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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리학의 세상유람] 학대받은 아이뿐 아니라 학대한 부모도 반드시 심리상담을 받도록 해야 한다

    [심리학의 세상유람] 학대받은 아이뿐 아니라 학대한 부모도 반드시 심리상담을 받도록 해야 한다

    아주 오래전 일이다. 현재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잘 살기 위한 일환으로 진행한 프로그램 중, 관에 들어가 죽기 전에 자신이 지내온 삶을 회고해 보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다. 물론 사람들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고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나올 수 있는 안전장치가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깜깜하고 밀폐된 공간 안에 들어간 순간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고 순식간에 감당하기 힘든 불안과 공포감이 엄습해 와 바로 관을 박차고 나온 적이 있다. 그리고 그 트라우마는 지금까지도 나를 힘들게 하고 있다. 사도세자가 갇힌 뒤주는 그나마 컸을까? 충남 천안의 남자 어린아이는 자신의 몸 크기보다 작은 여행가방 안에서 얼마나 고통스럽고 무섭고 공포스러웠을까? 쇠사슬로 목이 묶이고 욕조에 담기며 달군 프라이팬으로 고문과 같은 학대를 당한 또 다른 아이의 고통은 어떠했을까? 최근의 이러한 가정 내 아동학대 사건들의 내용은 정말 충격적이고 놀라워 할 말을 잊게 된다. 그것도 부모가 한 일이라니. 인간 중에 짐승보다 못한 인간이 있다는 말이 사실일까? 필자는 어떠한 이유로든 자녀에게 학대를 일삼는 행위는 중대한 범죄이며, 엄중한 법적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동을 학대하는 부모는 일단 성격적으로 반사회성이나 분노조절장애 등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성격은 특히 도덕성이 결여되어 있고, 반성을 하거나 경험을 통해 교훈을 얻지 못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바꾸기가 매우 힘들다. 따라서 법적인 처벌 뿐 아니라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심리상담도 받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부모가 변할 수 있고 다시는 자신의 자녀를 학대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또한, 학대를 받은 아이는 어떨까? 아마도 그 아이는 학대와 관련된 트라우마로 인하여 평생 씻기 힘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갖고 오랜 시간 고통 속에서 살게 될 것이다. 그 어떠한 방법으로도 이 아이를 온전한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기는 힘들 것이다. 또한, 이 아이에게 부모의 존재는 지속적인 스트레스 원인으로 작용하여 더 많은 정신적 고통과 증상을 발생시키고 심각하게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아이는 부모와 분리되어 살게 하고, 장기간의 지속적인 심리상담을 반드시 받도록 해야 한다. 이 아이가 받은 학대 수준을 고려하면 아마도 평생 심리상담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필자는 30년 동안 심리상담을 하고 있다. 심리상담을 받는 사람들 중에 크고 작은 트라우마로 인하여 오랜 기간 힘들어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특히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가 크면 클수록 성장 후에도 그 고통에서 벗어나기 힘들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누구나 감당하기 힘든 트라우마를 경험하면 반드시 심리상담을 통해 그 고통에서 벗어나고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이 심리상담을 누가 할 것인가? 이 대목에서 필자는 답답함을 많이 느낀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되는 심리상담을 누가 제공해야 하는가에 대한 법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선진국가에서는 심리학 석사나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수년간의 임상경험을 마친 심리학자들이 심리학적 상담을 할 수 있는 국가 자격증이 마련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법적 제도로서 심리서비스법을 제정하여 심리상담을 할 수 있는 전문가의 자격을 부여하고 보호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많은 사람들이 신뢰할 만한 전문적이고 과학에 기반한 심리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조현섭 한국심리학회 회장·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 교수
  • ‘구광모의 뉴LG’… 형식 벗고 미래사업·실용으로 거듭나다

    ‘구광모의 뉴LG’… 형식 벗고 미래사업·실용으로 거듭나다

    임직원 25만명과 온라인 신년 시무식 불필요한 업무 줄이고 MZ세대와 소통 시장성 없는 LCD 편광판 발빠르게 매각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사업 과감한 투자 “사업 모델과 방식 등의 근본적인 혁신, 더 빠르게 실행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혁신해야 합니다.” 구광모 LG 회장이 지난해 9월 처음 사장단 워크숍을 주재하며 계열사 사장들에게 던진 주문이다. 29일로 취임 2주년을 맞는 구 회장은 자신이 강조했던 ‘빠른 혁신’을 실용주의 경영, 고객 가치 극대화, 사업 포트폴리오의 선택과 집중으로 실천하며 ‘뉴LG’로의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구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자신의 직함을 회장 대신 대표로 불러 달라고 당부한 것을 시작으로 격식, 형식을 걷어 낸 실용주의 문화를 조직 곳곳에 심어 나가고 있다. 2018년 6월 취임식은 아예 생략했고 올 초 신년 시무식 때는 행사 대신 온라인 동영상으로 전 세계 임직원 25만명과 친밀하게 소통했다.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진행해 온 사업보고회는 하반기 1회로 축소하고 분기별로 400여명이 참여하는 임원 세미나는 월별 100여명이 참석하는 LG포럼으로 간소화했다. 실무자들의 불필요한 업무 부담을 줄이고 늘어나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합친 말) 직원들에게 맞게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민첩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한 노력이다. 일각에서는 만 40세에 4세 경영 시대를 연 젊은 총수로 조직력을 더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LG의 한 임원은 “사업과 기술이 과거와 달리 다양화되고 기술 개발 속도도 급변하기 때문에 더이상 과거와 같은 제왕적 리더십은 통하지 않는다”며 “각 계열사 자율경영,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면서 구 회장은 고객 가치 제고를 실천할 수 있는 큰 로드맵을 그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이공계 연구개발 인재를 초청하는 ‘LG 테크 콘퍼런스’에 직접 참여하고 각 계열사에서 추천한 젊은 직원들로 이뤄진 미래사업가 모임 등 LG의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들과 만나는 자리엔 빠지지 않고 참석하며 구성원들과의 소통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이런 기조에 따라 구 회장은 시장성이 없는 사업은 발 빠르게 쳐내고 전기차 배터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장 부품, 로봇 등 미래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사업 분야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사업 재편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LG화학이 GM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반면, 경쟁력을 잃은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사업을 매각하는 것이 대표적 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 TV 등 가전을 둘러싼 LG전자와 삼성전자 간 갈등 등을 두고 재계에서는 과거 구본무 회장과 비교했을 때 구 회장 체제 들어 회사 사업에 차질이 우려되면 다른 기업에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LG 측은 “구 회장이 기술이나 지적재산권을 중요시하는 건 맞지만 각 계열사에서 진행되는 소송은 각 사 경영진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구 회장이 직접 관여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구광모의 ‘뉴LG’...형식 벗고 미래사업·실용으로 거듭나다

    구광모의 ‘뉴LG’...형식 벗고 미래사업·실용으로 거듭나다

    “사업 모델과 방식 등의 근본적인 혁신, 더 빠르게 실행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혁신해야 합니다.” 구광모 LG 회장이 지난해 9월 처음 사장단 워크숍을 주재하며 계열사 사장들에게 던진 주문이다. 29일로 취임 2주년을 맞는 구 회장은 자신이 강조했던 ‘빠른 혁신’을 실용주의 경영, 고객 가치 극대화, 사업 포트폴리오의 선택과 집중으로 실천하며 ‘뉴LG’로의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구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자신의 직함을 회장 대신 대표로 불러 달라고 당부한 것을 시작으로 격식, 형식을 걷어낸 실용주의 문화를 조직 곳곳에 심어 나가고 있다. 2018년 6월 취임식은 아예 생략했고 올 초 신년 시무식은 행사 대신 온라인 동영상으로 전 세계 임직원 25만명과 친밀하게 소통했다.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진행해 온 사업보고회는 하반기 1회로 축소하고 분기별로 400여명이 참여하는 임원 세미나는 월별 100여명이 참석하는 LG포럼으로 간소화했다. 실무자들의 불필요한 업무 부담을 줄이고 늘어나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합친 말) 직원들에게 맞게 신속한 의사 결정이 이뤄지는 민첩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한 노력이다. 일각에서는 만 40세에 4세 경영 시대를 연 젊은 총수로 조직력을 더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LG의 한 임원은 “사업과 기술이 과거와 달리 다양화되고 기술 개발 속도도 급변하기 때문에 더이상 과거와 같은 제왕적 리더십은 통하지 않는다”며 “각 계열사 자율경영,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면서 구 회장은 고객 가치 제고를 실천할 수 있는 큰 로드맵을 그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구 회장은 이공계 연구개발 인재를 초청하는 ‘LG 테크 컨퍼런스’에 직접 참여하고 각 계열사에서 추천한 젊은 직원들로 이뤄진 미래사업가 모임 등 LG의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들과 만나는 자리는 빠지지 않고 참석하며 구성원들과의 소통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이런 기조에 따라 구 회장은 시장성이 없는 사업은 발빠르게 쳐내고 전기차 배터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장 부품, 로봇 등 미래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사업 분야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사업 재편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LG화학이 GM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반면, 경쟁력을 잃은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사업을 매각하는 것이 대표적 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 TV 등 가전을 둘러싼 LG전자와 삼성전자 간 갈등 등을 두고 재계에서는 과거 구본무 회장과 비교했을 때 구 회장 체제 들어 회사 사업에 차질이 우려되면 다른 기업에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LG 측은 “구 회장이 기술이나 지적재산권을 중요시하는 건 맞지만 각 계열사에서 진행되는 소송은 각 사 경영진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구 회장의 기조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스테파니, ♥ 브래디 앤더슨과 열애 인정 “예쁘게 봐주세요”

    스테파니, ♥ 브래디 앤더슨과 열애 인정 “예쁘게 봐주세요”

    그룹 천상지희 출신 스테파니가 미국 전 야구선수 브래디 앤더슨과의 열애를 인정했다. 26일 한 매체는 스테파니가 8년간 친구로 지내던 브래디 앤더슨과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고 보도했다. 2012년 LA 발레단에서 활동했던 스테파니가 브래디 앤더슨과 인연을 맺었고, 최근 연인 사이가 됐다는 것. 이에 스테파니는 자신의 SNS를 통해 “현재 소속사가 없어 SNS를 통해 소식을 올리게 돼 죄송하다”며 “이 일을 먼저 미국에 있는 남자친구에게 상황을 알리고 말씀드려야 할 거 같아 시간은 걸렸지만, 최대한 빨리 소식을 전해드리기 위해 글을 올린다”고 밝히면서 열애를 공식 인정했다. 이어 브래디 앤더슨과 열애와 함께 불거진 은퇴설, 잠적설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며 “현재 한국에서 다음 발레 작품을 리허설 중에 있고, 방송 섭외는 항상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브래디 앤더슨과) 좋은 인연으로 만나 좋은 만남 이어가고 있다”며 “예쁘게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스테파니는 2005년 다나, 지연, 선데이와 함께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로 데뷔했다. ‘천무 스테파니’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화려한 춤 솜씨로 먼저 주목받았다. 이후 2012년 솔로 앨범 ‘더 뉴 비기닝’(The New Beginning)을 발표하며 홀로서기를 시작했고, 이후 발레단 활동을 하는가 하면 연극과 뮤지컬에도 도전장을 내며 다채로운 활약을 펼쳤다. 최근까지 미국에서 발레와 댄스 수업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브래디 앤더슨은 1988년 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데뷔했고, 이후 볼티모어 오리올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등에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도 여러번 초청될 정도로 활약했던 브래디 앤더슨은 2004년 볼티모어 오리올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다음은 스테파니 열애 인정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스테파니입니다. 오늘 갑작스러운 기사에 많은 분들이 놀라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소속사가 없어서 SNS를 통해 이렇게 소식을 올리게 된 점 죄송합니다. 이 일을 먼저 미국에 있는 남자친구에게 상황을 알리고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 시간이 걸렸지만 최대한 빨리 소식을 전해드리고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브레디 앤더슨과 연애 중 맞습니다. 개인 연락처를 모르시기에 확인이 불가했던 건 잘 알지만 그 사이 은퇴설이며 잠적했다는 추측 기사들은 오보이므로 사실과 무관한 기사로 혼란을 주지 말아주시길 바라겠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다음 발레 작품 리허설 중에 있고 방송 섭외를 항상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발 기자님들께 부탁드립니다. 그런 글들로 저를 아직까지 응원해주고 서포트해주는 팬들에게 상처주지 말아주세요. 데뷔 이후 처음 열애설이 나온 거여서 어떻게해야 하는건지 망설였지만 솔직하게 입장을 밝히는 것이 맞다 생각해서 공개합니다. 좋은 인연으로 만나 좋은 만남 이어가고 있으니 예쁘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美 민주·공화 하원 거물들 보기좋게 거꾸러뜨린 정치 신인 둘

    美 민주·공화 하원 거물들 보기좋게 거꾸러뜨린 정치 신인 둘

    미국 연방 하원의원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은 후보를 꺾은 24세 청년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는 가운데 민주당에서도 골리앗을 물리친 다윗이 나왔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측근이자 16선 경력에 하원 외교위원장이며 친한파 의원의 대표 격인 엘리엇 엥겔(73)을 중학교 교장 출신 자말 보우먼(30)이 누른 것이다. 23일(현지시간) 뉴욕주 예비경선 뉴욕 16구역에 출마한 보우먼이 부재자 우편 투표 검표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20%포인트 이상 앞서 승리가 확정적이다. 보우먼은 24일 오후 성명을 발표해 승리를 선언했다. 그는 “처음부터 인종과 경제적 정의를 위한 싸움으로 선거운동에 닻을 내렸다. 우리는 경찰에 대해, 시스템이 된 인종차별에 대해, 불평등에 대해 진실을 말했고, 그 사실이 모든 지역에 울려 퍼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31년 현역으로 일한 의원이 가진 권력과 돈을 극복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많았지만 뉴욕 16구역 사람들은 변화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고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경선 승리의 의미를 되새겼다. 그의 승리는 민주당 내 중도와 진보 진영의 주도권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우먼은 2018년 하원선거에서 당 내 거물인 조셉 크롤리를 끌어내렸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AOC)와 똑같은 경로로 정계에 진출하게 됐다. 시민사회의 지원을 등에 업고 젊고 진보적인 정치인이 수십년 의원 경력의 거물에 승리를 거둔 것이 똑닮았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 낸시 팰로시 하원 의장,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지사 등 중도 진영은 엥겔을 지원한 반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주), 코르테스 하원의원(뉴욕 14구역) 등 진보 진영은 보우먼을 지지했는데 압승을 거둔 셈이다. 재선에 도전하는 코르테스 의원도 이날 예비경선에서 뉴스 앵커 출신 미셀 카루소카브레라를 상대로 7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승리를 확정했다. 그는 23일 밤 트위터에 글을 올려 “오늘밤 우리는 뉴욕의 시민사회 운동이 사고가 아니란 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것은 명령”이라고 단언했다. 한편 같은 날 노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하원의원 예비경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제11 선거구 린다 베넷(62) 후보를 누르면서 미국 정가를 뒤흔든 메디슨 코손(24)도 말할 것 없이 풋내기 신인이었다. 6년 전 교통사고로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기도 한데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측근을 후보로 밀었던 마크 매도우의 지역구에 도전장을 던져 뜻밖의 승리를 거뒀다. 코손은 24일 MSNBC에 출연, 트럼프 대통령이 에어포스원에서 전화를 걸어와 축하해줬다며 “대통령은 매우 놀라운 승리였고 아름답다고 했다”며 “그 전화는 영예로운 것이었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코손이 선거에 뛰어든 것은 지난해 12월이었다. 베넷은 메도스가 이끌었던 공화당 내 강경파 모임 ‘프리덤 코커스’의 지원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랜드 폴 상원의원 지지자들이 운영하는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까지 등에 업었다. 둘 다 낙태·총기 이슈에 보수적 입장이며, 트럼프 대통령을 열렬히 지지하는데 지난 3월 초 예비선거에서 베넷이 30% 득표율에 못 미치면서 결선투표로 이어졌고, 결국 코손이 거의 더블스코어 차로 베넷을 눌렀다. 그는 경선 승리 직후 “우리는 사람들에게 반향을 일으킬 더 강력한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손은 오는 8월 1일이면 헌법이 정한 하원 입후보 최연소 연령인 25세가 된다. 공화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이곳에서 군 검찰관 출신 모 데이비스 민주당 후보 등을 누른다면 코르테스 의원을 제치고 최연소 의원이 된다. 코손은 “난 미래 지도자인 신흥 세대를 대표한다”며 “그들 대부분은 공화당이 선거권 박탈자와 상처받고 가난한 이들을 돌보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번 경선 결과가 지난 대선 때 노스캐롤라이나에서 4%포인트 차로 승리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도 있다. 공화당 전략가인 마이크 마드리드는 코손의 승리가 “이념 문제가 아니라 트럼프에 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삼성전자, AI·반도체 등 전방위 기술 혁신

    삼성전자, AI·반도체 등 전방위 기술 혁신

    “불확실성이 클수록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흔들림 없이 하자. 오늘의 삼성은 과거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미래였다. 지금까지 없었던 기술로 새 미래를 만들어 나가자.” 지난해 9월 11일 삼성 미래 선행기술의 연구개발 허브인 삼성리서치를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당부한 말이다. 과거의 성공에 자족하지 않고 미래 시장을 빠르게 선도해 나가기 위한 삼성의 강도 높은 혁신은 인공지능(AI)과 로봇, 전장용·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등 전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 연구개발과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 분야에는 73조원, 최첨단 생산 인프라에는 6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은 속속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달 말 이 부회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 투자를 멈춰서는 안 된다”며 경기 평택사업장에 10조원을 들여 극자외선(EUV) 전용 파운드리 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미래 핵심 성장 동력인 AI 기술력 강화를 위해 AI 분야 최고 석학인 세바스천 승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삼성리서치 소장으로 영입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 외부 인재 영입과 신사업에 대한 과감한 도전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美정부 재난지원금 죽은 100만여명에 1조 6849억원 지급

    美정부 재난지원금 죽은 100만여명에 1조 6849억원 지급

    미국 재무부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경기 부양을 위해 긴급 지원한 14억 달러(약 1조 6849억원)를 100만명 이상의 사망자 계좌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정부 감독기관이 밝혔다고 영국 BBC가 25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의회는 지난 3월부터 감염병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타격을 입은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2조 6000억 달러(약 3129조 1000억원)를 지원해왔는데 서둘러 지원하는 바람에 곳곳에서 실수가 빚어졌다. 예를 들어 정부회계감독청(GAO)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민 가정에 가계지원금을 쏴주면서 사망 기록을 점검하지 않았다. 심지어 몇몇 세무 관련 공무원들이 메일링 작업에 실수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을 했는데도 귀기울여 듣지 않았다. GAO 보고서는 또 낮은 금리 대출을 해주는 소상공인 지원에 전체 팬데믹 지원 예산의 26%를 할애하면서도 중소기업청과 협력해 사기나 상환 계획에 미비한 점이 없는지 교차 확인하는 기회를 놓쳤다. 한 조사원은 “많은 수의 대출을 승인하느라, 또 신속하게 지원하고 안전장치를 누락하는 바람에 사기성 짙고 부풀려진 승인이 남발됐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는 의회에서 추가 경기부양이 필요한지를 놓고 심각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민주당과 연방준비은행 등의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높은 실업률 때문에 더 많은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쪽이고, 공화당은 더 많은 돈을 쏟아붓는 것을 승인해야 할지 주저하고 있는 형국이다. 팻 투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최근 청문회에서 “우리는 한발 앞으로 내딛기 전에 꼭 필요한 일을 평가하면서 아주아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악관 관리들은 추가 경기부양책이 있을 것이라고 공언하지만 지금까지 일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돌아봐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연방정부의 정책 집행을 감시할 수 있는 인력들을 잘라내고 있다.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 지출을 감독할 관리들을 잇따라 해고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25일 “우리는 훨씬 더 강력한 감독 기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의회는 지난 3월 이후 팬데믹 지출로 2조 6000억 달러를 승인했는데 이것은 미국 정부 회계의 14%에 해당한다. 이 중 약 11%인 2800억 달러를 할애해 연간 소득이 7만 5000 달러가 안 되는 성인 한 명당 1200달러씩, 어린이 한 명당 500달러씩 쏴줬다. 지금까지 1억 6040만명에게 2690억 달러를 지급했다. 26%를 차지해 경기 부양책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상공인 대출 지원에는 지금까지 460만개 업체에 5000억 달러를 지원했다. 명확하지 않은 규정과 감독 기능 부실로 이들 자금 지원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왔는데 GAO 보고서는 공연한 걱정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6.25전쟁 70주년 맞아 추모기도회로 의미 되새겨

    6.25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이해 계명대가 호국영령을 추모하기 위해 추모기도회를 가졌다. 25일 오전 11시부터 계명대 성서캠퍼스 아담스채플에서 열린 추모기도회는 정순모 학교법인 계명대학교 이사장, 신일희 계명대 총장을 비롯해 교직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6.25 참전 용사에 대한 감사와 의미를 되새기며,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기도회와 함께 계명대 김춘해 교수가 아담스채플의 파이프오르간으로 진혼곡인 ‘모차르트 레퀴엠 K.626’을 연주하며 다같이 호국선열의 얼을 기리고, 계명대 성악과 이화영, 하석배 교수가 피아노과 이성원 교수의 피아노 연주에 맞추어 추모곡을 전하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계명대는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민간 차원에서 다양한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동계 방학기간 중에는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참전국과 지원국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며, 우리나라를 도와준 국가들을 위해 감사의 뜻을 전하고 보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에티오피아 봉사활동 기간 중에는 봉사단원들은‘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곳에서 아직 생존해 있는 참전용사들과의 만남의 시간을 가지고 감사의 뜻을 전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생존자들은 생생한 당시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전했다. 특히, 타국을 위해 목숨을 바쳐 전장을 누비고 돌아왔을 때 에티오피아에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서 자본주의 국가를 도왔다는 이유로 핍박 받으며 어려운 생활을 이어 갔다는 안타까운 사연으로 학생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임경수 교목실장은 추도사를 통해 “6.25전쟁이 발발한지 올해로 꼭 70년이 됐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안타까운 젊은 피를 많이 흘렸고, 그들의 목숨과 바꿔 오늘의 우리가 있다”며, “그들의 희생을 절대 잊어선 안 될 것이며, 다시는 이 땅에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별다른 증상 없어” 프랑스 파리시장, 코로나19 무증상 감염

    “별다른 증상 없어” 프랑스 파리시장, 코로나19 무증상 감염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파리시장 재선에 도전하는 안 이달고(60)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을 털어놨다. 24일(현지시간) 프랑스 언론들에 따르면 이달고 시장은 지난 22일 BFM 파리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별다른 증상은 없었다고 말했다. 중도좌파 사회당(PS) 소속인 이달고는 오는 28일 프랑스 지방선거 결선투표에서 파리시장 재선에 도전한다. 이달고에게 도전장을 내민 인물은 공화당(LR·중도우파)의 라시다 다티(54) 전 법무장관, 집권당인 전진하는 공화국(LREM·중도)의 아녜스 뷔쟁(57) 전 보건장관 등으로 여론조사 상위 세 명의 후보가 모두 여성이다. 이달고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선두를 달리고 있어 재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파리 도심 곳곳에서 인파가 수천 명씩 쏟아져 나와 술과 음악을 즐긴 지난 21일 ‘음악 축제의 날’에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실종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달고 시장은 파리시나 프랑스 정부가 음악축제의 날 행사들을 취소했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다. 시민들이 두 달이나 집에 갇혀 있었는데 밖으로 나와 축제를 즐기고 싶지 않았겠나. 이런 삶의 갈증을 거역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시민들이 마스크를 더 많이 쓰고, 모인 사람들은 좀 적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경각심이) 느슨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미래지향적 이미지·웅장함 강조… 기아차 4세대 카니발 외관 공개

    미래지향적 이미지·웅장함 강조… 기아차 4세대 카니발 외관 공개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미니밴 기아자동차 ‘카니발’이 더 커지고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온다. 기아차는 24일 4세대 신형 카니발의 외관 디자인을 공개했다. 기아차 측은 “디자인의 콘셉트는 ‘웅장한 볼륨감’”이라면서 “미래지향적인 이미지와 함께 단단함과 웅장함을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기존 모델보다 차체가 더 커져 실내 공간도 한층 넓어졌다. 전장 5155㎜, 전폭 1995㎜, 전고 1740㎜, 축간거리 3090㎜로, 차체 길이는 40㎜, 폭은 10㎜, 축간거리는 30㎜ 더 길어졌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삼성전자 미래 핵심 AI사업 육성 가속도

    삼성전자 미래 핵심 AI사업 육성 가속도

    프린스턴대 교수… AI 분야 최고 석학 글로벌R&D센터 15곳 기술 연구 관장 삼성전자가 미래의 핵심 성장 산업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를 지탱해 주는 반도체, 스마트폰과 더불어 앞으로는 AI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24일 AI 분야의 최고 석학인 세바스찬 승(한국명 승현준·54)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삼성전자의 통합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 소장(사장)에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대국민 기자회견을 한 이후 단행한 첫 사장급 영입인사다. 이번에 합류한 승 소장은 뇌 기반의 AI 연구를 개척한 세계적인 석학이다. 2018년 삼성리서치 부사장급인 최고연구과학자(CRS)를 겸직한 이후 삼성전자 AI 전략 수립과 우수인재 영입 등에 기여했다. 삼성전자 18명 사장단에 들어간 승 소장은 이제는 자문 역할에 그치지 않고 한국을 포함해 13개 국가에 위치한 글로벌 15개 연구개발(R&D) 센터 등의 미래 신기술 및 융복합 기술 연구를 관장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2018년 8월 AI를 5세대(5G) 이동통신, 전장용 반도체, 바이오 등과 함께 ‘미래 성장산업’으로 지정하고 집중 육성해 왔다. 한국, 미국, 영국, 러시아, 캐나다 등 5개국에 총 7개 ‘글로벌 AI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글로벌 석학들과의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확대하며 AI 기술을 발전시켜 오고 있다. 이번에 승 소장을 영입함으로써 AI 구현에 핵심적인 시스템반도체 등 관련 사업 고도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10년 전 ‘北진지 초토화’한 실력으로…코로나19 넘었다

    [밀리터리 인사이드] 10년 전 ‘北진지 초토화’한 실력으로…코로나19 넘었다

    2010년 연평도 포격전 때 北진지 초토화해외에서 성능·안정성 인정받아 수출 확대K-9A1 등 개량도 지속…화력 강화·자동화‘메이드인 코리아’ 선두주자…수출 지속 쇠망치, 천둥, 파도, 신…. 이 단어들의 공통점은? 바로 국산 자주포인 ‘K-9’의 수출명입니다. K-9은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한화디펜스와 국방과학연구소가 국내기술로 10여년간 개발해 2000년부터 전력화한 명품무기입니다. 10년인 2010년 11월 K-9은 연평도에서 북한군의 기습공격을 받았습니다. 북한군은 당시 우리 군이 반격하지 못하도록 연평부대의 K-9 진지에 122㎜ 방사포탄을 쏟아부었습니다. 전체 자주포 6문 중 2문이 공격을 받아 이상을 일으켰고, 1문은 기습공격 직전 훈련 중 불발탄 문제로 고장난 상태였습니다. ●K-9 반격에 아팠던 北…비난 대남전단 날려 그러나 3문이 즉각 반격하고 적의 공격을 받는 와중에도 1문의 수리를 마쳐 4문이 북한군 주력이 있는 ‘무도 진지’를 초토화했습니다. 반격이 얼마나 아팠는지 북한은 2013년 날린 대남전단(삐라)에 포격전 당시 연평부대장이었던 이승도 현 해병대 사령관 얼굴을 그려넣고 ‘사형선고’라고 쓰기까지 했습니다.적의 기습공격으로 포탄이 비처럼 쏟아지고 주변이 불바다가 된 와중에도 K-9은 불과 13분 만에 반격에 나서 주한미군 수뇌부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13분이 길다고 보는 분도 있지만 당시 대포병 레이더가 북한군 사격 원점을 제대로 잡지 못해 아무런 정보도 주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속한 반격으로 평가해야 할 겁니다. K-9 자주포는 155㎜ 구경에 52구경장(화포 전체의 길이가 화포 구경의 52배라는 뜻)으로, 길이 8m에 이르는 포신에서 발사하는 포탄이 최대 40㎞까지 날아가 적을 타격합니다. K-9 개발 당시 세계 최강 자주포로 통했던 독일의 ‘Pzh-2000’만이 52구경장이었을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확보했습니다. 연평도 포격전에서 적의 공격을 받고도 신속한 반격이 가능했던 이유는 자동화된 사격통제장치와 포탄 장전장치를 탑재했기 때문입니다. 첫 사격명령을 받고 길게는 11분까지 걸리는 기존 포의 초탄 발사 시간을 짧게는 30초까지로 줄였습니다. 그래서 K-9 자주포 1문은 일반 곡사포의 3배 이상 화력을 쏟아부을 수 있습니다. ●자동화, 또 자동화…명품무기 발전의 끝은 발사각을 달리해 3발의 탄을 동시에 1곳에 떨어지게 하는 ‘동시탄착(TOT) 사격’도 K-9의 자랑거리입니다. 최대 1000마력의 강한 힘과 시간당 67㎞의 주행능력을 갖춰 산악지형이 많은 한국은 물론 평원, 설원, 정글, 사막 등 다양한 환경에서 빠른 속도로 기동할 수 있는 능력도 갖췄습니다. K-9은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2018년 군이 초도물량으로 도입한 ‘K-9A1’은 디지털 지도를 내장한 자동사격통제장치와 위치정보시스템(GPS)을 장착하고 보조동력장치를 도입해 엔진 운용 부담을 줄였습니다. 이후 사거리 연장과 사격속도 단축은 물론 ‘시스템 무인화’를 계속 진행해 ‘무인형 자주포’를 개발하는 것이 제조사의 목표입니다.한화디펜스는 이미 2006년 탄약을 자동 장전하는 세계 최초의 ‘로봇형 탄약 운반차’ 양산에 성공해 K-9 자주포와 함께 수출하고 있습니다. ‘무인형 자주포’ 개발도 먼 미래의 꿈이 아니라는 겁니다. 올해 자동화를 더욱 강화한 ‘K-9A2’ 성능개선 사업도 순항할 전망입니다. 최전방에 500문 이상이 배치돼 안정성을 인정받은데다 ‘연평도 포격전’이라는 실전 경험을 얻어 K-9에 주목하는 국가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북한은 연평도 포격전을 자신들의 일방적 승리라고 주장했지만, 포격전 경험은 오히려 K-9의 신뢰도를 높여주는 ‘나비효과’로 돌아왔습니다. 스톡홀롬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00~2017년 세계 자주포 수출 시장에서 K9 자주포가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48%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독일 Pzh-2000보다 높은 수출 실적으로, 2001년 터키 현지생산을 시작으로 폴란드,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등에 총 600문을 판매했습니다. ●코로나19에도 인도 등 수출전선 ‘이상무’이런 이유로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방산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지만 명품무기인 K-9 생산과 수출은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2017년 ‘K-9 바지라(천둥)’ 완제품 10문과 현지생산 90문 등 100문에 대한 수입 계약을 체결한 인도 육군은 올해 11월까지 자주포 납품을 완료할 계획입니다. 지난 3월에는 41문 추가 납품을 완료하는 등 예정보다 빠르게 생산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도 지난해 11월 ‘K-9 비다르(북유럽의 신 오딘의 아들)’ 2문과 K-10 탄약운반차 1대를 운송해 현지 테스트를 진행한 데 이어 오는 8월까지 순차적으로 자주포 24문, 탄약운반차 6대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한화디펜스 전문인력 3명은 유럽의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기 직전인 올해 3월 노르웨이 현지에 도착해 자가격리를 마친 뒤 수출업무를 진행했습니다. 이밖에 폴란드, 핀란드, 에스토니아 등 계약 물량이 남아있는 국가에 대한 수출도 차질없이 진행중입니다. 한화디펜스 관계자는 “덕분에 K-9 자주포는 성능에 대한 호평에 이어 생산 품질과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가 계속 쌓이면서 수출국과 수출 물량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방산업계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K-9 자주포가 활약을 계속해 세계에 ‘메이드인 코리아’의 가치를 더 부각시켜주길 기대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골프 유소연, 한국여자오픈 둘째 날 선두 치고나가

    골프 유소연, 한국여자오픈 둘째 날 선두 치고나가

    9년 만에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 도전장을 던진 유소연(30)이 대회 둘째날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유소연은 19일 인천 베어즈 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6929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중간합계 11언더파 133타를 친 유소연은 2위 오지현(24)에 1타 앞선 단독 선두로 대회 반환점을 돌았다. 유소연이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2015년 8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이후 약 5년 만에 국내 통산 10승을 채운다. 2011년 US여자오픈, 2014년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 2018년 일본여자오픈에 이어 또 하나의 내셔널 타이틀을 추가할 수 있다. 1라운드에서 6언더파로 선두에 1타 뒤진 2위였던 유소연은 이날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11번부터 14번 홀까지 4연속 버디를 낚으며 기세를 올렸다. 또 마지막 8, 9번 홀에서 연달아 3∼4m 정도의 만만치 않은 거리의 파 퍼트를 거푸 성공하며 2라운드를 마무리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6승을 거두고 세계 1위까지 오르기도 했던 유소연은 “1,2라운드가 잘 풀렸기 때문에 욕심이 많이 생길 텐데 주말에 그 부분을 자제하는 것이 숙제”라고 내다봤다. 2018년 이 대회 챔피언 오지현(24)은 이날만 6타를 줄이며 전날 공동 6위에서 1타 차 단독 2위에 올랐다. 지난해 우승이 없었던 오지현은 통산 7승을 노린다. 1라운드에서 1타 차 선두였던 세계 1위 고진영(25)은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제자리 걸음을 하며 김세영(27), 김해림(31)과 함께 7언더파 137타 공동 3위가 됐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펜스 교체설’도 나온 볼턴의 회고록 폭탄…폼페이오 “배신자”

    ‘펜스 교체설’도 나온 볼턴의 회고록 폭탄…폼페이오 “배신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폭로와 비방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 대신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와 손잡고 재선에 나서려 했으며 베네수엘라를 침략하면 “멋지겠다”는 발언을 했다는 폭로가 또 나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 ‘어른들의 축’으로 불리던 관료들이 실상은 자신들의 이익만 챙겼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처럼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발 폭로가 이어지는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회의록 내용이 사실이 아니며, 볼턴 전 보좌관은 “배신자”라며 트럼프 대통령 비호에 나섰다. 18일(현지시간) 폭스뉴스는 오는 23일 출간을 앞둔 볼턴 전 보좌관의 592쪽짜리 회고록을 사전 입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이라크행 비행기 안에서 볼턴 전 보좌관에게 2020년 대선 때 펜스 부통령을 내치고 니키 헤일리 당시 유엔 대사를 러닝메이트로 지정하려 한다는 항간의 소문을 언급하며 볼턴 전 보좌관의 의중을 떠본 일이 있다고 보도했다. 볼턴은 책에서 “루머가 범람하는 백악관 내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부통령 교체를 선호한다는 이야기가 통설이었다”고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계획엔 헤일리 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만을 품은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볼턴 전 보좌관은 “(펜스같이) 충성적인 사람을 버리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베네수엘라 침략하면 멋지겠다” 발언도 볼턴 전 보좌관은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침략하면 멋지겠다는 말을 해 전장에서 아들을 잃은 켈리 전 비서실장에게 상처를 줬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번은 켈리 전 비서실장에게 “당신은 최악의 고통을 겪었다”고 말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을 폄하한 점을 감안하면 그는 켈리의 아들이 불필요하게 목숨을 잃었다는 암시를 했다”는 것이 볼턴 전 보좌관의 주장이다. 켈리 전 비서실장의 아들은 2010년 미 해병대 복무 중 아프가니스탄에서 목숨을 잃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켈리 전 비서실장이 그날 자신에게 아들 사진을 꺼내 보여주고 “트럼프는 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신경도 안 쓴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침략하면 멋있을 것”이라고 말한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는 “사실 미국의 일부”라고 말한 적도 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덧붙였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 초반 보좌진이 ‘어른들의 축’을 이뤄 트럼프 대통령의 무리한 지시들을 저지했다는 소문을 일축하기도 했다. 그는 외려 소위 ‘어른들의 축’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무시하고 자신들의 이익만 챙겨 전체적으론 해만 끼쳤다고 비판했다. 이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주변인들을 더욱 의심하기 시작했고, 결국 이후 취임한 사람들은 그와 정책에 관해 정당하게 논의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로 인해 “대통령이 대체로 ‘본능’과 다른 세계 지도자들과의 관계에 의존하기 시작했다”면서 그 결과 정권 초기를 “되돌릴 수 없이 망쳤다”고 지적했다.계속되는 볼턴의 회고록 폭탄에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볼턴을 “배신자”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아직 회고록을 읽진 않았지만 보도된 발췌록을 봤을 때 볼턴은 반쪽 진실과 완전히 틀린 거짓말을 퍼뜨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볼턴 전 보좌관을 지목해 “국민과의 신성한 신의를 저버려 미국에 피해를 준 배신자”라며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은 전 세계의 선을 위하는 세력”이라고 주장했다.“트럼프 ‘DMZ 회동’ 제안, 트윗으로 알고 경악” 한편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에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비무장지대(DMZ) ‘깜짝 회동’이 핵심 참모들과 논의 없이 이뤄졌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회고록에 따르면 당시 볼턴 보좌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통해 그가 김 위원장을 DMZ로 초청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미국 CBS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멀베이니도 나처럼 당혹스러워 보였다. 나는 그 트윗이 그냥 툭 던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도 트위터를 통해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가운데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주요 내용을 요약해 게시했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볼턴이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다룬 ‘싱가포르 슬링’ 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훌륭한 극적 효과’와 ‘언론의 주목’을 위해 구체적인 준비나, 형식적 의제 없이 ‘알맹이 없는 성명’에 서명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지적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아스트론시큐리티, CSPM∙CWPP 결합형 ‘클라우드 워크로드 보안솔루션’ 출시

    아스트론시큐리티, CSPM∙CWPP 결합형 ‘클라우드 워크로드 보안솔루션’ 출시

    외산 제품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클라우드 워크로드 보안 시장에 클라우드 보안 전문기업 ㈜아스트론시큐리티(대표 조근석)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스트론시큐리티는 ‘보안 토폴로지’ 등 클라우드에 최적화된 새로운 특허 기술을 적용, 클라우드의 안전성을 최고 수준으로 보장하는 국내 최초 CSPM(보안 형상관리), CWPP(워크로드 보안) 결합형 ‘클라우드 워크로드 보안솔루션’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 클라우드 시장은 연간 200조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제 2의 성장기를 맞이하고 있음에도 국내에서는 기업의 클라우드 도입률이 OECD 평균(30%)에도 미치지 못하는 12.9%(2018년 기준)에 불과한 형편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엣지컴퓨팅 등 차세대 첨단 기술이 클라우드가 없으면 존재하기 어려울 정도로 절대적인 산업으로 성장했으나 상대적으로 취약한 보안 문제로 도입률이 낮은 것. 이는 클라우드가 갖는 특성에 기인한다. 전통적인 컴퓨팅 환경은 네트워크 최상단에 보안 장비를 설치해 전체 시스템을 보호하는 구조지만 클라우드는 서버부터 각종 소프트웨어가 가상의 워크로드 단위로 제공되므로 유연하면서도 변화가 심하며 이를 각각 보호하기 위해서는 워크로드 특성별로 최적화된 보안 적용이 필수다.특히 클라우드는 계정에 대한 접근성이 용이하고 누구나 자산을 쉽게 생성, 변경, 삭제가 가능하여 일반적인 개별 보안 기능보다 여러 가지 상태 변화를 미세하게 감지해 종합적으로 위험성을 인지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 착안한 아스트론시큐리티 ‘클라우드 워크로드 보안솔루션’은 클라우드 API와 보안 에이전트 방식을 동시에 지원함으로써 보안 기능의 정확도를 높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폭발적 성장을 예고하는 클라우드 분야를 대비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CSPM과 CWPP의 장점만을 활용해 클라우드에 대한 이상 행위를 실시간 파악할 수 있다. 클라우드 계정을 연동하는 즉시 자동으로 모든 워크로드에 대한 정보를 도식화하고 보안 토폴로지를 통해 네트워크 및 보안 연결성을 배치도 형태로 구현함으로써 보안 운영상의 편의성을 극대화한다. 더불어 자동화된 클라우드 자산관리, 6가지 이상 징후 정밀 탐지, 클라우드 방화벽 정책 최적화를 통한 차단 등 클라우드만의 특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조근석 아스트론시큐리티 대표는 “당사의 워크로드 보안솔루션은 클라우드 보안 토폴로지 등 다수의 특허 기술들이 적용됐으며 현재까지 출시된 제품 중에서 가장 클라우드 특징을 잘 활용하여 이상 징후를 빠르게 탐지하는 제품이라고 자부한다”며 “올해부터 공공 클라우드가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안전성을 보장해 줄 수 있는 필수 보안 솔루션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스트론시큐리티는 Azure, GCP 등 멀티 클라우드와 레거시 등 하이브리드까지 지원하는 제품을 오는 9월에, AI로 이상 징후를 자동 탐지하는 제품을 연말에 출시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2차대전 때 英 군인들을 위로하던 베라 린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2차대전 때 英 군인들을 위로하던 베라 린

    ‘군의 연인’(The Forces‘ Sweetheart)으로 불리며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영국군 병사들을 위로했고, 지난 4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코로나19 극복 대국민 연설 때 그의 1939년 히트곡 ‘위 윌 밋 어게인’(We‘ll Meet Again) 제목을 인용할 정도로 영국인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여성 가수 베라 린이 18일(이하 현지시간) 103세를 일기로 생을 접었다. 유족들은 이날 아침 가까운 친척들이 임종한 가운데 고인이 눈을 감았으며 장례 일정은 나중에 발표할 것이라고 성명을 통해 알렸다고 BBC가 전했다. BBC 채널 원은 이날 밤 특별 추모 프로그램을 긴급 편성할 정도로 그는 단순한 가수 이상을 넘어섰다. 베라 린은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영국군 탱크에 ‘베라’라는 이름을 적은 채 전투에 나서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띌 만큼 오랜 전쟁에 지친 군인들에게 스타 중의 스타였다. ‘데어 윌 비 블루버즈 오버’(There’ll Be Bluebirds Over), ‘더 화이트 클리프스 오브 도버’(The White Cliffs of Dover) 등의 히트곡으로 사랑 받았고, 1941년에는 ‘친애하는 당신들에게’(Sincerely Yours)라는 제목의 주간 라디오 방송을 시작해 곳곳의 전선에서 싸우던 장병들과 나치 독일의 공습에 시달리던 영국민들을 위로했다. 런던대공습 일년 뒤에 시작해 새벽 2시 30분부터 15분 동안 방송됐는데 전 세계 어느 전장에서나 병사들이 귀기울여 들었다. 영국 의회는 이 방송에 불만이 많았다. 전장의 병사들 사기를 북돋으려면 조금 더 빠른 곡조를 들려줘야 하는데 베라 린의 목소리는 장병들의 전투 욕구를 떨어뜨린다는 불만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감미로운 목소리는 장병들의 지친 마음을 직접 어루만져주는 느낌으로 다가와 높은 인기와 사랑을 끌었다. 린은 그 뒤에도 이집트, 인도, 미얀마(옛 버마) 등 영국 군대가 주둔한 곳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 지친 장병들을 보듬고 위로했다.지난해 영국 정부가 성대하게 개최한 전승 75주년 기념식에도 ‘위 윌 밋 어게인’이 울려퍼졌다. 지난 3월 20일 103세 생일을 자축하며 전성기 때 자신이 ‘위 일 밋 어게인’을 부르는 모습을 담은 필름을 찾아내 가사를 적고, 자신의 목소리를 얹어 코로나19로 시름에 젖은 일상에서도 “계속 웃고 계속 노래하라”고 강조했다. 또 “한 순간 아주 시련의 시간을 맞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것을 안다. 이런 어려움에도 사람들이 힘을 하나로 모으는 것을 보고 커다란 힘을 얻는다. 음악이야말로 영혼에 좋은 것이다. 이렇게 어려운 때일수록 기쁜 순간들을 찾아낼 수 있도록 서로를 도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1917년 런던의 이스트엔드에서 배관공의 딸로 태어난 린은 일곱 살 때부터 노동자들이 드나들던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해 1930년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92세이던 2009년 독일에 선전포고를 한 7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재발매한 ‘위 윌 밋 어게인 베스트 오브’ 앨범이 영국 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높은 인기에도 대중 앞에 잘 나서지 않았고 평생을 잉글랜드 남쪽 브라이턴 인근에서 남편 해리 루이스와 함께 조용히 살았다. 뇌성마비 아동을 위한 자선 재단을 설립해 아픈 어린이들에게 꾸준히 도움을 주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린의 유족에게 애도의 메시지를 보내기로 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트위터에다 “베라 린 여사의 매력과 마법의 목소리는 우리의 가장 어두웠던 시절에 우리나라를 도취시키고 또 지탱해줬다. 그녀의 음성은 후손들에게도 계속 살아남아 마음을 고양할 것”이라며 애도했다. 육군 대위 출신으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고 지난 4월 코로나19와 맞서 헌신하는 국민건강서비스(NHS)를 위해 3200만 파운드를 모금한 톰 무어(100) 할아버지는 “정말로 베라 린이 더 오래 살줄 알았다. 최근 텔레비전에 나와서도 곧 잘 말씀하시더라. 그녀는 버마에서 근무하던 내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일생에 걸쳐 중요한 존재로 남아 있었다”고 애석해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동족상잔 70년, 기록으로 기억하다

    동족상잔 70년, 기록으로 기억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 세계가 평화를 이야기할 무렵, 한반도는 치열한 전투 끝에 두 개로 쪼개졌다. 이후 70년, 누군가에겐 여전히 욱신거리는 상처지만 대다수에게 한국전쟁은 그저 빛바랜 역사일 것이다. 반짝 평화모드였다가 다시 강대강 대치를 이어 가는 오늘의 남과 북을 거슬러 70년 전 그날의 이야기를 하는 책들이 눈에 띈다. 한국전쟁을 가장 오래 취재한 미국 사진기자의 생생한 컬러 사진집과 함께 전쟁을 소재로 한 소설집도 눈여겨볼 만하다. 다양한 측면에서 한국전쟁을 바라보면, 한국전쟁 70년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한국전쟁:전쟁을 불러온 것들, 전쟁이 불러온 것들/이상호 지음/섬앤섬/328쪽/1만 9000원●가려졌던 진실, 생생한 증언들 ‘한국전쟁: 전쟁을 불러온 것들, 전쟁이 불러온 것들’은 냉전이라는 거대담론이나 미시적인 국내 기원론 대신 한국전쟁의 발발을 다른 시각으로 분석한다. 저자는 우선 우리 시선을 한국전쟁이 일어난 1950년이 아니라 1945년 2차대전 종전 직후로 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새로운 한미 관계, 한일 관계, 미일 관계 등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국제관계 정립 한복판에서 벌어진 이데올로기의 갈등 결과가 바로 한국전쟁이라는 것이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선임연구원이자 맥아더 전문가인 저자는 이를 위해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 당시 맥아더 미국 연합국최고사령관이 일왕을 전범으로 기소하는 데에 왜 반대했는지 설명한다. 일본의 죄를 제대로 묻지 않은 까닭에 한국전쟁은 일본 재건을 위한 발판이 됐고, 한일 관계의 왜곡을 불렀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1948년 주한미군 철수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첫 주한 미국대사 존 무초가 어떤 생각을 했고 한국전쟁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도 설명한다. 한국전쟁에서 활약했지만 주목받지 못했던 미8군 사령관 워커의 죽음에 관한 진실도 흥미롭다. 한국전쟁, 전장의 기억과 목소리/신기철 지음/역사만들기/308쪽/1만 8000원‘전장의 기억과 목소리’는 신기철 금정굴인권평화재단 인권평화연구소장이 북한과 맞닿은 인천 옹진 주민의 목소리로 한국전쟁 전후를 다시 재구성했다.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이 지역은 그 특성 때문에 해방과 분단의 중심에 있었다. 군인이 아닌데도 청장년은 물론 여성과 아이들마저 전쟁에 동원됐다. “신도는 ‘대한민국’, 연결된 시도는 ‘인민공화국’이라 부르기도 했다”고 지역 주민은 말한다. “만약 덕적이 육지였다면 아무도 죽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민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지역 민간인 학살은 섬이라서 더욱 잔혹했다. “빨갱이가 사람 이름인 줄 알았다”며 두 손을 모아 “빨갱이님 저 좀 살려 주세요”라고 했던 주민들의 기억과 증언이 한국전쟁을 좀더 생생하게 재현한다. 인민군과 국군의 교차 점령기에 벌어진 비극을 주민들의 증언으로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1950/존 리치 지음/존 리치 사진/서울셀렉션/320쪽/2만원●사진으로 보고, 소설로 생각하다 한국전쟁 관련 사진은 대개 전쟁의 참상만 부각하고 흑백사진이 대부분이라 다소 옛이야기처럼 느껴진다. 한국전쟁 당시 미국 통신사 인터내셔널 뉴스 서비스(INS) 도쿄특파원으로 일했던 존 리치의 사진집 ‘1950’은 당시 다양한 일상 풍경과 거리, 그리고 사람을 생생한 컬러 사진으로 담았다. 리치는 한국전쟁이 터지자 한국으로 급파한 미 해병대 상륙함에 동승해 한국에 도착했다. 이후 3년 동안 한국전쟁을 전 세계에 알렸다. 책은 차 상자 안에 담긴 채 그의 고향 집에 보관됐다가 50년이 지나서야 발견됐다. 사진 900장 가운데 150장을 추렸다. 한국군과 미군, 유엔군 장병의 현장감 넘치는 모습과 참혹한 전쟁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삶을 살아낸 사람들의 모습이다. 여기저기 총상을 입은 남대문, 절반이 날아가 버린 수원성, 여전히 모습을 보존한 서울역과 서울시청, 그리고 지금은 사라진 중앙청의 거리 풍경이 새롭게 다가온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기자들이 썼던 코닥사의 전설적인 컬러필름 ‘코다크롬’으로 촬영했다. 고인이 된 리치는 책 서문에서 “이 사진을 보는 독자들이 한국전쟁을 과거의 역사로만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평화가 온다/류재향, 한정영, 박미연, 강리오, 문상은 지음/서해문집/224쪽/1만 1900원‘평화가 온다’는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작가 5명의 단편소설을 묶은 청소년 소설집이다. 단편 ‘한반도 특급열차 2050’은 한국전쟁 80년이 되는 2030년이 배경이다. 부산에서 출발해 서울, 그리고 북한과 만주를 거쳐 독일의 베를린까지 일주일간 달리는 열차 개통식에 초대받은 한아와 할머니 이야기다. 실향민의 후손으로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경험한 할머니와 손녀 한아의 속사정을 좇는다. 단편 ‘뼈’에서는 강원도 철원이 고향인 아버지와 늦둥이 아들 해윤이 철원에 홀로 계시는 할머니 집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하고 ‘마스코트 테디’에선 한국전쟁 당시 우연히 미군의 마스코트가 된 봉구처럼 독특한 인물의 서사를 그린다. 한국전쟁 당시 정찰 임무를 맡아 섬에 파병된 국군 범석과 북한군 병사 화수의 우정을 그린 ‘섬, 원추리´도 묵직한 메시지를 남긴다. 작가마다 여러 이야기를 펼치지만 소설의 지향점은 하나다. ‘전쟁은 잊지 말고, 평화를 생각하자.’
  • 김훈 “약육강식의 야만성… 코로나로 더 심해질 것”

    김훈 “약육강식의 야만성… 코로나로 더 심해질 것”

    인간 집단 위에 존재하는 적대감 쓰고파 이 세계는 폭력과 야만성 위에 만들어져 인간의 선의 대신 제도로 문제 해결해야 “이 소설은 특정한 시간과 공간을 설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내가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인간 집단 위에 존재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적대감, 그 무서운 뿌리입니다.” ‘칼의 노래’, ‘남한산성’을 쓴 김훈(72) 작가가 생애 첫 판타지 소설 ‘달 너머로 달리는 말’(파람북)을 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작가는 ‘이 세계를 이루는 기초로서의 폭력과 야만성’에 대해 거듭 말했다. 소설의 시작은 10여 년 전, 작가가 미국 그랜드캐니언 인근 인디언 마을에서 만난 야생말들로부터 기인한다. 저녁 무렵, 어둠 속에 있는 수백 마리의 말들이 각각 홀로 있는 것처럼 보였다는 작가는 “‘언젠가 저 말에 대해서 써야겠구나’ 라는 모호하고도 강한 충동을 느꼈다”고 했다. 이후 한국마사회 등에서 말의 습성과 역사, 사육되는 과정 등을 열심히 찾아 읽으면서 “말이 인간의 문명과 야망을 감당해 나가는 모습들, 여러 고대국가들의 신화와 미신에 파편들을 머릿속에 재구성해 나갔다”고 소개했다. 이야기는 시원(始原)의 공간을 가로지르는 강을 사이에 두고 북쪽의 유목 집단 초(草)와 남쪽에서 농경 생활을 하는 단(旦)을 배경으로 한다. 태생적인 차이로 끊임없이 싸우는 두 나라의 장수를 태우고 전장을 누비는 말, 토하와 야백이 주요 캐릭터다. 처음으로 판타지 소설을 쓴 이유에 대해 그는 “글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이 세상을 지워버리고 새로운 시공을 열어보려는 욕망이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결국 “인간의 상상도, 언어도 역사적 경험을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봉착했다. 먼 시원의 초원에서도 오늘날처럼 생과 사를 넘나드는 혈투는 매일같이 일어난다. 작가가 보는 현대의 두드러지는 야만은 “약육강식을 제도화하고 심화시켜 나가는 것”이란다. 코로나19 시대도 이런 야만이 굳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곧 다가올 더위를 언급하며 “사회의 하층부를 강타할 것이 틀림없다. 더위까지 와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만원 지하철을 탈 걸 생각하면 끔찍하다”면서 현실적인 걱정 거리를 “코로나보다 더 큰 문제”라고 했다. 한결같은 야만의 시대에 대한 해법은 결국 시스템이다. “코로나 등의 문제에 대해 ‘가진 자들이 양보해야 한다’고 하는데, 인간의 선의에만 호소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한 역사적 경험이 없고요. 제도로 구속하는 수밖에 없어요.” 산재 노동자들을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촉구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목소리를 계속 냈던 그다운 발언이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100P 빠졌다 올랐다 ‘롤러코스피’… 기재부 “동학개미로 변동성 커져”

    100P 빠졌다 올랐다 ‘롤러코스피’… 기재부 “동학개미로 변동성 커져”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증시에 충격 시간외 거래 시총 상위종목 1~2% 하락 16일 코스피가 5% 넘게 급반등했다. 일간 변동폭이 이틀 연속 100포인트를 넘어서는 ‘롤러코스터’ 증시다.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라 불리는 개인 주식투자 열풍이 증시 변동성 확대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정부 차원의 경고 메시지도 나왔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7.23포인트(5.28%) 오른 2138.05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60.27포인트(2.97%) 오른 2091.09로 출발해 상승폭을 확대했다. 전날 코스피는 미국과 중국의 코로나19 재유행 우려로 전장 대비 101.48포인트(4.76%) 급락한 2030.82로 거래를 마쳤다. 이러한 폭락은 증시가 코로나19 공포에 휩싸였던 지난 3월 23일(-5.34%) 이후 가장 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전날(현지시간)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뿐 아니라 개별 회사채도 사들이겠다고 발표하면서 투자심리 회복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42.23포인트(6.09%) 오른 735.38로 마감됐다. 특히 양대 시장에서는 장중 급등세에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정지하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는 오전 10시 52분부터 5분간 유가증권시장의 프로그램 매수 호가 효력을 정지하는 매수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오전 11시 2분에는 코스닥시장에서도 프로그램 매수 호가의 효력이 정지되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거시금융회의에서 개인 주식투자 열풍에 대해 “온라인을 활용한 정보 검색과 주식 거래에 능하고 투자 결정이 빠르며 단기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향후 증시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회적으로 경고했다. 한편 북한이 개성공단에 위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하면서 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시가총액 상위주 주요 종목들이 1~2% 하락했다. 시총 1위인 삼성전자는 오후 5시 40분 현재 시간외 단일가 거래에서 종가 대비 800원(-1.54%) 하락한 5만 1300원에 거래됐다. 네이버를 제외한 시총 10위권 주요 종목이 모두 시간외 거래에서 1~2%대의 하락폭을 나타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장관의 책상] 미증유의 위기와 적극행정/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장관의 책상] 미증유의 위기와 적극행정/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흐르는 물에 30초간 손 씻기.’ 코로나19 등 질병 예방의 상식과 같은 구호다. 그런데 이것이 상식이 아니던 시절이 있었다. 1840년대 헝가리 출신 산부인과 의사 이그나즈 필리프 제멜바이스는 분만시술 시 손 씻기를 통해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가 정신병원에 감금됐다. 손 씻기가 상식이 된 것은 그가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한 뒤의 일이라고 한다. 이 일화는 관습을 깨고 혁신을 이뤄 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그런데 2020년 우리는 제멜바이스보다 더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위기 속에서 경제, 사회 등 모든 영역이 혁신을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요즘 공직사회에서 강조되는 것이 적극행정이다. 적극행정이란 공무원이 공익을 위해 규정과 관행의 한계를 넘어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즉 과감한 혁신이 적극행정의 핵심이다. 지난해 말 국내 한 벤처기업은 캡슐을 넣고 버튼만 누르면 신선한 맥주가 완성되는 스마트 기기로 세계적인 전자쇼에서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기업은 이 제품을 호프집에 판매하려 했으나 난관에 부딪혔다. 호프집에서 해당 제품으로 맥주를 추출하려면 주세법상 주류제조면허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호프집이 면허 발급에 필요한 각종 시설을 갖추고 있을 리 만무했다. 해당 기업이 생산하는 맥주원료 캡슐은 주세법상 술이 아니었기에 직접 면허를 받을 수도 없었다. 문제 해결의 물꼬를 튼 것은 적극행정이었다. 관계부처 공무원들이 합심해 기업의 주류제조면허를 임시로 발급해 주고 맥주원료 캡슐도 술로 인정되도록 주세법을 개정했다. 규제에 얽매이는 대신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던 것이다. 올해 초 해당 기업이 중국 유통업체와 수백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미국과 인도 진출도 추진 중이라고 한다. 민간의 혁신과 행정의 혁신이 합을 맞춘 결과였다.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 “유례없는 상황이므로 대책도 전례가 없어야 한다”며 적극행정을 강조했다. 공직사회에 불고 있는 이러한 적극행정의 바람을 타고 많은 우수사례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혁신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제멜바이스의 용기가 없었다면 더 많은 환자들이 희생됐으리란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다가오는 커다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에도 용기 있는 도전이 필요하다. 혁신성장의 한 소임을 맡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서 이러한 대담한 시도들이 모여 우리 사회 혁신의 물줄기를 퍼 올리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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