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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드, 前장관·의장 동원해 中 설득을…핵 없어도 북한 체제 유지할 수 있어”

    “사드, 前장관·의장 동원해 中 설득을…핵 없어도 북한 체제 유지할 수 있어”

    사드는 국민 단합 이슈인데 되레 분열 반대측도 “中 보복할 것” 약점 노출말고 사드보다 더 나은 방법 있는지 토론을 차기 대통령감 자기헌신·포용력 갖춰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는 세월호 사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달리 국민을 단합시킬 수도 있는 이슈입니다. 지금 일고 있는 안타까운 혼선과 국론분열을 해결할 리더십을 발휘하는 인물은 다음에 반드시 큰 지도자로 쓰이게 될 것입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23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사드를 둘러싼 갈등에 대해 “정부와 청와대, 여야 지도층이 국민을 단합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사드 배치는 전형적인 님비(NIMBY) 현상인데 이를 관리할 수 있는 국가 지도력이 상실된 상태”라면서 “이 문제가 대선 국면까지 그대로 가지 않을까 한다”고 진단했다. 김 전 의장은 지난 20일 중국 텐진에서 열린 빈하이(濱海) 동북아평화발전포럼에서 북핵과 사드 등을 주제로 개막 연설을 하며 중국 측 인사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김 전 의장은 연설에서 핵이 북한 체제 유지의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점과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언급한 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중국 측은 한결같이 사드를 반대하며 대화가 먼저다, 북한을 압박하지 말라는 얘기를 했다”면서 “우리가 설득은 놔두고 설명조차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국내의 정치적 논란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방어 장치로 사드가 필요한가 안 한가, 사드보다 더 효율적인 기재가 있는가 등을 두고 토론해야 하는데 지금 반대 측은 중국을 노하게 해서는 안 된다, 경제보복을 당한다는 식으로 우리 약점을 노출시키고 있다”면서 “중국도 미국도 아닌 대한민국을 이 문제의 중심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전 의장은 “사드는 외교 문제든 국내 갈등이든 공통적으로 정부가 해결을 위해 발품을 열심히 팔아야 한다”면서 “관시(關係)를 중시하는 중국에 대해 현직·전직의 가용한 재원을 찾아서 총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장은 “우리나라는 전직 대통령·의장, 외교부 장관 등을 전혀 활용하지 않는 나라”라며 본인도 사드 문제 해결에 적절한 노력을 해 나갈 것이란 뜻을 내비쳤다. 김 전 의장은 중국 텐진대 역사상 외국인으로서는 처음 명예박사 학위를 받는 등 중국과 인연이 깊다. 김 전 의장은 북핵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 정권에 핵이 없어도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북한이 핵에 의존하는 건 국제적 비난에도 불구하고 핵 외에는 체제 보존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 “다른 방법이 있다는 신뢰를 북한에 주기 위해 한·미·중이 동시다발로 움직여야 하고 6자회담은 그다음 순서”라고 말했다. 전술핵 재배치 등 한반도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핵이 얼마나 위험하고 가당찮은 무기인지 알고 있다”면서 “정치적 프로파간다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한·미 안보 체계를 굳건히 해야 한다”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북한 수해 지원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북한이 우리 정부에 공식 요청을 하면 지원해야 한다”면서 “이럴 때는 공세적으로 우리가 먼저 북측에다 ‘지원을 요청하라’고 메시지를 던져볼 타이밍”이라고 조언했다. 김 전 의장은 내년 대선에서 뽑을 대한민국 지도자의 조건으로는 그리스의 민주주의를 꽃피운 지도자 페리클레스(BC495?~BC429)가 제시한 식견과 설득력, 투철한 국가관, 도덕성 등 4대 조건을 들었다. 또 특히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을 고려하면 ‘자기 헌신’과 ‘포용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포용은 아파하는 그 마음속에 들어가 같이 아파하는 긍휼이자 자비인데 (정치인들이) 정서적으로 메말라 있다”면서 “악어의 눈물이 아닌, 같이 아파할 줄 아는 지도자가 우뚝 설 것”이라고 말했다. 5선 국회의원이자 18대 국회 전반기 의장을 지낸 김 전 의장은 현재 부산대 석좌교수로 후학들을 양성하며 국내외에서 활발한 강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대표 저작인 ‘술탄과 황제’ 전면 개정판의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美 “선제 군사행동 미리 논의 안 한다”

    한·중 논의 없이 北타격 가능성 시사 모든 옵션 고려 분위기 속 미묘한 변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한층 고조되면서 한국과 미국 일각에서 북한의 핵시설 등에 대한 ‘외과수술식’ 선제 타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 백악관은 “선제적 군사 행동들(preemptive military actions)에 대해서는 미리 논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 모든 옵션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미국이 한국, 중국과의 상의 없이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는 쪽으로 미묘한 입장 변화가 일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선제적 타격 등 특별한 계획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이에 대해) 어떤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이런 방식으로 말하겠다”며 “단지 일반적으로, 북한을 특정하지 않고, 작전 사안의 하나로서 선제적 군사 행동들에 대해 미리 논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나는 그것(미리 논의하지 않는 것)이 단순하고 명확한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단순하고 명확한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선제적 군사 행동이라는 작전을 미리 관련국과 논의하거나 언급할 필요가 없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론적 답변이긴 하지만 백악관 브리핑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적 군사 행동에 대해 언급된 것은 이례적이다. 워싱턴 한 외교소식통은 “미리 논의하지는 않지만 선제적 군사 행동이라는 옵션이 있고, 유사시 추후 논의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지는 만큼 선제 타격 등 모든 군사 옵션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소식통은 “백악관이 선제 타격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선제적 군사 행동에 대한 추가 언급은 회피한 뒤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언급해 온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들과 다른 국제적 의무들을 위반한, 특히 최근 핵실험을 한 북한을 더욱 고립시키기 위해 국제사회가 어떤 추가 조치를 모색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며 “이번 사안은 안보리 범주에서 논의될 사안”이라며 안보리를 통한 대북 압박 강화 방침을 재차 밝혔다. 앞서 오바마 행정부 초기 합참의장을 지낸 마이클 멀린은 지난 16일 한 토론회에서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에 아주 근접하고 미국을 위협한다면 자위적 측면에서 북한을 선제 타격할 수 있다고 본다. 미국은 충분히 (군사적) 대응을 할 능력이 있다”고 밝혀, 대북 선제 타격론에 불을 지폈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19일 후버연구소에서 “오늘 밤이라도 싸울 수 있다(fight tonight)”고 말했다. 존 하이튼 전략사령관 내정자는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미 본토에 도달하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은 “시간문제”로 보며 실제적 위협으로 간주했다. 소식통은 “미국은 모든 옵션을 고려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만큼, 선제 타격이나 전술핵 재배치 등도 옵션이 될 수 있지만 모든 것은 북한에 달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선제 타격은 남북 간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으며, 타격을 가할 대상에 대한 정보·평가 등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돼 한·미 양측이 감정적 대응보다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사설] 핵무장론 일축 백악관, 트럼프에게 물어봤나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존 울프스탈 군축·핵비확산 담당 선임국장이 그제 “한국이 자체 핵무기 보유를 추진하는 것은 미국의 이익에도, 한국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술 핵무기를 한반도에 재배치하는 문제에도 그는 “억지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한국에서 불거지고 있는 핵무장론 내지 전술핵 재배치론에 포괄적으로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낸 것이다. 발언 내용은 백악관과 미국 정부의 입장을 사실상 대변한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핵무장론이나 전술핵 재배치론을 진정시키기에 그의 주장은 공허하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두 달도 남지 않았고 유력 후보의 한 사람인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는 다른 생각을 표출해 왔기 때문이다. 물론 울프스탈이 한국의 핵보유를 견제하는 발언만 한 것은 아니다. 그는 “미국은 어떤 나라의 어떤 위협으로부터도 한국과 일본을 방어할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미국의 확장억제 전략을 믿으라는 뜻이다. 한국이 적국의 공격을 받을 경우 미국이 핵무기를 포함해 본토와 같은 수준으로 방어를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하지만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에는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B1B 전략폭격기에 무장도 하지 않은 채 그것도 바람이 분다는 이유로 하루 늦게 한반도에 보낸 미국이다. 그런데 엊그제는 중무장한 B1B 2대를 휴전선에서 30㎞밖에 떨어지지 않은 경기 포천시 상공까지 띄워 보냈다. 북한에 대한 경고보다는 확장억제 전략의 구체적인 시범으로 한국의 핵무장론자들을 회유하려는 의미가 더 크다고 본다. 미국 대선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돼 차기 행정부를 이끌지는 아직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앞서가던 클린턴 후보를 제친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한국과 일본은 미국에 안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 미국은 더이상 지원할 여력이 없는 만큼 스스로 핵무장을 하는 게 낫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왔다. ‘막말’이라는 비판도 없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트럼프가 의미 있는 수준의 지지를 얻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면 우리도 자위권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미국은 알아야 한다. 그제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는 핵무장론 내지 전술핵 재배치론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비등했다. 물론 황교안 국무총리는 “한반도 비핵화가 기본적 입장”이라는 원론적 답변을 내놓았다. 하지만 황 총리조차 “그런 얘기가 나올 정도까지 된 점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을 만큼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정부는 실제 추진 여부를 떠나 핵보유론을 당장 주변국과의 협상에 의미 있는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정치권도 핵 문제는 더이상 포퓰리즘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국회와 정부의 긴밀한 ‘물밑 공조’도 중요하다.
  • 美 백악관 ‘한국 핵무장론’ 제동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한국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자체 핵무장 주장에 대해 미국 백악관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존 울프스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군축·핵비확산 담당 선임국장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아재단·윌슨센터 공동주최 ‘제4회 한·미 대화’ 기조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5차 핵실험 도발에 따른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 “한국이 자체 핵무기 보유를 추진하는 것은 우리(미국)의 이익에, 또 한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울프스탈 국장은 “우리는 어떤 나라의 어떤 위협으로부터 한국과 일본을 방어할 능력이 있다”며 “필요시 우리는 항상 동원 가능한 모든 범위의 완전한 방어능력을 갖춰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우리 동맹 체제의 중추이자 자신들에게 혜택이 되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자발적으로 가입했고 법적으로 구속돼 있다”며 “한국의 자체 핵무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에 대해서도 “핵무기의 한반도 배치가 북한의 핵 포기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이 억지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한민구 “김정은 제거 전담 특수부대 계획 있다” 첫 언급

    한민구 “김정은 제거 전담 특수부대 계획 있다” 첫 언급

    “정밀 미사일로 적 지도부 응징”… 野 김진표, 전술핵 이례적 찬성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21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제거할 특수작전부대를 운용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수장이 이런 계획을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정은 제거 전담 특수부대를 만든다는 게 사실이냐”는 새누리당 김성찬 의원의 질문에 “그런 계획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적 지도부를 포함한 주요 지역에 대한 응징 차원의 정밀 미사일 능력 위주로 보복할 수 있는 개념 또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선 전술핵 재배치론과 핵무장론을 놓고 여야 의원들 간 논쟁이 벌어졌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핵에는 핵으로 맞서야 한다”며 찬성의 뜻을 나타냈다. 이철우 의원은 “전술핵 재배치, 자체 핵 개발, 북한 핵 시설 선제 타격, 김정은 정권 붕괴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찬 의원은 “산불을 진압할 때 맞불을 놓아 소진시키듯 북핵 해결을 위해선 우리가 핵무장을 해야 한다”며 ‘핵맞불론’을 제안했다. 야당 의원 일부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동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핵에는 핵으로 대응한다는 원칙으로 북한이 핵을 제거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전술핵 재배치를 해야 한다”고,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은 “북한이 핵실험으로 비핵화 공동선언을 깼다”면서 “상대 없는 선언을 우리만 지켜선 되겠느냐”고 밝혔다. 그러나 대다수 야당 의원들은 전술핵 재배치와 핵무장론이 ‘안보 포퓰리즘’이며 날을 세웠다. 더민주 김경협 의원은 “핵무장론은 국민의 불안감에 편승한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했고, 같은 당 김한정 의원도 “우리가 추구할 안보의 목표가 전쟁인지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최경환 의원 역시 “핵무장론은 미국의 핵우산을 접고 한·미 동맹을 깨자는 위험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한 다채로운 주장이 백가쟁명식으로 제시됐다. 이철우 의원은 “사드 배치 지역이 결정되면 그곳으로 이사 가서 살겠다”고 장담했다. 사드 레이더가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것을 몸소 보여 주겠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사드 포대 지역에 마을을 만들어 퇴역 장성들이 와서 살도록 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반면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은 “사드도 북한의 핵미사일을 방어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더욱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윤 의원은 “미사일방어 전략의 핵심은 방어가 아닌 공격”이라면서 “방어 임무를 유발하는 적의 공격 자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적의 미사일 능력을 선제적으로 궤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열린세상] ‘신조건부 사드 배치론’을 제안한다/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신조건부 사드 배치론’을 제안한다/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지난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은 잘만 하면 한국 외교에 일거사득(一擧四得)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조건부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잠시 유예하면서 중국의 양자 차원의 대북 제재와 맞바꾸라. 북핵 위협에 실질적 대응이 될 수 있고, 미·중 사이 외교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중·북 관계를 돌아올 수 없게 만들고, 한·중 관계를 정상 궤도에 올릴 수 있다. 지난 11일 청와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이례적으로 외교 이외 군사적 노력도 기울일 것이라 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핵 공격 징후가 보이면 김정은의 은신처를 초토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김정은의 임기는 무제한인데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는 1년 반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허하게 들린다. 우리끼리만 뜨겁게 논의 중인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가능성도 작다. 미국은 우리의 독자 핵무기 개발과 보유는 물론 전술핵 재배치에 불가 입장이다. 전술핵 재배치는 한반도 비핵화의 명분 상실로 이어진다. 어느 강대국도 찬성하지 않는다. 유엔 안보리는 핵실험 당일 이례적으로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대북 제재 결의안 마련에 착수했다. 4차 핵실험 직후 역사상 최강이라는 유엔의 대북 제재안에 또 어떤 추가적인 내용이 포함될지 기대하기 쉽지 않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북한이 고통을 느껴 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는데 아마 중·북 간 민생 교역의 압박을 의미한 듯하다. 그러나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대북 압박에 동참할지는 의문이다. 우리는 대개 중국의 대북 정책은 북한에 우호적인 것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중국도 속이 부글부글 끓기는 마찬가지다. 5차 핵실험 직후 시진핑 주석이 격노했다는 소식도 있다. 중국의 대북 한계점은 이미 4차 핵실험 때 넘어섰다. 북한 정권이 붕괴하지 않는 범위에서 중국도 북한의 버릇을 고치고 싶다. 죽지 않을 만큼 아프게 하고 싶다. 중국도 북한의 핵 보유를 원하지 않는 만큼 우리의 대북 제재 대오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려면 일정한 양보가 불가피하다. 사드 배치 명분이 북핵인 만큼 사드와 관련해 중국에 면을 세워 주어야 한다. 한국이 사드를 양보하면 중국엔 외통수가 된다. 중국이 오히려 책임을 나눠야 하고 행동을 보일 수밖에 없게 된다. 그래도 다시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그때 사드를 배치하면 된다. 북핵이 해결되면 사드를 철수한다는 ‘조건부 사드 배치론’이 아니라 사드 배치를 유예하면서 북핵 실험을 막는다는 ‘신(新)조건부 사드 배치론’을 중국에 제안해야 한다. 순서만 좀 바꿔 보자. 사드와 관련해 한·중이 접점을 찾는다면 중국의 양자 차원의 대북 제재가 가능할 수 있다. 중국은 특성상 대북 제재를 말없이 단행할 것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계속한다면 정권 안보를 보장하지 않을 것이라 경고할 것이다. 북한에 중조우호조약의 북한 측 의무 조항을 이행하라고 압박할 것이다. 북한과의 민생무역 범위를 축소할 것이다. 북핵은 이제 앞으로 1~2년이 문제 해결의 골든타임이다. 중국은 민생교역 이외 핵무기 관련 물품의 통관에 대해선 엄격하게 제재를 해 왔을 것으로 생각한다. 파키스탄은 여섯 차례의 실험을 거친 후 완전한 핵무기를 보유했는데, 북한의 핵무기 개발 환경은 더 큰 제약이 있을 것인 만큼 북한이 앞으로 적어도 한 차례 이상을 해야 한다고 가정한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중국은 사드를 군사적 측면보다는 전략적으로 다루고 있다. 사드 문제를 쉽게 정리할 경우 역내 다른 국가들의 한국 모방을 우려한다.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서운함은 있지만, 중국은 한국이 전략·경제적으로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같이 가고 싶다. 지난 12일 여야 3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북한이 지금 핵보유국이 되려 하는 시점의 대북 특사 파견은 북한엔 시간 벌기라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대신 특사를 북한이 아닌 중국에 보내시라. 4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 통과에 57일 걸렸다. 이번 5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새로운 대북 제재가 며칠 걸릴지를 보면 한국의 외교력과 6차 핵실험의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 [팩트 체크] “‘확장’ 의미는 美 방어와 같아 불신은 국가간 공약 과소평가”

    “확장 억제의 개념을 정확히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정부 관계자는 20일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을 어떻게 믿느냐’, ‘북한이 핵을 발사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미국이 안 도와주면 어떻게 하느냐’ 등 항간에서 제기되는 의문들에 대해 이같이 답답함을 토로했다. 북한의 5차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한국의 핵무장은 물론 주한미군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함에 따라 한국 여론 일각에서 불안감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확장 억제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확장 억제는 말 그대로 미국 본토에 적용되는 핵 억제(deterrence)를 동맹국에까지 확장(extended)해서 적용한다는 뜻으로, 결국 핵 공격에 대해 동맹국을 미국 본토와 똑같은 수준으로 방어해 준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확장의 의미를 ‘같은’(same)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결국 ‘미국 방어와 같은 수준의 억제’가 되는 셈이다. ●“美 본토 핵 억제, 동맹국에 확장 적용” 관계자는 “양국 정부 당국은 물론 정상까지 합의한 확장 억제 공약을 미국이 지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신은 국가 간 공약의 개념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전날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 주최 토론회에서 “미국이 북한의 초보적 핵무기가 겁나 동맹국인 한국과의 공약을 못 지킨다면 미국이 현재 맺고 있는 모든 동맹이 불신을 받게 될 것”이라며 공약에 대한 불신은 기우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의 확장 억제 전략은 첨단 무기를 기반으로 적의 핵공격 징후 시 선제타격에서부터 전쟁지휘부 정밀타격에 이르기까지 정교하게 준비돼 있으며 시뮬레이션과 훈련을 통해 진화하고 있다. ●“한국민 불안 완전 해소하긴 힘들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민이 갖는 심리적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긴 힘들다는 반론도 없지 않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아무리 미국을 믿는다고 해도 생명을 남한테 의지하는 데서 오는 근본적 불안감까지 털어내기는 어려운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與 “사드반대 북핵보다 위험” 野 “대북 특사 파견을”

    與 “사드반대 북핵보다 위험” 野 “대북 특사 파견을”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북한 도발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문을 쏟아냈다. 여당 의원들은 전술핵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정부의 강경 대응을 요구한 반면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무능력을 질타했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정부와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조치에도 북한은 5차 핵실험을 감행했다”면서 “우리가 말폭탄을 날릴 때 북한은 핵폭탄을 날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온적 제재나 전략폭격기, 항공모함 배치 등으로 시위하는 상투적인 것 말고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을 때”라고 강조했다. 전술핵 배치 등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같은 당 박명재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등 야당 지도부를 겨냥해 “구체적인 대안도 없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것은 북핵보다 더 큰 위험”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더민주 김부겸 의원은 “지난 8년간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대북 강경노선이 결국 실패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남북관계 해소를 위한 대북 특사 파견을 제안했다. 특히 “대통령이 좋다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그 역할을 요청하는 것도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야당 의원들은 현직 검사 비위 사건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논란을 언급하며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주장했다.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은 “검찰에 시간을 많이 줬고 그동안 자체 개혁안도 많았지만 의미가 없다”며 공수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에 황교안 국무총리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옥상옥’이라 할 수 있는 공수처 설립은 예산 낭비이며 인권침해적인 사찰 우려도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또 더민주 조응천 의원이 “우 수석은 온갖 의혹이 제기되는데도 사퇴를 거부한다. 우 수석 발탁 등도 최순실씨(고 최태민 목사의 딸이자 정윤회씨의 전 부인)와의 인연이 작용했다는 얘기가 있다. 근거 없는 의혹인가”라고 묻자 황 총리는 “모르는 얘기”라고 답했다. 한편 일부 의원들은 개헌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황 총리는 “개헌 논의로 국력을 분산할 일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일축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전술핵 신중해야… 모병제는 시기상조”

    “전술핵 신중해야… 모병제는 시기상조”

    禹수석 거취엔 “수사 결과 봐주길” 김영란법 제도 개선 검토 표명도 황교안 국무총리는 20일 전술핵 배치 등 핵무장론에 대해 “국제 평화와 안보를 핵 없이 지켜야 한다는 비핵화의 입장에 비춰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북핵이 대한민국 영토를 직접 겨냥하고 있으므로 우리도 핵 억지력을 갖춰야 할 때 아닌가”라는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의 질문에 “우려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핵무장론에 부정적인 정부의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황 총리는 대북 제재가 실패한 만큼 우리도 강경 대응에 나서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원들의 잇단 질의에도 “핵에 대해 핵으로 대응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한반도 비핵화가 정부의 기본 입장이고 비핵화를 통해 방어가 가능한 공동의 자산 방위가 필요하다”며 한·미 동맹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 모병제가 공론화된 데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황 총리는 “안보 위협이 심각하다.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관계가 고조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공론화가 적절치 않다는 뜻을 밝혔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에 대해서는 “검찰이 진상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검찰 수사 결과를 봐 주길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오는 28일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후속 대책에 대해서는 “법에 한계가 있다. 한계 안에서 청탁금지법으로 인해 피해를 볼 수 있는 분들에 대한 지원·보완책을 강구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법 시행 이후 예측하지 못한 게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제도 개선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유엔총회 코앞 ‘국제사회 vs 北’ 굳히기… 美·中 ‘담판’이 관건

    유엔총회 코앞 ‘국제사회 vs 北’ 굳히기… 美·中 ‘담판’이 관건

    유엔 총회를 계기로 지난 18일 미국에서 만난 한·미·일 외교장관들이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북 제재’ 의지를 담은 공동 성명을 발표한 것은 추가 대북 제재에 대한 국제사회의 높은 관심과 동참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유엔 총회의 시작과 동시에 북한 문제를 강도 높게 제기하며 ‘국제사회 대 북한’의 구도를 굳히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발언 수위는 특히 높았다. 윤 장관은 회담 모두 발언에서 “북한은 그간의 핵미사일 시험을 통해 마침내 핵 무기화의 ‘최종 단계’에 와 있다”면서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것은 동북아뿐 아니라 전 세계를 휩쓸지 모르는 엄청난 폭풍의 전조”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미 사거리 1만㎞가 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과 보복 공격에 활용도가 높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윤 장관의 발언대로 동북아뿐 아니라 동남아, 호주를 비롯해 전 세계가 북한 핵미사일의 사정거리 안에 들어온 셈이다. 이날 한·미·일 외교장관들은 북핵에 대응한 안보협력도 강조했다. 미국 측은 북핵에 대비해 미국 본토와 같은 수준의 핵 억제력을 동맹국에 제공한다는 ‘확장 억제’ 약속을 명확하게 공동성명에 포함시켰다. 5차 핵실험 이후 국내에 확산된 전술핵 재배치론 등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또 일본 측은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까지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날 회담에서 3국 외교장관이 북한의 인권침해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한 점도 주목된다. 올해는 미국 행정부가 인권침해를 이유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직접 제재 명단에 올리면서 국제사회의 관심도 커진 상황이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제재안으로 북한 노동자 해외 파견 금지 등이 제기된 상황에 한·미·일이 북한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면서 추후 논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린다. 윤 장관은 이번 유엔 총회 기간에 총 15개국 외교장관을 만나 북핵 공조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쇄 양자회담은 안보리 추가 제재안 마련 및 국제사회 제재 공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러 외교장관과의 회담은 따로 잡혀 있지 않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추가 제재 결의도 결국은 미·중 간 ‘담판’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를 들고 중국에 계속 고강도 제재 참여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확장 억제를 강조하며 한국의 핵무장 여론 진화에 나선 데에는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계산도 깔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괌서 北 선제타격 가능”… ‘한국 전술핵’ 잠재우려는 美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13일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전례 없이 구체적이고 강력하게 전술핵 재배치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 외교가에 짙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당시 ‘한국에서 핵무장론, 전술핵 재배치 주장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성 김 대표는 이렇게 답했다. “양국 정상뿐 아니라 양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전술핵 재배치가 필요치 않다는 결정을 내렸다. 우리의 확장억제 공약은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는 데 충분하고도 남는다.” 핵무장론과 전술핵 재배치를 물었는데 성 김 대표는 전술핵만을 콕 집어서 답변하고 있다. 서울신문 등의 보도로 청와대가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이 동조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자 논란을 확실히 종식시키려는 의도가 읽힌다. 한술 더 떠 성 김 대표는 옆자리의 김홍균 본부장에게 “한국 정부의 방침을 분명하게 밝혀 달라”고 이례적으로 요구하는 등 한국 정부 쪽에서 더이상 이 문제로 논란을 일으키지 말라고 압박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 “양국 정상뿐 아니라 양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전술핵 재배치가 필요치 않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성 김 대표의 답변도 주목된다. 양국 정상이 전술핵 재배치 불필요 결정을 내렸다는 말은 정상 레벨에서 전술핵을 논의했고, 그에 앞서 한국 정부가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했다는 얘기가 된다. 결국 한국 정부가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한 뒤 미국에 타진했으나 미국의 반대로 무산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하나는 성 김 대표가 ‘양국의 정부 당국자들’이 아닌 ‘양국의 군사전문가들’이 전술핵 재배치 불필요 결정을 내렸다고 언급한 대목이다. 이는 한국의 외교 당국자들과 군 당국자들 사이에 전술핵에 관한 견해차가 존재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즉 외교 당국자들은 ‘핵 대(對) 핵’이라는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 차원에서 전술핵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전문적 무기 지식을 갖고 있는 군 당국자들은 전술핵 재배치는 군사적으로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얘기다. 18일 서울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미군이 괌, 오키나와 기지 등에 보유한 첨단 무기는 한반도에 출격하지 않고서도 원거리에서 북한의 핵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미군은 북한의 핵 공격 징후 시 선제적으로 핵 시설을 타격하고, 만에 하나 이미 발사된 미사일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같은 방어 시스템으로 차단하는 2단계 전략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핵공격으로 남한이 잿더미가 된 뒤 보복하면 뭐 하느냐는 우려는 미군의 첨단무기 수준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수준이기에 전술핵을 한반도에 들여다 놓으면 오히려 북한의 공격 목표가 되는 등 단점만 많다고 한·미 군 당국자들은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확장억제 공약은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기에 충분하고도 남는다”는 성 김 대표의 언급은 ‘굳이 전술핵을 갖다 놓지 않더라도 북핵을 제압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인 셈이다. 소식통은 “결국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반대는 핵 확산 우려라는 외교적 이유 외에 재배치 없이도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군사적 판단에서 기인한다”고 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시론] 조건부로 전술핵 재배치하자/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시론] 조건부로 전술핵 재배치하자/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북한의 기습적인 5차 핵실험으로 핵탄두 제조 능력과 타격 수단 보유가 임박하자 이를 억지·방어하는 게 우리 안보의 현안으로 급부상했다. 2008년 12월 이후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을 한 번도 열지 못한 데다 북핵 능력이 고도화되는 것을 목도하면서도 우리의 독자적인 억지·방어력을 구비하지 못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정신을 가다듬고 최우선적으로 우리 국민의 생명을 수호하고 국가 안보를 확보해야 한다. 바람 분다고 못 뜨는 미군 폭격기에 우리의 생명을 맡길 순 없다. 이제라도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며 민주주의 체제의 통일 한국을 최소 비용으로 달성하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 북한의 핵공격을 억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안은 핵 개발이다. 그러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한국 전력 수요의 30% 이상을 공급하는 원자력발전의 주원료인 농축우라늄 취득이 어려워지고 미국이 한·미 동맹을 파기하겠다는 정도로 반대할 가능성이 크며, 대외 의존도가 110%가 넘는 우리 경제도 국제 제재로 무너질 수 있다. 선결조건인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부터 미룬 게 현실이다.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은 남한 전역을 가격할 수 있는 북한 미사일 1000기에 비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요격미사일 수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미사일 도착 시간도 5분 내외이므로 한계가 분명하다. 킬체인 등 선제 타격력은 2023년에야 구축되는 데다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발사차량이 150대 이상이어서 이를 모두 감시하기 힘들고 단순 이동인지 우리를 공격하는지도 구분하기 어렵다. 더구나 선제 공격은 우리를 침략자로 몰 수도 있고 바로 전면전으로 이어지므로 실제로 실행하기는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한·미 동맹을 유지하면서 주변국의 반발을 최소화하고 충분한 안전보장이 되며 대북 협상력도 강화하는 방안으로 미국의 확장 억제력을 보다 확실하게 보장받는 방안이 부각된다. 먼저 북한 핵이 10개 내외지만 미국 핵은 5000개 이상이므로 미국이 한국을 미국 영토처럼 방어해 주는 것이 분명하다면 핵 공격을 확실히 억지할 수 있다. 현재는 미 국방장관이 연례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한 번 ‘구두로’ 약속한 상태다. 그런데 1953년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북한의 침략 시 미국은 ‘헌법적 절차에 따라’ 지원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도와줄 가능성은 크지만 반드시 도와주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정부는 북한의 핵 공격에 대해서만큼은 ‘자동적·즉응적으로’ 북한에 핵 보복을 할 것임을 확약하는 내용의 한·미 핵안보조약을 체결하고 미 의회의 비준을 받아 우리의 불안을 근원적으로 해소해야 한다. 더 가시적인 방안은 1992년 철수한 전술핵을 한시적·조건부로 재배치하는 것이다. 물론 현재 미국이 이에 소극적이다. 따라서 정부는 최근 국내에서 제기되는 핵 개발 주장을 최대한 선용해 협상력을 강화하면서도 핵 개발 자제를 약속하고 미국의 동의를 얻는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특히 미국의 전술핵을 배치하고 운용은 한·미 최고지도부가 협의하며 한국 항공기와 조종사도 작전에 참여시켜야 한다. 또한 사드 배치 이상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할 가능성이 크므로 약 2년 정도의 북핵 협상 기간을 정해 그때까지 북핵 포기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에만 배치하며, 배치 이후에도 협상을 적극적으로 지속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재철수할 것임을 공약함으로써 양 강대국의 반발을 무마해야 한다. 물론 한국의 독자적인 대량응징보복(KMPR) 작전능력 보유도 조속히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특수전 수송기와 특수 헬기, 무인정찰기부터 구비하고 김정은의 동선을 24시간 파악하는 능력과 대량·정밀 타격 능력도 꾸준히 갖춰야 한다. 대북 억지력 확보로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정부는 북핵 협상을 보다 능동적이고 창의적으로 주도해야 한다. 억지력을 확보하는 것은 북한의 핵 보유로 열세에 처한 남북 비대칭 전력의 균형을 회복해 우선적으로 국가 안보를 확보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는 것이 첫째 목표다. 그러나 궁극적인 목표는 협상력을 강화해 주도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남북 관계를 정상화하며 호혜적인 경협을 촉진시켜 대박 통일로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 [‘북핵’ 대응 패러다임을 바꾸자] “자체 핵무장 반대” “핵억제 유일한 대안”

    북한이 지난 9일 기습적인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완성에 근접한 가운데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북핵을 억제하기 위한 다양한 해법을 내놨다. 상당수 전문가는 최근 제기되고 있는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서 여러 이유를 들어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핵무장은 핵을 억제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법’이란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박재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13일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말이 안 된다. 한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면 미국이 가만있겠느냐”면서 “미국이 동맹국들에 핵우산을 제공하는 대원칙 중 하나가 핵확산 방지 때문인데, 전술핵 도입도 지금의 미국은 반대할 것”이라고 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자체 핵무장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어떻게 보면 실질적으로는 국내 정치용 성격이 강하다”면서 “그게 현실적으로 핵무장론이나 전술핵 재배치나 선제 타격론이 실질적으로 불가능의 영역에 가깝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핵무장론은) 감정적으로 대할 문제가 아니고 현실적 해법이라는 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선 또는 차선책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핵무장론은 현실적이지 않기에 해법의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핵무장론’보다 현실적인 대책으로 중국의 대북 ‘레버리지’를 이용한 압박이 더 유용하다는 지적도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북 제재란 측면에서 중국 기업을 확실하게 옭아맬 수 있는 것이 필요한데 미국이 양자 제재 차원에서 시행했던 ‘자금세탁 우려국가’ 지정 등 방법이 가장 유효하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2007년 이후 중단된 6자 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에 제재는 가하되 6자 회담에서 비핵화를 위한 협상에 들어가 우리가 그들에게 줄 인센티브를 밝히면 된다”면서 “이를테면 북한이 핵 자산을 동결하겠다고 하면 경제적 지원을 해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모든 것이 북핵이 고도화되고, 완성에 다다른 시점에서는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자체 핵무장력만이 북한의 핵 위협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의 제5차 핵실험 후 우리 사회에서 한편으로는 핵무장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 전망, 미·중 및 중·일 패권경쟁, 다른 핵보유국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김태우 건양대 군사학과 교수도 “핵무장은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에 한국이 택해서는 안 되는 것이지만, 그것만이 유일한 생존 수단으로 남는 상황이 온다면 핵 능력을 갖추고, 북핵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가용수단 동원 北 압박… 韓 전술핵 재배치 반대”

    한·미 6자 회담 수석대표들이 13일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해 고강도 추가 제재를 포함한 모든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북한을 압박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미국 측은 최근 한국의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서는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의 협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양국은 최대한 강력한 제재압박 조치를 취해 나가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조치, 독자 제재, 글로벌 차원의 압박 등 전방위적으로 대북 고삐를 조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특별대표는 “한·미·일 3자가 추가적 대북조치를 고려할 것”이라면서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공약은 절대적이며 어떤 흔들림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핵 해결의 대안으로 제기된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부분은 발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미군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주장에 대해선 “양국 정상뿐 아니라 군사 전문가들도 필요하지 않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반대의 뜻을 전했다. 한·미는 효과적인 대북 압박을 위해 중·러와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인식도 같이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중국 왕이 외교부장,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과 각각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핵 대응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김 특별대표는 전날 중국 측 6자 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통화한 데 이어 이날은 러시아 측과도 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한·미 군 당국은 경기 평택시 오산공군기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북핵에 대응한 군사작전을 단계적으로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한미 수석대표, 北 5차 핵실험 대응해 가용한 모든 수단으로 압박

    한미 수석대표, 北 5차 핵실험 대응해 가용한 모든 수단으로 압박

    한미는 13일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해 가용한 모든 수단으로 북한 압박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날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회동 직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본부장은 “한미 양국은 최대한 강력한 제재압박 조치를 취해나가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유엔 안보리 조치, 독자제재, 글로벌 차원의 압박 등 전방위적 대북 고삐를 조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특별대표는 “북한에 대해 신속 강력한 국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강력한 조치가 유엔 차원에서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특별대표는 “한미일 3자가 추가적 대북조치를 고려할 것”이라면서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공약은 절대적이며, 어떤 흔들림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핵 대응 수단으로 제기되는 전술핵 재배치 문제에 대해 “한미동맹은 가장 강력한 동맹이며, 북이 제기하는 여러 위협에 대응할 충분한 능력을 갖췄다”면서 “강력한 한미동맹 바탕 위에서 사드 배치를 포함해 동맹을 더욱 강화하려는 노력, 확장억제 제공노력을 포함해 흔들림 없는 공약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전술핵 재배치 검토할 만한 옵션이다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따른 안보위기 상황 속에서 갖가지 대응 방안이 중구난방처럼 쏟아지고 있다. 특히 여당 수뇌부까지 나서서 ‘판도라 상자’나 다름없는 핵무장론 공론화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일사불란한 북핵 위기 대응체계를 마련해도 시원찮은 마당에 오히려 우리 내부에서 검증 안 된 온갖 주장이 난무해 국민 불안과 혼선만 커지는 양상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중심을 잡고 북핵 위기의 실체를 정확히 진단한 뒤 가장 효율적인 대응체계가 무엇인지 신속하고도 냉정하게 결론을 내려 줘야 한다. 아마추어 정부가 아니라는 진면목을 보여 주길 바란다. 이번 5차 핵실험을 포함해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세 차례의 핵실험을 단행했고, 특히 올 들어서는 집중적인 미사일 발사 실험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탄도미사일 발사 체계를 구축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소형화된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해 쏠 수 있는 단계에까지 이른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일각에서 자위권 차원의 핵무장론이 대두되는 이유다. 하지만 현실적 제약으로 핵무장은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해 우리 스스로 경제·외교적 고립을 자초할 필요가 있는가. 게다가 핵확산 우려 때문에 미국조차 동의할 리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취할 옵션은 무엇인가. 북한이 핵개발에 착수하기 훨씬 이전인 1970년대부터 미국은 북한이 우리를 공격할 경우 핵무기 등을 동원해 보복하겠다며 이른바 핵우산 제공을 약속해 왔다. 북핵 위기가 고조되자 미국은 핵우산에 더해 신속한 전략자산의 전개 등을 통한 확장억제를 보장하고 있다. 지난 6일 정상회담과 핵실험 직후 전화통화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다시 한번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억제’를 언급했다. 그 같은 강력한 보장만으로도 북한의 핵공격 시도 억지력을 갖췄다고 평가한 듯하다. 하지만 어제 괌에서 한반도로 발진할 예정이던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가 기상악화 때문에 계획을 하루 연기한 것에서 볼 수 있듯 확장억제 전략은 예기치 못한 암초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 우리 땅이 초토화된 뒤 어떤 강력한 무기로 보복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런 점에서 한반도 비핵화 선언에 따라 1990년대 초 철수한 미군 전술핵의 재배치를 이제는 검토할 만한 시점이라고 본다. 내부적 합의와 주변국 이해를 거쳐야 할 사안이지만 이보다 확실한 대북 억지력이 있을 수 없다. 지금으로선 북한의 선제 핵공격을 막는 게 급선무 아닌가.
  • [‘북핵’ 해결 패러다임을 바꾸자] ‘핵무장 카드’ 급부상… 대북 ‘멀티 트랙’ 전략 필요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에도 북한이 제5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전술핵 재배치를 포함한 ‘핵무장’이 북핵 해결의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제재만으로는 가까운 시일 내 ‘한반도 비핵화’ 실현이 어렵다는 인식이 강해지자 아예 한국도 북핵에 맞서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들여와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 등에서 득세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현실화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핵무장론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정부는 지난 20여년간 북핵 해결에 외교력의 대부분을 쏟았지만 현실은 북한 핵무기의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제재 국면에도 북핵 개발의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대북 압박만으로는 핵 개발을 저지할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진 것이다.이런 가운데 우리 국민들의 ‘북핵 피로도’도 높아져 가고 있다. 4차 핵실험 이후 ‘북핵 안보 위기론’이 반복됐지만 정부는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과 5차 핵실험을 막지 못했다. 이에 여론이 가시적이고 즉각적인 북핵 해답을 요구하자 정치권이 핵무장 카드를 꺼내 든 셈이다. 12일에도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등이 전술핵 재배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핵무장론에 군불을 지폈다. 핵무장은 자체 핵 개발과 미군의 소규모 핵무기를 가져오는 전술핵 재배치로 나뉜다. 자체 개발론자들은 미군 소유의 핵무기를 가져오는 건 의미가 없으며 대미 안보 의존도를 낮추고 남북 핵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핵무기를 직접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경우 우리나라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해야 하며 북한처럼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을 가능성도 커진다. 전술핵 재배치는 이런 부담은 줄이면서 핵무장 효과를 얻기 위해 미군의 소형 핵폭탄, 핵지뢰 등 전술핵을 가져오자는 주장이다. 전술핵은 실제 1958년 남한에 도입돼 1992년 남북 비핵화 공동선언 때까지 운용됐다. 이 때문에 청와대에서도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핵 개발은 미국의 반응을 떠보는 것 정도의 의미뿐”이라면서 “미국의 핵을 재배치하고 우리가 일정한 통제권을 가진다면 금상첨화”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술핵 재배치를 포함한 핵무장은 미국의 용인과 별개로 중·러와 커다란 외교적 마찰을 일으키게 된다. 핵무장은 현재 정부의 ‘제재 올인’으로만은 충분치 않다는 전제로 등장한 측면이 없지 않다. 제재가 효과가 없고 대화가 힘들다면 다른 압박 정책을 병행하는 ‘멀티 트랙’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군사적 조치 등 군 당국의 운신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그럼에도 핵무장이 북핵의 근본적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핵무장은 ‘핵 대 핵’ 구도로 비대칭 전력은 상쇄시키지만 최악의 경우 한반도를 핵 전장으로 만들 위험도 가지고 있다. 박재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핵무장은 혹을 떼려다 혹을 붙이는 격”이라면서 “우리가 핵무장을 하는 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대우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北 5차 핵실험 이후] 野서도 첫 “전술핵 재배치”… 핵무장론 탄력 붙나

    [北 5차 핵실험 이후] 野서도 첫 “전술핵 재배치”… 핵무장론 탄력 붙나

    與 핵포럼서 ‘국회 북핵특위’ 제안 북한의 추가 핵도발에 대비해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야당에서 처음으로 제기됐다. 여당에서 불기 시작한 핵무장론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는 12일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 회동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장 국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전술핵의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에 대한 검토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의를 해주길 바란다”고 썼다. 이어 “경제 문제는 안보 문제와 다르다”면서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정확한 현실 인식과 민생을 위한 근본적인 합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전 대표는 전술핵 주한미군 재배치 주장이 여권 일각에서 주장하는 핵무장론과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전술핵 주한미군 재배치 주장이 여권의 생각과 교집합을 이루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자체적 핵무장’을 목표로 연일 강경한 움직임을 보였다. 원유철 의원이 주도하는 북핵 해결을 위한 새누리당 의원 모임(핵포럼)은 이날 국회 북한핵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모임 소속 의원 24명은 포럼이 끝난 뒤 성명서를 내고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 이전에 한국에 배치돼 있던 미국의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를 추진하고, 다음으로 핵잠수함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당 지도부는 전술핵 재배치를 포함한 핵무장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더민주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여당의 핵무장론은 한반도 긴장 관리에 실패한 정부의 무능을 숨기기 위한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비대위 회의에서 “한반도를 전쟁에 빠뜨리는 극히 위험하고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야당의 주장과 같은 맥락의 의견이 여권 내부에서도 나왔다.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은 “한·미 동맹에 균열이 갈 수밖에 없어 핵무장은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北 5차 핵실험 이후] 靑, 4차 핵실험 때도 전술핵 재배치 검토… 美 반대로 무산

    청와대가 북한 5차 핵실험 대책으로 전술핵 재배치를 조심스럽게 검토<서울신문 9월 12일자 1면>하고 있는 가운데 앞서 지난 1월 4차 핵실험 직후에도 청와대가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했던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우리 정부의 전술핵 재배치 의견에 대해 미국 측이 반대 입장을 밝힘에 따라 재배치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이번에는 미국 측이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청와대 사정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올 1월 6일 북한 4차 핵실험 직후 청와대가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했고, 미국 측과 전술핵 재배치를 놓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미국이 한반도 긴장 고조와 핵확산 우려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재배치는 결국 무산됐다”고 말했다. 당시 미국 측은 전술핵 재배치 대신 B2 전략폭격기 등 전략 자산 전개를 대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청와대가 이번 북한 5차 핵실험 직후 내부적으로는 전술핵 재배치 검토에 들어갔으면서도 공식적으로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부인하는 것은 미국의 반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섣불리 ‘전술핵 재배치 검토’를 공식화했다가 미국의 반대로 무산될 경우 ‘한·미 간 외교 갈등’ 내지 ‘외교 실패’로 비칠 수 있기에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만약 청와대가 어느 시점에서 전술핵 재배치 검토를 공식화한다면 이는 한·미 간에 이미 재배치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 미국은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미국이 핵확산을 우려해 여전히 재배치에 반대 입장을 보일 것이란 관측도 많다. 반면 일각에서는 5차 핵실험으로 북한의 핵능력이 더욱 고도화됨에 따라 4차 핵실험 때와 달리 미국이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기존 핵정책에 변화 기류가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먼저 핵무기를 쓰지 않겠다는 요지의 ‘선제 불사용’(No first use) 구상을 거둬들일 것 같다고 지난 6일 보도했다. 사실이라면 종전보다 전술핵 재배치에 있어 유리한 국면으로 바뀐 셈이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씨줄날줄] 지아이조2와 핵실험/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지아이조2와 핵실험/강동형 논설위원

    영화 지아이조2. 이병헌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이 영화에서 세계 핵무기보유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인 장면이 나온다. 2013년 만들어진 영화의 가상현실 속에서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북한이 지난 9일 5차 핵실험을 한 뒤 핵보유국을 자임하는 것을 보면서 영화 속 장면들이 겹쳐졌다. 영화 속 가상현실이 현재화한 것을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은 1990년대 초반부터 나온 얘기인데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재의 남북 상황에서 이번 핵실험은 예사롭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핵무기가 공격 무기냐 방어 무기냐 하는 논란은 중요하지 않다. 핵무기는 그저 대량살상무기다. 남과 북이 보유하고 있는 무기만으로도 한반도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화력이다. 여기에 핵무기를 더해 안보 운운하는 것은 망상일 뿐이다. 우리의 대응도 과거에 비해 결연하다. 우리 군은 북한의 핵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기 사용 징후가 포착되면 북한의 전쟁 지휘부가 숨을 만한 평양 지역을 초토화하는 작전 개념을 국회에 보고했다. 미국은 우리를 북핵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핵우산 제공 다짐에 이어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를 다음달 우리나라 해역에 파견하기로 했다.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거나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북한이 핵위협을 계속할 경우 불가능한 시나리오도 아니다. 핵확산금지조약(NPT)의 기본 정신은 핵보유국이 핵으로 위협하지 않아야 한다는 합의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북한이 핵 선제공격 운운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NPT의 의무를 반드시 질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우리의 책무가 어려운 것은 극한 상황을 피하면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2004년 미국 환경기구인 천연자원보호협회(NRDC)는 북한이 서울 용산 국방부 인근 삼각지 500m 상공에서 15㏏의 핵폭탄을 투하하면 반경 1.8㎞ 이내 지역이 초토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2차 피해 지역 반경 4.5㎞ 이내는 반파 이상의 피해를 보고 직접 피폭 사망자 40만명, 파편 등의 간접 사망자 22만명 등 사망자가 62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소개했다. 공멸만이 있을 뿐이다. 핵무기 개발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아인슈타인이 살아 있다면 북한의 5차 핵실험과 작금의 한반도 상황에 대해 뭐라 할지 궁금하다. 1950년대 미국과 소련이 핵무장에 혈안이 돼 있을 때 그는 “두 나라가 이성을 상실했다”고 개탄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소련이) 현재의 군사기술 수준에서 핵무장을 통해 안보를 달성하겠다는 것은 파멸적인 환상”이라고 일갈했다. 그의 말은 여전히 유효하지 않을까. 대북 제재와 함께 평화적 해결 방안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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