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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차 대전/오늘 종전50돌… 되돌아보는 의미와 영향

    ◎5천만명 희생 교훈은 어디로/동서냉전 초래… 이젠 경제전쟁시대로/「민족」 앞세운 인종청소 등 유혈 아직도 1945년5월7일 독일이 연합군측에 항복을 선언하고 그 다음날인 8일 항복문서에 공식 서명함으로써 유럽에서의 2차대전은 막을 내렸다.그러나 5천3백만이 넘는 사망자와 약 1조6천억달러의 경제적 피해를 남긴 인류 최대의 비극이었던만큼 전쟁 자체는 끝났지만 2차대전은 아직도 세계질서 전반에 광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한마디로 2차대전은 우리의 삶 구석구석에 살아있는 것이다. 중동분쟁의 근원인 이스라엘 문제만 하더라도 2차대전이 남긴 결과라할수 있다.2차대전을 전후해 6백만에 가까운 희생자들을 낸 유태인들에 대해 승전국들이 그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데 따른 반성과 사죄의 의미에서 생겨난 나라가 바로 중동의 이스라엘.그러나 이스라엘의 건국이 낳은 팔레스타인 문제는 결국 최근 급속히 확산되는 평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중동이 여전히 「세계의 화약고」란 오명을 벗지 못하게 하고 있다.이같은 예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2차대전이 끝남에 따라 과거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독립한 아시아·아프리카의 수많은 나라들에서 2차대전은 오늘의 삶을 형성하는 주요 요인일 수 밖에 없다.한반도의 분단 자체도 2차대전이 가져온 비극의 하나다. 초강국 미국의 탄생도 2차대전이 남긴 중요한 유산으로 꼽지 않을 수 없다.2차대전 당시의 세계 열강들(주로 유럽 국가들)이 전란의 큰 피해로 인해 국력이 쇠퇴했을 때 유일하게 전란의 직접 피해를 피한 미국은 유럽의 경제재건에 대한 경제원조를 통해 미국의 영향력을 뿌리내렸으며 국제질서를 감시하는 세계의 경찰로서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지도국의 위치를 굳힌 것이다. 그러나 2차대전이 근대사에 미친 가장 큰 영향은 동서 냉전체제를 배태시켰다는 점이다.지난 45년간에 걸친 이념 대결의 시대도 미국과 함께 동·서 냉전의 나머지 주역을 차지했던 소련이 무너져내림에 따라 미국을 세계 유일의 초강국으로 만들면서 막을 내렸다.이제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경제전쟁을 통한 길 밖에는 없게 됐다. 이같은 측면에서 2차대전의 패전국이었던 독일과 일본이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반면 최대 승전국이라 할 미국이 정치부문에선 아직도 막강한 영향력을 휘두르고 있지만 경제분야에선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는 것은 50년만에 세계가 2차대전의 그늘에서 조금씩 벗어나 새 차원의 질서를 모색하게 된 것이 아니냐는 생각도 갖게 해준다. 2차대전이 갖는 중요한 의미중 하나는 전쟁을 통해 이뤄진 가공할 무기체계의 발달로 그같은 대규모 전쟁의 발발을 더이상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냉전이 극에 달했던 시절 미국과 소련의 경쟁적 군비경쟁이 가져온 「공포에 의한 균형」은 또한번의 대전은 곧 인류의 멸망으로 이어질 것이란 보이지 않는 묵계를 만들었다. 그러나 대규모 전쟁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뿐이지 소규모의 분쟁은 오히려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것이 오늘날 국제사회의 현실이다.2차대전의 발발 원인을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힘들지만 게르만민족 우월주의라는 히틀러의 광적인 민족주의가 이를 일으키는 주요 동인이었던 것만은 틀림없다.그러나 오늘의 세계를 돌이켜보건대 민족주의는 여전히 세계 제1의 분쟁 요인으로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2차대전을 일으킨 당시의 전제정치에 억눌려 있던 목소리들이 2차대전이 끝남과 동시에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2차대전이 가져온 상상을 초월한 엄청난 피해 규모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이같은 비극을 되풀이해서는 안되겠다는 깊은 인식을 남긴 것은 틀림없다.승전국들은 전쟁이 끝나자 자신들의 승리를 전체주의자들과 인종차별주의자,그리고 살인적인 독재집단에 대한 승리라고 미화했었다.이같은 교훈은 언제까지라도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옛 유고연방에서 자행되는 인종청소가 나치가 저지른 유태인 학살과 조금도 다를 바 없고 르완다에서와 같은 만행이 끊임없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사람들은 2차대전의 교훈을 잊고 있다고 할 수 밖에 없다.5천만 희생자들이 얻고자 했던 것,곧 생명의 자유를 5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인류는 얻지 못하고 있다. ◎도쿄와 판이한 패전 50주의 베를린/독/과거반성·전범추적 끝없는 노력/솔직한 역사교육·언론보도 「국민 공감대」 주도/청소년 72% “패전 잘된일”… 신나치 극소수 불과 독일군 항복에 따른 유럽에서의 2차대전 종전 50주년을 맞아 패전국 독일의 분위기는 문자 그대로 엄숙하기만 하다.4월의 유태인 대학살 현장 아우슈비츠,다카우 강제수용소 해방행사나,지난 2일의 베를린 함락전투 기념행사가 모두 그런 분위기속에서 치러졌다.당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담은 기록사진전이 곳곳에서 개최되고,언론들도 연일 종전관련 특집기사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역시 패전국인 일본과는 달리,잘못된 과거라고 해서 이를 덮고 부인하려 하지 않고,역사를 솔직히 시인하고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독일국민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어 보인다. 물론 종전을 「나치폭압 체제의 종식과 독일인들의 해방」이라고 보는 공식적인 역사의미 해석에대해 이의제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전·현직 고위정치인을 포함한 보수우익인사 2백80여명이 지난달 중순 유력지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지에 낸 공동성명을 통해 「분단상황등 독일인들이 입은 피해의 시작이란 의미도 부각돼야 한다」며 역사 재해석을 요구하기도 했다.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은 비난의 화살을 자초했고 결국 자체행사계획도 유야무야됐다.콜총리는 종전의 중심적 의미가 「해방」이라고 독일의 책임을 다시 한번 강조,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와 관련,권위있는 여론조사기관인 포르자가 최근 독일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응답자의 72%가 독일의 패전이 잘된 일이라고 밝혔고,신나치주의자 등 극우파 세력에 동참하겠다는 청소년은 1%에 불과했다.전후세대가 총인구의 67%를 차지하는 시점에서 객관적이고 솔직한 과거사 교육의 결과다. 독일정부는 그동안 나치주의 부활을 방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유태인 6백만명이 히틀러에 의해 학살당한 사실에대한 반론이나 나치식 경례를 불법화했다.전쟁 당시 탈영혐의로 처형된 독일병사 2만여명에 대한 명예회복 움직임도 일고 있다.근래에 들어 신나치주의자들의 과격행동이 있는것도 사실이지만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아돌프 히틀러는 패색이 짙어지자 45년 4월30일 권총으로 자살했고,조셉 괴벨스 선전상도 다음날인 5월1일 자녀 8명및 부인과 함께 자살하는등 전쟁주범들은 이미 사라졌다.독일이 5월7일 항복을 선언하고 그 다음날인 8일 항복문서에 공식 서명한이래 수많은 나치추종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전범으로 법정에 세워졌다.세월이 흐름에 따라 증인들이 사망하거나 대부분 70∼80대로 기억력이 쇠퇴해지고,나치협력자들이 이름을 바꾸고 얼굴도 성형수술한채 숨어살아가는등 어려움은 있으나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전범추적 작업은 아직도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어쨌든 히틀러가 꿈꿨던 독일의 세계제패와 유태인 말살은 이뤄지지 않았다.하지만 그 후손들은 전후 50년간에 걸쳐 「어두운 과거」를 거울삼아 경제적으로는 라인강의 기적을 이뤄냈고 전쟁발발의 징벌격인 동·서독 분단상황마저 극복해내기도 했다. ▷2차대전 주요 통계◁ ▲총사망자수(추정치):5천3백47만7천여명. 이중 소련군및 민간인 희생자가 2천2백32만여명. ▲독일및독일 점령지역에서의 유태인 인구:전쟁전 8백85만1천8백여명에서 전후 2백91만7천9백명으로 급감. ▲각국 병력수(전쟁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소련 1천2백50만,미국 1천2백36만4천여,독일과 오스트리아:1천만,일본:6백9만5천,프랑스·중국:각 5백만,영국:4백68만3천,이탈리아:4백50만.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세계 전체 1조6천억달러,나라별로는 미국 2천8백80억달러,독일 2천1백23억달러,일본 4백13억달러. ▲무기생산량:전투기 44만3천31대,총류(개인화기및 대포)4천9백31만9천4백62정,탄약(실탄 및 포탄):8백23억5천2백31만4천4백72발,함정(군용및 상업용 망라):7천9백만t, 차량(지프차부터탱크까지 포함):5백15만7천4백58대. ▲전쟁포로수:◇연합군이 잡은 포로:독일군 63만,이탈리아군43만,일본군 1만1천6백. ◇독일군이 잡은 포로:프랑스군 76만5천,영연방군 20만,유고슬라비아군 12만5천,미군 9만. ◇일본군이 잡은 포로:영연방군 10만8천,네덜란드군 2만2천,미군 1만5천
  • 유엔,부룬디파병 검토

    【유엔본부·부줌부라 AP AFP 연합】 부룬디 유혈 종족분쟁이 악화되는 가운데 유엔은 29일 부룬디에 유엔군을 파견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고 학살 책임자를 전범재판에 회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 베르나르 메리메 유엔주재 프랑스대사는 부룬디 내전이 계속 악화되면 유엔은 군사적 개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리메 대사는 부트로스 갈리 유엔사무총장이 이번주 초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미국 대사와 만나 5백∼1천명 규모의 평화유지군을 부룬디에 파견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 「수능」영어 어려워진다/96학년 시험계획

    ◎듣기평가 2문항 늘리고 배점 높여/지문 길게… 종합적 이해력 측정/수리 등 다른 영역은 작년수준으로/원서접수 9월11일∼23일 오는 11월22일 실시되는 96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은 영어영역의 듣기문항이 8문항에서 10문항으로 늘어나고 지문이 길어지는 등 영어가 95학년도보다 어렵게 출제된다. 수리·탐구영역 등 다른 영역은 난이도와 배점 등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서 출제된다. 국립교육평가원은 28일 이같은 내용의 「9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계획」을 확정,발표했다. 교육평가원은 영어의 듣기평가를 강화하기 위해 50문항중 8문항을 출제한 지난해보다 듣기문항수를 2문항 늘려 20%까지 듣기평가비중을 높이며 배점도 7.2점에서 9∼10점으로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95학년도 수능 영어문제가 상위권학생의 변별력을 측정하는 데 다소 미흡했다고 보고 한 지문을 구성하는 단어가 1백개이상이 되도록 지문의 길이를 늘리고 종합적인 이해력을 요구하는 다양한 소재를 출제해 난이도를 다소 높이기로 했다. 출제의 기본방향은 고교교육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통합교과적 소재를 바탕으로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항 위주로 출제하되 언어·외국어영역은 계열구분 없이 공통범위에서 출제하고 수리·탐구영역은 계열별로 출제키로 했다. 출제범위는 고교교육과정의 전범위이며 계열별로 출제되는 수리·탐구영역의 경우 75%는 공통범위에서,25%는 계열별로 구분,출제된다. 이와 함께 수리·탐구영역(Ⅱ)의 사회와 과학 배점비율을 인문계와 예체능계는 6대4로,자연계는 4대6으로 해 과목별 기준단위의 비율을 반영하면서도 통합교과적 성격을 살리기로 했다. 문항수와 배점도 2백개 문항에 2백점으로 95학년도와 동일하며 시험시간도 총 3백60분으로 변함이 없다. 문항당 배점은 ▲언어영역과 수리·탐구영역(Ⅱ)는 0.8점,1점,1.2점 ▲수리·탐구영역(Ⅱ)은 1점,1.5점,2점 ▲외국어영역은 0·6점,0·8점,1점이다. 수능시험의 응시원서 교부·접수기간은 오는 9월11일부터 23일까지며 재학생은 학교소재지의 시·도교육청,졸업생은 출신지나 현거주지의 교육청에 접수할 수 있다. 시험지구는 지난해 56개 지역에서 안양·해남·김천이 추가돼 59개 지역으로 늘었다.
  • 연극연출가 임영웅(이세기의 인물탐구:71)

    ◎56년 「환절기」로 입신… 「완벽 무대」추구/작자의도 밀도있게 접근… 깊이있는 연기 도출/「고도를 기다리며」 초연땐 하루 19시간 맹연습/집팔아 지은 산울림소극장 개관 10돌 맞아 기념공연 막 올려 마른나무 한그루가 텅빈 공간에 물음표처럼 서있는 무대,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가 이 공허한 대지위에서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다.그들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우리는 고도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그들이 기다리는 고도란 무엇인가.신인가 죽음인가 행복인가.고도는 그 무엇도 아니면서 동시에 모든 것일 수도 있다.시간과 공간이 단절된 상황속에서 이 연극은 언제나 시작되고 끝나면서 또 어디서나 생길수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69년 12월,한국일보 소극장에서 「고도를 기다리며」가 초연됐을 때 그것이 베케트의 난해한 부조리극이라는 이유만으로 관객은 이미 긴장되어 있었다.그러나 우려는 기우였다.연출가 임영웅은 관념과 현학이 넘치는 난삽의 「고도」를 시감의 템포로 도해시켰고 객석은 시종 웃음을 터뜨리며 서구 연극의 새로운사조에 자연스럽게 흘러들수 있었다.이후 「고도」는 「손색없는 명작」으로 정착되어 89년 프랑스 아비뇽과 다음해 고도의 본고장인 더블린 연극페스티벌에서 「한국의 고도는 과연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호평을 받았다.이보다 앞서 88올림픽 문화예술축전에 왔던 세계적인 극평가 마틴 애슬린(미스탠퍼드대 교수)은 「베케트의 희극성과 비극성이 섬광처럼 교차된 마지막 장면은 특히 작가의 의도에 밀도있게 접근하고 있음」을 지적하여 진작부터 세계무대의 진출과 입신을 예고해 주었다. ○속물근성 찾을 수 없어 널리 알려지다시피 임영웅의 연출에선 잡다한 상업성이나 분칠한듯한 속물근성은 찾아볼수 없다.관객을 의식한 연희성과 상투적인 작위성은 배제된다.부조리극이든 블랙 코미디든 혹은 뮤지컬이나 관념적인 추상언어라 할지라도 인간 심리의 바닥없는 심연에 끈질기게 파고들어 캄캄한 내부에 도사린 모순과 갈등을 명징하게 그려낸다.예를들어 77년 화사한 비애가 전신에 스며드는 베르코르의 「바다의 침묵」이나 87년 「영국 애인」등은지금도 잊을수없는 정미한 무대로 기억된다. 그에게선 예술가 특유의 동심과 기벽과 기행은 찾아볼 수 없다.번뜩이는 재치나 직감력을 기대할 필요도 없다.만약 그런 의외성과 파격을 지녔다 하더라도 「보수적인 체질속에 숨겨진 진보적 감각」은 그의 탄탄한 자존심의 틀에 갇혀 쉽사리 노출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연출가 임영웅을 떠올릴 때마다 프랑스 연극계의 거장이며 「황소의 뿔」로 불리는 장 루이바로를 연상케 되는 것은 전혀 우연이 아닐것 같다.바로가 그의 부인이자 연극 동반자인 마들렌 르노와 그들의 소극장을 세워 레퍼토리 극단으로 활동한 것처럼 그도 그의 부인인 오징자 교수(서울여대 불문과)와 함께 소극장운동의 전범으로 존재하면서 오교수는 극단 산울림의 희곡번역과 기획등에 참여하고 있다.그리고 연극을 「인간에 의한 공간예술」로 승화시킨 점과 비록 작은 일도 그대로 지나치지 않는 섬세한 감지,한번 결심한 것은 집요하게 밀어붙이는 황소고집등은 바로와 비슷한 노선을 그려나가고 있다.연극의 문제는 무엇보다 「얼음덩어리와도 같은 객석의 침묵」을 깨뜨리는 일이며 결국 얼음을 녹여 강물처럼 도도히 흐르는 그의 연극을 보면 관객은 원로 여석기씨의 말이 아니더라도 「단순한 인사가 아닌 진심의 경의」와 진정한 감동으로 박수갈채를 보내게 된다. 그의 연극행로는 물흐르는듯 순조롭진 않았다. ○음악가부친 재능 이어 휘문고시절 동랑 유치진의 「사육신」연출을 계기로 연극연출을 지망하게 되었고 56년 극단 신협의 「꽃잎을 먹고 사는 기관차」(임희재작)로 연출데뷔,박진 이해랑에 이은 국립극단 연출을 거쳐 「정서적인 플롯과 사실적인 언어가 거부된」 오태석의 「환절기」를 「오서독스하면서도 감각적인 논리성」으로 형상화하여 연출가로서의 극명한 위치를 다졌다. 그의 예술적 재능은 음악가였던 부친 임태식씨와 음악계의 원로 지휘자인 숙부 임원식씨로부터 물려받았다고 할수 있다.13살에 부친을 잃은 창백한 기억을 가지고 있으나 조모와 숙부의 따뜻한 보호아래 그는 음악 문학 연극에 접할수 있었고 동랑 유치진 이해랑과의 만남이 실질적인 연극의 촉진제가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무리 비극적인 작품이라도 그는 작품속에 숨어있는 아름다운 별빛 희망과 인간미의 향기를 절차탁마로 가꾸어낸다.그런만큼 탐구정신과 선별의 명철로 작품분석에 침몰하여 자신이 완전히 이를 소화해야만 비로소 배역을 정하고 스태프를 구성한다. 연습때는 연기자의 동선 하나 조명의 밝기,음향의 정확성에 주도면밀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자로잰듯 확실하고 투명해야만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완벽주의는 결벽과 맞먹게 마련이어서 그의 연출노트는 개칠한 흔적없이 추가사항들을 빈틈없이 정리해 놓고 있다.「고도」초연때의 하루 19시간의 연습 강행군으로 「사자」란 별명이 따르기도 했으나 그의 속마음은 만년소년에다 청담을 잃지 않는 순수성이 두드러진다.혹독한 연습과 훈련에 의해 수많은 배우들이 그의 연극을 거쳤고 관객이 그의 연극에 안심하는 것처럼 그들도 극단 산울림 출연을 자랑삼고 있다. 그러나 영광의 이면은 언제나 어두운 곡절과 고뇌가 감춰진다.연극이 생계를 해결하는 직업이 될수 없다는 실망과회의에 빠져 그는 한때 연극을 포기하고 방송 프로듀서로 돌아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어쩌면 「마지막 작품」이 됐을지도 모를 「쥬라기의 사람들」(이강백작)로 82년 대한민국 연극제에 참가,연출상 수상기념으로 2개월간의 해외연수길에서 그는 연극은 세계 어디서나 힘들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귀국길에 오르자 남들의 조소에도 불구하고 소극장을 짓는다는 참으로 엉뚱한 결단을 내려 주위를 놀라게했다.집을 팔고 빚을 얻어 누구라도 감히 꿈꿀수 없는 소극장 신축을 서둘렀고 85년 3월 숱한 수난끝에 탄생된 것이 지금의 홍대앞 산울림소극장이다.1년여 이상 극장을 짓느라고 가뜩이나 과로로 균형을 잃은 몸이 더욱이나 기울어진 자세가 되자 그와 절친한 평론가 유민영은 「걸어다니는 피사의 사탑」으로 부르고 있지만 그런 그의 모습은 실제로 움직이는 연극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여 묘한 「시니컬 포퍼먼스」가 느껴진다. ○연극상 수상만 43차례 이제 극단 창단 25주년과 소극장 개관 10주년을 맞은 그의 감회는 남다르다.피와 땀과 노력의 결정인그의 아지트에서 10년을 하루같이 앙코르 공연을 제외한 26편의 신작공연과 43차례의 연극상 수상,40만 관객을 동원하고 있으나 남보기완 달리 극장운영에 따른 고충속에서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그때도 그를 격려하듯 동랑연극상이 주어졌고 상을 받는 자리에서 그는 다시는 마음이 약해지는 것이 두려운듯 「죽을때까지 연극을 하겠다」고 재삼재사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있었다. 개관 10주년기념공연으로 지난 16일부터 윤석화의 일인극 「딸에게 보내는 편지」(아놀드 웨스커작)를 필두로 극단 산울림의 신작 창작시리즈를 차례로 선보이고 맨 마지막에 명편 「고도」를 무대에 올리게 된다. 비튜겐슈타인의 말처럼 그는 수많은 남의 인생을 연출하고 있지만 자기자신의 인생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으며 그 자신의 인생은 결국 연극일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다.그렇다면 그에게 있어 「고도」란 무엇인가.그가 살고있는 현재이며 또는 불확실성의 미래이고 영원한 의문부호일 수도 있다.그러나 지난 25년간 고도와의 외로운 투쟁끝에 「임영웅식 연극」을 성취한그로서는 아마도 고도가 무엇인지 그가 누구인지를 가장 잘 알고 있는,그래서 앞으로도 끊임없이 「고도」를 기다리는 사람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연보 ▲1934년 서울출생 ▲1948년 휘문고를 거쳐 서라벌예대 연극영화과 졸업 ▲1956년 극단 신협 ‘세일즈맨의 죽음’(아더밀러)조연출겸 무대감독, ‘꽃잎을 먹고사는 기관차’(임희재작)데뷔연출 ▲1958년부터 세계일보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 ▲1963년 동아방송 드라마프로듀서 ▲1966년 예그린악단 뮤지컬연출 ‘살짜기 옵서예’등 ▲1968년 국립극단연출 ‘환절기’등 ▲1969년 ‘고도를 기다리며’(사무엘 베케트)초연 연출 ▲1970년 극단 산울림 창단 ▲1973년 한국방송공사 입사 ▲1985년 산울림 소극장 신축개관 ▲1989년 프랑스 아비뇽페스티벌 ‘고도를 기다리며’초청참가 ▲1990년 더블린 연극페스티벌 참가 ▲1991년 한국연극연출가협회 회장 ▲1992년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백상예술대상 연출상및 특별상(69·72·86·95년),서울신문 문화대상및 연출상(70년),서울연극제 최우수연출상(82·85년),한국 연극영화 예술상 특별상(85년),대한민국연극제 대상(82·85년),김수근문화상(86년),동아연극상 연출상(86년),서울시 문화상(87년),대한민국문화예술대상(87년),이해랑연극상(92년),동랑연극상(94년)등 ‘전쟁이 끝났을 때’‘환상살인’‘인종자의 손’‘덤웨이터’‘위기의 여자’‘홍당무’‘코뿔소’‘꽃피는 체리‘‘블랙 코미디‘‘마리테레츠는 말이 없다’‘밤으로의 긴여로’‘여우와 포도’‘하늘만큼 먼나라’ 뮤지컬 ‘배비장전’‘꽃님이’‘대춘향전’등
  • DJ「조문」발언/여야 비난·옹호전 가열

    ◎민자/“은퇴했으면 선거 앞두고 처신 투명해야/민주/“정계원로로서 필요한 얘기 할수 있는것”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이 22일 김일성 조문파동 등과 연관지어 정부의 북한정책을 비판한 데 대해 민자당은 23일에도 이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반면 민주당은 김 이사장을 적극적으로 옹호,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민자당◁ ○…이미 여론의 여과과정을 거쳐 매듭지어진 김일성 조문 논란을 6개월이 지나 새삼스레 끄집어 낸 김 이사장의 「저의」를 부각시키며 지방자치선거를 계기로 김 이사장이 정계복귀를 시도하려는 사전포석으로 해석. 김덕룡 사무총장은 이날 『남북문제가 민감한 시기에 사견을 자꾸 얘기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김 이사장이 말하는 정부의 적절한 조치라는 것이 무얼 의미하는지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 고위당직자회의에서 현경대 원내총무는 『김이사장의 얘기는 결국 조문을 하라는 얘기이며 「적절한 조치」란 사과를 하라는 소리 같다』고 말한 뒤 『임동원 전통일원차관을 아태재단에 끌어들이더니여권인사 여러명과 접촉하면서 이름만이라도 참여시키느라 분주하다는 얘기가 있다』고 김 이사장의 「정치적」 움직임을 겨냥. 회의가 끝난 뒤 박범진 대변인은 『남북관계가 미묘한 시기에 그런 발언을 하는 저의가 무엇이냐는데 목소리가 일치했다』고 전하고 『특히 지난번 선거법 개정 때도 명동성당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한데 이어 경수로 타결시한이 한달도 남지 않은 시기에 조문논란을 다시 끄집어 내는 것은 북한의 입지만 넓혀줄 우려가 있다』고 비난. 박 대변인은 『김 이사장은 조문을 했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여론이라고 하지만 국민여론은 정반대』라고 일축. 김영일 정세분석위원장도 『정계를 은퇴한다고 선언을 했으면 선거를 앞둔 시기에 처신을 투명하게 해야 정치개혁이라는 시대정신에 맞는 것』이라고 공격. ▷민주당◁ ○…지방자치선거를 앞두고 여권이 또다시 김 이사장의 사상과 정계복귀를 문제삼고 있다고 판단,그 의도를 경계하면서 선거에 미칠 파장을 막기 위해 안간힘. 이를 반영하듯 박지원 대변인은 전날 김 이사장의동교동 자택에 들러 민자당 공세에 대한 의견조율을 거친 데 이어 23일 6개항에 걸친 장문의 성명을 발표.박 대변인은 우선 『국가보안법과 북한형법의 개폐문제는 지난 92년 발표된 남북기본합의서에 들어있는 조항으로 당시 우리 정부가 제의했었다』고 전제하고 『남북이 합의한 내용을 김 이사장이 말하면 북한에 동조하는 것이냐』라고 「용공음해」의 재판이라고 주장.또 『김 이사장은 6·25전범인 김일성에 대한 조문을 주장하지 않았다』면서 『단지 북한을 매도해 남북관계를 경색시키는 등 적절하지 못한 대처를 지적했을 뿐』이라고 해명. 박 대변인은 김 이사장의 정계복귀에 대해서도 『지방선거가 끝나도 김 이사장은 정계에 복귀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김 이사장도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했다』고 전언. 그러나 박 대변인은 『김 이사장이 정계복귀를 않겠다는 것은 정당대표나 공직선거의 후보가 되지 않겠다는 뜻이지 정계원로로서 필요한 얘기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여운.
  • “북 책동에 동조”/자유연맹 등 성명

    한국자유총연맹(이사장 최호중)은 23일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이 김일성사망 조문문제와 관련,정부가 잘못 대응했다고 주장한데 대해 『부적절한 시기에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것으로 한국사회의 안정과 남북관계에 난관을 조성한 것』이라고 반박하는 성명을 냈다. 한편 자유민족회의(상임의장 이철승)도 이날 성명을 통해 『민족반역자요 전범인 김일성의 죽음을 경건한 마음으로 조문하지 않았다는 북한의 주장과 똑같이 우리 정부를 몰아세우는 뜻이 어디에 있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 “수건으로 얼굴 가리고 칼로 찔러”/학원이사장 피살

    ◎도주시간까지 재는 치밀함 보여/가족 비명 못듣게 욕실물 틀어/추리소설 탐독… 완전범죄 꿈꿔/경찰,공범여부 수사 김성복(42) 교수는 완전범죄를 꿈꿨다.박사출신의 대학교수답게 범행준비에서 검거까지 치밀하고 대담했으며 범행이후의 뻔뻔스런 연기는 악역배우를 능가했다. ▷범행동기◁ 김씨가 범행을 결심한 것은 이달초.지난해 5월 자신이 2억여원을 투자,대주주로 설립한 농수산물유통회사 「해강농수산」이 경영난에 시달려 20억여원의 부채를 지게 되면서부터였다. 그는 아버지의 도움이 필요했다.그러나 금전문제에 철저하고 매사에 엄격한 부친의 도움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불과 얼마전에 덕암빌딩을 근저당잡히고 9억원을 빌렸다가 『너는 선생이나 해야지 사업할 놈이 아니다』며 호된 꾸지람까지 받은 터였다. ▷범행준비◁ 범행에는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추리소설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그는 완전범죄를 꿈꾸며 「상속자」「추적」등의 소설을 외우다시피 읽었다. 지난 12일 하오3시쯤 서울 청계천 노점상에서 범행에 필요한과도·모자·목장갑·공군정비복 등을 구입,자신의 승용차트렁크에 실었다. 집에 와서는 자신이 미리 세운 범행로와 도주로를 답사하며 시간까지 재봤다.안방 화장실창문을 조용히 뜯어낼 수 있도록 기름칠까지 해놓았다. ▷범행과정◁ 김씨는 사건당일인 14일 동료교수들과 학교앞에서 만나 맥주를 마셨다. 동료들이 『한잔 더하자』며 주차하기 좋은 김씨집 앞으로 가자고 했다.하오6시쯤 집부근 호프집에 도착해 술을 마시기 시작한지 5시간이 지났다.하오 11시10분쯤 『옷을 갈아입고 오겠다』며 호프집을 빠져나왔다. 김씨는 외부인의 침입인 것처럼 꾸미기 위해 건물 5층에서 6층으로 올라가는 철창문 자물통을 열어두었다. 귀가 안좋은 어머니는 TV 가까이서 드라마를 열심히 보고 있었다. 『아버지는 주무시나요』.김씨는 자기방에서 트레이닝복 위에 범행에 사용하기 위해 준비한 공군정비복을 겹쳐입었다. 창문을 통해 베란다로 나가 안방 화장실창문을 뜯어냈다. 창문을 통해 안방으로 잠입한 김씨는 원격 보일러조절기를 작동시켜 거실 화장실의물을 틀어 놓았다.목욕하는줄 알도록 일부러 틀어놓은 것이었다. 아버지는 낮에 골프를 쳤기때문인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목욕탕에서 수건 2장을 가져와 아버지의 얼굴을 덮었다. 김씨는 25㎝의 과도로 아버지의 오른쪽 목 동맥을 찔러 살해했다. 범행후 베란다를 거쳐 방으로 들어선 순간 어머니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후에 연락을 받은 동료들이 집으로 들어오자 김씨는 신고를 하겠다며 밖으로 나와 범행 가방을 동료 어모교수의 차에 실었다. ▷범행후 행각◁ 김씨는 아버지를 서울대병원으로 옮기고 사망을 확인한뒤 『재단직원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금용학원재단이 있는 한덕빌딩으로 갔다.어교수의 차에서 꺼낸 검은 가방은 빌딩부근 쓰레기통에 버렸고 칼은 일부러 인근 하수구에 따로 버렸다. ▷의문점◁ 김씨는 경찰에서 『부채를 갚기 위해 단독으로 살해했다』고 자백했다.그러나 준비과정및 정황,살해도구를 내다버린 치밀함등에서 볼때 단독범행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수사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유죄확정되면 한푼도 못받아 ▷재산상속◁ 김씨는 유죄가 확정될 경우 한푼의 재산도 받을 수 없게 된다. 현행 민법 1004조는 「고의로 직계존속이나 피상속인 및 그 배우자를 살해하거나 상해를 입혀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상속인이 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씨에게 적용된 존속살해죄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만 있어 살인죄의 사형·무기 또는 5년이상의 징역에 비해 훨씬 무거운 처벌조항을 두고 있다.
  • 교수인 아들이 범인/금룡학원 이사장 피살

    ◎“재산 빨리 상속받으려 범행” 금룡학원 이사장 김형진씨 피살사건의 범인은 재산상속을 노린 큰 아들 김성복씨(42·S대경제과 조교수)로 밝혀져 우리사회에 만연한 인륜부재에 경종을 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미국유학의 부유층출신의 중년교수가 아버지를 잔인하게 살해했다는 점에서 지난해 5월 부모를 살해한 박한상군 사건에 이어 충격이 크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성동경찰서는 20일 김씨로부터 범행일체를 자백받고 존속살해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 종로6가 한덕빌딩 근처 하수구에서 범행에 쓰인 25㎝ 길이의 과도와 피묻은 공군정비복·목장갑등을 증거물로 찾아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은 빠르면 21일중 현장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김씨는 경찰에서 『감사로 있는 해강농수산의 경영이 악화돼 수협등에서 모두 20여억원을 대출받았으며 이 가운데 6억∼7억원을 갚지 않으면 부도가 날 위기에 처해 재산상속을 빨리 받으려고 범행를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경찰조사결과 김씨는 12일 범행에 사용한 공군정비복·과도등을 청계천노점상에서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12일밤 범행후 창틀을 열고 도망가는 시간을 재는등 완전범죄를 위한 치밀한 범행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19일 『큰 아들의 눈빛이 이상하다』는 가족들의 신고를 받고 김씨를 연행,집중 추궁한 끝에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 한편 경찰은 한덕빌딩 재단사무실과 해강농수산의 사무실에 대해 압수 수색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 문학성·번역·출판의 삼위일체 급선무(한국문화 세계화의 길:7)

    ◎한국어 능통한 외국 전문번역가 양성/작품 널리 보급할 유명 출판사 확보를/국제교류재단의 「코리아나」지 우수작품 세계화에 큰 기여 지난 93년 한국을 방문했던 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은 귀국길에 비행기 안에서 읽겠다며 이문열 소설을 찾았다.마침 문화수행원으로 함께 내한했던 위베르 니센 악트쉬드출판사 사장에 의해 이문열의 불어판 소설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시인」이 미테랑대통령에게 전해졌다.이처럼 외국대통령이 한국작가의 이름을 친숙하게 언급하고 작품을 구해 읽은 사실은 우리소설의 세계성을 확인시켜 준 상징적 사례로 꼽힌다. ○미테랑 특별한 관심 90년대 들어 프랑스에서는 한국문학 붐이 일었으며 프랑스 문화부는 올해를 「한국문학의 해」로 정하기에 이르렀다.「한국문학의 해」는 1년동안 프랑스 전국을 순회하며 우리 문학과 문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행사로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80년대까지만 해도 거의 주목받지 못했던 한국문학이 이처럼 관심을 끌게 된 데에는 이문열·이청준 등의 소설의 성공적인 소개에 힘입은 바 크다. 프랑스의 악트쉬드출판사는 지난 89년이래 이문열 이청준 이균영 최윤 등 한국작가의 작품을 20권 가까이 번역출간했다.또다른 출판사인 필립피키에는 91년부터 오정희 김성동 김원일 윤흥길 등의 소설을 냈으며 벨퐁도 지난해 박경리의 「토지」를 출간했다.번역소개된 작품 대부분은 상업적 성공과 함께 현지 언론의 큰 관심을 모았다. ○이문열 작품에 찬사 『이청준의 「이어도」는 모호한 욕망이고 이국적인 신비이며,매혹적인 꿈이다.그 꿈은 너무 매력적이서 한국의 단편소설에 대해 말하는 것조차 두렵게 만들 정도이다』(「렉스프레스」) 『연애소설? 역사소설? 가족사? 서사시? 어둠에의 찬사? 박경리의 「토지」는 그 모든 것이다』(이날코대학 한국어과 앙드레 파브르교수) 특히 이문열에 대한 호의적인 평과 찬사는 대단했다.『이문열의 작품은 소설의 구조와 극적 전개에 있어 전범이 될 만하다』(「레볼루티옹」)『이문열의 소설은 짧은 이야기로도 문학의 높은 질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독특한 리듬과 톤을갖고 있다』(「라 리베르테 드 레」) 한국소설의 성공적인 프랑스 소개는 우리문화상품의 세계화와 관련해 시사해주는 바가 적지 않다.이는 우리의 신장된 국력을 바탕으로 질높은 문학작품,좋은 번역자,영향력 있는 현지출판사 등이 삼위일체가 되어 가능했던 것으로 우리문학작품도 세계적 수준이라는 자신감을 갖게 해주었다.또한 번역과 상품성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시보다는 소설의 세계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었다.아울러 진행되고 있는 번역소개사업들에 어렴풋하게나마 방향을 제시해주었다. 현재 문예진흥원을 비롯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대산재단 등에서는 우리문학을 해외에 소개하는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문예진흥원은 지난 80년부터 94년까지 모두 92권의 해외번역출간을 지원했으며 초기 영·불·독어권에서 스페인·이탈리아·중국·러시아어권 등으로 진출국도 점차 다양화하고 있다.올해는 20권의 해외출간을 지원한다. 지난 64년부터 국내에선 처음으로 체계적인 해외번역출간을 지원했던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지난해까지 16권을 외국어로 번역출간했으며 올해 최윤소설 「회색눈사람」불어판,천상병시선 「귀천」영어판 등 4권을 출간할 계획이다.또한 93년부터 한국문학 해외번역출간을 지원해왔던 대한교육보험 출연의 대산재단도 지금까지 13권의 해외번역출판을 지원한데 이어 올해도 번역신청자를 모집하고 있다. 한편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우리문학을 해외에 소개하는 일에 적극 나서고 있어 관심을 끈다.국제교류재단은 세계 1백52개국에 2만부 이상 배포되는 한국문화예술 소개잡지 「코리아나」 93년 여름호부터 서정주 황순원 등 7명의 시인·작가의 시와 단편소설을 외국어로 번역,게재해온데 이어 올해도 서기원 강신재 하근찬 이문열의 소설을 차례로 게재할 예정이다.특히 올 봄호부터는 중편소설도 실을 수 있게 면수를 늘렸으며 기존의 영·중·일·스페인어판에 추가해 불어판도 발간키로 했다. 네이티브 스피커로 구성된 전문 번역진들이 1년여의 시간을 갖고 번역한 작품을 싣는 이 사업은 노벨상을 겨냥한 기초작업으로 한국문학 원전에 많은 사람들이 접할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같이 활발한 한국문학번역작업들은 우리문학의 세계화에 낙관적인 전망을 갖게하고 있다.그러나 우리소설이 문화상품으로서 세계시장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으려면 개선할 점이 적지 않다.먼저 현지인 번역가에 의한 훌륭한 번역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이를 위해서는 한국어에 능통한 외국인번역가가 우리작품 번역만으로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제도가 확립되어야 한다.일본 고전 「원씨물어」를 번역한 영국인 아서 웨일리,「설국」을 번역한 미국인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는 일본문학의 세계화와 노벨상 수상에 크게 기여했는데 그들은 평생 일본문학 번역을 직업으로 삼을수 있었다. ○일 노벨상 번역의 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외국인 번역가들의 우리문학에 대한 열정과 자발적 참여이다. 이는 문학작품의 질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장편소설의 경우 형식적인 완결성과 구성상의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것이 외국출판관계자의 우리문학에 대한 지적이다.고려대 김화영교수는 『우리에게외국인이 심혈을 기울여 번역할만한 장편소설 다섯권을 쓴 작가가 과연 누가 있는가』라고 반문하고 『우리 작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은 좋지만 번역이 안돼서 외국에서 안 알아준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작품을 공들여쓰는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번역대상작품의 선정,현지출판사 섭외 등 행정처리 개선문제도 우리문학의 세계화를 위해 빠뜨릴 수 없는 대목이다.번역대상작품의 선정과 관련,소설가 이문열씨는 『성급하고 서투른 접근은 오히려 한국문학은 싸고 부실하다는 이미지만 심어줄 수 있다』면서 『국가적 차원에서 적절한 심의를 갖는 내부정리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대산재단의 곽효환씨는 『한국적 특수성을 강조한 작품보다는 인간의 구원과 권력문제 등 인류가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선호하는 것 같다』며 프랑스 출판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대 권영민 교수는 『출간된 작품을 널리 보급할 수 있는 유명 출판사를 확보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즉 우리소설을 국제 출판시장의 상업주의 구조속에 위치시켜 자생력을 갖게 해야만 한국문학의 세계화가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다. 한국문단의 염원인 노벨상 수상은 이런 모든 조건이 해결돼 한국소설의 세계화가 이루어진 다음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문학 번역의 권위/영 오룩 교수/“체계적 해외소개 노력 미흡”/“외교차원으로 접근해선 곤란/전문번역기관 설립 시급해요” 『한국소설의 해외번역소개는 가장 값진 보배를 세계인들과 나눈다는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해나가야 합니다』 한국문학 영어번역 부문에서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케빈 오룩 교수(경희대 영문과)는 『한국문학의 해외소개가 외국으로부터 한국을 인정받는다는 외교차원에서 부차적으로 다뤄지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아일랜드 더블린 출신으로 지난 64년 천주교신부로서 처음 한국에 온 오룩교수는 최인훈의 「광장」,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의 소설과 한국시작품 1천여편을 영어로 번역,10여권의 책으로 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이어서 방학 때 밖에는 번역할 시간이 없어 안타깝습니다.번역기술을 전수하고 보조자와 함께 번역에 몰두할 수 있는 전문번역기관의 설립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오룩 교수는 『한국인들의 대부분이 한국문학을 외국에서 잘 알아주지 않는데 대해 불만의 목소리만 높이고 있을 뿐 한국문학 소개를 위한 체계적인 노력은 부족한 편』이라면서 『외국인과 교포들에게 번역된 작품을 손수 사서 보내주는 등 한국인들의 사소한 노력으로부터 한국문학의 세계화가 비롯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펴내는 「코리아나」잡지에 실릴 서기원씨의 소설「마록열전」의 영어번역을 마친 그는 『한국문학하면 흔히 현대문학만을 생각하기 쉬우나 고전과 현대문학을 동시에 번역·소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한민족 「반일 응어리」 풀기 시도/일 「명성황후 시해」왜 사죄하나

    ◎전범국·식민지착취 오명씻기 모색/과거사 정리… 아주지도국 위상 노려 일본 정부가 명성황후 시해에 대해 사과하기로 한 것은 우리 국민의 마음 속에 응어리 진 반일감정을 풀어보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이는 한일관계를 전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양국민간 감정의 골을 메워야 한다는 양국정부의 공통된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전향적인 한일관계의 구축에는 일본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것 같다. 정부의 고위당국자는 『일본은 올해가 종전 50주년,한일국교정상화 30주년이라는데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패전 50년이 지난만큼 침략전쟁과 식민지 경영이라는 과거의 굴레를 벗어던지고,올해를 아시아 지역에서의 지도적 위상을 확보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것이 시대성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본의 속마음이라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이 점을 염두에 두면서도 양국 관계의 전향적인 발전이라는 필요성에는 공감한다.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양국정부는 지난해부터 광복 50주년과,한일국교정상화 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들을검토해왔다. 애당초 일본정부가 원했던 것은 아키히토(명인)국왕의 한국 방문이었다.실제로 일본측은 초대 조선총독이었던 데라우치가 조선에서 수집해간 2천여점의 문화재를 조건없이 반환하는등의 「선물」을 갖고 한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양국 정부는 한국민의 감정이 아직까지는 일본왕의 방문을 허용하지 않으며,양국간에 국교정상화 30주년 기념행사를 논의한다는 자체에도 반감을 갖고 있다는 현실의 벽에 부딪쳤다.어쩔 수 없이 기념행사의 준비는 한일의원연맹과 한일친선협회등 민간기구로 넘어갔다.대신 양국정부는 과거사 정리에 대한 일본의 무성의한 태도가 반일감정의 중요한 이유라는 결론에 도달했으며,한국민의 감정을 푸는 첫번째 열쇠로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사과라는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명성황후 시해사건은 평시에 타국인이 군대의 비호아래 주권국가의 궁궐을 무단 침입,황후를 살해하고 시신을 불태운 끔찍한 만행이었기 때문에 국제적으로도 매우 파렴치한 범죄행위로 비난받고 있다.최근 일본 내부에서도 이같은 사실을 시인하고 반성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며,일본정부가 시해에 깊숙히 개입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문서와 증언이 잇따라 발견돼 왔다.또 명성황후 시해에 사용된 칼이 지난해 8월 규슈(구주)에 있는 신사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서 일본은 지난 88년 4월28일 참의원 외무위원회에서 후지타(등전) 외무성 아시아국장을 통해 『역사상의 문제는 그에 대한 학술적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정부관계자가 그것을 받아들여 인식을 깊게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가 있다.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일본정부의 사과가 어느 정도로 우리 국민의 가슴에 와닿을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한일 양국 정부의 미래를 위한 과거 정리작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일 자민당내 「종전50년」련/“태평양전쟁 미화”획책

    ◎“아주 해방전쟁”규정… 행사 추진/아시아국 강력 반발 예고 【도쿄=강석진 특파원】 일본 연립정권 제1당인 자민당의 「종전 50주년 국회의원연맹」(회장 오쿠노 세스케 중의원 의원)이 오는 5월말 2차대전 전몰자를 추도한다는 명분으로 「아시아 공생공영 제전」을 대규모로 계획하면서 「태평양전쟁을 구미 열강으로부터 아시아 식민지를 해방시킨 전쟁」으로 미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27일 자민당및 일본 외무성 소식통에 따르면 이 행사는 전몰자 추도대회라고 내세우고 있으나 「대동아전쟁(태평양전쟁)을 구미 열강의 식민지 지배로부터 아시아를 해방시킨 전쟁」으로 규정하고 있어 아시아 각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는 것이다. 자민당 소속 중·참의원 3백3명 가운데 1백72명이 가입한 이 단체는 특히 일본군 전사자는 물론 일본 동맹국 전사자,일본군에 소속해 있던 외국인 전사자에 대한 추모행사도 계획하고 있어 침략전쟁으로 전후 아시아는 물론 전세계로부터 규정돼 온 태평양전쟁을 미화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또한 외국 전사자의 유족을 초대하면서 그 대상을 「동맹국및 일본 군적을 갖고 대동아전쟁에 참여한 국가」와 「대동아전쟁을 계기로 전후 독립을 이룩한 국가」로 규정해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소식통들은 의원연맹이 유족대표로 대만 이등휘 총통도 초청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집권여당안의 이같은 행사는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큰 반발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정 자민­사회당 이견 증폭/일 회의/「불가결의」쟁점화/찬·반론 “팽팽”… 연립정권 붕괴 가능성 침략전쟁을 일으켰던 일본이 패전 50주년을 맞아 국회차원에서 불전결의를 채택할 수 있을까.이 문제는 지난 25일 예산안이 중의원 예산위를 통과하면서 일본 정가 최대의 초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자민당·사회당·신당 사키가케 3당은 지난해 6월 연립정권을 발족시키면서 「전후 50년을 계기로 과거의 전쟁을 반성하고 미래의 평화에의 결의를 표명하는 국회결의의 채택 등에 적극적으로 노력한다」는데 합의했었다.하지만 채택 전망이 불투명하게 돼가고 있다. 이를 둘러싼 여당내의 논란은 연립정권의 유지 문제까지 거론될 정도로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다.사회당은 3당 합의인 만큼 당연히 채택돼야 한다는 입장.3월까지 여당안에서 부전결의를 마무리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자민당 안에는 부전 내지는 사죄 결의에 반대하는 중·참의원들이 「종전 50주년 국회의원연맹」을 결성하고 있다.여기에는 모리 자민당간사장과 하시모토 통산상,와타나베 전외상 등 거물들이 참여하고 있다.참가자는 자민당 중·참의원 3백3명 가운데 지난 13일까지 1백61명이었으나 27일까지 1백72명으로 늘었다.이들은 ▲과거의 전쟁처리는 평화조약과 강화조약으로 외교상 해결됐으며 ▲입법부가 역사관을 단정하는 것은 권한을 넘는다는 이유로 단호하게 반대하고 있다.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나카소네 전총리처럼 『사죄할 만큼 사죄했다.사죄 결의는 공허하다.올바른 역사교육이 필요할 뿐이다.부전결의는 자위권마저 부인하게 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이들은 침략전쟁인태평양전쟁이 아시아 식민지 해방전쟁이었다는 어처구니없는 논리도 펴고 있다.여기에 야당인 신진당에서도 24명이 참여한 「바른 역사를 전하는 국회의원연맹」은 당이 당론으로 부전결의에 찬성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보 사회당서기장이 연일 『이를 바꾸거나 부정하는 것은 연정출범을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정권 존립을 놓고 자민당의 태도변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전범 출신 등을 총리로 배출했던 자민당이 얼마나 호응할지 불투명하다. 또 부전결의가 채택된다 하더라도 과거의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는 피해 국가들의 요구가 얼마나 구체화될 수 있을지는 대단히 회의적이다.
  • “화재로 물증 인멸”… 단서도 못찾아/순천 승용차폭발 수사

    ◎용의자 알리바이도 확실… 영구미제 가능성 지난 6일 전남 순천에서 일어난 그랜저승용차 폭파살해사건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합동수사가 사건 발생 3일째가 넘도록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한채 맴돌고 있다. 당초 이 사건을 부친의 재산상속을 둘러싼 형제들간의 불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한 검·경 합동수사팀은 숨진 이정우씨(52)의 동생 이모씨(45)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이씨에 대한 심증을 뒷받침해 줄 물증확보와 알리바이 확인에 주력하며 사건해결에 자신감을 보였다. 수사팀은 이에 따라 지난 7일과 8일 두차례에 걸쳐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 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폭발물 처리 전문요원 등 30여명을 투입,현장감식을 실시했다. 그러나 수사팀은 두차례의 현장감식에서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단서가 될만한 유류품 수거에 실패했으며 설상가상으로 이씨의 사건 당일의 행적이 시간대별로 너무나 명확,수사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조사결과 이씨는 사건 당일 0시27분에 순천역에서 서울행 무궁화열차에 올라 5시간뒤에 서울에 도착했으며 사건 발생 1시간45분후인 이날 하오 8시50분쯤 순천에 내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단지 사건 전날인 5일 상오 11시쯤 형 정우씨가 살고있는 미도장여관에 들러 자신의 나무탁자를 가져갔으며 사고가 일어난 뒤인 이날 하오 9시쯤 이씨의 프라이드승용차가 여관주차장에 주차돼 있었다는 것 뿐이다. 수사팀은 이번 사건이 외국 영화에서나 볼수 있는 완전범죄를 노린 국내최초의 「폭발물 범죄」라는 대목에 매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자동차 시동과 동시에 폭발하도록 설치한 고도의 폭발 기법에 따라 목격자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시킨 채 범행이 이뤄졌고 엄청난 폭발과 함께 화재발생으로 물적증거가 거의 완벽하게 인멸됐기 때문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식결과도 지금으로서는 별로 기대할게 없다는 자체 분석이다. 사용된 폭약의 종류 및 사용량,그리고 출처가 드러난다 해도 범행에 사용된 폭약이 훔친 물건일수도 있고 임의자백이 있다 하더라도 물증이 없어 공소유지에 무리가 따른다는 판단이다. 주변에서는 현재로서 이번 사건에 대한물증 및 목격자 확보가 불가능한데다 수사가 답보상태에 이른 점을 들어 영구미제사건으로 남겨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 「관용의 해」 1995년/박원순 변호사(일요일 아침에)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시가지 한 모퉁이에 위치한 「관용의 박물관」(Museum of Tolerance)을 방문한 적이 있다.이 박물관을 한번 둘러보는 것이야말로 『사람 사이의 상호이해를 증진하는 흥미있는 경험 그 자체』라고들 말한다.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간신히 탈출한 후 나치전범의 추적에 평생을 바쳐온 「시몬 비센탈」이 세운 이 박물관은 5층짜리 공간에 온갖 전시물을 통하여 「인간의 인간에 대한 가장 비인간적 형태」였던 「홀로코스트」와 인간의 편견과 인종주의가 낳은 참혹한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더구나 유네스코는 올해를 세계 「관용의 해」로 정하여 지구촌에 평화의 바람을 불어 넣기로 했다고 한다.지구상에 벌어졌던 온갖 갈등의 원천이 된 냉전의 종식은 인류에게 평화와 안식을 가져올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기에 충분하였다.그러나 그 희망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이 지구상의 곳곳에는 민족간의 갈등과 전쟁,외국인 거주자들에 대한 폭력,동족간의 내란과 기아,대량의 인권침해가 잇따랐다.이 때문에 벌어진 인류의 비극과 참화,고통과 희생은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이다.유네스코가 정한 「관용의 해」는 바로 인종,종교,영토,이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과 대립을 중지하기 위하여 상호간의 차이와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고 남의 권리와 자유를 존중하자는 것이다. 언뜻 보면 단일민족으로 구성된 우리나라에는 남의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른다.그러나 가까이보면 아웅다웅 다투는 소리가 다민족국가보다 더 크게 들린다.당장 남북의 관계가 그렇다.남북의 관계는 서로의 공통점을 하나씩 확인하고 다가가는 과정이기보다는 서로 헐뜯고 해악을 주는 관계로 악화되어 왔다.지구상에 남아 있는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오명을 듣기에 부족하지 않을 처신을 우리는 해왔다.1천만 이산가족에게 설을 고향에서 새도록 해야 할 때가 이제 오지 않았겠는가. 나라안에서도 「관용의 해」에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이 좁은 나라에 「망국병」이라고 할 지역감정은 여전히 판치고 있다.「경상도」「전라도」싸움에 이제 「충청도」「강원도」도 끼어들고 있다.이 작은 반쪽도 화합 대신 으르렁거리는 마당에 항차 남북을 어떻게 아우를 수 있을까.문제는 사소한 우리네 생활의 주변에도 도처에 불필요한 언쟁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차끼리 부닥쳐 보험처리하면 그만인 것을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고 길 한가운데서 말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지하철 속에서 전도하는 크리스천과 그것을 막는 불교신자의 싸움이 가끔씩 벌어지기도 한다. 무조건 「관용」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때로는 정확히 따지고 철저하게 시비를 가려야 할 때도 있다.법이나 규칙을 위반하는 행위를 우리는 그냥 봐넘겨서는 안된다.감시의 불침번이 있지 않으면 우리 공동체의 질서는 도둑맞고 만다.로스앤젤레스의 「관용의 박물관」은 동시에 그 잔혹한 학살에의 「기억과 감시의 센터」(A World Center for Remembrance and Vigilance)임을 표방하고 있다.그런 점에서 일본 군국주의에 희생당한 「정신대」할머니와 「광주사태」의 피해자들을 다함께 기억해야 한다. 올해는 기릴 것이 많은 한 해이다.「해방 50주년」이자 「분단 50주년」이기도 하다.「사법 1백주년」도 바로 올해이다.그리고 앞을 바라보면 21세기를 5년 앞두고 있다.우리가 진정 벌할 것을 벌하고,용서할 것을 용서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아름다울 수 없다.공동체의 약속을 배신하고 법을 어긴 자를 엄단하는 한편 상호간의 갈등과 다툼을 관용과 화해로 씻어내어 정의와 화해,평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으로 만들어야 한다.그것이 사법 1백년과 해방 50년의 역사적 의미를 제대로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 중 정치범 백28만명 수감/사법부관리 시인

    ◎적십자위 접견은 계속 불허 【북경 로이터 AFP 연합】 중국 정부는 94년말 현재 전국 6백90개 교도소에 총 1백28만5천명의 정치범이 수감돼 있으며 이중 2천6백78명은 「반혁명분자」라고 중국 사법부의 한 고위 관리가 27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그러나 수감자 중에는 유엔이 규정한 전범 또는 정치범이 없으므로 외부기관에 이들에 대한 조사를 허용할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93년말 전기침 외교부장은 중국 정부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교도소에 수감된 정치범 면회와 관련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발표,중국내 비밀리에 산재해 있는 교도소 방문에 대한 기대 속에 양측은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이 문제에 대한 협의를 해왔다.
  • 일제 육군소장 등 미군에 정보 제공/2차대전 직후

    【도쿄=강석진특파원】 제2차세계대전후 일본에 진주한 연합군총사령부 정보당국이 48년 A급 전범이던 사사카와 료이치(세천양일·96·현 일본선박진흥회장)를 「정보목적으로 이용」하려 검토한 바 있으며 사사카와의 동생인 료헤이(요평·사망)가 미군에 정보를 제공했다는 사실이 미 육군의 대적(대적)첩보부대(CIC)의 문서를 통해 밝혀졌다고 일본의 마이니치신문이 14일 워싱턴발 교도통신을 인용,보도했다. 또 고다마 요시오(□옥예사부)등 우익인사와 다나카 류키치(전중륭길)전 일본제국육군소장등이 정보기관을 설립해 미국측에 일본공산당에 관한 정보등을 제공해 왔음도 밝혀졌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 삐삐 찬 노인과 영의정과 총리와…(송정숙칼럼)

    문민정부 들어 네번째이고 3번째의 「이총이」인 새총리는 그의 시정 목표를 『마음놓고 살 수 있는 사회건설』에 두겠다고 한다.온유함과 지성의 분위기가 특색이고 무기인 그의 말은 그 자체로 안도감을 준다.자존심 때문에도 자기 시대를 「태작」이 되지는 않게 할 것 같은 심정이 들기 때문이다. 한편 『마음놓고 살 수 있는 사회』를 다짐하는 총리의 말은 얼마전에 뵈온 탑골공원의 노인들을 기억나게 했다.아침 8시만 되면 거의가 다 허리에다 삐삐를 하나씩 차신 그분들이 꾸역꾸역 모여든다.여름이면 삼베나 모시로 된 중의적삼 밑으로 삐삐가 덜렁덜렁 매달려 내비치기도 하는 그분들이 그렇게 일찍 「등원」을 하는 것은 그 시간부터 나눠드리는 무료점심 식권을 타기 위함이다. 그렇게 좌정하고 나서 그분들은 냅다 정치평론을 시작하신다.웬만한 높은 사람 이름쯤 모두 경칭은 생략한다.그런 노인들이 국무총리대목에 이르자 이렇게 말했다.『아 1인지하에 만인지상이라니 일국의 총리라면 영의정이 아닌가』하고. 현대의 「영의정」에게 온갖 준엄한주문을 하고 고금을 넘나들며 종횡무진으로 예리한 인물평을 해대던 그 탑골공원의 삐삐찬 노인들께서는 『마음놓고 사는 사회』론을 펴는 새총리를 오늘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 정부조직법과 맞물린 개각에 대한 관심은 12월을 통째로 삼켜버리다 시피 하고 있다.뚜껑이 열리기까지는 그 무성한 소문과 점치기가 아무 의미가 없건만 이번에도 그「예측놀이」로 언론들은 다급하고 감질나는 세모의 여러날을 탕진해 버렸다.파고다공원의 노인들에서 시정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호기심이 온통 그것에 쏠려있으니 언론의 이런 체질은 변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앞의 삶이 그와 무관하지 않은데서 비롯된 것이지만 그밖에도 공직을 영화로움과 직결된 「벼슬」쯤으로 보던 옛날 생각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호강」의 주인공들에 대한 호기심과 비딱한 관심이 섞여서 『어디 얼마나 잘하나 보자』며 벼르는 냉혹한 시선으로 바뀌기도 한다.특히 「일인지하에 만인지상의」 높은 자리인 총리가 겪는 시련을 그 시선들은 구경하고 싶어한다.취임하자마자 삭풍 부는 들판 같은 사람들의 시선앞에 적신으로 내던져지는 형국이 되는 총리. 동시대를 산다는 것만으로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빼어난 인물들이 그 차디찬 시선의 삭풍앞에서 시련을 겪는 것을 보는 일은 괴롭다.바야흐로 새총리도 그렇게 나앉은 셈이 되었다.「온건과 합리」가 품질보증서인 총리이므로 실망시키지 않으리라 믿으면서도 참을성없고 조급한 우리의 집단체질의 약점이 적이 걱정스럽다. 영국왕 「조지 5세」의 행장전범이라는 것이 있다.영국왕 중에서도 절도있고 신사적이었던 조지 5세가 침상머리맡에 적어놓고 생활수칙삼아 되새겼다고 해서 20세기의 지성 임어당이 권하는 전범이다. 『게임의 룰에 순종할 수 있게 하옵시고/칭찬할 정서와 타기할 감상을 분별할 수 있게 하시며/값싼 칭찬을 하지도 말고 받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지도 말게 하소서./만일 나에게 수난을 요구하면 그것을 묵묵히 받아서 순종하는 동물처럼 되게 하소서./이겨야 할 때는 이기는 법을 져야 할 때는 멋진 패자가 되게 하소서./달을 향하여 읍소하지 말게 하시고/쏟아진 우유에 미련을 갖게하지 마소서』 전능한 권능의 군왕조차도 조석으로 빌며 지켜야 할 행동전범이 있었던 것이다.그중에서도 『게임의 룰에 순종할 수 있게 해주시기를』 맨 먼저 빌었다는 일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그리고 요구되는 수난에 「동물처럼 순종할 수 있게」 해달라는 대목은 감동적이다.수난이란 이성으로 가늠할 수 없는 그저 순종만 할 수 있는 질서라고 생각했던 겸허함이 교훈적이다. 자고새면 기함을 해버릴만큼 새롭고도 놀라운 사건들이 급성장의 묵은 청구서가 되어 날아들고 있는 이 힘든 시기에,총리가 되고 내각에 등정한 사람들에게는 「순종할 수 밖에 없는」 수난이 너무도 많을 것이다.매우 냉소적이고 가학적인 여론은 한술 더뜨며 신이야 넋이야 그걸 확대재생산할 것이다. 그리고 공원의 노인들의 준엄한 주장도 가세할 것이다.저녁때가 되어 그분들의 허리에서 삐이삐이 소리가 울리고 『아버님 이제 고만 집에 들어오세요』하는 소식이 오기까지 그분들의 세상 비판은 계속될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신임총리의 유연한 대처력을 믿는다.쉽게 비명을 올리지는 않을 것으로 믿는다.묵은 해가 지고 있는 1994년의 말미에 맞은 새총리와 새내각에게서,보내는 해보다는 훨씬 좋은 새해를 맞고 싶은 기대를 우리는 포기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근엄한 왕실에서 아침저녁으로 『게임의 룰에 순종할 수 있게 하시고…』를 침상앞에 엎드려 외던 어떤 왕의 낮춘 몸짓을 되새겨 보기도 한다.
  • 일제 세균부대 간부/전범재판 면제 해줘/교도통신 보도

    【도쿄 연합】 2차대전 직후 일본을 점령하고 있던 미 육군태평양사령부는 세균무기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전쟁전에 극비리에 세균무기를 개발하고 있던구일본군 731부대(관동군방역급수부) 간부들에게 전쟁범죄 책임을 묻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일 교도통신이 17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같은 사실은 전쟁전 특수무기 연구를 포함한 과학정보 전반을 총괄하고 있던 구육군 책임참모(84·도쿄거주)가 소유하고 있던 심문록에서 밝혀졌다.
  • 감각적사랑/극단적이기심/결과만 중시/신대세 겨냥 「X세대영화」 붐

    ◎「그리움엔 이유가 없다」·「계약커플」·「젊은 남자」 등 선보여/X세대 문화적 징후 나름대로 진단/내면세계 표출 소홀… 아쉬움 남아 가벼운 포르노그래피 영화「너에게 나를 보낸다」이후 뚜렷한 화제작을 내지 못하고 있는 우리 영화계에 최근 신세대층을 겨냥한 본격「X세대영화」들이 잇따라 개봉을 서두르고 있어 방화의 인기불씨를 계속 살려나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는 19일 동시 개봉될 「그리움엔 이유가 없다」와 「계약커플」,그리고 12월 17일 개봉될 「젊은 남자」 등이 눈길을 끄는 대표적인 「X세대 영화」들.이 작품들은 그동안 우리 영화계가 즐겨 다뤘던 로맨틱 코미디류의 감각적 사랑묘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X세대라는 코드속에 잠복돼있는 문화적 징후들을 나름대로 진단하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 한다. 「그리움엔…」은 「비창」「깜동」「물의 나라」등 주로 여성취향의 멜로물에 솜씨를 보였던 유영진 감독이 「아그네스를 위하여」이후 2년만에 메가폰을 잡고 시나리오작업까지 해낸 작품이다.「X세대의새로운 사랑선언」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영화는 무한궤도를 질주하는 불나방 같은 여자 수진(이일화)과 그녀를 땅끝까지 추적하며 감싸안는 찬우(김수안),사랑의 틈입자인 정희(하유미)라는 세명의 대칭적인 인물들이 벌이는 사랑과 배신,음모의 드라마다.엄청난 대조를 보이는 이들의 사랑에 대한 견해와 태도는 아슬아슬할 정도로 팽팽하고 때로는 그 경박함과 진중함이 균형을 잃어 보이기도 한다.하지만 육체에의 탐닉에 익숙해 있으면서도 이들은 가슴 한 켠에 영혼의 사랑을 꿈꾸는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다. 요컨대 이 영화는 이 시대의 사랑이 얼마나 참을 수 없이 가벼운가를 역설적으로 그리고 있는 셈이다. 악명 높은 마피아소굴로 불리는 태국­미얀마 국경지대의 「황금의 삼각지대」와 서울을 잇는 로드무비 형식의 이 영화에서는 박진감 넘치는 자동차경주 장면도 눈길을 끈다.SBS 탤런트 공채2기 출신인 이일화·김수안 두 주인공의 은막연기가 아직 여물지 않은 점이 흠이다. 배창호 감독의 「젊은 남자」는 욕망의 종착역서 부르는 X세대의 진혼곡이다.삼류모델인 젊은 남자 이 한(이정재),그는 각기 다른 색깔의 세명의 여인과의 4각관계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구체적으로 꿈꾸기 시작한다.내일이 없는 순간의 사랑과 톱스타에의 위험한 환상을 쫓는 것이 그의 삶의 전부다.한편 조직의 올가미로 인한 좌절은 그로 하여금 완전범죄라는 환상속에 살인을 저지르게 하고 급기야 그는 교통사고로 죽는다. 진부한 청춘영화 쯤으로 볼수도 있는 이 영화가 이목을 끄는 것은 감각지상주의,결과중시,현세주의 등으로 요약되는 한국 X세대의 특성을 한폭의 비극적 「욕망의 오감도」로 펼쳐보임으로써 헛된 야망속에 하루하루 별 생각없이 살아가는 요즘 젊은 세대에 아픈 경고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계약커플」(감독 신승수)은 요사이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계약연애가 시대감각에 맞는 세련된 사랑방식인가,극단적 이기주의가 낳은 타락한 사랑의 형태인가를 묻는 경쾌한 영화다.그러나 X세대의 고민이나 괴로움이 오로지 사랑의 이름으로 실종되고 있는 반면,그들 나름의 진지한 내면세계는 거의 도외시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최근 사원교육때 필수과목으로 채택되고 있는 서바이벌 게임을 삽입하는 등 현대적 연출감각을 살린 점은 돋보인다. 미디어는 10년 마다 한번씩 새로운 세대를 발견해 낸다고 한다.50년대 비트족,60년대 히피,70년대 후반이후 여피가 등장했듯 90년대의 주인공은 단연 X세대다.이렇듯 최근 주목되고 있는 X세대를 다룬 작품들은 「무정형의 실체」로 인식되어온 X세대의 본령을 영화를 통해 규명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만하다.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우리 영화가 적당히 실험적이면서 알록달록한 눈요기나 섞어 흥행성적만 올리려는 상투적인 영화문법에서 탈피할때 가능한 일이다.
  • 지방대 첫 도덕교육 선언/경산대,전교생 사서강좌 이수 의무화

    【대구=황경근기자】 경북 경산대학교(총장 변정환)는 17일 우리사회의 심각한 도덕적 위기와 물질만능의 시대적 풍조를 극복하기 위해 지방대학으로는 처음으로 도덕과 전통윤리교육을 대폭 강화하는 대학교육개혁을 선언했다. 경산대는 이날 「도덕적 정체성 확립을 위한 교육개혁선언」이란 성명을 통해 현재 우리사회의 도덕적 위기는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교육현장의 책임이 무엇보다 크다고 자성하고 앞으로 도덕교육을 대학의 최우선과제로 삼아 이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경산대는 앞으로 민족정기론과 동양윤리의 전범인 사서강좌를 필수과목으로 개설,전학생이 이를 이수토록 하고 학기마다 선열·선현의 유적지탐사 활동보고등도 의무화해 이를 학점에 반영키로 했다.
  • DJ 「12·12」 관련 발언 안팎

    ◎「강경투쟁」 이 대표 공식 “지원사격”/민주당 역학구도 염두… “영향력 확인” 분석도 야권의 실질적 지도자인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이 「12·12사건」에 대해 오랜 침묵을 깨고 공식적으로 거들고 나섰다.『12·12관련자들이 잘못한 일이 없다면서 개전의 정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도 검찰이 기소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한 주간지와 인터뷰하는 형식을 빌렸지만 「12·12」에 대한 자기 생각을 분명히 밝혔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그의 발언은 「12·12」로 정국 경색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재단측은 『김이사장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12·12에 대해 의견을 말한 것일 뿐』이라고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김이사장은 오로지 다음달 2일 서울에서 열리는 「아·태민주지도자회의」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재단측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여권은 물론 야권 일각에서도 『정치현안에 대한 자기주장보다 더한 정치행위가 어디 있느냐』고 고개를 갸우뚱거리고들 있다.정치권의 최대쟁점인 「12·12」 문제에 대한 생각을 공개적으로 밝힘으로써 자기의 정치적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려 한 것이 아니냐 하는 풀이이다. 또 그가 뒤늦게 「12·12」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은 민주당의 당내 역학구도를 염두에 뒀다는 지적이 많다.지자제 선거와 전당대회등 내년의 중요한 정치일정을 감안할 때 민주당 이기택대표와의 사이에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여하튼 그의 발언은 초강경투쟁으로 여권을 압박하고 있는 이대표는 물론 향후 정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진다.특히 이대표는 큰 힘을 얻은 것이 분명하다.그래서인지 이대표 진영은 아연 활기를 띠며 앞으로의 결과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김이사장은 여전히 이대표를 만날 필요를 느끼지 않고 있으며 아직도 이대표의 강공드라이브와는 거리를 두고 싶어한다는 얘기가 김이사장쪽에서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16일 이대표가 재야인사들과 가진 조찬모임에서 일부 인사들이 민주당의 투쟁방식에 이의를 달고 나선 것도 이와 맥이 통한다는 관측도 있다. ◎오충일목사 간담회서 주장/“민주당은 국회 들어가 투쟁하라”/“민생현안 산적… 장외투쟁은 재야서 맡을것” 민주당의 재야인사 초청 간담회가 회의도중 비공개로 바뀌는 촌극이 일어났다.기대와 달리 민주당에게 원내투쟁을 권유하는 발언이 나온 때문이다. 「12·12사건」의 처리문제를 둘러싸고 정기국회를 장기간 공전시키며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은 16일 아침 재야인사들을 서울가든호텔로 초청,「12·12 군사반란자」의 기소를 촉구하는 간담회를 가졌다.다음주부터 더욱 본격적으로 전개할 장외투쟁을 앞두고 재야와 조율작업을 벌이려고 마련한 자리였다. 민주당에서는 이기택대표와 김원기·유준상·이부영 최고위원,신기하 원내총무등 당직자들이,재야에서는 신창균 「전국연합」고문과 이돈명 전조선대총장,이영희 교수등 10여명이 참석했다. 회의 첫머리는 예상대로 순조로웠다.이 전총장은 독일의 전범처리를 예로 들며 『12·12사건 관련자들에 대한공소시효를 없애 언제든 반드시 처벌해야 민족정기가 바로 선다』고 주장했다.이교수도 이에 동조했다.이문영 전고려대교수가 『이들을 기소해 지존파의 경우처럼 긴급심리로 3일 안에 판결까지 내려야 한다』고 한술 더 뜨자 민주당 당직자들은 흡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오충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회장에게 마이크가 돌아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오회장은 『민족정기의 확립도 중요하지만 법률정비나 농촌문제등 현안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크다』면서 원내투쟁을 주장,앞서의 발언과 궤를 달리했다.그는 『「12·12사건」에 민주당이 운명을 건 듯한 모습에 국민들은 당혹해 하고 있다』고 전하고는 『각계의 양심세력들이 장외투쟁을 벌일테니 민주당은 국회로 돌아가라』고 했다.「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고영구 회장도 『국회가 문을 닫아 갑갑한 상황』이라면서 『민주당이 국회에서 안기부의 간첩조작사건을 본격적으로 다뤄 달라』고 부탁했다. 이 때가 간담회를 시작한 지 40분 남짓 지났을 무렵이다.고회장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간담회에 배석해 있던 이대표의 비서진들이 간담회를 취재하던 기자를 밖으로 내몰았다.『비공개이니 만큼 이해하고 나가 달라』면서 문을 닫았다.그것으로 끝이었다. 간담회장에서 밀려나면서 이대표의 당혹스런 표정을 언뜻 본 듯 했지만 그 뒤에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는 알 수가 없다.다만 1시간쯤 뒤 「재야 인사들이 민주당의 투쟁에 적극 지지를 나타냈으며 대외협력위를 통해 공동투쟁방안을 협의하기로 합의했다」는 김용석 부대변인의 짤막한 발표만 있었다. 지지발언이 계속될 때만 해도 설명을 곁들이며 도와주던 비서진들이 갑자기 비공개라며 기자를 내친 이유는 뭘까.민주당이 17일로 계획했던 재야세력과의 공동기자회견은 이날 간담회에서 재야쪽의 반대로 무산됐다.재야쪽은 오는 19일 독자적으로 기자회견을 갖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19일은 민주당이 김영삼대통령의 귀국을 감안해 투쟁을 자제하기로 한 날이다.뭔가 민주당과 재야가 손발이 맞지 않는 모양이다.민주당의 정치색 짙은 공세에 재야가 불만을 나타냈다는 소리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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