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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친노와 비노의 컷오프 셈법

    “이순신과 원균의 차이점을 아십니까.” 노무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묻고 자답(自答)했다.“두 분 다 임진왜란 때 나라를 위해 싸웠지만, 원균 장군과는 달리 이순신 장군은 난중일기라는 세세한 기록을 남겼기 때문에 위대한 인물로 기억되는 것입니다.” 요즘 청와대에서는 ‘기록’과 ‘원칙’이 화두로 떠오른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의 잘잘못을 있는 그대로 기록으로 남기라고 지시하고 있다. 다음 정권이 참여정부의 기록만 봐도 인수·인계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공과(功過)를 후대가 올바르게 판단할 것이라는 바람도 깔린 듯하다. 청와대 참모들은 아프간 피랍자 협상과 용산미군기지 이전 협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북핵 협상을 참여정부의 4대 협상으로 꼽고 있다. 핵심 관계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권력으로 난제를 해결했다면, 노 대통령은 원칙과 실용으로 4대 협상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번 아프간 협상에서는 외교부가 대테러 집단과 접촉이나 현지 풀기자단 운영 문제 등에서 국제 관행과 국격(國格)을 앞세우는 바람에 청와대와 묘한 신경전을 벌였다고 한다. 정윤재 전 의전비서관과 이치범 환경부 장관 등의 부적절한 처신을 참여정부가 어떤 원칙으로 풀어나가고 어떻게 기록할지 두고 볼 일이다. 이번 주 정가의 시선은 3∼5일 진행되는 대통합민주신당의 예비경선(컷오프)에 쏠려 있다. 예비후보 9명 가운데 4명이 탈락하는 경선의 초점은 추미애 후보의 당락에 달려 있다. 추 후보가 떨어지면 본경선에서 이해찬·유시민·한명숙 등 친노(親盧) 후보의 단일화에 정치적 파괴력이 실리게 된다. 비노(非盧)인 손학규·정동영 후보를 친노 3인방이 협공할 수 있는 구도가 형성되는 것이다. 참여정부에 몸 담았다가 등을 돌린 정 후보나 ‘짝퉁 한나라당’ 공세를 받고 있는 손 후보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반면 참여정부와 줄곧 거리를 둔 추 후보가 예비경선을 통과하면 이해찬·유시민으로 예상되는 친노 후보 2명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아질 것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친노 3인방의 단일화에 비해 파괴력이 떨어지고, 어쩔 수 없이 떠밀리는 형식의 단일화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 후보의 2순위표는 이같은 계산을 깔고 숨가쁘게 움직일 것이다. 지난 주 지리산 연찬회를 반쪽짜리 행사로 치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이번 주에도 계속 딜레마로 고민할 것이다. 수도권·호남의 지지층 이탈을 감수하고라도 보수 성향의 전통 지지층을 적극 껴안을 것인지, 박근혜 전 대표와 영남의 역풍을 무릅쓰고 개혁과 체질 개선에 나설 것인지가 관건이다. 경선 직후 상승세를 보이던 이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5∼10%포인트 정도 내려앉고 있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박 전 대표의 경선 ‘승복’ 효과로 이 후보쪽에 쏠리던 박 전 대표 지지층이 다시 빠져나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내 봉합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박 전 대표의 ‘백의종군’이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결과를 빚을 것인지를 박근혜와 영남으로 상징되는 전통 지지층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순회경선은 이번 주 막바지로 접어든다.3일 부산,5일 울산을 거쳐 9일 수도권에서 마무리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0∼15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 권영길 후보가 막판 뒷심으로 과반수를 유지할지, 결선까지 간다면 노회찬·심상정 후보 가운데 누가 맞짱 상대가 될지 주목된다. ckpark@seoul.co.kr
  • 포스코건설,시공 참여 왜 했을까?

    포스코건설,시공 참여 왜 했을까?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비호한 것으로 알려진 건설업자 김상진씨의 재개발사업에 포스코건설이 참여한 것은 권력층의 입김 탓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바닥인 부산에서 시행 실적도 거의 없는 업체의 사업에 도급실적 6위의 포스코건설이 보증과 함께 시공에 나선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포스코건설은 김씨가 추진하는 부산 연산동 재개발 사업의 시공 파트너다. 더욱이 포스코건설은 시공사로 참여하면서 일건건설이 이 사업을 위해 국민·우리은행으로부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2650억원을 대출받도록 지급보증을 서줬다. 부산 지역은 올들어 4년 연속 집값이 하락하는 등 지난해 말 기준 미분양만 9000여가구에 달한다. 시행사인 김씨 소유의 일건은 자본금 3억원으로 지난해 이자비용 등 순손실만 80억원에 이른다. 포스코건설측은 사업성이 높아 참여했을 뿐 윗선의 어떤 개입도 없었다고 강조한다. 한 관계자는 2일 “지난 2005년 말 김상진씨측으로부터 사업제안서를 받아 5개월간 사업성을 검토했다.”면서 “얼토당토않은 사업이었다면 어떻게 국민·우리은행으로부터 PF를 일으키는 게 가능했겠느냐.”고 말했다. 일건이 추진 중인 부산 연산동 재개발사업은 8만 8740㎡ 부지에 13개동 1440가구의 아파트를 짓는 것이다. 연산동은 부산의 ‘노른자위 땅’으로 정방형의 평지인 데다 주변에 서울의 청계천과 같은 온천천이 흐르고 유명 학군이 많다는 게 포스코건설의 설명이다. 포스코건설측은 “원래 시행이란 회사 규모와 상관없이 단일 프로젝트를 위해 일시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하는 것”이라면서 “시행사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권력층 개입 운운하는 것은 업계를 잘 모르는 소리”라며 권력개입설을 부인했다. 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연산동 일대 재개발 부지를 사들이면서 실제 매입자금보다 많은 돈을 매입자금 명목으로 기재하는 방법으로 돈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땅값을 부풀려 빼돌린 자금으로 인한 손해는 보증을 선 포스코건설에 고스란히 돌아간다. 업계 관계자는 “시공사가 보증을 서는 것은 시행사가 아니라 시행사가 사들인 땅을 보고 들어가는 것”이라면서 “정상적인 회사라면 땅의 가치가 부풀려졌는지도 모르고 보증을 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지역소형 건설사가 어떻게 거액을…

    지역소형 건설사가 어떻게 거액을…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주선으로 탈세 로비를 벌인 일건건설 김상진씨가 각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돈이 3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일건건설은 자본금 3억원에 불과한 지역 소형 건설업체다. 이에 따라 거액을 대출받을 수 있었던 김씨의 배경에 대한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2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6월 부산 연산동 재개발 사업 건으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으로부터 모두 2650억원을 빌렸다. 연 이율도 각각 5.44,5.33%에 불과할 정도로 저렴한 수준이었다. 김씨는 또 올해 5월 회사 직원의 명의를 빌려 설립한 스카이시티사를 통해 부산 수영구 민락동 2만 8000여㎡를 개발하겠다며 부산은행에서 680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형 업체가 대출받기에 3300억원은 너무 큰 액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주택담보대출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수익 창출에 목말라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전망 있는 사업에는 무조건 달려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건설업체 프로젝트 파이낸싱(PF:미래 수익을 근거로 돈을 빌려주는 사업)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은 부산 지역에서는 대규모 사업 대출을 받는 게 쉽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씨가 지난 2003년 기술신보와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53억9000만원을 대출 보증받는 과정 역시 의혹을 사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정윤재 의혹’ 게이트로 번지나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그의 소개로 정상곤 전 부산국세청장에게 1억원의 뇌물을 건넨 건설업자 김상진씨를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당초 정 전 비서관을 감쌌던 청와대는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검찰은 사실상 전면 재수사에 착수했다. 부산국세청도 ‘심층 세무조사’에 나섰다. 정 전 청장의 수뢰사건으로 얼버무리려 했던 검찰과 국세청이 여론의 질타에 떠밀려 다시 칼을 뽑은 것이다. 우리는 이 사건이 불거졌을 때 검찰의 눈치보기식 수사와 국세청의 추악한 뒷거래 행태를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을 권력 실세가 개입된 ‘권력형 비리’로 규정하고 한 점 의혹 없는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 검찰과 국세청이 재수사와 세무조사에 돌입한 지금, 주택건설 실적이 거의 없는 김씨가 분양가 기준으로 4000억∼5000억원대에 이르는 부산 연산동 재개발사업의 시행사를 맡게 된 경위부터 파헤쳐야 한다. 재향군인회와 신용보증 및 기술신용보증기금이 김씨의 사기대출 행각에 발을 담그게 된 경위도 규명해야 한다. 김씨의 사업 추진과정에는 정 전 비서관을 비롯해 정권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많은 지역정치인들이 거명되고 있다. 이들이 김씨의 사업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내는 것도 검찰 몫이다. 특히 김씨는 시행사업 추진을 위해 공사비 조작 등으로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자금의 규모와 용처는 말할 것도 없고 대선 및 내년 총선용 자금마련설이라는 항간의 의혹에 대해서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한나라당에 이어 민주신당도 검찰 수사가 미흡할 경우 특검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검찰로서는 특검 도입이라는 역풍을 초래하지 않도록 의혹 규명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상명 검찰총장 체제의 평가는 이 사건 수사에 달렸다.
  • ‘정윤재 의혹’ 보완 수사

    부산지검은 31일 정윤재(43)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부산 한림토건 대표 김상진(41)씨와 관련한 의혹을 풀기 위해 정 전 비서관에 대해 보강수사(재수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 전 비서관이 김씨와 정상곤(53)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을 소개시켜 주는 단순 역할에 그쳐 수사대상이 아니라던 검찰의 재수사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산지검 정동민 2차장은 이날 오후 기자 브리핑을 갖고 “정 전 비서관에 대해서는 현재 별다른 혐의점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소환 등의 계획은 없지만 단서가 드러나면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 2차장은 또 “정 전 청장과 김씨 등에 대해 언론 등에서 제기되는 의혹 부분에 대해 이른 시일 내에 재수사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수사와 관련, 검찰이 단 ‘단서’가 향후 사건의 진행 상황을 보면서 여차하면 빠져나갈 빌미로 삼으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전 비서관은 “검찰의 재수사 방침에 대해 언제든지 검찰수사에 당당히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씨가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서 추진하는 아파트 재개발사업이 사업자 등록 없이 추진된 것으로 드러나 선정 과정에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일건건설 등에 따르면 김씨가 실제 사주인 일건건설은 지난해 6월 연산8동 8만 7054㎡에 아파트 1440가구를 짓기로 하고 시공업체인 P건설과 사업 약정을 맺었다. 총 공사비는 2500억원이며 분양대금은 총 5000억원의 대규모 공사다. 김씨는 2005년 12월쯤 재향군인회에 아파트 부지 매입 등을 위해 수백억원(930억원으로 추정)을 빌렸다. 당시 김씨는 토지구입 대금 등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가짜 서류를 작성해 재향군인회로부터 사업 자금을 빌렸으며 이 가운데 225여억원을 착복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임기말 누수 시작됐나

    참여정부가 흔들린다. 의혹이나 외압 시비 차원만이 아니다. 국정 공백과 권력 누수의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청와대 인사는 ‘세금 무마 의혹’‘비호 의혹’에 휩싸였다. 현직 장관은 사표를 낸 날 대선 주자 캠프로 달려가고, 국방부는 청와대 눈치를 보지 않는 인사를 감행한다. ●장관 선거판 참여… 레임덕 자초 이치범 환경부 장관의 ‘이해찬 캠프행(行)’은 원칙과 정책을 표방해 온 참여정부의 근간을 뒤흔드는 사안이다. 전문가들은 ‘참여정부가 레임덕을 자초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이 장관은 3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시대에 가장 적합한 대통령 후보인 이해찬 전 총리를 돕기 위해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대운하공약이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며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닌 현직 장관의 ‘선’을 넘어섰다. 이 전 총리는 전날 기자들을 만나 “이 장관이 내일 캠프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예고’까지 했다. 뒤늦게 청와대는 이날 “이 장관이 30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사의를 표명했고, 노 대통령은 이를 구두로 수용했다.”고 밝혔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해찬 캠프행은)노심(盧心)이 아니라 본인의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권력이 미래 권력에 밀려” 하지만 이 장관의 처신은 단순히 절차상 하자나 개인적 선택의 차원을 벗어난다. 참여정부 임기 마지막 정기국회를 앞두고 현직 장관이 정파적 이해관계를 좇는 것은 명분도 없을 뿐더러 공복(公僕)의 의무를 벗어나는 일이다. 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장관직이 누구를 위한 자리인지 회의가 든다.”면서 “대통령의 권력누수와 레임덕을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으로서는 사의를 수용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브레이크 없는 범여권의 경선전(戰)에 떠밀려가는 모양새가 됐다. 이 후보측의 한 인사는 “임기말 권력 누수를 우려할 만큼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지지부진한 이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충격요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참여정부라는 ‘현재 권력’이 범여권 후보가 노리는 ‘미래 권력’에 밀려 사실상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신당 “정윤재씨 특검 반대 안해”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권력형 비리 의혹과 변양균 정책실장의 학위 변조사건 외압 시비는 이미 참여정부의 도덕성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노 대통령이 힘을 싣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도 정 전 비서관의 특검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밝혔다. 국방부 견해와 달리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영해선으로 보기 곤란하다.’고 일간지에 기고한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KIDA) 서주석 연구위원의 소속 부서장이 보직 사임한 것은 권력 누수의 또 다른 사례로 꼽힌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청와대와 통일부의 적극적 접근론에 국방부가 이견을 보인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검찰 재수사서 풀어야 할 의혹

    검찰 재수사서 풀어야 할 의혹

    검찰이 정윤재(43)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부산 한림토건 대표 김상진(41)씨 국세청 로비사건 연루 의혹과 관련, 보강 수사에 나서기로 한 배경에는 ‘여론의 압박’이 크게 작용했다. 검찰은 지금껏 정 전 비서관이 현재 공직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수사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또 서울의 한정식집에서 김씨가 국세청 간부에게 1억원을 건넨 자리에 동석한 정 전 비서관의 그동안 행보도 이 사건을 시원하게 풀어주기에 미심쩍은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세무조사 연루설´ 여론압박 부담 검찰이 재수사를 결정한 데는 여론의 압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국세청의 조직적 비호는 물론 재개발사업, 금융대출 등에서 다양한 특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정·김 커넥션’을 초월한 정권차원의 배후 존재 유무에 국민적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우선 구속된 정상곤(53) 당시 부산지방국세청장과 세무조사 무마 로비에 나선 건설업자 김씨를 잇는 연결고리가 정 전 비서관이라는 점은 다양한 의혹의 진원지다. 정 전 비서관이 노무현 대통령의 ‘386’ 최측근으로 영향력을 펼쳐왔다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키우고 있다. 검찰의 앞선 수사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검찰 수뇌부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정 전 청장이 지난해 8월 김씨에게서 받은 1억원의 용처가 지금껏 밝혀지지 않았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제대로 해명되지 않을 경우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도 수사재개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부산지검이 수사 재개 의견을 올린 뒤 검찰 수뇌부가 이를 추인하는 형식으로 재개됐다는 해석이다. 한나라당 등 정치권이 9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특검을 요구하는 등 검찰을 압박해온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수사 재개 이유로 보인다. 이같은 배경으로 미루어 청탁의혹을 받는 정 전 비서관에게 일차적인 초점이 모아질 전망이다. ●정 전 비서관 2004년 총선 비용도 의문 정 전 비서관의 저간의 행보에서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은 정 전 청장이 정 전 비서관으로부터 단 한 차례 전화만 받고 김씨의 세무조사 무마 청탁에 응했다는 점이다. 국세청 조사팀 간부를 시켜 세무조사에서 빠져나가는 방법까지 조언한 배경도 궁금하다는 것이다. 정 전 비서관은 김씨가 정 전 청장과 통화를 하고 싶어 하는 이유를 알았는지에 대해서 밝히지 않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은 김씨와 정 전 청장이 서울에서 가진 저녁자리에 대해서도 김씨가 나오는 줄 모르고 갔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뇌물이 건네진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건설업자 김씨는 300억원 사기혐의로 7월16일 구속됐다가 27일 부산지법 구속적부심에서 보증금 3000만원을 내고 풀려났다. 피해액을 다 갚고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지만 수사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이례적이라는 의견이다. 더구나 기술신용보증기금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은 62억원을 당시 신용불량상태였던 김씨가 구속돼 풀려나기까지 짧은 시간에 다 갚을 수 있었던 배경도 의혹이다. 부산 정가에서는 2004년 총선 당시 부산 사상구에서 출마했던 정 전 비서관의 선거비용 등 재정적 능력에 대한 의혹도 나오고 있다. 당시 특별한 재력이 없었고 후원회를 열 수 있는 현역의원도 아니었던 정 전 비서관이 월 임대료가 평균 400만∼500만원에 이르는 번화한 지역에 사무실을 내고 선거를 치른 것과 관련해 궁금한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건설업자 김씨의 후원설도 나돌고 있다. 부산 강원식·서울 오상도기자 kws@seoul.co.kr
  • “정권실세 도움” 소문 무성

    부산 한림토건 대표인 김상진씨는 사업등록도 하지 않고 어떻게 2500억원대의 1군 건설업체와 사업 협정을 체결했을까. 31일 부산시에 따르면 김씨가 사실상 사주인 ㈜일건건설은 지난 2005년 4월 설립됐으며 토목 및 설비 업체로 사업등록이 돼 있다. 그러나 이 업체는 부산 연제구 소재 아파트 재개발 사업을 시행하기 전까지는 주택사업 실적이 없었다. 또 주택 사업자 등록도 P건설과 사업 약정이 맺어진 2개월여 뒤인 2006년 8월에 이뤄져 체결 과정에서의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업실적이 전무한 일건건설이 대규모 아파트사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정권 실세의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며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당자자인 P건설측은 “온천천을 끼고 있는 이 지역이 교육환경 등이 좋아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P건설은 당초 올 하반기쯤 정식계약을 체결하고 착공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 분양에 들어갈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씨의 개인비리가 터지는 등 잡음이 일고 있어 계속 사업을 추진할지는 미지수이다. 뿐만 아니라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소개로 알게 된 정상곤(53·구속)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에게 뇌물을 건넨 김씨의 형 김모(45)씨의 역할에 의혹이 일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의 형과 친분이 있던 김씨가 정 전 비서관을 동생에게 소개했으며, 동생과 공동으로 사업을 하거나 주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부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靑 “부적절한 처신”… 레임덕 우려

    임기 말 청와대가 딜레마에 빠졌다.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세무조사 무마청탁’ 연루 의혹과 변양균 정책실장의 ‘신정아 파동’ 외압 시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역대 정권과 비교해 도덕적 우월성을 자부심으로 여겼던 참여정부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사안들이다. 청와대는 두 가지 사안 모두 기본적으로 ‘실체 없는 흔들기’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안의 성격상 명백한 ‘결백’의 근거를 제시할 수도, 자신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속을 태우는 모습이 역력하다. 청와대가 30일 “정 전 비서관이 국세청 고위간부와 건설업자를 소개시킨 행위는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밝힌 것도 이같은 인식에 따른 것이다. 정 전 비서관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중하지 못했던 것은 잘못이고 분명히 도의적인 책임은 있다.”면서도 “인신공격과 정치공세에는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공직자가 사람을 만나는 과정에서 오해를 받을 수 있으니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이번 사안은 우리들에게도 교훈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의 사안에는 어느 정도 선긋기가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엿보인다. 청와대가 파악하지 못한 비리 사실이 드러나면 참여정부의 레임덕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핵심 참모들도 정 전 비서관의 연루 의혹에 “그렇지 않다.”고 일축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변 실장이 가짜 학위 파문을 일으킨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를 비호했다는 의혹에도 청와대는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천 대변인이 간접 해명했지만, 변 실장의 연루 의혹을 떨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부산지역 386 도덕성에 ‘흠집’

    정윤재 전 청와대 비서관이 정상곤 전 부산국세청장과 부산의 건설업체 김모 대표의 자리를 주선,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노무현 정권에서 실세로 불리는 부산 출신 ‘386 인맥’과 지역 업체간의 유착 의혹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정 전 청장이 김씨로부터 지난해 8월 삼자 회동 후 1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최근 검찰에 구속됨으로써 현 정권의 실세인 386 인맥들의 도덕성에 큰 흠집이 났다. 정 전 비서관은 최인호 전 부대변인, 송인배 사회조정2비서관과 함께 노 대통령을 측근에서 보좌하는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 3인방 중 한명이다. 부산지역 386 가운데 최측근으로 꼽힌다. 지난 2004년 총선 때 부산에서 출마, 낙선한 뒤 같은 해 9월 국무총리 민정2비서관으로 기용됐고 2006년 8월9일 청와대 의전 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2년 가까이 공무원 비리 감찰 업무를 맡는 등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 자리에 있었던 그가 자신의 고향인 부산의 건설업자와 서울에서 국세청 고위 인사를 만나는 자리에 합석한 것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부산의 정치권에서는 다른 정권에 비해 비리 및 이권 개입 등에 비교적 자유로웠던 386 인맥들이 이번 정 전비서관 스캔들로 인해 오명을 남기게 됐다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특히 다음 총선에서 부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정 전 비서관의 정치적 행보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정 전 비서관은 이 사건이 불거지자 “두 사람을 소개해준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의 식사 자리를 주선한 것은 아니다.”면서 자신을 적극 변호하고 나섰으나 재개발 건설업자의 ‘세무조사 무마로비’에 연루됐을지 모른다는 의혹을 말끔히 씻어내기는 어렵다. 또 한나라당이 29일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특검도 검토하겠다고 밝혀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 공방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정윤재 봐주기 의혹 확산

    정윤재 봐주기 의혹 확산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세무조사 대상이던 부산지역 H토건 김모 대표와 정상곤 부산지방국세청장(현 국세청 부동산납세관리국장)의 ‘뇌물’만남을 주선했는지 여부와 그 배경 등을 놓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은 자신이 지난해 7월 김씨로부터 전화 부탁을 받고 정 전 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기업인 전화를 받아주는지’를 물어본 뒤 김씨와 정 전 청장과의 2인 회동을 주선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청와대 의전비서관으로 발탁된 직후인 지난해 8월26일의 ‘3자 만남’에 대해서는 정 전 청장이 전화를 걸어와 식사나 하자고 해 만났고, 이때 정 전 청장이 김씨에게도 동석하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다. 이 만남에서 김씨가 정 전 청장이 타고 가는 택시에 현금 1억원이 든 가방을 밀어넣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씨가 정 전 청장에게 돈을 건넸는지 여부는 모른다는 게 정 전 비서관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지난해 8월26일 만남을 주도적으로 주선한 정황이 드러나지 않았고, 만남을 주선한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정황도 없어 더 이상의 조사가 필요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정 전 비서관이 만남을 주선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또 정 전 비서관과 김씨 사이에 돈이 오고간 증거나 정황이 없어 알선수재나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말도 덧붙였다. 특히 정 전 비서관이 김씨의 부탁으로 정 전 청장에게 전화한 지난해 7월에는 민간인 신분이어서 직권남용이나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할 수도 없었다고 말한다. 검찰 관계자는 “뇌물을 주고받은 사람들이 깨끗하게 혐의를 모두 시인하고 정 전 비서관이 소개비를 받았다는 증거도 없었다.”면서 “형법에 수뢰 방조죄도 없고 수뢰 공모죄도 없는 마당에 정 전 비서관을 조사할 명분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검은 현금이 오고갈 경우 입증이 어려운 뇌물사건에서 단기간에 사건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오히려 잘된 수사라는 평가와 함께 감찰조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검찰이 정 전 청장을 구속하는 한편 김씨도 형사처벌하기로 했지만, 정작 두 사람을 소개하고 만남을 주선한 정 전 비서관에 대해선 단 한차례도 소환 조사를 벌이지 않은 데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래서 ‘정 청장이 무엇 때문에 세무조사 대상이었던 기업인을 만났겠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노무현 대통령의 386 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정 전 비서관이 범죄 발단의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17대 총선에 출마했었고 앞으로도 정치인의 길을 걸어갈 정 전 비서관이 무엇 때문에 정치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는 기업인과 공무원의 만남을 주선했는지, 국세청장을 바라보던 현직 고위 간부가 왜 뇌물을 받았고, 수사기관에 불려나와선 변명조차 한 번 안 하고 깨끗하게 승복했는지를 캘 의무가 검찰에 있다는 소리다. 하창우 서울지방변호사 회장도 “검찰이 정 전 비서관의 개입 사실을 확인하고도 제대로 된 조사조차 하지 않은 것은 특권층에 대한 특별대우다.”면서 “부산에서 사업하던 김씨가 무엇 때문에 서울까지 올라왔는지, 어떻게 정 청장을 알게 됐는지 등을 감안하면 두 사람을 소개하고 만남까지 주선한 정 전 비서관을 조사하지 않은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정윤재씨 개입 의혹 증폭

    정상곤(53·구속)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에게 세무조사 무마조로 1억원을 건넨 부산의 H토건 대표 김모(41)씨의 사기 행적이 속속 밝혀지면서 두 사람간의 관계 등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또 정윤재(43)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이 사건에 대한 직·간접 개입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29일 부산지검 등에 따르면 정 전비서관은 오래 전부터 김씨와 서로 잘 알고 지내는 가까운 사이로 식사 자리도 자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최근 수년간 2∼3개의 건설 회사를 설립해 각종 불법 대출과 재개발지역 토지 대금을 부풀리는 수법 등으로 수백억원대의 사기행각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 지난 7월16일 검찰에 구속됐다. 그러나 김씨는 이내 구속 적부심으로 풀려났다. 당시 김씨가 풀려난 것과 관련, 정 전 부산국세청장에게 뇌물을 준 사실을 털어놓아 구속적부심에 풀려날 수 있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 과정에서 정 전 비서관이 김씨가 풀려날 수 있도록 모종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 김씨의 탈세 사실을 적발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실시됐으나 결국 당시 정 전 청장의 무마로 세무조사가 흐지부지됐었다. 부산지역 경제계와 법조계 등에서는 김씨 혼자 수백억원대의 사기행각이 가능했겠느냐는 의혹과 함께 구속 11일 만에 적부심으로 풀려난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뒤를 봐주는 실세 개입 의혹을 추정하게 하는 대목이다. 또 구속된 정 전 청장이 일개 건설업자를 만나 식사를 하고 금품을 받은 것도 의문점이다. 정 전 청장과 김씨가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가 아닌 데다, 한 지역의 세정을 책임지는 지방국세청장이 업자를 직접 만나는 일이 흔치 않기 때문이다. 이같은 점으로 미뤄 정 전 비서관이 이들의 만남을 주선한 데에는 또 다른 속사정이 있거나 혹은 부적절한 의도를 알면서도 애써 모른 척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같은 의혹의 정점에 정 전 비서관이 서 있는데도 검찰은 ‘단순히 소개만 시켜줬다.’는 이유로 참고인 소환조사조차 하지 않는 등 수사 선상에서 제외,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부산경제살리기 시민연대 박인호 상임의장은 29일 “각종 사기 사건에 연루되고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김씨를 당시 부산국세청장에게 소개시켜 준 사람이 정씨인 줄 알면서도 뚜렷한 혐의가 없다는 이유로 참고인 소환조차 하지 않는 것은 ‘봐주기수사’”라며 수사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사설] 정윤재씨, 청탁·뇌물수수 알선 아닌가

    정윤재 전 대통령 의전비서관의 ‘세무조사 무마청탁’ 연루 의혹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검찰 수사가 미진하면 특검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는 정 전 비서관이 부산지역 건설업자 김모씨를 정상곤 당시 부산지방국세청장과 연결시켜 줌으로써 1억원의 뇌물이 오간 점에 주목한다. 정 전 비서관은 뇌물수수 당시에는 동석한 식사 자리에서 떠났고 뇌물을 수수한 증거를 찾을 수 없어 무혐의 처분했다지만 정황 증거로 볼 때 뇌물공여 방조죄로 의심하기에 충분하다. 그렇다면 정 전 비서관에 대해 최소한의 조사는 이뤄졌어야 한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정 전 비서관은 김씨 소유의 사업체에 대한 세무조사 진행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김씨가 지방국세청장 면담을 간절히 원했다면 청탁 성격이 짙은 민원이었음은 누구라도 헤아릴 수 있다. 정 전 청장이 김씨와의 만남에 응한 것도, 억대의 금품을 받아 챙긴 것도 정 전 비서관의 소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봐야 한다. 이것이 상식이다. 그럼에도 김씨와 정 전 청장의 말만 듣고 정 전 비서관에게 면죄부를 준 것은 ‘봐주기식 수사’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바로 이런 이유로 권력 앞에만 서면 검찰권은 위축된다는 비아냥거림이 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지금이라도 항간에서 제기하는 뇌물공여 방조 의혹을 분명히 규명해야 한다.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소환 조사는 말할 것도 없고 본인과 김씨, 주변인물에 대한 광범위한 계좌추적도 이뤄져야 한다. 일반 뇌물수수 사건 수사 때처럼 똑같은 절차로 진행하라는 얘기다. 검찰이 늘상 내세우는 ‘거악 척결’이 딴 게 아니다. 권력형 비리의혹을 철저히 파헤쳐 권력 주변에 검은 돈이 흘러들지 않게 하는 것이다.‘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각오를 다시 다지기 바란다.
  • “정국장이 그럴 분 아닌데…” 국세청 곤혹

    국세청은 정상곤 부동산납세관리국장 뇌물수수 사건이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개입 의혹이 제기되면서 다시 불거지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정 국장이 세무조사 무마 조로 건설업체 사주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정 국장과 함께 근무했던 국세청 직원들은 “그럴 분이 아닌데….”라며 안타까워했다. 더욱이 승진을 염두에 둔 상황에서 누구보다도 자기 관리에 철저했을 정 국장이 국세청 고위 관리에게는 ‘금기’인 세무조사 대상업체 사장과 사석에서 만나 식사를 하고 현금으로 1억원을 받는 등의 무리수를 둔 이유를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때문에 정 국장 구속 직후부터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사람의 부탁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다. 국세청 일각에서는 행정고시 21회인 정 국장이 당시 동기가 10명이나 남아 있는 상태에서 승진 인사를 앞두고 마음 고생이 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이같은 심적 압박이 무리수를 두게 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 국장이 김 사장과 저녁을 같이 한 게 부산국세청장 부임 두달 뒤이고, 평균 6개월 정도 재직한다고 볼 때 다음 인사에 대비해 인맥을 넓히는 데 관심이 많았을 시기이다. 한상률 국세청 차장, 오대식 서울청장, 권춘기 중부청장 등이 정 국장의 행시 21회 동기다. 울산 출신인 정 국장은 경남고와 영남대를 나와 창원세무서장을 거쳐 국세청 징세과장, 감사관 등을 지냈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한나라, 신정아의혹 특검 추진

    정윤재 전 대통령 의전비서관의 ‘세무조사 무마청탁’ 연루 의혹에 청와대는 29일에도 “근거없는 억측”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정 전비서관의 의혹과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허위학력 파문과 관련해 검찰 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검 추진을 검토하기로 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무엇인가를 숨기려 하는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새로운 팩트가 없는데도 일부 언론에서 계속 ‘참여정부 흔들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하지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과거 옷로비 사건처럼 사안의 실체보다는 불명확한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권력층 연루 의혹’을 바라보는 여론의 속성상 임기 말 참여정부에 현실적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당혹감이 깔려 있다.청와대 관계자는 “과거 청와대 연루 의혹을 받은 사건들을 보면 아무리 ‘오보’라고 해도 여론은 그걸 진실로 받아들이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청와대 내에서는 이번 사안을 임기 말 청와대 직원들의 경계심을 높이는 계기로 삼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비슷한 의혹 사건이 또다시 터져 나오지 않도록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는 내부 경계론이 제기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신정아 사건이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옷로비’ 사건과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하는데 검찰이 이 사건을 빨리 수사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부적절한 주선 눈감은 검찰

    부적절한 주선 눈감은 검찰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정윤재(43)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정상곤(53) 전 부산지방국세청장과 부산지역 모 건설업체 김모(42) 사장과의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부산지검은 28일 “수뢰 혐의로 구속된 정 전 국세청장이 수사 과정에서 정 전 비서관의 소개로 김씨를 알게 됐으며 지난해 8월26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3명이 식사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당시 정 전 비서관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으며 김씨는 세무조사 무마 대가로 택시를 타고 가던 정 청장(당시 국장)에게 1억원이 든 돈가방을 전달했다. 검찰은 그러나 연결고리 역할을 한 정 전 비서관에 대해서는 수사를 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정 전 청장이 이미 수뢰 사실을 시인한 데다 정 전 비서관이 돈을 받은 정황도 없어 별도로 참고인으로 조사하거나 수사할 필요성을 못느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H토건 등 주택사업을 하고 있는 김씨는 당시 부산 연제구 연산동 아파트 재개발사업 과정에서 실제로 사지 않은 땅을 산 것으로 위장하거나 땅값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수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사실이 부산지방국세청에 적발되자, 정 국장과 접촉을 시도했고 세무조사도 무마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자신의 형을 통해 정 전 비서관을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달 16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됐으나 같은 달 27일 구속 적부심으로 풀려났으며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6일 정 전 국세청장을,24일 김씨를 각각 기소했다. 한편 정 전 비서관은 정 국장이 구속된 지난 10일 사표를 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정윤재 “금품 수수 아는 바 없다”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8일 자신의 사례비 수수설과 관련,“공직을 오래한 사람이 그렇게 어리석게 처신하겠느냐.”면서 “금품이 오가는지 알았다면 제가 바보도 아니고 가만 있었겠느냐.”고 주장했다. 부산에 머물고 있는 정 전 비서관은 이날 오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두 사람을 소개해준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의 저녁식사 자리를 주선한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두 사람은 각각 부산에서 다른 지인들의 소개로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라면서 “청와대 발령을 받기 전인 지난해 7월쯤 H토건 김 사장이 ‘부산 국세청장과 통화를 하려는데 잘 안된다. 지역업체 얘기도 들어볼 필요가 있는 것 아니냐.’며 전화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겠느냐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에 정 전 비서관은 “아는 사람이니까 정 청장에게 한번 물어보겠다.”고 답한 뒤 전화를 주선했다고 밝혔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초강력 허리케인 딘, 美도 위협

    시속 230㎞의 강풍을 동반하고 카리브해의 자메이카를 강타한 허리케인 딘이 20일 아침(이하 현지시간) 서쪽으로 시속 32㎞의 속력으로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진입했다. 올 들어 대서양에서 처음 발생한 허리케인 딘은 21일 오전 폭우와 함께 유카탄 반도에 상륙한 후 멕시코만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이에 따라 유카탄 반도의 퀸타나 로오, 유카탄, 그리고 캄파체 등 3개 주 정부는 19일 저녁부터 최고 등급인 ‘노란색 경보’를 발령하고 재해예방 작업에 들어갔다. 딘은 앞서 카리브해 동부의 산타 루시아와 마르티니크를 통과하면서 9명의 인명 피해와 함께 엄청난 재산 피해를 냈다.미국에는 22일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의 국립허리케인센터는 딘이 앞으로 허리케인의 위력을 나타내는 최대 등급인 5등급으로 그 세력을 더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2년 전 허리케인 카트리나 악몽을 겪은 미국은 사전 대비에 들어가 조지 부시 대통령은 텍사스 전역에 사전비상사태 선포를 승인했다.이춘규기자 taein@seoul.co.kr
  • [대선주자 25시] 한명숙 前총리

    [대선주자 25시] 한명숙 前총리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 내린다. 오후 9시 광주 무등극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말이 없다. 체구가 작은 그는 숫제 의자에 파묻혀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충격적인 장면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한 전 총리는 옆자리에 앉은 남편의 손을 살짝 잡아본다. 남편 박성준 교수도 문득 부인의 존재를 깨닫는다. 서로 잠시 눈을 맞춘다. 둘 다 영화에 완전히 빠져 있었다. 둘은 지난달 27일 ‘5월 어머니회’ 회원들과 함께 5·18을 그린 영화 ‘화려한 휴가’를 관람했다.‘5월 어머니회’는 5·18 당시 가족을 잃은 여성들의 모임이다. 이날은 이 영화의 광주 개봉일이었다. “꼭 5·18 현장에서 이 영화를 보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어떤 역사를 가졌나 가슴에 새기고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한 전 총리는 이 영화를 보기 위해 광주 금남로에 왔다고 했다. 영화가 끝난 뒤 그는 목놓아 우는 ‘5월 어머니회’ 회원들과 손을 맞잡았다.“이런 좋은 날이 와서 영화까지 만들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그래도 아직은 억울하고 원통해서….”반백이 다된 여성들이 말을 잇질 못한다. 한 전 총리도 금세 얼굴이 붉어졌다. 한 전 총리는 대선 출마 선언 후 벌써 세 번째 호남을 찾았다. 범여권 대선 주자들에게 호남은 특별한 의미일 수밖에 없다. 호남 지지가 없으면 대권도 없다. 이번 방문에서 그는 광주와의 특별한 인연을 새삼 강조했다. “저는 광주교도소에서 5·18을 맞았습니다. 감옥 안에선 밖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무도 알려주질 않았어요.”한 전 총리는 광주 지역 원로 윤공희 대주교를 만난 자리에서 옛 일을 회상했다.27년 전, 두려웠다고 했다. 당시 그는 총소리가 들리고 헬리콥터가 드나들어 전쟁이 난 줄 알았다.“전쟁이 나면 정치범부터 죽이잖아요. 그 현장에서 저는 하루 24시간 감시받으며 목숨건 싸움을 해야 했습니다. 먹지도 자지도 못한 채 그 열흘을 버텼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본 한 측근은 “5·18 광주를 생각하면 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범여권 후보가 될 수 없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전 총리 삶의 궤적은 역사 앞에서 부끄럼 없이 당당하다.”고 덧붙였다. “손 전 지사는 80년 5·18 당시 어디에 있었나요. 그리고 93년 정치 입문은 어떤 당 간판을 달고 했나요.”범여권 주자들이 두고두고 손 전 지사를 공격하는 대목이다.“최근까지의 행적·발언은 또 어떻게 설명할 겁니까. 우리 범여권이 반성해야 합니다.” 한 전 총리는 ‘여성 리더십’과 ‘새로운 가치’에 대해서도 역설했다.“지금까지의 남성중심적 문화와 국정운영 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새로운 여성적 가치, 부드러운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아버지의 후광을 입은 박근혜씨나 남편의 후광을 입은 여성 리더십이 아닌 자기 손으로 운명을 개척한 여성 리더십을 보여주겠다.”고 호언했다. 자신만만 했다. “세계가 여성지도자를 원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아일랜드의 메리 로빈슨과 독일 메르켈 총리, 그리고 이제는 인도에서도 여성대통령이 탄생했습니다. 우리도 여성대통령, 나올 때 되지 않았을까요.”외유내강형인 한 전 총리의 권력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그의 바람이 쉽사리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지지율은 낮고 역전의 기미도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한 전 총리측 반응은 간단했다.“흔들림 없이 우리 갈 길을 갈 뿐입니다. 처음 출마 선언 때 누구나 우리가 곧 포기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한명숙처럼 좌고우면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온 사람이 있습니까.”아직 시간은 남아있고 변수는 많다는 이야기다. 그는 “안정된 모습을 강조하다보면 경선판이 흔들릴 때 유력한 제 3의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리고 “안정되고 편안한 이미지로 뚜벅뚜벅 가는 게 필승전략”이라고 소개했다. 과연 그 의도가 적중할지 아직은 아무도 알 수 없다. 광주에서의 밤.‘한명숙 팬클럽 회원’들이 금남로 근처 한 호프집에 모였다. 한 전 총리와의 팬 미팅이다. “바깥양반이 저를 위해 13년 반을 고생했습니다. 이제 바깥양반을 위해 안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한 전 총리의 남편 박성준 교수가 인사말을 한다. 남편이 아내를 ‘바깥양반´이라 부른다.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웃음을 머금었다. 한 전 총리는 혼인신고도 못한 채 끌려간 남편을 13년 반 동안 옥바라지했다. 결혼 6개월 만이었다. 그러나 박 교수 표정이 진지하다. 허튼 소리가 아니다.“부정한 힘으로 쓴 역사는 정의로 지켜온 역사를 이길 수 없습니다. 저희 바깥양반은 꼭 승리할 겁니다.”박수가 쏟아진다. 광주 일정 마지막 날. 통합신당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 한 전 총리는 외로워 보였다. 행사 초반 대선주자 소개 때 다른 이들에게 쏟아지던 연호·함성은 그에게 없었다. 인지도가 아직 낮다.‘가나다’ 연설순서에 따라 한 전 총리의 연설은 항상 마지막이다. 그가 연설할 때쯤 청중의 3분의1은 이미 행사장을 떠난다. 그러나 그의 대중연설은 의외로 설득력 있었다. 분위기가 고조된다. 연설 말미 “본선 경쟁력에 한사람 한사람 대입해 보십시오. 한명숙 괜찮지 않겠습니까?”란 마무리에 생각지 못한 함성이 터져나왔다. 광주 시민은 마음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한 걸까. 연단을 내려오는 한 전 총리가 살짝 웃는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한총리의 약점은 ‘단점 없는 게 장점, 장점 없는 게 단점’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다. 특별히 흠 잡을 데도 없지만 그렇다고 딱히 내세울 것도 없다는 얘기다. ‘여성 후보 무임승차론’은 여기서 나온다. 콘텐츠가 부족하고 특별한 정책과 비전을 내세우지도 못하면서 단지 여성후보라는 점만을 부각시키는 데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무총리 재임 기간 동안 국민들에게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부분도 한계다. 캠프쪽에서는 안정되고 편안한 이미지를 장점으로 꼽고 있지만 지지율을 높이는 것과 연결시키지 못하는 원인도 여기에 있다.‘비호감’은 아니지만 확실한 호감도를 갖고 있지 않은 것이다. 안티는 별로 없지만 팬도 별로 없다는 얘기다. 한 전 총리는 “나는 돈도 조직도 계파도 없는 ‘3무(無)’ 후보다. 오직 국민의 바다에 뛰어들어 당당히 승부하겠다.”고 말한다. 선거전에서 생존하는 데 필요한 것들이 없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 잘 알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호남이나 충청, 수도권 그 어느 지역에서도 우위를 보이지 못하는 등 지역적 기반이 취약한 것도 한 전 총리가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친노와 비노 후보 이미지가 겹치는 것도 한 전 총리에게는 약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친노 대선 주자들에 밀려 친노 지지층에서도 확실한 지지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비노 지지층에서 한 전 총리를 친노로 분류할 경우 그쪽에서도 표를 얻기가 쉽지 않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누가 돕나 한명숙 전 총리의 캠프는 현직 국회의원과 여성계 인사, 총리 시절 참모그룹 등 40여명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1970년대 ‘크리스챤 아카데미’ 출신 인사들과 신인령 전 이대 총장 등 모교 이화여대 출신 인맥, 후원회장인 한승헌 변호사를 비롯,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 및 시민사회 인사들이 주요 지원그룹이다. 현역 의원으로 김형주(대변인)의원을 비롯, 백원우(조직)·이미경(여성 총괄)·이경숙(서울지역)·장향숙(장애인 담당)·신명(직능)의원이 결합했다. 실무진에는 청와대와 총리실 출신 참모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황창화 전 총리실 정무수석(총괄기획)과 김형욱 전 민정수석(조직), 김승호 전 정무비서관과 양상현 전 청와대 행정관(정책)이 힘을 보태고 있다. 신상엽 총리실 전 정무비서관이 공보를, 조한기 전 의전비서관은 의전과 일정을 맡았다. 지원그룹 면면에는 한 전 총리가 재야활동 시절부터 관계를 맺었던 지인들이 많다. 후원회장인 한 변호사를 비롯해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지은희 덕성여대 총장, 박영숙 전 의원 등이 한 전 총리를 돕고 있다. 이 밖에도 홍보 및 연설기획, 메시지를 담당하는 선거 전문가와 방송작가 등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팬클럽 ‘행복한(韓) 사람들’ 회원 3000여명도 한 전 총리의 든든한 후원자다. 신상엽 공보팀장은 “캠프는 한 전 총리가 내세우는 ‘소통과 화합’을 중시하는 분위기”라면서 “후보가 수시로 참모들과 대화하며 자유롭게 토론하는 열린 캠프”라고 자랑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한국 발전상 보니 아버지 희생 헛되지 않아”

    “한국 발전상 보니 아버지 희생 헛되지 않아”

    “한국의 평화를 위해 참전하신 아버지가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27일 부산 남구 대연동 6·25전쟁때 참전한 16개국 용사의 묘지가 있는 유엔묘지내 프랑스군 묘역안. 머리가 희끗한 중년 외국인이 프랑스군 전몰장병 추모명비를 어루만지며 흐느꼈다. 낯선 이방인은 1950년 6·25전쟁때 프랑스군으로 참전, 전사한 가이 프랑수아즈씨의 아들인 가이 엑셀(57)씨. 가이 씨는 한국전쟁 유엔군 전몰장병을 기리는 추모명비에 또렷하게 적혀 있는 아버지 이름을 발견하고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부친인 프랑수아즈씨는 1950년 10월 말 강원 양구 ‘단장의 능선(핫브레이크 리지)’ 전투에서 전사했다. 당시 24세로 지원병으로 참전했기에 계급이 없는 무명 용사였다. 참전 당시 그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베트리스(당시 2세)씨와 6개월된 아들인 가이 씨가 있었다. 그는 세계 평화를 위해 이역만리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참전,‘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남매는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생활하며 성장했다. 이런 환경 때문에 아버지를 앗아간 한국은 생각조차 하기 싫은 나라였다. 사진에서만 보았던 아버지도 수십년의 세월이 흐르고 성년이 되면서 기억 너머 저편으로 사라져 갔다. 그런데 올해초 가이 씨에게 한 통의 편지가 날아왔다. 유엔평화군 성전추모연합회(회장 이철승 대한민국헌정회장·UPKMF)가 보낸 편지에는 파리 시내에서 열리는 ‘한국전쟁 참전비 헌화식과 참전용사를 위한 오찬’ 행사에 참석해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지난 3월26일 열린 행사에 참석한 가이 씨는 성전추모연합회가 제작한 비디오를 본 뒤 아버지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됐고 한국 방문을 결심했다. 가이 씨 부부는 연합회의 도움으로 난생 처음 유엔 참전 16개국 용사 및 유가족들과 함께 지난 24일 한국을 찾았고 이날 117명의 유해가 안장된 부산 유엔묘지를 방문, 프랑스군 묘역에서 헌화·참배했다. 가이 씨는 “한국의 발전상을 보니 아버지의 희생이 헛되지 않은 것 같다.”며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과 그리움이 더욱 깊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엔묘지에서 거행된 ‘유엔군 전몰장병 추도 및 헌화식’ 행사에는 참전용사와 유족 204명, 부산지역 6·25 참전용사회원, 육군 53사단 장병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해 거행됐다. 방문단은 29일 출국한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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