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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중경, 국회 안 나온 罪

    최중경, 국회 안 나온 罪

    “‘최틀러’라는 별명을 즐기는 것 아닙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국회를 무시하면 소신 있는 장관이라는 평가를 받습니까.” “무시한 적 없습니다.”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120여명의 국회의원들이 국무위원석에 혼자 앉아 있는 최 장관을 일제히 응시했다. 회의 안건은 ‘원전 안전 운영 및 고유가 대책 관련 긴급 현안 질문’이었지만, 지난 2월에 이어 4월 임시국회에도 외국 출장을 이유로 대정부 질문에 출석하지 않은 최 장관을 질타하기 위한 자리였다. 장관 1명을 상대로 본회의가 열린 것은 사상 처음이다. 최 장관은 휴식없이 2시간 30분 동안 선 채로 의원들의 질문 공세를 받아야 했다. ●與도 “겸손히 대답해” 호통 민주당 노영민 의원의 질타가 가장 매서웠다. 노 의원은 “국회법대로 국회의장의 승인을 받고 불출석했느냐.”고 질타하자, 최 장관은 “야당 원내대표께서 양해를 안 해주셔서 승인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자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2월에는 전화도 안 하고 나갔잖아.”라고 소리를 질렀다. 노 의원이 “국회를 빼먹고 참가한 클린에너지 장관회의에 몇 개국 장관이나 참여했느냐. 의정서에는 몇 개국이나 서명했나. 미국 장관과 회담을 했다는데, 휴식 시간에 잠깐 대화한 것 아니냐. 귀국 이후에 의장이나 여야 원내대표에게 전화라도 했나.”라고 따졌다. 이에 최 장관은 “23개국 가운데 11개국에서 장관이 나왔고, 나머지는 차관이 나왔다. 서명국은 7개국이다. 이런 본회의가 처음이라 당황해서 귀국 후에도 연락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번에는 일부 여당 의원들이 “겸손하게 대답해.”라고 호통을 쳤다. ●“주말쯤 기름값 할인될 것” 한편 최 장관은 유가 인하와 관련해 “SK는 직접 할인하는 방식이라 (바로 소비자 가격이) 100원 할인되지만, 다른 회사는 정유사에서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이 100원 내렸지만 이미 높은 가격으로 받은 재고가 소진되지 않았다.”면서 “이번 주말이나 내주 초에는 할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유사들의 과점 공급이 유가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덧붙였다. 초과이익공유제와 관련해 최 장관은 “연초에 대기업들을 불러서 연간 이익 규모를 묻고 일일이 관여해야 하는데 이는 계획경제를 해야 하는 셈”이라면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실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을 따져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최 장관은 “한국 원전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면서 “(수명이 다한) 고리 1호기도 격납고를 빼고 모든 부품을 교체하기 때문에 새롭게 건설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폐기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故정주영회장 10주기… 범현대家 한자리

    故정주영회장 10주기… 범현대家 한자리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10주기 제삿날인 20일 저녁 정 명예회장의 생전 청운동 자택에 범현대가가 한자리에 모였다. 범 현대가의 회동은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다. 지난 10일 추모사진전과 14일 추모음악회에 이어 이날 정 명예회장의 자택에 다시 모여 제사를 지냈다. 통상 제사가 치러지는 오후 9시가 되기 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형제들과 정의선 부회장 등 3세들, 사촌들이 청운동 자택에 모두 들어섰다.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이 1시간 30분 전인 오후 7시 29분쯤 가장 먼저 청운동을 찾았고, 정몽준 의원이 8시 42분쯤 손수 운전을 하고 가족들과 함께 청운동 제사에 참석했다. 정몽구 회장도 오후 8시 52분쯤 카니발 승용차를 타고 자택으로 들어섰고, 이에 앞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오후 8시 35분쯤 소복을 입고 딸인 정지이 전무와 함께 자택으로 들어갔다. 이외에도 정 명예회장의 조카인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과 정 회장의 사위인 정태영 현대캐피탈 사장, 정일선 비앤지스틸 대표, 정대선 비에스엔씨 대표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제사 역시 앞선 두 차례의 추모행사에서와 같이 정몽구 회장과 현정은 회장의 만남에 관심이 쏠렸다. ‘집안싸움’으로 번졌던 현대건설 인수전이 끝난 뒤 갖는 세 번째 만남이기 때문이다. 정 회장과 현 회장은 앞선 두 차례의 만남에서 현대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상선 지분과 관련된 각자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두 회장은 침묵을 지킨 채 자택 안으로 들어갔다.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승리를 거둔 정몽구 회장은 앞서 열린 사진전에서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을 다른 곳에 매각해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위협할 의향이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나흘 뒤 현 회장은 “현대상선 지분은 우리한테 와야 한다.”면서도 “현대차그룹 측의 화해 제안이 오면 받아들이겠다.”고 입장을 밝혀 어느 정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된 것처럼 보였다. 정 회장과 현 회장이 10주기 추모 행사에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뭔가 속깊은 이야기가 오갈 가능성도 있다. 가족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현대가인 만큼 ‘왕자의 난’부터 ‘현대건설 인수전’까지 쌓인 앙금을 계속 가져가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현대그룹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10주기를 맞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구두 친서를 받은 데 이어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로부터 추모 화환을 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김양건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통일전선부장 겸임) 명의의 추모 화환은 지난 19일 현대아산 개성사업소에 전달됐다. 화환의 빨간색 리본에는 ‘고 정주영 선생을 추모하며’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현대그룹 측은 절차상의 문제로 추모글이 적힌 화환의 리본만 받았고, 정 명예회장 기일인 21일 리본을 다른 화환들과 함께 선영에 배치할 예정이다. 앞서 18일에는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현대아산 금강산 사무소를 찾아 ‘국방위원장의 위임에 따라 국방위원장의 말씀을 직접 전하는 것’이라며 구두 친서를 읽었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정주영 선생은 민족화해와 협력의 길을 개척하고 북남관계 발전과 조국통일 성업을 위해 참으로 큰일을 했다.”면서 “그의 명복을 기원하고 아울러 현대 일가의 모든 일이 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리 부위원장이 낭독한 김 위원장의 친서를 현지에 있던 현대아산 직원이 받아 적어 서울에 전달했다. 북한은 2001년 3월 21일 정 명예회장이 사망하자 사흘 뒤인 24일 송호경 아태평화위 부위원장 등 조문단 4명을 남한에 보내 조의를 표시하고 김정일 위원장의 조전을 전달한 바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일본통신] 센트럴리그 개막 연기없이 강행하는 이유

    [일본통신] 센트럴리그 개막 연기없이 강행하는 이유

    와타나베 쓰네오(요미우리 신문 회장)의 영향력은 대지진 속에도 변함이 없었다.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지진으로 당초 예정돼 있던 일본프로야구 개막일(퍼시픽리그)은 연기가 됐다. 하지만 센트럴리그는 일본프로야구 선수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25일에 개막한다. 17일 가토 료조 일본야구기구(NPB) 커미셔너는 “센트럴리그만 예정대로 25일 개막전을 치르고 퍼시픽리그는 4월 12일에 시작한다.”고 밝혔다. 일본프로야구 선수회의가 정규시즌 개막일을 늦추자고 주장했던 것을 정면으로 묵살한 것이다. 이번 지진으로 일본의 양대리그중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곳은 단연 라쿠텐 골든이글스다. 지바 롯데 역시 마린스타디움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긴 힘든 상태다. 라쿠텐과 지바 롯데는 퍼시픽리그 소속팀들이다. 하지만 일본은 도쿄에도 제한송전이 이뤄질만큼 전력 부족을 실감하고 있다. 또한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인해 경기장 안전문제에 있어서도 명확히 ‘이상없음’을 말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센트럴리그만 예정대로 개막을 한다. 일본의 주요 언론보도에 따르면 ‘야구를 통해 국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자’가 개막강행의 명분이라고 한다. 하지만 센트럴리그의 이러한 주장은 상당히 어폐가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센트럴리그에 소속된 팀들의 전체 의견이 아닌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의 주장이 관철된 것이기 때문이다. 매년 요미우리 신문사의 주최로 열리고 있는 ‘요미우리 자이언츠 격려회’에서 와타나베 회장은(16일) 리그 개막일을 연기할 수 없다는 지론을 펼쳤다. 개막전을 연기하거나 프로야구를 당분간 그만두거라 하는 말들이 있는건 알지만 과거 전례를 봤을때 지나친 해석이라는 것. 와타나베가 말한 과거는 1945년 8월 종전 후 그해 11월에 동서 대항전을 했다는 일본야구 역사를 일컫는다. 덧붙여 예정대로 개막전을 치르는 것이 하루라도 빨리 재해지의 부흥을 이끌수 있다는 말까지 첨가했다. 결국 와타나베 회장의 주장대로 17일 일본야구기구는 센트럴리그의 개막일을 25일로 확정 발표했다. 하지만 요미우리를 제외한 나머지 구단의 의견이 얼만큼 반영됐는지는 의구심으로 남아 있다. 특히 일본프로야구 선수회 회장인 아라이 타카히로(한신, 한국명 박귀호)의 불만이 크다. 아라이는 센트럴리그의 25일 개막전 확정에 대해 “선수회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유감”이라며 “피해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개막전을 해도 좋은가?” 라며 이번 결정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앞으로 각 구단 선수회장의 의견을 종합해 향후 대응해 나갈 것이란 의견도 내비쳤다. 덧붙여 전 일본프로야구 선수회의 회장이었던 미야모토 신야(야쿠르트)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도호쿠 복지대학 출신의 ‘서쪽의 반쵸’ 가네모토 토모아키(한신)는 “골프도 피겨도 모두 중지됐는데 왜 프로야구만 개막일을 고집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며 강한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센트럴리그의 25일 개막 소식에 따른 각구단 선수들의 반응은 요미우리를 제외한 거의 모든 팀에서 유감을 내비치고 있다. 물론 요미우리 선수들은 와타나베 회장 때문에 의견을 밝힐 수는 없겠지만 리그내 각팀 선수 회장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특히 높다. 앞으로 일본프로야구 선수회의와 일본야구기구 간의 마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편 퍼시픽리그 개막일이 4월 12일로 연기되면서 이 리그에서 뛰는 4명의 한국인 선수(박찬호,이승엽, 김태균, 김병현)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박찬호(오릭스)는 시범경기에서의 부진, 특히 일본타자들의 성향파악이 덜 돼 있어 개막전 연기가 반가운 일이고, 김병현 역시 자신의 몸을 만들기까지의 시간을 벌수 있어 다행스럽다. 반면 25일 개막전에 맞춰 타격감각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려던 계획을 가지고 있던 이승엽(오릭스)과 김태균(지바 롯데)은 다시 자신의 타격감을 조율하게 돼 남은 기간 컨디션 점검이 중요해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사설] 원전 안전신화 과장도 폄하도 옳지 않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유출 위기가 고조되면서 나라 안팎에서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고의 안전기준을 갖춘 일본마저 원전 피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이 확인된 만큼 원전 안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당연하다. 외신은 각국이 현재 건설 중이거나 신설 예정인 200여기의 원전을 정밀조사하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독일은 신규 원전 건설을 중지하는 등 원전사업 재검토에 들어갔다. 반면 전체 전력수요의 20%를 원전으로 해결하는 미국은 원자력을 이용하는 기존의 정책기조를 바꿀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일본의 원전사고는 우리 원자력산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는 현재 21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다. 최근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사상 처음으로 한국형 원전을 수출하며 새로운 원전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국내 원전사업에도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당장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원전 확장정책을 재검토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자연재해 앞에서 원전 안전신화는 한갓 허망한 꿈에 불과함을 우리는 지켜봤다. 그렇지만 모처럼 맞은 원전 르네상스의 기운이 꺾여선 안 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원자력이 가장 경제성 있는 최상의 미래 에너지원임은 재론을 요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원전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준과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요 며칠 새 떠도는 ‘일본 방사능 한반도 상륙’ 유언비어가 증권가 메신저와 트위터 등에 나돌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경찰은 첫 유포자는 물론 메시지를 재송신하는 사람도 처벌을 검토하는 등 강력하게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또한 루머를 이용해 주식시장에서 차익을 보려는 투기세력이 있다고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지금이야말로 깨어 있는 시민의식을 발휘할 때다. 유포자가 적발되면 신속하게 당국에 인적사항을 알려 혼란을 막아야 한다. 정부도 원전에 대해 공개할 정보가 있으면 투명하게 밝혀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말아야 한다. 원전에 관한 한 안심도 방심도 해선 안 된다. 단 1%의 사고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것만이 최선의 길이다.
  • [리비아 내전 사태] “폭탄 투하…곳곳 시체 나뒹굴어”

    밤사이 전투기까지 동원된 리비아 유혈 진압의 처참한 결과는 22일 날이 밝으면서 점차 드러났다. AP통신은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수도 트리폴리의 주거지역 거리에 총을 맞은 시체가 나뒹굴고 있다고 보도했다. 녹색광장과 같은 시위 중심지를 넘어 시내 곳곳에서 무차별 진압이 이뤄졌음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프랑스 인권단체인 국제인권연합(IFHR)은 전날 하루에만 300~400명이 사망했다고 추정하고 트리폴리에서 가장 큰 병원 옆에 시신 450구를 수용할 수 있는 임시 안치소를 세웠다고 밝혔다.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는 아들의 입을 빌려 “총알이 마지막 한발 남을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듯이 모든 무력을 동원해 시위대를 진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알자지라 방송은 전날 밤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수도 트리폴리를 시작으로 시위대를 겨냥한 폭탄 투하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미스라타, 알자위야 등 시위대가 장악한 것으로 알려진 도시들도 타깃이 됐다. 이날 전투기 2대에 나눠 타고 지중해 섬 국가 몰타에 비상 착륙한 리비아 전투기 조종사 4명이 몰타 정부에 “민간인들을 공습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카다피 정권의 공습설에 한층 무게가 실렸다. 이에 대해 카다피의 아들 사이프 알이스람은 국영 TV를 통해 인적이 드문 지역에 있는 군수품 창고를 폭격했을 뿐 트리폴리와 벵가지 등 도시를 공습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혼란이 가중되면서 트리폴리 등 주요 도시에는 식량 부족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트리폴리 외곽에 거주하는 한 남성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음식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주유소에 기름도 떨어졌다. 주민들은 연료 공급을 중단해 사람들의 이동을 제한하려는 것이 이 정권의 또 다른 작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이날도 퇴진 운동을 멈추지 않았다. 이미 외교관과 군, 일부 관리들까지 등을 돌리는 등 벼랑 끝에 몰렸음에도 카다피는 여전히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망명설이 확산되는 가운데 그는 시위 8일째인 이날 새벽 모습을 드러냈다. 이틀째 비가 내리고 있는 트리폴리에 있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자동차 조수석에 앉아 창문 밖으로 손을 내밀어 우산을 들고 약 20초간 보도진에게 몇 마디를 던진 뒤 사라졌다. 자신이 여전히 수도에 있으며 건재하다는 것을 과시한 셈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때 카다피의 핵심 그룹 멤버였던 누리 알 미스마리는 알아라비야와의 인터뷰에서 “카다피는 리비아에 계속 머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내가 들은 바로는 각 부족 지도자와 대화를 하기 위해 애쓰는 중”이라고 말했다. 여러 부족 공동체 연합으로 이뤄진 국가 리비아에서 각 부족의 지지 없는 통치는 불가능하다. 카다피는 집권 초기에는 부족 정치 청산을 주장했지만 실패했다. 정권에 대한 도전을 막는 과정에서 많은 부족들을 소외시켰다. 결국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자 그동안 정권에 불만이 많았던 리비아 최대 부족인 와르팔라 부족과 주위이야 부족이 가장 먼저 돌아섰다. 현 상황에서 여러 부족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란 쉽지 않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윤기 유고 소설·산문집 함께 출간… “63년 삶… 이런걸 배웠소”

    이윤기 유고 소설·산문집 함께 출간… “63년 삶… 이런걸 배웠소”

    번역가이자 소설가, 신화 연구가였던 이윤기는 지난해 8월 63세로 타계했다. 그의 유고 소설집 ‘유리 그림자’(민음사 펴냄)가 유고 산문집 ‘위대한 침묵’과 함께 출간됐다. ‘유리 그림자’에는 4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는데 모두 ‘올바른 인간’에 대한 작은 이야기들이다. 문학평론가 백지은씨는 “사람은 완전하지 않지만,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배울 게 있다는 것이 이윤기의 지론”이라고 설명했다. 눈이 마주친 물고기는 먹지 않는다는, ‘먹을거리에 식격(食格)을 부여하는, 자연 발생적인 한 경지’에 이른 중학생 아들(‘네눈이’)부터, 금방 불날 것 같은 긴급한 상황에서 차분하게 대처하는 아내(‘소리와 하리’), ‘가히 ‘항심’(恒心·항상 평정한 마음)의 경지’에 이른 개, 새들의 죽음을 막아 주는 유리창에 붙은 송홧가루에 이르기까지 그가 삶의 이치를 배우는 대상에는 한정이 없다. 백씨는 대부분의 이윤기 소설은 “자, 나는 이러이러한 일을 겪었다, 나는 이 일을 통해 (인생, 세상, 사람) 공부를 좀 하게 되었다, 이것을 한번 들어 보아라.”란 근본적인 태도를 지닌다고 평했다. 유고 소설집에서도 베트남전에 참전한 경험, 미국에서 공부한 이야기, 학창 시절, 친구와 후배들 이야기 등 이윤기의 삶이 곳곳에서 녹아난다. 특히 소설집의 표제작인 1인칭 소설 ‘유리 그림자’에서 화자인 ‘베트남 아저씨’는 자신이 깨달은 ‘사물은 그림자가 있어야 비로소 온전해진다.’는 깨달음을 여자 친구 딸에게 결혼식장에서 직접 들려준다. 하지만 그의 소설은 계몽과는 거리가 멀다. 남을 설득하고 가르치는 데 목적이 있다기보다는 자기를 설득한 인생의 진실이 남에게도 전이될 것임을 믿을 뿐이다. 그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베트남 아저씨’와 같은 화자는 자기가 이해한 바를 이야기하는 것일 뿐, 남을 이해하게 하려는 것까지 이야기하진 않는다. 집에서 키운 진돗개가 여자 친구의 개를 물어 죽이자 진돗개를 ‘처분’할 것을 요구하는 아들에게도 그의 소설 속 화자는 “나는 아들을 논리로서 설득하지 않았다. 아들의 논리를 그럴 듯한 논거로 논파하지도 않았다. 나는 기다렸다.”고 할 뿐이다. 소설 속 아버지는 아들에게 우산 없는 아이들이 우산을 보면 훔치고 싶을 것이므로 우산을 벽장에 넣고 자물쇠를 채우는 신부님의 이야기를 읽게 한다. 겸허하게 인생의 진실을 들려주는 이윤기의 소설을 다시는 만날 수 없음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부동층 27%→40%… 잠룡들 지지율 동반 추락

    부동층 27%→40%… 잠룡들 지지율 동반 추락

    ‘안보 결집 효과 미미’, ‘차기 주자 불신’, ‘부동층 증가’ 지난달 북한의 연평도 공격 이후 드러난 여론의 추이를 정리한 결과다. 안보 이슈는 국가 위기상황일수록 현재 권력 중심의 결집효과가 강해지는 쪽으로 작용했다. 보수 권력일수록 그런 경향이 짙다. 박정희 전 대통령 때 김신조의 124특수부대원 사건 등이 당시 3선 개헌 저지투쟁을 저지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 때는 KAL기 폭파사건이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2006년 10월 북핵 실험 당시 박근혜 후보가 이명박 후보에게 밀렸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안보 이슈가 정권과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9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42.7%였다. 조사 일주일 전보다 4%포인트 정도 떨어졌다. 비슷한 시기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도 44.7%로 사태 발생 직전(52%)보다 하락했다.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김윤철 선임연구원은 “안보 이슈가 더 이상 특정 이념이나 지지층에 호소하는 현안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관리 문제가 부각되는 등 합리적 이슈로 정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주자도 여론의 신뢰를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8~19일 여야 잠룡들에 대한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박근혜 전 대표가 25.1%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10월(33.8%)에 비하면 두 달 동안 8.7%포인트 떨어졌다.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은 10.0%(10월)→7.4%(11월)→8.4%(12월)였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6.2%→5.1%→6.2%, 오세훈 서울시장 5.8%→4.6%→5.0%, 손학규 민주당 대표 7.5%→5.2%→4.8%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폴앤폴의 조용휴 대표는 “진보·보수 후보 가릴 것 없이 지지율이 정체되거나 하락 추세”라면서 “대세가 형성되기 전이기도 하지만 정국 위기상황에서 신뢰 를 주는 후보가 없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여론의 추이는 ‘부동층 증가’로 귀결됐다. 부동층은 연평도 사태 이후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 40.4%나 됐다. 전달 26.9%에 견줘 13.5%포인트나 늘었다. 비슷한 시기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조사에서도 35.8%로 파악됐다. 12월에는 39.0%로 증가세를 드러냈다. 조 대표는 “현재 권력에 대해 보수층은 갈지자 대응에, 진보층은 강경 대응에 실망하고 있다.”면서 “미래 권력에 대한 소극적 반응은 불안감이 전반적으로 가중되면서 정치 실종 현상까지 예상케 한다.”고 우려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연평도 사격훈련 이후] “北 진정성 보이면 대화 그러나 도발엔 응징으로”

    “훈련이 끝났는데 앞으로 대북정책은 어떻게 되는건가.”(기자) “어떻게 했으면 좋겠나.”(당국자) “… ….” “지금은 투트랙(two-track·제재와 대화 병행) 전략밖에 없다. 북한이 대화할 의지가 있으면 하는 거고, 없으면 못하는 거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1일 압박을 기반으로 한 현재의 대북정책에 변화를 줄 의사가 전혀 없음을 재확인했다. 연평도 사격훈련이 끝났고, 북한 쪽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 수용 등의 ‘대화 유인책’이 흘러나오지만, 우리 정부의 자세는 요지부동인 것이다. 정부 당국자들은 하나같이 북한이 진정성 있는 변화를 보이지 않는 한 대화할 의사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도발→대화→보상’이라는 악순환의 굴레에 결코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지가 가면(假面)같지 않다. 천안함 사건→고농축 우라늄 핵무기 개발→연평도 포격도발 사건 등 지축을 뒤흔드는 충격적인 사건이 거듭 이어졌음에도, ‘진정성 없이 대화 없다.’는 우리 정부의 ‘전략적 인내’는 흔들리지 않는 셈이다. 이 인내심은 북한이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에게 밝혔다는 IAEA 핵사찰 수용 등의 제안을 우리 정부가 일축하는 것으로까지 이어졌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 사회 일각의 대화 국면 전환 주장에 대해 “대화만으로 북한 문제를 풀자는 논리는 미국이나 프랑스, 영국 등 어디가서 얘기해도 좌우를 떠나 비웃음만 산다. 북한은 살인하고 협박하며 대화하자는데, 우리는 대화만으로 문제 해결하자니 다들 갸우뚱거린다. ”고 했다. 그러면서 “상대는 권투하며 발까지 쓰는데 우린 한쪽 팔(압박)을 묶고, 한 손(대화)으로만 싸우라는 게 말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상대의 폭력에는 힘으로 맞서 압박하는 등 강온 양면이 있어야 대화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 때문에 지금까지 어렵게 유지해온 원칙을 저버린다면 북한에 영영 끌려다니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부 당국의 이 같은 단호한 기조에도 불구하고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식의 어떤 변화를 기대하는 시각은 사위지 않고 있다. 특히 중국이 21일 북한의 IAEA 사찰단 복귀 허용 제안과 북한의 핵 이용 권리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는 등 본격적인 대화 압박에 나서는 점도 우리 정부의 ‘원칙 고수’에 도전적 요인이다. 북·중이 거듭해서 “사찰을 받겠다.”는 식의 대화공세를 펴고 여기에 미국이 영향을 받는다면 우리 정부의 의도와는 다른 국면이 펼쳐질 수도 있다. 이와 관련 다음달 중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이 국면전환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남한의 의지가 도외시되는 대북정책 변화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당국자는 “외교를 너무 드라마틱하게 보면 오보를 쓰게 된다.”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
  • 주니치, 日센트럴리그 우승의 원동력은?

    주니치, 日센트럴리그 우승의 원동력은?

    주니치 드래곤스가 2010년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현재까지 143경기를 치른 주니치는 3위 한신 타이거즈가 1일 경기(히로시마전)에서 0-5로 패하는 바람에 앞으로 남은 경기결과와 관계없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현재 리그 2위인 요미우리 자이언츠(76승 1무 63패, 승률 .547)와 3위 한신 타이거즈(74승 3무 62패, 승률 .544)는 각각 4경기와 5경기를 남겨두고 있지만 이 팀들이 남은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하더라도 승률에서 뒤져 역전 우승은 불가능하다. 현재 야쿠르트와의 시즌 최종전을 남겨둔 주니치의 성적은 79승 3무 61패(승률 .564)다. 주니치 입장에서는 매우 뜻깊은 우승이었다. 그동안 누구나 인정하듯 일본야구, 그중에서 센트럴리그의 절대강자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였다. 요미우리는 하라 타츠노리 제2기 체제에 접어들면서 지난해까지 리그 우승 3연패, 특히 작년시즌 일본시리즈까지 제패하며 영원한 강자의 이미지를 철저하게 구축해 놓은 팀이었다. 구단의 막대한 자금력과, 투타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유한 선수들이 즐비한 요미우리는 최근 육성군을 통해 미래를 대비하는 모습까지 선보이며 그 누구도 반론을 제기할 수 없을만큼 완벽한 체제를 구축하던 팀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선발투수진의 붕괴와 외국인 선수들의 극심한 부진까지 겹치며 10년연속 일본시리즈 우승을 호언장담했던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의 기대를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사실 요미우리의 우승실패는 많은 야구팬들에겐 두려움의 성적이다. 비록 클라이맥스 시리즈가 남아 있긴 하지만 시즌 후 전력보강을 위해 엄청난 돈을 뿌릴 것이 확실하기에 나머지 팀들에게 공포감을 주기 충분하다. 주니치를 우승으로 이끈 오치아이 히로미츠 감독은 충분히 영웅이란 칭호를 들을만 하다. 일본야구의 영원한 ‘반항아’ 인 오치아이는 현역시절 요미우리에서 깔끔하게 헤어지지 못했던 전례가 있다. 지독히도 싫어하는 라이벌 요미우리를 2006년에 이어 다시 물리친 오치아이는 지난 2007년 이후 3년만에 일본시리즈 패권까지 노리고 있다. 그럼 올시즌 주니치가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투타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는 누구였을까? ◆ 흠잡을곳 없는 투수력, 팀 평균자책점 1위 주니치가 자랑하는 원투 펀치인 첸 웨인과 요시미 카즈키, 그리고 좌우 불펜 쌍두마차인 아사오 타쿠야와 타카하시 사토시, 마무리 이와세 히토키의 활약은 팀 우승의 바로미터였다. 주니치는 리그 상위권 팀인 한신과 요미우리에 비해 공격력은 빈약한 팀이다. 하지만 양 리그 통틀어 가장 낮은 팀 평균자책점(3.29)과 최소실점(518)은 이팀의 마운드가 얼마나 높은지를 알 수 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불참으로 인해 한국대표팀의 고민 하나를 덜어준 타이완 출신 첸은 13승을 올리며 이부문 2위(10패, 평균자책점 2.90)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부문 1위를 달성한 첸의 올 시즌 활약은 명불허전이었고 그가 있기에 올 시즌 팀이 일본시리즈 우승까지 넘볼수 있다. 첸은 야쿠르트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2일)에 선발 투수로 내정 돼 있다. 지난해 리그 다승왕을 차지했던 요시미 카즈키 역시 비록 기복이 심한 피칭내용으로 불안을 안겨줬지만 12승(9패, 평균자책점 3.55)을 거두며 나름의 몫을 다했다. 이 두명의 선발투수들은 리그 클라이맥스 시리즈와 일본시리즈에서 당연히 첫 출격을 해야할 투수들로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중요해졌다. 아무리 첸과 요시미의 분투가 돋보였다고는 하지만 주니치의 우승 주역으로 이 선수를 빼놓고 이야기할 순 없다. 바로 일본야구 여성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꽃미남 투수’ 아사오 타쿠야의 활약때문이다. 아사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펜투수로 활약하며 71경기에 출전, 리그 홀드왕(47홀드)과 1.70의 빼어난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팀이 리드하고 있는 경기는 반드시 이어가며 지켜냈다. 팀 타력의 부실함 때문에 팽팽한 접전을 치른 경기가 많았기에 홀드 외에 12승이나 거둔 아사오는 이제는 거의 사라져 가는 변화구 구종인 ‘팜볼’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특이한 선수다. 좌완 불펜투수인 타카하시 역시 아사오 못지 않은 활약을 보여줬다. 62경기에 출전해 홀드 부문 3위(31홀드) 특히 좌타자를 상대로 좀처럼 안타를 허용하지 않으며 평균자책점 1.60을 기록, 주니치의 핵심전력으로서의 위력을 과시했다. 이젠 능구렁이 다된 국가대표 출신의 전문 마무리 투수인 이와세는 올 시즌 42세이브(평균자책점 2.25)를 올리며 이부문 리그 1위를 차지했다. 예전보다 못한 공의 위력이지만 베테랑 투수답게 능수능란한 투구패턴으로 아직까지도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다. ◆ 팀 타선 붕괴, 하지만 후반기에 만회하다 주니치가 시즌 초반 불안정한 행보를 보였던 것은 지난해 리그 홈런과 타점 부문 2관왕을 차지했던 토니 블랑코의 부진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다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영원한 골든글로버 이바타 히로카즈의 전력 이탈은 치명타였다. 2루수 아라키 마사히로를 유격수로 돌릴 때까지만 해도 올해 주니치가 우승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던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최근 몇년간 크고 작은 부상으로 신음했던 이바타는 올해 부상으로 인해 단 52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하지만 주니치엔 ‘미스터 쓰리런’ 모리노 마사히코와 베테랑 타자 와다 카즈히로가 있었다. 모리노는 시즌 후반기 들어 주춤하긴 했지만 5월 중순까지 리그 타율 1위를 달리며 200안타 페이스를 유지했었다. 주치니가 시즌 초반 하위권으로 추락하지 않았던 것도 모리노의 맹타 때문이라 해도 틀린 표현이 아니다. 모리노는 주로 팀의 3타순에 배치되며 한경기를 남겨둔 올 시즌 현재 타율 .324(리그 5위) 21홈런, 82타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블랑코를 대신해 4번타자로 경기에 나섰던 와다의 2010년도 눈부셨다. 와다는 타율 .339(리그 4위) 37홈런(리그 4위), 93타점(리그 5위)의 성적으로 중심타자 역할을 다해냈다. 특히 장타율 .625은 올해 3명의 40홈런 타자들을 제치고 리그 1위를 기록중이다. 하지만 주니치가 시즌 막판 치열한 1위 싸움을 전개할 때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선수는 다름 아닌 블랑코다. ‘모아니면 도’식의 극단적인 타격스타일을 지닌 블랑코는 비록 부진한 한해를 보내긴 했지만 시즌 막판 정신(?)을 차리며 극강의 장타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한때 .250 이하의 타율과 잘해야 20홈런을 넘길것이라는 평가를 비웃듯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블랑코는 비록 .264에 불과한 타율이지만 무려 32개의 홈런포로 장타력만큼은 변함이 없음을 증명했다. 이렇듯 올 시즌 주니치는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진리를 다시금 확인시켰고, 이를 바탕으로 포스트 시즌에서 다시한번 일낼 준비를 끝마쳤다. 이번 주니치의 리그 우승은 통산 8번째이며 일본시리즈 패권은 2차례에 불과하다. 한편 김태균의 지바 롯데는 시즌 최종전(1일, 오릭스)에서 5-4 승리를 거두며 4위 니혼햄 파이터스를 반경기 차이로 따돌리며 극적으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다. 이날 김태균은 2개의 안타를 기록하며 올 시즌 타율 .268(527타수 141안타) 21홈런(리그 7위) 92타점(리그 6위)의 성적을 남겼다. 전반기에 비해 부진했던 후반기였기에 다소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이젠 포스트 시즌에 모든걸 집중해야할 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北 비핵화 조짐땐 6자회담 재개 동의”

    “北 비핵화 조짐땐 6자회담 재개 동의”

    미국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은 11일(현지시간) 북한이 비핵화 합의를 이행하려는 ‘실질적인 조짐(concrete indications)’을 보일 경우 6자회담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주최한 제네바 국제안보 콘퍼런스에서 “미국은 유의미한 진전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회담 재개에 반대한다.”는 전제 아래 이같이 말했다. 또 “북한이 2005년 9월 공동성명의 약속을 진지하게 이행하기 위해 회담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는 구체적인 조짐을 원한다.”면서 거듭 회담을 위한 회담이 아닌, 의미 있는 진전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9·19 공동성명에서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핵 계획을 포기하고 이른 시일 안에 핵무기비확산조약(NPT)에 복귀해 국제 사회의 감독에 들어갈 것을 약속한 반면, 미국은 한반도에 핵무기가 없고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 북한은 또 핵에너지를 평화적으로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으며, 다른 참가국들은 이를 존중하고 적당한 시점에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하는 문제를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나아가 서해에서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중국 측 주장에 대해서는 “이런 훈련이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높인다고 비난하는 것은 범죄 피해자를 탓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훈련은 북한이 도발적이고 위험하며, 위태롭게 행동하기 전 재고하도록 하기 때문에 지역을 안정시킨다.”는 논리를 폈다. 이어 “미국이 관계 진전의 중요성을 북한 측에 전달한 바 있다.”면서 “북한이 도발 뒤 대치를 끝내는 것으로 보상 받기를 기대하는 전략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우리는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중국과 좋은 대화를 나눴으며 북한 인사들과도 회담 자체를 위한 회담이 아니라 유의미한 진전이 중요하다는 뜻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CNG버스 폭발사고] 가스검침기로 누출 여부 확인후 먼지 털고 5분만에 “OK”

    [CNG버스 폭발사고] 가스검침기로 누출 여부 확인후 먼지 털고 5분만에 “OK”

    고작 5분이었다. 가스검침기를 압축천연가스(CNG) 버스의 연료통 부근에 대고 가스 누출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점검의 전부였다. 조금 더 신경을 쓴다는 것이 고작 연료통 표면에 붙은 먼지를 걸레로 대충 털어내는 정도였다. 가스가 가득 찬 연료통 옆에서 아무렇지 않게 담배를 피워대는 젊은 정비사도 있었다. 섬뜩했다. 10일 오전 CNG 버스 가스안전점검을 맡고 있는 서울 중랑구 공영차고지의 한 정비업체. 전날 서울 도심을 운행하다 무려 17명의 사상자를 낸 CNG 버스 폭발사고의 충격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모두들 덤덤하게 하던 대로 할 뿐이었다.이 일대에는 중랑구와 동대문구에 등록된 9개 버스회사 소속 CNG 버스 390여대가 매일 안전점검을 받는 정비업체들이 밀집해 있다. 오전이 되면 버스들이 줄지어 점검을 받고 운행에 들어간다. 오전 9시를 넘겨 CNG 저상버스 한 대가 들어왔다. 한 정비사가 차체에 사다리를 걸치고 지붕으로 올라갔다. 방열 목적으로 설치된 지붕 위 철망 사이로 가스검침기를 밀어넣었다. 5~6회 넣다 뺐다를 반복하며 가스누출 여부를 확인했다. 결과는 ‘이상 없음’. 버스 한 대당 점검시간은 평균 4분20여초 정도였다. 그것도 실제 가스 관련 점검에 소요된 시간은 채 1분이 안 걸렸다. 그렇다면 가스검침기는 믿을 수 있을까? 정비사는 “청계천에서 구입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가스 밸브나 연료통 등에 대한 정밀 점검은 하지 않느냐고 묻자 “가스 연료통은 우리가 정비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면서 “연료통 뒷부분은 구조상 아예 들여다볼 수도 없어 점검이 불가능하다.”고 시큰둥하게 내뱉었다. 100여대의 버스를 정비하는 이 업체의 정비사는 모두 10명. 하지만 하루 근무 인원은 3~4명뿐이다. 그나마도 가스 관리만을 전담하는 정비사는 단 한 명도 없다. 정비사 한 명이 “가스점검 자격을 갖고 있다.”며 자격증 두 개를 꺼내 보였다. 한국가스공사에서 발행한 ‘고압가스 사용차량 정비원’ 및 ‘CNG 사용차량 운전자’ 자격증이었다. 그러나 각각 하루와 반나절 교육만 받으면 취득이 가능한 것이었다. 가스공사에 교육을 위탁한 서울시 관계자는 “간단한 점검이나 응급조치를 위한 기본적인 교육이지 정비나 수리를 위한 자격증은 아니다.”라며 “사실상 전문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시인했다. 오전 11시30분 기사 휴게실. 한 버스 기사가 “어제 폭발사고 보니 운전하기가 겁난다. 오래된 차량을 배차 받으면 무섭다.”고 입을 뗐다. 그는 “보통 하루에 300㎞ 이상을 주행하는데, 5년을 전후해서는 버스 이곳저곳에 갖가지 고장이 난다.”면서 “수명 연한을 넘긴 버스를 계속 운행하는 것은 사고를 자초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지난 4월부터 만 9년으로 제한했던 CNG 버스 운행기간을 2년 더 연장해 줬다. 서울시의 연장 조치가 사실상 사고 개연성을 높인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교체차량이 제때 안 나오는 등 부득이한 경우가 있어 기간을 늘린 것”이라고 해명하고 “대신 버스의 안전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으나 이런 해명이 무색하게도 도심에서 대규모 폭발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서울시의 결정은 시민 안전을 업체의 이익과 맞바꾼 조치”라며 분개했다. 백민경·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서울 G20 정상회의 2010] “VIP 신변보호가 최우선” 전문경호 교육·경비강화

    11월11일과 12일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서울에서는 사상 최대의 경호작전이 펼쳐진다. 그동안 많은 국제회의와 정상회의가 열렸지만 이번 G20 정상회의 때처럼 주요 20개국(G20) 정상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 국제기구의 수장들이 한꺼번에 대거 참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이들을 경호해야 하는 경찰의 입장에서는 신변경호를 1순위로 놓고 행사준비를 하고 있다. 경찰은 이미 3월과 5월 각국 정상 근접수행 예비요원 160명과 전국 34개 경찰관 기동대원 3672명을 대상으로 경호전문화교육을 마쳤다. 불법폭력 시위도 걱정이다. 지난달 26·27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렸던 G20정상회의 때도 처음에는 평화적이던 집회·시위가 검은 옷에 검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조직화된 시위대인 ‘블랙블록(Black Bloc)’이 시위를 주도하면서 과격화됐다. 시위대는 경찰차량 6대를 불태웠고 스타벅스와 나이키 등 다국적 기업 매장과 은행 유리창을 부수었다. 여기에 캐나다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는 등 강경대응해 900명의 시위대가 연행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4월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 때도 반정부단체 1000여명이 회의장에 들어와 회담이 취소되고, 일부 정상이 긴급대피하기도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도 불법 폭력 집회시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대규모 불법폭력 집회시위를 차단하기 위한 전술 개발과 함께 야간집회시위에 대비한 장비 보강도 하고 있다. 고효율의 발광다이오드(LED) 투광등과 고추에서 추출한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 성분액을 쏠 수 있는 이격(離隔)용 분사기 등 새로운 장비를 보급하는 야간시위에도 대비하고 있다. 또 ‘반(反) 세계화 해외 과격 시민단체(NGO)’에 대비하기 위해 국제행사에서 과격한 집회시위를 주도한 해외 NGO단체 등 집회시위 전력자에 대해선 법무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통해 입국을 규제한다. 사전 정보활동을 통해 국내단체와 해외원정시위대의 연계를 차단할 방침이다. 테러위협도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토론토 G20 정상회의 직전인 지난달 22일 정상회의 경비구역을 사진촬영하던 30대 남성의 집에서 다량의 암모니아, 질산염 등 다수의 화학물질이 발견돼 체포·조사 중에 있다. 경찰은 대테러 태세를 보강하기 위해 국가중요시설 447개소, 다중이용시설 1468개소 및 지하철역 승강장·대합실 282개소에 경력을 증강 배치·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4월21일부터 테러범을 신고해 검거하게 한 시민에게는 최고 5000만원까지 보상금을 지급하는 ‘대테러 신고보상금 제도’를 운영 중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민주 “국정농단 박차장 사퇴” 압박

    “석고대죄해야 할 자가 명예훼손 운운하다니, 즉각 사퇴하라.” 민주당은 13일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과 관련, ‘영·포(경북 영일·포항)라인’과 선진국민연대(이명박 대통령 후보 대선 캠프)의 핵심인물로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을 지목하며 고강도 사퇴 압박을 계속했다. 박 차장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제가 왜 사퇴를 하느냐. 인사권자가 결정할 일”이라며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회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영포라인으로 민간인 사찰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영호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정인철 기획관리비서관의 자진 사퇴를 언급하며 “아직도 박 차장은 눈치만 보고 있는 것 같다. 국정 농단의 주동자가 아직도 영포라인의 뒷선을 믿고 머뭇거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박 차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박 차장이 명예훼손 혐의로 전병헌 의원 등을 고소한 데 대해 “국민에게 석고대죄해야 할 당사자가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것은 국민에 대한 도전이며 국회의원의 국정감시를 받지 않겠다는 것”이라면서 “범법행위가 드러나는 것을 은폐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 경거망동하지 마라.”라고 경고했다. 전병헌 정책위의장도 “국정의 문제와 잘못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야당의원에 대한 고소·고발 운운은 참으로 교만의 극치이고 적반하장”이라면서 “국정조사와 특검만이 국정농단과 교만의 실체를 밝혀낼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박 차장은 “오늘 전병헌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팩트, 증거를 가지고 얘기해야 할 것 아니냐.”라면서 “국회의원이 본회의나 상임위에서 말하는 것은 헌법과 법률에 보장된 것이지만 기자들 앞에서 의혹을 확정적이고 단정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심각히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취임한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 선임 과정에 여권 실세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철저히 따지겠다며 국회 정무위 소집 요구, 경찰청 항의 방문 등 여권을 전방위로 압박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200억弗 규모 터키 시놉원전 사실상 수주

    200억弗 규모 터키 시놉원전 사실상 수주

    한국이 터키 시놉 원전을 사실상 수주했다. 정부는 사업자 간 협약이 원만히 진행되면 내년 말쯤 상업적 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이은 한국의 두번째 원전 수주로 명실상부한 ‘원전 수출국’으로서의 위상을 굳히게 됐다. 특히 한국의 전통 우방국인 터키의 원전사업을 맡았다는 의미는 T50 고등훈련기 등 대(對) 터키 방위산업 수출에도 긍정적인 신호를 줄 것으로 예측된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 타네르 이을드즈 터키 에너지·천연자원부 장관은 15일 한·터키 정상회담에 이어 양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터키 원전사업에 대한 양국 정부의 포괄적 협력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양해각서 교환의 의미 이번 MOU 교환은 터키 시놉 원전의 수주계약 대상자가 한국밖에 없음을 대내외에 선포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사업자인 한국전력공사와 터키 국영발전회사가 서명한 공동 선언에 이어 양국 정부가 처음으로 공식적인 협력 의지를 밝힌 것이어서 시놉 원전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김영학 지경부 2차관은 “시놉 원전은 터키 에너지·천연자원부가 사실상 주도하기 때문에 양국 정부 간 MOU 교환의 의미는 매우 크다.”면서 시놉 원전 수주가 가시권에 들어왔음을 시사했다. 더구나 시놉 원전 건설은 수의계약 형식으로 진행돼 한국 외에 경쟁자가 없기 때문에 한국측 지분 참여와 법·제도적인 문제만 해결되면 바로 수주 계약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 간 주요 협력내용은 원전의 위치와 규모, 사업 방식 등에 관한 기본적인 규정과 정부의 지원 내용을 담게 될 정부간 협약(IGA) 협상, 시놉 원전 건설을 위한 사전준비, 계획수립 지원, 교육 훈련, 인력개발 지원 등에 관한 사항이다. ●최종 계약까지 ‘조심조심’ 정부는 MOU 교환에도 불구하고 최종 계약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협상의 틀만 잡았을 뿐 과실을 따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당장 원전 건설에 들어갈 한-터키 자금 분담과 관련해 지난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2월의 UAE 원전 수주와 달리 이번 시놉 원전의 경우 한·터키 간 지분 참여가 사실상 합의됐기 때문이다. 터키 정부는 한국의 적극적인 지분 참여를 요구하고 있지만, 한국은 터키가 주사업자로 자금을 조달하고 일부만 보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경환 장관은 지난주 터키 방문에서 “러시아는 터키 아쿠유 원전 프로젝트에 100% 지분 투자를 하기로 했지만 우리는 그렇게 못한다.”면서 “주사업자는 터키가 맡고, 우리는 보조하는 차원에서 지분에 참여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또 터키가 원전 경험이 없는 만큼 법·제도를 비롯한 인프라 구축 작업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 법적 규정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으면 이는 사업자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이번 정부 간 MOU 교환은 초기 협력단계여서 본계약이 성사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면서 “사업 범위와 파이낸싱(지분참여) 방안 등을 구체화하는 작업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내년말 상업적 계약 가능할 듯 흑해 연안의 시놉 원전은 총 4기(APR1400)로 건설될 예정이다. 하지만 2기씩 나눠 계약할 것으로 보인다. 시놉 원전에 한국 측 지분 참여가 예정된 만큼 서둘러 4기 계약을 확정할 필요가 없다는 전략적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수주 금액은 UAE 원전(총 4기·최대 400억달러)의 절반 수준(200억달러)일 것으로 점쳐진다. 원전 2기 건설비용이 100억달러 수준이며, 60년간 원전 연료비와 운영, 장비 등의 후속 수출효과가 100억달러에 이른다. 한국전력의 해외 원전사업을 책임지는 변준연 부사장은 “우리 측 파이낸싱 조건과 터키의 법·제도적 인프라에 따라 비용 리스크가 올라가는 만큼 수주금액은 다소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연이은 원전 수주를 계기로 2030년 글로벌 원전시장의 점유율 목표를 20%로 잡고 있다. 세계적으로 2030년까지 400기 이상의 원전이 건설될 계획이어서 이 가운데 80기 이상을 수주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원전인력을 양성하는 등 원전 수출의 생산 능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해 인도와 핀란드, 폴란드, 모로코 등에서 한국형 원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보유세 5~7%↑… 강남 두자릿수 상승도

    보유세 5~7%↑… 강남 두자릿수 상승도

    올해 개별 공시지가가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하면서 토지 소유자들의 부담도 늘게 됐다. 개별 지가는 2003년 이후 6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하다 2008년 말 닥친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해 소폭 하락(-0.81%)했다. 올해 3.03% 상승은 1년 만의 반전이다. 30일 김종필 세무사와 하나은행 이신규 세무사에 따르면 땅값이 전국 평균 이상으로 뛴 인천, 서울, 강원, 경기와 수도권 일부 지역의 토지 보유세가 오를 전망이다. 아울러 증여세 변동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만 토지 거래 때 내는 양도소득세와 취득·등록세는 모두 실거래가로 과세하기 때문에 이번 공시지가 변동과는 무관하다. ●인천·서울·강원·경기 등 상승 개별 땅값 상승폭이 크지 않고, 지난해부터 보유세 과세표준으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적용하면서 보유세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해마다 5%씩 과표적용 비율을 인상한 과세표준 대신 주택은 시가표준액의 60%, 토지 및 건축물은 70%로 정한 과세표준에 따른 것이다. 김 세무사가 시뮬레이션한 결과, 올해 보유세는 평균 7% 정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종합합산의 경우, 공시지가 5억원 이상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 토지도 비슷한 수준으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공시지가 320억 5000만원인 나대지는 지난해 291억 3600만원보다 공시지가가 10% 올랐지만 보유세는 지난해 5억 3518만원에서 올해 5억 9357만원으로 11% 상승한다. 재산세가 지난해보다 1020만원, 종합부동산세는 3846만원 올랐기 때문이다. 공시가격이 하락한 곳은 보유세 부담이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공시지가 23억 7281만원인 토지는 지난해 25억 1526만원보다 가격이 5.7% 떨어져 올해 보유세도 1685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16만원 줄게 된다. 10억원 미만 토지의 경우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공시지가 7억 9200만원짜리 나대지를 예로 들 수 있다. 이곳은 지난해보다 땅값이 10% 올랐지만 보유세는 356만 8800원에서 414만 7680원으로 16.2% 오르게 된다. 이곳과 같은 종합합산 나대지는 공시지가 5억원을 초과할 경우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으로, 재산세는 지난해 272만 4000원에서 올해 302만 6400원, 종부세(도시계획세 제외)는 84만 4800원에서 112만 1280원으로 각각 증가한다. ●재산세는 그대로, 종부세는 소폭 상승 하나은행 이신규 세무사는 올해 보유세 상승폭을 5% 안팎으로 예상했다. 이 세무사는 “올해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지난해처럼 70%(별도합산·종합합산)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종합부동산세는 사업용 토지 등 ‘별도합산’의 경우 지난해보다 올라 세 부담이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세무사는 서울 중구 명동 2가의 237억 96만원짜리 토지의 경우 지난해와 같이 개별 공시지가에 변동이 없음에도 올해에는 1.59% 증가한 1억 3251만원의 보유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에 따른 종부세와 농어촌특별세가 소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개별 공시지가는 토지 소유자에게 우편으로 개별 통지된다. 국토해양부 및 시·군·구 홈페이지를 이용하거나 시·군·구청을 방문해 열람할 수도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삼성 등 12개 프로게임단, 블리자드와 전쟁선포

    삼성 등 12개 프로게임단, 블리자드와 전쟁선포

    ”이제 전면전이다.”12개 e스포츠 프로게임단과 한국e스포츠협회는 3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블리자드의 일방적 협상중단 선언 및 그래텍(곰TV)와의 계약 발표와 관련 “지난 10여년간 한국e스포츠 발전을 위해 땀과 열정을 쏟아온 많은 선수들과 게임단, 팬들의 존재를 원천적으로 무시한 처사”라며 “이에 대해 12개 게임단이 힘을 모아 강력히 대처해 나갈 것” 이라고 발표했다.SK텔레콤, KT, STX, 삼성전자, MBC게임 등 12개 이사사와 협회 측은 이날 “다른 나라에서는 2000년대 초반에 이미 게임으로서의 수명을 다한 스타크래프트를 한국의 선수들과 게임단, 팬들이 e스포츠 종목으로 발굴, 육성해 왔다”며 “e스포츠 대표종목인 스타크래프트 리그의 활성화로 매출 증대와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등 e스포츠 발전의 최대 수혜자이면서도 그 동안 별다른 지원 활동을 안 하던 블리자드가 지적재산권을 내세워 리그 관련 모든 활동에 대한 사전 승인, 선수의 실연과 방송중계기술에 의해 생산되는 경기 콘텐츠에 대한 소유권 주장 협회 재무회계에 대한 자료 제출 및 감사권한 요구 등 상식을 벗어난 요구를 하는 것이 협상 파행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이번 사태와 관련해 12개 게임단은 공동 명의로 블리자드측에 ◆게임제작사가 게임단과 방송사, 협회 등 유관기관의 경영까지 간섭하고 소유권을 과도하게 주장하는 것이 정당한지 ◆사실상 최대 수혜자이면서도 리그 초창기에는 침묵하다가 뒤늦게 지적재산권을 들고 나온 의도가 무엇인지 ◆협회와 게임단 대표가 공동으로 협상에 임할 시에는 응할 의향이 있는 지 등 3개 항을 공개적으로 질의하고 성의 있는 답변을 촉구했다.협회는 “12개 게임단의 위임을 받아 2007년부터 블리자드와 신의성실에 입각한 협상을 시도했지만 지난달 23일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사장이 언론인터뷰를 통해 일방적 협상중단을 선언하여 협상과정과 내용에 대해 많은 오해와 억측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협회는 일례로 NDA(기밀유지협약) 논란의 경우 “협회는 그동안 협상파트너에 대한 존중으로 협상내용에 대한 비밀을 지켜왔을 뿐 NDA는 체결된 적이 없다”며 “블리자드는 자꾸 협회가 NDA를 파기했다고 비난하는데 NDA가 있다면 먼저 그 문건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지적재산권 논란에 대해서도 “전통 스포츠에 저작권 개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스타크래프트의 e스포츠 기여도와 게임개발사에 대한 존중과 원저작권자의 지재권을 인정하는 차원에서 게임사용료를 지불하겠다는 것이 협회의 일관된 입장이었다”며 “이번 사태는 표면적으로는 지적재산권 분쟁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지재권의 범위를 넘어 블리자드의 무리한 수익 및 통제권한 요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했다.이러한 과도한 요구는 e스포츠에 대한 게임단 및 기업의 투자나 방송제작활동이 위축되어 한국e스포츠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협회는 비영리단체로서 한국e스포츠 발전을 위한 목적사업의 일환으로 기업참여를 통한 시장확대 노력을 하고 있는 점에서 블리자드와 협회의 협상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간의 계약이 아닌 한국e스포츠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중요한 규칙과 초석을 만드는 의의가 있다는 주장이다. 협회의 최원제 사무총장은 “e스포츠는 어떤 개인이나 어떤 기업의 소유가 아니라 e스포츠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팬들과 노력해온 선수들의 것”이라며 “단순한 게임에서 선수, 게임단, 방송사 등 관련 주체들의 스포츠화 과정을 통해 관람형 스포츠로 대중화된 e스포츠는 특정기업의 사유물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대중 스포츠는 팬들의 볼 권리를 충족시켜야 할 공공재이므로 팬을 필두로 선수와 게임단, 블리자드를 포함한 게임개발사, 방송사 등 관련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합리적인 구조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최 총장은 또 “협회와 게임단의 기본 입장은 블리자드와 대화를 통한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협상타결이며, 블리자드 역시 중요한 게임개발사로서 e스포츠 발전에 적극 동참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블리자드가 현재의 고압적인 태도와 욕심을 버리고 재협상에 임한다면 협회측은 e스포츠의 발전을 위해서는 걸출한 게임이 계속 개발돼야 한다는 대승적 측면에서 스타크래프트2 등 다른 게임들도 e스포츠 종목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서울신문NTN 차정석 기자 cj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16) 장자의 ‘장자’

    [고전 톡톡 다시 읽기] (16) 장자의 ‘장자’

    제후들이 패권을 다투던 중국의 전국시대 중엽. 초나라 위왕이 한 사나이에게 재상 자리를 약속하고 예물을 보냈다. 이 사나이는 위왕의 제의를 단번에 거절한다. “차라리 더러운 시궁창에서 즐겁게 살지언정 나라를 다스리는 군주의 속박을 받고 싶지 않습니다. 평생 벼슬을 하지 않고 내 맘대로 살겠습니다.” 이 사나이, 그 유명한 장자(莊子)다. 이름은 장주(莊周), 송나라 몽(蒙) 지역 출신으로, 노자와 더불어 도가사상의 양대 거목으로 받들어지는 ‘그’ 장자. 장자는 짚신을 엮고, 목덜미는 비쩍 마르고, 얼굴이 누렇게 떴을 정도로 생계가 어려웠다. 곡식을 빌러 다니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온갖 호사를 하다 거룩하게 희생되는 ‘소’보다는 하찮지만 오래 사는 ‘돼지’가 낫고, 안락하고 풍요로운 새장 속의 새보다는 숲 속의 고달픈 새가 낫다고 생각했다. 장자는 국가의 ‘명예로운’ 종이 되기를 거부하고 기꺼이 ‘이름 없는’ 자유민으로 살았다. 장자는 우리가 기대했던 바처럼 현실에서 ‘도피’해 자연 속에 은둔하지 않았다. 불로장생(不老長生)의 신선이 되지도, 혹은 신선처럼 살지도 않았다. 장자는 현실 속에서 현실을 견뎌내며 주류적인 길과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장자의 ‘장자’는 우주상의 생명체들을 지배하고 억압하는 모든 인위적이고 인간적인 시스템의 망상을 냉철하게 파헤친 우화다. ●만물은 모두 똑같다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천하가 다스려지는지’를 묻는다. 장자가 보기에 이 질문은 ‘야비’하다. 천하를 다스린다는 사고는 인간의 오만이다. 서민은 잇속 때문에, 선비는 명예를 좇아, 대부는 가문을 위해, 군주는 천하를 소유하려고 천하를 위하는 척할 뿐이다. 천하를 다스린다는 건, 우주의 생명체들을 자기만의 척도로 균질화하고 등급화하여 그 생명력을 속박하는 일일 뿐이다. 천하의 만물은 그냥 두면 된다. 저마다 알아서 살아간다. 장자는 인간이 이 세계의 중심적인 존재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우주의 생성을 말한다. 만물은 무(無)에서 나왔다. 세상이 있기 전, 있음이 없었던 그 이전, 그 없음조차 없었던 그 이전, 이 세상엔 그야말로 아무 것도 없었다. 무에서 나온 음양의 두 기운이 운동하면서 천지와 만물이 생겨났다. 저절로 그렇게 생겨난 상태, 그것이 자연이다. 우연한 부딪침에 의해 그렇게 태어난 것이다. 만물을 그렇게 만든 것은 하늘도 아니요, 신도 아니다. 우발적으로 생성되었다는 점에서 만물은 모두 똑같다. 만물들 사이의 우열은 존재할 수 없다. 인간들이 언어를 만들면서 선악·미추·시비와 같은 경계가 만들어지고, 그 경계에 따라 모든 존재들을 구분하고 차별하게 된 것이다. 인간의 관점을 강요함으로써 만물의 존재성은 왜곡되기 시작한 것이다. 장자는 세상의 온갖 기준과 통념을 해체한다. 중국 최고의 미녀, 여희와 모장은 인간에겐 아름답다. 그러나 물고기나 새나 순록은 그녀들을 보면 멀리 달아난다. 습지는 미꾸라지에게 알맞은 거처다. 그러나 인간이 습지에 살면 허리병이 생겨 반신불수로 죽는다. 어느 얼굴을 아름답다 하고, 어느 거처를 좋다고 할 수 있는가? 우주적으로 사유하면 이분법의 척도들이 삽시간에 스러진다. 장자는 세상에서 쓸모 있다고 여기는 것이 존재들의 양생에 얼마나 쓸모가 없는지, 쓸모 없다고 버려진 것들이 얼마나 쓸모가 있는지를 통해 가치를 전도시켜 버린다. 집 짓는 데 쓰이는 나무만 쓸모가 있는 게 아니다. 재목감이 못되어 도끼를 피한 나무는 그 나무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쓸모가 있는가? 인간 위주의 독단적이고 독점적 가치들을 벗어버리고 그 나무 그늘에 누워 소요유(逍遙遊)함이 어떻겠는가? 장자의 제안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만물-되기와 무위(無爲)하기 중심으로부터 탈주하기. 장자는 국가 없이, 권력 없이, 제도 없이도 공생할 수 있는 사회를 꿈꾼다. 장자는 ‘공동선(共同善)’을 위해 고안된 시스템조차 신뢰하지 않았다. 공자와 묵자의 ‘인의와 겸애’조차 긍정하지 않는다. ‘인의와 겸애’가 결국엔 수갑과 차꼬를 채우는 명분이 될 수 있음을 간파한다. 인의를 내세워 천하와 백성을 소유하고 전쟁을 일으키는 행위는 강도질로 사람을 죽였던 ‘도척’의 행악보다 더 나쁘다. 도척은 몇 사람을 죽였지만, 요·순 같은 성인은 무수한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장자는 묻는다. 요·순임금이 도척보다 낫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제도 없이, 중심 없이 만물들은 공존할 수 있을까? 공자와 묵자는 대항이념, 대항국가, 대항제도를 내세웠다. 그러나 장자는 절대 중심이 해체된 출구에서 세상을 본다. 만물이 ‘도(道)’에 따라 살면 국가 없이 공생할 수 있다. 도를 따르면 다스림이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간다. 장자에게 도란 무엇일까? 길은 다녀서 이루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도’는 만물이 저절로 태어나서 살아가는 길이다. 만물을 주재하는 절대적인 도란 없다. 자연인 채로 살아가는 길, 그것이 만물의 도다. 따라서 도는 어디에도 있다. 도는 땅강아지나 개미에게도 있고, 돌피나 피에도 있고, 기와나 벽돌에도 있고, 오줌과 똥에도 있다. 도는 하나로 규정할 수 없다. 생명체들이 살아가는 그 현장에서 드러날 뿐이다. 만물은 이렇듯 저마다의 도에 따라 살아간다. 저마다의 도를 해치지 않고 살려주는 때에만 만물은 공생할 수 있다. 따라서 만물이 공생하려면 다른 존재들이 살아가는 법을 온 몸으로 감지해야 한다. 세상의 기준과 가치와 상식으로 무장된 ‘나’를 버리고 대우주가 생성된 그 찰나를 기억하며 다른 존재와 마주쳐야 한다. ●시스템에 의한 자선 없어서 잘 사는 사회 장자가 꿈에서 나비가 되어 팔랑팔랑 날아다녔던 것처럼 나비의 기운장이 장자의 기운장으로 전이되면 장자와 나비 사이의 간격은 사라진다. 장자와 나비는 형체는 분명 서로 다르지만, 그 순간 장자는 나비가 되고, 나비는 장자가 된다. 이것이 바로 물화(物化), 곧 ‘만물-되기’다. 만물-되기를 이루면 국가라는 이름의 다스림이 없어도, 시스템에 의한 자선이 베풀어지지 않아도 만물들은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다. 저절로 살아가는 천하에 군더더기를 덧붙일 필요가 있을까? 배려한다는 행위 없이도 배려가 이루어지는 세상, 다스린다는 행위가 없는데도 잘 돌아가는 세상, 그런 무위의 세상이 장자가 상상한 공동체다. 국가 없이 살기를 꿈꾸고, 국경 없는 사회를 꿈꾸는 당신에게 ‘장자’는 든든한 벗이 되어줄 것이다. 길진숙 수유+너머 강원 연구원
  • ‘쇼트트랙 조사’ 시작부터 삐끗

    쇼트트랙 ‘이정수 외압’과 ‘선발전 짬짜미(담합) 파문’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야심차게 구성된 조사위원회가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조사위원회 김철수(63) 위원장(대구빙상연맹회장·빙상연맹감사)은 14일 서울 오륜동 대한체육회에서 조사위원회 첫 회의를 마친 뒤 사퇴의사를 표명했다. 김 위원장은 “조사위원회의 첫 모임 전부터 구성원에 대한 중립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면서 “철저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담보하는 차원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한나라당 김금래 위원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쇼트트랙 조사위원회 구성원의 중립성’에 대해 질의하는 등 공정성 논란이 일자 김 위원장 스스로 사퇴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정수 측은 기자회견에서 “빙상연맹에서 발표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으로는 공정한 조사를 할 수 없다.”면서 “조사위원회에 변화가 없다면 조사에 응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외압을 행사한 당사자로 의심받는 빙상연맹 간부들로 구성된 조사위원회의 조사를 받아들일 수 없고, 조사를 받아야 할 이들이 조사를 하는 셈이기 때문에 빙상연맹이 조사위원회 구성부터 진실을 밝힐 의지가 없음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조사위 관계자는 “내일(15일) 오전이면 조사위원회 구성에 대한 문화부의 의견이 나올 것 같다. 후속 위원장은 비체육계 인사가 될 전망”이라면서 “객관성을 더 높이자는 취지인 만큼 더욱 확실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DMZ 주인이 한반도 지배한다”

    “풀잎을 흔들며 처연히 울리는 바람과 맑은 하늘 구름 곁을 스치듯 나는 새, 숲속을 자유로이 오가는 고라니, 멧돼지들이 비무장지대(DMZ)의 주인이겠죠. DMZ의 진짜 주인은 평화여야 합니다.” ●차지하는 세력마다 역사의 중심에 ‘한국사의 중심 DMZ’(파란하늘 펴냄)를 쓴 최현진(39)씨는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된 국가로 세계에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DMZ(Demilitarized Zone)의 중요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구려 광개토왕을 시작으로 조선왕조까지 이어지는 긴 역사 속에서 DMZ를 차지한 이가 한반도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주인이 된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DMZ는 말 그대로 비무장지대다. 한반도의 허리를 가르고 있는 휴전선으로부터 남북2㎞씩만큼 248㎞ 길이로 펼쳐져있는 곳이다. 한국 전쟁이 멈춘 이후 군인도, 무기도 둘 수 없는, 인간의 발길이 끊긴 공간이다. 엄혹한 분단의 현실을 확인할 수 있으며, 역설적으로 풍성하게 보전된 생태계는 평화가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은 누천년의 역사 동안 한반도의 주인을 결정짓는 중심부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고구려 광개토왕은 대륙을 누비면서 한강 지역까지 지배하며 한반도의 실질적인 주인을 자처했고, 그 뒤를 이은 장수왕이 한반도의 주인 역할을 했다. 이후 삼국을 통일한 신라 문무왕, 태봉국 궁예의 꿈을 이어받은 왕건은 통일 국가를 건설했다. 서울에 도읍을 정한 조선은 말할 것도 없음이다. 조선 지배 세력의 중심부에 있던 서인 노론 세력의 지리적 기반 역시 파주DMZ 주변 임진강이었다. ●DMZ서 죽은 인물은 ‘신화’ 돼 한반도의 실질적 지배자가 아니라도 마찬가지다. DMZ 지역에서 죽은 이들은 민간 신앙의 주인공이 돼 신화로서 한반도를 지배하고 있다. 역사와는 별개로 철원에서 죽은 궁예는 미륵으로 구전된다. 신라의 마지막 왕 경순왕은 개성에서 살다가 죽어 연천 임진강가에 묻혔다. 그리고 인제 민간신앙 속에서 김부대왕으로 부활했다. 최영 장군 또한 개성 남쪽 DMZ 주변 덕물산에 묻힌 뒤 널리 알려졌다시피 무속신앙의 신으로 모셔지고 있다. 그가 DMZ를 통해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통일된 한반도의 필요성을 역사 속에서 배웠으면 합니다. 지금 미국과 북한이 관리하고 있는 한반도 역사의 중심지 DMZ를 남북 한민족이 스스로 우리의 것으로 복원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세계의 중심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도 만들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평화 속 남북의 발전이 필요하겠죠.” 강원도 양구에서 군대 생활을 하며 DMZ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그는 1997년 중·고등학생 DMZ 현장체험 학습 강사로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한 달이면 서너 차례 이상 DMZ를 찾는다. 지금껏 쓴 책도 ‘안녕 DMZ’, ‘DMZ는 살아있다’ 등 모두 DMZ와 관련된 것들이다. 그는 “잦을 때는 일주일에 네다섯 번씩 방문하기도 했으니 아마 총 횟수가 500차례는 훌쩍 넘을 것”이라면서 “평화와 통일, 생태의 가치뿐 아니라 우리 한반도의 역사를 공부하는 데도 이만한 곳이 없다.”고 DMZ의 미덕을 설명한다. 1만 3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대법관 증원 요구 사실상 거부

    대법관 증원 요구 사실상 거부

    대법원의 자체 사법개혁안은 강온 양면 전략이 녹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법관 증원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치권의 요구는 거부하면서, 한편으로는 법관 자질 향상 같은 비판은 적절히 수용하는 모양새다. 대법원 관계자는 “정치권의 제도개혁 논의를 마냥 모른 체할 수만은 없으니 자체적인 안을 마련해서 국회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방침”이라는 언급에서 이런 고민이 묻어 나온다. 가장 논란을 빚었던 한나라당의 대법관 증원 요구에 대해 대법원은 고법 상고심사부 신설을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사실상 거부했다. 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 등 5개 고등법원에 법원장·고법부장급 고참판사들로 구성된 상고심사부를 신설, 상고심사부가 대법원에 올라갈 사건인지 여부를 심사토록 하겠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서울고법 4개 재판부에 12명, 대전·광주·대구고법 각 1개 재판부에 3명씩, 부산고법 1개 재판부에 4명 등 모두 8개 재판부에 25명의 법관을 배치한다. 상고심사부가 판단했을 때 ‘상고이유없음’이 명백할 경우 ‘상고불수리결정’을 내리게 된다. 헌법이 보장한 3심제에 대한 위반 논란을 피하기 위해 불수리결정은 만장일치로 내려야 하고, 당사자에게 그 이유를 직접 설명하는 한편 그 결정에 대해서는 즉시항고를 통해 대법원 판단도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과중한 업무부담을 이유로 대법관을 한번 늘리기 시작하면 계속 늘려야 하는데, 그것보다 사전에 한번 걸러주는 장치를 마련해 상고사건 자체를 줄여보자는 뜻이다. 대법원은 이 같은 제도의 순기능을 강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상고법관 임용기준은 15년차 이상이기 때문에 사실상 대법관 임용기준이고, 이런 자리를 법관뿐 아니라 검사·변호사·법학교수 등으로 개방적으로 구성하면 사실상 대법관 증원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안에는 24명으로 대법관을 늘리는 동시에 3분의 1 이상을 비법관으로 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 대법원은 그러나 ▲대법관을 늘리는 것에 비해 예산이 덜 들고 ▲대법원은 중요 사건에 집중할 수 있게 되고 ▲대법원의 판결을 받기 위해 모두가 서울에 오는 부작용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상고법관이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법관 연임심사 강화와 윤리장전 마련은 ‘젊은 판사들의 튀는 판결’이라는 외부 비판을 일부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법관을 10년 단위로 재임용한다. 그러나 과거 군사정권이 재임용제를 악용했던 전력 때문에 지금은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근무평정의 항목, 채점기준 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지금은 연임 탈락 이유로 ‘신체, 정신적 이유 있어서 현저하게 힘든 경우’, ‘근무성적이 현저히 불량한 경우’ 등으로 되어 있는데 이를 더욱 자세히 규정하겠다는 것”이라면서 “1988년 이후 연임탈락자가 3명에 불과한데 더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관의 독립성이 흔들릴 우려가 있는 만큼 일정한 선은 그었다. 대법원 관계자는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법관을 흔들거나, 반대로 일선 법관들이 평정 때문에 윗사람의 눈치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만큼 세심하게 수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윤리강령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법관윤리장전이 마련되면 이런 평가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윤리강령이 선언적인 문구들이 나열된 수준이었다면, 윤리장전은 ‘부조금은 얼마 이상 하면 안 된다.’거나 ‘어떤 법률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말하지 말라.’ 등과 같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담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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