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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호건설, 하노이 빌딩건축 540억원에 수주

    금호건설, 하노이 빌딩건축 540억원에 수주

    금호건설은 베트남 SGI그룹 내 부동산 개발회사가 발주한 하노이 ‘낑박 시티 타워’(조감도) 공사를 4500만달러(약 540억원)에 단독 수주했다고 22일 밝혔다. 낑박 시티 타워는 수도 하노이의 중심 업무지구인 랑하 거리에 연면적 5만 9092㎡ 규모로 조성된다. 3708㎡ 규모의 부지에 지하 4층 지상 30층 빌딩 2개 동이 상업시설과 오피스로 나뉘어 들어선다. 금호건설 단독으로 시공하며 공사기간은 34개월이다. 금호건설은 그동안 베트남 호찌민에서 사업을 수행해 왔으며, 하노이에서 공사를 따낸 것은 처음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수주 역량을 베트남 전역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또 하나의 다큐大作 ‘아프리카의 눈물’

    또 하나의 다큐大作 ‘아프리카의 눈물’

    ‘북극의 눈물’, ‘아마존의 눈물’로 국내 방송 다큐멘터리 역사를 새로 썼던 MBC가 지구의 눈물 시리즈를 이어간다. 또 하나의 대작 다큐멘터리 ‘아프리카의 눈물’을 새달 3일 오후 11시 5분 첫 방송 하는 것. 지구의 눈물은 고품격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MBC 스페셜’이 지구 환경 문제의 중요성을 다룬 연작 시리즈다. 2008년과 2009년 12월 안방 극장을 찾았던 ‘북극의 눈물’과 ‘아마존의 눈물’은 심야 시간대에 방송됐음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시청률을 올리는 기록을 세웠다. 또 극장판으로 다시 편집돼 상영되기도 했다. 5부작으로 기획된 ‘아프리카의 눈물’은 급속한 기후 변화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아프리카를 돌아본다.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아프리카의 절박한 상황을 담은 ‘프롤로그, 뜨거운 격랑의 땅’을 시작으로, 태곳적 비밀을 간직한 에티오피아 서남부 오모강 유역을 찾아가 다양한 원시 부족들을 만나는 1부 ‘오모계곡의 붉은 바람’이 이어진다. 2부 ‘사하라의 묵시록’에서는 최근 끝없는 기온 상승으로 비극의 땅이 되고 있는 사하라 사막 남단 사헬 지역을 찾아간다. 또 가뭄과 온난화로 만년설이 녹아내리는 성스러운 산 킬리만자로와 무서운 속도로 진행되는 주변 초원의 사막화를 다룬 3부 ‘킬리만자로의 눈물’이 방송된 뒤 말리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아프리카 전역을 누볐던 제작진의 치열한 촬영 과정을 담은 ‘에필로그, 검은 눈물의 시간 307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총제작비 12억원이 투입됐다. 사전 취재에만 1년이 걸렸으며, 현지 촬영 기간은 307일이 소요됐다. 초고화질(HD) 카메라와 360도 회전이 가능한 항공 촬영 장비 시네플렉스, 한국에서 공수해 간 지미집 카메라로 아프리카의 광활한 풍광을 담았다. ‘아프리카의 눈물’ 제작진은 “기존에 아프리카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뛰어넘는 시각적 충격을 주고 아프리카에 대한 단편적이고 획일적인 관념에도 충격을 줄 것”이라며 “가장 무구한 사람들이 가장 큰 고통을 당하는 모순을 알려주며 지성과 양심에 충격을 주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2020년까지 서울에 전기차 12만대 보급”

    “2020년까지 서울에 전기차 12만대 보급”

    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현지시간) 서울을 전기차 선도도시로 만들기 위해 2020년까지 서울에 전기차 12만대를 보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그린카 스마트 서울 선언’을 발표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한국특파원 간담회에서 “2020년까지 관용차 및 대중교통수단의 절반, 승용차의 10%, 화물용을 포함한 중대형 차량의 1% 등 모두 12만대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충전인프라 네트워크도 구축해 2020년까지 서울 전역에 충전기 11만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시는 먼저 올해 안에 전기버스 17대를 비롯해 ‘그린카’를 100대 이상 보급하고, 전기차 충전시설 130대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남산을 경유차가 운행하지 않는 청정구역으로 선포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혁소 시 맑은환경본부장은 “현재 남산순환로에 시범운행 중인 전기버스의 운영 결과를 살핀 뒤 본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며 “시의 그린카 보급 의지를 천명하는 상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내년에 각계 전문가들로 ‘그린카 스마트시티 자문단’을 구성하고, 하반기에는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서울은 자동차 밀도가 높아 전기차 인프라 구축에 따른 효율성이 매우 높고 시민 건강에 대한 편익도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울을 전 세계 그린카가 모여 경쟁하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 같은 방대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귀국하면 정부 차원의 지원과 협력을 적극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16일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LA 시장을 만나 ‘전기차 보급 및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뒤 이날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제3차 세계지방자치단체연합(UCLG) 총회에 참석했다. 오 시장은 UCLG에서 “세계적 기후변화 위기는 한 도시의 노력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며 “기후변화 대응과 친환경 녹색기술정책을 공유하기 위한 세계 도시 간 녹색협력체계를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시한부 신부-재소자 신랑 ‘눈물의 결혼식’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여성과 앞으로 4년 뒤까지 감옥에 갇혀 지내야 하는 남성 재소자의 안타까운 사연이 중국 전역에 전해져 감동을 주고 있다. 중국 영문뉴스 사이트 차이나스맥(www.chinasmack.com)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간) 허난성 쟈오난에 있는 한 교도소 근처 예식장에서 눈물의 결혼식이 열렸다. 주인공은 쟈오난 형무소에 절도혐의로 수감 중인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남성 재소자(42)와 그의 여자 친구 메이지(37). 이 남성이 출소하기까지는 4년이나 남았지만 말기 암환자인 메이지가 1달 여 밖에 살 수 없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교도소 측이 결혼식을 하도록 특별히 배려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결혼식에는 하객 수백 명이 찾아와 뜨거운 박수로 축하해줬다. 특히 이 남성이 메이지의 살인적인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절도를 저질러 수감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들을 직접 축하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예비부부에게 허락된 시간은 1시간 남짓. 두 사람은 각각 웨딩드레스와 죄수복를 입고 입장했지만, 메이지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결국 10분 만에 결혼식은 마무리됐다. 신부를 업고 결혼식장을 나온 신랑은 “죽기 전에 메이지의 평생의 꿈을 이뤄줘서 다행”이라면서 “그녀가 이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함께 있어주진 못하겠지만 부부가 됐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한편 이 남성은 결혼식을 치른 뒤 교도소로 돌아갔으며 메이지는 앰뷸런스를 타고 다시 병원으로 실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군수비리 사정 칼 빼든 국방부·軍… 배경과 대책

    국방부와 군이 군수비리 문제에 사정 칼을 빼들었다. 최근 잇따른 장비 결함과 부실정비 문제가 민간 검찰의 수사망에 걸려 망신을 당하면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다지고 있다. ●“수년간 세금 새도 눈 감아줘” 대대적인 수사의 시작은 링스헬기와 대잠초계기 P3C 정비 관련 금품수수 사건이다. 군 수사기관은 최근 무려 120여명에 달하는 해군 관계자 등에 대한 계좌추적을 벌였다. 군은 수년간 지속적으로 이뤄진 외주 정비에서 해군 관련자들이 돈을 받고 업체들의 허위정비를 눈감아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군 수사기관 관계자는 “군 규모가 작은 데다 정비 관련 담당자들의 경우 오랜 기간 근무해 업체와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렇다 보니 수년간 세금이 줄줄 새고 있어도 눈감아 주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방위사업에 관여했던 한 장성은 “해군 군수비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면서 “전역하거나 퇴직 후에도 또 다시 업체와 군 사이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 비리의 중심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같은 군수비리는 해군만의 문제가 아니란 것이 군 안팎의 시각이다. 최근 발생한 불량 전투화 사건, K21장갑차 결함 사건 등 군 작전의 생명인 군수 분야에 뿌리 깊은 비리가 있다는 것이다. 군의 한 고위 관계자는 “뿌리 깊은 군수비리가 군을 갉아먹고 있다.”면서 “오래된 관행과 암묵적인 비리를 척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량 전투화 사건의 경우 품질을 검사하는 기관, 계약을 담당하는 기관, 업체의 관계자들이 얽혀 밑창이 떨어지는 불량 전투화를 만들어 냈다. 국방부도 이런 정황을 포착해 군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또 육군의 최신예 장갑차인 K21장갑차는 침수돼 부사관 1명이 사망했지만,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려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방부 감사가 수개월이나 늦어졌으며 급기야 군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게 됐다. 최근까지도 설계를 담당한 국방과학연구소와 품질보증을 담당한 국방기술품질원, 방위사업청, 해당 업체 등이 K21 결함에 대해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군수 장비 분야에 온갖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방위사업 관계자들은 “군사 비용의 대부분이 군수분야에 사용되고, 이같은 업무를 오랜 기간 해온 사람들끼리 관행화된 시스템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장성은 “해군 장비의 부품을 납품하는 해외 업체가 국내 중개업체를 빼고 기존 납품가의 60% 수준으로 직접 납품하겠다고 하자 군수사 측에서 샘플을 보내달라고 한 뒤 불합격 통보를 한 사례도 있었다.”면서 “똑같은 회사의 같은 제품에 대한 납품이 어려운 것은 결국 중개업체와 (군수사 간) 유착관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재취업자, 계약 참여제한 필요 이에 따라 군 안팎의 방위사업 관계자들은 국방부와 군 내부에서 스스로 투명성을 유지하고 설계 당시부터 군수물자에 대해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제3기관을 설립하거나, 관련 분야에 정통한 민간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방법을 군수비리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제시했다. 또 해당 분야에 근무했던 예비역 간부나 담당자들은 퇴직 후 관련 분야로 재취업해도 계약관계 등에 직접 참여할 수 없도록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여행객들 성노예 16세소녀의 ‘짐승삶’ 충격

    여행객들 성노예 16세소녀의 ‘짐승삶’ 충격

    중고차 한 대에 성노예로 팔려간 여성이 3년 간 짐승보다 못한 비참한 삶을 살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프랑스 전역이 충격에 술렁이고 있다. 메트로 프랑스에 따르면 사브리나(23 가명)은 지난해 말 성병과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비참한 상태로 파리 외곽의 한 시립병원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그녀는 이가 몽땅 빠진 상태였으며 귀와 코가 잘린 상태였다. 몸무게가 40kg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비쩍 말라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다. 사브리나가 신체적 학대를 받았음을 직감한 의료진의 신고로 경찰이 수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그녀가 2003년부터 3년 간 성노예로 짐승보다 못한 학대를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에 따르면 사브리나는 16세였을 당시 여행자 숙소를 운영하는 프랑크 프랑눅스(58)와 플로렌체 카르라스코(56) 부부에게 팔렸다. 사브리나의 부모가 750유로(100만원 상당) 중고차를 받고 딸을 노예로 팔아 치운 것. 이후 사브리나는 상상 조차 힘든 비참한 삶을 살았다. 온갖 매질을 견디면서 집안일을 해야 했고 아기 7명을 돌봐야 했던 것. 뿐만 아니라 밤에는 남성 여행객들과 억지로 성관계를 맺어야 했으며 손발이 묶인 채 더러운 창고에서 잠을 잤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브리나를 학대했던 프랑눅스와 카르라스코 부부를 비롯한 성폭행을 한 남성 등이 최근 법정에 섰다. 프랑스 언론매체에 따르면 이들은 혐의에 따라 2년~15년의 징역형에 처한다. 담당 수사관 “최근 몇 년 간 봐온 사건 중 가장 끔찍한 학대였다.”고 놀라워 하면서 “그녀는 최근 잘린 코와 귀를 복원하는 수술을 받았으며, 앞으로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꾸준히 정신과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료사진=jornale.com.br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佛파리 ‘빈대의 습격’ 급속 확산에 관광업 타격 우려

    미국 뉴욕을 한때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던 빈대가 이번엔 프랑스 파리에서 창궐하기 시작했다. 관광업계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 앵포 라디오방송은 16일(현지시간) ‘빈대, 파리를 공격하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프랑스에서 3년 전까지만 해도 찾아보기 어려웠던 빈대가 최근 들어 파리에서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앵포에 따르면 파리의 한 호텔은 손님들의 불평이 제기된 후 객실의 모든 카펫과 가구를 처분하고 다시 들여놓았다. 파리시의 한 보건 관계자도 익명을 전제로 올해 들어 지금까지 600여곳에서 빈대 박멸을 요청받았다고 털어놨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빈대는 파리 전역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인근 다른 도시들에서도 출현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파리 시내에 있는 한 업계 관계자는 “3년 전에는 1년에 10건 정도 빈대를 없애 달라는 주문을 받았으나 지금은 100건도 넘는다.”면서 “전국 각지에서 빈대 퇴치제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 시당국은 방송 보도 이후 전화가 쇄도하자 긴장하는 분위기다. 파리시 대변인은 빈대에 관한 유용한 통계는 나온 것이 없다면서 아직 이 문제가 우선순위에 있지 않으며 빈대 처리 요청도 전체 해충으로 보면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미국 뉴욕에선 지난달 세계 최고 명성을 자랑하는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이 빈대 때문에 소송을 당하는 등 악명을 떨친 바 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데스크 시각] 차이메리카 시대 살아가기/오일만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차이메리카 시대 살아가기/오일만 경제부 차장

    ‘차이메리카’(차이나+아메리카) 시대는 돌이킬 수 없는 시곗바늘인 것 같다. 2010년의 G20 서울정상회의는 팍스 아메리카(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를 출범시킨 1944년의 브레턴우즈회의나 제2의 경제대국 일본의 몰락을 예고한 1985년의 플라자 합의처럼 역사의 한 획을 그은 회의로 기록될 것이다.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퇴조로 압축된 서울 정상회의는 이렇게 G2(미국과 중국) 시대를 개막시킨 신호탄이 됐다. 하지만 이는 중국 지도부가 생각하는 계획표를 앞지르는 속도다. 중국의 개혁·개방 설계사인 덩샤오핑은 평소 “2030년까지는 미국과 맞서지 말라.”고 그의 후계자들에게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미국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로서 미국과의 충돌을 가급적 피하면서 경제대국으로 가는 길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덩샤오핑의 유언은 지켜지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급변하는 국제정세는 덩샤오핑과 장쩌민의 대외전략인 도광양회(韜光養晦·자신의 힘을 드러내지 않고 실력을 키움)를 수정하는 쪽으로 흘러간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달러를 대신하는 기축통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을 정면으로 비난하며 중국의 파워를 전세계에 각인시켰다. 10년 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위해 미국에 비굴할 정도로 굽신거렸던 과거의 중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의 ‘굴뚝’에서 금융제국으로의 변신을 꾀하는 경제대국 중국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1978년 개혁·개방을 선언한 이후 32년간 치밀하게 공들여 온 작품이다. 1960~70년대 한국의 수출제일주의를 연상시킬 정도로 중국 전역에서 저임금의 수출산업을 통해 2조 5000억 달러의 외환보유국이 됐다. 중국이 보유한 7400억 달러어치의 미 국채는 이제 미국의 목줄을 조이는 무기로 변했다. 중국 지도부가 지향하는 궁극적 목적은 위안화를 국제 기축통화로 만드는 작업이다. 우선 대형 금융기관을 설립해 힘을 비축하는 것이 1단계다. 중국의 3대 국유은행인 공상은행과 건설은행, 중국은행이 전세계 금융기관의 시가총액 1~3위를 휩쓴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단계 전략은 미·영 중심의 국제 금융질서를 흔드는 일이다. 이번 서울회의를 통해 국제통화기금(IMF)의 지분율 3.69%를 확보, 세계 6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선봉에 선 중국이 브라질과 멕시코, 러시아 등 신흥경제국들과의 ‘연합전선’으로 IMF로 대표되는 국제금융질서를 개혁하겠다는 전략이다. 3단계로는 위안화를 거래하는 국가를 늘려 미 달러와의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우선 아시아를 중심으로 역내 지역통화(regional currency)로 발전시킨 뒤 서서히 달러를 대체하는 국제 기축통화로 자리잡도록 하겠다는 야심이다. 중국의 급부상으로 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G2 시대는 우리에게 기회이자 위기로 다가온다. 국제역학 구도상 미·중의 충돌은 불가피한 일이고 두 나라 사이에서 어떤 스탠스를 취하느냐가 중요하다. G20 정상회의에서 우리가 발휘한 중재 역할이 G2의 대결 와중에서도 빛을 발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최근 희토류의 무기화를 선언한 것처럼 중국이 패권주의를 지향하는 돌돌핍인(咄咄逼人·기세가 등등하여 남에게 압력을 가하는 모양) 전략으로 나올 경우 우리에게는 격심한 시련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미 관계와 한·중 관계는 제로섬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북한 문제까지 얽혀 돌아가는 한반도 정세는 천안함 사태에서 확인된 것처럼 자칫 한국과 미국 대 북한과 중국의 대결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한·미·중 3개국이 비공식적 차원에서 삼각대화의 틀을 만드는 것도 의미있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결국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조율기능을 강화해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방안이 G2 시대 한국의 생존 전략일 것이다. oilman@seoul.co.kr
  • “포르투갈도 구제금융 요청할 상황”

    포르투갈의 재정 불안이 유로존의 금융 불안으로 번지고 있다. 그리스, 아일랜드에 이어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의 필요성까지 대두되면서 금융 불안이 유로권 전체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재정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EU의 생존도 위협받는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포르투갈도 국제사회에 구제금융을 요청해야 할 위기 상황”이라고 페르난도 산토스 포르투갈 재무장관의 말을 인용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산토스 장관은 “아직 외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할 계획은 없지만 재정 위기는 여러 나라들이 공통으로 직면한 문제여서 (유로권)위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르투갈의 재정 불안은 정부 재정 긴축정책의 약발이 받지 않아 재정적자가 느는 데다 취약한 집권당의 추가 긴축정책에 대한 불신이 겹치면서 확대되고 있다. 포르투갈의 채권 수익률(금리)은 7%대로 지난주 사상 최고치로 치솟는 등 연일 불안한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포르투갈 위기는 유로 전역으로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는 금융 위기의 전조 증상으로 여겨진다. 위기가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 확산되면 유로 금융 체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삼성경제연구원 이종규 수석연구원은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대해, 유로권 차원에서 준비한 구제금융 규모가 7500억 유로로 넉넉하다는 점에서 당장 유로 체제의 붕괴를 가져올 염려는 적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세 나라의 경제 규모는 합쳐도 유로권 전체 국내생산액의 3.9%에 불과하지만 다음 위기 대상으로 지목되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두 나라의 경제 규모는 합치면 전체의 22%나 되므로 이들 국가로까지 위기가 옮겨가면 유로 체제의 붕괴를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터치 광저우] 군인선수들의 시대유감

    2002년 10월 1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드라마가 쓰여졌다. 한국 남자농구가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꺾고, 20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반 한때 17점까지 뒤졌고, 경기 종료 32.5초 전에도 7점차(90-83)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한국은 현주엽의 돌파와 문경은의 3점슛 등을 모아 연장에 돌입했고, 결국 만리장성을 무너뜨렸다. 기적이었다. 환호하는 선수들 중 바짝 깎은 머리가 인상적인 네 명이 있었다. 현주엽·신기성·조상현·이규섭. 당시 상무 소속이었다. 휴가 짤리는 것 말고 무서울 게 없었던 군인아저씨들은 안방 금메달의 일등공신이었다. ☞ [포토] 코리안號 ‘종합 2위 목표’ 순항중 ‘감동의 드라마’를 쓴 이들에 대해 조기전역 여론이 일었다. 농구를 포함해 금메달을 딴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 선수는 13명. 그러나 병역특례에 관한 규정만 있었고, 조기전역에 대한 규정은 없었다. 전례도 없었다. 1984년 상무가 창설된 이래 ‘올림픽 동메달,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병역면제 요건을 달성한 선수가 한명도 없었기 때문. 결국 유야무야 끝났다. 꽉 채운 2년 2개월 동안 짬밥을 먹었다. 김승현(오리온스)·방성윤(SK)·김주성(동부) 등 당시 막내들이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얻어 상대적 박탈감(?)은 더했다. 8년이 흘렀다. 이번 대표팀에도 군인아저씨 둘이 있다. 양희종과 함지훈이다. 7월에 바뀐 새 병역법에 따라 금메달을 따면 바로 보충역에 편입된다. 양희종은 병장을 달았지만, 함지훈은 4월 입대한 새파란 군번. KBL은 제대 즉시 프로농구 코트에 복귀시키기로 했다. 선수 등록정원과 샐러리캡에 예외를 뒀다. 함지훈은 “대표팀 합숙훈련이 워낙 혹독해서 군생활보다 힘들다.”며 엄살을 부렸다. 그러나 군대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된 훈련을 꾹 참아냈으니 아이러니하다. 양동근(모비스)은 “군대 다녀온 게 억울해서 은메달만 따야겠다.”고 맘에도 없는 농담을 건넸지만, 함지훈과 함께 통합우승을 이끌었던 지난 시즌 영광을 재현하고자 더 뛰고 있다. 박찬희(인삼공사)·오세근(중앙대) 등 군 미필자들도 부지런하다. 한국은 16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103-54로 가뿐하게 승리했다. 함지훈(15점)과 양희종(13점)이 앞장섰다. 이 둘은 새 병역법의 첫 수혜자가 될 수 있을까. 이번 국가대표 중에는 2002년 금메달을 따고도 만기전역한 이규섭(삼성)이 있다. ‘시대유감’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AG 金9개=올림픽 金1개

    한국이 ‘메달 인플레’라고 할 정도로 많은 메달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이 메달의 값어치는 얼마나 될까. 결론을 말하면 아시안게임 금메달 9개는 올림픽 금메달 1개와 같다. 아시안게임 금 3개와 2개는 각각 올림픽 은, 동메달 1개씩과 바꿀 수 있다. 국제경기대회에서 국위를 선양한 선수들에게 주는 체육연금(경기력향상연구연금) 점수로 비교한 결과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10점)을 하나 따면 연금을 탈 수 없지만 올림픽에서 금메달(90점)을 따면 평생 월 100만원을 받는다. 점수가 20점 이상 쌓여야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은, 동메달 점수는 더 짜다. 각각 2점과 1점을 보태는 데 만족해야 한다. ☞ [포토] 코리안號 ‘종합 2위 목표’ 순항중 올림픽은 각각 30점, 20점이다. 광저우 시상대에서 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이 하나같이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의 선전을 다짐하는 이유가 비단 명예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수영의 박태환(21·단국대)은 무려 209점의 연금 포인트를 쌓았다. 연금 상한 점수인 110점을 가뿐히 넘겼다. 초과 점수 10점당 150만원이 지급돼 1350만원을 보너스로 따로 챙겼다. 광저우에서 지난 도하 대회 수준의 성적(금 3, 은 1, 동메달 3개)을 거둔다면 35점을 추가로 보탤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사격 3관왕에 오른 이대명(22·한체대)의 연금 점수는 79점이다. 이번에 챙긴 30점을 추가하면 109점이 된다. 이대명은 앞으로 매달 97만 5000원을 받게 된다. 반면 축구, 배구 등 단체 구기 종목 선수들은 연금 점수 쌓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여자축구의 지소연(19·한양여대)은 지난해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우승해 10점을 쌓았다. 이번에 기필코 금메달을 따 10점을 추가해서 매달 30만원의 연금을 타는 게 소원이다. 그러나 수십억원의 연봉을 받으며 해외 리그에서 뛰는 선수나 국내 프로선수들은 연금보다 병역 혜택에 눈독 들인다. 올림픽은 메달 색깔에 상관없이, 아시안 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따면 병역이 면제된다. 추신수(28·클리블랜드)와 박주영(25·AS모나코)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7월 병역법 개정으로, 현재 군 복무 중인 선수는 조건을 충족하면 즉시 전역할 수 있다. 김정우(28·광주 상무), 함지훈(26), 양희종(28·이상 상무) 등이 이 혜택을 노린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하루 50명도 잔혹 살해… ‘12세킬러’ 충격

    하루 50명도 잔혹 살해… ‘12세킬러’ 충격

    12세 어린 나이에도 라이벌 범죄조직 단원들을 닥치는 대로 잔인하게 살해해 ‘세계에서 가장 나이 어린 킬러’로 악명 높았던 멕시코 소년이 최근 붙잡혔다. 미국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엘 폰치스(망토라는 뜻)란 별명으로 멕시코 지하세계에서 유명했던 미성년 청부살해 업자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모렐로스 주에서 체포됐다. 실명이 공개되지 않은 이 소년은 마약밀수 조직에 고용돼 상대파 조직원들을 고문, 살해해왔다. 살해청부업자들 사이에서 가장 나이가 어렸지만 잔인한 범죄 수법으로 악명이 높았다. 현지 언론매체에 따르면 앳된 외모의 소년은 상대 조직원을 1건 당 3000달러(340만원)을 받고 살해 및 시신처리를 했으며, 이를 영상으로 찍는 등 잔인하고 엽기적인 범죄를 저질렀다. 뿐만 아니라 상대 조직의 기밀을 빼내려고 잔인한 고문도 서슴지 않았으며, 하루 50건 이상 살인을 자행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나 멕시코 전역에 충격을 줬다. 이 소년과 함께 전문 킬러로 활동했던 동갑내기 소년은 아직 잡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은 “소년 킬러들을 마치 플라스틱 장난감 무기를 다루고 게임을 하는 것처럼 살해를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사진=엘 폰치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유권자수 229만여명 재외국민 모의투표 해보니

    유권자수 229만여명 재외국민 모의투표 해보니

    14~15일 이틀간 전 세계 21개국 해외 공관 26곳에서 재외국민 선거 모의투표가 실시됐다. 2012년 4월의 국회의원 선거와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벌이는 연습 차원의 투표다. 첫날 평균 투표율은 20.6% 정도로 다소 저조했다. 그러나 레바논, 스페인, 사우디아라비아, 일본의 도쿄, 오사카 등은 투표열기가 뜨거웠다. 이번 모의투표를 통해 턱없이 부족한 투표소, 신원확인 절차의 허점, 조직선거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15일 오전 도쿄 요쓰야에 있는 주일 한국대사관 2층. 전날 교민 565명이 투표를 마친 데 이어 이날도 아침부터 투표 행렬이 이어졌다. 기자는 국제우편을 통해 서울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도쿄의 기자 집으로 우송된 투표용지를 여권과 함께 투표소 관계자에게 제시했다. 본인 확인절차를 끝낸 뒤 기표소에 섰다. 기표대 왼쪽에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명단이 게시돼 있었다. 정당과 후보자의 이름을 보고는 슬쩍 웃음이 나왔다. 1번 동해당, 2번 서해당, 3번 남해당, 4번 태평양당. 오른쪽에는 지역구 국회의원선거 후보자명단이 지역별로 예시돼 있었다. 일본에 오기 전 거주했던 경기도의 후보자를 찾았다. 1번 동해당 김금강, 2번 서해당 이덕유, 3번 남해당 박청계, 4번 인도양당 정소백 후보자 중 한명을 선택했다. 기존 정당명을 사용할 경우 공정성 시비가 일어날 것을 우려해 중앙선관위가 정당명과 후보자의 이름을 산과 바다의 명칭을 이용해 작명했다. 투표용지를 반송용 봉투에 담아 투표함에 넣고 투표소를 나왔다. ●재외선거 투표열기 지역차 커 일본에서는 도쿄 주일한국대사관과 오사카 총영사관 등 두곳에서 모의투표를 실시했지만 주변 지역은 물론 홋카이도에서까지 찾아오는 재외 국민이 있을 정도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틀간 933명이 투표해 투표율 63%를 기록했다. 강제 이주해 온 후손들로 모국에 대한 참여 욕구가 높아 투표율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은 지역적으로도 한국과 멀리 떨어져 있어 한국정치에 대한 체감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일본은 바로 이웃해 있어서 한국 정치에 특히 민감하다. 후년에 실시될 총선과 대선에서 일본 동포의 높은 투표열기가 주요 변수로 떠오를 공산이 크다는 사실을 이번 모의투표가 입증해 보인 셈이다. 홋카이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도쿄에 왔다는 김태훈(61·민단 홋카이도본부 단장)씨는 “홋카이도 거주자 중 5명이 신청해 3명이 오늘 도쿄에 왔다.”며 “모의 선거이긴 하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투표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뿌듯해 한 걸음에 달려왔다.”며 감개무량해했다. 가나가와현 쇼주에서 온 박경자(61)씨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투표권을 꼭 행사하고 싶어 새벽 4시에 일어나 도쿄에 온 뒤 아침 8시 30분부터 1시간 30분을 기다렸다가 맨 처음으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미국 전역에서도 재외국민 모의선거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일부 동포들은 휴일인 14일에도 자동차로 9~10시간씩 운전해 모의투표에 참여하는 등 열의를 보였다. 뉴욕총영사관은 당초 목표했던 500명보다 많은 689명이 투표 참여를 신청했고, 첫날 100여명이 투표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 영사관과 유엔대표부 소속 직원과 가족, 뉴욕·뉴저지 지역 지상사 파견 주재원들이 대부분이었다. 중국에서는 투표 열기가 다소 떨어졌다.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둥팡둥(東方東)로 주중 한국대사관 별관 1층에 설치된 투표장에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간간이 이어졌다. 모의선거인 데다 평일이어서인지 일부 가정주부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투표장을 찾았다. 상사 주재원인 남편과 함께 베이징에 거주하고 있다는 가정주부 김모(44)씨는 “투표용지에 직접 후보자 이름이나 기호를 써넣어야 하는 것만 다를 뿐, 한국에서의 투표와 비슷해 어색하지 않다.”면서 “외국에서도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게 참 뿌듯하다.”고 말했다. 유학생 이모(28)씨는 “2012년 대통령선거 때 중국에서도 소중한 한표를 적극 행사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현재 재외국민 유권자수는 미국 87만 9083명을 비롯해 일본(47만 3598명), 중국(33만 754명) 등 229만 5937명이다. ●부족한 투표소 등 대책 시급 이번 모의선거를 통해 여러 문제점들이 제기됐다. 투표소가 부족하다는 불만이 제일 많았다. 공직선거법에는 투표함 관리 문제로 대사관이나 영사관에만 투표소를 설치하도록 했다. 영토가 넓은 미국, 중국 교민들의 투표율이 상당히 떨어질 전망이다. 신원확인절차도 문제다. 투표 신청자는 외국인 등록증 사본이나 여권을 제시할 경우 호적과 여권정보 등을 통해 확인작업을 벌이지만 230여만명의 재외동포를 확인하는 데 상당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 등 일부 지역의 경우 많은 재외국민이 모국어를 전혀 몰라 투표 요령 등에 영어와 한자 등을 병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높다. 특히 본 선거가 실시되면 ‘교민사회 분열’ ‘과잉 열기에 따른 탈법행위’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당락이 각각 39만표와 57만표로 갈라진 만큼 조직선거 등 선거운동이 과열될 가능성이 크다. 일부 교민들은 “부정선거 감시활동이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본국보다 오히려 더 많은 탈법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균미·도쿄 이종락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jrlee@seoul.co.kr
  • “고려인 젊은 세대가 한글 잊어가는 게 걱정”

    “고려인 젊은 세대가 한글 잊어가는 게 걱정”

    “카자흐스탄에서 살아가는 소수민족으로서 우리 민족을 위해 뭔가 일해 보고 싶었습니다. 가장 보람 있을 때요? 갓 나온 신문을 처음 펼쳐 봤을 때 우리 고려인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담겨있는 걸 느낄 때가 아닐까요.” ●87년 역사 지닌 한글신문 카자흐스탄 경제중심도시 알마티 시내 동쪽 고리키공원 앞에는 ‘카레이스키 돔’이라는 건물이 있다.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 본부로 쓰이는 이 건물 2층에는 87년 역사를 가진 한글신문인 고려일보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고려일보를 찾았을 때 김콘스탄틴(33) 대표와 남경자(68) 부대표는 신문 마감을 끝내고 교정지를 살펴보던 참이었다. 고려일보의 역사를 알면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의 역사를 알 수 있다. 고려일보는 1923년 연해주에서 창간된 ‘선봉’에 뿌리를 두고 있다. 선봉은 1930년대 초 연해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한글매체였지만 1937년 소련 정부가 17만여명에 이르는 고려인들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시키면서 철퇴를 맞았다. 다행히 한 편집위원이 신문 활자를 챙겨온 덕분에 1938년 ‘레닌기치’라는 이름으로 신문을 다시 낼 수 있었다. 소련 전역에 배포됐던 레닌기치는 한때 발행부수가 4만부나 됐다. 소련 해체 이후 레닌기치는 1991년 ‘고려일보’로 이름을 바꾸고 새로운 시작을 모색했지만 재정난이 심해지면서 여러 차례 폐간 위기를 넘겨야 했다. 김 대표는 “지금은 카자흐스탄 정부가 소수민족 지원 차원에서 예산을 보조해 주고 고려인협회가 지원해 주면서 안정을 찾았다.”면서 “현재 상근자 4명이 주1회 신문을 발행한다. 고정독자는 2000여명이다.”라고 소개했다. 가장 큰 고민은 고려인 젊은 세대가 한글을 잊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글을 읽을 수 있는 독자가 줄다 보니 전체 20면 가운데 4면만 한글로 제작하고 16면은 러시아어로 제작한다. 김 대표 역시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안 돼 남 부대표가 통역을 해야 했을 정도다. 한글판 제작 역시 남 부대표가 전담하고 있다. 남 부대표는 “그래도 최근 한국과 교류가 활발해진 덕분에 한글을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 게 다행”이라면서 “대학교에서 한국어과는 중국어과 다음으로 인기가 있다.”고 소개했다. ●“사회지도층 고려인 적지 않다” 카자흐스탄에 거주하는 고려인은 10만여명. 이 가운데 30%가량이 알마티에 거주한다. 남 부대표는 “학자나 전문가처럼 카자흐스탄 사회지도층으로 활약하는 고려인이 적지 않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예컨대 최유리 상원의장은 전 고려인협회장이었다. 강게오르기 협회 부회장은 카자흐스탄 역사교과서를 집필한 유명 역사학자다. 700만명을 바라보는 전세계 재외동포들에게도 남북 분단은 고민거리다. 국내에선 카자흐스탄이 옛 소련의 일원이었다는 점 때문에 고려일보도 ‘친북’ 아니냐며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아직도 남아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강한 어조로 “고려인들에겐 남북이 갈라진 건 부모가 이혼한 것이나 다름없다. 부모가 이혼했다고 해서 한쪽만 따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고려일보 사무실 앞에는 북한에서 보낸 러시아어판 홍보책자와 한국에서 보낸 한글 홍보책자가 나란히 놓여 있다. ●내년 강제이주 여정 되짚어보는 행사 내년이면 고려인 강제이주 74주년을 맞는다. 고려일보는 고려인 젊은이 수십명을 모아 내년 6월부터 8월까지 선조들이 강제이주당했던 여정을 되짚어 보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수천㎞를 자동차로 여행해 블라디보스토크에 다다른 뒤 항공 또는 배편으로 한국에 입국, 서울에서 열리는 광복절 행사에 참가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행사 준비 비용이 만만치 않다면서 한국에서 도움을 주기를 기대한다는 희망을 밝혔다. 글 사진 알마티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풀3D홀로그램 女가수’ 일본서 인기 대폭발

    ‘풀3D홀로그램 女가수’ 일본서 인기 대폭발

    독특한 문화 팬덤으로 알려진 일본에서 3D 홀로그램 여가수가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어 화제다. 일본의 한 테크놀로지 회사가 창조한 하츠네 미쿠라는 이름의 이 여가수는 귀여운 외모와 스타일리시한 패션으로 인기순위에서 연달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반 가수와 달리 3D 홀로그램으로 만들어진 미쿠는 현재 일본 전역을 돌며 투어콘서트를 열 만큼 높은 인기와 인지도를 자랑한다. 나이는 16살, 키 157㎝의 아담하고 작은 몸의 이 3D가수는 콘서트장마다 열광적인 환호와 팬심을 받는 스타가 됐다. 미쿠라는 ‘걸출한’ 아바타를 만든 ‘크립튼 퓨처 미디어’라는 회사는 그녀의 이미지와 캐릭터, 노래 등을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미쿠의 목소리는 유명 성우의 목소리를 샘플을 야마하 사의 소프트웨어와 결합해 만들었으며, 음악과 이미지는 최근 유행하는 스타들의 ‘흥행공식’에 맞춰 설정됐다. 콘서트장마다 수 천명의 팬들이 모여드는 것으로 알려진 그녀의 인기는 실존 스타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평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3D가수가 등장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완벽한 풀3D 홀로그램으로 인기몰이에 성공한 가수는 미쿠가 처음이라는 점에서 문화계도 이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얼마 전 일본의 유명한 애니메이션TV에도 출연해 팬층을 확대하기 시작한 그녀의 동영상은 아래서 볼 수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佛내각 총사퇴… 피용 총리 재임명

    프랑수아 피용 프랑스 총리가 내각 총사퇴를 발표한 지 하루 만인 14일 총리에 재임명됐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피용을 총리로 재임명하고 새 내각 구성 임무를 맡겼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피용 총리는 13일 다른 장관들과 함께 내각 개편을 위한 수순으로 총사퇴했었다. 피용 총리는 재임명 직후 성명을 내고 고용 창출을 위한 성장 강화 등을 우선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BBC 등은 집권 후반기 분위기 쇄신과 2012년 대선 출마를 노리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본격적 선거 준비를 위한 개각을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AFP통신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피용 총리가 이르면 15일까지 새 각료 명단을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제출해 승인을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내각 총사퇴는 국가원수가 기존 각료를 해임하지 않은 채 개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관례적인 형식 절차다. 프랑스 정가에선 사르코지 대통령이 안정적인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과 선거 준비를 위해 내각 개편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집시 추방 조치로 유럽연합(EU) 조사를 받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았던 사르코지 대통령은 특히 최근에는 프랑스 전역을 뒤흔든 반대시위에도 불구하고 연금개혁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는 와중에 국정지지도가 취임 뒤 최악으로 떨어지는 타격을 받았다. 이에 따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법안 통과와 연관된 장관들을 교체함으로써 분위기 반전을 노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AFP통신은 새 내각이 기존 37명에서 26명으로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면서, 다가오는 대선을 위해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소속으로만 내각을 충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경기 상근예비역 직업교육

    경기도는 11일 한국폴리텍Ⅰ대학 성남캠퍼스에서 경기 행복학습 희망병영 만들기 첫 번째 사업인 ‘상근 예비역 직업교육과정’ 입학식을 개최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상근 예비역들에 대한 직업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번 사업은 경기도와 3군 사령부, 한국폴리텍대학이 지난 10월 20일 군장병들의 평생학습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따른 것으로, 상근 예비역 중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이나 직업기술교육을 받지 못한 병사들에 대한 전역 후 취업 대책의 하나로 추진된다. 한국폴리텍대학 성남캠퍼스에서는 58명이, 화성캠퍼스에서는 50명의 상근 예비역이 각각 입학식을 갖고 앞으로 6개월 동안 기업 및 교육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직업교육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9일 TV 하이라이트]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 30분) 부모님을 도와 인삼 농사를 짓는 남편, 김용섭씨. 인삼밭이 집에서 멀어 가족과 떨어져 지내고 있다. 그런 남편을 대신해 두딸과 집안일을 책임지는 베트남에서 온 ‘또순이’ 부티튀.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남편 용섭씨는 깜짝 결혼식을 준비한다. 평생 단 한번뿐인 부티튀 부부의 특별한 순간을 함께한다. ●1대100(KBS2 오후 8시 50분) 방송인 강수정, 예심 고득점자 고원일이 각각 1인으로 도전한다. 연예인 퀴즈 군단, 전국노래자랑 30주년 인기상 수상자들, 한국수력원자력 결혼 ‘3, 6, 9 주부들’, 삼성전자 ‘미스터A+’, 창업 선후배팀 ‘Yes리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우리는 수정이들’, 법 없이도 사는 사람들 ‘법원 38기’, 그리고 55명의 예심 통과자들이 100인으로 맞선다. ●역전의 여왕(MBC 오후 9시 55분) 특별기획팀원들은 재고 판매를 위해 회사 앞에서 판촉 행사를 하던 중 한 상무와 마주친다. 용식은 철수를 지시한 한 상무에게 자신의 팀원들을 감싸며 특별기획팀의 기획 회의 참여를 요구한다. 한편 준수는 여진의 어머니 장례식을 도와준다. 팀원들을 따라 태희도 여진의 장례식에 가게 되는데….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 10분) 자연의 순리를 온몸으로 거부하는 엄청난 4살, 준우. 변기 대신 팬티에 ‘응가’를 흘리면서도 절대 ‘응가’만은 못 하겠다는 아이 때문에 엄마, 아빠의 속은 새까맣게 탄 지 오래다. 이런 전쟁이 벌써 1년째 계속되고 있다. 대체 왜 준우는 ‘응가’를 거부하는 것일까. ‘어린이 응가 거부’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세계의 교육현장(EBS 오후 8시) 일본 도쿄의 가이히라이 초등학교. 15년 전, 이 학교는 등교 거부, 이지메, 기물 파손 등 학교붕괴의 상황에 있었다. 정상적인 수업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교장이 낸 학교 회생 프로젝트는 다름 아닌 독서. 매일 아침 하루 10분, 그저 자유롭게 책을 읽게 하는 것이었다. 일본 전역에 이슈가 된 기적의 아침 독서를 만나본다. ●멜로다큐 가족(OBS 오후 11시 5분) 충북 단양군 별천리에는 이필남 할머니와 신덕순 할머니가 있다. 나이만큼 오래된 집에서 단짝 친구처럼 가깝게 지내는 이들은 그 어렵다는 사돈지간이다. 하지만 같이 밥 먹고, 한 이불 덮고 자고, 하루 24시간을 보내는 것은 기본이다. 주름진 손을 꼭 잡고 같이 늙어가는 두 노인의 즐거운 산골 생활 이야기를 들어본다.
  • [FTA] 코리아 소사이어티, 美순회 FTA 등 한국 홍보 팔걷어

    미국 내 대표적인 한국관련 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다음달부터 미국 주요도시를 돌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비준과 한국의 경제 문화를 알리는 행사를 열기로 했다. 한·미 양국간 이해증진을 목표로 한 비영리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는 지난 5월 마크 민턴 전 주한 미국 부대사가 새 회장으로 취임한 뒤 미 전역에 한국의 정치·경제·문화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코리아 소사이어티는 최근 기아자동차 조지아공장과 SKC 및 팬텍 미주법인 등 한국기업들이 대거 진출한 애틀랜타 지역에서 다음달 9~10일 첫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행사에서 한덕수 주미 한국대사는 토머스 하버드 코리아 소사이어티 이사장과 함께 ‘앰배서더 포럼’을 주도해 한·미 FTA 비준의 필요성을 밝히는 동시에 한·미 양국 간 정치·문화 경제 분야의 협력강화 방안을 밝힐 방침이다. 또 애틀랜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과 미국 경제인 등 2~3명이 패널로 참석하기로 했다. 코리아 소사이어티 측은 “지금껏 본부가 있는 뉴욕과 워싱턴을 중심으로 활동을 해 왔지만 미국민들에게 한국의 발전상과 경제적 위상을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 지역 순회 홍보행사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41) 허준 ‘동의보감’

    [고전 톡톡 다시 읽기] (41) 허준 ‘동의보감’

    16세기 들어서면서 조선 전역에 역병(疫病)이 창궐했다. 설상가상으로 기근과 전쟁(임진왜란)이 덮쳐 백성들은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어갔다. 의서는 넘쳐났으나 처방전에 적힌 중국 약은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약값도 턱없이 비쌌다. 게다가 시대마다 다양한 유파들의 의론(醫論)이 서로 다른 까닭에, 이 중국 의서들을 실전에 이용하기란 여간 혼란스럽지 않았다. 이에 선조는 조선의 실정에 적합한 의서를 간행하라는 명을 내린다. 하교를 받은 허준은 양예수, 정작 등과 함께 동의보감 편찬에 착수했다. 초기엔 함께 작업을 했으나 후반기 작업은 허준이 혼자 감당해야 했다. 편제 방침은 번다한 중국 의서를 정리하고, 구하기 쉬운 향약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무엇보다 삶의 수양을 약이나 침 치료 우위에 두어 생활을 바꿔 몸과 마음의 질병을 치유하는 양생적 패러다임을 담아내는 데 있었다. ‘동의’(東醫)라는 뜻은 ‘북의’와 ‘남의’라는 중국 의학의 두 축에서 벗어난 조선의 독자적인 의학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동의’의 지엽성은 중국과 일본에 이 책이 전해지면서 보편적인 명사로 거듭났다. 중국의 임상가들을 사로잡았고, 일본 전통 의학의 표준을 제시한 책. 동의보감 안에는 도대체 어떤 진경이 펼쳐지고 있는 걸까. ●인간의 몸은 우주의 통로 “둥근 머리는 하늘을 상징하고 모난 발은 땅을 상징하며, 하늘에 사시(四時)가 있듯이 사람에게는 사지(四肢)가 있고, 하늘에 오행(五行)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오장(五臟)이 있으며, 하늘에 육극(六極)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육부(六腑)가 있고,…”(동의보감, 신형문) 동의보감은 자연의 형상과 사람의 기관을 비유하는 것으로 첫 장을 열었다. 요지는 사람의 몸과 우주는 통해 있다는 것. 여기에 배경이 되는 이론은 ‘음양오행’(陰陽五行)이다. 본시 음양과 오행은 몇 가지의 코드로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을 동시에 해석하고 연결한다. 동의보감은 이 언어를 바탕으로 “천지의 정기(精氣)가 만물의 형체가 되는” 이치를 사람의 몸에 적용했다. 그렇게 천지의 기운은 사람의 몸과 마음으로 이어져 있다. 때문에 통하면 아프지 않고(통즉불통), 통하지 않으면 아픈 것(불통즉통). 바로 이러한 이치가 동의보감 양생 의학의 핵심이다. 우주의 기운이 몸으로 마음으로 통해 있는 것처럼, 몸과 마음도 서로 소통한다. 구체적으로 간(肝)은 분노, 심(心)은 기쁨, 비(脾)는 생각, 폐(肺)는 슬픔, 신(腎)은 두려움의 감정과 연결된다. 예컨대 화를 자주 내면 간이 상한다. 너무 기뻐하면 심장이 다치며, 두려움이 지속되면 신장에 병이 생긴다. 감정은 삶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다. 그래서 희로애락과 오장육부가 연동하는 것은 질병이 삶 전체 안에서 해석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병의 치유는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인 셈. 이러한 양생관은 몸과 삶을 단절시켜 병균을 막으려는 위생 의료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세계관이다. ●비워야 산다 이런 양생적 신체를 갖는 구체적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고 삶의 찌꺼기를 덜어내면 된다. 언제나 몸의 안팎에 적체된 삶의 잉여가 소통의 길을 막는다. 몸 안에는 혈전· 근종과 암세포·담음(痰飮) 등이 쌓이고, 삶에서는 지나친 욕심으로 인한 잉여물이 쌓인다. 잦은 감정의 분출, 넘치는 말, 그리고 자신과 가족만을 위해 쌓아둔 재물 등이 그것이다. 약과 침은 몸 안의 찌꺼기들을 일시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몸은 기본적으로 삶의 영향력 아래에 놓여 있는 법. 삶이 변해야 몸도 변한다. 따라서 삶에서 덜어내면 몸의 찌꺼기도 비워진다. “환자로 하여금 마음속에 있는 의심과 염려스러운 생각 그리고 일체 헛된 잡념과 불평과 자기 욕심을 다 없애 버리고 지난날의 죄과를 뉘우치게 해야 한다.…이렇게 된다면 약을 먹기 전에 병은 벌써 다 낫게 된다.”(동의보감, 신형문) ●현대 임상의학을 넘어서 바야흐로 의료 소비의 시대다. 첨단 진료 장비와 의료 서비스는 날로 진보해 간다. 하지만 그럴수록 현대인의 몸과 마음은 더욱 소외된다. 이에 사람들은 ‘대체의학’을 찾기 시작했다. 몸과 마음이 함께 치유되길 원했고, 기왕이면 스스로 치유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제법 의미 있는 대안들이 제시되었음에도, 많은 대체의학들은 웰빙 소비상품 이상의 가치를 생산하지 못했고, 소비자들은 여전히 자기 몸의 주인이 될 수 없었다. 그런 점에서 동의보감의 이치는 오히려 이 시대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몸과 마음 질병과 삶 그리고 우주를 엮는 광대한 시야, 그러면서도 구체적으로 삶의 용법을 기술해 놓은 치밀함, 무엇보다 특별한 지식 없이도 이 용법들을 스스로 찾아보고 쓸 수 있도록 편제되었다는 점. 동의보감의 이런 미덕은 현대 임상의학의 한계를 넘어설 뿐만 아니라 삶을 통찰하고 재구성하는 자기 구원의 길을 열어줄 것이다. 동의보감은 이제 세계적으로 알려진 기록유산이 됐다. 하지만 그 명성에 비해 사람들에게 거의 읽혀지지 않은 책이다. 그것은 의학은 어려운 것, 하여 의사만이 취급해야 한다는 편견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질병의 치유는 몸과 마음의 주인이 자기 자신이라는 인식에서 시작돼야 한다. 그렇게 주체적인 시선으로 삶을 돌아보게 되면, 병을 포함한 삶의 치유법을 스스로 찾게 될 것이고, 그 지점에서 동의보감과 새롭게 마주하게 될 것이다. 안도균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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