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협 붐 속 올 50만명 방중 예상
◎오늘 한·중수교 3주년… 현황과 전망/경제적 이해 합치… 인적·물적교류 급증/중,북한 의식… 정치관계 발전은 소걸음
한국과 중국이 24일로 수교3주년을 맞았다.
두나라는 92년 수교이후 비약적인 관계발전을 이뤘다는 일반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중국은 한국과의 수교를 통해 경제적 실리,대만에 대한 고립외교의 완성,미국·일본에 대한 견제 틀 마련등 일석삼조의 열매를 거두어들였다.
한국도 경제적 이해 뿐 아니라 초강대국으로 발돋움하는 중국과의 불편한 관계를 해소,동북아 긴장완화와 함께 북한문제등과 관련,중국의 긍정적인 영향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두나라수교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나 수교직후 관계발전의 원동력은 경제적인 이해관계의 합치로 요약된다.중국은 한국의 기술·자본이 필요했고 산업의 발전단계상·거리상 또 서구국가들과 달리 기술이전을 꺼리지않는다는 측면에서 한국 기업이 필요했다.한국도 미국·유럽시장에서의 한계를 중국이란 시장과 생산기지에서 경제적 돌파구를 찾으려했다.
직접교역액이 지난해말 92년에비해 약 2배에 달하는 1백16억달러로 증가한 것이나 올해말 1백5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관계자들의 전망에서도 두나라의 경제적 이해합치를 확인할 수 있다.3년전만해도 적성국가로 분류되던 중국이 한국의 최대 투자대상국이 된 것에서도 앞으로의 경제협력 발전 속도를 예측할 수 있다.94년말 우리의 대중국 투자는 1천8백건,13억9천만달러였다.
이러한 경제교류 확대를 타고 인적교류도 홍수처럼 늘고 있다.수교전인 90년 9천6백여명에 불과하던 중국방문자는 92년 4만3천명으로 급증한데 이어 지난해말 23만5천명으로 폭발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올해는 상반기 16만명이 중국을 방문,하반기 여행객등을 감안할 때 방문객수가 50만명을 넘을 것이란 관측이다.
정치적인 관계에서도 두나라는 일단 외견상 빠르고 순조로운 관계발전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지난해 4월 김영삼대통령을 필두로 이만섭 국회의장(94년5월),이홍구 총리의 방중(95년5월)이 있었고 중국측에선 지난해 이붕총리와 올해 교석전인대 위원장등 당서열 2·3위의 방한에 이어 오는11월 강택민총서기겸 국가주석의 방한이 예정돼있어 두나라의 밀월관계가 더욱 달콤하게 전개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양국간 문화분야의 교류도 크게 늘어났다.문화분야 인사들의 잦은 교차방문외에도 미술전시와 사물놀이,곡예단,발레공연 등 문화교류는 92년 16건에서 지난해에는 30건으로 2배나 늘어났다.특히 지난해 3월에는 문화협정까지 체결돼 문화·예술·학술 분야의 교류를 더욱 확대할 제도적 장치까지 갖추었다.
그러나 한·중관계는 북한이라는 한계를 원죄처럼 안고 출발했다.한반도에 관한 중국의 시각은 이중적이며 급격한 관계발전에도 불구,중국의 정경분리의 축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지난해 9월 북한의 요구에 따라 군사정전위원회를 철수한 것이나 최근 연변에서 납북된 안승운씨(49·순복음교회 목사)송환과 관련된 어정쩡한 중국의 태도,북한을 의식한 심양총영사관의 개설 지연등은 정치적 방면에서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중·조우호협정이 여전히 유효,유사시 중국의 한반도개입이 가능하다는 사실에서나 북한 핵개발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에 있어서 중국의 북한감싸기등도 역시 중국의 입지를 읽을 수 있다.한·중수교이후 냉각됐던 두나라 관계도 최근 중국의 북한 감싸안기 노력이 두드러지면서 다시 회복조짐을 보이는 중이다.특히 최근 중·미관계의 약화와 북한의 대미·대일 외교개선노력이 활발해지면서 두나라의 관계 강화가 관측되고 있다.중국이 북한에 대해 연간 1백만t내외의 유류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은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시사하는 점이다.
중국외교부의 한 차관급 고위관리는 이에 대해 『비가 자주 오다보면 도랑이 생길 것』이란 함축적인 말로 한·중관계의 발전을 낙관했다.그러나 경제 및 인적교류 폭의 증가에도 불구,냉전체제가 가져온 기본틀은 변화하지 않고 잠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또 우리측이 경제적인 이점을 중국과의 외교력으로 충분히 전환하지 못하고 정전위문제,중국핵실험등과 관련,저자세 외교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경제적 이점을 어떻게 외교역량으로 실현시키고 중국과의 기본적인 입장차를 메워가느냐,이점이두나라 수교 3주년을 맞는 과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