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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김정은과 곧 2차회담 가능성”… ‘빅딜’ 접점 찾았나

    트럼프 “김정은과 곧 2차회담 가능성”… ‘빅딜’ 접점 찾았나

    “北 비핵화 구체적 조치 있다고 믿어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개인적 관계” 시진핑 방북·남북회담·유엔 총회 등 새달 비핵화 ‘초대형 이벤트’ 줄줄이 핵신고·종전선언 빅딜 성공 여부는 ‘8말9초’ 폼페이오 4차 방북에 달려북한의 비핵화를 둘러싸고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오는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설과 평양 남북 정상회담, 뉴욕 유엔총회, 2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초대형 이벤트가 숨 가쁘게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추가 회담이 곧 이뤄질 것 같으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크다”며 공식적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했다.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북·미 협상을 고려한다면 상당한 외교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관련 시설 신고와 미국의 종전선언 간 ‘빅딜’이 접점을 찾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9월에 이어질 한반도 비핵화 관련 초대형 이벤트의 첫 관문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북·미 간 빅딜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풍향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4차 방북에서 김 위원장과 빅딜에 성공한다면 이어지는 시 주석의 방북, 남북 정상회담을 거쳐 9월 유엔총회 전후로 ‘한반도 종전선언’과 2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워싱턴 정가의 분위기다.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만약 9월 종전선언에 북·미가 합의한다면 유엔총회를 계기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핵·관련 시설 신고서를 전달하면서 국제사회에 ‘북한의 정상국가 변신’을 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11월 중간선거를 코앞에 둔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소식통은 “9월의 한반도 비핵화 관련 초대형 이벤트들의 첫 단추는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과 그 결과이며, 종전선언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사설에서 “북·미가 비핵화 협상의 교착상태를 벗어나려면 상호 신뢰와 안정적인 안보환경을 구축하는 종전선언 등 단계별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핵 실험장 폭파 이외에 북한이 다른 구체적 비핵화 조처를 했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렇다고 믿는다”며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어 “나는 그(김 위원장)를 좋아하고 그는 나를 좋아한다”면서 “나는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개인적 관계가 있다. 그것이 힘을 합치게 하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인 친분도 과시했다. 한편 지난 12일 판문점에서 열린 극비 북·미 접촉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에게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김 위원장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1일 이같이 전하면서 “(북·미 간) 협상이 정리되면 김 위원장이 9월 유엔총회에 맞춰 방미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이어 “판문점 극비 접촉에서 북한이 (정권 수립 기념일인) 9·9절 이전에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요청했다”면서 “8월 말에서 9월 초에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점쳐진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美국무부 “남북 교류사업, 비핵화와 보조 맞춰야”

    미국 국무부가 남북한의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과 관련해 “비핵화와 보조를 맞춰 진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설치와 마찬가지로 한국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남북 교류 사업에 대해 ‘비핵화 진전이 선결 조건’이라는 점을 강조해 우회적으로 속도 조절을 촉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20일(현지시간) 북한 철도와 도로를 현대화하려는 한국 정부의 시도가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과 병행될 수 있느냐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질문에 “미국은 6·12 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했고 남북관계의 진전이 비핵화의 진전과 엄격히 보조를 맞춰 진행돼야 한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남북관계 개선은 북한 핵 프로그램의 해결과 별개로 진행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 설치가 대북 제재 위반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을 제시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에게 “한반도 비핵화 대화와 남북대화가 별도로 갈 수 없다”고 언급한 것을 상기시킨 것이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미국에 종전선언 채택을 거듭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한 논평 요청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을 만나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는 말로 대신했다. 종전선언이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고 한 북한 측 주장에 선(先) 비핵화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북한은 지난 13일 이뤄진 남북 고위급회담에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을 대표로 삼아 철도·도로 현대화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이 대북 제재를 근거로 관련 사업에 우려 섞인 시각을 드러낸 것은 한국 정부가 미국의 비핵화 우선 원칙에 보조를 맞출 것을 은근히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임박한 폼페이오 4차 방북, 비핵화 가속화 계기 돼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9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임박했음을 확인했다. 그는 이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4차 방북을 위해 조만간 평양에 갈 것”이라며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은 1년 안에 이 일(비핵화)을 하자고 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알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비핵화라는 전략적 결정을 내린 시점부터 1년 내 비핵화한다는 것은 남북한이 이미 합의한 내용”이라고 강조한 뒤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 간 면담을 기대한다고 했다. 북한과 미국이 지난 12일 판문점에서 비밀리에 실무협의를 가진 뒤 폼페이오 장관도 “머지않아 큰 도약을 만들어 내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의 4차 방북은 지난 7월 초 3차 때 쟁점이던 북·미의 상이한 요구가 어느 정도 실무협의에서 절충됐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즉 핵 물질·시설의 목록을 달라는 미국과 체제보장 초기 조치로 종전선언을 요구한 북한이 두 가지의 빅딜에 의견 접근을 이루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김 위원장은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인 9월 9일까지는 북·미 적대관계 청산의 첫걸음으로 종전선언 혹은 그에 가까운 조치를 군과 주민들에게 내놓고 싶어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11월에 중간선거가 있어 북·미 비핵화 교섭에서 의미 있는 성과물을 내놓지 않으면 안 되는 처지다. 이런 상황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은 앞으로 비핵화가 성공할 수 있는지를 가리는 중차대한 고비가 될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 방문 시 ‘핵신고·종전선언 교환’이라는 성과를 낸다면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과 남북 정상의 평양회담에서 ‘연내 종전선언’을 구체화할 수 있는 호재를 맞을 수도 있다. 9월 유엔총회에 김 위원장이 참석하고 정전체제 관련 4국이 종전선언까지 한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북·미는 벼랑 끝에 몰렸다는 각오로 비핵화와 체제보장의 실질적인 조치를 주고받기를 바란다.
  • [시론] 분단의 상징 DMZ를 재조명할 때다/김학범 한경대 명예교수

    [시론] 분단의 상징 DMZ를 재조명할 때다/김학범 한경대 명예교수

    비무장지대(DMZ)는 남북 분단의 상징이다. 한반도의 허리를 동서로 가르는 155마일 휴전선을 따라 남북으로 각각 2㎞의 너비로 설치된 비무장지대는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아픈 상처의 표징이다.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은 냉전시대의 산물인 DMZ는 분단 국가의 슬픈 역사를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근래에 조성되고 있는 남북 간의 화해 분위기는 극한의 대치 상황을 전개해 오던 비무장지대에 새로운 온기를 가져오고 있다.인간의 간섭이 배제된 비무장지대는 온갖 식물의 생육이 자유롭다. 얽히고설킨 식물들이 만든 무성한 숲속에는 많은 야생 동물들이 평화롭게 깃들여 살고 있다. 멸종의 위기를 겪었던 산양이 최초로 발견된 곳이 비무장지대이며, 지금 아주 많은 수의 산양이 살고 있는 곳도 바로 비무장지대다. 한국의 자연과학자들로 구성된 학술조사단은 정전 후 처음으로 비무장지대의 자연을 조사했다. 1967년까지 수행된 이 학술조사의 결과물은 비무장지대에 관한 최초의 연구 보고서로 문화재관리국에서 출판됐다. 최초의 비무장지대 학술조사에서 특별히 주목받은 것은 개느삼, 날개하늘나리, 북통발과 같은 북한의 추운 지대에 자생하는 식물들이 남한의 끝부분인 북동쪽의 비무장지대에 자생하고 있다는 것이었으며, 금강초롱과 같은 희귀식물도 생육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이 식물 중 하나인 강원 양구의 개느삼 자생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존되고 있다. 또한 이 조사 보고서가 기초가 돼 1970년대 초 다수의 군사접경지역 자연자원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동부 지역의 대암·대우산천연보호구역, 향로봉·건봉산천연보호구역, 중부 지역의 철원 철새도래지, 그리고 서부 지역의 한강 하류 재두루미도래지가 바로 당시에 지정된 천연기념물이다. 그 후로도 비무장지대 학술조사는 여러 차례 이루어졌다. 2000년대 들어서 문화재청에서는 지정 후 30여년이 지난 DMZ 접경지역의 천연기념물에 대한 학술조사를 시행했다. 그러나 이렇게 여러 차례에 걸쳐 시행된 비무장지대의 학술조사는 모두 진정한 비무장지대의 조사가 아니었다. 왜냐하면 50여년에 걸친 문화재청의 모든 연구조사는 물론 근래에 타 기관에서 수행한 연구조사들조차도 모두 다 실제로 비무장지대 내에서 이루어진 것이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조사들은 모두 비무장지대와 붙어 있는 군사접경지역에서 시행된 것이다. 군사접경지역은 군사시설을 보호할 목적으로 지정돼 민간인의 접근을 통제했던 민통선 안에 있는 지역으로 비무장지대와 유사한 성격을 가진 지역이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모든 비무장지대 학술조사는 민간인의 접근이 가능한 이 지역에서 수행될 수밖에 없었다. 최근 비무장지대 안의 남북한 초소를 줄이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남북 화해 무드와 함께 이제는 진정한 비무장지대의 학술조사가 수행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비무장지대의 서쪽 끝부분에 해당하는 임진강 하구에는 드넓은 습지대가 자리 잡고 있다. 한강 하구로 이어지는 이 습지대는 온갖 수생식물들이 자유롭게 자라 온 습지로서 유네스코 등재를 비롯해 여러 가지 조치가 시행돼야 할 중요한 지역이다. 뭇 생명들의 보고인 비무장지대가 사람의 간섭으로 짓밟히기 전에 학술연구조사가 시행돼 그 무궁한 가치가 먼저 밝혀져야 한다. 이를 통해 베일에 싸여 있던 비무장지대의 자연자원은 천연기념물의 하나인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하며, 나아가 세계인 모두의 시선이 집중돼 있는 이 DMZ를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는 작업도 추진돼야 할 것이다. 비무장지대 안에는 태봉국 궁예도성 등 중요한 문화유산과 금강산을 잇는 다수의 옛길, 끊어진 철길 등 많은 근대문화유산들이 남아 있다. 만일 DMZ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한다면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이 복합된 한반도 최초의 세계복합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것이 오히려 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까 생각된다. DMZ의 학술조사는 남북 간의 협조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이 소중한 학술조사는 정치군사적인 협력뿐만 아니라 남북한의 학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연구로 진행돼야 한다. 남북 간의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 무드가 조성되는 절호의 시기에 문화재청에서는 비무장지대의 연구조사 계획을 하루빨리 수립, 추진해야 할 것이다.
  • 폼페이오도 시진핑도 ‘방북 카드’… 복잡해진 비핵화 방정식

    폼페이오도 시진핑도 ‘방북 카드’… 복잡해진 비핵화 방정식

    핵신고·종전선언 빅딜 가능성 관심집중 “남북정상, 1년 이내 비핵화 합의” 압박 무역전쟁 코너 몰린 中, 영향력 행사 변수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임박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9월 방북설, 평양 남북 정상회담 등 한국과 미국뿐 아니라 중국까지 북한의 비핵화에 공식적으로 개입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방정식이 점점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이 4차 방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핵 신고와 종전선언의 ‘빅딜’을 이룰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19일(현지시간) ABC방송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곧 4차 평양 방문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폼페이오 장관의 평양 방문을 공개적으로 확인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어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과 면담 가능성에 대해 “그게 우리가 기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 12일 판문점에서 이뤄진 극비 북·미 접촉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때 김 위원장과의 면담’을 강력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 위원장만이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행동 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정부가 김 위원장 면담을 연일 요구하고 있는 것은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에서 소기의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이며,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 약속을 지키라는 압박”이라면서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의 면담이 성사된다면 북·미 ‘빅딜’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북·미의 정치적 상황도 빅딜에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 여론조사가 공화당에 유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는 북핵 해결이라는 외교적 성과가 절실한 시점이다. 또 김 위원장도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일인 9·9절을 맞아 경제적 성과가 필요하다. 이러한 북·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핵 신고와 종전선언의 빅딜, 김 위원장의 뉴욕 유엔총회 연설, 2차 북·미 정상회담 등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또 “문재인 대통령이 그 회담(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이것(북한의 비핵화)을 1년 이내에 하자고 했고, 김 위원장은 ‘예스’(yes)라고 했다”면서 “북한이 비핵화의 전략적 결정을 내리는 시점으로부터 1년은 남북이 이미 동의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북한의 1년 비핵화 시간표’는 미측의 요구가 아니라 북한이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결국 폼페이오 장관은 4차 방북에서 김 위원장에게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키라고 압박하면서 종전선언이라는 ‘당근’을 제시할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독자제재에 대한 북한의 반발과 시 주석의 방북설 등의 변수를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정부의 중국·러시아 해운 관련 기업의 제재를 두고 김 위원장이 직접 ‘강도적 제재 봉쇄’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또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북핵 문제를 지렛대 삼아 북·미 간 빅딜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판결 내용만큼 중요한 ‘선고 타이밍’…20대 총선 때도 선거사범 60명 희비

    선거일 임박해서야 선거구 획정돼 대법 “지역주민 개념 정할 수 없다” 기부행위 위반 혐의 무죄 판결 내려 선거범죄 유형은 금품 살포, 허위사실 공표 등 몇 가지 범주로 구분되지만 선거 상황은 당시 정치지형 등에 따라 격변한다. 그래서 선거재판에선 선고 시점이 판결 내용만큼 중요해질 때가 생긴다. 선거가 임박해서야 선거구 재획정이 이뤄진 20대 총선 이후에도 선거사범 60여명의 희비가 판결 확정 시점에 따라 엇갈렸다. 역대 선거에서 지역주민에게 금품을 살포한 후보들은 공직선거법의 기부행위 위반 혐의로 처벌받았다. 선거법은 후보자가 선거구 안에 있는 사람, 기관, 단체, 시설 등에 결혼식 주례를 포함한 기부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이를 어길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2016년 4·13 총선 선거구 획정이 선거일을 40여일 앞둔 3월 2일 완료되며 차질이 생겼다. 대법원이 “선거구 획정 전 지역주민의 개념을 정할 수 없다”며 기부행위 위반 혐의로 기소된 총선 사범들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대법원에 이어 하급심에서도 기부행위 위반자들에 대해 무죄 판결이 잇따르자 검찰은 죄목을 매수죄로 바꿨다. 매수죄에선 불법적인 금품 살포 금지 범위를 선거구 안으로 제한하지 않는다. 매수죄 처벌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기부행위 위반죄보다 엄하게 처벌된다. 지난해 12월 16일 대법원은 기부행위에서 매수죄로 적용 혐의를 바꿔 변경한 검찰의 공소장을 수용, 20대 총선 전 금품을 살포한 후보자를 매수죄로 처벌했다. 하지만 이미 선거일로부터 20개월이 지난 시점에야 검찰과 법원이 매수죄 처벌 근거를 찾았기 때문에 이미 15명은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뒤였다. 매수죄 처벌 봇물이 열리기 전 기부행위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를 확정받은 이들 중엔 김진표 의원이 있다. 쌀 81만원어치를 지인에게 받아 선거구 획정 전 지역구 근처 산악회원들에게 전달했지만, 지난해 11월 9일 벌금 90만원 확정형을 받았다. 기부행위는 무죄, 사전선거운동 혐의만 유죄였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백종천의 한반도 기상도] 3축 3단계 ‘완전한 비핵화’ 로드맵을 제안한다

    [백종천의 한반도 기상도] 3축 3단계 ‘완전한 비핵화’ 로드맵을 제안한다

    2018년 8월 20일인 현재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두 달이 지났지만, 북한 비핵화는 교착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일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기대로 끝났다.북한은 ‘선(先) 종전선언’을, 미국은 ‘선(先) 비핵화 조치’를 주장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양측은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부질없는 기 싸움을 하고 있다. 그나마 북·미 정상 간 ‘친서외교’에 이어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설이 나돌고 있어 다행이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 해체, 미군 유해 송환 등 본질적 비핵화와 거리가 먼 신뢰 조성 차원의 조치만 취하자 미국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등으로 응답했다. 북한은 자신들의 ‘성의 조치’에 상응해 미국이 ‘종전선언’에 동의해 나오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북한이 더 본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미국과 북한이 각각 주장한 ‘선 비핵화’와 ‘선 종전선언’은 북·미 정상회담 이전의 ‘선 비핵화’와 ‘선 적대정책 폐기’의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양상이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은 이러한 ‘선 비핵화’와 ‘선 적대정책 폐기’ 주장을 접목하는 방안으로 종전선언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때는 6자회담 ‘2·13 합의’에 따라 핵시설의 신고와 불능화가 순조롭게 끝나면 핵 폐기 단계로 진입하기 위한 여건 조성 차원에서 종전선언을 추진했다. 종전선언은 북·미 간 적대관계를 종식한다는 상징적·정치적 조치에 불과하지만,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한다. 이러한 경험에서 보다시피 미국이 종전선언의 필요조건으로 북한의 본질적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이처럼 부질없는 북·미 간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북·미 또는 남·북·미가 북한 비핵화와 체제 보장, 제재 완화를 포함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야심 찬 로드맵을 만들어 추진해야 한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최단 기간 내에 최소 단계를 거쳐 압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3축 3단계 완전한 비핵화 로드맵’을 제안한다. 북한 비핵화 완료 시점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임기를 고려해 2020년 말까지로 정하고, 비핵화 단계는 초기·중간·종말 3단계로 최소화해 비핵화와 체제 보장 및 제재 완화 등 세 개의 핵심 내용을 단계적·동시적으로 균형 있게 맞교환해 상호 신뢰를 구축함으로써 안정적으로 북한 비핵화를 추진하자는 것이다. ‘3축 3단계 완전한 비핵화 로드맵’의 초기 단계는 올해 말까지로 정해 북한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한 모든 시설을 동결하고, 1994년에 북한이 탈퇴했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초청해 감시·검증 등을 허용하는 것과 더불어 핵 및 ICBM과 관련한 모든 물질과 기술의 대외 이전을 금한다. 미국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및 대적성국 교역법 적용 종료 등 적대시 정책을 폐기하고, 남·북·미·중 4자는 종전선언을 추진한다. 동시에 북한에 대한 폭넓은 인도적 지원과 함께 민생 관련 대북 제재를 완화한다. 중간 단계는 2019년 말로 정하고, 종전선언과 동시에 북한은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완전하게 신고하고 이에 대한 사찰·검증을 허용함과 더불어 불능화를 개시한다. 중순쯤 4자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해 그간의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북한 체제 보장 방안을 논의해 연말까지 완료한다. 연말까지 대북 제재 중 광물 수입과 노동자 수입, 대외 경협을 제외한 모든 제재를 완화한다. 종말 단계는 2020년 말로 정하고, 연초에 2차 4자 정상회담을 개최해 그간의 약속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북핵 폐기와 평화협정에 대한 원칙과 일정을 확정한다. 중순쯤 6자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해 그간의 이행을 점검하고 6자 정상회담 일정 등을 협의한다. 연말쯤 6자 정상회담을 열어 완전한 핵 폐기와 동시에 평화협정을 조인하고 지역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구축을 선언한다. 북한에 대한 모든 제재를 철회하고 북한에 대규모 경제 지원을 약속한다.
  • 터키 신용등급 한 단계 강등…에르도안 “美압박에 굴복 안 해”

    S&P·무디스 하향조정…리라화 또 악재 중·러와 ‘반미 전선’ 꾸리며 美국채 매각 휘청이는 터키 경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피치에 이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일제히 터키의 국가 신용 등급을 한 단계씩 떨어뜨려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미국과의 ‘경제 게임’에 임전무퇴를 선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여당인 정의개발당(AK) 연례 전당대회에 참석해 “일부 세력이 경제와 제재, 외환 환율, 이자율, 인플레이션 등으로 터키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그들에게 ‘당신들의 게임을 알고 있다. 우리는 당신들에게 도전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7일 S&P는 터키의 국가 신용 등급을 기존의 ‘BB-’에서 ‘B+’로 하향 조정했다. 투기 등급(정크) 범위 내에서 한 단계 더 끌어내린 셈이다. 무디스도 이날 터키의 신용 등급을 종전 ‘Ba2’에서 ‘Ba3’로 낮췄다. 터키의 신용 등급 전망을 안정적이라고 평가한 S&P와 달리 무디스는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올 초와 비교해 무려 40% 가까이 떨어진 리라화 흐름에 악재가 또 하나 추가된 것이다. 양국 간 갈등을 촉발한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의 신병 문제도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앞서 미 정부는 브런슨 목사를 풀어 주지 않으면 추가 제재를 강행하겠다고 밝혔으나 터키 법원은 이날 석방을 또다시 거부했다. 터키는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이란 등 미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나라들과 ‘반미 전선’ 형성에 적극적이다. 중국 외교부는 19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전날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과 현재 정세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하면서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 나라들은 앞다퉈 미국 국채 매각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외신들이 인용한 미 재무부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외국 투자자들의 미 국채 보유액은 전월보다 486억 달러(약 54조 7000억원) 감소했다. 이런 감소 폭은 2016년 말 이래 최대 규모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메르켈·푸틴, 트럼프 보란 듯 ‘가스관·시리아’ 입맞춤

    메르켈·푸틴, 트럼프 보란 듯 ‘가스관·시리아’ 입맞춤

    “양국 연결 천연가스관, 정치화 말아야” 메르켈에 ‘러 포로’ 비난한 트럼프 때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천연가스관 연결, 이란 핵합의, 시리아 내전 문제 등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3월 러시아의 영국 이중 간첩 암살 시도 사건 이후 악화됐던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진 변화를 방증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행보에 독·러 양국의 견제 심리와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베를린 인근 메제베르크궁에서 3시간에 걸친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에서 독일로 직접 연결되는 ‘노드스트림2’ 천연가스관 건설 공사가 완료돼도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를 지나 유럽으로 이어지는 기존 가스관은 계속 사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동유럽 국가들은 노드스트림2의 건설이 완료될 경우, 우크라이나 가스관의 필요성이 줄어들어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질 것을 우려해 왔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노드스트림2가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을 차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시리아는 재건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고 시리아 난민들이 본국으로 안전하게 돌아오도록 보장해야 한다”며 독일을 비롯한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이를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시리아에서 인도주의적 재앙으로 이어지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메르켈 총리의 발언은 시리아에서의 러시아가 발휘하는 영향력을 사실상 인정하고 있다는 걸 전제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메르켈 총리가 100만명에 가까운 시리아 난민 문제로 국내 정치에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이들 난민을 다시 시리아로 돌려보내려면 시리아 안정과 재건이 필수적이라는 셈법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으로서도 시리아 재건 비용을 확보하려면 유럽 맹주인 독일을 끌어들일 수밖에 없고, 이는 서방의 반(反)러시아 전선을 이완시키는 부수적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날 양국 정상의 화기애애한 회담 분위기는 독일이 저렴한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경제적 혜택뿐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가 반영된 것이었다. 무엇보다 두 정상 모두 트럼프와의 관계가 점차 불편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방위비 분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독일이 러시아에서 60~70%의 에너지를 수입한다”며 “독일은 러시아의 포로”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독·러 정상이 노드스트림2가 유럽을 위협하는 러시아의 지렛대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 천명한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일축한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시리아 문제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를 후원해 온 러시아를 비판했고 지난 4월 시리아 정부군을 직접 공습했다. 미 국무부는 17일 시리아 재건 지원 명목으로 배정된 예산 2억 3000만 달러(약 2600억원)를 집행하지 않기로 해 사실상 러시아의 영향권 안에 있는 시리아에 대한 원조를 철회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재앙”이라는 표현까지 쓴 이란 핵합의는 지난 5월 미국이 이탈했다. 유럽 국가들이 다 만류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핵합의 파괴 후 곧바로 보란듯이 지난 7일 대(對)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독일과 러시아의 두 정상이 공동으로 이란 핵합의 유지 의사를 분명히 한 것도 트럼프에 반대되는 선택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시진핑 방북 가시화… 북핵·무역전쟁 ‘지렛대’ 활용 촉각

    시진핑 방북 가시화… 북핵·무역전쟁 ‘지렛대’ 활용 촉각

    싱가포르 언론 “시진핑, 9·9절 참석” 中, 한반도 조정자 지위 회복에 총력 대미 무역협상서 북핵 이용 관측도 민감한 美 “中, 대북 영향력 발휘해야”시진핑(習近平 왼쪽)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답방이 가시화되고 있다. 올 3월부터 중국과 북한은 세 차례에 걸쳐 정상회담을 했지만 모두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다. 시 주석은 지난 3월 첫 북·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방문을 약속했으며,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한창인 데다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방북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싱가포르 매체인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의 초청에 따라 오는 9월 9일(9·9절)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18일 보도했다. 북·중 정상회담 준비 및 세부 일정 확정을 위해 약 30명 규모의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선발대가 먼저 평양에 입성해 북한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소식도 있다. 중국 외교부는 19일 현재 시 주석의 방북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 북한의 정권 수립 기념일인 9·9절 전후로 시 주석의 방북이 이뤄지면 2012년 시 주석 집권 이후 첫 중국 최고 지도자의 방북이자 2001년 장쩌민(江澤民),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에 이어 세 번째이며 13년 만에 처음이다. 시 주석의 방북은 한반도에서 비핵화 협상 등 조정자 지위를 확보하고 대미 무역전쟁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중국과 종전선언 등 비핵화 협상에 중국을 우군으로 이용하려는 북한, 그리고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미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돌아가는 상황에서 추진돼 더욱 주목된다. 중국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서 약해진 영향력을 회복하면서 대미 무역협상 등에서도 북한 문제를 지렛대로 삼으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다.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위원회 주임은 최근 “중국이 미국에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을 제안했다”고 밝혔으며 이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추진 등으로 제자리를 맴돌던 북·미 협상의 물꼬가 다시 트이려는 시점이라 북·중 밀착이 달갑지 않은 표정이다. 미 국무부는 이날 시 주석의 방북설에 대해 “북한이 북·미 협상에 진지하게 임할 수 있도록 중국이 고유한 지렛대를 사용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이 북·미 간 협상의 ‘판’을 흔드는 게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이다. 또 미국은 지난 12일 판문점에서 열린 극비 북·미 접촉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의 면담을 강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4차 방북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한다면 3차 방북 때와 마찬가지로 ‘빈손 방북’ 논란에 휩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미국은 이런 논란을 차단하고 북한 비핵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김 위원장의 면담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뉴스 분석] 北, 종전선언 위상 낮춰 트럼프 결단 유도… 비핵화 수위 조절할 수도

    북한과 미국 사이에 핵무기 리스트와 종전선언을 맞교환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북한이 종전선언을 ‘정치적 선언’으로 규정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부터 조기 종전선언을 주장한 북한이 종전선언의 성격을 규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지난 18일 개인 논평 ‘조·미(북·미) 관계는 미국 내 정치싸움의 희생물이 될 수 없다’에서 “반대파들이 득세하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싱가포르 공동성명도 외면하고 대통령이 약속한 한갓 정치적 선언에 불과한 종전선언마저 채택 못하게 방해하는데 우리가 무슨 믿음과 담보로 조·미 관계의 전도를 낙관할 수 있겠는가”라고 밝혔다. 신문은 또 미국 민주당 의원들, CNN·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 공화당 내 반트럼프 세력 등을 방해세력으로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선언 결단을 촉구했다. 개인 논평이긴 하지만 북한이 종전선언을 정치적 선언으로 규정한 것은 종전선언이 불가침 선언, 주한미군철수, 유엔사 해체 등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미국 내 우려를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종전선언을 북·미 간 신뢰를 확보하는 정치적 선언으로 의미를 한정해 협상 가능성을 높이려는 의도다. 특히 미국의 참여를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19일 “대외적인 매체인 메아리나 우리 민족끼리가 아니라 대내용 공식 매체인 노동신문에서 종전선언을 언급한 것을 볼 때 북한도 그만큼 종전선언이 급하다는 의미”라며 “막바지로 보이는 북·미 간 협상에서 확답을 못 하는 미국에 보내는 직접적인 메시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동신문 논평대로 종전선언을 정치적 선언으로 한정해 위상을 낮추면 북한 역시 상응하는 비핵화 조치의 수준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양측이 타협점에 이를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이런 시각은 정부의 구상과도 맥을 같이한다. 정부는 종전선언과 관련해 법률적 효과를 가급적 배제하는 정치적 문서로 추진하고 문안은 최대한 간소화해 조기 채택을 유도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중국, 한반도 종전선언 우리도 꼭 참여해야

    중국이 한반도 종전선언에 꼭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중국은 최근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4자 종전선언에 대한 입장을 미국과도 상의했으나 미국 측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석호 외교통일위원장 등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 4명은 17일 중국 베이징 한국대사관에서 15~17일 장예쑤이(張業遂)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외사위원회 주임 등을 만나 면담한 결과를 밝혔다. 전인대는 한국의 국회 격이다.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중국 측에서 종전선언 참여를 먼저 언급하며 한중 양국 간 신뢰구축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종전선언이 필요하다는 걸 적극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며 “중국과 한국은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에 대해 긍정적이고 적극성을 띄는 반면 북한은 덜 적극성을 보이고 미국은 굉장히 소극적이란 것이 중국 측의 분석”이라고 말했다. 또 종전선언은 비핵화 과정에서 북한에 주는 인센티브일 뿐이란 뜻의 발언도 중국 측이 했다고 전했다. 강 위원장은 “종전선언 관련해 중국은 북미 간 신뢰가 제로상태라고 평가했다”며 “중국이 4자 선언 제안을 미국에도 했지만 미국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종전선언이 법률적으로 좌우되는 문건도 아니고 상호신뢰를 보여주는 문건이자 북한 비핵화 조기화의 방안으로 결국 미국의 의지에 달렸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중국과 한국이 종전선언에 함께 참여해 북미대화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것이 중국 측의 주장이었다고 강 위원장은 소개했다. 정 의원은 북한 비핵화 과정에 대한 중국의 시각을 소개했다. 중국은 현재 북한의 비핵화가 양국 지도자의 협의가 먼저 이루어진 탑다운 방식인데 체제 보장이 먼저냐 핵 폐기가 먼저냐를 두고 실랑이 중이라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진단했다는 것이다. 이어 비핵화 과정의 속도도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에 해결하려는 반면 북한은 핵이 유일한 수단이라 가능하면 시간을 끌려 하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봉착됐다는 것이 중국의 진단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이를 결국 불신의 문제로 보고 상호신뢰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는 과정에서 4자 종전선언을 미국에 제안했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이어 종전선언에 대한 중국 측의 입장에 대해 “늘 당사자로 당연히 개입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종전선언이 구체화하기도 전에 중국이 먼저 나서기 어려웠을 뿐이란 것이다. 한국정부가 종전선언을 비핵화 로드맵에서 매듭짓고 가야 할 과제로 남겨 둔 상황에서 지금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 소외당한다고 느낄 수 있었기에 중국이 종전선언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중국은 종전선언에 자기들을 당연히 부를 거라 생각했는데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자칫 제외될 수도 있다고 여겨 한국에 강하게 입장을 전달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중관계 회복의 중요한 요소인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 측이 지난해보다 한층 부드러워진 태도를 보였다고 외통위 간사단은 전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11월 방중했을 때는 사드 관련한 우리 입장에 대해 중국 측에서 굉장히 예민하고 적극적으로 반박해 언쟁을 벌였는데 이번에는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사드 문제는 비핵화 문제가 해결되면 저절로 해결될 문제라는 것을 중국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사드가 추가 배치되면 상당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 점만 강조하며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정 의원은 덧붙였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중국 한반도 종전선언 우리도 꼭 참여 미국에도 제안

    중국 한반도 종전선언 우리도 꼭 참여 미국에도 제안

    중국이 한반도 종전선언에 꼭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중국은 최근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4자 종전선언에 대한 입장을 미국과도 상의했으나 미국 측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석호 외교통일위원장 등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 4명은 17일 중국 베이징 한국대사관에서 15~17일 장예쑤이(張業遂)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외사위원회 주임 등을 만나 면담한 결과를 밝혔다. 전인대는 한국의 국회 격이다.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중국 측에서 종전선언 참여를 먼저 언급하며 한중 양국 간 신뢰구축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종전선언이 필요하다는 걸 적극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며 “중국과 한국은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에 대해 긍정적이고 적극성을 띄는 반면 북한은 덜 적극성을 보이고 미국은 굉장히 소극적이란 것이 중국 측의 분석”이라고 말했다. 또 종전선언은 비핵화 과정에서 북한에 주는 인센티브일 뿐이란 뜻의 발언도 중국 측이 했다고 전했다. 강 위원장은 “종전선언 관련해 중국은 북미 간 신뢰가 제로상태라고 평가했다”며 “중국이 4자 선언 제안을 미국에도 했지만 미국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종전선언이 법률적으로 좌우되는 문건도 아니고 상호신뢰를 보여주는 문건이자 북한 비핵화 조기화의 방안으로 결국 미국의 의지에 달렸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중국과 한국이 종전선언에 함께 참여해 북미대화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것이 중국 측의 주장이었다고 강 위원장은 전했다.  정 의원은 북한 비핵화 과정에 대한 중국의 시각을 소개했다. 중국은 현재 북한의 비핵화가 양국 지도자의 협의가 먼저 이루어진 탑다운 방식인데 체제 보장이 먼저냐 핵 폐기가 먼저냐를 두고 실랑이 중이라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진단했다는 것이다. 이어 비핵화 과정의 속도도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에 해결하려는 반면 북한은 핵이 유일한 수단이라 가능하면 시간을 끌려 하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봉착됐다는 것이 중국의 평가라고 전했다. 중국은 이를 결국 불신의 문제로 보고 상호신뢰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는 과정에서 4자 종전선언을 미국에 제안했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이어 종전선언에 대한 중국 측의 입장에 대해 “늘 당사자로 당연히 개입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종전선언이 구체화하기도 전에 중국이 먼저 나서기 어려웠을 뿐이란 것이다. 하지만 한국정부가 종전선언을 비핵화 로드맵에서 매듭짓고 가야 할 과제로 남겨 둔 상황에서 지금 개입하지 않으면 소외당할 수 있기에 중국이 종전선언에 적극적 입장을 보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중국은 종전선언에 자기들을 당연히 부를 거라 생각했는데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자칫 제외될 수도 있다고 여겨 한국에 강하게 입장을 전달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중관계 회복의 중요한 요소인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 측이 지난해보다 한층 부드러워진 태도를 보였다고 외통위 간사단은 전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11월 방중했을 때는 사드 관련한 우리 입장에 대해 중국 측에서 굉장히 예민하고 적극적으로 반박해 언쟁을 벌였는데 이번에는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사드 문제는 비핵화 문제가 해결되면 저절로 해결될 문제라는 점을 중국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사드가 추가 배치되면 상당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만 강조하며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정 의원은 덧붙였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목성의 달 유로파 탐구… 우리가 우주 유일한 생명체일까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목성의 달 유로파 탐구… 우리가 우주 유일한 생명체일까

    목성의 달 유로파의 풍경을 상상해 보자. 표면은 두꺼운 얼음으로 덮여 있고 얼음층 아래에는 까마득히 깊은 바다가 있다. 심해에서는 열수분출공들이 끊임없이 뜨거운 물을 뿜어낸다. 그런데 만약 이 유로파의 열수분출공 주위에 달팽이를 닮은 외계 생물들이 문명을 이루며 살고 있다면 어떨까. 과학소설이 그려 내는 풍경은 때로 너무 이질적이어서, 마치 엘프나 마법이 등장하는 판타지 속의 아득히 먼 세계 같기도 하다. 하지만 ‘하드 SF’라고 불리는 글을 쓰는 어떤 작가들은 현실의 과학 지식과 합리적 추론에 근거해 끈질기게 그 새로운 세계를 탐구한 다음, 능청스럽게 이런 결론을 내린다. ‘이 세계는 정말로 존재할 수도 있답니다. 아닐 수도 있지만.’해도연의 ‘위대한 침묵’은 단단한 과학적 지반에 뿌리를 내린 네 편의 하드 SF 중·단편을 엮은 소설집이다. 물리학과 천문학을 전공한 과학자라는 이력으로도 예상할 수 있듯, 작가는 색다른 세계를 그려 내면서도 한편으로는 현실의 과학을 손에서 놓지 않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은 3명의 여성 과학자들이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서 외계 문명을 발견하고 그 연구 결과를 통해 인류를 위기에서 구해 내는 이야기다. 하지만 인류를 구한다는 거창한 목적과 달리 인물들 사이에 오가는 대화는 시종 학술적이고 탐구적이다. 끊임없이 사건이 벌어지지만 유로파의 생태계를 관찰하고 분석하며 추론을 이어 가는 것 외의 일들은 그들에게 다소 부수적인 일로 여겨지는 듯하다. 소설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인류를 구할 단서를 찾아내는 순간이 아닌, 유로파의 생태계를 만들어 낸 놀라운 현상을 발견하는 순간에 있다.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인류 지식의 최전선에 서 있는 과학자들의 기쁨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 중편에서 과학적 정교함은 지식의 묘사뿐만 아니라 작품 속에 서술되는 ‘과정으로서의 과학’에도 잘 녹아 있다. 중력파 통신과 페르미 역설을 다룬 표제작 ‘위대한 침묵’, 의식과 자아 연속성에 대한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는 ‘따뜻한 세상을 위해’와 ‘마리 멜리에스’ 역시 현실에 반쯤 맞닿아 있는 새로운 세계를 펼쳐 낸다. 네 편의 작품 속에 녹아 있는 현실의 디테일을 짐작케 하는 풍부한 참고 문헌과 각주들도 흥미롭다.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 그리고 가능할 수도 있는 것을 분명하게 구분 짓는 작가의 맺음말은 오히려 이 세계에 현실성을 더한다. 어쩌면 정말로 그런 세계가 존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깜빡 속아 주는 순간, 당신도 유로파의 가장 멋진 ‘위그드라실’을 보게 될지 모른다.
  • 김정은 돈줄 죄는 美… 北 불법거래 도운 중·러 법인 3곳 등 제재

    러 국적 항만서비스업체 사장도 포함 “핵 신고·종전선언 ‘빅딜’ 위한 北 압박용” 워싱턴소식통 “중·러에 강력 경고 메시지” 北, 담배 밀수로 年 1조원이상 현금 수입 미국이 15일(현지시간) 북한의 담배·주류 불법 무역과 석유 등 해상 밀무역을 도운 중국·러시아 업체 등에 대한 독자 제재에 나섰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의 12번째 대북 제재이자 지난 3일 이후 12일 만이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임박한 가운데 단행된 제재는 핵신고와 종전선언의 ‘빅딜’ 협상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압박이라는 분석이다. 미 재무부는 이날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유엔 및 미국의 현행 제재를 위반한 법인 3곳과 개인 1명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북한산 담배와 담배 원료, 주류의 불법 무역을 벌여 온 중국 무역회사 ‘다롄 선 문 스타 국제물류무역’과 싱가포르 자회사 ‘신에스엠에스’, 나홋카항 등 러시아 극동 항구에서 북한의 제재 선박인 예성강 1호와 천명 1호의 석유정유제품 불법 선적을 도운 항만서비스업체 ‘프로피넷’과 이 회사 사장인 러시아 국적의 바실리 콜차노프가 제재 대상에 올랐다. 이번 조치는 미 정부가 북한과 재화·용역을 거래하는 개인·기업의 자산을 압류할 수 있도록 한 행정명령 13810호에 따른 것으로, 북한을 대신해 불법 운송을 돕는 데 관여된 기업과 인사를 겨냥했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중국과 싱가포르, 러시아 기업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회피에 사용한 전술은 미 법률이 금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이번 제재는 북한의 돈줄을 직접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담배 밀수로 연간 10억 달러(약 1조 1300억원) 이상의 현금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선신흥과 대동강, 백산, 내고향 등 20여곳의 북한 담배회사에서 말보로·던힐 등 유명 브랜드로 포장된 위조 담배를 생산해 왔고, 현금 수입은 정권 비자금 관리를 담당하는 노동당 39호실에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이 북한의 핵·관련 시설 신고와 구체적 핵폐기 시간표를 압박하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자금줄을 옥죄고 있다”면서 “특히 중·러를 겨냥해 미국이 제재 위반을 감시하고 있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도 담고 있다”고 풀이했다. 한편 ‘관세폭탄’을 주고받으며 무역전쟁을 벌여 온 미국과 중국이 4차 무역협상을 시작한다. 중국 상무부는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왕서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차관)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가 미국의 초청으로 이달 하순 방미해 데이비드 말파스 미 재무부 차관을 만나 무역 문제에 관한 협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이어 “중국은 일방주의적인 무역 보호주의 행태에 반대하고, 어떤 일방적 무역 조치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대등, 평등, 상호 신뢰의 기초 위에서 대화와 소통을 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사설] “평화가 경제”, 남북 공동 번영이 진정한 광복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광복절 73주년 경축사를 통해 “남북이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이루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이라면서 “평화가 경제”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경축식에서 북한 비핵화를 전제로 한 남북 경협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평화’를 21차례나 언급했다. ‘경제’라는 단어도 19번 꺼냈다. 통일로 가는 길목에서 남북의 평화로운 공존·공영과 경제협력이 선결 과제임을 강조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또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돼야 본격적인 (남북) 경제협력이 이뤄질 수 있다”며 경기도와 강원도의 접경 지역에 통일경제특구를 설치할 뜻도 밝혔다. 국책연구기관의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남북 경협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최소 17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고 북한의 일부 지하자원 개발 사업을 더한 수치다. 이는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의 선순환을 바탕으로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가 실현되면 본격적인 남북 경협을 추진해 경제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뜻을 역설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남북 경제공동체의 토대가 될 철도·도로 연결 사업과 관련해 “올해 안에 착공식을 갖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처음으로 ‘연내’라는 목표 시한을 제시한 것에 주목한다. 올해 안에 비핵화에 진전이 있어 경협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하는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도 제안했다. 남북 경협에 관해 매우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제시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이런 경제협력의 선결 조건으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착’을 강조했다. “평화 정착이 진정한 광복”이라고 언급해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북·미 간 의견 차이를 좁히고 비핵화 합의를 앞당기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이달 말 방북과 9월 평양에서 열릴 3차 남북 정상회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등을 통해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북·미가 지난주 판문점에서 실무협의한 것이 뒤늦게 밝혀져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해체, 국외 반출, 폐기 핵무기 리스트 제출과 북한 체제 보장을 위한 ‘종전선언’을 맞교환하는 데 의견 접근이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에 큰 기대를 건다.
  • 방북 앞둔 폼페이오 “비핵화 진전 있을 것”…북·미 빅딜 이룰까

    방북 앞둔 폼페이오 “비핵화 진전 있을 것”…북·미 빅딜 이룰까

    4차 방북을 앞둔 것으로 알려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진전될 것으로 믿는다”며 북·미 협상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북·미가 물밑 접촉 등을 통해 ‘핵 리스트 제출’과 ‘종전선언’을 맞바꾸는 ‘빅딜’의 합의점을 찾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강경화 (한국) 외교장관과 월요일(13일)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위해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진전이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6~7일 3차 방북이 ‘빈손 방북’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것을 감안해 4차 방북에서는 치밀한 사전 협상으로 성과를 만들어 낼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이달 중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미가 긴밀한 협상을 이어 가는 분위기”라면서 “북한도 9·9절 이전에 성과가, 미국도 11월 중간선거를 위한 성과가 필요하기 때문에 북·미의 ‘빅딜’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국무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종전선언을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도, 먼저 북한의 성의 있는 비핵화 조치를 요구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이 구체적 비핵화 조치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종전선언을 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평화체제, 즉 국가들이 평화를 향해 진전할 수 있는 평화 메커니즘을 지지한다”면서 “그러나 우리의 주된 초점은 한반도 비핵화에 있다. 우리는 이것을 많은 정부와 함께 매우 분명히 해 왔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 켈리 매키그 국장, 감식소장인 존 버드 박사 등 DPAA 관계자들의 브리핑 순서를 마련하는 등 북한의 미군 유해 송환 띄우기에 나섰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지난주 미군 유해 송환에서 북한에게 받은 ‘군번줄’을 유가족에게 전달하는 행사를 공개적으로 갖기도 했다. 트럼프 정부의 이러한 여론전은 북한의 ‘성의 있는’ 조치를 부각함으로써 북·미 대화의 동력을 살리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文 “평양서 종전선언·평화협정 담대한 걸음”…북·미에 진정성·속도감 있는 비핵화 협상 촉구

    “남북 관계 발전, 비핵화 촉진 동력” 강조 北 핵리스트 수용…폼페이오 방북 촉각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제73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다음달에 열릴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가기 위한 담대한 발걸음을 내디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위한 전제 조건인 북·미 간 비핵화 대화를 촉진하겠다고 했다. 북·미 양측에 진정성 있는 대화 의지 및 속도감 있는 협상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남북과 북·미 간의 뿌리 깊은 불신이 걷힐 때 서로 간의 합의가 진정성 있게 이행될 수 있다”며 “남북 간에 더 깊은 신뢰 관계를 구축하겠다. 북·미 간의 비핵화 대화를 촉진하는 주도적인 노력도 함께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은 양 정상이 세계와 나눈 약속”이라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행과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포괄적 조치가 신속하게 추진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간 미국이 주장하던 ‘핵시설 리스트’ 제출에 대해 북측이 일부 받아들일 뜻을 밝혔고 이에 따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르면 이번 주 말쯤 방북할 거라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양측의 적극적이고 진정성 있는 협상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 관계자들은 판문점에서 북한과 비공개 실무 협상을 꾸준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도 비핵화 리스트 완전 확보는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고 북한도 조금씩 내어 줄 마음은 있기 때문에 어디서 절충선을 마련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 발전은 북·미 관계 진전의 부수적 효과가 아니다”라며 “남북 관계의 발전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하는 동력”이라고 말했다. 최근 북측이 판문점 선언 이행에 있어 남한이 대북 제재 때문에 소극적이라고 불만을 제기하는 데 대한 답변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어 ‘동아시아철도공동체’ 등 남북 경협의 거대한 청사진과 함께 경제적 효과를 설명했는데, 이 또한 북한의 불만과 조급함을 누그러뜨리려는 뜻이 일부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돼야 본격적인 경제협력이 이뤄질 수 있다”며 선후를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 용산에서 광복절 행사를 처음 개최한 의미 중 하나로 “한국전쟁 이후 용산은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 온 기반이었다. 지난 6월 주한미군사령부의 평택 이전으로 한·미 동맹은 더 굳건하게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고 한·미 동맹을 강조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전문] 문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남북평화 정착이 진정한 광복”

    [전문] 문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남북평화 정착이 진정한 광복”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정치적 통일은 멀었더라도 남북 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유롭게 오가며 하나의 경제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이라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 및 제70주년 정부수립 기념 경축식에 경축사를 통해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반드시 분단을 극복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경축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오늘은 광복 73주년이자 대한민국 정부수립 70주년을 맞는 매우 뜻깊고 기쁜 날입니다. 독립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우리는 오늘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마음 깊이 경의를 표합니다. 독립유공자와 유가족께도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구한말 의병운동으로부터 시작한 우리의 독립운동은 3·1운동을 거치며 국민주권을 찾는 치열한 항전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우리의 나라를 우리의 힘으로 건설하자는 불굴의 투쟁을 벌였습니다. 친일의 역사는 결코 우리 역사의 주류가 아니었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독립투쟁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치열했습니다. 광복은 결코 밖에서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선열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함께 싸워 이겨낸 결과였습니다.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힘을 모아 이룬 광복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광복의 그날 우리는 모두가 어울려 목이 터져라 만세를 불렀습니다. 우리는 그 사실에 높은 자긍심을 가져도 좋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해 우리가 함께하고 있는 이곳은 114년 만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와 비로소 온전히 우리의 땅이 된 서울의 심장부 용산입니다. 일제강점기 용산은 일본의 군사기지였으며 조선을 착취하고 지배했던 핵심이었습니다. 광복과 함께 용산에서 한미동맹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용산은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온 기반이었습니다. 지난 6월 주한미군사령부의 평택 이전으로 한미동맹은 더 굳건하게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이제 용산은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생태자연공원으로 조성될 것입니다. 2005년 선포된 국가공원 조성계획을 이제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중심부에서 허파역할을 할 거대한 생태자연공원을 상상하면 가슴이 뜁니다. 그처럼 우리에게 아픈 역사와 평화의 의지, 아름다운 미래가 함께 담겨있는 이곳 용산에서 오늘 광복절 기념식을 갖게 되어 더욱 뜻깊게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용산이 오래도록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던 것처럼 발굴하지 못하고 찾아내지 못한 독립운동의 역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독립운동은 더 깊숙이 묻혀왔습니다. 여성들은 가부장제와 사회, 경제적 불평등으로 이중삼중의 차별을 당하면서도 불굴의 의지로 독립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평양 평원고무공장의 여성노동자였던 강주룡은 1931년 일제의 일방적인 임금삭감에 반대해 높이 12미터의 을밀대 지붕에 올라 농성하며 “여성해방, 노동해방”을 외쳤습니다. 당시 조선의 남성 노동자 임금은 일본 노동자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조선 여성노동자는 그의 절반도 되지 못했습니다. 죽음을 각오한 저항으로 지사는 출감 두 달 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지만 2007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습니다. 1932년 제주 구좌읍에서는 일제의 착취에 맞서 고차동, 김계석, 김옥련, 부덕량, 부춘화 다섯 분의 해녀로 시작된 해녀 항일운동이 제주 각지 800명으로 확산되었고 3개월 동안 연인원 1만7천명이 238회에 달하는 집회시위에 참여했습니다. 지금 구좌에는 제주해녀 항일운동기념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광복절 이후 1년 간 여성 독립운동가 이백 두 분을 찾아 광복의 역사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 중 스물여섯 분에게 이번 광복절에 서훈과 유공자 포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머지 분들도 계속 포상할 예정입니다. 광복을 위한 모든 노력에 반드시 정당한 평가와 합당한 예우를 받게 하겠습니다. 정부는 여성과 남성, 역할을 떠나 어떤 차별도 없이 독립운동의 역사를 발굴해낼 것입니다. 묻혀진 독립운동사와 독립운동가의 완전한 발굴이야말로 또 하나의 광복의 완성이라고 믿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은 우리 국민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힘을 보태 함께 만든 나라입니다. 정부수립 70주년을 맞는 오늘,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자랑스러운 나라가 되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에서 해방된 국가들 가운데 우리나라처럼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에 함께 성공한 나라는 없습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에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를 되살려 전 세계를 경탄시킨 나라, 그것이 오늘의 대한민국의 모습입니다. 분단과 참혹한 전쟁, 첨예한 남북대치 상황, 절대빈곤, 군부독재 등의 온갖 역경을 헤치고 이룬 위대한 성과입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전 세계에서 우리만큼 역동적인 발전을 이룬 나라가 많지 않다는 사실만큼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선대들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세대가 함께 이뤄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위상과 역량을 스스로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외국에 나가보면 누구나 느끼듯이 한국은 많은 나라들이 부러워하는 성공한 나라이고 배우고자 하는 나라입니다. 그 사실에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자부심으로 우리는 새로운 70년의 발전을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스스로 책임지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분단을 극복하기 위한 길입니다. 분단은 전쟁 이후에도 국민들의 삶속에서 전쟁의 공포를 일상화했습니다. 많은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갔고 막대한 경제적 비용과 역량소모를 가져왔습니다. 경기도와 강원도의 북부지역은 개발이 제한되었고 서해 5도의 주민들은 풍요의 바다를 눈앞에 두고도 조업할 수 없었습니다. 분단은 대한민국을 대륙으로부터 단절된 섬으로 만들었습니다. 분단은 우리의 사고까지 분단시켰습니다. 많은 금기들이 자유로운 사고를 막았습니다. 분단은 안보를 내세운 군부독재의 명분이 되었고 국민을 편 가르는 이념갈등과 색깔론 정치, 지역주의 정치의 빌미가 되었으며 특권과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반드시 분단을 극복해야 합니다. 정치적 통일은 멀었더라도 남북 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유롭게 오가며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이루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입니다. 저는 국민들과 함께 그 길을 담대하게 걸어가고 있습니다. 전적으로 국민들의 힘 덕분입니다. 제가 취임 후 방문한 11개 나라, 17개 도시의 세계인들은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와 정의를 되살리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가는 우리 국민들에게 깊은 경의의 마음을 보냈습니다. 그것이 국제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강력한 힘이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한미동맹을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시킬 것을 합의했습니다. 평화적 방식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독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G20의 정상들도 우리 정부의 노력에 전폭적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아세안 국가들과도 ‘더불어 잘사는 평화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시진핑 주석과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로 했고 지금 중국은 한반도 평화에 큰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과는 남북러 3각 협력을 함께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아베 총리와도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나가고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번영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그 협력은 결국 북일관계 정상화로 이끌어 갈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은 그와 같은 국제적지지 속에서 남북 공동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입니다. 남과 북은 우리가 사는 땅, 하늘, 바다 어디에서도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지금 남북은 군사당국간 상시 연락채널을 복원해 일일단위로 연락하고 있습니다. ‘분쟁의 바다’ 서해는 군사적 위협이 사라진 ‘평화의 바다’로 바뀌고 있고 공동번영의 바다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의 비무장화, 비무장지대의 시범적 감시초소 철수도 원칙적으로 합의를 이뤘습니다. 남북 공동의 유해발굴도 이뤄질 것입니다. 이산가족 상봉도 재개되었습니다. 앞으로 상호대표부로 발전하게 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사상 최초로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대단히 뜻깊은 일입니다. 며칠 후면 남북이 24시간 365일 소통하는 시대가 열리게 될 것입니다. 북미 정상회담 또한 함께 평화와 번영으로 가겠다는 북미 양국의 의지로 성사되었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은 양 정상이 세계와 나눈 약속입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행과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포괄적 조치가 신속하게 추진되길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틀 전 남북고위급회담을 통해 ‘판문점 회담’에서 약속한 가을 정상회담이 합의되었습니다. 다음 달 저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 평양을 방문하게 될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정상 간에 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가기 위한 담대한 발걸음을 내딛을 것입니다. 남북과 북미 간의 뿌리 깊은 불신이 걷힐 때 서로 간의 합의가 진정성 있게 이행될 수 있습니다. 남북 간에 더 깊은 신뢰관계를 구축하겠습니다. 북미 간의 비핵화 대화를 촉진하는 주도적인 노력도 함께 해 나가겠습니다. 저는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라는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북관계 발전은 북미관계 진전의 부수적 효과가 아닙니다. 오히려 남북관계의 발전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시키는 동력입니다. 과거 남북관계가 좋았던 시기에 북핵 위협이 줄어들고 비핵화 합의에까지 이를 수 있던 역사적 경험이 그 사실을 뒷받침 합니다.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어야 본격적인 경제협력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평화경제, 경제공동체의 꿈을 실현시킬 때 우리 경제는 새롭게 도약할 수 있습니다. 우리 민족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날도 앞당겨질 것입니다. 국책기관의 연구에 따르면 향후 30년 간 남북 경협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최소한 1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합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철도연결과 일부 지하자원 개발사업을 더한 효과입니다. 남북 간에 전면적인 경제협력이 이뤄질 때 그 효과는 비교할 수 없이 커질 것입니다. 이미 금강산 관광으로 8천9백여 명의 일자리를 만들고 강원도 고성의 경제를 비약시켰던 경험이 있습니다. 개성공단은 협력업체를 포함해 10만 명에 이르는 일자리의 보고였습니다. 지금 파주 일대의 상전벽해와 같은 눈부신 발전도 남북이 평화로웠을 때 이뤄졌습니다. 평화가 경제입니다.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가 정착되면 경기도와 강원도의 접경지역에 통일경제특구를 설치할 것입니다. 많은 일자리와 함께 지역과 중소기업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철도, 도로 연결은 올해 안에 착공식을 갖는 것이 목표입니다. 철도와 도로의 연결은 한반도 공동번영의 시작입니다. 1951년 전쟁방지, 평화구축, 경제재건이라는 목표 아래 유럽 6개국이 ‘유럽석탄철강공동체’를 창설했습니다. 이 공동체가 이후 유럽연합의 모체가 되었습니다. 경의선과 경원선의 출발지였던 용산에서 저는 오늘,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 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제안합니다. 이 공동체는 우리의 경제지평을 북방대륙까지 넓히고 동북아 상생번영의 대동맥이 되어 동아시아 에너지공동체와 경제공동체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동북아 다자평화안보체제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식민지로부터 광복, 전쟁을 이겨내고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이뤄내기까지 우리 국민들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국민들이 기적을 만들었고 대한민국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로 가고 있습니다. 독립의 선열들과 국민들은 반드시 광복이 올 것이라는 희망 속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고난을 이겨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경제 살리기라는 순탄하지 않은 과정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만 지금까지처럼 서로의 손을 꽉 잡으면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은 우리가 어떻게 하냐에 달렸습니다. 낙관의 힘을 저는 믿습니다. 광복을 만든 용기와 의지가 우리에게 분단을 넘어선, 평화와 번영이라는 진정한 광복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글로벌 In&Out] 남북에서 모두 잊혀진 1945년 8월의 소일전쟁/바실리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글로벌 In&Out] 남북에서 모두 잊혀진 1945년 8월의 소일전쟁/바실리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2018년 8월 15일은 광복 73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 73년 전인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항복함으로써 한반도는 일제 식민주의의 압박으로부터 해방되었고 고통받던 한국인들은 광복의 기쁨을 실감했다. 그러나 분단과 냉전을 겪으면서 남북한은 일부 기억을 지워버렸는데 제2차 세계대전 연합국 가운데 유일하게 한반도에서 전투하고 일본의 식민통치를 무너뜨린 소련에 대한 기억이다.남한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해방은 미국이 일본에 원폭을 투하한 것만 떠올리고 한반도 해방에서 소련의 역할 자체를 부정하거나 축소한다. 필자는 관련 학회에서 “소련이 한반도에서 전투를 한 번도 치르지 않고 ‘그냥’ 들어왔다”는 주장까지 들어 봤다. 이런 인식은 북한도 마찬가지다. 북한 평양의 해방탑에 소련군에 의한 해방을 기념하는 글이 새겨져 있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북한 학자들은 해방을 김일성의 조선인민혁명군의 활약으로 해석하면서 ‘신화’를 만들었다. 남북의 국가 편찬 공식 역사의 한계를 잘 보여 주는 사례다. 그 뿌리 깊은 신화를 깨뜨릴 수 있는 역사가의 유일한 무기는 사료(史料)이다. 그러면 소련군의 한반도 진출에 대해 사료들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1945년 8월 9일, 소련은 일본에 선전포고하고 만주와 한반도 북부를 중심으로 ‘만주전략공세작전’을 개시하였다. 이 작전은 3가지의 하위 작전으로 구성됐는데, 그중 하나가 한반도를 포함한 하얼빈·지린성 공세작전이었다. 북한 해방 작전 수행을 위해 소련 육·해군 연합부대가 결성되었다. 메레츠코프 원수가 지휘하는 제1극동전선군 휘하 제25군의 남측부대와 유마셰프 제독 휘하 태평양 함대의 해병부대다. 소련군의 한반도 전투는 만주전략공세작전 개시와 동시에 시작되었다. 1945년 8월 9일, 공군은 함경북도 웅기읍의 일본군 시설에 대한 공습을 실시하였고 육군 부대들은 두만강을 건너 일본군을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그 지역 주둔 일본군은 소련군 급습에도 치열한 전투를 벌였으나 결국 후퇴하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8월 9일 밤 소련군 부대들이 경흥군을 해방시켰다. 소련 공군은 일본군 시설에 대한 공습을 지속해 많은 일본 군함과 수송선을 침몰시킴으로써 해병부대의 작전을 가능케 하였다. 메레츠코프는 8월 11일 유마셰프에게 상륙부대를 결성해서 북한 해안 지역을 해방하라는 명령을 보냈다. 해군대대와 정찰부대가 웅기에 상륙하여 전투 없이 해방한 후 마침 도착한 육군부대와 합류하여 나진시에 돌격했다. 청진에서는 항구 방어선을 회복하려는 일본군의 지속적인 공격에도 소련 선봉부대는 해병여단이 도착한 15일까지 항구를 고수했다. 15일 정오 일본 천황이 무조건 항복을 선포한 ‘옥음방송’이 울렸지만 포성이 멈추지 않았다. 심지어 일본 관동군 사령부는 무기를 내려놓으라는 명령도 내리지 않았다. 살벌한 청진 전투는 동해 해안선을 따라 내려오는 육군사단이 전투에 들어간 16일까지 지속되었다. 청진 상륙작전의 성공과 만주에서의 소련군 승리의 소식을 들은 관동군 사령부는 지속적인 저항의 무의미함을 인정하고 19일 드디어 무기를 내려놓았다. 만주전략공세작전 중에 소련군은 3만 50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다. 그중 약 60%가 만주남부와 한반도를 해방시킨 제1극동전선군이었다. 육군부대들도 2000여명, 해군부대들은 1000여명의 사상자를 냈다. 소련 제1극동전선군의 군사작전은 한반도 북측 지역의 해방 이외에 또 한 가지의 성과를 거두었다. 조선 북부에서 일제식민통치에 치명적인 타격을 줘 일제 관료, 경찰, 군인들은 남쪽으로 도피했고, 그 식민권력의 공백을 조선인 스스로 채워 나갈 수 있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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