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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만원 들고 무작정 상경한 부산 청년, 국민MC로 날다...허참 별세

    3만원 들고 무작정 상경한 부산 청년, 국민MC로 날다...허참 별세

    허참을 만난 것은 2016년 11월 말 그의 남양주 농장에서였다. 농장을 자신만의 휴식, 휴양 공간으로 활용하다가 외부 손님을 받는 전원형 레스토랑으로 리뉴얼해 ‘참스팜스’라는 간판으로 새로 문 연 직후였다. 마당 한켠에서는 아직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당시 자기 분야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긴 인사들의 삶을 긴 호흡으로 조명하는 기획 시리즈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를 담당하고 있던 나는 MC계 거목인 그를 연예담당 기자를 통해 어렵사리 섭외할 수 있었다. 그는 농장 건물 내부를 1층부터 2층까지 안내하고 자신이 아끼는 뒷마당 텃밭도 구경시켜 주었다. 밭에서 채소들을 직접 길러 먹고 손님들에게도 내놓는다고 했다. 2층에는 MC, 가수, 배우로서 다양한 인생 궤적이 담긴 사진과 포스터 등이 전시돼 있었다. 수많은 전시물 중에서도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25년간 진행했던 KBS ‘가족오락관’의 네온사인이라고 했다. 인터뷰 내내 쉴새 없이 풀어내는 인생 이야기는 3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다른 생각을 할 틈을 주지 않았다. 잠시 쉬어갈 때에는 오랫동안 쌓아온 자신의 건강지식을 풀어놓았다. 당시 그는 종편채널에서 ‘엄지의 제왕’이라는 건강정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특정 제품 홍보가 될 수 있어서 방송에서는 말하기 어렵지만, 김 기자에게만 특별히 알려주는 것”이라며 몇가지 ‘건강비책’을 일러주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헤어질 때에는 “언제 가족들과 한번 놀러 오세요. 우리 농장에는 없는 게 없어요. 꼭 오세요 꼭.”이라고 인사를 건넸다. 그가 1일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73세. 그가 5년 전 풀어 놓았던 자신의 인생역정을 약간의 가필을 거쳐 다시 싣는다. 기사의 지면 게재일은 2016년 12월 8일이었다.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31>MC계의 ‘팔방미인’ 허참 허참(67)은 얼마 전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자기 농장을 일반에 오픈했다. 음식을 먹고 노래를 듣는 전원형 레스토랑으로 꾸미고 ‘참스팜스’라는 간판을 세웠다. 2층은 일종의 기록실로 만들었다. 자신의 예능 40여년 역사가 담긴 사진, 포스터, 앨범들을 한데 모았다. 자신이 직접 그린 회화 작품들도 걸었다. 그래도 가장 눈에 띄는 건 서울 여의도 KBS 녹화홀에서 25년 동안 실제로 썼던 ‘가족오락관’ 네온사인이다. “창고에 처박아 두면 그냥 썩는다고, 방송국에서 선물로 주더군요. 그걸 여기 가져와서 전원을 연결하니까 불이 들어오는데, 눈물이 납디다. 그 오랜 시간 등 뒤에서 나를 지켜보느라 고생했다. 이제는 내가 널 지켜봐 줄게, 이렇게 다짐했어요.”●1973년 여동생 결혼 밑천 3만원 들고 ‘무작정 상경’ -기차가 덜컹거리며 부산역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속으로 웃음이 났다. 아무 대책 없는 ‘무작정 상경’의 주인공이 내가 되다니. 군에서 막 제대한 1973년의 어느 날이었다. 지갑 속엔 3만원이 들어 있었다. “오빠가 나중에 돈 벌면 몇 배로 갚아줄게.” 결혼 밑천 삼는다고 고이 모아 온 여동생의 돈이었다. -서울살이는 예상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애초부터 내집 같은 것은 없었으니 군대나 고향 친구들 집을 번갈아가며 하루하루 전전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 후 정동 MBC 근처에서 구멍가게를 하는 친구 집에 얹혀살게 됐는데, 자전거로 채소나 생선 같은 것들을 배달해 주며 공짜 숙식의 대가를 치렀다. 그러고 있다 보면 코미디언이 됐든, MC가 됐든, DJ가 됐든 뭐라도 하나 일자리를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기회는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 그해 겨울 군대 친구와 함께 종로에 나갔다가 통기타 라이브 클럽 ‘쉘부르’를 지나치게 됐다. 문앞에 탄산음료 ‘오란씨’ 시음 행사를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공짜 음료수 한 잔 얻어먹을 요량으로 안에 들어갔다. (입구에 유난히 코가 큰 사람이 서 있었는데, 쉘부르의 주인이자 당시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의 PD 겸 DJ로 활동하던 이종환 선생이었다) 무대에서는 이태원, 전언수씨로 구성된 통기타 듀오 ‘쉐그린’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노래를 마친 그들이 객석 손님들에게 경품을 나눠주는 행운권 추첨을 시작했다. 내가 당첨됐다. -“무대로 잠깐 올라오세요.” 나는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사람들을 웃길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내 말 몇 마디에 공연장은 폭소와 박수로 가득 찼다. 정신없이 웃던 이태원씨가 물었다.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아, 그게…기억이 안 나네요.” “허 참, 자기 이름도 몰라요?” “앗, 제 이름을 어떻게 아셨나요? 저는 허참입니다.” 공연이 끝나고 이종환 선생이 나를 불렀다. “여기에서 일해 볼 생각 없나?” -월급은 없었다. 먹여주고 재워준다니 그걸로 감지덕지였다. 청소나 허드렛일을 하면서 틈틈이 손님들 신청곡 받아 노래를 틀어주는 게 나의 일이었다. 그러다 잠깐씩 무대에 올라 짤막하게 MC를 볼 일이 생겼는데, 차츰 “쉘부르에 명물이 하나 들어왔다”고 입소문이 났다. 날 보러 오는 손님들이 하나둘 늘면서 몇 달 후에는 어니언스, 쉐그린, 김정호, 김세화, 권태수 같은 포크 스타들의 공연을 진행하는 정식 MC로 승격이 됐다. 스탠딩 코미디와 노래를 섞은 ‘허참쇼’라는 코너도 만들어졌다.-MBC의 라디오 PD 겸 DJ였던 박원웅 선생이 어느 날 나를 불렀다. “우리 회사에서 ‘청춘은 즐거워’라는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DJ 한번 해 볼 생각 없나.” 정신이 아득해졌다. ‘자전거에 동태 궤짝이나 채소 꾸러미를 싣고 지날 때 그토록 높게만 보였던 MBC 사옥. 그곳에 내가 입성한다.’ 나는 그때까지도 쉘부르의 객석에서 소파 몇 개 붙여놓고 슬리핑백에서 잠을 자는 신세였다. 노래 ‘편지’의 성공으로 형편이 나아진 어니언스 임창제가 물려준 슬리핑백이었다. 방송 DJ를 시작하면서 동대문 근처에 방을 얻은 나는 임창제의 슬리핑백을 의기양양하게 다른 친구에게 물려주고 쉘부르 시대를 마감했다. ●남다른 입담… 통기타 라이브 클럽 ‘쉘부르’에서 운명의 MC 제안 -우리 집안의 뿌리는 황해도다. 나도 1949년 거기에서 태어났는데, 이듬해 6·25 전쟁이 나자 아버지는 가족을 데리고 월남을 했다. 어쩌다가 땅끝인 부산까지 와서 부민동에 터를 잡고, 부산지방 법원에 주사로 취직을 했다. 공무원 아버지를 둔 덕에 생활은 적당히 풍족했다. 초등학교 때 어머니가 소고기 반찬을 싸 주면 나보다 못사는 아이가 배급받아온 옥수수빵과 바꿔 먹기도 했다. -그 당시 법원 주사 정도면 마음 먹기에 따라 엄청난 재산을 모을 수 있었지만, 아버지는 그런 쪽과는 거리가 멀었다. 부정한 청탁으로 위에서 압력이 들어오자 신분증 집어던지고 며칠 동안 출근을 안해서 같은 부서 동료들이 와서 겨우 모시고 갔던 기억도 있다. 주변에서는 “그렇게 대쪽처럼 살면 뭐하냐. 실속 좀 차리지”라고 했지만, 아버지는 요지부동이었다.-나는 그림에 소질이 있었다. 1956년 부민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학교 대표로 미술대회에 나가 여러 번 상을 받았다. 고등학교 때에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직접 그려 팔아 용돈을 벌기도 했다. 미술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능이었다면 남다른 끼와 말솜씨는 어머니에게서 받은 것이었다. 소풍 가서 사회를 보는 일은 늘 내 차지였다. 그래선지 말이나 행동에 남다른 스타 의식이 강했다. 이를테면 아침에 교문에서부터 영화배우처럼 겉멋을 부리며 걸었다. 저 멀리 3층 교실 창문에서 나를 선망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을 여자애들의 얼굴을 떠올렸다. 과장되게 폼 잡으며 사진 찍히는 것도 좋아했다. 그때 사진을 지금 보면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주위 사람들을 가장 즐겁게 만들었던 것은 나의 성우 흉내였다. ‘삼국지’, ‘수호지’, ‘전설 따라 삼천리’ 같은 라디오 드라마를 듣고 외워 성대모사를 하면 식구들, 친구들이 자지러지게 웃었다. 국어 시간에 ‘유세차 모년 모월 모일에 미망인 모씨는~’으로 시작하는 고전 ‘조침문’을 ‘전설 따라 삼천리’의 성우 유기현씨 목소리로 읽어주면 교실은 난리가 났다. -웅변도 좋아해서 영도섬 등대 앞에 가서 소리 높여 목이 쉴 정도로 연습했던 기억들이 생생하다. 한번은 중학교 때 ‘북괴 공산주의’를 타도하자는 주제의 웅변대회에 나가 목청 높여 “이 어린 연사 소리높여 외칩니다”를 말하고 마무리 국면으로 들어가는데, 어떤 아저씨들이 학교 바깥에서 철조망에 개를 매달아 놓고 사정없이 몽둥이질을 하는 게 눈에 들어왔다. 그 때 개의 비명소리에 깜짝 놀라 정신 팔고 멍하니 서 있다가 고배를 마신 적도 있다.-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았다. 할머니가 등대 쪽에서 꼼장어 장사를 하셨는데 매일 같이 달려가서 꼼장어 먹고, 딱딱한 알사탕 입에 넣고 책가방 던져 놓고 물놀이를 했다. 앙장구(성게), 해삼, 멍게 이런 게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중학교 입학 이후 가세가 기울었다. 초등학교 때는 아무렇지 않게 싸가지고 다녔던 소고기 구경을 중학교 때부터는 거의 할 수가 없었다. “크면 반드시 정육점을 할 거야. 그래서 소고기를 실컷 먹으리라.” 공부도 못했고 가세도 기울어서 대학 진학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영남상고에 들어갔는데, 막상 졸업을 할 때가 되니 아버지는 “네가 장남인데 대학을 가야 되지 않겠느냐”고 하셨다. 재수를 시작했는데, 길게 하지는 못했다. 안 한 것이든 못한 것이든 공부에 대한 아쉬움은 지금도 크다. -1972년 군 복무 중 ‘10월 유신’이 선포됐다. 박정희 정부는 전군에 ‘문화선전대 경연 행사’를 열어 유신의 필요성을 병사들에게 홍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당시 사단 웅변대회 선수로 뽑힌 나를 대대장이 불렀다. “이상용, 너는 오늘부터 웅변 대신에 유신헌법을 홍보하기 위한 문선대 경연 준비를 해라.” -유신헌법이 뭔지 내가 알 리 없었다. 나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 ‘우리 몸에는 우리 옷을 입어야 하는데, 유신헌법이야말로 우리 몸에 맞는 옷이다’란 내용을 주제로 코미디를 구성해 연기했고, 그걸로 사단에서 1등을 했다. 그때부터 MC 겸 코미디 담당으로 예하부대를 돌며 유신 홍보 공연을 다녔다. MC와 코미디언으로서 능력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얼마 후에는 사단 내 방송 DJ도 맡게 됐는데, ‘쌀’을 ‘살’로 발음하고 ‘의사’를 ‘어사’라고 말하는 억센 부산 사투리가 문제가 됐다. 문선대 공연에서야 사투리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수단이었지만, 방송에선 아니었다. 교정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매일 책과 신문을 소리 내어 읽었다. 이 또한 나중에 사회에 나와 큰 도움이 됐다. ●‘수그려라’가 제 좌우명… 저를 방송인으로 남게 한 건 8할이 ‘노력’ -박원웅 선생의 스카우트로 MBC 라디오 데뷔를 한 이후 몇몇 프로그램이 나를 더 따라왔다. 사람들은 나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리듬감 있는 말투를 좋아했다. 하지만 얼마 안 돼 위기가 찾아왔다.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가요계를 평정할 때였으니 1976년쯤인 듯한데, MBC 라디오의 간부 한 분이 나를 호출했다. “라디오 진행자를 모두 전문 아나운서로 교체하라는 지시가 위에서 내려왔다. 미안하다.” 교통정보 프로그램 ‘푸른 신호등’에서 하차하라는 말이었다. 방 한 칸 신혼살림에 아내는 첫아이를 임신한 상태. 세간이라곤 쌀통 하나뿐이고, 찬장도 없어 사과상자로 대신하고 있던 우리 부부였다. “저, 좀 더 잘하겠습니다. 이거 그만두면 생계가 막막해집니다.” 소용 없었다. 다시 실업자가 됐다. 폭음을 하고 들어가 아내의 품에서 한참을 울었다.-방송하는 사람은 방송국에서 안 불러 주면 끝이다. ‘푸른 신호등’에서 졸지에 잘린 뒤 나는 장사를 하기로 했다. MBC 근처에 신발가게를 차렸다. 동대문 시장에서 패션구두 같은 것을 떼어다 아내와 같이 팔았다. 조용필이나 이은하 같은 당대의 스타들이 찾아와 도와주기도 했다. 하지만, 6개월도 안 돼 망했다. 장사는 말주변만 갖고 하는 게 아니었다. 그런데 사람이 죽으란 법은 없었다. 묘하게도 신발가게를 폐업하자 연달아 방송 요청이 들어왔다. 잠깐 동안의 실업자 생활과 신발가게 실패를 통해 나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세상에 간단한 것은 없다. 무엇이든 필사적으로 해야 한다.’ -라디오로 주가가 오르면서 TBC ‘7대 가수쇼’ MC로 TV 데뷔를 했다. 운현궁 공개홀에서 남진, 나훈아, 이미자 등 당대의 스타들과 인사를 했다. ‘내가 여기까지 왔나.’ 가슴이 벅차올랐다. 당시 고려진씨와 짝을 이뤘는데 최초의 남녀 공동 MC였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150명 정도의 여성 MC들과 호흡을 맞춰왔다. 얼마 후에는 MBC ‘토요일 밤에’와 함께 주말 저녁을 양분하고 있던 TBC ‘쇼쇼쇼’의 MC로 위키리(이한필)의 뒤를 이어 발탁됐다. 쇼쇼쇼에서 나와 최고의 콤비를 이뤘던 정소녀씨를 만났다. ‘허참’ 하면 ‘정소녀’, ‘정소녀’ 하면 ‘허참’이었다. 다른 프로그램에서 나와 같이 MC를 보던 정혜경씨는 내 이름에 이어 자기 이름을 말하는 순서에서 돌연 ‘정소녀’라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보기 드문 방송사고를 내기도 했다. -한창 때에는 새벽부터 심야까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방송을 했다. 아침에 ‘푸른 신호등’ 2시간 진행하고, 잠깐 쉬었다가 ‘싱글벙글쇼’ 2시간, 좀 있다가 ‘허참의 가요앙콜’ 2시간. 이런 식이었다. 방송을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극심한 스트레스다. 수십년을 해도 마찬가지다. 거기에서 오는 긴장과 피로, 고독감을 술로 달래면서 건강이 많이 나빠졌다. 무교동 식당들에서 배달시킨 짬뽕, 짜장면에 소주를 마셔가면서 방송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청취자들은 내 옆에 배달음식 빈 그릇과 소주병이 수북이 쌓여있는지를 전혀 몰랐을 것이다. 방송이 끝나면 심신이 헛헛해져 또다시 무교동 낙지골목 등을 훑고 다녔다. 그렇게 일에 술에 파김치가 돼서 집에 갔다가 새벽에 나오는 생활이 이어졌는데, 방송국에서 쓰러져 응급차로 실려간 적도 있었다. -나를 대표하는 ‘가족오락관’은 1984년 4월 3일 벚꽃이 한창일 때 처음 전파를 탔다. 내 나이 서른다섯이었다. 공교롭게 마지막 1237회 녹화일이 2009년 4월 2일이었다. 하루도 어긋나지 않는 만 25년. 나의 청춘과 중장년이 그대로 녹아 있는 사반세기와 좀 더 따뜻하게 이별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던 것은 참 아쉽다. 새로운 포맷의 참신한 가족오락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해서 갑자기 관두게 됐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KBS는 가족오락관 후속으로 ‘가정오락관’이란 프로그램을 편성했지만, 몇 번 내보내고는 시청자 반응이 안 좋다며 폐지해 버렸다. 지금은 온 가족이 모여 볼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수그려라’가 나의 좌우명이다. 남을 존중하고 경청하려고 애쓴다. 남들 앞에 과하게 나서지 않으려 한다. 나는 항상 나보다 나은 사람들이 많다는 걸 염두에 두고 무대에 오른다. 후배들한테 말한다. 분위기 뜨고 흥겹다고 해서 객석에 마이크 들이대며 반말하는 것도 해서는 안 된다고.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방송인으로서 나의 능력이 선천적인 것인지, 후천적인 것인지. ‘끼’는 타고났을지 몰라도 나머지를 채운 것은 나의 부단한 노력이었다고 말한다. 나는 젊어서 사람들 앞에 나서기 위해 시중에 있는 거의 모든 유머집을 구입해 외우고 또 외웠다. 소설이건 수필이건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중요한 부분을 메모해 암기했다. 교수, 의사, 성악가, 요리사, 언론인 등 자기 분야의 고수들과의 만남을 소중히 여겼다. 그들과의 얘기는 모두가 살아 있는 공부였고, 나는 그 속에서 끊임없이 단련될 수 있었다. ■허참은 누구 본명은 이상용. 1949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성장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민 MC’ 중 한 명이다. TBC 동양방송, KBS 한국방송, MBC 문화방송에서 수많은 TV 및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중에서도 26년 동안 진행한 KBS ‘가족오락관’은 그의 이름과 동일시된다. 코미디언, 가수, 배우로 활동하기도 했다. ▲영남상고, 동아대, 중앙대 국제경영대학원 수료 ▲TV 프로그램 TBC ‘7대 가수쇼’ ‘쇼쇼쇼’ ‘전국 TOP10 가요쇼’, KBS ‘가족오락관’ ‘도전! 주부가요스타’ ‘왕건오락관’ ‘지구촌 노래자랑’, MBC ‘젊음은 가득히’ ‘지붕뚫고 하이킥’, 대전MBC ‘허참의 토크&조이’, SBS ‘빙글빙글 퀴즈’ ‘잉꼬부부 재치부부’, MBN ‘엄지의 제왕’ ▲라디오 프로그램 MBC ‘싱글벙글쇼’ ‘푸른 신호등’ ‘청춘은 즐거워’, SBS ‘허참의 즐거운 저녁길’ ▲음반 ‘왜 몰라주나’(1976년) ‘추억의 여자·소낙비’(2007년) ▲제29회 한국방송대상(2002년) 제12회 대한민국연예예술상(2005년) KBS 연예대상(2006년)
  • “몇대 몇!”…‘가족오락관’ MC 허참, 간암 투병중 별세

    “몇대 몇!”…‘가족오락관’ MC 허참, 간암 투병중 별세

    예능프로그램 ‘가족오락관’을 25년간 진행한 MC 허참이 73세로 별세했다. 1일 방송가에 따르면 고인은 간암으로 투병 생활을 하던 중 이날 세상을 떠났다. 1949년생인 허참은 1971년 동양방송 ‘7대 가수쇼’로 데뷔했다. 이후 그는 출연자와 관객들을 울리고 웃기는 입담으로 ‘쇼쇼쇼’, ‘도전 주부가요스타’, ‘가요청백전’, ‘올스타 청백전’ 등의 MC로 활약해왔다. 대표작은 KBS 예능 ‘가족오락관’으로 1984년 4월 첫방송부터 2009년 4월 최종회까지 진행했다. “몇대 몇!”이란 허참의 깔끔한 진행에 ‘가족오락관’은 오랜시간 사랑받았다.‘가족오락관’이 막 내린 이후에도 SBS ‘트로트 팔도강산’, KBS ‘도전 주부가요스타’·‘트로트 팔도 강산’, 경인방송 ‘8도 노래자랑’, 엠넷 ‘골든 힛트송’ 등 음악 프로그램 MC를 맡아왔다. 그는 최근까지 KBS ‘불후의 명곡- 전설의 명MC 특집’,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등 방송에 출연해왔다. 2005년 제 12회 대한민국연예예술상 TV진행자상을 수상하고 2006년 KBS 연예대상 공로상을 수상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 이소영, 李 페북 댓글 이준석 겨냥 “전기차 타는 것도 친중?”

    이소영, 李 페북 댓글 이준석 겨냥 “전기차 타는 것도 친중?”

    이재명, 고속도로 태양광 그늘막 공약이준석 “중국 태양광 패널업체 위한 것”이소영 “팩트 왜곡…어설프게 반중코인”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이 1일 이재명 대선후보의 고속도로 태양광 그늘막 설치 공약을 ‘중국 태양광 패널 업체를 위한 공약’이라고 지적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해 “대표님이 중국산 부품 많이 들어간 전기차 타는 것도 친중이냐”고 반박했다. 이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꾸 이런 식으로 팩트 왜곡해서 선동하면 곤란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대표님 타시는 그 전기차, 그리고 휴대폰, 혹시 중국산 부품 많이 들어갔다고 중고로 팔 생각은 아니죠”라며 “혹시 팔 생각 있으면 저한테 연락 주라”고 비꼬았다. 이 대변인과 이 대표는 모두 1985년생으로 동갑내기 30대 정치인이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고속도로 졸음쉼터 태양광 그늘막 설치’ 58번째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을 게시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댓글을 통해 “지금 이 타이밍에 중국 태양광 패널업체들을 위한 공약이 꼭 필요한가요”라고 지적한 후 재 댓글로 ‘새만금 태양광 셀 75%가 중국산… ‘국산 모듈’로 둔갑’이라는 기사도 링크했다. 이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인 이 대변인은 “우리나라는 세계 주요 태양광 보급국가 중, 중국을 제외하고 자국산 모듈 점유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2019년 기준 78.4%)”라며 “세계 2위 태양광 발전국 미국의 자국산 모듈 공급비중은 6%, 3위 일본도 17.6%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국산 태양광 모듈 점유율 78.4%라는 수치가 중국산 태양광 셀을 국내에서 조립한 경우까지 포함한 수치라고 지적하는 데, 순수 국내산 셀로 조립한 모듈 비율만 따져도 20%가 넘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대변인은 “지난해 기준 태양광 원자재 글로벌 점유율 세계 1위는 중국(폴리실리콘 77%, 웨이퍼 98%, 셀 83%, 모듈 74%)이다. 중국산 태양광 부품 안 쓰는 나라 있으면 알려달라”며 “중국산 부품 비중이 높은 태양광 발전설비는 중국에 비판적인 미국과 유럽 선진국에도 널리 보급되어 있다”고 적었다. 또한 “공약 이행할 때 국내산 태양광 셀을 조립한 국내산 태양광 모듈을 사용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밑도 끝도 없이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다 ‘태양광=친중’ 프레임을 씌우는 건 국익에 아무 도움 안 되는 질 낮은 선동일 뿐”이라며 “어설프게 반중코인 탑승을 시도하시는 것 같은데, 이번엔 번지수 잘못 찾으셨다”고 비판했다.
  • ‘어흥’ 임인년,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호랑이 그림책’은?

    ‘어흥’ 임인년,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호랑이 그림책’은?

    호랑이는 유난히 우리 문화와 깊은 인연이 있는 동물이다. 지금은 야생에서 모습을 감췄지만, 호랑이는 청동기 시대 그려진 울주 반구대 암각화에도 그려져 있고 삼국사기에도 등장한다. 우리나라 신화, 민담, 전설 속에서도 호랑이는 으뜸가는 단골 소재다. 설화 속 호랑이는 효를 중요시하고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존재로 그려진다. 때론 어리석고 멍청한 존재로 등장하기도 한다. 그림책 속 호랑이는 다정한 존재였다가 웃긴 대상이 되기도, 희생을 감수하는 존재가 되기도 한다.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을 맞아 아동문학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호랑이 그림책과 설 연휴를 보내는 건 어떨까. 김지은 동화평론가는 ‘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와 ‘호랑이와 효자’를 추천했다.‘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는 1968년 출간된 주디스 커의 첫 번째 책으로 그림책의 고전이 된 작품이다. ‘소피’라는 아이가 엄마와 차를 마시고 있는데, 딩동 초인종 소리가 울린다. 커다란 호랑이가 찾아와 빵과 우유, 냉장고에 음식을 모조리 먹어버린다. 김 평론가는 “호랑이와 인간의 우정이 다정한 색감으로 그려져 있고 이웃과의 관계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라며 “1960년대 동아시아 이주자들에 대한 은유로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호랑이와 효자’는 서울과 경기 고양시 사이 북한산 자락에 전해 오는 ‘북한산 호랑이와 효자 박태성 전설’을 재탄생 시킨 작품이다. 김장성 작가가 글을 썼고 백성민 화백이 그림을 그렸다. 김 평론가는 “한반도 우리 호랑이가 가진 역동성을 가장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루리 북극곰 출판사 편집장은 추천 그림책으로 ‘팥빙수의 전설’, ‘행복한 줄무늬 선물’을 꼽았다.‘팥빙수의 전설’은 지난해 ‘이파라파냐무냐무’로 볼로냐 라가치상 코믹스-유아 그림책 대상을 받은 이지은 작가가 2019년 펴낸 그림책이다. 여름날 가장 생각 나는 음식 중 하나인 팥빙수에 대한 엉뚱 발랄한 상상을 담았다. 이 편집장은 “호랑이에게 유머 감각과 명예를 되찾아준 그림책”이라고 말했다.야스민 셰퍼의 ‘행복한 줄무늬 선물’은 친절하고 다정한 호랑이 칼레가 자신의 줄무늬를 하나하나 꺼내 동물 친구들에게 나눠 주면서 벌어지는 따뜻한 소동을 담은 그림책이다. 호랑이 칼레는 어려움에 빠진 친구들에게 자신의 소중한 줄무늬를 아낌없이 나눠준다. 결국 줄무늬가 하나도 남지 않았지만, 대신 아름다운 새 무늬를 얻게 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편집장은 “호랑이에 대한 편견을 깨뜨려주는 그림책”이라며 “역시 외모가 아니라 영혼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박은덕 보림 출판사 주간은 ‘반쪽이’와 ‘줄줄이 꿴 호랑이’를 추천했다.‘반쪽이’는 옛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옮긴 책으로 창작 그림책 1세대 작가인 이억배 작가가 그리고 이미애 작가가 썼다. 눈도 귀도 팔도 다리도 하나씩밖에 없는 ‘반쪽이’는 겉모습 때문에 형들에게조차 따돌림당하고 온전한 대접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반쪽이는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인물이다.2005년 출판된 ‘줄줄이 꿴 호랑이’는 우리에게 익숙한 옛이야기를 유아의 눈높이에 맞춰 재구성한 책이다. 온종일 꼼짝 않는 게으름뱅이 아이가 밤새 한 줄에 꿰인, 온 산 호랑이를 다 잡게 된 사연을 들려준다. 박 주간은 “‘반쪽이’에 등장하는 이억배 작가의 호랑이는 무서운데도 익살스러움이 있고 권문희 작가의 ‘줄줄이 꿴 호랑이’의 호랑이는 표지부터 어리숙해 보인다는 점에서 매력적이고 재미있다”고 소개했다.
  • NFL 쿼터백 톰 브래디, 22년의 선수생활 은퇴 공식 선언 미룬 이유

    NFL 쿼터백 톰 브래디, 22년의 선수생활 은퇴 공식 선언 미룬 이유

     미국프로풋볼(NFL)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던 쿼터백 톰 브래디(44)가 은퇴할 것으로 알려졌다가 주변인들과 본인이 부인한 가운데 공식 선언은 2월 초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금전적인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한 뒤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29일(이하 현지시간) 스포츠 매체 ESPN이 보도한 데 따르면 탬파베이 버커니어스 소속의 브래디는 여전히 절정의 기량을 보이고 있지만 아내 지젤 번천, 자녀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은퇴 이유를 밝혔다. 그는 NFL 결승전인 슈퍼볼에서 역대 최다인 7회 우승 기록을 갖고 있으며, 무수히 많은 기록을 남겼다. 지난 시즌에도 팀을 슈퍼볼 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얼마 안 있어 그의 주변인들과 개인 홈페이지 등은 아직 최종 결심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브루스 아리안스 탬파베이 감독은 ‘탬파베이 타임스’의 담당 기자에게 은퇴 여부를 전달받지 않았다면서 “에이전트가 말하길 아직 결정을 못 내렸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아버지 톰 브래디 시니어도 샌프란시스코 지역 공중파 방송 ‘KRON4’ 인터뷰를 통해 아들이 아직 최종 결심은 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의 회사인 ‘TB12 스포츠’ 역시 공식 트위터 계정에 브래디의 작별을 알리는 트위터를 올렸다가 나중에 삭제됐다. NFL 전문 기자 마이크 실버에 따르면 브래디는 제이슨 리흐트 탬파베이 단장에 직접 연락해 은퇴와 관련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선수 계약, 연봉 총액, 샐러리캡 등을 전문으로 다루는 매체 ‘스포트랙’의 공동 설립자 마이클 지니티는 브래디가 탬파베이와 계약하면서 받기로한 계약금 2000만 달러 중 1500만 달러를 2월 4일에 받을 예정이라 은퇴 선언을 미룬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고의 스타인 그에게 1500만 달러는 큰 돈이 아닐 수 있지만 금전적인 문제를 말끔히 정리한 뒤에 은퇴하는 것이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브래디의 공식 은퇴 발표는 2월 초에 이뤄질 전망이다.
  • [월드피플+] 바늘구멍에 속…초소형 조각 만드는 英 자폐 예술가

    [월드피플+] 바늘구멍에 속…초소형 조각 만드는 英 자폐 예술가

    바늘구멍에 들어갈 정도로 작지만 정교한 조각을 만들어 유명해진 영국인 예술가가 방송에서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소개했다. 버밍엄에 사는 윌러드 위건은 26일(현지시간) 영국 itv에 출연해 어떻게 초미니 조각품을 만들어 기네스북에 오를 수 있었는지를 공개했다. 위건은 조각품을 만들 때 현미경을 사용한다. 작품이 바늘구멍에 들어가야 하니 자세히 봐야 하는 문제도 있지만, 재료 역시 곰 인형의 실밥이나 거미줄 또는 먼지와 같이 평범하지 않은 것을 쓰기 때문이다. 도구 역시 자신이 직접 만든 매우 작은 도구를 쓴다. 그리고 채색할 때는 붓 대신 죽은 파리의 털이나 속눈썹 가닥 등을 이용한다. 이때 위건은 작품을 망치지 않기 위해 자신의 심장이 박동하는 찰나의 순간에 칠을 한다.최근 위건이 만든 작품 중에는 영국의 전설적인 음악 그룹 비틀즈의 멤버 존 레논과 미국의 역대 주요 대통령 얼굴이 새겨진 러시모어산 등이 있다. 그가 만든 작품은 너무 작아 사진으로 찍는 것조차 어렵다. 위건은 이날 온실이 딸린 작은 집과 바이올린을 켜는 여성 모습이 담긴 조각품도 선보였다.이날 위건은 자신이 매일 16~17시간씩 짧게는 두 달, 길게는 석 달 이상 작업에 몰두해야 하나의 조각품을 완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폐증을 앓는 위건은 “자폐증에는 다른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극단적인 능력이 있다”면서 “덕분에 난 때때로 잠들지 않고 작업에 매진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의 얼굴을 보면 그 형상이 내 머릿속에 그대로 들어가 바늘구멍에 조각해 넣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자폐증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책을 잃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위건은 어머니가 생전 자신에게 했던 이야기로부터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어느 날 우연히 개미를 보고 개미집을 만들 생각을 떠올린 위건은 나무 조각을 붙여 2㎝ 정도의 작은 오두막을 만들었다. 작품을 본 어머니는 “작품이 작을수록 네 이름은 더 커질 것”이라며 말했다. 위건은 “어머니는 내게 항상 ‘더 복잡한 작품을 만들어보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처음에 위건은 이쑤시개를 조각해 지름 2~5㎜ 정도의 작품을 만들었다. 이후 자신감을 얻어 점점 작은 조각을 만들기 시작해 쌀알이나 모래알에 조각했다. 결국 위건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0.005㎜의 조각품을 완성했다. 실제로 그가 2013년 만든 오토바이 조각품은 무려 0.003㎜로 그 크기는 인체의 혈액 세포만하다. 그는 이 작품으로 기네스북에 처음 올랐다.
  • 원안위, 한울 5호기 재가동 승인

    원안위, 한울 5호기 재가동 승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7일 원자력발전소 한울 5호기의 재가동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한울 5호기는 지난 1월 134일 정상운전 중 원자로 냉각재펌프 4대 가운데 1대가 정지되면서 원자로 가동이 자동으로 멈췄다. 원안위는 한울 5호기 원자로 자동 정지를 조사한 결과 운전원의 조치가 관련 절차서에 따라 이뤄졌고 안전설비가 설계대로 작동해 발전소 안팎 방사선의 비정상적 증가가 없었음을 확인했다. 가동 중단은 원자로냉각재펌프의 전동기에서 과전류·과열이 발생해 내부 전선 간 전류가 접촉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손상된 전동기는 예비 전동기로 교체됐고, 부하·무부하 시험, 절연진단 등을 거쳐 성능 기준에 만족하는 것을 확인됐다고 원안위는 설명했다.
  • 세계 최고령 수컷 고릴라 61세로 숨 거둬…코로나 합병증 의심

    세계 최고령 수컷 고릴라 61세로 숨 거둬…코로나 합병증 의심

    세계 최고령 수컷 고릴라가 세상을 떠났다. CNN은 최장수 수컷 고릴라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나이가 많은 고릴라였던 ‘오지’가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동물원에서 61세로 생을 마감했다고 보도했다. 애틀랜타 동물원은 “오지가 25일 아침 죽은 채 발견됐다.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오지는 지난 24시간 동안 부종과 기력 없음, 식음전폐 증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동물원은 오지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할 예정이다. 동물원 관계자는 “조지아대학 수의과가 오지 사체를 부검한 후 그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동물원장 레이먼드 킹은 성명에서 “애틀랜타 동물원엔 엄청난 손실이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거란 걸 예상하였지만 ‘전설’을 잃은 슬픔까지 막지는 못했다”고 애통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오지의 일평생 공헌은 그가 남긴 후손과 학문적 가르침 속에 남아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오지는 지난해 9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한 애틀랜타 동물원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고릴라 13마리 중 한 마리였다. 고릴라들은 무증상 사육사에게 전염됐다. 사육사는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고 동물원 수칙에 따라 마스크와 장갑, 얼굴 가리개, 방호복까지 착용했으나, 고릴라 집단감염을 막지 못했다.동물원은 당시 오지를 포함한 여러 나이 많은 고릴라들이 심각한 합병증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 오지가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죽은 게 아닌가 의심하는 이유다. 애틀랜타 동물원에서는 14일에도 암컷 고릴라 ‘춤바’가 59세로 세상을 떠났다. 15년 넘게 오지와 한 울타리에서 산 줌바 역시 지난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몸무게 158㎏, 서부로랜드고릴라종 오지는 1988년부터 애틀랜타 동물원에 살았다. 2세대 12마리부터 4세대까지 20마리 이상의 후손을 남겼다. 후손은 미국과 캐나다 공인 동물원에 흩어져 있다. 1961년생인 오지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나이 많은 고릴라이자 최장수 수컷 고릴라였다. 현존 최고령 고릴라는 지난해 독일 베를린 동물원에서 64번째 생일을 맞은 암컷 ‘파투’다.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 동물원에 사는 암컷 ‘헬렌’도 63세로 장수 고릴라에 속한다. 서아프리카 낮은 지대 열대우림에 사는 야생 서부로랜드고릴라 평균 수명은 30~40년 정도다.전 세계에서 오직 아프리카에만 서식하는 고릴라는 서부고릴라와 동부고릴라로 나뉜다. 아종으로는 서부로랜드고릴라, 동부로랜드고릴라, 마운틴고릴라, 그리고 크로스강고릴라가 있다. 다른 고릴라종과 마찬가지로 서부로랜드고릴라(학명 Gorilla gorilla ssp. gorilla) 역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적색목록에 위급(CR) 단계로 분류돼 있다. IUCN에 따르면 2018년 현재 전 세계에 서식하는 서부로랜드고릴라는 약 31만 6000마리다. 그중 60%는 콩고공화국에, 27%는 가봉, 11%는 카메룬 남서부에 서식하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에 의하면 밀렵과 서식지 파괴, 질병 등으로 서부로랜드고릴라 개체 수는 최근 25년간 60% 이상 감소했다. 
  • LPGA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 US여자오픈 나오나

    LPGA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 US여자오픈 나오나

    오는 6월 열리는 메이저 골프대회 US오픈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52·스웨덴)이 현역 선수들과 함께 골프채를 휘두르는 장면을 볼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AP통신은 26일 “소렌스탐이 올해 US오픈 출전에 대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여자 골프 세계랭킹이 도입된 2006년 첫 1위에 오른 소렌스탐은 현역 동안 메이저 대회 10회, LPGA 투어 대회에서 72회 우승컵을 가져간 LPGA의 전설같은 선수다. 소렌스탐은 지난해 2월 LPGA 정규 대회 게인브리지 LPGA에 출전해 13오버파 301타로 컷통과를 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지난 24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올 시즌 LPGA 개막전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의 유명인 부문에 출전한 소렌스탐은 준우승을 차지하며 여전한 샷 감각을 뽐내기도 했다. 소렌스탐은 이 대회가 끝난 뒤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했던 내 경기를 통해 아이들이 뭔가를 얻고, 이런 게 인생이라는 것도 배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소렌스탐은 12세 딸 아바와 9세 아들 윌을 두고 있다. 올해 US오픈이 열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서던파인스 파인 니들스 로지 앤드 골프클럽은 소렌스탐이 1996년 US오픈에서 우승한 곳이기도 하다. 소렌스탐은 “좋은 기억이 있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젊은 선수들과 경쟁은 아무래도 쉽지 않다”면서 “아마 (대회에 나간다면) 가서 편한 마음으로 스윙하고, 결과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렌스탐의 마지막 메이저 대회 우승은 2006년 US여자오픈이고, 마지막 메이저 대회 출전은 2008년 브리티시 여자오픈(공동 24위)이다. LPGA 역대 여자 메이저 대회 최고령 우승은 1960년 타이틀홀더스 챔피언십에서 페이 크로커(우루과이)의 46세다. 미국남자프로골프(PGA)에서는 지난해 필 미컬슨(51·미국)이 지난해 5월 PGA 챔피언십에서 50대로는 처음으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 해상풍력 송전설비, 한전이 선 투자 후 회수

    해상풍력발전 송전망 가운데 공동접속설비를 한국전력이 먼저 투자해 건설하고, 투자비를 풍력발전 사업 기간 동안 회수하는 제도가 시행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력계통 신뢰도 및 전기품질 유지기준(고시)을 개정해 한전의 송전설비 선투자 근거를 마련했다고 26일 밝혔다. 공동접속설비는 다수의 고객이 계통연계를 위해 공동으로 이용하는 접속선로인데, 지금까지는 발전사업자가 비용을 부담해 건설했다. 그러나 해상풍력 사업자의 초기 투자 부담이 크고 건설 리스크가 발생해 풍력발전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돼왔다. 산업부는 한전이 공동접속설비를 먼저 투자수 있게됨에 따라 발전사업자의 초기 투자 부담 완화, 대규모 발전단지 활성화, 민간참여 확대 효과가 생겨 해상풍력 보급이 촉진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개별적인 접속설비 구축에 따른 국토의 난개발을 막고, 전력설비 건설을 최소화해 신속한 사업추진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공동접속설비 선투자는 발전설비용량이 2000㎿(메가와트) 이상인 해상풍력 집적화단지에 우선 적용하도록 했다. 발전설비용량이 1000㎿를 초과하는 해상풍력 단지도 선투자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허용할 수 있게 했다. 2.4GW(기가와트) 규모의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단지가 첫 번째 선투자 수혜 단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집적화단지 지정 신청을 준비 중인 전남 신안,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등 대단위 해상풍력 사업에도 선투자 제도가 적용될 전망이다. 다만 선투자 제도가 경영 악화를 겪고 있는 한전에는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해상풍력 사업이 좌초되거나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면 한전이 선투자한 비용을 모두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월요일이 사라졌다/전곡선사박물관장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월요일이 사라졌다/전곡선사박물관장

    잠시나마 뭔가 기대를 하셨을지도 모를 직장인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유전자 조작 농작물의 부작용으로 쌍둥이가 늘어나 산아제한정책을 강력히 시행하는 미래 사회에서 허가받지 않고 태어난 일곱 쌍둥이 중 첫째인 ‘월요일’이 갑자기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펼쳐지는 SF영화 제목이다. 유전자 조작 농작물을 재배할 수밖에 없게 된 이유는 식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였지만 그 결과는 허가를 받아야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개인의 삶이 철저히 부정되고 자유가 억압된 감시국가의 탄생이었다. 이기심으로 가득 찬 무책임한 정치인들 때문에 벌어진 일들이다. 이 영화에서는 거리를 꽉 메운 엄청난 인파가 등장한다. 인구 폭발로 인해 어깨를 맞대고 걸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수많은 사람이 부속품처럼 바삐 움직이는 모습은 암울한 미래사회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이와는 반대로 바이러스로 인류가 멸종한 세상에 홀로 남겨진 외로운 생존자가 등장하는 영화 ‘나는 전설이다’의 아무도 없는 텅 빈 대도시 거리 풍경은 또 다른 공포를 준다. 인류의 진화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사건은 바로 네안데르탈인의 멸종이다. 네안데르탈인이 왜 멸종했는지에 대한 질문과 그 해답을 찾는 노력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네안데르탈인의 멸종에 호모 사피엔스가 모종의 역할을 한 것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그보다 더 결정적인 요인은 근친교배 등의 영향으로 네안데르탈인의 출생률이 현저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뜩이나 인구가 줄어들어 힘든 마당에 호모 사피엔스라는 강력한 경쟁자까지 등장했으니 네안데르탈인의 운명은 가련한 처지가 된 것이다. 마지막 네안데르탈인이 마치 ‘나는 전설이다’의 윌 스미스처럼 사라진 동족을 찾아 헤맸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짠하다. 지금 우리 사회 최대 관심사는 출산율 저하다. 신생아가 태어나지 않고, 고령층 인구만 늘어나니 인구는 계속해서 줄어든다. 30년 안에 100곳이 넘는 지방이 소멸하고, 결국에는 대한민국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대한민국 소멸시계까지 등장했다. 대통령 후보들에게 “물에 빠졌을 때 누구를 구해 줄 것인가”라는 황당한 질문을 할 때가 아니란 말이다. 이 어처구니 없는 질문을 위의 두 영화에 적용한다면 힘들고 괴로운 나날이지만 그래도 부대끼는 사람들로 꽉 찬 거리를 선택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정치인들이 등장하는 뉴스를 보면서 스트레스만 점점 쌓여 가는 일상이 계속되고 있는 요즘이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고 외치던 때가 불과 수십 년 전이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수십 년 후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고, 국가경쟁력을 유지할 진지한 대안을 내놓는 정치인들을 만나고 싶다. 꿈이 아니라 현실에서 말이다.
  • 17세에 국가대표 ‘제2의 이상화’… 겁 없는 빙판 위 순둥이

    17세에 국가대표 ‘제2의 이상화’… 겁 없는 빙판 위 순둥이

    “제2의 이상화라는 수식어는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는 힘이에요.” 김민선(23·의정부시청)은 10대 시절부터 ‘제2의 이상화’로 불리며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차세대 주자로 자리매김해 왔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세계 기록(36초 36) 보유자이자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2014 소치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전설인 이상화가 자신의 이름 앞에 붙는다는 게 부담스러울 법도 할 텐데 김민선은 오히려 감사하다고 했다. 김민선은 2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국가대표에 선발됐던 열일곱 살 때부터 저에 대해 써 주신 모든 기사에 이상화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부담으로 느껴지진 않는다”면서 “오히려 많은 분이 제가 상화 언니만큼 잘할 수 있는 선수라고 믿어 주시고 지켜봐 주신다고 생각해서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자극제가 된다”고 말했다.10대 때부터 주목을 받아 왔던 김민선은 4년 전 허리 부상으로 인해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마음고생도 심하게 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 출전했지만 공동 16위(38초 53)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긴 것도 허리 부상의 원인이 컸다. 김민선은 “4년 전엔 준비했던 것을 다 보여드리지 못해 아쉬운 점이 너무 많았다”면서 “지금은 허리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지난 4년간 경험도 많이 쌓았고, 스스로 보완한 부분도 있어서 베이징올림픽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민선은 최근 몸 상태를 끌어올리며 올림픽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4차 대회 500m에서는 37초 205(7위)의 본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현재 김민선은 여자 500m 세계 랭킹 10위다. 김민선은 “막판 스퍼트에 비해 스타트가 상대적으로 약해 기본적인 근력 운동부터 탄력 운동까지 스타트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집중적으로 준비해 왔다”면서 “출국한 뒤 경기 시작일인 다음달 13일 전까지 베이징 현지 빙질에 적응하는 데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며 웃었다.하얀 얼굴에 눈웃음이 가득한 ‘순둥이’ 같은 모습이지만 김민선은 빙상 위에만 서면 눈빛이 달라진다. 이상화는 김민선을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하며 “나이는 어리지만 정신력이 강한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빙상팀 감독도 “제2의 이상화로 불릴 만한 충분한 자격이 되는 선수”라면서 “아직 어린 선수인 만큼 이번 올림픽뿐 아니라 차기와 차차기 올림픽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김민선은 다음달 베이징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와 1000m에 출전한다.
  • 전략의 ‘킹 메이커’…이선균 “서창대처럼 이젠 결과도 중요하죠”

    전략의 ‘킹 메이커’…이선균 “서창대처럼 이젠 결과도 중요하죠”

    “서창대는 대단한 선거 전략가지만 전면에 나서지는 않아요. 왜 그래야 했을까 고민하고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배우 이선균은 영화 ‘킹메이커’에서 전설적인 선거 전략가 서창대를 연기한 소감을 최근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전했다. ‘선거판의 여우’, ‘흑색선전의 귀재’로 불리는 서창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거를 승리로 이끌지만 베일에 가려져 있는 인물이다. 서창대의 모티브가 된 인물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선거 참모로 알려진 엄창록이다. 그는 당시를 기록한 책들에 짧게 등장할 뿐이다. 그렇기에 이선균은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그를 찾았는데 왜 정작 중심에 서지 못하고 그림자로 지내야 했을까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고 설명했다. 답은 서창대가 이북 출신이라는 태생적 한계에 있었다. 남과 북이 극한으로 대치하는 시대 상황에서 그는 자신의 욕망을 감추고 정치인 김운범(설경구)을 도울 뿐이다. 약방을 운영하던 서창대는 처음 김운범에게 자신을 써 달라고 접근하면서 “이북 사투리도 싹 고쳤다”고 강조하지만, 감정이 격해질 때마다 사투리가 툭툭 튀어나온다. 서창대가 계략과 술수를 쓰는 상황은 시나리오에 잘 표현되어 있어 충실하게 따랐다는 이선균은 “처음에는 사투리를 쓰는 장면이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조금씩 나오면 좋겠다고 감독에게 의견을 냈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2019) 이후 첫 영화 출연작으로 ‘킹메이커’를 선택한 데 대해서는 “1960∼70년대 선거 이야기, 두 인물의 신념과 갈등이 흥미로웠다”며 “무엇보다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변성현 감독과 배우 설경구와 함께하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고 돌이켰다. 신념을 쫓는 김운범과 결과를 중시하는 서창대 중 자신과 닮은 유형을 묻자 그는 “예전엔 신념이 중요했는데 지금은 결과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설 연휴 관객을 찾는 ‘킹메이커’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까. 이선균은 “대선을 앞두고 개봉하는 정치 소재 영화이지만 편협한 이야기가 아니라 치열한 선거판, 그 안의 사람들과 관계에 관한 이야기”라며 “모든 분들이 정치에 관심이 많으니 (영화에) 더 득이 될 거 같다”고 전망했다.
  • 기아차 1만 3507대 판매… 美전설 넘다

    기아차 1만 3507대 판매… 美전설 넘다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은 대척점에 서 있습니다. ‘세일즈맨’에게 중요한 건 무작정 팔려는 의욕보다는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겁니다. 자동차 한 대에 수천만원인데, 고민과 걱정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언제, 어디서든 연락해서 고민을 털어놓으라는 그 편안함이 신뢰의 비결인 것 같습니다.” 지난해 판매대수 630대를 기록하며 ‘기아 판매왕’에 선정된 박광주(51) 기아 대치갤러리지점 영업이사는 2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 이사는 판매왕 비결로 ‘고객과의 신뢰’라는 교과서적인 대답을 내놨다. 그 신뢰를 얻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 조금 구체적으로 묻자 이런 대답을 내놨다. 박 이사는 2001년 이후 지난해까지 21년 연속으로 전국 판매 상위 10명에 이름을 올렸다. 꾸준히 좋은 성과를 올리던 그는 지난해 기아가 영업직원들의 동기 부여를 위해 신설한 ‘영업이사’ 직급에 처음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그가 영업을 시작한 1994년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으로 판매한 자동차 대수는 1만 3507대다. 이는 미국의 전설적인 ‘자동차 영업왕’ 조 지라드의 기록(1만 3001대)을 훌쩍 뛰어넘는 숫자다. 그가 지라드의 기록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3월이다. 박 이사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몸가짐을 바르게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그렇듯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저를 믿고 맡겨 주시는 고객들에게 희망을 드리고 제 일에 정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몇 대를 더 팔겠다는 수치상의 목표는 무의미하다”면서 “‘일신우일신’의 자세로 현실적인 판매대수를 꾸준히 지켜 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재생에너지·갤럭시 업사이클링… 지속가능한 환경 지킴이

    재생에너지·갤럭시 업사이클링… 지속가능한 환경 지킴이

    삼성전자는 책임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제품 개발과 생산, 폐기 등 전 제조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미국, 유럽, 중국 지역의 모든 사업장에서 2020년 기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했다. 단기적으로는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고, 재생전력 요금제를 활용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 공급계약을 순차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국내는 수원사업장, 기흥사업장, 평택사업장 등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했고 2021년부터 시행된 녹색프리미엄 제도를 활용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고효율 에너지 제품과 내구성을 강화한 제품을 개발해 기후변화 대응 및 자원순환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고 갤럭시 스마트폰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재탄생시키는 ‘갤럭시 업사이클링’ 프로그램 ▲TV, 가전제품 패키지를 활용해 생활 소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에코 패키지’ 프로그램이다.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다. ‘갤럭시 업사이클링 앳 홈’은 중고 스마트폰을 가진 고객이 현재 사용 중인 새 스마트폰과 ‘스마트싱스’ 앱으로 두 휴대전화를 연동하면 상호작용을 통해 ‘스마트 홈’ 시나리오를 구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예컨대 스마트폰을 사운드 센서로 활용해 아기나 반려동물 등의 울음소리를 감지하거나, 조도 센서를 사용해 연동해 놓은 조명이나 TV의 전원을 제어할 수 있다. ‘에코 패키지’는 TV 배송 후 버려지는 포장 박스를 고양이 집, 소형 가구 등으로 쉽게 업사이클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2020년 라이프스타일 TV에 도입됐으며 2021년형 전 제품으로 확대됐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갤럭시 생태계를 위한 모바일 사업의 친환경 비전인 ‘지구를 위한 갤럭시’도 발표했다. 비전에는 2025년까지 모든 갤럭시 신제품에 재활용 소재를 적용하고 전 세계 MX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매립 폐기물을 제로화하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자원을 재사용·재활용하는 순환경제 실현에 앞장설 계획이다.
  • ‘킹메이커’ 이선균 “선거판의 여우, 왜 앞에 안나설까 궁금했죠”

    ‘킹메이커’ 이선균 “선거판의 여우, 왜 앞에 안나설까 궁금했죠”

     김대중 전 대통령 선거 참모 엄창록 모티브“이북 출신이라는 태생적 한계에 욕망 감춰 정치에 관심 많은 시기, 영화엔 득 되겠죠”“서창대는 대단한 선거 전략가지만 전면에 나서지는 않아요. 왜 그래야 했을까 고민하고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배우 이선균은 영화 ‘킹메이커’에서 전설적인 선거 전략가 서창대를 연기한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선거판의 여우’, ‘흑색선전의 귀재’로 불리는 서창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거를 승리로 이끌지만 베일에 가려져 있는 인물이다. 서창대의 모티브가 된 인물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선거 참모로 알려진 엄창록이다. 그는 당시를 기록한 책들에 짧게 등장할 뿐이다. 그렇기에 이선균은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그를 찾았는데 왜 정작 중심에 서지 못하고 그림자로 지내야 했을까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고 설명했다. 답은 서창대가 이북 출신이라는 태생적 한계에 있었다. 남과 북이 극한으로 대치하는 시대 상황에서 그는 자신의 욕망을 감추고 정치인 김운범(설경구)을 도울 뿐이다. 약방을 운영하던 서창대는 처음 김운범에게 자신을 써 달라고 접근하면서 “이북 사투리도 싹 고쳤다”고 강조하지만, 감정이 격해질 때마다 사투리가 툭툭 튀어나온다. 서창대가 계략과 술수를 쓰는 상황은 시나리오에 잘 표현되어 있어 충실하게 따랐다는 이선균은 “처음에는 사투리를 쓰는 장면이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조금씩 나오면 좋겠다고 감독에게 의견을 냈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2019) 이후 첫 영화 출연작으로 ‘킹메이커’를 선택한 데 대해서는 “1960∼70년대 선거 이야기, 두 인물의 신념과 갈등이 흥미로웠다”며 “무엇보다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변성현 감독과 배우 설경구와 함께하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고 돌이켰다. 신념을 쫓는 김운범과 결과를 중시하는 서창대 중 자신과 닮은 유형을 묻자 그는 “예전엔 신념이 중요했는데 지금은 결과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설 연휴 관객을 찾는 ‘킹메이커’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까. 이선균은 “대선을 앞두고 개봉하는 정치 소재 영화이지만 편협한 이야기가 아니라 치열한 선거판, 그 안의 사람들과 관계에 관한 이야기”라며 “모든 분들이 정치에 관심이 많으니 (영화에) 더 득이 될 거 같다”고 전망했다.
  • 미국 자동차 판매왕 조 지라드도 넘었다…기아 판매왕 박광주 이사 비결은

    미국 자동차 판매왕 조 지라드도 넘었다…기아 판매왕 박광주 이사 비결은

    “고객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며 신뢰를 쌓은 것이 결실을 맺었습니다. 코로나19와 반도체 부족 등 어려운 시기에도 ‘판매왕’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던 건 모두 고객과 동료 직원 그리고 항상 응원해주는 가족 덕분입니다.” 지난해 자동차 630대를 판매하며 ‘판매왕’에 선정된 박광주(51) 기아 대치갤러리 지점 영업이사가 25일 전한 소감이다. 박 이사는 2001년 이후 지난해까지 21년 연속으로 전국 판매 상위 10명에 이름을 올렸다. 그가 영업을 시작한 1994년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으로 판매한 자동차 대수는 1만 3507대다. 이는 미국의 전설적인 ‘자동차 판매왕’ 조 지라드의 판매 기록인 1만 3001대를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다. 꾸준히 좋은 성과를 올리던 박 이사는 지난해 기아가 영업직원들의 동기 부여를 위해 신설한 ‘영업이사’ 직급에 처음으로 승진한 인물이기도 하다. 부장 시절 2020년 9월에는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사장보다 연봉 높은 박 부장’으로 출연한 적도 있다. 당시 그는 2018년 2019년 연속으로 10억원 이상 고액연봉을 받은 사실을 밝히며 화제를 모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한테 직접 전화를 받고 격려를 들은 이야기도 전하며 자동차 영업사원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박 이사 다음으로는 이광욱 상암지점 영업부장(490대), 정태삼 전주지점 영업부장(411대) 등이 뒤를 이었다. 기아 관계자는 “판매 우수자들은 상품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고객의 성향을 파악해 최적의 상품을 안내하는 ‘고객 맞춤형’ 응대를 판매 성과의 주요 원동력으로 꼽았다”면서 “최근 선보인 전기차 ‘EV6’를 비롯해 혁신적인 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 대니얼 강, LPGA 개막전 우승… ‘코르다 징크스’ 탈출

    대니얼 강, LPGA 개막전 우승… ‘코르다 징크스’ 탈출

    교포 선수 대니얼 강(30·미국)이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22시즌 개막전에서 우승했다. 오랜만에 투어 개막전에 출전한 박인비(34)는 공동 8위를 기록했다. 박인비는 “경기 감각이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니얼 강은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레이크 노나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6617야드)에서 열린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150만 달러) 마지막 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2위를 기록한 브룩 헨더슨(25·캐나다)과는 3타 차였다.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제시카 코르다(29·미국)와의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내줬던 대니얼 강은 이번 우승으로 1년 전 아쉬움을 설욕했다. 올해는 제시카 코르다의 동생 넬리 코르다(24·미국)가 3라운드까지 1위를 유지해 2년 연속 자매에게 우승컵을 빼앗기는 듯했으나 대니얼 강은 마지막 날 버디만 6개를 잡아내며 우승컵을 안았다. 넬리 코르다는 이날 3타를 잃으며 공동 4위(10언더파 278타)로 대회를 마쳤다. 박인비는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를 쳐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박인비는 “마지막 이틀이 너무 추워 샷감을 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어려웠다”면서도 “시즌 첫 경기치고는 전체적으로 감각이 나쁘지 않았고, 잘한 것 같다. 다음 경기를 기대해 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인비는 앞으로 2주 동안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LPGA 투어 대회에 연속 출전한다. 프로 골퍼와 함께 유명인 부문 경쟁을 별도로 연 이번 대회에서 메이저리그 투수 출신 데릭 로(49·미국)가 LPGA의 전설인 안니카 소렌스탐(52·스웨덴)과의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 심장병 이긴 ‘강심장’… 점프! 마지막 대관식

    심장병 이긴 ‘강심장’… 점프! 마지막 대관식

    올림픽 4번 출전 금메달만 3개 6살에 보드 입문해 천재성 발견 2012년 X게임서 사상 첫 만점도코로나 감염 탓 기량 저하 관건 “이번이 내 마지막 올림픽 될 것”‘살아 있는 전설’의 마지막 무대는 아름답게 마무리될 수 있을까.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네 번째 금메달을 노리는 미국 스노보드 국가대표 숀 화이트(36)가 마지막 올림픽 여정에 나선다. 화이트는 슬로프에서 고난도 기술을 펼치며 경쟁하는 하프파이프의 전설로 불린다. 화이트는 그동안 올림픽에 4번 출전해 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20세였던 2006 토리노올림픽에서 처음 하프파이프 금메달을 땄다. 다음 대회인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4 소치올림픽에선 메달권 밖으로 밀려난 화이트는 절치부심해 2018 평창올림픽에서 경이적인 득점으로 챔피언 타이틀을 되찾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화이트는 여섯 살 때 친형을 따라 스노보드를 접했다. 그는 곧바로 천재성을 발휘했다. 고작 일곱 살 때 후원사가 생겼다. 청소년 때부터 성인 선수들도 구사하기 힘든 고난도 기술에 성공하며 천재성을 입증했다. 173㎝, 70㎏의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날렵한 움직임이 화이트의 최대 장점이다. 공기 저항을 덜 받아 높은 도약으로 고난도 기술을 펼칠 수 있다. 2012년 X게임에서는 스노보드 사상 첫 100점 만점을 받기도 했다.화이트는 선천성 심장병을 갖고 태어났지만, 경기장에서만큼은 ‘강심장’이다. 그는 2017년 뉴질랜드에서 훈련하던 중 최고난도 기술인 더블콕 1440도를 시도하다가 얼굴에 62바늘이나 꿰매는 큰 부상을 입었다. 화이트는 부담감과 트라우마를 안고 평창올림픽에 임했다. 그는 순위가 결정되는 결승 3차 시기에 더블콕 1440도를 연속으로 구사해 성공하는 승부사 기질을 보여 줬다. 화이트는 적지 않은 나이 탓에 전성기보다 기량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에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음성 판정을 받은 만큼 컨디션도 정상이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메달 가능성은 높다. 그는 지난 16일 스위스 락스에서 열린 2021~22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올림픽 전망을 밝게 했다. 스케이트보드 선수로도 활동하는 그는 도쿄올림픽 출전도 고민했지만, 베이징 대회에 집중하기 위해 출전을 포기했다. 화이트는 지난 19일 “이번이 내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생각에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게 된다”며 “스노보드는 내게 목표를 심어 줬고 우리 가족을 하나로 만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 피해자 1050명, 합의금 5830억원…美 학교주치의 37년 성폭력의 결말

    피해자 1050명, 합의금 5830억원…美 학교주치의 37년 성폭력의 결말

    피해자만 1050명에 달하는 학교 주치의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미국 미시간대가 수천억 원의 합의금을 내놓기로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미시간대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피해자들에게 총 4억 9000만 달러, 한화 약 5830억원을 주기로 합의했다. 합의금 중 4억 6000만 달러(약 5474억원)는 소송에 참여한 피해자들에게 배분되고, 나머지 3000만 달러(약 357억 원)는 추가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에 대비해 별도로 예치된다. 피해자 200명의 집단소송을 대리한 파커 스타이나 변호사는 “길고 험난한 여정이었다. 이번 합의가 침묵을 거부한 용기 있는 피해 남녀에게 치유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이번 소송은 1966년부터 2003년까지 미시간대 보건 책임자로 근무한 로버트 앤더슨 박사의 성폭력 피해자들이 제기했다. 미식축구부 등 각 종목 선수단 주치의였던 앤더슨 박사는 학생들을 상대로 진료 행위를 가장한 성폭력을 일삼았다. 2008년 사망한 그의 범행은 체조계 미투 영향을 받은 한 졸업생 고발로 2020년 2월 세상에 알려졌다. 피해 남성은 “1971년 앤드슨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유사한 피해를 주장하는 졸업생이 속속 등장했고, 피해자는 1050명까지 늘었다. 피해자 중에는 미시간대 미식축구부 출신으로 미국프로풋볼(NFL)에서 활약한 존 본(51)도 있었다.폭로 과정에서 대학 관계자들이 앤더슨 박사의 범행을 방조한 사실도 드러났다. 특히 대학미식축구계 전설로 불리는 보 스켐베클러가 앤더슨 박사의 성범죄를 알면서도 묵인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었다. 1982년부터 4년간 미식축구부에서 활동한 길반니 존슨은 앤더슨 박사에게 최소 15차례 성폭행을 당했고, 그 사실을 스켐베클러 감독에게 얘기했으나 무시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스켐베클러는 훌륭한 감독이었다. 그러나 그는 어린 학생들이 성폭행을 당하도록 내버려 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내가 첫 번째 피해를 본 1학년 때 감독이 앤더슨을 제지했다면 나머지 폭행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1977년부터 1979년까지 학교 선수로 뛴 다니엘 퀴왓코프스키도 “감독이 나를 안전하게 지켜주지 않았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앤더슨 박사와 감독에게 받은 상처는 절대 사라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스켐베클러 감독은 앤더슨 박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아들의 호소도 외면했다. 지난해 6월 존슨, 퀴왓코프스키와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매트 스켐베클러(52)는 “앤더슨 박사가 나를 두 번이나 성추행했다. 그의 첫 번째 범행은 내가 10살이었던 1969년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 사실을 아버지에게 알렸으나, 아버지는 듣기조차 싫어하셨고 격분해 내 가슴팍을 주먹으로 때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날 지켜주길 바랐지만 그러지 않으셨다”고 털어놨다.스켐베클러 감독은 1969년 미시간대 미식축구부 감독으로 부임해 1989년 은퇴하기 전까지 21년간 234승 65패 8무, 승률 85%의 놀라운 성적을 끌어냈다. 대학미식축구 ‘빅텐리그’에서 꼴찌였던 미시간대를 최강자 반열에 올려놓았다. 2006년 11월 스켐베클러 감독이 77세를 일기로 사망했을 때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그의 부고 기사를 1면에 실었을 정도로 명성이 대단했다. 피해자들은 학교 주치의가 37년 동안이나 성폭력을 저지를 수 있었던 배경에 학교 측 묵인과 방관이 있었다며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직원들 업무 소홀을 확인한 미시간대는 18일 4억 9000만 달러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피해자들과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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