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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대전력수요 연일 신기록… ‘블랙아웃’ 불안 커진다

    최대전력수요 연일 신기록… ‘블랙아웃’ 불안 커진다

    8차 전력수급계획 수정 목소리 나와 산업부는 “아직 대응 가능한 수준” 기업에 수요감축요청 하지 않기로 예비율 떨어지자 탈원전 정책 논란연일 기록적인 폭염으로 24일 최대전력수요가 전날에 이어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블랙아웃’(대정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전력수급 상황이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기업들에 수요감축요청(DR)을 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의 최대전력수요 예상치가 빗나간 데 대해 지난해 말 발표한 8차 전력수급계획을 수정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부와 전력거래소는 이날 전력수요 급증과 관련, 기업들에게 DR을 실시하지 않았다. 산업부는 “전력수요는 전날과 비슷하거나 다소 증가할 전망이지만 공급 측면에서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면서 “본격 휴가철을 앞두고 다수 기업이 조업 막바지에 있어 가능하면 DR 실행에 융통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DR은 미리 전력거래소와 계약한 기업이 피크 시간에 전기 사용을 줄이면 정부가 보상하는 수요관리 정책이다. 하지만 폭염의 누적 효과로 당분간 여름철 전력수급 불안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름철 기온이 1도 올라가면 전력수요가 평균 80만㎾ 증가한다. 이번 주 고비를 넘기면 본격 휴가철을 맞아 당분간 전력수요는 내려가겠지만, 8월 둘째 주에 또다시 전력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이에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최대전력수요 예측이 지나치게 보수적이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른다. 정부는 8차 계획에서 2030년까지 최대 전력수요를 1억 50만㎾로 전망했다. 이는 7차 수급계획보다 11%(1270만㎾) 낮은 수치다. 이런 전망의 근거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하락이었다. 7차 계획에서 적용한 GDP 증가율은 3.4%였지만, 8차 계획에서는 2.5%로 낮췄다. 정부가 이상 기온 등 기후변화 요인을 간과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여기에 탈원전 논란까지 가세했다. 정부가 여름철 전력수요 피크에 맞춰 일부 원자력발전소 재가동에 들어가자 탈원전 정책을 추진해도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지 의견이 분분하다. 산업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원전은 전체 발전설비의 19.3%(22.5GW), 전체 발전량의 30%를 차지한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원전을 당장 줄이는 게 아니라 노후 원전은 수명을 연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60여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것이다. 발전량의 30%를 차지하는 원전을 급격히 줄이는 방식은 현실적이지 않기에 당초 정부 정책에도 없었다. 현 정부에서 중단되는 원전은 월성 1호기뿐이다. 신고리 5·6호기 등이 완공되면 원전 비중은 오히려 일시적으로 늘어난다. 논란의 발단은 한국수력원자력이다. 한수원은 지난 22일 “한빛 1호기와 한울 1호기의 계획예방정비 착수 시기를 전력 피크 기간(8월 2∼3주차) 이후로 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전 재가동을 위한 정비 일정은 지난 4월에 계획된 것인데도 폭염에 따른 전력부족 때문에 원전 정비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오인됐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정부 발표대로 전력부족 때문이 아니라면 문제 없겠지만,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이 초미세먼지 등 문제가 있어서 계획예방정비 기간 중임에도 앞당겨서 재가동된다면 탈원전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안전상의 문제가 있는 원전을 억지로 재가동하면 문제가 있겠지만, 정비가 끝난 원전을 가동해서 전기를 파는 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예능 대세 기안84의 웹툰을 영화로 보고 싶다면…

    ■ 여름특선영화 패션왕(KBS2 밤 11시 10분)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독특한 캐릭터로 활약 중인 만화가 기안84의 대표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패션왕’이 여름특선영화로 방송된다. 하고 싶은 일도, 되고 싶은 꿈도 없는 ‘빵셔틀’ 우기명(주원). 서울로 전학 온 후 야심 차게 새로운 시작을 해보려 하지만 그의 미약한 존재를 알아주는 이는 미모를 버린 전교 1등 은진(설리)뿐이고, ‘핫’하다고 해서 사입은 패딩은 짝퉁일 뿐이다. 하지만 좌절한 기명 앞에 한 줄기 빛이 비춘다. 우연히 전설의 패션왕 남정(김성오)을 만나고, 기명은 비로소 멋에 눈 뜨게 된다! 기안고 여신 ‘혜진’(박세영)을 비롯해 모두에게 주목받게 되는 기명. 하지만 모든 게 완벽한 기안고 황태자 원호(안재현)는 우습게 생각했던 기명이 존재감을 넓혀가자 점점 그가 거슬린다. 오직 한 사람에게만 허락된 ‘절대간지’의 패션왕! 역대급 인생반전을 꿈꾸는 우기명과 날 때부터 타고난 황태자 원호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시작되는데….
  • ‘라이프’ 문소리, 최초 여성 신경외과 센터장 “강렬 카리스마”

    ‘라이프’ 문소리, 최초 여성 신경외과 센터장 “강렬 카리스마”

    문소리가 오늘 JTBC ‘라이프’의 첫 방송을 앞두고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미스 함무라비’ 후속으로 오늘 첫 방송 되는 JTBC 새 월화드라마 ‘라이프’(연출 홍종찬 임현욱, 극본 이수연)는 지키려는 자와 바꾸려는 자의 신념이 병원 안 여러 군상 속에서 충돌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기존 의학드라마와 달리 병원을 둘러싼 인물들의 심리를 치밀하고 밀도 높게 담아내며 차별화된 작품의 탄생을 예고하기도. 특히 ‘비밀의 숲’으로 짜임새 있는 필력을 인정받은 이수연 작가와 섬세하고 몰입감 있는 연출 세계를 펼쳐온 홍종찬 감독, 그리고 이름만 들어도 신뢰를 담보하는 배우진이 합류해 방송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힌 바 있다. 이 가운데 문소리가 분하는 ‘오세화’는 상국대학병원 최초의 여성 신경외과 센터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입지전적인 존재다. 신경외과 중에서도 까다로운 뇌 신경계가 주 전공으로, 뜨거운 열정과 자타공인의 실력을 갖춘 만큼 그 누구보다 의사로서의 프라이드가 강한 인물이다. 문소리는 2000년 영화 ‘박하사탕’으로 데뷔해 수많은 작품과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국제영화제에서도 상패를 거머쥐고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는 등 그 한국영화계의 위상을 입증했다. 또, 브라운관에서는 2016년 SBS ‘푸른 바다의 전설’로 반전이 있는 인물을 그리며 한껏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방송을 앞두고 문소리는 “병원 내에서 가장 터프하고 힘들기로 유명한 신경외과에서 버티면서도 무너지지 않는 자존심과 자신의 결정을 의심하지 않는 현명함 등을 생각하며 오세화를 준비했다”고 전해 그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JTBC 새 월화드라마 ‘라이프’는 매주 월,화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최세일의 건축이야기] 건축의 소통은 창에서 시작한다

    [최세일의 건축이야기] 건축의 소통은 창에서 시작한다

    4차산업 시대라 하여 소통과 융합이라는 단어가 주인공이 되었다. 분야별로 타 분야와의 소통과 협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건축에서의 소통은 작은 구멍에서 시작된다. 바닥과 벽과 천정으로 구획된 하나의 공간에 다른 공간과의 소통을 위해 작은 구멍이 하나 뚫리며 비로소 빛이 들어오고 소리가 들린다. 건축의 여러 가지 구성 요소 중 소통이라는 단어와 가장 연관성이 높은 것은 창(문)이다. 창이 커지고 열리면 문이 되고 벽면이 개방되어 두 개의 공간이 통합된다. 열린 벽에 바닥이 연장되어 통로가 생기고 그 통로는 다른 공간들과 연결된다. 바닥과 지붕이 이 뚫리고 계단이나 엘리베이터(elevator) 같은 수직통로가 붙어서 마천루가 된다. 면벽수양을 하는 수도자가 꽉 막힌 벽면만 보이다가 스스로와 소통이 되면 면벽에 바늘구멍이 뚫리고 빛이 들어온단다. 그 구멍이 커져서 벽이 걷히면 있어도 없는 무념무상의 경지 이르러 벽 너머의 세계가 보인다고 한다. 사람과 사람의 소통도 역시 같다. 마음의 벽에 작은 구멍이 생기고 벽이 걷히는 과정이 소통이다. 건축에는 이처럼 소통의 마중물이 되는 작은 창들이 있다. 전통건축에서는 이런 작은 창을 봉창이라 한다. (봉창, 율현동 물체당 봉창, 한국학 중앙연구원) 창은 창이되 작아서 트였다 할 수 없어서 봉창이라 하고 개폐시설이 없는 막힌 창이라 하여 봉창이다. 창이라기보다는 구멍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창이다.“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한다”라는 말은 머리맡에 봉창으로 빛이 스며드니 문과 착각하여 열려고 더듬는 소리다. 남의 다리 긁는다는 말과 함께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엉뚱한 말이나 행동을 할 때 비유적으로 쓰는 말이다. 아침이 밝으면 스며드는 빛으로 날이 밝았음을 느끼고 굵은 마사토가 깔린 밖에 발걸음 소리를 듣고 사람이 있음을 느낀다. 밖에서는 봉창을 두드려 안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작은 창들은 위치에 따라 제 역할이 다르다. 부엌의 아래위에 뚫린 살창은 환기를 시키고 방의 높은 곳에 배치된 작은 창은 내다볼 수는 있으나 들여다보지 못하는 보안창이다. 천창이나 고창은 빛을 끌어들이는 창이다. (사진 2. 천창, 아모레 퍼시픽 신사옥)천창은 실내에서 별이 그려진 하늘을 이불 삼아 누울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수단이다. 필자가 예전에 설계한 어린이집에 천창이 있다. 늦게 별빛을 보며 퇴근하는 워킹맘의 아가들이 엄마를 기다리며 엄마와 같은 별을 보게 해 주고 싶었다. 천창을 제법 크게 뚫어 비용이나 하자염려를 이유로 건축주가 반대했다. 겨우겨우 설득하여 천창이 만들어졌다. 입주 후 일 년여가 지나서 저녁초대를 받아 갔다가 늦게 어린이집에 들어갔더니 아이들이 천창 밑에 누워서 별을 바라보고 있었다. 원장과 필자를 본 아이들이 별을 가리키며 별이 쏟아진다는 의미의 무슨 말을 하였는데 그 표현은 기억이 나지 않으나 무척 감동적이었다. 천창을 반대할 때 자신을 설득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아이들이 천창 아래를 제일 좋아해서 그 시간이면 모두 천창 아래로 모인다고 했다. 르 코르뷔지에의 롱샹 성당 벽면에 크고 작은 창들로 천상의 빛이 예배당으로 쏟아진다. 나치에 협력했다는 코르뷔지에게 이 성당은 면죄부를 주었다. (사진 3, 롱샹성당의 채광창)빛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창들은 벽면에 비해 크지 않은 작은 창들이다. 이러한 작은 창들은 최소한의 크기로 소통을 하지만 그 작은 창이 없는 벽이나 천정과는 완전히 다르다. 건물의 본체가 아닌 담장에서도 창은 유효한 소통수단이다. 조선시대 유교로 인해 여성들의 행동이 제약이 많던 시절 아낙들이 모이는 우물가 담장에는 소리샘이이라는 창이 뚫려 있었다.(사진 4, 강골마을 소리샘)아낙네들의 수다 장소인 우물가지만 담장 밖의 세상과 소통이 어려웠기에 바깥세상 돌아가는 세상물정을 엿듣던 구멍이다. 소리샘이라 하여 다소 높이가 높았으나 적극적인 여성이라면 무엇이라도 밟고 올라서 세상 밖을 구경하지 않았겠는가? 남녀칠세부동석의 시절에 안채와 사랑채 사이엔 담장이 있었다. 남녀가 유별하다지만 사실은 여자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을 통제하는 수단 중 하나였다. 외부인이 안채에 들어가려면 사랑채 마당을 거쳐서 중문을 열고 들어가야 했고 안채에 기거하는 여인들이 밖엘 나가도 같은 경로를 거쳤다. 물론 공식적이지 않은 출입을 돕는 샛문은 있었지만, 동네 아낙들의 비공식 출입구였다. 이 담장에도 간혹 창이 나있다. 보통은 기왓장을 마주보게 쌓아서 기와의 곡면이 만들어낸 원형 구멍을 만들었다. (사진5. 담장의 기와구멍)이 구멍의 용도 역시 엿보기 용이다. “이리 오너라.” 듣기 좋은 우렁찬 사내의 목소리가 들리면 안채에 기거하던 젊은 처자는 목소리 주인공이 궁금하다. 하녀가 있다면 어떻게 생긴 사내냐고 보고 오라 했겠지만, 하녀가 없으면 스스로 기와구멍으로 엿보기도 했을 것이다. 신랑의 얼굴도 모르고 시집을 가야했던 시절에 혼사가 오가는 총각이 사랑채에 들면 어미는 딸을 담장의 창 앞으로 불러내 신랑감의 얼굴을 몰래 보여주었을 것이다. 왈가닥 루시같은 아가씨라면 신랑감과 밀담도 나누고 연서도 교환했으리라. 사랑채에 손님이 들면 눈치 빠른 아낙은 손님이 몇인지 밥상을 들릴지 주안상을 들일지 분위기를 파악하고 미리 준비를 할 것이다. 물론 설렁줄을 통해 사랑채의 주인이 무전으로 알려줄 수도 있다. 설렁줄은 설렁이라는 방울을 매달아 채와 채를 긴 끈으로 연결한 통신수단이다. 사랑채에서 체면을 지켜야 하는 양반님은 하인을 통하지 않고 이 설렁줄로 직접 안채의 누군가와 밀어를 나눌 수도 있다. (사진 6, 설렁줄)막힌 벽에 작은 구멍은 갑갑한 여인들의 생활에 숨구멍이었다. 이 작은 소통이 있어서 조선 여인들은 좀 위안이 되었으리라. 창밖 담장에 능소화가 보인다. 임금의 성은을 입어 빈이 되었지만 구중궁궐의 구석 처소로 밀려난 소화는 다시는 찾지 않을 무정한 님을 기다리며 담장 밑에서 밖으로 귀를 기울이고 기다리다 죽는다. 구석으로 밀려나 왕에게서 멀어진 빈은 장례도 없이 님을 기다리던 그 담장 밑에 묻혀서 마치 담장 밖으로 귀를 내밀 듯 꽃을 피웠다는 전설이 있다. 여인의 한이 왜 그리 부러운 것인지. 궁녀가 임금의 여자가 되었다 하여 딸을 낳으면 능소화를 심었다는 옛날 아비들의 비정함이 단지 유교 성리학 때문이었을까? 만족치는 못하나 이 땅의 여인들이 겪은 불편부당함에 대한 보상이랄까? 여성용 화장실의 칸수를 늘려보려고 지금 남성 건축주와 힘든 소통을 하고 있다. 작은 소통의 창이 커지며 적극적인 소통이 일어난다. 창은 환경과 소통하고 확장되어 벽 전체가 창이 되고 문이 되어 공간을 통합하고 연결한다. 요즘 많이 쓰이는 poiding door(사진7, 폴딩도어)나 전통건축의 들문(사진8, 들문)은 창 중에 가장 적극적인 소통을 주문한다. 발코니는 외부와 내부의 완충공간이며 창공을 향한 날개 짓이다. 수직으로 쌓인 주택에 유일한 외부공간이며 주변과 소통하는 장소다. 마당이 있는 집의 소통의 중심은 마당이다. 마당을 통해 들고 나며 손님을 맞고 가사 일을 하고 집안의 행사를 치른다. 세면이상이 다른 공간으로 둘러싸인 마당을 중정이라 한다. 중정이 있는 집은 창과 문이 중정을 향하며 중정을 마주보고 눈을 맞춘다. 당연히 많은 소통이 일어난다.고택의 마당은 곳곳에 있다. 사랑채와 안채는 뒤로 연결되어 있다. 벽 자체가 없는 경우도 많고 샛문으로 연결된다. 건물 역시 툇마루형식의 복도로 연결된다. 남녀칠세부동석이라 하지만 비공식 통로는 어른들의 묵인하에 아들과 며느리가 집안의 대를 잇는 의무를 다 하기 위해 고양이 걸음으로 드나들던 통로인 것이다. 마당의 울타리는 영역을 표시하기 위한 시설이지만 높이에 따라 더러 열고싶은 전망좋은 장소가 있다. 자연과의 소통을 위해 담장에 뚫린 회재 이언적의 독락당 살창은 현대에나 있을법한 열린 담장으로 특이하다.(사진9, 독락당 담장의 살창)영역으로 들어오는 문이 대문이다. 제주도에는 정낭이라는 특별한 대문이 있다. 문대신 막대를 한 개에서 세개 걸어서 주인의 위치를 알리고 알아서 들어오게 한다. (사진10, 제주도 전통대문 정낭)(그림1, 정낭의 식별법)요즘 공동주택은 개인의 마당이 없고 거실이 마당을 대신한다. 집의 방문들은 프라이버시(privacy)를 앞세워 숨겨져 있고 같은 식탁에 둘러앉아 밥을 먹으면서도 각자의 휴대전화를 들여 보고 있다. 대청마루로 마주보고 있는 방까지는 아니어도 거실로 작은 창 하나라도 뚫어진 아파트는 어떨까? 어찌보면 privacy와 소통은 대척점에 서 있는 듯하다. 가족 간의 대화가 없어진 것은 생활패턴이 변한 이유도 있지만, 가족이 함께할 공공 공간이 부족한 이유도 있다. 도시의 녹지와 광장은 줄어들고 그 자리를 카페와 pc방이 채우다보니 가족간의 대화는 점점 줄어든다. 생활패턴의 변화에 맞는 공공 공간의 모델이 필요하다. 주차요금에 ?겨서 나와야 하는 사설 여가시설 말고 가족이 여유있게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의 모델이 개발되어야 한다. 건축은 사용자의 생활을 안정적으로 담아내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발주자가 아닌 사용자가 우선이다. 옛날 사립학교에는 이사장이나 교장의 사택이 교내에 있었다. 대개 그들은 발주자가 된다. 학교가 학생들을 위한 시설임에도 그들의 사택이 가장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나머지 땅에 학교를 배치하라는 주문이 있었다. 어떤 건축가는 설계비를 깎아주는 조건을 내세워 사택의 위치를 조정했다는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 “무엇이 필요합니까?” “해 줄 거야?” “해 드릴께요” “목욕탕이나 지어줘.” 말하는 건축가로 많이 알려진 고(故) 정 기용선생이 면사무소 설계를 위해 만난 할머니의 말에 목욕탕이 있는 면사무소가 탄생했다.(사진11,12 정기용의 안성 면사무소)디자인이 목적에 의해 형상화된 결과물이라면 건축은 디자인이다. 건축은 그 목적이 사용자에게 있으며 사용자와 건축가가 함께 디자인하는 것이고 이들의 소통이 결과물의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건축가가 갖추어야 할 여러 가지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에 대한 사랑과 소통능력이다. 집을 짓는다면 디자인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건축가보다는 사용자의 이야기를 꼼꼼히 들어주는 건축가를 만나길 권한다. 선택은 독자 분들의 몫이지만.<글: 한건축 대표>
  • 유명 기수 에스피노자 훈련 중 낙마 사고로 목숨 잃을 뻔

    유명 기수 에스피노자 훈련 중 낙마 사고로 목숨 잃을 뻔

    2015년 전설적인 명마 ‘아메리칸 파라오’와 함께 유명 경마대회 ‘트리플 크라운’의 위업을 이룬 기수 빅터 에스피노자(46)가 훈련 도중 말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을 뻔했다. 에스피노자는 22일(이하 현지시간) 아침 미국 캘리포니아주 델 마르 레이스트랙에서 훈련하던 중 ‘바비 아부다비’가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켜 쓰러지는 바람에 나동그라졌다. 몇 분 정도 옴짝달싹 못하고 누워 있던 그는 목에 부목을 대고 앰불런스로 병원에 후송됐다. 네 살 먹은 바비 아부다비는 오는 28일 빙크로스비 스테이크스 대회를 앞두고 훈련하던 중이었다. 에이전트인 브라이언 비치에 따르면 명예의전당 입회자인 에스피노자는 경추 골절과 함께 왼쪽 어깨와 팔이 탈구돼 밤새 치료를 받았으나 의료진은 완전한 회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체 마비도 없었으며 다른 뼈가 부러지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 모두 괜찮다. 마치 총알을 피해낸 것 같다. 이미 감각이 절반쯤 돌아왔고 의사들도 매우 빨리 회복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리플 크라운은 평지 경마와 하니스 레이스에서 한 시즌에 3세 된 말을 대상으로 하는 3개의 클래식 경마의 우승마에게 수여되는 비공식적인 선수권을 가리키며 영국에서는 평지 경마에만 적용되는데, 뉴마켓의 2000기니, 동커스터의 세인트 레저, 엡섬다운스의 더비 경마가 해당된다. 미국에서는 켄터키주 처칠다운스의 켄터키 더비, 메릴랜드주 핌리코의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 뉴욕주 벨몬트파크의 벨몬트 스테이크스 등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최세일의 건축이야기] 건축의 소통은 창문에서 시작된다

    [최세일의 건축이야기] 건축의 소통은 창문에서 시작된다

    4차산업 시대라 하여 소통과 융합이라는 단어가 주인공이 되었다. 분야별로 타 분야와의 소통과 협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건축에서의 소통은 작은 구멍에서 시작된다. 바닥과 벽과 천정으로 구획된 하나의 공간에 다른 공간과의 소통을 위해 작은 구멍이 하나 뚫리며 비로소 빛이 들어오고 소리가 들린다. 건축의 여러 가지 구성 요소 중 소통이라는 단어와 가장 연관성이 높은 것은 창(문)이다. 창이 커지고 열리면 문이 되고 벽면이 개방되어 두 개의 공간이 통합된다. 열린 벽에 바닥이 연장되어 통로가 생기고 그 통로는 다른 공간들과 연결된다. 바닥과 지붕이 이 뚫리고 계단이나 엘리베이터(elevator) 같은 수직통로가 붙어서 마천루가 된다. 면벽수양을 하는 수도자가 꽉 막힌 벽면만 보이다가 스스로와 소통이 되면 면벽에 바늘구멍이 뚫리고 빛이 들어온단다. 그 구멍이 커져서 벽이 걷히면 있어도 없는 무념무상의 경지 이르러 벽 너머의 세계가 보인다고 한다. 사람과 사람의 소통도 역시 같다. 마음의 벽에 작은 구멍이 생기고 벽이 걷히는 과정이 소통이다. 건축에는 이처럼 소통의 마중물이 되는 작은 창들이 있다. 전통건축에서는 이런 작은 창을 봉창이라 한다. (사진1. 봉창, 율현동 물체당 봉창, 한국학 중앙연구원) 창은 창이되 작아서 트였다 할 수 없어서 봉창이라 하고 개폐시설이 없는 막힌 창이라 하여 봉창이다. 창이라기보다는 구멍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창이다.“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한다”라는 말은 머리맡에 봉창으로 빛이 스며드니 문과 착각하여 열려고 더듬는 소리다. 남의 다리 긁는다는 말과 함께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엉뚱한 말이나 행동을 할 때 비유적으로 쓰는 말이다. 아침이 밝으면 스며드는 빛으로 날이 밝았음을 느끼고 굵은 마사토가 깔린 밖에 발걸음 소리를 듣고 사람이 있음을 느낀다. 밖에서는 봉창을 두드려 안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작은 창들은 위치에 따라 제 역할이 다르다. 부엌의 아래위에 뚫린 살창은 환기를 시키고 방의 높은 곳에 배치된 작은 창은 내다볼 수는 있으나 들여다보지 못하는 보안창이다. 천창이나 고창은 빛을 끌어들이는 창이다. (사진 2. 천창, 아모레 퍼시픽 신사옥)천창은 실내에서 별이 그려진 하늘을 이불 삼아 누울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수단이다. 필자가 예전에 설계한 어린이집에 천창이 있다. 늦게 별빛을 보며 퇴근하는 워킹맘의 아가들이 엄마를 기다리며 엄마와 같은 별을 보게 해 주고 싶었다. 천창을 제법 크게 뚫어 비용이나 하자염려를 이유로 건축주가 반대했다. 겨우겨우 설득하여 천창이 만들어졌다. 입주 후 일 년여가 지나서 저녁초대를 받아 갔다가 늦게 어린이집에 들어갔더니 아이들이 천창 밑에 누워서 별을 바라보고 있었다. 원장과 필자를 본 아이들이 별을 가리키며 별이 쏟아진다는 의미의 무슨 말을 하였는데 그 표현은 기억이 나지 않으나 무척 감동적이었다. 천창을 반대할 때 자신을 설득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아이들이 천창 아래를 제일 좋아해서 그 시간이면 모두 천창 아래로 모인다고 했다. 르 코르뷔지에의 롱샹 성당 벽면에 크고 작은 창들로 천상의 빛이 예배당으로 쏟아진다. 나치에 협력했다는 코르뷔지에게 이 성당은 면죄부를 주었다. (사진 3, 롱샹성당의 채광창)빛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창들은 벽면에 비해 크지 않은 작은 창들이다. 이러한 작은 창들은 최소한의 크기로 소통을 하지만 그 작은 창이 없는 벽이나 천정과는 완전히 다르다. 건물의 본체가 아닌 담장에서도 창은 유효한 소통수단이다. 조선시대 유교로 인해 여성들의 행동이 제약이 많던 시절 아낙들이 모이는 우물가 담장에는 소리샘이이라는 창이 뚫려 있었다.(사진 4, 강골마을 소리샘) 아낙네들의 수다 장소인 우물가지만 담장 밖의 세상과 소통이 어려웠기에 바깥세상 돌아가는 세상물정을 엿듣던 구멍이다. 소리샘이라 하여 다소 높이가 높았으나 적극적인 여성이라면 무엇이라도 밟고 올라서 세상 밖을 구경하지 않았겠는가? 남녀칠세부동석의 시절에 안채와 사랑채 사이엔 담장이 있었다. 남녀가 유별하다지만 사실은 여자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을 통제하는 수단 중 하나였다. 외부인이 안채에 들어가려면 사랑채 마당을 거쳐서 중문을 열고 들어가야 했고 안채에 기거하는 여인들이 밖엘 나가도 같은 경로를 거쳤다. 물론 공식적이지 않은 출입을 돕는 샛문은 있었지만, 동네 아낙들의 비공식 출입구였다. 이 담장에도 간혹 창이 나있다. 보통은 기왓장을 마주보게 쌓아서 기와의 곡면이 만들어낸 원형 구멍을 만들었다. (사진5. 담장의 기와구멍) 이 구멍의 용도 역시 엿보기 용이다. “이리 오너라.” 듣기 좋은 우렁찬 사내의 목소리가 들리면 안채에 기거하던 젊은 처자는 목소리 주인공이 궁금하다. 하녀가 있다면 어떻게 생긴 사내냐고 보고 오라 했겠지만, 하녀가 없으면 스스로 기와구멍으로 엿보기도 했을 것이다. 신랑의 얼굴도 모르고 시집을 가야했던 시절에 혼사가 오가는 총각이 사랑채에 들면 어미는 딸을 담장의 창 앞으로 불러내 신랑감의 얼굴을 몰래 보여주었을 것이다. 왈가닥 루시같은 아가씨라면 신랑감과 밀담도 나누고 연서도 교환했으리라. 사랑채에 손님이 들면 눈치 빠른 아낙은 손님이 몇인지 밥상을 들릴지 주안상을 들일지 분위기를 파악하고 미리 준비를 할 것이다. 물론 설렁줄을 통해 사랑채의 주인이 무전으로 알려줄 수도 있다. 설렁줄은 설렁이라는 방울을 매달아 채와 채를 긴 끈으로 연결한 통신수단이다. 사랑채에서 체면을 지켜야 하는 양반님은 하인을 통하지 않고 이 설렁줄로 직접 안채의 누군가와 밀어를 나눌 수도 있다. (사진 6, 설렁줄) 막힌 벽에 작은 구멍은 갑갑한 여인들의 생활에 숨구멍이었다. 이 작은 소통이 있어서 조선 여인들은 좀 위안이 되었으리라. 창밖 담장에 능소화가 보인다. 임금의 성은을 입어 빈이 되었지만 구중궁궐의 구석 처소로 밀려난 소화는 다시는 찾지 않을 무정한 님을 기다리며 담장 밑에서 밖으로 귀를 기울이고 기다리다 죽는다. 구석으로 밀려나 왕에게서 멀어진 빈은 장례도 없이 님을 기다리던 그 담장 밑에 묻혀서 마치 담장 밖으로 귀를 내밀 듯 꽃을 피웠다는 전설이 있다. 여인의 한이 왜 그리 부러운 것인지. 궁녀가 임금의 여자가 되었다 하여 딸을 낳으면 능소화를 심었다는 옛날 아비들의 비정함이 단지 유교 성리학 때문이었을까? 만족치는 못하나 이 땅의 여인들이 겪은 불편부당함에 대한 보상이랄까? 여성용 화장실의 칸수를 늘려보려고 지금 남성 건축주와 힘든 소통을 하고 있다. 작은 소통의 창이 커지며 적극적인 소통이 일어난다. 창은 환경과 소통하고 확장되어 벽 전체가 창이 되고 문이 되어 공간을 통합하고 연결한다. 요즘 많이 쓰이는 poiding door(사진7, 폴딩도어)나 전통건축의 들문(사진8, 들문)은 창 중에 가장 적극적인 소통을 주문한다. 발코니는 외부와 내부의 완충공간이며 창공을 향한 날개 짓이다. 수직으로 쌓인 주택에 유일한 외부공간이며 주변과 소통하는 장소다. 마당이 있는 집의 소통의 중심은 마당이다. 마당을 통해 들고 나며 손님을 맞고 가사 일을 하고 집안의 행사를 치른다. 세면이상이 다른 공간으로 둘러싸인 마당을 중정이라 한다. 중정이 있는 집은 창과 문이 중정을 향하며 중정을 마주보고 눈을 맞춘다. 당연히 많은 소통이 일어난다. 고택의 마당은 곳곳에 있다. 사랑채와 안채는 뒤로 연결되어 있다. 벽 자체가 없는 경우도 많고 샛문으로 연결된다. 건물 역시 툇마루형식의 복도로 연결된다. 남녀칠세부동석이라 하지만 비공식 통로는 어른들의 묵인하에 아들과 며느리가 집안의 대를 잇는 의무를 다 하기 위해 고양이 걸음으로 드나들던 통로인 것이다. 마당의 울타리는 영역을 표시하기 위한 시설이지만 높이에 따라 더러 열고싶은 전망좋은 장소가 있다. 자연과의 소통을 위해 담장에 뚫린 회재 이언적의 독락당 살창은 현대에나 있을법한 열린 담장으로 특이하다.(사진9, 독락당 담장의 살창) 영역으로 들어오는 문이 대문이다. 제주도에는 정낭이라는 특별한 대문이 있다. 문대신 막대를 한 개에서 세개 걸어서 주인의 위치를 알리고 알아서 들어오게 한다. (사진10, 제주도 전통대문 정낭)(그림1, 정낭의 식별법) 요즘 공동주택은 개인의 마당이 없고 거실이 마당을 대신한다. 집의 방문들은 프라이버시(privacy)를 앞세워 숨겨져 있고 같은 식탁에 둘러앉아 밥을 먹으면서도 각자의 휴대전화를 들여 보고 있다. 대청마루로 마주보고 있는 방까지는 아니어도 거실로 작은 창 하나라도 뚫어진 아파트는 어떨까? 어찌보면 privacy와 소통은 대척점에 서 있는 듯하다. 가족 간의 대화가 없어진 것은 생활패턴이 변한 이유도 있지만, 가족이 함께할 공공 공간이 부족한 이유도 있다. 도시의 녹지와 광장은 줄어들고 그 자리를 카페와 pc방이 채우다보니 가족간의 대화는 점점 줄어든다. 생활패턴의 변화에 맞는 공공 공간의 모델이 필요하다. 주차요금에 ?겨서 나와야 하는 사설 여가시설 말고 가족이 여유있게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의 모델이 개발되어야 한다. 건축은 사용자의 생활을 안정적으로 담아내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발주자가 아닌 사용자가 우선이다. 옛날 사립학교에는 이사장이나 교장의 사택이 교내에 있었다. 대개 그들은 발주자가 된다. 학교가 학생들을 위한 시설임에도 그들의 사택이 가장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나머지 땅에 학교를 배치하라는 주문이 있었다. 어떤 건축가는 설계비를 깎아주는 조건을 내세워 사택의 위치를 조정했다는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 “무엇이 필요합니까?” “해 줄 거야?” “해 드릴께요” “목욕탕이나 지어줘.” 말하는 건축가로 많이 알려진 고(故) 정 기용선생이 면사무소 설계를 위해 만난 할머니의 말에 목욕탕이 있는 면사무소가 탄생했다.(사진11,12 정기용의 안성 면사무소) 디자인이 목적에 의해 형상화된 결과물이라면 건축은 디자인이다. 건축은 그 목적이 사용자에게 있으며 사용자와 건축가가 함께 디자인하는 것이고 이들의 소통이 결과물의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건축가가 갖추어야 할 여러 가지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에 대한 사랑과 소통능력이다. 집을 짓는다면 디자인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건축가보다는 사용자의 이야기를 꼼꼼히 들어주는 건축가를 만나길 권한다. 선택은 독자 분들의 몫이지만. 한건축 대표
  • 78세에도 여전히 인어공주 연기를 펼치는 비키 스미스

    78세에도 여전히 인어공주 연기를 펼치는 비키 스미스

    올해 78세의 미국 여성 비키 스미스가 플로리다주에서 지난 70여년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은 인어공주 쇼에 출연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22일 소개했다. 쇼의 공식 명칭은 ‘위키 와치 스프링스(Weeki Wachee Springs)의 전설적인 사이렌’인데 집에서 손주나 돌봐야 할 스미스를 비롯해 60~70대 할머니 연기자들이 자원봉사 개념으로 쇼에 참가하고 있는 것이다. 머리 손질이나 화장도 전혀 하지 않고 타이트를 신고 수영복과 핀만만 걸치면 바로 입수한다. 스미스가 처음 인어가 된 것은 17세 때였다. 고교를 졸업하고 이틀 만의 일이었다. 시골 처녀에게 옵션이 많지 않은 시절이었다. 수영을 할 수 있다는 것만 증명하면 됐고 한달 연습해 바로 무대에 올랐다. 지금은 4~6개월 연습해야 첫 공연에 들어간다. 스쿠바와 인명구조 자격증까지 주어진다. 임금은 그때나 지금이나 그다지 높지 않다. 스미스는 회당 3달러씩 받았는데 지금 인어들은 시간당 10달러를 받는다. 월트 디즈니가 디즈니랜드를 만들기 전까지 위치 와치는 최전성기를 구가했다. 2차 세계대전 때 해군 잠수 공작원들을 훈련시키고 호스로 공기를 공급하는 시스템을 창안한 뉴턴 페리가 인어들을 선발해 1947년 처음 쇼가 시작됐다. 1950년대까지 매진 사례를 기록했고 영화배우들도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1959년 abc방송이 온천을 사들여 400석짜리 극장을 세웠는데 스미스가 극장 개관 테이프를 끊었다. 1961년 두 자녀를 돌보기 위해 인어공주 일을 그만 뒀다. 몇년 뒤 테네시주로 이사했다가 1992년 어머니를 가까운 곳에서 모시겠다며 플로리다로 돌아왔다. 2004년 다시 쇼에 복귀해 이제는 한 해의 몇달만 인어로 변신한다. 4년 뒤 위키 와치가 주립공원이 되면서 이 쇼는 여름 한철에만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쇼가 됐다. 가을과 겨울에도 이따금 공연을 하긴 하는데 독립기념일(7월 4일)과 같은 국경일 등에만 공연한다. 지금 로스터에는 그녀 외에 벤 수턴(67), 베키 영(63), 리타 킹(72), 수지 페노이어(64) 등이 있다. 우편배달부, 미용사, 호흡기 치료사 등 다양한 직업을 거친 뒤 지금 이 일을 하고 있다.페노이어는 “우리가 완벽한 몸매를 갖췄나요? 아니죠”라고 자문자답한 뒤 “우리 또래로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한번 보세요. 어떤 식으로든 인어가 되겠다는 사람도 많지 않죠”라고 말했다. 둘 모두 자신들이 인어공주로 돌아오게 된 것은 운명과 같은 일이라며 “우리끼린 기적이라고 얘기한다”고 했다. 스미스가 인어공주의 매력에 빠져드는 이유는 뭘까? 그녀는 “다이빙해 물 속에 들어가는 순간 근심이 사라진다”며 “뭍에선 할 수 없는 일들을 물 속에서 할 수 있다. 공중제비를 할 수 있고 다리를 완전히 휘게 만들 수 있다. 또 발가락 끝에 머리를 갖다댈 수도 있거든요”라고 말했다. 그녀의 꿈은 80세가 될 때까지 연기하는 것인데 왜냐하면 과거에 79세 때까지 공연한 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스미스는 공연 전에 관객들과 함께 얘기를 주고받으며 “19세 소녀들을 무더기로 볼 수 있겠구나 생각하셨다면 크게 놀라실 것”이라고 미리 충격을 줄여줬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불후의 명곡’ 최진희편 우승자, 포르테 디 콰트로 ‘감동 무대’ 선사

    ‘불후의 명곡’ 최진희편 우승자, 포르테 디 콰트로 ‘감동 무대’ 선사

    ‘불후의 명곡’ 가수 최진희 편에서 그룹 포르테 디 콰트로가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21일 방송된 KBS2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는 가수 최진희 편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가수 홍경민, 김용진, 더 원, 러블리즈 케이, 김나니&정석순, 보이스퍼, 포르테 디 콰트로 등이 출연했다. 첫 무대는 더원의 ‘천상재회’로 꾸며졌다. 이어 홍경민은 ‘물보라’를 열창했다. 두 사람 무대에서는 410점을 받은 더원이 승리했다. 이어 그룹 보이스퍼가 ‘꼬마인형’을 불러 413표를 얻었다. 네 번째로 무대에 오른 김용진은 ‘우린 너무 쉽게 헤어졌어요’를, 소리꾼 김나니와 현대 무용가 정석순 부부는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어도’로 무대를 꾸몄다. 이어진 무대에서 러블리즈 케이는 맑은 목소리로 ‘사랑의 미로’를 불렀다. 한편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포르테 디 콰트로는 최진희 명곡 ‘미련 때문에’를 선곡했다. 관중을 압도하며 화려한 실력으로 431표를 득점, 첫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KBS2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숲 속의 유니콘?…온몸이 흰색인 ‘알비노 수사슴’ 발견

    숲 속의 유니콘?…온몸이 흰색인 ‘알비노 수사슴’ 발견

    마치 전설의 유니콘처럼 몸 전체가 흰색의 특별한 수사슴이 우연히 포착됐다.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해외언론은 우연히 사냥꾼의 카메라에 잡힌 알비노 수사슴의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사진이 촬영된 것은 지난 17일 미국 일리노이 주 남동쪽에 위치한 화이트 카운티의 숲이다. 이날 사냥꾼인 웨스 잭슨은 다가오는 사냥철의 장소 물색 차 이 지역을 찾았다가 우연히 흰색 사슴을 목격했다. 이 사슴의 정식명칭은 흰꼬리 수사슴(Whitetail Stag)으로 머리 위로 나있는 큰 뿔이 인상적이다. 잭슨은 "마치 흰색 코트를 입은 듯한 모습의 수사슴을 우연히 발견했다"면서 "그 옆에 함께 풀을 뜯던 사슴의 색과 비교돼 멀리서 봐도 한 눈에 보였다"며 놀라워했다. 이어 "이렇게 가까이에서 알비노 사슴을 직접 촬영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이 지역에서 알비노 동물을 사냥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알비노는 멜라닌 세포의 합성 결핍으로 흰색이 되기 때문에 백색증(albinism)이라고도 불린다. 우리에게는 특별한 구경거리가 되지만 알비노는 색이 밝아 다른 포식자들의 표적이 되기 쉽고 태양빛에도 약해 피부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이소라 다이어트+동안 리프팅 비법 “주사보다 확실한 방법 있다”

    이소라 다이어트+동안 리프팅 비법 “주사보다 확실한 방법 있다”

    모델 이소라가 자신의 외모 관리 비법을 밝혔다. 19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이하 ‘해투3’)는 ‘해투동:소라찜 특집’과 정인, 효린, 세븐틴, 이병재&이로한이 출연한 ‘전설의 조동아리:내 노래를 불러줘-경연의 신 특집’ 1부로 꾸며졌다. 이 가운데 ‘해투동:소라찜 특집’에는 이소라와 함께 그가 직접 ‘찜’한 홍석천, 나르샤, 김지민. 김민경이 출연했다. 이날 이소라는 “꾸준히 관리를 하는데,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4시간 씩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거나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소라는 “집에서 틈틈이 복근 운동 100개, 팔 운동 100개 하는 식으로 운동을 생활화한다”며 홈트레이닝 비법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보름 동안 하루에 사과 하나만 먹고 7kg을 뺀 적도 있다”고 극한 다이어트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소라는 “어린 나이니까 가능했다. 패션쇼 리허설을 하는데 디자이너 선생님이 ‘너 왜 이렇게 뚱뚱해. 옷 갈아 입어’라고 이야기해 상처받아 바로 굶었다”고 덧붙였다. 또 이소라는 얼굴 관리법에 대해서는 “얼굴 쳐지는 건 무조건 운동할 때 호흡법이다”라고 말하며 운동을 할 때 복근을 이용,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만이 얼굴 근육을 딱 잡아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주사가 금방 효과가 나타나 선택을 하시는데 갈 방향이 없다 주사는. 왜냐면 이제는 100세 시대다. 우리가 어찌됐건 100살을 살아야 하는데 지금부터 얼굴에 뭘 계속 넣기 시작하면 50년, 60년 동안 어떻게 그 얼굴을 잡을 거냐. 결국 주사의 끝은 큰 얼굴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해피투게더3’ 세븐틴 승관·민규 “조용필 콘서트 오프닝, 영광이었다”

    ‘해피투게더3’ 세븐틴 승관·민규 “조용필 콘서트 오프닝, 영광이었다”

    ‘해피투게더3’ 세븐틴 승관, 민규가 출연해 ‘조용필 PICK’ 뒷이야기를 밝힌다. 19일 방송되는 KBS2 ‘해피투게더’는 이소라, 홍석천, 나르샤, 김지민, 김민경이 출연하는 ‘해투동:소라찜 특집’과 ‘전설의 조동아리:내 노래를 불러줘-경연의 신 특집’ 1부로 꾸며진다. 이 가운데 ‘내 노래를 불러줘-경연의 신 특집’ 1부에는 정인, 효린, 세븐틴, 이병재&이로한이 출연해 퇴근 대결에 앞서 시원시원한 토크로 가마솥 더위를 날려버릴 예정이다. 이날 세븐틴 승관과 민규는 아이돌 최초로 조용필 콘서트의 오프닝 무대에 섰던 에피소드를 공개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특히 “콘서트 전 대기실에서 조용필 선배님이 다른 쟁쟁한 가수 선배들을 다 제쳐두고 우리에게 먼저 왔다”며 남다른 ‘세븐틴 사랑’을 직접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더해 승관은 대기실 상황을 깨알같이 재연해 폭소를 더했다. 세븐틴은 조용필에게 직접 러브콜을 받았던 섭외 뒷이야기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불후의 명곡’ 이후에 (조용필이) 콘서트에 초대하고 싶다고 하시더라. 그냥 보러 오라는 뜻인 줄 알았는데 오프닝 무대를 맡긴 거다. 영광이었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한 것. 승관은 “조용필 선배님이 자신의 노래를 해줘서 너무 영광이라는 말을 하셨다. 그 말씀 자체가 저희에게 더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용필 콘서트 이후 부모님 세대의 팬들이 생겼다”며 막강한 ‘조용필 효과’를 인증하기도 했다. 이날 세븐틴은 “저희는 알려지지 않은 예능돌”이라며 ‘예능 자신감’을 폭발 시켰다는 후문이다. 세븐틴은 싱크로율 100%를 자랑하는 모창 개인기를 선보이는가 하면, 툭 치면 나오는 자판기 못지 않은 깔끔한 에피소드로 유재석을 비롯한 조동아리 멤버들의 무한 엄지척을 유발했다고. 이에 ‘알려지지 않은 예능돌’ 세븐틴의 하드캐리한 활약이 담길 ‘내 노래-경연의 신 특집’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KBS2 ‘해피투게더3’는 19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사진=KBS2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전지현, 둘째 출산 후에도 압도적인 미모 자랑 ‘역시 전지현’

    전지현, 둘째 출산 후에도 압도적인 미모 자랑 ‘역시 전지현’

    배우 전지현이 둘째 출산 후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미모를 뽐냈다.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갤러리에서 열린 화장품 런칭 행사에 배우 전지현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전지현은 이날 블루 계열 셔츠와 하이웨이스트 팬츠를 입고, 코스메틱 브랜드 헤라 ‘UV 미스트 쿠션’ 출시 행사에 등장했다. 멀리서 걸어오는 모습이 마치 런웨이를 연상시켰다. 둘째를 출산한 지 6개월이 채 안 된 전지현은 두 아이 엄마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날씬한 몸매를 자랑,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을 보였다. 전지현은 이날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긴 생머리를 흩날리며 등장해 주위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특히 밝은 갈색으로 염색해 색다른 느낌을 자아냈다.한편 전지현은 지난 2012년 최준혁 씨와 결혼, 2016년 2월 첫아들을 출산한 데 이어 올해 1월 둘째를 출산했다. 전지현은 지난해 초 종영한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이후 별다른 작품 활동은 하지 않고 있어, 그의 차기작에 팬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뉴스1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해투3’ 정인 “현송월 단장에게 원샷 권유” 北 공연 비화 공개

    ‘해투3’ 정인 “현송월 단장에게 원샷 권유” 北 공연 비화 공개

    ‘해투3’에서 정인이 북한 공연의 뒤풀이 비화를 낱낱이 공개한다. KBS 2TV ‘해피투게더3’(이하 ‘해투3’)의 19일 방송은 이소라-홍석천-나르샤-김지민-김민경이 출연하는 ‘해투동:소라찜 특집’과 ‘전설의 조동아리:내 노래를 불러줘-경연의 신 특집’ 1부로 꾸며진다. 이 가운데 ‘내 노래를 불러줘-경연의 신 특집’ 1부에는 경연 맞춤 가수 정인-효린-세븐틴-이병재&이로한이 출연해 퇴근 대결에 앞서 시원시원한 토크로 가마솥 더위를 날려버릴 예정이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정인은 북한 공연 에피소드를 공개해 귀를 쫑긋하게 만들었다. 특히 그는 북한 공연단과 함께 한 공연 뒤풀이에서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의 현송월 단장에게 원샷을 권유했다고 밝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정인은 “먼저 원샷을 권한 현송월 단장의 잔에 술이 남았길래 잔 비우기를 권했다. (내가) 취했던 것 같다”며 취중 원샷 권유를 고백해 웃음을 폭발시켰다. 이어 정인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특별한 만남에 대한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걸으면서 악수를 하는데 커다란 TV화면이 움직이는 것 같았다”며 현실감각이 없었다고 밝힌 것. 뿐만 아니라 이날 정인은 북한 공연의 뒷이야기를 몽땅 쏟아냈다고 전해져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한편 정인은 북한 공연에 참여하게 된 이유로 ‘오르막길’이라는 곡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이에 더해 정인은 북한에서의 ‘오르막길’ 무대 반응에 대해 “들을수록 귀에 착착 감긴다고 하더라”며 셀프 자랑을 깨알 같이 나열해 현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는 후문. 함께하면 더 행복한 목요일 밤 KBS 2TV ‘해피투게더3’는 오늘(19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4차 산업혁명 창업 인재 키울 대학 목표”

    “4차 산업혁명 창업 인재 키울 대학 목표”

    창업 전문교육기관 설립 벤처 1세대 아이템 선정→기업화 단계별로 교육“상상을 기업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는 창업 전문교육기관 투썬캠퍼스의 이종현 대표는 18일 “앞으로 일자리는 미래 산업에서 나오기 때문에 스타트업 회사가 늘어나 젊은이들에게 새 일자리를 줘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제조업 등 전통 산업은 이미 고용이 줄고 있고 향후에도 늘어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벤처 1세대인 이 대표는 업계에서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린다. 벤처라는 단어조차 낯설던 1990년 한국기술금융(현 KDB캐피탈)에 들어가 벤처캐피털리스트로 10년간 일했다. 이어 2000년 게임회사 액토즈소프트 대표로 취임해 ‘미르의 전설 2’를 앞세워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이용자만 100만명이 넘었고 연간 로열티로 1000억원을 벌었다. 당시 국내 최고 게임이었던 ‘리니지’ 이용자의 10배다. 2004년 회사를 중국 샨다에 9200만 달러에 매각해 700억원대 차익을 거둔 일은 아직도 업계에서 최고의 성공 사례로 회자된다. 7년간 칩거하던 이 대표가 2011년 들고 나온 복귀작이 투썬캠퍼스다. 국내에는 창업 과정을 교육하는 시스템이 없어 실패하는 청년들이 많다는 걸 누구보다 많이 목격해서다. 이 대표는 “아이디어를 기업화하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투썬캠퍼스는 사업 아이템을 선정해 창업 계획을 구체화시키는 것부터 시작해 다양한 시뮬레이션으로 사업 모델을 완성하고 기업화하는 과정을 단계별로 교육한다. 하지만 전문가인 이 대표에게도 실패의 연속이었다. 설립 후 5년간 투자조합을 만들거나 자비로 투자했던 20여개 회사가 모두 망했다. 이 대표는 “2014년 말 120명 정도의 스태프를 30명으로 줄이고 2015년부터 자기 주도 창업 및 창업기획 티칭·매니징 투자 방식으로 바꾼 뒤로는 자리잡은 기업들이 꽤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14개 프로젝트가 돌아가고 있는데 게임과 드론, 바이오 등 6개 팀은 시장성 테스트까지 마치고 매출을 올리고 있다. 미국의 ‘미네르바 스쿨’이나 스페인의 ‘MTA’(Mondragon Team Academy)와 같은 창업 전문 대안 대학교를 만드는 게 이 대표의 다음 목표다. 이 대표는 “청년의 10%는 미래를 이끌 4차 산업혁명의 척후병으로 키워야 하는데 기존 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올가을에 20명가량의 청년을 뽑아 대안 대학교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내가 조선의 국모다”… 명성황후의 비극 서린 산책길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내가 조선의 국모다”… 명성황후의 비극 서린 산책길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0회 홍릉산책(홍릉수목원) 편이 지난 14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과 회기동, 성북구 종암동과 하월곡동을 넘나들며 진행됐다. 정릉천을 경계로 동대문구와 성북구가 갈리고 정릉천과 중랑천 사이 천장산 자락에 홍릉수목원을 비롯해 의릉, 북서울 꿈의 숲, 배봉산 등이 안겨 서울 동북부의 허파를 형성하고 있다. 이날 홍릉수목원은 33도를 기록하는 살인적인 무더위를 피하면서 피톤치드가 충만한 삼림욕까지 즐기는 일석이조의 피서지였다.참가자들은 고려대역 3번 출구에서 만나 정릉천~한국국방연구원(KIDA)~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홍릉수목원(국립 산림과학원)~카이스트 서울캠퍼스~옛 한국농촌경제연구원~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인재캠퍼스~수림문화재단~세종대왕기념관 코스를 걸었다. 다들 “서울의 부도심에 이런 울창한 숲과 고즈넉한 시가지가 남아 있다는 게 경이롭다”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땅 향기가 살아 있는 홍릉수목원의 그늘은 마치 딴 세상 같았다. 다만 주말에도 개방하는 홍릉수목원과 세종대왕기념관 이외 다른 공공기관은 휴관 중이거나 공사 중이어서 볼 수 없는 점이 아쉬웠다. 서울미래유산 해설자로 첫 데뷔한 숲 전문가 임혜란 해설사는 해박한 생태지식과 구수한 입담으로 투어단을 이끌었다.홍릉수목원이 있는 청량리는 조선시대 능행과 농경 제례의 상징공간이었다. 청량리는 태조의 건원릉이 있는 왕실 최대 묘역 동구릉으로 향하는 능행길이자 능행행차를 통해 왕실의 존엄을 내보이는 홍릉 묘역이었다. 또 청량리 일대는 농경사회의 수호자인 왕이 몸소 경작의 시범을 보이고, 풍년을 기원하는 제례를 올리는 신성한 장소이기도 했다. 사대문을 둘러싸고 형성된 성저십리(성 밖 10리)를 뜻하는 동교, 서교, 남교, 북교 등 교외지역 중 청량리와 왕십리로 대표되는 동교지역의 위상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까닭이다. 능행은 선왕의 기억과 권위에 기대 효를 다하는 왕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 주는 고도의 정치 행위였다. 문상외교, 문상정치와 뿌리를 같이한다. 왕의 견문을 넓히고, 도성 밖 사대부나 지방 백성과 소통하는 중요 행사였다. 왕은 최대한 천천히 가면서 피지배 계층에게 권위를 보이고, 민원을 청취한 뒤 덕을 베풀었다. 민원이 있는 백성은 꽹과리를 두드리며 소란을 피워 가마를 멈추게 한 뒤 억울함을 고한다. 이때 왕은 소란죄로 가볍게 처벌한 뒤 민원을 듣고, 우선 처리해 주는 ‘능행정치쇼’를 벌였던 것이다. 정조는 배봉산(서울시립대 뒷산)에 있던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 영우원을 옛 수원(화성시) 현륭원으로 옮기면서 12차례 한강을 건너는 효행을 선보였다. 정조의 능행잔치는 조선 최대의 볼거리, 즐길거리였다. 이 덕분에 정조는 세종대왕과 함께 백성이 인정하는 ‘대왕’의 반열에 올랐다. 1883년 서울을 방문했다가 능행을 구경한 독일인 마예트는 ‘코리아의 수도 서울 견문기’에서 “시내가 구경꾼으로 가득 차서 왕의 행차가 지나가는 길에는 집 창문이나 대문간, 뜰에 흰옷을 입은 사람들로 메워졌다”면서 “도로는 깨끗하게 치워졌고 길 중간에는 붉은 흙이 깔려 있었다. 왕은 말을 타지 않고 지붕이 있는 가마를 탔다”고 능행 풍경을 묘사했다.홍릉이 먼저인가, 청량리가 먼저인가. 우문이지만 헛갈리는 사람이 많다. 당연히 청량리가 주인이요 홍릉은 객이다. 홍릉은 청량리에 22년간 잠깐 깃들었다가 떠났을 뿐이다. 그러나 신라의 고찰 청량사에서 유래한 청량리라는 유구한 지명은 홍릉이라는 19세기 비극의 장소성에 밀렸다. 비명에 간 명성황후는 지아비 고종을 따라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의 ‘진짜 홍릉’으로 떠나고 없지만 나라와 국모를 잃은 당대인의 가슴속에는 청량리보다 ‘빈 홍릉’이 각인됐다. 옛 홍릉의 기억이 청량리라는 장소를 지배하게 됐다. 그렇게 주객이 전도돼 이제는 홍릉이 청량리를 떠올리게 한다. 장소의 역사란 이렇게 이율배반적이다. 22년간 이뤄진 고종·순종의 숱한 홍릉능행 덕분에 청량리라는 작은 마을이 유명해지고 서울 동북방의 중심지로 떠올랐다.능행의 정치사에서 흥릉은 일개 황후 능에 불과했지만 조선 말, 대한제국 초에는 개국조 이성계의 건원릉을 능가하는 역사의 무대였다. 조선의 마지막 왕이자 대한제국의 첫 번째 황제 고종의 황후 능이요, 마지막 황제 순종황제의 친모 능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895년 10월 8일 경복궁 건청궁에서 일본군인에 의해 비명에 간 황후의 장례식이 2년 2개월 후인 1897년 11월 22일에 치러졌다는 시간 흐름을 주목해야 한다. 국장 1개월 전인 1897년 11월 22일 최초의 근대국가이자 황제국인 대한제국으로 국호와 연호를 바꾼 점도 놓쳐선 안 된다. 명성황후의 죽음 자체보다 죽음이 몰고 온 파장이 더 컸다. 국장은 3개월을 넘기지 않는 게 관례였지만 시간을 끌면서 배일, 극일을 모색한 끝에 1896년 아관파천에 이어 1897년 대한제국 탄생 선언으로 이어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명성황후의 비극적 시해와 홍릉 조성은 대한제국의 탄생 및 멸망사와 궤를 같이한다. 홍릉은 어렵게 얻은 장지였다. 안감천(성북구 안암동)과 회암(양주시 회암동) 등 모두 7곳을 놓고 의견이 갈렸다. 결국 고종의 마음에 차지 않아 다른 7곳을 골랐고 그중 연희궁 터(연희동 일대)와 청량리가 부각됐다. 권세를 누린다는 연희궁보다 ‘평안하고 길한 땅’으로 평가된 청량리가 선택됐다. 동구릉에서 멀지 않고, 참배도 쉬운 점이 점수를 땄다. ‘명성황후 발인반차도’에 따르면 상여를 따라가는 수행원은 대략 4800명이었다. 역사상 최초의 황후 장례식이기 때문에 역대 어떤 왕의 국장보다 성대했고, 수행 인원이 많았다. 상여가 가는 코스는 경운궁(덕수궁)~청계천 혜정교~흥인지문~동관왕묘(동묘)~보제원(제기동)~한천교~청량리 홍릉으로 이어졌다. 홍릉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국고를 털었다. 절과 민가 92호에 보상비 3만냥을 주고 철거했으며, 무연고 묘와 연고 묘 450총을 이장하는 비용 2만 2000냥, 홍릉 아래 전답 수용에 4만 6000냥을 지불했다고 기록돼 있다. 명성황후의 죽음을 애통해한 고종을 노국공주를 잃은 고려 공민왕에 비유한다. 3년간 국상을 치르면서 수없이 홍릉길을 오간 고종이 1919년 67세를 일기로 숨지자 금곡 홍릉에 합장했다. 고종황제와 명성황후는 사별한 지 24년 만에 저승에서 만나 해후했다. 청량리 홍릉 옛 황후능 터에는 소나무 한 그루와 비석 한 개가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홍릉은 전설로 남았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다음 일정 : 도봉(창포원의 붓꽃) ●일시 : 7월21(토) 오전 10시~12시 ●집결 장소 : 도봉산역 2번 출구 ●신청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 (futureheritage.seoul.go.kr) *혹서기인 7월28일부터는 저녁 6 시부터 8시까지 야간에 진행됩니다.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책에는 모바일서 얻을 수 없는 통찰력이 있죠”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책에는 모바일서 얻을 수 없는 통찰력이 있죠”

    모바일 시대, 강동권 이학사 대표가 말하는 ‘책 읽는 이유’ “아무리 디지털시대, 모바일시대라고 해도 인간이 책을 필요로 하는 이상, 출판은 여전히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에서 모바일을 넘어서는 깊은 지식과 통찰력, 새로운 해석과 비판적 사유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야 삶이 풍요로워지고 행복해집니다.”두꺼운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주로 출판하는 이학사의 강동권(59) 대표는 “책에는 질감과 형태, 편의성과 사용성 등과 같은 독특한 물성뿐만 아니라 읽는 재미와 느낌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이런 강조와는 달리 출판업계는 단군 이래 최악의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출판업계, 적어도 책은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변화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단순한 지식이나 사실은 책에서 찾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됐다”며 “책의 역할이나 효용이 달라졌다는 것을 절감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과 모바일이 출판 영역을 잠식하지만 그도 한때는 마이다스동아일보(현재의 동아닷컴)과 싸이월드에서 6년간 이사를 지냈다.16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의 주택가에 위치한 그의 출판사인 이학사를 찾아갔다. 몇 개월 전에는 안국동에서 만났지만 지난 4월에 연건동으로 옮겼다. 그는 안국동에서 20년간 출판사를 운영했다. 새 출판사로 찾아가는 골목길 앞 담벼락엔 ‘길 막힘’이란 경고문이 있어 되돌아 나갔다. 몇 번 헤맨 끝에 경고문을 넘어서 들어가니 가정집 같은 건물에 ‘이학사’ 문패를 만났다. 북촌이 관광지로 뜨는 바람에 임대료가 올라 이사를 했다. 출판사 면적도 거의 절반으로 줄어드는 바람에 보유한 책을 많이 기증도 했지만 1만 5000여권을 폐기처분했단다. 이학사의 이런 상황이 우리 출판업계의 현주소를 상징하듯 다가왔다. 강 대표의 사무실 한쪽 벽에는 이미 출판한 책이, 다른 쪽 벽에는 번역하고자 하는 원서들이 빼곡히 꽂혀 있었다. - 그동안 출판한 책 제목을 보면 상당히 어렵다. 책을 선정하는 기준은.☞ 철학, 종교학, 미학 책을 가장 많이 냈습니다. 이런 분야가 인간의 삶과 문화, 학문에서 가장 근원적이고 바탕을 이루기 때문에 이쪽을 천착하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왜, 이리 어려운 책을 내느냐’는 소리도 많이 들었지요. 우리나라의 지성계와 인문사회과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누군가가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굳이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는 건 아니지만. (최근에 낸 책을 보면 ‘메타 정치론’ ‘아우라의 진화’ ‘정신과학의 철학’ ‘비미학’ 등으로 그의 출판 성향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비전공자나 일반 독자 처지에서는 어렵게 보이겠지만 일정 수준에 도달한 작품들을 고릅니다. 이런 경향은 번역하는 여러 선생님과 제가 이런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겠지요.●“어려운 책도 누군가 꼭 할 일···새로운 통찰력 기준” 출판할 책을 고르는 특별한 기준은 없습니다. 해당 분야에서 고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거나 새로운 통찰과 해석, 비판적 사유를 담은 책을 내려고 합니다. 남이 한 이야기를 반복하는 내용의 책은 피합니다. 그리고 우리 출판사가 어려운 책만 낸 것은 아니고 쉬운 책도 제법 냈습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베스트셀러 내지 스테디셀러, 어떤 게 있나요.☞ 베스트셀러라고 할 만한 것은 없습니다. 스테디하게 나간 책들은 좀 있습니다. ‘철학, 삶을 만나다’(강신주), ‘정의론’(존 롤즈), ‘제국’(네그리, 하트), ‘처음 읽는 헌법’(조유진) 등이 그런 책들입니다. 처음 읽는 헌법이 꾸준하게 나가지만 요새는 워낙 책이 안 나가서 스테디셀러라고 할 만한 책도 드물어집니다. ●“제국, 세계종교사상사···우리 지성사에 큰 울림 남겨” 특히 ‘제국’과 ‘세계종교사상사’(전 3권) 출간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제국은 우리 지성계에 굉장한 울림을 주면서 출판사의 이름을 크게 알린 책입니다. 근대 자본주의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 사건과 현상을 횡단하면서 맥도널드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현대의 초국적 기업까지 조명했던 책입니다. 세계종교사상사는 20세기 최고의 종교학자 엘리아데(1907~1986)가 종교 사상의 역사를 종합적으로 다룬 현대의 고전인데요, 우리 같은 작은 출판사가 7년 노력 끝에 2100쪽이 넘는 대작을 제대로 소개한 것이지요. 이것들은 올해의 출판인상(2014년)과 한국출판문화상 번역상(2006년)을 안겨줬습니다. - 출판하는데 가장 큰 애로점은.☞ 출판인 누구나 그렇겠지만 좋은 책을 냈는데 판매가 받쳐주지 않을 때 힘듭니다. 요새 흔히 출판을 문화산업이라고 합니다만 방점을 어디에 찍느냐 - 문화에 찍느냐, 산업에 찍느냐 - 에 따라 책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잖아요. 우리 출판사는 아무래도 문화를 강조하다보니 판매에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주로 전문적이고 두꺼운 책을 내다보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데 판매가 따라주지 않으면 실망을 많이 하지요. 그런 책으로 ‘낯익은 시 낯설게 읽기’, ‘요가(엘리아데) ‘ 법이론’(임마누엘 칸트) 등이 기억납니다. - 과거 싸이월드 이사도 지내셨는데, 오프라인의 대명사 격인 책 출판을 하는 이유는.☞ 저는 책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책 내는 일을 하고 있고, 제가 좋아하는 일이고, 잘할 수 있는 일이며 또한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해 여전히 이 일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제가 30대 중반에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백수 생활을 좀 했습니다. 그때 회사를 다시 다니기는 싫고, 뭔가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출판의 ‘출’자도 모르고 덜컥 창업했지요. 그러다 제게 ‘꼭 나와달라’는 회사가 있어 낮에는 회사에 다니고 밤에는 출판사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제게 출판은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일, 그래서 열린 세계, 다양하게 해석 가능한 세계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출판사가 내는 책 한 권이 그 분야의 모든 것에 답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도 안 됩니다. 다만 새로운 인식, 새로운 통찰, 새로운 해석을 보여주는 한 권의 책을 냄으로써 세계를 읽는 또 하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던지는 것이지요. 그런 것이 많아질 때 인간은 풍요로워집니다. - 모바일 시대에 책의 의미는 뭘까요.☞ 스마트폰 시대에는 단순 팩트나 지식은 스마트폰이 실시간으로 해결해 줍니다. 모바일에 부정확한 정보도 많지만 몇 번만 검색해 비교하면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이에 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주는 데다 인구까지 줄고 있습니다. 그래서 출판은 더욱 어렵습니다. 옛날엔 ‘10년에 100종을 내면 안 망한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저는 23년간 250여종을 냈습니다. 그래도 어려우니···. ●“책을 낸다는 건 열린 세계, 다양한 세계 만드는 일” 그러나 책에는 깊은 이해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스마트폰은 ‘본다’고 합니다.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스캔’하는 것이지요. 반면은 책을 ‘읽는다’고 합니다. 우리는 보거나 스캔해서는 비판적 사유, 종합적 통찰을 기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종합적 통찰력을 기르는 최선의 방법은 책을 읽는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시인 퐁주(1899~1988)가 한 말, ‘인간은 인간의 미래다’는 말을 좋아합니다. 이 말을 철학자 사르트르(1905~1980)는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미래가 있다는 것, 인간을 기다리는 티 없는 미래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아마도 이 미래는 인간이 누구의 지배를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사는 세계, 자신의 존재와 가치, 자유와 평등 그 자체로 사는 세계일 것입니다. 제게 책은 바로 그런 열린 세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세계를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는 것입니다. - 일반 독자들이 여름 휴가철에 읽을 만한 책 소개를 부탁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헌법 개정 논의가 있다가 요즘 좀 조용해졌습니다만 ‘처음 읽는 헌법’(조유진 지음)을 추천합니다. 민주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덕목과 함께 우리 헌법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 쓴 책입니다. 또 ‘서양철학사’(시르베크, 길리에 지음. 윤형식 옮김) 일독을 권합니다. 애초 철학을 전공하지 않은 대학생을 위한 교재로 만들어졌기에 쉽고 잘 읽힙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최고경영자(CEO) 추천도서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기존에 국내에서 나온 다른 철학사 책들과는 달리 명료한 서술, 참신한 접근, 새로운 시각이 특징입니다. 또 스마트폰 시대에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메시지를 어떻게 만들고 관리해야 하는지를 다룬 ‘메시지가 미디어다’(유승찬 지음)도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한국어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책과 출판은 산업의 시각이 아니라 정신적 문화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한국어가 중요하지요. 한국인의 삶과 문학, 정신을 규정하는 것이 한국어입니다. 일제시대 한글 사용을 금지한 데서 알 수 있듯이 한국어가 사라지면 한국인의 문화와 정신, 영혼 즉 정체성이 사라질 것입니다, 그런 한국어를 담는 그릇이 책이고, 책을 만들어내는 것이 출판입니다. ●“한국어와 출판은 문화간접자본···보호책 마련해야” 책과 출판은 도로와 교량 항만 같은 사회간접자본(SOC)과 마찬가지인 ‘문화간접자본(COC)’입니다. 문화간접자본이라는 말은 제가 만든 말인데, 이 토대 위에서 연극 영화 드라마 공연 등 다양한 문화가 발전합니다. SOC에서 경제가 꽃피듯 문화간접자본이 튼튼해야 우리 문화가 풍성해 질 것입니다. 최근 인구가 줄면서 또 앞으로 구조적인 변화에 따라 한국어를 쓰는 인구가 줄어들 것입니다. 한국어의 위기가 오면 한국인의 삶과 문화, 정신을 규정하는 정체성 위가 올 것입니다. 한국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책과 출판을 문화간접자본으로 규정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구정책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당국이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 요즘 주로 하시는 일은. ☞ 이사 뒷정리한다고 두어달 보냈습니다. 우리 출판사는 오래 전부터 주 39시간 근무를 해오고 있습니다. 저는 출근해서 책 보고, 원고 보고 선생님들 만납니다. 출퇴근 지하철과 집에서는 대개 원고를 봅니다. 우리는 편집자 한 명이 책을 책임지고 마무리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원고를 돌아가면서 읽습니다. 1교자와 2교자가 다릅니다. 오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지요. 한 원고를 최소 3명(필자와 편집자 2명)이 보면 오류를 거의 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난해한 책은 7교, 8교까지 볼 때도 있습니다. 요즘엔 하버드대 교수를 지냈던 존 롤즈(1921~2002)의 ‘도덕 철학사 강의’를 2교째 보고 있습니다 매월 첫째, 셋째, 다섯째 토요일에는 친구들과 함께 당일치기 백두대간 종주를 합니다. 작년 9월 시작해 상주까지 북진해 왔습니다. 산행할 때 낙오하지 않기 위해서 매일 아침 한시간씩 허벅지와 무릎 근력을 키우는 운동도 합니다. 그리고 대간에 가는 주에는 수요일 이후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기도하는 것 같지요? 둘째 토요일은 청계산 산행 모임에 나갑니다. 한 달이 바쁘게 돌아갑니다. 그리고 조만간 어렵지만 흥미로운 주제인 타자 문제를 다룬 ‘인류학을 넘어서(Beyond Anthropology)’라는 책과 알랭 바디우가 쓴 존재론 책을 내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자 강 대표는 자녀에게 읽히라며 ‘처음 읽는 헌법’과 ‘서양철학사’를 한 권씩 건네주었다. 기자들도 책을 좀 읽고 살아라는 뜻이 담긴 듯해서 받아들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여기는 남미] 200년간 관리해온 ‘멕시코 독립의 불’ 아이 장난에 그만…

    [여기는 남미] 200년간 관리해온 ‘멕시코 독립의 불’ 아이 장난에 그만…

    멕시코 독립을 상징하는 불이 아이들의 입김에 꺼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그라나디타스에 있는 알론디가 박물관에서 벌어진 일이다. 경찰은 불이 꺼진 곳에 폴리스라인을 치고 일반인의 접근을 막고 있다. 최근 개관 60주년을 맞은 알론디가 박물관에는 '자유의 불'이라는 국가 상징이 전시돼 있다. 커다란 향로에 붙어 있는 불은 멕시코 독립을 상징하는 기념물이다. 중남미를 식민지로 거느리고 있던 스페인에 독립을 선언한 멕시코가 1810년 처음으로 전쟁에서 승리한 걸 기념하는 향로불이다. 일설에 따르면 향로불은 1810년부터 지금까지 꺼지지 않고 줄곧 관리되고 있다. 이게 과장된 전설이라고 해도 불은 최소한 60년 동안 꺼진 적이 없다. 개관 60년이 된 알론디가 박물관이 향로를 들여놓으면서 지금까지 줄곧 관리해온 덕분이다. 하지만 멕시코가 정성을 들여 관리해온 '자유의 불'은 최근 테러(?)를 당했다. 범인은 천진난만한 아이들이었다. 1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름과 나이가 공개되지 않은 범인(?) 아이들은 개관 60주년을 맞아 부모와 함께 알론디가 박물관을 방문했다. 부모와 함께 박물관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아이들은 '영웅들의 홀'이라는 곳에서 타고 있는 '자유의 불'을 처음 보게 됐다. 불을 보자 순간 초를 꽂은 생일케익이 생각난 것이었을까? 아이들은 향로에 다가가더니 입으로 바람을 불어 '자유의 불'을 꺼버렸다. 길게는 200년, 짧게는 60년간 소중하게 관리해온 불이 꺼지자 박물관은 한바탕 난리가 났다. 경찰이 출동해 향로 주변을 경비하면서 폴리스라인을 치고 방문객의 접근을 막고 있다. 박물관은 그간 매월 28일 '자유의 불'의 불씨를 교체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박물관이 이번 달에도 28일에야 '자유의 불'에 새 불씨를 붙일 예정"이라며 "그때까지 향로의 불이 꺼진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진=영상캡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임세미, ‘미스터 션샤인’ 특별출연..유연석 母 역할 ‘빛나는 연기력’

    임세미, ‘미스터 션샤인’ 특별출연..유연석 母 역할 ‘빛나는 연기력’

    배우 임세미가 tvN ‘미스터 션샤인’에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임세미는 지난 14일 방송된 tvN ‘미스터 션샤인’에 출연했다. 잠깐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출연히 무색할 만큼 임팩트있는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미스터 션샤인은 신미양요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로, 극에서 임세미는 백정의 아내이자 어린 유연석(동매 역)의 엄마인 ‘동매 모’역을 맡았다. 동매 모(임세미 분)는 평민에게 조차 구정물세례와 욕설 그리고 매질까지, 백정의 아내라는 이유만으로 갖가지 설움을 당했다. 이어 동네에서 겁탈을 당하지만 이를 아는 남편으로부터 보호받을 수조차 없는 기구한 삶의 그녀는 결국 자신을 욕보인 자를 살해하고, 급기야 동매에게도 악다구니를 썼다. 동매 모는 동매에게 “나가! 나가서 뒈지든 각설이로 팔도를 떠돌든 화적떼가 되든 다신 내 눈앞에 나타나지마. 가! 백정 종자 아주 지긋지긋해. 꼴도 보기 싫으니까 가라고! 죽여 버리기 전에 나가!”라며 칼을 휘두르며 위협했고, 동매가 집을 떠나자마자 주저앉아 오열했다. 이는 훗날 동매가 흑룡회가 되어 칼을 잡고 다시 조선에 돌아오기까지의 서사를 마련하기도. 이처럼, 임세미는 신분격차로 인한 말도 안되는 인간이하의 삶 속에서 온갖 수모를 겪는 아픔을 디테일한 감정선으로 표현했으며, 자식이라도 백정의 굴레를 벗길 바라며 친 자식을 제 손으로 쫓아낼 정도로 독기를 품을 수밖에 없었던 어미의 모성애까지 탁월하게 그려냈다. 한편, 임세미는 전설의 국정원 블랙 요원 김본이 남편을 잃은 여자를 도와 거대 음모를 파헤치는 이야기 MBC ‘내 뒤에 테리우스’(연출 박상훈, 극본 오지영)에서 현직 국정원 요원 ‘유지연’역을 맡아 소지섭과 호흡을 맞춘다. 방송은 오는 9월 예정. 사진=tvN ‘미스터 션샤인’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기고] 아일라, 전장에 뜬 달/ 신지영 국가보훈처 사무관

    [기고] 아일라, 전장에 뜬 달/ 신지영 국가보훈처 사무관

    ‘아일라’는 이름 그대로 은은한 달빛 같은 영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잔잔한 감동이 달빛처럼 켜켜이 내려앉기 때문이다. 지난 봄, 기적 같은 남북정상회담과 연이은 북미정상회담의 개최로 한반도에 모처럼 평화의 훈풍이 불고 있다. 이런 시기에 전쟁영화를 본다는 것이 시의적절한지 의문이 들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그런 편견을 불식시키듯, 영화는 시작부터 숨 막히게 아름다운 한반도의 산하를 조망하며 의연한 장관을 연출한다. 손에 잡힐 듯 펼쳐지는 농가의 평화로운 일상은, 곧 깨어질 운명의 서막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더욱 위태롭다. 평온하던 일상이 적의 포탄에 산산이 부서지는 순간, 마침내 전쟁의 참혹함이 온몸으로 훅 끼쳐온다. 6․25 전쟁은 비단 우리만의 아픔이 아니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맺어지기까지 전장에 뛰어든 세계 21개국 젊은이들이 함께 짊어진 아픔이자 씻을 수 없는 상처였다. 전쟁과 함께 고국에 남기고 온 그들의 꿈과 사랑은 포말처럼 흩어진다. ‘아일라’는 그렇게 사라진 그들의 청춘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하지만 6․25를 다룬 숱한 영화들 가운데 이 영화가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건, 우리의 전쟁을 남과 북의 대립적 시선이 아닌, 이역만리 터키의 관조적 시선으로 응시하기 때문이다. 특유의 신파를 넘나들면서도 담백한 진정성을 담고 있어 오히려 애잔하다. 터키는 6․25전쟁이 나자 유엔결의에 따라 신속하게 파병결정을 하고 연인원 2만 명이 넘는 병력을 보낸다. 이들 가운데 우리의 주인공 ‘슐레이만’이 있다. 개미 한 마리 죽이지 못하는 그는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 거친 바다를 건너 이름도 모르는 낯선 항구, 부산에 도착한다. 그렇게 발 디딘 한반도는 이미 살육이 일상화 된 전장의 한복판이었고, 죽은 자에게도 살아남은 자에게도 이를 데 없이 처절한 비극의 땅이자 속절없는 혼돈의 땅이었다. 그 속에서 천여 명의 터키군이 목숨을 잃었고, 462명이 고국으로 영영 돌아가지 못한 채 부산에 잠들어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50년 11월 평안남도 군우리도 중공군의 파상공세에 쑥대밭이 된다. ‘아일라’는 울 수조차 없는 극한의 공포 속에 덩그러니 남아 차갑게 식은 엄마의 손을 필사적으로 잡고 있다. 피붙이를 잃은 어린 짐승처럼 겁에 질린 눈이 어둠 속에서도 애처롭게 빛난다. 슬픔의 여운이 오래 남는 장면이다. 슐레이만은 그 죽음의 나락에서 하얀 박꽃 같은 아이를 건져 올리고는 ‘아일라’라 이름 짓는다. ‘아일라’는 터키어로 달을 뜻한다. 둘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전쟁 속에서도 차츰 웃음과 삶의 희망을 되찾는다. 전쟁이 끝나고 60여년의 세월이 흘러 헤어졌던 슐레이만과 아일라가 다시 만날 때, 그리고 그 모습이 실사(實寫)로 이어질 때, 먹먹한 감동과 함께 결코 가볍지 않은 역사의 무게가 오롯이 전해진다. 6․25는 우리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처참한 전쟁이었지만, 또한 도처에 크고 작은 기적들을 전설처럼 꽃피웠다. 흥남에서 메러디스 빅토리호로 무려 14,000명의 피난민을 구출한 알몬드 장군의 결단이나, 1․4후퇴를 앞두고 천명의 고아들을 무사히 남하시킨 딘헤스 대령과 블레이즈델 군목의 용기, 천막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학교를 지어주고 사단 첫 전사자인 카이저 중사의 이름을 따 가이사라 명명한 미40사단 장병들의 노고 등 눈물겨운 미담들이 곳곳에 스며있다. 영화 속 터키군 또한 수원에 앙카라 고아원을 세워 전쟁고아들을 돌본다. 우리정부가 유엔참전용사들에 대한 감사를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마침 다가오는 7월 27일은 유엔군 참전의 날이다. “평화야말로 진정한 보훈이고 진정한 추모”라고 대통령께서도 언급하셨듯이, 오늘의 이 평화를 잘 지켜나가는 것이 유엔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는 최선의 길일 것이다. 전쟁의 상흔은 6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우리의 삶 속에서, 평범한 우리 이웃들의 긴 기다림 속에서 엄연히 진행 중이다. 이제는 끝내야 한다. 더 이상 이산의 아픔을 견딜 수도 길들일 수도 없다. “아빠는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산다”는 슐레이만의 대사가 귓전을 울린다. 슐레이만과 같은 이 땅의 무수한 아버지들을 떠올리며, 다시는 전쟁의 아픔 없는 한반도, 평화와 공존의 미래를 기약해본다.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우버 한다고 20만 택시기사 일자리 없어지진 않는다”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우버 한다고 20만 택시기사 일자리 없어지진 않는다”

    제조업을 비롯한 모든 산업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는 4차 산업혁명시대다.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있다. 국내는 위기다. 올 상반기 월평균 취업자 증가 수는 14만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 폭(36만명)에 비해 절반 이하다. 소상공들은 최저임금 부담으로 최저임금 불복종 투쟁을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기업과의 소통 행보에 나서며 이 같은 위기상황 돌파를 모색하고 있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위기를 기회로 삼고자 지난해 10월 4차 산업혁명위원회(4차위)도 출범시켰다. 4차 산업혁명 정책 전반을 심의 조정하는 대통령 직속의 민관 합동 기구다. 장병규(45) 위원장을 만나 그간의 성과와 4차 산업혁명시대 우리의 경쟁력 제고방안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5일 서울 광화문 4차위 사무실에서 했다.→‘IT업계 살아있는 전설’이라던데 ‘복지부동’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하는 공무원들과 일해보니 어떤가? -벤처 20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이 자리는 비상근이다. 9개월 전엔 술자리에서 가끔 공무원을 욕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두둔한다. 다만 공무원을 이렇게 만든 시스템을 내가 욕한다. 관료와 공무원이 그렇게 움직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건 공무원 시스템 때문이다. →그러한 시스템, 체제는 공무원들이 만든 건 아닌가? -공무원 인사혁신 문제, 감사원의 감사 정책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엮여 있다. 국회와 청와대의 개선의지가 분명히 있어야 하고 국민 공감대도 형성돼야 한다. →성과 중 하나만 꼽으라면? -서슴없이 ‘규제·제도 혁신해커톤’이라고 말하고 싶다. 해커톤은 해킹과 마라톤 합성어다. 숙의민주주의와 공청회의 중간쯤 된다. 원전폐기 문제를 논의했던 공론화위원회 같은 숙의민주주의는 3~4개월 하는 반면 공청회는 길어봤자 2시간 정도 토론해 답답함을 안고 헤어져야 한다. 그런데 해커톤은 4~5주 숙의 기간을 포함해서 1박 2일 이해관계자가 모여 10시간 이상 논의한다. 해커톤에 참여했던 분이 ‘사람은 자기 이야기 다하기 전까지는 남의 얘기 안 듣는다’고 하더라. 여기 오면 다 얘기하니 듣기도 한다. 참여했던 분들이 다들 만족해한다. 그 결과로 예를 들자면 지난해 11월에 논의했던 위치정보보호문제는 방통위에서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위치정보보호법은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 만든 법이다. 그러니 이후 나온 드론, 자율주행차, 스마트폰에서 위치정보를 활용하려면 고쳐야 하지 않느냐. 해커톤에 참여했던 산업계, 시민단체, 변호사, 교수 등 20명은 자기들끼리 주기적으로 만나서 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 및 활용에도 합의해 관련 주체들이 스스로 움직인다. 특히 부처 과장급 얘기를 들어보면 지난 정부에서도 개인정보 보호 활용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는데 ‘개망신법’ 때문에 아무것도 안됐다고 하더라. 개망신법은 개인정보보호법, 망통신법, 신용정보보호법을 말한다. 그런데 4차위는 이런 얘기할 토대를 만들어준다. 이렇게 해서 개인정보보호법 등 장기존속 규제들을 개선하고 있다. →해커톤 할 때, 어려움은 없었나? -지원단 설득이 힘들었다. 지원단은 위원장 지원조직인데 그분들이 일단 안 믿더라. 그다음 설득하기 힘든 분들이 관료더라. 이해관계자로 불안하니 서로 싸우더라. 하지만 3차례 해커톤 이후 바뀌었다. 장차관 입에서 가끔 해커톤 애기가 나온다. 일을 해보면 규제를 풀어야 하는데 잘 안된다. 잘될 것 같으면 지난 정부에서도 했을 것이다. 지금처럼 하면 안 되겠다 싶어 고민하다 보니 해커톤이 보이는 거다. 해커톤이 잘 자리잡으면 저는 하루아침에 규제를 다 바꾸긴 어렵지만, 꾸준히 바꿀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방안이 될 것이라고 본다. →많은 이해당사자가 합의하려면 시간이 걸리지 않나? -주무부처 장관이 총대 메야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긴데 사회주체가 다 다르다. 해커톤은 사회합의 포맷이다. 조금씩 설득하면서 가는 것인데 풀리면 확실히 풀린다. 결과적으로 이게 더 빠른 것이다.→햄버거 가게에서 주문받던 사람이 사라지고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전자주문이 대세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노동의 소외가 우려되지 않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우선 4차 산업혁명 내지 기술발전으로 인한 기존 일자리 감소는 대세다. 대안 중 하나는 기존 일자리를 점진적으로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다. 제조업도 스마트 팩토리가 되면 기존 형태가 아니라 협동로봇과 함께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기존 일자리를 강화 내지 발전시킬 수 있다. 독일의 ‘노동 4.0’은 사람과 로봇이 함께해 생산성을 높여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또 하나는 새 일자리 창출이다. 지난해 11월에 대응방안으로 1.0 발표했고 이게 미흡해서 연말엔 2.0 대응방안을 보완 발표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어떤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더 높아지나? -적당히 공부한 사람들이 대체될 확률이 더 높다. 로봇 대체로 가성비가 많은 사무직, 중산층 등이다. 예를 들면 대학을 건성건성 다니는 분들이 진짜 위험할 수 있다. 이분들은 눈높이가 높아 임금이 높은 곳을 본다. 그런데 기업은 기술과 로봇으로 바꾸길 원한다. 그러면 악순환이 된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으로 위험한 나라가 됐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정부가 투자한 대졸자들이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우리가 더 취약한 나라니 더 능동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래서 제 마음이 매우 무겁다. 속도가 느려서 고민이다. 단순노동자는 이미 제조현장에서 자동화로 많이 대체됐다. →속도문제는 말하자면 기득권과의 갈등 조정이 필요한 것 아닌가? -‘밥통 문제’가 제일 크다. 누군가 얘기하더라. “밥통 갖고 싸우는 것은 성전”이라고. 그만큼 중요한 문제라는 거다. 이를 단순 기득권, 가진 자의 횡포로 보면 안 된다. 기득권으로 표현하지 말고 밥통문제, 일자리를 잘 풀자고 접근해야 한다. 이것이 갈등조정의 첫 번째 자세다. 그리고 이런 문제일수록 더 빨리 논의해야 한다. 무 자르듯 한꺼번에 해선 안 된다. 밥통 가진 분들이 점진적으로 변화할 시간을 줘야 한다. 속도감도 중요하지만, 장기적 방향성도 가져야 한다. 이런 점에서 독일은 부럽다. ‘인더스터리 4.0’, ‘노동 4.0’은 제조업 현장은 스마트팩토리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것을 수년 전부터 준비해 독일은 변하고 있다. 우리는 이를 못하고 있다. 그러면 갈수록 힘들 것이다. 지금 실업률이 높다. 언제까지 추경이나 세금으로 대처할 수 있겠나. 한국 체력이 좋고 국가부채가 양호할 때 변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본다. →그 단초는 대통령이 제시한 것 같다. 네거티브 규제로 규제 정책의 변화를 주문했더라.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가자는 것인데 쉽지 않다. 시간이 걸린다. 관료의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안 바뀐다. 대통령이 말한 효과는 2~3년 뒤에 나올 것이다. 방향은 옳지만, 2~3년까지 기다리지 말고 주무 부처가 움직여야 한다. →우버와 같은 승차공유 사업 활성화를 위해 해커톤을 시도했는데 국내 운송업자와의 갈등 끝에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 다시 한번 논의할 필요는 없나? -카풀은 많이 아쉽다. 절차적인 것에 대해선 고민이 많다. 아까도 말했듯 밥통 문제는 성스러운 거다. 그런데 우버한다고 해서 운전기사가 없어지느냐? 일자리 없어지지 않는다. 친노동과 친노조는 다르다. 이런 얘기하면 (택시노조에서) 삐쳐서 논의를 거부할 것 같아 말하기 조심스러우나 20여만명의 택시기사 일자리 없어지지 않는다. 우버든, 택시든 모는 것 아니냐. 난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 나라가 잘됐으면 좋을 뿐이다. eagledu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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