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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애 아니길” 3500년된 유물 깨뜨린 4살…박물관이 준 기회는?

    “우리애 아니길” 3500년된 유물 깨뜨린 4살…박물관이 준 기회는?

    이스라엘의 한 박물관에 전시됐던 3500년 된 항아리가 4살짜리 아이의 실수로 산산조각이 났다. 거의 손상되지 않은 매우 드문 유물의 파손이지만, 박물관 측은 “호기심 때문”이라며 아이를 감쌌다. 27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 하이파에 있는 헤흐트 박물관은 “기원전 2200년에서 1500년 사이 청동기 시대에 제작된 항아리가 4살 소년의 실수로 파손됐다”면서 “현재 복원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깨진 항아리는 거의 손상되지 않고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던 매우 드문 유물이었다. 그동안 보호물 없이 박물관 입구 근처에 전시돼 있었다. 해당 박물관은 관람객이 유리막 등의 방해 없이 유물을 직접 볼 수 있도록 전시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고고학 유물의 ‘특별한 매력’을 제대로 느끼려면 아무 장애물 없이 관람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박물관 측 설명이다. 항아리를 파손한 아이의 아버지는 “아들이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궁금해서 살짝 잡아당겼는데 항아리가 떨어지면서 파손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아리가 깨진 곳 옆에 아이가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처음에는 우리 아이가 한 일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헤흐트 박물관은 며칠 뒤 항아리를 깨뜨린 아이를 가족과 함께 다시 초청해 정식으로 전시장을 둘러볼 기회를 제공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전시품을 일부러 훼손하는 경우가 있고 그 경우엔 엄중하게 다루지만, 이 경우엔 어린아이가 실수한 것이어서 그에 맞게 대응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전문가에게 맡겨 항아리를 복원할 방침이다. 아이의 아버지는 “복원된 항아리를 보면 마음의 부담에 덜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더는 같은 항아리가 아니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이번 사고에도 불구하고 유물을 보호장비 없이 전시하는 방침도 가능한 한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헤흐트 박물관은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 대학 내에 있으며 고대 유물과 예술품을 수집하고 있다.
  • “궁금해서 잡아 당겼다”···3500년 된 유물 파손한 4살 아이

    “궁금해서 잡아 당겼다”···3500년 된 유물 파손한 4살 아이

    박물관을 방문한 4살 아이가 무려 3500년 전 항아리 유물을 깨뜨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영국 BBC 등 외신의 2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얼마전 이스라엘의 4세 아이는 현지에 있는 하이파 헤이트 박물관을 방문해 유물을 관람하던 중 실수로 기원전 2200년에서 1500년 사이의 청동기 시대에 제작된 항아리를 깨뜨렸다. 공개된 사진은 흙으로 만들어진 3500년 전 항아리 유물의 절반이 완전히 깨져있고, 파편도 매우 작게 쪼개져 있어 한눈에 봐도 파손 정도가 심각한 상태였다. 일반적으로 깨지기 쉬운 유물의 경우 유리막 등을 이용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지만, 해당 박물관은 관람객이 유리막의 방해 없이 유물을 직접 볼 수 있도록 전시하고 있었다. 이번에 파손된 항아리 역시 박물관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보호막 없이 전시 중이었다. 3500년 전 유물을 파손한 아이의 아버지는 “아들이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궁금해하며 살짝 잡아 당겼는데, 항아리가 떨어지면서 파손됐다”고 말했다. 박물관 측은 전시품을 고의로 파손할 경우 경찰조사 등의 절차를 거쳐 엄중하게 처벌해 왔지만, 이번 사례는 “호기심 많은 어린아이의 실수”라고 판단하고 이에 따른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파손된 유물은 전문 복원가들에게 전해져 복원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물을 파손한 아이의 아버지는 “파손된 항아리를 복원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어 다행이지만 여전히 박물관 측에 매우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박물관 측이 유물 파손 사고 며칠 후에 우리 가족을 다시 초대해 줘서 매우 감사했다”고 전했다.
  • “아빠, 나 어떡해”…3500년 된 항아리 유물 깨뜨린 4살 아이, 박물관 반응은?[포착]

    “아빠, 나 어떡해”…3500년 된 항아리 유물 깨뜨린 4살 아이, 박물관 반응은?[포착]

    박물관을 방문한 4살 아이가 무려 3500년 전 항아리 유물을 깨뜨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영국 BBC 등 외신의 2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얼마전 이스라엘의 4세 아이는 현지에 있는 하이파 헤이트 박물관을 방문해 유물을 관람하던 중 실수로 기원전 2200년에서 1500년 사이의 청동기 시대에 제작된 항아리를 깨뜨렸다. 공개된 사진은 흙으로 만들어진 3500년 전 항아리 유물의 절반이 완전히 깨져있고, 파편도 매우 작게 쪼개져 있어 한눈에 봐도 파손 정도가 심각한 상태였다. 일반적으로 깨지기 쉬운 유물의 경우 유리막 등을 이용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지만, 해당 박물관은 관람객이 유리막의 방해 없이 유물을 직접 볼 수 있도록 전시하고 있었다. 이번에 파손된 항아리 역시 박물관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보호막 없이 전시 중이었다. 3500년 전 유물을 파손한 아이의 아버지는 “아들이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궁금해하며 살짝 잡아 당겼는데, 항아리가 떨어지면서 파손됐다”고 말했다. 박물관 측은 전시품을 고의로 파손할 경우 경찰조사 등의 절차를 거쳐 엄중하게 처벌해 왔지만, 이번 사례는 “호기심 많은 어린아이의 실수”라고 판단하고 이에 따른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파손된 유물은 전문 복원가들에게 전해져 복원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물을 파손한 아이의 아버지는 “파손된 항아리를 복원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어 다행이지만 여전히 박물관 측에 매우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박물관 측이 유물 파손 사고 며칠 후에 우리 가족을 다시 초대해 줘서 매우 감사했다”고 전했다.
  • 이새날 서울시의원, ‘장난감으로 만나는 독립운동가전’ 개막식 참석

    이새날 서울시의원, ‘장난감으로 만나는 독립운동가전’ 개막식 참석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이새날 의원(국민의힘, 강남1)은 지난 13일 강남구 도산공원에서 열린 ‘장난감으로 만나는 독립운동가 특별전 개막식’에 참석해 전시품을 관람하며 시민들과 역사적 의미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광복 제79주년을 기념해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하고, 도산안창호선생기념사업회와 강남구가 후원하는 이번 특별 전시회는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을 블록 장난감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안창호, 안중근, 유관순, 민영환 등 당시 독립운동가의 업적을 브릭아트로 표현하고 이를 확대해 촬영한 사진도 함께 전시하는 등 어린이들이 가족과 함께 역사를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한 점이 주목된다. 이 의원은 “도산 선생의 숭고한 정신이 깃든 이곳 도산공원에서 우리 역사를 재밌고 쉽게 체험할 수 있는 특별 전시회가 열려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도 명품 문화도시 강남이 선조들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과 자랑스러운 역사를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설 수 있도록 계속해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오는 31일까지 도산공원 내 컨테이너 공간에서 평일·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전시장 앞 잔디광장에서는 클래식, 국악,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행복 콘서트도 열린다.
  • ‘디즈니 100년 특별전’ 아시아 최초 서울에 온다

    ‘디즈니 100년 특별전’ 아시아 최초 서울에 온다

    지난 100년간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월트 디즈니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서울에서 열린다. 주최사 엑시비션 허브는 오는 10월 초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K현대미술관에서 ‘디즈니 100년 특별전’을 연다고 5일 밝혔다. 미국 필라델피아, 시카고, 캔자스 시티, 독일 뮌헨, 영국 런던을 거쳐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선보이는 전시다.전시에는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원본 대본, 영화 소품과 의상, 월트 디즈니의 서신과 대본 노트와 같은 개인 소지품, 테마파크 관련 전시품, 수백만 장의 기록 사진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월트 디즈니 아카이브 컬렉션 중 250개 이상의 작품이 소개될 예정으로, 다양한 인터랙티브 장치와 포토존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투탕카멘: 그의 무덤과 보물/투트 왕의 발견’, ‘마블: 유니버스 오브 슈퍼 히어로’, ‘스파이더맨: 비욘드 어메이징’ 등 다양한 전시 콘텐츠로 신비한 경험을 제공한 전시 기업 제멜 엑시비션과 몰입형 멀티미디어 체험 전시 ‘반 고흐 더 이머시브’를 국내에서 선보여 독창적인 전시로 호평을 받은 전시 기업 엑시비션 허브가 공동 주최를 맡았다. 주최사 엑시비션 허브는 “남녀노소 연령 불문 모두가 함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전시를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한국에 선보이게 돼 기쁘다”며 “이번 전시는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감동을, 어린이에게는 꿈꾸던 디즈니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 ‘빈티지 오디오’ 성지에서 차원이 다른 귀 호강

    ‘빈티지 오디오’ 성지에서 차원이 다른 귀 호강

    지난달 5일 서울 서초구에 문을 연 국내 최대 빈티지 오디오 박물관 ‘오디움’의 개관전 ‘정음(正音): 소리의 여정’이 예약 오픈런을 부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192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의 빈티지 오디오 시스템 등 방대한 소장품과 더불어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 구마 겐고(70)가 국내에서 처음 지은 건축물에 대한 궁금증으로 오디오 마니아뿐 아니라 일반인의 관심이 뜨겁다. 오디움은 KCC 창업주인 고 정상영 명예회장의 유산과 오디오 마니아이자 수집가인 정몽진 현 회장이 출연한 사재로 지은 사립 박물관이다. 관람은 무료이지만 전시품 대부분이 제작 연도가 오래된 빈티지 제품이어서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제한된 시간에 도슨트 투어로만 진행된다. 매주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 3일, 하루 5회, 회당 25명이 정원이다. 관람 인원이 한정적이다 보니 홈페이지에서 2주 치 사전 예약 창구가 열릴 때마다 경쟁이 치열하다. 오디움 관계자는 “접속자 급증으로 인한 과부하 현상이 반복됨에 따라 이달 말까지 새로운 예약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휴관일이었던 지난 16일 도슨트 투어와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된 프레스 투어로 경험한 오디움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1층부터 3층까지 7개 전시실과 2개 특별전시실에서 1877년 유성기 발명 이후 150년간의 오디오 발전사에 대한 설명과 아울러 희귀한 빈티지 오디오 시스템으로 청음(聽音)을 체험할 수 있다. 관람은 1~4전시실이 있는 3층에서 시작된다. 1전시실에선 1950~60년대 가정용 하이파이 음향을, 2전시실에선 1930~40년대 미국과 독일의 영화 음향 시스템을 비교해 들을 수 있다. 2층 5~7전시실에서는 1920~30년대 미국 웨스턴 일렉트릭사가 제조한 초기 형태의 다양한 스피커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미국의 극장에서 사용하던 ‘혼 스피커 16-A’(1930)와 공공장소용 스피커 ‘스트레이트 혼 11-A’(1924)에서 전달되는 소리는 차원이 다른 청음 경험을 선사한다. 오디움의 또 다른 주인공은 건물 그 자체다. 알루미늄 파이프 2만개로 건물의 사면을 감싼 독특한 외형은 햇빛이 반사되는 각도에 따라 다채로운 표정을 보여 준다. 구마 겐고는 ‘햇살이 비추는 하나의 숲과 같은 건축물’을 구상했다고 한다. 내부 인테리어에 편백나무를 사용해 후각적인 측면까지 고려한 점도 인상적이다.
  • [이미경의 경이로운 미술] 이준평화박물관

    [이미경의 경이로운 미술] 이준평화박물관

    1907년 7월 14일 오후 7시 헤이그 드융호텔. 헤이그는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알리고자 고종이 이상설, 이준, 이위종을 특사로 파견한 곳이다. 특사들은 1905년 일본이 강제로 조약을 체결하고 조선의 외교권을 침탈한 것에 대해 세계에 그 부당함을 알렸다. 그러나 일본의 방해 공작은 치밀했으며, 세계 열강들은 자국의 이익을 따르느라 작은 나라의 생존권에는 관심이 없었다. 세 특사는 6월 27일 각국 외무부 장관을 찾아가 헤이그 독립호소문을 전달했다. 이준은 열강들의 냉대에 ‘왜 대한제국을 제외시키는가’라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위종은 다른 방법을 확인하려고 모스크바로 돌아갔다. 특사들은 해외 언론사들과의 기자회견을 통해 도와 달라고 외쳤지만 세계는 외면했다. 특사들은 부당한 조약에 세계가 관심을 가질 줄 알았다. 적어도 공감을 해줄 줄 알았다. 그러나 세계 질서는 냉혹했다. 이준은 순국했다. 충격적인 자살 소식에 세계는 잠깐 귀 기울여 주는 듯했다. 그러나 다음날 신문은 ‘one drama’라는 헤드라인으로 이준의 마지막 저항운동이 그저 별일 아닌 듯 치부해 버렸다. 강제로 나라를 빼앗긴 국가에게 세상은 모질었다. 이준평화박물관은 세 특사가 묵었던 호텔을 박물관으로 개조해 1995년 8월 5일 개관했다. 박물관은 3층짜리 건물인데 1층은 강당이며, 2층과 3층은 세 특사가 묵었던 방으로 자료들을 네덜란드 역사와 함께 전시하고 있다. 2층 입구에서 송창주 관장의 안내를 들을 수 있었다. 여든이 넘으셨다는데 정갈하고 꼿꼿하게 설명을 이어 갔다. 송 관장은 남아 있는 사진과 자료들로 호텔 방을 복원했다고 했다. 이준 열사가 묵었던 침실은 침대와 세면대로 장식해 당시 모습을 재현했는데, 방 한구석에는 이준 열사 묘비석이 마련돼 있었다. 그러나 묘비석은 초기 묘비석의 사진과 달랐다. 이 묘비석은 한동안 방치돼 있다가 박물관이 소장하게 됐다. 묘비석에 관한 내용은 송 관장의 설명으로만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송 관장의 설명이 없었으면 이곳은 그저 전시품을 나열한 곳에 불과했을 것이다. 송 관장 역시 전시를 전문가에게 맡기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한다. 이곳에는 당시 신문 기사, 세 특사의 동선 지도, 역대 대통령들의 방명록 등이 두서없이 진열돼 있다. 세 특사의 행적과 전시 물품에 대한 송 관장의 설명에 진심이 담겼을 뿐이었다. 고령인 그의 나이와 체력을 생각한다면 이후 누가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전시에도 돈이 필요하고 전문성이 필요하다. 해당 박물관과 문화체육관광부 해외홍보국에서조차 ‘이준평화박물관’과 ‘이준열사기념관’을 혼용하고 있다. 평화를 향한 이준 열사의 뜻을 기리려면 이준평화박물관으로 통일돼야 한다. 이곳은 평화와 저항 운동의 중심지로서 유럽 유일의 독립운동 유적지이자 역사 문화 영토다. 이를 관리하고 보살피는 것 역시 대한민국이 해야 할 일이다. 한 개인에게 그 많은 일을 다 시키고 있었다는 게 미안했다. 이미경 미술사학자
  • “용산, K뷰티·K뮤직 산실이자 AI·ICT 주도… K컬처 대표 도시로 도약”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은 문화관광 자원이 많은 이점을 살려 하반기엔 용산을 ‘K컬처’ 대표 도시로 도약시키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용산은 100만평에 가까운 공원과 한강, 남산을 가졌다. 문화예술인도 많이 거주하며 국립중앙박물관과 리움미술관을 제외하고도 중소 갤러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철도가 들어서기 전에도 용산은 한강을 거점으로 지방의 세곡을 유통하던 상인들의 주무대였다. 용산역 일대는 과거 청과물에서 전자제품으로 품목을 바꿔 유통 거점으로 호황을 누렸다. 한강대로를 사이에 두고 ‘K뷰티’의 원조 아모레퍼시픽과 ‘K뮤직’의 산실 하이브가 있다. ●한남동 카페 거리·용리단길 등 ‘핫플’ 용산엔 국립중앙박물관·리움미술관·블루스퀘어의 전시, 공연 공간이 있다. 고궁과 조선시대 유물이 가득한 사대문 안과 달리 일제강점기와 미군이 주둔했던 근현대사의 흔적도 남아 있다. 한남동 카페 거리를 걷다 보면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 사운즈S, 맥심플랜트, 패션5 등 유행을 주도하는 ‘핫플레이스’를 마주치게 된다. 용리단길, 삼각지 대구탕 골목 등 노포 거리와 같은 이색 상권이 용산공원과 닿아 있다. 최근 대한민국을 찾는 외국인은 K컬처에 대한 호감 덕분에 실제 콘텐츠에 노출된 장소를 방문하고 소개된 음식을 맛보고 싶어 한다. 구가 운영하는 외국인 대상 한국어 교실은 중급반, 고급반 수요가 훨씬 많고 대중 음식과 거리가 있는 ‘화전 만들기’와 같은 요리 교실도 대기자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AI·ICT에 K컬처 융복합… 신성장 동력 박 구청장은 자신이 영업사원이라는 생각으로 외국인에게 지역의 관광자원을 직접 소개하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 14명을 용산역사박물관에 초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제78주년 광복절을 맞아 일일 외국어 도슨트로 나서 광복절의 의미와 철도 산업기지로 성장한 지역의 역사, 박물관 전시품, 용산공예관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올해는 지역에 있는 51개 주한외국대사와 대사 부인을 초청해 용산이 가진 매력을 알리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계획 중이다. 그는 “2024년 용산을 특징 짓는 단어는 개발이다. 하지만 용산이 보유한 잠재력을 개발로 한정하기에는 아쉬운 측면이 있다”며 “용산 지역은 근현대사 유산부터 세계로부터 주목받는 K컬처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문화자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이라는 물리적 변화에 예컨대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에 K컬처를 융복합하는 산업 거점으로 거듭날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할 때”라며 “용산이 대한민국 100년 먹거리를 책임질 신성장 동력의 심장부로 떠오를 것”이라고 했다.
  • 경주의 오월, 책며들다… 창 안의 고도, 빠져들다 [박상준의 書行(서행)]

    경주의 오월, 책며들다… 창 안의 고도, 빠져들다 [박상준의 書行(서행)]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천년서고는 오월에 찾아야 한다. 서가의 창으로 ‘늦봄이나 초여름에 새로 나온 잎의 푸른빛’이 비치는데 휘황하다 못해 찬란하다. 불과 한두 해 전만 해도 찾는 이 없던 박물관 외진 자리의 수장고는, 이제 쉼을 찾는 관람객이 도란도란 둘러앉아 독서의 광합성을 즐기는 곳이 됐다. 초록 잎이 아느작대는, 사르르 한 오후의 햇살을 누리며, ‘신록의 계절’이란 이런 것이군 하며.●외져서 한갓진 ‘천년의 서고’ 신라천년서고는 국립경주박물관의 도서관이다. 박물관 서별관을 활용했다. 원래 서별관은 박물관 업무 공간이었다. 마지막 임무가 수장고였다. 그래서 박물관 중심에서 한 걸음 떨어진 외진 구역에 있다. 지금은 오히려 그 한갓진 자리가 매력이다.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천년서고에 가기 위해서는 박물관의 주요 전시관을 두루 지나야 한다. 정문으로 들어서 야트막한 동산을 끼고 돌자 본관 격인 신라역사관이 나타난다. 반대편은 불국사 다보탑과 석가탑 복제품이 있는 박물관 중정이다. 그 주변으로 월지관, 신라미술관 같은 또 다른 전시관과 야외 전시물이 위치한다. 사이사이로 웃자란 나무와 식물이 화창하다. 박물관과 같이 나이 먹었다면 50년 가까운 푸름이겠다. 물론 아직 신라천년서고는 보이지 않는다. 월지관 뒤편으로 한두 층 정도 높이를 낮춘 땅에 비껴 숨어 있는 까닭이다. 신라천년서고 가는 길을 두루뭉술하게라도 읊는 이유는 초록이 황홀하니 찬찬히 음미하며 걷고, 또 한편으로는 전시관 한 곳이라도 들렀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눈에 띄는 유물이 하나라도 있다면 신라천년서고에서 분명 반짝이는 책 한 권을 만날 수 있다. 그 책의 인연을 발견하는 동안 나른하게 스미는 햇살과 창밖으로 서성이는 신록이 더해져 추억이 되고, 그 장면과 장면이 모여 우리의 역사가 될 것이다. 역사란 인류와 사회 변천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연혁이기도 할 테니까. 신라천년서고를 값지게 즐기는 방법이다. ●닫힌 수장고에서 열린 도서관으로 신라천년서고의 외관은 의외로 덤덤하다. 신라역사관을 닮았지만 누가 지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물론 요즘 도서관 건물의 화려함에 비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내부는 반전이다. 국내 실내디자인상을 대표하는 골든스케일베스트어워드 수상이 거저 주어졌을까. 신라천년서고의 리모델링은 김현대, 김수경 건축가가 맡았다. 외관은 그대로 두고 주로 내부를 디자인했다. 우선 옛 수장고의 기능을 지웠다. 안에서 밖을 넉넉히 볼 수 있도록 창을 늘렸고 천장을 걷어 층고를 높였다. 지붕부는 한옥 구조를 복원해 고풍스럽다. 반면 조명은 과하지 않게 내려 자연광과 부드럽게 섞인다. 기품과 안온함이 동시에 깃들어 있다.안으로 들어서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석등이다. 뒤편 창 너머로는 댓잎이 반짝인다. 대숲 사이로는 월지관으로 향하는 돌계단이 나 있다. 석등은 국보나 보물로 지정될 만큼 대단한 유물은 아니다. 그렇지만 신라천년서고의 맞이 공간에 서니 위풍 있고 당당하다. 박물관 야외 고선사지 삼층석탑 옆에 초라하게 있던 시절은 아득한 기억이다. 책은 시대를 밝힌 불빛이란 의미일 텐데, 도서관의 침묵을 흔들어 기분 좋은 긴장을 만든다. ●책 안에 경주의 역사가 오롯이 석등이 신라천년서고의 첫인상이라면 오른쪽 전시서가는 첫인사다. 표지가 보이도록 전시한 책들은 전국 국립박물관들의 도록이다. 국립공주박물관 ‘무령왕릉 50년 1971~2021’(2021. 9~2022. 3)부터 국립중앙박물관 ‘메소포타미아, 저 기록의 땅’(2022. 7~2024. 1)까지 스물네 권의 도록이다. 2~3년 상간 우리 국립박물관이 관심 가진 전시 주제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 가운데 2022년에 있었던 국립경주박물관의 ‘낭산, 도리천 가는 길’의 전시 도록을 편다. 낭산은 경주 남산의 오타가 아니다. ‘신들이 노니는 숲’이라 해서 ‘신유림’(神遊林)이라 했던 산이다. 선덕여왕은 생전에 자신을 도리천에 묻어 달라고 유언했다. 신하들이 어디냐 물으니 ‘낭산 남쪽’이라 했다. 바로 그 낭산이다. 도록에는 ‘신라인들은 힘든 일이 있으면 낭산을 찾았다’고 나온다. 전시관에서 본 유물 가운데 낭산의 것이 있었나 기억을 더듬는다. 그러고는 휴대전화 지도 앱을 열어 낭산을 표시한다. 박물관에서 불과 2㎞ 거리다. 막 지나온 경주 여행이 신라천년서고에서 다시 시작된다.맞은편 ‘북큐레이션’ 방 역시 국립경주박물관만의 개성이다. 대표적인 큐레이션은 국립경주박물관의 전시다. 특별전 주제와 연결 고리를 가진 책들을 전시 큐레이터와 도서관 사서가 협의해 선정한다. 다음 특별전은 오는 7월 16일 시작하는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 70주년, 기억과 연결’전이다. 가족 여름휴가로 기대해 봐도 좋겠다. 큐레이션 방에 놓인 낡은 책상도 시선을 끈다. 관사에서 쓰던 가구와 문구류로 국립경주박물관 사람들의 역사인 셈이다.●근엄하지 않아 ‘눕독’ 북큐레이션 방을 나오자 정면 끝에 큰 세로 창이 벽을 대신한다. 시선은 창밖의 수묵당과 고청지의 소나무까지 단숨에 내달려 활짝 열린다. 머리 위로는 전통 한옥의 보와 동자주, 서까래 등이 고스란한데 이를 받치고 있는 건 콘크리트 기둥이다. 전통적인데 현대적이다. 서가는 그 좌우로 도열하며 창밖 풍경을 고조한다. 안과 밖을 연결하며 확장하는 힘이 세다. 두 건축가가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의 서가 구조를 떠올려 설계했다는 말이 이해된다. 풍경에 빼앗긴 넋을 수습하고 서가의 책들을 살핀다. 신라천년서고는 국립경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아카이브 한 10만여권 가운데 1만여권을 선별했다. 신라와 경주를 다룬 책들과 국립경주박물관 발간 도서 그리고 도서목록의 절반이 넘는 6000여권의 전시도록이다. 그래서 여느 도서관과 달리 서가 분류에 도록과 지역 박물관 등을 포함한다. 그렇다고 근엄한 도서관이라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신라천년서고 소개 글에 빠지지 않는 단어가 ‘눕독’(누워서 하는 독서)이다. 음료 반입과 가벼운 대화도 막지 않는다. 물론 실제로 누워서 독서할 수 있는 곳이 있지는 않다. 소파에 절반쯤 몸을 기댄 채 책장을 넘기는 것만으로 충분하다.●푸르러 취하는 오월의 창가 그럼에도 이곳은 도서관. 책 여행을 빼놓을 수 없겠다. 오늘의 ‘읽만책’(읽다만 책)을 찾아 신라천년서고가 자랑하는 도록의 서가 사이를 거닌다. 역시나 크고 두꺼운, 만만하지 않은 제목의 책들은 선뜻 꺼내 들게 되지 않는다. 다행히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방에서 인상 깊게 조우했던 ‘반가사유상’(강우방, 민음사)이 보인다. ‘반가사유상’은 두 반가사유상을 세밀하게 클로즈업한 사진집에 가깝다. 덕분에 금관의 해와 달 문양, 뜻밖에도 아이 같은 개구진 표정, 심지어 두 반가사유상의 콧대 높이가 꽤나 다르다는 것을 발견한다. 멀리서 보던 것을 세세하게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즐거움, 그게 도록을 읽는 재미의 하나란 걸 뒤늦게 깨닫는다. 이번에는 작정하고 독서에 몰입한다. 소파에 기대 오른쪽 다리를 왼편 무릎 위에 걸치고 턱을 괸다. ‘조선의 소반’(국립전주박물관)과 ‘미물지생’(국립춘천박물관)의 조충도를 넘기는 동안 오월의 시간은 유유히 흐른다. 창밖으로는 햇살 아래 아지랑이처럼 느리게 걷는 연인들이 보이고 그들 곁으로 들뜬 초록이 파도친다. 마침 유리창 위로 이내 얼굴의 푸근한 미소가 번지는데 그게 반가사유상을 닮았다 하면 지나친 자아도취려나? 경주가 간직한 신라의 시간은 유독 깊고 천년서고의 시간은 홀로 느리게 흘러간다.●와우~! 여기가 ‘국립’이라고? 신라천년서고를 나와서 다시 국립경주박물관을 서성인다. 국립경주박물관의 전시관들은 공간 탐구 관점에서 봐도 흥미롭다. 신라역사관은 고 이희태 건축가가 1975년 설계했다. 상부는 황룡사구층목탑, 하부는 경복궁 경회루의 재해석이다. 콘크리트 기초 위에 한옥 지붕을 이고 처마 끝을 살짝 들어 올렸다. 주변으로는 열주가 건물을 두른다. 당시로는 고도 경주와 결을 맞추려는 최선이었겠다. 신라역사관의 실내 로비 등은 다음 세대 디자이너 양태오(태오양 스튜디오)가 2019년 바통을 이어 리모델링했다. 그는 ‘아키텍처럴 다이제스트’와 ‘바이 디자인’이 꼽은 세계 100대 디자이너(스튜디오)다. 로비와 진열장 틀 밖으로 나온 유물들, 신라의 장신구를 차용한 조명, 통로와 유리벽 너머로 품은 정원과 남산의 풍경은 기존 국립박물관의 문법을 기분 좋게 깨뜨린다. 월지관 또한 눈여겨봐야 한다. 동궁과 월지에서 발견한 유물을 주제별로 전시하는데 건축가 김수근이 1982년에 설계했다. 외관은 전통창고에서 착안했다. 골목을 산책하듯 이어지는 관람로가 흥미롭다. 아쉽게도 환경 개선을 위해 휴관 중(2025년 3월까지)이지만 외관을 장식한 전벽돌과 목재만으로 그 색깔을 드러낸다.●국보 신종과 석탑과 기이한 팽나무 건물에만 마음을 빼앗길까. 국립경주박물관은 야외가 넓고 옥외전시가 알차다. 가장 잘 알려진 문화재가 ‘에밀레종’으로 불리는 성덕대왕신종(국보)이다. 국립경주박물관이 현재 위치에 새로 개관하며 성덕대왕신을 이전해 왔는데 그해 경주에서 가장 큰 행사의 하나였다. 경덕왕이 아버지 성덕대왕을 기려 만든 종으로 혜공왕 때(771년)에 이르러 완성했다. 현존하는 우리나라 종 가운데 가장 크다. 종에 새긴 비천상이 세밀하고 아름답다. 성덕대왕신종은 박물관 입구에서 가깝고 종각 아래 있어 눈에 띈다. 반면 고선사지 삼층석탑(국보)은 신라미술관 남쪽에 치우쳐 지나치기 쉽다. 고선사는 원효대사가 머물던 사찰이다. 덕동댐 건설로 인해 물에 잠기게 되며 탑을 옮겨 왔다. 통일신라의 대표적인 석탑 형태로 그 생김이 단정하면서도 경쾌하다. 경주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국보)과도 닮았다. 박물관 야외 쉼터를 찾는다면 신라역사관 중정 쪽의 벤치가 좋다. 월지관 쪽에서 바라보면 건물에 등을 대고 자란 팽나무가 장관이다. 슬슬 고목의 태가 나는 팽나무는 기어이 지붕 위로 잔가지를 뻗었다. 맞은편으로는 비록 복제한 것이긴 해도 잘 빚은 다보탑과 석가탑이 우뚝 서 있다. 동남쪽 멀리 능선이 어리는데 저기 어디 즈음이 신라천년서고 도록에서 본 낭산이겠구나 싶다. ●일상이 역사요, 예술인 고도 신라천년보고는 박물관 중정에서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둔 개방형 수장고다. 영남권 유물을 보관하는 시설로 로비전시실과 전시수장고 등은 내부 관람이 가능하다. 전시수장고 진열장에는 신라 토기와 기와, 그릇의 파편이 빼곡하다. 그 일부는 신라천년서고가 수장고이던 시절의 유물이 수장, 전시돼 있다. 신라천년서고가 도서관이 되기 전 모습을 어림짐작할 수 있다. 수장 전시품은 QR코드가 세부 정보를 제공하는데 그보다 유물의 여정을 함께한다는 느낌으로 부담 없이 관람하는 게 좋다. 땅에서 나온 유물이 복원돼 가는 여정의 정류장인 셈이다. 국립경주박물관 인근에는 동궁과 월지, 첨성대, 계림 등이 유명하다. 모두 걸어서 오갈 만하다. 노동리고분군은 약 3㎞ 떨어진 거리다. 시내 길가에 봉황대, 금관총 등의 고분이 있어 이채롭다. 일상의 고도 경주를 체감한다.조금 결이 다른 여행지를 원할 때는 보문관광단지의 솔거미술관을 추천한다. 한국 수묵화의 거장 박대성 화백의 기증 작품 중심으로 꾸린 미술관이다. 경주엑스포대공원 내 경사진 땅에 기대선 건물은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했다. 전시실 벽의 일부가 창이라 작품과 더불어 아평지 연못, 경주타워 등이 보인다. 미술관 전시는 박대성 화백의 상설전과 다양한 주제의 기획전으로 나뉜다. 박대성 화백은 어릴 때 왼손을 다쳐 오른손만으로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그의 수묵화는 국경과 시대를 넘나든다. 몇 해 전 전시실에서 아이가 작품을 훼손했는데 ‘아무 문제도 삼지 말라’고 한 일화 역시 유명하다. 오는 6월 16일까지는 ‘소산수묵: 개방과 포용’이란 제목으로 ‘코리아 판타지’, ‘천년배산’ 등을 전시한다. 미술관둘레길을 따라 걸으며 김구림, 이강소 등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각별한 즐거움이다. [여행수첩] 경주 신라천년서고 ●오전 10시~ 오후 6시(월~금), 주말 및 공휴일 휴관 ●누리집 gyeongju.museum.go.kr (054)740-7630.
  • 집사 숙종·캣맘 묘마마… 조선에도 ‘猫한 매력’

    집사 숙종·캣맘 묘마마… 조선에도 ‘猫한 매력’

    조선 19대 임금 숙종(1661~1720)의 고양이 사랑은 지극했다. 궁궐 후원에서 굶어 죽어 가는 고양이를 거둬 ‘금덕’이란 이름을 지어 주고 보살폈으며 금덕이 낳은 새끼 ‘금손’을 항상 곁에 두고 애지중지했다. 금덕이 나이가 들어 죽게 되자 숙종은 크게 슬퍼하며 ‘매사묘’(埋死猫)라는 시를 지었다. 요즘으로 치면 반려동물을 잃은 상실감을 뜻하는 ‘펫로스 증후군’을 숙종도 겪지 않았을까 싶다. 조선시대에는 현대의 ‘캣맘’, ‘집사’ 같은 애묘인들도 있었다. 조선 후기 학자 이규경(1788~1856)은 백과사전 ‘오주연문장전산고’에 영조 시절 길고양이들에게 옷을 입히고 먹이를 주던 사족 집안의 ‘묘마마’(猫)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묘마마가 세상을 떠났을 때는 수백 마리 고양이가 집 주위를 떠나지 않고 며칠을 울었다고 한다. 또 효종(1619~1659)의 셋째 딸 숙명공주는 충실한 고양이 집사였다. 효종이 혼인 후 시댁에 정성을 다하지 않고 고양이만 품고 있는 딸을 나무라는 편지를 쓸 정도였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수는 552만. 네 가구 중 한 가구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 이 중 고양이는 27.1%로 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이처럼 우리 삶에 깊숙이 파고든 고양이를 과거부터 현재까지 민속의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오는 8월 18일까지 여는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특별전이다. 옛 문헌과 그림, 신문자료, 영상, 인터뷰 등 60여점의 다양한 전시품을 통해 고양이에 얽힌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장수를 상징하는 고양이를 생동감 있게 묘사한 조선 후기 화가 변상벽의 그림,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동요 ‘검은 고양이, 네로’(1970) LP판 등을 선보인다. 박물관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공모한 ‘우리 고양이 자랑대회’에 참여한 전국 집사들의 반려묘 사진과 영상도 눈길을 끈다.
  • 2000만원짜리 꽃병 깨뜨린 아이…中 박물관의 놀라운 반응 [여기는 중국]

    2000만원짜리 꽃병 깨뜨린 아이…中 박물관의 놀라운 반응 [여기는 중국]

    중국의 한 박물관에 전시된 고가의 꽃병을 아이가 실수로 깨버린 사고가 발생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배상금액에 대한 우려가 오고 가는 와중에 박물관 측은 뜻밖에도 ‘배상 면제’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오히려 아이가 고의가 아니었고,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훈훈함까지 안겨주었다. 4일 중국 현지 언론인 칸칸신문(看看新闻)은 지난 2일 산둥성 쯔보 국예관 문화 예술관에서 열린 전시에서 한 아이가 대형 꽃병을 깨뜨렸다. 꽃병의 가격은 11만 6000위안, 우리 돈으로 약 2189만 원에 달하는 고가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다른 관람객들은 저마다 상황을 카메라로 찍으면서 박물관 측의 반응을 살폈다. 현장에는 바닥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꽃병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고 자신의 상황을 직감한 아이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박물관 측 직원으로 보이는 한 여성은 어디론가 급하게 전화를 하며 상황을 설명했다. 고가의 꽃병이었기 때문에 배상금에 관심이 쏠리고 있었지만 박물관 측은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 책임자는 “원래는 배상 규정에 따라 이번 사건을 해결하려고 했지만 박물관 측도 전시품 관리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라며 이유를 밝혔다. 아이도 고의성도 없었기 때문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박물관의 입장 발표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반으로 갈렸다. “배상금 면제가 맞지. 이렇게 비싸고 깨지기 쉬운 화병을 아무런 보호 장치도 없이 전시한 박물관 측의 잘못도 분명하다”, “이건 문화재도 아니기 때문에 유리 보호막을 할 필요도 없고, 배상할 필요도 없다. 박물관은 장소만 제공한 것이고 관리는 예술품 출품자 본인이 해야 하는 것”이라는 사람과 “아이는 고의가 아니지만 부모는 잘못이 있다. 아예 배상을 안 하는 건 불합리하다”, “아이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게 하려면 조금이라도 배상하는 편이 낫다”라는 반응으로 나뉘었다. 일각에서는 “실제 쓰여진 가격만큼의 가치가 없기 때문에 보호막을 설치하지 않은 것 아닐까?”라는 의문을 갖기도 했다.
  •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함께하는 과학 다이브] 복원계 슈퍼스타 한지·컬러 옻칠… 전통문화에 깃든 첨단 기술 혁명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함께하는 과학 다이브] 복원계 슈퍼스타 한지·컬러 옻칠… 전통문화에 깃든 첨단 기술 혁명

    오랜 세월 동서양은 자연을 대하는 자세가 달랐다. 동양은 자연을 순응하며 깨달음을 얻을 대상으로 여겼다. 반면 서양은 이용하고 극복할 대상으로 봤다. 이런 관점의 차이로 동서양의 과학기술은 근대 이후 사뭇 다른 발전 양상을 보였다. 오늘날 우리의 일상생활을 지배하는 것은 대개 서양의 과학기술 문명으로부터 비롯됐다. 그러나 우리는 최초로 금속활자를 만들고 세계 최고수준의 도자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열의 전도와 복사, 대류 현상을 동시에 이용하는 난방법인 온돌을 5000년 전부터 사용해 온 민족이다. 조상 대대로 이어져 온 다양한 전통 가운데 선조들의 지혜가 스며들지 않은 것들이 없다. 비록 학문적인 체계를 갖추지 못해 암묵지 형태로 전해져 왔다 해도 우리의 전통 과학기술에 대한 재해석은 그런 점에서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세계 유산 복원 주인공 된 한지 ‘견오백 지천년’은 비단의 수명은 오백 년을 가지만 한지의 수명은 천 년을 간다는 뜻이다. 세계 최고 목판 인쇄본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6세기 신라 때 닥종이, 즉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 한지의 초기 형태에 인쇄된 것으로 한지의 질긴 내구성, 우수한 통풍성과 함께 미생물 번식을 방지하는 특성으로 천 년 이상의 세월을 이겨 낼 수 있는 탁월한 보관성을 증명하는 사례다. 전통 한지의 뛰어난 기능적 특징에 주목한 이탈리아는 최근 문화재 복원과 미술재료로서 한지를 사용하고 있다. 이탈리아 국립기록유산보존복원 중앙연구소(ICRCPAL)는 지난 2018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자필 노트 ‘새의 비행에 관한 코덱스’의 복원에 한지를 활용했다. 로마가톨릭 수도사 성 프란체스코의 친필 기도문인 카르툴라(chartula),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6세기 비잔틴 시대 ‘로사노 복음서’ 등도 모두 한지로 복원됐다. 2023년 4월 이탈리아 브레시아에서는 현지인을 대상으로 ‘전통 한지의 현대적 활용 방안’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이탈리아 현지 복원가는 “한지가 복원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슈퍼스타”라고 표현하며 “얇고 잘 찢어지는 다른 종이와 달리 한지는 닥섬유의 길고 복잡한 구성으로 만들어져 두껍고 튼튼해 복원가들에게 매우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오래된 우리의 전통 기술이 세상을 놀라게 할 수 있음을 보여 준 좋은 사례다. 최근 한지 관련 세미나에서 한지 분야 장인들은 “전통 한지라고 하면 박물관 전시품 중 고서적이나 고서화에 사용된 정도를 쉽게 생각하지만, 전통공예의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그것을 만드는 제조 기술까지 쓸모없게 만들어선 안 된다”고 강조하며 전통 기술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의 새로운 분야에 활용하는 꾸준한 시도의 중요성을 언급했다.●옻, 공예·회화의 새 조형재료로 우리나라에서는 옛 궁궐의 지밀한 처소를 화려하게 장식하던 3단 장식장부터 백성들의 평범한 개다리소반에 이르는 다양한 전통 목조공예품의 표면을 마감하던 옻칠 기술 또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옻칠은 한반도에서 5000년 전 신석기 시대부터 이어진 기술로 목기, 가죽, 철기 장식 등 다양한 물건의 표면에 수분이나 벌레의 침입을 막아 제품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사용됐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훨씬 경제적이고 사용이 쉬운 니스나 다른 마감재로 표면을 마무리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옻칠 또한 점차 박물관이나 역사책에서나 만날 수 있는 박제된 전통문화의 또 다른 사례 가운데 하나였다. 그랬던 옻칠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2019년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숙명여대, 광주과학기술원, 지천옻칠아트센터와 함께 기능성옻칠연구단을 출범시켰다. 옻칠이 보여 주는 심미적 장점과 함께 뛰어난 내구성의 근원을 탐구하고 기존 마감재로서의 영역을 넘어 공예·회화의 새로운 조형 재료 및 일상에서 기능재료로서의 가능성을 발굴하고자 전통 옻칠 작업에 첨단 분석 및 소재 제어 기술을 접목하는 이색적인 연구를 추진했다.그 결과 옻칠에 미세구조의 변화를 도입해 안료 없이도 다양한 색상을 발현하는 구조색 기반 컬러 옻칠 기술을 획득했다. 또한 옻칠을 굳게 하는 화학반응의 시작점이 되는 구리 이온이 수분과 만나는 과정을 레이저 광학계로 추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에멀전 상태인 옻에 초음파 분쇄법을 적용해 나노에멀전 수준까지 줄이면 기존보다 낮은 습도에서 훨씬 짧은 시간 안에 구리 이온의 활성도를 촉진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를 바탕으로 옻칠 장인의 숙원이라고 할 수 있는 저습 급속공정을 개발해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옻칠의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보급을 확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색조와 조형성 등 다채로운 예술적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뿐만 아니라 옻칠이 지닌 방수, 방염, 방충 등의 강점을 살려 친환경 방수제, 방충제, 방염제 및 전도성 소재 등 기능성 산업 소재의 가능성을 확인해 새로운 친환경 산업 소재로의 활용도 모색하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은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말할 때 으레 사용해 온 진부한 표현이지만, 오늘날 문화 전반의 한류 열풍을 체감하고 보니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그 말엔 엄청난 내용이 생략돼 있었다. 과거에는 미처 고민하지 못했던 세계시장을 발굴하기 위해 외국인도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인 요소를 찾아 이를 담고자 했던 수많은 시도와 노력, 그리고 드러나지 않은 지원이 있었기에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고, 그들을 울고 울리는 작품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전통문화와 전통 기술에 대한 탐구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많은 사람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고, 그 가운데 진지한 고민을 통한 치밀한 기획과 전략, 그리고 목표를 향한 짧지 않은 여정을 버텨 나갈 넉넉한 지원까지 더해진다면 우리 고유의 기술이 세계 곳곳에서 멋진 일상으로 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용어 클릭] ■구조색(structural coloration) 색채에 의존하지 않고 물체의 구조에 의해 나타나는 유채색. 예를 들어 공작의 날개 색은 빛의 간섭에 의한 구조색이다. ■에멀전(emulsion) 액체 속에 다른 액체가 미립자로 분산된 것으로서, 유화 상태에 있는 액체를 말한다. ●이상수 단장은 초미립자 개발 및 기능화, 그리고 미세구조 제어에 의한 소재물성 기능화에 관심을 갖고 약 25년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130여편의 SCI 논문, 국내외 특허등록 80여건의 연구개발 결과와 함께 기술이전 10건 등으로 대한민국 소재기술 자립화에 노력해 왔다. 한반도 유형 문화재 및 전통 기술의 뛰어난 내재적 가치를 현대 과학기술로 다시 꽃피우고자 전통문화 콘텐츠를 발굴하고 첨단 기술과의 융합으로 신사업 창출을 꾀하는 전통르네상스지원단 사업을 이끌고 있다. 이상수 KIST 전통르네상스지원단장
  • 타이태닉 최고 부자 탑승객이 찬 금시계, 경매 나온다

    타이태닉 최고 부자 탑승객이 찬 금시계, 경매 나온다

    1912년 타이태닉호 침몰로 사망한 미국 재계 거물 존 제이컵 애스터 4세가 남긴 금시계가 경매에 나온다. 애스터 4세는 타이태닉호의 가장 부유한 탑승객이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타이태닉호 침몰 당시 애스터 4세가 차고 있던 금시계가 27일 영국 경매업체 ‘헨리 알드리지 앤드 손’이 주관하는 경매에 매물로 나온다. 경매업체 측은 금시계 낙찰가를 10만~15만 파운드(약 1억 7000만~2억 6000만원)로 예상했다. 이 금시계는 타이태닉호 침몰 후 애스터 4세의 시신이 수습될 때 금 커프스단추, 다이아몬드 반지, 돈, 수첩 등 다른 소지품과 함께 발견됐다. 이 유품은 유족 측에 전달됐고, 애스터 4세의 아들 빈센트 애스터는 수리 후 이 시계를 1935년 애스터 4세의 비서실장이던 윌리엄 도빈 4세의 아들에게 세례 선물로 줬다. 윌리엄 도빈 4세의 가족은 1990년대 후반까지 이 시계를 보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 미국인 수집가가 경매에 나온 이 시계를 사들인 뒤 여러 박물관에 전시품으로 대여하다가 이번 경매에 내놨다고 CNN은 전했다.
  • 개관 5주년 맞은 ‘송파책박물관’, 누적 방문객 82만 5000명

    개관 5주년 맞은 ‘송파책박물관’, 누적 방문객 82만 5000명

    ‘책’을 주제로 한 국내 최초의 공립박물관 서울 ‘송파책박물관’이 23일 개관 5주년을 맞았다. 송파구는 지난 5년간 ‘송파책박물관’이 82만 5000명에게 시대를 넘나드는 책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며 전문박물관으로서 안정적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2019년 문을 연 송파책박물관은 단순 전시품 관람을 넘어 책과 관련한 교육, 체험까지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연면적 6211㎡,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의 공간에는 ▲어울림홀 ▲상설 및 기획전시실 ▲북키움과 키즈스튜디오 ▲디지털라이브러리 ▲보이는 수장고 등이 들어서 있다. 책장 속 책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건물 외형에는 박물관 정체성을 잘 담아내 ‘제8회 서울시 좋은빛상’ 대상 수상 등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구는 매년 기획특별전시를 마련해 책문화의 다양성을 알리며 큰 호응을 얻었다. ‘노래책, 시대를 노래하다’, ‘교과서, 우리들의 이야기’, ‘잡지 전성시대’, ‘웰컴 투 조선’, ‘인쇄, 시대의 기억을 품다’ 등 총 5번의 기획전시를 통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책에 담긴 시대의 모습을 특색있게 전했다. 구는 박물관 핵심 역할인 유물수집에도 힘썼다. 개관 전인 2016년부터 책문화 관련 유물을 수집해 현재 총 1만 8193점을 소장하고 있다. 소장품 중에는 ‘자치통감강목’, ‘오륜행실도’ 등 조선시대 고서와 1920년대 발행한 ‘시대일보’ 등 근현대 귀중 자료를 비롯해 목가구, 타자기, 인쇄기 등 책문화 관련 다양한 자료가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송파책박물관’은 개관 5년 만에 누적 방문객 82만 4415명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만 27만 2166명에 달하는 관람객이 찾았는데, 이는 서울 내 구립박물관 11곳 중 연간 방문객 2위였다. 1위는 개관 22년이 된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이 차지했다. 구는 관람객 사랑에 보답하고자 개관 5주년 기념행사를 6월까지 풍성하게 이어간다. 시작은 국내 대표 시인 장석주 작가의 책문화 강연이다. 23일 오후 2시 어울림홀에서 ‘내 삶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책 읽기’를 주제로 독서의 중요성과 사유의 즐거움을 전한다. 5월에는 송파책박물관 첫 기획전시로 큰 사랑을 받은 ‘노래책, 시대를 노래하다’가 다시 찾아온다. ‘다시 보는 노래책’이라는 제목으로 박물관 로비에서 한국 대중가요 노래책 전시, 시대별 유행가를 듣는 음악다방 포토존 등을 만날 수 있다. 6월에는 ‘수장고 VR 체험’을 운영한다. 지하1층 오픈스튜디오에 방문하면 수장고 VR 영상을 통해 가상의 수장고에 들어가 평소 궁금했던 소장품을 보고 관련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이밖에도 구에 있는 새마을문고 대상 과월호 잡지 나눔 행사, 교육프로그램 중 많은 호응을 받았던 ‘반짝반짝 동그라미 책’, ‘내 손에 온(ON) 책박물관’ 재운영 등을 준비했다. 프로그램 신청 및 행사 문의는 송파책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하거나 전화로 하면 된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송파책박물관이 앞으로도 책의 소중한 가치를 전하며 책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전문박물관으로서 송파와 서울을 넘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성장하도록 지원에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 [이붕우의 뒷모습 세상] 칼과 칼집

    [이붕우의 뒷모습 세상] 칼과 칼집

    검(劍)이 거실에서 불빛에 번쩍였다. 받을 땐 분명 칼집 속에 있었는데 그 후로 줄곧 칼집을 벗어나 칼날의 위용을 드러낸 채 있다. 검은 왜 칼집 밖으로 나온 것일까? 1975년 북한 김일성은 슬로베니아 블레드의 요시프 티토 전 유고 대통령 별장에 묵으며 경치에 취했다. 알프스 동쪽인 이곳은 스위스 못지않다. 블레드 호수는 ‘알프스의 눈동자’처럼 맑고 푸르다. 만년설이 녹아내린 물과 햇빛이 발산하는 환상 그 자체다. 김일성은 돌아와 백두산, 묘향산 등 고산지대에 별장을 대거 지었다. 이 호숫가에 높이 솟은 바위산에는 고풍스런 성이 하나 서 있다. 11세기 지어진 브레드성이다. 최근 이곳을 둘러보다 의외의 전시품을 하나 발견했다. 신석기 시대 돌칼. 그 돌칼을 보는 순간 생뚱맞게 칼집이 생각났다. “맞아. 칼은 처음에 칼집이 없었어.” 거실의 검과 돌칼이 시공을 초월해 서로 번쩍 부딪친 것이다. 칼은 쓰임새가 많다. 음식을 만들고 무얼 쳐내고 다듬는다. 때론 흉기가 돼 사람을 다치게도, 목숨을 빼앗기도 한다. 무기로서 칼은 베고 찌르고 치기 위한 것이다. 우리 민족은 양날의 검을 주로 사용했다. 동이(東夷)로 불린 우리 조상들은 먼 거리 적을 제압하는 활을 중시했다. 그래서 칼의 길이가 점차 짧아졌다. 임진왜란 때 긴 일본도에 당한 이유다. 전란 이후 조선은 칼의 길이를 늘이고 정조가 직접 편찬 방향을 잡은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를 발간해 칼 쓰기 훈련을 중히 여겼다. 칼을 칼집에 넣게 된 때를 알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칼집이 예리한 칼날을 잘 보존하고 불의의 사고를 막기 위한 것임은 쉽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칼이 칼집에 있는 게 마땅한가, 칼집을 벗어나 있는 게 옳은가? 논리적 답은 쉽다. “칼을 사용할 때는 칼집에서 빼야 하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칼집에 넣어 두어야 한다.” 장군 진급자는 국군통수권자로부터 삼정검(三精劍)을 받는다. 육해공군 3군이 일치단결해 호국, 통일, 번영의 세 가지 정신을 달성하라는 뜻을 지녔다. 한 면에는 “산천의 악한 것을 베어내 바르게 하라”는 글귀가, 다른 면에는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卽生 必生卽死), 죽고자 하면 살 것이요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이 검은 칼집에 넣은 채 하사되지만 칼집에서 빼내 칼날의 위용을 드러내 사악한 기운을 베고 물리치도록 하고 있다. 칼은 칼집을 벗어날 때 위풍당당하다. 지구상에 전쟁이 멈춘 적이 없다. 우크라이나전은 2년이 넘었다. 이스라엘ㆍ하마스 분쟁은 이란이 개입하면서 5차 중동전으로의 확산이 우려된다. 북한은 김일성 세습 체제가 작동 중이다. 4대 세습을 꿈꾸는 김정은은 대한민국을 제1의 주적으로 규정하고 핵사용 위협과 핵능력 고도화를 현시하며 전쟁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 대목에서 지나간 평화의 뒷모습을 곱씹어 봐야 한다. 평화의 앞모습을 믿고 칼을 칼집에 두는 건 시대착오다. 칼을 빼내 닦아야 할 때다. 클라우제비츠가 말했다. “물리적인 요소는 단지 나무로 된 칼자루이고, 정신적인 요소는 귀금속이고 번쩍번쩍하게 갈아 놓은 칼날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흐트러진 국민 안보의식을 다잡고 국민의 검인 군대는 칼끝을 더욱 추켜세워야 할 때다. 이붕우 작가·전 국방홍보원장
  • 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 컬렉션 ‘고려사경’ 공개

    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 컬렉션 ‘고려사경’ 공개

    국립중앙박물관이 새봄을 맞아 전시품을 교체하고 새 단장에 나선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실 중 중·근세관(고려실·조선실·대한제국실) 전시품 일부를 교체했다고 16일 밝혔다. 국보 3점, 보물 3점을 포함해 총 전시품 44건 64점이다. 눈길을 끄는 이건희 컬렉션은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이다. 대장경을 손으로 베껴 쓰는 ‘사경’을 더 섬세하고 화려하게 꾸미는 방법인 ‘변상도’의 사례를 볼 수 있는 유물이라는 게 박물관의 설명이다. 코끼리를 탄 제석천이 군사를 이끌고 아수라의 군대를 쳐부수는 장면을 그렸다. 또 고려 충렬왕의 발원 글귀가 적힌 ‘감지은니불공견색신변진언경’(국보·이건희컬렉션)과 고려사경의 표지 형식을 잘 보여 주는 ‘감지은니묘법연화경’(국보·이건희컬렉션) 등 고려사경 4점을 배치해 불교문화 코너를 강화했다. 4점 중 3점이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이다. 조선실에서는 보물로 지정된 ‘봉사조선창화시권’ 등을 선보인다. 이 유물은 1450년 조선을 방문한 명나라 사신 예겸과 집현전 학자 정인지, 성삼문, 신숙주가 주고받은 시를 모은 것이다. 또 임진왜란 후 일본과의 국교 재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국서누선도’, 국보로 지정된 ‘초조본 현양성교론’, 보물로 지정된 ‘청구관해방총도’ 등도 아울러 전시된다. 대한제국실에서는 근대식 교과서인 ‘산술신서’, ‘물리학초보’ 등이 공개된다.
  • 인천서 ‘핸드메이드 인 산둥’ 교류전시주간 개막

    인천서 ‘핸드메이드 인 산둥’ 교류전시주간 개막

    중국 ‘산둥 핸드메이드, 한국 교류전시주간’ 행사가 인천 송도 포스코타워 웨이하이관에서 지난 15일 개막됐다. 산둥성과 웨이하이시 정부가 공동 추진하는 이 행사는 산동 지역 16개 도시의 특색을 가진 수공예 전시품 200품종, 1000여개 제품이 전시됐다. 산둥성은 무형문화재 및 전통 수공예 자원을 발굴하고 이를 현대 산업에 접목해 브랜드화를 추진하고 있다. ‘산둥 핸드메이드’ 프로젝트도 이런 배경에서 시작됐다. 현재 산둥 지역에는 8개의 인류무형문화재, 186개 국가급 무형문화재, 1073개의 성급 무형문화재가 있다. 이번 행사에서도 웨이하이 주석 상감 기술과 웨이팡 목판 연화, 허쩌차오 한복(汉服) 등 산둥 핸드메이드 대표작이 전시됐다. 이날 두 나라는 ‘산동 핸드메이드·웨이하이 명품’, 니산책방(尼山书屋) 등을 공동 개관하고 현판식도 가졌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산동성과 한국은 수공예 아이디어 연구개발 및 생산·판매, 홍보·판촉 등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산둥핸드메이드’ 한국관을 설립해 산동해외문화(한국)교류전시센터를 조성할 예정이다.
  • 기증 후 처음 공개되는 이건희 콜렉션…국중박에도 ‘새봄’이 와요

    기증 후 처음 공개되는 이건희 콜렉션…국중박에도 ‘새봄’이 와요

    국립중앙박물관이 새봄을 맞아 전시품을 교체하고 새 단장에 나선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실 중 중·근세관(고려실·조선실·대한제국실) 전시품 일부를 교체했다고 16일 밝혔다. 국보 3점, 보물 3점을 포함해 총 전시품 44건 64점이다. 눈길을 끄는 이건희 콜렉션은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이다. 대장경을 손으로 베껴 쓰는 ‘사경’을 더 섬세하고 화려하게 꾸미는 방법인 ‘변상도’의 사례를 볼 수 있는 유물이라는 게 박물관의 설명이다. 코끼리를 탄 제석천이 군사를 이끌고 아수라의 군대를 쳐부수는 장면을 그렸다. 이 외에도 고려 충렬왕의 발원 글귀가 적힌 ‘감지은니불공견색신변진언경’(국보·이건희콜렉션)과 고려사경의 표지 형식을 잘 보여주는 ‘감지은니묘법연화경’(국보·이건희콜렉션) 등 고려사경 4점을 배치해 불교문화 코너를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4점 중 3점이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이다. 조선실에서는 보물로 지정된 ‘봉사조선창화시권’ 등을 선보인다. 이 유물은 1450년 조선을 방문한 명나라 사신 예겸과 집현전 학자 정인지, 성삼문, 신숙주가 주고받은 시를 모은 것이다. 집현전 학자들의 글씨는 물론 당대 지식인들의 문화교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또 임진왜란 이후 일본과의 국교 재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국서누선도’, 국보로 지정된 ‘초조본 현양성교론’, 보물로 지정된 ‘청구관해방총도’ 등도 아울러 전시된다. 대한제국실에서는 근대식 교과서인 ‘산술신서’, ‘물리학초보’ 등이 공개된다. 이번에 교체한 전시품은 오는 9월 말까지 상설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 “어디서 개가 짖냐”… 영·정조의 특별한 통치 비법

    “어디서 개가 짖냐”… 영·정조의 특별한 통치 비법

    “사립문을 밤에 지키는 것이 네가 맡은 임무이거늘 어찌하여 길에서 대낮에 이렇게 짖고 있느냐.”(柴門夜直 是爾之任 如何途上 晝亦若此) 얼핏 보면 평범하게 개를 꾸짖는 말 같다. 그런데 임금이 했다는 말이라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게다가 발언의 주인공은 꼬장꼬장하기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기로 유명한 영조(재위 1724~1776). 비유를 했지만 신하들을 겨냥하고 있음을 금방 알 수 있다. 쉽게 말해 함부로 나대지 말라는 뜻이다. 그림이 나온 1743년은 영조가 탕평책을 한창 추구하던 시기다. 이 당시 조선은 능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어느 붕당 출신인지에 따라 출셋길이 결정됐고 세력들끼리의 이권 다툼이 나라의 미래를 좀먹고 있었다. 안 그래도 자신의 이복형인 경종(재위 1720~1724)이 자식 없이 일찍 죽는 바람에 독살 음모론에 휩싸였던 영조로서는 왕권 강화와 신하들을 통제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시행한 것이 탕평책이다. 정치적 균형감이 필요했던 그 근저에는 ‘애민 정신’이 있었다. 백성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데 인재들의 지혜가 필요한데 조선은 출신에 따라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영조는 “내 비록 학문의 공력은 없으나 백성이 있어야 군주가 있고, 백성이 산 뒤에야 나라가 보존될 수 있다는 것을 안다”(1738년 5월 발언)며 애민을 중히 여겼다. 이처럼 절박했던 시대적 요구를 글과 그림으로 흥미롭게 볼 수 있는 특별전 ‘탕탕평평蕩蕩平平-글과 그림의 힘’이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특별전시실에서 마지막 주말(9~10일) 전시만을 남겨뒀다.삽살개 그림이 전시된 1부를 지나 2부 ‘인재를 고루 등용해 탕평을 이루다’에서는 영·정조가 글과 그림으로 지지 세력을 확대하는 내용을 보여준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지금도 유효하듯 탕평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은 인사행정이었다. 조선시대 관리들의 근무 성적 평가와 인사 발령을 결정하는 인사행정인 도목정사가 음력 6월, 12월에 시행됐는데 영조 이전에는 이조와 병조가 각각 문관과 무관 인사를 주관했다. 그러나 영조는 직접 참석해 도목정사를 하며 인사의 공정성을 강조했다. 왕이 인사권을 쥔 변화는 그림에서도 나타난다. 왕이 참석하는 행사는 왕을 북쪽에 두는 게 일반적인데 당시 신하들이 주문한 그림에서 왕의 자리는 옆에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숙종, 경종 때 그림이 이런 방식이었다가 영조, 정조 때에는 서서히 왕좌가 북쪽에 놓인 방식으로 변화하면서 바뀐 시대상을 흥미롭게 전한다.암행어사의 대명사인 박문수의 초상화 등은 지지 세력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다. “나의 마음을 아는 것은 박문수뿐이었다”라고 했을 정도로 탕평정치의 핵심 관료였던 박문수를 비롯해 영조는 자신을 도와준 신하들을 위해 초상화를 남기도록 했다. 명세라 학예연구사는 “참전용사를 초청하는 것처럼 영조가 신하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마음을 보여주는 게 초상화였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붕당 관료들이 자기들끼리 이권 차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해도 최고 권력자가 아끼는 신하들에게 초상화를 챙겨주는 마당에 무시할 수 있겠는가. 요즘 시대로 치면 아무리 자기들끼리 잘났고 회장님이 마음에 안 들더라도 조직에서 살아남아 승진하려면 회장님이 주는 특별한 선물 같은 것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초상화는 왕이 주는 일종의 특별하사품이었으니 이게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양지차다. 그림이 가진 힘과 인간 심리를 잘 파악하고 이용한 통치 감각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박문수 그림 근처에서는 배우 이덕화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영조를 맡았던 인연으로 특별히 재능 기부했다. 이곳 이외에도 몇 군데에서 더 들을 수 있는 게 관람의 재미를 더한다.영조와 정조는 왕권 강화를 꾀했지만 둘 다 약점이 있었다. 3부 ‘왕도를 바로 세워 탕평을 이루다’는 이들이 부족한 정통성을 글과 그림으로 어떻게 채우고자 했는지 보여준다. 영조는 숙종(재위 1674~1720)과 무수리 출신 숙빈 최씨 사이에 태어나 즉위 후 정통성 시비와 경종 독살설에 시달렸다. 정조는 사도세자(1735~1762)의 아들, 즉 죄인의 아들이라 반대하는 세력이 있었다. 영조는 숙종의 초상화를 모시고 가는 행렬도에서 자신이 탄 가마를 그려 넣으라고 지시하는 등의 행동을 통해 정통성을 강조했다. 정조를 위해서는 어보 ‘효손 은인’과 효성을 높이 평가한 글 ‘어제 유서’를 하사해 손자의 정통성을 지지해줬다. 명 학예연구사는 “정조는 도장을 항상 자리에 두고 권위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를 위해 직접 ‘현륭원 지문’을 지어 사도세자의 덕을 칭송하고 죽음을 둘러싼 문제를 변호했다. 권력을 앞세워 갈등을 일으키는 대신 점잖게 글로써 왕권을 강화하고자 했던 의지가 보이는 대목이다.4부 ‘질서와 화합의 탕평’은 정통성 문제로 분열됐던 정치권 통합을 이룬 정조가 1795년 화성에서 개최한 기념비적 행사를 글과 그림으로 보여준다. 할아버지와 자신이 꾸준히 추진했던 탕평책 덕에 꿈꿀 수 있던 세계관이 8폭 병풍의 ‘화성원행도’에 표현됐다. 왕을 중심으로 신하들은 질서 정연하게 줄을 서 있지만 백성들은 편안하게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올해 영조 즉위 300주년을 맞아 준비된 이번 전시에는 18세기 궁중서화의 화려한 품격과 장중함을 대표하는 54건 88점을 만날 수 있다. 명 학예연구사는 “영조와 정조가 글과 그림으로 설득하려는 과정들이 문예군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면서 전시품의 의미를 설명했다. 오래전 이야기지만 어디 출신이고 어디 당인지에 따라 싸우기 바쁜 오늘날 한국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인재를 고르게 등용해 공동체 구성원들이 더 좋은 세상에 살 수 있게 하는 것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보편적 가치이기 때문이다. 위정자들이 공격적으로 날이 선 말을 주고받는 시대에 예술을 부드럽게 정치에 활용할 줄 알았던 시대를 소개함으로써 관람객들의 마음에 작은 위로를 주는 전시다.
  • [씨줄날줄] K공유유산/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K공유유산/서동철 논설위원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영국박물관은 ‘100대 유물로 보는 세계사’라는 특별전시를 기획했다. 100대 유물에는 중국과 일본 유물이 각각 10점과 4점이 선정된 반면 한국 유물은 통일신라시대 용면와(龍面瓦) 1점에 그쳤다. 중국 유물로는 ‘데이비드 꽃병’이 있었다. 키가 큰 한 쌍의 원나라 청화백자로 서아시아와 유럽에서 크게 각광받은 중국의 대표 수출품이었다. 일본 유물로는 호쿠사이의 우키요에 ‘가나가와 앞바다의 거센 파도’가 눈길을 끌었다. 목판화 우키요에는 프랑스 인상파 화가들에게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실크로드와 연관지은 용면와는 결과적으로 한반도가 동서양 문화 교류의 발신지이기보다 최종 수신지라는 인상을 세계인들이 갖게 했다. 한국 문화유산을 상대적으로 적게 보유하고 있는 것은 전 세계 모든 박물관의 공통 양상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국외 박물관 한국실 지원’ 사업을 벌이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영국박물관을 비롯한 세계 주요 박물관들이 소장품 부족으로 한국 전시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유물을 장기 대여하고 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국외 문화재 보존·복원 지원’도 같은 취지다. 벨기에 왕립예술역사박물관의 고려청자 6점 등을 2021년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보존 처리하고 돌려보낸 것이다. 온전한 미(美)와 색(色)을 되찾아 현지에서 한국 문화의 진면목을 보여 주고 있음은 물론이다. 리움미술관도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사업에 참여해 미국 피보디에섹스박물관의 ‘평안감사향연도’를 보존 처리하고 있다. 이 그림이 미국으로 돌아가면 내년에 개관하는 피보디에섹스박물관 한국실의 중요한 전시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올 1월 1일 기준 국외 문화유산은 24만 6304점에 이른다. 서산 부석사 관음보살상을 일본에 돌려주라는 대법원 판결 이후 불법으로 반출한 증거가 없으면 환수는 더욱 어려워졌다. 문화유산의 현지 활용 방안이 강조되고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의 연장선상이다. 문화재청의 ‘K공유유산’은 2개 이상 국가의 공동보조로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는 사업이다. 한마디로 외국 박물관의 우리 문화유산이 더 돋보이는 자태로 관람객을 만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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