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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 “대통령 발언 한마디 한마디 중요”…잦은 페북글에 논란도

    조국 “대통령 발언 한마디 한마디 중요”…잦은 페북글에 논란도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직접 메시지 전달 속도를 줄이지 않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 사태 이후 SNS 활동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조 수석의 글은 나흘째 10여건의 글이 올라왔고 이에 비례해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한 ‘죽창가’ 논란 등도 이어졌다. 조 수석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의 수석·보좌관 회의 발언을 올린 뒤 “이번 대통령님의 발언은 한 마디 한 마디가 중요하다”고 남겼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결국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을 경고한다”면서 “일본 정부는 일방적인 압박을 거두고 이제라도 외교적 해결의 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이 글까지 포함해 지난 12일부터 현재까지 나흘간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한 게시물 10여건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대부분 본인의 생각을 길게 쓰기보다는 청와대나 정부의 발표 자료 혹은 언론 기사 등을 링크하며 자신의 의견을 짤막하게 덧붙이는 형태를 취했다. 이 과정에서 해프닝도 발생했다. 조 수석은 지난 1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작성한 ‘일본 수출규제 조치세계무역기구(WTO) 일반 이사회에서 논의 예정’이라는 보도자료를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문제는 산업부가 이 자료를 공식 배포한 시간은 오후 5시 27분이었으나, 조 수석이 이를 공유한 시간은 그보다 빠른 5시 13분이었다는 점이다.이는 산업부 보도자료에 ‘즉시 보도’라는 공지가 돼 있어, 조 수석 측에서 이미 배포가 된 것으로 착각해 벌어진 일로 알려졌다. 통상 해당 부처의 보도자료는 청와대에도 사전에 알려지지만 부처보다도 더 빨리 청와대 직원의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자칫 주요 정책에 있어 혼선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 수석이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한 노래인 ‘죽창가’를 소개한 것을 두고도 의견이 갈렸다. 조 수석은 페이스북에 노래와 함께 “SBS 드라마 ‘녹두꽃’ 마지막 회를 보는데 한참 잊고 있던 이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나왔다”고 소개했다. 죽창가는 유신 체제의 대표적 공안사건인 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남민전·1979년) 사건으로 9년여를 복역한 고 김남주 시인이 작사했다. 녹두꽃과 죽창가 모두 구한말 내정간섭을 강화하던 일본과 맞선 민초를 다뤘다는 점에서 조 수석의 글 역시 일본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조 수석의 ‘죽창가’ 게시글에 대해 “대일관계에서 감정적 표현보다는 우리 정부가 필요한 분야에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반면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데 민정수석은 죽창가를 들먹인다”면서 “철없는 과일은 사람을 즐겁게 하는데 철없는 사람들은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조 수석은 지난 12일에는 페이스북에 한 언론의 칼럼 가운데 “남은 건 절치부심이다. 정부와 국민을 농락하는 아베 정권의 졸렬함과 야비함에는 조용히 분노하되 그 에너지를 내부 역량 축적에 쏟아야 한다”는 대목을 인용하기도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정의당 김종대 “정경두 국방장관 해임? 과도한 정치공세”

    정의당 김종대 “정경두 국방장관 해임? 과도한 정치공세”

    최근 북한 목선이 강원 삼척항에 입항하고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장교가 병사에게 허위 자백을 요구한 사건이 발생하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책임을 져야한다면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정경두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과도한 정치공세”라면서 “안보를 정치화하는 게 보수 정치냐”고 보수 야당을 비판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15일 공동으로 정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두 야당은 지난달 15일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에서 확인된 군 경계 실패와 지난 4일 해군 2함대 사령부 안에서의 허위 자백 사건 등으로 군 기강 해이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정 장관의 해임을 주장하고 있다. 장관 해임건의안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다. 그러나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이 제출된 장관을 반드시 해임해야 하는 법적 구속력은 없다. 보수 야당은 정 장관의 해임건의안 표결을 위해 오는 18~19일 이틀 간 본회의를 열자고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반대하고 있다. 이렇게 여야 간에 임시국회 의사일정 합의마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김종대 의원은 보수 야당의 정 장관 해임 주장이 “안보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동해 목선에 이어 ‘서해 오리발 사건’은 군의 기강 문제다. 그 어떤 대공 용의점이 발견되지 않았고, 전선은 그 어느 때보다 평화로운 상황”이라면서 “군 기강 문제는 해당 부대 지휘관이 책임지고 개선할 일이지 정부의 안보 정책, 대북 정책 문제로 확대시켜서는 곤란하다. 안보가 무너졌다고 국방장관이 책임을 지라는 건 과도한 정치공세”라고 지적했다.김 의원이 ‘서해 오리발 사건’이라고 언급한 해군 2함대 사령부의 허위 자백 강요 사건은 지난 4일 밤 ‘거동 수상자’로 지목된 인물이 탄약고에서 경계병의 신원 확인 절차에 응하지 않고 도주한 사건이다. 당시 2함대 인근에서 고무보트와 오리발이 발견돼 적이 침투한 흔적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조사 결과 당시 ‘거동 수상자’는 인근 초소의 경계병으로 밝혀졌고, 당시 이 사건이 발생했을 때 지휘통제실 간부(소령)가 제대를 앞둔 병장에게 허위 자백을 강요해 논란이 됐다. 김 의원은 “서해 2함대 사건이 국방장관에게 직보되지 않았다고 문제 삼는 건 어처구니가 없다. 장관이 상황실 당직 장교인가”라면서 “대북 전략에 몰입해야 할 장관에게 그런 세세한 상황을 보고하지 않은 건 잘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동해 사건(북한 목선 입항 사건)도 보고의 문제가 드러난 만큼 책임은 규명해야 한다. 그렇다고 장관을 흔들고, 1조원이 넘는 구축함을 목선 잡는데 추가로 투입한다고 한다”면서 “황당한 안보 낭비다. 이런 안보 논란이 안보 낭비를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보수 야당에서) 국방장관 해임 안하면 추경(추가경정예산안) 통과 안 하겠다는데, 안보를 정치화하는게 보수 정치냐”고 지적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학생 줄어 재정난에 빠질라”… 자사고, 일반고 자진 전환 속출

    “수시 비중 늘어 내신 불리” 인식 강해 일반고의 3배 달하는 수업료도 한몫 학교들, 재지정 문턱 못 넘을까 우려 교육당국의 재정·행정적 지원 기대도 자율형 사립고(자사고)들이 관할 교육청의 지정 취소 결정에 반발하는 가운데 일반고 전환을 자진 신청하는 자사고들도 줄을 잇고 있다. 대학 입시에서 자사고가 과거와 같은 위상을 누리지 못하면서 학생 충원이 어려워진 탓이 크다.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전북 군산중앙고와 익산 남성고, 대구 경일여고가 자사고에서 일반고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학교는 올해 재지정 평가를 받지 않았지만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군산중앙고는 한국GM 군산공장의 가동 중단 등으로 지역 경제가 타격을 받으면서 최근 2년간 신입생 미달 사태를 빚다 지난 5월 학교운영위원회를 열고 일반고 전환을 결정했다. 익산 남성고는 지난해 후기고 모집에서 경쟁률이 0.63대1, 대구 경일여고는 0.34대1에 그치면서 일반고 전환 방침을 세우고 학부모 등의 의견수렴에 나섰다. 자사고는 학교 운영의 자율성을 보장받는 대신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지 않는다. 때문에 학생 충원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재정난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의 고교 다양화 정책에 따라 2010년을 전후해 전국적으로 급격히 늘어난 자사고들 중 상당수는 법인 전입금이 넉넉지 않은 데다 수업료를 더이상 올리기도 어려워 재정난에 시달려 왔다. 이 같은 이유로 스스로 일반고로 전환한 자사고들은 2010년 이후 모두 11개교에 달한다. 명문대 진학의 발판으로 여겨졌던 자사고가 학생 충원마저 어려워진 이유는 대학 입시에서 자사고가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이는 정시 수능의 영향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수시 모집의 비율이 70%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우수 학생들이 모여 있는 자사고는 내신 성적을 얻기가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 우후죽순으로 지정된 자사고들이 일반고의 3배에 달하는 수업료를 낼 만한 교육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하나고(전국단위)를 제외한 서울 21개 자사고의 입학경쟁률은 2017학년도 1.70대1에서 올해 1.30대1로 하락했다. 서울 외 지역 자사고 11곳의 경쟁률은 올해 0.84대1에 그쳤다. 교육계에서는 신입생 모집에서의 미달 사태로 교육청의 재지정 평가 문턱을 넘지 못할 것을 우려해 자발적으로 일반고 전환을 고려하는 학교들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일반고로 전환해 재정 지원을 받고 싶어도 학부모 반발을 우려해 지정 취소를 반대하는 공동 전선에 보조를 맞추는 학교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은 일반고로 전환하는 자사고에 대해 재정·행정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학교별로 최대 5년간 20억원씩 지원하고 고교학점제 등 교육 과정의 다양화를 위한 행정적 지원을 제공할 방침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일반고로 전환되는 자사고에 3년 동안 교육부가 예산 10억원을 지원하겠다”면서 “교과선택제나 고교학점제 등을 통해 일반고 학생들에게 기회를 넓혀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홍콩, 이번엔 ‘中 보따리상 반대’ 시위

    홍콩에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4개월째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중국 보따리상 무역에 반대하는 대규모 행진이 벌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시민 3만명(경찰 추산 4000명)은 지난 13일 중국 접경도시 홍콩 북구 상수이에서 진행된 ‘상수이를 되찾자’ 행진에 참여했다. 이날 행진은 오후 3시 30분부터 시작됐으며, 시위대는 보따리상 무역과 관련된 상점을 지나면서 “문을 닫으라”고 소리쳤다. 중국 보따리상은 그동안 광둥성 선전시와 가까운 홍콩 상수이를 주요 무역거래 장소로 활용해 왔다. 이들은 홍콩에서 산 면세품을 중국 본토에 되파는 방식으로 상당한 이문을 챙겼는데, 홍콩에서는 보따리상과 거래하는 약국과 화장품 가게 등이 급증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공공위생도 나빠지는 등 지역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시위대는 선전 주민에게 발급되는 한 달짜리 홍콩비자 폐지 등 6가지 조건을 당국에 요구했다. 행진 경로에 있는 점포 상당수는 문을 닫았고 당국은 경찰 150명을 배치하고 폭동진압 경찰 700명을 대기시켰다. 이런 가운데 행진이 끝난 직후인 오후 5시쯤 상수이 지하철역 인근에서 경찰과 시위대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시위대에 둘러싸이자 위협을 느낀 경찰이 경찰봉을 휘두르고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며 해산하려 했지만 수적 열세로 후퇴했다고 SCMP가 전했다. 시위대는 경찰을 뒤쫓아가 우산 등으로 찔렀고 경찰 배지를 착용하지 않은 데 대해 항의하기도 했다.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최소 2명의 시위대원과 경찰 5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오후에도 사톈 지역에 시위대 10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송환법 반대 행진을 벌였다. 전날에 이어 시위대와 경찰이 곳곳에서 충돌했으며 시위대 중 일부는 인근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과 대치했다. 재야단체 연합인 ‘민간인권전선’은 오는 21일에도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창고로 불러 보란듯이 홀대하고선 딴소리하는 일본

    창고로 불러 보란듯이 홀대하고선 딴소리하는 일본

    회의 장소·옷차림·악수 대신 냉대로 홀대일본 측 “한국이 규제조치 철회요구 안해”우리 측 “원상회복, 즉 철회 분명히 요구”일본 거듭 “회의록 뒤져도 명확한 발언 없어”경제보복 후 첫 만남, 불신만 확인한 채 끝나한일 양국 정부가 일본의 경제 보복과 관련해 개최한 실무회의가 진실게임으로 흐르고 있다. 우리 대표단은 일본 측에 수출 규제를 철회해달라는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으나, 일본 측이 한국으로부터 철회 요구를 받은 적 없다고 잡아뗐기 때문이다. 5시간 반의 마라톤 회의에서 아무 소득 없이 입장 차만 확인한 양측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관심이 쏠린다. ●일본 특유의 극진한 환대 ‘오모데나시’ 감춰 지난 12일 도쿄 일본 경제산업성 별관 1031호에서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이후 한일 양측의 첫 실무회의가 열렸다. 일본 문화 특유의 극진한 손님대접을 뜻하는 ‘오모데나시’는 온데간데 없었다. 우리 대표단을 의도적으로 홀대하려는 일본 정부의 태도는 극단적으로 회의 장소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테이블 2개와 사무용 의자 4개, 화이트보드가 놓인 장소는 국가간 실무자 회의가 열리는 곳이라고 보기엔 너무 초라했다. 심지어 우리 측이 앉은 의자 뒤쪽엔 쓰지 않는 의자가 쌓여 있어 창고 같은 인상을 풍겼다. 바닥에는 정리되지 않은 전선이 삐쭉 튀어나와 있었고 곳곳에 파손된 의자나 책상 등 기자재의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다.화이트 보드에 ‘수출관리에 관한 사무적 설명회’라는 일본어를 프린트한 A4용지 2장을 이어 붙여놓은 모양새도 일부러 무성의함을 티내려는 듯했다. 먼저 자리에 와 있던 일본 측 대표단의 이와마쓰 준 경제산업성 무역관리과장과 이가리 가쓰로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은 한국 정부 대표단의 전찬수 무역안보과장과 한철희 동북아통상과장이 입장할 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악수도 권하지 않았다. 의도적인 홀대 전략이었다. 예의를 갖춰 넥타이에 정장 차림을 한 한국 대표단과 달리 일본인 참석자들은 셔츠를 돌돌 말아 올리거나 반팔 셔츠인 채였다. 오후 2시에 시작된 회의는 5시간 30분이 지난 저녁 7시 30분에야 끝났다. 우리 측은 일본이 한국만 겨냥해 수출 규제를 강화한 이유를 따져 묻고 설명을 요구했다. 일본 측은 한국의 대법원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는 아니며 한국 정부의 무역관리에 문제가 있어서 취한 조치라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5시간 넘게 있으면서 본론도 안 꺼냈다고? 회의가 끝난 뒤 일본 측은 “한국이 (수출 규제) 철회를 요구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며 “세계무역기구(WTO) 위반인 것에 대한 발언도, 일본 조치가 국제공급망을 손상시킬 것이라는 취지의 말도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말이다. 일본의 부당한 수출 규제 중단을 촉구하기 위해 도쿄에 날아간 한국 정부 대표가 5시간 30분 동안 ‘본론’을 꺼내지 않았다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즉각 반박했다. 실무회의에 참석했던 당사자인 전 과장과 한 과장은 13일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출국하기 전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 과장은 “철회 요청이 없었다는 일본 측 주장이 있는데, 우리는 일본 측 조치에 유감을 표명했고 조치의 원상회복, 즉 철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전 과장은 “일본 측은 어제 회의가 단순 설명이라는 입장에 한국 정부가 동의했다고 밝혔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어제 회의는 문제 해결을 위한 만남으로 협의로 보는 게 더 적당하다. 일본 측의 설명은 30분에 그쳤고 4시간 이상 우리 입장과 쟁점에 대한 추가 반론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전 과장은 세계무역기구(WTO) 위반 문제에 대한 한국 측의 항의가 없었다는 일본 측 설명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과 다르다”라고 지적했다.그는 “일본은 이번 조치가 정당하고 WTO 규정을 위반하지 않고, (징용배상 판결에 대한) 대항 조치도 아님을 한국 정부가 이해했다고 주장했지만, 이에 대해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동의할 수도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적극적인 반박에도 일본 측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경제산업성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재차 회의록을 확인했지만 (한국 측이) (규제조치) 철회를 요구했다는 명확한 발언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적반하장 “합의된 것 이상 말해 한국에 항의” 실무회의에 참석한 이와마쓰 과장은 되려 한국의 발언이 양측의 합의 내용을 넘어섰다며 한국 측에 항의했다고 밝혔다.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성사된 양국의 첫 만남이 서로에 대한 불신만 확인한 채 끝났다. 이번 사태의 조기 수습을 기대하긴 더 어려워졌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미 하원 최초로 깜짝 통과된 ‘한국전 종식 촉구 결의’는 어떻게 이뤄졌을까

    미 하원 최초로 깜짝 통과된 ‘한국전 종식 촉구 결의’는 어떻게 이뤄졌을까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 반가운 소식이 날아왔다. 미국 하원 전체회의에서 최초로 ‘한국전 종식 촉구 결의’가 통과됐다. 민주당 소속 로 카나,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이 공동 발의해 ‘국방수권법 수정안’(NDAA amendment 217)으로 제출된 ‘한국전 종식 촉구 결의’ 조항이 이날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을 다루는 하원 전체회의 구두 표결에서 가결된 것이다. 미국 연방의회에서 외교적 방식으로 대북문제를 해결하고 한국전쟁의 공식 종식을 추구하자는 결의를 전체회의에서 의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 카나 의원은 표결에 앞서 제안 취지를 설명하며 “초당적인 노력으로 북한과의 대결상태를 종식시키고 평화를 찾을 때가 왔다”며 외교적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결의 조항의 구체적인 내용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 프로그램을 해결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또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고 69년간 지속된 한국전쟁을 끝내기 위해 지속적이고 신뢰할 만한 외교적 노력을 추구하도록 했다. ‘한국전 종식 촉구 결의’ 조항에 법적 구속력은 없다. 하지만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9년 만에 미 연방 의회에서 정전상태를 공식적으로 끝내자는 결의가 최초로 동과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러한 성과를 가져온 데는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의 노력이 컸다. 이 의원은 1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미국 조야에 북한과의 대화 회의론을 전환시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미국이라는 곳은 결국 의회가 만들어가는 국가다. 의회가 대화를 통해 북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최소한의 틀을 만들었다는 것이고 이는 문재인 정부의 평화정책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결의 조항이 구상된 건 지난해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2018 국제 평화포럼’에서 한국 측에서는 이 의원과 함께 홍익표 의원 등이 참석해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를 눈여겨봤던 미국 평화운동·여성운동 시민단체와 컬럼비아대 교수 등이 이 의원에게 연락했고 이후 이 의원 등이 올해 3월과 6월 미국을 찾아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많은 로 카나 의원과 함께 결의 조항을 만들게 됐다. 이 의원은 “로 카나 의원의 지역구가 소위 말하는 한국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지역구가 아니다. 그런데 전임이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주도한 마이크 혼다 의원이었고 혼다 의원을 꺾고 당선됐지만 한반도 평화 문제에는 입장을 같이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역할이 무엇일까 고민하면서 결의 조항 작성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결의 조항이 의회의 문턱을 넘기까지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미국 내에서는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를 조금이라도 보여줘야 대화를 할 것처럼 하는 분위기가 강한 데다 미국 내 싱크탱크는 특히 북한과의 대화에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는 것을 설득하는 데 주력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지난 3월 로 카나 의원을 비롯해 대선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만난 데 이어 6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홍익표 의원 등과 함께 로 카나 의원과 브래드 셔먼 의원을 만나 결의 조항을 만들고 관계자들을 설득했다. 이 의원은 “문 특보가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원장이었던 셔먼 의원을 설득했던 게 결정적이었다”며 “셔먼 의원과 소신이 뚜렷한 의원인데 문 특보가 장시간 대화해 셔먼 의원을 설득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미국 시민단체의 역할이 컸다고 이 의원은 강조했다. 그는 “시민단체가 전체회의 전날 밤까지 각자 지역구 의원들 찾아가 설득했다”며 “이 밖에도 우리 대사관에 국회입법관이 파견됐는데 그분도 계속 정보를 제공해주는 등 이번 결의 조항 의결은 시민단체, 학계, 의원 등 모두가 합작해 만들어진 성과”라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문 대통령 “블루 이코노미, 전남과 대한민국 발전의 블루칩될 것”

    문 대통령 “블루 이코노미, 전남과 대한민국 발전의 블루칩될 것”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전남 발전과 대한민국 발전은 하나”라며 “블루 이코노미(Blue Economy)가 전남 발전과 대한민국 경제 활력의 ‘블루칩’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전남 무안의 전남도청에서 열린 ‘전남 블루 이코노미 경제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오늘 전남은 섬·해양·하늘·바람·천연자원 등 풍부한 자연자원을 토대로 ‘블루 이코노미(Blue Economy) 전남’을 향한 원대한 비전을 발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전남 방문은 지역경제 활력 및 균형 발전을 위해 지난해 10월 전북 군산을 기점으로 시작된 전국 경제 투어 10번째 순서다. ‘블루 이코노미’는 에너지·관광·바이오·드론과 e모빌리티·은퇴 없는 건강도시 등 5개 프로젝트를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선도하는 전남의 새 미래 전략이다. 문 대통령은 “전남은 ‘글로벌 에너지 신산업 수도’라는 이름에 걸맞게 재생에너지 발전량 전국 1위로 에너지 신산업을 이끌고 있다”며 “전통 에너지원뿐 아니라 신에너지원을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에너지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이어 “정부도 나주 빛가람혁신도시를 에너지 밸리로 특화하고 에너지 밸리가 차세대 에너지신산업의 거점으로서 성장하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드론·미래차는 정부의 혁신성장 8대 선도사업 중 하나로, 고흥에 드론을 비롯한 무인기 국가종합성능시험장이 건설될 예정”이라며 “나로우주센터와 드론을 중심으로 고흥과 전남이 항공우주산업의 혁신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남은 480억원 규모의 초소형 전기차 실증사업을 유치해 미래차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며 “중소·중견기업 중심의 미래차 산업을 선도하는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무안공항을 경유하는 호남고속철도를 조속히 완공하고, 호남고속철도와 경전선을 연계해 무안공항을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하겠다”며 “이순신 장군 유적지를 포함한 서남해안 관광·휴양벨트 조성사업과 남해안 관광 활성화 사업을 지원해 전남 관광 6천만 시대를 여는데 정부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과 전남의 바이오산업 비전을 연계해 국민 건강 100세 시대를 만들어가겠다”며 “전남도가 추진하는 ‘바이오 메디컬 허브, 전남’ 실현을 위해 정부가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2021년 화순 백신 위탁생산시설이 완공되면 백신 공정개발, 임상시험용 시제품 생산이 가능해져 중소·벤처기업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전남 지역 관심이 지대한 한전공대 설립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예정대로 2022년에 개교하도록 계속 관심을 갖고 지원하겠다”며 “국가가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 양성은 물론 지역균형발전에 큰 역할을 하게 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특히 “광주 송정∼순천 경전선 전철화도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며 “부산까지 운행 시간이 5시간 30분에서 2시간대로 단축돼 호남·영남 사이 더 많은 사람과 물류가 오가고 전남·경남이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전남 하늘길도 활짝 열겠다”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연장 사업을 시작으로 무안공항을 지역균형발전을 이끄는 거점 관문 공항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남과의 개인적인 인연도 펼쳐보였다. 문 대통령은 “저는 1978년 해남 대흥사에서 전남과 인연을 맺었다”며 “주민등록을 옮기고 예비군도 옮겨서 훈련받았으니 법적으로 한때 전남도민이었다. 그 시절 보고 겪었던 전남의 아름다운 자연과 인심은 제게 깊이 각인돼 있다”고 회고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전남은 대담한 변화와 혁신의 길에 서 있다”며 “전남이 아름다운 대한민국, 발전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여주길 바란다. 항상 함께하겠다”고 마무리했다.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삼복 더위 시작…주말에는 전국 곳곳에 소나기

    삼복 더위 시작…주말에는 전국 곳곳에 소나기

    소서와 대서 사이에 있어 본격적인 여름더위가 찾아온다는 초복은 삼복의 시작이다. 초복인 12일은 전국의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나들며 초복 더위를 실감케 하겠다. 그러나 주말에는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지방에는 장맛비가 내리고 그 밖의 지역은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많겠다. 기상청은 “12일 전국의 낮 최고기온은 낮 기온은 25~30도 분포로 어제보다 2~3도 높아질 것으로 보이며 주말에도 비슷한 수준의 기온을 보이겠지만 평년(25~29도)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날씨가 되겠다”라고 12일 밝혔다.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폭염, 무더위라고 할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13일 전국의 예상 아침 기온은 19~22도, 낮 최고기온은 25~30도 분포를 보이겠으며 지역별 낮 최고기온은 춘천 30도, 서울, 대전, 대구 29도, 광주 28도, 부산 26도, 제주 25도 등이 되겠다. 한편 주말인 13일에는 전국이 서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겠지만 중부지방은 북쪽을 지나는 약한 기압골의 영향도 받기 때문에 흐리고 비오는 곳이 많겠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 제주 남쪽 해상으로 일시적으로 북상하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낮에 장맛비가 내릴 것이라고 기상청은 전망했다. 12일 오후 경기동부와 강원 영서에는 5~10㎜, 13일 오후에는 남부 내륙을 중심으로 5~20㎜의 소나기가 내리겠다. 주말 제주도에 내리는 장맛비는 5~20㎜ 수준이 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12~14일 사이에 비나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천둥과 번개가 동반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달라”도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유럽 도시 기행 1(유시민 지음, 생각의길 펴냄) ‘알쓸신잡’을 통해 남다른 여행법을 뽐냈던 저자의 유럽 답사기. 문명의 빅뱅이 일어난 아테네, 그렇게 탄생한 문명이 가속 팽창을 이룬 로마, 약 3000년에 가까운 오랜 기간 국제도시였던 이스탄불, 보잘것없는 변방에서 문명의 최전선이 된 파리까지 ‘콘텍스트’(맥락)를 파악하기 위해 부지런히 누볐다. 324쪽. 1만 6500원.마음의 여섯 얼굴(김건종 지음, 에이도스 펴냄) 우리는 왜 우울하고 불안하며, 미치고 사랑하는 것일까? 십수년간 정신과 의사로 일해 온 저자가 우울·불안·분노·중독·광기를 살피며 이들 감정이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 중 하나인 사랑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색한다. 248쪽. 1만 6000원.나무의 모험(맥스 애덤스 지음, 김희정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약 16만㎡의 삼림지를 사들인 고고학자의 숲속 생활 수기.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따 먹는 바람에 추방되는 일화부터 1765년 미국 급진주의자들이 보스턴 항구 느릅나무에 영국 정부 대표를 상징하는 인형을 매달아 교수형에 처하기까지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인간의 노력에는 늘 나무라는 상징이 뒤따랐다. 388쪽. 1만 6000원.심슨 가족이 사는 법(윌리엄 어윈 외 엮음, 유나영 옮김, 글항아리 펴냄) 30여년 간 미국 시트콤 및 애니메이션 사상 최장 기간 방영 기록을 매 시즌 갈아치우고 있는 ‘심슨 가족’으로 보는 철학 이야기.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랐음에도 삶을 사랑하는 순수한 얼간이 호머 심슨, 가족 내에서 유일한 지성인이지만 반지성주의가 팽배한 공동체에 어울리지 못해 외로운 리사 심슨 등 현대사회의 다양한 면면을 철학 이론과 결부시켜 풀어냈다. 492쪽. 2만 2000원.널 만나러 왔어(클로이 데이킨 지음, 강아름 옮김, 문학동네 펴냄) 시름시름 앓는 엄마와 자신을 괴롭히는 학교 친구 때문에 회피와 포기가 더 빠른 소년, 열두 살 빌리. 물속에서 한창 수영 중인 빌리 앞에 말하는 고등어 한 마리가 나타난다. 영국 출신 작가는 이 데뷔작으로 브랜퍼드 보스 상 최종 후보, 카네기 메달상 후보 등에 올랐다. 360쪽. 1만 3800원.밀양을 듣다(김영희 외 지음, 오월의봄 펴냄) 한국 사회에서 처음으로 탈원전을 사회적 이슈로 만들었던 ‘밀양 할매’들의 이야기를 담은 구술집.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을 학술적 담론의 장으로 끌어들인 연구자, 활동가, 운동의 주도 세력인 마을 주민들의 말을 함께 실었다. 2014년 출간된 ‘밀양을 살다’의 후속 격이다. 656쪽. 3만 2000원.
  • 美 합참의장, 동맹국에 호르무즈해협 호위 요청… 외교부·국방부 “공식 제의 없었다”

    反이란 전선 명분 통해 고통분담 효과 정부, 美 정식 요청땐 동참 가능성 높아 중동 호르무즈해협에서 지난달 13일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 이후 미국이 해당 항로를 이용하는 민간선박을 호위하기 위해 동맹국들에 연합체 구성에 동참할 것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맹국이란 한국과 일본일 가능성이 높아 한국군이 이란 사태에 연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11일 외신에 따르면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이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호르무즈와 바브 엘 만데브 해협에서 항해의 자유를 보장할 연합체를 구성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동맹국 군과 연합체를 결성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측이 일본 자위대에 호르무즈해협 파병을 요청했다며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미국의 구체적 요구를 파악하는 한편 참가 여부와 자위대 파병에 필요한 법적 절차 등을 점검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 외교부 김인철 대변인은 “정부는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 항행의 자유, 그리고 자유로운 교역이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미국으로부터 연합 함대 구성 요청을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미국 측과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외교 경로를 통해서 요청받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고, 국방부 및 해군 관계자도 “공식적으로 제의가 온 적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일본이 요청을 받았다면 한국도 요청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16일 언론 인터뷰에서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중국, 한국, 일본 등을 거론하며 호르무즈해협이 계속 열려 있도록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요청이 들어온다면 관계부처 합동으로 (참여 여부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호르무즈해협에 한일 등 동맹국의 파병을 미국이 희망하는 것은 사업가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시각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왜 미군만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해야 하느냐”는 주장을 펴 왔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동맹국의 동참으로 반(反)이란 전선에 대한 명분을 얻을 수 있는 데다 비용적 측면에서도 고통분담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만일 미국이 이란을 군사적으로 공격하는 사태가 올 경우 우리 군이 연루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동맹인 미국의 협조 요청을 마냥 거부하기도 힘들다. 특히 일본이 동참을 결정할 경우 우리만 빠지는 그림은 더욱 힘들다는 분석이다. 서울의 외교 소식통은 “항행의 자유를 강조한 한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 등을 보면 한국도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꿈 이룬 억만장자, 우주를 꿈꾼다

    꿈 이룬 억만장자, 우주를 꿈꾼다

    타이탄/크리스천 데이븐 포트 지음/한정훈 옮김/리더스북/504쪽/1만 8000원소년은 반에서 가장 허약했다. 지독한 괴롭힘을 당하던 그에게 공상과학소설은 큰 위로였다. 소년은 졸업 후 여러 사업으로 큰 돈을 벌었다. 어느 날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다면 어떻게 될까?’ 고민했다. 공상과학소설처럼, 충돌 전 화성으로 사람을 보내면 되리라 생각했다. NASA(미국항공우주국)에서 이런 일을 진행조차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그는 스스로 로켓을 만들기로 한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장면을 두근거리며 보던 다섯 살의 다른 소년이 있다. 그는 전자상거래 사업으로 억만장자가 된 뒤 꿈을 실행으로 옮기는 중이다. 몰래 도시 절반만한 땅을 사들이고, 철저한 계획을 세워 로켓을 만든다. 첫 번째 소년의 이름은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왼쪽)다. 그리고 두 번째 소년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오른쪽)다.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를 타고 지구인들은 달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탑승했던 닐 암스트롱의 말대로 “한 인간에게는 작은 걸음이었지만, 인류 전체에게는 큰 도약”이었다. 그리고 50년이 지났다. 그 이후 인류는 몇 걸음을 도약했을까. 실망스럽게도, 한 걸음도 내딛지 못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달에 사람을 보냈으니 이제 화성으로 우주여행을 떠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가 가득했다. 그러나 우주 개척 최첨단에 서 있는 NASA는 이들의 희망을 저버린 지 오래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우주선이 아닌, 이륙과 착륙이 가능한 우주선 개발은 50년 동안 지지부진하다. 워싱턴포스트 기자 크리스천 데이븐포트의 신간 ‘타이탄’은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 도전을 다룬 책이다. 독점 인터뷰와 밀착 취재로 구성한 500여쪽의 책은 민간 우주산업의 최전선에 선 두 명의 사업가를 중심으로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스트레토론치의 폴 앨런과 같은 억만장자들이 왜 우주 사업에 뛰어들었는지를 담았다. 이들이 대담한 비전을 품고 우주 산업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누구도 생각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고, 각종 불합리함에 맞서 싸우며 나아가는 과정을 촘촘하게 엮어 냈다.이 분야 선두 주자인 머스크가 민간업체인 ‘스페이스X’를 세우고 우주 개발에 뛰어들 당시, NASA는 절대적인 지위에 있었다. 민간업체 선정 역시 인맥으로 좌우되곤 했다. NASA가 수의계약으로 파트너를 선정하자 머스크는 NASA와의 소송전에 돌입한다. 승소 가능성 10%도 안 됐지만, 머스크는 싸움에서 당당히 승리해 경쟁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다. 머스크가 거침없이 싸우며 나아갈 때, 베이조스는 아무도 모르게 ‘블루오리진’을 세우고 아주 천천히 나아간다. 저자는 거침없는 토끼와 같은 머스크, 거북이처럼 조용히 움직이는 베이조스를 대비해 보여 주고, 이들이 10년 넘게 벌이는 치열한 물밑 경쟁, 목숨을 건 시험 비행과 여러 차례 로켓 폭발을 다룬다. 둘보다는 조금 뒤처졌지만, 리처드 브랜슨, 폴 앨런까지 4명의 거물이 펼치는 우주 진출전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멈추지 않는 도전과 성공 등 책 곳곳에 극적인 이야기가 담겼다. 과장을 최대한 배제했지만, 이야기식으로 구성해 마치 소설을 읽는 느낌마저 준다. 여러 난관을 거쳐 올해 5월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초고속 인터넷용 위성 60기를 한꺼번에 발사했다. 머스크는 2023년 민간인을 태우고 달을 탐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베이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 역시 자사 달 착륙 우주선 ‘블루문’을 얼마 전 공개했다.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에서 제작한 우주선 ‘스페이스 2’는 지난 2월 모하비 사막에서 탑승객 1명을 태우고 90㎞ 상공까지 올라갔다가 귀환했다. 희망을 동력 삼아 미지의 우주 세계로 향하는 이들의 도전을 읽다 보면 어린 시절 우주를 동경하던 소년 시절의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좌절 않고 나아가는 이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련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81) 개성상인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이우현 OCI 부회장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81) 개성상인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이우현 OCI 부회장

    이우현 부회장, 3월에 취임해 경영전면에 나서부친 고 이수영 회장은 경총 회장 3연임태양광과 바이오 산업에 ‘승부수’ 띄워 OCI의 창업주인 고 이회림 명예회장은 개성상인의 마지막 세대다. 그는 개성의 송도보통학교를 나와 개성상인으로부터 도제식 경영수업을 받은 후 1937년 건복상회를 운영했다. 6·25 전쟁중 서울에 내려온 뒤 여러 가지 사업을 하다 1959년 OCI의 전신인 동양화학을 창업했다. 창업주의 아들 고 이수영 회장은 1996년 회장으로 취임한 후 2000년 제철화학과 제철유화를 인수해 화학과 제철 회사로 규모를 키웠다. 2004년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으로 추대된 뒤 2010년까지 세번 연임하며 우리나라 경영계를 대표했다. 이회림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이수영 회장의 장남인 이우현(51) 대표이사 부회장은 개성상인의 피를 이어받은 3세대 경영인이다. 그는 홍대부고와 서강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OCI 입사 전 미국 인터내셔널로머티리얼, BT올펜손, 홍콩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 등 외국계 금융사에서 10년 가량 경력을 쌓으며 재무감각을 갖췄다. 이 부회장은 2005년 OCI가 콜롬비안케미컬즈의 인수 합병을 돕는 과정에서 전략기획본부장(전무)으로 입사했다. 화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물론 금융 전문가로서의 역량과 투자 감각을 겸비한 그는 부친을 도와 OCI가 화학 전문 기업에서 태양광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일조했다. 2008년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태양광발전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사업을 맡아 5만 2000t 규모의 한국 공장 건설을 지휘하고, 2만t 규모의 말레이시아 공장을 인수하는 등 회사를 글로벌 리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2012년 미국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시에 400㎿에 달하는 대규모 태양광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태양광발전사업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이 부회장은 2013년 대표이사 사장(CEO)에 취임한 뒤, 태양광 시장의 장기 불황으로 인해 적자에 빠진 회사를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시켰다. 현대오일뱅크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 각종 카본 사업을 확대해 석탄석유 화학사업에 새로운 활로를 개척했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매진하는 한편 2018년에는 중장기적인 신성장동력을 키운다는 각오로 바이오 사업에 진출했다. 이 부회장이 부친 고 이수영 회장에게서 배운 경영철학은 ‘정도 경영’이다. 이수영 회장은 이 부회장에게 항상 “1등은 못해도 남에게 피해주는 일, 욕먹을 일은 애당초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지난 3월 부회장에 오른 뒤 OCI의 경영을 비롯해 신규사업발굴 및 전략적 해외사업관리 등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사장 시절에도 한 해의 3분의 1정도 해외 출장을 갈 정도로 현지 고객과 파트너사를 방문해 경영 일선에서 직접 챙겼다.이 부회장은 2017년 부친의 갑작스런 별세로 1000억 원 안팎의 상속세를 내게 되자 보유 지분을 일부 매각해 OCI 최대주주 자리에서 내려오기도 했다. 현재 이 부회장의 보유지분은 5.04%이다. 어머니는 경향신문기자 출신인 김경자(77) 송암문화재단 이사장이다. 이 부회장은 자민련 국회의원을 지낸 김범명 씨의 장녀 김수연(42)씨와 결혼, 1남 3녀를 뒀다. 부인 김씨는 서울대 음대와 미국 보스턴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이 부회장의 남동생 이우정(50)씨는 서강대 독어독문학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 석사 출신으로 이성은(49) 씨와 결혼했다. 여동생 이지현(45)씨는 한국외대 불어과를 졸업한 뒤 이화여대에서 미술사학 석사를,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 대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OCI 미술관 관장으로 근무중이다. 지현씨는 법조계 원로의 자제이며 와튼스쿨 MBA 출신 김성준(45) OCI RE사업본부 부사장과 결혼했다.창업주의 차남인 이복영(72) 회장은 삼광글라스를 경영하고 있다. 이우현 부회장의 작은 아버지다. 경복고, 서울법대와 오하이오 주립대를 졸업한 이 회장은 1997년부터 2001년까지 동양제철화학(현 OCI)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부인 박형인(67) 씨와 결혼해 2남 1녀를 두고 있다. 이중 장남인 이우성(41) 이테크건설 부사장이 LS전선 구자열 회장의 장녀인 은아(37)씨와 결혼하면서 LS그룹과 사돈을 맺었다. 창업주의 삼남인 이화영(68) 유니드 회장은 경복고와 오하이오 주립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이철승 전 상공부 차관의 딸인 이은영(64) 씨와 결혼해 1남 1녀를 뒀다. 이 회장의 장녀인 이희현(40) 씨가 한승수 전 국무총리의 장남인 와튼스쿨 박사 출신 상준(47)씨와 결혼하면서 사돈을 맺게 됐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달에 첫 발자국 남긴 지 50년… 인류, 다시 ‘문’을 두드리다

    달에 첫 발자국 남긴 지 50년… 인류, 다시 ‘문’을 두드리다

    美·소련 냉전으로 촉발… 예산 201조원 투입 과학적 탐구대상이라는 사고 전환 가져다줘 NASA, 반세기 지나 ‘아르테미스’ 계획 발표 2024년까지 달궤도 우주정거장 건설하기로“우리는 10년 내로 달에 사람이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는 달에 가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60년대가 끝나기 전에 달에 갈 것이며 다른 여러 가지 일도 할 겁니다. 쉬운 일이기 때문이 아니라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1961년 5월 25일 상·하원 합동연설과 이듬해 9월 12일 라이스대 연설은 인류의 오랜 꿈이었던 달 착륙을 현실화하겠다는 첫 목소리였다. “이 첫걸음은 한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 전체에게는 커다란 첫 도약입니다.” “엄청난 폐허로군요.” 1969년 7월 20일 오후 10시 56분(미국 동부시간), 아폴로 11호 선장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에 발을 내디디며 낸 목소리는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답이었다.냉전체제하에서 미국과 경쟁하던 구소련은 1957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 1961년 4월 12일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을 배출하면서 우주탐사에서 한 걸음 앞서 나갔다. 이에 미국은 소련이 달성하지 못한 목표인 ‘인간의 달 착륙’이라는 카드를 내놨다. 그러나 당시 미국 과학자와 공학자들은 1960년대 말까지 사람을 달에 보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달에 사람을 보낸다는 임무를 부여받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은 ‘어떻게 보낼 것인가’라는 문제였다. 세 가지의 유력한 방식이 제기됐는데 가장 먼저 고려됐던 것이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로켓을 달에 직접 발사하는 ‘직행 도달’ 방식이었다. 가장 단순하고 쉬워 보이지만 달까지 사람을 보낼 정도의 거대한 로켓이 다시 달에서 지구로 돌아오기 위해 이륙할 수 있겠냐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폐기됐다. 다음으로 지구 저궤도에 여러 로켓을 쏘아올려 우주공간에서 도킹시켜 조립한 다음 달로 보내는 ‘지구궤도 랑데부’ 방식과 사령선, 착륙선으로 이뤄진 우주선을 타고 달까지 간 다음 착륙선만 달에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 사령선과 결합해 지구로 복귀하는 ‘달궤도 랑데부’ 방식이 제기됐다. 결국 시간과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달궤도 랑데부 방식이 채택됐다. 1961년부터 1972년까지 약 10년 동안 이어진 아폴로 프로그램에 공식적으로 투입된 예산은 약 254억 달러로 현재 물가가치를 반영하면 약 1700억 달러(약 20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달 착륙 프로그램이 순조로웠던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아폴로 프로그램은 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쳤다. 1967년 아폴로 1호에 탑승할 예정이었던 우주인 3명은 모의시험 훈련 중 전선에서 튄 스파크로 인해 발생한 화재 때문에 우주선 안에 갇힌 채로 사망했다. 1968년 12월 달 궤도에 처음 진입한 아폴로 8호에 이어 6개월 사이에 9, 10호를 발사해 달 궤도의 안정적 진입을 재시험한 뒤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가 마침내 달에 착륙하게 됐다. 달에 첫발을 내디딘 암스트롱은 미 해군 비행사로 한국전에 참전해 78차례의 전투비행 임무를 수행했고 서울 수복에 공을 세워 3개의 훈장을 받기도 한 베테랑 비행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위원(전 원장)은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에 대해 “달이 더이상 신화나 이야기 속 대상이 아니라 과학적 탐구가 가능한 대상이라는 사고의 전환을 가져다준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우주경쟁 시작에서는 러시아가 우세했지만 유인 달 탐사 분야에서는 미국이 완벽하게 승리했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이후 토끼가 떡방아를 찧는다는 식의 인류의 상상력을 자극해 왔던 달이 아무것도 없는 불모의 땅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2000년대 초반까지 달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40주년이 지나고 2010년대 들어서면서 미국과 러시아라는 전통적인 우주 선진국은 물론 중국, 인도, 일본 같은 신흥 우주강국들까지 다시 달에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NASA는 2024년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달 착륙 프로그램의 이름을 ‘아르테미스’로 정했다. 1960년대 추진했던 달 착륙 프로그램의 이름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태양의 신 ‘아폴로’로 정한 것에 대해 쌍둥이 여동생인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로 정한 것이다. 아르테미스는 공교롭게도 영화 ‘마션’의 원작자 앤디 위어가 2017년 발표한 SF 소설 제목과도 일치한다. 소설 ‘아르테미스’는 70년 뒤 인류가 달에 정착한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정부와 민간 우주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처럼 달 궤도에 ‘게이트웨이’를 건설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ISS 참여국가들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게이트웨이는 우주인이 수개월 동안 머물면서 수시로 달을 탐사하고 달 토양이나 암석 등을 채취해 바로 분석할 수도 있으며 달 표면에 기지를 짓는 일도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일종의 베이스캠프로 활용될 전망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강창일 “한일 갈등, 스리트랙으로 확전… 아베 속내 파악해야”

    강창일 “한일 갈등, 스리트랙으로 확전… 아베 속내 파악해야”

    MB 독도 방문 이후 오랫동안 불신 누적 아베, G20서 남북미만 부각되자 화난 듯 의회 지도자들이 나서 양국 갈등 풀어야 연맹의원들 이달 방일 위해 초당적 협력 반일 정서 이해하지만 정치 선동은 안돼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경제보복 사태와 관련해 “과거에 한일 관계 문제는 역사와 정치 투트랙으로 불거졌다면 이젠 경제까지 더해져 역사, 정치, 경제의 스리트랙으로 전선이 확장됐다”며 “극단적 상황에 철저히 대비하면서도 대화와 신뢰를 복원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대에서 동양사 석박사를 취득한 강 의원은 20대 국회의 대표적 일본통이다. -이번 사태의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오랫동안 쌓인 오해와 불신이다. 사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셔틀외교 중단 등 양국의 불신이 오랫동안 누적된 상태였다. 문재인 정부는 위안부 합의가 국제법상 구속력이 없는데도 전임 정부 간 약속을 존중해 화해·치유재단 해산으로 해결하려 노력했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도 우리는 삼권분립이 헌법으로 보장된 국가다. 한국이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는 아베의 주장은 틀렸다.” -한일 정상회담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톱다운 방식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가 만나 악수하고 잘해 보자 하는 장면이 나오길 간절히 기대했다. 그런에 아베가 무례하게 손님 접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아마도 아베가 주빈을 하려고 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가고 남북미가 부각되면서 화가 났고 감정적 대응이 있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성적 판단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는 그런 잘못을 지적할 세력이 없나. “일본은 우리와 달리 야당이 거의 힘이 없다. 절대다수가 자민당이라 비판 세력의 힘이 약하고 독주 체제가 가능하다.” -일본의 보복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데. “의회 지도자들이 나서 풀어야 한다. 아베 총리에게도 조금도 득이 될 게 없다. 미국 기업에 미치는 피해가 구체화되면 트럼프 대통령도 바로 개입할 것으로 본다.” -국민들 사이에서 일본 여행 취소, 일본 제품 구매 운동이 번지고 있는데. “대한민국 국민이 어떤 국민이냐. 35년 일제 강점의 한이 서려 있는 국민이다. 아베 총리가 도발적으로 나오니 국민들이 당연히 자발적으로 그렇게 나오는 것이다. 다만 정치인들이 반일, 반한 감정을 선동해서는 안 된다.” -현재 의회 차원의 방일 준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한일의원연맹이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가 끝나는 대로 일본 측과 협의를 거쳐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달 내 방문하고자 연맹 소속 여야 의원들이 초당적 협력을 하고 있다. 9월 도쿄에서 예정된 한일의원연맹 총회도 실무협의가 끝났다.” -일본 방문에서 어떤 활동에 집중할 생각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아베 총리의 진짜 속내를 파악하는 것이다. 단순히 참의원 선거만을 위한 자국 정치용이라고 속단해서도 안 된다. 나도 당혹스러운 점이 아베 총리가 툭툭 던지는 선동적 발언의 속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北 “오만방자한 日”… 南과 공동전선

    北 “오만방자한 日”… 南과 공동전선

    북한이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오만방자하다”며 신랄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반성은커녕 한국에 치졸하고 부당한 경제 보복을 가하는 데 맞서 남북이 외형상 공동전선을 형성한 모양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친일매국행위가 초래한 사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과거 죄악에 대한 아무런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 일본이 갈수록 오만방자하게 놀아대고 있다”며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그 대표적 실례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남조선(남한)에 대한 경제적 압력을 강화하여 과거 죄악에 대한 배상 책임을 어떻게 하나 회피하는 동시에 남조선 당국을 저들의 손아귀에 틀어쥐고 군국주의적 목적을 실현하려는 아베 일당의 간악한 흉심이 깔려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지난날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천인공노할 죄악에 대해 조금도 인정하지 않고 사죄와 배상을 한사코 외면하면서 과거사 문제를 덮어버리고 다시금 침략의 길에 나서려는 일본 반동들의 책동이 얼마나 엄중하고 무분별한 단계에 이르고 있는가 하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아울러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박정희·이명박·박근혜 정권 등 “역대 보수정권의 친일매국행위와 떼어 놓고 볼 수 없다”며 “남조선 보수정권들이 인민들의 드높은 반일감정을 억누르며 비굴하게 친일매국 정책을 계속 이어온 탓에 기고만장해진 일본 반동들은 갈수록 오만하게 날뛰었다”고도 주장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글로벌 In&Out] 한국사가 잊어버린 한인 영웅들/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글로벌 In&Out] 한국사가 잊어버린 한인 영웅들/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1941년 6월 22일 인류의 역사를 완전히 바꾼 독소전쟁이 발발했다. 유럽 대륙을 정복하고 새로운 ‘생활권’을 확보하려는 일본의 동맹국 독일이 소련의 자원을 빼앗고 ‘불필요한 인구를 말살’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독일 침략에 맞서 싸운 소련의 붉은 군대는 4년 동안 피를 흘려 가면서 나치독일 침략자들을 패배시켰으며, 미국의 요청으로 1945년 8월 대일전쟁에 참여해 한반도 북부를 해방했다. 전 세계를 나치로부터 해방하기 위한 전쟁에 소련에 거주하던 한국인들도 참전해 불멸의 공로를 세웠다. 2011년에 신 드미트리, 박 보리스, 최 발렌틴 등 연구자들이 방대한 분량의 사료를 분석한 ‘1941~1945년 위대한 소련 조국전쟁 고려인들의 참전록’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에는 독소전쟁 한인 참전자 372명과 관련된 사료, 회고록, 신문기사 등이 수록됐다. 소련에서 나치독일과 싸워 유럽과 아시아 해방에 크게 기여한 한국인들의 참여에 대해 가장 잘 알려진 자료는 ‘붉은 군대 훈장수여증명서’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 제116사단 제246반전차대대 부대장 지(池 또는 智) 대위가 1942년 4월 22일 오전 5시에 예정된 아군 보병부대의 공격을 지원하기 위해 용감성을 발휘해 최전방 정찰부대가 위치한 곳에 44㎜ 대포를 설치했다. 새벽이 되자 측면사격으로 적군 중기관총 5대와 토목화점 2개를 파괴한 것으로 ‘용맹’ 훈장을 수여받았다. 제4돌격군 소속 함 니콜라이는 1943년 8월 6일 독일군 방어선을 공격할 때 돌파구에서 분산된 부대들을 통합해 지휘관으로서 전투를 계속했다. 198.5 고지 전투에서 함 대위는 전차들을 위해 교량과 도로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면서 누구보다 먼저 고지에 돌격해 독일군 장병 3명을 직접 제거했다. 함 대위는 1944년 1월 6일 벨라루스를 해방하면서 영웅적으로 전사했다. 유럽 해방에 공로를 세운 한인도 있다. 예컨대 제233 붉은 깃발 사단에 속한 김 니콜라이 중좌는 전쟁 첫날부터 제3우크라이나 전선의 일원으로 헝가리 수도인 부다페스트 공세작전에 참전해 1급 조국전쟁 훈장을 수여받았다. 살벌한 방어전을 치른 후 김 중좌가 지휘한 연대는 1945년 3월 20일 공격을 개시해 적군을 격파하고 시몬토르냐라는 마을을 점령했고 카포시 수로를 건너 적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3월 23일에 김 중좌의 정확하고 능숙한 지도로 적을 패주시켜 약 500명의 독일군 장병을 제거했다. ‘소련의 영웅’이라는 최상위의 칭호이자 가장 높은 훈격을 수여받은 한인 민 알렉산드르도 있다. 만 26세의 청년인 그는 1941년에 입대해 가장 어려운 전투를 감당한 전선군 중 하나인 브랸스크 전선군에 파견됐으며 대위 계급을 수여받고 용감하게 싸우다가 1944년 7월 9일 전투에서 전사했다. 그 훈장수여증명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볼린 주 전투에서 민 동무는 그 부대의 전장으로 가서 직접 대대를 지휘하면서 적군 5개의 반격을 퇴치하고 전진할 수 있었다. 스타리예 코샤르 마을 전투에서 민 동무와 그 대대는 용감하게 우회작전을 실시해 마을을 해방했다. 육박전이 된 이 전투에서 민 동무는 직접 그 대대를 지휘했다. 그 후 파로두브 마을 전투 때에도 민 동무는 전장에 직접 섰으며 부대를 지휘하다가 영웅적으로 전사했다. 용감성과 영웅의 기질을 발휘한 민 동무는 ‘소비에트 연방의 영웅’이라는 칭호를 받기에 합당하다고 판단한다. 독소전쟁의 거의 모든 큰 전투에 한인들이 참여했다고 확인됐다. 모스크바 전투에 적어도 2명, 레닌그라드 방어전에 21명, 스탈린그라드 전투에 16명, 쿠르스크 전투에는 8명, 베를린 공세작전에 11명 그리고 1945년 6월 24일 모스크바에서 진행된 첫 승리 퍼레이드에는 한인 2명이 참가했다.
  • 캐리 람 “송환법은 죽었다” 홍콩 시위대에 백기들었나

    캐리 람 “송환법은 죽었다” 홍콩 시위대에 백기들었나

    시위 장기화 조짐에 민심 수습 의도 시민들은 “완전 철회 불분명” 의구심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9일 대규모 시위 사태를 부른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에 대해 “사망했다”고 선언했다. AP통신은 람 장관이 이날 정부 주례 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송환법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과 정부가 입법회에서 이를 재논의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반복해서 말하지만 그러한 계획은 없다. 법안은 죽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법안 처리 과정은 “완전히 실패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람 장관은 송환법이 내년 7월이면 “기한이 다 되거나 죽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어 이날 발언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시위대의 홍콩 입법회 점거 사태 이후 지난 주말에도 집회가 열리는 등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행정부로서는 재차 분명한 어조로 민심 수습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람 장관은 송환법 반대 진영의 요구에 따라 시위 과정에서의 과잉 진압 여부를 판단할 독립기구인 ‘경찰 불만 위원회’를 만들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나 람 장관은 “사망했다”는 말 이외에 법안을 정식으로 철회하겠다는 언급은 하지 않았다. AP통신은 “법안이 공식 폐기됐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며 여전히 시민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행정부의 ‘꼼수’로 드러날 경우 시위 재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민간인권전선(CHRF)의 지미 샴 의장은 “시위대의 요구에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던 람 장관의 행태는 위선적이었다”면서 “거리로 나와 젊은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콩 정부는 앞서 대학생 대표들에게 소수만 참여하는 비공개 대화를 제의하기도 했다. 홍콩에서는 지난달 9일 송환법 반대 대규모 시위가 시작된 후 한 달째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올 들어 중동 지도자 방한 러시… 이스라엘 대통령도 14일 온다

    15일 정상회담… FTA 타결 등 논의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14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공식 방한한다고 청와대가 9일 밝혔다. 문 대통령은 리블린 대통령과 15일 정상회담을 갖고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라고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스라엘 대통령의 방한은 2010년 시몬 페레스 대통령 이후 9년 만이다. 중동 지역 지도자의 방한은 올 들어 벌써 네 번째. 지난 1월 카타르 타밈 국왕을 시작으로 2월 아랍에미리트(UAE)의 실질적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제, 지난달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이란과의 핵 협상을 폐기하고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가운데 중동 내 미국의 우방인 사우디와 UAE가 이스라엘과 함께 ‘반이란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방한에 눈길이 쏠린다. 청와대는 “대중동 외교의 지평을 더욱 다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글로벌기업 인공지능(AI) 분야 연구개발(R&D) 센터를 보유한 혁신창업의 중심지다. 지난해 미국 나스닥 상장사의 20%에 해당하는 94개 사가 이스라엘에 있다. 혁신성장과 4차 산업혁명에 힘을 쏟는 문재인 정부로서는 이스라엘과 미래산업 분야에서 협력의 여지가 많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한·이스라엘 자유무역협정(FTA)과 인적·문화 교류, 한반도 및 중동 정세 등에 관해 폭넓게 협의할 예정이다. 창업 생태계 조성과 AI, 자율주행 자동차, 5G(5세대 통신) 등 첨단산업 분야의 협력 강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기대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남북 새달엔 독자 어젠다 추진… 文정부, 북미협상 적극 관여를”

    “남북 새달엔 독자 어젠다 추진… 文정부, 북미협상 적극 관여를”

    대미협상 라인 교체, 南 빠지라는 신호 9월 평양회담 1주년 전에 대화 제안을 트럼프, 대선 국면땐 신중한 협상할 것 서울신문 평화연구소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인영 의원실이 9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주최·주관한 ‘북미 정상회담 전망과 한국의 역할’ 세미나의 토론에서는 6·30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과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에 문재인 정부가 주요 역할을 했는지를 두고 평가가 엇갈렸다. 토론 참석자들은 정부가 향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핵심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남북 관계를 과감히 복원하고 북미 협상에 적극 관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정철 숭실대 교수는 “6·30 판문점 회동은 우연히 이뤄진 것이 아닌 지난 4월 1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역할을 긍정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시 회담 후 남북미 3자 정상회담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가능하다’면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달렸다’고 답했다. 이 교수는 “이때부터 문재인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6월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하는 계기로 한국까지 방문해 남북미 정상 회동을 하는 구상을 시작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북미 실무 협상이 곧 재개될 테니 이제 남북이 독자 어젠다를 추진해야 할 때”라며 “정부가 8·15 광복절을 계기로 북한에 대화나 협력 등을 제안해야 9월 평양정상회담 1주년에 맞춰 남북이 관계 개선에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판문점 회동을 위한 환경은 만들어 냈으나 하노이 회담 이후 중재 역할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판문점 북미 정상 간 회담에서 통일전선부장을 맡았던 김영철 당 부위원장 대신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는데, 대미 협상 라인이 대남 관계를 담당하는 통일전선부에서 외무성으로 바뀐 것은 비핵화 협상에서 한국은 빠지라는 명확한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문 대통령과 미국의 상응 조치를 전제로 영변 핵시설 폐기에 합의했고 하노이 회담에서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의했지만 거부당했다”며 “이에 문재인 정부의 중재 역할에 대한 기대와 신뢰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북미 협상이 재개됐다고 북한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을 거두고 남북 관계를 새롭게 시작하진 않을 것”이라며 “한미 관계가 다소 불편해지더라도 금강산관광 재개를 추진하는 등 남북 관계에서 과감히 나가야 정부의 중재 역할도 복원될 것”이라고 했다.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문 대통령이 판문점 북미 정상 간 회담에서 배제된 것은 아쉬운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신 센터장은 “문 대통령이 최소한 회담장에 잠시 배석했다가 이석하는 모습이라도 만들었어야 했다”며 “정부가 ‘우리가 회담에 참석하지 못하면 회동 자체를 할 수 없다’고 버티면 북미 양측도 우리의 입장을 일정 부분 수용했을 텐데 정부가 너무 쉽게 앙보했다”고 비판했다. 신 센터장은 “비핵화는 우리의 문제이기에 우리가 국익과 안보이익을 지키면서 협상에 적극 관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의 ‘한국 배제’ 논란과 관련, “북한도 판문점 회동을 계기로 문 대통령의 입지나 체면은 지켜야 한다는 필요는 느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9월 평양정상회담 1주년 전에 남북 관계의 방향을 설정할 고위급 회담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의 전망과 관련해서는 미국 국내 정치 변수가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영준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올여름 지나 대선 국면에 들어가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 성과를 두고 비판 여론이 제기되고 치열한 공방이 전개될 것”이라며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국내 정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합의를 이루는 게 중요해지면서 신중하게 협상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부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과감하게 합의를 이루려고 하더라도 북한에 제시할 수 있는 협상안이 마땅치 않다”며 “미국 의회는 트럼프의 대북 정책에 비판적이므로 의회의 비준 또는 동의를 받아야 하는 불가침조약과 같은 상응 조치는 협상안에 포함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남북 교류에도 ‘파격’ 필요” 김홍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남북 교류에도 ‘파격’ 필요” 김홍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 이후 한반도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사실상 종전선언과 불가침선언이 이뤄진 것으로 간주하고 있고, 하노이 이후 교착에 빠졌던 북미도 실무회담을 진행하기로 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 오늘 서울신문 평화연구소와 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이 ‘북미 정상회담과 한국의 역할’ 세미나를 여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판단한다. 저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북미 접촉을 통해서 진행하고, 남북의 문제는 남북이 만나 풀어야 한다고 늘 강조해 왔다. 사실 남북의 민간 행사는 거의 전무하다. 전 정부가 남북 교류와 관련해 매우 파격적인 교류의 확장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적으로 개성공단을 다시 가동하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수 있도록 전향적이고 과감한 정책을 펴야 한다. 오늘 세미나 주제에 걸맞게 연구자 여러분의 다양한 의견들이 정책에 반영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 이바지할 수 있는 터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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