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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로·잉어 돌아온 구로 ‘환경부 그린시티’ 수상

    백로·잉어 돌아온 구로 ‘환경부 그린시티’ 수상

    20년 전만 해도 서울 구로구 곁을 흐르는 안양천은 주변 공장의 오·폐수로 몸살을 앓았다. 당연히 생태계도 파괴돼 물고기 등 생물의 흔적조차 찾지 못했다. 구로구는 안양시와 협약을 맺고 꾸준히 노력한 결과 안양천은 백로, 잉어, 왜가리 등 24종의 생물이 머무르는 서식지로 재탄생했다. 구로구의 환경보호를 위한 노력이 열매를 맺었다. 구로구가 환경부 주관 ‘제7회 그린시티 공모’에서 서울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수상했다고 14일 밝혔다. ‘그린시티’는 환경부가 2004년부터 환경보전과 환경친화 정책을 유도하기 위해 전국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2년에 한 번 우수자치단체를 선발해 주는 상이다. 평가 기준은 ▲수질, 대기질, 녹지, 자원순환, 생태, 기후변화 대응 등 환경행정 기반 분야 ▲조직, 예산, 환경 거버넌스, 환경 시책 등 환경행정 역량 분야 ▲자료 검증과 환경 시책에 대한 현장 평가 등 3개 분야 15개 지표로 구성됐다. 구로구는 ‘그린구로 네트워크 사업’이 좋은 성과를 이끌었다고 평가한다. 그린구로 네트워크는 구로구에 있는 안양천, 도림천, 목감천 등 3개 하천과 매봉산, 와룡산, 천왕산, 계남근린공원, 궁동생태공원, 항동 푸른수목원 등의 녹지를 하나로 연결한 도심 속 생태공간을 일컫는다. 산림형 4개 코스, 하천형 3개 코스, 도심형 2개 코스를 잇는 28.5㎞ 구간이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구로구는 오염된 생태공간 복원을 위해 구민, 시민단체, 기업과 함께 환경 거버넌스도 구축하고 생태복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면서 “그린시티 수상에 만족하지 않고 햇빛발전소 추가 건립 등 기후변화에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경기도, 2020년까지 전기차 5만 시대 연다

    경기도가 2020년 전기차 5만대 시대를 열기 위해 763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전기차 5만대는 지난 10월 현재 경기도 자동차 등록 대수인 511만대의 1% 수준이다. 도는 13일 전기차 구매 지원금 상향 조정, 충전소 확대, 전기차 전용 도시 판교제로시티(판교창조경제밸리) 조성 등의 내용을 담은 ‘알프스프로젝트-2020 전기차 5만대 전략’을 발표했다. 알프스프로젝트는 지난해 연간 4400t(PM10 기준)인 미세먼지 배출량을 2020년까지 현재의 3분의1 수준인 연간 1500t으로 감축하는 경기도 차원의 미세먼지 저감 종합대책이다. 전기차 확대는 ▲노후 경유차의 전기차 전환 유도 ▲판교제로시티 전기차 100% 보급 ▲아파트, 관광지 등 곳곳에 충전시설 설치 ▲전기차 유지관리 부담 해소 등을 통해 추진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작년 사망사고 현대중공업 7명 ‘최다’

    작년 사망사고 현대중공업 7명 ‘최다’

    산재율 1위 유성기업 영동공장… 보고의무 위반 에버코스 29건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산업재해율이 높았거나 사망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등 안전보건 관리가 소홀했던 사업장 264곳을 13일 홈페이지(www.moel.go.kr)에 공개했다. 산업재해율이 높은 사업장은 유성기업 영동공장(14.89%), 팜한농 울산공장(11.19%), 한국내화(9.18%) 등 190곳이다. 사망 사고가 가장 많았던 사업장은 현대중공업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하청업체에서는 7명이 사망했다. 다음은 한화케미칼 울산 2공장, 롯데건설의 제2롯데월드 건설 1차 공사현장 등 19곳이었다. 산업재해 발생 보고의무를 위반한 사업장은 에버코스(29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11건), 갑을오토텍(10건) 등 48곳이다. 중대산업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은 한화케미칼 울산 2공장과 영진화학 등 7곳이다. 고용부는 산업재해 발생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재해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04년부터 13회에 걸쳐 산업안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사업장 2899곳의 명단을 공표해 왔다. 이번에 공개된 사업장과 해당 임직원은 향후 3년간 각종 정부 포상에서 제외된다. 고용부는 내년부터 공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산업재해가 많은 사업장 선정 기준을 ‘재해율’에서 ‘중대재해 발생’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박화진 고용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안전보건관리가 불량한 사업장은 감독과 엄정한 사법처리로 강력히 제재하는 한편 비슷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계속 지도·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틀 깬 고전삽화

    틀 깬 고전삽화

    ‘그림 형제 환상동화’, ‘오즈의 마법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셜록의 모험’…. 이 고전들의 제목을 들으면 누구나 비슷한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다 읽지 않았어도 이미 샅샅이 알고 있는 느낌이다. 이야기를 아우르는 이미지는 어릴 적 넘겨본 삽화로 고정돼 있다. ‘이미 알고 있다’는 이 게으른 생각을 화르륵 휘저어 놓는 고전 시리즈가 나왔다. 세계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들의 돌올한 개성과 상상력을 만끽할 수 있는 ‘새로 그린 고전소설 시리즈’(스윙밴드)다. 이미 초판부터 현재까지 무수한 일러스트레이션 버전으로 독자들과 만나온 책들이지만 우리 시대 젊은 아티스트들은 기존의 그림을 우리 기억에서 지워낸다. 예쁘장한 소녀로 그려져 온 앨리스는 뉴욕 유명 광고회사에서 아트디렉터로 활약해 온 안드레아 대퀴노의 손길에서 신비롭고 재치 있는 ‘21세기형 앨리스’로 다시 태어났다. 맑은 수채화 그림 위에 패치워크, 콜라주 기법이 입혀지며 환상과 유머가 단짝처럼 직조됐다. 초판 삽화를 싫어했다는 원작 작가 루이스 캐럴은 영감의 원천인 자신의 서사에 어울리는 그림으로는 이 버전을 꼽을지도 모르겠다. ‘뉴욕타임스’, ‘GQ’ 등에 그림을 실어 온 프랑스 작가 얀 르장드르는 환상적이고 대담한 색채와 필치로 현대 여성의 당당함이 엿보이는 신데렐라, 초현실주의 그림 속 주인공을 연상케 하는 부엉이 등을 그려냈다. 독일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소피아 마르티네크는 추리소설의 서늘함과 셜록 특유의 위트를 영민하게 조합한 그림으로 ‘셜록의 모험’을 읽는 맛을 더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유독물질 배출 측정 않고 38억 챙긴 업체 무더기 적발

    공장 굴뚝 등에서 배출하는 오염물질을 실제 측정하지 않은 채 허위 측정성적서를 만들어 관할 행정기관에 제출해주고 돈을 받아 챙겨 온 대행업체 관계자들이 검찰에 무더기로 구속됐다. 의정부지검 형사4부(부장 이봉창)는 13일 환경분야 시험·검사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측정대행업체 운영자 문모(55)씨 등 15명을 구속기소하고 업체 직원 등 1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적발된 측정업체 5곳은 2011년부터 최근까지 아스팔트 제조공장 등 384곳의 위탁을 받고, 발암물질 등의 배출 내역을 측정하지 않은 채 허위로 대기측정성적서 2만 7000여장을 작성해 관할 관청에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함께 적발된 3곳은 한강상수원보호구역에 있는 펜션·음식점·사찰 등 개인 하수처리시설을 관리하면서 방류수 수질 성적서를 허위로 발급받아 경기도에 제출한 뒤 보조금 9억 2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문씨 등 쓰레기소각장 배출 오염물질을 측정하는 업체 4곳은 구리·의정부·제주 등 전국 31개 생활 쓰레기 소각장에서 수은·비소·카드뮴 등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금속 배출 항목을 측정하지 않고 허위 측정 성적서를 발행한 뒤 측정비 명목으로 21억 2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업체들은 영남복합화력발전소 건설 등 대규모 건설사업을 위한 사전 환경영향평가 때도 허위 측정 성적서를 발행해 환경부에 제출했고 일부는 무등록 업체로, 환경오염물질을 허위 측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씨 등이 가로챈 금액은 경기도 보조금 9억 2500만원, 지자체 생활 쓰레기 소각장 측정비 21억 2300만원, 환경영향평가대행비 8억 4700만원 등 총 38억 95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비정상회담’ 김남길 “중요한 촬영 날 속옷 신경 쓴다” 징크스 고백

    ‘비정상회담’ 김남길 “중요한 촬영 날 속옷 신경 쓴다” 징크스 고백

    배우 김남길이 남다른 징크스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2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 출연한 배우 김남길은 ‘나만의 금기사항, 징크스’에 대해 “속옷에 신경 쓰는 편”이라고 말했다. 김남길은 “영화에서 중요한 장면을 찍는 날이면 속옷에 신경을 쓴다. 주로 곤색이나 검정색 등 어두운 색을 많이 입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MC 전현무와 성시경은 “‘곤색’이라는 단어를 참 오랜만에 들어본다. ‘남색’이라 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김남길은 이어 “속옷이 딱 붙어 있어야 편안하게 연기도 잘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함께 방송에 출연한 배우 문정희는 “부끄러움은 제 몫이다”라며 부끄러운 듯 말했다. 한편, 김남길은 지난 7일 개봉한 영화 ‘판도라’에서 재난에 맞서는 원자력 발전소 인력 ‘재혁’ 역을 맡았다. 사진=JTBC ‘비정상회담’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기고] ‘원자력 모델 시티’를 구상하자/김호성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기고] ‘원자력 모델 시티’를 구상하자/김호성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최근 중국의 ‘굴기’가 경이롭다. 굴기는 2003년 후진타오 지도부가 등장하면서 표방한 외교 전략인 ‘화평굴기’에서 시작했다. 이제 중국은 경제굴기, 정보기술(IT)굴기, 우주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 초일류 국가를 지향하고 있다. 특히 자국 주도의 경제협정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추진하며 경제 대국의 면모를 갖춰 나가고 있다. 굴기의 바탕에는 적극적인 자본 투자와 인력 양성 그리고 인프라 구축이 있다. 축구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유소년 축구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해외 유명 구단 매입을 통해 우수 선수를 발굴해 나가듯 분야별로 특화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우리의 이목을 끄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산업별 거점 도시의 육성이다. 후난(湖南)성 창사(长沙)시는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기업경영 혁신으로 세계적인 전기자동차 메카로 성장해 가고 있고, 쓰촨(四川)성은 청두(成都)를 핵심으로 항공우주의 몐양(綿陽), 차세대 정보기술과 생물의약의 쑤이닝(遂寧) 등 인근 8개 도시를 연결하는 메트로폴리스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저탄소 사회 구현을 위해 안전하고 고효율적인 에너지 공급 체계 구축에 매진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원자력중심도시(CNPC) 하이옌현이 있다. 하이옌현에는 중국 최초의 원전인 친샨(秦山)원전이 있으며, 인구 2300만명의 메트로폴리스인 상하이시 전력 공급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1983년 건설이 시작된 이래 시진핑 주석을 비롯해 역대 최고지도자들이 빠짐없이 방문하는 등 중국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원전 지역으로 상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하이옌현은 2010년 저장(浙江)성 정부와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가 ‘중국 원자력 중심도시’ 건설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고 중국 정부가 지정하는 유일한 원자력 특구로 지정됐다. 하이옌현은 자체적으로 5개년 원전산업 발전 계획을 수립해 원전생산구역을 비롯해 원전운전 서비스 구역, 원전과학기술 비즈니스 구역, 원전 설비생산 구역, 원전 생활구역 등 5개 권역별로 특색 있는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원자력을 대표하는 도시인 하이옌은 중국에서 기업과 주민 간의 모범적인 상생 사례로도 손꼽힌다. 처음에는 주민들이 지역 내에 원전이 건설되는 것에 대해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교원을 비롯한 여론 주도층을 대상으로 한 사업 설명회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원자력과학기술관 건립 등을 통해 원전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소통과 협력의 모범 케이스로 평가받고 있다.하이옌의 사례는 우리나라의 원전 정책을 돌아보게 한다. 오래전부터 지역과의 상생을 표방하고 있지만 지역 주민과 원전의 관계가 여전히 어려운 게 현실이다. 원자력발전소와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선진적 방안으로 한국형 원자력 중심 도시를 구상해 보는 것은 어떠한가. 원전 지역 중 한 곳을 선정해 원전과 연계한 산업클러스터로 개발하고, 그 혜택을 입주 기업과 지역 주민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상징적인 원자력 모델 시티 구축이 필요하다.
  • 전기차 충전요금 내년부터 3년간 반값

    전기차 충전요금 내년부터 3년간 반값

    충전기 설치 月기본료도 무료 완속 충전 年40만원 →13만원 보조금 지원도 1만4000대로 내년 1월부터 전기차 충전요금이 3년간 50% 할인된다. 완속충전기와 급속충전기를 설치하면 무조건 내야 하는 월 기본요금도 없어진다. 앞으로 가정에서 완속으로 충전하는 전기차(준중형 ‘아이오닉’ 기준)의 경우 연간 전기요금 부담이 기존 40만원에서 13만 5000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동급 휘발유 차량인 ‘아반떼’의 연간 유류비 166만원(휘발유값 ℓ당 1440원 기준)과 비교하면 10분의1로 줄어드는 셈이다. 전기차는 1㎾h의 전기로 6㎞가량을 달릴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이런 내용의 한시적 특례요금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우선 전기차를 충전할 때 소요되는 전력량의 요금을 50% 깎아준다. 지금은 완전 충전까지 4~6시간 걸리는 완속충전기의 평균 요금은 ㎾h당 115.5원, 30분 내로 끝나는 급속충전기의 평균 요금은 313원이다. 이것이 내년 1월부터 각각 57.8원, 156.5원으로 절반가량 싸진다. 매월 내야 하는 개인용 완속충전기와 급속충전기의 기본요금(부가세 포함)은 각각 1만 1000원, 7만 5000원이다. 이 요금을 앞으로 3년간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급속충전기를 설치한 충전사업자도 전기요금 부담이 크게 줄어들면서 판매 요금을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도 내년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수를 1만 4000대로 책정해 올해(7042대)보다 두 배 늘렸다. 내년 전기차 국고보조금은 대당 1400만원으로 올해와 동일하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별로 평균 500만원을 추가 지원해 최대 1900만원을 보조받을 수 있다. 구매보조금과 별도로 개별소비세(200만원)와 교육세(60만원), 취득세(140만원) 등 최대 400만원의 세금 감경 혜택도 받는다. 전기차 공급에 맞춰 충전 인프라도 확충된다. 내년 급속충전기는 올해(330기)보다 60.6% 증가한 530기가 설치된다. 특히 내년 2월 서울(2곳)과 제주(4곳)에는 5대의 전기차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집중 충전소’(완속+급속)가 처음 선보인다. 다만 개인이 구매하는 완속충전기 설치보조금은 올해 4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줄어 소비자가 1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누진제 완화로 올 겨울 사상 최대 전력수요 기록할 듯…예비율은 ‘비교적 여유’

    누진제 완화로 올 겨울 사상 최대 전력수요 기록할 듯…예비율은 ‘비교적 여유’

    올 겨울 전력 수요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 등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신규 발전소 준공 등 전력 공급도 늘어 전력수요 최고치 때의 예비율은 16%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6년 겨울철 전력수급 전망·대책’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올 겨울 최대전력수요(피크)는 1월 중순 역대 최고인 8540만㎾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종전 최고 기록은 지난 8월 12일 8518만㎾다. 특히 이달부터 누진제 완화로 전기요금이 인하되면서 주택용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겨울 한파가 강해지면 피크 수요는 최대 8700만㎾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산업부는 신규 발전소 준공과 정비 중인 발전소 재가동 등을 통해 전력 공급능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피크 전력공급 능력은 9943만㎾로, 1403만㎾ 수준의 예비력(예비율 16.4%)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예비력이 500만㎾ 미만으로 떨어지면 전력수급 비상경보가 발령된다. 예비력이 500만㎾ 이하로 떨어지면 전압 조정, 공공 비상발전기 가동, 긴급 절전 등 추가 비상대책을 가동하게 된다. 산업부는 시민단체 등과 절전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난방온도 20도 이하(공공부문은 18도 이하) 권장, 문 열고 영업하는 행위 자제 요청 등 자율적으로 에너지 사용을 줄이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軍출신·억만장자… 트럼프 내각은 ‘反오바마 연대’

    軍출신·억만장자… 트럼프 내각은 ‘反오바마 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해온 존 켈리(66) 전 남부사령관과 스콧 프루이트(48) 오클라호마주 법무장관을 각각 국토안보부 장관과 환경보호청 청장으로 낙점했다. 트럼프가 첫 내각 인선을 통해 ‘오바마 시대의 정책은 모두 뒤집는 것’(Anything But Obama)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2003년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예비역 해병대 4성 장군 출신 강성파 켈리가 다음주 중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공식 지명될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테러와 재난 주무부처인 국토안보부는 트럼프의 핵심 공약인 불법 체류자 추방은 물론 인권 단체로부터 폐쇄 압력을 받고 있는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도 관할한다. 켈리는 인권 침해 논란을 빚어온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려는 오바마의 정책에 대해 반대해왔다. 그는 또 지난 1월 퇴임 직전 해군 특수부대 등 군 내의 모든 직책을 여군에게 개방한다는 오바마의 양성 평등 정책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환경 정책에서 자신과 ‘코드’가 맞는 프루이트를 환경청장으로 발탁했다. 변호사 출신인 프루이트는 그동안 오바마가 추진한 화력발전소 온실가스 감축 의무화, 수질오염 방지 등 기후변화 대책을 저지하기 위해 에너지 기업들과 집단 소송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NYT는 그의 발탁은 “기후 변화는 사기”라고 주장해온 트럼프가 오바마 정부의 기후변화 대책을 해체하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이 밖에 중소기업청장으로 ‘억만장자’이자 오랜 친구인 린다 맥마흔(68·여) 미국프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공동 창업자를 내정했다. 차기 행정부의 15개 주요 부처 가운데 9개 부처 장관 후보 인선이 완료된 가운데 군 장성 출신과 재력가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켈리뿐 아니라 제임스 매티스 국방 장관 내정자, 마이클 플린(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마이크 폼페오(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자) 등이 군 출신이다. 맥마흔을 비롯해 윌버 로스(상무장관 내정자), 스티브 므누신(재무장관 내정자) 등은 재력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송파구 나눔발전소, 혁신사례 ‘국제 인증’

    “지속 가능한 에너지 복지 모델” 서울 송파구가 ‘혁신도시’의 면모를 국제적으로 드날리게 됐다. 송파구는 7일 혁신 분야에서 국제적 권위를 자랑하는 ‘2016년 광저우 국제 도시혁신상’을 수상했다고 8일 밝혔다. 공익 발전소 모델인 ‘나눔발전소’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국제기구인 세계지방정부연합(UCLG)과 세계대도시연합, 중국 광저우시가 공동주최하는 이 상은 도시 혁신 사례 발굴·공유를 통해 세계 도시 간 공동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2012년부터 시상했다. 각국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 도시혁신상 기술위원회’는 올해 세계 60개국 217개 도시에서 제출된 389개의 혁신사례를 놓고 두 차례 심사를 거쳐 15곳의 혁신도시를 선발했다. 미국 보스턴, 벨기에 브뤼셀, 덴마크 코펜하겐, 핀란드 탐페레, 이스라엘 메나셰 등이 포함됐다. 특히 송파구는 최종 5개 도시로 뽑혀 트로피와 함께 상금 2만 달러(약 2300만원)를 받았다. 송파구 ‘나눔발전소’는 태양광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공익 발전소로, 전력 판매 순익 100%를 에너지 빈곤층·저개발 국가 지원과 후속 나눔 발전소 설치에 재투자하는 지속가능한 프로젝트이다. 지난해까지 20여년 동안 이산화탄소 2만 1848t을 줄이고 에너지 빈곤층에 35억원 상당의 전기를 제공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송파나눔발전소 2호의 운영 순익 일부와 발전소 공동운영 협약자인 ㈔에너지나눔과평화의 지원금을 합쳐 베트남에 풍력·태양광 병합형 발전기 2기(총 4.28㎾)를 지원했다. 심사위원단은 “송파나눔발전소가 환경적 지속 가능성과 에너지 복지를 결합하는 창조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며 “비정부기구·주민·기업·지자체가 함께하는 민·관 거버넌스의 모범적인 행정모델로서 전 세계가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우리 구 환경·복지 정책이 국제적 혁신사례가 된 것은 67만 송파구민 모두가 적극 참여해 준 결과”라며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도시로서 혁신행정을 전파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차세대 친환경 트럭의 모든 것

    [고든 정의 TECH+] 차세대 친환경 트럭의 모든 것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와는 달리 배기가스와 온실가스를 내놓지 않는 친환경 자동차 혹은 무배출차량(ZEV·Zero Emission Vehicle)은 이제 시대적인 요구입니다. 물론 아직은 갈 길이 먼 것이 사실이지만, 환경 선진국인 몇몇 유럽 국가는 모든 차량을 무배출 차량으로 바꾸는 대담한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현재는 내연기관 이외의 대안이 너무 비싸지만, 매년 배터리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같은 가격에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만큼 최종 승자는 전기차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 승용차는 그렇다고 해도 많은 연료를 소모하는 대형 트럭은 어떻게 진화할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여러 기업과 국가가 지금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 트럭 벤츠의 미래 트럭 계획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자율 주행 트럭이고 두 번째는 전기 트럭입니다. 이미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소형 전기 트럭을 선보인 벤츠는 거대한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어반 e-트럭을 선보였습니다. 26t 차체에 212kWh의 대용량 배터리를 달아 200km를 주행할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짧은 주행 거리와 거대한 배터리 탑재로 인해 비용 상승과 더불어 충전에만 몇 시간이 걸리는 문제를 고려할 때 당장 상용화는 어려워 보입니다. 대형 트럭의 경우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므로 배터리를 이용한 전기 트럭은 아무래도 비용과 성능에서 기존의 내연기관 트럭을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물론 배터리 기술이 계속해서 매년 좋아지고 있다는 점 역시 무시하긴 어려워서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는 지금과는 상황이 다를 수 있습니다. 수소 연료 전지 미국의 전기 트럭 스타트업 니콜라 모터스는 니콜라 원이라는 수소 연료 전지 트럭을 선보였습니다. 마치 가스를 주입하듯 수소를 충전하면 한 번에 최소 1200km 주행이 가능한 성능을 지닌 점이 니콜라 원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수소는 에너지 밀도에서 기존의 화석 연료보다 훨씬 높습니다. 여기에 내연 기관보다 에너지 변환 효율이 높은 연료 전지를 사용하면 같은 부피의 연료로 훨씬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수소를 특수 고압 용기나 혹은 수소 저장 금속에 보관해야 하는데 안전성 문제와 더불어 가격이 고가라는 점입니다. 가격이 비싼 점은 연료 전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수소 연료 전지 트럭을 대량 생산하는 기업은 없지만, 니콜라 모터스는 2017년에 공장 부지를 발표하고 2018년에는 수소 충전소를 짓는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소 생산은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할 계획입니다. 다만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인프라 구축에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합니다. 아예 도로에서 전력을 공급한다 스웨덴은 현재 기술 수준으로 달성이 가능한 좀 더 현실적인 대안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지하철처럼 도로를 달리면서 전력선에서 전기를 공급받는 방식이죠. 그렇게 하면 전기 트럭은 전력을 공급받을 수 없는 지역을 달릴 수 있는 수준의 배터리만 가지고 있거나 혹은 내연 기관 하이브리드 방식을 사용해도 됩니다. 스웨덴 정부와 트럭 제조사인 스카니아는 스톡홀름 북부의 시험 도로 2km 구간에서 실제 전기 트럭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정부의 장기 목표는 2030년까지 물류 수송 부분에서 내연 기관을 퇴출하는 것입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미래 기술이 아니라 당장 사용이 가능한 현실적이고 저렴한 방법이 필요합니다. 좀 오래된 기술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이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친환경 연료로 달리는 트럭 앞서 설명한 모든 프로젝트는 내연기관을 퇴출하거나 보조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대적인 인프라 구축은 물론 트럭을 모두 바꾸거나 최소한 개조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려는 시도도 있습니다. 바이오 연료나 혹은 전기를 이용해서 화석 연료를 대체하려는 것이죠. 연료만 변경하기 때문에 차는 바뀔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바이오 연료는 이미 사용되고 있으니까 그렇다고 해도 전기를 이용해서 어떻게 연료를 만드는 것일까요? 여러 가지 방식이 있지만, 전기로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한 다음 이를 이산화탄소와 반응시키는 방법으로 합성 연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아우디 e-diesel이 그런 경우로 시험 생산 공장을 세우고 상용화를 위해서 노력하는 중입니다. 이 연료를 태우면 이산화탄소가 나오지만, 어차피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생산하는 것이라 전체 탄소 순환은 균형을 맞추게 됩니다 이런 방식이 나온 이유는 사실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신재생 에너지 때문입니다. 풍력과 태양광의 문제점은 인간이 필요한 순간이 아니라 자연 현상에 의해 에너지가 생산된다는 점입니다. 전력 수요가 없을 때도 많은 전력이 생산되 낭비가 심한 것이죠. 이 에너지를 다른 유용한 연료로 바꿀 수단이 필요한 것입니다. 다만 이런 전기 합성 연료는 아직 생산 단가가 비싸 대중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배터리 기술의 발전으로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위주로 재편된다면 사실상 필요 없는 기술이 될 것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온실가스는 배출하지 않아도 여전히 배기가스와 매연 문제가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대형 전기 트럭이나 전기 여객기 개발이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틈새시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한동안 트럭 부분은 여전히 디젤 엔진을 탑재한 내연 기관이 중심이 될 것입니다. 아직 전기 트럭이든 수소 연료 전지 트럭이든 간에 비용 및 기술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 역시 시대의 변화에서 자유롭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쩌면 앞으로 한 세대가 지난 후 '내가 젊었을 때는 다 사람이 운전하는 디젤 엔진 트럭이었지…'라고 말하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그래도 나는 일어서리라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그래도 나는 일어서리라

    그래도 나는 일어서리라(Still I Rise) -마야 앤젤루 너의 그 심하게 비틀린 거짓말로 너는 나를 폄하해 역사에 기록하겠지 너는 나를 아주 더럽게 짓밟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먼지처럼, 나는 일어날 거야. 나의 당돌함에 네 속이 불편한가? 왜 너는 찌푸리고 괴로워하지? 내가 거실에서 솟아나는 기름을 바른 듯 당당하게 걷기 때문인가. 태양처럼 달처럼, 밀물과 썰물처럼 분명하게 높이 솟구치는 희망들처럼 그래 나는 일어설 거야 너는 내가 부서지는 모습을 보길 원하지? 고개 숙이고 눈을 내리깔기를? 영혼의 울음으로 약해진 내 어깨가 눈물방울처럼 축 처지기를 원하겠지 나의 당돌함이 너를 괴롭혔나? 그걸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 …(중략) 너는 너의 말들로 나를 쏠 수 있고, 너의 눈빛으로 나를 조각낼 수도 있고, 너의 증오로 나를 죽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생명처럼, 나는 다시 일어날 거야. 나의 섹시함이 네 속을 뒤집었나? 내가 넓적다리가 만나는 곳에 다이아몬드를 품은 듯 춤을 추어서, 네가 많이 놀랐나? 부끄러운 역사의 오두막으로부터 나는 일어서리 고통의 뿌리인 과거로부터 나는 일어서리 나는 검은 바다, 뛰어오르고 퍼지고, 파도 속에 솟구치고 부풀어 오른다. 테러와 공포의 밤들을 뒤에 남겨두고 나의 선조들이 내게 준 선물들을 안고서 나는 일어서리, 나는 노예들의 희망이며 꿈이니. 마땅하고도 당연하게 나는 일어서리. You may write me down in history With your bitter, twisted lies, You may tread me in the very dirt But still, like dust, I’ll rise. Does my sassiness upset you? Why are you beset with gloom? ’Cause I walk like I’ve got oil wells Pumping in my living room… You can shoot me with your words, You can cut me with your eyes, You can kill me with your hatefulness, But still, like life, I’ll rise. Does my sexiness upset you? Does it come as a surprise That I dance like as if I have diamonds At the meeting of my thighs? Out of the huts of history’s shame I rise Up from a past that’s rooted in pain I rise I’m a black ocean, leaping and wide, Welling and swelling I bear in the tide. Leaving behind nights of terror and fear I rise Into a daybreak that’s miraculously clear I rise Bringing the gifts that my ancestors gave, I am the hope and the dream of the slave. And so, naturally I rise. * 결혼해 미국에서 살던 동생을 방문하러 가는 길에 LA의 서점에서 마야 앤젤루(1928~2014)를 발견했다. 1999년 여름이었다. 서점에 깔린 아주 작은 판형의 얄팍한 시집이 눈에 들어왔다. 흰 바탕에 파란 글씨, ‘On the Pulse of Morning’이라는 제목 옆에 새겨진 “대통령 취임식 시”라는 문구에 호기심이 생겨 책을 집어들었다. 세상에! 이런 시집도 있네. 시 한 편만으로 시집을 엮다니. 목차도 없고, 페이지도 매겨지지 않은 참 희한한 책을 훑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어느 흑인 여성시인이 축시를 낭독했다는 뉴스를 얼핏 들은 기억이 났다. 아, 그녀가 마야 앤젤루였구나. 현존하는 미국 여성시인의 시가 궁금해 마야의 시집뿐만 아니라 에세이도 한 권 샀다. 미네소타에 사는 동생 집에서 2주일간 머물 예정이라 지루한 시간에 읽을거리가 필요했다. 기나긴 취임식 축시는-대개의 행사시가 그렇듯이-딱딱하고 어려웠지만, 마야의 에세이집 ‘Wouldn’t Take Nothing for My Journey Now’는 재미있었다. 동생 집의 2층 서재에서 깁스를 두른 팔로 책을 안고 마야의 세계에 푹 빠졌다. 손목뼈에 금이 가는 사고를 당해 깁스를 두르고 동생이 해 주는 밥을 먹으며 한 열흘 미국에서 쉰 다음 한국에 돌아와, 마야의 다른 책들도 주문해 받아보았다. 그녀의 시와 에세이를 읽으며 나는 흑인 여성의 삶을 이해하게 되었다. 미국에서 흑인이며 여성으로 산다는 것. 8살에 엄마의 남자친구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십대에 미혼모가 되어 버스차장에 요리사에 나이트클럽 댄서, 영화배우(드라마 ‘뿌리’에 조역배우로 등장한다)를 거쳐 마야는 작가가 되었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마야를 보고 나는 그녀의 소탈함에 반했다. 주름투성이의 늙은 얼굴이었지만, 자연스러운 품위가 넘치는 그녀는 아름다웠다. 오프라가 마야의 집을 처음 찾은 날, 마야는 오프라에게 시를 읽어 주고 음식을 만들어 같이 먹었단다. 마야의 자전소설 ‘나는 왜 새장 속의 새가 우는지 안다’(I Know Why the Caged Bird Sings)는 내가 읽은 20세기 미국의 최고 소설이었다. 자신의 감옥을 담담하게 글로 풀어낸 마야를 보며, 나도 소설을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나온 소설이 ‘흉터와 무늬’인데, 내년에 개정판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흑인 여성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마야 앤젤루가 2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편안하며 복된 죽음이었을 게다.
  • “김남길은 나쁜 남자? 비로소 알 깨고 나와”

    “김남길은 나쁜 남자? 비로소 알 깨고 나와”

    원자력 발전소 1차 폭발의 급한 불은 껐지만 절체절명 상황은 이어진다. 폐연료봉이 공기 중에 드러날 위기다. 1차 폭발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재앙의 먹구름이 드리운다. 정부는 누군가 자원해 달라고 호소한다. 대통령 담화를 보던 원전 하청업체 직원 재혁이 말을 꺼낸다. “먼 헛소릴 하고 자빠졌노! 사고는 즈그들이 쳐놓고, 또 국민들 보고 수습하란다…. 근데 말입니더…, 지금 우리 가족들이 거리에 내팽개치지가 있습니다. 우리가 나서지 않으모 우리 가족들도 다 죽는 깁니더….” 국내 최초로 원전 사고를 다룬 ‘판도라’(감독 박정우·7일 개봉)는 재난 블록버스터의 전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소재가 갖고 있는 무게와 메시지가 녹록지 않아 출연 결정이 쉽지 않았을 법한데, 김남길(36)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눈에 꽂히는 장면들이 있었다고 했다. “한두 장면 때문에 작품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는데 ‘판도라’는 엔딩으로 갈 수록 그런 장면이 많았어요. 저도 국민의 한 사람인데, 국민 정서를 표현하고 대변하는 그런 대사들이 무척 욕심이 났죠. 그러고 나서 시나리오를 분석하니까 사회적 메시지가 있더라고요. 제가 잘할 수 있는 연기를 통해 그런 것을 전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재혁은 자신이 처한 현실에 불만이 많은 캐릭터이지만 위기 상황에서 동료애, 가족애, 나아가 인간애를 발휘한다. 인재가 빚는 참사, 컨트롤타워 부재 등의 상황이 우리 사회의 현재와 겹쳐지고, 컴퓨터그래픽(CG)으로 재현된 비주얼이 영화에 현실감을 불어넣지만, 이를 증폭시키는 것은 김남길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가 관객들을 정서적으로 설득했기 때문이다. 김남길 하면 상처를 품고 있는 나쁜 남자에다가 도시적, 퇴폐적 이미지가 강했는데 ‘판도라’에서의 모습은 다소 거리가 있다. “어렸을 때는 배우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하나 정도 명확하게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양조위나 장첸을 롤 모델로 삼아 아픔이나 트라우마가 있는 캐릭터를 표현하려고 했죠. 일단 그런 이미지를 구축한 뒤 다른 것을 보여주면 되겠다 싶었는데 첫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박힌 것 같더라고요. 이번 작품에선 츤데레 스타일의 경상도 남자이자 철없는 막내아들을 연기해야 했는데 기존 이미지 때문에 거부감이 있을까 싶어 살을 찌워 수더분하게 보이려고 했어요. 평소에 입는 트레이닝복을 영화에 그대로 걸치고 나오기도 하고, 분장 지울 때 말고는 촬영장에 씻고 나간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김남길은 “연기자로서 알을 깨고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웃는다. 기존 이미지의 절정이었던 ‘나쁜 남자’(2010) 이후 공익근무요원을 거쳐 드라마 ‘상어’(2013)를 찍고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정체기를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왠지 연기가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았어요. 연기를 그만두면 어떻게 먹고살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죠. 그때 획일화된 이미지를 벗어나 다른 모습을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무뢰한’이 제겐 연기적으로 전환점이 된 작품이에요. 멋부릴까 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힘을 빼도 너무 뺀 거 아니냐고 전도연 선배가 그러더라고요.” ‘흥행 배우’에 대해서는 많이 내려놨다고 하는 김남길은 ‘살인자의 기억법’, ‘어느 날’ 등 이전과는 다른 결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다양한 영화 생태계를 위해 단편영화 지원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 하면 핀잔을 듣기도 하는데, 좋은 배우는 한두 작품으로 완성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작은 영화에도 출연하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인데, 앞으로 4~5년이 제가 어떤 배우일지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아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일본산 방사능 가쓰오부시 유통

    대형마트 등에서 유통된 일본산 가쓰오부시(가다랑어포) 제품 1개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137이 1.02베크렐/kg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부설 환경과 자치연구소, 시민방사능감시센터, 광주환경운동연합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서울, 부산, 광주의 대형할인마트와 재래시장에서 판매된 수산물 105개의 시료를 분석한 결과 방사성 물질 세슘 기준이 초과한 일본산 수산물을 적발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2013년 9월 정부의 특별조치로 일본산 식품은 방사성 물질이 1.0베크렐/kg 이상 검출되면 수입이 불가능하다. 일본산이 아닌 수산물 등에 대해서는 100베크렐/kg이 기준이다. 세슘은 자연상태에서 거의 존재하지 않는 대표적인 방사성 물질로 원자력발전소 방류수나 핵연료 재처리 과정 등에서 방출된다. 수산물 섭취 등으로 세슘이 인체에 축적되면 유전자를 손상시켜 각종 질환과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과 자치연구소 관계자는 “정부 샘플 검사의 허점으로 보인다”며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일본산 수산물 가공품이 유통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 대상은 멸치·숭어·미역·오징어·꼬막·명태·연어·가쓰오부시·방어 등 국내 소비가 많은 수산물이었다. 조사 대상 중에 세슘이 검출된 시료는 가쓰오부시(검출률 11.1%) 1건 외에 숭어(〃 18.8%) 3건과 명태(〃10%) 1건이었다. 평균 검출 농도는 0.8베크렐/kg이었다. 세슘-137이 검출된 시료의 원산지를 보면 국내산 3건(4.4%), 러시아산 1건(6.3%), 일본산 1건(11.1%)이었다. 국내산 수산물 중에 세슘-137이 검출된 시료는 모두 숭어였으며 농도는 최대 1.25베크렐/kg 이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광명~서울 간 민자고속도로 ‘옥길동~원광명 구간 지하화’

    광명~서울 간 민자고속도로 ‘옥길동~원광명 구간 지하화’

    광명-서울 간 민자고속도로 경기 광명시 옥길동에서 원광명마을까지 2㎞ 구간이 지하로 건설된다. 양기대 경기 광명시장은 국토교통부 측이 최근 면담에서 해당 구간에 대한 지상 건설계획을 취소하고 당초 구상처럼 지하로 건설하겠다는 약속을 받아 냈다고 6일 밝혔다. 다만, 원광명마을 황토가든에서 변전소까지 지하차도 250m 연장은 원칙적으로 가능하지만 159억원에 이르는 추가 비용 조달방식 등 때문에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지난해 4월 공공주택사업(옛 보금자리주택사업) 해제를 이유로 옥길동에서 원광명마을 구간 지하건설계획을 광명시와 협의없이 지상(토공)으로 바꿔 시민단체의 반발을 불러왔다. 광명시와 지역 시민단체 108곳은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 범시민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녹지공간 훼손 및 주거환경 악화를 이유로 국토부에 지하건설을 요구해왔다. 국토부는 그동안 “황토가든에서 영서변전소까지의 지하차도 250m 연장은 기술적으로 어렵고 약 6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든다”며 지하건설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광명시는 “전문업체 검토 결과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추가 공사비 역시 159억원에 불과하다”며 지하건설을 촉구해왔다. 양 시장은 “해당 구간 전체를 지하로 건설하겠다는 약속을 하기 전에는 광명~서울 간 고속도로 건설과 관련한 모든 행정협의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국토부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범대위 측 시민 150여명도 이날 과천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앞에서 지하화 촉구 항의집회를 열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겨울철에도 미세먼지 기승부리는 이유는? 중국발 스모그·난방탓

    겨울철에도 미세먼지 기승부리는 이유는? 중국발 스모그·난방탓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한반도가 또다시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다. 5일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오전 9시 현재 서울 미세먼지(PM10) 농도는 92㎍/㎥로 ‘나쁨’(81∼150㎍/㎥) 수준을 나타냈다. 인천 83㎍/㎥, 광주 84㎍/㎥, 대전 109㎍/㎥, 경기 96㎍/㎥, 충북 100㎍/㎥, 충남 90㎍/㎥, 전북 121㎍/㎥, 세종 94㎍/㎥, 제주 149㎍/㎥ 등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일평균은 이보다 적지만 제주도를 제외한 서울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값이 100㎍/㎥에 육박하거나 훌쩍 넘길 정도로 전국적으로 대기질이 나쁜 상태다. 이날 미세먼지 농도는 수도권·강원영서·충청권·호남권·영남권·제주권 ‘나쁨’, 강원 영동 ‘보통’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전 권역에서 일시적으로 ‘나쁨’∼‘매우 나쁨’ 수준의 농도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대기 상태가 악화한 것은 전날부터 축적된 미세먼지에다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미세먼지가 더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세먼지 농도 ‘좋음’의 기준은 일평균 0∼30㎍/㎥, ‘보통’ 31∼80 ㎍/㎥, ‘나쁨’ 81∼150㎍/㎥, ‘매우 나쁨’ 151㎍/㎥ 이상이다. 우리나라에서 미세먼지 농도는 계절별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우선 겨울철에는 미세먼지 상황이 최악에 이른다. 날씨가 추워지면 난방을 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과 우리나라 화력발전소 가동률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발 스모그 탓에 발생한 미세먼지가 계절풍인 북서풍을 타고 우리나라에 자주 유입되고 있는 점도 주요 요인이다. 겨울철 특성상 우리나라 대기가 원활하게 순환하지 못하면서 미세먼지를 가둬두고 있는 점도 미세먼지를 짙게 하고 있다. 봄에도 대기상황은 크게 좋아지지 않는다. 이동성 저기압과 건조한 지표면의 영향으로 황사를 동반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비가 많은 여름철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비가 내리면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물질이 빗방울에 씻겨 제거됨으로써 대기가 깨끗해지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전국적으로 난방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 양도 줄어들게 된다. 가을을 상징하는 ‘천고마비’라 함은 가을 하늘이 높고 청명함을 뜻한다. 가을에는 미세먼지가 상대적으로 적어진다. 이는 다른 계절에 비해 기압계의 흐름이 빠르고 지역적으로 대기 순환이 원활해지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물질이다. 대기 중 오랜 기간 떠다니거나 흩날리는 직경 10㎛ 이하의 입자상 물질이다.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가 연소하거나 자동차 매연 등 배출가스에서 나온다. 기관지를 거쳐 폐에 흡착돼 각종 폐질환을 유발한다. 장기간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져 감기·천식·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 심혈관 질환, 피부질환, 안구질환 등 각종 질병에도 걸릴 수 있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게 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미세먼지 예보가 ‘나쁨’ 또는 ‘매우 나쁨’이면 어린이와 노인, 호흡기 질환자 등은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외출할 때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한다. 장시간 외출할 때에는 모바일 앱 ‘우리동네 대기질’에서 수시로 미세먼지 상태를 확인하고 대처한다.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미세먼지 생성을 줄이기 위해 가급적 버스 또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국립환경원 관계자는 “겨울이 되면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난방을 해야 하는 데다 북서풍이 부는 계절적요인 때문에 미세먼지 상황이 극도로 나빠진다”며 “ 좋지 않은 대기환경 상태가 봄철까지는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국보 역사로 읽고 보다(도재기 지음, 이야기가있는집 펴냄) 우리 역사의 보물이자 지식창고인 국보 328건을 역사의 흐름에 따라 톺아본 책. 400컷의 이미지로 생생하게 펼쳐낸다. 640쪽. 2만 7800원. 포퓰리스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조남규 지음, 페르소나 펴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기질과 정책 지향, 백악관과 의회의 역학을 주시하며 우리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정리했다. 280쪽. 1만 5500원. 미토콘드리아의 기적(김자영 지음, 청년정신 펴냄) 암 전문의인 저자가 세포의 에너지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가 어떻게 건강과 질병을 지배하는지 풀어냈다 202쪽. 1만 4000원. 연애,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겁니다(우시쿠보 메구미 지음, 서라미 옮김, 중앙북스 펴냄) 취업 빙하기, 3포세대 증가, 저출산 심화, 1인 가구 빈곤율 상승 등 저성장 시대에 연애를 포기한 일본 청춘들에 대한 심층 보고서. 248쪽. 1만 3500원. 영국사 깊이 읽기(이영석 지음, 푸른역사 펴냄) 근대 영국을 사회사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세계사의 시각에서 영국의 근대화를 재조명하며 제국의 형성과 변모를 고찰하고 있다. 396쪽. 2만원. 인간관계, 심리학이 필요해(이소라 지음, 그리고책 펴냄) 아는 만큼 보이는 인간관계, 지금 당신의 인간관계를 들여다볼 심리학적 분석이 궁금하다면. 304쪽. 1만 2000원.
  • 서울 종로구에 자치구 첫 전기차 충전소

    서울 종로구에 자치구 첫 전기차 충전소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관계자들이 2일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 설치된 친환경 전기차 충전 시설에서 전기차 충전을 시연하고 있다. 종로구는 서울 자치구 중 최초로 민관 협력으로 이날부터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한다. 연합뉴스
  • 7일 개봉 앞둔 원전재난 영화 ‘판도라’ 뚜껑 열어 보니…

    7일 개봉 앞둔 원전재난 영화 ‘판도라’ 뚜껑 열어 보니…

    ‘한국은 세계에서 원전 밀집도 1위의 국가이다. 2016년 현재 4개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총 24기의 원자로가 가동 중이며 전체 원자력 발전소 단지 반경 30㎞ 이내에 9개의 광역자치단체와 28개의 기초자치단체가 밀접해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많은 나라들이 탈핵을 결정하였지만, 한국은 현재 6기를 추가 건설 중이고 4기의 건설 계획을 진행 중이다.’ 국내 최초로 원전 사고를 소재로 한 재난 블록버스터 ‘판도라’의 엔딩 자막을 보며 관객들은 무슨 생각을 갖게 될까. 오는 7일 개봉하는 ‘판도라’는 영화적 재미를 떠나 탈핵 메시지를 전달하기에는 충분한 작품이다.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재난은 그만큼 묵직하고, 생생하게, 상상 이상으로 관객을 덮친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한반도에 유례없는 규모 6.1의 강진이 일어난다. 영남권의 노후 원전 한별 1호기에서는 냉각수가 새는 문제가 발생한다. 청와대에서부터 원전 하청업체 직원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인재가 하나씩 겹치며 한별 1호기는 결국 폭발하고, 방사능이 대규모로 유출된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안전을 담보해야 할 정부는 사태를 축소하기에 급급하다. 원전 인근 지역의 주민들은 아비규환에 휩쓸린다. 재앙으로 치닫는 재난에 맞서 가족과 이웃, 동료의 목숨을 구하는 것은 정부가 아닌 소시민들이다. 영화 속 원전 재난 상황은 절망적이고 공포스럽게 다가온다. 제작진은 압도적인 규모의 재난과 거대하고 복잡한 원전 시설을 구현하기 위해 전체 2400컷 가운데 1300컷가량을 최첨단 컴퓨터그래픽 기술(CG)로 작업했다. 영화만 떼어 놓고 보면 과장되고 작위적인 설정이 이따금 눈에 띄기도 한다. 주민 대피 계획을 묻는 대통령에게 그러한 시나리오가 없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행정안전부 장관, 악화일로의 상황에도 원자로 폐기처분의 손실을 보지 않으려고 주판알을 튕기는 원전 마피아, 주민들을 체육관에 가둬 놓은 채 줄행랑을 치는 공권력 등을 보며 관객들은 혀를 차게 된다. 이러한 장면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그런데, 우리 사회가 겪어 온 현실들이다. 세월호 참사,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훨씬 이전에 기획됐지만 영화 속 정부의 무능력함은 작금의 상황과 너무나도 닮아 있다. 시류에 편승했다는 오해를 받고 싶지 않아 일부 장면은 최종 편집에서 들어냈을 정도다. 요즘은 재난 영화에도 양념으로 곧잘 뿌려지는 유머와 위트가 ‘판도라’에서는 자리잡을 틈이 없다. 폭발 장면에서부터 관객들은 좀처럼 숨을 돌리지 못한다. 전대미문의 상황 속에 놓인 배우들의 연기도 열연임에는 틀림없지만 전반적으로 힘이 들어간 느낌이다. 지나치게 해설적인 전반부의 일부 장면은 영화적 재미를 반감시킨다. 종반부로 갈수록 신파로 향하는 것도 상업영화 틀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는 하나 아쉬운 대목. 박정우 감독은 “영화를 준비하며 감히 내린 결론은 원전은 100% 완벽하지 않고, 사고가 일어났을 때 대비책이라는 게 사실상 없다는 것”이라며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이 영화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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