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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부동 공무원 첫 무더기 징계

    복지부동 공무원 첫 무더기 징계

    복지부동 공무원 100여명이 감사원 감사에 적발돼 무더기 징계를 받게 됐다. 뇌물수수 등의 비리가 아닌 복지부동 행태로 공무원이 징계처리되기는 사실상 처음이다. 감사원은 16일 ‘자치단체 민원행정처리 실태’ 감사결과를 발표, 무사안일하게 민원을 처리한 지자체 공무원 104명을 문책하고 1명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43개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민원을 부당하게 처리한 행태를 집중 조사했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공직자의 복지부동 행태에 쐐기를 박는 첫 감사로, 감사방향이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금석”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앞으로 복지부동 공무원에 대한 처벌강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평소 “설거지를 하다 그릇을 깨는 것보다 설거지를 안 하는 것이 더 나쁘다.”는 ‘설거지론’을 강조해온 전윤철 감사원장도 “징계수위를 더욱 높이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장도 주의조치 감사에서 적발된 105명 가운데 1명이 검찰에 고발됐고,29명이 징계대상으로 분류됐다. 나머지 75명은 주의조치를 받는 선에 그쳤다. 복지부동 공무원을 적발해 처벌하는 것이 처음이라는 점을 감안해 징계수위를 다소 낮췄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민원담당자뿐만 아니라 결재책임자에게까지 책임을 물었기 때문에 지자체 공무원들에게 미치는 충격파는 상당할 것이라는 평이다. 대표적으로 부산시 모 구청장은 구청장으로서는 예외적으로 엄중 주의조치를 받았다. 적법요건을 갖춘 관광호텔 착공신고를 이유 없이 거부하도록 지시해 공사 착공을 2개월 이상 지연시킨 것이다. 감사원 자치행정국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민선 기관장에 대해서는 감사원의 집행권한이 제한돼 있으나, 해당 구청장의 경우에는 본인이 직접 나서 민원을 거부하도록 지시하는 등 죄질이 나빠 문책했다.”고 설명했다. ●부당거부 중점 징계 이번 감사에서는 이처럼 이유 없이 민원을 거부해 기업활동을 저해한 사례들이 중점 징계대상이 됐다. 충남 모 군청은 전자부품 관련 업체의 공장설립신청을 받고도 인근 주민들의 집단민원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승인해줘야 할 공장설립승인을 거부하다 행정심판까지 거친 뒤에야 민원을 받아들였다. 결국 5개월 이상 지연시켜 불필요한 민원을 야기한데다 기업 발목까지 잡은 셈이 됐다. 전주시는 아파트 건설 관련 민원을 처리하면서 건설교통부의 해석과 정반대로 처리해 기업체가 사업 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부산시는 업체의 사업변경인가 신청을 뚜렷한 이유 없이 3차례 이상 거부하다 행정소송에서 지고서야 인가를 내줬다.70억원 이상을 투자했던 사업체측은 부산시의 부당한 행정처리로 2년 가까이 사업을 추진하지 못해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됐다. 이들 관련 공무원은 모두 이번 감사에서 징계처분을 받았다. ●기업 상대 2700억원 부당징수 법적 근거도 없이 지자체가 기업으로부터 부담금 또는 시설비를 징수한 사례도 대거 적발됐다. 적발된 금액만 2703억원에 이른다. 건교부는 지난 2001년 6월 지자체에 업무편람을 시달하면서 광역교통시설부담금 징수대상에서 제외해야 할 경우를 오히려 징수대상으로 분류했다. 이 때문에 지난 4년간 잘못 걷힌 부담금 총액이 1359억원이나 된다. 감사원 관계자는 “건교부의 근거 없는 지침으로 지자체가 70건이 넘는 행정소송에 휘말렸다.”면서 “소송경비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등 76개 지자체는 법률근거 없이 ‘도로손궤자부담금징수조례’를 만들어 업체들로부터 총 1125억원의 부담금을 챙겼다. 굴착작업 등으로 인해 파손된 도로를 원상복구시키도록 하는 도로법을 악용, 복구한 지 2년이 지난 도로 하자에 대해서도 보수비를 거둬들인 것이다. ●지위 악용 퇴직공무원 검찰고발 지위를 악용한 사례도 징계를 받았다. 경북 모 군청에서 군수비서실장을 지낸 이모씨는 재직 중이던 지난 2003년 공문서를 파기하면서까지 담당공무원에게 친인척의 민원처리를 강요했다. 자신의 누나가 상수원 수질보전 지역에 음식점을 열 수 있도록 허가가 금지된 일반음식점 진·입로 설치민원을 승인해주라고 담당 공무원들에게 청탁과 압력을 넣은 것이다. 감사원은 이씨를 검찰에 고발하고 담당공무원 5명에 대해서도 정직 등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밖에 지자체 업무를 민원인에게 떠넘긴 공무원들도 이번 감사에서 적발돼 행정자치부 등 관계기관이 시정권고를 받았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⑨-KCC 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⑨-KCC 그룹

    KCC 하면 아직도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페인트 ‘숲으로’ 하면 ‘아∼’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금강고려화학의 영문 첫글자를 아예 사명으로 정한 KCC는 조금만 속을 들여다보면 우리네 삶과 매우 밀접한 기업이다.KCC 제품 없이는 집을 지을 수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유리, 창호재, 바닥재 등 웬만한 건축자재는 거의 다 만든다.“없는 것은 시멘트와 철골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1958년 8월, 스물두살의 대학생이 “장형의 유학 제의를 뿌리친 채” 직원 일곱명을 데리고 서울 영등포에 ‘금강스레트공업주식회사’를 세운 게 KCC그룹의 출발이다. 땀에 흥건히 젖어 ‘슬레이트’를 직접 찍어내던 대학생 사장이 바로 오늘날의 정상영(69) 명예회장이다.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왕 회장)의 막내동생이기도 하다. “왕 회장의 형제나 자식들은 대부분 크든 작든 기업체를 떼어 받았지만 정 명예회장은 오롯이 혼자 힘으로 기업을 일으켰다. 공장의 벽돌 한 장, 물빠지는 배수로 위치, 못 하나까지 직접 얹고 정하고 박았다.” 정 명예회장과 30년 가까이 동고동락해온 한 임원의 얘기다.KCC가 짧은 시간 안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현대’라는 확실한 납품처 덕도 있었지만,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한 창업주의 저력을 빼놓을 수 없다. KCC그룹은 지난해 1조 9000억원의 매출과 1300억원의 순익을 올렸다.KCC건설(옛 금강종합건설), 코리아오토글라스(자동차유리 생산업체), 고려시리카(유리원료 제조사), 금강레저(골프장 운영업체) 등 7개 계열사 모두가 흑자를 내고 있는 재계 서열 29위(공기업 제외)의 알짜그룹이다. 특히 건축·산업자재 부문에서는 2위와의 격차를 갈수록 넓히며 독주하고 있다. 자산규모는 4월1일 현재 3조 5300억여원으로 현대백화점그룹(3조 7800억원)과 비슷하다. ●왕회장도 꺾지 못한 막내의 고집 그 자신 “공부가 싫어 소학교 졸업장이 전부가 된 것이 아니었기에, 아우들은 유학 아니라 그 이상도 해주고 싶었던”(자서전 ‘이 땅에 태어나서’ 가운데) 왕 회장은 동국대 경영학과에 다니던 막내동생 상영(SY)도 유학보내려 했다. 그러나 SY는 “나도 내 사업을 하겠다.”며 고집을 피웠다. 왕 회장의 한마디가 곧 법이었던 현대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현대가 사람들은 “막내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유학자금을 불모지나 다름없던 건자재 사업밑천으로 털어넣은 SY는 “통금시간(밤 12시)에 맞춰 퇴근하고 해제 사이렌(새벽 4시)에 맞춰 출근”했다. 운도 따라주었다. 때마침 새마을운동이 일어나면서 초가 지붕이 속속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뀌었고, 금강스레트는 찍어내기가 바쁘게 팔려 나갔다. 제법 돈이 모이자 젊은 상영은 슬몃 욕심이 생겼다. 당시 인기있었던 초콜릿시장 쪽을 기웃댔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장형의 호된 꾸지람이 돌아왔다.“초콜릿은 네가 아니어도 할 사람이 많다. 이왕 사업을 할거면 국가경제에 도움되는 것을 하라.” 정신이 번쩍 든 SY는 이때부터 건축·산업자재 국산화에 매달리며 한 우물만 팠다. 변변한 기술 하나 없이 선진국이 장악하고 있던 도료(74년), 유리(87년), 실리콘(2003년) 사업에 차례로 진출했다. 다들 “무모하다.”며 말렸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13년이나 걸려 완공한 전주의 실리콘공장은 SY의 뚝심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몽진(45) 회장은 언젠가 사석에서 “전후복구사업과 수입대체 사업으로 국가경제에 이바지했다는 아버지의 자부심은 큰아버지(왕회장)에 못지 않다.”고 말했다. 불같은 성정도 비슷하다. 왕 회장에게 혼쭐나 넋이 나간 현대건설 임원이 출입문 대신에 캐비닛 문을 열고 들어갔다는 일화가 유명하듯,KCC에는 한 임원이 정 명예회장에게 야단맞던 도중에 기절한 실화가 ‘전설’처럼 전해 내려온다. 아들들이 소신껏 일하도록 부러 13층 회장실에는 출근하지 않는 정 명예회장은 대신 지방공장 순시로 ‘취미’를 바꿨다. 전국 13개 시·도에 모두 공장이 한 곳씩 있어 발길 닿는 대로 불쑥 들러 젊은 날 자신이 직접 들여놓은 설비들을 살펴보곤 한다. ●5개국어 능통한 정몽진 회장 SY는 아들만 셋을 두었다. 지난 2000년 그룹 경영을 장남인 몽진씨에게 넘겨주고 자신은 명예회장으로 물러 앉았다. 이 해는 그룹의 양축인 ‘금강’(슬레이트 등 무기화학 전문)과 ‘고려화학’(페인트 등 유기화학 전문)이 합병돼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장남에 대한 정 명예회장의 신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 회장은 미국 조지 워싱턴대 MBA(경영학 석사) 출신이다. 귀국후 1991년 고려화학 이사로 경영에 합류했다. 예나 지금이나 비즈니스 영어는 그룹 안에서 그를 따라올 사람이 없다.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 러시아어 등 5개 국어에 능통하다. 중국 곤산의 페인트공장 준공식 때는 유창한 중국어로 식사를 해 현지인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실리콘 기술 개발을 위해 해외 과학자들과 담판을 벌일 때도 통역 없이 직접 설득에 나섰다. 이런 그를 보고 정 명예회장은 임원들에게 “어떻게 하면 외국어를 저렇게 잘 하는 거야.”라고 했다고 한다. 물론 왕 회장을 닮아 칭찬에 인색한 정 명예회장은 아들 앞에서는 일절 그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 정 명예회장이 그룹의 기반을 닦았다면 정 회장은 ‘3대 키워드’로 제2 도약을 노리고 있다. 첫번째 키워드는 해외다. 국내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현재 3곳(중국 2, 싱가포르 1)인 해외 생산공장을 앞으로 3년 안에 5개를 더 지어 8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환경 파괴를 대체할 차세대 성장산업인 실리콘과 건자재 유통도 핵심 키워드다.“유통을 빼앗기면 이름없는 하청업체로 전락한다.”는 것이 정 회장의 지론이다. 한 임원의 얘기다.“명예회장님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스타일이다. 그러다보니 다소 보수적이다. 반면 회장님은 해외유학파답게 세계시장의 변화와 큰 흐름을 빨리 읽어낸다.” 장남 특유의 카리스마가 있으면서도 세 아들 가운데 가장 털털해 친화력이 좋다. 한때 고려대 ‘막걸리 시범조교’로 활약했던 술 실력을 바탕으로 해마다 경기도 여주 남한강변에서 임직원들과 삼겹살 소주 파티를 벌이곤 한다. 요즘에는 위장이 나빠져 와인으로 주종을 바꿨다. ●SY의 또다른 자부심 둘째 아들 몽익 둘째 아들 몽익(43)씨는 미국 시러큐스대학에서 경영정보시스템(MIS)을 전공했다. 이어 조지 워싱턴대학에서 국제재정학 석사학위를 땄다. 그는 이 전과정을 4년만에 끝마쳤다. 금강과 고려화학 합병 직후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도록 경영시스템을 새로 구축한 주역이 바로 그다. 최근에는 사무실 기기를 최신 오피스용 가구로 교체하고 소프트웨어도 업그레이드시켰다. 그룹의 보이지 않는 경쟁력을 강화시켜온 덕분에 올 2월 KCC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물론 직급은 총괄 부사장으로 같은 대표이사인 형보다 아래다. 입사(89년 금강)는 형보다 2년 빠르다. 적절한 긴장관계를 통해 건전한 경쟁을 이끌어내려는 정 명예회장의 의도가 엿보인다.KCC 지분을 몽진(17.7%)-몽익(8.82%)-몽열(5.29%) 세 아들에게 모두 나눠준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정 부사장은 형보다 더 꼼꼼한 편이다. 과묵해서 임원들이 말붙이기를 다소 어려워한다. 의외로 운동은 형제들 가운데 가장 좋아하고 잘한다. 고등학교 때는 전국체전에서 승마로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농구·스키·수영 실력도 프로급이다. 골프는 싱글(핸디 10)에 가깝고 엄청난 장타다. 반면 정 회장은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대신 클래식이나 재즈 등 집에서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한다. 정 회장이 동생 얘기가 나오면 사석에서 곧잘 하는 얘기가 있다.“딜(deal)은 아무래도 내가 좀 더 강하다. 그러나 디테일은 동생을 따라갈 수가 없다. 내가 협상을 통해 골격을 세우면 그 골격에 맞게 디테일을 짜는 것은 몽익이다.” 유난히 용산고 출신이 많은 것도 KCC가의 특징이다. 막내 몽열씨를 빼고는 3부자(父子)가 모두 용산고를 나왔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도 용산고 출신이다. 모교에 대한 정 명예회장의 애정은 유명하다. 장남 몽진씨가 이른바 ‘뺑뺑이’로 용산고에 배정됐는데도, 발표난 그 길로 친구들에게 한 턱 냈을 정도다. 용산고에 승마반도 만들어줬는가 하면 농구 코트까지 지어줘가며 허재 등을 영입, 오늘날의 ‘농구 명문’으로 키워냈다. 몽진씨와 몽익씨는 고등학교-대학교(고려대)-대학원(조지 워싱턴) 동문이기도 하다. ●‘스위첸’ 성공시킨 ‘리틀 정상영’ 셋째 아들 몽열 89년 미국 FDU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스물여섯살의 나이에 고려화학에 입사한 셋째 아들 몽열(41)씨는 97년 금강종합건설 상무가 되면서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자타가 인정하는 ‘건설 체질’이다. 공사판에서 소주잔 기울이기를 좋아하고, 낭만도 아는 기분파다. 그러나 한번 화가 나면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다. 그룹 임직원들이 정 명예회장 다음으로 무서워하는 존재다. 정 회장도 “우리 형제 가운데 아버지를 가장 많이 닮은 아들이 막내”라며 “몽열이가 화나면 나도 무섭다.”고 농반진반 얘기할 정도다. 작고 단단한 체구나 사업 수완도 아버지를 빼닮았다. 2003년 사장으로 승진한 몽열씨는 주택사업 시장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그리고 2년 만에 ‘스위첸’(아파트)과 ‘웰츠타워’(주상복합)를 유명 브랜드 반열에 올려놓았다. 여기에는 정 사장의 정보기술(IT) 지식도 한몫 했다. 컴퓨터학을 전공한 그는 일상생활은 물론 기업 경영에도 IT를 일찌감치 접목시켰다. 선진국형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았고, 공사를 맡은 주택의 소프트웨어에도 “유별날” 만큼 공을 들였다. 덕분에 KCC건설은 도급순위 32위, 신용도 9위의 중견업체로 성장했다. ●‘창업동지’ 조은주 여사 현대가의 가풍이 그렇듯 정 명예회장은 연애결혼을 했다.“큰형님 회사(현대건설)를 드나들면서 경리팀의 동갑내기 아가씨에게 반해” ‘작업’을 건 것이 결혼까지 이어졌다. 조은주(69) 여사다. 서울 진명여고를 나온 조 여사는 당시 이화여대에 합격해 놓고도 등록금이 없어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독립군이었던 외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군인이 된 아버지가 6·25전쟁 때 전사하면서 가세가 기울었다고 한다. 결혼 후에도 조씨는 ‘대학생 사장’을 남편으로 둔 덕분에 물일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슬레이트공장 인부들의 밥이며 새참은 으레 그의 몫이었다. 직원들 식사를 지어 나르는 일은 그후로도 20년 넘게 이어졌다. 지금도 서울 서초동의 구사옥에서 근무하는 고참 직원들 가운데는 사원식당에서 밥을 짓는 조 여사의 모습을 기억하는 이가 적지 않다. ●큰며느리는 음대… 셋째며느리는 미대 자유연애로 결혼한 정 명예회장은 아들들의 ‘사랑’에도 너그러웠다. 몽진씨는 서울대 음대에서 플루트를 전공한 홍은진(41)씨와 ‘소개팅’으로 만나 결혼했다. 홍씨는 한때 아이스크림 ‘퍼모스트’로 유명했던 옛 퍼모스트유업 사장의 딸이다. 전자부품회사인 ‘퍼시픽 컨트롤스’ 홍준 사장이 처남이다. 그렇다면 소개팅 주선자는 누구일까. 다름아닌 사촌형 정몽윤 현대해상 이사회 의장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촌동생에게 친구의 처제인 음악도를 엮어준 것. 정 의장과 죽이 맞아 처제를 소개팅 장소로 내몬 이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치과 주치의이자 성균관대 교수인 임순호 박사다. “연애할 때 플루트를 불어주던 모습에 반해 결혼했다.”는 정 회장은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며 “결혼후에는 한번도 플루트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투덜대곤 한다. 내로라하는 재벌 집안과의 혼사는 몽익씨에 이르러 이뤄졌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여동생인 정숙씨의 딸 최은정(42)씨가 부인이다. 가톨릭 계통인 일본 성심대학 교육심리학과를 나왔다. 최씨의 언니 은영씨는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과 결혼했다. 조 회장이 몽익씨의 손위동서인 셈이다. 막내 몽열씨는 큰형수의 영향을 받았는지 서울대 미대를 나온 이수잔(35)씨와 결혼했다. 독특한 이름 때문에 외국인이라는 오해를 받지만 한자이름이다. 중소기업체를 운영하는 장인이 ‘쌓을 잔( )’자를 썼다고 한다. 여자들의 사회활동을 싫어하는 가풍 탓에, 큰동서와 마찬가지로 결혼과 동시에 그림을 접었다. 막내 며느리답게 활달한 편이다. ●‘숙부의 난’ 할 말 많지만… 정 명예회장은 조카 며느리인 현대그룹 현정은(고 정몽헌 회장의 부인)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였었다. 현대가 사정에 밝고 당시 분쟁에도 깊숙이 개입했던 한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한 명예회장님의 생각은 분명하다. 현 회장의 외가를 포함해 정씨 집안 사람이 아닌 제3자가 큰형님이 평생을 바쳐 일군 현대를 넘보려 한다면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현대상선 등 관련 지분을 팔지 않고 계속 갖고 있는 것은 이를 위한 최후의 보루다.”라고 설명했다. 자금난에 시달리던 정몽헌 회장에게 200억원을 조건없이 내준 것이 ‘의리’가 아니라 ‘경영권을 염두에 둔 계산된 행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지는 그의 얘기. “지나간 상처를 다시 헤집고 싶지는 않다. 명예회장님도 더이상 언급하지 말라며 함구령을 내리셨다. 다만 이 말만은 하고 싶다. 명예회장님은 장조카인 고 정몽필 인천제철 사장이 아버지(왕 회장)와의 갈등으로 방황할 때 형님 눈치 보지 않고 우리 회사 부사장 자리를 선뜻 내줬다. 또다른 조카가 외환위기로 자금난에 시달릴 때 70억원을 조건없이 빌려준 분도, 몽헌 회장이 군 복무를 6년이나 할 때 뒤를 봐준 분도, 명예회장님이었다.” ●“숫자는 기본” 전문 경영인들 건장한 체격의 김춘기(59) KCC 대표이사 사장이 단연 첫손에 꼽힌다. 정몽진 회장이 “(그룹에)꼭 필요한 분”이라고 언급한 이다.75년 고려화학으로 입사해 꼬박 30년을 KCC와 함께했다. 특히 영업쪽에서 잔뼈가 굵었다. 마당발 인맥과 철저한 고객관리로 KCC의 영업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말단사원에서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이력도 흔하지는 않지만 ‘국가대표 스키선수’라는 경력이 더욱 눈길을 끈다. 강원도 강릉에서 나고 자란 그는 중학교때 우연히 본 스키영화 ‘백령의 왕자’에 푹 빠져 스키선수가 됐다. 대학생(경희대)때는 동계 유니버시아드와 올림픽 대회에도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했다. 그러나 취직과 동시에 “스키는 깨끗이 잊었다.”고 김 사장은 털어놓았다. 꼼꼼함은 모든 임원들의 공통점이지만 김 사장은 유난히 치밀하고 숫자에 밝다.“노력은 능력을 앞선다.”는 게 30년 직장생활의 신조다. 김 사장의 좌우 양쪽으로는 정몽진 회장에 버금가는 영어 실력으로 수출을 책임지고 있는 김영호(55·부사장) 해외본부장과 전문 무기화학 지식으로 제품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정복동(58·부사장) 생산기술본부장이 포진하고 있다. 금강레저 박연구(51) 대표와 고려시리카 이성수(53) 대표는 대학 졸업장 없이도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전문인력들이다.“학교 공부는 다소 게을리했을지 몰라도 추진력과 친화력은 (전교 1등보다)훨씬 낫다.”는 KCC의 독특한 사풍이 반영된 결과다. 코리아오토글라스 주원식(62) 사장과 금강화공의 한상기(57) 중국 곤산·신세균(55) 베이징 법인장,KCC 박성완(47) 싱가포르 법인장 등은 전문 기술인맥의 계보를 잇고 있다. 일본 아사히글라스 출신의 시마나가 모토야스(61) 부사장 등도 KCC를 떠받치는 핵심 인력들이다. hyun@seoul.co.kr ■ 정상영 일가 ‘밥상머리 교육’ 정상영 명예회장의 세 아들 부부는 한주 걸러 일요일 오후 5시면 어김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서울 이태원 본가를 찾는다. 온 가족이 저녁식사를 같이 하기 위해서다.“밥상머리 교육이 중요하다.”며 자식들과 아침식사-사실상 새벽밥-를 함께 했던 왕 회장에 비하면 며느리들의 부담이 한결 덜하다. 음식도 각자 집에서 ‘주특기’ 한가지씩을 싸들고 와 끓이기만 하면 된다. 며느리들의 음식솜씨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 한 토막. 정 명예회장은 며느리를 들이면 반드시 반년씩 데리고 살았다. 그래야 가풍도 익히고 속정이 든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대학 내내 플루트만 불다온 큰며느리가 음식을 잘 할 리 만무했다. 둘째며느리에게 기대를 걸었다. 요리학원을 다녔다는 재벌가의 둘째며느리는 “듣도 보도 못한 음식”을 내놓았다. 견디다 못한 정 명예회장은 급기야 “이러다가 굶어죽겠다.”며 하소연했다고. 그 며느리들이 ‘사원식당 주방장’으로 명성을 날렸던 시어머니의 특별지도 아래 지금은 ‘선수’가 됐음은 물론이다. 정 명예회장은 자식들에게 매우 엄격하다. 그 영향을 받아 정몽진 회장도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는 아들 명선(11)군을 굳이 외국인 학교나 사립학교가 아닌 집 부근의 일반 공립학교에 보내고 있다. 학교도 자가용을 태우지 않고 걸려서 보낸다.“어렸을 때부터 보통사람, 못사는 사람의 삶도 느껴봐야 한다.”는 지론에서다. 다만 큰딸 재림(15)양은 미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다 귀국해 “성적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 외국인 학교에 보냈다. hyun@seoul.co.kr ■ 정 명예회장 ‘씨름꾼 경영론’ 왕 회장이 ‘빈대의 철학’으로 유명하다면 정상영 명예회장은 90년대 중반 ‘씨름꾼 경영론’으로 회자됐다.“씨름은 씨름꾼에게 맡겨야 한다.”는 단순 명쾌한 논리였다. 정 명예회장은 “씨름꾼이 아닌 사람이 씨름판에서 승리하기 어렵듯 기업간의 경쟁은 기업가에게 맡겨야 한다.”며 기업 경영의 자율성을 강조했다.KCC그룹의 사시인 ‘맡은 자리의 주인이 되자’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이는 왕 회장의 지론이기도 하다. 지역 거상들이 장악하고 있던 총판(판매실적에 관계없이 물건값 선지급) 체제에 맞서 팔린 만큼만 대금을 지급하는 코카콜라식의 ‘루트 세일’을 도입해 유통 혁명을 일으킨 것이나, 당시로서는 ‘생뚱맞기’ 그지없는 슬레이트 홍보영화를 만들어 275개 시·군에 배포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도 큰형에게 영향받은 ‘발상의 전환’이었다. 이렇듯 정 명예회장에게 있어 왕 회장의 존재는 절대적이었다. 형이라기보다는 아버지에 가까웠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이 차이만 스물 한살이었다. 조카인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는 두살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젊었을 때 잠깐 초콜릿사업에 눈돌린 것 외에는 한번도 한 눈을 팔아본 적이 없는 그가 1970년 8월 현대차 부사장으로 홀연히 옮겨간 것도 “와서 미수금 70억원을 해결하라.”는 장형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이자까지 회수해주고 다시 KCC로 돌아왔을 때는 1년 반이 흘러 있었다. 훗날 정 명예회장은 “중요한 시기에 내 사업에 공백을 가져 아쉬워한 적은 있었어도 불평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회고했다. 여기에는 다른 주장도 존재한다. 왕 회장이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막내동생을 가까이 대했던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KCC측은 펄쩍 뛴다. 한 임원의 얘기다. “92년 대선 패배 이후 두문불출하던 왕 회장이 다시 산업현장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95년 KCC의 여주 유리공장 3호기 점화식에서였다. 또 거동이 심하게 불편해지기 전까지 왕 회장이 거의 매일같이 들러 골프를 친 곳이 금강CC였다. 라운딩 멤버는 언제나 정상영 회장이었다. 인간적으로 좋아하지 않았다면 왕 회장 성격에 이런 일이 가능했겠는가.” 정 명예회장도 세상 사람들의 짐작 이상으로 장형에게 극진했지만, 왕 회장 역시 막내동생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hyu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과학의날 과학기술훈장 창조장 장인순·조장희·조무제씨 수상

    과학기술부는 제38회 과학의 날(21일)을 맞아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장인순(65) 한국원자력연구소장과 조장희(69) 가천의대 석학교수, 조무제(61) 경상대 총장 등 3명에게 과학기술훈장의 최고등급인 창조장을 수여한다고 20일 밝혔다. 과학기술훈장 2등급인 혁신장 수상자로는 김충섭(63) 한국화학연구원 원장, 이정인(64) 서울대 교수, 김효근(69)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이장무(60) 서울대 교수, 윤동한(58) ㈜콜마 대표이사 등 5명이 선정됐다.3등급인 웅비장에는 김춘호(48) 전자부품연구원 원장 등 6명,4등급 도약장은 이병주(55)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등 7명,5등급 진보장은 최혜미(64) 서울대 교수 등 8명이 수상자로 뽑혔다. 한편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유룡(50)교수와 이재영(66)석좌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희섭(55)책임연구원 등 3명을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선정, 이날 함께 시상한다.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상은 매년 이학, 공학, 농수산, 의·약학 등 4개 분야에서 1명씩 선정, 대통령상장과 함께 국내 최고액인 상금 3억원을 수여한다.
  • 日 “反日시위 적극대처를” 中 “사과는 무슨”

    日 “反日시위 적극대처를” 中 “사과는 무슨”

    |베이징 오일만·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역사 왜곡과 영토 분쟁으로 촉발된 중국의 반일시위가 16,17일 양일간 중국 전역과 홍콩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7일 오후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과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일본 외상이 베이징에서 회담을 가졌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해 양국 외교마찰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마치무라 외상은 중국 정부가 반일시위에 적극 대처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리 부장은 “중국 정부는 일본인들에게 사과할 만한 행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16일 최대 경제도시인 상하이(上海)에서 10만명이 참가한 최대 규모의 폭력 시위가 발생한 데 이어 17일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선전 등 중국 내 7개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했다. 게다가 중국에 진출한 일본인 공장에서 처음으로 중국인 노동자들이 전면 파업을 단행, 노동자 파업으로의 확산 여부가 주목된다고 홍콩 언론들이 17일 보도했다. 선양시 대학생 2000여명은 이날 선양 주재 일본총영사관을 향해 돌과 페인트병을 던지고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반일시위가 점차 폭력적으로 치닫고 있다. 선전에서는 3만여명이 선전시체육관 앞에서 일본 저스코백화점 앞까지 가두행진을 벌이며 반일구호와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촉구했다. 청두·둥관시의 시민 1500여명도 가두시위를 했다. 홍콩에서는 1만 2000명의 학생·시민이 반일 시위에 가세했다. 노동자 파업과 관련, 둥관(東莞)시에 입주한 일본투자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태양유전의 노동자 수천명은 16일 출근 뒤 일장기를 불태우고 공장 유리창을 파괴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중국 당국은 17일 관영 인민일보 사설을 통해 냉정과 안정을 찾을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일본에서도 중국을 겨냥한 공격이 잇따랐다. 신원미상의 30∼40대 일본인 남자가 이날 새벽 일본 오사카 주재 중국총영사관을 향해 유리병을 던진 뒤 분신을 시도, 중화상을 입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oilman@seoul.co.kr
  • 국내 부품소재 무역특화지수 日의 18.9% 수준

    국내 부품소재산업의 무역특화 수준이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일본의 18.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2일 발표한 ‘주요 부품소재의 대일 경쟁력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일 부품소재의 무역특화지수는 2000년 15.0에서 2002년에 5.26까지 떨어진 뒤 이듬해부터 상승세를 타 지난해 1∼6월에는 18.92로 높아졌다. 무역특화지수는 무역수지를 총 교역량으로 나눈 값으로 특정품목의 비교우위를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1에 가까울수록 수입은 하지 않고 수출만 하는 것을 의미한다. 2004년 1∼11월 부품소재산업의 주요 국가에 대한 무역특화지수는 일본이 마이너스 0.45로 미국(-0.07), 독일(-0.14)보다 현저히 낮았다. 이는 국내 부품소재 수입(843억 9000만달러)의 27.5%(231억 6000만달러)가 일본에 집중돼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전자부품의 대일 무역특화지수는 2000년 마이너스 0.31에서 지난해 마이너스 0.29로 개선되기는 했으나 전자부품 수입의 24.5%(69억 8000만달러)를 일본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을 제외했을 때 국내 전자부품의 무역특화지수가 0.17인 점을 감안할 때 대일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흔들리는 ‘日자존심’ 소니 왕국

    흔들리는 ‘日자존심’ 소니 왕국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자존심’ 소니가 7일 자존심을 버리고 변신에 몸부림치고 있다. 물론 세계 전자업계의 ‘지존’ 위치를 되찾는 게 최종 목표다. 이를 위해 창업 이래 처음으로 외국인을 그룹 최고경영책임자(CEO)로 ‘모셨다’. 반면 회장과 사장 등 현 경영진은 주력분야인 전자부문의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동반 교체했다. 소니는 이날 임시 이사회 등을 열어 회장 겸 그룹 CEO에 영국 출신의 하워드 스트링거(63) 부회장 겸 소니 미국법인 사장을, 사장에 쓰바치 료지(57) 부사장을 각각 선임하는 경영 쇄신책을 발표했다. 소니는 스트링거 회장이 소프트웨어 분야를, 쓰바치 사장이 하드웨어 분야를 분담하는 ‘투톱체제’로 그룹 재건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그러나 현 체제를 이끌어온 그룹 내 서열 1,2위인 이데이 노부유키(67) 회장 겸 그룹 CEO, 안도 구니타케(63) 사장과 4위의 구다라기 겐 부사장 등 3명은 동반 퇴진키로 했다. 소니의 이같은 경영진 대폭 교체는 경영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데 대해 비상 처방전을 투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니는 오는 6월22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인선안을 최종 확정한다. 신임 스트링거 회장은 미국 3대 네트워크의 하나인 CBS 출신이다.1997년 소니 미국법인 사장으로 취임해 영화·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부문 책임자로 지난해 미국 영화회사 MGM 매수를 진두지휘, 성공시킨 것이 높이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성명을 통해 “소니는 과감성과 혁신, 리더십 측면에서 세계 최고”라면서 “엔지니어와 기술이란 두 축을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 생산 분야와 결합해 소비자들에게 가장 앞선 서비스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쓰바치 신임 사장은 기술자 출신의 소니맨으로 전자부품과 제조 부문을 맡으면서 반도체를 포함, 기간부품을 강화한 AV(음향ㆍ영상)제품의 경쟁력강화에 기여해 전자부문을 주력으로 하는 최고경영자 적임자로 평가됐다. 반면 이데이 회장은 1995년 선임자 14명을 제치고 사장으로 취임,1997년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하는 등 기업지배구조 확립에 힘쓰면서 2000년 회장 겸 CEO에 취임한 후 안도 사장과 함께 소니를 이끌어왔다. 그러나 한국의 삼성 등 경쟁업체의 공격적 경영과 아시아 지역의 저가 전자제품 공세에 밀려 고전하면서 결국 ‘이데이·안도체제’는 출범 5년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소니의 경영진 전면 교체는 특히 일본에선 처음으로 대기업이 사외이사들의 ‘경영 감시기능’을 수용한 것으로 주목할 만하다. 앞으로 일본 기업사회에도 ‘외부의 힘’이 변혁을 촉진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제2, 제3의 소니 출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니는 현재 16명의 이사 중 8명이 사외이사다. 나카타니 이와오 UFJ종합연구소 이사장, 고바야시 요타로 후지제록스 회장, 카를로스 곤 닛산자동차 사장 등 구성원들이 쟁쟁하다. 무엇보다 이사회 의장을 나카타니 이사가 맡고 있을 정도로 경영책임도 분산돼 있다. 까닭에 “소니의 경영체크 기능이 미국 이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평도 나온다. taein@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家 ③-신세계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家 ③-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은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한 기업들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2004년 재계 서열 21위(자산 기준)로 한솔그룹(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녀 이인희 고문, 재계 36위), 새한그룹(차남 고 이창희 회장, 워크아웃 중),CJ그룹(장손 이재현 회장, 재계 23위)보다 앞섰다. 창업주의 5녀(막내딸)인 이명희(62) 회장은 1997년 계열 분리 때 백화점과 조선호텔만 갖고 나왔다. 그리고 그룹을 국내 최고의 유통 ‘명가’로 키웠다. 삼성에서 떨어져 나온지 불과 7년만에 백화점과 할인점 이마트를 주축으로 한 유통사업 외에 신세계건설, 신세계푸드시스템, 조선호텔, 신세계인터내셔널 등 13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시킨 것이다. 자신은 여성 캐피털리스트 1위를 고수하던 올케 홍라희(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 호암미술관장을 제치고 2001년 이후 국내 최고의 여성 부호가 됐다. 이 회장은 삼성가(家)의 전통에서 벗어나지 않는 전형적인 정중동(靜中動) 행보의 오너다. 외부에 나서지는 않지만 소리없이 막후에서 회사의 중심을 잡으면서 방향을 제시하는 스타일이다. ●창업주의 귀여운 막내딸 이명희 회장은 창업주로부터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2세다.8남매(3남5녀) 중 막내딸이었으니 충분히 그럴 만했다. 삼성그룹 출신 인사들은 “고 이병철 회장은 늘 이 회장을 데리고 다녔다.”고 회고한다. 고 이병철 회장은 회장직을 물러난 뒤 1년에 네차례 정도 일본 도쿄를 방문했는데, 이때 항상 이인희 고문과 이 회장을 동행토록 했다. 큰언니인 이 고문은 이 회장보다 열네살 많다. 이 회장은 부친이 사무실에서 먹는 과일도 먼저 맛을 보고 부친이 좋아하는 정도의 당도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들여보내곤 했다. 그래서 당시 고 이병철 회장 비서실팀 직원들은 사무실옆 간이 주방에서 꼼꼼하게 과일을 챙기는 이 회장을 두고 ‘감독관’이라고 수근댈 정도였다. 이 회장은 1943년생으로 이화여고를 거쳐 이화여대 생활미술학과를 졸업했다.1979년 신세계백화점 영업본부 이사로 경영수업을 시작,80년 신세계백화점 상무로 승진한 뒤 97년 부회장에 올랐다. 무려 17년동안이나 상무직함을 유지했다. 그룹 회장이 된 것은 98년 말이다. 이 회장은 1967년 정재은(66) 명예회장과 중매로 만나 결혼, 아들 정용진(37) 신세계 부사장과 딸 정유경(33) 조선호텔 상무를 뒀다. 용진씨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와 동갑내기다. 사촌지간인 두 사람은 경복고 동창으로 서울대에 함께 입학하다 보니 사이가 매우 각별하다. 용진씨는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다니다가 유학을 떠나 미국 아이비리그인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1995년 미스코리아 출신 인기 탤런트 고현정씨와 결혼했다가 지난해 이혼해 많은 화제를 낳기도 했다. 고씨와의 사이에 아들 해찬(7)군과 딸 해인(5)양을 뒀다. 유경씨는 서울예술고, 이화여대 응용미술학과를 거쳐 미국 로드아일랜드대학교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했다. 유경씨는 2001년 3월 초등학교 동창인 문성욱(33)씨와 결혼, 장녀 서윤(3)양과 차녀 서진(2)양을 두고 있다. 미국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받은 문씨는 SK텔레콤 전략기획실을 거쳐 소프트뱅크 코리아의 자회사인 벤처스코리아에서 투자심사역(차장)을 지낸 뒤 현재는 유학 중이다. 문씨의 부친은 아리랑TV 사업본부장을 지낸 문청씨다. ●부친을 경영스승으로 삼고 있는 오너 재계에서는 ‘신세계가 삼성보다 더 삼성 같다.’는 얘기가 나돈다. 그만큼 기업문화, 경영스타일이 닮았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창업주의 형제들 가운데 누구보다 부친을 닮으려고 애쓰는 이 회장의 숨은 뜻이 담겨 있다. 부친의 선견지명과 직관력이 소개된 한 일간지를 복사해 수첩에 항상 갖고 다니며 경영의 시금석으로 삼을 정도로 이 회장은 부친을 가슴 속에 품고 산다. 신세계백화점 본사 회의실과 자신의 아들 정용진 부사장 방에도 부친의 초상화를 걸어 놓고 부친의 경영철학을 신세계 맨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오는 8월 문을 여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사무실 로비에 부친의 흉상을 세우라는 지시를 내렸다.“아버지가 아니었으면 오늘의 내가 있겠느냐.”는 것이 이 회장의 생각이다. 이 회장은 누구보다 평소 부친의 경영 스타일을 빼닮았다는 얘기를 듣는다. 우선 ‘疑人勿用 用人勿疑’(믿지 못하면 아예 쓰지를 말고, 일단 사람을 쓰면 의심하지 말라.)는 용인술과 전문 경영인 체제 운영방식이 그렇다. 메모하는 습관과 업무의 중요성을 따져 챙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확실히 구분짓는 스타일도 비슷하다. 이 회장 스스로도 자신의 경영 스승이 선친임을 신세계 2005년 1월호 사보에서 드러낸 바 있다.“선대 회장께서 가장 힘쓴 것이 인재 육성이었다. 선대 회장께서는 성공한 일을 다시 돌아보지 않았고 늘 새로운 것을 찾으셨다.”면서 자신의 메시지를 부친의 육성에 담아 신세계 맨들에게 전했다. 이 회장이 무엇을 강조할 때 나오는 화법이 바로 “선대 회장은 이렇게 하셨는데….”이다. 이 회장은 실제로 젊은 시절 부친이 제일모직 등 일선 현장을 방문할 때 언니인 이인희 고문과 함께 수행하며 경영수업을 쌓았다. 창업주는 국내외 주요 인사들과 회동 때 “명희야, 들어온나.”해서 늘 이 회장을 합석시켜 보고 배우도록 했다. 신현확 전 총리, 민복기 전 법무부장관 등 당시 국내 정·관계의 실세를 만나 식사를 하거나 골프를 할 때도 항상 ‘명희’를 불렀다. 일본 정·관계의 원로와 회동에도 꼭 자리를 함께 하도록 했다. 그러다보니 이 회장은 부친이 교류하는 각계의 주요 인사들을 다 알 정도였다. ●섬세하면서도 ‘통 큰’스타일 이 회장은 한해에 고작 한두차례 회사를 방문, 업무 보고를 받을 뿐 경영에 일일이 간섭하지는 않는다. 부친과 마찬가지로 결재 서류에 사인을 해 본 적이 없다. 주요 사안이나 인사에 대해서도 사후보고를 받을 정도로 전문경영인을 믿고 맡겨 ‘통 큰’ 경영을 한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인희 고문은 동생의 경영스타일을 두고 “명희는 (전문 경영인에게) 다 맡기는 스타일인데도 회사가 잘된다.”며 부러워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렇다고 해서 이 회장이 완전히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는 8월 문을 여는 신세계 본점 재개발 사업, 신규 백화점 진출, 명품 브랜드 유치 등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챙기며 ‘방향타’ 역할을 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을 문 열 때는 매일 그곳으로 출근하는 열성을 보였다. 특히 백화점의 사각지대로 알려졌던 지하 식품매장을 일일이 다니며 꼼꼼하게 챙겼다. 이 덕분에 위층에서 쇼핑을 하다가 식품매장으로 내려 오는 ‘샤워효과’가 아니라 지하 매장을 방문토록 만든 뒤 위층까지 고객을 끌어들이는 ‘분수효과’를 톡톡히 거두도록 했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을 아는 이들은 그가 여성스러운 섬세함과 대담함을 함께 지녔다고 평가한다. 격식을 싫어해 회사 내에 비서실은 물론 개인 비서도 두지 않고 있다.90년대까지 1년에 한차례 서울 한남동 자택으로 임원들을 초청, 식사를 대접하는 자상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큰 오빠인 맹희씨는 회고록 ‘묻어둔 이야기’에서 그의 따뜻함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부친으로부터 눈밖에 나서 유랑생활을 하던 맹희씨는 이 책에서 “내가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말을 못하고 있으면 늘 지갑을 열고 가지고 있던 돈 전부를 나에게 쥐어준 것도 명희였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명희는 내가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 주었고 늘 따뜻한 마음씨로 나를 감싸주었다.”는 것이 맹희씨의 설명이다. ●신세계 핵심 축 구학서 사장 신세계는 1999년 구학서 사장이 총사령탑에 앉은 이후 계속 상승곡선을 그려 왔다. 구 사장은 명실상부한 전문경영인으로 이 회장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전문 경영인은 무한 책임을 지고 일해야 한다.’는 신조를 갖고 있다. 그는 회사 부채율을 230%에서 130%대로 낮췄다. 취임 당시 5만원했던 주가를 5년만에 30만원대로 끌어올려 이 회장을 한국 최고의 여성부호로 만들어 주기도 했다.‘신세계 신화’를 일궈낸 주역이지만 그는 한결같이 겸손한 모습이다. 오히려 신세계를 통해 자신이 성공한 데 대해 감사해한다.“56세에 은퇴하려고 했는데 59세에 사장을 하고 있으니 목표를 초과 달성하지 않았느냐.”며 “자신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다. 구 사장은 겉으로는 부드러운 스타일이지만 실제로는 승부욕, 추진력, 결단력을 두루 갖췄다. 매일 새벽 5시면 집 근처 우면산을 오르고, 오전 7시30분이면 어김없이 회사에 출근한다. 일주일에 7∼8권의 책을 읽으며 신세계의 미래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고 고민한다. 구 사장의 취임 당시 신세계의 위상은 롯데, 현대에 밀려 3위로 내려앉은 초라한 신세였다. 그는 그때 불어닥친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를 적절히 활용했다. 종합금융을 매각하고 카드사업에서 손을 떼는 등 대대적인 ‘메스’를 가한 것이다.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홀세일을 매각하면서 들어온 1억달러로 전국 알짜의 상권부지들을 헐값에 사들여 이마트 부지로 확보했다. 이때 사들인 부지들이 이마트에 국내 최대의 할인점이라는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산본의 백화점 부지도 이마트로 업종을 변신시키는 등 자산 회전율을 높이며 기업의 수익구조를 끌어 올리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삼성그룹에서 재무통으로 커온 경력이 뒷받침됐다. 이런 신세계의 성장을 구 사장은 전문경영인 체제 덕분으로 돌린다. 스스로 “(이 회장이)너무 많은 권한을 주셔서 오히려 책임이 무겁다.”고 말할 정도로 오너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소신껏 일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350억원짜리 한국 최대의 매머드 쇼핑몰인 부산 센텀시티 부지 매입 응찰 때도 사후에 이 회장에게 보고할 정도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호랑이 등에 탄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1972년 삼성에 공채 12기로 입사했다. 재계의 인재사관학교로 불리는 삼성 비서실, 삼성전자, 제일모직, 삼성물산 등을 거쳐 삼천리그룹으로 갔다가 96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전무로 발탁됐다. 당시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도 구 사장에게 눈독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실력파 임원들로 포진 전문경영인 체제의 기업답게 구 사장을 필두로 쟁쟁한 임원들이 포진하고 있다. 석강 백화점 부문 대표는 점장과 영업본부장을 역임한 정통 영업통. 신세계 백화점이 새롭게 문을 여는 점포마다 점장을 맡을 만큼 치밀한 전략과 강한 추진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책임질 수 있다고 판단하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자신감과 신념의 소유자다. 신세계백화점의 면모를 일신시킨 서울 강남점을 문 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현재 본점 재개발 사업과 죽전 역사 개발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차근차근 진행하며 ‘제2전성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검소한 생활에 유머감각이 뛰어나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경상 이마트 부문 대표는 백화점과 이마트에서 점장과 지원본부장, 경영지원실장 등 요직을 걸쳤다. 인화를 중시하는 전형적인 덕장형이지만 치밀한 분석력과 경영자로서의 안목을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백화점 미아점장 시절 처음으로 점장이 광고모델로 등장, 현장을 중시하는 경영스타일을 보여줬다. 영등포점장 시절 다른 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지하층을 젊은이들만의 공간으로 꾸민 ‘영웨이브’를 탄생시켰다.‘영웨이브’는 백화점 테마형 매장의 효시로 인정받고 있다. 유원형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삼성그룹 계열사인 중앙개발 출신. 유통전문 건설업체로 급부상한 신세계건설에서 탁월한 관리 업무로 수익창출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2000년 신세계로 옮겼다.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섬세한 업무 스타일이 돋보인다. 백화점부문의 팀제 운영 실시 등의 아이디어로 재무 건전성과 인력 효율화에 기여했다. 신세계건설 노태욱 사장은 LG건설 상무 등을 지내다 신세계건설에 합류한 건설 분야 베테랑이다. 건설업계의 투명경영을 선도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도입, 지난해 공정거래 자율준수 우수기업으로 공정거래위원장상을 수상했다. 신세계푸드시스템 최병렬 사장은 20년의 서예 경력에 단전호흡의 달인으로 불린다. 또 체력 등 자기관리가 뛰어난 만능스포츠맨이다. 백화점과 이마트 부문에서 풍부한 현장 경험을 쌓았다. 신세계I&C 이상현 사장은 삼성비서실, 삼성카드에서 주로 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해온 브레인. 삼성카드 재직시절 고객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한 CRM(고객관계관리)을 도입했다.‘좋은 생각이 좋은 경영을 만든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조선호텔 이석구 사장은 호텔 부문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호텔을 경영하는 것은 마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과 같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객실의 디지털화, 객장의 글로벌화를 강조하고 있다. 공항에서 에스코트를 받은 뒤 프런트 앞에서 기다리지 않고 객실에서 곧바로 체크인할 수 있는 ‘익스프레스 체크인’ 서비스를 국내 처음 도입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장성규 사장은 1주일에 30개 이상의 매장을 꼭 방문하는 현장 중시 스타일이다. 그의 책상 한편에는 800명 이상의 직원 이름과 나이, 특징 등이 깨알같이 적혀 있다.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를 통해 영어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 송주권 사장은 백화점 물류관리 업무를 담당해 온 현장관리 출신이다. 새로운 수익 아이템들을 꾸준히 개발해 적자사업을 흑자로 돌려놓은 그룹 내 물류 전문가다. bori@seoul.co.kr ■ 경영수업 받는 2세 이명희 회장에 이어 신세계를 이끌 후계자는 장남 정용진(37) 부사장이다. 모친 이 회장과 부친 정재은 명예회장에 이어 3대 주주로 자리를 굳혀 이미 경영권 승계 작업의 토대를 마련해 놓았다. 정 부사장은 미국 유학을 끝내고 1994년 삼성물산 경영지원실에 입사,95년 신세계로 자리를 옮긴 뒤 97년까지 신세계백화점 일본 도쿄사무소에서 근무했다. 이어 신세계백화점 기획조정실 그룹 총괄담당 상무로 진급해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현재 삼성의 구조조정본부와 같은 성격의 경영지원실 소속인 그는 월·수·목요일은 신세계 본사로, 화·금요일은 이마트로 번갈아 출근하며 그룹 전반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 점장회의 등 각종 회의에 참석, 업무 보고를 받는다. 조용히 듣기만 하고 거의 발언은 하지 않지만 지나가면서 던지는 질문이 날카롭다고 한다. 사원들과도 격의 없이 어울린다. 소주에 삼겹살도 먹고 이마트 오픈시 지내는 고사에도 참석, 직원들이 건네는 막걸리를 몇잔이고 받아 마신다. 직원들에게도 꼭 두 손으로 술을 따르며 몸을 낮춘다.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지하 구내 식당에서 직원들과 식사도 한다. 식품과 패션분야에 조예가 깊다. 이마트 매장을 둘러 볼 때도 식품의 신선도, 진열방식 등을 꼼꼼히 챙긴다. 즉석 조리상품 코너를 지나치다 “소스가 안 맞는다.”거나 “외국에는 이런 상품도 있는데 한번 도입해 보라.”는 제안도 심심찮게 한다. 특히 초밥 등 신선식품은 꼭 포장지를 뜯어보고 “밥알이 굳었다. 신선도가 좋지 않다.”는 등의 평가를 한다. 명품잡지에 등장하는 모델이 입고 있는 옷들이 어느 제품인지 다 알 정도로 디자인의 흐름을 꿰고 있어 담당자들을 놀라게 한다. 그렇지만 후계자로서 영향력을 발휘하려 들지 않는다.1990년대 후반 벤처 열풍에 인터넷뱅킹사업 등 벤처사업을 무척 하고 싶어 했지만 회사측에서 “유통업체로서 바람직한 사업은 아니다.”고 결론 내리자 조직의 결정을 순순히 따랐다. 당시 재계 2,3세들은 앞다퉈 정보기술(IT) 관련 벤처사업에 뛰어 들면서 천문학적인 돈을 까먹었지만 그는 회사의 결정을 따름으로써 ‘화’를 면했다. 그는 자신이 추진하고 싶은 사업 아이템에 대해서도 강하게 밀어붙이지는 않는다.“검토해 주십시오.”라는 수준에서 경영진들에게 얘기할 따름이다. 그 때문에 “삼성가의 전통을 이어받아 오너로서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어머니한테 교육을 잘 받았다.”는 얘기를 듣는다. 정 부사장의 여동생 유경(33)씨는 조선호텔 프로젝트 실장(상무)이다. 전공을 살려 그동안 객실 리노베이션과 인테리어 작업에 참여, 호텔의 품격을 한단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텔업계에서는 최초로 비주얼 디자이너를 채용토록 하는 등 호텔 소품부터 리노베이션까지 비주얼 디자인업무를 지휘해 왔다. 지난해 초 자신이 리노베이션했던 자연주의풍의 이탈리아 레스토랑과 베이커리를 돌아다니며 손님들의 반응을 물어보기도 한다. 영국 사라 퍼거슨 전 왕세자비의 결혼 때 부케를 맡아 유명해진 꽃집 ‘제인파커’를 아시아 최초로 조선호텔에 들여오고, 신세계백화점에 입점시키며 꽃집의 명품 브랜드 시대를 열기도 했다. 명품에 관심이 많아 국내 처음으로 수입 멀티숍 바람을 일으켰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분더샵’ 도입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차원에서 구입하는 각종 미술품과 캘린더 제작에도 유경씨의 안목이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촌지간으로 나이가 비슷한 삼성 이건희 회장의 장녀 부진(35·신라호텔 상무)씨와 같은 호텔업계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bori@seoul.co.kr ■ 정재은 명예회장은 누구 정재은(66) 신세계 명예회장은 부인 이명희 회장처럼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다만 이 회장과 달리 1년에 한차례 부장급 이상 간부를 조선호텔에 모아 놓고 세계 경제 흐름, 기업의 사회적 책임, 윤리경영 등에 대해 강연을 한다. 오너 일가의 일원으로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삼성 출신 경영인으로서의 경험을 살려 회사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바람에서다. 정 명예회장은 경기고,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학·대학원에서 수학한 엘리트다. 결혼 뒤에는 삼성그룹에서 활발한 경영활동을 펼쳤다.1969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20여년간에 걸쳐 삼성전자부품 부회장, 삼성물산 부회장, 삼성항공 부회장, 삼성종합화학 부회장 등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다.97년 신세계가 삼성에서 공식 분리되자 조선호텔 회장을 맡으면서 삼성을 떠났다. 그는 전자공학, 산업공학 등 자신의 전공을 살려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장인(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그는 고 이병철 회장의 특명으로 당시 미국 유학 중이던 재일교포 2세 손정의(일본 소프트뱅크 사장)씨를 만나기도 했다. 고 이 회장은 그에게 “손씨가 삼성에 필요한 인물인지 한번 만나봐라.”고 지시했던 것이다. 당시에 그를 만난 정 명예회장은 특별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 명예회장은 그 뒤 손 사장의 성공을 보고 선대 회장의 예지력에 감탄해야만 했다. 그렇지만 정 명예회장은 1977년 삼성전자 이사 재직시 미국 HP사와 손잡고 HP사업부를 시작한 데 이어 84년 삼성전자 사장 시절에는 자본금 1000만달러를 들여 삼성HP를 설립, 현재의 삼성전자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삼성은 컴퓨터가 전무했던 시기에 컴퓨터, 의료기기, 계측기기 분야에서 HP와 인연을 맺어 기술력을 확보하고 삼성 제품이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기술력이 취약한 삼성이 HP와 같은 기업과 손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는 독서를 즐기는 학구적 면모를 보여 주위에서 “대학교수를 했으면 잘 했을 것 ”이라는 말을 곧잘 듣곤 했다. 경제잡지는 물론 일본 경제신문 등도 정기 구독한다. 회사 경영에 도움이 되는 책자는 임원들에게 보내고, 기사는 밑줄까지 쳐 읽어 보길 권한다. 화려한 이력과 배경 때문에 엘리트 분위기를 풍기지만 사람들과 격의없이 사귀는 소탈한 면도 있다. 부친 정상희씨는 3,5대 국회의원과 삼호방직·삼호무역 회장을 지냈다. 정상희씨는 삼성가(家)와 인연을 맺은 뒤 삼성전자 사장, 삼성물산 사장, 삼성생명 사장 등을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을 역임했다. 정 명예회장(차남)의 맏형인 고 정재덕 전 신세계고문은 경기고, 미국 노스이스트미주리주립대를 졸업하고 경제기획원 경제협력국장, 건설부 기획관리실장을 거쳐 국제상사 사장, 연합철강 사장, 하나실업 회장 등을 지냈다. 고려대 출신인 동생 재환(57)씨는 현재 삼성전기 중국동관사업장 법인장 전무로 일하고 있다. bori@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나노진단기 세계 첫 개발

    어둠 속에서 사진촬영이 가능하고, 피부 절개가 아닌 접촉만으로도 신체 내부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의료장비가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산업자원부 전자부품연구원(KETI)은 이같은 성능을 지닌 ‘생체 인식용 나노바이오 진단기’를 개발, 올 상반기 중 본격 생산한다고 3일 밝혔다. 새로 개발된 나노바이오 진단기는 피부의 구조와 성분, 피부 조직의 변화 등을 알 수 있는 첨단장비다. 여기에는 약한 빛 속에서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고감도 이미지센서’ 기술, 접촉만으로도 내부 정보를 인식하는 ‘다파장 발광소자 및 생체신호 인식’ 기술 등이 활용됐다. 연구원 김훈 박사는 “진단기 개발은 현재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의료기기를 일정부분 대체할 수 있는 계기”라면서 “진단기 수출규모도 오는 2007년 1억달러에서 2010년에는 10억달러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무서운 부사장’ 경영권 뺏으려 사장을 마약범 몰아

    “사장만 없어지면….” 중소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G사 부사장 이모(34)씨. 사장인 권모(41)씨와 각각 전자부품 제조와 유통업체를 운영하다 지난해 초 사업체를 합쳤지만 이씨는 권씨가 항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직원 고용, 회사공금 사용 등 문제에서 사사건건 권씨가 자신의 의견에 반대했던 것. 사실상 영업 등 회사운영 전반을 자기가 주도하고 있던 터여서 이씨는 사장인 권씨만 없어지면 자신이 회사 경영권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씨는 결국 지난해 10월 ‘사장 제거 작전’에 나섰다. 폭력 전과가 있는 고향후배 이모(29)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권씨를 마약사범으로 몰기로 시나리오를 짠 이들은 후배 이씨의 교도소 동기인 또 다른 이모씨에게서 히로뽕 7.1g을 300만원을 주고 구입했다. ‘D데이’로 잡은 같은 달 21일, 이들은 히로뽕 4.7g을 권씨의 에쿠스 승용차 트렁크에 숨겨놓고, 그날 밤 회사 부근 나이트클럽의 회식자리에서 권씨와 경리 여직원 남모(32)씨의 맥주잔에 몰래 히로뽕 0.05g씩을 탔다. 권씨와 남씨는 이튿날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부사장 이씨 등이 이미 이들을 마약사범으로 신고했기 때문. 권씨와 남씨는 경찰조사에서 “우리들은 모르는 일”이라면서 ‘몰래뽕(다른 사람 몰래 히로뽕을 타서 먹이는 일)’ 의혹을 제기했지만 경찰은 소변검사에서 히로뽕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을 근거로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당직 검사는 그러나 권씨 등의 마약전과가 없는 데다 투약 사실을 부인하는 강도가 워낙 세 경찰에 보완수사를 지시하고 이들을 풀어줬다. 이씨 등은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었다. 며칠 뒤 권씨 집에 침입, 안방 화장대 밑에 히로뽕 2.3g을 숨겨놓고, 경기도 평택의 PC방에서 대검찰청 등 수사기관 홈페이지에 접속해 허위신고서를 남겼다. IP 추적 등으로 제보자의 신원을 파악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이경재)는 추가 수사로 이 사건이 이씨의 경영권 욕심에서 빚어진 사실을 밝혀내고,23일 이씨 등을 구속기소했다. 한편 인천지법 형사 9단독(판사 조현일)은 22일 가족들 앞으로 수십개의 보험에 가입한 뒤 상해사고를 당한 것처럼 꾸며 수억원의 보험금을 가로챈 이모(45·여·주부)씨에 대해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이씨는 2003년 6월 가족들 앞으로 보험상품에 가입한 뒤 인천시 부평구 집에서 아령으로 아들 김모(23)씨의 발가락을 부러뜨려 2000여만원의 보험금을 받아 챙기는 등 2001년 6월부터 2003년 11월 사이 일부러 상해를 입혀 모두 2억여원의 보험금을 가로채온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입국 泰환자 3명 2년뒤 회복”

    “입국 泰환자 3명 2년뒤 회복”

    경기도 화성시 D업체에서 발생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다발성 신경장애’ 발병 사건을 수사중인 화성경찰서는 18일 공장장 이모(45)씨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직원 엄모(25)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작업장에 마스크와 안전장구, 환기시설을 비치하지 않아 태국인 여성 노동자 5명이 노말헥산으로 전자부품을 닦으면서 노말헥산에 노출되게 해 ‘다발성 신경장애’에 걸리게 한 혐의다. 경찰은 체포영장이 발부됐던 D업체 대표 송모(53)씨가 이날 오후 경찰서에 자진출두함에 따라 송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여 위법사실이 드러나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17일 오후 태국에서 귀국한 다발성 신경장애(일명 앉은뱅이병) 태국인 환자 3명은 이날 안산시 산재의료관리원인 안산중앙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로짜나(30), 인디(30), 시리난(37) 등은 병원 203호에 입원, 병원에서 제공하는 약과 수액류를 투여받고 있으며 이중 시리난은 상반신까지 마비증세를 보이는 등 병세가 중하다. 이들을 병원에 입원시킨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박천응목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제보를 받고 처음 방문했을 때 회사측은 엉뚱한 곳을 보여주며 태국인이 없다고 했다.”며 “회사측이 사건을 은폐, 방치했다.”고 비난했다. 병원측은 의사소견서를 첨부,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요양을 신청할 예정이며 정확한 병세를 파악하기 위해 근전도검사, 신경조직검사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추언총(29) 등 나머지 5명은 병세가 호전돼 휠체어를 타고 보행할 수 있다고 병원측은 밝혔다. 안산중앙병원 조해룡(52) 원장은 “통상 2년 정도 치료를 하면 회복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유해물질에 노출된 정도에 따라 치료시기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사설] 잇단 외국인 직업병 당국은 뭐했나

    경기도 화성 전자부품 공장의 태국 여성 노동자 5명이 유독성 세척제에 중독돼 하반신마비 증세를 보인 데 이어 안산의 중국 여성 노동자들도 똑같은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인 노동자들의 중독사실이 처음 확인된 것은 지난 2002년 11월이다. 당국이 그때 사안의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기만 했더라도 똑같은 피해의 재발은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노동당국은 사고현장을 조사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안전관리 대행업체에 한달간 영업정지 조치를 했을 뿐이다. 같은 세척제를 사용하는 다른 업체들에 대한 경고나 조사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무사안일한 행정의 전형이다. 노동부는 클린3D사업 등을 통해 중소기업 작업환경개선에 많은 성과를 올렸다고 자평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드러난 실상을 보면 성과는커녕, 우리나라가 선진국 진입을 바라보는 경제 대국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피해 노동자들은 특수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사업주는 문제의 세척제가 유독한 물질인지조차 몰랐다고 발뺌하고 있다. 산업안전담당 근로감독관과 산업안전공단에서는 지금껏 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하는 작업장은 작업환경 기준 준수 대상업체에서 제외되기라도 한단 말인가. 설사 불법체류자 신분이라고 할지라도 작업장 안전은 보장되어야 한다. 당국은 사태가 불거지고 나서야 실태조사와 사법처리 방침을 외치고 있다. 엄정한 처리를 요구하거니와 드러난 문제만 덮고 가자는 식은 안 된다. 인권후진국의 멍에를 쓰지 않도록 외국인 노동자 착취구조 개선에 나서야 한다.
  • [안동환기자의 현장+] 대리기사 꿈 실은 ‘고양이 버스’

    [안동환기자의 현장+] 대리기사 꿈 실은 ‘고양이 버스’

    대중교통이 끊긴 시간, 대리운전 기사들은 어떻게 움직일까. 치열한 경쟁으로 대리운전 요금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자칫 택시비가 더 많이들 텐데…. 정답은 대리운전 기사의 발을 자처하는 셔틀 버스에 있다. 캄캄한 새벽에만 다니는, 보통사람들에게는 감추어진 그들만의 교통수단을 ‘고양이 버스’로 불러도 좋을 것이다. 물론 일본의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고양이 버스의 동화적 상상력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자정부터 서울과 의정부, 일산, 분당, 인천, 부평, 수원, 안산, 안양 등 수도권의 밤거리를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버스안의 세계는 생존을 위한 또 다른 ‘전쟁터’다. 22대의 25인승 버스가 14개 노선에서 하루 평균 3300㎞를 달린다. 손님은 한국대리운전협회 회원 4000여명. 매일 1000여명이 이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28일 오전 1시10분. 한 대의 셔틀 버스가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을 미끄러지듯 벗어난다. 지난 4월부터 운전대를 잡았다는 추창호(58)씨의 이른 하루가 비로소 시작된 것이다. 추씨는 낮에는 유치원 버스, 밤에는 고양이 버스를 모는 ‘투잡스족’. 그는 오늘도 의정부에서 강남구 청담동 프리마호텔 앞까지 1번 노선을 새벽 4시까지 두 차례 왕복해야 한다. 추씨에게 주어진 시간은 48분. 손님이 있는 목적지에 1분이라도 빨리 닿아야 공치지 않는 대리운전 기사들과 고양이 버스 기사의 시간 싸움에 버스 안은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오전 1시30분, 하계역에서 버스에 오른 우모(54)씨는 무척 고단해 보였다. 서울 을지로에서 의정부를 오가며 3건을 뛰었다고 한다.4만 5000원을 받았지만 택시비 6000원에 회사 공제금 20%를 제하면 얼마나 남을지…. 그는 파주에서 전자부품을 만드는 영세업체 사장이다. 깊어지는 불황에 지난해 11월에는 집까지 팔았지만 어려움은 풀리지 않았다. 직원 2명의 월급을 주기 위해 낮에는 공장에서, 밤이면 새벽 3시까지 대리운전 기사로 뛰고 있다.“내년에는 제발 경기가 풀려 웃어 봤으면 좋겠다.”는 우씨의 이마에는 주름살이 깊게 패어 있었다. 대리운전 기사들은 셔틀 버스 안에서도 쉬지 못한다. 쉴 새 없이 호출신호가 울리는 단말기에서 눈을 뗄 수 없다. 용케 손님의 호출을 받은 대리 기사들이 중간에 내릴 때는 남은 이들의 부러운 시선이 뒷모습에 박힌다. 태릉입구역을 지나면서 버스는 대리 기사들로 빈자리가 없었다. 영동대교를 건너자 화려한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강남으로 접어든다. 모든 대리 기사의 마지막 ‘전투지’다. 버스 안에는 기대감과 묘한 흥분의 기류가 흐른다. 1시58분. 신기하게도 1분의 오차도 없이 버스는 종착지인 프리마호텔 건너편에 정확히 멈췄다.5분 뒤 버스는 다시 의정부로 달려가야 한다. 추씨는 오전 3시10분 신곡동 출발점에서 두 번째 운행을 시작할 것이다. 추씨는 새해 방학네거리에서 압구정동까지 편도 16㎞의 조금 짧은 노선으로 옮긴다. 밤을 하얗게 밝히고 한달에 100만원을 손에 쥘 뿐이지만 추씨는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하고 싶다.”고 의지를 보인다. 추씨는 유치원 버스에서도 한 달에 120만원의 수입을 올린다. 하지만 눈붙일 겨를 없이 이어지는 일이 환갑을 바라보는 그에게는 무리가 아닐 수 없다. 외환위기로 운영하던 공장을 접고 긴 실직의 터널을 지나야 했던 추씨는 ‘노동은 행복’이라는 작지 않은 가르침을 주었다. 이날 버스 안에서 만난 여성 대리운전 기사 정모(46)씨는 동대문 시장에서 미싱 일을 한다. 정씨는 아이들 교육비를 벌겠다고 밤마다 도로로 나선다. 아이들이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다. 노총각 박모(35)씨에게 새해에 이루고 싶은 일을 물었더니 잠시 주저하더니 꼭 결혼을 하고 싶단다. 취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새벽길, 가슴이 따뜻해진 때문인지 춥지도, 피곤하지도 않았다. 거대한 수도권의 밤거리를 내달리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들이 자랑스럽고 고맙기조차 했다. sunstory@seoul.co.kr
  • 中·日 ‘치고받기’ 심상찮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이석우기자|중국이 일본의 방위정책인 ‘신(新)방위계획 대강’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거세게 반발, 잠수함사건, 야스쿠니 신사 참배, 영유권 분쟁 등으로 최근 악화일로에 있는 두 나라 관계가 더욱 냉각되고 있다. 장치웨(章啓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외교부 웹 사이트에 올린 논평에서 일본이 무기수출 금지를 완화하면서 북한과 중국을 잠재 위협으로 간주한 데 대해 “아무런 근거가 없으며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장 대변인은 이어 “역사적으로 일본의 군사안보 동향은 매우 민감한 문제”라고 지적한 뒤 일본에 대해 이웃국가들의 우려를 고려해 군사 문제에 신중을 기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노력해 줄 것을 촉구했다.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 신화통신도 이날 도쿄발 기사에서 ‘중국 위협론’을 들고나온 것은 두 나라 국민의 평화와 안정 유지 열망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신화통신의 국제전문지 궈지셴취다오바오(國際先驅導報) 11일자는 일본 정부가 무기 수출을 허용하면 세계 군함 시장의 60%, 군용 전자부품 시장의 40%, 항공 시장의 30%를 일본이 독점하게 되는 등 군사대국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중국에 대한 정부개발원조(ODA) 중 무상협력자금을 수년 내에 중단할 방침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12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산케이신문도 이날 일본 재무성이 내년도 ODA 예산을 8000억엔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올해 8169억엔보다 줄어드는 것으로 6년 연속 삭감되게 된다. 앞서 중국은 일본 최남단 오키노토리(沖ノ鳥)섬 일대에 대한 조사활동을 둘러싼 일본측의 거듭된 항의에 대해 “영해를 보는 관념차일 뿐”이라면서 항의를 일축, 분쟁의 소지를 남겼다. swlee@seoul.co.kr
  • 김포에 50만평 산업단지

    김포시 양촌면 학운·대포리 일대에 50만평 규모의 지방산업단지가 조성된다. 25일 김포시에 따르면 경기지방공사와 공동으로 사업비 4900억원을 들여 학운·대포리 일대 50만 8000평에 ‘양촌지방산업단지’를 2006년 12월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 9월 지방산업단지 지정·개발계획 고시 등을 마쳤으며, 내년 1월 보상에 들어가 7월쯤 실시계획 승인 및 착공할 예정이다. 단지에는 컴퓨터, 회계·사무용기기, 전자부품, 영상음향, 통신장비, 금속, 가구 등 무공해·고부가가치 산업 위주로 500여개의 업체가 입주하게 된다. 이곳에는 근로자용 주택단지 및 학교, 근린공원, 하수종말처리장, 폐기물처리장 등도 함께 들어서 자급 자족형 산업단지로 꾸며진다. 시는 단지가 조성되면 지역 여러 곳에 분산돼 있는 중소업체를 한 곳으로 집중시켜 생산성을 높일 수 있어 3조 4400억원의 생산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현대오토넷 MK가 인수?

    현대차그룹 물류계열사인 글로비스가 1억달러(1060억원)어치의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MK부자’(정몽구 회장과 아들 의선씨)의 현대오토넷 인수설이 급부상하고 있다. 시장의 관측이 상반되는 가운데 ‘후계구도 구축을 위한 실탄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도 들린다. 글로비스측은 “순수한 사업확장 목적”이라고 해명한다. 이 여파로 현대오토넷의 주가가 급등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MK(40.15%)와 의선(59.85%)씨가 지분을 100% 갖고 있는 글로비스는 노르웨이 해운사인 빌헬름센에 지분 25%를 1억달러에 파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관심사는 이렇게 해서 조달한 돈의 사용처.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현대오토넷 인수설이 다시 꿈틀대는 이유다. 공교롭게도 지분매각 대금이 현대오토넷 인수비용(1650억원 추정)과 비슷한 데다 현대오토넷의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현대차에 ‘투자 안내서’를 발송한 것도 소문을 증폭시켰다. LG투자증권 한금희 애널리스트는 이날 낸 보고서에서 “MK부자가 매년 10억원의 배당 수입을 주는 알짜배기 글로비스 지분을 팔기로 한 것은 다른 회사를 매입할 의도로 풀이된다.”면서 그 대상이 현대오토넷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반면 동부증권 용대인 애널리스트는 “본텍(기아차의 전자부품 계열사)과의 사업 중복성 등 현대오토넷 인수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다만 MK가 현금 여력이 생길 때마다 그룹 계열사 지분을 매입한 점에 비춰볼 때 동일한 방법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아차 주식을 사들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MK 부자는 기아차 주식을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다. 현대차를 통해 ‘우회 지배’하고 있을 따름이다. 이번 기회에 기아차 지분을 4% 가량 사들여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비하거나 후계 구도 구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매각대금의 용도와는 별도로 지분매각 차익이 온전히 MK부자에게 귀속된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논란도 재연되고 있다. 물론 글로비스측 주장대로 협상이 연내 타결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한·일 PDP大戰 ‘2R’

    한·일 PDP大戰 ‘2R’

    한·일 PDP(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 특허 분쟁이 다시 불붙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마쓰시타전기는 지난 1일 LG전자가 자사의 PDP 관련 특허기술을 침해했다며 도쿄 법원과 세관에 LG전자 PDP 모듈에 대한 수입금지 가처분신청 및 통관보류 신청을 냈다.1주일 정도 뒤면 통관보류 여부가 결정된다.LG전자는 즉각 맞소송을 내면서 마쓰시타 PDP TV의 국내 수입 금지를 요청하는 등 정면 대응을 선언했다. 마쓰시타는 삼성SDI,LG전자와 함께 세계 PDP업계 1위자리를 다투고 있다.PDP외에도 파나소닉,JVC, 내쇼날 브랜드로 각종 디지털 가전과 전자부품 등을 생산하며 지난해 623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글로벌 기업이다. 일본 후지쓰와 삼성SDI간 벌어졌던 특허분쟁이 타결된 지 5개월 만에 재점화된 한·일 분쟁은 디스플레이 산업의 패권 다툼과 연계돼 있다. 일본 PDP업체들의 연이은 ‘특허시비’는 불과 3년 만에 세계 1위로 급부상하고 있는 한국 PDP업계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LG전자-마쓰시타 ‘정면충돌’ 두 회사의 특허분쟁은 지난해 8월 마쓰시타가 PDP 패널의 열을 발산시키는 방열기술 등 자사특허 5건을 LG전자가 침해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LG전자도 마쓰시타가 자사의 전극분할(화면의 속도와 선명도를 높이는 기술) 특허 등 5건을 침해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4차례에 걸쳐 크로스 라이선스(교차특허)를 전제로 협상을 벌여오다 마쓰시타의 ‘선공’으로 전쟁은 시작됐다. LG전자는 2일 일본 법원에 수입금지청구권 부존재 확인소송을 내고 마쓰시타 한국법인(파나소닉코리아)을 상대로도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 또 산업자원부 무역위원회에 불공정 무역행위에 대한 조사를 의뢰해 마쓰시타의 PDP TV에 대한 수입·판매 금지 및 반입배제, 폐기처분 조치를 건의했다. 나아가 전 세계에서 마쓰시타 제품의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고 세계무역기구(WTO)에도 제소를 검토 중이다. 정부도 일본정부에 ‘항의서신’을 보낼 방침이다. LG전자는 마쓰시타가 자사의 특허라고 주장하는 기술은 PDP 이전에도 평판디스플레이(FPD)와 LCD업계에 이미 널리 퍼져 있던 기술이어서 특허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 3월 일본특허청이 펴낸 ‘특허출원기술동향조사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는 표시품질 개선, 고해상도, 저소비전력화 기술에서 앞서고 마쓰시타는 동작특성 개선, 고신뢰성화, 계조표시 개선기술에서 앞서는 등 두 업체의 기술수준은 별 차이가 없었다.LG전자 함수영 특허센터장은 “현재 PDP 수출물량 중 일본세관을 통과하는 물량은 월 100대 미만으로 통관보류 조치가 내려져도 수출 및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면서 “급성장하는 한국 PDP업계를 견제하기 위해 후지쓰에 이어 마쓰시타도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업체 연이은 특허시비, 왜? 지난해 24억달러에 달했던 전 세계 PDP시장은 올해 80% 성장이 예상돼 43억달러로 커진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이 가운데 삼성SDI와 LG전자가 각각 24%,23%의 점유율로 1,2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마쓰시타가 17%, 삼성SDI와 특허분쟁을 벌였던 후지쓰와 히타치의 합작사인 FHP가 15%,NEC가 10%로 뒤를 잇는다.2002년만 해도 삼성SDI와 LG전자의 점유율은 각각 8%,12%로 마쓰시타 21%,FHP 28% 등 일본업체에 상대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국내업체들은 공격적인 설비투자로 생산능력을 끌어 올려 단숨에 일본업체들을 추월했다. 앞으로도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다만 마쓰시타는 내년이면 월 17만 5000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돼 각각 28만 5000대,25만대인 LG전자와 삼성SDI에 맞설 만한 수준이 된다. 설비투자에서 뒤처진 일본업체로서는 자신들의 강점인 특허기술로 한국업체들을 견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법정소송보다 일본업체에 유리한 ‘관세정률법’을 적절히 활용, 국산제품의 일본 수출에 제동을 거는 것이 특허료 협상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 “본때 보이겠다” 이번 분쟁은 법적분쟁이 먼저 일어난 뒤 협상으로 문제가 해결된 삼성SDI-후지쓰 경우와 달리 ‘크로스 라이선스’ 협상이 틀어진 뒤 마찰이 불거졌기 때문에 장기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LG전자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이 툭하면 특허시비를 거는데는 후발주자인 한국업체들이 그동안 특허협상에서 ‘저자세’를 보인 탓도 있다.”면서 “유사한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PDP 분야가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몇달 만에 기술의 흐름이 바뀌는 첨단산업인 만큼 특허소송으로 오랜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는 점에서 조기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도쿄 세관의 통관보류로 격화됐던 삼성SDI와 후지쓰의 특허분쟁은 지난 6월 초 양사가 크로스 라이선스 협약을 맺으면서 4개월 만에 타결됐다. 한편 LG전자는 후지쓰와도 특허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자사의 특허를 이용한 크로스 라이선스로 분쟁을 피해가고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뉴스플러스] 로만손·TS정밀 개성공단 입주

    정부는 19일 로만손(시계 및 부품)과 TS정밀(반도체·전자부품)에 대해 남북 협력사업을 승인했다. 이로써 당초 개성공단 시범단지에 입주할 예정이던 15개 기업 중 정부의 반출물자 심사를 통과한 기업은 모두 13개로 늘어났다. 정부는 이달 중 제시콤(통신 소재)과 재영솔루텍(자동차 금형부품) 등 나머지 2개 업체에 대해서도 반출물자 정밀 심사를 마무리하고, 남북 협력사업을 승인할 예정이다. 로만손과 TS정밀은 전략물자 해당 가능성이 제기된 일부 설비·자재를 다른 품목으로 교체하거나 반출하지 않기로 결정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 정부 당국자는 “협력사업 승인을 받은 업체 중 4곳이 이미 공장 건설에 착수했고 4곳은 조만간 건설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올해 안에 공장을 가동해 제품을 생산한다는 당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對中수입 1,2위 반도체·컴퓨터부품

    한·중 기술격차가 줄어들면서 중국산(産) 첨단제품이 몰려오고 있다. 중국 진출 기업이 한국에 되돌아오는 ‘U턴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무역협회가 17일 한·중 수출입 품목을 분석한 결과, 수입품의 경우 과거 주종을 이뤘던 섬유제품과 농산물이 감소하는 대신 산업용 전자제품, 전자부품, 철강제품 등이 크게 증가했다. 올들어 1∼8월 산업용 전자제품과 전자부품, 철강제품은 대중국 수입품 가운데 각각 1,2,3위를 기록했다. 세부 품목별로는 집적회로 반도체, 컴퓨터 부품, 모니터 등의 수입이 많았다.2002년 수입품목 가운데 1위였던 섬유제품은 올들어 4위로,5위였던 농산물은 8위로 각각 떨어졌다. 양국간 동일 산업 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상위 5대 수출품을 비교해 보면 산업용 전자제품, 전자부품, 철강제품 등 3개 품목이 겹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과거와 같은 업종간 역할분담보다는 업종 내 분화가 이뤄지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중국에 진출한 기업이 한국으로 철수하는 현상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투자 회수 건수는 2000년 18건을 기록한 이후 2001년 29건,2002년 30건,2003년 48건 등으로 늘어났다. 올들어 지난 7월까지 23건에 달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한·중 기술격차가 좁혀지면서 중화학공업제품을 중심으로 산업 내 무역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중국에 진출하려는 기업은 사전정보를 충분히 습득하고, 무분별한 투자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37)한-중 경협 상생의 길

    [차이나 리포트 2004] (37)한-중 경협 상생의 길

    한국 경제는 연륜은 있지만 규모가 작다.이에 비해 중국은 경험은 짧지만 초대형 경제로의 면모를 갖춰 가고 있다.이 두 나라 경제의 상생구조가 앞으로도 지속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까지는 잘해 왔지만 앞으로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역설적이지만 중국시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버려야 한다.올 8월까지 한국의 중국(홍콩 포함)시장에 대한 수출 집중도는 27.6%로 미국·일본 등 전통 수출시장을 크게 앞서고 있다.한국은 중국이라는 중저가 제품시장을 얻는 대신 고가의 첨단제품 위주로 구성돼 있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시장을 잃어가고 있다.이는 우리 수출제품의 기술집약도 약화를 의미하며,기업 차원에서는 제품혁신과 기술개발의 유인체계가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그만큼 중국의 추격에 취약해진 셈이다.중국과의 기술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선 경쟁력 있는 새로운 제품이 지속적으로 창출될 수 있는 유인체제가 마련돼야 한다.즉 주력 수출시장이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중심으로 다시 전환돼야만 한다. 대중국 수출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13억 인구라는 거대시장의 가능성만 보고 불확실한 미래를 담보로 거의 원가에 내다 파는 방식은 더이상 지속되기 어렵다.삼성이 중국 등에서 추진했던 휴대전화의 고가 판매전략은 좋은 예다.지금도 중국 휴대전화 판매장에서 중국 소비자들은 세계 유명 상표보다도 20∼30% 비싼 우리 제품을 기꺼이 산다.대중국 수출의 부가가치 중심으로의 전환은 국가 위험도 관리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특정 국가에 대한 수출 집중도가 25%가 넘어간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중소기업이 대기업과 동일한 영역에서 경쟁해서 살아남기는 힘들다.중소기업 특유의 강점을 바탕으로 대기업의 약점을 파고들어 생존공간을 확보해야 한다.한·중간에는 1인당 국민소득 격차가 무려 12배나 난다.제조원가에서 한국은 중국과 경쟁할 수 없다.중국이 제조하기 어려운 분야를 특화해 한국의 생존 공간으로 확보해 나가야 한다.중국이 경제발전 과정상 다음 단계에 필요한 제품들이 무엇인지를 사전에 파악해 대비해야 한다.보다 정교한 중국경제 연구체제가 필요하며,우리 기업이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국가적 차원의 네트워크도 구축돼야 한다. 한·중 수교 12년을 돌이켜보면 한국은 중국의 경제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지난 1992년의 한·중 수교는 양국 경제의 상생에,특히 중국의 경제발전에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대외적으로 천안문사태로 인해 국제적 고립에 처해 있던 중국이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한국과의 수교가 결정적인 계기였다.당시 관망세를 보였던 일본과 타이완 기업들이 한국의 중국시장 선점을 우려해 대중국 투자를 본격화했기 때문이다.한·중 수교가 중국의 외자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성장전략에 단초를 제공한 것이다. 이후 중국의 고도성장은 1997년 외환위기를 맞은 한국이 이를 조기 극복하는 데 1등공신의 역할로 보답한다.중국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등장하면서 한국의 무역수지 구조는 만성적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중국이 의류·가전산업 등에서 세계의 공장과 수출기지로 부상하면서 부품과 원부자재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다.외자기업 중심의 조립가공형 수출구조로 인해 철강,석유화학,반도체 및 전자부품 등을 중심으로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수교 후 11년간 연평균 26.5%씩 증가했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증가율은 중국의 수출변화율과 거의 일치한다.또한 한국은 중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노동집약적 공정을 중국에 이전하고 본국 기업을 지식기반 공정에 특화함으로써 기업 구조조정에 좋은 기회로 활용했다. 과거 한·중 경제협력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양국간의 경제적 격차에 따른 보완성이 한·중간에 상생을 가능케 한 바탕이었다는 점이다.최근 중국의 산업화가 가속화하고 수출이 늘어나면서 양국간 협력영역은 축소되고 경쟁영역이 확대되고 있다.중국경제와의 상생 가능성이 그만큼 불확실해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중국 경제와의 상생구조를 유지하고 중국의 성장을 우리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안목에서의 전략과 체계적인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mhlee@kiet.re.kr ■ 미래 전략산업 ‘격돌’ 불가피 중국을 바라보는 우리 업체들의 시각이 심상치 않다.KOTRA가 중국 현지 우리 투자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조사대상의 58%가 경쟁자로 중국 업체들을 지적했고,53%는 중국기업들과의 기술격차가 없다고 응답했다.그러나 기술수준을 중심으로 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산업분류 방식에 따라 지난 7년간 한·중간 산업과 수출구조 변화추이를 살펴보면,한·중 간에는 아직도 상당한 격차가 있다. 1995∼2002년 양국 산업구조의 기술 고도화 추이를 살펴보자.그림에서 보듯,중국의 경우 저위 및 중저위 대 중고위 및 지식기반 제조업의 비율이 이 기간에 67대33에서 63대37로 4%포인트 증가했다.한국도 이 기간에 55대45에서 51대49로 4%포인트 증가했다.중국의 추격만큼 한국도 달아난 것이다.2002년 중국의 산업구조는 1995년의 한국수준에 못 미친다.산업 전체로 보면 한·중 간에는 여전히 상당한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 그러나 산업구조의 고도화 과정은 두 나라가 다른 양상을 보인다.한국은 저위 기술산업에서부터 지식기반 제조업까지 순차적으로 계단식 형태의 발전을 해 온 반면,중국은 동시다발적 엘리베이터식 형태의 기술발전 양태를 나타내고 있다.중국은 노동집약적인 저위 기술산업을 제외하고 모든 산업에서 동시다발적인 발전이 진행되고 있다.세계 2∼3위의 중국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거의 모든 영역에서 두 나라가 경쟁구도로 진입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양국이 추구하는 미래 전략산업이 거의 일치한다는 점이다.이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차세대 성장동력산업군과 중국 정부가 발표한 국가산업기술정책을 비교해 보면 확연해진다. 두 나라 모두 자동차·기계·조선·철강 등 전통제조업의 기술혁신을 통한 고부가가치화와 정보통신,환경,에너지,항공우주,생명공학 등 미래 유망분야의 산업화와 수출화를 추구하고 있다.이는 향후 발전의 원동력이 될 미래산업 분야에서 한국과 중국의 충돌을 예고하는 것이다. 양국간의 수출구조 변화추이를 살펴보면 이같은 예고는 더욱 분명해진다.수출산업에서 중국의 추격은 상당히 빠르다.중국의 저위 기술 및 중저위 기술산업 대 중고위 및 지식기반 제조업의 수출비중은 1995년 70대30에서 2003년 50대50으로 8년 만에 20%포인트나 개선됐다. 한국은 이 기간에 42대58에서 30대70으로 변화해 12%포인트가 개선되는 데 그쳤다.중국이 한국보다 무려 8%포인트나 기술고도화 속도가 빠르다.중국의 수출구조 역시 산업구조와 마찬가지로 정보기술(IT) 제품을 중심으로 건너뛰기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중국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산업과 수출구조 고도화를 달성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그러나 아직까지 양국간 격차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이같은 결과를 종합해 보면 중국 경제에 대한 지나친 낙관도,비관도 모두 경계해야 한다.중국경제에 대한 실상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베이징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mhlee@kiet.re.kr
  • 삼성SDI,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에 뽑혀

    삼성SDI는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2005년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ow Jones Sustainability Indexes·DJSI)’에 선정됐다고 30일 밝혔다. 앞으로 1년 동안 DJSI 회원으로서의 자격을 인정받고 DJSI 로고를 기업설명회(IR)와 각종 공시,대외 홍보자료에 공식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됐다.세계적인 펀드 운용 회사들이 도덕적이고 투명한 기업 등을 대상으로 투자하기 위해 전세계 3000조원 규모로 운영하는 사회책임투자(SRI)펀드 유치도 유리해졌다. DJSI는 59개 산업부문을 대상으로 전세계 2550개 대형 상장사 중 978사의 재무정보,사회적·윤리적·환경적 가치들을 종합적으로 판단,320여개 업체를 선정했다. 삼성SDI는 전자부품 분야에서 에어컨 부품회사인 다킨,차량용 연료전지 회사인 발라드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최고경영자(CEO)의 강한 의지,국내 최초 지속가능 보고서 발간,전사·사업장별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운영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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