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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통영 사량도 지리산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통영 사량도 지리산

    전남 여수에서 경남 거제까지 펼쳐진 한려해상국립공원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섬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그 중 남해와 통영 사이에 자리 잡은 사량도는 산 하나로 일약 스타로 떠오른 섬이다. 사량도 지리산은 높이가 398m에 불과하지만 설악산 용아장성을 축소해놓은 듯한 옹골찬 암릉을 품고 있다. 그래서 아기자기한 능선을 걷다 보면 물뱀의 등을 타고 한려해상을 유람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본래의 산 이름은 지리산이 보인다고 해서 지리망산이었는데 ‘망’자가 떨어져 지금은 그냥 지리산으로 부르고 있다 # 산 하나로 일약 스타로 떠오른 섬 사량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 ‘거제 해금강권’에 속하고 행정구역상으로는 통영시 사량면에 해당하지만, 사천(삼천포)에서 더 가깝다. 사량도는 크게 윗섬과 아랫섬이 마주 보고 있으며 그 사이로 동강(桐江)이 흐르고 있다. 동강은 두 섬 사이의 해협으로 오동나무처럼 푸르고 강처럼 생겼다고 해서 그렇게 불린다. 윗섬에는 지리산과 옥녀봉(261m) 등이 불끈 솟아 있고, 아랫섬에는 칠현산이 일곱 봉우리를 펼치고 있다. 주변에는 대섬(죽도), 노아도, 누에섬, 나비섬(잠도), 수우도 등의 빼어난 섬들이 보석처럼 흩뿌려져 있다. 사량도란 이름은 섬 자체가 뱀 모양으로 생겼고 뱀이 많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산행 코스는 돈지에서 출발해 지리산, 불모산 달바위, 옥녀봉을 거쳐 진촌으로 내려오는 종주 코스가 가장 인기 있다. 달바위∼옥녀봉 구간은 워낙 가팔라 위험구간도 있지만, 안전시설이 잘 설치돼 있어 도전해볼 만하다. 산행 들머리는 아담한 포구를 끼고 있는 돈지 마을이다. 돈지분교 왼쪽으로 난 등산로를 따르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산길 초입부터 가파른 비탈을 20분쯤 오르면 갑자기 시야가 시원하게 뚫리면서 탄성이 터져 나온다. 쪽빛 바다 위에 뜬 수우도가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 삼천포가 아른거린다. 주능선에 올라붙은 것이다. 뒤를 돌아보면 돈지항이 물 위의 연꽃처럼 아름답다. 그 옆으로 작은 왕관처럼 보이는 섬은 이순신 장군이 대나무 화살을 얻었다는 대섬(죽도)이다. 평탄한 능선 양쪽으로 펼쳐진 바다와 섬을 구경하며 1시간쯤 가면 지리산 정상에 오르게 된다. 사량도의 지리산과 옥녀봉은 1979년 삼천포산악회가 개척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개척의 주역인 김봉호씨에 의하면 섬에는 석란, 풍란 등이 지천으로 널려 있고, 멧돼지들이 득실거렸다고 한다. 멧돼지들은 바다 건너 고성 땅에서 건너온 것인데, 언젠가 해초를 쓰고 건너오는 멧돼지를 마을 어부들이 잡은 적도 있다고 한다. 현재 윗섬에는 멧돼지가 없지만 아랫섬 대곡산 부근에 30여마리가 살고 있다. 정상에서 30분쯤 내려오면 사거리 이정표를 만난다. 우측은 사량도 윗섬에서 유일한 절인 성자암과 옥동마을로 가는 길이고, 좌측은 내지항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여기서 옥녀봉까지는 아직 2.54㎞가 남아 있다. 호젓한 숲길을 지나면 가파른 칼날 능선이 이어진다. 이 길은 위험하므로 안전한 우회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 슬픈 전설이 서린 옥녀봉 불모산 정상인 달바위(400m)는 거대한 암봉으로 사량도를 대표하는 가장 높은 봉우리다. 이곳에서 가마봉(303m), 연지봉, 옥녀봉을 넘는 구간이 사량도에서 가장 빼어난 능선이다. 낙타의 등 같은 세 개의 봉우리를 연속적으로 타고 넘으며 펼쳐지는 한려해상의 풍광은 사량도가 아니면 보기 힘든 절경이다. 가마봉에서 급경사 철다리를 내려와 암릉을 기어오르면 너른 암반이 펼쳐진 연지봉이다. 아랫섬 칠현봉이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하고, 동강 해협에는 꽃잎처럼 배가 떠 있다. 사람들은 대개 이곳에 주저앉아 “참말로 호수 같네!”하며 동강을 하염없이 내려다본다. 연지봉에서 내려오는 길은 로프로 엮은 나무사다리 길이다. 흔들리지 않으므로 조심조심 내려오면 마지막 봉우리인 옥녀봉에 이른다. 이 봉우리는 욕정에 눈먼 아버지가 딸을 범하려 하자 딸이 옥녀봉에 올라 몸을 던졌다는 슬픈 전설이 서린 곳이다. 이 전설은 사실 여부보다는 외딴 작은 섬에서 가정 및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강력한 터부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담한 대항해수욕장을 바라보며 옥녀봉을 내려오면 해송 숲을 지나 커다란 팽나무가 서 있는 진촌마을에 닿는다. 돈지 마을에서 시작해 지리산, 옥녀봉을 종주하고 진촌 마을로 내려오는 길은 약 8㎞, 5시간쯤 걸린다. 등산로가 잘 정돈돼 있지만, 곳곳에 위험 구간이 있으므로 초보자들은 꼭 우회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여행전문작가> # 가는 길과 맛집 사천, 통영에서 사량도 가는 배가 다닌다. 삼천포→사량도는 삼천포항에서 06:30 08:00 11:00 13:30 16:30에 출발하는 일신해운(055-832-5033)을 이용한다. 40분쯤 걸리고 요금 왕복 8,000원. 통영→사량도는 가오치항에서 오전 7시∼오후 5시10분까지 2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는 사량호(055-642-6016)를 탄다. 사량도 내에서는 금평∼돈지 마을버스가 배 시간에 맞춰 운행한다. 요금 1000원. 배가 출항하는 삼천포항과 통영의 활어시장에는 싱싱한 수산물이 넘쳐난다.
  • ‘역도산 외손자’ 日 대학야구 첫무대 승리

    ‘역도산 외손자’ 日 대학야구 첫무대 승리

    전설적인 프로레슬러 역도산(한국명 김신락)의 외손자가 일본 대학야구 무대에서 첫 승리를 신고하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스포츠호치’, ‘주니치스포츠’, 등 현지 언론은 “‘역도산의 외손자’ 다무라 게이(田村圭·게이오대학 1년)가 도쿄6대학 리그 신인전에 선발 등판해 첫 승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다무라는 2일 도쿄 진구구장에서 열린 호세이대학과의 준결승전에 선발 등판했다. 그는 7이닝 5안타 2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매회 주자를 허용했지만 후속타자들을 범타로 막았고 실점은 7회 1점 뿐 이었다. 다무라는 게이오고교 3년에 재학중이던 지난해 고시엔 여름대회에 출전해 ‘역도산의 외손자’로 언론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그는 고시엔 1회전 마쓰쇼학원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팀에 46년만의 고시엔 본선 첫 승리라는 큰 선물을 안겼고 8강 진출의 주역이 됐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왼쪽 팔꿈치 수술이라는 아픔을 겪고 올해 2월부터 다시 공을 잡기 시작해 대학 봄철 리그 때는 벤치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이날 경기도 최고구속은 139km로 지난 여름 고시엔에서 보여준 최고구속 143km를 넘지 못했고, 투구 폼도 팔꿈치가 약간 내려가 쓰리쿼터가 됐다. 그러나 타무라는 “내가 던지기 쉬운 폼으로 던졌더니 팔꿈치가 내려갔다. 지금은 이게 가장 잘 맞는다.”며 바뀐 투구 폼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또 “첫 회는 긴장했지만 2회부터 나만의 공을 던질 수 있었다.”며 “가을 리그부터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승리소감을 밝혔다. 사진=주니치스포츠 인터넷판 서울신문 나우뉴스 문설주기자 spirit0104@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드라마 ‘친구’, MBC 주말드라마로 방영 확정

    드라마 ‘친구’, MBC 주말드라마로 방영 확정

    영화 ‘친구’가 드라마로 새 옷을 갈아입고 이번 달부터 안방극장을 찾는다. MBC 주말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극본ㆍ연출 곽경택)이 현재 방영중인 MBC ‘2009 외인구단’ 후속으로 오는 27일 첫 방송된다.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은 2001년 개봉해 관객 813만명을 모았던 대한민국 대표 흥행영화 ‘친구’를 드라마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특히 드라마의 극본과 연출을 영화에 이어 곽경택 감독이 다시 맡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빈, 김민준, 서도영, 왕지혜가 주연을 맡은 ‘친구, 우리들의 전설’은 지난 1월 28일 부산에서 첫 촬영을 시작해 사전제작을 목표로 막바지 촬영 중이다. 현빈은 영화 속에서 장동건이 맡았던 동수 역을, 김민준은 유오성이 연기한 준석 역을 맡았으며 서도영은 상택 역을, 왕지혜는 진숙 역을, 이시언이 중호 역으로 각각 분한다. MBC 주말드라마 ‘친구.우리들의 전설’은 부산에서 태어난 동갑내기 4명의 친구 동수, 준석, 상택, 중호의 이야기와 함께 레인보우 멤버 진숙, 은지, 성애의 캐릭터가 더해진다. (사진제공=MBC)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6월 대구는 뮤지컬에 빠진다

    6월 대구는 뮤지컬에 빠진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로고)이 15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오페라하우스 등 대구지역 10개 공연장에서 열린다. 2일 대구뮤지컬페스티벌에 따르면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 페스티벌에는 국내외 24개 작품이 무대에 오르고, 별도로 50여팀이 참가하는 ‘딤프(DIMF) 프린지페스티벌’과 뮤지컬 콘서트, 전시회 등 행사도 함께 펼쳐진다. 개막작으로는 호주 멜버른을 배경으로 가족의 소중함을 다룬 ‘메트로 스트리트’가 오페라하우스에서 막을 올린다. 폐막작으로는 러시아 뮤지컬 ‘가련한 리자’가 올려진다. 농부의 딸과 귀족 청년간 사랑과 배신, 비극적 종말을 다룬 작품으로 러시아 연방 민중예술가로 불리는 마르크 로조프스키가 연출했다. 국내 공식 초청작으로는 온라인 게임을 뮤지컬화한 첫 게임뮤지컬 ‘그랜드 체이스-카니발의 전설’과 대구 고모역을 배경으로 한 악극 형식의 뮤지컬, 정준하·김원준 등이 출연하는 ‘라디오 스타’가 확정됐다. 또 재즈뮤지컬인 20대 여성의 일과 사랑을 다룬 ‘소울메이트’, 영화와 뮤지컬을 혼용한 ‘미스터 조’ 등 6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창작지원 뮤지컬로는 남녀간의 사랑을 다룬 ‘탱고’를 비롯해 ‘스페셜 레터’, ‘사랑을 훔치세요’ 등 5개 작품이 공연되며 자유참가작으로 신성우·유준상 등이 나오는 ‘삼총사’와 어린이 뮤지컬 ‘무지개 물고기’가 관객들을 찾는다. 대학생들의 뮤지컬 경연장인 ‘제3회 딤프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도 함께 열린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서울광장] 유월의 레퀴엠/노주석 논설위원

    [서울광장] 유월의 레퀴엠/노주석 논설위원

    다시 유월이다. 박종철의 영문 평전 ‘박종철, 유월의 노래’(Park Jong Cheol, The Song of June)가 출간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박종철 6월의 전설’ 번역본이다. 1987년 유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그의 책 출간소식을 들으면서 문득 유월의 광장을 떠올렸다. 지난 22년 동안 겪은 유월은 뜨거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이 끝나자마자 유월이 시작된 것도 공교롭다.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핏줄속에 ‘투쟁’이라는 DNA를 지닌 승부사 노 전 대통령이 오월의 마지막 주말에 몸을 던진 게 우연의 일치일까. 혹시 자신의 죽음이 가져올 후폭풍까지 계산한 것은 아닐까. 권력을 쥔 자에게 유월은 혹독했다. 시작은 오월이다. 오월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대가를 치러야 했다. 집권 2년째를 맞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유월의 기억은 뼈아프다. 1년 차에 경험한 촛불시위에서 극복의 노하우를 익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서거 후폭풍으로 몰아칠 ‘조문정국’의 끈을 스스로 놓아버렸다. 묻고 싶다. 이 대통령은 왜 봉하마을에 조문 가지 않았나. 참모들의 잘못이 칠할이다. 대통령의 안위를 내세우며 숨어버렸다. 정치에도 ‘스토리 텔링’이 중요하다. 감동이 없는 정치를 펼친다는 평가를 받는 이 대통령이 참모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조문에 나서는 당당한 모습이 보고 싶었다. 정국 주도권을 놓치고 끌려다니느니 차라리 계란 세례를 받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른다. 김형오 국회의장, 박근혜·박희태 한나라당 전·현 대표 등이 줄줄이 퇴짜를 맞았을 때 정면 돌파하는 대통령의 위엄을 보여줬어야 했다. 한낱 범부의 상가에도 조문을 다녀온 사람과 다녀오지 않은 사람의 대우는 다른 법이다.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을 뚫던 그 기백과 저력은 어디로 갔나. 이 대통령은 상대 진영의 유월 공세를 저지할 힘을 비축하지 못했다. 지지자 상당수의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두고두고 꼬리표로 따라다닐 허물이 됐다. 전직 대통령의 자살미학을 논하는 목소리가 ‘노무현신드롬’ ‘노무혀니즘’으로 번지고 있다. 유감스럽다. 전직 대통령의 자살은 죄가 크다.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라. 어떤 이유로도 자살을 미화해선 안 된다. 우리는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라며 단발령에 항거했던 민족이다. 그의 자살에 배신감을 느끼는 사람 또한 오열하는 이만큼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상중이기에 험담을 삼갔을 뿐이다. 피의자가 하루아침에 영웅으로 변신하는 사회는 하류사회다. 그는 난관을 돌파했다기보다 포기했다. 도덕적으로 훼손된 자신을 견디지 못했다. 죽음을 앞둔 맹수처럼 스스로 떠났을 뿐이다.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을 기회로 삼으려는 정치세력이나 무리들이 ‘유월의 레퀴엠(진혼곡)’을 틀어놓고 반전을 꾀하고 있다. 타인의 죽음에 기대려는 자들의 발호다. 지루한 다툼을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가려는 속셈마저 읽힌다. 순수한 추모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지금 우리 앞에는 진보와 보수의 소모적 대결, 나라를 불바다로 만들 수 있는 북핵의 위협, 100만명에 육박하는 실업자로 상징되는 나락에 빠지기 일보직전의 경제가 각각 놓여 있다. 입맛에 맞는 한 가지를 택할 것인가. 아니면 함께 헤쳐나갈 것인가. 유월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이명박 정부의 운명이, 한국호의 미래가 걸려 있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쉽고 재밌고 즐거운 음악으로 지친 삶에 에너지 팍팍~

    쉽고 재밌고 즐거운 음악으로 지친 삶에 에너지 팍팍~

    먼저 머릿속에 구슬픈 피리 소리를 배경 음악으로 깔고,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성우 목소리를 떠올리자. ‘기원전 4268년 세상의 권력다툼이 극에 달하여 약탈과 싸움을 일삼으니 배고픔에 시달리며 행복을 빼앗긴 백성들은 웃음을 잃게 됐다. 하늘이 이를 불쌍히 여기사 만백성의 가슴에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새를 한 마리 보내어 지금에 이르렀으니 그 이름하여 바로 노라~조(努喇鳥)!’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쉽고 시원하고, 재미있고 유쾌한’ 인기듀오 노라조의 모습은 평범하고 진지하고, 건실했다. 콘서트와, 여름을 시원하게 만들 싱글 준비로 밤까지 홀딱 새워 초췌하기까지 했다. 슈퍼맨과 클라크의 이중 생활을 보는 느낌이랄까. ●인기 비결은 언밸런스의 조화 엽기 헤어 스타일과 복장, 막춤으로 망가지기, 싼티의 대명사가 된 조빈(32·본명 조현준)은 노라조 결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망가지는 게 창피하지는 않았어요. 조현준으로 살다가 조빈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죠. 제대로 못하면 바보되고 아무 것도 아닌 게 되지만, 잘만 하면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조빈과는 달리 이혁(30·본명 이재용)은 근엄하고, 멋진 남자로 무대에 선다. 그가 “제 몫까지 형이 짊어지니 감사하고 미안하죠.”라고 말하자, 조빈은 “둘 다 웃기려고 했다면 이런 결과가 없었을 거예요. 서로 보완해주는 역할입니다.”며 웃는다. 노라조는 인기 비결로 언밸런스의 조화를 꼽았다. 처음 방송에 나왔을 때 꼭 그렇게 해야 하냐며 당황했던 부모님들도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은 모습이 있으면 “배가 불렀나 보다?”라고 묻는다며 조빈은 웃었다. 할 거면 제대로 하라는 응원이라는 설명이다. 둘 모두 헝그리 시절을 혹독하게 겪었다. 조빈은 노라조 덕택에 부모님 구둣방이 동네 사랑방이 됐다며 좋아하고, 이혁은 어머니에게 번듯한 미용실을 차려주는 게 꿈인 소박한 청년들이기도 하다. 둘 다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조빈이 달변이라면 이혁은 과묵하다. 그런데 실생활에선 이혁이 개그 실력을 뿜어내는 순간이 많다고 한다. 또 조빈은 술 잘 마시고, 클럽에서 죽치고, 여자에게 치근덕거릴 것 같지만 실제 그렇지 않다고 했다. 조빈이 평소 성격을 무대에서 무한대로 ‘업’시키는 경우라면 이혁은 ‘다운’시키는 캐릭터인 것이다. 사회적 체면은 접어버리고 한 번 사는 인생, 신나게 웃겨보자고 시작한 노라조. 자신들의 노래가 삶이 고된 사람들에게 활력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빈은 “요즘 사는 게 힘들잖아요. 노래를 듣고 머리로는 노라조를 잊을 수 있겠지만 노라조가 선사했던 웃음을 몸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고, 그게 알게 모르게 직장에서,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일상을 꾸려가는 에너지가 됐으면 하죠.”라고 말했다. 노라조가 처음부터 각광받았던 것은 아니다. 2005년 1집, 2007년 2집을 통해 ‘해피송’, ‘사생결단’ 등 히트곡을 내놨지만 대상은 주로 마니아층이었다. 좋아하는 사람은 정말 좋아했지만, ‘니네가 무슨 가수야.’라는 악플도 많았다. 아무 생각 없이 한류 스타들에게 묻어갔던 일본에서 오히려 호응이 많았다. 지난해 말 나온 3집 ‘쓰리고’에 담긴 ‘슈퍼맨’은 노라조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슈퍼맨과 아버지의 대화를 해학적으로 풀어낸 경쾌한 노래는 유치원생부터 40~50대 아저씨·아줌마까지 즐긴다. 황병기 교수에게 낙점받아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국립국악관현악단과 협연하기도 했다. ●“상상 이상의 즐거움 줄것” 12~14일 홍대 앞 V홀에서 올해 첫 콘서트를 연다. 무엇을 상상하든, 상상 이상의 즐거움을 주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조빈이 파격 헤어 스타일을 또 선보일지는 미지수. 삼각 김밥, 황금빛 머리 등으로 그동안 중노동한 머리카락이 많이 상했기 때문. 시원하게 밀어보라고 했더니 그것도 생각 중이란다. 무엇보다 공연 뒤 일상 속에서 팬들과 인연의 끈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확정하지 않았지만 예를 들자면 이런 거다. 게임에 당첨된 팬에게 쿠폰을 주는 것. 내용은 노라조랑 밥먹기, 술먹기, 결혼식 축가 불러주기 등등. “물론 조건은 까다롭게 붙여야죠. 축가라면 장소가 수도권 20㎞ 이내, 술자리면 딱 한 잔만이라든가. 하하하. 정 안 된다면 모두에게 쭈쭈바라도 돌리고 싶어요.”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춤·비주얼·음악… 골라보는 3色뮤지컬

    춤·비주얼·음악… 골라보는 3色뮤지컬

    뮤지컬 대전(大戰)이다. 한동안 ‘드림걸즈’가 독주하다시피 했던 대작 뮤지컬 시장에 선수들이 속속 입장하고 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전설 ‘시카고’, 창작뮤지컬의 새 지평을 연 ‘바람의 나라’, 체코 뮤지컬의 맥을 잇는 ‘클레오파트라’가 대표적이다. 6월에 경쟁하는 세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총천연색 컬러영화보다 흑백영화를 연상케 하는 심플한 무대의 시카고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두말할 여지없이 춤이다. 절제미와 관능미가 공존하는 밥 포시의 안무는 그야말로 명불허전.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춤과 감미롭고 활기찬 재즈 음악의 이면에는 살인과 음모, 황색 저널리즘이 난무하는 1920년대 위선적인 미국 사회에 대한 신랄한 조롱의 칼날이 숨어 있다. 2000년 초연 이래 여섯번째 무대인 이번 공연은 강렬한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인순이(벨마)와 허준호(빌리) 등 원년 멤버의 귀환으로 한층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정원이 인순이와 벨마 역을 나눠 맡고, 록시 역은 옥주현과 배해선이 번갈아 출연한다. 6~29일 성남아트센터. 4만~11만원. 1544-1555. 김진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바람의 나라는 만화적 상상력을 효과적으로 무대에 구현한 환상적인 비주얼이 압권이다. 고구려 3대 왕이자 주몽의 손자인 무휼과 그의 아들 호동 왕자의 비극적 운명을 그린 방대한 분량의 원작을 그대로 무대화하는 대신 만화의 한컷 한컷을 이미지화하는 형식을 도입해 색다른 관극체험을 선사한다. ‘하얀거탑’ ‘대장금’으로 유명한 이시우 작곡가의 다채로운 음악과 안무가 안애순의 생동감 넘치는 춤도 인상적이다. 무휼역의 고영빈·금승훈과 해명역의 홍경수·양준모 등 남자 배우의 매력이 도드라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10~30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3만~6만원. (02)501-7888. 국립중앙박물관의 ‘이집트 문명전’과 연계해 공연 중인 클레오파트라는 이집트와 로마가 치열하게 대립하던 시기의 정치적 야망에 사로잡힌 클레오파트라와 그녀의 치명적 매력에 빠진 시저(카이사르), 안토니우스의 사랑을 드라마틱하게 그렸다. 기존 뮤지컬에서 보기 힘든 시대적 배경과 역사속 인물을 다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체코 뮤지컬의 가장 큰 장점인 음악의 힘은 이 작품에서도 빛을 발한다. ‘난 왕이 될거야’ ‘별이 되어 사라지네’같은 주제곡의 여운이 꽤 길다. 전수미, 최성원, 조휘의 안정적인 연기와 가창력도 돋보인다. 7월1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용. 3만~10만원. 1544-595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열린세상] 살아남은 자의 슬픔/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열린세상] 살아남은 자의 슬픔/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1980년대 후반 이땅에 민주화란 말이 낯설었던 시절, 나는 신촌의 한 여자대학 강당에서 열린 결혼식에 참가했다. 거리에는 최루탄 냄새가 매캐하고 그로 인해 강요된 눈물이 멈추지 않던 시절이었다. 그날 결혼식의 가장 큰 이변은 축가였다. 초대된 소프라노는 칼날 같은 목소리로 ‘거센 바람이 불어와서 어머님의 눈물이’로 시작되는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불렀고 ‘창살 앞에 네가 묶일 때 살아서 만나리라’로 끝나는 대목에서 많은 하객들은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 그때는 정말 그랬다. 용기가 없거나 모질지 못한 사람들은 보다 우회적인 방법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그들만의 타는 목마름을 표현해 냈고 그것은 점차 하나의 거대한 물결로 한국 사회를 휩쓸었다. 1987년 오뉴월은 뜨거웠다. 그해 오월, 민주항쟁의 폭발을 예고하는 사건들이 잇달아 터져 나왔다.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의 진범이 따로 있다는 엄청난 폭로가 나왔다. 5월 말에는 종교계·재야단체 등 2000여명이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란 긴 이름의 재야단체를 조직하고 민주항쟁을 선언했다. 집행위원장 노무현이라는 이름도 발견된다. 6월10일, 넥타이 부대까지 합세한 국민항쟁이 마침내 폭발했다. 잠실체육관에서 여당 대통령후보 지명대회가 열린 그 날, 전국에서 40만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 나왔다. 거대한 시위 물결은 결국 집권여당의 ‘6·29선언’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정부 수립 이후 30년간에 걸친 권위주의 체제를 마감하고 우리 역사에서 민주화의 전환을 가능하게 만들었던 1987년의 6월 민주항쟁은 이렇게 이뤄졌다. 그로부터 22년, 특별히 잔인하고도 슬픈 6월이 오고 있다. 거칠고 폭압적인 과거의 독재에 비한다면 지금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민주주의는 우리로 하여금 엄청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독재 경험과 민주화의 험난한 장정을 겪지 못한 세대들에게 지금의 민주주의는 태어날 때부터 이미 주어진 것으로 특별한 감흥을 주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독재의 폭압을 딛고 6월항쟁의 경험을 겪은 기성세대는 그 쟁취의 경험과 의미를 결코 잊지 못한다. 4·19가 나던 해 세밑/우리는 오후 다섯 시에 만나…/불도 없이 차가운 방에 앉아/하얀 입김 뿜으며/열띤 토론을 벌였다/어리석게도 우리는/무엇인가를 위해서/ 살리라 믿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18년 오랜만에/우리는 모두 오랜만에 무엇인가 되어…넥타이를 매고 다시 모였다/…치솟는 물가를 걱정하며/즐겁게 세상을 개탄하고/익숙하게 목소리를 낮추어/떠도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모두가 살기 위해 살고 있었다/아무도 이젠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부끄럽지 않은가/부끄럽지 않은가/바람의 속삭임 귓전으로 흘리며/우리는 짐짓 중년기의 건강을 이야기했고/또 한 발짝 깊숙이 늪으로 발을 옮겼다(김광규,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나보내는 오늘, ‘부끄러워하라’는 구절이 새삼스럽다. 모든 것을 안고 이제 그는 갔다. 고요한 새벽길을 혼자서 차마 떨치고 갔다. 황금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한 줌 재가 되어 봄바람에 날아갔다. 만날 때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나보내는 지금 다시 만날 것을 믿는다. 그는 갔지만 우리는 그를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그와 함께했던 뜨거운 환희와 감동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타는 목마름으로 함께 이룬 민주화의 감격은 서서히 빛바래지고 역사와 맞섰던 그는 스스로 역사가 되고 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그날의 뜨겁던 노래도 끊긴 지 오래다. 이 땅에 이제 한 시대가 저물고 있다. 대통령이기보다는 땀내 나는, 가까운 이웃 같았던 사람이 있었다. 가슴 벅찬 민주주의와 삶의 의미를 우리에게 곱씹게 해 준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가서 이제 전설이 되고, 우리는 살아남았다. 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 [데스크 시각] 용문객잔/김문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용문객잔/김문 문화부장

    #장면1 한 영화를 추억한다. 영원한 무협 클래식이다. 세월만큼이나 내공의 깊이가 간단치 않다. 환관과 협객 서소지가 주고 받는 대화 한토막. “서소지가 누구냐?(환관)” “나다.” “건방진 놈이군.” “너한테만.” “무술실력이 대단하다고 들었다.” “좀 하지.”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 “넌 내시같아 보이는군.” 무림의 고수끼리 맞짱뜨는 가시돋친 상황이지만 재치가 넘친다. 1965년 ‘대취협’으로 무협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호금전 감독이 만든 ‘용문객잔’(1967년)에 등장한다. 이 영화는 1450년대의 명나라를 배경으로 한다. 환관들이 정권을 장악하고 임금의 충신들을 차례로 처단한 뒤 자손들을 용문 밖으로 귀양보낸다. 하지만 후환이 두려워 자객들을 ‘용문객잔’으로 보내고, 자손들을 구하려는 협객들이 몰려들면서 숨막히는 결투가 벌어진다. ‘용문객잔’은 사천성 장강삼협의 용문협 근처에 있는 여관식 주막이다. 영화는 황량한 들판과 흙담집인 ‘용문객잔’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얼핏 보면 촌스럽고 절제된 출연진의 동작으로 영화적 흥미감은 떨어진다. 그러나 결투장면에 깔린 경극음악을 이용해 고도의 시지인(時地人)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또 막강한 적 앞에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충의(忠義)의 로망’을 담고 있다. 객잔에 모인 무림의 고수들, 각기 다르지만 충성과 의리를 연고로 심오한 설정을 해 놓은 것이 매력이다. 여기에 또 하나, 호금전 감독이 ‘후한서’의 내용을 알고 ‘용문객잔’을 만들었다는 상상을 하면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후한서’의 이응전(李膺傳)에 ‘등용문’이 나온다. ‘士有被其容接者 名爲登龍門’(선비로서 그의 용접을 받는 사람을 등용문이라고 한다)이라는 글과 함께 주해(註解)에 ‘황하 상류에 용문이라는 계곡이 있어 고기들이 많이 모여들었으나 빠른 폭포수 때문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만일 오르기만 한다면 용이 된다.’는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시공(時空)을 뛰어넘는 특유의 집중력으로 만든 작품이기에 지금도 무협영화의 고전으로 회자된다. #장면2 연분홍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5월의 비가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지천의 푸름이 더욱 짙어지니 말이다.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이기에 더욱 그랬다. 붉은 장미와 꽃그림 우산을 받쳐든 여인네의 뒷모습은 5월의 신부였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선배의 집은 천년의 전설을 간직한 용문사 은행나무와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선배는 몇해 전 이곳에 조그마한 텃밭이 있는 집을 하나 장만했다. 현역에서 은퇴한 뒤 여생을 농부로 살아가기 위해서다. 이곳에서 조촐한 행사가 열렸다. 시문(詩文)과 흙을 사랑하는 10여명이 모였다. 그동안 벼르고 별렀던 ‘용문객잔’ 문패를 다는 날이다. 선배는 워낙 무협영화를 좋아해 1967년 당시 ‘용문객잔’ 포스터까지 어렵게 구해 벽에 붙여놓고 감상할 정도다. 문패가 걸리고 즉흥 세리머니가 이어졌다. 참석자 중 한 사람이 나섰다. “오늘을 위해 칠언율시를 준비했습니다. 여운승우교정후(如雲勝友交情厚)=좋은벗들이 구름같이 모여 우정을 두터이하고, 성해현영의리숭(成海賢英義理崇)=바다를 이룬 어질고 뛰어난 인재들이 의리를 숭상하며…” ‘용문객잔’과 ‘칠언율시’를 안주로 올려놓고 하루종일 웃음꽃을 피웠다. 그 향기는 짜릿했다. 삶이란 이런 것이구나. 다들 ‘국영수’로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들이다. 60을 넘거나 바라보는 나이에 ‘예체능’의 행복을 얘기한다. 문득 한 옛 시인이 읊은 시가 떠오른다. 得了愛情痛苦(득료애정통고)=얻었도다 애정의 고통을, 失了愛情痛苦(실료애정통고)= 버렸도다 애정의 고통을! 지혜라는 단어가 찬란한 5월의 비와 함께 새삼 가슴속에 젖어든다. 김문 문화부장 km@seoul.co.kr
  • [공연리뷰] 모리코네에 7000여 청중 감동

    [공연리뷰] 모리코네에 7000여 청중 감동

    26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두 번째 내한 첫 날 공연에서 엔니오 모리코네(81)가 지휘한 것은 헝가리 기요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극동방송 합창단뿐만은 아니었다. 2시간 남짓 그의 손짓에 따라 7000여명에 달하는 관객들의 가슴에 감동이 물결쳤다. 영화음악의 살아 있는 전설, 거장, 마에스트로라는 별명에 부족함이 없었다. 연주가 끝날 때마다 공연장이 떠나갈 듯 갈채가 쏟아졌고, 거장은 행복에 겨운 듯 정중하게 인사를 거듭했다. 공연 직전에 ‘어느 연약한 짐승의 죽음’과 ‘말레나’의 테마 등 국내 팬들이 좋아하는 곡을 포함시키며 새로 연주 목록을 짜는 배려도 돋보였다. 이 곡들과 마우로 볼로니니 감독 트리뷰트를 빼면 연주 리스트는 2007년 첫 내한공연과 큰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첫 내한과 비교할 때 극적인 구성력이 떨어졌다는 게 흠이라면 흠. 당시 공연은 잔잔했던 1막에 이어 2막에 모든 폭발력을 쏟아부으며 팬들을 매료시켰다. 모리코네 공연의 두 가지 큰 축으로, 수잔나 리가치의 소프라노가 머리를 쭈볏거리게 만드는 세르지오 레오네 영화 메들리와 모리코네가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미션’ 메들리가 2막에 집중됐던 것. 또 본 공연에 꼭꼭 숨겨 놔 관객들의 애간장을 태웠던 ‘시네마 천국’의 메인 및 러브 테마를 첫 앙코르 곡으로 연주해 공연장을 활화산으로 만들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1막 마지막 순서에 레오네 영화 메들리를, 2막 도입부와 말미에 각각 ‘시네마 천국’과 ‘미션’ 메들리를 분산시켜 긴장감이 줄어 들었다. 휘파람 소리와 기타가 어우러지는 ‘황야의 무법자’의 메인 테마와 피아노가 주축인 ‘러브 어페어’의 러브 테마는 오케스트레이션에 어울리는 작품이 아닌 탓에 이번에도 연주되지 못한 점도 아쉬웠다. 더 큰 아쉬움은 관객들의 매너. 이따금 아기 울음소리나 기침 소리가 공연장에 우렁차게 울려퍼졌다. 특히 앙코르 순간 모리코네를 뒤로 한 채 공연장을 빠져나가는 인파가 있어 감상을 방해하기도 했다. 27일 2회 공연을 끝낸 모리코네는 28일 VIP를 초청한 프라이빗 공연을 한 차례 더 가진 뒤 다음 공연 장소인 타이완으로 떠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신성일, 쉬지 않는 영화인의 로망 (인터뷰)

    신성일, 쉬지 않는 영화인의 로망 (인터뷰)

    하얀 바탕의 중앙에 검은색으로 박힌 이름 강신성일(姜申星一·72). 이름 자체가 브랜드인 한국의 이 전설적인 배우는 명함까지 그렇게 당당하고 멋스러웠다. ‘한국의 제임스 딘’ ‘한국의 알랭 들롱’이라 불린 문화 아이콘. 서울 상수동 강변의 한 오피스텔에서 영화인 신성일을 만났다. 이미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은빛 고수머리와 캐주얼한 차림. “잘 왔어요. 들어와요.” 손수 문을 열어준 신성일은 내년이면 데뷔 50주년을 맞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당당한 풍채로 기자를 안내했다. ◆ ‘성일가’의 노신사 VS 쉬지 않는 영화인 “건강의 비결은 승마예요. 옛날보다 체력이 더 좋아졌어요. 영천에 지은 한옥집에 내 애마가 3필입니다. 마장도 만들어놨어요. 그게 최고의 운동이에요.” 신성일이 대구 영천에 그의 이름을 딴 ‘성일가’(星一家)라는 한옥을 지은 지도 1년이 되었다. “감옥 다녀온 후에 정말 자유롭고 쾌적하게 살고 싶어 한옥을 지을 결심을 했어요. 2007년 9월에 영천에 내려가서 포도를 먹다가 ‘이쯤에 한옥 한 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신성일은 직접 와서 봐야 되는데 일단 아쉬운 대로 이걸 보라며 성일가의 사진을 건넸다. 아름답고 단아한 한옥은 그곳에 들인 신성일의 노력과 정성이 절로 보일 정도였다. “한옥 관리가 또 대단해요. 한옥은 손이 많이 가서 하루라도 청소를 안 하면 무당벌레들이 막 나오니까. 정원도 손봐야 하고 말 세 필에 풍산개로 다섯 마리나 키우니까 밥 주고 똥 치우면 시간이 얼마나 어떻게 가는지도 몰라요.” 신성일은 성일가가 대한민국 1등 한옥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화려한 은막의 스타였던 그에게 항상 익숙한 도시가 아닌 한적한 시골 생활에 적응할 만 한지 물었다. “난 도시가 싫어요. 차가 콱 막히고 공기도 답답하고 못 견뎌요. 감옥 다녀온 다음부터는 더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 작업실도 일부러 강변이 보이는 곳에 마련하지 않았겠소. 그래도 영천이 제일입니다. 주변 계곡이 다 내 세상인데.” 신성일은 그래도 어디 한군데만 줄곧 머무르는 게 아니라 영천에 있다가 서울에 왔다가 하니까 양측의 장점을 다 누릴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6월 15일 개막을 앞두고 한층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을 준비하는 중이라 곧 서울에서 기자회견도 있고 너무너무 바빠요. 또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 기획 드라마 ‘동방의 빛’에서 이토 히로부미 역을 맡기로 했어요. 오는 9월쯤엔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합디다.” 영화와는 달리 드라마는 시간 싸움이라 대본에 묶인 시간이 계속될 것이라며 신성일은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곧이어 “장편 드라마 출연은 처음인데 재미있을 것 같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 책·박물관·스포츠카, 영원한 영화인의 열정과 로망 “내년이 데뷔 50주년 되는 해입니다. 그동안 6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함께 했으니 그런 것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어요.” 신성일은 그의 인터뷰를 담은 책 ‘배우 신성일, 시대를 위로하다’(신성일 지승호 지음·알마)의 출간에 대해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사실 이 책은 시작이고 ‘맛보기’예요. 내년에 영화 데뷔 50주년을 맞아서 진짜 자서전을 기획하고 있어요. 이 책은 인터뷰 내용을 담은 것이라 한계가 있지만, 내 자서전에는 사진도 많이 넣을 생각입니다.” 현재 그는 ‘스포츠서울’에서 연재했던 ‘스타고백’과 같은 과거 자료들은 수집하며 자서전을 준비하는 중이라고 했다. 신성일이 계획하고 있는 것은 자서전만이 아니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박물관 건립을 꿈꾸고 있다. “영천에 있는 집 근처에 영화박물관 짓는 것을 계획하고 있어요. 영천에 ‘별빛축제’라는 행사가 있는데 그 축제랑 내 이름에서 ‘별 성’(星) 자를 따서 ‘성일영화박물관’이라고 이름을 지을까 생각 중입니다.” 신성일은 “영화박물관의 취지는 문화 보존에 있다.”며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본, 필름 외에 그가 입었던 의상까지 다양한 자료를 수집해 마지막으로 한국 영화사에 기여하고 싶다는 것이 오랜 시간 스타 자리를 지켜온 그의 소망이다. “곳곳마다 문화에 대한 자각이 이제야 시작되고 있어요. 세계적인 추세로 볼 때 한국은 한참 늦은 셈이지만 이제라도 시작했으니 문화 콘텐츠를 활성화시키는 게 중요합니다.” 그는 내년부터 기공에 들어가려고 계획 중인 영화박물관을 2012년 정도에는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 모든 일들을 하려면 무엇보다도 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해야 해요. 가장 중요한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건강의 비결에 대해 묻자 ‘애인’이라며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애인이 있으면 젊어지는 거에요. 한 일간지 유머란에서 봤는데 70대에 애인이 있으면 ‘신의 은총’을 받은 거라 합디다. 난 신의 은총을 받고 있는 사람이오.”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에서 영화감독, 정치인까지 모든 것을 누린 신성일의 꿈은 무엇일까. 이제 삶에서 더 원하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스포츠카를 갖고 싶다.”고 장난스레 대답했다. 국내 최초로 무스탕을 타고 도로를 누볐던 스타다운 대답이었다. “영화박물관이 세워지면 신성일이 탔던 스포츠카를 전시하고 싶어요. 재미있지 않겠습니까. (웃음)” 배우 안성기가 표현한 대로 ‘한 시대를 위로하며 거침없이 열정적으로 질주한 맨발의 청춘이자 한국영화계의 진정한 별’다운, 신성일 식 농담이었다.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 사진=유혜정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프리미어리그 08-09시즌 결산] 첼시 아넬카 19골 득점왕

    ‘미운 오리새끼’ 니콜라 아넬카(30·첼시)가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축구인생 첫 득점왕을 꿰찼다. 프로 15년간 아홉 차례나 팀을 옮기며 일군 ‘8전9기’의 삶이다. 아넬카는 25일 라이트스타디움에서 열린 선덜랜드와의 2008~09 EPL 38라운드 마지막 원정전에서 후반 2분 시즌 19번째 골로 3-2 승리를 거들었다. 아넬카는 이날 헐 시티와의 경기에 결장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4·18골·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따돌리고 득점왕을 차지했다. 10골대 득점왕은 1998~99, 97~98시즌 지미 하셀베잉크(리즈 유나이티드)와 디온 더블린(코벤트리 시티·이상 18골)에 이어 세번째. 그러나 득점 20위권 안에 든 선수들이 모두 10골 이상 기록하는 등 득점원이 다양해진 점을 고려하면 썩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9번째 팀 옮겨 만년 2인자 벗어 특급 골게터 티에리 앙리(32·FC바르셀로나)와 프랑스 국가대표 동기인 아넬카는 지금까지 13차례 풀타임 시즌을 뛰며 여덟 차례나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지만 늘 ‘2인자’ 신세였다. 빼어난 발 재간에다 빠른 패스타임, 슈팅 등 빼놓을 수 없는 자질로 앙리를 뛰어넘었다는 말을 들었지만, 앙리가 2001~02시즌에 이어 2003~06시즌 잇따라 EPL 득점왕에 오르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다혈질인 성격 탓에 들쭉날쭉한 플레이로 코칭스태프의 불신을 자아냈고, 자신이 원하지 않은 포지션을 맡게 되는 악순환을 되풀이했다. 1995년 파리 생제르망에서 프로 첫발을 뗀 그는 무려 8개 팀을 떠돌았다. 오죽하면 이적료를 모두 합치면 8850만파운드(1765억원)로 세계 최고를 자랑하겠는가. 2002년 친구와 사업을 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블리트(Le Boulet)’라는 영화에 출연하며 은퇴를 선언해 놀라게 했다. 2004년엔 이슬람으로 개종한 뒤 이듬해 이스탄불을 연고로 한 터키 리그의 페네르바체에서 1년간 뛰기도 했다. ●미들즈브러·뉴캐슬 2부리그 강등 2부리그(챔피언십)로 강등한 팀과 1부로 올라온 팀의 희비도 갈렸다. 빅4(맨유·리버풀·첼시·아스널)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자동 출전권을 얻었다. 5~7위를 차지한 애버턴, 애스턴, 풀럼은 유로파컵(UEFA컵) 티켓을 따냈다. 지난 시즌 팀 역사상 104년 만에 처음으로 EPL에 올라온 헐 시티는 홈에서 맨유에 0-1로 무릎을 꿇었지만 뉴캐슬이 애스턴에, 미들즈브러가 웨스트햄에 나란히 패해 겨우 잔류했다. 뉴캐슬은 클럽의 전설인 앨런 시어러(39)를 시즌 도중 감독으로 앉히는 특단의 대책까지 마련했지만, 1993~94시즌 승격했다가 15년 만에 다시 강등되는 수모를 당했다. 1989∼90시즌에 이어 두번째다. 미들즈브러 역시 1998~99시즌 이후 10년 만에 2부로 주저앉았다. 이로써 김두현(27)이 뛰는 웨스트브로미치와 미들즈브러, 뉴캐슬은 다음 시즌 챔피언십으로 강등돼 절치부심하게 됐다. 챔피언십에서는 울버햄프턴과 버밍엄의 승격이 확정됐고, 셰필드와 번리는 26일 플레이오프에서 운명을 가름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전설적 ‘담배 스타’ 앞세운 금연 캠페인 눈길

    전설적 ‘담배 스타’ 앞세운 금연 캠페인 눈길

    유명 영화, 음악, 정치계 스타들을 앞세운 금연 캠페인 전시회가 파나마에서 열리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흡연 스타’들을 모아 ‘제발 담배는 끊으라.’는 간절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셈이다. 전시회에서 그림을 통해 부활한 스타들은 한결 같이 입에 담배를 물고 산 흡연스타들이다. 영화배우 제임스 딘, 지미 헨드릭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 정치인으로는 남미의 혁명가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 현존인물인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평의회 의장 등이 그림을 통해 전시회에 간접 참가하고 있다. 그림에서 ‘흡연스타’들은 하나같이 멋진 포즈로 담배를 피고 있다. 하지만 그림에는 ‘담배가 몸을 상하게 하니 금연을 하라.’는 메시지가 함께 적혀 있다. 관계자는 “20세기를 풍미한 이들 스타들이 멋진 모습으로 담배를 피우는 바람에 담배를 피기 시작한 사람이 적지 않다.” 면서 “수 많은 사람을 담배로 인도한 스타들에게 금연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의미에서 이번 캠페인 전시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파나마에선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을 엄격히 금지하는 등 흡연인구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담배를 놓는 사람이 좀처럼 늘지 않아 고심을 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에선 매년 약 500만여 명이 담배 때문에 목숨을 잃고 있다. 파나마에선 2000-2005년까지 1만3000여 명이 담배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도시와 산] (8) 광주 무등산

    [도시와 산] (8) 광주 무등산

    ‘아아 광주여, 무등산이여/죽음과 죽음 사이에/ 피눈물 흘리는/ 우리들의 영원한 청춘의 도시여….’ 김준태 시인이 5·18민주화운동 직후 지방 일간지에 발표한 시의 한 대목이다. 이 때문에 해당 신문은 폐간되고, 그는 엄청난 고초를 겪어야 했다. 그 이후 무등산은 고은·김남주·황지우·문병란·양성우 등에 의해 저항문학의 단골 소재가 됐다. 5월의 무등산은 신록이 눈부시다. 장불재 부근엔 철쭉이 산허리를 불태우고 있다. 도심에서 ‘광풍’이 몰아치던 1980년 5월에도 그랬다. 그 이후 매년 정월 초하루 수만명의 인파가 중머리재에 몰려 새해를 맞았다. 하고 싶은 말과 가슴 속에 숨겨둔 무언가를 외쳐댔던 곳이다. 원효·나옹 등 고승들의 발자취가 서린 사찰과 암자도 즐비하다. 무등산은 숱한 국난과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수천년간 지켜본 산증인이다. 부드러운 곡선을 이룬 능선은 인구 150만 도시를 품고 있다. 그래서 어머니로 자주 비유된다. 시민들에겐 ‘산’이란 장소성을 뛰어넘어 또 다른 의미를 지니는 이유이다. ●불교와 민속의 중심 무등산(1187m)은 광주광역시의 동쪽 가장자리와 전남 담양·화순에 걸쳐 우뚝 솟아 있다. 무진악, 서석산, 무당산 등으로 불리다가 ‘고려사’에 처음 무등산이란 기록이 나온다. 노산 이은상은 무등산이 불교적 용어인 무유등등(無有等等·부처님은 중생과 같지 않다)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한다. 이와 걸맞게 곳곳에 사찰과 고승들의 전설이 서려 있다. 증심사·약사사·원효사·관음암·규봉암·석불암·문빈정사 등 현존 사찰 이외에 서봉사지·개선사지·백천사지 등 문헌상으로 전해지는 절터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이다. 증심사~중머리재 구간에 있는 천제단과 송풍정 등은 나라가 어렵거나 백성이 도탄에 빠졌을 때 하늘에 제를 올린 곳이다. 이나라(32·여) 광주 동구문화원 사무국장은 “무등산은 예부터 기우제, 당산제, 철쭉제, 억새제 등 각종 산제사를 모시는 신령한 곳으로 여겨졌다.”며 “산제사는 시민들의 화합과 공동체 의식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무등산은 남북 주능에서 뻗어난 몇개의 가지 능선으로 이뤄졌다. 북서릉은 정상~중봉~바람재~향로봉~장원봉~잣고개를 넘어 국립5·18민주묘지가 위치한 망월동쪽으로 이어진다. 남서릉은 정상~장불재~백마 능선까지는 남북 주릉과 함께 달리다가 화순과 광주의 경계를 이루는 너릿재로 가지를 낸다. 그러나 어느 방향에서 보더라도 한 덩어리처럼 육중하게 보인다. ●빼어난 풍광 예부터 수많은 시인과 묵객들이 무등산의 ‘경승’을 노래했듯이 각 지점마다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꼭대기는 천왕·지왕·인왕봉 등 ‘정상 3봉’으로 이뤄졌다. 이 중 천왕봉(1186.7m)이 가장 높다. 현재 정상 3봉 일대는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어 현장 접근은 불가능하다. 이 부근에 오르면 남서쪽은 나주평야와 월출산이 지척이다. 청명한 날이면 다도해가 아스라이 내려다보인다. 이보다 조금 낮은 서석대(1100m)와 입석대(1017m)는 가히 절경이다. 이들 봉우리는 육지에서는 보기 드문 주상절리대를 형성하고 있다. 서석대는 저녁노을이 물들 때 햇빛이 반사되면 수정처럼 빛을 발해 ‘수정병풍(水晶屛風)’이란 별명도 갖고 있다. ‘천만년 비바람에 깎이고 떨어지고/ 늙도록 젊은 모양이 죽은 듯 살아 있는 모양이/ 찌르면 끓는 피 한줄 솟아날 듯하여라.’ 시인 이은상이 입석대를 노래한 시구이다. 억겁의 풍상을 겪는 동안 쪼개지고, 깎이면서 고통을 견뎌냈다. 이들 두 봉우리는 2005년 문화재청에 의해 천연기념물 제645호로 지정됐다. 10년 넘게 산을 오르내린 이길용(47)씨는 “철 따라 주변 환경이 환상적으로 변하는 입석·서석대는 신령스런 분위기를 풍긴다.”고 말했다. ●도시의 허파이자 쉼터 무등산은 도시의 허파이자 생태계의 보고이다. 진달래, 철쭉, 산나리 등 1000여종의 온대성 식물들이 철따라 변신하며 장관을 연출한다. 천연기념물인 붉은배 새매·황조롱이를 비롯해 삵·멧돼지·고라니 등 100여종의 조류와 포유류가 둥지를 틀고 있다. 시민들은 무등산을 동네 공원쯤으로 여긴다. 도심과 맞닿아 있어 맘만 먹으면 언제나 오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등산 코스 역시 산책로 수준인 1시간 대에서부터 6~7시간 정도의 코스까지 선택할 수 있다. 문현석(48·북구 용봉동)씨는 “산행을 할 때마다 친구나 직장 동료 등 한두 명의 지인을 꼭 만나게 된다.”고 말했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는 서남쪽인 증심사를 출발, 약사사~새인봉 삼거리~중머리재~장불재~정상 구간이지만 ‘증심사지구 자연환경 복원 사업’으로 최근 잠정 폐쇄됐다. 대신 북쪽인 원효사 지구에서 출발, 꼬막재~규봉암~장불재~정상 코스 등으로 등산객이 많이 몰린다. 요즘은 철쭉철이라서 관광버스를 동원한 외지 등산객의 발길도 줄을 잇는다. 5월 초부터 해발 400~500m 능선인 토끼등·바람재 일대에서 철쭉이 피기 시작, 20일 이후이면 장불재 등 정상 구간까지 만발한다. 주말과 휴일엔 2만~3만명이 산을 찾는다. 공원관리사무소측은 최근 동구 산수동~충장사~원효사~서석대에 이르는 11.87㎞의 옛길을 복원하고 일부를 개방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실개천옆 정자엔 임을 향한 행진곡~~ 무등산의 북동쪽 줄기는 원효계곡을 따라 지실마을을 거쳐 전남 담양군 봉산면으로 이어지면서 평야지대를 이룬다. 지금은 지실마을 부근에 광주호가 생겼지만 예전엔 무등산 계곡으로부터 발원한 물길이 남면·봉산면 일대 들녘을 관통했다. 계곡 양 안은 무등산 줄기에서 뻗어 나온 야트막한 산과 그런 야산에서 갈라져 나온 실개천이 여럿 있다. 이 일대에 조선 초·중기부터 유학자·유배자·풍류 가객들이 몰려들었다. 자연스레 정자들이 들어섰다. 이를 중심으로 지체 높은 양반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나름대로 ‘누정 문화’가 탄생했다. 개인적 수양이나 후학의 교육, 현실도피적 은둔 등 정자에 머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무등산권 정자들이 역사적으로 의미를 갖는 이유는 국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조선조 ‘가사문학’이 꽃피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광주호 상류 소나무 숲에 있는 식영정이다. 서하당 김성원이 그의 장인이자 스승인 임억령을 위해 1560년(명종 15년)에 세웠다. 송강 정철이 25살 때 이곳에 머물면서 무등의 4계절과 강호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성산별곡을 지었다. 이곳으로부터 1㎞쯤 상류에는 양산보(1503~1557)가 건축해 은둔생활을 했던 소쇄원이 자리한다. 소쇄원은 한국 정원의 전형으로도 꼽힌다. 이곳을 찾아 시를 남긴 인물로는 김인후·김성원·기대승·고경명·정철 등이 있다. 식영정과 불과 250여m 건너편에는 김윤제(1501~1572)가 지은 환벽당이 있다. 정철이 청소년기를 보내면서 학문을 닦기도 했다. 광주호 아래쪽인 담양군 봉산면 제월리엔 송순(1493~1583)이 지은 면앙정이 있다. 국문학사에 주옥 같은 ‘면앙정가’가 탄생한 곳이다. 무등산 원효계곡과 맞닿은 담양군 고서면 원강리에는 송강정이 자리한다. 송강이 1585년 대사헌으로 지내다가 당쟁에 휘말려 3년간 머물던 장소이다. 연군지정(戀君之情)을 읊은 ‘사미인곡’이 탄생했다. 광주 북구 충효동과 원효계곡 하류엔 취가정과 풍암정이 있는 등 조선조 때 이 일대가 풍류를 아는 시인과 묵객들의 쉼터였다. ‘무등산’의 저자 박선홍씨는 “무등산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풍경이 권력에서 소외되거나 당쟁에 휘말린 선비들을 자연스레 모이게 했을 것”이라며 “이들 정자를 잘 보존해 후세 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 그 남자의 수상한 이중생활

    그 남자의 수상한 이중생활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 21일 개봉한 일본 영화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Detroit Metal City)는 같은 제목의 만화가 원작이다. 와카스기 키미노리 작가의 원작 만화는 ‘이나중 탁구부’나 ‘엔젤 전설’ 등과 함께 화장실 유머가 범벅인 초절정 엽기 만화로 손꼽힌다. 소재는 데스메탈 밴드다. ‘고 투 DMC’라는 환호를 받으며 교주로 군림하는 이 밴드는 과격하다. 살인과 강간을 노래하며 여성비하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변태 성욕적인 퍼포먼스도 인기다. 웬만해선 ‘애들은 가라.’라고 말해 주고 싶은 이 만화는 그런데, 나름 재미있다. ‘음악이 없으면 꿈이 없다.’(No music, No dream)가 생활 신조인 주인공 소이치 네기시의 이중 생활 때문이다. 촌 동네 출신의 주인공은 말랑말랑한 연가를 부르는 가수가 되고 싶었으나 도쿄로 상경한 뒤 데스메탈 광신도인 기획사 여사장 때문에 DMC의 보컬과 기타를 맡게 된다. 작사·작곡도 그의 몫. 평소 소심하고 여성스러운 성격이고, 낮에는 거리에서 기타를 치며 스위트 송을 부르지만 진지하게 들어 주는 것은 강아지 한 마리뿐. 하지만 얼굴에 분칠을 하면 지옥에서 온 마왕 크라우저 2세로 돌변해 ‘본 투 데스메탈’의 모습을 보여 준다.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노래와, 남들을 열광시키는 노래 사이에서 방황하는 주인공은 자신이 나비인지, 나비가 자신인지 헷갈리는 상황에 몰리며 갖가지 해프닝을 일으킨다. 실사 영화 제작은 무리라고 여겨졌으나, 예상은 여지 없이 깨졌다. 지난해 여름 일본에서 개봉해 23억 4000만엔(약 300억원)이라는 짭짤한 수익을 올렸고 국내에는 가위질 없이 15세 이상 관람가로 들어 왔다. 원작의 세계관을 바꾸지는 않았지만 마니아 성격이 짙은 원작과는 달리 영화는 다양한 관객층을 겨냥해 과격한 표현과 성적인 묘사를 상당히 거세했다. 일례로 원작 인기 캐릭터인 ‘자본주의의 돼지’는 등장하지 않는다. 영화는 원작의 단행본 2권가량의 앞뒤를 바느질하고 다듬었다.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남들의 꿈을 돕는 것도 좋은 일이라며 다소 성장 드라마식의 교훈적인 메시지로 매듭짓는다. ‘데스노트’에서 명탐정 엘을 맡았던 마쓰야마 겐이치의 연기 변신이 볼 만하다. 제목에서부터 전설의 하드록 밴드 키스의 영향을 느낄 수 있다. 키스는 1976년 ‘디스트로이어’라는 앨범을 통해 ‘디트로이트 록 시티’라는 명곡을 발표했다. 원작은 키스에 대한 오마주에 다름 아니다. 괴기스럽고 짙게 화장한 DMC 멤버들을 보더라도 키스를 떠올리기가 어렵지는 않을 터. 영화 클라이맥스인 데스메탈 배틀 장면에서는 키스의 진 시몬스가 직접 출연하기도 한다. 메가데스의 마티 프리드먼이나 스티브 바이 밴드의 제레미 콜슨도 잠깐 볼 수 있다. 그런데 DMC가 들려 주는 데스메탈이라기보다는 슬래시메탈에 가깝다. 잭 일 다크는 하드록 정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 옹박:더 레전드(액션/15세 이상 관람가) 감독 토니 자 줄거리 1400년대 타이. 권력 싸움에 온 가족이 살해당하는 모습을 지켜본 티엔(토니 자)은 복수를 다짐한다. 그러다 우연히 반군 지도자인 처낭의 눈에 띄어 세계 각지의 무술을 전수받는다. 성인이 돼 절대 무공의 소유자가 된 티엔. 마침내 가족의 복수를 위해 길을 떠나는데, 과거에 대한 새로운 진실과 비극적 운명이 그의 앞에 던져진다. 감상 토니 자의 화려한 액션만으로도 배부를 수 있다면…. ■ 할로윈:살인마의 탄생(공포/18세) 감독 롭 좀비 줄거리 미국의 작은 마을 해든필드에서 맞은 핼러윈 밤. 열 살의 마이클 마이어스(타일러 메인)는 주정뱅이 계부와 누나, 누나의 남자친구를 살해하고 스미스 그로브 정신병원에 갇힌다. 17년이 흐른 뒤, 마이클 마이어스를 담당했던 샘 루미스(맬컴 맥도웰) 박사는 마이클의 치료에 끝내 실패하고 치료 중단을 결정한다. 살인 본능을 키워 오던 마이클은 정신병원을 탈출해 해든필드로 향한다. 루미스 박사가 황급히 그의 행적을 뒤쫓는다. 감상 전설의 동명영화(감독 존 카펜터) 리메이크작. 흥행성은 잃고 실소를 얻다. ■ 싸이보그 그녀(멜로·애정/12세) 감독 곽재용 줄거리 2007년. 21살 생일을 맞이한 지로(고이데 게이스케) 앞에 한 여자(아야세 하루카)가 나타난다. 말도 행동도 엽기적인 그녀. 생일 턱을 쏜다더니 음식 값도 안내고 튀고, 공연장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하룻밤 내내 지로를 당황스럽게 한 그녀는 아무 말도 없이 돌연 사라진다. 그러고는 1년 후 돌아온 생일에 다시 나타나지만,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알고 보니, 미래의 지로가 과거로 보낸 사이보그였던 것. 감상 곽재용 감독의 ‘여친 3부작’ 완성편. ‘엽기적인 그녀’의 후광은 이제 그만!
  • 韓國 세계원전시장 새 강자로

    韓國 세계원전시장 새 강자로

    ‘한국형 원전’의 성공 시대가 열리고 있다. 원자력발전소(원전) 종주국인 미국에 원자로 핵심 부품을 역수출하는 데다 올해 ‘열사의 땅’ 중동에서 첫 원전 수출의 꿈이 여물고 있다. 1959년 원전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반세기 만에 미국과 일본, 프랑스, 러시아 등 강대국의 전유물로 통했던 세계 원전시장에 한국형 원전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美 신설 3곳 모두 한국산으로 두산중공업은 22일 미국 팔로버디 원자력발전소 2호기에 설치될 교체용 원자로 헤드와 제어봉 구동장치를 수출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미국에 원자로 핵심 부품인 원자로 헤드와 제어봉 구동장치를 수출하기는 처음이다. 특히 팔로버디 원전은 한국표준형 원전의 ‘참조 발전소’여서 의미가 더 특별하다.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사실상 후발주자의 기술을 수입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이번에 수출하는 원자로 헤드와 제어봉 구동장치엔 부식 균열을 억제하는 신소재를 채택했다. 또 현지 발전소에서 접합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국내 최초로 일체형으로 제작됐다. 김태우 두산중공업 부사장은 “30년 만에 원전 건설을 재개한 미국의 신규 원자력발전소 3곳에 우리 제품이 모두 들어간다.”면서 “원전 종주국의 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美·日·佛과 치열한 접전 한국전력의 원전 담당 직원들은 요즘 떨어지는 낙엽에도 몸조심(?)을 할 정도로 긴장과 신경이 곤두서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978년 고리 1호기를 가동한 이후 30여년 만에 첫 원전 수출을 위한 입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승전보가 울릴 장소는 요르단과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의 경우 원전 1~2호기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한국측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몇 가지 쟁점 사항이 남아 있지만 한국과 원전 1호기부터 수의계약 방식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원전 2기의 사업비만 5조~6조원 수준이다. 오는 7월 공개 입찰이 예정된 UAE 원전사업은 총 600억달러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다. 5000~6000㎽짜리 발전소를 3단계로 나눠 짓는다. 한전컨소시엄이 이달 자격심사를 통과해 미국과 일본, 프랑스 등과 치열한 수주전을 펼친다. ●자립도 95%… 운영은 세계 1위 현재 건설 예정이거나 검토 중인 원전은 총 374기로 총 9350억달러에 이른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30년까지 세계 원전 플랜트시장의 규모가 7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형 원전이 중동에서 첫 수주전에 성공을 거두면 그 파급 효과는 상당하다. 원전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출현함으로써 가격 경쟁이 더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원전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은 반면 소수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특히 한국형 원전은 수출에선 신출내기에 불과하지만 원전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현재 한국 표준형 원전의 기술 자립도는 95% 수준에 이른다. 한국은 또 1만 8393㎽ 용량의 원전 20기를 보유한 세계 6위의 ‘원전 강국’이다. 운영기술의 척도인 원전 이용률도 1990년대 이후 90%를 웃돌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2012년까지 미국과 프랑스 등 2곳만 보유한 원전설계 핵심 코드를 확보하면 세계 어느 나라와 경쟁해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메트로플러스] 22일 9988 어르신 행복 콘서트

    서울시는 22일 제5회 9988 어르신 행복 콘서트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60세 이상 노인 1500명에게 창작 무용극 ‘바리’의 무료관람 기회를 제공한다. 바리는 연극적 스토리와 뮤지컬 연출기법, 동양 악기와 오케스트라를 결합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주인공 바리공주는 부모에게 버림받았지만 부모를 살리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효의 상징으로 묘사된다. 바리는 전국적으로 전승되는 전설 속 인물로 영속적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등에서 추천한 노인들에게 관람권이 우선 배부되고, 공연 당일에는 서울시 거주 60세 이상 시민 500명만 선착순 입장이 가능하다.
  • 춘천 마임축제 24일 개막

    춘천 마임축제 24일 개막

    “소리 없는 몸짓 축제가 신화를 곁들인 재미있는 체험프로그램으로 펼쳐집니다.” 21년째 이어지는 ‘몸짓의 향연’ 강원 춘천마임축제가 공지천의 공지어 전설을 테마로 24일부터 31일까지 춘천지역 곳곳에서 펼쳐진다. 춘천마임축제 측은 지금까지 고슴도치섬을 중심으로 펼쳐오던 축제를 올해부터 공지천과 춘천어린이회관, 안보회관, 컨벤션홀 등으로 옮겨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다고 19일 밝혔다. 마임의집, 춘천문화예술회관, 브라운5번가 등에선 종전처럼 공연이 이어진다. “소리 없는 몸짓 축제가 신화를 곁들인 재미있는 체험프로그램으로 펼쳐집니다.” 21년째 이어지는 ‘몸짓의 향연’ 강원 춘천마임축제가 공지천의 공지어 전설을 테마로 24일부터 31일까지 춘천지역 곳곳에서 펼쳐진다. 춘천마임축제 측은 지금까지 고슴도치섬을 중심으로 펼쳐오던 축제를 올해부터 공지천과 춘천어린이회관, 안보회관, 컨벤션홀 등으로 옮겨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다고 19일 밝혔다. 마임의집, 춘천문화예술회관, 브라운5번가 등에선 종전처럼 공연이 이어진다. 이번 축제는 러시아, 프랑스, 호주, 마카오, 홍콩, 일본 등 6개국 12개 외국 극단과 국내 100여 마임극단 및 공연단체가 참가한다. 개막 첫날에는 물의 도시 춘천을 알리는 ‘아, 수(水)라장’이 브라운5번가 일대에서 펼쳐진다. 참가자들이 서로 물을 뿌리며 한바탕 즐거운 체험을 하게 된다. 이는 춘천 수호신인 수신(水神)이 일년에 한번씩 화신(火神)이 싸움을 걸어와 아수라장이 펼쳐진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참가자들은 전설 속의 공지어를 만드는 체험을 하게 된다. 우주 도깨비들이 우주로 가기 위해 공지천에 사는 공지어 9999마리를 만든다는 주제에 따른 체험행사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상상 속의 공지어는 축제의 새로운 캐릭터로 자리잡게 된다. 마임축제 마니아들이 사랑하는 밤샘 난장인 ‘도깨비난장’과 ‘미친금요일’은 공지천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우다마리’(우리 다함께 마임에 미치리)로 이동해 마임과 무용, 음악, 연극, 퍼포먼스 등 다채롭고 실험적인 예술세계를 선보인다. 국내 최초로 축제 라디오 프로그램도 꾸며진다. 축제가 열리는 어느 곳에서도 주파수만 맞추면 누구나 청취할 수 있는 ‘축제 라디오 클럽’은 축제 소식을 비롯해 축제에 참가한 공연자와의 인터뷰, 공연작품에 사용된 음악, 공연자와의 대화, 당일 열리는 공연설명 등 축제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올해 기획공연은 국내외 극단이 공동창작 활동을 펼쳐 새로운 예술무대를 만끽할 수 있다. 한국 호모루덴스컴퍼니와 프랑스 극단 무슈 마담 오의 합작극 ‘블릭’, 홍콩의 프린지 마임과 한국의 무브먼트 랩이 공동 창작한 ‘왜?’ 등이 꾸며진다. 지역 상인들과 함께하는 행사도 풍성하게 펼쳐진다. 브라운5번가에선 깨비들의 거리습격, 깨비의밤, 깨비몰, 아티스트클럽 등이 선보이고 한림블루타운에선 마중물, 축제지도제작, 가로등 배너 등이 펼쳐진다. 유진규 춘천마임축제 예술감독은 “문화부 3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자리매김했다.”며 “올 축제도 평소 접하지 못했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마련했고 특히 현대적 몸짓과 어울려 관노가면극 등 전통 몸짓도 함께 펼쳐 나간다.”고 소개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물 없이 빚는 ‘동정춘’ 복원

    물 없이 빚는 ‘동정춘’ 복원

    평생 한번은 마셔봐야 한다는 ‘전설의 술’ 동정춘(洞庭春)이 복원됐다. 국순당은 ‘우리 술 복원 프로젝트’ 세번째로 동정춘 복원에 성공, 19일 시판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동정춘은 쌀 4.4㎏에서 1ℓ만 나올 정도로 귀한 술로, 한 번에 만들어지는 술의 양이 너무 적어 명맥이 끊겼다. “포도나무 한 그루에서 와인 한잔을 만드는 ‘샤토 디 캠’처럼 맛과 향이 귀하다.”고 류수진 국순당연구소 연구원은 설명했다. 물 없이 빚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흰쌀로 구멍떡을 만들고 찹쌀 고두밥을 덧술로 넣어 물을 첨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40여일 동안 발효시켰다. 원래는 중국에서 유래됐다. 벌꿀처럼 입에 달라붙고 과실향이 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국순당이 직영하는 백세주마을 서울 강남점과 신촌점에서만 판매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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