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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 ‘모호한 재량권’ 정비한다

    ‘시장·군수·구청장은 가축전염병에 걸렸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가축의 소유자에게 당해 가축의 살처분(殺處分)을 명하여야 한다.’(가축전염병예방법 제20조) ‘상당한 이유’ 등 각종 불명확한 규정이 대폭 정비된다. 행정기관이나 공무원이 자의적으로 재량권을 행사할 여지를 미리 줄이기 위해서다. 법제처는 14일 법령 424건(858개 조문)에 담긴 이같은 불명확한 규정들을 2007년까지 3년 동안 정비하는 내용의 ‘재량행위 투명화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행정기관 및 공무원이 법 규정을 임의로 해석해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행정처분을 내리거나 국민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을 막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재량권 남용으로 빚어질 수 있는 부정부패의 소지를 차단하려는 뜻도 담고 있다. 법제처는 이를 위해 올해 120개,2006년 131개,2007년 173개 등 연도별로 이들 문제법령의 규정과 재량권 행사 절차를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소관부처별로 추진될 이 정비작업은 특히 ‘대통령 지시과제’로 관리돼 청와대가 직접 점검·평가작업을 벌이게 된다. 법제처는 정비대상 기준으로 ▲불명확한 재량권의 요건 ▲요건규정의 무분별한 하위법령 위임 ▲불투명한 효과규정 ▲포괄적인 인·허가의 취소제도 ▲불분명한 과징금 규정 ▲법률에 근거없는 내인가(조건부인가) 제도 ▲명확하지 않은 관계기관 협의제도 등 7개 항목을 잡아 놓았다. 각 부처의 훈령이나 예규 등 행정규칙 8000여건 가운데 국민생활과 관련된 행정규칙 3425건도 올해 말까지 일제히 정비할 계획이다. 법제처는 특히 과징금 부과제도와 관련, 과징금을 과중처분하더라도 반드시 법률이 정한 금액을 넘지 못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법령 가운데 해운법 제9조 2항 등은 가중·감경규정을 두면서 가중할 경우 상한규정을 마련해 놓지 않아 자칫 재량권 남용 소지가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각 위반행위에 대해 별개의 과징금 처분을 내리는 대신 적발한 위반행위를 하나로 묶어 과징금을 부과토록 할 방침이다. 법제처는 이를 위해 오는 5월까지 정비대상 행정규칙을 발굴하고 8월까지 각 부처와 협의한 뒤 9월 중 법제처 법령정비위원회에서 정비사항을 확정, 연말까지 정비작업을 마칠 방침이다. 김선욱 법제처장은 “행정기관이나 공무원의 재량권은 주어진 상황에 적절히 대처토록 하는 순기능도 있지만, 자의적으로 행사돼 행정부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면서 “구체적 내용을 기준으로 재량권을 정비함으로써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北접경 파주·고성에 검역소

    남북 교류 증가에 따라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과 강원도 고성군에 국립검역소가 들어선다.13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인적교류 증가에 대비한 전염병 예방 차원에서 북한 접경지역 2곳에 검역소 설치를 적극 추진중이다. 방역당국은 특히 북한이 전염병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각종 지원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 “우리 설의 온정 캄보디아에 전해요”

    “따뜻한 명절을 맞아 해외의 어려운 이웃에게 한국의 인술을 펼치고 오겠습니다.” 서울 아산병원 의료진이 설 연휴 기간 동안 해외 의료봉사길에 오른다. 이 병원 기독봉사회 소속 의사·간호사와 자원봉사자 20여명은 6일부터 엿새 동안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을 찾아 무료진료와 전염병 예방활동을 펼치게 된다. 이들의 캄보디아행은 지난해 10월 현지 의료기관이 봉사를 요청한 것이 계기가 됐다. 캄보디아는 전체 인구의 40%가 절대 빈곤층으로, 평균 수명이 49.5세에 불과할 정도로 의료시스템이 열악하다. 1995년 창립한 이후 쪽방촌과 장애인시설 등에서 매달 봉사활동을 벌여온 봉사단은 모처럼의 휴가도 반납하고 100만원 이상씩 자비를 들여 의약품과 의류, 문구류 등 후원물품도 마련했다. 봉사단장을 맡은 이 병원 이비인후과 정종우(44) 교수는 “한국에서 명절 때 가족들끼리 나누는 온정의 의미를 해외의 어려운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전하고 오겠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5)왜 계룡산인가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5)왜 계룡산인가

    ●태조 이성계와 계룡산 1392년 조선왕조를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고려의 옛 귀족이 건재한 개성이 싫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이 있듯 이 태조는 충신으로 가득한 새 수도에 새 왕조의 터전을 닦고 싶었다. 이때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부상한 곳이 계룡산이었다. 이 태조는 1393년 음력 정월 직접 계룡산에 행차해 산세를 휘둘러 보았다. 그해 3월부터 왕도 건설의 삽질 소리가 계룡산 골짜기에 메아리쳤다. 일설에 따르면 계룡산이란 명칭도 그때 비롯됐다. 이 태조를 수행해 현지로 내려온 무학대사는 신수도 예정지 신도안의 좌우 산세를 살핀 다음 이렇게 평가했다고 전한다. 계룡산은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 금빛 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요, 비룡승천형(飛龍昇天形 용이 날아 하늘로 오르는 형상)이다. 여기서 말한 ‘금계’는 부의 상징,‘비룡’은 현명한 임금을 의미한다. 즉, 이곳에 도읍하면 풍요한 태평세월이 보장된다는 말이다. 무학대사는 금계의 ‘계’와 비룡의 ‘룡’을 차용해 산 이름을 계룡산이라 부르자 했고 그 말대로 됐다 한다. 계룡산 신도안에 한창이던 천도 사업은 1393년 연말 문신 하륜(河崙)의 맹렬한 반대로 파국을 맞는다. 하륜은 세 가지 이유를 들어 계룡산을 반대했다. 첫째, 남쪽에 너무 치우쳐 한반도의 동쪽·서쪽·북쪽과 교통이 불편하다. 둘째, 주변에 큰 강이 없어 세금은 물론 물산을 운반할 큰 배가 드나들지 못한다. 셋째, 계룡산의 풍수는 중국의 풍수가 호순신(胡舜臣·송나라)이 말한 이른바 ‘수파장생쇠패입지(水破長生,衰敗立至)’의 땅이다. 즉, 흘러나가는 물이 땅의 기운을 약화시켜 나라가 곧 쇠망할 곳에 해당한다. 조정 대신들은 공방 끝에 하륜의 주장을 채택해 계룡산 천도 계획은 결국 백지화되고 말았다. 뜻밖의 결정에 남부지방 사람들은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수년 뒤 태종은 마이산(전북 진안군)이란 명산에 친림해 천도 백지화에 대한 산신(山神)의 뜻을 점쳤다 한다. 물론 산신은 그 결정이 옳다는 답을 줬고, 이에 민심도 안정됐다 한다. 한낱 전설에 불과하지만 계룡산 천도에 기대를 걸었던 남도 민심이 여실하다. ●18세기 말부터 계룡산의 인기는 급상승 수도가 한양으로 결정되자 계룡산 천도설은 한동안 잊혀졌다. 계룡산의 풍수에 대한 평가도 신통치 않았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이렇게 말했다.“계룡산은 웅장하기가 개성의 오관산에 미치지 못하고, 수려함도 서울의 삼각산만 못하다.” 그러나 17세기 말부터 계룡산 신화는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민심은 조선왕조를 이반하기 시작했고 그로 말미암아 천도설이 다시 고개를 든 것 같다. 홍만종은 1678년에 지은 ‘순오지(旬五志)’에 조선 태조가 계룡산 아래 새 수도 건설을 시작했을 때의 전설을 수록했다. 태조의 꿈에 신인(神人)이 나타나서 계룡산은 전읍(尊邑 즉,鄭)이 들어설 곳이라며 당장 계룡산을 떠나라고 명령했다 한다. 이 설화는 이긍익의 ‘연려실기술’에도 그대로 실려 있다. 이로 보면 계룡산에 정씨가 도읍한다는 이야기는 양반들 사이에도 널리 퍼졌던 것 같다. 바로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정감록’이 널리 인기를 끌었다. ●바위에 새겨진 비밀 19세기 후반 계룡산에서 신비한 각석문자(刻石文字)가 하나 발견되었다. 충청남도 공주시 계룡면 월암리에 있는 연천봉 바위에 “방백마각구역화생(方百馬角口或禾生)”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여러 해 동안 아무도 해석을 못하다가 사람들은 드디어 한 가지 해석에 도달했다. 방(方)은 4방이요, 글자도 4획이라 4를 뜻한다. 마(馬)는 오(午)인데 오라는 글자는 八十을 더한 것이라 80이다. 각(角)은 뿔이다. 모든 짐승이 두 개의 뿔이 있으므로 2가 된다. 이를 모두 더하면 482란 숫자가 된다. 구(口)와 역(或)은 국(國)자가 되고, 화(禾)와 생(生)을 합치면 禾生인데 이것은 이(移)의 옛글자다. 전체를 다시 조합하면 ‘四百八十二 國移’란 구절이 된다. 요컨대 조선은 개국 482년째 되는 1874년에 망한다는 뜻이다. 이런 뜻이라면 그것을 몰래 바위에 새긴 사람이 누굴지는 뻔하다. 그는 조선왕조의 몰락을 염원한 사람이다. 어쩌면 ‘정감록’의 신봉자였을 수도 있다. 아무튼 각석의 풀이는 한동안 민심을 동요시켰다. 그 때는 섬에서 진인이 나온다는 소문이 연달았던 시절이다. 마침 ‘정감록’에는 위기가 절정에 이른 순간 계룡산에서 정진인이 나타나 새 나라를 세운다고 돼 있어, 많은 사람들은 계룡산이 새 수도가 될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조정대신들의 마음이 편할 리가 없었다.19세기 말 권좌에 오른 대원군은 계룡산으로 천도할지를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그는 천도를 통해서라도 이미 달아난 민심을 조선왕조에 매어 두고 싶었던 것이다. ●명산 중의 명산 계룡산 계룡산은 최고봉의 높이가 845m로 별로 큰 산은 아니다. 그러나 고대로부터 국중(國中)의 손꼽히는 명산이었다. 신라시대와 고려시대엔 나라에서 법으로 정한 명산대천이었다. 해마다 국왕은 제관을 보내 계룡산 산신에게 국태민안(國泰民安)을 빌었을 정도다. 내가 만나본 현지 주민들은 우선 계룡산이란 이름의 뜻이 각별하다고 말했다.‘계’ 즉, 닭은 사람과 가장 가까운 가축인데다 새벽을 알리는 매우 특별한 역할을 하므로 새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고 풀이했다. 그런가 하면 ‘용’은 전설 속의 영물로 기린, 봉황 등과 함께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 준다고 믿어졌다. 용은 성스러운 지배자를 뜻하기도 한다. 달리 말해 ‘계룡’에는 성스러운 통치자의 출현 또는 새 세상의 시작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명산인 계룡산은 풍수지리설에 힘입어 더욱 독특한 이미지를 갖게 됐고, 오랫동안 풍수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요컨대 계룡산은 유서 깊은 명산인데다 조선 초기 도읍 후보지가 되기도 했고, 그 뒤에도 풍수가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곳이었다. 게다가 정씨가 도읍한다는 전설도 있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볼 때 ‘정감록’에서 계룡산이 새 왕조의 도읍지로 예정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풍수로 본 계룡산 ‘정감록’에는 천하의 지맥이 흘러가는 큰 줄기가 언급돼 있고 그 가운데 계룡산이 나온다. 그에 따르면, 천하의 산맥은 곤륜산에서 발원해 백두산을 거쳐 금강산으로 흐른다고 했다. 금강산에 옮겨진 내맥(來脈)의 운은 다시 태백산(太白山)과 소백산(小白山)으로 내려가며 산천의 기운을 받아 지기를 더욱 강화시킨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계룡산(鷄龍山)으로 들어감으로써 장차 정씨(鄭氏)가 도읍하여 800년을 누릴 길한 땅이라 했다. 근세의 풍수가들은 계룡산의 특징을 회룡고조(回龍顧祖), 산태극(山太極), 수태극(水太極)의 3가지 개념으로 평했다.‘회룡고조’란 계룡산이 그 조산(祖山 조상에 해당하는 산)인 대둔산을 되돌아보는 모습이라 나온 말이다. 풍수지리에서는 보통 조산이 너무 높으면 명당을 내리눌러 명당 기운이 죽는다고 한다. 서울의 경우가 그에 해당한다. 조산인 관악산(629m)이 진산인 백악(342m)보다 수백m나 높다. 서울의 풍수가 이런 탓에 서울을 떠나지 않는 한 한국은 외세의 압박에서 좀체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 풍수상의 해석이다. 그러나 계룡산은 전혀 그렇지 않다. 조산인 대둔산(878m)은 높이는 계룡산(845m)과 30m밖에 차이가 없다. 게다가 조산과 진산의 거리도 멀기 때문에 계룡산의 기세가 대둔산에 눌릴 리가 만무하다고 본다. 지맥의 흐름으로 볼 때 계룡산은 백두대간에서 뻗어 나온 큰 줄기가 진안의 마이산까지 내려오다 다시 갈라져서 북쪽으로 거슬러 올라온 형세다. 마이산에서 반전된 산세가 대둔산과 천호산을 향해 달음박질하다 공주 동쪽에서 C자를 뒤집은 모양으로 꺾였다. 산세의 이런 흐름은 마치 태극과 같아 풍수가들은 ‘산태극’이라고 부른다. 이것이 계룡산의 둘째 특징이다. 마지막으로 계룡산의 물길 또한 산세와 마찬가지로 ‘수태극’을 빚어냈다. 전북 장수읍 신무산(神舞山) 아래 수분리(水分里) 뜸샘(또는 물뿌랭이)에서 시작된 금강의 도도한 흐름은 무주, 영동, 대청호, 부강, 공주, 부여, 강경을 차례로 휘감아 돌다 장항을 거쳐 서해로 들어간다. 이런 금강 물줄기에 합류하는 것이 계룡산 명당수인데 그 모양이 태극과 같다. 계룡산의 명당수는 신도안 용추골에서 시작되어 우청룡을 휘감아 흘러들어가 금강과 만난다. 풍수설만 가지고 보면 계룡산은 도읍터로서 매력적인 곳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미 하륜이 정확히 지적했듯 한나라의 수도를 정하는 데는 교통, 행정 및 경제적인 요건이 풍수설보다 더 중요하다. 정감록은 계룡산 도읍설을 펴고 있지만 그것은 조선왕조 자체를 부인하는 데 초점을 둔 것이지 계룡산이 정말 도읍할 만한 곳인가를 따진 것은 아니다. 정감록에 담긴 메시지는 민중은 새 세상을 원한다는 그 말이다. ●계룡산 바위가 희어질 때 계룡산에 큰 의미를 부여한 때문일 테지만 정진인이 왕으로 등극하기 직전 여러 가지 심상치 않은 조짐이 있다고 한다. 정치 사회적 변화 못지않게 자연계에 큰 변화가 예언돼 있는데 계룡산이 관련된 한두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우선 계룡산의 바위가 흰색으로 변한다고 했다. 바위 색깔이 희게 변하는 일이 보통은 불가능하다. 흥미롭게도 우리 풍습엔 예부터 흰색 바위를 미륵불의 상징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중국 당나라에도 똑같은 풍습이 있었다. 흰 바위는 미륵불의 출현, 달리 말해서 복된 새 세상의 시작을 알리는 상서로운 표징이다. 여러 해 전 현지조사 때 직접 주민들로부터 들은 바로는 조선 후기부터 계룡산의 바위가 조금씩 하얗게 변했다고 한다. 내 육안으론 그런 변화를 확인할 수 없었다. 진인왕이 올 때가 되면 계룡산 아래 있는 초포(草浦)에 바닷물이 들어와 배가 들락거린다는 예언도 있다. 초포는 금강과 계룡산 사이에 있는 작은 농촌마을인데 먼 옛날엔 거기까지 작은 배가 드나들었다고 한다. 조선 후기엔 금강의 토사가 많이 쌓여 배가 통행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그랬는데 1990년 금강하구 제방공사가 완공되자 강물이 불어 이제 초포에도 다시 작은 배들이 다닐 만하게 되었다. 어떤 주민은 이를 두고 ‘정감록’ 예언은 반드시 들어맞는다고 주장한다. 이에 맞선 다른 견해도 있다.‘정감록’에 바닷물이 초포까지 들어온다고 한 것은 해수면이 높아지는 해양 생태계의 대변화를 예고한 거라는 현대적 해석이다. 정감록에 또 예언하기를, 말세엔 생선과 소금 값이 아주 떨어진다고 돼 있는데, 이 역시 생태계의 일대변화를 예고한 것이란다. ●말세엔 계룡산으로! 정감록에 예고된 급격한 환경 변화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말세 분위기를 연상케 한다. 누런 안개와 검은 구름이 사흘 동안 움직이지 않는다는 예언은 최근 몇 년 동안 여름철이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을 온통 뒤덮는 짙은 연기 같은 것을 말하는 게 아닐까? 아니면 구제역 등 전염병을 몰고 오는 황사현상 같기도 하다. 그러나 다가올 재난은 황사 이상이다. 냇물이 마르고, 산이 무너진다는 무시무시한 예언을 두고 어떤 이는 수자원의 고갈, 녹색환경의 파괴를 예언한 것으로 읽었다. 말이 나온 김에 좀더 알아보면 정감록의 일부인 ‘서계이선생가장결’엔 이런 섬뜩한 내용이 있다.‘9년에 걸친 흉년,7년간의 수재(水災), 그리고 3년 동안의 역질(疫疾)이 닥칠 것이다. 열 집 중 한 집만 겨우 살게 될 것이다. 이상하구나, 세상의 재난이여! 전쟁도 아니고 범죄도 아니구나. 가뭄 아님 물난리, 흉년이 아니면 돌림병이로다!’ 정감록은 새 세상이 밝아오기 전 민중이 넘어가야 할 마지막 고난의 문턱이 다름 아닌 자연재해, 전염병, 그리고 경제대란이라고 못박았다. 역사를 자세히 살펴보면,1821년,1822년,1858년,1886년, 그리고 1895년에도 전국에 콜레라가 유행해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1858년 한 해만도 50만명이 쓰러졌다. 조선 후기엔 독감, 장티푸스 등 전염병이 창궐해 사망자수가 수만을 헤아렸다.5∼6년이 멀다하고 찾아든 홍수와 가뭄으로 흉년이 끊이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1807년엔 서해안 일대에 해일이 발생하여 많은 인명을 앗아갔다.1815년과 1817년의 대홍수 역시 처참한 피해를 안겨줬다. 이런 예에서 확인되듯 ‘정감록’이 예언한 말세의 조짐은 그저 막연한 공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역사상 민중이 겪은 집단적 고통의 기록이었다. 이런 식으로 과거의 역사는 미래의 예언과 만나는 것이다. 대환란이 닥쳐오면 어떻게 피할 것인가? ‘정감록’은 특출한 10개의 명당 즉,‘십승지(十勝地)’로 들어가라고 말한다. 여러 지역을 여기서 일일이 거론하기는 어렵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계룡산이 최고의 피난처로 손꼽힌다는 점이다. 계룡산 인근의 유구(維鳩)와 마곡(麻谷) 사이도 또한 길지라고 했다. 물론 우연이겠지만 그 지역에 신행정수도가 예정된 것은 흥미롭다. 현지에서 만난 노인들은 ‘정감록’을 직접 인용해 가며 이 지역으로 반드시 새 수도가 돼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계룡산,600년 전엔 조선왕조 건국 세력이 정한 도읍지였다.300년 전엔 조선왕조를 혐오하던 민중의 희망이었다. 지금 또다시 그 계룡산은 신 행정수도 논란의 와중에 서 있다. 우리에게 계룡산은 과연 무엇인가? (푸른역사연구소장)
  • 中 “춘절 뇌막염 막아라”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신종 C형 유행성 뇌막염이 중국 전역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2일 중국당국이 본격적인 예방 작업에 착수했다. 홍콩 언론들은 이날 광저우(廣州)시에서 일반 유행성 뇌막염으로 2명이 추가로 사망했다고 보도했지만 C형 뇌막염에 따른 사망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수도 베이징(北京)시는 10만명분의 예방 백신을 항공편으로 긴급 공수시켜 이날 오후부터 예방 접종을 시작했다. 중국당국은 지난 2일간 35∼40만명분의 백신을 생산하는 등 모두 120만명분의 백신을 비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9일 춘절(春節·구정)을 앞두고 중국철도부는 뇌막염 확산 차단을 위한 비상 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중국 철도부는 모든 차량에 에어컨 소독 등을 위한 이동식 소독 설비를 구비하고 4000여명의 긴급 감독반을 구성했다. 또 뇌막염 발생시를 대비하기 위해 24시간 비상 연락망을 가동키로 했다.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上海)시의 위생국은 “현재까지 상하이에서 유행성 뇌막염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며 “그러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상하이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응급대응체제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염병의 진원지인 안후이(安徽)성의 위생국은 “안후이성 내 유행성 뇌막염은 효과적으로 차단되고 있어 더 이상의 발병 위험이 적다.”고 밝혔다. oilman@seoul.co.kr
  • 中 변종 뇌막염… ‘제2 사스’ 우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새로운 유형의 C형 유행성 뇌막염이 지난 연말부터 중국 전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지난 연말 안후이(安徽)성에서 발견된 이 전염병은 불과 한달여 만에 티베트(西藏)와 푸젠(福建)·하이난(海南) 등 3개 성을 제외한 28개 성·시·자치구 전역에서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고 관영 신화사가 1일 보도했다. 중국 위생부는 지금까지 모두 258명이 감염돼 16명이 숨졌다고 이날 밝혔다. 사망자 수는 지난달 30일 8명에서 불과 하루 만인 31일 두배로 늘어난 16명이다. 중국당국은 이번 전염병이 ‘제2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번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전국 각지역에 긴급 예방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특히 보건당국은 인구 대이동이 발생하는 춘절(春節·구정) 연휴를 맞아 전염병 확산 차단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 C형 유행성 뇌막염은 C형 뇌막염 쌍구균이 전파하는 질병이다. 중국에서 수년 사이에 나타난 A형 유행성 뇌막염의 변종으로 알려져 있다.A형과 비교하면 전염성이 더 강하고 급성 감염률이 높다. 이 균은 키스를 하거나 기침·재치기를 할 때 나오는 분비물을 통해 전염된다. oilman@seoul.co.kr
  • ‘바이러스 대공습’ 인류 위협

    ‘바이러스 대공습’ 인류 위협

    웨스트나일 뇌염, 니파 뇌염, 라임병,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 다소 생소하지만 최근 들어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질병들이다. 지난 2년간 동남아를 휩쓸었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도 한 예다. 이들 신종 전염병은 말라리아, 홍역, 페스트 등 ‘과거’의 전염병이 사라진 자리를 빠른 속도로 채우고 있다. ●생명 앗아가는 공포의 대상으로 이들 전염병의 원인은 바이러스다. 그동안 바이러스 질환은 가볍게 앓다 저절로 나았고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는 적었다. 감기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1980년대초 에이즈(AIDS·후천성 면역결핍증)가 나타나면서 바이러스에 대한 통념이 깨졌다. 에이즈 바이러스는 인체면역을 맡고 있는 T림프구로 침투, 생명을 앗아가기 때문이다. 이후 바이러스는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공포대상이 됐다. 물론 과학의 발달로 전에는 원인을 몰랐던 질병 원인이 바이러스로 밝혀지는 경우도 있다. 바이러스는 세균과 달리 항생제로 치료되지 않는다. 항바이러스 약은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이지 바이러스를 직접 죽이지 못한다. 바이러스는 단백질 껍질 안에 유전물질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가 먹이가 될 숙주 세포를 만나면 ‘파괴’ 유전자를 꺼내 놓는다. 이 바이러스 유전자들은 숙주 세포의 유전자 복제와 단백질 합성도구를 맘대로 사용, 자신의 유전물질을 무수히 만들어낸다. 새로 만들어진 바이러스는 세포 표면으로 나와 주변의 세포를 공격, 정상세포를 파괴해 나간다. ●인간의 자승자박 최근 들어 바이러스가 극성을 부리는 것에 대해 서울대 의대 내과 최강원 교수는 “문명발달로 인한 급격한 생태계의 변화로 그동안 노출되지 않았던 병원균과 접촉할 기회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환경공해로 인한 돌연변이와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 이상기온 현상 등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라임병은 쥐에서 서식하는 진드기가 옮기는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삼림이 파괴되면서 쥐를 잡아먹는 여우와 살쾡이들이 사라졌고 병원균인 보렐리아 부르그도르페리가 이상증식했다. 니파 바이러스 뇌염도 같은 경우다.99년 말레이시아에서 농지확충을 위해 삼림을 벌목했고 서식지를 잃은 과일박쥐가 주거지까지 침입했다. 이 과일박쥐에 서식하던 니파 바이러스가 돼지에게 옮았고 다시 인간에게 전염됐다. 93년 미국 애리조나와 뉴멕시코주에서 처음 발생한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은 이상기온 탓이었다. 그해 미국 남서부 겨울철 날씨는 엘니뇨 등의 영향으로 유난히 더웠다. 이 때문에 쥐의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설치류의 바이러스인 한타바이러스도 크게 늘었다.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은 남미지역까지 퍼졌고 치사율은 50%다. ●세계화가 또다른 복병 한 곳에서 나타난 전염병은 국가간 이동이 빈번해지고 농축산물 교역이 늘어나면서 다른 곳으로 번지고 있다. 99년 8월 미국 뉴욕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웨스트나일 뇌염은 37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처음 발견됐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비행기를 타고 온 모기에 의해 미국에 전파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매년 4000∼5000명이 감염되며 치사율은 5∼15%다. 서방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에볼라 바이러스의 상륙. 연세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이원영 교수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서방세계로 퍼지거나 누군가 생물테러 무기로 쓴다면 인류의 미래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에볼라의 ‘위력’을 설명했다. 영화 ‘아웃브레이크’의 소재였던 에볼라는 76년 아프리카 수단과 자이르에서 주민과 의료진 397명의 사망자를 낸 뒤 사라졌다. 그 뒤 95년 다시 출현, 자이르에서 244명의 사망자를 냈고 96년 가봉,2003년 콩고에서 다시 발생했다. 치사율 90%인 이 바이러스의 감염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래서 우주복과 같은 보호복을 입은 실험실에서만 연구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영란과 진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혜를 둘러싼 소문이 신문에 보도되고, 재민은 지혜 걱정에 불안해한다. 아기에 대한 신문기사를 본 지혜는 기절을 하고, 민섭을 비롯한 온 집안이 발칵 뒤집힌다. 가족들의 격려에도 불구하고 지혜는 상심한 나머지 악몽에 시달리는데…. ●건강 스페셜(SBS 오전 11시35분) 피할 수 없는 고통 요통과 오십견. 특히 주부들의 50% 이상이 요통과 오십견에 시달리고 있다. 김상현 재활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요통과 오십견을 이기는 운동법을 배워본다. 또 건조한 피부부터 피부노화 예방까지 겨울철 건강한 피부를 위한 관리법도 알아본다. ●사이언스+(YTN 오전 8시30분) 중세에 대유행을 했던 천연두에서부터, 스페인 독감, 그리고 최근의 사스와 조류독감에 이르기까지 모두 인류가 경험하지 못했던 전염병들이다. 특히 닭이나 돼지 등을 통해 사람에게 옮겨지는 전염병은 막대한 인명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초래했다. 신종 바이러스는 왜 생겨나는지 알아본다. ●하나뿐인 지구(EBS 오후 10시10분) 텅 빈 평야의 한가운데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먼 호주에서 날아와 시베리아로 가는 여정 중에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날아온 두루미떼들. 두루미는 천연기념물 제202호로 지정되어 있는 희귀한 새, 그들에게 제공해야 할 서식 환경의 조건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영웅시대(MBC 오후 9시55분) 고속도로 건설 경험을 가진 세기건설의 천태산을 술좌석에 부른 박 대통령은 서울~부산간 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알려주며 한운사 작사곡인 ‘잘 살아보세’를 불러댄다. 정치인들에게 당한 것을 억울해하는 국대호는 정치를 하고 싶어 하지만 야당 거물인 유진산 선생을 만난 후 포기한다. ●쾌걸 춘향(KBS2 오후 9시55분) 몽룡은 오해를 풀려고 춘향을 찾아가지만 문전박대를 당한다. 춘향은 학도의 프러포즈를 거절하고, 학도는 기회를 더 달라면서 춘향을 파티에 초대한다. 파티 날 춘향과 몽룡은 고등학교 담임선생님의 결혼식에 초대받아 남원으로 내려가고, 서먹한 둘은 담임선생님의 부탁으로 축가를 부른다.
  • 쓰나미지역 의료봉사 마친 서울대병원 서길준 교수

    “엄청난 재해의 실상에 가슴 아팠고, 우리 의료인들이 ‘한국인’의 이름으로 그곳에 있다는 게 자랑스러웠습니다.”서울대병원 의료지원팀 단장으로 쓰나미가 덮친 스리랑카에 급파돼 봉사활동을 편 뒤 귀국한 서길준(46·응급의학과장) 교수는 아직 아쉬움이 가시지 않는다며 말문을 열었다. 참혹한 재앙의 땅, 곳곳에서 주검이 수거되고, 그 악취 때문에 코를 내두를 곳이 없었다는 그곳에서 무사히 지원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그에게 무엇이 그렇게 아쉽느냐고 물었다. ●대책없는 보건복지부 “스리랑카 남부의 최대 피해지역인 마타라에 막상 도착해 보니 생각보다 치료 대상자가 많아 매일 장소를 바꿔야 했는데, 그 때문에 환자를 계속 관찰하며 치료해 주지 못한 일, 더 많은 환자를 돌봐주지 못한 일, 그리고 보건복지부의 ‘황당한 무대책’ 등이 어우러져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우리나라의 재난대책이 주먹구구라는 우려는 서 교수를 통해서도 확인됐다.“출발 전부터 문제가 불거지더군요. 긴급상황인데 인턴 3명이 여권 때문에 출국할 수 없다는 겁니다. 지난해 12월26일 재해가 발생해 29일 발대식 후 바로 출국하기로 했는데, 보건복지부가 맡기로 한 의료팀 여권과 비행기표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거예요. 돈을 부담하라는 것도 아닌데, 답답하지요.”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그런데도 복지부는 당일 공항에 취재기자들이 몰려들 테니 무조건 출국부터 하라는 겁니다. 할 수 없이 일행 중 5명을 싱가포르로 먼저 출국시켰습니다. 그런데 싱가포르에서 스리랑카행 비행기표가 또 없는 거예요. 황당하지요. 어쩔 수 없이 싱가포르에서 또 하루를 허송한 뒤 31일 새벽에야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현지 상황 파악과 6t에 이르는 장비 운송차량 임대며, 숙소와 진료 대상지역 선정까지 복지부가 도와 준 게 한 가지도 없습니다. 이게 우리 정부부처의 실상입니다.” ●참상 속의 ‘한국 인술’ 의료지원단은 현지에서 자체 선발대를 파견, 스리랑카 남부에서 가장 피해가 심한 마타라를 지원 대상지로 선정해 새해 1일 오후 천신만고 끝에 현지에 도착했다.“본격적인 진료는 2일부터 시작했는데, 그 참상은 형언하기 어렵지요. 대외적으로는 이곳에서 2만 7000명이 사망했다고 했지만 현지에 가보니 5만명을 넘는다는 겁니다. 동부의 최대 피해지역인 함바토타에서도 진료를 했는데, 이곳 인구 1만명 규모의 해변 마을이 아예 흔적도 없이 쓸려갔더군요. 이곳에서만 5000명이 숨졌다니 더 말할 게 있습니까.” 악조건 속에서도 혼신의 의료지원 활동은 계속됐다. 수술을 포함, 매일 500∼600명씩 연인원 4000명가량을 치료했는데, 전기공급 등 현지 여건이 너무 열악해 야간진료를 못한 게 아쉽다고 했다.“처음 4일 동안은 외상 환자, 이후에는 만성질환자와 감기, 중이염 환자가 많았는데, 안타까운 것은 진료가 낮시간에만 이뤄져 피해지역 복구사업에 동원된 남자들 상당수가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대신 이번 재난의 최대 피해층인 노약자와 여성, 어린이들은 기대보다 많이 치료할 수 있었습니다.” ●악취가 진동하는 땅 그는 외신 보도와 달리 콜레라 등 전염병은 발생하지 않아 가져간 수액 등 약품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추측건대 담수가 아닌 바닷물이 덮친 데다 상수도시설이 온전했기 때문이 아닌가 여겨지더군요.” 서 단장은 현지에서 우리의 가난했던 과거를 보는 것 같아 무척 마음 아팠다고 돌이켰다.“우리 60년대와 비슷해요. 고속도로는 아예 없고, 사회 기반시설이 취약해 정말 딱하더군요. 기대했던 건 아니지만, 심지어는 화장실을 사용하기도 여간 고통스럽지 않더라고요. 그러니 의료시설은 말할 것도 없지요.” 그가 전하는 피해상은 한마디로 ‘참상’이었다.“다리에 심한 외상을 입은 환자를 수술해 돌려 보내려는데 보니 맨발인 거예요. 오염된 곳에서 맨발로 생활하니 수술을 한들 그게 잘 낫겠어요. 그렇지만 어떡합니까. 매일 진료 장소를 바꿔야 하는데….” 쓰나미로 매몰된 시체가 부패하면서 내뿜는 악취도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냄새가 진동해 현지인들도 모두 수건으로 얼굴을 감싸고 생활하는데, 이게 수습이 안되더라고요. 주민들은 ‘바다로 휩쓸려간 시체는 흔적조차 못찾아 뭍에서 죽은 사람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거예요.” ●“19명의 팀원 모두에게 감사” 힘겨운 여정이었지만 누구도 푸념 한마디 하지 않았다. “현지인들이 그러더라고요.‘당신들 때문에 나았다는 것보다 우리와 아픔을 함께해 주는 점이 더 고맙다. 다른 구호팀도 봤지만 당신들처럼 친절하게 잘 치료해 주지는 않았다.’고. 그래선지 현지 국영방송에서 매일 우리를 취재, 보도해 국위는 좀 세우지 않았나 여겨집니다.” 그는 현지에서 헌신적으로 도와 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소속 젊은 대학생 봉사자들을 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이 단체 김병관 스리랑카 사무소장과 8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통역과 궂은 일을 도맡아 해줘 소임을 다할 수 있었다며 이들의 묵묵한 봉사가 보건복지부의 주먹구구식 지원행정보다 몇 배 값지고 낫더라고 했다. 서 단장은 우리의 재난 대비태세에 대한 고언도 덧붙였다.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 따로, 단체 따로 나서면 그게 중구난방이지 일이 됩니까. 당연히 정부가 나서 합동지원단을 구성, 대상 지역과 경비, 장비 및 인력운송 등을 일괄 통제하고 방향을 잡아줘야 하는데, 이번에 보니 생색만 내더라고요. 그래서야 일이 되겠어요.” 모든 의료인들이 ‘인간존중·환자중심·사회봉사’의 가치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서 단장은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온다면 주저없이 현장으로 나가겠다.”며 같이 현장에서 땀흘린 곽영호·신상도·이영호 교수를 비롯한 19명의 팀원 모두에게 거듭 사의를 표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印尼 정부·반군 교전… 구호 비상

    쓰나미 최대 피해지역인 인도네시아 아체에서 총격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구호단체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시적인 휴전 상태에 돌입했던 정부군과 반군이 사실상 교전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9일 새벽 아체주 주도(州都) 반다아체 유엔 구호본부 인근 아체경찰청 부청장 집에 반군이 총격을 가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사실 확인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양측간의 휴전 협약이 깨진 징후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어 구호단체의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경찰과 유엔은 총격이 구호본부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었고 반군이 외국인을 목표로 삼은 경우가 없었다고 밝혔지만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경찰은 “지난 5일 아체 북부 이재민 수용소 부근 세우누둔 마을에서 정부군이 반군과 1시간가량 전투를 벌여 2명을 사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체주의 자치독립을 요구하며 정부를 상대로 싸워온 반군은 쓰나미 피해를 입은 뒤 곧바로 휴전을 제의, 전투를 중단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부군이 구호 활동을 빌미로 반군을 소탕하려 한다.’거나 ‘반군이 정부군을 다시 공격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는 등 사실상 교전이 재개된 상황이다. 한편 아체에서는 의약품 등의 구호물품이 턱없이 부족, 전염병이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 활동중인 인도네시아 의사 호세 리잘은 “호흡기 질환과 설사, 장티푸스, 피부병, 폐렴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 전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생존자 25%에만 구호식량 전달”

    유엔 등 국제기구들은 15만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남아시아 쓰나미 피해지역에 이번 주말까지 깨끗한 물 등이 공급되지 않으면 전염병 창궐 등 제2의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잇따라 경고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질병 예방을 위한 신속한 조치가 이행되지 않으면 사망자 수가 배로 늘어나 3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고 세계식량계획(WFP)도 피해지역 생존자 가운데 4분의 1만이 구호 식량을 전달받고 있다며 빠른 지원대책을 촉구했다. WHO는 6일 성명을 통해 “쓰나미 피해 지역의 전염병 발생에 대비, 경보시스템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6600만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WHO는 5일 콜레라와 이질과 같은 전염병에 대처하기 위해 피해지역에 응급진료팀을 보냈고, 구호의 손길이 많은 지역에 미치고 있지만 여전히 깨끗한 물이 부족해 이번 주말까지 신속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사망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종욱 WHO 사무총장은 “이들 지역에서 전염병이 발생하면 15만여명이 극히 위험한 상황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 지역의 WHO 구호활동을 총괄하는 로널드 월드먼 박사는 전염병이 피부 상처를 통해 침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에서는 상처 부위가 썩는 ‘괴저(壞疽)’가 발생, 손발을 절단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또 더러운 물로 인한 폐렴과 홍역도 큰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토니 밴버리 WFP 아시아 담당관은 교통시설 파괴와 홍수 등에 따라 이재민의 4분의 1만이 구호 식량을 제공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 가운데 유엔은 피해복구에 전념해도 모자랄 판에 여전히 내전을 치르고 있는 일부 피해국가에 대해서는 구호액 삭감을 경고했다. 얀 에겔란트 유엔 인도지원담당 사무차장은 “내전 중인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소말리아 등이 평화를 유지하지 못할 경우 구호의 손길에서 제외될 수 있다.”며 복구기간에 정전과 평화를 촉구했다. 한편 호주 정부는 5일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에 10억 호주달러(7억 6400만달러)를 차관과 공여 형식으로 내놓겠다고 밝혀 세계 최고 구호지원국으로 올라서는 등 각 국의 구호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여기에다 국제통화기금(IMF)도 10억 달러의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이로써 각 국과 국제기구가 구호활동에 내놓겠다고 약속한 금액은 47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남아시아 지진해일 구호성금 삼성 300만弗·한진 50만弗

    삼성은 지진해일 피해를 입은 남아시아지역에 보낼 구호 성금을 당초 계획 100만달러에서 300만달러로 늘린다고 5일 밝혔다. 삼성측은 “피해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성금액을 늘렸다.”면서 “‘인도적 차원에서 도움을 확대하고 피해복구를 앞당기는 데 힘을 보태라.’는 이건희 회장님의 당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또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등 5개국에서 삼성의 현지법인들이 나서 구호금 및 구호품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한국인 피해가 많은 태국 푸껫에는 삼성전기, 삼성전자 등 계열사 태국법인 주재원과 현지 직원 200명이 봉사단을 조직,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삼성은 삼성서울병원의 의사, 약사, 간호사 등 10여명의 의료진을 지난 4일 현지로 보내 응급진료 및 전염병 예방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진그룹도 5일 남아시아지역의 피해 복구를 위해 성금 50만달러를 대한적십자사에 기탁하기로 했다. 또 그룹 산하 인하대병원도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와 함께 인도네시아 아체지역에 봉사단을 파견하기 위해 봉사단원을 모집 중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지진 해일 대재앙] 일부지역 콜레라 발병 전염병 공포 급속확산

    |반다 아체·방콕 외신|쓰나미(지진 해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5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염병 등으로 인한 ‘2차 재앙’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등 피해 국가의 보건당국은 생존자가 더 없을 것으로 보고 서둘러 구조작업을 중단하려 하지만 완전한 복구에는 적어도 5∼10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완전복구까진 5~10년 더 걸릴 것” 참사 9일째인 3일 현재 인도네시아 보건당국은 확인된 시신이 9만 4000여구에 이른다고 밝혀 동남아·서남아 지역에서 공식 확인된 사망자 수는 13만 7000여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현지에서 구조활동을 벌이는 국제요원들은 사망자 수를 15만여명으로 추산했으며, 피해가 가장 컸던 아체주 주민들은 실종자 수까지 합치면 인도네시아에서만 20만명이 죽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리랑카에서는 이날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인도에서는 설사환자가 잇따르는 등 피해지역에서 수인성 전염병의 발발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유엔 특사인 마가리타 월스트롬은 스리랑카에서 아직 전염병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으나 다른 의료진들은 현지의 취약한 위생상태를 심각히 우려했다. ●WHO “질병으로 5만여명 더 희생될수도” 세계보건기구(WHO)의 데이비드 나바로 위기 담당관은 “국제적인 구호작업을 서두르고 있어 성급히 판단할 수 없으나 질병으로 추후 5만여명이 희생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반군과의 전투로 인한 접근제한과 장비 부족 등으로 구호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체주에서는 구토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이 목격된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3일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보건당국은 하루 3500∼4000명의 시신을 매장하고 있으나 전염병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하루 6000명씩 매장,5일내에 방치된 시신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태국의 수윗 쿤키티 환경부 장관은 최대 피해지역인 팡아주에서의 시신 수색작업을 5일 끝내고 반 남 켐과 타쿠아 파 등 일부 지역에서만 집중 수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팡아주에서는 4700여구의 시신이 발견됐으나 사찰과 병원 등에 미확인 시신들이 방치돼 있어 보건당국은 골치를 썩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 WHO의 그레고리 하틀 박사는 피해 지역 대부분에서 깨끗한 식수가 부족한데다 이재민 수십만명이 열악한 수용소에서 생활하는 탓에, 이질이나 장티푸스 등과 같은 전염병이나 폐렴 등의 호흡기 질환에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에서 열대성 폭우와 홍수가 닥쳐 일부 피해 지역이 침수돼 구호품과 의약품 전달에 큰 애를 먹고 있다. ●일부지역 홍수로 구호활동 차질 유엔의 한 구호요원은 “일부 지역은 홍수로 2주간 외부의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현지 위생상태는 점차 악화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또 파괴된 건물더미에선 아직도 수천구의 시신이 썩어가고 있다고 구호요원들은 전했다.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중인 미 해병대가 오는 9일 스리랑카에 도착, 베트남 전쟁 이래 대규모의 구호활동에 나설 예정이며 인도네시아도 해군 함정 4척을 아체주에 파견했다. 한편 태국의 보건장관은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보이고 있는 생존자가 적어도 800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으며,WHO 동남아지역사무소의 하사란 팬디 대변인은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하나 그럴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각 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 [국제플러스] 베이징 사스경보체제 돌입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전역에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경고령이 내려진 가운데 수도 베이징은 새해를 맞아 사스 경보체제에 돌입했다. 베이징시 위생국은 1일 시내 61개 병원에 대해 사스 발생 가능성에 대비, 호흡기 전문의와 전염병 전문가로 비상대책반을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또 유사폐렴 환자 발생시 즉각 타액과 혈액을 채취,12시간 내에 질병예방통제센터에 샘플을 보내도록 조치했다. 베이징 시내의 모든 병원은 3명 이상의 유사폐렴 환자가 발생하거나 호흡기 내과 의료진 가운데 한 명이라도 유사폐렴 증세가 나타나면 즉각 신고하는 등의 예방체제를 갖추게 된다. 사스의 최고 권위자로 알려진 중난산(鍾南山) 공정원 원사는 최근 올 겨울이 유난히 따뜻해 사스 재발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예방활동 강화를 촉구했다.
  • [녹색공간] 자연 앞에 겸손한 사회체제/이상헌 지속가능발전위 에너지산업팀장

    새해로 넘어오는 길목에 우리는 너무나 참혹한 현실과 마주쳤다. 인도네시아 아체주 해상에서 리히터 지진계 규모 9의 강한 지진과 해일이 발생하여 인근 국가에서 십수만 명이 희생되는 참사가 빚어진 것이다. 순식간에 이렇게 많은 인명을 앗아간 것은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정도뿐이었다. 삭막한 도시를 떠나 아늑한 고향 어촌에 가족과 함께 정착한 순박한 가장은 졸지에 딸과 아내를 잃었고, 아웅다웅하면서도 올해보다 나은 새해의 희망을 꿈꾸던 한 지붕 삼대(三代)의 작은 행복은 해일에 씻겨 갈가리 찢어졌다. 더 잃을 것도 없는 이들에게 전염병의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다. 고향을 떠나 우리나라에 온 이곳 출신 이주노동자들의 눈에서는 피눈물이 흐르고 있다. 이번 지진해일로 인해 지구내부의 밀도가 변하여 자전주기 축이 얼마나 이동했는지에 대해서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이 때문에 장기적 관점의 기후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산업화 과정에서 뿜어져 나온 온실가스로 인해 기후 변화가 계속돼 자연재해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보면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따라서 이미 시작된 기후 변화와 자연재해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지구상에서 우리의 생존 여부가 걸린 절박한 문제이다. 기후 변화에 적응하는 방식은 크게 물리적 적응과 사회경제적 적응,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물리적 적응은 홍수 통제, 가뭄 방지, 수자원 보호대책과 같이 기상 이변이나 자연 재해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 정책을 의미한다. 사회경제적 적응은 이보다 훨씬 넓은 개념이다. 환경친화적인 조세제도, 에너지 저소비형 건물, 청정 연료를 사용하는 대중교통시스템 등 기후 변화나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정치, 경제, 사회 제도 전반의 전환을 의미한다.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렸던 제10차 기후변화당사국 총회에서는 기후 변화 적응문제가 활발하게 논의되긴 했으나 주로 물리적 적응대책이 논의되었을 뿐 사회경제적 적응대책에 대해서는 거의 논의가 없었다. 물리적 적응대책은 효과가 가시적으로 분명하고, 개발을 주도하던 금융기관의 입장에서는 댐건설이나 제방축조 등이 새로운 사업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경제적 적응대책은 장기적인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훨씬 더 중요하다. 이것은 우리의 삶의 양식, 인식, 태도 등을 전면적으로 수정할 것을 요구한다. 더 빨리 가고, 더 많이 갖고, 무한한 경쟁 속에서 이웃을 물리쳐 승리하는 것만이 미덕이라고 칭송받는 체제에서 벗어나, 이웃과 더불어 천천히 가면서 자연의 이치에 다시 귀 기울일 수 있는 겸손한 사회 체제로 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체제는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군사 전쟁이 종식될 때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지축이 흔들리고, 십수만 명이 단 몇 분만에 파도에 휩쓸려가는 지구의 응징 앞에서 정치적, 종교적 명분이나 자원 확보를 이유로 일으키는 전쟁이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마치 홍수로 떠내려가는 집안에서 황금을 움켜쥐고 잠시 황홀해 하는 부자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지구상에는 이미 많은 생명체가 흥망성쇠를 거듭했다. 인간도 그 중의 하나이다. 호모 사피엔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우리가 정말로 지혜롭다면 자연의 질서에 순응할 수 있는 문명의 대전환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새해가 바로 그 문명 전환을 위한 큰 지혜가 나타나는 첫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 이상헌 지속가능발전위 에너지산업팀장
  • [지진 해일 대재앙] 적도의 생지옥엔 주인없는 시신들만

    |반다아체(인도네시아) 연합|이번 지진해일로 가장 피해가 컸던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쪽 아체주(州)의 참상은 한마디로 ‘생지옥’ 그 자체였다. 해변에 위치한 아체주의 수도 반다아체의 도심은 대부분의 건물이 무너져 내린 채 진흙을 뒤집어 쓰고 있었고 거리마다 남녀노소를 구별할 수 없는 시신이 뒤엉켜 나뒹굴고 있었다. ●도심엔 건물형체마저 사라져 주정부 청사 건물은 쓰레기더미에 뒤덮여 있었고 인구 밀집지역인 해변에는 건물의 형체도 남아 있지 않았다. 해안으로 흐르는 크루엥아체강 다리 밑에는 수백구의 시신이 둥둥 떠있다. 길바닥에 짐승의 주검처럼 방치돼 파리와 벌레들의 공격을 받는 시신들은 적도의 찌는 듯한 무더위로 급속하게 부패하고 있어 참혹했다. 누렇게 변색한 아기의 시신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었고, 한 청년의 시신은 결혼반지를 낀 손가락을 하늘을 향해 치켜들고 있어 원망의 손짓을 하는 듯했다. 다리 앞에서 만난 말레이시아 구조대원 오마르(29)는 ‘시신들을 왜 빨리 수거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우리도 정신이 없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도 “우선 무너진 건물이나 강물 속 등을 수색하면서 혹시나 아직 생존자가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조대원들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계엄령을 피해 다른 지역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던 희생자 가족들은 고향을 지키던 부모형제를 애타게 찾고 있으나 며칠을 둘러봐도 시신조차 찾을 수 없어 절망에 빠져 있었다. 그러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피해현장 곳곳에 가족들의 인상착의와 자신의 연락처를 적은 메모지를 붙이고 있었다. 어둠이 내리고 거리를 오가는 군인들과 희생자 가족들마저 자취를 감추자 반다아체는 주인없는 시체들만 모여있는 유령의 도시로 변해 버렸다. 태국 등 다른 피해국과는 달리 인도네시아의 사망자들은 신원 확인 절차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짐승처럼 무참하게 땅에 파묻히고 있다. 반다아체의 도심 곳곳에 널려 있던 시신을 수거해온 군용 트럭들은 도로변에 차를 멈추고 비닐 등에 싼 시신들을 끌어내려 거대한 구덩이에 아무렇게나 내던지고 있다. 그러나 오열하는 가족들이나 항의하는 외부 감시인들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주민들은 “계엄령 치하에서 정부군이 하는 일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거나 항의를 한다는 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라며 눈치를 보고 있다. ●대탈출 서두르는 생존자들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 정부군 관계자는 “지금까지 방치된 시신들은 대부분 일가족이 몰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찾아올 가족도 없는 시신들을 무작정 길바닥에 내버려 둘 수는 없는 일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전염병이 퍼질 가능성이 커 하루빨리 묻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많은 주민들은 죽음의 도시를 벗어나기 위한 대탈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교통수단 부족과 기름 공급난 등으로 이마저 거의 불가능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 [지진해일 대재앙] 아체주서만 40만명 사망설

    아시아 남부를 강타한 쓰나미(지진 해일)로 인한 사망자 수가 31일 현재 최대 13만 5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는 등 피해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구호단체들은 수인성 전염병 발병을 재차 경고하면서 구호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피해가 가장 심한 인도네시아 아체주(州) 등 일부 외딴 지역들은 통신·수송장비 부족으로 아직 구호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CNN은 스리랑카의 타밀 반군 지역에서 1만 4000명의 사망자가 추가로 보고돼 사망자가 13만 5263명으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보건부는 아체주에서만 종전에 발표된 것보다 2만 8000명이 많은 8만명 가량이 숨졌으며 사망자가 10만명에 이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아체의 해안가 마을들은 상당수가 이번 쓰나미로 물에 잠겨 자취를 감췄다. 이런 가운데 말레이시아의 베르나마 통신은 말레이시아 주재 인도네시아대사의 말을 인용, 인도네시아 아체주에서만 40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베르나마 통신은 루스디하르조 말레이시아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가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사망자 수 추산은 인도네시아 당국이 아체주의 메울라보, 풀라우 시메울루에, 타팍 투안 같은 지역을 항공기로 살펴본 결과 생존자가 있다는 징후를 전혀 발견하지 못한 뒤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국가별 사망자 수는 스리랑카가 4만 1000명, 인도 1만 1000명이며, 태국도 5000명에 육박했다. 한편 전세계에서 구호의 손질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까지 60개국에서 2억 5000만달러의 현금과 수억달러 상당의 구호물품이 답지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피해국가들에 2억 50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인도네시아는 오는 1월6일 한국 등 지원국과 피해국간의 정상회담을 주최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정상회담에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및 한국, 중국, 일본의 정상과 함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유럽연합(EU),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 세계보건기구(WHO) 대표 등 최소 23명의 지도자들이 초청된다. 김균미기자 외신 kmkim@seoul.co.kr
  • [지진 해일 대재앙] 이재민 500만명도 굶주림과 사투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앞바다에서 발생한 지진해일로 인해 인도네시아에서만 8만여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돼 사망자가 모두 12만명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피해지역을 돕기 위한 지구촌 가족들의 구호 노력도 이미 50∼60개국이 3억 5000만달러 이상의 지원을 약속하는 등 사상 최대 규모로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장비와 인력 모두 터무니없이 부족한 데다 구호 노력도 전염병 창궐 예방에 주력할 뿐이다. 그러다 보니 집도 잃고 먹고 마실 것 하나 없이 내팽개쳐진 500만여명의 생존자들은 2∼3일간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채 삶을 위한 처절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리랑카에서 홍역과 설사병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데이비드 나바로 보건위기팀장은 30일 인도양 연안 피해국가들에서 500만명에 가까운 주민들이 적절한 위생시설이 갖춰지지 못한 상태에서 먹을 것과 마실 물 없이 며칠째 굶으며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구호 노력이 시체 매장 등 전염병 예방쪽에 치우치다 보니 맨몸으로 폐허 속에 남겨진 생존자들로부터 지지부진한 구호 작업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반다 아체에서 만난, 더러운 사롱(인도네시아 전통의상)을 걸친 한 30대 중반의 여인은 “쌀과 의약품, 석유가 절실히 필요하다. 지난 이틀간 아무 것도 먹지 못했는데 도대체 먹을 것은 어디 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며 지원의 손길이 늦어지는 데 대해 불만을 털어놓았다. 얀 이글랜드 유엔 긴급구조조정관은 생존자들에 대한 지원은 벌써 24시간 전에는 이뤄졌어야 했지만, 실제로는 48∼72시간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면서 주말로 갈수록 이들의 절망은 커질 것이라고 개탄했다. ●최고 3000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태국의 휴양지 카오락에서는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생존자들의 목소리가 간간이 들려오고 있지만 구조대원들이 아직 현장에 도착하지 않은 탓에 일부 자원봉사자들만이 구조에 나서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태국 당국이 해일이 덮치기 1시간 전에 이미 지진 발생 사실을 알고 해일과 같은 가공할 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지만 해일이 발생할 것이란 명백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경보 발령을 내리지 않았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 태국 기상청의 수말리 프추아브는 “바다에서 발생하는 모든 지진이 해일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면서 “경보가 발령되면 관광객들 사이에 패닉상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파리클럽 등은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등에 긴급복구자금을 제공하는 한편 채무상환을 유예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IMF 본부의 한 관계자는 특히 내년 15억달러를 상환해야 하는 인도네시아에 대해 채무상환 재조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파리클럽도 내년 1월12일 파리에서 모임을 갖고 지진 피해국의 부채 문제를 다룰 예정이라고 관련 소식통이 전했다. ●가장 많은 구호금을 지원하는 국가는 스웨덴으로 무려 7500만달러를 약속했다. 민간단체로는 영국의 민간 구호기관들의 연합체인 긴급재난위원회(DEC)가 3800만달러의 구호금을 모았다. 이는 영국 정부가 약속한 원조금 2900만달러는 물론 미국이 지원키로 한 3500만달러보다 많은 금액이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 [지진 해일 대재앙] 난민구호가 한비야가 본 통곡의섬 스리랑카

    [지진 해일 대재앙] 난민구호가 한비야가 본 통곡의섬 스리랑카

    “스리랑카가 전세계적인 재앙의 가장 큰 피해국이라는 점을 거듭 호소합니다.” 지구촌 곳곳의 재난현장을 발로 뛰어온 난민구호 활동가 한비야(47·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씨는 30일 밤 극심한 지진·해일 피해를 입은 스리랑카 동부지역 암파라로 향하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스리랑카는 이날 현재 2만 5000여명이 사망한 피해국이지만 국내에는 ‘한국인’ 피해자가 없어 참상의 현장이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전날 인천 국제공항을 떠날 때도 공항에서 한 팀장을 알아본 사람들은 당연한 듯 “태국 푸켓으로 가시죠?”라고 물어와 충격을 받았다. 스리랑카는 전체 26개 주 가운데 절반이 넘는 14개 주가 피해를 입었다. 국제구호개발기구인 ‘월드비전’의 긴급구호팀장으로 일한 지 4년째인 한 팀장이 지진해일 피해지역을 찾기는 처음이다. 한 팀장은 30일 새벽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 도착하자마자 숨돌릴 새도 없이 중국과 인도 등에서 급파된 월드비전 관계자들과 구호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어 월드비전 현지 관계자들과 서둘러 남부지역 해안도시인 칼루타라주 베루월라로 향했다. 끊어진 철로, 산산조각난 건물,10m 높이의 파도가 휩쓸고 간 베루월라는 마치 핵폭탄을 맞은 듯한 모습이라고 한 팀장은 전했다. 가난한 해안도시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사원과 학교, 교회에 모여 배고픔과 고통에 떨고 있었다. 스리랑카 전역에만 이런 재난민촌이 569개에 이른다고 한다. 피해가 가장 심각한 동부 지역에서는 물 웅덩이에 시신이 떠다니고 까마귀와 개가 돌아다녀 현지 자원봉사자들이 짐승을 쫓아내는 일로 하루를 보낸다고 했다. 인터뷰가 이어지는 동안 몇번씩 전화를 끊어야 했다. 국제전화를 하는 수화기 너머로 도움을 요청하는 주민들의 애타는 목소리에서 한 팀장이 처한 긴박한 상황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겨우 다시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한 팀장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왔지만….”이라며 말끝을 잇지 못했다. 무엇보다 의료품이 턱없이 부족했다.. 월드비전측은 앞으로 일주일 내에 소독약과 항염제, 붕대 등 기초 의약품을 재난민 2만명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집을 잃은 그들에게는 매트리스와 담요, 플라스틱 깔개를 지급할 계획이다. 전염병이 돌 것에 대비해 식수도 마련해야 했다. 한 팀장은 다음 단계로 조리기구와 쌀, 콩 등 음식물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을 지원하는 게 구호의 첫번째라고 강조하는 한 팀장. 눈앞에서 부모가 죽는 것을 지켜본 어린이들에게 “너희는 피해자가 아니라 생존자”라며 달래 주는 심리치료도 한 팀장의 몫이다. 이날 밤 늦게 동부지역 암파라로 향한 한 팀장과 일행은 좁고 덜컹거리는 차 안에서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며 12시간의 거리를 달렸다. 한 팀장은 “난민구호 활동가는 그래도 현장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고 힘이 납니다.”라며 피곤을 잊은 채 구호의 손길을 기다리는 암파라로 향하고 있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지진 해일 대재앙] 아체 8시25분 “모든게 멈췄다”

    쓰나미(지진해일) 발생 나흘째를 맞은 29일 피해 지역들의 참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아름다운 해변들은 부패한 시신들로 뒤덮였고 병원들엔 가족을 찾아 헤매는 피울음이 가득했다. ●아체,“내 아이 못봤느냐” 오열 “과일과 야채 좌판이 늘어섰던 시장 골목은 진흙과 부서지고 뜯긴 가옥, 자동차, 오토바이들로 뒤덮였고 곳곳에 시신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아체의 주도)반다아체의 이슬람사원 시계는 8시25분에 멈춰 해일이 들이친 시간을 말해 주고 있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이 전한 아체의 참상이다. 현재 아체에서 긴급 복구지원 활동을 펴고 있는 국제적십자사의 캠프 밖에는 미처 치우지 못한 시신들이 무더기로 방치돼 있다. 한 곳에만 2000구가 넘는 시신이 있을 만큼 사망자 수가 많아 자원봉사자들은 불도저로 구덩이를 파고 시신들을 묻고 있는 실정이다.“만나는 주민들은 하나같이 넋 나간 표정으로 ‘내 아이를 못봤느냐.’고 소리치며 시신들을 뒤지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자치독립을 요구하는 반군을 진압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난해 5월 아체에 계엄령을 선포해 아체 곳곳엔 총을 든 인도네시아 군인들이 관광객 등을 검문하고 있다. 피해 복구를 위해 양측이 휴전해 정부군이 시신을 치우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진앙지 바로 옆에 있어 막대한 인명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의 북단 아체는 도로가 해일에 휩쓸려 가 식량과 의약품 공급도 어려워 전염병뿐 아니라 피해 주민들이 굶어 죽을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푸켓, 병원을 도배한 실종자 포스터 국제단체의 복구 지원 활동이 시작된 태국 푸켓은 부모와 가족을 잃은 아이들의 사연들로 애통해하고 있다. 호텔방에 부모 형제들과 함께 있다가 해일에 휩쓸려 가까스로 살아난 7세 스웨덴 소년 칼 닐슨의 경우와 같은 사연들로 병원들마다 실종된 가족들을 찾는 포스터가 벽을 도배하고 있다.200명 이상이 숨진 해변 관광지 카오락 인근 마을 남킨에서는 주민들이 집과 어선 등의 잔해 속에서 쓸 수 있는 물건들을 찾아내며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시작했다. 불교사원은 잠시 시신을 놓아두는 시체공시소로 바뀌었다. 해변에선 방역마스크를 한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호텔 건물들 사이에서 팔과 다리가 떨어져 나간 시신들을 수습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콜롬보, 사고 열차에 시신 가득차 26일 오전 9시 스리랑카 콜롬보의 기차역을 출발해 남부 도시 갈을 향해 운행하던 열차에는 1700명가량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불교 기념일인 만월일 연휴를 맞아 승객들은 철길을 따라 펼쳐진 해변을 감상하고 있었지만 6m 높이의 해일에 휩쓸려 열차와 함께 졸지에 생을 마쳤다. 28일 공개된 사고 현장엔 스카프로 코와 입을 가린 군인들이 나와 시신 수습에 나섰고 한편에서는 주민들이 가족을 찾으며 울부짖고 있었다. 잠시 끌어낸 것이 100구에 가까울 만큼 열차는 시신들로 가득 차 있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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