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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영세 중립과 한반도 통일/강종일 한반도중립화연구소 소장·명예논설위원

    국가원로회의는 지난달 8일 ‘국가발전을 위한 대통령과 국회의장, 정당대표에게 보내는 권고문’을 발표했다. 그 권고문은 국방외교 정책에서 “통일한반도는 극동강대국 틈에서 언젠가는 영세중립국을 희구해야 한다.”는 한국 외교정책의 비전을 제시했다. ‘영세중립’이란 ‘중립화’와 같은 개념으로, 국가의 자주적 독립과 영토의 통합을 주변국가와 국제적 조약을 통해 영구적으로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를 말한다. 한 국가가 영세중립을 외교정책으로 채택하고 주변 국가의 승인을 받을 경우 영세중립국이 된다. 영세중립국이 되기 위해서는 3가지 -주관적, 객관적, 국제적-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주관적으로는 영세중립을 지향하는 국가의 국민들이 영세중립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야 하며, 객관적으론 지정학적으로 영세중립국의 대상이 돼야 하고, 국제적으론 주변 국가들이 협정을 통해 영세중립국의 국제적 지위를 승인해야 한다. 현재 영세중립국의 국제적 지위를 인정받고 있는 국가는 스위스와 오스트리아가 있다. 스위스는 주(州:canton)간의 전쟁을 종식하고 외국의 침략을 방지하기 위하여 1815년 영세중립국이 되었고, 오스트리아는 외국군의 철수를 위해 1955년 영세중립국이 됐다. 스위스의 모델은 우리에게 남북 간의 전쟁 방지와 장차 한반도에 대한 외국의 침입을 방지할 수 있으며, 오스트리아의 모델은 주한 미군의 철수문제를 해결하는 데 교훈을 줄 수 있다. 한반도는 왜 영세중립국이 돼야 하는가? 첫째, 지정학적 요인이다. 한반도는 외국의 소규모 침략전쟁(skirmish) 920회, 대규모 침략전쟁(war) 53회, 외국군간의 전쟁 5회 등으로 어느 나라보다 많은 침략을 받았으며 전쟁터가 되어왔다. 둘째, 한반도는 주변 4강에 비해 국력이 열세이다. 통일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의 국력(영토, 자원, 인구, 국방 등)을 100으로 했을 경우, 한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3.7% 미만으로 국력이 미약하다. 셋째, 장차 통일된 한국이 안보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립, 동맹, 영세중립 중에서 택일할 수 있다. 자립이 바람직한 안보 방법이나 한국의 국력 열세가 문제이고, 동맹은 피동맹국의 간섭을 받게 된다. 영세중립은 자주와 동맹의 그러한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고, 바람직한 자주국방과 집단안보체제의 모델로 평가되고 있다. 넷째, 한반도는 영세중립 국가의 대상이다. 예일대학의 블랙 교수는 영세중립의 대상국가로 신생국가, 분단국가, 강대국간의 교량적 역할을 하는 국가, 외침을 많이 받은 국가, 강대국에 포위된 국가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반도는 여기에 해당된다. 끝으로, 남북의 평화적 통일 방법이 될 수 있다. 영세중립은 전쟁을 부인하고, 외침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남북간의 전쟁을 피할 수 있고, 평화통일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한반도에 대한 영세중립의 주장은 지정학적 특수성으로 인하여 구한말 시대부터 제기됐다. 유길준(兪吉濬·1856∼1914)이 1885년 조선(朝鮮)의 영세중립 필요성을 주장한 이래,1961년 1월 한국인의 32.1%가 영세중립통일을 찬성하였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한반도 영세중립 전망, 김일성 전 주석의 중립통일 제의(3회), 미국의 1953년 6월 한국 중립화 구상, 중국과 러시아 학자들의 한반도 영세중립통일의 높은 찬성률 등을 고려할 때, 한국 정부가 영세중립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경우, 그 가능성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종일 한반도중립화연구소 소장·명예논설위원
  • [안동환기자의 현장+] 대리기사 꿈 실은 ‘고양이 버스’

    [안동환기자의 현장+] 대리기사 꿈 실은 ‘고양이 버스’

    대중교통이 끊긴 시간, 대리운전 기사들은 어떻게 움직일까. 치열한 경쟁으로 대리운전 요금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자칫 택시비가 더 많이들 텐데…. 정답은 대리운전 기사의 발을 자처하는 셔틀 버스에 있다. 캄캄한 새벽에만 다니는, 보통사람들에게는 감추어진 그들만의 교통수단을 ‘고양이 버스’로 불러도 좋을 것이다. 물론 일본의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고양이 버스의 동화적 상상력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자정부터 서울과 의정부, 일산, 분당, 인천, 부평, 수원, 안산, 안양 등 수도권의 밤거리를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버스안의 세계는 생존을 위한 또 다른 ‘전쟁터’다. 22대의 25인승 버스가 14개 노선에서 하루 평균 3300㎞를 달린다. 손님은 한국대리운전협회 회원 4000여명. 매일 1000여명이 이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28일 오전 1시10분. 한 대의 셔틀 버스가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을 미끄러지듯 벗어난다. 지난 4월부터 운전대를 잡았다는 추창호(58)씨의 이른 하루가 비로소 시작된 것이다. 추씨는 낮에는 유치원 버스, 밤에는 고양이 버스를 모는 ‘투잡스족’. 그는 오늘도 의정부에서 강남구 청담동 프리마호텔 앞까지 1번 노선을 새벽 4시까지 두 차례 왕복해야 한다. 추씨에게 주어진 시간은 48분. 손님이 있는 목적지에 1분이라도 빨리 닿아야 공치지 않는 대리운전 기사들과 고양이 버스 기사의 시간 싸움에 버스 안은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오전 1시30분, 하계역에서 버스에 오른 우모(54)씨는 무척 고단해 보였다. 서울 을지로에서 의정부를 오가며 3건을 뛰었다고 한다.4만 5000원을 받았지만 택시비 6000원에 회사 공제금 20%를 제하면 얼마나 남을지…. 그는 파주에서 전자부품을 만드는 영세업체 사장이다. 깊어지는 불황에 지난해 11월에는 집까지 팔았지만 어려움은 풀리지 않았다. 직원 2명의 월급을 주기 위해 낮에는 공장에서, 밤이면 새벽 3시까지 대리운전 기사로 뛰고 있다.“내년에는 제발 경기가 풀려 웃어 봤으면 좋겠다.”는 우씨의 이마에는 주름살이 깊게 패어 있었다. 대리운전 기사들은 셔틀 버스 안에서도 쉬지 못한다. 쉴 새 없이 호출신호가 울리는 단말기에서 눈을 뗄 수 없다. 용케 손님의 호출을 받은 대리 기사들이 중간에 내릴 때는 남은 이들의 부러운 시선이 뒷모습에 박힌다. 태릉입구역을 지나면서 버스는 대리 기사들로 빈자리가 없었다. 영동대교를 건너자 화려한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강남으로 접어든다. 모든 대리 기사의 마지막 ‘전투지’다. 버스 안에는 기대감과 묘한 흥분의 기류가 흐른다. 1시58분. 신기하게도 1분의 오차도 없이 버스는 종착지인 프리마호텔 건너편에 정확히 멈췄다.5분 뒤 버스는 다시 의정부로 달려가야 한다. 추씨는 오전 3시10분 신곡동 출발점에서 두 번째 운행을 시작할 것이다. 추씨는 새해 방학네거리에서 압구정동까지 편도 16㎞의 조금 짧은 노선으로 옮긴다. 밤을 하얗게 밝히고 한달에 100만원을 손에 쥘 뿐이지만 추씨는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하고 싶다.”고 의지를 보인다. 추씨는 유치원 버스에서도 한 달에 120만원의 수입을 올린다. 하지만 눈붙일 겨를 없이 이어지는 일이 환갑을 바라보는 그에게는 무리가 아닐 수 없다. 외환위기로 운영하던 공장을 접고 긴 실직의 터널을 지나야 했던 추씨는 ‘노동은 행복’이라는 작지 않은 가르침을 주었다. 이날 버스 안에서 만난 여성 대리운전 기사 정모(46)씨는 동대문 시장에서 미싱 일을 한다. 정씨는 아이들 교육비를 벌겠다고 밤마다 도로로 나선다. 아이들이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다. 노총각 박모(35)씨에게 새해에 이루고 싶은 일을 물었더니 잠시 주저하더니 꼭 결혼을 하고 싶단다. 취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새벽길, 가슴이 따뜻해진 때문인지 춥지도, 피곤하지도 않았다. 거대한 수도권의 밤거리를 내달리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들이 자랑스럽고 고맙기조차 했다. sunstory@seoul.co.kr
  • [자문위원 칼럼] 자연과 인간을 잇는 미디어세상/박상건 서울여대 겸임교수

    이라크 장병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는 사진 한 컷에 가슴 뭉클했다. 언론은 이번 노 대통령의 자이툰부대 방문이 부시 미 대통령의 지난해 이라크 방문을 빼닮았다고들 하지만 ‘깜짝 방문’의 원조는 따로 있다.2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미국의 젊은이들은 전쟁터로 불려갔고 연일 비보가 이어졌다. 밤이면 입영열차가 떠나던 유니온정거장에서 장병들에게 찻잔을 건네던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루스벨트였다. 장병들은 그를 뒤늦게 알아보고 눈물을 흘렸고 그 눈물이 전선의 사기를 돋우는 도화선이 되었다. 눈물의 여진은 경제난과 전쟁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4선 연임이라는 또 다른 감동을 안겨주었다. 휴머니즘이 그런 감동을 불러온다.‘휴머니즘(humanism·인본주의)’은 600년 전 권위주의에 질식되어 가던 인간성을 회복하자는 문예부흥운동이었다. 학자들은 1세기 건너 새로운 휴머니즘 연구결과를 내놓았다.‘있는 그대로의 인간’,‘보다 인간답게 만드는 일’,‘인간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인간’,‘뉴휴머니즘(Neuhumanismus)’. 세월이 흘러도 그렇게 ‘인간다움’이라는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다. 역설적으로 ‘인간다움’은 영원불변의 진리였던 셈이다. 요즘 신문은 두툼한 지면에도 불구하고 감동이 없다는 여론이 많다. 어렵던 시절 4면,8면짜리 신문에서 풍기는 잉크 냄새에도 휴머니즘이 묻어났는데 말이다. 힘든 여정을 살아오며 자아를 잊어버린 서민들이기에 눈물 한 방울 흘릴 수 있는 감동에 목마른 것인지 모른다. 혼탁하고 대립이 극성을 떨고 있는 사회에서 감동이 있는 기사는 가치가 낮은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오피니언 지면 등을 통해 얼마든지 다양한 소재를 발굴해 여론 선도 역할을 할 수 있다. 다행히 서울신문은 타 매체에 비해 칼럼 기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언론재단이 2000년,2003년 두 차례에 걸쳐 주요 일간지 칼럼을 분석한 연구서에 따르면, 서울신문은 직업군에서 예술인 출신 필진이 1위였다. 그런 까닭인지 타 매체의 당파성과 비교되는 서민들 이야기가 많다. 최근 칼럼 중 ‘아름다운 청년’(11월13일자),‘감잎서정’(18일자),‘어머니의 키’(19일자),‘까치밥’(20일자)과 ‘어느 택시기사’(12월7일자),‘세밑 따뜻한 기사를 보고 싶다’(7일자),‘밝은 마음을 갖자’(11일자),‘두레 고구마’(11일자),‘흙냄새’(13일자) 등은 짤막한 칼럼임에도 모성애와 아련한 향수, 서민의 애환이 잔잔히 여울진다. 각진 세상을 다림질해주는, 휴머니즘의 향기가 나는 문장에서 독자들은 작은 기쁨을 맛본다. 또한,‘25세 캔디소녀 서승주씨의 인생개척기’(11월20일자 1면)는 청년실업을 돌파하는 젊은이의 역동적 삶과 편집의 과감성이 돋보였고 ‘일하는 게 정말 신나요’(12월9일자 29면), 그룹 경영진이 직접 쪽방촌을 찾아간 ‘삼성, 이웃돕기 230억 지원’(9일자 19면) 기사에서도 훈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어느 초등학교 교정에 핀 ‘겨울장미’ 사진 한 컷(12월11일자)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기술과 과학의 진전이 휴머니즘을 밀어낸다고들 하지만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는 메시지로서 자연과 밀착시켜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그런 점에서 마셜 맥루한의 “인간은 미디어의 확장”이란 주장과, 장 보드리야르의 “미디어는 인간의 확장”이라는 두 주장이 서로 하나될 때 미디어는 보다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인간과 자연을 묶는 아름다운 미디어세상을 꿈꾸어 본다. 박상건 서울여대 겸임교수
  • [사설] ‘자이툰 메시지’ 확대해석 말아야

    노무현 대통령은 엊그제 이라크 아르빌 지역에 주둔중인 자이툰부대를 전격 방문한 자리에서 파병을 둘러싼 고심의 일단을 내비쳤다.“세상일은 하나의 기준에 의해 이뤄지는 게 아니다. 때로는 모순된 것들이 조화를 이루기도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도 이라크전의 명분이 약함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한국군의 이라크파병은 한·미 동맹과 북핵 문제를 감안한 고육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노 대통령의 자이툰부대 방문 역시 더 이상의 의미부여가 있어서는 곤란하다. 이라크 파병의 정당성 여부를 떠나 우리 장병 수천명이 열사의 전쟁터에서 고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군 통수권자로서 그들을 격려하는 일은 당연하다. 대통령이 사막복을 입고 장병들과 껴안고, 담소하고, 식사하는 모습이 나빴다고 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대통령이 유럽순방을 마치고 몇시간만 가면 되는 그곳을 방문하지 않고 그냥 귀국했다면 오히려 아쉬웠을 것이다. 쫓기듯 비밀리에 출국했던 부대원들의 섭섭함이 한꺼번에 날아가기를 바란다. 대통령의 참모들이 이번 방문에 장병격려 이상의 정치적 기대를 가졌다면 옳지 않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이라크점령에 대한 비난 목소리가 훨씬 크다. 한국이 영국 수준으로 이라크전을 지지한다는 인상을 준다면 득보다 실이 많다. 당장 자이툰부대가 현지 테러단체의 공격목표가 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정부는 북핵 문제에 있어 한국의 주도권을 확고히 하는데 미국측의 협조를 바라고 있겠지만 그 또한 쉽지 않은 기대다. 노 대통령은 유럽순방 중 미국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북한과 이라크 문제는 별개이지만, 그래놓고 바로 이라크를 방문한 것은 혼란스럽게 비친다. 한편으로 여당 의원 상당수가 파병연장에 반대했다. 이들이 그렇게 주장한 배경을 살펴야 한다. 정부는 대통령의 자이툰부대 방문으로 잘못된 메시지가 국내외에 퍼지지 않도록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 파병장병의 안전에도 더욱 신경써야 할 것이다.
  • [오늘의 눈] “재선충병 북진을 막아라”

    “더이상 북동진은 안 된다. 경북 포항에서 반드시 차단시켜야 한다.” 군사작전 명령이 아니다.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소나무 재선충병에 대한 산림청의 비장한(?) 각오이다. 지난 1988년 부산 동래에서 최초로 발생한 재선충병이 올해 최악의 상황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8개 지역,90여㏊에서 발병이 신고됐다. 무엇보다 태백준령과 지리산을 코앞에 둔 지역까지 안전지대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경주시 양남면 수렴리 소나무 고사목(10여그루)에서 재선충 같은 기생성 선충류가 확인돼 경북도가 정밀조사에 나섰다. 천년고도 경주 불국사와 남산 등의 소나무가 자칫 사라질 수도 있다. 게다가 지리산 자락인 경남 하동군에서도 발생사실이 확인됐다. 올해 최대 피해지는 포항이다.90㏊에 달하는 피해지역 중 고속도로 주변 등 16㏊에 대해 이례적으로 모든 나무를 베어내는 ‘개벌’이 시작됐다. 포항시 북구 기계면 내단리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변(5.5㏊)에서만 40년생 소나무 등 4500그루가 사라지게 된다. 기자가 찾아간 개벌현장은 기계톱 소리와 가지, 잔목을 태우는 연기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포항은 우리나라 소나무 목재 주산지인 경북 울진과 강원도로 이어지는 길목이다. 산림당국으로선 반드시 포항을 사수(死守)해야 할 처지다. 우리나라의 재선충병 피해지역은 이미 30개 시·군·구 3461㏊에 달한다. 지금같은 속도라면 오는 2100년 국내 소나무의 전멸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부도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예산·인력지원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과성 대책으로는 재선충병의 확산을 막을 수 없다. 특별법 제정 등 특단의 대책이 조속한 시일안에 나와야 한다. 일본은 재선충병을 70여년간 방치하다가 산림이 황폐해진 1977년에야 뒤늦게 특별법을 제정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愚)를 답습하지 않기를 바란다. 박승기 공공정책부 기자 skpark@seoul.co.kr
  • [사설] ‘노회찬 폭로’ 부인만 해서야

    ‘주한미군 지역역할’ 전략과 관련한 민노당 노회찬 의원의 기밀자료 공개가 잇따르고 있다. 그는 주한미군이 북한과 중국에 대한 선제군사개입을 위한 지역역할 전략을 추진하고 있고, 한국정부는 지난해 9월 제4차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회의(FOTA)에서 미국과 이런 내용에 합의해 놓고도 국민들에게 숨긴다고 주장했다. 폭로가 미묘한 시점에 이런 식으로 나와야 하는지가 우선 유감스럽다. 그렇지만 폭로를 둘러싼 정부의 대응도 적절치 않다. 우선 정부가 부인만 하기에는 너무 많은 의혹이 생겨버렸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방부는 노 의원의 폭로에 대해 그같은 합의는 물론, 구체적 논의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정부의 부인은 대북억지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실제로 아직 합의단계에 이른 것은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또 주한미군이든, 한국군이든간에 군사전략의 목적은 크게 공격이나 방어, 전쟁억지에 있기 때문에 어떠한 경우에도 대비해야 하는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노 의원의 공개내용은 참석자의 발언록까지 곁들여져 있어 정부가 부인하는 것만으로는 국민 의구심을 가라앉힐 수 없다.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가 있다면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 주한미군의 지역역할 확대는 자칫 한반도를 전쟁터로 만들 수 있는 사안이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에 가장 큰 변화를 줄 수 있으므로 국민적 공감대를 필요로 한다. 앞으로 주한미군의 지역역할을 어느 정도 인정하더라도 군대이동에 있어 한국측과 사전협의하는 제도적 장치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안되면 미군기지 이전비용을 우리가 부담하는 것에 대한 반론이 더 거세질 것이다.
  • [영화속 수능잡기] 황야의 7인

    [영화속 수능잡기] 황야의 7인

    멕시코 접경의 한 마을. 농부들은 매년 마을을 노략질해 가는 칼베라 일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결국 마을을 지키는 싸움을 시작하기로 하고,7명의 총잡이를 고용한다. 마을에 도착한 7인의 총잡이는 방어벽을 쌓고 총 쏘는 법을 훈련시키면서 칼베라 일당에 맞서기 위한 준비를 해나간다. 이상이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를 할리우드식으로 리메이크했다는 영화 ‘황야의 7인’의 대략적인 스토리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쟁쟁한 스타들 중의 한 명은 베르나르 역을 맡은 찰스 브론슨이다. 그는 직업적인 총잡이다. 우수가 짙게 드리운 냉정한 얼굴과는 달리 그는 어린아이들을 좋아한다. 아이들도 베르나르를 좋아한다.“저도 크면 아저씨처럼 총잡이가 될 거예요.” 아이들은 눈부신 사격솜씨를 가진 베르나르를 부러워한다. 그 부러움의 이면에는 비겁한 아버지들에 대한 분노가 있다. 자신들의 아버지들은 총을 잡고 싸울 줄도 모르고 그저 농사만 짓는다고 아이들은 불평이 대단하다. 이 아이들에게 베르나르는 이렇게 말한다.“겁쟁이가 전쟁터 한 가운데로 스며든단다. 진짜 겁쟁이는 너희들의 아버지가 아니라 바로 나란다.” 아이들은 왜 아저씨가 겁쟁이냐고 따진다. 그러자 베르나르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너희들의 아버지는 농부들이다. 농부는 씨를 뿌리고 수확을 기다릴 줄 안단다. 씨를 부리고 기다리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가 없는 사람들은 기다릴 수 없단다. 씨를 뿌리고 기다릴 줄 아는 용기가 없는 내가 바로 겁쟁이란다.” 어느 해에는 불볕 더위에도 비 한 방울 뿌리지 않지만 어떤 해에는 우기가 훨씬 지난 초가을의 폭우로 농사를 망쳐놓기도 한다. 한 마디로 자연은 믿을 수가 없다. 예측불가능한 자연을 믿고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어찌 보면 일종의 도박이다. 도박에는 당연히 자신의 밑천을 걸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폭우나 우박으로 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뻔히 알면서도 농부들은 씨를 뿌리고 기다린다. 그것은 분명 용기에 속한다. 성철스님은 눕지 않고 자지도 않는 소위 ‘장좌불와’ 수행을 팔 년 동안이나 행했다고 한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수행을 그렇게 오랜기간 했다니 입이 딱 벌어진다.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17세기 조선 시단(詩壇)에서 이름을 날렸던 김득신은 백이전(伯夷傳)을 1억 1만 3000번을 읽었고, 노자전(老子傳)과 분왕(分王) 등은 2만번을 읽었다고 한다. 이런 노력에도 용기는 필요하다. 반드시 총과 칼을 잡거나 주먹을 쓰는 자만이 ‘용기 있는 자’의 칭호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황야의 7인’에서의 총잡이들은 용기 있는 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베르나르의 말대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의 노력을 다한 후 그 결과를 겸허하게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들은 진정한 용기의 소유자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존 스터지스 감독, 율 브린너·엘리 웰라치·스티브 매퀸·찰스 브론슨 출연,1960년작. 김보일 서울 배문고 교사 uri444@empal.com
  • 숲이 위험하다…참나무 시들음병에 신음

    숲이 위험하다…참나무 시들음병에 신음

    ‘우리 숲이 위험하다.’ 산과 들에 흔한, 익숙하고 친근한 나무-참나무와 소나무가 속절없이 쓰러지고 있다. 우리나라 활엽수와 침엽수의 얼굴 격인 이들 나무가 병해충의 습격으로 집단고사하면서 심각한 생존위협에 맞닥뜨린 것이다. 국토의 65%가 산림인 우리나라에서 참나무류는 전체 산림면적의 28%를, 소나무는 25% 남짓 차지한다. 우리 숲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게다가 둘은 우리 정서에 더없이 가까운 존재가 아니던가. 특히 참나무시들음병은 올해 첫 발견돼 경종을 울리고 있다. ●올가을 첫 발생… 정체 못밝혀 참나무는 여태껏 병이라곤 몰랐다. 이런저런 병에 한번쯤 시달려 온 다른 나무와는 딴판인, 건강미의 상징이었다.“굳세고 튼실해 ‘병해충의 무풍지대’로 불릴 정도”(국립산림과학원 이승규 박사)였다. 그런 참나무가 목숨을 건 생존게임에 들어간 사실이 올 가을 처음 발견됐다.‘참나무시들음병’이란 이름이 붙여지고 ‘광릉긴나무좀’이란 벌레가 매개충으로 파악됐을 뿐, 병원균의 정체는 아직 베일에 가려 있다. 이를테면 참나무가 ‘보이지 않는 적’과의 힘든 싸움에 들어간 셈이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의 이배재는 대표적인 전쟁터다.8730여 그루가 시들음병에 걸린 사실이 최근 확인됐다. 이중 313그루는 벌써 말라 죽었고 나머지도 언제 고사할지 모르는 상태다. 중원구청 환경위생과 유원상 계장은 “나무에 귀를 대면 벌레들이 나무 속을 갉아 먹는 소리가 ‘사각사각’ 하고 들린다.23년 동안 숲을 지켰는데 참나무가 이러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병든 참나무의 모습은 참혹했다. 이쑤시개가 쉽게 꼽힐 정도의 구멍이 수백∼수천개씩 빼곡히 나 있다. 긴나무좀이 나무를 파먹고 들어가 나무 속에 병원균을 퍼뜨린 흔적이다. 고갯마루에 오르니 직경 60㎝가 넘는 신갈나무 둥치가 썰렁한 모습으로 눈에 들어온다. 그 옆으론 나무줄기와 가지들이 1m 길이로 토막 나 흰 비닐에 싸여 있다. 다른 나무에 병이 옮지 않도록 고사목의 매개충과 병원균을 훈증(燻蒸) 방식으로 살균처리한 ‘참나무 무덤’이다. 유 계장은 “20일 동안 인부 30명을 불러 겨우 140그루를 베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잘라내야 할지 큰 일”이라고 혀를 찼다. ●전국 18개시군 동시발생 확산 참나무시들음병은 올 가을 광범위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남양주 등 경기도 동북부 15개 시·군과 강원도 철원·화천군과 전라북도 무주군 등이다.“한계령까지 번졌다.”는 목격담도 들려온다. 그럼에도 정확한 피해규모뿐 아니라 병원균의 정체, 전염 경로, 감염에서 고사에 이르는 시간 등 모든 것이 아직은 오리무중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피해가 급증한 일본의 참나무시들음병과 유사증세를 보이나, 신갈나무에 피해가 집중되는 등 차이점도 여럿이다. 그래서 산림당국은 여느 병해충과는 다른 ‘신종 토착병’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산림과학원 신상철 산림병해충과장은 “우리 생태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참나무가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최대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 소나무의 위기는 그 강도나 시급성에서 참나무보다 더욱 심각하다. 참나무병이 잠재적 위험상태라면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특히 올해는 ‘금세기 안에 우리 소나무가 종언(終焉)을 고할 것’이라는 예측에 부쩍 힘이 실린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만큼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올들어 고성·제주등 5곳서 신규발생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첫 발생한 ‘소나무재선충병’은 솔수염하늘소가 재선충(材線蟲)이라는 병원균을 옮기면서 생겨난 병이다. 일본에서 원숭이를 들여올 때 그 우리에 쓰인 소나무가 감염된 게 화근이었다. 이후 16년동안 꾸준히 확산되긴 했지만, 부산·경남지역을 중심으로 일정한 범위에서 움직여 온 데다 소나무의 고사목 숫자도 예측가능한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확연히 다르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우선 여느 해와 달리 신규 피해지가 여러 곳에서 발생했다. 고성·하동·창녕군 등 경남지역 3개 군에서 추가 발생한 데 이어 경북 포항과 바다 건너 제주도까지 세를 넓혔다. 부산 기장군과 경남 사천시 등 기존 발생지역에서 피해가 급증한 현상도 빼놓을 수 없다. 산림과학원 산림해충연구실의 정영진 연구관의 진단은 충격적이다.“최근 3년째 매년 11만∼16만 그루가 피해를 입었으나 올해는 기장군에서만 최대 20만그루로 추정되는 등 피해 소나무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정확한 규모는 내년 봄까지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올 가을 이후부터 내년 3∼4월까지 전국적으로 50만그루 이상 피해를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 재선충병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후 16년동안 죽어간 소나무가 모두 56만여 그루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전개 양상은 가히 ‘파괴적’이라 할만하다. ●매년 11만~16만그루 피해…올들어 급증 이에 따라 정부도 ‘극약처방’을 준비하고 있다. 인근에 사적지인 경주가 있고, 위로는 금강송 군락지로 유명한 울진을 둔 경북 포항지역이 대상이다. 빠르면 이번주부터 소나무재선충 피해가 극심한 지역(16㏊)안에 있는 모든 나무를 베어내 소각하거나, 분쇄하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지역안의 소나무 고사목이 2000여그루인데 벌목되는 나무는 1만 7000여그루 정도다. 소나무든 아니든, 병에 걸렸든 아니든 구애받지 않고 나무란 나무는 모조리 베어내 더이상의 감염을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극약처방’ ‘최후의 수단’ 등 얘기가 분분한데, 그렇더라도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소나무재선충을 7년 넘게 추적, 연구해 온 정영진 연구관은 “울진·영덕 등 백두대간으로 옮겨붙을 경우엔 그야말로 끝장이기 때문에 더이상의 북상은 막아야 한다.”면서도 “재선충병의 확산은 감염된 소나무를 외부로 유출하는 인위적 요인이 대부분이라 개벌(皆伐)을 하더라도 완전한 해결책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파악된 감염경로가 사찰 개축용이나 음식점·찜질방·제재소에 땔감 등 용도로 들여온 소나무가 주 원인이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번주 포항 1만7000여그루 벌목 이 때문에 홋카이도를 제외한 전역에서 소나무가 사실상 전멸되다시피한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감염목의 유통을 막는 현실적인 통제장치를 마련하고, 피해지역을 ‘재난지역’으로 지정,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박은호 박승기기자 unopark@seoul.co.kr
  • [씨줄날줄] 마더 (Mother)/김경홍 논설위원

    인간이 태어나서 처음 배우는 말이 ‘엄마’다. 어린아이들은 놀라거나 위급한 상황에 처하면 ‘엄마’를 부르면서 울음를 떠뜨린다. 전쟁터에서 병사들이 죽어가면서 마지막으로 내뱉은 말도 대부분 ‘어머니’였다고 한다. 단지 제일 먼저 배운 말이 엄마라서가 아니라 가장 사무치는 존재가 어머니라는 뜻일 게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자식들의 마음 속에는 어머니가 있다. 동서양을 가릴 것 없이 위대한 인물을 키워낸 어머니의 이야기는 수도 없이 많다. 조선시대 율곡선생의 어머니인 신사임당, 한석봉의 어머니 등 위대한 인물의 뒤에는 항상 어머니가 있다. 자식을 강하게 키운 칭기즈칸의 어머니, 미국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을 길러낸 어머니의 얘기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비단 위대한 인물을 길러낸 어머니만 위대한 것은 아니다. 보통사람들에게도 어머니는 누구보다 위대하다. 단지 어머니가 계실 때는 그것을 모를 뿐이다. 한 인터넷 카페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을 꼽으라는 조사에서는 대부분의 네티즌들이 숱한 유명인사를 제치고 자신의 어머니를 꼽았다. 얼마전 영국문화원이 비영어권 102개국 4만여명을 대상으로 가장 아름다운 영어 단어가 무엇이냐고 묻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단연 ‘마더’(mother)가 1위로 선정됐다. 파더(father)는 7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고 한다. 아버지들이야 섭섭할지 모르겠지만 어머니가 가장 아름다운 단어로 선정된 것은 당연하고 축복받을 일이다. 우리의 시인 박목월은 자식을 기다리는 어머니를 이렇게 묘사했다. 잠시 길을 멈추고 가만히 ‘어머니’라고 한번 불러보라. 어머니는 항상 어딘가에 서 계신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생방송 TV연예(SBS 오후 8시55분) 600여명의 일본 팬들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던 청룡영화상 핸드프린팅 행사장에서부터 그의 사진전 팬 사인회 현장까지 한·일교류의 핵, 욘사마 배용준 열풍의 모든 것과 밀착 인터뷰를 전격 공개한다. 국내 최초의 검찰청 촬영으로 화제가 된 영화 ‘공공의 적2’촬영 현장도 공개한다. ●사이언스+(YTN 오전 8시30분) 스팸메일이나 여러 경로로 침투하는 컴퓨터 바이러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컴퓨터의 증상을 점검하고, 백신설치방법을 배워본다. 이젠, 한글 인터넷 주소를 사용하자. 인터넷 주소창에 한글로 된 해당 사이트이름을 입력하면 바로 연결된다. 원하는 이름을 한글인터넷주소로 등록하는 방법을 배워본다. ●생방송60분-부모(EBS 오전 10시) 정신적인 웰빙은 사라지고 물질적인 웰빙만을 외치는 세상에 부모들이 휩쓸리기 시작하면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진정한 웰빙이란 어떤 개념인지 ‘웰빙육아’를 통해 함께 고민한다. 웰빙의 방식으로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어떤 것인지 배워본다. 또한 자연과 가까운 놀이에 대하여 알아본다. ●국토체험 서바이벌(청춘예찬)(iTV 오후 5시) 남자 참가자 12명과 여자 참가자 12명의 불타는 승부. 청춘예찬 제 5관문은 중요 무형문화재인 별산대 놀이마당을 체험하기 위해 전통과 문화의 도시, 양주에서 진행되고, 제 6관문은 과거를 통해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게 연천에 있는 전곡리 선사 유적지에서 펼쳐진다. ●논스톱5(MBC 오후 6시50분) 일일호프를 열기로 한 논씨네 아이들. 지우는 킹카인 진우, 승기에게는 티켓 30장을 주고, 진구·승혁이·경준이에게는 달랑 10장을 주며 팔아오라고 한다.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진구·승혁·경준은 자신도 30장을 거뜬히 팔아올 수 있다고 큰소리친다. 과연 이들은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영희는 재필과 딸, 채연이를 데리고 친정 나들이를 다녀오고 친정 부모님께 약속한 대로 시부모님께 더욱 잘하려고 노력을 기울인다. 얼마 남지 않은 재필의 군입대. 양가의 축복 아래 재필과 영희는 성당에서 혼배 성사를 올리고 드디어 가족 여행을 떠나게 된다. ●TV문화지대(KBS1 오후 11시35분) 지난 2000년 7월 31일 K2를 완등함으로써 히말라야 8000미터 이상의 봉우리 14좌를 모두 오른 엄홍길 대장. 그가 러시아 시인의 책과 달라이 라마의 책을 들고 낭독무대에 섰다. 엄홍길 대장이 낭독을 이어갈 때 트럼펫 연주자 이주한씨가 음악으로 함께 한다.
  • 노빠 vs 김빠 연기금 사이버전쟁… 막말·저주 도배

    노빠 vs 김빠 연기금 사이버전쟁… 막말·저주 도배

    “누가 감히 ‘노무현 짱’님을 비판해?(노사모 마음) “너나 명개남이나 정말 웃긴다.”(수구) “아이고 애쓰십니다.”(막걸리) “한심한 뇌사모 알바 막걸리여.”(노무현) “뭐 이런 기 다있노.”(×발로마) “×발로마=뇌사모, 이게 노사모입니다.”(뇌사모) 지난 21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실린 글들이다. 지금 인터넷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지지자와 김근태 장관 지지자들 사이에 ‘전쟁’이 한창이다. 속된 표현으로,‘노빠(노무현 오빠부대) 대 김빠(김근태 오빠부대)의 ‘사이버 대전(大戰)’으로도 불린다. 주요 전쟁터는 김 장관의 홈페이지다. 지난 19일 김 장관이 연·기금을 ‘한국형 뉴딜 정책’에 투입하는 데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이후 불이 붙기 시작해서 3일이 넘도록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김 장관의 발언이 알려진 19일 오후부터 22일 오후(5시 현재)까지 3일 동안 무려 900건이 넘는 글이 김 장관의 홈페이지에 쏟아졌다. 하루 평균 300건 이상이 실린 것이다. 18일 이전에 하루 평균 50여건이 올라온 것과 비교하면 6배 이상이 늘어난 셈이다. 김 장관을 비판하는 네티즌들의 공습에 김 장관 지지자들이 즉각적으로 반격에 나서면서 게시판이 도배되고 있는 것이다. 양측은 처음엔 비교적 논리적인 공방으로 맞섰으나,21일 노 대통령의 열렬 지지자인 명계남씨가 김 장관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글을 게재한 이후 자존심 싸움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김 장관의 지지자들이 “명계남 바보”“명계남이는 말조심해라.”라는 인신공격성 비난을 쏟아내자, 반대편에서는 김 장관을 가리켜 “양아치XX”라는 욕설과 함께 “‘근조’ 김근태”라는 저주에 가까운 글까지 무차별적으로 올리고 있다. 22일에는 ‘지티짱’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이 “명계남씨 오늘 장관실로 오시오. 무릎꿇고 사과하시오.”라고 공격하자,‘딴지’라는 네티즌이 즉각 “조폭입니까? 무릎꿇어라니….”라고 반격한 글이 실리기도 했다. 일부 김 장관 지지자들은 아예 청와대를 기습 공격하기도 했다.‘김재훈’이라는 네티즌은 청와대 홈페이지로 쳐들어가 “노사모, 맹개남, 당신들이 노 대통령의 대변자가 되려하지 마라.”고 분풀이를 해놓았다. “인신공격, 감정싸움을 하지 말자.”고 자성론을 내놓는 네티즌도 있지만,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양측의 험악한 기세를 누르기엔 역부족이다. 어떤 네티즌은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익명으로 양측의 갈등을 조장한다는 주장도 한다.‘허허허’란 네티즌은 “딴나라(한나라당) 알바들이 노빠를 가장해 노빠와 김근태 지지자를 이간질시키는 몰지각한 짓을 하고 있으니, 확실히 박멸하자.”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웰빙 A to B]종이모형 마니아 정의진씨

    [웰빙 A to B]종이모형 마니아 정의진씨

    하늘을 날다 사뿐히 내려앉은 듯한 비행기, 막 전쟁터에서 빠져 나온 것 같은 탱크, 함께 신나게 질주하고 싶은 자동차…. 일단 작품의 모양과 색상이 정교해 감탄하고 그 재료가 100%로 종이라는 데 한번 더 놀라게 된다. “취미가 종이모형 만들기라고 하면 종이접기나 공작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종이모형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종이로 재현시키는 작업입니다.” 종이모형을 즐기는 정의진(40·건물 관리인)씨는 요즘 집에 오는 게 즐겁다. 밤에 근무하고 낮에 자는 생활을 하는 탓에 집에 오면 잠만 자기 일쑤였던 그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집에 와서 단 30분이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스트레스요? 잊은 지 오래 됐습니다.” 종이(도면)와 칼 그리고 풀만으로 뭔가를 세밀하게 표현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푼다는 것이 얼른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오히려 지나치게 작은 것에 신경을 쓰다 보면 눈도 피로할 것 같고 머리도 아플 것 같다. “똑같이 만드는 것이 좋긴 하지만 절대적인 목표는 아닙니다. 그냥 만드는 과정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자기와의 대화를 갖는 거죠.” 의진씨가 종이로 주로 만드는 것은 비행기, 그중에서도 전투기다. 어렸을 때부터 막연히 동경해 왔다가 2002년 종이모형을 시작하면서 반(半)전문가가 다 됐다.“실물과 똑같이 만들려면 그만큼 만드는 대상을 잘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 사이트를 다니면서 전투기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게 됐습니다.” 종이모형에 푹 빠진 그는 이것이야말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다 권할 만한 취미라고 말한다.“나이 드신 분들의 경우 정신건강에 참 좋습니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치매예방을 위해 종이모형을 많이 한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의진씨가 종이모형을 했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들은 바로 10대들이다.“컴퓨터 게임만 하다 보면 몸은 혼자여도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갖기 어렵죠. 하루에 30분만 이라도 차분하게 종이와 씨름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이 성숙해졌음을 느낄 겁니다.” 하지만 소위 말하는 ‘손재주’가 없는 사람들은 선뜻 나서기 꺼려진다. “저도 처음엔 여러번을 망쳤습니다. 그래도 재료가 단순한 만큼 공을 드리면 누구나 멋진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습니다. 보세요, 종이의 변신이 너무나 놀랍지 않나요?” 글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Cafe USA’ 이념전쟁터 변질

    지난 8일 주한 미국대사관이 ‘다음카페’에 개설한 온라인 커뮤니티 ‘Cafe USA’가 국내 네티즌간 ‘이념 전쟁터’로 변질되고 있다. ‘현안에 대한 한국민과 미 대사관과의 쌍방향 대화’라는 취지와는 상관없는, 정부와 미국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과 욕설이 난무하는 실정이다. 그러자 미 대사관은 욕설과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용어가 포함된 글을 삭제하고 일부 네티즌의 글 게재 활동을 중단시키는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한 네티즌은 “노무현과 ‘열우당’은 수도이전 위헌판결이 오히려 잘 된 일임에도 헌재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드시 노무현 정권을 붕괴시켜야 한다.”고 현 정권을 비난했다. 다른 네티즌은 “국민을 보호해야 할 대통령이 앞장서 국민을 학살하려 한다.”며 노 대통령을 ‘학살자’로 비방하기도 했다.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도대체 나라 망신 좀 그만 시키자. 남의 나라 대사관에서 만든 카페에 몰려와서 빨갱이니 수구보수니 친일파니 누워서 침뱉기 좀 그만하자.”는 제안도 올라왔다. 힐 대사는 지난 12일 “민주주의 사회에서 누구나 정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권리가 있지만 여기는 그런 견해를 피력하는 곳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비이성적인 글을 자제해 달라는 호소문을 게시판에 띄웠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CEO 칼럼] 신성장 동력 CEO와 한상/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

    [CEO 칼럼] 신성장 동력 CEO와 한상/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

    한국의 미래는 경제에 달려 있고 경제는 기업에 달려 있다. 기업은 사람에 달려 있고 특히 최고경영자(CEO)에 달려 있다. 기업은 기(企)를 업(業)으로 하는 생명체다. 기(企)는 사람(人)이 머무는(止) 곳이다. 그 사람들을 섬기고 지도하는 이가 CEO다.CEO는 사람 중의 사람이다. 그래서 ‘기업이 열량이라면 CEO는 아홉량’이다. 이 CEO가 바로 한국의 신성장동력이다. 물론 한국의 10대 차세대 동력으로 그간의 전통산업인 조선, 자동차, 철강 등 중공업에 더하여 지능형 로봇, 차세대 반도체, 차세대 이동통신과 바이오 신약과 장기 등을 국가적 차원에서 경영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렇게 무엇을 해서 먹고 사느냐도 긴요하지만 누가 하느냐도 매우 절실한 과제다. 피터 드러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이제 사지육신을 통해 먹고 사는 산업사회는 갔다. 한때 경공업이 리딩섹터였고 성장산업이었다. 그 후 중화학공업 등이 등장했고 이제 이른바 하이테크인 6T가 화두가 되었다.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환경기술(ET), 항공기술(ST), 문화기술(CT)이 그것이다. 이것은 모두 사람머리의 소산이다. 그래서 그러한 하이테크를 개발·소유하는 인재는 특별대우를 받게 마련이다. 최근 삼성그룹에서는 사장보다 연봉이 많은 ‘S(Super)급’ 인재가 또 탄생했다고 보도됐다. 물론 슈퍼급 기술인력이 사장보다 많은 봉급을 받는다고 해서 CEO가 과소평가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함께 영광을 누려야 한다. 500년 전 조선조의 과학기술을 꽃피운 장영실도 세종대왕의 리더십 속에서 열매를 맺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와 같이 미래를 여는 CEO는 각방의 인재를 품는 리더다. 2002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다나카 고이치(田中耕一)는 평범한 학사연구원이었기에 더욱 세인의 사랑을 받았다. 그의 영광 뒤에는 중소기업인 시마즈 제작소의 CEO가 그의 연구를 묵묵히 지켜봐 주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CEO의 도전정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과감하게 도전하는 CEO는 아름답다. 시장개척이건 기술개발이건 모두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도전이기 때문이다. 극단적이고 뼈아픈 사례일지 모르나 이라크에서 납치당해 죽은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 사건을 돌이켜 보면 전쟁터에서 죽음을 무릎 쓴 비즈니스맨들의 감투정신에 숙연해진다. 국제금융계의 거인 유태계 로스차일드 가문도 나폴레옹 전쟁을 거치면서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다. 박문덕 회장이 승부수 ‘천연 암반수로 빚은 하이트맥주’로 OB맥주의 40년 아성을 무너뜨린 것은 위기를 극복한 신화였다. 이와 같이 진정한 CEO는 위기를 감수하면서 번영을 창조한다. 한국은 전 세계 170여개국에 670여만명의 재외동포가 있다. 이들의 자산은 한국 GDP(국내총생산)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1000억달러를 넘어선다는 미국 국제경제연구소(IIE)의 보고가 있었다. 미국 굴지의 철강회사를 일궈낸 백영주 패코스틸(Paco Steel) 회장과 라오스에서 자동차 조립생산공장으로 부를 이룬 오세영 콜라오 그룹회장 등 수많은 한상(韓商)들이 있다. 재외동포들, 특히 해외의 CEO들은 중국 화상들처럼 체계적이며 조직적으로 네트워킹이 되어 있지 않다.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도전하는 CEO를 사회가 적극 격려하고 동시에 세계 곳곳의 ‘한상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국가적 대계(大計)가 절실하다.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
  • [씨줄날줄] 메르코수르/육철수 논설위원

    어릴 적,‘엄마 찾아 삼만리’를 읽으면서 괜한 서러움에 받쳐 눈물을 흘린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이탈리아 소년 마르코가 아르헨티나 목장으로 돈벌러 간 엄마를 찾아 대서양을 건너는 눈물겨운 스토리는 요즘도 어린이들에게 인기다. 작가가 이 동화의 공간적 배경을 아르헨티나로 삼은 것은 1900년대 초반 이 나라가 세계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돈을 벌 수 있는 부자나라였기 때문이라고 짐작된다. 아르헨티나는 1930년대 1인당 국민소득이 미국의 3분의2나 됐고, 프랑스보다 전화가 더 많았다. 대학까지 의무교육을 실시했고,1913년에 이미 지하철이 생겼다니 ‘화려한 과거’를 더 들먹일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런 나라가 40년대말∼50년대초 쿠데타로 집권한 페론 정부의 노동 포퓰리즘 정책으로 기울기 시작해 이후 30∼40년 동안 정정불안과 경제위기를 거듭했고,2001년 마침내 디폴트(국가부도사태)를 맞았다. 우리와 지구 정반대 쪽에 있어 비행기로 날아가도 하루가 걸리는 먼 나라 아르헨티나가 친구로 다가서고 있다. 어제 남미 순방길에 오른 노무현 대통령은 이 나라를 가장 먼저 찾는다. 노 대통령은 브라질, 칠레 등 남미의 중심 3개국을 다녀오는데, 이들 나라는 정치·경제적 부침이 많았지만 여전히 외국인에겐 ‘기회의 땅’이다. 남미 공략의 핵심은 경제회생을 위해 몸부림치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우루과이 파라과이가 만든 경제공동체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다. 메르코수르는 4개 정회원국의 인구가 2억 2400만명, 연간 구매력이 1조 8000억달러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시장이다. 아시아 3국 한·중·일이 이런 기회의 땅을 놓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3국의 또 다른 경제전쟁터로 이름 붙이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중국은 최근 후진타오 주석이 관계자 수백명을 데리고 브라질을 방문해 활발한 교류를 추진 중이다. 일본도 교포 160만명을 발판으로 통상·외교 공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교역규모나 외교력에서 상대적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우리가 노 대통령의 방문으로 메르코수르 잡기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셈이다. 먼길을 마다않고 날아간 노 대통령이 어떤 선물을 갖고 돌아올지 기대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남규철의 DVD폐인] 힘내세요 아빠가 있잖아요

    어머니의 사랑은 깊고 넓고 따스합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사랑도 그에 못지않게 아름답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을지 모르고 쉽게 느끼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아버지는 항상 내 뒤에서 거대한 산처럼 나와 가족을 지켜주시고 계십니다. 부권이 사라진 세상, 아버지의 참된 모습이 어떤 것인지 혼란스러운 세상이지만 여전히 아버지의 사랑은 따듯하고 풍요롭게 가족들에게 향해 있다는 건 분명합니다. 이번 주에 소개할 작품은 바로 아버지의 사랑을 다룬 타이틀들입니다. 평생 가족들을 위해 땀 흘리고 희생을 마다않으신 우리들 아버지의 모습을 이번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인생은 아름다워 2차대전 당시 홀로코스트를 배경으로 잔혹했던 죽음의 이야기를 유머러스함과 찡한 눈물로 독특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공포의 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이에게 이 모든 현실이 다만 게임일 뿐이라고 말하는 아버지의 모습과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오래도록 가슴 찡한 감동과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여운을 남깁니다.DVD로 출시된 이 작품은 영화 자체의 유명세나 인기에는 조금 못 미치는 소박하고 평범한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화질이나 음질에 대한 부분도 만족스럽다기보다는 무난한 수준이고 부가영상은 모자라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래도 영화의 감동이 워낙 큰 탓에 DVD의 다른 단점들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작품입니다. ●병사의 아버지 아들을 찾기 위해 아들이 있는 전쟁터로 향하는 러시아의 촌부가 결국 아들과 함께 전쟁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흑백영화로, 좀처럼 보기 힘든 구 소련의 고전 영화입니다. 요즘 영화들에 비하면 실감나는 전쟁의 묘사나 박진감 넘치는 장면들은 찾아볼 수가 없지만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뜨거운 사랑만큼은 가슴 시리도록 잘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40년이나 지난 영화인 탓에 DVD로 제작되었어도 화질이나 음질이 요즘 영화에 비하면 많이 부족한 편이고 부가영상도 전혀 수록되어 있지 않아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그러나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서 보여지는 아버지의 사랑은 잘 느끼실 수 있는 작품입니다. ●아이 엠 샘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딸을 빼앗기게 된 아버지와 딸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름답고도 감동적으로 그려진 작품입니다. 특히나 장애인으로 출연한 숀 펜의 실감나면서도 눈물나는 연기와 딸 역의 다코다 패닝의 감찍하면서도 순수한 모습이 많은 분들께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작품이기도 합니다.DVD로 출시된 ‘아이 엠 샘’은 선명한 영상과 풍부하고 생동감있는 색상의 화면을 보여주며, 장르의 성격상 활발한 서라운드를 느낄 수는 없지만 비틀스의 곡들로 가득한 아름다운 영화음악을 깨끗하게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또한 음성해설과 제작과정, 삭제장면 등을 담은 부가영상도 만족스러운 편입니다
  • [이경기의 스크린 1인치] 사랑과 죽음의 클래식

    클래식 음악이 영화의 사운드 트랙으로 각광 받는 일은 흔하다. 미남 스타 톰 크루즈가 심야의 LA 거리를 휘저으며 살인 청부역을 수행하는 과정을 보여준 ‘콜래트럴’. 초반부 빈센트(톰 크루즈)가 흑인 택시 운전수 맥스(제이미 폭스)의 차에 탑승해 ‘사우스 웨스트 스트리트로 가자.’고 하면서 내뱉는다.‘인구 1700만명이 살고 있는 LA에서는 지하철 안에서 사람이 죽어도 6시간 이상 방치되는 비정한 도시’라고. 이때 은은하게 흘러 나오는 선율이 바로 바흐 작곡의 ‘G 선상의 아리아’이다. 바이올린의 가장 낮은 현(G선)만으로 연주한다고 해서 ‘G선상의 아리아’라는 애칭을 듣고 있다. 이 고전 선율은 우리영화 ‘동감’에도 쓰였다.1979년에 살고 있는 영문과 대학생 김하늘이 2000년에 거주하고 있는 광고창작학과 유지태와 무선으로 교신하다 라스트에서 극적으로 해후한다는 내용이다. 이 곡은 강력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모건 프리만이 도서관에서 엽기적인 살인마의 행적을 쫓는 ‘세븐’에서도 흘러 나오고 있다. 살인 전력으로 수감된 한니발 렉터(안소니 홉킨스)가 교도소 내에서 간수의 귀를 물어 뜯는 장면에서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쓰여 엽기적인 상황을 부추겨 주는데 일조했다. 스웨덴 감독 보 비더버그가 곡마단 소녀와 전도 유망한 유부남 장교와의 비련의 사랑을 묘사한 ‘엘비라 마디간’에는 사랑의 테마곡으로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 K467’이 삽입됐다. 이후 ‘엘비라 송’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스탠리 큐브릭은 클래식을 배경 음악으로 적재적소 활용해 유명세를 높였다. 인류 탄생 기원을 추적한 ‘스페이스 오디세이’, 원숭이가 동물의 뼈를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장면에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사용된 뒤 이 곡이 빌보드 톱 40에 진입하는 기록을 수립했다. 이어 우주선이 푸른색 짙은 우주를 유영하는 모습에서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푸른 다뉴브강’을 삽입 시켜 ‘멋진 우주 오페라극을 감상하는 듯한 분위기를 전달했다.’는 격찬을 받았다. 의사인 남편, 미술 큐레이터인 아내. 상류층 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 부부의 은밀한 혼음 등 이탈적인 성적 쾌락 모임에 기웃거린다는 큐브릭 감독의 유작 ‘아이즈 와이드 샷’. 하포드 박사(톰 크루즈)가 아내 앨리스(니콜 키드만)와 함께 마스크를 쓰고 섹스 파티장을 가기 위해 서두르는 장면에서는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재즈 왈츠 2’가 삽입됐다. 남부러울 것 없는 사람들이 벌이는 패륜의 애정 행각을 풍자해 주는 멜로디로 활용됐다. 이 곡은 1980년대 초를 배경으로 해서 짝사랑하는 미대 여학생 태희(이은주)의 MT장을 몰래 따라온 인우(이병헌)가 함께 춤을 추며 사랑의 밀어를 나누어 간다는 ‘번지점프를 하다’에서도 쓰여 ‘아이즈 와이드 샷’과는 또 다른 매력을 전달했다. 코폴라 감독의 ‘지옥의 묵시록’에서는 전쟁 광 길고어 대령(로버트 듀발)이 헬기를 몰고 죄없는 베트남 민가를 폭격하는 장면에서 바그너 작곡의 ‘발퀴레의 기행’이 쓰여 영화 음악 사상 고전 음악이 가장 박력 있게 사용된 명장면으로 기억된다. 발퀴레는 전쟁터를 돌아 다니면서 죽은 시체를 거두어 간다는 여신의 이름. 발퀴레의 행적을 소재로 한 클래식은 전쟁 영화의 비극을 반추시켜 주는 장면과 적절히 맞아떨어졌다는 칭송을 받았다. 클래식 곡은 현대 영화계의 지나친 상업화를 완화시켜 주는 숨은 공로자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꽃 지고 강물 흘러/이청준 지음

    꽃 지고 강물 흘러/이청준 지음

    소설가 이청준(65)의 새 소설집이 나왔다.‘꽃 지고 강물 흘러’(문이당 펴냄)는 삶과 세월의 결을 느린 화면으로 재현해 보이는 듯한 작가의 글세계를 대면할 수 있는 작품이다. 무념으로 흐르는 세월,그 시간의 흐름에 순응하는 인간(혹은 작가 자신)의 진면목을 또 한번 깊이 고민했다.늘상 그랬듯 이번 소설도 휙휙 속도를 붙여 책장을 넘기기엔 맞춤하지 않을 성싶다.소소한 신변담의 틀거리를 빌렸으되 어느결에 그 속에서 생의 비의(秘意)를 짚어내게 하는 노 작가의 신통력이 빛을 낸다. 소설집은 중·단편 6편으로 묶였다.기억의 갈피를 뒤져 ‘이해’와 ‘화해’라는 이름의 숙연한 보물들을 건져올린다.작가의 작품세계에서 자주 만난 덕분에 독자들에게도 은연중 ‘친척’ 같아진 어머니가 여전히 등장한다.하지만 이번에는 그 어머니의 그늘에 가려 평생을 조역으로 살았던 형수에게로 무게중심이 옮겨갔다. 표제작 ‘꽃 지고 강물 흘러’는 어찌보면 작가의 대표작 ‘축제’의 후일담이다.‘축제’에서 어머니의 부음을 알려주었던 주인공의 형수 외동댁에 관한 이야기를 1인칭 관점에서 풀어낸다.작중 화자인 ‘나’는 매사에 무뚝뚝한데다 어머니의 시골집을 떡하니 차지한 형수가 못마땅하다.치매를 앓은 어머니를 여읜 뒤 혼자 사는 형수를 찾아간 ‘나’는,산밭에 일나간 형수를 기다리며 잠시 낚싯대를 드리우다 스스로 갈등의 짐을 풀어놓는다.애증의 관계였으되 서로의 의지처였던 어머니와 형수의 일화들을 회상하며 “형수의 안타까운 변모도 노인의 무상한 늙음과 종생의 과정이 부른 무고한 세월의 업보”라고 이해하기에 이른다. 30대 초반에 청상이 된 형수의 곤고한 인생은 ‘오마니!’편에서 이야기의 끈을 잇는다.환갑 지난 늙은 단역배우 문예조씨는 어머니의 생애를 영화로 만드는 감독에게 자신의 형수 이야기를 뚱겨준다.전쟁터에서 죽은 형의 유복자를 낳은 형수,형 대신 그녀의 젖문을 열어주었던 기억을 들추며 형수에 대한 그리움을 에둘러 은유한다. 그러나 이들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형수는 어머니의 치환적 존재이기도 하다.초라하게 늙어가는 형수는 어느새 어머니와 동일시되고,그 존재를 빌려 모성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을 향한 멈출 수 없는 회귀본능을 투영했다. 작가 자신의 삶의 궤적을 원본 삼은 글쓰기는 곳곳에서 확인된다.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대처로 떠난 주인공 진성(‘들꽃 씨앗 하나’)의 이야기는 자전적 소설양식을 선명히 드러내는 작품이다. 개인사에서 소실(素實)하고 담담한 소재를 끌어내는 그의 작법에 대해 문학평론가 방민호(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자기라는 에고이즘의 변방에서 낮고 숨겨진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생을 밀도있게 이해하는 방식”이라고 해석했다. “삶이나 문학이나 밤 산길 가는 것과 비슷하다.”는 작가는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자리를 확인하고 싶어” 강화에서 조용히 글밭을 일구며 산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사설] 자이툰부대 안전 우려된다

    국내외에서 테러 경고음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가 대응하는 긴장도가 그에 못 미치고 있다.특히 이라크 테러단체들이 자이툰 부대원이나 한국 교민에 대해 현상금까지 내걸었다는 첩보가 입수됐다.이라크내 한국인을 납치해 오면 1인당 금 10㎏이나 8000달러의 현상금을 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는 관측이다.첩보가 사실이라면 예삿일이 아니다.일상적이고 평범한 대책으로는 자이툰 부대원과 교민들의 안전을 담보 받지 못한다. 국방부는 자이툰 부대가 평화롭게 활동하는 모습을 홍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하지만 이라크는 전쟁터다.지난달 자이툰 부대가 쿠웨이트에서 이라크 아르빌로 이동하는 도중 2발의 로켓 공격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다행히 빗나가긴 했지만,비슷한 상황은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다.일본 정부는 이라크 사마와에서 활동 중인 육상자위대가 수차례 박격포 공격을 받자 병력·장비의 증강을 추진하고 있다.우리도 위험 가능성이 있으면 숨김없이 알린 뒤 장비 보강과 함께 미국 및 이라크 현지 민병대와의 협력 수준을 한층 높여야 한다. 자이툰 부대 주둔지인 아르빌에는 한국 민간인 66명이 머물고 있다.주로 자이툰 부대 영내생활을 하고 있지만,아무래도 부대원보다 신변보호 조치가 약할 수밖에 없다.제2의 김선일 사태가 생긴다면 파병 철회 및 연장반대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국내외 파장이 클 것이다.교민들에게 부대원과 마찬가지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줘야 한다. 지난주에도 이집트 관광지 폭탄테러,파리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관 폭발물 사건 등 지구촌에 테러공포가 끊이지 않았다.열린우리당 최성 의원은 어제 “국제 테러조직인 알카에다가 관광객이나 위락시설도 테러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내용의 ‘알카에다 테러 매뉴얼’을 공개했다.앞서 알카에다가 1994년 이후 13차례나 한국에 대한 테러를 계획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테러 전담 종합상설기구 설치 등 효율적인 안전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 조무제 前대법관 동아대 강의

    조무제 前대법관 동아대 강의

    “세간에 한물간 사람을 문자 그대로 일수거사(一水去士)라고 합디다.용기와 정신력으로 따지면 50대 젊은이도 있고,20대 늙은이도 있을 수 있습니다.여러분은 어떻습니까.” 7일 오후 3시 부산 동아대 법대 대강당.지난 8월 퇴임한 후 모교인 동아대의 석좌교수로 돌아온 ‘딸깍발이 판사’ 조무제(63) 전 대법관의 첫 강의가 열린 자리였다. 60대 대법관 출신의 선배와 미래의 법조인을 꿈꾸는 20대 모교 후배들과의 만남은 퍽이나 판례 수업처럼 딱딱했다.용기,정신력,행복 등 보편적인 키워드로 풀어나간 조 석좌교수의 강의는 그의 판결처럼 행간마다 정곡을 찌르는 날카로움 속에 보편성이 묻어났다.“보편성을 잃은 주장이라면 법관은 아무리 목청 높은 여론일지라도 초연해야 한다.”는 그의 퇴임사 내용과도 닮아 있었다. 조 석좌교수는 이날 “젊은이와 늙은이를 구별하는 것은 생물학적인 나이나 외형이 아니라 용기”라고 단정했다.그가 말하는 용기는 일상에서 매일 실천이 가능한 반복적인 도전을 의미한다. “전쟁터에서 목숨을 던져 승리를 쟁취하는 것은 일회적인 행위에 불과합니다.진정한 용기는 모든 사람 앞에서 자기가 해야 하는 행동을 아무도 보지 않는 데서 실행하는 자세이며 매일 굴복하지 않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것이 용기입니다.” 인생의 대선배인 그가 후배에게 들려주는 인생의 정의도 좀 남달랐다.그는 “인생은 본래부터 주어진 불충분한 조건에서 충분한 결과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라면서 “자신에게 쉽게 굴복해서는 미래는 없고 여건이 잘 갖춰진 데서는 성취가 있을 수 없다.”고 인생 40년을 뒤따라 오는 후배들을 자극했다. 이날 2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강당을 가득 메운 법대 후배들의 질문도 만만치 않았다.한 법대생이 “양심의 개념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을 던지자 조 석좌교수는 “충분히 공부를 하지 못해 답변할 자신이 없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또 “청렴결백하신 분으로 알려져 있지만 법관 생활을 하면서 유혹을 받은 적은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며 웃음을 이끌어 냈다. 그는 “법관이 유혹을 받는 일은 어느 나라에나 다 있지만 한국의 법관들의 청렴함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떨어지지 않는다.”면서 “법관은 사건에 초연해야 하며 그 양심은 스스로의 내면에 있는 가치 선택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도입으로 국내 법학교육에도 방향 전환을 예고하는 큰 변화가 일고 있다면서 “기존의 법이론을 익힌 뒤 현실에 법을 적용하는 것이 아닌 구체적인 케이스를 공부하면서 그 현상에 적용할 법이론을 스스로 찾는 공부로 바뀌고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부산 김정한 안동환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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