지난 여름 피비가 생긴지 며칠 후 힌트를 주기도 했다. 래드퍼드는 “우리 친구들과 가족은 짝수를 얻으려면 내게 한 명을 더 낳아야 한다고 계속해서 말했다. 그리고 이제 숫자 20에 달하게 됐다”면서 “나 역시 20번째 아이를 가지는 것을 배제하지 않았다. 우리 가족이 피비와 함께 할 수 있게 되서 행복하고, 지금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마치 하늘을 두웅 떠다니는 듯하다. 초음파 사진 속 피비는 건강하고 굉장한 미인이었다”고 전했다. 아내가 14살이었을 때 첫 아이를 임신하게 되면서 부부는 아이를 지우지 않고 키우기로 결심했다. 둘 모두 출생과 함께 입양 보내졌던 아픈 기억이 있어서였다. 4년 후 그들은 결혼을 감행했고, 결혼 직후 둘째 아이 소피를 갖게됐다. 또 한 해가 지나 부인은 임신을 하게 됐고, 그 이후로 ‘임신’은 가족 내에서 되풀이되는 주제가 되고 있다. 한편 가족들의 일상은 전쟁터와 같다. 래드포드는 매일 아침 5시에 가족이 운영하는 빵집으로 출근했다가 7시45분경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의 상황을 정렬하고 탁아소로 보낸다.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아내는 깨끗한 옷을 위해 하루 12번의 빨래를 돌린다. 아침식사는 2교대로 먹게 하고, 9명 이상이 탈 수 있는 작은 버스에 자녀들을 태워 등교시킨다. 또한 가족은 하루 소비량인 우유10L, 쥬스3L, 시리얼 3박스와 같은 식량구매에 일주일 300파운드(41만6600원)를 쓴다. 아이들의 생일 선물에 100파운드(13만8000원)예산을 책정하고, 크리스마스에는 100파운드~250파운드(34만7100원) 사이를 비축한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씨줄날줄] 김영옥 대령과 혼다 의원/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김영옥 대령과 혼다 의원/최광숙 논설위원

    일본계 미국인 마이크 혼다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이 처음으로 미국 의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와 관련해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들고나온 것은 1999년 캘리포니아 주의원 시절이다. 그러자 혼다에게 영향력 있는 재미 일본계 지도자들로부터 결의안 철회 압박이 가해졌다. 결국 결의안 표결이 연기됐다. 그가 이때 도움을 청했던 이가 다름 아닌 ‘전쟁 영웅’ 고(故)김영옥 대령이다.김영옥은 독립운동가의 아들로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 2세다. 2차대전과 6·25 전쟁에 참여해 프랑스, 이탈리아, 한국 등 가는 곳마다 기상천외한 작전으로 적을 격퇴했다. 그 공로로 이들 3개국으로부터 최고무공훈장을 받았다. 워싱턴 대통령, 아이젠하워 대통령, 맥아더 장군 등과 함께 미국 전쟁 영웅 16명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아시아인으로는 그가 유일하다. 혼다가 김영옥에게 손을 내민 것은 김영옥이 2차대전에 참전한 일본계 군인회의 정신적 지주이자 리더였기 때문이다. 일본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하자 미국은 일본계 이민자 12만명을 격리 수용했다. 혼다도 어린 시절 일본계 강제수용소에서 지낸 아픔이 있다고 한다. 일본계 2세들이 미국에 충성심을 보여 주기 위해 만든 것이 100대대이고, 김영옥이 이 부대의 장교였다. 그는 군화 끈도 못 매던 오합지졸의 이 부대를 이끌어 격전지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일본인들은 처음에는 한국인 김영옥을 우습게 알았지만 그의 뛰어난 리더십과 헌신하는 군인 정신에 감동을 받았고, 그는 지금까지도 재미 일본 사회에서 전설로 남게 됐다. 혼다로부터 위안부 결의안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는 것을 들은 김영옥은 즉각 자신의 일본계 부하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무엇 때문에 자신들이 전쟁터에서 같이 피를 흘렸는지를 상기시키면서 결의안 지지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결의안 지지서 초안을 만들어 자신이 먼저 서명하고 이들로부터 서명을 받아 혼다에게 보냈다. 일본계 참전용사회 멤버들이 지지서에 서명하면서 재미 일본 사회의 반발도 수그러들었다고 한다. 김영옥 덕분에 결의안은 만장일치로 캘리포니아주 상하원을 통과하게 됐다. 혼다가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이후 2007년 연방 하원에서도 결의안이 채택됐다. 외교부가 혼다 전 의원에게 미국 등 국제사회에서 위안부 문제를 공론화한 공로를 인정해 수교훈장을 수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8선 의원을 지낸 그는 지난해 선거에서 낙선했지만 지금은 미국 내 위안부 소녀상 건립에 적극적이다. 그의 가슴에 단 훈장을 보고 싶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아버지가 이상해 류수영, 8년 만에 만난 이유리와 동침 “다시 1일?”

    아버지가 이상해 류수영, 8년 만에 만난 이유리와 동침 “다시 1일?”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옛 연인 류수영 이유리가 재회했다. 11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연출 이재상/극본 이정선)’에서는 8년 전 헤어진 연인 차정환(류수영 분)과 변혜영(이유리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차정환은 전 연인 변혜영에 대한 미련을 간직하고 있었다. 8년 만에 다시 마주하게 된 변혜영을 본 차정환은 헤어진 이유에 대해 물었지만 변혜영의 답은 없었다. 이후 차정환은 출근 전, 다시 변혜영을 찾았다. 차정환은 “도대체 이유가 무엇이냐. 나도 출근해야 한다. 아직도 헤어짐을 고한 이유가 기억 안 나냐”고 물었다. 이에 변혜영은 “나 출근 늦었다. 비켜라”라며 다시 한 번 차정환을 무시했다. 한편 차정환은 자신의 프로그램 시청률을 확인하며 좌절했다. 긴장하며 시청률을 확인했지만 여전히 좋지 않았다. 이후 부장에게 불려간 차정환은 다시 한 번 ‘사랑과 전쟁터’ 프로그램에 출연할 것을 제의 받았다. 차정환은 “내가 왜 다른 프로그램에 또 출연해야 하냐”라며 거절했지만 변혜영과 함께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출연료는 얼마 줄거냐”라고 물으며 출연할 뜻을 은연중에 내비쳤다. 변혜영의 하루 일진도 좋지 않았다. 변혜영은 재판장에서 패소한 후 소맥을 마시고 좋지 않은 기분으로 회사로 돌아왔다. 또 다른 의뢰인이 기다리고 있다는 직원의 말에 “나 소맥 마시고 왔는데”라며 걱정하며 회의실로 들어갔다. 하지만 그 곳에 있는 의뢰인은 다름아닌 차정환이었다. 좋지 않은 기분이었기에 변혜영은 차정환에게 화풀이를 했다. 변혜영은 “변태 자식아. 기억 안 난다는데 왜 자꾸 이러냐. 나한테 미련 남았냐”라며 분노했다. 이어 “내가 만난 남자가 한 트럭이 넘는데 네가 무슨 임팩트가 남았다고 너랑 헤어진 이유를 기억하고 있겠냐”고 덧붙였다. 격렬한 몸싸움을 하게 된 두 사람은 서로 머리채를 잡았고 “네가 먼저 놔라”라며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차정환은 “술 마셨냐. 되게 섹시해보인다”고 유혹했고 이에 변혜영은 “그런데 왜 가만히 있냐”고 받아쳤다. 두 사람은 곧 이어 격렬한 키스를 나눴다. 결국 아침을 함께 맞이하게 된 두 사람. 먼저 잠에서 깬 변혜영은 “잘 잤냐. 옷 입어야 하니까 저쪽으로 좀 들어가 있어라”고 말했다. 이어 혼자 남게된 변혜영은 혼잣말로 “너는 왜 소맥만 먹으면 사고를 치냐. 이건 내가 아니라 소맥이 잔거야. 일종의 심신 분리상태다”라며 합리화 하는 모습을 보였다. 밤을 함께 보낸 후 차정환은 변혜영을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다. 곧 이어 “왜 전화를 안하지”라며 변혜영의 전화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였다. 변혜영 또한 마찬가지였다. 차정환의 전화를 기다리듯 일하는 내내 휴대전화를 쳐다보았다. 차정환은 변혜영과 함께 출연했던 프로그램 ‘사랑과 전쟁터’ 피디를 찾았고 마침 변혜영과 통화한 내용을 들었다. 차정환은 “변혜영 변호사가 다시 출연하겠다고 했냐”라고 물었고 그렇다는 대답에 만족감을 보였다. 이후 두 사람은 함께 저녁을 먹게 됐다. 차정환은 “혜영아, 우리 오늘부터 1일 할까? 다시 사귀자”라고 고백했다. 사진=MBC ‘아버지가 이상해’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열린세상] 교육 대통령을 기대한다/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열린세상] 교육 대통령을 기대한다/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역대 대통령이 교육 대통령을 표방했지만 교육개혁은 말잔치에 그쳤고, 국정 우선순위에서도 밀렸기 때문이다. 대선 시계가 빨라지면서 공약 준비 시간이 부족했겠지만, 이번에도 교육 문제의 본질을 꿰뚫은 통찰과 국민이 마음으로 공감할 수 있는 공약은 드물었다.우선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개혁 청사진이 없다. 심층적 문제 진단과 장기적인 안목으로 교육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기보다 국지적이고 단편적인 처방을 늘어놨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대표적으로 교육 문제가 사회, 경제 문제와 철저히 결부돼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 교육은 인간을 성숙시키고 사회를 발전시키는 강력한 힘을 지닌 독립 변수다. 하지만 교육은 사회 현상을 반영하는 종속 변수이기도 하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보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사교육이다. 좋은 직장은 물론 개인의 삶 전반에 걸쳐 소위 명문대학 졸업장이 가지는 ‘과도한’ 프리미엄이 존재하는 한 대학 서열화는 피하기 어렵고, 사교육은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최대로 벌어지고 비정규직의 설움이 커지는데 ‘모두 사교육하지 말자’고 투표에 부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국민이 설득될까. 간판에 관계없이 실력을 갖추고 성실히 노력하면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면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길 때 비로소 소모적인 경쟁과 사교육은 줄어들 것이다. 교육개혁은 고도의 심리전이다. 총체적 개혁 로드맵과 비전이 있을 때 국민을 ‘설득’한다. 지금의 공약들은 국민이 안심하고 지지하며 ‘협조’할 비전을 심어 주는 데 실패하고 있다. 사실 교육부 장관을 부총리급으로 격상시킨 것도 그런 일을 하라는 취지였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란 말이 ‘유행’이다. 대선 주자들의 공약 경쟁도 치열하다. 소프트웨어 교육,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자 양성, 학제 개편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교육으로 풀어야 할 다른 중요한 문제도 많다. 날로 심화되는 세대 간 갈등과 좌우 이념 충돌의 극복 문제, ‘다름’에 대한 이해와 관용,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동체 의식, 사회 질서는 철저히 지키고 부정부패에는 항거하는 민주시민의식 함양 등이다. 교육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유효한 처방임은 분명하다. 4차 산업혁명 대비와 같은 거창한 구호도 좋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교육의 기본을 회복하고 병든 사회를 고쳐 나가는 안목과 지혜다. 무한 경쟁을 유발하고 협업과 공동체 정신을 무너뜨리는 상대평가부터 바꾸겠다는 공약은 어떤가. 단순한 지식의 전달보다 삶의 현장과 관련된 문제 해결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교육을 이끌겠다는 공약도 반가울 것이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공약이 단편적·기술적인 처방에 머물러서는 안 될 것이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회복과 관료주의 극복을 위해 국가교육위원회를 두겠다는 주장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 만약 위원들을 좌우 진영이 나눠 갖는 시스템이라도 만들어지면 교육은 본격적인 이념의 전쟁터가 된다. 교육부 폐지론도 해양경찰청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분풀이성 폐지보다 실질적인 조직의 개혁이 훨씬 중요하다. 교육 내용과 방법이 바뀌지 않으면 거창하게 들리는 학제 개편도 비용과 혼란에 비해 효과는 미미할 것이다. 선행학습금지법을 만들었다고 선행 학습이 사라지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문화가 정착되지 않으면 아무리 제도를 바꿔도 사상누각이다. 율곡 선생의 말씀처럼 형식적인 개선보다 실공(實功) 있는 개혁으로 실효를 거두는 개혁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교사에 대한 공약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하지만 교사들이 시큰둥하면 교육개혁은 거의 불가능하다. 교사 양성 체제, 충원 규모, 재교육, 교직 문화의 개선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과제가 있음에도 대선 주자들은 침묵하고 있다. 아직 대선 레이스가 남아 있다. 거창한 구호와 ‘사이다’ 공약보다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진정한 공약을 기대한다. 교육 문제를 해결하면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될 것이다.
  • 대통령 탄핵심판 전날 헌재는 전쟁터

    대통령 탄핵심판 전날 헌재는 전쟁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결정이 하루 전날인 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은 탄핵 찬반론자들로 하루종일 전쟁터와 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경찰은 이날 만일의 사대에 대비해 하루종일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다. 경찰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일인 10일 서울 지역 등에 ‘갑호비상’을 발령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명예기자가 간다] 입석 정기권으로 세종시 출근하는 나, 얼굴 철판 깔고 ‘낚시의자’에 몸을 맡겼다

    [명예기자가 간다] 입석 정기권으로 세종시 출근하는 나, 얼굴 철판 깔고 ‘낚시의자’에 몸을 맡겼다

    # 월 60만원 열차티켓 감당 안 돼 할인권 “거, 너무한 거 아니에요. 이 좁은 데서 그러고 계시면 어떡해요.” “아, 네, 죄송합니다. 제가 급하게 처리해야 할 게 있어서요.”오늘도 어김없이 쏟아지는 항의. 하지만 이내 나는 노트북으로 고개를 떨군다. 아침 7시. 나의 출근 전쟁터는 서울에서 세종시 오송역으로 향하는 열차 안이다. 차창 밖으로 잠시 시선을 두었다가 이내 의자를 젖혀 달콤한 아침잠을 청하는 모습을 상상한다면 오산이다. 나는 날마다 열차를 잇는 통로에서 열 명이 넘는 사람들과 부대끼며 50분을 버텨내고 있다. 편히 앉아서 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빠듯한 월급으로 한 달에 60만원에 이르는 기차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50% 할인을 받는 정기권을 이용하고 있다.문제는 그 정기권이 자유석이 원칙이지만 자리가 없어 늘입석이라는 점이다. 통로에 의자 2개가 있긴 하지만 이를 선점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다. 겨우 생각해낸 것이 통로 한쪽의 짐칸 선반에 노트북을 펴놓고 기대어 허리를 맡기는 것이다. 짐칸에 떡하니 터를 잡고 있는 나를 향해 매일 아침 비난이 쏟아지지만, 얼굴에 철판을 깔고 또 버텨본다. 살아야 하니까. 몸을 옴짝달싹할 수도 없을 만큼 좁아터진 통로에서 출근 전쟁을 하는 사람들은 나처럼 세종시로 향하는 공무원들이다. 대개는 스마트폰 하나에 의지하며 시간을 보내지만, 선 채로 용케 잠을 청하는 이도 있고 보고서를 들여다보거나 업무와 관련된 비상 통화를 하는 이도 있다. 한배를 탄, 아니 한 열차를 탄, 그것도 입석을 탄 고단한 공무원들의 모습이 곧 나의 모습이기에 짠하다. 하지만 고단함을 견디는 것도 하루 이틀이다. 피로가 누적되다 보니 머릿속은 온통 ‘어떻게 하면 좀더 편하게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가득하다. 그러다 번뜩 떠오른 아이디어가 있었다. 바로 ‘낚시 의자’다. 설마? 그 낚시 의자? 맞다! 가로, 세로 25㎝ 남짓한 낚시 의자에 몸을 맡겨 보기로 한 것이다. 태양의 후예 송중기는 천 번을 생각하고 한 번 행동했다지만 나는 세 번 정도 고민하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살아야 하니까. # 열차 통로 의자 2개 선점은 하늘의 별따기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낚시 의자를 꺼내 앉자마자 터진 웃음소리, 야유, ‘얼마나 힘들었으면’ 하는 안타까움 섞인 위로 등등. 하지만 나는 얼굴에 두꺼운 철판을 겹겹이 두르고 버텨냈다. 그런데 낚시 의자에 앉아 출근을 한 지 3일째 되던 날, 며칠째 지켜봤다며 사진을 좀 찍어도 되겠냐는 요청을 받았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출퇴근하는 공무원의 이모저모를 추억으로 남기고 싶다고 했다. 아차차, 이건 아니다 싶어 단칼에 거절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낚시 의자를 접었다. 짧았지만 강렬했던 나의 출근용 의자는 그렇게 사라지고 말았다. # 고단한 출근길…고안한 아이템에 야유 나는 또다시 짐칸에 기대 노트북에 의지하며 출근 전쟁 중이다. 노트북으로 매일 아침 올라오는 언론 동향을 파악하고 중요한 사안은 바로톡이나 문자로 보고하거나 직원들과 공유한다. 업무 관련 메일을 확인해서 답장을 보내고 전날 마무리하지 못한 자료 등을 매만지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오송역에 도착한다. 아이들 학교 때문에, 집안 사정 때문에 세종시로 내려갈 수 없어 힘든 출근 전쟁을 선택했지만 아직은 버틸 만하다. 버티는 것이 이기는 것이므로, 살아야 하므로. 장순애 명예기자 (고용노동부 청년고용기획과 사무관)
  • N포 시대 청춘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졸업장을 드립니다

    N포 시대 청춘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졸업장을 드립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춘들에게 덕담 한마디 건네는 것도 부담이 되는 어려운 시절입니다. 이런 현실 앞에 선 졸업생에게 따뜻한 위로를, 힘내라는 응원을, 혹은 개척 정신이나 도전 정신을 전한 대학총장 10명의 졸업 축사를 싣는 이유입니다. 많은 청춘들이 잠시나마 봄기운이 서서히 감도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쉬어가기’를 바랍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안주하는 인생 아닌 ‘개척하는 지성’ 되길고려대 염재호 총장저는 여러분들이 선배들이 이루어온 경제 성장의 업적에 편안히 기대어 안주하려고 하는 나약함을 버리길 기대합니다. 50년 전 우리나라의 대학 졸업생들은 미래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학 졸업생들이 독일 광부로, 간호사로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떠났고, 베트남 전쟁터에서, 열사의 나라 중동에서 피땀을 흘리며 미래를 개척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400배의 경제성장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여러분은 부모님과 선배들이 만들어놓은 경제 성장의 따뜻한 품 안에서 인생을 즐기려고 하는 나약한 지성의 굴레를 벗어버리고, 이제 21세기 우리나라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새롭게 개척하는 지성이 되길 바랍니다. 저는 대학이 사회보다 먼저 미래를 준비해야 하고, 그것은 바로 ‘개척하는 지성’을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해 왔습니다. 개척하는 지성은 단지 똑똑하거나 성실한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남들이 가지 않았던 곳에 가보려고 도전하고, 보지 못했던 것을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개척하는 정신입니다. 20세기 산업사회의 일자리가 수백만 개 없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21세기 지식사회의 일자리가 수백만 개 새롭게 생기는 것을 주목하십시오. 개척하는 자만이 미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생소한 분야도 주목하고 상상력 발휘하길연세대 김용학 총장오늘 졸업식이 다른 해보다 특히 새롭게 느껴지는 이유는 지금 우리의 현실이 엄중하고, 미래가 결코 녹록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직면해야 할 세상은 이전의 졸업생이 직면한 세상과는 다른, 새로운 세상입니다. 여러분은 앞으로 어려운 현실을 개척하고 이겨내야만 합니다. 마치 뗏목을 타고 거친 바다로 나아가는 도전적인 삶의 첫 시작입니다. 첫 출발이 좋다고 기뻐하지 말며, 나쁘다고 슬퍼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인생은 여러분의 생각보다 길기 때문입니다. 미지의 세계를 향하는 새 출발이 호기심과 모험심을 자극하기도 하지만, 떨쳐내기 힘든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각자 익숙해진 생활이나 전공 영역의 협소함을 벗어나, 생소했던 분야에 주목하고 관련 없을 것 같은 현상들을 연결하는 상상력을 발휘하기를 당부하고자 합니다. 졸업생 여러분, 결코 연세와의 끈을 놓지 말기를 당부합니다. 학교 도서관의 자원을 계속 이용하시기 바라며, 졸업 후에라도 창업의지가 있으면 창업지원단을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대학은 인간을 목수로 만드는 곳이 아니라, 목수를 인간으로 만드는 곳이라는 말의 참뜻을 졸업 후에도 계속 마음속에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유연성·인간성의 가치 잊지 말았으면부산대 전호환 총장여러분께 ‘이제 세상에 나가 여러분의 꿈을 멋지게 펼치십시오!’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가 않습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여러분께 앞으로 꼭 놓치지 말았으면 하는 ‘가치’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가장 큰 경쟁력은 빠르게 배우고 발전할 수 있는 ‘적응력’입니다. 급변하는 사회 상황이나 기술 변화에 따라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따뜻한 ‘인간성’과 ‘소통능력’이 필요합니다. ‘나’보다는 집단지성과 네트워크를 통한 ‘우리’가 더 현명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저 혼자 태어난 사람이 없듯이, 삶도 혼자 살아갈 수 없습니다. ‘삶’이라는 글자를 나누면 ‘사람’이 됩니다. 언제 어디에 소속되어 있든, 구성원으로서의 자신의 가치를 잊지 마십시오. 끝으로 신학자인 라인홀드 니부어가 쓴 기도문으로 여러분의 앞날을 축복해 드리고 싶습니다. “바꾸지 못하는 일을 받아들이는 차분함과 바꿀 수 있는 일을 바꾸는 용기와 그 차이를 구분하는 지혜를 갖길” 기원합니다. 세찬 바다속에서 포기는 없고 꿈은 있다인하공전 진인주 총장대학 졸업이라는 것은 사회인으로서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하는 어떻게 보면 홀로 서기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을 사회와 취업으로 진출시키는 저의 마음이 무거운 것도 솔직한 심정입니다. 세찬 바람이 불고 있는 바다로 배를 출항시키는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졸업생 여러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여러분들은 자신의 미래를 개척할 충분한 역량과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직하고 인내하는 자세로 여러분들이 할 수 있는 것에 노력하고, 어려움이 닥쳐도 결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동안 학교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는 항상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고자 하는 자세가 꼭 필요합니다. 또한 여러분의 몸과 마음의 건강에 각별히 신경 쓰시기 바랍니다. 건강한 신체가 여러분의 미래에 크나큰 자산이며, 건강한 마음이 사회생활의 기본입니다. 여러분들은 우리나라 최고 전문대학에서 최신의 교육과정을 마친 인성, 글로벌 마인드, 창의적사고를 갖춘 우수한 인재임을 잊지 마십시오. 자신 들여다보고 약자에겐 귀 기울여야서울대 성낙인 총장여러분은 생각만 해도 즐겁고 행복할 것 같은 일을 찾았는지 궁금합니다. 아직 찾지 못했다 해도 늦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내면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며 나와 대화하는 일을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십시오. 늘 설레는 마음을 간직할 수 있는 ‘자신을 찾는 일’은 몰랐던 나와 대면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최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하여 부단히 인내하고 최선을 다하십시오.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타인을 배려하는 진정한 지식인이 되어야 합니다. 편향되지 않은 균형적 사고, 단편적 지식을 극복하는 지성, 사익을 뛰어넘는 공익정신으로 끊임없이 정진해 나가야 합니다. 냉철한 지성만큼이나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짧은 대화에도 삶의 깊이와 철학이 느껴지는 품격 있는 서울대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영리하다는 말을 듣기보다 사려 깊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존경받기를 바랍니다. 배타적 개인주의와 집단이기주의를 타파하고 우리 사회가 더불어 살아가는 선한 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하여 굳건한 선의지(善意志·guter Wille)를 확립하기 바랍니다. 더 나아가 어떤 세상을 만들고 어떤 사회와 국가를 후대에 물려줄 것인지 치열하게 고민해주길 고대합니다. 4차산업의 소용돌이… 그래도 중심은 ‘사람’전남대 정병석 총장우리 앞에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극적인 변화가 밀려들고 있습니다. 빅데이터에 기반한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로봇, 드론, 무인자동차, 3D프린팅 등 초고도화된 과학기술이 상상을 현실로 바꾸어놓고 있습니다. 안정된 직업들이 사라지고 있고,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혼돈의 시기에 잊지 말 것이 한가지 있습니다. 고도로 발달한 기술이 세상을 이끌고 있는 것 같지만, 그 중심은 항상 인간이라는 사실입니다.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달한다고 해도 그것을 만들어내는 것은 사람이며, 그것은 사람을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문제는 누가 그 주인공이 되느냐이며, 그 기준은 ‘변화’에 대한 적응력입니다. 변화에 얼마나 빠르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승리자가 될 수도 있고, 낙오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 격변기의 흐름에 앞서 적응함으로써 여러분만의 성공시대를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고정관념과 관성의 틀에서 벗어나 유연한 사고와 풍부한 상상력으로 새로운 시대를 자신감 있게 맞이하십시오. 어렵더라도 잠들지 않고 깨어 있다면, 변화는 오히려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과감하게 도전할 줄 아는 용기가 “원더풀”숙명여대 강정애 총장여러분은 여전히 도전하는 청춘이고, 새롭게 출발하는 새내기입니다. 저는 믿습니다. 여러분이 숙명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이 여러분을 더 자유롭게 상상하는 청춘으로 성장시켰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모든 영역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재편됩니다. 대학은 물론 기업과 공공기관, 지역사회와 세계 시민들과 교류하기 위한 실험과 도전이 이어질 것입니다. 이러한 시기에 사회로 진출하는 여러분들은, 기존의 틀을 벗어 버리고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책이 있습니다. ‘나는 오늘도 나를 응원한다’인데요 저와 숙명도 영원히 여러분을 응원할 것입니다. 졸업생 여러분. 다시 한번 졸업을 축하하고, 여러분 앞에 펼쳐질 미래가 축복으로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제가 잘 외치는 구호가 있습니다. 오늘은 여러분과 함께 이 구호를 큰 소리로 외치고 싶습니다. 원더풀 숙명인데요. 오늘은 원더풀 여러분이라고 해야겠습니다. 원더풀은 ‘원하는 것보다 더 잘 풀리라’는 뜻이어서 여러분의 앞길이 원하는 것보다 더 잘 풀리는 탄탄대로가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하면서 외치겠습니다. 기대기보다 뒷받침해주는 기둥 같은 리더로포항공대 김도연 총장여러분은 우리 사회 모두가 기대하는 인재입니다. 스스로를 자중자애하며 노력해서 미래의 대한민국 더 나아가 인류사회를 이끌어갈 리더들로 성장해야 합니다. 인재라는 단어는 ‘사람 인’(人)자와 ‘재목 재’(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첫 글자인 ‘사람 인’자는 상형문자인데, 한 사람의 두 다리를 형상화한 것이 아닙니다. 사람 인자는 두 사람입니다. 한 사람은 기대고 또 다른 한 사람은 받쳐주는 모습입니다. 사람은 때로는 남에게 기대고 또 어떤 때는 다른 사람을 뒷받침하며 사는 존재입니다. 두 번째 글자인 ‘재’자는 나무와 재주가 합쳐진 글자인데, 역경을 뚫고 성장해 어느 곳에나 요긴하게 쓰일 수 있는 품질 좋은 나무를 뜻합니다. 인재란 탁월한 능력을 지닌 사람으로 그중에서도 세상을 받쳐주는 대들보나 기둥 같은 존재를 우리는 리더라 부릅니다. 리더란 결국 다른 사람에 기대는 것보다 뒷받침해 주는 일을 더 많이 하는 사람입니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은 항상 학습하고 배우는 자세를 견지하라는 것입니다. 매일 한두 시간만이라도 책을 읽거나 배우는 데 쓴다면 여러분의 삶은 풍요로울 것이며 그 궁극적 가치도 현격히 달라진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성공 방정식은 잊고 ‘자기다움의 항해’를아주대 김동연 총장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그 어떤 세상’으로 여러분을 보냅니다. 직장일 수도, 학문의 길일 수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세상일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어떤 세상에 있던 확실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앞으로 여러분이 살아갈 그리고 주도해갈 세상에서는 이제까지의 ‘성공 방정식’이 큰 힘을 발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새로운 항해를 시작해야 합니다. 그 항해의 목적은 ‘자기다움’을 찾는 것입니다. ‘남과 다른 자기’를 찾는 것입니다. 진짜 실력은 ‘자기다움’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나는 누구이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찾는 시도를 끊임없이 해 가길 바랍니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보이지 않는 손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길 바랍니다. 오늘 이 성취는 부모님과 가족의 관심과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여러분의 성장과 도약에 응원과 격려를 해주신 분들도, 여러분의 좌절과 방황을 눈물겹게 지켜보신 분들도 바로 여러분의 부모님과 가족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거칠고 험한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그 세상이 또한 아름다운 곳임을 잊지 맙시다. 여러분의 무대인 이 넓은 세상을 마음껏 즐기기를 바랍니다. 비전·혁신·인내하면 VIP로 인정받을 것KAIST 강성모 前총장여러분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어려움을 극복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끊임없는 지식창조’, ‘활기찬 진보와 전진’, ‘온전성’, ‘지속성’, 그리고 ‘신뢰’로 대변되는 KAIST 정신은 카이스티안(KAISTian)의 DNA 속에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카이스티안은 사회 어느 곳을 가든지 VIP로 인정받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VIP로서 갖추어야 할 새로운 VIP 정신을 주문하고자 합니다. V는 비전(Vision)입니다. 인류의 역사를 바꿀 수 있는 큰 비전을 가져야 합니다. I는 혁신(Innovation)입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유연한 생각을 가지고 긍정적인 변화를 창의적으로 일으켜야 합니다. P는 인내(Perseverance)입니다. 어려운 길을 걷고 전진하다 보면 넘어질 수도 있습니다. 피라미드의 제일 뾰족한 부분을 우리 삶의 목표라고 본다면, 우리의 삶은 그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아래에서부터 위로 피라미드를 쌓아 올리는 모양이 될 것입니다. 열정과 문화를 밑바탕에 다져 두고, 높은 가치의 문제를 최선의 방식으로 해결해 인류사회 발전에 공헌하는 것이 제가 여러분에게 당부하고 싶은 삶의 자세입니다.
  • 박근혜 대통령 4주년에 촛불 vs 맞불 전쟁터된 광화문, 주요 인사는 테러 위협

    박근혜 대통령 4주년에 촛불 vs 맞불 전쟁터된 광화문, 주요 인사는 테러 위협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4주년인 25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열린 촛불집회와 태극기 집회에 올해 최대 인원이 참여하면서, 박 대통령의 탄핵 여부를 두고 반목하는 거대한 대결의 장이 됐다. 헌법재판소 재판관, 특별검사, 주요 정치인 등은 공개적인 테러 위협에 시달리게 됐고, 격화된 분위기에 소위 ‘막말’이 난무했다. 시민들은 이렇게 혼란한 4주년을 맞게 될지 상상도 못했다며 착찹해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덕수궁 대한문에서 열린 태극기집회에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은 오후 2시 45분을 기준으로 300만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연단에 선 정광용 박사모(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회장은 “헌법재판소에 탄핵 기각할 재판관 3명 있다는 정보가 있다. 헌재에 악마도 3명 있다”며 “탄핵되면 아스팔트에 피 흘릴 거다. 문재인이 혁명을 말했는데 우린 혁명 넘어서는 참극 일으킬 거다. 우리가 정의다”라고 말했다. 다음달 중순쯤 박 대통령의 탄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장의 분위기는 격화됐다.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박 대통령 취임 4주년에 언론이 대통령에게 재갈을 물리고 난도질했다. 탄핵은 애당초 말이 안 된다. 야당이 집권하려는 야욕으로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도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과 강일원 탄핵심판 주심에 대해 “헌정 전체를 탄핵하려 한다”며 “(우리는) 당신들의 안위를 보장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오후 4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정권 4년, 너희들의 세상은 끝났다’를 제목으로 집회를 열었다. 촛불집회의 사전집회격인 이 집회에서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지금 대한민국에는 촛불과 태극기의 싸움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촛불이 범죄자를 몰아내는 투쟁이 진행되고 있다”며 “박근혜·재벌총수 구속과 헬조선 타파가 역사의 과제이자 촛불의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또 박 대통령의 즉각 탄핵과 특검 연장을 주장했다. 문제는 양측의 분위기가 격화되면서 주장 개진을 넘어 주요 인사에 대한 테러 위협까지 나온다는 점이다. 우선 지난 23일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20대 남성은 자수해 현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이런 글을 박사모 온라인 카페에 올린 최모(25)씨는 “이정미만 사라지면 탄핵 기각 아니냐”는 제목 글을 통해 “이정미가 판결 전에 사라져야 한다. 나는 이제 살 만큼 살았으니 나라를 구할 수만 있다면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실제로 위해 계획을 실행할 듯한 태도를 보여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을 수사한다는 언론 보도 등을 보고 상황이 심각한 것을 인지하고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천에 거주하는 50대 남성 정모씨는 태극기집회 참석 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위해를 가하겠다고 예고했다는 첩보가 경찰에 입수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문 전 대표에게 신변보호 인력을 투입했다. 이외 경찰청은 헌재 재판관에 대한 신변보호에 이어 이날부터 특별검사 및 특별검사보 등에 대해서도 주거지 및 사무실에 대해 전담 경찰관을 배치해 특별신변보호를 시작한다고 전했다. 특검은 지난 23일 경찰에 신변보호요청을 한바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볼티모어 “김현수 한 단계 더 발전할 것”

    “올해엔 그가 더 나은 레벨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2년차 김현수(29·볼티모어)의 올 시즌 입지는 좁아졌다. 그러나 그에 대한 기대치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김현수에게 의구심을 품었던 벅 쇼월터 감독이 기대감을 드러내 주목된다. 지역 매체 볼티모어베이스볼닷컴은 21일 미국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에서 진행 중인 볼티모어 스프링캠프 소식을 전했다. 지난 18일 MLB 캠프에 소집된 54명의 볼티모어 선수들은 구슬땀을 쏟으며 치열한 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다. 쇼월터 감독은 “오늘 김현수가 연습 2경기에 모두 출전하려고 의욕을 보인 게 흥미로웠다”면서 “지난해 김현수에게 많은 것들이 도전이었지만 이젠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현수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올해 다른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타격 기계’ 김현수는 지난해 자신감에 찬 모습으로 빅리그에 진출했지만 초반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시범 17경기에서 23타석 연속 무안타 등 극심한 부진에 허덕이며 마이너리그행을 권유받았다. 이를 거부해 홈 팬들의 야유까지 샀지만 결국 진가를 발휘하며 ‘반전 드라마’를 썼다. 김현수는 두 번째 스프링캠프에서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이 더욱 심해져 주전 좌익수 확보가 불투명하다. 볼티모어는 세스 스미스의 영입과 거포 마크 트럼보의 잔류 이후에도 최근 마이클 초이스와 크레이그 젠트리까지 낚아 외야는 ‘전쟁터’나 다름없다. 김현수는 지난해 타율 .302에 6홈런 22타점, 출루율 .382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좌투수 상대로 단 한 개의 안타(17타수 무안타)도 때려 내지 못해 감독의 믿음을 반감시켰다. 생존하려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김현수는 서둘러 페이스를 끌어올려 시범경기에서 주전 눈도장을 받겠다는 다짐이다. 운명을 가를 볼티모어 시범경기 일정은 오는 25일 디트로이트와의 경기로 시작된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북마크] ‘책 읽기’가 막막한가요…당신을 위한 어떤 조언

    이 책에 눈길이 간 건 이 문장 때문이었습니다. “현실은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우리에게 아낌없이 찬물을 끼얹는다.” 대만 작가로, 중화권의 대표적 지식인인 탕누어의 신간 ‘마르케스의 서재에서’(글항아리)의 한 구절입니다. 당대의 시대상을 짚거나 어떤 통찰에서 나온 말은 아닙니다. 자신을 ‘프로 독서가’로 자부하는 그가 독서가 얼마나 어려운지 그 나름대로 불평한 글이거든요. 책 담당 기자인 저도 보탤 말은 있습니다. 친애하지만 (무척) 시끄러운 (혹은 활기찬) 신문사 편집국의 이웃 부서 동료들과 수시로 울려 대며 사유를 방해하는 사무실 전화와 휴대전화 문자, 톡 등 ‘스마트한 방해꾼’들은 독서가 ‘업무’인 제게는 불친절한 존재들입니다. 네. 썩 잘 쓰지도 못하는 제 서평 기사에 대한 핑계입니다. 전쟁터에서도 베개 밑에 넣어 둔 호메로스의 ‘일리아드’를 읽었다는 알렉산더 대왕과 비교할 바가 아니지요. 탕누어의 책은 ‘우리가 독서에 대하여 생각했지만 미처 말하지 못한 것들’이라는 부제대로 책 읽기에 대한 그의 사유와 지혜를 담은 일종의 독서론입니다. 다음 증상을 가진 분은 손드세요. 1. 책을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2. 읽은 책이 기억나지 않아요. 3. 책을 어떻게 고르죠. 탕누어는 1번 증상에 대해 그게 책의 본질이라고 말합니다. 책은 태어나기를 이질적이고 생소한 세계의 군집이며, 마치 9일 만에 7개국을 돌아보는 ‘초저가 해외여행’처럼 곧잘 방향감각을 잃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문득 깨달음이 올 때까지 기다려 보라고 합니다(물론 맘 떠난 여인처럼 안 올 수도 있어요). 2번. 그는 흰 건 종이고 검은 건 글자인 책은 고도의 사유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읽는 순간 자동으로 몸에 기억된다고 말합니다. 이른바 “무자비한 힘”입니다. 3번 답변은 “다음 책은 지금 이 순간 읽고 있는 책 속에 있다”입니다. 독서는 “끊임없는 동류(同類)의 호명과 확장”이라는 그의 생각, 그럴듯하지 않나요. 그의 조언이 독서를 부담스럽게 여길지 모를 여러분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편안하게 만들면 좋겠습니다. 지난달 출간된 일본의 지성 다치바나 다카시가 쓴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문학동네)도 추천합니다. 아시아 두 지성의 닮은 듯 다른 독서론을 음미할 수 있습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우리 집 벽에서 로봇이 툭… 이젠 ‘혼합현실’이다

    우리 집 벽에서 로봇이 툭… 이젠 ‘혼합현실’이다

    #1.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혼합현실(MR) 장비인 ‘홀로렌즈’를 끼고 로봇 게임인 ‘로보레이드’를 시작하면 여러 방면에서 로봇들이 공격해 온다. 우리 집은 곧바로 전쟁터가 된다. 한 로봇은 집 벽에 구멍을 내고 달려든다. 내가 적에게 시선을 맞추고 손가락을 움직이면 레이저가 날아가 공격할 수 있다. #2. 일본항공(JAL)도 지난해 4월부터 항공기 조종사를 훈련시킬 때 혼합현실을 활용한다. 훈련생들은 혼합현실 속에서 가상 엔진과 비행기 파트를 직접 만져보고 실제 엔진이나 조정석에서 작업하는 것처럼 트레이닝을 받는다.가상현실(VR)의 몰입감과 증강현실(AR)의 현실감을 접목한 MR이 뜨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VR과 AR이 시장을 뒤흔들었다면 올해는 MR 기술이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KT경제경영연구소는 올해 정보통신기술(ICT) 10대 이슈 가운데 하나로 MR을 꼽았다. VR이 앞이 보이지 않는 고글을 쓰고 현실이 아닌 100% 가상의 이미지를 사용하는 기술이라면, AR은 현실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 보여 주는 기술이다. 두 기술의 장점만 혼합한 MR은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의 정보를 결합해 두 세계를 접목한 공간을 만들어 내는 기술을 구현한다. 단순히 만들어진 이미지가 현실 세계에 표시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내가 보고 있는 공간과 사물 정보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가상의 3차원(3D) 홀로그램이 덧입혀 보인다는 점에서 AR과 확실하게 대비된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글로벌 MR 시장이 2015년 4580억원에서 2021년에는 1조 980억원으로 6년 새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MR 시장이 커지면서 다양한 디바이스와 플랫폼, 콘텐츠 등 연관 산업도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MR 시장의 주도권 다툼도 본격화되고 있다. MS사는 2015년 홀로렌즈를 선보이면서 게임뿐 아니라 교육용, 의료용 등 다양한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다. 인텔은 지난해 개발자 회의를 통해 MR 컨트롤러인 ‘프로젝트 알로이’를 공개했다. 국내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MR의 초기 콘텐츠인 ‘선더펀치’를 개발했다. 선더펀치는 이용자가 팔을 움직이면 배경이 되는 디스플레이 영상에 여러 색깔의 번개가 생성된다. 번개는 이용자 손등을 인식해 만들어져서 마치 손을 감싸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주용완 KISA 인터넷기반본부장은 “VR은 어지럼증 유발이라는 약점을 드러낸 반면 AR은 포켓몬고 등을 통해 발전 가능성을 보였다”면서 “MR은 AR의 발전된 형태로 다방면의 활용 가능성이 큰 만큼 다국적기업 간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英 최초 ‘IS와 싸우는 민병대 여군’ 탄생

    英 최초 ‘IS와 싸우는 민병대 여군’ 탄생

    영국 최초로 시리아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이하 IS)와 싸우는 여군이 탄생했다고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버풀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킴벌리 테일러(27)는 지난해 3월 쿠르드어를 익히는 동시에 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여성들에 의한 방어 조직'(Kurdish Women’s Protection Units)에 들어갔다. 쿠르드족이 만든 이 민병대는 주로 터키와 이라크에서 독립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여기에 속한 여성들은 IS의 만행을 막고 IS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스스로 군인이 돼 싸우고 있다. 테일러는 지난 3월 이 조직에 들어가 군사훈련을 받았으며, 지난달 말에는 현재 교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시리아 락까에서 전투에 참여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은 현재 민병대에서 활동하는 영국인이 15명 정도로 파악되는데, 테일러는 영국인으로서 IS에 대항해 싸우는 최초의 여성 민병대 군인이 됐다고 전했다. 그녀는 가디언과 한 인터뷰에서 "나는 이 전투를 위해 죽을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것은 전 세계를 위한 일이고, 동시에 인류와 탄압받는 사람들을 위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IS가 저지르는 것은 단순한 살인이나 성폭행이 아니다. 이들은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정신적·육체적 고문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인 최초로 쿠르드민병대 여군이 된 테일러는 현재 이 부대에서 미디어를 담당하고 있다. 전쟁터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이를 언론에 공개하는 역할이다. 동시에 전투에도 상시 투입될 수 있도록 총기 훈련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테일러는 “부모18개월 간 중동 지역을 여행하면서 쿠르드족 및 쿠르드 계열 소수민족인 야지디족이 IS로부터 받은 탄압과 피해에 관한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그것이 내가 이 싸움에 목숨을 걸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라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전쟁터, 세탁기 등 거쳤지만…17년째 작동중인 휴대폰

    전쟁터, 세탁기 등 거쳤지만…17년째 작동중인 휴대폰

    최신 IT제품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의 스마트폰 주기는 2년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미국과 한국 등의 교체 주기는 2.5년 정도로 분석됐다. 신제품에 발빠르게 움직이는 얼리어답터의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이보다 훨씬 짧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러한 추세와는 반대로 휴대전화 한 대로 17년을 ‘버티는’ 남성의 사연이 알려져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국에 사는 데이비드 미첼(49)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휴대전화는 17년 전인 2000년 구입한 노키아 3310 모델이다. 그는 2000년대 초반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전쟁터에서 군 복무를 할 당시에도 이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었다. 전쟁터에서도 살아남은 ‘레전드 휴대전화’가 된 것. 전쟁터까지 다녀온 이 휴대전화는 지난 17년 간 많은 일을 겪었다. 미첼이 실수로 세탁기에 넣고 돌리기도 했고, 발에 짓밟히기도 했으며, 심지어 카레 소스에 범벅이 된 일도 있었다. 2010년부터 몇 년간은 책상 서랍 속에서 충전 한번 하지 않고 버려져 있기도 했다. 하지만 미첼의 휴대전화는 여전히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며칠에 한 번씩 충천하는 것만으로도 사용에 큰 문제가 없을 만큼 ‘튼튼’하다. 다만 스마트폰이 아니기 때문에 셀프카메라 사진을 찍는다던지 SNS를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2000년 당시 집을 떠나 있을 때,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기 위한 용도로 구입했던 것이 바로 이 휴대전화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다른 용도가 필요치 않았다”면서 “때때로 휴대전화를 꼼꼼히 청소하고 말려주고 있다. 절대 파괴되지 않는 물질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도 이 휴대전화는 내가 사회적인 관계를 유지하는데 충분한 도움을 준다. 전화기를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그나마 귀찮고 불편한 일은 통신사가 내게 사용하지도 않은 데이터 사용료를 내라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평창패럴림픽 ‘인생 스톤’ 던지는 선수들

    평창패럴림픽 ‘인생 스톤’ 던지는 선수들

    “처음 당구를 배운 뒤 침대에 누우면 천장이 당구대로 보인다잖아요. 컬링도 비슷한 중독성이 있어요.” “스톤(컬링 공)을 딱 알맞은 힘으로 던졌을 때 느낌은 낚시할 때 손맛 같아요.”지난 4일 오후 서울 노원구 태릉빙상장에서는 40~50대 남녀 5명이 컬링 예찬을 쏟아 냈다. 서울시청 휠체어팀 소속인 방민자(56·여)·민병석(53)·양희태(48)·차재관(46)·서순석(45) 선수다. 사실 ‘컬링’ 하면 ‘여동생’ 이미지다. 2014년 러시아 소치올림픽 때 20대가 주축이 된 여자 대표팀의 선전 덕분이다. 하지만 내년 평창 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때는 이 ‘이모와 삼촌들’ 이미지가 뇌리에 박힐 것 같다. 5명의 선수는 모두 사고로 후천성 장애를 얻어 재활 차원에서 운동을 시작했다가 전문 선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서울시청팀이 창단되기 전에는 생계 걱정을 했다. 생활체육팀 소속은 급여가 없었다. 연습장 대관도 문제였다. 수도권에 컬링장이 몇 곳 안 되는 탓에 비장애인 선수들이 쉬는 이른 새벽에 연습을 했다. 수영장을 얼려 연습한 적도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9월 장애인·비장애인 컬링팀을 동시 창단한 덕에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전국 휠체어 컬링 실업팀은 서울과 인천시만 운영한다. 컬링은 19.96㎏ 돌을 빙판 위에서 밀어 표적(하우스) 중앙에 가깝게 위치할수록 득점하는 경기다. 전술전략이 다양해 당장은 ‘사석’(버리는 돌)처럼 보이는 스톤이 몇 수 앞을 내다본 묘수인 일이 허다하다. 바둑·체스와도 비견된다. 또 스톤으로 상대 스톤을 밀어내거나 스톤 사이로 빠져나가므로 ‘공간의 예술’이라는 점은 당구와 비슷하다. 팔이 떨어질 듯 해대는 빗자루질(스위핑)을 휠체어 컬링에서는 볼 수 없다. 선수가 2.5m 스틱으로 스톤을 밀어 하우스 안에 넣는 게 전부다. 그렇다고 긴장감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서 선수는 “비장애인 컬링에서는 투구를 잘못하면 스위핑을 해 공의 이동거리와 방향을 바꿀 여지가 있지만, 휠체어 컬링은 스톤이 막대를 떠나는 순간 만회가 어렵다”고 말했다. 집중력이 중요한 ‘찰나의 미학’이라는 얘기다. 장애인 선수들에게도 빙판은 ‘전쟁터’다. 스톤에 인생을 건 듯 한 구 한 구 던진다. 시청팀과 국가대표팀을 동시에 이끄는 백종철(41) 감독은 “세계랭킹은 7위지만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3위를 했다”며 “평창 패럴림픽에서 가장 유력한 메달 후보”라고 말했다. 백 감독의 강훈련을 버텨 낸 선수들은 실전에서 스톤을 무념무상 상태로 던진다고 했다. 민 선수는 “그 정도 훈련했으면 몸이 기억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컬링은 팀 종목이라 단합이 중요하다. 혼성 5명 중 홍일점이자 최연장자인 방 선수는 “투구를 할 때 의견이 다르면 다수결로 정한다”면서 “자연스레 사회성도 길러진다”고 말했다. 시청팀 선수들은 오는 6월 선발전에서 모두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목표다. 쌍둥이 아빠인 차 선수는 “몸을 다친 뒤 자신감이 떨어졌었는데 컬링 덕에 아이들이 아빠를 보는 시선이 긍정적으로 변했다”며 “팀워크를 잘 다져 꼭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대만 총통 SNS는 왜 양안 누리꾼의 전쟁터가 되었나

    중국과 대만의 누리꾼들이 춘제(春節·음력 설) 연휴에 ‘댓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양안 누리꾼의 전쟁터가 된 공간은 대만 총통 차이잉원(蔡英文)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이다. 트위터보다 페이스북을 즐겨 사용하던 차이 총통은 지난 15일 남미로 가던 중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트위터 본사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2년여 만에 트윗을 재개했다. 페이스북에는 중국어로, 트위터에는 영어로 글을 올리고 있다. 차이 총통의 영어 트윗을 못마땅해하던 대륙의 누리꾼이 폭발한 것은 춘제를 하루 앞둔 지난 27일. 총통은 영어로 “닭의 해를 맞이해 모든 일이 잘 되기를 기원한다”고 덕담을 올린 뒤 일본어로 “일본의 모든 분도 행복한 한 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썼다. 중국 누리꾼들은 ‘만리장성 방화벽’으로 불리는 중국의 검열 시스템을 뚫고 차이 총통의 트위터에 들어와 “미국과 일본에 아첨하는 꼴을 눈 뜨고 볼 수 없다”며 맹비난했다. ‘매국노’, ‘주구(走狗·앞잡이)’라는 욕설도 난무했다. 총통이 공격당하자 이번에는 대만 누리꾼이 반격에 나섰다. “살짝만 건드려도 깨지는 ‘유리창’ 같은 소인배들”이라는 글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한 대만 누리꾼은 “새해 벽두부터 벽(방화벽)을 넘어오느라 고생했다”며 “중국인은 역시 ‘벽 나라’ 사람들”이라고 비꼬았다. 일본 누리꾼도 대만 누리꾼을 응원하고 있다. 양안 누리꾼의 ‘댓글 전쟁’이 좀처럼 식지 않자 대만 총통부는 해명 자료를 내놓았다. 차이 총통의 트위터 팔로어는 대부분 영어와 일어를 쓰고 페이스북 친구는 중국어를 많이 쓰기 때문에 언어를 골라서 쓰고 있다는 것이다. 차이 총통은 지난 1일 페이스북 새해 인사에서 “새해에는 매일 전전긍긍(戰戰兢兢)하자”고 쓴 것 때문에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중국어의 ‘전전긍긍’은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매우 조심스러워하고 두려워하는 모습’을 뜻한다. 중국 누리꾼은 “끝까지 진중하게 일하는 모습을 뜻하는 ‘긍긍업업’(兢兢業業)을 잘못 쓴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미국 코넬대 법학석사, 영국 런던 정경대 법학박사 출신인 차이 총통은 대만국립대와 미국 하버드대에서 강의한 대만의 대표적인 엘리트다. 차이 총통의 빈번한 ‘중국어 실수’는 민족주의 정서가 강한 대륙의 누리꾼에게는 더없이 좋은 공격 목표가 되고 있다. 반면 독립을 꿈꾸는 대만 청년들은 중국어보다 유창한 총통의 영어와 일어 실력에 대리 만족을 느끼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실화, 그래서 더 빠져드는…

    실화, 그래서 더 빠져드는…

    →실제 스노든 외모·버릇까지 세밀하게 복사… 조셉 고든 레빗의 메소드 연기 빛나 거장이 뷰파인더로 바라본 세상은 어떨까. 실제 사건,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사회에 비판적인 시선을 견지해온 올리버 스톤 감독의 ‘스노든’이 새달 9일 개봉한다. 미국 정부가 전 세계를 상대로 광범위하고 무차별적인 통신 감청과 개인 정보 수집을 하고 있다고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을 조명하는 작품이다. 실제 스노든의 외모와 중저음의 목소리, 버릇까지 세밀하게 복제하는 조셉 고든 레빗의 메소드 연기가 빛난다. 이라크전 참전을 위해 자원 입대했고, 의병 전역 뒤에도 미 정보기관에 투신할 정도로 애국심에 불타던 인물이 내부고발자가 되어 가는 과정을 스릴 넘치게 그려낸 스톤 감독의 연출력도 빛난다. 니컬러스 케이지, 재커리 퀸토, 셰일린 우들리 등 출연진도 탄탄하다. 다만 얼마 지나지 않은 2013년 사건이고, 스노든과 글렌 그린월드, 로라 포이트라스 등 언론인들이 첩보 작전처럼 준비했던 폭로 현장을 셀프 카메라로 담은 다큐멘터리 ‘시티즌포’가 한발 앞서 개봉한 것은 양날의 검일 수도 있다.→10년 만에 메가폰 잡은 멜 깁슨 감독… 전쟁영웅 그린 영화로 오스카 작품·감독상 또 도전 배우 출신으로 거장 반열에 다가서고 있는 멜 깁슨 감독의 전쟁 영화 ‘핵소 고지’가 22일 개봉한다. ‘브레이브 하트’(1995)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감독상을 쓸었던 그다. ‘아포칼립토’ 이후 10년 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총을 잡는 것을 거부하면서도 전쟁 영웅이 된 한 남자의 실화를 그렸다. 종교적 신념을 버렸기 때문이 아니라 지켰기 때문에 전쟁 영웅이 되는 과정이 아이러니하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 육군에 자진 입대한 데스몬드 도스(앤드루 가필드)는 하나님의 뜻에 어긋난다며 집총 훈련을 거부하는 등 부대 내 골칫거리가 된다. 하지만 의무병으로 참전한 오키나와 전투에서 무려 75명의 목숨을 구해내며 미군 최고 영예인 명예 훈장을 받는다. 멜 깁슨은 이 작품으로 올해 오스카 작품, 감독상에 또 도전하게 됐다. 6개 부문 후보다. 앤드루 가필드는 생애 첫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종교 영화 ‘사일런스’에서도 주인공을 맡은 그는 스파이더맨 복면을 완전히 벗어 던질 것으로 보인다. 샘 워싱턴과 휴고 위빙, 빈스 본 등 반가운 얼굴들이 많이 등장한다. 혈혈단신으로 전장에 남겨져 아군을 구해내는 장면이 장렬한 분위기로 연출됐다.→17세기 포르투갈 출신 예수회 페레이라 신부의 이야기… 日 소설 ‘침묵’ 읽고 28년 만에 영화 완성 ‘사일런스’는 28일 개봉한다. 다큐멘터리 작업에 더 관심을 기울였던 스코세이지 감독이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이후 4년 만에 내놓는 장편 극영화다. 다른 사람의 고통과 구원을 이유로 배교(믿던 종교를 배반함)하며 가톨릭 교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17세기 포르투갈 출신의 예수회 페레이라 신부의 실화를 다룬 작품이다. 스코세이지 감독은 페레이라 신부 이야기를 모티브로, 일본 문학 거장 엔도 슈사큐가 쓴 소설 ‘침묵’을 접한 뒤 28년 만에 영화를 완성했다고 한다. 카메라는 17세기 천주교 박해가 이뤄지던 일본에서 소식이 끊긴 스승 페레이라(리암 니슨) 신부를 찾아 나선 로드리게스(앤드루 가필드)와 가르페(아담 드라이버) 신부를 쫓는다. 참혹한 상황을 거듭 마주하며 믿음이 흔들린 이들은 결국 예수상이나 성모상을 그린 그림 즉 ‘후미에’를 밟고 지나가며 가톨릭을 등지게 된다. 스코세이지 감독의 종교에 대한 관심은 처음이 아니다. 인간으로서의 예수를 그려 논란을 부른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1988)과 14대 달라이 라마의 삶을 그린 ‘쿤둔’(1997)이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박홍기 칼럼] 소녀상이 꽉 주먹 쥔 이유를 아는가

    [박홍기 칼럼] 소녀상이 꽉 주먹 쥔 이유를 아는가

    소녀상이 그 자리에 있었다. 웅장한 빌딩 뒤편의 넓지 않은 길가에 있는 탓에 더 작아 보였다. 인도 군데군데엔 눈이 쌓여 있다. 소녀상의 차림은 알록달록했다. 누군가가 예쁜 스웨터를 입혀 주고, 털모자를 씌워 주고, 벙어리장갑을 끼워 주고, 목도리를 둘러 주고, 털양말을 신겨 준 것이다. 덕분에 추위를 견디고 있었다. 소녀상은 뙤약볕이 내리쬐고, 비바람이 치고, 눈보라가 닥쳐도 오직 한 곳, 주한일본대사관을 응시하고 있다. 6년째다. 엄마와 함께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두 소녀가 소녀상 앞으로 다가왔다. 소녀상의 얼굴을 만지며 “예쁘다” 하더니 소녀상 옆의 빈 의자에도 앉아 봤다. “전쟁터로 끌려간 할머니랬지. 할머니, 춥겠다”라며 호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소녀상 얼굴에 걸쳐 놨다. 일본이 집요하게 소녀상의 철거를 요구하는 속내가 이것이다. 소녀들에게 보이는 역사의 전이(轉移)다. 소녀상이 존재하는 한 ‘보이지 않으면 잊힌다’라는 일반적인 망각 현상을 억지하기 때문이다. 일본엔 눈엣가시다. 소녀상은 풀고 가야 할 한·일 과거사의 중심에 있다. 위안부 문제는 1991년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 실명으로 “증인이 여기 있다”고 위안부였음을 밝히면서 불거졌다. 역사적 증언이었다. 1992년 1월 8일 미야자와 기이치 전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수요집회’가 처음 열렸다. 25년 전이다. 외침은 분명했다. 반인륜적 전쟁 범죄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와 법적 배상이다. 그러나 일본의 주장은 한결같다. 일본군, 즉 국가에 의한 강제 동원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소녀상은 수요집회 1000회를 기념해 위안부 할머니를 형상화했다. 2011년 12월 14일 세워졌다. 거칠게 뜯긴 단발머리 끝은 가족과 고향과의 단절을, 닳고 해진 맨발은 험난했던 인생을, 땅을 딛지 않은 뒤꿈치는 내 나라에서조차 온전히 발을 붙이지 못한 한(恨)을 담고 있다. 소녀상은 무릎 위에 꽉 주먹을 쥐고 있다. 일본의 진심 어린 사죄를 받아 내겠다는 의지에서다. 어깨 위의 작은 새는 평화와 자유의 상징이다. 과거와 현재의 할머니들과 우리를 잇는 연결 고리다. 한·일 관계가 틀어졌다.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에 최근에 설치된 소녀상이 단초가 됐다. 일본은 대사와 총영사를 일시 귀국시켰다. 통화 스와프 협상과 고위급 경제협의도 일방적으로 중단·연기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에 따라 “한국 측이 제대로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속한 10억엔을 줬으니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까지 철거하라는 것이다. 소녀상이 등장한 이래 쌓인 불만의 표출이다. 가해자가 큰소리치는 격이 아닐 수 없다. 12·28 합의는 피해 당사자들을 완전히 배제했다. 설명도 없었다. 헌법재판소의 2011년 8월 30일 결정도, 대법원의 2012년 5월 24일 판결도 무시했다. 헌재는 한국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봤고, 대법원은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완전히, 최종적으로 해결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그렇지만 양국 정부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不可逆的·돌이킬 수 없는)’ 합의라고 못박았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0억엔은 정부의 책임과 사죄의 대가라는 논리까지 폈다. 일본은 지금껏 그랬듯 사죄 없이 화해와 치유에만 방점을 뒀다. 굴욕적이다. 국가는 또다시 피해 당사자들의 기본권을 짓밟았다. 소녀상은 조형물 그 이상이다. 국민의 자존감으로 승화됐다. 오죽하면 “지금도 내 나라, 내 땅에서마저”라는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올까 싶다. 아베의 말마따나 재협상은 국제 신용과도 직결될 수 있다. 그러나 국익도 국민적 지지가 바탕이 돼야 한다. 국가의 결정이니 옳고 그름을 떠나 따르라는 권위시대적인 주문은 온당치 않다. 국제 정세와 얽힐수록 의지할 곳은 국민이다. 투명한 절차가 전제돼야 함은 당연하다. 법원이 판결한 12·28 합의 문건 공개도 같은 맥락이다. 일본도 “과거를 책임진다”는 실천적인 자세를 갖지 않는 한 12·28 합의와 상관없이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소녀상이 주먹을 펴지 않고 자리를 지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h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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