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전장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배우자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가정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6,812
  • “정책 일관성부터… 그래야 신뢰한다”

    8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 문제가 우리나라 대외신인도를 하락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와 부활을 반복하며 ‘오락가락 정책’을 펴면서 가계부채 문제를 더욱 키웠다는 비판도 나왔다. 금융당국이 준비하고 있는 ‘가계대출 종합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관된 정부정책과 함께 연착륙을 위한 속도조절의 중요성을 제안했다. ●“당국이 가계대출 덜 심각하게 봐” 가계부채에 대한 문제제기는 4~5년 전부터 지속되어 왔지만, 최근에 그 심각성이 더해졌다. 이명활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4일 “미국을 비롯해 해외에서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는 데 비해 우리의 가계부채 증가폭과 속도는 이례적”이라면서 “대외신인도 하락이 일어날 우려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795조 4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9년 현재 143.0%로 스페인(137.6%)보다 높다. 그럼에도 과거 카드사태 등으로 가계가 무너질 때에 비해 안전장치가 잘되어 있다는 견해는 당국의 대책 마련 속도를 늦췄다. 전체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350조원 정도가 주택담보대출로 담보력이 보장된 상태라는 점도 당국이 긴장을 풀게 했다. 학계에서는 당국에 비해 가계부채 문제를 좀 더 심각하게 봤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계부채는 고정되어 있는데, 부동산과 같은 자산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순식간에 가계부채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지난 2월 ‘가계부채 위험성 진단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던 이은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64조원의 만기가 올해 도래하고,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급증한 점이 위험요인”이라고 못박았다. ●“편법까지 예측하고 정책 내놓아야” 전문가들은 당국의 가계부채 대책에 고언을 쏟아냈다. 괜히 성급하게 가계부채 총량규제를 서두르다가는 경기둔화라는 역효과만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창균 교수는 “정부가 몇년 전 단기대출을 못하게 하자, 은행은 10년 이상 장기대출을 한 뒤 3~5년의 거치기간이 끝나면 재대출을 하는 편법을 썼다.”면서 “은행과 대출자가 쓸 수 있는 편법까지 예견하고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예컨대 DTI 규제를 쓰기로 했으면, 예외 없이 밀고 나가야 정부를 신뢰하지 않겠느냐.”면서 “정책당국의 일관성이 중요한 문제”라고 일갈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국이 가계부채의 성격과 관련된 부분을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에버그린론이 남발됐을 가능성 등을 규명해 맞춤형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소음 적고 쾌적… ‘부산 명물’ 예감

    소음 적고 쾌적… ‘부산 명물’ 예감

    “소음이 훨씬 덜하네.” 지난달 30일 개통식을 하고 운행에 들어간 국내 첫 무인 경전철(도시철도 4호선)을 타본 승객들은 한결같이 “조용하고 쾌적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인 경전철이 부산의 새로운 명물이 됐다. 해운대에 사는 승객 이귀자(61)씨는 4일 “도시철도 3호선은 귓전을 때리는 소음으로 짜증이 났는데 경전철은 훨씬 소음이 적다.”며 흡족해 했다. 기존 전철은 철제 바퀴와 레일이 마찰하면서 소음이 발생하지만 경전철의 고무 바퀴는 레일이 아닌 콘크리트 바닥을 달리기 때문에 소음이 그만큼 준 것이다. 보수·유지비도 기존 전철에 비해 20% 덜 든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경전철은 중전철보다 소음이 10㏈이나 낮고 기존 철제 바퀴 전동차에 비해 바퀴 크기가 작고 접지력이 좋아 등판 능력과 곡선주행 능력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열차 객실 안도 쾌적하다. 화재 등 비상사태에 대비한 시스템도 갖췄다. 다만 경전철인 탓에 열차 객실 내부가 기존 중전철에 비해 다소 협소하다. 따라서 좌석 간 폭도 좁다. 출발에서 주행, 정차, 탈선 방지, 비상제동, 전력차단 이중 장치 및 5중 안전장치를 갖췄으며 완전자동운전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열차 객실 양쪽에는 폐쇄회로(CC) TV가 각각 설치돼 있어 실시간으로 안평역 관제센터에 객실 내부 모습을 전달하고 있다. 관제센터 직원은 모니터를 통해 객실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연기와 열감지 등 화재감지장치와 비상출입문 열림 감지장치 등 안전장치가 설치됐고, 비상사태 발생 때 수동 운전이 가능하다. 기관사 없이 5~1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전동차는 국토해양부의 국책과제로 선정돼 90% 이상 국산화 과정을 거쳐 개발했다. 경전철 생산은 캐나다, 프랑스, 일본에 이어 한국이 세계 네번째이다. 차체 길이는 9.64m로 기존 전동차 17.5m보다 짧고, 승객 정원도 52명으로 기존 전동차 113명에 비해 훨씬 적다. 2003년 총사업비 1조 2600여억원을 투입해 착공 8년여 만에 완공된 4호선은 미남~안락~서대천~안평 등 14개 역(12.7㎞)을 지나고 있다. 그러나 무인 경전철은 운행 5일 동안에 출입문 장애 등 4차례나 고장을 일으켜 시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4일 0시 5분쯤 명장역에서 미남역으로 출발하려던 열차가 견인 전동기 부분의 전기합선 고장으로 추정되는 고장이 발생, 20여분간 운행이 중단됐다. 부산교통공사는 4일 고장에 대해 전동차를 움직이게 하는 견인 전동기 부분에서 합선이 일어나 단전되면서 전동차가 멈춰선 것으로 판단했다. 공사 측은 기관사 없이 운행되는 경전철에 대한 불안감을 덜기 위해 6월말까지 출퇴근 시간대의 열차에는 전동차 운전면허를 보유한 직원을 동승시켜 안전운행을 돕도록 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인천 “매년 20% 성장” vs 부산 “물동량 7배 많아”

    인천항이 선석 100개를 돌파하면서 전국 최대 항만인 부산항에 도전장을 내밀고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물동량은 부산항이 앞서지만 성장세와 항만 운영 첨단화 등을 내세워 우리나라 최초 개항지(1883년)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4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 1일 북항에 2만t 규모 2개 선석이 개장됨에 따라 인천항에서 운영되는 선석은 100개에 달하게 됐다. 인천항은 수년 전부터 내항 중심 운영에서 벗어나 북항, 남항, 송도신항으로 영역을 넓혀 가며 도약기를 맞고 있다. 인천항의 지난해 컨테이너 물동량은 190만 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단위)로 2009년 157만 TEU에 비해 20% 늘어나 개항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물동량도 2005년 100만 TEU를 달성한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가 닥친 2009년을 제외하고 매년 20%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항만 구조조정을 통해 운영 효율화 및 선진화도 꾀하고 있다. 내항은 청정화물, 북항은 조악화물(Dirty Cargo·누출 우려가 있거나 악취·분진이 발생하는 화물) 처리로 부두별 기능을 특화했다. 따라서 현재 내항에서 취급하고 있는 사료부원료를 비롯해 고철·원목·잡화 등은 2015년까지 북항으로 모두 이전해 처리한다. 운영 효율을 위해 세관, 출입국관리사무소 등 CIQ기관 합동사무소를 개설하기로 했다. 내항은 논란이 되고 있는 재개발에 대비, 고부가가치 청정화물 전담 항만으로 전환하기 위해 타깃 화물별 시장분석은 물론 화주를 대상으로 다양하고 공세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부산항(163개 선석)의 지난해 컨테이너 물동량은 1419만 TEU. 인천항의 7배가 넘는 수치다. 하지만 인천항의 컨테이너 화물이 전체 화물의 21%인 반면 부산항은 95%를 차지한다. 또 부산항의 성장세는 인천항에 비해 뒤떨어진다. 2003년 처음으로 1000만 TEU를 기록한 이후 연간 증가율이 대체로 5% 미만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항만에서 부산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1년 80%에서 2005년 77%, 2008년 75%, 2010년 73%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부산항이 ‘항만 맹주’의 자리를 쉽게 내줄 것 같지는 않다. 환적화물과 물류기능 확대에서 살길을 찾고 있다. 전체 물동량에서 환적화물이 차지하는 비율을 현재 45%에서 2020년까지 50%로 늘린다는 복안이다. 또 신항 개발과 함께 배후물류단지(660만㎡)를 조성, 다국적 기업을 유치해 고부가가치의 물류 기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수출량 증가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일본·중국·미주로 가는 환적화물을 늘리고 신항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부산항의 위상은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강심장 장착 ‘까칠이’ ‘강남 쏘나타’ 나와라

    강심장 장착 ‘까칠이’ ‘강남 쏘나타’ 나와라

    지난해 국내 준대형 차 시장을 평정했던 기아 K7이 그랜저 HG 심장인 ‘GDi엔진’을 장착하고 다시 돌아왔다. 더 프레스티지 K7은 디자인의 변화보다는 성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당당해진 K7은 렉서스 ES350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이는 두 차가 엔진출력, 차량의 크기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또 기아차가 그만큼 자동차 품질면에서도 자신이 있다는 방증이다. 기아 K7과 렉서스 ES350의 장단점을 비교해 봤다. ●K7, GDi 새엔진 장착 270마력 성능 강인하면서도 세련된 전면부, 날렵하게 미끄러지는 옆 라인 등 간결하면서도 절제된 디자인 덕분에 K7은 ‘까칠이’로, 외산 자동차 중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품질이 좋은 ES350은 강남 아줌마들이 가장 많이 타고 다닌다고 해서 ‘강남 쏘나타’라고 불린다. 까칠이가 강남 쏘나타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이 둘은 체급에 차이가 있다. K7은 2999㏄이지만 ES350은 3456㏄다. 엔진의 배기량과 출력은 정비례한다. 하지만 K7은 500㏄ 즉 15% 이상 작지만, 힘은 7마력 즉 3% 정도밖에 뒤지지 않는다. 이는 직분사 엔진인 GDi때문이다. 연비도 ℓ당 2㎞ 정도 앞선다. ●렉서스 ES350, 실내공간·효율성 앞서 실내공간의 효율성은 ES350이 앞선다. 새로운 기계 조작을 어려워하는 여성 운전자를 위해 에어컨, 내비게이션 등 조작 버튼이 비교적 단순하게 배치된 산타페시아(오디오, 에어컨 등을 조작하는 공간)와 고급스러우면서 심플한 실내인테리어로 작은 실내공간이 훨씬 넓게 느껴진다. 외관도 느낌이 다르다. K7은 강하고 남성적인 느낌을 주는 반면 ES350은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느낌이다. 가격은 ES350이 5990만원으로 K7의 3870만원보다 40% 정도 비싸다. 브랜드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두 차의 가격차는 컸다. 서춘관 기아차 국내마케팅 이사는 “동급의 수입차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가격은 절반 정도 저렴한 것이 K7”이라면서 “세계 어디에 내놔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렉서스 관계자는 “우리의 경쟁 상대는 수입차”라면서 “국산 차와는 성능만 가지고 비교할 수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프로야구] 오늘 플레이볼… 8人의 선발 누가 웃을까

    [프로야구] 오늘 플레이볼… 8人의 선발 누가 웃을까

    2011프로야구 정규시즌이 2일 오후 2시 4개 구장에서 일제히 개막한다. 8개 구단이 팀당 133경기씩, 총 532경기를 펼치는 6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하는 것. 출범 30주년을 맞는 이번 시즌은 팀 간 전력 차가 크지 않아 혼전이 점쳐진다. 이 때문에 감독들은 초반인 4~5월을 중요 승부처로 꼽는다. 자칫 초반 연패의 늪에 허덕이면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 따라서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 개막전에 나서는 선발 투수의 어깨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는 얘기. ●203㎝ 장신투 vs 160㎞ 광속구(잠실) ‘한지붕 라이벌’ 두산과 LG가 격돌한다. 두산은 우승을 노리고 LG는 9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벼른다.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30)를, LG는 레다메스 리즈(28)를 선발로 내세운다. 니퍼트는 키가 203㎝나 된다.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빠른 직구는 물론 다양한 변화구가 일품. 제구력도 뒷받침돼 공략이 쉽지 않다. 시범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2.57의 안정된 피칭을 선보였다. 메이저리그 통산 14승 16패. 리즈는 시범경기에서 최고 시속 160㎞의 빠른 볼을 뿌려 화제가 됐다. 1승 1패, 평균자책점 1.23의 호성적으로 중책을 맡았다. 변화구 제구력이 들쭉날쭉한 게 흠. 메이저리그에서는 2007년부터 3년간 6승8패, 평균자책점 7.52. ●롯데의 새 희망 vs 천적 스타(사직) 19년 만에 우승 한풀이에 나서는 롯데와 4강 진출을 노리는 지난해 꼴찌 한화가 브라이언 코리(38)와 류현진(24)을 투입한다. 코리는 시범경기에서 정교한 제구력을 앞세워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90의 눈부신 피칭을 뽐냈다. 경험도 풍부하다. 메이저리그 통산 4승 4패, 일본 5승 5패. 대한민국의 간판투수 류현진은 지난해 타격 7관왕 이대호와 홍성흔 등 거포들을 무력화시키고 롯데전 4승 무패를 기록, 천적으로 우뚝 섰다. 류현진과 이대호와의 시즌 첫 대결도 흥미를 돋운다. ●20승을 향해 vs 에이스 굳히기(광주) 지난해 ‘자해 소동’을 일으키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KIA 윤석민(25). 올해 20승 도전장을 냈다. 개막전이 첫 관문. 시범경기에서 10이닝을 던지며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의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포크볼을 신무기로 장착, 기대를 더한다. 150㎞의 빠른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가 주무기인 차우찬(24). 삼성의 제1선발 자리를 당당히 꿰찼다. 2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쌓아 에이스로 자리매김할 각오. 시범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최희섭·김상현·이범호 등 거포가 즐비한 KIA 타선과의 정면 승부가 기대된다. ●부활투 vs 부활투(문학)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SK는 게리 글로버(35)를 선발로 예고했다. 당초 김광현이 예상됐으나 시범경기에서 부진, 선발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2번째 시즌을 맞는 글로버는 지난해 6승 8패, 평균자책점 5.66으로 부진했다. 시범경기에서도 1승 1패, 평균자책점 5.54. 하지만 변화구 제구력이 빼어나다. 넥센은 지난해까지 삼성에서 뛰다 무릎 부상으로 방출된 브랜든 나이트(36)를 올린다. 나이트는 지난달 24일 한화전에서 6이닝 동안 삼진 8개를 낚았다. 시범경기에서는 1패, 평균자책점 4.05에 그쳤지만 이닝마다 탈삼진을 솎아내는 위력투를 과시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신지애 “호수에 빠져줄게”

    “또 한 시합이 지나갔다. 두고두고 아쉬운 기억이 되겠지만, 이미 지나가 버리고 끝나 버린 건 돌아오지 않지. 그러니 다시 앞만 보자구.” “기다려라, 내가 곧 가서 일요일날 물에 퐁당 빠져줄게. 나 물 무서워하는데 너에게만큼은 빠져 보고 싶다.” 신지애(23·미래에셋)가 29일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전날 KIA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통한의 역전패를 당한 아픔을 추스르며 다음 대회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신지애가 ‘호수의 여인’에 도전한다. 31일 4라운드로 개막하는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에 출전한다. 해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골프장(파72·6702야드)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마지막 날 우승자가 18번홀 옆의 호수로 뛰어드는 세리머니로 유명하다. LPGA 투어에서 맹위를 떨치는 한국 ‘여전사’들이지만 이 대회에서만큼은 2004년 박지은(32)이 유일한 우승자다. 이 대회는 6702야드의 전장에서 알 수 있듯이 장타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게다가 깊은 러프와 딱딱한 그린 탓에 한국 선수들에게는 정복하기 쉽지 않은 코스다. 지난해 청야니(타이완), 2009년 브리타니 린시컴(미국), 2008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등 장타자들이 우승자 명단에 이름으로 올렸다. 신지애는 지난해 평균 비거리가 237야드에 불과했다. 올해부터 드로 구질을 다시 찾아 평균 비거리를 252야드로 늘렸다. 그린 적중률 87.5%를 자랑하며 이 부문 1위다. 문제는 퍼트다. KIA클래식에서도 공이 홀로 떨어지지 않아 속을 태웠다. 퍼팅에 대한 자신감 회복 여부가 신지애 우승의 관건인 셈이다. 현지에선 한국 선수 중 장타와 정확성을 겸비한 최나연(24·SK텔레콤)을 우승 후보로 점친다. 최나연은 올 시즌 평균 비거리 258야드를 기록하며 장타부문 공동 12위에 올라 있다. 그린 적중률도 83%로 공동 4위. 한국 선수들과 우승 경쟁을 벌일 선수는 단연 청야니. 지난해 이 대회와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 등 메이저대회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 더욱이 올해 들어 유럽여자프로골프 대회를 포함해 LPGA 투어 개막전 혼다 LPGA 타일랜드까지 3개 대회를 연속 석권하는 무서운 상승세를 타 버거운 상대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올 시즌 2승으로 제2의 전성기를 연 캐리 웹(호주)과 장타자 미셸 위(22·나이키골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도 강력한 우승 후보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40시간 연속 방송”…美라디오, 기네스 도전장

    “40시간 연속 방송”…美라디오, 기네스 도전장

    미국의 인터넷라디오가 기네스기록에 도전한다. 도전장을 내민 종목은 동일한 사회자가 최장시간 방송하기.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인터넷라디오 방송국 ‘라디오Nexx’가 다음달 1일 1시부터 3일까지 40시간 마라톤방송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진행은 칠레-베네수엘라 혈통을 받았지만 미국 국적을 가진 방송국 대표이자 사회자 폴 스페이어가 맡는다. ‘당장 석방하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방송에서 그는 40시간 동안 베네수엘라의 정치범 문제를 집중해 다룰 예정이다. 현재 기네스기록은 3개국에서 33시간 연속 방송을 한 영국의 BBC가 갖고 있다. 라디오는 40시간 방송을 영상과 함께 인터넷으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보는 라디오방송이 되는 셈이다. 폴은 “베네수엘라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초청인사들이 흔쾌히 방송참가를 약속했다.”며 “40시간 동안 청취자들과도 계속 전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말했다. 폴은 “마라톤방송 때 라디오를 듣는 사람은 기네스기록과 함께 민주와 자유를 위한 새로운 역사를 지켜보는 게 될 것”이라며 호응을 당부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WHO&WHAT] 독재자의 만찬

    [WHO&WHAT] 독재자의 만찬

     ‘민주’(民主)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오늘날, ‘독재’(獨裁)란 말은 듣는 것만으로도 유쾌하지 않은 단어다. 다른 사람의 운명을 멋대로 좌우하고 과장된 논리나 종교와 다를 바 없는 맹목적인 믿음을 강요하는 독재에 대한 거부감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한국인에게도 ‘독재’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길거리로 뛰쳐나와 군사정권에 맞서 밑으로부터의 민주화를 일궈냈다는 자부심,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최장수 독재체제(북한)와 마주하고 있는 현실 등 우리는 독재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 몰아닥친 ‘재스민 혁명’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수십년간 그래온 것처럼 아랍권의 민주화 운동이 ‘찻잔 속 태풍’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빗나갔다. 권력을 지키고자 하는 자들과 권리를 찾고자 하는 이들의 싸움은 점점 격해지고 있고, 이젠 국제사회의 개입도 본격화됐다.  가상 인터뷰 ‘WHO&WHAT’의 이번 주인공은 역사 속 인물들이다. 이름 자체가 공포가 되고, 금기어가 됐던 이들. 현대 정치사를 피로 물들이며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난, ‘악몽’ 그 자체였던 네 명의 독재자들을 만찬장에 초대해 그들이 생각하는 재스민 혁명과 ‘독재’ 그리고 ‘민주화’에 대해 들어봤다. 사회:독재돼지 나폴레옹(소설 ‘동물농장’의 주인공)  식당으로 들어서는 네 사람의 표정은 썩 밝지 않았다. 살아생전 서로 배신의 총부리를 겨눴던 사이도 있었고, 서로 ‘사상적 동지’로 돈독한 관계를 자랑하던 이들도 있었다. 그들 사이에 가로놓인 반세기의 시간도 서먹한 분위기를 가시게 하지는 못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말이 사전에서 바로 튀어 나온 듯한 이들은 같은 자리에 마주앉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마뜩치 않아 보였다.  콧수염을 기른 사람이 셋, 군복을 입은 사람이 셋이었다. 앞에 이름표를 놓을 필요조차 없이 얼굴만으로도 누구인지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아돌프 히틀러, 이오시프 스탈린, 마오쩌뚱, 사담 후세인. 인류 또는 자기의 민족을 위해 떨쳐 일어났다는 대의명분을 앞세웠지만 결국엔 자기자신의 안위와 비뚤어진 욕망으로 가득찬 이미지만 역사에 남긴 공통점을 가진 이들. 한 사람만 있어도 공포를 느끼게 할 만한 20세기 정치가 네 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날 만찬 자리는 현재 국제정세를 감안하면 상당히 늦은 감이 있었다. 시대적 차이는 있지만, 각자의 전성기 시절 국내외 정치에 대해서라면 남부럽지 않을 역량을 과시했던 이들에게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강타하고 있는 ‘쟈스민 혁명’에 대해 묻지 않는다면 과연 누구한테 물어야 한단 말인가. 더구나 만찬의 주제가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독재’인데 말이다.  네 사람의 만남에 적합한 사회자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민주화 전문가나 학자는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이들을 통제하기엔 늘 역부족이기 마련. 결국 메이너 농장의 절대권력자 나폴레옹(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등장하는 독재자 돼지)에게 어려운 역할을 부탁했다. 1945년 처음 세상에 알려진 이후, 지금까지 농장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는 나폴레옹의 능력이라면 참석자들도 특별한 불만이 없을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오웰이 묘사한 것처럼 나폴레옹은 ‘사람이 돼지인지, 돼지가 사람인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능수능란하게 만찬장의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본인들의 얘기와 현재 상황을 비교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오늘의 메뉴●  애피타이저 - 당신은 떳떳한가  메인 디시1 - 당신의 국민은 왜 당신을 버렸을까  메인 디시2 - 당신은 부패했나  디저트 - 당신의 사랑은 진짜였나      <애피타이저> 당신은 떳떳한가.   →나폴레옹 인간 세상 최고의 독재자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게 돼 기쁘다. 나야 동물 100여마리 거느리는 수준이지만, 당신들은 수백만명에서 수억명에 이르는 사람의 목숨을 한 손에 좌우했던 사람들이지 않은가. 실제로 죽이기도 많이 죽였고…. 당신들보다 훨씬 잔혹하거나 무자비한 사람도 없진 않지만, 20세기 이후 독재자들 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선정됐다는 점을 밝혀둔다. 우선 당신들이 지금 이 테이블에서 떳떳하게 고개를 들고 있을 수 있는 자신감의 근원부터 묻고 싶다.   히틀러 정당성을 묻는거냐. 어디까지나 국민들이 원해서 적합한 위치를 맡았을 뿐이다. 내가 총통이 됐을 때 4500만명이 투표에 참가했고 그중 3800만명이 찬성했다.(히틀러는 1934년 대통령 파울 폰 힌덴부르크가 죽은 직후 1시간 만에 대통령직과 총리직을 통합하고 최고사령관 직까지 합쳐 그 자리에 오른 다음 투표를 실시했다.) 국민들이 내가 이루고자 하는 바에 자발적으로 동참해서 내가 그 위치에 올랐다는 증거다. 정당성의 측면에서 과거의 왕들과는 평가부터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왕 중에서도 네로나 헤롯 같은 사람이 있었고, 나름 성군(聖君)으로 존경받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지만 그들은 왕으로 태어나 왕으로 살면서 그 권력을 조금 더 쓰느냐 마느냐의 차이가 있었을 뿐이다.   스탈린 난 볼셰비키 혁명을 주도했고 성공시킨 레닌이 직접 지목한 정당한 후계자다.(실제로는 레닌이 그의 위험성을 경고한 편지를 공개하려고 했지만, 스탈린이 의도적으로 막았다. 뿐만아니라 스탈린은 레닌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 여러 장의 사진과 역사기록을 조작했다.) 그루지아 출신이라는, 심지어 러시아어를 잘 하지 못한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범 러시아 지역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데 대해 지금까지 의심해 본 적이 없다. 국민의 지지가 없으면 독재고 뭐고 간에 아예 정권을 잡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최소한 총과 칼로만 쿠데타를 일으켜서 최소 몇 년 이상 유지한 사례가 얼마나 될지 지난 100년 간을 꼽아봐라. 처음엔 그렇게 잡더라도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지 않으면 유지가 안되는 게 정치다.   →나폴레옹 그 말씀을 액면 그대로 믿는다면 여기 있는 사람들이 역사에 악인으로 이름을 남긴 것 자체가 불가사의한 일이다. 듣다보니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요새 연설을 통해 계속 반복하고 있는 논리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그 얘기는 나중에 이어가기로 하고, 최근 전 세계 최고 관심사인 ‘쟈스민 혁명’에 대해 들어봤나.   마오 내용이야 어떻든 오랜만에 가슴이 뛰는 기분이다. 지난해 12월 한 청년이 분신을 하면서 벌어진 일이 불과 석달 만에 이렇게까지 커지다니. 벌써 두 나라(튀니지·이집트)의 정권이 뒤집혔고 리비아, 시리아, 바레인도 내전이 한창이지 않은가. 난 ‘공산당’을 알리고 ‘혁명 동지’를 모으기 위해 10만여명을 이끌고 1934년 370일 동안 1만 5000㎞를 걸어야했다.(마오는 12개의 지방을 지나고 18개 산맥과 24개 강을 건넜다. 마오의 짐은 두 장의 담요와 홑이불, 외투 한 벌, 책 몇 권 뿐이었다고 전해진다.) 그러고도 15년 이상 지나서야 중국을 세울 수 있었다. 고작 석달이라니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지금 같은 세상이라면 보다 완벽한 혁명을 꿈꿀 수 있을 것 같다.   히틀러 거기엔 100% 동감한다. 요즘처럼 다양한 수단이 있었으면 내가 연설을 일부러 석양무렵에 하면서 다양한 무대장치를 동원하는 수고는 덜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이런 아이디어는 히틀러의 선전장관이었던 요제프 괴벨스의 능력이라는 얘기가 정설이다.) 아! 물론 난 연설 대신 다른 방법으로 국민들을 설득해야 했겠지만 말이다.   후세인 참석한 다른 사람들은 딱 와닿지 않을 수도 있는데, 내 입장에서 쟈스민인지 뭔지는 정말 충격적인 일이다. 아랍에는 ‘하마’라는 게 있다. 1980년대 초반에 시리아의 하마라는 조그마한 마을에서 군사정권에 저항하는 민란이 일어났는데, 정부는 마을 전체를 지도에서 지워버리다시피 했다.(2만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시리아 정부는 그 숫자를 본보기 삼아 일부러 널리 공포했다.) 그 이후 ‘하마’는 절대권력에 대항하는 반항에 대한 응징을 뜻했다. 아랍권에서 조금이라도 목소리를 내던 반 체제 인사들은 힘을 잃었고, 일반인들은 조용해졌다. 그게 지금까지 아랍권을 지탱해온 버팀목이었다. 왕정이든 사회주의 체제든 광범위하게 사용돼 왔다. 물론 무력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국영TV와 신문을 장악하고, 시골에서 도시로 몰려드는 사람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세뇌시켰다. 나름 치밀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한 순간에 무너질 줄은 솔직히 상상도 못했다.   →나폴레옹 후세인 당신과 카다피가 유난히 비슷한 점이 많다고 들었는데.   후세인 카다피와 나는 소위 말하는 ‘역경의 자식들’이다. 전통적인 아랍사회가 혈통과 명문을 높이 떠받드는 점이 가장 큰 타도의 목표가 됐다는 점에서 일면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다. 아랍에서는 아버지의 이름이 중요시되지만 혹시 내 아버지나 카다피의 아버지 이름을 아는가? 뭐 사실 이 만찬장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말이다. 우리는 기존 사회의 합의나 계급은 무시하고, 아랍의 전통적인 가치들이 권력에 장애가 된다면 과감히 지워버렸다.  <메인디시1> 당신의 국민은 왜 당신을 외면했나.   →나폴레옹 슬슬 본격적인 식사로 들어가보자. 여러분은 다들 수십년에 걸쳐 자기 나라는 물론 주변국가, 나아가 전 세계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앞서 스탈린이 말한 것처럼 독재는 총칼 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많은 국민의 열광적 지지를 받는 지도자의 위치에 오르는 게 선행돼서 가능했다. 그런데 끝까지 초심을 유지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인지 통치스타일이 변하면서 서서히 독재자가 돼 가는 공통점이 나타났다. 말은 자꾸 바뀌고, 점점 잔혹해지면서 다른 사람의 말을 안듣게 되었는데.   스탈린 국민들에게 제시했던 내 목표는 무조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적이었다. 어떤 수단을 써서든 달성하는 것이 최우선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모두가 내 뜻에 복종해야 했다. 의견이 다른 사람들은 틈만 나면 배신하려 하고, 권력을 잡기 위해 나를 밀어내려고 했다. 심지어 공장 노동자들도 내 목표량에 미달했다. 충분히 열심히 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탈린은 5개년 경제계획을 세워 모든 농민들이 국가 소유의 조합에 가입하게 했다. 그러나 대부분 농민들은 재산을 내주는 대신 땅을 불태우고 가축을 죽였다.) 결국 나는 그들을 피로 다스릴 수 밖에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가까운 사람들조차 나에게서 등을 돌리는 것처럼 생각됐다. 잠도 잘 오지 않았다. 나에게 있어 가장 큰 기쁨은 적을 정하고, 만반의 준비를 한 다음 철저하게 복수를 하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었다.   히틀러 난 독일 국민에게 약속한 것을 대부분 다 지켰다.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 정책에는 본인의 증오 이외에 ‘독일 국민들에게 잘 통할 것’이라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었고, 실제로 주효했다.) 솔직히 내가 세운 모든 계획 중에 딱 하나 틀린 게 있었는데, 바로 전쟁에 졌다는 것이다. 난 거창하게 세계정복 같은 공약을 내세우지 않고, 우리가 받을 수 있을 걸 받자고 얘기했을 뿐이다. (히틀러의 전쟁은 세계를 상대로 한 전쟁이라기보다는 영국과 프랑스 양강으로 구분돼 있던 유럽 내에서 독일의 정당한 위치를 인정해 달라는 권리찾기에 가까웠다. 세계를 상대로 한 전쟁이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히틀러 본인이 잘 알고 있었다.) 실제로 우리 독일 사람들은 1933년부터 2차대전이 본격화되기 이전, 내가 제3제국을 이끌던 시기를 역사상 가장 행복했던 시기로 기억한다. 연합군과의 전쟁에서 지지만 않았다면 난 절대로 여기 다른 ‘실패한 독재자’들과 함께 앉아있지 않을거다.   마오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공통된 적이 필요했다. 사회를 뒤집어 엎으려면 당연히 원동력이 필요하고, 그 힘은 밑에서부터 나온다. 히틀러는 그것을 외부(유대인)에서 찾았고, 나와 스탈린은 노동자·농민을 앞세워 인민의 적을 만들어내는 수법을 썼다. 그런데 정권을 잡고 공공의 적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당연히 사회적 결집력과 추진력이 떨어지지 않겠나. 난 1950년대 중반에 무조건 억누르기만 했던 스탈린과는 다른 길을 가려고 했다. 지식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는데 금방 사회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졌다. (마오는 헝가리에서 검열 완화 이후 폭동이 일어난 것을 보고 ‘모든 의견’을 허용하는 대신 ‘공산당의 입지를 굳히는 의견’만을 허용했다.) 고작 6주간 ‘백화제방·백가쟁명’(쌍백) 정책을 펼쳤는데 불온성을 이유로 잡아들인 사람이 100만명이 넘었다.   →나폴레옹 뭐 결국엔 자기가 옳다는 생각을 계속해서 주장했고, 국민들이 그에 부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폭압적인 독재자들로 될 수 밖에 없었다는 논리인 것들 같은데. 국민들이 언제 돌아서는 것을 느꼈나.   스탈린 독재에 대한 대중의 영합은 독재권력이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주기 힘들어지면 힘을 잃기 시작한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서 일반 국민들에게 정치적인 이데올로기가 가장 중요했던 적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정권이 제시하는 조건이나 삶의 질에 만족하면 그 권력을 지지하지만 그게 안 되면 외면하는 게 국민들의 속성이다. 내 영향력이 다소간 줄어든 것도 ‘산업화’라는 당면과제가 생각만큼 잘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도 큰 문제는 아니다. 영향력이 떨어지면 그걸 보완하기 위해 총과 칼이나 숙청, 강제노동 등을 동원하면 충분히 되돌릴 수 있다. (스탈린은 꾸준한 생산력 증대를 원했고, 만족하지 못하면 계속해서 무력을 사용했다.) 이런 것이 독재자와 왕의 가장 큰 차이점이자 독재자에게 불리한 점이다. 독재자는 국민들이 실망하면 이를 되돌리기가 군주보다 훨씬 힘들다. 엘리자베스1세 말기에 영국 국민의 생활수준은 역사상 최저였지만, 아무도 그런 사실은 기억하지 않는다.   히틀러 이번 아랍혁명이 ‘빵의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고 들었다. 식량값 폭등 같은 단편적인 시각에서 볼 수는 없는 문제다. 원래 독재자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미래상을 제시하고 조금이라고 가까이 가고 있다고 믿게 해야 한다. 정권을 지지하는 국민들 입장에서 ‘어제보다 조금 나아진 오늘’은 별 의미가 없다. 독재자가 “5년 후에 우리가 이 정도 수준에 살고 있을 것”이라고 제시하면 반드시 거기에 가 있어야 한다. (히틀러가 뚜렷하게 정책에 실패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표방하는 제3제국이 명확한 수치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게 이뤄지지 않으면 위기가 찾아오는 거다.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를 표방했던 독재정권들이 망가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조금씩 나아지는 건 왕정 아래서도 얼마든지 가능한데, 정권을 잡으려는 독재자들은 국민들에게 “우리 모두 잘 살 수 있다.”고 소리친다. 결국 삶에 찌들어 있는 대중의 지지를 받아 순식간에 정권을 장악할 수 있지만, 결코 그들이 약속한 삶은 만들어낼 수 없다.   후세인 아랍권의 문제가 심각한 건 사실이지만, 구조적으로 ‘복지독재’라는 희한한 형태가 있어 국민들이 모두 돌아서는 시기를 간단히 전망할 수는 없다. 사우디아라비아나 쿠웨이트 같은 왕권독재 국가에서는 독재의 정도가 다른 나라보다 심하면 심하지 덜하지 않은데, 국민들의 삶은 다른 나라보다 풍요롭다. 일자리도 주고 의식주 걱정도 없다. 대학도 보내준다. (아랍의 왕조 체제에서는 가진 자의 수가 극히 제한돼 있고, 이들은 인자한 독재자의 모습을 띤다. 이들은 국부를 독점하는 만큼 그것을 나눠주는 방식에 관심이 많다.) 그럼 이 상황을 뒤집어서 민주화가 되고 완전한 자본주의 국가가 되면 어떻게 되느냐. 가진 자의 수가 늘어나면 전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절대 빈곤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민주화라는 것은 결국 허상이다. 위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고 가정했을 때 민주화를 원하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난 가진 자의 입장에 설 기회가 생긴다.”는 생각만 한다. 결국 ‘기회’라는 게 어느 순간 현재 생활에 대한 불만을 뛰어넘느냐가 관건이 아닐까 싶다.  <메인디시2>당신은 부패했나.   →나폴레옹 ‘권력은 부패하고,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고 영국의 역사학자 로드 액튼 경이 말했다. 독재와 관련된 경구 중 가장 유명한 말이 아닐까 싶다. 흔히들 독재자는 부패하기 때문에 망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부패가 독재의 종착점인가.   히틀러 진정한 목표가 있는 독재자는 부패할 시간이 없다. 난 채식주의자에 담배조차 피우지 않는다. 가끔 맥주를 마시기는 하지만, 내 뒤를 아무리 캐봐라. 내가 부정적인 일에 연루됐다는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할 거다. 심지어 난 평생 두 여자(의붓여동생의 딸인 겔리 라우발, 최후를 같이 했던 에바 브라운)만을 사랑했고, 한명이 죽은 후에야 다른 사람을 만났다. 만약에 지금 세상처럼 청문회가 있다면 난 무조건 100% 무사 통과다. 오로지 위대한 제3제국을 세우겠다는 목표 이외에 개인적인 욕심 따위는 없었다. 제3제국이 부패해서 망했다고 말할 수 있나. 난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스탈린 나 역시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사람들이 나를 ‘금욕주의자’라고 부를 정도로 난 개인적으로 즐기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내 딸 스베틀라나가 나중에 쓴 책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내 가족들조차도 화려한 옷이나 식사는 꿈도 꾸지 못했다. (스탈린은 부인을 잃은 후 스베틀라나를 사실상 ‘어린 퍼스트레이디’로 대접했고, 자식 중 유일하게 애정을 쏟았다.) 오로지 대업을 완수하는 것만이 내가 평생을 생각했던 유일한 관심사였다. (얄타 회담에서 스탈린을 만난 윈스턴 처칠의 부관들은 스탈린에 대해 “지금까지 만나본 중 가장 철두철미하고 명석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나폴레옹 최근 아랍권의 가장 큰 문제는 본인은 물론이고 부인이나 아들, 측근들이 부패한 경우가 많다는 것인데 후세인 당신도 자식 간수에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 아닌가.   후세인 독재자는 외로운 존재다. 누군가를 몰아내고 그 자리에 앉았으면, 언젠가 자신도 똑같은 일을 당하지 말란 보장이 없다. 결국에 믿을 사람은 가족 밖에 없다. 그런데 가족은 통제가 불가능하다. 각자 욕심을 부리게 마련이고, 절대자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대부분 용서 받는다. (후세인의 큰아들 우다이는 공식 행사에서 사람을 총으로 쏘아 죽이거나 싸움을 벌이는 등 난폭했다. 정신박약아라는 설도 있다.) 튀니지의 벤 알리, 이집트의 무바라크, 리비아 카다피 모두 가족이 문제였고 자식한테 권좌를 물려주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 결국 ‘부패’의 진정한 원인은 독재자의 개인적인 성향보다는 독재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1인 중심적인 체제에서 찾아야 한다.   마오 아무리 독재라도 권력은 최소한의 시스템이라도 갖추고, 그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 권력을 사유화하고 개인적으로 대놓고 이용하기 시작하면 그게 부패한 거다. 난 솔직히 주지육림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방탕한 생활을 즐기기도 했지만, 최소한의 기구를 갖고 있었고 그걸 이용해서 모든 것을 움직였다. (그의 문화혁명을 앞장서서 주도했던 홍위병은 결국 스스로 부패하고 갈라져 사라져갔다.) 간단히 말해서 사회를 바꾸기 위한 목표를 갖고 조직이 사회를 지배하는 것이지 개인이 가진 것을 오로지 지키려는 목적으로 조직을 운영한다면 그건 독재자 중에서도 가장 저질이라고 생각한다. 카다피나 북한의 김일성, 저기 앉아있는 후세인이 대표적인 인간들이다.  <디저트>당신의 사랑은 진짜였나   →나폴레옹 곧 무너질 것 같았던 카다피가 계속 버티고 있다. 심지어 쟈스민 혁명이 곧 사그라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쟈스민 혁명은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히틀러 국민을 장악하는 수단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내가 연설을 통해 국민을 사로잡았다면 카다피한테는 TV로 보여지는 강력한 모습과 반미 감정몰이가 결정적인 힘을 줬다. 그런데 최근 유행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그걸 뛰어넘을 수 있다. 결국엔 모든 것이 정보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왜 저렇게 폐쇄정책을 고집하겠나. 밖에서 국민들이 정보를 얻기 시작하면 바깥세상이 더 낫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러면 지금까지 주장해 온 모든 것들이 허사가 된다. 결국 정보가 공개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럴듯한 꼬임이나 세뇌만으로 할 수 있던 독재의 시대가 끝났다. 결국 총과 칼을 통한 억압만이 가능하다는 얘기인데, 이번에 혁명이 실패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니까 나중에 또다시 내란이 일어나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 한번 떨쳐 일어났던 기억은 생각보다 오래가는 법이다.   마오 그래도 중국은 꽤 오래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리비아가 여러 개의 부족이라서 마지막 한 고비를 넘을 원동력이 부족한 것처럼 중국 역시 민족이 다양하고 워낙 지역도 넓기 때문에 하나로 모으는 추진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중국은 아직 폭발적인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국민들이 뭔가를 추가적으로 기대할 여지가 남았다는 얘기다. 특히 연안지역만 개방해서 충분히 통제가 가능하도록 하고 조금씩 열어가면서 개방과 통제라는 두가지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반면 북한 같은 경우에는 특정지역만 열고 통제하는 게 불가능하다. 결국에 경제적 몰락을 극복하기 위해 체제붕괴를 피하기 힘들다.   후세인 내가 보기엔 미국이 얼마나 나서느냐가 관건이다. 군사적, 외교적으로 영향력이 절대적이니 말이다. 여기 있는 네 사람 모두 미국과는 좋은 감정이 아니겠지만, 내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 솔직히 대량 살상무기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달아서 억지로 쫓아낸 것 아니냐. 이번에도 이집트에는 개입 안하고, 리비아에만 개입하려고 꼼수를 쓰는 모습이라니…. 결국 다른 나라의 민주화를 자기 입맛대로 골라서 이용하겠다는 것 밖에는 안된다. 민주화니 어쩌니 떠들지만 실제로 국제사회를 독재하고 있는 건 미국이다.   →나폴레옹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다. 철저하게 자기자신의 논리로 무장한 당신들에게 물어보나 마나겠지만, 당신들은 정말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하나.   스탈린 1994년 김일성이 죽었을 때 눈물을 흘리던 평양 시민들을 기억하나. 그 원조가 바로 나다. 내 시신을 보겠다고 몰려든 사람들 때문에 수백명이 깔려 죽었다. (영하의 날씨였지만 방부처리된 시신을 보기 위해 몰려든 조문객의 일부가 바리케이드에 부딪히거나 밟혀서 목숨을 잃었다.)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마오 내가 죽은 후 숱한 변화 속에서도 난 중국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존재다. 톈안먼 광장에 걸려있는 내 초상화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마오가 죽은 1976년 그의 문화혁명으로 쌓인 불만이 폭발한 톈안먼 사건이 일어났다. 1981년 그의 후계자 덩샤오핑은 마오의 문화혁명을 ‘내란’으로 규정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도움말 주신 분들 임지현 한양대 사학과 교수 김한지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책임연구원 최 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 류한수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 장대익 동덕여대 교양학부 교수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 [28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미식가의 나라 프랑스에서 요리 전 과정에 사용되는 게랑드 천일염은 세계 최고의 명품 소금으로 인정받고 있다. 게랑드 소금이 명품으로 인정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풍부한 미네랄 덕분이다. 최근 국산 천일염의 미네랄 함량이 게랑드 소금보다 월등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국산 천일염이 재조명되고 있는 현장을 함께한다. ●위기탈출 넘버원(KBS2 밤 8시 50분) 본격적인 봄을 알리는 4~5월. 아직 생각하지 못했던 일로 인해 식중독 또는 생명까지 잃을 수 있다고 한다. 당신의 목숨을 한순간에 앗아갈 수 있는 이것은 바로 독초다. 이 중 몇 가지의 독초는 식용 봄나물과 매우 흡사하여 더 위험할 수 있다고 하는데…. 식용 봄나물과 흡사한 독초의 위험성을 살펴보고, 구별법을 통해 예방법을 알아본다. ●남자를 믿었네(MBC 밤 8시 15분) 진헌 모는 진헌이 카렌을 마중 나가면 인희를 가정부로 다시 들이겠다고 조건을 건다. 진헌은 이를 받아들인다. 정민이 술에 취해 쓰러져 있다는 연락을 받은 현수는 정민을 데리러 가지만 남편을 부를 수 없어 경미를 부른다. 한편 비서 기용 2차 테스트로 매출 현황을 분석하게 된 경주는 화경의 지시로 자료를 다운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쥬로링 동물탐정(KBS2 오후 4시 30분) 동물탐정단은 마을에 갑자기 나타난 애완동물 문제를 해결하느라 정신이 없다. 밍밍과 크게 싸운 카논은 화가 나서 정글남이 시키는 대로 소중한 보물을 훔치겠다는 도전장을 탐정단 앞으로 보낸다. 한편 용해요 박사님의 컴퓨터와 닥터가 없어진 것을 보고 탐정단은 괴도 뷰티배트의 짓이라고 확신한다. ●직업의 세계-일인자(EBS 밤 10시 40분) 대한민국 과학수사를 대표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국과수 하면 우선 시신과 차가운 부검대가 연상되고, 여자들은 버티기 힘든 거친 환경이 떠오른다. 언뜻 험할 것 같은 국과수 원장은 뜻밖에 여성이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끈기로 국과수 1인자 자리에 오른 정희선 원장을 만나 본다. ●기업프로젝트(OBS 밤 10시 5분) 갓 스무 살을 넘긴 대학친구 셋이 각각 500만원씩 모아 시작한 회사 ‘컴투스’. 휴대폰으로 간신히 전화통화만 하던 시절 ‘휴대전화로 게임을 해 보는 건 어떨까’란 엉뚱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모바일 게임 회사 최초로 300억원의 매출과 9년 연속 흑자를 하고 있는 컴투스의 박지영대표를 초대해 풀스토리를 들어 본다.
  •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정남진 장흥은 봄이 빨리 찾아오고 겨울이 늦게 오는 곳 중 하나다. 봄이 찾아오면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바로 장흥 삼합이다. 장흥 삼합은 표고버섯·키조개·한우다. 봄이 오면 참나무에서 표고가 자라고 득량만 뻘에서는 키조개 양식장의 수확이 시작된다. 장흥 사람들이 호흡하면서 만들어 낸 장흥삼합의 현장을 찾아가 본다. ●리빙쇼 당신의 여섯시(KBS2 오후 6시 5분) 초등학교 때 이후로 20년 만에 줄넘기에 도전했다는 개그맨 박준형. 몸치·박치의 주인공답게 혼자만 계속해서 줄에 걸린다. 이런 그를 본 초등학생이 자신만만하게 도전장을 던졌다. 초등학생 대 36세 박준형. 전 국민 앞에서 벌어진 초등학생과의 긴장감 넘치는 줄넘기 승부의 승자는 누가 될까. ●아침드라마 주홍글씨(MBC 오전 7시 50분) 외면하는 경서의 얼굴을 본 동주는 절망에 빠지고, 투병사실이 해성에 의해 들통 난 혜란은 거리에서 행인들에게 발견돼 만신창이가 되어버린다. 망가진 혜란을 발견한 동주는 혜란과 술자리를 함께한다. 한편 혜란이 병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순임. 집에 돌아온 혜란에게 순임은 같이 죽자며 혜란에게 달려드는데…. ●미소코리아(SBS 오후 6시 30분) 수학여행 하면 아련하게 떠오르는 곳 경북 경주. 학창시절 석굴암이나 불국사 앞에서 찍은 단체 사진 한장쯤은 누구나 갖고 있을 법한 여행지다. 이제 뻔한 경주 여행은 이제 그만. 경주 르네상스가 시작된다. 뮤지컬 배우 전수경과 우즈베키스탄 청년 파르비스가 떠나는, ‘미소코리아’에서만 볼 수 있는 신(新)수학여행 로드를 공개한다.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태양의 신 수르야를 모신 모데라 태양 사원. 동쪽에서 해가 떠오르면 사원 전체가 빛으로 가득 찬다는 이곳은 지금으로부터 약 1000년 전 빔데브 1세에 의해 건축되었다. 규모의 웅장함과 사원 전체에 세워진 섬세한 조각상들이 자랑하는 사원의 아름다움. 그리고 척박하지만 화려하고, 황량하지만 따뜻한 구자라트의 사람들을 만나본다. ●보석상자(OBS 밤 11시 5분) 어릴 적 노래에 재능이 있어 미국으로 조기유학을 간 이사벨씨. 홀로 외로운 유학생활 속에서도 그녀는 음악과 친구가 되어 버텨나갔다. 그러던 중 2008년 한국에 온 그녀는 지하철에서 노숙자들의 모습을 보고 구세군에 직접 연락하여 거리 공연과 자신의 재능기부를 하기 시작한다. 그녀의 당차고 아름다운 나눔의 모습을 만나본다.
  • 미국, 리비아 공습 2선 후퇴 왜?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21일(현지시간) 대(對)리비아 군사작전에서 미군이 곧 2선으로 빠져 연합군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최종 확인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참여한 전쟁에서 미군이 ‘조연’을 자처하기는 처음이다. 초유의 일인 만큼 미국 언론들도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리비아 전투 현황보다 이 문제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의 ‘주연 반납’ 결정은 전쟁 주도로 얻는 것보다 잃을 게 많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1991년 걸프전 이래 2001년 아프가니스탄전, 2003년 이라크전 등 대형 전쟁을 잇달아 치르면서 미국은 돈을 너무 많이 썼고 아랍권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필요 이상 많은 적을 만들었다. 미국이 체력을 소모하는 사이 중국을 비롯해 인도, 브라질 등 신흥대국들은 부쩍 덩치를 키웠다. 가까이는 대영제국, 아주 멀리는 로마제국까지 거슬러 올라가 볼 때 제국의 쇠퇴가 결국은 잦은 전쟁에서 비롯됐다는 역사적 경험도 있다. 더욱이 아직 아프간전과 이라크전은 현재진행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리비아에서까지 주연을 맡는다면 미군은 3개 전장에 ‘겹치기 출연’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아무리 미군이지만 이것은 ‘체력의 한계’에 도전하는 일이다. 게이츠 장관 등 군사전문가들이 리비아 사태 초기부터 군사개입에 회의적 태도를 보인 것은, 반미 정서 촉발 우려와 함께 이런 현실적 한계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 듯하다. 미국 내 정치적으로도 적극 참전은 내년 대선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에게 별로 득될 게 없다. 경기 회복은 여전히 더딘 상황에서 의회에서는 예산 삭감 여부를 놓고 전쟁 아닌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다시 새로운 전쟁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는 것은 민심 이반을 자초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이번에 미국은 영국, 프랑스 등에 주연 자리를 양보함으로써 짐을 나눠 지운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미국의 양보가 역설적으로 제국으로서 미국의 쇠퇴를 반영한다는 시각도 가능하다. 미국이 옛날처럼 힘이 아주 셌다면 이런 어정쩡한 배역은 고려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미 언론은 지금 ‘오바마의 지나친 동맹 배려인가, 아니면 외교력이 약해진 것인가.’를 주제로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교력’이라는 말을 ‘국력’이라는 단어로 대체해서 볼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치치 막내 수이, 문근영 이은 국민여동생 도전장

    치치 막내 수이, 문근영 이은 국민여동생 도전장

    ‘고아라 닮은꼴’로 화제를 모은 7인조 신인 걸 그룹 치치(CHI-CHI)의 막내 수이가 문근영, 아이유를 잇는 새로운 국민 여동생으로 떠오르고 있다. 얼마 전 작은 얼굴에 인형 같은 눈매 그리고 하얀 피부가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 시절의 배우 고아라와 완벽 씽크로율을 이루며, 친자매가 아니냐는 추측까지 불러일으켰던 수이는 뭇 남성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며 각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 상위권에 링크되는 등 시선을 모았다. 또한 드라마 ‘드림하이’ 속 기린예고의 실사판으로 화제를 모은 대중예술전문고등학교 한림예고 2학년에 재학 중인 대표 ‘얼짱’ 출신에, 남다른 끼와 외모로 교내에서는 이미 스타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새로운 국민 여동생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치치의 막내 수이는 지난 20일 SBS ‘인기가요’를 시작으로, KBS2 ‘뮤직뱅크’, MBC ‘음악중심’ 등 공중파 음악프로그램에 차례로 얼굴을 알리며,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편 수이가 속한 7인조 신인 걸 그룹 치치는 한국 음반 레이블의 전설 ‘예당 엔터테인먼트’와 김건모, 핑클, 이정현, 왁스 등 수 많은 가수를 만들어낸 ‘히트 메이커’ 프로듀서 최준영(트로피 엔터테인먼트)이 심혈을 기울여 탄생하는 그룹으로 2011년 상반기, 국내 가요시장의 ‘뉴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트로피 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日 발전소 포기하더라도 바닷물 투입결정 빨랐어야”

    “日 발전소 포기하더라도 바닷물 투입결정 빨랐어야”

    최영상(65) 전 한국수력원자력 신형원전개발센터 소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지진에 동반하는 쓰나미(지진해일) 앞에서 발전설비가 어떻게 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면서 “총체적 점검을 통해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설계 기준을 다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5년 현역에서 은퇴한 뒤 대전시 만년동 소재 벤처회사(미래와 도전)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 전 소장은 21일 기자와 만나 “일본은 초기에 대응할 수 있었는데 실기했다.”며 “위기에서 실기하지 않고 판단할 수 있는 체제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 전 소장은 국내 원전 1세대로 37년간 국내 원전 개발현장을 두루 거쳤다. 1994년부터는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차세대 한국형원전 APR1400의 개발 총책임을 맡았으며, 2009년 47조원 상당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출을 이끌어낸 주역이기도 하다. →노후화된 원자로가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많다. -기본 운전설비만 갖춘 것이 1세대 원전이라면, 2세대는 냉각수 상실로 발생하는 노심용융 같은 가상의 사고를 가정한 비상노심냉각계통을 추가시킨 것이다. 최근 개발된 3세대 원자로는 앞선 두 가지에 방사능 대량 방출 같은 대형 사고를 모두 수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차세대 원전이다. 즉 2세대 원자로의 안전기준이 비상 발생 시 발전 사업자의 자산(원자로)을 보호할 수 있었다면 3세대는 사고 시 국민의 안전까지 책임질 수 있는 수준이다. →후쿠시마 원전도 조기 수습이 가능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미국 GE사의 BWR(비등수형경수로)을 직접 볼 기회가 있었다.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형태다. 미국의 브라운스 페리(원전)에서도 큰 화재가 일어나 접근조차 어려웠던 사고가 있었다. 사고 당시 소방차를 동원해 곧바로 원자로 배관에 호스를 꽂아 물을 공급해 사고를 수습했다. 방사능 대량 유출 같은 심각한 사태로 번질 수 있었지만 결국 소방차 한대로 대형 재난을 막게 돼 지금도 GE는 이걸 자랑으로 삼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가 발생했을 때 미국이 협조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아는데, 결국 일본은 초기에 대응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를 놓쳤다. 발전소를 포기하더라도 바닷물을 투입하는 것 같은 빠른 결정을 내렸어야 하는데 안타깝다. →지진과 쓰나미가 동반된 불가항력이란 의견도 있다. -결론적으로 다들 쓰나미의 위력에 대해 너무 몰랐다. (재난 기술 선진국인 일본이)사고 3일 후에도 실종된 1만명의 행방을 몰랐다. 발전소뿐만 아니라 주변 시설이 얼마나 심각하게 파괴됐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미 발전소가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된 것 아닌가. 쓰나미가 이렇게 대단한 것이었나 짐작이 된다. 당장 건물에 물이 들어차면 전원을 복구해도 누전 차단이 걸려서 전기를 보낼 수가 없다. 전기가 없으니 조명도 없고 손전등 하나 갖고 발전소 기기를 고쳐야 한다. 이미 발전소 안은 난장판인데 물이 차서 작업자의 동선도 확보되지 않고 주요 기계마저 망가진 상태다. 이전에 없던 경험인 데다 재난 대비 설비가 있더라도 대처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번 사태로 국내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크다. -신형 원자로는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 다양한 안전설비를 갖췄다. 원자로 안에 이상 상태 발생 시 고압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비상 방출 밸브나, 후쿠시마 원전 폭발의 원인이 된 수소를 없애기 위해 전원 없이도 가동되는 수소 재결합기나 인공 불꽃을 일으키는 수소연소기가 그것이다. 신형 원자로는 수소 발생 시 대류 과정에서 수소 농도가 짙어질 수 있는 공간 수십곳에 설비를 갖췄다. 2세대 원자로인 후쿠시마 원전은 격납건물 안의 공간이 너무 작아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결국 단시간에 방출된 수소가 팽창해 건물 전체가 폭발했다. 또 원자로 냉각에 절대 필요한 냉각수도 최근 시설은 격납건물 안에 냉각수 60만 갤런을 보유한 저장소가 필수로 설치됐다. 이 같은 최첨단 안전장치들은 모두 체르노빌 사고 이후에 나온 것이다. 원자로 안에서 사고가 일어나면 수소와 수증기 발생, 압력 증가 같은 부분부터 어떤 방향으로 사태가 진행되는지 제대로 알려준 덕분에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APR1400 개발 때도 원자로형 결정에 이견이 있었다던데. -기존 경수로형 원자로를 개량해서 만들자는 의견과 폭발 방지 성능이 뛰어난 피동형 원자로를 하자는 주장이 대립했다. 자연대류 방식으로 냉각하는 피동형 원자로는 미국과 중국에서도 쓰고 있지만, 땅이 좁은 국내 현실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오히려 수천 가지 기계 설비와 안전장치로 운용되는 원자력발전소가 너무 복잡해 사고 위험이 크다는 점에 착안, 컴퓨터를 이용해 그래픽으로 원전 설비 운용을 한눈에 관리할 수 있도록 단순화시켰다. 안전성이라는 상징적인 의미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국내의 첨단 정보통신(IT) 기술을 접목해 원자로의 안전성을 배로 높였다.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안전성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았고, 결국 UAE 수출 성사도 이 대목이 주효했다. →쓰나미에 대비한 원자로 설계에 필요한 과제는 무엇인가. -발전소를 설계할 때는 규제 한 줄이 엄청난 기술 변화를 요구한다. 일본 발전소도 진도 7.0 이상의 내진 설계를 했지만 결국 9.0이란 엄청난 지진 앞에 무너졌다. 더 큰 문제는 지진에 동반하는 해일 앞에서 발전설비가 어떻게 견딜지 총체적으로 다시 점검해야 한다. 기존의 내진 기준으로 적용해 오던 발전소의 안전설계 기준에 대해서도 새로운 규제가 필요한 시기라고 본다. →후쿠시마 사태가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내진 기술이 완벽하다고 자부했던 일본의 원자력 발전소였지만 이번 후쿠시마를 계기로 해일 피해에 대해서는 인간이 너무 무지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를 계기로 지진뿐만 아니라 쓰나미에 대한 잠재적인 피해를 막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 미국의 스리마일섬 사고나 후쿠시마 역시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최종 결정자가 누구인가, 결국 위기에서 실기하지 않고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결국 세계 최고의 기술능력을 갖춘 도쿄전력도 적절한 시점에 올바른 판단을 내렸다면 사태가 이 정도로까지 확대되지 않았을 것이다. 글 사진 대전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자유영혼’ 비트겐슈타인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자유영혼’ 비트겐슈타인

    요한 슈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를 듣고 있노라면, 이 어질할 정도로 아름다운 왈츠곡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군대가 프러시아 군대에 패한 직후에 작곡되었다는 사실을 떠올리기 어렵다. ‘예술의 도시’ 빈이 실은 말러를 비롯한 많은 예술가들을 가장 홀대했던 도시라는 사실도. 이런 빈의 이중성을 로베르트 무질은 이렇게 묘사한다. “국가 제도상으로는 자유주의 국가였지만, 그 통치 체계는 관료적이었다. 통치 체계는 관료적이었지만, 삶에 대한 일반 대중의 태도는 자유주의적이었다. 법 앞에서 모든 시민은 평등했다. 그러나 물론 모든 사람이 시민은 아니었다. 부여된 자유를 매우 엄격하게 행사하는 의회가 존재하지만, 정작 의회의 문은 대개 닫혀 있었다.”(‘특성없는 남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1889~1951)이 태어난 곳은 바로 여기, 몰락해 가는 제국의 수도이자 신흥 부르주아의 장식적 예술 취미가 극에 달한 도시, 클림트·쉴레·쇤베르크·아돌프 루스 같은 새로운 천재들로 북적거리는, 역설과 파괴와 새로움이 공존하는 세기말의 빈이었다. ●빈, 세기말 제국의 마지막 나날들 비트겐슈타인의 부친은 자수성가한 철강 재벌이자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예술 후원자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재벌이 그렇듯, 그 역시 자식들의 예술적 삶만은 용납하지 않았고, 그와 갈등하던 큰아들을 비롯해 세 아들이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다른 여덟 형제들에 비해 가장 ‘비예술적’이었던 막내 비트겐슈타인은 고등학교 졸업 후 기계공학을 공부했고, 이 과정에서 러셀과 프레게가 제기한 수학적 문제들에 흥미를 느껴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얼마 후 부친이 사망하고 그는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게 되지만, 가난한 오스트리아 예술가들에게 유산을 기부하고 본격적으로 논리학 연구에 몰두하게 된다. 비트겐슈타인을 사로잡았던 문제는 오직 하나, 기만과 허영에 들뜬 부르주아의 세계에 휘말리지 않고 자신의 영혼을 구원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라 비트겐슈타인의 초기 철학을 대표하는 저서 ‘논리-철학 논고’는 제1차 세계대전의 한복판에서 탄생했다. 죽음을 마주한 상황 속에서 탄생한 논리학 책이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바로 이 점이 ‘논리-철학 논고’에서 아주 낯선 형태로 등장하는 윤리학, 미학, 영혼, 인생에 대한 사유의 편린들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전장에서 그는 한 손으로 ‘논리-철학 논고’를 집필하는 한편, 다른 한 손에는 늘 톨스토이의 책을 쥐고 있었다. 삶의 의미란 자신의 실천적 일상에 충실한 사람에게만 드러난다는 톨스토이의 가르침은 비트겐슈타인의 생애에서 중요한 화두였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논리-철학 논고’는 논리적으로 말해질 수 없는 삶의 영역들에 대한 사유의 결과물이다. 그는 이 책에서 언어와 세계의 문제를 해결했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작업의 가치는 “문제들이 해결됨으로써 이루어진 것이 얼마나 적은지를 보여준다.”는 사실에 있었다. 비트겐슈타인에 따르면, 우리는 어떤 명제를 구성할 때 그에 상응하는 ‘그림’을 산출한다. 건축가가 떠올리는 청사진처럼, 언어를 사용하면서 어떤 ‘모델’을 떠올리는 것이다. 물리학의 좌표 체계처럼 하나의 명제는 특정한 논리적 공간을 갖는다. 다시 말해, 어떤 이름이 뜻을 갖는 것은 이름들 간의 논리적 관계라는 맥락 안에서다. 예컨대, ‘장미’라는 이름은 다른 여러 꽃들의 좌표 체계 속의 한 위치로서 규정된다. 이런 식으로 언어는 실재를 기술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말을 언어로 ‘모든 것’을 기술할 수 있다는 뜻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언어가 모델을 통해 실재를 기술할 수 있다는 생각은 ‘언어의 한계’에 대한 사유로 이어진다. 즉, 언어는 실재를 기술할 수는 있지만 “더 높은 것은 아무것도 표현할 수 없다.” 삶의 의미, 윤리적 가치는 언어로 표현될 수 있는 것 바깥에 놓인다. 비트겐슈타인의 말을 인용하면, ‘논리-철학 논고’의 핵심은 말해진 것이 아니라 말해지지 않은 것에 있었다. 비트겐슈타인은 언어로 말해질 수 있는 것과 말해질 수 없는 것을 구분함으로써, 삶을 사변적인 것으로 대상화하려는 철학적 태도를 비판한다. 삶의 의미는 말해질 수 없고 다만 ‘보여질’ 수 있을 뿐이다. 윤리는 명제들의 체계가 아니라 삶의 방식이다. 따라서 윤리적인 명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윤리적인 행위만이 있을 뿐이다. 이것이 ‘논리-철학 논고’의 마지막 절,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에 함축된 의미다. 이처럼 삶의 가치는 단지 행위를 통해 ‘보여질’ 수 있을 뿐 말해질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우리는 ‘논리-철학 논고’를 버려야 한다. 사다리를 딛고 올라간 후에는 그 사다리를 던져버려라! 그러나 비트겐슈타인의 바람과 달리, 비트겐슈타인이 힘들게 만들어 놓은 ‘사다리’는 논리실증주의자들이나 분석철학자들에 의해 한층 견고하게 지지된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라.’는 비트겐슈타인의 명제는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조롱으로 오해되었으며, 그가 주목했던 ‘언어의 한계’에 대한 사유는 무시되었다. 모든 오해들에 맞서는 대신 비트겐슈타인은 스스로 방향 전환을 꾀한다. 빈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오스트리아의 한 시골 초등학교에서 교사생활을 시작한 것. 오래지 않아 케임브리지로 돌아가서 자신의 철학적 탐구를 계속했지만, 교사로서의 경험은 후기 저작 ‘철학적 탐구’의 중요한 기반이 된다. ●“그저 너 자신을 개선시켜라” 1936년부터 1949년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다듬은 ‘철학적 탐구’는 자신이 밟고 올라가기 위해 만든 ‘논고’라는 사다리를 스스로 버리고 얻은 결과다. 비트겐슈타인은 ‘논고’에서 탐구했던 ‘언어와 실재’의 논리적 관계로부터 벗어나 언어가 사용되는 삶의 맥락 속으로 뛰어든다. 이제 문제는, 언어의 사용을 지배하는 실천적인 규칙들과 이런 규칙들로 운용되는 다양한 언어 게임들, 그리고 이런 언어 게임들을 구성하는 여러 삶의 형식들을 분석하는 것이다. 어떤 말의 의미는 결국 그것의 사용에 있다. 삶의 의미가 사는 행위에 있듯이. 언어는 형식적 구조가 아니라 행위라는 깨달음! 이 지점에서 논리학과 윤리학은 구분될 필요가 없어진다. 논리학은 윤리학이다. 나의 논리가 나의 삶인 것.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의 삶이 바로 나의 논리인 것! 우리는 언어의 한계로 우리를 데려가는 낯선 삶의 실험들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언어의 차원을 넘어선 고결하고 종교적인 삶의 형식들, 그 속에서만 언어는 행위가 되고 시(詩)가 되기 때문이다. 태초에 행위가 있었나니, 행위하는 자들은 자신의 삶으로 논리를 구성한다.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적 스승이었지만, 사유의 측면에서 비트겐슈타인과 가장 멀리 있었던 러셀의 묘사에 따르면, 비트겐슈타인은 “가장 완전하게 전통적 천재관에 부합되는, 열정적이고, 심오하며, 열띠고, 지배적인 천재”의 살아 있는 예였다. 그러나 비트겐슈타인의 이런 ‘천재성’은, 인간은 성실하고 진실해야 하며, 그것이 전부라는 신념의 발현이었다. ●교수이면서도 강단 위 직업적 철학 혐오 그는 강단에서 행해지는 직업적 철학을 혐오했고, 철학교수가 되려는 제자의 계획을 포기하도록 설득했다. 물론 그 자신도 케임브리지 대학의 교수직을 끝내 사임했다. 이유는 하나. 대학교수이면서 정직한 인간이 될 수는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모든 의미심장한 문제들은 위대한 작가들이 제기해 놓았고, 철학은 단지 그런 문제들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비트겐슈타인은 자신의 사유를 절대화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철학이 오해되는 것에 대해서도 굳이 변명하지 않았다. 그저 “이 책 속에 표현된 사고들을, 또는 어쨌든 비슷한 사고들을, 스스로 이미 언젠가 해본 사람만이 이해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철학에 덧씌워진 모든 사변적 장식물과 합리적 보정물을 제거해 나가고자 했다. 음악에서 쇤베르크가 했던 것처럼, 건축에서 로스가 했던 것처럼, 비트겐슈타인도 가장 기본적인 질문만을 갖고 삶을 돌파해 나간 것이다. “그저 너 자신을 개선시켜라. 그것이 네가 세계를 개선시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이것이 그가 동료들과 그 자신에게 반복했던 말이다. 비트겐슈타인은 고향집이 아닌 케임브리지에서 임종을 맞는다. 앞으로 며칠밖에 못 살 거라는 의사의 말을 들은 그의 대답은 “좋습니다.”였다. 그리고 그의 곁을 지키던 의사 베번 부인에게 남긴 유언은 “그들에게 전해 주십시오. 내가 멋진 삶을 살았다고!”였다. 일체의 지적, 사회적 관습에 의연하게 맞서면서 가혹할 정도로 자신을 다그쳤던 비트겐슈타인에게, 삶이란 말해질 수 없고 다만 보일 수 있을 뿐인 어떤 것, ‘멋진 예술작품’과도 같은 것이었다. 채운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후쿠시마 원전서 유출 방사능 한국에 영향 없나

    후쿠시마 원전서 유출 방사능 한국에 영향 없나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원전 1~3호기의 연쇄 폭발 사고에 이어 4호기의 사용후 핵연료봉 노출로 대규모 방사능 유출 우려가 커진 가운데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국내 전문가들의 일본 대지진 관련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자들은 사용후 핵연료봉의 핵분열 가능성이 낮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방사선 유출에 따른 피해 정도를 두고는 의견이 갈렸다. 토론에는 이은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오창환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학 경제학부 교수, 이석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기획부장, 양이원영 환경연합 에너지기후국 국장 등이 참여했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진단과 사후 대책은. -이은철 4호기는 1~3호기 문제와 다르다. (사용후 핵연료봉에 대해)핵분열과 폭발을 자꾸 오해한다. 연탄재처럼 다 쓰고 버린 상태라 우라늄양이 상당히 줄었다. 이걸로 폭발을 일으키려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화재로 물이 다 없어졌지만, 오히려 수증기가 건물 안에 있는 게 가장 위험한 상태다. 설계 때도 이런 점을 고려해 임계가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 4호기 폭발 문제를 너무들 걱정한다. -장정욱 핵폭발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인정한다. 문제는 1999년 일본 도카이에서 우라늄 20㎏을 가공하던 중에 임계가 일어나, 반경 10㎞ 안의 주민들이 피폭당하고 작업자 3명이 중상을 입고 2명은 죽었다. 핵물질이 나오지 않을 뿐 방사성 물질과 중성자 힘은 무시할 수 없다. -오창환 사용후 핵연료는 경제적으로 전기를 만드는 데 부족할 뿐 여전히 많은 우라늄을 함유하고 있다. 치명적인 방사능과 열도 있어서 수조에 보관한다. 고준위폐기처분장에나 버릴 수 있는 물질로 그 자체로도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다. 폭발이 안 돼도 노출 자체를 막아야 한다. -양이원영 지진으로 건물은 안 무너졌지만 4호기 직원 얘기를 보면, (원전)배관이 부서지고 무너져 내렸다고 했다. 안전장치나 배관에도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초기대응을 지적하지만 1분 1초가 중요한데 최선의 판단을 해야 한다. -이은철 (4호기의)10년 된 사용후 핵연료를 수조에 깊이 넣어두면 1년이면 급한 열은 제거된다. 방사선도 사용후 핵연료의 90%에서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물론 지난해 11월에 막 꺼낸 연료는 지금도 방사선이 많고 노출되면 배출될 가능성도 크다. 이것들도 연쇄 핵분열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 분산시켜 놓는다. 물이 완전히 빠져도 핵분열이 일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정설이다. 지금 나오는 양도 원자로에서 나오는 것보다 적다. →한국에 영향은 없나. -오창환 고준위 폐기물의 안전 보존 기간은 1만년이다. 온도도 방사능도 오래간다. 편서풍 때문에 지금 미국만 난리가 났지만, 남동풍이 부는 여름처럼 계절풍이 달라져 국지적인 변화는 대비해야 한다. 한반도 피해가 전혀 없다고 보긴 어렵다. -이석호 사고 이후 국회에 보고했다. (아무리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도)국민이 믿지 못하는 면이 있다. 기상청 예보는 편서풍이 불어 당분간 영향이 없다고 한다. 원전 3호기 노심용융이 100% 일어나고, 격납건물로 방출되는 양의 50배가 방출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우리나라와의 거리 1200㎞를 고려하면 우리나라 피폭량은 0.3mSv다. 연간 선량 한도 1mSv의 3분의1도 채 안된다. 우려는 이해되지만 기술적으로 최악의 상황에도 우리나라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이은철 (방사능도)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는 것처럼 사방으로 퍼진다. 거리 계산도 하늘로 솟는 것을 제외하고 직선거리로 계산했다. 아주 보수적이다. 정부발표를 믿어 달라. 우리 국민에게 피해를 줄 수준은 아니다. -장정욱 원자로 안에서도 400가지 물질이 나온다. 요오드는 반감기도 길어서 무한정 먹을 수도 없다. 정부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 토양, 수질 오염까지 준비해야 한다. 사용후 핵연료에서는 상당한 방사성 물질이 나와 (보관하는) 수조 수심이 최고 2.5배 이상 되어야 한다. 연료를 끄집어 낼 때 사람이 옆에 있으면 20초 안에 치사한다. 30년 동안 수조에 보관한 상태에서 끄집어 내도 공중에 사람이 있으면 6분 안에 치사한다. →한국 원전은 안전한가. -양이원영 편서풍 때문에 영향이 없다고 하지만 (일본 사고 지점은) 우리와 비슷한 위도다. 체르노빌 사고 때도 서쪽으로 1000㎞ 떨어진 스위스, 독일, 이탈리아에서도 모두 오염이 발견됐다. 세슘, 요오드 외에 반감기가 30년 넘는 것도 있다. 당장은 괜찮아도 일주일, 한달 뒤에 영향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이은철 (방사능)오염물질이 우리나라에도 와 있을 수 있다. (다만) 얼마나 영향을 주는가가 문제다. 바람은 방향성이 없다. 다만 방사능량을 계산할 때 직선거리로 계산해 보수적으로 한 것이니 믿어 달라는 거다. -양이원영 국민이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는 건 결국 정보공개 문제다. 1978년에 가동한 고리 1호기는 2007년에 수명이 다했다. 수명연장 때 안전영향 평가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그 보고서는 지금도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고도 정부는 지난해 2017년 2차 수명연장 계획을 밝혔다. (올해 수명연장 예정인)월성 1호기가 중수형원자로라는 게 더 큰 문제다. 냉각수에도 방사성 물질이 있어 더 위험하다. 세계적으로 수명연장 사례가 없다. 올해 캐나다와 한국만 동시에 진행 중이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이번 사고 수습에 원전 생존 달렸다”

    “이번 사고 수습에 원전 생존 달렸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창설, 아니 원자력 발전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시작한 이후로 가장 큰 위기라는 걱정이 가득합니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고에 원전의 생존이 달려 있다고 수군대기도 합니다.” 문병룡(공사) IAEA 한국대표는 1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IAEA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전했다. 문 대표는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안전심의관, 원자력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2009년부터 오스트리아 빈의 IAEA 본부에서 일하고 있다. 문 대표는 “원전은 극도로 민감한 시스템인 데다 각 나라가 독자적으로 운용하는 부분이 많아 IAEA도 정확하게 일본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문 대표와의 일문일답. →IAEA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을 것 같다. -하루에도 공식·비공식 회의가 수십 차례 열린다. 본부에서 새로 수집한 정보를 각국 대표부에 알리고, 지원책을 논의하는 회의가 대부분이다. →후쿠시마 원전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고 있는가. -현 상황에서 정보는 전적으로 일본 측의 보고에 의존하고 있다. 나라마다 운용하는 시스템이 다르고 각각 고유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IAEA가 직접 상황을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다행히 현 총장이 일본 출신이라 의사소통은 잘되고 있는 것 같다. →일본이 여전히 사고 ‘레벨 4’를 고집하고 있는데, 프랑스측은 ‘레벨 6’이라고 발표했다. 혼선이 빚어지는 이유가 뭔가. -원전 사고에 대한 평가기준이 국가별로 다르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세계에서 가장 사고 기준이 엄격하고, 최대한 비관적인 입장에서 사태를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서 레벨을 정하는 방식이 맞다고 본다. →IAEA의 지원은 잘되고 있는가. -미국 최고의 전문가 두명이 현지로 갔다. 상황을 가장 잘 파악하고 수습할 수 있는 것은 일본이라고 IAEA는 판단하고 있다. 원전을 가동하는 나라들은 3개월, 6개월, 1년, 2~3년 단위로 각기 다른 조건에서 사고 발생에 대비하고 훈련한다. 시스템의 특성, 지역적 상황 등은 결국 해당국 전문가가 가장 잘 알고 있다. 만약에 우리나라에서 사고가 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일본이 미국 전문가를 받아들인 것도 실질적으로 수습에 도움을 얻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축소·은폐 등 의혹에서 벗어나겠다는 목적이 크다. →세계 각국에서 원전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향후 원전의 생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고를 처리하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몰랐던 새로운 위험을 알게 되고, 노하우도 얻게 될 것이다. 원전 안전이 지금 수준까지 높아진 것은 1986년 체르노빌 사고가 결정적이었다. 그후 보완된 안전장치에 대해 전문가들이 자만을 한 부분도 없지 않다. →한국은 사고영향에서 안전한가. -현 단계에서는 일단 주변국에 대한 위험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래도 100% 안전이란 것은 없지 않겠는가.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4호기 폐연료봉 ‘폭탄’ 돌변… 냉각수 투입 못해 일촉즉발

    4호기 폐연료봉 ‘폭탄’ 돌변… 냉각수 투입 못해 일촉즉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폭발 도미노’가 연일 계속되면서 일본인들의 불안감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안전지대로 믿었던 4호기가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라 최악의 핵분열 가능성까지 제기됐고 2, 3호기에서는 마지막 버팀목인 격납용기가 파손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사회에 강진과 쓰나미 이상의 대재앙이 불어닥칠 가능성이 있다. ●4호기 불붙으면 최악 방사능 가스 제1원전에서 가장 위태로운 원자로는 4호기다. 이 원자로는 대지진 당시 가동을 멈춘 상태였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평가됐으나 15일과 16일 연이어 폭발과 화재가 발생, 건물에 8m 크기의 구멍 2개가 뚫렸다. 전문가들은 폭발 이후 이미 상당량의 방사성물질이 유출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4호기가 화약고가 된 건 충분히 식지 않은 폐연료봉이 폭탄으로 돌변한 탓이다. 핵분열 과정을 거친 연료봉에서는 평소의 5% 정도의 잔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원자로 내 수조에 넣어 냉각시킨다. 그러나 4호기처럼 수조 안 수위가 줄어 연료봉이 냉각되지 않으면 원자로 내 온도가 올라가 연료봉 외부 피복재가 녹고 결국 방사선이 그대로 새어나오게 된다. 또 연료봉에 불이 붙어 방사성물질을 함유한 가스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폐연료봉 수조의 경우 사용 중인 연료봉과 달리 격납용기에 덮여 있지 않은 탓에 폭발 시 외부로 손쉽게 유출될 수 있다. 원자로를 관리하는 도쿄전력 측은 “4호기의 폐연료봉이 핵분열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며 최악의 상황을 경고했다. 원자로 주변의 방사선 수치가 높아 직원들이 접근을 못하자 일본 당국은 헬기를 이용, 물을 뿌려 원자로의 온도를 낮추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그러나 백원필 원자력연구원 본부장은 “원자로 내 저장수조에 정확히 살수하려면 저공비행해야 하지만 방사선 탓에 접근이 어려워 (헬기 이용이)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다. 도쿄전력은 15일 화재 당시 진화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는 등 부실한 조치를 취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3호기엔 흰 연기… 불안감 증폭 ‘죽음의 재’로 불리는 플루토늄을 원료로 쓰는 3호기에서도 내부 ‘최후의 안전판’인 격납용기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본 정부가 3호기 격납용기 손상 여부를 확인하지는 않았으나 16일 오전 이 원자로 주변에서 흰 연기가 나오면서 주변 방사선량이 급증해 용기가 파손됐을 것이라는 심증이 굳어지고 있다. 에다노 유키오 일본 관방장관도 “제1원전 3호기의 격납용기가 손상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2호기 역시 내부 폭발로 용기 내 배관부에 균열이 생겼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미 노심의 5%와 연료봉의 30%가 손상됐다. ●체르노빌 재앙과 점점 닮아가 격납용기가 부서진다면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스리마일 사고’보다 ‘체르노빌 재앙’과 더 닮아갈 공산이 크다. 세계 3대 원전사고로 알려진 미국 스리마일 섬의 원전 사고는 노심용해(원자로 내부의 원료봉이 고온으로 녹는 현상)가 진행됐으나 5중 차폐시설 덕에 방사선의 대량 외부 유출은 막았다. 그러나 1986년 체르노빌 사고의 경우 원자로에 격납용기가 없어 방사성물질이 대기 중에 유출되는 바람에 대재앙으로 번졌다. 안전장치가 뚫린 상황에서 노심용해를 막으려면 원자로 냉각작업을 지속해야 한다. 수작업으로 원자로를 식히고 있는 직원들이 오래 버텨야 한다는 얘기다. 원자로 건설 전문가인 미국의 에드윈 라이먼 박사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방사성물질 유출 수위가 높아지면서 수작업 중인 70명의 근로자도 언제 탈출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1호기도 노심용해 가능성 커 지난 12일 가장 먼저 폭발 사고가 난 1호기 역시 원자로 연료봉의 70%가 손상되는 등 노심용해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도쿄전력 측은 “냉각이 최우선 과제”라며 바닷물을 쏟아붓고 있으나 냉각수 수위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지진 당시 가동을 중지했던 5, 6호기도 냉각수 수위가 떨어지거나 원자로 온도가 올라가고 있어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백 본부장은 “5, 6호기의 연료봉은 4호기와 달리 (밀폐된) 원자로 안에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조금 낫지만 정확한 내부 상황을 알 수 없는 만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서울대 실험실서 발암물질 등 발견..환경개선시급

    서울대 실험실서 발암물질 등 발견..환경개선시급

     서울대 연구실 5곳 중 1곳은 공기 속 유해물질이 기준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발암물질도 다수 검출돼 환경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환경안전원은 14일 교내 연구·실험실 138곳을 대상으로 실내 공기질을 조사한 결과 모두 29곳에서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특히 공대 실험실 2곳과 화학공정신기술연구소에서는 발암물질인 벤젠이 1㎥당 38.0~247.5㎍ 검출됐다. 이는 환경부가 정한 신축공동주택 실내공기질 권고기준(1㎥당 30㎍)의 8.25배나 나쁜 수준이다. 벤젠과 비슷한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인 크실렌도 치과대학원 실험실 1곳에서 기준치를 넘어 검출됐다. 인문대 연구실 2곳에서는 ‘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폼알데하이드가 1㎥당 136.1㎍과 182.2㎍씩 검출돼 산업현장에서 쓰이는 기준치인 1㎥당 120㎍을 웃돌았다. 미세먼지(PM10)도 17개 연구·실험실이 1㎥당 152.5~380.6㎍로 조사돼 산업안전보건법상 기준치(1㎥당 150㎍)의 최대 2.5배에 달했다. 이산화탄소는 6곳에서 최대 2.1배가 검출됐다. 환경안전원 관계자는 “이번에 고농도로 검출된 벤젠은 건축자재나 생활용품보다는 시약이나 유기용매의 휘발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실험실에서 유해물질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개인보호구를 착용하고 안전장비를 갖춰 유해물질이 공기에 퍼지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관계자는 또 “외국에서는 연구실의 유해물질에 관한 안전기준이 마련됐지만 국내는 아직 별도 기준이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실험실 역시 합리적인 별도 안전관리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시승기] ‘섹시함에 첨단 안전까지’ 볼보 S60 타보니…

    [시승기] ‘섹시함에 첨단 안전까지’ 볼보 S60 타보니…

    최근 볼보는 섹시한 외모와 역동적인 주행성능, 첨단 안전장비를 고루 갖춘 신형 S60을 선보였다. 완전히 새로워진 볼보 신형 ‘S60’의 성능을 느껴보기 위해 11일 경기 안산 자동차경기장에서 열린 시승회에 참석해 서킷을 달려봤다. ▶ 역동성과 기능성 강조한 내외관 신형 S60의 첫인상은 과거 볼보의 이미지를 상쇄시킬 만큼 역동적이면서도 섹시한 모습이다. 전면의 아이언 마크와 보닛라인, 듀얼 배기 파이프, LED 램프 등은 볼보만의 정체성을 잘 이어가고 있다. 시트에 앉아보니 간결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기능성과 절제미를 강조한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디자인은 역시 볼보답다는 생각이 든다. 통합 엔터테인먼트 장비인 ‘센서스 시스템’(Sensus System)도 눈에 띄는 장비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CD와 DVD, USB, 아이폰 등 모든 미디어를 통합해 조작할 수 있으며 TPEG 내비게이션, 후방카메라와도 연동된다. ▶ 날카로운 주행감각 돋보여… 시승은 가속과 제동력 테스트, 핸들링과 서스펜션 테스트, 추돌방지 등 첨단 안전장비 테스트 순으로 이어졌다. 시승차인 S60 D5는 2.4ℓ D5 디젤 엔진을 탑재해 205마력의 최고출력과 42.8kg·m의 최대토크를 제공하며 15.0km/ℓ의 연비를 갖췄다. 서킷에 올라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가속력을 체크했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7초 정도. 100km/h에 도달해 브레이크를 끝까지 밟으니 부드럽고 빠르게 멈춰 선다. 다음은 핸들링과 서스펜션 등을 느껴볼 수 있는 코너와 슬라럼 구간. 가속페달을 밟은 채 원형을 그리며 돌아나가자 차체가 안쪽으로 당겨주는 듯한 안정감이 느껴진다. 안쪽 바퀴에 제동이 걸리는 동시에 바깥쪽 휠에 더 많은 동력을 전달해 민첩한 코너링을 돕는 ‘CTC’(Corner Traction Control) 시스템 덕분이다. ▶ “신기하네” 스스로 멈춰서는 똑똑한 車 서킷 주행을 마친 뒤 볼보가 자랑하는 똑똑한 첨단 안전 기능을 직접 체험했다. 먼저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ACC)을 작동시킨 뒤 앞차를 따라 주행을 진행하니 설정한 속도 내에 앞차의 흐름에 맞춰 차량이 스스로 가속과 제동을 스스로 반복한다. 여기에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 기능이 더해져 앞차가 급정거할 경우 강력한 제동력으로 멈춰선다. 마지막으로 세계 최초의 ‘보행자 추돌 방지 시스템’(pedestrian detection with full auto brake)을 느껴볼 차례. 직선 구간에서 사람 모양으로 세워진 더미를 만나자 ‘뚜두두~’라는 경고음이 나온다. 반응이 없자 차량이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멈춰 섰다. 참 신기한 기능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 관계자는 “보행자 추돌 방지 시스템은 주간 35km/h 이내의 저속 주행 중 작동한다.”며 “신장 80Cm 이상의 사람이면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 안전하고 섹시해진 신형 S60의 가격은 S60 T5 4990만원, S60 D5 5120만원, S60 T5 프리미엄 5790만원이다. 서울신문 M&M 정치연 자동차전문기자 chiyeon@seoul.co.kr
  • 전·월세 직거래… 신혼집 공동명의 성행

    전·월세 직거래… 신혼집 공동명의 성행

    최악의 전·월세난이 새로운 풍속도를 낳고 있다. 웃돈을 요구하는 중개업소의 횡포에 맞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생활정보지를 활용한 집주인·세입자 간 전·월세 직거래가 성행하고, 과거 남자 쪽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신혼집 마련에 예비 신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계약서 명의를 신랑·신부 공동이나 예비 신부 이름으로 돌리는 사례도 늘었다. 자칫 결혼이 파탄나더라도 억대의 전세금을 양측이 합리적으로 나눠 갖자는 취지에서다. 대학가의 일부 하숙집에선 아침·저녁 식사비를 ‘선택’에서 ‘필수’로 돌리면서 이를 포함한 하숙비가 최고 40만원가량 급등한 곳도 등장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직거래 온라인 커뮤니티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부동산 직거래’란 단어를 입력하면 20여개의 사이트가 검색된다. 한 직거래 커뮤니티 운영자인 김모씨는 “혹시 거래 도중 불거질 ‘사고’에 대비해 전·월세 물건의 근저당 및 가압류 살펴보는 법을 게시판에 올려놨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거래 증가세와 맞물려 ‘이중계약’ 등 사기행각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직거래는 아무래도 세입자가 안전장치 없이 위험에 노출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급등한 전셋값은 결혼 풍속도도 바꿔 놓았다. 예비 신부인 최모씨는 “경기 용인의 전용면적 82㎡ 아파트를 1억 5000만원에 전세로 얻는 데 7000만원을 보탰다.”면서 “전세계약서를 내 명의로 돌려놨다.”고 말했다. 혼수와 예단 등의 비용을 줄여 전셋값에 보태려는 신혼부부들이 늘면서 웨딩컨설팅 업체들은 앞다퉈 거품을 뺀 상품을 내놓고 있다. 10년 전 가격으로 이바지 음식을 제공하거나, 무료로 한복을 빌려주는 이벤트는 물론 1인당 80만원대의 자유 배낭여행식 신혼여행도 등장했다. 일부 컨설팅사는 중개업소와 제휴, 전셋집을 찾아주는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이다. 직격탄을 맞은 곳은 대학가 하숙촌이다. 부산 출신의 복학생 정모(24)씨는 “흑석동과 상도동 일대에서 하숙집을 알아봤는데 보증금은 그대로인데 월세는 20만원가량 올랐다.”면서 “선택사항이던 아침·저녁 식사비 10만~20만원을 필수로 요구하는 곳도 있어 실제 하숙비가 40만원가량 오른 곳도 많다.”고 전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