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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의문사규명위 시한 연장해야

    18년 만에 진실이 밝혀진 허원근 일병의 타살사건은 오는 9월16일로 끝나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활동기간 연장의 필요성을 확인해 주었다.2000년 10월,9개월이라는 한시적 기구로 출범한 ‘의문사위’는 지난해 7월과 올 3월두 차례에 걸쳐 기간을 연장하면서 활동했으나 접수된 83건중 24건만이 종결을 보았다.국정원·기무사·국방부 등 핵심자료를 갖고 있을 법한 기관의 비협조와 참고 인물들의 증언거부 때문이다. 허원근 일병 사건은 다수의 목격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수 차례에 걸친 재조사에서도 밝혀지지 않았다.더구나 사건 당시 위장을 지시한 상사의 명령에 의해 죽은 전우에게 2발의 총을 더 쏘았다는 보도도 말문이 막힌다.그러나 이런 일들이 지금 시점에서 믿기지 않을 뿐,당시에는 ‘죽은 사람은 어차피 죽었으니 부대장이 문책을 받고 진급에서 누락되게 할 필요가있느냐.’는 인정론이 통하던 시절이다.그만큼 우리 사회의 생명·인권의식이 척박했던 것이다. 우리가 지난 시대의 의문사들을 규명하는 것은 과거 정권이나 특정 개인을 심판하고 처벌하는 데 목적이 있지 않다.그보다는 억울하게 희생된 영혼과그 가족의 상처를 씻어주고 명예를 회복해 주는 일이다.더 중요한 것은 인권에 대한 우리사회의 경각심을 높이고 이처럼 미개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생명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는 일이다. ‘의문사진상규명위’의 활동시한은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다.특별법이 허용하는 시한연장도 다 사용했으므로 법개정이 없는 한 여기서 손을 놓아야한다.그렇다면 손도 대지 못한 나머지 사건은 어떻게 되는가. ‘의문사위’가 요구한 시한 폐지 혹은 연장은 불가피해 보인다.아울러 ‘의문사위’권한도 강화돼야 한다.의문사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를 비롯해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들이 하나같이 증언을 거부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 현 특별법의 한계다.진상규명을 위한 시한연장이라면 참고인,증인 등의 강제구인과 위증,증언거부에 대한 처벌이 가능해야 한다.그래야 특별법의 실효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 PGA챔피언십/ 무명 빔, 메이저 첫 정상

    한때 휴대폰과 카스테리오 세일즈에 나섰던 무명의 리치 빔(32)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마지막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 왕좌에 올랐다. 빔은 19일 미네소타주 헤이즐틴GC(파72·7360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3개로 4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황제’ 타이거 우즈를 1타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와 상금 99만달러를 거머 쥐었다.빔의 우승으로 PGA챔피언십에서 메이저대회 첫 우승을 일군 선수는 모두 12명으로 늘어 이 대회가 ‘메이저 첫 우승의 산실’임을 재입증했다.또 빔은 99브리티시오픈 챔피언 폴 로리(영국) 이후 3년만에 메이저대회에서 역전우승을 연출한 선수가 됐다.반면 ‘아메리칸슬램’에 도전한 우즈는 이날 5언더파 67타로 맹렬히 따라붙었으나 빔의 기세를 꺾지 못하고 9언더파 279타로 준우승에 그쳤다.우즈가 메이저대회에서 준우승한 것은이번이 처음이다.전날 3타차 단독선두로 나선 저스틴 레너드는 샷 난조로 5오버파 77타로 무너져 합계 4언더파 284타로 프레드 펑크,로코미디에이트등과 공동 4위에 머물렀다. 레너드와 함께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펼친 빔은 줄곧 공격적인 플레이로 타수를 줄여 나갔다.레너드가 2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2타차로 따라붙은 빔은 3·4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마침내 공동선두로 올라섰다.우승 경쟁이 빔과 우즈의 대결로 좁혀진 것은 8번홀(파3). 티샷을 물에 빠뜨린 레너드가 더블보기를 범하며 기세가 꺾인 반면 벙커에서 탈출한 빔은 파퍼트가 아쉽게 빗나갔지만 8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올라 섰다. 앞서 이 홀에서 러프에 빠진 티샷을 멋지게 건져내며 파세이브에 성공한 우즈가 7언더파로 1타차까지 추격하면서 우승의 향방은 안개 속으로 빠져 들었다.역전의 가능성을 엿본 우즈는 매홀 버디를 노리며 빔을 압박했다. 하지만 전혀 위축되지 않은 빔은 11번홀(파5)에서 과감한 세컨드샷으로 만든 이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우즈의 추격을 3타차로 따돌렸다.빔의 기세에 눌린 우즈는 13번홀(파3)에서 3퍼트의 실수를 한데 이어 14번홀(파4)에서는 세컨드샷이 그린을 훌쩍 넘어가 1타를 더 까먹어사실상 우승 기회를 날려버렸다. 5타차로 뒤처진 우즈는 15∼18번홀까지 4개홀 연속 버디를 뽑아내며 막판 스퍼트를 했다.그러나 빔은 16번홀(파4)에서 10.6m 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기철기자 chuli@ ■이변 연출 리치 빔 누구 “안정된 직장에서 일하면서 주말 취미로 골프를 치고 싶었어요.그러나 무언지 모를 힘이 나를 프로 골퍼로 되돌려 놓았어요.” 제84회 PGA챔피언십 트로피를 거머쥐며 올시즌 최대의 이변을 연출한 리치빔은 역경을 극복한 인간승리의 주인공.한때 선수 생활을 포기하고 휴대폰세일즈에 나선 그는 아내 사라의 헌신적인 뒷바라지로 재기에 성공,골퍼로서 최고 영예인 메이저대회 우승컵까지 안았다. 70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출생한 빔은 아버지가 골프팀 코치로 있던 뉴멕시코주립대를 졸업,94년 프로에 뛰어 들었다.그러나 잇단 좌절로 실의에 빠진 그는 골퍼로서 자질이 없다고 판단,이듬해 시애틀에서 휴대폰과 카스테레오 세일즈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하지만 골프와의 인연을 완전히 끊지는 못했다.텍사스주 엘파소골프장에서티칭 프로로 변신했고,98년 그곳에서 열린 뷰익클래식에서 JP헤이스가 우승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린에 복귀하기로 결심했다. 아내 사라가 슈퍼마켓 점원으로 일하며 번 돈으로 작은 대회에 출전하며 자신감을 되찾은 빔은 퀄리파잉스쿨을 8위로 통과했다.99시즌 PGA 투어에 데뷔,켐퍼오픈에서 감격의 첫승을 맛보며 성공의 싹을 틔웠다. 그해 신인상 후보로도 지명된 그는 지난해 ‘톱10’ 진입이 두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팬들의 뇌리에서 사라지는듯 했다.그러나 지난 5일 열린 디 인터내셔널에서 통산 두번째 우승컵을 안으며 존재를 과시했다. 매 라운드 그를 괴롭힌 복통을 참아내며 ‘황제’ 타이거 우즈의 거센 추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페이스를 유지했다. 173㎝·69㎏으로 비교적 작은 체구지만 집중력이 좋아 퍼트가 뛰어나다.신경이 예민해 기복이 심한 것이 약점.음악감상과 스키가 취미다. 이기철기자
  • PGA챔피언십/ 레너드, 5년만의 메이저우승 눈앞

    ‘바람을 다스릴 줄 아는 교타자’ 저스틴 레너드가 5년 만에 메이저대회타이틀 획득을 눈앞에 뒀다. 레너드는 18일 미네소타주 헤이즐틴GC(파72·7360야드)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총상금 550만달러) 3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9언더파 207타로 리치 빔을 3타차로 제치고 단독선두에 나섰다.이로써 레너드는 97년 브리티시오픈 제패 이후 5년 만에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포옹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이날 언더파 스코어를 낸 선수는 레너드를 포함해 단 4명뿐이었고,60대 타수는 레너드가 유일했다. 타이거 우즈는 바람 때문인지 아이언샷이 거푸 그린을 벗어나며 3라운드에서 1타도 줄이지 못해 사상 첫 ‘아메리칸슬램’ 달성 가능성이 전날보다 더 낮아졌다. 합계 4언더파 212타로 레너드에 5타 뒤진 공동 4위에 머문 우즈는 그러나 “나보다 순위가 앞선 선수가 몇명 되지 않는다.”며 역전우승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한편 최경주(32)는 2라운드까지 5오버파 149타로 컷오프됐다. 이기철기자
  • ‘세계우표展’ 명예대상 선정

    우정사업본부(본부장 이교용)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필라코리아2002 세계우표전시회’에서 명예대상에 나다니엘 이갈(이스라엘)의 작품(일본 고전우표)을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국내 대상에는 장세영(55·전남 나주)씨의 ‘대조선국과 대한제국 1884∼1905’,국제 대상에는 펭 히안 타이(싱가포르)의 ‘화란령 인도의 고전 우편물’이 선정됐다. 정기홍기자 hong@
  • 15일 개봉 윈.드.토.커/ 지옥의 전장… 찡한 전우애

    미국에서 만든 전쟁영화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미국식 휴머니즘·영웅주의를 부추기거나,아니면 망가져가는 인간의 광기에 초점을 맞추거나.‘라이언일병 구하기’‘진주만’등은 전자에,‘지옥의 묵시록’‘씬 레드 라인’등은 후자에 속한다.그런데 영화 ‘윈드토커’(Windtalkers·15일 개봉)는사뭇 질감이 다르다.영웅도 없고 철저히 망가지는 사람도 없다.‘우위썬(吳宇森)표 전쟁영화’라고 할 만하다.주인공은 전쟁의 충격 속에서 우왕좌왕하면서,그래도 순수함을 지켜나가려고 노력한다.그리고 가슴 찡할 정도로 전우를 돕는다. 배경은 제2차세계대전 당시 사이판전투.일본군의 암호교란 작전에 고전하던 미군은 나바호 인디언의 복잡한 언어체계를 이용한 암호 ‘윈드토커’를 만든다.그리고 인디언 출신 암호병 벤 야흐지(애덤 비치)와,유사시 암호를 보호하기 위해 그를 죽일 목적으로 조 앤더스(니컬러스 케이지)중사를 전장에 투입한다.결정적인 순간,조는 과연 벤에게 총구를 겨눌 수 있을까. 영화는 이둘이 서서히 가까워져 가는 과정을 그린다.인간성의 극한을 실험하는 전쟁터의 한가운데에서 인디언 전통의식으로 죽은 자의 영혼을 위로하고 스스로를 정화하는 벤의 모습은 감동적이다.전쟁의 상처로 비뚤어진 조도 마음이 움직일 수밖에.이제 조에게는 개인적인 의리와 군의 명령 사이에 선택만이 남는다. 우위썬 영화를 본 적이 있다면 결과를 예측하기란 쉽다.조는 총알을 한발두발 맞아 다리가 꺾이고 쓰러지면서도,위기에 빠진 벤을 안고 탈출한다.적들은 한발만 맞으면 다 죽는데 총알세례 속에서 벤을 구해내는 이 말도 안되는 설정이 그래도 먹히는 까닭은,사나이들의 의리를 비장미에 버무리는 우감독 특유의 스타일이 빛나기 때문이다. 주제와 분위기는 분명 우감독의 것이지만 연출 기법은 달라졌다.춤추듯 아름답게 묘사한 액션이나 슬로 모션이 사라진 것.들고찍기,줌인,줌아웃 등을 통해 살점이 튀고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전투의 실상을 정직하게 담아냈다.그러나 새롭지는 않다.‘라이언…’이후 전쟁영화는 모두 전쟁다큐보다 더 사실적으로 살육의 현장을 눈앞에 펼쳐보였다. 스펙터클한 전투 장면은 최근 나온 다른 전쟁영화와 비슷해도,주먹을 불끈쥐게 하는 ‘영웅본색’류의 의리와 우정이라는 내용은 분명 차별성을 가진다. 특히 육체와 영혼이 갈기갈기 찢기는 고통 속에서도 정신의 고결함을 간직한 인디언 벤 야흐지는,동양출신 감독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국내보다 두달 앞서 개봉한 미국에서는 별 재미를 못 봤다.2차대전으로 미국의 우월성을 증명하거나,전쟁의 참혹함으로 파괴되는 인간성에 관해 진지하게 사색하고 싶은 관객 모두를 충족시키지 못한 듯.주말 박스오피스 최고 성적 3위에 그쳤다.한국에서는? 김소연기자 purple@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보훈문화가 충만한 사회

    몇해 전 ‘라이언 일병 구하기’란 영화가 인기리에 상영된 적이 있다.제2차 세계대전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4형제중 3명이 전사하고 막내인 라이언 일병을 구하기 위한 과정을 그리면서 전쟁의 참화를 생생하게 묘사했다.8명의 대원들이 한 명의 군인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보면 ‘일등병 한 명의 생명이 여덟명의 그것보다 가치가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그러나 한편으로 오늘날 미국이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자국이 참가한 전쟁에서 전사한 용사들의 유해를 발굴하는 모습이 떠올랐다.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으로 우뚝 선 것은 이처럼 국가의 국민에 대한 무한 책임과 국가를 신뢰하는 국민의 애국심이 어우러져 만든 결과가 아닌가 싶다. 필자는 국가보훈처장으로 재직하기 전 30여년간을 군에서 복무하면서 월남전에도 참전했으며 야전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군 생활중 동료나 부하가 전투나 직무수행중 유명을 달리하거나 심한 부상을 당해 본인은 물론 유가족까지 고통을 겪는경우를 많이 보아 왔다.어제까지 동고동락했던 전우가 갑자기 주검이 되어 실려 오는 경우 말로 표현하기 힘든 울분과 슬픔에 잠기곤 했다. 지난달 29일 발생한 서해교전에서 우리의 꽃다운 젊은이들이 고귀한 목숨을 조국을 위해 바쳤다.이들의 희생은 개인의 이익을 버리고 우리 삶의 터전인 국가공동체를 지켜내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숭고하고 값진 것이다.우리가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해 정당한 보상과 예우를 해야할 필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오는 8월5일은 보훈처가 창설돼 국가보훈업무가 제도화의 길로 들어선 지 41주년이 되는 날이다.사람으로 치면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고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는 ‘불혹(不惑)’의 나이를 갓 넘긴 나이다.그동안 보훈업무는 어려움 속에서도 양적·질적으로 많은 발전을 거듭해 국가유공자 및 유가족의 영예로운 삶을 보장하는 데 나름대로 기여해 왔다.올해도 ‘보훈 속에 하나되는 공동체 구현’이라는 정책목표 아래 보훈보상을 내실화하고 보훈대상의 범위 확대 등 외연을 넓혀 나가고있다.또한 오는 27일 광주 5·18묘지,다음달 1일에는 마산 3·15묘지가 국립묘지로 승격된다.그리고 경북 영천과 전북 임실에 있는 호국용사묘지도 국립묘지로 격상한다. 그러나 지난 5월 국가보훈처에서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의 성인 남녀 2020명을 대상으로 보훈의식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응답자의 87.3%가 국가유공자가 국가발전에 기여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그분들이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는 대답은 32%로 낮았다.또한 호국·보훈의식도 49.4%가 과거에 비해 낮아졌다고 대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의견은 25.6%에 그쳤다.이처럼 갈수록 보훈의식이 약화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다. 역사학자 토인비는 “한 나라가 쓰러지는 것은 물질적인 여건이 아니라 내부의 정신적 자원에 기인한다.”고 말한 바 있다.‘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듯이 한때 번영을 구가했던 로마제국도 결국 도덕적 타락과 정신문화의 약화로 멸망했다.이는 바로 한 나라의 흥망성쇠가 그 민족의 ‘정신문화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뜻한다.물론 정신문화의 중심에는 자신보다는 공동체의 이익을 우선하고 남을 배려하는 건전한 보훈정신이 뒷받침되고 있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보훈처 창설 41주년을 앞두고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진정으로 예우하고 존경하는 보훈문화가 충만한 우리 사회를 만들어 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재달/ 국가보훈처장
  • 김미현 부활 ‘샷’, 자이언트이글클래식 14언더…로빈스 1타차 눌러

    2000년 9월 24일 세이프웨이챔피언십 이후 1년10개월동안 시달려온 ‘징크스’를 말끔히 털어낸 한판이었다. 지난해 세차례,올해 두차례 등 모두 다섯차례나 준우승에 그친 김미현은 22일 미국 오하이오주 비에너의 스쿼크릭골프장(파71·6454야드)에서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자이언트이글클래식(총상금 100만달러) 우승컵을 움켜쥐고 모처럼만에 활짝 웃었다.마지막 3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보태 합계 14언더파로 켈리 로빈스(미국·203타)를 1타차로 제치고 지긋지긋한 ‘준우승 망령’에서 벗어나 개인 통산 4승째를 일궈낸 것이다. 2라운드에서 치열한 시소를 벌인 끝에 선두 로빈스에 1타 뒤진 채 3라운드에 나선 김미현은 드라이버샷에서 30∼40야드씩 뒤졌으나 환상의 우드샷으로 역전우승을 이끌어냈다. 9홀까지 2타차까지 밀려 우승이 멀어지는 듯 했으나 차분하게 기회를 엿보다 11번홀(파4)에서 로빈스가 보기를 범한 사이 9번 우드로 날린 두번째 샷을 핀 1m에 붙이며 버디로 연결시켜 단숨에 공동선두로 뛰어 올랐다. 기세가 오른 김미현은 17번홀에서 다시 환상의 우드샷으로 결정적인 버디를 이끌어냈다.412야드짜리 파4홀로 여자프로들에겐 버거운 거리였다.드라이버샷으로 229야드를 날린 김미현은 홀까지 183야드의 거리를 남겨뒀다.반면 장타자 로빈스는 드라이버샷으로 264야드를 때려 편한하게 핀을 공략할 수 있게 됐다. 승부수를 띄운 김미현은 7번 우드를 빼들었다.‘우드의 마술사’라는 별명답게 김미현이 날린 세컨드샷은 그린 중앙에 떨어진 뒤 경사면을 타고 흘러핀 1.2m 지점에 붙었다.반면 심리적 압박감에 몰린 로빈스는 8번 아이언으로 두번째 샷을 날렸음에도 불구하고 볼은 그린 우측 상단에 떨어졌다.김미현은 막판 승부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천금의 버디를 잡아냈고 로빈스는 파에 만족해야 했다. 11년 동안 9승을 올린 베테랑 로빈스는 뒷심 부족으로 99년 이후 3년간 계속되어 온 무관의 한을 이번에도 풀지 못했다. 박지은(23·이화여대)은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공동3위에 올랐고,장정(22·지누스)은 공동 14위를 차지했다.박세리(25) 한희원(24·휠라코리아) 이정연(23·한국타이어) 등은 공동42위,박희정(22·CJ39쇼핑)은 공동52위에 그쳤다. 박준석기자 pjs@ ■우승하기까지/ 준우승 다섯번 끝 ‘V' 포옹 우여곡절 끝에 일궈낸 역전우승이었다. 2000년 세이프웨이챔피언십에서 연장접전 끝에 후배 장정을 누르고 통산 3승째를 거둔 이후 무려 1년 10개월.그동안 준우승만 다섯차례 기록하며 쓰린 속을 달래야만 했다. 지난달 로체스터인터내셔널에서는 5타나 앞선 채 마지막 라운드에 나섰지만캐리 웹(호주)의 거센 반격에 휘말려 역전우승을 내줘야만 했다. 지난해에도 연장전 패배 두차례를 포함해 준우승만 세차례 기록해 아쉬움을 남겼다.오피스디포대회에서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에 연장 첫 홀서 무너졌고,캐시아일랜드챔피언십에서는 로지 존스에 역시 연장 첫 홀서 무릎을 꿇었다.이어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에서는 ‘숙명의 맞수’ 박세리에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김미현은 계속된 좌절을 극복하기 위해 겨울훈련 때 ‘승부수’를 던졌다.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베테랑 스윙코치인 필 리츤과 함께 스윙개조를 한것.트레이드 마크인 오버스윙을 과감히 버리고 스퀘어스윙으로 샷을 가다듬은 뒤 시즌을 맞았다. 물론 스윙 개조에는 나름대로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다.오버스윙은 발목과 허리,무릎 등에 무리를 줘 선수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또 시즌 내내 꾸준한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스퀘어스윙이 유리하다는 것도 작용했다. 시즌을 치르면서 결정적인 순간 스퀘어스윙 대신 오버스윙이 습관적으로 나와 곤욕을 치렀고,지난달 맥도널드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다시 스퀘어스윙을 포기하기도 했다.하지만 주니어시절부터 오버스윙과 스퀘어스윙을 병행한 덕에 빠르게 적응했고,마침내 이번 대회에서 결실을 맺었다. 그동안 사용한 클럽을 이번 대회 개막 하루전 열린 프로암 때 바꾼 ‘무모함’도 오히려 행운을 가져다 주었다. 드라이버부터 아이언까지 캘러웨이사 제품 대신 핑 제품으로 모두 바꾼 뒤경기에 나선 것.그러나 아이언 비거리가 반클럽 정도 늘어 한결 편안하게 경기를 치렀고 특히 장기인 우드샷도 위력을 더해 사흘내내 60대 스코어를 기록했다. 박준석기자 ■일문일답 “17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낼 자신이 있었다.” 22일 22개월만에 우승 갈증을 푼 김미현은 승부처 17번홀에서 정상 정복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마지막 18번홀 파퍼트를 무척 정성들여 했는데. 첫 퍼트를 다소 세게 쳤다.두번째 퍼트는 약간 내리막이었는데 발자국 때문에 울퉁불퉁했다.그래서 신중했다. ◇승부처가 된 17번홀 세컨드샷에 대해 설명해달라. 1·2라운드에서 똑같은 곳에서,똑같은 거리를 남기고 세컨드샷을 했다.때문에 오늘도 세컨드샷을 하기 전에 자신이 있었다.약간 오르막 지형이라는 점을 감안해 홀 오른쪽을 겨냥했다.버디 퍼트는 이중 브레이크였기 때문에 매우 신경이 쓰였다.더구나 여러번 중요한 퍼트를 놓쳐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다. ◇오늘 플레이에 만족하나. 만족한다.다만 오늘도 퍼트 실수가 몇차례 있었다. ◇켈리 로빈스와의 맞대결은 재미 있었나. 다시 하고 싶지 않다.로빈스는 장타자여서 쇼트 아이언을 주로 사용했지만 나는 페어웨이우드나 롱아이언을 써야 했다.무척 어려운 싸움이었다. ◇자신의 퍼팅 실력을 평가한다면. 연습은 많이 하는데….아버지는 내 실력이 형편없다고 말한다.하지만 동료들은 뛰어나다고 말한다. 송한수기자 onekor@
  • [발언대]해군장병 ‘투혼’ 폄하해선 곤란

    6·29 서해교전을 지켜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우선 교전에 대한 섣부른 판단보다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해야 할 측면이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핵심은 북한 경비정의 사전에 계획된 악랄한 기습공격을 받은 상황에서 우리 해군 장병들은 치명적인 피해를 극복하고 용전분투하여 값진 승리를 거두었다는 것이다. 99년 연평해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서해교전에서 보여준 신세대 장병들의 투혼은 정말 믿음직스러웠다.목숨이 다할 때까지 그리고,한쪽 손가락이 절단되고 다리에 파편이 박혀 일어설 수도 없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제자리를 지키며 장전된 포탄을 모두 발사했다.적함은 화염에 휩싸여 퇴각할 수 밖에 없었다.따라서 서해교전은 적의 기습공격에도 불구하고 북방한계선(NLL)을사수한 성공적인 작전으로 평가 받기에 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언론과 정치권에서 갖가지 논란이 불거진 것은 각자의 입장에서 상황과 작전을 주관적으로 해석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여겨진다. 군 작전은 현장에 있는 지휘관의 판단과 조치가 무엇보다 존중돼야 한다.고속정 편대장 등은 가장 정확한 조치를 취한다고 평가한다.또 작전을 수행한 장병들의 투혼과 희생의 가치는 어떤 경우에도 폄하돼서는 안된다.국가가 맡겨준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전장에서 장렬히 싸우다 전사하고 부상한 그들의 희생 정신은 우리 국민의 가슴속에 영원히 기억되리라 믿는다. 군의 사기는 국가와 국민에게서 나온다.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 국민은 많은 수의 해군들이 쓰러지고 함정의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군에 깊은 신뢰와 애정을 보내 결국 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부상 장병들에게 ‘나라를 지키고 빛낸 훌륭한’사람으로 떠받들며 그 길을 따라가고 싶다는 소망을 담은 위문편지를 보냈다고 한다.병상의 장병들에게 벅찬 감동이 되었을 것이다.자식과 남편을 잃었지만 국민과 전우들이 보내준 위로와 성금이 전사자 유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박영덕 해군예비역 준장
  • 여중생 장갑차 사망 진상 알리기 시민네티즌 숨은 노력 컸다

    “국민의 이름으로 미선이와 효순이가 억울하게 죽은 책임을 반드시 밝혀내고 미국의 사과도 받아낼 겁니다.”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경기 양주군의 두 여중생 고(故) 심미선·신효순양의 사인 규명에 발벗고 나선 ‘광화문 시민 네티즌모임’의 다짐이다. 회사원,사업가,프리랜서 등 평범한 네티즌 15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 처벌을 이끌어 내기 위해 국내외 온-오프라인을 오가며 동분서주하고 있다.생업에 매달리다 보니 밤낮이 따로 없고 사비(私費)도 아끼지 않는다. 사건 보름 뒤인 지난달 28일 인터넷을 통해 공감대를 모은 이들은 서울 인사동에서 처음 모였다.한국과 터키의 월드컵 3,4위전이 열렸던 지난달 29일 회원들이 직접 만든 검은 리본을 광화문 일대 길거리 응원단에 나눠준 것을 계기로 ‘광화문 시민 네티즌 모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밤새 리본 3000여개를 만들었던 주부 이미경(李美京·36·서울 관악구 봉천5동)씨 등은 “억울한 죽음을 잊지 말자.”고 호소했다.모임 대표인 프리랜서 작가 채근식(蔡根植·40·관악구 봉천5동)씨는 “원인을 제공한 미국 정부에 저항하고 한국 정부의 성의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것이 모임의 취지”라고 소개했다. 이들은 묻혀졌던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알리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주요기관의 게시판에 호소문을 올리고 해외 언론사와 백악관,미 국무부 홈페이지 등에도 영문 항의문을 띄우고 있다. 지난 8일 경기도지사가 미2사단장 이임식 때 감사패를 증정할 계획이라는소식을 접하고 도지사에게 대대적인 항의 이메일을 보내 계획을 취소하게 만들기도 했다.다음 주에는 영문 사이트를 만들어 해외시민네트워크와도 연대해해외 홍보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공감을 표시한 네티즌만 지금까지 15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이들은 13일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와 함께 서울 덕수궁 앞에 분향소를 차리고 그동안의 활동을 담은 사진 전시회와 추모 캠페인을 벌인다. 윤성록(尹聖錄·32·회사원·성동구 금호동)씨는 “길거리 응원단의 10분의1 정도라도모인다면 미국이 이렇게 성의없이 나오진 않을 것”이라며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했다.검은 리본용 원단을 제공한 전우정(全祐廷·31·회사원·구로구 오류동)씨는 “후배 아버님인 고(故) 전동록씨가 주한미군 기지고압선에 감전돼 돌아가신 뒤 얼마 되지 않아 이런 일이 또 발생해 같은 민족으로서 죄의식을 느낀다.”며 안타까워했다. 구혜영기자 koohy@
  • 해군 첫 여성항공기 근무자 탄생

    “서해교전에서 전사한 전우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늘에서 두 눈을 부릅뜨고 바다를 지키겠습니다.” 해군의 첫 여성 항공기 근무자가 9일 탄생한다.공군에 여성 조종사는 있지만 P-3C 해상초계기 전술비행 장교로는 제6항공전단 이지연(李智嚥·23·숙명여대 졸업) 중위가 처음이다. 이 중위는 지난해 해군 간부후보생 95기로 임관,첫 여성 해군장교로서 함상근무도 자원한 바 있다. 이 중위는 8일 여성 장교들의 첫 마디가 흔히 그렇듯이 “여성 장교가 아니라 고도의 분석력과 강인한 체력이 필요한 전술비행 장교로 봐 달라.”고 주문했다.이 중위는 지난 8개월 동안의 비행훈련을 거쳐 9일 ‘항공휘장(WING)’을 가슴에 단다.앞으로 1년 동안 전술비행 장교로 근무하며 고급 교육과정을 마치면 해상초계기의 항법통신관이 된다. 김경운기자
  • 80년 포항 간첩선전투 예비역 하사 김병국씨

    “20여년전 제 전우가 당했던 일을 후배들이 똑같이 겪어야 하다니,정말 안타깝습니다.” 예비역 해군 하사 김병국(45·사진·서울 강서구 화곡동)씨는 지난 달 29일 서해 교전 소식을 듣고 한동안 숨이 멎는 듯했다. 지난 80년 포항 앞바다에서 근무하다 간첩선과 맞닥뜨려 전투를 벌였던 때와 상황이 너무 흡사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1일 기자와 만나 “당시에도 아군 배가 북한군에 옆구리를 보이는 바람에 전우 한명이 적의 사격에 노출돼 사망했다.”면서 “이번에도 북한경비정에 배의 왼쪽을 그대로 내보인 고속정이 침몰당해 피해가 컸다.”고 아쉬워했다.북측의 경비정을 앞쪽에 두고 아군 고속정이 좌우 삼각형 모양으로 접근해 들어갔어야 한쪽이 공격당하더라도 반격도 쉽고 피해도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때문에 2척의 아군 고속정을 북측 경비정 전방 지점에서 옆면을 드러낸 채 일렬로 배치한 현장 지휘에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그는 “80년 포항 앞바다 교전 이후 적 함정을 앞에 둔 상태에서는 반드시 삼각형 형태로 접근하도록 교전수칙이 바뀐 것으로 안다.”면서 “왜 교전규칙대로 움직이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김씨는 “동물도 싸울 때는 상대에게 옆구리를 보여주지 않는 법”이라며 젊은 후배들의 희생을 안타까워했다.그는 이번 서해교전을 계기로 북측 함정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면 위협사격이라도 가하는 등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씨는 “바다에서는 씻는 물도 나눠쓰는 것이 동기요,전우인데 남은 이들이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느냐.”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영표 황장석기자 surono@
  • [씨줄날줄] NLL과 JSA

    지난 2000년 9월9일 개봉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는 그해 6월15일에 있었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과 남북 화해무드에 편승해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을 수립했다.판문점 총격사건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주인공 이수혁 병장의 비극적인 자살에도 불구하고 남북은 한 핏줄이라는 원초적인 메시지로인해 관객들의 폭넓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또 JSA의 흥행 성공은 정전 이후 분단의 상징처럼 인식돼온 판문점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남북정상회담 2년 후 월드컵의 열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달 29일 아침 서해해상의 북방한계선(NLL) 3마일 남방지역에서 북한군의 계획된 무력도발로 우리 해군 4명이 전사하는 무력충돌이 빚어졌다.3년 전 연평해전 때 당한 일방적인 패배에 대한 설욕전이라느니,NLL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기도라느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영화 JSA와는 달리 교전에 앞서 남북한 병사들 사이에 편지와 담배 교환도,초코파이 선물도 없었다.경고 방송에 정조준 사격이 있었을 뿐이다.또 JSA에서는 사건의 전말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조명하려는 한국계 혼혈 소피 장 소령이 있지만 NLL 총격전에서는 남북한 각각의 주장과 날카로운 대치만 있을 뿐이다.JSA가 그려내려고 했던 휴머니즘이나 남북한 동류의식은 뿌리내릴 틈이 없는 것이다. 이번에 무력도발을 감행한 북한군은 3년 전 연평해전에서 참패를 맛본 인물들이다.북한군이 3년 동안 절치부심한 끝에 보복공격을 가했다는 논거이기도 하다.하지만 이에 맞선 우리 해군은 지휘관급을 제외하면 대다수가 연평해전 이후 입대한 ‘JSA세대’다.연평해전을 경험한 고참들이 가르치는 대로 ‘빨갱이들을 때려잡으러 여기에 왔다.’고 복창했는지도 모르지만 JSA의 이수혁 병장과 북한군 오경필 중사처럼 ‘형제’라는 감정이 가슴 밑바닥에 깔려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제 전사자들의 영결식이 열렸던 경기도 성남의 국군수도병원에서는 여느 때처럼 유족들의 애끓는 오열과 주먹을 불끈 쥔 채 뜨거운 눈물을 애써 삼키는 전우들이 있었다.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더 피를 흘려야만 NLL의 파고는 잦아들 것인가.NLL이 JSA가되는 날을 고대해 본다. 우득정/ 논설위원
  • 서해교전/ 전투참가 장병 교전상황 증언, 손가락 잘린 고통속 “”실탄 달라””

    “처절한 전투였습니다.그러나 우리는 결코 지지 않았습니다.” 서해교전을 치른 해군 장병들의 얼굴은 붉게 상기돼 있었다.충혈된 눈은 전사하거나 부상한 전우들의 얼굴이 떠오르는 듯 연신 경련을 일으켰다. 357호에서 살아남은 한정길(26) 중사 등 3명과 358호에 승선했던 232 편대장 김찬(36) 소령 등 14명이 30일 358호 선상에서 당시의 참상을 공개했다.이들이 전한 교전 상황과 구출작전을 재구성한다. 29일 오전 10시25분 연평도 북방한계선(NLL) 남쪽으로 북한의 경비정 1척이 내려왔다.주변에 단 한척의 어선도 보이지 않은 점이 평소와 달랐다. 북한 경비정의 함포가 우리 고속정 357호에 겨누어져 있음을 확인한 순간 357호와 358호 고속정의 포문도 일제히 북한 경비정으로 향했다.한정길 중사는 “포를 겨누었지만 발사는 하지 않을 것으로 믿었으며 당시 결코 방심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순간 북한 경비정에서 내뿜는 함포 소리가 고요한 서해 바다를 뒤흔들었다.배의 왼쪽 부분이 북한 경비정 방향으로 향해 있던 357호의 조타실에서 불길이치솟았고 파편이 바다로 쏟아졌다.358호에서 두 고속정을 지휘하던 김찬소령이 즉각 대응사격을 명령했다.20여분 동안 격렬한 함포사격이 이어졌다.1000여발의 포탄이 모두 소진될 정도였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357호는 왼쪽으로 기운 채 빙빙 맴돌고 있었다.포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유효 사거리에서 벗어나야 했지만 이미 기동력을 상실한 상태였다.한 중사는 “연기 때문에 시야 확보가 곤란했고,타기(핸들)와 가속기 역시 작동하지 않았다.”고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정장(艇長)을 포함,4명이 전사하고 부상자가 속출했지만 357호의 장병들은 피투성이 상태에서도 개인화기로 사격을 계속했다.숨진 조천형(趙天衡·26) 중사는 목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사격을 멈추지 않은 듯 방아쇠를 꽉 움켜잡은 모습이었다. 임근수(25) 하사는 “K2소총으로 전투를 하던 권기형 상병은 왼손가락이 모두 절단된 상태에서도 나에게 실탄을 갖다 달라고 외쳤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박경수(22) 하사는 “배가 불길에 휩싸인 순간 조타실에 올라가 보니 피가 흥건했고,매캐한 연기로 뒤덮여 있었다.”면서 “좌현 사수가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장전돼 있던 포를 계속 쏘았다.”고 당시 상황을 돌이켰다. 교전이 끝나자 358호가 침몰하고 있는 357호의 왼쪽에 붙어 본격 구조작업을 벌였다.장병들이 357호에 올라가 보니 정장 윤영하(尹永夏·28) 소령은 등에 피를 흘리며 가쁜 숨을 쉬고 있었다.인공호흡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부정장 이희완 중위의 종아리는 포탄파편에 갈기갈기 찢어져 있었다. 비상펌프를 동원해 고속정에 고인 물을 빼내고,소화기로 엔진의 불길을 진화했지만 357호는 이미 예인이 불가능할 정도로 파괴돼 있었다. 평택 이창구 유영규 장세훈기자 window2@
  • 7월의 호국인물 박두원대위

    전쟁기념관은 6·25 때 89회 출격하고 전사한 공군 전투기 조종사 박두원(朴斗元·1926∼52·사진)대위를 ‘7월의 호국 인물’로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박 대위는 경주 출신으로 일본에서 비행학교를 졸업한 뒤 1950년 10월 재일 학도의용군으로 자원 입대,지상전투에 참가하다 공군 전투조종사를 지원했다.52년 3월 공군 소위로 임관한 뒤 제1전투비행단 제10전투비행전대에 배속돼 F-51 무스탕 전폭기의 조종간을 잡았다. 원산·고성·간성·신안주 등에서 적 진지를 공격하고 보급로를 차단하는 등의 전공을 세웠으나 52년 8월 89회 출격 때 대공포화를 맞아 공중에서 산화했다.전우 조종사들은 그의 영정을 들고 교대로 100회까지 출격했다.정부는 대위로 특진시키고 을지무공훈장을 추서했다.고인을 기리는 현양행사는 다음달 11일 전쟁기념관 호국추모실에서 열린다. 김경운기자 kkwoon@
  • 6·25참전 소년지원병 회고

    ‘어머니 지금 내 곁에는 수많은 학우들이 죽음을 기다리듯 뜨거운 햇볕 아래 엎드려 있습니다….’ 1950년 8월 한국전쟁 중 경북 포항전투에서 숨진 소년지원병의 일기 내용이다.일기장에는 전쟁이 빨리 끝나 어머니의 품에 안기고 싶다고 적혀 있다.그러나 동족끼리 겨눈 총부리는 소년의 간절한 소망을 비정하게 뿌리쳤다.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52년.당시 17세 이하의 어린 나이로 참전했던 노병들이 고희를 바라보면서 다시 모였다.이들은 국군이 인민군에 밀려 내려와 낙동강 전선에서 전투를 벌이던 50년 7월과 8월 징병대상이 아닌데도 자원해 정규군에 입대했다. 내 나라를 붉은 군화로부터 지키겠다는 생각 하나로 펜 대신 총을 들었던 것이다.군복 없이 학생복과 학생모자 차림으로 훈련 한번 제대로 받지 않고 카빈총을 끌면서 전선에 나갔다.지난 96년 결성된 ‘6·25 참전 소년지원병 전우회’(회장 朴泰承·69)가 그동안 각종 전사(戰史)기록 등을 통해 찾아낸 참전 소년지원병은 3000여명. 중학교 2학년인 15세때 입대했던 안봉근(安奉根·67·참전소년지원병 전우회 사무총장)씨는 “나라가 위태롭다는 말을 듣고 곧바로 친구 12명과 함께 전선으로 달려갔다.”고 말했다.일부 소년지원병들은 ‘나이가 어려서 안된다.’는 만류에 나이를 속이기까지 했다고 전했다.이들의 전과도 만만찮았다.임일재(任一宰·67)씨는 특공대 10명과 함께 함경도 청천강변을 수색하다 김일성 차를 노획하는 전과를 올리기도 했다.인민군 3800여명을 사살하고 309명을 포로로 잡는 등 큰 전과를 올린 50년 9월 초순의 경북 영천전투에도 상당수 소년지원병들이 활약했다. 글·사진 칠곡 한찬규기자 cghan@
  • 6·25참전국 터키에 응원으로 보은

    “6·25전쟁에서 진 빚을 월드컵 응원으로 보답한다.” 육군 36사단(사단장 양원모 소장)은 10일 월드컵경기 관전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터키 6·25전쟁 참전용사 9명을 부대로 초청,혈맹의 우의를 다지며 양국의 월드컵선전을 기원하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했다. 36사단은 이날 무술루 알쿠살(72) 등 터키 참전용사들을 위해 환영식을 가진 뒤 부대를 소개하고 특공무술 시범 등을 선보였으며,이들 터키 참전용사는 지난 50여년동안 크게 발전한 한국군의 위용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들은 지난 1일 입국해 터키-브라질전과 코스타리카전을 관전했으며 두 경기를통해 터키선수들을 응원하는 한국인들을 보고 한국전 당시 이국땅에서 젊음을 바친 동료 전우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꼈다고 털어 놓았다. 터키는 한국전 당시 1개 여단 5000여명의 전투병력을 파병한 우방으로 3년여에 걸친 전쟁 중 3500여명의 사상자를 냈다. 36사단 관계자는 “한국인이 주심을 본 브라질 전에서 터키선수 2명이 파울로 퇴장을 당하는 사태가 빚어져 혈맹의 입장에서 무척 안타까웠다.”며 “남은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골득실로 16강에 오를 수 있도록 전 장병은 물론 국민들이 성원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주 조한종기자 bell21@
  • 월드컵/ “터키팀 판정 서운함 푸세요”

    한국의 노병(老兵)들이 한국과 터키간 화해의 전령사로 나섰다.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주축이 된 ‘월드컵 터키 서포터스’ 회원 20여명은 7일 오후 터키팀이 묵고 있는 서울 장충동 타워호텔을 찾았다. 지난 3일 터키와 브라질의 월드컵 경기에서 한국인 주심이 석연찮은 판정으로 터키팀 선수를 퇴장시키자 서운함을 표시한 터키팀을 달래기 위한 것이었다. 특히 한국의 노병들은 한국전 당시 생사를 나눈 터키 전우들이 축구 경기 판정 때문에 서먹서먹해진 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노병들은 이날 가로 6m,세로 4m 크기의 초대형 터키 국기를 월드컵 축구공 모양의 도자기와 함께 터키선수단측에 증정하며 화해의 악수를 청했다.이 국기에는 지난달 4일부터 부산,대구,광주,인천 등 월드컵 개최 도시를 돌며 시민 500여명으로부터 받은 환영 메시지와 사인이 가득 담겨 있었다. 참전용사 대표 조남신(76)씨는 “한국 주심의 오심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전쟁때 3000여명이 목숨을 바친 터키를 변함없이 사랑한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면서 “반세기 이상 키워온 양국간의 우정이 계속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기를 전달받은 오데미르 샐라미 터키 선수단 단장은 “잠시나마 서운한 감정을 가졌지만 한국은 여전히 우리의 영원한 친구”라면서 “터키와 한국 모두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를 기원한다.”고 화답했다.터키 전통 문양을 새긴 기념품도 건넸다. 이영표기자 tomcat@
  • 어린이 책 세상

    ●민사고,국영수 이렇게 한다(박관수 등 4인 지음)= 민족사관학교의 국어,영어,수학선생님과 심신수련을 시키는 선생님들이 중·고등학생들을 위해 ‘한수’가르쳐 준다.졸업생과 재학생들도 자신의 기발한 공부 노하우를 전수했다.물병자리,8500원. ●꼭꼭 숨어있는 생활속 과학찾기(이광렬 글,이윤하 그림)= 3∼4학년이 읽을 수 있는 과학책.오래된 종이색은 왜 변할까,냉장고는 언제부터 사용했을가,장마는 왜 생길까 하는 궁금증을 쉽게 풀어썼다.질문과 답이 1∼2쪽을 넘지 않아 지루하지 않다.청솔,7500원. ●신기한 그림족자(이영경 글·그림)= 조선시대 탐관오리들을 괴롭히고 백성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데 신통력을 발휘했다는 기인 전우치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구어체로 의성어·의태어가 강점,독자는 다섯살 이상.비룡소,9000원. ●최고의 과학관을 찾아라(편집부 엮음)= 우리 주변에 가볼 만한 전국의 과학관·천문대들과 현장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과학교육 프로그램을 망라했다. 재미있는 과학얘기도 삽입.김영사,1만 1900원.
  • 한국전 참전 터키용사 34명 월드컵 응원 입국 “”상흔 씻고 축제 놀라워요””

    “가질러리(노병들이여),이킨치 와타나 호스젤디니즈(제2의 고향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코레,세비요리즈(한국을 사랑합니다).” 1일 오후 인천공항 입국장에는 제복 차림에 머리가 희끗한 터키인 할아버지 34명이 감회 어린 표정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1950년 한국전에 참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터키 참전용사들이 반세기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돌아온 노병’들은 전쟁의 비극으로 얼룩졌던 땅이 월드컵 축제의 무대로 바뀐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했다. 입국장에는 이들과 함께 전장을 누볐던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소속 참전 용사들과 터키팀을 응원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뭉친 시민 응원단이 박수와 환호로 이들을 맞았다. 한국군 참전용사 34명은 터키 전우들의 목에 저마다 꽃다발을 걸어 주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볼을 부볐다.백발이 성성한 노병들은 한참 동안 뜨거운 포옹도 나눴다. 무슬루 알쿠살(73·당시 소위)은 낙동강 전투에 함께 참여했던 한국군 전우 조남신(75)씨에게 영문 편지와 참전 당시의 사진을 선물로 주었다.터키 참전용사 대표인 셀축 유네겔(79·당시 대령)은 “한국전쟁 당시 한국인의 뜨거운 우정을 50년만에 다시 느낄 수 있어 감개무량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알리 이산(73)은 빛바랜 흑백 사진 한 장을 꺼내 보이며 “개성 전투에 함께 참여한 둘도 없는 친구였던 사진 속의 ‘김’을 찾으러 왔다.”고 수소문했다.그는 “한국이 50년 만에 이렇게 발전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한국전 당시 터키군은 1만 5000여명이 파병돼 3600여명이 죽거나 다쳤다. 특히 이날 노병들과 함께 입국한 오스만 카라테 킨(52)의 감회는 남달랐다.킨의 아버지 오스만 아리(당시 24)는 압록강 국경지대 근호리전투에서 목숨을 잃었다.당시 생후 45일의 갓난아기였던 킨은 이후 홀어머니와 함께 터키에서 농사를 짓고 살면서 항상 아버지의 ‘청춘’이 묻힌 한국을 가슴에 담아왔다고 한다.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서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킨은 “나이가 들면서 아버지가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한국에 오고 싶었다.”면서 “전 세계인의 잔치인 월드컵을 계기로 아버지의 흔적이 남아 있는 한국에 오게 돼 너무나도 기쁘다.”고 눈물을 글썽였다.국립묘지를 찾아 한국전에서 희생된 용사들에게 헌화하겠다는킨은 “터키와 한국이 나란히 월드컵에서 선전하길 바란다.”며 응원도 잊지 않았다. 터키 전쟁 유공자회의 요청을 받은 주 터키 한국대사관과 기업체 등의 도움으로한국에 온 이들은 서울 중구 인현동 풍전호텔에서 여장을 풀었다.이들은 3일 브라질,9일 코스타리카,13일 중국과 경기를 벌이는 터키팀을 경기장에서 직접 응원할계획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터키응원 모임의 고석중(27·한성대 4년)씨는“비록 우리가 체험하지 못한 세대의 사연이지만,월드컵을 계기로 가슴 뭉클한 만남이 이뤄지게 돼 기쁘다.”면서 “터키의 선전을 위해 힘껏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영표·김유영기자 tomcat@
  • 2002 월드컵/ “우리 동네 우리가 지킨다”

    ‘우리 동네는 우리 손으로 지킨다.’ 경찰병력이 테러 방지와 경기장 질서유지 등 ‘월드컵 경비’에 대거 투입되면서 생기는 민생치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주민들이 발벗고 나섰다.아줌마 부대와 씨름선수들,전직 군인,중국집 아저씨 등 ‘경비 자원봉사자’들의 면면은 다양하다. 서울 노원구 월계3동의 삼호아파트 등 5개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부 24명으로 구성된 ‘우먼캅스’는 월드컵 기간동안 자체적으로 동네 자율방범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우먼캅스’는 매일 밤 9시부터 자정까지 주변 아파트지역을 돌며 범죄예방 등 치안활동을 펴기로 했다.‘우먼캅스’ 대장인 최양현(48)씨는 “관내 경찰병력이 태릉선수촌 등 월드컵 관련 경비에 투입되면서 발생하는 치안 공백을 우리 주부들이 메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의 중국 음식점 주인 110명으로 구성된 ‘강동중식업 오토바이 순찰대’ 대원들도 28일 고덕동 광문고등학교에서 ‘월드컵 치안유지 결의대회’를 갖는다.이들은 월드컵 기간 동안 매일 밤 10시부터 2시간 동안 관내순찰을 돌며 방범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순찰대장 정관훈(45)씨는 “월드컵 기간중 우리 동네의치안 상태는 16강을 넘어 우승감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활짝 웃었다. 울산 현대의 ‘코끼리 씨름단’ 소속 프로 씨름선수 16명도 지난 3일 자율 방범대 발대식을 갖고 숙소가 있는 울산시 동구 관내의 치안을 돕기로 했다.씨름단 관계자는 “월드컵을 맞아 관내 주민들은 물론 인근에 훈련캠프를 차릴브라질 등 외국선수들의 보호에 힘쓸 것”이라고 했다. 해병대전우회 중앙회도 서울시청 등의 의뢰를 받아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주변과 서울 외곽지역 주택가의 경비와 방범치안 활동을 돕기로 했다. 이영표 홍지민기자 tom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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