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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인아파트 인기 ‘수직하락’

    ‘용인 아파트,아∼ 옛날이여!’ 경기 용인 아파트 인기가 추락하고 있다.분양만 받아놓고 이사를 오지않아 2년 이상 비워두는 아파트가 늘고 있다.시세차익을 노린 가수요자 청약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교통·학교 등 주거환경 문제가 개선되지 않아 전세 수요가 끊긴 데다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 물량이 증가하면서 집값은 자꾸 떨어지는 추세다.전셋값도 바닥을 기고 있다. ●공급 증가… 집값 계속 떨어져 30일 용인시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수지·죽전·구갈지구 등에 공급된 아파트는 모두 9만 8343가구에 이른다.경기도와 민간 업체들이 짓고 있는 아파트까지 합치면 1∼2년 뒤에는 15만여가구로 폭증한다. 그러나 아파트 값은 붙어있는 분당 신도시보다 30∼50% 낮게 형성돼 있다.택지지구 아파트라고 해도 일부 지역에서는 수년째 분양가를 밑도는 경우도 허다하다. 인기가 떨어지는 원인은 서울 접근이 어렵기 때문.수지·죽전사거리의 교통체증은 최악의 수준이다.수지·죽전에서 승용차로 5분 거리인 분당까지 적어도 20∼30분이 걸릴 정도다.매매 수요가 끊기고 전세가 나가지 않아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빈집 상태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 수요 감소… 전셋값 바닥 주거환경이 떨어지다 보니 당연히 전세 수요도 끊길 수 밖에 없고 전셋값도 바닥을 기고 있다. 특히 40평형대 아파트는 사정이 심하다.전세가 끼여있는 아파트는 가격을 수천만원까지 더 받을 수 있다. 죽전 동아 솔레시티 아파트 48평형 로열층은 3억 7000만∼4억 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전세가 들어있으면 5000만∼7000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 분당에서는 40평형 전세가 3억∼4억원대를 호가하지만 용인에서는 1억∼2억원이 고작이다.매매와 전세가격이 모두 분당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전세기간이 만료된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해 발을 구르는 경우가 있다. 용인지역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아파트 공실률이 단지별로 0.5%,많게는 5%에 이른다.”며 “빈 집이 소진되지 않는 한 아파트값은 좀처럼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yoonsang@
  • [여성 思秋期](1)폐경

    중년이란 보통 40∼50대를 일컫는다.수명이 짧던 시절,중년이란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시점이었다.그러나 평균수명 80세 시대인 요즘엔 인생의 중간 지점으로 지금부터 ‘늙고 죽는 연습’을 하기엔 너무 아까운 때다.그래서 새로운 삶을 설계해야 할 때라고도 한다.중년기에 이르면 남성은 물론 여성도 외부의 가치 기준이 아닌 자신의 내부로 눈을 돌리는 시기이다.중년을 폐경,젊음,독립 등을 주제로 풀어본다. 폐경(閉經)은 부정할 수 없는 노화의 신호다.말 그대로 초경이 ‘시작’이라면 폐경은 ‘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그래서 폐경을 맞으면 “이젠 여자로서는 끝났다…”라고 우울해지게 마련이다.지긋지긋하던 생리로부터 자유로워진다고 생각하는 여성들도 아쉬움을 완전히 숨길 수는 없다. 그러나 최근에는 폐경이 된 이후 30년간을 ‘여성이 아닌 여성’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이는 여성의 몸을 상품화하고,성적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남성적인 시각이라는 지적에 여성들은 공감한다.임신과 출산만이 여성이가진 가치는 아니라는 것이다. 폐경이야말로 임신과 출산으로부터 해방된 여성의 독립된 제2의 인생의 출발점,끝이 아닌 ‘월경을 완성’했다는 뜻으로 ‘완경(完經)’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속절없이 세월만… ” 허무하고 아프고 우울증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최성숙(56·서울 은평구 불광동)씨는 지난 몇 년간을 돌아보며 긴 터널을 통과한 것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어려운 집안에 시집와서 시동생과 시누이 5명을 모두 공부시켜 결혼시키면서도 큰소리내지 않고 잘 지냈어요.그런데 모든 것이 귀찮고,세상사람들과 만나기도 싫어졌어요.남편은 물론 가족들을 돌보기도 싫고,시댁 식구들에게 더이상 ‘희생·봉사’하기 싫어졌어요.머리부터 발끝까지 아프지않은 곳이 없었고….” 자신이 부쩍 늙고 있다는 사실에 우울하기 그지없다는 김영순(48·서울 서초구 서초동)씨.그는 폐경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아무래도 호르몬 요법을 받아야 할 것같아요.그전에는 남편이 짜증을 내도 내가 몇 마디 우스개를 하거나,푼수를 떨면서 풀고 살았어요.그런데 요즘엔 뭐든 못 참겠어요.속절없이 세월만 갔다는 것이 너무 슬퍼요.” 폐경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증상은 아니다.흔히 폐경기 증세로 일컬어지는 우울과 심한 감정의 변화,불안·초조 외 안면홍조,식은 땀,수면 장애 등은 폐경 2∼8년전부터 시작된다.전세계적으로 여성들의 25%는 아주 심각할 정도의 증상을 보이고,50%쯤은 한두가지 증상은 겪으며 폐경을 맞는다. 그런데 왜 여성들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생리현상을 이야기하게 된 것일까.왜 대한폐경학회가 설립되고,11월을 ‘폐경 여성의 달’로 정하고 있는가. 이를 포천중문의대 안명옥(산부인과)교수는 “평균수명이 늘어나 폐경 이후 30년을 사는 여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그런데 이 시기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어 곤란하다.”고 말했다.클레오파트라가 살던 기원전 100년경 여성의 평균수명은 25세에 불과했고 15세기까지도 30세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1942년 평균 수명이 45세에 불과했다.폐경기에 이르도록 사는 사람이 드물었기 때문에 40세의여성을 늙었다고 여겼고,50세가 지나면 고령으로 생각했던 것이다.그러므로 폐경기의 고통은 당연한 것이자 부끄러운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50세 이상 여성은 무려 600만명에 이른다.이들이 고통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폐경에 대한 인식,남성적인 것 폐경기(menopause)란 단어는 ‘남자로부터 자유로워지다(pause from men)’라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전성진(49·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씨는 30대 후반에 자궁근종 때문에 자궁적출수술을 받았다.이미 30대에 폐경을 맞았지만 그는 3년 전부터 폐경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나름으로는 열심히 살았고,교회에서 봉사도 해왔는데 잘못 살았다는 생각에 붙잡혀 있어요.잠을 잘 이루지 못해서 늘 피곤해요.” 그러나 자신에게 일어난 최근 현상을 폐경기의 일반적인 현상임을 알게된 후 오히려 우울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단다.“자궁없이 지낸 10년간 생리도 없었는데 이 나이가 돼서야 폐경기가 시작됐다니 놀랍지 않아요?물론 다른 친구들보다는 제가 좀 빠른 편이지만 정신이 몸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이 오히려 제게 힘을 줬어요.”라고 말했다. 흔히 갱년기 증세는 호르몬 분비가 감소한 탓으로 돌리지만 그 원인은 신체적·정신적 요인이 복합된 것이다. 미국의 여성건강 전문의 크리스티안 노스럽은 ‘폐경기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란 책에서 폐경은 “여성의 뇌에 변화를 불러 일으킨다.”고 말했다.가임기 동안 가족을 돌보며 자신의 양보로 가정의 행복을 꾸몄던 여성들이 뇌에 열이 오르면 분노의 감정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분노는 결국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고 내면 지향적인 행동을 하게된다는 것이다.자기실현에 일종의 죄의식을 느껴온 대부분의 여성들이 진정 자신을 위한 삶을 생각하기 시작하는 때,그것이 바로 폐경기라는 것이다. 폐경기를 인생의 종말이 시작되는 두려운 변화로 보는 것은 전통적인 시각,남성적인 잣대에 지나지 않는다. 정신과 전문의 김준기씨는 “임신만이 여성의 가치냐는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그렇다면 폐경을 인생의 마무리로 볼 것이냐,더 자유롭게 후반기 인생을 만들어가는 계기로 생각할 것이냐에 대한 답이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폐경을 맞은 여성들에게 선택의 기회는 주어졌다. 허남주 기자 hhj@
  • 서울속 연탄마을/(상)사용가구 실태

    서울 서대문구 홍제3동 산 1번지.북한산이 마주 보이는 인왕산의 북측 자락에 30년은 족히 됨직한 낡은 집 20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있다.가구 당 평균 면적은 10평 미만.대부분 부실한 시멘트 블록 위에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불량가옥들이다.화장실조차 갖추지 못한 집들이 많아 아침이면 공중화장실 앞에 3∼4m씩 길게 줄을 선다.이곳은 10여년전 주거환경개선지역으로 지정됐으나 전혀 진척이 없다. ●30년 전을 살아가는 사람들 20분에 한번씩 힘겹게 비탈길을 왕복하는 마을버스는 1970년대의 산 허리와 2000년대의 산 아래를 연결하는 ‘타임머신’이다.이곳 사람들은 하루에도 몇 차례씩 버스를 타고 ‘시간의 등고선’을 오르내린다. 주민 윤설자(70)씨는 16년째 이 마을에서 700만원짜리 전세방에서 남편과 살고 있다. 그의 일과는 새벽 4시에 일어나 연탄을 가는 일로 시작된다.윤씨는 45년째 연탄만 사용해 왔다.하지만 새벽녘 연탄갈이는 여전히 쉬운 일이 아니다.3남매가 있지만,연락이 끊기거나 출가해 왕래가 드물다. 윤씨는 “당장이라도 기름보일러로 바꾸고 싶지만 교체비용 200만원과 매달 기름값 10만원이 부담스러워 엄두를 못낸다.”고 푸념했다.이 곳에는 연탄 때는 집이 30가구에 이른다. 지난 1월 서울시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연탄을 난방연료로 사용하는 가구는 7500가구.1만 319가구였던 지난해 1월보다 27.6% 줄었다.하지만 이 수치 역시 지난 11개월 동안 진행된 재개발과 주택개량 실적을 고려하면 더욱 감소할 수밖에 없다. ●서울 연탄가구 5000곳 추정 대한매일 확인 결과 올해 초 연탄때는 가구가 903개였던 동대문구는 답십리 5동의 재개발로 650여가구로 줄었다.618가구였던 송파구도 잠실 2·3단지의 철거로 250여가구만 남았다.동작구는 흑석동과 상도동 일대의 재개발로 607가구에서 300여가구로 줄었다.서울시 관계자는 “지금은 5000가구 정도만 난방용 연탄을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같이 연탄사용 가구가 감소하는 것은 80%에 육박한 도시가스 보급률과 지역난방공급의 지속적 확대,재개발과 재건축 등으로 난방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80년대 초반까지도 80%를 웃돌던 연탄의 연료 점유율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실시된 대규모 재개발 사업과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의 200만호 주택공급 정책을 계기로 비율이 급격히 줄었다.91년 53.8%였던 점유율은 93년 31.3%,95년 11.8%로 감소했고,2000년에는 0.9%까지 떨어졌다. 반면 도시가스는 91년 8.7%에서 95년 43.5%,2000년 72.7%로 성장세가 뚜렷하다.그러나 문제는 연탄사용률이 줄었지만 연탄을 쓰던 사람들의 생활상은 여전하다는 점이다. ●대부분 전·월세 세입자 연탄은 대부분 도시가스 배관의 접근이 어려운 고지대 노후주택 단지나 저소득층 밀집지역에서 사용되고 있다.재개발을 앞둔 지역에 있거나 집주인과 거주자가 다른 집일수록 연탄사용 비율이 높았다. 대한매일 조사결과 홍제 3동 등 서울의 4개 지역 연탄사용가구 20곳 가운데 19곳이 전세와 월세 등 세입자가 거주하는 곳이었다.나머지 한 곳은 시유지에 지어진 무허가주택이었다. 이세영 이두걸 이유종기자 douzirl@ ■연탄의 사회사 지난 1950년대 초까지도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장작으로 온돌을 달궈 방을 데웠다. 하지만 한국전쟁으로 중부지역 주민들이 영남지역으로 피난을 가면서 부산을 중심으로 시행되던 연탄 난방법이 전국에 전파됐다.다다미를 깐 목조건물이 대부분이었던 부산에서는 온돌 대신 연탄이 든 흙 화덕을 방안에 놓고 난방과 취사를 겸하는 방법이 일찍부터 보편화돼 있었다. ●부산에서 전파된 연탄 난방법 연탄은 한국의 산업자본주의와 생애주기를 함께 했다.국내 연탄산업이 본 궤도에 오른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의해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행되던 1960년대 중반.제5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마무리된 86년 67억 3600만장을 찍어낸 것을 정점으로 급격히 쇠퇴했다.수출주도형 산업화에 박차를 가하던 60년대에는 연탄가격을 관리하는 일이 정부의 중요한 업무 가운데 하나였다.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도시 근로자들의 임금을 가능한 낮게 유지해야 했고,여기에는 도시민의 생필품인 쌀과 연탄의 가격안정이 필수적이었다. ●연탄 품귀로 온 나라가 들썩 이런 점에서 1966년 겨울의 ‘연탄파동’은 한국 자본주의의 근간을 뒤흔들 만큼 큰 사건이었다.유달리 한파가 일찍 몰아닥친 66년 10월 연탄이 부족하다는 소문이 떠돌면서 품귀현상이 빚어져 한 장에 10원이던 19공탄이 17원까지 70%나 폭등했다. 서울지역 곳곳에서 주부들이 연탄집게를 들고 나와 업자들과 대치했다.동장들은 시청 연료과로 몰려가 “연탄배급제를 공정하게 시행하라.”며 농성을 벌였다. 급기야 박정희 전 대통령은 긴급 경제장관회의를 소집,“장관직을 내놓을 각오로 조속한 시일 안에 필요량의 연탄을 공급하라.”고 엄포를 놓았다.경제기획원은 연탄값 폭등을 막기 위해 연탄판매업자의 대량판매를 금지하는 법률안을 마련했다.하지만 가을이면 고시가격을 위반한 연탄업자들이 무더기로 입건됐다는 소식이 어김없이 신문을 장식했다. ●애환 얽힌 연탄의 추억 연탄가스 중독사고만큼 신문에 자주 등장한 사고는 없었다.연탄가스가 많은 해에는 90만명 이상이 중독됐고 3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이 때문에 사람들은 연탄가스를 ‘안방사신(死神)’이라고 불렀다.70년대를독산동의 ‘벌집촌’에서 보낸 소설가 성석제는 “겨울이면 날마다 연탄가스 중독자가 생겼고,벌집 주인들의 가장 큰 일과는 아침에 인기척이 없는 방문을 열어 가스중독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럼에도 연탄은 서민들의 난방·취사연료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았다.퇴근길 어른들은 동네 어귀 포장마차에서 연탄화덕에 구운 양미리,쥐포 등을 안주 삼아 막걸리잔을 기울였다. 요즘의 30,40대들에겐 어린 시절 연탄불에 국자를 올려놓고 엄마 몰래 ‘뽑기’를 만들다 들켜 야단맞은 기억이 추억으로 남아 있다. 연탄재는 빙판 진 골목길의 미끄럼 방지용,도심 텃밭의 비료대용으로 제격이었다.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연탄이었기에 시인들은 곧잘 연탄을 ‘이타적 삶’의 메타포로 활용하곤 했다.시인 안도현은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세영 유지혜기자 sylee@ ■설문·심층면접 어떻게 했나 대한매일은 서울시 에너지행정팀이 지난 1월 1일 25개 자치구별로 집계한 ‘가정용 연료사용 현황’을 토대로 조사대상 구를 1차 선정했다.이어 각 구청 지역경제과와 동사무소의 도움으로 이 가운데 연탄사용 가구가 집중된 지역 4곳을 추렸다. 조사지역으로 선정된 곳은 서대문구 홍제3동 산1번지와 성북구 월곡3동 산2번지 등 1960∼70년대에 형성된 달동네 지역,송파구 거여동 181번지 일대와 영등포구 문래1동 영일시장 주변 등 저소득층 밀집주거 지역이다. 표본이 특정 지역에 편중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서울의 동북과 서북,동남,서남 지역에서 1곳씩을 골랐고 표본수가 적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1개 지역당 5가구씩을 무작위로 추출했다.이어 각 지역의 세대주에게 생활환경과 주거 형태,소득수준 등을 묻는 설문 15개항을 제시하고 심층면접을 병행 실시했다.이 과정에서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에게 기술적 조언을 구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세대주의 사회·경제적 지위 뿐 아니라 전체 가족과 동거중인 가족의 학력과 직업,거주지를 추적하는 가계조사를 통해 빈곤의 대물림이 이뤄지는 실태를 조명했다.
  • 수출 좋아도 내수 썰렁한 이유/ 車·반도체등 4대품목에 기형적 의존

    수출은 경제 전문가들이 당황할 정도로 잘 되는데 바닥권을 맴도는 경기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 시차를 두고 투자와 내수도 더불어 살아나는 것이 정상이지만 최근 우리나라 경제상황은 그렇지 못하다.‘수출 호조-내수 부진’의 양극화 현상은 건전하지 못한 수출구조와 국내의 불안정한 경제외적 상황에서 비롯되고 있다.때문에 무작정 반길 일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왜 수출이 잘 되나 경제연구기관들은 올해 초만 해도 무역수지 규모를 최저 12억달러 적자에서 최고 33억 8000만달러 흑자로 예상한 바 있다.북한 핵문제,미국·이라크 전쟁,불안정한 국제유가,내수부진 장기화,정치권 불안 등을 들어 비관론을 폈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예상을 뛰어넘는 고(高)성장을 거듭하고 있고 침체된 미국 경제가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런 예측은 빗나갔다.산업자원부는 올해 연간 무역수지 흑자 규모를 2000년대 들어 최대인 130억달러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수출 호조의 효자 품목은 자동차·반도체·휴대전화·컴퓨터 등 4대 품목이다.10월 실적을 기준으로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4대 품목 모두 30% 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4개 품목이 전체 수출액(190억 4000만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1%(76억 5000만달러)나 된다. 휴대전화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세계 시장점유율이 17.2%를 차지한다.각각 업계 3위,5위에 올라 있다.자동차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업계 4,5위를 넘나든다.컴퓨터(전년동기 대비증가율195.7%)와 반도체(101.7%)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중국의 중·저가 시장을 석권하다시피 하고 있다.수출의 효자 국가 노릇은 중국이 맡고 있다.지난 7월부터 대(對)중국 수출 증가율은 5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중국시장은 우리나라 수출의 19.7%를 차지한다.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증가(32.4%)도 시장다변화라는 측면에서 반가운 현상이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9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산업생산은 6.6% 증가했지만 소비 지표인 도소매 판매는 3.0% 줄어 4년9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생산과 소비가 분리된 양상이다.특히 산업생산이 증가했다고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4대 수출품목이 포함된 중공업은 10.8%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이 중심인 경공업은 6.3% 감소했다.수출이 4대 품목에 기형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기업이 중심에 선 현재의 수출은 내수 진작으로 바로 이어지지 못한다.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장지종 부회장은 “국내 기업 수의 98%나 되는 중소기업의 생산활동이 살아나야 내수 증가를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10월 수출 실적에서 중소기업의 주력업종인 가죽·모피(-4.8%),섬유제품(-9.8%),신발(-9.1%) 등은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국내의 불안정한 정국은 내수와 긴밀한 중소기업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소비심리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LG경제연구원 김기승 연구위원은 “가계부실,비자금 수사에 따른 정국불안 요인 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수출 호조와 내수 침체의 절름발이 경제성장 구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수출구조 개선 및 경기 전망 대기업들은 올해 설비투자 비중을 8대2의 비율로 상반기에 집중시키고 하반기에는 관망세를 유지할 계획이었다.그러나 수출 호조로 수출에 필요한 기계부품 등에 대한 수입을 늘리고 있다.10월 수입 실적에서 기계류(20.3%)를 중심으로 한 자본재 수입은 19.9% 증가,9월에 이어 2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자본재 수입은 설비투자와 맞물린다.이에 따라 일본에 대한 수입규모도 25·7%(23억 1000만달러)나 증가했으나 이는 긍적인 측면이 많다는 분석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대기업의 설비투자가 꾸준히 늘면 내년 상반기쯤부터는 중소기업들도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반면 무역협회 관계자는 “현재 무역동향을 단순한 생산·소비·투자의 3단계 발전으로 도식화하기엔 경제외적인 변수가 커 무리”라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김경운기자 kkwoon@
  • 소니 3년내 10% 감원/최대 2만명… TV브라운관 내년 생산중단

    |도쿄 황성기특파원|소니가 2006년 말까지 국내외 사원 1만 5000∼2만명을 감원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일 보도했다. 감원은 전세계 소니 사원 16만명의 10% 전후에 이르는 규모다. 채산이 맞지 않는 사업은 축소하거나 과감히 철수하고 생산체계의 개편도 추진해 일본 국내에서는 TV용 브라운관 생산을 2004년에 중단하기로 했다. 또 주력사업인 음향·영상기기 분야에서 상품 경쟁력과 이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근본적인 비용삭감을 단행한다.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대적인 소니 구조개혁 방안은 오는 28일 발표된다. ●일보 전진 위한 군살제거 자재조달이나 인사 등 간접부문의 인원을 중심으로 대폭 감원,국내 소니 본사는 1500∼2000명 정도 줄이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현재 100개를 넘는 사업영역을 보유하고 있는 소니는 채산이 맞지 않는 비전략 분야 10%가량을 철수시킬 계획으로 여기서 대부분의 인원삭감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구조조정 대상에게는 퇴직금을 우대해줄 방침이다. 생산체계도 재조정한다.액정 등 초박형 TV의 급성장으로 향후 브라운관 TV의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판단,내년중 브라운관의 국내 생산을 중단한다. 미국·중국 등 4개국에 있는 공장에서 조달해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한다.TV용 브라운관을 생산하고 있는 아이치,기후현의 자회사 공장은 생산 중단 뒤 TV의 최종조립이나 물류,고객 서비스 거점으로 활용한다. ●주력인 음향·영상 부진이 조정 배경 대규모 인원감원,생산체제의 재편을 축으로 하는 구조개혁 단행 배경에는 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음향·영상부문,컴퓨터 등의 부진과 소니의 이데이 노부유키 회장의 말대로 “소니가 시대변화의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위기감”에 있다는 분석이다. 2002년 4%였던 연결매상고 영업이익률을 2006년 1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지만 소니의 중핵사업인 TV의 경우 시장 요구와의 괴리가 두드러지고 있는 상태.소니가 자랑하는 브라운관 트리니트론을 무기로 세계 시장을 석권했으나 급성장하는 초박형 TV에서 뒤처지는 바람에 4∼6월에는 영업적자를 계상하고 있다. 고객들이화면을 대형화할 수 있는 초박형을 원하고 있는데도 브라운관에 집착함으로써 다른 업체에 뒷덜미를 잡힌 셈이다.마쓰시타(松下) 등에 디지털 카메라,DVD 시장을 빼앗기고 있는 것은 좋은 예다. 소니는 TV분야에서 삼성전자와 액정 패널을 합작생산하고,국내의 브라운관 생산에서 철수하는 등 경영자원을 초박형 TV에 집중투입함으로써 시장탈환에 나선다는 야심이다. 또한 성과주의를 철저히 급여체계에 적용하고 국적이나 졸업연도를 따지지 않는 열린 채용방식도 확대해 인재를 적극 기용하기로 했다. marry01@
  • “알 카에다, 이라크美軍 테러 가능성”/英 국제전략문제硏 경고

    9·11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테러조직 알 카에다는 미국 땅에서 ‘제2의 9·11’ 공격준비가 갖춰질 때까지 이라크 주둔 미군을 대상으로 대규모 테러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15일 경고했다. IISS는 이날 발표한 연례보고서 ‘군사균형 2003∼2004’에서 미국의 이라크 공격으로 이슬람 세계에서 알 카에다에 대한 지지도가 높아져 더욱 상대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또 북핵 협상은 당분간 별 진전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다음은 보고서의 주요 내용이다. ●미국과 이라크전 미국은 이라크 전후 상황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 종전후 전기 수도 통신 등 기본시설을 복구하고 공공질서를 회복하는 데 실패했으며 무기가 저항세력 등에 흘러드는 것을 막지 못해 미군에 대한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미국은 이라크 공격으로 전세계 이슬람 신도들 사이에 반감을 불러일으켜 결과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알 카에다에 가담하고 이들의 사기만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알 카에다는 현재 60여개국에서1만 8000여명이 활동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하에 숨어든 알 카에다는 미국 땅에서 초대형 테러를 감행할 준비가 될 때까지 대규모 공격을 이라크에 있는 미국인을 대상으로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기지 재배치를 통해 전세계를 군사력으로 장악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전체 33개 여단 중 새 임무에 투입될 수 있는 여단이 3개에 불과,새로운 선제공격을 감행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 ●북핵 당분간 진전없을 것 미국과 북한이 2차 6자회담에 별 열의가 없는 것으로 보여 향후 수개월간 ‘극적인 진전’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미 행정부 내 강·온파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았고,이라크 문제와 내년 대통령 선거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한 미국으로서는 북한이 핵실험이나 폐연료봉 재처리 등 ‘금지선’을 넘지 않으면 평양과 싸우려 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내년 대선에서 보다 우호적인 미국 대통령이 등장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간을 끌 가능성이 있다.중국과 한국이 지금처럼 지원(원조)을 계속하는 한 북한은 느긋한 협상태도를 유지할것이다. 북한이 핵 재처리 카드를 다시 들고 나올 경우 미국은 중국에 도움을 요청하겠지만 중국은 미국이 신뢰할 만한 안을 내놓지 않으면 북한을 무한정 잡아두긴 어렵다는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무기거래 3년째 감소 2002년 전세계 무기거래 총액은 254억달러로 전년보다 5.7% 줄어 3년째 감소세가 이어졌다.예외적으로 최대 무기 수출국인 미국의 무기수출만 102억달러로 전년보다 2.5% 증가,미국의 세계 무기시장 점유율이 40.3%로 높아졌다. 최대 무기수입국은 52억달러어치를 수입한 사우디아라비아이며 이집트,쿠웨이트 중국 타이완이 뒤를 이었다. 김균미기자 kmkim@
  • “부양책 쓴다면 투자활성화뿐”김대유 재경부 경제정책국장

    “이라크전 등 대외변수의 우려에 따른 불안감이 해소되고 있고,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 조짐 등에 힘입어 4·4분기부터 경기가 서서히 나아질 것입니다.”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과 달리 내수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으며 일자리는 감소추세다.거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재정경제부 김대유 경제정책국장을 6일 만나 정부 경기전망의 허실을 따져보았다.김 국장은 “경기가 회복 국면으로 서서히 진입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앞으로의 관건은 기업의 투자활성화 여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4분기부터 경기가 확장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정부 분석에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그렇지 않다.지난 9월 무역수지 흑자가 1998년 12월 이후 가장 많은 26억달러(3조원)를 기록하는 등 수출 증가율이 두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미국·일본의 경기회복 속도와 폭이 예상보다 크고,우리나라 무역의 20%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의 높은 성장도 호재다.앞으로 이라크전 등과 같은 추가 불안요소도 없을 것이다.특히 태풍 매미의 피해 복구를위한 향후 재정지출도 4분기 경제성장률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다.지난해 4분기 태풍 ‘루사’에 따른 재정지출(4조원가량)로 경제성장률이 3분기의 5.8%보다 1%포인트 높은 6.8%를 기록한 점으로 볼 때 올해도 비슷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본다. 미국·일본경기 호전의 근거는. -미국은 올들어 전(前)분기 대비 3%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연율로 따지면 12% 증가다.일본도 올해 전분기 기준으로 3∼4%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다만 일본은 금융불안 해소가 관건이다. 수출과는 달리 내수는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현재는 내수를 진작시킬 때도 아니고,그럴 수도 없다.가계빚이 해소되지 않고 청년실업이 줄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소비는 후행지수의 성격이 강한 반면 투자는 미래의 수익을 염두에 둔 선행지수로 볼 수 있다.그래서 투자활성화가 절실하다.앞으로 의도적인 부양책을 쓴다면 투자활성화 밖에 없다. 경기는 나아지지 않는데 부동산값은 계속 뛰고 있다. -부동산값 상승은 독일·일본을 제외하고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다.저금리현상 때문이다.경기가 좋지 않고 기업투자가 저조한 상황에서,더구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시중자금이 갈 곳이 없어 부동산(실물자산) 쪽으로 옮겨가는 것이다.경기가 좋아지면 금리가 오르게 되고,투자활성화쪽으로 시중자금이 흡수돼 부동산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그 때까지는 강력한 부동산투기 억제 대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부동산 버블의 붕괴 우려가 적지 않은데.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강남지역 등 일부 지역의 부동산값이 오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전국적인 현상은 아니다.부동산 버블 붕괴가 가시화되려면 우선 전국적으로 부동산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가 떨어져야 하고,부동산 소유자들의 금융부채가 많아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부동산 소유자들이 금융부채를 감당해낼 수 있을지도 변수다. 그러나 지금의 부동산값은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상승폭이 크지 않다.또 자산가치가 하락했을 경우 금융기관의 부실 우려도 크지 않다고 본다.현재 금융권의 주택담보비율이 50∼60%수준인데,이를 단순하게 보면 부동산값이 40∼50% 떨어져도 금융권의 부실로는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다만 금융권이 담보자산을 처분할 경우에는 연쇄적으로 부동산값 폭락으로 이어질 소지는 있다.현재의 상황을 종합해볼 때 부동산 버블 붕괴가 가사화돼 금융권의 신용경색이 초래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주병철기자 bcjoo@
  • 세계인 -우리는 이렇게 산다 / 日 주5일근무 이후 연휴 활용 자기계발 ‘새모습’

    “대졸 초임 25만 5000엔,근무시간 오전 9시30분∼오후 5시30분,휴일 완전 주휴 2일제(토·일)”일본의 O출판사가 신입사원 모집광고에 낸 근무조건이다.O사처럼 덩치가 큰 회사뿐 아니라 작은 회사들도 사원 모집 때 예외없이 ‘주휴(週休) 2일제’(일본에서는 주5일 근무를 주휴 2일제라고 함)를 내건다.그것도 모자라 ‘완전’을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일본 기업들이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기 시작한 것은 고도성장기인 1970년대부터다.지금은 기업의 90.3%가 채택(2002년 10월 후생노동성 조사)하고 있을 만큼 보편적인 근무형태로 자리잡았다. |도쿄 황성기특파원|대기업인 H사에서 18년째 근무하는 루리코(41·여)는 10여년 전부터 도입된 주5일 근무제에 생활패턴이 완전히 맞춰져 있다.독신인 그녀는 토요일이 되면 어학원,꽃꽂이 교실 등 두 곳에 다닌다.평일에는 엄두를 내기 힘든 ‘자기개발’ 투자를 토요일에 집중한다.“일요일은 친구를 만나거나 집에서 독서를 하거나 빈둥거리며 보낸다.” 주5일 근무가 되면서부터 루리코는 평일은 회사에충실하고 토요일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날,일요일은 말 그대로 쉬는 휴일로 정하고 가급적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려 하고 있다. ●주말은 자신에 대한 투자시간 음식점이나 버스·지하철 같은 운수업체 등 토·일요일과 관계없는 일부 서비스업은 83.9%로 평균치보다 낮은 편이지만 주5일 근무에 선도적인 금융·보험업은 99.2%로 100%에 가깝다.토요일 휴일이 당연시되고 쉬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휴일을 자기개발에 쏟는 사람이 늘어난 것은 큰 변화중 하나다. 토요일 오전이면 도쿄 시부야에 있는 요리교실에 다니는 가와즈(37·회사원)는 주체할 수 없는 시간을 ‘효과적으로 쓰기 위해’ 요리를 배우기로 한 경우다. 이전에는 여행을 다니거나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했으나 “남는 것이 별로 없는 것 아닌가.”하는 후회가 문득 들어 지난 4월부터 학원등록을 했다. 토요일을 유익하게 쓰려는 샐러리맨들에게 인기가 있는 강좌는 요리와 어학.대형 요리학원인 B사는 ‘기본요리’ 코스의 34개 강좌 가운데 9개를 토요일,5개를 일요일에 집중배치하고 있다.어학원으로 유명한 N사의 경우 토요일에도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강좌를 개설하고 토·일요일을 이용해 어학실력을 높이려는 샐러리맨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주5일 근무에 따른 변화는 역시 레저를 즐기는 패턴이 달라진 점이 꼽힌다. 대형 여행사인 H사는 도쿄 시내인 하네다에서 출발하는 전세비행기로 금요일 저녁 출발,서울이나 괌·홍콩 같은 곳에서 1박을 한 뒤 월요일 새벽에 돌아오는 상품을 지난해 내놓아 호평을 받고 있다.이 회사는 “심야출발이라 잔업을 하고도 여유있게 시간에 댈 수 있고 새벽에 돌아오기 때문에 편하다.”고 자랑한다. ●버스회사,술집 등 손님 줄어 울상 서울의 경우 밤 11시30분 공항을 이륙해 토요일 새벽 2시에 김포공항에 도착,자유행동을 한 뒤 시내 호텔에서 하룻밤을 자고 일요일에 이어 월요일 새벽 3시쯤 김포공항을 떠나 오전 5시30분에 하네다공항에 되돌아오게 된다. 이마이(35·회사원)는 가을쯤 한국인 친구를 만나러 서울에 갈 계획이다.그는 “회사에 굳이 휴가계를 내지 않더라도 금요일 저녁까지 일을하고 월요일 새벽에 돌아와 회사에 출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레저시간이 늘어나면서 일본의 하루 평균 근무시간이 사상 처음으로 6시간 이하로 떨어졌다.지난해 말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사회생활 기본조사’에 따르면 일을 갖고 있는 15세 이상의 평균 근로시간(토,일요일 포함)은 지난 조사(1996년)때보다 16분 줄어든 5시간59분이었다.반면 여가활동 시간은 17분 늘어난 6시간26분이었다. 주5일 근무에 따른 변화는 이것뿐 아니다.후쿠시마 교통은 지난 4월부터 고속버스를 제외한 전 노선의 버스 통근·통학 정기권 가격을 14∼16% 내렸다.“주5일 근무 등의 영향으로 승객 숫자가 해마다 5%씩 줄어들고 있어 가격인하로 감소추세에 제동을 걸 심산”으로 인하를 단행했다. 도쿠시마에서 로프웨이를 운영하는 한 회사는 지난 7월부터 이용자가 적은 일요일의 야간운행을 폐지하고 금요일로 옮겨 운행하고 있다.휴일이 이틀로 늘어나면서 일요일에는 가족끼리 집에서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 이용자가 적기 때문이다. 샐러리맨들의 음주행태에도 변화를 가져왔다.주5일 근무제가 한창 도입됐던 10∼20년 전만 해도 일본의 직장인들은 휴일을 앞둔 ‘꽃의 금요일(하나킹)’ 밤을 만끽하며 새벽까지 술집 순례를 했다. ●주6일 근무 역류현상도 다카이치(40·여)는 “당시 금요일 밤이면 상사로부터 ‘내일 쉬니까 마음껏 마시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지금은 ‘꽃의 금요일’은 사어(死語)가 돼버리고 ‘꽃의 목요일(하나모쿠)’이 유행이라는 게 다카이치의 귀띔.금요일 밤 과음하면 토요일을 제대로 쉴 수 없어 하루를 앞당겨 목요일 저녁 어울려 한 잔하는 일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주5일 근무제가 좋은 것만은 아니어서 불편하거나 손해를 보는 일도 생겨나고 있다.병원에서는 주5일 근무로 재활치료 등 급하지 않는 치료의 경우 토·일요일은 전혀 하지 않아 환자로선 아쉽기만 하다. 지금까지 무료였던 토요일의 은행 현금자동지급기를 통한 인출에 대해 서비스료를 받는 은행들이 늘어나고 있다.UFJ나 미쓰이스미토모 은행은 지난 연말부터 올초에 걸쳐 서비스료를 유료화했다.토요일에도 일을 하던 기업이 있던 시절의 관행이었던 무료서비스는 주5일 근무의 완전정착에 따라 1회 인출 105엔을 이용자로부터 받게 된 것이다. 관청들의 주5일 근무로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자 토·일요일에도 부분 근무를 하는 지자체들이 생겨나고 있다.군마현 오타시는 지난 3월부터 토·일요일의 창구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고후시도 부분적으로 일요일 창구업무를 4월부터 시작했다. 나고야의 한 지방은행은 월 1차례씩 시내 점포에서 평일 은행을 찾기 힘든 샐러리맨을 대상으로 상담회를 열고 있다.점포당 1∼2명의 은행직원들이 주택융자나 보너스 운용 등에 대해 예약제로 상담을 하는 제도다. marry01@ ■공립학교 주5일등교제 이후 |도쿄 황성기특파원|주5일 등교제가 일본 공립학교에 실시된 것은 지난해 4월 신학기부터다.어른의 주5일 근무제와 학생의 주5일 등교제로 일본 사회의 주5일제가 완성된 셈이다. “내 아이의 학력이 떨어진다.”는 학부모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주5일 등교제는 학생들에게는 꿈 같은 일이다.놀 시간이 늘어나 지긋지긋한 ‘공부 지옥’에서 탈출감을 느낄 수 있어서다.일본 기업들이 이런 ‘비즈니스 찬스’를 놓칠 리 만무하다.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에 있는 한 호텔은 지난해 4월부터 토요일에 3명 이상 숙박할 경우 초등학생 동행 손님에게는 1000엔씩 깎아주는 상품을 내놓았다.또 이웃한 시모타의 미술관·수족관도 초·중학생에게는 입장료를 받지 않거나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도쿄 인근의 도부 동물원도 학교에 가지 않는 어린이 손님을 끌기 위해 어린이용 동물 쇼를 매주 토요일 실시하고 있다. 자녀들의 학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학부모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교육관련 상품도 잇달아 나왔다.서점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T사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토요일 무료보습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단 보습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은 학습교재를 구입한 학생에 한해서다. 주5일 등교제로 토·일요일 텅 비게 된 학교를 효율적으로 이용하자는 움직임도 비영리조직(NPO)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다카마쓰시의 NPO인 ‘IT 합시다’는 휴일인 토요일,학교의 컴퓨터를 이용해 정보기술(IT)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시민들에게 연하장 작성,홈페이지 이용 등 컴퓨터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도쿄의 미타카시에서는 젊은 교사들이 모여 토요일이나 방과 후 어린이들의 놀이상대가 돼주기도 한다.그러나 고등학교는 대학 입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학교 안팎에서 보충수업을 받는 학생이 적지 않다.고쿠분지 시에서는 학부모들이 대학 강의실을 빌려 희망 수강생에게 유료로 ‘토요 보충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 양양 송이축제 / 솔향기 ‘그득’

    “솔내음 그윽한 자연산 송이 맛이 그만입니다.” 설악산 초입의 아름드리 소나무숲에서 해풍을 맞으며 자생하는 강원도 양양산 송이가 도시인과 외국인들을 유혹한다.해마다 9월말∼10월초에 열리는 양양송이축제는 국내에서뿐 아니라 일본에서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수분 함량이 적어 육질이 단단하고 솔내음 향기가 최고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저칼로리 식품으로 콜레스테롤 감소와 고혈압 예방은 물론 암세포 억제효과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급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조선시대 세종때 명나라 사신에게 선물했고,중종 때는 송이를 선물하는 것은 최고의 정성이라고한 조선왕조실록 기록만 보아도 송이버섯의 진가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송이축제가 열리는 동안 인구 3만 남짓의 양양읍내는 온통 축제분위기다.양양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에서 전세기 3∼4대가 취항할 예정이고,거리마다 마임과 북춤,행위예술 등 길거리 이벤트가 장관을 이룬다.일본에서만 줄잡아 1000∼1500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와 설악산 초입의 송이 산지를 가득 메운다.이들은 송이채취 체험행사뿐 아니라 일본과 양양군 간의 다채로운 문화교류행사도 선보인다. 양양 조한종기자
  • 싱가포르‘바이오폴리스’건설중

    요즘 같은 세계적 불황기에 국가 경제를 살리고 실업률도 낮출 수 있는 산업이 과연 있을까.싱가포르는 그 틈새를 생명공학에서 찾고 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27일 싱가포르가 생명공학 분야 육성을 위해 2억 8600만달러를 들여 대규모 연구·개발단지인 ‘바이오폴리스’를 건설중이라고 보도했다.신문은 싱가포르가 과거 전자공학 산업이 그랬던 것처럼 생명공학산업이 장차 나라 경제를 떠받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세계 ‘생명공학기술의 허브’를 꿈꾸는 싱가포르는 연구소 설립뿐 아니라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해 23억달러를 쏟아붓고 있다.또한 세금면제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유리한 연구환경을 조성,다국적 제약회사들과 외국의 우수한 브레인들을 대거 불러들이고 있다.현재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머크,화이자,셰링프라우 등이 싱가포르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줄기세포 연구자들에게 싱가포르는 천국이나 마찬가지.싱가포르가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법으로 금지돼 있는 인간 배아를 이용한 줄기세포 연구를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여기에다 후한 지원금까지 제공한다.싱가포르는 세계 최초의 복제양 ‘돌리’ 탄생에 일조했던 알랜 콜먼과 같은 과학자들에겐 더할 나위없이 매력적인 곳이다. 싱가포르는 말라리아와 같은 열대 풍토병에서부터 암·심장병과 같은 소위 ‘선진국병’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질병에 대한 자료를 갖추고 있는 ‘질병정보의 보고(寶庫)’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앞서가는 정보통신·컴퓨터 관련 기술이 완벽하게 연구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사실 싱가포르가 생명공학 분야에 관심을 쏟아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1980년대부터 이 분야를 육성시켜온 싱가포르는 2000년 생명공학산업을 나라 경제를 떠받칠 ‘제4 중추’로 선포하면서 투자를 더욱 확대했다.당시 5억 7000만달러를 들여 연구소 3곳을 새로 설립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생명공학 산업이 새로운 고용을 창출,실업률 감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수년 전부터 중국의 값싼 노동력이 밀려들어오면서 실직자가 늘어나 올해 실업률은 5.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경제가 1%대의 더딘 성장을 보이던 1987년 이래 최악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무엇보다 가장 큰 비판은 생명공학산업이 노동집약적 산업이 아니기 때문에 실업률 감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의 적절성에 대한 의구심조차 일고 있다.중국·인도·말레이시아 등 각국이 앞다퉈 이 분야에 뛰어드는 판에 이제 ‘한물 가려는’ 산업에 대한 투자확대는 ‘뒷북치기’라는 것. 일부 전문가들은 과거 인터넷 거품 붕괴 직전 싱가포르가 인터넷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렸던 실수를 상기시켰다. 또한 투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1% 미만으로 여전히 적으며,결과가 나오려면 최소 10년을 기다려야 하는 산업의 특성상 민간 투자를 유치하는 것도 쉽지 않아 경기 진작에도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中 외자유치 ‘지존’ 넘본다

    중국이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외국인 직접투자(FDI) 최대 유치국으로 부상한 데 이어 90년 이후 누적액에서도 미국을 급속히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가 다음 달 4일 세계투자보고서(WIR) 발표를 앞두고 공개한 외국인직접투자(FDI) 현황에 따르면 중국 FDI 누적액은 90년 250억달러(17위)에서 지난해 4480억달러(4위)로 급격하게 늘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6일 보도했다. 특히 홍콩의 4330억달러를 합칠 경우 범중국의 FDI 누적액은 8810억달러로 세계 최대의 FDI 누적액을 자랑하는 미국의 1조 3510억달러에 이어 2위에 해당된다. 이처럼 중국이 전세계 FDI의 ‘블랙홀’로 떠오르면서 한국과 홍콩,대만은 FDI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UNCTAD에 따르면 2002년 아시아의 59개 국가·지역 경제 가운데 31곳에서 외국인 투자의 순유입액이 감소했으나 중국은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낮은 노동비용,규제완화에 힘입어 13%의 증가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과 홍콩,대만의 지난해 FDI 순유입액은 각각 44%와 42%,65%가 줄어들었다. 중국은 지난해에만 값싼 노동력과 고도의 경제성장률,시장규제 철폐 등에 힘업어 527억달러의 FDI를 유치했다. 반면 미국의 FDI 순유입 규모는 최근 몇년째 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980억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신문은 전세계 외국인 직접투자가 1980년과 2002년 사이 10배 이상인 7조 1000억달러로 급증했으며,이는 다국적기업이 자사 제품의 생산과 분배시스템을 전세계 곳곳으로 확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FDI 유출입 규모는 최근 2년 동안 급격하게 줄었으며 올해에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개발도상국 가운데 중국 다음으로 외국인 직접 투자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브라질로 1990년 370억달러(14위)에서 2002년까지의 누적 FDI가 2360억달러로 증가,8위로 껑충 뛰었다.멕시코는 2002년까지 누적 FDI가 1540억달러로 13위였다. 동유럽 국가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그리 활발하지 않았으며, 그나마도 폴란드(27위)와 체코 헝가리 등 유럽연합(EU) 가입 후보국들에 집중됐다. UNCTAD는 상위 10개국이 전체 외국인 직접투자액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반면 최빈국 49개국의 외국인 직접투자 누적액은 2%에 불과해 외국인 직접투자의 불균형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의 경우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외국인 직접투자 누계는 신고기준으로 846억달러였다.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는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91억달러로 전년보다 19%나 줄었다. 김균미기자 kmkim@
  • 목타는 지구촌

    지구가 말라가고 있다.유엔이 정한 ‘물의 해’를 맞아 11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막된 물 심포지엄에서 유엔은 향후 20년간 전세계 1인당 물공급량이 3분의1 줄어들 것으로 경고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특히 한국은 2025년까지 1인당 가용 수자원이 40% 이상 급감,최악의 물부족 위기에 처할 것으로 전망됐다.아프리카와 서남아시아 지역을 제외하면 한국이 유일하게 40% 이상 수자원이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미국과 유럽,중국 등 대부분의 공업국가들은 1인당 가용 수자원이 20∼40%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물부족 실태 유엔은 2025년 세계 48개국 28억명의 인구가 물부족을 경험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이 가운데 40개국이 서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이다.21세기 중반에 접어드는 2050년이 되면 물부족 국가가 54개국으로 늘어나며 최악의 경우 60개국 70억명의 인구가 식수난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부족은 우선 인구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인구가 증가하고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물소비가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수질오염으로 가용 수자원은 점점 줄고 있다.여기에다 농업과 산업의 발전,최근 들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도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의 장기화로 세계 곳곳의 강바닥이 드러나고 있다. ●후진국 빈곤 더욱 심화 서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이 특히 물부족 취약 지역이다.중국에서 2030년까지 매년 2000억t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는 현재 중국의 한해 물 소비량을 초과하는 양이다.요르단은 한해 1인당 물사용량이 176㎥밖에 되지 않는다.유엔은 1인당 물사용량이 1000㎥ 미만일 경우 극심한 물부족으로 규정하고 있다. 에이즈·기아 문제와 더불어 ‘3대 재앙’으로 일컬어지는 물부족은 특히 아프리카 지역 후진국의 식량난과 위생·보건 문제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전체 물 사용량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는 농업용수 부족은 농산물 수확량 감소로 이어져 기아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또 안전한 식수와 위생시설 부족은 이 지역 질병 문제를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부적절한 식수사용으로 매년 300만명이 죽어간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각국 물부족 타개 부심 물위기에 직면한 세계 각국은 수자원 확보에 치중하고 있다.중국은 수량이 풍부한 남부 양쯔강의 물을 황허로 끌어올리는 야심찬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인도 또한 히말라야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건조한 남부·동부 지역의 강으로 유입시킨다는 방침이다.스페인과 아프리카 일부 국가 등도 비슷한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양도세 회피 급매물 ‘숨은 진주’

    ‘양도세 회피용 급매물을 찾아라.’ 서울·수도권 5개 신도시 부동산중개업소에 양도세를 피해 내놓은 아파트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오는 10월부터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규정이 강화되기 전에 팔아버리려는 매물이 등장한 것이다.내집마련 수요자라면 시세보다 싼 양도세 회피용 급매물을 찾아봄직하다. ●3년보유+1년 이상 거주해야 양도세 면제 정부는 지난해 ‘9·4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으면서 서울과 과천,수도권 5개 신도시에서는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3년 보유’에서 ‘3년 보유,1년 이상 거주’로 강화했다. 1년동안의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10월부터 시행된다.따라서 앞으로는 3년 이상 보유한 1가구 1주택이라도 1년 이상 거주하지 않았다면 양도세를 물어야 한다. 윤주영 세무사는 “당분간 집값은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집주인이라면 미래의 집값 상승에 따른 투자수익을 기대하고 계속 보유하는 것보다는 10월 전에 팔고 양도세를 면제받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6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그러나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양도세를 내야 하므로 양도세 비과세 혜택은 6억원 이하의 아파트가 주요 대상이 된다.따라서 양도세 회피용 아파트는 서울·과천의 소형 아파트,신도시의 중형 아파트에서 자주 등장한다. ●전·월세 수익률 하락 보유 메리트 잃어 집값이 안정되고 전·월세 수익률이 떨어진 것도 1가구 1주택 아파트 매물이 늘어난 또 다른 이유다.국민은행에 따르면 2년 전 서울 지역 연간 주택 투자수익률은 13∼14%였으나 지금은 10% 밑으로 떨어졌다.앞으로도 저금리가 이어져 더 이상의 임대수익률 상승을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의 내재가치(주택 보유로 인해 얻을 수 있는 현재와 미래의 수익을 현재 가치로 따져본 금액)가 처분 이익보다 작을 것으로 예상되자 차라리 팔아버리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전·월세 수요 감소,역전세 현상 등이 눈에 띄게 나타나면서 더 이상 보유 메리트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실수요자라면 급매물 매입 적기 과천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최근 나오는 급매물 가운데 양도세를 피해 팔려고 내놓은 아파트가 많다.”면서 “10월 이전에 팔아야 하는 압박감 때문에 시세보다 싼 아파트를 고를 수 있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
  • “中·인도 亞경제 이끈다”英이코노미스트 2007년까지 성장주도 전망

    |싱가포르 홍콩 AFP 신화 연합|중국과 인도는 올해부터 오는 2007년까지 아시아경제 성장을 이끌면서 이 지역을 세계에서 성장률이 가장 높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영국의 유력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경제전문 조사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5일 전망했다. 이와 함께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세계무역량이 심각한 타격을 받아 상품 교역규모가 지난 2001년 약간 감소한 뒤 2002년에는 3.1% 증가에 그쳤다고 EIU는 분석했다. EIU는 분기별 보고서에서 유로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의 붕괴와 테러,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재발 등은 세계 경제성장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태평양지역 국가들은 올해부터 오는 2007년까지 세계 어느 지역보다도 높은 연 평균 5.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EIU는 전망했다. 그러나 성장이 분산됐던 지난 90년대 중반과는 달리 중국과 인도가 이 지역 경제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다.중국과 인도의 경제규모는 일본에 이어 이 지역에서 2,3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 외국계銀 “부자 잡아라”

    ‘국내 은행의 틈새시장(니치마켓)을 노려라.’ 외환위기 이후 주춤하던 외국계 은행의 국내 소매금융시장 진출경쟁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5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은행이 경기도 안산지점 신설을 위한 인가신청서를 금감원에 제출한 데 이어 영국계 스탠더드차타드 은행이 소매금융시장에 본격 뛰어든다. 이미 12개 지점을 거느리고 공격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씨티은행도 올해 부산 대구 광주 등 지방 3곳에 지점 신설을 검토중이다.공략의 범위를 서울 등 수도권 고객에서 지방으로까지 넓힌다는 포석이다. 전세계적 금융불황속에 해외지점 구조조정을 계속하고 있는 외국은행이 유독 한국시장에서 확대전략을 펴는 것은 아직도 국내 소매금융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분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계부채 문제와 저금리 기조 정착으로 국내영업환경이 많이 악화됐지만 첨단 금융기법으로 무장한 외국계은행들은 시장 빈틈에서 추가수요를 개발할 여지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국내시장 진출을 모색중인 외국계은행들이 하나같이 특화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은행 안산지점은 안산·반월공단 인근에 집중거주하는 한족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PB(부자고객 자산관리)에 강한 씨티은행의 지방진출 확대는 지방에도 부자가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편 스탠더드차타드는 지점신설 초기에 신용경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신업에 치중할 것으로 알려졌다.은행에 갈 자격은 안되지만 대부업자들을 찾기도 꺼림칙한 고객들을 두 금융기관의 중간정도 금리로 유인한다는 것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 물밀 듯했던 외국은행의 국내시장 상륙은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감소 일변도로 전환했다.93년 74개로 피크였던 외국은행 국내지점수가 97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2002년 말엔 62개로 줄어들었다. 손정숙기자 jssohn@
  • [열린세상] 교황의 한반도 해법

    상아탑에 갇혀 살던 필자에게 난데없이 대사(大使)라는 새로운 소임이 주어져 교황청에 파견받았다.현지에 부임하여 7월 4일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노무현 대통령의 신임장을 제정하였는데 필자의 제정사(提呈辭)에 대한 교황의 답변서(둘은 라틴어로 문서를 주고 받았다)에는 한반도 주변에 일고 있는 국제정치의 풍랑을 지켜보는 종교지도자의 혜안이 담겨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1984년에 한반도를 방문한 적이 있는 교황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가 “대화를 통해서 갈등을 해소하고 상호간에 대면하려는 공고한 의지”를 보이는데 희망의 실마리를 본다고 했다.휴전선을 사이에 둔 분쟁은 “동등한 군사력을 과시하는 데서가 아니라 오로지 상호신뢰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원칙하에 교황은 남북한의 “인내하고 과감하고 항구하며 사려깊게 지속되는 대화”만이 겨레에게 항속적 안정을 가져다 주고 “그것은 단지 두 나라의 화합만이 아니라 한반도가 위치한 주변 지역 전체의 공고한 안정을 가져다 주리라.”고 평가했다. 창경궁만한 넓이의 초미니국가이지만 전세계 12억 가톨릭 신자들의 정신적 모체인 교황청은 그 일간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 7월 한달에만도 이틀이 멀다 하고 한반도의 정치 상황을 외신으로 전하고 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필자에게 북핵 문제를 언급하면서 “대량살상무기,특히 핵무기가 점진적으로 평등하게 또 결연하게 폐기되어야 한다.”는 세 마디로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서기 5세기에 로마 제국이 붕괴되던 시대를 살았던 아우구스티누스는 ‘평화(平和)는 정의(正義)의 열매’라고 설파하였다.개인간에도 사회에도 국가간에도 정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표면적 평화는 패자의 죽음과 한시적 침묵을 의미할 따름이라는 말이다.지금 유럽의 지성인들은 아프간과 이라크와 팔레스타인,아니 아랍 세계 전체에서 들려오는 이 ‘침묵의 외침’에 괴로워 하고 있다.고대 그리스 현자들이 정의를 “각자에게 자기 몫을 돌려 줌”이라고 단언했음을 알고 있는 까닭이다. 정치가나 외교관의 귀라면 북핵문제에 관한 교황의 발언에서 한반도에서 핵무기가 “점진적으로 결연하게 폐기되어야 한다.”는 구절 사이에 끼어 있는 ‘평등하게’라는 단어를 놓치기 쉽다.세계의 현안문제에 중립적인 공평을 유지하고자 애쓰는 교황은 한편은 강대국의 핵우산 밑에 앉아 있고, 한편은 같은 강대국의 반세기 넘는 경제봉쇄에 온 국민이 아사지경인 처지를 지적하여 이 단어를 쓴 듯하다. 비록 그 정신적 지도력과 특사 파견으로도 부시의 이라크 침공을 막지는 못했지만 20세기의 언론으로부터 ‘평화의 사도’로 칭송받는 교황의 발언은 누구보다도 남한 인구 30%에 이르는 크리스찬,특히 인구 9%에 도달한 가톨릭 신자들에게 건네는 말이었다.성프란치스코의 기도대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심겠다는 종교인들에게 교황은 “지나간 시대의 고통이 보다 나은 시대를 내다보는 자신감을 감소시켜서는 안 된다.인간에 대한 존중,정의와 평화의 항구한 추구라는 굳건한 바탕에서 한국의 현 시대와 미래를 정위시키라.”고 호소한다. 물론 교황은 정치인으로서가 아니라 종교인으로서 발언하고 있으며,인류와 민족의 역사는인간과 하느님의 두 의지가 밀고 당기면서 수행해나간다는 신학을 갖추고 있다.인류사의 지평선을 불안한 눈으로 지켜보는 83세의 노인은 한반도의 운명이 미국의 핵우산과 남한의 군사력에만 달려 있지 않고,한겨레가 국제정의를 구현하고 북한의 빈곤과 기아문제를 해결하는데 남한의 잉여가치를 내놓겠다는 도덕심에 의해서도 좌우된다는 가르침을 건네주고 싶었던 것이다.그리스도인들이 자기네가 믿는 하느님을 ‘역사(歷史)의 주님’이라고 부르는 까닭이다. 성 염 서강대 교수 주 교황청 한국대사
  • 국제경제 플러스 / 獨다임러 “크라이슬러 매각 안해”

    독일의 자동차 메이커인 다임러크라이슬러는 미국 자회사인 크라이슬러의 막대한 적자에도 불구하고 매각할 방침이 없다고 밝혔다고 독일 일간지 디벨트가 28일 보도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루에디거 그루베 이사는 디벨트와의 인터뷰에서 “크라이슬러는 다임러에 메르세데스 벤츠와 같은 부분이다.”고 말했다. 그루베 이사는 또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다른 경쟁사와 달리 미쓰비시 자동차와 현대차 등 전세계적으로 전략적 파트너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 자동차시장은 수요 위축에 따라 감소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자동차회사는 현재 60개에서 45개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국제 경제 플러스 / 세계백만장자 재산 1조9천억弗 감소

    |뉴욕 블룸버그 연합|전세계 백만장자들의 재산은 작년 주식 시장이 3년 연속 하락함에 따라 1조 9000억 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스턴 컨설팅이 20일 밝혔다.보스턴 컨설팅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또 지난 2000년 1월부터 현재까지 재산 100만달러 이상 부호의 재산이 현지 통화로 따져 5조 3000억 달러 감소했다고 밝혔다.경제 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500 지수가 20% 이상 떨어졌으며,그에 따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등 476명의 억만장자들의 자산도 1400만 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6개월새 1500만~4000만원 하락… 逆전세란 조짐/전셋값 계속 떨어진다

    전셋값 어디까지 추락할 것인가? 전셋값이 두 달째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중개업소에 전세 매물이 쌓였지만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전셋값이 떨어지고 수요가 줄면서 집주인이 전세를 빼주지 못하는 ‘역전세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세입자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집주인들은 수익률이 떨어져 걱정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셋값은 하반기에도 1% 안팎 떨어져 외환위기 때와 같은 폭락사태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금호아파트 34평형 전셋값은 1억 2000만원선으로 연초 대비 호가 기준으로 3000만∼4000만원 하락했다.분당 신도시 시범단지 우성아파트 22평형은 연초 대비 1500만원 정도 떨어졌다. 경기도 광명 철산동 장미아파트 24평형은 연초 전셋값이 7000만∼8000만원을 호가했으나 6개월 만에 2000만∼3000만원 빠졌다. 원당 동신아파트 24평형 전셋값은 7500만원으로 2년 전 수준이다. 전셋값 하락세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대한주택공사는 “하반기 전국의 전셋값은 0.5%,서울은 1% 정도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러나 아파트 매매가 하락폭이 두드러지지 않아 전셋값 하락폭도 크지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 전셋값이 떨어지는 원인은 신규 주택 공급 증가와 수요 감소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입주한 새 아파트는 대략 33만가구.특히 서울에서만 2만 7000여 가구가 새 주인을 맞았다. 올해도 전국적으로 32만가구가 입주하고,특히 전셋값 상승을 주도했던 서울에만 5만여 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주택자 탈출 가구가 늘면서 전세 수요가 감소한 것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유행했던 다가구·다세대 주택 공급 증가도 전셋값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지역에 공급(건축허가 기준)된 다가구·다세대 주택은 10만가구를 넘는다. 저금리도 전세수요를 감소시켜 세입자들이 은행돈을 빌려 집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편 전셋값 하락을 아파트값 하락의 전주곡으로 보는 견해도 많다. 아파트 수익률의 잣대인 임대 수익률 하락은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모든 아파트 전셋값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집값 상승지역을 중심으로 오히려 뛴 곳도 있다. 전셋값 상승·하락지역이 교차,전국적으로는 강보합 내지는 하락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 김태호 부동산랜드 사장도 “전셋값 상승·하락이 지역별로 교차,전반적으로 ‘전세 대란’이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장희순(부동산학과) 강원대 교수는 “외환위기 때와 상황이 다르다.”면서 “전셋값 하락세는 계속되겠지만 단기간에 폭락하는 사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역전세 혼란을 막기 위해선 집주인과 세입자가 함께 전세기간 만료일을 확인하고 미리 물건을 내놓아야 한다.전셋값이 떨어지고 수요가 적을 때는 적어도 두달 전에는 매물을 내놓아야 소화된다.집주인도 보증금을 올려받으려는 욕심을 버리고 주변 시세에 맞춰야 세입자를 쉽게 들일 수 있다. 굳이 이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 세입자라면 집주인과 가격을 조정,전세기간을 연장하는 것도 현명하다. 류찬희기자 chani@
  • 전문가가 진단한 세계경제 / “美 경기 회복세… 내년 세계경제 활기”

    미국 경기가 회복돼 내년에는 세계 경제가 활력을 띨 것인가.달러화 약세는 얼마나 지속되고 디플레이션의 가능성은 실재하는가.한국 경제가 재도약,동북아 허브 역할을 할 수 있을까.이같은 물음에 답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 조사국장 겸 총재 경제자문역을 지낸 마이클 무사(59) 국제경제연구소(IIE) 선임 연구원 및 손성원(58) 웰스 파고은행 수석 부행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들은 미국 경기의 완만한 회복을 점치면서도 노동시장과 기업투자의 움직임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러나 유럽과 일본 경제에는 여전히 우려를 표시했다.무사 연구원은 IMF 조사국장 시절 세계경제 전망으로 이름을 날렸고 손 부행장은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년에 두차례 그의 자문을 들을 만큼 월가에서 ‘톱 5’ 경제분석가의 입지를 확고히 굳혔다.개별적으로 가진 인터뷰를 대담 형식으로 재구성한다. 미국 경기가 회복되고 있나. -손 부행장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실현되지는 않고 있다.회복되더라도 ‘V자형’이 아닌 ‘U자형’ 상승이 기대된다.향후 1년간 3.5∼4% 성장이 예상된다.경제의 아킬레스건은 기업투자다.과거엔 소비가 경제를 떠받쳤으나 앞으로 ‘지휘봉’은 기업에 넘어갈 것이다.세금감면 같은 일시적 ‘리베이트’로는 소비자의 패턴이 바뀌지 않을 것이다.감세정책은 일종의 ‘보험정책’으로 생산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개선시키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현재 우려되는 바는 수요 부족이지 이자율이나 세금감면의 수준이 아니다.기업이 자본지출을 줄인 이유 중 수요 감소가 3분의2나 된다. -무사 연구원 미국 경제는 2001년 말부터 회복됐다.그러나 성장의 속도는 상반기 중 둔화돼 1.5% 성장에 그쳤다.미국의 잠재적 성장에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하반기에는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4%에 이를지 불투명하다. 내년 세계경제를 낙관해도 되는가. -손 부행장 미국 경제는 세계 경제를 이끄는 ‘기관차’다.미 경기의 회복에 따라 세계 경제도 침체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그러나 유럽과 일본은 성장에 한계가 있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유럽은 노동시장이 경직돼 생산성 증대를 해치고 있다.게다가 유럽 경제가 완전히 통합되지 않아 규모의 경제로 인한 이익을 보기에는 이르다.일본은 여전히 디플레이션에 빠져 있고 은행 시스템은 실질적으로 파산 상태다.금융이 경제를 떠받치지 못하고 있다. -무사 연구원 같은 생각이다.미 경기의 회복은 세계 경제를 활력있게 만드는 요인이다.특히 대미 수출에 의존하는 아시아의 활로가 트일 수 있다.그러나 유럽은 다소 뒤처져 있다. 미 경기가 회복된다고 하지만 실업률은 6.4%까지 치솟았다.기업과 소비심리가 다시 흔들릴 가능성은. -무사 연구원 실업률이 오르는 것은 최근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잠재적인 성장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지금까지 소비 지출은 아주 괜찮았다.주가도 연초보다 상당히 올랐다.금리인하를 통해 시중에 돈을 푸는 통화정책과 세금감면 등의 재정정책으로 소비심리가 다시 위축될 가능성은 적다. -손 부행장 이라크전이 끝난 뒤 소비와 기업의 신뢰도가 개선됐다.그러나 신뢰의 수준은 여전히 매우 낮다.이같은 위축은 노동시장의 문제를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기업도 아직 근로자를 채용하지 않고 있다.장래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지 않으면 경제성장은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손 부행장 콜레스테롤처럼 디플레이션에도 좋은 것과 나쁜 게 있다.생산성 증대와 시장 경쟁에서 비롯된 디플레이션은 좋다.그러나 과잉공급이나 수요 부족에서 빚어진 디플레이션은 나쁘다.일본이 나쁜 디플레이션에 전염된 것과 달리 미국은 좋은 디플레이션의 수혜를 입고 있다.그러나 일본의 경험에 비춰 디플레이션은 한번 빠지면 탈출하기 어려운 ‘모래 늪’이다.때문에 FRB가 실질금리를 마이너스로 유지하며 시장에 유동성을 풀고 있다. -무사 연구원 미국에서 디플레이션의 위험은 거의 없다.소비자 가격은 과거보다 느리지만 오르고 있다.앞으로도 계속 오를 전망이다.그럼에도 FRB가 인플레이션은 중요한 위험이 아니라고 보고 강력한 경제성장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다.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심각해지면 FRB는 금리인하나 국채 매입 등 추가적인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주택시장이 과열됐다는 지적이 있다.거품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가. -손 부행장 일부 도시에선 가능하다.그러나 미 전체에서 버블의 가능성은 없다.집값과 소득 증대와의 관계를 보면 샌프란시스코와 워싱턴DC,보스턴 등지에서는 집값이 소득 증대의 속도보다 빠르게 올랐다.집값과 임대료의 비율도 상당히 높다.증시의 주가 수익비율(PER)과 비슷하다.그러나 주택시장이 지역화,미 전역에 걸쳐 한꺼번에 무너지는 경우는 없다. -무사 연구원 지난 3년간 경기침체에도 집값은 크게 올랐다.그러나 최근 집값 상승률은 둔화됐다.앞으로 크게 오를 가능성도 없다.주택 건설에 대한 투자는 정점에 달해 앞으로 하락세가 예상된다.그러나 FRB가 저금리를 유지,주택대출 금리도 낮은 상태를 지속하고 집을 보유하려는 수요가 계속돼 버블은 예상되지 않는다. 예산적자가 4500억달러에 이르는 등 경상수지와 함께 ‘쌍둥이 적자’ 문제가 거론된다. -무사 연구원 ‘쌍둥이 적자’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1999∼2000년에 미국은실질적인 예산흑자를 누렸다.지금의 재정적자는 미국이나 세계 경제에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그러나 경기가 회복되면서 재정적자가 좁혀지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부시 행정부는 경기가 나아지면 적자폭이 줄 것으로 내다봤다.) -손 부행장 단기적으로 큰 문제가 없으나 장기적으로는 두가지 측면에서 봐야 한다.무엇보다도 적자가 지속되면 달러화 가치가 떨어져 인플레이션이 유발되고 금리가 올라 경기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또한 경상수지 적자는 해외로의 달러화 유출을 의미,외국 자본이 미국 시장에 대한 지배권을 갖는 것을 뜻한다.이는 미국 경기의 자생력이 떨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달러화 약세가 계속되겠는가. -손 부행장 달러화 가치가 과대평가됐다.따라서 내려가야 하는 게 맞다.강한 달러는 미국 경제가 좋았을 때 얘기다.올해에는 유럽으로부터의 자금 유입이 줄고 있다.약한 달러는 수출을 늘려 경상수지 적자가 줄어드는 등 미국 경제에 장점이 많다.대미 수출에 의존하는 아시아 국가들이 타격을 입을 수는 있지만 이들이 수출에만의존하는 구조에서 탈피해야 한다.미국에서는 내수가 3분의2,일본은 절반을 넘는다.한국도 내수 비중을 높여야 한다. -무사 연구원 1998∼2000년 경기가 좋을 때 ‘강한 달러’는 미국과 세계경제의 안정을 위해 필요했다.그러나 미 경기가 침체된 지금,‘약한 달러’는 고용과 생산증대에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다.물론 달러화 약세는 ‘교역조건’을 악화시켜 인플레이션의 부정적 효과를 낳을 수 있으나 지금은 걱정할 단계가 아니다. 일본이 장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조치는. -손 부행장 일본은 당장 돈을 더 찍어내 인플레이션을 유도해야 한다.그래도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약하다.일본 금융은 사실상 파산 상태다.부실채권을 모두 털어내야 한다.은행은 대출을 꺼린다.융자하면 부실채권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경제 전체에 돈이 돌지 않는다.일본은 한국을 본떠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일부 은행은 국책은행으로 만들어야 한다.이 부문에선 한국이 훨씬 앞서 있다. -무사 연구원 2001년까지 지난 10년간 일본은 연 평균1%의 저성장을 기록했다.그러나 장기불황은 아니었다.지난해 일본은 2.5% 성장했다.올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이같은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구조개혁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특히 파산 상태에 있는 금융 부문에 집중해야 한다.일본 중앙은행은 유동성 증대를 위해 ‘제로 금리’를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다.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은. -손 부행장 하반기에는 잘 될 것이다.연초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안 좋았으나 미 경기의 회복과 더불어 수출이 살아날 것이다.문제는 내수를 얼마만큼 높이느냐에 있다.감세정책을 과감히 추진하고 통화를 더 풀어야 한다.재도약의 걸림돌은 북핵 문제와 노사 문제다.특히 노사 문제 때문에 외국기업은 한국에 대한 투자를 꺼린다.한국 기업들이 중국으로 진출하려는 이유는 노사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일본 경기가 좋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국내에 생산기반이 없다는 점임을 명심해야 한다.이같은 산업공동화 방지를 위해 고부가가치의 상품 개발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 -무사 연구원 통화완화정책과 미 경기의 회복,아시아 지역에서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의 감퇴,세계 경제의 전반적 활력 등으로 한국 경제는 하반기와 내년에 걸쳐 성장이 가속될 것으로 의심치 않는다. 한국이 동북아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손 부행장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규제가 많다는 데 있다.외국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제출서류가 많고 관리들의 간섭이 많다고 생각한다.10년 전보다 개선된 것은 사실이나 미국이나 국제기준에 비하면 골치 아픈 게 너무 많다.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영어다.한국에서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는 사람들도 외국 기업인과 대화하면 형편없이 달린다.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기업의 회계 투명성을 높일 방안은. -손 부행장 투명성 부문에서 정부가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미 당국이 지금 하듯이 벌금과 형량을 크게 높여야 한다.그러나 기본적으로 법으로 해결할 사항이 아니다.기업인 스스로 정직하지 않으면 막을 방도는 없다. -무사 연구원 전적으로 동의한다.전세계적으로 이 문제를 풀 비결은 있을 수 없다.기업실적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주들에 대한 책임감을 높이는 게 최선책이다. 하반기 증시 전망은. -무사 연구원 경기회복과 2004년 상반기 기업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 증시는 이미 충분히 올랐다.이같은 기대감이 충족되면 증시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손 부행장 지금까지 저금리 때문에 증시가 좋았다.앞으로 금리가 더 내려갈 가능성은 없다.따라서 실적에 따라 증시가 움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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