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전범
    2026-06-27
    검색기록 지우기
  • 케이
    2026-06-27
    검색기록 지우기
  • 위기
    2026-06-27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6-27
    검색기록 지우기
  • 분쟁
    2026-06-2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503
  • [씨줄날줄] 참배정치/함혜리 논설위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 2007년 4월 유럽연합(EU) 순번의장 자격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방문했을 당시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 기념관을 찾았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국기가 달린 조화를 바치고 희생된 유대인을 추모한 뒤 방명록에 “인간성은 과거를 책임지는 것에서 싹튼다”고 적었다. 가해국인 독일의 지도자로서 진정한 참회와 함께 향후 외교정책 방향을 모두 내포하는 이 글은 국제사회에 묘한 여운을 남겼다. 정치 지도자들의 참배는 장소와 시간에 따라 파장이 크게 달라진다. 누가 누구의 묘역을 참배했는지, 그곳에서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조문을 했는지에 따라 정치적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본의 극우 정치인들이 종전기념일이나 새해에 태평양 전쟁 때 A급 전범들이 일반 전몰자들과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것이 참배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다. 정치인들은 참배라는 의식을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회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른바 ‘참배정치’다. 대통령선거라는 메가톤급 이벤트가 있었던 지난해 참배정치가 자주 화제가 됐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 세 후보의 행보와 메시지가 극명하게 엇갈렸기 때문이었다. 새누리당 대선 후보 선출 이후 박근혜 후보는 국립현충원의 이승만·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방문한 데 이어 경남 봉하마을로 내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에 참배했다. 대선후보로서 공식일정의 하나라는 설명이 있었지만, 두 사람의 불편한 관계를 아는지라 국민대통합에 대한 강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동일하게 “역사에서 배우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경우 현충원을 찾았지만 김대중 묘역만을 참배한 채 이승만·박정희 묘역은 참배하지 않았고 “가해자 측의 과거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이 끝나고 계사년 새해는 밝았다. 1일 첫 일정으로, 박 당선인은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방명록엔 “국민 열망에 부응한 새 희망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대선후보는 새해 첫날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런 엇갈린 행보로는 진정한 화해와 통합이 힘들어 보인다. 국민들은 이 기시감을 언제까지 느껴야 할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아베號 일본 어디로] (상) 갈등 심화되는 韓日·中日관계

    [아베號 일본 어디로] (상) 갈등 심화되는 韓日·中日관계

    16일 일본 총선에서 자민당이 압승해 우익 정권인 아베 신조 내각의 출범이 예고되면서 동아시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자민당의 외교안보 공약은 헌법 개정, 국방력과 영토 지배 강화, 일본군 위안부 문제 반론 강화 등 한국과 중국, 북한 등을 자극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아베 총재가 ‘미·일동맹’ 강화를 내세우고, 호주·인도와의 연대강화를 언급하면서 한국은 대상에서 빠뜨렸다는 대목도 심상치 않다. 그대로 추진된다면 한·미·일 3각 공조체제의 훼손은 불보듯 뻔하다. 자민당은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위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필수’라고 주장하지만, 일본이 동맹국의 전쟁에 개입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제 침략을 경험한 주변국들의 불안을 키울 수 있다. 이와 관련, 아베 총재와 자민당은 각종 전후 보상 재판,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과 관련해 새로운 기관의 연구를 활용해 ‘적확한 반증과 반론’을 실행하기로 했다. 이는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죄와 배상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적확한 반증과 반론’으로 과거사 회피 아베 총재는 일본군의 위안부 동원 강제성을 부정하고 있으며, 이를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 담화(1993년)와 식민지 지배, 침략의 역사를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1995년)를 수정하겠다고 주장했다. 또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시마네현 지역 행사인 2월 22일의 ‘다케시마(竹島)의 날’ 행사를 국가적 차원의 행사로 승격하기로 했다. 자민당은 교과서 검정제도도 근본적으로 바꿔 역사 및 영토 교육을 강화하고, 주변국과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역사 기술에서 주변국을 배려한다는 이른바 ‘근린제국조항’도 없애기로 했다. 아베 총재는 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중국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주장을 견제하고,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기 위해 센카쿠에 공무원을 상주시키는 한편 등대와 항만 설치 등으로 주변 어업환경 정비를 검토하기로 하는 등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위대 인원과 장비, 예산을 확충하고 해상보안청도 강화하기로 했다. 아베 총재는 17일 기자회견에서 “중·일 관계에만 집착해 국익을 손상시키지 않고 일·미(미·일) 동맹관계를 우선시하면서 중국과의 전략적 관계도 생각하겠다.”는 지론을 폈다.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중국에서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고 외교적 문제가 있는 만큼 (어떻게 할지는) 지금 말할 내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도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중·일 관계가 민주당 집권 때보다 훨씬 악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진행 중인 센카쿠 열도 영유권 분쟁 파고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일본이 센카쿠 열도에 국유화 선언보다 한 단계 높은 조처를 할 경우, 양국 간 무력 충돌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외교문제 자극보다는 신중 접근 견해도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나온다. 아베 총재가 아무리 극우파라도 현실 정치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한·일 관계, 중·일 관계를 파탄 상황으로 내몰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새 정권이 불필요한 외교적 긴장을 피하기 위해 민생과 관련된 경제 공약에 주력하고, 외교 안보 정책에서 한국,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사안은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는 얘기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사설] 日 정권교체 국수주의 강화 계기 안 되길

    일본의 급속한 우경화는 매우 우려스러울 정도다. 어제 실시된 중의원 총선거에서 민주당이 집권당 자리를 내주고 자민당이 3년여 만에 재집권에 성공했다. 이는 단순히 정권이 교체됐다는 의미를 넘어 일본 내 국수주의 분위기가 팽배해졌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자민당이 과반을 훌쩍 넘는 의석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극우파 일본유신회도 약진했다. 보수 대연합을 이뤄내면 개헌 추진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듯싶다. 배타적 자민족중심주의는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할 수준에 이르렀다고 본다. 앞으로 총리가 될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는 일본 정계에서도 손꼽히는 극우파 정치인이다.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용의자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외손자인 그는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을 개정하겠다고 공언해온 인물이다. 시곗바늘을 2차 세계대전 시절로 되돌리겠다는 그의 발상은 21세기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착오적인 망상 아닌가. 그런데도 핵무장을 주장하는 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쿄 도지사가 이끄는 정당 일본유신회는 개헌을 전제로 자민당과 연립정부 구성을 제의한 놓은 상태다. 여차하면 보수 대연합으로 일본의 재무장이 실현될 소지가 없지 않다. 자민당은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을 일본 정부 차원의 행사로 격상하고,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 수정까지 벼르고 있다. 영해침범죄를 신설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공약도 있다. 공약들은 한국·중국과 사사건건 충돌하고 갈등을 빚을 사안들투성이인데다, 최근 북한의 로켓 발사와 중국 항공기의 센카쿠 상공 진입은 일본의 우경화를 더욱 가속화시킬 공산이 커 동북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일본 자민당은 재무장을 하겠다는 시대착오적 인식에서 한시바삐 벗어나야 한다. 정권을 탈환하기 위해 내세운 공약들은 거둬들이는 게 현명하다. 자민당은 윤전기를 돌려서 엔화를 무제한으로 찍어내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자민당이 이웃나라와의 협력을 외면하고 쇼비니즘에 매몰되어서는 일본의 경제 회복도 국제적 위상 제고도 기대하기 어렵다. 일본은 동북아의 트러블 메이커가 되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 아베 신조는 누구

    5년 3개월 만에 다시 총리 자리에 오르는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는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외손자다. 전후 최연소 총리로 2006년 9월에 취임했지만 극우 성향 발언과 참의원 선거 참패 등으로 순탄치 못한 임기를 보내다 1년을 못 채우고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이후 숨죽여 지내던 그는 지난 9월 총재직에 선출돼 다시 일본 정계의 전면에 나섰다. 작은 외조부인 사토 에이사쿠도 61, 62, 63대 총리를 지냈으며 아버지인 아베 신타로는 외무상을 맡는 등 집안 전체가 화려한 정치 경력을 자랑한다. 그는 이런 정치 명문가의 후광을 업고 1993년 급사한 아버지의 지역구인 야마구치현에서 중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2005년 10월 관방장관으로 임명돼 처음으로 내각에 진출하는 등 비교적 탄탄대로를 걷다 2006년 최연소로 제90대 총리가 됐으나 오래 가지 못했다. 이후 한동안 잊혀진 인물이 됐지만 동일본 대지진 이후 ‘강한 일본’을 바라는 우경화 바람을 등에 업고 총선에 승리해 권좌 복귀를 앞두게 됐다. 아베의 소신은 일본의 평화헌법과 교육, 경제, 안전보장 등 이른바 ‘전후 체제’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만큼 대담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아베의 복귀를 바라보는 주변국의 시선은 우려로 가득하다. 그가 과거보다 한층 더 짙은 보수색을 띨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인 아키에(50) 여사는 2010년에 세상을 떠난 탤런트 박용하의 열렬한 팬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국어 공부나 한국 드라마 시청을 모두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로 승격 확실시

    독립국가를 이루겠다는 팔레스타인의 ‘반세기 염원’이 실현된다. 2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 승격과 관련한 유엔총회 표결에서 193개 유엔 회원국 가운데 3분의2 이상이 지위 승격에 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BBC는 팔레스타인 관계자의 말을 인용, “150~170개 국가가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전했다. 표결에 앞서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팔레스타인의 지위를 현재의 ‘표결권 없는 옵서버 단체(entity)’에서 ‘비회원 옵서버 국가(state)’로 높여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한다. 미국, 이스라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미 중국, 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가 지지 입장을 밝힌 터라 지위 격상은 사실상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9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상임이사국인 미국의 ‘비토’로 정회원국 승격을 퇴짜 맞았으나 총회 표결은 회원국 3분의2(129개국) 이상 찬성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바티칸처럼 옵저버국이 되면 팔레스타인은 간접적으로 국가 지위를 인정받게 된다. 유엔총회 참석은 물론 국제협약 체결, 유엔 및 국제기구 가입 등이 가능해진다. 이스라엘이 두려워하는 건 팔레스타인의 국제형사재판소(ICC) 가입이다.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로부터 점령당한 영토를 반환받기 위해 ICC를 통한 법적 행동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2008~2009년 가자전쟁의 전범 혐의로 이스라엘을 제소할 수도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의 불법 정착촌 건설에 대해 제네바협약 위반으로 제소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국가 지위 격상을 통해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에서 향후 국경 위치와 불법 정착촌 건설, 난민 귀향 보장 등 핵심 현안에 대한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팔레스타인은 유엔이 1967년 3차 중동전쟁 당시 이스라엘에 점령당한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동예루살렘 등에서 팔레스타인을 독립국으로 인정해줘야 협상 재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아우구스투스·체 게바라… 역사가 된 인물들의 공통점은

    일본에 ‘울지 않는 새’ 이야기가 전해진다. 일본 전국시대 통일삼걸로 꼽히는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성품을 비교할 때 곧잘 인용된다. 오다 노부나가는 단칼에 울지 않는 새를 벤다. 잘못을 바로잡는 것에 거침이 없다. 용장(勇將)의 전형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울지 않는 새를 울게 만든다. 어떤 수단과 방법이건 가리지 않는다. 장군 체통에 재롱 부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꾀와 지모가 많은 지장(智將)형 장수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새가 울 때까지 기다린다.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다. 수하 중 하나가 잘못을 저질렀다면, 스스로 반성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린다. 덕장(德將)의 전범이라 부를 만하다. 전국시대를 끝내고 일본을 완벽하게 평정한 인물은 도쿠가와였다. 오다가 쌀을 찧고, 도요토미가 반죽한 떡을 도쿠가와가 집어삼킨 꼴이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 오다와 도요토미를 엑스트라로 평가절하할 수는 없다. 비록 통일 직전에 숨을 거두긴 했으나, 오다는 일본인들이 꼽는 전국시대 인기 인물 1위다. 도요토미도 타고난 재능 하나로 미천한 신분에서 일본 최고 권좌에 오르며 일본인들의 존경을 듬뿍 받고 있다. 저마다 능력과 방식은 달랐지만, 역사의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는 점에선 같다. ‘그들은 어떻게 세상을 얻었는가?’(김정미 지음, 아름다운사람들 펴냄)가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인물을 끄집어 내 그가 가졌던 리더로서의 자격은 무엇이었는지, 우리가 놓친 그들의 행보는 무엇인지 곱씹는다. 역사적 인물에 빗댄 자기 계발서라고 보면 틀림없겠다. 책은 모두 21명의 인물을 담고 있다. 로마의 전성기를 이끌며 ‘어거스트’(August·8월)의 기원이 된 아우구스투스와 ‘양심’으로 세상을 움직인 정치가 빌리 브란트, 600년 동안 이슬람의 영화를 이어간 오스만 제국의 ‘설립자’ 오스만 1세, 철저한 준비로 기회를 불러들인 로알 아문센, 변방에서 새 시대를 연 조선 태조 이성계, 꿈의 왕국을 이룬 가장 현실적인 사나이 월트 디즈니 등 성공을 거머쥔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개중엔 도요토미 히데요시나 체 게바라, 흥선대원군 등 미완의 혁명가들도 포함돼 있다. 그들은 서로 다른 시공간에 살았지만, 저마다 당대의 ‘역사’가 됐다는 점을 공유하고 있다. 새 시대를 열기 위해 관습과 싸우고, 순정한 신념을 위해 삶을 내던지는 등 방식은 각자 달랐지만, 그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얻었다. 1만 6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중국의 역사 속 악인 30명 난세를 살아가는 자기변명

    인간들이 모여사는 사회에서 선(善)과 악(惡)은 시대의 고금과 양(洋)의 동서를 떠나 가장 극단의 대칭 개념으로 꼽힌다. 악행의 예방과 근절을 통해 사회의 공동선을 지향하자는 종교는 물론, 정치·사회·문화 등 어느 분야에서건 이 선악의 분별은 피할 수 없는 영원한 명제에 다름아니다. 그렇다면, 이 선과 악의 분별은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는 고정의 가치 기준을 갖는 것일까. ‘난세기담 30’(쉬후이 지음, 이기흥 옮김, 미다스북스 펴냄)은 그런 측면에서 ‘악’을 통해 사람과 사회를 들여다보는 흥미로운 책이다. 흔히 ‘영웅담’이나 ‘위인전’처럼 모범과 전범의 인물을 추앙하는 구성이 아니라 악명 높은 인물군을 소개해 거꾸로 선을 대비시킨 착상이 돋보이는 책이다. 비록 재야 사학자이지만 중국 5000년 역사 속 악인 30명을 건져내 요즘 사회에 비춰 보이는 구성이 독특하다. 책에 등장하는 악인 30명은 모두 자신의 영달과 안위를 위해 선보다는 악을 택했던 인물들이다. 물론 역사서나 기록에 등장해, 후세로부터 악인으로 낙인된 공통점을 갖는다. 황제에게 잘 보이려 친아들을 쪄서 요리로 바친 끝에 권력을 얻은 제나라 환공의 궁중요리사 역아, 그저 태아의 성이 궁금하다는 이유로 임신부의 배를 가른 제나라 황제 소보권, 당나라 측천무후 시대 고문으로 수천명을 죽인 최초의 고문관련 서적 ‘나직경’의 저자 삭원례…. 책 속의 등장인물들은 세상을 어지럽게 만든 악인이 대부분이지만, 어지러운 난세에 악인으로 둔갑한 반전의 인물도 적지않다. 공주와의 간통죄로 사형당했다는 기록과 달리 그저 권력 다툼의 희생양에 불과했던 ‘대당서역기’의 필사자 변기, 고려인 공녀 출신이면서 고국 고려를 침략해 욕을 먹었던 원나라 마지막 황후 기황후의 가슴 아픈 사례들은 당대 손가락질 받던 ‘악인’의 평가가 과연 온당한 것인지 캐묻게 만드는 사례들이다. 저자는 인간이 본래 착하거나 악하게 나뉘어 태어난다는 성선설·성악설, 그리고 난세가 악인을 만든다는 주장에도 결국 선인과 악인의 구분은 ‘개인이 하기 나름’이라는 주장을 책 곳곳에 비친다. ‘역사가조차 때로는 실수하고 만다’는 주장은 그래서 눈 시퍼렇게 뜨고 잘못된 역사를 가려내야 한다는 역설로 모아진다. 권력자에 아부하며 고문으로 무고한 목숨을 파리 죽이듯 빼앗은 삭원례는 우리의 ‘고문 경관’에 얹혀지고, 나라가 망할 때까지 축재로 일관했다 ‘내 재산은 고작 화장대 하나뿐’이라고 둘러댔다는 당나라 황후 유씨는 한 전직 대통령의 변명과 닮아있다. 2만 5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사설] 日 자민당, 역사의 수레바퀴 뒤로 돌릴텐가

    일본 차기정권을 담당할 것으로 보이는 자민당이 마치 제국주의 시대로 돌아간 듯한 내용의 선거 공약을 발표해 주변국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12월 총선을 앞둔 자민당은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의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도입, 국방비 확충과 같은 극우적이면서 자극적인 공약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또 자민당은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표기)의 날’ 행사를 정부 행사로 열기로 하고,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담은 역사 교과서를 ‘자학 사관’으로 규정해 전면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자민당이 이처럼 국수주의적인 공약을 쏟아내는 것은 장기화된 경제침체 등의 영향으로 우경화된 유권자들의 분위기에 적극 편승한 탓으로 보인다. A급 전범의 외손자인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는 물론이고 ‘자민당의 2중대’로 불리는 민주당 출신 노다 요시히코 총리와 제3세력의 중심이라는 일본유신회의 이시하라 신타로 대표,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 등 일본의 정치 지도자들이 대부분 극우 성향이다. 따라서 일본은 차기 정부에서 자민당의 공약들을 현실화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중심축 이동 정책으로 동북아시아는 글로벌 정치·경제의 중심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동북아 지역의 모든 국가들이 올해 선거 등을 통해 지도부를 교체하거나 개편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북아의 정세는 매우 유동적이고, 그만큼 지역 내 국가들 간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동북아의 중요한 일원인 일본이 주변국과의 갈등을 유발하는 방향으로 외교정책 기조를 잡는다는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자민당이 발표한 공약집의 제목은 ‘일본을 되찾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 정치 지도자들의 행태를 보면 외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 분야까지 전이될 것으로 우려된다.
  • “격동의 시대 日우경화 큰일”

    한때 일본 정치를 쥐락펴락했던 일본 국민생활제일당의 오자와 이치로(70) 대표가 정치권의 우경화를 크게 우려했다. 차기 중의원(하원) 선거를 앞두고 우익 정당들이 잇따라 창당되는 상황에서 일본의 비중 있는 정치인이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은 처음이다. 오자와 대표는 29일 인터넷 포털 야후 재팬에 게재된 ‘주간 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당정치의 향후 흐름과 관련, “세계적인 격동의 시대에 극단적 논의(극우)가 나오고 있어 큰일”이라면서 “갈수록 극단적 논의가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 정권에서 현직 각료가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 담화를 부정하는 등 일본 정치권의 우경화는 심각하다. 특히 독도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한국, 중국과 갈등을 빚으면서 우경화 흐름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오자와 대표는 “일본은 2대 정당(양당) 중심의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아직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가장 큰 책임은 국회의원에게 있지만 이들을 선택한 국민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오자와 대표는 지난 2009년 민주당 정권을 출범시킨 뒤 관료개혁, 정치주도, 아시아태평양 중시 외교, 대등한 미·일 관계 등을 내걸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정권은 2년 동안 한국, 중국과의 우호 관계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9월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취임한 이후 우경화의 길을 걸어 ‘도로 자민당’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오자와 대표는 민주당에서 소비세 인상을 추진하는 노다 총리와 대립하다가 지난 7월 자파 의원 49명을 이끌고 탈당해 반(反)증세, 탈(脫)원전을 내걸고 생애 네 번째 신당인 국민생활제일당을 창당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2차대전 전범 참배하면서 “조상 기리는데 韓·中 난리”

    2차대전 전범 참배하면서 “조상 기리는데 韓·中 난리”

    18일 일본 도쿄 구단시타의 야스쿠니 신사에는 가을비가 내렸지만 이른 아침부터 참배객이 줄을 이어 우경화된 일본 사회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2차대전 A급 전범들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서는 20일까지 추계대제(秋季大祭)가 이어진다. 전날 대표적인 우익 정치인인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에 이어 이날도 일부 각료를 포함해 여야 정치인들이 연신 모습을 드러냈다. 오전 8시를 넘어서자 하타 유이치로 국토교통상과 시모지 미키오 우정민영화 담당상이 와서 참배했다. 하타 국토교통상은 패전일인 8월 15일에도 참배했던 인물이다. 국민신당 소속의 시모지 우정민영화 담당상은 당당하게 “각료로서 야스쿠니를 찾았다.”고 밝혔다. 2009년에 출범한 민주당 정권은 한국, 중국 등의 반발을 고려해 각료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금지했으나 지난 8월 15일 하타 국토교통상 등 2명이 이를 깼다. 초당파 의원연맹인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등 여야 정치인 67명은 연이틀 참배 행렬을 이어 갔다. 8월 15일의 50여명보다 참배자가 증가했다. 정치인들의 참배가 끝난 9시 이후부터는 일반 시민이 몰려들었다. 전세버스로 시가현 등의 지방에서 올라온 참배객도 눈에 많이 띄었다. 신사에는 2차대전 A급 전범 14명과 전몰 군인 등 246만 6000여명의 위패가 있다. 도쿄가스 등 일반 회사들도 버스를 전세 내 직원들의 참배를 지원했다. ‘영령에 보답하는 회’라는 띠를 두른 자원봉사자들이 참배객들을 안내했다. 신사 한쪽 구석에는 70, 80대 노인 20~30여명이 전통극 공연을 보고 있었다. 과거의 영광을 되새김하는 듯 지긋이 눈을 감은 사람들도 많았다. 신사 내 전쟁기념관인 ‘류슈칸’에서는 태평양전쟁 당시 해군 대장이던 야마모토 이소로쿠와 육군 소장 가토 다케오를 추모하는 ‘대동아 전쟁 개전 70년 전시회’가 열려 야스쿠니 신사의 성격을 짐작하게 했다. 진주만 공격 당시 전사한 9명의 군인을 신격화한 초상화와 진주만 기습 성공 통신 문서 등도 전시돼 있다. 해군 복장으로 참배한 70대 노인은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조상들의 넋을 기리는데 왜 한국과 중국이 야단이냐. 일본이 싫으면 절대 일본에 오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글 사진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아베, 두달만에 또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일본의 대표적인 우익 정치인인 자민당의 아베 신조 총재가 17일 도조 히데키 등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차기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 아베 총재가 총리가 되면 한·일, 중·일 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베 총재는 이날 저녁 야스쿠니신사의 추계대제(10월 17∼20일)에 맞춰 신사를 찾았다. 그는 참배 후 “국가를 위해서 목숨을 바친 영령에 대해 자민당 총재로서 존경하는 마음을 밝히기 위해 참배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차기 총선거를 앞두고 지지기반인 보수층에 어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는 일본 종전기념일인 지난 8월 15일에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아베 총재는 2006∼2007년 총리 재임 중에는 전임자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참배 문제로 중·일 관계가 악화한 것을 의식해 야스쿠니신사를 찾지 않았다. 다만 춘계대제 때 ‘내각 총리대신’ 명의로 ‘마사카키’라는 신사용 공물을 바쳤다. 그는 고이즈미 내각의 관방장관이던 2006년 춘계대제 직전 참배한 적이 있다. 그는 차기 총리가 된 이후에도 참배할 것이냐는 질문에 “중·일, 한·일관계가 이런 상태인 만큼 말씀드리지 않는 편이 낫겠다.”고 답변을 피했다. 그러나 지난 9일 자민당 전국 간사장 회의에서 “지난 총리 임기 중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못한 것이 통한으로 남는다.”고 밝혀 총리 취임 시 참배를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국감 브리핑]

    [국감 브리핑]

    ●서울시장 역할 놓고 갑론을박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서울시장의 역할을 놓고 의원들과 박원순 시장 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의원들은 전·현직 시장을 비교 분석하며 시장이 지켜야 할 원칙에 대해 훈수했다. 민주통합당 문희상 의원은 “서울을 보면 대한민국을 알 수 있으니 박 시장의 성공 여부는 다음 정부가 어떻게 출범하느냐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면서 “이명박 대통령, 오세훈 전 시장과 달리 박 시장은 중점적으로 하는 게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시장은 “아무것도 안 한 시장으로 기억에 남고 싶다.”면서 “전임 시장들이 너무나 큰 사업을 벌여놓았기 때문에 상식과 합리에 기초한 시정을 본궤도에 올리고 제대로 정리해 놓는 게 참 중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조선인 강제동원 日기업과 계약 방위사업청이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 동원 전력이 있는 일본 기업들과 군수물자 납품 계약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재윤 민주통합당 의원은 11일 “방위사업청 납품업체 중에는 일본의 대표적인 전범업체인 미쓰비시그룹의 자회사 니콘, 일본 우익 교과서를 후원하는 올림푸스 등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 자백 받아내던 고문의 천재, 법정선 교묘한 자백의 귀재

    1975년부터 1979년까지 4년에 걸쳐 캄보디아의 폴 포트 크메르루즈 정권이 벌인 대학살극은 흔히 ‘킬링필드’라는 단어로 압축 묘사된다. 현대 캄보디아의 비극적 편린을 넘어 인간의 존엄을 철저하게 말살한 야만과 잔혹의 상징으로 회자되는 ‘킬링필드’. 캄보디아 주민의 4분의1에서 많게는 3분의1까지 희생됐다지만 정확한 실상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모든 현상과 사건엔 반드시 그것들을 만들고 낳은 주체가 있을 터. 그러나 세상을 뒤흔든 큰일들에서는 그 주체가 드러나지 않은 채 꼭꼭 숨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미궁에 빠지는 큰 요인이 된다. 캄보디아의 비극 ‘킬링필드’도 따져 보면 별반 다르지 않다. ‘크메르루즈 살인 고문관의 정신세계’라는 부제가 붙은 ‘자백의 대가’(티에리 크루벨리에 지음, 전혜영 옮김, 글항아리 펴냄)는 ‘킬링필드’의 실상을 당사자 재판을 통해 고발해 흥미롭다. 전범들에 대한 국제재판을 전문적으로 취재해 온 저자가 2009년 3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국제재판을 기록한 책이다. 크메르루즈 정권 시절 무려 1만 2000명을 죽였다는 악명 높은 뚤슬렝 S-21 교도소의 총책임자 깡 첵 이우의 재판 과정 전모를 마치 한 편의 법정 드라마를 찍듯 소개했다. 캄보디아에선 두크로 더 유명한 ‘악질 살인 고문관’ 깡 첵 이우에게 초점을 맞춰 그가 교도소에서 저지른 고문, 협박, 살인, 그리고 그에게 희생된 사람들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S-21 교도소와 실제 수감자들이 처형됐던 킬링필드의 현장 ‘쯔엉 엑’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증인들, 검사, 방청객의 입과 귀는 천인공노할 교도소장 두크의 발언 중 ‘왜’라는 부분에 집중된다. 무엇 때문에 그 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죽였는가에 대한 설명과 씻지 못할 중죄에 대한 공식적인 사죄다. 그러나 두크는 한결같이 자신이 저지른 일을 인정하면서도 마지막까지 결정적인 책임은 지지 않았다. 탁월한 언변으로 법적 그물망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자백의 대가’라고 할까. 크메르루즈 시절 교도소 수감자들로부터 자백을 얻어내는 과거의 천재적 수완에 얹어 법정에서 자신의 책임을 교묘히 빠져나가는 현재 두크의 두 모습을 책 제목 ‘자백의 대가’에서 중의적으로 함께 담고 있다. “저는 혁명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고 제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어요. 하지만 제가 1만 2000명이 넘는 사람을 죽이는 데 함께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부끄럽습니다.” 두크의 마지막 법정 진술은 역시 ‘자백의 대가’답다. 결국 저자는 역사의 진실이 가려지고 잘못이 되풀이되는 이유를 ‘자백의 대가’들 때문임을 고발하는 게 아닐까. 2만 2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고노담화 폐기·신사 참배 공언… 日 정치의 ‘역주행’

    26일 일본 제1야당인 자민당의 총재로 우익 정치인인 아베 신조(58) 전 총리가 선출됨에 따라 한·일 관계에 먹구름이 드리울 전망이다. 2007년 9월 갑작스럽게 사퇴한 아베 전 총리는 차기 총선에서 자민당이 다수당이 되면서 또다시 총리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아베 신임 총리는 총리 재직 시절인 2006년 9월부터 2007년 9월까지 독도 등 영토 문제에 관해 강경론을 주도해 온 인물이다.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5년 전 총리 재임 중에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지 않은 것을 두고 ‘통한’이라고 떠드는 인물이다. 또한 그는 인접 국가들과의 선린 우호보다 미국과의 동맹을 중시하며 탈(脫)원전에 반대하고 있다. 그는 저서 ‘아름다운 국가’에서도 가치 동맹국으로 한국은 제외하고 호주와 인도 등을 포함시켰다. 우익 성향의 아베가 제1야당의 총재가 됨으로써 일본 정치와 국정의 우경화 흐름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는 차기 총선에서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과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아베-하시모토’의 우익 연대가 출범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아베 내각이 들어서면 한국에서 내년에 새로운 정권이 출범하더라도 경색된 한·일 관계는 쉽게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타협카드를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른 사안을 논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재가 다시 정권을 잡으면 보수색을 전면에 내걸어 (중국·한국과) 마찰이 격렬해질 수 있다.”며 “잘못 대응하면 동아시아에서 일본이 고립될 수도 있다.”고 보도하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베가 총리에 오르면 현재의 주장과는 다른 행보를 걸을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센카쿠열도 분쟁으로 중국과 극심한 갈등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국과도 대립각을 세우면 동아시아에서 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아내인 아베 아키에가 고(故) 박용하의 열렬한 팬일 정도로 한류 팬이어서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이번 선거는 ‘민의’에 반하는 결과라는 평가도 듣고 있다. 아베는 1차 투표에서 141표(국회의원 54표, 당원·서포터 87표)를 얻어 이시바 시게루(55) 전 정조회장의 199표(국회의원 34표, 당원·서포터 165표)에 뒤졌다. 하지만 국회의원만 참여한 결선투표에서는 108표를 획득해 89표에 그친 이시바를 눌렀다. 당내에서 가장 많은 45명의 의원을 거느린 마치무라파의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민의를 대변하는 당원·서포터의 선택은 무시된 셈이다. 실제로 아베가 당선되자 자민당 아키타현 본부 간부 4명이 “민의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는 등 일부 지역에서 반발이 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기고] 동북아 영토분쟁 대비해야/장성호 배재대 정치언론학과 교수

    [기고] 동북아 영토분쟁 대비해야/장성호 배재대 정치언론학과 교수

    동북아시아가 영유권 분쟁으로 연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동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갈등으로 중국이 미사일과 항공모함을 동원한 무력시위를 하고, 일본 해상 자위대 호위함이 인근해역 순찰을 강화하는 등 영토패권을 둘러싼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특히 1972년 중·일 국교정상화 이래 맞이한 중·일 국교정상화 기념식을 중국 측에서 무기한 연기했다.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간의 해묵은 갈등 또한 동북아에 상존하는 영토분쟁이다. 독도문제는 영토문제라는 표면적인 이유와 이 사태가 함의하는 역사적인 의미가 특수하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일본의 독도병(病)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발표한 2012년 일본 방위백서에는 “우리 고유의 영토인 북방영토와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인 채로 존재하고 있다.”고 기술돼 있다. 일본 정부의 이러한 주장은 올해 3월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교과서 검정 결과와 4월 외교 청서에 이어 일관된 태도다. 일본 정부의 확실한 저의는 향후 독도문제를 국제분쟁화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올해 들어 일본의 우경화 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방위백서, 신문광고 등 정부 공식보고서와 언론에 독도문제에 대한 노골적인 주장을 연이어 하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한마디로 독도문제는 일본 국내정치의 제물이다. 최근 소비세 인상과 원자력 발전 강행 등으로 국민적 지지도가 낮아진 노다 요시히코 정부의 조급한 의도와 과거 제국주의 국가의 내부적인 난제를 외부적인 위기로 해결해 나갔던 통치 전형의 조합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통치행위다. 그러나 이후 한·일 간의 관계가 경색됐다. 우려할 일은 일본의 독도 도발에 대한 정부의 대응 과정과 함께 국민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할 중요한 시기에 독도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국내의 일부 언론매체와 단체들의 비상식적인 태도이다.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우리 고유영토에 대한 통치권자의 순시로서 대내외적인 논란의 대상이 아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제국주의를 표방하며 아시아를 비롯해 주변국들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 전범국으로서 보다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일본은 같은 전범국인 독일과는 다르게 반성은커녕 변명과 무시로 일관하고 있는 후안무치한 국가이다. 대표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만 봐도 그렇다. 계속된 일본 고위층의 망언과 역사인식은 이미 상식 이하의 수준이다. 따라서 한·일관계에 대한 보다 긍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국가차원의 책임 있는 사과와 태도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국제사회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는 비정한 현장이다. 지금 동북아시아에서는 과거 일본의 제국주의와 중국의 중화주의가 충돌하고 있다. 민족주의와 결부된 영토분쟁의 악령이 꿈틀대고 있는 중차대한 시점에 우리는 단단한 애국심을 바탕으로 국론 결집의 단합된 힘으로 대비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냉정한 국제정치의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강온전략의 세련된 외교력을 통해 외교전에서 승리하는 지혜도 발휘해야 한다.
  • [사설] ‘미사일 주권’ 확보 아쉬움 남겨선 안 돼

    1년 9개월 동안 끌어온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왔다고 한다. 양측은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300㎞에서 800㎞로 늘리는 대신 탄도 중량은 500㎏을 유지하는 선에서 의견 접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인공격기, 민간 고체로켓 개발 등 탄도미사일의 성능이나 우주 개발에 핵심적인 사항은 미국의 반대에 부딪혀 진전이 없다고 전해진다. 우리 군 내부에서도 반발기류가 일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합의하면 다음 달쯤 새 미사일 지침이 발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미사일 지침 개정이 지금처럼 대등한 협상자로서의 위상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미 종속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한국 측이 요구하는 사거리 1000㎞ 연장과 탄두 중량 1000㎏ 확대는 북한의 안보위협에 맞설 최소한의 안전장치이다. 미국 측이 중국과 일본은 물론 북한을 자극한다는 이유 등을 내세워 난색을 보이는 것은 난센스다.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가 10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에 북한 대포동 2호의 사거리는 6700㎞, 일본 M-V는 1만㎞, 중국 DF-31A는 1만 1200㎞로 늘어났다. 사거리 800㎞는 남해안에서 북한 전역을 사정권에 넣는 수준이며, 탄두 중량 500㎏은 북한 내 주요 전략목표를 타격하는 데 충분하지 못하다. 한·미 미사일 개정지침은 협정도, 조약도 아닌 말 그대로 지침에 불과하다는 점을 상기코자 한다. 33년 전에 일방적으로 정해진 이 가이드라인은 한쪽이 6개월 전에 파기를 통보하면 무효화되지만 한국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고려해 최대한 존중해 왔다. 그러나 2차 대전 전범국이자 패전국인 일본에 민간 고체연료 로켓 개발과 핵농축 및 재처리를 허용하는 등 미국 측의 형평성을 잃은 이중잣대는 문제가 있다. 차제에 시정돼야 한다고 본다. 정부 당국은 너무 시간에 얽매이지 말고 열과 성을 다해 잃어버린 ‘미사일 주권’을 되찾길 바란다.
  • [책꽂이]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강상중·현무암 지음, 이목 옮김, 책과 함께 펴냄) 요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두고 과거사 인식 논란이 한창인 상황에서 한·일 양국의 현대사가 괴뢰국 만주의 경험에 뿌리 박고 있다고 주장하는 책이다. 기시 노부스케는 2차대전 전범이었으나 전후 일본 자민당 체제의 막후 실력자가 됐고, 박정희는 한국의 근대화를 이룬 인물로 평가받는다. 저자들이 만주국에 집중하는 이유는 그곳에서 새로운 국가건설, 그러니까 군부의 압도적인 우위 속에서 민주주의는 압살한 채 민족개조와 근대화를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는데 그 총기획자가 바로 기시 노부스케이고 박정희는 만주군관학교를 통해 그것을 동경하고 배웠다는 것이다. 박정희가 한국에서 벌인 근대화 운동이라는 것은 모조리 기시 노부스케가 만주국에서 벌였던 일을 고스란히 베껴 왔다는 점을 지적한다. 1만 7000원. ●관절염, 허리병 수술 없이 깔끔하게 치료하기(민도준 지음, 태웅출판사 펴냄) 류머티즘 내과 전문의이자 대한류마티스의사회 부회장인 저자가 관절염과 류머티즘, 허리병을 실제로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 제시한다. 이 질병의 핵심인 조직 손상과 과민화를 해결하는 신경펩티드를 소개하고, 관련 이론과 실제 치료 사례를 기술했다. 효과와 안정성이 증명된 치료법을 소개한다. 1만 8000원. ●한권의 책을 위하여(김언호 지음, 한길사 펴냄) 국내 출판계의 대표적 인물인 저자가 책에 대한 애정과 철학을 담았다. 1976년 한길사를 창립해 출판 운동에 매진하면서 2700여권을 기획한 저자는 책에서 왜 헤이리를 만들었는지, 왜 지금 책과 서예가 필요한지 등 출판 전반에 대한 생각, 강연 내용, 국내외 인사들과 나눈 이야기 등을 전한다. 2만원. ●가장 위험한 책(크리스토퍼 크레브스 지음, 이시은 옮김, 민음인 펴냄) 하버드대 고전학 교수인 저자가 역사상 가장 위험한 책으로 타키투스의 ‘게르마니아’를 지목했다. 책 자체는 평범한 서술이었건만 나중에 게르만 민족의 위대함을 드러내기 위한 증빙자료로 오독됨으로써 나치즘을 낳았기 때문이다. 1만 7000원.
  • [데스크 시각] 동아시아의 슬픈 자화상/박홍환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동아시아의 슬픈 자화상/박홍환 국제부장

    4괘(卦) 대신 바퀴벌레가 그려진 태극기, 불타는 일제 전범기와 짓밟히는 일장기, ×표시가 선명한 오성홍기…. 지금 일본, 중국, 한국 등 동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살풍경들이다. 서로를 증오하고, 헐뜯고, 밟으려는 동아시아 각국 국민들의 적개심은 점점 더 커져만 가고 있다. 동아시아의 슬픈 자화상이다. 일본과 중국은 센카쿠열도, 한국과 일본은 독도 및 일본군 위안부, 중국과 한국은 역사문제와 탈북자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어느 누구도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영토와 역사문제라는 점에서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물론 3국 내부의 정치적 목적 때문에 민족주의로 포장되면서 확대된 측면도 있다. 지금 중국, 한국, 일본은 모두 권력교체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중·일 간에는 전쟁이라도 불사할 태세다. 동중국해에서는 센카쿠열도 주변 해역에 중국과 일본의 관공선들이 몰려들고 있다. 중국이 군함을 파견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일본의 해상자위대가 맞대응에 나섰다는 보도가 꼬리를 문다. 중국의 제1호 항공모함 바랴크함이 오색깃발을 펄럭이며 취역하게 되면 첫 번째 임무는 일본 위협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곧 매캐하고 기분 나쁜 화약 냄새가 동중국해에 진동할 것이라는 불안한 전망들이다. 한·일 간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한국이 일본 선박의 독도 해역 진입을 경계하는 가운데 일본은 한국 군의 독도 훈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측이 독도 해역에서 맞닥뜨리면 충돌은 불가피해진다. 한·중은 또 어떤가. 2010년 천안함 사건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한국 군이 미군과 합동으로 항모를 동원한 대규모 서해 훈련에 나서자 중국은 그들의 ‘황해’ 상에서 대규모 맞불 훈련을 실시해 긴장감을 높였다. 중국인들은 그들 것이 조금이라도 다칠 수 있다는 판단이면 “몽둥이로 때려잡자.”며 상대국 성토에 나서고 있다. 돌이켜보면 100여년 전의 풍경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중·일 3국은 서로 상대국을 불신하면서 강자가 약자를 억압했다. 일본은 제국주의 야욕을 감췄고, 중국은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애썼으며, 그리고 ‘대한제국’은 먹잇감이 되지 않을까 떨었다. 중국 베이징에서 특파원으로 근무할 때인 2009년과 2010년 랴오닝(遼寧)성 뤼순(旅順)과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안중근 의사의 거사 100주년과 서거 100주기 취재를 위해서였다. 안 의사의 행적을 그대로 뒤쫓아 갔던 기억이 생생하다. 안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 하얼빈역에서 브라우닝 권총을 작렬시켜 막 플랫폼에 내려선 일본 군국주의의 우두머리 이토 히로부미를 제거했다. 이토가 쓰러지자 안 의사는 소리 높여 “만세”를 외친 뒤 저항 없이 러시아 경찰에 검거됐다. 안 의사는 곧바로 뤼순으로 압송돼 일제 형무소의 차가운 1평 남짓한 독방에 갇혔다. 그러곤 재판 과정에서 “이토 사살은 동양평화를 위한 의로운 전쟁”이라고 역설했다. 안 의사는 뤼순 감옥에 수감돼 있는 동안 비록 사형집행으로 완성은 못 했지만 자신의 구상이 오롯이 담긴 ‘동양평화론’을 남겼다. 한·중·일 3국 간의 상설기구인 동양평화회의체 구성, 동북아 3국 공동은행 설립과 공용화폐 발행, 동북아 3국 공동평화군 창설 등이 핵심이다. 이 같은 선구적인 안 의사의 구상은 그러나 여전히 뤼순 감옥의 철창 안에 갇혀 있다. 3국은 여전히 불신하면서 언제라도 총구를 겨눌 태세이다. 가해자의 뼈아픈 과거반성이 없었고, 그래서 아픈 역사를 치유하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안 의사는 최후의 순간에도 “국가와 민족을 뛰어넘어, 불신의 장막을 걷어내고 서로 보듬으며 동양평화를 이루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까지 동양평화를 희구했던 그의 처절한 목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들려오는 듯하다. “언제까지 적대적이고 슬픈 자화상만 그려대고 있을 테냐!” 그럼에도 여전히 희망이 보이지 않아 더 슬픈 동아시아의 살풍경이다. stinger@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외교 현안 지나친 자국 중심적 보도/심영섭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강사

    [옴부즈맨 칼럼] 외교 현안 지나친 자국 중심적 보도/심영섭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강사

    역사학자 베네딕트 앤더슨은 민족은 ‘상상의 공동체’라고 정의한다. 민족은 혈연관계와 언어·종교적으로 같은 기원을 갖고 있는 집단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근대에 특정 지역을 연고로 형성된 문화적 연대라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서로 다른 피부색과 유전인자를 가진 집단이 잦은 지역 이동과 결혼으로 사실상 지구상에 단일한 혈연집단은 없고, 언어적으로도 새로 유입되는 집단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다. 그래서 민족을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영토이다. 영토는 특정지역에 모여 사는 집단의 배타적인 동질성의 기초이며, 국제분쟁에서 영토는 역사적 근거자료보다는 실효적 지배를 중요시한다. 그래서 민족에 대한 언론보도는 자연히 영토를 중심으로 자국 중심적일 수밖에 없다. 독도 보도가 그렇다. 이명박 대통령의 전격적인 독도방문(8월 10일)과 일왕에 대한 사과 요구(8월 14일) 이후 한·일관계는 최악의 상태로 변했다. 일본정부는 국제사법재판소에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제소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지금은 정부차원의 대일외교는 물론, 한·일의원 간의 친선외교, 민간 차원의 교류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대통령이 일본총리와 만나 양국 간의 감정적인 대립을 피할 것을 제안한 것은 필요한 조치였다. 하지만 총선을 앞둔 일본은 내부사정이 매우 복잡한 듯하다. 차기총리 후보의 한 사람이 전범의 위패를 보관한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독도 영유권을 총선공약으로 이용할 태세이다. 한·일 양국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외교경쟁과 힘겨루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신문은 연일 한·일 외교분쟁을 자세히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보도의 대부분은 일본의 도발행위에 대한 내용이다. 거의 매일같이 쏟아지는 일본의 뻔뻔한 주장도 어처구니없는 수준이지만, 우리 정부의 대응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일본 우익인사가 위안부 평화비 소녀상을 비롯해 여러 곳에 말뚝을 설치하고 유유히 공항을 빠져나가도 속수무책인 치안당국과 아무런 실효도 없는 전격적 독도 방문으로 한·일 갈등을 증폭시켰지만 문제해결을 위한 정부의 외교적 대응도 미숙해 보인다. 그러나 서울신문 어디에도 이러한 문제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기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최근에는 일본과 중국 간의 영토분쟁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마치 한·중 간의 외교공조로 ‘공공의 적’을 이기길 바라는 듯하다. 그러나 일·중 갈등은 그들의 문제이고 한·일 갈등은 우리 문제일 뿐이다. 등거리외교는 정부가 할 일이지 언론의 역할은 아니다. ‘중, 센카쿠 인근서 섬 탈환 훈련(8월 28일)’, ‘중, 국유화 맞불→ 무력대치 가능성(9월 13일)’과 같이 현재의 언론보도를 보면 ‘제2의 청일전쟁’이라도 일어날 것 같다. 오히려 이러한 문제에 대한 보도는 좀 더 차분할 필요가 있고, 영토분쟁을 외교적으로 해결한 국제사례를 소개하는 것도 우리에게는 더 유익할 것이다. 영토분쟁이 결국 천연자원의 선점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천연자원 북극탐사(9월 10일)에 대한 분석기사는 시의적절했다. 국제적으로 영토는 제한된 자원으로, 인류가 천연자원을 모두 사용하면 오염된 황무지만 남는다. 그래서 각국은 끝없는 새로운 자원지 확보 경쟁을 벌인다. 북극은 아직까지 개발하지 않은 자원지가 많은 보고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남극 개발과 북극 진출, 영토 수호가 어떠한 맥락에서 관련 있는지를 짚어 줬으면 좋았을 것이다. 외교 갈등이나 국제분쟁 보도는 자국 중심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제사회라는 상수원을 무시하고 우리의 우물물만 지킬 수는 없다. 때로는 왜 우물물이 맑지 못한지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쓴소리는 듣기는 싫어도 미래를 위한 진보를 가져다 준다. 그러한 의미에서 외교갈등과 국제분쟁에 대한 서울신문의 보도가 좀 더 냉철해지고 비판적인 분석이 뒤따르길 기대한다.
  • “日 역사만든 분들 예 올리는 건 당연”

    “日 역사만든 분들 예 올리는 건 당연”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이지만 대표적인 극우파인 하시모토 도루(43) 오사카 시장이 망언 릴레이를 하고 있다. 하시모토 시장은 13일 기자회견에서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 “일본의 역사를 만들어 온 분들에게 예를 올리는 것은 당연하다.”며 참배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전날 창당해 대표로 취임한 일본유신회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추진하겠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일본유신회의 로고에 독도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일본 땅으로 그려 넣기도 했다. 하시모토 시장은 동맹국이 제3국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경우 자국이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행사를 용인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최근 재일 한국인 차별 자료 등을 전시한 ‘오사카 인권박물관’의 문을 닫고 어린이들에게 일본 근현대사를 교육하는 시설로 바꾸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하시모토 시장은 지난달에는 “위안부가 (일본군에) 폭행, 협박을 당해서 끌려갔다는 증거는 없다.”며 “있다면 한국이 내놨으면 좋겠다.”는 망언으로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비난을 자초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