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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기의 스크린1인치]야구 영화는 도덕 교과서?

    1982년은 프로 야구 출범 원년이다.박철순,최동원,김봉연,이선희,윤동균,이만수,김유동 등은 프로 야구 원년을 장식한 대표적 선수들. 현재 극장가에서 선을 보이고 있는 이범수 주연의 ‘슈퍼스타 감사용’은 프로야구 출범 초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패전처리 전문투수라는 달갑잖은 별명을 얻은 삼미 슈퍼스타즈의 감사용 선수의 행적을 통해 ‘만년 꼴지 야구 선수가 겪는 애환’을 잔잔하게 묘사해 공감대를 얻어내고 있다. ‘난 너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어!’라는 유행어를 남긴 만화가 이현세 원작,이장호 감독의 ‘공포의 외인 구단’은 충무로에서 야구 영화가 흥행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 시켜준 본보기가 됐다.그렇지만 송강호 주연의 ‘YMCA 야구단’에 이르기까지 ‘야구 영화’는 잊혀질 만하면 공개되는 비주류 장르로 대접 받고 있다. ‘야구 영화’의 본산지는 단연 메이저 리그로 상징되는 미국.풋볼과 함께 국기처럼 대접 받고 있는 ‘야구’는 할리우드 초창기인 1920년대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제작되고 있는 흥행 소재이다.야구는 ‘영웅을 갈망하는 미국인들의 정서적 욕구를 가장 잘 드러내 주고 있는 종목’으로 평가 받고 있다.평범한 소시민들이 품고 있는 꿈과 희망을 성취해 주는 프로 선수들의 활약은 단연 야구 영화의 백미.뉴욕 양키스의 타격왕 루 게릭을 비롯해 홈런왕 베이브 루스,화이트 삭스팀의 주전 선수였던 슈레스 조를 소재로 한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꿈의 구장’ 등은 메이저 리그 출신 선수들의 활약상이 대형 스크린으로 재탄생돼 박수 세례를 얻어낸 대표적 작품 목록.인간답게 살아가야 한다는 처세술이나 잠언과 같은 교훈을 던져주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묘미. 월터 매튜,테이텀 오닐 주연의 ‘배드 뉴스 베어스’(1976)는 오합지졸 처럼 분파를 이루는 것 보다는 단결된 팀웍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흡사 ‘한 개의 나무를 부러지기 쉽다.그렇지만 여러 개의 나무를 뭉치면 부러지지 않는다’는 속담을 떠올려 주었다. ‘엔젤스 인 더 아웃필드’(1994)에서는 아나하임 엔젤스 팀을 지지하는 열성 소년 야구광이 천사의 힘을 빌어 연전연승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설정을 담아 스포츠 광들이 갖고 있는 주술적인 욕구를 자극 시켰다. 2차 대전 발발하자 야구 선수들이 전쟁터로 차출된다.이에 후방에 남아 있는 팬들을 위해 1943년 여성 프로 야구단을 출범 시켜 1954년까지 활동하게 된다는 ‘그들만의 리그’(1992)는 각선미를 부각 시킨 스커트 차림의 여자 야구 선수들의 치열한 승부의 열기를 전해 이목을 끌어냈다. 1927년 시리즈 60개 홈런을 기록하면서 통산 홈런 714개를 돌파,행크 아론(홈런 755개)에 이어 개인 기록 2위를 유지하고 있는 베이브 루스는 메이저 리그 출신으로 가장 많은 야구 영화 소재로 활용되고 있는 인물이다.타석에 들어선 뒤 외야 스탠드를 가르킨 방향으로 홈런을 쳐서 전설적인 인물이 된 그는 소년원 출신이라는 불우한 환경에서 입지전적 출세를 해 청소년들의 인생 사표로도 대접 받고 있다. 현역 시절 베이브 루스와 선의의 경쟁을 벌였던 뉴욕 양키스 4번 타자 루 게릭은 불치병에 시달리면서도 홈런 행진을 지속 시켜 ‘인간 승리의 표본’으로 칭송 받았다.야구 영화는 이런 구성 요소들로 인해 ‘단순한 오락거리가 아닌 교훈과 신화가 있는 존재’로 주목 받고 있다.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5) 대한민국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리 산 1-37번지에서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5) 대한민국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리 산 1-37번지에서

    필리핀 북쪽의 암초인 오키노토리시마는 ‘더블베드’ 크기다.태평양 복판 쪽으로 혀를 내민 미나미토리시마도 산호초에 불과하다.그러나 이들 암초에 대한 일본의 투자는 융단폭격에 가깝다.무인도에 불과한 조어대,일명 센카쿠 열도로 험난한 중·일 분쟁을 야기하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독도 역시 일본의 장기적 해양 영토전략에서 시비가 붙고 있을 뿐 우연한 ‘독도망언’이란 없다. ●일본에 비해 수동적인 우리네 해양관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연안국에 광대한 해양관할권을 인정하는 국제해양질서가 성립된 작금의 추세는 일본의 해양력 강화에 매우 유리하다.해양을 포함한 일본의 영토는 실로 엄청나며 우리와 비할 바가 아니다.그러한 점에서 독도는 바둑으로 치면 일본과 맞상대하는 동해판수의 화점(花點)이다. 감성적으로야 독도를 ‘작은 점’,‘손톱만한 섬’이라 지칭해도 무방하겠지만 오키노토리시마 따위와 비견하면 엄청 큰 섬이다.유치환 시인은 울릉도조차도 ‘심해선 밖의 한점 섬’으로 묘사하였지만,대해양 시대의 역사관으로 볼 때는 매우 가깝고도 큰 섬이다.그만큼 우리 사회의 바다관이 수동적이란 증거이리라. 대한민국 국민 김성도씨가 주민등록을 전입했으며,수많은 이들이 호적을 둔 ‘대한민국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리 산 1-37번지’를 찾은 것은 지난 9월19일.국회바다포럼과 민족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모임,바른정치연구모임 소속의 국회의원,해양연구원,해양수산개발원,수산과학원 등의 해양전문가들이 울릉도에 속속 모여들었다.‘울릉군 독도리’로 떠나기 전날,‘해양강국 발전 모색과 영토주권 수호’ 세미나를 갖던 차에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에 대한 예의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자기 나라 섬을 방문하는 것도 막는 지경이니 할 말 잃은 표정들이었다. 예의 ‘내 마누라론’이 재론되곤 한다.어차피 내 마누라인데 제3자에게 내 마누라임을 애써 강조할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논리다.독도를 주유하는 부정기 노선의 관광객들도 3시간여를 달려와서 먼발치에서 되돌아가야 한다.까다로운 입도신청서를 작성하고 허가를 기다려야 하는 데다가 날씨마저 궂기 때문에 상륙이 쉽지 않다.돌이켜보면 2000년 독도선착장 준공식에 공사를 책임졌던 해수부장관도 외교문제를 빌미로 참석하지 못하였다.그러하니 내 나라 내 땅에 발을 디디면서도 감격스러울 수밖에! ●대견하고 고맙기만 한 섬 해경 함정으로 울릉도 저동항을 떠난 지 2시간여.독도는 그야말로 ‘불현듯’ 눈앞에 나타났다.섬 그림자의 실루엣이 드러나길 30여분.가파른 바위산으로 솟구친 섬이라 그야말로 도발적으로 다가온다.많은 섬을 다녀 보지만 독도처럼 대견하고 고마울 데가 또 어디 있으랴.조물주의 능력이 오묘한지라 동해에 처음으로 독도를 만들어 놓고 섬이 너무 작아서 마음이 안되었던지 훗날 울릉도를 만들어 주었다.누군가 농을 던진다.“이왕이면 독도 같은 섬 수십개만 쭉 뿌려 주셨더라면! ” 독도수비대에 앞서 토종 삽살개가 마중한다.사람이 그리운지 살갑기가 그지없다.가파른 층계를 올라가면 예의 태극기 휘날리는 경비대 막사와 헬기장,등대 등이 나타난다.초병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망망해대를 지켜볼 뿐이다. “고향이 어딥니까?” “전라도에서 왔습니다.”참 멀리서도 왔다.2개월을 지키다가 울릉도 본부로 나가 임무교대한다.행동반경이 지극히 좁은 섬이라 감옥에 갇힌 폭이다.추석 귀향행렬에 끼지 못하는 이들은 비단 휴전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니 독도경비대 역시 전쟁터에 서 있는 셈이다. “참으로 좋은 날에 오셨습니다.” 이런 날이 별로 많지 않단다.가을바람은 독도에도 어김없이 불어 해국(海菊)이 보랏빛 자태를 드리운다.화산섬에 수백만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어디선가 식물들이 안착하여 무려 60여종이 자라고 있다. ●본섬 외에도 78개 암초로 이루어져 동도 정상에서 굽어보니 서도의 가파른 절벽 사이로 장군바위·감바위 등이 초록빛 바다 위에 떠 있다.울릉도에서 오는 뱃길은 거의 검푸른 빛깔이었는데 동도와 서도 사이의 야트막한 바다는 그야말로 초록빛이라 뛰어들고픈 충동이 불끈 솟는다.독도를 단독섬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지만 동·서도 본섬과 무려 78개의 암초가 대가족을 이룬다. 독도하면,민족문제와 결부되어 심각한 표정으로 다가오지만,실상 독도의 풍경은 아름다움 그 자체다.머나먼 동해 가운데에 이처럼 불쑥 튀어나왔다는 점도 참으로 절묘하지만 여러 암초를 거느린 가장답게 늠름하고 의연하기가 이를 데 없다.동도와 서도가 거의 비슷한 크기로 중심을 딱 잡고 버틴 가운데 자잘한 암초들이 주변 풍경을 장엄하게 해준다. 괭이갈매기,흑비둘기,멧비둘기 등 60여종에 달하는 새들도 살고 있어 ‘외로운 섬’이란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감태와 모자반,대황군락이 수중림을 형성하는 가운데 난류 영향을 강하게 받아 자리돔 같은 물고기도 쉽게 눈에 띈다.그 자체로 동해의 꽃이며 종다원성의 보고이자 천연보호구역답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90여㎞ 떨어진 울릉도가 선명하게 다가온다.독도를 자신들의 관할에 두고 있다고 주장하는 오키섬은 무려 160㎞나 떨어져 육안 관찰이 불가하다.가시거리에서 조업하는 울릉도민이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오키 어민보다 역사적·현실적 지배력을 지니고 있음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460만년 전에 형성… 제주도의 맏형격 많은 사람들의 오해 가운데 하나가 독도를 ‘동해의 막내’라고 부른다는 점.약 460만년 전에 형성된 독도는 250만년 된 울릉도,120만년 된 제주도의 맏형이다.족보상으로도 어엿한 형일뿐더러 독도를 떠받치고 있는 해저지형은 독도와 울릉도가 비슷한 크기임을 알려준다.육안으로 보이는 독도는 지극히 일부분이다.그러한즉 1965년 한·일협상 과정에서 귀찮은 존재이니 차라리 비행기 폭격으로 지구상에서 없애 버리자고 한 정치인의 발언은 그 얼마나 황당하며 무지에 가까운 망언인가. 돌이켜보면 독도는 지금껏 위정자들보다는 민중의 손으로 지켜왔다.성호 이익이 성호사설에서 ‘안용복은 영웅에 비길 만하다.’고 극찬하였듯이,동래 출신의 일개 어민이 일본까지 건너가 섬을 사수하였다.한국전쟁의 빈틈을 찌르면서 침범하던 일인들을 온몸으로 막아낸 홍순칠 대장 이하 의용수비대 역시 국가와 무관하게 자신들의 몸을 던진 민중이었다.지금도 사이버공간에 들어가면 갖가지 독도사이트들이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이쯤되면 국가가 한 일이 무엇인가를 곰곰 되묻지 않을 수 없다.‘울릉도 동남쪽 뱃길따라 이백리,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으로 시작되는 ‘독도는 우리땅’조차 금지곡에 오를 정도였으니! ●‘독도 지키기’ 나라는 무얼 했는가 의용수비대원으로 생존한 몇분 중의 하나인 정원덕(76)옹은 아주 간단하게 말한다.“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지요.늘상 배 타고 나가서 미역 뜯고 전복 따던 곳이지요.”울릉도민들에게는 ‘일상의 바다밭’일 뿐이란 말이다.울릉도 사람들,더 나아가 강원도 묵호,경상도 울진 사람들도 출어하던 황금어장이다.따라서 일제가 통감부 지배를 시작하던 1905년에 시네마현(島根縣) 고시40호로 독도를 임의 편입조치하고 토지대장에 기입한 것을 근거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망언은 역사적·현실적 지배를 무시한 국제법상의 명백한 도발에 불과하다. 독도에서 물개바위를 바라보노라니 돌연 귀엽기만한 강치 생각에 마음이 찡하다.물개과의 수만마리 하얀 강치들이 일본업자들에게 학살당하여 씨를 말렸다.그 학살의 책임은 누가 지겠는가.1948년에는 미군 폭격기에 의해 독도에서 고기 잡던 울릉도민들이 학살당하고,1952년에는 한국산악회 독도조사단이 피습을 당한다.우연일까,아니면 재일본미군사령부와 일본의 은밀한 묵계에 의한 것일까.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천년대계의 해양력 설계, 독도에 달려있어 1880년 북경조약으로 두만강 녹둔도가 러시아로,간도협약으로 간도가 중국에 넘어갔다.동북공정으로 고구려와 발해사가 초미의 관심인데 일본은 기회만 있으면 독도망언을 내뱉는다.지극히 조직적인 ‘정치적 망언’이라 치고 빠지기 수준을 뛰어넘는데,우리에게 독도는 아직도 ‘머나먼 당신’이다.피동적인 ‘내 마누라론’만으로 우리들의 당신을 지켜낼 수 있을까.저동항으로 돌아오는 뱃전에서 누구나 합치된 의견이었으니,이제 ‘마누라타령’은 용도폐기할 때도 되지 않았을까. 해군 전략이론가이자 19세기의 가장 뛰어난 해군역사가인 마한이 ‘해양력이야말로 역사의 진로와 국가 번영을 이루는 중요한 고리이다.’라고 하였을때,독도는 우리의 해양력을 시험하는 잣대임이 분명하다.러일전쟁터가 독도 근해였음은 제국의 각축이 언젠가 다시금 독도에서 재현될 수 있음을 시사해 준다.일본 자위대의 무력적 위협이 현실화되는 동해판수의 화점에서 우리는 바둑돌을 어떻게 놓을 것인가.그야말로 천년대계의 해양력을 설계할 일이다.
  • [열린세상] 동북아 50년 평화 끝나는가?/김영호 성신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한국전쟁 이후 동북아 지역은 50년에 걸친 장기간 평화의 시대를 누려왔다.20세기 후반 ‘동북아 50년 평화’의 시대는 이 지역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지극히 이례적인 현상이다.청일전쟁,러일전쟁,만주사변,중일전쟁,태평양전쟁,한국전쟁으로 점철된 혼란의 와중에서 한반도와 동북아는 전쟁터가 되었다.물론 한반도 분단상황과 중국·타이완 간 양안(兩岸) 문제 등 여러 가지 불안정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북아 50년 평화’라는 대외적 조건 하에서 우리는 정치적 민주화와 경제적 번영을 이룩할 수 있었다.또 장기간 평화는 북한을 제외한 동북아 지역의 모든 국가들에 경제적 번영을 가져다 주었다. 최근 일련의 사건들은 동북아 장기간 평화의 시기가 막을 내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미국의 해외주둔 미군재배치 검토(GPR) 계획에 따라 주한미군 철수,북한의 핵 개발,일본의 군사대국화,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시도,타이완 독립을 둘러싼 양안 분쟁 등은 기존 동북아 안보구도를 급격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요인들이다.이러한 사안들이 우리의 국가이익 추구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동북아 안보 구도가 우리에게 불리하게 짜여지면 어떻게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구한말 망국의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다. 이러한 격변의 시기에 노무현 정부는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뒤쫓아 가면서 땜질식 처방에 급급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거시적 관점에서 뚜렷한 국가전략적 비전을 제시하고 우리 국민과 주변국가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우리의 국가전략은 50년 장기간 평화를 가능케 했던 요인들을 확대 강화하는 방향으로 짜여져야 할 것이다.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은 한반도 전쟁 억지뿐만 아니라 동북아 장기간 평화의 근간이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만큼 한·미동맹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 지역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일본의 지도자들은 미·일동맹이 ‘동북아 50년 평화’의 초석이었다는 점에 일치된 견해를 갖고 미·일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그들이 미국에 착 달라붙는 이유는 미국 편승정책이 일본의 국가이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만국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경제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동북아 50년 평화 상태가 지속되기를 원하고 있다.그렇지만 최근 불거진 고구려사 왜곡 시도는 동북아의 장기간 평화를 위협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중국의 국가이익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사실을 중국은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중국은 동북아 장기간 평화의 수혜자로서 이 질서를 유지할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동북아 50년 평화’ 질서 하에서 유일한 낙오자는 북한이다.북한은 기존 안보 구도를 타파하기 위해 핵 개발에 나서고 있다.그러나 북한의 현상타파 정책은 동북아 지역 국가들이 기존의 안보 구도를 유지 강화해 나가는 것이 자신들의 국가이익에 부합된다고 판단하는 한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따라서 북한은 동북아 지역의 장기간 평화를 파괴할 것이 아니라 내부 개혁을 통해 생존과 번영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국제정치의 영역은 정책적 선택의 폭이 매우 제한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이러한 국제정치 현실을 무시하고 무한대의 선택이 가능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허세일 뿐이다.우리의 국력 위상으로 볼 때 동북아 지역적 안보 구도를 우리가 주도적으로 바꾼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노무현 정부는 ‘동북아 50년 평화’를 가능케 한 요인들을 확대 강화하면서 현실에 적응해 나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변화를 시도하기 위해 돌다리를 두드려 보기는 하더라도 섣불리 건너지는 않는 신중함이 노무현 정부의 가장 중요한 외교적 덕목(德目)이 돼야 할 때다. 김영호 성신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 [김영희 이혼클리닉] 툭하면 이혼하자고 행패부리는 아내

    결혼한지 5년째인 40대 초반 남성입니다.다섯살,8개월된 아들이 있습니다.저와 아내는 같은 직장에서 맞벌이를 하고 있지요.아내는 고집이 세고 자기주장이 강합니다.부부싸움을 할 때마다 이혼을 하자고 말하고,이젠 몰래 이혼절차를 밟고 와선 서류에 도장을 찍으라고 난리를 칩니다.해외출장을 가면서 몇 십만원 가져갔더니 사무실까지 쫓아와 이혼하자고 행패를 부렸지요.퇴근하면 집에 들어가기 싫어 모두 잠든 시간에 술에 취해 들어갑니다.이혼을 하자니 애들이 불쌍하고,그냥 살자니 너무 힘듭니다.어쩌면 좋을까요? -박영호- 이혼사유 중 가장 많은 것이 ‘성격차이’입니다.성격차이에서 오는 문제점은 매우 복합적이어서 해결방안을 찾기도 어렵습니다.살아온 환경이 전혀 다른 사람끼리 살다 보면,인생관·가치관·정체성이 서로 달라서 마찰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또한 경제적인 어려움,만족스럽지 못한 성생활,배움의 차이,서로 다른 생활습관 등이 얽혀 간단히 성격차이라고 말하기에는 그 원인이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두 사람은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다는데 독신생활을 오래 한 경우,구속받지 않은 자유로운 생활에 익숙해져 있어 배우자가 자신의 일에 지나친 관심을 가지면,간섭하고 잔소리 하는 것 같이 생각되어 마음에 부담을 느낀다고 합니다.젊지 않은 나이 탓에 적극적인 애정표현을 하기에도 멋쩍고,사소한 일로 부부싸움을 해도 자존심을 너무 내세워 어느 한쪽이 선뜻 양보하려 들지 않기 때문에 냉전이 길어진다는군요. 박영호씨,부부 위기는 조기발견과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육체적인 병도 조기발견만 하면 쉽게 고칠 수 있는데도 무관심 속에 방치했다가 생명을 잃게 되듯이,부부문제도 이와 같은 이치입니다.안타깝게도 당신의 경우 치유시기가 너무 늦지 않았나 싶네요. 아내가 자기주장과 고집이 세다고 했는데,해외 출장가면서 몇 십만원 가져간 것을 가지고 남편 사무실까지 쫓아와 이혼을 하자고 소란을 피우고,친정어머니 앞에서 차마 입에 담기 민망한 욕지거리를 하고,양가 부모님들까지도 다툼을 하였다는데….아내의 그런 언행을 참고 넘어가기만 한 당신에게도 문제가 있습니다.남편으로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받아들여서 안 되는 것이 있는데 말입니다. 영호씨,아내는 당신에 대한 신뢰와 존경이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지금 두 분은 문제점을 찾아서 개선하려는 노력이 전혀 없이,상대방의 공격과 방어에만 온통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서 마치 전쟁터에 나온 전투병들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부부갈등은 어느 한쪽에게만 원인과 책임이 있지 않습니다.갈등의 원인을 만들고 있는 본인이나,무조건 참고 받아주는 사람이나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지요.이혼하자니 애들이 불쌍하고,이런 상태로 계속 살자니 고역이고….자포자기 상태에서 불행한 결혼생활을 방치만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닌 것 같습니다.부부갈등은 아이들 성장발육에 많은 지장을 줍니다.다섯살,8개월 된 아이들이라면 큰아들의 경우,한창 성격이 형성되는 시기라서 지금이 매우 중요한 때입니다.아이들 봐서 참고 산다고 했는데 잘못된 생각입니다.지금 당신 가정은 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심각한 상황입니다.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밖에서 술 마시고 가족들이 잠든 후에 들어가 쓰러져 잘 정도라면,근본적인 해결 없이 언제까지 그런 생활을 하려는지요.회피한다고 문제 해결이 될 수 없으니 우유부단하지 않는 적극적인 자세가 절실할 때입니다. ‘성격이 운명을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결혼생활 5년이 지났는데도 사랑의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아내가 이혼하자고 들볶는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아내를 탓하기 전에 가장으로서 자기반성도 필요할 것입니다.가까이 하기에는 두 사람 마음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만,마지막 시도로 아내와 허심탄회한 대화를 해보세요.두 사람이 합의점을 찾을 수 없다면 마음의 결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뮤지컬로 되살아난 ‘평범한 청년’ 장준하

    뮤지컬로 되살아난 ‘평범한 청년’ 장준하

    1970년대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재야운동가 장준하(1918∼1975) 선생의 삶이 뮤지컬로 되살아난다. 사단법인 장준하기념사업회(회장 이부영)와 세종문화회관 공동 주최로 18∼2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창작뮤지컬 ‘청년 장준하’(조한신 작·연출)는 종합교양지 ‘사상계’의 발행인이자 지금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의문의 죽음을 당한 선생의 파란만장한 일생 가운데 항일독립운동을 펼치던 20대 청년 시절에 초점을 맞춰 극화했다. 1938년 중학교를 졸업하고 소학교 교사로 일하던 선생이 1944년 일본군에 강제징집돼 중국 중동부 지역에 주둔해 있다가 33인의 젊은이들과 함께 부대를 탈출해 독립군이 되고자 충칭(重慶)으로 가는 6000리 대장정이 기둥 줄거리.중국 대륙을 가로지르며 꿈과 신념을 이루고자 했던 젊은이들의 도전이 로드무비 형식과 감성적인 터치로 그려진다.“위인전처럼 과장된 영웅담이 아닌 작은 등불을 가슴에 품은 평범한 젊은이의 삶을 통해 새로운 감성의 역사극을 만들고 싶다.”는 게 제작진의 의도다. 무엇보다 음악에 쏟은 열정이 도드라진다.가요 ‘꿈결같은 세상’으로 유명한 싱어송라이터이자 뮤지컬 작곡가로도 맹활약중인 송시현이 메인 작곡을 맡았고,여기에 국악의 현대화에 남다른 애착을 보여온 김대성이 가세했다.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과 13인조 오케스트라,그리고 6인조 밴드가 국악과 발라드,록 음악을 아우르는 총 27곡의 창작곡을 선보일 예정이다.창작뮤지컬 최초로 공연에 앞서 싱글앨범을 제작한 것도 이같은 음악적 자신감을 방증하고 있다. 타이틀롤인 장준하 역에는 가창력이 뛰어난 뮤지컬 배우 조승룡이 캐스팅됐고,결혼 2주 만에 사랑하는 남자를 전쟁터로 떠나보내야 하는 아내 김희숙 역에는 탤런트 겸 영화배우 임유진이 출연한다.극을 이끌어가는 해설자 역은 로커 박완규가 맡았다.독립운동 유공자와 가족들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1만∼8만원.(02)722-1467.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17일 TV 하이라이트]

    ●TV특종 놀라운 세상(MBC 오후 7시20분) 의자로 수상스키를 탄다.발가락 힘을 이용해 난생 처음 보여주는 박흥남씨의 갖가지 수상스키들을 소개한다.3층 한 빌라에서 4마리의 뱀이 나타났다.주인은 자꾸 나타나는 뱀 때문에 잠을 못 이루고 신경이 곤두선 상태.도대체 이 정체불명의 뱀들은 어디서 나타난 것일까?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미국에서 열린 생물 채집행사를 찾아간다.넓은 도시 공원에서 24시간 안에 땅 위에 살고 있는 생물들을 찾는 행사다.코네티컷 주에서 해마다 열리는 행사로 ‘바이오블리츠’라고 불린다.식물 채집 등 밤새도록 생물 찾기 작업이 끝나고 생물의 숫자를 세기 시작한다. ●일과 사람들(EBS 오후 8시20분) ‘생생 직업속으로’코너에서는 제과점을 찾아가 제과제빵사의 하루를 알아본다.아침부터 빵 만들기에 온 열정을 쏟고 있는 제과제빵사들에게 일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갖춰야 할 자질은 무엇인지 들어본다.두 번째 코너에서는 부천의 정신지체 장애 보육원인 혜림원을 찾아간다. ●리얼스토리 ‘실제상황’(iTV 오후 10시50분)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와 부부 행세를 하면서 별장지기 일을 하고 있는 남자.그러던 중에 아내가 찾아오고 남자의 모든 비밀이 발각된다.남자의 이중적 애정행각에 분을 터트리는 아내.싸우고 나간 뒤 돌아오지 않는 아내.아무리 찾아봐도 아내는 보이질 않는데…. ●장길산(SBS 오후 10시) 장길산은 운부대사를 떠나기로 결심한다.장길산은 운부대사에게 받은 동자삼을 괴질이 걸린 마을에 주고 환자들을 돌본다.의원의 신고로 군졸들이 장길산을 잡으러 오지만,장길산은 금강산으로 들어간다.장길산은 운부대사에게 정신적인 각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달래네 집(KBS2 오후 9시20분) 미리는 국진이 용건에게 혼나는 모습을 보고 술에 취해 국진에게 동물병원에서 독립할 것을 권한다.국진 또한 술에 취해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다음날,술이 깬 국진은 독립시켜 준다는 말을 진담으로 받아들인다.미리는 미래를 함께하자는 국진의 말을 자신에게 청혼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대는 별(KBS1 오전 8시5분) 어떤 말로도 화연의 결심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금분과 동필은 울며 겨자 먹기로 화연을 정우 부모와 함께 서울로 보낸다.인경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홀로 남겨진 자신의 처지보다도 무서운 전쟁터에서 홀로 죽음을 맞이했을 정우에 대한 생각으로 가슴이 무너질 것만 같다.
  • 한여름 색다른 맛을 찾아서

    한여름 색다른 맛을 찾아서

    작열하는 태양,뙤약볕 열기에 집안이 후끈 달아올랐다.부엌에 들어가기조차 무섭다.이럴 땐 외식에 살짝 눈을 돌려보는 것이 어떨까? 익숙한 메뉴보다는 새로운 맛을 찾아보자.가까운 곳에서 세계의 맛을 만끽할 수 있다.벨로루시·태국·몽골·스페인·라틴아메리카 등 좀처럼 접하기 힘든 맛도 가득하다.도심의 식도락 왕국,푸드코트에서도 대표적인 맛을 소개한다. ■ 푸드코트서 맛사냥 맛 사냥의 첫 코스는 대형 쇼핑몰에 둥지를 튼 푸드코트(food court).흔히 ‘그저 그런’ 음식을 모은 곳으로 알려졌던 푸드코트가 최근엔 ‘맛의 전쟁터’로 알려졌다.맛 경쟁이 어느 곳보다 치열하다.맛없으면 단박에 퇴출이다.한쪽에선 그릴에 고기를 굽고 면을 볶는 ‘열전’이 펼쳐지는 반면 다른쪽에선 아이스크림과 팥빙수를 만드는 ‘냉전’이 교차한다. 푸드코트의 미덕은 바쁜 도시인들의 시간을 줄여주면서 다양한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다는 것.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심심한 입을 달랠 군것질거리도 많다.다만 피크타임엔 왁자지껄하고 앉을 자리가 부족한 것이 단점이다.그래서 테이크 아웃을 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푸드코트는 ‘안테나’다.만두 전문점 엠빠나다를 운영하는 손충환(46)씨는 “푸드코트는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와 입맛을 파악하고,경쟁 업체의 동향을 파악하기에는 최적의 장소”라고 말했다. 초창기의 푸드코트는 자장면이나 돈가스·가락국수·김밥 등 분식과 한식이 주류였다.‘먹자 골목’을 실내로 옮긴 수준이었다.하지만 요즘엔 한·중·일·양식은 기본으로 갖췄다.퓨전·라틴아메리카·동남아 음식까지 들어왔다.푸드코트가 글로벌화된 것이다.홀을 돌아다니면서 구경만 하는 눈요기꾼도 있을 정도다. 최근 리노베이션을 한 롯데백화점(소공동)의 롯데푸드코트는 가장 붐비는 곳이다.태국 음식점 ‘살라타이’에선 매콤달콤한 맛이 나는 비빔 쌀국수 팟타이(6000원)와 태국식 쌀국수 쿼디오(6000원)가 인기다. 군것질에는 바나나 소시지구이(1개 1500원)와 코코넛과 계란을 호박에 올려 찐 카놈상카야(3개 3000원)도 있다.물론 소·돼지·닭고기 카레(4500∼5500원)와 포피야(4500∼5500원)도 군침을 흘리게 한다.살라타이 책임자 김동진(25)씨는 “향신료가 강한 태국 음식을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좀 변형했다.”며 “사람들의 입맛이 세계화돼 큰 거부감이 없이 잘 찾는다.”고 말했다. 가장 장사진을 치는 곳은 ‘몽고스 칸 그릴’이다.90년대 초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돼 미국 전역으로 퍼진 몽골리안 바비큐는 국내 처음으로 푸드코트에서 문을 열었다.먼저 계산(6000원)을 한 다음 접시에 원하는 만큼의 고기(소·돼지·닭고기)와 양배추·양송이·브로콜리 등 12가지의 야채와 면을 담아 조리사에게 건네준다.조리사가 초대형 그릴에서 조리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소스는 3가지.매운 맛의 몽골리안 소스,부드러운 맛이 나는 굴소스,새콤한 맛의 레몬 소스를 기호에 따라 뿌려 먹으면 된다.철판볶음과 비슷하다. 해산물 전문점인 ‘그린 씨푸드’도 입맛을 당긴다.연어·청어 등의 생선과 바닷가재·홍합·새우 등 20여가지 해산물 구이와 찜 등의 요리를 내놓았다.특히 바닷가재를 치즈와 소스를 끼얹어 오븐에서 구운 랍스터스테이크는 100g에 6000원.바닷가재 반마리는 500∼600g으로 3만원 선.시중의 절반 이하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면 없이 못 산다면 누들바 ‘엔즐’도 괜찮다.한식은 물론이고 일본식·몽골식·중국식·태국식 면요리와 각종 스파게티 등 동·서양의 면류가 집중됐다.5700∼6700원이다. 중국 만두 전문점 ‘딤섬’은 우리에게 익숙한 딤섬과 춘권 등 20여가지 만두와 중국식 야채 호방 샌빙도 인기다.아기자기한 딤섬은 1개 500원,춘권은 3개 2000원,샌빙은 1개 1000원이다.‘엠빠나다’는 남미식 만두인 엠파나다를 1개 2500원에 내놓고 있다.‘오이씨이’에선 야채·오징어·새우·치즈 등을 넣은 일본식 빈대떡인 오코노미야키와 다코야키 앞에도 줄을 선다.각 6000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푸드코트 ‘아모제’에선 터키 음식 케밥을 맛볼 수 있다.양·소·닭고기를 마늘·허브 등과 함께 꽂아 그릴에 구운 케밥이 9900원.해산물과 야채를 토르티야에 반달 모양으로 싼 멕시코 음식 케사디아(6900원)는 매운 맛이 나는 반면 닭고기와 야채를 많이 넣어 돌돌 만 치킨롤(5500원)의 맛은 맵지 않고 순하다.건강에 초점을 맞춘 ‘고메홈 한식 약선 요리코너’에선 검은 깨와 9가지 한약재를 갈아 넣어 만든 수프인 구선왕도고가 상승세다.죽·반찬·김치 등 30여 품목도 주부들의 발길을 붙잡는다.젊은이들은 ‘에스프레소’에서 과일 스틱(1000원)을,어린이들은 ‘가라망’에서 닭꼬치(1500원)로 주전부리를 한다. 인근 센터럴시티 지하 월드푸드코트의 중식당 ‘선궁’에선 자장면과 짬뽕을 한 그릇에 담아내는 ‘짬짜면’(5000원)과 자장면·짬뽕·밥을 함께 담아낸 ‘짬짜밥’(5500원)은 재치가 넘친다.카레 전문점 ‘커리포트’에선 야채와 과일이 들어가 맛이 순한 해쉬로 만든 음식을 많이 찾는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푸드코트 ‘빠에야’에는 스페인식 철판볶음밥으로 유혹한다.해산물 파에야,참치·정어리 파에야,스페인식 알밥인 아로스대우에바스 등이 5000∼7500원이다.중동점 ‘터키 케밥’에선 터키인 조리사가 양고기·닭고기로 직접 케밥을 만든다.3000∼3500원. 이밖에 가격도 싸고 양도 푸짐한 테크노마트의 푸드코트,코엑스와 동대문 두타의 푸드코트,하계동의 세이브존의 푸드코트가 나름대로 팬을 확보하고 있다. ■파포프와 벨로루시 요리조리 ●콘스탄틴 블라디마로비치 파포프는 1994년 동유럽 조리사들이 모여 실력을 겨루는 ‘포츠담 세계음식축제’의 전통요리 부문에서 2위로 은메달을 목에 건 실력자다.벨로루시의 수도 민스크의 ‘스타르이 토마스’의 수석 조리사.해산물 전문 요리사인 할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그는 90년 동독주둔 러시아군의 취사병으로 근무한 것이 계기가 돼 조리사의 길로 들어섰다.그는 “맵지 않고 해산물이 들어간 한국 음식이 특히 맛있다.”고 치켜세웠다. 세계의 맛을 고급스럽게 즐길 수 있다.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음식이 있는가 하면 각국의 음식을 뷔페식으로도 즐길 수가 있다. 우리에게 백러시아로 더 많이 알려진 벨로루시 요리 축제가 22일까지 서울 여의도 63빌딩 뷔페 63분수프라자에서 열린다.벨로루시 조리사가 국내에서 자국 음식을 선보이기는 처음이다. 벨로루시의 수도 민스크의 유명 레스토랑 수석 조리사인 콘스탄틴 파포프(33)가 내한,닭고기 룰렛·고기말이 버섯요리·메닭요리·닭고기 피자·사과와 야채를 곁들인 소고기 요리 등 10가지의 벨로루시 음식을 내놓는다. 멧닭 요리는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가 그의 영지 삼림 관리인이자 친구인 사토프와 즐긴 것으로 전해진다.우리의 붕어빵에 붕어가 들어가지 않듯이 멧닭 요리에는 닭고기가 쓰이지 않는다.닭고기 피자는 벨로루시 사람들의 대표적인 여름 보양식.닭고기를 프라이팬으로 익혀 야채와 치즈를 얹는 것으로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닭이 여름 보양식으로 쓰이는 것은 우리와 같다. 종로타워 33층의 탑클라우드는 31일까지 멕시코·태국·브라질·이탈리아·스페인·스위스 등 세계 음식을 선보인다.대표적으론 이탈리아의 카넬로니와 부르스게타,브라질의 추라스코·오렌지 소스의 오리 가슴살,스페인 파에야,프랑스의 달팽이 그라탱·인도의 닭고기 커리(카레),태국의 오징어 샐러드,스위스의 새우 퐁듀 등 기존에는 맛 보기 힘들던 다양한 요리를 뷔페로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이름처럼 특이한 음식인 카포나다 역시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는 샐러드 요리이다.남미에서 즐겨먹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토르티야와 함께 발사믹으로 절인 야채를 싸서 먹는다.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에게 인기다.세계 여름 음식 뷔페의 가격은 주중 점심은 2만 7000원·저녁은 3만 1000원이다. 밀레니엄 힐튼서울의 프랑스 식당 시즌스는 스페인의 여름 음식이자 차가운 토마토 수프인 카스파초를 내놓았다.아삭거리는 오이와 잘 익은 토마토·신선한 피망과 마늘을 약간 넣어 끓이지 않고 먹는 음식인데 냉장 보관했다가 두고 먹는다.코스 요리에 나오는 가스파초를 일품으로 주문할 경우 1만 3000원. ● 닭고기 피자(1인분) 재료 닭고기(가슴살) 100g,토마토 1개,계란 1개,햄 40g,치즈(피자용) 40g,밀가루·식용유 적당량,소금·후추 약간씩 만드는 법 (1) 닭고기는 껍질을 벗겨낸 다음 칼등으로 두들겨 평평하게 편다.(2) (1)의 닭고기에 소금·후추로 간을 한 다음 여러 토막으로 자른다.(3) 계란은 그릇에 깨서 흰자와 노른자를 섞어둔다.(4) (2)의 고기에 밀가루를 묻힌 다음 계란옷을 입힌다.(5)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뿌려 데운 다음 고기를 올려 놓는다.한쪽면이 다 익으면 뒤집어 준다.(6) (5)의 고기가 다 익으면 고기위에 둥글게 썬 토마토 조각을 올려 놓는다.(7) 치즈와 햄을 잘게 썰어 (6)의 토마토 위에 뿌린 다음 프라이팬에서 다시 살짝 구워낸다. ●소고기를 이용한 멧닭 요리(1인분) 재료 소고기(안심) 100g(50g짜리 2조각),햄 60g,오이 피클 30g,마요네즈 1큰술,계란 1개,양겨자·파슬리가루·소금·후추 약간씩,밀가루 적당량 만드는 법 (1) 소고기를 칼등이나 빈 맥주병으로 쳐서 얇게 편다.고기 부스러기가 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소고기를 랩으로 감싸 두들기면 좋다.고기는 살 때 얇게 잘라달라고 하면 된다.(2) (1)의 고기에서 랩을 제거한 다음 한쪽면에 소금·후추를 고루 뿌려 간을 한다.(3) 양겨자를 (2)의 고기 중간에 고루 발라둔다.(4)넓은 그릇에 파슬리가루·오이 피클·햄·삶은 계란을 얇게 채썰어 마요네즈와 섞는다.오이 피클은 단 것보다 짠 게 좋다.(5) (3)의 고기에 (4)를 한 큰술 떠 올린 다음 고기 가장자리에 밀가루를 뿌린 다음 김밥 말듯이 만다.밀가루를 뿌리는 대신 말아둔 소고기가 풀어지지 않도록 꼬치를 끼워 고정해도 된다.(6) (5)를 오븐에 넣고 섭씨 180도에서 7분가량 익혀내면 된다.오븐 대신 프라이팬에 물(또는 육수)을 약간 붓고 끓을 때 (5)의 고기를 넣고 뚜껑을 덮어둔다.한쪽 면이 익으면 뒤집어 익혀내면 된다. 스메타나 소스 밀가루·샤워크림 1큰술씩,육수(또는 물) 5큰술,소금·후추 약간씩을 준비한다.후라이 팬에 밀가루를 노랗게 볶은 다음 육수를 넣어 밀가루를 풀고 샤워크림과 소금·후추를 넣어 식혀내면 된다.기호에 따라 딜·타임(백리향)과 같은 허브를 넣을 수도 있다. 시중에 파는 데미글라스 소스를 데워 뿌려내도 좋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李금감위원장 사퇴안팎

    이정재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31일 돌연 사표를 던지면서 금융계가 술렁이고 있다.금융불안 속에 증시가 바닥을 헤매고 있는 데다 금감원 직원들의 집단행동 등 악재가 쌓여 있는 상황이어서 사표를 받은 청와대조차 당황해 하는 기색이다. ●감사원 카드특감 결과 부담 느낀듯 이 위원장의 사퇴를 바라보는 관점은 조직개편과 카드특감 등 크게 두가지면에 모아지고 있다.금감위 고위관계자는 “금융감독기구 개편이 핵심사유일 것”이라면서 “기구개편 논의과정에서 이해상충의 입장에 있는 두 기구(금감위-금감원)의 수장을 동시에 맡고 있어 처신에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현재 청와대는 금감위에 금융감독의 총괄권을 넘겨주는 방향으로 시스템 개편을 추진중이어서 금감원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금감원 노조가 지난 30일 ‘신 관치금융 부활음모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내며 삭발식을 한 것은 이 위원장의 결심을 굳히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해 말 시작된 감사원의 카드특감 결과에 대한 도의적 책임론도 거론된다.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금감원 부원장이 카드감독 실패를 이유로 감사원으로부터 인사조치를 요구당한 상황에서 최고 책임자로서 그냥 있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안 못푼채 퇴진 무책임” 지적 이 위원장은 전면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묵묵히 일처리를 하는 자신의 스타일이 바깥에 “소극적”이라고 비쳐지는 데 대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현직 위원장이 대전환점을 목전에 두고 자리를 내놓은 것은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조직개편 논의,감사원 징계요구,노조 반발 등 산적한 현안을 일단락지은 뒤 후임자에게 말끔한 상태로 물려주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특히 감독원 직원들의 집단행동이 격화되기 전에 서둘러 전쟁터를 빠져나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이 위원장 자신도 사표제출 직후 기자들을 만나 “비난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다음주쯤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 보인다.후임으로는 이동걸 금감위 부위원장과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정건용 전 산업은행 총재,윤증현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박상용 증권연구원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儒林(143)-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儒林(143)-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명재상 안영은 단 한번도 자신의 정적들을 죽인 적은 없었다.그러나 교묘한 방법으로 자신의 정적을 제거한 적은 있었던 것이다.중국의 역사상 가장 유명한 정치술로 손꼽히고 있는 이 일화도 안자춘추의 ‘내편간하(內篇諫下)’에 실려 있는데,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춘추시대 제나라의 경공에게는 세 무사가 곁에 있어 호위를 맡아 보고 있었다.그들의 이름은 공손접(公孫接),전개강(田開彊),고야자(古冶子) 등 세 명의 장군이었다.그들의 용맹은 온 나라에 잘 알려져 있었지만 임금의 신임과 아랫사람의 존경에 우쭐해져서 날이 갈수록 안하무인이 되어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었다. 어느 날 안영은 길에서 그들 세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그러나 그들은 매우 오만하여 안영을 쳐다보기만 했을 뿐 인사도 하지 않고 지나쳤다.안영은 경공을 찾아가 말하였다. ‘전하의 측근에 있는 공손접,전개강,고야자 등 세 명의 장군은 자신들의 공만을 믿고 오만방자하게 굴고 있습니다.그들은 나라에 해를 끼칠 화근이오니 일찍이 그들을 제거하는 것이 좋을 것이옵니다.’ 이 말을 들은 경공이 대답하였다. ‘나도 경과 같은 의견을 갖고 있었소.하지만 그들의 무예가 너무 출중하여 밝혀놓고 잡으려 하다가는 난동을 부릴 것이고,몰래 죽일 수도 없으니 이를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이 말을 들은 안영은 경공에게 ‘신이 한번 방법을 생각해 보겠습니다.’라고 대답한 후 궁궐을 물러나왔다.밤새 심사숙고한 안영은 다음날 경공을 만나자 품 속에서 잘 익은 복숭아 두 개를 꺼내 놓으며 말하였다. ‘전하,신이 방법을 생각해 내었습니다.이것으로 세 무사를 제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경공은 안영이 내놓은 두 개의 복숭아를 쳐다본 후 어이없는 표정으로 물어 말하였다. ‘아니 이것은 두 개의 복숭아가 아닌가.이런 것으로 어떻게 그들을 제거할 수 있단 말인가.’ ‘전하.’ 안영은 자신있게 말을 이었다. ‘세 무사에게 이 복숭아 두 개를 하사하십시오.’ ‘무사들은 세 명이 아닌가.그런데 어찌하여 복숭아를 두 개만 하사할 수 있겠는가.’ ‘신이 시키는 대로만 하십시오.복숭아 두 개를 하사하신 후 이렇게 말씀하십시오.세 무사로 하여금 서로 공로의 크기에 따라 복숭아를 나눠 먹으라고 하십시오.그들은 자기의 힘만을 믿지 장유(長幼)의 예의 같은 것은 모르는 자입니다.’ 여전히 의문이 가시지는 않았으나 경공은 안영이 시키는 대로 그들에게 두 개의 복숭아를 하사하고 각자의 공로에 따라 복숭아를 먹으라고 명령하였다.먼저 복숭아를 받은 공손접이 탄식하여 말하였다. ‘안자께오서는 정말 지혜롭군요.그 분께서는 전하로 하여금 이러한 방법으로 세 사람의 공로를 비교해 보시도록 하셨으니 말이오.나의 힘은 멧돼지를 이길 수 있으며,호랑이를 잡을 수 있으니 충분히 복숭아를 먹을 수 있소.’ 공손접이 복숭아를 먹으려 하자 전개강이 복숭아를 낚아채며 말하였다. ‘나는 군대를 이끌고 전쟁터에 나아가 수많은 적들을 물리치고 승리를 거뒀소.그러니 복숭아를 먹을 자격이 있소.’ 고야자는 이미 두 사람이 복숭아를 차지해 버린 것에 몹시 분노하여 말하였다. ‘나는 일찍이 군주를 수행하여 황하를 건넌 적이 있는데,그때 말이 강 속의 큰 거북에게 물려 끌려가 버렸소.나는 곧 물 속으로 뛰어들어 백 걸음을 헤엄치고,다시 아홉 리를 흘러내려가 큰 거북을 죽이고 군주가 타시던 말을 찾아왔소.당시 사람들은 나를 황하의 신이라고 불렀소이다.그러니 공로를 따지자면 복숭아는 마땅히 내가 먼저 먹어야 할 것이오.’ 고야자는 칼을 들고 나머지 두 무사들과 싸우기 시작하였다.”
  • 儒林(143)-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명재상 안영은 단 한번도 자신의 정적들을 죽인 적은 없었다.그러나 교묘한 방법으로 자신의 정적을 제거한 적은 있었던 것이다.중국의 역사상 가장 유명한 정치술로 손꼽히고 있는 이 일화도 안자춘추의 ‘내편간하(內篇諫下)’에 실려 있는데,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춘추시대 제나라의 경공에게는 세 무사가 곁에 있어 호위를 맡아 보고 있었다.그들의 이름은 공손접(公孫接),전개강(田開彊),고야자(古冶子) 등 세 명의 장군이었다.그들의 용맹은 온 나라에 잘 알려져 있었지만 임금의 신임과 아랫사람의 존경에 우쭐해져서 날이 갈수록 안하무인이 되어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었다. 어느 날 안영은 길에서 그들 세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그러나 그들은 매우 오만하여 안영을 쳐다보기만 했을 뿐 인사도 하지 않고 지나쳤다.안영은 경공을 찾아가 말하였다. ‘전하의 측근에 있는 공손접,전개강,고야자 등 세 명의 장군은 자신들의 공만을 믿고 오만방자하게 굴고 있습니다.그들은 나라에 해를 끼칠 화근이오니 일찍이 그들을 제거하는 것이 좋을 것이옵니다.’ 이 말을 들은 경공이 대답하였다. ‘나도 경과 같은 의견을 갖고 있었소.하지만 그들의 무예가 너무 출중하여 밝혀놓고 잡으려 하다가는 난동을 부릴 것이고,몰래 죽일 수도 없으니 이를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이 말을 들은 안영은 경공에게 ‘신이 한번 방법을 생각해 보겠습니다.’라고 대답한 후 궁궐을 물러나왔다.밤새 심사숙고한 안영은 다음날 경공을 만나자 품 속에서 잘 익은 복숭아 두 개를 꺼내 놓으며 말하였다. ‘전하,신이 방법을 생각해 내었습니다.이것으로 세 무사를 제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경공은 안영이 내놓은 두 개의 복숭아를 쳐다본 후 어이없는 표정으로 물어 말하였다. ‘아니 이것은 두 개의 복숭아가 아닌가.이런 것으로 어떻게 그들을 제거할 수 있단 말인가.’ ‘전하.’ 안영은 자신있게 말을 이었다. ‘세 무사에게 이 복숭아 두 개를 하사하십시오.’ ‘무사들은 세 명이 아닌가.그런데 어찌하여 복숭아를 두 개만 하사할 수 있겠는가.’ ‘신이 시키는 대로만 하십시오.복숭아 두 개를 하사하신 후 이렇게 말씀하십시오.세 무사로 하여금 서로 공로의 크기에 따라 복숭아를 나눠 먹으라고 하십시오.그들은 자기의 힘만을 믿지 장유(長幼)의 예의 같은 것은 모르는 자입니다.’ 여전히 의문이 가시지는 않았으나 경공은 안영이 시키는 대로 그들에게 두 개의 복숭아를 하사하고 각자의 공로에 따라 복숭아를 먹으라고 명령하였다.먼저 복숭아를 받은 공손접이 탄식하여 말하였다. ‘안자께오서는 정말 지혜롭군요.그 분께서는 전하로 하여금 이러한 방법으로 세 사람의 공로를 비교해 보시도록 하셨으니 말이오.나의 힘은 멧돼지를 이길 수 있으며,호랑이를 잡을 수 있으니 충분히 복숭아를 먹을 수 있소.’ 공손접이 복숭아를 먹으려 하자 전개강이 복숭아를 낚아채며 말하였다. ‘나는 군대를 이끌고 전쟁터에 나아가 수많은 적들을 물리치고 승리를 거뒀소.그러니 복숭아를 먹을 자격이 있소.’ 고야자는 이미 두 사람이 복숭아를 차지해 버린 것에 몹시 분노하여 말하였다. ‘나는 일찍이 군주를 수행하여 황하를 건넌 적이 있는데,그때 말이 강 속의 큰 거북에게 물려 끌려가 버렸소.나는 곧 물 속으로 뛰어들어 백 걸음을 헤엄치고,다시 아홉 리를 흘러내려가 큰 거북을 죽이고 군주가 타시던 말을 찾아왔소.당시 사람들은 나를 황하의 신이라고 불렀소이다.그러니 공로를 따지자면 복숭아는 마땅히 내가 먼저 먹어야 할 것이오.’ 고야자는 칼을 들고 나머지 두 무사들과 싸우기 시작하였다.”
  • “망치들고 전쟁터 가나”

    김선일씨 피살사건을 계기로 이라크 추가 파병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정치권에서도 양극화하고 있다.한편에선 여야 의원 50명이 파병 재검토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고,다른 한편에선 오히려 파병 부대의 전투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는 양상이다. 열린우리당의 외교·안보·국방 분야 정책을 조율하는 안영근 제1정조위원장은 25일 “자이툰 부대가 소총수 부대 수준인데 전쟁터에 망치를 들고 나갈 수 있느냐.”면서 자체 경계·방어력 강화를 위한 전투병 보강을 주문하고 나섰다. 안 위원장은 “아직 당 지도부와 협의하지 않은 개인적 의견이지만 다음주 국방부 등과의 정책협의를 통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혀 공론화를 예고했다. 파병 재검토를 주장한 의원들 가운데 일부도 ‘파병 불가피’를 전제로 할 경우 이같은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파병에 반대하는 한 초선 의원은 “어차피 가야 할 것이라면 안전 확보 차원에서 전투병을 보강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찬 국무총리 후보 지명자도 전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추가 파병 병력에 대해 장비 등 방어력과 경계력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밝혀 총리 인준을 받을 경우 파병군의 편성에 변화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이미경 의원은 전투병 강화를 주장한 동료 의원을 겨냥해 “그 XX,미친 X 아냐.”라고 거친 말을 쏟아내며 파병 반대를 주장했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파병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데 정부의 준비 소홀로 불안하다.”면서 파병 부대의 자위력을 문제 삼은 바 있다.그가 ‘파병 재검토 결의안’에 서명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투병력을 강화할 경우 평화 재건이라는 파병의 명분이 오히려 퇴색될 수 있다는 반대 논리도 만만치 않다.열린우리당의 한 소장파 의원은 “부대 편제가 바뀔 경우 국회의 동의를 다시 받아야 한다.”고 신중론을 폈다. 국방장관 출신인 조성태 의원도 “현재 그 정도 위협 때문에 부대 편성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근현대사 상처담은 장편 두편 나란히 출간

    개인의 내면세계에 갇힌 사소설이나 감각적 작품이 큰 흐름을 차지한 우리 문단에 모처럼 선 굵은 장편 두 편이 나왔다.중견작가 김용성의 ‘기억의 가면’(문학과지성사 펴냄)과 젊은 작가 이대환의 ‘붉은 고래’(현암사 펴냄).두 편 모두 리얼리즘 창작방법을 거울로 해서 각각 우리 현대사에 큰 그림자를 드리운 전쟁과 이데올로기 대립이 가족에 미친 영향을 심도있고 역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이대환 ‘붉은 고래’ 3권으로 나온 젊은 작가 이대환의 대작은 이 작가의 서사적 힘과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준다.‘1945년 이후,이 땅 모든 청춘의 사상 여정’이란 부제가 말하듯 작가는 이 서사시에서 삼형제의 파란만장한 삶을 조명하면서 일제 강점기,사회주의 운동,광주민주화운동 등 숨가쁜 우리 근현대사의 현장을 장편소설 속으로 생생하게 불러온다. 소설은 막내 허경욱이 조카와 함께 유럽 여행을 하면서 되돌아보는 지난 날에 대한 회상을 중심으로 진행된다.큰형 경민은 일제 강점기 사회주의 활동을 하다가 일본으로 건너가 조총련 간부가 된다.작은형 경윤은 그에 대한 반발로 오히려 남한에서 군인이 되어 군사정권의 실력자로 성장한다. 대척점에 놓인 두 형의 삶 사이에서 자란 경욱은 남북한을 모두 체험하는 ‘경계인’으로 살게 된다.큰형을 만나러 일본에 갔다가 사회주의 사상에 빠져 북한을 방문한 경욱은 그곳에서 북한체제를 비판한 게 걸려 남파된다.이후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살다가 출소한 이후 한국 국적을 찾은 뒤 조카에게 가족사를 들려준다. 작가는 “자신의 시대를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관통해나간 그들 삼형제의 삶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고 말한다. ●김용성 ‘기억의 가면’ 김용성이 6년만에 낸 장편에는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세 개의 전쟁과 그 상흔이 한 집안에 드리운 우울한 풍경이 자리잡고 있다. 초반부는 태평양 전쟁의 상처를 다룬다.일본 고베에서 태어난 소설가인 주인공 이진성은 1945년 ‘고베 대공습’으로 아버지를 잃고 삼촌과 귀국한다.일본으로 건너가 신문광고 등을 통해 일본인 어머니와 누이동생을 찾으려 애쓰다가 우여곡절 끝에 누이동생을 만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어 삼촌의 삶을 중심으로 한 한국전쟁의 상흔이 등장한다.진성이 중국군 번역요원으로 활동했던 삼촌을 찾기 위해 브라질,중국 옌볜(延邊) 등을 오가며 삼촌의 아들일지 모르는 이종만을 만나는 과정이 서사시처럼 펼쳐진다. 그리고 마지막 상흔은 진성의 체험이 실린 베트남 전쟁.청룡부대원으로 참전했다가 보복 전투에서 베트콩 중대장 부부를 죽음으로 내몬 뒤 그들의 아기 롱이우를 성당에 맡겼던 진성이 용서를 빌기 위해 베트남을 다시 방문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작가는 “전쟁터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에게 바치는 묘비명이자 살아남은 자의 참회록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고 고백한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용인시-성남시 ‘서울 가는 길’ 7m의 전쟁

    ‘서울로 가는 길을 뚫어라.’ 경기도 용인시와 성남시가 연결도로 7m를 놓고 전쟁 수준의 대립현상을 보이고 있다.구미동 중앙하이츠빌과 토끼굴에 이어 세번째 도로분쟁이지만 이번에는 공격(?)과 방어수준이 예사롭지 않다. 공기업인 토지공사는 10일 새벽 용역회사 직원을 동원해 용인∼성남간 구미동 접속도로 개설을 강행하려다 주민들이 다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교통등을 고려하지 않고 마구 아파트를 지은 난개발의 후유증이다. ●실력행사한 토공 토공 용인사업단은 이날 오전 6시30분쯤부터 중장비를 동원해 용인시 죽전동∼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을 연결하는 왕복 4차선의 죽전∼분당간도로 가운데 미개통 구간(길이 7m)에 대한 공사에 들어갔다. 토공은 용역회사 직원 100여명을 동원,분당구 구미동 아파트 단지 앞 도로에 철조망으로 바리케이드를 쳐 놓고 도로 접속에 반대하는 분당 주민들의 접근을 막았다. 토공은 오전 8시30분쯤까지 약 2시간 동안 성남시가 도로를 접속하지 못하도록 조성해 놓은 화단과 언덕(시유지)을 밀어내 언제든지 도로를 연결시킬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분당 주민 300여명이 몰려 나와 공사를 저지하려다 용역회사 직원들과 충돌이 빚어져 이모(55·여)씨와 유모(48·여)씨가 어깨 골절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문제의 구간은 토공이 이달 말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용인 죽전지구 주민들을 위해 신설중인 도로의 분당 접속 부분으로,성남시가 주민 반대를 이유로 접속을 불허하자 다급해진 토공이 공사를 벌인 것이다. 토공 용인사업단 관계자는 “곧 죽전지구의 입주가 시작돼 어쩔 수 없이 공사를 강행하게 됐다.”며 “용역회사 직원은 분당 주민들과의 충돌을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동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쟁터 방불케하는 현장 성남시는 토공이 허가를 받지 않고 시유지를 무단으로 훼손함에 따라 경찰에 고발하기로 하는 한편 공사를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도록 중장비를 동원해 현장을 폐쇄했다.현재 접속지점에는 용인시와 성남시의 대형중장비 10여대가 대치상태를 보이는 등 사뭇 전쟁터를 연상시키고 있다. 성남시 관계자는 “토공측이 한마디 상의없이 기습적으로 공사를 강행했다.”며 “시유지를 불법적으로 훼손한 데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도로 개설에 반대하는 분당구 구미동 주민들도 현장에 천막을 쳐놓고 공사 감시에 들어갔다.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공기업인 토공이 깡패들까지 동원해 공사를 강행하는게 말이 되느냐.”고 비난하고 “협상이 안 되면 강행한다는 법도 없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용인시 주민과 공무원들도 불만이다.죽전동 K아파트 주민 김모(44·여)씨는 “분당주민들은 서울쪽으로 아무런 부담없이 길을 만들어 사용하면서 정작 자신들의 지역은 타 시·군이 통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전형적인 지역이기주의”라고 꼬집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산 오르記]대구 비슬산

    산중에도 벌써 무더위가 찾아와 있었다.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와 계곡에는 때 이른 한 무리의 피서객들이 자리를 잡았다. 봄인가 싶더니만 어느새 여름이다. 비슬산(琵瑟山·해발 1083.56m)은 대구의 분지를 형성하는 대구 남쪽의 산이다.비슬산이란 이름은 산 정상에 있는 바위가 신선이 거문고를 타고 있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고 비슬이란 말이 인도 범어의 발음 그대로를 표기한 것이라고도 한다. 비슬산 산행 기점은 달성군 유가면의 유가사와 소재사가 있는 자연휴양림이다.유가사-정상-대견사터-휴양림 코스나 이의 역 코스가 일반적이다.유가사쪽에서 오르면 정상까지 오르는 길이 가파르고 휴양림쪽에서 오르면 덜 가파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 탓에 역코스를 택했다.휴양림이 있는 소재사 계곡은 아직 지난해 태풍 매미의 복구 공사로 포클레인 소리가 등산객을 먼저 맞았다. 비슬산에 들어서면 우선 등산화부터 챙기고 볼 일이다.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불쑥불쑥 튀어나온 등산로 암석에 발을 상하기가 십상이다. 소재사 계곡의 6월은 흡사 태풍전야의 모습과 같다.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 7월부터 이곳은 더위를 피해 몰려드는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다.한번쯤은 자보고 싶은 통나무집의 올 여름 예약은 이미 끝난 지 오래다.평소에 미리미리 계획하고 부지런을 떨어야 피서도 좋은 곳으로 가는 법이다. 소재사 계곡은 여름이면 피서지로 인기가 높지만 겨울에도 얼음동산으로 전국적으로 명성이 높다. 겨울이면 매서운 추위로 비슬산에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어지자 계곡에 물을 뿌려 갖가지 모양의 얼음빙벽을 조성,사계절 명소로 만들었다는 게 공무원들의 자화자찬이다. 아마도 겨울에도 편히 쉬지 못하는 게 비슬산의 팔자인가 보다. 쏟아지는 뙤약볕을 머리에 이고 계곡과 통나무집 사이로 난 포장길을 따라 30여분간 올라가면 낯선 모습의 암괴류(岩塊流)를 만난다. 암괴류란 큰 자갈 혹은 바위 크기의 둥글거나 각진 암석 덩어리가 산 경사면이나 골짜기에 아주 천천히 흘러 내리면서 쌓인 것을 말한다. 비슬산 암괴류는 중생대 백악기 화강암의 거석들로 구성,장관을 연출할 뿐 아니라 발달규모가 대단히 커서 길이 2㎞,최대폭 80m,두께 5m에 달한다.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만 같은 암괴류를 뒤로하고 산길로 접어들면 제법 가파른 바위 등산길이 나온다. 40여분 울퉁불퉁한 암석들이 뒤엉킨 등산로를 따라 걷다보면 삼층석탑 하나가 하늘끝에 매달려 있는 대견사(大見寺)터에 다다른다. 산사의 절집치고 빼어난 조망이 자랑거리가 아닌 곳이 없다지만 대견사터의 조망도 수준급이다. 멀리 서쪽으로 낙동강이 햇살에 반사돼 반짝반짝거리고 거칠것 없는 넓은 현풍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대견사터 주변에는 스님바위,형제바위,코끼리 바위 등이 갖가지 형상을 한 바위들이 널려 있다. 벼랑끝에 세워둔 삼층석탑은 보는 것만으로 아찔하고 혹시나 넘어질까봐 괜히 근심스럽다. 그동안 구전으로만 전해오던 대견사의 존재는 지난해 시굴조사를 벌인 결과 ‘대견사’라는 명문이 새겨진 기와조각이 발견돼 실체가 확인됐다. 스님바위 앞에서 등산객들이 손가락질을 하며 킥킥거린다.삿갓을 한 스님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스님바위라고 이름 붙여 놓았지만 도발적인 남근(南根)을 쏙 빼 닮았다.정숙한 사람에겐 스님 모습으로 음탕한 사람에겐 남근으로 보인다 했던가.대견사터에서 숨고르기를 한 후 대견사터를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큰 바위덩어리 사이로 만들어 놓은 계단을 오르면 갑자기 시야가 탁 트인다.눈앞에 비슬산의 정상인 대견봉이 우뚝 솟아있고 참꽃 군락지가 파도처럼 넘실거린다. 봄에는 비슬산을 붉게 물들이고 가을에는 억새가 장관인 30여만평의 참꽃군락지는 지금은 온통 초록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초록바다를 연상케 한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올라온 등산객들은 너도나도 그자리에 주저 앉아 눈앞에 펼쳐지는 초록바다에 넋을 놓는다.해마다 참꽃이 피는 4월말이면 이곳은 밀려드는 인파로 전쟁터나 다름이 없다.능선과 능선을 넘나들며 파도치는 참꽃구경은 못하지만 산행의 호젓함을 즐기기엔 오히려 지금이 적기인 듯 싶다. 시원한 산바람이 한줄기 지나가고 등산객들은 발길을 떼지 못하고 다시 깊은 숨 고르기에 들어간다.여기서부터 정상인 대견봉까지는 4㎞,1시간 정도 걸린다.정상으로 가지 않고 조화봉(1034m)을 거쳐 유가사 쪽으로 바로 하산하면 3㎞,1시간40분이 소요된다. 하산하는 길.휴양림 입구에서는 임도를 따라 승용차를 산 중턱까지 몰고가려는 등산객과 이를 막는 관리사무소 직원이 한바탕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도로위에 있어야 할 자동차들이 산속 깊숙이 진출하게 된 것은 마구잡이로 이곳저곳에 산길을 낸 인간들의 업보가 아닌가. ●볼거리·먹거리 비슬산에는 유가사,용연사,소재사 등 고찰들이 수두룩하다.용연사는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석조계단(보물 539호)이 있고 유가사는 절 뒤로 각양각색의 봉우리들이 돌병풍을 이뤄 운치를 더한다.소재사 계곡에 들어선 자연휴양림(053-614-5481∼2)의 통나무집에서 묵거나 야영도 할수 있다.현풍읍 상리에는 1730년에 만들어진 현풍석빙고(보물 673호)는 아직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다.현풍읍내에서 국도 5호선을 타고 대구방향으로 약 5분거리에 있는 약산온천(053-616-1100)은 칼슘과 중탄산 성분을 함유,수질이 부드럽고 혈액순환과 신경통 등에 효험이 높아 등산후 피로를 풀기에 안성맞춤이다.자연휴양림 입구의 보리밥 잘하는 집 목산촌가든(053-614-1435)은 단체로 찾는 이가 많다.현풍읍내에 위치한 50년 전통의 현풍 박소선 할매집곰탕(053-615-1122)의 국물맛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가는길 구마고속도로 현풍 나들목을 빠져나와 좌회전하면 잘 정비된 비슬산휴양림 가는 길이 나온다.휴양림까지는 6㎞ 정도.휴양림 입구에는 대형 무료주차장이 있다.토·일요일에 한해 대구서부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에서 601번 시내버스(1일 10회)가 휴양림까지 운행한다.유가사쪽에서 등산을 하려면 현풍 버스정류장에서 유가사행 시내버스(1일 8회)를 이용하면 된다.용연사쪽으로 가려면 대구서부시외버스정류장에서 836번(1일 8회)을 타면 된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태극기 휘날리며 돌아가겠소”

    한국 전쟁 당시 전사한 한 병사의 가족에 대한 애틋한 심정이 담긴 빛바랜 편지가 6일 공개됐다. 편지를 쓴 주인공은 1953년 4월12일 강원도 금화지구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알려진 고(故) 김종석 하사다.편지는 김 하사의 부인이 반세기 가량 보관했다가 지난 98년 별세하기 전 며느리 박현자(51)씨에게 ‘가보’로 물려줬다.이 며느리가 최근 이 편지를 국가보훈처에 전달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공개된 4통의 편지는 김 하사가 홀어머니와 부인,동생에게 각각 보낸 것이다.반세기가 지나면서 누렇게 색이 바랬지만 당시 편지를 받은 김 하사의 부인이 편지지에 기름을 먹여 놓아 읽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김 하사는 동생에게 보낸 편지에서 “중공 오랑캐를 무찔러 국경에 태극기를 꽂고….쏘련 모스코바까지 들리도록 만세를 부르고 꽃잎처럼 떨어진 전우가 고이 잠든 뒤에 그리운 가족품에 상봉하겠다.”고 뜨거운 조국애를 표현했다. 이어 “어제도 적의 토치카로 뛰어들다가 탄알에 두 방이나 맞아 뚫어진 형의 철모 자랑인 듯 보이고 싶다.”며 치열한 전쟁터를 묘사했다. ‘어머님 전상서’ 제하의 편지에는 “조부님 모시고 철도 모르는 자식들 데리고 얼마나 고생하십니까….농사에 대해 일할 만한 사람이 없어 걱정입니다.”라며 장남으로서 홀어머니를 두고 온 걱정이 배어 있었다. 보훈처는 편지 4통 중 3통의 수신날짜가 8월 19일이고 중공군과의 교전상황이 묘사된 점에 비춰 중공군과의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던 51년 작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편지를 공개한 김 하사의 며느리는 “속상한 일이 있으면 편지를 꺼내보시며 눈시울을 적시던 시어머니께서 ‘잘 보관해 후세에 물려주라.’고 주셨다.”면서 “요즘 사람들이 과거를 너무 잊는 것 같아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가평격전지 흑백사진 주인공 유해 귀향

    6·25전쟁의 격전지였던 중부전선 화악산 기슭에서 나온 빛바랜 흑백사진의 주인공은 피란지 부산에서 자원입대한 학도병이었다. 전투가 벌어진 그날 쓰러졌던 그 모습 그대로 반세기가 넘도록 가족을 기다리던 그 학도병은 법원 서기 출신 나영옥(당시 18세) 상병이다. 현충일인 6일 사진 속의 미소년은 유해가 돼 경기도 가평군 북면 소법1리 전사자 유해 발굴 현장에서 동생들과 상봉했다. ●똑같은 사진 54년간 간직 나 상병의 동생 나영일(59·서울 중랑구 신내동)씨는 이날 태극기가 덮인 형의 관을 어루만지며 “하늘나라에서 아버지,어머니와 만나 행복하게 잘 사시라.”며 상상하지 못했던 ‘재회의 슬픔’을 나누었다. 여동생 옥자(64)씨도 “전쟁터에 나갔다가 소식이 없는 오빠 때문에 아버지는 눈도 감지 못하고 돌아가셨다.”고 흐느끼면서 전쟁이 낳은 가족사의 아픔을 비로소 털어내는 모습이었다. 나 상병의 신원을 확인한 것은 육군이 벌이고 있는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의 결실이다.육군 27사단은 지난 2일 341번 지방도로변 고추밭에서 발굴한 전사자의 주머니에서 비닐에 싸인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나영일씨는 “언론에 공개된 사진을 본 아들이 ‘큰아버지와 비슷하다.’고 하기에 집에 있던 사진을 꺼내보니 바로 같은 사진이었다.”면서 “보관하던 사진은 어머니가 간직하고 계시다가 돌아가시면서 ‘형님을 잊지 말라.’고 물려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나 상병의 가족은 모두 20여명.가족들에 따르면 나 상병은 8남매의 둘째로 순천사범학교를 졸업한 뒤 벌교에서 법원 서기로 근무하다 전쟁이 터지자 피란지 부산에서 학도병으로 자원입대했다. 이후 그는 5사단 36연대 본부 소속으로 1951년 1월 이른바 1·4후퇴 당시 화악산을 타고 내려오는 중공군에 맞서다 전사한 것으로 유해발굴단은 추정하고 있다. 가족들은 “이 사진을 찍을 때 입은 옷은 군복이 아니라 법원에 근무할 때 입었던 옷”이라면서 “공무원시험에 합격하면서 선물로 받은 만년필 2개를 왼쪽 가슴에 꼽고,손목시계를 차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나영일씨는 “휴전협정에 따라 다른 사람들은 다 돌아왔지만 둘째 형님만은 소식이 없었다.”면서 “가족들은 명절이나 현충일이 되면 그저 꽃 한다발을 사들고는 동작동 국립묘지를 서성이곤 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발굴된 29구 유해 국립묘지 안장 계획 한편 육군 27사단은 이번 전사자 유해 발굴 작업에서 나 상병을 비롯해 모두 29구의 유해를 발굴했다.27사단은 오는 17일 사령부 연병장에서 합동 영결식을 가질 예정이다.나 상병 등의 유해는 영결식이 끝난 뒤 국립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나영일씨는 이날 “아직까지도 착잡하고 떨려서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그동안 국군포로 얘기만 나와도 혹시 형님이 아닐까 안절부절 못했다.”면서 “형님을 찾아줘서 정말 고맙다.”고 발굴단 관계자의 손을 꼭 잡았다. 서동철기자 dcsuh@seoul.co.kr˝
  • 24일 프랑스오픈 개막… 2주간 열전 돌입

    ‘앙투카 코트’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올시즌 테니스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이 24일 파리 롤랑가로에서 개막,2주 동안 펼쳐진다.호주오픈,US오픈,윔블던대회 등과 함께 4대 메이저대회로 꼽히는 프랑스오픈은 유일한 클레이코트 대회.벽돌가루가 섞인 인공흙을 깐 붉은색의 앙투카 코트는 프랑스오픈의 상징이다. 총상금은 지난 대회에 견줘 약 2.3%가 는 1326만유로(약 191억원).남자 단식 우승자에게는 86만유로(12억3800만원),여자 단식 챔피언에게는 83만 8500유로(12억700만원)가 각각 돌아간다. ●이변을 비켜갈 자 없다. 타구의 탄력을 흡수하는 클레이코트의 특성상 하드코트에 익숙한 선수들에게 롤랑가로는 ‘무덤’으로 비유된다.그랜드슬램 최다 타이틀을 갖고 있는 피트 샘프러스(미국)는 윔블던 7회 우승을 비롯,13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하고도 롤랑가로 정복에는 실패,그랜드슬래머 대열에 끼지 못했다. 지난 대회에서는 호주오픈에 이어 2연속 우승을 노린 앤드리 애거시(미국)가 8강에서 탈락,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가 황제로 우뚝 섰다.‘세레나 슬램’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여자테니스계를 주름잡은 세레나 윌리엄스(미국)도 쥐스틴 에냉(벨기에)에게 정상의 자리를 물려줘야 했다. ●남자는 유럽과 남미의 전쟁 1990년대 이후 남자부는 남미와 스페인 선수들이 지배해 왔다. 미국 선수로는 짐 쿠리어(91·92년)와 애거시(99년)가 겨우 체면을 살린 정도.올해도 남자 코트는 유럽과 남미 선수들의 전쟁터다. 우선 기예르모 코리아(아르헨티나)와 로저 페더러(스위스)의 약진이 눈에 띈다.지난달 몬테카를로오픈 챔피언 코리아는 일주일 전 함부르크 마스터스대회 결승 이전까지 클레이코트 31연승을 달렸고,통산 8개 타이틀 가운데 7개를 클레이코트에서 거뒀다.함부르크대회 정상에 오른 페더러 역시 클레이코트에서만 9승1패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98년대회 챔프 카를로스 모야(스페인)가 6년 만의 왕관을 노리고 있고,다비드 날반디안(아르헨티나),러시아의 자존심 마라트 사핀도 첫 메이저 우승을 벼르고 있다. ●‘부상 병동’ 여자코트는 안개속 지난 대회 여자 결승은 에냉-킴 클리스터스의 ‘벨기에 슬램’이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클리스터스는 고질적인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했고,에냉 역시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고심끝에 출전을 강행했다.재기에 성공한 듯하던 비너스·세레나 윌리엄스 자매도 다시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이 와중에 아멜리 모레스모(프랑스)가 21년 만의 안방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자국 선수의 우승은 남녀 통틀어 지난 83년 야닉 노아가 마지막.세계 3위의 모레스모는 이달초 독일여자오픈과 이탈리아 마스터스를 거푸 제패하며 첫 메이저 우승을 준비했다. 슈테피 그라프와 모니카 셀레스가 각각 지난 87년과 90년에 두 대회 우승에 이어 롤랑가로 정상에 선 것은 모레스모의 우승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철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47)의 깜짝 출전도 변수.통산 18개의 메이저 타이틀을 보유중인 나브라틸로바가 메이저대회 단식에 나서는 것은 지난 94년 윔블던 이후 10년 만이다.와일드카드로 출전한 나브라틸로바는 “하루에 단식과 복식 2경기를 모두 치를 준비가 돼 있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삶과 경영 이야기⑧] 과자 생산 58년 크라운제과 윤영달 사장

    ‘죠리퐁,콘칩,쵸코하임,쿠크다스,뽀또,미니쉘….’58년 동안 과자생산 ‘외길’을 고집해온 크라운제과가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은 과자 이름이다.기성세대인 40∼50대가 코흘리개 때 먹던 간식에서부터 ‘첨단 세대’인 10대 입맛에도 맞춘 이들 제품에는 독특한 신개념 경영철학이 깃들어 있다. 윤영달(尹泳達·59) 사장은 창업주인 고 윤태현 회장의 장남으로 1999년 노환으로 세상을 떠난 선친의 가업을 이어 크라운제과의 외길을 이끌고 있다.연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67년부터 크라운제과의 경영과 인연을 맺었다.77년부터 20년 가까이 자동차 부품회사 등 개인사업을 하다가 회사사정이 악화되면서 95년 대표이사로 크라운제과에 복귀했다. 윤 사장은 회사가 나이테만큼이나 부침을 겪었지만 까다로운 청소년들의 입맛을 앞서야 한다는 점을 경영신조로 삼고 있다고 했다.이에 따른 그의 경영 아이디어는 독특하다.‘크로스 마케팅’ ‘루트 세일’ 등 생경하기까지 한 경영방식을 잇따라 도입해 경영위기를 성공으로 돌려세웠다.주위에서는 이에 ‘신개념 경영’이란 말을 붙였다. 크로스 마케팅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 부도났던 회사를 헤쳐나올 수 있게 했던 원동력이었다.동종업체끼리 경쟁사의 상품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이 기법은 국경을 뛰어넘는 전략적 제휴이기도 했다.영어 사전에도 없는 말이지만 외국인들로부터 뜻과 맞아떨어지는 단어라는 평가를 받았다. 윤 사장은 이사직에 있을 때인 72년, 크라운제과의 최고 히트상품이면서 지금은 추억의 과자처럼 인식되고 있는 ‘죠리퐁’을 개발해냈다.여기에다 ‘루트 세일’이란 독특한 판매방식을 얹은 뒤 국민들의 입맛을 파고들어 장수제품으로 만들었다. ●한국적 유통방식 루트세일도 효과적 루트 세일은 제조업체의 유통사원이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전국 방방곡곡의 구멍가게까지 소매점을 직접 찾아다니며 물건을 공급하는 유통방식.이는 외국업체들이 쉽사리 국내시장을 뚫지 못한 방패막이 역할을 해 회사의 외환위기 극복에 일조를 했다.현재 식품업계에서 한국적 유통방식으로 정착했다. 크라운제과의 역사는 1947년 서울역 뒤편 중림동의 ‘영일당’에서 시작됐다.고 윤태현 회장이 직접 과자 틀의 쇠를 깎아가며 장수과자 ‘산도’를 만들어낸 이야기는 김혜수가 주연했던 MBC 드라마 ‘국희’의 기둥 줄거리가 될 정도로 성공 신화였다.산도 외에도 죠리퐁,콘칩,쵸코하임,쿠크다스,뽀또,미니쉘 등의 히트 상품을 거느렸던 크라운제과도 98년부터 몰아친 외환위기의 파고를 맞아야 했다. 윤 사장은 위기를 역전의 기회로 바꿀 수 있었던 크로스 마케팅 등 위기때의 역발상적인 경영기법들을 통해 회사를 이끌었다고 밝혔다. -외환위기가 오기 전에는 몸집 부풀리기에만 치중하는 확대경영을 했다.이익규모 내에서의 투자가 아니라 빚을 얻어가며 껍데기만 키우는 바보짓을 해왔다는 후회를 한다.외환위기가 오니까 금리는 올라가고 환율도 뛰고 무엇보다 대출금과 단기차입금이 압박을 해왔다.연장을 해줘야 계속 돈을 쓸 수 있는데 갑자기 단기회수를 당해 어려움을 겪었다. -1998년 1월 결국 회사가 부도나는 비운을 맞았다.50년 역사의 회사가 도산하자 화의를 신청해 융자를 받았다.많은 채권단으로부터 지원받은 고마움은 잊지 않는다.화의가 돼서 회사가 투자를 못 하자 신제품을 못 내고,거래선에서는 회사가 쓰러질지 모른다며 외상을 잘 안 주고 수금도 어려웠다.이대로 가다가는 밥도 못 먹겠다 싶어 회사의 발원지라 할 수 있는 본사 제1공장을 파는 등 일부 구조조정을 했다. -구조조정을 하고도 살아날 수 있는 길이 발견되지 않았다.신제품과 영업확대 전략을 생각하다가 내부에서 만들 능력은 없지만 외부에서 조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크라운제과의 영업조직은 루트 세일에 기반한 강력한 조직이다.4대 과자업체 중에 크라운이 회사 규모는 가장 작지만 30년 전에 루트 세일이란 현재의 과자 영업형태를 가장 먼저 착안해서 시작했다.영업조직은 확실히 살아있어 뭔가 팔 수 있는 물건이 필요했는데,갖고 있는 제품이 진부했다.전쟁터에서 고물 무기를 들고 싸우는 격이었다.부도로 자금이 없고 설비투자도 안돼 신제품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시설은 있지만 판매를 못하는 기린·삼립·동아당 등 몇몇 회사와 접촉해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품으로 판매를 시작했다.하지만 국내 조달은 불만스러웠고 설비가 우리보다 작은데다 새로운 설비가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신제품이 아니었다. -외국에서 수입해 판매해 보자고 생각하게 됐다.수입상이 아니라 역시 OEM으로 한다는 방침이었다.1차로 타이완 업체와 접촉했다.타이완의 1,2,3위 제과업체인 이메이,왕왕,콰이콰이를 동시에 방문했다.회사제품인 샘플 3세트를 준비해서 서로 상대회사의 제품을 팔아보자는 의향을 이야기했다. ●中·美·호주 등 대형 업체와 제휴 추진 -이메이는 타이완 1위의 종합식품회사로 자국 내에서 막강한 시장과 마케팅능력을 보유한 업체이며,왕왕은 타이완에 본사를 두고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쌀과자 전문 회사다.처음에는 상호간에 이득이 될 수밖에 없는 제안에 대해 모두들 관심은 높았지만 내심을 숨기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한마디로 믿기 어렵다는 것이었다.또 크라운이 당시에 화의상황이라는 것도 큰 장애요인 중의 하나였다. -왕왕과는 바로 협의가 끝나 쌀과자를 들여오기 시작했다.현재 판매하고 있는 참쌀 설병,선과라는 제품이다.연간 180억원씩,모두 800억원어치를 팔았으니 성공적인 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콰이콰이와도 거래를 계속하고 있으나 많은 양은 아니다.1위 업체인 이메이는 우리와의 거래에 있어 염려를 많이 했다.2000년 1월에 방문,2003년까지 진전이 없었다.화의를 종료하고 왕왕과의 거래를 설명하자 이메이가 우리를 이해하게 됐다.거래를 시작해서 이제 경영자원과 경영정보를 주고받고 있다.공동투자를 해서 공동사업까지 벌이는 것으로 발전했다. -중국의 남가촌과 미국 위글리사의 껌 제품,호주의 가장 큰 제과회사 아노스와도 크로스 마케팅을 협의 중이다.일부 제품은 들여오고 국내 제품도 나가는 단계다.한국 야구르트의 스낵을 크라운이 팔아주고,야구르트가 우리 죠리퐁을 러시아에 팔아주는 크로스 마케팅도 진행 중이다. -크로스 마케팅은 처음에는 ‘더덕’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산삼’이었다.크로스 마케팅이 아니었다면 화의를 4년만에 조기 졸업하지 못했을 것이다.크로스 마케팅 덕분에 과잉투자도 모면할 수 있었다.이전에는 국내 설비상황만 보고 국내에 없는 설비는 투자해도 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타이완처럼 크로스 마케팅이 가능한 지역에 있는 설비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이제는 기업간에 국경이 없으므로 함부로 설비투자를 하다가는 큰일난다.다른 산업에서도 크로스 마케팅을 많이 활용해야 한다. -크로스 마케팅을 수입이란 관점에서 보면 국내에서 만들지 수입하냐고 하지만,바꿔서 보면 수출하는 것이다.크로스 마케팅은 수입을 통해 수출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다.우리 제품의 시장이 그만큼 넓어진 것이다.크로스 마케팅이 가능한 지역에는 우리제품을 얼마든지 수출하므로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국내 판매량보다 많은 양을 생산하므로 원가도 절감할 수 있다.경영 관점에 지구촌이란 개념을 확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주변에 크로스 마케팅을 전파했더니 경쟁업체라 생각해서 가까이 가지 못하고 공장을 한번 보자는 제안도 못했는데 크라운의 사례를 보고 용기를 냈다고 했다.외국회사에서도 국내 업체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다.외국회사를 경쟁사가 아니라 파트너로 생각하니 공장도 둘러볼 수 있고,공동사업과 공동투자도 확대됐다고 하더라. -크로스 마케팅이 좀더 발전하게 되면 중국 회사인 남가촌에서 우리 제품을 만들어 중국,일본,타이완,홍콩 등에 판매하는 전략을 갖고 있다.이는 ‘트랜스퍼 트레이드’라 이름붙였다. -외국에 나가 기술을 지도하고 원하는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연구진의 수준이 올라갔다.크로스 마케팅으로 인해 부수적으로 얻은 결과다. -생산방식으로는 일본 자동차회사인 도요타의 적기에 정량을 생산하는 ‘JIT(Just In Time)’가 있다면,영업방식에는 크라운 제과의 크로스 마케팅이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크로스 마케팅이 많이 보급돼서 다른 산업에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크라운제과가 화의를 조기 졸업하는 원동력으로 크로스 마케팅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윤 사장은 화의 전에는 멋모르고 골프도 쳤지만,부도난 사장이 골프치고 돌아다니냐는 손가락질은 받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골프를 그만뒀으며 아직도 안하고 있다.대신 직원들과 등산을 한다.직원들과 함께 산에 오르며 땀을 흘리고 움직이는 과정에서 많은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한다. ●4년 전부터 사내 독서회 만들어 유대강화 -등산을 한 뒤 목욕탕에서 같이 등을 밀고,신발이 떨어지면 사장이 직접 뛰어가 사오면서 힘을 결집하는 계기가 됐다.사장인 내가 몸무게가 0.1t으로 가장 많이 나가고,부사장은 저지방 진단을 받을 정도로 모든 직원이 날씬해졌다.하루에 20∼30㎞씩 걷고 아침 8시에 나가 저녁 9시에 돌아올 정도로 체력도 길러졌다.점심을 먹은 뒤 오후 3시쯤 다시 산에 오르면 지방이 타는 느낌을 받는다.최근 100회 산행 기념으로 북한산 청소를 했다.매출 목표를 달성하면 직원들과 함께 백두산에 오를 계획이다. -4년 전부터 차장·부장 독서회 두가지를 만들었는데 프리 리딩이라고 해서 무조건 책을 사서 돌린다.차장들이 책을 읽고 키워드 하나,A4용지 한장으로 정리해 회사 내부 사이버 연수원에 올린다.부장 독서회는 책을 읽고 발표한다.책의 저자를 가능한한 연사로 모셔 강의를 듣고,연사 앞에서 토론을 한다.저자 앞에서 얘기를 하다보니 굉장히 심도있는 토론을 할 수밖에 없다.서울고등학교 16회 졸업생들 20여명이 한달에 한번씩 모이는 독서회에서 하는 똑같은 방법을 사내 독서회에 쓰고 있다.도요타 관련 책을 보니 ‘강한 사원이 강한 회사를 만든다.’는 좋은 말이 나왔다.직원들에게 ‘자네는 충분히 강한가?’라고 묻는다. 정리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남규철의 DVD페인]개미 하품하는 소리도 잡아라

    DVD를 즐기는 이들이 타이틀 선정시 먼저 고려하는 부분 중의 하나는 그 타이틀이 얼마나 멋진 사운드를 가졌는가 하는 것이다.화질이나 부가영상들에 대한 관심도 높지만 DVD라고 하면 사방의 스피커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사운드가 가장 인상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사운드가 ‘멋진’사운드라 말할 수 있을까? 우선은 영화 속 장면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현장감 넘치는 사운드를 꼽을 수 있다.그 외에도 이동감과 공간감을 잘 드러내는 서라운드 효과,육중한 무게감과 공포감을 주는 저음,풍부하고 선명한 영화음악,효과음에 파묻히지 않는 대사 등을 꼽을 수 있다.아래 소개하는 타이틀들은 이런 멋진 사운드로 무장,DVD애호가들이 ‘레퍼런스급 사운드’를 가진 타이틀로 손꼽힌다.자,이제 평소보다 볼륨을 조금 더 높이고 즐겨보자.강렬한 멀티채널의 진수를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dts) 모든 사람들이 주저 없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강력한 멀티채널 사운드를 들려주는 타이틀.특히 도입부의 상륙장면은 몇 번을 봐도 쾌감이 느껴지는 멋들어진 사운드를 들려준다.해변에 부딪치는 무서운 기세의 파도소리로 시작되는 이 장면은,전후좌우의 사방에서 날아오는 탄환들의 궤적들과 육중하고 무시무시한 폭탄 소리들,병사들의 비명까지,전쟁터의 한가운데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한다.반드시 소장해야 할 타이틀 중 하나이다. ●U-571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강렬한 멀티채널을 느끼게 해준다면 U-571은 둔중하면서도 압도적인 저음들과 긴장감을 배가시키는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심해에 가라 앉은 잠수함 속,섬뜩하고 기분 나쁜 쇳소리들과 밀폐된 공간을 조여오는 수압의 진동음,머리 위에서 내 쪽으로 다가오는 폭뢰들과 마침내 공간을 휘어잡으며 강력하게 진동하는 육중한 폭발음까지.몇 번이고 앰프의 볼륨을 살펴봐야 할 만큼 멋들어진 저음들의 향연을 들려준다. ●마스터 오브 커맨더 영화가 시작하면 카메라가 배 안을 훑고 지나간다.이 장면의 사운드는 잘 만들어진 사운드 디자인이 어떤 것인지 웅변한다.삐걱거리는 나무 바닥,뱃전을 때리는 파도소리,누군가의 고함소리와 갈매기 소리 등이 사방의 스피커를 통해 현실감 넘치게 들려와,범선 위를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이어지는 해상 전투장면에서는 날아드는 포탄의 궤적과 갑판을 꿰뚫는 둔중한 폭발음,아비규환의 전투장면 등으로 역동적이면서 공포감마저 느끼게 할 만큼 힘이 넘치는 사운드가 가득하다. 이외에도 ‘블레이드 2’는 육감적 테크노 사운드 위로 육중한 저음들과 실감나는 서라운드효과들이 가득하고,‘트위스터(dts)’는 집안을 날려버릴 만큼 강력하게 들려오는 토네이도의 사운드가 인상적이다.아울러 음악 타이틀인 ‘이글스:Hell Freezes Over’와 ‘로이 오비슨:Black & White Night’등도 멋진 서라운드로 이루어진 음악을 들려주는 타이틀로 유명하다. DVD칼럼니스트·09DVD업무팀장˝
  • 국회 진출 39명으로 본 ‘女風’ 현주소

    17대 국회는 ‘여풍(女風)’이 드센 ‘여성정치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승리의 축배를 들기엔 다소 미심쩍어 보인다는 게 여성들의 말이다.“최악의 위기에서 겨우 여성에게 내맡겨진 정치”라거나 “결국엔 여성들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 씌우고,끌어내릴 것이다.”라는 선거 전의 ‘음모론’은 조금씩 가라앉고 있음에도, 과연 이번 총선을 ‘진정한’ 여성의 승리라고 기뻐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 여성들 사이에 여전히 오간다. 여성 39명의 국회 진출을 ‘여성의 시대’라고 과장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자 ‘위험한 낙관’이라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여성시대’,‘위기엔 여성의 힘이 필요하다’, ‘여성이 정치하면 맑아진다’는 세 화두로 새롭게 여성정치를 가늠해본다. ●여성시대가 열렸다? 여성의원 39명 탄생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13대 국회에서는 6명,14대 3명,15대 9명,16대 15명(5.9%)과 비교하면 단번에 39명(299명 중 13%)으로 늘어난 것은 괄목할 만한 숫자다. 여성의원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각 정당이 앞다퉈 여심을 잡기 위해 비례대표제에 지퍼식 공천을 선택하면서부터 예정됐던 일. 주부 서영숙(56·서울 은평구 갈현동)씨는 “옛날에는 아예 여자가 없었으니까 찍으려고 해도 못 찍었던 것이지.여자라도 똑똑하고,일 잘하면 찍어야지.왜 여자가 여자를 안 찍어?”라고 말했다. 혼란의 와중에서 야당을 이끈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민주당 추미애 선거대책본부장은 돋보이는 존재였다.그러나 ‘여성들의 시대를 개막할 전사’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순간에서도 두 사람은 똑같이 여성계로부터 ‘가부장적인 남성문화의 보호를 받았다.’는 곱지않은 시선에 놓여야만 했다.더욱이 이들은 ‘감성을 자극한 정치행보’로 인해 적잖은 우려를 낳았다. 물론 대부분의 남성 정치인도 똑같이 감성코드와 이미지를 내세웠지만 여성들에 대해서는 이중적인 잣대를 가진 시각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는 큰 숙제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여성정치인에 대한 언론의 시선은 여전히 남성중심적”이라고 비난하는 김지현(29·대학강사)씨는 “똑같이 감성을 이용해도 남성 정치인에게는 인간적이 풍모로 비춰지지만 여성에게는 연약함이란 부정적인 측면으로 비춰지는 게 현실이다.우리 또래 여성의 눈에는 그런 면이 못마땅했다.”라고 지적했다. 40대 여성 정혜선(46·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씨는 “박근혜씨에게 아버지의 후광이라고 폄하하는 것,그것 자체가 여성비하다.남성정치인들도 후광이나 연고를 이용하지 않았느냐?”라고 물을 만큼 여성정치인에 대한 강렬한 기대를 내비쳤다. 여성들은 13%라는 여성의원의 숫자는 ‘여성정치시대’라고 놀랄 만큼 대단한 수치는 아니라고 말했다.남성보다 61만 2900명 더 많은 여성유권자(50.9%) 숫자로 단순비교해도 이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국제의회연맹(IPU)의 2003년 자료에 따르면 여성의원의 비율은 스웨덴 45.3%,덴마크 38%,핀란드 36.5%,아시아권에서도 베트남 27.3%,중국 21.8%,파키스탄 21.1%,필리핀 17.8%이다. 동덕여대 김경애 교수는 “한 집단에서 목소리를 내고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0%는 차지해야 한다.임계수치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30%만으로는 제대로 성 평등적인 정책수렴이 되지않는다는 판단도 나와 2000년 프랑스에서는 남녀동수법(PACS)’을 제정했다.남녀동수법안이란 모든 정당들이 경선의 입후보자 명단에 여성을 50% 포함하도록 하는 법률이다. 유엔은 양성 평등을 이룩하기 위해선 어떤 분야에서든 한 성(性)이 최소 30%는 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위기에는 여성이다? 이번 선거에서 3당 대변인의 역할이 모두 여성에게 맡겨졌다는 사실은 연일 화제를 불러왔다.그러나 이를 반기기보다 오히려 ‘위기타개용’이나 ‘유행’이라 우려하거나,“우리 정치풍토에서 여성은 결국 꽃일 수밖에 없는가.”란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특수한 상황에서 여성들이 가족을 살리거나,민족을 구한 것은 역사 속에서 현실로 존재했었다.그러나 위기상황에서 벗어난 순간 여성의 능력은 다시 가정에 국한됐고 여성은 권력의 주변부에 늘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는 전례가 여성사에 뚜렷하게 남아있다. 2차세계대전 당시의 예를 들면 남성이 전쟁터에 투입된 후 여성의 노동력이 군수물자인 탱크나 총을 만들어야만 했을 때,여성들은 ‘강한 존재’로 부각됐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후 남성들이 사회로 복귀하면서 여성들에게는 기존의 이데올로기인 ‘모성’이 강조됐다.여성들은 해고됐고 일자리는 남성 노동자에게 돌아갔다.이런 역사적 맥락에서 볼 때,‘위기에는 여성’이란 부추김이 반갑기만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한 가지,다시 가정으로 돌아가야만 했던 여성들에게서 여성노동자의 인권문제와 여성운동이 시작됐음은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연세대 김현미 교수는 “정치와 경제적 위기에 여성들의 힘을 이용하는 것은 정치적·역사적으로 습관화된 방식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비관적이지 않은 것은 월드컵 이후 우리 사회가 남성중심적·집단주의적인 마초문화에서 상호공존적·여성적 문화로 탈바꿈했다는 점에 있다.”라고 지적했다. ●여성이 하면 정치가 맑아진다? 여성계는 정치에 여성들의 숫자가 늘어야 함을 강조하면서 “여성이 참여하면 맑아진다.”고 강조했다.‘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는 102명의 여성후보를 내세워 보다 적극적인 여성참여를 유도했다. 그러나 한정된 비례대표 국회의원 자리를 두고 여성들이 벌인 경쟁이 과연 남성과 달랐는가,또한 여성끼리 서로 ‘그녀가 승리해야 우리도 승리한다.’는 ‘자매애’가 강조됐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한 편에서는 ‘남성문화를 익힌 여성이 더 성공한다.’는 말이 오가는 만큼 여성이란 이유만으로는 절대로 맑은 정치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성균관대의 정현백 교수는 “여성들이 벌이는 대리전쟁을 보면서 여성이 많이 진출하더라도 과거의 부끄러운 정치문화가 끊임없이 재생산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경애 교수는 “이전에도 선거운동원의 대부분은 여성이었다.여성이 정치에 참여하면 민주정치가 된다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이젠 어떤 여성이 정치에 참여해야 하는가,그것을 논의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조현옥 대표는 “여성이 ‘원천적으로 도덕적’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부정·부패의 뿌리인 남성들의 학연·지연 등 연고주의에서 훨씬 자유롭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여성이 부정·부패·폭력 정치의 대안세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은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선거 전후의 과정이야 어쨌든 여성의원들이 당적을 떠나 ‘여성’이라는 공통분모로 힘을 합해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 공감했다. 허남주기자 h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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