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전세금
    2026-01-24
    검색기록 지우기
  • 유가족
    2026-01-24
    검색기록 지우기
  • 인건비
    2026-01-24
    검색기록 지우기
  • 북부지역
    2026-01-24
    검색기록 지우기
  • 혐의없음
    2026-01-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26
  • 은평뉴타운 웃돈 최고 2억원

    6월1일 입주가 시작되는 서울 은평뉴타운 1지구의 아파트가 최고 2억원까지 프리미엄(웃돈)이 붙었다. 30일 은평뉴타운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일반 분양분은 전매가 금지되고 있지만 조합원 분양분은 전매제한이 없어 매물이 나오고 있다. 분양가가 3억 5000만원대인 전용면적 84㎡ 아파트는 1억∼1억 5000만원 프리미엄이 붙었다. 이 아파트는 거래가 대부분 이뤄져 현재 남은 물량은 많지 않다.T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그간 나온 매물이 거의 다 빠져 단지 1곳당 1채 정도만 남아 있다.”고 말했다. 또 분양가가 5억원대인 전용면적 101㎡의 경우는 최고 2억원까지 프리미엄이 붙어 7억원을 호가하고 있으나 거래는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매수하려는 사람들은 프리미엄이 1억원을 넘으면 거래를 꺼리는 편”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세 물량이 넘치면서 이 지역의 전셋값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용 84㎡의 전셋값은 1억 8000만∼2억원 수준이다. 전용 101㎡는 2억 5000만원선, 전용 167㎡는 3억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T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특히 큰 평형의 경우 잔금 부족으로 압박을 받는 조합원들이 전세금을 받기 위해 물량을 내놓고 있지만 기반시설이 아직 갖춰지지 않은 편이어서 전세 수요는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Metro] 저소득층 전월세 무료중개 서비스

    서울에서 전세나 월세를 구하는 저소득층에게는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서울시는 2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도움을 받아 홀몸노인 등이 서울 시내에서 주택 전·월세를 사고팔 때는 무료로 중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저소득 주민이 길을 잃어 가까운 중개업소를 찾으면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지도를 출력받아 목적지까지 친절하게 안내하기로 했다. 무료중개 대상은 홀몸노인(65세 이상), 소년소녀가장(18세 이하),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중 의료급여대상자와 함께 국가유공자,5·18관련자, 북한이탈주민, 장애인, 시설보호대상자 중 저소득층이다. 또 전세금은 5000만원 이하, 월세는 전세전환 산출금(월세×100+보증금)이 5000만원 이하인 경우다. 현재 중개수수료는 거래금액의 0.6% 이하를 받는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李정부 고위직 103명 재산공개] 국무위원 평균 31억

    [李정부 고위직 103명 재산공개] 국무위원 평균 31억

    이명박 정부의 국무위원 16명 중 14명이 10억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백만장자’로 나타났다. 또 1인당 평균 재산(본인·배우자 소유 기준)은 31억 4000여만원으로, 참여정부 마지막 내각의 20억 9000여만원에 비해 10억원 이상 많았다. ●재산 10억원 미만은 국토·국방뿐 24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한승수 총리와 장관 15명 등 국무위원 16명의 평균 재산은 31억 4000여만원이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40억 1951만여원으로 가장 재산이 많았다. 이어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57억 9166만여원, 김경한 법무부 장관 57억 3070여만원, 이영희 노동부 장관 40억 4152만여원 등의 순이었다. 반면 재산이 10억원 미만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8억 9882만여원, 이상희 국방부 장관 8억 4349만여원 등 2명에 불과했다. 국무위원 16명 중 12명이 강남권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으며, 상당수는 아파트·주택·오피스텔·상가·토지 등 다양한 형태의 부동산을 2건 이상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 ‘강남은 기본,2건은 선택’ 유인촌 장관은 강남구 압구정동에 15억 9000만원짜리 아파트, 강남구 청담동에 39억원 상당의 건물 등 건물 4건의 평가액만 60억 5000만원이다. 또 강남구 청담동과 제주 제주시, 경기 여주군 등지의 토지 6건을 포함한 부동산 재산만 73억 3000만원에 이른다. 한승수 총리도 서초구 반포동에 10억원짜리 연립주택, 강원 춘천시에 1억 6000만원짜리 아파트와 4억 8000만원 상당의 토지 등을 소유하고 있었다. 또 이영희 장관은 본인 명의의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14억 9000만원) 외에 배우자·딸 명의로 서초·강남구에 추가로 3채를 보유하는 등 모두 25억 8000만원어치의 부동산을 갖고 있다. 이윤호 장관도 송파구 신천동 아파트(9억 9000만원) 등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4건,25억 8000만원을 신고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역시 서초구에 아파트 3채와 마포구에 아파트 1채 등 부동산으로만 21억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원세훈 장관은 서울 강남구 근린생활시설(16억 7000만원)과 관악구 단독주택(3억 2000만원), 김경한 장관은 서초구 오피스텔 분양권(13억 6000만원)과 양천구 아파트(10억원)를 각각 갖고 있다. ●부동산이 전부는 아니다 장관들은 예금과 유가증권 등 현금성 자산도 많다. 유인촌 장관은 본인·배우자 등의 명의로 63억 7000만원의 예금이 있다고 신고했다. 이윤호 장관도 다른 장관들의 총 재산에 맞먹는 35억 8000만원을 예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또 이영희 장관은 9억 7000만원의 예금과 2억 5000만원 상당의 유가증권을 갖고 있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한국참다래유통사업단 등에 7억 7000만원의 출자 지분과 예금 2억 6000만원, 유가증권 3억원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경제부처長 6명중 5명 ‘집2채 이상’ 새 정부 경제부처 장관 6명의 재테크 수단은 주로 부동산이다. 정운천 농수산식품부 장관을 제외하곤 장관 5명이 배우자 명의를 포함해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2채 이상 보유했다. 골프회원권은 6명 가운데 4명이 갖고 있다. 장관 6명의 평균 재산은 29억원이며 모두 종합부동산세 납세 대상자다. 정부 공직자재산 윤리위원회가 24일 관보에 게재한 고위공직자 재산등록 현황에 따르면 경제부처 가운데 6개 부처 장관의 평균 재산은 29억원이며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57억 9166만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 33억 797만원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31억 552만원 ▲정운천 농식품부 장관 27억 468만원 ▲전광우 금융위원장 15억 8499만원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8억 9882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이윤호 장관은 장녀의 재산을, 정종환 장관은 장남과 3남의 재산을, 전광우 위원장은 장녀와 차녀의 재산을 등록하지 않았다. 장관 6명이 보유한 부동산 비중은 평균 60%이며 강만수 장관이 82.15%로 가장 높다. 강 장관은 경남 합천과 경기 광주 일대에 임야 등 4필지와 차남 명의를 포함해 아파트 2채를 신고했다. 예금과 유가증권도 각각 3억 7475만원과 2억 2909만원씩 보유, 분산 투자하고 있다. 이윤호 장관은 여의도와 잠실에 아파트 3채와 오피스텔 1채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배우자를 포함한 금융상품만 35억 8966만원에 이른다. 정운천 장관은 부동산 비율이 38.4%로 가장 낮지만 출자 지분(참다래유통사업단 등)과 유가증권 및 사인간 채권 등의 비중은 69%를 넘었다. 백용호 위원장은 서울 강남권에 아파트 2채와 오피스텔 1채 등 부동산 비중이 78%를 웃돌았다. 정종환 장관도 충남 서천 일대에 밭과 임야 등 6필지와 산본 등에 아파트 2채를 보유, 부동산 비중이 76%에 이른다. 전광우 위원장은 분당 양지마을에 60평짜리 아파트 1채 이외에 금융상품을 5억원 이상 갖고 있다. 장관들의 거주지는 강 장관이 강남구 대치동, 백 위원장이 서초구 신반포, 정운천 장관이 강남 개포동이다. 이 장관은 여의도, 정종환 장관은 군포시 산본, 전광우 위원장은 성남시 분당 등이다. 국토해양부 장관을 빼곤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에 산다. 이날 재산을 함께 공개한 부처 차관 3명의 평균 자산은 24억원이다.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26억 7714만원, 최중경 기획재정부 1차관 24억 280만원, 서동원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22억 1015만원 등이다. 차관급인 장수만 조달청장도 16억 7812만원을 신고했다. 이 부위원장은 토지 등의 상속으로 재산을 크게 불렸으며 최 차관은 토지(3억 8206만원)와 주택(18억 5130만원), 금융상품(4억 9667만원) 등으로 역시 재산을 분산해 갖고 있다. 골프 회원권은 이창용 부위원장만 갖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눈길 끄는 이색재산 공직자 그림소유 많아… 김윤옥 여사 2200만원어치 김법무·유문화 골프회원권 3개… 외제차 보유 이번 재산공개에서 각종 회원권을 비롯해 그림, 다이아몬드 등 이색 재산을 보유한 고위공직자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특히 지난 정권에 비해 외제차를 보유한 공직자들이 크게 늘어났다. 이명박 대통령은 부인 김윤옥 여사 명의로 이상범의 동양화 ‘설경’, 김창렬의 유화 ‘물방울’을 신고했다. 시가로 2200만원이라고 적었다. 김중수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김용진의 동양화 ‘단풍’과 도상봉의 풍경화를 소장했다. 작품가격을 합하면 5500만원. 김병국 외교안보수석은 사석원의 유화작품 1점을 2500만원으로 신고했다. 김하중 통일부장관은 중국화가 요유다의 동양화 ‘춘우’와 중국화가 동수평의 대나무 그림을 각각 1점씩 소장했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골프장 회원권 3개, 콘도 회원권 1개, 헬스클럽 회원권 2개를 갖고 있다. 회원권 재산만 8억 2000여만원. 곽승준 국정기획수석도 5억 1000만원 가치의 골프장 회원권 2개, 콘도 회원권 1개, 헬스 회원권 2개를 소유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골프장 회원권 3개, 콘도 회원권 1개를,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골프장 회원권 2개, 콘도 회원권 1개를, 이영희 노동부 장관 역시 골프 회원권 2개, 콘도 회원권 1개를 신고했다. 보석류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은 부인 김윤옥 여사 명의로 1.07캐럿짜리 다이아몬드(500만원)를 재산목록에 적었다.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배우자 명의로 24K금 713g(2170만원)과 1캐럿 다이아몬드 반지를 보유했다. 김병국 외교안보수석은 배우자 명의의 1.8캐럿 다이아몬드 반지와 1.2캐럿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합해 1500여만원을 신고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하중 통일부장관, 김중수 경제수석도 배우자 명의로 다이아몬드 반지를 지녔다.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은 도요타 시에나,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혼다 어코드, 김회선 국가정보원 제2차장은 렉서스 GS300을 갖고 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도요타 마크Ⅱ,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차남 명의로 푸조 407,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배우자 명의로 볼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차남 명의로 아우디, 김필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은 배우자 명의로 BMW 645를 보유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법원·법무·검찰 김동오 부산고법 부장 99억…이한주 부장은 1억6천만원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4일 공개한 법무·검찰 간부 13명의 평균 재산은 18억 5000만원으로 나타났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57억여원으로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했다. 법원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고위법관의 재산 내역 1위는 김동오 부산고법부장으로 99억 8000여만원에 이르렀다. ●김경한 법무,57억여원 신고 이번에 재산이 공개된 법무·검찰 간부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이들로 대부분의 간부는 이미 지난달 28일 정부·국회·대법원 공직자 합동 재산공개 대상에 포함됐다. 새로 재산신고내역이 공개된 13명 가운데 김 장관이 57억 3000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김 장관은 남부·한성·엘리시안 컨트리클럽의 골프장 회원권 세 개와 헬스클럽, 콘도회원권 등을 신고, 회원권 재산만 8억 2695만원에 이르렀다. 김 장관을 뺀 나머지 간부의 평균재산은 15억 2000만원으로 나타났다. 김정기 서울고검 차장과 김홍일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각각 강남구와 서초구 전세 아파트에 살고 있어 주택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신고했다. 하지만 김 차장은 배우자 소유의 상장주식이 9억 1688만여원어치나 돼 눈길을 끌었다. ●고위법관 평균재산은 20억 7000만원 새로 재산이 공개된 고위법관은 올 2월 고법부장으로 승진한 13명으로 평균 재산은 18억 7000여만원이었다. 김 부장은 본인과 가족 명의로 강남구 압구정동과 신사동, 삼성동에 100억 6000만원 상당의 아파트와 근린생활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은행채무와 전세금 등 채무가 15억원이었다. 김 부장의 재산 가운데 상당부분은 상속재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공개 대상자의 신고액을 포함한 고위법관 133명 전체의 평균 재산총액은 20억 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재산 총액 순위에도 변동이 생겼다. 지난달 공직자 합동 재산공개 때 77억 816만원을 신고했던 조경란 서울고법부장이 선두 자리에서 물러났다. 최하위도 방극성 광주고법 수석부장(2억 3765만원)에서 이한주 광주고법부장으로 바뀌었다. 이 부장은 부인 명의의 3억 2000만원짜리 아파트가 있지만,2억 5000여만원의 은행채무가 있어 총 재산이 1억 6124만 9000원으로 기록됐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李정부 고위직 103명 재산공개] MB 부동산 368억

    [李정부 고위직 103명 재산공개] MB 부동산 368억

    이명박 대통령이 신고한 재산 354억 7401만원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단연 1위의 규모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첫 해 2억 552만원, 김대중 전 대통령은 8억 8686만원을 각각 신고했었다. 지난해 11월 대선후보 등록 때의 353억 8030만원보다는 9371만원 늘었다. 이 대통령의 재산은 대부분 부동산이다. 서울 논현동의 단독주택(31억 1000만원)과 서초동의 빌딩 2채(142억 7275만원,101억 9794만원), 양재동 빌딩(85억 7540만원) 등 건물 4채에다 가회동의 단독주택 전세금(7억원)과 견지동 건물 전세금(4000만원)을 합쳐 368억 9610만원이 본인 소유 부동산 규모다. 여기에 부인 김윤옥 여사 소유의 논현동 대지가 12억 9002만원에 이른다. 논현동의 단독주택은 이 대통령 부부가 살았으나 지금은 둘째딸 승연씨 부부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금으로는 이 대통령이 우리은행 1억 1067만원 등 1억 1705만원, 김 여사가 대한생명보험 5107만원 등 6071만원을 각각 소유하고 있다. 회원권은 골프장 2곳(제일컨트리골프클럽, 블루헤런) 5억 2800만원과 김 여사의 롯데호텔 헬스클럽 회원권 570만원이다. 자동차는 이 대통령이 에쿠스와 카니발 2대 등 3대, 김 여사가 그랜저 1대로,1억 6034만원에 이른다. 이 밖에 이 대통령은 LKe뱅크 출자지분 30억원을 갖고 있다. 이 지분은 전체지분의 48%로, 이 대통령은 LKe의 연간매출액을 0원으로 신고했다. 이 대통령의 후보시절 싱크탱크였던 국제전략연구소(GSI)에는 6억원을 출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여사는 보석류로 500만원짜리 화이트 다이아몬드(1.07캐럿)와 예술품으로 김창렬 화백의 서양화 ‘물방울’(700만원), 이상범 화백의 동양화 ‘설경’(1500만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신고했다. 채무로는 이 대통령이 상호저축은행 30억원 등 금융기관 채무 36억 5677만원과 서초동과 양재동의 건물임대 채무 27억 5270만원, 개인채무 2억 3800만원 등 66억 4747만원을 신고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막막한 생활법률 물어보세요”

    홍은동에 사는 주부 홍미화(46·가명)씨는 집주인과 전세금 반환 문제로 몇 달 동안 골머리를 앓았다. 전세계약 기간이 끝나 전세금을 받아야 하는데, 그 사이 집주인이 다른 사람에게 집을 팔아 버려 누구에게 전세금을 받아야 될지 막막한 상황이었다. 전 집주인은 건물 등기부에 기재된 현 집주인에게 받으라 했지만, 현 주인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실제 소유자에게 내용증명서를 보내세요. 전세계약서 등을 근거 삼아 가압류 방법으로 권리를 챙기고, 소유권이 다른 사람에게 이전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혹시나 도움이 될까하고 찾은 서대문구 무료법률상담실에서 명쾌한 답변을 들은 뒤에야 홍씨의 묵은 체증이 가셨다. 16일 서대문구에 따르면 2월 개설 이후 10회를 맞은 ‘무료법률상담실’이 법률상담이 절실한 데도 선뜻 변호사를 찾아 가지 못하는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매주 월요일 구청 민원봉사과에서 자체 고문 변호사 등 20명의 변호사가 무료로 법률자문을 하는 상담실에는 지금까지 112명의 주민이 찾아와 고민을 해결했다. 하루에 11명꼴로 다녀간 셈이다. 상담 내용은 민사 관련이 66건으로 가장 많고 가사상담 31건, 행정 관련 11건, 형사 관련 4건 순으로 집계됐다. 소송이 필요한 상담자 중 저소득층 주민에게는 법률구조공단에서 무료로 소송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행정처분 과정에서 행정규정의 해석이 필요한 경우 공무원 상담을 연결해 민원을 사전에 예방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정상희 법제팀장은 “법률 상담 사례를 분석한 결과 주택 임대차 분쟁 상담이 특히 많아 이에 대한 홍보의 필요성을 알게 되는 등 무료법률상담은 주민과 구정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상담 수요에 따라 서면, 인터넷, 온라인 상담 서비스를 병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료 법률상담을 원하는 주민은 기획예산과 법제팀(330-1318)에 전화로 예약 후 날짜를 지정받아 상담하면 된다.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여성&남성] 잔인한 봄바람

    [여성&남성] 잔인한 봄바람

    봄바람이 분다, 살랑∼. 봄바람은 달콤하다. 여자의 마음이 들뜨고 남자의 마음도 따라 설렌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달랐다. 남자는 주로 ‘잔인한 봄바람´이라고 말했다. 전셋값은 오르고 취업전쟁은 시작됐다. 지출은 늘어나고 가족들은 매주 나들이를 강요해 휴식이 줄었다. 여자는 주로 ‘우울한 봄바람´이라고 말했다. 옷값 때문에 지출이 늘고 미팅·소개팅에 시간 가는 줄 몰랐지만 성과는 없다. 봄을 타는 들뜬 마음은 감정의 기복을 심하게 하기도 한다. 봄바람은 이렇게 달콤잔인하게 불어 왔다. 쌀랑∼ 사건팀 kdlrudwn@seoul.co.kr ■ 女-옆구리는 허전하고 ‘봄우울증’에 한숨만 ● “봄맞이 지름신이 오셨어요” 회사원 김모(25·여)씨는 이번 달 가계부에 적자가 났다. 겨울 동안 외출을 자제하다 따뜻한 봄이 오면서 명동과 강남 거리를 다니다 보니 가슴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야시시한 옷도 보이고 날씬한 예쁜 여성들만 보였다. 연애하고 싶은 마음도 불쑥불쑥 솟았다. 결국 여름철을 겨냥해 다이어트를 하려고 3개월에 15만원을 주고 헬스클럽에 등록했다. 봄에만 헬스클럽에 등록하는 게 올해로 벌써 네 번째다. 게다가 겨울엔 잘 사지 않던 옷도 몇 벌 사면서 지출이 늘었고 결국 지난 25일 월급날이 채 되기 전에 통장은 바닥을 드러내고 말았다.“평소 월급을 아껴쓰고 남는 돈은 주식에 투자하곤 했는데, 이번 달은 단 한 주도 구입하지 못했어요. 다 봄바람 탓이죠.” 지난달 결혼한 회사원 이모(27·여)씨는 봄만 되면 새 신발을 사는 버릇이 도진다. 거리를 다니다 다른 여성들의 봄 신발이 분홍색, 노란색, 하늘색 등으로 화려하고 예쁜 걸 보면 동참하고 싶어 안달이 나기 때문이다. 봄마다 구입한 신발이 분홍색, 하늘색, 베이지색 운동화 세 켤레에다 분홍색과 하늘색 줄무늬, 금색과 바다색 구두 등 네 켤레를 더해 모두 일곱 켤레나 된다.“왠지 봄에는 원색의 신발을 신어줘야 나도 봄의 화려함에 낄 수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최근에도 ‘지름신´이 동하려고 하지만 신랑한테 야단맞을까봐 꾹 참고 있답니다.“ ● ‘봄 우울증´아시나요? 대학생 유모(25·여)씨는 요즘 신경이 예민하다. 맑은 봄 하늘을 바라보기만 해도 왠지 마음이 따끔거린다. 최근에는 1년6개월이나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싶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유는 자신도 모른다. 다만 ‘봄 우울증´을 이해하지 못하는 남자친구라면 차라리 없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만 든다. 유씨는 취업 준비 탓에 마음이 심란한데 지방에서 회사에 다니는 남자친구는 자기 일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불평했다. 평소에는 그러려니 이해했지만 확실히 봄은 여자의 마음을 좁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멀리 있어서 더 신경쓰고 잘해 주려하는데, 봄 하늘만 바라보면 왠지 서운해져 한숨만 나온답니다.” 취업준비생 이모(24·여)씨는 요즘 부쩍 “봄 탄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졸업한 지 2년가량 지났지만 이씨는 아직 ‘백조´다. 그녀에겐 남자친구도 없다. 친구들은 모두 일 때문에 바쁘단다. 친구들은 주말에도 피곤하다면서 이씨를 피하기 일쑤다. 이씨는 요즘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횟수가 늘었다. 길거리에 다니는 직장 여성들을 볼 때마다 그녀는 더욱 주눅이 든다. “트렌치 코트에 백을 들고 바쁘게 걸어가는 여성들을 볼 때마다 너무 부럽다는 생각만 들어요. 겨울엔 추워서 집에만 있다가 따뜻한 봄이 돼 길거리에 자주 나오다 보니 나만 이 세상에서 도태되고 있다는 생각이 요즘 들어 부쩍 든답니다. 그래서인지 더 우울하고 요즘 봄을 많이 타고 있는 것 같아요.” ● “봄바람이 옆구리를 더 시리게 해요” 대학생 석모(22·여)씨는 봄바람이 부는 요즘, 남자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개강 후 부쩍 늘어난 캠퍼스 커플들을 볼 때마다 솔로인 자신이 애처롭게 느껴진다. 남자 동기들은 신입생 여자 후배들을 벌써부터 여럿 사귀었다는 소문이 들려온다. 석씨는 남자친구 만들기 ‘대작전´에 돌입했다. 석씨는 3월 한 달간 소개팅 17번에 미팅 6번을 했다. 마음에 드는 남자도 있고 별로인 남자도 있었다. 하지만 성과는 전무. 소개팅한다고 마련한 봄옷 때문에 카드 할부만 늘었다.“거의 매일 소개팅이나 미팅을 한 셈이에요. 처음엔 신나서 하다가 요즘엔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어서 더 서글프더라고요. 이게 다 괜한 봄바람 탓이에요.” 남자친구 없이 솔로로 살아온 지 어언 4년째인 김모(30)씨. 어느덧 30대가 돼버린 그녀는 더 이상 결혼을 미뤄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봄엔 꼭 결혼할 상대를 찾고 싶다는 그녀는 부모님의 소개로 이번 달만 3명의 남자와 맞선을 봤다. 학교 선생님도 있었고 평범한 직장인도 있었다. 하지만 3명 모두 김씨의 맘에 들지 않았다. 그녀는 앞으로도 계속 맞선을 볼 계획이다.“올봄엔 꼭 결혼 상대를 만나고 싶어요. 계절을 타는 건지 봄이 되니까 외롭기도 하고 빨리 제 반쪽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요.” ■ 男-취업전쟁 시작되고 전세대란 허리휘네 ● 주말마다 나들이 타령에 쉬지도 못해 동기들은 대부분 졸업했지만 학점이 모자라 캠퍼스를 지키고 있는 대학생 김모(26)씨는 “봄은 잔인한 계절”이라고 못박았다. 그가 말하는 ‘봄바람´은 취업전쟁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나팔소리에 불과하다. 여자친구도 떠난 지 오래다. 게다가 선천성 비염까지 있어 봄만 되면 숨을 고르기도 쉽지 않다. 김씨는 “올해 황사가 더 심하다던데 봄바람 자체도 싫지만 들뜬 사람들을 보는 것은 정말이지 짜증난다. 게다가 밀려오는 선배들의 결혼소식에 축의금을 마련하려면 정말 고역이다.”고 말했다. 취업 전쟁을 치르는 학생에게 ‘싱숭생숭 봄바람´은 최고의 적이다.“공부 잘하는 사람이 놀기도 잘한다는 말은 이제 안 통해요. 다들 들떠 있는 봄에 자기관리를 잘해야 취업전선에서 유리한 고지에 선다고요.” 회사원 김모(32)씨에게 봄바람은 ‘전세 대란´의 신호탄이다. 봄이 되면 이사하는 사람이 많아져 전셋값이 폭등하곤 한다는 것이다. 김씨는 최근 전세금 1000만원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요구에 다른 집을 찾고 있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다. 그는 “봄이 즐거운 건 총각들의 얘기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이번에 아파트를 구입한 오모(32)씨에게도 걱정이 많다. 은행에서 대출받은 6000만원의 이자가 부담되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새 아파트를 꾸미려면 지출이 더 늘어날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봄이라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 업체에 근무하는 성모(30)씨는 ‘봄바람은 또 다른 스트레스´라고 정의했다. 이제 막 네 살과 두 살이 된 두 딸과 부인은 봄이 오자 주말마다 나들이를 가자고 졸라댄다. 그의 직장은 제주도에 있다. 하지만 그에게는 관광지가 매력이 아니라 일종의 스트레스다. 주말만은 마음 놓고 편하게 쉬었으면 좋겠지만 봄바람이 휴식을 망친다는 생각을 접을 수가 없다. “지난주에는 도두봉에 다녀왔는데 이번주에는 또 어디를 가야 하는지 월요일부터 골치가 다 아파 오네요.” 대기업에 다니는 윤모(32)씨는 남자에게 부는 봄바람은 주머니 사정을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미혼인 데다가 애인도 없는 그는 봄이 오면서 거의 매주 소개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성과는 시원치 않아 거의 모든 여자들이 애프터 신청을 받아주지 않는다. 비용도 대학 시절에는 남녀가 반반씩 내곤 했는데 직장인끼리 만나면 처음에는 거의 남자가 부담해야 한다. 주중에는 여자 후배들에게 사주는 식사 값이 너무 많이 나간다고 불평했다. 사내 커플도 노려 본다는 그는 봄이라서 그런지 여자 후배들이 김치찌개나 설렁탕을 피하고 점심부터 칼로 써는 음식을 찾아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여자들에게 잘 보이려고 옷을 몇벌 사면 금방 카드에 구멍이 나던데요. 한 달에 외식비만 70만원 나왔다면 누가 믿겠어요.” ● 겨우내 꽁꽁 얼어 있던 매출 쑥쑥 쌀국수 관련 외식업을 하는 최모(30)씨는 봄바람은 ‘돈바람´이라면서 즐거워했다. 봄이 되면 겨울 동안 얼었던 매출이 풀리기 때문이다. 그는 “직장인들의 점심 약속이 일주일에 3∼4번으로 늘어난다고 보면 됩니다. 따라서 매출도 급격히 오릅니다.”고 말했다. 특히 쌀국수·스파게티 등 여심을 자극하는 음식들은 더 많이 팔린다. “하지만 영업은 남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좋아요. 여자와 함께 식당으로 와서 주머니를 여는 것은 남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대학원생인 최모(29)씨는 봄이면 ‘여행바람´이 분다. 대학 때부터 봄바람이 불면 배낭을 메고 혼자 전국으로 돌아다니는 게 일종의 습관이다. 그는 “부모님은 봄만 되면 돌아다니니까 무슨 병처럼 보는데, 남 모르는 곳에서 홀로 봄바람을 만끽할 때 가슴이 고동치는 것을 느낍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봄에 혼자 보름간 강원도를 여행할 예정이다. 이제 맘에 맞는 여성과 함께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으니 최씨는 “부모님은 저의 방랑벽을 막아줄 여자를 원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저와 함께 떠나줄 여인만 원해요.”라고 말했다. ■ ‘잔인한 봄바람’에 지친 마음 달래볼까 경남 진해로 서울 여의도로 벚꽃 나들이 꽃샘 추위가 끝나고 4월로 접어들면서 꽃들이 만개한다. 봄꽃이 핀 근처 동산으로 가는 소풍도 좋지만 도시민이라면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꽃축제에 참여하는 것도 봄꽃을 만나는 좋은 기회다. 봄바람에 살랑거리는 꽃,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벚꽃이다. 그만큼 축제도 가장 많다.2일부터 13일까지 경남 진해에선 진해 군항제 및 벚꽃 축제가 열린다.13일 밤에는 ‘노래 실은 벚꽃 열차´를 타고 음악과 벚꽃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행사도 마련된다. 또 사랑하는 청춘 남녀가 손을 잡고 걸으면 백년해로한다고 ‘혼례길´이라 불리는 화개꽃길에서도 벚꽃축제가 열린다. 오는 4일부터 6일까지는 경남 하동군 화개면에서 ‘화개장터 벚꽃 축제´가 열린다. 서울에서도 벚꽃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11∼25일에는 영등포구 여의도동 윤중로 주변에서 한강여의도 봄꽃축제가 열린다. 축제에선 거리예술축제, 백일장, 콘서트 등의 행사도 함께 열린다. 봄소식을 몰고 온다는 분홍빛 진달래 축제도 열린다. 전남 여수시에서는 ‘영취산 진달래 축제´가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열린다.6일에는 진달래 아가씨 선발 행사가 있고, 마술 쇼와 품바 쇼, 시화전 등 각종 문화행사가 준비돼 있다. 경남 거제시 대금산 일대에서도 ‘대금산 진달래축제´가 있다. 오는 12일까지 열리는데 남해안의 따뜻한 기후 덕택에 만개한 진달래의 군무가 일품이다. 충남 당진에서도 7∼8일 이틀간 ‘면천 진달래 민속축제´가 열린다. 면천의 명물 두견주를 만드는 행사와 진달래 떡 만들어 나눠 먹기 등 진달래로 만든 음식을 즐기는 먹거리 행사가 준비된다. 산수유꽃 축제도 빠질 수 없다.4일부터 9일까지 경기도 이천에선 ‘이천 백사 산수유꽃 축제´가 열린다. 각종 문화행사와 함께 산수유 비누 만들기, 산수유 꽃 그리기 행사 등이 열린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中 펀드 ‘묻지마 투자’ 뒤탈

    中 펀드 ‘묻지마 투자’ 뒤탈

    ‘무(無)펀드가 상팔자?’ 중국 펀드 투자자들 사이에 나오는 얘기다. 올 들어 중국 증시가 곤두박질치면서 지난해 9∼10월 중국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환매하자니 손해를 보고, 그냥 두자니 앞날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문제는 지난해 중국 펀드 열풍에 휩쓸려 있는 돈, 없는 돈 끌어모아 ‘묻지 마’식 투자를 했던 투자자들. 당장 돈 쓸 곳이 생겼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한 주부는 재테크포털 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지난해 11월 은행 적금을 깨 5800만원을 중국 펀드에 묻었는데 원금 손실이 45%”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를 모르는)남편은 아파트 분양받자고 하는데 환매도 못 하겠고, 설명도 못 하겠다.”며 전문가들에게 묘수를 구했다. 다음달 말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줘야 하는 또 다른 주부는 “지난해 11월 반년만 굴릴 생각으로 9000만원을 넣었는데 반토막이 났다.”면서 “전세 기간이 겨우 한달 남았는데 걱정이 태산”이라고 했다. 회사원 최모씨는 지난해 10월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 펀드에 가입했다. 현재 수익률은 -35%. 그는 “중국지수가 지난해 10월초 잠깐 하락한 적이 있는데 그때 가입해 수익률이 그나마 남들보다 6∼7% 더 높은 것”이라면서 “나보다 뒤에 가입한 친구들은 평균 40%이상 수익률이 하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펀드 가입자들의 고민은 당분간 중국 증시가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가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여파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것과는 달리 중국은 추가 하락 전망이 대세다. 이달 20일 현재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와 항셍 H지수는 연초보다 각각 27.9%,32.3%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고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추락한 셈이다. 중국 증시의 약세가 이어지면서 중국 주식형 펀드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32.83%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금의 이탈 규모도 갈수록 커져 지난주 중국 펀드는 전주보다 695억원의 자금 순유출을 보였다. 전체 해외투자 펀드의 지난주 순유출액 1591억원의 43.7%에 해당한다. 25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중국 주식형펀드의 비중은 해외 주식형펀드의 32%에 달한다.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와 친디아(중국·인도), 아시아·태평양, 신흥시장 펀드 등에 포함된 중국 관련 펀드를 모두 합치면 전체 주식형 펀드의 70%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펀드애널리스트는 “중국 증시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투자 매력이 여전하기 때문에 안 팔고 갖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단 재작년이나 지난해처럼 급상승을 통한 고수익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올 하반기 중국 증시도 회복할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쯤 지난해 고점 수준으로 돌아갈지를 묻는다면 말하기 어렵다.”면서 “신규 가입은 상황을 지켜보면서 천천히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 김순영 펀드애널리스트는 “현재 중국 펀드에서 빠져나가는 돈은 가입 시점이 1년이 지나 이미 차익을 얻은 투자자들의 돈”이라면서 “적립식이라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유하고, 거치식은 부분 환매를 통해 다른 펀드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문소영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Seoul In] 소상인에게 생활안정자금 융자

    도봉구(구청장 최선길) 소규모 점포 운영 등에 필요한 생활안정자금을 특별융자해 주기로 하고 이달 말일부터 4월21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대상은 소규모 상점 운영을 위한 운전자금, 무주택자의 전세금뿐 아니라 수급자 자녀에 대한 학자금도 융자된다. 조건은 가구당 2000만원 이하로 2년 거치 2년 균등분할 상환으로 이율은 연 3%이다. 신용불량자는 제외되며 은행의 융자심사를 거쳐 관할 동사무소에 신청하면 되고 반드시 사용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사회복지과 2289-1287.
  • [단독]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 아들 증여세 탈루 의혹

    [단독]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 아들 증여세 탈루 의혹

    고위 공직자가 되려면 자신은 물론 가족관리도 철저히 해야 할 것 같다.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에게 제기되는 의혹은 아들 때문이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고위 공직자는 아들의 ‘실수´ ‘잘못´ 까지 책임져야 한다. 고위 공직자의 길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김성호 국가정보원장 내정자 측이 두 아들에 대한 증여세 6000여만원을 내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 내정자는 2006년 8월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증여세 문제가 제기됐을 때 납부를 검토하겠다고 답변했으나 일부분인 126만원만 납부했다. 서울신문 취재팀이 6일 김 내정자의 국회 인사청문요청안을 분석한 결과 장남(33)은 예금 2억여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차남(31)은 전세권 2억 2000여만원 등 모두 2억 6000여만원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장남이 2006년부터 2년간 사법연수원에서 받은 수입은 3300여만원이었다. 차남의 수입은 2004년 우송대·서원대로부터 받은 450만원뿐이었다. 국세청에 따르면 상속·증여세법에 따라 세대주이면서 30세 이상에 해당하는 차남은 부동산 취득재산 2억원까지 증여세 면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차남은 지난해 9월 서울 상암동 S아파트에 2억 2000만원을 주고 전세를 얻었다. 김 내정자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으로 전세권을 소유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납세사실증명에는 증여세 납세실적이 없다. 세무사 이모(60)씨는 “차남의 재산 2억 6000만원 가운데 소득과 누진공제액 1000만원을 빼면 최대 4000여만원을 증여세로 내야 한다.”고 말했다. 세대주가 아닌 장남은 부동산 취득재산 1억원, 기타 재산 5000만원까지 증여세가 면제된다. 결국 예금 2억여원을 소유하고 있어 증여세 부과대상이지만 2006년 126만여원 납부에 그쳤다. 이 세무사는 “장남은 최대 2300만원까지 내야 하지만 2200만원 가까이 탈루한 것으로 보인다.”고 계산했다. 특히 차남 재산은 법무장관 청문회 당시에는 1억 5000만원에서 국정원장 청문회에서는 2억 6000만원으로 1년8개월 사이에 1억 1000만원이 늘었다. 김성호 내정자는 법무부 장관 청문회 당시에 증여세를 낼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에 “국세청과 계산해서 증여세 대상이 된다고 하면 납부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김 국정원장 내정자 측은 증여세 탈루 의혹에 대해 “석연치 않은 건 인정하지만 내정자의 두 아들이 어렸을 때 통장을 만들어 준 뒤 20년간 꾸준히 용돈을 줘 축적 금액이 각각 6000만원 정도씩 된다.”면서 “차남의 경우 결혼축의금과 부인 측에서 보태준 돈이 8000만원 정도 되고, 장남은 고시원 전세금 3000만원과 오피스텔 전세금 1000만원에 대한 증여세를 이미 냈다.”고 해명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정종환 국토해양, 집 5채 투기의혹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후보자는 28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장관으로서의 자질과 도덕성 등에 대해 검증을 받았다. 통합민주당 등 야권 의원들은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자녀 재산 형성 의혹 등 도덕성 문제에 중점을 두고 검증에 나섰다. 이에 비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부분 한반도 대운하 추진 의사나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 등 정책 분야에 중점을 두고 질문을 해 대조를 이뤘다. 하지만 이전 청문회와는 달리 큰 소리 없이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청문회가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 주승용 의원은 “정 후보자가 소유한 집이 5채이고 3채는 한번도 산 적이 없다.”며 “이는 전형적인 부동산 투기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이어 “본인 재산은 7억원에 불과한데 대출을 받아 13억원짜리 아파트를 새로 산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라며 “부동산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깨끗이 정리하고 떳떳하게 국정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13억원짜리 아파트는 미분양 아파트로 투기 의혹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이상경 의원은 정 후보자 자녀들의 재산 형성 과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셋째 아들의 경우 지금까지 총 수입이 1억 5000만여원인데 1억 6335만원에 달하는 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는 부모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정 후보자는 한번도 증여세를 낸 적이 없다.”고 세금 탈루 의혹을 제기했다. 정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증여는 전혀 없었으며 전세금이 끼어 있어 오피스텔을 구입하는 데 큰 부담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나라당 정희수 의원은 부동산 투기 예방의 묘책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에 의한 불로소득을 차단해 투기를 근절하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한편 총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한 의원들이 지역구 현안에 관한 질문을 남발해 ‘검증’ 청문회가 아닌 ‘보여주기’ 청문회가 되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4.5% 저리에 6000만원까지 대출…국민주택기금 우선 ‘노크’하세요

    4.5% 저리에 6000만원까지 대출…국민주택기금 우선 ‘노크’하세요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전세자금 대출 수요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불과 1년 전까지 부동산 가격이 뜀뛰기를 반복하면서 집값이 이미 많이 높아진 데다 전셋값이 들썩이면서 전세 대출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세대출 정보를 잘 파악하고 있으면 유리한 금리 조건으로 대출받을 수 있고, 대출 한도도 높일 수 있다. ●연소득 3000만원 이하 주택기금 상품 유리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지난 1월 한달 동안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주신보)을 통해 무주택 서민들에게 전세자금 대출 보증을 서준 금액은 총 1828억원으로 지난해 1월(1292억원)에 비해 41%나 늘었다. 특히 기한연장을 제외한 순수 신규보증 공급액은 14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36억원)에 비해 7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상승한 데다 주택구입 시기를 미루는 관망세가 지속되면서 전세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전세자금을 가장 싸게 빌릴 수 있는 창구는 건설교통부의 ‘국민주택기금 전세자금 대출’이다. 대상은 세전 소득이 연 3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가구주. 그러나 상여금이나 시간외 수당, 월차수당 등은 소득으로 산정하지 않아 실제 세전 연봉이 약 4000만원 이하인 사람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정책 자금을 활용한 상품인 만큼, 금리도 파격적이다. 개별 보증인을 내세우면 고정식으로 연 4.5%에 불과하다. 보증인을 구하기 어려우면 대출금의 0.7%의 보증료를 추가 부담해서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받으면 된다. 대출한도는 6000만원 범위 내에서 전세 보증금의 70%까지다. 대출대상은 임차전용면적 85㎡ 이하의 주거용 주택에만 해당되며 상환은 2년 일시상환으로 최대 6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소득신고를 하지 않는 자영업자도 대출이 가능하다. 무소득자로 간주되면 은행에서 연소득을 1000만원으로 인정한다. 다만 가구주가 신용불량자이면 대출받을 수 없다. 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가구주라면 연 2.5%의 금리만 부과되는 ‘저소득 가구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은행·2금융권 대출상품 다양 국민주택기금 조건이 안 된다면 시중은행의 일반 전세자금 대출도 권할 만하다. 금리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가 있지만 변동금리가 좀더 싸다. 고정금리로 받으면 10%에 가까운 이자를 물어야 하지만 변동금리로 하면 8% 안팎으로 전세금을 빌릴 수 있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1억원 범위에서 전세 보증금의 70%까지 전세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상품은 우리은행 ‘우리V전세론’과 농협중앙회의 ‘NH아파트 전세자금 대출’ 등이다. 금리는 각각 CD금리+2.3∼3.0%(25일 기준 7.5∼8.2%),CD금리+2.4∼3.2%(7.6∼8.4%)가 적용된다. 이 상품들의 공통점은 주택금융공사 대신 서울보증보험에서 보증을 서기 때문에 절차가 다소 간편하고 보증료도 은행 측에서 납부한다는 점. 대출 한도도 최대 2억원까지로 다른 은행들의 전세자금대출보다 많다. 신용등급이 좋으면서 1억원까지 빌린다면 국민은행 전세자금대출 상품도 권할 만하다. 2금융권에서도 전세대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전세보증금의 60% 이내에서 최대 5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전세보증금 담보 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연 금리는 11.5∼13.5%이며, 서울 및 수도권 지역 아파트 전세 입주자를 대상으로 한다. 하나금융그룹 하나캐피탈도 최근 최대 3억원까지 빌려주는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내놨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장관후보 적격 논란]김포 신도시 발표전 매입한 땅 10배 올라

    [장관후보 적격 논란]김포 신도시 발표전 매입한 땅 10배 올라

    이명박 정부를 이끌 장관 후보자들에게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을 40건씩 소유하고 있거나 절대농지를 소유하고 있어 ‘복부인’이 아니냐는 얘기마저 나온다. 후보자 6명에게 쏟아지는 의혹과 본인의 해명을 들어본다. ● 박은경 환경 “규제 완화돼 적법” 박은경(62)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 목동과 종로, 경기도 김포, 강원도 평창 등 개발호재 지역에 단독주택과 아파트, 토지를 보유하고 있어 토지 불법취득에 의한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22일 박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대규모 신도시 개발계획이 발표되기 1년 전인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외환위기 당시 경기도 김포시 양촌면 양곡리 일대 논 3817㎡(1154평)를 구입했다. 이 땅은 외지인의 경우 농사를 지어야만 구입이 가능한 농업진흥지역(흔히 말하는 ‘절대농지’)이다. 구입 당시 서울 종로가 주소지였던 박 후보자는 농지 구입 뒤 직접 농사를 짓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자가 기준시가 4억 6900만원으로 신고한 이 땅은 각종 개발 소식으로 구입 당시보다 10배 이상 올라 현재 13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의 한 절대농지 전문 중개인은 “외지인이 절대농지를 구입할 경우 ‘이곳에서 성실히 농사를 짓겠다.’는 것을 지자체에 입증해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김포에 사는 친척이 좋은 땅이 나왔다며 살 것을 권유해 그동안 모아 둔 남편의 월급으로 구입했다.”면서 “IMF 당시에는 외지인의 농지 구입이 완화돼 (농사를 짓지 않는)외지인도 절대농지를 살 수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농림부 농지과의 한 관계자는 “만약 박 후보자가 직접 농사를 짓지 않았다면 이는 명백히 농지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이 경우 박 후보자는 해당 지자체로부터 농지를 강제로 팔라는 처분통지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처분통지를 1년 넘게 지키지 않을 경우 이보다 한 단계 높은 처분명령을 받게 된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강만수 기획 “美 가면서 사둔 땅” 강만수(63)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땅투기’ 의혹과 함께 ‘병역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강 내정자는 자신의 재산을 모두 31억 619만원이라고 신고했다. 경남 합천에 논과 임야를 한건씩 갖고 있다. 또 서울 대치동과 광장동에 아파트를 한채씩 소유하고 있다. 본인이 인피니티 테크놀로지 주식 1900주, 부인은 현대자동차 주식 932주 등 2억 3100만원어치의 주식도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남 합천이 본적인 강 내정자는 지난 1985년 경기 광주시 퇴촌면 관음리에 위치한 임야와 하천 등 무연고지 땅 2399㎡를 구입해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재산 증식용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아울러 병역관련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그는 69년 입대했지만, 귀가조치돼 재검을 받았고 76년 고령(31세)으로 소집 면제됐다. 이에 대해 강 내정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가면서 전세금 받아 후배의 상호신용기금에 금액을 남기고 알아서 3년 관리해 달라고 했다.”면서 “85년에 적당한 것으로 사 등기해 갖고 있는 것이며, 내 손으로 샀다기보다는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강 내정자는 땅값 상승에 대해 “정확히 모르지만, 워낙 좋지 않은 곳이라 많이 오르지 않았다.”면서 “미국 갈 때 전세금을 흙 속에 묻은 건데, 그런 게 문제가 되면 인생을 살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정종환 국토 “노후대책용 땅 구입” 정종환(60) 국토해양부장관 후보자는 부인의 충남 서천 땅(6592㎡) 보유와 본인과 및 장남의 병역 면제와 관련해 의혹을 받고 있다. 정 후보자가 신고한 것만을 놓고 보면 지난 12년간 재산은 10배로 불어났다. 정 후보자는 지난 1996년 건설교통부 기획관리실장 때 재산을 공개하면서 경기 산본 신도시 아파트(133.8㎡) 한채(1억 5300만원)와 값을 매길 수 없는 자동차 한대를 신고했다. 그러나 이번에 정 후보자는 자신과 가족의 재산이 15억 2200만원이라고 신고했다. 아파트값은 5억 4400만원으로 신고했다. 노무현 정부 때 아파트값이 전반적으로 뛴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정 후보자는 1970년 재 신체검사 대상으로 분류돼 귀가한 뒤 74년 보충역으로 편입됐다가 이듬해 ‘장기대기’사유로 소집이 면제됐다. 정 후보자의 장남 역시 병역을 면제받았다. 정 장관 후보자는 부인의 충남 서천 땅 구입과 관련, 은퇴한 뒤 고향인 청양에서 농장이나 가꾸며 살려고 했으나 청양에는 마땅한 땅이 없었고 아는 사람이 값이 싼 서천 땅을 소개해 줘서 구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곳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아니라서 누구든지 땅을 살 수 있다. 필지 수가 많은 것은 땅주인이 대지와 붙어있는 전·답·임야를 동시 매각조건으로 내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시지가 기준으로 3660만원에 불과해 순수한 농장용 토지라는 것이다. 정 장관 후보자는 병역 면제와 관련해서는 본인은 ‘본태성 고혈압’으로 재검 대상이 된 뒤 입대를 기다리다 병역 소집이 면제됐고, 장남은 위장 절제술을 받아 병역을 면제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남주홍 통일 “모두 사실 맞다” 남주홍(56) 통일부 장관 후보자 가족들이 미국에서 10여년 동안 살며 영주권과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22일 밝혀졌다. 남 후보자는 10년이 넘게 ‘기러기 아빠’였다. 부인(54)은 올해 초 영주권을 포기했다. 지난해 12월 대선 이후 남 후보자의 공직 입성 가능성이 높게 점쳐질 때와 영주권 포기 시점이 겹친다. 미국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나온 딸(27)은 미국 시민권자로 국내 기업에 다닌다. 역시 미국 대학을 졸업한 아들(24)은 다음달 17일 군 입대를 위해 입국했다. 남 후보자는 해명자료를 내고 이같은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했다. 가족 이력은 ‘친미’‘지미’를 앞세운 남 후보자의 소신과 어우러져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공격 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점쳐진다. 평소 투철한 국가관을 강조해 온 남 후보자와 이중국적 가족의 풍경이 썩 조화롭지 않다는 평가다. 통합민주당은 아예 인사청문회 ‘보이콧’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 “6·15 공동선언문은 대남공작 문서”라든지 “북핵문제의 근본 해법은 결국 체제 변동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던 그의 발언도 다시 문제가 되고 있다. 인수위를 통해 가족들의 이중국적 논란에 대해 해명한 남 후보자는 이날 오전 통의동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집무실에서 열린 국무위원 후보자 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이춘호 여성 “남편 재산 등 상속” 이춘호(63) 여성부장관 후보자가 본인과 장남 등 명의로 주택·건물 14건과 토지 22건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일고 있다. 부동산이 있는 지역도 서울 서초동, 양재동 등 강남의 금싸라기 지역을 비롯해 경기 안성, 일산, 부산, 제주도 서귀포시, 경북 김천 등 전국에 퍼져 있다. 이 후보자는 현재 살고 있는 서울 서초동의 14억 4000만원짜리 삼풍아파트를 비롯해 오피스텔 3채(서초동 LG에클라트, 일산 현대타운빌 등), 단독주택 1채(서초구 양재동)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시민권자로 현재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중인 아들 백모(36)씨가 갖고 있는 일산의 오피스텔까지 합치면 가족들이 소유한 건물은 확인된 것만 14건이다. 경북 김천의 대지와 임야 646㎡, 제주도 서귀포 임야 2만 4377㎡를 포함, 부산·안성 등 전국에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2007년 기준 공시지가는 5억 5000만원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양조업을 하던 시댁과 지난 2002년 사망한 남편에게서 물려받은 재산이 대부분이며 결코 땅투기를 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땅이 전국적으로 퍼져 있는 것은 시댁에서 하던 양조업체가 김천, 부산, 진해로 옮겨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산의 12평짜리 오피스텔은 남편이 9000만원을 대출받아 매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김성이 복지 “보고서 형식 단행본” 김성이(62)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논문을 여기저기에 중복게재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연고지와 거리가 먼 경기도 가평군과 충북 충주시 등에 자신과 부인 명의로 땅을 갖고 있어 투기의혹도 받고 있다. 22일 국회와 복지부 등에 따르면 새 복지부 장관 후보자인 김성이 이화여대 교수는 5개의 논문을 내용과 제목 등 일부를 바꿔 12곳에 중복 게재해 ‘자기표절’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로 1992년 발표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연구보고서인 ‘약물남용청소년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관한 연구’는 2년 뒤 한국청소년학회의 ‘청소년 약물 남용 예방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관한 연구’와 내용이 비슷하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연구보고서 성격의 단행본을 이후 학술논문으로 발전시킨 것으로 표절이 아니다.”면서 “일부 에세이식 글의 경우 ‘기존 원고를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고 보내줬다. 청소년·복지 등 문제의식을 넓히기 위한 열정으로 봐달라.”고 해명했다. 한편 앞서 국회에 제출된 공직후보자 재산신고 사항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연고지와 거리가 먼 경기도 가평군 현리에 1149㎡의 대지와 건물을, 부인인 김모(62)씨는 충북 충주시의 임야 8848㎡와 텃밭 804㎡, 농가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한승수 “도쿄대 객원교수는 잘못 표기된 것” 해명

    한승수 “도쿄대 객원교수는 잘못 표기된 것” 해명

    20일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첫날 경력 부풀리기와 부동산 투기, 탈세 의혹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한 후보자는 “사실과 다르다.”“자료가 잘못됐다.”고 적극 반박했지만 또 다른 반론을 맞아야 했다. 교수 경력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 한 후보자는 “영국 교수제도에서는 교수 타이틀이 다를 수 있다.”며 해당 대학 교수였다고 주장했다.“대학에서 가르치면 보통명사로서 교수라고 한다.”와 같은 다소 모호한 답변도 했다. 일본 도쿄대 연구원 경력을 13∼16대 국회의원 공보물에 객원교수라고 표기한 사실도 논란이 됐다. 한 후보자는 “잘못(기재)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탈세 논란도 오갔다. 통합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2005년부터 영국계 금융기업 바클레이스 자문료로 매년 6만달러,2004년부터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세크 홀딩스 자문료로 매년 1만달러씩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국세청의 2005,2006년 종합소득신고에는 이 기록이 없고,2004년에는 종합소득신고를 한 적도 없다.”고 따졌다. 이에 한 후보자는 “다 했다.”고 반박했다. 공직자 재산신고상 재산이 거의 없던 장남이 4억원 상당의 아파트 전세를 얻고,8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구입한 것에 대해 “전세금은 유학시절 벌어 저축한 돈과 병역특례근무 봉급 등으로 마련한 것”이라면서 “아파트 구입은 전세금을 빼고 돈을 빌려서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 후보자의 장남이 두 아파트를 빌리거나 소유했던 시기가 일치하는 등 자료와 답변이 불일치했고 “(아파트 돈에) 며느리 돈이 들어가 있다.”고 답변을 바꾸기도 했다. 장남의 병역특례근무 중 특혜 주장도 새롭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4년 6개월의 병역특례근무 중 244일간 해외에 체류했고 출장을 가면서도 골프채를 가져갔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아들이) 골프를 참 좋아한다. 하지만 잘 몰랐다.”고 해명했다. 국보위 활동 경력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민 의원이 “국보위 활동하고 훈장 받고, 훈장 반납 안 했다. 활동에 자부심 갖고 있나.”라고 따지자 한 후보자는 “자부심을 가지고 한 적은 없다. 서울대 교수 신분으로 파견된 것이다.”고 부인했다. 나길회 kkirina@seoul.co.kr
  • 정윤재 前비서관 징역 4년 구형

    부산 건설업자 김상진(43·구속기소)씨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정윤재(44) 전 청와대 비서관에게 징역 4년에 추징금 7000만원의 중형이 구형됐다. 부산지검은 18일 김씨의 회사가 세무조사를 받지 않도록 정상곤(54)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에게 로비를 해준 대가로 김씨로부터 2000만원을 받은 정 전 비서관에 대해 알선수재와 변호사법 위반,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 추징금 20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또 정씨가 지인으로부터 전세금 명목으로 5000만원을 받는 등 정치자금법 위반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추징금 5000만원을 구형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괴짜들의 중용

    괴짜들의 중용

    ‘괴짜 공무원’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이성(왼쪽 사진·51) 전 구로구 부구청장이 중용됐다. 서울시는 13일 이 전 부구청장을 경쟁력강화본부장(2급)으로 전보발령을 냈다. 경쟁력강화본부장은 오세훈 시장이 강조하고 있는 글로벌·관광진흥·문화산업·금융도시 등 정책을 총괄하는 주요 직책이다. 이 본부장은 ‘수재’라는 소리를 듣던 몇 안 되는 서울시 공무원 중 하나였다. 퇴계 이황 선생의 18대 후손으로 경상북도 점촌에서 태어나 서울 덕수상고,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서울시 기획담당관, 정책비서관, 자치행정과장 등 요직을 거치면서 행정고시(22회) 동기생 중 늘 선두를 달렸다. 괴짜 소리를 들은 까닭은 빈틈 없는 일 처리와 고속 승진의 고삐를 늦추지 않던 그가 공직 입문 20년만인 2000년에 느닷없이 무급휴직계를 제출했기 때문. 그는 아파트 전세금과 대출금 등으로 여행경비를 마련한 뒤 부인과 두 아들, 처조카를 데리고 1년 동안 해외여행을 떠났다. 처남이 요절하자 그 부인에게 새 삶을 찾도록 한 뒤 처조카를 대신 키우고 있다. 말이 해외여행이지 인도, 브라질, 탄자니아 등 45개국 200여개 도시를 하루에 20㎞ 이상씩 걷는 고난의 행군이었다. 이 때 일정과 느낌 등을 틈틈이 글로 써 인터넷에 연재하면서 장안의 화제가 됐다. 이 본부장은 1999년 월간문학세계를 통해 수필 ‘돈바위산의 선물’ ‘아버지’ 등으로 문단에 등단했다. MB(이명박 대통령당선인)계 인물로 불리던 김병일 전 본부장이 총선출마를 위해 사표를 낸 뒤 후임으로 요직에 앉았다. 과거의 일 솜씨를 높게 평가한 오 시장의 진용에 발을 담근 셈이다. 서울시는 또 이종현(오른쪽) 부대변인을 정무특보로 임명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된 윤한홍 전 기획담당관을 지방부이사관(3급)으로, 이승균 전 도시행정팀장을 서기관(4급)으로 승진시켰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新 인디아 리포트] (6) 인도 중산층 가정 탐방

    [新 인디아 리포트] (6) 인도 중산층 가정 탐방

    |방갈로르(인도) 최종찬특파원|기자들을 집으로 초대한 스리니바사 무루티(37) 방갈로르대학 외국어대학원 한국어과 교수는 전형적인 남인도인이었다. 키가 작고 피부가 까무잡잡한 드라비디안의 후손이었다. 방갈로르 쿠마아파크 주택가에 위치한 그의 집은 5층 연립주택의 3층에 있었다. 현관문엔 가네시 신의 얼굴이 그려진 상징물과 꽃장식이 걸려 있었다. 거실엔 가죽소파와 양탄자에 수를 놓은 그림, 텔레비전, 물소 뿔조각, 장식장 등이 어우러져 인도 중산층에 걸맞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8개 언어 구사… 한국 이름은 ‘박수인´ 무루티 교수는 언어의 달인이다. 영어, 일본어, 한국어, 힌디어, 델레구, 우르드, 카나라, 우르드어 등 8개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무르티의 한국 이름은 박수인. 박은 한국 친구의 성에서, 수는 자기 이름의 첫 자, 인은 인도의 첫 자를 땄다. 그가 한국어과 교수가 된 사연은 이렇다. 방갈로르에서 태어나 방갈로르대학을 나온 그는 1992년 문화체험교류 프로그램으로 일본에서 1년간 유학했다. 도쿄, 나가사키, 홋카이도를 오가면서 일본어를 배웠다. 운명의 장난인지 인도에 돌아오기 전 한국에 2주간 머물 기회가 왔다. 사찰과 고궁을 돌아보면서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 그가 알고 있었던 한국말은 ‘담배’와 ‘고맙습니다’ 단 두 마디. 인도로 돌아온 그는 이화여대에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1994년 한국으로 다시 건너와 이화여대 외국어학당에서 3년간 한국어를 배웠다. 수업이 없는 날엔 아르바이트를 했고 휴일에는 강릉 등 동해안 일대를 여행하며 한국문화를 체험했다. 그는 “일본인은 자기 속내를 결코 드러내지 않는 반면 한국인은 알고 나면 흉금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가 된다.”고 평했다. ●한국어 널리 보급하는 꿈 포기 못해 인도로 돌아온 그는 미국 회사인 오라클에서 2002년부터 3년간 근무했다. 하지만 인도에 한국어를 널리 보급하려는 꿈을 포기할 수 없어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이때부터 그는 모교인 방갈로르대학에 한국어과 개설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단과대학장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지난해 9월 남인도 지역에서는 두 번째로 한국어과가 개설되는 성과를 얻었다. 그는 한국어과에 대해 “아직은 수료과정이지만 내년에는 학위과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학기의 수강생은 모두 6명. 이중 3명은 IT업체에 다닌다. 이들이 수업을 듣는 이유에 대해 “한국업체에 전직하려는 사람과 다른 언어를 배우려는 사람 등 두 부류로 나뉜다.”고 설명한 뒤 “다음 학기엔 수강생들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달에 8차례 강의 “수강생 많이 늘었으면…” 그는 지금 일주일에 2차례, 한 달에 8차례 한국어 강의를 한다. 학생들은 신문광고를 통해 모집하며,1년 학비는 2000루피(약 4만 8000원)다. 교재는 이화여대의 허락을 받아 외국어학당의 한국어교재를 사용한다. 하지만 월급이 적어 한국어와 일본어 번역·통역하는 일을 함께한다. 그는 “월급은 적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가르친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의 가족은 모두 7명이다. 부인 소유잔야(29)는 전업주부로 그와 같은 카스트 출신이다. 수줍은 미소가 일품이었다. 아들 아슈윈(3)은 엄마를 닮아 조각 같은 얼굴이었다. 아버지 K T 벤카타 랑게고다(76)는 투잡맨이다. 가죽제품을 만드는 일을 하면서 중풍과 피부질환을 고치는 전통의술도 펼친다. 어머니 G P 락슈미(66)는 전업주부다. 형 자야프라카시(42)는 호주로 건너가 살고 있다. 부동산업자로 성공해 미모의 백인여성과 결혼했다. 형 가족은 몇 년에 한 번씩 고향방문을 한다고 했다. 여동생 스리데비(33)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그녀는 인도 랭킹 3위의 실력을 자랑하는 당구선수다. 롤러스케이트 선수로 출발해 사격 등을 하다가 지금은 당구에 전념하고 있다. 거실 장식장에는 그녀가 탄 각종 메달이 놓여 있다. 그녀는 지난해 10월 당구 국가대표선발전에 출전하려고 집을 나서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스쿠터를 타고 동네 주택가 도로를 빠져 나가려는데 1300㏄ 오토바이가 시속 160㎞로 달려와 받아버리는 바람에 중상을 입었다. 무루티 교수가 보여준 사고현장 사진 속의 스쿠터는 처참할 정도로 산산조각이 나 있어 사고 당시의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이 갔다. 그녀는 아직도 팔에 깁스를 하고 있다. 그녀는 식당에 걸려 있는 할아버지 사진을 가리키며 “유명한 의사였다.”고 자랑했다. 그는 “연애결혼이 갈수록 늘어간다.”며 “나도 다른 카스트의 여자를 좋아해 결혼하고 싶었는데 여자가 싫어해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여동생은 다른 카스트 출신의 남자와 연애를 통해 내년에 결혼을 한다. ●식당 한편에는 가네시 신을 모시는 기도시설 그가 전세금 80만루피(약 1920만원)를 주고 10년째 살고 있는 집안을 둘러보니 큰 방이 4개나 있었다. 주방에는 온갖 향신료가 가득 차 있었다. 문마다 안전고리와 자물쇠 등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를 했다. 밤손님들의 방문을 사양하기 위해서다. 식당 한편에는 가네시 신을 모신 기도시설이 있다. 그는 “아침마다 목욕재계한 뒤 향을 피우고 신에게 재앙을 막아주고 재물을 벌게 해달라고 소원을 빈다.”고 말했다. 한참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데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라는 전갈이 왔다. 모녀가 정성스럽게 준비했다. 치킨 칠리(닭고기 고추볶음), 치킨 티카 마살라(닭고기 매운 양념소스), 치킨 비리야니(닭고기가 들어간 밥), 로티(밀가루빵), 파파드(콩으로 만든 넓적한 빵), 찬나 마살라(콩 양념소스), 그린 샐러드, 삼바르(카레수프) 등 북인도 전통음식이었다. 식사를 하면서 힌디어를 하나 가르쳐달라고 했더니 그는 사랑한다는 말을 알려줬다.“남자가 말할 때는 메 압코 피아르커르타훙, 여자가 말할 때는 메 압코 피아르커르티훙.” 융숭한 대접과 재미있는 이야기로 밤이 깊어진 줄 몰랐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작별을 고하니 무루티 아버지까지 손자를 안고 맨발로 버스 타는 곳까지 나와 기자 일행을 배웅했다. 인도 중산층 가정과 인도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하루였다.“단냐밧(고맙습니다) 무루티!” siinjc@seoul.co.kr ■ 한국어 수업 참관기 |방갈로르 최종찬특파원|방갈로르대학 외국어대학원 캠퍼스는 초라했다. 맨땅에 콘크리트 건물 한 동만 덩그러니 있었다. 스리니바사 무루티 교수의 일요일 강의가 예정된 2층의 강의실에 올라갔다. 학교 전체가 정전이 돼 한국어 수업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다. 학생 6명 가운데 3명은 지방 출장 때문에 빠지고 3명만 출석했다. 학생들은 “한국어 좋아합니다.”라는 인사말로 기자 일행을 환영했다. 서투른 한국어로 학생들은 돌아가며 한국어를 배우게 된 동기를 밝혔다. 셋 중에서 한국어를 가장 잘하는 도요타 직원인 토마스 V J(33)는 “갈비와 김치찌개를 좋아하며 일본에서 활동 중인 가수 계은숙도 알고 아리랑도 부를 수 있다.”면서 “한국어는 쓰기는 쉬운데 읽기와 발음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인포테크 직원인 라슈리 라오(여·34)는 “통역사가 되고 싶어 한국어를 배운다.”면서 “한국어는 쓰기는 쉽지만 발음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엘앤티(L&T) 직원인 자프라카시 라이르(35)는 “상대적 희소성 때문에 한국어를 배운다.”고 털어놨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남인도에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며 “한국정부가 한국어 보급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알고 싶다.”고 물었다. 한참 대화의 꽃이 무르익어가고 있는데 불이 들어왔다. 그들은 우리들 앞에서 수업을 시작했다. 수업방식은 이러했다. 무루티 교수가 그날 배울 분량을 큰 소리로 한 번 읽어준 다음 원어민의 발음을 카세트 테이프로 듣게 했다. 그리고 나서 한 소절씩 듣고 학생들이 따라 읽게 했다. 수업방식이나 학생들의 한국어 수준 등 모든 것이 초보수준을 못 벗어난 느낌이었다. 하지만 무루티 교수와 학생들의 눈빛에서는 고급과정 이상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이 교실엔 우리 말이 번영의 꽃을 피울 것이다. 바로 옆 교실의 일본어 강좌엔 직장인 20명이 몰렸다. 일본 정부에서 파견해준 일본인 강사가 역시 일본 정부가 지원해준 일본어 교재로 열심히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었다. 한국어 교실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2010년까지 최소 10개국어를 가르치는 남인도 최고의 글로벌 랭귀지 센터를 만들고 싶다.”며 한국 대사관의 지원을 요청한 로티 뱅크티시 대학 사무처장의 안경 너머로 무루티 교수와 학생들의 타오르는 눈빛이 빛나고 있었다. siinjc@seoul.co.kr
  • 옥탑방 할머니 세상을 훈훈히…

    2005년 전세금을 포함한 전 재산을 유산으로 기부해 감동을 줬던 김춘희(82) 할머니가 3일 정부 지원금을 아껴 모은 500만원을 또다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매달 38만원쯤 나오는 생활보조금과 후원금을 아껴 모은 돈이다.7년 전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된 김 할머니는 보조금과 복지관에서 주는 도시락으로 생활하면서도 늘 자기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왔다. 할머니는 3년 전에는 자신이 세상을 떠난 후 남겨질 옥탑방 전세금 1500만원과 통장에 있는 1000만원을 모금회에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시신과 장기도 기증하기로 약속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서울신문 신춘문예-평론당선작] ‘여수’에서 식물성의 세계로, 그 타자 찾기 - 한강론/주지영

    1. 잃어버린 타자를 찾아서 우리네 일상은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경계의 반복적인 명멸과 대면하는 자리에 인간을 위치시킨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힘들에 의해 일상의 공간은 구획되고 짜여진다. 주어진 공간의 구획을 넘어서는 순간에도 경계 짓기는 끝없이 지속된다. 안주와 일탈의 길항은 일상의 작은 균열들 속에서 내파되고, 일탈의 가능성을 지속시키는 새로움을 향한 갈망조차 이미 기획된 미시적인 욕망의 파편들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번번이 실패한다. 그러기에 ‘가지 않은 길’을 향한 욕망은 달콤하면서도 씁쓸하다.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한다면 일상을 전복시킬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그 위험을 고스란히 떠맡은 것, 그것이 소설의 운명이 아닐까? ‘길이 시작되자 여행은 끝났다.’는 루카치의 명제는 소설의 발생론적 배경을 논하는 자리에서 도출된 것이지만, 그것은 현대의 소설이 처한 위상을 거론할 때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 소설의 문법 속에는 고향으로 가는 길을 비추는 작가의 ‘별빛’이 있어야 하고, 또한 현실사회의 고해를 건너는 ‘모험’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모험을 통한 별빛 찾기, 이를 달리 잃어버린 타자 찾기라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근대적 인식이 현실을 지배하기 시작한 후, 인간은 이가 빠진 동그라미 같은 불구자로 전락해 버렸다. 이가 빠진 동그라미는 자신의 반쪽을 찾아 끊임없이 벌판을 방황한다. 그 벌판은 근대자본주의로 인해 황폐화된 불모지이다. 그곳은 산업사회일 수도 있고, 후기산업사회일 수도 있다. 동그라미는 그런 삭막한 곳에서 자신의 반쪽인 타자(the other)를 찾아 온전한 존재가 되고자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 반쪽을 찾지 못하는 한 동그라미는 영원한 불구자일 수밖에 없다. 잃어버린 타자를 찾아나서는 고독한 탐험가, 그가 작가이다. 잃어버린 타자는 인간이 황폐화시킨 자연일 수도, 남성에 의해 도구화되어 억압받는 여성일 수도, 도시에 의해 황폐화된 농촌일 수도, 자본가에 의해 착취당하는 노동자일 수도, 이성에 의해 감금된 비이성일 수도 있다. 소설은 잃어버린 타자를 되찾고 타자와의 합일을 이뤄내고자 하지만, 당연히 그러한 지향은 실패한다. 그러나 실패할 줄 알면서도 그 세계를 강렬하게 지향한다. 그래서 우리가 발 딛고 선 현실이 얼마나 황폐한가, 또 얼마나 폭력적인가를 깨달을 수 있게 한다.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것에 가치를 두어야 하고, 어떠한 삶을 영위해야 하는가를 뼈저리게 깨우쳐 주는 것, 그것이 소설이 짊어져야 할 비극적 운명이다. 어떤 타자를, 어떻게 지향하는가, 바로 그 점에서 소설의 색채와 작가가 이뤄내고자 하는 세계는 다른 빛깔을 띠게 된다. 소설사적 흐름에서 위대한 작가로 평가받는 이들은 바로 이 잃어버린 타자를 찾기 위해 모험을 시도했고, 그 모험의 결과로 산출된 별빛들은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우리 앞에 빛을 밝혀준다. 인간에게 불을 내어 준 프로메테우스가 그 대가로 자신의 심장을 독수리에게 내맡기듯 그들은 우리에게 ‘지금, 여기’를 밝혀 줄 소설을 쓰기 위해 벌판을 고독하게 방황한다. 그렇다면 최근 소설에서 프로메테우스처럼 소설의 비극적 운명을 천형으로 짊어지고 가는 작가는 얼마나 되는가. 오히려 우리는 이러한 소설의 운명을 포기하는 경우를 더 많이 보고 있지는 않은가.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매스미디어적 메시지들을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재생산함으로써 소설의 고독한 운명을 방기하고 현상적이고 피상적이며 찰나적인 것에 쉽게 자리를 내어주는 작품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결여한 채 일상에 안주하여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쾌락들을 경탄해마지 않는 그런 소설들을 대하는 일은 무척이나 고통스럽다. 프로메테우스의 천형처럼 소설의 비극적 운명을 짊어지고 고독한 방랑의 길을 떠나는 작가가 더욱 고귀해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한강은 ‘모험을 통한 타자 찾기’에 충실한 작가이다. 한강의 ‘모험’은 현실사회 모순의 해부보다는 그 현실사회에서 불구자로 전락한 인간의 보편적인 존재 조건에 초점을 맞춘다. 그의 작품은 죽음과 광기, 소통의 법칙을 뒤집는 침묵이나 몸짓, 욕망의 금기를 위반하는 근친상간, 동물성에 대비되는 식물성 같은 언표들을 공적인 영역 속에서 가시화한다. 뼛속부터 밝음의 영역에 속해있던 기획된 욕망들을 삭제하려는 충동질로 가득한 그의 소설에서 인위적인 모든 것들은 부정된다. 제도나 관습 일반에 ‘길들여지는’ 것을 거부하고, 획일화된 것들을 거부한다. 먹고 마시는, 삶을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욕망들조차 깡그리 부정하고 난 뒤에서야 비로소 인간존재의 진정한 의미들을 힘겹게 터득해 나간다. 폭력적인 일상에 휘둘릴수록 본래의 육체에 깃들이고 있었을 법한 영혼에 대한 갈급이 더욱 증폭되는 것이다. 그 공간에서 가라앉았던 감정의 앙금들을 분출하고, 토해낼 때 비로소 영혼의 정화는 일단락된다. 의식(儀式)과도 같은 파토스가 지나가고 난 빈 자리에 ‘타자’를 향한 존재의 갈망이 채워진다. 그렇다면 한강 작품에 나타나는 ‘모험’은 무엇이며, 그 모험을 통해 찾고자 하는 ‘타자’는 무엇인가. 초기 작품에서는 죽음의 기억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여수’로 상징되는 타자가 설정된다. 타자의 자리가 설정된 이후 그 타자와의 합일 방법을 탐구하는 쪽으로 나아가는데, 그것이 ‘가면벗기와 맨얼굴 찾기’에서부터 출발하여 ‘언외언과 관의 사유’를 거쳐 ‘식물성의 세계에 대한 강렬한 욕망’으로 이어진다. 그 과정이 첫 창작집 ‘여수의 사랑’(문학과지성사,1995)에서부터 ‘내 여자의 열매’(창작과비평사,2000)를 거쳐,‘채식주의자’(창비,2007)로 전개되는 바, 이에 대한 검토를 통해 한강 작품의 의의를 탐색하고, 나아가 ‘지금 여기’에 대해 고민하는 소설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지평이 무엇인지를 점검하고자 한다. 2. 관념으로서의 여수(旅愁), 행(行) 일곱 편의 단편이 실린 첫 창작집 ‘여수의 사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일상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채 병적 징후에 시달리거나 심지어 자살 같은 극단적 행위를 통해 죽음을 택하기도 한다. 한강 소설에서 다루어지는 죽음은 인간의 육체에서 숨이 빠져나가는 생물학적 의미의 죽음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 죽음은 그 기억 속에 유폐된 인물들이 좌절하고 절망하도록 만드는 요인이면서, 한편으로는 그 인물들이 삶의 영역으로 나오도록 이끄는 통로이다. 그 통로의 끝에서 인물은 좌절과 절망 같은 심리의 장막 뒤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타자와 조우한다. 그런데 여기서 작중 인물의 병적 증후나 자살 등을 유발하는 가족의 죽음을 두고 죽음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물음으로써 현실에 내재한 모순이 무엇인가를 밝혀내는 일은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죽음의 기억은 인물의 내면에 일상에 적응할 수 없을 만큼의 정신적 상흔으로 남겨져 있다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어린 시절 농약을 먹고 자살한 아버지와 동네 아이들에게 매맞아 죽은 동생 진규에 대한 기억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질주’의 인규, 생모의 죽음에 대한 기억으로 일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저녁빛’의 제헌, 어머니의 죽음과 아버지의 동반 자살에 대한 기억으로 인해 심각한 결벽증을 앓는 ‘여수의 사랑’의 정선 등을 보면 그렇다. 누군가의 죽음이 현실을 살아가는 인물들에게 부적응이라는 요인을 촉발하는 정신적 상흔으로서 작동한다면, 그것은 작가의 인식이 현실의 모순에 대한 인식이 아닌 인간 존재의 보편적인 조건을 문제 삼는 쪽에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말하자면 한강의 관심은 불행한 존재로서의 인간을 드러내는 측면에 놓인다. 따라서 작가는 가족의 죽음을 인물의 기억 속에 저장해 두고, 삶과 죽음, 사랑과 미움, 용서와 증오 등과 같은 보편적 주제와 연결시킴으로써 특정 시대, 특정한 상황을 뛰어넘어 인간의 보편적인 존재 조건을 탐색하려 한다. 어린 시절 가족의 죽음과 관련된 기억, 그러한 정신적 상흔으로 인한 병적 징후, 죽음과 같은 음울한 기운이 만연한 일상에의 부적응, 기억을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 등으로 구성된 서사가 ‘여수의 사랑’ 전편을 관통한다. 이러한 서사구조를 깔고 작가는 삶과 죽음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다. 어둡고 침울한 어조에도 불구하고 작품에 설정된 타자는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으로 한 폭의 아름다운 수묵화 안에 오롯이 담긴다. 가령,‘여수의 사랑’을 보자. 이 작품에서는 정선과 자흔이라는 두 명의 인물이 서사를 이끌어 나간다. 먼저, 정선의 경우. 여수에서 보낸 어린 시절, 어머니가 죽자 아버지는 술에 찌들어 살다가 결국 정선과 어린 동생과 함께 바다로 뛰어들어 동반자살을 꾀한다. 혼자 살아남은 정선은 서울에 살면서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어린 시절의 끔찍한 기억으로 인해 일상에 적응하지 못한다. 정선은 서울을 죽음과 같은 음험한 기운이 만연하고, 온갖 병균이 득실한 곳으로 여긴다. 그곳에서 정선은 ‘결벽증’과 같은 병적 증세에 시달린다. 다음 자흔의 경우. 그녀는 두 살 때 서울역에 버려져 고아가 된 뒤 보육원 생활을 거쳐 입양이 된다. 돈에 대한 욕심도, 행동거지에 조심성도 없다.‘모든 것을 생각 없이’ 다루는 그녀는 아무 희망도 없이 도시를 옮겨 다닌다. 자흔은 일상의 ‘나’와 또 다른 ‘나’의 두 가지 모습으로 존재한다.‘핏기가 없는 데다가 입가와 뺨에 온통 하얗게 버짐이 피어 흡사 분가루를 뒤집어쓴 광대 인형’ 같은 것이 일상의 ‘나’이고, 늘 떠돌아다니면서 세상사에 무관한 채 ‘견고한 평화가 어른거리는 얼굴’,‘무구하고도 빛나는 웃음’,‘천진한 영혼’을 가진 것이 또 다른 ‘나’이다. 또 다른 ‘나’는 여수에 대한 사랑을 간직하고 있다. 고향도 모르는 자흔은 성인이 되어 문득 찾게 된 여수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여수를 고향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일상의 ‘나’를 버리고 또 다른 ‘나’로 거듭 태어나고자 한다. 그녀에게 여수는 풍경이 아름다운 공간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품은 공간으로 인식된다. 죽음과 같은 음험한 기운, 온갖 병균으로 득실한 ‘서울’에 대비되는 여수란 과연 어떤 곳인가. 길 여기저기에 소들이 쟁반만 한 똥을 갈겨놓은 진짜 시골이었어요.(중략) 그냥 ‘아름답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다시 길을 내려오는데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는 거예요. 마을 앞 버려진 부두에는 누더기 같은 천막이며 더러운 판자때기들이 뒹굴고, 검푸른 물결은 갯벌을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가 밀려가고……염소 울음 소리, 새소리, 바람, 두엄 냄새, 일하는 아낙네들……그 가운데 어느 하나도 낯익은 것이 없었는데도 마치 내가 얼굴도 모르는 어머니 품속에 돌아와 있는 것 같았어요.(‘여수의 사랑’,50∼51쪽) 따뜻한 산수화 한 폭을 보고 있는 듯한 여수의 풍경은 자흔에게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진 곳으로 각인된다.‘푸른 실 하나하나를 촘촘히 엮어 놓은 것같이 잔잔한 만’에 염소 울음소리와 새소리가 있고, 바람이 불고, 두엄 냄새가 나며, 그런 자연적인 것들과 어우러져 백발 성성한 노인과 머릿수건을 쓴 아낙네, 상고머리 소년들이 일을 하는 곳,‘무덤’마저 ‘착하고 둥글둥글’하게 생긴 곳, 그곳이 바로 자흔의 기억 속에 자리한 ‘여수’이다. 고향도 모른 채 고아로 자란 그녀에게 여수는 ‘어머니 품속’처럼 아늑하고,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의 고향으로 살아 숨쉰다. 여수로 표상되는 이 세계야말로 자흔에게 인간다운 삶을 가능토록 하는 타자이다. 그녀가 여수를 갈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녀는 도시의 삶을 견디기 위해 어항에 물고기를 키우기 시작한다. 그녀가 물고기 키우는 일에 정성을 들이는 까닭은 자신이 물고기가 되고 싶어서이다.“세상에 있는 모든 물은 바다로 흘러가고, 그 바다는 여수 앞바다하고 섞여 있”다고 생각하는 그녀에게서 물고기가 되고자 하는 일이란 어머니의 품속 같은 여수로 흘러들어 가는 일에 다름 아니다. 일상의 ‘나’를 거부하고 아름다운 어머니의 품속 같은 ‘여수’와 일체가 되고자 하는 또 다른 ‘나’를 지향하는 자흔을 통해, 정선은 어린 시절의 정신적 상흔으로부터 힘겹게 빠져나오기 시작한다. 정선에게 죽음의 기억이 서린 여수는 병적 증세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자흔은 그런 정선에게 여수를 이야기하고, 그럴 때마다 정선의 결벽증은 심해진다. 그러다가 정선은 차츰 자흔을 통해 환기되는 여수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되고, 결국 자흔이 그녀의 곁을 떠나자 정선 역시 여수행 기차를 탄다. 정선의 여수행은 자흔처럼 일상의 ‘나’로부터 벗어나 아름다운 여수를 사랑하는 ‘나’로 거듭 태어나기 위한 피할 수 없는 여행이다. ‘여수의 사랑’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어머니의 품속’ 같은 타자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그것이 ‘지금, 여기’라는 현실에 작가가 천착한 결과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인간은 불행한 존재다.’라는 관념의 영역에서 설정된 것이어서 이 작품은 삶에 대한 리얼리티가 충분히 확보되어 있지 않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다.‘여수’라는 타자가 실현가능한 것으로서의 몸피를 얻기 위해서는 현실에 대한 작가의 천착이 심화되어야 하며, 더불어 그렇게 얻어진 타자와 합일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도 탐구해 들어가야 한다. 3. 맨얼굴에 담긴 관(觀)의 사유 실현가능한 것으로서의 ‘타자’가 되기 위해 작가의 인식이 구체적인 현실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 타자와 합일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탐구하는 것, 그것이 ‘어둠의 사육제’와 ‘아기부처’에서 이뤄진다. 이들 작품에서 ‘여수’로 상징되는 타자에 대한 직접적인 지향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대신 타자와의 합일이 가능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는 데 주력한다. 그 방법은 ‘가면 벗기를 통한 맨얼굴 찾기’와, 용서라는 마음이 우러나오도록 하는 ‘관’의 사유로 구체화된다. ‘어둠의 사육제’를 보자. 먼저 주목할 것은 ‘서울’을 바라보는 작가의 인식이다. 작가는 ‘서울’이라는 도시를 여전히 ‘어둠’이자,‘인간들의 더러운 그림자’가 지배하는 ‘무덤’으로 인식한다. 죽음의 기억이 이러한 인식을 이끌어내었던 초기작과는 달리, 이 작품에서는 서울의 구체적 현실에 천착하여 그 속에 내재된 동물적 폭력성을 감지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작가의 인식이 현실에 밀착해 있음을 보여준다. 얼마나 세상에 밟히고 뒤둥그러지면 저렇게 되는 것일까, 하고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 여자의 동물적인 분노와 보복을, 번들거리는 눈과 기차 화통 같은 목소리를, 그 이상 철면피할 수 없을 되바라진 억양을 묵묵히 관찰하며 나는 연민이나 환멸이라고만은 설명하기 힘든 야릇한 슬픔에 사로잡히고 있었다.(‘여수의 사랑’,230쪽) 중년 여자는 자신의 얼굴을 실수로 때린 여대생에게 ‘동물적인 분노와 보복’으로 폭력을 휘두르고, 전철에서 뻔뻔스럽게 자리 양보를 요구한다. 비단 중년 여자뿐만이 아닌 이 작품의 여러 인물들에게서 모두 감지되는 동물적 폭력성은 이후 전개되는 한강의 소설에서 현실 인식의 한 증좌가 된다. 나(영진)와 인숙 언니는 같은 고향 사람으로 둘 다 서울로 상경한다. 영진은 ‘세상에 대해 좋은 것만 생각’하고 ‘착하게’ 살아왔다. 그리고 인숙 언니는 ‘커다랗고 감정이 풍부했던 눈이며 부드럽기만 했던 입매’를 가진 사람이다. 그러나 이들은 서울로 올라와 변화한다. 여직공이던 인숙은 ‘거친’ 말씨를 내뱉고 ‘나쁜 쪽만 생각’하는 ‘독한 사람’으로 변한다. 무역회사 경리를 하면서 돈을 모아 대학 영문과에 진학할 생각을 하던 영진은 인숙이 전세금을 빼들고 도망가자,‘악하게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잘 벼린 오기 하나만을 단도처럼 가슴’에 품고 ‘인간에게 살의를 느끼는 사람’으로 변한다. 명환 역시 ‘본래 선한 사람’이었으나, 교통사고로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잃고 ‘모든 인간들에게 살의’를 품는다. 간암을 치료하기 위해 전세금을 갖고 도망간 인숙이나, 그 인숙으로 인해 ‘독기’를 품은 ‘나’나, 돈으로 용서를 구해온 가해자에게 복수를 꾀하는 명환이나, 모두 중년 여인처럼 동물적 분노와 보복심으로 폭력을 휘두른다. 어둠 속에 꼿꼿이 네 발을 세운 채로, 경련하는 암고양이의 모습을 소리없이 주시하고 있는 검은 수고양이의 모습은 흡사 악령 같았다.(‘여수의 사랑’,223쪽) 쥐약을 먹고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암고양이를 냉혹하게 주시하는 악령 같은 수고양이는 동물적 폭력성이 난무하는 현실을 환유하는 장치이다. 영진과 인숙, 명환 등은 바로 이 동물적 폭력성에 길들여진다. 이러한 동물적 폭력성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인가. 우선 가면을 벗음으로써 맨얼굴을 찾는 것이 그 첫 번째 방법이다. 동물적 복수심으로 남을 괴롭혀 온 명환이 결국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고통스러워하다가 ‘빈손’,‘완전한 빈 몸뚱이’가 되기 위해 자살하는 모습을 보고, 영진 역시 그런 복수심을 버리고 간암 치료를 받는 인숙 언니의 행동을 이해하고 용서한다. 바로 이 과정에서 가면 벗기와 맨얼굴 찾기가 이뤄진다. 지하철 창문에 비친 객실의 음산한 풍경 속에 내 얼굴은 어딘가 낯설어 보였다. 나는 그 가면 같은 얼굴을 뒤집어쓴 사람이 더 이상 눈물 따위를 흘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여수의 사랑’,231쪽)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인 일상에 길들여진 자들의 뻔뻔스러운 얼굴을 표상하는 ‘가면 같은 얼굴’은 인간 존재의 본질을 은폐한다. 그 얼굴은 인간의 것이라기보다는 폭력적인 동물성을 표상하는 수고양이의 것에 가깝다. 작가는 가면을 쓴 비정한 일상의 인간들에게서 발견한 물질만능주의, 출세지향주의, 가족이기주의와 같은 현실의 모순을 비판의 목록에 등재한다. 동물적 폭력과 복수심에 길들여진 일상의 가면을 벗고 또 다른 ‘나’의 맨얼굴을 획득할 때 비로소 용서와 화해를 품을 수 있고, 또한 타자와의 합일이 가능하다. 요컨대, 맨얼굴 찾기가 타자와의 합일을 가능케 하는 일차적 방법인 셈이다. 맨얼굴로 도심의 일상에 나서는 영진에게서 현실을 향한 적극적인 대응 의지가 엿보인다. ‘어둠의 사육제´가 동물적 폭력성이 길들여진 가면을 벗고 그것에 오염되지 않는 맨얼굴을 되찾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면,‘아기부처´는 그 맨얼굴이 어떤 마음을 지녀야 하는지를 ‘언외언(言外言)´과 ‘관(觀)´의 사유를 통해서 강조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타자와의 합일을 가능케 하는 두 번째 방법이다. 주인공 선희는 프라임타임의 앵커인 남편과 소원한 관계를 유지한다. 남편은 어릴 적에 입은 화상 흉터를 감추려고 철저하게 긴 옷을 입는다. 선희가 감기에 들자 자신에게 감기를 옮길까봐 병원에 가보라고 강요하기도 한다. 그는 말실수 하나 용납하지 못하는 완벽주의자이고, 독단적인 인물로서 출세를 위해 자기관리를 철저히 한다. 선희는 처음엔 남편의 흉터를 보고 고됐을 그의 삶을 연상하지만, 결혼 후 이기적이고 권위적이고 철저히 자기중심적인 남편의 실체를 알고부터는 남편의 화상 흉터를 싫어하게 된다. 자신의 흉터를 보듬어 줄 사랑을 찾아 남편은 외도를 하고 선희는 남편으로부터 철저하게 버림받는다. 나는 한갓 짐승이었다. 땀에 젖어 산비탈에 엎드린, 누더기 같은 한겹 가죽만 남은 병약한 짐승이었다. 그 가죽 안에서 악취나는 거품처럼 부글거리고 있는 것은 오래 묵은 분노와 후회와 증오, 억울함과 자책감과 부끄러움이었다. 그것들이 내 살을 속에서부터 조금씩 조금씩 부식시켜 왔다(‘내 여자의 열매’,111쪽) 현실의 동물적인 폭력성에 선희는 철저히 희생당한다. 그 결과 남편과 세상을 향해 분노와 증오를 쌓아간다. 그렇지만 분노와 증오는 앞서 ‘어둠의 사육제’의 인물들처럼 스스로를 동물적 존재로 만들 뿐이다. 그런 동물적 삶으로 인해 선희는 황폐해져 간다. 그 삶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선희의 모습은 꿈 속 아기부처의 얼굴에 비춰진다. 아기부처가 짓는 표정들은, 음흉한 입꼬리와 날카로운 눈초리를 하거나, 차갑게 빈정대는 눈꼬리를 한 그녀의 내면과, 진흙이 끈적이며 달라붙기도 하고, 모래가 되어 부서지기도 하는 남편과의 현재 관계를 거울처럼 되비친다. 아기부처의 얼굴은 선희가 병약해가는 것이 “마음속에 맺힌 악취 나는 감정들” 때문임을 깨닫게 하는 경고의 스크린인 셈이다. 그렇다면 아기부처로부터, 동물성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인가? 먼저 그것은 ‘말’이 아니라 ‘침묵이나 몸짓’ 속에 현현하는 ‘언외언’에 있다.‘몸짓’으로서의 ‘언외언’은 ‘말’이 야기하는 폭력성으로부터 벗어나 있다. 남편, 어머니, 아기부처와 선희는 ‘말’이 아니라 ‘몸짓’으로 소통함으로써 화해한다. 어머니의 불화 그리기, 아기부처의 얼굴 빚기, 혹은 언어 장애 아동을 위한 삽화 그리기 등이 ‘언외언’의 도정에 가로놓인다. 아이, 까르르 웃는다. 처음으로 입을 열어 외친다. ‘가자!’ (중략) 아이의 손을 번쩍 들게 하고 엉덩이도 약간 띄워서 아이가 펄쩍 날아오르는 것처럼 해야겠다. 아빠의 몸까지 함께 날아오르려는 것처럼 해야겠다.(‘내 여자의 열매’,102쪽) 언어장애아동처럼 언어를 거부하는 것은 말의 논리와 체계, 즉 말을 배우면서 사회로 편입되는 사회화과정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말하자면 동물적 폭력이 난무하는 일상 현실의 ‘말’을 거부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가 아버지의 노력에 힘입어 자기 안의 성벽을 허물고 드디어 입을 연다. 선희는 그들이 느꼈을 법한 기쁜 감정을 몸짓에 담아 삽화로 그려내야 한다. 아이와 아버지의 “날아오르는” 듯한 몸짓에 ‘기쁘다’는 말로는 전할 수 없는 마음이 담긴다. 삽화를 그리며 깨닫게 된 ‘언외언’은 남편의 흉터를 어루만지는 몸짓에 담긴다. 남편이 다른 여자로부터 마음의 상처를 입고 머리를 짓찧을 때 선희가 남편의 머리를 감싸안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몸짓’ 역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이다. 그 마음은 ‘말’ 그 자체에는 은폐된 ‘무엇’이며,‘침묵’의 빈 공간에, 말없이 이루어지는 ‘몸짓’ 속에 실재한다. 결국 언표화 되지 않는 마음을 환기시키는 방법은 ‘언외언’에 있다. 그러나 단지 그뿐인가. 이 작품에서 ‘언외언’의 심층을 ‘관(觀)’의 사유가 가로지른다.‘말’의 폭력성 때문에 갇혀 있던 용서와 화해의 마음은 ‘관’의 사유에서 풀려난다. 이쪽과 저쪽의 경계를 나누는 구분 자체를 초월한 곳에, 그리고 속물적인 욕망을 넘어선 자리에 “관”의 사유가 존재한다. 일상을 지배하는 논리규범에는 담길 수 없는 진정한 마음이 “관”의 사유 속에서 우러나온다. (i) “그 스님이 그러더라. 관세음보살은 내 속에 있다고. 내 몸이 용서하는 마음으로 그득해지면 그게 바로 관세음보살이라더라.” (‘내 여자의 열매’,104쪽) (ii) 관음의 입술은 보일 듯 말 듯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귀가 퍽이나 예민한 이인가 보았다. 빗소리를 듣다가 깨달음을 얻었고, 늘 세상사람들의 소리를 관(觀)하고 있어 괴로이 부르는 음성을 듣는 즉시 곧 구제해 준다고 어머니는 말했다.(‘내 여자의 열매’,105쪽) 삶의 고통을 인내하고, 마음속에 관세음보살을 잉태하듯 용서와 사랑과 화해의 마음을 잉태하는 것, 그럼으로써 일종의 해탈의 경지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관’의 사유이다. 선희는 남편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자신이 바라는 진정한 부부 관계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깨닫는다. 자신이 그동안 봐왔던 남편의 모습은 실은 화상을 입은 그의 껍질에 지나지 않음을, 정작 남편의 마음은 화상으로 일그러진 피부 밑에 고통스럽게 감추어져 있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이런 마음을 가질 때,“목련은 나무에 핀 연꽃이라 목련(木蓮)이지. 그렇게 생각하며 올려다보자, 하오의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그 봉오리들은 마치 꽃잎 안에 흰 등불들을 감추고 있는 것 같았다.”(117쪽)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며, 나아가 겨울 나무에서 봄의 생명력을 감지할 수 있는 경지로 나아갈 수 있다. 겨울부터 저 날카로운 솔잎들은 초록빛을 띠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보니 같은 푸른색이지만 분명히 달랐다. 방금 나온 어린 싹 같은 연푸른빛이 생생하게 차올라 있었다./ 겨울에는 견뎠고 봄에는 기쁘다.(‘내 여자의 열매’,125쪽) ‘아기부처’의 마지막 장면이다. 겨울 지나 봄으로 가는 문턱에서 자연을 보고 느낀 감상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리 단순하지 않다.‘같은’ 푸름에서 ‘다른’을 간취하고, 겨울부터 ‘지속’되는 것들 가운데 ‘방금 나온’ 생명의 시작을 발견한다. 봄에는 꽃이 피고, 가을에는 낙엽이 떨어진다는 획일적인 공식이 아닌, 한 나무 안에서도 서로 다른 색의 잎들이 공존하고 있음을 긍정하는 사유, 앙상한 겨울나무에서도 미세한 생명의 떨림과 그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사유, 그것이 바로 ‘관’의 사유이다. 이 관의 사유를 마음속에 지닐 때, 동물적 폭력이 난무하는 현실의 삶을 극복하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는, 보다 인간다운 삶을 지향할 수 있다.‘겨울에는 견뎠고 봄에는 기쁘다.’라는 잠언과 같은 감탄은 아무나 도달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다. 4. 식물성을 향한 욕망의 존재론 타자와의 합일을 이루는 방법으로서의 맨얼굴과 ‘관’의 사유는 작가가 죽음의 기억으로부터 벗어나 구체적 현실의 삶에 뿌리내리면서 발견한 중간 경유지이다. 이 방식들은 의식의 층위, 마음의 층위에서 이루어진다. 이 층위는 평면의 동심원에서, 외원을 이루는 동물적 폭력성이 강렬한 외파로 밀고 들어올 때 위태롭게 흔들리는 내원과도 같다. 그 어떤 외파도 견딜 수 있기 위해서는 의식과 마음이라는 동심원의 평면 저 아래 깊은 심연에 자리한 무의식의 영역으로 그것을 심화시켜야 한다. 요컨대 타자와의 합일을 향한 무의식의 강렬한 욕망이 있다면, 그래서 의식의 수면을 꿰뚫을 정도로 강렬하다면, 그럴 때 현실의 외파에 맞설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한강은 ‘내 여자의 열매’를 거쳐 ‘채식주의자’,‘몽고반점’,‘나무불꽃’ 연작에 이르는 도정에서 욕망의 영역으로 작가 인식을 심화시킨다. 식물성의 세계에 대한 욕망이 그것이다. 이 순간 타자와의 합일을 이루는 방법으로 무의식의 심연에 자리한 욕망의 영역이 설정되고, 그 결과 관념에 지나지 않았던 ‘여수’ 대신 ‘식물성’의 세계가 새로운 타자의 자리에 위치한다. 이 타자는 여수처럼 현실과는 동떨어진, 현실 저 너머의 또 다른 공간에 있는 어떤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욕망 속에 살아 꿈틀거리는 것이자, 현실 속에서 실현 가능한 타자이다. ‘내 여자의 열매’는 식물성의 세계로 들어가는 첫 관문이다. 그러나 이 작품의 식물적 상상력이 길어내는 삶의 진실은 그 힘이 아직 미약하다. 현실도피의 차원에서 기획된 것이기 때문이다. 획일화된 일상이 싫어서, 도심의 똑같은 아파트가 싫어서, 지긋지긋한 피를 갈고 싶어서, 어머니처럼 되기 싫어서, 어디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없어서 결국 식물이 된다는 가정이 단순한 현실도피를 방증한다. 그리고 식물성의 세계에 대한 인물의 욕망 역시 미약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식물성의 세계를 강렬히 욕망하는 인물에 의해 식물성의 세계가 온전히 개화하는 작품은 ‘몽고반점’이다. 이 작품은 비디오아티스트인 그와, 몽고반점을 가진 처제와의 사이에서 벌어진 근친상간을 예술적 시선과 현실 윤리의 시선 속에서 포착해낸다. 이 작품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처제의 욕망과 그의 욕망이다. 우선 처제의 욕망을 보자. 그 욕망은 그의 눈에 포착된 몽고반점 속에서 엿볼 수 있다. 약간 멍이 든 듯도 한, 연한 초록빛의 분명한 몽고반점이었다. 그것이 태고의 것, 진화 전의 것, 혹은 광합성의 흔적 같은 것을 연상시킨다는 것을, 뜻밖에도 성적인 느낌과는 무관하며 오히려 식물적인 무엇으로 느껴진다는 것을 그는 깨달았다.(‘채식주의자’,101쪽) 처제의 몽고반점은 ‘순수성’ 혹은 ‘순수한 영혼’을 표상한다. 곧 ‘어린아이’처럼 처제는 일상의 폭력성에 물들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의 붓칠에 의해 ‘순수한 영혼’이 육체에 새겨진 ‘몽고반점’으로 가시화된다. 꽃을 그려 넣는 행위는 폭력적인 일상에 의해 상처받은 인간의 몸에 ‘순수한 영혼’이라 할 수 있는 식물성을 부여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그 결과 처제는 “뱃속의 얼굴”에 대한 무서움을 이겨낸다. “뱃속에서부터 올라온 얼굴”은 그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었던 진정한 욕망을 의미한다. 뱃속의 얼굴이 낯설고 무섭게 느껴진 까닭은 일상의 질서에 자신이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일상의 질서로부터 벗어날 때 그 얼굴은 자신의 본래 모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런 처제는 자신의 “순수한 영혼”을 가시화한 꽃 그림에 힘입고, 그녀 자신에게 내재해 있던 진정한 욕망을 발견함으로써,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게 된다. 그 결과로 풍겨 나오는 처제의 “배냇내”는 타자와의 합일이 뿜어내는 식물성의 ‘향기’인 셈이다. 몽고반점, 즉 꽃잎 그림자로서의 순수한 영혼과, 몸 혹은 꽃으로서의 진정한 욕망이 유기적 통일성을 이루는 세계, 그것이 ‘색채의 세계’로서의 식물성의 세계이다.“색채의 세계”는 “격렬한 세계”이자,“마술적” 세계이고,“전혀 다른 세계”이다. 식물성에 대비되는 동물성의 세계는 일상에 만연해 있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폭력성을 함축한다. 그것은 육식성, 적자생존, 약육강식 등으로 점철된 일상이자 문명의 세계를 표상한다. 반면에 식물성은 순수성과 공존의 세계이자, 가족의 윤리마저 붕괴되는 탈일상이자 탈문명의 세계로 압축된다. 인간의 몸과 꽃, 그리고 짐승이 뒤섞인 교합에서도 드러나듯, 식물성의 세계는 “추악하면서도 아름답고” 동시에 “삶의 시작이자 끝”이기도 하고,“모든 것이 담겨 있는” 동시에 “모든 것이 비워진 곳”이기도 한, 차별상을 가진 일체의 것이 존재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는 공간인 것이다. 하기에 처제가 욕망하는 식물성의 세계는 처제와 형부의 불륜관계처럼 제도의 금기마저 초월한 곳에 있다. 현실 제도의 금기를 위반하는 욕망이 존재할 수 있는 방식은 오로지 ‘죽음’과 ‘광기’의 영역 안에서이다. 곧 식물성의 세계에 대한 욕망은 금기의 위반에서 맛본 죽음과도 같은 향유(jouissance)를 안은 채 죽음을 향해 돌진할 것인가, 아니면 ‘광기’로 내몰려 사회로부터 배제당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여 있다. 그것이 어떤 선택이건 모두 일상에서의 ‘죽음’과도 같은 귀결로 치닫는다. 처제는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자신의 욕망을 끝까지 치열하게 표출한다. 그렇다면 그의 욕망은 어떠한가. 그의 욕망은 육체적 욕망과 예술적 욕망 사이의 긴장 속에서 유동한다. 비디오 아티스트인 ‘그’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마모되고 찢긴 인간의 일상”을 담아내는 작업을 통해,“강직한 성직자”로 불릴 정도로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그러다가 처제의 자해사건을 겪으면서 그가 작업했던 것들 역시 일상에서 자행되는 폭력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는다. 처제의 ‘몽고반점’은 그가 찾았던 “더 고요한 것, 더 은밀한 것, 더 매혹적이며 깊은 것”으로서의 실재를 현현하고 있었다. 처제의 ‘몽고반점’은 비디오아티스트인 그에게 이미지가 갖는 재현의 한계를 깨닫게 한다. 그는 지금까지 작업해 온 일상의 폭력성을 담은 이미지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재현했든 간에 상관없이, 실재의 고통과 감정을 사라지게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한계는 삶의 여러 국면에서 용솟음치는 욕망과 대면할 때마다 현실과 욕망의 경계 선상에서 그가 느꼈을 법한 환멸과도 같다. 그는 근친상간이라는, 현실의 금기를 위반하며 욕망의 극단에 잠시 도취된 결과, 잡으려 했던 욕망의 실재가 허망하게 스크린 너머로 사라지는 것을 보아야 한다. 그의 욕망은 처제가 보여주었던 내면으로부터 우러나온 욕망의 시선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그 욕망은 현실과 예술 사이에서 끊임없이 줄다리기를 하다 결국 자신의 육체적 쾌락 앞에 예술적 욕망을 무릎 꿇린 결과를 낳고 만다. 여기서 ‘그’의 욕망을 작가 한강의 글쓰기의 욕망과 연결시킬 수 있다. 처제와의 근친상간을 통한 식물성의 세계를 전면적으로 형상화하고자 하는 것이 작가의 애초의 글쓰기의 의도이다. 이 의도대로라면, 작중 인물은 ‘그’와 처제만으로 충분하다. 두 인물의 근친상간을 담은 캠코더의 화면처럼, 근친상간 그 자체만을 다루면서 식물성의 세계를 오롯이 드러내고자 하는 것, 그것이 작가의 본래 기획이고, 작가가 생각하는 예술이다. 그러나 그것은 밀실에서나 가능하다. 그것이 공적인 장으로 나올 때(발표될 때), 현실로부터 포르노그래피 혹은 외설로 집중 공격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비난을 피하고, 작가가 생각한 본래의 의도를 어느 정도 형상화하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그것이 ‘아내’이다.‘아내’는 현실 사회의 제도적이고 관습적인 윤리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이 ‘아내’의 등장에 의해 ‘그’와 ‘처제’의 근친상간은 작품 속에서 불륜으로 비판된다. 작가는 ‘아내’를 작품 결말 부분에 등장시켜 이 작품이 포르노그래피 혹은 외설이라는 비판을 비껴나가게 하고, 그러면서 자신이 본래 지향하는 예술(식물성의 세계를 형상화한 것)의 측면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은 한편으로는 작가 한강의 영민한 균형 감각에 기인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식물성의 세계를 전면화한 예술을 공적 영역으로 드러내기에는 아직도 현실의 억압과 금기가 완강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작가의 비판 의식에 기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의 본래적 욕망과 안전장치가 균형을 이루면서, 식물성의 세계에 대한 욕망을 드러내는 것이 ‘채식주의자’,‘몽고반점’,‘나무불꽃’으로 이어지는 연작이다. 이들 소설에서 영혜라는 인물은 그녀의 남편, 형부, 언니의 시선 속에서 포착된다. 세 인물은 각각 독특한 인물형을 표상하며, 그 인물형이 일상 속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드러낸다.‘채식주의자’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그녀의 남편(나)은 속물을,‘몽고반점’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형부(그)는 예술가를, 그리고 ‘나무불꽃’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언니(그녀)는 일상에 함몰되어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인간을 표상한다. 그들은 모두 길들여진 욕망에 사로잡힌 채 진정한 욕망을 추구하려는 영혜를 경계 밖으로 일탈한 인물로 취급하고 폭력을 휘두른다. 광인으로 내몰리는 가운데 영혜는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라도 자신의 욕망을 지켜내려 한다. 연작에서 교직된 인물들이 그려내는 삶의 진실은 무엇인가. 그들은 어떠한 삶이 진정한 삶이라고 인식하는가. 혹시 그것은 우리에게 진정한 욕망이란 ‘광기’와도 같은 것, 정상의 영역을 벗어난 것, 그래서 죽음과도 같다고 말하는 것은 아닌가.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한 채로 영혜는 죽음을 향해 한발 한발 다가간다. 그런 영혜에게 작가 한강의 깊고 고통스러운 숨결이 느껴지는데, 그것은 한강의 고민이 바로 진정한 욕망의 탐구 위에 있음을 방증한다. 5. 텍스트의 독법, 타자를 향하여 한강의 소설은 탄탄한 서사구성으로 인정받는다. 거기에 더해 텍스트 간의 긴장관계까지도 탄탄하게 조여 낸다. 그런 까닭에 한강의 소설 전체를 하나의 텍스트로서 파악하는 독법이 필요하다. 일종의 텍스트 간 소통의 재구성 방식이다. 그 하나로 고통스러워하는 주인공의 내면을 내밀하게 파헤치는 방식.‘여수의 사랑’에서 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둘, 둘 이상의 고통스러워하는 인물들이 서로의 고통을 마주 보기.‘저녁빛’이나 ‘진달래능선’,‘어둠의 사육제’에서는 서로의 고통스러운 내면을 보듬어주는 중층적인 시선들이 교직된다.‘내 여자의 열매’에서는 식물 되기를 꿈꾸는 인물의 내면을 편지 형식으로 삽입하고 지켜보는 시선에 남편을 배치한다. 셋, 동일한 사건을 겪는 인물들의 다중초점화.‘채식주의자’,‘몽고반점’,‘나무불꽃’이 만드는 연작 형식. 영혜라는 인물을 중심에 두고 ‘채식주의자’는 그녀의 남편의 시선에,‘몽고반점’은 형부의 시선에,‘나무불꽃’은 언니의 시선에 초점을 맞추고, 영혜를 바라보는 중층적인 시선들을 세 작품에 나누어 배치한다. 그럼으로써 식물성의 세계를 지향하는 영혜의 욕망을 보여주고, 그녀의 욕망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인식되는가를 부각시킨다. 더불어 텍스트마다 화자를 바꾸어 조명함으로써 각 인물의 내면을 포착하고 그 인물이 다른 인물들에게 어떻게 인식되는가를 보여주고자 한다. 그 결과 각 인물들은 세 텍스트 안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시선에 의해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이면서 ‘지금, 이곳’의 리얼리티를 무수히 직조한다. ‘여수의 사랑’에서 자흔이 꿈꾸는 ‘여수’에서부터 출발하여 ‘채식주의자’ 연작에서 영혜가 꿈꾸는 ‘나무 인간의 세계’로 나아가는 한강의 소설들은 궁극적으로 인간 존재에게 결여된 빈 공간이자 잃어버린 ‘타자’를 찾아가는 지난한 행보를 보인다. 한강은 그러한 타자와의 합일을 지향함으로써 폭력적인 일상 속에서 위협당하는 나약한 인간 존재를 보듬고자 한다. 작가 한강이 어두움의 세계, 즉 은밀하고도 사적인 영역들에 은폐되어 있는 죽음, 성, 욕망 등을 공론화의 장으로 내어 놓고, 그럼으로써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사유의 깊이를 마련하려는 시도는 그래서 더욱 값진 의미를 갖는다.
  • [희망을 본 사람들] (3) 출동중 부상 서동령·이도재 소방관

    [희망을 본 사람들] (3) 출동중 부상 서동령·이도재 소방관

    지난 7월15일 0시5분 부천소방서 당직실. 정적을 깨트리며 전화벨이 울린다.“고양이 울음소리 때문에 잠을 잘 수 없다.”는 하소연이다. 서동령(30)·이도재(36) 대원이 스프링 튕기듯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15분 뒤 도착한 곳은 부천시와 시흥시 경계지점에 위치한 주택가 편도1차선 도로. 주차된 승용차 아래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났다. 차량 밑바닥에 고양이가 몸을 웅크린 채 두 사람을 쳐다본다. 에어백을 이용해 차량을 들어올린 뒤, 고양이를 꺼집어낸다. 간단한 구조작업이었다. ●고양이 구조작업중 음주운전차량에 치여 하지만 두 사람은 반신불수가 될 뻔한 교통사고를 당한다. 구조작업을 마무리하던 중 만취상태의 음주운전 차량이 뒤에서 덮쳐왔다. 사고로 두 사람은 모두 다리를 다쳤다. 특히 서 대원은 두 다리의 피부와 근육이 30㎝ 이상 뜯겨 뼈가 훤히 드러났을 정도였다.100일 이상 입원하면서 십자인대 재건술과 근육파열 재건술 등 수술을 3차례나 받았다. 서 대원의 입원 생활을 뒷바라지한 어머니 최순희(59)씨는 “아들이 소방관으로 직업을 바꾸지 않았더라면 이런 사고가 안 났을 것 아니냐.”며 울먹였다. ●서동령씨 100일간 3차례 수술… 내년초 복귀 서 대원은 서울시내 한 병원 원무과에서 근무하다 응급 환자들을 실어나르는 소방대원들에게 매료돼 2005년 1월부터 소방대원으로 변신했다.“막상 내가 중상을 입고 수술통증 때문에 잠도 잘 수 없고 몸을 옆으로 틀 수도 없을 땐, 내 선택이 후회스러운 적도 있었다.” 그의 솔직한 심경이다. 하지만 소방대원으로 다시 서겠다는 의지 앞에 이 같은 고통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는 하루에도 수백차례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는 재활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다리근육이 썩지 않도록 하기위해서다.“재활운동 통증도 지독했지만 혹시 다리를 영영 못쓸 수 있다는 불길한 생각을 떨쳐 내는 게 더 힘들었다.”고 기억했다. 통원치료 중인 그는 내년 봄쯤 목발 없이 걷게 된다. 행정요원으로 복귀한 뒤, 몸이 완전히 회복되면 현장요원으로 다시 뛰는 게 그의 목표다.5월에는 결혼도 한다. 여자 친구인 황혜원(28)씨는 “오빠 몸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소식에 집에서 교제를 반대했으나 오빠가 가장 힘든 일을 이겨내 더 든든하다.”며 기뻐한다. 하지만 서 대원의 마음은 편치 않다. 함께 출동했던 이 대원이 아직 투병 중이기 때문이다. 이 대원은 사고로 그가 쓰러졌을 때,“동령아, 죽으면 안 돼, 정신차려.”라고 외치며 무전기로 구조를 요청했던 선배 대원이다. ●함께 다친 이도재씨 심한 부상에 이식수술 김석채 구조대장은 “이 대원은 정신이 있어 서 대원보다 부상 정도가 약한 줄 알았는데 의사진단 결과, 왼쪽 다리가 구조차량 배기통에 찔려 훨씬 상처가 깊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서울대병원 이영호 교수는 “오른쪽 다리의 경골 30㎝를 왼쪽 다리로 이식해야 하는데 국내에서 22㎝ 이상 이식해서 성공한 적이 없어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시흥소방서 구조대원인 부인 조승자(31)씨는 “수술비 때문에 전세금을 뺄 예정”이라면서 “3살된 아들을 위해서라도 아기 아빠는 꼭 다시 일어날 것”이라며 재기의지를 잊지 않았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재테크 칼럼] 축의금·조의금도 세금 낼까

    지난 봄 장남을 출가시킨 A씨는 결혼식 때 축의금으로 친지·동료 등으로부터 1억 2000만원을 받았다. 장남에게 신혼집 전세금으로 보태주려고 한다. 특히 사업을 하는 형님으로부터 목돈을 받은 A씨는 축의금도 증여 과세대상이 되는지, 여러 경로의 다양한 하객들이 준 축의금을 누구의 소유로 봐야 하는지, 또한 축의금을 자녀의 전세보증금 명목으로 줄 때 과세문제는 없는지 등이 궁금해 상담창구를 찾았다. 이처럼 천고마비의 계절을 맞아 주변에서는 결혼식이 한창이다. 그러다 보니 결혼식 때 받은 축의금 처리를 두고 고민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축의금을 둘러싼 쟁점은 크게 축의금으로 얼마까지 증여세를 내지 않고 주고받을 수 있느냐와 혼주가 받은 축의금을 결혼한 자녀에게 줄 경우 증여세 과세대상이 되느냐에 맞춰져 있다. 경사 때의 축의금이나 애사 때의 조의금은 부조(扶助)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경제적 대가 없이 금전 등을 주고받을 때 부과되는 세금인 증여세의 과세대상이 될 수도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과세기준 금액을 얼마로 볼 것인가에 대한 논란은 남는다. 결론적으로 현행 상속·증여세법에서는 그 기준금액을 사회통념이란 기준을 내세우고 있어 얼마부터를 과세대상으로 보는지 명확하지 않다. 축의금이나 조의금에 대한 증여세 비과세 기준은 1995년까지 지급자별로 20만원 미만이란 명문규정이 있었다. 그것도 96년 이후부터는 혼주나 상주와의 관계 등에 따라 금액이 달라질 수 있어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금품으로 변경됐다. 물론 현행 증여세법에선 일반증여 때의 면세점을 50만원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실무적으로 축의금 등 이와 유사한 금품으로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의 기준은 혼주 등의 소득·재산·경제적 지위 등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따라서 면세점을 넘는 일상적인 축의·부의금을 모두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보지는 않는다. 증여세 비과세 여부는 축의금을 낸 사람별로 판단하지만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금품에 해당하는지는 동일한 사건에 대해 지급받은 금품의 총액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축의금을 둘러싼 두 번째 고민인 사용하고 남은 축의금을 자녀에게 증여할 때의 증여세는 축의금이 과연 혼주인 아버지 소유이냐, 아니면 결혼 당사자인 자녀 소유이냐는 문제와 연결된다. 이는 귀속에 따라 증여세 부과 문제가 달라진다. 과세당국의 일반적 해석에 따르면 혼인시 축의금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혼주인 부모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혼주가 받은 결혼축의금으로 자녀 명의의 재산취득 등을 목적으로 증여하는 경우에는 증여세 과세대상이 된다. 다만 결혼축의금 중 혼주가 아닌 혼인 당사자와의 관계에 따라 받은 것임을 입증하면 과세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신규 세무사 하나은행 가계영업본부 전문가팀장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