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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 ‘수해아픔’ 나누는 추석돼야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온다.옛날부터 추석은 풍성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넓은 황금벌판이 그랬고,산과 들의 풍성한 과실들이 그랬다.그래서인지 우리 민족은 추석에 가까운 친척은 물론 이웃간에 정을 나누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손에 손에 선물을 들고 그 힘든 교통체증을 뚫고 고향을 방문하는 가슴 설레는 고통(?)도 추석이 주는 선물임은 물론이다. 그러나 올해 추석은 명절이라는 분위기에 젖어 있기엔 주위에 어려운 이웃들이 너무나 많다.5조여원이 넘는 재산피해를 남긴 태풍 ‘루사’가 전국을 휩쓸고 간 탓이다.TV를 통해 본 실상은 마치 전쟁터처럼 참혹하기만 하다.가재도구도 챙길 사이 없이 맨몸으로 황급히 대피해 목숨은 건졌지만 집이 사라진 현실에 넋을 잃고 있는 수재민의 모습은 가슴을 저미게 한다.더욱이 대부분이 노인들인 농어촌 산간마을,전기시설도 끊긴 고립지역에서 노숙자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모습은 황당스럽기까지 하다. 아마 올 추석은 이들에게 가장 가슴 아픈 명절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다행인 것은 정부를비롯해 각계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지난달 12일부터 시작된 수재의연금 모금액이 사상 최고액인 736억원에 달한다.접수창구마다 성금행렬이 끊이지 않아 마감을 연장하고 있을 정도라니 한국인의 따스한 정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전국 각지에서 자원봉사자들의 행렬도 줄을 잇고 있는 것을 볼 때 참으로 정겨운 민족이라는 생각이든다. 이런 온 국민의 정성이 통해서일까? 실의에 빠져 있던 수재민들은 각계각층의 격려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지원에 힘입어 절망하지 않고 재기의 삽질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살던 집과 살림살이,넓은 황금들판과 공들여 일궈놓은 과수 등 모든 것을 물에 떠내려 보내 삶을 포기할 것만 같았던 이들이 다시 일어서 복구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올 추석은 가족친지도 중요하지만 수해로 삶의 터전을 잃은 수재민과 소외받고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을 생각하는 건전하고 따스한 추석이 되었으면 한다.당장 달려가 돕지는 못하지만 그들을 생각하는 추석이 되었으면 한다.끊겨진다리,유실된 도로로 힘든 귀향길이지만 넉넉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여유와 그들에게 눈인사를 건넬 수 있는 따스한 마음이 살아 숨쉬는 그런 추석이 되었으면 한다.사상 초유의 수해를 입은 수재민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살펴 그들의 가슴에 또다시 못을 박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마음 씀씀이가 필요한 것이다.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행위로 수해지역에 쏟아지는국민의 온정과 성원이 헛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관계당국도 수재민들의 고통을 감안해 재기하는 데 진정 도움이 될 수 있는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조치해야 한다.또한 피해조사가 끝나고 보상이 이루어지기까지 복잡한 행정절차를 거치느라 보통 2∼3개월씩 걸리는 것을 최대한 간소화해 국민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줬으면 한다. 모두가 온정을 함께 나누면 즐거움은 두배로 늘어나고 어려움은 반으로 줄게 된다.명절을 맞아 어려운 수재민들을 다시 한번 뒤돌아보아 유난히 힘든 이번 추석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도록 해야겠다.부디 따스한 정을 서로 함께 나누고 새출발을 다짐하는 계기가 되는 추석이 되었으면 한다. 김주형 제일제당 사장
  • [대한민국 24시] 경기도 양주 아파트공사 현장

    서울 강남을 필두로 가파른 곡선을 그려온 수도권 아파트 값 상승세가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 발표를 계기로 주춤해졌다.하지만 이미 오를 만큼 오른 가격이 하루 아침에 대폭 내려가지는 않는 법.그래서 “내집 마련할 날이 까마득하다.”는 서민들의 탄식은 여전하다.공급 부족을 메우기 위해 건설업체들은 앞다퉈 아파트를 짓는다.아파트 신축현장은 일반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기 때문에 밖에서 보면 일하는 이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그러나 현장에는 산더미같은 자재와 장비,철근과 거푸집이 전쟁터처럼 뒤엉킨 골조 사이에 안전모를 눌러쓴 인부 수백명이 개미처럼 달라붙어 있다.이들은 가족들의 생계와 분양자들의 내 집 마련 꿈을 이뤄 주기 위해 새벽부터 구슬땀을 쏟아낸다. ◆공사장의 하루는 현장식당이 연다- 6일 오전 6시 정각,경기도 양주군 양주읍 삼숭리 ㈜성우종합건설의 ‘아침의 미소’아파트 신축 현장.‘함바집’이라 불리는 현장 식당 앞 공터에 인천 번호판을 단 스타렉스 승합차가 도착했다.초가을의 서늘한 새벽공기가 온몸을 감싸는 가운데 20∼40대 남자 6명이 차에서 내리자 마자 현장식당으로 들어섰다.반장 용철순(46)씨와 팀을 이룬 5명의 목수들.잔멸치,알타리무,콩나물무침,소시지 샐러드,삶은 달걀에 쌀밥이 푸짐하게 나오는 3000원짜리 백반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용씨는 예전에 야시장을 돌며 음식과 물건을 팔다 목수일로 돌아선 지가 12년째다.“열심히 일하면 몸은 고되지만 한달에 200만원 이상은 건지니까 벌이는 괜찮아요.50대 중반까지는 이 일을 계속할 생각이지요.” 일행 중에는 20대 젊은 목수도 끼여 있었다.“어떻게 일하십니까.”“아침에 와서 일하고 저녁에 가서 잡니다.”질문 한마디 했다가 퉁명스러운 대답을 듣자 갑자기 ‘너 사회에 불만있냐….’라는 유행가 가사가 떠올랐다. 현장식당엔 계속해서 인부들이 2∼3명씩 짝지어 들어섰다.6시 30분쯤에는 이미 500여평의 식당 앞 공터가 이들이 타고온 차량 70여대로 가득차 공간을 찾기 힘들 정도가 됐다. ◆각자 위치로!- 7시가 되자 인부들은 일제히 안전모를 눌러쓴 채 현장으로 향했다.2층 골조공사가 끝나고 3층 슬래브 설치를 위해 거푸집이 만들어지고 있는 11개 동의 현장에 나누어 달라붙었다.1만 5000평 부지에 20∼29평형 서민아파트 917가구를 짓는 적지 않은 공사다. 목수들은 거푸집을 세우기 위해 4m가 넘는 긴 각목형 목재와 널따란 합판을 다뤄가며 못질을 계속했다.철근공들은 3층 슬래브 바닥과 기둥에 철근을 깔고 세우는 배근 작업에 구슬땀을 쏟았다.건물외벽에는 비계공들이 작업용 발판을 만들기 시작했다.105동 옆 공터에서는 입주 후 주민들이 사용할 수돗물 저수조시설을 위해 포클레인이 터 파기 작업에 열을 올렸다. 하늘 높이 설치된 5대의 타워 크레인도 육중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철근과 강관파이프 등 무거운 자재를 밧줄로 매달아 옮겨주는 타워 크레인 기사와 현장 기사 사이엔 자재를 옮길 위치를 유도하는 무선대화가 암호처럼 계속됐다. “우로 좀 더 스윙,좌로 스윙.”“안으로 트로리,밖으로 트로리.”“슬라게,슬라게.”(내려,내려)“조금 마게.”(조금 위로 올려)“오 케이.” 영어와 일어가 편할 대로 조합된 용어들이다.타워 크레인 작업을 감독하던 공사차장 정진도(40)씨는 “건설현장에선 여전히 일본식 자재명과 작업용어가 많이 쓰인다.”고 설명했다. 9시가 되면서 속속 현장에 도착한 레미콘 운반 차량들은 철근이 숭숭 박힌 기둥 거푸집 안 틈새와 슬래브 합판 위로 레미콘을 쏟아부었다.레미콘 외에 철근과 목재·합판 거푸집용 유로폼 등을 실은 자재운반차량들도 잇따라 현장으로 들어섰다. ◆달콤한 새참시간- 작업 시작 2시간반만인 9시 30분,오전 새참시간이 되자 인부들이 하나 둘 일손을 놓고 현장에 5∼6명씩 둘러 앉았다.일부는 빵과 우유,음료수 등을 먹고 마시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일부는 현장식당으로 내려가 고된 작업으로 일찍 찾아온 시장기를 라면으로 달랬다.3∼4명이 막걸리와 소주를 한병 주문해 나눠 마시기도 했다.“52살,김씨”라고만 신분을 밝힌 목수는 “일과가 끝나기 전엔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하지만 오랜 세월 버릇이 돼서 아주 안마실 순 없다.”면서 “비라도 내려 공치는 날엔 집에 있어도참 시간이 되면 뱃속이 허전해져서 마누라에게 라면이라도 끓여 달라고 하다 핀잔을 듣는다.”며 피식 웃었다. ◆공사장에도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이유- 이윽고 점심시간.12시가 되자 현장식당은 줄을 서서 배식을 받을 정도로 붐볐다.인부들 중엔 조선족 교포와 가나·나이지리아·세네갈·러시아 등 외국인들도 20여명이 섞여 있었다.인력회사를 통해 현장에 나와 자재 운반과 청소 등 주로 잡부일을 맡는다.현장식당 카운터 일을 보는 40대 후반의 아주머니도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출신의 조선족 교포다.그의 남편도 이 현장에서 목수로 일한다. 한달에 100만원을 받는다는 아담 고두밀라(33)는 3년 전 가나에서 동료 2명과 함께 와 동두천에 방 1개를 얻어 산다.“돈도 많이 벌고 현장식당 식사도 맛있다.”고 만족스러워 하면서 “2년 더 일하고 돌아가 의류 제조공장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꿈에 부풀어 있다.“한국 노동자들은 정말 열심히 일하고 기술도 좋다.”며 엄지손가락을 곧추 세웠다. 현장소장 정씨는 “요즘 건설현장은 어디나 이곳처럼 ‘다국적군’을 연상케 한다.”면서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사실상 건설현장 전체가 올스톱될 판”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인부가 부족하니 작업환경이나 대우가 안좋으면 미련없이 현장을 옮기고 몸이 다는 건 건설업체”라며 “일당도 당연히 덩달아 오르는 추세가 계속된다.”고 말했다. 뉴욕 양키즈 로고가 찍힌 야구모자를 쓴 목수 김석흠(53)씨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볼 때면 70년대에 돈벌러 사우디에 나가 일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김씨는 “술을 거의 안마시고 건강을 돌봐온 덕택에 60이 넘더라도 일할 자신이 있다.”면서 “목수일이 힘들지만 벌이가 괜찮아 할만한데 요즘엔 도대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없다.”고 씁쓸해 했다.막일꾼마저 태부족하니 현장에서 외국인을 쓰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이 현장에서 일하는 인부 중 목수는 13만∼15만원, 철근공은 11만∼13만원,콘크리트공은 10만∼12만원, 미장공은 20만원의 일당을 받는다.그러나 이들의 월 소득을 일당×30일로 따질 수는 없다.‘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기 때문이다. 토요일인 이날 현장의 인부들은 여느 때처럼 오후 3시 30분에 다시 한번 새참시간을 갖고 오후 6시 작업을 마쳤다.올 때처럼 끼리끼리 모여 숙소 근처식당 등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고된 하루일과를 끝냈다. 이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현장은 순식간에 적막에 잠겼다.어둠이 내리자 높다랗게 솟아 거대한 괴물같은 타워 크레인이 건물 골조와 군데 군데 어지럽게 쌓여 있는 자재들을 내려다 보며 현장을 지켰다.컨테이너 임시숙소 등에서는 잡부를 관리하는 건설업체 반장과 경비원,비상사태를 대비한 응급조치 담당 직원,비계·철근·형틀 하도급 인부,현장식당 아주머니 등 20여명이 내일을 기약하며 잠을 청했다. 양주 한만교기자 mghann@
  • 경북 태풍피해조사반 동행취재기/ 진흙쌓인 안방 악취 진동

    6일 오전 이틀째 경북지역 태풍피해조사에 나선 중앙합동 조사반 건설교통부팀.건교부와 경북도 직원 5명으로 구성돼 8일까지 활동할 이들은 경북 구미시청을 출발,제방이 유실됐다는 구미시 고아읍 봉한리 낙동강 제방에 도착했다.제방 윗부분이 유실된 경미한 피해였다. 이곳에서 피해가 비교적 크다는 선산읍 봉남리에 들어서자 감천 제방둑 상단부가 무너져 있었다.길이가 250m정도. 차량을 돌려 선산읍 내고리쪽으로 갔다.국도 59호선 곳곳이 패어있었으나 큰 피해는 눈에 띄지 않았다. 오전 내내 조사된 것은 낙동강 제방둑과 도로 10여군데로 피해액은 7억여원. “태풍이 지나간 지 일주일이 지나서인지 피해가 별로 없는 것 같네요.조사하기에 편하겠습니다.”라고 기자가 말을 건네자 건교부에서 나온 김태현(52)씨는 “여기는 천당이네요.어제 김천지역 현장 조사는 완전히 지옥이었습니다.전쟁터라도 그보다는 나았을 겁니다.”라며 악몽을 되새기듯 말했다. 전날 충격이 너무 컸는지 김씨의 목소리는 흥분돼 있었다.김씨의 기억은 이렇다. 김천시 구성면에 들어서자 땅덩어리와 건물이 폭격을 맞은 듯 거대한 구멍만이 남아 있었다.마을을 연결하는 교량 4개는 모두 끊겨 있었다.군인과 공무원,주민들이 삽을 뜨고 있는 마을에는 코를 찌르는 악취가 가득했다.하수구에는 퍼낸 듯한 시커먼 진흙더미가 마치 제방처럼 도로 곳곳에 쌓여 있었다. 구성면을 지나 지례면사무소로 가는 길은 어디까지가 하천이고 논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참담한 모습이었다.국도 30호선은 피해가 너무 커 복구에는 얼마나 걸릴지 추정하기도 힘들 정도다.지례면사무소 앞 교리 일대는 문전옥답이 자갈로 가득찼고 오래된 집은 그대로 주저앉았다.물에 잠긴 차량,엿가락처럼 구겨진 가드레일 등 온전한 것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또 다른 합동 조사반인 보건복지부팀이 찾은 경북 의성군 안사면 쌍호리 마을회관.이곳에는 집이 침수된 9가구 18명이 마을회관과 이웃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일주일째 마을회관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는 김응종(76)할아버지는 “집에 들어갈 수가 없어.물은 빠졌지만 집안이 온통 진흙으로 가득찬데다 물을 먹은 벽이 언제 무너질지 불안해서 말이야.”라고 말했다. 김할아버지는 “마을회관에서 먹고 자는 거야 참을 수 있지만 언제 집에 들어갈지 막연해 답답하다.”면서 “집을 신축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하루빨리 지원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웃 친척집에서 지내는 같은 마을 김연암(68)할아버지는 “집이 침수된 데다 유일한 생계수단인 비닐하우스마저 떠내려가 앞으로 살길이 막막하다.”고 탄식했다. 조사반 서문교(42·보건복지부)씨는 “주민 피해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보상이 조속히 집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씨는 “조사기간이 너무 짧다.6개 조사팀이 있지만 조사분야가 서로 달라 모든 팀이 4일동안 경북도내 전지역을 돌아다니며 피해상황을 파악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특히 피해지역이 대부분 산간오지여서 어려움이 많다.”고 애로를 토로했다. 구미 한찬규·의성 김상화기자 cghan@
  • 수해현장 제모습 찾는다, 동해고속도 오늘 정상화…국도 속속 개통

    수해복구작업이 활기를 띠면서 전쟁터를 방불케하던 수해현장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여전히 장비와 인력은 부족하지만 일부 도로가 복구되면서 고립마을이 줄고 집을 잃은 수해민들에게 임시 거처인 컨테이너하우스가 마련되면서 조금씩 정상을 회복하고 있다. 도시기능을 상실했던 강원도 강릉시에는 일부 고립마을을 제외하고는 끊겼던 전기와 통신이 다시 들어오고 오봉댐과 취수장을 잇는 대형 도수관 연결공사가 완료되면서 4일 허드렛물 공급을 시작으로 6일부터 수돗물이 시내 전역에 정상 공급되기 시작했다. 도심지 곳곳에 쌓여 악취를 풍기던 쓰레기들도 치워지면서 도로소통이 원활해지고 지하실 등 침수됐던 지역에 대한 양수작업이 거의 끝나 상인들이 가게에 나와 정리하는 등 수해지역이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통제에 들어갔던 동해고속도로도 5일부터 강릉∼모전구간(8.1㎞)과 정동진∼동해구간(21.8㎞,동해방향 일방통행)이 소통된 데 이어 정동진∼동해구간(21.8㎞,강릉 방향)도 6일부터 소통됐다.모전리∼정동진구간(8㎞)이 개통되는 7일 오후쯤부터는 동해고속도로가 완전 정상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척∼동해∼서울을 오가는 고속버스와 삼척∼동해∼강릉간 시외버스 운행도 6일 정상화됐다. 국도도 지난 4일 정선군 임계∼태백시의 35호선과 정선 나전∼평창 진부를 잇는 42호선이 응급복구가 끝난 데 이어 삼척시 미로∼태백시 구간의 38호선도 미로교가 7일중 응급복구되는 대로 소통될 전망이다.양양∼서울을 잇는 한계령과 고성∼서울을 잇는 진부령도 4일 소통이 재개됐고 강릉 연곡∼평창의 진고개(국도 6호선)도 5일 오후부터 통행이 가능해졌다. 이번 폭우로 강원도에서만 52개소 84㎞의 도로가 끊겼으나 그동안 27개소 42㎞를 잇고 나머지 구간도 강릉의 삽당령(정선 임계∼강릉) 일부구간을 제외하고 오는 10일 전까지 대부분의 도로가 응급복구될 예정이다. 도로가 뚫리면서 고립마을도 수해 초기 48개소 1만 3448가구에서 6일 현재13개소 2085가구로 크게 줄어들었다.고립마을에는 헬기를 동원해 구호물품과 의료팀,병력들을 실어나르며 재기에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원도 재해대책본부는 수해민들을 위해 135억원의 예산을 긴급 투입해 임시 주거시설인 컨테이너하우스 1000여개를 확보,터닦이 공사가 마무리된 강릉시 장현동 38개소를 비롯해 삼척시 정라진 등에 87개를 공급해 재기의 공간을 마련했다. 강릉 조한종기자bell21@
  • 5차 이산상봉단 이태석씨/ 이젠 큰소리로 맘껏 불러 볼겁니다 “”아버지””

    “‘아버지’라고 큰소리로 한번 불러 볼랍니다.” 추석 전에 있을 예정인 제5차 이산가족 금강산 순차 상봉자로 확정된 이태석(52·경북 성주군 초전면 동포리)씨는 얼굴 한번 본 적이 없는 아버지 이기탁(77·평남 숙천군 숙천읍)씨를 만날 기대에 부풀어 있다. 제3차 이산가족 생사확인 절차에서 아버지가 생존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최종 상봉자 명단에는 번번이 탈락해 이번 상봉이 더욱 기다려진다고 한다. 아버지 이씨는 한국전쟁이 일어난 뒤 곧바로 입대한 것이 가족과는 마지막이었다.대구에서 훈련을 받고 전선에 투입된 뒤 소식이 끊겼고 전쟁이 끝날 무렵 전사한 것으로 가족에게 통보됐다. 50년 동안 아버지 제사를 지내왔던 이씨는 “처음 아버지가 북에 생존,가정까지 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혼자 고생한 어머니 생각에 원망스럽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이제 그런 마음은 모두 없어지고 하루빨리 만나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버지’를 한번 불러보는 것이 소원이었지요.학창시절 아버지는 리더십 있고 공부도 잘했다고들었다.”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냈다. 15세 때 결혼해 4년만에 남편을 전쟁터로 보내고 유복자인 이씨를 혼자 키운 어머니 조금래(73)씨도 “북한에서 결혼해 아들 딸 낳고 잘 살고 있다는데 …”라고 말하면서도 “이번에는 정말 만날 수 있느냐.”고 되물어 남편과의 재회를 기다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조씨는 “52년 동안 혼자 살면서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원망이 한없이 쌓여 있지만 만나서 이야기하면 조금이라도 풀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조씨는 “생존 사실을 안 뒤부터 이산가족 이야기가 나오면 가슴이 아팠다.”면서 “남편에게 ‘고생했다.’는 한마디는 듣고 싶다.”고 밝혔다. 이씨 가족은 이씨와 어머니 조씨,작은아버지와 고모 등 5명이 상봉단에 포함된다. 성주 한찬규기자 cghan@kdaily.co
  • 네티즌 마당/ 대선후보 홈페이지 ‘쓴소리·단소리’

    이회창·노무현·정몽준·이한동·박근혜….한나라당·민주당·제3신당·개혁신당·통합신당·정몽준신당….언뜻 무원칙해 보이는 이런 이름들의 한 쪽을 씨줄로 놓고 다른 한 쪽을 날줄로 엮으면 현재의 정치판이 그대로 그려진다. 정치판의 혼란스러운 모습은 인터넷에도 그대로 투영된다.여론조사 선두를 다투며 유력한 대통령 후보군으로 꼽히는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노무현 민주당 후보,정몽준 의원 등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무서운 여론집단’인 네티즌들의 많은 쓴소리·단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이회창 후보 홈페이지 (www.leehc.com) 이회창 후보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며 네티즌과는 먼 관계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부드러운 모습의 캐리커처를 내세운 게시판에는 지지와 질책이 넘친다. “병역문제는 5년 전 낙선을 함으로써 심판을 받은 것으로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해하고 있습니다.후보 본인이 병역을 기피했다면 지금의 ‘병풍’공세를 이해하겠지만,아들 문제로 국정은 내팽개치고 정쟁을 일삼는 것을 국민들은 식상해하고 있으니응대하지 마십시오.대신 이 후보께서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플랜을 마련하십시오.”(ID dukbulgo) “상황의 매듭은 이 후보님이 직접 져야 합니다.현 상황에서 병역의혹 수사의 불합리성을 들어 12월 대선 이후 특검 수용의사를 발표하셨으면 합니다.저들(민주당)이 지난 4년 동안 어떤 조작을 진행한 후에 지금과 같은 폭로가 행해졌다고 예측되는바 현 정권 하에서는 난관극복이 쉽지 않을 듯합니다.”(ID luckychang) “최근 병역문제가 불거지면서 민주당이 또 케케묵은 수법을 쓰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그런데 언론보도를 자꾸 접하다 보니 점점 의구심이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군요.결과적으로는 국방의 의무를 중시했다면,체중을 늘려서라도 입대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어쩔 수 없는 면제사항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ID junchulm) ●노무현 후보 홈페이지 (www.knowhow.or.kr) 네티즌들의 활동이 가장 왕성한 편이다.공식 사이트만 놓고 볼 때도 올라오는 글의 양이나 조회 수가 다른 정치인 사이트를 압도하고있다. “저는 열렬한 지지자는 아닙니다.하지만 노무현님이 대통령이 되셔야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요.여기서 포기하거나 타협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지금 민주당 안에서 노무현님의 입지가 어느 것도 뜻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하지만 힘내시기 바랍니다.정말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고 있습니다.”(ID selma0709) “민주당의 공인된 리더로서 좀더 확실한 목소리를 듣고 싶습니다.민주당에는 어차피 같이하기 힘든 사람들이 있습니다.희생양을 잘 쓰면 나머지 흔들리는 사람들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세요.국민들은 혼돈의 전쟁터 같은 민주호에서 자신의 철학을 지켜내며 승리하는 노 후보를 볼 때 국가를 이끌어갈 자격을 부여할 것입니다.”(ID 민들레홀씨) “노무현은 다른 후보와는 달리 대의명분이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죽을 쑤는 이유는 능력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영향력을 확고하게 국민에게 어필할 필요가 있다.이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호재가 계속된다고 해도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ID rainmaker609) ●정몽준 의원 홈페이지 (www.mj chung.pe.kr‘MJ2000’)이라는 이름의 정몽준 의원 공식 사이트는 화려한 디자인부터 눈길을 끈다.또 열렬한 지지를 밝히는 글들이 많이 올라온다. “MJ에게 기대하는 국민입니다.저뿐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기대를 많이 합니다.혹시나 하는 염려에서 한마디하겠는데 이인제씨나 김종필씨와 절대로 같이 신당을 만들지 마십시오.MJ를 믿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실망을 주는 일입니다.오염되지 않은 정치가를 국민은 원합니다.”(ID 이용환) “제가 바라는 바는 의원님의 의연함입니다.세계 속의 한국을 튼실한 국가로 경영하고자 하는 순수한 열정으로 행보하는 모습,어디까지나 기본에 충실한 철학을 고수하는 모습,시정잡배 정치인과는 다른 모습,따라서 과정 또한 원칙에 부합하는 그런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표 몇 장이나 세력을 얻기 위한 행보는 어울리지 않습니다.”(ID 나그네) “시간을 끌어서 좋을 것이 없다.어차피 대선 출마를 결정했으면,조직과 사람을 만들어야 할 것이 아닌가.모두가 기다리는 것을 자꾸 미룬다고 득될 것이 없다.자신의 조직과 정책을 만들어 내는 것이 급선무고,세력을 만드는 일이 두 번째이며,다른 당과의 연대는 세 번째다.뜸을 오래 들이면 타버린 밥이 될 뿐이다.타버린 밥을 누가 먹으려 하겠는가.”(ID 전문가) 이호준기자 sagang@
  • 中맥주사 타이완 쟁탈전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중국 대륙 맥주의 양강(兩强)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칭다오(靑島) 맥주와 옌징(燕京) 맥주가 타이완(臺灣)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타이완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주류 전매제를 폐지한 데 이어, 중국 대륙산 맥주의 수입을 전면적으로 해금함으로써 타이완 시장이 활짝열렸기 때문이다. 선두주자는 중국의 최대 업체인 칭다오 맥주.지난 4월 처음으로 타이완 시장에 진출하며 ‘칭다오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칭다오 열풍이 거세지면서 이달초에는 최대라이벌인 옌징 맥주도 타이완 시장에 뛰어들었다. 옌징 맥주는 지난 1일 첫발을 들여놓으면서 8만상자를 투입한데 이어 5일 5만상자,15일 2만상자 등 불과 1개월도 안돼 15만상자를 타이완 시장에 풀며 300여개의 타이완 편의점을 장악한 것이다. 이에 대해 칭다오 맥주는술집에서 일본의 게이샤가 춤추는 내용의 CM방송을 내보내 소비자들의 주목을 끄는 등 만만찮은 판매전략으로 맞대응하고 있다.타이완은 이제 중국 대륙의 양대 맥주회사들간의‘전쟁터’로 변해가고 있다. khkim@
  • 15일 개봉 윈.드.토.커/ 지옥의 전장… 찡한 전우애

    미국에서 만든 전쟁영화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미국식 휴머니즘·영웅주의를 부추기거나,아니면 망가져가는 인간의 광기에 초점을 맞추거나.‘라이언일병 구하기’‘진주만’등은 전자에,‘지옥의 묵시록’‘씬 레드 라인’등은 후자에 속한다.그런데 영화 ‘윈드토커’(Windtalkers·15일 개봉)는사뭇 질감이 다르다.영웅도 없고 철저히 망가지는 사람도 없다.‘우위썬(吳宇森)표 전쟁영화’라고 할 만하다.주인공은 전쟁의 충격 속에서 우왕좌왕하면서,그래도 순수함을 지켜나가려고 노력한다.그리고 가슴 찡할 정도로 전우를 돕는다. 배경은 제2차세계대전 당시 사이판전투.일본군의 암호교란 작전에 고전하던 미군은 나바호 인디언의 복잡한 언어체계를 이용한 암호 ‘윈드토커’를 만든다.그리고 인디언 출신 암호병 벤 야흐지(애덤 비치)와,유사시 암호를 보호하기 위해 그를 죽일 목적으로 조 앤더스(니컬러스 케이지)중사를 전장에 투입한다.결정적인 순간,조는 과연 벤에게 총구를 겨눌 수 있을까. 영화는 이둘이 서서히 가까워져 가는 과정을 그린다.인간성의 극한을 실험하는 전쟁터의 한가운데에서 인디언 전통의식으로 죽은 자의 영혼을 위로하고 스스로를 정화하는 벤의 모습은 감동적이다.전쟁의 상처로 비뚤어진 조도 마음이 움직일 수밖에.이제 조에게는 개인적인 의리와 군의 명령 사이에 선택만이 남는다. 우위썬 영화를 본 적이 있다면 결과를 예측하기란 쉽다.조는 총알을 한발두발 맞아 다리가 꺾이고 쓰러지면서도,위기에 빠진 벤을 안고 탈출한다.적들은 한발만 맞으면 다 죽는데 총알세례 속에서 벤을 구해내는 이 말도 안되는 설정이 그래도 먹히는 까닭은,사나이들의 의리를 비장미에 버무리는 우감독 특유의 스타일이 빛나기 때문이다. 주제와 분위기는 분명 우감독의 것이지만 연출 기법은 달라졌다.춤추듯 아름답게 묘사한 액션이나 슬로 모션이 사라진 것.들고찍기,줌인,줌아웃 등을 통해 살점이 튀고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전투의 실상을 정직하게 담아냈다.그러나 새롭지는 않다.‘라이언…’이후 전쟁영화는 모두 전쟁다큐보다 더 사실적으로 살육의 현장을 눈앞에 펼쳐보였다. 스펙터클한 전투 장면은 최근 나온 다른 전쟁영화와 비슷해도,주먹을 불끈쥐게 하는 ‘영웅본색’류의 의리와 우정이라는 내용은 분명 차별성을 가진다. 특히 육체와 영혼이 갈기갈기 찢기는 고통 속에서도 정신의 고결함을 간직한 인디언 벤 야흐지는,동양출신 감독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국내보다 두달 앞서 개봉한 미국에서는 별 재미를 못 봤다.2차대전으로 미국의 우월성을 증명하거나,전쟁의 참혹함으로 파괴되는 인간성에 관해 진지하게 사색하고 싶은 관객 모두를 충족시키지 못한 듯.주말 박스오피스 최고 성적 3위에 그쳤다.한국에서는? 김소연기자 purple@
  • 헤밍웨이 1·2-알듯말듯 기행 연속 헤밍웨이 인생 탐구

    ‘그 일요일 아침 7시경에 헤밍웨이는 파자마와 실내복을 입고 총과 한 상자의 탄알을 가지러 지하실로 내려갔다.(중략)그는 12구경 보스엽총에 탄알 두개를 장전해 총열의 끝을 입에 집어넣고는 방아쇠를 당겨 머리를 날려 버렸다.’ ‘위엄있는 패배자’헤밍웨이는 그렇게 스스로가 용납하지 못하는 삶을 제 손으로 정리했다. 자신의 약점은 물론 장점까지도 철저하게 은폐한 기행에,눈부신 문학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죽을 때까지 반지성적 태도를 견지한 어니스트 헤밍웨이.세계에서 가장 많이 탐구된 작가중 한명이면서도 그는 여전히 가장 알려지지 않은 인물로 존재한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이른바 ‘로스트 제너레이션’의 중심에 섰을 뿐 아니라 전쟁터를 누빈 치열한 삶과 여성편력,강인한 남성에의 집착과 하드보일드문체,그리고 자살 등 그는 결코 말 몇마디로 정의되지 않는 작가이다.그의 존재는 그가 산 당대의 역사이기도 했다. 이런 헤밍웨이를 샅샅이 해부한 제프리 메이어스의 평전 ‘헤밍웨이 1·2’(이진준 옮김,책세상)가 출간됐다.지난 85년 출간 당시 미극에서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책이다. 사실 우리 주변에서도 헤밍웨이의 흔적이나 영향력을 찾아내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자살 담론의 주인공이라는 점 말고도 간결하고 명쾌한 문체를 창안해 지금까지 위력을 행사하는 그다.알베르 카뮈가 ‘이방인’에 적용한 짧고 쉬운 문장이 바로 헤밍웨이의 영향력이다. 그러나 모두가 외경의 눈으로 바라본 헤밍웨이의 삶도 자신에게는 불만투성이에 불과했을까.그는 작품 ‘크리스마스 선물’에서 이렇게 회고한다.“나의 과거의 삶은……내가 저지른 실수들과 그 슬픈 일에 관련된 여러 사람들에게 끼친 재난 때문에 종종 아주 혐오스럽다.”각권 1만8000∼2만원. 심재억기자 jeshim@
  • 새달개봉 ‘윈드 토커’ 홍보차 방한 우위썬 감독

    “참혹한 전쟁터에서 꽃핀 우정을 다룬 영화입니다.” ‘영웅본색’‘미션 임파서블2’의 감독 우위썬(吳宇森·사진)이 새달 15일 개봉하는 전쟁영화 ‘윈드토커’홍보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1일 신라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마치 집에 온 것 같다.”면서 “한국팀이 월드컵에서 4강에 올라 자랑스럽다.”고,같은 아시아인으로서 친근감을 표시했다. ‘윈드토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 사이판 전투에서 맹활약한 나바호 인디언의 암호작전을 소재로 한 영화. 암호가 적발될 위기에 처하면 아군에 의해 사살되어야 하는 모순된 상황을 스펙터클한 화면에 담았다.특히 미군중사(니컬러스 케이지)와 암호병(애덤비치)간의 우정을 우위썬의 전매특허인 비장미로 아울렀다. 발레를 추는 듯한 화려한 액션이 돋보이는 이전 작품들과 스타일이 다르다고 지적하자 “다큐멘터리적인 기법을 도입해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실상을 그대로 담고 싶었다.”면서 “하지만 인간 사이의 드라마를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함께 연기한 니컬러스 케이지에대해서는 “저우룬파(周潤發)를 연상시키는,가슴으로부터 연기하는 배우”라면서 “톰 크루즈가 열정에 넘친다면 니컬러스는 조용하고 로맨틱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영화를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홍콩에서 한국영화 붐이 일고 있고,미국에도 팬들이 많이 있다.”면서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지는데다 배우들도 국제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어 앞으로 한국 배우와 함께 일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할리우드에서의 성공 비결을 묻자 “먼저 홍콩에서 나만의 독특한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개성과 고유한 문화를 담은 영화를 만든다면 할리우드에서도 한국감독을 부를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19세기 중국인과 아일랜드인이 함께 철도를 건설하는 이야기를 다루는 차기작 ‘운명의 남자들'(Men of Destiny)에서 저우룬파와 다시 손을 잡는다.또 두 도둑이 한 여자를 사랑하는 가벼운 코미디와,춤과 액션을 섞은 액션 뮤지컬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김소연기자 purple@
  • [월드컵 뷰] ‘대한민국 브랜드’ 업그레이드

    공을 몰고 갈 땐 조마조마하고,골이 들어가지 않을 땐 발을 동동 굴렀다.상대 팀 선수가 슛을 할 땐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골을 넣었을 땐 아,하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따지고 보면 단순한 축구경기에 불과하다지만 나는 어느새 우리 선수들과 정서적 교감을 나누며 그 시간 속으로 풍덩 빠지고 만 것이었다. 어디 나뿐이었을까.우리 팀 선수가 골을 넣을 땐 ‘삼천리 금수강산’이 출렁였다.그 순간,경기장에서의 함성은 거대한 파도와 같았고,거리에서 내지른 시민들의 환호성은 텅 빈 빌딩들을 뒤흔들었다.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껑충껑충 뛰고,젊은이들은 젊은이들대로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고,어른들은 어른들대로 ‘골인이야 골인’하며 소리를 질렀다. 우리 국민들이 이렇게 혼연일체가 되어 기쁨과 아쉬움을 함께 만끽한 적이 있었던가.어떤 이는 ‘8·15해방’이후 처음이라고도 하고,어떤 이는 단군 이래 처음이라고도 한다. 하긴 외침과 폭압적인 정권에 시달려온 우리 국민들로서는 ‘방어적 단결력’을 보여주는 데 익숙해 있을 뿐 그 어떤 순수한 의미에서의 ‘단결력’을 과시할 기회가 없었다.멀리 갈 것도 없이 최근 백년을 돌아보더라도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으로 인해 이 땅은 전쟁터가 되었고,곧이어 나라가 일본의 손아귀에 들어감으로써 나라없는 고통을 겪었다.해방이후 6·25전쟁의 비극이 있었고,이어서 독재 등 정치적 후진성으로 인한 고통이 뒤따랐다. 우리 속담에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와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는 말이 있다.전자는 주변국에 의해 억압받고 짓밟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고,후자는 계속되는 시련 속에서 저항하는 심정을 암시하는 표현이다.이러한 상황에서 나라 밖에 비친 한국의 이미지는 당연하게도 ‘가련한 나라’‘분단의 나라’‘독재의 나라’등 부정적인 것일 수밖에 없었다.개발도상국 과정에서의 고도성장과 더불어 88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나 오랜 세월 부정적 이미지로 각인된 국가이미지를 탈바꿈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바로 얼마 전,통계상의 경제적 성취만으로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고 자위하는 순간 전대미문의 환란을 맞게 되었고,그로 인해 실추된 부정적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우리는 엄청난 대가를 지불해야만 했다.이런 우리에게 월드컵은 새로운 국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다시 없는 기회다. 요즘 우리 국민들은 한국이 더 이상 ‘고요한 아침의 나라’가 아닌 ‘역동적인 나라’임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전 국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열광적으로 응원을 하는 나라,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예의바른 민족임을 과시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지칠 줄 모르고 상대를 몰아붙이는 한국 축구의 역동성에 놀라고,온나라가 한 덩어리로 움직이는 응원열기에 놀라고 있다.그러나 이것이 어찌 우리 민족이 가진 저력의 ‘전부’일 수 있겠는가. 예부터 우리 민족은 시를 사랑하고,음악을 사랑하는 민족이었다.월드컵 기간에도 영화관이 만원사례를 이루고,오나가나 책을 읽는 ‘문화민족’의 이미지도 이 역동성에 섞어 함께 보여주었으면 한다. 오봉옥/ 시인
  • [제정러시아 외교문서 새 발굴 대한제국 秘史] (7)불꽃튀는 러,日 첩보전

    러시아 문서보관소 서고속에 묻혀있다 100년만에 햇빛을본 제정 러시아시대의 비밀문서중에는 군사첩보와 관련된전문이나 보고서들이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대한제국과 만주에서의 주도권다툼에 열을 올리고 있던 러시아와 일본은 외교라인과 군부를 총동원,첩보전을 전개한 것이다.러시아는 모든 면에서 불리했지만 연해주지역에 이주해 있던 한인들을 첩보요원으로 활용하는 이점이 있었다.러시아의 대일(對日) 첩보전은 러·일전쟁(1904∼1905)을 전후한 시기에 가장 첨예했다. 일본이 대한제국을 보호국화한 이후 일본군의 동향 관찰과 대한제국군의 개편 상황을 감지하기 위한 상주 군사첩보원의 필요성이 긴박해지고 있다.이 비밀첩보 임무로 제2시베리아 보병사단 포병여단의 비류코프 대위를 일본주재 군사무관의 부관으로 임명하여 보내기로 되어 있다.비류코프는 10년간 대한제국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다.(1906년 2월13일 러시아군 총참모부장이 외무장관에게 보낸 공문) 비류코프가 군사무관 사모일오프의 부관으로 부임하게 되면 일본이 바로 의심하게 되어 첩보활동이 어렵게 될 것이다.(1906년 7월14일 도쿄주재 바흐메티예프 공사가 외무부에 보낸 비밀전문) 두 건의 비밀문서에 등장하는 비류코프는 대표적인 군사첩보원이었다.1907년 그가 서울로 오자 당시 서울주재 총영사였던 플란손은 이토(伊藤博文) 통감에게 “서울에서러시아학교교사로 일하던중 러·일전쟁이 발발하자 현역에 소집돼 근무했으며 포츠머스 평화회담후 다시 예비역으로 편입돼 정들었던 서울에 다시 와 교사직을 알아보려고 왔다.”고 소개했다.이토는 비류코프에게 동정적으로 대해주었다고 전하고 있다. 비류코프는 서울의 러시아학교 교사 신분으로 국내에서 10년동안 암약하면서 알게된 한인학생 10여명을 러시아의하사관학교 등에 국비유학생으로 입교시켰고 전쟁이 나자소집해 예하의 비밀첩보원으로 활용했다.이후 1911년까지4년동안 원산주재 영사로 근무하면서 첩보수집활동을 했다.그는 1904년 1월 “한국어를 말하고 한복으로 변장한 일본인은 전쟁이 나면 러시아군을 감시할 것이며 또 통역이나 안내원으로 봉사하겠다고 자청할 수 있다.일본인은 용모 등이 한인과 비슷하기 때문에 구별하기가 대단히 어렵다.그러나 걷는 모습을 잘 관찰하면 한인은 성큼성큼 걷는 반면 일본인은 촘촘히 걷는다.”는 첩보를 공사관에 올릴 정도로 한국과 한국인에 정통했다.또 러시아군이 만주와남우수리지방에서 대한제국으로 진격할 수 있는 3개의 길과 그에 관련된 상세한 정보를 보고하기도 했다. 그는 한인생도 출신들의 첩보활동에 대해 “생도들은 고종황제와 조국을 위해 열심히 첩보활동을 하고 있다.한군과 강군은 나와 함께 활동하고 있고 이군은 북청에서,현군은 노보키예프스크,구군은 경성(鏡城)에서 각각 정찰임무를 맡고 있다.”고 1904년 10월19일 보고했다. 서울 불어학교교사로 고종의 헤이그밀사파견 사실을 러시아 극동총독부에 알렸던 프랑스인 마르텔과 프랑스 신문‘저널’지의 도쿄특파원 발레,블라디보스토크주재 프랑스상무관 플라르 등 프랑스인들이 러시아의 비밀첩보원으로활약했던 사실도 흥미롭다. 발레가 페테르부르크에 왔다.그는 전쟁중의 일본의 정세에 관해 흥미있는 정보를 러시아에 전해 주었으며 이제 외무부에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제의해 왔다.(1905년 5월22일외무부에서 육군장관에게).발레의 정보제공 제의는 수락되었다.정보비로 그에게 매월 600루블이 책정되었다.(1905년 6월15일 육군장관이 외무장관에게). 러시아는 일본과의 첩보전에서 대단히 불리한 위치에 있었다.첩보의 통로인 우편 및 전신시설과 전달수단인 철도등 교통시설을 일본이 선점,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1902년 니콜라이2세가 외무장관 람즈도르프에게 “서울주재 파블로프 대리공사의 보고서가 늦게 상신되는 이유가무엇이냐.”고 묻자 람즈도르프는 “파블로프의 보고는 비밀스런 성격이 있기 때문에 일반 우편시설을 이용하지 않고 믿을 만한 기회(인편)나 아니면 가끔 대한제국 항구에입항하는 러시아 선박을 통해 발송해 오기 때문”이라고해명하기도 했다.다음 문건은 러시아측의 애로사항을 잘보여준다. 고종황제가 소장하고 있는 러시아 외무부와의 연락용 암호 통신문이 궁정(덕수궁)화재로소실됐다.혹시 일본이 훔쳐 보관하고 있을 수도 있으니 미리 방비하라.(1904년 5월16일 서울주재 파블로프 공사가 외무부에 보낸 보고서) 서울에서 파블로프 공사가 보낸 전문을 받았지만 내용이훼손돼 읽을 수가 없다.일본전신국이 조직적으로 교묘하게 비밀전문을 파손시켜 배달하고 있으며 이는 우연한 왜곡이라고 볼 수 없다.일본은 통신문을 제때에 배달도 하지않는다.모든 우편,전신국은 러시아에 적대적인 일본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대한제국과의 교신도 불가능하다.배달과정에서 내용을 알 수 없도록 손상시켜 놓은 몇통의 전보문을 첨부한다(1903년 12월7일 일본 나가사키 주재 가가린영사가 도쿄주재 공사에게 보낸 보고문) 대한제국의 우편시설을 장악한 일본이 서울의 러시아공사관에서 보내는 외교행낭을 손상시키거나 배달을 지연시키는 일이 잦아지자 러시아는 임시방편으로 제물포에서 상하이노선을 운항중인 동청철도(東靑鐵道) 소속 여객선을 이용해 외교문서를 발송하고 수신하기도 했다.2주에 1회 왕복운항하는 이 여객선도 비밀문서 수발에는 지장이 많았다.두만강 인접 도시 노보키옙스크지역과 한국간의 전신선을 육상으로 연결하려고 계획했으나 일본의 끈질긴 방해로실패했다.러·일전쟁 이후 한-러간의 통신은 일본 나가사키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해저선을 통했다.러·일전쟁의승패는 통신을 장악한 일본쪽으로 이미 기울어져 있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앞으로 러·일간에 전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대한제국에서 러·일은 사활을 건 혈전을 벌일 것이며 영국이 가담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대한제국이 전쟁터가 될 경우 러시아의 남우수리지방은 후방작전 기지가 될 것이다.일본의 병력을 고려할 때 러시아는 10만명이상의 병력과 2만명분 이상의 식량을 확보,비축해야 한다.연해주,아무르주,자바이칼주에는 1년간 공급할 식량을 비축해야 한다.일본군의 병력현황은 다음과 같다.(1899년 3월9일 알프탄 대령이 ‘러·일충돌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작성,보고한 문서) 이 보고서는 4년후 러·일전쟁 발발을 이미 예측하는 등러시아측 정보의 정확성과 뛰어난 분석력을 보여준다.이후 육군장관에 오르는 사하로프 중장이 1902년에 작성한 보고서도 일본 수비대의 주둔지와 규모,철도 및 전신성 공사 현황,저탄장,거주자들의 취득부동산 등 세세한 항목에 이르기까지 보고하고 있다. 무기도입 및 밀수와 관련된 첩보도 자주 등장한다.일본이 대한제국을 경유해 만주로 무기를 밀수출하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일본이 고물 함정을 거액에 대한제국에 팔았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일본은 사용하지 않는 구형 총기를 만주로 수출하고 있다.어느 지방을 통해 어디로 보내고 있는지 추적하라.청국에무기를 공급해 주는 사람에게서 받은 정보에 의하면 일본이 청국의 여러 성(省)에 18만정의 구식 소총을 매입하라고 제의했다고 한다.(1902년 3월29일 하바로프스크의 그로드스키 장군이 서울공사관에 보낸 비밀전문) 주한공사관 쉬테인 공사의 보고에 의하면 미쓰비시사는 8문의 함포가 장착되고 200명의 해군을 태울 수 있는 순양함을 대한제국 정부에 납품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1903년 2월3일 람즈도르프 외무장관이 도쿄주재 이즈볼스키 공사에게 보낸 전문). 순양함은 오는 4월 고종황제 즉위 40주년 기념행사때 축포를 발사할 목적으로 석탄선을 개조해 함포만 탑재시킨 것으로 외형만 해군함정으로 보일 뿐이라고 한다.일본의 고무라(小村) 외무상은 고종황제의 순양함 도입계획이 일본에 유익하지 못하다는 말을 했다.(같은해 2월9일 람즈도르프 외무장관이 서울공사관에 보낸 전문) 모스크바와 서울,도쿄를 오간 이들 비밀전문을 보면 순양함을 도입하려던 대한제국 정부가 일본의 국제무기거래 사기극에 속은 것을 알 수 있다.당시 자료에 따르면 이 순양함의 가격은 55만엔이었고 3년 분할상환 조건이었다.대구경 대포 4문과 소구경 대포 4문이 장착되고 장교 25명과해군 200명이 승선하게 돼 있었다. 일본의 첩보망도 만만찮았다.1903년 제물포 부영사 팔야오프스키의 서북지역 출장보고서에는 “평양에는 일본의첩보기관이 있다.일본인들은 시내의 모든 약국을 운영하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살피고 있다.이곳에는 약 300명의 일본인이 거주하고 있는데 지방행정권은 일본영사의 수중에 있다.”고 보고하는 등 일본첩보조직의 촉수가 대한제국의 정부는 물론 지방에 이르기까지 거미줄처럼 뻗어있음을 알리고 있다. 간도의 일본 총영사관에는 비밀첩보과가 있다.그 과에는일본인,청국인,그리고 한인이 암약할 것이다.통감부와 헌병사령부 소속의 밀정만도 약 760명에 이른다.이들의 주요 임무는 의병을 추적하는 것이다.밀정중에는 여성도 있는데 대부분 기생이다.벌써 많은 의병을 경찰에 밀고하였다.(1909년 10월23일 소모프 총영사가 외무장관에게 보낸 비밀보고서) 새로 발굴된 문서에는 이밖에 러시아 극동지방에서 일본비밀첩보원으로 활동한 한인 명단(1898년),대한제국내 비밀첩보망 구축안(1905년),흑룡강지방의 조선인 첩보원 명단(1912년) 등도 들어있다. 대한제국을 독식하기 위해 러시아와 일본이 벌인 스파이전쟁에 이용당하거나 희생된 한국사람들의 이름이다. 노주석기자 joo@ ■러 문서에 나타난 대한매일 보도 인용 전 서울 불어학교 교사 마르텔을 비밀첩보원으로 대한제국에 파견했다.그는 일어에도 능통하다.그에게 첩보임무와개인암호를 주었다.그에게 The Korea Daily News(대한매일신보의 영문판 제호)를 늘 잘 살피라고 지시했다.(1904년12월4일 중국 상하이에서 파블로프 서울주재 대리공사가그루세스키장군에게 보낸 보고서) 러·일전쟁(1904∼1905)의 패배로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대부분 상실한 러시아는 이후 2∼3년동안은 그동안 심어놓았던 첩보망과 청,일주재 외교라인 등을 통해 극동정세를 그럭저럭 파악하는 것이 가능했다.하지만 한일합병시기를 전후해서는 ‘정보부족증’에 걸렸다.그래서인지 1908년 이후에는 국내 언론과 일본 신문 기사를 발췌해 본국에 보고하고 있었다. ‘00년 00일부터 00년 00일까지의 일지’‘대한제국내 폭동에 대한 신문스크랩’ 등 러시아문서보관소에서 발굴된수백건의 정보보고가 그것이다.이중 80% 이상 인용된 신문이 당시 한국의 대표적인 항일민족지 ‘대한매일신보’(1904년 발간)였다. 서울주재 공사관이 폐쇄된 이후 만주로 건너가 극동지역첩보수집총책임자로 일한 파블로프가 프랑스인 비밀첩보원 마르텔에게 “대한매일신보를 잘 살피라.”고 지시한 것도 그때문이었다. 26일 하얼빈역에서 5명의 한인이 이토에게 권총을 발사,이토는 곧 절명했다.전 고종황제는 식사중에 이 소식을 듣고 수저를 상에 떨어뜨렸다.(1909년 10월28일자).안응칠(안중근의사의 아호)은 항일운동을 하며 이강,유동설 그리고안창호와 비밀연락을 했다.(1909년 10월30일자).오늘 관보에 지난 9월4일 청·일이 간도에 대해 체결한 조약문이 발표됐다.(1909년 11월9일자) 대한매일신보는 러시아와 중국,그리고 일본인의 간담을서늘하게 한 안중근 의사의 이토 저격사건을 “고종이 수저를 떨어뜨렸다.”는 촌철살인의 한 문장으로 전달하고있으며 고구려와 발해의 옛땅 간도를 청국에 통째로 넘긴일본의 외교술책도 간도협약 체결 기사를 통해 짚어내고있다.무엇보다 대한매일신보의 의병활동 보도는 러시아문서가 인용하고 있는 국내외 신문의 보도를 내용이나 횟수,정확도 면에서 압도하고 있다. 경기도에 군사훈련을 받은 2000명이상의 의병이 집결해 있다.(1908년 2월19일자).대한제국에는 모두 5만명의 의병이 있다고 한다.결정적인 의병소탕을 위해 일본군이 또다시상륙한다고 한다.(1909년 7월29일자).이토가 사살된 이후러시아로 한인이주가 급증하고 있다.(1909년 11월27일). 대한매일신보 1911년 2월15일자와 2월21일자에는 의병장강기동(姜基東)에 관한 매우 흥미로운 기사 2건이 실려있다. 지난 2월12일 원산의 한 일본식당에서 의병대장 강기동이체포됐다.(1911년2월15일자)그는 4년동안 경기도에서 의병 200명과 함께 항일투쟁을 했다.강기동은 여객선편으로 서울로 이송된 이후 지금까지 식음을 전폐하고 있다.체포당시 주머니에는 일본돈 2엔 밖에 없었으며 손과 발에는 태극기가 그려져 있다.(1911년2월21일자) 노주석기자
  • 새 비디오/ 공각기동대, 코렐리의 만돌린

    ●공각기동대=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1995년작.‘제5원소'‘매트릭스’‘코드명 J’등 할리우드 SF 대작들이 이 작품을 일제히 흉내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원정까지 가서 보고 오는 마니아층을 형성했다.인간이 자유자재 사이보그로 변신할 수 있는 미래.공안9과의 사이보그 경찰은 사이보그의 기억을 조작하고 해킹하는 한 테러리스트를 쫓으라는 특명을 받는다.알고 보니 해커의 정체는 공안6과가 정치적 목적으로 만들어낸 프로그램.인간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케 하는 심각한 주제의식이 도드라진다. ●코렐리의 만돌린= ‘셰익스피어 인 러브’로 아카데미상7개부문을 휩쓴 존 매든 감독이 ‘전장에서 꽃피는 사랑’을 다뤘다.2차대전중 그리스의 작은 바닷가 마을.총 대신만돌린을 메고 이탈리아 점령군 행렬에 섞여들어온 코렐리 대위(니콜라스 케이지)는 늘 흥청흥청 인생이 즐겁다.약혼자를 전쟁터로 내보낸 의사의 딸 펠라기아(페넬로페 크루즈)는 그가 눈엣 가시같지만 차츰 다가서는 대위를 받아들이게 되는데….‘일 포스티노’같은 서정짙은 작품의 팬이라면 반길만한 멜로물.6월초 출시예정.
  • [씨줄날줄] 아동노동

    1995년 어느 봄날,캐나다 토론토에 사는 크레이그 킬버거라는 12세 소년은 한 신문기사를 보고 충격을 받는다.동갑내기 파키스탄 소년이 4세 때 노예로 팔려가 카펫 공장에서 일하다가 탈출한 후 총에 맞아 죽었다는 내용이었다.킬버거는 급우들과 이 충격적인 사건을 얘기하다가 50명이뜻을 모아 ‘어린이들에게 자유를’(Free The Children)이라는 단체를 결성했다.“투표권이 없다고 해서 남을 돕는일까지 어른들에게만 맡길 수는 없다.”는 데 의기투합한이들은 여름방학이 되자 캐나다를 비롯한 각국의 정치인,그리고 아동을 착취하는 것으로 알려진 외국 회사들의 주소를 알아내 편지를 보냈다.우표값 등 비용은 각자 장난감과 옷가지 등을 팔아 충당했다.처음엔 방학중 여가활동 쯤으로 여기던 킬버거의 부모도 아들이 하는 일이 의외로 진지하고 열성인 데 감복해 적극적이 후원자가 됐다.이 깜찍한 소년들은 그 해 가을,캐나다 노동단체로부터 10달러의기부금을 받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 지금은 20개국에회원 5천여명을 확보한 국제조직으로 성장했다. 이번에는 전세계 어린이들이 어른들을 향해 경고반 호소반의 메시지를 보냈다.9일 새벽 열린 유엔 아동특별총회에서 세계 어린이들을 대표한 13·17세 두 소녀는 “어린이들이 살기에 적합한 세상을 만들어 달라.왜냐하면 어린이에게 적합한 세상이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세상이기 때문”이라고 촉구했다.이들은 “우리는 문제의 근원이 아니라 문제해결에 필요한 자원”이라고 호소했다. 이들의 호소 배경에는 2억 4600만명에 달하는 전세계 아동 노동자들의 참상이 있다.국제노동기구(ILO) 발표에 의하면 이들 중에는 일당 30센트를 받고 12시간씩 양탄자를짜거나 부자 나라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유명 상표의 신발,청바지,티셔츠 공장에서 일하는 아이들도 있다. 어른들은 전쟁을 벌인다.그런데 어른들이 벌이는 전쟁은어린이들을 더 많이 희생시킨다.지난 10년간 전쟁터에서죽은 어린이는 무려 200만명이나 되고 400만∼500만명의어린이가 장애인이 되었다.그리고 전쟁이 끝나면 수많은전쟁고아들이 마약밀매,매춘,현대판 노예로 팔려가노동착취를 당한다.“어른들은 우리를 ‘미래’로 생각하지만 우리에게는 ‘현재’”라는 두 어린이의 호소가 가슴에 와닿는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中여객기 추락 참사/ 사고 순간·구조작업

    **기체 산산조각…””살려달라”” 비명. 15일 12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남 김해시 돗대산 일대중국 중국국제항공공사(CA) 소속 항공기 추락사고 현장은폭격을 맞은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참혹했다. 불길과 연기로 뒤덮인 사고 현장은 기체 파편 사이로 ‘살려달라’는 생존자들의 비명이 이어졌고,추락 당시 사고기에서 튕겨져 나가 목숨을 건진 승객들도 적지 않았다.하지만 대부분의 사망자들은 추락 직후 기체가 화염에 휩싸이면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타 사고 당시의 처참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사고가 나자 소방관과 경찰 등 구조대는 즉각 현장에 출동했으나 짙은 안개에 비까지 내린데다 지형도 험해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고 순간] 이날 오전 8시30분 중국 베이징(北京)을 출발한 사고기는 오전 11시20분쯤 김해공항 상공에 도착,착륙허가를 받은 뒤 돗대산을 돌아 활주로로 진입하려다 산기슭에 부딪혔다. 사고기는 김해공항 관제탑과 “마지막 선회를 시도한다. ”는 교신을 끝으로 11시23분쯤 갑자기 레이더에서사라졌다. 사고기에 탑승했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져 김해 성모병원에 입원한 강말세(65·여·경남 통영시)씨는 “안전벨트를 매라는 안내방송이 있은 직후 굉음과 함께 기체가 추락했다.”면서 “안내 방송에 따라 머리를 숙였는데 땅에부딪히는 느낌과 함께 정신을 잃었다.”고 말했다. 인근 대아아파트 주민 이정대(38)씨는 “평소 항공기는아파트 서쪽 1㎞ 상공을 비행했는데 사고기는 이보다 낮게비행했고, 몇분 뒤 자욱한 안개 속에 불길이 보이고 연기가 치솟아 소방서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 사고기의 앞 부분과 왼쪽 날개 부분 등 동체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산산조각났다. 추락현장 주변의 소나무 200여 그루는 항공기가 추락하면서 가지를 쓸고 지나가 머리카락을 자른 것처럼 윗 가지들이 싹둑 잘려 있었다. 사고기 잔해에는 불길과 연기가 치솟았고,사망자들과 승객들의 소지품으로 보이는 가방도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현장 주변에서 작업을 하다 구조에 나선 백흥식(40·동원개발 현장소장)씨는“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된 시체들이 사고기 주변에 널려 있었고 부상자들의 울부짖는 소리도 들렸다.”면서 “먼저 눈에 띄는 부상자 10여명을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구조 작업 및 사고수습] 부산시와 경남 소방본부 소방관,부산·경남지방경찰청 경찰관 등 3000여명은 곧바로 현장에 투입돼 생존자 구조작업 및 사망자 수습에 나섰다. 이들은 들것을 이용해 생존자들을 인근 김해 성모병원 등으로 이송했다. 김해의 각 병원에는 가족의 생존여부를 묻는 전화가 빗발쳤고,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가족들로 붐볐다. 김해 특별취재반
  • 조계종 새 종정 법전스님 인터뷰

    “‘개명불개체’(改名不改體)라고 했습니다.이름이 바뀐다고 본바탕이 변합니까.종정이 된다고 해서 크게 바뀌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지난달 26일 원로회의에서조계종 제11대 종정으로 추대된 해인총림 방장 법전(法傳·세수 77세) 스님은 2일 경남 합천 해인사 퇴설당(堆雪堂)에서 기자들과 만나 종정 추대에 대한 소견을 밝혔다. 종정 추대의 소감을 거듭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가장 좋아한다는 중국 당나라 말기의 선승,한산(寒山)의 시 ‘寒山子 長如是 獨自去 不生死’(한산자는 항상 변함이 없어서 홀로 스스로 가고 생사가 없다)로 대답을 대신한 스님은 한국 불교의 종풍을 잇는 선승답게 철저한 수행을 통한 중생교화야말로 조계종이 치중해야 할 가장 큰 과제라고강조했다. “조계종은 수행종단입니다.계율을 지키는 것이 우선돼야 합니다.똥 담은 바가지에 아무리 좋은 물을 담아도 똥물이듯이 계행이 첫째이며 그리고 수행해야 합니다.출가자들이 수행을 통해 안목이 밝아지고 바르게 될 때 이 사회에정직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넘쳐나게 됩니다.부처는 따로있는 게 아닙니다.정직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부처입니다. 아미타불이 만들었다는 극락도,하느님이 만들었다는 천당도 원치 않습니다.나는 수행을 통해 내 손으로 만든 극락에서 살고 싶을 따름입니다.” 수행의 기틀이 바로 서는 게 바로 종단과 한국불교가 살길이라는 스님은 종단 운영의 기본방침을 지계청정(持戒淸淨),견성성불(見性成佛),중생교화(衆生敎化)의 세 가지로삼았다고 한다. “수행인이 맑고 깨끗한 정신을 가지고 있고 교단이 청정할 때 모든 사람들의 귀의처가 될 수 있습니다.따지고 보면 승가(僧伽)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올바른 마음을 가진 인간의 공동체입니다.” “종교의 목적이 구제와 구원에 있듯이 종단이 지금보다교화의 지평을 확대해야 한다.”는 스님은 모든 중생이 불성을 가지고 있음을 자각할 수 있도록 출가자들이 자타불이(自他不二)의 마음과 바른 안목으로 가르칠 것을 당부했다. 스님은 특히 ‘수행자 노릇을 제대로 하려면 가난부터 배워야 한다.’며 욕심을 적게 하고 만족할 줄 알아서 부귀를 탐내지 말라는평소의 ‘소욕지족’(少欲知足)소신을거듭 강조했다. 우리 사회의 불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스님은 “종교혁명은 부처님이 가섭존자를 길러내듯이모든 이들을 인격체로 존중하는 정신을 유지할 때 가능하다.”며 현재 한국불교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은 것은 바로 스님들이 수행을 잘못한 탓이라고 질타했다. 종단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일의 하나로 화합을 든 스님은 거듭된 종단분규로 인한 멸빈자(승적박탈자) 사면과 관련해 “종회 원로회의 총무원 등 모든 입법 행정기관의 적법한 절차에 따른 건의가 있을 때 신중하게 고려할 것”이라며 “그러나 일방적으로 한쪽에 치우쳐 불화를 조성하는 일은 앞으로 결코 없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지난해 해인사 청동대불 건립과 관련해 지리산 실상사 스님들과 해인사 스님들 간에 일어난 분쟁과 관련해서는 “청동대불은 전문가 자문기구를 구성해 그분들의 의견을 따르자는 게 내 소신”이라며 특히 분규에 대해 “해인사 어른으로서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하며 앞으로 이런 사태가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겠다.”고 밝혔다. “성철,청담 스님과 함께 한 봉암사 결사 당시에는 몰랐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때 큰 스님들이 공부시켜 주려고 애쓸 때 뼈가 부서지도록 공부하지 못한 게 한이 됩니다.군인은 전쟁터에서 죽는 것이 영광이듯 수행자는 정진하다가 좌복(방석) 위에서 죽는 게 가장 올바르고 떳떳한 일입니다.” 한국에 필요한 정치인상을 묻는 질문에는 “나는 정치는모른다.”며 “그러나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줄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돼야 하며 국민들도 그런 사람을 신중히 뽑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들이 국민들에 대한 덕담을 부탁하자 당나라 말엽 깨농사를 지어 기름을 팔아 연명하던 투자(投子)선사의 두법문을 들려주었다.“한 수좌(공부하는 선승)가 투자 선사를 찾아와 물었습니다.‘죽었다가 다시 살아날 때는 어떻습니까’.그러자 투자 선사가 답했지요.‘날이 밝거든 가고 어두울 때는 행하지 말라.’”“또 다른 수좌가 찾아왔습니다.투자 선사가 “어디서 왔느냐”고 묻자 수좌는 “칼산으로부터 왔습니다”라고 답했다.이에 투자 선사가 “칼 가지고 왔느냐”고 하자 수좌는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켰습니다.” 법문을 끝낸 스님은 “기자들,손가락으로 땅을 가르친 게 무슨 뜻인지 아는가”라고 물었다.모두가 갸우뚱하자 “아무도 얘기 못하시네…”하더니 “한번 얘기해봐.업!”하며 냅다 일갈했다. 해인사 김성호기자 kimus@
  • 위성 인터넷시대 ‘활짝’

    위성을 이용해 전세계 어디서나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시대가 국내에도 열렸다. KT는 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인말새트 위성을이용한 멀티미디어 위성 이동통신 서비스 시연회를 가졌다.오는 20일부터 상용서비스에 들어간다. 위성으로 바로 연결돼 중계기나 교환기,안테나 등이 필요 없다.지구촌 어떤 오지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노트북 PC 등에 송수신 장비만 연결하면 된다.송수신 장비값이 1000만원대로 비싼 게 흠이다.이 서비스는 최대 128Kbps급의 전송속도를 구현한다.일반전화나 팩시밀리,데이터는 물론 영상회의도 가능하다. 통신망이 설치안된 지역에서 쓸 수 있어 전문가들에게 유용한 서비스다.예를 들어 아프카니스탄의 전쟁터에 파견된 신문기자나 방송특파원들이 편리하게 쓸 수 있다.산악인이나 군인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이용료는 가입비 5만원과 기본료 월 2만원에 초당 210원씩 가산된다. 박대출기자
  • 직장예비군 존폐 논란

    “중대 전원집합!번호.” “하나,둘,셋 번호 끝.” 중대원 숫자가 고작 3명뿐? 이는 어느 전쟁터에서의 생존자 점호가 아니다.최근 광주광역시의 직장예비군 소집현장에서 되풀이되고 있는 실제 상황이다. 젊은 남성 공무원이급격히 감소하면서 덩달아 행정관청의 직장예비군 제도가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뿐 사실상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하고 있다. 900여명이 근무하는 광주광역시청의 현 직장예비군 숫자는분대 규모에도 못 미치는 총 4명에 불과하다. 구조조정 등으로 최근 5년 동안 인원채용을 안한 탓이다.물론 이들 가운데 1명은 중대장이다. 이들로는 비상시 청사 경비도 제대로 할 수 없는 형편.이에 따라 직장예비군 존폐논란마저 일고 있다.그러나 ‘81명 이상’으로 규정된 ‘직장예비군 중대’ 편제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광주시의 직장예비군 중대는 많을 때는 중대원 수가 140여명에 달했다.그래서 한때는 부시장이 중대장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예비군 복무기준이 연령제(33세까지)에서 연한제(제대 후 8년까지)로 바뀐 94년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 뒤 정부의 구조조정과 신규채용 유보까지 겹치면서 급격한 감소를 되풀이한 끝에 지난해부터 예비군 수가 한자릿수로 줄었다.그리고 급기야 지난해 5명에서 올해 또다시 20%가 감소,중대장을 합쳐 4명으로 줄었다. 소대단위로 운영되고 있는 각 자치구들도 현상은 비슷하지만 직원들의 연령층이 상대적으로 낮아 그나마 사정은 나은편이다. 현재 5개 자치구의 직장예비군 수는 10∼20명선.하지만 24명으로 규정된 소대편제를 갖춰 운영하기가 힘겹기는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향토사단과 함께 한때 소대 또는 분대로 부대규모를 격하하거나 해체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었다. 그러나 시 직장예비군 중대가 군부대의 향토방위계획 수립에 필수적인 데다 청사 자체의 방호계획 차원에서도 이를대체할 만한 직제가 없어 편제를 바꾸지 못했다. 전남도청도 900여명의 직원 가운데 직장예비군 중대에 편입된 인원은 총 24명인 실정이다.이 가운데 45세가 연령제한인 장교와 하사관 출신 10명을 제외하면 역시 예비군다운(?) 전투력을 지닌 병력은 분대 규모에 불과하며 그 숫자도해마다 줄고 있는 추세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철도 노조원 속속 일터 복귀

    철도 노조의 파업이 끝난 27일 서울 용산,구로,청량리,수색 등의 승무·차량 사무소는 노조원들이 속속 복귀하면서활기를 되찾았다.노조원들의 얼굴에는 사흘간의 파업과 농성으로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시민의 발목을 잡고있다는 비난에서 벗어나 속이 후련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노조원 복귀 표정] 용산 승무사무소에는 이날 오후 2시기관사 80여명이 복귀한 것을 시작으로 노조원들이 잇따라일터로 되돌아갔다. 용산 정비창과 서울철도지방정비창 노조원 760여명은 복귀하자마자 정비를 기다리는 새마을호열차를 수리하느라 비지땀을 흘렸다.주변에는 열차에서 뿜어내는 기계음이 가득했다. 청량리와 수색 승무사무소에서도 각각 노조원 280여명과 300여명이 복귀,열차 운행시각표를 점검했다.수색 사무소에서는 사측이 노조원들에게 복귀 명령서에 서명을 요구하는 바람에 정문 앞에서 한때 실랑이를 벌였다. 여행용 가방을 어깨에 메고 용산 승무사무소로 복귀한 기관사 박해목(47)씨는 “집회에 참여하면서도 시민들이 불편하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죄책감에 가슴이 아팠다.”면서 “협상안이 제대로 이행돼 파업이 되풀이되는 일이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곳곳에서 파업에 참가하지 않았던 노조원들이 “수고했다.”며 복귀 노조원을 격려했다.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부기관사 김현욱(29)씨는 “함께 파업에 참여하지 못해 동료들에게 미안했다.”면서 “파업 참가자들의 징계가 최소화돼 모두 함께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50대비노조원은 “그동안 샌드위치처럼 중간에 끼여 죽을 지경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앞서 이날 새벽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건국대에서농성 중이던 노조원 5000여명은 장기 파업이라는 최악의상황에서 벗어난 것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그러나 일부노조원들은 “3조2교대와 민영화 문제 등 핵심 쟁점에서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어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재길 철도노조 위원장은 오전 10시 대운동장에서 열린집회에서 “‘민영화 철회’라는 문구를 합의안에 넣지 못했지만 사실상 민영화를 철회시킨 것”이라고 설득했다.이에 일부 노조원들은 ‘기만적인합의서를 거부하는 철도노동자들’ 명의로 유인물 수천장을 뿌리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시민반응] 시민들은 사흘째 수도권 국철의 파행 운영 등으로 불편을 겪으면서도 협상 타결을 반겼다. 신도림역 구내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김귀임(60·여)씨는 “지난 사흘동안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다.”면서“정부가 늑장 대처를 하는 바람에 시민들의 불편이 더 컸다.”고 꼬집었다. 국철 1호선을 타고 의정부 집에서 청량리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김승례(23·여)씨는 “또다시국민의 발을 묶는 파업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정부와 노사모두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현석 이창구 이영표기자 hyun68@
  • [김삼웅 칼럼] DJ, 당당하게 부시 설득하라

    한반도문제에 적잖게 영향을 미치는 한·미정상회담이 내일 서울에서 열린다.어느 때라고 양국 정상회담이 중요하지 않는 바 아니지만 이번 김대중 대통령과 부시 미국 대통령의 회담은 부시의 ‘악의 축’발언 등 ‘전주곡’이요란했던 터라 국제적 관심이 높을 만큼 중요성이 더하다. 부시의 연두교서에서 시작된 일련의 발언으로 볼 때 한반도가 자칫 새로운 전쟁터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다행히방한을 앞두고 햇볕정책을 지지하고 내일 DJ와 도라산역을 방문해 대북메시지를 밝힐 예정이지만 출국회견이나 일본발언에서 다시 강경해지고 있어 발언내용과 수위에 따라상황전개가 어찌될지 가늠이 쉽지 않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김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어떤 경우에도 이 땅을 전쟁터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당당하게 주장하고 부시를 설득해야 한다.한반도 문제는 어디까지나 남북한이 주체이고 미국 등 주변국가는 화해협력과통일을 돕는 제3자의 위치를 지켜야 한다.특히 한·미 두나라는 우방이지 주종관계가 아니다.‘우방’은 친구의 수평관계다.미국은 일제해방과 6·25 때 공산침략을 물리친 은혜까지 포함하여 우리의 가장 가까운 우방 아닌가.‘혈맹’으로도 불린다.그런 한편 서울 한복판의 군사기지나 한국 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잇따른 미군범죄,무기강매나 부시집권에서 비롯된 남북관계 악화등으로 이성적인 한국인들은 우방의 처사에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이같은 정황을 바탕으로 정상회담은 전통적 우호관계를 확고히 다지면서 남북,북·미관계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도록 뜻을 모아야 한다. 부시의 강경발언이 나오면서 우리 내부가 보여준 행태는참으로 개탄스럽다.‘악의 축’과 관련,일본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가 독선과 군사주의를 비판할 때 한국의 수구언론과 수구정치인들은 이를 ‘지지찬양’하는 꼴사나운모습을 보였다.이들은 부시발언 내용을 따지기보다 햇볕정책과 DJ정부의 대미외교 실패쪽에 책임을 물었다.엄연히드러난 현상까지 왜곡하면서 내부에 비수를 꽂는,골수에전 사대근성이다. 동족을 팔아 영달을 누린 ‘악의 상속’은 어제 오늘의일만도 아니다.신라 진덕여왕은 백제,고구려를 치고자 비단치마에 당나라 황제를 칭송하는 ‘태평가’를 수놓아 당고종에게 바치고 자진해서 중국의 관제·연호·의복을 사용했다.스스로 주종관계의 종노릇을 한 것이다.조선조 송시열은 임진왜란때 도와준 명나라 신종의 사당을 짓고 명나라 의종의 친필 ‘비례부동(非禮不動)’의 넉자를 절벽에 새기며 만동묘를 지어 사대의 성역을 만들었다.이 서원은 유생 특히 노론(老論)이 국정을 농락하고 백성을 토색하는 ‘악의 소굴’이 됐다. ‘은혜불망(恩惠不忘)’은 동방예의지국의 도리지만 은혜를 빌미삼아 세력화하고 외세에 충성하는 사대주의자들의발호는 우리 역사의 비극이다.일제 때 ‘미·영 타도’에앞장선 친일파가 광복 후 미국을 업고 분단과 냉전을 주도해온 것이나 그 세력이 여전히 활개치는 현실은 현대사의부끄러운 유산이다.이와 관련,“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악의 축’발언을 인도스(Endorse:승인)했다.”는 워싱턴포스트 보도가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진위를 밝혀 대권주자들의 분별없는 외세의존성을 막아야 한다. 남쪽의 사대성향과 북쪽의 국수주의는 둘다 겨레의 비극이다.인민이 굶주리면서 대량살상무기를 만들어 국제평화를교란하는 모험주의는 용납될 수 없다.전쟁의 빌미가 되어서는 안된다.북한이 변하기 위해서는 한·미 두나라의 도움이 필요하다.살상무기 감축과 전방부대 후방이동은 상대적인 만큼 상호신뢰를 담보하는 협상과 대화로 풀어야 한다. 또 남북의 국력이 20대1의 수준에서 ‘상호주의’가 얼마나 비현실적인가를 정상회담에서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김 대통령은 7천만 겨레의 운명을 생각하면서 당당하게 부시를 설득하고 충고하기 바란다.우방과의 우호와 한반도평화를 위해서이다. [주필 kim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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