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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에너지 시대] 태양은 많다-일본

    [新에너지 시대] 태양은 많다-일본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은 태양광발전에서 선두주자다. 지난 1959년 전자회사인 샤프가 태양전지 개발에 처음으로 손을 댔다. 태양의 빛을 에너지로 바꾸는 태양광 발전 즉 태양전지의 연구에 나섰다. 샤프의 창업자인 하야카와 도쿠지는 “반드시 태양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예측해 오던 터다.1964년 샤프는 태양전지를 생산, 세계 최초로 상용화의 길을 열었다. 샤프는 2000년부터 7년 연속, 태양전지의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산총연, 원가절감 연구에 전력 도쿄도 근교인 이바라키현의 쓰쿠바는 한국의 대덕연구단지와 비슷한 연구학원 도시다. 도쿄의 아키하바라역에서 특급열차로 45분쯤 정도 걸린다. 일본 최대 연구소인 산업기술총합연구소(산총연)도 쓰쿠바의 한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산총연은 전체 연구동 및 부속건물 가운데 일부인 27개동을 4개 구역으로 나눠 건물의 옥상이나 외벽에 태양전지 모듈(태양광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패널)을 설치했다. 모듈이 투명한 특수유리와 비슷해 유리벽이나 유리지붕으로 착각할 정도다. 특히 반도체의 다양한 무늬를 고려해 건물과도 조화를 이룬다. 대형 주차장은 100㎾ 규모의 태양전지 모듈로 지붕을 만들었다. 기업 등에서 제작한 모듈의 성능 등을 측정하는 목적도 있다. 산총연이 2004년 4월 태양광 발전을 시작한 이래 지난 7월 300만㎾를 넘어섰다. 그러나 하루 생산 전기량은 산총연 전체 소비전력의 1%에 불과하다. 산총연에서 태양광발전의 연구를 담당하는 곳은 태양광발전연구센터(센터장 곤도 미치오)다. 센터는 태양광발전의 생산단가를 절감하기 위한 신재료·디자인 등의 개발에서부터 태양전지의 표준화·상용화를 위한 평가기술, 국제협력에 이르기까지 국가 차원에서 태양광발전을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다. 센터장 곤도는 “태양광발전의 핵심은 발전생산단가를 낮추고, 효율화를 높여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라면서 “우선 2010년까지 현재의 발전비용을 50%가량 삭감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원가 2030년 7엔으로… 정부도 개발 지원 일본 정부는 현재 ‘태양광발전 2030 로드맵’에 따른 태양광발전 기술개발에 나섰다. 지난 2002년 6월에는 ‘신에너지 전기이용법(RPS)’을 제정, 전력회사가 일정량 이상의 신에너지를 보급토록 의무화했다. 로드맵상 태양광발전량은 2005년 1GW에서 2010년 4.82GW,2020년 35GW,2030년 102GW이다. 신소재를 이용한 태양전지와 축전지의 연구개발도 단계적으로 함께 진행된다. 태양전지의 주재료인 실리콘 부족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태양광발전의 생산원가는 2002년 ㎾h당 50엔에서 2007년 30엔,2010년 23엔,2020년 14엔,2030년 7엔으로 대폭 낮출 방침이다. 생산원가가 낮아질수록 태양광발전의 대중화는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물론 지난 1993년 ㎾h당 260엔,95년 120엔일 때와 비교하면 훨씬 싸졌다. 그렇지만 아직 부담이 큰 탓에 현재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설치한 주택은 전체의 3% 정도인 30만채에 불과하다. 센터 주간연구원 사쿠타는 “로드맵에 맞춰 태양광발전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풍력·수력과 달리 환경의 영향을 덜 받는 태양광발전은 미래의 산업이자 꿈”이라고 강조했다. hkpark@seoul.co.kr ■태양광 사업에 뛰어든 기업 |도쿄 박홍기특파원|세계 태양광발전 시장은 넓다. 고유가 시대에는 더욱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 2005년 150억달러의 태양광발전 시장은 2010년 361억달러로 두 배에 이를 전망이다. 일본은 세계 태양전지 시장점유율 1위다. 태양전지의 생산뿐만 아니라 조립·설치·건설 등의 분야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샤프·교세라·산요전기·미쓰비시전기 등 4곳의 태양전지 제품은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무려 39.1%나 차지했다. 독일의 큐셀스(Q-cells)나 중국의 선테크(Suntech) 등의 급성장으로 전년도 대비 6.9%포인트가 줄었다. 샤프는 지난 1963년 태양전지의 대량생산에 성공, 태양광발전 시대를 열었다. 현재 세계 제일의 태양전지 셀과 모듈 제조회사다. 지난해 세계 시장의 19.3%를, 국내 시장의 46.8%를 점유했다.2003년 10억엔에 불과하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210억엔으로 엄청나게 늘었다. 특히 태양전지의 두께를 98년 300㎛에서 2006년 180㎛, 올해 160㎛까지 축소했다. 교세라는 1975년 태양전지 연구를 시작,1982년 대량생산에 들어갔다. 세계 시장에서 8.0%를 점유, 큐셀스에 밀려 3위를 차지했다. 국내 시장의 점유율은 18.4%다.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주택용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판매했다.2010년까지 300억엔을 투입해 생산능력을 현재의 3배인 50만㎾까지 끌어올릴 목표를 세웠다. 산요전기는 1980년 소규모 전자제품용 태양전지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6.9%로 4위, 국내는 22.7%로 2위다. 특히 내년부터 2010년까지 3년 동안 태양전지와 충전지 사업에 1000억엔을 투입,600㎿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미쓰비시전기는 1976년 우주용 태양전지 사업부를 설립,86년 산업용 태양전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4.9%, 국내는 10.7%다. 자동차제조사인 혼다는 지난 12일 ‘혼다솔텍’ 태양전지공장의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가정용 태양전지 사업에 참여했다. hkpark@seoul.co.kr [용어클릭] ●태양광발전과 태양열발전 태양에너지를 이용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발전 방식이 다르다. 태양광발전은 물질이 빛을 흡수하면 표면에서 전자가 생겨 전기가 발생하는 이른바 ‘광전(光電)효과’를 활용해 전기를 만든다(태양빛→전기). 주택용 태양광발전 시스템은 지붕 등에 설치하는 태양전지 모듈과 축전지, 직류를 교류로 바꾸는 변환장치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반면 태양열발전은 태양열로 물을 끓여 발생시킨 증기를 이용해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태양열→기계에너지→전기). 일본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사쿠타 고이치 산총연 주간연구원 |도쿄 박홍기특파원|“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산뜻하고 다채로운 디자인을 가진 태양전지 모듈 등의 고안도 필요하다.” 일본 산업기술총합연구소 태양광발전연구센터 주간연구원 사쿠타 고이치(56)가 밝힌 태양광발전의 또 다른 과제다. 사쿠타는 “태양광발전에서 얻은 전기를 장시간 모아두고 쓸 수 있는 축전지의 성능향상도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태양전지의 모듈은 거의 전부 검정 계통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썩 내켜하지 않는 편이다. 센터에서는 미관을 위해 색상 및 디자인 개발에도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사쿠타는 “최근 독일은 보조금정책을 실시, 태양광발전량이 일본을 앞질렀다.”면서 “독일 정부는 가정에서 쓰다 남은 태양광 전기를 ㎾당 50엔 정도로 되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때문에 독일 소비자들은 태양광발전에 적극적”이라고 했다. 통상적으로 전기가 전력회사에서 가정으로 공급되는 것과 달리 가정에서 전력회사로 전기를 파는 상황으로 바뀐 것이다. 최근 중국·타이완·스페인·프랑스 등지에서도 태양광발전량이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다. 사쿠타는 “일본은 보조금지급제를 2005년부터 폐지했다.”면서 “초기 단계에는 내수시장 확대를 위해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설치하는 가정에 보조금지급제 등의 인센티브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에서는 현재 30만 가구에서 태양광발전을 사용하고 있다. 보조금지급제가 폐지된 뒤 태양광발전의 설치가구가 다소 줄었다. 사쿠타는 “요즘 태양전지의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가격이 비싼 실리콘보다 현재로선 효율이 아주 낮지만 가격이 싼 플라스틱 활용에 초점을 맞춘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면서 “세계적으로도 플라스틱을 통해 낮은 원가에 높은 효율의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hkpark@seoul.co.kr
  • ‘수뢰 의혹’ 靑 전비서관 美도피

    유흥업소 사장으로부터 인사 청탁과 함께 2000만원을 수뢰했다는 의혹 때문에 수사를 받고 있는 조모(49) 전 청와대 비서관이 경찰의 재소환을 앞두고 극비 출국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하지만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조 전 비서관이 떠난 뒤인 12일 오후 3시쯤 법무부에 출국금지 요청을 해 ‘뒷북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조 전 비서관이 근무 중인 K사에 따르면 조씨는 미국에 살고 있는 가족을 만나러 간다며 지난 11일 오후 7시30분 대한항공 KE085편을 타고 미국 뉴욕으로 떠났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토공등 공공기관 2011년 이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 한국도로공사의 지방 이전시기가 당초 계획보다 1년 늦은 2011년까지로 정해졌다. 건설교통부는 10개 부처 산하 28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시기·인원·비용 등 세부계획이 11일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본회의 심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날 심의에서는 선도기관으로 분류돼 다른 기관보다 2년 앞선 2010년까지 이전할 계획이었던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도로공사의 이전을 2011년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건교부 관계자는 “2010년까지 이전을 완료하기에는 기반시설 조성 등이 미비하다는 지적에 따라 1년 늦추게 됐다.”고 말했다. 토지공사는 1919명 모두가 전북 혁신도시로 이전한다. 이전비용은 사옥신축비 3658억원, 이주지원비 126억원, 기타 이전비 13억원 등 총 3797억원이다.이 돈은 현 사옥 등을 매각해 조달한다. 진주 혁신도시로 옮기는 주택공사의 이전비용은 4468억원이며, 김천 혁신도시로 가는 도로공사는 3112억원의 비용이 투입된다. 또 국방대학교와 충남도 사이에 첨예하게 의견이 맞서온 국방대학교의 이전 부지는 논산시로 확정됐다.수도권 신설 공공기관인 건축도시공간연구소,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경찰수사연수원은 각각 세종시, 충북 오송, 충남 아산으로 이전하기로 했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선택 2007 D-16] 이명박·이회창·정동영 2일 발표공약

    [선택 2007 D-16] 이명박·이회창·정동영 2일 발표공약

    대통합민주신당은 2일 당산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50대 정책공약을 발표했다. 통합신당은 차별 없는 성장, 가족행복시대, 부패 없는 투명사회, 위대한 한반도 시대 등 4대 국가비전에 대한 세부분야 정책공약을 제시했다. 대북정책 기조를 담은 메니페스토 정책자료집 ‘한반도 평화경제 공동체 구상’도 내놓았다. 정세균 선거대책본부장은 “지난 위기극복의 10년, 대전환의 10년을 기반으로 영광과 도약의 10년을 만들어 가야 한다.”며 “낡고 부패한 과거와 결별하고 이제 새로운 미래를 선택해 달라.”고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는 여수 엑스포 홍보관에서 호남발전비전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여수 세계박람회 개최 후 국제해양관광 리조트로 개발 ▲광양항 제3세대 항만으로 개발 ▲무안국제공항 동북아 중개항공 물류 중심지로 육성 ▲목포항 크루즈 전용부두 건설 등을 약속했다. 새만금 사업과 관련해서는 “2020년까지 글로벌 개념을 도입한 세계경제자유기지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이날 특성화 고교를 육성하고 교사 10만명을 추가 채용하는 동시에 교원 퇴출제를 도입하고,5년 동안 교육재정을 현재 43조원 규모의 2배 수준으로 늘리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교육정책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사립학교가 자율로 학교를 운영하고, 학생이 학교를 선택하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사립학교가 일시에 다 자립형 사립학교가 되지는 않고, 평준화의 틀을 곧바로 벗어나는 게 아니다.”라며 ‘3불정책’을 한꺼번에 폐지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대학입시 자율화와 관련해서도 ‘내신·수능·논술 비율 자율화-본고사를 제외한 대학별 전형 허용-본고사 허용’의 3단계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또 “영어권 교포 2∼3세들을 활용하겠다.”며 영어공교육의 해법을 선보였다. 홍희경 한상우 박창규기자 saloo@seoul.co.kr
  • [열린세상] 달러 위기,어디로 가나/이성형 이화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달러 위기,어디로 가나/이성형 이화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슈퍼모델 지젤 뷘트헨이 이제 달러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그녀는 한 시간에 1만달러 이상을 받는 인기 절정기의 모델이다. 올해 상반기에 벌어들인 소득이 3000만달러나 된다. 부자 미녀는 유로만 받겠다고 한다. 인도의 문화부 장관도 타지마할 관람료를 달러 대신에 루피로 받겠다고 한다. 루피가 달러보다 훨씬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지젤이나 타지마할이 달러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으랴. 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수장들이 꿈틀거린다면 사정은 좀 달라지리라. 난공불락의 달러 체제를 뒷받침해오던 한 축이 석유 거래의 달러화였기 때문이다. 미국엔 골칫거리인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이 이란과 합작하여 유가 결제를 유로로 바꾸자는 제안을 OPEC 회의에서 내놓았지만 거부당했다. 하지만 걸프만 국가들도 외화자산 구성을 조용히 조금씩 바꾸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쿠웨이트가 자국 통화 디람을 달러 페깅에서 해제했다. 아랍에미리트도 점진적으로 외화자산의 구성을 다변화하고 있다.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바레인, 오만이 참가하는 걸프협력국 회의도 12월에 이 문제를 논의한다고 한다. 달러 위기는 오래된 이야기지만, 미국은 그 때마다 패러다임을 바꿔 위기를 극복해왔다. 최초의 위기는 1960년대 베트남전 개입으로 인한 엄청난 재정적자였다. 닉슨 대통령은 1972년에 달러에 대한 금 태환을 일방적으로 중지함으로써 달러본위제의 시대를 열었다. 두번째 위기는 1980년대 일본과 독일의 추격으로 인한 대규모 무역적자였다. 레이건 대통령은 1985년 플라자 호텔에서 선진 5개국 정상이 모인 가운데 달러의 대폭적인 감가를 끌어내어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규모 감가에도 불구하고 쌍둥이 적자 현상은 해소되지 않았고, 미국의 제조업은 계속 침체에 빠져들었다. 세번째의 패러다임 변화는 클린턴 행정부 제2기에 시작되었다. 어차피 승산이 없는 제조업 경쟁보다는 정보기술과 금융공학을 매개로 세계 금융시장을 말아먹겠다는 전략이었고, 나름대로 성공했다.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동안 엄청난 달러가 풀렸다.1945년에서 65년 사이에 달러 공급량 증가는 55%에 불과했지만,1970년에서 2001년 사이에는 2000% 이상 풀렸다. 하지만 달러를 대체할 통화가 없으니 미국의 의도대로 될 수밖에 없었다. 오늘날 중국, 일본, 독일 등은 미국에 엄청난 무역흑자를 내지만 그 돈으로 미국 재무부 증권을 사서 중앙은행에 쌓아둔다. 미국은 종이를 내주고 BMW와 중국제 상품을 산다. 하지만 아무도 감히 달러 표시 자산을 감축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일종의 ‘겁쟁이 게임’의 상황에 들어간 것이다. 누군가 시장에 내다파는 순간 달러 가격은 급락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모두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평화가 회복되지 않고, 전비 지출이 예상과 달리 급증하면서 연방정부의 채무도 한계수위를 넘고 있다.2005년 공식발표에 따르면 공적 채무와 민간 채무를 합치면 34조달러나 된다.1985년에는 7조달러,1995년에는 16조달러였는데 말이다. 무역적자도 연 5000억달러를 넘긴 지 오래다. 탈산업사회·신경제 미국은 버블 경제였던 것이다. 이제 미 국내 소비자경제의 침체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본격화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달러를 거부하는 것이 비단 지젤만일까? 워런 버핏도 달러 이외의 통화권에 투자할 것을 권유한다. 조지 소로스의 동업자였던 짐 로저스도 화폐를 구매한다면 인민폐, 엔, 스위스 프랑을 사라고 조언한다. 백악관과 월스트리트가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성형 이화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 칼 거두는 檢

    정윤재(43)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건설업자 김상진(42·구속)씨 비호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 사건의 종결을 서두르고 있다. 검찰은 ‘권력형 비리’로 전개된 이 사건을 김씨가 연산동·민락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자금 마련을 위해 불법 대출한 정도의 ‘부산 지역의 토착비리’로 수사의 수위를 낮추는 느낌이다.●정상 앞두고 고개 숙이는 검찰수사 이른바 ‘빅4’ 권력기관으로 불리는 국세청의 수장을 구속, 정점을 향하던 검찰이 수사의 수위 조절에 나섰다. 우선 전군표 전 국세청장의 비리를 개인 비리로 규정, 국세청에 남아 있는 상납 관행에 대한 수사를 피해가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지검 정동민 2차장 검사는 8일 전 국세청장 구속과 관련,“전적으로 개인적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묵묵히 일하는 직원과는 무관하다.”며 국세청 직원들의 동요를 달랬다.●종착역은 전 국세청장? 검찰이 사건을 서둘러 종결하려는 분위기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그러나 부산의 법조계에는 “정권의 실세인 국세청장이 이 사건에 청와대 비서관이 관련됐다는 이유만으로 무명 건설업자 비호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배후로 지목된 ‘친노 인사’들의 이름이 나돌고 있다. 이와 관련, 정 차장 검사는 “선입견을 갖고 특정인을 지목해 수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배후에 대해 수사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1억원의 용처’도 다시 수사해야 이번 사건의 열쇠인 ‘1억원의 용처’에 대한 재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정 전 부산국세청장이 김씨로부터 받은 1억원 중에서 전 전 청장에게 건네진 6000만원에는 출처가 불분명한 2000만원과 미화 1만달러가 섞여 있다. 이 돈이 김씨로부터 나왔을 가능성에 대해 정 차장 검사는 “그 정도는 (정 전 청장이) 가지고 있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이 말대로라면 정 전 청장이 상납한 나머지 돈도 다른 데서 나왔을 수도 있다.부산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靑 “전군표 청장 구속 유감”

    사상 초유의 현직 국세청장의 구속 사태에 청와대가 7일 유감을 표명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청와대의 입장’을 밝히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 요구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직접 사과는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사과할 뜻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청와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만 답했다.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정윤재 전 의전비서관이 구속된 이후에도 노 대통령의 사과 표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세가지 사건은 모두 청와대내 민정·인사 라인의 검증 시스템에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때문에 각각의 사건 때마다 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나 관련자 문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제기됐지만, 별다른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천 대변인은 이날 “법원의 판단이 남아 있긴 하지만”이라는 전제를 깔고 “현직 국세청장이 비리 혐의로 구속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사표가 수리됐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변 전 실장과 정 전 비서관에 이어 3번째로 ‘당사자의 해명’에만 매달렸던 이유를 묻자 “청와대가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 결과적으로 거짓 주장을 전달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오전부터 후임 인선을 위한 검증 작업에 들어갔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사설] 한·미 FTA 농업대책 또 땜질인가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대비해 농업의 경쟁력 강화와 피해 보상을 위해 내년부터 10년 동안 20조 4000억원을 투입하는 농업 국내보완대책을 내놓았다. 지난 4월 FTA 타결 직후 농업대책을 내놓은 뒤 6월에 소득보전비율을 80%에서 85%로 높인다고 했다가 다시 2014년 이후 4년간 8조 3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겠다는 것이 이번 대책의 내용이다. 정부는 피해예상 규모를 감안해 보완대책을 내놓았다지만 울면 하나 더 내어주는 식의 ‘땜질대책’이라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물론 정부의 고충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음에도 정치권은 대선에 매몰돼 ‘선(先)대책-후(後)비준’이라는 원칙론만 되풀이하고 있다. 정부로서는 대책 강구에 최선을 다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지원기간과 지원금을 늘린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지난 6월 2차 대책 발표 때에도 지적했듯이 시장 개방 이후 농업과 농촌이 자생할 수 있는 전략적인 청사진은 빠진 채 돈만 쏟아붓는 대책으로는 농심을 얻지 못한다. 잘해야 지금보다 소득이 85%선으로 줄어든다는 게 농민의 눈에 비친 정부 대책이다. 어제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주최 대선주자 초청토론회에서 주요 대선후보들이 농업정책 공약을 내놓았지만 뜬구름 잡기식의 미사여구 나열에 그쳤다. 농민들이 정치인에게서도 희망을 찾지 못하는 이유다. 따라서 우리는 지원금 위주로 짜여진 농업보완대책을 농민의 눈높이에 맞춰 전면 수정할 것을 요구한다. 정부의 대책대로 따라 하면 개방 이후에도 살 길이 열린다는 믿음이 생길 수 있도록 현실성 있는 대책을 내놓으라는 얘기다. 농민단체들도 무작정 개방 반대만 주장할 게 아니라 생존해법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 [전군표 국세청장 구속] 당혹스런 청와대

    청와대는 6일 유례 없는 현직 국세청장의 구속영장 발부 소식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청와대로서는 전군표 청장의 거취 문제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현직 국세청장 구속’과 ‘국세청 수장 공백’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청와대의 충격과 허탈감은 그만큼 강도가 높아 보인다. 청와대는 그동안 “전 청장 본인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사의를 표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청와대가 먼저 사의를 요구하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 결과보다 본인의 ‘무죄 주장’에 매달려 거취 문제를 차일피일 미루는 바람에 현직 국세청장 구속을 피할 적기(適期)를 놓쳤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정치권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전 청장의 사의를 강요하지 못하는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풍문까지 나돌았다. 전 청장의 구속과 거취 정리 과정에서 청와대의 사정 기능과 종합적인 분석·판단 절차에 허점을 보였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나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혐의 사실에 대한 청와대의 판단과 대처방식에서도 비슷한 문제점이 드러난 바 있다. 전 청장은 이날 오후 3시 영장실질심사 직전 전해철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구속이 되면 대통령께 사의를 전달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이나 브리핑 이후 기자들의 확인 과정에서도 ‘사의 전달’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영장실질심사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청와대가 ‘사의 전달’사실을 확인한 것은 전 청장이 구속 집행 과정에서 기자들에게 “구속에 대비해 사퇴를 하고 왔었다.”고 밝힌 직후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솔직히 곤혹스럽고 난감하다.”면서 “전 청장의 거취가 좀더 일찍 정리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사설] 현직으로 첫 영장청구된 전 국세청장

    검찰이 어제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으로부터 6000만원을 상납받은 혐의로 전군표 국세청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직 국세청장이 비리에 연루돼 영장이 청구되기는 국세청 개청 이래 처음이다. 국가적 망신이지만, 국세청을 끼고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부산지역 건설업자가 주고받은 세무조사 무마 등 권력형 비리 의혹의 전모를 밝히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전 청장은 영장이 청구되기 직전까지도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1만달러 환전 명세표 등을 증거물로 제시하며 혐의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그의 구속 여부는 영장실질심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 그러나 그의 구속 여부와 관계 없이 국세청의 신뢰는 이미 땅에 떨어졌다. 정 전 청장이 건설업자로부터 세무조사 무마조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이미 구속됐다. 이번에 다시 현직 국세청장까지 상납 비리 혐의로 영장이 청구됐으니 국세청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더욱이 전 청장이 자신의 혐의를 감추기 위해 의심을 살 만한 부적절한 처신도 했다. 전 청장은 정 전 비서관과 정권인수위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고 한다. 이 때문에 그가 정 전 비서관과 건설업자 김상진씨를 잇는 삼각 커넥션의 연결고리가 아닌가 하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이 추가적 증거보강 수사에 나서야겠지만 이쯤에서 전 청장도 거취를 분명히 하는 게 조직의 수장으로서 도리라고 본다. 설혹 상납이 오랜 관행이었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진솔하게 털어 놓고 조직문화를 바꿔 나가야 할 때다.
  • [주말탐방] 외교부 통역전문가들의 세상

    [주말탐방] 외교부 통역전문가들의 세상

    지난 9월7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후 언론 설명회. 노무현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회담 내용을 보다 상세하게 설명해 달라고 두차례나 요청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부시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한반도 안보체제’나 ‘한국전 종결을 위한 평화조약 서명’에 대해 미국측 통역이 한국어로 번역, 전달하는 과정에서 그대로 옮기지 않고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등 추상적 표현으로 축약하는 바람에 오해를 산 것이다. 이는 정상회담이나 장관회담 등 주요 외교행사에서 통역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전세계를 누비며 외교활동을 벌이는 대통령과 외교통상부 장관 옆에는 그들의 말을 가장 정확하게 통역, 전달하고자 구슬땀을 흘리는 외교관들이 있다. 바로 외교부 통역전문가다. 통역외교관들을 통해 외교가에서 벌어지는 통역의 보람과 애환 등을 들어봤다. ●언어별 2∼3명씩 국내외 포진 현재 대통령 통역을 맡는 외교부 통역전문가들은 10여명 정도다. 일반적으로 언어별 본부에 2명, 재외공관에 1명 등 3명씩 두는데, 이들 중 본부 베테랑 1명이 대통령 통역을 담당한다. 1990년대까지는 언어·국제관계 특채 외무관들이 주로 통역을 맡았으나 2000년대 들어 통역의 전문·분업화에 맞춰 언어별로 통역 전문 계약직을 뽑고 있다. 이들은 3년쯤 후 외무공무원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이들 대부분은 한국외대 등 통번역전문대학원이나 해외 석·박사 출신으로, 대통령 및 외교장관 통역뿐 아니라 대통령부인·국무총리 등 고위인사 통역과 북핵 6자회담 등 주요 회담·협상 등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현재 대통령 통역의 최고참은 추원훈(43·스페인어) 정책총괄과 1등 서기관. 한국외대 서반어과, 마드리드국립대 박사 출신으로 1998년1월 국제관계전문 특채로 입부했다. 지난 2월 중남미국에서 정책기획국으로 옮겼지만 대통령 통역은 여전히 그의 몫이다. 대통령 통역은 물론,6자회담 통역을 담당하는 서명진(36·일본어) 일본과 2등 서기관과 신희경(36·중국어) 중국몽골과 2등 서기관은 2003년 입부한 동갑내기 베테랑.2004년 2월 2차 6자회담때부터 최근까지 6자회담만 10여차례 참여, 북핵 전문가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러시아어는 정수영(31) 러시아·CIS과 3등 서기관과 배선경(30) 3등 서기관이 책임지고 있다. 이들과 함께 6자회담에서 영어 통역을 맡고 있는 김종민(30) 북핵협상과 2등 서기관은 해외파 통역장교 출신으로,6자회담 통역 중 ‘청일점’이다. 외교부 인사기획관실 관계자는 “영어는 기본이기 때문에 따로 통역을 두지 않고 담당 과에서 통역 수준의 인력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정연(28) 서유럽과 3등 서기관이 불어 통역을, 한수진(32) 중유럽과 3등 서기관이 독일어 통역을 맡고 있다. 아랍어 통역은 정선미(31) 걸프지역과 3등 서기관이, 스페인어 통역은 임재금(27) 중미과 3등 서기관이 각각 담당하고 있다. ●“매순간 긴장 늦출 수 없어” 이들은 외교 관련 통역이 일반 통역과 달리 민감한 내용이 많아 “정확성과 함께 보안 유지가 최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매끄러운 통역으로 일본측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서명진 서기관은 “한·일 관계는 사연이 많고 감정적 현안도 많아 항상 조심스럽다.”며 “통역은 일반 직원들보다 회담 등 관련 내용에 대해 더 조심해야 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과의 양자협의 통역 등으로 가장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신희경 서기관은 “대외 보안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대통령·장관 등 고위 인사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옮길 때마다 조심스럽게 단어를 선택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신 서기관은 6자회담 ‘2·13합의’때 합의문 작성 과정이 새벽까지 이어져 이를 기다리며 애를 태웠던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귀뜀했다. 정수영 서기관은 “일반 통역과 달리 의전이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며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뿐 아니라 대통령의 우회적 표현도 제대로 파악,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가장 어렵지만 중요하다.”고 말했다. 6자회담 통역은 정확한 단어 선택과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한다. 정 서기관은 “회담 성격상 단어 하나에 모두 민감해 정확한 단어 선택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쓴다.”며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전문 용어도 많아 공부를 하며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6자회담 통역들은 전문 용어의 혼동을 막기 위해 사전에 상의하고 외국어에 없는 것을 어떻게 표현, 일관성을 유지할 것인지 고민한다고 한다. 회담이 성공한 뒤 오는 보람과 기쁨도 크지만 항상 긴장할 수밖에 없는 것이 통역의 운명이다. 한 서기관은 “통역은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호된 질책을 받게 돼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며 “그러나 통역이 외교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매순간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후배들을 맞았다. 지난달 특채된 실무인력 90여명 중 5명이 통역 전문으로 뽑혔다. 외교부 이원익 인사운용팀장은 “해마다 본부 및 재외공관 수요에 따라 언어별 통역을 충원한다.”며 “최근 일본어 1명, 러시아어 2명, 독일어 1명, 스페인어 1명 등 총 5명을 뽑았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젊어진 청와대 영어통역 대통령의 영어 통역은 다른 언어와 달리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에서 담당한다. 영어는 그만큼 쓸 일이 많기 때문에 대통령의 지근거리에 있는 셈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때부터 노무현 대통령까지 영어 통역을 살펴보면 많은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박 전 대통령 시절에는 지난 8월 별세한 조상호 전 체육부 장관이 의전수석을 맡아 10여년간 영어 통역을 했으며, 전두환 전 대통령 때는 고(故) 김병훈 의전수석이 영어 통역을 맡았다. 이때만 해도 차관급인 의전수석이 영어 통역과 의전을 같이 하던 시절이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 때부터는 외교부 출신들이 청와대 비서관실로 옮기거나 파견을 나가 영어 통역을 담당했다. 노 전 대통령의 영어 통역을 맡았던 노창희 당시 의전수석은 주영국대사, 외무부 차관 등을 지낸 뒤 청와대로 옮겼다. 노 수석과 함께 곽중철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교수도 노 전 대통령과 개인적 인연으로 영어 통역을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때는 외시 11회인 박진 한나라당 의원이 외교부를 떠나 영국으로 유학한 뒤 귀국, 청와대 공보비서관을 맡아 영어 통역을 했다. 박 의원은 하루종일 통역을 한 뒤 지쳤을 때 김 전 대통령이 “밥 먹었느냐.”며 챙겨줬을 때 보람을 느꼈다고 회고한다. 김 전 대통령 후반기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초반까지는 최종현(51·외시 19회) 외교부 정책기획협력관이 의전비서실로 파견, 영어 통역을 했다. 이어 당시 외교장관 보좌관이던 강경화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 부판무관이 탁월한 영어 실력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 그를 의전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30대 젊은 서기관들을 영어 통역으로 받아들였다. 김일범(34·외시 33회) 정책개발과 서기관을 시작으로 이여진(33·외시 31회) 서기관, 이태식 주미대사 아들인 이성환(31·외시 33회) 서기관에 이어 정의혜(32·외시 31회) 서기관이 바통을 이어받아 실무형 영어 통역과 의전을 함께 하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여소영 주중국대사관 서기관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어 통역의 가장 큰 적은, 방언(方言)과 고어(古語)’. 대통령 중국어 통역 출신인 주중 대사관 여소영 서기관이 겪은 일.2003년 중국 지방 고위인사들이 단체로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했다. 갑자기 한 인사가 벌떡 일어나더니 시를 한 수 읊겠다며 예정에 없는 발언을 했다. 문제는 ‘고어투’로 된 ‘자작시’인데다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지방의 ‘사투리’. 중국 사극에서나 들을 수 있는 옛 표현들이 쏟아졌다. 앞뒤 문맥과 분위기에 맞춰 무리없이 통역을 마쳤지만, 아찔했던 순간. 특히 중국 사투리는 다른 지방 중국인들에게도 ‘외국어’인지라, 중국인들도 두려워하는 최악의 상황이라 할 만 했다. 여 서기관은 까다롭기로 소문난 외교부의 외국어 능력 시험 1급 획득자다. 영어·일어 등 모든 외국어를 통틀어 유일한 기록이다. 초·중·고교를 한국에서 화교학교를 다니고 국립타이완대학교에서 학사·석사를 마친 것이 경력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지금도 라디오를 들으며 아나운서의 발음대로 따라해보고 한시(漢詩)를 외우며, 들어보지 못한 사투리를 접하려 노력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의 일이다. 한 주요 인사가 서예 작품을 선물하면서 띄엄띄엄 광둥(廣東)어를 섞기 시작했다. 중국측 통역이 쩔쩔 매며 당황할 때 그의 통역을 도와줬던 적도 있다. 과거 유학 시절에 광둥 친구를 룸메이트로 만나 광둥말을 익힌 덕분이다. 그가 꼽는 중국어만의 공부 포인트.“중국어는 대화 가운데 고전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문학작품을 많이 읽고 외우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고전을 다 외울 수는 없잖아요. 외운 것도 또 잊게 돼있기 때문에 계속 반복하는 수 밖에 없지요.” 과거 리펑(李鵬)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부인이 방한했을 때, 중국 대사관 직원인 줄 알고 이것저것 부탁하다가 한국 외교관임을 알고 뒤늦게 그에게 사과를 했던 일도 있었다고 한다. jj@seoul.co.kr
  • [전군표 국세청장 검찰 출두] 혐의 확인땐 정권 도덕성 치명상

    현직 국세청장의 첫 검찰 소환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긴 전군표(53) 국세청장의 비리 혐의가 입증되면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청렴을 생명으로 여기는 국세청 조직의 동요는 물론이고 도덕성을 강조해온 노무현 정권에도 치명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검찰이 혐의에 대한 확증을 내놓지 못하면 부실 수사가 또 한번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혐의 입증 공방 치열할 듯 1일 부산지검에 출두한 전 청장에게 제기된 의혹은 정상곤(53·구속) 전 부산국세청장으로부터 6000만원을 받았는지 여부와 상납 진술을 번복하도록 압력을 넣었는지 여부다. 이날 오전 검찰에 출두한 전 청장의 신분은 ‘피내사자’지만 조사 결과에 따라 언제든지 ‘피의자’로 바뀔 수 있다. 전 청장의 혐의가 확인돼 사법처리되면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정윤재 전 의전비서관이 비리로 구속된 데 이어 국가 세정(稅政)의 최고 수장이 부하가 받은 뇌물을 상납받았다는 사실은 어떤 변명을 들이대도 국민을 설득시키기 어렵다. 그러나 검찰이 전 청장의 혐의를 입증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최모(49) 변호사는 “뇌물은 통상적으로 목격자가 없는 상황에서 현금을 전달하기 때문에 물증 확보가 쉽지 않다.”면서 “공여자의 진술만 앞세워 피의자를 기소하기 어렵고, 기소를 해도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에 대한 늑장 수사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검찰은 정 전 부산청장이 받은 뇌물의 용처와 관련된 진술을 확보하고도 뒤늦게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의 조사 결과에 따라 어느 한쪽은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양측의 치열한 법리논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대질 심문때 고성 오가기도 전 청장은 이날 자정을 넘긴 밤 늦은 시각까지 강도높은 조사를 받고 일단 청사를 나섰다. 하지만 검찰은 금명간 전 청장에 대해 수뢰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정동민 부산지검 2차장 검사는 “전 청장은 변호인 2명을 조사과정에 참여시켜 조언을 받아가며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정 차장 검사는 “현직인 전 청장을 배려해 조사에 앞서 지검 차장실에서 차 한잔을 대접하고 인사말을 나누었다.”고 덧붙였다. 전 청장은 점심으로 검찰 구내식당에서 차조밥과 갈비탕을 조사실로 배달해 수사 검사와 함께 먹었다. 정 전 부산청장과 대질심문을 할 때에는 고성이 오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차장검사는 “조사 내용과 법리를 검토한 뒤 신병처리 방침을 정할 것”이라면서 “전 청장이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해 사법처리로 가닥을 잡고 있음을 내비쳤다. 전 청장은 이날 밤 청사를 나서며 “성실히 조사를 받았으며, 검찰이 제시한 혐의를 전혀 인정할 수 없다.”는 말을 남긴 뒤 검은색 에쿠스 관용차를 타고 청사를 떠났다. 검정색 양복을 입고 연두색 넥타이를 맨 그는 아침과 달리 피곤해 보였다. 아침에 출두할 때에는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은 내 부덕의 소치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날 청사 주변에는 국세청 직원 2∼3명이 조사가 끝날 때까지 배회했다.부산 이정규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대전, 시내버스업체 책임경영제 도입

    대전시가 각종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개선대책을 세워 대대적인 수술에 나서고 있다. 이 제도는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 시도하는 것이어서 준공영제를 운영하고 있는 다른 자치단체의 이목을 받고 있다. 대전시는 26일 시내버스 업체 책임경영제를 도입, 내년 1월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시가 운송 수입금을 직접 관리, 배분하고 모든 운송 원가를 100% 보전해 주면서 발생하는 버스업체의 경영·서비스 개선노력제와 도덕적 해이 등 준공영제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수사 착수에 나서 이날 시내버스 준공영제 보조금을 개인용도로 쓴 A시내버스 회사 대표 이모(75)씨를 구속하고 임원 성모(77)씨를 보조금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이씨 등은 2003년 1월부터 보조금 3700만원을 빼돌리고 자격이 없는 자신들의 아들, 사위, 며느리 등 직계가족을 사외이사로 임명해 월급과 상여금조로 3억여원을 횡령하는 등 최근까지 모두 6억 3700여만원의 회사 공금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수사가 계속되는 가운데 시내버스 업주와 노조는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시내버스발전위원회에서 “업체의 도덕적 해이는 개선하겠다.”며 “책임경영제가 도입되면 임금체불과 비정규직 양산, 근로여건 악화 등 문제들이 더 불거진다.”고 강력 반대했다. 책임경영제는 버스업체의 의존적인 관행을 벗어나 책임경영을 의무화하는 제도다. 시는 서비스 개선을 위해 무료환승과 외곽 비수익노선 운행의 적자비용을 업체에 일부 지원하고 버스운행 등 여건을 확충해주는 역할을 한다. 대전시는 준공영제 도입 전에 적자노선 보전비로 연간 40억원을 지원하다가 준공영제에 따라 올해 290억원으로 느는 등 해마다 지원예산이 증액되고 있으나 시내버스의 서비스와 여건은 별로 달라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차준일 시 교통국장은 “현 준공영제를 유지하면 지원예산이 매년 40억∼50억원씩 늘어난다.”며 “책임경영제로 시내버스 서비스와 버스산업 기반이 크게 발전될 것”이라고 말했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국세청 ‘상납 스캔들’로 번지나

    국세청 ‘상납 스캔들’로 번지나

    정윤재(43) 전 청와대 비서관의 건설업자 김상진(42)씨 비호의혹 사건에 전군표 국세청장이 연루되면서 검찰의 수사는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김씨로부터 세무조사 무마대가로 1억원을 받은 정상곤(53) 전 부산국세청장이 전 국세청장의 6000만원 수뢰설을 밝힌 이후 이들의 관계와 함께 뇌물의 최종 도착지가 어디일지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정 전 청장과 정 전 비서관은 친한 사이가 아니었다. 공직자 모임에서 한두 번 만난 것 외에는 아무런 친분이 없는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비서관의 전화 한 통으로 건설업자의 세무조사를 무마해 줄 만큼 가깝지 않았다는 얘기다. 특히 정 전 비서관이 정 전 청장에게 김씨를 소개한 지난해 7월에는 민간인 신분이었다. 총리실 민정비서관을 그만두고, 청와대 의전비서관 발령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정 전 비서관이 국세청의 고위 간부를 통해 정 전 청장과 연결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 국세청 고위 간부는 전 청장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정 전 비서관과 전 청장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친분을 쌓았던 사이였기 때문이다. 김씨의 애로사항(세무조사)을 전해들은 정 전 비서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 청장에게 부탁, 정 전 청장을 소개받았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정 전 비서관이 정 전 청장에게 김씨를 소개했고, 전화로 김씨를 만나 줄 것을 다시 부탁, 세무조사를 무마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정 전 청장은 검찰에서 “정 전 비서관의 부탁이 아니었다면 김씨를 그렇게까지 선처할 이유가 없었다.”며 “돈도 받지 않을 수 없었다.”고 진술해 ‘거부할 수 없는 힘’이 작용했음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기왕에 돈을 받은 정 전 청장은 2∼3등분해 제3의 인물에게 ‘구명용’으로 전달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검찰 관계자는 “정 전 청장이 지난 8월9일 구속된 날과 전날 두 차례 전 청장과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상황을 전하면서 자신에 대한 구명과 주변을 당부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를 감안하면 정 전 청장이 전 청장에게 건넸다는 돈의 성격은 인사 청탁용 가능성 외에도 자신의 구명을 겸한 관행적인 상납일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돈의 성격이 문제가 아니다. 검찰 수사 결과 국세청장이 부하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국세청의 신뢰가 땅에 떨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참여정부의 도덕성마저 무참히 짓밟히게 된다. 부산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사설] 국세청장 수뢰의혹 조속히 가려라

    부산의 건설업자 김상진씨와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 그리고 이들을 소개한 정윤재 전 대통령의전비서관 간 삼각 스캔들의 불길이 더 번지고 있다. 김씨로부터 세무조사 무마조로 1억원을 받았다가 구속된 정 전 부산지방청장이 수수한 돈 중 6000만원을 전군표 국세청장에게 상납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사실이라면 국가의 중추기관인 국세청이 위·아래 없이 혼탁해졌거나, 권력의 눈치를 보며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정 전 청장이 받은 1억원의 용처에 대해 당사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섣부른 예단은 금물일 것이다. 김태현 부산지검장은 그제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뇌물 상납 여부에 대해 “전 청장에게 전달했다는 일부 진술이 나온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반면 전 청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펄쩍 뛰고 있다. 검찰이 상반되는 진술 이외에 다른 물증이 없다고 해서 어물쩍 넘길 게 아니라, 철저한 보강수사를 서둘러야 할 이유다. 우리는 전 청장이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본다. 백번 양보해 “인사혜택을 준 적도 없는데 거액의 돈을 받을 이유가 없다.”는 전 청장의 해명은 일리가 있다고 치자. 그러나 국세청의 해명대로 정 전 청장이 “오랜 구속수사로 궁박한 처지에 있다.”고 해서 거짓말로 현직 상관을 물귀신처럼 물고 늘어지고 있다고만 보기도 상식적으로 무리다. 특히 지난 9월 전 청장은 수사자료 수집차 방문한 검찰측에 “용처를 더 조사하지 말아달라.”며 수사 수위조절을 시도한다는 의심을 자초한 적도 있었다. 차제에 검찰은 금품 상납 의혹뿐만 아니라 이번 스캔들의 배후도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 그것만이 전직 청와대 실력자가 끼는 바람에 늑장수사를 했다는 오명을 벗는 길이다.
  • [Seoul In] 마을공원조성사업 보상비 지급

    광진구(구청장 정송학) 중곡3동의 ‘1동 1마을공원 사업’과 관련, 주민이 원하는 현장에 나가 손실보상 협의를 하는 보상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마을공원을 조성하면서 주거이전비 지급신청이 필요한 주민을 대상으로 이달 31일까지 구청 책임자가 중곡3동 주민자치센터를 찾아간다. 건설관리과 450-1400.
  • [오늘의 눈] 자이툰, 박수칠 때 돌아오라/이세영 정치부 기자

    ‘박수칠 때 떠나라.’ 거래의 타이밍이 생명인 증시에선 철칙같은 경구다. 불확실한 추가수익을 노려 매도를 늦추다 게도 구럭도 잃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얘기다.‘정책 리스크’ 관리에 취약한 한국 관료들로선 새겨들을 구석이 적지 않다. 정부가 자이툰 부대의 규모를 줄여 1년 더 주둔시키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2004년 파병 이후 네번째다.‘한·미동맹’과 ‘경제실익’ 때문이라는 명분까지 똑같다. 문제는 이라크 내 종파 갈등과 정부 재정상태 등으로 볼 때 주둔에 따른 경제실익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 국책연구기관과 금융기관 관계자들 반응은 한결같다. 선투자가 대부분인 이라크 개발사업은 자금회수 전망이 ‘제로’라는 것이다. 실제 현지 정부 형편으론 공무원 월급주기도 버겁다. 미국 정치위기관리그룹이 140개국을 상대로 평가한 국가위험도 순위에서 이라크는 북한보다 30여 계단 아래인 137위다. 안전비용이 순투자비의 2.5배에 달한다는 미 금융기관 보고서도 있다. ‘한·미동맹론’은 또 어떤가. 정부는 북핵 문제에서 미국 협조를 얻기 위해 주둔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미국에 북핵문제와 자이툰 주둔이 ‘등가’의 중요성을 지닌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미국의 북핵전략이 담긴 젤리코보고서나 국무부 관료들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임기중 해결하려는 강한 의지를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북핵이 자국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리란 판단에서다. 자이툰부대의 거취는 변수가 못 된다는 얘기다. 파병 경위야 어찌됐든 자이툰 부대는 3년간 아르빌에 주둔하며 현지인들로부터 ‘형제’라는 찬사를 들을 만큼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평가받는다.‘국익론’과 ‘동맹론’을 앞세운 섣부른 주둔 연장으로 쌓아둔 성과마저 무너뜨리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자이툰, 박수칠 때 돌아오라. 이세영 정치부 기자 sylee@seoul.co.kr
  • 정윤재씨 구속후 수사 전망

    정윤재씨 구속후 수사 전망

    정윤재(43)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대해 검찰이 재청구한 구속영장이 18일 발부됨에 따라 검찰은 그동안 ‘부실수사’를 했다는 오명에서 벗어나게 됐다. 뿐만 아니라 부산 건설업자 김상진(42)씨의 정·관계 로비의혹의 핵심인물인 정 전 비서관의 구속으로 김씨 로비에 대한 본격수사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증거인멸 우려 높다” 영장 발부 영장을 심사한 부산지법 윤근수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범죄혐의가 검찰의 추가수사로 상당 부분 소명됐고, 피의자의 주장이 일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 구속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됐다.”며 발부 사유를 밝혔다. 지난달 20일 1차 영장청구기각 이후 1개월여 가까이 정 전 비서관에 대한 보완 수사에 매달리는 등 혐의 입증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 정 전 비서관이 증거 인멸을 시도한 단서를 포착해 영장 내용에 포함시킨 것이 발부에 결정적인 작용을 한 것으로 읽힌다. 검찰은 전날 영장을 청구하면서 기존의 알선수재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 외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새로 추가했다. 영장을 재청구하면서 “법원의 1차 영장 기각사유에 대해 집중 보완수사를 했다.”며 발부에 강한 자신감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법원은 주 쟁점 사항이었던 알선수재 혐의 부문에 대해 “정 전 비서관이 김씨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것에 대해 거짓 진술을 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지인을 동원해 공증 진술서를 받는 등 증거를 없애려 했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 들였다. ●금융권 관계자 등 줄소환 예고 김씨 정·관계 로비 의혹의 핵심인물중 한 명인 정 전 비서관이 구속됨에 따라 ▲김씨의 대출비리 의혹▲부산 연산동 재개발사업, 수영미월드 부지 용도변경 등에 따른 금융권 간부 및 고위공무원 개입여부▲지역 정계 인사 등의 비리 의혹을 밝히는 데 수사방향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수사선상에 오른 인물에 대해서는 빠짐없이 수사한다고 밝히고 있어 앞으로 금융권 관계자 등의 줄소환이 예고되고 있다. 또 정상곤(53·구속) 전 부산국세청장이 김씨로부터 받은 1억원의 사용처에 대한 수사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이밖에 연산동 재개발 사업과 관련, 김씨로부터 현금 1억원이 든 돈가방을 받았다 돌려 준 이위준 연제구청장에 대한 사법처리도 금명간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국감 중계] “김상진 게이트 권력유착형 비리”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18일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 국감에서는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비호 의혹을 받고 있는 건설업자 김상진씨에 대한 특혜 대출이 집중 추궁 대상이 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씨가 허위 서류를 근거로 신보와 기보로부터 보증을 승인받는 과정에서 외압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한나라당 서병수 의원은 “건설업자 김씨가 소유한 계열사인 주성건설과 한림토건은 2003년 4월 각각 기보와 신보에 동부산관광단지 진입도로 건설 허위계약서를 근거로 보증을 신청했고 두 기관은 승인했다.”며 “누가 허위 계약서에 속았는가. 과연 정치적 외압없이 가능한가.”라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김상진 게이트는 한마디로 기보와 신보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발생한 전형적인 권력유착형 비리”라며 “기보와 신보가 정치적 외압에 휩쓸려 김상진씨가 제출한 허위 서류를 묵인하고 불법 대출이 가능하도록 보증했기 때문에 이 같은 비리가 가능하게 된 것”이라고 추궁했다. 대통합민주신당 문석호 의원은 “이번 사건은 기보가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건설업체들에 보증을 해온 관행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며 “기보는 기금설립의 취지를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이헌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은 “다산기술이나 주성건설, 한림건설에 대해 정씨의 청탁이나 외부압력 흔적은 찾기 어려웠다.”고 답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정윤재 前 靑비서관 구속

    정윤재 前 靑비서관 구속

    정윤재(43)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18일 구속됐다. 부산지법은 검찰이 정 전 비서관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변호사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 전 비서관은 오후 7시쯤 부산구치소에 수감됐다. 부산지법 형사1부 윤근수 부장판사 는 이날 “검찰이 수사를 통해 혐의내용을 상당 부분 소명했고 정 전 비서관의 지위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주변과의 관계 등으로 볼 때 참고인과 말 맞추기를 하는 등 증거 인멸 우려도 있다.”며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또 정 전 비서관이 선배에게 1억원을 전세자금으로 빌렸다고 주장하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의 소명자료로 미루어 죄를 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윤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알선수재 혐의를 반박하는 증거자료를 제출했지만 검찰이 이를 반박하는 조사를 많이 해 혐의가 소명됐다.”고 말했다. 윤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1시간 20여분 동안 영장실질심사 심리를 한 뒤 기록 검토에 들어가 오후 6시 40분쯤 영장을 발부했다. 정 전 비서관은 영장 발부직후 구치소로 이송되기에 앞서 “검찰의 혐의내용을 모두 부인하며 왜 구속사유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나 역부족이었다.”면서 “재판과정에서 해명하고 최선을 다해 역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과 이해찬 전 총리에게 죄송하며 반성하고 뉘우친다.”면서 “언론과 대한민국 검찰이 대단하다.”고도 했다. 부산지법은 앞서 지난달 19일 검찰이 정 전 비서관에 대해 알선수재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청구했던 구속영장은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없고 검찰의 소명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기각했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그동안 보강수사로 증거를 보충하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추가해 17일 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부산지검 정동민 2차장 검사는 “법원이 올바른 판단을 내려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보완수사 과정에서 포착된 정 전 비서관의 선거법 위반 등 추가 혐의부문에 대해 기소 때까지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가 아직 공소장을 보지 못했다. 공소장 내용을 비롯해 여러가지 상황을 검토해 보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이 사건과 관련, 검찰 수사결과를 지켜본 뒤, 대국민 입장표명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19일 오전 부산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던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과 건설업자 김상진(42)씨에 대한 2차 공판은 변호인측의 사정으로 오는 26일과 11월2일로 각각 연기됐다. 부산 김정한 강원식 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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