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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국가 지도자가 챙겨야 할 원자력 이슈는/조성경 명지대 교수

    [시론] 국가 지도자가 챙겨야 할 원자력 이슈는/조성경 명지대 교수

    에너지는 국민 삶의 기초이자 국가 경쟁력의 토대다. 이는 어떠한 에너지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느냐에 따라 국민 복지와 국가 경제가 녹색 신호를 받고 나아갈 수도, 빨간 신호에 막힐 수도 있다. 에너지정책의 최종 목표는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그 앞에는 지구온난화 늦추기, 높은 효율과 낮은 가격으로 에너지 생산하기, 시스템과 문화를 통해 에너지 절약하기 등의 보이지 않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석탄과 석유, 셰일가스를 포함한 천연가스 등 자원이 풍부하거나 태양과 바람, 지열 등을 활용하기 좋은 환경, 다른 나라와 전력망을 공유할 수 있는 여건이라면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자원도, 환경도, 주변 여건도 척박하고 까다롭다. 그래서 말도 많고, 탈도 큰 원자력발전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원자력발전은 안전성과 경제성, 형평성, 핵확산성 측면에서 숱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논쟁은 사회적 갈등과 국제적 분쟁으로 확산되기도 한다. 원자력발전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와 같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소신이 다른 양측의 과장은 여기에 더욱 혼란을 보탠다. 국가 지도자라면 불확실성으로 뒤범벅된 복잡한 변수를 모두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과단성 있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 또 그것이 왜 바른 결정인지에 대해 국민이 납득하도록 설명해야 한다. 현재 설계수명이 끝나 멈춰 있는 월성 1호기를 완전히 세울 것인지 아니면 계속 운전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고리 1호기의 계속 운전 연장 여부도 마찬가지다. 공란인 원전 폐로 대책도 수립해야 한다. 2014년 한·미원자력협력 협정을 개정해야 한다. 2015년까지는 사용후핵연료 문제에 대한 확실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중간저장시설의 부지 선정도 하고 건설도 착수해야 한다.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경북 영덕과 강원 삼척에 짓기로 한 원전을 어떻게 할지 결단이 필요하다. 몇 기의 원전을 더 지어야 할지도 정해야 한다. 어떠한 원자로 개발에 투자할 것인지, 재활용 혹은 재처리·처분과 폐로 기술개발 투자는 어떻게 할 것인지 냉정하게 검토해야 한다. 방사선 안전 기준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전기를 생산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를 안전하게 운영하는 것이다. 원자력발전소의 사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국가 지도자는 그 확률이 아무리 낮다고 하더라도 무시해선 안 된다. 물론 검증된 안전장치와 시스템을 통해 운영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시스템은 예상치 못한 변수나 전혀 별개의 정책 결과로 인해 훼손될 수 있다. 특히 조직의 부정부패나 느슨한 안전문화, 공기업의 경영효율화 정책에 따른 인원 감축 등이 안전성에 치명적인 해를 끼칠 수 있다.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운영하는 사람에게 문제가 생기면 안전은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선 안전문화 구축을 위해 타 조직과는 차별화된 경영 및 인사평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또 특혜 논란을 무릅쓰고라도 인원을 확충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가장 심각한 건 핵폐기물 문제다. 핵폐기물은 생겨나기만 할 뿐 사라지지는 않는다. 설령 원전을 당장 멈춘다 해도 핵폐기물 문제는 어떻게 해서든 해결해야 한다. 어떤 해법을 내놓는다 해도 박수보다는 비난이 클 핵폐기물 문제지만 바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원자력 이슈가 다루기 지난한 것은 그 자체가 어렵고 복잡해서이기도 하지만 오해와 왜곡이 진실의 옷을 입고 있는 까닭이다. 국가 지도자는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하고, 현재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유력 대선 후보 모두가 원자력 이슈에 대해 방향성만 어렴풋이 보여줄 뿐 아무 공약도 채우지 않았다는 것은 차라리 다행일지 모른다. 그러나 국가 지도자는 달라야 한다. 정확하게 알고 단호하게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책임을 져야 한다.
  • 8세 어린이 덮친 ‘욱 하는 돌고래’ 포착

    8세 어린이 덮친 ‘욱 하는 돌고래’ 포착

    사람과 노는 것을 좋아하는 돌고래도 ‘욱’ 할 때가 있다? 쇼를 선보이던 돌고래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어린 관람객의 손에 든 먹이를 먹기 위해 ‘돌진’하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 조지아주에 사는 질리언 토마스(8)는 가족들과 함께 돌고래 쇼를 관람하기 위해 지난 주 플로리다 주에 있는 한 아쿠아리움을 찾았다. 객석에서 쇼를 지켜보던 토마스 근처로 돌고래들이 다가왔고 토마스는 이들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아쿠아리움에서 미리 준비해 준 먹이를 손에 들었다. 토마스는 어린 동생과 즐겁게 먹이를 주다 잠시 한눈을 팔았고, 배가 고팠던 돌고래는 이 순간을 참지 못하고 먹이를 쥔 토마스의 손을 세게 물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이 일은 토마스 아빠의 카메라에 모두 촬영됐다. 토마스의 부모는 이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돌고래가 딸에게 달려드는 모습을 보고 당장이라도 물속에 뛰어들어 딸을 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다행히 큰 상처는 입지 않았지만 우리는 이처럼 안전장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아쿠아리움 측에 매우 큰 유감의 뜻을 표했다.”고 전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현대기아차의 ‘정면돌파’

    현대기아차가 내년 미국시장에 앞선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신차를 전격 투입하며 연비 오류 사태를 정면 돌파하기로 했다. 내년 발표 예정인 신차는 중소형차보다는 가격이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준대형 차량이 주로 포진된 만큼 판매 성장은 물론 수익성을 강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내년 초 미국에 ‘싼타페 롱바디’(프로젝트명 NC)로 알려진 대형 SUV를 시작으로 4종류 이상의 신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 산타페 롱바디는 전장 4905㎜, 전폭 1885㎜, 앞뒤 차축 간 거리인 휠베이스가 2800㎜에 이르는 등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한 대형 패밀리카다. 즉 기존 산타페보다 전장은 201㎜, 휠베이스는 100㎜가 더 길다. 기아차도 상반기에 ‘K3’와 K7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인 ‘더뉴 K7’을 투입하고 하반기에는 ‘뉴쏘렌토R’을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쏘렌토R은 올해 1~10월 미국에서 9만 7000여대가 판매돼 K5, 쏘울에 이어 현지판매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인기 모델이다. 또 현지 판매 중인 포르테의 후속 모델 K3도 신차 효과를 앞세워 현재 판매량(연간 7만대 수준)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가 그랜저, 제네시스, 에쿠스 등 준대형 이상 라인업을 고루 갖춘 것과 달리 기아차는 현재 미국에서 준대형 이상 차급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내년 준대형 세단인 뉴K7을 미국시장에 처음 선보이면서 이미지 강화와 수익성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대형 세단인 K9은 내년 미국 신차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상황에 따라 하반기 출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19세기 말 유럽서 5년간 공연 ‘한류’ 발레 ‘조선에서 온 신부’ 全악보·줄거리 발굴

    19세기 말 유럽서 5년간 공연 ‘한류’ 발레 ‘조선에서 온 신부’ 全악보·줄거리 발굴

    일본에 침략당한 조선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19세기 말 오스트리아 빈에서 5년간 장기 공연됐던 발레의 악보와 줄거리를 모두 확보했다. 이는 2003년 ‘아트뱅크’의 윤형원 대표가 작곡가 요제프 바이어(1853~1913)의 발레곡 ‘조선에서 온 신부’ 중 ‘두 번째 접속곡’의 피아노 편곡 악보를 확보한 지 9년 만의 쾌거다. 당시 악보의 출간 연대를 토대로 발레 공연이 1897년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지만 작품의 줄거리 등은 파악하지 못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진흥사업단은 29일 박희석 박사(베를린자유대 한국학과 박사 후 과정 연구원)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한 클래식 전문 출판사 창고에서 4막 9장 전곡 악보와 표지, 포스터 등을 모두 확보했다고 밝혔다. 총 543쪽 분량의 악보와 함께 발레 줄거리가 쓰인 15쪽의 문서도 함께 발견됐다. 이번 발굴은 베를린자유대 한국학과(학과장 이은정 교수)와 보쿰대 한국학과가 공동 진행하는 해외 한국학 중핵 대학 육성 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줄거리는 일본의 침략을 받은 조선의 왕자가 나라를 구하려고 전쟁터에 나가고 그를 사랑하는 조선 여인이 함께 전장에 뛰어든다는 이야기다. 사업단은 “당시 동양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던 유럽에서 일본 배경의 오페라 ‘나비부인’(1904)이나 중국 소재 ‘투란도트’(1926)에 앞서 한국 소재의 공연이 사랑받았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 공연은 1897년 5월 당시 궁정오페라하우스(현 국립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된 이후 5년간 정식 레퍼토리로 꾸준히 무대에 올랐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선수협 “골든글러브 시상식 보이콧”

    선수협 “골든글러브 시상식 보이콧”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박병호(넥센)가 ‘황금장갑’도 낄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8일 올 시즌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가리는 골든글러브 후보 38명을 발표했다. 예년과 달리 곳곳에서 접전이 예상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투수 부문에서는 다승왕(17승) 장원삼과 구원왕(37세이브) 오승환(이상 삼성)을 홀드 1위(34홀드) 박희수(SK)와 평균자책점 1위(2.20) 브랜든 나이트(넥센)가 바짝 뒤쫓는 모양새다. 미 프로야구 LA다저스 입단을 앞둔 탈삼진왕(210개) 류현진(한화)까지 가세했다. 포수 부문에서는 진갑용(삼성)과 양의지(두산), 강민호(롯데)가 자웅을 겨룬다. 1루수에서는 홈런(31개), 타점(105개), 장타율(.561) 3관왕에 빛나는 박병호가 타격왕(.363) 김태균(한화)과의 뜨거운 승부를 예고했다. 2루수에는 신인왕 서건창(넥센)과 정근우(SK), 안치홍(KIA) 등 셋이, 3루수 부문에는 박석민(삼성)과 최정(SK), 황재균(롯데), 정성훈(LG) 등 넷이 경쟁한다. 유격수의 경우 강정호(넥센)가 한발 앞섰지만 김상수(삼성)와 김선빈(KIA)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3개의 골든글러브가 걸린 외야수에는 박한이(삼성), 김강민(SK), 김현수(두산), 손아섭(롯데), 이용규·김원섭·김주찬(이상 KIA), 박용택·이병규(등번호 9번 이상 LG) 등 9명이 이름을 올렸다. 지명타자 부문에서는 생애 첫 한국시리즈 MVP에 오른 이승엽(삼성)에게 홍성흔(두산), 이진영(LG), 이호준(NC)이 도전장을 내민다. 2년 연속 ‘왕중왕’에 오른 삼성은 8명으로 가장 많은 후보를 냈고 이어 SK와 KIA가 5명씩 올렸다. 골든글러브 투표는 기자단 등 미디어 관계자 371명이 29일부터 진행하며 수상자 발표와 시상식은 같은 달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한편 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는 10구단 창단을 촉구하며 골든글러브 시상식 불참을 결의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선수협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한달이 지나도록 KBO와 구단들은 10구단 창단을 위한 이사회 소집마저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 단체 행동을 결정하게 됐다.”며 “이사회가 개최될 때까지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물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전지훈련, 시범경기, 정규리그 등 KBO 행사에 모두 불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주 총회를 열어 단체 행동을 결의할 예정이다. 이에 KBO는 “이사회 날짜가 확정되지 않았을 뿐이다. 연말인 탓에 구단마다 사정이 있어 날짜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누굴 뽑지, K리그 MVP

    누굴 뽑지, K리그 MVP

    올해 프로축구 K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데얀(31·서울)과 이동국(33·전북), 곽태휘(31·울산)가 선정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다음 달 3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리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의 최우수 감독, MVP, 신인 선수, 베스트 11 등 부문별 후보를 26일 선정했다. 16개 구단이 제출한 부문별 후보 명단에서 주간 MVP와 위클리 베스트 횟수, 경기 평점, 개인 기록 등을 토대로 후보를 선정했으며 수상자는 기자단 투표로 결정된다. 가장 유력한 MVP 후보는 현재 42경기 30골로 K리그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한 데얀으로 서울을 2년 만에 정상에 올려놓았다. 토종 공격수 이동국도 자존심을 걸고 도전장을 내민다. 26골을 기록 중인 이동국이 남은 두 경기에서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쥐면 얘기는 달라진다.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 역시 공헌도 면에서 둘에게 뒤지지 않는다. 특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선제골을 터뜨리는 등 고비마다 주장 이상의 역할을 해냈기 때문이다. 좀처럼 수상자를 점치기 힘든 최우수 감독상은 네 후보로 압축됐다. 지난 25일 ‘말쇼’를 선보인 최용수(39) 서울 감독과 FA컵 트로피를 들어 올린 황선홍(44) 포항 감독, 아시아를 호령한 김호곤(61) 울산 감독, 지난 8월부터 18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 오며 팀을 변모시킨 김봉길(46) 인천 감독이다. 신인 선수상 후보로는 이명주(21·포항), 박선용(23·전남), 이한샘(23·광주) 등 세 명이 이름을 올렸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朴 5선경력·풍부한 경험 강조… 文 유신반대 시위 전력 ‘눈길’

    朴 5선경력·풍부한 경험 강조… 文 유신반대 시위 전력 ‘눈길’

    대선 후보 등록이 26일 마감되면서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양강구도도 확정됐다. 박 후보는 후보등록이 시작된 지난 25일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박 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후보자 정보에 정치인을 직업으로 표시하고 경력에는 15~19대 국회의원과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적어냈다.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정치를 시작해 5선 국회의원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경험을 강조하고, 한나라당에서 새롭게 탈바꿈한 새누리당의 경력을 앞세웠다. 재산은 총 21억 8104만 5000원을 등록했다. 지난 2월 29일 기준으로 19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공개됐던 재산과 변동이 없다. 이 가운데 부동산이 20억 4000만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이 19억 4000만원, 대구 달성군 사무실 전세권이 4000만원이었다. 지난 6월 달성군의 아파트를 1억 1000만원에 매각한 바 있으나 선관위에 접수된 자료가 지난해 12월 말을 기준으로 해 재산 내역에는 아파트 6000만원이 그대로 기재됐다. 예금은 7815만 5000원이고 자동차는 2008년식 에쿠스와 베라크루즈 등 두 대를 소유하고 있다. 문 후보도 후보등록 첫날 일찌감치 접수를 마쳤다. 문 후보 측이 선관위에 제출한 내용에 따르면 문 후보는 한 건의 전과 기록이 있다. 1975년 유신반대 시위를 주도하다 구속됐던 기록이다. 전과집행유예로 석방된 뒤 강제징집을 받아 특전사에 배치됐다. 1978년 제대한 뒤 사법시험을 준비해 1차에 합격했으며 1982년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졸업했다. 재단법인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 이사장직을 지냈으며 현재 19대 국회의원 신분이다. 문 후보의 재산신고액은 12억 5466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은 경남 양산시 매곡동 단독주택 1억 3400만원, 근린생활시설 3318만원, 미등기건물 798만원을 각각 신고했다. 또한 현 주소지인 부산 사상구 엄궁북로 건물 임차권 7000만원, 어머니 명의로 돼 있는 부산 영도구 남항동 아파트 8400만원도 포함됐다. 또한 차량은 2001년식 2900㏄ 렉스턴 592만원, 예금은 본인과 배우자·어머니 및 장남 명의로 6억 2614만원을 신고했다. 본인 저서인 ‘운명’과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의 인세수입은 각각 3억 6841만원, 595만원이다. 지난 2008년 출연한 법무법인 부산에 출자한 지분 23%(8370만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듬해 300만원을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에 출연했다고 신고했다. 사인 간 채권 3000만원도 포함됐다. 진보진영에서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와 노동자 출신의 김소연·김순자 무소속 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이 후보는 18대 대선 후보 등록에 즈음한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의 야권연대 의지를 밝혔다. 이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국민 여러분께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 후보 측은 이른바 ‘종북 논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통합진보당과의 연대에 부정적이다. 기륭전자 정규직화 투쟁으로 이름을 알린 김소연 후보는 2005년 7월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를 만들었고 2006년 8월과 2008년 8월 각각 30일, 94일간 단식농성을 한 끝에 2010년 11월 1일 정규직화 합의를 이끌어 냈다. 지난해 6~11월 희망버스 기획단에 참여하기도 했다. 김순자 후보는 지난 4·11총선에서 진보신당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했던 청소노동자다. 1955년생인 김순자 후보는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로 2007년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이 노조가입을 이유로 해고통지를 받자 농성을 통해 복직을 이끌어 냈다. 이후 김순자 후보는 ‘정몽준을 이긴 노동자’라고 알려지기도 했다. 단일후보를 내기로 했던 노동계에서 두 후보가 따로 등록한 것은 진보신당과 진보좌파 시민사회단체 모임인 ‘노동자대통령 후보선출위원회’가 후보 선출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단일화 갈등으로 독자 후보 등록 여부를 검토하던 진보신당은 결국 지난달 27일 독자 후보를 내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김순자 후보가 이에 반발해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노동자대통령 후보선출위는 김소연 후보를 내세웠다. 강지원 무소속 후보는 “한국 최초의 매니페스토(정책중심 선거) 후보가 되겠다.”며 대선 후보에 도전장을 냈다. 강 후보는 행정고시(12회) 출신으로 옛 재무부와 관세청에서 근무한 뒤 사법시험(18회)에 수석 합격해 검사로 재직했다. 1989년 서울 보호관찰소장을 맡은 것을 계기로 청소년 선도에 앞장서 왔다. 1997~2000년 청소년보호위원장을 지냈고 2002년 검찰을 떠난 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대표, 자살예방대책추진위원장,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회 지역분과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사회활동을 활발히 전개했다.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강 후보의 부인이다. 박종선 무소속 후보는 올해 84세로 이번 대선 후보들 가운데 최고령이다. 경남 남해군에 살고 있는 박 후보는 일본 법정대학교대학원에서 지리학을 전공한 문학석사로서, 삼협기획 주식회사 사장을 지냈다. ‘선진국 길라잡이’라는 제목의 개인 블로그를 통해 자신을 경서(經書) 연구가로 소개했고 1992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하동남해 지역에 출마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경기 화성서 ‘광견병 소’

    ‘광견병 주의보’가 발령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24일 경기 화성시 문호동 한 농가의 소가 광견병에 전염된 것으로 확인돼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26일 밝혔다. 너구리와의 접촉이 발병 원인으로 추정된다. 광견병은 제2종 법정 가축전염병으로 침 등 직접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광견병 소가 발생한 농장은 이미 올 4월 광견병이 발생한 농장(화성시 팔탄면)의 인근 지역이다. 야산에 둘러싸여 있어 너구리 등 야생동물이 자주 나타난다. 농식품부는 추가 감염에 대비해 화성 지역 사육 소와 개 등 반려동물에 광견병 예방접종을 하는 등 긴급 방역조치를 했다. 최정록 농식품부 방역관리과장은 “광견병은 접촉에 의해 전염되므로 가축이 야생동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의심동물을 발견하면 즉시 방역기관에 신고(1588-4060, 9060)하고, 안전장비 없이 야생동물을 생포하거나 죽은 동물과 접촉하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부고] 이민호 현대로템 사장

    이민호 현대로템 사장이 지난 24일 낮 12시쯤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59세. 이 사장은 서울대 자동차공학과를 졸업한 뒤 1975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했다. 2006년부터 4년간 현대차그룹 전장부품 계열사인 캐피코 사장을 지냈다. 2010년 철도차량을 만드는 현대로템 사장에 올라 2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유족은 부인 김연숙 씨와 장남 병훈, 딸 효진씨, 사위 김수동 씨가 있다. 빈소 서울아산병원, 발인 27일 오전 6시. (02) 3010-2631.
  • “北도발 다시 못하게…생생한 안보 교육”

    “北도발 다시 못하게…생생한 안보 교육”

    연평도가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의 공간으로 거듭났다. 다크 투어리즘은 전장이나 재난·재해 현장을 돌아보며 예방과 의미를 새기는 관광코스다. 다크 투어리즘의 중심지는 새롭게 준공된 안보교육장이다. 행정안전부와 인천시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2주년을 맞은 23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의 민간인 거주지에서 안보교육장 준공식을 가졌다. 준공식은 연평도 포격 도발 2주년 추모식에 이어 열렸다. 행사에는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과 송영길 인천시장 등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해 그날의 의미를 되새겼다. 실제 피폭을 당한 민간인 주거지 옆에 준공된 안보교육장은 총면적 735㎡ 규모로 지하 1층·지상 2층으로 만들어졌다. 지하 1층에는 전쟁 등 비상시 행동요령을 체험할 수 있는 교육장소가 마련됐고, 1층과 2층에는 희생 장병을 위한 추모실과 연평도 포격 상황을 재현해 놓은 전시실, 북방한계선 관련 자료실 등이 조성됐다. 또 포격을 당한 주민들의 주택에서 발견된 생활용품 등도 전시돼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생생히 전달하고 있다. 특히 안보교육장 바로 옆에는 연평리 174~176번지인 피폭 주택 3개 동이 2년 전 모습 그대로 보존돼 연평도를 찾는 사람들이 당시 상황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포격을 당한 민간인 주거지는 연평리 171~177번지 일원과 연평리 346번지 등 5개 권역이다. 안보교육장 2층에는 피폭 주택의 전경을 볼 수 있도록 전망실도 조성됐다. 안보교육장은 지난해 4월 건립 계획이 마련된 뒤 43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1년 6개월여만에 완공됐다. 맹 장관은 이날 고(故) 서정우 하사와 고 문광욱 일병을 기리는 추모식에서 “서해 5도 종합발전계획의 차질 없는 추진을 통해 서해 5도가 대한민국 어느 곳보다 평화롭고 주민이 살기 좋은 곳이 되도록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격 이후 올해까지 연평도 등 서해 5도에 투입된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은 1299억여원으로, 정부는 이들 주민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위해 385억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해 국회에 제출했다. 지난해까지 연평도 내 피해 주택을 모두 복구한 정부는 올해부터는 30년이 넘는 주택 160여채에 대한 공사비를 주택당 최대 4000만원씩 지원하는 등 추가적인 대책 마련에 나선다. 연평도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커버스토리-日 전자산업의 몰락] 日전자 빅3, 민·관펀드 ‘긴급수혈’ 타이완·美사와 사활 건 ‘합종연횡’

    [커버스토리-日 전자산업의 몰락] 日전자 빅3, 민·관펀드 ‘긴급수혈’ 타이완·美사와 사활 건 ‘합종연횡’

    전자 및 정보기술(IT) 분야에서 한국 업체들에 경쟁력이 밀린 일본 업체들이 국내외 업체들과 생존을 건 ‘합종연횡’을 모색하고 있다. 일본의 몰락으로 한·일·타이완의 3자 경쟁 구도였던 전자 및 IT 산업의 생태계가 급격히 재편되면서 새로운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전자업체인 소니와 도시바·히타치는 지난 4월 민·관 펀드인 산업혁신기구로부터 투자를 받아 통합회사인 ‘재팬디스플레이’를 설립했다. 삼성·LG에 완전히 빼앗긴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세 회사 모두 경영난을 겪다 보니 일본 정부가 지원하는 이노베이션네트워크펀드가 약 26억 달러를 출자해 재팬디스플레이를 설립했다. 이노베이션네트워크펀드가 70%, 3개사가 10%씩 지분을 갖고 있다. 사실상 공기업이다. 재팬디스플레이는 한국 업체들이 장악한 대형 패널은 포기하고 중소형 패널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세계 중소형 액정패널 시장 점유율 20%를 유지하며 이 분야 선두를 지키고 있다. 심화되는 스마트폰 시장 경쟁 속에서 상대 업체를 따돌리기 위해 중국 공장 자동화에 나서며 투자도 늘리고 있다. 하지만 재팬디스플레이가 계속 세계 1위를 지켜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아몰레드(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로 모바일 기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가고 있고, LG디스플레이 역시 모바일용 풀고화질(HD) 디스플레이를 개발해 시장 확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소니는 타이완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인 AUO와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합작 생산도 준비 중이다. 소니는 그동안 삼성과 합작 기업인 S-LCD를 통해 패널을 공급받았지만, 지난해 말 합작 관계를 청산한 뒤 타이완 업체들과의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소니는 AUO와 함께 올레드 TV를 내놓아 한국 업체들에 도전장을 낸다는 계획이다. 소니는 2007년 11인치 올레드 TV를 세계 최초로 내놨지만, 이후 실적 부진으로 연구 개발이 미진해 대형 상품을 내놓지 못했다. TV 및 LCD 사업 실패로 어려움을 겪는 샤프는 타이완 훙하이그룹과의 제휴 등을 통해 광범위한 회생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훙하이는 애플 아이폰 조립사인 팍스콘을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애플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직접 납품하기 위해 샤프와의 합작을 추진하고 있다. 홍하이는 샤프 지분 9.9%와 샤프와 소니의 패널합작사(SDP)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다. 홍하이가 샤프 지분 9.9%를 인수하면 샤프의 최대주주로 떠오르게 된다. 일본의 ‘100년 기업’ 샤프의 주인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현재 세계 액정 패널 시장에서 훙하이의 자회사인 치메이는 15%, 샤프는 10%가량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두 업체가 합병하면 시장 점유율이 25%로 삼성·LG디스플레이와 함께 명실상부한 ‘빅3’를 구축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 샤프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훙하이가 지분 인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러자 샤프는 인텔, 퀄컴 등과 새로운 투자 협상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샤프의 근본적인 문제인 ▲TV사업 부진 ▲LCD 사업의 경쟁심화 ▲138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 등이 해결되지 않고는 근본적인 상황 호전은 어려워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해 4분기 샤프가 생산한 패널 중 8.1%만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70.1%를 자체 브랜드용으로 소화했다고 집계했다. 하지만 지난 2분기에는 삼성전자에 LCD 패널을 공급하는 비중이 50.2%로 이미 절반을 넘어섰다. 이 밖에도 일본의 반도체 업체인 엘피다는 미국 마이크론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엘피다 측은 지난달 31일 도쿄 관할 법원이 마이크론과의 합병을 비롯한 구조조정 계획을 채권단에게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한 엘피다는 5월부터 마이크론의 재정 지원을 받게 됐고 7월 초 25억 달러에 회사를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마이크론이 엘피다를 인수하면 D램 시장 점유율은 24.7%로 높아져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가 될 전망이다. D램 업체 세계 3위인 엘피다는 엔화가치 상승과 한국 기업에 밀려 경영난에 빠지면서 4400억엔(약 6조 3000억원)의 부채를 지고 올해 2월 파산했다. 마이크론은 올 7월 엘피다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향후 7년간 2000억엔(약 2조 8500억원)을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다. 엘피다-마이크론 연합은 향후 타이완 중소업체들과의 인수·합병(M&A)에도 나설 가능성이 높다. 엘피다는 최근까지도 타이완 D램 업체들과 지주회사 설립 및 통합 운영 등 포괄적인 제휴 방안을 타진해왔다. 일본 전자업체들은 ‘한국 타도’를 위해 타이완 업체들과의 제휴나 합종연횡에 관심이 많다. 2010년부터 LCD 및 D램 반도체 가격 약세가 이어지면서 더 이상 독자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신축 도로 한복판에 덩그러니 선 4층 건물 ‘황당’

    개통 예정인 신축 도로 한 가운데에 건물이 우두커니? 중국 징화스바오 등 현지 언론의 22일자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에서는 저장성 원링기차역 앞 개통 예정 도로에 우두커니 서 있는 건물 한 채의 사진이 화제가 되고있다. 새로 깔린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스팔트도로 인근에는 미스터리 건물을 제외한 다른 건물은 찾아보기 어렵다. 4층 높이의 이 건물에는 2가구가 거주중이다. 도로는 아직 개통하지 않았지만 공사를 위해 출입하는 차량들은 이 건물을 우회해 지나야 하며, 제대로 된 안전장치도 세워지지 않은 상태라 거주민들 역시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 이 같은 황당한 상황은 원링시와 거주민 간의 보상금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도로를 새로 개통하면서 개통 지역 주택들을 철거하는 대신 보상금을 지급했는데, 이 건물에 사는 4가구 중 2가구가 보상금 규모에 합의하지 않으면서 결국 공사가 부분적으로 진행된 것. 시공사 측은 기한 내 완공을 위해 이 건물 터를 제외한 다른 곳을 먼저 시공했고, 끝까지 철거에 합의하지 않은 가족들은 불편을 감수하면서 여전히 시 당국과 다툼을 벌이고 있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우스꽝스럽지만 부동산 문제가 심각한 현 중국의 현실”, “갈등이 어서 해결되길 바란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France & Italy 알프스와 지중해의 속살을 유영하다 ①프랑스 리옹, 안시,샤모니

    France & Italy 알프스와 지중해의 속살을 유영하다 ①프랑스 리옹, 안시,샤모니

    France & Italy 알프스와 지중해의 속살을 유영하다 파스텔톤 건물들, 벽돌 깔린 좁다란 골목길, 1년 내내 보수 공사 중인 중세 성당. 유럽의 흔한 마을 풍경이다. 허나 그 안에 깃들여 사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삶의 결은 가지각색이니, 그 틈 속을 유영하며 각 도시의 매력을 탐닉하는 것이 유럽 여행의 매력일 터. 프랑스의 론알프스, 이탈리아의 파르마와 친퀘테레에서 먹고 마시고 풍경을 만끽하는 여행을 즐겼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France Lyon리옹 프랑스의 풍요로운 식탁을 엿보다 프랑스 동남부 론알프스Rhone Alpes 지역을 여행한다면 파리가 아닌 리옹Lyon을 기점으로 잡는 게 좋다. 자칫 심심할 수 있는 산동네로 가기에 앞서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에서 파리 못지않은 문화유산과 세련미를 만끽할 수 있으니 말이다. 파리에서 리옹까지 TGV를 타고 온 2시간 기차길이 피곤치 않았던 이유도 미식의 나라에서도 으뜸간다는 미식의 도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리옹 파르디외Part Dieu역에 도착해 지하철을 타고 수백년의 역사를 겹겹이 머금고 있는 역사지구로 향했다. 먼저 가파른 산턱을 오르는 푸니쿨라 열차를 타고 해발 281m 높이의 푸르비에르 언덕으로 향했다. 비잔틴 양식의 탑이 견고히 버티고 있는 푸르비에르 노트르담 대성당은 여느 유럽의 성당이 그러하듯 내부공사가 한창이었다. 성당의 오른쪽에는 론강과 손강이 사이좋게 흐르는 도심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데, 맑은 날이면 알프스 최고봉인 몽블랑까지 보인다고 한다. 언덕 비탈길 중턱에는 4세기 로마극장의 뼈대가 남아 있다. 과거 로마의 식민도시였으며 갈리아 지방의 수도로 명성을 떨친 리옹의 옛 흔적으로 중세시대를 거치며 파괴됐던 극장은 20세기 들어 원형을 복원해 축제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평지에 이르자 수세기 동안 상업도시로 번성했던 리옹의 면면을 볼 수 있는 역사지구 골목길이 나타났다. 기뇰 인형극이나 리옹이 낳은 스타 생떽쥐베리와 뤼미에르 형제의 흔적을 찾아나서는 것을 포기하고 리옹의 미식을 즐기기 위해 벨르꾸르 광장Place Bellecour 쪽으로 들어섰다. 좁다란 골목은 찬란한 햇볕을 맞으며 리옹의 가정식, 부숑Bouchon을 즐기는 사람들로 복작거렸다. 기뇰 인형으로 실내를 꾸민 한 식당에서 한국에서도 친근한 재료로 만든 푸짐한 음식들을 즐겼다. 채소와 계란 반숙, 햄이 어우러진 리옹식 샐러드, 와인과 치즈로 버무린 소곱창, 매콤한 해산물 찜, 소발바닥 무침, 피스타치오가 곁들여진 소시지, 여기에 하우스와인까지. 프랑스 음식은 너무 창의적이어서 도전하기 힘들다는 이방인의 편견은 리옹에서 보기 좋게 무너졌다. 1 리옹은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서도 대표적인 미식 도시다. 가정식 레스토랑을 일컬어 부숑Bouchoun이라 한다 2 푸르비에르 언덕에서 내려다본 리옹의 도심 풍경. 리옹 역사지구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기뇰Guignol 끈을 사용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인형을 조종하는 인형극으로 리옹 곳곳에서 인형을 볼 수 있고, 라 메종 드 기뇰La Maison de Guignol 등에서는 인형극을 무료로 관람할 수도 있다. 부숑Bouchon 리옹의 전통 가정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 채소와 소시지, 오리, 돼지고기 등 현지에서 생산된 재료를 활용하며 다소 기름진 것이 특징이다. 리옹관광청 웹사이트에서 부숑을 검색하고 예약할 수 있다. www.en.lyon-france.com ●France Annecy안시 산과 호수가 껴안은정겨운 마을 안시Annecy는 2018년 동계올림픽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고배를 마신 도시다. 그러나 고작 겨울스포츠의 도시로 치부하기엔 아까운 도시다. 프랑스인들이 가장 서정적인 도시로 꼽는 안시는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안시호수와 알프스 산맥이 조화를 이룬 호젓한 풍경에 더해 중세 건축물과 고요한 운하까지 있어 느긋한 휴식을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스키 브랜드 살로몬Salomon,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Millet, 주방기구 테팔Tefal 등이 안시에서 시작됐다 하니 어딘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국경 없는 자본 세계에서 우리는 이런 식의 소통에 익숙해져 있다). 안시에 도착한 것은 태양이 호수 반대편 산봉우리를 붉게 색칠하고, 상점은 하나둘 문을 닫고 잠들기를 준비하는 시간이었다. 호텔 잠자리가 아닌 ‘잠자리Libellelue’라는 뜻을 지닌 디너크루즈에 탑승하기 위해 항구로 갔다. 안시성을 뒤로하고, 호수 위를 유유히 흐르며 낭만적인 음악과 함께 정찬을 즐기는 크루즈였다. 달콤한 프랑스식 와인 칵테일 키르Kir부터 애피타이저로 나온 달팽이 요리, 대구살과 튀김이 곁들여진 메인코스, 여기에 프랑스 시골동네여서 더 어울리는 흘러간 미국 팝송을 들으며 달빛이 흐르는 호수의 정취를 만끽했다. 다음날 이른 아침, 구시가지 산책길에 나섰다. 마침 매주 세 번씩 서는 장이 펼쳐졌고, 집에서 만든 소시지와 치즈, 신선한 야채를 가지고 나온 상인들과 장바구니를 들고 모인 주민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아침의 선선한 공기에 싱싱한 야채, 과일 냄새, 짭쪼름한 치즈 냄새에 사람 사는 냄새까지 더해진 풍경은 정겹고 따뜻했다. 안시에는 대형 슈퍼마켓도, 유명한 체인 빵집도 없다. 그저 농부들과 상인들이 애정과 자존심을 담아 길러내고 만들어낸 사람 냄새 나는 먹거리와 생활용품들이 또다른 사람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북적이는 시장통을 벗어나 안시의 상징 ‘팔레드릴Palais de l’isle’로 향했다. 호수 위에 반영된 모습이 더욱 아름다운 이 건물은 12세기 성주의 집이었다가 이후 행정관청, 감옥 등으로 용도가 변경됐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꾸며진 실내에 들어가 보니 약 10도 정도 기울어진 침상이 있었다. 불과 지난 세기까지 프랑스인들은 심장이 발과 같은 높이에 있으면 죽을까 봐 이렇게 잠을 청했다고 한다. 자는 순간까지 죽음을 두려워하는 인간의 습속은 어디 간들 닮아 있는 것이다. 안시를 둘러본 여행자들은 구시가지 건물들과 산과 호수로 어우러진 도시의 풍경이 스위스나 이탈리아의 소도시를 닮았다고 말하곤 한다. 15세기부터 프랑스 혁명때까지 약 3세기 동안 사보이가Saboy家에서 프랑스와 스위스, 이탈리아의 광대한 영토를 다스렸으니 당연하다. 3 운하 위에 비친 팔레드릴의 모습이 신비감을 일으킨다 4 이른 아침, 물안개 피어오르는 안시호수 주변의 평화로운 풍경 5, 6 안시에서는 수시로 시내 중심가에 재래시장이 펼쳐진다. 신선한 야채, 가정에서 만든 치즈, 소시지 등을 구입할 수 있다 ▶travie info 사보이Savoy 11세기를 전후해 지금의 프랑스 남동부, 이탈리아 북부, 스위스 제네바 등을 통치했던 왕가. 알프스 이남 지역에서 맹위를 떨쳤다. 디너 크루즈 안시 호수에서 유람선을 타고 품위 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메뉴 종류에 따라 50유로(메인 요리+디저트 혹은 애피타이저)부터 82유로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www.annecy-croisieres.com ●France Charmonix샤모니 산을 동경하는 이들의 궁극의 성지 스쳐가기엔 아까운 도시 리옹과 안시를 거쳐 유럽 최고봉 몽블랑Mont Blanc이 있는 산악마을 샤모니Charmonix로 향하는 길, 기차 속에서 설렘과 기대감은 더욱 높아져 갔다. 샤모니로 가는 관문, 생제르베 레 벵Saint Gervais les Bains 역에서 널찍한 창으로 알프스의 장관을 볼 수 있는 지역열차로 갈아탔다. 자전거를 타거나 혹은 몸체만한 등산배낭을 멘, 혹은 암벽등반용 로프를 어깨에 짊어진 여행자들이 하나둘 기차에 올라타자 유럽의 지붕으로 향하는 흥분이 체감되기 시작했다. 마치 메카로 몰려가는 비장한 무슬림의 틈에 끼인 이교도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샤모니몽블랑역에 도착하자마자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나는 ‘그저 산이 있기에 오른다는’ 산꾼은 아니기에 몽블랑(4,810m)에서 가장 가까운 봉우리 ‘에귀 뒤 미디Aguille du midi’에 올라가 눈앞에 펼쳐지는 겹겹의 봉우리를 볼 요량이었다. 50명을 빽빽히 채운 케이블카는 순식간에 3,842m 정상으로 치달았다. 전망대에는 어린이부터 휠체어를 탄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 다국적 관광객들이 탄성을 내지르며, 알프스 봉우리와 그 위를 개미떼처럼 오르고 있는 산악인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스위스 쪽의 알프스와 캐나다 로키산맥을 올랐던 경험을 떠올리며 몽블랑을 비교해 보니 풍경 그 자체보다도 빙하 위를 걷는 산꾼들이 많다는 것이 달라 보였다. 정상에 오르니 이 ‘성스러운 산’을 그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휙 보고 내려가기 아깝다는 생각이 밀려 왔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는 길에 핀란드 헬싱키에서 왔다는 30대로 보이는 등산객에게 물었다. “몽블랑은 어떻게 오게 됐지?” “평소에 등산을 좋아했고 몽블랑을 오랫동안 동경해 오다 여름휴가를 이용해 왔지.” “그럼 이제 돌아가는 길인가?” “아니 오늘까지 4주째인데, 일주일 더 있을 계획이야. 몽블랑은 지독한 매력을 가진 산이거든.” 부럽기 그지없는 답이 돌아온다. 나름 ‘아웃도어맨’을 자처하는 나지만 시간이 충분치 않았던 탓에 아쉬움을 무릅쓰고 샤모니 마을로 돌아왔다. 4주 휴가는 없었지만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몽블랑에서 불어오는 공기를 쬐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순간이었다. 물론 샤모니에서 빙하 트레킹, 패러글라이딩, 스키와 같은 거친 아웃도어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즐길 만한 ‘소프트한’ 아웃도어도 많다. 샤모니 마을을 순회하는 꼬마열차를 타고 관광을 즐기거나 루지, 미끄럼틀 등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는 샤모니 레저파크도 있다. 물론 국내 테마파크나 디즈니랜드 수준을 생각하면 실망할 것이다. 유럽 최고봉 몽블랑을 바라보며 아기자기한 재미를 누린다는 사실에 만족하는 게 좋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샤모니 몽블랑은 산악 여행자들의 성지다. 다른 여느 알프스 산보다 등산가들이 많은 것은 최고봉 몽블랑이 있기 때문이다 2 한여름에도 설산이 보이는 평화로운 풍경의 샤모니 마을 3 샤모니 몽블랑에는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있다. 가파른 능선을 타고 몽블랑 꼭대기까지 올라 볼 수도 있다 ▶travie info 아귀 뒤 미디Aguille du midi 케이블카 샤모니에서 아귀 뒤 미디 정상으로 향하는 케이블카는 성인 기준 왕복 31.40유로다. 이외에도 해발 1,913m의 몽땅베르Montenvers로 가는 산악열차, 생제르베Saint Gervais에서 출발해 해발 2,372m의 에이글Nid d’Aigle로 향하는 열차, 길이 20km에 달하는 빙하 ‘메르 드 글라스Mer de Glace’까지 가는 기차도 있다. www.chamonix.com 취재협조 레일유럽 www.raileurope.co.kr, 시크아울렛 www.chicoutletshopping.com/ko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선택 2012 D-28] ‘단일화 키’ 여론조사 함정은

    대선 야권 단일 후보 결정을 위한 여론조사는 민의를 반영하면서도 후보의 지지율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지만 설문 문항과 조사 시기, 역선택 변수에 따라 승부가 갈릴 수 있어 위험성도 큰 방식이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 간 대통령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때도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를 채웠지만 역선택 논란과 설문 문항에 따른 오류 공방을 피해 가진 못했다. 당시 노·정 후보의 단일화 운명을 갈랐던 여론조사 설문 문항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경쟁할 단일 후보로 노무현·정몽준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십니까’였다.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강조한 정 후보 측과 지지도를 선호한 노 후보 측의 이해관계가 조화된 것이었다. 정 후보 측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문항이라고 흡족해했지만 결과는 노 후보의 승리였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질문이 길 경우 응답자 대부분이 ‘누구를 지지하십니까’라는 마지막 문구에만 주목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은 ‘후보 적합도’를 선호하고 있고 안 후보 측은 ‘후보 경쟁력’을 선호하고 있어 협상 과정에서 두 문구가 같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20일 “여론조사 문구는 ‘누구에게 투표할 것이냐’는 식으로 단순하게 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역선택도 주요 변수다. 2002년에는 역선택을 방지하기 위해 이회창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를 1차로 걸러내고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또 가장 가까운 시점의 다른 여론조사에서 나온 이 후보의 최저 지지율 30.4%를 기준으로 삼아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이보다 낮은 지지율이 나올 경우 이 후보 지지자들이 역선택을 했다고 보고 그 조사 결과는 무효로 한다는 원칙을 세워 놓았다. 역선택을 막기에는 충분한 조치지만 최저 지지율을 얼마로 잡을 것인가에 따라 조사 결과 자체가 무효가 되고 승패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게 문제다. 조직 동원도 막을 수 없다. 이병일 엠브레인 이사는 “본인이 세대(나이)를 속여 응답하는 등 의도성을 갖고 여론조사에 임한다면 막을 방법이 없다. 이것이 여론조사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국 단위의 대규모 여론조사인 만큼 역선택과 조직 동원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미미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사기관 선정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2002년 단일화 때는 당초 여론조사기관으로 선정된 한국갤럽이 정치 공방에 휘말릴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해 뒤늦게 여론조사기관이 변경되는 등 혼란을 겪기도 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27) 부산 임시수도기념로

    [길을 품은 우리 동네] (27) 부산 임시수도기념로

    부산시 서구의 임시수도기념로는 부민사거리에서 임시수도기념관까지 500m 남짓한 짧은 오르막길이다. 한국전쟁이 일어났을 때 1000여일간 대한민국의 임시수도로 자유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이자 경제 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역사가 고스란히 간직된 길이다. 전쟁의 상처를 입은 나라와 피란민의 생살을 감싸 안은 부산의 저력은 문재인, 안철수 두 명의 대선 후보를 동시에 배출한 데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임시수도기념로 초입에서는 ‘말표 신발’ 광고가 붙은 전차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전차는 현재 국내에 3대만 남아 있는 근대전차 가운데 하나다. 한국전쟁 복구 과정 중에 미국 신시내티에서 만들어져 애틀랜타에서 운행되던 전차 93대가 무상원조로 도입됐다. 1967년까지 부산 시내에서 운행되다 현재는 동아대학교에서 등록문화재 494호로 보관하고 있다. 나머지 두 대의 근대전차는 서울 신문로 역사박물관과 와룡동 국립서울과학관에 전시되어 있다. 이 두 대는 일본 전차다. 임시수도기념로의 전차는 국내 유일의 미국식 전차다. 임시수도기념로의 전차 내부는 현재의 지하철 의자 모양이 아니라 2명씩 앉을 수 있는 24개의 의자가 있는 형태다. 전차를 보관하고 있는 동아대박물관은 ‘내가 직접 만들어가는 부산임시수도정부청사’란 체험활동 등을 통해 전차 탑승권을 나눠 주고 전차에 탑승할 기회도 제공한다. 부산시는 버려진 철길 등을 재활용, 전차 운행을 복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 한국전쟁 중 부산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청사, 국회, 법원 등 국가의 모든 기능과 학교 등이 통째로 옮겨졌다. 임시수도기념관은 전쟁 전에는 경남지사의 관사로 사용되다 전쟁 중에는 이 전 대통령의 관저가 되었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도 계속 도지사의 관사로 사용되다 1984년 임시수도기념관으로 개관했다. 임시수도기념관은 외부는 붉은 벽돌, 내부는 목조로 꾸며진 아름다운 근대 건물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을 추억하는 사람들과 잘 보존된 근대 건축물을 감상하려는 건축학도 등이 전국에서 많이 찾는다. 현재 이 전 대통령의 기념품이 있는 곳은 강원 고성군 화진포 별장과 제주도 서귀포 별장 그리고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가 살았던 서울 이화장이 있다. 전시품 중 이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물품 규모가 이화장을 따라갈 수는 없지만 임시수도기념관은 한국전쟁 당시 수도 부산에 대한 부산 시민의 자긍심이 담겨 있는 곳이다. 기념관 1층 서재에는 이 전 대통령의 밀랍인형이 있다. 또 화장실, 목욕탕, 이 전 대통령의 친필 연설 원고, 직접 입었던 옷 등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어 관람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전 대통령은 임시수도 관저에서 프란체스카 여사와 함께 살면서 국정을 수행하고 국빈들을 맞이했다. 1층에는 응접실과 서재, 거실, 식당, 부엌 등이 재현되어 있다. 2층에는 이 전 대통령이 전방부대와 훈련소를 시찰하면서 입었던 군용 방한복과 프란체스카 여사의 코트가 전시되어 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엇갈린 평가는 잘 조성된 기념관과 훼손된 대통령의 동상이 대변한다. 지난해 3월 기념관 앞 계단에 이 전 대통령의 동상이 세워졌으나 3개월 만에 붉은색 페인트로 뒤덮이는 테러를 당했다. 아직 범인은 찾지 못했고, 동상의 수리도 끝내지 못해 동상이 세워졌던 자리만 남아 있다. 임시수도기념관뿐 아니라 길 자체도 지난해 23억원의 예산이 투입되어 테마거리로 조성되었다. 임시수도기념관으로 향하는 계단에는 입던 옷 그대로 보퉁이만 꾸려 피란을 나선 가족과 아들을 돌보는 어머니의 동상이 설치되었다. 인근 골목에는 흔히 ‘뽑기’라고 부르는 설탕과자를 연탄불 위에서 만드는 소년의 동상도 있다. 벽에는 피란민들의 생생한 생활상이 담긴 벽화가 그려져 있어 전쟁 세대에게는 임시수도기념로 자체가 생생한 추억의 현장이다. 기념관 바로 옆에 있었던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의 관사도 2002년 임시수도기념관으로 확장 개편됐다. 옛 검사장 관사는 좀 더 생동감 있는 전시공간이다. 전국에서 물밀듯이 밀려들었던 피란민의 판잣집과 피란열차, 전쟁 당시 임시교사의 일기, 문화수도이기도 했던 부산의 다방 ‘밀다원’, 장준하 선생이 만든 잡지 ‘사상계’ 등이 그대로 살아 있다. 특히 한국전쟁 당시 기장학교 교사로 재직했던 신경복의 일기에는 당시의 생활상이 재미나게 담겨 있다. 임시교사였던 신경복은 전쟁이 일어나자 전쟁터로 끌려갈 것을 걱정하다 결국 학교에서 기르던 토끼를 동료 교사들과 잡아 먹고 위생병으로 전장에 참여한다. 임시수도기념로 입구의 전차 옆에는 한국전쟁 때 정부청사로 사용됐던 동아대박물관이 있다. 동아대박물관은 전쟁이 끝나고 부산지방검찰청과 법원으로 사용되다 2009년 박물관으로 재탄생했다. 동아대박물관은 ‘문화재 속의 문화재’란 개념으로 붉은 벽돌로 만들어진 외형은 99% 보존하고 내부는 완전히 다시 지었다. 건물 안에 건물을 지은 것으로 문화재 보존의 모범적 사례로 꼽힌다. 동아대박물관이 성공적으로 개장하면서 전북도청이나 서울역사박물관도 외부는 보존하고 내부는 되살리는 방식을 택했다. 제주도와 부산 가운데 부산이 임시수도로 결정된 것은 단순히 국토의 남단 끄트머리에 있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항구 도시이자 일본강점기 이후 자체 산업기반을 갖추고 있어 임시수도가 될 수 있었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는 부산이라는 확고부동한 위상은 수도권 쏠림 현상과 함께 인천이 부상하면서 퇴색했다. 하지만 부산은 영화의 도시이자 해양도시로 새로운 위상을 찾아가고 있다. 계속 변화하면서 도시의 생명력을 찾아가는 저력의 근원은 모든 것이 파괴됐던 이 나라의 발전 기초를 제공했다는 임시수도 부산시민의 자부심이다. 글 사진 부산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28회에는 대구 종로길을 소개합니다.
  • [선택 2012 D-30] 좌초위기 전 단일화 다시 물꼬… 실무협상은 ‘산 넘어 산’

    [선택 2012 D-30] 좌초위기 전 단일화 다시 물꼬… 실무협상은 ‘산 넘어 산’

    18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전격 회동으로 야권 단일화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안 후보가 단일화 협상에 문제가 있다며 협상을 잠정 중단시킨 뒤 닷새 만이다. 추운 날씨에도 200여명의 취재진이 몰린 것은 회동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대변했다. 그럼에도 이날 회동이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많은 불투명성을 완전히 정리하지는 못했다. 국민이나 야권 지지자들에게 단일화가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고 본궤도에 다시 진입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줬다는 의미에 머물렀다. 다시 협상이 뒤틀릴 수 없도록 하는 안전장치는 마련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남은 협상이 쉽지만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초 위기 직전에 단일화 협상이 재가동된 것은 국민들의 ‘단일화 피로증’이 날로 커지는 형국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시간을 끌다가는 두 후보 모두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느껴진다. 먼저 문 후보 측이 물꼬를 텄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 전원 등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문 후보도 안 후보에게 단일화 협상 방식을 위임하면서 안 후보가 협상에 복귀할 명분을 만들어 줬다. 안 후보가 더 이상 버티면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게 돼 버렸다. 문 후보 측의 압박 전략에 안 후보가 말려드는 처지에 몰렸다. 안 후보 측의 제안으로 성사된 이날 회동에서는 단일화 방식 등 핵심 의제에서 다소 벗어난 새정치선언 합의 정도만 도출됐다. 회동 뒤 발표된 새정치선언문의 내용은 길었지만 당장 실천 가능한 알맹이 있는 내용은 담아내지 못했다는 평가도 같은 맥락이다. 그만큼 안 후보가 회동을 서두른 감을 준다. 실제 안 후보 진영에서는 회동 후 여유가 사라진 분위기도 감지됐다. 안 후보가 전격적으로 협상에 응한 것은 지난 14일 단일화 협상을 중단시킨 뒤 여론 동향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간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속속 문 후보에게 추격을 허용하거나 역전되는 상황을 맞이했다. 그렇지만 악화된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카드는 여의치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안 후보 진영에서는 16일 안 후보가 직접 정치 쇄신을 앞세워 민주당을 공격하는 강수를 뒀지만 여전히 상황이 반전되지 않아 위기감이 깊어졌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문 후보 진영도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전해진다. 문 후보는 16일 안 후보가 민주당을 조목조목 비판한 기자회견을 한 뒤 선대위원장단이 총사퇴한다고 했을 때 대로(大怒)했다고 선대위 고위 인사가 전했다. 정치공학을 싫어하는 문 후보가 선대위원장들의 사퇴 움직임을 정치공학적 잔꾀로 본 것이다. 잔꾀가 아닌 정공법으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며 정공법은 지도부 총사퇴와 단일화 방식 위임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이날 회동 뒤 단일화의 주도권을 문 후보가 쥐고 갈 것으로 예단하는 것은 이른 듯하다. 두 후보의 지지도는 최근 들어 같은 기관의 조사에서도 하루하루 뒤바뀌고 있으며 조사 기관에 따라서도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등 단일화 정국의 유동성이 큰 게 현실이다. 문·안 후보 진영 중 어느 쪽이라도 조그만 실수라도 하면 팽팽한 균형추가 깨질 수 있어 보인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막오른 동탄2신도시 2차분양… 20일부터 3456가구 청약접수

    막오른 동탄2신도시 2차분양… 20일부터 3456가구 청약접수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의 2차 동시분양이 시작됐다. 한화건설과 계룡건설, 금성백조, 대원 등 4개 건설사는 화성시 영천리 일대에 견본주택을 열고 20일부터 3456가구의 분양 청약을 받는다. 2차 분양은 1차 때와 달리 85㎡ 이상 중대형이 40%에 육박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중대형 비중이 높은 2차 동시 분양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내년 수도권 분양시장이 어둡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2차 동시분양이 성공적으로 끝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동탄역 도보로 이용 가능… 공원·쇼핑몰 인접 동탄2신도시 2차 동시분양에 나서는 건설업체들이 내세우는 가장 큰 장점은 4개 단지가 모두 커뮤니티 시범단지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시범단지는 공원과 쇼핑몰 등 편의시설과 대중교통망이 인접해 다른 단지보다 입지가 우수하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1차 동시분양 때도 시범단지에 위치한 2곳의 분양 성적이 좋았다.”면서 “동탄역 KTX 복합환승센터를 도보로 이용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시범단지 동시분양에는 계룡건설, 금성백조, 대원 등 3개 업체가 동시분양 방식으로, 한화건설은 당첨자 발표일이 달라 합동분양방식으로 진행된다. 1차 동시분양 때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고도 계약률이 낮은 것을 보고 만든 안전장치다. 1차 동시분양 업체 중 GS건설과 호반건설, 우남건설은 높은 계약률을 기록했지만 KCC건설과 모아종합건설은 아직도 미분양 물량이 많다. 하지만 분양에 대한 불안감도 적지 않다. 먼저 동탄1신도시의 부동산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동탄1신도시의 아파트 거래건수는 20건도 되지 않는다. 부동산중개업 관계자는 “동탄1신도시에 사는 사람들 상당수가 동탄2신도시로 이주하고 싶어 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집이 팔려야 청약을 넣고 이사를 갈 텐데 거래가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중대형이 많다는 것도 걱정이다. 이번에 분양되는 물량의 39%가 전용면적 85㎡ 이상 중대형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1차 분양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중소형으로 아파트 단지가 구성됐다는 것”이라면서 “동탄이 삼성전자 등 기본적인 주거 수요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중대형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전했다. ●중대형 40% 육박… 건설사 3곳 인지도 낮아 떨어지는 브랜드 파워도 문제다. 계룡건설과 금성백조, 대원 등은 모두 충청권에서는 유명 건설사이지만 수도권에서는 아직 이름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한화건설을 제외하고는 수요자들에게 익숙한 아파트 브랜드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1차 동시분양 때도 100% 계약을 가장 먼저 달성한 곳은 브랜드 파워에서 앞서는 GS건설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인 지역 수요와 시범단지라는 장점이 중대형에 대한 인기 하락과 떨어지는 인지도를 얼마나 메울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청약은 20일 한화건설을 시작으로 23일까지 진행되고 당첨자는 28~29일에 발표된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그랜저, 게 섰거라”

    “그랜저, 게 섰거라”

    ‘현대차 그랜저를 잡아라.’ 기아차를 비롯한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이 그랜저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아차 K7과 한국지엠 알페온, 르노삼성의 SM7 등이 새로운 디자인과 첨단 편의 사양으로 무장하고 지난해 1월 5세대 출시 이후 국내 준대형 세단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그랜저를 정조준하고 있다. 바야흐로 3000만원대 준대형 세단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한 국내 준대형차를 꼼꼼히 비교해 봤다. ●역동적이고 세련된 준대형차 올해 국내 준대형차 시장에서 그랜저가 독보적이다. 그랜저는 올해 1~10월 7만 2754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K7(1만 2388대), 한국지엠 알페온(5741대), 르노삼성 SM7(4428대) 등을 모두 더한 것보다 많이 팔렸다. 그랜저의 위세에 맞서기 위한 ‘연합군’은 최근 잇따라 2013년형 모델을 출시했다. 신차는 아니지만, 그에 버금갈 정도로 내·외부 디자인을 비롯해 사양이 업그레이드됐다. 지난 13일 ‘더 뉴 K7’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2013년형 K7은 최신 기술인 후측방 경보 시스템(사이드미러에 보이지 않는 차량 표시),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주차 시 차량 주변 360도 보여주는 시스템),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앞차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주행하는 크루즈 시스템) 등 안전·편의사양이 적용됐다. 디자인은 기존 모델보다 역동적이면서도 세련된 느낌이 들도록 다듬었다. 지난 7일 르노삼성도 준대형 최초로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BSW)과 최첨단 멀티미디어 인포테인먼트 스마트 커넥트 시스템, 고급형 타이어 공기압 자동감지 시스템을 적용한 ‘2013년형 SM7’을 선보였다. 또 동급 처음으로 운전습관을 점수로 표시하는 에코 스코어링 기능과 고해상도 8인치 디스플레이의 SK 3D맵 내비게이션 등을 적용했다. 기존 오디오의 버튼 수를 줄이고 재배치해 쉬운 조작이 가능한 프리미엄 오디오와 센터 페시아에 우드그레인 등도 신규 적용하는 등 내부도 바꿨다. 지난달 새롭게 선보인 2013년 알페온은 운전자가 급제동 시 ABS가 작동되면서 동시에 후미 제동 등이 자동으로 점멸되는 급제동 경고 시스템이 장착됐으며 통합 메모리 기능(운전석 시트, 아웃사이드 미러)과 열선 내장 스티어링 휠(핸들), 동승석까지 마시지 기능을 갖춘 시트가 새롭게 채택됐다. 또 외부 디자인도 프런트 그릴 배경색을 기존 은색에서 진한 회색 계열로 바꿔 보다 강인한 이미지를 나타낸다. ●성능은 K7, 가격은 SM7, 안전성은 알페온 먼저 연비와 성능에서는 K7이 돋보인다. V6 엔진에 270마력, 10.4㎞/ℓ의 연비 등으로 SM7(258마력·9.6㎞/ℓ)과 알페온(263마력·9.4㎞/ℓ)보다 앞섰다. 세련된 디자인으로 직접 운전을 하는 소비자들이 선호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랜저와 같은 플랫폼으로 실내 공간이 대형 세단치고는 좁게 느껴진다는 것이 아쉽다. 차량의 크기는 거의 비슷했으나 SM7이 근소한 차이로 제일 넓었다. 또 디자인 측면에서 중후함이 더해져 준대형 세단으로서 안락함이 돋보였다. 엔진 배기량이 3500㏄로 안정감을 주지만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단점이다. 258마력으로 동급에서 가장 낮다. 알페온은 운전자를 위한 각종 안전 편의시설이 장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각종 안전성 테스트에서도 최고의 등급을 자랑한다. ‘안전’을 생각하는 운전자라면 선택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가격이 가장 비싸고 연비가 낮은 것이 단점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그랜저가 내년에 3년차로 접어들지만 아직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 잡혀 있지 않다.”면서 “국내 소비자 눈에는 식상해질 수 있는 부분을 새로워진 K7이나 SM7, 알페온이 얼마나 파고들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위기의 한국호 해법-전문가에게 묻다] (1) 세대·지역갈등

    [위기의 한국호 해법-전문가에게 묻다] (1) 세대·지역갈등

    “누가 대통령이 돼도 세대갈등과 지역갈등을 극복하지 못하면 실패한다.”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진단이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층과 노후가 불안한 노인층의 사회적 불만은 커져만 가고 있다. 영호남의 반목은 다소 줄어드는 양상이지만 도시와 농촌의 격차가 커지면서 심각한 갈등을 빚고있다. 이런 세대·지역 갈등 등 대립을 넘어서지 않고서는 위기의 한국호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세대갈등 진단과 제언 경제 위기로 삶의 불안정성이 증폭되면서 일자리와 노년층 부양을 둘러싼 세대갈등이 사회 분열의 핵심 축으로 등장하게 됐다. 1997년 외환위기 이전의 세대갈등은 주로 정치·문화적 차이에서 표출되는 경향이 두드러졌지만 지금은 한정된 자원을 둘러싼 경제적 차원의 주도권 싸움으로 나타나는 양상이다. 이는 생계와도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경제가 하향곡선을 그릴수록, 노년층이 두터워질수록 생존권을 둘러싼 세대간 경쟁이 ‘갈등’수준을 넘어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취업난에도 노년층을 부양해야 하는 젊은 층과 노후 불안에도 자식 세대를 부양해야 하는 중·장년층이 결국은 가족 구성원이라는 점에서 갈등 폭발이 그나마 억제되고 있지만, 국가가 서둘러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못하면 불만이 증폭돼 심각한 사회 문제로 표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앞으로 20년 뒤에 지금의 노년층을 대체하게 될 40~50대 중·장년층 상당수가 고학력자란 점에서 노년층이 일종의 압력단체로 등장하게 될 가능성도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중산층보다 빈곤층의 부양 부담이 더 크기 때문에 세대갈등이 계층갈등과 결합된 형태로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12일 “50대 초반부터 퇴직을 강요당하는 노인 인구 수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차별에 대한 인식의 정도가 커지고 있는데다, 해외 복지시스템을 접한 고학력자가 많아 연령 간 차별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들이 불만을 집단적으로 표출하게 되면 머지않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와 한국사회학회가 연령별로 추출한 모집단 1500명을 상대로 지난 9월 개별면접을 실시한 결과 65~69세까지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는 응답이 20대(24.9%)에서 가장 낮았고, 곧 노년층으로 진입하는 50대(40.5%)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20대의 49.0%가 청년일자리 확대를 위해 조기퇴직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50대는 39.3%만이 여기에 찬성했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인을 부양해야 할 젊은 층은 일자리가 없고, 노인이 될 중년층은 대개 경력이 훌륭한 사람들이어서 쉽게 물러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세대 간 타협을 통해 정년을 연장하는 동시에 젊은 층을 위한 일자리를 확대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우선 정년 퇴직을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에 대한 사회 안전망 구축과 함께 젊은 세대를 위한 정보통신(IT)계열 일자리와 창업 및 벤처 시장 육성이 해답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퇴직한 노년층의 생계를 보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지자체별로 세대 차별에 대한 정서적·문화적 풍토를 바꾸는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핵심은 세금을 더 걷어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지만, 욕을 먹어가며 증세를 집행할 정치권의 의지가 약하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지역갈등 진단과 제언 서울·지방 ‘경제갈등’… “공정 균형개발로 풀어야” 전문가들은 영호남 갈등이라는 전통적 지역갈등은 예전같이 극심하지 않지만, 서울과 지방, 도시와 농촌 등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갈등의 원인이 정치적인 것에서 경제적인 것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김홍중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12일 “정치적 동원력을 갖는 영호남의 지역갈등은 많이 풀렸다.”고 진단했다. 그는 영남이 대구·경북·부산으로 분화되고 있고 호남에서도 민주당 이외의 표도 많이 나오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김 교수는 “다른 원인도 있지만 영호남 갈등 약화의 원인은 지역갈등의 핵심에 있던 광주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며 상징적인 복권을 통해 맺혔던 감정들이 풀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영호남 갈등이 정치적 도구로 쓰이면 여전히 폭발력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서울과 지방, 수도권과 지방의 갈등은 더 커지고 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방 국립대 같은 경우는 학생을 교육시켜도 서울로 간다.”면서 “지역인재 유지와 재생산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농촌경제연구원 조사결과, 지난해 농가소득은 연 3015만원으로 도시근로자 가구소득 5098만원의 59.1%에 그쳤다. 이 비율이 60% 아래도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농가소득이 도시가구 소득을 웃돌았지만 85년 112.8%를 정점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도시가구의 소득은 증가한 반면 농가소득은 정체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역갈등의 해소 방안은 평등하고 공정한 지역균형개발이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제도적으로는 국회의원 소선거구제와 기초단체장·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선구제는 지역에서 특정 정치집단의 독점구조를 만드는 폐단이 있고, 지역문제를 주로 다루는 기초 단체장·의원은 굳이 정당과 연계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지역 인재를 발굴하는 문제로 본연의 역할을 되찾도록 하자는 것이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역발전에 성공적인 모델도시, 특히 질 높은 교육을 할 수 있는 대학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권역별·거점별 명문대에 자녀를 보내는 것에 부모들이 만족한다면 기업 이전과 지역 균형 발전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 교수는 “서울에 있는 일자리를 빼앗아 옮기라는 것이 아니라 현재보다 좋은 직업이 지역에 생겨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文·安, 이르면 12일 새정치공동선언

    文·安, 이르면 12일 새정치공동선언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11일 새정치공동선언 협상과 병행해 단일화 준비팀을 가동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이번 주부터 핵심 쟁점인 단일화 규칙 협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두 후보는 낮 12시쯤 전화통화를 통해 단일화 방식 협상팀, 경제복지정책팀, 통일외교안보 정책팀 등 3개 팀을 추가 구성키로 했다. 단일화 협상팀은 양측에서 3명씩 참여하고 경제복지정책팀과 통일외교안보팀은 각각 2명으로 꾸려 이르면 12일부터 협의에 들어간다. 새정치공동선언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양측이 3개 팀을 추가 구성키로 한 이유는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새정치공동선언 협의가 늦어지면서 후보 단일화와 정책 협상도 늦어질 것에 대비한 안전장치”라고 설명했다. 공동선언 협상팀은 12일 추가 협의를 한 뒤 선언문 성안에 들어갈 예정이라 이날 새정치공동선언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특히 단일화 협상팀은 국민참여경선, 여론조사, 국민배심원제, 담판 등 4가지 방식을 놓고 힘겨운 줄다리기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팀원으로는 문 후보 측에서는 박영선·김기식·윤호중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안 후보 측에서는 선거 전략을 맡은 김윤재 변호사와 하승창 대외협력실장 등이 거론된다. 한편 안 후보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 후보에게 “돈이 안 드는 선거를 하자.”며 선거 법정 비용 560억원의 절반인 280억원만으로 대선를 치르자고 공식 제안했다. 문 후보 측은 “협의, 실현해 나가자.”고 화답했지만 박 후보 측은 “아직 후보가 될 확률이 50%밖에 안 되는 안 후보가 선거 비용 이야기를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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