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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책꽂이]

    냉면의 품격(이용재 지음, 반비 펴냄) 6~7년간 평양냉면 전문점 리뷰를 써 온 음식평론가 이용재가 서울과 경기 지방의 이름난 평양냉면 식당 31곳을 분석했다. 3대째 이어 온 노포부터 평양냉면을 응용한 메밀 면 요리까지 면, 국물, 고명, 반찬 등 냉면 한 그릇을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들을 세밀하게 평가했다. 168쪽. 1만 2000원.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정유정·지승호 지음, 은행나무 펴냄) 소설 ‘내 심장을 쏴라’, ‘7년의 밤’ 등을 쓴 스타 작가 정유정과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의 인터뷰집. 작가로서의 삶과 소설을 쓰고 싶은 이들에게 꼭 필요한 소설 쓰기 방법론에 대해 솔직 담백하게 조언한다. 264쪽. 1만 3000원.다라야의 지하 비밀 도서관(델핀 미누이 지음, 임영신 옮김, 더숲 펴냄) 한달에 600여 차례의 폭격이 쏟아지는 시리아 내전의 중심 도시 다라야. 폐허가 된 이 도시를 돌아다니며 찾아낸 1만 5000여권의 책으로 지하 도서관을 지은 청년들이 참혹한 전쟁터에서도 독서와 강의를 이어간 감동 실화를 담았다. 244쪽. 1만 4000원.21세기 기본소득(필리프 판 파레이스·야니크 판데르보흐트 지음, 흐름출판 펴냄) 기본소득을 논의할 때 전 세계적으로 많이 인용되는 학자인 필리프 판 파레이스의 최신 저서. 저자는 기본소득이 어떻게 인류가 봉착한 위기를 기회로 바꿔 현실적인 유토피아를 건설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는지 작동 원리와 윤리적 정당성, 실현 방안에 대해 설명한다. 644쪽. 2만 8000원.수용소(어빙 고프먼 지음, 심보선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사회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어빙 고프먼의 대표작으로 시인인 심보선의 번역으로 국내에 출간됐다. 정신병원, 교도소, 군대, 기숙학교 등 훈육과 통제가 일상화된 폐쇄적 공간에 수용된 사람들의 자아가 어떻게 파괴되고 재구성되는지 그 과정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456쪽. 2만 5000원.영화가 묻고 베네치아로 답하다(김영숙·마경 지음, 일파소 펴냄) ‘물의 도시’, ‘낭만의 도시’로 알려진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매력에 사로잡힌 저자 두 사람이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한 영화 7편을 소개하고 영화에 등장한 미술 작품을 통해 베네치아의 역사를 설명한다. 312쪽. 1만 7800원.
  • 전설의 여기자, 마지막 인터뷰이는 ‘나’

    전설의 여기자, 마지막 인터뷰이는 ‘나’

    나는 침묵하지 않는다/오리아나 팔라치 지음/김희정 옮김/행성B/288쪽/2만 2000원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면서 ‘오리아나 팔라치’를 알게 됐다. 인터뷰 관련 수업으로 기억한다. 교수는 파워포인트로 그의 사진을 띄워 놓고, 유명한 인터뷰 몇 개를 사례로 들었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을 공격적으로 인터뷰해 “베트남전은 어리석은 전쟁”이라는 자백을 받아낸 일, 이슬람 원리주의자이자 이란 지도자인 아야톨라 호메이니와의 인터뷰에서 여성을 억압하는 상징인 차도르를 벗어 찢어버린 일 등이었다.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은 그의 질문이 너무 공격적이어서 “무례하다”며 뺨을 때리려 했고, 그는 “날 때리면 바로 기사를 쓰겠다”며 맞서기도 했다. 흑백 사진 속 그의 얼굴을 보며 그런 용기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궁금했다. ‘나는 침묵하지 않는다’는 전설적인 여기자 오리아나 팔라치의 자전적인 이야기다. 그가 남긴 각종 미공개 원고를 비롯해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 그리고 그가 했던 말을 모아 자서전 형식으로 구성했다. 오리아나의 어린 시절부터 그가 암으로 죽을 때까지를 그의 입을 빌려 생생하게 엮었다. 1929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난 오리아나는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독재 정권에 항거하는 레지스탕스 부모 아래에서 자랐다. 어린 나이 때부터 독재의 위협과 전쟁의 공포를 겪어야 했다. 어린 시절의 환경이 그를 강하게 만들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열두 살 무렵 오리아나의 아버지가 폭격에 두려워 우는 그의 뺨을 때리고는 “용감한 소녀는 울지 않는다”고 한 일화는 익히 알려졌다. 오리아나는 그 일을 두고 “그날 이후로 난 울지 않았다. 그렇지만, 눈물을 흘리며 우는 것보다 더 고통스럽게 울었다”고 속내를 밝혔다.오리아나는 다른 학생들보다 2년 일찍 학교를 졸업하고 삼촌의 권유로 의대에 들어갔지만, 학비가 부족해 돈을 벌고자 신문기자가 된다. 1967년엔 브루노 삼촌의 권유로 베트남전 종군기자로 참전한다. 첫날 저녁 포화 소리를 듣고서야 그는 전쟁터 한복판에 온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면서 “세상의 다른 쪽에서 사람들은 생명이 10개월 남은 환자를 살리려 10분 남은 환자의 심장을 떼어내는 게 정당한가를 묻 는데, 이곳에서는 튼튼한 심장을 가진 젊고 건강한 전 국민의 일생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것이 정당한가를 묻지 않는다”고 말한다. 1968년 멕시코 학생 운동에서 등과 다리에 3발의 총알을 맞고 시체 더미에 버려졌다가 극적으로 살아난 일은 소설을 읽는 느낌마저 든다. 자신의 총상에 관해 서술하는 부분은 시적이기까지 하다. 그는 “만약 이 세 군데 흉터가 없었더라면 나는 스스로 끊임없이 불행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태어나고 죽는 것은 무슨 소용이 있는지 여전히 자문했을 것이다”라고 술회한다. 전쟁 취재 이후 오리아나의 펜은 영향력 있는 인사들을 향한다. 그의 인터뷰로 많은 유명 인사가 무장해제당했다. 20세기 중·후반 지구 곳곳을 넘나들며 진행한 인터뷰 하나하나가 큰 반향을 일으켰고 ‘전설의 여기자’란 명칭도 이때 생겨났다. 심지어 “오리아나 팔라치가 인터뷰를 하지 않는 사람은 세계적 인물이 아니다”라는 말이 돌 정도였다. 특히 그가 인터뷰에 관해 남긴 말은 언론인이라면 곱씹어 봐야 할 부분이다. 그는 “인터뷰를 잘하려면 인터뷰이의 마음속으로 들어가서 빠져들어야 한다”면서 “이 점은 항상 불편했다. 그 안에서 폭력성과 잔인함을 항상 봐 왔다”고 토로했다. 가장 유명한 인터뷰로 거론되는 키신저와의 인터뷰가 이런 사례일 것이다. 그는 키신저를 가리켜 “가장 냉혈한 뱀, 얼음같이 차디찬 남자였다”며 서슴지 않고 독설을 내뱉는다. 연인이었던 그리스 혁명가 알렉산드로스 파나굴리스와의 사랑과 그의 의문사에 관한 법정 증언, 그리고 이를 소재로 한 소설을 쓰는 과정 등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 은둔과 고립, 창작의 고통이 절절하게 다가온다. 출판사 측은 원서에 관해 “그의 저서 대부분을 출간한 리촐리 출판사가 작업한 결과물이어서 의미가 있고 믿음이 간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글과 인터뷰만으로 구성한 책만으론 그의 생애를 전반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그를 다룬 평전과 함께 읽을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전설적인 기자의 내면 깊은 곳에서 전해온 목소리가 주는 울림은 크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얼마나 치열하게 살고 있는가’ 하는 물음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공무원 한 명이 떠맡은 ‘난민 300명의 운명’

    공무원 한 명이 떠맡은 ‘난민 300명의 운명’

    전국 38명이 9942건 난민 신청 심사 정치·종교 등 복합적 상황 심사 어려워 “박해 우려를 어떻게 스스로 증명하나” 통역비 등 부담 소송해도 승소율 0.19%최근 내전을 피해 제주도로 온 500여명의 예멘인들이 전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이 모두 난민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지난해 우리 정부의 난민 인정률은 1.51%에 불과했다. 설상가상으로 난민 브로커를 통해 입국한 ‘가짜 난민’이 상당수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일각에선 극도로 낮은 인정률이 가짜 난민이 많다는 증거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전문인력이 부족해 법무부 차원의 1차 난민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것부터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우리나라에서 난민으로 인정받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의 난민심사 담당 공무원들이 진행하는 난민인정 심사를 거쳐야 한다. 기각되면 법무부에 이의신청해 난민위원회 심사를 받는다. 이마저도 기각되면 마지막으로 행정소송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그러나 1차 심사부터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에 이후 절차도 연쇄적으로 미흡하게 진행되는 것이 현실이다. ◆난민인정 심사…공무원 1명당 연간 261건 심사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38명에 불과한 인력이 9942건의 난민 신청을 처리했다. 지역별로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1명이 300건이 넘게 처리하는 경우도 있었다. 법무부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500여명의 예멘인들을 심사할 수 있는 인력도 단 2명뿐이다.난민 심사는 객관적 자료뿐만 아니라 신청자 진술과 출신국 정황 등을 비교해 ‘박해받을 우려가 있는지’ 복합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이다. 업무가 과중하면 피상적인 심사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일 법무법인 어필 변호사는 “예를 들어 내전 자체로는 인정 사유가 되지 않기 때문에 정치적·종교적·성적 박해 등이 있었는지 살펴봐야 하는데, 당국에선 ‘전쟁터에서 왔다’고 하면 대부분 인도적 체류 등 애매한 지위만 부여하는 게 관행”이라며 “시리아 난민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난민위원회…한 번에 750건 심의 1차 심사에 불복한 이의신청을 다루는 난민위원회에서도 인력난은 비슷하다. 2개월마다 열리는 난민위원회는 15명의 위원들이 사전 서류 검토를 통해 기각 여부를 결정하고, 위원들 간 이견이 있을 때 별도로 논의하게 된다. 지난해 위원회가 6번 열리는 동안 모두 4542건의 이의신청이 심의 대상에 올랐다. 한 번에 757건꼴이다. 인정률은 1%에 불과했다. 박아영 법무법인 공감 변호사는 “이의신청자가 직접 참석해 진술하지 않기 때문에 1차 난민 심사 결과를 따라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행정소송…1%조차 넘지 못하는 승소율 난민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하지만, 법원에서 난민 신청자는 더욱 가혹한 처지에 몰린다. 지난해 접수된 3143건의 소송 중 0.19%에 해당하는 6건만이 난민으로 인정됐다. 박 변호사는 “출입국관리사무소는 난민들에게 유리한 정황과 불리한 정황을 모두 찾아 줘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행정소송은 당사자 간 법적 공방이기 때문에 당연히 난민 신청자에게 불리한 정황만 제시된다”면서 “박해를 피해 도망친 이들이 ‘박해받을 우려’를 스스로 증명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수십만원에 달하는 송달료와 통역 비용도 직접 부담해야 하므로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인력 확충과 절차적 개선 시급” 전문가들은 “인력 확충을 통해 1차 심사를 충실하게 진행하는 것이 유일한 열쇠”라고 입을 모은다. 첫 심사에서 충분한 자료 수집과 심층 면담이 이뤄져야 이후 이의신청 단계와 기나긴 소송에 소요되는 자산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절차 개선도 필요하다. 박 변호사는 “우리나라 역시 난민 협약 가입국으로서 난민 보호 의무가 있기 때문에 절차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인권 한국, 난민 인정률 왜 이리 낮나 했더니

    인권 한국, 난민 인정률 왜 이리 낮나 했더니

    지난해 법무부 공무원 38명이 9942건 처리최근 내전을 피해 제주도로 온 500여명의 예멘인들이 전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이 모두 난민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지난해 우리 정부의 난민 인정률은 1.51%에 불과했다. 설상가상으로 난민 브로커를 통해 입국한 ‘가짜 난민’이 상당수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일각에선 극도로 낮은 인정률이 가짜 난민이 많다는 증거라고 주장하기도 한다.전문가들은 인력난에 허덕이는 난민 인정 절차가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우리나라에서 난민으로 인정받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법무부 출입국관리 사무소의 난민심사 담당 공무원들이 진행하는 난민인정 심사를 거쳐야 한다. 기각되면 법무부에 이의신청해 난민위원회 심사를 받는다. 이마저도 기각되면 마지막으로 행정소송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그러나 1차 심사부터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에 이후 절차도 연쇄적으로 미흡하게 진행되는 것이 현실이다. ◆난민인정 심사···공무원 1명당 연간 261건 심사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38명에 불과한 인력이 9942건의 난민 신청을 처리했다. 법무부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500여명의 예멘인들을 심사할 수 있는 인력도 단 2명뿐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올해 난민 담당 공무원은 39명이지만, 예상되는 난민 신청자는 2만명”이라면서 “지금도 1차 적체 건수가 1만 2000건이 넘는 상황”이라며 인력난을 호소했다. 난민 심사는 객관적 자료뿐만 아니라 신청자 진술과 출신국 정황 등을 비교해 ‘박해받을 우려가 있는지’ 복합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이다. 업무가 과중하면 피상적인 심사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일 법무법인 어필 변호사는 “예를 들어 내전 자체로는 인정 사유가 되지 않기 때문에 정치적·종교적·성적 박해 등이 있었지 살펴봐야 하는데, 당국에선 ‘전쟁터에서 왔다’고 하면 대부분 인도적 체류 등 애매한 지위만 부여하는 게 관행”이라며 “시리아 난민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난민위원회···한 번에 750건 심의? 1차 심사에 불복한 이의신청을 다루는 난민위원회에서도 인력난은 비슷하다. 2개월마다 열리는 난민위원회는 15명의 위원들이 사전 서류 검토를 통해 기각 여부를 결정하고, 위원들 간 이견이 있을 때 별도로 논의하게 된다. 지난해 위원회가 6번 열리는 동안 모두 4542건의 이의신청이 심의 대상에 올랐다. 한 번에 757건꼴이다. 인정률은 1%에 불과했다. 박아영 법무법인 공감 변호사는 “이의신청자가 직접 참석해 진술하지 않기 때문에 1차 난민 심사 결과를 따라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행정소송···1%조차 넘지 못하는 승소율 난민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하지만, 법원에서 난민 신청자는 더욱 가혹한 처지에 몰린다. 지난해 접수된 3143건의 소송 중 0.19%에 해당하는 6건만이 난민으로 인정됐다. 박 변호사는 “출입국관리사무소는 난민들에게 유리한 정황과 불리한 정황을 모두 찾아 줘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행정소송은 당사자 간 법적 공방이기 때문에 당연히 난민 신청자에게 불리한 정황만 제시된다”면서 “박해를 피해 도망친 이들이 ‘박해받을 우려’를 스스로 증명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수십만원에 달하는 송달료와 통역 비용도 직접 부담해야 하므로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인력 확충과 절차적 개선이 시급” 전문가들은 “인력 확충을 통해 1차 심사를 충실하게 진행하는 것이 유일한 열쇠”라고 입을 모은다. 첫 심사에서 충분한 자료 수집과 심층 면담이 이뤄져야 이후 이의신청 단계와 기나긴 소송에 소요되는 자산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절차 개선도 필요하다. 유럽 국가 중 난민 인정률이 높은 독일은 인정 절차를 이원화하고, 난민 신청자들을 출신국가나 사안에 따라 A~D그룹으로 나누어 심사를 진행하는 등 효율성을 꾀하고 있다. 또한 심사관 면담 과정에 유엔난민기구가 관여해 감독할 수 있다. 박 변호사는 “우리나라 역시 난민 협약 가입국으로서 난민 보호 의무가 있기 때문에 절차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왕과의 산책… 경남 함안 ‘아라가야’ 고분군

    왕과의 산책… 경남 함안 ‘아라가야’ 고분군

    ‘아라가야’라는 이름 앞에 목소리가 작아지고 어깨가 움츠러듭니다.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인데도 우리는 아라가야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교과서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나라, 1500년 전 경남 함안을 중심으로 창원, 진주, 의령 땅의 일부를 차지했던 나라, 철기 기술이 발달해 ‘철의 왕국’이라 불렸던 나라, 간결한 선의 토기에 불꽃무늬 구멍을 낸 나라…. 함안에는 아라가야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아라가야의 왕들이 잠든 말이산 고분군이 있기 때문이지요. 아득한 옛날에는 고개를 들어 눈도 마주칠 수 없었을 왕의 곁을 걷는 일이, 2018년에는 너무나 쉽습니다. 낮은 언덕을 설렁설렁 올라 산책로를 따라가기만 하면 길을 안내하듯 고분이 줄줄이 나타나거든요. 연둣빛 고분 곁을 걸으며 알려진 것보다 알려지지 않은 것이 더 많은 왕국, 아라가야를 만나러 갑니다.아라가야의 숨결 품은 함안박물관 가야는 기원을 전후한 삼한 시대부터 신라에 멸망하는 6세기 중반까지 500여년 동안 낙동강 남쪽과 서쪽 일대에 있던 나라들이었다. 나라‘들’이라고 한 건 가야가 금관가야, 대가야, 소가야, 아라가야 등 여러 개의 나라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중 토기와 철기를 만드는 기술이 뛰어났던 아라가야는 독자적인 문화를 만들었고, 다른 가야국이 ‘형님의 나라’라고 칭할 만큼 가야를 대표하는 나라였다. 아라가야가 터를 잡은 곳은 지금의 함안이었다. 북쪽에 낙동강과 남강이, 남쪽에 진동만이 있으니 내륙과 바다로 진출하기 유리했다. 아라가야의 고도, 함안에서 1500년의 세월을 거슬러 낯설기만 한 옛 나라에 발을 들여놓는다.말이산 고분군에서 옛 가야의 왕과 귀족을 ‘알현’하기 전에 먼저 아라가야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예의다. 이를 위해 함안박물관으로 향한다. 박물관 구경 뒤에는 뒷길을 통해 말이산 고분군으로 바로 오를 수 있으니 동선도 효율적이다. 박물관은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함안의 역사뿐 아니라 아라가야의 다채로운 유물을 전시한다. 1시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는 아담한 규모다. 2층 전시실은 다섯 구역으로 나뉜다. 함안의 역사를 시대별로 정리한 제1전시실, 함안의 시기별 무덤 형태를 모형으로 보여 주는 제2전시실, 아라가야 멸망 후 함안의 역사와 문화재를 살펴볼 수 있는 제4, 5전시실 등도 볼만하지만 발길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은 제3전시실이다. 불꽃무늬 토기, 수레바퀴 모양 토기, 새 모양 장식 미늘쇠, 말 갑옷 등 말이산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을 한데 모아 놓았다. 불꽃무늬 토기는 아라가야의 상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라가야 사람들은 불꽃무늬를 좋아했다. 토기 다리에도 동그라미와 세모를 합쳐 불꽃을 형상화한 무늬를 뚫어 장식했다. 토기는 영남 지역은 물론 고대 일본의 중심지였던 긴키지역에서도 출토돼 당시 아라가야가 왜와 교류했음을 보여 준다. 밝은 회백색 토기는 무심히 빚은 양 담백하다. 대번 눈을 사로잡는 화려함은 적지만 계속 보아도 질리지 않는 은은한 멋이 있다. 말을 탄 무사 조형물에서 눈여겨봐야 할 건 무사보다 말이다. 말 갑옷은 아라가야가 철을 다루는 솜씨가 뛰어났음을 보여 준다. 1992년 우리나라 최초로 완전한 형태로 출토된 말 갑옷은 총 900장 이상의 작은 철판을 가죽끈으로 연결해 만들었단다. 아라가야의 용맹한 무사들은 말에게 물고기 비늘처럼 번쩍거리는 갑옷을 입히고 전쟁터로 달려나갔으리라.말이산 고분군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박물관 건물 뒤로 이어진 길을 따라가면 말이산 고분군(사적 제515호)이다. 해발 68m밖에 되지 않는 낮은 언덕은 뒷동산을 산책하는 것처럼 경사가 완만하다. 말이산(末伊山)은 ‘머리산’의 소리음을 한자로 표기한 것으로 ‘우두머리의 산’ 즉 ‘왕의 무덤이 있는 산’이라는 뜻이다. 뜻이 참 잘 들어맞는다. 함안군이 번호를 붙여 관리 중인 고분은 37기지만 발굴되지 않은 고분까지 더하면 1000기 이상의 고분이 있다. 토기, 철기, 장신구 등 고분군에서 쏟아져 나온 유물만 해도 9500여점에 이른다(2016년 기준). 그야말로 아라가야의 역사가 담긴 타임캡슐이다. 고분군은 201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으며, 김해·고령의 가야 고분군과 함께 2020년 최종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아라가야의 고분은 시대에 따라 형태가 다양하다. 그중 덧널무덤과 구덩식돌덧널무덤에서 많은 양의 유물이 출토됐다. 덧널무덤은 구덩이 안에 나무로 만든 덧널을 넣은 무덤을, 구덩식돌덧널무덤은 구덩이를 파고 돌로 네 벽을 쌓은 뒤 시신과 껴묻거리를 묻고 널따란 뚜껑 돌을 덮은 무덤을 말한다. 37기의 고분을 전부 둘러보기는 힘들다. 1호분부터 13호분까지는 산책로가 이어지지만 14호분부터는 길이 나 있지 않아 험하다. 대형 고분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뻗은 주능선과 서쪽으로 이어지는 가지능선 정상에 몰려 있는데, 산책로를 따라가면 고분 대부분을 둘러볼 수 있다. 유난히 위엄이 넘치는 고분은 규모가 가장 큰 4호분이다. 2, 3호분 사이의 샛길로 올라가면 높이가 아파트 3층과 맞먹는 초대형 고분을 내려다볼 수 있다. 4호분 맞은편에는 파란 천막으로 덮인 고분이 있다. 지난 5월 둥근고리큰칼과 덩이쇠 등의 유물이 출토된 5-1호분이다. 아라가야의 역사는 여전히 새로 쓰이는 중이다. 쉬어가기에 으뜸인 고분은 9, 10호분이다. 산책로에 서면 고분 너머로 함안 읍내가 어우러진 풍경이 한눈에 담긴다. 왕들의 무덤과 우뚝 선 고층 빌딩이 조우하니, 이때 고분의 둥근 선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선처럼 보인다. 9호분 옆의 팔을 늘어뜨린 소나무는 초여름의 훗훗한 볕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이 된다. 나무 옆 벤치는 한숨 돌리며 쉬어가기에 더할 나위 없다. 아라가야의 역사를 차치하고라도 말이산 고분군은 근사한 산책로다. 산 위에 두둥실 솟은 연둣빛 고분들이 풍경에 깊이를 더한다. 고분의 둥그스름한 곡선과 산책로의 직선이 중첩되니 걷는 길도 심심하지 않다. 느리게 걷고 고요히 둘러보기, 고분군 산책의 미덕은 여기에 있다. 아라가야 왕들이 영면에 들어 있다는 걸 알기라도 하는 걸까. 산책로는 소란스럽지 않다. 초여름 바람이 고분에 무성한 수풀을 스치더니 여행자의 머리를 훑고 지난다. 바람 한 자락에 1500년 전 가야국의 왕과 연결된 느낌, 사뭇 오묘하다. 고분군에는 그늘이 적어 여름에는 양산이나 모자를 챙기는 것이 좋다.얼큰한 함안 한우국밥 드셔보세요 열심히 걸었으니 빈속을 채울 시간이다. 북촌리에 있는 한우국밥촌은 말이산 고분군에서 차로 10분 거리다. 사실 ‘국밥촌’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함읍우체국 맞은편에는 달랑 세 곳의 국밥집이 여행객을 맞는다. 세 곳뿐이라고 만만히 보아선 안 된다. 국밥집을 말할 때 함안 오일장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역사가 깊기 때문이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함안 오일장은 큰 시장이었다. 함안 사람들과 봇짐을 멘 장사꾼들이 장에서 물건을 사고판 뒤 약속이라도 한 듯 모여든 곳이 장터 국밥집이었다. 세월이 흐르며 오일장은 자취를 감췄지만 국밥집에서 옛 장터의 정겨움을 추억하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국밥촌에서 가장 오래된 곳은 대구식당이다. 2대에 걸쳐 50년째 운영하며 함안 국밥의 명맥을 이어 간다. 함안 국밥은 얼큰한 소고기국밥이다. 한우사골, 양지, 사태 등을 넣고 3~4시간 동안 육수를 뽀얗게 우린다. 여기에 두툼한 소고기 사태, 뭉텅뭉텅 썬 선지, 콩나물, 무 등을 넣고 푸욱 끓여낸다. 얼핏 보면 육개장과 비슷하지만 맛은 훨씬 담백하다. 빨간 국물은 조선간장으로 간을 해 구수하다. ■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중부내륙고속도로 칠원분기점에서 ‘진주, 함안’ 방면으로 우회전한 후 남해고속도로를 따라간다. 함안톨게이트를 통과해 함안 나들목 삼거리에서 함안 방면으로 우회전한 뒤 함안대로를 따라가면 함안박물관이다. →맛집:한우국밥촌에는 대구식당(583-4026) 한성식당(584-3503) 시장한우국밥(583-5858)이 있다. 자매식당(582-4593)은 오곡 돌솥밥, 모둠생선구이, 다양한 밑반찬을 한 상에 푸짐하게 차려낸다. 황포냉면(582-2097)은 잘게 자른 육전에 계란 지단과 오이를 고명으로 올린 진주식 냉면을 판다. →잘 곳:함안버스터미널 근처에 숙박업소가 몰려 있다. 애플모텔(585-1515)은 함안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가깝다. 함안군청 맞은편의 더문모텔(583-3838)은 공중위생서비스평가 최우수등급을 받았으며, JM모텔(583-5898) 역시 아늑하고 깨끗한 시설을 갖췄다. 글 이수린(유니에스 여행작가) 사진 김상곤(라운드테이블)
  • “내전 징집은 곧 죽음”… 제주로 탈출한 예멘인들

    갑자기 제주에 밀려든 예멘 난민들. 이슬람 종파인 수니파와 시아파의 후티 반군이 2015년부터 내전 중인 아라비아반도 남서부 이슬람 국가에서 온 이들이다. 내전 와중에 지난해 콜레라로 50만명 이상이 감염돼 유엔으로부터 ‘세계 최대의 인도주의적 위기상황’으로 불리는 등 죽음으로 내몰린 예멘인 수십만명이 현재 자국을 떠나 지구촌을 떠돌고 있다. 예멘 난민의 대부분은 후티 반군의 강제 징집 등을 피해 예멘을 탈출한 사람들이다. 끝을 모르는 내전으로 징집은 곧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무비자·저비용 직항기 탓 입국 늘어 종교와 언어, 문화가 완전히 다른 제주에 몰려온 것은 제주 외국인 무사증 입국제도 탓이다. 여기에다 제주~쿠알라룸푸르 노선에 저비용 직항기가 취항해 제주에 바로 입국할 수 있었다. 난민 A씨는 “예멘을 떠나지 않았다면 벌써 강제 징집돼 전쟁터에서 죽었을지 모른다”며 “인터넷을 통해 제주 입국정보를 얻어 말레이시아 등에 체류하던 사람들과 공유하게 됐고 마침 제주행 직항편도 있어 건너오게 됐다”고 말했다. 난민이 몰려들자 정부는 지난 1일 예멘인의 제주 무사증 입국을 전면 금지시켰다. 공무원, 교사, 경찰, 축구선수, 상인, 전기 기술자 등 난민의 직업도 다양하다. 내전만 없었다면 자국에서 가족과 함께 안정된 삶을 누릴 사람들이다. 제주에는 올해 들어 549명이 말레이시아를 거쳐 입국했고 일부는 귀국 또는 다른 지역으로 떠나 현재 486명의 예멘인이 난민 신청을 위해 체류 중이다. 제주도는 이들이 아직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지 않았지만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자 지난 14일과 18일 취업 지원에 나서 271명에게 어선이나 양식장, 131명에게 요식업체 일자리를 알선했다. 난민 B씨는 “말레이시아에서 일해 돈을 조금 모았지만 제주의 물가가 너무 비싸 생계가 막막했는데 취업해 다행”이라며 “제주에서 돈을 벌어 예멘에 남은 가족들의 생활비도 보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1차 난민 심사에는 6~8개월이 걸리고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으면 제주 이외의 다른 지역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도 있다. ●“예멘인 난민 인정 사례 아직 없어” 한편 김도균 제주출입국·외국인청장은 19일 ‘정부가 예멘인 1인당 138만원씩을 지원하고 있다’는 소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유포된 것과 관련, “제주에서 예멘인이 난민으로 인정된 사례가 없다”며 “난민 신청 단계에서 1인당 40만원 정도가 지원되는데 아직 지원이 결정된 사례는 한 사람도 없다”고 밝혔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기고] ‘공무원보호법’을 만들자/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기고] ‘공무원보호법’을 만들자/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지자체 선거가 끝났다. 많은 변화와 함께 전국 각지에 인사 태풍이 예상된다. 필연적인 업무 공백에서 오는 불편은 국민 몫이다.선거 관련 논공행상이라는 소리까진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다면 공무원에게 편 가르기를 강요하게 되고 줄서기를 조장하게 되므로 정당한 인사권의 남용도 우려된다. 내 편이 아닌 공무원에게 불이익을 주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얼마 전 교육부가 박근혜 정부 당시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정책을 추진한 전·현직 공무원 13명과 일반인 4명을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지난 4월 “정부 방침에 따랐을 뿐인 중·하위직 공직자들에게 불이익을 주면 안 된다”란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도 내린 결정이다. 대통령의 지시를 무시한 것일까. 부당 지시라고 자의적 판단을 한 것일까. 어느 쪽이든 공무원을 아무도 보호해 주지 않는다면 과연 이런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공무원은 보호받아야 하는 대상인가 아닌가. 헌법 제7조 2항엔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로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지방공무원법 제49조에는 공무원은 소속 상사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고 정의돼 있다. 즉 공무원은 직무상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명령에 따르게 돼 있다. 실제 업무 현장에서 어디까지 직권 남용에 해당하는지 확연히 구분하긴 어렵다. 또 모든 일엔 재량권이 존재한다. 판결 내용을 법으로 지정한다면 판사가 필요할까. 현실이 이런데 이전 정권의 정책을 수행한 실무 공무원에게 이러한 조치가 적용된다면 어떤 공무원도 기존 업무 외에 일을 하지 않으려 들 것이다. 가뜩이나 ‘복지부동’이다. “리스크테이킹(Risk taking)과 감사가 두려워 움직이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런 여건을 개선하기보다 되려 처벌을 강화하는 정책이 또 쓰인다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예측 가능하다. 처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예방하기 위해 첫째, 월권과 남용을 정의하자. 실제 직무 현장에서 월권과 남용을 구분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모든 지휘엔 ‘판단’이 들어간다. 전쟁터에서도 공격할지, 사수할지 지휘관이 결정한다. 결정이 원치 않는 결과를 가져온다 한들 권한 남용이라 할 수 있는가. 기준은 미리 마련할 수 있지만 지휘관 판단엔 개입할 수 없다. 그렇다고 모든 일의 기준을 마련할 수 없다. 법률이 정할 수 있는 범위가 있다. 둘째, 명령권자를 교육시켜야 한다. 조직 붕괴까지 몰고 올 수 있는 하극상을 막으려면 올바른 지시를 하도록 윗사람을 교육시켜야 한다. 정책을 입안하고 업무를 지시하는 사람에게 준법과 정당한 직무의 범위, 권한의 한계를 가르치는 게 직무 명령에 따른 공무원을 처벌하는 것보다 합리적이다. 그러므로 공무원 직무는 보호받아야 한다. 공무원을 정권으로부터 자유롭게, 국민에게 봉사하도록 하자. 좌고우면하지 않고 법에 의해 주어진 직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게 하려면 이런 것은 멈춰야 한다. 요즘 공무원 사이에 중요한 일에 가능한 한 빠지라는 이야기가 있다. 조직에서 중요한 일을 하면 보람도 있고 승진도 하는데 왜 그럴까 생각해 봐야 한다.
  • [애니멀구조대] 개농장, 그곳에는 아직도 수많은 ‘용순이’가 있다

    [애니멀구조대] 개농장, 그곳에는 아직도 수많은 ‘용순이’가 있다

    “200명의 아이들이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전쟁터 같아요.” 200여 마리 개들이 밀집 사육되고 있던 개농장 한가운데서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개들의 짖는 소리가 살려달라는 구조 사인처럼 들린다는 그는 개식용국 대한민국의 민낯 앞에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5월 하순, 동물권단체 케어와 함께 남양주의 한 개농장을 찾은 용재오닐. 개식용 이슈에 대해 반대해온 그는 공연차 입국하면서 개농장의 개를 구조하기 위한 케어의 '프리 독 코리아'(FREE DOG KOREA) 캠페인에 동참했다. 자발적으로 캠페인 참여의사를 밝혀온 그가 이번에 구조한 개는 모두 11마리. 복부에 심한 상처를 입은 어미개를 포함해 총 두 마리의 어미개와 새끼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용순’이가 케어의 구조 트럭에 실렸다. 개농장에서 용재오닐에게 구조된 ‘용순이’ 긴급구조가 많은 케어의 힐링센터(보호소)는 언제나 포화상태, 이번에도 구조트럭에 태울 수 있는 개들은 겨우 10마리 남짓이었다. 하지만 구조가 마무리될 무렵 그는 “마지막으로 저 아이(개)도 데려갈 수 없을까요?”라며 간곡히 부탁해왔다. 그가 가리킨 뜬장 앞으로 다가가자 골든리트리버 믹스견 한 마리가 용재오닐을 향해 수줍게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개고기로 팔려나갈 처지였던 무명의 개가 ‘용순이’(용재오닐이 구한 암컷 개라서 붙여진 이름)가 되는 운명적인 순간이었다. 겨우 1살 남짓의 어린 개 용순이는 큰 덩치와 달리 수줍음도 겁도 많아 구조 후 3일 동안 집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용순이 임시보호를 자처했지만 여의치 않았던 용재오닐은 연습시간을 쪼개 용순이를 만나러 왔다. 이미 ‘제우스’라는 유기견을 입양한 그는 능숙하게 용순이를 집밖으로, 공원으로 불러내 낯선 세상으로 안내했다. 구조 20여 일이 지난 현재 용순이는 사람에게 먼저 꼬리치고 다가가 쓰다듬어 달라며 커다란 얼굴을 내미는 애교쟁이가 됐다. 현재 우리나라의 개농장은 전국적으로 1만여 개. 중국, 베트남과 함께 악명높은 개식용국이자 개농장이 있는 유일한 나라이다. 연간 200만 마리 개들이 ‘식용’을 목적으로 희생되는 현실에서 구조할 개들은 넘쳐나고 폐쇄해야 할 개농장은 너무 많다. 그래서 케어는 오늘도 개농장으로 달려간다. 그곳에 아직도 수많은 ‘용순이’들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동물권단체 케어 조연서 국장 yeonseocho@fromcare.org 프리독코리아 캠페인 후원하기(tumblbug.com/2018freedog) 
  • 美국방부, 최신형 전투 드론 ‘블랙 호넷3’ 도입

    美국방부, 최신형 전투 드론 ‘블랙 호넷3’ 도입

    미국 국방부가 세계에서 가장 작은 정찰용 전투 드론인 ‘블랙 호넷3’의 도입을 정식 계약했다. IT 매체인 씨넷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육군사병 휴대센서(Solider Borne Sensor, SBS) 프로그램에 따라 블랙 호넷 제작사인 플리어시스템(FLIR Systems, Inc)과 1차 장비 주문 계약을 체결했다. 블랙 호넷3는 전투지역에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해당 지역 내에서 전투 중인 군인들에게 손쉽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이전 버전에 비해 속도가 빨라지고 비행거리가 길어져, 시속 21㎞의 속력으로 최대 2㎞까지 비행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화소가 높아진 열 감지 마이크로카메라와 센서가 탑재돼 있어 전투지역의 상황을 보다 더 정확하게 전달받을 수 있다. 여기에 위치추적시스템(GPS)이 없이도 작동하는 기능이 추가돼 활용도를 높였다. 블랙 호넷3는 현존하는 전투 드론 중 크기가 가장 작다. 무게가 32g에 불과해 적에게 들키지 않고 표적을 확보하고, 인명피해 없이 적의 상황을 보다 쉽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다. 미 육군은 블랙 호넷을 실험·평가하기 위해 2016년과 2017년에 각각 해당 제품을 시범 구입했다. 테스트를 마친 미 육군은 작전을 펼치는 모든 보병 부대에 이 시스템을 배치하기 위해 대대적인 규모로 구입하는 것을 검토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플리어시스템 CEO인 제임스 캐논은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미 육군의 이번 계약은 전쟁터에서 미군 육군의 모든 분대 군인들이 결정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는데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동시에 플리어의 나노 드론 기술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플리어시스템은 현재 전 세계 30개국에 블랙 호넷 기기 및 시스템을 공급했으며, 미 육군은 육군사병 휴대센서 프로그램에 따라 블랙 호넷3를 사용함으로서 호주군과 프랑스군에 이어 가장 최신기종의 나노 드론을 사용하는 군대가 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G6 vs 美… 개막 앞두고 ‘무역 전운’ 감도는 G7

    G6 vs 美… 개막 앞두고 ‘무역 전운’ 감도는 G7

    EU, 미국산 오렌지 등에 보복관세 獨, 공동성명 무산 가능성 시사 佛·加 ‘다자주의 지지’ 공동선언문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은 미국 대 G6의 무역 전쟁터가 될 것인가. 점점 거세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만이 치솟는 가운데, 몇몇 정상은 G7 정상회의 사상 첫 공동성명 무산 가능성을 시사했다.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일본이 참석하는 G7 정상회의가 8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 샤를부아에서 이틀간 열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동맹국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 미국의 공격적 무역 정책이 도마 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미국의 결정은 불화를 낳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약화시켰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앞서 일본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시행한 데 이어 캐나다와 유럽연합(EU), 멕시코산 철강·알루미늄에도 같은 조치를 강행했다. EU는 이날 미국산 오렌지, 청바지, 오토바이 등에 다음달부터 보복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전체 규모는 약 28억 유로(약 3조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EU 집행위원회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책으로 일부 미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베를린 연방하원에서 “이번 G7 정상회의가 보호무역 주의에 반대하고 다자 간의 공정한 무역 질서에 헌신하기로 한 이전의 합의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면서 “선의를 갖고 회의에 참여하겠지만 단순히 타협해서는 안 된다. 수용할 수 없다면 합의문을 만드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공동성명이 도출되지 않을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6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회담하고 “관세 부과, 이란 핵협정, 파리기후협약 탈퇴 문제에 대해 미국이 진전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 이번 G7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예고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는 양국 공동선언문에서 “다자주의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EU 고위 관계자는 “무역 갈등을 완화할 어떤 획기적인 방안이 나올 것 같지 않다. 우리는 이번 회의에 대해 거의 기대하지 않는다”고 WSJ에 털어놓았다. 각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취재진에게 “현재 무역 체계는 엉망”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바로잡으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의견 불일치는 동맹국 간의 집안싸움이다. 결국 잘될 것으로 낙관한다”고 덧붙였다.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 3명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참석차 캐나다에서 이틀을 보내야 한다는 점에 대해 불평해 왔다”면서 “무역 등 각종 문제에서 정반대의 의견을 지닌 G7 정상의 ‘설교’를 듣고 싶지 않다고 보좌관들에게 말했다”고 보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성명 서명을 거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회의에서 무역뿐만 아니라 미국이 일방적으로 탈퇴한 이란 핵합의, 파리기후변화협정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 비핵화와 싱가포르 정상회담도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북미정상회담 경호 맡는 구르카 용병,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 이유

    북미정상회담 경호 맡는 구르카 용병,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 이유

    세계 최강 용병으로 불리는 네팔 구르카족 전사들이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 경호에 투입된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7일 로이터통신은 싱가포르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북한이 데리고 온 자체 경호 인력 말고도 싱가포르 경찰 소속 구르카 병력이 회담장 주변 경호와 도로·호텔 등의 통제를 맡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싱가포르 경찰에는 구르카족 1800여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 경호 임무를 맡기도 했다. 구르카족이 세계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18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국은 1814~16년 영국·네팔 전쟁에서 활약한 구르카 부족 전사의 용맹성에 반해 구르카족으로 꾸려진 별도 부대를 만들었으며, 이들은 제1·2차 세계대전 등 수많은 전쟁터에서 큰 활약을 펼쳤다. 구르카족은 휘어진 단도 ‘쿠크리(khukri)’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은‘쿠크리’ 없이는 전쟁에 나서질 않는데, 쿠크리는 한쪽 날이 구부러져 있는 외날 검으로 칼집에 보관하지 않을 때는 꼭 피를 묻혀야 하는 관습이 있다. 이들이 단검 하나로 당시 최신무기로 무장해 네팔을 공격한 영국군을 전멸시켰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다.지금도 3500여명의 전사들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영국군의 이름으로 특수 임무를 띠고 활동하고 있다. 싱가포르 외에 인도, 브루나이 등도 이들을 용병으로 고용하고 있다. 영국은 1947년엔 네팔 정부와 협정을 맺고 구르카 전사들을 영국군에 배속시켰다. 이 때문에 영국 식민지였던 싱가포르도 이들을 고용해 치안을 맡겼다. 싱가포르의 구르카족 용병들은 현재 벨기에제 공격용 소총인 FN스카 등으로 무장했지만, 단검 쿠크리도 반드시 몸에 지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싱가포르 외곽에 있는 별도의 캠프에서 집단생활을 하고 있으며 밤 10시 30분 취침, 자정 이후 통행금지라는 엄격한 규율을 유지하고 있다. 보통 18, 19세에 선발돼 싱가포르에서 45살까지 근무한 후 본국 네팔로 송환된다. 싱가포르 현지 여성과의 결혼은 허용되지 않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현회의 러시아 워] 대표팀 향한 비난, 27일까지만 멈추자

    [김현회의 러시아 워] 대표팀 향한 비난, 27일까지만 멈추자

    목숨을 걸고 전쟁터에 나가는 장수에게 뒤에서 큰 소리로 외친다. “넌 전쟁터에서 곧 죽을 거야. 적군 무지하게 센 거 알지? 살아서 못 돌아오겠네ㅋㅋㅋ” 끔찍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일은 지금도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을 준비 중인 대표팀을 향한 시선은 이와 전혀 다를 게 없다. 곧 세계의 높은 벽을 향해 몸을 부딪혀야 하는 이들에게 응원은커녕 조롱과 비난을 보내고 있다. 전쟁터에 나가는 장수들은 과연 어떤 생각이 들까. 전국민의 지지를 받아도 두려울 텐데 전쟁에서 곧 죽는다고 비아냥대는 이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엄청난 응원 열기를 기대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그들의 힘이 빠지지 않도록 비난이나 조롱은 좀 자제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딱 20일만 참아주면 된다. 조별예선 3차전 독일과의 경기가 끝나는 오는 27일까지만이라도 비난은 좀 멈춰달라. 어차피 그 경기가 끝나면 마치 한국 축구가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망한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이들이 넘쳐날 것이다. 까더라도 그때까지만 기다리고 까자. 벌써부터 대표팀에 저주를 퍼붓는 건 감독 인생을 걸고 쓰러져 가던 대표팀을 맡은 뒤 이 자리까지 올라온 신태용 감독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과할 정도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원래 4년에 한 번 이럴 때마다 대표팀 감독이 되는 전국의 수 많은 이들은 대표팀 경기가 끝나면 누구를 빼고 누구를 넣었어야 한다고 한다. 마치 대표팀이 선수를 잘못 선택해 16강에 갈 걸 못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왼쪽 측면에서 김민우가 부진하면 “거봐 홍철을 넣었어야지”라고 지적하고 홍철이 부진하면 “박주호는 왜 안 쓰냐”고 한다. 그리고 박주호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김민우가 거론된다. 이렇게 대표팀에서 돌려까기를 당하는 선수들을 보면 아예 대표팀에 승선하지 않은 선수들이 승자인 것 같다. 이름만 언급되고 정작 경기에는 나서지 않는 선수가 최종 승자다. 아마도 이번 대표팀에서 아쉽게 부상으로 낙마한 김진수가 최종 승자가 될 수도 있다. 공격진에서는 석현준이 그럴 것이다. 황희찬이나 김신욱이 부진하면 석현준을 뽑지 않은 걸 마치 신태용 감독의 대단한 실수인 것처럼 평가하는 이들이 많아질 것이다. 이런 비판은 다 결과론적일 뿐인데 우리는 감독과 선수를 비난하기 위해 너무 결과론적인 이야기만 한다. 이들이 받는 고액 연봉에는 대중이 비난하는 걸 달게 받아야 하는 비용도 포함돼 있다고 하더라도 선수들이 불쌍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마음에 안 든다고 김영권도 빼라고 하고 장현수도 빼라고 하고 오반석도 빼라고 하면 수비진에는 누가 들어와야 할까. 그래도 이 선수들이 우리나라에서는 축구를 제일 잘한다고 뽑힌 이들이다. 누가 보면 K3리그에 엄청난 수비수가 있는데 신태용 감독이 이를 몰라보고 안 뽑은 줄 알겠다. 우리의 비판은 건전하지 않은 쪽으로만 흘러가고 있다. 만약 한국이 월드컵에서 졸전을 거듭하고 실망스러운 모습만을 보여준다면 이건 감독과 특정 선수의 문제가 아니다. 이게 한국 축구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축구를 잘해 뽑힌 선수들과 부상으로 주전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 이 선수들을 데리고 전략을 짠 감독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거다. 그래도 안 된다면 이건 한국 축구 수준 자체의 문제로 넘어가야 한다. 마음에 안 든다고 김영권도 빼고 장현수도 빼고 석현준을 넣고 김민우 자리에 홍철을 넣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월드컵을 앞두고 저주에 가까운 말을 퍼붓는 분위기는 대단히 실망스럽다. 과정이 잘못됐다면 충분히 비판할 수 있다. 나는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 홍명보 감독의 박주영 선발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했다. 소속팀에서 뛰며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를 선발하겠다는 홍명보 감독 스스로의 원칙을 깼기 때문이다. 만약 당시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16강에 갔다고 하더라고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면 비난받아 마땅했다. 그런데 이번 대표팀에 이런 문제는 전혀 없다.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으로 줄줄이 대표팀에서 낙마했지만 그 안에서 최대한 공정하게 선수를 뽑았고 그 선수들을 활용하기 위해 고민 중이다. 과정 자체로는 전혀 비난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 대신 결과가 좋지 않다면 그 결과를 놓고 한국 축구의 현실과 미래를 고민하면 그뿐이다. 마치 이번 대표팀을 무슨 죄인 취급하는 분위기는 불편하다. 나 역시 대표팀 경기력에 불만이 많은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들을 응원해주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비판도 월드컵이 다 끝난 다음에 하면 어떨까. 그래 봤자 20여일 남짓 기다려주는 것 뿐인데 우리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않나. 조롱 섞인 비난을 보내다가 한국이 혹 16강 진출 이상의 성적을 낸다면 그때 가서 대표팀 경기력에 찬사를 보내는 부끄러운 짓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이때가 되어야 ‘남의 팀’처럼 바라봤던 신태용호를 ‘우리 팀’으로 품을 텐가. 적어도 이런 냄비는 되지 말자. 당장 월드컵이 열리는 기간 동안에는 응원을 보내주는 게 최우선 아닐까.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최악의 경기력에 머문다면 그땐 내가 가장 앞장서서 비판하겠다. 우리 그때까지만 조금 참고 기다리자. 공부를 지지리도 안 한 내가 수능시험을 보러 가는 날 부모님은 그래도 아들 녀석 시험 잘 보라고 청심환도 챙겨 주시고 응원도 해주시더라. 아무리 공부를 안 한 학생에게도 수능시험을 보러 가는데 “너 답안지 밀려 쓸 거야”라는 저주를 퍼붓지는 않는다. 우리는 지금 대표팀을 향한 관심이라는 핑계를 삼아 상식적이지 않은 일을 집단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봐야 한다. 최근 대표팀을 향한 조롱과 저주 섞인 말들을 보면서 그 누구도 제어할 수 없는 대중의 집단 광기가 느껴진다. 아직 월드컵 첫 경기도 열리지 않았는데 대중은 벌써부터 저주를 퍼붓고 있다. 월드컵 16강에 가는 건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선수들이 세계에서 16위 안에 들 정도로 높은 경기력을 선보이려면 팬들 역시 전세계에서 16번째 안에 드는 선진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여전히 자국리그를 무시하고 한 경기 한 경기에 역적을 만들어 조롱하며 저주를 퍼붓고 있는 팬 문화를 순위로 매긴다면 우리는 월드컵 본선 진출도 불가능한 나라일 것이다. 눈물을 흘리며 응원해 주길 바라지는 않으니 적어도 월드컵이 열리는 동안에는 기다려주는 게 어떨까. 한국이 이번 월드컵을 마감하는 날부터 비난을 쏟아내도 늦지 않는다. 적어도 그때까지는 비난을 멈추자. 선수들이 16강에 가려거든 팬 의식도 16강 수준은 되어야 한다. 우리 팬들의 수준은 지금 월드컵에서 16번째 안에 들어 있을까. 스포츠니어스 대표 / 김현회   
  • 文, 무연고 묘지 참배·의사자 호명… “평범한 국민이 나라 지탱”

    文, 무연고 묘지 참배·의사자 호명… “평범한 국민이 나라 지탱”

    현직대통령 최초로 무연고 묘 찾아 “국가가 끝까지 잊지 않고 기릴 것” ‘시민의 용기’가 국가 원동력 강조 순직 소방공무원 추모식도 참석 “앞장서 독립만세를 외친 것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쟁터에 나간 것도,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하며 경제발전에 이바지한 것도,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을 때 두 주먹 불끈 쥐고 거리에 나선 것도 모두 평범한 우리의 이웃, 보통의 국민들이었습니다.”문재인 대통령은 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가족과 이웃을 위한 따뜻한 마음과 의로운 삶이 바로 대한민국을 지탱한 힘이었음을 강조했다.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무연고 묘지를 참배해 국가 유공자를 국가가 끝까지 잊지 않고 기리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올해 현충일 슬로건 ‘428030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에도 이런 의미가 담겼다. 428030은 현충원을 비롯한 10개의 국립묘지에 안치된 안장자 수다. “2006년 아이를 구하고 숨을 거둔 채종민 차량정비사, 2009년 교통사고를 당한 이를 돕다 숨진 어린이집 금나래 교사와 김제시 농업기술센터 황지영 행정인턴, 2016년 화재 현장에서 이웃을 대피시키고 숨을 거둔 대학생 안치범씨….” 문 대통령은 먼저 이들을 차례로 호명하며 “이러한 분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우리 자신처럼 평범한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자각할 수 있었다”고 했다. 독립유공자나 참전용사 등 전통적 개념의 애국자처럼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킨다는 거창한 뜻을 품진 않았으나, 가족과 이웃을 지키고자 한 평범한 시민의 ‘일상의 용기’가 바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원동력이었음을 강조한 것이다. 애국의 의미를 확장하며 인식의 전환을 시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이 무연고 묘지를 찾은 것도 의미가 깊다. 추념식 10여분 전에 현충원에 도착한 문 대통령 내외는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고(故) 김기억 육군 중사 등이 안장된 무연고 묘지로 먼저 발걸음을 했다. 문 대통령은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으로부터 ‘결혼하기 전에 돌아가셔서 자녀도 없고 부모님을 일찍 여의어서 가족이 없는 분들의 무연고 묘소가 많다’는 설명을 듣고 나서 무연고 묘지가 몇 기가 있는지 등을 묻고 헌화, 참배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결코 그분들을 외롭게 두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국가에 헌신했던 믿음에 답하고 국민이 국가에 믿음을 갖게 하는 국가의 역할과 책무”라며 “모든 무연고 묘소를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념식을 마치고선 곧장 현충원에서 열린 순직 소방공무원 추모식장으로 향했다. 지난 3월 유기견 구조활동을 벌이다 교통사고로 숨진 김신형 소방장과 김은영·문새미 소방사가 이곳에 안장됐다. 문 대통령은 독도의용수비대 묘역과 세월호 승무원 순직자 3명이 안장된 의사상자 묘역, 천안함 46용사 묘역, 제2연평해전 전사자·연평도 포격 도발 전사자 묘역을 차례로 찾아 묵념했다. 추념식장에는 가수 최백호씨의 음성으로 김민기 작곡 ‘늙은 군인의 노래’가 울려퍼졌다. 직업군인의 애환을 담아낸 곡인데도 군인들의 사기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유신체제에선 부르지 못하게 했다. 배우 한지민씨는 이해인 수녀의 시를 낭송했다. ‘분단과 분열의 어둠을 걷어내고, 조금씩 더 희망으로 물들어가는 이 초록빛 나라에서 우리 모두 존재 자체로 초록빛 평화가 되게 하소서’란 시구에 이날 현충일 행사의 의미가 함축됐다고 볼 수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잊지 않겠다” 문 대통령, 현직 첫 무연고 묘지 참배

    “잊지 않겠다” 문 대통령, 현직 첫 무연고 묘지 참배

    “앞장서 독립만세를 외친 것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쟁터에 나간 것도,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하며 경제발전에 이바지한 것도,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을 때 두 주먹 불끈 쥐고 거리에 나선 것도 모두 평범한 우리의 이웃, 보통의 국민들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가족과 이웃을 위한 따뜻한 마음과 의로운 삶이 바로 대한민국을 지탱한 힘이었음을 강조했다.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무연고 묘지를 참배해 국가 유공자를 국가가 끝까지 잊지 않고 기리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올해 현충일 슬로건 ‘428030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에도 이런 의미가 담겼다. 428030은 현충원을 비롯한 10개의 국립묘지에 안치된 안장자 수다.  2006년 아이를 구하고 숨을 거둔 채종민 차량 정비사, 2009년 교통사고를 당한 이를 돕다 숨진 어린이집 금나래 교사와 김제시 농업기술센터 황지영 행정인턴, 2016년 화재 현장에서 이웃을 대피시키고 숨을 거둔 대학생 안치범씨.  문 대통령은 먼저 이들을 차례로 호명하며 “이러한 분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우리 자신처럼 평범한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자각할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은 결코 그분들을 외롭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독립유공자나 참전용사 등 전통적 개념의 애국자처럼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킨다는 거창한 뜻을 품진 않았으나, 가족과 이웃을 지키고자 한 평범한 시민의 ‘일상의 용기’가 바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원동력이었음을 강조한 것이다. 애국의 의미를 확장하며 인식의 전환을 시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이 무연고 묘지를 찾은 것도 의미가 깊다. 추념식이 열린 10시보다 10여분 정도 앞서 도착한 문 대통령 내외가 먼저 찾은 곳은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고(故) 김기억 육군 중사 등이 안장된 무연고 묘지였다.  문 대통령은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으로부터 ‘결혼하기 전에 돌아가셔서 자녀도 없고 부모님을 일찍 여의어서 가족이 없는 분들의 무연고 묘소가 많다’는 설명을 듣고 나서 무연고 묘지가 몇 기가 있는지 등을 묻고 헌화, 참배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추념식에 앞서 무연고 묘지에 먼저 들른 것을 두고 유가족이 없어 잊혀가는 국가유공자를 국가가 끝까지 잊지 않고 기리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추념식을 마치고선 현충원에서 열린 순직 소방공무원 추모식에 발걸음을 했다. 지난 3월 유기견 구조활동을 벌이다 교통사고로 숨진 김신형 소방장과 김은영·문새미 소방사가 이곳에 안장됐다. 문 대통령은 독도의용수비대 묘역과 세월호 승무원 승직자 3명이 안장된 의사상자 묘역, 천안함 46용사 묘역, 제2연평해전 전사자·연평도 포격 도발 전사자 묘역을 차례로 찾아 묵념했다.  추념식장에는 가수 최백호씨의 음성으로 김민기 작곡 ‘늙은 군인의 노래’가 울려퍼졌다. 직업군인의 애환을 담아낸 곡인데도 군인들의 사기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유신체제에선 부르지 못하게 했다.  배우 한지민씨가 낭송한 이해인 수녀의 시 ‘분단과 분열의 어둠을 걷어내고, 조금씩 더 희망으로 물들어가는 이 초록빛 나라에서 우리 모두 존재 자체로 초록빛 평화가 되게 하소서’에 이날 현충일 행사의 의미가 함축됐다고 볼 수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문 대통령 “애국과 보훈에 보수·진보 따로 없다”[전문]

    문 대통령 “애국과 보훈에 보수·진보 따로 없다”[전문]

    문재인 대통령은 6일 현충일을 맞아 “애국과 보훈에 보수와 진보가 따로 일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우리를 지키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영령들이 모두 우리의 이웃이었고 가족이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서로 아끼는 마음을 일궈낸 대한민국 모든 이웃과 가족에 대해 큰 긍지를 느낀다”며 “우리가 서로를 아끼고 지키고자 할 때 우리 모두는 의인이고 애국자”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애국영령과 민주열사 외에도 어린이를 구조하다 숨진 자동차 정비사, 교통사고 피해자를 돕던 중 사망한 어린이집 교사, 화재 현장에서 이웃을 대피시키다 숨진 대학생 등 의사자들을 차례로 호명했다. 이를 통해 보훈 대상자들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한편, 보훈의 외연도 넓히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저는 오늘 무연고 묘역을 돌아보았다.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김기억 중사의 묘소를 참배하며 국가가 국민에게 드릴 수 있는 믿음에 대해 생각했다”며 “대한민국은 결코 그 분들을 외롭게 두지 않을 것이다. 끝까지 기억하고 끝까지 돌볼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군인과 경찰의 유해 발굴도 마지막 한분까지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비무장지대의 유해발굴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군 등 해외 참전용사들의 유해도 함께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얼마나 많은 그리움을 안고 이곳에 오셨습니까. 보고 싶은 사람을 가슴 깊숙이 품고 계신 분들을 여기 오는 길 곳곳에서 마주쳤습니다. 저는 오늘 예순세 번째 현충일을 맞아, 우리를 지키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영령들이 모두 우리의 이웃이었고 가족이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국민과 국가를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 여러분께 깊은 존경의 마음을 표하며, 유가족께 애틋한 애도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의 역사는 우리의 이웃과 가족들이 평범한 하루를 살며 만들어온 역사입니다. 아침마다 대문 앞에서 밝은 얼굴로 손 흔들며 출근한 우리의 딸, 아들들이 자신의 책임을 다하며 일궈온 역사입니다. 일제 치하, 앞장서 독립만세를 외친 것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쟁터에 나간 것도,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하며 경제발전에 이바지한 것도,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을 때 두 주먹 불끈 쥐고 거리에 나선 것도, 모두 평범한 우리의 이웃, 보통의 국민들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희생된 대부분의 사람들도 우리의 이웃들이었습니다. 이곳, 대전현충원은 바로 그 분들을 모신 곳입니다. 독립유공자와 참전용사가 이곳에 계십니다. 독도의용수비대, 연평해전과 연평도 포격 전사자, 천안함의 호국영령을 모셨습니다. 소방공무원과 경찰관, 순직공무원 묘역이 조성되었고 ‘의사상자묘역’도 따로 만들어 숭고한 뜻을 기리고 있습니다. 2006년, 카센터 사장을 꿈꾸던 채종민 정비사는 9살 아이를 구한 뒤 바다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2009년, 김제시 농업기술센터 황지영 행정인턴과 어린이집 금나래 교사는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을 돕다가 뒤따르던 차량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2016년, 성우를 꿈꾸던 대학생 안치범 군은 화재가 난 건물에 들어가 이웃들을 모두 대피시켰지만 자신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유가족들에게는 영원한 그리움이자 슬픔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안에,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용기가 깃들어 있다는 것을 그들이 우리에게 알려주었습니다. 이웃을 위한 따뜻한 마음이 의로운 삶이 되었습니다.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온 하루가 비범한 용기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분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우리 자신처럼 평범한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자각할 수 있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에게 가족이 소중한 이유는 어려움이 닥쳤을 때 곁에서 지켜줄 것이란 믿음 때문입니다.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제든 국가로부터 도움받을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을 때 우리도 모든 것을 국가에 바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진정한 애국입니다. 저는 오늘 무연고 묘역을 돌아보았습니다.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김기억 중사의 묘소를 참배하며 국가가 국민에게 드릴 수 있는 믿음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는 스물둘의 청춘을 나라에 바쳤지만 세월이 흐르는 동안 연고 없는 무덤이 되고 말았습니다. 대한민국은 결코 그 분들을 외롭게 두지 않을 것입니다. 끝까지 기억하고 끝까지 돌볼 것입니다. 모든 무연고 묘소를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기억해야 합니다. 그것이 국가에 헌신했던 믿음에 답하고, 국민이 국가에 믿음을 갖게 하는, 국가의 역할과 책무일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보훈은 국가를 위한 헌신에 대한 존경입니다. 보훈은 이웃을 위한 희생이 가치 있는 삶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의 가슴에 깊이 새기는 일입니다. 그래서 보훈은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기본입니다. 우리 정부는 모든 애국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보훈을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을 잘 모시지 못했습니다. 이제 독립유공자의 자녀와 손자녀까지 생활지원금을 드릴 수 있게 되어 무척 다행스럽습니다. 지난 1월, 이동녕 선생의 손녀, 82세 이애희 여사를 보훈처장이 직접 찾아뵙고 생활지원금을 전달했습니다. 이동녕 선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주석, 국무령, 국무총리 등을 역임하며 20여 년간 임시정부를 이끌었던 분입니다. “이제 비로소 사람 노릇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여사님의 말씀이 우리를 부끄럽게 합니다. 우리 정부는 국가보훈처를 장관급으로 격상시켰고 보훈 예산규모도 사상 최초로 5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올해 1월부터, 국립호국원에 의전단을 신설하여 독립유공자의 안장식을 국가의 예우 속에서 품격 있게 진행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생존해계신 애국지사의 특별예우금도 50% 올려드리게 되었고, 참전용사들의 무공수당과 참전수당도 월 8만 원씩 더 지급해 드리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근조기를 증정하는 훈령도 제정했습니다. 6월 1일 첫 시행되는 날, 국가유공자 김기윤 선생의 빈소에 대통령 근조기 1호를 인편으로 정중하게 전달했습니다. 8월에는 인천보훈병원이 개원합니다. 국가유공자들이 가까운 곳에서 의료와 요양을 받을 수 있도록 강원권과 전북권에도 보훈요양병원을 신설하고 부산, 대구, 광주, 대전에 전문재활센터를 건립할 예정입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중국 충칭시에 설치한 ‘한국광복군 총사령부’의 복원은 중국 정부의 협력으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내년 4월까지 완료할 계획입니다.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군인과 경찰의 유해발굴도 마지막 한 분까지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비무장지대의 유해발굴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미군 등 해외 참전용사들의 유해도 함께 발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민을 위한 모든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기 위해 법령도 정비했습니다. 지난 3월, 구조 활동을 하던 세 명의 소방관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는데, 교육생이었던 고 김은영, 문새미 소방관은 정식 임용 전이라는 이유로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을 수 없었습니다. 똑같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희생했는데도 신분 때문에 차별받고 억울함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정부는 두 분을 포함해 실무수습 중 돌아가신 분들도 순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소방공무원임용령을 개정했습니다. 오늘 세 분 소방관의 묘비 제막식이 이곳에서 있을 예정입니다. 눈물로 따님들을 떠나보낸 부모님들과 가족들께 각별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유공자의 진정한 예우는 국가유공자와 유족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그분들의 삶이 젊은 세대의 마음속에 진심으로 전해져야 합니다. 우리 후손들이 선대들의 나라를 위한 헌신을 기억하고 애국자와 의인의 삶에 존경심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애국과 보훈에 보수와 진보가 따로 일 수 없습니다.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일에 국민들께서 함께 마음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힘이 되고 미래가 될 것입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국가유공자의 집을 알리는 명패 달아드리기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역별로 모양도 각각이고 품격이 떨어지는 곳도 있습니다. 정부가 중심 역할을 해서, 국가유공자를 존경하는 마음을 이웃들과 함께 나누겠습니다. 저는 오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서로 아끼는 마음을 일궈낸 대한민국 모든 이웃과 가족에 대해 큰 긍지를 느낍니다. 우리가 서로를 아끼고 지키고자 할 때 우리 모두는 의인이고 애국자입니다.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애국 영령과 의인, 민주열사의 뜻을 기리고 이어가겠습니다. 가족들의 슬픔과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보듬을 수 있도록 국가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6월 6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 재 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응교 교수-작가의 탄생] 희생의 혁명가… 강아지똥도, 몽실언니도 행복했어요

    [김응교 교수-작가의 탄생] 희생의 혁명가… 강아지똥도, 몽실언니도 행복했어요

    주리지 않을 정도만 먹고, 몸만 가릴 정도로 입고 살던 종지기였다. 내 몫의 이상을 쓰는 것은 남의 것을 빼앗는 행위라고 그는 말했다. 한 달에 5만원 정도를 쓰며 청빈하게 살았던 그는 남긴 돈 10억여원과 매년 1억원 정도의 인세로 북녘 어린이를 도우라는 유언을 남겼다.●강아지똥 혁명가 윤동주 탄생 100주년으로 화제였던 작년에 반드시 기억해야 할 또 한 명의 작가가 있었다. 지난해 탄생 80주년, 서거 10주기를 맞았던 동화작가 권정생 선생이다. 1937년 일본 도쿄 변두리에서 태어나 큰 명성을 떨쳤지만 2007년 작고할 때까지 검소한 삶을 이어 갔다. 그냥 지나면 안 되겠기에 권정생 재단 사무처장이었던 시인 안상학과 문학기행을 만들었다. 회원을 모아 버스 한 대에 태우고 권정생 문학기행을 했었다. 퇴계 이황과 이육사 시인을 배출했던 경북 안동의 풍성한 정신은 권정생 문학으로 이어진다. 가는 길에 그의 대표작 ‘강아지똥’을 생각했다. 꿈이 없어 절망하는 아이를 위해 그는 처마 밑의 강아지똥을 보고 이 이야기를 썼다. 민들레 싹에 강아지똥이 녹아들어, 향긋한 꽃 냄새를 퍼뜨리는 이야기다. 강아지똥처럼 아무것도 아닌 존재, 버려진 존재가 귀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1969년 그를 작가로 만든 ‘강아지똥’은 그의 삶 전체를 요약하고 있다. “네가 거름이 돼 줘야 한단다.” “내가 거름이 되다니?” “네 몸뚱이를 고스란히 녹여 내 몸속으로 들어와야 해. 그래야만 별처럼 고운 꽃이 핀단다.” “어머나! 그러니? 정말 그러니?” 강아지똥은 얼마나 기뻤던지 민들레 싹을 힘껏 껴안아 버렸어요. 권정생의 삶은 강아지똥 자체였다. 사흘 동안 비를 맞고 온몸이 비에 맞아 자디잘게 부서진 강아지똥의 헌신은 권정생 자신의 모습이었다. 그의 글과 삶은 조용한 혁명가의 모습을 보여 준다. 민들레 싹을 피워낸 강아지똥처럼 그는 흙집에서 살았다. 권정생이라는 작가의 탄생은 바로 여기 강아지똥이 자디잘게 부서지는 현장에서 싹텄다.●고난을 견뎌내는 절름발이 소녀 반공 이야기만을 강조하던 시대에 권정생은 장편동화 ‘몽실언니’(1984)를 발표했다. “절름발이 찜발이”라며 놀림받는 소녀 정몽실이 무시당하면서도 꿋꿋하게 역경을 극복하는 이야기다. 이 책은 그의 삶처럼 지지리도 슬프다. 자기 이야기가 슬프지만, 그는 그 슬픔은 절망이 아니라고 했다. “서러운 사람에게 남이 들려주는 서러운 이야기를 들으면 한결 위안이 된다. 그것은 조그만 희망으로까지 이끌어 줄 수 있다.”(‘빌뱅이 언덕’의 ‘나의 동화 이야기’)고 그는 썼다. 슬픔이 주는 위로만이 이 동화의 매력은 아니다. 그의 글에는 고유어가 숭늉처럼 은근히 맛을 낸다. 어머니는 밀양댁, 새어머니는 북촌댁, 이 외에 빨래 옹배기, 부엌데기, 나물다래끼 등 좁쌀 같은 토속어가 근원적인 친근감을 불러 일으킨다. 댓골, 살강, 노루실, 우찻길, 까치바윗골, 샛들 같은 땅 이름도 살갑다. 마치 둬야 할 곳에 바둑알을 놓듯이, 그는 꼭 둬야 할 단어를 정확히 둔다. 우리말을 제대로 쓰자고 주장했던 이오덕 선생과 벗했던 문인답다.몽실이가 하마터면 두고 가 버릴 뻔했던 소꿉을 찾으러 가는 장면을 보자. “뒤란 담 밑에다 모아 둔 사금파리랑 병뚜껑, 구멍 뚫린 고무공, 조롱박 한 짝, 구질구질한 소꿉 살림은 건넛집 희숙이와 주워 모은 것”(‘몽실언니’, 9면)이라고 눈에 보이듯 구체적으로 나열돼 있다. 섬세한 묘사는 텍스트 밖의 리얼리티를 독자의 뇌 속에 구성시킨다. 낯선 할머니를 묘사하면서 “오징어 다리에 붙은 멍울 같은 사마귀가 있고, 쪼글쪼글 주름투성이”라는 생생한 표현은 자꾸 읽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슬픔이 묘하게 위로로 다가오는 그의 동화는 돌아가면서 낭독하면 더 생생한 울림을 준다. 그의 문장은 간결하고 쉽다. 너무도 쉬운 말로 쓴 문장 둘레의 빈자리에서 뭔가 울린다. 그 울림은 무엇일까. 우리가 잃어버린 진정성이 아닐까. 이 작품에는 여성과 아동에 대한 잔혹한 폭력 문제도 제시한다. 해방 후 빈민의 삶, 빨갱이라 불리는 산사람, 전쟁터로 끌려가는 아버지, 갑자기 나타난 인민군, 인민군 노래를 배우는 아이들 이야기 등 혼돈의 역사가 펼쳐진다. 버려진 인간들 한 명 한 명을 진정으로 대하며, 궁핍하지만 몽실이는 고유한 단독자로 성장해 간다. 몽실이는 그 시대에 쉽게 볼 수 있는 문제적 개인이었다. 아울러 여자 인민군이 몽실이와 친밀하게 지내는 등 권정생은 북한 사람도 우리와 한가족이라는 사실을 담았다.●공생의 유토피아 그가 살던 흙집은 말이 방 두 칸이지 한 사람이 가까스로 누울 수 있는 방 하나와 발 펴고 앉기도 좁은 방 한 칸으로 구성됐다. 요 작은 방에서 그는 개구리, 쥐와 함께 지냈다. 하느님,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밤에는 소나기가 쏟아져 우리 방에 동지들이 여나믄 마리나 들어왔습니다. 동지라면 잘 모르실 테고, 정말은 개구리올시다. 개구리를 동지라 불러도 하느님은 노하시지 않으실는지요? 하지만 하느님, 저는 지금 동지들이 아쉽습니다. 동지가 많아야 통일도 속히 이루어지고, 온 세계는 한 형제가 될 것입니다. 하느님이 지으신 세상에 평화가 이루어지자면 우리가 모두 동지가 되어야 합니다. 개구리는 물론 파리도, 모기도, 미꾸라지도, 메추라기도, 산돼지도, 노루도, 강아지도, 원숭이도 모두 동지가 되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뜻이라면 저의 기도를 속히 이루어 주십시오. (‘도토리 예배당 종지기 아저씨’의 ’개구리 배꼽’) 동화 속의 이 기도는 작가 자신의 기도였다. 경북 안동 일직교회 종지기로 살았던 그의 토방집에는 개구리도, 파리도, 모기도, 미꾸라지도, 메추라기도 들어왔다. 그의 세계는 산돼지도, 노루도, 강아지도, 원숭이도, 돼지도 모두 함께 가족으로 사는 세상이다. 비 오는 날 방 안에 개구리가 들어오고, 겨울이면 아랫목에 들어와 추위에 떨던 생쥐가 몸을 녹였다고 한다. 생쥐가 발고락을 물기도 하여, 발밑에 베개를 두고 잤다고 한다. “하느님이 지으신 세상에 평화가 이루어지자면 우리가 모두 동지가 되어야 합니다”라는 그의 기도에는 분단이니 통일이니 하는 거대한 단어 이전에 ‘하나님-자연-인간’이 삼각형을 이루며 평안을 이룬 큰누리가 그의 기도문 안에 담겨 있다. 그가 꿈꾸던 공생의 세계는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창세기1:28)는 구절을 연상하게 한다. 그는 “자연생태계에서는 공생이라는 규범이 있다. 공생의 균형이 깨지면 너도나도 모두 파멸에 이른다.”(‘빌뱅이언덕’)며 생태계와 더불어 사는 삶을 평생 강조했다. 창세기에 나타난 ‘하나님 나라’의 모습은, 하나님을 꼭짓점으로, 자연과 인간이 원을 이루며 사는 원뿔삼각형으로 그릴 수 있겠다. 자연과 인간관계가 깨어지자, 인간과 인간관계도 깨어지고, 인간과 하나님과의 관계도 깨어졌다. 그 관계를 복원하는 호소가 권정생의 희망이었다. 권정생은 혈연적 가족주의를 넘어서고 있다. 권정생 작품에는 어머니, 누이 등 가족이 등장하지만, 그 가족은 혈연주의에 갇혀 있지 않다. 평생 가까스로 누울 수 있는 흙방에서 종지기 작가로 살았던 그가 운명했을 때 놀랍게도 통장에는 10억원 정도가 저축돼 있었고, 1억 5000만원 정도의 인세가 들어 있었다. 그는 그 돈을 북한의 굶주리는 아이들을 위해 써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제 예금통장 다 정리되면 나머지는 북측 굶주리는 아이들에게 보내 주세요. 제발 그만 싸우고, 그만 미워하고 따뜻하게 통일이 되어 함께 살도록 해주십시오. 중동, 아프리카, 티베트 어린아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하지요? 기도 많이 해주세요.” 그가 바라던 대로 그의 책 인세는 ‘남북 어린이’를 위해 쓰였고, 지금도 쓰이고 있다. 남북 관계가 험악했던 지난 정권 몇 년간에도 그의 정신을 따르는 권정생 재단 사람들은 그의 인세로 미국 재단을 통해 북녘 아이들을 위한 약을 구해 보냈다. 이 글을 시작할 때 윤동주와 권정생을 비교했다. 윤동주 시인이 ‘오줌싸개 지도’ 등을 발표했던 ‘카톨릭소년’에 권정생이 ‘몽실언니’를 연재했다는 사실도 독특한 인연이다. 윤동주 시인과 권정생 작가는 부패한 종교에 대해 비판하고 ‘예수처럼’ 살고자 했다. 윤동주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십자가’)라며, 일제 말에 교회 종을 떼어 전쟁 무기로 바치고, 예언의 종소리를 울리지 않는 부패한 기독교를 비판했다. 찬송가 가사를 쓰기도 했고, 신앙과 일치된 삶을 살았던 권정생의 산문들은 폐부를 찌르듯 날카롭다. 세습이나 논문 표절이나 하며 예수와 정반대의 길을 도모하는 사이비들은 진정한 기독교인이 무엇인지를 두 작가의 글에서 배워야 한다. 권정생 선생은 단편동화 120여편, 장편동화 6권, 장편소설 2권, 소년소설 3권, 산문집 2권, 시집 1권, 위인전 1권 등 방대한 저작을 남겼다. 방대하지만 그의 작품은 그의 첫 작품 ‘강아지똥’의 풍성한 반복이다. “혁명가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잘못되고 공정치 못한 일이면 스스로를 희생해서라도 바로 고쳐 나가는 사람이다. 개인의 사소한 일이나 사회와 국가의 일 모두가 이와 같은 것이다. 그것이 사람이 공부하는 마지막 목표다.”(‘빌뱅이 언덕’) 그는 자신의 글처럼 스스로를 희생하는 혁명가가 돼 삶의 목적을 이루었다. 온몸을 부숴 민들레꽃을 피워낸 강아지똥이 됐고, 그의 저작들은 민들레꽃으로 환생해 만방에 조용히 퍼지고 있다. 우주와 인간은 한 가족, 남과 북은 하나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며 2007년 69세를 일기로 민들레꽃씨로 날아간 종지기, 매년 5월 17일 그의 기일엔 잠에서 깨라며 영혼의 새벽종이 울린다. 시인·숙명여대 교수
  • [서울플러스 칼럼] 고용 늘리고 기술력 키우도록 기업인에 경제적 동기부여를/황종성 경제 칼럼니스트

    [서울플러스 칼럼] 고용 늘리고 기술력 키우도록 기업인에 경제적 동기부여를/황종성 경제 칼럼니스트

    ●중국을 뛰어넘어야 세계시장이 열린다 세계시장은 호황인데도 중국의 커다란 저임 상품들이 글로벌 시장을 뒤덮고 있어서 한국의 중소기업 제품을 무섭게 가로막고 있는 현실은 어려운 기업환경에서 중국 황사에 질식해가는 형국인 것이다. 반도체 빼고는 미래의 먹거리가 절벽인 상황에서 중공업 시장은 중국에 다 내주고 경공업은 동남아에 다 빼앗기고 있어서 샌드위치에 갇혀 있는 한국경제는 여기서 길을 찾지 못하면 잃어버린 20년에 진입했다고 보여지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경제가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되며 지속성장의 길이 반드시 존재한다. 사면초가의 경제 상황에서 평창 올림픽을 발판으로 남북해빙을 맞게 된 것은 대한민국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이며 우리 민족의 염원인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대통령의 인기도로 가늠되고 있는 것이다. 남북 경제협력은 북한의 철도를 통한 중국 러시아 유럽 대륙의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북한의 저임 활용과 북한의 다양한 광물자원의 활용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경제 블록화를 앞당기는 것이다. 이제 국내기업환경을 중국보다 높은 수준으로 완화시켜 준다면 다시 한번 기업인들의 의욕이 자극되어 중국기업과 모든 분야에서 기술을 겨루고 광활한 세계시장을 쟁탈할 수 있는 기회 앞에 서게 되는 것이다. ●고용하는 기업들과 소통해야 미래경제가 보인다 성공해 본 기업인의 감각을 과소평가해서는 미래경제를 볼 수 없다. 정치인은 오직 정치만 하고 기업인은 오직 기업만 하도록 법체계를 방치하는 것은 한 나라가 경제 중심의 선진국으로 가는 것을 외면하는 것이고 정치만을 위한 정치는 경제 강국의 길을 회피하는 것이다. 한 국가의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은 기업인들의 의욕이 축적된 아이디어 출현이고 끈기 있는 노력 덕분이다. 현재의 한국 경제는 추락이냐 도약이냐 라는 기로에 서 있다. 기업인의 생각과 소통하지 않고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 과거 개발독재 시대에 수많은 고통이 수많은 동기부여를 유발했고 그때 다져놓은 경제적 부가가치가 오늘날의 먹거리가 된 것이지만 앞으로의 미래 먹거리에 대한 동기부여를 누가 할 것인가. 오늘날의 정치가 기업인들과 소통하지 않는다면 동기부여를 받지 못할 것이다. 기업인을 경제적 애국자로 예우하고 기업인의 아이디어를 추앙해 주고 미래의 먹거리를 같이 고민할 때, 기업인의 숨어있는 잠재능력이 200%, 300% 극대화되는 것이다. ●고용하는 기업인에게 경제 전쟁터의 살아 있는 애국자로 인센티브 해야 이제 지구촌은 무력 전쟁의 시대는 저물고 있으며 경제전쟁의 시대이다. 트럼프는 시진핑에게 경제전쟁을 선포하였다. 글로벌 경제전쟁에서 미래의 먹거리는 미래의 기술만이 한국경제를 탄탄하게 받쳐 줄 것이다. 미래의 기술만이 우리 국민의 고용을 보장할 것이다. 고용은 애국 중의 가장 큰 애국인 것이다. 기업인에게는 고용 수에 따라 고용등급을 부여하고 고용 마크를 수여해서 국회의원과 동등한 사회적 예우로 대우하고 경제인 국립묘지를 지정해서 예우한다면 회사 능력의 한계까지 고용을 늘리고 대우를 받고 싶어 할 것이다. 연말에 연예인들에게 화려한 TV 대상 수여식을 하듯이 기업인 경제인들에게 노벨상에 버금가는 상금으로 수출 대상, 고용 대상, 신기술 대상 등 수많은 기업인상을 제정해서 대통령이 금·은·동메달을 걸어 준다면 분골쇄신으로 고용을 창출하고, 고용을 유지하고, 신기술을 만들 것이다. 온 국민과 함께 기업인과 산업 기술인이 되고 싶도록 불을 질러야 할 것이다.
  • ‘기름진 멜로’ 이준호, 동네중국집 첫 출근 ‘뒷목 잡게하는 조폭들’

    ‘기름진 멜로’ 이준호, 동네중국집 첫 출근 ‘뒷목 잡게하는 조폭들’

    ‘기름진 멜로’ 이준호가 동네중국집 주방으로 들어간다.10년을 몸 바친 주방에서 좌천당하고, 첫사랑 피앙새에게 마저 배신을 당했다. 사나이 가슴에 불이 일었다. 주방 최고 온도 보다 더 무섭고 뜨겁게 활활. SBS 월화드라마 ‘기름진 멜로’ 속 셰프 서풍(이준호 분)의 이야기다. 지난 방송에서는 서풍의 롤러코스터급 인생이 그려졌다. 미슐랭 투 스타를 받으며 호텔 중식당 ‘화룡점정’을 최고로 만든 셰프 서풍. 하지만 서풍은 승진이 아닌 좌천 발령을 받게 됐다. 게다가 여자친구가 바람난 남자가 호텔 사장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서풍은 ‘화룡점정’을 박차고 나왔다. 그리고 ‘화룡점정’의 맞은편에 있는 다 망해가는 동네중국집 ‘배고픈 프라이팬’으로 향했다. 서풍의 계획은 호텔로 가는 손님들을 동네중국집으로 끌어오려는 것이었다. 서풍은 ‘배고픈 프라이팬’의 사장 두칠성(장혁 분)에게 패기 있게 계획을 말했다. 이에 두칠성은 자신의 조폭 후배들에게 요리 기술을 가르쳐주라는 조건을 내걸며, 서풍에게 ‘배고픈 프라이팬’의 주방을 맡겼다. 그렇게 동네중국집에서 다시 시작된 서풍의 요리 인생. 14일 방송되는 ‘기름진 멜로’ 5~6회에서는 ‘배고픈 프라이팬’의 주방에 들어가는 서풍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러나 시작부터 만만치가 않다. 두칠성의 조폭 후배들, 오맹달(조재윤 분) 무리의 오합지졸 실수 퍼레이드가 서풍의 뒷목을 잡게 할 전망인 것. 공개된 사진 속 서풍은 혼자서 고군분투 중이다. 바쁘게 요리를 하며 주방을 휘젓고 있는 서풍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그런 서풍을 둘러싼 조폭 요리사들은 허둥지둥 정신이 없어 보인다. 또 서풍에게 험악하게 무언가를 말하고, 이에 당황하는 서풍의 모습은 이들의 좌충우돌 케미에 대한 흥미를 돋운다. 주방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서풍과 조폭 요리사들의 기싸움 또한 관전 포인트다. 서풍이 못마땅한 오맹달 무리와 그런 조폭들에게 눈 하나 깜빡 않는 서풍의 모습이 티격태격 전쟁터 같은 주방 이야기를 만들어갈 예정. 과연 서풍은 ‘배고픈 프라이팬’의 주방을 접수할 수 있을까. 시작부터 험난한 서풍의 주방 입성기가 흥미롭고 궁금하다. 한편 ‘기름진 멜로’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北 완전히 핵 포기한다면 주한미군 감축 논의 가능”

    “北 완전히 핵 포기한다면 주한미군 감축 논의 가능”

    ‘주한미군 감축’ 논란이 미국 정가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맥 손베리 미 하원 군사위원장은 6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의 완전한 핵 포기 가능성에 대해 “나는 회의적으로 보는 사람”이라면서도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주한미군) 병력 감축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 논란은 지난 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을 지시했다’는 뉴욕타임스의 보도가 나오면서 촉발됐다.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그런 지시를 한 적 없다”고 반박하고, 트럼프 대통령도 직접 부인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손베리 위원장이 다시 주한미군 감축을 언급하면서 논란을 재점화시켰다. 손베리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유인하려고 쓰는 당근 전략일 수 있다”면서 주한미군 감축 발언을 했다. 이어 ‘북한이 미국의 전임 대통령들에게 했던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도 속일 가능성이 있냐’는 물음에 손베리 위원장은 “그동안 북한은 그들의 이익을 위해 세계 여론을 조종하려 했다”면서 “그동안 대북 제재와 중국의 압박, 트럼프 대통령의 다소 예측 불가능한 행보 때문에 북한이 여론을 움직일 필요를 느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문제에 냉철하게 접근해야 할 뿐 아니라 이 문제를 세계 여론의 전쟁터로 이해해야 한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의하는 문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은 (북한과)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 의제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북·미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철수가 일종의 잠재적 협상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주한미군 논쟁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양주 LP가스 폭발 ···주택 4채 파손 1명 숨져

    양주 LP가스 폭발 ···주택 4채 파손 1명 숨져

    경기 양주시의 한 마을에서 LP가스 폭발로 추정하는 사고가 나 주택 4채가 완파 또는 반파되고 60대 여성 한 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7일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5분쯤 양주시 봉양동의 한 시골주택에서 LP가스 폭발로 추정하는 사고가 나 주택 2채가 완전히 부서지고, 다른 2채는 일부 파손됐다. 완파된 주택 한 곳에서는 A(67·여)씨의 시신이 119구조대에 의해 발견됐으며, 나머지 3곳은 빈집으로 확인됐다. 사고가 난 주택가 현장은 전쟁터를 떠올리게 했다. 이웃 주민들은 ‘북한에서 포를 쏜 줄 알았다’며 폭발 당시 충격을 전했다. 사고현장 건너편에서 자동차공업소를 운영하는 김우용씨는 “처음에는 우리 가게에서 가스가 폭발한 줄 알았다”면서 “너무 큰 소리에 깜짝 놀라 119에 곧장 신고했다”고 말했다. 농사일을 하러 나왔다가 폭발 사고를 목격했다는 이기원씨는 “뿌연 연기와 함께 폭발 잔재물들이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면서 “수십m 높이 솟아오른 것 같다”고 전했다. 폭발 현장은 슬레이트로 된 지붕이 휴지조각 처럼 구부러져 바닥에 나뒹굴었고, 콘크리트 잔재물이 가득 쌓여 있어 희생자를 찾는데 만 2시간 가까이 걸렸다. 폭발사고가 난 주택 뒤편으로 주민들이 일구는 밭에도 기왓장과 벽돌 등이 날아들어 사고 당시 충격을 가늠케 했다. 사고가 나자 소방당국은 소방차량 17대와 구조견 등을 투입해 현장 수습과 인명수색 작업을 진행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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