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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가톨릭 학교 “사악한 영혼 퍼뜨릴 ‘해리포터’ 도서관에서 뺐다”

    美 가톨릭 학교 “사악한 영혼 퍼뜨릴 ‘해리포터’ 도서관에서 뺐다”

    미국 테네시주의 한 가톨릭 학교가 “사악한 영혼의 마술을 퍼뜨릴 위험이 있다”며 도서관에서 유명한 해리 포터 시리즈 책들을 빼겠다고 학부모들에게 통보했다. 내시빌에 있는 세인트 에드워드 스쿨은 유치부부터 8학년까지 재학 중인데 이 학교의 댄 리힐 목사는 학부모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같은 뜻을 밝혔다고 야후 라이프스타일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현지 일간 ‘더 테네시안’에 따르면 리힐 목사는 이메일에 “이 책들은 선과 악 모두 마술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표현돼 있는데 진실이 아니다. 그건 명백한 속임수다. 책들에서 사용된 저주와 주문들은 모두 실재하는 것들로 이 문장을 읽는 사람에게 사악한 영혼을 마술처럼 퍼뜨릴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여러 퇴마사와 상의한 결과 그들도 학교 도서관에서 이 책들을 빼야 한다는 견해에 동조했다고 설명했다. 내시빌 가톨릭 교구 산하의 학교들을 감독하는 레베카 햄멀은 리힐 신부가 이 책들을 도서관에서 뺀 것이 확인됐다고 밝히면서도 가톨릭 교회는 해리 포터 시리즈에 대해 어떤 공식 입장도 갖고 있지 않으며 도서관에 이 책들을 놔둘지 여부는 각자 학교 지도자들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밝혔다. 학생들이 각자 자유시간에 해리 포터를 읽을 수 있도록 허용되느냐는 신문의 질의에 햄멀은 부모들의 결정에 맡긴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신앙이란 렌즈를 통해 아들딸들이 콘텐트를 이해할 수 있도록 부모들이 길안내를 했으면 하는 게 우리의 바람”이라면서 “우리가 검열을 하자는 것은 아니며 다만 그 나이대 적절한 물품을 제공하는 게 도서관의 임무”라고 단언했다. 야후 라이프스타일은 학교 측의 코멘트를 요청하고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출간된 해리 포터 시리즈는 세계적으로 대성공을 거뒀으나 기독교 시각으로 볼 때 신·구교를 막론하고 논란의 대상이 된다. 미국도서관협회에 따르면 해리 포터 시리즈는 2000∼2009년 소장 반대 요구가 가장 많이 제기된 서적이다. 반대 사유는 대체로 “해리 포터 시리즈가 마술과 주술을 미화해 아이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저주와 주술을 모방하도록 유도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2001년에 미국 뉴멕시코의 그리스도 커뮤니티 처치 담임 목사는 ‘해리 포터 화형식’을 거행했으며, 지역의 한 도서관은 “해리 포터는 우리 도서관에 멀쩡히 살아 있다”는 문구와 함께 맞불 전시회를 열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6일 막 오르는 ‘IFA 2019’ 관전 포인트 셋

    LG, 탈착식 듀얼스크린 V50S 씽큐 선봬 삼성, 내구성 키운 갤럭시 폴드 공개 관측 가전 생태계, 스마트씽큐 vs 패밀리허브 中 공세 여전… 참가 기업 40% 이상 달해 대화면 스마트폰 경쟁 체제, 데이터를 읽는 가전, 미중 무역전쟁 국면에서도 여전히 건재한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세력…. 오는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9’에서 확인할 트렌드다. IFA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 함께 세계 3대 IT·가전 전시회로 꼽힌다. 올해 IFA에도 전 세계 52개국에서 1840여개 기업 및 관련 단체가 참가해 미래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IFA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스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전뿐 아니라 모바일·스마트폰 영역에서도 승부를 겨룰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듀얼스크린을 적용한 ‘LG V50S 씽큐’를 IFA 무대에서 공개한다. 두 개 화면을 탈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듀얼 스크린폰은 “가장 현실적인 폴더블폰 옵션”이란 외신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를 IFA에서 공개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갤럭시 폴드는 지난 4월 미국 출시 예정이었지만, 언론 리뷰 과정에서 스크린 결함 문제가 불거지면서 출시가 연기됐었다. 삼성전자는 사용자가 화면 보호막을 임의로 제거할 수 없도록 내구성을 키운 폴더블폰을 IFA 공개일인 6일 국내 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듀얼스크린폰에 폴더블폰이 가세하면서 하반기에 기존 스마트폰과 차별화된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하는 새로운 차원의 스마트폰 경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IFA에선 최근 몇 년 동안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꾸준히 소개했다. 올해엔 특히 브랜드별로 정돈된 스마트 가전 생태계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 가전 연결의 중심을 냉장고, TV, AI 스피커 중 어디에 둘 것인가’라거나 ‘어떤 네트워크로 가전을 연결할 것인가’와 같은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일상에서 쓸 수 있는 스마트 가전 생태계 전체를 선보일 전망이란 뜻이다. 삼성전자는 IoT 기술 기반 패밀리허브, LG전자는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인 스마트씽큐와 연결된 생태계를 제시할 예정이다. 새 기술이 열어 갈 미래상을 조망하는 부대 행사인 IFA+서밋은 올해 주제를 ‘데이터이즘의 부상’으로 정하며, 기업들의 성과를 설명할 이론적 틀을 제시할 예정이다. 중국 기업 공세는 올해도 여전할 전망이다. 참가 기업의 40% 이상인 780여곳이 중국 기업이다. 중국 화웨이의 리처드 유 가전 담당 최고경영자(CEO)는 2017년 이후 3년 연속 IFA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LG전자 ‘인공지능 DD모터’로 유럽 프리미엄 세탁기시장 확대

    LG전자는 ‘인공지능(AI) DD 모터’가 탑재된 프리미엄 드럼세탁기 판매 나라를 올 연말까지 30개국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현재 유럽 8개국에서 판매되는 이 제품 판매처를 네덜란드, 스위스, 핀란드 등지로 넓힐 계획이다. LG 드럼세탁기는 6~1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IFA 2019’에 전시된다. AI DD 모터를 탑재한 이 세탁기는 의류의 무게를 감지하고 약 2만개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재질을 판단한 뒤 스스로 최적 세탁법을 설계하도록 설계된 프리미엄 제품이다. 가전 사업을 총괄하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본부장인 송대현 사장은 “차별화된 핵심 부품을 바탕으로 고객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하는 의류관리 문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테트라포드 평양 대동강에서 전시하고파… 마음 통해 그런 날 온다고 확신”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테트라포드 평양 대동강에서 전시하고파… 마음 통해 그런 날 온다고 확신”

    ‘한글 작가’ 금보성이 말하는 테트라포드와 한글“한글 시옷(ㅅ)을 입체화한 조형물인 테트라포드를 북한 평양의 대동강에서 전시하고 싶습니다. 한글을 같이 쓰는 데다 서로 지켜주고 보호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4각(四脚) 구조물인 테트라포드를 북한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지요. 언젠가는 꼭 그런 날이 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테트라포드가 심장, 하트를 닮아 보이지 않나요. 남과 북이 서로 마음 통하는 날이 올 겁니다.” 세계 3대 미술관 뉴욕메트로폴리탄 미술관서 전시뉴욕 센터럴파크 전시 준비… 늦어도 다음달 예정‘한글 조형 작가’ 금보성(54)은 요즘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서의 야외 전시 준비로 바쁘다. 한글 자체를 작품화 하는 그를 한글날에 전후에 맞춰 인터뷰를 추진하려다 세계 3대 미술관의 하나로 꼽히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성공적으로 전시했다기에 그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그의 작업공간인 ‘금보성 아트센터’를 부랴부랴 찾았다. 그는 지난달 14일부터 오는 8일까지 뉴욕 케이트오갤러러 전시 도중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테트라포드를 전시했다. 한국에 서양 미술이 도입된지 100년이 넘지만 한국 작가가 미국 최고의 미술관에서 설치미술로 전시하기는 처음으로 알려졌다. “제 작품 테트라포드 전시는 뜻밖에 이루어졌습니다. 제가 제안했다기보다 케이트오 갤러리 관장님의 기획이었습니다. 처음엔 이벤트의 하나이겠지 생각했지만 사람들이 정말 많이 왔습니다. 호응이 좋았습니다.” 언젠가 바닷가 방파제에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인 테트라포드가 서로 얽혀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의 작업실에 버티고 서있는 노란 테트라포드 한 점을 한참 보니 균형이 멋지게 잡혀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테트라포드 여러 점이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을 보니 사람들이 서로 팔짱을 끼고 나서는 모습, 연대의 상징처럼 보이기도 한다. “해체시 공부 도중 문자 해체”...대학 1년때 첫 전시“신학 공부, 작품에 반영…작품 만드는 과정은 순례”그는 한글 작가로 활동하면서 북한에서 전시하고자 제안서를 유엔에 냈다. 북한에 바로 진출하는 것은 쉽지 않으니 유엔에서 전시를 성공적으로 하고 이를 통해 북한 전시를 추진한다는 우회로를 뚫는 것이 계획이다. “테트라포드는 태풍이나 쓰나미에서 우리 인간을 지켜주듯 전쟁, 분단 등에서 우리나라를 보호해준다는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가 있는 것이지요.” 그가 테트라포드를 작품으로 선보인 것은 2015년이었다. 벌써 20회 이상 국내외 순회 전시를 했고, 빨강·파랑·노랑 등 색상도 10여가지다. 그러나 유엔보다 먼저 뉴욕시에서 답이 왔다. 지난 23일 뉴욕시에서 센트럴파크에서의 전시를 허용한다는 승인이 나왔다. 늦어도 다음달쯤 센트럴파크에서 하려고 그는 요즘 전시 준비로 작품구상과 설치 계획으로 한창 바쁘다. 금 작가가 작품 활동을 한 것은 35년째다. 한글을 모티브로 작품활동은 1984년부터 시작했다. 미국 독일 등 외국에서 15년동안 생활하다 한국에 들어와 작품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순수한 ‘한글 조형 작가’로는 그가 유일하다. 개인전도 58번 가졌다. “대학 1학년때 시를 쓰면서 독일의 해체시를 읽고 공부하다가 문자를 해체하고 색을 그려 넣었습니다. 문자와 글자가 새롭게, 전혀 다른 이미지로 다가왔습니다.” 그는 대학교 1학년 때인 1985년도에 서울 인사동에처 첫 전시회를 열었다. 그는 목사가 되고자 신학대에 진학했다. “신학은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제 작품이 관념적이랄까 철학적 냄새가 풍긴다면 그때 공부한 철학이 작품에 녹아들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림에 대한 이미지의 천착보다는 한글의 내적 요소에 더 관심을 가졌지요.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정신에 대한 ‘순례’이라 여깁니다.” 어찌보면 평범한 소재같은 테트라포드를 금 작가는 어떻게 작품화하게 되었을까. “태어나 자란 곳이 전남 여수입니다. 어렸을 때 자연스럽게 접한 곳이 방파제이고, 테트라포드였습니다. 이게 한글 ‘ㅅ’과 한자 ‘人과 닮은 점이 한글 작업을 하던 제게 다가왔지요. 2015년 제7회 여수바다미술제에 참가하면서 다양한 색상과 크기의 조형물 테트라포드를 선보였습니다.” “한글 작품화 쉽지 않아...해체해도 문자 인식 경향한글 정신 표현이 작품 키워드… 한국 고유의 그림한글, 산수화와는 다른 우리 정체성…세계화 앞장”그는 한글이 과학적이고 조형적으로 아름답다고는 하지만 작품으로 하기는 쉽지 않다고 고백했다. “말 즉 언어는 산이나 풍경이 아닙니다. 아무리 글자를 해체하고 색칠을 해도 사람들은 문자로 인식합니다. 예컨대 ‘ㅅㅣ· ㄹㅏo’을 그리면 이것은 그림이 아니라 문자 ‘사랑’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지요. 한글은 배우기 쉬운 만큼 누구나 작품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런 인식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한글 정신이 무엇이냐, 한글 정신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그의 작품 키워드이다. 그가 생각한 문자 해체 방식은 이렇다. ‘당신을 사랑합니다’는 글자를 자음과 모음 그리고 점으로 해체해 나무 토막으로 만들어 윷놀이 하듯 하늘에 던집니다. 그렇게 해서 마구 뒤섞여 바닥에 놓인 것을 그림으로 입체적으로 그려내는 ‘한글 윷놀이’ 시리즈로 설명한다. 지난달 일본 도쿄 긴자에 있는 갤러리 k에서 일주일간 전시했다. “한국과 일본 정부 간의 냉전으로 관람객이 오기는 할까 하고 걱정했는데, 정말 많은 사람이 다녀갔습니다. 그때 후츄시미술관 학예원인 타케이 토시후미는 ‘한글 그림은 너희 나라 고유의 것이고, 이게 너희 나라의 그림이다’고 평가했어요. 한글을 정신적 기호로 받아들인 것이지요.” 그의 한글 그림이 산수와는 또다른 대한민국의 그림, 정체성이 담긴 그림으로 본 것이다. “더욱 천착해서 한글 조형의 세계화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그는 작품의 산업화에도 관심이 많다. 일본을 대표하는 ‘예술의 섬’ 나오시마에 호박작가 쿠사마 야요이가 작품을 설치한 것처럼 금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전시할 공간을 찾고 있다.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성이 특이하다고 하자 본명은 ‘김보성’인데, “의리”하는 연예인 김보성과 동명이인을 피하기 위해 금보성으로 바꿨단다. 김과 금은 한문이 金으로 같다. “알고 보니 연예인 김보성의 본명은 허석이더군요.”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젖지 않는 폭우… 걷다 보니 젖어든 사색

    젖지 않는 폭우… 걷다 보니 젖어든 사색

    미술관 1층 오른쪽 전시장에 들어서면 성인 2명이 지날 수 있을 정도의 좁고 어두운 또 하나의 입구가 맞이한다. 한 발씩 걸음을 옮길수록 멀리서 장대비 퍼붓는 소리가 눅눅한 습기를 머금고 다가온다. 이내 눈앞에 어둠 속 굵고 힘찬 빗줄기가 펼쳐진다. 100㎡(약 30평) 크기의 공간에는 마주 보는 벽면 위에서 어둠을 밝히는 불빛과 그 공간을 뒤덮는 빗줄기, 그리고 공간의 분위기에 압도된 관객만이 존재한다. 맹렬히 퍼붓는 물줄기의 기세에 머뭇거리기도 잠시. 조심스레 빗속으로 몸을 옮겨 본다. 분명 눈앞에 굵은 빗방울이 연방 쏟아지고, 물 튀기는 소리도 귓가를 때리지만 몸은 젖지 않는다. 어둠 속 비 오는 공간을 우산 없이 걷노라면 잠시 세상과 단절된 느낌과 함께 소설 속, 혹은 영화 속 주인공인 된 기분을 만끽할 수도 있다. 부산 남서쪽 끝자락, 영남권 곳곳을 돌고 돈 낙동강이 남해와 만나는 지점에 만들어진 섬 을숙도. 지난해 6월 이곳에 문을 연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설치 전시 ‘레인룸’(Rain Room) 현장이다. 지난달 15일 ‘레인 룸’이 포함된 전시 ‘아웃 오브 컨트롤’(Out of Control·통제불능)이 개막한 이후 미술관은 밀려드는 관객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개막 이후 전회차 매진 행진 중이다.독일 출신 플로리안 오트크라스와 한네스 코흐가 결성한 작가 그룹 ‘랜덤 인터내셔널’은 2012년 영국 런던 바비칸센터에서 설치 작품 ‘레인룸’을 처음 공개했다. 작품은 일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시간과 공간을 관객에게 선사하며 세계 주요 미술관의 러브콜을 받아 왔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미술관(LACMA), 상하이 유즈뮤지엄, 아랍에미리트 샤자예술재단 등 ‘레인룸’이 설치된 곳은 ‘젖지 않는 폭우’를 경험하기 위한 관객들로 가득 찼다. 지난달 중순 한국 첫 전시를 위해 부산을 찾은 오트크라스는 전시 설명에 앞서 까다로운 설치 전시회를 완벽히 준비한 부산현대미술관 측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는 “레인룸은 우리에게도 특별한 작품으로, 작품 자체의 복잡도가 굉장히 높다”면서 “전시 기관 역시 굉장히 큰 용기가 필요하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작가가 언급한 ‘용기’는 매우 복잡하고 예민한 ‘레인룸’의 작동 방식을 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이자 도전이다. 작품은 한 시간에 2000~3000ℓ의 물을 쏟아낸다. 이런 폭우 한가운데에 서도 젖지 않는 비결의 시작은 벽면에 설치된 3D카메라다. 각 벽면에 4대씩 설치한 카메라는 사람 움직임을 감지해 통제실로 정보를 전송하고, 통제실 컴퓨터는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천장에 있는 1582개 물구멍(노즐)을 열고 닫는다. 관람할 때 동작 감지 정보 전달과 물방울이 떨어지는 시간을 감안해 사색하듯 천천히 움직여야 하는 이유다. 마음 놓고 발걸음을 재촉했다간 내리는 빗방울을 온몸으로 맞게 된다. 또 관객이 촘촘하게 몰려다니면 컴퓨터의 인식 착오로 비를 맞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미술관 측은 ‘레인룸’ 체험을 10분에 12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오트크라스는 “레인룸을 걷는 사람은 자신의 움직임에 따라 멈추는 비를 보고 스스로 ‘주변 환경을 통제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사실 그 공간 안에서 관객의 움직임은 비에 의해 통제되고 있는 것”이라고 작품의 의도를 꺼냈다. “아주 천천히 걷지 않으면 몽땅 젖는다. 마치 에어컨처럼 편리하고 인위적인 환경에 의존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인간이 스스로 소유하고 싶어 하는 ‘통제’ 욕구를 표현한 것이 레인룸”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관객에게 작품의 메시지를 강요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가 바라는 ‘레인룸’은 관객이 선입견 없이 경험하고, 그 속에서 저마다 다양한 사유를 하는 공간이 되는 것이다. 전시는 내년 1월 27일까지이며, 온라인 예매를 통해서만 관람할 수 있다. 부산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중기부·삼성전자, 중기 스마트공장 확대

    삼성과 거래 없는 중기도 구축 지원 6000만~1억 사업비·맞춤형 기술 지도 작년 505개 기업 이어 올 570곳 선정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와 삼성전자가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삼성과 거래가 없는 중소기업도 지원 대상이라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삼성전자, 중소기업중앙회는 ‘소재·부품·장비 상생형 스마트공장 지원사업’ 1호 기업 중 경기 김포시의 에스비비테크와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발표했다. 앞서 중기부는 반도체 라인 부품과 정밀감속기를 생산하는 에스비비테크와 함께 필기구·볼펜 제조사인 엠텍, 문구류 부품사인 플라맥스 등 3개사를 지원사업 1호 기업으로 선정했다. 협약식에서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중소기업들을 만나 보니 일본보다 앞선 기술을 가진 히든 챔피언들이 국내에 많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연결돼 유망 중소기업들이 많이 배출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과 거래가 없는 국내 중소기업도 성장할 수 있도록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 중소기업들은 스마트 공장 구축 수준에 따라 6000만~1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또 삼성전자 멘토들이 기업 현장을 방문해 주요 문제를 해결하는 ‘맞춤형 기술 지도’를 제공한다. 지난해 505개 기업을 지원한 데 이어 지난 6월부터 올해 스마트공장 구축 추진 업체 570여개사를 새로 선정해 지원 중인 삼성전자는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중소기업을 추가로 선정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삼성전자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의 하나로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발표했다. 지난해부터 2022년까지 중소기업 2500곳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중기부와 삼성전자가 5년 동안 매년 각각 100억원씩 총 1000억원을 조성해 지원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삼성전자는 국내외 판로 개척 지원, 글로벌 홍보,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위해 100억원의 재원을 추가로 출연하고, 200여명의 제조 전문가들을 투입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은 ▲제조 현장 혁신과 환경안전 개선 ▲제조실행시스템(MES),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공장 운영 시스템 구축 ▲바이어와 투자 유치를 위한 구매 전시회 개최 및 글로벌 홍보 ▲스마트공장 전문가 양성 교육과 개발·영업·제조 등 직무별 특화 교육을 통한 전문가 양성 ▲삼성전자 일부 특허 무상 개방과 우수기술 설명회 등의 방식으로 이뤄진다. 2018~2022년 사업에 앞서 2015~2017년 3년 동안 삼성전자는 총 1086개 중소기업의 스마트 공장 구축 사업 지원에 참여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명예 저작권 기증자’ 배우 이광기 사진전

    ‘명예 저작권 기증자’ 배우 이광기 사진전

    ‘명예 저작권 기증자’로 선정된 배우 이광기(사진)가 사진전을 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다음달 3~10일까지 파주에 있는 갤러리 ‘끼’에서 이광기가 저작권을 국가에 기증한 사진 작품을 위주로 전시회를 연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2019년 명예 저작권 기증자로 선정된 배우 이광기와 가수 진영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광기의 사진은 국내와 아프리카 부룬디, 아이티, 몽골 등 해외 여러 지역 삶의 흔적을 담았다. 현장에서는 진영이 기증한 음원 ‘그대는’도 들을 수 있다. 3일 열리는 오프닝 행사에는 가수 양희은, 기타리스트 드니 성호 등이 참석해 축하공연도 열 예정이다. 사진전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광기가 직접 작품 설명을 할 예정이다. 한국저작권 위원회는 “저작권 기증, 자유이용허락표시(CCL) 활성화 등을 통해 저작권 나눔 문화를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영등포구, 구민과 함께 ‘영등포 100년의 기억, 순회사진전’ 연다

    영등포구, 구민과 함께 ‘영등포 100년의 기억, 순회사진전’ 연다

    “옛날에는 버스가 많이 없어서 나룻배를 타고 한강을 건너다녔지.”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사는 박정수(66)씨는 50여년 전에 찍은 옛날 사진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사진 속에는 한강에서 나룻배를 타고 있는 네 명의 고등학생과 한 명의 뱃사공이 있다. 뒤로는 제2한강교, 지금의 양화대교가 보인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쯤 됐을까. 도림 성당에 다니던 친구들이랑 찍은 사진이야”라며 사진에 담긴 추억을 설명했다. 사진 한 장으로 보여주는 1960년대 그 시절 영등포의 모습이다. 영등포구가 영등포의 역사와 구민의 추억을 담은 사진 전시회 ‘영등포 100년의 기억’ 순회사진전을 다음달 28일부터 10월 18일까지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사진전은 영등포구 ‘구민의 날’인 다음달 28일 영등포아트홀 전시를 시작으로 구청 1층 로비, 영등포역까지 3곳을 1주일씩 순회하는 방식으로 열린다. 구는 과거와 현재, 앞으로 성장하는 영등포와 구민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전시함으로써 지역에 대한 애향심을 높이고 향후 영등포 100년의 역사를 구민과 공유하기 위해 이번 전시회를 기획했다. 전시 작품은 총 70여점으로 구성한다. 프롤로그로 사진전 소개 영상을 상영하고 연도별과 지역별로 나눠 두 가지 테마로 전시장을 운영한다. 연도별 전시는 시대에 따라 변천하는 영등포의 모습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구성한다. 지역별 전시는 영등포를 8개 권역으로 분류해 지역명의 유래를 소개하고 경제, 교통 등 분야별 발전과 구민 삶의 모습을 전시한다. 또한 구는 사진 전시회와 함께 영등포의 역사를 설명해주는 ‘도슨트’를 배치해 관객들의 관심과 이해를 도울 계획이다. 구는 사진 전시회를 위해 다음달 18일까지 주민들이 소장하고 있는 사진을 공모한다. 영등포의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지역 모습과 구민의 옛 생활상 등이 담긴 사진이라면, 크기와 출품 수의 제한 없이 지원 가능하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이번 사진전을 통해 영등포의 아름다운 모습을 널리 알리고 영등포 역사와 발전 과정에 대한 관심과 인식을 증진시키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계명대 ‘2019 프리뷰 인 서울’ 15년 연속 참가

    계명대 텍스타일디자인과가 20주년을 맞이한 ‘2019 프리뷰 인 서울(PIS)’에서 15회 연속 참가해 한국섬유산업연합회로부터 협력상을 받았다. 2000년에 시작된 PIS는 국내 섬유패션업체의 수출 확대와 내수 거래 활성화를 위한 섬유전시회로 올해 20주년을 맞이했다. ‘2019 PIS’는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엑스코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회는 최신 글로벌 트랜드를 반영해 섬유패션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인 ‘Good-Circle(선순환구조)’를 테마로 정하고 국내외 424개(국내 215개, 국외 209개) 업체가 참가했다. 28일(수) 개막식에서는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가지고, 그동안 PIS에 공로가 인정되는 업체에 협력상을 수여했다. 계명대 텍스타일디자인과는 올해도 작품을 선보이며, 업체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No where Now here’(부제 : 무에서부터 지금까지) 무(無)의 상태 속에 흔들리던 자아로 불안정했지만 4년간의 대학 생활의 배움으로 지금의 유(有)가 되기까지를 뜻하는 타이틀로 진행되고 구체적으로 Unclosed bricks, Art with flower, Trace of carbon, Work and life balance, Infinity challenge의 다섯 가지 테마로 제작된 디자인을 선보였다. 하지연 계명대 텍스타일디자인학과장은 “PIS 박람회는 교육현장에서 진행된 실습이 산업체의 현장실무의 결실로 이어지기 위한 교두보로써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개발된 디자인은 어패럴, 패브릭, 침장, 벽지, 키즈용품 등 다양한 용도의 여러 분야 기업체들과 협업을 진행할 뿐 아니라 학생들의 취업과 진로결정에도 많은 도움이 되어 앞으로도 꾸준히 참가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원빈처럼… 옹박처럼… 무림 고수들 충주 격돌

    원빈처럼… 옹박처럼… 무림 고수들 충주 격돌

    영화 ‘아저씨’의 배우 원빈이 선보인 펜칵실랏, ‘옹박’으로 유명세를 탄 무에타이, 한때 종합격투기대회를 석권했던 주짓수 등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각종 무예를 직접 관람할 수 있는 전 세계무예축제가 충북 충주에서 개막한다. ‘시대를 넘어 세계를 잇다’를 주제로 열리는 ‘2019 충주 세계무예마스터십’이 30일 오후 7시 충주종합운동장 개막식을 시작으로 다음달 6일까지 충주체육관, 건국대·한국교통대 체육관, 택견원, 세계무술공원 등에서 펼쳐진다. 유도, 태권도, 합기도, 주짓수, 무에타이, 삼보, 사바테, 우슈, 카바디, 쿠라시, 펜칵실랏, 택견, 씨름 등 20개 종목에서 271개의 금메달을 놓고 세계 각지의 무예인들이 자웅을 겨룬다. 조직위원회가 29일 공개한 메달에는 각 종목 이미지와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 엠블럼으로 디자인했다. 2016년 청주에서 열렸던 초대 대회 이후 3년 만에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106개국에서 3119명(선수 2414명, 임원 705명)이 참가한다. 세계 랭킹 8위 안에 들거나 최근 3년간 세계 대회나 대륙별 대회에서 메달을 딴 ‘우수 선수’도 369명이나 참가한다. 가장 많은 우수 선수가 출전하는 종목은 유도(100명)다. 이어 주짓수 36명, 태권도 32명, 우슈 30명 등이다. 무예 대결뿐 아니라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풍성하다. 특히 29일부터 9월 2일까지 열리는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는 무예를 주제로 한 세계 첫 국제영화제다. 20개국 51편의 무예·액션 장르 영화를 상영한다. 대회 기간에 열리는 무예산업전시회에서는 도복과 장비 등 무예와 관련한 다양한 제품을 전시하고 기술과 정보도 교류한다. 동시에 열리는 제19회 충주세계무술축제에서는 39개국 무술팀이 다채로운 무예 공연을 선보인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대구보건대 ‘KDTEX 2019’ 2년 연속 최고상 수상

    대구보건대 치기공과 재학생들이 전국 치기공과 학생실기 경진대회에서 우수한 실력을 인정받았다. 대구보건대는 23일부터 25일까지 대구 EXCO에서 열린 ‘KDTEX(대한치과기공사협회 종합학술대회 및 기자재전시회) 2019’ 전국 치기공과 학생실기 경진대회에서 치아형태 석고조각 부문에서 치기공과가 2년 연속 최우수상과 주요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대회는 대한치과기공사협회 주관으로 개최한 행사로 전국 19개 대학 10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했다. 대구보건대 치기공과 3학년 전민구(23)씨와 최지윤(22·여)씨는 전치부 치아형태 석고조각 부문에서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수상했다. 석고 조각 파트는 치아형태, 기능, 심미안을 중시하는 치과기공분야에 가장 기초가 되는 부문이다. 함께 참가한 2학년 김도연(22)씨도 보철작품전시회 개인전 부문에서 직접 제작한 보철작품이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치기공과 고재완 교수는 투철한 사명감과 봉사정신을 바탕으로 국민건강증진과 보건의료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보건복지위원장상도 수상했다. 또 정효경 교수는 ‘KDTEX 2019’ 준비위원으로 국제학술대회 기획과 유치에 적극적으로 노력해 대한치과기공사협회로부터 공로패를 받았다. 치기공과 학과장 박광식(53)교수는 “국내 권위적인 학술대회에서 재학생과 동료 교수가 큰 상을 받게 돼 기쁘다”며 “대구보건대학교 치기공과는 1972년 대학설립과 동시에 개설 된 48년의 전통과 9000여명의 치기공사와 관련 종사자를 배출한 명문학과”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예술이 된 폐공장 벽 파산은행 명단… 밝은 미래 약속한 거짓된 권력

    예술이 된 폐공장 벽 파산은행 명단… 밝은 미래 약속한 거짓된 권력

    “아들아,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기택(송강호 분)은 거짓 이력으로 부잣집 과외선생으로 취업하려는 아들 기우(최우식 분)에게 한 말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과 계획 없이 하루하루를 근근이 살아내는 사람들의 삶을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그럼에도 자본 권력은 빨아먹을 피조차 굳어가는 사람들에게도 밝고 희망찬 미래를 약속하며 그들을 유혹한다. ‘복지 천국’에서 나고 자란 3명의 예술가는 이런 현실을 두고 “우리도 꿈속에서는 계획이 있다”고 말한다. 서울 국제갤러리가 지난해 8월 부산 수영구 망미동 폐공장 터에 문을 연 국제갤러리 부산점의 전시회를 둘러보던 중 ‘기생충’의 대사가 불쑥 떠올랐다. 덴마크 작가 그룹 슈퍼플렉스(SUPERFLEX) 개인전 ‘우리도 꿈속에서는 계획이 있다’는 설치와 회화 작품을 통해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 경제위기와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라는 인류 당면 과제를 다룬다. 옛 고려제강 공장 뼈대를 그대로 살린 갤러리에 들어서면 두 벽면에 걸쳐 글과 숫자가 빼곡하게 적힌 검은 패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모두 금융위기 때 ‘망한’ 은행의 이름과 날짜다. 토마토저축은행, 대전상호저축은행, 전주저축은행 등 한국 금융기관의 파산 기록도 담겼다. 맞은편 벽면에는 파산한 은행의 로고를 변형한 그림들이 걸려 있다. 세계 금융 권력의 소멸 과정을 추적한 설치미술 작품 ‘파산한 은행들’(Bankrupt Banks)이다. 전시회장을 찾은 작가 야콥 펭거는 “파산한 은행들, 그리고 그들을 인수해 몸집을 불려 영향력을 키우는 은행들의 성공과 소멸을 보면서 거대한 세계 경제구조가 돌아가는 과정을 알 수 있었다”면서 “파산한 은행들은 ‘선샤인 뱅크’처럼 주로 밝고 긍정적인 미래를 약속하는 이름의 은행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검은 패널과 은행 로고 회화 사이 넓은 바닥은 파란색 조형물이 가로지른다. 의미를 알 수 없는 꺾은선 그래프 혹은 주가변동 그래프가 떠오르는 형상이다. 작가들이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18개월간 가치 변동을 추적해 시각화한 작품 ‘나와의 연결’(Connect with me)이다. 작가는 “비트코인이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이를 ‘자유경제시장의 유토피아가 될 수 있다’고 봤지만, 이 또한 실패할 수 있는 모델이라는 걸 표현했다”면서 “작품 ‘파산한 은행들’은 금융기관이 거대 경제구조를 책임졌던 구시대 경제를 의미하고, ‘나와의 연결’은 개인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처럼 개인이 경제구조를 책임지는 새 시대의 경제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갤러리 입구 벽면에는 바닥에서 약 1m 높이에 파란 유리조각 3개가 붙어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을 의미하는 작품이다. 작가 브외른스테르네 크리스티안센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서에서 예측한 100년 뒤 상승한 해수면을 표현했다”면서 “현재 인류가 처한 한계와 또 미래에 다가올 재앙을 가시화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작품 의미를 설명했다.이 밖에 캔맥주에 ‘공유경제’ 개념을 담은 작품 ‘프리비어’(FREE BEER)는 개념을 이해하고, 직접 맛볼 수 있는 독특한 재미가 있다. 작가들은 덴마크 양조 전문가가 만든 맥주 제조 방법을 누구나 활용할 수 있게 공개했다. 저작물 이용 표시(CCL)를 하고 같은 맥주를 만들거나 이를 변형한 자신만의 맥주를 만들 수 있다. 또 이윤 창출을 위한 상업적 활용도 허용한다. 갤러리 인근 수제 맥주 전문점에서 이를 변형해 개발한 ‘프리비어’ 7.0 버전을 판매한다. 전시는 10월 27일까지. 부산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10년 만에 귀환 직지원정대 추모하며… 청주, 새달 25일 등산화 등 유품 전시회

    히말라야 등반도중 실종됐다 10년 만인 지난달 시신으로 발견된 직지원정대 두 대원의 유품 전시회가 열린다. 박연수(55) 전 직지원정대장은 “다음달 25일이 박종성(당시 42세)·민준영(36) 대원이 베이스캠프와 교신이 끊기며 실종된 날”이라며 “해마다 이날 추모제를 열어왔는데 이번에는 이들의 유품도 전시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그는 “추모비가 세워진 청주고인쇄박물관 인근 실외에 임시 전시공간을 마련하거나 실내전시장을 빌릴 예정”이라며 “유품은 시신 발견장소에서 수집된 등산화, 텐트, 아이젠, 로프, 아이스스크류, 배낭커버 등 10여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고인들은 2009년 9월 23일 직지원정대 일원으로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히운출리(6441m) 북벽 신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이틀 뒤 실종됐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경기도, 9.19 선언 1주년 기념 ‘Let’s DMZ’행사 개최

    경기도, 9.19 선언 1주년 기념 ‘Let’s DMZ’행사 개최

    경기도가 남북정상의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을 맞아 9월 한 달 동안 고양, 포천 등 경기북부 일원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Let’s DMZ‘ 행사를 개최한다. 정동채(전 문화관광부 장관) Let’s DMZ 조직위원장과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28일 도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행사계획을 발표했다. ‘Let’s DMZ‘는 ▲DMZ(비무장지대) 포럼 ▲Live DMZ ▲DMZ 페스타 ▲ART DMZ 등 4개 주요 행사를 포함해 DMZ에서 보고, 듣고, 체험하는 모든 행사를 아우르는 명칭이다. 먼저 남북 평화협력과 DMZ의 평화적 활용방안에 관한 국제적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 마련된 학술행사인 ’DMZ 포럼‘이 내달 19∼20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다. ’DMZ, 냉전의 유산에서 평화의 상징으로‘를 주제로 열리는 포럼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판티킴푹 베트남 인권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 미국 사회운동가가 기조연설할 예정이다. 문정인 외교안보특보, 조셉 윤 전 미국 대북특별대표 등이 참여하는 3개 특별세션과 경기연구원이 준비한 6개 테마에 관한 12개 기획세션도 진행된다. 내달 21일에는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공연장에서 아스트로, 모모랜드 등 아이돌그룹과 김종석, 이은미 등 유명 뮤지션이 선보이는 음악공연인 ’Live DMZ‘가 개최된다. ’DMZ 페스타‘는 DMZ의 우수 생태관광 자원을 알리기 위한 전시행사로 내달 18∼21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다. 전시 행사와 함께 역사, 음식, 생태, 평화를 주제로 한 토크콘서트도 이어진다. 특히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와 심영순 요리연구가가 함께하는 ’이북음식 푸드 토크쇼‘는 북한음식을 직접 만들어보고 남북정상회담 만찬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도는 설명했다. ’ART DMZ‘는 지역축제와 연계해 마련된 예술행사로 이달 말 연천군 장남통일바라기 축제장과 9월 초 김포시 아트빌리지 일원에서 개최된다.유명 작가들의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지역 아티스트들의 거리공연과 평화작품을 완성해가는 애니메이션 제작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 밖에도 9월 22일 경기도 북부청사 앞 평화광장에서는 ’피스 메이커 콘서트‘가 열린다. 그리스 작곡가 미키스 테오도라키스가 한반도 평화를 기도하는 헌정곡을 선보이고 노찾사, 정태춘 등 뮤지션의 합동 공연도 펼쳐진다. 이화영 부지사는 “이번 행사가 한반도 평화를 향한 염원을 모으고, DMZ의 평화적 가치를 전 세계로 알리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믿는다”라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경기도의 노력에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외국에 있는 문화재 36점, 우리 손으로 복원한다

    외국에 있는 문화재 36점, 우리 손으로 복원한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외국에 있는 우리 문화재 36점을 선정해 올해 보존·복원한다고 27일 밝혔다. 지원 대상은 미국 데이턴미술관 해학반도도 병풍 1점, 독일 뮌스터칠기박물관 흑칠나전길상문함 1점, 독일 그라시민족학박물관 조선시대 갑주 3세트 30점, 영국 빅토리아앨버트박물관 자수화초길상문병풍 1점, 일본민예관 흑갈칠나전모란당초문함 1점, 스웨덴 동아시아박물관 회화 2점이다. 데이턴미술관의 해학반도도 병풍은 1920년대 후반 미국 사업가 찰스 굿리치가 사들였고, 조카 메리 패터슨이 1941년 미술관에 기증했다. 학과 바다, 복숭아가 주로 그려진 병풍엔 부수적으로 소나무, 바위, 해, 영지 등 십장생도 묘사돼 있다. 배경에 금박을 사용하고 규모가 큰 작품이라는 점에서 매우 희귀하며, 왕가에서 사용했을 가능성도 나온다. 그러나 그동안 손상이 심해 전시한 적이 거의 없었다. 6개 큰 패널로 나눠졌지만, 이번에 보존·복원을 통해 한국 전통 12폭 병풍 형식으로 바뀐다. 이 밖에 궁중 연회에서 추던 정재무의 가사를 담은 영국 빅토리아앨버트박물관 소장 자수화초길상문 병풍도 현재 낱장으로 남아 있지만, 이번에 병풍 모습을 되찾는다. 앞서 재단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7개국 18개 기관이 보유한 문화재 23건 63점을 보존·복원하는 데 지원했다. 외국에 있는 작품이지만 재단이 보존·복원을 도우면서 국내 전시회 등에 활용하고 있다. 이번 지원 대상은 올 1~3월 외국 소장기관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해 전문가 심의를 거쳐 결정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전국체전·장애인체전 마스코트 전시 새달 1일까지

    전국체전·장애인체전 마스코트 전시 새달 1일까지

    10월 전국체전과 전국장애인체전을 앞두고 26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 광장에서 두 대회 마스코트인 ‘해띠’(오른쪽)와 ‘해온’의 전시회가 열린 가운데 아이들이 해온 옆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총 74개 종목별 마스코트가 광장을 가득 채운 전시회는 다음달 1일까지 진행된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전국체전·장애인체전 마스코트 전시 새달 1일까지

    전국체전·장애인체전 마스코트 전시 새달 1일까지

    10월 전국체전과 전국장애인체전을 앞두고 26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 광장에서 두 대회 마스코트인 ‘해띠’(오른쪽)와 ‘해온’의 전시회가 열린 가운데 아이들이 해온 옆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총 74개 종목별 마스코트가 광장을 가득 채운 전시회는 다음달 1일까지 진행된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서울포토] 광화문에서 만나는 전국체전 마스코트 ‘해띠·해온’

    [서울포토] 광화문에서 만나는 전국체전 마스코트 ‘해띠·해온’

    26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전국체전 마스코트(노랑)인 해띠와 전국장애인체전 마스코트(파랑)인 해온 특별 전시회‘에서 아이들이 마스코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제100회 전국체전?제39회 전국장애인체전 공식 마스코트인 해띠?해온이 총 74개의 경기 종목을 모두 구현하여 대중에 오픈하는 첫 번째 대규모 행사이다. 2019. 8. 26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국내 첫 심사 전 과정 공개… SNS로 생중계도

    국내 첫 심사 전 과정 공개… SNS로 생중계도

    연희-조민석 작품·증산-이진오 작품 “이용도 낮은 땅 창의적 도시 재창조”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경의선 숲길 끝 연희동 유휴부지와 증산동 빗물펌프장 부지 복합 개발과 관련,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설계안을 선정했다.SH공사는 “도시 재창조 관점에서 주민 삶의 질과 미래도시 전략까지 고려한 새로운 청년주택 모델을 마련하고, 공공주택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기 위해 공모를 했다”고 22일 밝혔다. SH공사는 지난 5월 20일 ‘연희·증산 혁신 거점 국제설계공모’를 공고했다. 연희동 유휴부지는 17작품(국내 16·국외 1), 증산동 빗물펌프장 부지는 14작품(국내 10·국외 4)이 응모했다. 심사위원들 1차 심사로 5작품씩 본선 진출작을 뽑았다. 2차 심사는 지난달 22~23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진행됐다. 건축가 발표, 건축가와 심사위원 간 질의응답·토론 등 심사 전 과정이 공개됐다. 관심 있는 시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생중계까지 됐다. 심사 때 건축가 프레젠테이션 일부가 공개된 적은 있지만 모든 과정이 낱낱이 공개된 건 국내 최초다. 연희 혁신 거점 설계공모 당선작으론 조민석 건축가의 작품이, 증산 혁신 거점 설계공모 당선작으론 이진오 건축가의 작품이 선정됐다. 조 건축가는 빗물펌프장과 주거공간의 어울림, 입주자를 지원하는 다양한 공공·상업시설,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생활사회간접자본(SOC)을 통해 새로운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설계안을 제시했다. 이 건축가는 기존 빗물펌프장 위에 테라스형 주거공간을 중심으로 한 ‘미니 도시’ 조성 안을 제안했다. SH공사는 “설계공모를 통해 시민 이용도가 낮은 단절된 도로·광장 부지에 창의적 복합시설을 건립, 공공주택 자체가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계획안이 선정됐다”며 “향후 설계 설명과 작품전시회를 개최, 설계 공모 과정과 구체적인 계획안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과천시 등 4개 기관, 추사 김정희의 글로벌 콘텐츠 진흥위해 협력

    과천시 등 4개 기관, 추사 김정희의 글로벌 콘텐츠 진흥위해 협력

    추사 김정희 선생의 숨결이 남아있는 3개 지자체가 추사의 글로벌 콘텐츠 진흥을 위해 서로 협력키로 했다. 과천시는 예산군, 제주도. 예술의 전당과 함께 추사사업 추진 4개 기관 업무 협약식을 예술의 전당에서 가졌다고 22일 밝혔다. 지난 21일 협약에 따르면 추사 김정희 선생의 본향 예산군과 유배지였던 제주도, 생의 말년을 보낸 과천시를 비롯한 예술의전당 4개 기관 공동으로 추사의 글로벌 콘텐츠 개발을 위해 연구와 전시, 교육 등 상호협력하며 공동사업을 개발·기획하기로 했다. 4개 기관은 내년 1월부터 3월까지 ‘2020년 추사한국전’을 170여 점의 작품으로 공동으로 기획하며 4곳에서 동시에 주제별 전시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김 시장은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추사의 학문과 예술세계를 기리고 콘텐츠 개발로 추사 김정희 선생의 뛰어난 작품을 세계 속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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