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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버 테러 이후] 소잃고 소잃고 소잃고도 … 10년간 외양간 못고친 ‘IT강국 코리아’

    [사이버 테러 이후] 소잃고 소잃고 소잃고도 … 10년간 외양간 못고친 ‘IT강국 코리아’

    지난 20일 외부 공격에 의해 국내 주요 방송사와 일부 금융기관의 전산망이 일제히 마비되면서 ‘3·20 대란’이 우리나라 정보 보안 능력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줬다는 냉정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정 세력이 불순한 의도를 갖고 대대적인 공격에 나설 경우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기관과 철도 등 기간시설 전산망도 절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2003년 ‘1·25 대란’ 때부터 정부와 기업들은 사고 당시에는 “정보 보호를 최우선시하겠다”며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10년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계적 해커집단들은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짧게는 6개월, 길게는 3년 이상 준비해 대상을 공격한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지능형지속위협(APT) 공격을 통해 특정 기업과 기관의 네트워크 시스템을 파괴하는 공격이 더욱 빈번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전 세계의 거의 모든 PC들이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되면서 이번처럼 중국 등을 경유해 노트북 한 대로 한국의 금융기관 등을 공격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정보 당국이 어렵사리 용의자를 찾아내도 금세 자취를 감춰 버린다. 사이버 공격은 이처럼 갈수록 지능화, 고도화되고 있지만 평소 보안 시스템을 잘 갖춰 놓은 ‘준비된 기업’이라면 절대 뚫리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김홍선(53) 안랩 대표는 “전 세계 해커집단이 ‘공격 1순위’로 삼는 구글이나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업체들이 건재한 것도 이런 이유”라면서 “보안 업체가 서버와 PC 등에 제공하는 보안 패치를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비밀번호를 수시로 바꿔 주는 등 최소한의 조치만 해도 쉽게 공격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국내 금융 전산망과 방송국 서버들이 뚫린 것을 두고 보안의식 부재를 성토하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2003년 대란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게 별로 없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 거래망은 창구 거래를 위한 영업점 단말기는 물론 현금자동입출금기(CD·ATM)와 인터넷뱅킹 등 금융 거래 전부가 연결돼 하루 226조원이 거래되는 한국 경제의 ‘핏줄’이다. 악성코드를 통한 해킹으로 여러 은행이 공동으로 공격당할 수 있다는 점은 지난해부터 경고됐지만 이번에도 은행들은 눈 뜨고 당했다. 어떤 공격에도 견뎌내야 하는 네트워트여서 이번 사태가 더욱 뼈아프다. 현재 금융 당국은 금융회사의 정보 보호 예산 비중을 전체 정보기술(IT) 예산의 5% 이상으로 유지하는 ‘5%룰’을 권하지만 이를 지키는 업체는 많지 않다. 보안 관련 업무를 최고경영자(CEO) 직속에 두고 직접 챙겨야 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지만 실제로 이를 실천한 곳은 현대캐피탈 등 일부에 불과하다. 2011년 4월 이후 2년 만에 또다시 전산망 마비 사태를 빚어 망신을 산 농협은 지금도 서버 관리를 외주 직원에게 맡기고 있다. ‘소 잃고도 외양간 고칠’ 생각조차 없어 보인다. 정부의 대응 능력 미숙도 아쉬운 대목이다. 정부는 2003년 1·25 대란 이후 인터넷 이상 징후를 모니터링하고 대응할 수 있는 ‘인터넷침해대응센터’(KISC)를 설립해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했고 정보통신망법도 개정했다. 2009년 ‘7·7 대란’ 이후에는 ‘국가 사이버 안전체제’가 구축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을 중심으로 방송통신위원회, 국가정보원, 국방부 등 정부 기관과 백신·이동통신업체 등 민간 사업자들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주는 시스템도 갖춰졌다. 그럼에도 3·20 대란과 같은 비상사태에 신속하고 주도적으로 대응할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게 약점으로 지적된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보통신부를 해체한 게 영향이 컸다. 여기에 올해 정부의 정보보호 예산은 2400억원으로 지난해 2633억원보다 10% 가까이 줄었다. 행정안전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이 예산 가운데 1000억원 이상을 쓰는 점을 감안하면 나머지 부처들은 그야말로 ‘면피성’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일관성 없이 짝수 해에는 예산을 크게 늘렸다 홀수 해에는 다시 줄이는 ‘갈짓자’ 행보를 반복해 비판받고 있다. 2009년(7·7 대란)과 2011년(3·4 대란)에 사이버 대란이 발생하자 여론을 의식해 다음 해 예산을 크게 늘리지만 이듬해 별 문제가 없으면 곧바로 예산을 줄이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이버 테러 이후] KBS 등 방송3사 전산망 대부분 복구

    20일 해킹으로 전산망이 마비됐던 KBS와 MBC, YTN 등이 대부분 안정을 되찾았다. 내부 전산망이 복구되고 손상된 개별 PC를 수리 중이지만 일부 지역사들은 제작시스템이 정지하는 등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KBS와 MBC, YTN 등 방송 3사에 따르면 훼손된 전산망은 21일 대부분 복구됐다. 피해 방송사들은 밤샘 복구작업을 벌여 이날 오전 업무용 인터넷망을 정상화했다. KBS 관계자는 “오늘 오전 업무용 전산망과 보도, 편성, 광고 등 주요 서버에 대한 복구작업을 마쳤다”면서 “직원들이 배포된 백신을 이용해 개별 PC의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MBC의 경우 밤새 사내 전산망의 복구를 마쳤다. YTN 역시 인터넷망을 복구하고, 손상된 제작 장비의 하드디스크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해킹의 범위가 워낙 광범위해 피해를 입은 PC의 복구에는 시간이 걸리고 있다. KBS는 5000대, MBC는 800대, YTN은 500대의 PC가 각각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런 가운데 지방 MBC 등은 일부 시스템이 정지돼 골치를 썩이고 있다. 춘천MBC 등 기타 지역은 본사와 달리 자체 서버를 사용해 전날 전산망 장애에서 큰 피해를 입지 않아 기사 작성이나 인터넷 접속에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통합정보시스템이나 인트라넷 등 본사와 연결된 시스템은 현재까지 접속이 불안한 상황이다. 전주 MBC의 한 관계자는 “본사에서 복구 과정 중에 2차 피해를 우려해 서버를 차단해 일시적으로 제작 시스템 사용이 중단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이들 방송사들이 제작이나 방송 송출 관련 시스템은 별도의 폐쇄망을 이용해 아직까지 방송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공영방송사의 보안시스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KBS는 정보보호 대응지침에 따라 조치했다고 밝혔지만 내부 전산망 마비로 지침이 제때 공유되지 못했고, 대응지침의 존재조차 모르는 직원들도 있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사이버 테러 이후] 인터넷진흥원 전용 백신 무료 배포 중

    ‘주요 방송사와 금융기관의 내부 전산망을 마비시킨 악성 코드로부터 PC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송통신위원회는 21일 추가 피해 차단을 위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을 통해 전용 백신을 무료 배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개인용 PC가 이번 악성 코드에 감염됐을 개연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정 목적을 갖고 치밀한 계획에 따라 표적을 선정했을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방통위는 안랩, 하우리, 잉카인터넷 등 백신 제조 업체들과도 협력해 기업용 백신을 업그레이드하고 개인에게도 전용 백신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들 기관의 홈페이지에서 백신을 내려받아 설치하면 악성 코드에 따른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PC가 악성 코드에 감염돼 하드디스크가 손상됐다면 복구가 어렵다. 우선 KISA는 ‘보호나라(www.boho.or.kr)’를 통해 이번에 발견된 악성 코드를 치료할 수 있는 전용 백신을 보급하고 있다. 보호나라 사이트 상단의 카테고리 중 ‘다운로드’ 항목에서 ‘맞춤형 전용백신’ 메뉴를 누른 후 ‘152번 Trojan.Win32.KillMBR.B’ 치료용 백신을 다운로드, 아이콘을 클릭해 실행하면 된다. KISA는 개인용 PC라도 이미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면 PC 시간 설정을 변경한 뒤 PC를 작동시킬 것을 조언했다. PC 본체의 부팅 버튼을 누른 다음 곧바로 키보드의 ‘F2’나 ‘Delete’ 키를 누르면 시모스(CMOS) 설정 화면이 나온다. 여기서 시스템 시간과 시스템 날짜를 악성 코드가 작동한 시간인 2013년 3월 20일 14시 이전이나 이후로 바꾸면 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130번 과정 거쳐 탄생하는 전통화살

    130번 과정 거쳐 탄생하는 전통화살

    22일 밤 8시, 케이블채널 서울신문STV에서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은 경기 파주에 있는 ‘영집 궁시박물관’을 찾아갔다. 궁시박물관은 국가 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47호 궁시장 영집 유영기(78)씨가 설립한 대한민국 최초의 활(弓)과 화살(矢) 전문 박물관이다. 아직도 ‘화살의 시대’를 살고 있는 장인 유영기씨. 공장에서 카본 화살이 쏟아지는 시대에 그는 아직도 전통방식으로 화살을 만들고 있다. 화살 하나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130번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나무를 고르는 것부터 까다로운 절차가 필요하다. 언제 어디서 자랐느냐에 따라 화살의 품질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작업은 화살촉을 끼우는 부분에 물에 불린 쇠심줄을 감는 일이다. 그대로 살촉을 끼우면 목표물에 맞는 순간 대나무가 산산이 쪼개지기 때문이다. ‘질기기가 쇠심줄 같다’는 말이 있듯이, 이렇게 감아준 화살은 철판도 뚫는 힘이 생긴다. 이 밖에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스마트 큐레이터’를 카메라에 담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작년 4월부터 시범 운영해 온 ‘스마트 큐레이터’를 평일까지 확대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의 공간적 한계를 태블릿PC로 보완해 전시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김홍도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평생도’를 전시 해설사에게 듣고, 전시되지 못한 남은 다섯 작품은 태블릿PC로 볼 수 있다. 벽에 가려 뒷모습이 보이지 않는 백자는 가상공간에서 360도 회전한다. 또 손가락 움직임 한번으로 천흥사의 은은한 종소리도 들을 수 있다. 사라질 위기에 놓인 노원구 월계동의 ‘참빛야학’에도 다녀왔다. 38년 동안 만학도들에게 배움의 등불이 돼 온 참빛야학은 인근 주민뿐 아니라 의정부·상계동 등에서 못 배운 한을 풀기 위해 모이는 곳이다. 매년 15~20명의 중고등검정고시 합격생을 배출하고 있다. 노원구에는 이곳을 포함해 교육시설 10개가 지원 신청을 했지만, 지난해 국고와 지자체에 책정된 지원 예산은 2400만원이 전부다. 모두 지원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전국야학협의회에 따르면 서울지역의 야학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로 지난해만 9곳이 문을 닫아 29곳만 남았다. ‘2013 구정을 말하다’에서는 도전과 탐험은 역사를 진보시키는 힘이라고 강조하는 박홍섭 서울 마포구청장을 만났다. 박 구청장은 올해 주요 사업 중 하나인 ‘박영석 기념관’ 건립 등 구정의 포부를 밝혔다. 또한 ‘톡톡 SNS’에서는 새 정부 인사 잡음, 방송·금융사 전산망 마비 사태 등과 관련한 다양한 목소리를 전한다. 성민수 PD globalsms@seoul.co.kr
  • 中서 악성코드 유입… 靑 “北 소행 의심”

    中서 악성코드 유입… 靑 “北 소행 의심”

    방송사와 금융기관의 내부 전산망 마비 사태를 일으킨 악성코드가 중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을 경유한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1일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에 강한 의구심을 갖고 모든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며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 관계 부처와 민간이 참여하는 가칭 ‘국가사이버안전전략회의’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구성된 민·관·군 사이버 위협 합동대응팀은 PC·서버 로그 기록과 악성코드에 대한 추가 분석을 통해 해커의 실체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공식 자료를 통해 “농협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중국 IP(101.106.25.105)가 내부 업데이트 관리 서버에 접속, 악성코드를 생성했다”며 “피해 기관 6곳 모두 동일 조직에 의해 공격이 자행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인터넷을 경유해 피해 기관의 백신 소프트웨어(SW) 배포 관리 서버(PMS)에 접속, 악성코드를 심어 놓은 뒤 정해진 시간에 하위 컴퓨터의 부팅 영역을 파괴하도록 명령했다는 것이다. 이번 해킹 사건으로 방송사와 금융기관의 PC와 서버 3만 2000여대가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 기관의 내부 전산망이 완전히 정상화되는 데는 최소 4~5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다른 나라의 IP 주소를 이용해 공격하는 것은 해커들이 통상 사용하는 수법”이라면서 자국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훙 대변인은 한국 정부의 수사 요청에 협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 대신 “중국은 국제사회와 상호 존중, 신뢰의 기초 위에서 건설적 협력을 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외환위기·카드대란 신불자 362만명 ‘행복기금’ 등 구제 추진

    외환위기·카드대란 신불자 362만명 ‘행복기금’ 등 구제 추진

    금융당국이 외환위기와 2003년 카드대란 이후 현재 개별 금융기관에 비공식적으로 연체기록이 남은 신용불량자(금융채무불이행자)의 실태 파악에 착수했다. 채무 조정이나 행복기금 흡수 등 채무 유형에 따른 신용 사면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서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외환위기 때 사업실패 등으로 금융거래 자체가 막혀서 새로운 경제활동을 못하는 국민이 많다”고 지적한 데 따른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일단 외환위기 이후 지금까지 신용불량이나 저신용 상태로 남아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실태가 어떤지를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현황이 파악되면 ▲채무를 조정하거나 ▲금융사별 구제 ▲행복기금 인수 등으로 선별적으로 ‘신용 사면’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복안이다. 이해선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은 “각각의 유형에 맞게 연체 기록을 삭제하거나 채무를 조정하는 등 다양한 구제책을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당시 신용불량자라도 현재 사망한 사람도 있고, 신용 회복이 된 사람도 있어 정확한 실태 파악이 우선돼야만 그에 맞는 대책을 세울 수 있다”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이 같은 금융당국의 조치는 신용불량자에게 단순한 구제를 넘어 경제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주려는 박 대통령의 주문과 궤를 같이한다. 실제 외환위기 때 사업실패, 정리해고 등으로 빚을 갚지 못했거나 연대보증 탓에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과 관련한 기록은 여전히 ‘주홍글씨’처럼 금융권에 남아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은행연합회 전산망에서는 7년이 지나면 연체 기록이 폐기되지만 개별 금융기관에는 남아 있어 경제활동에 불이익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과거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가 집계·보고한 자료로는 외환위기 여진이 본격화한 1998년 말 기준 3개월 이상 금융권 채무를 연체한 신용불량자는 236만명이었다. 또 외환위기에 이어 터진 카드대란으로 신용불량자가 된 다중채무자도 2004년 4월 기준 126만명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이들 가운데 일부가 기존 신용회복 프로그램으로 자활에 성공해 신용 회복이 된 만큼 정확한 수치는 새롭게 조사해봐야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중 상당수는 당시 씌워진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사설] 또 터진 사이버테러, 안보 차원에서 대비해야

    대규모 해킹으로 주요 언론사와 금융기관의 전산망이 마비되는 사태가 또다시 발생했다. 어제 오후 KBS와 MBC, YTN 등 주요 방송사와 신한은행, 농협 등 일부 금융기관의 전산망이 동시다발적으로 마비됐다.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지만, 국방부와 정보당국은 북한의 사이버테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의 수사에 따라 진상이 드러나겠지만, 정부는 안보 차원에서 다각적 대비책을 세우기 바란다. 전산망 다운사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됐다. 은행들과 고객들은 전산장애로 인한 창구 업무와 인터넷뱅킹, 현금자동입출금기(CD·ATM) 이용의 지연으로 불편을 겪었다. 다행히 국가정보통신망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 대규모 사이버테러가 빈발했다. 2009년 감행한 디도스 공격으로 청와대·국회 등 국가기관이 피해를 입은 데 이어, 2011년엔 농협 전산망이 해킹을 당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엔 중앙일보 홈페이지 해킹 사건도 발생했다. 당국은 농협 전산망 공격 등의 근원지로 북한을 지목했었다. 사이버테러의 양상도 GPS(인공위성위치정보) 교란을 비롯해 디도스 공격, 전산망 해킹 등 가히 무차별적이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3분기에 국가기관에 대한 사이버 침해사고가 월평균 540여건으로, 전분기에 비해 2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도 그동안 사이버 공격의 근원지로 지목된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최근 “우리를 건드리는 자는 상상 밖의 무자비한 징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우리식 타격방식’을 호언해온 터여서 의구심을 더한다. 북한의 사이버테러 수준은 정찰총국 산하에 3000여명의 사이버 인력을 운영하는 등 미 중앙정보국(CIA)에 필적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이버테러는 단기간에 큰 피해를 입히고 사회적 대혼란을 야기한다. 원전이나 교통·통신 등 국가기간시설이 해킹을 당하면 국민의 안녕을 지키는 인프라가 통째로 마비된다는 점에서 철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 당국은 이번 사태의 배후와 공격 루트를 철저히 파악해 향후 사이버테러에 대한 만반의 대응체제를 갖춰야 할 것이다.
  • [방송·금융 전산망 마비] “北 사이버테러 가능성”… 외신 긴급 타전

    CNN은 20일 긴급 뉴스로 한국의 방송사와 금융사의 전산망 마비 사태를 신속하게 전하면서 “해커들의 공격”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또 “2011년과 지난해 은행·언론사 등의 전산망 마비 사태가 결국 북한의 소행으로 알려진 바 있다”면서 은행 등 주요 전산망의 마비가 한국에 상당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AP통신도 “북한에 의한 사이버 테러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한국의 이번 전산망 마비는 북한이 최근 한국과 미국이 평양의 전산망 마비를 일으킨 사이버 테러를 주도했다고 비난한 이후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위기감시기구 동북아 프로젝트의 대니얼 핑크스턴 박사도 영국 일간 가디언을 통해 한국의 전산망 마비 시점이 “흥미롭다”면서 북한의 해킹 기술 개발에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AFP통신은 “북한은 2009년과 2011년 한국 정부·금융기관 마비를 초래했던 사이버 테러의 배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번 전산망 마비도 북한의 사이버 공격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본 NHK도 북한에 의한 사이버 테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를 소개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서울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방송·금융 전산망 마비] 하우리 등 유명 백신업체 두곳 파일로 위장 유포

    [방송·금융 전산망 마비] 하우리 등 유명 백신업체 두곳 파일로 위장 유포

    20일 주요 방송사(KBS, MBC, YTN)와 금융권(농협, 신한은행)의 전산망 마비 사태는 ‘악성코드에 의한 해킹’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 사이버 위협 합동대응팀이 피해 기업에서 채증한 악성코드를 분석한 결과 악성코드는 업데이트 관리서버(PMS)를 통해 유포됐으며 PC 부팅영역(MBR)을 파괴시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악성코드의 유포 경로가 유명 백신업체 두 곳의 업데이트 서버일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유포 경로로 지목된 한 업체가 이번에 발견된 악성코드가 자사의 백신 프로그램의 구성모듈 파일로 위장한 사실을 인정했다. 보안전문업체 하우리는 “자사의 백신 프로그램 ‘바이로봇’의 구성모듈 파일인 ‘othdown.exe’로 위장한 악성코드가 특정 언론사와 금융기관에 침투했다”며 “악성코드가 침투한 뒤 하위 클라이언트 사용자까지 내려가 실행돼 전산망 마비를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하우리는 파괴된 정보를 복구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누가 어떤 이유로 해킹 공격을 감행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북한 해킹설’에서부터 ‘제3국 소행설’까지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에서 지난 13일 원인 모를 행정망 마비 사태가 발생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피해 기업들에 통신망을 제공하고 있는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의 자체 네트워크는 이상 징후가 감지되지 않았다. 과거 북한이 국내 주요 기관에 감행한 디도스 공격은 일부 컴퓨터를 좀비 PC로 확보한 뒤 다른 컴퓨터에 명령을 내려 특정 사이트를 다운시켰다. 그러나 이날 발생한 전산망 마비는 사이트는 운영되면서 은행 거래를 위한 내부 전산망만 다운됐거나 PC 부팅이 안 되는 등 디도스 공격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동통신 관계자는 “네트워크 트래픽에 이상 징후가 없다”며 “일부 홈페이지에 해골 모양이 뜨는 등 해킹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산망 마비 사태는 고도의 해킹 기술을 가진 해커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이상진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교수는 “별개의 조직이 동시에 다운되는 건 사이버 테러가 아니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특정기관의 취약점을 찾아 핵심 시스템을 공격하는 지능형 지속해킹(APT)이라는 최신 해킹수법을 계획적으로 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해킹 공격을 감행한 것이 북한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한다. 북한은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특별행동’, ‘조준타격’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한국 언론의 보도 행태를 비판한 바 있다. 지난해 4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동아일보와 KBS, MBC, YTN,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에 대해 ‘특별행동’을 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정남 동국대 국제정보대학원 겸임교수는 “대한민국 시스템을 마비시키기 위해 은행과 방송국을 공격한 사이버 테러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북한 소행일 가능성이 크지만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 사이버 상황을 체크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해본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해킹 공격을 자처하는 ‘후이즈’(Whois)라는 단체도 나왔다. 이들은 해킹 화면에서 이마에 총상 흔적이 있는 해골 그림과 함께 “후이즈 팀에 해킹당했다”는 문구를 적시했다. 한편 사이버 위협 합동대응팀은 감염된 PC와 감염되지 않은 PC를 수거해 분석하고 있다. 이승원 방송통신위원회 네트워크정보보호팀장은 “조만간 분석을 마친 뒤 백신을 최우선으로 배포할 것”이라며 “백신은 보통 (악성코드 공격) 다음 날 나온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용어 클릭] ■악성코드 악성 프로그램 또는 비바이러스 악성코드. 컴퓨터 바이러스와 달리 다른 파일을 감염시키지는 않지만 악의적인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트로이목마, 스파이웨어, 해킹툴, 악성 자바스크립트 등이 있다. ■DDoS(Distributed Denial of Service) 다수의 PC를 이용, 특정 사이트에 대량의 트래픽을 전송함으로써 시스템상에 과부하를 유발시켜 정상적인 서비스를 방해하는 사이버 공격을 말한다.
  • [방송·금융 전산망 마비] 국가적 해킹 사례는

    [방송·금융 전산망 마비] 국가적 해킹 사례는

    국내에 국가 단위의 해킹 피해가 처음으로 발생한 것은 2003년이다. 그해 1월 25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데이터베이스용 소프트웨어인 ‘SQL 서버’가 공격당하면서 인터넷을 마비시킨 이른바 ‘1·25 대란’이 발생했다. 전 세계에 인터넷 접속장애를 호소하는 신고가 폭주했고, 불과 수십분 만에 전 세계 7만 5000여개의 시스템이 감염됐다. 한국에서는 8800여개의 서버가 공격당하면서 7시간 동안 전국적으로 인터넷이 두절되는 등 국가적 혼란 사태가 나타났다. 한국이 피해가 컸던 것은 통신사업자들의 보안의식이 결여됐기 때문이었다. MS가 배포한 보안패치만 업데이트했더라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건이어서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입었다. 1·25 대란 이후 인터넷 이상 징후를 모니터링하고 대응할 수 있는 ‘인터넷침해대응센터’(KISC)가 설립돼 모니터링 체계가 구축됐고 정보통신망법이 개정되는 등 법체계도 정비됐다. 2009년 7월 7일에는 청와대와 국방부, 금융기관 등 22개 국내 주요 인터넷 사이트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으로 최장 72시간까지 마비되는 ‘7·7 대란’이 벌어졌다. 당시 피해액만 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정보통신부 해체로 ‘IT 컨트롤타워’가 사라지면서 정부의 초기 대응이 늦어진 게 화를 키웠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사고 발생 이후 6시간이 지나서야 ‘주의’ 경보를 내렸다. 웹사이트 장애의 원인을 파악하는 데 보통 2시간 정도가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처가 늦어도 너무 늦었다. 긴급 대란에 맞설 정부 대응 매뉴얼이 사실상 부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나마 1·25 대란 이후 개인과 기업들의 보안의식이 커지면서 더 이상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게 다행이었다. 2011년 3월 4일에도 파일공유 사이트의 업데이트 파일을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악성코드를 유포해 국내 주요 기관들을 공격한 ‘3·4 디도스 공격’이 발생했지만 피해는 크지 않았다. 2009년 디도스 대란 이후 ‘국가 사이버 안전체제’가 구축되면서 KISA를 중심으로 방송통신위원회, 국가정보원, 국방부 등 정부 기관과 백신·이동통신업체 등 민간 사업자들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주는 시스템이 만들어진 덕분이다. 하지만 4월에 농협 전산망이 마비되면서 ‘보안에 완벽은 없다’는 점을 다시금 일깨웠다. 서버 유지 보수를 관리하는 협력업체 직원의 노트북을 통해 악성코드를 심는 데 성공한 해커가 7개월 이상 농협 전산망 관리를 위한 정보를 빼내거나 획득하고 공격 명령을 통해 서버를 파괴했다. 정부는 2009년 이후 발생한 국가적 디도스 공격을 모두 북한의 소행으로 발표했다. 7·7 대란 당시에는 북한이 61개국에서 435대의 서버를 이용해 미국과 한국 주요기관 35개 사이트를 해킹했고 공격 근원지는 북한 조선체신청이 할당받은 중국의 한 인터넷주소(IP)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방송·금융 전산망 마비] 정부 사이버위협합동팀 24시간 가동… 軍, 인포콘 3단계로 격상

    [방송·금융 전산망 마비] 정부 사이버위협합동팀 24시간 가동… 軍, 인포콘 3단계로 격상

    청와대와 정부는 20일 일부 방송사와 금융사의 전산망 마비 사태와 관련, 원인 파악과 함께 긴급 대응에 나섰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가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상황실을 가동해 국방부와 국정원, 경찰 등 유관 부서로부터 피해 상황과 원인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보고를 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김 내정자로부터 관련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고 대응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현재 김 내정자가 위기관리센터를 중심으로 관련 비서관과 함께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상황이 파악되는 대로 소상히 국민들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현재 민·관·군이 포함된 범정부 차원에서 사이버 위협 합동대응팀을 가동해 실시간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이번 사태의 원인이 북한의 사이버 테러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북한발 사이버 테러 가능성 등을 포함,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상황을 면밀히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이날 전산망 마비사태와 관련, 오후 3시 10분부터 정보작전 방호태세인 인포콘(INFOCON)을 3단계(향상된 준비태세)로 한 단계 격상했다. 김민석 대변인은 “현재 군 전산망은 이상이 없고 (군 전산망 해킹을 위한) 외부 공격 시도는 없었다”면서 “우리 군은 이번 민간 전산망 마비와 관련한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통신망에서는 현재까지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행정안전부는 정부통합전산센터를 통해 정부 기관의 이상 여부를 파악하는 한편 관련 부처와 원인을 파악하고 정보보호 대책을 강구하는 등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소방방재청 등 재난안전 대책 기관들도 외부 일정을 취소하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방송사·은행 전산망 동시 ‘사이버 테러’ 쇼크

    방송사·은행 전산망 동시 ‘사이버 테러’ 쇼크

    KBS와 MBC, YTN, 농협과 신한은행 등 국내 주요 방송사와 금융사들의 전산망이 20일 오후 일제히 마비됐다. 경찰은 동시다발적으로 비슷한 기관에서 전산망이 마비된 만큼 사이버 테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사이버 위협 합동대응팀이 채증한 악성코드를 분석한 결과 업데이트관리서버(PMS)를 통해 악성코드가 유포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방송업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2시 20분쯤 KBS·MBC·YTN과 신한·농협·제주은행, NH생명보험과 NH손해보험 등의 전산망에서 장애가 발생했다. KBS 관계자는 “오후 2시쯤부터 본사 사옥 내 컴퓨터 수백대의 전원이 일제히 꺼졌고 재부팅을 시도하자 ‘부팅 파일이 삭제됐다’는 메시지와 함께 부팅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MBC 관계자는 “오후 2시 10분쯤 화면이 갑자기 검게 변하더니 컴퓨터가 작동을 멈췄다. 다시 부팅하려 해도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YTN도 비슷한 시간대부터 전산 장애를 겪었다. 방송사들은 전산망이 접속되지 않아 기사 송고 등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도 전산 장애가 일어나 영업점 창구 업무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인터넷·스마트 뱅킹 이용 등에 차질이 빚어졌다. 농협 관계자는 “오후 2시쯤 일부 직원의 개인 컴퓨터 화면이 까맣게 변했으나 본사 메인 서버가 공격당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오후 2시 15분 전 영업점의 랜선을 뽑도록 한 뒤 오후 3시 50분쯤 업무를 재개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오후 4시쯤 전산망이 복구됐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는 오후 2시 20분을 기점으로 전산망 장애 신고가 일제히 접수됐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청과 서울경찰청 사이버센터 수사관 4명을 1개조로 각 회사에 보내 상황을 파악 중”이라면서 “로그 기록을 봐야 하기 때문에 북한의 사이버 테러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가정보통신망과 군 전산망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이날 방통위, 행전안전부, 국방부, 국가정보원 등 10개 부처 담당관이 참석한 가운데 사이버위기 평가회의를 개최하고 사이버 위기 ‘주의’ 경보를 발령한 뒤 조사에 착수했다. 국방부는 김관진 장관 주재로 민간 전산망 마비 상황에 대한 평가회의를 갖고 오후 3시 10분부터 정보작전 방호태세(INFOCON)를 4단계(증가한 군사경계)에서 3단계(향상된 준비태세)로 격상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오후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로부터 관련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고 대응을 지시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우선 조속히 복구부터 하라. 그리고 원인을 철저하게 파악해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방송·금융 전산망 마비] 은행거래·체크카드 결제 2시간 올스톱… 용무 급한 고객 발동동

    [방송·금융 전산망 마비] 은행거래·체크카드 결제 2시간 올스톱… 용무 급한 고객 발동동

    20일 해킹에 의한 전산망 공격으로 금융권과 방송가는 초비상이 걸렸다. 특히 은행 거래와 체크카드 사용이 한때 전면 차단되면서 고객들의 불편과 혼선이 극에 달했다. 금융감독원은 고객 피해가 발생하면 금융회사가 전액 보상하도록 지시했다. 신한은행은 오후 2시 15분부터 갑자기 내부망 접속이 끊겼다. 영업점 창구업무가 마비됐고 인터넷뱅킹·현금자동입출금기(CD·ATM) 등이 모두 작동하지 않았다. 서울 중구 태평로의 신한은행 본점은 ‘전산장애로 업무처리에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장애가 복구되는 대로 금일 중 처리가 필요한 업무에 대해서는 업무시간과 상관없이 처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입구에 붙였다. 이창석(58)씨는 “급하게 처리할 업무가 있어 을지로 근처의 신한은행 세 곳을 갔는데 모두 안 돼서 화가 난다”면서 “예금한 돈이 없어지는 게 아닌지 걱정도 된다”고 했다. 온라인에서도 마찬가지. 트위터 아이디 ‘@ove**’는 “전 재산이 신한은행에 있는데”라고 했고, ‘@ocs**’는 “오늘 월급날인데 신한은행 마비ㅠㅠ”라고 썼다. 오후 4시쯤 전산망이 복구됐지만 신한은행은 영업시간을 평소보다 두 시간 늘린 오후 6시까지로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컴퓨터 시스템상 문제일 뿐 예금이나 대출한 돈에는 이상이 없으니 안심하라”면서 “정보개발부에서 원인 파악과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1년 대규모 전산 장애로 홍역을 치렀던 농협은 전산 공격에 노출되자 사색이 되다시피 했다. 오후 2시 15분쯤 중앙회와 은행 영업점에서 일부 PC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마비됐다. 농협은 즉각 영업점을 포함한 모든 사무소의 PC, 단말기 및 자동화기기의 랜선을 분리시켜 피해 확산을 막았다. 농협 측은 “메인 서버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오후 3시 45분쯤 전산망이 복구됐지만 신한은행과 마찬가지로 영업시간을 연장했다. 전산망이 마비될 경우 가장 치명적인 타격을 받는 증권사들은 이날 공격을 받지 않았으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조치에 들어갔다. 하나대투증권은 사내 메신저와 이메일 시스템 접속 등을 차단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번 사태의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공용 단말기나 사용자가 없는 컴퓨터의 전원을 끄기로 했다. SK증권은 21일 오전 8시까지 고객용 컴퓨터를 한시적으로 멈춘다. KBS, MBC, YTN 등 방송 3사는 오후 2시 10분쯤부터 사내 전산망이 마비돼 업무처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방송 송출은 정상적으로 이뤄졌으나 사무실 전산망은 물론 일부 방송용 편집기기까지 다운돼 긴급 복구 작업이 진행됐다. KBS 관계자는 “재부팅을 하라는 메시지에 따라 PC를 재부팅하면 ‘파일이 삭제됐다’는 신호가 떴다”면서 “긴급한 상황으로 판단해 외부 전산망을 차단하고 모든 PC의 전원을 껐다”고 전했다. 각 방송사의 보도국 기자들은 휴대전화로 원고를 부르거나 손으로 써 팩스로 전송했다. 24시간 생방송 뉴스를 진행하는 YTN의 피해가 가장 컸다. YTN 관계자는 “뉴스 진행 도중 사내 PC가 다운되더니 재부팅이 안 됐다”며 “컴퓨터 500대 정도가 불능상태”라고 전했다. 라디오국과 드라마국 등 제작 분야도 피해를 봤다. 한 지상파 방송의 라디오국 관계자는 “디지털 아카이브에서 음원을 가져와 신청곡을 틀어주는데, 전산망 마비로 해당 가수의 CD를 직접 찾아 방송했다”며 “온라인으로 청취자 사연과 문자를 받는 게 불가능했고 생방송 진행을 위한 ‘큐시트’를 볼 수 없어 원고를 직접 손으로 써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SBS는 이번 사태와 관련, 어떤 피해도 입지 않아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SBS 관계자는 “내부 전산망 장애 같은 이상 징후는 없었다”면서 “피해를 입은 방송사들과 달리 우리는 다른 통신망을 주로 사용하는 게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해킹과 관련, 한 지상파 방송 관계자는 “KBS와 MBC는 공영방송이고 YTN은 24시간 보도 전문채널이라 표적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국가기간방송이자 재난방송인 KBS가 피해를 입어 공영방송의 보안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KBS 관계자는 “이번 해킹으로 10%의 인터넷 전산망만 피해를 입었다”면서 “나머지 90%의 방송망은 뚫리지 않았고 방송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인터넷 해킹을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좀비, 한국영화 눌렀다

    좀비를 주인공으로 한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웜 바디스’가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한국영화가 아닌 외화가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박스오피스 2~5위까지는 여전히 모두 한국영화가 이름을 올렸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4일 개봉한 ‘웜 바디스’는 15~17일 주말 3일간 전국 478개 관에서 42만 3012명을 모아 1위를 차지했다. 한석규·이제훈 주연의 ‘파파로티’는 3일간 547개 관에서 36만 326명을 모아 첫주 2위로 출발했다. 지난주까지 3주간 1위였던 ‘신세계’는 456개 관에서 32만 2618명을 모아 3위로 떨어졌지만 꾸준한 흥행세를 유지했다. 누적 관객 수 396만 315명을 기록해 4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7번방의 선물’은 346개 관에서 18만 960명을 모아 4위에 올랐으며 누적 관객 수는 1248만 5458명이다. 지난 7일 개봉한 김강우·김범 주연의 ‘사이코메트리’는 308개 관에 7만 8010명이 관람했으며 순위는 5위로 떨어졌다. 누적 관객 수는 48만 9037명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주말박스 오피스] ‘신세계’ 3주째 정상… 누적관객 336만명

    [주말박스 오피스] ‘신세계’ 3주째 정상… 누적관객 336만명

    박훈정 감독이 최민식·이정재·황정민과 함께 한 누아르 ‘신세계’가 3주째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신세계’는 8~10일 전국 555개 상영관에서 50만 8889명(매출액 점유율 30.9%)을 모아 1위를 굳혔다. 개봉 후 18일 동안 누적 관객은 336만 9646명. ‘신세계’는 19금(청소년관람불가) 임에도 17일 만에 300만 관객을 넘은 ‘아저씨’(누적관객 628만명), ‘범죄와의 전쟁’(누적 관객 471만명)과 비슷한 속도를 보이고 있다. ‘7번방의 선물’은 29만 1884명(16.7%)을 동원, 2위를 지켰다. 지난 9일 누적관객 1200만명을 돌파했다. 김강우·김범 주연의 스릴러 ‘사이코메트리’가 24만 2319명(14.8%)으로 3위에 올랐다. 샘 레이미 감독의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은 20만 8958명(13.6%)을 모아 4위로 진입했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잭 더 자이언트 킬러’는 14만 7478명(8.6%)을 모아 5위에 머물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2월 점유율 82.9% 7년 만에 최고치…한국영화 승승장구 왜?

    2월 점유율 82.9% 7년 만에 최고치…한국영화 승승장구 왜?

    한국 영화가 연초부터 초강세를 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2월 한국 영화 점유율은 1000만 관객을 넘은 ‘7번방의 선물’과 700만 관객을 모은 ‘베를린’의 쌍끌이 흥행으로 82.9%를 기록했다. 이는 2006년 10월의 85.3%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3·1절이 낀 지난 1~3일 ‘신세계’가 84만 9378명을 모아 2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 영화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11일 동안 누적 관객 253여만명을 모으며 한국 영화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2위를 차지한 ‘7번방의 선물’은 3일간 77만 7970명을 모아 누적 관객 1170만 4636명을 기록했으며 4일 오후 1175만명을 돌파해 ‘태극기 휘날리며’를 넘어 한국 영화 역대 흥행 5위에 올라섰다. ‘베를린’도 4일 오전 누적 관객 700만명을 돌파해 한국 액션영화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2월 영화관을 찾은 총관객 수는 2182만 4393명으로 지난해 2월의 1306만 5438명에 비해 무려 67.0% 증가했다. 전체 관람객 중 총 1809만 6430명(82.9%)이 한국 영화를 관람했다. 2006년 10월 이후 한국 영화 산업은 내리막길을 걸었고 2008~2009년엔 월별 시장점유율이 70%를 넘은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러다 2011년 9월 73.2%, 지난해 2월 75.9%로 회복세를 보이다 7월 47.9%로 50% 아래로 떨어지면서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이 같은 걱정은 ‘도둑들’(7월 25일 개봉)과 ‘광해, 왕이 된 남자’(9월 13일 개봉)가 연달아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사라졌고, 한국 영화점유율도 8월부터 연말까지 60~70%대를 유지했다. 올 들어 ‘레미제라블’ 등 할리우드 영화의 선전으로 1월 한국 영화 점유율이 58.9%로 주춤했으나 1월 말 개봉한 ‘7번방의 선물’과 ‘베를린’이 동반 흥행에 성공하면서 2월 한국 영화 점유율이 대폭 상승했다. 올해 1~2월 한국 영화 관객 수는 3008만 663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7% 늘었다. 영화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라면 상반기 안에 1억 관객을 모으고 올해 한국 영화가 2억 관객 시대를 맞이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영화 관계자들은 한국 영화의 초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영화 관람이 생활의 일부로 정착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영화 배급사 쇼박스의 최근하 과장은 “지난해 초중반기부터 높은 수준의 한국 영화가 줄을 이으면서 관객들의 신뢰가 쌓였고, 영화가 문화계의 화두가 되면서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이 극장으로 몰렸다”면서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면서 골프, 해외여행, 뮤지컬 등 고가의 문화 생활을 즐기던 40~50대가 가족과 함께 저비용 고효율을 낼 수 있는 영화 관람을 선호하면서 영화 관람이 습관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체인 CJ CGV의 김대희 차장은 “무더위와 한파가 계속되는 등 날씨 요인도 있었고 좋은 영화관 시스템과 영화 해설 프로그램 등 관객들이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면서 “그 결과 영화 주요 관람층이 2030에서 중장년층으로 확대되면서 관객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재형저축 금리 최고 4.5%

    재형저축 금리 최고 4.5%

    오는 6일 출시되는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의 최고 금리가 우대금리를 포함해 연 4.5%로 확정됐다. 애초 알려진 4% 초반대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이다. 대부분 가입 시점부터 3년까지는 고정금리, 4년째부터는 변동금리를 적용한다. 3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16개 은행은 지난달 27일 금감원에 이 같은 내용의 재형저축 약관 확정안을 제출했다. 초미의 관심사인 금리는 연 3.2~4.5%로 결정됐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이 최고금리인 4.5%(우대금리 포함)를 제시했다. 기업·신한·하나·외환은행은 이보다 낮은 4.2% 수준이다. 부산·대구은행 등 지방은행은 4.1%대 금리를 제시한 반면 외국계 은행인 SC·씨티은행은 각각 3.8%, 3.2%에 불과했다. 은행별 금리는 각사 홈페이지와 창구에서 6일 개별 고시한다. 고금리를 책정할 것으로 알려진 산업은행은 다른 은행보다 늦은 이달 말쯤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전산망이 아직 갖춰지지 않아 약관 제출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른 은행들과는 이미 사전에 충분히 협의한 만큼 (출시 예정일인) 6일 전에 약관 심사를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형저축 금리에는 우대금리 0.2~0.3% 포인트가 포함돼 있다. 급여 이체, 신용카드 사용, 온라인 가입, 공과금 이체, 퇴직연금 가입 등이 우대금리 적용 조건이다. 재형저축은 만기가 7~10년으로 긴 만큼 중도해지 가능성이 크다. 은행들은 이 경우 예금계좌 유지 기간에 따라 이자를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최소 유지 기간인 7년 가운데 3년은 은행별로 다른 고정금리(3.2~4.5%)를, 4년째부터는 시중금리에 연동된 변동금리를 각각 적용한다. 제주은행만 유일하게 ‘4년 고정금리, 3년 변동금리’다. 재형저축은 7년 이상 유지(3년 연장 가능)하면 이자소득세 14%가 면제된다. 분기당(3개월) 300만원씩 연간 1200만원까지 넣을 수 있다. 연봉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와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 개인사업자라면 누구나 들 수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주말박스 오피스] ‘신세계’ 개봉 첫 주 100만 관객 돌파

    이정재, 황정민, 최민식이 주연을 맡은 ‘신세계’가 개봉 첫 주 100만 관객을 모아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2~24일 ‘신세계’는 86만 756명(35.5%)을 모아 ‘7번방의 선물’을 끌어내리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21일 개봉한 ‘신세계’는 4일간 누적 관객 103만 8892명을 동원했다. ‘7번방의 선물’은 85만 5949명(33.1%)으로 1위인 ‘신세계’와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은 1038만 6794명. 23일 밤 1000만 관객 돌파 소식이 알려지면서 24일 하루 35만 9997명을 동원해 또다시 일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베를린’은 30만 3727명(12.0%)에 그쳐 한 계단 떨어졌다. 누적 관객 660만 8013명으로 700만명까지 무난할 전망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영화 ‘7번방의 선물’ 1000만 관객… 휴먼코미디 통했다

    영화 ‘7번방의 선물’ 1000만 관객… 휴먼코미디 통했다

    한국 영화 평균 제작비를 조금 웃돌 뿐이다. 검증된 스타도, 흥행 감독도 없었다. 극장을 보유한 CJ나 롯데가 투자배급한 영화도 아니다. 그런데 한국 영화 사상 8번째로 ‘1000만 클럽’에 가입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7번방의 선물’은 23일까지 누적 관객 1002만 6790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개봉 이후 32일 만이다. ‘7번방의 선물’은 지금껏 나온 ‘1000만 영화’ 중 가장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졌다. 순제작비 35억원, 홍보마케팅비를 합친 총제작비도 55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10억원 미만을 제외한 한국 영화의 평균 제작비 46억 8000만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23일까지 ‘7번방의 선물’의 누적 매출액은 718억원에 이른다. 세금(영화진흥기금+부가가치세)을 빼고 절반씩 영화관과 나누면 316억원쯤 투자배급사에 돌아가는 셈이다. 총제작비의 5배 이상 벌어들였다. 역대 ‘1000만 영화’ 중 최고 수익률이다. ‘실미도’(1108만), ‘해운대’(1145만), ‘태극기 휘날리며’(1175만), ‘왕의 남자’(1230만), ‘광해, 왕이 된 남자’(1232만), ‘도둑들’(1303만명), ‘괴물’(1301만) 중 ‘왕의 남자’를 제외하면 100억원 안팎의 블록버스터였다. ‘왕의 남자’를 제외한 ‘1000만 영화’들은 또 탄탄한 서사 외에도 재난, 전쟁, 괴물, 액션 등의 볼거리가 있었다. 검증된 감독과 충무로의 간판 배우들도 등장했다. 반면 ‘7번방의 선물’의 전반부는 유아 유괴 성폭행, 살인 누명을 쓴 지적 장애인 아빠와 일곱 살짜리 똘똘한 딸, 교도소 동료가 벌이는 소동극이다. 후반부는 부녀의 이별 드라마다. 배우 류승룡은 첫 단독 주연을 맡았고 이환경 감독은 데뷔 이후 3편 모두 흥행에는 실패했다. 영화는 세련되지 않았고 ‘웰메이드’와도 거리가 멀다. 외려 뻔하고 과장되고 노골적으로 눈물샘을 건드린다. 이 감독의 돌직구가 1000만 관객을 울렸다. 최근 2~3년 새 문화계를 관통하는 ‘힐링(치유) 코드’와 맞아떨어졌다. 1960년대 이후 실종됐던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전 세대와 통할 수 있는 신파의 부활이란 시각도 있다. 이용철 영화평론가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영화산업이 폭발했지만 조폭 장르이거나 박찬욱, 봉준호 감독 등의 작가들이 산업을 좌우했다. ‘미워도 다시 한번’(1968)처럼 온 국민을 울릴 영화는 없었다. 한국 영화가 바닥을 쳤던 2006~2008년 이후 나온 ‘국가대표’(2009), ‘해운대’(2009,) ‘늑대소년’(2012) 등을 보면 장르는 제각각이지만 한국적인 감정 코드를 공유하고 있다. 신파다. 사람 울리는 데 기막힌 재주가 있는 이 감독이 신파의 정점을 찍었다. 급증한 40~50대 여성 관객과 통했다”고 설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베를린’ 개봉 첫주 200만 넘어

    영화 ‘베를린’이 개봉 첫 주 200만 관객을 넘으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7번방의 선물’이 ‘베를린’의 뒤를 바짝 추격하면서 두 편의 한국영화가 쌍끌이 흥행을 이끌고 있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베를린’은 1~3일 전국 897개 상영관에서 153만 2274명을 모아 박스오피스 정상에 등극했다. 지난달 29일 저녁 개봉해 5일 만에 관객 224만 5468명을 모았다. ‘7번방의 선물’은 ‘베를린’에 밀려 한 계단 떨어졌지만, 주말 3일간 전국 869개 관에서 136만 801명을 모아 누적 관객 수 419만 1879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개봉해 12일 만에 400만 관객을 넘어섰다. ‘베를린’과 ‘7번방의 선물’ 두 영화가 전체 매출액 점유율의 80.9%를 차지하며 극장가를 점령했다. 토종 애니메이션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은 22만 3534명을 모아 전주에 이어 3위를 지켰다. 박신양 주연의 ‘박수건달’은 13만 7896명을 모아 지난주보다 두 계단 떨어진 4위를 차지했으며 누적 관객 수는 382만 6738명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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