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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세기 최악 인권유린” 역사에 경종

    지금도 매주 수요일이면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종군위안부문제에 대한 일본의 공식사과와 국가배상을 요구하는 집회가 어김없이 열리고 있다.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주도하는 이 집회는 92년 1월부터 9년째 계속돼 왔지만 아직도 일본은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일본에 이같은 책임을 각성시키는 판결이 12일 내려졌다.민간법정인‘국제여성전범법정’은 이날 히로히토(裕仁) 일황에 대해 ‘인도(人道)에 대한 죄’ 위반 혐의로유죄를 판결하고 일본에 대해서도 인신매매 및 강제노동 금지 등의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유죄 판결을 내렸다.2차대전 종전 후 반세기가 넘도록 단죄되지 않고 있는 20세기 최악의 인권유린 행위인 위안부 문제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역사의 경종이라 할 수 있다. 이 법정이 구속력이 없는 민간법정이긴 하지만 이날 판결은 일본내전시자료를 통해 일본이 저지른 전쟁 책임을 국제사회에 다시 한번환기시키고 50년이 넘도록 되풀이되고 있는 성폭력 문제를 방지하기위한 국제규범을 새로 확립하는데 크게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미를 찾을 수 있다. 2차대전 후 독일이 나치가 저지른 수많은 만행에 대해 솔직히 과오를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배상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으로 일본은 철저히 자신의 과오를 숨기려 드는 한편 책임자를 처벌하고 과오에 대한국가배상에 나서라는 국제사회의 권고를 외면해 왔다.지난달 도쿄고등법원이 종군위안부 문제와 관련,유죄를 인정하면서도 1965년 한일기본조약 체결 이후 20년 이상이 지나 배상청구권이 소멸됐다며 국가배상을 거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판결은 종군위안부 문제는 여성을 성노예로 강제동원해구금과 고문, 강간을 일삼은 행위라고 명백하게 규정,분명한 ‘인도에 대한 죄’ 위반이라고 못박음으로써 당시 일본군의 실질적인 최고통수권자인 히로히토 일황에 유죄를 판결하는 한편 일본이 국가배상을 해야 한다고 책임을 명기함으로써 어떤 이유로도 전쟁을 빌미로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되풀이되어서는 안된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일본이 이날 판결에 어떻게 대처할지는 예측할 수 없다.그러나 잘못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배상에 나서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아직도 한을 풀지 못하고 있는 종군위안부피해 할머니들에게도 역사의 잘못된 부분을 고치는 첫걸음이 될 수있을 것이다. 유세진기자 yujin@. * 인도에 대한 죄란. ‘인도에 대한 죄(Crimes against Humanity)’는 1945년 11월 20일부터 1946년 10월 1일까지 나치 독일이 저지른 전쟁범죄 행위를 처벌하기 위해 설치됐던 뉘른베르크 국제 군사재판에서 ‘평화에 대한 죄등과 함께 나치 전범들을 단죄하는 데 적용됐던 죄목. 그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 차별에 대한 유엔 총회 결의나 구유고 및 르완다 국제 형사 재판소에서 전범들을 기소하는 데 적용되면서 국제 인도법의 핵심 관습법으로 정착됐다.일제의 전쟁 범죄를단죄하기 위해 설치됐던 극동 국제군사 재판소 헌장에도 그대로 적용됐으나,46년 4월 기소 과정에서 이 죄목이 빠짐으로써 히로히토 천황등이 기소를 모면하고 일제의 범죄 행위 단죄가 누락되는 결과를 낳았다
  • 전쟁 性범죄 재판 도쿄서 ‘개정’

    [도쿄 연합]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한 일제의 전쟁범죄 책임을 가리기위한 ‘여성 국제전범 법정’이 8일부터 5일간의 일정으로 도쿄(東京)에서 열렸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군 위안부 피해자 78명 등 관련자 1,000여명과남북한을 포함한 아시아 8개국과 일본의 민간단체 ‘국제실행위원회’가 참가해 히로히토(裕仁) 일황과 옛 일본군 주요 간부 등을 성 노예화 방조 및 교사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다음은 여성 국제전범 법정에서 남북한이 공동으로 낸 기소장 요지. ◆형사 피고인(당시 직위)=히로히토 일황,도조 히데키(東條英機·총리 겸 육군대신),미나미 지로(南次郞·조선 총독),이타가키 세이시로(板垣征四郞·조선군 사령관),오카무라 야스지(岡村寧次·중국 파견군 사령관),우메즈 요시지로(梅津美治郞·관동군 사령관),안도 리키치(安藤利吉·대만 총독),마쓰야마 유조(버마군 56사단 사령관) 등 8명. ◆범죄사실=일본군 위안소 시행(성 노예화),위안부 강제연행(감금,인질,강간,고문,노예화,박해),위안부 강제이송(불법 추방과 이송),위안소 범죄(강간,고문,상해,학대,살인),비인간적 행위(강요된 불임). ◆전쟁범죄 적용 여부=1910∼1945년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였더라도일본군의 성 노예화와 관련한 범죄는 일본이 도쿄 극동 군사재판에서인정한 전범 행위에 해당된다. ◆일본의 책임=일본은 전후 배상책임은 끝났다고 주장하나 전쟁에 관한 국제법과 부녀자 약취에 관한 조약 등은 해당 국가가 당시 행정기관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다.따라서 일본은 피해자에 대한 공식 사죄와 배상,책임자 처벌,피해자 명예회복,생존자 귀환,유골송환,일본군 성 노예 범죄 재발방지 등의 의무가 있다.
  • [외언내언] 2000년 국제법정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고등법원은 일본군 위안부로 7년 동안 혹사당한 재일 한국인 송신도(78) 할머니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사죄와 1,200만엔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항소심 판결에서 위안소 설치는 당시의국제법 위반이라는 판결을 했다.위안소 설치가 국제법 위반이라는 일본의 사법판단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재판부는 그러나 송할머니의 손해배상청구에 대해서는 “재일한국인의 배상청구권은 한·일청구권협정 체결 20년이 경과한 1985년에 소멸됐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6일 일본대사관이 입주해 있는 광화문 교보빌딩 옆 가로공원에서는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제438차 수요시위가 열렸다.이날 시위는집행부가 7일부터 12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000년 일본군성노예전범 국제법정’(이하 ‘2000년 국제법정’) 참가차 떠나고 없어 조촐하게 치러졌지만 1992년 1월8일 첫 집회 후 9년 동안 계속돼온 시위의 열기는 여전했다. ‘2000년 국제법정’은 1998년 4월 유엔여성단체 모임에서 일본의시민단체 대표인 마쓰이 야요리가 제안,같은달서울에서 열린 제5차아시아연대회의에서 그 개최가 결정된 것이다.남북한 중국 대만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일본 등 9개국 시민단체가 공동개최하는 법정에는 1,000여명의 세계 인권 평화 여성단체들이 참여한다.한국에서는 위안부 할머니 24명을 포함해 모두 220명이 참가하는데 특히 남북한은 공동으로 작성한 일왕(日王) 히로히토(裕仁·1989년 사망)에 대한 기소장을 제출한다. ‘2000년 국제법정’ 행사는 국제공청회·문화행사도 곁들인다.법정에서는 위안부 할머니를 대신해 각국 검사단이 일왕 히로히토 등 전범들을 고소하며 국제형사재판소(ICC) 유고전범재판에 참여했던 커크맥도날드와 국제법전문가 크리스틴 친킨 등 판사단 6명이 고소장과위안부들의 증언을 토대로 심리하고 판결을 내린다. 이 행사는 아시아 8개 피해국과 일본의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상징적인 인권법정이란 점에서 법적 구속력은 없다.그러나 전쟁당시 성노예 범죄에 대한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받아냄으로써 인간으로서 명예회복과 존엄성을 회복하고 이같은 범죄의 재발 방지를 위해세계적으로 명망높은 판사들이 일본정부의 잘못을 판결한다는 뜻에서의미있는 행사다. 이처럼 ‘2000년 국제법정’이 세계인들의 관심 속에 일본군 성노예 범죄에 대한 책임자의 처벌을 공개적으로 추진하고있는데도 일본은 여전히 1965년 한·일조약으로 이미 과거는 청산됐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은 답답한 일이다. 박찬 논설위원 parkchan@
  • 히로히토 포함 日 성노예 전범 남북한 공동 기소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공동대표 尹貞玉·이하 정대협) 등 15개시민단체 회원 220여명이 일본 도쿄에서 8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2000년 일본군 성노예전범 국제법정’에 참가하기 위해 7일 오전 출국한다. ‘2000년 법정’은 피해자 김학순씨 등이 91년에 낸 일본국 상대 소송에서 잇따라 기각되거나 패소하는 등 일본 안에서 승소할 길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아시아 8개 피해국과 일본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상징적인 인권법정이다.인권 법정에는 남·북한,중국,대만,필리핀,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동티모르 등 아시아 피해국과 세계여성·인권 단체에서 약 1500여명이 참가하며 지난 98년 서울에서 열린아시아연대회의에 참석한 일본의 시민단체 VAWW―NET JAPAN의 대표마쓰이 야요리의 제안에 따라 이뤄졌다. 정대협은 북한 종군위안부 및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 대책위원회(대표 정남영·이하 종태위)와 함께‘2000년 법정’에 제출할 남북 공동 기소장을 작성했다. 정대협과 종태위는 공동 기소장에서 일본 천황이었던 히로히토(裕仁·89년사망)에 대해 “1925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군의 실질적인 통수권자로서 ‘위안소’의 존재에 대한 실질적 지식을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어떠한 방지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재발방지를위한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면서 “전쟁에 패한 뒤 위안부로 동원된 여성들을 현지에 유기하였으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 문제해결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 밀로셰비치 50일만에 정계복귀

    ‘발칸의 여우’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이 25일(이하현지시간) 야당 당수로 정계에 복귀했다.지난달 5일 시민혁명으로권좌에서 ?i겨난지 50여일만이다. 밀로셰비치는 이날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세르비아사회당(SPS) 특별당대회에서 당수로 재선됐다.단독 후보로 출마,참석 대의원 2,368명가운데 2,047명의 지지를 얻었다. 그는 당대회 개막연설에서 시민혁명을 ‘쿠데타’로 정의했다.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 대통령에게 정권을 내준 것이 아직도 억울하다는 얘기다.그는 “9월 이후 전국에서폭력과 불법이 판을 치고 있다”며 코슈투니차 정권을 강력히 비난했다. 밀로셰비치는 “서방측이 현 정부를 돈으로 매수,유고연방을 분해하려 한다”며 코슈투니차를 지원한 서방국가를 성토하는 동시에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부추겼다.이어 “배신자들(현 정부)이 국가 영웅을헤이그의 새로운 게슈타포에 넘기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서방국가에 의해 이미 국제전범으로 기소됐다.실각후 한때 망명설이 나돌았으나 국제전범재판소에 설 것을 우려,유고 잔?馝? 택했다.코슈투니차 대통령도 앞서 전범재판소에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말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 23일 세르비아에선 총선이 실시된다.독재자에서 야당 당수로변신한 밀로셰비치가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다. 백문일기자 mip@
  • 前 日皇 법정 선다

    여성을 성노예(위안부)로 강제 동원한 일본군의 전쟁 범죄 행위를밝히기 위해 다음달 8∼12일 도쿄에서 열리는 ‘여성 국제전범 법정’에 89년 사망한 히로히토(裕仁) 前 일황이 전범 피고로 기소된다. 일본측 실행 단체인 ‘전쟁과 여성폭력 일본 네트워크’ 등은 17일도쿄에서 가진 기자 회견에서 “전범 법정에 기소될 피고 중에는 일본 천황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일본군 위안부 등 여성에 대한 전쟁 범죄 행위를 단죄하는 첫 국제민간 법정인 이번 도쿄 전범 법정에 한국,북한,인도네시아,필리핀 등 8개국의 위안부 생존 여성 70여명을 포함 세계 각국에서500여명의 시민 단체 관계자와 보도진이,일본 국내에서는 600여명의시민 등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정옥(尹貞玉) 한국 정신대문제 대책협의회 공동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남북한은 이번 법정에 제출할 기소장을 공동으로 작성했다”고 밝히고 남북한이 공동 기소할 피고의 면면 등에 대해서는 전쟁 당시 위안소 설치를 지시한 일본군 수뇌부 등 12명 내외가 될 것이라고말했다.이번 국제 법정은 2차대전 종전후 도쿄에서 열린 극동 국제군사 재판에서 다루어지지 않았던 위안부 강제 동원 등에 관여한 옛 일본군간부와 정부 관계자의 형사책임 등을 추궁하게 된다. 도쿄 연합
  • 새 영화/ 왓처

    영화만들기의 새 ‘전범’을 제시한 ‘매트릭스’ 이후,키아누 리브스는 미스터리 스릴러를 선택했다.잔뜩 기대를 걸고 후속작을 기다려온 팬들은 그가 악역,그것도 연쇄살인범을 연기했다는 사실만으로도충분히 흥분할만하다. ‘왓처’(The Watcher·28일 개봉)가 일반적 연쇄살인극과 차별을 선언한 대목은 인물역할을 뒤집었다는 점.8년동안 무려 11건의 살인을저지른 범인이 오히려 담당형사를 끈질기게 스토킹하는 상황설정이무엇보다 돋보인다. 키아누 리브스는 눈에 띄는 여자들만 골라 죽이는 지능범 그리핀 역이다.LA를 근거지로 활약하던 그는 8년을 쫓고 쫓기며 애증을 나눠온담당형사 조엘과 자신을 동일시하게 된다. 단 한번도 범죄를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카고로 도피한 조엘을 뒤쫓아간 것은 그런 심리때문이다. 시카고를 새로운 살인무대로 정한 그리핀은 조엘의 주위를 돌며 여유있게 다시 살인을 저지른다.그가 남긴 단서라고는 12시간내 살해될희생자의 사진 한장이 전부. 단순한 이야기 구도이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건 두 주인공이 주고받는팽팽한 심리연기 덕분이다. ‘크래쉬’에 출연했던 제임스 스페이더가 살인범에 농락당해 허덕이는 조엘 형사를 맡았다.‘스피드’ ‘데블스 애드버킷’ 등의 전작에서 보여줬듯,격조와 절도를 겸비한 ‘쿨’한 이미지의 키아누가 연쇄살인범으로 전락한 것말고는 이렇다하게곱씹을 대목은 없다. 그러나 키아누는 이 영화로 액션스타로서의 갇힌 이미지를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교포 1세인 패트릭 최가 제작해 화제다.지난 9월 미국 개봉 당시 2주연속 흥행 1위였다. 황수정기자
  • 유고 피플혁명 20일…시장경제 개혁 “가속”

    13년간 권좌에서 군림해온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리고 시민의 힘을 과시한 유고연방 피플혁명이 20여일이 지난 지금 유고연방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로의 힘겨운 전환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7일 유고연방 새 대통령으로 취임한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는세르비아 의회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밀로셰비치 잔존세력의저항속에 정치개혁작업을 벌이고 있다. 24일 세르비아 의회는 오는 12월 23일 새총선을 실시키로 하고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세르비아사회당과 코슈투니차 대통령의민주야당연합이 권력을 분점하는 과도정부를 승인했다. 이는 의회가 코슈투니차 대통령에게 상징적인 승리를 안겨준 것으로이후 그의 정치개혁에 힘을 실어주게 됐다. 과도정부 승인이 있던 24일 코스튜니차 대통령은 미국 CBS방송과의회견에서 유고연방군이 지난해 코소보에서 대량학살을 자행했음을 시인했다. 유고 연방 대통령이 지난 10여년간 발칸반도에서 일어난 분쟁에 대해잘못과 책임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는 유고 연방의대 서방화해의 표시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유고 새 정부에 대한 서방의 지원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유럽연합은 이미 민주 개혁을 지원하고 있는 새 유고 연방을 지원하기 위해 원조를 제공하고 투자계약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고의 국제통화기금 가입과 유고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 등도 추진되고 있다. 코슈티니차 대통령의 가장 큰 당면 과제는 12월 총선에서 권력구조에 남아있는 구파(사회주의자)를 합법적으로 제거,민주개혁을 확대할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총선 승리가 전제돼야 밀로셰비치 전범처리 문제도 해결될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동미기자 eyes@
  • 이 “평화협상 전면중단”짙어만가는 中東 전운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시위대의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아랍정상회담을 비난하면서 팔레스타인과의 협상을 전면중단한다고 선언해 중동에 전운이 짙어졌다. 이스라엘은 22일 아랍국 정상들이 회담에서 이스라엘을 협박했다고비난하면서 7년간 계속된 중동평화 협상과정을 일방적으로 전면중단한다는 이른바 ‘타임아웃’(time out)을 선언했다. 이스라엘은 또 충돌사태 이후 두번째로 가자 국제공항을 다시 폐쇄키로 결정했으며 유대인 정착촌을 향해 수차례 총격을 가한 요르단강서안 베들레헴 인근의 팔레스타인 마을 베이트 잘라를 봉쇄한다고 발표했다. 아랍 22개국 정상들은 앞서 카이로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성명을 통해 유엔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다국적군을파견하고 이스라엘의 ‘전범’들을 처벌하기 위한 국제법정을 개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가 끝난 뒤 “아랍정상회담 이후,그리고 그 결과에 비춰볼 때 우리는 타임아웃을 선언할수 밖에 없으며 그 목적은 최근 몇 주간의 사건을 검토해 외교과정을재평가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한 대변인은 ‘타임아웃’의 의미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의 모든 평화협상을 중단한다는 것이며 폭력사태가 계속되는 한 협상중단 상태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이같은 조치는 바라크 총리가 강경파인 리쿠드당의 아리엘 샤론 당수와 비상거국내각을 구성하기 위해 협상하고 있는 가운데나온 것으로 거국내각이 구성되면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에서 이스라엘의 기본 입장이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팔레스타인측은 이스라엘의 ‘타임아웃’ 선언에 크게 반발했다.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은 “우리 국민들은 독립국가 팔레스타인의 수도 예루살렘에 이르는 길을 계속 걸어갈 것이며 바라크가이를 받아들이든 말든 상관없다”면서 “바라크에게 지옥으로 꺼지라고 해라”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의원인 하난 아슈라위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바라크는평화과정의 신뢰성과 합법성, 내용,현실성을 모두 없애버렸다”면서“평화과정은 이제 소수 아랍 지도자들의 마음 속에서만 허구로서 존재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만일 중동 평화과정이 결렬된다면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당국이 통치하는 지역의 대부분을 다시 점령할 계획이라고 22일 보도했다. 예루살렘 AFP AP 연합
  • 기록영화 ‘침묵의‘ 김대실감독‘다민족 프리즘상’ 받아

    재미교포 여성 영화감독 김대실(62·金大實)씨가 자신이 직접 제작한 한국 위안부 기록영화 ‘침묵의 소리’(Silence Broken)를 통해일제 만행을 고발한 공로로 미국에서 권위있는 상을 2개나 받은데 이어 11월에도 힐러리 여사가 명예의장으로 있는 한 여성인권단체로부터 특별상을 받을 예정인 등 상복이 터졌다. 이 영화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생생한 증언과 새로 발굴한 자료,당시 일본군 모병관들의 고백을 통해 위안부 참상과 일본군 만행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김씨는 지난 19일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경제전문잡지 ‘마이너리티스 인 비즈니스’가 수여하는 ‘다민족 프리즘상’을 받았다.올해로 5회째인 이 상은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는 미국에서 성공한 소수계 개인이나 기업에 주어지며 한국계로서 또 영화인으로서는 김씨가처음 수상했다. 김씨는 또 21일 미국내 아시아사회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의 하나인‘스티브 다츠가와 기념상’을 수상했다.16년 전 제정된 이 상은 아시아계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 개선 등을 위해 헌신한 인물을 매년 1명 선정,시상한다. 시상식 참석차 LA에 온 김씨는 “내가 상받는 것보다 수상 연설을통해 위안부 실상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린다는 것이 의미가 더 크다”면서 “이런 상을 나같은 사람에게 주는 것은 미 주류사회가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증표로 한국에서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이 다시 일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LA에 오기 전 유타주에서 오는 12월 도쿄에서 열리는 일본군성노예 전범 국제법정 모금행사에 참석하는 등 위안부 문제에 적극관여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연합
  • [굄돌] 정치와 소설

    살인 계획과 소설 창작의 구상은 그 속성이 비슷하다.며칠 혹은 몇달 동안 싫증도 내지 않고 완전범죄를 위해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치밀하게 준비한다.그리고 소설가와 살인자는 집필의 순간 혹은 살인을실행에 옮기는 순간에 오는 공포와,섬뜩한 희열을 즐길 수 있을 만큼냉정하고,수 천 가지의 마법성이 그득한 찬란한 외로움에 빠질 수 있는 인간들이다라는 글을 아흐?L 알탄의 ‘위험한 동화’에서 읽은 적이 있다. 최근 나는 소설이 살인보다도 정치와 비슷하다고 느낀다.소설가들은정치가들처럼 자신이 완성할 소설의 플롯을 먼저 짜고 그 플롯에 따라 움직일 충성스런 인물들을 핵심라인에 포진한다.플롯 속에는 독자의 긴장을 이끄는 아주 중대한 갈등들이 들어있기 마련이다.고유가의상황, 대우 자동차와 한보철강의 매각 무산으로 인한 경제 위기,의약분업에 따른 국민건강의 위기,외압작용의 불법대출 사건으로 인한 국민의 정부의 신용 위기 등.주인공들은 그 갈등 때문에 서로 사랑하고서로 증오하다가 풀어나가야 할 해법을 찾지 못하고 갈가리 흩어?愎?.소설가는 점점 소설이 실패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상황을 살피면서계속 써나간다.점점 무원칙과 소심함에 자위하면서 소설은 엉망진창이 된다. 그럴 때는 밤을 세워서라도 소설의 판을 다시 짜거나 뒤집을 수밖에없다. 시간과 공간이 얼마나 부적절하게 사용되었는지 그리고 관점들이 얼마나 일관성이 없었는지도 파헤쳐야 한다.주인공들을 다시 배치하거나 주인공들의 특성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캐릭터들을 만들어내야한다. 여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쓴 소설의 구조적인 문제점도 철저하게 분석해 보아야 한다.그런 과정 없이 똑같은 스토리를 가지고 아무리 새로운 플롯을 만들어 낸다해도 실패하기는 마찬가지다.왜냐하면소설은 보여주기-가리기 등 수많은 장치를 사용하더라고 결국은 숨겨진 인간의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여태의 잘못을덮으려고 들면 결국 소설은 참패한다.정치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김다은 소설가/추계예대 문창과 교수
  • [외언내언] 민족주의와 쇼비니즘

    맹목적·국수주의적 애국주의를 흔히 쇼비니즘(Chauvinism)이라고일컫는다.비교적 긍정적 의미를 지닌 민족주의와는 달리 다른 민족에 대한 적대적 뉘앙스를 물씬 풍긴다. 이는 나폴레옹의 병사였던 쇼뱅의 이름에서 비롯된 단어다.쇼뱅은나폴레옹을 따라 인접국을 치는 17차례 전투에서 매번 부상을 당하고도 그를 무조건 찬양했다.그 대가로 한 해 40달러 상당의 연금을 받으면서 쇼비니즘이라는 신조어의 주인공이 됐다. 얼마 전 시민혁명에 의해 권좌에서 쫓겨난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이 가택 연금됐다는 소식이다.그 와중에도 재기를 꿈꾸고 있다지만 그가 처한 현실은 참담하다.서방측이 전범재판에 회부하려고 벼르고 있는데다 유고 인권단체가 권력남용 혐의로 제소했기 때문이다. 13년 전 집권 후 한 때 그도 국민적 갈채를 받았다.유고연방 해체과정에서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표방하면서부터다.그러나 ‘인종청소’로 악명높은 보스니아 내전,코소보사태 등을 초래하면서 세계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특히 나토(NATO)의 공습과 미국과 유럽연합(EU)등의 경제제재로 밀로셰비치의 유고는 사면초가에 빠졌다.또 밀로셰비치정권의 정실주의 및 부패는 유고의 민생을 도탄에 빠뜨렸다.이번 대통령 선거 직전 사회안전망이 붕괴된 것은 물론 실업률이 50%까지 치솟았다.결국 그는 권좌에서 물러나야 했다.그의 쇼비니즘이 부메랑이 된 셈이다.세계의 보편적 가치와 동떨어진 편협한 민족주의는 이웃민족 뿐만 아니라 이를 표방하는 민족과 자신에게도 재앙을 안긴 것이다. 서울에서 열릴 아시아·유럽 정상회의를 앞두고 일부 시민단체들이외국 비정부기구(NGO)와 연대,세계화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때문에 쇼비니즘은 아니지만 지나친 고립주의도 현실성이 있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자연이나 세상사에는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 있기 마련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는 차원에서다. 이기철 시인은 ‘나무도 가끔은 열렬하다’라는 시에서 그런 흐름을 이렇게 표현했다.[비를 기다리는 가지들은 하늘을 향해 뻗고/산의발을 씻어주는 물은 아래로 내려간다] 물리학에서는 이를 불가역성(不可逆性)으로 정의한다.뉴욕 타임스칼럼니스트 프리드먼은 세계화도 불가역적이라고 보았다.‘렉서스와올리브나무’라는 저서에서 세계화를 “자정이 지나면 좋든 싫든 다가오는 새벽”에 비유했다. 다만 세계화가 극단적 신자유주의와 결합하면 범지구적 빈부 격차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마침 ASEM에 참가하는 각국 대표들과 NGO들이 사상 처음 서울에서 대화를 갖기로 했다고 한다. 모쪼록 세계화의 큰 흐름을 인정하면서 그 역기능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됐으면 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
  • [기고] 정의를 향한 애절한 외침

    “부끄러워 해야 하는 것은 강요당한 우리가 아니라 우리를 강제한일본이다” “우리가 (배상으로) 일본 민간인의 돈을 받으면 우리는창녀가 된다.우리는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죄와 배상을 원한다”이는 강요에 의해 일본 군대의 성적 노예가 되었던 우리 ‘위안부’할머니들의 한 맺힌 토로이다.아니 절규다.미국에서 활동하는 여성영화감독 김대실씨가 이런 우리 할머니들의 절규를 담아 1992년 ‘침묵의 소리-한국 종군위안부’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탄생시켰다. 위안부문제는 잊혀져 묻혀버린 역사가 아니라 살아 숨쉬고 있는 현실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위안부 할머니들은 잊혀진 채로 수치심과 가난에 시달리면서 숨어 살아왔다.그러던 이들 할머니들이 90년대초부터 하나둘 오랜 침묵에서 벗어나 어린 여성들을 성적 노리개로삼았던 일본 제국주의 군대의 반인륜적 범죄를 산 증인으로서 고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 할머니 10여명은 92년부터 혜진 스님이 운영하는 ‘나눔의 집’에 함께 기거하면서 수요일마다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진 여성단체,인권 단체,개인들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정부의 위안부 만행의 진상 규명과 공식 사죄를 요구하는 ‘수요 시위’를 벌여오고 있고,때로는 일본에 원정 시위를 가기도 하였다.위안부문제가 90년대 초부터 국내에서 활발히 공론화되자 이에 자극을 받아 중국,대만,동남아시아에서도 위안부의 산 증인들이 자신들의 체험을 증언하기 시작했다.그래서 위안부문제는 점점 각국의 여성 운동가와 여성단체 그리고 인권 운동가와 인권 단체 등의 주목을 받고 국제적으로도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일제의 군부는 태평양전쟁(1931∼45) 기간 동안 주로 어린 아시아여성 약 20만명을 전장에서 성의 노예로 삼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 대부분은 전장에서 사망했고 생존한 여성들은 과거를 숨기거나 이미 고령으로 많은 수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우리 할머니들과 같이 자신이 위안부였음을 떳떳이 밝히는 산 증인들도 적지 않다.이렇게 산 증인들과 그들의 공개적인 증언이 있음에도 일본 정부는 아직도 공식적으로 일제의 군부가 강제로 위안부를 동원하고 위안소를 운영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따라서 물론 그에 대한공식적인 사죄와 배상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의의 실현이 언제까지나 미루어질 수는 없는 일이다.한국위안부 할머니들과 위안부문제에 관심을 가진 한국 여성 및 인권 단체의 노력으로 위안부문제는 국제적 관심을 끌어내고 일본과 미국에서 소송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유엔도 위안부문제와 관련된 보고서를 두 차례나 발표했다.그러나 가장 큰 결실은 ‘위안부에게 정의와 존엄을’이라는 구호로 올해 12월8∼12일에 도쿄에서 개최되는 ‘일본 군대의 성 노예제에 관한 여성 국제전범재판’을 이끌어낸 점이다.‘도쿄재판 2000(The Tokyo Tribunal 2000)’으로도 불리는 이 행사는 민간인들에 의한 것이지만 일본,미국,캐나다,덴마크,동남아시아 각국 등 많은 나라의 저명 법률가와 인권 운동가들이 자문위원,법률고문,검찰,판사 등을 맡고 있다. 우리는 ‘도쿄재판 2000’이 성공하도록 지지와 성원을 보내야 한다.청춘을 빼앗기고 음지에서 숨어 지내면서 비참한 생활을 해야 했던위안부 할머니들을 한을 풀어들이기 위해서.‘정의를 향한 외침’이외면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일본의 반성과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기위해서. 무엇보다. 그같은 반인륜적 범죄가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참고로 ‘도쿄재판 2000’조직위원회 사이트를 소개한다.Japan Organizing Committee: http://www.jca.apc.org/~vawwjs(뉴욕에서)■이 효 성 성균관대 교수·언론학
  • 새 대통령 맞은 유고 앞날은

    보이슬라브 코스투니차가 새 대통령에 공식 취임함으로써 유고에 첫 민주정권이 들어섰다.코스투니차가 말했듯이 ‘꿈처럼 보이던 모든것이 현실’로 나타났다.독재자 슬로보단 밀로셰비치는 군부의 지지를 잃고 TV앞에서 패배를 시인했다.‘동유럽의 화약고’에서 뇌관이제거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유고의 앞날이 ‘탄탄대로’인 것만은 아니다.시민혁명의 수순을 밟았지만 독재의 잔재는 곳곳에 남아 있다.인종분쟁과 종교적갈등도 여전하다.발칸반도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선진국간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실업률과 인플레가 50%에 달하는 경제 재건이 시급하지만 당장 성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10여년에 걸친위기를 정상으로 되돌리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무엇보다도 유고는 독재청산과 민주정권 수립을 위해 내부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코스투니차가 대통령에 취임했지만 의회는 밀로셰비치가 이끌던 좌파연합이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독재를 지탱해 준 경찰과 보안군의 인맥도 그대로다.대통령만 바뀌었을 뿐이다. 몬테네그로공화국과 연방의 틀을 유지하는 문제는 인종분쟁의 연장선상에 있다.몬테네그로는 완전한 독립을 요구한다.밀로 듀카노비치몬테네그로 대통령은 코스투니차의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독립의지를 분명히 했다.그러나 코스투니차는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의 강력한 통합’을 주장했다.몬테네그로가 분리되면 유고는 세르비아공화국과 코소보자치주만 남아 연방의 의미가 없다.알바니아계 주민이 90%를 차지하는 코소보자치주는 코스투니차의 ‘강력한 통합’에 즉각반발하고 나섰다.인종분쟁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 코스투니차의 집권은 시민혁명의 결과지만 그 과정에서 서방의 도움은 강력했다.특히 미국은 야당의 승리를 위해 선거비용까지 지원했다.그러나 코스투니차의 완강한 세르비아민족주의,유고전범재판소에 대한 반발은 서방과 마찰을 빚을 소지를 안고 있다.또 러시아는 이바노프 외무장관을 유고에 급파,코스투니차를 대통령으로 승인하고 밀로셰비치와 만나는 등 미국 등에 대응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에 발칸반도는 계속 강대국의 각축장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밀로셰비치의 거취는 강대국간 외교전의 승패가 가름날 첫 무대다. 코스투니차가 “미국의 정치적 압력도구인 전범재판소에 밀로셰비치를 넘기지 않겠다”고 말했음에도 미국과 유럽제국은 전범 처리를 종용하고 있다.밀로셰비치를 지지했던 러시아는 그의 망명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백문일기자 mip@
  • 밀로셰비치 독재 13년

    권력을 향한 동물적인 본능과 끝없는 도전. 슬로보단 밀로셰비치(59)유고 대통령(59)의 13년 철권통치를 지탱해준 것은 이 두가지였다. 그러나 바로 이 두가지는 그를 지나치게 권력에 집착하도록 몰아갔고 결국 그를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명분으로 내세운 무력사용이 그의 정권 유지를 위한 방법이었다. 91년 유고연방에서 분리독립하려는 크로아티아와의 전쟁, 이슬람교도들의 '인종청소'를 꾀한 92년 보스니아 내전, 지난해 수많은 알바니아계 주민들을 사살한 코소보 사태 등에 이르기가지 전쟁과 학살은 그림자처럼 밀로셰비치와 늘 함께 했다. 이때문에 그는 '발칸의 도살자'란 별명까지 얻고 유엔 유고전범재판소에 기소된 상태다. 그리고 학살 뒤에는 언제나 국제사회의 제재가 이어졌다. 그로 인한 국내경제의 피폐는 국민들의 불만을 누적시켰고 그의 권좌에 도전하는 야당 인사들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은 또다른 인권유린 시비와 함께 유고를 더욱 고립시키는 악순환을 불렀다. 대학에서 변호사 교육을 받고 산업계와 금융계에서경력을 쌓은 그는 1987년 부인이자 최측근 참모역을 맡아온 미라 마르코비치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자신의 정치적 후견인이자 당시 세르비아공산당 당수였던 이반 스탐몰리치를 내몰고 권좌를 차지했다. 89년 세르비아공화국 대통령이 됐고 97년에는 의회를 장악,연임을 금하는 헌법을 고쳐 다시 대통령에 당선됐다.내년 6월로 임기가 만료될 예정인 그는 대통령직을 유지하기 위해 조기선거를 실시했다가 예상밖으로 야당의 코스투니차 후보에게 패하자 선거 무효화를 기도, 위기를 자초했다. 이동미기자
  • 코스투니차 ‘反 공산’외길 걸어온 원칙주의자

    ‘밀로셰비치 없는 유고의 미래’는 누구나 불가능하다고 했다.그러나 그것은 5일밤 현실로 나타났다.불가능을 현실로 바꾼 것은 20여년간 타협을 모른 채 유고의 민주화를 위해 싸워온 한 남자 때문에 가능했다.보이슬라브 코스투니차(Vojislav Kostunica·56)가 바로 그다.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밀로셰비치 축출을 이끌어낸 힘은 흔들리지 않는 일관된 확신과 타협을 거부해온 정직성에서 비롯됐다.밀로셰비치의 오랜 집권을 통해 대다수의 야당지도자들이 여권의 유혹에 넘어가 야당지도자로서의 명성을 잃었지만 그만은 여권과의 제휴를 거부한 채 자신의 원칙을 지켰다.부패로 얼룩진 유고 정계에서 부패에물들지 않은 유일한 정치인이란 청렴성도 전국민으로부터 폭발적 인기를 끌어내는데 도움이 됐다. 서방이 즉각 환영과 함께 유고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다고 발표했을만큼 그는 민주주의의 열렬한 신봉자이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완고한 세르비아민족주의자이기도 하다.데이튼평화협정에 대한 반대,백악관과 나토 평화유지군,유고전범재판소에 대한 그의 완강한 비판은 민족주의자로서 그의 면모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1944년 베오그라드에서 군 장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베오그라드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한 뒤 모교 교단에 섰다가 74년 교단에서 쫓겨난뒤 변함없는 반공산주의 투쟁의 길을 걸었다.92년 세르비아민주당(DSS)을 창당한 뒤 계속 당수직을 맡아왔다.부인 조리차 여사.자녀는 없다. 유세진기자 yujin@
  • 10월3일 통독 10주년/ (上)새수도 베를린의 오늘

    오는 10월 3일로 독일 통일 10주년을 맞는다.1990년 이날 동독 5개주가 독일 연방에 공식 편입됨으로써,40여년간 다른 체제로 살아왔던서독과 동독은 통일국가로서의 새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지난 10년간의 독일 통합 과정은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화해 기류가 감돌고 있는 한반도에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통일독일의 상징인 새 수도 베를린의 모습과 구 동독 지역의 현주소를 통해 통독 10주년의 의미를찾아본다. 지난해 9월 1일 독일은 수도를 베를린으로 옮기고 ‘베를린 공화국시대’를 선포했다.분단 전 수도였던 베를린 천도(遷都)는 통일 과업의 정점 행사였다고 할수있다.지난 10년간 거대한 공사장으로 변모했던 베를린은 이제 유럽의 중심축 독일 수도에 걸맞게 제모습을 갖췄다. 투명한 유리돔의 최첨단 국회의사당으로 단장한 제국의회(Reichstag),유럽의 상업 중심 광장으로 탈바꿈한 포츠담 광장,프리드리히 슈트라세 등이 대표적인 장소들.베를린 중심가는 이제 젊은 중산층 직장인들과 공무원들로 넘쳐나고 있다. 영국 BBC의 베를린 특파원캐롤린 왓트는 “거리마다 아침 일찍 문을 연 카페에서 퍼져나오는 감미로운 커피향이 바로 베를린의 변화를그대로 말해 준다.이제 우중충한 동베를린의 이미지는 추억으로만 남게됐다”고 전한다. 베를린은 거대 기업들의 중부 및 동부 유럽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교두보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포츠담광장은 1930년대 베를린의 중심지였다 1961년 장벽이 건설되면서 황무지가 되다시피한 곳이다.제국의회 건물이 베를린의 정치적인 위상 변화의 상징이라면 포츠담 광장은 경제적인 변화의 상징이다. 총 12만 5,000㎡ 넓이의 포츠담 광장엔 소니와 다임러 크라이슬러등 내로라 하는 기업체들의 사무실 빌딩,부대시설들이 들어섰다.소니가 건설에 투자한 액수만도 7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박람회와 투자설명회는 연간 400여건에 달한다.국제항공전시회(IAE),국제 관광박람회(ITE)등이 산재한 16만㎡의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됐다.10년 전 보다 3배가 늘어난 수치다.. 교통 인프라 확보를 위한 투자도 엄청나다.철도 프로젝트에 10년간1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예정.레흐르테르 반호프 역은 2003년 25만명을 수송할 수 있는 첨단 역으로 재탄생한다. 한편 독일 상원(분데스라트)이 29일 본에서 베를린으로 이전 개원함으로써 독일 의회 이전 작업이 완료됐다.하원(분데스타크)은 지난해4월 19일 베를린 제국의회 의사당 건물에서 특별회의를 개최한데 이어 지난해 9월 행정부 이전과 함께 정식 개원했다. 16개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상원이 베를린으로 이전함에 따라 베를린은 이제 명실상부한 의회정치의 중심지로 다시 태어났다.19세기 프로이센 의회 건물을 복원한 분데스라트 건물은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축물로 신·구 건축기법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29일부터 베를린에서 첫번째로 열리는 상원 회기 동안 내년 예산안과상점 영업시간 연장을 위한 폐점법 개정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독일 정부는 행정부와 의회를 본에서 베를린으로 이전하면서 본의공동화를 막기 위한 여러가지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독일 정부는 수도 이전 작업이 본격화되기 전인 94년 ‘본-베를린법’을 제정해수도이전으로 본이 쇠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법적인 근거를 마련했으며 이에따라 16개 정부부처중 국방부,환경부 등 6개 부처는 본에 남고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에 있던 연방감사원등 24개 연방 기관을 역으로 본으로 이주시켜 본의 행정기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독일인들은 독일의 미래를 베를린에서 찾는다.독일인들은 통일을 계기로 과거 전범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베를린을 통해 새로운 국제사회중심국으로서의 위상을 찾아가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보스니아 전범 카라지치 피해보상금 50조원 판결

    보스니아 전범 라도반 카라지치가 미국 맨해튼 연방법원으로부터 보스니아내전 당시 인종청소 및 강간·고문 희생자들에 대한 피해보상금으로 45억달러(약 50조원)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이는 지난20년간 미국 법정에서 유사한 혐의로 기소된 해외 인권범들에 부과된보상금 액수중 최고. 평결 직후 배심원장과 판사는 이례적으로 공동선언문까지 발표,재판의 상징적 의미를 강조했다.빌 월터스 배심원장은 “피고와 그의 지휘 아래 학살을 자행한 보스니아 세르비아인들에 대한 우리의 정당한 분노를 평결로써 표현한다”고 밝혔으며 피터 K.레저 판사는 “UN전범 재판소에 인권범 처리의 뚜렷한 선례를 보여준 배심원단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고 거들었다. 20여명의 보스니아전 피해자들이 원고가 돼 93년 제기된 이번 소송은 미 시민단체인 제도인권센터가 추진해온 일련의 국제인권범죄소송의 하나.제도인권센터는 미국 및 외국인을 막론하고 국제법 위반사례에 대해 미국법정에 소송을 제기할수 있도록 한 ‘18세기 법’에 근거,소송을 도모해왔다. 카라지치는 몇주 전 보스니아 여성 강간 혐의만으로도 뉴욕법원에서 745만달러의 손해배상 평결을 받은 터라 전세계 인권범 가운데 최대손배액 피의자가 된 셈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 ‘발칸 화약고’ 평화·내전 갈림길

    신유고연방의 대통령과 연방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24일 오전 7시(한국시간 25일 오후 2시)부터 오후8시까지 유고 전역 1만여개 투표소에서 치러졌다.선거는 시작 직후부터 수십건의 부정사례가 보고되는 등 극도의 혼탁상을 보여 심각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선거는 발칸의 ‘이단아’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이 12년독재정권을 연장하느냐 아니면 그 자신이 국제전범 재판정에 서느냐하는 갈림길.결과는 이르면 25일 오후 나올 예정이다. 밀로셰비치 지지자들과 야당 세력들이 서로 상대방을 부정선거세력으로 몰아붙이며 승리를 장담하는 가운데 가짜투표용지 시비,이중투표 의혹,연방군 투입 논란 등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유럽연합(EU) 등 서방측은 밀로셰비치가 패배할 경우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강권통치에 나설 것이라고 우려했다. ■판세분석 최근까지의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18개 군소야당연합인 세르비아민주야당(DOS)의 보이슬라브 코스투니차 후보가 밀로셰비치를7∼20%포인트 앞서고 있지만 선거결과는 장담하기 어렵다. 780만유권자의 20%에 이르는 부동층의 상당수가 밀로셰비치를 선택할 것으로 전망되며 10만 군 부재자 표도 사실상 여당표인 상황.야당표인 몬테네그로 유권자들의 불참 결의도 변수다.1차투표에서 과반수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두명이 2주내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부정선거 가능성 야당은 선거직전부터 밀로셰비치에 기표된 투표용지가 발견됐으며 이미 여당이 85만장 가량의 부정 투표용지를 만들어 놓았다고 주장해왔다. 밀로셰비치 지지자들로 구성된 연방 선관위는 ‘서방의 앞잡이’ 들이란 이유로 모든 민간 선거감시단체의 투표소 출입을 금지했으며 EU및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등의 선거감시 참여요구도 묵살했다. 소식통들은 일부 투표소엔 군인이 투입되고 선거인 명부 확인절차를 생략하는 등 광범위한 선거부정이 저질러졌다고 전했다. 영국 정부의 한 소식통은 밀로셰비치 측이 대규모 부정선거 계획을마련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면서 정보가 야당 뿐 아니라 집권 여당내부에서도 나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고 선거관리위원회는 23일 대선과 총선을 방해하기 위해 야당 후보를 찍은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으려는 ‘외국의 기도’를 적발했다면서 투표소에 군인을 배치하는 등 보안조처를 강화했다.미 국무부는 이를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일축하면서 선거를 공포 분위기 속에서 치르려는 속셈이라고 비난했다. ■유혈사태 가능성 서방세계는 밀로셰비치가 선거결과와 관계없이 무조건 승리를 선언한 뒤 코소보를 재침공,발칸에 피바람을 몰아올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유고 오늘 대선 결과 예측 불허

    [베오그라드 AFP AP 연합] 신유고연방이 24일 대선과 총선을 실시한다.야당의 보이슬라브 코스투니차 후보가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에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소보전쟁으로 국제전범으로기소된 밀로셰비치가 권력을 포기하고 스스로 법의 심판대 앞에 서겠느냐는 점에서 부정선거가 자행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밀로셰비치는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공포분위기를 조성,유권자들의 안정희구 심리를 유발하려 하며 중립적 태도를 보여온군부도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노골적인 ‘밀로셰비치 목죄기’와 관련,“서방의 선거 방해가 계속되면 군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며 반발하고 나서 무력개입과 계엄발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모미르 불라토비치 총리가 “대선에서 패하더라도 대통령은 헌법상내년 중반까지 남아 있을 것”이라고 언급,유고 정국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판세 야당의 코스투니차 후보가 7∼20%포인트 차이의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그러나 밀로셰비치가 과거 10년 집권 동안 4차례의발칸전쟁을 일으켜 한번도 이기지 못했으면서도 권좌를 계속 유지한점에 비춰 이변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밀로셰비치가 패배할 경우 소요사태를 일으켜 계엄이나 비상사태를 선포,야당에 권력을 넘기지 않고 권좌를 유지하는 편법과 술수를 쓸 가능성이 있다는것이다. ◆서방국가 부정선거 경고 서방측은 선거에서 패하면 정치적 생명이끝나는 것은 물론 유고전범재판소의 심판대 위에 서야 하는 밀로셰비치가 선거조작을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보고 자유로운 감시활동이보장되지 않으면 선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경고하는 한편 곧바로 유고선거 특별감시반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밀로셰비치 진영 기류 밀로세비치 대통령이 낙승을 거둘 것이라고주장하면서 서방의 퇴진압력을 일축했다.이들은 또 야당의 부정선거주장은 패배를 예상한 야당이 변명거리를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야당 반응 승리는 무난하다고 보고 있다.다만 군부의 선거개입 시사와 밀로셰비치측의 대통령 임기 고수 발언 등이 집권측 내부의 심상치 않은 기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일수도 있다고 보고,만약의 경우에 대비하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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