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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디세이 서울] (2)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오디세이 서울] (2)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개인이 경험할 수 있는 시공간의 지평은 교통·통신의 발달 수준에 의존하기 마련이다.1970년 서울과 부산을 4시간 30분 거리로 좁혀 놓은 경부고속도로의 개통은 1905년 경부철도의 개통만큼이나 한국인의 시공간 경험에 일대 균열을 가져온 사건이었다. 1968년 경부고속도로가 착공될 즈음 공사 주무기관이 내건 구호는 “조반은 서울에서 점심은 부산에서”였다. 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내륙의 고도’였던 충청내륙의 소읍이 서울에서 2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관광명소로 부상하는가 하면, 투기바람이 몰아온 지가앙등으로 평생 똥지게 지던 촌부가 하루아침에 고급 세단을 굴리는 재력가로 변신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투기열’과 함께 온 국민을 사로잡은 것은 ‘속도열’이었다. 고속도로 시대의 개막으로 ‘꿈의 속도’로 여겨지던 시속 100㎞는 마음만 먹으면 경험할 수 있는 일상의 속도가 됐다. 전설적 록밴드 딥 퍼플을 흠모하던 제3세계의 불우한 청년들은 명품 스포츠카 대신 ‘명견’ 그레이하운드 로고가 새겨진 2층버스에 올라 ‘하이웨이 스타’의 속도감을 만끽하곤 했다. 이 시절 전국의 고속도로는 최고시속 120㎞의 미국산 ‘그레이하운드’와 140㎞의 일본산 ‘푸조’, 독일산 ‘벤츠’가 각축하는 레이싱장이었다. 고속버스 전성시대는 승용차 보급의 확대로 체증이 본격화한 80년대 말까지 지속된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이 완공된 것은 ‘고속버스 시대’가 정점에 달했던 1981년 10월이었다. 터미널이 들어선 반포동 19번지는 여름이면 한강이 범람해 무릎까지 물에 잠기는 상습 침수지역이었다. 서울시는 종로·남대문·동대문 등에 분산된 터미널로 인해 도심체증이 심화되자 1974년 통합이전계획을 수립하고 이 지역 지주들을 불러 시유지와의 교환 조건으로 부지를 넘겨받는다. 사업자가 바뀌고 규모가 축소되는 곡절 끝에 공사의 첫 삽을 뜬 것이 1978년 11월. 사업비 280억원이 투입돼 3년 만에 완공된 지하 1층·지상 11층의 터미널은 대형 건물의 ‘육면체 강박’을 탈피한 조형의 파격성으로 주목받았다. 뉴욕 그레이하운드 터미널을 모방했다는 새 터미널은 위로 올라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테라스형으로 지상 5층까지 버스가 올라가는 입체 구조물이었다. 여기에 백화점과 도매상가, 대규모 사무실까지 갖춰 하루 수용인구만 25만명에 달했다. 터미널 건립을 계기로 영동(永東·영등포의 동쪽)이라 불린 한강 이남의 도시개발은 더욱 속도를 낸다. 잠수교(75년)와 남산3호터널(78년), 반포대교(82년)에 이어 강북 도심과 영동지구를 연결하는 지하철2·3호선이 잇달아 개통된다. 서울의 도심기능을 ▲강북권 ▲영등포권 ▲영동·잠실권역으로 분할시키려는 박정희·구자춘의 ‘3핵도시’ 구상이 현실화된 것이다. 욕망과 투기로 얼룩진 ‘강남 시대’가 열리고 있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리베라의 ‘강력 불펜’은 뉴욕 양키스의 힘

    리베라의 ‘강력 불펜’은 뉴욕 양키스의 힘

    최근 10경기에서 8승 2패를 하며 탬파베이와 보스턴을 추격하고 있는 뉴욕 양키스의 기세가 무섭다. 승리의 원인은 타격보다는 마운드가 시간이 갈수록 안정되어 간다는데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불펜의 힘은 양키스의 승리공식이 되어가고 있다. 마리아노 리베라는 “월드 시리즈 우승 이후 최고의 불펜이라 생각될 정도”라고 밝혔으며 조 지라디 감독도 “불펜은 우리 팀의 강점 중 하나로 어떤 상황에서도 두렵지 않다.”며 무한한 신뢰감을 보여주고 있다. 리베라가 이끄는 불펜, 그들의 실체를 살펴보자. 승리를 놓치는 법이 없는 불펜의 힘 양키스 팀 불펜 방어율은 리그 중위권 수준이다. 하지만 팀이 이기고 있을 때 결과는 정반대다. 6이닝 이후 팀이 리드 하고 있을 때 양키스 불펜은 47승 1패(승률 .978)의 놀라운 성적을 보여주었다. 호세 베라스, 조바 체임벌린, 카일 판스워스, 마리아노 리베라는 팀이 이길 때 승리를 지켜주며 팀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조 지라디 감독은 최근 영입한 좌완 투수 다마소 마르테에게 가지는 기대가 크다. 마운드 운영도 다양해질 뿐더러 양키스에 강하지만 올해 좌투수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준 매니 라미레즈(보스턴)를 견제하기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이영급 활약을 보여주는 리베라의 힘 4승 3패 26세이브, 방어율 1.17인 리베라의 성적은 분명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하지만 클리프 리, 로이 할러데이가 선발에서 돋보이는데다 마무리중에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LA에인절스) 또한 바비 티그펜(시카고 화이트 삭스)이 1990년에 세운 57세이브를 경신할 가능성도 높아 사이영상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세이브도 많지 않다는게 약점이긴 하지만 리베라는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했을 때 27.1이닝 방어율 0.33, 무패로 완벽히 막아냈다는 점은 2003년 사이영상을 수상한 에릭 가니에의 모습과 상당히 흡사하다. 전문가들은 등판할때마다 팀에 승리를 안겨주는 리베라의 모습에 높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다. 리베라와 호프만의 라이벌 구도 40세이브 연속 4회를 2번이나 했을 정도로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 호프만(샌디에고)은 546세이브로 통산 세이브 1위에 올라있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야구 칼럼니스트 랍 네이어는 호프만을 역대 6위에 해당하는 체인지업을 던진 투수로 평가하기도 했다. 통산 66승 47패 469 세이브를 기록중인 리베라는 포스트 시즌에서 8승 1패 34세이브,방어율 0.77을 기록하며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가지고 있으며 월드 시리즈 우승 경험도 4번이나 있다. 특히나 통산 방어율이 2.30으로 조정 방어율(구장 효과, 리그 평균 방어율을 감안한 방어율,ERA+)이 198에 달해 호프만(144)에 비해 훨씬 좋은 내용을 보여줬다. 또 리베라는 호프만에 비해 나이가 2살 적어 기록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평론가 랍 네이어는 리베라를 구원 투수중 역대 2위에 해당하는 패스트볼을 던진 투수로 평가하기도 했다.(리베라의 컷 패스트볼은 과거 Espn에서도 메이저리그 대표 구종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메이저리그 통신원 박종유 (mlb.blog.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Local] 대구은행, 칠포해변은행 운영

    대구은행은 다음 달 17일까지 매주 주말마다 포항 칠포해수욕장에서 해변은행을 운영한다. 해수욕장에는 위성 송·수신장비, 발전설비 및 대형 LED 전광판 등 설비와 함께 온라인단말기, 현금자동입출금기 등이 완비된 은행업무용 특수차량을 배치한다. 대구은행은 독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높이기 위해 ‘독도사랑예금’ 개설과 ‘우리독도카드’ 발급을 비롯한 독도 사랑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해변은행 업무는 현금 입출금과 송금 거래, 통장 개설, 환전 업무, 공과금 납부, 현금자동입출금기를 이용한 서비스 등이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설인은 존재한다”…英연구팀 DNA발견

    “‘설인’의 증거를 찾았다.” 최근 영국의 한 대학팀이 오랫동안 논란에 휩싸였던 ‘설인’(영문명 ‘Yeti’ 또는 ‘Abominable Snowman’) 이 실존한다는 증거를 찾아 눈길을 끌고 있다. 설인은 3m가 넘는 키에 털로 뒤덮여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전설의 동물이다. 미국 등지에서는 이것으로 추정되는 정체불명의 동물 사진이 공개되면서 진위여부를 두고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영국 옥스퍼드브룩스대학교(Oxford Brookes University) 연구팀은 5년 전 인도 북동부에 위치한 산에서 털 두 가닥을 채취해 조사한 결과 설인의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 대표 이안 레드몬드(Ian Redmond)는 “각각 3.3cm· 4.4cm 크기의 털 두 가닥은 지금까지 알려진 바 없는 종의 털인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설인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긍정적인 증거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어 “이 동물은 지금까지 한번도 발견된 적 없는 미지의 장소에 사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첨단 현미경을 비롯한 각종 과학기술을 동원해 발견된 털의 DNA를 테스트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 연구팀은 “처음에는 설인일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DNA 테스트에서 설인과 같은 미확인 동물의 털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특히 이 털이 발견된 정글은 최근 한 산림학자가 나무를 부러뜨리고 (나무의)수액을 먹고 있는 설인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던 지점과 동일해 더욱 신빙성을 주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국의 대표기업] (33) (주)효성

    [한국의 대표기업] (33) (주)효성

    효성은 섬유산업의 대표주자로 알려져 있으나 지금은 섬유 이외에 전력중공업·화학 등의 부문에서도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또한 효성의 미래를 밝혀줄 신재생에너지·전자소재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생활문화 속의 대표기업 효성 효성이란 이름은 일반 소비자들에겐 다소 낯설다. 중간재 위주의 사업 구성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생활 곳곳에 효성의 제품이 자리잡고 있다. 원사와 타이어코드가 대표적이다. 효성이 생산하는 스판덱스·나일론·폴리에스테르 등 화학섬유는 옷의 원료로 사용된다. 효성의 ‘크레오라’는 세계 2위의 스판덱스 브랜드다. 운동복·등산복·내화복(耐火服) 등 고기능성 섬유 제품에서도 앞선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재활용이 가능한 섬유인 리젠을 개발했다. 아디다스·노스페이스·컬럼비아 등 의류 업체에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흔히 고무로 알고 있는 타이어에는 안전과 효율을 위해 고강력원사로 만든 타이어코드라는 보강재가 들어가는데 효성은 이 분야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업체다. 굿이어·미셰린·브리지스톤 등 세계 굴지의 타이어 업체와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 등 국내 업체에도 납품한다. 전세계 자동차 3∼4대 가운데 1대꼴로 효성의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이밖에 자동차용 안전벨트를 비롯, 각종 산업용벨트도 효성의 고강도섬유로 만든다. 소비자가 흔하게 접하는 효성의 제품으로는 페트병도 있다. 효성은 국내 페트병 생산 1위 업체다. 음료·주류·장류·제약 등 모든 종류의 페트병을 만든다. 국내 최초로 온장고용 페트병과 맥주용 페트병도 만들었다. 최근에는 국내 처음 무균충전시스템인 아셉시스 페트병도 제작했다. 초고압변압기·차단기·현금인출기·펌프 등의 제품 시장점유율도 국내 1위다. 고(故) 조홍제 회장은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선친인 고 이병철 회장과의 14년에 걸친 동업을 청산하고 1962년 ‘효성물산’이란 이름으로 독자사업을 시작했다.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경제성장 기여도가 높은 화학섬유산업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그룹의 이름인 효성은 샛별을 뜻하는 말로 ‘민족의 앞날을 밝게 비칠 동방의 별’이란 뜻을 담고 있다. 그의 나이 56세 때 일이다. 이듬해인 1963년 대전피혁을 손에 넣었고,1966년 11월엔 동양나이론을 창립했다. 창립 4년여만인 1971년 1월 효성은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만들었다.1973년부터 폴리에스테르 원사를 생산하는 동양폴리에스터, 염색가공을 담당하는 동양염공 등 화학섬유 계열사들을 잇따라 설립, 국내 화섬 업계 선두주자로 입지를 굳혔다. 1975년 효성중공업의 전신인 한영공업을 인수해 대표적인 전력사업체로 키웠다. 변압기·차단기·발전기 등을 주로 생산한다. 국내에선 이미 송배전 설비분야 1위 업체이다. 해외에서는 지난 5월 난퉁(南通)효성 변압기공장을 설립해 중국시장 교두보를 확보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수주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최고 전압용 차단기인 1100㎸ GIS(가스절연개폐장치) 개발에도 성공,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했다. 영업이익도 전력중공업 부문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980대 이후부터는 페트병·카펫·강선재·컴퓨터·엔지니어링 플라스틱·스틸코드·금융자동화기기·건설자재·산업용 펌프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갔다. 1990년대 들어 효성은 고부가가치 신소재 제품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1997년 세계에서 4번째로 일명 ‘섬유의 반도체’로 불리는 스판덱스를 독자 개발했다. 이에 앞서 1992년 국내 최초로 우리나라 전기발전사에 한 획을 그은 765㎸급 초고압 변압기도 개발했다. 특히 1998년 주력 계열사인 효성T&C(구 동양나이론), 효성생활산업(구 동양폴리에스터), 효성중공업, 효성물산을 ㈜효성으로 통합하는 한편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단행, 글로벌 대표기업으로서의 기반을 구축했다. 효성의 화두는 신성장동력 사업 발굴이다.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비롯해 전자소재, 금융, 건설 등의 분야로 영역을 확대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우선 오는 2010년까지 세계 10대 풍력 발전 설비업체가 목표다. 지난 2006년 초 국내 최초로 기어드 타입의 750㎾ 풍력 터빈을 개발해 상용화했으며 2㎿ 발전시스템도 자체 개발을 완료하는 등 국내 풍력 발전 산업의 선두주자다. 조만간 3㎿급 해상용 풍력 터빈 등도 개발해 동아시아·호주·미국 등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태양광 발전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지난 5월 준공한 3㎿ 규모의 삼랑진 태양광발전소는 국내 단일 태양광 발전설비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밖에 연료전지, 매립가스 발전, 폐기물 소화가스 발전 등 사업도 벌이고 있다. 3년전부터는 전자소재 부문을 차세대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울산 용연에 총 1300억원을 투입, 연산 5000만t 규모의 LCD용 TAC 필름 공장 건설에 나섰다.2009년 완공이 목표다. 현재 전량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TAC필름의 수입 대체는 물론, 한국 내 디스플레이 완성품 및 중간제품 업체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밖에 올 들어 중견 건설업체인 진흥기업을 인수, 기존 건설부문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5월에는 리스전문업체인 스타리스를 인수, 여신금융전문업으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효성은 금융업을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설정했다. ●사업다각화로 글로벌 효성으로 성장 섬유와 타이어코드 부문도 강화할 계획이다. 섬유쪽은 스판덱스 매출 세계 1위를 목표로 중국을 비롯해 터키에도 생산기지를 확충하고 있다. 타이어코드는 중국·미국·유럽·남미 등에 이어 2010년까지 베트남에 총 1억 6000만달러를 투자해 연산 5만 3000t 규모의 공장도 세운다. 효성 관계자는 “48개 해외법인 등을 갖고 있는 ㈜효성의 지난해 매출은 5조 4251억원으로 그중 약 70%가량을 해외에서 냈다.”면서 “앞으로도 글로벌 현지 생산체제 구축을 강화해 전세계 고객들에게 현지 로컬 기업보다 안정적이고 신속한 제품공급 및 기술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효성으로 각인시키겠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HAPPY KOREA] 주민 ‘마을정체성 세우기’ 한마음

    [HAPPY KOREA] 주민 ‘마을정체성 세우기’ 한마음

    주민들끼리 뜻을 모아 마을의 환경이나 이미지를 바꾸는 ‘참살기좋은 마을가꾸기’ 사업은 정부 지원금이 2000만원으로,‘푼돈’에 가깝다. 하지만 사업 시행 첫 해인 지난해 1198개 마을이 참여한 데 이어 올해에는 1218개 마을로 늘어났다.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증가하는 이유는 이 사업을 통해 전통·역사·문화 등 마을의 정체성을 바로세우는 계기로 작용하기 때문이다.‘배’(정부 지원)보다 ‘배꼽’(사업 효과)이 더 큰 상황이 연출되는 셈이다. ●문화로 깨어나는 고창 미당시문학마을 야트막한 고개인 질마재를 넘자, 옹기종기 모여있는 작은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미당 서정주(1915∼2000년) 시인이 태어나고 뭍힌 전북 고창군 부안면 미당시문학마을이다. 진마·신흥·안현 등 3개 자연부락으로 이뤄진 마을은 2001년 미당시문학관 개장을 계기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폐교된 선운초등학교 부지에 시문학관이 조성된 이후 매년 방문객이 꾸준히 늘어나, 지금은 15만명 이상이 찾는다. 때문에 복분자·오디·된장·소금 등 주민들이 생산한 농·특산물 대부분은 직거래를 통해 소화될 정도다. 서동진 마을가꾸기 사무국장은 “미당의 작품세계는 자신이 몸담았던 고향 마을에 기반하고 있는 만큼 작품을 이해하는 데 공간이 중요하다.”면서 “공간이 갖는 의미를 부각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당 선생의 조카가 마을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등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이에 자극받은 주민들은 지난해 ‘참살기좋은 마을가꾸기’ 사업을 통해 미당의 생가·외가를 복원했다. 미당의 선산 주변에는 15만㎡ 규모의 국화꽂밭도 조성했다. 마을 담장 곳곳에는 국화 등을 소재로 벽화를 그렸다. 이어 올해부터는 미당의 시구에 반영된 마을 곳곳의 의미를 일일이 부여하는 작업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마을 전체를 미당의 작품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체험 현장’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김갑성 마을만들기추진위원장은 “간척사업이 이뤄지기 전만 해도 마을 앞 바다에서 짭짤한 농외소득을 올릴 수 있었지만, 지금은 문화 콘텐츠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면서 “마을일을 하다 보면 주민끼리 자주 만날 수밖에 없어 ‘어울림’의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것도 큰 소득”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을 되살리는 곡성 합강마을 전남 곡성군 옥과면 합강마을은 3개군 5개면의 경계지역에 위치한 오지이다. 주민은 57가구,154명이 전부이고, 면소재지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어 보건진료소를 설치해 줬을 정도다. 하지만 마을을 되살리겠다는 열정은 어느 마을에도 뒤지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주민들은 장승이나 당산나무처럼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처럼 간주됐던 조탑을 복원했다.1970년대 새마을운동 과정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지 30여년 만의 일이다. 또 마을의 유래를 담은 표지석도 세웠다. 임진왜란 당시 최초의 의병장인 유팽로 장관의 탄생지라는 의미를 살려 마을 담장 곳곳에 벽화도 새겨넣었다. 여기에 마을 진입로 1㎞ 구간은 꽃길을 조성하고, 마을 중심부 공터는 소공원을 만들었다. 정오균 이장은 “관리되지 않는 특징은 잊혀지게 마련”이라면서 “마을 일을 위해 이렇게 많은 주민들이 힘을 합친 것은 70년대 새마을운동 이후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이 모든 일을 하기 위해 정부가 합강마을에 지원한 예산은 2000만원뿐. 나머지는 주민들이 모두 자체 해결했다. 이팽노 옥과면장은 “기존 사업 방식대로 했다면 2억원 넘게 예산이 필요했을 것”이라면서 “특히 기존 사업은 주민들을 구경꾼으로 만들었지만, 이번 사업은 주민이 주체로 참여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평했다. ●역사 바로세우기에 나선 군산 원당마을 전북 군산시 나운3동 원당마을은 군산대 후문과 맞닿아 있다. 원룸과 하숙집이 마을 곳곳에 들어서 있지만, 농촌 형태가 유지되는 한적한 마을이다. 하지만 이같은 겉보기와 달리 ‘6·25전쟁’ 당시 동족 상잔의 비극이 벌어졌던 대표적 현장으로, 주민들 사이에서는 뿌리깊은 갈등과 불신이 있었다는 것. 참살기좋은 마을가꾸기 사업이 주민간 50여년의 간극을 좁히는 계기가 됐다는 게 중론이다. 주민들은 우선 지난해 마을 입구에 자리잡은 ‘전설의 샘’을 복원했다. 샘은 큰 일이 닥치면 물이 세번 넘친다는 전설이 담겨 있다. 지금까지 1945년 ‘8·15해방’,1950년 ‘6·25전쟁’ 등 두번 넘쳤다. 이병종 이장은 “샘은 80년대 후반 마을에 상수도가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300년 이상 식수원으로 활용됐지만, 이후 쓰레기가 쌓이는 등 방치되다시피 했다.”면서 “이번 복원 작업을 계기로 주민들 사이에서는 통일이 되면 물이 마지막으로 넘칠 것이라는 믿음도 싹트고 있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또 마을 뒷산에 위치한 석실고분의 원형도 되살렸다. 동네 개구쟁이들의 놀이터나 다름없던 곳이었지만, 전문기관에 의뢰해 확인한 결과 500여년 전 조상들의 장례문화를 알 수 있는 석실고분군이 위치한 곳이었다. 이 이장은 “이번 사업을 계기로 기존 주민들 사이에서 갈등의 골은 어느정도 극복됐다.”면서 “다만 원룸·하숙집 등 마을로 새롭게 들어온 외지인들과의 소통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곡성·고창·군산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왜 충무로는 ‘한국형 장르영화’ 에 빠졌나

    왜 충무로는 ‘한국형 장르영화’ 에 빠졌나

    올해 충무로에 ‘장르영화’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멜로와 코미디가 주류를 이뤘던 국내 영화계에서 장르적 특성에 주목한 영화들이 각광받고 있는 것. 특히 최근엔 기존의 할리우드식 장르에 한국의 고유한 감성과 감독의 작가주의를 보탠 ‘한국형’ 장르영화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기존 할리우드 장르에 한국적 정서 가미한 시너지 효과 특정 주제나 소재, 형식적인 면에서 공통점을 지니는 장르영화는 본래 할리우드 상업영화에서 먼저 시작됐다. 서부극, 스릴러, 갱스터 등 각 장르의 장점들만 전략적으로 뽑아내 흥행실패의 부담을 최소화하려고 했던 것. 흔히 서부극의 존 포드나 스릴러의 앨프레드 히치콕이 장르영화의 대표적인 거장 감독들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서양의 장르를 한국적 감각으로 진화시킨 ‘한국형 장르영화’들이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인기를 모으다 올해 절정을 이루고 있다. 영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은 서양의 서부극 장르에 김지운 감독의 스타일이 결합한 ‘한국형 웨스턴’이란 독특한 장르로 1000만 관객 동원의 시험대 위에 올랐고, 이에 대적하는 ‘님은 먼곳에’는 전통적인 음악영화 장르에 이준익 감독 특유의 감수성으로 승부수를 띄웠다.31일 개봉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투박한 사나이들의 감성을 자극해온 ‘곽경택표’ 범죄 스릴러에 방점이 찍힌다. 하반기에도 국내 고전무협에 서부극 장르를 결합한 류승완 감독의 첩보영화 ‘다찌마와 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1970년대를 배경으로 전설의 밴드 ‘데블스’를 소재로 한 음악영화 ‘고고 70’ 등이 개봉될 예정이다. ●달라진 관객 성향 반영 한국영화계 새로운 단계 진입 영화계는 올 상반기 관객동원 1위인 ‘추격자’를 본격적인 한국형 장르영화의 시발점으로 보고 있다. 지난 10년간 한국영화가 감독 개인의 예술적 욕구와 장르 사이에 불균형을 보이거나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장르를 수단화해 왔다면, 이제는 장르 자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올해 아시아 지역의 장르영화를 제작지원하는 잇프로젝트를 기획한 부천영화제 권용민 프로그래머는 “‘추격자’ 이후 한국에서도 애국주의나 휴머니즘의 강박에서 벗어나 영화적 장르가 주는 쾌감과 흡인력에 솔직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는 달라진 관객들의 성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한국의 ‘장르영화’들이 전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한 90년대 소재와 트렌드에 의한 기획영화의 인기가 줄어들고 한국영화도 산업화되면서 장르영화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나타난 현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영화평론가 황희연씨는 “한국에서도 영화를 산업적으로 인식하면서 소재 중심의 기획영화 대신 그동안 폄하됐던 장르에 대한 관심이 늘었고, 우리도 할리우드 외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장르영화를 잘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에 관객들도 화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식으로 체화되거나 발전시키지 못하고 형식만 모방하는 장르영화들은 ‘남의 옷 걸친 듯’ 어색한 조합만 낳을 뿐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영화제작사인 KM컬쳐의 심영 이사는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을 감안하더라도 장면 편집과 스타일 등 모양새만 쫓아가는 할리우드 흉내내기 식으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면서 “장르에 치우치다 놓치기 쉬운 내러티브의 완성도는 물론 한국영화의 결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자신을 새롭게 깨닫는 여정

    이제 우리가 사는 도시의 하늘은 너무 밝아서 별들이 거의 깃들여 살지 못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책과 TV, 그리고 영화를 통해 별을 보고 천문학 지식을 암기할 뿐이다. 하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우리 주변의 천문대에서 밤하늘을 보는 즐거움을 여전히 맛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가 잃어버린 밤하늘을 향한 동경을 되찾으라고 조언한다. 나는 천문대를 찾는 사람들이 우주를 응시하는 즐거움을 맛보고 그것을 통해 자신을 변화시켜가고 있다는 사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사람들은 흔히 천문 관측 체험을 별자리의 모양과 망원경의 원리를 암기하고, 중력과 블랙홀 같은 용어를 기억하며, 초신성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이해하는 과정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천문학이 ‘지식으로서의 과학’만이 아니라 ‘지혜로서의 과학’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밤마다 같은 자리에서 빛나는 별들이지만, 그들의 표정은 우리가 마음에 간직한 나의 역사와 나의 이야기를 통해 다르게 읽힌다. 그래서 내가 보는 별의 모습은 나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나는 이 책에서 우리 국토의 곳곳에 흩어져 있는 10곳의 천문대를 찾아 그곳에서 보았던 별들, 만난 사람들, 그리고 오래 전부터 그곳을 지키고 있던 역사문화 유적들과 나눈 대화들을 기록했다. 영월의 별마로천문대를 다녀오는 길에 단종 애사를 간직한 청령포와 장릉을 만났으며, 김해천문대로 가는 길에서 수로왕과 허왕후, 그리고 물고기자리의 전설을 만났다. 그리고 다른 8곳의 천문대를 찾아가는 길에서도 하늘로부터 땅까지 이어진 수많은 사연들을 만났다. 자연을 바라보는 과정에서 마음이 변하는 신비로움. 그것은 천문대 체험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즐거움이다. 나는 천문대를 다녀와서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었으며, 지금도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내게 변화를 일으킨 것이 저 먼 우주로부터 달려온 별빛이었건, 가는 길에 동행한 사람이었건, 그들과 나눈 대화였건, 혹은 길가에 핀 한송이 달맞이꽃이었건 상관하지 않는다. 다만 나는 천문대 가는 길에서 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생각이 달라지고 있던 사실을 솔직히 고백하고자 했다. 그리하여 결국 내 이야기를 읽은 독자들의 천문대 가는 길이 과학지식만을 위한 학습의 길이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의 의미를 새롭게 보는 개안(開眼)의 길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음 펴냄. 전용훈 일본 교토 산교대 객원연구원
  • 동북아 현대사의 블랙박스 만주

    흔히 동북3성(랴오닝성·지린성·헤이룽장성)을 가리키는 중국의 ‘만주’.17세기말 청나라와 함께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이 지역은 일제하 항일운동의 본산이자 중국 조선족의 본향이다. 최근엔 한국판 웨스턴 영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의 무대로도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만주, 동아시아 융합의 공간’(한석정 등 지음, 소명출판 펴냄)은 지난 수십년간 역사의 뒷전으로 밀려났던 만주를 객관적 시각으로 분석한다.1998년 창립된 만주학회 회원들이 필자로 나섰다.‘거란과 여진’등 북방민족의 요람으로써의 만주 역사부터 오늘날 탈북자들의 은거지가 된 만주의 현대적 의미까지, 만주의 실체를 살핀 18편의 논문이 실렸다. ‘중국 조선족의 현황’(장세윤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만주 이해에 도움을 줄 만한 논문. 개혁·개방 이후 동북3성 조선족의 인구변동, 한국인과 결혼인구 등을 꼼꼼하게 짚어 조선족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산업화로 인한 이농현상과 출산율 저하로 1980년대 전체의 40%선을 넘었던 옌볜 조선족 인구는 2000년대 초반 37%으로 떨어졌다.1990년대 ‘한국 바람’으로 한국내 불법 체류자가 6만명선을 넘어서며 조선족 사회는 심각한 해체 위기를 맞고 있다. ‘만주국과 오키나와의 비교사적 고찰’(임성모 연대 사학과 교수)은 태평양전쟁 당시 ‘대동아공영권´의 중심이었던 괴뢰국 만주국과 2차세계대전 이후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패권 장악에 필요했던 일본 오키나와가 ‘공식 식민지’가 아니라 ‘간접 지배지’였다는 공통점을 지닌다는 주장을 편다.‘간도문제의 시대적 변화상,17∼21세기’(박선영 포항공대 교수)는 조선시대의 모호한 영토개념 이래 20세기의 간도를 둘러싼 국경문제를 살핀다. 편저자인 한석정(동아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제하 항일 민족운동의 본산이라는 우리 민족적 시각으로만 바라보다 보니 만주가 ‘전설의 땅’으로 치부돼 왔다.”며 “항일운동 역사뿐 아니라 가려져 있는 만주의 역사를 추적하는 데 서술의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한족 중심의 중국 민족주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만주가 아닌, 베일 속에 가려진 만주의 본모습을 끄집어냈다는 데 이 책의 미덕이 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카라지치는 누구

    “한때는 민족의 영웅, 지금은 유럽 1급 전범 용의자” 라도반 카라지치는 민족주의 신념이 강했고 전통 종교에 대한 믿음도 투철한 정열적 지도자였던 걸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의 성격은 ‘양날의 검’이었다. 타민족과 이슬람교도에게는 더없이 잔인한 ‘인간도살자’였다. 그는 1990년대 초 유고연방 해체과정에서 연방 잔류를 바랐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의 지원을 받아 내전을 일으켰다. 세르비아계 독립국가를 꿈꾸던 그는 크로아티아계와 무슬림이 주도하는 국가를 인정할 수 없었다. 결국 1992∼1995년까지 25만명에 가까운 생명을 학살했다. 그가 지시한 스레브레니차 학살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민간인 학살사건으로 기록됐다. 스레브레니차는 내전 당시 유엔이 안전지대로 선포한 피란민 주거지였다. 그러나 세르비아 군은 무차별 침공을 단행했고 8000명의 민간인 무슬림을 학살했다. 그는 1945년 몬테네그로의 한 시골 농가에서 태어났다. 이슬람 정복자들에 대항해 기독교를 지켜나가는 중세 영웅의 전설이 전해내려오는 고장이었다. 민족주의는 그에게 ‘천형’이었다. 카라지치의 아버지도 2차세계대전 당시 나치군에 맞서 싸운 세르비아 민족주의 게릴라였다.BBC는 “그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영향을 상당히 받은 걸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1960년대 초 그는 가족들을 데리고 사라예보로 이주했다. 정신과 의사가 됐고 아마추어 시인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1989년 세르비아 민주당(SDS)당수로 선출돼 정계에 진출했다. 배타적 민족주의에 사로잡혔던 그는 내전 당시 집단 납치 성폭력 사주 혐의도 받고 있다. 이슬람계 주민의 혈통을 정화한다는 이유였다. 이때 피해를 입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 ‘그르바비차’는 칸국제영화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96년 권좌에서 물러나 도피생활을 시작한 그는 그동안 신출귀몰한 행보를 보여왔다. 도피생활 중에도 희곡 작품을 발표, 세르비아 정부의 비호를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떠돌았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NOW포토] 무대인사 나온 한석규ㆍ차승원

    [NOW포토] 무대인사 나온 한석규ㆍ차승원

    한석규, 차승원 주연의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감독 곽경택, 안권태ㆍ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21일 오후 2시 서울극장에서 열린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언론 시사회에서는 주연배우 한석규, 차승원과 감독 곽경택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천재적인 범인(차승원 분)의 완전범죄에 말려든 전설적인 형사(한석규 분)의 예측불허 반격과 짜릿한 승부를 그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오는 31일 개봉한다. 서울신문 NTN 조민우 기자 blue@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NOW포토] 이병준 “한석규씨에게 너무 맞았어요”

    [NOW포토] 이병준 “한석규씨에게 너무 맞았어요”

    한석규, 차승원 주연의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감독 곽경택, 안권태ㆍ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21일 오후 2시 서울극장에서 열린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언론 시사회에서는 주연배우 한석규, 차승원과 감독 곽경택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천재적인 범인(차승원 분)의 완전범죄에 말려든 전설적인 형사(한석규 분)의 예측불허 반격과 짜릿한 승부를 그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오는 31일 개봉한다. 서울신문 NTN 조민우 기자 blue@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NOW포토] 한석규ㆍ차승원 “마이크 고장났나?..”

    [NOW포토] 한석규ㆍ차승원 “마이크 고장났나?..”

    한석규, 차승원 주연의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감독 곽경택, 안권태ㆍ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21일 오후 2시 서울극장에서 열린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언론 시사회에서는 주연배우 한석규, 차승원과 감독 곽경택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천재적인 범인(차승원 분)의 완전범죄에 말려든 전설적인 형사(한석규 분)의 예측불허 반격과 짜릿한 승부를 그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오는 31일 개봉한다. 서울신문 NTN 조민우 기자 blue@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길섶에서] 이상한 열매/최태환 논설실장

    점심때다. 파스타집을 들렀다. 빌리할러데이의 노래가 흘러나온다.‘이상한 열매’(strange fruit)다.‘남부의 나무엔 이상한 열매가 열린다/…남부의 따뜻한 산들바람에/검은 몸뚱이들이 매달린 채 흔들린다/포플러나무에 매달려 있는 이상한 열매들’세상서 가장 슬픈 노래를 불렀다는 빌리할러데이다. 치자꽃을 머리에 꽂았던, 재즈의 전설이었다. 검붉은 그녀 목소리엔 인종·흑백 차별에 대한 저항의 절규가 녹아 있다. 출근길 풍경이 떠오른다. 청계천 부근 가로다. 흑백사진의 액자들이 전시돼 있다. 한국전쟁의 모습들이다. 피란행렬, 폭격 맞은 시가지, 유엔군의 도강 모습 등이 담겼다.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등장했다. 보수단체에서 내다 놓은 것일까. 이따금 액자들이 쓰러져 있다. 지나치기가 불편한 사람의 짓일까. 1950년대를 풍미했던 빌리할러데이다.50여년이 지난 2008년 서울 광화문에서 ‘이상한 열매’가 열리고 있다. 갈등과 불신의 흉물스러운 열매다. 오늘도 저녁 무렵이면 전경 버스들이 광화문 주변을 에워쌀까.7월의 폭염이 서늘하다. 최태환 논설실장
  • [NOW포토] 한석규 “‘눈눈이이’ 백반장 기억해주세요”

    [NOW포토] 한석규 “‘눈눈이이’ 백반장 기억해주세요”

    한석규, 차승원 주연의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감독 곽경택, 안권태ㆍ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21일 오후 2시 서울극장에서 열린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언론 시사회에서는 주연배우 한석규, 차승원과 감독 곽경택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천재적인 범인(차승원 분)의 완전범죄에 말려든 전설적인 형사(한석규 분)의 예측불허 반격과 짜릿한 승부를 그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오는 31일 개봉한다. 서울신문 NTN 조민우 기자 blue@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노먼 무서운 ‘노익장’

    ‘새신랑’이 된 ‘백상어’ 그렉 노먼(53·호주)이 브리티시오픈 세 번째 정상을 정조준했다. 노먼은 18일 잉글랜드 사우스포트의 로열버크데일골프장(파70ㆍ7180야드)에서 벌어진 대회 2라운드에서 더블보기 1개, 보기 1개와 버디 3개를 맞바꿔 이븐파 70타를 쳤다. 첫날 역시 이븐파로 공동 4위에 올라 노익장을 과시했던 노먼은 이로써 중간합계 이븐파 140타의 선전으로 이틀째 리더보드 상단을 지켜 냈다. 변함없이 이어진 로열버크데일의 심술궂은 날씨 탓에 내로라 하는 스타들이 줄줄이 짐을 쌀 준비를 하고 있는 터라 노먼의 성적은 50줄의 나이를 무색케 한 것. 올해 26번째로 브리티시오픈에 출전한 노먼은 지난 1986년과 93년 두 차례 ‘클라레 저그’를 품은 적이 있다. 따라서 올해 우승할 경우 15년 만의 우승은 물론,137회째 치르고 있는 대회 역대 최고령 챔피언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지난 1997년 세인트주드 클래식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지막 우승이었던 노먼의 선전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더욱이 지난 두 해를 내리 결장한 데다 04∼05년에는 컷오프와 공동 60위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터라 올해 우승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20일 전 ‘전설의 테니스 스타’ 크리스 에버트(53)와 바하마에서 200억원짜리 결혼식을 치른 노먼은 새 아내의 응원을 등에 업고 ‘회춘샷’을 뽐어냈고, 고비 때마다 파로 세이브하는 전성기 때의 위기관리 능력까지 되살렸다. 카밀로 비예가스(콜롬비아)는 후반 5개홀 연속버디를 잡아내는 등 5언더파 65타의 ‘무력시위’를 벌이며 합계 1오버파 141타로 전날 70위권에서 상위권으로 껑충 뛰어 올랐다. 그러나 전날 공동 선두였던 로코 메디에이트(미국)와 그래엄 맥도웰(북아일랜드)은 나란히 3타씩을 까먹으며 주춤했다. 1라운드를 2오버파로 무난하게 마쳤던 최경주(38·나이키골프)는 밤 11시 30분(한국시간) 현재 4번홀까지 버디와 보기 1개씩을 맞바꿔 여전히 5위권 안팎을 유지했다. 그러나 첫 출전한 앤서니 김(23)은 버디는 1개에 그치고 더블보기 1개와 보기 3개로 4타를 잃어버려 합계 6오버파 146타로 뒷걸음 쳤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서울시 한류타고 자원외교

    서울시 한류타고 자원외교

    |아스타나 이세영특파원|빠르게 이어지는 댄스음악의 리듬에 관객들은 손뼉으로 박자를 맞추며 호응했고,LG·삼성의 최신 ‘디카폰’으로 무장한 일군의 젊은이들은 무대를 향해 연신 플래시를 터뜨렸다. 카자흐스탄 젊은이들에게 대륙의 끝자락에서 1만㎞를 날아온 한국의 젊은 예술가들은 더 이상 극동의 낯선 이방인이 아니었다. 피부색과 언어, 문화와 풍습은 달랐지만 한판 축제의 어우러짐 속에서 두 나라의 청춘들은 아시아인이라는 동질감과 어려울 때 찾고 돕는 형제애를 키워 가고 있었다. ●‘카자흐 한류’자원외교 든든한 자산 카자흐스탄에서 싹트기 시작한 ‘한류’가 우리 정부가 펼치는 자원외교의 든든한 자산이 되고 있다. 18일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의 콩그레스홀에서 열린 ‘서울의 날’ 행사는 국가간 교류와 신뢰 형성에서 문화라는 소프트 파워가 갖는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케 한 자리였다. 아스타나 천도(遷都) 10주년을 맞아 서울시와 아스타나시가 공동 주최하고 서울신문이 후원한 이날 행사는 개막 2시간 전부터 관객이 몰려들기 시작해 저녁 7시쯤엔 1400여 객석이 가득 찼고, 좌석을 차지하지 못한 관객들은 통로에 앉아 공연을 관람했다. 세종문화회관 예술단의 뮤지컬 공연과 국악트리오 아이에스의 퓨전 국악연주로 고조되기 시작한 행사장의 열기는 여성그룹 베이비복스의 열창에 이어 록그룹 카피머신과 카자흐 국민가수 마르자의 합동공연에서 절정에 달했다. 대학생 레나(21)는 “한국 밴드의 연주실력이 레드 제플린이나 도어즈 같은 미국의 전설적인 록 그룹에 뒤지지 않는 것 같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대학생 엘미나(22)는 “한국 음악은 동양의 미와 서구적인 첨단이 촘촘하게 맞물려 만들어진 최고급 양탄자 같다.”면서 “고려인 친구에게 부탁해 베이비복스와 아이에스의 뮤직비디오를 구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자원 필요해 접근’ 인상 안 줘야 초면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만갈리 타스마감베토브 아스타나 시장도 남다른 우애를 과시했다. 오 시장은 이날 이만갈리 시장과 오찬을 함께 하며 “카자흐스탄 정부가 세계 각지로 국비 유학생을 파견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서울시가 모든 방법을 강구해 한국에서 많은 카자흐 유학생들이 수학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이만갈리 시장은 “디자인올림픽이 열리는 오는 10월 세계적 도시 서울을 꼭 방문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그는 공연 무대인사 시간에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오 시장에게 내린 정부 훈장을 전달하고 전통 모자와 가운을 오 시장에게 직접 입혀 주는 호의를 베풀기도 했다. 현지 교민들도 이번 행사를 성공작으로 평가했다. 행사가 한국 대중문화의 확산과 양국간 교류 증대에 기여해 기업 진출과 정부의 자원외교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그러나 이들이 한결 같이 강조하는 것은 카자흐 사람들 역시 주고 받는 것에 철저한 민족인 까닭에 우리가 자원이 필요해 접근한다는 인상을 지나치게 주어선 곤란하다는 것이다. 현지 교민들을 상대로 한인일보를 발행하는 김상욱(42) 대표는 “자원을 원한다면 그들에게도 문화·기술강국으로서 한국이 지닌 장점들을 전달해 줘야 한다.”면서 “카자흐 젊은이들 사이에서 일기 시작한 ‘한류’는 이런 점에서 한국에는 큰 기회”라고 조언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2000년대 초부터 한국에서 인기를 끈 TV 미니시리즈가 공중파와 위성방송을 타면서 한국 드라마가 고려인뿐 아니라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제1의 도시 알마티에 현지인이 운영하는 ‘대장금’이라는 음식점이 문을 열었을 정도다. sylee@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베이징 올림픽] ‘수영황제’ 올림픽史 고쳐 쓸까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베이징 올림픽] ‘수영황제’ 올림픽史 고쳐 쓸까

    올림픽 사상 최다관왕은 1972년 뮌헨올림픽 7관왕에 오른 미국의 수영영웅 마크 스피츠.6관왕은 3명 있었다.88년 서울올림픽의 크리스틴 오토(당시 동독·수영)와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의 비탈리 세르보(러시아·체조),2004년 아테네올림픽의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주인공. 이미 올림픽사에 족적을 남긴 ‘수영황제’ 펠프스(23)가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스피츠의 전설에 도전한다.193㎝에 88㎏의 탁월한 하드웨어를 지닌 펠프스는 지난해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 7관왕에 올라 ‘베이징 신화’의 가능성을 비쳤다. 최근 미국 대표선발전에서 9개 종목에 출전을 신청했던 펠프스는 자유형 400m 등 4개 종목을 과감하게 포기했다. 불확실한 종목에 출전하는 대신 체력안배를 확실히 해 금메달 개수를 늘리겠다는 계산. 이에 따라 펠프스가 출전 가능한 종목은 8개(개인 5개·계영 3개)로 줄었다. 물론 펠프스가 스피츠의 기록을 깨지 못하더라도 개인 최다 금메달을 수확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라리사 라티니나(구 소련,56·60·64년)와 파보 누르미(핀란드,20·24·28년), 스피츠(68·72년), 칼 루이스(84·88·92·96)가 9개의 금메달로 공동 선두지만, 펠프스가 4개만 보태면 새로운 전설이 된다. 펠프스의 도전에 대해 스피츠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면서도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은 부담감 자체가 다르다.”고 충고했다. 펠프스가 중압감을 이겨내고 112년 올림픽 역사를 고쳐쓸지 스포츠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베이징 올림픽] “매일 1%씩 자신감 높이면 金 따라온다”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베이징 올림픽] “매일 1%씩 자신감 높이면 金 따라온다”

    금메달 55개, 은메달 64개, 동메달 65개…1948년 제14회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이 올림픽에 처음 진출하면서 한수안이 동메달(권투), 김성집이 동메달(역도)을 따낸 이후 지금껏 이뤄낸 성적표다. 그리고 이제 20일 뒤면 베이징에서 후배들이 여기에 또 다른 숫자를 채워 나가면서 한국 체육사를 새로 쓰게 된다. 올림픽을 먼저 거쳤던 선배들은 전도양양한 후배들에게 많은 것을 들려주고 싶어 한다. 메달리스트 선배로서, 엘리트 체육인 선배로서, 그리고 인생의 선배로서 그들이 겪었던 성공과 실패는 고스란히 후배들이 가야 할 ‘또 다른 미래’이기도 하다. 올림픽에서 한국에 가장 많은 금메달을 안긴 종목은 바로 양궁이다. 세계 최정상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55개 금메달중 양궁에서만 무려 14개가 쏟아져 나왔다. 그중에서도 한국 올림픽 역사상 첫 올림픽 2관왕, 역대 하계올림픽 최다관왕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신궁’ 김수녕(37). 그녀는 세 번의 대회에 걸쳐 금메달 4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따내며 한국 스포츠에서 ‘전설의 반열’에 올라섰다. 지난 2001년 은퇴한 김수녕씨는 현재 중1 딸과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가정주부로 지내면서도 2004년부터는 한국의 국내·외 대회 때마다 양궁 방송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두번씩 꼭 태릉 방문해 조언 베이징 올림픽을 30여일 앞두고 경기도 안양시 김씨의 집 근처에서 아이들을 모두 학교에 보낸 뒤 잠시 짬을 낸 그녀를 만났다. 세 번의 올림픽 참가 경험을 가진 그녀는 지금쯤 잔뜩 긴장하고 있을 후배들에게 어떤 얘기를 해주고 싶을까. “금메달을 땄던 어떤 순간보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예선전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맏언니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고 그 부담감만큼 성과로써 이탈리아 선수를 2위로 밀어내고 제가 예선 1위를 했거든요.” 김씨는 “그동안 운동을 잠시 떠나 있기도 했지만 ‘가정’이라는 또 다른 소중한 가치가 중요했고, 그렇게 재충전된 만큼 앞으로 후배들을 위해, 체육계를 위해 활동하려 합니다.”라고 근황을 들려줬다. 운동선수 출신으로서 그녀의 고민은 대단히 실존적이면서도 헌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지금은 주부로서 평범하게 살고 있지만 결국 저의 능력이 쓰여져야 할 곳은 양궁 쪽이고 체육계임을 알고 있습니다. 후배들 역시 지금부터 자신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을 그리면서 운동해야 할 것입니다.” 그녀는 한 달에 꼭 한두 번씩은 태릉선수촌을 찾아가 후배들을 만난다. 어려움도 들어보고, 자신의 경험에 비춰 조언도 해주곤 한다. 이는 양궁 해설위원으로서 선수들의 전력을 점검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기도 하지만, 가끔 김밥도 싸가서 후배들 먹이는 자상한 ‘언니이자 누나’이기도 하다. ●“구체적이고 분명한 목표 가져라” 그녀는 후배들에게 구체적이고 분명한 목표의식을 갖기를 요구한다. 이는 김씨가 일찍이 22살의 어린 나이에 금메달을 딴 뒤 잠시 은퇴했던 경험과도 맥이 닿는다. 그녀는 “당시에는 내가 왜 운동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회의가 들었습니다.”라면서 “주변의 기대와 부추김으로 운동했지만 그것을 성취한 뒤에 나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가는 고스란히 제 몫이었습니다.”라고 돌아봤다. ‘남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노력’이 중요함을 강조하는 말이다. 물론 그녀는 그렇게 잠시 떠났다가 다시 성숙해서 돌아왔고 시드니올림픽에서는 맏언니로서 후배들을 이끌며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땄다. 그녀는 “최근 TV에서 박태환과 김연아를 보며 ‘저 친구들은 20년 뒤에 어떻게 살고 있을까.’하고 생각해 봤습니다.”라면서 “아무리 빛나는 모습의 선수들이라도 스스로를 위한 구체적이고 분명한 목표의식이 없다면 자신의 소중한 능력을 사장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김씨는 막대한 국가적 투자를 통해 만들어진 엘리트 체육인이 은퇴 이후에도 ‘사회적 자산’으로서 쓰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제도가 만들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녀는 “엘리트 체육선수들에게 연금을 얼마 더 주고 하는 문제가 아니라 예컨대 덩야핑이나 코마네치처럼 국가에서 또 하나의 교육 과정을 제공해서 질을 높이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메달리스트들은 우리 국가가 많은 비용을 투입해 만든 질 높은 자산인 만큼 이들을 사회체육 활성화의 근거로 삼는 방법도 고민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엘리트 체육인 은퇴 이후 활용도 높이게 고민해야” ‘메달리스트 이후의 삶’에 대해 김씨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주변의 지대한 관심 속에 올림픽 메달을 딴 이후가 훨씬 더 중요함을 몸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가 때인 만큼 그녀는 기술적인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녀는 “종목을 떠나서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가 됐다는 것은 이미 70∼80% 이상 가능성을 갖고 세계 정상급에 있음을 의미합니다.”라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중요하지요.”라고 강조했다. 대회가 한 달 안으로 임박해 매일매일 가능성을 1%씩 올려 베이징에서 대회 당일에 우승 가능성은 100% 이상을 훌쩍 넘길 수 있다는 얘기다.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낸 히딩크 감독이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 했던 지론이기도 하다. 김씨는 “양궁이든 무슨 종목이든간에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라면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면 경기장이건 연습장이건 여유가 생기고 자신감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후배들의 경기를 직접 보고, 격려하고, 경기를 중계 해설하기 위해 다음달 중국 베이징으로 간다. “저도 올림픽에 맞춰 해설위원으로 베이징으로 갑니다. 우리 후배들이 국가대표의 자부심을 잊지 않고 성적을 내주기를 국민 여러분들과 함께 간절히 바랄 것입니다. 대한민국 모든 선수들 파이팅!” 글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세계로 뛰는 한국 대표기업]현대중공업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세계로 뛰는 한국 대표기업]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은 부동(不動)의 세계 1위 조선업체다. 동시에 해양, 플랜트, 엔진기계, 건설장비, 전기전자시스템 등 다양한 사업부문을 갖춘 세계적인 종합중공업회사이기도 하다. 현대중공업은 수출이 전체 매출의 약 90%를 차지할 정도로 해외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00억달러 수출탑을 받았다. 전체 사업부분이 순항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전세계 선박의 약 15%를 건조하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넘버 원 조선업체다. 대부분은 유럽, 아시아 등 해외로부터 수주한 선박이다. 최근의 고유가로 인기가 더 높아진 초대형 부유식원유생산설비(FPSO) 시장도 65% 정도 차지하고 있다. 아프리카, 중동 등을 중심으로 플랜트 및 발전 공사도 수행 중이다. 지난해 약 1조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마라피크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했다. 이라크, 쿠바 등지에 이동식발전설비를 이용한 대규모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해외에 18개 법인,14개 지사를 두고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6년에는 중국 상하이에 중국지주회사를 설립했다. 현지 법인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다.1995년 장쑤(江蘇)성 창저우에 굴착기 생산법인을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베이징 건설장비 생산법인 등 총 7개의 중국현지법인을 차렸다. 중국 법인은 지난해 약 8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매출이 25%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인도 중서부 마하라슈트라 지역에 건설장비 현지법인 및 공장을 설립했다. 인도법인은 오는 9월부터 본격적으로 굴착기 생산에 들어간다. 인도에 대한 투자와 현지화 전략을 통해 건설장비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미주 지역에도 본격 진출했다. 지난해 미국의 회전기 전문 제조업체인 아이디얼 일렉트릭을 인수, 현대아이디얼전기를 설립했다.2002년부터 이미 미국 캘리포니아에 전력분야 연구 법인을 운영하고 있었던 현대중공업은 아이디얼 인수를 통해 전기전자 분야의 북미 시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헝가리 기술센터, 미국 신기술연구소(ITC), 중국 건설장비연구소 등 해외 각지에서 연구개발(R&D)센터를 운영하면서 현지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신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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