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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LL 침범 북한군 경비정 “지그재그 퇴각” 의도는?

    NLL 침범 북한군 경비정 “지그재그 퇴각” 의도는?

    NLL 침범 북한군 경비정 “지그재그 퇴각” 의도는? 북한군 경비정 1척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그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군 경비정이 한미연합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이 시작된 24일의 밤부터 25일 새벽에 걸쳐 3차례 NLL을 침범한 것으로 미뤄, 어떤 목적을 가지고 NLL을 넘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군 경비정의 NLL 침범 시기가 공교롭게도 한미연합훈련 시작에 맞춰졌고, ‘강력한 조치’를 경고하는 우리 군의 통신을 듣고도 ‘지그재그식’으로 서서히 퇴각했다는 것 등이 이런 분석의 근거가 되고 있다. 통상 NLL을 침범한 북한군 경비정은 남측의 경고통신을 받으면 직선 방식으로 항행해 퇴각했으나 이번에는 지그재그식으로 2시간이 넘도록 서행 항해를 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군은 북한군 경비정의 NLL 침범 의도가 한미연합훈련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합의 전 한미연합훈련을 강력히 비난했고 이산가족 상봉 일정을 논의하는 회담에서는 상봉 이후로 훈련을 늦춰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비록 최종적으로 연합훈련 기간에 상봉 행사를 하기로 합의는 했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이 훈련을 지렛대로 일정한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려 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5일 “북한군 경비정의 NLL 침범이 자체 훈련과 판정검열(전비태세 검열) 일환으로 의도적으로 침범했다고 판단한다”면서 “북한 경비정의 행태를 작전·정보적으로 분석한 결과 그런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또 상호비방 중지 합의 이후 우리 군의 군사적 대응 수위와 군사대비태세를 떠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14일 2차 고위급 접촉에서 상호비방 중지를 합의한 뒤 공식 매체를 통해 대남 비방 수위를 급격히 낮추고 있다. 하지만 동계훈련 중인 북한군은 공군 전투기 훈련을 제외하곤 예년 수준으로 군사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해군은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에 대해 10차례에 걸쳐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의 경고통신을 보냈다고 한다. 우리 군은 물리력을 행사하지는 않았지만 북측의 도발에 언제든지 강력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420t급 북한군 경비정의 NLL 침범은 1차 침범이 24일 저녁 10시56분, 2차 침범은 11시46분, 3차 침범은 25일 0시25분께 이뤄졌다. 김 대변인은 “우리 군은 북한 경비정에 대해 북상하지 않으면 강력한 경고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면서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우세한 군사적 수단을 현장에 배치해뒀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영준 前차관 ‘원전비리’ 혐의 일부 무죄

    원전 부품 납품 청탁과 함께 5700만원을 받은 혐의(알선수뢰)로 기소된 박영준(54)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 대해 법원이 일부 무죄판결을 내렸다. 김종신(68)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게는 징역 7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부장 김문관)는 20일 박 전 차관이 2010년 3월 29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여당 고위 당직자 출신인 이윤영(52)씨로부터 한국정수공업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처리 설비 공급과 관련한 청탁과 함께 5000만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박 전 차관이 2010년 10월부터 2011년 4월까지 김 전 사장으로부터 원전 관련 정책 수립에 한수원 입장을 고려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700만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 징역 6개월과 벌금 1400만원, 추징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죄질이 불량하지만 받은 돈이 700만원에 그치고 다른 사건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것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원전 업체로부터 청탁과 함께 1억 70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로 구속 기소된 김 전 사장에게는 징역 7년과 벌금 2억 1000만원, 추징금 1억7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어떤 공무원보다 청렴성과 공정성을 유지하려고 부단히 노력해야 할 피고인이 5년간 납품 또는 인사청탁과 함께 1억 7000만원을 받았고 주무부처 차관에게 뇌물을 제공해 죄질이 나쁘다”면서 “피고인은 금품수수나 대가성을 부인했고 금품수수 후 공기업 인사에도 영향을 준 정황이 있어 엄정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중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 전 사장은 2009년 7월부터 2012년 1월까지 원전 수처리 전문업체인 한국정수공업의 이모(76) 당시 회장으로부터 납품계약 체결 등에 대한 편의제공 청탁과 함께 1억 3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전셋값 고공행진하지만… 아직도 집 사는 부담의 절반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전세 비용이 집 사는 것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세입자가 쉽사리 주택 매매를 결정하지 못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28일 발표한 ‘인플레이션 보고서’에서 “구매력이 있는 전세 가구의 매매 수요 전환이 지연되고 있다”며 전세와 자가의 거주비용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의 평균 주택가격(국민은행 조사치)은 2억 5420만원이다. 이를 1년 정기예금에 넣어 두면 이자(기회비용)가 710만원이다. 여기에 재산세(20만원)와 취득세(30만원)까지 합치면 집을 가진 사람의 비용 부담은 연평균 760만원이다. 같은 집 크기의 평균 전세가는 1억 5290만원으로 이에 대한 정기예금 이자는 430만원이다. 보고서는 “전세의 주거비용이 자가의 56% 수준”이라면서 “전셋값 오름세는 집값 상승 기대감 퇴조와 저금리 장기화, 주택공급 물량 감소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집주인의 전세보증금 인상 요구로 추가 대출을 받는다고 해도 이자 부담이 집을 사 이사할 때의 주거 이전비용과 별 차이가 없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이로 인해 세입자가 집을 사기보다는 추가 부담을 안고서라도 전세 재계약을 하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는 2년 전보다 평균 2157만원 올랐다. 이를 가계대출로 조달한다고 가정하면 2년간 부담하는 이자는 181만원 수준이다. 반면 집을 살 경우에는 이전비용이 164만원(포장이사비 100만원, 중개수수료 64만원) 수준이다. 비용 차이가 17만원에 불과한 셈이다. 박세령 한은 물가분석팀장은 “당분간은 전셋값 상승이 더 지속되겠지만 오름폭은 지난해보다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986년 시작된 국민은행의 월별 전세 가격 조사에서 12개월 이상 전세가가 계속 오른 상승국면은 5차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의 상승세는 역대 최장일 뿐 아니라 상승폭(37.7%)도 1980년대 후반(1987년 2월∼1988년 9월)의 40.4%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쓰레기’ 비난받은 전직 女아나운서 결국…

    ‘쓰레기’ 비난받은 전직 女아나운서 결국…

    정미홍(55) 정의실현국민연대 상임대표는 23일 서울 세종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6·4 지방선거에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정미홍 상임대표는 KBS 아나운서 출신으로 초대 민선시장인 조순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 홍보담당관, 의전비서관 등을 지냈다. 현재 정앤어소시에이츠 사장과 더코칭그룹 대표를 맡고 있다. 정미홍 상임대표는 그동안 트윗을 통해 보수우파적인 언행을 보여왔으며 이번 서울시장 출마 선언도 세인들이 예상치 못했던 파격적인 행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미홍 상임대표는 지난해 1월 자신의 트위터에 “서울시장, 성남시장, 노원구청장 외 종북 성향의 지자체장을 모두 기억해서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퇴출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잇따라 손해배상 선고를 선고를 받았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지난해 12월 정미홍 상임대표로 하여금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500만원을 배상하라고, 서울중앙지법도 같은해 10월 김성환 노원구청장에게 8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정미홍 상임대표는 이 시장이 자신의 트위터에서 ‘쓰레기’라고 발언했던 것을 문제삼아 반소를 제기했으나 기각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쿨러닝의 감동’ 소치서 다시 한번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의 ‘쿨러닝’을 소치에서 다시 한 번 볼 수 있게 됐다. 21일 외신에 따르면 자메이카 올림픽위원회와 소치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윈스턴 와트(47)-마빈 딕슨(29) 등 자메이카 2인승 봅슬레이 대표팀의 올림픽 출전 비용을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자메이카 봅슬레이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이후 12년 만에 다시 동계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 와트-딕슨 조는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의 출전권 배분 원칙에 따라 소치행 티켓을 따냈지만 8만 달러(약 8500만원)나 되는 출전 경비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서울신문 1월 20일자 28면> 그러나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 팬들이 ‘크라우드 펀딩’(소셜미디어나 인터넷을 통한 모금)을 통해 기부에 나섰고 이날 현재 10만 달러가 넘는 금액이 모였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정미홍, 서울시장 후보 출마 선언…23일 기자회견

    정미홍, 서울시장 후보 출마 선언…23일 기자회견

    정미홍 정의실현국민연대 상임대표는 오는 23일 오전 세종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6·4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할 예정이다. 30여개 보수우파 시민단체 대표자들이 이날 회견에 함께 참석해 정미홍 상임대표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KBS 아나운서 출신인 정미홍 상임대표는 초대 민선시장인 조순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 홍보담당관, 의전비서관 등으로 일했으며 현재 정앤어소시에이츠 사장과 더코칭그룹 대표를 맡고 있다. 정미홍 상임대표는 ‘종북(從北) 자치단체장 퇴출’ 발언으로 논란을 빚는 등 트윗을 통해 보수우파적인 언행을 보여왔으며, 그의 서울시장 출마선언도 세인들이 예상치 못했던 ‘파격행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미 방위분담금 타결] 한국은 ‘총액형’… 일본은 ‘소요 충족형’

    미국과 특별협정을 맺고 총액을 결정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실제 주둔비용 소요에 따라 분담금을 지원하는 ‘소요 충족형’ 방식을 취하며 분담 비용의 주체도 일본 정부라는 점에서 우리와 차이가 있다. 독일의 경우 ‘직접비용’(토지임대료, 기지이전비 분담)과 간접지원(면세 혜택)을 하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도 주둔 비용을 공동 분담해 우리와는 상황이 다르다. 2013년 말 현재 주둔 미군 수는 한국이 2만 8500명, 일본이 3만 6700명, 독일이 5만 500명 등이다. 주한미군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은 12일 발표된 9차 협정까지 총 9차례 체결됐다. 1991년 1차 특별협정의 방위비 분담금은 1억 5000만 달러(약 1073억원)로 시작했다. 1, 2차 협정은 1995년까지 3억 달러를 목표로 매년 점진적으로 분담금을 증액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1996년 3차 특별협정에서는 방식을 바꿔 전년도 분담금을 기준으로 매년 10%씩 증액하기로 하고 최초 3개년의 분담금도 일괄적으로 결정했다. 1997년 외환위기에 따라 1998년에는 3억 900만 달러에서 3억 1400만 달러로 재조정됐고, 이때부터 일부 원화 지급이 병행됐다. 2000년과 2001년 분담금은 실질 국내총생산(GDP) 변동률과 물가상승률을 적용해 결정됐다. 6차 협정인 2005년부터는 전액 원화 지급으로 바뀌었다. 당시 미국의 해외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2008년까지 주한미군을 약 1만 2500명 감축하는 결정이 나오면서 예외적으로 전년도보다 분담금이 감액돼 2년 연속 6804억원이 배정됐다. 7차 특별협정(2007~2008년)은 전년도 분담금에 전전년도 물가상승률을 적용해 산출됐다. 예컨대 2008년 분담금 7415억원은 2007년 분담금(7255억원)에 2006년 물가상승률(2.2%)이 반영된 액수였다. 8차 특별협정에 따른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적용된 방위비 분담금은 전전년도 물가상승률을 반영했지만 4%를 상한선으로 적용했다. 일본처럼 협상 주기를 5년으로 바꾼 것도 이때였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원전비리’ 한수원 간부 징역 15년… 檢 구형량의 2배

    법원이 원전 비리 사건 피고인에 대해 검찰의 구형량보다 훨씬 높은 중형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부장 김문관)는 10일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납품 청탁과 함께 17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뇌물수수) 등으로 구속 기소된 한국수력원자력 송모(49) 부장에게 ‘부패 범죄의 정점’이라며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는 검찰이 구형한 징역 8년보다 무려 7년이나 높은 형량으로, 원전 비리에 대한 엄벌 원칙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또 송 부장에게 벌금 35억원과 추징금 4억 3050만원을 선고했다. 송 부장은 이에 앞서 최근 신고리 1, 2호기에 납품된 JS전선 제어 케이블의 시험 성적서 위조를 지시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아 이 같은 형이 확정되면 무려 20년간 실형을 살게 된다. 재판부는 “고도의 안전성이 요구되는 원전의 핵심 부품 구매부서 책임을 맡고도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채 적극적으로 업체에 뇌물을 요구했을 뿐만 아니라 뇌물수수 계획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까지 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법정에서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찾을 수 없는 피고인이 이번 부패 범죄의 정점에 있다고 보는 것도 무방해 이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한다”고 중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송 부장에게 뇌물을 제공한 현대중공업 임직원 6명 가운데 4명에게 징역 2년에서 징역 3년 6개월의 중형으로 실형을 선고하고, 가담 정도가 낮은 임직원 2명에게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씩을 각각 선고했다. 송 부장은 2012년 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현대중공업 정모(58) 전 총괄상무 등 임직원 6명으로부터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수출 원전의 비상용 디젤 발전기와 대체교류 발전기 납품과 관련한 편의 제공 대가로 17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사설] JS전선 폐업, 한수원이 반면교사 삼길

    원전비리에 연루된 LS그룹의 계열사 JS전선이 문을 닫는다고 한다. 이 회사는 2008년부터 신고리 원전 등에 케이블을 납품하면서 시험 성적서를 조작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그 결과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구속되는 진통을 겪었다. 자진 폐업한다고 해서 책임을 완전히 면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비리를 반성하는 일말의 진정성은 느껴진다. 매출이 5000억원 넘는 사업을 선뜻 접기란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LS그룹과 비교하면 원전 비리의 몸통이라고 할 한국수력원자력의 사후 조치는 미흡하기 짝이 없다. 한수원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6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라도 하겠다는 듯 1급 이상 간부 179명 전원의 사표를 받았다. 하지만 이는 결국 시늉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사장이 바뀌고 개혁을 거듭 외쳤지만 여섯 달이 넘도록 인사 발령을 내지 않았다. 물론 전원 사표를 수리하라고 억지를 부릴 사람도 없다. 다만 지휘선상에 있는 간부들은 모두 물러나게 했어야 마땅하다. 그것이 책임지는 자세다. 한수원은 179명 중 겨우 2명의 사표를 수리하는 선에서 인사를 마무리지었다. 임기를 겨우 두 달 남겨둔 사람도 포함됐다. 그것도 연말 정례인사와 함께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슬며시 해버렸다. 질질 끌어 챙길 것은 다 챙겨준 것이다. 새 사장이 부임한 뒤 주요 직위의 50% 이상을 교체했다지만 그렇게 부르짖었던 대대적인 개혁에는 한참 못 미친다. 더 한심한 것은 개혁을 한답시고 외부에서 채용한 인사들이 원자력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직종에서 종사한 비전문가라는 사실이다.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공기업 개혁은 이번에야말로 가시적인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공기업 감사에 착수할 감사원도 비장한 결기를 보여주기 바란다. 하지만, 공기업들이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여주기 전에는 성공하기 어렵다. 한수원 같은 자세로는 개혁은 난망하다. 행여 한수원이 좋은 게 좋고, 언젠가 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스럽다. 그런 사고방식일랑 당장 버려야 한다. 속이 빈 겉치레 개혁으로는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과거로의 회귀만이 있을 뿐이다.
  • [속보]朴대통령 “공기업 방만·편법 경영 심각…개혁 시작”

    [속보]朴대통령 “공기업 방만·편법 경영 심각…개혁 시작”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회견을 통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특히 4대강, 원전비리와 코레일의 방만 경영 등을 언급하면서 “먼저 공공부문 개혁부터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찰청장 “민노총 진입, 실패한 작전 아니다” 野 “5000명 동원해 못 잡으면 무능한 경찰”

    경찰청장 “민노총 진입, 실패한 작전 아니다” 野 “5000명 동원해 못 잡으면 무능한 경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24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강제 진입의 적법성 문제 등으로 여야가 격돌했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과 이성한 경찰청장으로부터 철도파업 사태에 대한 긴급 현안보고를 받은 뒤 새누리당은 ‘적법한 집행절차’였다며 경찰을 거들었다. 박성효 의원은 “경찰은 불법파업에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작전을 수행한 것”이라며 “소신을 가지고 철저하게 해 달라”고 말했다. 경기지방경찰청장을 지낸 윤재옥 의원도 “파업이 국민에게 끼치는 불편을 빨리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경찰의 강제 진입은 비례의 원칙(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배한 조치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은 경찰의 강제 진입이 불법이라며 공세를 펼쳤다. 진선미 의원은 “진입을 시도한 강제규정으로 ‘압수수색을 할 때에는 잠금장치를 해제할 수 있다’는 형사소송법 제120조를 언급했는데 구속영장과 체포영장은 엄연히 다르다”면서 “체포영장에는 (120조가) 준용되지 않는다. 형사소송법 규정을 제대로 보라”라고 질타했다. 유대운 의원도 “체포영장만을 가지고 건물에 들어간 것은 형사소송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철도노조 지도부 검거에 1계급 특진을 내건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민기 민주당 의원은 “1계급 특진은 살인, 강도범, 간첩을 잡으면 시키는 것”이라며 “(철도노조 지도부가) 간첩·살인자 수준이란 얘기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이 청장은 “1계급 특진은 주요 범인 검거나 사회적으로 큰 기여를 했을 때 시키고 간첩은 중요 사건에 들어간다”면서 “철도노조 파업도 국가기간망과 관련돼 중요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 청장은 지난 22일 경찰의 공권력 투입은 실패한 작전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청장은 유 의원이 “작전 실패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묻자 “실패한 작전이라는 데에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수배자들이 (해당 건물) 안에 은신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체포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이 청장은 또 청와대에 공권력 투입에 대해 사전보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금요일(20일) 오후 4시쯤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실에 작전을 통보했고 청와대에서는 ‘알았다’고만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해찬 민주당 의원은 “‘당당하게 작전했으니 (수배자를) 못 잡을 수 있지 않으냐’는 경찰청장의 답변은 어처구니가 없다”면서 “5000여명의 기동병력을 동원하고도 안에 있는 사람을 잡지 못했으면 그것은 무능한 경찰”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못 잡은 게 뭐가 그렇게 당당한가? 지금까지의 경찰청장 중에서 제일 무능하다. 차라리 옷을 벗어라”고 질타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인사]

    ■미래창조과학부 △기획조정실 국제협력관 이재홍△국립과천과학관 전시연구단장 김선옥 ■법제처 △경제법제국장 신상환 ■경찰청 ◇치안감 전보△기획조정관 김종양△경무인사기획관 홍익태△수사국장 김귀찬△경비국장 윤철규△보안국장 백승엽△외사국장 홍성삼△경무담당관실(사회안전비서관) 구은수△경찰교육원장 정용선<지방경찰청장>△대구 황성찬△인천 이상원△광주 장전배△대전 최현락△울산 김성근△강원 김호윤△충북 윤종기△충남 박상용△전북 전석종△전남 정순도△경북 권기선△경남 이철성△제주 김덕섭 ■경남도 ◇3급 전보△경제통상본부장 하승철△의회사무처장 윤성혜△인재개발원장 김용근△도시교통국장 조현명△농정국장 양기정△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정연재△양산부시장 요원 박유동△진주시부시장 요원 전영경△거제부시장 요원 강해운△인사과 정구창 이현규 이호주 윤상기 서일준 정재민◇3급 승진△복지보건국장 신대호△환경산림국장 차신희△건설방재국장 박우식△서부권개발본부장 최정경◇4급 전보△비서실장 윤인국△인사과 강호동 지현철 서기용 김성택 강해룡 정기방 황용우 김종호 김해용<부군수·부시장 요원>△산청군 강성복△함양군 강영철△함안군 허호승△밀양시 손태성△고성군 김형동△사천시 김주명△하동군 김무영△창녕군 김상욱△의령군 송봉호△합천군 김황규△통영시 박권범 ■도로교통공단 ◇승진 <1급>△신호운영처장 변은아△대구교통방송 방송기술국장 변생효△안산면허시험장장 권성언 ■동아일보 ◇승진·승격△논설위원실장 국장급 김순덕△미래전략연구소장 부장급 정경준<편집국>△부국장 하종대△편집2부장 박철우△경제부장 박중현△사진부장 안철민△국제부장 이진△정책사회부장 이광표◇전보△콘텐츠기획본부장(대기자 겸임) 심규선△논설위원 한기흥 박성원△편집국 부국장 박원재△편집1부장 김수곤△산업부장 천광암△출판국 기획위원 이형삼△AD본부 기획위원 조재현△콘텐츠기획본부 전문기자 조성하 김화성 계수미 김상철 송상근 이종승 손진호 김창혁 석동율 윤양섭 박경모 ◇채널A 파견해제 <편집국>△정치부장 정연욱△문화부장 강수진△사회부장 김정훈 ■채널A ◇승진·승격△미디어사업센터장 부장급 황재성<보도본부>△부본부장 부국장급 이기홍△정치부장 정용관△사회부장 이명건◇전보·겸직△DDMC건설본부장 최경천 ◇파견△보도본부 국제부장 이철희 ■KBS N △부사장 김춘길 ■KDB대우증권 ◇지점장 <신임>△관악 이관수△인천 박순자△창원시티 류향수△안동 조성기△목포 김동주<전보>△테헤란밸리총괄 한일면△서초동 김성중△분당 송관훈△장한평 조원희△신촌 이차돈△의정부 이병섭△명동 예병규△광화문 하재구△강서 양한욱△부평 이동기△사하 김귀완△김해 황성권△전주 김형렬△두암동 전성국△군산 박주성<센터장>△WMClass서현 김종태△PBClass서울파이낸스총괄 서문석△WMClass서면 최재형 ■대한항공 ◇승진△전무A 이승범 이수근△전무 조현민 서화석 신무철△상무 오문권△상무보 강종구 함건주 김철 이동희 엄재동 최병권 장영재 송윤숙 문용주 조필제 공병호 박경호 정성환 최민영 김완태 현덕주 고광호 김진관 김인규 ■아시아나항공 ◇승진△부사장 한창수△전무 김광석 최세종△상무 김효중 나창환 박동수 백선철 송석원 안병석 이두진△상무보 김건중 노상우 원성재 원유석 장영일 홍성민 ■아시아나IDT ◇승진△상무 고석남 ■에어부산 ◇승진△대표이사 부사장 한태근 ■금호고속 ◇승진△부사장 이덕연△상무 문진식 이송호△상무보 이계영 ■금호터미널 ◇승진△부사장 김현철 ■금호타이어 ◇승진△부사장 조재석△전무 김석호△상무 김경진 김명환 박경석 이상규 임돈순 정창중 주경태△상무보 김동수 김수옥 김종연 양웅 조성태 지선훈◇전보△전무 박홍석 ■금호건설 ◇승진△부사장 이도희 정광식△상무 김석호 조완석 최동찬 ■금호리조트 ◇승진△상무보 박현구 ■아시아나에어포트 ◇승진△상무보 노은준 ■금호아시아나플라자 사이공 ◇승진△상무보 이용남 ■금호아시아나그룹 인재개발원 ◇승진△상무보 이석근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전보△상무 이용욱 ■신성이엔지 ◇신규 선임△사장 안윤수◇승진△상무 남승백 김연모 이영일 ■신성솔라에너지 ◇승진△상무 이상훈 ■신성에프에이 ◇승진△상무 장석오 ■삼탄 ◇부사장△KIDECO 이창훈◇상무△PERTA-SAMTAN GAS 백원선△SBS/COTRANS 이기만△삼탄 영업담당 유헌재◇이사대우△삼탄 강태우△KIDECO 박상봉 이딘 아라케
  • [옴부즈맨 칼럼] 서울신문, 갈등 해소에 앞장서는 언론으로 남아주길/이갑수 NR 대표

    [옴부즈맨 칼럼] 서울신문, 갈등 해소에 앞장서는 언론으로 남아주길/이갑수 NR 대표

    성탄절 아침이다. 2013년에도 한국호는 수많은 반목과 갈등을 헤치며 망망대해를 지나왔다. 그러나 여전히 치유와 갈등 해소의 등댓불은 보이지 않는다. 연초부터 불거진 국정원 댓글과 선거 개입 이슈는 결과적으로 국민 삶의 발목을 잡고 있고, 밀양 송전탑 건설 이슈도 현재 진행형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이나 대통령 기록물 이슈는 선진국으로 가기엔 요원한 오점들로 기록될 것이며, 원전비리도, 전직 청와대 대변인의 성희롱 사건도 세계적으로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을 기업’의 이유 있는 고발로 못난 ‘갑’이 반성했던 착한 반란이나 계란 세례까지 받는 일부 재벌 회장들의 모습도 작금의 한국 경제의 한 단면이다. 그럼에도 전 세계에 나가 목숨 걸고 경쟁하는 집단은 기업뿐이라는 전직 고위 관료의 주장에는 공감이 간다. 그러나 한국 경제의 바람은 차갑기만 하다. 그렇다고 3류 정치와는 비교하는 것조차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 면에서 여의도에서 부는 바람은 한파에 더 우울하게 만든다. 여야의 정치적 반목은 거듭되건 말건 연말 전에 정치자금을 모으려는 의원님들의 출판기념회 소식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고 들려오기 때문이다. 2013년 한국호가 연말에 잠시 정박도 하기 전에 튀어나온 코레일 사태는 우리 사회 ‘신뢰’의 문제를 넘어선 심각한 일이다. 노조가 정말로 민영화를 걱정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기득권을 내놓지 않으려고 기싸움을 하는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어쨌든 이번 사태는 민영화 프레임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여야 정치권조차 관객 입장에서 뒷북만 치는 느낌이다. 급기야 정부는 지난 22일 공권력 발동으로 파업사태의 2막이 시작되고 있지만 앞날이 어둡다. 장관, 국무총리에 대통령까지 나서 민영화 방지라는 법적 장치를 마련했지만 노조는 믿지 않고 있다. 코레일 사태의 본질은 민영화 추진이냐, 아니냐에 있지 않다. 17조원이라는 천문학적 빚의 해결, 철도 경쟁력 확보, 그리고 경영 개혁에 있다. 엄청난 빚이 누구 책임이냐는 과거사로 돌리자.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책임에서 정부도, 코레일 경영진도, 노조도 자유롭지 못하며 그 결과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올 것이다. 공공재 성격이 강한 철도 기능은 절대로 신중해야 할 사안이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시대에도 민영화나 기능분산 같은 방법상의 차이는 있었으나 경쟁 시스템 도입식의 개혁 노력은 지속돼 왔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해관계가 얽혀 번번이 무산됐다. 정부든 노조든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당장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인내의 소통 리더십이든, 대처 총리식의 리더십이든 다 좋다. 다만 철도 근로자들의 피로 누적과 안전 문제로 인한 국민의 불안감과 피해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정부와 노조의 대승적 판단을 기대해 본다. 2013년에도 서울신문은 우리 사회의 갈등적 요소를 진단하고 파헤치는 특집 시리즈로 한몫해 온 것에 박수를 보낸다. 특히 다른 신문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주제를 다루어 준 ‘커버스토리’와 ‘주말 인사이드’가 그렇다. 내년엔 서울신문의 지면이 가능한 한 밝은 뉴스들로 채워졌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새해에는 갈등이 해소되고 상식과 합리가 통하며 소통하는 사회에 한 걸음 다가가는 한 해가 되기를 꿈꿔 본다.
  • 18세기 프랑스의 SNS ‘詩’… 그 입을 틀어막아라

    18세기 프랑스의 SNS ‘詩’… 그 입을 틀어막아라

    시인을 체포하라/로버트 단턴 지음/김지혜 옮김/문학과지성사/264쪽/1만 5000원 바다 건너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신라 진평왕 때 ‘서동요’를 퍼뜨린 백제 무왕은 시와 노래의 위력을 유감없이 드러낸 역사 속 대표적인 인물이다. 설화에 따르면 무왕은 자신의 속내를 감춘 채 아이들에게 노래를 따라 부르게 해 여론을 호도한다. 이윽고 소문은 꼬리를 물고 진평왕의 귀에까지 닿는다. 쫓겨난 선화 공주를 취하면서 무왕은 손쉽게 사랑을 쟁취할 수 있었다. “건성건성 박수를 쳤다”는 죄목으로 공개 처형된 장성택도 소문의 희생양일 수 있다. ‘백두혈통’에 맞선 반역을 스스로 시인했다지만 그의 숙청 뒤에는 최고 권력자의 여인과 추문을 일으켰다는 소문이 따랐다. 문화사가 로버트 단턴은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기 직전인 18세기 중엽의 파리 거리 한복판에서 뜬소문에 불과했던 시와 노래를 추적한다. 1749년 봄 파리의 치안총감에게 대대적인 체포 명령이 떨어지고 대학생, 교수, 하급 성직자 등 14명이 잇따라 바스티유 감옥에 잡혀 들어온다. 이른바 ‘14인 사건’이다. 경찰은 ‘모르파의 유배’라는 시의 제목 말고는 아무런 단서도 잡지 못한다. 경찰은 매수된 첩자를 통해 프랑수아 보니라는 30대 의대생을 체포한다. 보니는 자신이 시를 쓰지 않았다며 시를 건넨 다른 사람을 지목한다. 생 니콜라 데샹 교구의 하급 성직자인 장 에두아르가 잡혀 오지만 역시 다른 이에게서 시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성직자인 몽탕주, 뒤자스에 이어 법학도인 알레르, 법률 서기 주레, 철학도 뒤 쇼푸르도 바스티유로 끌려온다. 이 과정에서 ‘모르파의 유배’ 외에 왕을 검은 괴물에 빗댄 ‘검은 분노의 괴물’ ‘매춘부 사생아’ 등 모두 5편의 시가 왕의 분노를 자아낸다.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경찰은 불법적인 시 암송에 가담한 혐의로 밀고된 평범한 파리 시민들만 잡아들였을 뿐 시의 창작자는 끝내 밝히지 못했다. 수사의 칼날이 윗선이 아닌 대학생 같은 깃털에만 치우친 탓이다. 수사 과정은 역설적으로 꼬리에 꼬리를 문 구어 세계의 의사소통망을 복원하는 기능을 했다. 바스티유에 남아 있는 경찰의 수사 기록은 문맹률이 절반을 넘던 시절 어떻게 여론이 형성됐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사료가 됐다. 당시 시구는 시민들의 입과 손을 거치며 첨삭됐고 이 과정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갖췄다. 집단 창작물이었던 셈이다. 저자는 시가 회자되는 방식을 살펴보면 어디서 흘러나왔는지 쉽게 짐작된다고 말한다. 화려한 정치 풍토를 지닌 베르사유의 궁전 문화는 유독 시를 사랑했고 왕족과 귀족, 왕의 애첩 등은 정적을 숙청하기 위해 시를 활용했다. 30여년간 정권을 잡았던 모르파 백작이 1749년 4월 실각하며 유배된 것도 루이 15세의 애첩인 퐁파두르 부인을 풍자시를 통해 쳐내려다 역풍을 맞았기 때문이다. 모르파는 궁정 생활과 관련된 시와 노래를 수집해 왕에게 보고했는데 이는 왕의 주변 여론을 호도하는 역할을 했다. 그가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모르파 샹송집’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궁금증을 자아내는 대목이 있다. 파리의 골목골목마다 회자되던 낯익은 풍자시 낭송에 루이 15세는 왜 그리 민감하게 반응한 것일까. 시기가 문제였다. 모르파의 몰락으로 친정 체제를 구축하려던 왕은 오히려 비난 여론이 들끓자 당황한다. 프랑스 국민의 지지를 받던 영국 왕실의 망명객 에두아르 왕자마저 추방되자 시민들은 ‘오늘날 이토록 비굴한 국민이여’란 시구를 따라 부르며 왕을 비난한다. 전비 마련을 위한 세금과 왕실의 성적 문란은 불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서 잠시, 작가 밀란 쿤데라의 에세이집 ‘소설의 기술’을 되돌아 보자. 전체주의 체제에서 유독 탄압받는 지식인의 모습이 담긴 책에는 오늘날 한반도는 물론 과거 프랑스의 모습이 가감 없이 담겨 있다. 반역자들에게는 죄가 있다기보다 ‘건성건성 박수’ 같은 뻔한 죄목이 뒤집어씌워졌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18세기 프랑스의 시와 노래는 오늘날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렇게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치안감 인사 지연… 정치권 입김 탓?

    경찰의 치안감 이상 고위 간부 인사가 예정보다 늦어지고, 경찰청 인사 담당자가 교체되는 등 유례없는 진통을 겪고 있다. 경찰청에서 당초 승진 1순위로 낙점한 인사가 청와대를 거치면서 갑자기 바뀌는 등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8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청와대는 지난 3일 치안정감(1급) 인사 이후 2주일 이상 끌던 치안감(2급) 인사를 이날 단행할 예정이었지만 다시 미뤄졌다. 치안감 인사는 경찰청장이 추천한 인사를 안전행정부가 청와대에 제청하고 최종적으로 청와대가 결정한다. 현재 이성한 경찰청장이 추천한 안을 놓고 막판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안팎에서는 이 청장이 이번 주초 청와대에 경무관 5년차인 A 국장을 1순위로 하는 인사안을 올렸지만, 지난 17일 갑작스럽게 A 국장과 동향인 부산 출신 B 국장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져 특혜 시비가 제기됐다. 특히 경무관으로 승진한 지 2년밖에 안 된 B 국장이 여당 실세 정치인의 친동생으로 알려지면서 구설에 올랐다. 경찰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이 같은 기류가 청와대에 전달되면서 갑작스레 인사가 연기됐다는 후문이다. 또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 자리를 놓고 경북 출신의 C 치안감이 전보하는 방안이 유력했지만 경기 출신의 D 경무관을 승진 임명하는 쪽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청장은 지난 16일 참모회의 석상에서 참석자들에게 “외부에 인사 청탁하지 말라”로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경찰청은 지난 15일 최해영 경찰청 인사담당관과 송민헌 공감치안1담당관의 직책을 맞바꾸는 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인사 기간에 인사 담당자를 휴일에 교체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인사 잡음과 관련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찰의 이 같은 인사 로비는 계급이 위로 올라갈수록 자리가 줄고 계급 정년으로 일정 기간 안에 승진하지 못하면 제복을 벗어야 하는 조직의 특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검찰, 울산상의 前회장 100억대 횡령혐의 원전비리 관련 가능성 수사 중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은 이모(68) 전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이 거액의 회사 돈을 빼돌린 혐의(횡령 등)와 관련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원전 제어계측 부품을 생산하는 옛 삼창기업을 운영하면서 100억원에 달하는 회사 돈을 빼돌린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를 위해 최근 삼창기업을 인수한 포스코 계열사와 관계사 2곳을 압수수색해 회계장부와 컴퓨터 파일 등을 확보,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검찰은 또 포스코 계열사가 삼창기업을 시세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인수했는지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박영준 원전 수뢰 유·무죄 열쇠 ‘그 시각’ 청와대에 있었나 없었나

    원전과 관련해 브로커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영준(53)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유·무죄는 알리바이 여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검찰이 2010년 3월 하순에 돈을 받은 혐의가 있다고 두루뭉술하게 기소했다가 변호인단의 요구로 수뢰 시각을 특정했기 때문이다. 15일 부산지법 동부지원 등에 따르면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은 최근 박 전 차관이 2010년 3월 29일 오후 9시 30분쯤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돈을 받은 혐의가 있는 것으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법원은 심리를 거쳐 내년 1월 10일쯤 박 전 차관에 대한 1심 선고를 할 계획이다. 박 전 차관은 여당 고위 당직자 출신인 이윤영(51)씨로부터 한국정수공업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처리 설비 공급과 관련한 청탁과 함께 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씨의 구체적인 진술과 당시 현장에서 이씨가 신용카드를 결제했다가 취소한 내역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 변호인단은 박 전 차관이 지목된 강남구 호텔에 없었다면서 이유를 구체적으로 내놨다. 당시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이던 박 전 차관은 이날 오후 6시 청와대에서 열린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 환영 만찬에 참석했고 오후 9시쯤 끝났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서울 도심의 교통체증을 고려하면 종로구에 있는 청와대에서 강남구에 있는 현장까지 30분 안에 가는 것도 불가능한데 “10∼20분 얘기하다가 돈을 건넸다”는 이씨의 진술은 거짓이라는 주장을 펴기로 했다. 변호인단은 이를 뒷받침하려고 당시 청와대 행정관과 모 기업 대표 등 5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러나 박 전 차관의 청와대 출입기록은 제시되지 않아 논란을 키울 전망이다. 결국 박 전 차관이 진짜로 9시까지 청와대 행사에 있었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사설] 군산 ‘송전선로 합의’서 갈등 해결 방도 찾자

    5년 넘게 끌어온 새만금 송전탑 갈등이 잠정 타결됐다. 갈등 당사자인 전북 군산 주민들과 한국전력의 끈질긴 대화, 지자체와 국민권익위원회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 끝에 합의점을 찾았다는 점에서 국책사업 갈등 해결의 좋은 본보기로 삼을 만하다. 비슷한 송전탑 갈등을 겪고 있는 경남 밀양을 비롯해 해군기지 건설로 대치 중인 제주도 등도 군산 사례에서 국면 전환의 돌파구를 찾기 바란다. 군산시 임피면 군산변전소에서 산북동 새만금변전소를 잇는 새만금 송전선로는 2008년 12월 11일 공사가 확정됐으나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중단됐다. 가까스로 주민과 한전은 마을을 피해 우회 선로를 놓는 데 동의했지만 새 우회로에 있는 주한미군 비행장이 문제였다. 결국 양측은 주한미군이 송전탑 높이를 39.4m로 낮춰도 안전비행에 문제가 없다고 동의하면 우회로를 놓고, 그렇지 않으면 당초 노선대로 공사하기로 조건부 합의했다. 군산 주민들은 고압 송전탑이 들어서면 땅값이 떨어져 1조원대의 재산 피해가 예상되고 고압선로에서 나오는 전자파로 주민들의 건강이 위협받는다며 선로를 땅속에 묻을 것(지중화)을 요구했다. 한전은 공사 강행을 위해 용역업체 직원을 동원했고 주민들은 격렬하게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 8명이 다쳤다. 밀양 사태와 매우 흡사했다. 아직도 극한 대립 중인 밀양과 달리 군산이 극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끈질긴 대화에 있었다. 주민 대책위원회는 외부의 연대투쟁 제안에 일단 한전을 끝까지 믿어보겠다며 협상장을 떠나지 않았다. 한전은 공사비용 추가 부담을 감내하며 주민들의 우회로 요구를 받아들였다. 물론 초고압(765㎸) 송전탑이 들어서는 밀양과 달리 군산은 중고압(345㎸)이란 점에서 양보의 물꼬를 트기가 좀 더 쉽기는 했다. 주민 편에서 집요하게 중재 노력을 기울인 군산시의 모습도 처음부터 한전으로 치우친 밀양시와는 달랐다. 그렇더라도 전력 공급이라는 국가 기간산업에 대한 이해와 어떻게든 타협점을 찾자는 인내심이 없었다면 군산은 여전히 시끄러웠을 것이다. 이제 주한미군은 최대한 신속하고 객관적인 결론을 내려야 한다. 그 결과에 주민과 한전은 깨끗하게 승복해야 한다.
  • [사설] 안전성 담보 없는 원전 확대 안 된다

    정부가 2035년 전체 발전설비에서 원전의 비중을 29%로 설정했다. 현 비중 26.4%보다 2.6% 포인트 높고 지난 정부가 세웠던 목표치 41%보다는 낮다. 하지만 이 비중을 맞추려면 원전의 추가 건설이 불가피해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는 배치된다. 에너지 안보와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정책 목표와 그 수단인 원전의 불가피성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잦은 고장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원전의 안전성 확보 방안부터 제시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밝힌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2013~2035년)’의 초안에 따르면 이 기간 중 전력 수요는 연평균 2.5%씩 증가한다. 정부는 전기요금 합리화 등을 통해 늘어나는 전력수요의 15%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정부 계획대로 전력 수요의 29%를 원전에서 충당하려면 최소 40기 이상이 가동돼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가동 중인 원전 23기에 건설 중이거나 건설예정인 11기 이외에 최소 6기 이상이 필요한 셈이다. 게다가 가동 중인 14기가 2035년까지 노후화로 재가동하거나 폐쇄 대상이어서 추가 건설 수요가 더 생길 수 있다. 정부로서는 경제활동의 밑바탕인 에너지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석탄이나 석유를 태울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도 감축해야 해 이런 결정을 했다고 한다. 원자력은 kwh당 발전단가가 액화천연가스(LNG)의 3분의1,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석탄의 100분의1로 상대적으로 친환경 에너지원이다. 하지만 원전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공포와 불안감은 여전하다. 정부는 원전에서 하루가 머다하고 고장 나고, 비리가 터지는 데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 아닌가. 정부안은 민간 워킹그룹의 의견을 반영한 듯 보이나 왜 원전비중이 29%인지에 대해서는 명쾌한 설명이 없다. 게다가 원전 가동 중에 나오는 핵폐기물은 고스란히 저장만 하고 있다. 지난 10월 민간 워킹그룹에서 원전 비중 축소를 제안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정부가 이번 에너지기본계획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설득하려면 무엇보다 원전 안전에 대한 불안감부터 해소해야 한다. 이와 함께 자원 부국과의 에너지 협력을 확대하고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 등의 에너지원 다변화 정책도 펴야 한다.
  • 내부비리신고 시스템 헬프라인, 외부위탁 해야 효과

    내부비리신고 시스템 헬프라인, 외부위탁 해야 효과

    신분노출이나 보복의 우려가 없는 신고시스템(헬프라인)을 설치해 내부제보를 활성화하는 것이 부패통제에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2012년 ACFE(미 공인부정행위조사관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공, 사조직의 부패로 인한 비용은 최소한 매출(예산)의 8% 이상 소요된다. 이런 부정행위의 43.3%는 내부제보에 의해 적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미국의 공공기관과 기업들은 외부 전문회사에 위탁 하여 헬프라인을 운영하는 것을 필수로 받아들이며 나아가 ISO26000, EICC(전자산업시민연대) 등 미국이 주도하는 다자간 규범에도 이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내부제보를 활성화하는데 있어 관건은 제보자의 신분보호에 있다. 효과적으로 내부제보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외부위탁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전자산업행동규범 윤리부문에서는 ‘내부 고발자에 대한 신분보장과 기밀보장 프로그램유지의무’, ‘직원이 보복의 두려움 없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프로세스 마련’ 등을 명시하고 있다. 신고시스템(헬프라인)을 외부에 위탁하면 보복 우려 없이 안전한 내부제보가 가능하다. 실제로 미국의 공공기관과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외부 전문회사에 헬프라인을 위탁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국내에서도 공직사회와 기업을 중심으로 반부패, 청렴 등 윤리경영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헬프라인 설치 등 적극적인 대책을 모색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레드휘슬(www.redwhistle.org)은 국내의 대표적인 반부패시스템 전문회사로, 현재 국내 150여 기업과 공공기관이 레드휘슬 헬프라인을 이용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중소기업청, 건강보험공단, 한국농어촌공사 등 주요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윤리경영 강화와 청렴도를 향상하기 위한 대책으로 헬프라인을 레드휘슬에 위탁하며 적극적인 내부고발을 유도하고 있는 것. 레드휘슬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동안 레드휘슬 헬프라인을 통해 접수된 내부비리신고는 4,500여 건에 달한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원전비리 신고도 레드휘슬 헬프라인을 통해 이루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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