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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옥의 모든 것… 7일 은평한옥박물관 개관

    서울 은평구에 우리 전통 한옥을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이 들어선다. 은평구는 오는 7일 진관동 은평한옥마을에 지하 1층과 지상 2층 등 연면적 2901㎡ 규모의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을 개관한다고 1일 밝혔다. 2012년 9월 착공, 올 6월까지 국·시·구비 등 모두 125억원을 들였다. 1층에는 뉴타운 발굴 유물 등 은평의 우수한 문화유산이 전시된 은평역사실과 작은 도서관, 은평마당이 마련됐다. 특히 은평역사실엔 은평뉴타운과 삼천사지 발굴 유물 등 592점이 전시된다. 이 중 ‘백자연적’과 ‘분청사기’는 수준급 유물이며 최치원의 화엄십찰 중 마지막으로 확인된 ‘청담사’의 ‘명문 기와’도 포함됐다. 2층은 한옥을 전시·체험할 수 있는 한옥전시실로 집의 변천사와 서울의 대표 한옥인 민형기 가옥의 사랑채 재현, 한옥 건축 과정, 한옥에 깃든 과학적 원리, 어린이 한옥 체험장 등이 마련됐다. 또 2층 한옥전시실에 재현된 한옥 내부엔 우리나라 최대 고택인 강릉 선교장에서 실제로 쓰던 가구를 1년 3개월간 무상으로 대여받아 전시해 관람객에게 뜻깊은 추억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獨 촐페라인 복합문화단지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獨 촐페라인 복합문화단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독의 경제 부흥을 ‘라인강의 기적’이라고 한다. 근면·성실한 독일인들이 치열한 노력 끝에 라인강을 중심으로 공업과 산업을 일으켜 세계 경제를 주도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한 상황을 가리키는 것이다. 전후 독일의 경제 발전은 특히 라인강의 지류인 루르강 연안의 크고 작은 도시에서 출발했다. 루르강을 따라 길게 늘어선 뒤스부르크, 뮐하임, 에센, 보쿰 등은 석탄 채굴과 철강산업을 주력으로 루르공업지대를 형성했다. 루르공업지대의 중심도시 에센에는 하루 1만 2000t의 석탄을 생산하고 코크스 제조공장까지 갖춘 유럽 최대의 탄광단지 촐페라인이 그 명성을 뽐내고 있었다. 1847년 이후 130여년 동안 ‘검은 황금’을 쏟아내며 독일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촐페라인은 1986년 공해 문제로 탄광이 폐쇄되고, 인근 도시 뒤스부르크의 티센제철소가 문을 닫으면서 1993년에는 코크스 제조공장마저 가동을 완전 중단하는 운명에 처했다. 그것으로 끝이었을까? 산업시설이 지닌 상징성과 역사성을 최대한 간직한 채 탄광과 코크스 공장 시설들로 이뤄진 단지는 예술과 문화, 창조 산업이 어우러진 초대형 복합문화단지로 변신했다. 그뿐 아니다. 촐페라인은 현대 산업 유산의 상징으로 보존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에 이른다. 유럽의 새로운 문화 중심지로 주목받으면서 또 다른 ‘라인강의 기적’이 일어난 셈이다. 에센 역에서 교외선 전차를 타고 20여분 만에 촐페라인에 도착한다. 간이역에 내려 길을 건너자마자 어마어마한 규모의 검붉은 색 철골 구조물들에 압도당하고 말았다. 석탄을 퍼올리는 데 사용했던 대형 도르래와 지하 수직갱도를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 코크스 공장으로 원료를 나르는 데 사용했음직한 레일 등을 바라보며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정신을 가다듬고 루르박물관 관계자와 만나기로 한 장소 ‘샤프트 12의 24m’으로 향했다. 샤프트(Schaft)는 우리말로 축이라는 뜻으로 탄광에서는 지하로 뚫린 수직갱도를 가리킨다. 입구에서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가장 크고 높은 건물이 샤프트 12다. 1932년 문을 연 샤프트 12는 바우하우스 양식의 모던 스타일 건물로 건축가 프리츠 슈프와 마르틴 크레머가 설계했다. 거대한 적벽조 건물은 수직갱도와 지하에서 나오는 석탄을 위로 끌어올리기 위한 권양탑, 세척공장까지 완벽하게 갖추고 있어 기능적인 면과 조형미를 보여주는 걸작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특히 ‘루르의 에펠탑’으로 불린 권양탑은 산업시설이라기보다 거대한 철제 조형물에 가까운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촐페라인의 메인 빌딩에 해당하는 샤프트 12에는 루르지역의 산업·역사 및 자연사박물관을 겸하는 루르박물관이 에센이 유럽문화도시로 선정됐던 2010년 개관했다. 그런데 ‘24m’은 무엇을 뜻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한참을 걸어서 샤프트 12 앞에 도착해 보니 깎아지른 듯한 경사의 오렌지색 에스컬레이터가 규모에 압도당한 방문객을 또 한번 놀라게 한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 도착한 곳에 ‘24m’이라고 적혀 있다. 루르박물관의 학예관 악셀 하임조트 박사는 “지하 석탄을 캔 뒤 세척해 외부로 보내기 위해 지은 이 건물은 일반적인 건물처럼 층을 표시하지 않고 지표면을 중심으로 높이를 표시했다. 예전의 시설을 최대한 그대로 보존하면서 공간을 통해 과거의 역사를 보여주고 새로운 시설과 공간의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 마스터플랜의 핵심이었다”고 설명했다. 루르박물관을 포함한 촐페라인 탄광 콤플렉스의 마스터플랜은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렘 콜하스가 맡았다. 과연 단정한 모더스타일의 외관과는 달리 건물 내부는 묵직한 세월의 흔적을 담은 기계장치들로 가득하다. 장소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그대로 둔 채 건물 외부에 추가로 설치한 현대적인 감각의 오렌지색 에스컬레이터와 상설 전시실로 내려가는 계단의 강렬한 오렌지색 조명이 렘 콜하스의 독창성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일반 건물 3층 높이의 24m 층에는 안내소와 매표소, 기념품점, 카페가 있고 상설전시실 주 출입구가 있다. 루르박물관의 상설전시는 현재·기억·역사라는 세 개의 주제로 각각 17m, 12m, 6m 층에서 열리고 있다. 새로운 전시공간이나 시설물을 설치하지 않고 기존의 세척공장 안에 전시품들을 놓아 마치 동굴 속을 탐험하는 기분이다. 하임조트 박사는 “선사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루르 지역의 자연과 문화, 역사를 체계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그룹투어와 학생들의 견학코스로 인기가 있다. 각급 학교와 파트너십을 맺고 현장학습을 하기도 한다”면서 “박물관 개관 첫해 5만명이던 방문객이 2011년 이후 지금까지 연간 평균 21만명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촐페라인 콤플렉스 전체의 방문객은 이보다 훨씬 더 많다고 하임조트 박사는 덧붙였다. 전체 면적 100㏊에 달하는 촐페라인 단지 내에는 65개의 근대 건축물이 들어서 있다. 과거에 석탄산업 관련 용도로만 사용됐던 건물들에는 박물관과 기획전시관 외에도 예술, 문화, 디자인 등과 관련된 기업과 연구소, 촐페라인 경영 및 디자인대학(2006년)이 새롭게 들어서면서 촐페라인은 명실공히 21세기 창조산업의 메카가 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낡은 공장 건물 사이에 수영장을 만들었다. 코크스 제조공장에 냉각수를 제공하던 수로는 겨울이면 스케이트장이 된다. 탄광이 문을 닫았을 당시엔 꿈도 꾸지 못했던 초대형 복합문화단지로의 놀라운 변신을 일궈낸 주인공은 놀랍게도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정부다. 1986년 촐페라인이 문을 닫자 부동산투자개발회사들이 가장 먼저 눈독을 들였다. 부지를 매입해 완전히 새로운 종합타운을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는 당장에 ‘돈이 되는 개발’보다는 지역의 산 역사를 창조적 산업으로 활용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촐페라인 단지 내의 건물들은 산업유산으로 보존할 가치가 충분했으며 독일 경제를 일군 시대의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의회를 설득했다. 1992년 조각가 울리히 뤼크림은 탄광부지 한쪽에 미니멀한 돌조각을 설치해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역할을 했다. 주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1998년 촐페라인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도전했다. 버려진 탄광시설이 세계문화유산이 되리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기적 같은 바람은 현실이 됐다. 2001년 촐페라인 일대가 세계문화 및 자연유산에 지정됐다. 당시 위원회는 “근대건축이 추구한 디자인 정신을 적극 수용한 산업시대를 대표하는 모뉴먼트”라고 촐페라인의 가치를 평가했다. 촐페라인 탄광에서 마지막 채굴을 한 지 15년 만의 일이었다. 라인강의 기적은 멈추지 않고 있었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獨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獨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

    거대한 공간에 거장들의 작품이 놓여 있다. 관람객은 작가 이름과 제목, 제작 연도 등을 적어 놓은 명제표의 글씨를 들여다보고 재빨리 다음 작품으로 발길을 돌린다. 맘에 드는 작품을 만나면 행여 작품이 다칠까 눈에 힘을 주고 서 있는 안내원들을 피해 열심히 셔터를 누르기 바쁘다. 미술관이라고 하면 으레 떠오르는 풍경이다. 하지만 모든 미술관이 다 그런 건 아니다. 독특한 운영철학으로 새로운 미술관 개념을 제시하며 관람객을 사로잡는 미술관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독일 서북부의 소도시 노이스(Neuss)에 있는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미술 전문지 ‘아트 뉴스’가 선정한 ‘세계의 숨겨진 미술관 톱10’에 오를 만큼 미술 마니아, 특히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첫손가락으로 꼽는 곳이다. 뒤셀도르프에서 기차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노이스는 냉전시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로켓기지가 있던 군사지역이었다. 인젤 홈브로이히는 우리가 알고 있는 미술관과 거리가 멀다. 드넓은 벌판 한가운데 200년 가까이 사람의 손이 타지 않은 광활한 자연 속에 작지만 개성 있는 건물들로 이뤄진 독특한 형식이다. 드문드문 들어선 건물에 작품들이 놓여 있지만 작품을 설명하는 명제표도, 설명판도 없다. 매표소와 사무동 근무자들 외에 안내원이나 지키는 사람도 없다. 관람객들은 산책하듯이 건물과 건물을 옮겨 다니면서 자연과 예술작품을 감상하면 그뿐이다. “예술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선입견 없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연과 예술이 하나가 되는 것을 느끼도록 하는 게 인젤 홈브로이히의 미술관 운영철학”이라고 미술관재단 대외홍보팀의 타티아나 킴멜은 설명했다. 인젤은 독일어로 ‘섬’이라는 뜻이다. 1987년 문을 연 이곳은 9대1의 법칙, 즉 자연 90%에 건물 10%의 비율을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다. 킴멜은 “자연 속에서 산책을 하고 명상하듯이 예술에 동화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며 가을의 인젤 홈브로이히가 특히 아름답다고 소개했다.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을 구상한 이는 뒤셀도르프 지역에서 부동산개발업을 하는 미술품 컬렉터 칼 하인리히 뮐러(1936~2007)다. 뮐러는 1982년 라인강 지류인 라인-에르푸트 강에 둘러싸여 섬처럼 생긴 늪지와 그 옆의 벌판을 사들여 자신이 세계를 돌며 수집한 예술품들을 기존 미술관과는 다른 방식으로 보여 줄 미술관을 짓기로 한다. 권위 의식에 사로잡혀 점점 거대해지는 현대 미술관에 강한 거부감을 느낀 그는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공간, 미술관 문턱을 허문 열린 미술관을 원했다. 많은 사람이 공감했고 특히 그와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조각가 에르빈 헤리히와 아나톨 헤르츠펠트, 화가 고타르트 그라우브너가 직접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헤리히는 대부분의 건물을 확장된 조각의 개념으로 설계했고, 아나톨은 작업실을 꾸미고 자연환경에 어울리는 조각작품들을 만들었다. 그라우브너는 전체 콘셉트와 전시공간 디자인을 맡았고 지난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이곳에서 많은 작품을 남겼다. 독일 출신의 조각가이자 건축가인 올리버 크루제가 디자인한 테이블과 의자로 꾸며진 메인 건물을 가로질러 나오자 온통 초록빛 세상이다. 나무 그늘에서는 야외학습 나온 학생들이 진지하게 설명을 듣고 있다. 미술관에선 한 달에 한 차례 예술가의 안내를 받아 함께 관람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인젤 홈브로이히의 자연과 예술을 제대로 느끼려면 혼자 천천히 사색하며 다녀야 한다”는 킴멜의 충고대로 혼자서 지도를 들고 미술관 체험에 나섰다. 원래 반나절 정도 여유 있게 봐야 하지만 2시간 동안 한 바퀴 돌고 점심시간 즈음 카페테리아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카페테리아는 주변 농가에서 생산한 싱싱한 과일, 달걀, 우유, 잡곡 빵, 잼 등 건강한 음식들을 관람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역시 뮐러의 구상에 포함된 것이었다. 언덕에 위치한 미술관 입구에서 20㏊ 넓이의 섬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넓은 초원에 적벽돌로 지어진 건물이 드문드문 보인다. 숲을 이루는 대부분의 나무가 미술관 설계 당시에 식재됐다니 더욱 놀라웠다. 계단을 내려와 연못과 늪을 지나고 풀밭 사이로 난 산책로를 걷다 보니 들풀과 야생화들이 햇살을 머금고 인사를 건네는 듯하다. 늪지의 날벌레를 보고 야생오리가 꿱꿱거리니 산새가 짹짹하고 참견을 한다. 야생의 모습을 최대한 살린 멋진 정원은 독일 출신 환경건축가 코르테가 설계했다. 15개의 건축물 중 처음 마주하는 갤러리는 탑을 뜻하는 ‘Turm’이라는 이름을 가진 조각 건축물이다. 투박한 탑처럼 생긴 벽돌 건물인데 안으로 들어가면 온통 흰색일 뿐 아무것도 없다. 작은 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텅 빈 공간에 햇살이 조용히 내리쪼이고 있다. 건물을 설계한 헤리히는 외부 조건이나 건물의 역할을 염두에 두지 않고 단지 조각적인 개념으로 구조물을 설계했다. 그런 다음 벽돌과 다른 재료들을 사용해 조각의 개념을 확대시켰다. 조각 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체험하면서 미술에 대한 고정관념은 자연히 사라진다. ‘미로’라는 뜻의 라비린트 파비옹은 인젤 홈브로이히의 주요 소장품을 전시하고 있다. 천장에서 따스한 자연광이 비치는 전시실에는 코린트, 피카비아, 그라우브너 등 유럽 출신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이 고대 크메르와 중국 한·당·명시대의 도자기 등 골동품, 마오리족 도구들과 나란히 놓여 있다. 유명 작가의 서양미술, 진귀한 동양의 고미술이 분명한데 작품 설명은 없다. 하지만 시공을 넘어 아름다움을 전달하고 감동을 주는 예술의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하는 듯했다. 헤리히가 설계한 건물들은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생김새가 저마다 다르고 그에 걸맞은 이름을 갖고 있다. 헤리히의 미니멀한 대리석 조각을 전시하고 있는 곳은 ‘호에 갤러리’, 다도이쓰의 대형 작품이 전시된 곳은 다도이쓰 갤러리, 렘브란트와 세잔의 데생과 수채화를 전시한 곳은 ‘달팽이’ 등이다. 주요 소장품을 전시한 대갤러리 ‘열두개의 방이 있는 집’에는 이브 클랭, 호안 미로, 말레비치, 장 아르프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이 수두룩한데 역시 아무런 설명도, 안내원도 없다. 전시와 작품에 대한 정보 제공 대신 관람객의 자유로운 해석과 반응을 유도하는 의도인 것이다. 오솔길을 걷다가 숲 속에 설치된 작품을 손보고 있던 조각가 아나톨을 만났다. 맘씨 좋은 수다쟁이 할아버지 아나톨은 “인젤 홈브로이히는 자연과 예술작품, 그리고 자신이 새로운 방식으로 교감하며 휴식할 수 있는 곳”이라고 답했다. 인젤 홈브로이히 바로 옆에 있던 나토 로켓기지와 군사시설들이 1993년 미국과 소련 간의 군비(軍備) 축소 협약에 따라 폐쇄되자 뮐러는 이곳을 사들여 예술가들의 아틀리에와 주거 공간, 미술관, 음악당 등으로 이뤄진 복합문화단지를 조성했다. 개발의 손이 미치지 않는 외진 곳에 있는 땅을 멋진 자연 속 미술관으로 가꾼 뮐러는 자신이 구상했던 미술관이 성공을 거두자 수집품과 미술관 전체를 노이스시에 기증했다. 개인의 노력보단 공공의 힘으로 더 좋은 지속 가능한 미술관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현재 이곳의 소유권과 운영은 노이스시 칼 하인리히 뮐러 재단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후원으로 설립된 홈브로이히 재단이 맡고 있다. 뮐러는 인젤 홈브로이히의 야트막한 언덕에 자신이 심은 두 그루의 나무 사이에 잠들어 있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나토 로켓발사기지에 들어선 랑엔재단 미술관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나토 로켓발사기지에 들어선 랑엔재단 미술관

    인젤 홈브로이히에서 1㎞ 거리에 있는 ‘로켓발사기지 홈브로이히’는 용도가 바뀌는 공공시설물의 재개발 성공 사례로 눈길을 끈다. 40㏊가 넘는 광활한 로켓발사기지의 군사시설들이 화가의 아틀리에, 시인과 소설가의 창작 스튜디오, 과학자들의 연구실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인공위성에서도 감지되지 않는다는 벙커와 격납고, 감시탑 들은 예전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며 냉전시대의 역사를 증명하고 있다. 제2의 인젤 홈브로이히 프로젝트로 불리는 로켓발사기지 곳곳에는 칠리다, 니시카와, 크루제 등 쟁쟁한 아티스트의 환경조각 작품들이 설치돼 있다. 또한 드넓은 부지 곳곳에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랑엔재단 미술관 외에 인젤 홈브로이히의 건축물을 설계한 헤리히의 도서관과 루시오 폰타나의 작업실, 알바로 시자가 설계한 건축가의 집 등이 들어서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건물은 안도 다다오의 랑엔재단 미술관이다. 이곳의 자연을 살린 미술관을 지어 달라는 뮐러의 의뢰를 받은 안도 다다오는 낮은 언덕, 아치형 인공호수, 유리와 콘크리트로 된 기다란 직사각형 건물에 같은 재질로 된 입방체 건물이 45도로 박혀 있는 전시관으로 구성된 미술관을 디자인했다. 1979년 스위스의 아스코나에 미술관을 세운 빅토르와 마리안 랑엔 부부는 자연과 건축, 미술관이 조화로운 미술관을 다시 짓기 위해 장소를 물색 중이었다. 이들은 인젤 홈브로이히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2001년 안도 다다오의 디자인대로 미술관을 건립·운영할 재단의 설립에 큰 재산을 기부했다. 대자연 속에 들어선 젠 스타일의 미술관 콘셉트가 그들이 1950년대부터 소장해 온 일본 고(古)미술품 500여점과 300여점의 현대미술품을 전시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마리안 여사는 매주 공사 현장을 방문해 미술관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그녀는 안타깝게도 미술관 개관 7개월 전 지병으로 타계했다. 2004년 9월에 개관한 섬세하고 아름다운 미술관에 대한 찬사는 끊이지 않는다. 담을 지나 들어가면 잔잔한 인공호수가 보이고 그 뒤로 미니멀 스타일의 심플한 미술관 건물이 마치 물에 떠 있는 것처럼 신비롭게 보인다. 전시관은 안도의 특기인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된 육면체의 건물을 유리와 강철로 된 구조물로 덧씌워 놓은 구조다. 기온차가 많은 바깥 날씨의 영향을 덜 받게 하면서 태양광을 사철 만끽하며 건물 안에서도 바깥 풍경을 만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미사일기지의 노출을 막아 주던 흙 둔덕은 지금은 랑엔재단 미술관의 예술적인 공간과 외부를 구분 짓는 역할을 한다. 미술관 건물은 외부에서 보기엔 단층이지만 내부는 전체 3층으로 구성돼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을 배치했다. 유럽에선 보기 드문 12~19세기 일본 미술 컬렉션을 자랑하는 미술관은 앤디 워홀, 막스 베크만, 안젤름 키퍼 등 20세기 서구미술의 주요 작가들 작품과 21세기 최신 미술 경향을 소개하는 기획전으로 독일 북서부 지역의 대표적 문화 명소가 되고 있다. lotus@seoul.co.kr
  • 지자체 무분별 박물관 건립 제동…타당성 사전평가·사후관리 강화

    지자체 무분별 박물관 건립 제동…타당성 사전평가·사후관리 강화

    지방자치단체가 지은 공립박물관에 대해 건립 타당성 사전 평가 및 등록의무제 시행 등 사후 관리가 강화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우후죽순으로 세워진 뒤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 지역 박물관의 제도 개선 방안을 문화체육관광부와 각 지자체에 권고한 것이다. 16일 권익위에 따르면 1999년 30곳에 불과했던 공립박물관은 2012년 말 326곳까지 증가했다. 인구 대비 박물관 수로 아시아에서 1위, 세계에서 8위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공립박물관에 대해 건립 타당성을 검증하는 사전 평가제를 시행하지만 이는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곳에 한정돼 있다. 이 때문에 지자체 예산으로 세워지는 박물관들에 대해선 사전·사후 관리의 부실이 지적을 받았다. 권익위가 조사한 결과 건립 이후 방치되거나 관람객이 사실상 없는 곳을 비롯해 유물 취득과 관련해 불투명한 보상 및 관리 유물을 제대로 기재하지 않는 등 부실 문제가 사실로 드러났다. 전남의 한 지자체가 세금 47억원을 들여 세운 박물관은 하루 평균 관람객이 10명도 안 된다. 선출직인 자치단체장이 선거 공약 등으로 박물관을 서둘러 세웠지만 시설 건립에만 치중하는 바람에 소관 부서 변경 문제로 전시실 하나가 통째로 방치되고 있는 곳도 있었다. 박물관 안에서 유물을 잃어버리거나 훼손한 경우뿐만 아니라 소장 유물 목록을 종이에만 적어 관리하는 등 총체적인 관리 부실도 많다. 근거 규정 없이 유물 기증자 한 명에게 17억원 2500만원을 사례비로 지급하거나 설립 목적과 무관한 유물을 기증받으면서 애초에 책정된 사례금보다 2억원이나 많은 13억원을 지급해 예산을 낭비한 경우도 있다. 권익위 관계자는 “공립박물관들의 유물 출처 확인, 검증이나 사후 관리 등 관리 부실로 인해 도난이나 가짜 유물의 유통 경로로 이용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료 100점 이상, 학예사 1명 이상, 수장고 등 일정 시설을 갖춘 박물관은 등록할 수 있지만 의무 사항은 아니다. 이 때문에 국고 지원을 받은 전남지역 박물관 가운데 등록된 곳은 40.7%에 그치는 등 법령상 관리 대상에서 벗어나 정확한 현황 파악조차 어려운 박물관도 많았다. 또 박물관을 세워 놓기만 하고 예산 책정을 하지 않아 시설 개선 없이 방치된 곳도 있었다. 이에 따라 권익위는 ▲지방 박물관 건립 타당성에 대한 사전 평가 전면 확대 ▲유물 취득·관리에 대한 표준 규정 마련 및 정기 조사 실시 ▲공립박물관 등록의무제 시행 및 미등록 박물관의 운영 개선 방안 보고 등 사후 관리 등을 각 지자체와 문체부에 권고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지방 재정이 어려운 만큼 개선안을 통해 공립박물관의 부실 건립과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심훈 기념관 문열었다

    심훈 기념관 문열었다

    심훈 기념관이 16일 충남 당진시 송악읍 부곡리 선생의 생가인 필경사 옆에서 문을 열었다. 그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기념관은 부지 2842㎡에 건평 703㎡ 규모로 전시실과 문예창작실, 수장고 등을 갖추고 있다. 26억 6900여만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전시실에는 ‘아국 희곡집’, 소설 ‘직녀성’ 초판본, 1911년 찍은 심훈 가문 가족사진 등 선생의 유품 2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수장고에는 심훈 가문 종손인 심천보씨 등이 기증한 유물 5000여점이 보관돼 있다. 필경사에서 태어난 선생의 아들 재호(79)씨는 “부곡리 주민들이 필경사를 지켜 왔고, 기념관 부지까지 선뜻 내줘 감사하다”며 “기념관이 주민과 당진시민의 지존심을 지키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념관 관람은 무료다. 선생은 이곳에 낙향한 뒤 손수 필경사를 짓고 당시 야학당을 만들어 농촌 활동을 벌이던 장조카 고 심재영씨와 경기 안산시 샘골에서 농촌계몽운동을 하다 요절한 최용신을 모델로 한 소설 ‘상록수’ 등을 집필했다.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내 고장 역사 인물 마케팅사업 애물단지 전락

    내 고장 역사 인물 마케팅사업 애물단지 전락

    경북 지방자치단체들의 무분별한 역사 인물 마케팅 사업이 예산만 축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15일 경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6월까지 총 443억원을 들여 남산면 상대로 일대 부지 26만 2774㎡에 ‘삼성현역사문화공원’을 완공했다. 원효·설총·일연선사 등 경산에서 탄생한 삼성현의 역사적 업적과 일생을 기리고 문화도시로서의 경산 이미지 부각을 위해서다. 이 공원은 삼성현 유물·유적 전시실을 비롯해 공연장, 국궁장, 산책로, 광장, 다목적 운동공간 등을 갖췄다. 그러나 공원은 완공된 지 1년이 넘도록 문을 열지 못한 채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 연간 공원 유지와 관리에 예산 4억원을 쏟아붓고 있어서다. 시가 삼성현 관련 유물 및 콘텐츠 확보 등의 사전 준비 없이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탓이다. 시는 연말까지 삼성현과 관련한 인물 검색과 스토리텔링, 애니메이션 등의 개발을 끝내고 내년 3월 문을 열 예정이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예천군도 지역 출신 효자 도시복(1817~1891) 등을 기리기 위한 충효테마공원 조성 사업을 벌였지만 결국 예산 낭비만 초래하고 있다. 감천면 포리 일대 부지 21만여㎡에 총 208억원으로 들여 조성, 2010년 개장했지만 방문객이 평일 30~40명, 주말 100여명에 그친다. 이 공원에는 충신 정탁(1526~1605)·효자 도시복 이야기를 비롯해 충신과 세계 충효 이야기 등 각종 체험장과 농경문화 전시실이 있다. 군은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되자 2012년 공원 활성화와 새로운 볼거리를 위해 F-5B, F-4D 2대의 퇴역 전투기를 전시하는 꼴불견을 연출했지만 방문객은 늘어나지 않고 있다. 연간 운영비가 1억 8000만원에 이른다. 구미시도 2009년 구한말 항일의병장을 지낸 왕산 허위(1854~1908) 선생의 위업을 기리기 위해 39억원을 들여 선생의 고향인 임은동에 ‘왕산기념관’을 건립했고, 지난 3월에는 23억원이 투입된 조선조 성리학자인 여헌 장현광(1554~1637) 선생 기념관을 개관했지만 방문객의 발길은 뜸하다. 이런 가운데 안동시가 2016년까지 풍천면 도청 신도시 부지 3만 3000㎡에 서애 류성룡기념관을, 서후면 학봉종택 인근 2만㎡에 학봉 김성일기념관을 각각 100억원을 투입해 건립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역 사회단체 등은 특정 문중을 위한 사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경북도와 영주시도 내년부터 300억원을 들여 이산면 신암리 봉화 정씨 시조 묘역 일원에 ‘삼봉 정도전 기념공원’ 조성에 나서 2017년 완공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지자체들이 단체장의 치적 쌓기와 문중, 사찰, 권력에 휘둘려 무분별한 역사 인물 재조명 사업을 벌이면서 엄청난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면서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지자체 관계자들은 “전국의 많은 시·군·구가 지역 출신 종교인, 문인, 장군 등의 위대한 업적 등을 기리고 지역민의 자긍심 고취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관련 사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사업이 당초 계획대로 성과를 내는 것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인천AG 성공 기원’展 13일까지

    ‘인천AG 성공 기원’展 13일까지

    민태홍 화백이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성공 기원 및 다문화가정 돕기 특별 초대전’을 13일까지 인천시청 시민전시실에서 갖는다. 제자인 황영수 화백과 함께하는 초대전의 수익금은 다문화가족이 아버지·어머니의 나라 대표팀을 응원할 수 있도록 입장권을 구입하는 데 쓴다.
  • 온 가족이 모였다면 이곳 안 들르면 섭섭하지요

    온 가족이 모였다면 이곳 안 들르면 섭섭하지요

    닷새간 이어지는 올 추석 연휴에는 고궁과 미술관, 박물관 등 전국의 문화예술시설에서 다채로운 행사와 전시가 마련된다. 전국 13개 국립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서울·과천·덕수궁관), 4대 궁, 종묘, 조선왕릉 등은 휴무 없이 관람객을 맞는다. 추석 당일에는 창덕궁 후원을 제외한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6일 ‘해설이 있는 종묘제례악’ 행사가 종묘 재궁 앞에서 열리며, 7일 오전에는 창덕궁 후원을 산책하며 조선 국왕과 세자들의 사랑 이야기, 풍류음악을 함께 즐기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국립국악원의 ‘소현세자가 꿈꾸는 조선’ 전통극도 즐길 수 있다. 8~9일에는 ‘이춘희 명창’의 경기민요 공연이 덕수궁 즉조당 뜰 앞에서 펼쳐진다. 이 밖에 추석 당일 ‘가야금 3중주 공연’이 현충사 충무공 고택 앞에서 진행되며 세종대왕릉과 칠백의총에서는 전통 민속놀이인 투호·윷놀이 등의 체험 기회가 주어진다. 전국 4개 국립국악원에서도 연휴 기간 단막창극 박 속의 복(福), 아리랑노래자랑, 가야금병창 아리랑 연곡, 팔도민요 연곡 등 전통 국악 공연들을 마련했다. 국립무형유산원에서도 ‘이리농악’(5일·전북 익산 배산체육공원)을 비롯해 공예 종목으로 ‘배첩장’(2~13일·충북 청주 배첩전수교육관) 전시를 연다. 전시장에선 장인의 공예기술 시연도 볼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추석 당일과 다음날(8~9일) 국악 공연 ‘창작국악 더(The) 정글’과 ‘다 함께 놀자! 신명나는 한판 유희노리’를 연다. 김해·청주·제주 등 전국 12개 지방박물관에서도 전통 민속놀이 체험, 이판사판미(美)친광대 공연, 퓨전국악 콘서트, 떡메치기 체험 등 40여 개의 문화행사를 연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강강술래와 어린이뮤지컬 ‘해와 달이 된 오누이’, ‘한가위 OX 퀴즈’, ‘베트남 추석 알기’ 등 45개의 공연·전시·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올 한가위 미술관도 풍성한 전시를 마련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연휴 기간에 첨단 뉴미디어 아트를 다루는 설치 작품 전시인 ‘초자연’전과 수학과 미술을 접목한 ‘매트릭스: 수학-순수에의 동경과 심연’전을 이어 간다. 서울관 마당에선 프로젝트팀 ‘문지방’(최장원·박천강·권경민)의 설치 작품 ‘신선놀음’도 만날 수 있다. 추석 당일에는 퓨전 국악 공연을 선보인다. 과천관에서는 ‘올해의 작가’ 후보로 선정된 구동희(40)·김신일(43)·노순택(43)·장지아(41) 작가가 참여하는 ‘올해의 작가상 2014’전이 이어진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는 ‘귀신, 간첩, 할머니’를 주제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4’가 계속된다. 천경자 화백의 기증작을 선보이는 상설전시실에서는 10여년 만에 작품을 전면 교체해 ‘영원한 나르시스트, 천경자’전을 열고 있다. 시립미술관의 남현동 남서울생활미술관과 중계동 북서울미술관도 연휴 기간에 관람객을 맞는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서는 개관 10주년을 맞아 ‘교감’전을 이어 간다. 국보급 미술품을 비롯해 다양한 소장품을 대거 선보인다. 연휴 첫날인 6일과 대체공휴일인 10일에만 문을 열고 7∼9일은 휴관이다. 종로구 원서동 ‘공간’ 사옥을 리모델링한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에서는 개관전 ‘리얼리?’가 열린다. 김창일 아라리오 회장의 컬렉션 3700여점 중 작가 43명의 작품 96점을 선보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서울 간판공모전 대상 중구 안경점 간판 수상

    서울 간판공모전 대상 중구 안경점 간판 수상

    중구는 ‘2014 서울시 간판공모전’ 좋은 간판 부문에서 대상을 받는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에도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다. 대상을 수상한 ‘안경하세요’는 신당동에 있는 소규모 점포다. 우리말 ‘안녕하세요’를 응용해 안경 전문점의 특성을 잘 살리고 개성이 넘치는 한글 디자인을 조합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4일 시 서소문청사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상장 및 상패와 상금 300만원을 받는다. 시는 옥외광고물의 수준 향상과 바람직한 광고문화 정착을 위해 지난 4~5월 공모전을 열었다. 좋은 간판, 창작 간판, 간판 개선지역 우수사례 등 3개 부문에 모두 353점이 응모했다. 수상작들은 오는 22일~12월 31일 시 신청사, 서울도서관 기획전시실, 한국광고박물관 및 주요 지하철 역사에 전시된다. 옥외광고물 전문지 등 다양한 홍보매체를 통해 시민들에게도 소개된다. 구는 노후 간판을 주변 환경과 어울리도록 디자인하는 등 개선 사업을 벌이고 있다. 최창식 구청장은 “간판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꾸준히 운영하고 간판을 개선하는 분위기를 확산시켜 관광도시 중구를 간판 거리 명소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獨, 50여개 수용소 추모·교육 공간으로… 역사 바로 세우기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獨, 50여개 수용소 추모·교육 공간으로… 역사 바로 세우기

    유대인 대학살이라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독일은 전쟁이 끝나고 나서 다양한 방법으로 2차대전 희생자들에게 사죄의 뜻을 나타냈다. 말에서 그치지 않고 역사를 바로 세우려는 조치들이 이어졌다. 그 한 가지가 남아 있는 수용 시설이나 관련 시설을 추모와 교육의 공간으로 바꿔 피해자인 유대인과 가해자인 독일인의 후손들이 역사를 정확하게 보고 판단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독일 전역에는 50개가 넘는 유대인 수용소 추모관 및 관련 박물관이 건립돼 있다. 시내 한가운데에 있는 홀로코스트 추모공원과 테러의 토포그라피 박물관은 진심으로 속죄하고 미래 세대가 바른 역사의식을 갖도록 노력하는 독일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브란덴부르크 문 남쪽으로 5분 거리에 있는 홀로코스트 추모공원은 6000여평에 달하는 대규모 부지에 관처럼 생긴 2711개의 콘크리트 추모비가 세워져 있는 장소다. 미국인 건축가 피터 아이젠먼이 설계하고 2004년 완공된 이곳은 과거의 역사를 사실적으로 보여주지는 않지만 평균 무게 8t에 달하는 콘크리트 추모비들이 높낮이를 달리하며 줄지어 서 있어 공동묘지를 마주하는 듯 비장함을 안겨준다. 베를린의 심장부에 이 의미 있는 장소가 생기기까지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는 것 역시 역사의 한 장을 장식한다. 통일독일의 수도 베를린에 대규모 추모시설 건설을 주장한 사람은 저널리스트인 레아 로스와 역사학자 에버하르트 예켈이다. 베를린이 포츠다머광장을 중심으로 급속한 속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던 1990년대 초반이었다. 유대인박물관이 논란을 거듭하며 건설되던 때다. 이미 유사한 시설이 많은 상황에서 대규모의 유대인 추모시설을 세울 바에야 그 돈을 복지에 사용하라는 반대론자들이 많았다. 예켈은 반대하는 이들을 향해 “새 시대를 준비하는 지금이야말로 역사 앞에서 진실하고 겸허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격렬한 논쟁을 거친 끝에 정부와 의회는 홀로코스트 추모공원 건설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독일 정부는 성명에서 “600만명의 유대인을 추모하는 시설을 통일독일의 수도에 건립하는 것은 독일은 물론 세계가 이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이다. 이것이 우리가 담당해야 할 역사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추모공원이 자리한 곳은 과거 히틀러의 최측근이었던 나치 선동가 괴벨스의 집무실이 있었던 곳이다. 1994년 현상설계가 진행돼 아이젠먼이 선택됐다. ‘테러의 지형학’으로 번역할 수 있는 테러의 토포그라피 박물관(Topographie des Terrors)은 1933~1945년 나치 비밀경찰 게슈타포, 나치 친위대 슈츠슈타펠(SS), 제국 중앙보안국의 헤드쿼터가 있던 자리에 있다. 히틀러 치하의 베를린에서 유대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던 곳이었다. 과거 프린츠 알프레히트 거리로 불리던 니더크리슈너로에 있는 이곳은 2차 대전 중 연합군의 폭격으로 파괴됐고, 일부에 베를린 장벽이 지나가면서 오랜 세월 폐쇄됐었다. 유대인들에게 큰 공포를 안겼던 장소가 조심스럽게 역사의 전면으로 등장한 것은 42년이 지난 1987년. 베를린시 수립 750년을 맞은 행사의 일환으로 당시 고문실로 쓰였던 지하실을 개방했다. 1989년 동서독 학자들의 공동 연구를 토대로 그 일부에 나치의 범죄를 기록한 야외 전시실이 마련됐고 2년 뒤에는 이곳을 보존하기 위한 목적으로 재단도 설립됐다. 그 위쪽으로 건축가 페터 춤토르의 설계로 2010년 완공된 박물관에서는 각종 학술행사와 전시회가 열린다. lotus@seoul.co.kr
  • 국립여성사전시관, 경기 고양시 확장 이전

    국립여성사전시관, 경기 고양시 확장 이전

    국내 유일의 여성사 전시관인 국립여성사전시관이 경기 고양시로 확장 이전해 문을 연다. 기존의 근현대 여성 생활사 전시 중심에서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여성 역사로 전시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재구성했다. 여성가족부는 1일 오후 3시 정부고양지방합동청사에서 김희정 여가부 장관을 비롯해 여성단체, 여성 사학자 및 박물관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립여성사전시관 이전 개관식을 한다. 개관식과 함께 이날부터 ‘북촌에서 온 편지, 여권통문’을 주제로 한 특별기획전을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열어 근대 여성 교육과 각 분야 최초 여성, 여성 정치 참여 등을 조명한다. ‘여권통문’은 116년 전인 1898년 9월 1일 발표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인권 선언문이다. 여성의 교육권, 직업권, 참정권을 주장해 여성의 사회 진출과 권익 증진을 촉구하는 원동력이 됐다. 여가부는 여권통문을 주제로 한 ‘제3회 팝 여성사 영상물(UCC) 공모전’을 최근 열어 ‘가장 보통의 이야기, 여권통문: 박지혜·이영민작’ 등 5개 당선작을 선정해 이날 시상한다. 국립여성사전시관은 역사 발전에 기여한 여성들의 삶과 업적을 발굴, 공유하며 양성평등의식 고양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2002년 여가부가 서울여성플라자에 설립해 운영하다 이번에 정부고양지방합동청사 1~2층으로 전시 공간을 옮겼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국토 수호 의지 다지고 독도수호 정신 계승”

    독도의용수비대기념사업회는 오는 25일 경북 울릉군 북면 건립 부지에서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 건립 기공식을 한다고 21일 밝혔다. 독도 수호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은 대원들의 애국정신을 기리고 국토 수호 의지를 계승하는 역사 체험의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총사업비 219억원이 투입돼 2016년 8월 완공될 예정이며 지상 2층 건물 내에 전시실, 세미나실, 체험관 등을 배치할 예정이다. 건립 부지로는 울릉군 소유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받는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예술이 오고가는 플랫폼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예술이 오고가는 플랫폼

    요즘 회화, 조각, 설치, 미디어 등 장르를 불문하고 현대미술의 최신 동향을 가장 빨리 접할 수 있는 곳으로 베를린을 꼽는다. 전쟁과 분단으로 인해 수십년간 침잠했던 베를린이 그간의 공백을 순식간에 만회하고 세계 현대미술의 메카로 급부상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다양한 예술의 흐름을 소화하는 전시공간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함부르거반호프 현대미술관은 현대 미술계에서 베를린의 위상을 끌어올린 국제적 명소로 꼽힌다. 1847년 후기 르네상스양식으로 지어진 3층 규모의 건물 함부르거반호프는 이름 그대로 함부르크기차역이었다. 1880년대 말까지 함부르크와 베를린을 오가던 기차가 머물던 역은 2차 대전 이전까지 교통박물관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2차 대전 때 일부가 파괴되고 바로 옆으로 장벽이 설치되면서 수십년 동안 폐허로 방치됐다. 그러던 중 베를린탄생 750주년을 맞은 1987년 베를린시에서 일부를 복구해 ‘베를린으로의 여행’이라는 전시를 열었고 이어 이듬해엔 스위스의 큐레이터 헤럴드 제먼이 ‘무시간’이라는 현대미술 전시를 기획했다. 대규모의 폐허공간이 현대미술과 이루는 조화는 세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고 새로운 쓰임새를 발견한 베를린의회는 함부르거반호프를 공식적인 현대미술관으로 사용하기로 1989년 합의했다. 통일과 함께 미술관 개축작업이 탄력을 받아 7년간의 긴 공사 끝에 1996년 지금의 미술관으로 개관했다. 개축작업을 맡은 건축가 요제프 파울 클라이후에스는 기존 역사의 철골구조를 그대로 살려 거대한 중앙전시실로 만들고 양옆 동서쪽으로는 창고 건물을 날개처럼 연결해 전시장 및 수장고를 설치했다. 국립미술관의 소장품 가운데 1960년대 이후 작품들이 이전해 왔고 수준 높은 현대미술 작품들을 소장한 개인 컬렉터 에리히 막스가 장기 대여 형식으로 자신의 소장품을 내놓았다. 요제프 보이스, 사이 톰블리, 로버트 라우션버그, 앤디 워홀, 엔조 쿠치, 제프 쿤스, 브루스 나우먼 등 아방가르드, 미니멀리즘, 미국 포스트모던, 독일 신표현주의, 신야수파 등 주요 미술운동의 대가들의 작품을 총망라했다. 여기에 베를린 국립미술관에서 대여한 백남준, 존 케이지, 게르하르트 리히터 등이 가세해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현대미술 명소로 단번에 떠올랐다. 함부르거반호프의 브리타 슈미츠 오베르쿠스토딘 수석 큐레이터는 “신국립미술관이 있기는 하지만 늘어나는 소장품과 새롭고 실험적인 현대미술을 소화하기엔 역부족이었는데 함부르거반호프가 개관하면서 최신 미술계의 흐름을 보여 주는 전시장으로서 그 역할을 훌륭하게 해 내고 있다”면서 “과거에 여행객들을 실어날랐던 기차역이었던 것처럼 끝없이 변화하는 ‘바로 지금의 예술’이 오고 가는 곳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獨 베를린 신국립미술관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獨 베를린 신국립미술관

    ■ 線…씨줄날줄 엮듯 절제와 균형의 미 통일 독일의 수도 베를린은 세계적인 스타 건축가들의 각축장이나 다름없다. 특히 전쟁으로 인해 완전히 폐허가 됐던 포츠다머광장 주변은 1991년 수립된 종합개발계획에 렌조 피아노, 리처드 로저스, 헬무트 얀 등 유명 건축가들이 참여해 21세기 최첨단 도시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독특한 스카이라인을 형성했다. 그런데 이들 최첨단 빌딩을 제압하고 베를린에서 최고로 꼽히는 건축물이 있으니 바로 현대 건축의 거장 미스 반데어로에의 신국립미술관이다. 엄격하리만치 단순한 구조,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경이로운 비율, 주변의 풍광까지 끌어들인 우아함 등 1968년 완공된 이 미술관이 지닌 궁극의 아름다움은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빛나는 모습으로 많은 건축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2차 대전 후 베를린이 동서로 갈라지면서 박물관섬 등 유서깊은 건물들이 모두 동베를린에 편입되자 서쪽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문화시설을 보완하기 위해 과거 왕실의 사냥터에서 공원으로 바뀐 티어가르텐 남쪽에 문화포럼 단지를 조성했다. 전쟁과 분단으로 상처입은 시민들에게 예술을 통해 위안을 주는 일이 시급하기도 했고 동독 지역의 역사적 건물과 비교할 수 없도록 모더니즘 건축의 걸작들을 세운다는 계획이었다. 우선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전용극장인 필하모니홀이 한스 샤룬의 설계로 1960~63년 지어졌다. 다음으로 서베를린에 남겨진 19세기 회화작품과 20세기 걸작들을 전시하기 위한 새 미술관 건물이 필요했다. 베를린시에서는 이 임무를 나치의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해 세계적 명성을 쌓은 미스 반데어로에에게 설계를 의뢰했다. 미스 반데어로에(1889~1969)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1867~1959), 르 코르뷔지에(1887~1965)와 더불어 모더니즘 건축의 3대 거장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건물은 1968년 완공됐고 동베를린에 있는 국립미술관과 구별하기 위해 신국립미술관이라는 이름으로 개관했다. 결과적으로 미스 반데어로에의 생애 마지막 작품이 된 미술관에는 그가 일생동안 일관되게 추구해 온 건축 철학과 기술력이 총집결돼 있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절제되고, 수평과 수직의 아름다운 균형이 시적이며, 많은 것을 담아 보일 수 있는 거대한 공간. 신고전주의 건축의 엄격한 질서와 단순함을 철과 유리를 통해 표현한 이 미술관은 미스 반데어로에가 미국 망명 30년 만에 모국에 남긴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20세기 최고의 걸작 중 하나로 꼽히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평을 듣는다. ■ 明…빛을 담은 유리상자, 소통의 공간 건물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크기의 유리로 사방의 벽을 이룬 정방형 홀 위에 묵직한 강철 평지붕을 얹은 모양이 인상적이다. 기단 위에 널따란 테라스를 만들고 그 한가운데에 정방형 유리 상자를 세운 형상이다. 강철로 된 가로·세로 65m 길이의 사각 평지붕을 각 면에서 두 개씩 8개의 기둥이 떠받치고 있을 뿐 건물 내부에는 기둥이 없다. 유리 상자의 벽은 강철지붕의 추녀 끝에서 7.2m 안으로 후퇴시켜 놓았다. 기자의 신국립미술관 취재에 동행한 재독 건축가 신이도씨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기단이 있고 지붕을 기둥이 떠받치며 기둥과 유리벽 사이를 따라 길을 만든 것 등 현대적인 건축물이지만 고대의 신전과 철저하게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도 단순하고 절제된 외형이 강철의 무게감을 상쇄시키는 구조적 완벽함을 볼 때마다 경이로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 보자. 포츠다머 대로에서 보면 기단 위에 지어진 단층 건물 같지만 완면한 경사지에 들어선 미술관은 2개 층으로 이뤄져 있다. 당초 구상이 국립회화관과 베를린시립 20세기미술관 등 두 곳의 미술관에 있는 수집품을 통합한 미술관을 짓는 것이었기 때문에 전시공간을 크게 특별기획전시와 소장품의 기획전이 열리는 공간으로 구분해 놓았다. 특별 전시를 위한 1층의 대형 전시공간의 내부는 기둥이 없이 좌우대칭으로 매끈하다. 이는 미스 반데어로에의 작품에서 거의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특징이다. 천장은 8.4m로 높아서 거대한 공간이 필요한 설치미술 등 기획전시가 가능하다. 사방이 유리로 개방되어 있어 자연광을 최대한 받아들이며 외부와도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느낌이 든다. 단단한 직사각형 지붕 아래로 실내조명이 들어오면 내부가 투명하게 들여다보여 신전의 성스러움까지 느껴진다. 지하층은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로 구성되는데 전시실의 한쪽 면은 외부 조각공원과 시각적으로 연결된다. 완만한 경사를 살려 내부에 자연광과 외부의 풍경을 그대로 보여주는, 차경(借景)을 시도했다. ■ 合…전쟁의 상처 씻은 동·서 화합 컬렉션 신국립미술관에서는 20세기 현대미술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야외 테라스에 설치한 알렉산더 콜더의 조형물을 비롯해 로베르 들로네, 파울 클레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회화작품들은 물론 바우하우스 작가들과 사실주의, 표현주의 등 독일 현대미술 컬렉션이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전쟁으로 파괴된 세상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오토 딕스와 게오르게 그로스, 막스 베크만 등 정치적으로 민감했던 시기에 활동한 독일 현대미술 거장들의 대표작들을 소장하고 있다. 여기에 동베를린 국립미술관에 있던 에른스트 루드비히 키르히너, 오토 뮬러, 카를 슈미트로틀루프, 에리히 헤켈 등 독일 표현주의 작가들의 걸작들과 베르너 튀브케, 베른하르트 하이지그 등과 같은 분단시절 동독지역서 활동한 작가들의 작품이 더해지면서 독자적인 소장품 리스트를 자랑하고 있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문화단신]

    [문화단신]

    서울시립미술관 천경자전 작품 10년만에 전면교체 서울시립미술관이 본관 2층 상설전시실에서 전시 중인 천경자 화백의 작품을 10여년 만에 전면 교체했다. 시립미술관은 지난 13일부터 ‘영원한 나르시스트, 천경자’전을 새롭게 개막하고 ‘내 슬픈 전설의 이야기’, ‘환상의 드라마’, ‘드로잉’, ‘자유로운 여자’ 등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30여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작품 보존 때문에 2008년 이후 사본이 걸린 작가의 1951년작 ‘생태’를 비롯해 ‘여인들’(1964), ‘바다의 찬가’(1965), ‘황혼의 통곡’(1995) 등 최근 수년간 공개되지 않던 작품들이 주로 나왔다. 앞서 천 화백은 1998년 서울시에 자신의 작품 93점과 전 작품에 대한 저작권을 기증했으나 천 화백 대리인 측과 미술관 사이에 이견이 있어 다양한 전시를 꾸리지 못해 왔다. (02)2124-8928. 소마미술관 10월 26일까지 ‘Water_천진난만’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에서 오는 10월 26일까지 ‘Water_천진난만’전을 이어간다. 현대미술 작가 22인이 참여한 이번 전시에서는 물이 불러일으키는 긍정적이고 역동적인 에너지와 예술가의 천진난만한 상상력을 보여준다. 김창환의 ‘상어 2’처럼 물의 물리적 현상을 다룬 작품, 물의 조형적 이미지를 표현한 작품, 물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담은 작품 등 유동적인 물의 특성만큼이나 다양한 40여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02)425-1077.
  • 개관 10주년 맞는 리움 230점 보물 창고 열었다

    개관 10주년 맞는 리움 230점 보물 창고 열었다

    높은 산과 기마소년의 설화적 연출이 돋보이는 ‘산정도’(1960). 지난해 타계한 박노수 화백이 한지에 채색한 이 작품은 절제된 색채와 간결한 선묘로 한국화의 새 경지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하지만 이 작품이 수년 만에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까지는 무려 2개월이 소요됐다.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 정도로 생동감 넘치는 작품이었지만 전시장에 내놓기에는 이미 너무 색이 바랜 탓이다. 이 그림을 입수해 수장고에 보관 중이던 삼성미술관 리움 측은 지난한 보존 처리 과정을 거쳐 색감을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오는 10월 19일 개관 10주년을 맞아 리움미술관이 19일부터 12월 21일까지 이어 가는 ‘교감’전에는 ‘산정도’ 외에 임옥상의 ‘새’ 등 20여점의 근현대 미술품이 처음으로 삼성미술관에 내걸린다. 전체 84점의 근현대 미술품 가운데 4분의1이 넘는 숫자다. 이번 기획전에는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국보 217호)와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군선도’(국보 139호), 불교미술품인 ‘신라묵서 대방광불화엄경’(국보 196호), ‘아미타삼존내영도’(국보 218호) 등 117점의 고미술품도 나온다. 국보급 24점과 보물급 34점 등 주요 유물만 50점이 넘는다. 금강전도와 인왕제색도가 함께 한 전시에 나오는 건 처음이다. 총 230여점이 나오는 전시는 상설·기획 전시실을 아우르는 리움의 첫 전관(全館) 전시다. 기획전시실에 펼친 신작 13점을 제외하면 삼성미술관이 리움, 플라토, 호암을 통틀어 내놓는 베스트 컬렉션으로 삼성가 소장 미술품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자리다. 서도호, 문경원, 전준호 등 국내 작가들의 신작, 올라푸르 엘리아손, 데이미언 허스트, 나와 고헤이, 장샤오강 등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까지 더해졌다. 우선 상설전시실 1관에선 ‘시대교감’을 주제로 대표적 고미술 소장품과 현대미술 작품을 연계해 시간을 초월한 예술작품 간의 교감을 시도한다. 김수자의 명상적 영상작품과 이수경의 흑자 조각, 서도호의 작품 외에 불교 미술품과 자코메티, 로스코의 작품 등을 함께 내놔 시공을 넘나드는 보편적 가치를 추구한다. 이곳에선 ‘백자철화매죽문호’(보물 1425호), ‘분청사기조화절지문편병’(보물 1229호) 등이 새롭게 공개되며 겸재와 단원의 고서화 외에 산수화의 대가인 이인문의 ‘송하관폭도’ 등이 나온다. 2관에선 ‘동서교감’을 주제로 동시대 동서양 미술이 교감을 나눈다. 박서보의 ‘묘법 88813’, 정창섭의 ‘작품 63’ 외에 안젤름 키퍼의 ‘고래자리’, 중국 미술 2세대 작가 쩡판즈의 ‘강산이 이토록 아름다우니’ 등을 만날 수 있다. 요제프 보이스의 ‘곤경의 일부’, 바티 커의 ‘라오의 거울’, 데이미언 허스트의 ‘피할 수 없는 진실’, 장샤오강의 ’소년’, 이우환의 ‘관계항’도 나왔다. 이 밖에 기획전시실에선 아이웨이웨이와 문경원, 전준호 등의 설치미술품을 만날 수 있다. 우혜수 리움 학예연구실장은 “보편적 가치가 상설 전시에서 드러나도록 초점을 맞춰 기획했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정홍원 총리 순국선열 추모… 서대문형무소·독립관 참관

    정홍원 국무총리는 15일 제69주년 광복절을 맞아 서울 서대문구 독립공원을 방문해 순국선열의 위패가 봉안된 독립관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참관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내 전시실과 옥사를 둘러본 뒤 순국선열 2835명의 위패가 봉안된 위패봉안소에서 헌화와 분향했다. 그는 “많은 애국지사가 고초를 겪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이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순국선열의 나라 사랑 정신을 계승하고 애국심을 함양하는 살아 있는 역사교육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총리는 항일 독립운동에 힘쓴 애국지사 김명수(88) 선생의 서울 잠실 자택도 방문했다. 김 선생은 황해도 옹진 출생으로 1940년대 일본군에 강제징용된 학생들에게 임시정부 방송을 듣게 하고 군가 대신 애국가를 부르게 하는 등 항일 활동을 하다 옥고를 치렀다. 정부는 김 선생의 공을 인정해 1990년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했다. 정 총리는 김 선생 자택에서 “국가유공자 보상금, 참전 및 무공명예수당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고령의 국가유공자에 대한 맞춤형 의료·요양 체계 구축 등 보훈 복지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며 “국가유공자들의 훌륭한 이야기들을 널리 알리고 그 속에 담긴 고귀한 뜻을 되살려 후손들의 나라 사랑 의식을 확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내손으로 만드는 ‘해바라기 에너지’

    내손으로 만드는 ‘해바라기 에너지’

    “봄에 심은 해바라기씨가 에너지가 된다니 놀라워요.” 서울 양천구에서 친환경 에너지 교육을 받은 어린이들은 31일 이같이 목소리를 모았다. 교과서에서만 배우던 바이오에너지 제작에 직접 참여해 지식은 물론 환경의 소중함도 함께 깨우치고 있다. 양천구는 여름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정3동 연의생태학습관에서 ‘바이오에너지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이날 밝혔다. 바이오에너지는 동식물 등으로부터 만들어지는 에너지로, 버드나무와 사탕수수, 고구마 등을 원료로 한다. 최근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체험은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면서 유채씨와 해바라기씨를 가지고 바이오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어서 흥미를 돋운다. 특히 원료인 유채씨와 해바라기씨는 지난 4월과 6월, 연의근린공원에 직접 파종해 수확한 것이다. 구 관계자는 “미래 세대인 학생들에게 에너지의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험 프로그램은 오는 5일부터 26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진행된다. 누구나 전화 신청 후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지난해 3월 연의근리공원 관리사무소를 리모델링해 만든 연의생태학습관 1층에는 북카페, 2층에는 나비, 사슴벌레 등 세계 희귀종들의 표본을 갖춘 전시실을 겸한 학습관이 자리하고 있다. 뒤로는 국내 유일 생태환경 저류지 공원인 연의근린공원이 넓게 펼쳐져 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라디오·TV가 바꾼 한국의 근현대사

    라디오·TV가 바꾼 한국의 근현대사

    1920년대 경성방송국이 수입해 국내에 처음으로 퍼뜨린 ‘보급형 1호 수신기’, 1927년 경성방송국 직원이 만든 국내 최초의 ‘광석라디오’, 첫 번째 국산 진공관 라디오인 ‘금성 A-501’ 등 250여점의 방송 관련 유물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 중 1호 수신기와 광석라디오는 1945년 8월 히로히토 일왕의 항복선언을 조선땅에 가장 먼저 알려준 전달자였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한국방송학회와 함께 한국 현대사 특별전시인 ‘소리(音), 영상(色)-세상을 바꾸다’전을 22일부터 9월 9일까지 서울 광화문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이어간다. 이번 특별전에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KBS,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이 소장한 라디오, 텔레비전, 스튜디오 카메라 등 희귀한 방송장비와 방송 역사 자료, 텔레비전 프로그램 영상 등이 나온다. 역사적 의미가 있는 유물들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방송의 역사를 매개로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돌아보고, 방송이 우리 역사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자 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전시는 모두 4부로 구성됐다. 1부 ‘소리의 시대, 현대적 일상의 시작’에선 1927년 JODK라는 호출부호로 첫 라디오 방송을 시작한 이래, 일제강점기와 광복, 건국, 6·25전쟁을 거쳐 1960∼1970년대 라디오 전성시대를 지나 현재까지 라디오 방송의 역사와 역할을 소개한다. 2부 ‘텔레비전과 조국 근대화’에서는 1956년 흑백텔레비전 방송이 시작되고,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으로 TV수상기가 전국에 보급되면서 나타난 변화상을 다룬다. 3부 ‘컬러 방송과 민주화, 다양한 볼거리’에서는 1980년대 이후 컬러텔레비전 방송의 등장과 그 영향을 조명하며 4부 ‘영상으로 만들어 낸 이야기들’에서는 드라마, 스포츠, 가요 등 방송 콘텐츠의 성장과 진화를 영상물로 풀어 전시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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