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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과학자들이 ‘구토 기계’를 만든 까닭은?

    美 과학자들이 ‘구토 기계’를 만든 까닭은?

    오랜 역사에 걸쳐 인간은 스스로 반복하기에 벅찬 작업을 대신 수행해 줄 기발한 기계를 수없이 개발해왔다. 이번에는 미국 과학자들이 사람 대신 구토를 계속해 주는 기계를 만들어 관심을 끌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와 웨이크포레스트 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만든 이 ‘구토 기계’는 다소 우스운 느낌을 주지만 사실 진지한 목표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연구팀은 이 기계를 통해 구토로 인한 질병확산 가능성과 그 경로를 연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특히 구토, 설사, 복통 등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의 확산을 조사했던 것으로 전한다. 이 연구를 위해 연구팀은 구토 기계뿐만 아니라 가짜 토사물도 만들어 냈다. 여기에는 인체에 무해하여 바이러스 전파 경로 연구에 종종 사용되는 MS2 박테리오파지 바이러스가 포함돼있다. 구토 기계는 인간의 식도를 모방한 튜브를 통해 적당한 압력으로 ‘토사물’을 분출할 수 있다. 이 기계가 아크릴로 만든 밀폐 상자 안에서 ‘구토’를 하고 나면 과학자들은 상자 속 공기를 조사, 얼마나 많은 양의 바이러스 입자가 부유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몸 밖으로 배출된 바이러스 중 미세 입자 형태로 공기 중에 분사되는 것은 전체의 0.02% 정도인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에 참여한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미생물학자 프란시스 데 로스 레예스에 따르면 이는 적은 양처럼 보이지만 “전염을 일으킬 수 있는 최소 양에 비하면 높은 수치”에 해당한다. 이렇게 공기 중에 부유하는 바이러스는 크게 두 가지 경로로 전파된다. 우선 이 입자는 다른 사람의 입술이나 입 안에 내려앉아 직접 몸 안으로 침투함으로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 입자들이 간접적인 방법으로도 질병을 확산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식품·바이오프로세싱·영양학 교수 리-앤 제이커스는 “이러한 노로바이러스 입자들은 테이블이나 문고리 등에 묻어 몇 주 동안이나 생존하게 된다”며 “이렇게 오염된 부분을 만졌던 사람이 손을 입에 넣을 경우 질병이 확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플로스 원(PLoS One)저널 최신호에 소개됐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행복한 사람과 있으면 우울증 예방” - 연구

    “행복한 사람과 있으면 우울증 예방” - 연구

    평소 우울감을 다른 사람들보다 심하게 느낀다면 활력과 행복감이 넘치는 친구들과 가까이 지내도록 하는 것이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친구들이 있으면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최신 연구로 밝혀졌다. 영국 맨체스터대와 워릭대 공동 연구진이 ‘우울증 자가진단 평가’(CES-D)에 6~12개월 동안 참여한 미국인 고등학생 2000명 이상의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주위에 평소 행복감이 넘치는 친구가 많다고 밝힌 사람들은 우울증이 없거나 있더라도 완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주위에 우울증이 있는 친구가 있는 사람들은 그들의 우울감이 전염되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행복은 전염되지만 우울함은 전염성이 없다”면서 “행복한 친구는 우울한 친구를 극복하게 할 확률이 2배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토마스 하우스 맨체스터대 박사는 “어린 시절 학대를 당했거나 혼자 사는 상황 같은 사회적 요인이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졌다”면서 “또한 친구 사이 대화와 같은 대인관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지지가 이를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도 우리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누군가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하우스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를 근거로 “사회관계를 강하게 만들어 효과적으로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하지만 금전적으로도 부담이 가지 않고 위험도가 낮은 ‘사회적 지원’을 통해 우울증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영국 왕립학회보’(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최신호(8월 19일자)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오늘 검은 월요일?… 투자자들 증시에 촉각

    오늘 검은 월요일?… 투자자들 증시에 촉각

    국내 투자자들은 월요일인 24일이 두렵다. 지난 21일(현지시간) 3% 이상 폭락한 미국 주요 증시의 영향이 월요일 장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하루나 이틀 정도 영향을 미치는 데 그쳤던 북한발 리스크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블랙 먼데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외환시장의 출렁임도 변수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다우존스지수는 지난 21일 3.12% 폭락했다. 앞서 끝난 유럽 주요 증시도 폭락했다. 그 결과 17~21일 일주일 동안 다우존스지수는 5.82%, 독일 DAX 지수는 7.83%씩 하락했다. 중국상하이종합지수(-11.54%)나 코스닥지수(-14.26%)에 비해서 나은 편이지만 선진국 증시는 ‘몸집’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급락세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여기에 상품가격이 더 떨어지고 있다. 국제유가의 잣대에 해당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21일 장중 한때 배럴당 39.86달러에 거래됐다. 2009년 이후 6년 만의 40달러 하향 돌파다. WTI는 전날보다 2.1% 떨어진 40.45달러에 마감됐지만 30달러대로 내려오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구리(-0.5%), 니켈(-3.4%), 아연(-2.6%) 등도 이날 하락했다. 이에 따라 원유 등 원자재 수출국의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관련 주가도 떨어졌다. 통상 주식시장은 통화가치와 높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차손(환율 하락에 따른 손해)이 우려되면 주식시장을 빠져나가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원자재 수출국도 아닌 한국 원화가 중국 위안화와 동반 하락하자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빼는 것도 같은 이유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1일까지 외국인들은 1조 88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악재가 터지지 않았던 7월(1조 9700억원) 순매도 규모에 이미 육박한다. 다음주에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외국인의 순매도가 지속될 전망이다. 오는 27일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가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2.3%(연율 기준)로 발표된 속보치가 3.2%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9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8월 회의록 공개 이후 미국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전망이 9월 또는 12월로 갈렸다. 시장의 예측이 맞다면 9월 금리 인상이 다시 힘을 얻을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움직임도 변수다. 남북 고위급 접촉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전해지는 북한 군의 움직임은 투자심리를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증시 하락에 북한 변수가 더해져 변동성이 여전히 높고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 투자자가 매수세로 돌아서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거에는 북한 관련 이슈들이 완화되면 주가가 바로 오르곤 했는데 이번에는 다른 악재들이 겹쳐 주가가 바로 반등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신흥국의 위기가 우리에게도 전염될지를 볼 수 있는 첫 번째 지표는 원·달러 환율이다. 지난 21일 뉴욕의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에서 원·달러 1개월물이 달러당 1198.5원에 마감됐다. 앞서 끝난 서울 외환시장 종가(1195.0)에다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영돼 상승했다. 달러당 1200원 돌파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인상 속도가 빠를 경우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외환차입시장 상황 등도 집중 모니터링 대상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각종 대내외 리스크가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친 영향을 점검하고 관련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한은은 24일에도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어 상황 변화를 재점검할 계획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햇빛 쬐면 피부 타들어가...안타까운 브라질 ‘뱀파이어 마을’

    햇빛 쬐면 피부 타들어가...안타까운 브라질 ‘뱀파이어 마을’

    전체 주민 800명 중 무려 600명이 같은 질병을 안고 사는 브라질 상파울루 아라라스 시의 한 마을이 언론에 소개돼 현지 사람들과 세계인들의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8일(현지시간) 주민 대부분이 색소피부건조증(Xeroderma Pigmentosum, 이하 XP)이라는 희소 유전질환을 앓고 있는 한 브라질 마을의 사연을 소개했다. 이 질환은 흡사 영화속 뱀파이어처럼 햇빛에 노출되면 피부가 타들어가고 심한 손상을 입는 난치성 질환이다. XP는 자외선에 대한 방어 수단이 결여돼 햇빛을 받을 경우 각종 피부질환을 앓게 되는 유전병이다. 이 마을에서 XP를 앓고 있는 사람 중 20명은 병세가 특히 완연해 이로 인한 피부암이 생길 확률이 매우 높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한 명인 다우마 하르딘의 경우 이 병으로 인해 눈 하나를 잃었으며 다른 눈 하나는 눈꺼풀 손상으로 감을 수가 없어 붕대를 눈에 감은 채 자야 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밖에 나가면 태양빛에 몸이 타는 것이 직접 느껴질 정도”라며 이 질환이 가져다주는 고통의 심각성을 전했다. 안타깝게도 그는 이러한 인터뷰를 마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급격한 병세 악화로 사망하고 말았다. 다우마의 형제자매들 또한 같은 질병을 앓고 있으며 그 중 한 명은 다우마 이전에 세상을 떠났던 것으로 전한다. 마을의 농부인 디지 또한 이 질병으로 인해 얼굴의 상당부분을 잃었다. 그는 수술을 통해 입천장과 턱뼈 오른쪽을 제거해야했다. 이 때문에 그는 보철이 없으면 말조차 할 수 없다. 이러한 마을의 실상이 브라질 전역에 알려진 것은 한 서점 주인의 노력 덕분이었다. 아라라스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글리시 마샤두는 똑같은 질병을 앓는 손님을 수없이 목격한 이래로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내고자 노력했다. 그녀는 그러나 이내 한계에 봉착했다. “내 힘으로는 이 질병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람들의 신체를 망가뜨리는지 알 방도가 없었다”며 “어떤 사람들은 이것이 성병의 일종이라고 했고, 다른 사람들은 신의 저주라고도 했다”고 전했다. 결국 혼자서는 역부족이라 느낀 그녀는 지역 언론 등을 통해 이 질병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려 노력했다. 그런 그녀의 헌신은 빛을 발해 결국 브라질 전국 단위 방송을 통해 마을의 사정이 알려지게 됐다. 현지 생물학자 까를로스 멘시 또한 이 마을에서 XP가 왜 유독 창궐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이 질병은 최근에 들어서야 전염병이 아닌 유전병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질환이다. 그는 “우리(의료진)는 해당 지역을 방문, 주민들에게 일어난 유전적 변이를 역추적 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주민 800명 중 600명에게서 열성 XP 유전자를 찾아낼 수 있었다. 현지 피부과 전문의 술라미타 샤이부브는 “아라라스 일부 지역에서 과거에 해당 유전자를 지닌 사람들이 모여 살며 서로 혼인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질병이 발현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로써 XP의 치료 방법은 없으며 의사들은 마을 주민들에게 햇빛을 완전히 피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을 뿐이다. 멘시는 “당장은 치료 방법이 없다”며, “하지만 20~30년 이내에 치료법이 등장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사진=Top photo/Barcroft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사설] 사회 혼란만 부추기는 SNS 괴담

    중국 톈진항에서 발생한 대형 폭발 사고의 후폭풍이 만만찮다. 지난 12일 사고가 발생한 뒤 일주일이 지났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근거 없는 괴담들이 퍼져 나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뜬소문은 중국에서 먼저 번졌다. 중국의 SNS 웨이보와 웨이신 등에는 “사망자가 최소 1000명에 이른다”, “반경 1㎞ 이내에 살아남은 사람이 없다”,“상점들이 약탈당했다” 등의 루머가 나돌았다. 이번 사고로 톈진항 물류창고에 보관했던 시안화나트륨 700t이 외부로 날아가 버렸다는 사실은 루머 확산에 불을 지폈다. 시안화나트륨은 인체에 치명적인 독가스 성분인 데다 공기를 통해 다른 지역까지 이동할 가능성마저 제기돼 중국인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유독물질이 바람을 타고 160㎞ 떨어진 베이징까지 날아갔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고 한다. 이런 마당에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고 걱정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국내 SNS에는 “비가 오면 더 위험하니 비를 맞지 않아야 한다”는 등 구체적인 대처 요령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왜곡·과장된 루머들까지 나도는 것은 문제다. “주중 미국대사관이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런 내용이 119안전센터 등에 전달됐다”는 등 그럴싸하게 포장된 글들이 SNS에 떠돌고 있는 것이다. 봄철마다 황사 피해를 겪고 있는 우리 국민으로서는 사실로 받아들이기 쉽다. 당국은 사고 당일 한반도 쪽으로 바람도 불지 않았다는 자료까지 제시하며 이 같은 글들이 과학적 근거가 없는 괴담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는 괴담에 쉽게 휩쓸린다. 활자의 신뢰성과 SNS의 신속성이 결합한 결과다. 큰 사건이 터질 때마다 괴담이 전염병처럼 번져 사회 혼란을 부추겼지만 나아진 게 없다. 괴담은 괴담에 그치지 않고 사회 갈등을 유발한다. 천안함 사건 때도 그랬고, 세월호 사고 때에도 확인되지 않은 괴담들로 극심한 사회 갈등을 겪었다. 최근 DMZ 내에서 발생한 목함지뢰 폭발 사건에서는 “(정부의) 자작극이다, 정치적 꼼수다”는 근거 없는 괴담이 나돌기도 했다. 정부는 국민이 괴담에 현혹되지 않도록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중국처럼 괴담을 유포한 SNS 계정 수백 개를 폐쇄, 정지시킬 수는 없겠지만 거짓 정보로 혼란을 부추기는 이들을 지켜보고만 있어도 곤란하다.
  • 주민 600명이 같은 질병...’태양 못 보는 마을’

    주민 600명이 같은 질병...’태양 못 보는 마을’

    전체 주민 800명 중 무려 600명이 같은 질병을 안고 사는 브라질 상파울루 아라라스 시의 한 마을이 언론에 소개돼 현지 사람들과 세계인들의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8일(현지시간) 주민 대부분이 색소피부건조증(Xeroderma Pigmentosum, 이하 XP)이라는 희소 유전질환을 앓고 있는 한 브라질 마을의 사연을 소개했다. XP는 자외선에 대한 방어 수단이 결여돼 햇빛을 받을 경우 각종 피부질환을 앓게 되는 유전병이다. 이 마을에서 XP를 앓고 있는 사람 중 20명은 병세가 특히 완연해 이로 인한 피부암이 생길 확률이 매우 높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한 명인 다우마 하르딘의 경우 이 병으로 인해 눈 하나를 잃었으며 다른 눈 하나는 눈꺼풀 손상으로 감을 수가 없어 붕대를 눈에 감은 채 자야 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밖에 나가면 태양빛에 몸이 타는 것이 직접 느껴질 정도”라며 이 질환이 가져다주는 고통의 심각성을 전했다. 안타깝게도 그는 이러한 인터뷰를 마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급격한 병세 악화로 사망하고 말았다. 다우마의 형제자매들 또한 같은 질병을 앓고 있으며 그 중 한 명은 다우마 이전에 세상을 떠났던 것으로 전한다. 마을의 농부인 디지 또한 이 질병으로 인해 얼굴의 상당부분을 잃었다. 그는 수술을 통해 입천장과 턱뼈 오른쪽을 제거해야했다. 이 때문에 그는 보철이 없으면 말조차 할 수 없다. 이러한 마을의 실상이 브라질 전역에 알려진 것은 한 서점 주인의 노력 덕분이었다. 아라라스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글리시 마샤두는 똑같은 질병을 앓는 손님을 수없이 목격한 이래로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내고자 노력했다. 그녀는 그러나 이내 한계에 봉착했다. “내 힘으로는 이 질병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람들의 신체를 망가뜨리는지 알 방도가 없었다”며 “어떤 사람들은 이것이 성병의 일종이라고 했고, 다른 사람들은 신의 저주라고도 했다”고 전했다. 결국 혼자서는 역부족이라 느낀 그녀는 지역 언론 등을 통해 이 질병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려 노력했다. 그런 그녀의 헌신은 빛을 발해 결국 브라질 전국 단위 방송을 통해 마을의 사정이 알려지게 됐다. 현지 생물학자 까를로스 멘시 또한 이 마을에서 XP가 왜 유독 창궐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이 질병은 최근에 들어서야 전염병이 아닌 유전병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질환이다. 그는 “우리(의료진)는 해당 지역을 방문, 주민들에게 일어난 유전적 변이를 역추적 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주민 800명 중 600명에게서 열성 XP 유전자를 찾아낼 수 있었다. 현지 피부과 전문의 술라미타 샤이부브는 “아라라스 일부 지역에서 과거에 해당 유전자를 지닌 사람들이 모여 살며 서로 혼인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질병이 발현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로써 XP의 치료 방법은 없으며 의사들은 마을 주민들에게 햇빛을 완전히 피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을 뿐이다. 멘시는 “당장은 치료 방법이 없다”며, “하지만 20~30년 이내에 치료법이 등장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사진=Top photo/Barcroft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책을 뛰쳐나온 수학, 현실 문제 방정식 풀다

    책을 뛰쳐나온 수학, 현실 문제 방정식 풀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동독과 서독으로 갈라졌던 독일은 1990년 10월 3일 갑작스레 통일을 맞게 됐다. 통일 수도가 베를린으로 결정되면서 베를린시 당국은 예상치 못한 일로 골머리를 앓게 됐다.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으로 나뉘어 있다가 하나로 통합되면서 교통난이라는 복병을 만난 것이다. 만원 버스에, 버스 한 대를 보내고 나면 다음 버스가 언제 도착하는지 알지 못한 채 정류장에서 하염없이 차를 기다리는 긴 줄은 통독 직후의 혼란스러움을 대표하는 풍경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시 당국은 버스를 증차하고 버스노선을 늘리는 대책을 마련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원점으로 돌아가는 일이 반복되자 대중교통 문제 해결방안을 공모했다. 베를린공대에서 수학을 가르치던 마르틴 그뢰첼 교수는 ‘정수계획’이란 수학의 최적화 이론으로 이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했다. 교통 현황을 반영해 버스노선을 변경하고 교통 상황에 따라 가변적으로 배차시간을 조정토록 한 것이다. 그 결과 1800대의 버스를 1300대로 줄이고도 버스 승차 대기시간은 물론 도로 혼잡 문제까지 해결했다. ●美, 선거예측·양극화 분석에도 수학 알고리즘 “기하학을 모르는 자, 들어오지 말라.”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이 세운 학교 ‘아카데미아’의 입구에 적힌 문구다. 당대 최고의 철학자를 양성하기 위한 기관에서 집중적으로 가르친 과목은 기하학과 대수학이었다. 논리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철학자에게 수학만큼 적절한 도구는 없었다. 수학은 철학·천문학과 함께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학문임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자연철학의 전통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논리적 사고 배양에나 도움이 되거나 이미 정해져 있는 해답을 찾는 문제풀이 방식 정도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학이란 자연이나 우주의 법칙을 찾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관계나 사회적 현상 등에서 나타나는 문제에 대한 해법을 알려주는 실질적 학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최근 미국을 비롯한 기술 선진국들은 정보기술(IT)·생명공학(BT)·금융·우주항공·교통 등 기술 분야는 물론 선거예측·정책효과, 사회 양극화 문제 분석 등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수학적 논리와 알고리즘이 쓰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인공신장 제작용 ‘신장 모델’ 생물학 난제 도전 최근 수학이 많이 활용되는 곳은 생명과학 분야다. 생명과학은 밝혀지지 않은 복잡한 생명 현상을 규명하는 학문 분야로, 물리학이나 화학 등 자연과학뿐만 아니라 유체역학, 컴퓨터과학 등 공학분야와도 밀접한 연관을 갖고 연구되고 있다. 특히 21세기 생물학의 바탕에는 수학이 자리잡고 있다. 의생명공학 분야는 인체에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고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인공 장기를 만드는 데 관심이 많다. 체내 노폐물을 제거하는 신장을 대체할 수 있는 인공신장을 만들기 위한 ‘신장 모델’은 수학을 이용해 생물학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대표적인 시도 중 하나다. 건국대 수학과 정은옥 교수는 “수학은 전염병 확산 과정 예측뿐만 아니라 인공장기 개발 등 바이오 산업계에서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무인(無人) 진단도 수학을 이용해 의료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 중 하나다. 애플 워치와 같은 개인용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생체 데이터를 받아 이전 환자들에게 수집한 생체 데이터와 비교해 상호 유사성이 높을 경우에만 병원을 방문해 정밀검사를 받도록 유도하는 기술이다. 무분별한 정밀검진이나 병원 방문을 줄여 의료비로 들어가는 개인적·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 기술은 환자와 기존에 수집된 생체 데이터값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신상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고도의 통계 및 정보처리 수학기법이 적용된다. ●유체역학 적용한 ‘캐리비안의 해적’ 특수효과상 최근 개봉되는 애니메이션이나 판타지·SF영화 등에서 특수 시각효과는 빠질 수 없는 요소다. 미국 스탠퍼드대 응용수학자 론 페드키우 교수는 유체역학 방정식을 이용해 ‘해리 포터’, ‘스타워즈’, ‘터미네이터’, ‘캐리비안의 해적’ 등 영화에 나오는 특수효과를 실감나게 만들었다. 특히 조니 뎁이 주연한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나온 거센 폭풍우와 파도는 실제보다 더 실감난다는 평가를 받으며 2007년 아카데미상 특수효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3년 겨울 개봉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에서도 수학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 영화 상영 내내 스크린을 채웠던 눈은 미국 UCLA 수학과 조지프 테란 교수의 컨설팅으로 탄생했다. 눈은 물 같은 유체와 달리 고체와 유체 상태가 섞여 있기 때문에 좀더 복잡한 수학적 기법이 필요했다. 테란 교수는 유체역학과 고체역학을 결합시켜 실감나는 눈 장면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정보통신 분야에서도 수학은 필수적이다. 미국 알카텔 루슨트사의 벨연구소 수학자들은 역행렬 알고리즘을 이용해 구리선으로도 광섬유에 버금가는 데이터 통신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구리선을 광섬유로 한꺼번에 바꿀 때 발생할 수 있는 수조원 이상의 교체 비용을 줄이는 데 한몫을 하기도 했다. 포스텍 수학과 박형주 교수는 “최근 수학은 학문이 아닌 대중들의 삶과 직접 관계된, 사회적 혹은 산업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실제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이웃 일본과 중국도 21세기 산업 경쟁력이 수학 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고 산업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산업수학 연구소 설립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朴대통령 광복 70주년 경축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0만 재외동포 여러분, 그리고 자리를 함께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은 광복 70주년이자 건국 67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70년 전 오늘의 벅찬 감동을 온 국민과 함께 나누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건국을 위해 헌신하신 애국지사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독립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70년은 대한민국을 굳건한 반석 위에 올려놓은 참으로 위대한 여정이었습니다. 70년 전 오늘 우리 민족은 독립을 향한 열망과 헌신적인 투쟁으로 마침내 조국의 광복을 이루어 냈습니다. 순국선열들의 불굴의 의지와 애국심은 오늘의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한 토대가 되었습니다. 67년 전 오늘은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한 날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우리 대한민국은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정통성을 계승하며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왔고, 국가 경제와 국민 경제의 항구적 번영의 기틀을 마련하였습니다. 그러나 그토록 기다렸던 광복의 기쁨은 반쪽의 기쁨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분단의 비극과 6·25전쟁의 참화는 우리 삶의 기반을 송두리째 앗아갔고, 얼마 되지 않던 산업기반마저 모두 붕괴되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결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국민들의 단합된 의지와 힘으로 새로운 도약을 일궈 냈습니다. 자본도, 기술도, 경험도 없었지만 황량한 모래벌판에 제철소와 조선소를 세웠고, 모진 난관을 뚫고 국토의 대동맥인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제품과 자동차, 철강, 조선, 석유화학 제품 등을 생산하는 나라가 되었고, 수출 규모 세계 6위의 경제 강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인구 5000만 이상 되는 국가 중에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는 소위 ‘5030클럽’ 국가는 지구상에 여섯 나라뿐입니다. 저는 머지않아 대한민국이 일곱 번째 5030클럽 국가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신장된 경제력과 국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당당하게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최초의 나라가 되었고, 유엔의 평화유지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발전 경험을 개발도상국들과 공유하면서 번영을 이루려는 많은 나라들의 ‘희망의 증거’가 되고 있습니다. 세계가 한강의 기적으로 부르는 대한민국 성취의 역사는 우리 국민들의 피와 땀, 불굴의 도전정신이 만들어 낸 결실이었습니다. 저는 이제 그 불굴의 의지로 창조의 역사, 기적의 역사를 써온 우리 국민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대장정’에 나서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광복 70주년을 맞는 지금 우리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국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21세기 시대적 요구이자 대안인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두 날개를 완성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정부는 창조경제를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제시하고, 이의 구현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지난달에 17개 광역 시·도에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모두 구축되어 이제 창의적 아이디어가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최고 수준의 창업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역의 혁신 주체와 기관들이 협력하여 우수한 지역 인재들과 특화산업을 키워 내고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이미 4600여명이 멘토링을 받고 200여개의 기업을 보육하고 있으며, 235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앞으로 창조경제가 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여 세계경제를 주도하고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앞으로 정부는 창조경제가 개인과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도록 적극 지원해 갈 것입니다. 또 하나의 날개는 문화융성입니다. 문화는 언어와 국경을 넘어 세계인을 하나로 만들고, 열광하게 하며, 가치를 공유하도록 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화는 무궁무진한 경제적 가치를 지닌 국가 경쟁력의 핵심 원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 세계는 문화 영토 확장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5000년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찬란하고 독창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광복 이후 우리의 급속한 발전도 그 근간에는 면면히 이어져 온 우리의 창의적 기질과 문화적 역량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제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우리의 유구한 문화를 세계와 교류하며 새롭게 꽃피울 때 새로운 도약의 문도 열 수 있을 것입니다. 전통문화를 재발견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서 산업과 문화를 융합하여 우리 경제를 일으키는 한 축으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정부는 그 시작을 문화창조융합벨트로 열어갈 것입니다. 이제 오픈을 하여 각 문화인들의 입주를 기다리고 있는 문화창조융합벨트를 통해 문화와 아이디어, 기술을 융·복합하여 새로운 경제적 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이 경제의 도약을 이끌 성장 엔진이라면 공공개혁과 노동개혁, 금융개혁과 교육개혁 등의 ‘4대 개혁’은 그 성장 엔진에 지속적인 동력을 제공하는 혁신의 토대입니다. 저는 반드시 이 ‘4대 개혁’을 완수해서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희망의 대한민국을 물려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국민 모두가 다시 한번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짐을 나눠 지고 함께 나아갈 때 개혁과 혁신의 험난한 여정을 이겨 낼 수 있습니다. 우리 선대들이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듯이 자신감과 희망을 가지고 한마음으로 뭉쳐서 또 다른 도약의 역사를 이루어 냅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금년은 광복과 함께 남북 분단 70년을 맞는 해이기도 합니다. 진정한 광복은 민족의 통일을 통해 비로소 완성될 것입니다. 남과 북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를 향해 함께 나가야 합니다. 최근 미국·쿠바 수교와 이란 핵 협상 타결에서 볼 수 있듯이 국제사회는 변화와 협력의 거대한 흐름 속에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그와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은 세계의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숙청을 강행하고 있고, 북한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우리의 거듭된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으면서 평화를 깨뜨리고 남북 간 통합에 역행하고 있습니다. 핵 개발을 지속하고 사이버 공격을 감행해서 우리와 국제사회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DMZ 지뢰 도발로 정전협정과 남북 간 불가침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하고, 광복 70주년을 기리는 겨레의 염원을 짓밟았습니다. 정부는 우리 국민의 안위를 위협하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입니다. 북한은 도발과 위협으로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미몽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도발과 위협은 고립과 파멸을 자초할 뿐입니다. 그러나 만약 북한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민생 향상과 경제 발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1972년 남북한은 분단 역사상 최초로 대화를 통해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였습니다. 당시 남북 간 대립과 갈등의 골은 지금보다 훨씬 깊었고, 한반도의 긴장도 매우 높았습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기에 남북한은 용기를 내어 마주 앉았습니다. 지금도 북한에는 기회가 주어져 있습니다. 북한은 민족 분단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도발과 핵 개발을 즉각 중단하고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의 길로 나와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번 DMZ 도발을 겪으면서 DMZ에 새로운 평화지대를 조성하는 것이 얼마나 절실한 일인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남북한의 젊은이들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며 역설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되어 있는 DMZ에 하루속히 평화의 씨앗을 심어야만 합니다. 저는 취임 후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에 생명과 평화의 공원을 만들자고 여러 차례 제안하고, 그 구상을 가다듬어 왔습니다. 이제 남북이 함께 첫 삽을 뜨는 일만 남았습니다. DMZ에 세계생태평화공원을 조성하고 남북 간 끊어진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면 한반도 백두대간은 평화통일을 촉진하고 유라시아 차원의 협력을 실현하는 새로운 축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북한은 도발과 위협을 내려놓고, 생명과 평화의 한반도를 만드는 길에 동참하기 바랍니다. 또한 지난 70년 눈물과 고통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 드리는 일에도 북한은 성의 있는 자세로 나와야 할 것입니다. 부모 없는 자식이 없듯이 북한의 지도자들도 이산의 한은 풀어 주겠다는 전향적인 자세로 문제를 풀어가 주길 바랍니다. 이산가족 문제만큼은 아무리 정세가 어렵고 이념이 대립한다고 해도, 인도적 견지에서 남북이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이산가족들의 생사 확인이 그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6만여명의 남한 이산가족 명단을 북한 측에 일괄 전달할 것입니다. 북한도 이에 동참하여 남북 이산가족 명단 교환을 연내에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남북 이산가족들이 금강산 면회소를 이용하여 수시로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북한의 협력을 촉구합니다. 한반도의 자연재해와 안전문제도 함께 대응해 나갑시다. 홍수나 가뭄, 전염병 등의 반복되는 문제에 일회적 상황관리로 대응하기보다는 남북 간 보건 의료와 안전협력체계를 구축해 근본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민족의 장래를 위해 보다 나은 길이 될 것입니다. 지난번 중동호흡기증후군 대응 과정에서 남북한은 개성공단의 검역 관리에 협력한 바 있고, 현재 금강산 산림재해 대응을 위해서도 협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보건·위생·수자원·산림관리 등을 비롯한 남북 공동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힘을 모아 나가야 할 것입니다. 70년 분단으로 훼손된 민족의 동질성도 회복해야 합니다. 민간 차원의 문화와 체육 교류를 통해 남과 북이 만나고 마음을 열어 간다면 민족 동질성도 서서히 회복될 것입니다. 남북 간 장벽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 중인 역사유적 발굴조사와 겨레말 큰 사전 편찬 사업과 같은 학술 문화 교류, 축구와 태권도를 비롯한 체육 교류는 중단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남과 북, 해외의 8000만 동포 여러분, 비록 북한의 거듭된 도발로 남북 관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광복 70주년을 맞는 역사의 길에서 분단의 역사를 마감하고 평화통일을 이루는 길은 우리 민족이 반드시 가야 할 길입니다. 우리 민족이 다시 하나가 되면 희망과 기적의 또 다른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한강의 기적’을 넘어 ‘한반도의 기적’을 이뤄 낼 수 있습니다. 평화통일을 이룬 새로운 한반도는 핵과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 8000만 모두가 자유와 인권을 누리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통일 한국은 동아시아의 평화를 촉진하며, 세계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지구촌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것입니다. 남북한의 장점을 결합하고 한반도 교통망을 대륙으로 연결하여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 경제권을 연계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은 물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더 큰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평화통일의 꿈이 이루어진 광복 100주년을 내다보며,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통일을 준비하고 이루어 나갑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 6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협력과 공영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긴밀한 우호협력은 양국은 물론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역사 인식 문제에는 원칙에 입각하여 대응하되 두 나라 간 안보, 경제, 사회문화 등 호혜적 분야의 협력 관계는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1965년 국교정상화 이래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 등 역대 일본 내각이 밝혀온 역사 인식은 한·일 관계를 지탱해 온 근간이었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어제 있었던 아베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는 우리로서는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역사는 가린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살아 있는 산증인들의 증언으로 살아 있는 것입니다. 어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가 아시아의 여러 나라 국민들에게 많은 손해와 고통을 준 점과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한 사죄와 반성을 근간으로 한 역대 내각의 입장이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국제사회에 분명하게 밝힌 점을 주목합니다. 앞으로 일본이 이웃 국가로서 열린 마음으로 동북아 평화를 나눌 수 있는 대열에 나오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앞으로 일본 정부는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공언을 일관되고 성의 있는 행동으로 뒷받침하여 이웃 나라와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조속히 합당하게 해결하기를 바랍니다. 비록 어려움이 많이 남아 있으나 이제 올바른 역사 인식을 토대로 새로운 미래로 함께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양국의 위상에 걸맞게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 번영을 위해 함께 공헌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년 전 오늘 우리는 잃어버렸던 조국을 되찾았습니다. 그리고 불굴의 의지와 하나 된 마음으로 온갖 역경을 딛고 성취와 희망의 대한민국을 건설해 왔습니다. 선대들의 애국심과 그 위대한 뜻을 이어받아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이룩하는 것이 우리에게 부여된 소명입니다. 저와 정부는 중단 없는 혁신으로 지속적인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여 세계의 반열에 우뚝 설 수 있는 부강한 나라와 원칙이 바로 선 투명한 나라를 건설해 나갈 것입니다. 확고한 원칙과 유연한 대응으로 통일시대의 문을 열어 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 ‘100년의 기적’을 완성하고 한반도의 통일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어 세계와 지구촌의 번영을 선도하고, 문화로 인류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대한민국의 빛나는 미래를 만들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 사이코패스 식별법?…하품 전염 안될 확률 커 (연구)

    사이코패스 식별법?…하품 전염 안될 확률 커 (연구)

    매일 겪는 생리현상 중 하나인 하품을 통해 인물의 사이코패스 성향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은 15일(현지시간) 미국 베일러대학교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논문을 인용,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어 공감능력이 낮은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의 하품에 ‘전염’될 가능성이 낮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하품에 전염성이 있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 정확한 원인은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공감능력이 비교적 떨어지는 자폐증 환자에겐 하품이 잘 전염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어 하품 전염과 공감능력이 서로 연관돼 있으리란 가설이 자주 제기됐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먼저 설문조사를 실시, 참가자 135명의 공감능력을 측정했다. 이 설문조사에서 참가자들은 “나는 TV에서 운동선수들이 경기 중 심각한 부상을 입는 장면을 보면 움찔하게 된다” 또는 “나는 다시 만날 일이 없는 사람에게도 호의를 베푼다” 등 개인의 공감 성향을 알아볼 수 있는 여러 가지 문항에 얼마나 강하게 동의하는지 답했다. 연구팀은 이 설문 결과를 분석해 참가자들에게서 사이코패스적 특성, 즉 사회관습 무시, 극단적인 자기중시, 무정함 등이 얼마나 강하게 나타나는지 측정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그 다음 이들에게 하품을 포함해 인간의 다양한 행동을 담은 영상들을 보여주고 개인별 하품 전염 여부를 비교했다. 그 결과 사이코패스 성향이 더 큰 사람일수록 하품을 따라하지 않을 확률이 확연히 높아진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연구를 이끈 브라이언 런들은 “학계에서는 이미 '하품 전염'이 공감능력 때문이라는 여러 근거가 제시된 바 있다. 우리가 원한 것은 공감능력이 결여된 사람들을 통해 이 같은 가능성을 재확인 하는 것 이었다”며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연구팀은 그러나 “누군가 하품에 전염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무조건 사이코패스로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며 “이들 중 대부분은 정상인이고 그저 타인과 자신을 연관 짓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약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개인 간 차이와 인격’(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저널 최신호에 소개됐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전문] 박근혜 대통령,제70주년 광복절 경축사

    [전문] 박근혜 대통령,제70주년 광복절 경축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0만 재외동포 여러분, 그리고 자리를 함께 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은 광복 70주년이자 건국 67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70년 전 오늘의 벅찬 감동을 온 국민과 함께 나누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건국을 위해 헌신하신 애국지사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독립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70년은 대한민국을 굳건한 반석 위에 올려놓은 참으로 위대한 여정이었습니다. 70년 전 오늘, 우리 민족은 독립을 향한 열망과 헌신적인 투쟁으로 마침내 조국의 광복을 이루어냈습니다. 순국선열들의 불굴의 의지와 애국심은 오늘의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한 토대가 되었습니다. 67년 전 오늘은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한 날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우리 대한민국은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정통성을 계승하며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왔고, 국가경제와 국민경제의 항구적 번영의 기틀을 마련하였습니다. 그러나 그토록 기다렸던 광복의 기쁨은 반쪽의 기쁨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분단의 비극과 6.25 전쟁의 참화는 우리 삶의 기반을 송두리째 앗아갔고, 얼마 되지 않던 산업기반마저 모두 붕괴되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결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국민들의 단합된 의지와 힘으로 새로운 도약을 일궈냈습니다. 자본도, 기술도, 경험도 없었지만, 황량한 모래벌판에 제철소와 조선소를 세웠고, 모진 난관을 뚫고 국토의 대동맥인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제품과 자동차, 철강, 조선,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나라가 되었고, 수출규모 세계 6위의 경제 강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인구 5천만 이상 되는 국가 중에 국민소득이 3만불을 넘는 소위 ‘5030 클럽’ 국가는 지구상에 여섯 나라뿐입니다. 저는 머지않아 대한민국이 일곱 번째 5030 클럽 국가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신장된 경제력과 국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당당하게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최초의 나라가 되었고, 유엔의 평화유지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발전 경험을 개발도상국들과 공유하면서, 번영을 이루려는 많은 나라들의 ‘희망의 증거’가 되고 있습니다. 세계가 한강의 기적으로 부르는 대한민국 성취의 역사는 우리 국민들의 피와 땀, 불굴의 도전정신이 만들어낸 결실이었습니다. 저는 이제 그 불굴의 의지로 창조의 역사, 기적의 역사를 써온 우리 국민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대장정’에 나서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광복 70주년을 맞는 지금, 우리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국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21세기 시대적 요구이자 대안인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두 날개를 완성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정부는 창조경제를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제시하고, 이의 구현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지난달에 17개 광역시도에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모두 구축되어 이제 창의적 아이디어가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최고 수준의 창업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역의 혁신 주체와 기관들이 협력하여 우수한 지역 인재들과 특화산업을 키워내고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이미 4,600여명이 멘토링을 받고 200여개의 기업을 보육하고 있으며, 235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앞으로 창조경제가 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여 세계경제를 주도하고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앞으로 정부는 창조경제가 개인과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도록 적극 지원해 갈 것입니다. 또 하나의 날개는 문화융성입니다. 문화는 언어와 국경을 넘어 세계인을 하나로 만들고, 열광하게 하며, 가치를 공유하도록 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화는 무궁무진한 경제적 가치를 지닌 국가경쟁력의 핵심 원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 세계는 문화영토 확장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오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찬란하고 독창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광복 이후 우리의 급속한 발전도 그 근간에는 면면히 이어져 온 우리의 창의적 기질과 문화적 역량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제,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우리의 유구한 문화를 세계와 교류하며 새롭게 꽃피울 때, 새로운 도약의 문도 열 수 있을 것입니다. 전통문화를 재발견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서 산업과 문화를 융합하여 우리 경제를 일으키는 한 축으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정부는 그 시작을 문화창조융합벨트로 열어갈 것입니다. 이제 오픈을 하여 각 문화인들의 입주를 기다리고 있는 문화창조융합벨트를 통해 문화와 아이디어, 기술을 융복합하여 새로운 경제적 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이 경제의 도약을 이끌 성장엔진이라면, 공공개혁과 노동개혁, 금융개혁과 교육개혁 등의 ‘4대 개혁’은 그 성장엔진에 지속적인 동력을 제공하는 혁신의 토대입니다. 저는 반드시 이 ‘4대 개혁’을 완수해서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희망의 대한민국을 물려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국민 모두가 다시 한 번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짐을 나눠지고 함께 나아갈 때, 개혁과 혁신의 험난한 여정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우리 선대들이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듯이 자신감과 희망을 가지고 한마음으로 뭉쳐서, 또 다른 도약의 역사를 이루어냅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금년은 광복과 함께 남북 분단 70년을 맞는 해이기도 합니다. 진정한 광복은 민족의 통일을 통해 비로소 완성될 것입니다. 남과 북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를 향해 함께 나가야 합니다. 최근 미국-쿠바 수교와 이란 핵협상 타결에서 볼 수 있듯이 국제사회는 변화와 협력의 거대한 흐름 속에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그와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은 세계의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숙청을 강행하고 있고, 북한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우리의 거듭된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으면서, 평화를 깨뜨리고 남북간 통합에 역행하고 있습니다. 핵개발을 지속하고 사이버 공격을 감행해서 우리와 국제사회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DMZ 지뢰 도발로 정전협정과 남북간 불가침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하고, 광복 70주년을 기리는 겨레의 염원을 짓밟았습니다. 정부는 우리 국민의 안위를 위협하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입니다. 북한은 도발과 위협으로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미몽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도발과 위협은 고립과 파멸을 자초할 뿐입니다. 그러나 만약, 북한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민생향상과 경제발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1972년 남북한은 분단 역사상 최초로 대화를 통해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였습니다. 당시 남북간 대립과 갈등의 골은 지금보다 훨씬 깊었고, 한반도의 긴장도 매우 높았습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기에 남북한은 용기를 내어 마주 앉았습니다. 지금도 북한에게는 기회가 주어져 있습니다. 북한은 민족 분단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도발과 핵개발을 즉각 중단하고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의 길로 나와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번 DMZ 도발을 겪으면서, DMZ에 새로운 평화지대를 조성하는 것이 얼마나 절실한 일인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남북한의 젊은이들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며 역설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되어 있는 DMZ에, 하루속히 평화의 씨앗을 심어야만 합니다. 저는 취임 후,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에 생명과 평화의 공원을 만들자고 여러 차례 제안하고, 그 구상을 가다듬어 왔습니다. 이제 남북이 함께 첫 삽을 뜨는 일만 남았습니다. DMZ에 세계생태평화공원을 조성하고 남북간 끊어진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면, 한반도 백두대간은 평화통일을 촉진하고 유라시아 차원의 협력을 실현하는 새로운 축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북한은 도발과 위협을 내려놓고, 생명과 평화의 한반도를 만드는 길에 동참하기 바랍니다. 또한, 지난 70년 눈물과 고통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드리는 일에도 북한은 성의 있는 자세로 나와야 할 것입니다. 부모없는 자식이 없듯이 북한의 지도자들도 이산의 한은 풀어주겠다는 전향적인 자세로 문제를 풀어가 주길 바랍니다. 이산가족 문제만큼은 아무리 정세가 어렵고 이념이 대립한다고 해도, 인도적 견지에서 남북이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이산가족들의 생사확인이 그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6만여 명의 남한 이산가족 명단을 북한 측에 일괄 전달할 것입니다. 북한도 이에 동참하여 남북 이산가족 명단교환을 연내에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남북 이산가족들이 금강산 면회소를 이용하여 수시로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북한의 협력을 촉구합니다. 한반도의 자연재해와 안전문제도 함께 대응해 나갑시다. 홍수나 가뭄, 전염병 등의 반복되는 문제에 일회적 상황관리로 대응하기보다는, 남북간 보건 의료와 안전협력체계를 구축해 근본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민족의 장래를 위해 보다 나은 길이 될 것입니다. 지난 번 중동호흡기증후군 대응과정에서 남북한은 개성공단의 검역 관리에 협력한 바 있고, 현재 금강산 산림재해 대응을 위해서도 협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보건·위생·수자원·산림관리를 비롯한 남북 공동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힘을 모아나가야 할 것입니다. 70년 분단으로 훼손된 민족의 동질성도 회복해야합니다. 민간차원의 문화와 체육교류를 통해 남과 북이 만나고 마음을 열어간다면, 민족 동질성도 서서히 회복될 것입니다. 남북간 장벽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 중인 역사유적 발굴조사와 겨레말 큰 사전 편찬 사업과 같은 학술 문화 교류, 축구와 태권도를 비롯한 체육교류는 중단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나갈 것입니다. 남과 북, 해외의 8천만 동포 여러분, 비록 북한의 거듭된 도발로 남북관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광복 70주년을 맞는 역사의 길에서 분단의 역사를 마감하고 평화통일을 이루는 길은 우리 민족이 반드시 가야할 길입니다. 우리 민족이 다시 하나가 되면, 희망과 기적의 또 다른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한강의 기적’을 넘어, ‘한반도의 기적’을 이뤄낼 수 있습니다. 평화통일을 이룬 새로운 한반도는 핵과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 8천만 모두가 자유와 인권을 누리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통일 한국은 동아시아의 평화를 촉진하며, 세계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지구촌의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것입니다. 남북한의 장점을 결합하고, 한반도 교통망을 대륙으로 연결하여,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 경제권을 연계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은 물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더 큰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평화통일의 꿈이 이루어진 광복 100주년을 내다보며,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통일을 준비하고 이루어 나갑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 6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협력과 공영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긴밀한 우호협력은 양국은 물론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역사인식 문제에는 원칙에 입각하여 대응하되 두 나라간 안보, 경제, 사회문화 등 호혜적 분야의 협력관계는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1965년 국교정상화 이래 고노담화, 무라야마 담화 등 역대 일본 내각이 밝혀온 역사 인식은 한·일 관계를 지탱해 온 근간이었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어제 있었던 아베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는 우리로서는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역사는 가린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살아있는 산증인들의 증언으로 살아있는 것입니다. 어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가 아시아의 여러 나라 국민들에게 많은 손해와 고통을 준 점과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한 사죄와 반성을 근간으로 한 역대 내각의 입장이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국제사회에 분명하게 밝힌 점을 주목합니다. 앞으로 일본이 이웃국가로써 열린 마음으로 동북아 평화를 나눌 수 있는 대열에 나오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앞으로 일본 정부는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공언을 일관되고 성의 있는 행동으로 뒷받침하여, 이웃나라와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조속히 합당하게 해결하기를 바랍니다. 비록 어려움이 많이 남아 있으나, 이제 올바른 역사인식을 토대로 새로운 미래로 함께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양국의 위상에 걸맞게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 번영을 위해 함께 공헌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년 전 오늘, 우리는 잃어버렸던 조국을 되찾았습니다. 그리고 불굴의 의지와 하나 된 마음으로 온갖 역경을 딛고 성취와 희망의 대한민국을 건설해왔습니다. 선대들의 애국심과 그 위대한 뜻을 이어받아,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이룩하는 것이, 우리에게 부여된 소명입니다. 저와 정부는 중단 없는 혁신으로 지속적인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여 세계의 반열에 우뚝 설 수 있는 부강한 나라와 원칙이 바로선 투명한 나라를 건설해 나갈 것입니다. 확고한 원칙과 유연한 대응으로 통일시대의 문을 열어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 ‘100년의 기적’을 완성하고 한반도의 통일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이루어 세계와 지구촌의 번영을 선도하고, 문화로 인류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대한민국의 빛나는 미래를 만들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정치부 정리 iseoul@seoul.co.kr
  • 350년전 전염병 희생자들의 ‘공동 지하무덤’ 발견

    350년전 전염병 희생자들의 ‘공동 지하무덤’ 발견

    영국 런던 리버풀스트리트역 지하에서 런던 대역병 당시 숨진 피해자들의 공동 지하무덤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 미국 CNN 등 해외 언론의 12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 공동 지하무덤에는 1665년 당시 페스트 전염병으로 숨진 피해자의 유골 최소 30구가 무질서하게 매장된 채 발견됐다. 런던 대역병은 1664년부터 희생자를 내기 시작해 런던 인구 46만 명 가운데 7만 5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다. 도심전철공사 중 발견된 이번 지하무덤에서는 유골들이 저마다 다른 방향으로 누운 채 발견된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특징으로 미뤄 봤을 때, 희생자들이 모두 같은 날 급하게 매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하고 있다. 발굴현장을 이끄는 고고학자인 제이 카버는 “유골들은 겹겹이 쌓인 채 매장됐으며, 일부는 옆으로 뉘인 채 묻은 것으로 보아 최대한 한 곳에 많은 시신을 묻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이어 “특히 이번 지하무덤은 전염병으로 죽은 빈곤층들이 급하게 묻힌 것으로 보이며, 이 지하 무덤을 연구하는 것은 당시 런던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고통을 받았고 어떻게 죽어갔는지를 알게 해주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런던 곳곳에서는 런던 대역병으로 인한 유골들의 발굴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16~17세기에 조성된 런던 베트램 묘지터를 중심으로 3000구 가량의 유골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골 30여 구가 발견된 이번 공동 지하무덤 역시 베트램 묘지터 인근에 있다. 지난 2년 간 부분 발굴로 찾아낸 유골과 유물은 400점 이상. 대역병은 외국과의 교역 중 바이러스가 옮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정확한 발병 및 창궐 원인은 밝혀지지 않아 이번 지하무덤 발견에 학계의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의정 포커스] “메르스 사태 정신적인 충격…전염병 대응 조례제정 추진”

    [의정 포커스] “메르스 사태 정신적인 충격…전염병 대응 조례제정 추진”

    “이번에 메르스 사태를 겪고 보니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질병에 대해 우리가 너무 손 놓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12일 도봉구의회에서 만난 박진식 구의원은 “메르스 등 전염성 질병 대응을 위해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늦어도 올해 안에는 성과물이 나올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1989년부터 지역의 의용소방대 활동을 해 온 박 의원은 유난히 안전에 관심이 많다. 도봉산 등반로의 안전시설이나 초등학교 통학로 안전대책 등에 앞장서 온 박 의원이다. 그에게 지난해와 올해 발생한 대형 안전사고는 커다란 충격이었다. 그리고 그 충격은 그의 안전에 대한 시야를 넓게 만들었다. 그는 “지난해 세월호에 이어 올해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이 받은 정신적 충격이 매우 크다”면서 “특히 우리가 제대로 된 대응 체계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사태를 키운 측면이 있어 정부와 우리 사회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 메르스 방역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때도 안전기금을 써도 되는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명확한 규정이 없어 시간이 지체됐다. 이번 조례 제정을 통해 이런 부분을 명확하게 할 것”이라면서 “현재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과 함께 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전문제에 대한 시선이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바뀐 것이다. 지역 안전지킴이로 소문난 박 의원이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환경’이다. 특히 우이천 생태복원에는 자신도 한몫을 했다고 자랑했다. 그는 “의정활동을 통해 우이천에 생활오폐수가 유입되지 못하게 막는 정화조 보수작업을 진행하게 만들었다”면서 “그 결과 현재 우이천에선 잉어, 붕어는 물론 모래무지, 버들치 등 물고기 10여종이 서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왜가리와 쇠백로, 청둥오리 등 다양한 조류도 볼 수 있게 됐다. 박 의원은 “잘사는 것보다 행복하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그 기본이 되는 안전과 환경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뉴욕 레지오넬라균 확산… 한 달간 113명 감염·12명 사망

    미국 뉴욕에서 레지오넬라균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10일 뉴욕 브롱크스에서 레지오넬라균 집단 감염 사태가 발발한 뒤 한 달 동안 113명이 감염되고 12명이 폐렴 등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이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발병이 줄어들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지난 7일 이후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지난 1일까지 3명이었던 뉴욕의 레지오넬라균 총사망자 수는 4일 7명, 6일 10명에 이어 이날 12명으로 이달 들어 특히 빠르게 증가했다. 레지오넬라균은 대형 건물 냉방기의 냉각탑수, 샤워기, 수도관 등에 서식하다 공기를 타고 전파된다. 1976년 미국 필라델피아 호텔에서 처음 발병했는데, 당시 220명 이상이 감염되고 34명이 사망했다. 주로 여름부터 가을에 퍼지고 잠복기는 2~10일이다. 한국에서도 레지오넬라균 감염을 3군 전염병으로 지정했는데, 3군 전염병이란 간헐적으로 유행 가능성이 있어 방역대책 수립이 필요한 감염병을 말한다. 레지오넬라균 감염과 사망이 확산되자 뉴욕시가 빌딩 내 냉각탑에 대한 의무검역을 실시키로 했지만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뒤늦은 조치’라고 비판했다. 레지오넬라균을 확산시킨 최초 발원지를 찾지 못해 감염 확산을 방치했다는 것이다. NYT는 “감염 초기 조사한 브롱크스 17개 건물 냉각탑 가운데 5곳에서 레지오넬라균 양성 반응이 나타났고 이 가운데 한 곳인 브롱크스 중심부의 오페라하우스호텔이 유력한 발원지로 보인다”면서 “이 호텔 주변 검역을 제대로 못한 탓에 초기 확산이 빨라졌다”고 평가했다. NYT는 또 오페라하우스호텔의 글렌 아이작 대표가 발병 한참 뒤인 지난 10일에야 더블라지오 시장 보좌관과 대면했다고 전했다. 지역 언론에서는 “몇 년 전 한 교사가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됐지만, 학교에 대한 검역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평소 뉴욕시 당국의 무성의한 검역 실태를 비판하기도 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감염이 브롱크스 지역에 한정돼 발생했고 현재 발병이 줄어들고 있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상태다. 방역 전문가들은 “이번 레지오넬라 감염이 뉴욕 질병 역사상 최악의 피해로 기록될 것”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서울광장] 귀 막은 자들의 도시/박홍환 논설위원

    [서울광장] 귀 막은 자들의 도시/박홍환 논설위원

    여기 한 효성 지극한 여인이 있다. 그녀 눈에서 최근 피눈물이 흘렀다. 사연은 이랬다. 몇 해 전 모친을 여읜 그녀는 병마 때문에 거동조차 어려운 연로한 부친을 봉양하고 있다. 오빠들은 명절 때나 얼굴을 비칠 뿐 오불관언, 부친 병구완은 오롯이 그녀 몫이다. 어느 날 막내 오빠가 술에 취해 찾아와 난동을 부렸다. 오빠는 그녀를 무지막지하게 때리고, 머리채를 붙잡아 바닥에 내동댕이치기까지 했다. 부친에게도 위협을 가한 패륜이었다. 그녀가 가까스로 112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고, 오빠는 현행범으로 입건됐다. 그런데 사건 처리는 묘하게 일그러졌다. 저항하며 남긴 손톱자국을 빌미로 오빠가 진단서를 끊어 경찰에 그녀를 폭행 혐의로 고소한 뒤부터다. 수사한 경찰도, 사건을 송치받은 검사도 그녀 얘기는 귀담아듣지 않았다. 쌍방 피해 사건이니 둘 다 형사처벌할 수밖에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일방적으로 폭행당한 피해자임에도 가해자로 처벌받아야 한다니 이런 억울한 일이 또 있을까. 귀를 막은 경찰과 검사로 인해 그녀는 말문을 잃었고, 자신이 지금까지 딛고 산 이 땅이 그렇게 싫을 수 없다고 했다. 너무도 억울해 화병을 앓듯 속이 시커멓게 타 버렸다고 했다. 사건을 담당했던 누군가 한 명이라도 귀 기울여 들어줬다면 그렇게까지 허무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찌 보면 그녀 혼자만의 답답함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귀를 틀어막고 고집불통인 사람들이 어디 경찰과 검사뿐일까. 온 사회, 온 나라에 귀 막은 자 천지다. 소통과 경청은 백과사전에나 등장하는 말이 돼 버렸다. 노벨상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묘사에 빗대면 귀를 틀어막는 전염병이라도 퍼진 듯하다. 설혹 귀를 열어도 건성으로 듣는다. 좀체 제 고집을 꺾지 않는다. 한 개그 프로그램의 유행어처럼 “그건 나는 모르겠고”라며 고집불통인 사람들투성이다. 신임 대법관 후보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서울대 법대를 나온 50대 중반의 남성 고위 법관 출신이다. 함께 천거됐던 후보들이나 현 대법관들이나 대부분 비슷한 스펙이다. 대법원 판결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대법관 구성을 좀 더 다양화해야 한다는 사회 각계의 진언이 빗발쳤지만 대법원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상대편 사연을 다 듣고도 “그건 나는 모르겠고”라며 제 주장만 고집하는 어느 개그 프로그램이나 매한가지다. 경청(傾聽)이 아니라 경청(輕聽)한 것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애당초 몽이(蒙耳·귀를 막고 듣지 않음)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고서야 특정 대학과 고위 법관 출신 일색의 대법관 구성을 다양화해 다양한 배경으로부터 쌓은 풍부한 경험, 인생관, 철학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관을 반영해 충실하게 재판해 달라는 국민의 요구를 그렇게까지 묵살할 수 있을까. 며칠 전 청와대에서는 어색한 풍경이 연출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4대 개혁을 강조하는 담화문을 발표하는 회견장에서 기자들이 단상의 박 대통령 앞으로 열을 지어 앉았지만 누구도 노트북PC는 꺼내 놓지 않았다. 질의응답 순서가 없으니 굳이 노트북PC를 갖고 들어갈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박 대통령은 하고 싶은 말만 하고는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사안의 중요성이 희석될 수 있어 질의응답 계획을 없앴다는 청와대 측의 해명은 옹색하다. 그토록 소통의 중요성, 경청의 중요성을 강조했건만 요지부동인 까닭을 모르겠다. 사실 경청은 큰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상대방을 사로잡는 비결이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의 폭도 한결 넓어진다. 귀 기울여 듣는 과정 자체가 소통이기 때문이다. 반면 몽이는 불신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최하위권인 정부와 사법체계에 대한 신뢰도는 무엇을 말하는가. 그만큼 정부나 우리 사법 시스템이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막았다는 얘기다. 더 심각한 건 이 같은 ‘몽이 증후군’이 온 사회, 각계각층으로 전염병처럼 번져 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에는 모두 실명(失明)이 돼 버린 사회가 급속하게 부조리와 무질서에 휩쓸리는 모습이 잘 묘사돼 있다. 보이지 않으니 무슨 짓을 해도 부끄럽지 않은 것이다. 점차 ‘귀 막은 자들의 도시’, ‘몽이사회’가 돼 가는 이 땅의 미래가 두렵지 않을 수 없다. stinger@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쿠데타 집권 콤플렉스… ‘넓고 강해진 수에즈’ 앞세워 물타기?

    [글로벌 인사이트] 쿠데타 집권 콤플렉스… ‘넓고 강해진 수에즈’ 앞세워 물타기?

    시나이 반도 서쪽 포트사이드에서 이스마일리아까지,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에즈운하가 지난 6일 재단장 축포를 터뜨렸다. 일부 구간에 쌍둥이 운하를 파 교행이 가능해졌고, 기존 구간에 대한 정비 작업도 이뤄졌다. 1869년 탄생 이후 세계 교역사의 주역으로 국제정치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곤 했던 과거와 미래를 수에즈운하가 직접 말하는 1인칭 시점으로 들어 본다. 오페라 아이다 서곡인 개선행진곡이 흐른 뒤 라팔 전투기 3대가 운하 위로 솟구쳤어. 화물선 두 대가 미끄러지듯 들어서자 사람들은 ‘타흐이야 마스르’(이집트 만세)를 외쳤지. 6000여명에 달하는 외교 사절과 기업인들이 탄성을 질렀지. 카이로에서 180㎞ 떨어져 운하의 남쪽 끝을 여는 도시 이스마일리아의 2015년 8월 6일은 마치 1869년 11월 17일과 같았어. 내가 처음 탄생했던 그날 말이야. 200m 폭에 192㎞ 길이로 지중해와 홍해를, 넓게는 대서양과 인도양을 잇는 운하, 아프리카 대륙을 한 바퀴 돌아 운송하던 배가 나를 만나며 얼마나 운항 거리와 시간을 줄였을지 가늠할 수 있겠어? 나를 건널 수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수에즈맥스’(12만~16만DWT·재화중량t)란 말로 유조선 크기를 가늠할 정도란 말로 대답을 대신할게. 싱가포르에서 런던을 갈 때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을 경유하면 2만 4500㎞인데, 나를 지나는 수에즈 항로를 택하면 1만 5027㎞로 줄거든. 그렇다고 교역로 일색으로 나를 봐주지 말아줘. 역사에 이름을 남겼던 모든 길이 그렇듯 난 교역 뿐 아니라 예술, 문화, 평화를 잇는 역할을 게을리하지 않았거든. 첫 개통을 기념해 1871년 카이로에서 처음 막이 오른 아이다의 선율이 이번에 다시 울려 퍼진 이유는 35㎞ 구간에 건설된 쌍둥이 운하 때문이야. 덕분에 왕복 운항이 가능해졌지. 37㎞ 구간을 폭 317m, 깊이 24m로 늘리는 일도 병행됐어. 동맥경화를 치료했으니까 나는 넓어지고 강해졌어. 지난해 8월에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나를 재단장하겠다고 선언한 지 1년 만에 벌어진 일이야. 이제 하루 평균 통과 선박 수는 49척에서 97척으로, 배 한 척의 통과 시간은 18시간에서 11시간으로, 평균 대기 시간은 8~11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어들 거야. 연간 수에즈운하 통행 수입도 지난해 53억 달러(약 6조 2000억원)에서 2023년 132억 달러(약 15조 3200억원)로 늘어난다고 이집트 정부는 추산했어. 배 한 척이 나를 지나려면 평균 30만 달러(약 3억 5000만원)를 지불해야 하는데, 운항량을 두 배 가까이 늘린 셈이니까. 나와 비슷한 입지 조건을 지닌 중미 파나마운하 통행료도 20만~30만 달러로 연 24억 달러(약 2조 8000억원) 안팎의 수입을 내고 있어. 그렇더라도 나는 위기에 빠졌어.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했기 때문이지. 사실 내가 실어나르는 만큼인 하루 240만 배럴의 원유보다 10만 배럴 많은 양을 운송하는 중동에서 유럽으로의 파이프라인이나 북극해 항로, 항공노선도 많이 발전했고. 때문에 자존심이 꽤 오래 상했었거든. 한국은 특히 이 중 북극해 항로에 관심이 많지. 윤승국 목포대 교육항해사는 부산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북극해 항로를 이용해 가면 항해일수가 24.4일로 나를 통과하는 항로(34.6일)보다 10.2일 감소한다는 계산을 내놓기도 했어. 여건이 되면 나를 가장 위협할 최대 라이벌이야. 이번 공사로 내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시시 대통령은 한껏 들떠 있어. 시시 대통령은 AFP통신과 같은 언론에 “전 세계에 선물을 주겠다고 약속했고, 기록적인 기간 만에 약속을 지켰다”면서 “번영을 위한 또 다른 심동맥이 생겼고, 수에즈운하가 문명을 연결시킬 것”이라고 공언했어. 사실 나는 태생부터 외교나 국제 자본과 떼놓을 수 없는 관계를 맺어 왔어. 이집트의 프랑스 영사였던 페르디낭 드 레셉스가 1859년 추진하기 시작해 1869년 처음 개통될 때 나를 관장하던 회사는 국제 컨소시엄인 수에즈운하회사였어. 그러다 1956년 가말 압델 나세르 당시 이집트 대통령이 나를 이집트 국유재산화시켰고, 지금은 정부 산하 수에즈운하청이 나를 관리하고 있어. 이번 새 단장에 필요했던 공사비 84억 달러(약 9조 8200억원)의 특별채권도 발매 8일 만에 전 세계 투자자에게 팔렸고. 예전보다 못해도 나는 여전히 세계 물동량의 7.5%를 담당하는 세계적 자산이라고. 물론 시시 대통령에게 나를 새 단장한 일은 또 다른 의미가 있는 듯해. 그는 ‘아랍의 봄’ 시민 혁명 결과 집권한 첫 민선 대통령이었던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을 2013년 7월 쿠데타로 쫓아내고 집권한 군부 세력이야. 무르시 전 대통령은 지난 5월 사형선고를 받았어. 아랍권 언론들은 “이집트의 첫 문민 대통령을 쿠데타로 축출시켰다는 정치적 약점을 상쇄시키기 위해 시시 대통령이 경제난 극복, 국정 안정, 외교적 인정 등에 집착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어. 그런데 이번에 내 개통식에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등 정상들이 대거 참석했으니 이보다 더 명확한 국제적 정권 승인이 어디 있겠어. 시시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에게 직접 전화를 거는 등 물밑에서 많이 노력했다고 들었어. 이렇게 정치적인 일에 연루되는 게 피곤하지 않느냐고. 가끔 신물이 나기도 하지만, 솔직히 이제 익숙해졌어. 사실 인류 역사 중 나처럼 중요한 교역로가 국내외 정치와 연동되지 않는 게 이상한 일이라고 말한다면, 너무 스스로를 과대평가한 말일까. 나를 건설하는 데 적극 나선 이집트와 프랑스, 이집트에 대한 통제권 상실을 우려해 건설을 주저한 오스만 제국이 애초부터 맞선 사업인 데다 이집트인 수십만명을 강제 노동에 동원해 탄생한 게 나야. 건설할 때 수천명이 영양실조와 전염병으로 목숨을 잃었어. 착공한 뒤 공사비 부족으로 곤란에 처한 이집트 정부가 내 사업권 지분을 영국에 매각, 영국에 내정 간섭 빌미를 주기도 했어. 이집트 나세르 정권이 나를 국유화할 때에도 이를 지지한 구소련과 이를 반대한 영국과 프랑스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고, 이때 갈등은 결국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 2차 중동전쟁으로 비화됐어. 나는 2차 중동전쟁 때엔 5개월 동안, 1967년 3차 중동전쟁과 1973년 4차 중동전쟁 때에도 폐쇄됐어. 다행히 1975년 6월 이후 내가 폐쇄된 적은 없지만, 지금도 내가 지나는 물길 주변은 테러 위협이 끊이지 않는 곳이야. 정치적인 문제보다 더 큰 걱정은 한동안 넓어지고 강해진 내가 실력 발휘를 할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야. “이집트 정부의 전망은 지나치게 장밋빛”이란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비관적 전망에 전면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내가 꽤 힘든 시간을 보낸 게 현실이거든. 중동에서 유럽으로 향하던 유조선 통행량이 줄면서 나를 통과하는 전체 선박 수도 2008년 2만 1415대에서 2009년 이후 1만 7000대 선으로 줄어들었어. 게다가 대대적으로 개통식을 하긴 했지만, 이번에 재단장한 부분은 일부잖아. 아까 잠시 언급한 북극해 항로도 계속 내 신경을 긁고 있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틈만 나면 “북극해 항로가 수에즈운하 경쟁 상대가 될 것”이라며 북극해 쪽 안보 우위를 점하려고 노력 중이야. 그런데 북극해 항로가 열리게 된 이유가 북극 빙하가 녹았기 때문이고 빙하가 녹은 이유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이잖아. 그런데 이번에 내가 재단장한 게 주변 생태계를 파괴시키고,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키는 데 일조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지적했어. 146살을 먹었는데도, 세상일은 참 알 수가 없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눈병 예방, ‘멋’ 렌즈 벗고 ‘실용’ 안경 쓰자

    눈병 예방, ‘멋’ 렌즈 벗고 ‘실용’ 안경 쓰자

    바이러스가 상기도(上氣道) 점막을 침범하면 가래가 생기고 따끔거리며 기침이 나는 것처럼 눈도 감기에 걸린다. 여름철 유행하는 결막염은 쉽게 말해 눈이 걸리는 감기다. 대체로 아데노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결막염이 발생하는데, 이 바이러스는 감기의 원인균이기도 하다. 결막염은 아직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는 약이 개발되지 않아 감기처럼 어느 정도 앓고 나서야 진정된다. 잠복기는 1주일 정도다. 대개 3~4주면 낫는다. 결막은 흰자위와 눈꺼풀의 안쪽을 덮은 투명한 보호막으로, 이곳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염증이 생기면 충혈, 눈물, 눈곱, 이물감, 안구통, 눈부심, 시력저하가 발생한다. 먼저 눈이 충혈되고 눈 속에 모래가 들어간 것처럼 껄끄러운 이물감이 생긴다. 증상에 따라 심한 통증을 동반하며 눈물이 많이 흐르고 진득한 눈곱이 낀다. 환자에 따라 귀밑의 임파선이 부어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감기 증상이 오기도 한다. 염증이 결막에 생기면 결막염, 각막(검은 동자)을 침범하면 각막염이라고 한다. 결막과 각막에 동시에 염증이 생기면 각결막염이라고 부른다. 보통 처음에는 한쪽 눈에 증상이 나타나고 며칠 후 반대쪽 눈에 증상이 나타난다. 두 번째 눈의 증상은 처음 발병한 눈보다는 가볍다. 증상이 진행되면서 염증이 각막에도 생기면 투명한 각막 군데군데 혼탁이 생겨 심하면 시력이 떨어지게 된다. 각막 혼탁은 통상 수개월이 지나야 서서히 없어진다. 이보다 증상이 좀 더 심한 눈병은 예전에 ‘아폴로 눈병’으로 불렸던 출혈성결막염이다. 말 그대로 흰자위에 출혈이 생기면서 눈 전체가 새빨갛게 충혈되고 전염력이 유행성결막염보다 강하다. 유행성결막염과 달리 엔테로바이러스나 콕사키바이러스가 원인으로, 1969년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 착륙한 해에 크게 유행해 아폴로 눈병이란 별명을 얻게 됐다. 급성 출혈성결막염은 대개 2~3주면 특별한 합병증 없이 낫는다. 유행성결막염보다 치료가 빠르다. 다만 김명준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헤르페스 각막염이나 포도막염과 같이 눈에 심각한 합병증이나 후유증을 가져오는 질환도 증상이 비슷할 수 있어 반드시 안과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행성결막염 환자는 자신의 치료에도 신경을 써야 하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병을 옮기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발병 후 약 2주일쯤 전염력이 있어 이 기간에는 수영장, 목욕탕 등 북적대는 곳에 가지 않는 게 좋다. 진경현 경희의료원 안과 교수는 “결막염이 유행할 무렵 많은 사람이 모인 장소에 갈 때는 손을 비누로 자주 씻고, 눈병에 걸린 사람과 같이 지낸다면 수건과 공동집기는 따로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각막염 등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여성이 남성의 2배 정도다. 특히 10~20대 여성 환자가 많다. 박종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안과 교수는 “젊은 여성의 경우 서클렌즈, 콘택트렌즈를 많이 사용해 각막염 환자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렌즈보다 안경을 착용해야 감염 가능성과 염증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행성각결막염은 그래도 한철 유행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알레르기성결막염은 사시사철 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 환자를 괴롭힌다. 꽃가루, 동물의 털, 음식물, 비누, 화장품, 먼지, 곰팡이 등 원인물질의 자극에 의해 결막염 증상이 생기는 것을 알레르기성결막염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결막염 증상 외에도 환자에 따라선 눈부심을 호소하기도 한다. 알레르기성결막염은 자신의 알레르기 질환을 잘 파악하고 원인물질을 피하는 게 최선의 예방법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열린세상] 응급실, 운영체계의 개혁이 필요하다/허대석 서울대 의대 교수

    [열린세상] 응급실, 운영체계의 개혁이 필요하다/허대석 서울대 의대 교수

    메르스 사태와 세월호 사고는 서로 다른 사건이지만 국민들에게 심각한 정신적 충격과 경제적 타격까지 안겨주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사건이 국민들에게 큰 불안감과 실망감을 안겨준 이유는 사회안전망으로 믿었던 정부 기관을 포함한 사회조직의 여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세월호 사고에서 선박 안전관리, 선원들의 승객 대피수칙 준수, 재난대책본부, 해경의 구조 활동, 잘못된 언론보도 중 단 하나만이라도 정상적인 기능을 하였다면 그렇게 어처구니없는 슬픈 일은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메르스 사태 또한 우수한 의료기술을 자랑하는 대형 대학병원의 응급실이 치명적 전염병 전파의 온상이 되어 전 국민을 공포에 떨게 만들기까지 국가방역, 병원감염관리, 응급의료체계, 언론의 재난 보도 수칙 준수 등 어떠한 것도 위기 상황에서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급격한 경제 성장과 함께 정부와 대형병원들은 외형을 계속 키워왔으나 운영 시스템은 수십 년 전 틀을 대부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컴퓨터에 비유하자면 하드웨어만 확장하고 그에 상응해서 운영체계 소프트웨어를 개선하지 않아 일어난 혼란의 대표적인 예가 세월호 사고와 메르스 사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메르스 후속조치 관리계획’을 보면 응급 의료기관 감염 대응 시설과 장비확충을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응급병상 사이 칸막이 및 음압병상 설치 등 하드웨어에 치중되어 있고 운영체계 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고 있다. 한국의 인구 1인당 응급 의료기관의 병상 수는 미국과 유사하고, 응급 의료기관 수는 일본보다 2배 많다. 급성기 입원 병상 수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에 비하여 1.8배가 넘는데도 불구하고 응급실을 방문한 중증 응급환자가 입원하기 위해서 응급실에서 3일간이나 대기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국은 응급 의료병상이나 입원 병상이 부족한 국가가 아니다. 중소 병원 응급실은 진료과별로 응급상황에 대응해야 할 전문의가 모자라 야간 및 주말 등 비상진료가 필요한 시점에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고, 수도권 대형병원은 환자들이 지나치게 몰려와 마비상태에 빠져 있다.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다양한 응급 의료기관이 유기적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응급실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5년 사이에만 1조원 이상의 응급 의료기금을 국가가 지원하고 보건복지부가 ‘응급의료기본계획’을 확정해 시행하고 있으나, 상위 20개 응급실의 과밀화지수 (병실 수에 비해 환자가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는 지표)는 2013년보다 2014년에 더 악화되어 중증 응급환자가 입원하기까지 평균 10~37시간이 걸린다. 이 사실은 의료제도 운영체계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병상을 아무리 늘려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재차 확인시켜주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응급실에는 우리나라처럼 대기하는 환자가 거의 없다. 미국은 중증 환자 중심으로 의료보험이 지원되고 감기와 같은 경증 질환으로 응급실을 방문하면 고액의 의료비를 부담하게 해 응급 진료가 꼭 필요한 환자만 응급실을 방문하게 유도하고 있다. 영국 런던의 대학병원 응급실은 중증 응급환자를 항상 수용할 수 있게 응급 병상뿐만 아니라 입원 병상의 10~15%도 빈 상태를 유지한다. 응급실을 이용해도 본인 부담이 없는 ‘무상의료’ 국가임에도 이런 운영이 가능한 것은 중증도에 따라 경증 환자는 중소 병원으로 이송시키는 권한을 의료진에게 부여하고 있고 국민들도 이런 정책을 존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응급실을 이용하는 환자가 1000만명이 넘고, 이 중 70~80%는 비응급 경증 환자이다. 의료서비스는 표준화되어 있지 않은 반면 의료비는 큰 차이가 없어 대형병원 응급실로 환자들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응급실을 찾는 경증 환자를 통제하거나 중증 응급환자의 입원을 위해 이미 입원 중인 경증 환자를 다른 의료기관으로 전원시킬 수 있는 운영체계는 작동하고 있지 않다. 정부, 병원도 이제 시설 장비와 예산 부족 탓은 그만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의료제도, 의료운영체계 개선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다가올 위기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 [와우! 과학] 아이 많을수록 ‘아플’ 확률 높아진다

    [와우! 과학] 아이 많을수록 ‘아플’ 확률 높아진다

    아이들이 많은 집일수록 가족 모두가 아플 확률이 높아진다는 통계 결과가 나왔다. 미국 유타대학 임상전환과학연구소(Clinical and translational Science Institute)는 지난 1년간 26개 가구, 108명의 가족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이들 중에는 아이의 수가 많거나 아이가 전혀 없는 가구 등이 섞여 있다. 연구진은 이들 가구를 대상으로 1년 간 바이러스에 걸려 감기 등 질병을 앓는 날짜를 조사한 결과, 아이가 없는 가구는 1년 동안 평균 3~4주가량 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아이가 1명 있는 가구는 18주, 아이가 6명 있는 가구는 무려 45주간이나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에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 또 5세 미만의 어린아이의 경우 1년 중 절반가량은 코와 관련한 바이러스를 달고 살며,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은 5세 이상 또는 성인의 2배에 달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어린아이와 함께 거주하는 성인의 경우, 같은 나이이지만 아이와 동거하지 않는 성인에 비해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다양한 증상을 보일 확률은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어린아이들이 더 자주 바이러스에 감염되며, 이 아이들이 ‘매개체’가 되어 함께 사는 가족 역시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 연구를 이끈 캐리 바잉튼 교수는 “조사 과정 중 어떤 아이들은 숨을 쌕쌕거리거나 열이 나는 증상을 20~25주간 보였다. 이러한 증상은 마치 파도가 이어지듯 가족 모두에게 전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감기 같은 바이러스에 걸린 어린 아이들이 바이러스의 ‘슈퍼 전파자’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면서 “만약 호흡장애 또는 코감기 바이러스에서 양성반응을 보이는 아이들이 병원 응급실에 들어온다면, 이들이 주변에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반드시 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영국 학회지인 ‘임상 전염질병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생명의 窓] 메르스 유사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한 전제/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

    [생명의 窓] 메르스 유사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한 전제/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

    나라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고 온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메르스 사태에 대해 정부는 지난달 28일 사실상 상황 종료를 선언했다. 5월 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래 정부 당국의 장담을 비웃고 진원지인 중동에서조차 놀랄 정도인 환자 186명, 사망자 36명을 내고 막을 내린 것이다. 정부의 선언에도 메르스 사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르면 마지막 환자가 두 번의 검사에서 메르스 바이러스에 대해 모두 음성이어야 하고 그 시점으로부터 최대 잠복기의 두 배인 28일이 지날 때까지 새 환자가 나오지 않아야 공식적으로 종식을 선언할 수 있다. 그러니 아직도 메르스 바이러스에 대해 양성인 환자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공식 종식 선언은 빨라도 9월 중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메르스 사태는 완전히 종식 국면으로 진입한 것이 사실이다. 추가 감염과 지역사회로의 전파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정부의 설명 역시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지금의 관리 기조를 충실히 유지하면서 시간이 경과하면 메르스 사태는 분명히 공식적인 종식에 이를 것이다. 하지만 남아 있는 우려는 유사 사태의 재발이다. 세계가 하나가 되면서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감염성 전염병으로 인해 우리의 생존이 또다시 위협받는 유사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메르스 사태를 종식시키고 유사 사태의 재발을 막자면 다음과 같은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첫째, 대통령의 진심 어린 대국민 사과다. 나라 사이에서도, 또 나라 안에서도 그렇지만 과거와의 진정한 단절과 미래로의 생산적인 나아감은 진심이 담긴 사과를 전제로 한다. 자연재해가 아닌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국정 최고책임자가 사과하지 않는다면 누가 사과해야 하는가. 이럴 때 대통령의 사과는 국민을 위로하는 동시에 정부 대책 수립의 시발점이 된다. 둘째, 책임자에 대한 조치다. 기본적으로 책임이 있는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대통령이 가져야 할 국민에 대한 예의다. 그런 점에서 복지부 장관을 전격 경질한 것은 적절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정도의 인사 조치만으로 충분한지는 의문이다. 전대미문의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탄생한 것이 국민안전처다. 대통령은 정부 출범 초기에 ‘국민 안전이 국정 운영의 한 중심축’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협업을 강조했다. 그럼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국민안전처는 어디에 있었는가. 국민안전처에 책임이 없다면 국민 안전은 대체 누가, 어디에서 담당하는가. 셋째, 방역 실무 당국의 위상 강화다. 질병관리본부를 복지부에서 독립시켜 ‘청’이나 ‘처’로 위상을 강화하고 인력 보강도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처럼 국가의 안위를 위협하는 감염성 전염병에서 독자적으로 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이럴 경우 국민안전처와의 업무 분장에서 교통정리는 당연히 필요할 것이다. 다만 이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이번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질병관리본부에 광범위한 책임을 묻고 그에 따른 인사 조치가 있어야만 한다. 책임이 있는 곳에 책임은 묻지 않고 상만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우리는 인명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대가를 지불했다. 수업료를 냈으면 당연히 그에 따른 배움이 있어야 같은 일을 또다시 당하지 않는다. 정부의 행보를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 [기고] 유사언론 척결에 포털이 나서야 한다/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기고] 유사언론 척결에 포털이 나서야 한다/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상당수 인터넷 언론에서 밥 먹듯이 유사 언론 행위를 함에 따라 언론환경이 갈수록 오염되고 피해 실태 또한 심각해지고 있다. 기업 관련 자료를 편의적으로 인용하거나 사실의 일부를 침소봉대함으로써 반기업 정서를 부추기거나 기업 활동에 심각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나아가 정상적인 저널리즘 활동에서 벗어나 기사를 매개로 광고나 협찬을 요구하는 행위도 늘고 있는데, 이는 광고시장을 교란하는 동시에 건강한 저널리즘 발전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의 유사 언론 문제는 해당 인터넷 언론사에 일차적 책임이 있지만 주요 포털사들도 그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매체 영향력이 전혀 없는 언론사라도 포털과 검색 제휴를 맺게 되면 기사의 영향력은 급상승한다. 그러나 포털은 지금껏 뉴스 제휴 언론사를 늘리는 데에만 집중했을 뿐 양질의 뉴스 보도를 위해 옥석을 가리는 일에는 소홀했다. 현재 포털은 정보중개자의 기능을 넘어 편집권을 행사하는 영향력 있는 언론으로 성장했다. 주요 포털사들이 언론사가 아니라며 아무리 강조한다 해도 그 영향력 면에서 어떤 언론사 못지않은 힘을 가지게 됐다. 따라서 주요 포털사에서는 인터넷 언론의 유사 언론 행태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개선 의지를 천명해야 한다. 포털이 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만 가장 시급한 두 가지만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최근 유사 언론 행태의 빈도가 높은 매체들에 대해 조속한 시일 내에 ‘검색 제휴 해지’ 조치를 단행해야 한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구성을 언론계에 위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뉴스 검색 제휴 해지를 미루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유사 언론 행태는 전염병처럼 창궐하고 있다. 사이비 매체에 대한 검색 제휴 해지가 갖는 사회적 의미가 크다는 점에서 이 조치는 사이비 인터넷 언론사에 경각심을 환기할 만한 가시적인 방안이며 미룰 수 없는 선결 과제다. 둘째, 포털사에서는 유사 언론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 뉴스 어뷰징(동일기사 반복 전송) 문제를 개선하는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언론사에서 어뷰징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사의 조회 수가 광고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떤 언론사들은 비슷비슷한 기사를 다량으로 중복 전송하거나 자극적인 제목을 달아 저널리즘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 포털이 신뢰를 얻으려면 편집 원칙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어뷰징을 방지할 수 있는 새로운 알고리즘을 제시해야 한다. 앞으로 포털은 인터넷 언론사별로 뉴스 어뷰징 결과를 발표하는 동시에 어뷰징 문제를 척결하려는 구체적인 실천 의지를 천명해야 한다. 그동안 포털은 국민들의 사랑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 이제 포털사들이 그 사랑에 보답할 때다. 광고 물량 확보를 위한 전략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저널리즘의 타락을 가장 경계하면서 유사 언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다 현실적인 방안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포털사들이 그 난제를 풀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 주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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